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비밀
    2026-02-25
    검색기록 지우기
  • 역설
    2026-02-25
    검색기록 지우기
  • 적도
    2026-02-25
    검색기록 지우기
  • 복지
    2026-02-25
    검색기록 지우기
  • 본점
    2026-02-2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5,809
  • 홍콩 언론 “우한 신천지 교인 200명, 12월까지 모였다”

    홍콩 언론 “우한 신천지 교인 200명, 12월까지 모였다”

    신천지 교회가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모임을 가졌다고 홍콩 언론이 26일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우한의 신천지 교인은 약 200명으로, 이들은 지난해 12월 코로나19 확산의 심각성을 깨달은 뒤에야 모임을 중단했다. 지금은 교인 대부분 우한 밖에서 격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신천지 교인 2만여명 달해” 익명을 요구한 신천지 교인인 28세 유치원 교사는 “바이러스에 대한 소문이 지난해 11월부터 퍼지기 시작했지만, 누구도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면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12월에야 모든 모임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 신천지 교인은 “이후에도 온라인으로 설교 등을 계속했지만 대부분의 교인은 1월 말 춘제(중국의 음력 설) 이후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SCMP는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내 신천지 교인이 약 2만명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대부분 베이징, 상하이, 다롄, 선양 등 대도시에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산 시기에도 포교 계속” 후베이성의 한 기독교 목사는 “신천지 교인들이 열심히 활동했으며, 코로나19 확산 시기에도 포교 활동을 계속했다”고 전했다.한 신천지 교인은 “바이러스가 우리로부터 퍼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한 내 (신천지) 교인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많은 중국인이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 원인을) 우리에게 돌리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밝혔지만, 우한 내 신천지 교인이 코로나19 확산 뒤 한국을 방문했는지에 대해서는 답을 피했다. 이 신천지 교인은 “우리는 코로나19 확산 후 우리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를 잘 알고 있지만, 정부와 마찰을 빚고 싶지 않기 때문에 우리를 변호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 위기를 벗어나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신천지 비밀스러운 성격에 당국 단속 쉽지 않아” 신천지 교회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던 상하이 주민 빌 장(33) 씨는 “교회의 비밀스러운 성격으로 인해 당국이 그 활동을 단속하기 힘들었다”며 “신천지 상하이 지부는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300명에서 400명씩 모이는 모임을 가졌다”고 전했다.그는 “상하이 신천지 교회는 많은 단속을 당했고, 경찰은 교회 지도자들에게 자주 얘기했다”며 “하지만 교인들은 단속이 느슨해질 때면 8명에서 10명씩 소그룹 모임을 계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천지 교회는 자신들이 유일하게 성경의 진실을 지키는 교회이며, 다른 교회들은 사악하다는 주장을 했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연극인·원칙주의자·공감능력자… 3인3색 매력”

    “연극인·원칙주의자·공감능력자… 3인3색 매력”

    지난해 12월 개봉한 영화 ‘두 교황’이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교황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영화에서 진보적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추기경 시절 보수적인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만나 종교·사회적 이슈를 두고 대립하지만, 끝내 두 교황은 신 앞에서 서로 이해하고 개인적 신뢰와 우정을 쌓는다는 이야기는 비가톨릭 신자들에게도 깊은 감동과 사색을 안겼다. 베네딕토 16세와 직전 교황인 요한 바오르 2세 재임 기간에 주교황청 한국대사를 지냈고 프란치스코 교황도 두 차례 알현해 한국에서 세 교황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인물인 성염(78) 전 대사를 지난 18일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만나 세 교황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교한다면. “요한 바오로 2세는 연극인이다. 연설이나 표정에 연극인다운 제스처가 있었다. 베네딕토 16세는 원칙주의적 학자였고, 교황청 내 검찰청 격인 신앙교리성에서 수십년간 근무해 표정이 딱딱했다. 교회 문제에서도 진중한 스타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회 신부이자 교구장으로서 계속 사람을 상대하고 사귀어 온 분이다. 내가 만났을 때 이야기를 하면 그는 나의 눈을 쳐다보며 경청하고 공감하는 공감능력자였다. 교회와 신도들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항상 생각하고 같이 고민해 온 개방적인 분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화하면 영화처럼 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배우의 연기가 대단했다.” -영화에서 진보주의자로 표현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실제로도 가톨릭 개혁에 주력하고 있는데. “가톨릭 내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는 이슈 중 하나는 이혼이다. 