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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축구] 위기의 울산, 희망의 서울

    [프로축구] 위기의 울산, 희망의 서울

    흔들리는 울산이 그룹A에 남을 수 있을까. 지난 시즌에 준우승했지만 올 시즌 7위로 처진 울산(승점 41)이 오는 19일 10위 상주(29)와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에서 상위 스플릿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를 찾는다. K리그 클래식은 34라운드부터 상위 스플릿(1~6위·그룹A)과 하위 스플릿(7~12위·그룹B)으로 나뉘는데 어느 그룹으로 갈지는 이제 두 경기 뒤에 결정된다. 스플릿의 경계선에 있는 울산은 하루 앞서 경기를 치르는 6위 전남(승점 44)이 5위 FC서울(46)에 지기만을 빌어야 한다. 전남이 두 경기 중 한 경기는 져야 순위를 뒤집을 반전의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울산은 부상으로 시즌을 접은 김신욱 대신 최전방을 책임져야 할 양동현(1골)의 발끝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통에 3경기 연속 영패를 당했다. 여기에 조민국 감독은 전북과의 31라운드 도중 상대 외국인 레오나르도가 욕설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대해 전북이 강하게 부인하면서 안팎이 뒤숭숭하다. 또 ‘멀티플레이어’ 이재원과 ‘중원사령관’ 김성환이 징계를 받는 바람에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반면 서울은 몰리나, 에스쿠데로, 에벨톤, 윤주태 등이 건재한 데다 윤일록까지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은 승점 3만 더 쌓으면 사실상 그룹A에 남게 돼 경기에 나서는 각오가 남다르다. 더욱이 울산이 상대할 상주가 4경기 연속 무승(1무3패)으로 부진하다 서울을 꺾으며 분위기를 반전시킨 터라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오직 5승2무로 상주에 져 본 적이 없다는 사실에 애써 위안을 삼아야 한다. 오른쪽 풀백 이용, 수문장 김승규가 대표팀에서 복귀해 얼마나 힘을 보탤지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 비행기 명당자리, 가장 따뜻한 기내식 먹을 수 있는 곳은? 다이어트 여성 위한 서비스까지

    비행기 명당자리, 가장 따뜻한 기내식 먹을 수 있는 곳은? 다이어트 여성 위한 서비스까지

    ‘비행기 명당자리’ 비행기 명당자리는 어디일까? 6일 한국관광공사는 해외여행에 앞서 알아두면 좋을 ‘비행기 이용의 모든 것’이라는 주제로 7가지 내용을 소개했다. 비행기 이용 팁 중 비행기 명당자리가 네티즌의 가장 큰 관심을 모았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가장 편안하게 비행을 할 수 있는 비행기 명당자리는 바로 비상구 좌석이다. 관광공사 측은 “비행기 명당자리 비상구 좌석은 상대적으로 공간이 넓어 두 다리를 맘껏 펼 수 있고 창가 쪽 자리이나 자유로운 이동 또한 가능하다. 기내식도 가장 먼저 제공 받으므로 따뜻한 식사를 먼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행기 이용의 모든 것’에 따르면 다이어트에 민감한 여성이나 저염식이 필요한 탑승객은 사전 신청으로 저칼로리식, 저염식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이슬람식, 힌두교식, 유대교식 등 종교에 따른 특별 기내식과 야채식, 당뇨식, 과일식 등의 건강 맞춤 서비스도 있다. 특별 기내식은 항공기 출발 24시간 전 항공사콜센터나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추가 비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은 “비행기 명당자리, 나만 알고 있었는데 이제 치열해지겠군”, “비행기 명당자리 아무나 못 앉는다. 신체 건강한 남자가 우선이던데. 비상시 탈출 도울 수 있는”, “비행기 명당자리, 좋은 팁이네”, “비행기 명당자리, 저칼로리 기내식도 있구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한국 기업 비상구 찾아라] “해외시장 개척… 현지화·차별화 나서야”

    시중은행들은 수년 전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강조해 왔다. 현재와 같은 국내시장 위주 영업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중은행들의 대출증가율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웃돈다. 대출시장이 포화된 상태여서 지금처럼 예금과 대출 업무 위주로는 성장세 둔화와 수익성 악화가 고착화될 것이란 위기감이 깔려 있다. 실제 시중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05년 18.42%를 정점으로 2013년 2.82%까지 내려왔다. 국내 은행의 해외 진출은 세계 금융위기로 잠시 주춤했으나 다시 증가 추세다.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수(지점, 법인, 사무소 포함)는 2011년 132개에서 지난해 말 152개로 늘어났다. 물론 1997년 외환위기 당시 257개에는 훨씬 못 미친다. 하지만 시중은행의 총자산 중 해외 자산 비중은 4%대로 여전히 미미하다. 세계 은행들의 총자산의 30~60%가 해외에 있는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1990년대부터 해외에 진출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이유는 현지화 및 차별화 전략 실패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교민이나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만 영업한다”며 “현지 시장 공략은 엄두도 못 내고 좁은 시장에서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박해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 및 현지 금융당국과의 네트워크 강화에 나서야 한다”며 “해외에서도 금융 부문은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외국계 은행과 동반 진출하거나 현지 금융사와 합작사를 세우는 것도 좋은 대안”이라고 말했다. 수익원 다각화를 위해 금융사와 금융당국 간 긴밀한 호흡도 필요하다. 은행 고유업무인 예대업무(송금, CD·ATM 이용, 대출조기상환)에서 미국 은행들은 다양한 수수료를 벌지만 국내 은행들은 수수료 수익 기반이 취약하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은행의 수수료수익 중 예대업무 관련 수수료 수익 비중은 12.6%로 미국 상업은행(22.9%)보다 10.3% 포인트가 낮다. 수수료 수익 확보를 위해서는 비은행 부문 겸영이 필수적인데 국내 은행은 자산관리·투자은행(IB) 업무보다는 보험이나 펀드판매 등에 치중하고 있다. 2011~13년 평균 국내 은행 수수료수익의 47.4%가 판매 대행 수수료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경기불황과 과세 강화로 펀드와 보험 판매 수수료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의 펀드판매 수수료는 2013년 4110억원으로 2008년(8350억원)의 반토막이다. 권우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수수료 수익 기반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IB 및 자산관리 등의 업무를 늘려 수수료 수익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며 “특히 컨설팅 등 자문서비스 부문에서는 대상 고객을 재정의하고 역량을 높여 자문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현 금융시스템에서는 업무영역 자체가 제한돼 수수료 수입의 원천이 제약되므로 겸업주의 허용 등 대폭적인 규제완화 없이는 비이자수익의 급격한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금융 서비스 수혜자의 부담과 국민의 부담 간 조정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한국 기업 비상구 찾아라] 은행

