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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들의 별난 취미… 조랑말 싸움까지(박갑천 칼럼)

    제주도에서 조랑말 싸움대회가 열린다고 한다.다음달 12∼13일 유채꽃 큰잔치에 곁들여서.비비고 물어뜯고 발길질로 겨루다가 내빼는 쪽이 지게 돼 있는 규칙이다.사람들은 소싸움도 붙이고 개싸움에 닭싸움도 즐긴다.중국 어디엔가는 귀뚜라미싸움도 있다던가.하지만 사람이 벌이는 전쟁에 현대에 이르기까지 쓰인 말을 싸움붙였다는 말은 별로 없었던 듯하다.그러니 사람 생각대로 싸워줄 건지부터 관심거리다. 싸움질·겨룸질은 어느 나라 신화에도 보인다.그건 사람이 승리욕을 본능으로서 지녔다는 뜻.싸움질로 이어내려오는 인류사가 그를 밑받친다.그 심리의 가닥이 동물싸움을 만들어낸 것 아닐는지.동물끼리 치고 받고 쪼고 찌르는 걸 보면서 사람끼리 피투성이가 되는 권투경기 따위와는 또 다른 흥분·쾌감(스릴)과 복합감정해소(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동물싸움에서 피투성이로 되는 건 단연 닭싸움.그건 처절하여 즐기는 사람이 무작하고 모지락스러워 뵌다.한국·중국·일본 등의 닭싸움은 3월 삼짇날 성행했으나 지금은 아무때나 벌인다.동물싸움 가운데서는 가장 널리 번져 동남아를 비롯,미국·영국·중남미 등지에서도 보게 된다.좁은 공간에서 쉽게 붙일수 있는데다 박진감 넘치는 때문일까. 닭싸움하면 생각나는게 「장자」(달생편)의 나무닭(목계) 우화다.기나라 성자가 왕명으로 싸움닭을 기른다.열흘쯤 지나자 왕이 다됐느냐고 묻는다.헛위세를 부리고 다빡거리니 아직 안된다는 대답.열흘 후 다됐냐고 다시 묻자 하찮은 소리나 그림자에도 싸울 태세로 날세우니 안된다고 한다.열흘후 또 묻자 이번에는 쉽게 성내며 냅떠서서 안된다고.그 열흘 후 물었을때야 다됐다고 한다.이젠 이 닭을 멀리서 보면 나무로 깎은 듯하고 덕을 갖췄으니 다른 닭이 덤빌 엄두를 못낸다는 것이었다. 조랑말은 현존하는 우리의 대표적 토박이말이다.기원전 3세기께 스키타이문화 따라 들어온 타타르말이 몽골말·아랍계말의 영향을 받으면서 내려오는 것 아닌가 짐작들한다.거방진 호마에 비겨 몸체는 작지만 야무지다.특히 발굽이 단단해서 편자를 안박는다. 나귀같이 작아도 거스르면 중원의 싸움터를 누비던 핏줄.세월이흘러 사람의 같잖은 취미 따라 조상의 싸움아비모습을 선보이게 됐구나.「말의 성자」들도 목계 아닌 목마로 길들이고 있는 것이겠지.〈칼럼니스트〉
  • 산불 조심(외언내언)

    우리는 해마다 엄청난 산불피해를 보고 있다.지난해의 산불피해면적은 5천368㏊.서울 남산만한 크기의 숲이 18개나 불에타 잿더미가 됐다.올들어서도 지난 14일 현재 61건의 산불이 발생,151㏊의 숲이 사라졌다.많은 묘목을 심는 것도 필요하지만 귀중한 산림자원을 산불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난 15일부터 5월31일까지를 「산불예방특별기간」으로 정하고 이기간동안 전국 18개 국립공원 213개 등산로 가운데 121곳의 출입을 통제키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이 조치에 불만을 터뜨리는 등산객도 많겠지만 우리의 산림자원을 우리 스스로 보호한다는 뜻에서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산은 극심한 겨울가뭄으로 바싹 메말라 있다.기상청은 봄철에도 가뭄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보하고 강원도를 제외한 전 지역에 건조주의보를 발령했다.지난해 가을에 떨어진 낙엽이 융단처럼 깔려 있고 나뭇가지가 어깨를 비비고 있는 요즘 산자락에 작은 불씨만 떨어져도 불길은 순식간에 산전체로 번지게 마련이다.산불은 대부분 사소한 부주의에서 발생한다.산림청 분석에 따르면 등산·행락·성묘객이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때문에 일어난 산불이 48%나 된다.90년부터 5년동안 경찰청이 살펴본 산불발생원인도 등산객실화 47%,논·밭두렁실화 23%,어린이불장난 5% 등으로 나타났다.한마디로 기초질서 위반이 산불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국민의 산행질서를 바로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효율적인 진화대책 마련도 시급하다.산불이 일어났을때 조기진화할 수 있는 전문요원을 대폭 늘려야 하고 헬리콥터와 동력펌프 등 장비현대화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선진외국과 같이 산불전문소방대의 창설도 검토 해야 한다. 산림은 우리 모두의 귀중한 자산이다.이자산을 잿더미로 날려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산불조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 소아 코알레르기/김남선 영동한의원 원장(전문의 건강칼럼)

    ◎유전성 강하고 겨울철에 주로 발생/한달이상 지속… 조기치료 가장 중요 최근 10세 미만 어린이의 30%정도가 콧물,재채기,코막힘 등 코알레르기 증상이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코알레르기는 겨울철에 많이 발생하는데 이를 콜드(cold)알레르기라고도 한다.따뜻한 집안에 있다가 추운 밖으로 나가면 곧 맑은 콧물이 끊임없이 흐르고 발작적인 재채기가 나오게 된다.또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계속되는 재채기와 콧물로 힘들어 한다. 이렇게 주로 아침에 30분∼1시간 정도 증상이 계속되고,또는 찬공기에 예민한 한랭성 코알레르기로 코가 자주 막히기도 한다. 감기는 대개 길어야 일주일 정도 증상이 있지만 코알레르기는 한달 이상 증상이 지속된다.평소 알레르기가 있는 어린이들은 눈을 잘 비비고 코속이 가려워 후비기도하며 코를 건드려 코피가 나기도 한다.눈밑은 코속의 부종과 어혈로 인하여 검은 색을 띠며 콧물과 코막힘으로 주의가 산만하게 된다. 알레르기 비염은 유전성이 강해 부모 둘다 알레르기가 있으면 자녀중에 90% 이상 100% 가까이 알레르기가 나타나고 부모중에 어느 한쪽이 알레르기가 있으면 70% 이상 즉 2명 중에 1명은 반드시 알레르기가 있다.그러므로 부모중에 알레르기가 있으면 어린 자녀의 코를 잘 관찰하여 조금이라도 콧물,재채기,코막힘 등을 보이면 조기에 치료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코알레르기가 심한 아이들은 집중력과 주의력이 약해져서 공부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코 알레르기는 특히 조기치료가 가장 중요한데 알레르기 비염의 명약은 소청룡탕이다.여기에 코속의 부은 점막을 가라앉히는 레이저치료와 코의 기혈순환을 잘 시켜주는 침요법을 병행하면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02)542­9557.
