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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가 ‘봄날 부상’… 그대여, 봄바람 휘날리며 달리는 건 참아요

    29%가 ‘봄날 부상’… 그대여, 봄바람 휘날리며 달리는 건 참아요

    봄은 운동의 계절, 곧 ‘부상의 계절’이라는 걸 아는가? 행정안전부에서 매년 발표하는 ‘재난연감’의 2013~2017년 5년간 생활체육 사고 평균치를 살펴보자. 3월(247.8건)부터 조금씩 늘어나다가 5월에는 1년 중 가장 높은 수치인 평균 404.6건까지 올라간다. 3~5월의 평균 생활체육 사고 발생 건수는 전체 사고의 29%를 차지한다. 등산 사고 건수도 4월(평균 574.6건)에 급증하기 시작해 5월에는 평균 781.4건까지 치솟는다. 봄철은 단풍이 드는 가을철과 더불어 등산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다. 날씨가 선선한 4~6월에는 자전거 사고도 급증한다. 이 시기의 평균 발생 건수가 1년 전체의 33.2%를 차지하고 있다. 스포츠안전재단이 2016년 3~4월에 1만 3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스포츠 안전 사고 실태조사에서도 봄(27.1%)에 주요한 부상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야외 활동을 하기 좋은 가을에 전체 주요 부상의 25.6%가 발생했고, 여름(24.4%)과 겨울(22.9%)이 그 뒤를 이었다.햇살이 점점 따사로워지고 봄꽃이 봉우리를 활짝 펼치는 이 무렵 전문가들은 절대 주의, 절대 조심을 당부하고 있다. 특히 봄철 생활체육은 어느 때보다도 주의가 요구된다. 겨우내 운동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유연성과 근육량이 줄어든 상태임을 잊기 쉬워서다. 관절 기능은 약해져 있는 반면 피하지방은 축적돼 체중이 늘어나면 운동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봄기운에 취해 자신의 체력은 고려하지 않고 과도하게 의욕을 뽐내며 등산이나 자전거, 마라톤 등을 즐기다 보면 부상을 당하기 십상이다. 스포츠안전재단의 손민기 교육사업팀장은 11일 ‘쉬어가기’를 추천했다. “봄철에는 날씨가 좋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무리해서 운동을 하는 사람이 많다. 예를 들어 배드민턴 스매싱을 20번 하면 적당한 사람이 30번까지 했다가는 어깨에 무리가 간다”면서 “이럴 때는 즉시 운동을 중지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체육시설 내에서 생활체육을 즐길 때는 비상구나 소화기, 안전요원 등의 위치를 미리 파악해 두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김원 교수는 “통증의 소리를 들으라”고 했다. 김 교수는 “통증은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라면서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는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통을 극복해야 체력이 한 단계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고통을 무리해서 극복하면 다치게 된다”며 “봄철에 새로운 다짐으로 운동을 하곤 하는데 통증이 심해지면 운동을 줄이거나 종목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종목별로 주의점도 다르다. 동호인들에게는 미안한 소리지만, 우선 마라톤을 조심해야 한다. 평소에 충분히 체력 관리를 하지 않다가 갑자기 대회에 나섰다가 낭패를 보기 쉽다. 발이나 무릎 부위에 무리가 생기기 십상이다. 심장 혈관계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고, 탈수도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6일 경북 경주시에서 열린 제28회 벚꽃마라톤대회에 참가했던 20대 중국인이 출발한 지 10분여 만에 쓰러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상쾌한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나는 이즈음, 미끄러지거나 물체에 걸려 넘어져 발생하는 부상도 급증한다. 무릎·손바닥 찰과상이나 손목·발목 염좌 등이 흔하다. 헬멧이나 무릎보호대 등을 착용해 사고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로 주행시에는 차량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눈에 띄는 옷을 입거나 자전거에 거울을 부착하는 것도 방법이다. 등산에 나설 때는 장비를 제대로 갖춰야 한다. 아무리 날씨가 따뜻해졌다고 하더라도 고도가 높은 산은 아직 겨울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하다. 초봄에는 아이젠(등산화에 부착하는 미끄럼 방지 기구)이나 등산 막대, 등산화를 갖춰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오랜만에 신는 등산화의 밑창 무늬가 닳아서 거의 없다면 교체해야 한다. 봄철에는 일교차도 심하기 때문에 저체온증을 예방하기 위해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어 체온 조절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체력을 생각하지 않은 무리한 코스의 산행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특히 등산 중 입는 부상의 약 80%는 하산할 때 발생한다. 내려갈 때는 올라갈 때보다 상대적으로 주의를 덜 기울이다가 미끄러져 부상을 입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오를 때 체력의 대부분을 사용하면 하산 시에는 다리가 풀려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어느 종목이든 부상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운동 전후 실시하는 스트레칭이다. 스트레칭은 겨우내 굳어 있던 근육이나 관절을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운동 전에 발목이나 손목 같은 작은 관절부터 시작해 허리처럼 큰 관절까지 차례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각 동작을 정확한 자세로 5~20초 동안 유지하며 3~5회 반복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기상 후에 실시할 때는 너무 갑자기 움직여서 다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을 모두 마친 뒤 5~10분간 가볍게 걷거나 스트레칭을 통해 마무리 운동을 하면 피로물질인 젖산의 축적을 줄이고, 근육통을 예방할 수 있다. 봄철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질 때가 많다. 일기예보를 주시하다가 관련 주의보나 경보가 발생하면 배드민턴이나 탁구, 수영 같은 실내 스포츠를 즐기는 편이 낫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불나면 일단 밖으로”…고성·속초 주민·장병 안전지대로 대피

    “불나면 일단 밖으로”…고성·속초 주민·장병 안전지대로 대피

    소방청은 불이 나면 다른 화재 대응 활동보다 일단 현장에서 벗어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5일 당부했다. 정부는 이날 0시를 기해 중대본을 정부 세종 2청사에 설치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전날 강원 고성에서 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속초 시내 방향으로 빠르게 번지면서 인명·재산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인근 콘도 숙박객과 주민들 3100여 명이 안전지대로 긴급 대피했다. 고성군은 원암리·성천리·신평리 일대 주민들에 동광중학교 등으로 대피하라고 알렸고, 인접한 속초시도 바람꽃마을 끝자락 연립주택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린 데 이어 한화콘도와 장천마을 인근 주민들은 청소년수련관으로 대피하라고 재난문자를 보냈다. 영랑동과 속초고등학교 일대, 장사동 사진항 주민들에게까지 대피령을 내렸다. 속초 장사동과 영랑동 주민 500여 명이 영랑초등학교에 대피 중이다. 교동 일대 주민은 교동초교와 설악중학교에, 이목리와 신흥리 일대 주민들은 온정초교에 각각 대피한 상태다. 속초 강원진로교육원에 입소한 춘천의 봄내 중학교 학생과 교사 179명은 춘천으로 이동 중이다. 지역에 주둔 중인 장병 2500여 명도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육군 8군단은 안전 확보 차원에서 예하 부대 장병 2500여 명이 안전지대로 대피한 채 산불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불이 확산하기 전 예방적 차원에서 장병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날이 밝는 대로 군부대 시설 피해를 확인할 방침”이라며 “산불 피해가 재난 수준으로 막대한 만큼 장병들이 대거 투입돼 진화 작업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방청에 따르면 2016∼2018년 화재 때 여러 원인으로 인해 옥외로 대피하지 못하고 사망에 이른 ‘대피 관련 사망자’는 350명으로 전체 화재 사망자 1천20명의 34% 수준이다. 대피 관련 사망 원인으로는 화재 인지 지연, 비상구 찾기 실패, 대피 방법 미숙 등이 있었다. 소방청 관계자는 “소화기 사용법이나 119 신고 요령도 중요하지만, 생존을 위해서는 대피하는 것이 최우선 원칙”이라며 “일반 국민이 불을 끄기는 쉽지 않은 만큼 ‘대피 우선’ 교육이 이뤄져야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청주 2층 노래방서 추락한 회사 동료들…“2명은 의식 없어”

    청주 2층 노래방서 추락한 회사 동료들…“2명은 의식 없어”

