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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짱 될래요”

    초등학교 4학년인 나성진은 급한 성격 때문에 크고 작은 사고를 달고 살다시피한다. 집에서나 학교에서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여러 번 위험에 처하지만 반성보다는 자신의 모습을 무용담처럼 자랑한다. 이런 성진은 건설현장에서 아빠를 잃은 미나를 만나면서 안전의 소중함을 느끼는 안전도우미로 태어난다. 이는 한국산업안전공단(이사장 박길상)이 어린이들의 안전교육을 위해 제작·방영키로 한 안전 특집드라마 ‘또래끼리 안전짱’의 줄거리다. 어린이들이 가정과 학교에서 만나게 될 각종 안전사고의 위험성을 드라마 속에서 자연스럽게 제시,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됐다. 또래끼리 안전짱은 25일과 26일 오후 5시35분에 EBS-TV를 통해 방영된다. 한편 소방방재청도 23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안전교재 30만부를 발간, 일선 학교에 배포했다. 소방방재청은 교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1∼3학년은 애니메이션·플래시·게임 등의 부교재 10편을 제작했다. 또 4∼6학년을 대상으로는 교재내용을 영상화해서 ‘화재, 비상구를 찾아라’ 등 10편을 영상물로 제작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파산자-재기의 두얼굴] ‘지정변호사제’ 제안 정준영 판사

    [파산자-재기의 두얼굴] ‘지정변호사제’ 제안 정준영 판사

    “개인파산과 회생은 자본주의 모순을 해결할 가장 인간적인 제도이자 비상구입니다. 여전히 한계선상에 있는 사람들이 파산을 회피하며 작은 빚을 큰 빚으로 부풀리고 있습니다.” 대법원 송무심의관 정준영(사시 30회) 판사는 법원 내 파산·회생 분야의 검증된 전문가이다. 지난 13일 대법원이 발표한 저소득층에 대한 국가 지원제도인 ‘개인파산·개인회생 소송구조 지정변호사 제도’를 착안한 실무 책임자이기도 하다. 정 판사는 파산을 적극적인 개념의 ‘사회안전망’이자 ‘브리딩 스페이스’(Breathing Space·숨을 돌릴 수 있는 공간)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파산 제도가 원리대로 작동만 잘 된다면’이라는 전제조건이 면책 이후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정 판사는 “취업을 하고 싶어도 신원보증이 안 되고 최소한의 생계자금 대출과 금융거래도 차단된다면 개개인이 기술과 능력을 발휘해 어떻게 장래 소득을 만들 수 있겠는가.”라면서 “사회·경제적 복귀의 진입 장벽이 높고 차별로 인해 재기에 실패하면 결국 기초생활수급자로 전락해 국가 예산을 지원하는 악순환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그는 5년 전에 비해 100배 가까이 파산 신청이 늘었지만 아직 걸음마 수준으로 남용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인식을 보였다. 정 판사는 “파산 남용이나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에는 엄격한 견제와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과연 신용불량자가 400만명에 도달하도록 채권기관의 신용 남발과 도덕적 해이는 없었는지 되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파산선고로 인한 각종 불이익과 사회적 차별이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 수단이 될지는 몰라도 동시에 파산을 기피하는 강력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판사는 “개인파산과 회생은 법원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재정경제부, 보건복지부 등 정부와 금융권이 국가적인 정책과제로 현실적인 재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탁상행정 소방법 집단소송 불보듯

    탁상행정 소방법 집단소송 불보듯

    “네모난 건물을 세모난 소방법에 억지로 끼워 맞추라는 것밖에는 안 됩니다. 단속공무원이 봐도 심하다면 말 다한 거죠.” 서울시내 한 소방서에 근무하는 이모(35) 소방관은 내년 5월 발효되는 개정 소방법과 관련해 현장지도를 나갈 때마다 곤혹스럽다. 학원,PC방, 식당을 찾아다니며 비상구 등 화재대피 시설을 새 법령에 따라 고치라고 독려하고 있지만 이 소방관 스스로 바뀐 규정이 억지스럽다고 느낀다. 다중이용업소에서 화재가 났을 때 인명피해를 최소화하자는 뜻으로 만들어진 개정 소방법이 시행을 여섯달 남짓 앞두고 곳곳에서 마찰을 빚고 있다. 업주들은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상당수 소방공무원들도 여기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사람 목숨이 최우선”이라며 반박한다. 경기도 광명시에서 비디오방을 운영하는 장모(48)씨는 비상구 확장을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가로 65㎝, 세로 130㎝인 지금의 비상구를 가로 75㎝, 세로 150㎝로 넓혀야 하지만 비상구 옆에 커다란 기둥이 자리하고 있다. 공사를 하려면 기둥을 없애든지 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건물주인은 “건물의 안전성을 해쳐 가면서까지 세를 줄 수는 없으니 차라리 가게를 비우라.”고 요구했다. 소방법에는 학원(수강생 100명 이상), 노래방, 찜질방, 고시원, 비디오방, 산후조리원, 전화방, 일반음식점 등이 다중이용업소로 규정돼 있다. 개정법에 따라 이런 업소가 입주한 건물은 지하와 지상 5층 이상 층에 기존 비상통로 외에 추가로 외부 비상계단을 만들어야 한다. 지상 4층 이하라도 발코니 등을 통한 피난처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2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되고 이후 유예기간을 넘기면 3년 이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업소들은 “취지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적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며 볼멘소리를 낸다. 상당수 건물들이 건축법이 규정한 최소 여유공간(대지경계로부터 50㎝)만 남겨놓고 세워져 있어 외부 계단을 설치할 공간 마련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개정 소방법에서 규정하는 계단의 폭은 75㎝. 외부계단을 만들 경우 건축법을 어기는 것은 물론이고 남의 땅까지도 침범하게 될 소지가 있다. 특히 인접건물에서도 비상계단을 만든다면 물리적으로 계단 2개분의 공간이 나올 수가 없다. 건물 5·6층에서 입시학원을 하는 김모(35·경기도 시흥)씨도 외부 비상계단을 만들라는 권고를 받았다. 그는 “공사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형사처벌을 당하든지 소방법에 맞는 건물로 이사를 가든지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건물 안에 공사를 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업주들은 주장한다. 기둥·벽 등으로 여유공간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은 데다 이미 완공된 건물의 벽이나 바닥을 뚫는 대공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관련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사람이 건물주가 아니라 업주여서 업주가 세입자일 경우 건물주의 반대에 부딪치는 경우도 많다. 이와 관련, 소방방재청 소방제도운영팀 이윤근(46)씨는 “인천 인현동 호프집 화재나 경기 예지학원 등 비상구나 피난로의 미비로 인명피해가 커지는 사례가 많아 엄격한 법 적용이 불가피하다.”면서 “이미 부처별 회의를 거친 만큼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불만이 있을 수 있겠지만 예외를 둘 경우 다수를 보호한다는 입법취지를 살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학원연합회 등 일부 다중이용업소 업주협회 등은 단체마다 대책위원회를 만들고 관련 규정을 없애 달라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다. 전국학원총연합회 조영환(50) 대책위원장은 “화재를 통한 인명피해를 막겠다는 법 취지는 이해하지만 현실을 고려치 않고 책상에 앉아 만들어진 법을 무조건 따르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새 소방법은 법률불소급 원칙에도 위반되는 만큼 행정소송 등 집단행동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이유종기자 whoami@seoul.co.kr
  • [독자의 소리] 극장 비상구 대형사고에 무방비/차형수 (서울 송파구 신천동 미성아파트)

