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비밀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 르노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 소변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 법령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 미용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5,827
  • ‘34번째 민족대표’ 스코필드 박사 내한 100주년 추모식

    ‘34번째 민족대표’ 스코필드 박사 내한 100주년 추모식

    의료 선교사 프랭크 윌리엄 스코필드(1889~1970) 박사의 서거 46주기이자 내한 100주년을 맞아 서울대가 12일 그를 추모하는 기념식을 연다. 한국식 이름 ‘석호필’(石虎弼)로도 잘 알려져 있는 캐나다 국적의 스코필드 박사는 대한민국 독립과 건설 후 발전 과정에 깊이 관여했던 인물이다. 정운찬 전 총리를 의장으로 올 2월 스코필드 박사 내한100주년기념사업회가 출범했다. 행사 당일 오전 8시 30분 국립서울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있는 박사의 묘 앞에서 추모식이 열리고 이어 서울대 수의대 스코필드홀에서 기념식이 열린다. 캐나다 온타리오 수의과대학에서 세균학 강사로 있던 스코필드 박사는 1916년 세브란스 의전 세균학 교수로 부임했다. 한국에 있던 많은 외국인 중 유일하게 3·1 만세운동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통보받고 비밀리에 지원해 ‘민족대표 34인’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영자신문에 일본 정책을 비난하는 글을 기고하는가 하면 유명한 ‘제암리 학살사건’의 현장을 답사한 후 사진과 글로 기록하고 전 세계에 일제의 만행을 고발했다. 암살 위기를 겪고 반강제로 추방당한 뒤 1958년 대한민국 정부의 초청으로 한국에 왔다. 81세에 서거할 때까지 교육과 후학 양성 및 봉사활동을 계속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아가씨’, 하정우-김민희-조진웅-김태리 10종 스틸 ‘압도적 카리스마’

    ‘아가씨’, 하정우-김민희-조진웅-김태리 10종 스틸 ‘압도적 카리스마’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제작 모호필름)가 베일을 벗었다. 영국소설 ‘핑거 스미스’를 원작으로 한 영화 ‘아가씨’는 1930년대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고용돼 아가씨의 하녀가 된 소녀를 둘러싼 이야기. 12일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공개된 ‘아가씨’ 스틸에는 1930년대를 엿볼 수 있는 풍광이 담겨 있다. 아가씨 역의 김민희, 백작 역의 하정우, 하녀 역의 신예 김태리를 비롯 아가씨의 이모부 조진웅 등 배우들의 변신이 한 눈에 읽힌다. 먼저 아가씨 역의 김민희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순진하고 외로운 귀족 아가씨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드러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정원을 산책하거나 백작에게서 서양화를 배우는 아가씨 김민희. 흠잡을 데 없이 아름다운 김민희의 묘한 눈빛은 사연을 감춘 아가씨의 비밀스러운 매력을 뿜어내며 그에게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한다. 백작과 거래를 한 하녀 김태리는 속내를 알 수 없는 이중적인 매력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때로는 순박하면서도 때로는 당찬 하녀 김태리의 모습은 예측할 수 없는 재미를 엿보게 한다. 재산을 노리고 아가씨에게 접근하는 사기꾼 백작 역의 하정우는 진짜보다 더 진짜 백작 같은 모습으로 아가씨와 하녀, 후견인 사이를 능수능란하게 오가며 인물 간의 긴장감을 팽팽하게 조인다. 그리고 하얗게 센 머리에 날카로운 눈초리까지, 아가씨의 이모부이자 후견인으로 분한 조진웅의 스틸은 그의 파격적 변신을 예고하며 이목을 집중시킨다. ‘아가씨’는 유럽 최대 규모의 영화 시장인 유로피안 필름 마켓(European Film Market)에서 전 세계 116개국에 선판매되는 등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 ‘올드보이’(2004) ‘박쥐’(2009)로 칸 영화제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박찬욱 감독이 ‘아가씨’로 올해 다시 한 번 경쟁부문에 진출하지, 이목이 쏠린다. 박찬욱 감독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게 된 4인의 배우가 보여줄 변신과 앙상블, 그리고 다채로운 의상과 미술 등 박찬욱 감독이 새롭게 창조해 낸 1930년대의 볼거리가 담긴 스틸은 ‘아가씨’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배가시키고 있다. 6월초 개봉 예정.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아빠 70%·엄마 74%, 알고보면 편애하는 자식있다”

    “아빠 70%·엄마 74%, 알고보면 편애하는 자식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속담이 이제는 '덜 아픈 손가락이 있다'는 말로 바뀌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은 아버지 중 70%, 어머니 중 74%가 자식 중 가장 총애하는 자식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형제 자매가 있는 384가구를 심층 인터뷰해 얻어낸 이 결과는 미국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오래된 남아선호사상을 가진 한국 등 아시아 문화에 비춰보면, 편애가 동서양을 막론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연구팀은 먼저 자식 중 누구를 가장 총애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 부모의 심리를 고려해 자식들을 인터뷰 대상에 올렸다. 아이들에게 부모가 자신들을 어떻게 대우하는지 물어본 것. 그 결과 첫째의 경우 자신들이 동생들에 비해 부모에게 특별대우를 받고있다고 인식이 강했다. 또한 첫째들은 시험성적, 운동 등 성취에 대해 동생들에 비해 부모가 더 큰 관심을 갖는다고 대답했다. 이와 반대로 특별대우 받는다는 선입견이 있는 막내들은 의외로 볼멘 목소리가 많았다. 막내들은 오히려 관심을 덜 받고 있으며 엄격한 가정 규칙을 적용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인터뷰 결과로 부모들을 압박(?)해 사실은 편애하는 자식이 있다는 '진실'을 얻어냈다.   연구를 이끈 캐서린 콩거 교수는 "부모에게도 출생순서와 관계없이 가장 선호하는 자식이 있으며 이는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흥미로운 점은 첫째든 중간이든 막내든 아이들 역시 부모의 선호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차별대우 받고 있다고 느끼는 점"이라면서 "이는 문제라기보다는 사실 부모의 사랑을 더 얻어내기 위한 일종의 '달콤함 라이벌' 관계"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스마트폰 잡는 손모양’으로 비번 결정한다?

    ‘스마트폰 잡는 손모양’으로 비번 결정한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 사용자도 급증하는 가운데, 모바일 뱅킹 앱 비밀번호를 더욱 쉽게 ‘기억’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영국 금융업체인 ‘네이션와이드’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 스마트폰 사용자는 한 사람 당 평균 6개의 각기 다른 비밀번호를 사용하며, 4명 중 1명은 무려 10개가 넘는 비밀번호를 사용하고 이를 기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용하는 비밀번호의 개수가 많은 이유는 보안상 동일한 비밀번호를 일정기간 사용한 뒤에는 이를 변경해야 하는 원칙 때문이며, 사용하는 비밀번호 개수가 많을수록 사용자는 더 큰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네이션와이드가 애플리케이션 개발 전문업체와 합작해 만든 이 기술은 다름 아닌 ‘생체 비밀번호’다. 기존에 사용되던 숫자 비밀번호뿐만 아니라 음성인식, 지문인식 등을 벗어나 사용자가 스마트폰 사용할 때 나타나는 주요 특징 등을 비밀번호로 삼는 것이다. 예컨대 스마트폰을 잡는 방식이나 스마트폰의 화면을 넘기는 방식 등 사용자마다 각기 다른 스마트폰 사용습관을 비밀번호로 지정하는 것이다. 현재 공개된 버전은 프로토타입이며, 네이션와이드는 이 기술을 이용해 더욱 강화된 보안 뱅킹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네이션와이드 관계자는 “설문조사결과 10명 중 7명은 각기 다른 숫자 비밀번호를 기억하는 것을 매우 어려워한다고 답했으며, 한 달에 평균 2번은 사이트의 ‘비밀번호 찾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바꿔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디지털 세상’에서 그 많은 비밀번호를 기억하기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공개한 기술이 대중화 된다면 사람들은 더욱 안전하게 자신의 정보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경비 서던 경찰관 기지로 완주의 주지 스님 보이스피싱 벗어나