    [한국 기업 비상구 찾아라] 은행

    “지금처럼 위기감을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저금리 장기화에 금융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이자 수익과 수수료 수익은 줄고 있지만 이를 타개할 돌파구 마련도 쉽지 않습니다. 금융업권 전반에서 빅뱅이 진행되고 있지만 시중은행들은 그저 두 손을 놓은 채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A시중은행 고위 임원) 최근까지 금융권에서는 은행업에 대해 ‘땅 짚고 헤엄치기’라는 인식이 통용됐다. 규제 산업인 은행업은 다른 업권에 비해 진입장벽이 높아 한정된 플레이어들이 독주하며 이른바 돈 놓고 돈 먹기 식의 쉬운 영업과 성장전략을 펼쳐왔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제조와 수출 기업들이 휘청이는 가운데도 발 빠른 대출 회수와 담보 확보로 시중은행들은 흑자 기조를 이어 나갔다. 그렇게 건재할 것만 같았던 시중은행의 수익성에도 최근 몇 년 사이 빨간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2013년 시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조 9000억원이다. 이는 2012년 8조 7000억원 대비 55.2% 하락한 수준이다. 2005년 이후 9년간 연평균 13%씩 순익이 줄어든 것과 같은 효과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2005년 2.8%에서 지난해 1.9%까지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 은행지주회사 연결당기순이익은 4조 9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2조 6000억원(110.7%) 늘기는 했다. 하지만 이는 유가증권 평가·처분 등 비이자이익이 늘어난 일회성 요인의 영향이 크다. 반면 이자이익은 NIM 하락 등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약 5000억원 줄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업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오버 뱅킹’(over-banking)에서 찾을 수 있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으로 시중은행 숫자는 크게 줄었지만 은행별 지점 및 자동화기기(ATM) 숫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나 은행 수익성 악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선 최근 몇 년 동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모바일기술이 발전하면서 비대면 채널을 통한 금융거래가 늘고 있다. 인터넷뱅킹에서 모바일뱅킹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4.7%에서 지난 6월 말 45.5%(건수 기준)로 증가했다. 여기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업체로 출발한 카카오가 연내에 소액 결제 및 송금이 가능한 뱅크월렛카카오(가제) 서비스 개시를 예고하며 온라인 금융의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시장환경은 급변하고 있는데 시중은행들은 여전히 과거 영업점 확대 위주의 영업전략을 고수하면서 수익성 악화를 스스로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객들이 영업점을 찾지 않는데 시중은행은 전국적으로 적게는 700~800개, 많게는 1200개 점포를 운용하며 막대한 비용을 쓰고 있다. 실제 시중은행 적자점포 수는 2010년 530개에서 2013년에 737개로 늘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적자가 발생하는 점포라도 통폐합하면 인력구조조정 부담이 따르고 다른 은행과의 경쟁이 치열한 지역에서는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전략적으로 점포를 운용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저금리 기조도 은행 수익성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금리가 2.5%에서 2.25%로 0.25% 포인트 내리면서 국내 시중은행의 순이자이익이 연간 2200억~3300억원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시중은행의 당기순이익(3조 9000억원)의 5.6~8.4%에 해당한다. 2012년 1월 기준금리 3.25%와 대비해서는 1년 7개월 만에 시중은행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이 1% 포인트가 사라졌다. 저금리 기조는 은행의 주요 수익원인 예대마진이 그만큼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담보대출 위주의 안전자산만 선호하는 시중은행의 영업행태는 대출금리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이는 곧 NIM 감소로 이어진다. 전상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전략실장은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은행이 예대업무만으로는 생존이 어려운 시점이 됐고 금융중개기능이라는 은행의 고유 영역까지 침범당하고 있다”며 “시중은행이 금융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인식하고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업방식의 변화 없이 인수·합병(M&A)을 통한 은행업의 지각변동은 경쟁 심화만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민영화 과정에서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은 각각 BS(부산은행)금융지주와 JB(전북은행)금융지주에 인수됐다. BS금융지주와 경남은행의 통합 작업이 끝나면 부산은행은 총자산 75조원으로 거듭난다. 이는 스탠다드차타드은행(60조원)과 한국씨티은행(55조원)을 넘는 규모다. 조만간 매각작업이 진행될 우리은행은 잠재적 인수후보자로 교보생명이 거론된다. 교보생명이 우리은행을 품에 안게 되면 국내 최초의 ‘어슈어뱅크’(assure-bank)가 탄생하게 된다. 또 하나은행이 외환은행과 조기통합을 연내에 완료하면 하나금융지주의 자산 규모가 400조원으로 껑충 뛰며 국내 총자산 1위 금융그룹이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들이 덩치를 키워 수도권에 진출하고 대형 시중은행들은 지방이나 2금융권의 우량고객들에게까지 손을 뻗치는 이른바 금융생태계 파괴가 진행 중”이라며 “M&A를 통해 초대형 은행으로 성장한 은행들조차 차별화된 전략 없이 규모의 경제만 앞세워 과열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한국 기업 비상구 찾아라] ‘그림자 규제’ 풀고… 업계는 경쟁 제한 관행 개혁을

    위기의 보험산업을 극복할 해법은 어느 정도 나와 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먹거리 발굴과 규제 완화, 보험사의 자체 경쟁력 확보를 꼽는다. 문제는 알면서도 이를 풀어나가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국내 보험시장은 이미 선진국 시장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험 가구 가입률은 90%를 넘었고, 개인 가입률도 80%를 웃돌고 있다. 앞으로 1990년대처럼 고성장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결국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시장을 개척하거나 자연 재해와 안전 사고와 관련된 신상품을 발굴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 또 이런 상품들이 나오려면 정부의 규제 완화가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한다. 정부가 최근 규제 완화를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업계의 입맛에 쏙 와 닿지는 않는다. 업계는 시장 자율에 맡긴다고 해놓고, 물밑에서 선을 긋어놓는 ‘그림자 규제’에 대한 불만이 많다. 가격 정책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도 할 말은 있다. 국민 생활과 밀접하고 물가 상승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가격을 시장에 맡길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접점 찾기가 쉽지 않다. 안철경 보험연구원 부원장은 1일 “그럼에도 그림자 규제를 더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컨대 보험사가 건강 보험상품을 개발할 때 리스크를 고려해 요율을 산정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데 정부가 ‘너무 높은 요율을 책정하지 마라’고 하면 상품을 개발할 수 없으며, 설사 상품을 출시한다고 해도 리스크가 큰 상품이 된다”고 설명했다. 가격 왜곡이 보험사의 리스크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더케이손해보험과 악사, 한화손보, 롯데손보 등 중소형 보험사가 올 상반기에 손해율을 견디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했다”면서 “그 결과 가격을 인상하지 않은 대형 보험사로 고객이 옮겨가면서 시장점유율이 바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격을) 시장 자율에 맡겨도 함부로 인상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라면서 “(정부가) 시장 가격을 왜곡하면 시장 질서가 왜곡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보험사의 낮은 경쟁력도 보험산업을 위기로 몰아간 측면도 없지 않다. ‘금융당국에 규제를 풀어달라’고 읍소하기 전에 스스로 경쟁력을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재현 상명대 교수는 “업계가 ’요율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하는데 이에 앞서 반성할 점이 적지 않다”면서 “예를 들어 기업보험 공동인수에서 나타난 나눠먹기를 포함해 경쟁을 제한하는 요소가 너무 많다”고 꼬집었다. 담합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업계의 관행부터 먼저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보험업계의 해외시장 진출과 관련, 이준섭 보험개발원 이사는 “보험사들이 미래를 보고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만큼 초기 손실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면서 “자산 운용에 제약이 많은 국내 시장에서 성장동력을 찾기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한국 기업 비상구 찾아라] (7) 보험

    [한국 기업 비상구 찾아라] (7) 보험

    드러난 경영 실적과 달리 한국 보험업계에 잿빛 전망이 드리우고 있다. 생명보험업계는 특히 향후 5년 내 획기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와 체질을 개선하지 않으면 1990년대 거품 붕괴 이후 7개의 보험사가 잇따라 파산한 일본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 내부적으로는 ‘역마진’(보험사의 운용자산 이익률이 계약자 몫으로 지급해야 할 보험료적립금 평균이율보다 낮은 상태)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1990년대 덩치를 키우기 위해 고금리 확정상품을 쏟아낸 것이 ‘저금리 시대’에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밖으로는 재정건전성 강화가 대세여서 자산 운용에 제약이 많다. 역마진은 보험업계에 떨어진 발등의 불이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체 보험회사의 운용자산 이익률은 4.5%로 보험료적립금 평균이율(4.9%)보다 0.4% 포인트 낮다. 1000원을 투자해 45원을 벌어 고객에게 49원을 돌려줘야 한다는 의미다.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생명보험업계(운용자산 이익률 4.6%, 보험료적립금 평균이율 5.1%)는 격차가 0.5% 포인트로 손해보험업계(0.0%)보다 더 크다. 생명보험업계의 역마진은 자초한 측면이 크다. 1990년대 고객에게 돌려줄 7% 이상의 금리확정형 상품을 쏟아낸 것이 발목을 잡고 있다. 손보업계는 지난 6월 말 현재 금리연동형 상품이 91.7%(모두 4%대 미만)이지만 생보업계는 54.6%에 그친다. 나머지는 금리확정형 상품이다. 특히 생명보험업계의 7% 이상 금리확정형 상품은 21.7%나 된다. 고금리를 보장한다는 저축은행 금리도 요즘 3%대인 현실을 감안하면 생명보험업계가 얼마나 많은 이자를 주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운용자산 이익률을 끌어올리기도 쉽지 않은 형국이다. 생명보험업계는 채권(대부분 국공채) 투자 비중이 57.1%인데 저금리로 인해 수익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국고채(5년 만기) 금리는 지난 5년간 4.8%에서 2.5%로 반토막 났다. 이준섭 보험개발원 이사는 “미국과 달리 국내는 장기 투자상품이 많지 않아 자산 운용에도 어려움이 많다”면서 “국공채의 수익률 하락으로 지급 여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2000년 보험가격 자유화가 도입됐지만 보험사들이 ‘예정이율’을 낮출 경우 보험료가 오르는 것을 우려한 금융당국이 이를 암묵적으로 통제하고 있다”면서 “일본은 1990년대 저금리 시절에 예정이율을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1997년 닛산을 시작으로 도호, 교에이 등 7개의 보험사가 연쇄적으로 파산했다”고 지적했다. 예정이율은 고객이 미래에 받을 보험금을 가정해 상품가입 당시 적용하는 이율로 보장성 보험에 적용된다. 예정이율(3.5~4.0%)이 은행 예금금리(2% 초중반)보다 훨씬 높다. 은행으로 치면 예금금리에 해당되는 ‘공시이율(3.7~3.9%)도 높은 편이다. 공시이율은 금리연동형 보험상품에 적용된다. 역마진 피해가 덜한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에서 ‘손해율’(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교통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 상승으로 골치가 아프다. 지난 8월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2%로 손익분기점인 적정 손해율(77%)보다 15% 포인트 높다. 금융당국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부정적이어서 손해보험업계는 보장성 보험 등에서 이를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글로벌 환경도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재정 건전성 강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보험회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RBC) 강화와 2018년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보험 국제회계기준 2단계’(IFRS4 Phase 2) 국내 도입은 보험사의 책임준비금 추가 적립과 RBC 비율 하락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2018년 생보사들의 평균 RBC가 104%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RBC 권고 수준을 현행 150%에서 130%로 낮춘다는 방침이지만 2018년 130%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년부터 매년 3조원가량의 자본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돈은 더 쌓아야 하고, 수익률은 떨어지고, 고객에게 돌려줄 돈은 갈수록 늘어나는 3중고에 직면했다. 올해 순이익이 대폭 늘어난 보험업계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명보험업계 ‘빅3’인 삼성생명은 올 상반기에 희망퇴직과 자회사 이동 등으로 1000여명의 인력을 구조조정했다. 한화생명은 직원 300명, 교보생명도 480명을 명예퇴직했다. ING생명과 우리아비바생명도 직원 150명과 100명을 각각 구조조정했다. 1990년 영업 개시 이후 단 한 번도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않았던 신한생명도 지난달 전체 직원의 3%(48명)를 희망퇴직으로 내보냈다. 문제는 보험업계의 이번 인력 구조조정이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반기엔 중소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인력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고 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한국 기업 비상구 찾아라] (6) 증권

