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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4대음유시인 한국계 율리 김 서울에

    러시아 4대음유시인 한국계 율리 김 서울에

    러시아 바르드음악(음유시)은 1950년대 후반 스탈린 체제에 항거하기 위해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등장한 지식인 문화운동이다. 자작시에 선율을 얹어 노래하던 중세 유럽의 음유시인에 기원을 둔 바르드는 언론의 자유, 사상의 자유가 봉쇄된 암울한 시대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얼어붙은 러시아인들의 심장에 따뜻한 숨결을 불어넣었다. 러시아 바르드음악 1세대이자 최고봉으로 추앙받는 한국인 2세 율리 김(69)이 생애 처음으로 아버지의 나라를 찾았다. 시선집 ‘율리 김, 자유를 노래하다’(뿌쉬낀하우스)의 국내 출간에 맞춰 자신의 시와 노래를 직접 들려주기 위해서다. 지난 26일 오후 부인과 함께 서울에 온 그는 “TV뉴스에서만 보던 아버지의 고향땅을 밟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TV에 비친 한국의 이미지는 아름다운 자연과 역동적인 정치현실이 어우러진 ‘재밌고, 놀라운 나라’였다. 그는 1936년 모스크바에서 한국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신문기자였던 아버지 김철산은 그가 두 살때 간첩 누명을 쓰고 처형됐고, 어머니 역시 간첩의 아내라는 이유로 8년 간 감옥생활을 했다. 어릴 때 외가에서 자란 그는 대학생이 되어서야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알게 됐다. 시를 쓰기 시작한 건 열살때부터. 교사였던 어머니에게서 시 쓰는 법을 처음 배웠다. 모스크바 사범대학에 들어간 그는 선배 시인 유리 비즈보르의 노래를 듣고 바르드음악에 매료됐고, 이를 통해 적극적으로 인권운동에 뛰어들었다. 반체제 운동으로 교사직과 예술활동을 금지당한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율리 미하일로프라는 예명으로 활동해야 했던 그는 1985년 고르바초프 집권 이후에야 본래 이름을 되찾을 수 있었다. 알렉산드르 갈리치, 불라트 아쿠좌봐, 블라디미르 비소츠키와 더불어 러시아 4대 음유시인으로 꼽히는 그는 바르드음악의 가장 큰 특징을 “노래를 부르는 사람과 듣는 사람들이 시가 지닌 의미에 대해 공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팝 음악가들은 최대한 많은 관중을 모으는 게 중요하지만 바르드 음악가들은 청중이 내용을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가족 같은 분위기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저항운동의 상징인 그의 시는 뜻밖에도 유쾌하고, 위트가 넘친다. 밝고 서정적인 그의 시와 노래들은 암울한 시대상을 직접적으로 표출시켰던 다른 바르드와 차별되는 독창적인 세계를 만들었고, 러시아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다. 극작가와 시나리오작가로도 명성이 높아 현재 20여편의 연극이 러시아 전역에서 상영중이며,2편의 시나리오가 영화화되기도 했다. 러시아작가협회, 세계문인협회 회원인 그는 ‘황금 오스타프상’‘불라트 아쿠좌바’ 등 러시아 최고 권위의 상을 수상했다. 29·30일 오후7시30분 각각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와 건국대 새천년홀에서 열릴 내한 공연에서 그는 ‘어릿광대’‘투리스트’ 등 30여곡을 들려준다.“한국인에게 나를 소개하고, 한국과 친해지는 것이 이번 공연의 목표”라는 그는 “바르드는 가사의 의미가 가장 중요한데 한국 관객들이 러시아어를 이해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녀의 첫 만남에서 감정이 가장 중요하듯 내 음악을 귀가 아닌 마음으로 들어주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덧붙였다.(02)2237-9386.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마흔에 떠난 1만4000km 실크로드] 청해호를 지나며

    [마흔에 떠난 1만4000km 실크로드] 청해호를 지나며

    우린 바다위에 떠있다. 갑판에서는 흥겨운 생음악이 연주되고, 우린 둘러앉아 캔맥주를 돌린다. 흑기사:대장정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 돌아온 것을 축하하며! 노익장:건배! 잊지 못할 사막의 밤을 위하여! 김원장:1만 4000㎞, 우리가 해냈습니다 파이팅! 한사장 부부:장렬하게 전사한 우리의 발, 지프의 명복을 빌며! 남대장:계속되는 오버랜드 탐험, 그 끝없는 발자국을 위하여! 날이 밝으면 인천항이 보일까? 어두운 바다 저편에 우리가 지나친 실크로드 1만 4000㎞에서 만난 얼굴들이 스쳐 지나간다. 잊지 못할 아름다운 풍광들도. 나는 바다 저편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실크로드는 더 이상, 우리와 관계없는 머나먼 서역의 땅만은 아니었다. 캔맥주는 정말 시원했다. ●청해호를 지나며 나는 물을 가르며 달렸다. 아니, 날았다. 눈앞이, 가슴이, 마침내는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활짝 열린다. 눈앞에 보이는 것은 물, 호수를 가득 채운 물뿐이다. 각기 다른 다섯 종류의 푸른 색깔이 얽히고 비껴가며 출렁이는, 아름다운 물뿐이다. 그 푸른 물위로 햇살이 찬란하다. 그리고 그 햇살 위로는 하늘이 얹혔다. 또 다른 느낌의, 푸르디푸른 하늘이. 어디로 갔을까?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 바글대던 사람들은? 사람 수만큼이나 많은 사연과, 그 생김만큼이나 각기 다른 상처로 앓고 있던 사람들은? 역사 속에서, 전설 속에서, 그리고 현실 속에서 만나고 스친 여러 얼굴들이 그 푸른 물에 어른거린다. 식당에서 음식을 나르던 열일곱의 위구르 소녀. 작년에 결혼을 했다며 수줍게 웃는 그녀의 얼굴 위로 장건의 이름 모를 흉노족 부인 얼굴이 오버랩된다. 정비소에서, 절대로 팁을 받지 않던 한족 청년, 그 청년의 뒷모습은 어쩐지 고선지를 떠올리게 한다. 바람이 분다. 건륭제를 녹일 만큼 대단했다는 향비의 체취는 어떤 종류였을까? 허브? 로즈마리? 아니면 사향? 땀 냄새가 가실 날 없었던 이번 여행, 그 긴 1만 4000㎞를 진두지휘한 오버랜드의 남대장은 어쩌면 전생에 손오공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아니다. 삼장법사였을까? 아, 시원하다! 언제인가, 아니, 내 생애 있기는 있었는가, 현실감이 없을 만큼 아름다운 곳에서, 물고기처럼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이렇게 가슴 서늘할 만큼 마음껏 심호흡을 해본 적이! 그들도 아마 한두 번쯤은 이렇게 위로를 받았으리라. 평생 만리장성만 쌓다 돌아간 진시황의 노예도, 양어머니인 양귀비를 죽게 한 안록산도, 사오정도, 그리고 항우와 유방도 이 실크로드를 오다가다 한 번쯤은 톈산 산맥의 천지든, 금사탄의 보스텅 호수든, 이 청해호든 중국의 그 많은 물가 어딘가에 앉아 세상 번뇌를 내려놓고 이렇게 딴 꿈을 꾸었으리라. 잠시라도. 바람이 분다.‘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우리는 마냥 흔들리고 부대끼면서 지금까지 살아왔다. 설령 이것이 모두 한바탕의 부질없는 꿈이라 해도, 우리는 또다시 일어선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간다.‘넘어지고 깨어지더라도’.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해호의 물빛은 ‘이것이 정말 꿈이지 싶다’. 지나치게 아름답기 때문이다, 현실이라고 믿기에는. ● 무선통신 날아오다 8월22일 10시 란주를 향해서한동안 양 수백 마리가 차창을 가득 채우더니, 이제는 창밖이 온통 야크 떼다. 수백마리는 됨직한 야크들이 길고 검은 털을 가벼운 바람에 날리며 떼를 지어 길을 건넌다. 우리에게 훅, 노린내를 끼얹으며. 우리는 그들이 다 지나갈 때까지 속절없이 그 짐승을 바라본다. 그들의 발소리, 낮고 긴 울음소리가 귓속을 가득 채운다. 마치 동물다큐멘터리 텔레비전 프로그램 속으로 들어 온 듯하다. 8월22일 13시 꿀가게유채꽃이 흐드러졌다. 지금은 8월 22일. 제주의 유채꽃은 이미 진 지 오래겠지? 꿀을 사기 위해 길가 작은 텐트 앞에 차를 세웠다. 꿀벌지기 가족 모두가 갑자기 들이닥친 손님들을 상대한다. 모두들 꿀을 사는데, 나는 꽃가루를 샀다. 열 살 안팎으로 보이는 그 집 아들은 아주 익숙하게 막대 저울을 다뤘다. 저울눈이 조금 넘쳤는지, 아이는 꽃가루 한 주먹을 도로 덜어낸다. 조금치의 덤도 없다. 내가 손을 내저었더니 그냥 씨익 웃고 말았다. 그러나 나도 지지 않는다. 계산을 다하고 돌아서며, 꽃가루 한움큼을 집어 입안에 털어 넣었다. 장군멍군이다. 메롱! 8월22일 17시 속도위반 고도가 낮아지고 있다. 녹지는 어느 틈에 자취를 감추고 황토고원이 슬며시 나타났다.10대 반항아들처럼 음악을 꽝꽝 울리며 매끈한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어디선가 경찰이 나타나 차를 세웠다. 속도위반이란다. 여기까지 와서 속도위반? 하지만 방법이 없다. 선두차가 대표로 벌금 200위안을 물고 풀려났다. 한 번 더 걸리면 한국 돌아가는 데 지장 있다며, 살살 가야한다며, 중국인 가이드는 시속 60㎞를 고집했다. 그게 정말일까? 아무튼 우리는 먼지길이라 씽씽 못 달리고, 과적 차량이 꽉 밀려서 시원스레 못 달리고, 그리고 또 속도위반이라 못 달렸다.‘다시 사막에 가고 싶다.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모래 먼지를 일으키며 미친 듯 속 시원히 달려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냥 생각만 그렇게 했다. 8월23일 14시 은천을 향해 덥다. 수수밭을 지나며 깜빡 졸았는데, 문득 눈을 떠보니 길가 양쪽에 감자가 산처럼 쌓여있다. 옆에도, 앞에도, 그리고 뒤에도, 감자를 가득 실은 트럭이다. 사람들은 모두 감자위에 서있거나 앉아있다.“여기 감자 1t에 얼마인지 아십니까?” 무전기에서 누군가가 물었다. 싸겠지. 그러나 얼마나 쌀까?“1t에 500위안이랍니다.”그러나 그건 정말 믿기지 않았다. 아무리 싸도 그렇지. 아마 중국어를 잘못 알아들은 것이겠지. 동그라미를 하나 덜 붙인 것이 아닐까? 나는 다시 졸기 시작했다. 8월25일 21시 장가구 도착 내몽고지역을 지나쳤다.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지 생김이 어딘가 우리와 닮은 사람들. 왠지 정이 간다. 주유소에서, 기름 넣는 그 짧은 시간을 놓치지 않고 볶은 콩을 바구니에 담은 할아버지가 다가왔다. 몇 봉지 안 되는 그 물건들을 다 팔아드렸더니 할아버지의 입이 벌어졌다. 콩은 아주 고소했다. 오늘 저녁은 한식이다. “와우!” 아리랑식당에서 소주와 함께 삼겹살과 김치전을 먹었다. 얼마나 맛있었는지!(그런데 사실, 한국에서 난 삼겹살을 먹지 않는다.)우리나라는 잘 있는지, 사랑하는 고국의 동포들은 모두 잘 있는지, 한 달 가까이 한국에 관한 아무런 뉴스도 듣지 못한 우리는, 소주잔을 권커니 잣커니 하며, 나라걱정에 밤 깊어가는 줄 몰랐다. 8월26일 9시 운하를 건너서주유소에 도착해 무심코 문을 여는데, 순간적으로 기분이 이상하다. 콰당! 재빨리 문을 닫고 눈을 크게 떴다. 벌떼다. 시커먼 벌떼가 바로 코앞, 주유기 근처에서 윙윙거리고 있다. 수백마릴까?, 수천마릴까? 정말 별 일이 다 있다. 주유소에서 우린 늘 두 가지를 해결하곤 했다. 차에 기름을 넣고, 몸속의 물을 빼고. 그런데 이곳에서는 그중 한 가지를 할 수가 없다. 아주, 아주 유감이다. 왜냐하면 중국의 화장실은 몹시 유명한데, 그나마 주유소의 그것은 조금 낫기 때문이다. 벌떼 때문에, 우리는 한참 후에 등급이 확 떨어지는 다른 화장실을 이용해야 했다. 휴…. 8월26일 11시40분 만리장성에서 질린다. 처음 보는 게 아닌데도, 만리장성은 여러모로 사람을 질리게 한다. 8월 27일 1시 45분 천진 도착 차 한 대의 시동이 꺼졌다. 끝내 차를 고치지 못해서, 우린 새벽 1시가 넘어 호텔에 도착했다. 식당은 모두 문 닫았고, 밥을 먹을 경황도 없이 달려온 끝이라, 우린 마지막 비상식량을 털었다. 내게도 컵라면 한 개가 돌아왔다. 그러나 ‘무기’가 없었다. 생각 끝에, 나는 재크 나이프를 빼들었다. 그러나 그렇게 어렵사리 먹은 라면은 그대로 얹혔다. 방금 먹은 라면을 도로 토해내면서, 나는 빌었다.‘내 생애, 다시는 라면을 나이프로 먹는 일이 없기를!’ 8월27일 13시 천진에서편안하게 누워 발마사지를 받았다. 여독을 모두 풀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깜찍하게 인천항에 진입하고 싶었다. 아아, 내일이면 배를 탄다!
  • 대전시 ‘자전거 조례안’ 만든다