    일부 극장의 출입구가 너무 좁고 비상구마저 시설이 허술한 채 제기능을 다하지 못해 화재 등의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영화가 끝나면 1∼2개뿐인 출구로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린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만약에 불이라도 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 2∼3개의 영화를 동시상영하는 극장이 늘고 있으나 규모에 비해 비상구는 매우 협소한 실정이다. 서울을 비롯한 우리나라 도시 대부분의 극장이 이와 비슷한 실정일 것이다. 비상구를 흡연실로 사용하거나 비상출구쪽을 아예 자물쇠로 잠가놓은 곳도 많아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진다. 또 흥행에 성공한 영화의 경우 계단에까지 임시 의자를 놓고 상영하는 영화관도 있다 보니 한마디로 콩나물 시루를 방불케 하는 곳도 있다. 영화관은 관객들의 안전을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 좁고 불편한 좌석과 극장내 매점의 폭리 등은 차치하고라도 제발 비상구만이라도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차형수 (서울 송파구 신천동 미성아파트)
  • [국제플러스] 자카르타도 ‘조류독감 비상구역’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가 조류독감 ‘비상구역’으로 선포됐다고 관영 안타라 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시티 파딜라 수파리 인도네시아 보건장관은 18일 밤 정부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마친 뒤 자카르타를 조류독감 ‘비상구역’으로 선포했다고 통신이 전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앞서 아버지와 딸 2명이 조류독감에 걸려 숨진 탕게랑주를 조류독감 ‘비상구역’으로 선포한 바 있다.인도네시아 정부가 자카르타를 조류독감 ‘비상구역’으로 선포한 것은 시내 동물원의 가금류가 조류독감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자카르타에서는 3명이 조류독감 증세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른 한명은 ‘관찰’대상에 올라 있다.인도네시아에서는 지금까지 자카르타와 노스 수마트라, 웨스트 자바, 이스트 자바, 사우스 술라웨시, 웨스트 누사 텡가라 등에서 조류독감 관련 폴리메라제 연쇄반응이 나타났다.
  • 임지형&광주현대무용단 제14회 전국무용제 대상

    13일 폐막된 제14회 전국무용제에서 임지형&광주현대무용단이 대상(대통령상)을 차지했다. 임지형&광주현대무용단은 이숙영 안무의 ‘레밍턴’을 공연, 심사위원단(위원장 이은주 인천전문대 교수)으로부터 “구성과 안무는 물론 무대장치, 조명, 의상 등 모든 무대요소가 훌륭하게 어울리면서, 통상적으로 드러나는 지역무용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와 함께 상금 2000만원을 받았다. 금상에는 대전 최영란무용단의 ‘천년가약’(문화관광부장관상)과 충북 김진미무용단의 ‘아이가’(행정자치부장관상)가 선정됐다. 은상은 제주 강지희무용단(불휘), 경북 김동은무용단(마지막 비상구), 경기 광명 조대식무용단(남아있는 내일), 전남 송춘무용단(그리운 연리지)에게 돌아갔다.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아빠 학창시절 그방엔…

    아빠 학창시절 그방엔…

    ■여관 침대밑에 몰래 숨어 현장보고 돈 훔치다 들통 남녀가 재미보는 현장을 훔쳐보고 물건까지 슬쩍하려던 20대 얌체가 철창신세. 서울 청량리경찰서는 6월23일 동대문구 제기동 K여관 객실에 숨어들어가 침대밑에 숨었다가 투숙한 손님의 물건을 훔쳐 나오려던 徐吉秉(23·인천 북구 부평동)를 야간주거침입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徐씨는 6월23일 10시30분쯤 K여관 바로옆에 있던 는 여인숙에일단 투숙을 한 뒤 팬츠와 러닝셔츠만 입은 채 K여관의 비상구를 통해 3층으로 올라가 304호 침대밑에 숨어 있었다. 이방에 투숙한 崔모씨(49·종로구 창신동)와 金모양(23)이 잠이들자 24일 상오 3시30분쯤 崔씨가 벗어놓은 옷에서 현금 10만원을 훔쳐 달아나려다 인기에게 놀라 잠에서 깨어난 崔씨에 의해 붙잡힌 것. 徐씨는 경찰에서 술에 취해 자기집인 줄 알고서 그랬다고 엉뚱한 변명. 그러나 徐씨가 투숙했던 여인숙 주인은 徐씨가 한달전부터 새벽 3~4시쯤에 나타나 여관쪽 방을 기웃거려 왔다고 말하고 있다. 崔씨의 고함소리에 잠에서 어난 金양은 너무나 놀란 나머지 5분여동안 기절했다가 崔씨의 인공호흡으로 겨우 어났다고. 여관에 투숙하면 침대밑을 조심하라는 프레이보이들의 새 유행어가 되기도. 선데이서울 1985년 7월7일자 ■ 소매치기인줄 모르고 차에 태워 겁탈하려 길가는 여인에게 엉큼한 마음을 먹었던 회사원이 돈 잃고 봉변까지 톡톡히 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25일 길가던 여인을 자신의 승용차로 유인, 욕을 보이려던 나모씨(32·회사원·서울 강동구 둔촌동)를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는데-. 경찰에 따르면 나씨는 6월23일 새벽1시쯤 용산구 한남동 H국교 앞길에서 길을 가고있던 20대여인의 옆에 차를 세우고 “내 차로 가는 데까지 데려다 주겠다.”며 유인해 자신의 승용차에 태우고 동부 이촌동에 이르러 여인을 차안에서 욕보이려 했다는 것. 여인이 반항하며 지른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동네사람들에게 멱살을 잡힌 그는 경찰서로 끌려갔는데-. 경찰에서 조사를 받던 나씨가 주머니를 뒤지다 현금 5만원이 든 지갑이 없어진 것을 알았다. 뒤늦게 이 여인을 찾았지만 여인은 바람과 함께 사라진 뒤. 20대 여인은 나씨를 끌고 가는 주민들에게 “자신의 연락처이니 필요하면 연락해달라.”고 전화번호를 적어준 뒤 사라졌는데 경찰수사에서 그 전화번호는 가짜로 밝혀졌다. 나씨는 “오너드라이버의 주머니를 노리는 미인계인줄 모르고 차안에서 접근해 오기에 순순히 따를 줄 알고 몸을 요구했었다. 그런데 그 시기를 교묘히 이용해 소란을 피우며 소매치기를 해갔으니 진짜 피해자는 내가 아니냐.”며 투덜투덜. 경찰은 이 여인이 오너드라이버들에게 접근, 차를 타라는 청에 못이기는 체하며 동승해 엉큼한 남자가 다가오면 옥신각신하면서 지갑을 슬쩍하는 상습적인 여인으로 보고 주책없는 오너드라이버들에게 주의를 당부. 이렇게 되자 경찰은 피해자 입장인 나씨의 처리문제가 난처하게 됐다. 결국 계획적으로 지나던 여자를 유인해 욕을 보이려 했다는 점만은 사실이니 이를 문제삼아 입건하는 선에서 수사를 일단락 지었다. 그리고 수사경찰은 “목적한 것을 하나도 이루지 못한 채 돈뺏기고, 형사입건까지 당했으니 나씨의 망신살이 가련할 정도”라고-. 선데이서울 1985년 7월7일자
  • “비상구는 미리 봐두고 기체 멈추면 곧장 탈출”

