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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가족 건강 챙기러 나오세요”

    “온가족 건강 챙기러 나오세요”

    ‘온 가족이 웰빙서울 대축제에 참가하세요.’ 서울시가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하이서울 2006 건강도시엑스포’를 연다. 올해 3회를 맞는 박람회는 건강 관련 체험과 무료 검진, 이벤트를 망라했다. 긴 여름에 이어 갑작스레 한파가 몰아친 요즘 가족들의 환절기 건강관리에 안성맞춤인 행사다. ●절주·금연·다이어트 비법 소개 이번 박람회는 3개 전시관을 중심으로 4일 동안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제1전시관에는 서울시와 자치구, 대한적십자사 등 관련 기관·단체의 정책 홍보와 사업 설명을 하는 부스가 설치된다. 서울시는 곤충생물 표본을 전시하고 자전거 타기의 필요성을 재미있게 보여준다. 하얀 와이셔츠를 1주일 동안 입을 수 있는 대기질 개선사업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수돗물의 수질비교 실험도 한다. 또 ‘1830(하루에 8번 30초씩) 손씻기’, 맨발 지압 마당, 심폐소생술 시연 등을 통해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도록 한다. ●전문의들의 건강 상담·강연 제2전시관에서는 종합병원 의료진과 15개 의학 관련 학회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올바른 건강관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소아과협회 부스를 방문한 어린이는 혈액, 혈압, 소변 검사를 무료로 받는다. 내분비외과학회에선 갑상선 결절 및 암 상담을 한다. 아울러 요실금, 아토피 피부염, 미용성형, 비만도 등에 대한 측정을 받고 상담도 가능하다. 더 전문적인 지식을 원하는 방문객은 매일 두 차례씩 열리는 건강강좌에 참여할 수 있다. 이정교 서울아산병원 전문의 등 총 8명으로부터 암의 통증 등에 대한 의견을 듣는다. 대한안과학회 등은 저소득층 대상자를 위한 각막이식수술에 대한 지원도 한다. 제3전시관에는 기업체들의 홍보 부스가 마련돼 각종 건강생활용품이 전시되고 건강 관련 산업을 소개한다. 아울러 행사장 주변에선 인기가수와 공연단의 무대가 준비되고, 비빔밥 퍼모먼스도 열린다. 행사장에는 초대권을 갖고 있는 방문객만 입장이 가능한데, 초대권은 건강도시 홈페이지(www.healthexpo.or.kr)를 통해 사전에 내려받기를 해야 한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11월11일 오늘은 길의 날 두발로 우리땅을 걸어요”

    “현대인들에게 길의 소중한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게 하기 위해 길 문화축제를 마련했습니다.” 10일부터 12일까지 전북 전주에서 ‘제1회 길 문화축제’를 열고 있는 (사)우리땅 걷기 신정일(53·문화사학자) 이사장은 10일 “이번 축제를 통해 11월11일을 ‘길의 날’로 정한 것을 널리 알리고, 우리 강토의 옛길과 역사, 풍습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는 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1월11일은 젊은이들이 길다란 과자를 주고 받는 ‘빼빼로 데이’이지만, 이 단체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이날을 과자 대신 두발로 ‘우리땅을 걷자.’는 뜻에서 ‘길의 날’로 정했다.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이날을 전후해 길 문화축제를 열기로 했다. 신 이사장은 “전주시 일원에서 개최될 이번 행사는 옛길 보전을 위한 세미나를 시작으로 11일에는 개회식과 함께 비빔밥 나눠먹기 행사, 길거리 원혼굿, 솟대와 장승만들기 등에 이어 12일 보부상 재현, 전통떡 잔치, 막걸리 축제와 전통 대동놀이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행사에 앞서 서울신문의 옛길 ‘영남대로’ 연재를 계기로 역사 속의 길을 정부가 국가문화재로 지정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앞으로 길 박물관 건립과 삼남대로(서울∼전남 해남) 등 조선시대 9대로가 문화재로 지정돼 복원·보존하는 운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가 깃든 길들이 마구잡이식 개발 등으로 파괴·훼손돼가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란다. 신 이사장은 “로마와 일본 등 외국의 옛길이 오랜 세월을 두고 그대로 보존되고 있고, 프랑스 국경에서 스페인의 야곱이 잠든 산타아고 성당에 이르는 800㎞의 길에 순례자의 발길이 이어진다.”면서 “우리도 옛길을 복원해 보행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이사장은 지난해 5월 우리땅 걷기를 통해 국토사랑을 실천하자는 취지로 ‘우리땅 걷기운동 모임’ 결성을 주도했으며, 현재 전국에 3000여명의 회원이 있다. 전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열린세상] 기술 융·복합화가 경제 탈출구다/박중구 서울산업대 경제학 교수

    2006년 현재 한국경제에 대해 정부는 낙관적으로 인식하는 반면, 민간의 인식은 싸늘하다.“경제는 좋은데 민생은 어려울 수 있다.”는 궤변은 맹자의 무항산 무항심(無恒産 無恒心)에 비추어 낯을 들 수 없을 정도이다. 정부 나름대로 2020년·2030년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등 대안을 마련하고 있으나, 장기적이며 너무 추상적이어서 실천 가능성에 대해 불신도가 높다. 현재 한국경제는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못 미치는 불황기를 겪고 있으며, 성장잠재력 자체가 하강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국민 경제생활에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비전을 보여 주고, 특히 단기적으로 실질적인 반전을 가져오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것이 가능한 분야로 융합·복합화 기술 및 제품군을 들 수 있다. 특히 현재까지 국민 자존심을 부추겨 온 주력산업 분야를 바탕으로 첨단 신기술, 즉 정보기술(IT) 생명기술(BT) 극세미립자기술(NT) 에너지·환경기술(ET) 등을 융합·복합화하는 산업군을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흔히 기술의 융합·복합화를 얘기할 때 첨단 신기술간 융합·복합화를 먼저 떠올리는데, 이것이 한국경제의 현재 어려움을 극복하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주력산업 분야에 종사하면서 소득을 창출해 온 대다수 국민에게 현재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경우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능력에 부치는 신기술·신제품 분야를 강조하는 것이 좌절감을 주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현재까지 국민의 경제적 자존심을 지탱해온 주력산업 분야를 바탕으로 신기술을 융합·복합화하는 단기 대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도가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기술 사다리(hierarchy)의 재편과정 속에서 선진국과 후발국 사이에 ‘낀’ 상황을 극복하는 방향도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이 가진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선·후진국(기업)의 우위요소를 연결하여 더욱 강한 경쟁우위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가 많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주력산업과 신기술간 융합·복합화가 중요한 데 비해, 현재 정부의 과학 및 산업기술 개발 예산에서 융합·복합화에 관한 예산 비중도 파악되지 않아 어려움이 가중되는 형편이다. 한국의 이러한 실정에 비해 후발개도국인 중국조차도 기존 산업과 신기술간 융합·복합화 기술개발 사업으로 863계획을 설정하고 있다. 또 정부의 과학 및 산업기술개발 지원사업 체제는 융합·복합화 개념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추진돼 실질적인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과학 및 기술개발 지원을 신청할 때는 산·학·연 간에 각기 우위 분야를 바탕으로 융합·복합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추진 과정에서는 물과 기름 같이 융합·복합화되지 못하고 각기 우위분야만을 연구개발하는 실정을 눈 가리고 아웅하듯이 바라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종기술간 융합·복합화는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다. 각기 다른 분야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기술개발 인력들이 상대 또는 다른 분야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공유 또는 공동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융합·복합화 기술의 개발 및 산업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산업조직이 필요하다. 즉 실질적으로 융합·복합화를 통해 신기술 및 신제품, 신산업을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체제 및 산업조직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체제가 구축될 경우 한국경제 및 산업이 단기적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민족의 문화와 의식 속에 융합·복합화 코드(code)가 들어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얼마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4회 세계미식대회에서 융합·복합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전주비빔밥’이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것, 통일신라 시대 원효대사의 화쟁사상이 당시 5교9산으로 분리되어 있던 불교사상을 융합·복합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도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박중구 서울산업대 경제학 교수
  • ‘순창 장류축제’ 5일까지 열려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장류(醬類)를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제1회 순창장류축제’가 3일부터 5일까지 전북 순창 고추장 민속마을 일대에서 열린다. 지난해까지 고추장축제로 개최됐던 이 행사는 순창군이 전국 제1호 장류특구로 지정됨에 따라 올해부터 명칭을 바뀌고 행사 규모도 확대됐다. 이번 축제에서는 민속예술제와 어린이 그림그리기, 향토음식 전시회, 장류가요제, 전통고추장 담그기 제조시연 체험, 강천산 맨발 체험행사, 초대형 비빔밥만들기 행사, 순창고추장 요리경연대회, 외국인 유학생 장류제조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축제 마지막 날인 5일에는 순창실내체육관에서 결혼 60주년 이상된 장수부부를 대상으로 합동 회혼례가 열릴 예정이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세계를 비벼라… ‘전주비빔밥’ 中 1호점 개설

    세계를 비벼라… ‘전주비빔밥’ 中 1호점 개설

    맛의 고장 전북 전주를 대표하는 ‘전주 비빔밥’이 세계로 뻗어 나간다. 전주시는 일본, 중국 등에서 한류열풍을 타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전주 비빔밥’을 미국, 캐나다 등 북미와 유럽까지 진출시킬 방침이다.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들도 선호하는 비빔밥으로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의 1단계 포석이다. ●세계로 간다 한국전통발효식품협회와 전주 가족회관은 내년 초 중국 지린성 창춘시에 전주비빔밥 판매점 1호점을 개설한다. 이 판매점에서는 콩나물, 고사리 등 나물 위주의 전통 전주비빔밥과 해물, 햄, 김치, 불고기를 넣은 새로운 비빔밥 10여종을 판매할 계획이다. 가족회관은 또 일본 도쿄에서 합작으로 운영되고 있는 비빔밥 판매점 외에 다른 한 곳에 개설을 추진 중이다. 전주비빔밥의 해외판매점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일본 도쿄 1곳, 가나자와시 2곳 외에 3∼4곳이 중국, 일본, 미국, 캐나다 등에 설립될 예정이다. 전주비빔밥을 냉동식품으로 개발한 전주비빔밥㈜도 일본과 중국에 매년 75만명분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 2001년 설립된 이 회사는 사업 초기 10만∼20만명분 수출에 그쳤으나 최근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이 회사는 창춘시 중이실업유한공사와 공동으로 현지에 전주비빔밥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난 2002년부터 전주 비빔밥 국제화를 위해 해외판매점을 개설하고 있다.”면서 “중국내 다른 지역과 북미지역으로 대폭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주비빔밥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맛이 좋을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야채와 고기가 적당히 배합된 ‘웰빙식품’이란 인식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맛의 비결은 28년간 전주비빔밥을 연구하고 만들어온 김연임(69·가족회관 대표)씨는 “비빔밥은 한우사골 육수로 지은 흰 밥에 정성 들여 손질한 신선한 재료와 전통고추장을 넣어 비비는 한국 고유의 음식”이라며 “양념을 아끼지 않는 전라도의 후덕한 인심과 손맛의 결정체”라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5월 일본 도쿄 미스코시 백화점에서 일주일간 비빔밥 행사를 할 때 일본인들로부터 맛이 좋고 한꺼번에 많은 야채와 탄수화물,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일등식품이라는 극찬을 받았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식품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비빔밥은 시금치, 콩나물, 고사리, 미나리, 도라지, 황포묵, 잣 등 20∼25가지의 각종 재료와 육회, 계란, 고추장, 참기름 등을 넣어 함께 비비기 때문에 현대인에게 부족하기 쉬운 각종 영양소를 한꺼번에 섭취할 수 있게 해준다. 전북대 차연수(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비빔밥은 에너지 함량이 500∼600㎉로 적당히 낮고 한 끼 식사로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제공해 주는 균형식”이라며 “비타민 A,C와 섬유소 함량이 풍부해 성인병 예방과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건강식으로 권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주시에는 가족회관, 성미당, 한국집, 한국관 등 20여개 비빔밥 전문점이 성업 중이며 서울 등 대도시에도 분점을 내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전통 고택에서 하루 운치있는 가을 만끽