    대전시가 국내 광역시 가운데 최초로 자전거 이용활성화 조례안을 만든다. 25일 대전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산업건설위원회에서 ‘자전거 이용활성화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27일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이를 심의할 계획이다. 이 조례안은 전체 시의원 18명 가운데 12명이 발의한 것이어서 이변이 없는 한 시의회 통과가 확실시된다. 자전거 관련 조례안은 경기 안양, 부천시 등 기초단체에는 만들어져 있으나 광역자치단체 가운데에는 대전시가 처음이다. 대전시 자전거 조례안은 공공 시설물, 시내버스 정류장 등과 연계해 자전거주차장과 정비소 등을 설치하고 시민에게 빌려줄 자전거대여소를 운영하는 방안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자전거주차장 설치와 자전거도로 확장 등을 전담하는 부서를 시에 설치하고 ‘자전거의 날’을 제정토록 권장하고 있다.또 자전거 교통안전 체험교육장을 설치하고 시가 5년마다 정비계획을 세워 자전거 이용시설을 손보도록 했다. 대전시내에는 641㎞의 자전거 도로가 있고, 모두 2만 3095대를 세울 수 있는 보관대가 설치돼 있다. 안중기 의원은 “도심 교통체증과 환경오염 문제 등을 해결할 최적의 수단으로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 조례안을 제안했다.”고 말했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논스톱’ 스톱, 이젠 ‘레인보우 로망스’

    ‘논스톱’ 스톱, 이젠 ‘레인보우 로망스’

    국내 방송 프로그램 가운데 사실상 처음으로 시즌 개념을 도입했던 MBC 청춘 시트콤 ‘논스톱’이 막을 내렸다. 아니다. 무지개 빛깔로 새롭게 단장해 다시 출발한다. 24일부터 새로운 시트콤 ‘레인보우 로망스’(매주 월∼금 오후 6시50분)가 방송된다.MBC는 가을 개편을 앞두고 고심하던 끝에 2000년 이후 5년 동안 이어왔던 ‘논스톱’ 타이틀을 과감히 버렸다. 최근 시청률도 최악이고, 게다가 잇단 사고까지 꼬리를 물어 사면초가 상황에서 정말 새롭게 다시 시작해 보자는 취지다. 그동안 ‘논스톱’은 장나라 양동근 김정화 조인성 정다빈 조한선 한예슬 현빈 구혜선 등 숱한 스타를 배출하며 신인 연기자의 등용문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그러나 이야기가 점점 진부해지고, 설익은 연기력으로 일관하는 연기자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시청자를 상대로 연기수업을 하고 있다는 비난도 받았다. 이번에는 알 만한 젊은 연기자들이 전면에 나선다. TTL 광고,‘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의 신비소녀에서 최근에는 ‘!느낌표’의 ‘눈을 떠요’를 진행하며 시청자들과 점차 친숙해지고 있는 임은경과 영화 ‘웰컴투 동막골’에서 ‘소심+순진한 남한 병사’를 소화한 서재경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이란성 쌍둥이로 힘을 모은다. 이들의 동생역은 영화 ‘몽정기2’로 얼굴을 알린 강은비가 맡았다. 또 ‘굳세어라 금순아’의 이민기,‘반올림2’의 김기범,KM ‘쇼 뮤직탱크’ MC 김희철,‘건빵선생과 별사탕’의 정의철 등 신인급에다 설명이 필요 없는 노홍철과 ‘안녕, 프란체스카’의 박희진이 뒤를 받친다. 그룹 ‘동방신기’의 믹키유천도 반고정으로 출연한다. 연출은 그동안 ‘테마게임’ ‘논스톱’,‘안녕, 프란체스카’ 시리즈를 기획했던 이흥우,‘뉴논스톱’과 ‘논스톱3’의 메가폰을 잡았던 김민식 프로듀서가 번갈아가며 담당한다. 이야기는 부모를 잃고 험난한 세상을 헤쳐 나가는 세 남매의 대학생활이 초점이다. 대학생활의 주무대는 특이하게도 임은경과 서재경이 다니는 경호학과.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통령 경호실장을 꿈꾸는 임은경, 두뇌형 경호원을 꿈꾸는 서재경과 그 친구들이 성장하며 그 속에서 피어나는 우정과 사랑, 가족애를 경쾌하게 담아낼 계획이다. 제작진은 “현실감 있는 캐릭터와 대학 생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리얼리티 있는 설정으로 휴학, 취업에 대한 부담감 등 현실적인 문제를 무겁지 않게 그려 가겠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사막에서 길을 묻다