    [한국 기업 비상구 찾아라] (6) 증권

    25일 국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걷힌 증권거래세는 3조 15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2조 7546억원 이후 가장 적다. 증권거래세는 2009년과 2010년 3조원을 넘었고 2011년에는 4조 3363억원을 기록했으나 2012년 3조 5013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는 3조원에 턱걸이했다. 증권거래세율의 경우 상장주식은 투자액의 0.3%, 비상장주식은 0.5%가 적용된다. 주식이 거래될 때 내는 세금이 1년 사이에 14.3%(4998억원)나 줄어들 정도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조 9934억원으로 2011년 6조 8631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거래가 활발하지 않기는 올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올 4∼6월(2분기) 주식거래대금은 331조 200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398조 6000억원)에 비해 16.9%가 줄어들었다. 거래대금 감소는 수익 감소로 이어졌다. 2013년 한 해 동안 증권업계가 거둔 순이익은 2592억원이다. 2012년 한 해 동안 거둔 순익 1조 3041억원의 6분의1 수준이다. 또 신한금융이 올 2분기, 즉 3개월 동안 번 5776억원의 절반에 그친다. 그렇다 보니 증권업계는 혹독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지난 6월 말 현재 증권사 직원은 3만 7723명으로 지난해 6월 말(4만 1687명)과 비교해 1년 사이에 3964명이 줄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3만 9000명)보다 적다. 지점 수는 1565개에서 1343개로 줄었다. 그러나 증권업종의 구조조정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이후에도 현대증권에서 400명, HMC투자증권에서 200명이 회사를 떠났거나 떠날 예정이다. 문제는 직원 수만 줄었지 회사 수는 거의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증권사는 현재 61개다.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36개사에서 자본시장을 발전시킨다는 논리하에 인허가 규제가 완화되면서 우후죽순으로 증권사가 생겨 62개까지 늘어났었다. 기존 증권사가 주인이 바뀌면서 이름이 바뀌기도 여러 번이라 전신이 어느 증권사인지는 증권업 종사자조차 헷갈린다. 지난해 애플투자증권이 10년 만에 자진 청산을 신청해 61개로 줄었다. 우리나라의 경제나 주식시장 규모에 비춰 증권사 수는 30~40개면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의 추산이다. 증권사는 많지만 업무 영역은 비슷비슷하다. 증권사의 크기와 상관없이 대부분의 증권사가 주식 매매나 펀드 판매 수수료로 연명하는 수익 모델은 지난 10년간 큰 변화가 없다. 채권 발행이나 상장(IPO) 등의 이벤트가 가끔 있지만 대부분 계열사 증권사에서 담당하는 구조다. 자본시장연구원이 2012년 기준 증권사 규모별 수익 구조 현황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자본 기준 1~10위인 중대형 증권사의 수익 구조는 위탁 매매(52%), 자기 매매(24%), 상품 판매(12%), 투자 은행(8%) 순이다. 중소형 증권사도 위탁 매매(45%), 자기 매매(36%), 투자 은행(10%), 상품 판매(8%) 순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성과가 좋은 편도 아니다. 국내 증권사의 1인당 당기순익은 1100만원으로 일본계 투자은행(IB)인 노무라(4300만원)의 4분의1 수준이다. 탁월한 위험(리스크) 관리로 많은 수익을 거둔다고 평가받는 세계적 IB인 골드만삭스(2억 5800만원)에 견줘 보면 23분의1에 그친다. 자본력 자체가 이들과 비교해서 작기 때문이다. 자기자본에서 국내 1위인 KDB대우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 6월 말 기준 4조 207억원이다. 하지만 골드만삭스 757억 달러(78조 6900억원), 노무라 621억 달러(64조 5530억원)에 비하면 매우 초라한 수준이다. 리스크 관리에 서툰 실력은 해외 진출 성과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증권사가 진출한 14개 지역 중에서 이익을 내는 곳은 홍콩,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3곳에 불과하다. 2000년대 초반 한때 호기롭게 나갔던 해외에서 철수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신뢰 상실이다. 증권은 금융업인지라 투자자의 신뢰가 기본이다. 그러나 동양그룹이 계열사인 동양증권을 통해 다른 계열사의 회사채를 판매해 투자자들에게 1조원이 넘는 피해를 안겼다. 고객의 이익을 무시하고 회사를 살리려 한 행태로, 증권업 전체에 투자자 신뢰 하락이라는 치명적인 오명을 남겼다. 미래 전망도 밝지 않다. 고성장 시대와 달리 중간 수준의 성장, 때로는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는데 인구구조마저 고령화되고 있다. 만 14세 이하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을 뜻하는 고령화지수는 현재 12%로 고령화사회를 지나 고령사회로 진행 중이다. 고령화 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빠른 편이라 그 영향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인구가 고령화될수록 위험자산인 주식 투자에서 멀어진다는 경험치만 나와 있다. 또 직접 투자보다는 펀드 등 간접 투자 방식을 선호하게 된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수수료를 더 낮춰 줘야 하는 기관투자가가 더 중요한 고객이 된다는 뜻이다. 수수료가 아닌 자산 운용 서비스의 차별화나 금융투자상품의 수익성 개선이 더욱 중요해진 시기가 도래함을 의미한다. 증권사의 변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한국 기업 비상구 찾아라] “1~2개 초대형 증권사 중심 대규모 구조조정 필요”

    앞으로 주식시장은 개인투자자 중심에서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주식을 자주 사고파는 개인투자자에게 의존하던 시기가 끝나 감을 뜻한다. 이에 따라 인수합병(M&A) 자문서비스, 자산관리서비스 등이 새로운 수익원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을 선도할 대형 증권사의 필요성도 커졌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일본은 1990년대 초 거품붕괴 때부터 겪기 시작했다. 그 결과 1995년부터 10년간 기존 증권사의 3분의1가량인 85개사가 시장에서 사라졌다. 강종만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증권시장에서 적정 수준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1~2개 초대형 증권사를 육성하며 국내 증권사 수를 대폭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의 하나로 퇴직연금이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최근 사적 연금 활성화 중장기 대책을 발표하며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운용 제한을 대폭 완화했기 때문이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25일 서울 중구 소공로 조선호텔에서 자본시장연구원 주최로 열린 ‘전환기의 한국 주식시장: 진단과 대응’에서 “퇴직연금 운용이 수익성과 안정성을 조화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 한국 증시와 펀드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각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송 실장은 “연금시장과 자본시장의 선순환은 단순히 제도 변화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금융사의 서비스 혁신 노력과 신뢰가 바탕이 될 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투자자의 신뢰 확보는 자산관리서비스의 활성화와도 연계돼 있다.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상품 판매에 집중할 경우 증권은 지점 등 영업망에서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은행에 밀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증권의 장점인 자산관리서비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고객알기제도’에 기반해 고객의 투자 성향과 재무 목적에 맞는 상품을 권유함과 동시에 투자자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자산관리 자문에 대해 정당한 수수료를 지불하는 문화도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증권업 발전 초기 단계에 있는 아시아 국가로의 진출을 독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거래소는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등의 개발도상국에 증권 관련 정보기술 시스템을 지원해 왔다. 이규연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는 “기존 협력 사업을 확대, 발전시키고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거래소 및 대체거래소(ATS) 등과의 M&A, 지분 제휴 등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포화 상태지만 KDB대우증권 등 일부 국내사들은 아시아 신흥국을 중심으로 온라인 매매시장에 진출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해외 네트워크 구축은 투자자를 위한 상품으로서도 필요하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해외 투자와 관련해 활발한 활동을 해 온 연기금 및 기업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투자 개발형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한국기업 비상구 찾아라] “정부는 SOC 투자 확대 등 제도적 지원 건설업계도 자구노력… 경쟁력 키워야”