    전북 완주 사찰의 한 주지 스님이 박근혜 대통령 경비를 서던 현지 경찰관의 기지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를 모면했다. 주지 이모(86)씨는 지난 8일 오전 8시쯤 “은행계좌 비밀번호가 유출됐으니 예금을 모두 찾아 전주의 한 농협으로 나오라”는 전화를 받았다. 이씨는 부랴부랴 인근 농협으로 달려가 8000여만원을 인출했다. 농협 직원이 의심스러워 돈의 용도를 물었으나 이씨는 “자식 사업자금으로 주려고 한다”며 얼버무렸다. 이씨는 인출한 돈을 007가방에 담아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말대로 전주의 한 농협으로 이동했다. 이때 농협 밖에서 대통령 경호·경비 근무 중이던 경찰은 007가방을 든 이씨를 수상하게 여겨 이씨에게 다가갔다. 이날은 박 대통령이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하던 날로 인근 농협 주변 경계도 삼엄했다. 경찰은 이씨의 통화내용을 듣고 보이스피싱 피해자라는 사실을 직감하고 “약속장소를 정해서 만나자고 해라”는 글을 종이에 적어 이씨에게 건넸다. 이씨는 경찰의 지시에 따라 조직원에게 한 대형마트 사물함에 8000만원을 넣어두기로 했다. 이어 이씨는 인출한 8000여만원은 농협에 다시 입금하고, 빈 007가방을 대형마트 사물함에 넣어뒀다. 보이스피싱 총책인 중국인 리모(30)씨는 잠시 뒤 약속장소인 대형마트에 나타나 사물함에서 가방을 빼가려다가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11일 절도 미수 혐의로 리씨를 구속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에일리 ‘OST 여왕’ 3년째 집권… 올해는 ‘응팔’ ‘태후’ 싹쓸이

    에일리 ‘OST 여왕’ 3년째 집권… 올해는 ‘응팔’ ‘태후’ 싹쓸이

    에일리 5곡 히트 1위… 윤미래 2위 최근 3년간 가장 많은 드라마 삽입곡(OST)을 히트시킨 ‘OST의 여왕’은 가수 에일리였다. 10일 서울신문이 음악 서비스 지니에 의뢰해 2013년 1월~2016년 3월 음원스트리밍 기준으로 OST 흥행 차트 순위 톱 100을 분석한 결과 에일리는 2013년 KBS 수목드라마 ‘비밀’의 OST ‘눈물이 맘을 훔쳐서’ 등 총 5곡을 진입시키며 OST의 여왕에 등극했다. ‘태양의 후예’의 ‘ALWAYS’ 등을 비롯해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자랑하는 보컬 윤미래는 총 4곡을 올려 2위를 차지했다. OST에 강한 여성 듀오 다비치와 여성들의 노래방 애창곡 ‘만약에’(‘쾌도 홍길동’ OST)를 부른 소녀시대 태연이 각각 3곡으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남자 가수는 나란히 세 곡씩을 올린 성시경, 케이윌, MC 더 맥스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드라마 OST에 단골 주자로 나서는 성시경은 2013년 OST 전체 1위를 차지한 ‘응답하라 1994’의 수록곡 ‘너에게’와 2014년 전체 순위 1위에 오른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주제곡 ‘너의 모든 순간’을 불렀다. 감미로운 목소리의 케이윌과 록 발라드에서 강세를 보여온 MC 더 맥스도 OST 강자로 꼽힌다. 국내 가요계에서 OST는 하나의 장르로 인식될 만큼 음원 차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드라마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TV 드라마가 워낙 대중적인 인기를 모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단 차트에 안착하면 장기 집권을 하기 때문에 웬만한 신곡에도 좀처럼 틈을 내주지 않는다. 특히 히트 드라마가 탄생할 경우 OST가 발표될 때마다 각종 음원 차트를 장악한다. 지난 3년 3개월 사이 최고 흥행한 OST는 2014년 성시경의 ‘너의 모든 순간’이며 2위는 지난해 오혁이 부른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의 ‘소녀’, 3위는 2015년 SBS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에 수록된 로꼬·유주연의 ‘우연히 봄’이 차지했다. 4위는 이적이 부른 드라마 ‘응팔’의 ‘걱정말아요 그대’가, 5위는 2인조 밴드 어쿠스틱 콜라보의 ‘너무 보고 싶어’(KBS 드라마 ‘연애의 발견’ OST)였다. 올해 1분기 OST 시장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과 ‘태양의 후예’가 양분하고 있다. 이적이 부른 ‘걱정말아요 그대’가 1위인 것을 비롯해 10위권에 ‘응팔’ 수록곡 6곡이 올랐고, ‘태양의 후예’가 4곡을 채우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꼭 드라마 흥행이 OST 흥행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드라마 흥행과 별개로 노래의 힘으로 장기 집권한 경우도 적지 않다. 2015년 OST 종합 1위와 3위를 차지한 ‘우연히 봄’과 ‘너무 보고 싶어’가 대표적이다. 2013년 박효신이 부른 ‘It’s you’(‘미래의 선택’ OST)나 2014년 ‘너희들은 포위됐다’의 ‘나 왜 이래’도 시청률과는 별개로 인기를 끌었다. 가수들에게도 OST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다. 따로 홍보 활동을 하지 않아도 흥행하면 짭짤한 수입이 보장되기 때문에 아이돌 가수부터 유명 가수까지 OST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인기 드라마의 경우 싱글 앨범을 여러 차례 나눠서 발표하는 방식이 대세다. ‘태양의 후예’는 윤미래, 엑소의 첸, 다비치, 거미, 케이윌, MC 더 맥스, 린 등이 부른 곡 등 9개의 싱글을 발표했다. KT 뮤직 시너지 사업본부 이상협 본부장은 “드라마 흥행과 스타 가수가 결합해 시너지가 난 경우엔 드라마 부가 상품인 OST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차트에도 즉각 반영된다”면서 “드라마가 잊혀져도 그 노래의 감성과 음악성이 대중에게 계속 어필하기 때문에 장기간 꾸준히 인기를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집에서 힐링을