    사막에서 길을 묻다

    우리는 달렸다. 타클라마칸, 그 죽음의 사막을 향해. 자갈길을 가로지르고 강을 건너 5000여 ㎞를 내달렸다.‘돌아올 수 없는 곳’이라는 뜻을 가진, 살고 싶지 않은 자와 미친 자가 아니면 들어가지 않는다는 말이 전해 내려온다는 그 사막을 향해. 그러나 15박16일을 먼지 구름을 일으키며 달려 간 그 사막 입구에는 ‘황량한 사막은 있어도 황량한 인생은 없다’, 그렇게 씌어 있었다. 붉은 글씨로. 아, 아 그렇지! 황, 량, 한 인생, 은 없지…. 마치 달려오던 가속도를 어쩌지 못해서인 듯, 온 몸이 앞으로 울컥 쏠렸다 가까스로 중심을 잡고 섰다. 등골에서 짜르르 전류가 흐르는 듯하다. 그래…, 그럴지도 모른다. 우리가 홀린 듯 이 먼 길을 내달아 온 것은 이런 글귀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예감 때문은 아니었을까. 사막을 꿈꿔왔다. 아주 오래전부터. 삶의 고비마다 언뜻언뜻 떠오르는 낯익은 영상이었다.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날카로운 햇살이 온 몸에 쏟아진다. 마른 먼지가 콧속을 파고들며 숨을 막고, 입안에선 으적으적 모래가 씹힌다. 갈증은 이미 오래전에 통증으로 바뀌었고, 모래밭은 펄보다 더 힘겹다. 발걸음이 천근만근이다. 나름대로 비장하다. 그러나 나는 이 장면에서 한껏 더 상상력을 부풀려 본다. 마침내는 햇살에 바래고 모래먼지에 찌든 내 신발 코 끝에, 죽은 자의 늑골이 아른아른 겹쳐 보일 때까지. 그런 극한점에 맞서보고 싶었다. 이 여행에 대한 제의를 받은 건 7월 초였다.8박9일 일정의 실크로드 패키지 여행을 준비하던 내게, 여행자들이 한국에서 가져간 지프를 직접 몰아 중국 대륙을 횡단한다는 프로그램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더구나 사막에서의 야영이라니! 앞뒤 생각 없이 큰소리로 “네!”해버렸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더라도 처음부터 28일 전 일정을 참가해야 한다고 했다면 난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세상에! 사나흘도 아니고, 일주일도 아니고, 열흘도 아니고. 난 그렇게 오랫동안 내가 없는 우리 집을, 학교를, 나를 둘러 싼 크고 작은 일상들을 상상조차 해 본 적이 없었다. “전 일정은 한 달쯤 되나 봐요. 하지만 그걸 다 따라 다닐 수 있으시겠어요. 앞 뒤 자르고 한 8박9일 정도면 어떠세요?” 그렇게 시작했지만 출발일이 다가올수록 일정은 길어졌다. “근데 한 보름은 되어야 그 맛을 느낄 수 있지 않으시겠어요?” “보름이나 이십일이나…. 근데 이런 여행 쉽지 않거든요.” “따로 돌아오실 비행기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네요.” “29일 날 도착한다고 각오를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마지막 말을 들었을 때, 난 이미 말라리아와 장티푸스 주사를 맞았고, 짧은 반바지에서 겨울 점퍼까지를 꾸려 짐을 싸둔 다음이었다. 가슴속에서 소용돌이가 일었다. 심호흡을 한 뒤 대답했다. “좋아요. 가겠습니다.” 전화를 끊으며 내가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 하는 엄살기 가득한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여행은 톈진항에서 배를 타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현장법사가 불전을 구하기 위해 간 길, 바리데기 공주가 죽은 자를 살릴 샘물을 구하기 위해 지나간 길, 고선지 장군이 서역 정벌을 위해 나선 길, 실크로드의 아버지라 불리는 장건,‘동방견문록’의 저자 마르코 폴로가 지나간 길, 실크를 비롯한 동서양의 온갖 것들이 교류한 이 길…. 이 길을 다섯 대의 지프가 달린다는 것이다. 오프로드를 포함해서 하루 몇백㎞를 달리고 또 달리다가, 사막을 만나면 사막에서, 바다만큼 큰 호수를 만나면 호숫가에서 야영을 한다는 것이다. 멋지다. 하룻밤을 배에서 자면서 톈진에 도착한 다음, 베이징, 타이위안, 시안, 란저우, 우웨이, 금창, 바단지린 사막, 가우대, 청수, 주취안, 둔황, 하미, 투르판, 우루무치, 쿠얼러를 빠르게 지나쳐 마침내 타클라마칸 사막에 닿았다. 인천항을 떠난 지 열엿새 만이었다. 그러나 타클라마칸은 예전의 타클라마칸이 아니었다. 사막 한가운데로 잘 닦인 아스팔트가 서늘할 만큼 시원스레 뚫려 있고, 몇㎞ 간격으로 물탱크를 포함한 대피소가 줄지어 있었다. 그 옛날, 나는 새도 통과하지 못한다는 그 타클라마칸은 이미 아니었다. 그러나 여전히 녹록지 않은 타클라마칸은 카라부란으로 우리를 맞았다. 그 옛날 죽음의 모래바람이라 불리던 카라부란이다. 타클라마칸에 진입했다는 흥분을 가까스로 가라앉히며 사막 깊숙이 자리를 잡고 서둘러 간단한 저녁 식사를 하려는데, 모래 바람이 일었다. 처음엔 코펠이 뚜르르 굴렀다. 뒤이어 텐트가 뿌리 뽑힌 풀단처럼 힘없이 날아가 버렸다.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아니, 숨을 쉴 수가 없었다. 흙탕물에 빠진 것처럼 시야가 흐려졌다. 서둘러 지프에 달려 올라가 문을 닫았다. 설마 지프는 안 날아가겠지.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다. 나는 눈을 감았다. 솩, 쉬르르 차창에 부딪치는 모래바람의 소리가 여전했다. 대개 중국쪽 실크로드의 시작을 서안이라고 본다.1000여년 동안 중국의 수도였던 도시. 장안이라는 옛 이름을 가진 이 도시는, 농사짓는 것보다 농사짓다 발견한 유물을 내다 파는 것이 더 낫다는 고도이다. 서안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죽은 진시왕의 잔영이었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왕.13세의 어린 나이에 진왕에 즉위하였으며 39세에 중국 역사상 가장 거대한 통일 국가를 세운 사람. 자신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스스로를 ‘태황의 황과 오제 제’를 따서 황제라고 칭하고, 자신을 시황제라 부르게 명 한 사람. 그는 선남선녀를 골라 불로장생할 선약을 구해오라는 전대미문의 특명을 내리고, 또 한편으로는 즉위하자마자 죽을 때까지, 자신의 묘가 될 지하궁전을 팠다. 아직 발굴되지 않은 이 무덤은 ‘관은 동으로 주조했고 무덤 내부에는 각종 보석으로 궁전과 누각의 모형을 세웠다. 수은으로 바다와 강을 흐르게 했고 천장에는 진주를 아로 새긴 해와 달과 별들을 만들어 달았다.’고 전해진다.30만명이 석 달 동안 왕릉에 보물을 실어 날랐다 한다. 그는 또 죽은 다음에 자신을 지킬 군사들을 만들어 도열시켰다. 보병, 전차대, 포대로 이루어진 신장 180m안팎의 실물크기 흙 인형 수천명으로 지하군단을 만들어 자신의 능에서 1.5㎞ 떨어진 거리에 배치해 두었다.1호 갱에 약 6000명,2호 갱에 약2000면 3호 갱에 68명의 테라코타 병사가 사열해 있다. 결국 그는 여러 형태의 ‘영생’을 준비한 것이다. 하긴 그렇기도 하겠다. 그 넓은 대륙을 통일한 젊은 왕에게 아쉽고 그리운 것이 그 영화를 영원히 누릴 수 있는 영생뿐, 더 무엇이 있었을까? 하지만 그것들을 만든 진시황의 백성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고, 그의 나라는 3대 15년 만에(항우에게)멸망하였다. 문자, 도량형, 화폐를 통일하고, 그 시절에 전국적인 도로망을 거미줄처럼 짜고, 운하를 파고 만리장성을 쌓고 아방궁을 짓는 등 어마어마한 일을 해낸 이 황제와 관련된 유적은 그러나 아직 다 발굴되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가이드는 그때와 공기가 달라 유물이 상할 염려가 있고, 무덤 안에 함정이 많고 엄청난 양의 수은이 있어 위험하며, 후손들이 먹고 살 관광 자원을 남겨주기 위한 배려이기도 하고, 한쪽으로는 기술이 부족해서 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에 관한 미확인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준다. 예전에, 중국을 방문한 일본 총리가 그 유적 발굴을 제안했다 한다. 일본의 기술력을 제공할 테니 발굴한 보물의 3분의1을 달라고. 주석이 껄껄 웃으며 ‘이 안에 든 보물이면 네 나라 전부를 살 수도 있을 거다.’고 대답했단다. 그 조상에 그 후손임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닌가 싶다. 벌컥, 차문이 열리면서 남대장이 소리쳤다. “바람 없어졌어요. 나오세요!” 어느새 눈앞에는 사막의 밤이 펼쳐져 있다. 어두운 밤하늘에서 별이 튕겨져 나올 듯 반짝였다. ‘돌아올 수 없는 곳’이 어디 타클라마칸뿐일까. 때때로 살고 싶지 않고 미칠 듯한 기분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나는 심호흡을 하며 다시 사막에 발을 내디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량한 인생은 없다.’는 믿음으로. 죽음의 카라부란은 멈췄고, 모래는 아직 따뜻했다. 그리고 사막의 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신비로웠다. ●글쓴이 이윤희 교수는 동화작가, 문학박사,‘아침햇살’발행인. 인천재능대 아동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작품집으로는 ‘네가 하늘이다’‘꿈꾸는 호랑이 우화’를 비롯한 철학동화시리즈 18권 등이 있다. ■ 무선통신, 날아오다 2004년8월2일 11시, 인천항 실크로드 오버랜드 원정대는 8월2일 오전 11시에 인천항 제2부두에 집결했다. 출발 인원은 총 12명, 한국인 10명과 터키인 2명이었으며, 중국에서 터키인 1명과 중국인 5명이 합류할 예정이다. 거추장스럽고 부피스러운 짐은 이미 지프에 실어 앞서 보냈다. 가벼운 마음으로 배에 올랐다. 순조로운 출항이다. 8월3일 13시. 천톈항 서둘러 천톈항 출구에 섰다. 까마득한 멀리에는 인천을, 가까이에는 25시간 동안 우리를 싣고 온 여객선 진천 페리를 등 뒤에 둔 채다. “와!” 거기, 중화인민공화국 천진항 광장에, 먼저 도착한 차들이 늠름한 모습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5대였다.4+4 SILKROAD EXPEDITION.TRANS TACLAMAKAN.ROK 스티커 글씨가 도드라졌다. 눈이 부셨다. 그리고 비로소 가슴이 뛰었다. ‘아아, 드디어 시작이다! 이동거리 1만㎞를 훌쩍 넘는 28일간의 여행. 우리차로 실크로드를 달린다! 중국을 횡단한다!’ 나는 사뭇 뛰었다. 지프를 향해. ★중국의 4대미인은 누구?(답? 곳곳에 숨어있어요^^) 8월3일 15시, 베이징을 향해 우리차가 달린다. 중국 고속도로를 시속 100㎞로. 창문을 모두 열어 젖혔다. 나,58년 개띠. 오프로드 여행 경험 전혀 없음. 대학교수. 유부녀…. 그러나 그 순간 이 모든 것을 잊었다.‘우리는 간다, 하늘도 부른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햇살은 유리처럼 투명했고, 살짝 따가웠다. 승차 배치도 진행차:다이장(중국측 여행사 사장), 도용(현지 가이드). 살인미소(중국인 정비사). 여성스태프 1호차: 남대장(38·오버랜드 대표), 나(유니), 비니(34·스태프, 통역). 