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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초강력 태풍 ‘위파’ 사망 잇따라…이동 경로는

    일본 초강력 태풍 ‘위파’ 사망 잇따라…이동 경로는

    일본 초강력 태풍 위파 피해 잇따라 일본 기상당국이 ‘최근 10년 사이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예고한 26호 태풍 위파의 영향권에 들어간 일본 간토(關東) 지역에서 16일 사망·실종 등 인명피해가 잇따랐다. 일본 NHK는 도쿄에서 120km 떨어진 이즈오섬(伊豆大島)에서 이날 오전 10시 15분 현재 태풍 위파에 의해 7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태풍 위파가 휩쓸고 지나가는 바람에 범람한 강 하구 부근과 주택이 붕괴된 지역 등에서 시신들이 확인됐다. 또 이날 오전 8시 30분 쯤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니오미야(二宮) 마을 해안에서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 2명이 태풍 위파로 인한 파도에 휩쓸려가 실종됐다. 현재 경찰과 해상보안부가 수색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오전 6시 40분 쯤 도쿄도 마치다(町田)시를 흐르는 하천 하류에서 강물에 떠내려 온 것으로 보이는 40대 여성을 발견, 병원으로 옮겼지만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NHK는 전했다. 이와 함께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 단지내 오염수 저장 탱크를 둘러싸고 있는 보의 수위가 빗물 때문에 높아지자 이날 아침 방사성 물질 농도를 측정한 뒤 보 안의 물 40t을 단지 내부에 방류했다. 도쿄전력은 방류한 물의 방사성 물질 농도가 원자력규제위원회의 방출 가능 기준치를 밑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강한 비바람 때문에 일본 간토 지역 등의 열차편 운행 중지가 잇따랐고 항공편 결항도 속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또, 귀 막고 입 닫은 인권위

    국가인권위원회가 “경찰과 한국전력으로부터 (인권침해 방지와 관련해) 구두 약속을 받고 해결했다”며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의 인권침해 긴급구제 요청 안건을 10일 상임위원회에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은 같은 현장에서 인권침해 상황을 조사한 인권단체들의 의견과 달라 인권위가 민감한 현안에 대해 또다시 몸을 사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인권단체들은 “경찰들이 얼굴과 명찰을 가린 채 채증과 연행을 하는 등 인권침해 요소가 많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인권위는 지난 5일부터 이틀간 조사단을 밀양 현장에 파견해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한 결과 상임위 안건에 포함할 정도의 인권 침해가 더 이상 없다고 판단했다. 정상영 조사총괄과 팀장은 9일 “경찰과 한국전력 측이 주민들의 식수, 음식, 생필품 공급과 의료진의 현장 진입, 비바람을 막을 구조물 설치를 위한 자재 반입을 못하게 하고 있다는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의 주장에 대해 현장 책임자들이 이런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민들의 현장 통행을 제한한다는 주장은 주민과 경찰·한전 측이 통행 제한선을 놓고 의견이 달랐던 것”이라면서 “긴급 구제가 아닌 일반 진정사건으로 돌려 조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권위의 이번 결정은 현장의 인권 침해를 조사한 인권단체연석회의의 약식보고서와 비교해 단순하고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보고서와 대책위에 따르면 경찰은 음식물 공급을 허용했지만 70세가 넘은 노인들의 신체 상황을 전혀 고려치 않은 각종 제약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특히 경찰이 설정한 통행 제한선 때문에 70대 노인들이 산속을 헤치고 농성장에 출입하고 있다. 현장에 다녀온 랑희 활동가는 “반입과 출입을 어떻게 허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인데, 이틀 동안 조사를 벌인 결과가 고작 ‘논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실망감을 갖고 있다”면서 “경찰과 한전 약속을 받은 것만으로 해결했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활동가는 “노인들에게 산 아래로 내려와 음식을 가져가도록 하는 것이 음식물 반입 허용이냐”고 반문한 뒤 “인권위는 형식적인 조사로 정권의 눈치보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권위의 이 같은 태도는 지난 5월 조사 때와 거의 같다. 당시에도 인권위는 긴급 구제나 정식 권고 대신 경찰과 한전에 인권 침해 가능성이 높은 통행금지와 식사제공 금지, 폭언·욕설 등을 하지 말라고 현장에서 구두로 권고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국가인권위원회 기사 관련 정정보도문] 본지는 지난 10월 10일자 사회면 ‘또, 귀막고 입닫은 인권위’ 제하 기사 중 ‘현병철 위원장 취임 이후 민감 사안에 대한 처리’ 표에서 주요 인권 현안에 대한 처리 내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위 표 중 ‘2011년 9월 한진중공업 관련 처리’ 부분은 “2011년 9월 19일 전원위원회에서 별도 조치나 의견 표명이 불필요하다고 판단”으로, ‘2010년 7월 PD수첩 방영 이후 민간인 사찰 관련 처리’ 부분은 “2009년 8월 23일 전원위에서 피해자 의사 감안 부결”로, ‘용산참사 관련 처리’ 부분은 “추후 논의하기로 하고 폐회 후, 2010년 1월 11일 전원위에서 법원에 의견 제출하기로 의결”로 바로잡습니다. 이 내용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 태풍 ‘다나스’ 통과… 1만 2000가구 정전 사고

    태풍 ‘다나스’ 통과… 1만 2000가구 정전 사고

    8일 제24호 태풍 ‘다나스’가 제주 동쪽을 거쳐 대한해협을 지나며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지만 태풍으로 인한 대형 재난사고는 없었다. 이날 오후 9시쯤 부산 남남동쪽 80㎞ 해상까지 접근했던 다나스는 중심기압이 980h㎩, 최대 풍속이 초속 31m로 떨어지며 중급 소형 태풍으로 세력이 한풀 꺾였고 독도 쪽으로 북동진하며 계속 약해졌다. 부산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다나스가 근접한 오후 9시를 기준으로 강풍 피해 신고가 53건이 접수됐다. 해운대구 우동에서는 천막 가건물이 추락하는 사고가 났고 남구 문현동에서는 지붕 파손 신고가 소방본부에 들어왔다. 남구 용호동 주공아파트 상가 간판이 파손되는 등 곳곳에서 간판 파손 또는 파손 우려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원들이 긴급 출동하기도 했다. 오후 늦게 해운대 마린시티 앞 해안도로와 동래구 연안교·세병교 일대 도로가 침수돼 통제되기도 했다. 경남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와 통영시 욕지면 욕지도에서도 정전 사고가 있었다. 앞서 다나스가 스쳐간 제주도도 정전과 어항 시설 파손 외에는 큰 피해가 없었다. 한경면 신창리 해안에서 고립인원 4명이 구조됐다. 서귀포시 하효항 어항시설도 거친 파도에 100여m 구간이 파손됐다. 강한 비바람과 높은 파도에 여객선 운항이 모두 중단되고 100여개 항·포구에는 각종 선박 2000여척이 대피하기도 했다. 태풍 진행 방향에서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서쪽에 있는 전남 남해안 지역도 정전과 교통 사고가 있었지만 큰 피해는 없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후 11시 기준 서귀포시에서 3269개 가구, 경남 마산·거제·통영에서 7241개 가구, 전남 여수에서는 2172개 가구가 각각 정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했다. 또 여객선은 74개 항로 148척의 운항이 통제됐으며 김포 34편, 제주 33편, 김해 24편 등 항공기 109편이 결항했다. 한편 기상청은 9일 오전에는 영남·강원 영동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나스가 오전 9시쯤 독도 동북쪽 약 370㎞ 부근 해상을 통과한 뒤 오후 3시쯤에는 일본 센다이 북서쪽 약 170㎞ 부근 해상으로 빠져나가 소멸될 것으로 내다봤다.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때까지 동해안과 경남 남해안, 제주 산간, 울릉도·독도 일부의 예상 강수량이 최고 200㎜ 이상이 될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여자라고, 아마라고 후원 퇴짜만 30번”