  • 극작가 차범석(이세기의 인물탐구:83)

    ◎리얼리즘 바탕 「정통극 파수꾼」 40년/대표작 「산불」 전쟁의 인간파괴 신랄하게 묘파/부당한 것 거부하는 「연극계 면도칼」로 한평생/최승희 무용보고 「무대 인생」 예감… 이해랑·유치진 문하서 엄격한 수련 희곡작가 차범석은 연극계의 로맨티시스트다.동숭동 마롱카페에 나가보면 젊은 연극인들에게 둘러싸여 그는 맥주를 마시며 연극과 인생을 논하고 있다.「주역만 있고 조연 없는 연극은 있을 수 없다.우리의 삶은 큰 배역만 탐내는 한편의 연극 같이 보이지만 작은 배역 없이 큰연극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파우스트보다 메피스토 텔레스가 진짜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역이듯이 무대 구석구석에 세워둔 단역조역들의 몫에서 극중 희열과 비감,완미가 성취된다.무릇 물이 얕으면 큰배를 띄울 수 없는 것과 같이 깊고 다양한 여러 경험이 크고 광활한 연기력을 키운다」고 후배들을 가르친다. 한배우가 무대에 등장했다가 맡은바 임무를 다하고 퇴장하기까지 그것은 하나의 삶을 생생하게 되살리는 일이다.그런만큼 배우는 등장도 중요하지만 퇴장도 중요하다.막을 내리기가 무섭게 분장을 지우고 무대를 떠나는 사람을 보면 「자기포기와 무책임」이 느껴지지만 연기의 온기를 오래도록 가슴에 담는 배우의 모습에선 「비장미가 넘친다」고 찬양해 마지않는다. 그가 63년부터 20년이나 이끌던 극단산하를 해체한 것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다.「연극을 지상목표로 삼으려는 의지는 눈비비고도 찾아볼 수 없이 연기를 가르쳐 무대에 설만하면 그들은 철새처럼 돈을 따라 텔레비전으로 가버린다」고 했다.「연극은 집단예술인만큼 인간적인 결합 없이는 아무런 작업도 가능하지 않다.그럼에도 정신적인 반항이 없는 정지된 예술이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껍질을 깨는 아픔을 모르는 젊은이들이 환멸스럽다」고 그는 한 글에서 개탄하고 있다.이어서 「기대할 수 없는 것에 얽매어 질척대는 것은 자기비하이자 존재를 흩트리는 추일 수 밖에 없으며」「부나비처럼 떠도는 인간불신풍조속에서 나만이 홀로 절개와 의리를 지키는 것은 명분 없다」고 절규했다. 적자를 면치못하는 극단의 영세한 상황속에서도 「산불」「밀주」「대리인」「손탁호텔」등 알찬 창작극으로 꾸준히 「좋은 무대」를 이끌던 산하는 「연기자의 연극정신부재」「저질공연우려」등을 내세워 83년 연극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미련과 아쉬움을 남긴채 이렇게 무대에서 사라져갔다. 칠순의 나이와는 상관 없이 언제나 만년청년 같은 그는 옛 예술가의 낭만과 니힐과 반항과 순수를 지금도 면면히 지니고 있다.그가 「한달이면 29일」을 술을 마시는 이유는 사람들과의 따사로운 온정에 굶주려 「정을 마시기 위해 술잔을 든다」는 것이며 인생의 어둡고 뒤틀린 것을 말하지 않는 것은 「긍정에의 동경이 너무 강한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 40년간 「연극계의 면도칼」로 불리면서 그는 과연 부당한 것을 굳이 옳다고 양비론을 펼치거나 불가능한 것을 가능할 수 있다고 과장한 적이 없다.연극상을 심사하는 과정에서도 무의미한 공연기록과 긴 연륜을 앞세우기보다 작품의 질과 연기력을 따져 날카롭게 자격여부를 가려낸다.또한 스스로의 조로를 경멸하여 연극의 모든 일에 은근히 참여하고 옳바른 소리를 주저 없이 하면서도 「번뜩이는 재기나 교변」 사물에 대한 심정의 움직임에서 세말적인 기미대신 싱그러운 미소로 만사를 감싸기 때문에,각층의 폭넓은 호감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극단산하를 잃은후 그는 한국연극협회 이사장,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사,대한민국예술원회원과 청주대 예술대학장등 여러 역할을 전전했다.86년에는 88올림픽을 앞둔 88서울예술단 초대단장에 임명되었으나 이번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창단기념 시연회에서 공연을 관람하던 관련장관이 코를 골고 잔 것에 자존심을 심하게 상한 나머지 사표를 내던진 씁쓸한 에피소드를 남기고 있다. 시간과 함께 그의 까다로운 일면은 전보다 많이 부드러워졌고 반항과 증오와 충동에서 시작한 초기의 경험을 버리고 「삶이란 양파를 벗겨내듯 아무리 벗겨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그는 서서히 깨닫게 되었나보다.그 때부터 톡쏘는 옳은 소리를 줄이고 자신을 스스로 경계하는 계신공구의 자세로 전환했다. 그의 지나온 인생은 평온한 중에 끝 없는 파고가 잔물결처럼 파동치는 것이 남과 다르다. 목포의 개화되고 풍족한 집안에서 일본 메이지대(명치대) 법학과를 나온 차남진씨의 3남3녀중 차남. 남부러울 것 없는 유년기와 소년기를 보내면서 집안의 서고에 파묻혀 아리시마 다케오(유도무낭) 무샤노코지 사네아쓰(무자소로 실독)의 소설에 탐닉하고 일본 히메지(희로)고교에 시험을 보러갔다가 낙방하고 돌아오는 길에도 후지자와 다케오(등택)의 「신설」을 가슴에 품을 만큼 열렬한 문학지망생의 시기를 보냈다.어릴 때의 아명은 평균.광주고보시절 목포 평화극장에서 열린 최승희무용공연을 보고 「정중동의 미세한 움직임과 끊어질듯 이어지고 멈춘듯 움직이는 유현미와 고담미」에 반해 그는 훗날 「무대」와 관련을 갖게 되리라는 예감을 굳혔다. 그는 철저한 리얼리스트이기도 하다. 뒤늦게 23세에 대학에 진학해서 문자그대로 「경마장의 말처럼 정해진 코스를 필사적으로 달리면서」 엄격한 스승인 이해랑 유치진문하에서 「리얼리즘에 바탕을 둔 정통극」을 추구하기 시작했고 연극계는 언제부턴가 「리얼리즘의 희곡작가」 또는 「리얼리즘의 파수꾼」으로 그를 부르게 되었다. 「나름대로 나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치열하게 몸부림쳐왔다.나라는 인간은 일관성도 없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살아온 모순덩어리라는 생각 때문이다.그 증거로 나의 인생행로에는 투쟁이나 저항의 흔적이 없다.적극적인 동참이나 협력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그렇다면 나는 뭐란 말인가」.그러나 평론가 유민영은 「그의 작품은 투철한 역사의식으로 구시대의 붕괴와 전후의 사회변화,변천하는 사회속에 갈등하는 개인의 삶을 끈질기게 묘파」하고 있고 특히 대표작 「산불」은 「전쟁이 얼마나 철저하게 인간을 파멸시키는 가를 미사여구나 기교 없이 신랄하게 파고든 리얼리즘 희곡의 최고봉」으로 손꼽고 있다. 지난해 출판한 고희기념문집 「목포행 완행열차의 추억」에서 그는 「지금까지 나는 대과 없이 살았고 욕심부리지 않았고 하고싶은 일과 가고싶은 길을 지칠줄 모르고 살았으니 행복하다」고 고백하고 있다.영원한 동반자인 박옥순여사와의 사이엔 3남2녀.자녀는 모두 출가하고 송파구 가락극동아파트에서 부부가 노후를 함께 하고 있다. 