    전통 고택에서 하루 운치있는 가을 만끽

    고래등 같은 기와지붕, 아름드리 기둥과 멋스럽게 흘러내린 추녀, 마당에 피고 지는 우리꽃, 햇살이 내리쬐는 장독대…. 시멘트 숲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한옥은 추억의 공간이다. 단아하면서도 소박하고 친근한 우리의 전통가옥 한옥은 아파트가 급증하면서 접하기 힘들게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전북에 오면 전통한옥의 참맛을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다. 전북도와 일선 시·군들이 전통한옥을 누구나 머물고 갈 수 있는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주의 한옥 자랑 ‘맛과 멋의 고장’ 전주시 한옥마을에는 아담하면서 깔끔한 한옥 숙박시설이 5곳이나 있다. 전주시가 건립한 한옥 생활체험관에서는 장작불로 구들장을 덮히는 전통방식의 한옥을 맛볼 수 있다. 따뜻한 아랫목에 두툼한 요를 깔고 하룻밤을 자고 나면 피로가 개운하게 가시고 힘이 절로 솟는다. 아침에는 정갈하면서 맛깔스러운 오첩반상이 제공된다. 다실에 앉아 작은 마당을 내려다보면서 향기 그윽한 차를 마시면 마음은 어느덧 조선시대 양반이 돼 있다. 윷놀이, 굴렁쇠, 투호 등 전통놀이는 누구나 쉽게 즐겨볼 수 있다. 밤이 되면 타닥타닥 불 지피는 소리를 들으며 고구마와 밤을 구워 먹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운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한지만들기, 매듭공예, 향음주례, 국악공연, 비빔밥만들기 등 색다른 체험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기전대학이 운영하는 동락원, 향교 소유의 양사제, 전통예절을 가르치는 설예원, 황손 이석이 살고 있는 승광제 등도 모두 체험이 가능한 전통한옥 숙박시설이다. 아침이 포함된 숙박비는 2인 기준 일반실은 6만원, 특실은 10만∼12만원으로 비싼 편이 아니다. ●전원미 만끽 보다 조용한 전원생활을 즐기면서 한옥에 머물고 싶을 경우 정읍시, 김제시, 부안군 등에 있는 전통고택을 찾으면 된다. 정읍시 산외면 오공리 김동수 가옥은 99칸의 대저택이다. 지네 형상의 명당자리에 이 집을 짓고 거부가 됐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청하산을 배경으로 ㄷ자 형태의 안채,ㅁ자 형태의 중문간채, 별당채, 사랑채가 배치된 전통가옥의 특징을 두루 살펴볼 수 있다.1784년에 건립됐으며 일반에 공개하기 위해 최근 지붕, 화장실, 대청, 주방 등을 보수했다. 부안군 간재사당, 김제시 박태순 고택, 부안군 이병훈 고택 등도 손님맞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전주 한옥생활체험관 노선미 행정실장은 19일 “한옥체험은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느끼게 해주고 어린이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며 “단순한 숙박의 개념을 벗어나 유교와 전통놀이, 발효식품으로 구성된 한식 등 색다른 맛을 만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 서울 오금동 ‘독천낙지골’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 서울 오금동 ‘독천낙지골’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는 말이 있다. 주꾸미는 봄에 맛있고 낙지는 가을에 가장 맛있다는 뜻이다. 낙지는 알을 낳는 때인 5월부터 8월말까지 금어기를 거쳐 9월부터 잡기 시작한다. 지금이 목포, 영암, 순천 등에서 한참 낙지가 많이 잡히는 철이다. 우리가 흔히 삽을 들고 갯벌에서 잡는 모습을 TV를 통해 많이 보았지만 사실은 배를 타고 바다에서 주낙으로 잡는 것이 대부분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낙지를 좋아한다. 칼로 잘게 잘라도 꿈틀꿈틀 움직이는 낙지를 참기름장에 찍어 먹으면 입천장에 쩍쩍 달라붙지만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또 목포 등 산지에선 세발낙지(조그만 새끼낙지)를 젓가락에 감아 통채로 먹기도 한다. 외국인들이 보면 ‘으∼악’하고 비명을 지르지만 그 맛은 정말 특별하다. 하지만 산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죽은 낙지를 쓰고 매운 양념과 함께 요리를 하기 때문에 낙지 고유한 맛을 느낄 수 없다. 낙지의 담백하고 개운한 맛을 살리려면 양념을 많이 하지 않거나 살아있는 것을 먹는 것이 좋다. 낙지는 예부터 스태미나 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낙지에 풍부한 단백질과 비타민 B2, 칼슘 인 등의 무기질 때문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타우린이 풍부하다. 타우린은 신체 각 부분의 기능을 높여 여러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 질병을 예방하고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또 교감신경 억제 작용이 있어 고혈압을 개선할 뿐 아니라 심장에서 나오는 혈액의 양을 늘리고 심근의 수축력을 높여 심부전을 방지하는 작용도 있어 심부전 치료를 위한 의약제로 사용되는 성분이다. 이런 영양학적인 우수성 때문에 남도에서는 산모에게 미역국을 끓여 줄 때도 낙지를 넣어서 원기회복을 돕기도 했다. 낙지는 저지방, 저칼로리, 고단백질 식품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에게도 좋은 거의 ‘만병통치약’과 같다. 산지에 가서 먹는 그 맛만큼은 아니겠지만, 서울에서도 싱싱한 낙지를 맛볼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다. 그 중 송파구 오금동의 독천낙지골은 낙지로 유명한 전남 영암 독천의 지명을 딴 식당이다. 이 곳에서는 무안, 완도 등에서 싱싱한 낙지를 매일 공수해오며, 양념으로 쓰는 고춧가루와 참기름도 전남 영암에서 난 것만 쓴다. 이 곳의 낙지볶음은 낙지 본래의 맛을 가릴 정도로 많이 맵지 않고, 싱싱한 산낙지를 살짝 익혀 콩나물, 미나리와 함께 내는데 연하고 단 낙지에 어우러지는 매콤하면서 약간 새콤한 양념의 맛이 여느 집에서 먹기 어려운 별미이다. 낙지 연포탕 또한 낙지의 맛을 살리기 위해 양념과 간을 최대한 자제한다. 다시마와 멸치로 국물을 내고, 여기에 흔히 들어가는 모시조개 대신 굴을 넣어서인지 깔끔하고 개운한 맛이 좋다. 낙지를 잘못 자르면 먹물 주머니가 터져 국물이 검게 변하므로 친절히 잘라주시는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필자가 이 곳을 방문했을 때 세발낙지를 시켰더니 ‘30분 뒤면 오늘 물건이 들어오니 기다렸다 그걸 드시라’는 주인의 말에 더욱 기분이 좋아졌던 곳이기도 하다. 곁들여 나오는 반찬들도 맛깔스러운데 많이 짜지 않으면서 감칠맛이 나는 갈치속젓과 쫄깃한 창란젓 등도 모두 안주인이 직접 담근 것이다. 투박한 총각김치와 깔끔한 무나물도 맛나다. 낙지연포탕, 갈낙탕 3만5000원, 낙지비빔밥 7000원, 낙지볶음 3만 5000원이며 산낙지와 낙지구이는 시가에 따라 달라진다. 매월 첫째, 셋째 주 토요일 쉰다.(02)402-3160 또한 혹시 전남 순천에 간다면 낙지나라(061-742-2667)를 추천한다. 가장 싸게 산낙지를 먹을 수 있는 집이다. 주인 정득수씨가 직접 바다에서 잡아오는 낙지를 원가에 준다. 물론 집 한 쪽에 마련된 식탁에서 먹을 수도 있고 전화로 주문하면 고속버스를 이용해 보내준다. 생물이므로 택배는 불가능하다.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마리당 3000원 선. 여성전문병원 ‘한송이 W클리닉´ 원장
  • [한준규 기자의 맛난 토크] 하산길 한상 가득, 산아래 맛집

