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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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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넉넉함 품은 막걸리 길, 골목골목 인심을 맛보다

    넉넉함 품은 막걸리 길, 골목골목 인심을 맛보다

    전주의 맛을 찾아 떠날 차례다. 전주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 된 비빔밥뿐 아니라 시장 음식부터 길거리 음식까지 갖가지 먹거리가 풍성하다. 좋은 음식은 좋은 식재료에서 출발하는 것처럼 전주 음식을 알기 위해서는 시장을 먼저 찾아가 보는 것도 좋다.풍남문과 전주천 사이에 전주를 대표하는 남부시장이 있는데 하천 맞은편에는 아침에만 서는 특이한 시장이 있다. 전주천을 가로지르는 싸전다리 서쪽, 하천 남쪽 둔치에는 매일 오전 4시부터 10시까지 ‘도깨비 시장’이 열린다. 동트기 전부터 하루 내다팔 물건을 바지런히 준비해온 상인들이 하천을 따라 자리를 깔고 천막을 펼친다. 맞은편 공영주차장은 빈자리 없이 꽉 찬다. 사과, 배, 참외, 파, 가지, 파프리카 등 싱싱한 과일과 채소들이 수북이 쌓였다가 아침부터 몰려든 손님들의 손에 들려 간다. 생선, 미숫가루, 잡다한 공산품도 볼 수 있다. 해가 중천에 오르기 전 물건을 다 판 상인들은 미리 자리를 정리한다. 반짝 등장했다 사라지는 시장이라 활기가 더 넘친다.도깨비 시장을 둘러본 뒤 돌다리를 건너 남부시장으로 향한다. 남부시장은 조선 중기 전주성 남문 밖에 섰던 남문장의 역사를 이은 시장으로 4개 성문 밖 시장이 일제강점기 때 통합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국의 여느 전통시장처럼 간판 정비 등을 통해 현대화됐지만, 시장과 함께 평생을 보낸 상인들과 가게의 모습에는 옛 시절 추억이 서려 있다. 2000년대 들어 시장의 중심 건물 2층에 청년몰이라는 이름의 젊은 가게들이 둥지를 틀었다. 시장에서는 볼 수 없던 일본 카레와 우동, 피자와 파스타, 미국식 브런치 등을 파는 음식점과 예쁜 카페, 디자인 용품 가게가 생기면서 전통시장을 찾는 젊은이들의 발길이 늘었다. 오랜 역사의 전통시장 위에 청년몰이 공존하는 풍경이 재미있다.남부시장에는 전주만의 특색을 품은 먹거리가 풍성하다. 콩나물국밥은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다. 삼백집, 현대옥, 왱이집을 3대 맛집으로 꼽는다. 그중 ‘토렴’을 한 국밥을 내는 것으로 유명한 현대옥이 남부시장에도 있다. 전국 곳곳에 지점을 두고 있지만 전통 방식의 토렴에 ‘남부시장식’이라는 이름이 붙을 만큼 원조 맛집을 자랑한다. 시장 좁은 골목골목을 따라 들어가 봤다. 뜨끈한 김이 새어나오는 커다란 솥을 마주하고 주방을 보며 일렬로 앉는 좁은 좌석에 아침부터 손님이 빼곡하다. 그릇에 밥을 퍼담고 그 위에 국물을 반쯤 붓는다. 국물을 적당히 따라낸 뒤 다시 솥에서 뜬 국물을 가득 붓는다. 또다시 국물을 덜고 이번에는 콩나물을 듬뿍 올린다. 붓고 덜기를 한 번 더 반복하고 양념장을 얹은 뒤 다시 국물을 채운다. 현대옥에서는 이렇게 세 차례 국물을 더는 방식으로 토렴을 한다. 여름철 금세 쉬는 쌀밥을 장기간 보관하기 힘들던 과거에 찬밥을 국물로 따뜻하게 데워 내놓기 위해 개발된 방법이 토렴이다. 밥을 계속 끓여 걸쭉하게 되는 것을 막고 국물을 부었다 따르는 걸 반복하면서 밥알 사이사이마다 국물이 배게 해 맛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시원한 콩나물국밥에 쫄깃한 오징어가 섭섭지 않게 더해진다. 여기에 김을 직접 손으로 찢어 넣고 수란을 곁들이니 국밥이라고 얕볼 수 없는 훌륭한 한 끼가 완성된다. 남부시장에서 먹어 봐야 할 음식 중 하나는 피순대다. 두부, 채소, 곡류 등 순대소를 선지에 버무려 색이 검은 피순대는 일반 순대보다 두툼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부추·고추·마늘 등 쌈채소와 초장, 쌈장이 함께 나와 입맛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전주는 다른 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술 문화로도 유명하다. 유행을 타고 지금은 서울에도 전파된 ‘가맥’ 문화가 전주 태생이다. 가게에서 파는 맥주를 뜻하는 ‘가맥’은 1980년대 전주의 작은 슈퍼들에서 조촐한 안주를 팔면서 시작됐다. 작은 테이블에 둘러앉아 저렴한 술과 안주를 즐기는 것이 전주만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가맥으로 유명한 가게가 여럿 있지만 제일 이름난 곳은 ‘전일갑오’다. ‘전일슈퍼’라고도 불리는 이곳에는 평일에도 애주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연세 지긋한 사장님이 발갛게 타고 있는 연탄불에 직접 황태를 굽는다. 맥주 한 병과 함께 식탁에 오른 황태구이의 은근히 풍겨 오는 냄새에 절로 군침이 돈다. 손으로 쭉 찢어 입에 넣자 포슬포슬한 식감이 입속 가득 퍼진다. 이어 고소한 맛이 혀를 타고 전해진다. 맥주잔과 황태를 오가는 손이 그칠 새 없다.‘가맥’과 쌍벽을 이루는 재미있는 음주 문화를 막걸리 골목에서도 찾을 수 있다. 막걸리 두 주전자에 푸짐하다 못해 상다리가 휘어진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안주가 나오는 가게들이 300여m 골목을 따라 늘어서 있다. 튀김, 조림, 전 등 20가지 이상의 음식으로 구성된 상차림이 막걸리와 함께 나오는데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술과 안주를 먹으면서 도란도란 담소를 즐기다 보면 홍어삼합, 산낙지, 게장밥, 삼계탕, 홍합탕 등이 빈 접시를 치울 틈도 없이 차례로 나온다. 넉넉한 전라도 인심이 그대로 전해진다. 젊은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개성 있는 카페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객리단길은 침체해 가던 구도심에서 최근 몇 년 새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거리다. 전주객사길 일대로 서울 경리단길의 이름을 빌려 객리단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색 맛집과 카페가 하나둘씩 생기면서 어느덧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소로 자리 잡았다.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북서쪽 외곽 산업단지 내에는 독특한 카페 하나가 들어섰다. 25년간 방치되던 카세트테이프 공장이 ‘팔복예술공장’으로 새 옷을 입고 지난해 3월 개관했다. 1층 카페는 옛 공장 ‘썬전자’와 노동자 소식지 ‘햇살’에서 이름을 따 ‘써니’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당시 여공을 닮은 대형인형 ‘써니’가 카페에서 오는 이들을 반긴다. 2층과 옥상 전시실에는 국내외 작가들의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이 전시돼 있다. 야외 컨테이너에는 만화방과 그림방이 있어 가족끼리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 전주에서 받은 인상을 그림으로 그리며 동심의 예술가로 돌아가 보는 것도 기억에 남는 여행의 괜찮은 마무리일 것이다. 글 사진 전주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 울릉천국 아트센터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 울릉천국 아트센터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여, 울릉천국이 너희를 쉬게 할지니. “나는 누구인가 /내 이름 석자 그대로인가/...(중략).../왜 나를 이세상에 던져 오갈 바를 모르게 하나” <이장희, 나는 누구인가 中에서 . 2013> 이장희(72)는 인생의 구도자가 분명하다. 그가 사는 울릉도 북면 현포리는 멀어도 너무 먼 곳에 있다. 강릉이나, 울진, 포항까지 단잠 깨워 새벽녘에 도착하면 다시 배로 바꾸어 타고도 울렁울렁 3시간 30분, 내려서는 또 다시 한 시간 반을 달려야만 한다. 후들거리는 다리와 멀미약마저 포기한 듯, 뒤집어진 속을 내려놓을 땅이라면 영혼을 팔아서라도 어디든 천국이라 부를 수 있을 지경이다. 집 떠난 지 9시간 만에 드디어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이 쉴 수 있는 푸른 초장이 불현듯 등장한다.천국은 분명 울릉도에 있다. 단, 그대는 반드시 첫 차에 몸을 싣고, 페리를 타고, 마을버스에 오르는 3단계를 거쳐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코 천국을 맛 볼 수 없으리라. 건축가 유현준 교수의 표현대로 여행은 ‘시퀀스(Sequence)'가 만들어내는 결과다. 오직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지고 울릉에 온 자만이 울릉천국에 다다를 수(?) 있다. 여하튼 이 곳은 손 떨리게 쉴 수 있는 울릉도 송곳봉(430m) 아래 울릉천국 아트센터다.울릉천국 아트센터가 있는 울릉도는 확실히 여느 섬과는 느낌이 다르다. 항구에서 출발 4시간 후에 갑자기 설악산 중턱에 배가 닿는 느낌이다. 그냥 설악산 흔들바위 등산길 가파른 오르막 중간지점에 항구가 있는 듯, 내려야 한다. 모든 길은 구불구불 산 위로 가파르게 나 있고, 평지라고 해 봐야 나리 분지, 도동항이나 저동항 주변이 전부다. 그러하니 입도(入島)하는 관광객들이나 울릉주민들은 도동항, 혹은 저동항에 소북이 다 모여 있어 체감하는 인구밀도는 오히려 웬만한 대도시 도심보다 더 높다. 한 마디로 울릉도는 섬이라기보다는 산 중턱부터 바다에 솟아 있는 산골 마을에 가깝다.#주변은 울릉의 신비 그대로, 일주도로로 편하게 울릉도는 면적이 72.86 km², 동서로 10㎞ 남북 9.5Km로 펼쳐진 화산섬으로 크기로는 우리나라에서 9번째이며 거주인구는 약 1만 명 정도다. 바로 울릉도 중에서도 가장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 섬의 북부인 평리와 천부리 마을이고 이 곳에 울릉천국 아트센터가 있다. 불과 올 2월까지만 해도 저동항에서 울릉천국 아트센터까지는 한 시간하고도 30분을 더 달려야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 3월 말부터 울릉해안 일주도로 미개설 구간이었던 울릉읍 저동리와 울릉천국 아트센터 근처인 북면 천부리 간 4.75㎞ 구간이 연결되어 지금은 울릉천국까지는 도동항에서 이제는 30분이면 갈 수 있다.울릉천국 아트센터는 1970년대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그건 너’, ‘한잔의 추억’ 등 특유의 음색과 직설적인 가사로 대중의 인기를 얻은 쎄시봉 출신의 가수 이장희(72) 씨가 2004년에 터를 잡은 울릉군 북면 현포 평리마을에 위치해 있다. 그는 자신의 농장 부지 일부(연면적 1652m², 약 500평)를 제공하고, 경상북도와 울릉군은 70억 원의 예산을 지원해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1150m², 150석 규모의 공연장과 카페테리아, 전시관 등이 있는 상설공연장을 지난 2016년에 완공하였고 2018년 5월 8일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으로 개관하였다. 현재는 이 곳에서 시즌별로 매주 한 두 번씩 밴드 ‘동방의 빛’ 멤버들인 강근식, 조원익 씨와 더불어 정기적으로 공연을 하고 있다. 관객이 많든, 적든 그냥 그들은 함께 살며 60년 우정을 음악과 함께 한다.울릉군 역시 울릉천국 아트센터에 대한 관심은 각별해서 낙석관리 및 입도 관광객 안내, 주변 환경 정화 등과 같은 군청 차원의 지원은 관람객의 눈에도 금세 드러날 만큼 두드러진다. 이 곳에서 만난 김철환(54) 울릉군 시설관리소장은 ‘울릉도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려준 보석과 같은 분이셔서 울릉도 토박이로서 늘 감사드린다’라며 엄지척을 올린다. 그러면서 공연을 앞둔 센터 주변 시설 관리에 신경을 쓰는 진심이 느껴질 정도다. 또한 울릉천국 아트센터 바로 앞 도로 오른편으로는 나리분지, 천부해중전망대를 비롯하여, 삼선암, 관음도, 석포 전망대 등 그동안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천혜의 울릉도 비경들도 올 3월에 연결된 울릉 일주도로를 이용해 일반인들도 이제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울릉천국 아트센터 바로 앞 일주도로에서 바라본 일출과 일몰 광경은 세상 풍파 다 겪은 고희(古稀)의 음악인들이 이 곳에 사는 이유를 짐작케 할만큼 아름답고 신비롭다. 이름 한 번 멋지다. 울릉천국! <울릉천국 아트센터에 대한 여행 10 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울릉도에 간다면 필히. 아트센터와 더불어 펼쳐진 울릉도 북부 해안 일주도로는 풍광이 압권이다. 50대 이상, 산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방문 권유. 울릉도는 바다에 떠 있는 산이다. 2. 누구와 함께? - 부모님을 모시고 공연 관람을. 3. 가는 방법은? -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평리2길 207-4 - 마을버스로는 평리에서 내려 10분정도 걸어가야 한다. 평리침례교회 바로 윗집. 4. 감탄하는 점은? - 울릉천국 아트센터 뒷산인 송곳산, 앞으로 펼쳐진 울릉 북부 해안 절경.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최근에 관광객들이 많이 늘었다. 6. 주변에 꼭 봐야할 것은? - 울릉천국 아트센터 공연장, 정원, 해안 일주도로의 삼선암, 관음도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와 식당은? - 홍합과 따개비 칼국수, 부지깽이와 참고비, 삼나물, 더덕, 명이 울릉도 나물 비빔밥, 오징어 내장탕, 호박엿 / 도동항 - 99식당의 따개비밥, 보배식당의 홍합밥, 산나물식당의 비빔밥, 향우촌의 울릉약소/ 저동항 - 삼정본가식당, 싱싱횟집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ulleung.go.kr/tour/page.htm?mnu_siteid=tour2&mnu_uid=2510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예림원, 공암, 삼선암, 관음도, 나리분지, 천부해중전망대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이 곳은 이장희 씨의 집이다. 집과 공연장을 오가는 칠순의 음악인들의 모습을 보아도 다가서지 마시고 가벼운 목례 정도로만. 특히 이장희 씨와 친구들이 생활하는 숙소에는 절대 접근 금지. 맘 편히 '칠순의 어르신들'이 음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따뜻한 배려를.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천사섬 신안군, 은빛 향연 물든다