언제나 「일상적인 삶을 영위하는 소시민」을 자처하고 있지만 실은 서릿발 같은 차가운 이성을 정으로 융해시킨 처절한 삶의 애가와 뜨거운 인간애의 정수를 이룩했다는 점에서 그의 존재는 참으로 「큰배우」의 역할이 아닐 수 없다.이제 그의 퇴장은 「한편의 좋은 작품」을 남기는 일이며 연극계가 그를 두고 「이시대 마지막 휴머니스트」라고 한 말대로 그는 지금도 동숭동 마롱카페에 앉아 「배우가 되기전 먼저 인간이 될 것」을 젊은 연극인들에게 당부하며 그의 「정」을 높이 치켜들고 있다. □연보 ▲1924년 전남 목포 출생 ▲1942년 광주고보 졸업후 도일 ▲1946년 연희전문 문과 입학 ▲1949년 제1회 전국대학연극경연대회 희랍극 「오이디푸스왕」연 출 수상 ▲1951년 처녀작 「별은 밤마다」 공연(목포문화협회 주최) ▲195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 「밀주」당선,제작극회 창단 ▲1961∼71년 문화방송 제작부장·편성부국장 역임 ▲1962년 「산불」 초연(국립극단) ▲1963∼83년 극단 「산하」대표 ▲1965년 이대·연대 출강 ▲1966년 연세대 영문과졸업,국제PEN대회 뉴욕회의 참가 ▲1968∼74년 한국연극협회이사장 ▲1969년 신연극 60주년기념 「그래도 막은 오른다」 공연 ▲1972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사 ▲1973년 예총부회장 ▲1975년 ITI베를린회의 참가 ▲1978년 ITI한국본부 부위원장,대한민국연극제 심사위원 ▲1981년 대한민국예술원 정회원 ▲1983년 서울극작가그룹 발족,회장 ▲1984∼86년 청주예술대학장 ▲1986년 서울88예술단장 ▲1988년 청주대 교수협의회회장 ▲1991년 「연극의 해」집행위원장 대한민국 예술원회원·한국연극협회이사·공연윤리위 심의이원 희곡집 「껍질이 째지는 아픔없이는」「대리인」「산불」「학이여 사랑일레라」「식민지의 아침」,수필집 「거부하는 몸짓으로 사랑했노라」,고희기념문집 「목포행 완행열차의 추억」,차범석문학전집(12권·융성출판)등 대한민국 문화예술상(70)·대한민국 예술원상(82)·동랑연극상(83)·대한민국 문학상(91)·이해랑연극상(93)
  • “한국은 백인종지역 공산국가”라?(박갑천 칼럼)

    『오나라 시골에 있을때의 여몽은 아니로군』(비복오하아몽).노숙이 오랜만에 만난 친구 여몽에게 한말이다. 여몽은 관우의 형주 성을 뺏어낼만큼 뛰어난 무장이었으나 처음에는 학식이 모자랐다.그런 여몽을 장군으로 올려주면서 손권은 무인도 학문을 익혀야 한다고 타이른다.그로부터 그는 공부를 한다.그러다가 손권의 진영에서 학식이 가장 빼어난 노숙을 만난 것이다.여몽은 노숙에게 이런 말도 한다.『선비란 헤어져서 사흘만 지나면 눈을 비비고 서로 대할만큼(괄목상대)진보를 보이는 법이거든』.「괄목상대」라는 말은 여기서 나왔다. 가끔씩 외국교과서나 소개책자등에 한국을 잘못써놓고 있다는 기사가 실린다.그런데 이번에 교육부가 국회에 내놓은 국정감사 자료 가운데도 그런게 끼여있어 실소와 고소를 자아내게 한다.한국은 이제 오나라 시골에 있을때의 여몽이 아니다.한데 어질더분한 전란속의 50년대 한국을 오늘의 한국인양 되뜨게 소개하는 나라들이 아직도 있다니.지구촌에서 『30년간 성장률 3위,GNP·교역량 12위』(통계청 발표)라는 괄목상대해야할 나라인데 말이다. 잘못된 인식의 유형도 여러가지다.냉전시대의 논리를 이어받는 에푸수수한 표현이 그첫째다.6.25는 북침이라느니 한국은 미국의 꼭두각시라느니 하는따위.둘째는 시대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수용못한 내용이다.1인당 국민소득 2백50달러 이하라느니 서울인구 1백만이라느니 하는 따위.셋째는 처음부터 잘못 입력된 것을 바루지않은 경우이다.한국은 백인종지역이라는 등의 얄망궂은 표현들.넷째는 악의의 선전물에 속아넘어간 사례이다.공산주의 국가라는가 하면 독도는 일본영토라지 않았던가. ㄱ을 떠나 ㄹ로까지 옮겨갔는데도 계속 ㄱ으로 우편물을 부치는 기관이 있다.대리에서 과장으로 승진한지가 언젠데 대리라 써보내는 우편물의 경우와 같다.이는 각주구검의 어리석음.배타고 가다가 칼을 강물에 빠뜨리고서 빠뜨렸을때의 뱃전에 표시를 해놓은 다음 배가 언덕에 닿자마자 칼을 찾는다며 표해놓은 자리에서 강물에 뛰어들더라는 초나라 사나이.칼빠뜨린 곳에서 지나온게 얼만데.한다한 나라들이 이 사내같이 덩둘하지 않은가.상대방의 잘못된 입력은 나에 대한 판단을 그르친다는데 문제가 있다.우선은 초나라 사내같은 나라들의 잘못이 크다치자.하지만 쫌맞게 대응못한 이쪽의 성찰도 없을 수야 없지 않겠는가.
  • 「원칙대로」가 외롭지 않은 사회로(박갑천 칼럼)

    여의도에서 원효대교를 건너는 시내버스에 탄다.이때까지 옆길로 달리던 버스가 다리어귀에 이르자 차들이 늘어서 있는 대열속으로 비비고 들어간다.어느 하루만의 일이 아니라 버스를 탈때마다 보아오는 새치기.운전기사는 이렇게 말한다.『제대로 줄서기 해서 운행하다간 내밥줄이 끊어집니다』 이렇게 꺼둘리는 「원칙대로」는 우리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어째서 이런 일들이 「묵인」되는 것일까.그 묵인의 뒷전에서 피어나는 것이 사회기강을 좀먹는 독버섯.이번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도 그 독버섯이 독을 끼뜨린 결과다.관계자들은 짓밟히는 「원칙대로」를 묵인했다.대가없이 묵인할리 없다는건 상식이다. 「원칙대로」가 어째서 이렇게 따돌림을 받는가.이치는 간단하다.원칙대로 하면 원칙대로 않는 것보다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이는 세상사 모두에 통하고 있다.죽림칠현의 한사람인 혜강이 쓴 「양생론」에는 『떳떳한 길을 지켜 변하지 않는다』(수상불변)는 말이 나온다.말하자면 「원칙대로」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하지만 그렇게 사는 사람은 뒤처진다.외롭다.팍팍하다.그래서 기고나는 벗바리 찾아쓰는 편법이 곧 「원칙대로」의무시이다. 「지나친 원칙론자」였다고도 할 지재 민진후의 경우를 생각해보게 한다.그가 예조판서로 있을때 누이동생집에 들른다.술 좋아하는 오빠를 위해 누이동생은 술을 내왔다.한데 안주는 김치뿐.그전날이 시아버지인 참봉 홍우조의 생일이어서 송아지를 잡았으나 감히 내오지 못했다.허가없이 소잡는 것은 법이 금하는 바였는데 「원칙대로」로 이름난 사람이 민공이었기 때문이다.민공이 술맛은 좋은데 안주가 시원치 않다고 하자 말눈치로 어림잡고 어쩌랴싶어 쇠고기를 내왔다.즐겁게 마신 민공은 나가다가 번드친 듯이 데리고간 아전에게 명한다.『이집은 범도했으니 이집 종을 잡아 가두어라』 공은 공이요 사는 사였다.민공은 갇힌 종 풀어주는 속전을 자기봉급으로 물어준다.그당시 사람들은 이 공변됨을 「몰인정」이라 탓하지 않았다고 「이순록」은 적어놓고 있다. 「원칙대로」가 외로운 것은 정도의 차이뿐 예나 이제나 다름없는 인간사회의 부조리한 모습이다.그러기에 민지재의 그날일은 살천스럽긴 했지만 교훈을 남긴다는 것도 사실이다.「원칙대로」가 떳떳해지는게 밝은 사회.누구에게 지다위하기에 앞서 우리 모두가 그런 사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또다른 형태의 「삼풍」을 원천적으로 막는 길은 그것 뿐이다.
