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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족 학생들, 우리와 같은 피 나눈 이웃이죠”

    “우리는 ‘같은 피를 나눈 이웃’이란 사실을 가슴으로 깨닫게 됐습니다.” 충남 천안신방중학교와 중국 지린성 바이산(白山)시조선족학교 학생들이 교환방문을 통해 우의를 다지고 세계화에 대한 안목을 넓히고 있다. 바이산시조선족학교 학생 12명은 20일 오전 천안신방중 2학년생 12명과 함께 영어캠프에 참가한 데 이어 오후에는 천안신방중 요리동아리의 이명직(3년)군의 안내를 받아 한국 음식 만들기 체험을 했다. 지난 19일 방한한 바이산조선족학교 7~8학년생들은 중국에서 함께 지냈던 천안신방중 학생들 가정집에 머물며 전주 한옥마을 관광, 전주비빔밥 및 부채 만들기 체험, 경복궁 인사동 나들이, 서울극장 공연관람 등을 하고 오는 23일 돌아간다. 앞서 천안신방중 2학년생 남녀 12명은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바이산 조선족 가정에서 홈스테이하며 중국 문화와 생활풍습 등을 익혔다. 또 동북 3성(지린성, 랴오닝성, 헤이룽장성) 일대에 흩어져 있는 고구려·발해·항일역사유적지 및 백두산·금강대협곡 등을 탐방했다. 이을기 천안신방중 교장은 “학생들의 반응이 매우 좋으므로 내년에도 도교육청의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천안신방中-백산조선족학교 간 학생교류 반응 좋아

    천안신방中-백산조선족학교 간 학생교류 반응 좋아

    “우리는 ‘같은 피를 나눈 이웃’이란 사실을 가슴으로 깨닫게 됐습니다.” 충남 천안신방중학교와 중국 지린성 바이산(白山)시조선족학교 학생들이 교환방문을 통해 우의를 다지고 세계화에 대한 안목을 넓히고 있다. 바이산시조선족학교 학생 12명은 20일 오전 천안신방중 2학년생 12명과 함께 영어캠프에 참가한 데 이어 오후에는 천안신방중 요리동아리의 이명직(3년)군 안내를 받아 한국 음식 만들기 체험을 했다. 지난 19일 방한한 바이산조선족학교 7~8학년생들은 중국에서 함께 지냈던 천안신방중 학생들 가정집에 머물며 전주 한옥마을 관광, 전주비빔밥 및 부채 만들기 체험, 경복궁 인사동 나들이, 서울극장 공연관람 등을 하고 오는 23일 돌아간다. 앞서 천안신방중 2학년생 남녀 12명은 15일부터 19일까지 바이산 조선족 가정에서 홈스테이하며 중국 문화와 생활풍습 등을 익혔다. 또 동북 3성(지린성, 랴오닝성, 헤이룽장성) 일대에 흩어져 있는 고구려·발해·항일역사유적지 및 백두산·금강대협곡 등을 탐방했다. 이을기 천안신방중 교장은 “처음에는 남북 관계가 불안해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동북 3성 방문을 불안해했으나 바이산시조선족학교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학생들의 체험활동 모습을 한국 학부모들에게 실시간 전송해 줘 잘 마칠 수 있었다”면서 “학생들의 반응이 매우 좋으므로 내년에도 도교육청의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광석 바이산시조선족학교장도 “우리 학교는 인구 30만 바이산시에 유일한 조선족학교인데 학생 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내몰렸으나 한국 각계에서 관심을 가져 줘 기사회생하게 됐다”면서 “모국과의 교류와 지속적인 관심이 사라져 가는 조선족학교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올림픽 관광객들이 맛볼 ´강원 특선 음식 30선´ 미리 구경하세요

    올림픽 관광객들이 맛볼 ´강원 특선 음식 30선´ 미리 구경하세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강원도가 힘을 합쳐 개발한 ´강원 특선 음식 30선´ 시연 및 시식회가 20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서울 중구 관광공사 케이 스타일 허브 한식체험관에서 열린다.  지난해 6월부터 평창과 강릉, 정선지역의 고유한 식재료 및 전통음식을 소재로 국내외 관광객들 취향에 맞는 다양한 음식을 개발?보급하고자 국내의 역량 있는 요리사들이 참여해 개발한 작업을 마무리하는 자리다.    ‘평창 10선(한우불고기, 메밀파스타, 메밀더덕롤까스, 황태칼국수, 송어덮밥, 송어만두, 비빔밥샐러드, 사과파이, 굴리미, 초코감자)’은 영월 출신의 요리사 에드워드 권이 메밀과 황태, 송어 등 평창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해 융합(퓨전) 형태로 개발했다.    ‘강릉 10선(삼계옹심이, 째복옹심이, 크림감자옹심이, 초당두부밥상, 두부삼합, 두부샐러드, 바다해물밥상, 삼선비빔밥, 해물뚝배기, 마파두부탕수)’은 가톨릭관동대 산학협력단의 김호석 교수와 최현석 요리사가 감자옹심이, 초당두부, 해산물 등 강릉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해 전통 형태로 개발했다.    또 ‘정선 10선(곤드레비빔밥, 곤드레버섯불고기, 더덕보쌈, 콧등치기국수, 감자붕생이밥, 황기닭백숙, 황기족발, 느른국, 채만두, 옥수수푸딩)’은 영화 ´식객´의 요리감독이었던 김수진 요리사가 곤드레, 황기, 옥수수 등 정선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하여 전통 형태로 개발했다.    이날 시연 및 시식회에서는 개발에 참여한 에드워드 권과 김수진 요리사, 김호석 교수가 직접 비빕밥샐러드(평창)와 더덕보쌈(정선), 삼선비빔밥(강릉)의 조리 방법을 시연한다. 시연 뒤에는 평창 메밀파스타와 비빔밥샐러드, 송어만두, 강릉 삼계옹심이, 두부샐러드, 삼선비빔밥, 정선 곤드레비빔밥, 더덕보쌈, 옥수수푸딩 등 3개 지역 별로 3선씩 모두 9종의 음식을 맛본다.    한편 평창군과 강릉시, 정선군에서는 관광객들이 ‘특선음식 30선’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음식업체 보급 및 판매를 위한 재료 손질, 조리법 등 레시피 교육을 23회에 걸쳐 428명 참여한 가운데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르면 9월부터는 지역 내 음식점에서도 특선음식이 판매될 계획이다.    문체부는 지역 음식점을 대상으로 ‘특선음식 30선’에 대한 현장교육과 사후 관리 등을 통해 특선음식이 지역의 대표음식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대관령눈꽃축제와 평창송어축제, 강릉겨울문화페스티벌, 정선고드름축제와 같은 강원 지역 겨울축제 등을 통해 국내외 관광객들에도 지속적으로 소개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와 협의해 선수촌 식단에도 특선음식이 오르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깊고 짙다 선비들의 ‘비밀정원’

    깊고 짙다 선비들의 ‘비밀정원’

    전남 강진에 유서 깊은 정원이 숨어 있다. 강진에서조차 아는 이가 많지 않은 ‘비밀의 정원’이다. 월출산 아래 드넓은 차밭과 오래된 동백들이 드리운 짙은 숲그늘을 지나면 계곡 한가운데 세월이 더께로 내려앉은 듯한 낡은 건물이 서 있다. 옛 선비들이 즐겨 찾아 더위를 식혔다던 백운동 별서정원이다. 시간을 붙잡아 두기라도 한 걸까. 돌담 하나하나에 억겁의 세월이 깃든 듯하다. 사방을 둘러친 숲도 깊다. 햇볕 한 줌 들어오지 못해 낮에도 어둑어둑할 정도다. 시간도, 더위도 비켜 갈 듯한 풍경이다. 월출산 남쪽 자락. 사내의 알통 닮은 암릉 아래로 초록빛이 가득하다. 성전면 월남리 월남사지와 무위사를 잇는 2차선 도로변에 드넓게 차밭이 펼쳐져 있다. 차밭 하면 흔히 보성 쪽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바다 가까운 구릉에서 차밭의 푸름을 만나 눈을 씻는다는 건 생각지 못한 횡재다. 밥먹으며 기거하는 일종의 별장 사실 월남 차밭에서 백운동 정원을 찾기란 쉽지 않다. 말 그대로 등잔밑이 어두운 탓이다. 한데 다산 정약용은 달랐던 모양이다. 강진에 유배됐던 다산은 1812년 제자들과 월출산 산행에 나섰다가 하산길에 백운동 계곡을 지나게 된다. 100그루가 넘었다는 매화나무와 동백숲 등에 눈길을 뺏긴 다산은 숲 한가운데 터를 잡은 별서(別墅)에 반해 하룻밤 잠을 청한다. 그곳이 바로 백운동 별서정원이다. 별서는 밥을 해먹으며 기거할 수 있는 일종의 별장을 뜻한다. 다산은 백운동 풍경을 안팎으로 나눠 ‘백운동 12경’이라 이름 짓고 1경 옥판상기(월출산 옥판봉의 상쾌한 기운)부터 12경 운당천운(운당원에 우뚝 솟은 왕대나무)까지 시로 읊었다. 이어 자신을 스승처럼 섬긴 초의선사에게 백운동과 다산초당을 그리게 한 뒤, 이를 합쳐 ‘백운첩’(白雲帖)으로 남겼다. 현재의 백운동 별서정원은 이 백운첩을 근간으로 복원한 것이다. 애초 백운동 별서정원을 조성한 이는 17세기 강진의 처사였던 이담로(1627~?)다. 그가 말년에 자신의 둘째 손자와 함께 백운동에 들어온 이후 12대째 이어져 왔다. 백운동(白雲洞)은 월출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다시 구름이 되어 올라간다는 뜻이다. 백운동 별서정원은 호남 지역 차 문화의 산실로 꼽힌다. 다산의 차 관련 편지와 한국 최초의 차 전문 저작인 ‘동다기’ 등이 여기서 발견됐다. 청자 등 다수의 문화재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건물지 아래층과 배수로 등 하층부에서 고려청자와 기와, 청자완 등이 다수 출토돼 고려시대 층을 형성하고 있는 게 확인됐다. 백운동이 들어서기 전 고려시대 사찰 관련 유적이 집터 아래 있었다는 방증이다. 호사가들은 백운동을 두고 ‘호남의 3대 정원’이라 일컫기도 한다. 담양의 소쇄원, 보길도의 부용동과 견줄 만하다는 건데, 안채 등의 건물이 옛 모습대로 복원된다면 그럴 법하겠으나, 아직은 좀 부족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다만 주변 풍경은 정말 빼어나다. 소쇄원 등보다 훨씬 깊다. 이끼 무성한 계곡과 노거수들이 우거진 숲은 낮에도 컴컴할 정도다. 백운동이 세상의 시선에서 살짝 비켜설 수 있었던 것도 숲이 차폐림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건물은 간소한 편이다. 사람이 상주하는 건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별서 마당에는 유상곡수(流觴曲水, 술잔을 띄울 수 있도록 만든 구부러진 물길)가 굽이친다. 월출산에서 흘러내린 물을 정원 마당으로 끌어와 한 바퀴 돌아가도록 설계했다. 민간 정원에 유상곡수가 남아 있는 곳은 이곳뿐이라고 한다. 전국 최대 인공 숲 ‘초당림’ 꼭 가보세요 초당림도 가볼 만하다. 이름만 듣고 얼핏 흔한 자연휴양림이 아닐까 생각됐지만, 실제 마주한 초당림의 숲그늘은 넓고도 짙었다. 초당림은 국내 한 제약회사 설립자가 1967년부터 애면글면 가꿔온 전국 최대 규모의 인공 숲이다. 규모는 960㏊. 언뜻 감이 잡히지 않을 만큼 방대한 면적에 500만 그루에 달하는 편백나무 등이 수직세상을 펼쳐내고 있다. 사실 초당림의 대부분은 비공개 지역이다. 목재 데크가 깔려 있긴 해도, ‘출입제한’ 팻말이 세워져 있어 선뜻 숲 안쪽으로 발을 내딛기 어렵다. 현재 마음 놓고 돌아다닐 수 있는 구간은 초당림 초입이다. 이 구간만 돌아봐도 피톤치드로 샤워를 한 듯 개운하지만, 아쉬움은 적잖이 남는다. 계곡 일부를 정비해 초당림 물놀이장도 조성해 놓았다. 온몸에 달라붙은 땀과 먼지를 말끔하게 씻어낼 수 있다. 강진의 명소로 꼽히는 가우도에서 차로 7~8분 거리에 있다. 도암면 석문공원은 최근 부쩍 관심을 끌고 있는 곳이다. 공원을 둘러친 석문산(272m)은 산세가 금강산을 축소해 놓은 듯하다고 해서 예부터 ‘남도의 소금강’이라 불렸다. 이 산자락에 최근 출렁다리가 놓였다. ‘사랑+구름다리’라는 이름의 현수교다. 길이 111m, 폭 1.5m로 만덕산(412m)과 석문산을 잇고 있다. 이 다리 덕에 멀찌감치 떨어져 봐야 했던 암릉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됐다. 다리 양끝에는 하트 모양의 게이트와 포토존 조형물이 설치됐다. 사실상 ‘개장휴업’ 상태였던 석문공원에도 다양한 시설들이 들어섰다. 석문계곡을 따라 유아풀장 등이 갖춰진 295㎡ 규모의 물놀이장이 조성됐고, 만덕산과 석문산을 잇는 등산로도 정비했다. 정약용·영랑 김윤식의 발자취 오롯이 강진엔 다산 정약용의 자취가 많이 남아 있다. 다산초당은 이미 명소이고, 그가 한동안 머물렀던 주막집 사의재에도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다. 다산은 강진에 머물며 제자 하나를 거뒀는데, 그가 바로 황상이다. 황상은 평생을 일속산방(一粟山房)이란 집에서 학문을 닦고 글벗들을 맞았다. 글자 그대로 좁쌀만큼 작고 소박한 한 칸짜리 서재다. 달리 보면 ‘쌀 한 톨에 수미산이 담긴다’는 불교의 경구처럼, 작지만 더없이 큰 공간이라는 은근한 자부심을 표현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몇 해 전 대구면 항동마을의 일속산방에서 칠량면까지 ‘일속산방길’이 조성됐다. 하지만 찾는 이가 드물어 사실상 사라졌다. 당전제에서 호수 너머 집터를 바라보며 황상의 뜻을 되새기는 게 효율적이다. 되짚어 나오는 길에 민화박물관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수억원에 달한다는 민화 등 다양한 종류의 민화를 만날 수 있다. 2층에 성인 전용 춘화방도 있다. 노골적으로 남녀상열지사를 표현한 그림들이 제법 많다. 영랑생가도 잊지 말고 찾을 것. ‘모란이 피기까지’ 등 강진만(灣)의 황금빛 물비늘처럼 영롱한 시를 남긴 영랑 김윤식의 흔적과 마주할 수 있다. 시의 소재가 됐던 모란과 우물, 동백나무, 장독대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강진군청 옆에 있다. 글 사진 강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간다면 서해안고속도로 목포요금소를 지나 죽림나들목으로 나와 2번 국도를 타고 가다 서영암 나들목에서 목포광양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강진 나들목으로 나오면 된다. 서천공주고속도로 동서천 분기점에서 서해안고속도로로 바꿔 타고 가는 방법도 있다. →맛집:강진 읍내에 오감통 먹거리장터가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즐겨 먹던 식단으로 꾸렸다는 한정식 ‘대통령의 밥상’, 문어와 전복 등을 주재료로 만든 회춘탕, 토하젓으로 비빈 토하비빔밥 등 강진의 독특한 먹거리들을 맛볼 수 있다. 강진의 제철 음식으로는 바지락회무침이 꼽힌다. 칠량면의 청자식당(435-1515)이 유명하다. 강진 읍내의 흥진식당(434-3031)은 한정식, 병영면의 수인관(432-1027), 설성식당(433-1282) 등은 달달한 돼지불고기로 이름 났다. →잘 곳:숲 속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면 주작산 자연휴양림(430-3306)을 권한다. 강진 읍내에서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이른바 ‘가성비’가 꽤 높다. 요즘 강진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석문공원과 멀지 않다. 읍내에선 프린스행복모텔(433-7300)이 깨끗한 편이다.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충북 진천공예마을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충북 진천공예마을