가톨릭 신자 간 결혼에 대해선 이혼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혼한 신자가 교회를 찾아오면 다른 신자들은 그들을 낮춰 보며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런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혼이 교리에 어긋나는지 아닌지의 논쟁을 넘어 이미 이혼한 신자를 파문자 취급은 하지 말자고 말했다. 그들도 교회의 자녀이고 상처 입은 사람이니 교회를 찾아오면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결국 교황은 즉위 후 5년간 노력해서 이 문제를 풀었다.”-세 교황은 한반도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들었다. “2003년 주교황청 대사로 부임해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게 신임장을 제정할 때 30분 정도 요담을 나눴다. 교황은 각국에서 새로 부임한 대사가 신임장 제정사를 하면 답을 하는데, 이를 통해 그 국가의 국민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당시 북핵 위기였는데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북핵 문제는 철저하고 검증 가능하게, 그러면서도 공평하게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동시에 미국의 핵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부활절이나 성탄절 계기에 한반도와 북핵 문제를 이야기했다. 국제사회에 북핵 문제를 무력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을 호소하고 대북 지원에서 인도주의 원칙을 강조했다. 대북 지원을 북핵 협상의 조건으로 삼지 말라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한 후 전임 교황이 계획한 해외 순방지 외에 첫 순방지로 한국을 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부터 남북 대화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열 번 이상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대사께서는 김희중 대주교와 함께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특사단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했다. 당시 북미 대립이 격화되며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이었는데 교황이 한반도 문제를 언급했나. “특사단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황과 회담하기 하루 전이었다. 우리는 교황을 예방하기 앞서 총리 격인 국무원장과 대화를 했다. ‘문 대통령께서 교황님의 많은 지도와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했다’고 전달했더니 국무원장이 ‘우리가 내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데 우리에게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닌가’라고 물었다.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메시지는 없느냐는 뜻인 것 같았다. 우리는 ‘북핵 문제 해법은 북미가 직접 회담으로 풀어야 하고, 북미가 회담을 하려면 정기적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하지 않는 게 방법’이라고 했다. 이튿날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대화를 했는지 모르겠다. 다만 이후 바티칸 외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교황께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러분이 바라는 바를 다 전달했다’고 하더라.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1년 후 한미 연합훈련은 유예되고 북미 회담이 이뤄지지 않았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10월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방북 요청을 사실상 수용했다. 하지만 2019년 북미·남북 관계가 교착되면서 교황의 방북 가능성은 낮아진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는가. “‘교황’은 라틴어로 ‘폰티펙스’(pontifex)다. ‘폰티’는 ‘다리’, ‘펙스’는 ‘만드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교황은 즉위 직후 바티칸 주재 외교관들을 만나 ‘제가 하는 일은 다리를 놓는 일이다. 사람을 만나게 하고 화해하게 하고 격려하게 하는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되면 제가 한다’고 했다. 교황도 국가원수라 상대국의 공식 초청이 없으면 움직이기 어렵지만, 교황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볼 때 평화에 기여한다면 어디나 기꺼이 찾아갈 분이다. 교황이 인권을 탄압하는 북한에 가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기독교를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탄’으로 재정의했다. 인간 존엄성이란 인권이다. 그래서 교황은 쿠바든 북한이든 어디든 가서 인간 존엄성을 호소하는 것이다.”-프란치스코 교황은 소박한 행보로도 화제를 모았는데. “소박한 행보 또한 ‘기독교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탄’임을 실천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인 비서가 들려준 이야기인데, 교황이 즉위한 지 3일 후 이 비서가 교황에게 구두를 닦아 주겠다며 달라고 하자 교황은 ‘평생 내 손으로 구두를 닦았는데, 평생 해온 나의 직업을 뺏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위트 있게 거부했다고 한다. 교황의 소박한 행보는 ‘가난한 자에 대한 우선적 선택, 신자유주의는 우상숭배’라는 그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교황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상·하원 의장의 만찬 초대에 대해 선약이 있다고 불참한 뒤 현지 교회에서 마련한 노숙자와의 파티에 참석한 적이 있다. 