  • 낙천적인 스페인사람들/마드리드(아랍서 지중해까지:10)

    ◎돈키호테 후예들 거리마다 북적/“내일을 걱정하는 자는 이방인”… 밤새도록 먹고 마시며 흥청 스페인식 상상력? 그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대야를 투구로,빗자루를 창으로 삼아 불의와 대적하는 기사(돈키호테). 아리아를 부르는 앵무새,탬버린에 맞추어 황금달걀을 백개나 낳는 암탉,사람의 생각을 알아맞히는 원숭이,기분나쁜 추억을 잊게 해주는 찜질약,먹으면 보기 싫은 사람을 눈에 안 보이게 하는 물약 등을 잔뜩 싣고 마콘도마을에 나타난 집시들(백년동안의 고독). 연인이 언니와 결혼하는 것을 보고도 말없이 두 사람의 결혼케이크를 만드는 티타,그녀가 케이크반죽 속에 떨어뜨린 눈물 때문에,케이크를 먹고 난 모든 하객들이 일제히 울음을 터뜨리고 구토를 한다(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여자의 얼굴은 옆모습과 앞모습이 어우러져 있고,유방은 옷 밖으로 튀어나와 목덜미에 붙어 있다.무릎을 포갠 한쪽 다리는 치마이자 그녀가 앉아 있는 소파의 다리이기도 하다(피카소). 멀리 하얀 바다와 깎아지른 단애가 있고,돌상자에 뿌리를 박은 죽은 나뭇가지에 시계가 빨래처럼 걸려 있다.돌상자모서리에 걸려 있는 또다른 시계는 지금도 계속 엿가락처럼 늘어나는 중이다(달리). ○스페인 부의 집결지 이들이 보여주는 황당무계한 초현실적 세계인식.스페인에 가면 일부러 무엇을 보려고 애쓰지 않고,스페인식 상상력을 몸으로 느껴본다는 것이 내 전략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그 방법까지도 이미 스페인 자신이 말해주고 있었다.고야의 판화 중에는,두 눈을 가린 백작부인이 이상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 자기의 왼손을 사기꾼같은 남자에게 내맡기고 있는 그림이 있다.음흉한 속셈을 간신히 감추고 있는 남자에 반해,그의 떨거지들은 그녀의 미래가 송두리째 자기들의 수중에 들어와 있는 것에 대해 짓꿎은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고야는 그녀의 도도한 모험에 대해 이런 제목을 붙여놓고 있다. ­그녀는 「예」라고 말한다.그리고 자신의 손을 낯선 사람에게 내맡긴다. 오후 다섯시에도 햇빛은 베일 듯 강렬했다.푸에르타 델 솔(태양의 문)로 가는 길이었다.길 양쪽에 즐비한 상점들은 마드리드가 스페인 부의 집결지라는 것을 과시하는 듯했다.고급상품들이 진열된 진열장 앞엔 행인들의 발이 줄줄이 묶여 있었고,매장 안엔 손님들이 북적거렸다. 마침 걸치고 있는 옷이 너무 무겁게 느껴지는 참이어서 여성용 의류상점으로 들어갔다.소매없는 셔츠 하나를 고르고 그것을 입어보는 데는 적지않게 시간이 걸렸다.거침없이 어깨와 팔을 드러내놓고 거리로 나오니 태양이 가슴 깊숙이 파고드는 듯했다. ○인생의 즐거움 만끽 「아하!」여행중 내내 꼭꼭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이 저절로 벙싯 열렸다.벼랑끝까지 따라가보리라.눈을 가리고 모험을 할 바에는 스페인이 얼마나 좋은 나라인가.남은 문제는 무엇에 대해 「예」라고 대답하느냐였다. 길가에 우두커니 서서 기다리고 있던 일행들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맞았다. ­친구여,스페인에서는 날 찾지 마라.몸은 곁에 있어도 마음은…아니,몸도 마음도 연기처럼 증발해버리더라도 부디 찾지 말기를. 그들은 시무룩하게 내 행색을 흘겨보았다. 푸에르타 델 솔은 끝이 빤한 아주 작은 광장이었다.그곳을 중심으로 10개의 방사선 도로가 뻗어나가는 까닭에 턱없이 사람들이 붐빈다는 것 외에 그럴싸한 입상 하나 눈에 띄는 것이 없었다.시민들이 약속을 할 때 징표가 된다는 마드리드의 문장인 곰상이나 시계탑조차도 인파에 묻혀버린 모양이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과 어깨를 맞비비고 있는데,벽을 쌓듯 둘러선 사람들 사이로 꿈꾸듯 나른한 선율이 흘러나왔다.「아랑페이스 협주곡」「알함브라의 추억」.오래전부터 내 마음을 길 위로 이끈 선율이었다. 그들은 플루트·기타·베이스로 이루어진 3인조 악사들이었다.그밖에 굶주림과 외로움을 함께 해온 개가 있었다.기타 케이스에 떨어져 있는 두 장의 지폐와 몇닢의 동전들이 부끄러울 지경으로,연주는 진지했고,그 선율은 순수했다.선율에서 묻어나는 집시의 우수가 해 저무는 들녘쪽을 가리켜 보이는 듯했다. 나는 생각했다.집에 있는 플루트를 들고 저들을 따라나서도 좋지 않을까.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니 낯선 얼굴들뿐이었다.일행들은 저만큼 마요르광장쪽으로 가고 있었다. 펠리페3세가 1617∼1619년 사이에 완성한이 광장은 사방이 4층 건물로 둘러싸여 있다.세번이나 화재가 발생해 개조를 한 끝에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옛날에는 왕가의 의식과 종교재판의 화형식이 이곳에서 행해졌고,그후엔 투우와 야외연극,성인식,정당대회 등이 열리는 장소로도 널리 쓰여왔다고 한다. 광장에선 네덜란드축제가 열리고 있었다.높이 뜬 노란 애드벌룬이 중앙에 있는 펠리페3세의 동상을 내려다보며 축제의 현수막을 펄럭였고,각종 행사가 벌어지고 있는 천막 앞에는 구경꾼들이 몰려 있었다.꽃씨와 구근을 파는가 하면,통나무로 나막신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하고,한편에선 6인조 밴드가 네덜란드 민속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다.광장 둘레에 즐비한 카페에는 관광객과 시민들이 음료를 마시며 축제를 멀찍이서 바라보았고,다른 한편에선 거리의 화가들이 즉석에서 초상화를 그려주고 있었다. 손님이 없어 무료하게 앉아 있는 화가에게로 다가갔다. 『1960년대만 해도 스페인은 서부유럽에서 제일 가난한 나라였다.언제부터 이런 눈부신 경제성장이 이루어졌는가』 『1975년 프랑코체제가 무너진 이후 스페인엔 자유선거,자유시장,자유언론이 가능해졌다.이제 당신은 이 도시 어디에서도 그의 기억을 되살릴 수 없을 것이다』 『스페인 사람들은 메손에서 밤새도록 먹고 마시며 얘기하기를 즐긴다고 하는데,그러고도 어떻게 다음날 일을 할 수 있는가』 『일 때문에 우리는 인생의 즐거움을 희생시키지는 않는다.대화·음식·가족·우정을 중요시하는 것이 우리의 풍습이다.우리는 하루를 두번 산다.낮과 밤의 생활.내일을 걱정하는 것은 이방인의 생각이다』 카페마다 사람들이 북적거려 빈 의자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그들이 가진 가장 큰 컵으로 맥주를 시켰다.광장을 둘러보고 돌아온 K가 내 앞에 놓인 커다란 맥주잔을 미심쩍게 바라보았다. 『너 그거 다 마실 수 있어?』 『그럼.그리고 또 마실 건데』 해가 저물고 있었다.도시의 각 가정에선 여인들이 거울 앞에서 몸단장을 하고 있을 법했다.라벤더향기가 코끝을 스쳐가는 듯했다. 그런데 내 앞엔 무슨 건수가 일어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동료는 내가 다 못마실 맥주에돈을 낭비하는 것마저 아까워하는 판이었다. 일행들이 아르고 데 쿠치예로스거리에 있는 「엘 쿠치」레스토랑으로 갔을 때였다. 『우리 오늘밤은 이곳 사람들이 하는 식으로 밤새도록 이집 저집 찾아다니며 마셔보면 어떨까요?』 ○카페 빈자리 없어 나는 일행들의 염려를 묵살하고 주문을 받으러 온 웨이트리스에게 음식이름을 늘어놓았다.