    2일 에어 프랑스 여객기가 착륙 사고로 화염에 휩싸였으면서도 탑승자 309명 모두 무사히 탈출한 것을 언론들은 ‘기적’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ABC방송 인터넷판은 3일 정부 통계를 인용, 지난 1983년부터 2000년까지 비슷한 사고를 당한 승객 20명 가운데 사망자는 1명꼴에 그쳤다며, 비상행동 요령만 숙지하면 이런 기적은 얼마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999년 아칸소주 리틀록 공항에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는 불기둥이 치솟는 상황에서도 145명 중 134명이 탈출에 성공했다. 생존자들은 제트유(油)에 흠뻑 젖은 상태에서 아주 작은 틈새로 기체를 빠져나와 4m 아래로 몸을 내던져 목숨을 구했다. 미 연방항공국(FAA)은 승무원들이 사고 후 90초 안에 승객들을 탈출시키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황금시간’이라고 부른다. 전문가들은 승객들이 비행기에 오를 때 자기 좌석과 비상구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꼭 기억해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욱한 연기 때문에 눈을 감고 선반에서 떨어진 수화물들을 치우며 복도를 빠져나와야 하기 때문에 승객들은 반드시 이 거리를 기억해야 한다. 위험한 착륙이 시도될 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등을 좌석에 기대지 말고 앞좌석에 손을 올린 채 머리를 숙이고 있어야 한다. 기체가 멈추면 연기와 독성 가스가 순식간에 퍼지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출구 쪽으로 움직여야 하고 빠져나온 뒤에는 기체에서 가급적 멀리 벗어나야 한다. 에어 프랑스 승객들은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차량들을 세워 타고 기체 주변으로부터 멀리 달아났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옴부즈맨칼럼] 저널리즘의 생존전략/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최근 주요 일간지의 편집정책에 의미 있는 변화가 눈에 띈다. 심층탐사보도의 증가가 바로 그것이다. 필자는 본란을 통해서 여러 차례 탐사보도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탐사보도(investigative reporting)는 이른바 ‘팩트’(fact·사실)를 중시하는 저널리즘 세계에서 사실은 진실과 동일한 것이 아니라는 명제 하에, 사건 자체보다는 그 사건의 이면을 적극적으로 파헤치는 보도방식이다. 언론사나 기자의 주관적 견해가 반영된다는 비판적 입장도 있지만, 사건의 본질을 발견하여 보도함으로써 언론 본연의 역할을 다함은 물론 독자가 진실에 다가설 수 있게 도와주며, 지면이 활성화된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서울신문은 여러 차례의 기획탐사기사를 보도했다. 보도의 내용은 우리사회의 급속한 고령화 문제(‘큐! 아름다운 노년’)로부터 미래 농업의 문제점과 활로에 대한 탐색(‘위기의 축산농 비상구를 찾아라’), 한류에 가려진 열악한 기초예술현장 고발(‘연극인 월소득 23만원…빚더미 무대인생’), 베트남 통일 25주년을 즈음한 기획연재기사(‘테마로 읽는 호찌민’)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베트남 관련 기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탐사보도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 함께 고민해야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러한 문제의 해결방법에 대한 논의의 방향을 제공하면서 사회구성원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기획탐사보도의 증가는 사회와 언론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먼저, 사회구성원들로 하여금 사건의 본질을 꿰뚫을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하며, 국가의 사회문화정책 담당자의 각성을 촉구하여 책임있는 정책 수립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공익적인 측면이 매우 강하다. 특히 언론사의 입장에서 기획탐사보도는 신문의 질을 높이는 전략적인 수단 중 하나이다. 신문의 질적 수준이 신문사의 경영수지 개선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연구결과를 고려하면 기획탐사보도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미국의 언론학자 필립 메이어는 자신의 저서 ‘소멸하는 신문 : 정보화시대의 신문 구하기’(The vanishing newspaper: Saving journalism in the information age)에서 질적 수준이 높은 신문(quality journalism)이 더 잘 팔린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문은 정보가 아닌 영향력을 판매하는 매체라고 전제하면서, 신문의 영향력이 커지면 그 신문의 가치 또한 증가하고, 영향력 있는 신문은 독자들을 끌어모으기 때문에 광고주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매체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에 의하면 신문이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은 기사의 정확성을 제고한 신뢰의 확보이다. 즉 문맥과 맞지 않는 인용이나 과장, 흥미 본위의 내용을 배제한 정확한 기사는 뉴스원으로부터 신뢰를 받게 되고 이는 곧 신문의 독자 유지능력 강화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그의 논지이다. 서울 지역의 유료구독 가구주 6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제49회 신문의 날 ‘신문가격과 독자마케팅 정책’ 세미나 발제문)에 따르면 신문에 대한 독자의 충성도는 매우 낮아 2년이 지나면 30∼40%의 독자가 구독신문을 변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눈여겨볼 만한 것은 신문사의 주요 수입원인 구독료는 신문의 이미지 및 편집특성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결과이다. 즉 신문이 기사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제고하여 높은 질적 수준을 유지한다면 독자들은 구독료 인상에 부정적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른바 조·중·동 3사와 다른 중앙일간지 사이에 질적 차이가 크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전략이 무엇인지를 시사한다. 기획기사나 심층분석 기사를 확충하는 것 이외에도 거시경제보다는 미시경제를, 돈 버는 정보보다 돈 쓰는 정보를, 그리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는 내용을 폭넓게 취급하는 한편 작은 글씨를 사용하고, 뚜렷한 목표독자를 설정하는 새로운 편집정책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저널리스트나 광고주의 관심보다는 독자들의 관심사항이 무엇인지를 탐색하여 보도하는 편집의 특성을 확보하여 신문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이 정보화시대에서 전통적인 저널리즘이 생존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위기의 축산농 비상구를 찾아라] (하) “축산농지 확보·가축보험制 확대해야”

    [위기의 축산농 비상구를 찾아라] (하) “축산농지 확보·가축보험制 확대해야”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농가수입 34조 4000억원 가운데 축산농이 올린 수입은 26%인 9조 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쌀 소비량은 지난 2001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온 반면 육류소비량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여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쌀 못지 않게 육류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젖소를 제외한 축산 전업농의 비율은 20%에 못미치는 등 경쟁력 제고에 한계가 있다. 축산농이 엄연히 농업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쌀 정책’에 밀려 제도적 지원장치가 갖춰지지 않은 탓이다. 전문가들은 친환경적 농가육성을 위해 최소한의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 축산農 경쟁력 제고 어떻게 ●쌀 농가와 축산농의 ‘윈윈전략’ 절실 현재 축산농가의 상당수는 도시 근교의 축산단지에 밀집돼 있다. 그러다 보니 분뇨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 집단민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부는 ‘축산단지’를 분산, 지방으로 이전시키는 정책으로 선회했으나 문제는 옮겨갈 땅이 없다는 데 있다. 반면 쌀과 채소, 과일 등을 생산하는 농가는 농업인의 고령화와 쌀 시장 개방 등으로 유휴농지가 늘어나는 추세다. 쌀의 경우 1인당 연간 소비량은 2000년 93.6㎏,2001년 88.9㎏,2002년 87㎏에서 2003년에는 83㎏으로 떨어졌다. 정찬길 건국대 축산경영학과 교수는 “지금같은 쌀 소비 추세라면 앞으로 농지 20만∼30만㏊가 남을 것”이라면서 “화학비료가 아닌 분뇨를 활용한 유기농법으로 쌀 농가 등과 축산농가를 연계시키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축산농가의 대형화를 유도, 경쟁력을 갖춘 전업농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남는 농지의 활용방안이 불가피하다. 전업농의 비율은 한우 2%, 닭 1%, 돼지 21%, 젖소 45% 등으로 가축종별 전업농 비중이 50%를 넘는 외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축산업계도 농지에 축사를 세울 수 있는 대상을 친환경적 분뇨처리시설을 갖춘 기존의 축산농가로만 제한, 쌀 농가 등으로부터 신뢰를 먼저 쌓겠다는 입장이다. ●경영 안정화 위한 ‘원산지표시’와 ‘정책보험’ 도입 시급 가축이 구제역과 같은 1종 전염성 질병에 걸리면 정부가 지원해 준다. 그러나 다른 질병에 걸렸거나 자연재해로 축사가 무너졌을 경우 피해는 농가 스스로가 부담해야 한다. 농촌경제연구원 송주호 박사는 “축산농의 농지 확보도 절실하지만 무엇보다 가축보험이나 공제제도의 확대가 시급하다.”면서 “일반인이 의료보험에 가입하듯, 가축에 대한 정책적 보험이 마련돼야 전업농이 안정적으로 경영에 전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통단계에서의 원산지 표시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실제 시중에서 유통되는 쇠고기의 경우 60∼70%가 수입쇠고기나 젖소임에도 한우로 둔갑해 팔리고 있다. 삼겹살도 절반 이상이 중국산 등 수입산이다. 이러다 보니 축산농이 더 공급할 수 있는 육류를 수입산에 빼앗기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강광파 이사는 “소비자들은 식당에서 파는 육류에 대한 선택권을 가져야 한다.”면서 “축산농가를 편드는 게 아니라 소비자의 알 권리와 유통질서 개선 차원에서 보더라도 원산지 표시는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원산지 표시는 대형 고기전문점부터 시작하자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식품위생법 개정을 정부에 요청했다. ●분뇨처리 기술은 유기농법의 출발점 정찬길 교수는 축산농가에서 나오는 분뇨를 퇴비로 사용하는 것은 유기농법으로 가는 출발점이라며 이를 위해 화학비료의 사용금지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산농은 현재 분뇨를 정화시켜서 버리거나 발효과정을 거쳐 퇴비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퇴비를 위한 발효 과정에서의 냄새 때문에 시민단체들은 분뇨 활용보다 환경오염 측면에서 바라본다. 때문에 축산업계는 광물질을 첨가해 발효 과정을 속성으로 진행시키는 다양한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자체가 새로운 분뇨처리시설의 건립에 제동을 거는 예가 적지 않다. 따라서 분뇨처리기술의 도입에 정부가 유연한 자세를 갖고 특히 생산자 단체인 농협이 기술개발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분뇨 가운데 토지를 황폐화시키는 인 성분보다 냄새를 유발하는 질소 성분의 제거에만 관심을 가져서도 안된다는 주장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국회 농해수위 조일현의원 “식량이 최고의, 최후의 무기인 시대인데도 우리 농업 현실은 무척 열악합니다. 관련법을 고치고, 방만한 농협 조직은 손보고, 해야 할 일이 많고요.” 국회 농해수위 열린우리당 간사인 조일현의원은 17일 농업진흥구역에도 축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농지법 개정안을 만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평평한 옥토에는 축사를 못 짓게 하니, 축산농은 산비탈로 올라갈 수밖에 없는데 그곳은 땅도 척박하고, 무엇보다 땅값이 두배는 더 비싸 축산농의 고충이 크다.”면서 “농지는 무조건 보존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은 이제 버릴 때가 됐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조 의원은 또 “대부분 축산농가가 300평 규모인데, 이 정도면 농지의 자연을 훼손할 수준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마을 한복판, 논 한가운데 축사를 지으면 각종 전염병이 생길 우려가 있겠지만,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허가를 내줄 때부터 꼼꼼하게 따지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투기가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허용 지역에 영구적인 건축물을 못 짓게 하면 된다.”면서 “축산 행위가 중단되는 즉시 원상 복구토록 관련 문구도 법안에 추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음식점에서 파는 쇠고기에도 원산지를 표시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조 의원은 이미 지난달 이같은 내용이 담긴 ‘식품위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조 의원은 “닭고기·돼지고기는 국산으로 90% 이상 충당할 수 있지만, 쇠고기는 45%에 그친다.”면서 “엄청난 물량의 젖소와 수입소가 시중에 나돌더라도 소비자들은 ‘한우’라고 믿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면적이 100㎡를 넘는 음식점에서 수입 쇠고기를 팔 때는 원산국가, 젖소·한우 여부를 모두 표시하도록 하고, 이를 어기면 최고 3000만원 이하의 벌금,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방대한 농협 조직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조 의원은 “농협중앙회장 연봉만 4억 4500만원에 이를 정도로 농협은 임직원 뱃속 불리기에만 급급했다.”면서 “조합원의 40% 정도가 중복되는 등 폐단을 바로잡기 위해 총괄적으로 농협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쌀 재배농가· 농민단체 정부가 유휴 농지에 축사를 짓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쌀재배 농가와 농민단체들은 식량안보와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박웅두 정책위원장은 “농지의 균형있는 활용, 주변과의 조화, 농지 오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농지내 축사 허용은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특히 한번 훼손된 농지를 원상태로 복원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서정의 회장도 “대부분의 농산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최소한 쌀만이라도 자급이 가능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특히 쌀시장 개방으로 품질 경쟁력 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환경오염을 불러올 수 있는 축사 건축은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농지 전용이 무분별하게 이뤄질 경우 지가상승을 부추겨 농업 경쟁력을 더욱 떨어뜨릴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축산농가들은 수입쇠고기나 젖소가 한우로 둔갑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현재 정육점과 백화점 등 식육판매자에 대해서만 의무화돼 있는 원산지표시제를 음식점 등 모든 유통단계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같은 원산지 표시제 확대에 대해 음식점 등은 난색을 표시한다. 한국음식점중앙회측은 “음식점에서 원산지 표시가 의무화되지 않아 축산농가의 피해가 커지고 수입쇠고기가 한우로 둔갑해 소비자들의 선택이 쉽지 않다는 것은 논리가 비약된 것”이라면서 “원산지 표시제가 확대되더라도 단속이 실효를 거둘 수 없는 등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지하철안전 ‘비상구’ 없나] ‘1평에 10명꼴’ 6개 地獄鐵역사 5년내 ‘재개발’