당시 교황과의 만찬을 기대했던 정·재계 인사들은 ‘있는 놈들도 천국 가자’라고 비아냥댔지만, 교황은 ‘가난한 사람을 만져 보면 그리스도의 살결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성 전 대사는 세 교황과 한국을 연결하며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외교관이기도 하지만, 교부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 등을 라틴어 원전에서 번역하는 신학자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에는 고립된 광주의 상황을 서울에 알리고 광주민주화운동의 주모자로 수배된 투사를 숨겨 주기도 했다. 그리고 가톨릭 교회의 역사적 과오를 비판하고 사회에 정의 구현을 외치는 종교·사회 개혁가로 활동해 왔다. -가톨릭 내 대표적 진보단체인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에서도 활동하셨는데. “내가 태어난 곳이 전남 장성인데 1948년 제주민 토벌에 파병되기를 거부한 군인들이 주도한 소위 여순사건이 있었다. 어릴 적 성당에서 주일학교 선생님이 교리를 가르치면서 아이들을 모아 놓고 우익 계열인 서북청년단에서 활동했던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늘어놓았다. 여자 빨치산을 잡아 어떻게 난자해 죽이는지를 아이들에게 자세하게 이야기하더라. 나는 ‘가톨릭 신자인데 사람을 저렇게 죽여서 되겠는가’라고 생각하며 트라우마가 생겼다. 이후 1970년대 해방신학을 접하고,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으며 크리스천의 양심, 의무를 갖고 사회문제에 투신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대사님을 교회에서 사회로 나오게 했던 크리스천의 양심, 의무란 무엇인가. “1960년대 가톨릭은 크리스천이 정의 구현을 복음선포의 사명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사회가 정의와 평화, 화해, 공평과 같은 가치 위에서 정화되도록 하는 게 신앙인으로서 크리스천의 사명이라는 가르침이다. 크리스천의 의무는 아우구스티누스가 논변하기도 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신국론’에서 이해관계와 이념을 넘어 타인들을 품어 주는 사회적 사랑은 하느님의 나라에 속한다고 설파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사회적 사랑이란 다름 아닌 정치적 사랑을 가리킨다고 했다. 가난하고 약한 자를 위한 정의를 세우고, 이를 위해 정치에 참여하고 선거권을 행사하는 것이 정치적 사랑이다.” -일반 신자들은 어떤 믿음을 갖고 정치에 참여해야 하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야기한 바가 있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비밀투표를 한다. 이는 모세의 장막과 비슷하다. 모세는 자신의 백성을 거느리고 이집트를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장막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하느님과 만났다. 하느님과 독대하는 자리인 것이다. 투표소에서도 하느님과 일대일로 마주한다. 당신이 누구에게 투표하는지는 하느님만 안다. 하느님의 가르침대로만 투표하면 된다. 가난하고 약하고 소외받는 사람을 위해 한 표를 던지는 것이 하느님의 가르침이다. 이 외에는 이기심일 뿐이다. 다른 종교 신자도 마찬가지다. 불자라면 부처님의 대자비에 따라서 투표하면 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메르스 때처럼 “○○병원 의사 검사 중”…가짜뉴스 유포·자가격리 위반 땐 처벌

    메르스 때처럼 “○○병원 의사 검사 중”…가짜뉴스 유포·자가격리 위반 땐 처벌

    자가격리 중 외출도 벌금형 선고받아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범죄에 신속·엄정하게 대응할 것을 검찰에 지시했다. `특히 관계 공무원의 역학조사에 대한 거부나 방해, 조사·진찰 등 거부, 허위사실 유포를 통한 업무방해, 마스크 등 보건용품 관련 사기 및 매점매석 등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강조했다. 정부의 이러한 조치들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확산됐던 2015년에도 비슷하게 이뤄졌다. 당시 검경은 ‘가짜뉴스’ 등 허위사실 유포나 허위 신고 등의 행위로 방역에 혼선을 준 이들을 수사하고 재판에 넘겼다. 경기 평택에서 체육관을 운영하던 김모씨는 2015년 6월 학생과 학부모들이 모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XX동 OO병원에 메르스 환자 입원, 의사·간호사 검사 중’이라는 허위 글을 올린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받았다. 2심 재판부도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줬다”고 판시했고, 대법원은 최종 유죄 판단을 확정했다. 전남 영광에 살던 김모씨는 보건소에 “바레인을 다녀왔는데 메르스 의심 증상이 있다”고 신고해 검사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출국 사실도 없고 메르스 감염자들과 접촉하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전북도청에 또다시 의심 환자라고 허위 신고를 해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000만원, 2심에서 징역 6개월을 각각 선고받았다. 2015년 6월 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자가격리자가 된 조모씨는 격리 기간 중 사흘 간 외출을 한 혐의(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 위반)로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다만 2심에서 조씨가 처음부터 자택이 아닌 감염병 관리시설에서의 자가격리를 원했고, 최종적으로 메르스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조씨에게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고 판결했다. 다만 한 기초단체장의 수행비서가 해당 지역구 의원실 비서에게 메르스 의심 환자들의 개인정보 등이 담긴 ‘현황보고’ 문건을 유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에 대해서는 무죄가 확정됐다. 해당 정보를 ‘공무상 비밀’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아하! 우주] 日 탐사선, 화성의 달 포보스서 샘플 가져온다