    천사섬 신안군, 은빛 향연 물든다

    1004의 섬 신안군이 병어 제철을 맞아 특별하고 맛있는 ‘섬 병어 축제’를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지도읍 신안젓갈타운에서 개최한다. 4월부터 8월까지 맛볼 수 있는 ‘섬 병어’는 청정한 신안 앞바다에서 어획돼 신선하고 비린내가 없다. 고소함과 담백한 맛이 일품인 신안군 제일의 특산물이다. 전국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 매년 많은 미식가들이 그 맛에 반해 신안을 찾고 있다. 난타·오케스트라 등 다채로운 무대행사로 꾸며진 개막식을 시작으로 유명 가수 공연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민속놀이체험, 물풍선 던지기, 병어 연 만들기 등 자녀들과 가족단위 관광객들의 즐길 거리도 마련했다. 인접한 증도면에서도 15~16일 밴댕이 축제가 열려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더해진다.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병어를 맛볼 수 있도록 1004인분의 병어회무침 비빔밥 무료 시식회도 열린다. 병어회, 찜 등 갖가지 병어 요리가 제공되는 먹거리장터와 관광객들에게 병어를 배달해주는 택배 주문 시스템도 운영된다. 신안 해역 병어 잡이 어선은 200여척으로 8월까지 연평균 600여t을 어획해 126억원의 위판고를 올리고 있다. 신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전북도 천년명가 5곳 선정

    전북도가 30년 이상 외길 경영을 하거나 가족이 가업을 승계한 우수 소상공 업체 5곳을 ‘전북 천년명� ?� 선정했다. 천년명가에 뽑힌 곳은 ▲전주비빔밥 전통을 지키는 전주 성미당 ▲수제도장을 제작하는 군산 일도당인쇄 ▲가전제품을 수리 판매하는 전주 남문소리사 ▲아궁이에 나무로 불을 지펴 고추장을 만드는 순창 이조전통식품 ▲옹기를 비롯한 전통 도자기 맥을 잇는 김제 팔봉도자기 등이다. 이들 업체는 서류심사, 현장평가, 발표평가, 암행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도는 이들 업체에 3년간 전북천년명가 현판을 부착해주고 경영개선자금 2000만원, 전문가 지도, 특례보증, 프랜차이즈화 등을 지원한다. 경영스토리와 인터뷰 등을 담은 홍보 영상을 제작해 TV와 유튜브에도 송출할 계획이다. 도는 하반기에 5개 업체를 천년명가로 추가 선정할 예정이다. 김미정 전북도 일자리정책관은 “천년명가 가게들이 자긍심을 갖고 소상공인의 본보기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며 “이들 업체의 노하우와 경영 경험 등을 전수해 성공모델로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웃음 나르는 황새, 어둠 밝히는 팔색조…고찰에 안긴 예술, 솔숲에 깃든 기백

    웃음 나르는 황새, 어둠 밝히는 팔색조…고찰에 안긴 예술, 솔숲에 깃든 기백

    충남 예산군이 들썩입니다.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4월 초 개통한 예당호 출렁다리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저수지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가 놓였습니다. 다리 길이는 402m, 얼마 전까지 호수에 설치된 국내 최장 출렁다리였던 충남 청양군의 천장호 출렁다리(207m)보다 2배쯤 길지요. 다리는 걸어서만 건널 수 있는 보행교로 처음부터 끝까지 걸으면 꼬박 8분이나 걸립니다. 예당호 출렁다리는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사람들을 맞이합니다. 그 말인즉 저수지에 피어오르는 아침 물안개를 감상하거나, 초여름 햇빛을 온몸에 스미게 하거나, LED 조명이 반짝이는 다리에서 저녁 산책을 즐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해넘이 후의 출렁다리는 특히 감탄을 자아냅니다. 다리에 색색의 조명이 들어오고 조명의 반영이 예당호를 빛으로 채웁니다. 무지갯빛 예당호 출렁다리를 걸으며 청청한 여름으로 들어갑니다.예산에 여행할 장소가 하나 더 늘었다. 지난 4월 6일 개통한 길이 402m, 주탑 높이 64m의 예당호 출렁다리가 그것. 예당호 출렁다리는 ‘호수에 설치된 가장 길고 높은 주탑 출렁다리’로 한국기록원(KRI)의 공식 인증을 받았다. 5월 26일 기준 방문객 100만명을 돌파하며 예산의 랜드마크로 우뚝 섰다. 예당호 출렁다리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예당호부터 짚고 넘어가자. 예당호는 ‘내륙의 바다’라고 불릴 만큼 큰 저수지다. 예당호를 보고 “여기가 바다야?”라고 묻는 사람이 있을 정도. 둘레가 40㎞, 마라톤 풀코스 거리에 육박하고 면적은 약 10㎢, 서울 여의도의 3배가 넘는다. 50여년 전에 예산과 당진을 걸친 평야에 물을 대고자 조성된 저수지는 오늘날 국내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로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예당호 출렁다리 앞에 선다. 숨을 훅, 들이쉰다. 오른발을 디디니 평지와 다름없는 듯하다. 왼발을 내려놓으니 기우뚱, 몸이 왼쪽으로 쏠린다. 다시 오른발을 디디면 무게중심이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오른발 왼발 오른발 왼발, 흔들리는 다리에 맞춰 발에 리듬이 실린다. 폴짝폴짝 뛰며 다리의 성능을 시험하는 사람도 여럿이다. 예당호 출렁다리는 현수교다. 64m 높이의 주탑에서 주케이블을 늘어뜨렸고, 주케이블에서 384개의 행어가 내리뻗었다. 발을 디디면 출렁다리는 흔들리고 다리는 후들거린다. 그렇다고 안전성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다리는 초속 35m 강풍과 진도 7의 강진에도 끄떡없고, 몸무게 70㎏의 성인 3150명이 동시에 건널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다리 상판 양옆은 나무 데크, 가운데는 촘촘한 철판이라 아래가 훤히 보이지 않는다. 담력이 약한 사람도 아찔함을 즐기며 건널 만하다. 다리는 예당국민관광지와 예당호 북쪽을 잇는다.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처럼 온 신경을 발에 집중하기도 잠시, 시선은 점점 발끝에서 먼 곳으로 나아간다. 주탑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예당호는 서정적인 풍경을 그린다. 나무의 초록빛 그림자가 수면에서 춤을 추고 바다 같은 저수지에 햇살이 내려앉는다. 예당호 북서쪽의 수상좌대, 출렁다리 북쪽 끝과 맞닿은 수변 산책로 역시 온화하기 그지없다. 예당호 출렁다리는 걷는 재미만큼 바라보는 운치도 있다. 멀찌감치 떨어져 본 출렁다리는 새하얀 황새가 날개를 펴고 착지하는 듯한 모양새다. 다리는 예산의 군조(郡鳥)인 황새를 형상화했다. 주탑은 황새의 몸과 머리를, 주케이블은 날개를 나타낸단다. 조망 포인트는 문화광장 벽천수로를 마주한 채 오른쪽 나무 데크를 오르면 나타나는 언덕. 소나무 군락 사이에 새하얀 다리가 들어차 구도가 그럴싸하다. 예당호 출렁다리의 밤은 낮보다 휘황하다. 일몰 후부터 밤 10시까지 다리 상판에 색색의 LED 조명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하늘이 시퍼런 청빛으로 물드는 순간을 신호 삼아 붉은색, 파란색, 보라색,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무지갯빛 조명이 다리를 수놓는다. 사람들은 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기에 바쁘다. 밤의 조망 포인트는 낮과 다르다. 문화광장 전망데크에 서면 기다란 다리를 비교적 적은 왜곡으로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다리 조명이 예당호에 데칼코마니 무늬를 그린다. 불빛이 번져나가는 수면은 이글거리는 태양 같기도, 번쩍이는 네온사인 같기도 하다. 예당호 출렁다리가 그린 빛의 그림 위로 예당호의 밤이 깊어간다. 예당호 출렁다리는 관광지의 기능에 충실하다. 물자 대신 사람들의 웃음을 나른다는 이야기다.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은 다리의 길이만큼 말을 할 수밖에 없다. 흔들리는 다리, 때 이른 더위, 자신의 일상, 대화 주제가 무엇이건 간에 다리의 끝에 닿을 때까지 옆 사람과 말을 섞는다. 도란도란 이야기하고 예당호 풍경에 무시로 감탄한다. 무서움을 떨치려 손을 맞잡고 휴대폰으로 서로를 담는다. 예당호 출렁다리를 찾은 사람들은 다리가 세워진 이유를 증명한다. 옆 사람과 눈 맞추고 손잡을 시간, 우리에게는 이런 시간이 좀더 많이 필요하다고 일러준다. 다리는 다음과 같은 말을 은유한다. 402m의 길이만큼 우리는 좀더 가까워지리라.●간결한 아름다움… 700년 고찰 수덕사 수덕사는 예산10경 중 제1경에 해당하는 고찰이다. 백제 시대에 창건한 것으로 추정되고 대웅전은 고려 충렬왕 34년(1308년)에 지었다. 고려 시대의 목조 건물 양식이 잘 드러난다고 하여 국보 제49호로 지정됐다. 대웅전은 간결함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일러준다. 앞면 3칸, 옆면 4칸 크기의 대웅전은 아무런 치장을 하지 않은 채 나무의 오랜 색만 남았다. 대웅전을 감상하기에 적절한 위치는 앞보다 옆이다. ‘사람 인(人)’자 모양의 맞배지붕, 공포가 기둥 위에만 있는 주심포 양식, 가운데가 볼록한 배흘림기둥이 옆에서 보아야 더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맞배지붕과 주심포 양식이 빚은 간결미, 700여년 세월에 빛바랜 배흘림기둥이 시간이 깊어질수록 아름다운 것의 모습을 보여 준다. 수덕사에는 여러 사람의 이야기가 흐른다. 수덕사에 딸린 비구니 스님의 도량, 환희대에 머무른 김일엽 스님, 만공 스님에게 스님이 되길 거절당한 신여성 나혜석, ‘문자 추상’(문자를 형상화해 그림으로 표현하는 기법)으로 대표되는 예술세계를 구축한 고암 이응노 화백 등이다. 일주문 근처의 초가집은 수덕여관, 이 화백의 부인이 운영하며 화백이 프랑스에 가기 전까지 수덕사 풍경을 화폭에 옮겼던 곳이다. 수덕여관 옆은 이응노를 비롯해 오늘날 예술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선미술관이다.●윤봉길 의사의 기개가 어린 충의사 “대한 독립 만세!” 1932년 4월 29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공원. 상하이 점령을 축하하는 일본군 사이에서 폭탄이 터진다. 폭탄을 던진 이는 예산 청년, 윤봉길이었다. 윤봉길 의사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예산군 덕산면, 지금의 충의사 일대다. 충의사는 윤봉길 의사의 영정을 모신 사당이다. 윤 의사는 독립운동을 위해 상하이로 건너가기 전까지 이곳에서 ‘농민독본’을 편저해 농민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며 문맹 퇴치와 농민운동에 힘썼다. 일제의 식민통치에서 벗어나려면 농민들의 무지를 없애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충의사에는 사람들이 잘 찾지 않지만 풍경이 근사한 곳이 있다. 윤봉길 의사의 부인인 배용순 여사의 묘소다. 충의사 홍살문을 마주한 채 왼쪽으로 걸어가면 아담한 연못을 지나 묘소로 가는 산책로가 나온다. 묘소 일대가 울울한 솔숲이라 잠시나마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윤봉길의사기념관은 의사의 일대기를 유품, 사진, 디오라마 등으로 전시한다. 의사의 유품 50여점이 가장 큰 볼거리다. 맏아들에게 남긴 편지, 4·29 의거 전 김구 선생과 정표로 맞바꾼 회중시계, 의사의 피땀이 묻은 손수건, 물통 폭탄과 도시락 폭탄 복제품 등에 독립을 향한 의사의 절절한 의지가 묻어난다. “태극의 깃발을 높이 드날리고 나의 빈 무덤 앞에 찾아와 한 잔 술을 부어 놓아라.” 4·29 의거 이틀 전, 두 아들 모순과 담에게 남긴 유시 중 일부다. 의사의 바람대로 충의사에는 입구 양옆부터 태극기가 나부낀다. 개인의 안위 대신 나라를 구하는 것을 택한 의로운 청춘의 이야기가 예산에 있다. 글 이수린(유니에스 여행작가) 사진 장명확(사진작가)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 : 서울에서 자동차로 갈 경우 서해안고속도로 비봉교차로, 당진영덕고속도로 당진분기점을 거쳐 예산수덕사IC교차로에서 ‘보령, 홍성’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평촌삼거리에서 ‘예산, 예당국민관광지’ 방면으로 좌회전한 뒤 예당관광로를 1.7㎞가량 따라가면 예당호 출렁다리다. 예당국민관광지에 공영주차장이 있다. →맛집 : 예당저수지 주변에 예산 별미인 어죽과 붕어찜 음식점이 많다. 예당저수지 동쪽의 대흥식당(335-6034)은 어죽 맛집이다. 별미식당(337-6363)은 수덕사 앞의 산채정식 전문점이다. 산채더덕정식, 산채비빔밥 등 산나물 위주의 건강한 한 상을 차린다. 신창집(338-2357)은 삽교 거리의 10여개 곱창집 가운데 5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돼지곱창 전문점이다. →잘 곳 : 리솜스파캐슬(330-8000)은 덕산 온천수가 공급되는 스파리조트이다. 400여개 객실에 대규모 스파 시설을 갖췄다. M펜션(331-3123)은 예당저수지에서 도보 5분 거리다. 객실 통유리 창으로 예당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와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 쿨한 윈드서핑·고래관광… 핫한 60년 전통 한우불고기