    “여자라고, 아마라고 후원 퇴짜만 30번”

    “축구를 하는 여자가 특이한가요. 그 편견 저희가 뻥~ 날려 드릴게요.” 제1회 전국 대학 여자축구대회(SNU CUP)가 27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대운동장에서 열렸다. 한국체육대, 이화여대, 충남대 등 전국 14개 대학 여학생들이 이날부터 사흘간 실력을 겨룬다. 이번 대회는 특히 ‘공부벌레’로만 알려진 서울대 여학생들이 기획부터 후원사 섭외까지 모두 땀 흘려 준비한 행사라서 눈길을 끈다. 대회를 주관한 서울대 여자축구부(SNUWFC) 주장 김민숙(23·체육교육과 3학년)씨는 “대회 개최는 2010년 여자 축구부가 동아리로 출발할 때부터 이어져 온 숙원”이라면서 “최근 대학마다 여자 축구팀이 많이 생기고 있지만 공식적인 전국 대학 여자축구 리그라고 할 만한 게 없었다”고 밝혔다. 서울대 여자축구부원들이 이 대회를 열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했다. 지난해 동아리에서 학교의 정식 여자 축구 대표팀으로 승격됐지만 가장 큰 문제는 재정적인 어려움과 물품 부족이었다. 학생들은 후원사 섭외를 위해 스포츠용품사, 화장품기업, 외국어학원 등 30여곳에 대회 개최 제안서를 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오정은(20·정치외교학부 3학년)씨는 “일일이 제안서를 보내고 전화를 걸어 후원을 요청했지만 여자축구인데다 아마추어라는 이유로 모두 거절당했다”면서 “막판에 낫소사에서 축구공과 조끼를 보내준다고 했을 때는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처음 시범대회를 열었을 때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해 천막 12개가 비바람에 모두 날아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선수들의 출신 학과는 의예과, 건축학과, 생명과학부 등으로 다양하다. 문지기를 맡은 황남희(21·지구과학교육과 3학년)씨는 “나중에 학교 선생님이 돼서도 축구부를 만들어 학생들과 함께 공을 차고 싶다”고 밝혔다. 신입생인 한정민(19·의류학과 1학년)씨는 “처음 축구를 배우면서 피부가 안 좋아져 속상하기도 했지만 넓은 운동장에서 달리는 쾌감 때문에 학교생활이 즐거워졌다”고 말했다. ‘여자가 무슨 축구냐’라는 일각의 편견에는 개의치 않는다. 김씨는 “축구도 수영이나 스케이트처럼 남녀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인데 유독 축구만 힘든 운동으로 알려졌다”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축구를 하는 여학생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태풍에 ‘고개 숙인’ 88억짜리 대형 불상

    태풍에 ‘고개 숙인’ 88억짜리 대형 불상

    올 해 가장 강력한 슈퍼태풍인 ‘우사기’로 중국 내륙이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거액을 들여 세운 대형 불상이 비바람에 훼손되는 일이 발생했다.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광둥성 루펑시 한 사찰의 외부에 있는 이 불상들은 무려 5000만 위안(약 88억 250만원)을 들여 제작한 것인데, 최근 강한 태풍에 견디지 못하고 불상의 머리와 목 부분이 손상됐다. 거대한 이 불상들은 마치 인사를 하듯 고개를 푹 숙인 형태가 됐고, 이를 본 사찰 방문객들이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불상에 깃든 신이 태풍 ‘우사기’로부터 민생의 목숨과 재산을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해 스스로 반성하며 고개를 숙인 것”이라며 재미있는 해석을 붙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두 불상이 고개를 숙인 것은 재난 속에서도 복을 기원하기 위함”이라고 풀이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엄청난 돈을 들인 불상이 이렇게 훼손됐다는 것은 공사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짐작했다. 한편 ‘우사기’는 대형 불상과 주변의 시설물을 상당부분 초토화했으며, 해당 사찰 측은 불자들의 통행을 금지하고 보수공사를 진행 중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40여년 전통 현악기 연구·제작 중요무형문화재 악기장 고흥곤