    집에서 힐링을

    간편하게 키울 수 있는 ‘씨드볼’ 등 집 꾸미기 열풍에 덩달아 인기 옥션 1분기 미니 화분 판매 두배↑ “작전은 인적이 끊기는 새벽 1시를 기해 단행한다. 지형지물을 미리 숙지하고 비밀 작전임을 명심하라. 작전이 노출되면 손에 든 (씨앗) 폭탄을 던지고 도주하라.” 2004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게릴라 가드닝’은 콘크리트 도시 한편의 버려진 땅에 몰래 꽃나무를 심은 데서 유래했다. 십여년 뒤 건국대 학생들이 학교 주변에 자발적으로 식재한 게 국내 ‘게릴라 가드닝’의 시초가 됐다. ‘게릴라 가드닝’은 황폐화된 도시를 향한 일종의 저항운동이지만 공동체를 교란시키기 보다 이웃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쪽으로 귀결되곤 했다. 게릴라전이 단행된 며칠 뒤 알록달록 새순이 피어난 땅을 체험한 시민들이 게릴라들을 지지하고 가드닝에 동참, 콘크리트를 무색하게 만드는 ‘식물의 힘’을 키우는 일이 반복돼서다. 올해 들어 ‘식물의 급습’은 집 안 곳곳을 향하고 있다. 온라인 오픈마켓 옥션은 올해 1분기 미니 화분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증가했다고 10일 집계했다. 같은 기간 식물·난·분재용품 판매량은 10%, 공기정화식물 판매량은 35%, 분재 판매량은 32% 증가했다. 올해 초부터 집 꾸미기 열풍에 힘입어 원예 수요가 반등하는 기미다. ●침실엔 어두운 곳서도 잘 크는 관엽식물 까사미아가 이달 초 열린 ‘2016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선보여 인파를 모은 ‘도심 속 생활정원’ 전시는 흙이 없는 도시에서 화분이나 가든 퍼니처만으로 도시형 실내외 생활정원을 만들 기반이 갖춰져 있음을 증명해 냈다. 전시에서 까사미아는 집 안 공간별 가드닝을 구현했다. ●화장실엔 공기정화식물·부엌엔 허브 집 안에서 가장 환한 공간인 거실에서 흙에 심지 않아도 공기 중 수분과 유기물을 통해 잘 자라는 에어플랜트(틸란드시아)로 작은 정원을 연출한다면 비교적 어두운 공간인 침실에는 어두운 곳에서도 잘 자라는, 잎이 큰 관엽식물을 배치할 수 있다. 화장실에서 공기정화식물을, 부엌에서 채소와 허브를 키울 수 있다. 집 안 곳곳에 식물을 두었을 때 발생하는 긍정적인 효과는 이미 여러 차례 증명됐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연구팀은 “암 환자와 가족들에게 원예 치료를 한 결과 자아를 존중할 때의 느낌인 자아통합감이 증가했다”거나 “상추 기르기 활동을 한 어린이들의 관찰 능력과 통합적 사고 능력이 증진됐다”는 실증 연구 결과를 한국원예학회에 여러 차례 보고했다. 그런데 잘 가꾸면 좋은 줄 알면서도 막상 식물 재배를 시작하는 데 두려움을 갖는 이들이 많다. 한 화훼인은 “씨앗을 화분 맨 밑바닥에 두고 흙을 덮거나 씨앗을 심은 뒤 충분히 기다리지 않은 채 3~4일 후 전화해 싹이 나지 않는다고 문의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어려서부터 도시에 산 탓에 식물 재배법을 전혀 모르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고 귀띔했다. 최근 기술적인 어려움을 덜어 줄 다양한 원예 용품이 잇따라 출시되는 배경은 이처럼 ‘원예 문외한’이 증가하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또 한편으로 ‘도시에서 노동력을 최소화한 채 식물을 기른다’는 도시농업의 지향점 역시 이색 원예용품 발명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모세관 현상 이용한 ‘멀티 화분’도 눈길 공간앤정원의 ‘멀티 화분’은 직장인들이 식물을 재배할 때 가장 어려워하는 ‘물 관리’ 문제를 해결한 제품이다. 2011년 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을 전수받아 진화시킨 제품인 멀티 화분은 투명한 용기의 화분 아래 별도 물통을 단 형태다. 가느다란 천의 섬유가 물을 빨아올리는 ‘모세관 현상’의 원리를 활용해 흙이 마를 새 없이 물을 공급하는 원리를 채택했다. 멀티 화분의 한쪽 면에는 자석이 있어 거울, 냉장고, 파티션 등에 붙일 수 있다. 권순동 공간앤정원 대표는 “눈높이 벽면에 식물을 붙여 두면 공간이 부드러워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틔움의 ‘씨드볼’은 원예의 첫 단계인 ‘싹 틔우기’의 고민을 덜어 준 상품이다. 허브, 방울토마토, 봉선화, 메리골드, 나팔꽃 등 다양한 씨앗을 배양토와 섞어 빚어 직경 2㎝ 형태의 볼 형태로 만든 씨드볼을 흙 위에 두고 물을 주면 초보자나 어린이도 손쉽게 싹을 틔울 수 있다. 유계림 틔움 대표는 “미국 대농장에서 파종할 때 씨앗과 배양토를 섞은 ‘씨앗 폭탄’을 공중에서 뿌려 싹을 틔우는 데서 착안, 씨드볼을 개발해 지난해부터 판매 중”이라면서 “버려지는 테이크아웃 컵을 화분 삼아 손쉽게 식물을 재배하거나 씨드볼에 자신의 마음을 담은 깃발을 꽂아 선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필에 씨앗캡슐 붙인 ‘꿈쟁이 연필’도 올해 식목일을 전후해 옥션에서 인기를 끈 ‘꿈쟁이 명화씨앗연필’은 연필에 씨앗캡슐을 붙여 연필을 쓴 뒤 씨앗을 심는 도구로 재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몽당연필의 꽁지를 아래쪽으로 향하게 비스듬히 기울여 심으면 캡슐이 녹아 방울토마토, 봉선화, 허브바질 등의 씨앗이 발아한다. 독일 인팜이 크라우드펀딩을 받아 개발해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스타트업경진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마이크로가든’은 실내에서 손쉽게 새싹채소를 개발할 수 있는 키트다. 종이컵 3컵(500㏄) 분량의 끓인 물과 우뭇가사리 가루를 섞고 식힌 다음 동봉된 무, 겨자, 루콜라, 콜라비 씨앗을 뿌린 뒤 기다리면 된다. 마이크로가든의 아이디어에 감명받아 지난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회사를 설립, 마이크로가든 국내 판매를 시작한 토워드퓨처의 가재우 대표는 “마이크로가든은 실내에서 물을 보충하지 않고 새싹과 뿌리가 자라는 것을 지켜볼 수 있는 예쁜 디자인의 신개념 새싹 재배 방식”이라면서 “새싹 재배 과정을 관찰하는 것도 흥미롭지만 식물 재배를 통해 자연의 경이로움에 눈을 뜨게 됐다는 반응이 많다”고 소개했다. 식물을 재배하며 아파트 안 작은 공간에서도 계절의 변화를 깨닫고, 작은 씨앗이 생명을 키워내는 과정을 관찰하며 스스로의 성장 욕구를 가다듬는 것이야말로 식물 재배 수요를 키우는 동력이 된다는 설명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막기 힘든 北 신형 방사포… 선제타격 ‘킬체인’이 南 비밀병기