    쿨한 윈드서핑·고래관광… 핫한 60년 전통 한우불고기

    윈드서핑 세계대회 300여명 선수 참가 550t 고래 여행선 타고 탐사·야경도 감상 언양·봉계 한우… 간절곶 활어회 일품 암각화 보러 가는 길 트레킹 코스도 인기오색 꽃, 푸른 바다, 헤엄치는 고래떼, 동해를 가르는 윈드서핑…. 오월의 푸른 울산이 전국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끈다. 울산은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간절곶을 비롯해 선사시대의 숨결을 간직한 반구대 암각화, 천혜의 산악관광자원인 영남알프스, 국내 유일의 고래관광 유람선, 몽돌해수욕장, 글로벌 산업단지 등 산·바다·산업·문화유적이 공존하는 곳이다. 오월의 울산은 태화강 봄꽃 대향연, 울산대공원 장미축제 등 각종 축제로 물든다. 진하해수욕장을 비롯한 울산 앞바다에서는 세계윈드서핑대회 등 다양한 해양레포츠가 전국의 관광객을 부른다. 언양 한우불고기와 싱싱한 활어회, 고래고기 미식가들을 유혹하는 먹거리도 일품이다. ●국보 반구대 암각화·영남알프스 절경에 흠뻑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는 신석기시대의 사냥과 어로 등 생활상을 바위에 새긴 그림으로, 세계 최고의 신석기시대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아 1995년 6월 23일 국보로 지정됐다. 암각화로 가는 길목이나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트레킹 코스로도 인기다. 200여개의 공룡발자국 화석으로 이뤄진 천전리 각석도 볼만하다. 영남알프스는 신불산, 가지산, 운문산, 천황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7개의 봉우리로 연결된 산악지역이다. 신불산 억새평원과 별빛야영장 등을 찾는 관광객들이 해마다 수십만명에 이른다. KTX 개통 이후 유명세가 더해졌다. 하늘, 억새, 운무, 전망, 경관 등을 테마로 한 5개 코스로 개발된 억새길은 전국 최고의 트레킹 코스다. 석남사는 한겨울 눈이 내려 사찰을 하얗게 만들 때 가지산과 어울려 절경을 이룬다.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일출 명소 간절곶. 매년 해맞이 행사를 비롯해 연간 수십만명의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과 동해안의 아름다운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매년 5월 진하해수욕장 일원에는 국내외 윈드서퍼들이 모여 푸른 물살을 가른다. 올해도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진하해수욕장에서 ‘2019 울주 진하 PWA세계윈드서핑대회’가 열려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이번 대회에는 20여개국 300여명의 선수와 임원들이 참가했다. 이어 25~26일에는 제7회 울주군수배 전국윈드서핑대회도 개최됐다. 총 11개 부에 선수와 동호인 등 250여명이 참가했다. 여름이면 울산지역 해수욕장 등에는 피서객이 몰려든다. 요트와 윈드서핑, 바나나보트 등 다양한 해양 레포츠를 즐긴다. 해수욕장 옆에는 거북등 모양의 작은 섬 명선도가 있다. 2~4월에는 명선도 바닷길이 열려 일명 ‘모세의 기적’도 체험할 수 있다. 국내 최대 민속 옹기마을인 외고산 옹기마을도 빼놓을 수 없다.●크루즈·모노레일로 즐기는 고래도시 장생포 국내 유일의 고래바다여행선이 지난달 2일 남구 장생포에서 돛을 올리고 올해 정기운항에 들어갔다. 고래바다여행선(550t)은 식당, 카페, 공연장, 회의실, 휴게실, 수유실 등 편의 시설이 있다. 정원은 320명이다. 고래바다여행선은 오는 10월까지 월요일을 제외한 주 8회 고래 탐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해안 야경을 구경하며 뷔페 식사를 즐기는 디너 크루즈는 10월까지 매주 금요일 1회 운항한다. 승객이 고래바다여행선에서 고래를 보지 못하면 고래박물관 무료 관람권이나 고래생태체험관 40%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장생포는 고래를 테마로 한 다양한 관광 인프라가 마련돼 현재 울산의 대표 관광지가 됐다. 장생포에는 고래문화마을,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박물관 등 고래와 포경업에 관련된 관광지가 모여 있다. 고래문화마을에는 고래잡이가 한창이던 옛날 장생포의 모습을 재현한 ‘장생포 옛마을’이 있다. 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체험관도 나란히 있다. 고래박물관에서는 포경의 역사를 알 수 있고 각종 포경 유물과 고래의 뼈·이빨을 볼 수 있다. 귀신고래의 실제 모형, 머리 골격, 생활상뿐만 아니라 실제 울음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귀신고래관’도 마련돼 있다. 박물관 옆 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수족관 안에 있는 돌고래를 만날 수 있다. 돌고래들이 먹이를 먹는 모습을 관람할 수 있는 고래생태 설명회는 하루 세 번 열린다. 박물관 앞에는 고래문화특구 일대를 운행하는 모노레일을 탈 수도 있다. 박물관을 출발해 고래문화마을을 거쳐 다시 박물관으로 돌아오는 순환형으로 총 1.3㎞ 노선에 8인승 차량이 운영된다. 모노레일을 이용하면 400∼500m 떨어져 있는 고래문화마을과 박물관을 더 쉽게 오갈 수 있다. 어린이 고래테마파크인 ‘JSP 웰리 키즈랜드’는 새로운 명물로 자리잡았다.●봄꽃 이어 장미축제… 눈으로 향기로 힐링 대한민국 26대 생태관광지 중 유일하게 도심 속에 있는 울산 태화강 지방정원은 화려함을 자랑한다.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태화강 지방정원에서는 2019 태화강 봄꽃 대향연이 열렸다. 16만㎡ 규모에 이르는 초화단지에 핀 꽃양귀비, 작약, 수레국화, 안개초 등 10여종에 600만 송이 봄꽃이 관광객을 맞았다. 올해는 행사장에 시민 휴식 공간을 확대했고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염원을 담은 홍보 아치와 대나무 소망등을 만들어 선보였다. 십리대숲 산책로에서는 울산시가 추진 중인 백리대숲 조성을 염원하는 점등식도 마련됐다. 제13회 울산대공원 장미축제’도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울산대공원 장미원에서 열렸다. 축제가 끝난 후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오색의 꽃과 향기가 가득한 울산에서 일상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울주군 언양과 봉계는 한우로 유명하다. 언양 한우불고기는 60년 전통을 자랑한다. 언양 한우불고기는 일반 양념 불고기(일명 육수 불고기)와 달리 양념을 조금만 사용해 고기 고유의 맛을 최대한 살린 게 특징이다. 언양은 예부터 한우로 유명한 곳이다. 인근 봉계에서는 갈빗살을 소금만 살짝 뿌려 숯불에 구워 먹는 생고기가 유명하다. 육즙이 많아 관광객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또 영남알프스 일대는 신불산과 가지산에서 직접 캔 나물들로 만든 산채비빔밥이 유명하다. 시금치, 콩나물, 고사리, 도라지, 버섯, 애호박 등 각종 나물에 고추장을 넣어 만든 영양 만점의 음식이다. 나물 아래에 참기름을 따로 뿌려 비빔밥의 고소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특히 울산은 청정 동해의 깊은 수심에서 갓 잡아 올린 생선을 그 자리에서 먹는 활어회가 일품이다. 겨울부터 초봄까지 대게도 많이 잡혀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서생면 간절곶 일대는 가족과 연인들의 맛 여행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자연산 활어회는 다른 곳에서 흔하게 접할 수 없는 풍경이다. 간절곶 일대는 믿고 먹어도 좋을 맛집이 많다. 어민들이 직접 잡아 내놓는 자연산 활어회는 씹는 맛이 일품이다. 고래고기는 부위별로 12가지 맛을 느낄 수 있다. 고래고기 맛에 한번 빠지면 헤어날 수가 없다는 얘기도 있다. 수육, 회, 튀김, 전골, 찌개, 초밥, 스테이크 등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다. 고래고기의 참맛을 즐기려는 미식가들은 소금이나 멸치젓갈에 찍어 먹는다. 특유의 냄새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장생포에는 현재 25개 정도의 고래고기 전문 음식점이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냉면 한 그릇 1만 4000원…8년 만에 40% 폭등

    냉면 한 그릇 1만 4000원…8년 만에 40% 폭등

    유명 냉면집 1년 만에 1000원 올려 평균 냉면값도 3.1% 뛰어 8962원 김밥 최고 8.1% 올라 한 줄 2369원서민들이 여름철 즐겨 찾는 대표 외식 메뉴인 냉면 한 그릇 평균 가격이 9000원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외식 메뉴 가격도 지난 1년 사이에 최고 8% 뛰었다.19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이 서울 지역에서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대표 외식 메뉴 8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개 중 7개 가격이 올랐고 1개만 지난해와 같았다. 냉면은 한 그릇 평균 8962원으로 1년 전보다 3.1%(270원) 올랐다. 냉면 성수기인 여름을 앞두고 최근 서울 시내 유명 냉면 맛집들도 가격을 잇달아 인상했다. 서울 중구에 본점을 두고 강남, 미국 워싱턴DC에 분점을 둔 한 식당은 최근 대표 메뉴인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가격을 1만 3000원에서 1만 4000원으로 1000원 올렸다. 2011년 초 이 식당의 냉면값이 1만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8년 만에 40%가 오른 셈이다. 그 외 맛집으로 잘 알려진 서울의 유명 식당들의 냉면값도 평균 1만 2000원 이상이다. 냉면 업체들은 식자재와 인건비, 임차료가 너무 올라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가장 가격이 많이 오른 품목은 김밥이다. 김밥 한 줄 가격은 지난달 기준 2369원으로 1년 전보다 8.1% 상승했다. 이어 비빔밥(7.6%), 김치찌개 백반(4.5%), 칼국수(4.0%), 냉면(3.1%), 삼겹살(2.9%), 삼계탕(1.1%) 순으로 가격이 많이 올랐다. 짜장면만 4923원으로 1년 동안 가격 변동이 없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애달픈 국민 위로한 변사, 문화재로 등록 않으면 크나큰 문화 상실”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애달픈 국민 위로한 변사, 문화재로 등록 않으면 크나큰 문화 상실”