진피디(29·스태프, 영상담당)·2호차:한·최 안젤라 부부(47,45·사업가)·3호차:최 노익장(67·독일 국적의 CEO), 김원장(50·복지시설 운영)·4호차:임 흑기사 부자(51,29·사업가, 대학생)·5호차:하칸(29·터키인 사업가)등 터키인 일행 ●답(1) 그녀의 자태에 꽃이 부끄러워 스스로 잎을 말아 올렸다는 양귀비(수화·羞花) 8월4일 14시, 베이징 베이징에서 합류하기로 한 터키인 일행 하나가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었다. 그를 기다리는 사이, 캔맥주가 돌았다. 남대장:수도자가 고행을 하는 마음으로 이런 여행을 합니다. 일종의 종교 의식이지요. 한·최 안젤라 부부:모험이잖아요. 꿈꾸는 듯한. 임 흑기사 부자:재미있을 것 같아서요. 최 노익장:중국을 횡단이라, 정말 멋지잖습니까? 더구나 내 차로 직접 운전을 하는데! 김원장:새로운 패턴의 여행이라서요. 하칸:어린 시절부터 실크로드를 꿈꿔 왔습니다. 이번 여행은 그 꿈이 실현되는 것입니다. 가슴이 뜁니다. 그들의 얼굴이 발그레해진 것이 캔 맥주 탓만은 아닐 것이다. 나는 맥주를 홀짝거리며 서유기를 생각했다. 불전을 구하러, 혹은 죽은 자를 살릴 생명수를 구하러 이 길을 지났을 삼장법사와 바리데기 공주를 생각했다. 그리고 수많은 상인과 기술자와 병사와 예술가를 생각했다. 그리고 빌었다. 그들의 꿈과 사랑이 먼먼 후손인 내게도 자지러지도록 생생하게 전해지기를. 그리하여 그로인해 내 삶이 얼마간 풍요롭고 따스해지기를. 브라보! 우리는 다시한번 맥주 캔을 맞부딪쳤다. ●답(2) 그녀가 강변에 서서 강물을 바라보니 그 아름다움에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을 잊고 물속에 가라앉았다는 서시(침어·沈魚) 8월5일 14시, 시안 가는 길 그러나 정말 쉽지 않았다. 온갖 것들이 우리의 발목을 잡았다. 느닷없이 나타나는 ‘공사중’은 그렇다 치자. 하지만 사실 이것은 그렇다 칠 일이 아니다.‘공사중’이 너무 많았다. 아니 중국 전역이 ‘공사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곳곳에서 공사를 하고 있었다.(더구나 그들은 지나는 차량에 대해서는 아무 배려가 없었다. 아무런 안내나 대안 제시도 없이 길 전체를 막아버린 곳도 몇 군데 있었다.‘우리는 지금 공사를 하고 있으니 너희들이 알아서 가라’는 식이었다.)곳곳에서 만나는 비포장도로도 또 그렇다 치자.(왜냐하면 땅이 너무 넓어서 포장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데 할 말이 별로 없으니까.)그러나 포장도로도 비포장 못지않게 차를 널뛰기하게 만든다는 것은 좀 그랬다. 자세히 보니 아스팔트가 바퀴 자국을 따라 깊게 패었다. 과적 차량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과적을 하지 않은 트럭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정말 어마어마한 물동량이 움직이고 있었다!(하긴 우리 팀도 과적을 했다. 우리는 짐에 치여 쪼그리고 앉을 수밖에 없었다.‘28일간의 긴 여행’,‘사막에서의 야영’이라는 점에 모두들 긴장한 탓이었다.) 먼지와 매연도 문제였다. 그리고 따끔거릴 만큼 지독한 햇살과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높은 온도, 장거리 주행 등이 엔진을 과열시켰다. 우리는 심통 난 아이 달래듯 차를 달래가며 몰았다. 그래도 어떤 차는 가끔씩 푸쿠쿡, 키다닥 하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속력을 떨어뜨렸다. 아슬아슬했다. 8월6일 15시, 화청지 마침내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당 현종과 양귀비가 온갖 사치를 즐기며 장안과 화청지를 오가며 세월을 보내곤 했다는 설명을 듣고 있는데, 터키인 일행의 사고 소식이 날아들었다. 한 이틀 다른 곳을 들렀다가 합류하기로 한 사람들이다. 교통사고. 정비 불량과 과속으로 인한 전복 사고란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지만 일행은 모두 할 말을 잃었다. 이제 막 본격적인 시작인데…. 게다가 그중에는 터키의 ‘정주영’이 섞여 있단다. 선박회사를 17개인가 갖고 있고, 보험회사를 또 몇 개 갖고 있고 그리고…. 그런 사람이 우리와 함께 여행을 하려다 사고가 났다는 것이다. 믿기 어려웠다. 터키엔 여행사가 없나? 그런데 알고 보니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다. 중국 서쪽, 우리가 흔히 ‘서역’이라고 부르는 그곳이 터키와 특별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마치 우리나라와 연변 조선족과의 관계와 비슷한. 그래서 터키인들은 그쪽 지방을 여행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터키인들이 그들, 소수민족을 부추겨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예를 들자면 독립운동 같은, 중국정부의 입장에서 볼 때 동의할 수 없는)을 할까봐 여행을 허가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한국인들 틈에 슬쩍 끼어서 그곳을 가려 했는데 그만 사고가 난 것이었다. 첫 번째 대형 사고였다. 8월7일 10시 40분, 란저우 가는 길 막히는 길을 가까스로 통과해 주유소에 도착했다.“날씨까지 꾀죄죄하네요.”기름을 넣고 있는 차들 뒤에서 고개 돌리기를 하며 가볍게 몸을 풀고 있는데, 아들 흑기사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랬다. 하늘빛은 칙칙하고 우리는 기분전환이 필요했다. 이심전심일까?안젤라의 남편 한씨가 장난기를 발동시켰다. 기름을 넣고 있는 자기 차 보닛에 검은 색 보드마커로 ‘갑시다, 실크로드!’라고 휘갈겨 썼다. 그러고는 부인 안젤라에게 펜대를 넘겼다. 안젤라는 ‘타클라마칸을 향해서!’ 썼다. 모두 신났다. 최 노익장은 당신 차 이마에 해골표시를 그려 넣었다. 남대장은 인천에서 출발하여, 다시 인천까지 오는 전 일정을 차에 뺑뺑 돌아가며 써 넣었다. 나는 자꾸만 꾸르륵거리는 차 콧잔등에 ‘잘 달려라, 착하지. 말썽피지 말고!’라고 썼다. 그리고 슬그머니 쓰다듬어 주었다. 8월9일 12시, 무위 ●답(3) 그녀가 비파를 연주하니 기러기가 그 용모를 보느라 날갯짓하는 것도 잊고 땅에 떨어져 버렸다는 왕소군(낙안·落雁) 8월9일 12시, 무위 그러나 차는 여전히 불안 불안했다. 한 팀은 차를 정비하고, 나머지 한 팀은 장을 본 후 점심을 먹었다. 양갈비찜이 나왔다. 찌그러진 넓적한 양은그릇에 큼지막한 살덩이가 붙은 양 갈비 한 개가 담겨있는 것이, 꼭 개밥 같았다. 저녁에 있을 사막에서의 야영을 위해 준비한 음식들이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렸다. 8월10일 12시30분, 바단지린 사막 야영을 잘 끝내고 사막을 빠져나오려는데, 갑자기 2호차 꽁무니에서 검은 연기가 쿨룩쿨룩 쏟아졌다. 또 다른 대형 사고였다. 엔진은 정지했고, 차는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고장난 차는 1호차가 견인해서 정비소로 가고, 나머지는 사막에서 그들이 돌아오길 기다렸다. 그늘 한점 없는 땡볕아래 햇살은 점점 강해지고, 끼니때가 되었는데도 식당은 멀디 멀었다. 우리는 임시 휴게소를 만들었다. 남은 차 둘을 나란히 대고 , 그 위에 텐트를 덮어 그늘을 만들어 쭈그리고 앉았다. 그리고 라면을 끓이고 커피를 탔다. “죽인다, 커피향!” 우리는 애써 큰소리로 웃어댔다. ●답(4) 그녀의 미모가 너무 아름다워 달도 구름 뒤에 숨었다는 초선(폐월·閉月) 8월11일 20시, 가욕관에서 둔황으로 결국 그들 차 두 대는 돌아오지 못했다. 우리는 차 3대에 짐을 포개고 또 포갠 뒤, 그 사이에 끼어 앉았다. 그리고 일정을 그대로 진행했다.2m앞이 안 보이는 먼지 길 양옆에 아스라한 낭떠러지가 이어져도, 문을 꼭 닫은 차안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기침이 컥컥 나올 만큼 독한 ‘원조황사’가 길을 막아도, 그대로 뚫고 달렸다. 생명 보험을 하나 더 들어놓고 올걸! 나는 콩 튀듯 탕탕 거리는 차 안에서 생각했다. 해를 따라 서쪽으로, 서쪽으로 나아가는 길, 해는 지지도 못하고 저녁 8시가 넘는 시각에도 낮처럼 환하다. 8월12일 17시, 명사산 아름답다. 달밤이면 모래가 우는 소리를 낸다는 산. 해질녘, 그 산을 낙타를 타고 오른다. 출렁출렁, 낙타의 발걸음에 따라 내 몸이 흔들린다. 방울소리도 흔들린다. 8월13일 18시, 하미 주위에 있는 산들이 온통 시커멓다. 철성분이 많아 그렇단다. 그 산 사이에 난 협곡을 달리고 달려 신장 자치주에 닿았다. 무섭게 바람이 불었다. 이 근처는 사철 그렇게 바람이 많은 곳이라고.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투르판은 ‘불의 땅’ 외에도 ‘바람의 창고’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20시에 하미과로 유명한 하미에 도착해 저녁 대신 과일로 허기를 채웠다. 배가 봉긋해졌다. 8월14일 18시, 투르판 위구르족 민속쇼를 관람했다. 남대장이 모종의 작업을 한 덕분에 나도 위구르족 아가씨로 분장하고 공연에 잠깐 끼어들었다. 위구르의 전통 악기 소리는 맑고 탱글탱글했다. 우거진 포도 넝쿨 아래서, 붉은 드레스를 입고 춤을 추면서, 나는 잠시 먼 이국의 여인이 되는 꿈을 꾸었다. 한여름, 축제의 밤은 열기를 더해갔다. 8월15일 11시, 우루무치 포도 농원에 갔다. 위구르 말로 ‘아름다운 목장’ 이라는 뜻을 가진 우루무치는 커다란 오아시스 도시다. 야자수가 두어 그루 있는, 우리가 오아시스라고 하면 흔히 머리에 떠올리는 그런 고즈넉한 풍경이 아니라 포도나무가 바다처럼 펼쳐져 있는.20∼30종은 넘어 보이는 건포도가 신기했다. 노랑색, 황금색 외에도 송이째 말린 건포도, 씨가 씹히는 건포도, 달콤한 것, 약간 시큼한 것…. 나는 번개처럼 건포도를 한 짐 싸서 챙겼다.‘아줌마’라 흉을 봐도 어쩔 수 없다. 나는 독하게 맘을 먹었다. 맛보여주고 싶은 고국의 ‘동포’들이 목에 걸리고 눈에 밟혀 어쩔 수 없었다. ■ 지프로 오지를 달리고 싶다면 챌린지 전문탐험 기획사인 ㈜오버랜드 엔터테이먼트(www.overland.co.kr)는 자신의 자동차를 직접 운전해 실크로드 등 세계 오지를 탐험하는 이색적인 여행 상품을 판매한다. 오버랜드를 운영하는 남기환(38)대표는 1999년 런던∼서울 단독횡단과 2002년 유라시아 횡단팀을 이끈 오지탐험 전문가. 그는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지프를 타고 황량한 들판과 거친 사막, 별이 쏟아지는 초원에서 야영을 즐기는 새로운 형태의 여행 개척하고 있다. 주요 상품은 죽음의 사막 타클라마칸까지 이어지는 ‘트랜스 타클라마칸’, 히말라야의 만년설을 끼고 도는 ‘트랜스 히말라야’, 중국 성도에서 티벳까지 찝차을 이용 ‘천장공로 하늘여행’ 등 다양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오지 캠핑 상품도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국내 산간벽지를 찾아 다니며 캠핑과 야영을 즐기는 1박 2일,2박 3일 오지여행도 정기적으로 진행된다. 비용은 일정에 따라 다른 만큼 오버랜드(02-522-0228)에 직접 문의하면 된다.
  • 김치·된장·茶 등 9개식품 위해물질 중점 검사·관리