    [한준규 기자의 맛난 토크] 하산길 한상 가득, 산아래 맛집

    주말이면 가벼운 배낭에 단풍을 만나러 떠나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붉은 바다의 감동을 느끼기 위해서이다. 정상에서 탁 트인 파란 하늘과 단풍의 아름다움에 취해 내려온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는 것은 시원한 막걸리와 맛난 밥이다. 산 주변에 큼직한 간판이 걸린 식당에서 한두 번은 실망을 하고 나온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주는 전국의 단풍으로 유명한 산 아래 맛집을 찾아나섰다. 붉은 단풍을 안주 삼아 ‘벌컥벌컥’들이켜는 시원한 막걸리, 오색나물에 보리밥을 썩썩 비벼 먹는 산채비빔밥 등 별미와 함께하는 가을산행과 특별한 맛을 느껴보자.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파스텔로 칠한 듯한 오대산 강원도 토박이들이 제일로 치는 단풍이 바로 오대산이다. 붉은 단풍뿐 아니라 부드러운 파스텔톤의 여러 색들의 은은하고 소박한 어울림이 그만이기 때문이다. 오대산 입구에는 산채정식을 하는 식당들이 수십 군데가 모여 있다. 그중에서 오대산식당(사진(1)·033-332-6888)이 원조격이다. 주인 이문화(72)할아버지가 30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식당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채정식을 주문했다. 신선초, 참두릅, 참나물, 나물취 등 이름 모를 산나물들이 20여 가지 나온다. 거기에 더덕, 버섯과 구수한 된장찌개까지 그야말로 한상 가득이다. 나물들은 제철의 향기를 가득 머금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구수하고 때론 담백한 감동이 입에서 전해온다. “나물을 말려서 보관하면 편하기는 하지만 제 맛을 쉽게 잃지.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염장’이야. 생나물로 보관을 해서 이런 맛이 나는 거야. 많이 먹어. 다 오대산의 정기를 머금고 있는 자연산 나물이야.”라는 이문화 할아버지. 참 오래간만에 정갈하고 깔끔한 밥을 먹었다. 특히 곰취장아찌의 맛과 향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1인분에 1만 3000원. # 불타는 듯한 지리산 지리산의 단풍은 강렬한 빨간색으로 우리나라에서 소문이 나 있다. 이런 지리산 화엄사 자락에 있는 이시돌(사진(2)·061-782-4015)의 맛있는 한방갈비가 기다리고 있다. 지리산 자락에서 방목한 한우고기를 와인과 매실 진액에 8시간을 재운 뒤 십전대보탕에 기초한 13가지 한약재로 숙성시킨 갈비다. 달콤하면서 그윽한 한약재의 향과 부드러운 고기의 어울림이 가히 ‘예술’이다. 구례의 한우 생산 농가에서 직접 선별해서 고기를 가지고 오기 때문에 여러 명이 갈 때는 꼭 전화로 예약을 해야 맛을 볼 수 있다.1인분에 3만 5000원. 또 김장아찌, 머위, 돌나물 등 10여 가지의 정갈한 밑반찬이 나오는 재첩국(6000원)이나 산채정식(1만원)도 별미다. 패션디자이너이기도 한 주인 염대수씨가 별채에 내셔널지오그라피에서 확보한 구한말의 희귀사진 1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는 재미난 식당이다. # 만산홍엽의 속리산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소나무 정이품송이 버티고 있는 속리산. 단풍이 시작되고 있는 중부권 산의 대표주자이다. 속리산 자락에 자리 잡은 유명한 경희식당(사진(3)·043-543-3736)은 박정희, 전두환 등 전직 대통령들이 한번씩 거쳐 간 식당으로 100여가지 넘는 음식들을 제철에 맞게 꾸며내고 있다. 2인 기준 5만원,2인 이상 2만 3000원으로 좀 부담이 되지만 속리산에 왔다면 꼭 한번 들러볼 만한 식당임은 틀림없다. 커다란 교자상에 정갈하게 놓인 음식들이 가득하다. 각종 나물들은 기본이고 굴전, 소라, 생선뿐 아니라 불고기까지 그야말로 상다리가 휘어지게 나온다. 물론 남도의 한정식보단 차림이 화려하지 않지만 심심하면서 담백한 충청도의 손맛이 그대로 배어나온다. 특히 집장(충청도식 된장)의 구수한 맛에 밥 한 그릇은 뚝딱이다. # 단풍과 억새의 치악산 가을 산행의 맛은 단풍과 억새이다. 동시에 두 가지를 느낄 수 있는 명산이 바로 치악산이다. 구룡사쪽의 단풍과 고둔치 고개의 억새는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땀을 흠뻑 흘리고 향로봉에 올랐다면 가슴까지 시원한 돌모루 산장(사진(4)·033-731-5310)의 막국수를 권한다. 꿩으로 육수를 내서인지 잡냄새가 없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육수 또한 시원해서 산행을 마치고 먹기에 좋다. 쫄깃한 꿩고기가 고명으로 올라 있는 막국수는 비록 볼품은 없지만 어른, 아이의 입맛에 맞게 새콤달콤한 육수와 원주 메밀로 만든 면발의 조화가 일품이다.4000원. 또한 고기로 만든 만두(5000원)를 곁들이면 좋다. # 가장 편하게 단풍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덕유산 덕유산은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면 정상인 향적봉까지 약30분에 오를 수 있어 가족 단풍 나들이로 아주 제격이다. 덕유산 자락에 자리한 명가(사진(5)·063-322-0909)의 흑돼지구이는 돼지고기를 한차원 높인 맛이다. 진안의 명물인 까만 돼지고기만을 써서 쫄깃함이 살아 있다. 또한 아주 두툼하게 썬 흑돼지를 야외에서 특수 제작한 참나무 화덕에 애벌로 구워 내놓는데 은은한 참나무 향에 배어서 ‘햄’을 먹는 기분이다(9000원). 꼬막, 버섯, 조림 등 깔끔한 밑반찬도 명가의 분위기를 살려준다. 또 2년 묵은 김치와 흑돼지의 살코기로 끓인 김치 전골(7000원)도 시원하다. # 수도권 단풍의 명소, 가평 명지산 경기도 가평은 강원도 산골 못지않게 험한 계곡과 산들이 둘러싸인 곳으로 수도권 단풍 나들이로 최고 지역이다. 명지산, 인연산, 운악산 등 좋은 산들이 즐비하다. 물 맑고 산세 좋은 가평에 들렀다면 산수녹원(사진(6)·031-582-6475)의 그윽한 청국장에 빠져보기를 권한다.28년째 청국장을 가평의 콩으로 띄우고 있는 지영옥 할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조그만 뚝배기에 두부 몇 점과 보글보글 끓고 있는 청국장을 따뜻한 밥과 비벼 먹으면 옛날 어머니의 집에서 만들어주신 바로 그 맛이다.5000원 # 계곡 단풍의 참맛 소백산 희방사계곡의 단풍이 아름다운 소백산. 구름다리에서 바라보는 계곡의 단풍이 참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진 산이다. 소백산 단풍 구경을 마치고는 단양읍에 있는 장다리식당(043-423-3960)의 마늘돌솥밥정식(1~2만원)을 추천한다. 마늘이 몸에 좋은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마늘을 넣고 바로 지은 돌솥밥도 일품이고 갖가지 밑반찬에 막걸리 한잔이 잘 어울린다. 싱싱한 생굴, 도토리묵, 고소한 감자버벅, 고등어, 고소한 돼지수육은 물론 감자떡, 쑥버벅, 고추장떡 등 다양한 음식을 먹어볼 수 있다. 가장 압권은 누가 뭐래도 다양한 마늘 반찬. 식초에 절인 쪽마늘, 새콤한 고추장 마늘무침, 마늘쫑 무침 등 잘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이 허기진 배를 채우고도 남는다. 또한 한우비빔육회(2만 5000원)도 추천한다. # 천년 고찰을 두개나 품고 있는 조계산 선암사와 송광사를 품에 품고 있는 전남 조계산은 산세가 험하지 않고 푹신한 육산(흙산)이라 트레킹하기에 아주 좋은 산이다. 붉은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은 천년 고찰의 여유를 느끼기에도 그만이다. 조계산의 7부 능선인 해발 600m의 굴목이재에 있는 조계산보리밥(사진(7)·061-754-3756)은 그야말로 자연과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재미난 곳이다. 간판은 식당이라고 걸려있지만 변변한 식탁 하나 없다.7∼8명이 올라 갈 수 있는 평상에 10개가 있다. 손님들은 등산화를 풀고 평상에 걸터앉아 커다란 쟁반에 내 온 음식을 먹는다. 상추, 무청, 돈나물, 미나리, 깨잎, 고추 등과 구수한 된장국이 나온다. 커다란 양푼에 보리밥과 나물을 넣고 비벼 먹는데 그 맛은 참 별나다. 파란 하늘을 지붕 삼아, 붉게 물든 단풍과 졸졸졸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를 벗 삼아 먹는 웰빙 음식이다. 게다가 주인이 직접 담근 동동주를 한잔 걸칠라 치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보리밥, 동동주 5000씩. # 파란 바다가 보이는 천관산 파란 하늘과 얼굴을 맞대고 있는 쪽빛 남해 바다가 흘린 땀뿐 아니라 가슴에 남아있던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산, 넘실대는 억새의 은빛 물결이 아름다운 산, 바로 전남 장흥의 천관산이다. 물론 전남 장흥은 먹거리가 풍성하지만 바다하우스(사진(8)·061-862-1021)의 바지락회를 권하고 싶다. 전어, 농어, 하모(갯장어) 등 제철에 바다에서 나는 음식 모두가 맛나지만 쫄깃하고 쌉쌀한 갯내음이 물씬 풍기는 바지락회(4인기준 3만원)가 압권이다. 막걸리로 담근 자연 식초와 고추장에 살이 통통한 바지락의 속살 무침은 산행의 수고를 한번에 날려주고도 남는다. # 민족의 영산 태백산 겨울 산행으로 유명한 태백산에도 어김없이 붉은 물결이 치기 시작했다. 정상인 천제단은 물론이고 입구까지 수놓고 있는 단풍은 전국의 어느 산 못지않다. 태백은 한우로 유명하다. 비록 사육하는 수가 많지 않아 전국적으로 유명세는 타지 못하고 있으나 그 맛은 예술이다. 태백 시내에 한우를 전문으로 하는 고깃집이 많다.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많아 꼭 한번 맛보기를 권한다. 그 중에서 태성실비식당(사진(9)·033-552-5287)의 고기는 특별하다. 마블링(고기에 포함된 하얀 지방)이 적은 빨간 살이 특징이지만 쫄깃하면서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이 그만이다. 고기가 떨어지면 문을 닫는 집이니 꼭 전화를 해보고 가는 편이 좋다.
  • [산이 좋아 산으로] 충남 예산 덕숭산

    [산이 좋아 산으로] 충남 예산 덕숭산

    ‘산이 절을 만들고, 절이 산을 만든다’ 했던가. 그리 높거나 깊지도 않고 산세가 빼어난 것도 아닌 너무도 평범한 모습의 충남 예산의 덕숭산(495m). 이름 또한 낯설지만 천년고찰 수덕사를 품에 안고 있기에 찾는 이의 발길이 사철 끊이지 않는 곳이다. 덕숭산 찾아가는 길은 험한 산을 넘지도 않고 넓고 깊은 강을 건너지도 않는다. 온천으로 유명한 덕산을 지나 야트막한 고개를 가로지르는 지방도를 따라 들어가면 그 곳에 덕숭산이 있다. 산행은 수덕사에서 시작한다. 주차장을 지나 5분 정도를 걸어 올라가면 일주문. 왼편 초가로 된 수덕여관은 고암 이응노(1904∼1989) 화백이 살던 곳이다. 이 화백이 직접 써서 걸어놓은 현판과 뜰 앞 바위에 새긴 암각화를 볼 수 있다. 금강문, 사천왕문, 황하정루를 차례로 지나 대웅전 앞마당에 선다. 국보 제49호인 수덕사 대웅전은 고려 충렬왕(1308)때 건립된 것으로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묵직해 보인다. 국보라는 감투의 무게를 빼더라도 빛바랜 색깔, 기둥의 터진 자국 등 여기저기 세월의 흔적들이 시선을 빼앗는다. 계단을 밟으며 호젓한 오솔길을 10여분 오르니 초가집 한 채가 눈에 들어온다. 만공스님(1883∼1946)이 참선을 위해 거처하던 소림초당이다. 위로는 만공스님이 세웠다는 7.5m의 거대한 미륵불입상이 있다. 옆쪽 향운각 마당에 서면 여태 지나온 숲들이 수덕사 전경과 함께 내려다 보인다. 만공탑 왼편 길을 따라 100m 정도 올라가면 스님들의 참선도량인 정혜사가 고즈넉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 정혜사 앞마당은 덕숭산 제일의 조망터. 용봉산과 수암산이 보이고 저 멀리 해미읍내가 손에 잡힐 듯 한 눈에 들어온다. 정혜사 기와지붕 뒤로 정상부 능선이 가깝게 다가서 있어 정상 바로 아래인 듯하지만 실제로 이곳은 덕숭산 7∼8부 능선이다. 이곳부터 정상까지는 바위와 흙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등산로. 정혜사를 출발한 지 10여분, 능선 갈림길에 이른다. 오른쪽 길을 따라 5분 정도 더 오르면 정상. 북쪽 45번 국도를 사이에 두고 우람하게 솟은 가야산(677m)의 모습과 그 오른편으로 예당평야가 끝없이 펼쳐진다. 하산은 왔던 길을 되짚어 수덕사로 내려서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른 길을 원한다면 정상에서 동남쪽인 용봉산 방향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내려설 수도 있다. 전월사라는 자그마한 암자를 거쳐 정혜사로 이어지는 길이다. 거리는 조금 멀지만 바위가 별로 없고 폭신한 흙길이라 걷기에 부담 없어 좋다. 정혜사에 이르러 왔던 길을 되짚어가는 게 싫다면 견성암을 거쳐 황하정루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른다. 시멘트포장길이라 산길의 맛은 없지만 중턱에서 수덕사를 조망할 수 있다. 총 산행 거리는 4.8㎞, 약 2시간 정도 걸린다. # 여행정보 수덕사 입구에는 산채정식을 잘 하는 음식점이 많다. 재료가 비슷하고 별다른 양념을 첨가하지 않아 어느 음식점이나 맛이 비슷하다. 옛집(041-337-6101)은 이곳에서 영업한 지 30년이 넘은 음식점. 시어머니의 뒤를 이어 며느리가 운영한다. 더덕구이, 조기, 송이버섯, 도토리묵 등 푸짐한 반찬과 우렁된장찌개가 일품이다. 산채비빔밥 7000원. 글 김도훈(월간 MOUNTAIN 기자) www.emountain.co.kr
  • [우리구 구청장 궁금하시죠] 취임 100일 맞은 김영순 송파구청장