    마지막 ‘변사’ 생활 30년 최영준이 말하는 ‘목소리 마술사’“인간문화재 등록요? 좋죠! 무성영화 변사가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로 인정받고 계승 발전의 터닝 포인트가 된다면 더 없이 반가운 일이죠. 나라잃은 설움에 가득찬 식민지 백성을 통곡하게 하고 목놓아 아리랑을 노래하며 독립운동의 도화선이 되었던 나운규의 무성영화 ‘아리랑’과 변사는 우리의 아픈 역사 속에서 찬란히 빛을 발했던 문화적 횃불입니다. 변사의 역사가 짧다고요? 제가 마지막 변사가 아닌 새로운 시작을 위한 초석이 될 수 있도록, 국가적으로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30여년 전 무성영화가 단 한편밖에 남지 않던 시절 사명감 하나로 사재를 털어 변사공연을 이어왔습니. 100년 전통을 가진 무성영화와 변사를 하찮게 여겨 이 시대에 소멸시킨다면 크나큰 문화상실이자 후손에게 잘못이 될 것입니다.”변사, 일제시대 탄생한 광대… 무성영화, 관객에 전달애달픈 대사에 심금 올리는 목소리… 관객 울리고 웃겨 스마트폰으로 누구나 동영상을 만들 수 있고, 영화관에 들어서면 선명한 고화질 화면에 서라운드 음향이 펼쳐지는 디지털시대다. 이런 와중에 무성영화를 해설하고 연기하고 관객을 울리고 웃기는 변사(辯士)가 아직도 활동한다는 사실에 반가움이 끓어올랐다. 호기심으로 수소문한 최영준씨. 자신을 광대(廣大)라고 부르는 그는 한국에서는 유일한 ‘목소리 마술사’라는 변사다. 일제강점기에 시작된 한국영화 백년사에서 빠질 수 없는 무성영화 변사. 애달픈 스토리에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로 세파에 시달린 관객을 웃겼다 울리는 변사. 그러나 유성영화의 등장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밖에 없었던 변사가 전국을 다니며 전성기를 누리듯 공연을 이어 간다니 그의 애환과 비결을 듣고 싶었다. 지난 3일 최영준씨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그는 “광대의 나이는 늘 철없는 열 살”이라며 굳이 나이를 밝히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30여년전 우연히 본 ‘검사와 여선생’에 꽂혀신파극 ‘이수일과 심순애’ 제작해 변사로 나서새로운 장르여서 ‘무성영화 변사극’이라 명명”- 변사극에 빠지게 된 계기는. “30여 년 전, 모노드라마 1인극 연극배우로, 인천에서 ‘약장수’, ‘팔불출’을 직접 제작하고 출연해 서울로 진출하였죠. 그 당시 연극의 중심이었던 이대입구 소극장에서 한 작품 당 2년씩, 장장 4년간 장기공연을 마치고 차기작품을 준비하다가…. 우연히 5년 전에 작고하신 변사 신출 선생의 무성영화 ‘검사와 여선생’을 보게 됐어요. 무성영화와 변사를 보는 순간 ‘아, 이거다’ 싶었죠. 제 눈에는 변사가 1인극 배우로, 무성영화는 훌륭한 무대장치로 보였던 겁니다.” 이걸 꼭 해야겠다 마음먹고 그 시절의 다른 흑백무성영화가 또 있는지 찾았다. 당시 한국에 ‘검사와 여선생’ 외에는 무성영화가 단 한편도 없었던 상황. 신파극으로 유명한 ‘이수일과 심순애’를 무성영화로 직접 제작해서 변사로 나섰다. 그때가 1986년. 그 때부터 전국 순회공연과 미국 공연도 갔다. 장르에 대한 구분이 필요해서 그는 직접 장르 이름을 ‘무성영화 변사극’이라고 붙였다. - 무성영화 변사극이란 뭔가요. “문화의 다양성 측면에서 시대를 주도하는 문화가 있다면 시대를 역행하는 문화도 있어야 합니다. 무성영화 변사극은 우리나라 식민지 시절의 아픈 역사 속에서 위로 받고 싶었던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신파극, 악극, 그 시절 대중가요, 흑백 무성영화, 그리고 변사를 새롭게 디자인하여 이 시대의 관객과 함께 어울리고 소통하는 마당극이라는 그릇에 담았습니다. 저의 연출기법이죠. 장르의 융합이랄까, 하이브리드 콘텐츠라고 할 수 있지요. 각기 독립된 장르의 장점을 섞어놓은 비빔밥 같은 장르이니 그 이름을 새롭게 붙인겁니다.” - 다양한 경험을 했는데, 변사 연기에 도움이 되나. “한 우물만 파라는 소리를 참 많이 들었죠. 장르를 넘나드는 ‘크로스 오버’라는 용어가 생소했던 시기에, 저는 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살아 왔죠. 극단의 허드렛일부터 시작해서 연극배우, 연출, 시나리오 작가, 영화배우, 작사, 작곡, 가수, 개그맨…, 라디오 DJ도 재작년까지 25년간 했습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노래 ‘한국을 빛낸 백명의 위인들’을 부른 가수가 바로 접니다. 글쓰기, 연기, 연출, 노래, 작사, 작곡…. 발표한 음반도 열장이 넘습니다. 음반 한 장에 제가 만든 신곡이 평균 10곡이니 거의 미친 듯이 열정을 쏟아 붓는거죠.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 말이 쉽지 완전히 맨땅에 헤딩 하는거죠. 전사의 심장으로, 독학으로, 가시밭길을 헤쳐 가는 겁니다. 수많은 시행착오가 저의 학습이고 노하우를 터득하는 방법입니다. 파란만장한 제인생의 이런 모든 것이 자양분이 되어 ‘1인36역’의 변사를 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변사극 매력?…관객과 소통, 무성영화와 호흡마당놀이 형식… 관객 호응 일본 영화사도 놀라주 관객은 노령층… 노인 증가에도 콘텐츠 부족”- 무성영화 변사극의 매력은 무엇인가. “관객과 대화하고 함께 얼싸안고 울고 웃는, 접촉을 통한 소통입니다. 쇼도 보고 영화도 보고, 무성영화와 변사의 환상적인 호흡인거죠. 변사의 연기술과 웃음을 주는 애드립은 젊은 관객도 좋아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어르신을 위한 공연입니다. 또한 마당놀이 형식을 도입해서 관객의 적극 참여를 유도합니다. 지난 2월에 일본 마츠다 영화사를 방문하였는데 무성영화 1000편을 보유하고 있더군요. 그러나 변사는 5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지만 대중의 주목도가 떨어져 정부의 지원사업에 의지하는 형편이라고 합니다. 제 공연 영상을 보더니 어떻게 이렇게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지 놀라는 반응을 보이며 9월에 초청공연을 갖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일본의 무성영화 상영이 역사적인 콘텐츠의 재연이라면, 저의 무성영화 변사극은 변사와 관객이 함께 어울리고 즐기는 공연입니다. 제가 이렇게 지극히 한국적으로 변사극을 만들고 틀을 잡아 놓으면 후대에 누군가에게는 초석이 되고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문화 영역이 더욱 확장되는 것이죠.” - 변사극 공연, 지방에서 많이 하던데, 그 이유는. “아무래도 서울 보다 지방이 문화 소외지역이라고 해서 그쪽 문화단체나 지자체에서 많이 초청을 해줍니다. 이게 아날로그 콘텐츠이다 보니 관객층은 주로 저를 알아봐 주시는 어르신들이죠. 그런데, 사실 진짜 문화소외 지역민은 서울에 사는 어르신들이예요. 노인을 위한 구경거리가 없다면서 어쩌다 변사공연을 보시고는 ‘자주 보고 싶다, 많이 아쉽다’고 하시더군요. 우리나라도 노인 인구가 많아지지만 즐길 문화 콘텐츠가 부족하잖아요. 앞으로 방방곡곡 더 많은 공연으로 노인들을 즐겁게 해드리는 것이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좋은 일이고, 저의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시간 넘게 계속된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이 썼다는 미발표곡 ‘목포항’도 불렀고, 조금 뒤에는 ‘목포의 눈물’도 구성진 가락으로 읊조렸다. 아이들 같은 목소리로 동요도 여러차례 불렀다. 물론 변사의 역할을 소개하는 과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영화와 유독 인연이 깊다고 했다. 연극배우 시절 극장 개봉영화 ‘엘리베이터 올라타기’, ‘랏쉬’에 주인공으로 출연했고, 개그맨 데뷰 후에는 어린이 영화 십여편에 출연했다. “최근에는 어린이 영화 시나리오 두 편을 썼는데요, 한 편은 지난달에 경주에서 촬영을 마쳤고요, 또 한 편은 8월에 제주도에서 촬영할 예정입니다. 배우들의 대사는 전부 제주도 사투리입니다. 영화음악도 제가 다 작사 작곡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올해가 한국 영화 탄생 100년이 되는 해이다. “변사 배우러 오면 말려…엄청 노력에도 돈은 안 돼그래도 배우겠다면 1인극 ‘팔불출’ 공연하라면 안 와10년 노력해야 제대로 된 변사… ‘노랑목’ 나와야 해”- 변사, 하고 싶다는 사람이 혹시 있나. “가끔씩 찾아옵니다만 제가 말리죠. ‘변사극 쉽지 않다. 떼돈 버는것도 아닌데 노력은 엄청 많이 필요하다.’ 그래도 변사를 해보겠다고 하면 제가 30년 전에 공연했던 모노드라마 ‘팔불출’의 대본과 동영상을 주면서 ‘이 작품, 한번 공연하고 오라’고 합니다. 90분 동안 혼자 공연한 작품이거든요. 그러면 다 기겁을 하고 다시는 찾아오지 않더군요. 변사가 되려면 어느 정도 나이도 있고 타고난 재능에 연기가 익어야 합니다. 부단히 노력해서 한 10년은 해야 제대로 된 변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노랑목이 나와야합니다. 변사 연기의 신의 한수는 노랑목입니다.” - 노랑목?, 이게 뭔가요. “이게 뭐냐하면요, 이난영 선생의 ‘목포의 눈물’을 가만히 들어보시, 모기소리처럼 들릴 듯 말 듯 아주 가녀린 목소리로 노래를 하는데 이 소리가 애달프면서도 심금을 울립니다. 발성이 달라요. 노랑목 연습은 입을 작게 벌리고, 귓가에 속삭이듯 노래하고 말합니다. 그러자면 목구멍을 딱 막아야 합니다. 보통은 목을 열고 말하는데 이건 목구멍을 닫아야 해요. 그래야 비성, 두성 가성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게 됩니다. 변사는 흘러간 옛 노래도 불러야 되고, 모든 배역의 목소리를 연기해야 하는데, 특히 남자 변사가 여자 주인공 목소리를 예쁘게 구사해야 합니다. 노랑목이 가능해지면 실제 여성보다 더 여성스런 목소리, 변성기 이전의 어린아이 같은 예쁜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물론 오랜 연습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 언제부터 이런 엔터테이너 소질을 보였나. “제가 어릴 때부터 연극을 시작할 무렵인 20대 중반까지는 내성적이고 말도 없었습니다. 남 앞에 나서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연극판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죠. 고등학교 다닐 때 잠깐 연극부에서 활동을 했지만, 처음 극단에서 연기를 시작할 때 연기는 모르고 자의식은 강해서 많이 힘들었죠. 더구나 대학을 조선공학과에 입학했는데 적성이 맞지 않아서 1년 다니다 그만두었으니, 전공이 완전 다른 연극 문외한 이었죠. 그래도 어떻게 하면 연기를 잘할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당시에 최고의 연극배우 이호재씨를 롤모델로 삼았어요. 그때 마침 그 분이 1인극 약장수를 공간사랑 소극장에서 공연했는데, 그 배우의 ‘약장수’ 대사를 전부 몰래 녹음해서 숨구멍은 어디인지, 억양은 어떻게 하는지, 소리는 어떻게 내는지 연구하고 따라했습니다. 그의 공연을 매일 봤고, 그의 대사를 전부 외웠습니다. 그 명배우의 모든 것을 그대로 벤치마킹 한 셈이죠. 그러다가 결국 제가 살던 인천에서 소극장을 만들어서 개관 기념공연으로 최영준 모노드라마를 무대에 올렸습니다. 그때가 20대 후반이었습니다. ‘약장수’에 이어서 ‘팔불출’을 했는데, 한 작품을 2년씩 하루 두번 계속 공연하니 그 작품에 대해서는 도가 트더군요. 그러던 어느날, 서울 서대문 푸른극장에 있는 공연기획사인 ‘태멘’으로 스카우트되어 모노드라마를 푸른극장 지하 말뚝이 소극장에서 계속 했습니다.” - 모노드라마 당시 반응은. “처음 인천에서 할 때는 객석이 텅 비다시피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관객 없이 연습도 하는데 …. 연기 공부를 한다’ 하는 심정으로 독하게 계속하니 나중에는 입소문이 나서 극장이 미어터졌습니다. 그래서 한달에 400만원 줄테니 서울의 말뚝이 소극장에서 하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고 서울로 진출했던 거죠. 당시 선배들이 저를 두고 ‘너같은 어린 놈이 무슨 일인극이야. 일인극은 베테랑들이 하는 거야’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면 ‘형, 나이 먹으면 힘이 없어서, 체력이 딸려서 못하는 게 일인극이예요’라고 받아치면 선배들이 저보고 ‘저런, 당돌한 녀석’이라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 “연극배우 이호재가 롤모델…대사 몰래 녹음해 연습고 강계식 선생의 한마디 충고가 신의 계시처럼 꽂혀‘희극 배우는 웃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울릴 줄 알아야’전유성도 고마운 사람… 인맥 동원해 영화도 만들어줘”- 그래도 격려해준 선배는 없었나. “연극배우로 활동하고 계시는 이민재 형이 약장수 공연 당시에 연출을 봐 주셨는데, 저의 연기 개인지도 교사였죠. 연기에 눈을 뜨게 해주신 은인이죠. 변사를 체계적으로 누구에게 배운 적은 없습니다만 강계식, 고설봉 두 분이 생각납니다. 영화계에선 이향, 이런 분들과 신파극 작업을 함께 했습니다. 80년대 초반이니 당시 이분들이 70대를 넘겼거나 80대에 가까웠습니다. 이분들이 신파시대의 마지막 세대예요. 제가 빨리 같이 작업하지 않으면 이분들이 갖고 있는 신파극의 유산을 놓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는 연기도 연출도 같이 하면서 그분들하고 여러 작품 신파극을 만들면서 ‘이건 뭐예요’, ‘저건 뭡니까’하면서 많이 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강계식 선생이 저보고 ‘여보게 미스터 최, 자넨 말이야, 희극배우야. 희극을 전문으로 연기를 하라는 거야. 근데, 희극배우는 웃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객을 울릴 줄도 알아야 돼.’라고 하신 말씀이 신의 계시처럼 제게 팍 꽂혔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저는 하염없이 웃기다가 끝에는 관객을 반드시 울립니다. 슬픔으로 끝나야 그게 예술적이라는 거죠. 카타르시스도 있고. 그 당시 신파극에 대한 것을 많이 배우고 터득했죠. 또 한분은 개그맨 전유성씨예요. 어느 날, 저의 무성영화 변사극 계획을 들으시더니 감독을 맡아 주시고 당신의 인맥을 총동원해서 영화도 그럴듯하게 만들어 주시고 제가 변사로 나설수 있도록 해주신 결정적인 귀인이자 은인이죠.” - 우리나라에 변사극 레퍼토리가 많나. 무성영화가 있으면 변사극이 가능한가. “무성영화라고 해서 다 변사극이 될 수는 없습니다. 찰리 채플린의 무성영화는 변사가 없어도 상영할 수 있습니다. 변사의 개입이 필요 없는 그 자체로도 완벽한 영화입니다. 변사극의 무성영화는 반드시 변사가 개입해야 완벽한 조화를 이룹니다. 예컨대 ‘검사와 여선생’을 변사 없이 무성영화로만 상영한다면 이상하고 싱거운 상황이 될 것입니다. 변사는 영화와 관객을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합니다. 변사의 능력이 흥행을 좌우할 정도로 변사극의 핵심입니다. 현재 저의 변사극 레퍼토리는 세편입니다. 1948년작 ‘검사와 여선생(감독 윤대룡) 1986년작 ‘이수일과 심순애’(감독 전유성), 2002년작 ‘나운규의 아리랑’(감독 이두용) 입니다.” - 남기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올해안에 신파극 ‘홍도야 우지마라’를 제가 무성영화로 제작, 감독할 예정입니다. 이수일과 심순애 무성영화에서 시도했던 여러 가지 장치들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생각입니다. 이수일과 심순애의 경우 예를 들면, 변사가 영화속 배우들의 싸움을 말린다. 영화 속 김중배 얼굴에 두루말이 화장지를 던진다. 이수일이 돈을 뿌리는 장면에서 변사도 같은 동작으로 돈을 뿌린다… 등등. ‘홍도야 우지마라’에서는 변사가 영화 화면 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쁜놈을 때려주고 화면 밖으로 나오고, 비맞는 영화 속의 홍도에게 변사가 우산을 건네주고, 화면 속 홍도의 편지를 변사가 받아서 홍도 남편에게 건네주는 등의 가상현실 같은 장치를 할 생각입니다. 그러나 애수를 자아내는 장면을 그대로 살려낼 겁니다.” “올해 신파극 ‘홍도야 우지마라’ 무성영화 제작 예정제작비 구애없이 다음 세대 위해 작품 남기는 게 할일언젠가 무성영화 박물관 설립하고 변사 양성하고 싶어”- 무성영화 제작에 큰 돈이 들텐데 제작비 조달은 어떻게 하나. “1억원정도 예상하는데, 변사극 공연으로 벌어서 영화 제작할 돈을 모으고 있습니다. 제작비용이 부담이 되긴 하지만 한 번 만들어 놓으면 손익 분기점이 올 때까지 계속 울궈 먹을수 있으니 그렇게 무식한 투자라고 생각하진 않는거죠. 많은 분들이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면 좋겠다는 요구도 있고요. 다음 세대, 후학들을 위해 제가 살아있는 동안 여러 작품을 남겨놓는 것이 이 시대 마지막 변사로서의 할 일이죠.” -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10년 전, 2009년에 미국 LA에서 공연기획을 하는 이광진씨 초청으로 미국 서부지역 한국교민들을 위해 순회공연을 떠났어요. 서울 촌놈이 샌디에고, 오렌지카운티, LA, 산호세,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태평양을 따라 죽 거슬러 올라갔죠. 가는 곳마다 대성황이었어요. 마지막으로 미국에서도 오지라는 알래스카에서 공연을 마치고, 공연장 출입구에 서서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하며 관객 배웅을 하는데, 나이 많으신 할머니 한분이 제 손을 꼭 잡으면서 20달러를 차비에 보태 쓰라고 주시는 거예요. ‘마음만 받겠다’고 해도 한사코 주시면서 ‘나, 집에 가고 싶어. 한국에 가고 싶어….’라며 눈물을 글썽이며 돌아가시던 그 할머니의 뒷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 분들에게는 저의 공연이 고국의 추억이며, 그리움이었던 거죠.”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여섯살 무렵 서울로 왔단다. 함경도가 고향인 부모님이 한국전쟁 통에 부산으로 피난 내려온 것이었다. 서울에선 휘문중고를 다니다 아버지의 실직으로 가세가 기울어 인천으로 이사하면서 인천에서 서울로 통학했다. 대학을 그만두는 바람에 배워야 한다며, 지금도 공부를 멈추지 않는 그는 늘 학생의 정신으로 살아간다. “언젠가는, 때가 되면 무성영화 박물관을 만들어 전 세계의 무성영화를 수집, 보관, 상영하고 변사학교를 만들어서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변사를 양성하고 싶습니다. 물론 무성영화 제작도 계속할 겁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아내의 맛’ 홍현희♥제이쓴, 자연인 도전 “힐링→중노동”