    국민들이 즐겨 먹는 김치·찐쌀·장류·차(茶) 등 9개 식품이 위해물질 중점검사 항목으로 분류돼 집중적인 관리가 이뤄진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은 6일 위해물질 함유 식품의 수입·유통에 따른 국민 불안을 차단하고 국민들이 자주 먹는 식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이같은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는 김치·된장·간장·찐쌀·고춧가루·고추장·향신료조제품(다대기)·차류·건강기능식품 등 9종류를 위해물질 중점검사 항목으로 지정했다. 향후 검사대상과 항목은 단계별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들 식품에 대해서는 오는 10일부터 납·카드뮴·비소·수은 등 중금속 4종, 농약 47종, 타르색소 등 색소 4종, 아플라톡신 등 모두 60종의 위해물질 성분의 함유 여부에 대해 정밀검사가 이뤄진다. 또한 10일부터 이와 같은 식품의 수입신고를 할 때도 동일한 검사가 이뤄지는 한편, 위해물질 품목별 잠정허용기준도 마련하기로 했다.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5000명 선착순입장 ‘예견된 인재’

    경북 상주시 상주시민운동장에서 3일 오후 일어난 압사사고는 행사주최측의 준비소홀과 군중심리가 겹쳐 일어난 대형 인재(人災)로 밝혀지고 있다. ●사고 경위 목격자 강미경(21·여)씨는 이날 “앞줄에 노인들이 서 있었고 뒤에서 미니까 앞에 서 있던 노인이 넘어지고 연쇄적으로 넘어져 깔리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오후 5시30분쯤 리허설 마지막 가수인 현철이 봉선화연정을 부르던 중 갑자기 문이 열린 것이다. 노점상 이모씨는 “주최측이 관람객들을 한 줄로 세워야 하는데 줄을 제대로 세우지 않았다.”면서 “사고가 날 것 같아 주최측에 이야기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주최측이 먼저 들어가는 사람이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해서 사람들이 줄을 안 서고 확 몰려들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노점상 김모(60)씨는 “출입문 앞쪽이 완만하게 경사져 있어서 뒤에서 미니까 쭉 밀려들어가면서 밟히는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현장 주변 사고당시 운동장에는 가요콘서트를 보기 위해 1만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있었으며 사고가 난 출입구인 직3문 앞에서 5000여명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민운동장에는 모두 4개의 출입구가 있으며 당시 직3문만 열어 시민들을 입장케 했다고 목격자들은 설명했다. 이날 사고로 공연은 취소되고, 현장에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듯이 학생들의 운동화와 모자, 음료수 등이 어지럽게 널려져 있었다. 한편 사망자 가운데 황인규(12·초등 5)군과 황인목(14·중 1)군은 사촌형제 간이고 특히 인규군은 장손인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숨진 인규군은 아버지(48·자영업)의 사업이 어려워지자 4년 전부터 작은아버지 집에서 사촌인 인목군과 함께 생활하면서 친형제처럼 친하게 지내왔으며 이날도 누나와 함께 콘서트를 보러왔다 사고를 당했다. ●경찰 수사 경찰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주최측 관계자를 불러 안전조치 미흡 등 과실 여부에 대해 집중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점 또 인재였다.3만여명의 시민들이 몰려든 행사장에 안전요원은 고작 100여명뿐이었다. 상주시와 MBC 등 주최측은 경찰에게 경비요청도 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안전요원만으로도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만만해했다는 것이 경찰측의 말이다. 그러나 주최측의 안전요원은 엄청나게 몰려든 인파에 속수무책이었다. 안전요원들끼리도 호흡이 맞지 않아 4개 출입문 중 사고가 난 직3문 1개만 먼저 여는 실수를 범했다. 직3문 앞에는 5000여명이 기다리고 있었으나 섣불리 문을 열다 대형 참사가 일어나게 한 것이다. 목격자 주재열(46)씨는 “3시부터 운동장 주변에는 인산인해였다. 그러나 누구하나 통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윤악(69·여)씨는 “문이 열려 들어갔으나 뒤에서 사람들이 밀어 넘어졌다.”며 “다리가 사람들에 깔렸는데 사람들이 내쪽으로 계속 넘어져 다리를 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사고 직후 MBC 홈페이지에는 “평소 녹화상황을 이뤄볼 때 압사는 충분히 예견됐다.”면서 이번 사고는 인재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상주시민이라고 밝힌 한모씨는 “주최측이 예약제나 지정좌석제로 관객을 받지 않고 선착순으로 대기시켰다가 한꺼번에 입장시키는 바람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좌석이 지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람들이 몰릴 것을 예상했다면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철저히 통제를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책 상주시는 본청에 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대책본부를 설치, 사고수습에 나섰다. 경북도도 김용대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사고대책반을 편성, 상주시와 함께 사고수습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MBC는 최문순 사장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사상자에 대한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하고 사태수습에도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상주 한찬규 김상화 유지혜기자 shkim@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이레사’ 비소세포성 폐암 치료 효과

    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치료제 ‘이레사’가 한국에서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1차 치료에 실패한 진행성 비소세포성 폐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8회 아시아태평양암학회(APCC)에서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소속 폐암분과위원회(위원장 박근칠)는 지난 2003년 7월부터 5개월간 삼성서울병원을 비롯, 서울아산병원, 한양대병원 등 모두 7개 대학병원에서 1차 치료에 실패해 수술이 어려운 63명의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대상자 63명 중 21%인 13명의 종양 크기가 51% 이상 줄어들었고,31%인 19명은 종양이 더 이상 자라지 않는 안정무병변을 보이는 등 절반 이상의 환자에게서 질병조절 효과가 확인됐다.
  • [시론] 우리나라는 재난 대비 능력 있나/위금숙 위기관리연구소장

    [시론] 우리나라는 재난 대비 능력 있나/위금숙 위기관리연구소장

    지금 미국 뉴올리언스시의 이재민들은 허리케인 카트리나 자체보다 미국 연방정부의 늑장대처에 따른 탈수와 배고픔, 배신감 등으로 분노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미국 정부의 미흡한 위기관리능력에도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재난대비에 대해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위기는 예측할 수 없지만 예상할 수는 있다. 예상해 볼 수 있는 시나리오로는 ‘한 지방자치단체가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으나 통신두절이며 이를 지원해야 할 중앙재난안전 대책본부는 폭격을 맞아 그 기능이 마비된 상황’이다. 실제 9·11테러 당시 세계무역센터에 있던 미국 뉴욕시의 비상상황실은 붕괴됐다. 업무재개까지는 3일이나 걸렸고 이 기간 동안 지휘·통제는 불가능했다. 지금 미국은 대통령령으로 업무중단 12시간내에 정부 주요기능을 재개·유지하는 계획(COOP)을 수립토록 강제화하고 있다. 둘째 언제 어떤 재난이 닥치더라도 국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중앙차원의 단일접촉창구가 마련돼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재난의 발생 유형에 따라 관리주체가 다르다. 전쟁은 비상기획위원회, 자연적 재난과 비고의적인 인적재난은 소방방재청, 의도적인 인적재난은 행정자치부, 테러는 국가정보원이 각각 관리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재난발생 원인과는 관계없이 연방정부 차원의 단일접촉창구를 제공하기 위해 1979년 연방재난관리청(FEMA)을 설립했다. 셋째 중앙정부는 적합한 상황판단을 위한 기준과 실효성 있는 대응매뉴얼, 지식과 역량을 갖춘 훈련된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비상시 중앙재난안전 대책본부에는 각 유관기관으로부터 실무자가 파견된다. 하지만 이들은 비전문가들이다. 결정권한도 없다. 신속한 대책을 결정하거나 추진하기엔 한계가 있는 셈이다. 중앙재난안전 대책본부가 명실상부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비돼야 한다. 넷째 국가위기시 대응자원을 최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지자체, 민간단체 등이 보유한 인적·물적자원을 통합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또 신속한 자원동원이 가능하도록 절차나 협조체계, 연락체계, 보상체계 등을 정비해야 한다. 현재 동원가능한 인력·장비 목록은 구비되어 있지만 농촌의 고령화, 장비소유주의 동원기피, 유관기관간의 복잡한 절차 등으로 현장에서는 신속한 동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외에도 중앙정부는 지자체의 대비능력을 높이기 위한 기술적·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 재난발생 현장은 지자체에 있고 그 대응책임도 지자체에 있기 때문이다. 대비가 완벽하지 않으면 대응은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난달 조직개편한 소방방재청의 조직명칭을 보면, 대비를 담당하는 부서는 보이지 않는다. 대비능력을 향상시키려는 평가체계나 지원금 등도 현재는 마련돼 있지 않다. 미국에는 국토안보부내에 단독 부서로 비상대비·대응부(Emergency Preparedness & Response)가 있다.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대비능력 평가체계도 마련하고 있으며 매년 대통령에게 평가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비상사태 관리능력의 향상을 촉진하기 위한 보조금도 마련되어 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재난이 생길 수 있는지, 그 파급효과는 어떠한지를 예측(지피)해 현재의 대비능력을 진단(지기)하여 미리 보완·준비한다면, 천재 그 자체의 발생은 막을 수 없지만 그로 인한 인명 및 재산피해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위금숙 위기관리연구소장
  • “부시 언행불일치는 정신적 문제”

    ‘조지 부시의 잦은 언행 불일치엔 심각한 정신적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뉴올리언스 참극에 대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거짓말과 책임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그의 심리를 정신의학적으로 분석한 책이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인 저스틴 A 프랭크는 ‘부시의 정신분석’(교양인)이란 책을 통해 세계 최고 권력자인 부시의 모순적 행동 이면에 어린 시절 받은 고통과 상처, 부모의 양육에서 비롯된 공포와 불안이 도사리고 있음을 파헤치고 있다. ‘친절하고 쾌활한 사람이 어떻게 정부의 극빈자 지원 프로그램 기금을 삭감할 수 있단 말인가? 깊은 신앙심을 강조하는 사람이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이라크를 폭격하고, 그 결과를 공개적으로 즐거워하며 자축할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한편으로는 환경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수돗물에 비소 함량을 늘리도록 허가할 수 있단 말인가?’ 프랭크 교수는 부시의 집안내력과 성장과정에 얽힌 사연, 가족과 친구, 측근들의 사적인 기록과 증언, 인터뷰, 대통령이 된 이후의 발언과 행동 등 광범위한 자료를 토대로 이같은 부시의 모순 투성이 내면을 추적했다. 책에 따르면 부시는 명문가에서 태어났으나 능력이 미치지 못해 어릴 적부터 주의력 결핍 행동장애를 보였으며, 난독증에 학습장애, 사고장애, 편집증적 과대망상 증세를 보였다는 것. 이같은 피해의식 속에서 과도한 방어심리가 작용해 선과 악, 문명과 야만 식의 단순화된 이분법의 과대망상적 변형들이 중첩되어 오늘날 부시의 모순적 행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프랭크 교수는 분석했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기고] ‘자원외교’에 적극 나서자/박양수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