    [김문이 만난사람] 40여년 전통 현악기 연구·제작 중요무형문화재 악기장 고흥곤

    ‘춤추는 가얏고’라는 소설이 있다. 가야금 산조의 명인과 그 딸의 예술에 대한 집념과 갈등을 그렸다. 한국의 장인 정신과 정서, 우리의 음악과 예술혼을 재발견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다. 가얏고 소리가 깊어질수록 여인의 한이 서린 삶의 소리도 깊어지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춤추는 가얏고’는 한때 TV 드라마로 방영돼 인기를 끌기도 했다. 가야금은 우리 국악 현악기 중 대표적인 악기로 꼽힌다. 오동나무는 천년 늙어도 가락을 지니고 매화는 일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말처럼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자연의 소리, 영혼의 울림을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정신으로 평생 동안 가야금, 거문고, 해금 등 전통 현악기 연구, 제작에 몰두해 온 중요무형문화재 제42호 악기장 고흥곤(62)씨. 악기장이란 말 그대로 우리나라 전통 악기를 만드는 장인을 뜻한다. 역사적으로는 삼국시대 때부터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고흥곤 국악연구원’에서 그를 만났다. 연구원 안으로 들어섰다. 그는 가야금 줄을 튕기며 잠시 소리를 듣더니 옆에 있는 제자에게 “바로 이 소리다. 됐어”라고 말했다. 벽에는 그의 손에서 만들어진 가야금과 거문고, 해금 등이 즐비했고 바닥에는 명주실이 잔뜩 쌓여 있었다. 잠시 작업을 멈추고 마주 앉아 얘기를 나눴다. “악기는 뭐니 뭐니 해도 소리가 생명입니다. 악기 만드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리가 제대로 나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국악기는 자연 그대로의 재료로 만들어 자연의 소리를 내는, 세계에서도 드문 명기입니다. 오동나무에다 누에고치에서 바로 뽑은 명주실을 사용하기 때문에 소리가 제일 맑지요.” 중국과 일본, 북한 등도 자연 재료를 쓰지만 최근 들어 서양 악기의 영향을 받아 현악기의 줄이 합섬이나 쇠줄로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전통 기법을 고수하는 우리나라 악기만큼 고운 소리를 내지는 못한다고 했다. 쇠줄은 소리는 강하게 나지만 우리의 오동나무와 명주실처럼 맑고 투명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우리 전통 현악기의 중심 재료는 나무입니다. 오동나무의 진이 제대로 삭아 내려 특유의 청아한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적어도 30년 이상 된 토종 오동나무를 골라 눈과 비바람을 맞혀 가며 5년 이상 삭게 해야 비로소 울림통 하나를 건질 수 있습니다. 흐르는 시간 속에 비바람과 따가운 햇볕, 한설을 견디며 온전하게 제 몸을 비워낸 나무만이 제대로 소리를 내는 것이지요.” 우리의 전통 악기가 뛰어날 수밖에 없는 까닭을 예로 들며 “긴 세월 동안 스스로를 비우고 그 안에 소리를 담아내는 오동나무처럼 장인 스스로도 자신을 비우고 온전히 몰입해야 한다”고 자신의 철학을 말한다. 이러한 비움과 정성으로 한달에 연습용 가야금5대, 연주용 1~2대 등을 만든다. 하지만 요즘 들어 오래된 토종 오동나무가 귀해지고 있어 고민이다. 그래서 고씨는 전국의 목재상에게 일당과 가격을 많이 쳐주겠다는 약속을 하며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좋은 오동나무가 있다는 정보가 있으면 어디든 달려가기도 한다. 명주실을 이용한 줄 공정도 까다롭다. 그는 명주실을 사서 일일이 손으로 꼬고 소나무 방망이에 감아 30분 정도 쪄서 현을 만든다. 소나무 방망이를 이용하는 것은 소나무 진이 자연스럽게 실에 배어 들어 장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명주실 또한 구하기가 쉽지 않다. 요즘 누에는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높아 농가에서 실을 뽑는 용도로 쓰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전북 전주에 누에 농사를 하는 지인이 있어 다행이라고 말한다. “악기는 연주자와 궁합이 잘 맞아야 합니다. 또 남자 연주자인 경우 힘과 탄탄한 성격을 따져야 하고 여자 연주자는 낭랑한 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하지요. 저는 연주회가 열릴 때마다 그 장소에 가서 객석에 앉아 직접 소리를 듣고 악기와 연주자가 궁합이 잘 맞는지, 어울림이 잘되는지 등을 보거든요. 미국이나 일본에서 연주하는 분한테도 가끔 가지요.” 그는 전주에서 태어났다. 바로 옆집에는 우리나라 악기 제조 분야에서 첫 번째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은 고(故) 김광주 선생이 살았다. 이 때문에 어릴 적부터 옆집에 놀러 다니며 자연스럽게 악기와 접했다. 가끔 나무를 훔쳐다 썰매를 만들기도 했다. 나무에 명주실을 엮으면 악기가 된다는 사실이 무척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또 시간만 나면 선생을 찾아가 악기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증을 귀찮아 할 정도로 캐물었다. 하지만 선생은 이런 개구쟁이를 나무라지 않고 귀엽게 여겼다. 그러던 1969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삼촌과 함께 건설 일을 배우고 있을 때 선생의 부름을 받고 서울 삼청동에 있는 ‘김광주의 공방’으로 가게 됐다. “스승님은 제가 어릴 때 노는 것을 보고 끼가 있다고 생각했나 봐요. 당시 스승님은 주문을 받아 가야금 3~4대를 만들면 이를 걸머진 채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갖다주곤 하셨지요. 얼마나 번거로웠겠습니까. 점차 스승님의 솜씨가 알려지면서 1969년 국립국악원의 권유로 서울로 이사를 했습니다. 이때 스승님의 조카도 함께 이사했는데 나중에 저도 같이 일을 하게 됐지요.” 고등학교 졸업 후 선생의 문하생으로 입문한 그는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올 때마다 공방에 가서 열심히 일을 도왔다. 제대 후에는 삼청동에서 종암동으로 옮긴 공방에서 스승과 함께 일을 하며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그가 처음 배운 것은 오동나무 대패질이었다. 그다음에는 톱질, 끌질, 안족 만들기, 현 꼬기 등을 두루 배워 나갔다. 아울러 스승을 통해 명품은 장인의 손재주를 뛰어넘는 열정의 소산임을 깨닫게 된다. 하루는 어떻게 해야 명품 악기를 만들 수 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러자 스승은 “명품은 깨끗한 정성으로 쉼 없이 공부하는 장인의 손에서 나오는 물건이다. 깨끗한 산속에서 자란 나무일수록 소리가 맑은 이치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악기장은 소리판의 귀명창처럼 음악을 듣는 귀가 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승은 1971년 65세 때 악기장 기능보유자가 됐고 1984년 별세했다. 이후 고씨는 스승에게서 배운 산조가야금 제작에 머물러 있지 않고 정악가야금 복원에도 열중해 1985년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아울러 통일신라시대 때 일본에 전해진 시라기고토(新羅琴) 기록을 참고해 풍류가야금을 재현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가야금 연주자들과 만나면서 그들의 의견에 따라 국악 대중화를 위한 개량 악기도 만들어냈다. 18현, 25현 등 줄을 늘리면서 달라지는 소리까지 연구했다. 거문고 또한 맑은 소리를 낼 수 있도록 개량해 삼중주를 위한 저·중·고음의 ‘다류금’을 만들어내 지평을 더욱 넓혔다. 가야금과 거문고 소리는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에 “거문고는 남성적이며 선이 굵고 묵직하지만 가야금은 여성적이면서 예쁜 매력이 있다”고 답한다. “크기가 작은 가야금이 산조가야금이고 그보다 한뼘 정도 큰 것이 정악가야금이지요. 산조가야금은 주로 민속음악을 연주하고 정악가야금은 신라 이전부터 쓰였는데 후대로 올수록 연주 횟수가 줄었습니다. 그런 정악가야금을 복원했더니 요즘 연주회장에서는 소리가 멀리 나가는 정악가야금이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그는 1990년 전수조교(준 인간문화재)로 지정됐고 1997년 46세 때 악기장 기능보유자가 됐다. 40대에 기능보유자가 된 것은 매우 보기 드문 일로, 일찍부터 국악기 제작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올랐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었다. 지금도 원로 가야금 연주자 대부분이 그가 만든 악기를 쓸 만큼 실력을 인정을 받고 있다. 젊은 연주자들도 공연을 앞두고 찾아와 줄을 봐 달라는 부탁을 자주 한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스승에게 가르침을 받았던 것처럼 제자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전수받는 제자들 가운데는 고씨보다 나이가 많은 70대 제자도 있다. 슬하의 아들과 딸 둘 모두 국악을 전공하고 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고흥곤 악기장은… 1951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다. 1969년 전주해성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김광주 선생의 문하생으로 입문했다. 이후 활동으로는 청소년 홍보영화 제작(1971년), 풍류가야금 민속박물관 영구 전시(1981년), 가야금·거문고 바티칸 궁 박물관 영구 전시(1984년), 현악기 17종 서울대박물관 전시(1987년), 가야금·거문고 독립기념관 영구 전시(198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42호 악기장 보유자 지정(1997년), 개량 거문고 ‘다류금’ 창작(2004년), ‘비파’ 전통 기법 복원(2005년), 해금 전통 복원(2006년), 거문고 제작 기록 영상물 촬영(2006년), 부천 세계무형문화재 엑스포 위촉위원(2007년),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전시회(2009,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념 특별전시회(2010년), 한·중·일 정상회담 전시회(2011년·일본), 2012 전주세계소리축제 특별전시회, 2013 무형문화재 국회작품전, 장인 악기장을 만나다-국악기 전시 및 제작 시연 행사(2013년·국악박물관) 등이다. 주요 수상으로는 전승공예대전 국무총리상(1985년), 전승공예대전 문화부장관상(1990년), 자랑스러운 서울시민상(1994년) 등이 있다.
  • [깔깔깔]