    막기 힘든 北 신형 방사포… 선제타격 ‘킬체인’이 南 비밀병기

    2016년 4월 ○일. 임진강 이북에 집중 배치된 북한 170㎜ 자주포 100여문과 240㎜ 방사포(다연장로켓) 240여문이 일제히 불을 뿜었다. 170㎜ 자주포의 사거리는 최대 53㎞, 240㎜ 방사포는 최대 64㎞로 서울 전역이 사정권에 있다. 특히 240㎜ 방사포의 발사관 22개에서는 로켓탄 22개가 굉음을 내며 연속적으로 발사됐다. 우리 군 대포병 레이더와 무인정찰기(UAV)는 북한이 기습 포격을 실시한 지 5~10분 만에 북한 포병 위치를 탐지해 발사 명령을 내렸다. 초계 비행하던 공군 F15K 전투기도 군사분계선 방향으로 기수를 틀고 공대지미사일 발사를 준비했다. 전방에 배치된 K9 자주포와 MLRS 다연장 로켓, 지난해부터 배치를 시작한 사거리 80㎞의 국산 다연장로켓 ‘천무’가 북쪽을 향해 일제히 불을 뿜자 10여분뒤 북한 포격은 잦아들었다. 하지만 이미 서울 면적의 10%에 해당하는 63.5㎢가 피해를 입은 뒤였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었다. 우리 군 그린파인 레이더에 북한군이 발사한 스커드 미사일 수발이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와 평택 주한 미군기지 방향으로 날아가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공군은 즉각 패트리엇(PAC)2 요격미사일을 발사했으나 미국의 패트리엇(PAC)3와 달리 공중에서 파편을 터뜨려 격추하는 식이라 요격이 성공했는지 여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이상은 북한이 남쪽을 향해 기습적으로 전면전을 기도하고 이에 우리가 현재의 방어 시스템으로 응전했을 경우를 가상한 시나리오다. 실제 북한은 지난달 3일부터 신형 300㎜ 방사포(KN09)와 스커드·노동 미사일 등을 잇달아 발사하며 서울 불바다 위협을 일삼고 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지난달 23일 “우리 포병 집단의 위력한 대구경 방사포들이 박근혜가 도사리고 있는 청와대를 순식간에 초토화시킬 격동 상태에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우리 군도 북한의 이 같은 ‘창’에 대비해 끊임없이 ‘방패’를 도입하고 있지만 한반도에 전면전이 벌어지면 이들 비대칭 무기에 의한 개전 초기 피해는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위협적인 북한 장사정포 막을 수 있나 북한은 남한보다 뒤처진 전차, 항공기 전력과 경제력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 전쟁을 ‘속전속결’로 끝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임진각 이북의 북한 장사정포 340여문이 일제 사격하면 1시간 내에 1만 6000여발의 포탄 및 로켓탄을 퍼부으며 서울 전체 면적의 31.6%인 191.2㎢가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군 당국은 개전 초 육군 화력의 최우선 공격 목표를 수도권 북쪽 북한 장사정포 파괴에 두고 전쟁 개시 하루 만에 대응 화력으로 북한 장사정포의 90%를 격멸하겠다는 목표다. 군 당국은 대포병 레이더가 북한 장사정포를 탐지하고 대응하는데 5~10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를 통해 북한의 기습 포격 시간을 10분가량으로 단축시킬 것을 기대한다. 이 경우 수도권에 떨어지는 북한 포탄은 5200여발에 국한돼 피해 면적도 63.5㎢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다. 문제는 북한 장사정포들이 유사시 한·미 연합군의 공습과 포격을 피하기 위해 갱도 진지에 배치돼 있다는 점이다. 170㎜ 자주포는 산의 전사면(앞쪽)에, 240㎜ 방사포는 산의 후사면과 측면 갱도 진지에 주로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40㎜ 방사포는 사격할 때에는 갱도에서 100m가량 떨어진 개활지로 나와 사격한 뒤 갱도로 복귀한다. 육군만으로는 후사면에 숨어 있는 240㎜ 방사포 갱도 진지를 모두 파괴할 수 없어 정밀 유도 무기를 탑재한 공군의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10일 “북한 240㎜ 방사포가 22발을 모두 사격하고 갱도에 다시 숨기까지 7분 안팎 걸리는데 우리 군 포탄이 적 진지에 떨어질 때쯤 북한 방사포가 안전한 갱도 속에 숨어 재장전할 수 있어 목표한 만큼 파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신형 방사포 KN09는 ‘게임 체인저’ 특히 북한이 최근 잇단 시험발사를 하고 있는 300㎜ 방사포(다연장로켓) ‘KN09’이 골치 아픈 것은 탄도미사일이 아니면서도 사거리가 200㎞에 달해 용인 3군사령부, 원주 1군사령부 등을 선제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로켓탄이 60㎞ 이하 저고도를 비행하기 때문에 높은 타원형 궤도를 그리며 날아가는 탄도미사일보다 요격하기 어렵다. 차량에 탑재해 발사관 8개로 로켓탄을 연속 발사하는 이 무기의 목표는 주로 수도권 인근 공군 기지가 될 전망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우리 군보다 열세인 공군 전력을 조금이라도 사전에 많이 파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김대영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300㎜ 방사포는 한마디로 전쟁의 양상을 뒤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라고 평가했다. 군은 이에 대해 무인항공기(UAV), 대포병 탐지레이더 등으로 300㎜ 방사포를 실시간 탐지하고 공군 전력, 지대지미사일을 총동원해 파괴할 계획이다. 특히 군이 2018년까지 개발을 마무리해 2019년부터 실전 배치할 전술지대지 유도무기는 사거리가 120㎞로 위성항법장치(GPS)를 장착하고 지하 수미터 콘크리트까지 관통할 수 있는 위력을 갖춰 북한군 장사정포 갱도 진지를 파괴할 무기로 평가된다. ●탄도미사일 대비 킬체인 2020년대 구축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스커드, 노동미사일로 대표되는 북한의 단·중거리 탄도미사일 위협이다. 북한은 현재 사거리 300~700㎞의 스커드 B·C 미사일 600여발, 사거리 1300㎞급의 노동미사일 200여발, 고체 로켓을 사용하는 사거리 140㎞의 KN02 탄도미사일 100여발 등 남한을 위협할 수 있는 1000여발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탄도미사일을 탑재할 이동식 발사차량(TEL)도 100여대가 넘는다. 우리 군이 2020년대 중반을 목표로 구축하고 있는 ‘킬체인’은 사전에 북한 탄도미사일의 발사 징후를 파악한 이후 25~30분 이내에 다량의 미사일 등을 퍼부어 북한군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 이를 초토화하는 것이 골자다. 킬체인의 핵심은 위협을 면밀히 탐지할 수 있는 정찰감시 능력과 타격 능력에 있다. 군은 감시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2018~2019년에 미국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4대를 도입하고 2022년까지 정찰위성 5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북한 미사일 기지와 장사정포 갱포를 타격할 수단으로 현재 800여발 수준인 국산 ‘현무’ 미사일(사거리 300~500㎞) 전력을 2020년까지 2000여발 수준으로 늘릴 방침이다. 이 밖에 내년 초까지 독일제 타우러스 공대지 미사일 170여발을 들여온다. 특히 F15K 전투기에 탑재해 최대 500㎞까지 날릴 수 있는 타우러스 미사일은 휴전선 이남에서도 북한 방공포 위협을 받지 않고 북한 전역을 선제 타격할 수 있다. ●2018년 공중요격용 패트리엇3 도입 킬체인이 북한 핵·미사일 기지를 선제타격하는 개념이라면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체계는 킬체인으로 미처 타격하지 못하고 발사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개념이다. 국방부는 이를 위해 2018년부터 고도 30~40㎞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패트리엇(PAC)3 요격미사일을 도입할 예정이다. 특히 요격 고도가 10~25㎞인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과 요격고도 60㎞로 알려진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등 국내 기술로 개발한 요격 미사일을 2020년대 중반까지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우리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는 이상 북한 미사일에 대한 최선의 방책은 무차별적으로 다량의 미사일 공격을 퍼부어 초토화시키는 ‘킬체인’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북한이 개발 중인 300㎜ 신형 방사포는 우리 공군 기지 및 탄도미사일, 패트리엇 기지를 파괴할 전력이라는 점에서 킬체인, KAMD의 걸림돌로 떠올랐다. 게다가 현실적으로 북한이 100여대가 넘는 이동식미사일 발사 차량을 가동해 동시 다발적으로 탄도미사일 공격을 퍼부을 경우 이를 100% 요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평가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킬체인이나 KAMD도 결국 방어에 기반한 수세적 개념”이라며 “육해공군의 모든 특수전 전력을 모아 통합특수전사령부를 창설하고 북한 지휘부에 대한 ‘참수작전’, 대량타격 계획에 주력하는 등 보다 공세적인 ‘비수’로 북한을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보안 낙제점’ 인사혁신처

    ‘보안 낙제점’ 인사혁신처

    인사혁신처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종시 세종미디어프라자로 이전하는 과정에 포착된 집기류에 간부 공무원들의 부서별 직책과 서명, 사진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 인사처는 최근 부서 출입문 옆에 도어록 비밀번호를 적어 놔 공무원시험 준비생 송모(26)씨가 손쉽게 성적 조작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세종 연합뉴스
  • [관가 블로그] ‘김석동 광화문 표지석’ 정부기록물로 보관한다?

    [관가 블로그] ‘김석동 광화문 표지석’ 정부기록물로 보관한다?

    김석동 위원장 때 표지석 제작… 국가재산 절차 밟아 보전 검토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의 이름 석 자를 새긴 비석을 정부기록물 관리소가 보관한다?’ 무슨 사연일까요. 금융위원회가 입주해 있는 서울 세종대로 서울신문 본사 건물 앞에는 ‘금융위원회’라고 적힌 표지석(위 가로 2m, 세로 40㎝, 높이 75㎝)이 있습니다. 사실 이 비석엔 ‘숨겨진 비밀’ 하나가 있습니다. 금융위의 광화문 시대를 연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의 이름 석 자(아래 사진)가 또렷이 새겨져 있는 겁니다. 다음달부터 단계적으로 금융위가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로 이사를 가는데요. 정부청사에 가면 통일부, 행정자치부 등 다른 부처와 더불어 살아야 하는 만큼 금융위 표지석만 따로 놓을 수가 없어 국가기록원과의 협의하에 정부 기록물관리소에 보관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돌 하나도 국가 재산이라 절차와 규정을 밟아서 이동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 돌값만 무려 1000만원을 호가한다네요. 사실 광화문 거리 비석에 이름을 새기는 건 가문의 영광입니다. 오늘날의 세종로, 즉 조선시대 6개 중앙관청이 있었던 광화문 앞 ‘육조거리’에 이름이 새겨져 있는 사람은 현재 딱 세 명이라고 하는데요. 광화문광장 인근에 있는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에 이어 김 전 위원장이 세 번째라고 합니다. 금융위 직원들은 이를 두고 ‘광화문 3인방’이라고 우스갯소리까지 합니다. 2012년 표지석 제작 당시 금융위 공무원들이 ‘은밀히’ 새겨 넣어 지금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지만요. 김 전 위원장은 당시 사석에서 “이왕 비석 세우는 것 제대로 하라고 했다. 그래서 돌은 장흥에서 가져왔고 글씨는 한국 서예의 대가 학정(鶴亭) 이돈흥 선생, 각자(刻字)는 거암(巨巖) 서만석 선생이 맡았다”고 자랑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표지석이 세워진 뒤 후배들이 살짝 다가와 “실은 장관님 이름도 옆에 같이 새겼다”고 보고했다고 합니다. 후배들의 ‘배려’에 기분 좋아진 김 전 위원장이 그날 밤 술을 원 없이 사 줬다는 후문도 있었지요. 표지석 뒷면엔 ‘국민과 함께하는 든든한 금융’이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금융위 모든 직원의 마음에 이 문구가 깊이 새겨지길 바란다”고 언급했지요. 현재 이 비석의 확실한 행선지는 미정입니다. 하지만 부처가 어디로 가든, 또 비석을 어디에 보관하든 금융위 공무원들 마음에서 “국민과 함께하겠다”는 초심만은 지워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검사장 대박’ 거래자 조사도 못하는 윤리위