    위기의 건설업체를 살리는 해법은 무엇일까. 답은 뻔하다. 제도적 지원과 함께 건설업체의 자구 노력이 따라야 한다. 건설산업은 연관 효과가 큰 산업이다. 건설 자재를 비롯해 많은 제조업이 건설산업의 부침과 함께한다. 고용창출 효과도 크다. 정부가 내년 사회간접자본(SOC)시설 사업을 지난해보다 늘려 편성한 것도 이 같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먼저 지속적인 SOC 투자 확대를 요구했다. SOC 투자 확대는 단순히 건설사를 살리자는 차원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생산적 복지 인프라를 늘리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동시에 재해·재난 방지를 위한 안전시설 개선이라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인위적으로 물량을 늘리는 데는 분명 한계가 따른다. 하지만 꼭 필요한 시설까지 ‘토목사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죄악시하고 뭉개버리려는 사회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는 당초 도입 취지와 달리 왜곡 운영되고 있는 실적공사비제도의 손질도 강력하게 바라고 있다. 기술경쟁 촉진, 시장가격 반영을 위해 도입됐지만 예산 절감 및 공사비 삭감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게 건설업계의 주장이다. 공사비 산정의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전문기관을 설립하거나 원가관리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불공정 관행도 쓸어내야 한다. 국가계약법령과 상충하는 부당한 계약조건으로 시공사에 부담을 지우거나 발주기관의 잘못을 시공사에 전가하는 ‘슈퍼갑(甲)’을 근절해야 한다. 유인상 한국주택협회 부회장은 “분양가상한제 폐지가 모든 아파트 분양가를 올리자는 차원은 아니다”라며 “획일적이고 정형화된 아파트 공급에서 탈피해 다양한 주택을 짓도록 길을 터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 스스로 변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해외 공사가 늘고 있지만 돈이 되는 장사를 해야 한다. 해외사업은 리스크도 크다. 그래서 기술이나 품질 경쟁에 힘을 쏟고 국내 업체 간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때 효과를 볼 수 있다. 제 살 깎아먹기식 수주는 기업의 경쟁력 약화는 물론 국력 손실로 이어진다. 주택공급에 지나치게 치중한 포트폴리오 실패도 경쟁력 약화의 원인이다. 투명한 경영 등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건설업계의 자성, 자구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국민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않을 만큼 건설업계를 불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박찬식 중앙대 건설대학원 교수는 “건설업계의 수익성 악화와 일감 부족은 별개이고 일감이 쪼그라든 것도 수요·공급 불균형이 초래한 당연한 현상”이라며 “국내 일감 부족만 탓할 게 아니라 건설 수요가 풍부한 세계로 눈을 돌리고 경쟁력을 길러야 살아남는다”고 지적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한국기업 비상구 찾아라] 건설산업

    [한국기업 비상구 찾아라] 건설산업

    돈 벌어 이자도 갚지 못하는 건설사. 줄도산 공포에 떠는 건설업계. 공공공사를 포기하고 담합 제재에 잔뜩 움츠러든 대형 건설업체. 사면초가에 빠진 우리 건설업계의 현주소다. 몇 년 전 준공한 A건설 ○○현장 아파트건설공사. 이 현장은 공사기간 3년 내내 적자에 시달렸다. 707억원짜리 공사를 757억원에 끝냈다. 이익은 고사하고 50억원을 손해보고 겨우 공사를 마쳤다. 다른 B건설 ○○현장 도로공사. 1000억원에 낙찰받아 실행 공사비만 1167억원이 들어갔다. 믿기지 않겠지만 실제 건설현장에서 일어난 일이다. 다른 업종 같으면 밑져가면서까지 물건을 만들어 내지 않는다. 하지만 건설현장에서는 비일비재한 일이다. 돈 벌어 이자도 갚지 못하는 업종이 건설업이다.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지난해 말 기준 회원사(9812개)의 경영분석(재무제표 분석) 결과를 보면 건설업이 위기에 처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 매출액은 205조 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9.0% 증가했다. 매출액 통계는 국내는 물론 해외공사에서 벌어들인 매출까지 더해 잡힌다. 돈이 많이 들어온 것은 최근 몇 년간 해외건설 공사 수주가 뒷받침됐고 분양수입이 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해외건설 매출액은 56조 8000억원으로 13% 증가한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 성장성은 소폭 증가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사정은 다르다.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순이익이 급감하고 수익성 지표가 급격히 악화해 경영환경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말 건설업체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1.9%로 전년의 3.2%보다 1.3% 포인트 감소했다. 매출액 순이익률은 전년도 0.4%에서 지난해에는 마이너스 1.0%로 떨어져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 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89년 경영분석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수익성 악화는 올 상반기에도 이어져 마이너스 1.1%로 떨어졌다. 상장 건설사 128개사 중 절반에 달하는 55개사는 이자 보상 비율이 100%를 밑돈다. 돈을 벌어 이자도 못 갚는다는 의미다. 업계가 건설업의 어려움을 부각하기 위해 과장 발표했다는 의심을 살 수 있지만 건설업 경영분석은 건협이 작성해 통계청의 승인을 받아 발표한다는 점에서 신뢰받는 통계이다. 마이너스 경영의 주범은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수주 물량의 감소와 미분양 아파트 증가, 착공하지 못한 프로젝트파이낸싱 아파트 증가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이다. 적자를 피하기 어려운 최저가·실적공사비 확대 등에 따른 공사 수익구조 악화도 원인이다. 이렇다 보니 건설사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안정성 지표도 당연히 떨어졌다. 부채비율은 차입금 및 선수금 등 부채총액이 증가해 전년보다 3.8% 포인트 상승한 147.5%를 기록했다. 차입금의존도도 전년의 24.6%에서 25.7%로 상승했다. 유동비율은 부채 증가, 재고자산 감소로 1.7% 포인트 하락한 138.3%로 나타나 안정성이 크게 나빠졌다. 수익성 악화는 부도 공포로 이어진다. 지난 6월 성원건설이 수원지방법원에 회생절차 폐지(파산) 신청을 했다. 두 달 전 벽산건설의 파산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대형 업체가 역사에서 또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국내 건설업체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건설사들이 줄도산 공포에 떨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대형 건설사 상위 100개사 중 25곳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거쳤다. 아직도 10개 업체(쌍용·벽산·극동·남광토건·동양건설산업·한일·LIG·우림·STX·남양건설)가 법정관리 중이다. 워크아웃 업체도 7개(경남기업·고려개발·진흥기업·삼호·동문건설·신동아건설·동일토건)나 된다. 부도 공포에 시달리는 업체는 중견기업(11~100위권)이 대부분이다. 올 상반기 10대 건설사는 매출 비중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지만 중견기업의 매출은 떨어져 수주 편중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어느 업종이든지 상위 몇몇 업체가 업계를 선도한다. 건설업계는 ‘10대 건설사’가 있다. 이들이 주요 공사를 따내고 전문 공정을 나눠 중견업체들에 하도급을 주는 형태를 띤다. 하지만 국내 건설시장에서는 대형 건설사들이 잔뜩 움츠리고 있다. 공공공사 경쟁입찰이 유찰되는 일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숨을 죽인 이유는 담합이란 눈초리 때문이다. 특히 지난 정부에서 벌인 4대강 사업 부작용의 불똥이 건설업체로 튄 것이다. 하지만 건설업체들의 속은 부글부글 끓는다. 다른 공사에서 일어난 담합에 대한 처벌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지만 4대강 사업은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한 대형 건설업체 대표는 “국책사업이라고 대형 업체들이 구간을 나눠 적극 참여하라고 할 때는 언제이고 이제 와서 담합이라고 몰아세우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4대강 사업 담합 문제는 단지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 대형 업체들이 외국에서 어렵게 일구어 놓은 일감마저 자칫 잃어버릴 위기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업체의 담합 조사 및 처분 사실에 대한 부정적 보도와 경쟁 업체들의 흑색선전으로 해외 발주기관들에 불신을 심어주고 대외 신인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외국 발주 기관들이 국내 대기업의 담합 문제를 거론하면서 사실관계를 알려줄 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담합 공포는 대형 공공공사 수주에 뛰어들지 않는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공공사는 예정가의 70%대에 낙찰되는 경쟁입찰로 붙이기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데다 담합이란 의심의 눈초리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내삼 건협 부회장은 “큰 수익이 나지 않는 데다 담합과 관련한 괜한 오해를 받지 않으려는 현상”이라며 “담합에 대한 정책적인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한국 기업 비상구 찾아라] 철강산업