    [지하철안전 ‘비상구’ 없나] ‘1평에 10명꼴’ 6개 地獄鐵역사 5년내 ‘재개발’

    혼잡한 지하철 역사는 지하철의 안전을 가로막는 주범이다. 서울지하철 1∼4호선의 지하역사 95개역 가운데 24개역이 정부 기준을 넘어섰을 만큼 혼잡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교대역의 1일 평균 이용승객은 건설 당시 예상승객의 5배를 넘어섰을 정도다. 물론 혼잡한 역사 자체가 직접적인 위험요소는 아니다. 그러나 혼잡한 역사에서 테러나 화재가 발생할 때의 폭발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때문에 서울지하철공사는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1∼4호선의 의자를 모두 불연재로 바꿨다. 가장 기초적인 1단계 안전확보 작업을 끝낸 셈이다. 이제 지하철공사는 혼잡역사의 승강장을 넓히는 등 구조개선사업과 신개념 역사 건설로 2단계 안전확보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하철공사의 안전확보 대책과 그에 따른 재원조달 방안을 점검한다. 출퇴근 시간때 신도림역의 혼잡도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신도림역의 1일 이용객수는 평균 41만 6800여명에 달한다. 건설 당시에는 신도림역 1일 이용승객수를 8만 7000여명으로 추정했다. 설계 당시의 예측보다 476%를 초과한 것이다. 그렇다 보니 출퇴근때 신도림역 승강장에서 승객 한 사람이 점유하는 면적은 0.36㎡에 불과하다. 즉 한 사람이 0.1평 정도의 공간밖에 이용할 수 없는 셈이다.1인당 점유면적이 0.36㎡인 것은 단지 수치일 뿐 피부로 느끼는 혼잡도는 가히 살인적이다. 건설교통부가 제정한 혼잡도 기준에 따르면 신도림역과 종로3가역 등 두 곳이 최하등급인 F등급을 받았다. 혼잡은 불쾌감이나 출퇴근시 시간소요 등의 불편만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다. 승객의 안전과 직결된다. 물론 아직까지는 혼잡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한 적은 없다. 하지만 혼잡으로 인해 압사사고 등의 위험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고, 대구지하철사고 등 개인의 우발적인 범죄나 테러가 발생할 경우 엄청난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때문에 지하철공사는 신도림, 사당, 교대, 잠실, 종로3가, 삼성역 등 대표적인 6개 혼잡역사의 승강장과 계단에 대한 구조개선사업에 착수키로 했다. 지하철공사가 이들 6개역에 투입할 구조개선사업자금은 5300억원에 달한다. 첫번째 구조개선사업 역사로 선정된 신도림역에는 오는 2009∼2010년까지 1600억여원을 투입해 승강장과 계단의 폭을 17m가량 넓힐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승강장의 혼잡도는 F등급에서 E등급으로 올라 다소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밖에 혼잡역사에 투입되는 구조개선자금은 종로3가역 2500억원을 비롯해 삼성역 280억원, 사당역 480억원, 교대역 380억원, 잠실역 90억원 등이다. 지하철의 혼잡도가 개선되면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의 피난시간도 단축된다. 현재 정부 기준의 피난시간은 승강장 탈출이 4분, 안전구역까지 이동이 6분 이내여야 한다. 그러나 종로3가역은 7.40분, 교대역은 7.05분, 봉천 6.97분, 신도림 6.66분 등 8개역이 안전기준을 초과한 상태다. 지하철공사 관계자는 22일 “혼잡 역사 개선은 지하철 안전을 확보하는 최우선적이고 필수적인 과제”라면서 “재원조달에 어려움이 있지만 단계적으로 5300억원을 들여 6대 혼잡 역사부터 바꿔놓겠다.”고 말했다. 지하철공사가 추진중인 구조개선사업이 안전확보 차원이라면 신개념 역사는 수익창출이 목적이다. 신개념 역사는 지하철역에 아파트와 상가는 물론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수단이 밀집한 곳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면 바로 지하철역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버스나 택시가 지하철역으로 들어올 수 있어 대중교통수단간 환승이 편리해진다. 지하철간 환승도 지금의 평면형 환승역이 아니라 수직형 환승역으로 바꿔 시간과 거리가 단축된다. 또 인근 상가와도 연계돼 신개념 역사는 하나의 거대한 교통·물류·주상복합타운으로 거듭나게 된다. 지하철공사는 종전의 혼잡한 역사 등을 신개념 역사로 개발하면 개발이익을 얻을 수 있어 공사의 경영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지하철공사와 민간자본이 신개념 역사의 자본을 공동으로 출자해 수익을 나눠갖는 구조다. 종전의 환승역을 신개념 역사로 바꾸기 위해서는 환승역 주변에 넓은 부지가 확보돼야 한다. 그래서 당장은 사당역, 수서역, 왕십리역, 불광역 등이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신개념 역사는 정부나 지자체의 보조 없이는 만성적인 적자구조에서 유일하게 수익을 낼 수 있는 대안”이라면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세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지하철안전 ‘비상구’ 없나] 비용 3兆 감감… 정부 지원 절실