생야채 혼합 샐러드,흰 강남콩과 생소시지,왕새우 철판구이,오징어튀김,정어리 소금절임,가다랭이 토마토졸임,석류소스를 친 피망구이,어패류와 고기를 함께 익힌 밥,그리고 맥주 10병이었다.밤새도록 먹기 위한 나의 이 과도한 주문은,『그걸 어떻게 다 먹으려고 그래?』하는 핀잔과 함께 대폭 수정되었다. 일을 좀 저질러보려고 몸살을 아무리 앓아도,분별력 있는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꼼짝달싹도 할 수 없었다.매우 간소한 우리의 식탁 옆에서는 마드리드의 젊은이들이 떡 벌어지게 차려놓고 유쾌한 담소에 여념이 없었다.그런데도 웨이트리스는 연방 그들의 자리로 새 음식을 나르고 있었다. 한편에선 퇴근후 바를 순회하는 사람들이 카운터에 선 채로 올리브를 안주삼아 가볍게 한잔씩 하고 있었다.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들이 부러웠다. 「예」라고 대답할 태세가 갖추어져 있음에도,손을 잡아줄 그 무엇이 좀처럼 나타나주지 않았다.그것은 분별력 있는 동료들 탓이기보다,그림 속의 백작부인처럼 눈을 가리지 않은 내 탓인지 몰랐다.나 자신의 분별력이 결코 눈을 감지 못하는 탓이었다. 하지만 그라나다에서 나는 마침내 일을 저질렀다.
  • 알레르기성 결막염/안약 남용하면 시력장애 위험

    ◎혈관 수축성분 들어있어 시신경 압박 손상/염증 악화로 근시·백내장·녹내장 부를수도 황사주의보가 내려지고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요즘 알레르기성 결막염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소아부터 20세 이전의 연령층을 주로 괴롭히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눈의 흰자위가 꽃가루·동물의 털등의 항원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임에 따라 생기는 질환.눈에 염증이 생겨서 눈이 가렵고 따끔거리며 눈곱이 많이 낀다.눈을 비비고 긁을수록 더 가렵고 퉁퉁 부어 오른다.특히 몇년전부터 중금속 성분이 들어 있는 황사가 날아들면서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더욱 기승을 부려 봄철 불청객의 대명사 처럼 되어 있다. 사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나이를 먹거나 여름철이 지나면 자연 치유 되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다.다만 안과에 갈 정도가 아니라고 혼자 판단해 정확한 처방없이 안약을 함부로 쓸 경우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킨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고려의대 안암병원 조윤애교수(안과)는 『약국에서 파는 대부분의 안약에는 충혈을 없애기 위해 혈관을 수축하는 에피네프린과 염증을 없애고 눈을 부드럽게 하는 스테로이드가 섞여 있다』며 이런 약제를 남용하면 녹내장·백내장·근시가 생긴다고 경고했다. 이런 안약을 쓰면 일시적으로 금방 눈이 시원하고 충혈이 가시며 심한 가려움증이 없어지지만 오래 사용할 경우 눈이 오히려 더 충혈되고 각막이 부어 오르며 시신경에 압박손상이 생겨 심각한 시력장애와 함께 눈의 염증이 악화된다는 지적이다.스테로이드성 녹내장은 녹내장에 대한 집안의 병력이 있거나 고도근시,류머티즘 관절염,피부소양증등의 질환을 앓아 스테로이드를 많이 쓰는 사람에게 쉽게 생긴다.스테로이드는 염증을 「근치」하는게 아니라 「무마」하려는 속성을 지니고 있어 순간적인 효과 밖에 내질 못한다는 것이다.또 에피네프린은 혈관을 축소시켜 결국 눈속의 미세혈관을 줄어들게 만드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교수는 『미국에서는 의사의 지시없이는 스테로이드성 안약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며 『눈이 가렵거나 충혈되고 눈곱이 낀다고 해서 자의적으로에피네프린과 스테로이드가 섞인 약을 쓰면 큰 화를 자초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경희의료원 김재명교수(안과)도 『알레르기성 결막염 안약은 스테로이드나 에피네프린이 들어 있는 제품 보다 항히스타민제 계통을 고르면 부작용을 훨씬 줄일수 있다』면서 『젊은 여성들이 애용하는 미용안약에도 에피네프린이 많이 들어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고 말했다. 따라서 전문의들은 일단 알레르기성 각막염이 의심되면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제를 사용토록 하고 안약을 장기간 쓸 경우 안과의사에게 문의한 뒤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김교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초기엔 깨끗한 찬물에 눈을 대고 깜박거려 보거나 얼음찜질을 해주면서 인공누액을 넣어주면 가려움증이 훨씬 줄어든다』며 『특히 콘텍트렌즈 사용자는 렌즈를 식염수로 자주 닦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 산불(외언내언)

    걱정했던대로 올봄에도 산불이 크게 번지고 있다.지난 일요일(27일)강원도를 비롯,부산 경남북 전남등 전국에 걸쳐 산불이 나서 90㏊가 넘는 임야가 잿더미로 변하고 말았다.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등산객이 많은 일요일에 산불은 자주 발생하는데 지난 일요일은 꽃샘추위가 물러가고 모처럼 화창한 날씨여서 산을 찾은 사람이 특히 많았다.그들이 부주의하게 버린 불씨가 산불을 일으킨것이다. 해방후 꾸준히 펼쳐 온 치산녹화사업의 결과 우리 산하도 이제 산림이 울창하다.지난 가을 떨어진 낙엽이 융단처럼 부드럽게 깔리고 새싹이 돋기전의 나뭇가지가 서로 어깨를 비비고 있는 산자락에 작은 불씨가 떨어지면 불길은 금방 번진다. 더욱이 「여우불」이라 불리는 봄 불은 활활 타면서도 여우가 둔갑한듯 불꽃이 보이지 않고 번져 나간다.한식을 냉절 또는 숙식이라고 하여 묘제에 더운 음식을 차리지 않는 우리 풍습은 그런 여우불을 경계한 선인들의 지혜에서 비롯된 것이다. 여우불이 무서운줄 모르는 사람들이 산에서 담배를 피우고 버너를 피운다.지정된 장소가 아닌 산에서의 취사는 금지돼 있는데도 바로 금지팻말 아래서 버너를 피우고 밥을 한다,고기를 굽는다 법석을 떠는 낯 두꺼운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이 있는 한 산불 취약지구의 입산금지를 확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산불은 30∼40년의 노력의 결과를 하룻밤에 사라지게 하기 때문이다.지난 일요일의 산불에서도 30년생 소나무가 몇만 그루 잿더미화했는지 모른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평생 목재사용량은 31㎥로 50년생 소나무 91그루에 해당한다.우리 국민들이 목재를 자급하기 위해서는 일생동안 누구나 최소한 1백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하는것이다.아무리 열심히 나무를 심어도 산불이 나면 목재의 자급자족은 어려운 일이 된다.