    ●바쁠 때 말 시키지 마 멀구네 집은 단칸방이었다. 어느 날 멀구의 부모님이 사랑을 나누려고 멀구를 봤더니 곤한 잠에 빠진 것이었다. 안심한 부모님이 사랑을 나눈 후 무심코 멀구를 한 번 쳐다보는데 멀구가 옆에 앉아서 자신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게 아닌가? 당황한 멀구 엄마가 말했다. “어머! 멀구야, 잠 깼으면 깼다고 해야지. 아무 말 않고 그렇게 쳐다보면 어떡하니?” 그러자 멀구가 말했다. “엄마가 바쁠 때는 말 시키지 말라고 말했잖아요.” ●난센스 퀴즈 ▶비바람에 몽땅 날아가 버린 산은? 풍비박산. ▶얼굴에 딱지를 붙이고 세상을 돌아다니는 것은? 편지봉투. ▶먹기만 하면 힘이 솟는 떡은? 펄떡펄떡.
  • 미모 女기자, 태풍 우사기 강도 ‘온몸 체험보도’ 화제

    미모 女기자, 태풍 우사기 강도 ‘온몸 체험보도’ 화제

    올 들어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된 ‘우사기’가 타이완을 관통하면서 막대한 피해를 안긴 가운데, 직업정신이 투철한 한 여기자가 태풍의 강도를 직접 시험해 보는 장면이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21일 타이완의 둥썬방송국 소속의 이 여기자는 타이완을 덮친 ‘우사기’의 강도를 전달하기 위해 실험실에서 직접 우비를 입고 카메라 앞에 섰다. 비교적 작은 체구의 이 여기자는 실험실로 들어가자마자 강한 비바람과 마주했고, 말을 꺼내기는커녕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등 현장 분위기를 ‘온 몸으로’ 전달했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도 여기자의 ‘용감한’ 체험을 신기한 듯 바라봤고, 현지 언론 역시 몸을 사리지 않는 투철한 직업정신을 가진 기자라고 소개해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여기자는 단단하게 고정된 물체를 잡지 않고서는 몸을 지탱할 수 없을 정도의 강한 비바람을 수 분 맞은 뒤에야 다시 실내로 들어가 체험 보도를 마무리 했다. 한편 슈퍼태풍 ‘우사기’는 타이완의 남해안과 서해안을 통과하며 10명이 부상하고 9만 여 가구가 정전되는 등 피해를 낳았다. 이로 인해 항공기 82편의 운항이 취소되고 33편이 지연됐으며, 지역 주민 3000여 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현재 태풍은 중국 광둥성 등 내륙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중국 기상당국은 홍색경보를 발령하고 피해 등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강조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비바람 막고 불황 뚫기… 황금알 낳는 지붕쳤어요

    비바람 막고 불황 뚫기… 황금알 낳는 지붕쳤어요

    “이제 비나 눈이 내려도 손님 발길이 끊길 걱정 안 해요.”서울 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 인근 주택가 골목길에 들어선 석관황금시장은 생긴 지 40년이 넘었다. 지금도 70여개 점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성북 지역 전통시장 15곳 가운데 중간 크기다. 급변하는 도시환경 속에서도 여전히 골목길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2008년 도시갤러리 프로젝트가 진행됐는데 간간이 배추여장군 등 재기발랄한 벽화와 마주치는 재미도 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크게 늘며 상권이 약해진 것은 다른 시장과 마찬가지. 그런데 이곳 상인들에게 대형마트만큼이나 비가 얄미웠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시장을 찾는 고객이 줄었던 것. 따갑게 내리쬐는 여름철 햇살에도 진열 상품이 상할까 봐 가슴을 졸여야 했다. 지난 11일에도 가을을 알리는 비가 종일 내렸다. 그런데도 상인들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240여m 시장통을 따라 대형 지붕이 들어선 덕분이다. 비나 눈이 오거나 햇볕이 강할 땐 펴고, 날이 좋을 땐 접는 차양식 지붕이다. 5억원을 들여 3개월가량 공사했다. “아이고~이젠 장사 잘되시겠네요.” 준공식을 위해 시장을 찾은 김영배 구청장이 점포마다 얼굴을 내비쳤다. 그가 내민 손에 상인들 손이 착착 감겼다. 주민 300여명도 찾아와 시장 상인들과 기쁨을 함께했다. 정상규 상인회 총무는 “벌써부터 오가는 손님이 20%나 늘었다”며 “추석 대목과 겨울철이 기대된다”고 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성북구의 노력은 이뿐만 아니다. 지붕과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설치 등 시설 현대화 사업은 기본. 공동배송서비스센터를 운영하거나 마케팅을 돕기 위해 상인대학을 꾸린 곳도 있다. 화장실과 작은 도서관이 있는 고객 편의시설을 갖춘 시장도 생겼다. 전통시장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어린이와 청소년까지 아우른다. 황금시장의 경우 마을축제,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연계해 문화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김 구청장은 “전통시장이 주민을 위한 놀이터, 문화 소통 공간이 됐으면 한다”며 “편리하게 장을 볼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더욱 애쓰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절벽에 시신담은 관들이 대롱대롱…‘미스터리 무덤’