    [지하철안전 ‘비상구’ 없나] 비용 3兆 감감… 정부 지원 절실

    서울지하철공사가 지하철 1∼4호선을 안전하고 쾌적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오는 2008년까지 2조 8240억원의 재정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방안전대책 사업비 1조 353억원, 안전 및 서비스개선 사업비가 1조 5087억원, 노후시설 개선 사업비 2800억원 등이다. 문제는 아직까지도 적자경영을 하고 있는 서울지하철공사가 3조원에 가까운 막대한 자금을 혼자서는 마련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공사가 막대한 재원을 마련할 수 없다고 해서 서울시민의 35%가 이용하는 지하철의 안전을 등한시할 수도 없다. 때문에 서울지하철공사는 자체적인 고강도 구조안을 포함한 재원조달 방안을 내놨다. 서울지하철공사가 2조 8240억원 가운데 7672억원을 마련하고, 나머지 2조 890억원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하는 안이다. 우선 서울지하철공사가 목표한 대로 7672억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내년쯤 흑자경영으로 돌아서야 가능하다. 공사측은 사당역과 수서역 등 환승역을 신개념 역사로 개발해 3447억원의 수익을 얻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경영개선 노력으로 2307억원을 확보키로 했다. 이밖에 전동차 내장재에 대한 국고지원 1918억원을 감안하면 7672억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공사측은 나머지 2조 890억원은 승객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선 지하철 초기 건설비의 40%인 8921억원을 국가가 소급해 지원해 줘야 한다고 보고 있다. 공사가 이처럼 주장하는 것은 도시철도공사와 부산·대구·인천·광주지하철공사의 형평성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는 초기 서울지하철공사비의 2.7%만 국고로 지원했지만 도시철도공사에는 23.3%, 부산지하철에는 33.1%, 대구지하철에는 49.8%까지 지원했다. 연간 1000억원에 달하는 무임수송비용도 전액 국가가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역시 철도공사가 ‘철도산업발전기본법’에 따라 국가로부터 무임수송비를 지원받는 것을 근거로 삼았다. 또 전력요금도 산업용 전력요금의 62% 수준인 농사용 요금을 부담하고, 현재 25년으로 돼 있는 철도차량 사용연한을 폐지하면 각각 273억원과 3921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 시립대 손의영 교수는 최근 열린 공청회에서 “무임수송비용은 정부관계 부처가 분담, 지원하고 지하철 개통 20년이 넘어 재투자 시기가 도래함에 따라 노후시설의 교체, 보수 및 안전시설에 대한 투자비 역시 중앙정부가 매년 6000억∼7000억원씩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지하철 안전사고 ‘비상구’ 없는가

    지하철 안전사고 ‘비상구’ 없는가

    ‘지하철은 과연 안전한가.’시민들의 생활과 뗄 수 없는 지하철. 시민들은 매일 지하철에 오르면서도 안전은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2003년 2월 192명의 생명을 앗아간 대구지하철 참사도 시민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끌기에는 부족했다. 선로에 취객이 떨어져 숨지거나 지하철로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도 여전하다. 특히 올 초 서울지하철 7호선 온수역에서 발생한 화재사건은 제2의 대구지하철 참사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지하철 안전실태와 대책을 짚어본다. ●지하철 사고 실태 지하철 사고의 70%가량이 자살시도에서 비롯된다. 지난해 서울지하철 1∼4호선에서 발생한 전체 사고 33건 가운데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선로로 뛰어든 경우가 27건에 달했다.2003년 전체 48건 중 33건이,2002년 24건 중 15건도 자살이나 자살기도 사건이었다. 실제로 지난 1일 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18세 청년이 승강장으로 들어오는 열차로 뛰어들어 목숨을 끊었다. 또 지난 24일 2호선 신대방역에서도 30대 남자가 선로에 뛰어들어 자살했다. 자살이나 자살기도 사고가 아닌 경우는 열차측면에 접촉해 다치거나 출입문에 몸이 끼는 등 본인 부주의에 의한 경우다. 건수도 작고 피해도 크지 않은 편이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아찔했던 화재사고도 있었다. 지난 1월3일 오전 서울지하철 7호선 온수역행 전동차에서 40∼50대 남성이 인화물질을 적신 신문지 뭉치에 불을 붙이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일부 승객이 화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때도 위기대응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지하철 안전시설 현황 대구지하철 사고 이후 서울지하철 1∼4호선의 경우 더이상 불에 타는 의자가 없다. 대구 사고 이후 1190억원을 들여 1∼4호선의 모든 의자를 불에 타지 않는 제품으로 바꾼 것이다. 의자 외에도 지하철 객차내 바닥과 천장 등도 불연재로 바꿔나가고 있다. 도시철도공사도 올해말까지 5∼8호선의 의자는 모두 불연재로 바꿀 예정이다. 서울지하철공사는 또 기관사와 역무원, 지하철 종합사령실, 소방방재센터가 한번에 통화할 수 있는 다자간통신망도 220여억원을 들여 오는 8월까지 설치할 예정이다. 대구 지하철 참사의 원인으로 꼽혔던 것이 이들간의 통신두절이었기 때문이다. 이밖에 공사는 지하철 승강장에 안전펜스 설치 등 안전대책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서울지하철공사측은 정부 지원없이 현재의 운임체계로는 안전운행에 필요한 2조 8000억원을 도저히 마련할 수 없다고 말한다. 도시철도공사나 부산·대구 등 전국 7개 지하철에 대한 재원까지 합하면 무려 4조 2160억원에 달한다. 서울지하철공사측은 재원만 확보되면 전동차내 CCTV와 승강장 스크린도어 등을 설치해 지하철 안전수준을 싱가포르나 프랑스, 홍콩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렇게 되면 화재에 따른 사고는 물론 안전사고도 완벽하게 막아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서울지하철공사는 이같은 안전시설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서울지하철공사는 자신들만 특별한 대우를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철도공사가 ‘철도산업발전기본법’을 근거로 정부로부터 무임수송 보조금을 지원받듯이 서울지하철공사도 1000억원 가까운 무임수송에 따른 손실을 지원해 달라는 것이다. 또 정부가 최근 건설하고 있는 지하철 건설비의 40%를 보조해주듯이 지하철공사의 소방안전대책과 서비스 투자에 따른 비용도 일부 지원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위기의 축산농 비상구를 찾아라] (상)“고급牛 사육비 650만원 값 500만원…빚만 3억”

    [위기의 축산농 비상구를 찾아라] (상)“고급牛 사육비 650만원 값 500만원…빚만 3억”