  • 마음의 정원에 꿈을 가꾸자/주준희 아세아연합신대교수(일요일아침에)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자란 나는 학교에 가까운 경기도 양평 시골로 이사해 살면서 흙의 매력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봄이 되자 어느날 아주 따뜻한 햇빛이 비비고,여기저기서 생명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우리 가족은 마당의 구석구석에 보물찾기를 하듯이 꽃씨를 감추어 두었는데,흙 속에서 파란 싹이 트고 자라는 것을 보고는 완전히 감탄하지 않을수 없었다.작은 씨앗 속에 숨겨져 있는 생명의 비밀처럼 경이스러운 것이 있을까.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의 마음 속에 정원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우리는 스쳐 지나가면서 그 정원을 흘낏 보기도 하고 긴긴 이야기를 통해 오랜 시간 그 속을 거닐어 보는 특권을 누리기도 한다.너무나 겹겹이 싸인 문 때문에 담밖에서만 서성일 때도 있다.어떤 곳은 불모의 사막같기도 하고 어떤 뜰에는 가꾸어 지지 않은 야생초가 무수히 자라고 있고 어떤 정원에는 색색가지의 아름다운 꽃이 가득피어 그 아름다움과 풍요함에 매혹되기도 한다. 우리의 마음에 어떠한 씨앗을 품는가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사랑과 기쁨과 평화와 정직과 성실과 절제와 인내… 이들이 정성스럽게 가꾸어지고 성장한 아름다운 정원은 우리를 감동시킨다.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람들 중에 가장 존경스러운 것은 꿈의 씨앗을 심고 가꾸는 사람들이다.꿈은 우리가 지금 현재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을 소망하는 아름다움,이상일 것이다.위대한 사람들은 남이 보기에 불가능한 것을 소망하였고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들이었다. 개인적으로 잘 모르긴 하지만 김영삼대통령은 정직과 진실이 승리하는 사회,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를 꿈꾸었고 어떤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그 꿈을 붙들고 있었던 듯하다. 꿈을 가진 어머니들은 말썽꾸러기 개구쟁이 자녀에게서 훌륭한 가능성을 본다.최선을 믿어주는 사랑이 그를 최선으로 만든다.성적이 나빠서 학교에서 쫓겨난 에디슨을 천재과학자로 만든 것은 그 어머니의 꿈과 사랑이었다.자기는 가난하게 컸지만 성실하게 노력해서 집을 장만하고 자녀들을 훌륭히 교육시키고자 하는 가장의 꿈은 나라 발전의 원동력이다.청년은 큰 꿈을 가져야 한다.그는 그가 꾸는 꿈만큼만 될 수 있는 것이다.꿈을 가진 사람에게는 그것을 실천할 능력도 주어진다. 영화 「서편제」를 만든 임권택감독의 꿈,에베레스트산 등반에 성공한 세명의 여성대원의 꿈,우리가 기억하는 올림픽영웅들의 꿈,그 꿈이 이루어졌을때 우리가 감격하는 것은 그들이 감히 꿈꾸었기 때문이고,때로는 인간의 한계를 넘는 고통 속에서도 그들이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콘크리트와 아스팔트와 금속성 기계문명 속에서 우리의 마음은 너무나 황폐해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우리는 생명과 아름다움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살아가는 지도 모른다.개혁의 사정바람 속에서,우리 중 가장 현명하고 부요하고 지도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욕심과 야망과 탐욕의 잡초 속에 묻혀 살아 왔음을 가슴 아프게 느끼게 된다.그리고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우리 모두가 그동안 너무나 황금만능적인 가치관 속에 스스로의 부정직한 삶의 방식에 무감각해져서 살아 왔던 것이다. 이제는 잠시 흙으로 되돌아 가고 싶다.도시의 삶이 치닫는모든 것의 의미를 잠시 떠나,한알의 씨앗을 심고 싶다.모르는 사이에 무성해진 마음의 잡초를 제거해야 하겠다.그리고 상실했던 꿈의 씨앗을 심고자 한다.한알의 씨앗을 싹틔우고 자라게 하는 것은 생명을 주관하는 이에 달린 것임을 기억하면서.