    충북 진천의 공예마을은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1~2시간이면 갈 수 있는 곳이다. 진천군 문백면 옥성리 일대에 조성됐다. ‘문화 예술의 도시’를 앞세운 청주에서도 차로 30여분이면 닿는다. 진천공예마을에는 33명의 대표 공예가가 있다. 그중 28가구가 이 마을에 자신의 개성을 살린 공간을 지었다. 이들이 다루는 분야는 도자기, 목공예, 전통가구, 한지, 금속, 보석가공, 전통연, 염색, 유리공예, 타일, 화각공예 등 다양하다. 마을 면적은 총 12만 5386㎡(약 3만 8000평). 주차장과 미술공예관을 중심으로 나지막한 산 아래 30여채의 집이 둥그렇게 들어앉아 있다. 마을 탐방은 공예미술관에서 시작한다. 미술관에서는 이 마을 작가들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작품들을 구입할 수 있는 아트숍도 있다. 주변 지역의 작가들도 이곳에서 전시회를 가진다. 미술관과 마을에 대한 기본 안내를 직원에게 받을 수 있다. 작가들의 공간을 엿보는 재미는 공예마을여행의 백미다. 미술관 뒤쪽의 장승공원은 낮에는 누구에게나 개방된다. 해학적이고 다양한 표정의 장승들이 작은 정원에 늘어서 웃음을 준다. 전통 민속 목공예를 하는 김세진 작가의 작업실 겸 전시장이다. 정원 한가운데 있는 작은 원두막에 앉아 땀을 식힐 수 있다. 누구나 마시라고 커피와 차를 놓아둔 안주인의 마음 씀씀이가 따뜻하다. 미술관 아래 있는 손부남 작가의 작업실과 갤러리, 사랑방은 누구나 꿈꾸는 작업실의 모습을 하고 있다. 천장을 높게 튼 작업실에는 천전리 암각화의 그림을 모티브로 한 손 작가의 작품들과 그림 재료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산의 경사를 이용해 비스듬히 지은 갤러리에는 자연 채광과 통풍을 위한 창을 곳곳에 두어 흥미롭다. 마당 곳곳도 작가의 작품, 소장품 등이 어우러져 그 자체로 전시공간을 이룬다. 8평의 작은 공간이지만 정원과 숲을 집안으로 끌어들인 사랑채는 현대적인 작업실과 어우러져 작가의 미적 수준을 가늠케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도자기·목공·염색 등 33인 작가 옹기종기 도예가 김장의 작가의 작업실 벽촌도방은 소박하면서도 단아하다. 작업실도 김 작가가 빚어내는 백자를 닮았다. 군소리 없는 말솜씨와 날렵하게 커피를 내리는 작가의 모습을 보니 물레에 앉아있는 그의 모습이 그려진다. 작가의 백자는 그릇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욕심낼 만하다. 날렵하면서도 기품이 넘친다. 깊은 뒷마당에 있는 장작 가마도 볼거리다. 공예마을에는 도예가가 많아 서로의 가마와 체험장을 공유하기도 한다. 협업은 같은 분야의 작가들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작가들과도 빈번히 이뤄진다. 협업 속에 새로운 작품들이 탄생한다. 깔끔한 김장의 작가의 백자에 손부남 작가의 조형적인 그림이 얹어지니 색다른 청화백자가 탄생했다. 도예가가 만든 도자기는 목공예가들의 차탁, 염색공예가의 염색 작품들과 만나니 더욱 근사해진다. 진천공예마을이 갖는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다. 마을 조합장을 맡고 있는 천연염색공예가 연방희의 작업실은 웃음이 넘친다. 마침 방문했던 날이 일주일에 한 번 진행하는 염색 교육이 있는 날이었다. 신나무에 철을 넣어 염색을 하니 천이 쥐색으로 변한다. 잠시 그와 얘기를 나누는 동안 교육생들은 바쁘게 손을 놀리며 염색물에 천을 담갔다 널어 말리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연방희 조합장의 작업실은 동네 공예가들이 모여 회의도 하고 화합을 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렇게 작가들의 작업실과 갤러리는 미리 연락만 하거나 현장에서 작가들의 허락을 받으면 누구나 들여다볼 수 있다. ●공예 체험에 작가와 대화… 작품 구입도 원래 이 마을은 오랜 역사를 가진 곳은 아니다. 지난 세기말 충북도 내에 거주하며 서로 친분을 쌓아오던 공예가들이 함께 마을을 만들어 작업도 하며 살자고 한 것이 시초였다. 이런 제안을 군에서 받아들여 공예마을이 만들어지게 됐다. 이들이 이곳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여기는 그냥 ‘산’이었다. 이제 인프라는 제법 갖추었지만 일반인들이 편히 마을의 작가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것은 매우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예약이 부담스러운 내방객들이 자연스럽게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잠시 쉬어갈 공간이 없다는 점도 불편사항이다. 연방희 조합장은 “지금까지 협동조합을 만들어 마을을 갖추는 데 공을 들였다면 이제는 마을을 좀 더 알리는 데 힘을 쏟으려고 한다”고 했다. 미술관은 지난해부터 조합에서 위탁관리 중이다. 아직 부족하지만 상설전과 기획전을 종종 열고 있다. ●조합이 미술관 관리… 상설 전시회도 가져 매년 가을 3일간의 짧은 마을 축제로 일반인과의 만남을 가져왔다면 올해는 매달 셋째 주 토요일에 직거래 장터를 열고 있다. 봄과 가을 6차례만 장터를 열 계획이지만 장터에서 일반 여행자들과의 만남은 의외의 신선한 재미를 주었다. 가을 축제도 기획하면서 카페나 식당 등 휴게 공간도 갖추고 작가들과 좀 더 가깝게 만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할 계획이다. 마을의 공예가들은 “조합의 공예가들과 과거 철 생산지로 유명한 진천의 특징을 살려 마을에서 대장간 대회를 열자는 아이디어도 서로 공유하고 있다”며 시간을 갖고 마을을 좀더 지켜봐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여행수첩 (지역번호 043) →가는 길 중부고속도로 진천 나들목 또는 평택제천고속도로에서 북진천 나들목으로 나와 17번 국도를 타고 내려온다. 공예미술관(532-3938)은 월~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상설 오픈한다. 주말에는 아쉽지만 문을 닫는다. 마을관람과 체험 등에 대한 문의는 공예미술관으로 하면 된다. 충북 진천군 문백면 공예촌길 116-5 →함께 가볼 만한 곳 진천 하면 농다리를 대표적으로 꼽는다. 이름도 재미있는 농다리는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가장 긴 옛 돌다리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졌으며 천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석회 등을 바르지 않고 자연석을 그대로 쌓았는데도 견고하기로 소문이 났다. 다리가 있는 주변으로 산책로도 조성됐다. 진천에는 국내 유일의 종박물관이 있다. 통일신라시대부터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 종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는 곳이다. ‘코리안 벨’이라는 학명이 있을 정도로 한국의 종은 독창적인 양식과 예술성이 이름나 있다. 종박물관이 있는 곳은 진천역사테마공원으로 군립 생거판화미술관 등이 함께 조성되어 있다. →맛집 덕이네 묵집(535-00 19)은 농다리 가는 길, 문상초교 옆에 있다. 30년 경력의 도토리묵 전문 음식점이다. 도토리묵으로 묵밥과 묵비빔밥, 무침, 묵 빈대떡 등을 차려낸다. 여름이면 얼음이 송송 떠 있는 냉묵밥도 선보여 더위를 잠시 식혀 준다. 온묵밥 6000원, 냉묵밥 7000원 등.
  • “먹거리 부족하고 비싸요”… 충북 관광객 60%만 ‘만족’

    충북 관광의 가장 큰 단점은 ‘먹거리’로 나타났다. 6일 충북경제경영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10일부터 20일까지 11일간 최근 1년간 관광차 충북을 다녀간 외지인(20세 이상) 117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만족한다’는 답변이 59.1%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저 그렇다’ 37.4%, ‘불만족’ 2.5%, ‘매우 불만족’ 1% 등 부정적인 반응도 적지 않았다. 이들이 꼽은 충북 관광의 단점은 비싼 음식가격(26.5%)과 음식 맛(20.1%), 숙박시설 부족(12.5%), 음식 청결상태(8.5%), 식당 종업원 서비스(7.5%) 등 먹거리와 관련된 게 많았다. 충북 음식이 보완할 점은 유명 맛집 부족(44.2%), 지역특색 부재(28.2%), 비싼 가격(19.2%) 등으로 지적됐다. 이들이 여행하면서 가장 많이 접한 음식(복수응답)은 단양 마늘정식(24.1%), 보은 산채비빔밥( 21.9%), 청주 삼겹살 (20.6%), 괴산 올갱이국 (20%), 청주 해장국 (17.6%) 등 충북의 대표 음식이었다. 도내 특산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관광객도 41.8%에 그쳤다. 반면 충북지역의 장점은 보존이 잘 된 자연경관(42.3%)이 가장 높았고 조용한 휴식처(31.0%), 지리적 가까움 및 당일여행(20.7%), 편리한 교통(2.6%) 등이 뒤를 이었다. 외지인들이 가장 많이 찾은 도내 관광지는 충주호, 고수동굴, 청남대, 수안보 등으로 조사됐다. 충북경제경영연구원 관계자는 “지역 특색을 살린 기념품과 음식 개발, 관광 종사원 친절교육 강화 등이 시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김영탁의 시식남녀] 객이 토박이 되는…강진의 情을 먹다