    ‘아내의 맛’ 홍현희♥제이쓴, 자연인 도전 “힐링→중노동”

    홍현희♥제이쓴 부부가 지리산을 찾아 ‘자연인’으로 변신한다. 7일 방송되는 TV조선 ‘아내의 맛’ 46회에서 홍현희♥제이쓴 부부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상으로 적신호가 켜진 건강 회복을 위해, 자연으로 들어간다. ‘희쓴 부부’는 대세 부부답게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운동은 고사하고 인스턴트로 끼니를 해치우는 일상을 보냈던 상황. 급기야 건강 전문 ‘프로 자연러’ 개그맨 이승윤의 추천을 받아 지리산 산골 행을 감행했다. 이후 ‘희쓴 부부’는 깊은 산속에 위치한 자연인 하우스를 전격 방문, 꼬불꼬불한 장발과 흰 턱수염으로 남다른 포스를 풍기는 자연인과 대면했다. 그리고 범상치 않은 하루가 예고된 가운데, 자연인 체험의 첫 시작으로 지리산 자연인의 집 구경에 나섰던 것. 무엇보다 입구부터 높이 쌓여있는 생소한 약재와 값비싼 담금주에 입을 다물지 못했던 ‘희쓴 부부’는 시중에서는 쉽게 구하기 힘든, 그야말로 자연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템’ 발견에 질문을 쏟아내며 놀라움을 내비쳤다. 본격적인 자연에서의 첫 끼를 위해 자연인을 따라 산행을 떠난 홍현희♥제이쓴 부부는 평소 먹기 힘든 찔레, 씀바귀 등 야생 산나물을 날 것으로 맛보는 색다른 시식회를 가졌다. 그리고 청정 자연 속에서 자란 산나물 채취는 물론, 직접 뜯어온 산나물을 씻고 불을 피우는 등 평생 해본 적 없는 자연인 라이프를 경험했다. 그러나 끝내 희쓴 부부는 언뜻 보면 ‘힐링’ 같기도 하지만, 자세히 보면 ‘중노동’에 가까운 자급자족의 자연인 삶에 녹다운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결국 고생한 희쓴 부부를 위해 자연인은 요리에 나섰고, 채취한 산나물 중심의 비빔밥과 제철 두릅 전으로 무심하게 뚝딱 차려준 자연 밥상에 부부는 감동했다. 희쓴 부부를 빠져들게 만든, 건강과 맛을 챙긴 제대로 된 ‘자연인의 자연밥상’은 무엇일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제작진은 “매번 이색적인 도전에 나서 ‘아내의 맛’을 보는 재미를 안겨주고 있는 홍현희♥제이쓴 부부가 이번엔 지리산에서 찾은 ‘자연의 맛’을 선보인다”며 “달라진 홍현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리얼 채식 먹방을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7일 화요일 밤 10시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우리둘은1학년]어른 수저로 먹는 매운맛…초딩급식 적응기

    [우리둘은1학년]어른 수저로 먹는 매운맛…초딩급식 적응기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이 학부모가 되면서 겪은 우여곡절을 연재합니다. 아는 동네 엄마 하나 없고, 사교육에도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 ‘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예비초등생 체크리스트’라는 게 있다. 입학시즌을 앞둔 1~2월이면 신문 교육면에 실리거나, 인터넷 맘카페에 올라오는 단골 목록이다. 책가방 챙기기, 스스로 옷 입기, 용변 처리하기, 자기 생각 표현해보기 따위다. 딸이 초등학교에 가기 전 두어가지 리스트를 받아 체크해 본 적이 있는데 한 가지가 마음에 걸렸다. ‘어른 수저로 밥 먹기’. 급식실에서는 어린이용 수저가 아닌 어른 수저를 제공하기 때문에 미리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친구들이 밥 먹을 때 우리 아이만 헤매다 배를 곯으면 어쩌지? 집에서 연습을 시켰다. 유치원과 집에서 일명 ‘에디슨 젓가락’이라고 불리는 교정 젓가락을 쓰던 딸에게 어른들이 쓰는 한 벌의 쇠젓가락을 쥐여줬다. 젓가락은 너무 길고 손가락 힘은 약해서 딸의 젓가락은 자꾸 ‘X자’가 됐다. 콩나물처럼 길이가 있는 반찬은 한쪽 젓가락에 걸어 먹는데 나머지 반찬을 집는 것은 무리였다. 포기가 빠른 딸은 “에이 모르겠다” 하고는 숟가락과 손을 이용해 밥과 반찬을 떠먹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던 나도 ‘에이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포기한 채로 아이를 학교에 보냈다.●“급식실 어른수저는 인권침해” 진정 낸 초등교사 처음에는 교정 젓가락이나 포크를 싸서 아이 편에 들려 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딸은 완강히 거부했다. 친구들은 어른 수저를 쓰는데 자신만 ‘아기 젓가락’을 가져가면 창피하다는 이유였다. 딸이 학교 급식을 먹은 지 두 달. “잘 먹고 있지” 물어도 대답이 영 시원치 않은 걸 보면 젓가락 사용이 여전히 서툰 게 분명하다. 다행히 굶었다는 얘기는 한 적 없으니 제 스스로 ‘수저 문제’를 해결하는 중이리라 믿는다. 초등학교 1학년의 수저 걱정은 나만 하는 건 아니다. 지난해 12월 인천의 한 초등학교 선생님이 국가인권위원회에 급식 수저와 관련한 진정을 제기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에게 어른 수저를 주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지적이었다. 어른용 수저의 길이는 20㎝, 어린이용 수저는 15㎝ 정도다. 이 선생님은 급식실에서 제공하는 어른 수저가 아이들에겐 너무 길어서 저학년 학생의 절반은 젓가락을 내려놓은 채 밥과 반찬을 모두 숟갈로 먹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딸도 이러고 있을 텐데….) 고학년이더라도 ‘11자’ 형태의 올바른 젓가락질이 아닌 ‘X자’로 젓가락을 잡고 급식을 먹는다고 이 선생님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배려하고 아이들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진정을 냈다고 했다. 한 교사의 진정에 인권위는 어린이용 수저를 주는 학교와, 학교급식 규정, 어린이 수저 제공 의사 등을 파악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도 이번 학기 내에 서울의 597개 초등학교에 어린이용 수저를 준비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매운 맛 모르던 초등 1학년 “부대찌개 맛있어”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서 수저만큼 걱정된 것이 급식 메뉴였다. 딸은 편식하고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한다. 채소 반찬보다 고기 반찬을 좋아한다. 밥, 국에 고기나 생선, 달걀 등 단백질 반찬과 나물 한 가지, 김치를 차려주려고 ‘노력’하는데, 채소와 김치를 남기는 경우가 태반이다. 음식에 대한 호기심이 적고 새로운 음식은 일단 거부부터 하기 탓에 밥 먹이는 일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딸은 양념 종류에 특히 민감해서 짜거나 매운 음식을 먹으면 입 주변이 발갛게 부어오른다. 그래서 매운 음식을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 라면도 스프를 3분의1 정도만 넣고, 김치는 고춧가루를 씻어내고 백김치처럼 준다. 이렇게 편식하는 아이가 학교 급식에 어떻게 적응할지 궁금하고 걱정됐다. 더구나 저학년과 고학년의 편차가 커서 맵게 조리된 음식이 적지 않을 텐데…. 학교에서 한 달에 한번 가정으로 보내주는 급식 식단표를 보면 콩나물맛살무침, 돌나물무침, 쑥갓두부무침, 머위들깨나물 등 입맛을 돋우는 봄나물이 매일 나온다. 코다리조림, 보쌈김치, 오삼불고기, 동태찌개, 참치김치찌개처럼 얼큰함을 뽐내는 매운맛 메뉴도 적지 않다.마음에 들지 않는 반찬이 나오면 맨밥만 퍼먹는 딸의 급식 판은 밥 놓는 자리만 비어 있는 날이 많을 것 같다. 아이 앞에서 걱정하는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학교 홈페이지에 매일 올라오는 급식 사진을 확인한 뒤에 하교한 아이에게 가장 먼저 “오늘 급식 어땠어? 뭐가 제일 맛있었니?”라고 물었다. 아이 얘기만 들으면 생각보다 급식을 잘 먹고 있는 듯하다. 심지어 얼마 전엔 부대찌개가 맛있었다고 했다. 지금까지 제일 맛있었던 급식 메뉴로 도넛과 핫도그를 고른 ‘초딩 입맛’은 어쩔 수 없지만, 이 정도면 크나큰 발전이다. ●급식 식단은 어떻게 정해지나 학교 급식 식단은 어떻게 정해질까? 한국교육개발원이 펴낸 ‘학교급식 식단작성 참고자료’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의문이 풀린다. 각 학교 영양사 또는 영양교사의 식단 작성에 도움을 주려는 책자다. 학교 식단은 안전과 위생, 영양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동시에 올바른 식습관을 키우도록 다양한 식재료와 조리법을 활용해 음식을 만든다. 식중독 예방, 나트륨과 당 줄이기, 제철 재료, 절기음식, 지역 특산물 활용, 아이들의 기호까지 고려해 급식 식단을 작성한다. ‘매일의 급식은 최소 3개 조리법을 활용하고 재료가 중복되지 않도록 하며 반찬 색도 겹치지 않게 신경을 쓰라’고 당국은 권고하고 있다. 주별로는 최소 3가지 이상의 채소를 주재료로 쓰고 주 3회 이상 잡곡밥을 제공하며 주 1회 이상 일품식(볶음밥, 비빔밥, 덮밥, 면류 등), 주 2회 이상 신선한 과일을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튀김이나 냉동 완제품 등 가공식품은 주 2회 이하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급식 식단을 짤 때에는 주식→국→주반찬→나머지반찬 순으로 결정한다. 국이 매운국이라면 소금, 간장을 이용한 찜, 구이, 부침 등을 주반찬으로 정하고, 맑은 국이면 고추장과 고춧가루가 들어간 볶음, 조림 등의 반찬을 곁들인다. 된장국이면 주반찬의 양념은 제한이 없다. 계절별로 냉이, 달래, 갑오징어, 꽃게 등 제철 식재료를 활용하고 지역 특성을 살려 서울·경기 지역엔 너비아니구이, 강원의 감자옹심이, 충청 도토리묵무침, 전라도 콩나물잡채, 경상 안동헛제사밥, 제주 고사리육개장 등을 급식에 적용할 수 있다고 당국은 제안했다. 식단 준비 과정과 급식에 고려할 요소를 살펴보니 보통 일이 아니다. ●학교 급식률 100%…한해 예산 6조여원 투입 우리나라는 초·중·고교와 특수학교 1만 1800곳에서 100% 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2월 교육부 조사 기준이다. 직영급식이 1만 1542곳으로 97.8%에 달한다. 위탁급식 학교 중에서 46개 학교만 외부에서 급식을 운반해 제공한다. 대부분의 학교가 급식실에서 직접 조리해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형태다. 2017년 학교 급식 예산은 5조 9088억원이었다. 이 중 53.6%인 3조 1655억원은 교육비특별회계로 충당했다. 1조 925억원(18.5%)은 자치단체지원금에서 집행됐고, 학생보호자는 1조 4972억원(25.3%)을 부담했다. 연도별 급식 예산은 2008년 4조 3751억원에서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인다. 반면 보호자 부담비율은 2008년 67.0%에서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이 실시된 2011년 48.3%로 뚝 떨어졌고, 2017년에는 그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학교 급식 만족도는 어떨까? 교육부는 2006년부터 매년 9월 학교급식 만족도 조사를 진행한다. 지난 2017년 조사를 분석한 결과, 학생들의 급식 만족도는 초등학교 86점, 중학교 84점, 고등학교 75.7점 순이었다. 학생들은 급식 정보 제공이나 영양, 원활한 배식에서는 만족도가 높은 편이었지만 음식의 제공량, 급식 의견 수렴, 음식의 맛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만족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흥미롭게 본 항목은 음식 제공량과 음식의 맛이었다. 초등학생 응답자의 11.8%는 급식 양이 많아서 불만족스럽다고 대답한 반면 중고생은 오히려 양이 적어서 불만(중등 15.4%, 고등 20.2%)이었다. 급식량이 적어서 불만이라는 초등생 응답자(6.1%)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아이들이 성장기에 접어들수록 필요한 에너지 섭취량이 늘어나서 생기는 결과가 아닌가 싶다. ●2011년 무상급식 논란의 결과가 바뀌었다면? 급식에 고기 반찬이 적게 나와서 불만이라는 응답은 초등 10.3%, 중등 20.3%, 고등 17.8%로 집계됐다. 음식 맛에 대한 불만족 이유로는 초등학생의 9.7%가 나물 등 채소 반찬이 싫어서라고 답했다. 너무 맵거나 짜서 싫다는 답변도 5.8% 나왔다.그냥 좋아하는 메뉴가 아니라서 급식이 싫다는 평가는 초등 6.5%, 중등 15.7%, 고등 17.8%로 많은 편이었다. 학생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면서 건강과 안전까지 고려한 급식을 내려면 영양사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다. 까탈스런 아이 입맛 탓에 학교 급식을 걱정했지만, 아이를 처음 학교에 보낸 부모 입장에서 급식은 정말 고맙다. 지금도 아침마다 전쟁을 치르는 기분인데, 도시락까지 얹는다면, 상상도 하기 싫다.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담으면서 다양한 재료와 조리법을 사용한 도시락을 매일 싸주긴 어려웠을 것이다. 게다가 급식은 공짜다. 안 그래도 애들 키우며 들어가는 돈이 많은데, 급식비와 우윳값 걱정하지 않고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8년 전 나라를 한바탕 뒤집었던 무상급식 논란이 새삼스럽다. 이 좋은 걸 안 하려고 했단 말인가.아이의 식습관도 급식 두 달 차가 되자 눈에 띄게 좋아졌다. 고춧가루는 보기만 해도 손사래를 치던 유치원생은 이제 고춧물이 든 빨간 김치와 깍두기에 젓가락을 가져가는 어엿한 초등학생이 되었다. 나물 반찬 먹이기도 지난해보다는 한결 수월하다. 딸의 학교 입학 전에 식판을 다 비우도록 급식 지도를 하는 교사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이가 힘들어하거나 급식시간을 싫어하게 될까 봐 걱정이 됐다. 다행히 딸의 담임 선생님은 배식된 음식을 모두 먹으라고 강요하지 않으신다. 대신 급식시간이 끝난 뒤 교실에 돌아와 동영상을 하나 보여주셨다고 한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기아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담은 영상이었다. 아까운 음식을 잔반통에 거리낌 없이 버리는 것이 올바른 행동인지 아이들 스스로 생각해보게 하는 취지였을 것이다. 급식실에서도 아이는 자라고 있다. 몇 학년이 되면 매콤한 닭갈비로 외식을 할 수 있을까.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교육부 학생건강정보센터(www.schoolhealth.kr)에서 학교 급식 운영과 영양 교육에 대한 정보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다음 주 주제는 ‘신세계를 보았다, 엄마들의 반모임’ 입니다.
  • 한국도로공사, 휴게소 소고기국밥 등 표준 레시피 개발