  • 21세기 한국의 문을 여는 “이어령과의 대화”:2

    ◎문명의 세계절­가치관은 어떻게 변하나/쥐 아닌 고독을 사냥하는 고양이/시대 따른 효용변화/가축으로서의 가치 정보기능으로 이행/소외된 도시인의 외로움 달래주는 역할/「정보화」 진행 따라 애완동물 수요 증가 □황규호문화부장=지난번 대화의 마무리 부분에서 농업사회 산업사회 그리고 정보사회의 세 문명의 단계에 대해서 약간 언급이 있으셨지만 그 개념을 더 확실하게 알고 싶습니다.앞으로 이 연재대화를 읽게될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위해서도 오늘은 우선 그 개념의 윤곽만이라도 밝혀주셨으면 합니다. ■이어령 전문화부장관=교과서적인 풀이 보다는 퀴즈로 풀어가는 것 어떨까요.왜 있지않습니까.옛날이야기에 나오는 세왕자 수수께끼말입니다.아름다운 공주에 구혼을 하기위해서 왕성을 향해가던 세 왕자가 길에서 만나 서로 공주에게 바칠 자기 보물을 자랑하게 됩니다. □예.이제 생각이 납니다.어렸을 때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첫째 왕자는 천리밖의 것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을 가지고 있었고 둘째 왕자는 단숨에 천리를 달리는 천리마를 그리고 세번째 왕자는 죽은 사람도 살리는 불사약을 가지고 있었다는 이야기 말이지요. ○누구와 결혼하나 ■그래요.그런데 그 첫번째 왕자가 천리밖에 있는 공주의 모습을 거울로 비쳐보니 막 숨이 넘어가고 있었다는 거지요.위급한 것을 알고 세왕자는 천리마에 올라타서 왕성으로 눈깜짝할 사이에 도착하여 불사약을 먹였습니다.이렇게해서 공주의 생명을 건졌는데 문제는 어느 왕자와 결혼해야 되느냐 하는 수수께끼입니다. □정말 난처하네요.천리안이 없었다면 공주의 위급함을 몰랐을 테고 천리마가 없었더라면 불사약이 있어도 아무 소용이 없었을 것이구요.서로 인과가 뒤얽혀서 이중 하나만 없어도 공주의 목숨은 구할 수가 없었을 테니까요. ■그렇지만 이 문제를 푸는 사람의 가치관이 어느 시대의 문명에 속해 있느냐에 따라서 그 해답은 각기 달라지게 될 겁니다.먹는 곡식을 위주로 생각한 농업사회,다시말하면 물물교환을 하던 그런 시대에는 단연코 세째 왕자하고 결혼을 해야 합니다.왜냐하면 첫째왕자도,둘째왕자도 보물이 없어진 것은 아니잖습니까.그러나 불사약은 공주에게 먹였으니 완전히 수중에서 사라졌지요.없어진 것입니다. □정말 그러내요.모든 가치를 있고 없는 물질자체의 소유로 생각할때 두 왕자는 그저 자기 보물을 사용했을 뿐이지 준 것은 아니지요.천리안도,천리마도 그대로 수중에 있으니 아무 손해도 본 것이 없다고 할 것입니다.그런데 산업시대의 가치관으로 보면 둘째왕자가 됩니까. ■물론입니다.산업사회는 증기기관의 발명으로부터 시작되었지요.동력이라는 에너지가 아닙니까.천리마는 바로 그러한 동력을 상징하고 있지요.호스 파워(마력)라고 하지 않습니까.자동차의 값도 몇마력인가 하는 힘에 따라 결판이 납니다.영국은 공장기계를 돌리는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과 전 세계의 바다로 통하는 해양교통의 포트(항구)를 쥐고 있었기 때문에 산업사회의 새 시대를 열 수가 있었습니다.물질에서 에너지로,그리고 소유에서 기능으로 새로운 가치가 생겨나게 됩니다.가령 콘도미니엄같은 시설은 소유하는 값이 그것을 사용하는 사용권만을 사고 파는 것입니다.골프장 회원권의 상품도마찬가지구요. □그렇다면 정보화시대의 인간은 첫번째 왕자의 천리안에 영광을 안겨주겠군요. ■물질이나 에너지에 의존해온 시대에서 벗어나 정보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사회,그것이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정보화사회의 특징입니다.옛날 사고로 본다면 세 왕자가운데서 제일 손해본 것도 없고 또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 같은 것이 바로 천리안입니다.천리마는 뛰었으니 에너지라도 소모하지 않았습니까.불사약은 아예 없어졌으니 말할 것도 없고요.천리안으로 얻은 정보란 것은 무게도,형체도,에너지로도 환산될 수가 없고 소비된 흔적도 없습니다.그래서 산업사회에 머물러 있는 사람일수록 정보 아이디어 그리고 디자인 같은 것에 대해서 돈을 지불하는데 인색합니다. □그렇군요.우리가 값이라고 하면 가시적인 물질에 대해 치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손으로 직접 만질 수 있는 물체지요.그래서 컴퓨터의 하드웨어를 사는데는 몇백만원을 내면서도 머리로 짜낸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데이터베이스와 같은 정보체인 소프트웨어는 디스켓 몇장에 불과한 것이니까 단돈 몇만원을 내도 억울한 생각이 듭니다. ○무의식중 바뀌어 ■십원짜리 물건이라도 그냥 가져오면 죄의식을 느끼는 사람도 몇십만원하는 컴퓨터의 소프트웨어를 불법복제하여 쓰는 것에 대해서는 도둑질 했다는 생각이 없습니다.그래서 이 수수께끼를 각자 풀어보면 자기가 어느 시대에 속하는 문명인인가 하는 것을 채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 자신도 얼른 첫번째 왕자에게 표를 던지기 어려운 실정인 걸 보면 아직 저는 농경사회에 살고 있는 농부라고나 할까요. ■아닙니다.누구나 다 그렇게 말할 것입니다.그러나 자기도 모르는 새에 생각이 변하고 있는 거지요.농업에서 공업,공업에서 정보,더 정확하게는 마음을 주고 받는 커뮤니케이션의 시대로 가치관이 바뀌어 가고 있는 중이지요.가령 우리 주변에 있는 고양이를 예로 듭시다.왜 인간은 고양이를 기르게되었는지.동서 할것 없이 옛날에는 주로 고양이의 가치는…. □쥐를 잡는데 있었지요. ■그렇습니다.고양이의 상품가치는 실용적인 기능가치에 있었습니다.그 대표적인 일화가 옛날 중학교 영어교과서에도 실렸던 위친턴의 고양이 이야깁니다.위친턴이라는 가난한 소년 점원은 무역선이 떠날 때 자기 고양이를 팔아달라고 선장에게 맡겼지요. ○런던 위친턴동상 □옛날 유럽 무역선의 선장들은 사람들이 맡긴 위탁상품을 팔아서 그 이익을 나누어 가졌다고 하던데 이 경우도 그랬군요. ■옛날 영국의 선장들은 지금의 주식회사 사장과 같았던 모양이에요.물건을 맡기는 사람들은 주주라고 할 수가 있구요.그런데 이 배가 폭풍을 만나 어느 낯선 항구에 표착하게 되고 선장일행은 왕의 만찬에 초대를 받게 됩니다.그런데 갑자기 쥐들이 나타나 손님이 먹기도 전에 음식들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거예요.왕이 이 쥐 때문에 고민을 하자 선장은 왜 고양이를 키우지 않느냐고 물었지요.왕은 고양이가 무어냐고 반문합니다.이 나라에는 고양이란 것이 없었던 것입니다.선장은 위친턴의 고양이를 가져와 보였고 쥐들이 그야말로 쥐죽은 듯이 조용해지자 왕은 거액의 돈을 주고 이 보물을 삽니다.큰 돈을 벌게된 위친턴은뒷날 거부가 되어 런던에는 고양이를 안고 있는 그의 동상까지 섰다는 겁니다. □하찮은 고양이도 장소에 따라 그 상품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통상국가다운 이야기군요. ■고양이의 상품가치는 쥐를 잡는 효용성에 따라 달라졌지요.갑자야화라는 일본문헌을 보면 양잠업이 성행한 동북지방에서는 말은 한냥인데 고양이는 다섯냥으로 거래되었다는 겁니다.쥐는 누에를 잡아먹었기 때문에 누에치는 집에서는 너도나도 고양이를 기르려고 해서 그 수요가 달렸기 때문이라는 거지요.또 페스트가 만연되어도 고양이 값이 올랐구요.페스트는 쥐가 옮기는 병균이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고양이의 가치가 실용적인 기능에서 정보로 그 상품가치가 변했다는 겁니다.말하자면 쥐를 잡아주기 때문에 기르는 것이 아니라 외로움을 달래는 애완물로서 기르는 거지요.마음의 소통 대상이 된겁니다.정보화시대의 고양이는 쥐가 아니라 소외된 도시인의 고독을 사냥해주는 것으로 변한 겁니다. 물질적 기능으로서의 동물은 가축이지요.그러나 이미 그 가치가 변하여 커뮤니케이티브한 것이 되면 잡아먹지 못합니다.우리가 개를 먹는다는 것은 개가 아직도 기능적 도구(효용성)가치에 있다는 반증입니다.그러나 자기가 기르는 개는 먹지 못합니다.이미 마음의 소통대상으로 변하였기 때문입니다.더러 술먹고 금붕어를 잡아먹는 사람도 있긴 있지만 같은 물고기라도 금붕어를 먹는 사람은 없습니다.