    [김영탁의 시식남녀] 객이 토박이 되는…강진의 情을 먹다

    강진은 두 번 와야 했다. 첫 번째는 지난해 가을이었다. 목포를 거쳐 강진까지 허위허위 찾았다. 목포라고 가만히 읊조리면 금방 눈시울이 그렁그렁해질 듯하다. KTX 목포역에 서니 서해 일몰의 기운이 저물면서 붉다. 애먼 감상은 얼른 떨쳐낸다. 강진의 이수희 시인이 강진문화원 일에다 늘 약속이 법성포 굴비 두름처럼 엮여 있는 마당발 이성구 시조시인을 닦달하여 목포역까지 애써 고마운 길 마중을 나오도록 했다. 영랑생가에서 300m 쯤 떨어져 있는 사의재(四宜齋)를 찾았다. 사의재에서 다산의 뒤를 밟다 그곳은 다산 정약용이 1801년 11월 23일 낯선 강진으로 유배되는 길 처음 묵은 주막이다. 사의재는 이곳 주막집 주인 할머니의 배려로 골방 하나를 거처 삼은 곳이다. ‘생각과 용모와 언어와 행동’네 가지를 올바로 하는 이가 거처하는 집이라는 뜻을 담아 다산이 붙인 이름이다. 스스로 경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공간이다. 사의재는 창조와 희망의 공간이며 혁신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사려 깊은 주막 할머니의 “어찌 그냥 헛되이 사시려는가. 제자라도 기르셔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얘기에 다산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유배지에서 만난 촌로의 외침은 절망에 빠진 다산에게 심기일전의 계기가 된 것이다. 자신을 새로 추스른 다산이 1802년 10월 초부터 최초 제자 황상을 시작으로 강진읍 여섯 제자에게 자신이 편찬한 『아학편』을 주교재로 교육을 했다. 당대 최고 권위의 학당이 이곳 강진에 창설된 셈이다. 다산은 1801년 겨울부터 1805년 겨울까지 꼬박 4년을 이곳에서 머물렀다. 그리고 그곳 '사의재 주막'에서 중씰하고 인심 좋은 주모를 만나 소박하고 맛난 술상을 받았다. 200년하고도 십수 년 전 다산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추어탕과 메생이전을 앞에 두고 다산이 강진에서 처음 밥상을 받았던 그 마음을 되짚었다.시레기가 담뿍 담긴 추어탕을 호호 불며 숟가락을 들어 올리는 이수희 시인의 입술이 붉다. 고향의 풋내를 느끼는 듯하다. '봉숭아 물이 든다/ 입안 가득 괴어오는/ 분홍빛 풋내'(이수희, '고향') 강진과 짧은 만남 뒤 한동안 앓았다. 강진의 맛과 정이 입안에 가득 머물러 있었던 탓이다. 이부자리 안에서 괜스레 입맛 다시며 뒤척거리는 밤이 이어졌다. 서울의 일상에서도 강진의 여운은 계속되었다. '저 강진만 들녘에 새떼 쫓은 아이/ 너도 목마르겠구나/ 올벼도 다 익어 가는데/ 배진강 물 흘러 술 빚고/ 쪽빛 청자에 병영곡주 담아서/ 보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하자꾸나'(송행숙, '강진은 우주다') 마음은 강진만 언저리를 늘상 휘적거렸지만, 길은 멀었고 삶은 질척거렸다. 두 번째 강진은 선물처럼 찾아왔다. 어느 날 김미진 시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강진군청에서 '김영탁의 詩食男女'를 초대하고 싶다는 전갈이다. 전남 강진군 성전면 월평리 '석천한정식'으로 내달렸다. 강진의 들판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눈을 씻고, 멀리 월출산을 바라보며 눈인사를 한다. 다시 왔다고, 반갑다고, 배고프다고. 잘 차려진 강진 전통한식이 한상이다. 율무죽으로 술적심을 시키더니 남도의 너른 들판과 바다에서 마음껏 당겨온 풍부한 식재료로 밥상을 풍요롭게 연출한다. 후덕하고 정이 넘친다. 게장은 짜지 않은 심심한 절제가 좋다. 고구마 줄기 요리는 그냥 삶아서 무친 게 아닌 묵은지처럼 오래 묵은 맛이 난다. 고구마 줄기와 함께 붕어찜이 숨은 그림처럼 줄기 속에 숨어있는데, 꼬집어 말할 수 없는 깊은 토속의 맛이 우러난다. 물천어 요리의 진수다. 병영성, 병영주조 막걸리 맛을 보다 수백 년 전, 파란 눈의 사내가 거친 풍랑을 맞아 표류하다가 제주도에 불시착하고, 다시 곡절을 거친 뒤 이곳 강진 병영성까지 끌려온 역사가 실감도 나지 않는다. 병영성 곁에는 하멜기념관이 있다. 결국 고향 네덜란드로 돌아간 하멜은 『하멜표류기』를 썼다. 엄밀히 얘기하면, 하멜이 조선에 억류된 기간 동안의 임금을 동인도회사에 청구하기 위해 작성한 업무보고서였다. 국역판 『하멜표류기』는 1917년 재미교포 잡지 『태평양』에 연재된 것을 최남선이 발견하고 이를 『청춘』에 실은 것이 국내에 처음 알려진 것이다. 10년 계획으로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병영성은 남도의 군사요충지였다. 전쟁의 칼바람이 늘 가시지 않던 이곳은 이제는 한가롭고 평화로운, 그저 막걸리 익는 냄새 가득한 공간이다. 60년이 곧 되어가는 전통적인 술도가 병영주조장이 코 앞이었다. '꿈속 눈 녹아 지은 터에/ 만월이 뜨고 지고/ 천변 버들개지 피고 지고/ 수인산 안개 풀어/ 강진만 한 사발,/ 노을 한 사발'(김미진, '설성만월(雪城滿月) 막걸리') 병영주조장은 오랜 세월을 견디며 잘 익은 술 냄새로 해 지는 어스름한 강진의 나그네에게 코를 벌름거리게 했다. 54년의 전통을 오롯이 간직한 술도가는 초기의 건물과 사세를 확장하면서 새로 지은 술도가가 마주 보고 있었다. 김견식 대표가 반겨준다. 술맛이 얼마나 좋은지 대한민국식품명인 제61호 지점으로 지정되었고, 일본으로도 수출하고 있었다. 일본 수출용 막걸리는 일반 막걸리병에 담아서 일본으로 수출하는 술도 있으나, 생수통처럼 생긴 용기에 담은 설성동동주도 있다. 일본인들은 막걸리를 생수통처럼 거꾸로 꽂아서 생수를 받아먹듯 술잔을 꼭지에 대고 마신다는 것이다. 서로 권커니 잣거니 하며 먹는 게 술 먹는 맛인데 말이다. 술 익는 술도가 안을 거니는 것만으로 적당히 취기가 오르는 듯하다. 갑자기 노래를 부르고 싶어진다. 일본에 막걸리를 소개한 정은숙 작가는 왜 병영주조가 인기냐는 질문을 던진다. 김견식 대표는 "뭐 별거 있간. 강진쌀 중 가장 실한 놈으로 술 빚고, 누룩과 주정도 최고급 쓰믄 되지. 뭐, 월출산 물 좋은 것은 다들 아실 것이고."라며 가볍게 받는다. 술도가 안은 술이 발효하는 소리와 시식남녀 일행들이 침 삼키는 소리가 합창이 되어 꿀꺽꿀꺽 술 넘어가는 소리처럼 들린다. 울대가 꿀렁거린다. 일본수출용 생수형 막걸리를 방문 기념선물로 받았다. 차속에서 술병에 담긴 막걸리는 우윳빛으로 찰랑거렸다. 마량포구(馬養浦口) 봉별기(逢別記) 마량(馬養)을 포구로 부르다가 지금은 규모가 커지면서 강진을 대표하는 항구로 발돋움했다. 마량이라는 뜻은 한양에 바치는 제주도 말이 잠시 거쳐 가는 데서 비롯됐다. 현재는 제주도뿐만 아니라, 부산 목포 여수 등 여러 곳으로 뱃길이 열려 있다. 토요일, 마량포구는 수산시장이 문을 여는데 전국적인 축제가 된다. 실물경제에도 능했던 다산의 후예답게 다양하고 풍부한 상품을 만들었다. 가령 된장 물회, 강진 삼합(전복+매생이+라면), 소낙비(소고기+낙지+비빔밥), 강진만 장어탕, 오감만족회 등 자칭 5대천왕이라는 먹을거리를 내놨다. 마량에서는 어디를 갈까 고민할 필요가 없다. 굳이 단골을 정하지 말고 여기저기 떠돌며 무엇을 먹어도 좋다는 뜻이다. 간밤에 헤어진 박수철 강진 부군수와 임채용 마량면장이 늦은 점심 식당으로 들어와 요란한 이별식을 치른다. 왁자지껄한 만남과 이별의 시공간이다. 힐끔힐끔 뒤돌아보며 강진을 나섰다. 두 번으로는 부족했단 생각이 문득 들었다. 세 번째는 언제일지 아직 모른다. 글·사진 김영탁 시인 tibet21@naver.com
  • 충북 관광 최대 약점은 먹거리…맛 없고 비싸고 특색 없고

    충북 관광의 가장 큰 단점은 ‘먹거리’로 나타났다.… 6일 충북경제경영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10일부터 20일까지 11일간 최근 1년간 관광 차 충북을 다녀간 외지인(20세 이상) 117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만족한다’는 답변이 59.1%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저 그렇다’ 37.4%, ‘불만족’ 2.5%, ‘매우 불만족’ 1% 등 부정적인 반응도 적지 않았다. 이들이 꼽은 충북 관광의 단점은 비싼 음식가격(26.5%)과 음식 맛(20.1%), 숙박시설 부족(12.5%), 음식 청결상태(8.5%), 식당 종업원 서비스(7.5%) 등 먹거리와 관련된 게 많았다. 충북 음식이 보완할 점은 유명 맛집 부족(44.2%), 지역특색 부재(28.2%), 비싼 가격(19.2%) 등으로 지적됐다. 이들이 여행하면서 가장 많이 접한 음식(복수응답)은 단양 마늘정식(24.1%), 보은 산채비빔밥( 21.9%), 청주 삼겹살 (20.6%), 괴산 올갱이국 (20%), 청주 해장국 (17.6%) 등 충북의 대표 음식이었다. 도내 특산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관광객도 41.8%에 그쳤다. 반면 충북지역 장점은 보존 잘된 자연경관(42.3%)이 가장 높았고 조용한 휴식처(31.0%), 지리적 가까움 및 당일여행(20.7%), 편리한 교통(2.6%) 등이 뒤를 이었다. 외지인들이 가장 많이 찾은 도내 관광지는 충주호, 고수동굴, 청남대, 수안보 등으로 조사됐다. 충북경제경영연구원 관계자는 “지역특색을 살린 기념품과 음식개발, 관광종사원 친절교육 강화 등이 시급한 것 같다”며 “잘 보존된 자연 속에서 조용한 휴식을 누릴 수 있는 관광지로의 이미지 구축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동무, 랭면 맛 제대로 알고 먹는 겁네까”

    “동무, 랭면 맛 제대로 알고 먹는 겁네까”