    [아하! 우주] 日 탐사선, 화성의 달 포보스서 샘플 가져온다

    일본의 또 다른 우주탐사 미션이 시작됐다. 이번 과제 역시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갖고 오는 것인데, 그 대상은 화성의 신비로운 위성 포보스이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측은 20일 화성 달 탐사(MMX) 임무가 공식적인 프로젝트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MMX 팀원들은 블로그 포스트에서 “미션은 프로젝트 전 단계에서 우주선 설계 개선을 위한 착륙 시뮬레이션과 같은 연구 및 분석에 중점이 두어졌다”고 전제하고 “초점은 이제 미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개발로 넘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체 계획에 따르면, MMX 우주선은 2024년에 발사되며, 2025년에 붉은 행성 주위를 도는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탐사선은 화성의 달, 포보스와 데이모스를 방문하는데, 그 중 포보스에 착륙하여 몇 시간 동안 샘플을 채취한다. 그런 다음 MMX는 포보스의 원시 물질을 2029년 지구에 전달할 것이며, 과학자들은 태양계 초기의 상태 그대로인 포보스의 샘플 연구에 착수하여 태양계 생성의 비밀을 풀 것으로 기대된다.예컨대, 논쟁 중인 포보스와 데이모스의 기원에 대해서도 하나의 통찰을 줄 것으로 보인다. 두 위성의 기원에 대한 두 가설, 곧 화성의 중력에 의해 포획된 소행성이라는 가설과 화성에서 오래 지속된 거대한 충돌에 의해 방출된 물질로 이루졌다는 가설 중 어느 것이 맞는가 판가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JAXA 관계자는 “화성 위성은 수십억 년에 걸쳐 화성에서 방출된 퇴적물이 축적되어 생성됐을 것으로 추측된다”면서 “이 위성들을 관찰하면 화성 표면의 진화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화성과 거대한 소행성 사이의 충돌로 달이 형성되었다면, 달의 물질이 이 초기 화성의 원래 상태를 밝혀줄 것이며, 나아가 화성의 형성과 초기 환경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달리 이들 위성이 포획된 소행성이라면 그 성분은 생명체의 서식에 필수적인 휘발성 성분(물과 같은)의 변천 과정을 명확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JAXA는 이미 소행성 샘플 반환 작업에 상당한 경험을 축척한 상태다. 이 기구의 하야부사 임무는 2010년 암석형 소행성 이토카와의 샘플을 지구에 가져왔으며, 하야부사 2 탐사선은 탄소가 풍부한 소행성 류구에서 채취한 샘플을 오는 12월 지구에 전달해 줄 예정이다. 이번 MMX 미션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행성 과학자들은 10년 안에 화성 표면의 원시 샘플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ASA의 생명 탐사 2020 마스 로버는 오는 7월에 발사될 예정이며, 붉은 행성 화성에 대한 다양한 탐사작업의 일환으로 샘플을 수집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은 이 자료들를 지구로 가져오기 위해 빠르면 2031년 공동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성염 전 주교황청대사 “베네딕토 16세는 원칙주의자, 프란치스코는 공감능력자”

    성염 전 주교황청대사 “베네딕토 16세는 원칙주의자, 프란치스코는 공감능력자”

    지난해 12월 개봉한 영화 ‘두 교황’이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교황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영화에서 진보적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추기경 시절 보수적인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만나 종교·사회적 이슈를 두고 대립하지만, 끝내 두 교황은 신 앞에서 서로 이해하고 개인적 신뢰와 우정을 쌓는다는 이야기는 비가톨릭 신자들에게도 깊은 감동과 사색을 안겼다. 베네딕토 16세와 직전 교황인 요한 바오르 2세 재임 기간에 주교황청 한국대사를 지냈고 프란치스코 교황도 두 차례 알현해 한국에서 세 교황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인물인 성염(78) 전 대사를 지난 18일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만나 세 교황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교한다면. “요한 바오로 2세는 연극인이다. 연설이나 표정에 연극인다운 제스처가 있었다. 베네딕토 16세는 원칙주의적 학자였고, 교황청 내 검찰청 격인 신앙교리성에서 수십년간 근무해 표정이 딱딱했다. 교회 문제에서도 진중한 스타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회 신부이자 교구장으로서 계속 사람을 상대하고 사귀어 온 분이다. 내가 만났을 때 이야기를 하면 그는 나의 눈을 쳐다보며 경청하고 공감하는 공감능력자였다. 교회와 신도들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항상 생각하고 같이 고민해 온 개방적인 분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화하면 영화처럼 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배우의 연기가 대단했다.” -영화에서 진보주의자로 표현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실제로도 가톨릭 개혁에 주력하고 있는데. “가톨릭 내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는 이슈 중 하나는 이혼이다. 가톨릭 신자 간 결혼에 대해선 이혼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혼한 신자가 교회를 찾아오면 다른 신자들은 그들을 낮춰 보며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런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혼이 교리에 어긋나는지 아닌지의 논쟁을 넘어 이미 이혼한 신자를 파문자 취급은 하지 말자고 말했다. 