금붕어는 마음의 소통대상인 애완물이기 때문이지요. □정보화시대를 마음의 시대,커뮤니케이션의 시대라고 하는 이유가 확실해지는 것 같습니다.도둑을 지키는 기능성보다 인간과 대화를 하는 마음의 벗으로 즉 애완용으로 개를 기르는 사람들이 자꾸 늘어가고 있는것도 정보화 사회가 오고 있다는 하나의 눈금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마음이 고달플때는 ■배가 고프면 밥을 먹으면 됩니다.그런데 마음이 외로우면,이를테면 마음이 고플때에는 무엇으로 채우나요.그 마음을 채워주기 위해서 있는 것중의 하나가 애완동물들입니다.미국에서는 지금 팻으로 기르고 있는 개와 고양이가 1억정도 되고 일본은 고양이의 경우는 7백만마리,개는 3백50만마리라고 합니다.확실한 통계가 없어서 잘 모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정보화시대가 될수록 애완용 고양이나 개는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고양이는 이제 단순한 애완용의 영역을 넘어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로까지 변했다는 겁니다.요즈음 아파트의 신혼부부는 고양이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지요.남편을 향해 직접 밥먹으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를 보고 『나비야 저녁 다 되었다.밥먹자』 그러면 신랑은 『나비야 조금있다가 먹자? 아직 내 일 다 끝나지 않았단다』라고 말입니다.(웃음) □산업사회는 인간관계를 단절시켰고 그 결과로 이제 사람들은 그 단절을 메우는 방법을 의식주이상으로 중하게 여기고 있는 것같습니다. ○디자인값이 월등 ■가령 몇십년전만해도 냉장고나 전화기에는 색채나 디자인이라는 것이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냉장고는 냉동기능만 좋으면 되었지요.그래서 냉장고는 전부 흰빛이었습니다.그런데 요즈음 들어서서 냉장고는 다채색으로 변했고 심지어 부티가 난다해서 검은 냉장고까지 등장하게됩니다.기능면에서만 본다면 냉장고의 색채는 복사열을 방지하는 흰빛이 최고입니다. 전화도 그렇지요.옛날 체신부 관인이 찍힌 검은색 전화는 이제 눈을 비비고 찾아도 볼 수 없어요.기능적으로 그리고 코스트 면에서 본다면 때 안타는 검은 빛이 제일 좋지요.그러나 전화가 많이 보급되어 수요가 차게 되면 단순한 기능만이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에 즐거움을 주어야 합니다.즉 기능과는 관계가 없는 정서적 가치가 등장하게 됩니다.미국에서는 1954년에 프린세스 폰이라고 하여 8가지 색채의 전화기가 나와 대히트를 합니다.색채와 모양 그것이 바로 상품의 정보가치라고 부르는 겁니다.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우리나라의 속담처럼 말입니다.배고플 때는 더운밥 차가운 밥을 가릴 여지가 없습니다.그러나 어느정도 먹을 것 입을 것이 넉넉해지면 필연적으로 삶의 질이나 취미 그리고 자기의 마음에 드는 선택적 자유를 추구하게 됩니다.정보화시대는 그래서 초산업주의라고도 부르지요.기능위주의 산업주의 시대에는 하이테크 일변도 였지만커뮤니케이티브한 정보화시대에 이르면 마음을 움직이는 하이터치 상품이 나오게 된다는 겁니다. 옛날에는 옷감이 제일 비쌌지만 다음에는 옷감보다 의복을 짓는 싻이 더 비싸게 되었습니다.그런데 요즈음은 어때요.옷을 짓는 재단비보다 디자인 값이 월등 비쌉니다.패션시대 그것이 정보화시대지요. □오늘은 원론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다음엔 이런 관점에서 구체적인 한국의 실정을 놓고 말씀듣기로 하겠습니다.
  • “고르비­옐친은 천적 아닌 공생관계”/소 언론인,NYT지에 기고

    ◎고르비,“옐친 실각 땐 정치생명 위협” 판단/보·혁 세력균형 이용하려 교묘한 줄타기 소 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지의 멜로르스투루아 논설위원은 최근 뉴욕타임스지에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권력게임을 비난하는 내용의 글을 기고했다. 필자는 「고마운 적」이라는 제목의 이 글을 통해 옐친은 사실상 고르바초프의 동지이며 고르바초프가 자신의 권력유지를 위해 보수·개혁파 사이에 교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고르바초프의 최대 정적」 「천적」.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 보리스 옐친을 일컬을 때 자연스레 등장하는 수사들이다. 옐친은 과연 고르바초프의 적인가. 표면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좀더 깊이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 만도 않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두 사람의 관계는 아주 복잡한 데 그 핵심을 파고들어가 보면 옐친이 고르비의 생존에 필요불가결한 비밀병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옐친이 없으면 고르비는 설 자리가 없어진다. 만약 강경파들이 옐친을 제거하는데 성공하게 되면 그 다음 목표는 고르비이다. 사사건건 시비를 걸어오는 옐친에 대해 고르비가 「전면전」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난 번 당중앙위는 두 사람의 이런 미묘한 관계를 잘 보여주었다. 보수파들이 자신의 등을 노린다는 것을 눈치 챈 고르비는 비장의 이 「옐친카드」를 내밀었던 것이다. 옐친을 비롯한 9개 공화국지도자들과 맺은 비밀협정이 바로 그것이다. 고르비는 이 협정에서 분리주의자들과 급진개혁파들에게 큰 양보를 했다. 뒤이어 러시아공화국에 탄광관할권까지 넘겨주었다. 당중앙위에서 얼굴을 불그락 푸르락 하면서 서기장직을 내놓겠다고 전격 제안했었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쇼에 불과했다. 물론 사퇴제의는 한 번도 받아들여진 적이 없다. 보수·급진 두 세력 모두에게 그는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두 세력 모두 아직은 세가 약해 급진파들은 그의 도움없인 권력을 잡기 어렵고 보수파는 그의 도움없인 권력유지가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고르비는 이 양자 사이의 빈 공간을 용케 비비고 들어가 시계추같이 양자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한편에선 러시아공화국내 탄광들을 옐친정부에 넘겨주면서 한편에선 아르메니아공화국에 군대를 보내 수십명의 사망자를 내게한 것이 그 단적인 예이다. 그러나 이러한 양다리 걸치기는 이제 그만둬야 한다. 양세력간의 균형상태가 조금이라고 깨지만 그 순간 그의 존재가치는 끝나기 때문이다. 지난 번 최고회의에서 파블로프 총리가 강경한 경제조치를 제안했을 때 고르비는 대의원들을 향해 『이제 우리는 제자리를 잡았다. 사회·정부 모두 「오른쪽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이 말은 당시 언론에 보도되지는 않았지만 그가 얼마나 교활하게 줄타기를 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바로 얼마 뒤 그는 옐친을 만나 파블로프 총리가 내놓은 강경경제정책을 일부 비난했다. 경제개혁안에 있어서도 그는 당초 옐친과 연합해 5백일 계획을 지지하는 척하며 보수파들을 자기 수중으로 끌어들였다. 얼마 뒤 그는 5백일 계획을 버리고 정책기조를 강경 쪽으로 급선회해 버렸다. 그 뒤 보수파들의 기세가 너무 세지는 듯하자 이번에 옐친과의 연합이라는 쇼크요법을 또다시 쓴 것이다. 한 가지 분명히 말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고르비가 이렇게 양다리를 걸치고 시계추같이 왔다갔다 하는 한 소련의 사회·경제 난국은 타결될 길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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