    [우리구 구청장 궁금하시죠] 취임 100일 맞은 김영순 송파구청장

    “사무실에 있는 시간을 줄이고, 현장 활동을 더 늘릴 생각입니다. 취임전보다 일 욕심을 더 내도 될 것 같습니다.” 서울의 첫 여성구청장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김영순(57) 송파구청장의 취임 100일 소감에는 강한 자신감이 묻어난다. 그는 정무 2차관, 대학교수, 국내외 NGO 대표 등 다양한 경험을 한 주목받는 ‘여성 리더’이다. 그는 “여러 경험을 지방행정에 접목시켜 ‘품격있는 명품 도시’,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열린 구청장으로 주민들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송파구와는 찰떡 궁합” “송파 구청장이어서 정말 행복합니다.(내가 할 일이 많아) 송파구는 저와 궁합이 맞는 것 같아요.” 그는 취임초기에는 걱정도 많았지만 그동안 송파의 인적·물적 인프라 등을 살펴본 결과, 목표를 더 높게 세워도 될 수 있을 만큼 자신감이 붙는다며 의욕을 내비쳤다. 주민들의 지역에 대한 높은 관심과 공무원들의 열정에 힘을 얻었다고 한다. “추석 다음날인 지난 7일 새벽 3시 장지동 화훼마을 비닐하우스촌에 불이 났어요. 연락을 받고 현장에 나가 보니 직원들이 새벽부터 나와 열심히 일하고 있더라고요. 정말 공직자로서 책임감이 있고, 훈련이 잘돼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의 이야기는 주민들에 대한 자랑으로 옮겨 갔다.“주민들의 높은 관심을 보며 힘을 얻었어요. 얼마전 구민 체육대회를 했는데 구민들이 역할을 분담해 자발적으로 행사를 끌어 나가더라고요. 자원봉사자 수도 인구의 10%인 6만명에 달합니다.” 김 구청장은 지난 100일 동안 구정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정책을 만드는데 진력했다. 소외 지역 주민들을 만나고, 하위직 공무원들과는 ‘계급장을 떼고’ 기탄없이 대회도 나눴다. ●“구민의 행복지수 높이겠다.” 그가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는 문화·환경·복지다. “송파구에는 현재 제 2롯데월드 건설과 잠실저밀도 재건축, 문정·장지지구 개발, 거여·마천 뉴타운, 송파신도시 등의 개발이 한창 진행중입니다. 구 전체 면적의 35%(359만 2000평)나 되는 넓은 지역에서 개발이 추진중이어서 내가 더이상 욕심을 내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문화·환경·복지 분야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품격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송파문화예술센터’의 건립이다. 콘서트홀과 지역 컨벤션센터 기능을 겸할 수 있는 1500석 규모의 지하 2층, 지상 3층 4500여평 규모의 문화예술센터를 만들어 수준높은 문화도시를 만드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다양한 복지정책을 추진했지만 이 가운데 백미는 ‘아토피 어린이집’. 내년 3월 문을 여는 아토피어린이집은 송파동 여성문화회관 2층에 130여평 규모로 100여명을 돌볼 수 있다. ●자족기능 갖춘 명품도시 건설 도시 밑그림도 다시 짜고 있다. 곳곳에서 개발이 진행중인 송파구가 향후 10년 뒤에는 현재 인구 62만명에서 인구 100만명이 넘는 거대 자치구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편중된 주거중심의 도시기능 체계와 인프라 등을 구축해 자족도시로서 체질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송파대로변 일대를 비즈니스거리(상업지역)로 만든다는 복안이다.16일 구를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송파대로 일대를 일반 주거·준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상향조정해 달라고 적극 건의했다. 송파의 매력인 ‘쾌적한 주거환경’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올림픽로에 올림픽 상징벨트를 조성해 ‘축제·화합의 거리’로, 남부순환로에 실개천과 쉼터를 만들어 ‘사계 추억의 거리’로, 위례성길을 ‘역사·문화의 거리’로 각각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성내천을 서울시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와 연결해 생태를 복원할 방침이다. 그러나 자치를 가로막는 구조적인 문제로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지방자치의 본질은 예산과 인사인데 중앙정부에서 틀어 쥐고 있어 자치단체장에게는 책임만 있고, 권한은 없다.”면서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서는 더 많은 자치권한이 부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끝으로 “이제 100일 지나 걸음마를 시작했다.”면서 “송파구가 명품도시, 행복도시로 화려하게 비상할 수 있도록 항상 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김영순 구청장은 ▲출생 1949년 7월15일 충북 음성 ▲학력 서울사대부고,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한양대대학원 정치외교학과(석·박사) ▲경력 한나라당 부대변인, 정무2차관, 일본 와세다대 정치학과 연구교수,(사)21세기 한중교류협회 부회장,(사)전문직여성(BPW)한국연맹 회장, 국제인구보건복지연맹(IPPF) 아·태지역 이사, 국제인구개발위원회 초대회장, 여성채널 GTV회장 ▲가족관계 남편 정태조(62)씨와 1남 2녀 ▲취미 영화감상, 명상 ▲종교 기독교 ▲애창곡 최은옥의 빗물 ▲기호음식 청국장, 두부, 산채비빔밥 ▲존경하는 인물 어머니 ▲좌우명 내가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해서 사랑하라
  • 알뜰주부 이다도시 제사음식 어떻게

    알뜰주부 이다도시 제사음식 어떻게

    “명절만 되면 한국 여자들은 하루종일 부엌에 틀어박혀 일하잖아요. 저도 13년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하면서 제사라는 걸 알았지요. 추석 명절부터 시작해 시아버지, 남편의 조부모 제사까지 일년에 다섯번 지냅니다.” 한국의 전통 양반집 며느리로 들어와 까다로운 시어머니한테 구박도 많이 받았을 터이다. 처음에는 구경꾼이었지만 지금은 제사음식을 척척 만들어낸다. 평소에 얼굴 보기 힘든 가족들이 한데 모이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억지로 치러야 하는 제사의식이 아니라 일종의 가족파티로 유도한다. 아울러 처음에는 제사음식이 많이 남아 골칫거리였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는 “차례나 제사음식을 준비하는데 정성과 시간을 많이 쏟기 때문에 남은 음식을 버린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면서 다음과 같이 활용법을 귀띔한다. 차례가 끝난 직후에는 제사음식을 그대로 먹다가, 나중에는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다. 또 나물을 잘게 썰고 고기산적은 다져서 만두를 빚는다. 그래도 남은 전이나 나물이 있으면 프랑스식 타르트를 만든다. 나물이나 당근과 감자를 썰어 수프로도 만든다. 아이들에겐 쌀죽을 끓여줬다. 나물수프 만들기 소금간을 한 물에 감자와 당근, 양파, 대파, 마늘을 넣고 끓인다. 익힌 야채와 고사리를 제외한 나물을 믹서기에 넣고 야채 삶은 물을 조금씩 넣어가며 간 후 소금간을 하면 된다. 나물파이 만들기 빵집에서 산 크로와상 반죽 한 판을 내열 그릇에 펴서 살짝 노릇해질 정도로 굽고 마늘, 대파, 제사나물(고사리 제외)은 잘게 썰어서 올리브오일을 두른 팬에 볶는다. 노릇하게 구운 크로와상 반죽 위에 볶은 야채들을 올리고, 풀어놓은 달걀에 생크림을 넣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해서 야채 위에 뿌린다. 그 위에 모차렐라 치즈를 골고루 뿌려 오븐에서 20∼30분 노릇해질 때까지 굽는다. 꺼내서 칼로 찔러보았을 때 내용물이 묻어 나오지 않으면 잘 구워진 상태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산이좋아 산으로] 강화 마니산

    [산이좋아 산으로] 강화 마니산

    한반도 최북단의 백두산과 최남단의 한라산의 중간에 자리잡고 있는 강화 마니산(469m). 단군왕검이 제사를 올리던 참성단을 품고 있는 마니산은 그렇게 한반도의 중심이 된다. 화도면 상방리 마니산국민관광지에서는 917개의 계단길로 겨우 1시간도 채 안 걸려 참성단에 닿을 수 있어 언제나 남녀노소의 발길이 북적인다. 쉽게 내어주는 길은 그만큼 느낌도 짧은 법. 들끓는 인파에 섞이지 않고 에둘러 가는 길을 택하는 것이 좋다. 산 들머리를 마니산국민관광지 대신 한적한 정수사 입구로 삼은 이유다. 서울에서 강화행 버스를 타고, 다시 터미널에서 한참을 기다려 시내버스를 달리는 동안에도 하늘은 내내 흐릿했다. 함허동천을 지나 정수사 입구에 닿았을 때 먼지를 일으키며 버스가 떠난 자리에 덩그러니 남겨진 우리 앞에 잘 포장된 아스팔트길이 놓여 있다. 얼마간 오르막을 걷다 뒤돌아보니 멀찍이 바다와 하늘이 맞닿고,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세를 낮추니 길가 이름 모를 풀꽃들이 반가이 눈을 맞춰온다. 전등사, 석모도 보문사와 함께 강화 3대 사찰인 정수사를 살짝 비껴 오른쪽으로 난 등산로를 짚어간다. 와르르 무너진 듯 크고 작은 돌무더기가 듬성듬성 박힌 오르막이 꽤나 가파르다. 소나무와 참나무의 적절한 조화 사이 살짝 열린 하늘, 잠시 오솔길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덩치 큰 너럭바위가 나타난다. 풀썩 바위에 올라 정상까지 쭉 뻗은 암릉 초입에 서니 어느새 먹빛 구름이 말끔히 걷히고 동막리 장전마을 쪽으로 바다가 퍼런 속살을 드러낸다. 섬 산행의 묘미다. 산길은 이제 바윗길이 된다. 오르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바다는 끝 간 데 없이 아득히 물러나고, 온몸으로 태양을 품은 갯벌은 캔버스 위 덜 마른 유화 같다. 소사나무 군락을 지나 여전히 이어지는 바윗길. 암릉은 오랜 세월 견고하게 쌓은 성곽처럼 산을 남북으로 갈라놓고 있다. 바위와 바위를 이어 건너는 사이, 지도에 정상이라 표시된 지점에 이르렀지만 정상 표지석이나 이정표는 없다. 지도와는 별개로 사람들이나 강화군에서는 참성단을 정상으로 여겨 제단 옆 헬기장에 정상 표지석을 세웠다고 한다. 지도상 정상에서 헬기장까지는 1.2㎞.20분 정도 지나 숲속으로 살짝 내려선 곳에서 참성단 중수비를 만나고 계속 남동쪽에서 북서쪽으로 이어지는 바윗길을 오르내리다 보면 실질적인 정상, 헬기장에 이르게 된다.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를 배경삼아 서 있는 단군왕검의 제단 참성단은 그저 바라보고 우러러볼 뿐 들어갈 수는 없다. 하산은 참성단을 살짝 돌아 917개의 계단길로 곧바로 내려가면 30분 만에 마리산기도원에 닿고, 동쪽 능선을 따라 좀 더 가서 단군로로 내려가면 1시간30분쯤 걸린다. # 여행정보 강화에서의 먹을거리는 뭐니뭐니해도 신선한 바다회. 선수포구어판장(032-937-8702)에서 지금 전어 굽는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또한 마니산관광단지 입구 단골식당(032-937-1131)의 꽁보리 산채비빔밥도 유명하다. 글 정수정 사진 남영호(월간 MOUNTAIN 기자) www.emountain.co.kr
  • 내방의 허브, 가을을 데려오다