    경찰 “다툼 과정에서 추락 추정” 조사 중22일 오후 10시 15분쯤 추북 청주시 흥덕구 사창동의 상가건물 2층 노래방 비상구에서 이모(23)씨 등 5명이 3m 아래 바닥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모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씨와 송모(39)씨 등 2명은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나머지 3명은 경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회사 동료들로 이날 회식을 하고 노래방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한 목격자는 “5명이 2층 노래방에서 줄줄이 바닥으로 떨어져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5명 가운데 일부가 노래방에서 다퉜고 나머지가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비상구로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먼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2명의 의식이 없다”고 말했다. 비상구 문을 열면 완강기를 타고 내려갈 수 있도록 아래가 뚫려 있다.비상구 문 앞에는 ‘평상시 출입금지 비상시에만 이용’, ‘추락위험’을 알리는 문구가 여러 개 붙어있었다고 소방 관계자는 전했다. 경찰은 노래방 주인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다중이용 업소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다중이용 업주는 비상구에 추락위험을 알리는 표지 등 추락방지를 위한 장치를 기준에 따라 갖춰야 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포토] ‘5명 추락’…청주 노래방 비상구서 사고

    [포토] ‘5명 추락’…청주 노래방 비상구서 사고

    지난 22일 오후 10시 15분께 충북 청주시 흥덕구 사창동의 한 상가건물 2층 노래방 비상구에서 이모(23)씨 등 5명이 3m 아래 바닥으로 추락했다. 이씨 등 2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다. 충북도소방본부 제공/연합뉴스
  • 소방당국, ‘버닝썬’ 계기로 유흥업소 불법 개조 전수조사

    최근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의 성접대 의혹으로 논란이 된 클럽 ‘버닝썬’이 개업할 때와는 달리 무단으로 VIP룸 등을 개조한 것으로 알려지자 소방당국이 고급 유흥업소의 불법 구조 변경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소방청은 호텔에 포함된 고급 유흥업소와 단란주점, 클럽 등을 원칙적으로 모두 조사하면서 신고 내용과 운영 실태가 어떻게 다른지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15일 밝혔다. 버닝썬은 완비증명을 받은 당시 시설이 적법하다는 판정을 받고 개업했다. 그러나 이후 정기 소방점검에서 지적사항이 9건 적발됐다. 룸 개수가 많으면 업소는 호화업소로 분류돼 세율이 높아진다. 이를 막고자 개업할 땐 룸 구분을 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무단으로 변경하는 편법 사례가 많이 발생한다. 소방청은 도면과 실제 현황을 비교해 조사할 예정이다. 이런 경우 비상구가 막히게 방치하는 등 소방안전이 소홀해져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소방청 판단이다. 다만 해당 업소들은 소방청이 기존에 진행하던 화재안전특별조사 대상에 대부분 포함된 만큼 이미 조사 대상이라면 중복으로 하지는 않고,누락된 곳이 없는지 면밀하게 파악할 계획이다. 소방청은 또 서울 강남의 다른 클럽 ‘아레나’ 장부에서 소방공무원에게 돈이 건네진 정황이 나온 것과 관련해 서울소방재난본부를 관할하는 서울시의 조사와 수사기관의 수사를 지켜보기로 했다.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 나선 정문호 소방청장은 버닝썬과 관련해 “정기 소방점검에서 적발된 문제가 완비증명 이전에 드러났다면 개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하게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기도민 제안 14개 아이디어, 도 정책된다

    경기도민 제안 14개 아이디어, 도 정책된다

    경기지역 주민들이 제안한 14개 아이디어가 경기도의 정책으로 시행된다. 경기도는 5일 “최근 경기도 제안심사위원회를 열고 도민이 제안한 20개 아이디어 중 14개를 도 정책으로 채택,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선정된 제안은 ▲전통시장 내 자동심장충격기 설치 지원 및 안전교육 정례화 ▲경기도 비상구 폐쇄 등 불법행위 신고자격 기준 완화 ▲도 기간제 근로자 채용 접수방법 개선 ▲경기도시공사 아파트분양 모집공고 시 노약자와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안내 개선 등이다. 또 ▲공동주택 분양 시 노약자 및 장애인 편의시설에 투척용 소화기 포함 ▲도 소유 시설물 안전점검체계 개선 ▲안마사들의 일자리 창출 차원의 도청직원을 위한 안마 서비스 실시 ▲경기도 문화의 전당 화재 대피환경 개선 ▲경기도어린이박물관 내 수유실 등에 피팅보드 설치 ▲경기도 포상조례 등 개정을 통한 올바른 포상문화 정착도 포함됐다. 이밖에 ▲경기행복주택 공동체 활성화 방안 마련 ▲경로당 및 노인복지관에 기도폐쇄 응급처치법 요령 포스터 게시 ▲경기도부동산포털 산업단지 등 입지분석 기능 콘텐츠 개발 ▲GMO 식품 단속 및 표시제 확대 등 역시 도 정책으로 시행된다. 채택된 제안들은 담당 부서별로 이미 시행에 들어갔거나 조만간 시행할 예정이다. 제안자들에게는 50만∼200만원의 상금도 수여됐다. 경기도 관계자는 “소소하지만 도민의 생활 속 편의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가 다수 채택됐다”면서 “앞으로도 도민의 작은 의견이라도 놓치지 않고 귀담아 듣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도는 오는 20일까지 생활 속 소소한 아이디어를 주제로 ‘새로운 경기 제안공모 2019’를 진행한다. 누구나 ‘경기도의 소리(vog.gg.go.kr)’를 통해 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 도는 아울러 국민신문고를 통해서도 도민의 정책제안을 상시 접수하고 있다.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제안은 소관 부서 검토→추천→제안심사위원회 심사→선정 등의 절차를 거쳐 도 정책 반영 여부를 결정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재테크인가, 富테크인가

    주요 금융회사들이 사회 변화나 시장 흐름을 반영한 톡톡 튀는 ‘특화 상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개인적 수익은 물론 사회적 가치까지 상품에 담아내고 있다. 금융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소비자들이 받아들 혜택은 풍성할 수밖에 없다. 경제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내 돈’을 굴려주는 비상구 역할을 할 금융 상품들을 살펴봤다.
  • [단독]“재난 대처법 몰라” 70%… 노인·장애인 위한 비상구는 없다

    요양원·복지시설 등 안전불감증 심각 이용자 절반 이상 안전교육도 받지 못 해 대구 사우나 화재 등 노인층 피해 집중 소방관 85% “약자 맞춤 재난 정책 필요” 지난 19일 대구 포정동 주상복합건물 사우나에서 불이 나 3명이 사망하고 80여명이 다치는 재난이 발생했다. 2017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지난해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와 서울 종로 고시원 화재에 이어 몇 달 만에 또 발생한 재난이다. 대형 화재 사망자는 주로 60~70대 노인들이었다. 하지만 고령자를 포함해 임산부, 장애인, 환자 등 사회적 약자 중 재난 대피 방법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이들은 10명 중 3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절반은 안전교육조차 받지 못했다. 이 같은 내용은 20일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재난 발생 시 사회적 약자 보호 개선방안’ 보고서에 담겼다. 인권위 의뢰를 받은 충북대 산학협력단이 지난해 노인요양시설, 장애인시설, 산후조리원 등을 이용하는 사회 약자 1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신이 이용하는 시설에서 “재난 발생 시 대피 방법을 안다”고 응답한 이는 35.1%(39명)에 그쳤다. “재난 발생 시 안전한 대피를 보장받는다”고 답한 사람도 30.6%(34명)에 불과했다. 10명 중 7명은 화재, 지진 등 재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뜻이다. “재난 안전교육을 받은 적 있다”고 한 이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43.2%(48명)였다. 사회적 약자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상황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재난이 발생하면 피해가 집중된다. 지난해 1월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는 환자 대부분이 중증환자이거나 고령자였다. 치료 중인 환자가 병원에 급속히 퍼진 유독가스에 노출돼 정신을 잃었고, 일부는 한쪽 손이 침대에 묶여 있어 건물을 빨리 빠져나가지 못했다. 의사소통이 힘든 장애인의 경우 구조 과정에서 더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경북 경주의 한 장애인 재활시설 관계자는 “발달장애인은 흥분하면 차로로 뛰어나가는 등 돌발행동을 할 위험이 큰데, 구조 주체인 병원이나 소방서는 이런 특성을 잘 모르고 있다”면서 “재난 상황에서 팔을 잡아끄는 등 무조건 건물 밖으로 내보내려다 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들의 개별적 특성에 맞는 별도의 안전교육과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연구에서 재난 현장에서 활동하는 소방공무원 17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재난 유형별로 약자를 위한 별도 정책이 필요하다”고 답한 이는 85.4%(146명)에 달했다. 소방공무원 39.9%는 정부가 재난 발생 시 사회적 약자를 위해 관리 계획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봤다. 한 소방 관계자는 “장애인은 휠체어 등 보조장비를 이용하는데 이를 소방 차량에 실을 수 없다는 점, 노인이나 환자는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점 등 각각의 특성에 따라 구조가 늦어지는 이유도 다르다”면서 “평소 이용 시설에서 약자의 성격에 맞는 장비를 구비하고, 정부에서도 별도의 대피 방안을 마련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재난 대처법 몰라” 70%…노인·장애인 위한 비상구는 없다