    한국도로공사, 휴게소 소고기국밥 등 표준 레시피 개발

    최근 고속도로 휴게소는 여행길에 잠깐 들러 쉬어가는 장소를 넘어 다양한 먹거리와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휴게소 인기 메뉴의 표준 레시피(조리법)를 개발해 맛과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24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김치찌개, 된장찌개, 순두부찌개, 소고기국밥, 돈가스 소스, 비빔밥 소스 등 인기 메뉴 6종에 대한 표준 레시피를 개발하고 있다. 한국식품연구원과 협업을 통해 표준 레시피가 개발된 메뉴는 올해 하반기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도로공사는 지난해 6월 하남드림휴게소를 시작으로 자체 브랜드인 ‘ex-카페(cafe)’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프랜차이즈 커피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저렴하지만 품질은 상대적으로 우수한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ex-카페 운영을 저소득층과 장애인, 북한이탈주민 청년 등에게 맡겨 취약계층 일자리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누구나 안심하고 휴게소 먹거리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ex-오일’ 주유소와 지역특산품판매장 등을 지역 주민에게 개방해 지역 상생을 실현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또 모든 고속도로 휴게소와 졸음쉼터에서 무료로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불법 촬영 범죄 예방을 위해 탐지장치를 갖추고 전국 휴게소 화장실과 수유실에 하루 3회씩 점검을 실시한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고속도로 휴게소가 휴식 제공 기능을 넘어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휴게소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100년 첨탑의 눈물, 물길 따라 흐른다

    100년 첨탑의 눈물, 물길 따라 흐른다

    첫인상을 바꾸는 건 어렵습니다. 첫인상이 탐탁지 않던 사람이 좋아지려면 특별한 계기나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겁니다. 여행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충남 공주를 입에 올릴 땐 ‘백제의 수도’라는 말이 따라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배운 공주의 첫인상이지요. 공주에서 백제를 걷어내고 새로움을 찾으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걸어야 할 겁니다. 오늘의 발걸음은 공주 원도심을 가로지르는 하천, 제민천으로 향합니다. 제민천 주변의 근대 건축물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뾰족한 종탑을 인 고딕식 성당, 옛 충남도청에 들어선 박물관, 유관순 열사의 흔적이 남은 교회 등 공주의 근대를 증언하는 건축물이 차례로 나타납니다. 그러고 보면 여행자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장소가 아니라 새로운 시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백제 문화의 중심지로만 알려진 공주의 새로운 모습을 찾으러 간다. 기점은 금강에서 발원한 하천, 제민천으로 삼는다. 아담한 하천 주위에 공주중동성당, 충남역사박물관, 공주 제일교회 등의 근대 건축물이 모여 있다. 건물 간 거리는 도보로 10분 남짓. 슬렁슬렁 걸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거리다. 하천 따라 피는 벚꽃과 따사로운 햇살이 길동무가 돼 준다. 근대 건축물을 통해 공주의 100년 전을 들여다보고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다. 건축물을 매개로 떠나는 시간 여행이다. ●중세 고딕 양식의 장엄함… 공주중동성당 제민천 근처의 국고개 길, 언덕 위 뾰족한 종탑이 보인다. 공주 최초의 성당인 공주중동성당이다. 천주교가 서해안을 통해 충청도로 들어오면서 현대식 성당이 만들어졌는데 공주중동성당도 그중 하나다. 1936년에 착공해 1년 만인 1937년에 완공됐으니 바지런히도 지었다. 붉은 벽돌의 외관, 뾰족한 아치형의 창과 출입구, 하늘로 치솟은 종탑에서 알 수 있듯 성당은 서양 중세의 고딕 양식을 따른다. 성당 안 천장은 회백색 6각형 돌기둥이 받치고 있다. 내부는 미사 시간 전후로 잠깐씩만 개방해 상시 관람이 어렵다. 성당 앞마당에 서면 맞은편 충남역사박물관과 공주 시가지가 보인다. 아득한 옛날의 백제 대신 근대와 현대가 어우러진 공주의 모습이다. 공주중동성당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충남역사박물관이다. 옛 국립공주박물관이던 건물은 현재 충청남도의 역사·문화를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거듭났다. 박물관에 들어서려는데 벚나무 30여 그루가 발을 붙잡는다. 이맘때면 박물관 앞마당은 벚꽃 동산이 된다. 벚꽃 감상 최적의 포인트는 안내소 옆 언덕. 벚나무들이 성당 쪽으로 기울어 자라 우거진 벚나무와 성당이 훌륭한 구도를 빚는다. 봄바람에 흩날리는 벚꽃 잎이 공주의 봄이 한창이라고 속살댄다. 충남역사박물관의 1층 기획전시실은 ‘우리가 찾은 역사, 땅속 이야기’ 전시가 한창이다. 공주 수촌리 고분군, 아산 명암리 밖지므레 유적, 예산 가야사지 등 충남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을 모았다. 공주 수촌리 고분군의 백제 시대 무덤에서 발굴된 금동신발은 아직 금빛이 영롱하다. 동판을 금으로 도금한 신발을 신고 금동관모와 함께 잠들었으니 신발 주인의 권위를 짐작할 만하다. 2층 상설전시실에서 눈길을 끄는 건 충남도청 옛 도지사실. 1932년 충남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한 이래 충남도지사가 도정 업무를 보던 공간을 재현했다. 도지사 사무인계서, 충청남도의회속기록, 휴대용 주판, 타자기 등 충남도민들의 삶을 뒷받침한 행정도구들이 가득하다.●공주 항일운동거점지… 공주 제일교회 제민천교 근처의 빨간 벽돌 건물은 공주 제일교회다. ‘수원 이남에 세워진 최초의 교회’라는 수식어가 붙은 교회는 현재 기독교박물관으로 운영된다. 2층짜리 박물관은 교회 역사, 선교사의 옛 사진과 물품, 공주 항일운동을 주도한 교회 목사이자 독립유공자의 발자취 등을 전시한다. 100여년밖에 되지 않은 건물이지만 교회를 둘러싼 이야기는 길고도 깊다. 1902년 한 채의 초가집으로 시작해 1931년에 지금 모습을 갖추었다는 이야기, 6·25전쟁으로 폭격을 받았지만 굴뚝과 지하는 멀쩡해 교회 건축사적으로 가치가 높다는 이야기, 우리나라 스테인드글라스의 개척자 고(故) 이남규 선생의 작품이 있다는 이야기 등등.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교회 외벽의 앳된 소녀와 외국인 선교사의 벽화다. 소녀의 정체는 유관순 열사, 외국인 선교사는 이곳에서 활동한 사애리시 선교사다. 둘은 천안 지령리 교회(현 매봉감리교회)에서 처음 만났다. 유관순 열사의 총기와 신앙심을 알아본 선교사는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한다. “관순양이 공부를 하고 싶으면 내가 서울의 이화학당에 보내 줄게요. 우선 영명학교에서 교육을 받아보는 게 어때요?” 소녀는 이튿날 선교사를 따라 영명학교 보통과에 입학, 2년 과정을 수료한다. 영명학교는 공주 제일교회에서 설립한 학교다. 당시 교회가 선교와 교육 사업을 병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회와 유관순 열사의 인연이 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당시 교회는 사회와 호흡했다. 영명학교를 비롯해 방은두병원, 공주유치원, 중앙영아원을 건립하고 공주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교회에 깃든 사연을 알고 나면 평범한 고딕식 교회가 달리 보인다. 원도심의 붉은 벽돌 건물이 묻는다. 시간이 오래될수록 좋은 건축물인가. 백제와 근대를 견주어야 할 필요가 있는가. 백제의 문화유산도 공주의 근대 건축물도 소중한 우리의 보물이다. 공주의 근대 건축물은 그대로 아름답다.●소박한 시가 피는 풀꽃문학관 제민천 서쪽, 낮은 언덕에 진갈색 목조건물 한 채가 있다. 건물의 이름은 풀꽃문학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는 시 ‘풀꽃’으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의 문학관이다. 시인은 이곳에서 꽃을 가꾸고 풍금을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고 문인들과 소통한다. 시인은 공주와 인연이 깊다. 충남 서천 출신의 시인은 공주사범대에 입학한 뒤 언젠가 공주에서 살리라는 희망을 품었다. 그 바람이 현실이 된 곳이 2014년 문을 연 풀꽃문학관이다. 공주시는 1930년대 초에 지어진 적산가옥을 사들여 문학관으로 단장했다. 일본 헌병대장의 관사가 문학관이 되자 공간을 둘러싼 공기도 변했다. 꾸밈없는 그의 시어만큼이나, 자세히 보아야 예쁜 풀꽃만큼이나 소박한 분위기다. 가장 큰 방인 강의실에는 12폭 병풍이 있다. 한 폭마다 시인의 대표작과 그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 살펴볼 만하다. 반질반질 윤이 나는 마루 복도를 따라 시가 담긴 액자가 쪼르르 놓여 있다. 4월의 풀꽃문학관은 꽃으로 눈부시다. 앞뜰에 수선화, 할미꽃, 부채붓꽃 등 소담한 봄꽃이 앞다투어 핀다. 여름에는 애기원추리와 옥잠화가, 가을이면 쑥부쟁이와 상사화가 그 자리를 이을 것이다.●가장 많은 천주교 순교자가 나온 황새바위성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천주교 순교자가 나온 곳이 공주라는 사실을 아는가. 공산성 맞은편 언덕에 있는 천주교 순교 유적지, 황새바위성지가 바로 그곳이다. 1801년 신유박해 후 수많은 천주교인이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름이 밝혀진 순교자만도 337위에 이른다. 공주에 천주교 순교자가 유독 많은 이유는 무얼까. 조선 시대 선조 때인 1603년, 공주에 관찰사가 근무하는 관청인 충청감영이 들어섰다. 오늘로 말하면 충청도청인 셈이다. 경상도·전라도·충청도에서 잡혀 온 천주교 신자들은 충청감영으로 이송됐고 배교를 거부하면 사형판결 권한을 위임받은 관찰사의 명령에 따라 참수를 당했다. 공개 처형이 있는 날이면 사람들이 공산성에 몰려와 구경을 하고, 순교자들 의 시신이 제민천을 피로 물들였단다. 오늘날 황새바위성지는 200여년 전의 슬픈 역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평온하다. 성지에 얽힌 사연을 모르면 꽃구경하기 좋은 뒷동산 같다. 순교자 광장은 순교탑, 무덤경당, 열두 개의 빛돌이 삼각형 구도를 이룬다. “우리는 살아도 주님을 위해서 살고 죽더라도 주님을 위해서 죽습니다.” 순교탑 안에는 로마서의 한 구절과 성지 부근을 발굴하다 나온 십자가가 걸려 있다. 열두 개의 빛돌은 예수의 열두 사도를 상징함과 동시에 이곳에서 순교한 337위와 무명 순교자들을 기리는 비석이다. 야트막한 언덕을 올라 간 황새바위 광장의 끝에 야외제대가 있다. 12개의 비석 뒤에는 337위 순교자들의 이름을 새겼다. ‘이존창 루도비코’처럼 이름과 세례명이 알려진 이가 있는가 하면 ‘이씨’, ‘강서방’처럼 이름이 없는 이들도 있다. 평범하지만 용감한 사람들, 믿음이 두려움을 이긴 사람들의 이름이다. 위대한 이름 위로 후두두 벚꽃이 떨어진다. 글 이수린(유니에스 여행작가) 사진 정철훈(사진작가) ■ 여행수첩 (지역번호 041) →가는 길 : 서울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와 천안논산고속도로를 지난다. 천안논산고속도로 천안분기점을 통과해 공주IC 교차로에서 ‘공주보 시청’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웅진로를 거쳐 중동교차로에서 ‘대전 논산’ 방면으로 좌회전한 뒤 성당길을 따라가면 공주중동성당이다. →맛집 : 고가네칼국수(856-6476)는 농약을 쓰지 않은 우리 밀로 만든 칼국수를 낸다. 먹는 방식이 전골과 닮았다. 한우 사골육수에 갖가지 채소를 넣고 끓이다가 면을 넣는다. 시장정육점식당(855-3074)은 날밤을 육회에 버무린 육회비빔밥이 대표 메뉴다. 아삭한 밤과 쫀득한 육회가 잘 어울린다. →잘 곳 : 공주한옥마을(840-8900)은 기와집과 초가가 어우러진 한옥 리조트다. 개별 숙박동은 작은 마당과 담장을 갖춘 독채로 운영된다. 참나무 장작으로 불을 지피는 구들장 방식이라 전통 난방을 체험할 수 있다. 제민천 부근의 정중동호스텔(010-6360-4653)은 여관을 리모델링한 게스트하우스다. 회백색 벽돌의 외관에서 근대 건축물이 연상된다. 1인실, 2인실, 패밀리룸 모두 개별 욕실이 딸려 있다.
  • 전주역에 사회적 기업 ‘전주비빔빵’ 입점