    내방의 허브, 가을을 데려오다

    늘 가까이 하고 싶지만 키우기 어렵다는 허브. 하지만 일단 집에서 키우는데 성공만 하면 무엇보다 보람이 큰 게 바로 허브다. 고된 하루를 마치고 집안에 들어섰을 때 콧 속 깊이 스며드는 허브향만큼 상쾌한 게 있을까. 허브는 두통이나 비염, 불면증 등 현대 도시인들이 많이 앓는 질환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육류나 생선 특유의 비린내를 없애는 데도 허브만한 게 없다. 선선한 기운이 스며드는 초가을. 여름내 지친 몸과 마음을 직접 키운 허브향으로 달래보자. # 집에서 손쉽게 키울 만한 허브 허브는 대부분 다년생이다. 그래서 한 번 모종을 사다가 잘만 관리하면 수미터 높이의 대형 허브로 키울 수도 있다. 몇가지 재배원칙만 충실히 지키면 대부분 무리없이 키울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실패가 적어 선호되는 허브는 라벤더, 로즈마리 등 10여가지. 라벤더는 ‘허브의 여왕’이라고 불릴 만큼 여성들이 좋아하는 허브다. 줄기나 이파리를 따서 호랑이 우리에 넣으면 호랑이가 순해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신경 안정 효과가 탁월하다. 로즈마리는 상쾌한 향이 일품이어서 서양요리에 즐겨 사용된다. 피부 탄력을 유지시켜 주는 효과가 뛰어나 화장수 원료로도 애용된다. 박하향이 나는 민트는 잎을 스치기만 해도 상쾌하고 시원한 향이 난다. 튼튼한 치아를 만들어주는 멘톨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치약이나 껌 등의 원료로 쓰인다. 특히 페퍼민트는 비염, 기관지염 등에 효과가 좋다. 파인애플 세이지는 산뜻한 파인애플 향과 함께 피부노화 방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클레오파트라가 욕조에 띄워놓고 목욕했다는 허브다. 이밖에 자연레몬향이 나고 이뇨작용에 효과가 뛰어난 레몬버배나, 향은 뛰어나지 않지만 꽃이 예쁘고 해충 퇴치에 뛰어난 캔들플랜트 등도 집에서 키워볼 만한 허브다. # 마법 같은 허브의 활용 “허브 잘라주는 것을 아까워하지 마세요.” 경기 고양시에서 허브농장을 운영하는 ‘원당 허브랜드’의 고창수 사장이 가장 강조하는 말이다. 허브는 웃자라지 않도록 줄기나 이파리를 계속 잘라주어야 줄기가 튼실해진다는 것. 이렇게 잘라낸 허브 이파리들은 집안에서 ‘만능살림꾼’이 된다. 가장 간단한 게 허브차다. 허브 이파리를 깨끗한 물에 헹궈 먼지를 씻어낸 뒤, 뜨거운 물, 혹은 녹차에 몇 개 떨어뜨려 1∼2분 우려내면 훌륭한 허브차가 된다. 남은 허브 줄기나 이파리는 비닐 지퍼에 넣어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차를 마실 때마다 활용하면 된다. 접시에 조금 담아 냉장고에 넣으면 음식 냄새 제거에도 그만이다. 삼겹살 등 육류나 생선 요리를 할 때 로즈마리 이파리를 몇 개 따서 넣으면 특유의 비린내가 깨끗이 제거된다. 상큼한 로즈마리 향은 덤. 사과향이 나는 애플민트는 상추쌈에 한 개씩 넣어 싸먹으면 고급스러운 향을 즐길 수 있다. 접시에 생선회를 담을 때 밑에 몇 입 깔아도 좋다. 허브 향주머니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솎아낸 허브 줄기와 이파리를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 말려 망사 주머니에 넣기만 하면 된다. # 침실엔 라벤더, 아이방엔 로즈마리 허브마다 그 향과 효능이 천차만별이니 실내 공간별 쓰임새도 그에 맞추면 좋지 않을까. 침실엔 신경안정 효과가 뛰어난 라벤더 화분을 놓으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향주머니를 만들어 베개에 넣으면 금상첨화. 로즈마리는 머리를 맑게 해주고 기억력을 향상시켜 주므로 아이들 공부방에 놓으면 적격이다. 거실에는 보라색 꽃이 피고 초콜릿 향이 나는 헬리오트로프가 좋다. 온도만 맞으면 1년 내내 꽃을 피운다. 단 화장실은 금물. 항상 습기가 많고 어두워 허브가 살기 어렵다. 향주머니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 집에서 키우기, 결코 어렵지 않다 “집에서 허브를 키우면 십중팔구 죽는다고 해요. 하지만 허브만큼 키우기 쉬운 식물도 흔치 않습니다.” 고창수 대표가 지적하는 가장 큰 실패 원인은 화분이다. 대부분 허브를 구입할 때의 농장용 화분에 그대로 키우다가 죽인다는 것. 반드시 가정용 화분으로 옮겨심어야 한다. 농장용은 바닥에 여러개의 구멍을 뚫어놓아 물이 즉시 빠지게 해놓은 반면, 일반 화분은 한 개의 구멍만 있어 천천히 빠진다. 허브는 수분을 엄청 좋아하는데, 세밀한 관리가 가능한 농장에서 쓰던 화분을 가정에서 쓰다 보니 말라죽게 하는 것이다. 물은 여름엔 아침 저녁에, 겨울엔 한낮에 주어야 한다. 그러지 않을 경우 허브가 열기에 데어서, 혹은 얼어 죽기 십상이다. 화분만큼은 아니지만 햇볕과 통풍도 중요하다. 햇볕이 안 드는 실내에 두더라도 2∼3일에 하루 정도는 해가 잘 드는 베란다에서 볕을 쐬어주자. 이파리나 줄기가 너무 촘촘하면 통풍에 지장이 있으므로 자주 잘라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특유의 향기 때문에 병충해는 별로 없다. 단지 스테비아처럼 단맛이 나는 허브에 진딧물이 가끔 끼는데, 식초를 물에 희석해 분무기로 뿌려주면 퇴치할 수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가볼만한 허브 농원은 허브는 도심 화원이나 교외 농원, 아파트 단지 알뜰시장 등에서 쉽게 살 수 있다. 양재동 꽃시장에 가면 허브 전문매장도 있다. 구입시 꼭 새겨두어야 할 원칙 한가지. 입이 아닌 대를 보고 골라야 한다. 대가 굵고 튼실한 것이어야 한다. 입만 무성한 것은 보기는 좋으나 언제든 사그라질 수 있다. 상세한 재배 요령을 지도받으려면 일반 화원보다는 전문 매장이나 허브농원을 찾는 게 좋다. 특히 허브농원에선 허브 판매와 함께 다양한 허브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므로 가족 나들이를 겸해 들러도 좋다. 수도권 인근 허브농원들을 소개한다. # 원당 허브랜드 수도권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은 허브농원이다. 경기 고양시 농협대학 뒤 원당 종마목장 입구에 있다. 일반 화원에 비해 허브를 훨씬 저렴하게 판매한다. 로즈마리, 라벤더 등 대부분의 허브모종은 1000원, 키 50㎝ 정도의 허브는 1만∼2만원,7년 이상 키워 키가 1.5m가 넘는 대형 허브는 15만원 정도 한다. 각종 허브차, 향주머니, 비누, 아로마오일 등 허브 관련 제품들도 판매한다. 다른 농원과 차별화 전략으로 ‘허브병원’도 운영한다. 집에서 키우던 허브가 시들거나 병이 걸렸을 때 가져오면 원인 진단과 함께 싱싱하게 회복시켜 돌려준다. 비용은 무료. 다른 곳에서 구입한 허브도 ‘치료’가 가능하다. 최근 인근 더 넓은 부지로 이전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10월1일부터 관람과 구입이 가능하다.(031)966-0365. # 일영 허브랜드 경기 양주시 장흥면 삼하리에 있다. 각종 허브식물로 꾸민 6000평의 식물원과 테마가든에 휴식공간까지 갖추고 있다. 온실 형태의 허브식물원에는 150여종의 다양한 허브식물들이 향을 뿜어낸다. 테마가든은 라벤더 가든, 로즈마리 가든, 야생화가 가득한 로맨틱 가든, 각종 장미와 스테비아 등의 허브식물로 이뤄진 로즈가든, 숲의 자연미를 강조한 산책로로 구성돼 있다. 북유럽풍으로 장식된 솔베이지 레스토랑에선 허브를 넣어 조리한 바비큐와 비빔밥 등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개인 및 가족단위의 입장은 무료. 단체 관광객들에게는 1인당 1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031)871-5047. # 포천 허브아일랜드 포천시 신북면 삼정리에 있다. 인근에 온천을 끼고 있어 관람객들이 많은 편. 허브아일랜드에는 야외에서 허브식물이 건강하게 자라는 엘더블가든, 계절별로 허브를 체험할 수 있는 이니스프리정원, 허브카페앞 연못과 허브식물이 어우러진 키친 가든, 맑은 공기와 허브향을 만끽할 수 있는 산책로 등이 있다. 허브차와 포푸리, 아로마제품 등을 전시한 허브향기가게, 허브를 이용해 수공초와 꽃리스 등을 직접 만들어보는 허브공방, 제라늄과 세이지 등의 허브치료를 받거나 향기욕을 즐길수 있는 허브꽃가게를 갖추고 있다.(031)535-6494. # 상수 허브랜드 충북 청원에 있다. 경부고속도로 청원IC에서 빠지자마자 좌회전해 70m쯤 가면 오른쪽에 보인다.‘상수수박’ 개발로 유명한 이상수씨가 지난 94년 국내 처음으로 세운 허브농원이다. 허브의 특징과 효능에 대한 강의와 함께 다양한 허브를 체험할 수 있는 코스, 허브숍 등을 실내외에 마련해 놓았다. 허브 관람료는 3000원. 허브랜드 3층 레스토랑인 ‘허브의 성’에선 허브 꽃밥 및 샐러드를 맛볼 수 있다.(043)277-6633.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전남 가을축제 물결 ‘출렁’