    “재난 대처법 몰라” 70%…노인·장애인 위한 비상구는 없다

    재난 피해 타깃된 사회적 약자들 요양원·복지시설 등 안전불감증 심각이용자 절반 이상 안전교육도 받지 못해대구 사우나 화재 등 노인층 피해 집중소방관 85% “약자 맞춤 재난 정책 필요”지난 19일 대구 포정동 주상복합건물 사우나에서 불이 나 3명이 사망하고 80여명이 다치는 재난이 발생했다. 2017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지난해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와 서울 종로 고시원 화재에 이어 몇 달 만에 또 발생한 재난이다. 대형 화재 사망자는 주로 60~70대 노인들이었다. 하지만 고령자를 포함해 임산부, 장애인, 환자 등 사회적 약자 중 재난 대피 방법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이들은 10명 중 3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절반은 안전교육조차 받지 못했다. 이 같은 내용은 20일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재난 발생 시 사회적 약자 보호 개선방안’ 보고서에 담겼다. 인권위 의뢰를 받은 충북대 산학협력단이 지난해 노인요양시설, 장애인시설, 산후조리원 등을 이용하는 사회 약자 1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신이 이용하는 시설에서 “재난 발생 시 대피 방법을 안다”고 응답한 이는 35.1%(39명)에 그쳤다. “재난 발생 시 안전한 대피를 보장받는다”고 답한 사람도 30.6%(34명)에 불과했다. 10명 중 7명은 화재, 지진 등 재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뜻이다. “재난 안전교육을 받은 적 있다”고 한 이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43.2%(48명)였다. 사회적 약자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상황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재난이 발생하면 피해가 집중된다. 지난해 1월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는 환자 대부분이 중증환자이거나 고령자였다. 치료 중인 환자가 병원에 급속히 퍼진 유독가스에 노출돼 정신을 잃었고, 일부는 한쪽 손이 침대에 묶여 있어 건물을 빨리 빠져나가지 못했다.의사소통이 힘든 장애인의 경우 구조 과정에서 더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경북 경주의 한 장애인 재활시설 관계자는 “발달장애인은 흥분하면 차로로 뛰어나가는 등 돌발행동을 할 위험이 큰데, 구조 주체인 병원이나 소방서는 이런 특성을 잘 모르고 있다”면서 “재난 상황에서 팔을 잡아끄는 등 무조건 건물 밖으로 내보내려다 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들의 개별적 특성에 맞는 별도의 안전교육과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연구에서 재난 현장에서 활동하는 소방공무원 17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재난 유형별로 약자를 위한 별도 정책이 필요하다”고 답한 이는 85.4%(146명)에 달했다. 소방공무원 39.9%는 정부가 재난 발생 시 사회적 약자를 위해 관리 계획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봤다. 한 소방 관계자는 “장애인은 휠체어 등 보조장비를 이용하는데 이를 소방 차량에 실을 수 없다는 점, 노인이나 환자는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점 등 각각의 특성에 따라 구조가 늦어지는 이유도 다르다”면서 “평소 이용 시설에서 약자의 성격에 맞는 장비를 구비하고, 정부에서도 별도의 대피 방안을 마련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리포트-화재, 불감증에서 탈출하라] 골든타임 5~7분… 초기대응이 제천참사·세브란스 생사 갈랐다