    아찔한 절벽에 시신을 안치한 수십개의 관이 매달린 진풍경이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소개된 수 장의 사진들은 중국 남부 쓰촨성(省) 이빈시(宜宾市)의 한 절벽을 담고 있는데, 이곳에는 많은 시신이 안치된 나무관이 줄줄이 매달려 있다. 이 관들은 받침대 역할을 하는 2~3개의 막대 위에 얹혀 있으며, 이것들은 한데 모여 거대한 무덤을 형성한다. 현지 유물 전문가들의 설명에 따르면 이 관들은 쓰촨성의 오랜 민족 중 하나인 박인(僰人·현지어로 보런)의 시신을 담은 것으로, 가장 최근 것은 400년 전에, 오래된 것은 1000년 전에 만들어졌다. 한 전문가는 “짐승으로부터 시신을 보호함과 동시에, 사후에 신과 더 가까이 가고자 하는 열망이 이러한 독특한 문화를 만든 것 같다”면서 “하지만 박인들이 기술력이 부족했던 과거에 어떻게 관들을 절벽에 매달 수 있었는지는 미스터리”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이 거대하고도 독특한 집단 무덤은 일종의 보수 공사를 마쳤다. 비바람에 훼손되거나 낙하 할 위험이 있는 관들을 다시 견고하게 절벽에 고정시키는 작업이다. 이중 일부는 지상으로부터 높이 130m의 높은 곳에 있지만, 당국은 쓰촨성을 대표하는 독특한 유산이자 문화재인 만큼 보존에 힘쓰고 있다. 한 관리자는 “지난 10년간 적어도 20여 구의 시신을 안치한 관들이 절벽에서 떨어졌다. 이러한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꾸준히 보수 공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한편 절벽에 관을 매다는 독특한 문화는 쓰촨성 뿐 아니라 남부의 기타지방에서도 볼 수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절벽 관’은 후베이성 싼샤지방에서 발견한 2500년 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동영상] 자동차 옆으로 집채만한 바위가…위기일발 포착

    [동영상] 자동차 옆으로 집채만한 바위가…위기일발 포착

    집채만한 바위가 운행 중인 자동차 옆으로 떨어지는 아찔한 순간이 블랙박스 영상에 잡혔다. 지난 31일 오후 4시 경 비바람이 몰아치는 타이완의 한 도로를 지나가는 차량 옆으로 산 위에서 거대한 크기의 바위가 순식간에 굴러떨어졌다. 차량은 떨어진 바위에 빗겨 맞았으나 운전자는 기적적으로 부상을 입지 않았다. 현지언론은 “사고장면은 뒤따르던 차량 블랙박스에 생생히 녹화됐다” 면서 “충격 여파로 자동차는 반파됐으나 운전자는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챔피언 포스’ 오진혁

    ‘챔피언 포스’ 오진혁

    ‘한국 양궁의 맏형’ 오진혁(32·현대제철)이 월드컵 3연패를 향해 힘찬 시동을 걸었다.오진혁은 21일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열린 세계양궁연맹(WA) 4차월드컵 남자부 대진라운드에서 4개 거리 144발 합계 1349점을 쏴 1위를 차지했다. 비바람이 몰아쳤지만 30m·50m·70m·90m 네 거리에서 ‘톱3’를 유지하는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70발을 10점에 명중시켰고, 그중 절반인 35발은 정중앙인 ‘X10’에 꽂았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남자 개인전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오진혁은 이후 치러진 국제대회에서 한 차례도 정상을 놓치지 않으며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지난 1년간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는 오진혁은 이번 대회에서 월드컵 개인전 3연속 우승, 국제대회 4연속 우승을 노린다. 임동현(1330점·청주시청), 이승윤(1327점·강원체고), 진재왕(1319점·국군체육부대)이 나란히 2∼4위로 뒤를 받치면서 ‘아처리 코리아’의 명성을 드높였다. 여자부 윤옥희(예천군청)도 대진라운드에서 1382점을 쏘며 1위로 출발했다. 기보배(1373점·광주광역시청), 주현정(1372점·현대모비스), 장혜진(1361점·LH)이 순위표 상위 4칸을 ‘KOR’로 장식했다. 대진라운드에서 순위표 상단을 점령한 한국은 23일 치러지는 개인전 32강으로 직행했다. 남녀부 단체, 오진혁-윤옥희가 나선 혼성부 대진라운드에서도 모두 1위를 꿰찼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강원 점봉산에 희귀·특산식물 등 122종 서식