    쌀시장 개방 이후 농업을 경쟁력 있는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개편 방향을 놓고 의견은 분분하다. 쌀·축산·화훼 농가의 이해관계도 다르기 때문이다. 식량안보 측면에서 경쟁력만 따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핵심은 농지의 활용방안과 친환경적 농경기법, 생산과 소비를 잇는 유통체제 개선 등으로 모아진다. 전업농이 많고 시장이 개방된 축산농가를 중심으로 미래 농업의 문제점과 활로를 찾아 본다. 경기도 평택시 동삭동에서 20년째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안희찬(47)씨는 요즘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간다.300여평 크기의 축사 2동에서 거세(去勢) 한우 120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지난해 초부터 값이 크게 떨어져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씨는 그동안 일반 육우(肉牛)를 키워 왔으나 정부의 고급육 육성정책에 따라 4년 전부터 거세우를 본격 사육하기 시작했다. 요즘 거래되는 거세한우 가격은 600㎏ 기준으로 500만∼510만원선. 지난 3·4월에는 450만원까지 떨어졌다. 안씨가 거세우 1마리를 사육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송아지 값 280만원과 출하 때까지 2년간 사료비 180만원 등 모두 460만원. 전기료 등 제반 비용과 인건비 등을 감안할 경우 최소한 600만∼650만원은 받아야 하는데 산지가격은 이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특히 거세한우를 키우는 데 2배 이상의 노동력과 사육 기간이 걸리면서도 제값을 받지 못해 양축 의욕마저 떨어뜨리고 있다. 비거세우는 출하까지 기간이 18∼20개월 걸리는 데 반해 거세우는 이보다 10개월 정도 더 소요된다. 또한 고급육 생산 프로그램에 따라 사육 단계마다 먹이의 영양과 열량을 조절하는 등 세심한 정성을 쏟아야 한다. 안씨는 “노동력과 비용이 더 들어가는 만큼 비싸게 팔려야 하는데 가격면에서 일반 쇠고기와 별 차이 없이 판매되고 있어 속이 타들어 간다.”고 말했다. 이는 계속되는 경기침체 등으로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영향도 있지만 고급육이 기대만큼 소비자들에게 파고들지 못한 게 더 큰 것으로 축산업계는 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의 지원금도 대폭 줄었다. 지난해까지 거세우 장려금과 고급육출하 장려금 등으로 마리당 20만∼30만원씩 지원됐으나 올해부터는 절반으로 줄어드는 바람에 거세우 사육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축산물 수입개방에 대비, 고급육 사육을 적극 권장하는 정부 정책만 믿고 많은 농가들이 거세우 사육에 뛰어들었으나 생산비도 건지지 못한 채 빚만 늘어 걱정이 태산입니다.” 안씨는 “매년 60마리의 소를 출하해 3억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지만 생산비용을 제하고 나면 남는 것은 한푼도 없다.”며 “거세우 사육으로 전환하면서 3억원의 빚만 지게 됐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최근에는 주변지역의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축사의 악취 발생 등으로 민원이 야기될까봐 주위 눈치를 살피며 소를 키우고 있다. 안씨는 “소를 키우면서 발생하는 분뇨 등 부산물은 예전에는 퇴비 등으로 사용했으나 요즘에는 비료를 쓰기 때문에 위탁업체에 돈을 주고 처리하는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창궐하고 있는 각종 가축질병도 양축농가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몇 달 전 자신이 키우던 한우가 브루셀라병에 걸려 50마리를 살처분해야 했던 충남 공주시 우성면 용봉리 우재찬(45)씨는 지금까지도 당시의 악몽을 떨쳐 버리지 못했다. 시중가로 보상이 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아직 나오지 않아 불안하기만 하다. 그는 “시가 보상이 돼도 한창 송아지를 낳을 2∼3년 된 소들이 죽어나가 큰 손해를 보게 됐다.”며 “송아지 값이 어미 소에 버금가 보상을 받아도 그동안 들어간 사료값도 안 나온다.”고 말했다. 현재 소값은 500㎏짜리 어미 소가 400여만원, 송아지는 마리당 3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우씨의 소들이 브루셀라병에 걸린 것은 지난 1월24일.150마리 가운데 50마리가 이 병에 걸렸다. 새끼가 계속 유산돼 검사를 해보니 이 병에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 우씨는 “이 병은 토착병이 아니고 수입 젖소들이 마구 들어오면서 한우와 교배한다든가 해서 생긴 외래 질병”이라면서 혀를 찼다. 그는 “7∼8년 전쯤 소파동으로 한번 낭패를 본 뒤 구제역도 피하는 등 별 탈없이 길러 왔는데 갑자기 이런 일을 당했다.”며 “자식 같은 소를 파묻을 때의 심정을 생각이라도 해봤느냐.”며 허탈해했다. 우씨는 소축사를 짓고 사료값 등을 대느라 6억원의 빚을 진 상태다. 그는 “지금은 소값이 안정이 돼 있고 농사를 함께 지어 그마나 다행”이라고 자위했다. 사료는 25㎏에 5000여원에서 8500원까지 오르내리고 1년에 두 번 바닥을 갈아주는 톱밥 값이 모두 1500만원 안팎에 달해 생산비가 늘고 있다는 푸념도 했다. 우씨는 “축산농가들마다 농지를 담보로 보통 2억∼3억원씩 빚을 지고 있는데 소 수입이 전면 개방돼 소파동이라도 나면 쫄딱 망한다.”며 “정부에서 3∼4%에 이르는 농가부채의 이자를 1.5% 정도로 낮춰 축산농가 부담을 덜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택 김병철·대전 이천열기자 kbchul@seoul.co.kr ■ “친환경 축산농 농지 사용 허가를” 남호경 축산단체협 회장 남호경 축산관련단체협의회 회장은 축산농에 우리 농업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현 축산농가의 실태는. -축산업은 쌀농사와 달리 완전 개방됐다. 미국산 쇠고기는 질병 차원의 문제다. 축산농가가 상대적으로 부유하게 느껴지지만 이는 개방 이후 경쟁력을 키우고 정예화한 결과다. 정부는 과거처럼 쌀값 유지를 위해 무작정 돈을 보태기보다 경쟁력 있는 부문을 가려 제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축산농가가 바라는 지원 방안은. -식량자급에는 쌀뿐 아니라 쇠고기와 돼지·닭고기 등도 포함된다. 따라서 축산은 농업의 일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쌀 위주로만 생각한다. 외국은 육류 자급화에 적극 노력한다. 축산농가가 농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쌀 개방으로 농지가 남는다면 공장이 아니라 축사를 지어 고기와 계란·우유 등을 생산토록 해야 한다. 농지에 축사를 짓자는 얘기인가. -농지를 축산농에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분뇨문제로 환경단체 등이 반대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모든 농지에 축사를 짓자는 게 아니다. 또한 친환경적 시설을 갖춘 축산농가에만 허용하자는 얘기다. 허용 면적은 일단 1만㏊ 정도면 된다. 정말 열심히 일하는 축농 후계자에게는 농지를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식당에 육류의 원산지 표시를 하자고 주장해 왔는데. -주로 쇠고기의 문제다. 젖소나 수입 쇠고기를 한우로 둔갑시켜 소비자를 속이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다. 물론 하루아침에 모든 식당이 원산지를 표시할 수는 없다. 일단 100평 이상 등 규모가 큰 식당부터 표시하고 점차 확대하자. 소비자들의 알 권리 차원에서도 시급한 문제다. 일각에선 원산지 표시를 허용하면 가격이 크게 오른다고 하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질병 문제는. -축산농의 승패를 가리는 결정적 요인이다. 국민건강과도 밀접하다. 우리나라의 검역수준이 뛰어나지만 중국 등에서 수입된 가축에 질병균이 들어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축의 밀수를 감안해 검역당국뿐 아니라 세관이나 해양경찰청 등과의 공동대처가 절실하다. 생산자 단체인 농협에 바란다면. -농협은 앉아서 장사한다. 농민조합이 아닌 자기 직원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 농민들의 생산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육류를 포함한 모든 생산물을 제값에 팔 수 있는 저렴한 유통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선진 축산국에선 선진국들은 농지를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데 높은 진입장벽을 세우기보다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이용 등 사후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은 농지를 전체적인 토지이용계획에 포함시켜 관리한다. 이 때문에 농지를 작물 재배나 축사 시설 등으로 구분해 활용하지 않는다. 다만 축산 선진국들은 가축에서 나오는 분뇨와 폐기물로 인한 토양과 수질 등의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축산농장의 토지 면적에 따라 가축사육 수를 제한하고 있다. 국토 면적이 우리나라의 절반에 불과하고 식수의 대부분을 지하수에 의존하는 덴마크의 경우 토지 1㏊당 소는 1.7마리, 돼지는 1.4마리 이하로 사육토록 하고 있다. 분뇨 저장시설 등의 설치도 의무화했다. 네덜란드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가축에 대한 사육 수 총량을 정한 ‘쿼터제’를 운영하고 있다. 축산농가가 쿼터 할당을 초과해 사육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이웃 농가 등으로부터 할당량을 사들여야만 가능하다. 일본의 경우 농지를 다른 용도로 전용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처럼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농지를 5종류로 세분화해 농업생산량이 적은 농지는 축산 등으로의 전용을 유도한다. 별도의 농지법이 없이 토지법으로 농지를 관리하는 타이완은 지난 2000년 농지 이용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농지 소유를 농업인과 농업법인으로 제한하던 제도를 폐지했다. 대신 부동산투기 등을 방지하기 위해 농지전용시 개발이익을 환수, 농촌발전기금으로 조성·운용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특히 축산물 유통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이력 추적시스템’ 구축에도 노력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생산에서 유통에 걸친 모든 단계마다 해당 축산물의 생산자와 생산지, 유통경로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전자인식체계’(RFID)를 갖췄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기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게 하자/최원호 한국교육상담연구원장·명예논설위원