    [세이프 코리아 리포트-화재, 불감증에서 탈출하라] 골든타임 5~7분… 초기대응이 제천참사·세브란스 생사 갈랐다

    2017년 12월 21일 오후 3시 53분. 충북 제천에서 제법 크고 고급스럽다고 소문 난 노블휘트니스앤스파 스포츠센터의 관리부장 A씨가 1층 사무실로 뛰어들어왔다. A씨는 “불 났어 불! 어서 신고해”라고 소리지르며 소화기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이것이 제천 복합건물화재, 즉 제천 참사를 알리는 시작이었다. 그날 29명이 목숨을 잃었고 40명이 다쳤으며 20억 3500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2층 여성 사우나에서만 19명이 숨졌다. 1층 주차장 배관 열선 설치 작업 후 천장 구조물에 불이 옮겨 붙었고 이 구조물이 차량으로 떨어지며 불길이 번진 것이 원인이었다. 거기에 스프링클러나 배연창도 작동하지 않았다. 비상구가 창고처럼 활용돼 피할 곳도 없었다. 대피를 유도한 직원도 없었다. 제천 참사는 표면적으로는 화재안전관리 부주의에 따른 발화로 인한 화재였으나 유족들은 제천소방대 현장지휘 부실도 문제로 제기했다. 유족들은 “2층에 여성들이 갇혀 있다는 사실을 전해듣고도 소방지휘 책임자가 2층 통유리 창문이나 비상계단을 통한 진입을 시도하지 않는 등 구조를 위한 진입활동을 지시하지 않아 인명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018년 10월 청주지검 제천지청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A 전 제천소방서장과 B 전 지휘조사팀장을 불기소 처분했다. 구조·진압활동 결과에 아쉬운 점은 있지만 형사상 과실까지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유가족들은 항고장을 제출했다. 서울신문은 21일 제천 참사의 원인과 재발을 막기 위한 취지에서 소방 관련 전문가들의 진단과 의견을 종합했다. 이주호 세한대학교 소방행정학과 교수와 류상일 동의대학교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 현 국가위기관리학회장인 양기근 원광대학교 소방행정학과 교수가 참여했다.→사고 원인과 피해가 커진 이유는. 류 : 안일한 화재안전관리, 필로티 구조와 드라이비트 등 화재에 취약한 건축구조 및 건축자재 사용, 초기 대응 인력의 부족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첫째, 화재의 시작이 1층 주차장 쪽 천장 전기공사 중 합선 등으로 인한 것인데 목욕탕 손님이 많은 시간대에 전기공사를 했다는 것 자체가 안전불감증이란 것이다. 또 화재 초기 시민 대피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둘째, 1층에 기둥만 있고 사방이 뚫려 있는 필로티 형태 건물이라 공기(산소) 유입이 많았고 외장재가 드라이비트 방식이라 불길이 스티로폼을 타고 올라가며 빠르게 퍼졌다. 그런데 스프링클러도 작동하지 않았다. 셋째, 초기 화재 대응 소방인력도 부족했다. 최초 신고 접수 후 오후 4시쯤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것은 제천소방서 중앙안전센터 차량 4대와 소방관 13명이다. 이 가운데 화재진압 요원은 4명이 전부였고, 4명 1개조로 운영되는 구조대는 고드름 제거 작업을 갔다가 6분 후 도착했다. 이 때문에 생명을 구하기 위한 ‘5분’의 골든타임에 제때 대처할 수 없었다는 지적이 학계 등에서 나온다. 단, 소방청 등에서는 출동 시간의 골든타임을 ‘7분’으로 본다.이 : 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 따르면 소방지휘관 상황 판단과 정보공유 문제도 제기됐다. 당시 지휘팀장은 과거 아현동 가스폭발 현장 경험으로 2차 인명 피해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대형 LPG 탱크 관련 초기 진화를 먼저 지시했다. 현장지휘관과 지휘조사팀장은 2층에 여러 명의 요구조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3층에 확인된 요구조자 1명을 구조하는 데 집중하느라 내부 진입이 늦어졌다. 표준작전절차에 따르면 소방력 투입은 드러난 요구조자, 보이지 않는 요구조자가 치명적 위험에 직면하거나 예상되는 지점, 요구조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 순으로 투입하도록 하고 있어 현장지휘관의 재량권에 대한 여지가 있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최소 2명 이상의 요구조자가 확인된 시점에서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소방활동에 몰두해 내부에 더 있을지 모르는 요구조자에 대한 구조를 위한 진입을 하지 않은 점에 대한 문제를 명백히 부인하기도 어렵다. 특히 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 따르면 비상계단을 통해 소방대원이 관창을 들고 진입하였을 경우 진입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만큼 법적 판단과는 별개로 현장지휘관의 상황판단과 정보공유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 지적된다. →사고 후 대책 마련은. 양 : 참사 이후 소방청은 화재 대응 출동시스템부터 소방장비, 행정력 보완 등을 위한 조직 강화 방안과 민간에서 이뤄지는 소방시설 자체 점검, 화재예방 제도 등 큰 틀의 7가지 대책을 마련해서 제시했다. 특히 화재예방 대책으로는 사전 예고 방식의 현행 소방특별조사 체제에서 벗어나 불시 단속 비중을 높이며 특별조사 인력도 보강해 나아가기로 했다. 민간 소방점검업체에 대해서는 소방서 보고일을 개선하고, 관련업의 등록기준도 개선하기로 하고 부실점검 업자에 대한 처분도 강화하기로 하였다. 방염처리 대상 물품과 필로티 구조 주차장에 스프링클러 설비 설치 의무화 등의 대책도 제시했다. →사고 당시 컨트롤타워는. 양 : 우리나라는 1992년부터 광역소방행정체제를 유지해 오고 있다. 즉 소방 기능이 시·도에 속해 있단 뜻이다. 제천 참사도 1차적인 대응 책임은 제천소방서이지만 사고 직후 바로 충북도 소방 종합상황실이 화재 진압 초기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돼 있다. 하지만 제천 화재 당시 도 상황실과 현장요원들의 무선내용을 담은 소방청 자료를 보면 최초 도 소방 상황실에서 출동 중인 선착대에 무선지시를 했으나 도 상황실과 선착대 지휘관 및 현장요원은 단 한번도 화재 발생 초기부터 마지막까지 상호 간 무전 교신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초기 컨트롤타워 기능이 미비하였다고 보이는 대목이다. 2017년 소방청이 신설됐지만 소방체제가 시·도 광역행정체제인 이유로 소방청에서 각 지역 소방본부, 소방서, 119안전센터로 일사불란하게 지휘체계가 신속하고 통일적으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다.→정부 대책에 대한 평가는. 이 :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기준 강화, 소방활동을 위한 소방차 활동과 소방의 지휘역량 및 상황판단 능력 등 제고를 위한 교육훈련과 인증체제 강화는 의미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한정된 소방인력으로 모든 시설에 대한 화재안전관리를 실시하는 데 한계가 있다. 특히 제천 참사 당시 건물 종업원의 대피 안내, 비상구 등 적치물로 인한 대피활동 문제점 등을 고려할 때 시설 내 피난계획 작성과 피난행동 절차, 화재 등 재난에 대한 이해 등 소방안전관리자와 해당 건물의 관리자가 갖추어야 할 재난대응 역량에 대한 개선방안에 대해서도 보다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류 : 화재 예방부터 대응까지 전반적으로 재발방지 대책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백화점 나열식의 개선방안으로 보인다. 화재 예방, 대비, 대응차원에서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고 관련 법제도 개선대책, 소방력(소방인력, 장비 등) 확보 차원, 소방재정 충당 차원 등으로 짜임새를 갖춰 체계적으로 사고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보완해야 할 대책은. 류 : 소방청은 큰 불로 번질 가능성이 큰 화재의 경우 선발 출동부터 대응 단계를 상향 발령해 보낼 수 있는 소방관을 총출동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하지만 구조인력도 장비도 부족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소방인력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 또 소방차 출동 장애의 대표적 문제인 불법 주·정차 등도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지만 손실보상 등 민사문제 발생 소지가 여전히 남아있어 관련 법개정이 우선이다. 다중이용시설 등 화재취약 대상도 연중 예고 없는 불시단속을 추진하고 비상구 폐쇄 등 중대위반 행위는 영업정지 처분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할 계획을 밝혔지만 이 역시도 관련 법개정이 선행돼야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특히 민간 소방점검업체 관리가 강화돼야 한다. 소방점검업자 점검 결과 중대 위험요인이 발견되면 즉시 소방서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소방점검업체 점검 대상물을 표본 추출해 점검 내용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소방서 확인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소방법에 따라 의무 적용해야 하는 방염 제도와 필로티 구조 주차장에 대한 소방시설 개선 등 관련 법령 개정도 필요하다. 예컨대 찜질방, 오피스텔 등에 설치된 붙박이 가구류의 방염처리는 물론 필로티 구조 주차장에 스프링클러 설비 등 자동소화설비 설치도 의무화해야 한다. →유사 사례가 있나. 류 : 밀양세종병원 화재 참사와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화재가 있다. 같은 병원이지만 신촌세브란스는 병원 측의 빠른 환자 대피와 스프링클러의 정상 작동으로 피해가 적었다. 서울이라 소방력(소방인력, 장비 등)이 많았던 이유도 있다. 반면에 밀양세종병원 화재 참사의 경우 병원 측의 초기 대응이 늦었고,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되지 않았다. 유독 가스 등 연기를 빼주는 제연설비가 없는 데다 소방력(소방인력, 장비 등)이 적어 피해가 컸다. 불길을 빨리 잡으려면 이렇게 화재 초기 스프링클러, 제연설비, 피난설비 등 소방시설이 제대로 작동되는 것이 중요하다. 불이 커진 이후에는 소방 대응력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차이가 피해자 생사와 피해 정도를 가르기 때문이다.→화재 참사 재발을 막으려면. 류 :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소방 분야 외에도 건축 분야 등에 대한 근본적인 방재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우선, 건축물 외부 마감 불연재 사용이 이뤄져야 한다. 관련법이 강화됐지만 과거 지어진 건물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되지 않아 가연성 외장재를 쓴 곳들이 아직도 많다. 제천 참사도 1층 주차장 천장에서 시작된 불이 천장에 부착된 10㎝ 두께의 스티로폼을 태우며 차량으로 확산됐다. 건물 외벽 드라이비트가 상층부로 연소되면서 다량의 화염과 연기가 발생했지만 폐쇄형 옥상구조로 인해 건물 내 열과 연기가 체류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던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중이용시설이 있는 기존 건축물에 대해서도 불연·준불연재를 사용토록 강화된 건축법 적용을 국토교통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 필로티 구조 출입구 기준도 개선돼야 한다. 필로티 구조의 건축물 출입구를 출입동선과 분리해 필로티 반대 방향에 설치하고 필로티 부분과 출입문 사이의 방화구획 적용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국토교통부에서 추진해야 한다. 제천 노블휘트니스앤스파는 1층 필로티 주차장과 로비의 경계벽이 유리벽체로 구성돼 있었고 1층에는 방화문조차 달려 있지 않았다. 부족한 소방인력 개선과 소방력의 지역 간 불균형도 해소해야 한다. 2017년 말 소방인력은 법정 정원 대비 1만 8371명이 부족한 실정이다. 동일 기준 전국 현장 소방인력은 4만 7457명(국가직 제외)으로 도·농 간 소방 대응력의 격차도 심각하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충북 지역은 2017년 기준 2596명 중 부족 인력이 1113명에 달한다. 거기다 서울, 부산 등의 대도시의 경우 크고 작은 사건 사고 경험이 많아서 소방관들이 노하우가 있는 반면 제천과 같이 중소도시의 경우 큰 사건 사고가 없어서 경험 축적이 쉽지 않다. 소방국가직화를 조속히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소방국가직화는 현재 시·도 지방직공무원으로 되어 있는 소방공무원을 국가직 공무원으로 전환하자는 것으로 소방국가직화를 추진하면 재난대응지휘체계가 일원화될 수 있다. 지역 간에 불균형적인 소방력의 격차를 해소하게 돼 전국에서 동일한 소방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양 : 화재 안전 분야에서의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일정한 요건 하에 현실적으로 발생하는 손해 이상의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손해배상제도다. 최근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 밀양세종병원 화재 사고, 군산 유흥주점 화재 사고 등 일련의 화재 안전사고를 계기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통해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의한 화재 안전사고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리포트-화재, 불감증에서 탈출하라] “수면제 없인 힘든 일상…그 고통 보고도 어찌 비상구 막나요”