    강원 점봉산에 희귀·특산식물 등 122종 서식

    강원도 설악산국립공원 점봉산에 멸종위기식물·희귀식물·특산식물 122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공원연구원은 지난해 점봉산 지역의 식물상을 조사한 결과 자생식물 790종 가운데 멸종위기식물 5종, 희귀식물 66종, 한국특산식물 51종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점봉산에는 다른 지역보다 멸종위기식물과 희귀식물의 종수도 다양했다. 서식이 확인된 복주머니란, 백부자, 개병풍, 기생꽃, 가시오갈피 등 5종은 멸종위기식물 2급으로 지정돼 있다. 특히 모데미풀, 금강애기나리, 연령초 등 점봉산에서 발견한 희귀식물 종류는 국립수목원이 지정한 우리나라 전체 희귀식물 217종의 30%를 차지한다. 홀아비바람꽃, 모데미풀, 만리화 등은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특산 식물로 꼽힌다. 연구원 관계자는 “점봉산은 고도차에 따라 남북방계 식물이 모두 생육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면서 “원시림과 비옥한 부식토 등 때문에 다양한 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점봉산은 2011년 설악산국립공원에 편입됐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똑똑한 소비자 리포트(KBS1 밤 7시 30분) 현재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3300여만명으로 전체 휴대전화 가입자 수의 절반을 넘는다. 스마트폰 대부분이 고가이다 보니 분실이나 파손 등의 피해를 봤을 경우 그 부담도 커지는 게 사실이다. 이에 국내 통신업체와 손해보험사는 스마트폰 소비자를 위한 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불만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VJ 특공대(KBS2 밤 10시) 어느 때보다 길었던 50일간의 긴 장마가 드디어 끝이 났다. 이제는 뜨거운 여름을 즐길 차례. 오래 기다린 만큼 이색적인 피서를 원한다면 계곡 따라 트레킹도 하고 물놀이도 할 수 있는 ‘백팩스노클링’은 어떨까. 스노클링 슈트를 입고 등산을 즐기다가 물을 만나면 그대로 입수해 땀을 흘리고 난 뒤 뼛속 깊이 찾아오는 청량감을 전한다. ■나 혼자 산다(MBC 밤 11시 20분) 건망증의 아이콘 김태원이 초기 치매 증상에 대한 불안감에 대학병원을 찾았다. 한편 단골 주유소에 세차를 맡기러 간 홍철. 주유소 사모님과 평소 친분이 있던 터라 수다를 떨며 자연스럽게 사모님이 오픈한 소수 정예 결혼정보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강타를 가장 어색한 회원으로 뽑은 광규는 삼성동을 찾아 강타와 은밀한 비밀을 공유한다. ■정글의 법칙(SBS 밤 10시) 해피 바이러스이자 홍일점 건강 미녀인 배우 조여정이 병만족에게 수상(水上) 요가를 전수했다. 털털하고 늘 웃는 얼굴의 조여정은 병만족에게 해피 바이러스 전파자다운 면모를 보인다. 조여정은 생존 첫날부터 모기 섬에서의 혹독한 생존 신고식을 치르느라 지쳐 있던 병만족의 건강을 위해 요가를 제안하는데…. ■골든 슬럼버(EBS 11시 15분) 일본 센다이에서 택배기사를 하고 있는 평범한 남자 아오야기. 어느 날 대학 동창 모리타로부터 낚시를 가자는 연락을 받고 나간다. 그러나 모리타는 낚시는커녕 아오야기에게 알 수 없는 말만 늘어놓는다. 그 순간 고향 센다이에서 당선 축하 퍼레이드를 하던 신임 총리 카네다의 주변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모리타가 타고 있던 차 역시 화염에 휩싸인다. ■미스트(OBS 밤 11시 5분) 평화로운 호숫가 마을 롱레이크, 어느 날 강력한 비바람이 몰아친 뒤 기이한 안개가 몰려온다. 데이빗은 태풍으로 쓰러진 집을 수리하려고 그의 어린 아들 빌리, 옆집 변호사 노튼과 함께 다운타운의 마트로 향한다. 하지만 데이빗은 무언가 이상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한편 마켓에서 물건을 고르던 도중 동네 노인이 피를 흘리며 뛰어 들어온다.
  • 폭염·폭우에 취객·소음 ‘수난시대’…20여명씩 6개조로 나눠 천막 사수