    사회적기업 ‘전주비빔빵’이 전북 전주역사에 입점했다. SK이노베이션이 후원하는 전주비빔빵은 10일 전주시청과 한옥마을에 이어 세번째 입점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이성원 전주시 사회적경제지원단 국장, 기혜림 전북사회적기업협의회 회장, 장윤영 전주비빔빵 대표, 전주비빔빵을 후원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 등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했다. 전주역은 유동인구가 연 300만명 이상이어서 전주비밤빵의 인지도와 매출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여행객들이 한창 늘어나는 봄에 개장해 전주한옥마을과 전동성당, 남부시장 등을 찾은 많은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전주비빔빵은 전주역점을 거점으로 지역 성장을 주도할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장윤영 전주비빔빵 대표는 “전주비빔빵은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인 전주비빔밥을 응용해 만든, 전주 특유의 색깔이 입혀진 빵”이라며 “많은 사람의 사랑과 관심에 힘입어 전주역에 입점할 수 있었던 만큼, 지역 대표 먹거리를 상품으로 하는 사회적기업으로서 더 많은 취약계층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 사회와 행복을 나누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전주비빔빵은 노인과 장애인 등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2014년 4명을 고용하며 시작돼 2017년에는 ‘많이 팔리는데 돈 안 되는 빵’으로 매출 1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주비빔빵의 매출은 20억원에 달하며 취약계층 고용인원은 40명으로 늘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쑥 만난 도다리…입안에 봄이 피었습니다

    쑥 만난 도다리…입안에 봄이 피었습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지만 환절기에는 나른하고 떨어지는 입맛에 걱정이다. 잃었던 입맛도 되살리고 영양도 제공하는 봄철 음식이라면 도다리를 빼놓을 수 없다. 도다리와 땅심을 받고 자라난 쑥이 어우러진 도다리 쑥국, 도다리회 ,도다리 미역국, 도다리찜으로 입맛을 되살릴 만하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도 나왔다.이유는 뭘까. 도다리를 포함한 가자미류는 봄철에 가장 일미를 뽐내서다. 물론 일부에서는 반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도다리(문치가자미)는 겨울철에 산란을 하기 때문에 지방이 빠져 맛없게 된다는 것이다. 봄을 맞아 문치가자미는 영양분 섭취를 위해 연안으로 올라오는데, 이 시기에 많이 잡혀 ‘봄 도다리’라고 한다는 얘기다. 물고기는 체내에 지방을 축적하는 산란기 때 가장 맛있다. 따라서 봄철은 산란을 마친 직후여서 푸석푸석하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5~6월, 혹은 산란기 직전인 가을이 도다리의 제철이라고 주장한다. 김려(金·1766∼1822)의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에는 “도다리는 가을이면 비로소 살찌기 시작해 이곳 사람들은 가을 도다리, 또는 서리 도다리라고도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양식 도다리는 1~2년 키운 새끼여서 산란을 하지 않아 계절적인 맛에 차이가 없다고 한다. 아무렴 어떠랴. 도다리 쑥국 한 그릇에 기운이 펄펄 나고 힘이 솟는데…. 생선회 박사로 유명한 조영제 부경대 명예교수는 “어패류의 제철이란 맛좋은 시기와 많이 잡히는 시기로 나누며, 꼭 일치하지는 않는다”며 “도다리도 맛좋은 시기와 많이 잡히는 시기가 다른 대표적인 생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손바닥만한 씨알인 도다리 새끼는 뼈째 썰어 먹는 이른바 ‘세꼬시’ 회가 딱이다. 튼실한 놈은 껍질을 벗기고 회를 친다. 회를 뜨고 남은 몸통은 매운탕 거리로 쓴다. 뼈째 우려낸 국물은 얼큰하고도 시원하다. 토막을 내 도다리 미역국을 만들어도 맛나다. 특히 이른 봄철 어린 쑥을 넣고 도다리와 함께 끓이면 일품이다. ‘도다리 쑥국’은 경남 통영 지방의 향토음식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봄철 대표 생선 도다리는 우리나라 동해와 남해, 서해 등에 고루 서식한다. 산란기는 가을에서 겨울 사이다. 여러 번에 걸쳐서 알을 낳는다. 바다 밑 모래바닥(저서)에서 생활하며 조개류 등을 먹고 자란다.넙치(광어)와 구별하고자 ‘좌광 우도’(왼쪽에 눈 있으면 광어, 반대면 도다리)라고도 하지만 입이 크고 이빨이 있으면 넙치, 반대면 도다리로 구분한다. 봄 도다리는 주로 문치가자미, 강도다리, 돌가자미를 일컫는데 이 중 문치가자미가 주류이다.강도다리는 바다에 서식하지만 담수 지역인 강에 들어오기도 해 ‘강도다리’라고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이 단단하고 식감이 좋으며 질병에 강해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식되기 시작했다. 강도다리는 주로 양식산이며 치어부터 출하까지 1~2년 걸린다. 돌가자미도 양식을 하지만 소량 생산되며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민병화 박사는 “문치가자미는 성장속도가 느려 경제성이 낮아 양식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다리는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며, 지방 함량이 적어 맛이 담백하고 개운하다. 도다리 회, 도다리 쑥국, 도다리 미역국, 도다리 매운탕, 도다리 식해, 도다리 조림, 도다리 구이, 도다리 튀김 등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서 먹는다. 봄철 고급어종으로 분류되는 도다리는 이맘때면 광어나 다른 생선회에 비해 비교적 값이 비싸다. 손님들이 많이 찾기 때문이다.남해안을 대표하는 별미음식인 ‘도다리 쑥국’은 이제 서울, 부산, 인천, 전주 등 전국으로 퍼져 나가 미식가들의 입맛을 돋우고 있다. 도다리 쑥국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고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특히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성인병 예방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다리 쑥국은 지역마다 요리법에 약간 차이가 있지만 거의 비슷하다. 도다리는 내장과 지느러미를 제거하고 토막을 내서 깨끗이 손질한다. 무, 멸치 다시마 등을 넣고 만든 육수에 된장을 풀고 손질한 도다리를 넣는다. 된장은 비린내가 없어질 정도만 풀어 준다. 여린 쑥과 다진 파와 마늘은 도다리가 완전히 익고 나서 넣는다. 조선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대파나 붉은 고추를 넣고서 불을 바로 끈다.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육수 대신 쌀뜨물을 쓰기도 한다. 걸쭉하고 고소한 맛이 좋다면 냉이와 들깨를 함께 넣는다. 도다리 미역국은 보통 미역국에 조개나 굴 대신 도다리를 넣는다. 도다리 매운탕은 주로 무와 대파, 매운 고추, 고춧가루 등을 넣고 간을 한 뒤 한소끔 끓인다. 대부분 시중에 유통되는 도다리는 강도다리이다. 일부 횟집에서는 양식 강도다리를 자연산 도다리라고 속이기도 한다. 회를 썰어 내오면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일반인들은 구별하기 어렵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 어심횟집은 봄철에는 도다리회와 도다리 쑥국을 주 메뉴로 제공한다. 도다리회를 시키면 도다리 생선구이, 생선초밥, 튀김, 매운탕 등이 곁들여져 나온다. 대부분 생선회는 생선회를 손질하는 데 따라 맛 차이가 난다. 어심횟집 사장이자 주방장인 최철호(57)씨는 경력 30년을 자랑하는 베테랑 요리사로 일식집 등에서 일하다 10여년 전 식당을 열고 손님들을 맞고 있다. 매일 부전시장과 자갈치시장 등에 나가 그날 쓸 음식재료를 직접 구입한다. 도다리회는 뼈째 썰어 세꼬시로 내놓는데 막장(된장)에 찍어 먹어야 제맛이다. 특히 3~4월에만 맛볼 수 있는 도다리 쑥국은 식재료인 도다리와 쑥이 좋은 궁합이라고 했다. 도다리 쑥국은 진한 쑥내음과 함께 부드러운 도다리 살이 혀끝을 사로잡는다. 최 사장은 “진한 쑥향이 생선의 비린내를 잡아주고 국물이 시원하고 개운해 도다리 쑥국은 숙취해소에도 좋다”고 말했다. 부산 중구 중앙동 어촌식당도 봄철 도다리 쑥국으로 한 이름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만 20여년이나 성업 중이다. 월~금요일에만 영업하며 토, 일요일과 공휴일엔 쉰다. 특히 가격이 비싸도 자연산 쑥을 사용한다고 한다. 쑥과 함께 봄철 나물들을 적당히 넣어 다시마와 디포리 등과 함께 우려낸 육수는 시원하고 감칠맛을 낸다. 이평자 대표는 “자연산 쑥과 살아 있는 자연산 도다리를 사용해 도다리 쑥국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도다리미역국도 인기를 끈다. 신선한 도다리에서만 나오는 생선 자체의 기름 덕에 별도 참기름 없이도 맛이 우러나는 게 특징이다. 도다리회도 맛이 깔끔하다. 서울에서는 중구 을지로 3길(다동)에 위치한 ‘충무집’이 ‘도다리쑥국’과 ‘멍게비빔밥’ 맛집으로 알려진 곳이다. 봄철 반짝 나오는 도다리 쑥국은 오동통한 도다리와 제철 맞은 쑥이 만나 환상의 조합을 자랑한다. 인천 미추홀구 한나루로(학익동)에 위치한 ‘촌놈횟집’도 ‘도다리 코스 요리’ 맛집으로 알려진 곳이다. 충남 서천에서 공수한 도다리를 사용해 다양한 요리를 만든다. 시원하고 매콤한 맛의 도다리물회를 시작으로 뼈째로 썬 고소한 맛의 도다리회, 도다리 해물샤부샤부, 도다리쑥국까지 푸짐하게 한 상으로 즐길 수 있다. 한정 메뉴로 도다리 해물조림도 해산물과 매콤한 양념을 더해 즐길 수 있다. 쑥은 거문도 해풍 쑥을 사용해 풍미가 뛰어나다. 이 집 주인은 “자연산 도다리와 거문도 해풍 쑥을 사용해 쑥국 맛이 좋다”고 말했다. 도다리 쑥국 발생지인 경남 통영 해안로에 위치한 ‘분소식당’이 도다리쑥국으로 유명하다. 최근 꽤 알려지면서 ‘먹방 투어’를 위해 외지에서도 많이 찾는다. 글 사진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② ③
  • ‘새싹삼 쌀국수’ 베트남서도 먹히네

    ‘새싹삼 쌀국수’ 베트남서도 먹히네

    장성군 생산 새싹인삼 활용 메뉴 인기 작년 수출 111%나 늘어 2만달러 규모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5성급 호텔인 인터컨티넨탈호텔 레스토랑에 가면 쌀국수에 국내산 새싹인삼을 얹은 ‘새싹삼 쌀국수’를 맛볼 수 있다. 베트남 현지 음식점과 한식당에서도 새싹인삼을 활용해 개발한 샐러드, 비빔밥, 해물전, 야채튀김 등의 메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정부가 ‘미래클 케이푸드(K-Food) 프로젝트’를 통해 새싹인삼의 수출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베트남 시장에 문을 두드린 결과다. 새싹인삼의 지난해 수출 실적은 2만 2040달러로 전년(1만 439달러)보다 무려 111%나 급성장했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미래클 케이푸드 프로젝트는 잠재력이 높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농식품을 발굴·육성해 맞춤형으로 수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적을 뜻하는 ‘미라클’과 ‘미래에 클 농식품’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수출 유망한 ‘흙 속의 진주’를 찾아 해외 구매자를 소개하거나 마케팅을 돕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말 기준 미래클 품목은 고구마 가공제품, 발효 현미, 냉동 곤드레 나물, 복분자즙, 유자에이드베이스 등 22개다. 이 중 새싹인삼, 쌀스낵, 오미자 음료, 킹스베리, 깻잎 등 다섯 가지 품목은 수출 실적이 우수해 농가 소득 향상에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전남 장성군 황룡농협 등에서 재배되는 새싹인삼은 잎부터 줄기, 뿌리까지 통째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11월부터 베트남 내 12개 매장에서 새싹인삼을 이용한 메뉴를 개발, 6000그릇 넘게 판매됐다. 건강식을 선호하는 현지 분위기와 한국 인삼의 높은 인지도가 맞아떨어졌다. 현지 고급 퓨전 레스토랑인 메이에메랄드와는 30만 달러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전남 곡성산 쌀로 만든 쌀스낵은 국내산 쌀스낵 중 최초로 중국에서 유기 인증을 획득했다. 영유아 전용 쌀스낵 20개 제품이 지난해 중국으로 처음 진출해 수출 실적 5만 8000달러를 달성했다. 지난 1월에는 베이징 소재 영유아 전문업체인 미시그룹과 100만 달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미시그룹은 중국 10개 성 25개 도시에 516개 온라인 기반 오프라인서비스(O2O)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계약을 통해 매월 5만 달러 규모의 대중 수출이 이뤄질 전망이다. 충남 논산에서 생산되는 킹스베리는 기존 딸기보다 2배 이상 크고, 복숭아 향기가 나는 국산 딸기 품종이다. 지난해 12월부터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5개국에 진출해 3만 2000달러의 최초 수출 실적을 거뒀다. 경쟁 제품인 일본산 딸기와의 차별화를 위해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용기 디자인을 바꾸고, 현지어로 된 보관 방법 설명서도 첨부했다. 깻잎은 앞으로의 성장이 가장 기대되는 품목이다. 일본에서 삼겹살이 대중화되면서 깻잎 수요도 커졌지만 그동안 농약 등 안전성 문제로 수출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충남 금산에서 국내 최초로 깻잎 양액재배(토양을 사용하지 않는 재배법)를 시작하면서 그동안 보따리상 등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수출됐던 깻잎이 정식 통관에 성공했다. 경북 문경에서 재배되는 오미자는 말레이시아, 홍콩, 태국 등의 음료 시장을 타깃으로 수출되고 있다. 수출 실적은 2017년 5만 달러에서 지난해 16만 달러로 221%나 뛰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서울신문·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정답은, 봄이다 -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정답은, 봄이다 -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