    우리나라 학부모의 최대 관심사는 물을 것도 없이 자녀의 진학문제이다. 한국사회의 구조적 병폐 중 하나가, 학벌지상주의라는 사실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요즘 들어 거의 종교적 신념에 가깝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어느 분야에서든 자녀가 1등이 되기를 바라는 ‘신념’은 최근 내신 반영비율 강화로 부정적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그대로 말해주고 있다.1등을 위해 발버둥치다가 채 꽃을 피워보기도 전에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아이들이 잇따르는 것은 성적제일주의의 교육사회가 낳은 기형적인 현상이다. 통상적으로 자녀가 대학을 진학하는 시기는 부모의 중년기와 맞물린다. 그리하여 대학진학은 부모의 인생을 중간평가하는 객관적인 요인이 되기도 한다. 자녀가 일류대학에 입학하면 부모로서는 영광이요 주변 사람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되며, 자녀가 하위권 대학에 입학하거나 아예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면 무슨 죄인이나 된 것처럼 풀 죽어 있어야 하는 것이 한국사회의 현실이다. 그러나 진심으로 자녀의 장래를 염려하는 부모라면 아이의 관점에 서서 최소한 10년 후의 인생을 그려볼 줄 알아야 한다. 자녀의 적성과 흥미가 배제된 명문대학 입학은 대학에 진학했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것은 자녀의 입장에서 보자면 몸에 맞지 않는, 당장이라도 벗어던지고 싶은 재킷을 걸쳐 입은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자녀의 적성과 흥미가 철저히 배제된 진학은 언젠가는 삶의 본질을 빗나가게 하는 걸림돌이 되어 다양한 부정적 현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적성과 흥미위주의 진로결정이 아닌, 수능시험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교육제도의 불합리와 명문대학을 강요하는 부모의 기대는 가치관의 위협으로 여겨진다. 로봇과 같은 삶은 경쟁적이고 기계적인 생활 속으로 빠져드는 자신의 모습에서 정체감의 혼란을 초래한다. 삶의 존재 이유와 의미를 상실하고, 주변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한 데 따른 심리적 중압감을 견디지 못하여 최후의 현실도피를 선택하게 된다. 자신에 대한 가치평가의 기준을 높이기보다, 이제는 더 이상의 어떤 가치조차 발휘할 수 없다고 하는 자기부정적인 이미지를 대체할 만한 자신감을 높여주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변사람들의 지나친 기대를 줄여주는 대신, 자기가 가장 즐거워하며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진로선택의 비상구를 마련해 줘야 한다. 자녀의 성격이나 능력은 어느 누구보다도 부모가 더 잘 알고 있다. 직업이 요구하는 직업적인 성격이 있듯이, 자녀가 가장 잘할 수 있고 또한 하고 싶어하는 능력에 맞는 그 일은 자녀의 성격과도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죽어도 일등인 사회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기뻐하고, 삶의 보람을 느낄 줄 아는 사람으로 길러내기 위한 우리 모두의 교육혁신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최원호 한국교육상담연구원장·명예논설위원
  • [토요영화]

    [토요영화]

    ●머시니스트(KBS2 오후 10시5분) ‘아메리칸 사이코’,‘이퀼리브리엄’의 연기파 배우 크리스천 베일이 30㎏ 이상을 감량해 화제가 되었던 작품. 그의 병적이고 섬뜩한 외모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적인 데다, 덤으로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의 제니퍼 제이슨 리의 새로운 모습도 만날 수 있다. 단순노동을 반복하는 기계공 트래버(크리스천 베일)는 1년째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앙상한 몰골에 소극적인 행동으로 따돌림을 당하는 그에게 공항 커피숍의 웨이트리스 마리아(아이타나 산체스 기욘)와 매춘부인 스티비(제니퍼 제이슨 리)만이 말동무가 되어 준다. 그러던 어느날, 아이반이라는 사내가 등장하면서 의문의 사건들이 트래버를 혼란에 빠뜨린다. 트래버의 실수로 동료 하나가 기계에 팔을 잃게 되는 큰 사고를 겪는데, 그 사고의 원인 제공자라고 지목한 아이반이 사실은 공장 근로자가 아니라는 말을 듣게 되는 것. 아이반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트래버의 결백을 믿어주는 사람 역시 없다. ‘잠든 게 아니라면 어떻게 악몽에서 벗어날 것인가.’라는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상황이 주는 긴장감과, 그 속에서 한 인간이 겪는 괴리와 고립이 작 녹아있는 작품이다. 토론토 영화제 공식 출품작이며, 스페인 시체스 영화제에서는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스페인에서 제작된 브래드 앤더슨 감독의 지난해 작품.95분.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초콜릿 고마워(EBS 오후 11시45분) 명망 높은 피아니스트 앙드레(자크 뒤트롱)는 초콜릿 회사 사장 미카(이자벨 위페르)와 재결합한다. 그들에게는 둘이 헤어져 지내던 동안 앙드레가 함께 살았던 여자가 낳은 아들 기욤이 있다. 한편 부다페스트 피아노 대회에 참가하려고 연습에 몰두하고 있던 잔(안나 모글레리스)은, 태어나던 날 병원에서 자신이 기욤과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잔은 무작정 앙드레의 집을 방문하고, 앙드레는 잔의 말을 믿지 않으면서도 기다려온 제자가 나타난 것 같은 흥분에 휩싸인다. 잔은 우연히 미카가 식구들에게 타주는 초콜릿 음료 속에 독약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알프레드 히치콕의 ‘의혹’(1941)에서 소재를 빌려온 작품. 인간 본성의 사악한 욕망을 들추면서, 동시에 부르주아의 뿌리 깊은 위선의 가면을 벗겨내고 있다. 엄청난 음모를 감추고도 흔들리지 않는 이자벨 위페르의 연기는 소름끼칠 만큼 섬세하고 음산하다.2000년작.105분.
  • “성매매단속 저조 검찰이 문제”

    장하진 여성부 장관은 30일 “경찰청과 소방방재청, 국세청의 도움을 얻어 앞으로 1년동안 전국 성매매 집결지에 대한 강력한 집중단속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장 장관은 정부중앙청사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인권유린이 가장 심한 성매매 집결지가 성매매 방지대책의 우선 순위”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장 장관은 이른바 ‘미아리 텍사스’로 불리는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집창촌의 화재참사와 관련해 검찰과 경찰, 지방자치단체 등에 강도 높은 불만을 표시했다. 장 장관은 성매매 업소의 단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 “검찰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하월곡동에서만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경찰이 10건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9건, 법원이 1건 등 모두를 기각해 버렸다.”면서 “새로운 검찰총장이 취임하는 즉시 강력히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경찰이 구속영장을 2건 신청하고,3건에 대해선 구속지휘를 요구했을 뿐”이라면서 “수사기록을 검토한 결과 4건을 불구속지휘하고,1건은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기각했다.”고 설명했다. 장 장관은 “이번 화재업소의 건물구조를 봤을 때 경찰과 구청 등 관련 행정기관이 제대로 일을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면서 “근본 대책을 소방방재청 및 해당 구청과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부 관계자는 이번에 참사가 일어난 업소는 최근 3년동안 15차례나 단속됐다고 덧붙였다. 장 장관은 “이번 화재사건의 가감없는 진상규명을 위해 경찰청의 협조를 얻어 여성부와 자원활동가 등이 참여하는 특별수사팀을 구성하려 한다.”면서 “경찰청장이 이를 수용해 수사팀을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장 장관은 전날 화재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신지체 장애 여성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것은 대국민서비스를 해야 할 경찰의 자세가 아니다.”라면서 “경찰에 여성부 차원에서 엄중 항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화재 희생자 유가족과 다시함께센터 등 5개 여성단체로 이루어진 ‘화재참사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엄벌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화재는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되고 있는데도 온갖 불법이 묵인되는 법의 사각지대에서 일어난 예고된 참사”라면서 “성급하게 화재의 원인을 희생자들의 탓으로 몰아 명예를 훼손한 경찰은 사과하고 철저한 수사로 진상을 규명하라.”고 고 촉구했다. 국회 여성위원회는 열린우리당 이경숙, 한나라당 박세환,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 등 7명으로 진상조사단을 구성했다. 진상조사단은 화재 현장과 부상자가 입원해 있는 입원한 고려대 안암병원을 방문한 데 이어 31일에는 국회에서 여성부, 경찰청, 성북구청 등 관련 기관으로부터 현황을 보고받고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경찰청은 전국 33곳의 집창촌,1062개 업소를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소방법 규정을 위반한 143개 업소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소화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업소가 50곳, 비상구 폐쇄 13곳, 쇠창살 방범창 8곳, 불법으로 용도 변경한 업소 1곳 등이었다. 유영규 이효용기자 whoami@seoul.co.kr
  • 유럽영화 6편, 극장·TV 동시개봉