    “어떤 어려움도 우리의 민주주의 수호 의지를 꺾을 수는 없다.” 민주당의 서울광장 ‘천막당사’ 체제가 장기화되고 있다.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3~4일이면 끝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6일로 장외투쟁 6일째이다. 8월 땡볕에 그대로 노출된 의원들과 당직자들의 셔츠가 땀으로 흥건히 젖고,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로 천막이 무너질 위기에 처해도 민주당은 요지부동 천막당사를 지키고 있다. 이날 오후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자 당직자들은 자동반사적으로 책상 위로 올라가 천막을 손으로 받쳤다. 자칫하면 천막이 빗물의 무게를 못 이겨 쓰러지거나 천막 안으로 빗물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당직자들은 일사불란하게 노트북과 선풍기의 전원을 껐다. 이제 임시 천막당사 생활에 ‘노하우’가 생긴 것이다. 게시판에는 ‘바닥에 놓인 멀티탭을 높은 곳으로 이동시킬 것’, ‘장우산 등을 이용해 천막 상단에 고인 빗물을 아래로 떨어뜨려 제거할 것’ 등 우천 시 행동요령이 빼곡히 적혀 있다. 임시 ‘비공개 회의실’까지 갖췄다. 안을 들여다볼 수 없도록 천막으로 가린 공간을 본부 한편에 만들었다. 전날 신임 인사차 방문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박준우 정무수석도 이곳에서 김한길 대표와 만나 대화를 나눴다. 고생은 일상화됐다. 불볕더위로 천막 안은 ‘가마솥’, ‘사우나’나 마찬가지다. 본래도 땀이 많은 체질인 김 대표는 회의가 끝나면 와이셔츠가 땀으로 흠뻑 젖는다. 지도부가 회의 때 하는 모두발언에 날씨 얘기가 ‘단골 손님’이 됐을 정도이다. 김 대표는 이날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지역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우리를 시샘하는 한여름 땡볕과 비바람도 우리를 흔들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고, 전병헌 원내대표는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장마 속에 투쟁을 해오고 있는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24시간 운영되는 천막당사를 지켜야 하는 당직자들의 고충은 말할 것도 없다. 의원들은 20여명씩 6개 조로 나눠 오전·오후 순환 근무를 하고 있다. 오전 8시 천막당사로 ‘출근’, 당직자에게 출석체크를 한 뒤 인근에서 시민들에게 국가정보원 개혁 관련 홍보물을 배포하거나 국정원 개혁을 위한 서명을 받는다. 정치적 노선이 다른 일부 보수단체 회원이나 취객 등 불청객들도 시시때때로 천막당사를 찾아 소동을 벌인다. 서울광장에서 연일 열리는 각종 행사로 인한 소음도 천막당사를 운영 중인 민주당으로선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향임의 얼굴이 불그스레 달아올랐다. 소년 시절부터 기적에 올라 닳고닳은 계집이라 하지만, 속내는 순진한 구석이 남아 있다는 증거였다. 궐녀가 정한조를 할끔하고 나서 에둘러 말했다. “작청에 있는 구실살이들이나 기녀들이나 돈 좋아하긴 매한가지 아니겠습니까. 고래로부터 있어온 일인데, 다를 데가 있겠습니까. 쇤네들도 정인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세 가지 패물로 가리는데…. 사향이 든 향냥이 첫째이고, 둘째로 은장도가 있고, 셋째가 암여우의 음문입니다. 사향은 최음제이고 암여우의 음문은 정인으로부터 버림받는 액운을 막아 주는 주물(呪物)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질청의 구실살이들이 바라는 것은 한 잎에서 난 것처럼 오직 뇌물이지요.” 수세와 관련하여 이서배들이 재량을 발휘할 수 있는 권리가 법적으로 보장된 것은 아니었으나 많은 것들이 그들의 농간에 따라 결정되곤 하였다. 그래서 간악하지 않으면 이서배들로 생각할 수 없었고, 이서배라면 간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만 이들을 복종하게 만드는 것은 수령이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꾸짖는 것밖에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들을 꾸짖고 엄중하게 다루어야 할 수령의 목은 이서배들이 당겼다가 놓아 주기를 일삼는 목줄에 매달려 있었다. 그래서 울진 소금 상단에도 질청의 이서배들이란 멀리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가까이할 수도 없는, 불가근불가원의 애물단지였다. 내친김에 정한조가 물었다. “양반의 직첩도 사고파는 일에 거침이 없는 세상인데…. 하물며 고을의 이방 자리를 사고파는 것이 놀랄 일도 아니오. 그런데 요사이 이방 자리 두고 얼마에 거래들 한답디까?” 아주 툭 털어놓고 파고드는 눈치이자, 적지 않게 놀란 향임은 매우 불안한 눈으로 정한조를 똑 바라보다가 말했다. “쇤네가 수령의 수청이나 드는 비천한 몸이라지만, 도감 어른께서는 쇤네와는 초면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토록 아금받게 파고드시면 어찌 도감 어른 심지를 거스르지 않고, 속시원하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까. 들리는 말로는…. 요로의 금싸라기 자리를 얻는 데는 얼추 500이나 600냥을 호가한다는 소문이 있긴 합니다. 그러나 외간에 소문만 파다할 뿐 누가 목도한 적은 없었겠지요.” “500냥이라면 내로라하는 소금 상단 원상들도 감히 만져 본 적이 없는 거관이오.” “쇤네들은 더욱 그렇지요.” “고을살이하는 수령들도 그만 한 돈을 한 손에 만져 보기는 어려울 것이오.” “그런데 작사청의 구실살이들은 그런 거관을 예사롭게 주고받는 모양입니다. 이방이나 호장을 하면 길거리에 나가도 행세가 깎이지 않을 뿐 아니라, 가문의 발흥을 꾀할 수 있으니까 너도나도 앞다투어 투식(偸食)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면 전답을 팔고 가재도구를 팔아 몽전하여 이방 자리를 차지하려고 동분서주하고 있어서 자릿값이 천정부지로 솟곤 하겠지요. 수령들도 그것을 익히 눈치채고 있으나, 모르는 척할 뿐이랍니다.” “여부가 있겠소.” “오늘은 무슨 연유인지 쇤네가 대중없이 나불거렸습니다.” “나불거렸다면 모두가 내 탓이오. 그런데 초면인 나에게 이토록 흉금을 털어놓고 대접하는 까닭이 무어요?” “동병상련 탓입니다. 도감 어른이나 쇤네나 이런 소연이 없었다면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긴긴 겨울밤을 혼자서 자는 외로움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가 아니겠습니까. 해마다 맞이하는 추석이나 설 명절에도 집에 돌아갈 엄두조차 못하고 부모처자를 생각하며 몰래 울면서 베갯머리를 적시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이토록 애끓는 사연을 내놓고 발설하지 못하고 애간장을 태우는 것도 도감 어른이나 쇤네나 마찬가지가 아니겠습니까. 이런 고초는 돈으로도 탕감받을 수 없는 신세이고 보면 그 또한 도감 어른과 동병상련이 아닙니까. 그런데 구실살이들은 그런 고초조차 겪지 않고도 애옥살이하는 고을의 백성들을 위협하여 갈취한 돈으로 자신의 영달을 꾀하지 않습니까.” “녹록하게 볼 사람이 아니구려. 내게 그런 속내를 털어놓았다가 애매하게 뒤집어쓰면 어쩌려고 그러시오?”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짓는다 하지 않았습니까.” “말은 그럴싸하나, 상고배(商輩)들이란 지체를 자랑하는 위인이든 시생처럼 비천하고 미욱한 밥쇠든 골자를 알고 보면, 이서배들의 간사한 속내와 크게 다르지 않소이다. 행상인으로서 화식을 해서 팔자를 고치게 되었든 실패해서 신세가 고단하게 되었든, 이서배들처럼 간사한 심사와 성실한 속내는 언제나 함께 가지고 있기 마련이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화식을 해보겠다고 간계한 속임수를 쓰는 것은 양심 가진 행상인이라 하더라도 한두 번쯤은 경험한 적이 없지 않을 것이오. 그래서 정정당당한 돈벌이로 이문을 남겼다고 허풍을 떨었다면 그것은 필시 운명을 거스르는 거짓말일 것이오. 행상인들이란 시생과 마찬가지로 사고무친한 외톨이거나 아니면, 부모처자를 버리고 고향을 떠나 비바람을 무릅쓰고 괴로움을 감내하며, 이문을 좇아 떼 지어 달려가는 들개들과 같습니다. 이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일입니다.” 냉소적이고 노골적인 정한조의 탄식을 귀기울이고 듣던 향임의 입가에 배시시 웃음이 지나갔다. 그리고 무릎 위에 올려놓았던 손을 들어 술을 따랐다. “쇤네 난생처음 가슴에 사무치는 말씀을 듣게 됩니다. 어찌 이런 소중한 말씀을 하찮은 소연에서 듣게 되었습니다.” “하찮은 소연이라니 그럴 리가 있소. 시생은 황감할 따름이오. 우리가 가진 첩지에는 망언하지 말 것이며, 패악한 행위를 하지 말고, 음행하지 말고, 도적질하지 말라는 계명이 있지요, 이 네 가지를 삼엄하게 경계하지 않는다면, 감히 상인을 사칭하고 다니는 무뢰배나 다를 것이 없지요.”
  • [길섶에서] 지리산 종주/최광숙 논설위원

    대학 2학년 여름방학 때 친구 5명과 지리산 종주팀을 꾸렸다. 하동 친구집에서 하루 묵은 뒤 구례 화엄사에서 노고단 길을 오르는 것으로 지리산 산행은 시작됐다. 쨍쨍 내리쬐는 무더위에 텐트까지 짊어지고 뱀사골을 거쳐 가파른 세석산장까지 가는 길은 그야말로 고행이 따로 없었다. 지리산의 험하고 깊은 산세를 보면서 빨치산이 이곳을 근거지로 삼은 것도 이해가 됐다. 힘들어도 천왕봉의 고지를 향한다는 마음 하나로 전진했다. 하지만 장터목 산장 못 미쳐서 갑자기 폭우를 만났다. 속옷까지 다 젖을 정도로 비바람은 세찼다. 예상치 못한 장마의 심술에 당초 3박 4일의 완주 코스는 이틀 더 연장됐다. 돌변한 자연 앞에 무력해진 우리들로서는 가던 길을 멈추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떠내려온 흙과 넘쳐난 계곡물이 순식간에 등산길을 삼켜버리는 것을 눈앞에서 보고 무서웠던 기억이 새롭다. 최근 일본 등산길에 한국인 4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자연 앞에 서면 한없이 겸손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日 중앙알프스 조난 한국인 4명 사망·1명 구조