    [세이프 코리아 리포트-화재, 불감증에서 탈출하라] “수면제 없인 힘든 일상…그 고통 보고도 어찌 비상구 막나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나가주세요. 기자님 보면 그날 생각이 나서 다들 힘들어해요.” 충북 제천 복합건물화재 유가족 총회가 열린 2018년 11월 4일. 제천시청 한 회의실에 모인 유가족들을 만났다. 참사 1주기(2017년 12월 21일)를 코앞에 두고 유가족들의 얼굴에는 아픔이 생생해 보였다. 대학 입학식을 앞두고 운동을 하러 갔다가 참변을 당한 여고생의 어머니가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눈시울이 붉어졌다. 팔순의 어머니와 이제 쉰이 된 여동생, 열아홉 살 조카까지 3대의 가족을 모두 잃은 민동일 유가족 공동대표는 줄담배를 피워댔다. 5시간을 차로 달려 찾아간 그곳에서 아무도 입을 떼지 않았지만, 한마디도 물을 수가 없었다. “인사도 없이 비명에 간 내 자식이, 내 동생이, 내 부모가 혹여나 언론을 통해 사람들 입에 쉽사리 거론될까 두렵다”며 누구도 기자와 쉽게 대화하려고 하지 않았다. 현직 교감인 류건덕 유가족 대표가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문밖에서 기다리기를 2시간. 한 유족이 동영상 하나를 보여줬다. 참사 당일 숨진 한 피해자의 목소리였다. 전 지방 사립대 교수였던 김인동씨가 우연히 그날 아내와 통화한 게 녹음된 것이었다. 김씨 부부는 그날 같이 헬스장에 운동하러 갔다. 화재가 난 것을 알고 김씨는 거의 끝까지 남아 피해자들 탈출을 도우며 구조활동을 했다. 하지만 정작 빠져나간 줄 알았던 아내는 건물 안에 있었다. 당시 눈앞에서 아내를 보내며 절규했던 그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녹음에 남았다. 김씨는 인터뷰를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말하고 싶다고 전해왔다. 자책 - 날 살린 아내 못 구한 난 죄인 대학 강단에 섰던 김씨는 심한 간경화 탓에 서둘러 은퇴했다. 의사도 치료가 어렵다며 가망이 없다고 했단다. 약만 먹으면 어지럽고 속이 따가워 약도 제대로 먹을 수 없었던 그를 위해 아내는 산이고 들이고 부지런히 다니며 약초를 뜯어 달이고 그 물로 죽을 끓이고 밥도 지어 먹였다. 그렇게 지극정성 보살핀 아내 덕에 김씨는 거의 정상인에 가깝게 몸이 회복됐다. 부부는 그 과정에서 제천으로 내려왔다.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 펜션을 열어 제2의 인생을 오순도순 건강하게 살아보잔 생각이었다. 땅을 사고 설계부터 건축까지 부부가 자그마치 5년간 발품을 팔아 2015년 문을 열었다. 그리고 2017년 12월 그날도 김씨 부부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4층 헬스장에서 운동을 했다. 근력이 약한 아내에게 김씨가 웨이트 동작 몇 개를 알려주고 뒤이어 아내가 옷을 갈아입으러 5층으로 올라간 뒷모습을 본 게 마지막이었다. 4층 남성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는데 갑자기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이상한 느낌에 김씨는 점퍼와 바지 등 겉옷만 대충 챙겨입고 4층을 나섰다. “따르릉, 따르릉.” 그때야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2, 3, 4층에서 동시에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왔다. 아비규환이었다. 그나마 연기가 심하지 않아 눈으로 식별되자 김씨는 안 열리는 문 대신 1, 2층 중간 정도의 열린 창문으로 사람들을 내려 보내기 시작했다. 그러다 갑자기 연기가 심해졌다. 숨이 턱 막혔다. 저절로 몸이 앞으로 풀썩 기울었다. 무의식적으로 창문을 찾아 몸을 내밀었더니 배꼽 밑으로 창틀에 걸린 상태가 됐다. 그래도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니 살겠다 싶었다. 양팔을 휘저으며 간신히 건물을 빠져나왔다. 그때부터 집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먼저 문 열고 나간 것을 봤으니 어디 있나 하면서. 전화를 걸었더니 바로 통화가 됐다. 거기서부터 잊을 수 없는 악몽이 시작됐다. 공포 - 사라진 출구, 안 깨지는 유리창 아내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나 아직 4층에 있어요. 마트 앞에 당신 차가 보여요. 연기가 올라오는데, 유리창이 안 깨져요.” 다급해진 김씨가 소리를 질렀다. “일단 엎드려! 입을 막아봐.” 김씨는 경찰관과 소방관에게 전화기를 건네며 “저기 사람이 있다, 우리 아내가 저기 있다. 유리창 좀 깨달라”고 애원했다. 아내는 오히려 “나 아직 살아 있어. 괜찮아”라고 김씨를 다독였다. 이후 김씨가 구조를 요청하러 다니는 동안 말소리가 끊겼다. 숨을 헐떡이는 마지막 음성까지 전화기에 고스란히 남았다. 김씨의 아내는 통화가 되지 않은 그 상태에서도 20분 뒤에나 숨졌다고 했다. 시신은 4층이 아닌 7층에서 발견됐다. “비상구가 막혀 있지 않았다면, 바로 유리를 깨라고 지시했다면, 건물 근무자들이 대피를 유도하고 빠져나왔다면 더 많이 살지 않았을까요? 건물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같이 데리고 나가줬어야 하는데 길도 모르는 고객들이 캄캄한 연기 속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었겠어요.” 그는 모두의 책임이라고 했다. 그날 참사 이후에도 김씨는 여전히 아내와 함께 문을 연 그 펜션에서 산다. 둘이서 소박하게 평생 먹고 살자던 그곳을 문 닫은 채로. 그래서 김씨의 하루는 아내의 납골당을 찾는 것으로 시작한다. 마음이 편해서란다. 그렇게 사진으로나마 얼굴 한번 보고 제천 시내에 가 혼자 또는 지인들과 늦은 식사를 하고 주인 잃은 펜션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빵이나 떡으로 간단히 저녁을 때운다고 했다. “우리 세대가 어디 빨래 한번 제대로 합니까. 음식 해줍니까. 고생만 죽어라 시키고 보냈습니다. 수고했어. 고마워. 이 말 한마디를 못해주고 보냈습니다.” 목소리에 울음이 섞여 나왔다. 수면제와 신경안정제 없이 김씨는 잠을 이루기도 어려워졌다. 부실한 식사 탓에 약을 먹으니 어지러워 걸음은 비틀대고 멍한 상태가 됐다. 기억이 선명하면 괴로워 그게 더 낫다고 했다. 가끔 자녀가 김씨를 찾아오면 더 슬프다고 했다. “자기들도 힘들고 아플 텐데 나까지 짐이 되면 안 되잖아요. 사회에도 짐이 되면 안 되니까. 그저 집사람을 못 구한 내가 죄인이라고 생각하고 사는 거지”라며 “그때 같이 죽을 걸, 나 살린 사람도 못 구하고 나만 살아가지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이 모든 것들은 다 그대로 있는데, 내가 꼭 필요로 하는 한 사람, 그 사람은 내 옆에 없으니까. 어디 아프고 노력이라도 해보고 그렇게 마음 준비할 시간이라도 있었으면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 텐데. 처음에는 몇 번이나 집사람을 따라가려고도 했어요. 나까지 그리하면 자식들한테 더 못할 짓 하고 상처주는 거 같아서 내 할 도리는 다 하고 뒷정리는 하고 그러고 가려고”라고 덧붙였다. 말 한 마디 한 마디 속에 후회와 슬픔이 한숨과 섞여 나왔다. 기억 - 기본기만 지켜도 참사 없을 것 그는 “다시는 이런 사고 안 나게 제발 적어달라”고 했다. 김씨는 “지금도 비상구 표시가 계단에나 있지, 건물 안에는 안 보여요”라고 지적했다. 제아무리 시설 좋고 장비 좋은 건물이라도, 그 안에서 일하는 이들의 교육과 훈련은 없다고 했다. “다른 목욕탕을 가도, 좋은 식당을 가도 비상구 쪽은 밀폐돼 있어요. 비상구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해야 해요. 건물 실내에서부터 바깥으로 이어지는 문까지 야광으로 큰 띠만 연결해놔도 사람들 그렇게 안 죽어요. 돈도 많이 안 들어요. 외국처럼 잘 깨지는 소재의 창문을 하나 만들고 연기 속에서도 식별 가능하게 X자 표시를 해서 여자들도 깰 수 있게 알려줘야 해요. 또 건물 종사자들은 불이 나면 소리만 지르고 도망갈 게 아니라 비상시 사람들에게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안내하는 기본적인 교육을 받아야 해요. 이런 기초적인 훈련과 시설이 갖춰져야 이런 참사를 줄일 수 있어요.”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유가족 총회 날 먼저 펜션으로 돌아간 김씨를 빼고 유가족들과 늦은 저녁식사를 했다. 어떤 유족은 오래 살았던 제천을 그날 이후 떠났다고 했다. 혹시나 웃으면 ‘가족 잃고도 웃는다’라고 남들이 흉볼까봐서라고 했다. 화재로 탄 시신을 가족 대신 확인한 친구는 지금도 잠을 못 이룬다고 했다. 2018년 12월. 제천시 하소동 체육공원 인근에는 높이 1.2m 크기의 추모비가 건립됐다. 유가족들은 29명의 희생자 이름과 함께 ‘유난히 추웠던 그해 겨울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는 글을 리본, 국화와 함께 새겨 넣었다. 그날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Remember 2017. 12. 21’라는 참사 당일 날짜도 아로새겼다. 한 유족이 말했다. “엄마를 잃은 유치원생 어린 딸이 이모만 보면 같이 살자고 한다더라고요. 화재는 고인뿐 아니라 이렇게 남은 가족에게도 화상을 남겼습니다. 이 끔찍한 일은 다시 일어나면 안 됩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다중이용업소 비상구 막으면 징역형까지…인명 피해 땐 가중처벌