그들도 교회의 자녀이고 상처 입은 사람이니 교회를 찾아오면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이미 재혼하고 자녀까지 낳은 그들에게 이혼은 교리에 어긋나니 헤어지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결국 교황은 즉위 후 5년간 노력해서 이 문제를 풀었다.” -보수파가 반발하지는 않았나. “가톨릭 교회 안에 여전히 율법주의 전통이 존재하기에 교황이 개혁적 행보를 하면 보수파는 책을 내서 공개적으로 교황을 비난하는 등의 일이 허다하다. 보수파는 이혼 문제와 관련 ‘자비가 계명을 면제해주지 않는다’며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동성애에 반대하고 깨끗한 결혼생활을 유지해야 하지만,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이혼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지금처럼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이유로 그들을 사람 취급하지 않는 것은 더 큰 죄라는 입장이다. 교황은 즉위하자마자 ‘가엾어서 택하노니’라는 표어를 택했다. 하느님은 사람을 불쌍해서 부르지 선량해서 부르는 게 아니다. 가엾은 사람에게 가서 교회로 오게 하자는 것이다.” -세 교황은 한반도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들었다. “2003년 주교황청 대사로 부임해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게 신임장을 제정할 때 30분 정도 요담을 나눴다. 교황은 각국에서 새로 부임한 대사가 신임장 제정사를 하면 답을 하는데, 이를 통해 그 국가의 국민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당시 북핵 위기였는데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북핵 문제는 철저하고 검증 가능하게, 그러면서도 공평하게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동시에 미국의 핵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부활절이나 성탄절 계기에 한반도와 북핵 문제를 이야기했다. 국제사회에 북핵 문제를 무력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을 호소하고 대북 지원에서 인도주의 원칙을 강조했다. 대북 지원을 북핵 협상의 조건으로 삼지 말라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한 후 전임 교황이 계획한 해외 순방지 외에 첫 순방지로 한국을 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부터 남북 대화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열 번 이상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대사께서는 김희중 대주교와 함께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특사단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했다. 당시 북미 대립이 격화되며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이었는데 교황이 한반도 문제를 언급했나. “특사단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황과 회담하기 하루 전이었다. 우리는 교황을 예방하기 앞서 총리 격인 국무원장과 대화를 했다. ‘문 대통령께서 교황님의 많은 지도와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했다’고 전달했더니 국무원장이 ‘우리가 내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데 우리에게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닌가’라고 물었다.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메시지는 없느냐는 뜻인 것 같았다. 우리는 ‘북핵 문제 해법은 북미가 직접 회담으로 풀어야 하고, 북미가 회담을 하려면 정기적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하지 않는 게 방법’이라고 했다. 이튿날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대화를 했는지 모르겠다. 다만 이후 바티칸 외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교황께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러분이 바라는 바를 다 전달했다’고 하더라.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1년 후 한미 연합훈련은 유예되고 북미 회담이 이뤄지지 않았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10월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방북 요청을 사실상 수용했다. 하지만 2019년 북미·남북 관계가 교착되면서 교황의 방북 가능성은 낮아진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는가. “‘교황’은 라틴어로 ‘폰티펙스’(pontifex)다. ‘폰티’는 ‘다리’, ‘펙스’는 ‘만드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교황은 즉위 직후 바티칸 주재 외교관들을 만나 ‘제가 하는 일은 다리를 놓는 일이다. 사람을 만나게 하고 화해하게 하고 격려하게 하는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되면 제가 한다’고 했다. 교황도 국가원수라 상대국의 공식 초청이 없으면 움직이기 어렵지만, 교황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볼 때 평화에 기여한다면 어디나 기꺼이 찾아갈 분이다. 교황이 인권을 탄압하는 북한에 가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기독교를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탄’으로 재정의했다. 인간 존엄성이란 인권이다. 다만 바티칸은 민족자결주의, 즉 한 국가가 왕정이든 민주정이든, 공산주의든 자본주의든 선택할 수 있는 권리도 중시한다. 