    日 중앙알프스 조난 한국인 4명 사망·1명 구조

    일본 혼슈의 산악 지역 ‘중앙 알프스’에서 한국인 단체 등반객이 악천후로 조난 사고를 당해 4명이 사망했다. 30일 일본 경찰과 니가타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따르면 단체 등산객 20명 가운데 연락이 두절된 5명 중 4명이 사망했고 1명은 오전에 구조됐다. 현지 경찰과 민간 구조대가 조난 현장을 수색한 결과 이날 오전 5시쯤 호켄다케(2931m) 남쪽 해발 2850m 지점에서 박문수(78·부산 사상구)씨가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박씨로부터 500m 떨어진 히노키오다케와 호켄다케 사이 해발 2800m 지점에서는 이근수(72·부산 사상구)씨와 박인신(70·부산 중구)씨의 시신이 나왔다. 오후 4시쯤엔 호켄다케 100m 높이 낭떠러지 아래쪽에서 경찰 헬기가 이종식(64·부산 동구)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과 구조대는 앞서 발견된 세 명의 시신을 저지대로 운반했지만 가장 나중에 확인된 이씨 시신이 발견된 지점에 구름이 짙게 끼어 있어 헬기 착륙이 쉽지 않아 늦어도 31일까지 이씨의 시신을 수습해 평지로 운반할 예정이다. 조난된 5명 중 박혜재(63·부산 수영구)씨는 이날 오전 11시쯤 한 산장에 있다가 구조대에 의해 발견됨으로써 20명의 생사가 모두 확인됐다. NHK 등 현지 보도와 증언 등을 종합하면 48~78세의 남성 14명, 여성 6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부산의 H여행사를 통해 단체여행에 나섰다. 지난 28일 나가노현 고마가네시의 이케야마에서 등반을 시작해 우쓰기다케를 거쳐 기소덴산장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29일 아침 호켄다케 정상으로 향하던 일행은 비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목적지인 호켄산장에 도착한 사람은 8명에 불과했고 1명은 전날 머물던 산장으로 되돌아갔다. 다른 4명은 히노키오다케의 무인 대피소로 몸을 피했고 2명은 자력으로 하산해 고마가네시 유스호스텔에서 하룻밤을 지냈지만 나머지 5명이 행방불명됐다. 고마가네시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등산 장비나 현지 가이드도 없이 산에 올랐다. 경찰은 일행을 상대로 사고 당시 상황 등에 대한 진술을 받고 있다. 부산에 있는 유가족과 동료 산악인들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사망한 박씨의 가족은 “평소 일본으로 등산을 잘 다녀와서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믿기지 않는다”며 오열했다. 등반객 중 7~8명이 속해 있는 부산의 상봉산악회 배석인(59) 회장은 “회원 중 1명은 일본 항공에 근무하면서 여러 차례 일본 산행을 다녀왔고 나머지도 산을 잘 타는 사람들”이라며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 탓에 길을 잃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여행사 대표 김모(59)씨는 “전부 고령이어서 현지에서 돌봐줄 가이드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물었지만 ‘자신들은 산악 전문가여서 필요가 없고 비용만 많이 든다’며 거절했다”고 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부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장마는 지긋지긋해”…나뭇잎 우산 쓴 개구리 포착

    물을 좋아하는 개구리마저 장마철은 피하고 싶은 것일까. 마치 우산을 쓰듯 나뭇잎 줄기에 꼭 붙어 비를 피하는 개구리가 포착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23일(현지시간) 개구리 한 마리가 재치있게 나뭇잎을 우산으로 사용해 비를 피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소개했다. 이 놀라운 사진은 사진작가 펜크딕스 팔메(27)가 인도네시아 젬버에 있는 자신의 마을에 있는 한 정원에서 촬영한 것이다. 몸길이 2인치(약 5cm) 정도인 사진 속 개구리는 마치 물 공포증이라도 있는 듯 비바람을 피하려고 무려 30분 동안이나 나뭇잎 줄기에 달라붙어 있었다. 이와 중에 개구리는 비 오는 방향으로 나뭇잎을 기울여 비가 몸에 덜 맞도록 하는 재치을 발휘하기도 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농촌 발전엔 젊은 사람이 우선… 학교는 필수 요소”

    “농촌 발전엔 젊은 사람이 우선… 학교는 필수 요소”

    “지속 가능한 농촌 생활을 위해서는 젊은 사람들이 우선 돌아와야 합니다. 거기에 학교는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죠.” 충북 단양의 정문찬(58) 한드미 마을 대표가 농촌학교 찬양론을 펼쳤다. 경험에서 나온 소신이다. 정 대표는 2006년 마을에 산촌유학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마음먹고 농촌 살리기에 함께 나설 젊은 사람들을 수소문했다. 고향 후배들과 친구들이 첫 대상이 됐다. 그러나 처음에 흥미를 보였던 이들도 결국 고사했다. 학교가 폐교를 앞두고 있다는 게 큰 이유였다. 한 차례 좌절을 겪은 정 대표는 “귀농하는 사람들은 아이들이 다닐 학교가 필요했던 것”이라면서 “이후 학교의 존재 여부가 귀농을 결정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20대 시절, 실패를 이미 한 번 겪었다. 정 대표는 “원래 농촌운동에 꿈이 있어 1978년 충북 단양으로 귀농했지만 실패하고 다시 부산으로 돌아갔다”면서 “당시에는 의지만 있었지 아무것도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으로 간 정 대표는 택시기사 등 다양한 일을 하며 고향으로 복귀할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한다. 고향으로 다시 돌아온 뒤에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부인이 힘을 줬다. 1999년 정 대표가 귀향을 결정했을 때만 해도 부산에 남아 있겠다며 반대하던 부인이었다. 정 대표는 “젊은 사람들 없이 혼자 하려다 보니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면서 “그럴 때마다 나보다 더 고생하면서 위로의 말을 건네는 부인이 참 많은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부인은 지금도 아이들 급식을 준비하는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정 대표는 양로원을 설립하겠다는 꿈도 갖고 있다. 이름도 호스피탤리티 움(hospitality um)이라고 미리 지었다. 움은 땅을 파고 위에 거적 따위를 얹어 비바람이나 추위를 막아 화초 등을 넣어 두는 공간이다. 정 대표는 “동네 어르신들이 딸이나 아들 집에 갈까 하는 고민 없이 우리 마을에서 평생 살고 싶어 했으면 좋겠다”면서 “양로원 설립은 그 목표를 위한 마지막 과정이 될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단양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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