    [한국 기업 비상구 찾아라] 철강산업

    ‘생산 능력이 좋아져 제품을 더 만들어 내는데 팔 곳은 없고, 저가 중국산 철강재는 계속 수입되고 있는데 국내 기업에 대한 규제는 해소되지 않고….’ 국내 철강업계가 겪는 4대 문제점이다.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철 생산 능력이 세계 1위를 차지한 적도 있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조강(쇳물) 생산량 기준으로 국내 최대 철강사인 포스코는 1998년, 1999년, 2001년 세계 1위에 올랐다. 하지만 한때였다. 중국 기업에 밀려 2002년 3위로 밀려났다가 2004년 5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기준으로 아르셀로미탈(9610만t)이 8년 연속 1위 자리를 차지했고, 2위는 일본의 신일본제철스미토모(5010만t)였다. 포스코(3840만t)는 6위, 현대제철(1720만t)은 18위였다. 철강회사들의 수익도 점점 하향하는 추세다. 지난 3년간 철강회사들의 매출액을 살펴보면 포스코의 2011년 매출액은 68조 9387억원, 2012년 63조 6042억원, 2013년 61조 8646억원으로 줄어들고 있다. 현대제철도 2011년 15조 2595억원, 2012년 14조 8934억원, 2013년 13조 5328억원으로 해마다 감소했다. 세계 철강 경기 악화에 따른 수익 하락으로 동국제강은 2012년 2351억원, 2013년 1184억원 연속 적자를 냈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1500억원대의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기도 했다. 동부제철 인천공장은 동부그룹 구조조정에 따라 매각 대상에 올랐다. 각 회사가 겪는 문제는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국내 철강업계가 공통으로 겪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오금석 한국철강협회 홍보팀장은 “국내 철강회사들의 어려움은 단지 오늘만의 일이 아니라 2000년대 중반 업계 호황기를 지나면서 생긴 수년 전부터 고착화된 어려움이라는 게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한국 철강업계는 현재 체질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철강업계가 가장 심각하게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느끼는 문제로는 중국산 저가 철강재 수입 증가가 꼽힌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8월 철강재 수입은 171만 6000t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5% 증가했고 7월에 비해 9.0% 감소했다. 철강 수입은 지난해 11월부터 10개월 연속 전년 대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8월 수입량은 1481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1%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국산은 862만 5000t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1.1% 증가했고, 일본산은 482만 6000t으로 7.7% 줄어들어 중국산 수입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제품별로 보면 전체 수입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열연강판은 8월 기준 전년 대비 11.8%, 중후판은 15.8%씩 수입이 증가했다. 국내 공급과잉 품목인 아연도강판(2.4%), 기타도금강판(57.8%), 컬러강판(125.2%) 등도 증가세가 계속되는 실정이다. 현재 반덤핑조사 중인 H형강(건축물 등에 쓰이는 철강재)은 과도한 수입 재고량, 부적합 철강재라는 인식에 따라 전년 대비 13.0%, 전월과 비교해 4.0% 감소했지만 전체 수입 비중의 3.4%를 차지해 여전히 많이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업계는 중국산 철강재의 공습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최근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무역위원회에 국내에 수입되는 중국산 H형강에 대해 반덤핑 제소장을 제출했다. 또 현대제철과 대한제강은 자사 마크가 찍힌 중국산 철근을 수입해 불법 유통한 혐의로 한 수입업체를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하지만 가격을 무기로 한 중국산 철강재 수입을 막기란 쉽지 않다. 소형 기준 t당 H형강 유통 가격은 국내산이 중국산에 비해 약 20만원 가까이 비싼 데다 중국 역시 자국 내 공급과잉으로 밀어내기식 수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주한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쇳물을 만들기 위한 재료인 철광석과 코크스에서 철광석은 모든 나라가 들여오는 가격이 비슷한 편이지만 특히 중국은 코크스를 자급자족할 수 있기 때문에 재료비 자체가 저렴하다”며 “게다가 인건비도 낮아 전체 가격 경쟁력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저가 중국산 철강재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을 내리기란 쉽지 않다”며 “아무리 값이 싸다고 하더라도 품질이 떨어지고, 품질이 낮은 재료를 쓸수록 그만큼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철강업계만이 아니라 수요업계가 함께 고민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국내 철강업계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품질에 차별성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인다. 대표적으로 포스코는 고품질 제품 제조 등 신성장동력으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임경근 포스코 기술연구소 박사는 “세계 각국이 에너지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 산업에 쓰이는 강재에 초점을 둬 수년 전부터 연구·개발하고 있다”며 “이런 에너지 강재는 보관과 운반 등에서 다른 강재보다 안전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기술력이 필요한 고급 강재로 꼽히고 수익성도 좋다”고 설명했다. 민 교수는 “오랜 수명의 소재 개발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며 “현수교 등에 쓰이는 강재는 100년 이상 버틸 수 있는 소재여야 하고, 요새 한창 이뤄지는 주택 재건축을 위해선 30~40년 이상 가는 철근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장수명 소재는 소고기로 보면 치마살 같은 특수 부위라 볼 수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제품 품질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존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철강업계의 문제인 공급과잉은 국내 철강회사들이 기존에 설비투자를 많이 해 놓은 상태라 공급이 줄어들 수도 없고 이를 써야 할 조선·건설업계가 살아나지 않는 한 공급량 해소가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범용 강재는 중국과의 경쟁력 차이가 크지 않지만 자동차용 같은 고급 강재는 경쟁력 차이가 있음에도 수요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고급 강재 생산에만 집중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시장에서 업계끼리 수요처를 뺏고 뺏기는 식으로 갈 것이 아니다”라며 “국내시장은 조선이나 건설사업, 자동차사업 등 주요 수입처에서 더 이상 수요가 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점차 좋아지고 있는 세계 경기에 맞춰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미 일본 등이 동남아시장을 꽉 잡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철강회사들이 뒤늦게 진출해 어려움이 있지만 이들 지역 등에 나가지 않고서는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고객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찾아가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민 교수는 “철강업계가 호황기였을 때는 가만히 있어도 고객들이 찾아왔지만 지금은 가만히 앉아 기다릴 수 없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며 “고객을 직접 찾아가 자사의 제품이 어디에 쓰였을 때 뛰어난지 알리는 등 고객의 필요성과 편의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강업계에 대한 규제도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됐다. 내년부터 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되면 국내 철강회사들은 온실가스 배출 규모를 정하고 이를 초과한 회사는 배출권을 사거나 사지 못하면 과징금을 내야 한다. 한국철강협회 분석에 따르면 내년부터 3년간 국내 쇳물 생산량이 2400만t가량 줄어들 수 있다. 또 거래 가격을 온실가스 1t당 1만원으로 가정했을 때 3년간 3635억원이 추가 소요되고 과징금을 내는 방식으로 할당량 부족분을 메운다면 1조 958억원의 재정 부담이 생긴다고 분석했다. 민 교수는 “이런 배출권거래제에 따른 재정 부담은 기업으로선 세금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제품 생산을 줄이거나 그만큼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한국 기업 비상구 찾아라] 조선업계

    [한국 기업 비상구 찾아라] 조선업계

    “세계 1위라는 자부심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언제라도 뺏길 수 있는 1위 자리라 아슬아슬한 마음이 더 크다.” 조선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말이다.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있는 경남 거제시는 조선업으로 먹고사는 도시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때문에 이들 조선사의 실적이 떨어지면 지역 경제도 휘청인다. 전 세계적인 철강 불경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철강회사들도 수익 개선을 위해서는 가장 큰 수요처인 조선업이 살아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가 좋아지면 해양 물동량이 늘어나고 해운사도 살아나고 해운사가 발주하면 조선소도 이득이지만 해운 시장이 좋아지는 속도가 느리다는 점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전 세계적인 경기 불황을 보여주듯 선박 발주량은 줄어들고 있다. 최근 국제적인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에서 발주된 선박은 모두 57척, 114만CGT(수정환산톤수)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발주량 208척, 550만CGT에 비해 5분의1 정도 줄어든 양이다. 이는 세계적 금융위기 여파로 선박 발주량이 급감했던 2009년 9월(46척, 57만CGT)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올해 1~8월 전 세계 누적 발주량도 2680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538만CGT 대비 24% 줄어들었다. 이처럼 세계 조선경기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국 조선업은 1위 자리를 지켰다. 8월 한 달간 한국의 수주 실적은 20척, 51만CGT로 중국(28척, 31만CGT)에 비해 62.1% 많았다. 한국이 중국에 2개월 연속으로 앞선 것은 지난해 3~4월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월간 시장점유율로도 한국(44.5%)은 중국(27.4%), 일본(7.9%)을 크게 제쳤다. 하지만 안심할 때가 아니다. 실제 일감을 뜻하는 수주잔량(수주받은 물량 가운데 인도한 것을 제외하고 현재 건조하고 있거나 건조할 예정인 물량)에서 한국은 중국에 계속 뒤처지고 있다. 이달 현재 수주잔량은 중국은 2509척, 4676만CGT로 전월 2521척, 4702만CGT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한국은 906척, 3379만CGT로 전월 901척, 3368만CGT 대비 소폭 상승했다. 수주잔량 순위는 중국이 점유율 40.7%로 2008년 10월 이후 6년여째 1위를 달리고 있고 한국 29.4%, 일본 15.8% 순이었다. 한국의 수주량이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수주잔량도 중국의 뒤를 잇고 있다고 해도 안심할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개월 연속 수주량 세계 1위라고는 하더라도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며 “그보다는 실제 일감이라고 할 수 있는 수주잔량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는지가 문제”라고 밝혔다. 국내 각 조선사의 순익도 줄어들었다. 지난 3년간 국내 빅3 조선사의 순이익을 보면 현대중공업은 2011년 2조 7434억원에서 2012년 1조 296억원, 2013년 1463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지난 2분기에는 1조 1037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최근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계속 실패해 노조가 파업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은 2011년 8511억원, 2012년 7964억원, 2013년 6322억원 흑자를 내긴 했지만 흑자 폭이 줄어들었다. 삼성중공업 역시 노사 간 임단협에 차질을 빚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 6483억원, 2012년 1759억원, 2013년 2419억원 흑자를 냈고 빅3 조선사 가운데 가장 먼저 임단협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그나마 안정된 편이다. 국내 조선사 각 사가 처한 어려움이 다르면서도 공통적으로 수익성 하락이라는 문제를 겪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상위 5개 조선사(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매출액에서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마이너스 2.7%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비율은 2010년 14.4%로 정점을 찍은 뒤 2012년 7.3%, 2013년 4.9%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런 결과는 조선업계 경쟁 심화와 선박 가격 하락에 따라 상선 부문의 실적이 떨어졌고 해양플랜트 부문의 일부 사업에서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경기 불황으로 수주량 개선은 어렵고 중국과의 경쟁은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조선업계는 해양플랜트 같은 고부가가치 수주에 집중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해양플랜트 사업이란 바다에서 석유 등 에너지 자원을 발굴하고 시추하는 장비 혹은 운반선 등을 건조하는 것을 말한다. 세계 각국이 에너지 자원 확보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해양플랜트에 대한 수요가 많다. 또 해양플랜트 목적상 석유와 가스 등을 시추하고 저장, 운반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특수하게 건조해야 해 많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한국을 따라왔다 하더라도 여전히 건조 능력은 한국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특히 그런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고부가가치 선박을 건조하는 데 집중하는 것 자체는 방향성이 맞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만큼의 능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홍 연구위원은 “중국과의 경쟁이 문제가 아니다. 중국은 벌크선(컨테이너를 사용하지 않고 철광석 등을 운반하는 선박)이 주력이라면 우리는 고부가가치선 건조가 주력”이라며 “중국의 강선(鋼船·금속으로 만든 선박) 조선소는 700여개가 있는데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곳은 100여개뿐이고 이 또한 구조조정 중이라 중국 역시 한국처럼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조선사들이 현재도 고부가가치선을 계속 만들고 있고 해양플랜트가 가장 중요한 것은 맞다”면서도 “문제는 우리나라는 조립하는 건조 능력은 뛰어나지만 기본 설계 부문이 약하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홍 연구위원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 설계를 받아 국내 조선소에서 만드는 구조인데 오일 메이저(세계 여러 산유국의 석유자원과 관련된 모든 단계를 다루는 대기업)들은 한국의 건조 능력을 믿고 설계와 건조 등을 모두 다 해주길 바라고 있지만 설계 능력이 떨어져 원하는 대로 해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채종주 한국해양수산연수원 해양플랜트교육팀 교수는 “오일 메이저에서 발주하면 우리는 외국산 부품과 엔진을 가져와 조립을 하고 시운전을 하는 수준으로 전체 발주 금액에서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은 10~15%밖에 안 된다”며 “그래도 이런 규모의 배를 만들 수 있는 곳은 한국 조선소밖에 없기 때문에 해양플랜트 수주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조선사들 각 사가 어려운 상황이라 해양플랜트 수주 부문에서 우리끼리 경쟁하느라 가격을 낮춰 수주한다든지 하는 문제점도 있다. 채 교수는 “많이 수주한다고 하더라도 자재를 외국산으로 쓰면 별반 소용이 없고 정부가 기자재 개발에 노력하고 있지만 실제 사용해 보고 검증된 것이 아니면 외국 발주자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채 교수는 “우리나라도 제대로 된 에너지 개발 정책이 필요하다”며 “동남아 같은 곳에서 광구 개발권을 사서 플랜트를 만든 다음 거기서 직접 만든 부품 등으로 시험해 보고 오일 메이저로부터 인정받은 뒤 작업에 참여한 사람들이 국내로 돌아와 개발·연구에 참여해 인력을 양성하는 등의 순환 구조가 이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한국 기업 비상구 찾아라] 자동차