    남도의 가을에 축제 물결이 넘친다. 지역의 특색을 살린 축제가 어우러져 추억을 만들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서남해 청정해역에서 갓 올라온 횟감을 즐기기도 안성맞춤이다.●`깨가 서말´… 광양 전어축제 오는 15∼17일 광양시 진월면 망덕포구에서 열린다.‘가을전어 머리에는 깨가 서말’이란 말이 있듯이 통통하게 살이 오른 전어는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전어요리 설명회, 전어비빔밥 만들기, 전어썰기 체험과 평양민속예술단 공연, 섬진강 한밤의 음악회, 사물놀이, 불꽃놀이가 이어진다.섬진강의 풍광과 전어의 참맛을 함께 느낄 수 있다.●목포사랑 은빛갈치 축제 이틀간 9∼10일 목포시 평화광장에서 열린다. 갈치낚시대회와 해양레포츠,7080콘서트, 해변댄스 스포츠대회가 이어지며, 싱싱한 은빛 갈치를 맛볼 수 있다. 자연사 박물관, 갓바위 공원, 목포의 눈물 이난영 공원, 유달산 야간조명, 고하도 앞바다 오색등을 즐길 수 있다. 15∼17일엔 영암군 삼호읍 영산호 관광지내 체육공원과 현대삼호중공업 남문주차장에서 ‘무화과·갈치 축제’가 열린다.●곡성 심청축제… 난타등 공연 28일∼10월1일 곡성읍 섬진강 자연생태공원에서 ‘효와 환경이 미래를 연다’라는 주제로 열린다. 효녀 심청전국어린이 예술공모전, 효녀심청 어린이 사생대회, 심청 마당극, 오산 난타공연 등이 마련됐다.●다도해 절경… 장흥 천관산 억새제 30일∼10월1일 장흥군 천관산에서 전국 산악인의 대축제인 천관산 억새제가 열린다. 다도해의 풍광과 기암괴석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천관산은 으뜸 억새 관람지로 꼽힌다. 축제는 다음달에도 그치지 않는다. 나주에서는 10월13일부터 ‘나주로 떠나는 2000년의 시간여행’이란 주제의 나주 영산강문화축제가 시작되며,14일부터 강진 대구면 고려청자 도요지에서 9일 동안 청자문화제가 이어진다. 18일부터 순천시 낙안읍성에서는 남도의 음식이 한자리에 모이는 ‘남도음식문화 큰잔치’가 열리며,21일 보성에서는 서편제 보성소리축제가 이어진다.전남도 홈페이지 관광포털사이트(www.namdokorea.com)나 각 시·군 홈페이지의 프로그램을 확인하면 된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한민족 문화유전자를 찾아서] 사회·생활상징(중)

    한·중·일 삼국의 문화를 비교할 때 일본은 날(生)문화, 중국은 불(火)문화, 한국은 비빔밥 문화라 할 수 있다. 일본은 날 것을 주로 먹는다. 대표적인 것이 생선회이다. 소나 돼지처럼 네발 달린 동물을 주로 먹기 시작한 것은 메이지(明治)유신 이후라 한다. 중국 음식은 거의가 높은 온도에 순간적으로 데치거나 튀겨 먹는다. 물론 이는 기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 비빔밥- 조선 3대음식중 하나로 멋·맛 듬뿍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가. 일본처럼 날 것을 먹거나 그렇다고 중국처럼 전적으로 튀겨 먹거나 데쳐 먹는 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특징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우리 음식은 비빔밥처럼 여러 가지를 섞었을 때 본래의 재료와는 다른 독특한 맛을 낸다. 그래서 한국 문화를 비빔밥 문화라 한다. 이 같은 삼국의 문화 차이는 집과 탑들을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일본은 날 것을 주로 먹듯이 집들의 재료도 하나같이 나무를 써 집도 깔끔하고 반듯하다. 그래서 탑도 목탑이 주류를 이룬다. 중국의 전통 집들은 거의가 불로 구운 벽돌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탑도 구운 벽돌로 만든 전탑이 주류를 이룬다. 반면 우리나라 집은 일본이나 중국과는 달리 나무, 돌, 벽돌을 두루 써 탑도 목탑, 석탑, 전탑 등 종류가 다양하다. 우리문화는 한마디로 다양한 문화가 섞인 비빔밥 문화라 할 수 있다. 우리 문화의 특징처럼 비빔밥은 쌀과 달걀, 참기름, 나물, 쇠고기, 김 등 온갖 재료를 넣어 고추장에 비벼 먹는 복합음식이다. 비빔밥의 특징은 간단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도 가격에 비해 영양과 내용물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거기에 특별히 저항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없고 또 저 열량이면서도 맛과 멋의 흥취를 느낄 수가 있어, 기능성 식품 또는 다이어트식품으로도 개발이 가능하다. 비빔밥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전주비빔밥이다. 전주비빔밥은 평양의 냉면, 개성의 탕반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음식의 하나로 꼽힌다. 그 이유는 천혜의 지리적 조건하에서 생산된 질 좋은 농산물의 사용과 거기에 장맛과 깊은 정성이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전주비빔밥에 포함되는 자료는 무려 30여 가지에 이르며, 모두 음양오행에 근거를 두고 오색오미의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조선후기 고추가 들어오면서 우리의 음식문화에 혁명을 가져온다. 강렬하고 매운 맛의 고추장은 김치와 함께 한국문화의 상징이 되었다. 고추와 소스는 여러 나라에서 먹지만 고추장은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의 독창적인 음식이다. 정작 고추를 우리나라에 전한 일본도 먹지 않는다. 우리는 그것도 부족해 매운 고추장에 고추를 찍어 먹는다. 맛 중 가장 오래 기억되는 것이 매운맛이라 한다. 그래서 고추장과 김치는 중독성이 강해 한번 맛을 들이면 쉽게 잊지 못한다. 고추장은 강렬한 맛으로 그 자체로도 훌륭한 반찬이 된다. 이를 이용한 비빔밥은 물론 각종 반찬과 국, 찌개, 심지어 떡볶이에 이르기까지 사용범주는 반찬 가지 수 만큼이나 무한하다. ■ 된장 - 식물성 단백질 문화의 정수 김치와 밥처럼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것이 된장이다. 거기에 항암효과까지 있다하여 웰빙 식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마디로 된장은 식물성 단백질문화의 정수이다. 장맛은 그 집안 음식 맛의 척도다. 그래서 ‘광속에서 인심 나고 장독에서 맛 난다.’,‘장맛 보고 딸 준다.’고 했다.‘동의보감’에 의하면 “장은 모든 어육·채소·버섯의 독을 지우고, 또 열상과 화독을 다스린다.”고 하였다. 된장의 주원료는 콩이다. 우리는 콩으로만 된장을 만드나 일본에서는 콩과 쌀누룩으로 빚는다. 만주어로는 장을 미순이라 하고, 우리는 메주라고 하며 일본에서는 이를 미소라 부른다. 장은 고구려 때부터 있어와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 우리의 장은 현해탄을 건너가 일본의 된장, 미소가 된다. 우리가 즐겨먹는 청국장은 삶은 콩을 짚에 감싸서 온돌 방의 뜨끈한 아랫목에 모셔놓고 발효시킨 ‘즉석된장’이다. 볏짚에 붙어 있는 야생 고초균이 번식하여 실 모양의 끈끈한 점물질을 생성하여 일종의 항생물질이 된다. 장기적으로 먹는 저장식품인 된장과는 달리 즉석된장이지만 그 영양가와 항암효과는 대단하다고 하겠다. ■ 김치 - 한국문화 상징 ‘미래의 식품’ 이제 김치를 빼놓고 한국문화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김치하면 한국, 한국인하면 김치라 할 정도로,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상징이 되었다. 김치는 배추김치를 비롯해 무김치, 오이김치, 해조류 파김치 등 가지 수가 무려 187종이나 된다. 김치의 독특한 맛과 영양학적 가치가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많은 국내외의 영향학자들에게 ‘미래의 식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더욱이 조류독감이나 다이어트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빠른 속도로 세계인의 음식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김치는 무, 배추, 오이 등을 소금에 절여서 고춧가루, 마늘, 파, 생강, 젓갈 등의 양념을 버무려 담가놓고 먹는 반찬이다. 김치에 있는 고추를 먹으면 ‘캡사이신’이라는 성분에 의해 몸의 많은 에너지를 사용토록 하여 체지방을 분해시킨다. 고춧가루가 범벅인 김치를 오래 먹으면 자연히 다이어트가 된다. 또한 김치는 담근 직후보다도 완전히 익었을 때 비타민이 가장 많이 함유된다고 한다. 그래서 김치는 채소가 나지 않는 겨울철 비타민 A,B,C 등의 공급원으로, 김치에 첨가된 부재료와 함께 다양한 영양성분을 공급해 주는 한마디로 종합 영양식품이라 할 수 있다. 불고기는 세계에 가장 널리 알려진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자극적이지도 않으면서 맛이 있어 누구라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불고기는 일반적으로 고구려 때 고기구이인 맥적(貊炙)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어 역사가 아주 길다. 고기를 불에 구워 먹는 음식문화는 세계 여러 나라에도 있지만 우리처럼 양념에 저민 고기를 불로 연기를 내며 구워 먹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 삼계탕- 여름철 보양식의 백미 우리나라처럼 음식종류가 다양하고 철에 따라 체질에 따라 달리 먹는 나라도 없다. 여름철의 보양식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삼계탕이다. 삼계탕은 100일쯤 자라 볏이 돋아 제 빛을 띠어갈 무렵에 영계를 잡아 뱃속에 수삼, 마늘, 대추, 찹쌀 등을 넣어 배를 실로 아물려놓고 푹 끓여 먹는다. 삼계탕에는 허한 기를 보충해주는 인삼, 몸속의 혈액을 보족해주는 보혈(補血)식품인 대추, 양(陽)이 허한 것을 보해주는 보양식품인 닭고기 같은 요소들이 음양조화를 이루면서 서로 궁합을 맞춰 몸에 더 좋다. ■ 냉면 - 담백·고상한 민족적 풍미 삼계탕 못지않게 사랑을 받는 것이 냉면과 자장면이다. 냉면은 겨울철에는 이열치열의 음식으로, 여름철에는 그 자체 시원한 국수 맛으로, 가히 사계절음식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메밀가루를 반죽하여 국수틀로 뽑은 면발을 펄펄 끓는 물에 넣어 삶아 찬물에 바로 씻어내 국수사리를 만든다. 여기에 육수를 부으면 물냉면, 비벼서 먹게 되면 비빔냉면이 된다. 소고기, 돼지고기, 김치, 배, 파, 마늘, 깨소금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는 냉면은 뛰어난 맛과 높은 영양가, 고상한 민족적 풍미로 입맛을 돋운다. 국수를 주재료로 한 음식은 이웃 중국이나 일본에도 많지만 냉면처럼 영양가가 복합적이고 담백한 맛을 내는 국수는 많지 않다. 소주와 막걸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술로 대중·서민문화를 상징한다. 소주는 태워서 만든 술이라는 뜻으로 증류방식에 의해 만든 술로서 노주(露酒)·화주(火酒)·한주(汗酒)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 도입된 시기는 고려 충렬왕 때 칭기즈칸의 손자 쿠빌라이가 일본 원정을 하기 위해 고려 왔을 때 전해졌다고 한다. 소주는 특히 몽골의 주둔지이던 개성, 전진 기지가 있던 안동, 제주도에서부터 소주 제조법이 발달하였다고 한다. 이에 반하여 막걸리는 한국에서 개발된 전통술로 빛깔이 뜨물처럼 희고 탁하며, 도수가 낮으며 탁주(濁酒)·농주(農酒)·재주·회주라고도 한다. 고려 때에는 이화주(梨花酒)라고 부르기도 하였는데, 이는 배꽃이 필 무렵 누룩을 만든데서 유래되었다. 막걸리는 술밥에다 누룩을 섞어 빚은 술을 오지그릇 위에 #자 모양의 체다리를 걸치고 체로 막 걸러 만들었다. 막걸리라는 이름은 ‘막걸렀다’고 하여 붙여진 것이라 한다. 정종수 국립춘천박물관장 협찬: 삼성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세계 최고층 ‘버즈 두바이’ 설계한 삼성물산 상무 아메드 압둘라자크 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세계 최고층 ‘버즈 두바이’ 설계한 삼성물산 상무 아메드 압둘라자크 씨