    노무현 대통령이 폭스 대통령의 초청으로 멕시코를 국빈 방문한다. 이번 만남에서 양국 정상은 두 나라간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21세기 공동번영을 위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선언할 예정이다. 멕시코는 중남미 국가 중 우리의 최대 교역대상국으로 연간 교역규모가 1991년 10억달러에서 지난해 34억달러로 3배 이상 증가했으며, 멕시코에 대한 투자도 2004년 말 기준,933건 6억 4000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가 한인 멕시코 이민 100주년이 되는 해라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감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그 기대감에는 에너지 및 자원에 대한 양국의 협력 확대방안도 포함돼 있다. 인구가 1억명이 넘고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멕시코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자원부국에 속하는 나라다. 세계 5위 산유국이란 사실에서 알 수 있듯 원유, 가스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은, 아연, 흑연 등 광물자원도 다량으로 부존해 있다. 은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고 형석, 비소, 흑연 몰리브덴은 세계 5대 생산국이며 중정석, 망간, 소금, 연, 아연 등의 생산은 세계 10위권에 속한다. 노 대통령은 방문에 앞서 가진 멕시코 일간지 ‘엘 솔 데 멕시코’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는 자원수입국으로서 해외자원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면서 “세계 5위 산유국이며 자원부국인 멕시코와 석유, 가스 및 광물자원 협력을 적극 희망한다.”고 자원외교를 강조했다. 이번 멕시코 방문길에도 브라질·아르헨티나·페루 등 지난번 남미국가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자원확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대통령과 자원개발 CEO들과의 동행이 지난해 9월 이후부터 부쩍 늘었다. 대한광업진흥공사·석유공사 등이 포함된 경제사절단이 동행하는 이번 멕시코 방문 역시 자원개발에 관한 양국간 협력방안이 적극 모색될 전망이다. 특히 현재 LS-Nikko와 멕시코 소노라 동프로젝트 공동탐사를 추진하고 있는 광업진흥공사는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간 유망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교류에서 공동 탐사 및 개발까지의 광범위한 자원협력을 적극 구상하고 있다. 또 다음 방문국인 코스타리카에서 8개국 중미통합체제(SICA)와 면담을 통해 국내기업 진출 프로젝트 물색 및 자원정보 파악 등 자원협력 방안도 모색한다. 최근 자원을 둘러싼 외교 전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가까운 중국과 일본은 러시아 유전개발과 동시베리아 송유관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또 1∼2년 새 국제유가뿐만 아니라 원자재 가격이 계속해서 급등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제 자원외교는 피할 수 없는 대세이자 필수사항이 됐다. 이에 따라 각국의 대통령은 외국순방시 가시적인 자원외교 성과를 거두기 위해 수백명의 경제사절단을 대동한다. 브라질 룰라 대통령의 경우 지난해 중국과 미국을 방문했을 때 무려 400명이 넘는 기업인을 대동했다. 중국을 방문한 프랑스 시라크 대통령은 300여명의 경제사절단과 동행했다. 자원 확보를 위한 각국 정상들의 세일즈 외교가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무역의존도 70%, 에너지 해외의존도 97%인 우리나라는 보다 적극적인 자원외교를 통해 해외진출의 길을 열어야 한다. 자원 선점을 위해 대통령이 앞장서고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박양수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
  • “고전 현대적 리메이크 필수”

    ‘미쳐야 미친다’‘죽비소리’‘꽃들의 웃음판’ 등을 낸 한양대 국문과 정민 교수는 먼지 쌓인 한적(漢籍)속에서 ‘오래된 미래’ 찾는 작업에 몰두해 왔다. 고전도 코드만 바꾸면 힘있는 말씀으로 바꾸는 힘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듣는 출판계의 모시기 힘든 필자중 하나다. 얼마전 출판계의 한 세미나에서 정 교수는 강조했다.“흐르는 것은 시간일 뿐 삶은 본질적으로 바뀌지 않는다.”고. 조선 후기 홍량호의 ‘옛날은 그때의 지금이요, 지금은 후세의 옛날’이란 말도 인용한다. 그래서 그는 고전을 ‘금을 캐는 광맥’이라고 부른다. ‘한시미학산책’이란 책을 낸 후 그는 한 대학의 디자인학과 학생들 앞에서 강의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유아교육 전공 교수의 요청으로 유치원 선생님들 앞에서도 강의를 했다. 여러 분야의 사람들 앞에서 강의를 하면서 그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내가 작문의 이론을 말하면 서예와 회화를 하는 이들은 서화이론으로, 국악과 학생들은 국악 이론으로 이해한다.’라고. 중요한 것은 가공이다. 고전이 아무리 좋아도 변해야 남는다. 자척으로 된 것을 미터와 센티미터로 고쳐야 한다. 그래야 그 정신을 알아들을 수 있다. 정 교수는 “박지원은 ‘먹다 남은 장도 그릇을 바꿔 담으면 새로운 입맛이 난다.’라고 했다.”며 변화는 당연한 것이고 필연적이라고 말한다. 원래 없는 ‘오리지널’ 주장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문제는 가공의 힘이다. 그 힘은 전문가의 안목에서 나온다. 그러나 정 교수는 “전문가는 많지만 자기들끼리만 놀고 대중을 외면한다. 그러다 보니 비전문가들이 그 역할을 담당한다.”고 아쉬워한다. 안목 있는 전문가가 현대적 감각으로 무장하고 고전을 새롭게 리메이크할 때, 고전은 영원한 사회의 코드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Doctor & Disease] ‘통합의학 연구’ BRM硏 박양호 연구실장

    [Doctor & Disease] ‘통합의학 연구’ BRM硏 박양호 연구실장

    그는 의사가 아니다. 그러나 그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는 암환자들이 전국 도처에 셀 수 없이 많다. 그들 가운데는 내로라하는 대학병원 의사도 있고, 대학 교수도 있고, 전·현직 장관도 있다. 그의 무엇이 그들을 줄서게 한 것일까. 우리 사회 일각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와 환자들은 정말 ‘혹세무민’의 사슬로 이어진 관계일까. 아니면 생사의 경계에 선 암환자들을 구원할 메시아인가. 현대의학에 면역요법 중심의 대체의학을 더하는 통합의학을 연구하는 BRM연구소의 박양호(64) 연구실장. 이런 일말의 의문을 갖고 그를 만났다. 그는 “현대의학의 한계가 뭐라고 보는가? 그건 아직 암을 정복하지 못했다는 게 아니라 정복할 수 있는 길을 가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할 말이 많은 듯했다. 그러면서 화두 같은 말을 더했다.“의학의 길은 의학 밖에 있다.” ▶우선 통합의학을 설명해 달라. -암 치료에 천연물을 이용해 현대의학의 사각을 메우자는 취지에서 사용하는 말이다. 사실, 현재 암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제의 대부분이 따지고 보면 천연물의 범주에 드는 것이다. ▶통합의학이 왜 필요하다고 보는가. -지난해 포천지는 ‘암과의 전쟁’을 선포한 미국이 해마다 천문학적인 연구비를 투입했으나 결과는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자성은 필연적으로 또 다른 가능성에 시선을 돌리게 하는데, 실제로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지금까지의 ‘타깃 치료’에 적극적으로 대체의학적 치료법, 즉 통합의학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암학회(ASCO)도 공식적으로 통합의학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필요성은 갈수록 커질 것이다. ●美·유럽선 대체의학요법 적극 시도 ▶천연물을 이용한 면역요법의 과학적 근거는 무엇인가. -수많은 임상적 성과는 논외로 치고,ASCO의 최근 발표가 이 치료법의 과학적 근거가 될 것이다.ASCO는 천연물요법이 기존 항암제의 효능 확대, 부작용 감소, 약제 내성 감소 등에 뚜렷한 효과가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천연물요법이 적용되는 분야는? -지금까지 임상적 치료효과를 확인한 분야는 간암, 비소세포성 폐암,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등이다. 다른 분야는 현재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박 실장은 천연물요법의 대두가 분자생물학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분자생물학적 소견이 제시되기 전에는 암의 발병과 증식, 전이 등 일련의 과정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으나 이 분야의 성과가 축적되면서 면역학과 천연물요법의 상관성이 과학적으로 확인된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기존의 식이요법과 천연물요법은 명백히 다르고 따라서 구별되어야 합니다.” ●美암학회도 천연물요법 효과 인정 ▶암과 관련된 식이요법은 의학계에서도 그 유효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설명해 달라. -서울대병원에서 유방암이 간으로 전이된 것으로 진단받은 K(44·여)씨의 경우 허셉틴과 천연물요법을 병용해 치료한 결과 한달 만에 유방의 10㎜짜리 암덩어리가 2.5㎜로, 간의 13.4㎜짜리가 3.6㎜로 줄었다. 서울대병원이 확인한 사실이다. 또 직장암이 간과 복막으로 전이돼 대학병원에서 퇴원을 종용받은 P(40)씨는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병원치료와 천연물요법을 병용한 결과 현재 완치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런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유명 대학병원이 우리 연구소로 환자를 보내 통합치료를 권하는 걸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박 실장은 덧붙여 지금 자신의 관리 하에 통합치료를 받고 있는 유명인들의 이름을 열거했다. 유방암 치료의 대가로 본인이 대장암 투병 중인 L박사를 비롯, 전 청와대경제수석 P씨 등이 귀에 익은 면면이었다. “대학병원장까지 지낸 강모 박사는 전립선암으로 3년 만에 타계했는데, 이 분과 비슷한 시기에 역시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L차관은 이미 전이가 진행돼 앞의 환자보다 암표지자가 1000배나 높았는데도 아직 정정하게 활동하고 있다.”며 사례도 소개했다. ●“의사등 유명인사들도 통합치료 받아” ▶그렇게 유효한 통합치료법이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까닭은 무엇인가. -얼마 전까지 유명 대학병원의 손꼽히는 암 전문의였던 류영석 박사(열린내과 원장) 사례를 말하고 싶다. 우리나라 의사들의 대체의학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탓에 가장 큰 좌절을 겪은 분일 것이다. 이 분은 지금도 ‘과학적 근거를 가진 현대의학과 대체의학이 동시에 적용될 수 있다면 암 치료가 훨씬 용이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더라도 환자마다 암의 종류와 상태, 신체조건이 다를 텐데 어떻게 처방을 하는가. -통합의료의 근거는 병원 진단기록이다. 환자의 CT 및 초음파진단 소견서와 혈액 및 조직검사서, 암표지자 자료 등을 보고 치료방법을 결정한다. 중요한 것은 환자가 의학적 치료와 나의 대체의학 치료를 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치료효과가 극대화된다. ▶아직도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했는데, 연구는 어떤 형식으로 진행되는가. -많은 학자들이 연구를 돕고 계신다. 하버드의대에서 면역학을 연구 중인 강춘란 박사, 강원대 면역약리연구실 권명상 박사, 서울대약대 김병각 교수, 미 국립보건원 암연구소 김성진 박사, 류영석 박사와 중국 옌볜대 오국용 교수, 예일대 윤지원 교수, 시드니대학 최의수 교수,KIST 생명공학연구소 이영익 박사 등 많은 분들이 이 연구에 노력과 지혜를 보태주셨다. ●과학화가 천연물요법 성공 열쇠 ▶아직도 많은 의사들은 식이요법을 근거없는 사술이라고 말하는데…. -일리 있는 지적이다. 사실 천연물 다루는 사람들이 ‘사기꾼’ 소리 들을 만했지 않나. 과학적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만병통치약이라고 떠들었다. 나는 최근 조선대의대 강연에서도 ‘천연물요법의 최대 장애는 천연물 다루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과학화다. 그걸 규명하지 못하면 사술의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통계화하지는 않았나. -그런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어려움이 많았다. 나는 확신을 갖고 통합치료를 시작했는데, 의사의 만류로 그만둔 사람도 꽤 있다. 또 약재에 보험 적용이 안 되는 것도 통계화의 장애가 된다. 박 실장은 대체의학을 근간으로 하는 통합의학이 유럽에서는 이미 일반화했으며, 미국에서도 95개 대학병원에서 통합치료를 시도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이제 밥그릇 싸움보다는 환자의 고통을 먼저 헤아리는 치료가 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며 “통합치료의 과학성이 궁금하다면 누구든 나와 토론을 갖자.”는 도발적인 제안도 내놓았다. 그러면서 그는 “인류의 가장 심각한 고통인 암과의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의학 밖에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박양호 실장은 ▲식이요법과 생약 등을 통한 대체의학 전문가▲한국소화기병학회 회원▲캐나다 캘거리의대 객원연구원(면역학)▲영동세브란스·인하대·조선대병원 등 국내는 물론 미국 등지에서 ‘대체의학과 암 치료’를 주제로 강연▲‘간질환과 암의 면역요법치료’‘암세포가 사라졌다’ 등 8권의 저서 펴냄.
  • 준조세 ‘껑충’ 소득은 제자리