    유럽영화 6편, 극장·TV 동시개봉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부터 자국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작품까지, 따끈따끈한 유럽의 최신 영화 6편을 TV와 극장에서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KBS 프리미어:영화, 그 여섯번의 설레는 만남’이라는 타이틀로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 상업영화와 해외 블록버스터들이 장악한 국내 영화계에서 TV가 다양한 영화들이 소통될 수 있는 통로로 가세했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가장 먼저 관객을 만나는 영화는 영국의 ‘신부와 편견’.‘슈팅 라이크 베컴’으로 잘 알려진 거린더 차다 감독이 결혼 적령기에 이른 두 여성의 유쾌한 사랑 이야기를 뮤지컬로 풀어냈다. 다음 상영작인 스페인의 ‘머시니스트’는 이상한 일을 경험하는 기계공을 다룬 심리 스릴러로,‘아메리칸 사이코’의 크리스천 베일과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의 제니퍼 제이슨 리가 주연을 맡았다. 세번째 영화는 스페인의 블랙코미디 ‘퍼펙트 크라임’.‘커먼 웰스’의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 감독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세일즈맨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덴마크 영화인 ‘오픈 하트’를 만든 수전 비에르 감독의 ‘브러더스’는 죽은 형을 대신하는 말썽꾸러기 동생을 그린 영화로, 올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했다.‘알츠하이머 케이스’는 동명의 베스트셀러 범죄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벨기에·네덜란드 영화로, 소녀 살해사건을 둘러싼 킬러의 이야기를 담았다. 마지막 영화 ‘하와이, 오슬로’는 노르웨이의 에릭 포페 감독이 한 사고를 둘러싼 각기 다른 사연들을 퍼즐처럼 흥미진진하게 조합해냈다. 극장 상영은 단성사(www.dansungsa.com)에서 4월2일부터 영화당 일주일 간격으로 6주간 진행된다.TV에서는 각 영화의 개봉날에 맞춰 KBS 토요명화를 통해 방영한다. 관람료는 편당 7000원(1회 6500원).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3월, 애국심에 호소하라

    “태극기, 동해, 독도, 독립국….” 3·1절이 있는 3월엔 애국심 호소형 광고가 눈에 띈다. 해마다 이 맘때면 항일 등의 애국 열기가 달아오르고, 업체는 앞다퉈 애국적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준비한다.KTF는 동해 바다 한 가운데 태극기를 휘날리며 우뚝 선 독도를 배경으로 “일본 휴대전화가 되는 곳은 일본 땅이고 한국 휴대전화가 되는 곳은 한국땅이다.”라는 제목의 신문 광고를 게재 중이다. 이어 “2002년 5월 국내 최초로 독도에서 이동전화 서비스를 개통한 KTF가 우리 모두의 마음을 담아 우리 땅 독도와 함께 합니다.”고 적으며 애국심에 호소한다.SK는 한강에 유전을 세운 가상 그림을 배경으로 ‘에너지 독립국의 꿈’이란 신문 광고를 내놓았다. 아래에는 “대한민국을 에너지 독립국으로 만들기 위해 적도 뜨거운 바다에서도 아마존 깊은 정글에서도 SK주식회사는 걸음을 멈추지 않겠습니다.”고 적고 있다. 외국계 맥주 카스와 경쟁을 벌이는 국내 유일한 토종 맥주 브랜드 하이트도 애국심 광고를 펼치고 있다. 태국기를 배경으로 ‘우리 나라 우리 맥주, 대한독립 만세 맥주독립 만세’란 제목 아래 “그날엔 우리의 주권을 되찾자는 함성이 드높았습니다. 오늘은 우리 경제의 주권을 확립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 맥주 시장을 외국 자본으로부터 지키는 일-하이트가 함께 합니다.”라고 적었다. 국내 MP3플레이어 제조업체 레인콤은 지면 맨 위에 태극기를 내세우고 ‘아니 맨 몸으로 만세 부른다고 독립이 돼?’라는 제목을 달아 3·1절 신문 광고를 진행했다. 광고에는 “하드디스크 타입 MP3 시장은 미국 기업이 세계시장 대부분을 석권한다”면서 “MP3 종주국으로 이 상황을 지켜만 볼 수 없었다.”고 적었다. 하드디스크 타입 세계 1위 업체인 미국의 애플컴퓨터가 최근 제품 가격을 인하하자 애국광고로 대응한 것이다. 또 최근 전자사전 겸용 MP3플레이어를 내놓은 만큼 “우리 학생들이 공부하는 전자사전 만큼은 우리가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며 국산품 애용을 강조했다. 한편 KT의 캠페인 ‘건강한 인터넷으로 하나되는 나라’는 해외 유명 기관 홈페이지에 잘못 게재된 대한민국의 정보를 바로 잡는 활동을 하는 사이버 민간 외교사절단 반크를 모델로 삼아 제작됐다. 관계자는 “애국심 호소형 광고는 IMF 경제위기 당시 기업들에 ‘IMF시대의 비상구’로 불릴 만큼 크게 성공을 거두었다.”면서 “국민들에게 태극기에 대한 사랑을 호소함으로써 국민 감성을 자극하고 한국민이란 자신감을 일깨워 국민적 공감대를 끌어낸다는 점에서 기업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씨줄날줄] 우울증/우득정 논설위원

    인기 여배우 이은주씨의 자살로 오프라인은 말할 것도 없고 인터넷 블로그도 들끓고 있다.‘이은주’라는 단어가 인터넷 검색어 1위로 떠올랐는가 하면,‘우울함과 발랄함의 불협화음’이라는 등 자살 이유에 대해서도 추측이 무성하다. 우울증과 혈액형과의 함수관계를 묻는 설문조사가 이뤄지는가 하면,‘비상구없는 사회’에 대한 정신분석학적인 글도 게재되고 있다. 엊그제 우울증에 시달리던 20대 주부가 세살배기 아이와 함께 자살했다는 기사가 났을 땐 무덤덤하던 네티즌들이 이처럼 한꺼번에 덤벼드는 것을 보니 인기 연예인의 위력을 새삼 실감케 한다. 이씨가 최근 우울증 상담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의 90%가 우울증을 앓는다는 세간의 학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에 따르면 우울증은 인류를 괴롭하는 열가지 질병 가운데 네번째를 차지할 정도로 무서운 병이라고 한다. 게다가 평생동안 5명 중 1명이 걸릴 수 있을 정도로 발병률도 높다. 유전적인 요인 외에도 ‘IMF 증후군’이라는 용어에서도 확인되듯 후천적 요인도 강하게 작용한다. 결핍상태, 박탈감, 무력감, 분노 등이 인계선을 벗어나면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울증을 앓는 환자의 15%는 자살로 생을 마감할 정도로 치사율도 법정 전염병 수준이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우울증을 앓을 확률이 2배가량 높다고 한다. 우울증의 종류에 ‘산후우울증’‘주부우울증’과 같은 항목이 있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신빙성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정신분석학의 대가인 프로이트조차도 여성의 심리를 ‘미지의 대륙’에 비유하지 않았겠는가. 어느 시인은 인도 여행 중 인간 이하의 삶에도 절망하지 않는 최하층민들을 보면서 힌두교의 윤회설을 떠올렸다고 했다. 힌두교에서 인간이 다시 인간으로 태어날 가능성은 870만분의 1이라고 한다. 로또 1등 당첨확률(814만 5000분의 1)보다 더 낮은 셈이다. 너무나 소중한 인간의 삶이기에 저토록 애착을 갖는 게 아니겠느냐고 상상의 날개를 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분30초마다 1명이 자살을 시도하고 48분마다 1명이 자살한다. 이유가 우울증이든, 생활고든 주변사람들이 좀더 따뜻한 관심을 갖는다면 ‘자살증가율 세계 1위’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지 않을까.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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