    평양사람들의 유별난 ‘냉면 부심’ 평양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이 뭘까. 질문에 대한 ‘보기’는 없다. 주관식이다. 보통 이런 문제를 내면 대게 질문 속에 ‘함정’이 숨어 있다고 생각해 선뜻 답을 내기를 저어한다. 하지만 전주비빔밥·개성탕반과 함께 조선 삼미(三味)로 일컫는 ‘평양냉면’을 꼽으면 대개 의심의 여지 없이 모두 고개를 끄떡인다. 냉면이야말로 평양 최고의 음식이기 때문이다. 평양냉면은 수수하고 담백한데다 꿩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등을 삶은 육수를 시원한 동치미와 섞어 내놓는 게 일품이다. 평양냉면이 주는 감동은 비단 맛과 멋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갈라진 국토에 대한 회한과 미련 때문에 더욱 진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이랭치랭(以冷治冷)… 사계절 선호식품 ‘이랭치랭’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로 평양사람들의 냉면사랑은 유별나다. 평안도, 강원도, 황해도 등 한반도 북단의 비교적 추운 지역에서 자생하는 메밀은 평양사람들에게는 사계절 선호식품이다. 평양의 옥류관, 청류관 등 냉면집으로 유명한 식당 앞에서는 한겨울에도 손님들로 붐빈다. 겨울날 식당을 찾아 시원한 듯 들이켜고 나온 냉면 때문에 턱이 덜덜 떨리고 손발이 시려 오지만, 그래도 ‘냉면은 이 맛에 먹는다’며 호기를 부리는 평양사람들이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선주후면’(先酒後麵·먼저 술을 마시고 나중에 면을 먹는다)처럼 소주를 곁들여 먹는 냉면문화도 생겼다. 사실 냉면은 겨울보다는 여름에 맞는 음식이다. 추운 지역에서 냉기를 머금고 알알이 여문 ‘메밀’은 한여름에 몸 안의 더위를 쫓는 특별한 음식이다. 이렇듯 평양에서 사랑받는 냉면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 중에는 어떤 유명한 식당들이 있을까. 평양에서 살다 남한으로 내려온 탈북민들에 따르면 평양 냉면집 평가는 ‘2강 3중’이라고 한다. ●평양냉면 영원한 맞수… 옥류관 vs 청류관 북한에서는 대표적인 전통음식 평양냉면의 최고 맛집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가 발간한 월간지 ‘조국’ 4월호는 ‘특집’ 코너에서 평양의 양대 고급 음식점인 ‘옥류관’과 ‘청류관’을 소개하며 두 식당의 경쟁 구도를 부각시켰다. 두 식당은 이름도 같은 ‘류관’ 돌림이어서 마치 쌍둥이 같지만, 주민들이 즐겨 먹는 평양냉면의 최고 맛집 자리를 놓고 서로 다투고 있다. 옥류관은 1961년 평양 대동강 기슭에 문을 연 대표적인 고급 음식점으로 평양냉면만 요리하는 냉면 전문점이다. 과거 남한과 해외의 방북자들이 으레 들르던 곳이어서 남쪽에도 많이 알려졌다. 2층짜리 한옥 건물로 본관만 2250석 규모다. 2005년 취재차 평양을 방문했던 한 기자는 “옥류관에서 근무하던 여종업원의 평양냉면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했다”면서 “냉면 먹는 방법을 알려주며 따라 하지 않으면 핀잔을 주기도 했는데 당시에는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반면 옥류관보다 비교적 늦게(1982년) 개관한 청류관은 보통강변에 위치한 식당으로 1000석 규모다. 상대적으로 역사나 인지도는 옥류관이 청류관에 앞서지만, 서양요리와 중국요리 등 메뉴의 다양성에서는 청류관이 옥류관을 압도한다. 청류관은 평양에서도 경치 좋은 보통강변에 자리해 연회장소로도 유명하다. 2014년 가을 평양에서 개최된 ‘국수(냉면)경연’에서 평양시내 냉면 전문점 10여 곳이 참가한 가운데 옥류관이 1위를, 청류관이 2위를 차지해 면 요리 분야 ‘맞수’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가장 맛있는 식당은 남이 사주는 냉면집” 월간지는 “옥류관이 민족적인 고전미를 풍긴다면 청류관은 세계적인 현대미를 갖췄다”며 옥류관을 물 위의 ‘정자’에, 청류관은 ‘유람선’에 비유해 각각 다른 개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평양 시민 사이에 ‘옥류관이 낫다느니 청류관이 낫다느니’라는 논쟁이 자주 벌어진다. 2010년 탈북한 강영모(43)씨는 “평양에서 옥류관과 청류관에 대한 ‘호불호’(好不好)는 극명하게 엇갈린다”면서 “때로는 친한 사람들끼리 말다툼을 벌여 사이가 어색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냉면을 담아 내오는 그릇이 쟁반모양(옥류관)이냐, 놋사발모양(청류관)이냐에 따라 선호도가 갈린다. 또 주민들의 거주지와 식당과의 거리 등도 관계돼 있다. 냉면을 주문한 뒤 얼마나 빨리 음식이 나오는 것도 다툼거리다. 하지만 두 식당 모두를 경험한 탈북민들은 옥류관과 청류관의 냉면 맛은 ‘대동소이’하다고 말한다. 평양에서 버스 운전기사를 하다가 2013년 탈북한 강성민(38)씨는 “평양에서 가장 맛있는 식당 냉면은 ‘남이 사주는 냉면’이고, 두 번째로 맛있는 냉면은 ‘집에서 제일 가까운 식당의 냉면’”이라면서 “먹다 보면 (옥류관과 청류관) 두 식당 냉면 모두 별 차이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 ●“저도 있어요”… 평남면옥, 청춘관 등도 ‘인기’ 평양에는 옥류관, 청류관만 있는 게 아니다. 냉면의 본고장인 만큼 각기 맛과 멋을 자랑하는 식당들이 여럿 있다. 평양 시민 대부분이 좋아하는 음식인지라 시내 곳곳에 나름대로 ‘자랑’이자 ‘명물’인 식당들이다. 대표적인 곳이 ‘평남면옥’과 ‘평천각’, ‘청춘관’ 등이다. 이들 식당들도 평양 주민들 사이에서는 유명세를 타고 있는 맛집들이다. 평남면옥은 평양시내에 우뚝 선 모란봉 기슭에 위치한 대표적인 냉면 집으로 옥류관에 부럽지 않은 유명한 냉면집이다. 옥류관처럼 쟁반을 사용하며, 점심 시간 때는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인근 도로를 점령할 정도다. 청춘관은 김일성의 고향인 만경대구역에 있다. 1관, 2관으로 나뉜 식당에서는 청류관과 마찬가지로 냉면을 주메뉴로 하고 다양한 음식들을 제공하고 있다. 평양시 평천구역에 위치한 평천각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지만 맛만큼은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경북 영천 별별미술마을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경북 영천 별별미술마을

    미술작품 48점·우리동네박물관·조각공원…소통·교감하다 경북 영천시 화산면 가상리, 화산리, 귀호리 일대는 평범한 농촌 마을이다. 봄이면 복사꽃 살구꽃 피고, 여름이면 복숭아와 포도가 익어 가고, 가을이면 누렇게 들판이 물든다. 딱 동요 ‘고향의 봄’에 나오는 그런 고향의 모습을 하고 있다. ‘잘 만들어진 벽화마을과 미술관이 영천에 있더라’는 소문을 듣고 이 마을을 처음 찾아간 것은 2012년, 아직 겨울이던 2월 초였다. 이 마을에 대한 첫 번째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끝났던 때다. 당시 미술관보다는 마을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미술 작품들이 마을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있었지만 조금은 낯설어 보이기도 했다. 그날 유독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마을 초입의 ‘우리동네박물관’이었다. 옛 마을회관이었던 작은 건물이 마을의 역사와 현재가 담긴 마을사 박물관으로 변신했다. 마을의 역사, 관혼상제, 집과 건축물, 사계절 풍경, 사람들과 강아지, 고양이들이 전시의 주인공이었다.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마을 사람들 사진이 걸린 메인 전시홀을 보고 있노라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처음엔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생소해하던 마을 주민들이었지만 우리동네박물관이 완성되자 가장 좋아했다고 한다. 평범한 자신의 삶이 하나의 전시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은 묘한 자긍심을 안겨줬다. 이제는 마을 주민 누구나 장날 나들이 가듯 화장을 하고 동네 마실에 나선다. 낯선 이들이 물어도 적극적으로 마을에 대해 얘기해 준다. 두 번째 방문은 같은 해 봄 4월이었다. 아이와 함께였다. 마침 미술관은 휴관이었다. 아이는 옛 운동장이었던 조각공원을 신나게 뛰어다녔다. 공원은 언제든, 누구에게나 열려 있었다. 시안미술관의 변숙희 관장은 미술관 개관 2년째인 2005년, 1000만원이나 들여 달았던 정문과 담장을 없앴다. 누구나 미술관에 들어왔다. 누구나 관람할 수 있는 공연도 자주 열었다. 주말 나들이 명소로 먼저 입소문이 났다. 조각공원에 돗자리 펴고 앉은 이들의 30% 정도만 유료 미술관에 입장할 뿐이었지만 관람객 수는 계속 늘어났다. 이는 미술관이 도전적인 기획전시를 갖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세 번째 방문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기사가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을 때였다. 서울은 지하철마저 한가롭게 느껴질 정도로 침체된 주말이었는데 시안미술관 조각공원에서는 많은 가족 단위 여행자들이 주말을 즐기고 있었다. 막 더위가 시작되는 6월, 옛 초등학교 시절부터 그 자리를 지켜 왔던 울창한 양버즘나무들이 깊은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시원한 그늘 아래에서 유유자적하게 오후를 보내기에 그만이었다. 비옥한 토지 덕에 복숭아 농사 등이 잘돼 한때는 지금의 시안미술관인 화동초등학교 학생 수가 400명에 이를 정도로 번화하기도 했다. 이후 산업화의 바람을 타고 여느 농촌처럼 쇠퇴의 길을 걸었다. 학교는 1999년 폐교됐다. 늘어나는 빈집만큼이나 마을 사람들의 마음에도 구멍이 뚫렸다. 2011년 공공미술 프로젝트 ‘신몽유도원도’가 진행됐다. 이 일대에 48점의 미술 작품이 생겼다. 우리동네박물관도 그때 생긴 것이다. 세 마을을 합친 동네 이름도 ‘별별미술마을’이라고 붙여졌다. 농촌의 순수성을 살리며 예술의 옷을 새로 입었다. 관도 협력했다. 문화해설사 서담규씨는 “작품을 만든 작가들은 ‘소통’과 ‘교감’을 중요시하며 마을의 과거와 현재, 미래, 사람과 자연에 대해 작품으로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는 민, 관, 전문가가 서로 조화를 이룬 대표 사례로 꼽힌다. 마을을 찾는 관람객도 점차 늘었다. 변 관장은 손사래를 치지만 사립미술관들 사이에서는 시안미술관이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미술관으로 소문이 났다. 올해 이곳을 다시 찾았다. 마을은 그새 변해 있었다. 미술관 옆에 깔끔한 매점이 들어섰고 새로 지은 회관 건물엔 세미나, 민박 시설도 보태졌다. 마을 길 안쪽까지 아스팔트로 포장이 됐다. 미술작품들은 비교적 관리가 잘되고 있었으나 없어진 것도 생겼다. 무엇보다 우리동네박물관이 방치되는 듯해 아쉬웠다. 관리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마을이 뜨기를 고대했건만 막상 뜨고 나니 이제 마을 정착이 쉽지 않아졌다고 주민들은 걱정한다. 지난달 20일 시안미술관에서는 마을 주민 대표들과 작가, 시 관계자들이 모여 올해 공동의 프로젝트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그동안의 아쉬움들을 보완할 새로운 프로젝트가 오는 7월 2일 시작된다. 주민들과 작가, 방문객들이 교감하며 좋은 작품을 남기고 서로 자긍심을 갖게 하는 것이 주목표다. 모두가 만족하는 마을 만들기라는 균형 잡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지속 가능한 별별미술마을이 부디 성공적인 사례로 계속 남아 주기를 바란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영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화산, 가상리행 버스를 이용한다. 하루 7회(편도) 가상리행 버스가 있다. 택시는 약 1만원이면 마을 입구 미술관까지 데려다준다. 시안미술관(338-9391)은 오전 10시 30분~오후 6시 문을 연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함께 가 볼 만한 곳:해발 1124m의 보현산은 대한민국에서 연중 가장 별을 잘 볼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정상에 천문대가 있다. 산 아래 마을 입구에 세워진 과학관은 일반인이 언제라도 방문해 고성능 카메라로 별이나 태양 등을 볼 수 있도록 한다. 임고서원은 포은 정몽주를 기리기 위해 설립된 서원이다.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드는 가을이면 더욱 멋지다. 포도가 유명한 영천은 7월 중순부터 영천와인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직접 포도를 따 와인을 만들어 보고 유명 와인농장도 방문한다. 까브스토리(335-7070)를 비롯해 17개의 와이너리가 있다. 프랑스나 호주의 와이너리와 비슷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맛집:별별미술마을 내 식당은 마을 주민회에서 운영하는 매점이 유일하다. 잔치국수 등을 판다. 영천시외버스터미널의 편대장영화식당(334-2655)은 전국 최고의 육회 맛집 중 하나로 꼽힌다. 우둔살을 일일이 손으로 손질해 살코기만으로 육회를 만든다. 파와 깨, 참기름만 넣어 만든 육회에 상추무침을 넣어 비비는 비빔밥(1만 7000원)이 일품이다. 소고기된장찌개(9000원)도 맛있다.
  • 열었다! 내 정원… 열렸다! 마을 공동체