그래서 교황은 쿠바든 북한이든 어디든 가서 인간 존엄성을 호소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소박한 행보로도 화제를 모았는데. “소박한 행보 또한 ‘기독교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탄’임을 실천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인 비서가 들려준 이야기인데, 교황이 즉위한 지 3일 후 이 비서가 교황에게 구두를 닦아 주겠다며 달라고 하자 교황은 ‘평생 내 손으로 구두를 닦았는데, 평생 해온 나의 직업을 뺏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위트 있게 거부했다고 한다. 교황의 소박한 행보는 ‘가난한 자에 대한 우선적 선택, 신자유주의는 우상숭배’라는 그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교황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상·하원 의장의 만찬 초대에 대해 선약이 있다고 불참한 뒤 현지 교회에서 마련한 노숙자와의 파티에 참석한 적이 있다. 당시 교황과의 만찬을 기대했던 정·재계 인사들은 ‘있는 놈들도 천국 가자’라고 비아냥댔지만, 교황은 ‘가난한 사람을 만져 보면 그리스도의 살결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성 전 대사는 세 교황과 한국을 연결하며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외교관이기도 하지만, 교부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 등을 라틴어 원전에서 번역하는 신학자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에는 고립된 광주의 상황을 서울에 알리고 광주민주화운동의 주모자로 수배된 투사를 숨겨주기도 했다. 그리고 가톨릭 교회의 역사적 과오를 비판하고 사회에 정의 구현을 외치는 종교·사회 개혁가로 활동해 왔다. 80년 가까이 숨 가쁘게 달려온 그의 일생을 들어보았다. -가톨릭을 어떻게 접하게 됐는지. “할아버지 적부터 개신교를 믿었다. 다만 집안이 가난해 학비는 물론 숙식까지 해결되는 가톨릭 미션스쿨 광주 살레시오중학교에 들어갔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안 돼 가톨릭 입교를 준비하시던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어머니의 종교적 유산도 있고, 가톨릭계 학교의 은덕도 있어 자연스럽게 가톨릭 신자가 됐다.” -가톨릭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사제를 준비하다가 포기했는데. “살레시오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살레시오 수도회 수사신부들이 가난하고 불우한 청소년들을 보살피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나도 그들처럼 되겠다는 생각에 가톨릭대 신학과에 입학하고 10년간 사제가 되는 길을 걸었다. 그런데 1972년 어느 날 가톨릭과 개신교, 불교, 천도교, 원불교, 유교 청년 대표들이 모이는 ‘종교제’에 나갔는데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첫눈에 반했다. 두 갈래 길에서 고민했지만 사제를 포기하고 결혼을 택했다. 지금까지도 후회는 없다. 이 길을 걸어온 게 아주 행복하다. 잘 걸어왔다.” -동양인 최초로 교황립 살레시안대학교 라틴어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자의 길을 택한 이유는. “그리스도교는 그리스·로마문화와 합류해 4세기쯤 중세와 근현대의 유럽 문화를 형성한다. 그 지점에 교부라고 불리는 학자들, 대표적으로 아우구스티누스가 있었다. 이들이 그리스도교와 그리스·로마문화를 어떻게 통합시키고 새로운 문화를 창출했는지 연구하고 싶었고, 그래서 이들의 저작을 번역하고자 라틴어를 배우고자 했다. 처음에는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자 했는데 한국에 돌아오니 한국외대에서 중세철학과 라틴어를 공부해 아우구스티누스와 토마스 아퀴나스를 강의할 사람을 찾았고, 나를 뽑았다. 이후 서강대에서 중세철학을 가르치시던 정의채 교수가 은퇴하자 나를 초빙했다.” -가톨릭 내 대표적 진보단체인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에서도 활동했는데. “내가 태어난 곳이 전남 장성인데 1948년 제주민 토벌에 파병되기를 거부한 군인들이 주도한 소위 여순사건이 있었다. 당시 우리 마을 삼서 소룡리도 여수·순천 인근이라 초토화됐다. 그러니 나는 지독한 반공주의자가 됐어야 했다. 그런데 어릴 적 성당에서 주일학교 선생님이 교리를 가르치면서 아이들을 모아 놓고 우익 계열인 서북청년단에서 활동했던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늘어놓았다. 여자 빨치산을 잡아 어떻게 난자해 죽이는지를 아이들에게 자세하게 이야기하더라. 나는 ‘가톨릭 신자인데 사람을 저렇게 죽여서 되겠는가’라고 생각하며 트라우마가 생겼다. 이후 1970년대 해방신학을 접하고,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으며 크리스천의 양심, 의무를 갖고 사회문제에 투신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광주민주화운동의 ‘마지막 수배자’였던 윤한봉 씨를 자택에 숨겨주고 망명을 도왔다고 들었다. “당시 서울에 있었는데 아무도 광주에서 일어나는 일을 몰랐다. 나를 비롯해 교회 내 동료들은 교회 조직을 통해 간간이 소식을 듣고 있었다. 크리스천으로서 진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교회에 나오는 신자들이 모두 읽는 주보에 광주 소식을 실었다. 그러던 중 동료들이 윤한봉 씨를 숨겨달라고 부탁해 집에 잠시 숨겨줬다가 여의치 않아 안전한 장소를 구해 옮겨줬다. 윤 씨는 군부 세력에 의해 광주민주화운동의 ‘원흉’으로 몰렸으니 잡혔으면 재판도 없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대사님을 교회에서 사회로 나오게 했던 크리스천의 양심, 의무란 무엇인가. “1960년대 가톨릭은 크리스천이 정의 구현을 복음선포의 사명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사회가 정의와 평화, 화해, 공평과 같은 가치 위에서 정화되도록 하는 게 신앙인으로서 크리스천의 사명이라는 가르침이다. 크리스천의 의무는 아우구스티누스가 논변하기도 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신국론’에서 팔이 안으로만 굽는 사사로운 사랑은 지상의 나라에 속해 구원의 범위에서 벗어나지만, 이해관계와 이념을 넘어 타인들을 품어주는 사회적 사랑은 하느님의 나라에 속한다고 설파했다. 인간은 사회적 사랑으로 구원받는 것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사회적 사랑이란 다름 아닌 정치적 사랑을 가리킨다고 했다. 