    [한국 기업 비상구 찾아라] 자동차

    9년 연속 자동차 생산 5위 국가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던 국내 자동차 업계에 위기론이 일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서는 원화 환율의 반사이익으로 일본과 미국의 경쟁사가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내수에선 수입차 점유율이 12% 중반까지 치솟고 있다. 생산성 향상이 업계의 화두지만 현대차·기아차의 파업은 연례행사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미래경쟁력을 위해서는 연비를 높인 친환경차 개발 등이 시급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소걸음을 걷는다는 평가다. 지난주 인터넷에서는 미국에서 출시한 일본 도요타의 주력 모델 2015년형 캠리의 가격이 갑자기 화제가 됐다. 미국 판매가격(MSRP)을 원화로 환산해 보니 2400만~2700만원으로 신차가 국내에 들어오면 신형 LF쏘나타(2255만~2990만원)보다 저렴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판매 중인 풀옵션 캠리 가격은 335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할인가에 해당한다. 댓글에선 가격이 내려가면 캠리를 사겠다는 반응과 쏘나타 판매를 우려하는 반응이 공존했다. “시장도 옵션이 다른 만큼 급격한 가격인하는 없을 것”이란 도요타 측의 입장이 알려지면서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절하된 엔저 효과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미 국내업계에선 엔저를 활용한 일본업체의 가격 인하가 두려운 존재가 됐다. 만약 공격적인 가격 마케팅이 본격화되면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가 입는 타격은 생각보다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달러에 대한 일본 엔화 가치는 2012년 9월 78엔 선에서 최근 105엔까지 2년 만에 25%나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원화의 가치는 1123원대에서 1030원대로 9%가 올랐다. 최근 원·엔 환율도 970원대를 기록 중인데 그만큼 글로벌 경쟁사의 가격 경쟁력이 커진 셈이다. 자동차산업은 일본, 미국 등과 수출경쟁이 심하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자동차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마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매출액은 4200억원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 엔저가 본격화된 지난 2년간(2012~2013년) 일본 자동차 업종의 수출증가율은 12.8%에 달한다. 같은 기간 18%가 증가한 화학업종의 증가율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기계(4.0%), IT(5.7%)에 비해서는 각각 2배와 3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이 기간 엔저 효과 등에 힘입은 도요타는 지난해 글로벌시장에서 2조 2900억엔(약 23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 1조 3200억엔에 비해 70% 이상 급증한 수치로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전 기록한 영업이익 최대치를 가뿐히 뛰어넘었다. 혼다 7502억엔(37.7%), 닛산 4983억엔(13.6%), 스바루 3264억엔(171.1%) 등 이른바 8대 일본차 브랜드 모두 눈부신 성장을 보였다. 문제는 ‘본격적인 일본의 엔저 공세는 내년 이후부터’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는 점이다. 내수시장에 부는 수입차의 바람도 발등의 불이다. 높아만 가는 수입차 선호에 현대·기아자동차의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7년 만에 70% 아래로 떨어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신규 등록 대수 기준으로 올 1∼6월 현대차와 기아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각각 42.7%와 26.8%로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71.1%)보다 1.6% 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올 상반기 수입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5%에서 1.9% 포인트 상승한 12.4%로 나타났다. 2007년 상반기 4.5%에 그쳤던 수입차 점유율은 2009년 상반기 5.1%, 2011년 상반기 7.1%, 2013년 상반기 10.5% 등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내수시장 규모가 정체된 상황에서 수입차 점유율이 높아지다 보니 국내시장에서 얻는 수익도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해를 거르지 않고 터져 나오는 노사문제도 걸림돌이다. 현대·기아차는 2011년과 2012년을 제외하고 1987년부터 27년간 397일 파업을 반복해 왔다. 1998년에는 36일 동안 파업하는 최장 기록을 세웠다. 회사의 집계에 따르면 파업 기간 현대차는 125만 4649대(14조 3954억원), 기아차는 65만 6344대(8조 2155억원)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더 큰 문제는 파업의 여파는 부품업체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현대차 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가면 국내 부품업체들의 하루 손실액은 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래저래 갈 길 바쁜 한국 자동차업계의 발목을 잡는 요인들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한국 기업 비상구 찾아라] “기술로 엔고 극복 도요타에 배우고 적대적 노조관 탈피… 파트너 인정을”

    전문가들은 위기의 해법은 국내 자동차 업계의 내재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 위기는 환율 등 외부요인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위험요소를 방치하기만 하는 국내 자동차 업계의 고질병에서 불거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기업들은 높아져만 가는 환율 탓을 하겠지만 기업도 책임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면서 “구조적으로 환율은 늘 변동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여력이 있을 때 독보적 기술력을 키워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우리는 그런 준비에서 부족했던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도요타 등 일본 완성차업체에 배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0년대 후반 이후 5년 이상 ‘슈퍼 엔고’에 시달리는 동안에도 일본의 자동차 업계는 꾸준한 투자를 통해 제품 기술력을 올렸고 이를 통해 재도약을 준비해 왔다. 초대형 리콜 사태 이후 한때 ‘도요타의 시대는 끝났다’는 평이 줄을 이었지만 보란 듯이 도요타는 글로벌 자동차업계 1위로 재도약했다. 현대·기아차로 대표되는 완성차 업체부터 부품사에 이르기까지 연구개발(R&D) 비용을 과감하게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완성차업체는 당장 장사가 잘된다는 이유로 단기간에 팔릴 차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부품업체는 현대차라는 든든한 국내 공급체를 거머쥔 채 연구개발에는 안이한 면이 있었다”면서 “위기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결국 독보적인 기술력인 만큼 과감한 연구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과거 10여년간 현대차그룹이 품질 개선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매진한 덕에 지금의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만큼 보다 정확한 미래 비전을 세우고 목표를 향해 달리는 퍼스트무버(선도자)로 변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마다 불거지는 파업 등 노사문제와 국내 공장의 낮은 생산성을 오히려 기회요인으로 여기는 발상의 전환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생산공장 중 한국공장의 생산성은 하위권이라는 지적을 받는데 이는 뒤집어 생각하면 대규모 투자 없이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라면서 “생산성 향상이란 공동의 목표로 시간단위로 경직된 임금체계 등을 노사가 함께 고민한다면 생산성 이슈는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주 고용노동연수원 교수는 “해묵은 문제인 만큼 경영진이 먼저 적대적 노조관을 버리고, 노조를 경영의 파트너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어려운 일 같아 보이지만 미국 GM이나 독일의 폭스바겐 등도 이런 공존 방식을 현실에 적용해 상생의 노사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데스크 시각] 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이종락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이종락 산업부장