    인간이 하늘을 향해 벽돌을 쌓으면 얼마만큼 올라갈까. 이집트에는 이런 속담이 있다.‘사람은 시간을 두려워하고 시간은 피라미드를 두려워한다.’ 4600년 전의 일이다. 고대 이집트인 10만명이 3개월 교대로 20년 동안 돌을 쌓았다. 훗날 역사가들이 헤아려 보니 2.5t에서 10t 무게의 돌이 무려 230만개나 쌓아올려졌다는 것을 알았다. 높이가 오늘날 42층 건물과 비슷한 146m에 이르렀고, 넓이는 서울 상암동 월드컵 축구장 10개 크기였다. 이는 수천년 세월이 흘렀어도 사람의 손으로 빚은 세계 최고이자 최대의 석조 건물로 인정되고 있다. 현대인을 뺨치는 건축공법 등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들이 여전히 많은 가운데 전 세계인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현대 최첨단 기술과 이슬람건축 접목 시계바늘을 2008년 12월로 돌린다. 중동지역에 피라미드 이후 최고 높이의 건물이 들어선다. 아라비아 반도의 동쪽끝,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새로운 신화가 창조된다. 지상 160층, 높이 700m, 대지 3만 2000평, 연면적 15만평…. 얼핏 계산해도 우리나라 63빌딩보다 무려 3배에 달한다. 세계 최고층이 될 ‘버즈 두바이’(두바이의 탑)의 위용이다. ‘버즈 두바이’는 현재 60층까지의 골조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며 사흘에 한 층씩 착착 순조롭게 올라가고 있다.1층부터 39층까지는 호텔,40∼108층은 아파트, 그 이상은 사무실과 전망대로 사용된다. 현대 최첨단 기술과 두바이 고유의 사막꽃 ‘블루딕’ 모양의 이슬람건축을 접목, 형상화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마천루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세기의 작품’이자 인간도전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물음표를 던져본다.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많이 알려져 있지만 두바이는 석유로 돈을 벌여들여 불모지의 사막을 오아시스로 개조하고 있다. 말 그대로 ‘중동의 홍콩’식이다. 이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이 바로 ‘버즈 두바이’. 금세기 최고의 야심작으로 자부하는 ‘버즈 두바이’는 피라미드, 바벨탑, 사마라의 첨탑 등 끝없이 하늘로 향하는 중동인의 기질을 엿볼 수 있어 흥미를 끈다. 뿐만 아니라 ‘버즈 두바이’가 우리에게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8억 8000만달러에 이르는 공사 수주를 우리나라의 삼성물산이 따냈다는 점이다. 지난 2004년 12월 미국, 영국, 일본, 호주 등 30여개국의 내로라하는 건설업체들이 참여한 경쟁에서 승리, 침체에 빠진 국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그렇다면 세계 최고의 마천루가 될 ‘버즈 두바이’를 과연 누가 설계했을까. 중동계 미국인 아메드 압둘라자크(47) 삼성물산 상무가 주인공이다.‘버즈 두바이’ 수주전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숨은 주역이기도 하다. 특히 그는 상하이의 진마오타워(88층), 우리나라의 타워팰리스 3차(69층) 등을 설계해 초고층계의 세계적 거장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비(非) 미국계로는 처음으로 미국 토목공학회 구조설계부문 초고층학회 회장으로 선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이런 그가 어떻게, 무슨 연유로 한국에 왔을까. 지난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삼성물산 초고층팀 사무실에서 만났다. 먼저 한국생활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2년 전 한국에 왔을 때 미국과는 다른 문화적 차이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극복됐다.”고 입을 열었다.“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일부터 언어문제, 생김새, 행동, 커뮤니케이션 등이 그렇다.”고 부연했다. 한국은 아름다운 나라이며 좀더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단다.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여행지는 제주도이며 풍경이 매우 아름답고 편안함을 느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어 좋아하는 한국 음식으로는 비빔밥, 바비큐, 불고기를 예로 든 뒤 고추장, 고춧가루, 매운 김치가 들어간 음식은 아직 소화해내기가 쉽지 않다며 빙그레 웃는다. ●인상 깊은 여행지 ‘제주도´ 좋아하는 음식 ‘비빔밥´ 그의 가족들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부인과 자녀 둘은 한국에 살고 있다. 부인은 잡지사 기자였을 만큼 글솜씨가 뛰어나 한국에 머무는 지난 2년 동안의 경험, 즉 만난 사람과 이웃들, 방문했던 곳 등을 매일 기록하고 있다는 것. 자녀들은 서울국제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경쟁이 치열해 중압감을 느낀다고 했다. 주말과 휴일에는 아이들과 함께 비원, 한국민속촌,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 음악회, 박물관 등을 찾는다고 했다. 서울 외곽을 드라이브할 때도 있고 서울국제학교 학생 부모들과의 모임에도 참석한다. 아메드 상무는 짬을 내 서울대 전임강사 자격으로 대학원생들에게 초고층 건물 설계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학생들은 매우 영리하고 수업을 잘 따라온다. 설계의 개발단계를 직접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도전과제를 자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끔 학생들의 기발한 생각에 놀라기도 한다면서 “다양한 기회와 실전훈련을 통해 끊임없이 노력하면 탁월한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에 오게 된 이유를 묻자 “미국에 있으면서 엘지 강남타워, 엘지 아트센터,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 타워팰리스3차와 인천송도타워 등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낯설지가 않았고 만났던 사람들 또한 느낌이 좋았다.”고 전제했다. 삼성물산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타워팰리스3차 시공 때.“당시 현장에서 한국 건설인력의 엄청난 근면성을 발견했고 또 스스로도 모든 지식을 쏟아부어 지었다.”고 의미부여를 했다. 아울러 삼성측이 보유한 건축응용 전자기술에 감동했다. 타워팰리스 곳곳에 전자시스템을 설치해 놓고 각종 데이터로 건물의 상태를 파악·진단하는 첨단공법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했다. 사람으로 치면 매일 건강검진을 받는 식이다. 이를 계기로 삼성물산 이상대 CEO는 ‘신삼고초려’라고 할 만큼 아메드 상무에게 많은 공을 들였다. 당시 최경렬 건축본부장 등 10여명의 관계자를 시카고에 보냈고, 스카우트에 대한 적절한 인센티브를 거듭 약속했다.“삼성측의 연구 및 설계에 대한 관심, 부서 관리, 전문성, 기술력 등은 매우 인상 깊었다.”면서 설계 아이디어를 시공에 결합시키는 좋은 업무환경이 한국행을 선택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한국의 구조설계 수준에 대한 질문에는 “대부분의 건설회사들이 초기 설계나 아이디어 창조에 대해서는 국제 설계 회사에 많이 의존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구조설계 분야는 건축 평면설계, 감리, 시공을 통틀어 세계 건축업계의 핵심분야로 통한다. ●한국의 초고층 기술력·경험이 수주의 힘 그는 한국에 오기 전 마천루의 본고장이자 세계 3대 구조설계회사 중 하나인 미국 시카고의 SOM사에서 17년 동안 근무했다. 또한 1991년부터 2003년까지 일리노이 테크놀로지 인스티튜트 겸임교수로 몸담아 학자로도 명성을 얻었다. ‘버즈 두바이’ 수주역할과 관련,“SOM에서 쌓은 인맥도 도움이 됐지만 뭐니 뭐니 해도 뛰어난 시공 제안서, 삼성이 가지고 있는 초고층 기술력과 경험이 중요했다.”면서 지금 생각해도 정말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구조설계가 아니었다면 어떤 일을 했겠느냐고 하자 “어렸을 때부터 무엇인가 조립하고 만드는 일을 좋아했으며 건축가가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대신했다. 아메드 상무는 어린 시절을 레바논에서 보냈다. 팔레스타인인 부모 아래 1981년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베이루트에서 생활했다.“고교 시절에는 교내 축구선수까지 할 정도로 축구를 좋아했지만 미국으로 간 이후에는 멀리하게 됐다.”고 웃는다. 부모는 현재 시카고에 살고 있으며 가끔씩 조국을 찾는다. 친척들 대부분이 베이루트에 살았는데 얼마 전 이스라엘 폭격 이후에는 트리폴리로 이사했다.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입니다.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지요. 또한 가족의 일원이 된 것도 저에겐 큰 행복입니다.” 그는 이제까지 설계했던 작업들을 모아 책으로 펴낼 예정이다. 쉼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기에 뒤를 돌아볼 기회를 갖고 자신처럼 구조설계가의 꿈을 안고 사는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고대문명의 발상지인 중동 사막의 후예 아메드.‘버즈 두바이’라는 세기의 작품으로 분명 마천루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아울러 좀더 하늘과 맞닿은 곳에서 ‘아라비안나이트’에 새로운 얘기를 덧붙이고 있다.“처음 한국땅에 발을 디뎠을 때 마음먹은 것처럼 한국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건축물을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km@seoul.co.kr
  • 반 고흐는 지금 태백에 있다