    열었다! 내 정원… 열렸다! 마을 공동체

    “남의 집 정원 구경하기가 어디 쉽나요. 꽃구경도 하고 차도 얻어 마시니 성북구 교수마을 정원축제에서는 마치 차원이동을 한 듯한 즐거움을 맛봅니다.” 지난 20~21일 올해로 네 번째 열린 서울 성북구 정릉 교수단지 정원축제를 찾은 이들이 한 말이다. 1965년 서울대 교직원들이 문화재청으로부터 땅을 사서 조성한 교수단지는 서울 도심에 남은 몇 안 되는 단독주택 마을이다. 2008년 재개발을 반대한 주민들은 ‘정릉마실’을 만들고, 2014년부터는 마을보존과 주민화합을 위해 정원을 기꺼이 개방하는 정원축제도 열고 있다. 정릉마실은 성북구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에도 2014~2015년에 뛰어들어 정원축제 외에도 골목길 꽃밭조성, 역사힐링투어, 도자교실 등 주민들의 참여가 가능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성공적인 마을 공동체 역사를 쓰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교수단지 주민들은 보조금 85%에 주민부담 15%를 포함해 모두 700여만 원으로 정원축제와 효소만들기 체험교실 등을 열었다. 올해는 예산 지원 없이 자생적인 정원축제를 열었다. 11개의 주택 정원이 참여한 축제는 집주인이 수십 년 정성들여 가꾼 정원을 탐방할 기회다. 백세 며느리댁, 쌈지정원, 행복한 뜰, 하모니가 있는 집 등 특색 있는 문패가 붙은 정원을 구경하노라면 집주인은 정원 자랑에 여념이 없고, 방문객들은 따뜻한 정과 꽃향기에 취한다. 정원음악회, 사진전, 연극공연, 들꽃자수전 등도 열리고 집주인이 손수 만든 부추전, 꽃비빔밥도 맛볼 수 있다. 지난 21일 정원축제를 찾은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마을만들기 사업이 쉬운 일이 아닌데 성북구의 마을공동체 회복을 위해 노력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정원축제 참여자들에게 인사했다. 정원축제를 통해 재개발 과정에서 소원해진 교수단지 이웃들의 관계도 회복됐다. 주민들은 자신이 손수 가꾼 정원을 찾아 감탄사를 연발하는 방문객을 통해 자긍심과 보람을 느낀다. 김 구청장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있는 정원축제는 서울 시민들에게 잠시나마 여유로운 시간을 준다”고 말했다. 이날은 마을만들기 사업에 참여하는 단체들이 구청장과 격의 없이 이야기하는 소통의 자리였다. 한 주민 대표는 “올해 처음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에 도전했는데, 주민들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정말 어렵다”며 “이번 간담회를 통해 공모사업 진행 비결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성북구 마을만들기 사업은 올해 처음 시작하는 단체부터 3년차 단체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단체들끼리 정보 공유를 통해 지속적으로 마을공동체 사업이 이어지길 바란다”며 아낌 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서울 성북구, ‘정원 축제’로 정원을 공유하며 마을공동체를 만들어요

    서울 성북구, ‘정원 축제’로 정원을 공유하며 마을공동체를 만들어요

    “남의 집 정원 구경하기가 어디 쉽나요. 꽃구경도 하고 차도 얻어 마시니 성북구 교수마을 정원축제에서는 마치 차원이동을 한 듯한 즐거움을 맛봅니다.” 지난 20~21일 올해로 네 번째 열린 서울 성북구 정릉 교수단지 정원축제를 찾은 이들이 한 말이다. 1965년 서울대 교직원들이 문화재청으로부터 땅을 사서 조성한 교수단지는 서울 도심에 남은 몇 안 되는 단독주택 마을이다. 2008년 재개발을 반대한 주민들은 ‘정릉마실’을 만들고, 2014년부터는 마을보존과 주민화합을 위해 정원을 기꺼이 개방하는 정원축제도 열고 있다. 정릉마실은 성북구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에도 2014~2015년에 뛰어들어 정원축제 외에도 골목길 꽃밭조성, 역사힐링투어, 도자교실 등 주민들의 참여가 가능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성공적인 마을 공동체 역사를 쓰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교수단지 주민들은 보조금 85%에 주민부담 15%를 포함해 모두 700여만 원으로 정원축제와 효소만들기 체험교실 등을 열었다. 올해는 예산 지원없이 자생적인 정원축제를 열었다. 11개의 주택 정원이 참여한 축제는 집주인이 수십 년 정성들여 가꾼 정원을 탐방할 기회다. 백세 며느리댁, 쌈지정원, 행복한 뜰, 하모니가 있는 집 등 특색있는 문패가 붙은 정원을 구경하노라면 집주인은 정원 자랑에 여념이 없고, 방문객들은 따뜻한 정과 꽃향기에 취한다. 정원음악회, 사진전, 연극공연, 들꽃자수전 등도 열리고 집주인이 손수 만든 부추전, 꽃비빔밥도 맛볼 수 있다. 지난 21일 정원축제를 찾은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마을만들기 사업이 쉬운 일이 아닌데 성북구의 마을공동체 회복을 위해 노력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정원축제 참여자들에게 인사했다. 정원축제를 통해 재개발 과정에서 소원해진 교수단지 이웃들의 관계도 회복됐다. 주민들은 자신이 손수 가꾼 정원을 찾아 감탄사를 연발하는 방문객을 통해 자긍심과 보람을 느낀다. 김 구청장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있는 정원축제는 서울 시민들에게 잠시나마 여유로운 시간을 준다”고 말했다. 이날은 마을만들기 사업에 참여하는 단체들이 구청장과 격의 없이 이야기하는 소통의 자리였다. 한 주민 대표는 “올해 처음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에 도전했는데, 주민들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정말 어렵다”며 “이번 간담회를 통해 공모사업 진행 비결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성북구 마을만들기 사업은 올해 처음 시작하는 단체부터 3년차 단체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단체들끼리 정보 공유를 통해 지속적으로 마을공동체 사업이 이어지길 바란다”며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6월 추천여행지! 이국적인 풍경에 변함없는 작은 천국! 통영, 외도, 거제 기차여행

    6월 추천여행지! 이국적인 풍경에 변함없는 작은 천국! 통영, 외도, 거제 기차여행

    한려수도에 가본 적이 있는가? 통영에 가면 첫째로 많은 섬에 놀라고 둘째로 이국적인 풍경에 놀라는 경우가 많다. 섬은 유무인도를 포함해 526개로 청산도, 욕지도, 대소매물도, 연화도, 한산도, 장사도, 비진도 등 언뜻 생각나는 이름만 나열해도 예닐곱 개가 훌쩍 넘는다. 이 섬들은 한국 속의 작은 유럽이라 불리며 수려한 풍광 덕에 관광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한려수도에서 관광객에게 가장 잘 알려진 섬 중에 하나인 외도해상농원은 남해의 파라다이스라고 불리며 4만8천여 평의 섬을 온통 꽃과 조각품, 나무 등으로 꾸며 놓은 해상농원이다. 4만 5천평의 동백숲이 섬 전체를 덮고 있으며 선샤인, 야자수, 선인장 등 아열대 식물이 가득해 이채로운 풍경을 뽐낸다. 외도는 해금강과 연계해 유람선 관광도 가능하다. 장사도 역시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섬이다. 최근 유명드라마에 비춰져 외국인 관광객까지 발을 딛고 있다. 장사도 해안은 해식애가 발달해 해안경치는 물론 온화한 기후에 맞춰 식물경관이 아름답다. 섬의 모양이 뱀의 형태를 닮고 마을에 뱀이 많아 장사도라 칭해졌다. 울창한 동백수림 또한 장사도의 자랑거리다. 연대도는 4km 남짓의 둘레로 한바퀴 관광이 두 세시간으로 충분한 작고 호젓한 섬이다. 연대도 외에도 저도, 송도, 학림도, 만지도 등 주변 4개의 섬을 유람선으로 관광할 수 있다. 낚시 체험으로 알려진 매물도는 대매물도, 소매물도, 등대섬 이렇게 세 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소매물도와 등대섬은 사이좋게 마주해 있어 하루에 두어번 ‘열목개 자갈길’ 이라고 불리는 몽돌해변이 바다 위로 드러나 두 섬이 연결된다. 바다 한가운데 마주한 두 섬은 거센 파도와 바람이 만든 암벽들 덕분에 멋진 풍광이 만들어졌다. 비진도는 산호해면과 고운 모래사장이 푸른 물결을 만들어내며 그림처럼 펼쳐진 관광지다. 통영을 관광하다 보면 멋진 자연경관과 더불어 통제영지와 세병관, 충렬사, 관음포 등 곳곳에 통제영의 문화와 이 충무공과 관련된 유적지를 찾아볼 수 있다. 수 많은 수식어 중 ‘동양의 나폴리’라고 불리는 통영 8경중에 하나인 남망산 공원도 명소로 꼽히는 곳이다. 쪽빛바다에 촘촘히 박여있는 수많은 섬들이 이루는 경치는 빛이 반사된 호수처럼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또한 꼭대기에는 이 충무공의 동상이 의젓하게 서있다. 또한 통영여행에 있어서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도 빼놓을 수 없다. 아름다운 통영항과 한려수도의 비경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으며 미륵산 정상에서 보는 한려수도 일대는 쾌청한 날이면 멀리 일본의 대마도와 여수의 소리도까지 볼 수 있다. 통영여행은 계절별로 별미를 맛보는 즐거움도 더해준다. 봄에는 도다리쑥국, 멍게유곽비빔밥, 여름에는 장어탕, 가을에는 전어구이, 겨울에는 대구탕, 바다메기탕이 선호된다. 복국은 사시사철 맛볼 수 있으며 충무김밥 또한 간단한 먹거리로 즐길 수 있다. 기차전문여행사 ‘홍익여행사’는 통영식 별미와 이국적인 풍경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여행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홍익여행사 관계자는 “화창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통영에 대한 여행객들의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통영은 먹고 마시는 즐거움 뿐만 아니라 멋진 풍경에 제대로 된 힐링까지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여름철 관광지”라고 전했다. 자세한 내용은 홍익여행사 홈페이지와 전화로 확인 가능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평창 만나러 가는 길 자연 곁에 멈춰 서다