가난하고 약한 자를 위한 정의를 세우고, 이를 위해 정치에 참여하고 선거권을 행사하는 것이 정치적 사랑이다.” -가톨릭 내에서도 보수·진보 간 갈등이 존재하나. “일부 교회에선 신부가 정치 이야기를 하면 보수적인 신자들이 일어나 ‘정치 이야기를 하지 말라’며 소리친다고 한다 신부가 ‘이는 정치 문제가 아니라 복음 문제다’라고 하면 그들은 ‘누가 당신에게 월급 주냐. 우리가 헌금해서 주지 않느냐’는 반박까지 나온다고 한다. 신부들도 지역감정이나 정치적 이념에 따라 갈리곤 한다. 어떤 분은 ‘박근혜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했냐’고 강변하고, 어떤 분은 세월호 참사 이후 팽목항에 가서 산다. 주교들도 마찬가지다. 가톨릭 교회 내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 운동이 벌어졌을 때 주교들에게 서명을 요청하니 둘로 갈리더라. 마치 선거에서 영호남이 갈리듯이. 그런데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감사하다는 뜻으로 한국 주교단이 바티칸에 갔는데, 교황이 주교들에게 ‘세월호는 어떻게 됐는가’라고 물었다. 주교들이 모두 충격을 받았는지 이후, 적어도 가톨릭 모든 교회에서는 4월 16일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미사가 있었다.” -최근 보수 개신교 일부가 보수 정치 세력과 결합하면서 점차 극단적, 배타적으로 흘러간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등 진보적 종교 단체가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한 반감도 존재한다. 종교인의 정치 참여 어떻게 봐야하나. “결국 사회정의를 세우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성경 마태복음 25장에는 인류 전체가 운명을 판가름 받는 최후의 심판이 그려진다. 인간을 멸망과 구원 두 패로 나누는데, 내 옆에서 누군가 배고플 때 먹을 것을 주고 헐벗을 때 입을 것을 주고 감옥에 갔을 때 찾아가는 자들을 구원한다고 설명한다. 예수를 믿어서 천국에 가는 게 아니다. 인간과 인간이 관계를 맺는 것을 통해 하느님과의 관계가 결정되는 것이다.” -일반 신자들은 어떤 믿음을 갖고 정치에 참여해야 하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야기한 바가 있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비밀투표를 한다. 이는 모세의 장막과 비슷하다. 모세는 자신의 백성을 거느리고 이집트를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장막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하느님과 만났다. 하느님과 독대하는 자리인 것이다. 투표소에서도 하느님과 일대일로 마주한다. 당신이 누구에게 투표하는지는 하느님만 안다. 하느님의 가르침대로만 투표하면 된다. 가난하고 약하고 소외받는 사람을 위해 한 표를 던지는 것이 하느님의 가르침이다. 이 외에는 이기심일 뿐이다. 다른 종교 신자도 마찬가지다. 불자라면 부처님의 대자비에 따라서 투표하면 된다.” -대사님께서는 지금도 아우구스티누스 라틴어 원전을 번역하시고 출간해오고 계신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인지. “2007년 대사직에서 물러나고 조용히 산을 보며 번역 작업을 하고자 경남 함양의 지리산 자락에 집을 마련했다. 이후 서울에는 한 달에 한두 번 일이 있을 때만 오고 나머지는 함양에 머문다. 지리산에서 좋은 공기를 마시며 자연의 혜택을 받으니 건강한 것 같다. 그리고 위대한 사상가의 책을 읽고 천착하면 정신 건강은 유지되는 것 같다. 특히 아우구스티누스의 저작을 읽으면 인류의 역사는 인간의 착오로 저질러지는 게 아니라 신의 의지와 인간의 의지가 함께 만들어내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우리가 실수를 해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역사관에는 인간의 사회적 사랑이 자리한다. 정의구현이 곧 복음선포라는 가르침이 자리한다. 신앙을 가진 지성인으로서 올바른 정신을 갖고 똑바로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지성인으로서의 건강이라고 할 수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2·8독립선언서 국내 반입, 3·1만세 시위… 평생 독립 위해 싸운 ‘열사’

    2·8독립선언서 국내 반입, 3·1만세 시위… 평생 독립 위해 싸운 ‘열사’

    “너희들은 왜 죄 없는 사람을 핍박하느냐.” 취조관의 질문에 김마리아는 되받아쳤다. 왜경은 가죽 채찍과 대나무봉을 휘두르고, 양팔을 엇갈리게 결박해 천장에 매달아 놓고 팽이처럼 돌리며 때렸다. 옷을 벗기고 쇠갈퀴로 가슴을 찌르고 불로 지졌다. 살이 터지고 온몸이 피로 물들었다. 일본에 유학 중이던 마리아는 2·8독립선언서를 허리띠에 숨기고 국내로 들어와 고향 황해도로 자금을 모으러 갔다가 3·1운동 소식을 들었다. “여학생들도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마리아는 황에스터, 나혜석 등 11명이 모인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3월 5일 서울역광장 등에서 대규모 만세 시위가 벌어졌고 마리아와 모교인 정신여학교 학생들도 목청껏 만세를 불렀다. 다음날 학교에 왜경이 들이닥쳐 마리아를 포승줄로 묶어 끌고 갔다. “선생님!” 학생들은 울부짖었다. 마리아는 고문으로 코와 귀에 고름이 고이는 등 만신창이가 됐다. 지옥 같은 서대문형무소로 옮겨졌다가 그해 7월 24일 증거 부족으로 석방됐다.김마리아는 1892년 7월 11일 황해도 장연군 대구면 송천리에서 태어났다. 13살 때 어머니마저 여읜 마리아는 1906년 6월 서울로 가 서울 연동여학교(정신여학교로 개명)에 입학했다. 마리아의 작은언니 미렴과 오현관·오현주 자매 등은 누룽지를 함께 먹으며 공부했다고 해서 ‘누룽지방 형제’라고 불렸다. 1910년 6월 졸업한 마리아는 모교 교단에 섰다. 정신적 지주였던 교장 루이스는 마리아에게 유학을 권했다. 1915년 5월 마리아는 일본 도쿄여자학원에 입학했다. 졸업이 다가올 즈음 민족자결론이 무르익었다. 1919년 1월 모임에서 황에스터는 “국가의 대사를 남자들만이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열변을 토했다. 2·8독립선언서에 서명한 사람은 남학생 11명이었지만 도쿄 조선기독교청년회관에는 마리아와 황에스터 등 여학생들도 참석했다. “최후의 일인까지 자유를 위하는 열혈을 유(流)할지니….” 독립선언서를 낭독하자 일본 경찰이 습격해 회관은 아수라장이 됐다. 