    준조세 ‘껑충’ 소득은 제자리

    가계가 ‘준조세’에 허덕이고 있다. 소득은 거의 제자리걸음인데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료 등 강제적 성격의 준조세는 마구 뛰고 있다. 이로 인해 실제 쓸 수 있는 소득이 뒷걸음질치면서 소비성향은 급속히 위축되는 추세다. 게다가 경기회복에 대한 불투명으로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려는 성향이 강해지면서 경제성장의 한 축인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는 점차 멀어진다는 지적이다. 소비진작을 외쳐 온 정부가 준조세를 늘려 소비지출에 대한 부담감을 높이는 쪽의 ‘엇박자 정책’을 편 셈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2·4분기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85만 2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4% 늘었다. 그러나 국민연금, 건강·고용보험료 등이 포함된 비소비지출은 35만 3000원으로 같은 기간 7%나 늘어 소득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항목별로 근로소득세 등 조세는 월평균 7만 2600원으로 1년 전보다 1.9% 줄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2분기 조세가 월평균 7만 4000원으로 전년보다 18.2%나 늘어난 데 따른 통계기술상의 착시효과다. 조세는 지난해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10% 이상 늘었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은 7만 800원으로 4.1%, 건강·고용보험료 등 사회보험료는 5만 9500원으로 5.4% 늘어났다. 교육비 송금, 생활비 보조 등이 포함된 기타 비소비지출은 4만 2400원으로 14.2%가 늘었다. 김종석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적연금이나 사회보험료가 오르는 게 필요하지만 이는 효과적인 품질관리가 전제로 된 경우이며 지금처럼 질적인 측면을 무시하고 양만 늘려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가처분소득에 대한 소비지출 비율인 평균 소비성향은 77.6%로 전국 가구의 가계수지동향이 작성된 2003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여름철 보약 복용 어떻게

    여름철 보약 복용 어떻게

    무더위에 지치는 여름이면 가족을 위해 보약을 준비하는 가정이 많다. 기력을 다시 채우기 위해서다. 그러나 몸에 좋은 보약이지만 적응증과 체질을 따지지 않고 무작정 먹었다가는 효과는커녕 부작용만 얻을 수도 있다. 여름철 보약,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 ●보약이란 한의학에서 말하는 보약은 기본적 치료방법인 보법(補法)에 사용하는 약재를 말한다. 흔히 보약을 ‘건강상 부족한 점을 보충해 주는 약재’로 이해하나 이보다는 ‘부족한 부분은 보충하고 넘치는 부분은 덜어 생리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도록 돕는 약’으로 보는 것이 옳다. 이런 보약에 누구에게나 좋은 것은 아니다. 자신의 건강이나 체질 진단없이 ‘몸에 좋겠지.’하고 먹어서 보약효과를 얻기는 어려우며 오히려 병을 키울 수도 있다. 예컨대 체질적으로 몸이 냉하고 추위를 많이 타며, 혈압이 낮은 사람이 피로감을 해소하기 위해 먹는 인삼과, 열이 많고 더위를 많이 타며, 혈압이 높은 사람이 먹는 인삼은 효과가 전혀 다를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사람을 4가지 특성군으로 분류한 것이 바로 사상체질이다. ●체질과 보약 ▲태양인 태양인은 양(陽)이 많고 음(陰)이 적으므로, 양은 줄이고 음은 보충해 줘야 한다. 태양인은 주로 다리가 허약하며 여기서 오는 병에는 오가피, 소나무 마디 등을 쓴다. 또 태양인에게 많은 열격, 해역, 반위 등에는 모과, 포도나무 뿌리, 다래, 합조개, 붕어, 순채나물 등을 쓴다. 태양인은 폐가 큰 반면 간이 작으므로 채소, 과일, 조개류를 써서 이를 보완한다. ▲소양인 소양인은 양이 많고 음이 적으므로 음을 실하게 하고, 양을 억제해 균형을 맞춰줘야 한다. 소양인은 비(脾)가 크고 신(腎)이 작은데, 이 신의 기운을 왕성하게 하는 약재로는 숙지황 산수유 복령 지모 택사 목단피 황백 과루인 강활 방풍 황련 저령 생지황 석고 등이 있다. 닭고기 부자 인삼 조각 침향 등은 약효를 저해하므로 처방에서 제외한다. 소양인에게 좋은 보약재는 숙지황 산수유 구기자 생지황 영지버섯 등이다. ▲태음인 태음인은 본래 피가 탁하고 기가 칼칼하기 때문에 대·소변을 잘 통하게 하는 것이 질병 치료의 기본이다. 간대폐소(肝大肺小)한 태음인에게는 폐의 기운을 살리는 맥문동 오미자 산약 길경(도라지) 우황 황금 상백피 행인 마황 의이인 황율 웅담 원지 등을 주로 쓴다. 감수 계지 영사 석고 시호 황백 등은 태음인의 약제가 아니므로 쓰지 않는다. 태음인에게 좋은 보약재는 녹용 웅담 오미자 맥문동 갈근 등이다. ▲소음인 소음인은 혈과 기가 약하므로 덥게 보하는 것을 위주로 병을 치료한다. 소음인은 신대비소(腎大脾小)한데, 비(脾)의 기운을 돋우기 위해 인삼 백출 감초 당귀 천궁 관계 진피(귤껍질) 백작약 도인 행화 포부자 목향 정향 향부자 등을 쓴다. 갈근 감수 메밀 대황 영사 배 마황 석고 수은 사군자 쇠고기 시호 돼지고기 황백 황련 등은 피한다. 소음인에게 좋은 보약재는 인삼 부자 황기 계피 당귀 등이다. ●보약 먹을 때 주의할 점 음식물을 소화, 흡수시키는 기능이 좋지 않을 때에는 어떤 보약을 먹어도 좋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소화기능을 먼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또 감기 등 급성감염성 질환이 있을 때 보약을 잘못 사용하면 병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보약을 복용할 때는 충분한 수면과 안정된 마음가짐을 취하고, 소화에 부담을 주는 음식이나 술 담배 등은 피해야 한다. ●보약에 대한 몇가지 오해 ▶보약에는 인삼 녹용이 꼭 들어간다? -그렇지 않다. 건강 상태나 체질적인 요인 등을 고려해 필요한 약재만 사용하므로 인삼 녹용이 들어가지는 않는 경우도 많다. ▶보약(특히 숙지황)과 무를 함께 먹으면 머리가 희어진다? -그렇지 않다. 숙지황과 나복자(무씨)는 서로 상반된 성질을 가져 약효의 감소는 있을 수 있으나 흰머리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보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 -그렇지 않다. 한의학에서는 비만의 원인을 수분대사 장애로 보며, 적합한 약물치료로 체중을 줄일 수도 있다. ▶여름철에 보약을 먹으면 땀으로 다 나간다?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려 원기가 부족할 때에 보약이 더 필요하다. ■ 도움말 이장훈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1내과 교수. 이수경 경희의료원 사상체질과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충남 폐광주변 중금속 오염 심각

    충남 폐광주변 중금속 오염 심각

    폐광 주변지역의 지하수와 하천이 발암·신경독성을 일으키는 비소(As), 카드뮴(Cd) 등 유해 중금속으로 광범위하게 오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논과 밭 등의 토양오염도 극심해 폐광 주변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작물의 안전성도 크게 우려되고 있다. 19일 환경부가 발표한 ‘충남 폐금속 광산 오염실태 정밀조사’에 따르면 23개 조사대상 폐광 가운데 12개가 토양오염 우려 기준을 초과했고 이 가운데 청양군 삼광광산 등 9개 폐광은 당장 복구조치가 필요한 대책기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삼광광산 인근 지역의 경우 농업·생활용수 등으로 쓰이는 하천수에서 비소가 ℓ당 1.13㎎이 검출돼 기준치(0.05㎎)의 22배나 웃돌았다. 천안시와 서산시 폐광지역에선 주민들이 음용하는 먹는물에서 비소와 카드뮴이 각각 기준치를 소폭 넘어섰다. 논과 밭, 임야의 토양오염도 극심했다. 삼광광산 인근 토양은 기준농도(6㎎/㎏)의 170배가 넘는 비소로 오염됐고, 서산시 서성광산의 경우 카드뮴과 아연 농도가 각각 기준치의 50배와 20배에 육박했다.512개 토양조사 지점 가운데 77개 지점(15%)에서 기준치를 초과했고, 이중 37개 지점이 논과 밭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주민 자체소비나 유통 등에 따른 농작물 안전성도 우려되고 있으나 이에 대해선 별도의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환경부는 “일부 폐광지역에 쌓인 광미(鑛尾·광석을 빻아 필요한 성분을 골라낸 뒤 남은 가루)가 현재도 하류로 유실되고 오염범위가 광범위해 조속한 복원사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1990년대부터 전국 168개 폐광지역을 정밀조사해 왔는데, 이중 104개(62%)가 오염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전국적으로 산재한 900여개의 폐광 가운데 700여개는 아직 정확한 오염실태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휴가철 피서지 ‘공짜 차량점검’

    휴가철 피서지 ‘공짜 차량점검’

    “휴가 떠나는 길에 공짜로 차량 점검 받으세요.” 자동차업계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전국 주요 나들이 길목에서 차량 무상 점검 서비스를 벌인다.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다. 희망 고객은 고속도로, 국도, 휴양지, 해수욕장 등에 설치된 자동차업체별 임시 서비스센터로 가면 된다. 운영 시간은 매일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피서 인파가 특히 많이 몰리는 무주 구천동 휴양지와 화진 해수욕장에는 자동차 5개사의 합동 임시센터가 들어서 편하게 점검을 받을 수 있다. 엔진·브레이크·에어컨·타이어·냉각수 등을 점검해 주고, 인근 지역 고장 차량에 대한 긴급출동 서비스도 제공한다. 여름철 장거리 운행차량의 관리 요령 및 안전운전 요령도 알려준다. 한편,GM대우차는 이달부터 주5일 근무제가 확대 시행됨에 따라 토요 정비를 재개했다. 회사측은 “지난해 7월 주5일제가 실시되면서 직영 정비소의 토요 업무를 중단했으나 주5일제 확대에 따라 토요일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이 급증해 정비 업무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정비 시간은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이며 예약은 080-728-7288로 하면 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주말화제] “이젠 교육한류를 세계로”