    평창 만나러 가는 길 자연 곁에 멈춰 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글로컬 관광’이라는 색다른 개념을 내놨다. 글로컬이란 ‘세계화’(global)와 ‘지방’(local)의 합성어로, 지역적 특징을 살리면서 세계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표현이다. 예전부터 외래 관광객의 지역 분산과 다양한 방한 수요 충족을 위해 강조돼 왔던 개념이긴 하지만 이제부터 보다 적극적으로 지역 고유의 관광 자원 개발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에 걸맞은 관광 상품도 마련했다.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벌여 5개의 지역 관광 대표 콘텐츠를 선정했다. 그중 하나가 강원도의 ‘헬로! 2018 평창!’이다. 지난주 문체부의 김종 제2차관과 함께 대표 프로그램 코스를 따라 평창 등을 돌아봤다. 교육·체험 시설도 잘 갖춰져 아이들과 함께 돌아보기 맞춤하다. 봄은 늘 더딘 걸음으로 강원도를 찾는다. 아랫녘에선 벌써 여름의 기색이 역력하지만 강원에선 이제야 신록의 향연이 펼쳐진다. 햇빛 받은 자작나무에선 연둣빛 알갱이들이 부서지고, 들꽃들의 아우성도 한창이다. 봄을 만끽하지 못한 이들이라면 강원도를 찾을 일이다. 강원도가 내놓은 대표 콘텐츠의 주제는 ‘미리 가보는 동계올림픽 개최지’다.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등 동계올림픽 주요 시설과 강릉, 정선의 관광지를 연계했다. 사실 동계올림픽까지는 아직 2년 남짓 남았다. 한데 정부에선 축제 분위기 조성을 서두르는 눈치다. 국내가 먼저 달궈져야 바깥쪽의 관심도 쏠리기 때문일 터다. 김종 차관이 부지런히 현지를 돌아보는 등 속도를 내는 것도 그런 이유겠다. ●영화 ‘국가대표’ 촬영지 입장료 단돈 2000원 사실 장삼이사들이 올림픽 경기 시설에 접근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도 문을 열어 둔 곳이 있다. 영화 ‘국가대표’ 촬영지였던 평창의 알펜시아 스키점프대다. 일종의 타워형 전망대로,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 평창의 빼어난 산하를 두루 굽어보고 내려온다. 건설 공사 당시 경기장 주변의 바람 세기를 잘못 예측하는 바람에 최근까지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지만 관광객 입장에서야 그리 문제 될 건 없다. 스키점프대 프로그램은 입장료에 따라 달라진다. 입장료는 2000원(이하 어른 기준)과 6000원짜리 ‘스페셜’로 나뉜다. 둘 다 모노레일을 타고 4층 전망대까지 다녀오는 건 같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K98 점프대’를 다녀오느냐 여부다. ‘K98 점프대’는 실제 경기장이다. 선수 대기석까지 ‘하늘길’을 따라 다녀오는데, 이게 스릴 만점이다. 구멍 뚫린 철제 구조물을 딛고 오가기 때문이다. 숭숭 뚫린 구멍 사이로 아래를 내려다보면 정말 한 발짝도 내딛기 어려울 만큼 오금이 저린다. 물론 ‘스페셜’ 프로그램이라야 ‘하늘길’을 디뎌 볼 수 있다. 초여름의 평창 하면 역시 계곡이다. 평창은 발왕산(1458m), 선자령(1157m) 등의 명산에 둘러싸였다. 산이 높으니 당연히 계곡도 깊을 터. 맑은 물 흐르는 계곡들이 즐비하다. 장전계곡은 흔히 ‘이끼계곡’으로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계곡미도 그에 못지않게 빼어나다. 수량도 늘 풍부하다. 과장 좀 보태면, 물길을 따라 수m에 하나씩 푸른 빛의 소(沼)가 형성된 듯하다. 막동계곡은 장전계곡에서 300m 정도 떨어져 있다. 계곡 초입의 아름다운 삼단폭포가 인상적이다. 계곡은 3㎞ 남짓 이어질 만큼 깊다. 인적 드문 곳을 찾는다면 원당계곡이 제격이다. 전체 길이는 6㎞ 남짓. 그 가운데 덕말~용소골 사이 약 2㎞ 구간이 일품이다. 원당계곡 아래는 뇌운계곡이다. 계곡이라고는 하나 사실상 평지를 흐르는 강과 다름없어 피라미 낚시 등 레저 활동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경포해변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 전국 최고 강릉에선 ‘배다리집’ 선교장(船橋莊)을 먼저 찾는다. 세종대왕의 형 효령대군의 11대손이 1703년에 건립한 조선 후기의 전형적인 상류층 주택이다. 당호는 배(船)로 다리(橋)를 만들어 집 앞의 경포호까지 건너다녔다는 데서 비롯됐다. SBS 드라마 ‘사임당 허 스토리’의 사전 제작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관광객이 늘고 있다. 행랑채가 길게 늘어선 ‘줄’행랑과 열화당, 동·서별당, 활래정 등 여러 채의 건물로 이뤄져 있다. 열화당의 자태가 특히 빼어나다. 구한말 러시아 공사관 직원들이 선교장의 후한 대접에 대한 보답으로 남긴 철제 현관 지붕과 전통 양식의 건물이 이색적으로 어우러져 있다. 열화당 뒤 소나무의 기세도 장하다. 후손인 이강백 관장에 따르면 수령이 600년을 넘는다고 한다. 강릉에서 국내 해변의 ‘고전’ 경포해변을 빼놓을 수 없다. 워낙 이름값이 높아 낡은 관광지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시원한 풍경만큼은 국내 최고라 해도 좋을 만큼 빼어나다. 해변 앞 경포호는 달맞이하기 좋은 곳. 하늘의 달과 호수에 비친 달, 파도에 어른거리는 달, 술잔 속의 달, 그리고 연인의 눈동자에 비친 달 등 모두 다섯 개의 달이 뜬다는 호수다. 저물녘에 찾아도 서정적인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올림픽 홍보체험관 ‘온 가족 놀이터’로 제격 평창올림픽 홍보체험관은 아이들과 함께 둘러보기 좋다. 올림픽 유치 과정의 자료와 경기장 시설 건립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종목별 선수들의 활약상을 보여주는 입체조형물 전시, 스키점프를 실감 나게 관람할 수 있는 4D체험관 등이 마련됐다. 건물들의 건축미도 빼어나다. 정선에선 삼탄아트마인이 주요 코스다. 2001년 폐광된 삼척탄좌를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이다. 최근 TV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내방객이 부쩍 늘었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 송중기가 송혜교의 신발 끈을 묶어주는 장면, 송혜교가 테러범에게 납치돼 고문을 당하는 장면 등이 촬영됐다. 송중기가 입었던 군복과 막사 침대 등이 그대로 전시돼 있다. 폐광 구조물과 예술 작품 전시 공간 등 볼거리도 많다. 입장료는 1만 3000원(어른)으로 다소 비싼 편이다. ●사북석탄유물보존관서 느껴 보는 ‘광부의 삶’ 옛 광부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사북석탄유물보존관을 권한다. 동양 최대의 민영 탄광이었던 동원탄좌 사북광업소의 흔적이다. 샤워실, 채탄 장비실, 세화실과 채광 장비 등 2004년 10월 31일 폐광 이후의 시간이 그대로 멈춰 있다. 사북탄광은 폐광될 때까지 재직 광원이 6300명에 달했을 만큼 규모가 큰 탄광이었다. 그 덕에 여러 드라마와 영화의 배경이 됐다.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실제 폐광으로 입갱할 수 있는 ‘광부 인차’ 탑승 체험이다. 인차는 광부들이 타고 갱도를 오가던 궤도차량으로, 옛 인차를 안전시설만 보강해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체험시설은 오후 5시에 문을 닫는다. 최소한 오후 4시 이전에 가야 두루 둘러볼 수 있다. 내비게이션은 사북 시내로 안내하지만 실제로는 강원랜드 안에 있다. 삼탄아트마인에서 멀지 않다. 입장료는 없다. 글 사진 평창·강릉·정선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맛집:평창 정강원(333-1011)은 전통음식을 맛보고 조리 체험까지 할 수 있는 곳이다. SBS 드라마 ‘식객’의 촬영지였던 곳으로, 정문 앞 장독대에 늘어선 300여개의 옹기가 눈길을 끈다. 평창군에서 동계올림픽을 겨냥해 올림픽 특선 메뉴 10개를 개발 중이다. 그 가운데 ‘눈대목’이라 불리는 황태칼국수(황태회관, 335-5795)와 ‘아라리’(한우불고기), ‘여심꽃밭’(비빔밥 샐러드) 등 세 가지는 현지에서 맛볼 수 있다. →가는 길:한국방문위원회는 외래 관광객들이 한류 관광지를 편하고 쾌적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K트래블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노선은 대구, 강원, 전남, 경북, 동남권(부산, 울산, 경남), 한국관광공사 선정 올해의 관광도시(무주, 통영, 제천) 등 6개다. 지자체 운영 코스에 따라 1박 2일에 145~175달러(숙식 포함) 정도 받는다. 강원도의 경우 서울에서 출발해 평창 월정사와 알펜시아리조트(스키점프대 체험), 강릉 중앙시장, 안목카페거리, 오죽헌, 올림픽 홍보관(4D 체험), 정동진 등을 다녀온다. 원래 외국인 전용 상품이지만 여행주간 때 선보였던 내국인 친구 동행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 오는 6월까지 한시적으로 연장 운용할 계획이다. 내국인도 외국인과 같은 요금을 내면 된다. 공식 누리집(www.k-travelbus.com) 참조. 스키점프대(339-0410)는 알펜시아리조트 안에 있다. 평창올림픽 홍보체험관(651-1722)은 경포호 인근에 있다.
  • 프렌치와 코리안의 만남…‘봄, 프랑스와인 전주한식을 탐하다’

    프렌치와 코리안의 만남…‘봄, 프랑스와인 전주한식을 탐하다’

    한식이 세계인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각종 나물을 넣은 뒤 밥, 고추장, 달걀프라이, 참기름과 함께 비벼 먹는 비빔밥을 비롯해 발효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김치까지 한국적인 매력을 가진 음식들이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이러한 가운데 지난 11일 전주대 대학본관에 위치한 국제한식조리학교에서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봄, 프랑스와인 전주한식을 탐하다’라는 주제로 특별한 행사가 개최됐다. 이 행사에서 런던 노부(NOBU) 수셰프(Sous Chef) 출신이자 와인소믈리에인 장 폴 보레즈는 와인 5종을 선정, 각 와인의 특징과 이와 어울리는 메뉴에 대해 소개했다. 또한 G20 정상회담 영부인 오찬 총괄 및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 한식조리장을 역임한 이재옥 교수와 조리기능장인 신미경 교수가 이 와인들과 어울리는 한식 메뉴를 준비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프랑스 와인 5종과 한식 10종을 페어링해 눈길을 끌었다. 꿀, 배, 시트러스 향이 느껴지는 ‘라르펜 데 보동’에는 오이선, 두부선, 생선전을 매칭했으며, 짙은 농도가 특징인 ‘레페루쉬’에는 전복과 해삼, 자연산송이, 동충하초를 고아낸 진귀보양탕을 매칭했다. 단맛과 신맛이 조화로운 ‘꼬또 드 레이용’에는 유자주머니와 율란/생란을, 보랏빛이 도는 ‘클로 데 랑그르’는 한우 등심구이와 구운채소를, 잘 익은 흰 과일과 시트러스 향이 나는 ‘부브레 섹’에는 메로 생선구이와 영양부추무침을 곁들였다. 장 폴 보레즈 소믈리에는 “이번 와인 행사를 통해 전주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다”며 “와인과 한식의 훌륭한 궁합처럼 앞으로도 양국의 전통적인 음식이 잘 어우러지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이영은 원광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이번 국제한식조리학교가 선보인 한식은 전통을 기반으로 프랑스 와인과도 어울리는 새로운 한식”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식문화를 새롭게 이끌어 갈 한식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6일부터 열린 ‘전주 프랑스 위크’에는 ‘봄, 프랑스와인 전주한식을 탐하다’ 외에도 다양한 행사들이 펼쳐졌다. 12일과 13일에는 각각CMBV(베르사유바로크음악센터) 내한공연과 프랑스 동화여행 및 프랑스 감성교육 강연 등이 진행됐으며, 개막일부터 펼쳐진 ‘사진으로 보는 UN 한국전쟁 프랑스 대대’ 사진전과 ‘한-불 자수교류전’이 여명카메라박물관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열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선분홍 진달래촌, 그윽한 조선족 삶의 향기

    선분홍 진달래촌, 그윽한 조선족 삶의 향기

    조선족 마을 ‘진달래촌’ 7일간 축제 기와집·비빔밥 등 전통 관광상품화 옌볜의 봄은 한국보다 한 걸음 늦게 왔습니다. 가지만 휑하던 모노톤의 나무들 사이로 분홍, 빨강, 하얀 ‘색’이 피어납니다. 6개 시와 2개 현이 있는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의 면적은 경기도의 세 배 정도. 이 넓은 옌볜 가운데에서도 유독 봄내음이 진한 곳이 허룽(和龍)시입니다. 두만강 발원지이자 백두산 여행의 주요 통로인 허룽에서 지난달 24일부터 열린 진달래꽃 축제를 다녀왔습니다. 글 사진 허룽(중국) 서봉원 기자 seobw99@seoul.co.kr 허룽시 인구는 21만명으로 세종시와 비슷하다. 그중 조선족은 40% 정도. 조선족이 많기 때문에 허룽 시내에선 가게 간판을 보는 재미가 있다. 우선 한글과 한자를 비슷한 크기로 함께 쓰는 것이 이채롭다. 예컨대 ‘고구려식당’ 옆에 중국식 표기 ‘高句麗飯店’을 함께 써 놓는 식이다. 상호명도 정겹다. 몽빠리혼사촬영(사진관), 작은려관(여관), 광주신옷 19원부터(옷가게), 춘화리발부(이발소), 순녀김치(김치가게)처럼 직설적이고 수수하다. 영어 간판이 넘쳐나는 우리와 비교하면 더 정이 간다. 허룽 시내는 차로 10여분 정도면 가로지른다. 중심부에는 5층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고, 왕복 6차선 대로에 회전교차로도 갖추고 있다. 애연가는 많고 금연구역은 찾기 어렵지만 거리는 담배꽁초 하나 없이 깨끗하다. ●간판엔 한글·한자 병기… ‘뀀’ 등 독특한 말도 시내를 나서 옥수수 밭과 배, 사과 농장 등이 펼쳐진 들판을 버스로 20분 정도 달리면 축제의 무대인 진달래 민속촌에 닿는다. 진달래촌은 여러 모로 우리의 시골을 생각나게 한다. 서울이 고향인 이들은 민속촌을 상상하면 알기 쉽다. 마을 입구부터 정갈하게 펼쳐져 있는 100여채의 집들이 낯익다. 모두 기와집을 본뜬 집들이다. 마을 한쪽엔 우리의 전통 한옥이라 할 만한 집들도 있다. 늘씬하게 하늘로 뻗은 처마와 격자무늬 창살, 앞마당의 넉넉한 항아리, 단정하게 볏짚을 이고 있는 초가집 등 너무 익숙한 풍경에 오히려 붉은 바탕의 중국어 안내판들이 어색해 보일 정도다. 길 양쪽에 전통 시장처럼 늘어선 노점들도 반갑다. 가게 주인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된장, 감주(달달한 지역 전통술), 담배 등을 파는데 억양이 북한 말투와 비슷했다. 가만히 들어 보니 짐작할 수 있는 말도 있고 도무지 무슨 말인가 싶은 말도 있다. 가령 뀀(꼬치), 돌물(용암), 부동하다(같지 않다), 밀차(카트) 등은 맥락을 더듬어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곱돌밥(돌솥밥), 구새통(굴뚝), 내굴(연기) 등은 물어보고 나서야 뜻을 알 수 있었다. 그래도 대화에 불편함은 전혀 없다. 우리네 시골 모습은 마을 구석구석에서 더 찾아볼 수 있다. 입구 곁에 따로 세워 놓은 대형 온실은 ‘진달래문화원’으로 꾸며져 있다. 각양각색의 진달래가 사방을 장식한 가운데 한복을 입어 보거나 전통혼례, 서예, 그네타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관광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들은 그네를 타고 한복을 뒤적이며 연신 사진을 찍었다. 마을 광장 한쪽에선 떡방아를 찧는 사람들이 땀을 흘리고, 떡을 나눠 주는 아주머니들은 분주했다. 광장 중앙에서 열린 1000인분 전통 비빔밥 만들기 행사를 중국 언론의 최신식 드론 카메라가 촬영을 했다. 과거와 현재의 만남이 흥을 더했다. 장수촌을 조망하려면 10분 정도 언덕을 오르면 된다. 정상엔 장수정(長壽亭)이 세워져 있다. 지난해 허룽시가 유엔이 선정한 세계 장수마을(평균 78.8세)에 뽑힌 것을 기념한 정자다. 정자에 앉아서 내려다보면 어른 키 세 배가 넘는 대형 물레방아를 비롯해 진달래촌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직 쌀쌀한 기온 탓에 진달래가 절정을 이루진 않았지만 마을에 봄기운을 불어넣기엔 충분했다. 허룽시는 진달래 축제를 야심차게 키워 가고 있다. 광산 붕괴 사고가 있던 2013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꾸준히 열어 올해로 8회째다. 지난해 30만명이 찾았고 올해도 개막식에만 3만명이 왔다. 특히 러시아, 북한과 인접하고 한국, 일본 등과도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복안이다. 올해도 한국, 일본 등의 가수와 러시아 공연단을 초청하는 등 공을 들였다. 러시아에서 온 쿠조라 발레리아 기자는 “러시아 사람들이 진달래꽃을 좋아해 이 축제가 알려지면 많은 사람들이 올 것 같다”며 “허룽까지 오는 버스가 자주 없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조선족 감소 추세 속 귀중한 진달래촌 문화 진달래촌은 조선족 103가구가 실제 살고 있는 마을이다. 2010년 큰 물난리에 집을 잃은 조선족들이 모여 산다. 허룽시 여유국의 김송철 부국장은 “고려인들이 러시아에 많이 동화된 것과 달리 조선족들은 우리말과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며 “축제에서 주목받는 것도 널뛰기, 그네타기 등의 민속체험”이라고 설명했다. 민족에 대한 강한 애착은 조선족 비율이 줄고 있는 냉혹한 현실이 반영됐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조선족이 돈벌이를 위해 중국 각지로 떠나는 데 반해 한족은 대거 유입되고 있다. 언젠가 자치주의 지위를 잃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겹던 한글 간판들이 모두 한자로 바뀔 수도 있다. 새삼 진달래촌에서 본 익숙한 시골 풍경들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김 부국장이 정색하며 덧붙인 한마디가 인상적이다. “진달래가 아무리 아름답기로서니 우리 민족만 하겠습니까.” 허룽시의 봄. 진달래는 예뻤고, 진달래 축제는 즐거웠고, 진달래촌은 애틋했다. ■ 여행수첩 → 가는 길:인천에서 옌볜자치주의 주도인 옌지까지 비행 시간은 1시간 정도. 옌지에서 허룽까지는 1시간 10분이 더 걸린다. 공항에서 버스가 15분마다 1대씩 출발하며 요금은 약 17위안(약 3000원)이다. 축제 기간에는 허룽 시내에서 진달래촌까지 전용 버스가 운행된다. 소요 시간은 20분. → 맛집:생태도시를 표방한 허룽시는 고랭지 음식 재료들이 입맛을 돋운다. 산림 피복률이 82%나 돼 원시산림에 가깝다는 천혜의 환경 덕분이다. 특히 유리처럼 투명하고 윤기가 나는 평강벌 쌀은 청나라 황제의 밥상에도 올랐다. 옥수수로 면을 만들어 잔치국수처럼 먹는 ‘옥면’도 유명하다. 조선족 냉면은 100여년의 역사를 가졌다고 한다. ‘작은’ 그릇이 한국의 대(大)자 크기다. 넉넉한 인심에 놀라고 깊은 소고기 육수 맛에 반한다. 닭고기 완자가 들어가 있는 것이 특이하다. 냉면으로는 ‘순이 냉면’ ‘남평냉면’, 샤부샤부로는 ‘복암원 훠거’가 유명하다.
  • 요리조리 ‘품성 10대’