    “늘 보는 바다 / 바다가 그 날은 왜 그랬을까 / 뺨 부미며 나를 달래고 / 또 달래고 했다 ” <김춘수의 시, 통영읍 中에서> 다시 통영(統營)이다. 그리고 통영의 바다. 그래서 통영의 바다 위로 건너온 봄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을 강구안 바다 너머로 흔들던 통영 유약국 집 둘째 아들 청마 유치환도, 소설가 박경리 역시 <토지(土地)> 속과부 ‘모화’의 눈으로 ‘뚝지먼당’ 언덕받이 너머 호젓한 통영 바다를 바라보았다. 김춘수 시인의 말처럼 ‘푸르스름 패랭이꽃’ 같은 피를 입으로 쏟아내던 음악가 윤이상 또한 죽어서조차도 ‘고양이 울음같은 갈매기의 울음’이 온종일 퍼지는 통영 바닷가 언덕으로 기어이 돌아왔다. 통영이 고향(故鄕)이라 말하는 사람을 보면 괜스레 부럽다. 고향다운 이름을 가져서일까. 골목마다 고향 이야기 가득 품은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이다.통영의 지명 유래는 이러하다. 조선 선조 37년(1604년)에 이르러 삼도수군통제영이 이 곳으로 옮겨 오면서 통영의 이름이 시작한다. 그러다 1955년 9월 1일에는 통영읍을 충무시(忠武市)로 바꾸었고 또 다시 1995년 1월 1일에 이르러서는 옛 이름인 통영시라는 명칭을 다시금 살려낸다.570개의 섬과 617Km에 달하는 해안선을 지닌 통영은 예로부터 항구로서는 남도 최고의 터로 인정받아 왔다. 바다 앞마당에는 한산도와 거제도가 떡하니 각각 한 자리씩 잡고 있어 통영으로 몰아오는 큰 파도, 작은 바람 앞뒤에서 다 막아준다. 이 뿐만 아니라 내륙 속으로 슬쩍 바닷물 들어오는 강구안은 사시사철 삼남지방의 조운(漕運) 길목으로서, 이순신(李舜臣) 장군님 바닷길 굽어보시며 큰 칼 갈고 닦던 세병관(洗兵館)의 엄중한 자리로도 그 역할 톡톡히 하였다.통영 동피랑 벽화마을은 남해 바다가 가장 가깝고, 훤하게 보이는 세병관 동쪽에 위치한 언덕 골목길에 위치해 있다. 원래 ‘동피랑’이라는 뜻은 동쪽에 위치한 ‘비랑’, 즉 벼랑, 언덕을 뜻하는 말에서 유래하는 데, 원래 이곳은 구불구불 통영 옛 마을인 동호동, 정량동, 태평도, 중앙동이 언덕마다 옹기종기 낮은 담벼락 아래 모여 있던 낙후된 마을의 다른 이름이었다.통영시의 계획은 동피랑 마을을 철거하고 이순신(李舜臣) 장군님의 통제영(統制營)의 동포루(東砲樓)가 있던 자리로 마을을 복원하려고 하였다. 그러자 동피랑을 살리기 위해 몇몇 시민단체들이 2007년 10월에 공공미술의 도심 복원 가치를 내걸고 ‘동피랑 백일장 및 벽화그리기’, ‘마을 잔치’, ‘생태 문화지도 제작’을 추진하였고, 급기야 18개 미술팀이 동피랑 낡은 ‘비루박(통영 사투리로 벽을 뜻함)’에 그림을 그려 넣었다. 그러자 강구안에서 올려 본 벽화 그림 가득한 동피랑 마을의 풍광은 한 마디로 끝내 주었다. 온종일 절간 아랫마을같이 조용하던 동피랑 벽화 마을에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지금은 골목 골목 관광객들이 넘쳐 난다. 결국 통영시는 동피랑 마을 철거 방침을 철회하였다. 그림이 시간을 이겨내었다. 통영의 봄은 이렇게 다시 찾아 왔다. 동피랑 언덕길에 철빠르게 피어오른 벚꽃은 여전히 아름답다. 정답은 봄이다. <동피랑 벽화마을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동피랑, 서피랑 두 군데 모두 가 볼 만하다. 천천히 봄을 느끼기에는 제격. 2. 누구와 함께? - 연인들을 위한 곳. 3. 가는 방법은? - 경상남도 통영시 동피랑1길 6-18(구,동호동 118-1) / 버스 101번 중앙시장 -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 따라서 강구안 주변에 주차를 하고 올라가는 편이 낫다. 4. 감탄하는 점은? - 강구안의 풍경들. 중앙시장의 먹거리. 벽화마을에서 느껴지는 옛 시간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인산인해. 주말 동피랑 벽화마을은 올라가는 관람객 반, 내려오는 관람객 반이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강구안 풍경들. 서피랑의 설치 미술과 99계단.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알쓸신잡의 ‘분소식당’, 멍게비빔밥 ‘수정식당’, ‘대풍관’, 물회 ‘통영해물가’, 복어 ‘만성복집’, 시래기국 ‘원조시락국’, 해물뚝배기 ‘통영식도락’, 수요미식회 ‘물보라다찌’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dongpirang.org/main/main.php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통영 서피랑 99계단, 박경리 문학관, 스카이루지, 케이블카, 김춘수 전시관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지금은 골목길 여행이 대세다. 동피랑 마을을 비롯하여 서울의 익선동, 동묘 벼룩시장, 삼청동길, 북촌마을, 동해 논골담길, 태백 상장동 골목, 부산 감천문화마을 등이 이름난 곳이다. 하지만, 원주민들의 생활공간에 대한 배려도 늘 염두에 두어야 여행의 의미가 더욱더 깊어질 듯.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함께하는 우리”…‘하우리봉사단’ 또 하나의 가족

    “함께하는 우리”…‘하우리봉사단’ 또 하나의 가족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성흠제 의원(더불어민주당·은평1)은 지난 2일(화) 은평구 응암2동 주민센터에서 개최된 「하우리봉사단」간담회에 참석하여 지역주민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한편, 이웃사랑 실천 및 공동체 형성을 위한 복지그물망 조성방안에 대해서 논의했다. ‘하우리봉사단’은 ‘함께하는 우리’라는 의미를 담은 관내 최초의 자생봉사단으로 2018년 5월 10명으로 창단되어 현재 학생 22명과 엄마 17명이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 단체는 지역 내 저소득 가정에 방문하여 물품 전달과 말벗서비스 및 안부 확인 등 다양한 복지 나눔 및 봉사활동을 전개하며 이웃사랑 실천의 경험과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성 의원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에는 ‘하우리봉사단’ 학부모 15명과 나순애·송영창 은평구의원, 응암2동장이 참석하여, 그간 봉사에 참여하면서 경함하였던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올해 새롭게 시작하고자 하는 봉사활동의 제안과 실시 가능 여부 및 자원 공유 방안 등을 논의하며 의미 있는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하우리봉사단’과 어르신을 1:1로 매칭하고 매월 정기적으로 안부확인 및 물품을 전달하기로 하는 “또 하나의 가족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하여,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를 실천하기로 했다. 또한 ‘하우리봉사단’의 2019년 활동계획으로는 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연간 사업과 연계하여, △칠순, 팔순, 구순 생신 케이크 △삼계탕 △계절과일 및 감자 △모기퇴치 팔찌 △추석송편 △비빔밥 △김장김치 △성탄 선물을 전달할 예정이며, 지난 3월 29일(금)에는 봄철 미세먼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르신 가정에 하우리봉사단이 방문하여 배즙 및 칡즙, 황사마스크, 홍삼 캔디 등을 전달하기도 했다. 성 의원은 “민·관이 함께 봉사 나눔을 진행하고,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라고 봉사단의 활동 취지에 대해 설명하며,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어르신과 학생들을 1:1로 매칭 하여 지속적으로 도움을 드림으로써 또 하나의 가족을 만들어 드리고 이러한 봉사활동이 점차적으로 확대되어 관내 200명의 홀몸어르신이 모두 가족이 생겼으면 좋겠다.”라고 간담회 및 봉사활동 참석 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종합]‘생활의 달인’ 나주 생고기 비빔밥 화제, 비결은 무엇?

    [종합]‘생활의 달인’ 나주 생고기 비빔밥 화제, 비결은 무엇?

    ‘생활의 달인’ 나주 생고기 비빔밥이 화제다. 지난 25일 방송된 SBS ‘생활의 달인’에서는 나주 생고기 비빔밥 달인 김남모 씨가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달인은 나주 생고기 비빔밥 인기 비결로 고추장을 꼽았다. 달인은 참외 속을 파내고 그 안에 해조류의 일종인 청각을 넣어 고추장 양념을 만든다. 그 위에 볶아서 말려둔 양파를 첨가한 후 단맛을 더한다. 이후 진액만 걸러서 사골육수와 고추장을 섞고 숙성시킨다. 달인 비빔밥의 또 다른 인기 비결은 밥이다. 달인은 밥을 지을 때 불린 표고버섯으로 속을 채운 무를 넣어 향긋함을 입힌다. 이때 사용한 무를 으깬 뒤 고구마 순을 섞어 얇게 펴내고 그 위에 육회를 올려 둔다. 달인은 “(육회를 이렇게 두면) 고기의 수분이 유지될 뿐만 아니라 풍미도 살아난다”고 설명했다. 달인은 “내가 앞으로 얼마나 이 일을 할지 모르지만 아들에게 물려줄 것”이라며 “나태해지지 않고 자만하지 않고 잘 해줬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사진=SBS ‘생활의 달인’ 방송 캡처 연예부 seoulen@seoul.co.kr
  • 전주 101곳 음식점 타임캡슐 보관

    유네스코 지정 음식창의도시인 전북 전주의 음식 맛과 모습이 타임캡슐에 담겨 50년 뒤 후손에게 전수된다. 전주시는 21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보존가치가 있는 101곳의 요리법 등 음식 관련 자료를 타임캡슐에 저장하는 봉인식을 했다. 타임캡슐에는 비빔밥, 콩나물국밥, 한정식 등을 취급하는 식당이나 집안의 요리법 외에도 관련 자료, 비법, 후손에게 남기는 음식 장인들의 당부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전주 전통 한지로 만든 지관에 담겨 캡슐에 보관된 이들 자료는 2068년까지 50년간 한국전통문화전당 한식 자료실에 보관된다.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는 뛰어난 창의성을 바탕으로 전통음식을 보존·발달시켜온 도시로 2012년 전주시를 비롯해 중국 청두, 콜롬비아 포파얀, 스웨덴 외스터순드 등 세계적으로 4개 도시가 지정됐다. 전주의 한 음식점 대표는 “캡슐에 보관될 낡은 칼은 식당을 처음 열 때 장만했던 것”이라고 소개하면서 “무뎌진 칼날에 가게의 역사, 또 저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회상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다양한 노력과 지원을 통해 우수한 전주의 음식문화를 계승·발전시키고 독창성을 살려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전주시 문화지수 2회 연속 전국 1위

    전북 전주시의 지역 문화지수가 2회 연속 전국에서 가장 높은 도시로 평가됐다. 13일 전주시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2017년 기준 지역 문화 실태조사’ 결과 국내 229개 지방자치단체 중 지역 문화지수 1위를 차지했다. 2016년에 이어 두번째다. 전주시는 이번 평가에서 문화정책·문화자원·문화 활동·문화향유의 4개 분야, 총 28개 평가항목 전부에서 전국 평균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시민들의 문화 활동과 문화향유 정도를 평가한 항목 점수는 전국 평균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는 전주시가 전통문화를 중심으로 한 각종 문화정책을 활발히 펼쳐온 결과로 풀이된다. 전주시는 2013년 첫 평가에서는 6위를 차지했지만, 전주만의 문화브랜드 경쟁력을 높여 2016년 두 번째 평가에서는 1위로 뛰어 올랐다. 시는 이후 덕진권역인 전주종합경기장 중심의 뮤지엄 밸리 조성과 완산권역인 한옥마을 중심의 아시아문화 심장 터(100만평) 조성사업에 집중했다. 뮤지엄 밸리는 종합경기장과 법원·검찰청 부지, 덕진공원,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전주 생태동물원 등을 아우른다. 한옥마을과 전라감영을 중심으로 완산구 구도심 일대 100만평을 ‘아시아문화 심장 터’로 만들어 세계적인 전통문화 관광지구로 육성하려는 야심 찬 구상도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또 생활권 곳곳에 팔복 예술공장 같은 다양한 형태의 문화시설을 건립하고 지붕 없는 미술관·예술관 프로젝트를 통해 모든 시민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했다. 전주국제영화제·전주 한지 문화축제·전주비빔밥 축제 등 3대 대표축제 개최와 전라감영 복원 및 재창조, 후백제 역사문화 재조명, 전주 동학농민혁명 역사공원 조성 등 다양한 문화정책도 문화도시로서 위상 강화에 한몫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문화관광 도시로 만들려는 중장기 문화발전전략인 ‘2030 전주문화비전’도 완성을 앞두고 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그동안 전주는 다른 도시를 따라 하지 않고 어렵더라도 전주의 정신과 가치를 포기하지 않고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왔다”면서 “이제는 도시의 시대며, 도시의 시대를 끌어가는 핵심 가치는 정체성, 즉 ‘그 도시다움’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 도시다움’이 바로 문화이며 전주는 ‘전주다움’을 가장 잘 찾아내서 지켜가는 도시라는 것이다”면서 “‘전주다움’으로 시민들이 행복하고 다른 세계시민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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