    다중이용업소 비상구 막으면 징역형까지…인명 피해 땐 가중처벌

    올해 하반기부터 다중이용업소에서 비상구를 막을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도록 화재 안전 규정이 강화된다. 소방청은 새해 달라지는 화재 안전 관련 제도를 2일 안내했다. 다중이용업소 대피로를 폐쇄하거나 훼손할 경우 기존에는 일률적으로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됐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행위를 세분화해 처벌한다. 훼손, 변경, 장애물 적치 등에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매겨진다. 대피로를 폐쇄하거나 잠그는 행위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이 강화된다. 사상자가 발생하면 가중처벌도 가능해진다. 시설 소방안전관리자가 2년에 1회 이상 소방 실무 교육을 받지 않으면 과태료 50만원의 처분이 내려진다. 지금까지는 업무정지 행정처분만 있었다. 행정기관은 건축 허가를 내줄 때 관할 소방서장에게 설계도를 제출해 소방 동의를 받아야 한다. 소방관서는 설계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소방서장은 화재 안전 기준 위반 행위 신고를 접수하면 그 처리 결과를 신고자에게 의무적으로 알려야 한다. 소방시설 설치 의무가 비교적 약했던 모델하우스는 앞으로 ‘문화 및 집회시설’로 분류돼 스프링클러, 화재 탐지 설비 등 소방시설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다중이용업소 화재 시 피해자 보상은 확대한다. 기존에는 방화나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 등 업주의 책임이 없는 경우에는 피해자에게 화재배상책임보험 보상금이 지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부터는 업주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보상이 가능하며 대인 보상금액도 기존 사망보상금 1억원에서 1억 5000만원으로 인상됐다. 소방청은 영화관에서 영화 시작 전에 보여주는 피난 안내 영상에 수화 언어를 추가하는 등 재난 약자 보호도 강화할 방침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중구, 쪽방촌·고시원·여인숙 火를 잠재운다

    서울 중구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관내 화재취약 218가구에 대한 화재 대비용 소화기 지급을 최근 완료했다고 30일 밝혔다. 지급 대상은 쪽방촌, 고시원, 여인숙, 소방차 진입이 힘든 노후주택 밀집지역 등 재난취약지역에 거주하는 저소득 가구다. 3.3㎏ 가정용 소화기 1대씩이 지원됐다. 이번 저소득 가구 소화기 보급은 이달 중순까지 진행됐던 겨울철 화재취약시설 안전점검에 따른 후속조치 일환으로 이들에게 우선 시행된 것이다. 구는 지난달 12일부터 화재취약시설 및 다중이용시설 2000곳에 대한 화재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담당부서 구분 없이 구청 전 직원이 함께 점검에 나섰으며 그 결과 화재 예방 채비가 미흡한 시설 94곳을 찾아냈다. 이 가운데 15곳은 2차 전문가 정밀진단을 실시했다. 미흡시설은 봉제사업장이 55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쪽방과 숙박시설이 뒤를 이었다. 주요 지적사항으로는 소화기 노후 및 관리 부실, 전열기구 청소 불량, 비상구 물건 적치 및 폐쇄 등이 있었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고시원, 여인숙, 쪽방, 봉제사업장, 전통시장 등은 지속 관리해 화재 위험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서대문구 연말연시 화재, 한파 대비 안전관리 ‘이상 무’

    서울 서대문구가 연말연시에도 안전에 빈틈없는 지역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화재와 한파 대비에 나선다. 서대문구는 우선 지난해 대형 인명피해를 낸 겨울철 화재사고를 반면교사로 삼아 내년 2월까지 서대문소방서와 한국가스안전공사 등과 합동으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전통시장, 종합병원, 관광호텔 등의 안전시설 적합도와 비상구 물건적치 상태 등을 점검한다. 주유소, LPG충전소 등 유류와 가스 공급시설에 대해서도 유관기관 합동 점검으로 누출여부와 화재예방시설 작동상태를 확인한다. 서대문구는 한파종합대책을 확대 추진해 취약계층보호와 취약시설 안전관리를 위한 24시간 상황실을 마련하고 대응체계를 유지한다. 특히 독거노인 안전을 위해 한파 특보 발효 시 독거노인생활관리사가 안부전화와 가정방문으로 어르신 건강을 확인하고 필요 서비스를 지원한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는 식사와 밑반찬 배달 서비스를 확대하고 구립경로당 32곳을 한파쉼터 및 임시대피소로 운영해 한랭 질환자 발생을 예방한다. 아울러 노숙인이 머물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대한 현장 순찰도 강화해 한파로 인한 저체온증 등의 안전사고를 예방한다. 또한 노숙인들이 ‘브릿지종합지원센터’ 등 보호시설에 응급 입소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이 밖에도 한파 특보가 발효되면 SNS와 문자메세지를 통해 한파 정보를 긴급 전송하고 심한 한기를 느끼거나 방향감각 상실 시 바로 병원을 방문하도록 하는 등의 행동요령을 지속적으로 안내한다. 문석진 구청장은 “지자체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가 바로 주민 안전을 지키는 일인 만큼, 철저한 안전관리와 한파대책을 통해 동절기 주민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신기술 따른 ‘신유형 재난’ 대비를” “안전투자=이익 인식 키워야”