    지난 9일 재벌닷컴이 재미있는 자료를 내놨다. 우리나라에서 창업한 지 100년이 넘는 ‘장수기업’이 7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창업 반세기를 넘긴 기업은 658개사로 자산 100억원 이상 상장사와 비상장사 3만 827개사 중 2%에 그쳤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도 국내 10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은 27.2년이었다. 약 320만개에 달하는 국내 중소기업의 평균 수명은 12.3년이다. 신생기업의 경우 창업 후 2년 뒤 생존하는 기업은 50%에 미치지 못하고, 5년 이내 폐업하는 비율이 76.4%에 이른다. 이들 기업이 5년 이상 존속할 확률은 24%에 불과하다. 반면 장수기업이 많기로 유명한 일본기업들은 지난해 창업 100주년을 맞는 기업이 1425개사에 달했다. 일본 신용평가업체 데이코쿠 데이터뱅크가 발표한 자료다. 기업의 평균 연령은 약 35년이었다. 백제인이었던 목수 유중광이 일본에 건너가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건축회사 곤고구미(현 케이지건설)는 14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녔다. 서구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은 1288년에 설립한 스웨덴의 ‘스토라’다. 광산을 운영하며 구리제품을 취급하던 이 회사는 1898년 핀란드 엔소(Enso)와 합병했다. 우리 기업들은 일제 강점기와 광복 이후 이어진 전쟁으로 창업이 다른 국가보다 늦었다. 근대 기업의 출발이 늦었다 해도 기업의 생명이 너무 짧다. 기업의 수명이 짧다는 것은 경제적,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기업의 도산과 폐업은 종업원, 협력업체, 주주 모두가 손실을 입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의 생명이 짧은 이유는 뭘까. 공병호 박사가 저서 ‘대한민국 기업흥망사’에서 기업 몰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무모한 사업 다각화, 조직 관리의 패착, 사업구조 쇄신의 실패, 시장을 읽어내는 통찰력 부재, 오너의 자질과 경영 능력 부족, 급격한 환경변화와 불운, 정치권력의 불협화음 등을 꼽았다. 한 마디로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한 기업은 생존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몰락하는 게 기업세계의 비정한 생리인 셈이다. 이런 차원에서 서울신문은 11일부터 ‘한국기업 비상구를 찾아라’는 시리즈를 시작했다. 시장침체에 원화 강세까지 겹쳐 전자, 자동차, 철강, 조선, 건설 등 주요 산업이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리즈는 업계의 비중에 따라 대기업의 현황을 주로 언급하지만 최근 산업계 전반으로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는 점에 경종을 울리려는 차원이다. 지난 3월에 발표한 한은의 ‘일본 장기존속 기업의 경제·사회적 위상 및 경영전략’ 보고서는 일본에서 장수기업들이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이어진 저성장 시대를 극복하는 발판이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불황의 늪에서도 첨단기술을 보유한 장수기업이 굳건히 버티면서 고용과 성장의 디딤돌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일본 장수기업의 고용 기여도는 높다. 지난 10년 동안 일본에서 폐업으로 연간 평균 209만명이 직장을 잃었지만 100년 이상 장수기업은 종업원 580만명을 꾸준히 유지했다. 이 기간 장수기업의 도산율은 채 1%도 되지 않았다. 오랜 세월 확고하게 뿌리내린 기업가 정신과 경영원칙이 가장 소중한 자산이란 얘기다. 100년 이상인 장수기업을 지속적으로 배출해야 소수 간판기업에 기대고 있는 한국경제도 훨씬 튼실해질 수 있다. jrlee@seoul.co.kr
  • [한국 기업 비상구 찾아라] “기술 패러다임 급변… 혁신만이 살길”

    끝없는 기술혁신만이 위기에 처한 한국 전자업계의 돌파구라고 10일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주현 산업연구원 산업경제연구실장은 “지금의 국내 전자업계 위기는 항구적으로 내재됐다”며 “전자산업은 기술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하는 분야라서 글로벌 1위 기업이라 해도 언제든지 퇴출당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든 하드웨어든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주도권을 잡아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혁신성 부족에 대해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반응하는지는 올 4월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5의 사례를 통해 확인됐다. 애초 기대를 모았던 쿼드HD(360만 화소·HD의 4배 화질) 디스플레이나 홍채 인식 같은 새로운 스펙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외신 등으로부터 혹평을 받았다. 이런 시장평가에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역성장했고, 영업이익은 8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결국 삼성전자는 지난 3일 오른쪽 면에 곡면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혁신 제품’인 갤럭시노트4 에지를 공개해 실적 반등에 나섰다. 삼성전자의 사업 비중이 스마트폰에 편중된 점을 반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0~70%를 차지하는 스마트폰 판매가 둔화되자 곧바로 실적 악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김진백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은 삼성전자가 잘할 수 있는 분야인 하드웨어 쪽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는 것이 차선”이라면서 “2~3년 전 소프트웨어나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시기에 돈을 벌어들이기 쉬운 하드웨어 혁신에만 너무 치중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타이젠 등 독자 운영체계(OS)나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개발에 열을 올리지만 아직은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김 교수는 “타이젠 개발은 방향은 맞지만 늦은 감이 있다”면서 “오히려 서비스 개념으로 접근해 애플의 아이클라우드와 같이 고객에게 최적의 사용 환경을 제공하는 데 집중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사업부별 독립 경영은 독이 될 수도 있다”며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구글의 래리 페이지처럼 전체 사업을 관통하는 철학으로 기업을 통제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힘이 삼성전자는 약한 것 같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3분기 10조원 영업이익이 비정상적인 것이었다”며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과 같은 세상을 뒤흔들 새로운 제품을 내놓지 못한다면 수익성은 지금보다 더 떨어지고 4조~5조원 수준에서 실적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한국 기업 비상구 찾아라] 전자산업

    [한국 기업 비상구 찾아라] 전자산업

    최근 산업계 전반으로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시장 침체에 원화 강세까지 겹쳐 석유화학, 철강, 조선 등 주요 산업이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그사이 거대 내수를 기반으로 한 중국 기업들은 턱밑까지 추격해 왔고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기업들의 부활도 만만치 않다. 스마트폰을 앞세워 승승장구하던 전자산업까지 최근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전자산업을 시작으로 자동차, 철강, 조선, 건설, 은행, 증권, 보험 등 위기를 맞은 한국 대표 산업들의 현 상황을 짚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본다. 휴대전화·TV 등 글로벌 1위 분야가 수두룩한 한국의 ‘간판산업’인 전자산업이 최근 성장세가 꺾이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던 스마트폰·TV 등 세트산업은 시장 성숙기에 중국 업체들의 가파른 성장까지 겹쳐 1위 자리가 위태롭다. 메모리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 분야는 사정이 낫지만 미국·중국·타이완 등 해외 업체들이 빠르게 기술 격차를 좁혀 오고 있다. 원화 강세와 같은 외부 요인도 문제지만 기술 차별화 부족 등 성장엔진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에서 전자업계의 위기감은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쿼드HD(QHD·HD의 4배 화질) 스마트폰은 지난해 말 중국 비보가 삼성·LG보다 먼저 내놨다. 지난 5일 110인치 곡면 울트라HD(UHD·HD의 8배 화질) TV 역시 중국 TCL이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기술 헤게모니를 뺏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셈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의 24.9%(올 2분기 기준)를 차지하는 업계 1위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7조 187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4.6% 급락했다. 올 3분기엔 5조원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KDB대우증권·현대·우리투자·신한금융·한국투자증권 등)까지 나오고 있다. 시장 침체와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인해 최근 2~3년간 성장을 이끈 스마트폰 사업이 실적 악화를 주도했다. 출하량 기준으로 2011~2013년 최근 3년간 40~60%대 고속 성장을 해 온 스마트폰 사업의 올 성장률은 26%, 내년 성장률은 16%로 뚝 떨어질 것이란 전망(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도 있다. 북미·서유럽의 경우 올 성장률은 8~9%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해외 후발 주자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올 7월 샤오미가 내놓은 스마트폰인 미(Mi)4의 경우 풀HD 화질의 디스플레이에 퀄컴 스냅드래곤 801 2.5GHz 모바일 AP 등 최신 부품을 탑재했다. 가격은 40만원대다. 삼성전자 갤럭시S5와 비슷한 스펙이지만 가격은 절반 이하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올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1년 전보다 오히려 100만대 줄어든 7400만대에 그쳤다. 글로벌 시장 규모가 26.7% 증가(2억 3300만→2억 9520만대)하는 동안 삼성전자는 제자리걸음만 한 것이다. 반면 중국 5대 제조사(샤오미·화웨이·레노버·쿨패드·ZTE)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1년 새 64.9%(4760만→7800만대) 급성장했다. 스마트폰 ‘양대 산맥’인 애플은 소프트웨어(SW) 경쟁력을 바탕으로 인기가 여전하다. 전 세계 스마트폰의 85%가 탑재한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가 아닌 독자 OS(iOS)를 탑재해 고객 충성도를 높였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개발자 집단을 보유한 실리콘밸리에서 나오는 100만개가 넘는 애플리케이션(앱)도 삼성전자를 능가하는 애플의 경쟁력이다. 실제 애플의 올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352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했다. 디스플레이 분야는 월드컵 특수의 영향으로 올 2분기 실적이 다소 개선됐지만 일시적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1위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은 2012년 4분기(5872억원) 이후 하락세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아예 올 1분기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TV 패널의 94.4%(올 2분기 기준)를 차지하는 액정표시장치(LCD)는 타이완·중국·일본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기술력이 크게 향상됐다. LG·삼성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나 울트라HD 패널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지만 아직 OELD 비중은 0.026%, UHD 패널 비중은 4.1%에 그친다. 주류인 대형 LCD 패널에서 12년째 LG디스플레이와 1~2위 경쟁을 해 온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2분기 타이완 이노룩스에 뒤처져 글로벌 3위(18.7%)로 내려앉았다. LG디스플레이(25.2%)가 1위지만 이노룩스(20.2%), AU옵트로닉스(16.0%·타이완), BOE(6.9%·중국) 등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메모리반도체는 국내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선두를 유지하는 분야다. D램, 낸드플래시 등의 품목에서 삼성전자가 확고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3위로 뒤따르고 있다. 최근 가격 동향도 안정적이다. 올 D램 시장 규모는 최고 호황기였던 1995년(408억 달러)을 19년 만에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 2분기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부문 영업이익(2조 7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21.6% 증가했다. SK하이닉스 실적도 증가세다. 영업이익률 역시 삼성전자 33%, SK하이닉스 28% 등으로 다른 분야에 비해 높다. 메모리반도체 사업이 주력인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사상 최고치(5일 기준 31조 2000억원)를 기록했다. 하지만 메모리반도체 시장 역시 스마트폰 시장 정체의 영향을 받고 있다. 최근 5년간 평균 64%씩 성장해 온 스마트폰용 D램 용량 증가율은 올해 20%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1위 삼성전자와 2위 미국 마이크론의 영업이익률 격차는 올 2분기 12% 포인트 격차로 좁혀졌다. 삼성전자가 33%, 마이크론 21%를 기록했다. 2~3년 전엔 20% 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타이완 업체들의 추격도 거세다. 영업이익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앞섰다. 이노테라의 올 2분기 영업이익률은 55%, 난야는 36%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주현미 남편, 임동신 언급 “조용필 몰래 연애” 왜 몰래 연애했지?