    요리조리 ‘품성 10대’

    양천구가 청소년들을 위한 특별한 요리교실을 마련했다. 지역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요리조리 행복레시피’는 방과후 혹은 방학 기간에 청소년들에게 친구들과 함께 요리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시간이다. 김수영 구청장은 4일 “친구는 시험성적을 놓고 겨루는 경쟁상대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요리에 대한 잠재능력을 찾고, 나아가 우정을 쌓고, 먹거리의 중요성과 부모님과 가족의 소중함을 배우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은 신월동, 신정동, 목동 등 지역을 3개 권역으로 나눠 진행된다. 시작은 신월동으로, 5~6월 두 달간 매주 수요일 오후, 신월동 금융고등학교에서 열린다. 구는 지난달 신월동 지역 중학교의 추천을 받아 참가 학생을 모집했다. 추천 기준은 성적이나 가정형편이 아닌 하고 싶은 학생을 우선으로 받았다. 프로그램은 신정동이 7월과 8월에, 목동은 9월과 10월에 각각 운영한다. 학생들은 요리교실에서 샌드위치와 마른반찬, 생과일 생크림 케이크, 오이소박이 및 야채 피클, 카레 돈가스, 춘천 닭갈비 등 다양한 음식을 배우게 된다. 각종 나물을 손질하여 만드는 태극모양 비빔밥과 내 얼굴 피자 등 다양한 테마를 가진 요리들도 만들 계획이다. 요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먹거리의 중요성과 함께 부모님과 가족의 소중함, 친구와의 관계 등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참여 학생들은 자신들이 직접 만든 음식을 가지고 지역의 홀몸 어르신과 복지관 등을 방문해 봉사 활동도 하게 된다. 구 관계자는 “적지 않은 학생들이 외동이다 보니 다른 사람 생각을 못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면서 “누군가를 위해 요리를 만드는 과정을 통해 ‘나’가 아닌 우리와 이웃을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9)경남 통영 봉수골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9)경남 통영 봉수골

    ‘한국의 피카소’ 화가 전혁림 봉수골서 40여년간 작품 활동 대한민국에서 손꼽는 예향 경남 통영. 시시각각 달라지는 다도해의 빼어난 풍경과 문물이 빠르게 드나드는 작은 항구도시에 펼쳐지는 천태만상의 표정을 시인과 소설가는 글로, 음악가는 음악으로, 화가는 그림으로 작품을 만들어 냈다. 문학의 박경리와 청마 유치환, 김춘수, 김상옥, 음악의 윤이상, 회화의 전혁림 등이 통영 출신이다. 이곳 출신은 아니지만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시인 백석과 정지용도 통영을 방문해 그와 관련된 인상적인 평과 작품을 남겼다. 통영 중심가 어느 곳에서나 이들 예술가와의 인연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통영 남망산 조각공원에 올라 바라본 통영항과 미륵산, 강구안 등의 풍경은 눈부신 봄빛과 어우러져 너무나도 찬란했다. 풍경은 무언가 말을 거는 것 같았다. 수많은 예술가들도 그런 대화를 작품으로 남긴 게 아닌가 싶다. 이번 예술마을 여행지는 통영의 봉수골이다. 봉수골은 통영항 건너편 미륵산 아래 있다. 행정구역으로는 봉평동에 속한다. 통영에 오는 여행자라면 누구나 한번은 타 본다는 미륵산 전망대케이블카 탑승장이 가까이에 있지만 무척 조용한 동네다. 주말이면 절을 방문하거나 등산을 하려는 이들로 살짝 활기를 띠는 정도다. 대부분 주택이고 용화사 입구까지 이르는 약 700m 길이의 도로 주변으로 식당들이 띄엄띄엄 들어서 있다. 수많은 예술가들의 산실인 통영에서 봉수골을 택한 첫 번째 이유는 화가 전혁림(1915~2010) 때문이다. 색채의 마술사이자 한국의 피카소로 불리는 현대 미술사의 거장이다. 그림을 모르는 이라도 한번 그의 그림을 보면 강렬한 색채감에 먼저 반한다. 다채로운 파란색의 변주와 과감한 색 배합을 화폭에 구성하며 한국적인 추상미술의 세계를 완성했다. 봉수골은 전혁림 화백이 예술적 경지를 완성한 생의 마지막 3분의1 이상을 보낸 곳이다. 논과 밭만 있던 이곳에 둥지를 틀고 아흔여섯의 나이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약 40여년간 그는 가장 많은 작품을 쏟아냈다. 2003년 아들 전영근 화백이 미술관 문을 연 후에는 더욱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때가 이미 고인의 나이 아흔에 이르던 때였다. 거장의 열정에 힘입어 여느 사립미술관과 달리 전혁림미술관에는 전 화백의 작품 80여점과 관련 자료 50여점이 있다. 현재 미술관은 전영근 화백이 운영 관리한다. 전영근 화백 또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해오며 미술관을 매개로 다양한 문화사업도 펼치고 있다. 그는 “아버님은 어려운 시대에 태어나 돌아가실 때까지 한눈 한번 판 적 없이 예술 작업에만 몰두하셨다. 가장 정열적인 예술가”라고 소회했다. 봉수골은 전혁림 화백의 자취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봉화사까지 오르내리는 길은 두 화가가 함께 산책을 한 길이기도 하다. 통영의 바다뿐만 아니라 봉화사를 비롯해 충렬사, 세병관 등 주변의 옛 건물에서도 자주 영감을 찾았다고 전영근 화백은 덧붙인다. 거장이 만들어 놓은 분위기에 지역 주민과 젊은이들이 새로움을 덧입히고 있다. 봉수골이 통영에서 예술마을 기행지로 꼽힌 두 번째 이유이기도 하다. 미술관 옆 폐가는 동네 건축가의 손에 의해 작은 책방과 게스트하우스, 지역 출판사로 변신했다. 예전에도 같은 건축가가 미술관 주변에 몇 채의 집을 지어 왔던 역사가 있었던 터라 젊은 동네 건축가에 의해 재탄생한 집은 통영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미술관과 톤을 맞추어 재디자인했고 밝은 색으로 현대적인 감각을 입혔다. 덕분에 대가의 예술 범위가 미술관에서 동네로 확장된 느낌을 준다. 특히 문이 활짝 열린 ‘봄날의 책방’은 사랑방 구실과 문화적 교류의 중심이 됐다. 동네 분위기가 달라지자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상인회를 중심으로 마을을 앞으로 어떻게 가꿀 것인가 하는 고민도 시작했다. 강용상 동네 건축가는 “원래 이곳은 동피랑에 이어 또 다른 명소로 만들려고 고민하던 마을이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흐지부지됐는데 이번엔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나서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해답을 찾다가 지역 주민들이 화단과 텃밭 가꾸기에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야생화연구회 회원들도 여러 명 거주하거나 일터를 갖고 있다. 3월 말 4월 초면 이 마을은 통영에서도 가장 유명한 벚꽃 마을로 변신한다. 차까지 통제하는 벚꽃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꽃’과 ‘예술’이 어우러지기에 딱 좋은 조건이다. 처음 이 마을을 방문했을 때 마을 한 바퀴 산책하며 괜히 기분이 좋아졌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담벼락 아래 작은 텃밭과 정원에서 그 즐거움이 전해졌기 때문인 듯했다. 올해 봉수골에서는 지역 신문을 발간했다. 지역 신문은 동네 출판사가 쓰고 편집하고, 동네 사진가가 찍고, 동네 일러스트작가가 그렸다. 예쁜 동네 지도가 포함된 ‘봉수골 꽃편지’ 1호는 그렇게 탄생했다. 신문에는 마을의 원로와 젊은 상인의 짧은 인터뷰, 마을의 소식들이 담겨 있다. 마을지도는 마을의 상점 어디든 눈에 잘 띄는 곳에 걸려 있다. 지역 주민들의 소박한 애정과 자긍심이 느껴졌다. 예술마을이란 것도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행복한 사람들이 행복한 마을을 만든다. 이 마을의 미래가 궁금하지만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여행수첩 (지역번호 055) →가는 길:통영종합버스터미널에서 231번을 타고 천우아파트 정류장에서 하차한다. 약 35분 소요. 택시 요금 약 8000원. →함께 가볼 만한 곳:통영 앞바다의 풍광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미륵산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타는 곳이 전혁림미술관에서 도보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통영의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바로 그 바다다. 박경리기념관은 미술관에서 미륵산 너머 반대편에 있다. 통영 출신인 박경리 작가는 통영을 항상 그리워했고 생의 마지막을 통영에서 보내고 싶어했으나 결국 죽은 다음 돌아왔다. 통영 시내 세병관 주변은 그의 작품 ‘김약국의 딸들’의 무대가 되었던 곳이다. →맛집:봉수골의 정원(646-0812)은 이름처럼 정원이 아름다운 식당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꽃향기 가득한 정원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통영비빔밥, 멍게비빔밥, 갈치조림 등도 맛있다. 성림(643-1425)은 직접 반건조한 생선을 쪄서 내오는 생선정식 등을 비롯해 도다리쑥국 등 제철 해산물을 이용한 요리를 내온다. 봉수로는 찜요리로도 유명하다. 용화찜(643-0149)을 비롯해 10여개 찜 전문 식당이 있다.
  • 평창군 국내외 관광객 사로잡을 ‘평창2018 특선메뉴’ 본격 시동