    “신기술 따른 ‘신유형 재난’ 대비를” “안전투자=이익 인식 키워야”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의 안전 체계는 개선되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도 적지 않다. 최근 경기 고양시 백석역 인근에서 온수관이 터지고, 강원 강릉에서 KTX 열차가 탈선하고, 펜션에서 자다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10대 청소년 3명이 숨졌다. 서울신문은 최근 발생한 각종 안전사고의 원인을 진단하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26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안전한 나라로 가기 위한 방안’(후원 문화체육관광부)이라는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를 가졌다. 김찬오 서울과학기술대 교수와 안재현 서경대 교수, 류충 한국소방산업기술원 이사가 패널로 참석했고, 김경두 서울신문 정책뉴스부장이 사회를 맡았다. 전문가들은 신기술로 인해 발생하는 ‘새로운 유형의 재난’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잇단 안전 사고 원인은 안재현(이하 안) 최근 발생한 재난들은 ‘새로운 유형의 재난’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20세기까지는 주로 자연 재난이었지만 21세기엔 신기술과 신제품 등장으로 새로운 피해를 낳고 있다. 문제는 이런 재난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최근 발생한 KTX 탈선 사고, KT 아현지사 사고도 비슷한 맥락이다. 류충(이하 류) 기업과 개인의 입장으로 나눠 생각해 봐야 한다. 기업은 성장과 효율성을 추구한다. 때문에 기업은 안전 투자를 의도적으로 줄이며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데, 이렇게 하면 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 안전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 미필적고의다. 반면 개인의 측면에서 보면 모르거나 안전관리를 하는 습관이 없어서 사고가 발생한다. 강릉 펜션 사고도 관리자의 무지에 의해 발생했다. 김찬오(이하 김)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시설까지 재난이 확대됐다는 게 최근 발생한 사고들의 공통점이다. 경기 고양시의 온수관, 강원 강릉시의 KTX, 서울 KT 아현지사는 모두 국민과 밀접한 시설이다. 또 사고 기업이 모두 공기업이거나 과거에 공기업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기업은 이윤과 경영 효율성 추구보다 대국민 서비스를 최우선으로 해야 하지만 이들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공기업들이 공공서비스보다 경영 효율성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최저입찰제·하청의 하청 해결책은 류 기업들이 이윤을 추구하더라도 안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기업문화와 조직문화가 그렇지 않다. 사고가 많지 않은 평상시에 안전 투자를 확대하자고 주장하면 바로 이상한 사람 취급받는다. 성장주의 사고에 빠져 있다 보니 정의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것을 개선하려면 안전 투자가 이익이 되도록 해야 한다. 세금이나 보험 등 인센티브를 통해 안전에 투자하는 게 이익이라는 인식을 키워야 한다. 안 외주화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다만 외주화를 진행하는 과정이 지나치게 비용 중심으로 진행되다 보니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성수대교 붕괴 이후 안전을 진단하는 기업들이 많이 생겼다. 하지만 서로 경쟁하느라 저가로 입찰하고 수주받는 구조가 만들어지다 보니 전문 인력을 고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안전 진단을 하다 보니 형식적일 수밖에 없다. 안전 분야도 인센티브를 뛰어넘어 인식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뭔가를 만들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김 안전 외주화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공기업이다. 오히려 일반 기업들은 안전 대비가 잘돼 있다. 안전관리를 한 번 잘못하면 제재를 받고 기업의 존폐 위기까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공기업들은 최근 경영 환경이 어렵다 보니 최저입찰로 안전의 외주화를 진행하고 있다. 최저입찰로 고용한 안전 담당자를 현장 교육도 시키지 않고 모든 책임을 지운 채 위험한 곳에 투입한다. 이런 이유로 발생한 대표적인 비극이 서부발전 사고다. 컨베이어벨트가 돌아가면 접근하지 못하게 접근 방지망을 쳐야 하지만 그런 과정도 없었다. 인센티브를 준다고 해서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본다. 안전관리는 싫어도 하게 해야 한다. 정부가 욕을 먹더라도 현장에서 관리 감독하는 기반체계를 구축해야 한다.●안전대진단 후에도 계속되는데… 안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 번째는 문제가 생기면 쫓아가는 식이라는 것이다. 1971년 대연각 화재 이후 계속 이어져온 방식이다. 대연각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없었고 화재경보기도 작동하지 않았다. 그 이후 화재 경보 체계가 확 바뀌었다. 두 번째는 사후 대비가 중요하다. 하지만 한국은 사후 대비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최근 KT 아현지사 화재만 봐도 사고 이후 대비가 거의 없었다. 20년 전이었으면 주변지역 유선전화가 끊기는 것으로 끝났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카드 결제도 안 되지 않았나. 류 비슷한 생각이다. 사실 공동체나 국가가 위험을 모두 사전에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안전관리라는 게 수천개의 요인들이 상호작용하면서 발생한다.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8500개의 위험인자를 관리해야 25%의 화재 예방효과가 있다고 한다. 과연 그것을 국가에서 관리할 수 있을까. 현재 정부의 재난안전관리 전략을 바꿔야 한다. 정부는 안전관리 실패 상황에 대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 일상적인 사고는 개인과 기업이 책임질 수 있다. 또 지역의 위험요인 정책 관리는 지방자치단체에 일임해야 한다. 이처럼 재난관리를 잘 하려면 상향식 안전관리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 김 지금의 안전대진단은 진단이라고 할 수 없다. 정부부처의 합동 점검 정도로 해석하는 게 맞다. 눈에 보이는 위험 요소를 시설에서 현장 발굴하는 게 전부다. 정말 대진단이 되려면 시스템을 점검하고 문제점을 분석해 제도 개선까지 이어져야 한다. 안전 점검을 했지만 사고가 발생한 서울 상도동 유치원이 대표적이다. 행정안전부와 소방방재청 등이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지만 발견된 문제를 해결하려면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이해관계에 밀려 사고가 반복된다. ●올겨울 조심해야 할 안전사고는 류 단편적으로 접근하는 것보다 종합적이고 구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재난 위험 목록을 작성해 관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영국은 지방 단위에서 재난 위험 목록을 관리한다. 이 목록 덕분에 재난관리할 때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다. 우리도 이런 방식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 과학적으로 분석해 기상예보처럼 위험 요인을 예보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안 겨울철이 다가오면 혹한이 문제다. 혹한을 막을 수는 없지만 취약계층이 혹한에 견딜 수 있는 상황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혹한과 폭설로 가스·전기 공급이 끊길 위험이 있는 취약가구가 많이 존재하지만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체계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재난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점검을 일상화하는 게 필요하다. 충북 제천 화재도 비상구를 잠가 놓은 게 문제였는데, 사고 이후 점검으로 개선됐지만 지금은 다시 잠가 놓은 곳이 많아졌다. 김 최근 자연환경 변화로 혹한과 폭설이 심해져 예상치 못한 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경기 고양시에서 온수관이 터진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과거에 갖고 있던 매뉴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재난이다. 따라서 혹한으로 인한 기계 오작동 등에 대처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또 국민안전행동요령 등에 재난 대처 방법이 설명됐지만 홍보가 잘 안 됐다. 새로운 매뉴얼을 만들고 홍보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정리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수십년 된 건물 다닥다닥… 화마에 속수무책 집창촌

    불법 성매매가 이뤄지는 집창촌이 화재 취약지대로 떠올랐다. 건물이 노후화되고 소방시설까지 미비해 화재가 났다 하면 사망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2일 오전 11시 4분쯤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2층짜리 성매매 업소 건물의 1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16분 만에 꺼졌으나 2층에 있던 업주 박모(50)씨와 최모(46·여)씨 등 2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지고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박씨는 “불이야”를 외치며 2층 숙소에서 자고 있던 여성들을 깨워 대피시켰지만 자신은 빠져나오지 못했다. 생명을 구한 A(27·여)씨는 “박씨의 외침을 듣고 창문으로 탈출했다”고 진술했다. 화재가 난 건물은 25일 철거를 앞두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한다. 경찰은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해 24일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력 등과 함께 합동 감식을 벌인다. 건물의 건축법 위반 여부도 함께 들여다볼 예정이다. 불이 난 건물은 1968년 7월에 준공됐다.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이 전무하고 별도의 비상구도 없는 상태에서 1층에서 화재가 발생하다 보니 2층에 있던 피해자들이 고립돼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노후화된 건물에 자리잡은 성매매 업소가 아직도 전국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으로 운영 중인 성매매 집결지는 모두 22곳으로 파악됐다. 정미례 성매매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대표는 “성매매 업소 위에 숙소를 둔 건물 형태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이 드러났다”면서 “이런 비극은 전국 어디에서 언제든지 또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목욕탕만 봐도 덜컥… ‘의인의 삶’도 까맣게 타버렸다

    목욕탕만 봐도 덜컥… ‘의인의 삶’도 까맣게 타버렸다

    허리 부상에 수면제 의지하는 고통 정부·지자체 치료비 지원 끊고 무관심 손자는 연기만 봐도 집 밖으로 나가 가족 잃은 슬픔에 고향 등지는 사람도 진실규명 요구는 ‘보상 의심’ 상처로 참사 후유증에 불경기… 주민들 한숨29명의 목숨을 앗아 간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가 1년이 돼 가지만 부상자와 유족들은 여전히 참사가 남긴 고통과 싸운다. 안전 불감증이 초래한 비극은 잊혀 가지만 이들의 아픔은 시간이 멈춰버린 듯하다. 화재 당일 손자와 함께 스포츠센터 내 헬스클럽에 있다가 20여명의 탈출을 도와 의인상을 받은 이상화(72)씨는 18일 “몸과 정신이 모두 다쳐 삶 전체가 엉망이 됐다”며 힘겹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아직도 수면제를 먹어야 잠을 잔다. 겨우 잠이 들면 악몽이 괴롭힌다. 2층 여탕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탓에 목욕탕 간판만 봐도 깜짝깜짝 놀란다. 시커먼 연기 속에서 사람을 구한 뒤 2층 창문으로 뛰어내리다 허리를 다쳐 지금도 제대로 걷지 못한다. 고등학생이 된 그의 손자는 사이렌 소리가 들리거나 연기만 봐도 집 밖으로 뛰쳐나간다. 손자의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이씨의 가슴은 찢어진다. 정부와 지자체의 무관심도 힘들게 한다. 이씨는 “손자와 목숨을 건진 뒤 병원으로 실려와 10일 정도 입원했다가 퇴원했는데 부상자 지원은 거기까지가 전부였다”며 “현재 신경과 진료비와 약값, 허리 치료비 등은 내가 해결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자는 여러 기관에서 상을 받았는데 그걸 어디에다 쓰겠냐”며 “어린애가 지옥에서 목숨을 걸고 사람들을 구했으면 취업 지원 등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래야 의인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참사로 예비대학생 딸을 잃은 김영조(42)씨는 운영하던 치킨집을 접고 지난 7월 강원 원주로 이사 갔다. 딸과 함께했던 추억이 곳곳에 묻어 있는 곳에서 더 버틸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제천을 떠났지만 슬픔은 여전히 곁을 맴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떠오르는 딸 생각에 눈물 마를 날이 없다. 김씨는 “술을 먹지 못하면 잠을 잘 수가 없다”며 “1주기가 돌아오니 딸이 더욱 그리워진다”고 울먹였다. 유족들은 자신들을 향한 편견에 또 다른 상처를 입고 있다. 류건덕(60) 유족 대표는 “진실규명을 위해 부실대응 소방관 처벌을 요구하는데, 이를 금전적 보상 때문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런 시선들이 더욱 힘들게 한다”고 호소했다. 충북도도 유족들을 힘들게 한다. 위로금 협의를 하며 불기소 처분된 소방지휘관에 대한 검찰 항고 취하 등을 단서로 달았기 때문이다. 협상은 결렬됐다. 하소동 일대 상인들도 참사와 싸운다. 사람들이 스포츠센터 주변에 가기를 꺼리면서 손님이 예전의 절반 정도에 그쳐서다. 임대 현수막이 내걸리고 있다. 가게를 인수할 사람이 없어 할 수 없이 문 여는 업주들도 많다. 흉물처럼 방치됐던 스포츠센터 건물에 가림막을 치고 페인트칠하면 좀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소용없었다. 한 커피숍 사장은 “12월이면 송년회 식사 후 커피를 마시러 온 손님들로 항상 북적였는데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며 “경기가 안 좋은 데다 대형 참사까지 발생해 최악”이라고 걱정했다. 스포츠센터 화재는 주민들의 생활까지 바꿔놨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한 주민은 “다중이용시설에 가면 비상구 위치부터 파악한다”며 “참사 이후 화재보험에 가입한 주민들도 많다”고 전했다. 시는 오는 21일 오후 3시 하소동 생활체육공원에서 화재 발생 1년 희생자 추모식을 갖는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발생했다.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 부실한 건물 소방시설, 소방관 부실 대응 등이 피해를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글 사진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경기도, 시민사회와 ‘생활적폐 청산’ 특위 운영