    반 고흐는 지금 태백에 있다

    항상 계절이 바뀌어 갈 때쯤, 마음 한구석이 비어 있다는 느낌에 사로잡히곤 한다. 그 채워지지 않는 빈 가슴을 안고 강원도 태백의 고원자생식물원으로 떠나보자. 초록의 도화지에 노란 물감을 흩뿌려 놓은 듯한 아름다운 해바라기밭이 기다린다. 굳이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를 말하지 않더라도 강렬하고 애잔한 노란 물결로 비어있는 가슴 한쪽을 노란물로 덧입혀 보자. 삶에 대한 강렬한 희망과 의욕으로 당신의 몸과 마음이 채색될 것이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고흐가 자신의 귀를 자르며 화폭에 담아냈던 노란 해바라기. 광기어린 눈으로 생명과 태양을 바라보며 그려낸 걸작으로 노란색이 그토록 강렬하다는 것을 세상사람들에게 알려주었다. 그 후로 노란 해바라기는 강렬한 생명을 의미하게 되었다. 또 시대를 풍미했던 여배우 소피아 로렌이 전쟁터에 끌려간 남편의 흔적을 좇아 헤매던 영화 ‘해바라기’에서 펼쳐진 광활한 우크라이나의 해바라기밭.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는 그녀의 눈망울을 닮은 ‘해바라기’는 이젠 애잔함의 상징처럼 되어버렸다. 그리스 신화에서도 마찬가지다. 태양신 아폴로를 사랑한 요정 크리티에가 9일 동안 자신이 흘린 눈물만 마시며 태양을 바라보고 있다 해바라기가 됐다. 그래서 꽃말은 ‘열정과 그리움’. 역시나 이런 가슴 아픈 전설 때문인지 더욱 해바라기의 바다가 그리워진다. 백두대간에서 낙동정맥을 가로지르는 삼수령 아래 위치한 강원도 태백의 ‘구와우’(九臥牛)마을. 아홉마리 소가 배불리 먹고 누워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붙여진 편안한 마을의 구봉산자락에 고흐의 사랑이 가득 담긴, 소피아 로렌의 애잔함이 잔뜩 묻어 있는 ‘노랑’의 물결이 가득하다. # 노란 천국으로 떠나는 여행 태백 시내에서 검룡소 이정표를 보고 들어선 마을에서 어렵지 않게 식물원을 찾았다.12만평이나 되는 식물원 전체에 해바라기밭은 아래쪽 2만평, 위쪽 3만 5000평. 도대체 감이 오지 않는다.12만평은 얼마나 크고 3만평은 또 얼마나 되나. 하여간 무지하게 넓다는 이야기를 듣고 들어선 식물원 입구. 처음 만난 것은 코스모스였다. 하늘하늘 화사한 웃음이 보는 이의 마음을 밝게 만든다. 빨강, 파랑 등 형형색색의 가녀린 코스모스의 위태로운 몸짓은 언제 보아도 오래된 누이를 만난 듯 정겹고 반갑다. 관람로를 따라 식물원에 들어서자 한바탕 전쟁을 치른 듯 ‘쑥대밭’이 된 해바라기밭이 눈에 들어온다. 한창 해바라기가 피어 있을 때인데 이게 웬일인가. 놀란 마음으로 다가서니 주인장의 ‘속상한 소리’가 노란 해바라기를 대신해서 서 있었다. “긴 장마에 자식 녀석들이 제대로 태양 빛을 보지 못하고 시들더니 지난주의 태풍 ‘우쿵’ 때문에 녀석들 대부분이 누워버렸습니다. 관람객 여러분께 죄송한 말씀 올립니다.” 가슴이 ‘찡’해온다. 그래도 위쪽 해바라기밭은 분지여서인지 아직 쓰러지지 않고 노란 잎을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 얼른 발걸음을 옮겼다. 한여름 꽃구경은 뜨거운 땡볕과 무더위로 고생을 하는데 역시 계절이 바뀌고 있어서인지 불어오는 산들바람이 시원하고 날씨마저 선선해 꽃구경을 하기에는 ‘딱’이다. 쓰러져 있는 해바라기를 뒤로하고 산등성이로 난 길을 따라 오르자 여기저기서 야생화들이 눈에 띈다. 눈이 부시도록 하얀 구절초, 편안한 연보랏빛의 벌개미취의 모습에 걷는 고생은 씻은 듯 사라진다. 잣나무가 우거진 호젓한 숲길이 끝나니 노란 해바라기가 하나 둘씩 눈에 들어온다. # 감동의 노란 물결 숲을 빠져나오자 해바라기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원두막이 있다. 따가운 햇볕을 피해 쉬라고 지어놓은 모양이다. 원두막 앞에는 영화에나 나올 법한 노란 물결이 출렁인다.“우∼와”하는 탄성과 함께 아름다움에 대한 감동이 물밀듯 밀려온다. 눈앞에 일렁이는 노란 물결에 현기증이 날 정도다. 그림으로 보았던 고흐의 해바라기보다 더욱 강렬함을 준다. 오두막에 앉아 불어오는 노란 바람에 온몸을 맡기며 세상 시름을 잠시 내려놓는다. 참 평화롭다. 크고 부드러운 능선의 굴곡을 따라 난 산책로. 손을 꼭 잡고 걷는 중년의 부부, 어깨를 감싸고 사진을 찍는 연인, 아장아장 걷는 아이의 손을 잡고 걷는 가족들이 지나간다.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다니 너무나 신기하고 좋았다.3만평이 넘는 밭의 절반에 피어 있는 노란 해바라기는 한 방향만을 향해 머리를 들고 있다. 참 이상하다. 어찌 저 수많은 해바라기꽃이 한결같이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 여행정보 태백 고원자생식물원(www.guwow.co.kr)의 해바라기 축제는 아마 이번 주말이 마지막일 듯싶다.‘자연의 일을 인간이 어떻게 정확하게 말할 수 있겠느냐.’는 김남표 원장은 9월12일까지 축제를 열고 싶은데 긴 장마와 태풍 때문에 다음 주를 넘기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한다. 입장료는 성인 3000원. 어린이 2000원. 식물원 관람로를 따라 한바퀴 둘러보는 데 1시간30분∼2시간이면 넉넉하다. 식물원에서는 해바라기 다음으로 인기있는 것은 해바라기 산야초 비빔밥. 더덕, 당귀, 메밀 새싹 등에 밥과 고추장, 해바라기씨 기름을 넣고 비비면 매콤달콤한 비빔밥이 완성된다. 밥이 진짜 박으로 만든 바가지에 따로 나와 이색적이다.15년 묵은 된장으로 끓여낸 장국도 시원하다.7000원. 각종 산나물과 약초, 해바라기씨를 넣고 노릇노릇 붙인 산야초전도 별미.5000원. 이밖에도 동동주, 메밀전, 도토리묵 등과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다. ■ “내년엔 유채바다 만들터” 누가 첩첩산중에 이렇게 광활한 해바라기밭을 만들었을까. 얼마나 해바라기를 좋아했으면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했을까. 고원자생식물원 김남표(41)원장이 직접 가꾸고 심었다. 인테리어 사업을 접고 5년전 고랭지 배추를 재배했다가 수지가 맞지 않자 친구와 함께 식물원을 차렸다. “뭐 큰 뜻이 있어서는 아니고요. 배추 농사보다 낫겠다 싶어 해바라기를 심은 것이 계기가 되었어요.” 머리는 길어 늘어뜨렸지만 검게 그을린 얼굴, 마디 굵은 손가락을 보면 고생했던 세월이 쉬 느껴진다. “식물원을 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요. 일을 해도 끝이 없어요. 저기 보이는 언덕 돌담, 불과 1㎞도 안 되지만 혼자서 3개월을 고생한 끝에 만든 거예요. 처음에는 40㎏짜리 해바라기씨 10포대를 아주머니 30명이 열흘동안 심었어요.” 이 많은 해바라기는 어떻게 할까. 일단 해바라기씨를 전부 채취해서 기름도 짜고 다음해 심을 종자로 쓴다. 또 간단하게 음식도 만든다. 씨를 빼고는 모두 밭을 갈아 엎는다. 해바라기는 단년생으로 내년에 또 다시 씨를 뿌려야한다. 내년 봄에는 유채꽃 씨를 뿌려 다시 자생식물원을 노란 바다로 만들 작정이다. “뭐 사람이 산다는 것이 비슷하지 않겠습니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희망과 웃음을 주면 그게 제일 아닌가요.”
  • 전북 ‘4H 관광상품’ 육성

    한지와 한옥, 한식, 한국음악이 세계적인 관광상품으로 육성된다. 전북도는 18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한지, 한옥, 한식, 한국음악 등을 한(韓)브랜드를 대표하는 4H상품으로 개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지산업은 전통적인 제조방법으로 생산되고 있는 전주한지를 이용해 각종 공예품은 물론 한지패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을 개발한다. 한옥은 전주의 전통한옥 보존지구와 연계해 전통문화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한식도 맛의 고장으로 유명한 전주의 한정식, 비빔밥 등 각종 한국음식과 복분자주, 이강주 등 토속주를 묶어 세계적인 먹을거리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한국음악 분야는 전주대사습놀이, 세계소리축제 등을 토대로 판소리의 본향임을 널리 알리기로 했다. 관계자는 “전북을 방문하면 한지, 한옥, 한식, 한국음악 등을 두로 접하면서 한국의 본질적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아시아 52개 도시의 멋과 맛

    울란바토르와 암만, 베이루트, 교토, 베이징, 두바이, 자카르타…. 이들 도시는 그 나라보다는 도시 자체로서 더 유명한 곳들이다. 세계화 시대에 국가간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이제는 도시가 점차 힘과 명성을 얻고 있다. 아리랑TV가 15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8시에 방송하는 26부작 다큐멘터리 ‘아시아 앤드 더 시티’(Asia and the Cities)는 아시아 24개국 52개 도시들이 품고 있는 문화의 궤적을 좇아간다. 각 도시의 독특한 전통과 현대, 음식문화, 풍속과 생활, 그리고 다양한 볼거리까지 아시아 최고의 맛과 멋을 보여준다. 특히 오랜 세월 속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문명과 새롭게 발전해가는 현대문화, 지금까지 남겨진 전통과 현재가 맞물려가는 아시아 도시들의 생명력과 잘 알려지지 않은 비밀까지 담아낸다. 1부 ‘중국 베이징’편에서는 뒷골목 ‘후통’에서 살아가는 중국 소시민들을 만난다. 또 중국인들의 차(茶)문화와 요리의 역사 등을 통해 음식천국인 베이징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전통한옥 800여채를 중심으로 양반문화를 지켜가고 있는 도시는 다름아닌 우리나라 전주다. 기와와 처마, 대청마루에서 궁중한정식, 비빔밥, 한복, 한지공예품 등 가장 한국적인 전주의 의식주 문화도 1부에서 함께 소개된다. 몽골의 푸른 하늘과 광활한 초원의 도시 울란바토르. 전통축제 ‘나담’의 길거리 음식과 3종 경기, 전통음악 등에 담긴 몽골인들의 정서는 2부에서 만날 수 있다. 또 서구와 동양,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공존하는 요르단 암만의 신비로운 풍경과 문화도 소개된다. 이와 함께 중국 대륙 서쪽 끝에 위치한 사막의 오아시스 우룸치에서 살고 있는 소수민들의 다양한 문화, 지중해 연안의 항만도시 레바논 베이루트의 자유로움, 일본의 고도(古都) 교토의 이색적인 축제와 전통문화, 세계적인 중개무역의 허브도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화려한 변신도 볼 수 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휴가철 포장 ‘향토음식’ 뜬다

    휴가철 포장 ‘향토음식’ 뜬다

    불볕 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올해 ‘마지막’ 휴가철이지만 휴가를 떠나지 못한 ‘방콕’족들을 위한 향토음식이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식품업체들은 별미의 향토음식을 간편식 제품으로 잇따라 내놓고 있다. 8일 식품업체들에 따르면 춘천과 전주, 담양, 섬진강 지역의 향토음식인 막국수·비빔밥·재첩국 등을 포장한 간편식들이 최근 잇따라 나오고 있다. ●월 5억매출 올리는 효자상품 풀무원이 내놓은 ‘바로 먹는 도토리 묵채냉국’은 월 25만개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조경민 풀무원 과장은 “다른 묵 음식보다 5배가량 많이 팔려 월 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효자상품”이라며 “연간 100억원대를 바라보는 히트상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제품은 묵을 채처럼 가늘게 썰어 육수와 김치 등과 함께 넣은 다음 조밥을 말아먹는 강원도 향토음식인 ‘묵밥’을 응용한 것이다. 풀무원이 내놓은 ‘춘천의 명물’ 춘천막국수도 여름이 되면서 판매가 38% 이상 신장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은은한 메밀 향이 전해지는 막국수를 시원한 동치미 국물에 넣거나 매콤한 다대기 양념에 비벼먹는 춘천막국수를 제품화한 것이다. 전주의 대표음식 가운데 하나인 전주비빔밥도 안방에서 즐길 수 있다.CJ의 ‘햇반 전주 비빔밥’은 갓 지은 밥맛의 햇반에 숙주나물·당근·도라지 등의 나물과 감칠맛이 나는 양념고추장을 넣어 비벼 먹을 수 있도록 했다. 간편하게 즉석에서 전주비빔밥의 별미를 맛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CJ 관계자는 “일반 햇반과는 달리 냉장제품으로 유통에 어려움이 많지만 소비자들의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간고등어·헛제삿밥과 함께 안동의 3대 명물로 꼽히는 안동찜닭은 하림이 소개하고 있다. 하림의 ‘매운 찜닭’은 안동 특유의 매운 맛을 그대로 살려 서울 스타일보다 더 맵다. 야채들도 큼직하게 들어있다. 포장을 뜯지 않고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된다. ●‘매운 찜닭·곱창´ 젊은층에도 인기 음식 맛이 ‘그저 그런’곳으로 알려진 대구는 양념 곱창이 유명하다. 대구의 안지랑시장은 곱창골목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청정원이 이 시장의 곱창볶음 맛을 살린 ‘매운 양념 곱창’을 그대로 살려내 곱창 마니아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여름 휴가지로 인기가 높은 섬진강식으로 재첩을 우려낸 재첩국도 상품으로 나왔다. 오뚜기는 생재첩을 직접 우려낸 ‘옛날 재첩국’을 내놓았다. 맛이 진하고 개운하며 재첩국 특유의 쌉쌀한 맛이 살아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외식과 여행을 통해 지역 명소의 맛집에 익숙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향토음식을 상업화한 제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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