    ‘검사장 대박’ 거래자 조사도 못하는 윤리위

    진경준(49)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검사장)의 게임업체 넥슨 비상장 주식 매입 특혜 의혹에 대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윤리위)가 지난주 조사에 착수했지만, 제대로 성과가 나올 수 있을지 벌써부터 의문이 일고 있다. 청와대까지 나서 엄정한 진상 규명을 지시한 이번 사안에 대해 윤리위가 지나치게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한다는 지적 속에 윤리위의 조사 시스템 자체도 뚜렷한 한계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조사 시스템 부재·소극적 자세 논란 10일 법조계와 인사혁신처 등에 따르면 윤리위가 진 검사장 의혹과 관련해 내린 조치는 지난 6일 소명 요구서를 보낸 게 현재까지는 전부다. 공직자윤리법 8조 3항에 따르면 윤리위는 의혹이 있는 공직자에 대해 ▲서면 질의 ▲자료제출 요구 ▲조사 등 3가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따라서 진 검사장에 대해 직접적인 조사를 할 수 있는데도 윤리위는 이를 회피하고 가장 낮은 수위의 조치인 서면 질의를 했다. 이 과정에서 윤리위는 진 검사장 본인 또는 관계자들과 직접적인 접촉을 시도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윤리위를 운영하는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서면 질의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 당사자와 직접적인 접촉은 필요 없었다”며 “소명 요구서를 진 검사장 자택에 우편으로 발송했으며, 그쪽에서 이를 수취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윤리위 조사의 맹점 중 하나는 김정주 NXC(넥슨지주회사) 회장 등 의혹 규명에 필수적인 인물들의 강제 출석 요구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진상 규명을 위해서는 김 회장뿐 아니라 박모 전 넥슨홀딩스 감사, 이모 전 넥슨 미국법인장 등에 대한 조사가 필수적이다. 공직자윤리법 8조 6항에 따라 ‘재산등록 사항 관계인’으로 비(非)공직자인 김 회장 등을 불러 조사할 수는 있지만, 관련자들이 출석을 거부하면 그뿐이다. 검경 수사와 달리 이를 강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검경 수사로 치자면 ‘참고인 조사’를 할 수 없는 셈이다. 그렇다고 윤리위가 무턱대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공직자윤리법 8조 7항은 해당 공직자에 대한 검찰 조사 의뢰의 조건으로 “재산을 거짓 등록하였거나 직무상 비밀을 이용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을 상당한 혐의가 있을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 윤리위의 조사 기간은 기본이 3개월이고, 필요하면 추가로 3개월을 더 할 수 있다. 최장 6개월이다. 윤리위는 이번 의혹이 사회적 관심이 큰 사안인 만큼 조사를 최대한 서두른다는 방침이지만 ‘강제 조사 없는 6개월’은 필요 시 증거 인멸 등을 하기에 충분한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거인멸의 우려가 커지고 수사 의지만 약해질 수 있는 만큼 하루빨리 검찰이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에 공직자 재산 검증 과정에서 ‘오류’를 저지른 윤리위가 이번이라고 제대로 검증을 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도 일고 있다. 윤리위는 지난해 초 진 검사장이 검사장으로 승진했을 때 그가 보유한 넥슨 주식에 대한 주식백지신탁 직무관련성 심사를 해 ‘적합’ 판정을 내렸다. 2009~2010년 증권·조세 비리 사건을 전담하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 2부장을 지낸 진 검사장의 100억원대 주식 보유를 허가한 셈이다. 부실 검증의 책임은 청와대에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차관급인 검사장 임면권은 대통령에게 있고, 검사장 인사권의 최종 검증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담당하기 때문이다. 윤리위는 위원장을 포함한 11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심의기구다. 사무국 역할은 인사혁신처 윤리과가 대신하고 있다. 윤리과 소속 공무원 중 재산등록이나 심사 등 업무를 맡는 사람은 약 10명에 불과하다. ●10여명이 13만 공무원 검증 업무 정부 부처의 한 관계자는 “인사처 윤리과의 심사 자체가 대부분 전산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공무원들이 대면조사 등 역량을 갖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한 사회부처 국장급 공무원은 “지금의 윤리위 시스템으로 13만명에 이르는 공무원의 등록 재산을 면밀히 심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독립 사무국이 독자적인 조사권을 가지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아하!우주] 환상적인 에메랄드 빛 혜성, 지구를 찾아오다

    [아하!우주] 환상적인 에메랄드 빛 혜성, 지구를 찾아오다

    환상적인 에메랄드빛을 발하는 혜성이 카메라에 포착됐다.최근 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 등 외신은 어두운 밤하늘에 마치 보석처럼 빛나는 혜성의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지구를 찾아온 방문객인 사진 속 혜성의 이름은 '252P/리니어'(252P/LINEAR·이하 리니어). 지난 2000년 미국 MIT 연구팀이 발견한 리니어는 약 230m 크기로 지난 21일 지구와 약 약 520만㎞ 정도 떨어진 곳까지 가깝게 다가왔다. 우주의 경외감을 주는 이 사진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전문가용 망원경으로 촬영됐으며 지구 남반구에서는 3월까지 관측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 물론 이를 관측하기 위해서는 달이 진 후 여명이 트기 전 가능하며 오염, 날씨, 대도시의 불빛 등에 방해받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면 왜 리니어는 다른 천체들과는 달리 환상적인 에메랄드빛을 발하는 것일까? 그 비밀은 혜성의 성분 때문이다. 리니어에 핵에는 고밀도의 2가의 탄소(diatomic carbon)가 존재하고 이 성분이 태양빛에 노출되었을 때 녹색빛으로 빛난다. 일반적으로 혜성은 오르트 구름 출신이다. 오르트 구름(Oort cloud)은 장주기 혜성의 고향으로 태양계를 껍질처럼 둘러싸고 있는 가상의 천체집단이다.    거대한 둥근 공처럼 태양계를 둘러싸고 있는 오르트 구름은 수천억 개를 헤아리는 혜성의 핵들로 이루어져 있다. 탄소가 섞인 얼음덩어리인 이 핵들이 가까운 항성이나 은하들의 중력으로 이탈하여 태양계 안쪽으로 튕겨들어 혜성이 된다.  사진 위=지난 18일 나미비아에서 촬영된 리니어, 아래=21일 호주에서 촬영된 리니어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뉴스타파 “노재헌씨 페이퍼컴퍼니 7곳 추가 발견”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와 관련된 페이퍼컴퍼니 7곳이 홍콩에서 추가로 발견됐다고 뉴스타파가 8일 보도했다. 노씨와 연관된 페이퍼컴퍼니는 10곳으로 늘었다. 뉴스타파는 또 SK텔레콤의 벤처펀드 운용사 대표인 중국인 첸카이가 재헌씨의 페이퍼컴퍼니 설립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가 새롭게 찾아낸 7곳은 글로벌 아이 컨설팅(Global i Consulting), 샤인 챈스(Shine Chance), 인크로스 홍콩(Incross Hongkong), 럭스 라이프(Luxe Life), 이노 팩트(Inno Pact), 원 아시아 C&L(One Asia C&L) 등이다. 뉴스타파는 이 7곳이 파나마 법률회사인 ‘모색 폰세카’에서 유출된 문서로 알려진 이른바 ‘파나마 페이퍼스’에 포함되지 않은 곳이라고 했다. 단, 루제 라이프와 이노 팩트는 ‘파나마 페이퍼스’에 포함된 버진 아일랜드 페이퍼 컴퍼니와 연루됐다고 한다. 노씨가 2012년 5월 18일 1차로 버진 아일랜드에 ‘GCI 아시아’·‘원 아시아 인터내셔널’·‘럭세스 인터내셔널’ 등 3곳을 설립했고, 일주일 뒤인 25일 2차로 럭스 라이프와 이노 팩트를 설립했다는 게 뉴스타파의 설명이다. 뉴스타파는 “2차로 설립된 2곳의 주주는 1차로 설립된 페이퍼컴퍼니인 ‘럭세스 인터내셔널’이고, ‘럭세스 인터내셔널’의 주주는 재헌씨의 또 다른 페이퍼컴퍼니인 ‘GCI 아시아’이다”면서 “‘GCI 아시아’의 실소유주인 재헌씨가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두 단계를 거쳐 두 회사를 새롭게 소유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재헌씨는 2012~2013년 ‘럭스 라이프’·‘이노 팩트’·‘럭세스 인터내셔널’의 이사직을 김정환씨에게 넘겼고, 김씨는 이사직을 넘겨받고 사흘 뒤 ‘인크로스 홍콩’을 설립해 재헌씨에게 받은 ‘럭스 라이프’ 주식을 ‘인크로스 홍콩’에 넘겼다”면서 “결국 어떤 계좌나 자산을 비밀리에 ‘인크로스 홍콩’에 넘기기 위해 복잡한 지배 구조를 만든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정환씨와 재헌씨의 관계가 무엇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재헌씨의 또 다른 페이퍼컴퍼니인 ‘원 아시아 인터내셔널’과 ‘GCI 아시아’의 이사직은 2013년 5월 24일 첸카이에게 승계됐고, 이듬해 재헌씨는 새롭게 홍콩에 만든 페이퍼컴퍼니인 ‘원 아시아 C&L’ 지분의 10분의 1을 첸카이에게 부여했다. 이 연결고리 사이에도 김씨의 역할이 숨어 있는데, 올해들어 지난 1월 16일부터 ‘원 아시아 C&L’의 이사직은 김씨가 맡게 됐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뉴스타파는 “사업상 목적이었다면 재헌씨 등 3명이 왜 복잡하게 번갈아가며 여러 페이퍼컴퍼니의 이사와 주주를 맡으며 복잡한 관계로 엮어 놓았는지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단원 작품은 민생 취재하라는 정조 밀명의 산물