    평창군 국내외 관광객 사로잡을 ‘평창2018 특선메뉴’ 본격 시동

     평창군이 2018년 동계올림픽 관광특수를 지역의 수익창출과 연결시키기 위해 추진하는 명품 전통음식 개발사업인 ‘평창2018 특선메뉴’가 27일 최종 레시피 전수교육을 마치고 본격 시동을 건다.  지난 해 평창군(군수 심재국)과 EK Food(대표 에드워드 권)가 손잡고 개발한 10종의 메뉴 중, 지역 특산물의 경쟁력을 높이면서 외국인 관광객에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된 ‘아라리’(한우불고기), ‘여심꽃밭’(비빔밥 샐러드), ‘눈대목’(황태칼국수) 등 3종이 우선 출시된다. 이들 특선메뉴는 평창군 내 10여 개 음식점에서 5월 중순부터 맛볼 수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新 국토기행] 한옥의 멋… 한식의 맛… 한번에 通

    [新 국토기행] 한옥의 멋… 한식의 맛… 한번에 通

    <볼거리> 한국관광 으뜸명소·국제슬로시티·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전통문화체험도시… 전국 어디서나 접근 용이한 사통팔달 전북도 도청 소재지인 전주시는 가장 한국적인 전통문화를 만날 수 있는 도시다. 한옥, 한식, 한지 등 ‘한스타일 콘텐츠’를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전통문화체험관광도시다. 2010년 ‘한국관광의 별’과 ‘국제슬로시티’, 2011년 ‘한국관광 으뜸명소’, 2012년에는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선정됐다. 전국 어느 곳에서도 빠르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교통망도 갖췄다. 호남·서해안고속도로,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익산~장수 간 고속도로, 전주~순천 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사통팔달이 됐다. 전라선 KTX도 이용객이 급증하고 있다. 전주는 맛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전주비빔밥과 한정식은 한국을 대표하는 맛이다. 인구 65만명, 2개 구청과 33개 동으로 이뤄진 전주시는 전통문화뿐만 아니라 미래 첨단산업 발전에도 주력하고 있다. 탄소산업은 전주가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으로 집중 육성하는 분야다. ●랜드마크 전국 유일 한옥마을… 사람온기 품은 700여채 한옥마을은 가장 한국적인 문화를 볼 수 있는 전주의 랜드마크다. 700여채의 한옥이 즐비하게 늘어선 한옥마을은 전국 유일의 도시 한옥군이다. 주민들이 실제 사는 한옥으로 사람의 냄새와 숨결, 온기를 찾는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지난해 한옥마을 관광객은 900만명, 올해는 10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옥마을은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이 전주성 안으로 진출하자 이에 반발한 전주사람들이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한옥을 짓고 살면서 마을을 이뤘다. 1977년 한옥보존지구로 지정됐다. 고래등 같은 기와 능선과 키 작은 담장을 끼고 도는 골목길이 살아 있어 고향집 풍경을 절로 떠올리게 한다. 한옥마을 안에는 고려시대 창건된 전주향교, 최명희 문학관, 전통문화관, 한옥생활체험관, 한방문화센터, 강암서예관, 교동아트센터 등 곳곳에 볼거리가 풍성하다. 호남 최초 로마네스크 양식 건물인 전동성당은 박신양·전도연 주연의 영화 ‘약속’ 촬영장소로 유명하다. 젊은이들 사이에 ‘한옥마을에서 만나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소문이 퍼지게 된 배경이다. 한옥마을과 서학동을 잇는 전주천 상류의 남천교, 승암산 기슭 절벽을 깎아 세운 누각 한벽당도 한옥마을과 연계된 볼거리다. 오목대는 태조 이성계가 남원 운봉 황산에서 왜구를 정벌하고 개경으로 돌아갈 때 야연을 베풀었다는 곳이다. 이성계는 이곳에서 한나라를 창업한 유방이 불렀다는 대풍가를 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옥마을 남동쪽 치명자산은 신유년 천주교 박해로 순교한 유항검의 가족 7명의 유해가 묻힌 곳이다. 입구에서 산 정상까지 꽃길이 이어진다. 정상 암벽에는 모자이크 벽화로 설계된 성당이 건립돼 순례자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조선왕조의 유산 품은 경기전 경기전은 조선왕조를 연 태조의 초상화를 봉안하고 제사를 지내기 위해 태종 10년(1410년)에 지은 건물이다. 한옥마을 입구에 자리잡고 있다. 선조 30년(1597년) 정유재란 때 소실됐으나 광해군 6년(1614년)에 중건됐다. 입구에는 말에서 내리는 곳을 표시한 ‘하마비’가 눈길을 끈다. 계급의 높고 낮음, 신분의 귀천을 떠나 모두 말에서 내리도록 하고 외인들의 출입을 금한 표시다. 붉은 색칠을 한 홍살문, 외신문, 내신문, 어진을 모신 정전으로 구성돼 있다. 태조 어진(국보 제317호)을 모신 어진박물관도 있다. 현재 어진은 고종 9년(1872년)에 기존의 낡은 어진을 불태워 묻고 서울 영희전에 있던 태조 어진을 본떠서 그린 것이다. 어진은 임금이 정사를 돌볼 때 차려입은 곤룡포에 익선관을 쓴 모습이다. 경기전은 어진 봉안과 함께 전주사고가 설치됐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안고 있다. 경기전에 사고가 설치된 것은 세종 21년(1439년)이다. 경기전 내 수령이 400년에 이르는 은행나무, 그늘이 좋은 느티나무, 배롱나무, 대나무, 매화나무 등도 볼거리다. ●밤에 더 아름다운 풍남문과 남부시장 전주읍성 동서남북 네 곳의 성문 가운데 유일하게 보존된 보물 제308호다. 풍남문이란 이름은 중국을 처음 통일했던 한 고조 유방의 고향인 풍패(豊沛)에 빗대어 이성계의 관향인 전주를 풍패향이라 부른 것에 기인한다. 1층은 앞면 3칸, 옆면 3칸이고 2층은 앞면 3칸, 옆면 1칸이다. 문류의 1층에 앞뒤로 4개씩 세워진 높은 기둥이 위로 이어져 2층의 변두리 기둥이 되도록 했다. 이런 기둥 배치는 예가 많지 않아 건축학적인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3월부터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저녁 9시에 미디어 파사드 공연이 펼쳐져 야간관광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잡았다. 풍남문을 휘감고 형성된 남부시장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조선 3대 시장이었던 남부시장은 800여개 점포가 들어선 전통시장이다. 한복, 가구, 먹거리 등 다양한 상품이 판매된다. 젊은이들이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뛰어든 청년몰과 예쁜 공방이 들어선 하늘정원은 배낭여행객들의 발길이 머무는 명소다. ●7월이면 10만㎡ 연못 펼쳐지는 연꽃의 향연… 덕진공원 덕진동 전북대 옆에 조성된 전주의 대표 관광지다. 10만㎡의 연못 중 절반이 연꽃 군락지다. 7월이면 매년 연꽃의 향연이 장관을 이룬다. 덕진연못은 고려 때 풍수지리 때문에 만들어진 인공호수다. 동국여지승람은 전주가 3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로 북쪽만 열려 있는 탓에 땅의 기운이 낮아 제방으로 이를 막아 지맥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했다고 적고 있다. 대부분 저수지가 농사용으로 만들어진 것에 비하면 유래가 독특하다. 호수 주변 산책로와 잘 가꿔진 조경수가 어우러져 경관이 아름답다. 주변에 생태공원 오송제, 건지산 편백숲,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주동물원, 체련공원 등이 있어 시민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다. ●4월 마지막주 전주국제영화제 열려 관광객들은 한옥마을 일대를 많이 찾지만 전주의 젊은이들은 ‘걷고 싶은 거리’와 ‘영화의 거리’에 몰린다. 루미나리에를 따라 연결된 보행자 길로 전주의 중심 타운이다. 쇼핑, 영화, 먹거리를 한곳에서 즐길 수 있다. 매년 4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린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먹거리> 비빔밥의 본향… 반찬만 50가지… 황홀한 막걸리 ●30가지 천연재료 듬뿍… 전주 대표음식 비빔밥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콩나물, 고추장, 참기름 등 30여 가지 천연재료가 한 그릇에 들어가지만 어느 것 하나도 고유한 색깔이나 맛을 잃지 않으면서 조화를 이룬다. 사골육수로 밥을 짓고 식지 않도록 데운 유기나 돌솥에 담아낸다. 구수하면서 알싸하고 쩍쩍 달라붙는 맛에 눈이 절로 감기고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각종 나물류와 하얀 쌀밥, 육회, 황포묵, 고추장, 참기름 등이 어우러져 풍미와 식감이 미각을 자극한다. 전주명인 1호로 지정받은 김년임씨가 운영하는 ‘가족회관’은 푸짐하면서 깔끔한 밑반찬이 특징이다. ‘성미당’은 고추장을 넣고 미리 비벼 유기그릇에 담아낸다. ‘고궁’과 ‘한벽루’는 깔끔하면서 소담스럽다. ●상다리 부러질 정도로 푸짐… 육해공 산해진미 퍼레이드 전주 한정식은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푸짐한 반찬이 특징이다. 백반 큰 상은 반찬이 50가지를 넘는다. 산, 바다, 강, 들에서 나오는 산해진미가 모두 모여 있다. 서해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해산물, 기름진 평야에서 생산된 풍성한 곡식과 채소, 산간지대에서 나오는 향긋한 나물류에 손맛이 더해져 상을 채운다. 신선로, 탕과 찌개, 나물류와 젓갈 등은 모두 전통의 맛을 자랑한다. 양념을 아끼지 않은 반찬류는 상큼하고 맛깔스럽다. 전주한정식은 풍성함에 훈훈한 인심까지 더해져 식도락가들의 오감을 자극한다. 상차림에 놀라고 맛에 놀라고 발길을 돌리며 아쉬워 눈물짓는다는 말이 전해온다. ●호남평야 쌀로 빚은 막걸리… 골목마다 막걸릿집 성업 전주막걸리는 푸짐한 안주가 특징이다. 호남평야에서 생산된 쌀의 속살로 빚은 막걸리 한 주전자만 시켜도 타지방 백반만큼 기본 안주가 제공된다. 주전자를 추가할 때마다 특별 안주가 코스별로 따라와 식사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전주 막걸리는 마셔도 취하고 마시지 않아도 취한다’는 말은 보기만 해도 황홀한 안주 세례 때문이다. 서신동, 삼천동, 경원동, 효자동 등에 막걸리 골목이 유명하다. 골목마다 50~70곳의 막걸릿집이 성업 중이다. ‘가맥’(가게 맥주)은 전주에만 있는 슈퍼형 카페다. 맥주와 안주를 슈퍼마켓에서 사 가게 한쪽에 마련된 탁자와 의자에서 술을 즐기는 문화다. 지갑이 얇은 직장인들이 퇴근길에 가게에서 삼삼오오 모여 마시기 시작한 게 전주만의 술 풍속으로 자리를 굳혔다. 갑오징어, 황태, 계란말이 등 안주를 청양고추를 잘게 썰어 넣은 간장소스에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서목태로 키운 전주콩나물 아삭아삭한 ‘콩나물국밥’ 해장국으로 널리 알려진 음식이다. 콩나물을 주원료로 갖은 양념을 곁들여 끓여낸다. 얼큰하면서 개운하고 자꾸만 숟가락이 가는 감칠맛이 일품이다. 쥐눈이콩으로 불리는 ‘서목태’로 기른 전주콩나물은 아삭아삭하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질기지 않고 연하며 숙취해소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뚝배기에 뜨겁게 끓인 전통 콩나물국밥과 밥을 뜨거운 육수에 말아서 내는 남부시장식 국밥이 있다. 계란은 뜨거운 콩나물국에 풀어서 함께 먹거나 수란을 선택할 수 있다. 수란은 스테인리스 공기에 참기름을 두르고 반숙 형태로 제공된다. 수란에 뜨거운 콩나물국밥 국물을 끼얹고 휘휘 저어 훌훌 마시면 영양에도 좋고 속풀이도 그만이다. 막걸리에 한약재를 넣어 끓인 ‘모주’를 곁들여 먹기도 한다. ●뚝배기에 민물고기 넣어 끓인 전주식 매운탕 ‘오모가리’ ‘오모가리’는 뚝배기의 전주 사투리다. 민물고기를 뚝배기에 넣어 끓인 매운탕을 오모가리탕이라 부른다. 메기, 피라미, 동자개, 모래무지 등을 시래기와 함께 넣고 얼큰하게 끓여낸다. 싱싱한 민물고기와 각종 채소, 다진 양념을 적당히 섞어 보글보글 끓인 오모가리탕은 비리지 않으면서 알싸하고 시원한 국물맛이 식욕을 자극한다. 양념이 배어 있는 물고기 맛도 담백하고 고소하다. 한옥마을 외곽 전주천변에 오모가리탕집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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