    경기도, 시민사회와 ‘생활적폐 청산’ 특위 운영

    경기도가 시민사회와 힘을 모아 ‘공정한 경기’ 구현에 나선다. 불공정한 제도개선과 불법행위 예방을 통해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임종철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불합리한 제도, 불법행위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문화와 인식개선을 시민사회와 함께함으로써 공정한 사회, 신뢰사회로 나아가는 힘을 모으기 위해 내년 1월초까지 생활적폐 청산·공정경기 특별위원회와 실무추진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임 실장은 “그간 불공정한 제도와 관행, 불법행위를 통한 소수의 이익추구 행위는 규칙을 지키는 다수의 도민과 약자에게 상대적 불이익을 주고, 각종 거래비용을 높여왔다”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경실련 등 시민사회 전문가가 참여하는 특별위원회는 도민 생활에 파급력이 큰 24개 과제를 중심으로 제도개선과 불법행위 예방 등을 추진한 후 분기별로 성과를 점검할 계획이다. 특위는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 15명 내외로 꾸려지며 도민 생활에 파급력이 큰 24개 과제를 중심으로 제도 개선과 불법행위 추방에 나서게 된다. 주요 과제는 ▲ 부동산 거래 불법행위 근절 ▲ 입찰담합 영구 퇴출 ▲ 수술실 CCTV 설치 ▲ 불법 사금융 민생침해 행위 근절 ▲ 어린이집 지도·점검 ▲ 미세먼지·폐수 불법배출 근절 ▲ 비상구 폐쇄 등 소방 불법행위 근절 등이다. 도는 특위 소속으로 기획조정실장이 단장을 맡는 ‘생활적폐 청산·공정경기 추진단’도 운영할 예정이며 분기별로 성과를 점검하게 된다. 임 실장은 “시민사회와 함께 공정한 사회, 신뢰 사회로 나아가는 데 힘을 모으겠다”며 “특위 운영으로 불공정한 제도를 개선하게 되면 도민 실생활에 작고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흑백TV 속 김일, 세상으로 나오다/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흑백TV 속 김일, 세상으로 나오다/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목멱산 꼭대기 팔각정을 오르내리던 ‘남산삭도(케이블카)’를 머리에 얹고 살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3호 터널이 뚫린 그 자리, 무성한 아카시아 숲을 헤치고 남산 허리까지 한달음에 올랐다. 쏟아지는 땀, 타들어 가던 목을 시원한 약수로 식히고 빨간 샐비어를 따 꿀물을 빨던 ‘국민학생’ 때다.저녁 8시, 산그늘이 6층짜리 시민아파트를 집어삼킬 즈음에도 아이들은 여전히 아파트 복도를 몰려다녔다. 목적지는 1층에서 유일하게 ‘텔레비전’을 갖고 있던 104호 김 아무개집. 현관 앞 복도에 옹기종기 앉아 시선을 멀찌감치 안방 구석에 맞춘다. 독수리인지 뭔지 모를 양각이 새겨진 커다란 틀 속에서 천규덕과 김일이 한 조가 돼 ‘괘씸하고도 나쁜’ 일본 선수들을 상대로 태그매치를 벌인다. TV 수상기는 당시 시민아파트 꼬맹이들의 로망이었다. 어머니, 할머니가 즐겨 보시던 ‘전설의 고향’만큼이나 인기있던 프로는 단연 레슬링이었다. 천규덕의 득달같은 가라테촙이 일본 선수의 목에 꽂히면 꼬맹이들은 따라서 공중제비를 돌았다. 일본 선수의 깨물기 반칙에 머리가 터져 붕대를 칭칭 동여맨 김일의 박치기가 한 번, 두 번, 세 번까지 터지면 채널 쟁탈전 끝에 뒤로 물러나 앉은 할머니까지 거들며 복도가 떠나갈 듯 만세를 불러댔다. 넉넉하지 않고 고단했지만 흥겨운 남산 자락 서울의 한 동네 서민들의 여름 저녁 풍경이었다. ‘말죽거리 잔혹사’를 만들었던 영화감독 유하의 시에 등장하는 자이언트 바바, 안토니오 이노키, 김일, 천규덕 등 프로레슬러의 이름은 적어도 60년생들에게는 ‘추억’의 다른 이름이다. 같은 2004년 개봉한 또 다른 영화 ‘역도산’은 한국 레슬링의 스승으로 알려진 한국명 김신락을 다뤘는데, 여기에서 ‘박치기왕’ 김일은 후반부에 잠깐 나왔을 뿐이었다. 그랬던 김일이 2018년 12월이 돼서야 우리에게 다시 찾아왔다. 대한체육회가 5일 제7차 스포츠영웅 선정위원회에서 6명의 후보 가운데 김일과 김진호(56·한체대 교수·양궁)를 최종 선정해 발표했다. 두 사람은 선정위원회와 심사기자단의 업적평가(70%)와 국민지지도 조사(30%)를 통해 2차에 걸친 심사 끝에 후보에 올랐고, 선정위원 3분의2의 찬성으로 스포츠 영웅이 됐다. 김일이 선정된 것은 파격적이다. 그는 손기정을 비롯해 양정모, 차범근, 김연아 등 한국 체육을 대표하는 이들과 달리 엘리트의 범주에 속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프로레슬링은 쇼’라는 폭로 이후 꾸준히 후보에 올랐지만 최종 심사에서 매번 탈락했다. 그러나 올해는 국민지지도 조사에서 최고 지지를 받았고, 선정위원회 및 심사기자단의 정량·정성 평가에서도 고득점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는 아니었지만 넉넉지 못하고 늘 어스름 저녁 같았던 1960~70년대를 살았던 서민들에게 삶의 비상구를 열어 주고 애환을 달래 준 진정한 영웅이었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김일은 지난 2006년 10월, 13년 동안 누워 있던 서울 중계동 을지병원 한 병실에서 77세로 눈을 감았다. 그의 태그매치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남산 꼬맹이들이 아직도 그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cbk91065@seoul.co.kr
  • 광양시, 제3회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 ‘대통령상’ 수상

    광양시, 제3회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 ‘대통령상’ 수상

    광양시가 제3회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어린이 통학차량 갇힘사고 예방시책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인사혁신처 주최로 지난 28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진대회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적극행정 사례를 발굴해 확산하고, 각 기관에서 적극적으로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는 민·관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시민이 원하는 정책을 발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 부분에서 높이 평가받았다. 시가 추진한 ‘쏙쏙이-띵동 카’ 사업은 차량 갇힘 사고 발생시 띵동벨(비상구조벨)을 누르면 구조요청 메시지가 운전자, 보육교사, 학부모와 기관 PC로 전달되는 서비스다. 시는 지난 2월 광양시어린이보육재단, 전국민안전공동체운동본부, KT와 함께 지역 어린이집과 사립유치원의 12인승 이상 통학차량 170여대에 단말기와 비상벨을 설치했다. 유지관리 비용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전국 지자체 최초로 추진한 ‘쏙쏙이 띵동-카 사업’이 올 여름 전국적으로 문제가 된 어린이 차량 갇힘 사고를 선제적으로 대응한 사례로 부각돼 크게 주목을 받았다. 정현복 시장은 “이번 대통령상은 아이가 행복하고 부모는 안심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선도적으로 추진한 성과로 나타난 것 같다”며 “아이 양육하기 좋고 시민 모두가 안전한 도시를 만들어 나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광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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