    단원 작품은 민생 취재하라는 정조 밀명의 산물

    조선의 아트 저널리스트 김홍도/이재원 지음/살림/496쪽/2만원 조선왕조실록에 단 3줄의 기록만 전할 뿐이지만 조선 최고의 화가로 꼽히는 단원 김홍도(1745~1806)의 그림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김홍도는 정조의 총애를 받으며 왕의 초상을 세 번이나 그렸지만 용안을 그리는 영예로운 ‘어용화사’는 아니었다. 정조는 김홍도에게 다른 도화서 화원과 달리 한 가지 명을 내린다. “단원, 네 붓 끝에 내 꿈을 실어도 되겠느냐.” 바로 백성들의 삶을 밀착 취재하고 그림으로 그려 국정 참고 자료로 쓰고, 정조의 눈과 귀 역할을 하라는 어명이었다는 게 저자가 팩션으로 복원시킨 퍼즐의 한 조각이다. 김홍도는 실제로 정조의 가장 의미 있는 일상들을 그리며 정조의 역사를 기록했다. 1765년 세손 정조의 간청에 영조 즉위 40주년을 기념한 수작연희 의궤인 ‘경현당수작도’(景賢堂授爵圖) 병풍을 그렸고, 1795년 사도세자의 묘를 수원 화성으로 옮기는 행사를 진두지휘하며 ‘반차도’(班次圖)를 남겼다. 저자는 김홍도뿐 아니라 당대에 활약한 스승 강세황을 비롯해 개혁을 추진하며 정조 곁을 지킨 채제공과 군신의 의리를 보여준 정약용, 예술가 장혼과 김응환 등과의 인연도 씨줄과 날줄로 엮어냈다. 저자는 “뜻하지 않게 인연이 된 한 장의 ‘아집도’를 통해 새로운 인문학에 물꼬가 터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고 밝혔다. 단원의 ‘징각아집도’로 추정되는 이 그림은 경상도 관찰사 이병모의 관사인 징청각에서 열렸던 아회를 화폭에 담은 것으로 그동안 존재만 알려졌을 뿐 그림의 행방은 묘연했다. 저자는 한 수집가로부터 알게 된 징각아집도 추정 그림을 책을 통해 처음 공개하고 진본 가능성을 연구 노트로 서술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세금 없거나 저세율 ‘검은돈’ 세탁에 최적…1960년대 이후부터 역외금융 중심지로