    주현미 남편, 임동신 언급 “조용필 몰래 연애” 왜 몰래 연애했지?

    주현미 남편이 화제다. 최근 방송된 MBC ‘기분좋은날’에 출연한 주현미는 밴드 ‘조용필과 위대한탄생’ 멤버였던 임동신을 언급했다. 이날 주현미는 “당시 조용필 선배님 몰래 만났다. 정말 그때는 쇼 프로그램이 월화수목금토일 다 있었고 거의 만나는 사람은 거의 만났다. 조용필 선배도 거의 만났는데 그 분 몰래 남편과 만났다”고 고백했다. 이어 “남편은 결혼하고 나서 일부러 자기 음악활동을 안했다. 자기 음악을 접고는 내 매니지먼트 활동을 해줬다”고 덧붙였다. 또 주현미는 “남편이 결혼 하고나서 자기 음악을 접었다. 당시 ‘비상구’로 인기를 끌 당시였기에 팀의 원망을 한 몸에 받았을 텐데도 모든 것을 내게 쏟아줬다”며 “그런데도 무대에서 조명 받고 상을 받는 사람은 나더라”라며 남편에 대한 미한한 감정을 드러냈다. 주현미 남편 임동신 언급에 네티즌은 “주현미 남편 임동신..주현미 남편 내조의 왕이구나” “주현미 남편 임동신..자기가 좋아하는 일도 버리고 대단하다” “주현미 남편 임동신..주현미 가족 파이팅” “주현미 남편 임동신..멋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MBC (주현미 남편 임동신) 연예팀 chkim@seoul.co.kr
  • “버림받은 ‘공간사옥’을 미술관으로…예술이 발휘하는 힘 보여주고 싶어”

    “버림받은 ‘공간사옥’을 미술관으로…예술이 발휘하는 힘 보여주고 싶어”

    “공공미술관 개관이라는 36년간의 꿈을 이루게 되니 흥분과 두려움이 교차합니다.” 국내 최대 미술품 컬렉터로 꼽히는 아라리오 갤러리 김창일(63) 회장이 지난해 150억원에 인수한 서울 종로구 원서동의 ‘공간 사옥’(등록문화재 제586호)을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해 21일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공간 사옥은 한국 현대건축 1세대인 고 김수근 선생이 설립한 공간그룹의 사옥이자 그가 직접 설계한 건물이다. 지난해 11월 경매에 나온 건물을 김 회장이 원래의 건물 형태를 훼손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150억원에 매입한 뒤 새롭게 단장해 새달 1일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라는 이름으로 정식 개관한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 회장은 “경매에서 유찰돼 버림받은 공간 사옥이 미술관으로 변했을 때 예술이 어떻게 힘을 발휘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며 “김수근의 건축물을 최대한 원형대로 보존하면서 미술관을 꾸몄다”고 말했다. 미술관에는 예전 건물의 화장실과 비상구 표시등, 배선 등이 그대로 남아 전시장으로 활용될 만큼 본래 모습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다. 그는 “김수근 선생의 뜻에 맞게 지난 두 달간 공간마다 작품 배치를 어떻게 할지 신경 썼는데 아직도 만족스럽지 않다”고 털어놨다. 미술관 개관전 ‘리얼리?’에선 김수근의 손때가 묻은 건물의 붉은 벽돌을 따라 유명 작가 43명의 작품 96점이 선을 보인다. 김 회장의 개인 소장품 3700여점 가운데 엄선한 것들이다. 그가 1989년 천안에 처음 갤러리를 연 뒤 전시했던 키스 해링의 설치작품 ‘무제’를 비롯해 마크 퀸, 고헤이 나와, 피에르 위그 등 수십년간 세계 곳곳을 돌며 수집한 작품들이 공개된다. 백남준, 바버라 크루거, 신디 셔먼, 수보드 굽타, 트레이시 에민 등 세계적인 컬렉터 찰스 사치와 경쟁하며 사들인 유명 작가의 미술품들도 내놓는다. 5층 규모 미술관 내의 38개 방에 세계적인 미술품들이 가득 들어차는 셈이다. 한편에서는 ‘씨 킴’이란 예명으로 작업한 자신의 작품 6점도 선보인다. 그는 건물 인수 과정의 뒷얘기도 털어놨다. “150억원에 (공간 사옥이) 처음 유찰됐다는 사실을 듣고 곧바로 직원을 보내 협상에 나섰다. 한 달 뒤 재입찰하면 5% 내려간 가격에 살 수도 있었지만 1시간 반 만에 바로 계약했다”고 말했다. “그때 건물을 판 공간 측에 (내게 판 것을)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큰소리까지 쳤다”며 “첫 경매에서 왜 아무도 안 샀는지는 아직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터미널 및 유통업으로 사업에 성공하면서 미술품을 수집해 세계 200대 컬렉터가 된 그는 “지금까지 사들인 미술품은 단 한번도 판 적이 없다”면서 “미술품들은 훗날 모두 재단에 귀속시켜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 미술관의 입장료는 기존 사설 미술관들보다 비싼 1만 2000원이다. 이에 대해선 “미술관의 미래에 투자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회장은 내년까지 제주도에도 4개의 미술관을 개관할 예정이다. 조만간 중국 상하이에도 새 전시 공간을 연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세월호 생존학생 6명, 첫 법정 증언 “아무도 구해주지 않아..”

    세월호 생존학생 6명, 첫 법정 증언 “아무도 구해주지 않아..”

    28일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공판에서 단원고 생존학생 6명이 처음 증인으로 나서 사고 당시 상황을 진술했다. 세월호 4층 선미 쪽 왼편 SP1 선실에 머물던 A양은 “배가 기울어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90도로 섰다. 옆에 있던 출입문이 위로 가 구명조끼를 입고 물이 차길 기다렸다가 친구들이 밑에서 밀어주고 위에서 손을 잡아줘 방에서 빠져나왔다”고 침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선실에서 나와 보니 비상구로 향하는 복도에 친구들 30여명이 줄을 선 채로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구조대가 오지 않아 한 명씩 바다로 뛰어들었는데 내가 뛰어든 뒤 파도가 비상구를 덮쳐 나머지 10여명의 친구들은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A양과 같은 선실에 있던 B양 등 4명도 친구들끼리 서로 도와 A양과 같은 방법으로 탈출했고 이 과정에서 승무원의 도움은 전혀 없었다고 증언했다. B양은 “손 닿으면 닿을 거리에 있던 고무보트에 탄 해경은 비상구에서 바다로 떨어진 사람들을 건져 올리기만 했다. 비상구 안쪽에 친구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는데도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고 진술해 충격을 안겼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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