    [주말화제] “이젠 교육한류를 세계로”

    “베트남의 신세대가 배우고 싶은 건 한국의 힘입니다.”미래의 베트남을 이끌 테크노크라트가 한국에서 키워진다. 기자가 베트남의 국립대학인 하노이과학대 312호 강의실을 찾은 건 지난달 29일.8명의 베트남 학생들이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 광주과학기술원(GIST)의 교수진 앞에서 지난 6개월 동안 실험해 온 연구과제를 발표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한국 교수들의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자 비로소 안도의 미소가 번진다. 오는 8월부터 광주과기원 박사과정 진학이 최종 결정된 것이다. ●베트남 수재중의 수재 뽑아 미래의 지도자 키워 이날 발표를 지켜본 베트남 교육훈련부 팜 지 띠엔(62) 해외훈련국장은 “베트남 경제발전의 모델인 한국에서 교육을 받는 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국가에 유학생을 보내고 있지만 서구 선진국과 유사한 교과과정, 저렴한 비용, 높은 기술 수준을 갖춘 한국은 같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 서구 유학을 대체할 매력적인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베트남 정부가 광주과기원에 5년 동안 100만달러를 지급하며 양성에 나선 국비 장학생. 한국에서 매년 10여명씩 모두 50여명의 박사를 키운다. 또 내년부터 석사과정에도 해마다 15명을 위탁,90만달러를 추가로 지급할 계획이다. 동남아 국가를 대상으로 교육수출을 추진해 온 광주과기원의 첫 결실인 셈이다. 박사과정 1기생인 이들은 광주과기원의 국제환경연구소에서 3년 동안 학위를 마친 뒤 정부와 대학에서 일하게 된다. 이들에게 거는 베트남 정부의 기대는 매우 높다. 무엇보다 선발 과정이 엄격했다. 우리의 교육인적자원부에 해당하는 베트남 교육훈련부가 신문·광고를 통해 베트남 전역에서 28명의 인재를 선발한 뒤 다시 8명으로 걸러냈다. 수재 중의 수재로 2년 이상 연구소에서 근무한 경력을 갖춘 20대 연구원들이다. ●캄보디아 정부와도 박사과정 교육수출 추진 이들에게 한국은 매우 친근한 나라이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대장금’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뒤 한국 드라마가 날마다 TV에 등장한다. 하노이에서는 대장금이라는 식당도 생겼다. 강의실에서도 ‘교수님’,‘사랑해요’ 같은 한국말도 자연스럽게 나온다. 대기오염을 전공한 하 치 풍(23·여)은 “한국은 베트남 젊은이들에게 정서적으로 친숙한 나라”라면서 첫 외국행의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매일 한국 드라마를 보며 한국 생활을 준비하고 있다. 하 치 풍은 “베트남의 현재는 급속한 경제발전이 이뤄졌던 한국의 과거와 매우 닮았다.”면서 “한국의 힘을 배워 베트남의 경제발전을 위해 쓰고 싶다.”고 소망했다. 베트남과학원 연구원인 호 뚜 꾸엉(26)은 “한국을 친절하고 개방적인 나라로 생각한다.”면서 “환경공학 기술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한국에서 전공인 환경미생물학을 공부하게 된 것은 행운”이라고 활짝 웃었다. 현재 베트남의 환경문제는 매우 심각한 상태라고 한다. 대기환경뿐만 아니라 토양과 지하수의 비소오염 등은 베트남 정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라는 것.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의 전제 조건이 환경이라는 인식이다. 하노이과학대 융엔 반 마우(61) 총장은 “베트남의 환경문제 해결책을 한국에서 찾고 싶어 전문가 양성을 맡기게 됐다.”면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학생들은 농업농촌개발부·건설부·자원환경부 등 정부의 테크노크라트와 국립대 교수로 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과기원은 캄보디아 정부와도 박사과정 교육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석박사과정 10%가 美·中·印등 외국인 김경웅(41) 환경공학과장은 “과기원의 모든 강의가 영어로 진행돼 미국, 폴란드, 중국, 인도, 타이완, 말레이시아 등 각국의 외국인 학생들이 전체 석·박사 과정의 10%를 점유하고 있다.”면서 “우리 교육이 유망 수출품목이 될 수 있는 점이 입증된 만큼 교육의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싶다.”고 말했다. 글 하노이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토종애니’ 예비스타들“둘리보다 뜰거야”

    귀여운 반달곰과 너구리, 앙증맞은 이웃집 소년, 이종 격투기 외계인, 로봇 등등. 누가 국내 애니메이션의 대표 캐릭터 둘리의 대를 이을 수 있을까. 7월 들어 토종 창작 애니메이션이 연이어 안방극장을 두드리고 있다. 이미 방영에 들어갔거나, 이달 안에 방영을 준비하고 있는 것만 무려 10편에 이른다. ●전체방송시간 1%는 국내작품 채워야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애니메이션 총량제’ 때문이다. 이는 영화계 ‘스크린 쿼터제’와 비슷하다. 국내 애니 산업의 진흥을 위해 도입된 것으로 지상파 3사는 전체 방송 시간의 1% 이상을 반드시 새로 만들어진 국내 작품으로 채워야 한다. 지난해 지상파 3사를 통해 방송된 신규 국산 창작물이 18개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총량제’는 시작부터 상당한 파급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국 애니의 전성시대가 돌아온 듯하다. 지난 1987년 국내 창작 TV용 애니메이션이 첫 선을 보인 뒤 잠시 동안 붐을 일으키기도 했지만,18년이 흐르는 동안 국산 애니의 인기는 ‘외화내빈’ 상태였다. 최근 문화관광부가 내놓은 ‘2004 문화산업통계’에 따르면 국내 애니메이션 분야는 7105만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 국내 문화 콘텐츠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반면 국내 시청자들에게는 외국산 애니에 밀려 외면당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번 ‘총량제’ 실시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토종 애니의 붐이 일어나는 한편, 둘리나 하니, 머털도사 등의 인기를 뛰어 넘는 캐릭터가 탄생될지 기대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지난 4일 부터 전파를 타고 있는 SBS ‘고미의 만화 호기심 천국’(매주 월∼금 오후 4시50분)이다. ●‘고미의 만화호기심천국´ 눈길 끌어 여섯 살 꼬마 고동이가 생활 속에서 느꼈던 갖가지 궁금증을 전설의 반달곰 고미가 해결해준다는 내용. ‘고인돌’의 작가 박수동씨가 원안을 그린 주인공 고미는 귀엽고 토속적이며 친근한 느낌을 준다.2D,3D 컴퓨터그래픽과 실사화면을 섞은 점도 독특하다.SBS는 19세기말 하늘을 날겠다는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린 코믹 어드벤처물 ‘파닥파닥 비행선’(매주 금 오후 5시)도 8일부터 내보낸다. KBS는 6편의 보따리를 풀었다. 이미 2TV에서 ‘내 친구 우비소년2’(매주 화 오후 6시10분) ‘출동 유니온 킹’(매주 수 오후 6시10분) ‘마스크맨’(매주 목 오후 6시10분)을 방송하고 있다. 특히 ‘마스크맨’은 이종격투기를 소재로 바이크맨등 톡톡 튀는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주목되고 있다.3부작 ‘출동’에 이어서는 곧바로 ‘천하통일 파이어 비드맨’이 나가게 된다. ●KBS ‘내 친구 우비소년2´등 6편 방송 1TV에서는 각각 8일과 9일부터 시작하는 ‘너구리와 숲 속 친구들’(매주 금 오후 4시30분) ‘재동아 학교 가자’(매주 토 오전 7시40분)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북한 애니메이션으로 국내 안방을 찾는 ‘너구리’는 북한발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게 된다.‘재동아’는 4년 전 ‘우당탕탕 재동이네’의 후속편. 유치원생이던 재동이가 초등학생이 돼서 겪는 학교생활을 이야기로 꾸민다. 4일부터 세계 각국 고전 등을 애니로 옮긴 ‘이야기 여행’(월 오후 4시30분)을 내보내고 있는 MBC는 7일부터는 가까운 미래에 자신의 그림자 로봇을 불러내 악당들과 겨루는 소년 케이의 모험담 ‘섀도우 파이터’(목 오후 4시30분)를 방송하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씨줄날줄] 나폴레옹의 영어공부/이목희 논설위원

    지난해 말 경매에 나온 나폴레옹의 유서초고는 새카맣게 고친 대목이 많았다. 대서양의 절해고도 세인트헬레나에서 최후를 맞는 심정이 복잡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필생의 숙적 영국에 대해 양면적 심리를 표출했다.‘영국 통치자들을 용서한다.’고 썼다가,‘나는 영국인들에게 살해됐다.’고 바꿔버렸다. 그가 영국측의 음모로 비소중독에 걸려 사망했다는 설이 있다. 사인과는 별개로 영국은 트라팔가르해전과 워털루전투 등 나폴레옹에게 치욕을 안겨준 나라다. 나폴레옹이 영국만 굴복시켰다면 사실상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애증과 회한이 상당했으리라 쉽게 짐작된다. 나폴레옹이 유배지에서 영어를 공부했다는 자료가 새로 공개됐다. 영국 BBC인터넷판은 그 이유를 “당시 영국 신문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도하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단순한 호기심 차원은 아닐 것이다. 적을 깊이 알고, 재기를 노리려는 막판 집념이 엿보여 섬뜩하기조차 하다. 나폴레옹전기를 쓴 역사가 막스 갈로는 “나폴레옹은 현대적 의미에서 정치적 커뮤니케이션의 창안자”라고 평했다. 나폴레옹은 200년전에 이미 언론의 힘을 알고 그를 적극 활용하려 했다. 그러나 그는 방향을 잘못 잡았다. 언론통제와 여론조작을 통해 권력을 유지·강화하려 했다. 잘못된 언론관은 이미 그의 파멸을 예고하고 있었다. 1789년 프랑스혁명 후 제정된 인권선언 11조는 ‘모든 시민은 자유의 남용이 아닌 범위에서 자유롭게 말하고 쓰며, 인쇄할 수 있다.’고 언론·사상의 자유를 명백히 했다. 이어 10년간 1350종의 정기간행물이 나오며 언론자유가 만개할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1799년 권력을 잡은 나폴레옹은 적대언론을 통폐합하고, 파리에서 발행되는 신문을 4종으로 제한했다. 철저한 검열제도도 실시했다. 침략지에서는 군대소식지를 만들어 정보조작을 일삼았다.‘전황보고 같은 거짓말’이라는 비유가 생길 정도였다고 한다. 프랑스에 비해 영국은 언론의 자유가 단계적으로 발전해왔다.1689년 권리장전 이래 언론의 자유는 자율교정을 원칙으로 유럽대륙보다 앞서 나갔다. 나폴레옹이 프랑스혁명의 정신을 살려 진정한 언론 자유를 전파하는 데 앞장섰다면 말년이 달라지고, 역사적 평가가 지금보다 훨씬 나아졌을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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