    세금 없거나 저세율 ‘검은돈’ 세탁에 최적…1960년대 이후부터 역외금융 중심지로

    ‘파나마 페이퍼스’ 파문이 확산되면서 조세피난처인 카리브해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척박한 자연에 서구의 식민 지배를 겪으며 오랜 기간 낙후됐던 카리브해의 섬들은 1960년대 이후 역외금융의 중심지로 떠오르며 현재까지도 세계 유력 인사들의 검은돈이 세탁되고 있다. 카리브해는 미국 남부와 중미 동부, 남미 북부에 둘러싸인 대서양의 내해로 스페인,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미국의 식민지 쟁탈전이 일어났던 곳이기도 하다. 특히 영연방 소속이거나 영국 자치령인 바하마, 케이맨제도, 버진아일랜드 그리고 카리브해와 접한 파나마는 이번 파나마 페이퍼스 파문뿐만 아니라 조세회피 사건이 불거지면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조세피난처다. 카리브해 섬들은 법인세와 소득세가 없거나 세율이 매우 낮다. 미국 시민단체인 ‘조세정의를 위한 시민 모임’은 국세청 통계를 인용해 2010년 미국 기업이 신고한 해외 자회사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이 조세피난처 12개국에 집중됐다고 발표했다. 12개국 중에는 버뮤다, 케이맨제도, 버진아일랜드, 바하마, 바베이도스, 앤틸리스제도 등 카리브해 섬 6곳이 포함돼 있다. 2010년 한 해 미국 기업의 해외 자회사 영업이익은 9290억 달러였으며 이 중 조세피난처 12곳의 영업이익은 5050억 달러였다. 특히 카리브해 6개 섬의 미국 자회사 영업이익은 1660억 달러로 전체의 17.8%에 달했다. 버뮤다, 케이맨제도, 버진아일랜드 등 3개 섬의 미국 자회사 영업이익은 이들 섬 전체 국내총생산(GDP)보다 10~17배 많았다. ●바하마 등 6곳 美 자회사 영업익 1660억弗 달해 전문가들은 카리브해 조세피난처의 시초를 미국 시카고에서 활동했던 전설적인 마피아 두목 알폰소 카포네(알 카포네)가 1931년 탈세 혐의로 11년형을 선고받은 시기 전후로 잡는다. 알 카포네의 동료 마이어 랜스키는 알 카포네가 구속되자 미국에 있는 범죄자금을 빼돌린 뒤 돈세탁을 해 다시 가져올 계획을 세웠다. 랜스키는 여행 가방에 현금을 가득 채운다거나 자금을 다이아몬드, 수표, 무기명 주식으로 바꾸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범죄자금을 해외로 반출한 뒤 스위스 은행의 비밀 계좌에 보관했다. 스위스 은행은 미국에 있는 랜스키에게 대출 형식으로 자금을 돌려줬고, 랜스키는 이런 과정을 통해 세탁된 ‘깨끗한’ 돈을 만질 수 있게 됐다. ●랜스키 1959년 이후 바하마에 범죄자금 보관 살인과 폭력을 일삼던 알 카포네가 결국 탈세로 무너지는 것을 본 랜스키는 미국 조세당국의 권한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이 돈을 굴리기로 결심한다. 랜스키는 미국을 떠나 쿠바에서 카지노 사업을 시작했고 경마, 마약 사업에까지 손을 뻗쳤다. 이곳은 명실상부한 조직폭력단의 돈세탁 중심지로 부상하게 된다. 그러나 1959년 쿠바혁명이 발발하자 랜스키는 사업을 벌일 다른 장소를 물색한다. 그는 적당히 작고 적당히 부패해 정치권력을 충분히 매수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미국과 적당히 가까워 도박꾼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곳을 원했다. 랜스키의 눈에 들어온 곳은 미국 플로리다주와 쿠바 사이에 있는 바하마였다. 랜스키는 부패한 영국 상인들이 장악한 이곳에 미국의 범죄자금을 비밀리에 보관하고 운용하는 ‘조세피난처’를 구축한다. 랜스키가 바하마에서 사업을 막 시작했던 1961년 바하마 식민성 관리였던 W G 헐랜드는 잉글랜드은행(BOE) 관리에게 서한을 보내 우려를 표명한다. 헐랜드는 “효과적인 규제의 부족이 거대한 (세금) 구멍이 될 수 있다. 현재 바하마에는 인근 버뮤다와 마찬가지로 모든 종류의 금융 마녀들이 몰려들고 있다. 그들의 활동은 반드시 공익에 부합하도록 통제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헐랜드의 조언은 묵살됐다. 영국 저널리스트 출신의 니컬러스 색슨은 조세피난처를 다룬 책 ‘보물섬들’에서 이 같은 사실을 서술하며 “영국 정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랜스키는 조세피난 제국을 건설했다”고 평가했다. ●바하마 자치정부 역외금융 발전시켜 경제 성장 바하마에 검은돈이 몰려들자 바하마 자치정부는 이들의 돈을 관리하는 역외금융을 발전시켜 경제 성장을 일궈낸다. 70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바하마는 전체 면적이 한반도의 16분의1이며 경작 가능 지역은 전체의 0.5%에 불과해 농공업이 발전하기 어려워 역외금융과 같은 3차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바하마의 성공은 비슷한 조건을 갖고 있는 인근 영국 자치령 섬들을 자극한다. 케이맨제도는 1960년대만 하더라도 전화시설조차 없었던 낙후된 곳이었다. 1960년대 후반 케이맨제도 자치정부는 자유방임주의, 면세, 비밀 보장을 골자로 하는 법을 제정해 조세회피를 노리는 자금을 끌어모으며 역외금융을 발전시킨다. 이들의 성공 모델은 파나마 등 중남미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친다. 바하마, 케이맨제도 등 카리브해 섬들이 조세피난처로 성공적으로 변모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들의 식민지 유산이 있다. 과거 영국, 네덜란드 등 서구국가의 식민지였던 카리브해 섬들은 비록 자연조건은 열악하고 물적 인프라는 부족했지만 서구로부터 이식된 소유권과 금융 거래를 보장하는 현대적인 법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미국과 물리적으로 가깝고 유럽의 문화를 공유하고 있었다는 점도 조세를 회피하려는 서구의 부유층들이 카리브해 섬을 피난처로 애용했던 이유 중 하나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전화(戰禍)가 미치지 않은 지역을 찾던 유럽의 기업들이 카리브해 섬으로 사업을 옮겨 활동하면서 이들 섬의 역외금융 발전을 촉진시키기도 했다. ●서구 식민 지배로 금융 법체계 갖춘 것도 장점 영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과거 식민지였던 카리브해 섬에서 손을 떼면서 이들이 조세피난처의 길을 선택하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국의 축소로 더이상의 식민지 경영이 어려워진 영국은 카리브해의 식민지와 자치령에 더 많은 자치권을 부여하는 대신 재정 독립을 요구했다. 이에 카리브해 섬들은 영국으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이루기 위해 역외금융을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미국 앨라배마대 법대 교수인 토니 프라이어와 앤드루 모리스는 공동 논문에서 “영국 정부는 탈식민화 과정에서 식민지 경제의 지속 가능성만 염두에 뒀을 뿐 ‘조세피난’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용어 클릭] ■조세피난처(tax haven) 법인에 부과하는 세금이 없거나 매우 낮고 법인 설립이 쉬우며 금융 거래의 비밀이 철저히 보장돼 조세 회피 목적으로 이용되는 국가나 지역을 뜻한다. 카리브해 섬 대부분은 법인세와 소득세율이 0%인 무세 지역에 속한다.
  • “오늘 9급 시험 보는데…” 아직도 대책 없는 인사처

    인사처 “수사 결과 나오면 공식 대응” 직원들은 전국 내려가 시험장소 점검 공시생의 무단 침입으로 보안이 뚫린 인사혁신처가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여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9일에는 역대 최다 인원인 22만여명이 응시하는 국가직 9급 시험을 치르는 데다, 이번 주말 정부세종청사 이전까지 겹친 상황이다. 조성제 인사처 채용관리과 과장은 8일 “시험과 이사 준비 탓에 정신이 없는 시기인데, 이번 사건까지 겹치면서 직원들이 전부 진이 빠졌다”며 곤혹스러워했다. 경찰 중간수사 결과가 발표된 전날 인사처는 심야 내부 회의를 하며 대책을 논의했다. 하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이날 오전까지도 대응 방침을 고심했다. 인사처 관계자는 “공식 대응은 수사 결과가 나온 이후에나 할 것”이라며 “앞서 경찰에 수사의뢰서를 제출할 때(지난 1일)와 공식 브리핑을 할 때(지난 6일) 도어록 옆 벽면에 비밀번호가 적혀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이 사건 은폐 의도로 해석될 줄은 미처 몰랐다”며 “수사를 통해 밝혀질 사안이라고 판단해 언급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6일 브리핑에 앞서 직원들의 개인용컴퓨터(PC) 관리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사안의 중대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인사처 공무원들은 이날 거의 자리를 비웠다. 9일 전국 17개 시·도 306개 시험장에서 역대 최다 인원인 22만여명이 응시하는 국가직 9급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이날 전국 각지로 내려가 시험장소를 점검하고 9일 시험을 진행하는 인원은 주무부처인 인사처를 비롯해 중앙·지방직 공무원 2만 2568명이다. 조 과장은 “올해 초부터 세종청사 이전을 앞두고 9급 시험 답안지 관리 보안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며 “답안지를 관리할 마땅한 장소도 쉽게 구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전날부터 시작된 총리실 감찰에서는 정부서울청사 관리를 총괄하는 정부서울청사관리소 관리과 공무원들이 가장 먼저 조사를 받았다. 향후 행자부 감사관실은 총리실 감찰 결과를 받아 보완이 필요하면 추가 조사한 뒤, 이번 사건에 책임이 있는 5급이상 공무원에 대해서는 인사처 중앙징계위원회에 징계를 요구하게 된다. 6급 이하는 행자부 징계위원회에 회부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사설] 볼수록 어이없는 청사 보안, 엄중히 책임 물어야

    정부서울청사가 공시생 한 명에게 허무하게 뚫린 사건은 갈수록 가관이다. 공무원들의 보안의식이 얼마나 허술한지 우스우면서도 웃지 못할 사실들이 드러나고 있다. 이 건물에선 불과 4년 전 한 남성이 침입해 18층에서 불을 지르고 투신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정부는 부랴부랴 고가의 첨단 보안장치를 설치하는 등 보안 강화에 나섰지만, 정작 중요한 공무원의 보안의식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행정자치부와 경찰청 등에 따르면 공시생 송모씨는 지난 2월 28일 이후 수시로 청사에 드나들면서 단 한 번도 제지받지 않았다. 결국 인사혁신처 채용관리과 사무실에 버젓이 들어가 컴퓨터로 점수를 조작하는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다. 정부청사의 보안이 어떻게 이렇게 엉망인지 한숨이 절로 나온다. 침입자는 청사의 첫 관문인 정문이나 후문에선 훔친 신분증을 내밀어 무사통과했다. 얼굴과 신분증을 대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본인 확인은 보안검색대 통과 때도 없었다. 건물 엘리베이터로 통하는 스피드게이트도 허술하긴 마찬가지였다. 스피드게이트는 방화 사건 이후 설치한 첨단 보안장치로, 고가의 화상인식 시스템까지 갖췄다. 그러나 방호원 누구도 송씨가 들어갈 때 그의 얼굴과 스피드게이트 상단에 큼지막하게 뜬 신분증 주인의 얼굴을 대조하지 않았다. 범인이 훔친 신분증 하나에 보안 3단계가 허무하게 뚫린 것이다. 범인이 사무실에 들어가는 과정은 더 황당했다. 출입문에 도어록 비밀번호가 적혀 있었다. 청소원이나 음료 배달원 등이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누군가 적어 놓은 것이다. 만약 1~3단계 보안시설 방호원 중 단 한 명이라도 범인의 얼굴과 신분증 사진을 확인했다면 범행은 불가능했다. 비밀번호를 적어 놓은 ‘도우미’만 없었어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행정자치부는 이번 사건 후 지문인식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화상인식 시스템이 뚫린 데서 보듯 문제는 보안시설이 아니라 공무원들의 보안의식이다. 정부는 테러 방지를 위한 보안 강화를 그토록 강조하면서도 정작 공무원들의 보안 교육엔 태만했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건을 거울삼아 공무원들의 보안의식부터 바꿔야 한다. 또 범행을 사실상 눈감아 준 것이나 다름없는 관계자들은 물론 이들을 지휘 감독하는 고위층까지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 ‘도어록 옆 비밀번호’ 행자부 - 인사처 엇갈린 입장

    행자부 “송씨 침입 사무실 지워져 있었다” 인사처 “경찰 조사 때 진술… 은폐 아니다” 송모(26)씨의 무단 침입을 가능하게 한 ‘도어록 옆 비밀번호’를 놓고 부처 간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행정자치부 정부청사관리소 관계자는 7일 “지난 1일 오후 3시쯤 청소 담당 직원들에게 청사 전체 사무실 도어록 옆 비밀번호를 모두 지우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송씨가 침입한 인사혁신처 사무실에는 이미 비밀번호가 지워지고 없었다는 게 청사관리소 담당 공무원의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인사처가 1일 오전 청와대 보고에서 비밀번호는 청소 담당 직원들이 적어 놓았다고 했기 때문에 실제로 그런 관행이 있는지 확인한 후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역시 사건 현장에는 비밀번호가 지워져 있었다고 밝혔다. 결국 지난달 30일 가장 먼저 송씨의 침입을 인지한 인사처가 수사 의뢰 전 중요한 정황 단서인 비밀번호를 지웠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하지만 인사처는 비밀번호를 지우라고 지시한 주체가 누구이며, 언제, 무슨 이유로 이를 지운 것인지 공식 해명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사건 은폐 의혹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다. 인사처 관계자는 “수사 의뢰를 한 1일 오후 담당 사무관과 주무관이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면서 벽면에 비밀번호가 있다고 진술했다”며 “은폐 의도가 있었다면 그렇게 진술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는 사건수사 의뢰 전 비밀번호를 지운 사실은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논란은 향후 수사 과정에서 정부 부처의 진상 은폐·축소 의혹으로 이어질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공무원 PC에 부팅 단계 암호 없었다

    공시생 단독 범행… 내주 檢 송치 공무원시험 합격자 명단 조작 사건과 관련해 이 업무를 담당하는 인사혁신처의 채용 담당자가 PC에 ‘시모스(CMOS) 암호’를 설정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사무실 출입문 옆 벽면에는 비밀번호가 적혀 있었다. 범행을 저지른 송모(26)씨가 쉽게 사무실에 들어가 PC 안의 합격자 명단을 조작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수수사과 관계자는 7일 “인사처 채용 담당자의 PC를 조사한 결과 시모스 암호와 합격자 문서 비밀번호가 설정돼 있지 않았다”며 “송씨가 다른 프로그램으로 윈도 운영체제 암호만 풀고도 합격자 명단을 조작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밝혔다. 국가정보원의 ‘공무원 PC 보안 지침’에 따르면 ▲부팅 단계 시모스 암호 ▲윈도 운영체제 암호 ▲중요 문서 암호를 모두 설정하게 돼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송씨는 총 5차례에 걸쳐 청사에 무단 진입하면서 모두 다른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첫 번째 진입이었던 지난 2월 28일에는 송씨를 의경으로 착각한 청사 경비원이 출입을 허가해 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때 체력단련실 라커룸에 들어가 공무원증을 훔쳤다. 3월 6일에는 훔친 공무원증으로 청사 정문을 통과했지만 비밀번호를 몰라 해당 사무실에는 못 들어갔다. 하지만 3월 24일 출입문 벽면에 비밀번호가 쓰여 있는 것을 발견해 진입에 성공했다. 경찰은 “새벽에 청소하는 용역직들이 사무실 비밀번호를 모두 외우기 힘들어 편의상 적어 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후 송씨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윈도 운영체제의 비밀번호 해제 방법을 알아내 지난달 26일 인사처 담당 사무관과 주무관 PC에 접속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자신의 국가공무원 지역인재 7급 필기시험(PSAT) 점수를 고치고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넣었다. 경찰 관계자는 “송씨가 준비했던 USB를 PC 본체에 꽂고 전원을 켠 뒤 다시 전원을 껐다 켜자 윈도 운영체제와 화면보호기 암호가 무력화됐다”고 설명했다. 송씨는 지난 1일 자신의 범행이 들켰을까 걱정해 해당 사무실을 다시 찾기도 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송씨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짓고 다음주 초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통화 기록 수사에서 특이한 점이 없었고 청사에 근무하는 지인도 없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향후 정부서울청사 전체의 보안 문제를 먼저 수사하고 인사처에 대한 수사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출입문 옆 눈높이… 벽에 쓴 비밀번호

    출입문 옆 눈높이… 벽에 쓴 비밀번호

    관리 편의 위해 공공연히 통용 사건 터지자 비번 서둘러 지워 청소 직원 관리도 용역에 의존 “보통 사무실 도어록(출입문) 옆 벽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청소를 담당하시는 아주머니들에게 잘 보일 만한 높이에 연필로 비밀번호를 적어 놓은 게 있어요. 이번 일로 어젯밤에 벽면에 적어 놨던 숫자들을 지웠는데, 워낙 작게 써 놓다 보니 ‘이런 게 있었느냐’고 묻는 직원들도 있더라고요.” 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입주 기관인 한 부처 관계자에 따르면 사무실 도어록 비밀번호는 공무원시험 합격자 명단 조작 사건이 알려지기 전까지 사실상 공공연하게 통용되고 있었다. 이 부처 공무원들은 송모(26)씨가 도어록을 열고 들어간 경위에 큰 관심이 쏠리자 인사혁신처와 똑같이 해 오던 관행을 숨기고자 벽면에 적어 놨던 도어록 비밀번호를 전부 지웠다. 청사에 입주한 각 부처 공무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공무원들이 출근하기 전 청소를 마쳐야 하는 청소 담당 직원들은 도어록 옆 벽면에 적힌 비밀번호를 이용해 사무실을 드나든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경찰 조사 결과 송씨가 벽면에 적힌 도어록 비밀번호를 가장 먼저 확인한 곳은 16층 채용관리과가 아닌 다른 층 사무실이었다. 하지만 인사처는 지난 6일 “도어록 비밀번호는 해당 사무실 직원들만 아는데 송씨가 어떻게 도어록을 열고 들어갔는지 의문”이라며 시치미를 뗐다. 실제로 이날 정부서울청사 건물 일부엔 도어록 비밀번호가 지워진 흔적이 남아 있었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청소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그렇게 해 왔다”고 말했다. 국가중요시설 ‘가’급(최상급)으로 분류되는 정부서울청사의 보안보다 직원들의 편의를 우선시해 온 셈이다. 청사관리소가 청소 담당 직원들의 업무 매뉴얼을 직접 관리하지 않고 있는 것에서도 허술한 보안 의식을 엿볼 수 있다. 정부서울청사의 청소 용역은 주식회사 영창이 맡고 있다. 조소연 서울청사관리소 소장은 “청사 자체 매뉴얼은 없고 용역 회사에서 자체 매뉴얼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개인용 컴퓨터(PC)에 3중 암호를 사용하지 않는 행태도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났다. 정부서울청사에서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나를 비롯해 ‘시모스’(CMOS) 암호를 설정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신 중요한 문서에 대해서는 각자 알아서 암호를 거는 편”이라고 말했다. 인사처 정보화담당관실 관계자는 “윈도 로그인을 할 때 뜨는 암호는 누구나 사용하지만 컴퓨터 부팅 단계에서 사용하는 시모스 암호는 사용자가 직접 설정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수가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암호를 걸어야 하는 문서의 중요도에 대한 판단은 단말기(컴퓨터) 사용자 개개인에게 책임이 있으며 암호화하지 않았다고 해서 시정 조치를 요구받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청사 보안 강화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었다. 행자부, 인사처, 경찰청 등의 정부 부처와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TF는 청사의 보안 취약점을 분석하고 이를 개선하는 종합 대책을 다음달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신분증 대신 출입자 지문 대조 등과 같은 생체 인식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