마리아도 끌려갔다가 풀려났다. ●애국부인회 결사부 만들어 직접 독립운동 3·1만세 시위 주도로 악랄한 고문을 받은 몸에서는 고름이 흘렀다. 그사이 숙부 필순이 이역만리에서 일본인 의사가 준 우유를 마시고 숨졌다. 틀림없는 독살이었다. 마리아는 분루를 삼키며 또 다른 길을 모색했다. 몸도 성치 않은 마리아의 의지는 놀라웠다. 석방된 지 석 달도 안 된 1919년 10월 19일 뜻을 같이하는 여성 16명이 모여 대한애국부인회를 결성했다. “부녀들도 남자들처럼 혁혁한 독립운동을 해야 한다”고 마리아는 말했다. 마리아는 회장이 되고 시도 지부장을 뽑는 한편 결사부를 만들어 직접 독립전쟁에 참여하고자 했다. 한 달 만에 회원이 2000여명으로 늘어나고 현재 가치로 수억원인 6000원을 상하이 임시정부에 보냈다. 그러던 11월 어느 날 ‘누룽지방 형제’ 오현주가 불쑥 찾아왔다. 오의 안내로 임정 밀사를 자칭하는 사람을 만났는데 부인회의 활동을 캐묻는 것이었다. 10여일 후 마리아가 수업을 하고 있을 때 종로경찰서 왜경들이 들이닥쳤다. 마리아는 수갑이 채워져 연행됐다. 오현주의 배신이었다. 마리아는 붙잡힌 동지들에게 “어떤 고통을 당해도 비밀을 알려 주지 말자”고 당부했다. 간부들은 포승줄에 묶여 서울역으로 끌려갔다. 그 밀사는 대구경찰서 소속 경찰이었다. 군중은 “여성독립단이여, 용기를 내시오. 대한독립 만세!”라고 외쳤다. 대구로 붙잡혀 간 간부는 52명이었다. 끔찍한 고문이 자행됐고 회장인 마리아에게 더 혹독한 고문이 가해졌다. 장작개비를 두 무릎 사이에, 쪼개진 대나무를 두 팔 사이에 끼우고 몸을 빨래 짜듯이 비틀어 댔다. 마리아는 신음도 내지 않고 고통을 견뎌 냈다. 그러자 고무 호수를 코에 끼우고 물을 넣었다. 마리아의 얼굴과 입에서 핏물이 흘러내렸다. 대구 검사국에 송치된 마리아는 깜짝 놀랐다. 만세 시위 때 심문한 가와무라 검사가 자진 전근을 해온 것이었다. 가와무라가 생년월일을 묻자 마리아는 “서력 1892년…”이라고 했다. “어째서 대일본제국의 연호를 쓰지 않는가”라고 하자 마리아는 “일본 연호를 배운 적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고문에 고문이 더해져 마리아는 몸이 퉁퉁 부었고 정신 이상 증세도 보였다. 일제는 마지못해 병보석을 허가했다. 가와무라는 ‘일본의 국적(國賊)’이라며 징역 5년을 구형했고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됐다.●임시의정원 의원 임명… 中서도 항일운동 마리아는 중국 망명을 결심했다. 몰래 병원에서 빠져나와 배를 타고 서해를 건너 1921년 7월 21일 중국 땅을 밟았다. 고문 후유증은 여전해 몇 달 동안 치료를 받아야 했다. 마리아는 1922년 임시의정원 황해도 의원에 임명됐고 대한여자청년회를 조직하는 등 항일 의지를 버리지 않았다. 상하이 임시정부는 창조·개조·옹호파로 분열돼 있었다. 1년에 가까운 통합 노력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실망스러운 상황에서 마리아는 미국 유학을 선택했다. 1923년 7월 12일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지만 건강은 계속 나빠 병석에 눕는 날이 많았다. 힘들게 미주리주 파크대학을 졸업하고 시카고대학 연구학생을 거쳐 뉴욕 컬럼비아대 사범대학원에 진학, 1929년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마리아는 뉴욕에서 황에스터 등 옛 동지를 만나 근화회를 조직했다. 혈혈단신 마리아의 유학 생활은 몹시 고달펐다. 점원, 행상, 보모 등을 전전하며 학비를 벌었다. 연민과 애정을 느끼고 혼인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마리아는 “이미 대한의 독립과 결혼했다”며 거절했다.1932년 7월 마리아는 11년의 외국 생활을 정리하고 고국 땅을 밟았다. 일제는 감시와 협박을 계속하면서 거주지와 직업을 제한했다. 마리아는 다음해 함남 원산 마르타윌슨 여자신학원 교수로 부임했다. 신사참배를 거부해 탄압을 받았고 신학원도 폐교당했다. 악독한 고문의 후유증은 전신을 짓눌렀다. 마리아는 쓰러졌고 1944년 3월 13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일제와 맞섰던 52년 인생을 마감했다. 언니 미렴은 유골을 대동강에 뿌렸다. 정부는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열사의 모교 정신여학교는 정신여중고로 바뀌어 1978년 서울 송파구 잠실동으로 이전했다. 종로구 연지동에는 옛 교사(校舍)와 수령 550여년의 교목(校木) 회화나무가 그대로 남아 있다. 교정 한쪽에는 서울보증보험 건물이 들어서 있다. 서울보증보험과 종로구청의 노력으로 지난해 회화나무 옆에 열사의 흉상을 건립하고 탐방로를 조성했다.●유품은 치마저고리·수저 한 벌이 전부 잠실종합운동장 옆 정신여중고 교정에 들어서면 또 다른 흉상과 ‘김마리아관’(대강당)이 눈에 들어온다. 교장실에서 만난 최성이 정신여고 교장은 “열사는 평생 독립운동을 했고 사실상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의원”이라면서 “사단법인 김마리아기념사업회 주도로 추모 사업을 펴고 있는데 업적에 비해 낮은 훈격을 높이려는 노력이 무산돼 아쉽다”고 말했다. 한평생 외롭게 살다 간 열사의 유품은 치마저고리와 수저 한 벌이 전부다. 그런데 치마저고리를 자세히 보면 오른쪽 섶 길이가 짧다고 한다. 최 교장은 “고문으로 열사의 한쪽 가슴이 없어져 양녀 배학복이 한쪽 섶을 짧게 해서 손수 만들어 드린 한복”이라고 설명했다. 몇 안 되는 유품은 강당 1층의 작은 공간과 동창회 사무실에 전시돼 있다. 숙원 사업인 기념관 건립은 진척이 없다. 그래도 올해 두세 교과서에 열사의 이야기가 실린 것은 성과라면 성과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여성 1인가구 증가의 그림자… ‘주거침입’ 5년새 2배

    여성 1인가구 증가의 그림자… ‘주거침입’ 5년새 2배

    지난해 4월 대구시 달성군의 한 빌라촌. 새벽 무렵 20대 여성이 혼자 사는 이 집 현관 잠금장치가 해제됐다. 비밀번호를 알고 있던 전 남자친구가 동의 없이 집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4개월간 사귀다 헤어졌지만 남성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찾아왔고, 결국 주거침입까지 저질렀다. 주거침입이 있기 며칠 전에는 남성은 여자친구를 때리기까지 했다. 결국 이 남성은 지난달 주거침입 및 상해 등의 혐의로 대구지법 서부지원으로부터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주취나 갈취, 폭행, 주거침입 등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생활폭력’ 중 유독 ‘주거침입’이 급증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혼자 사는 여성이 늘고 있는 것이 이유로 꼽힌다. 24일 경찰청에 따르면 주거침입 검거인원은 지난해 1만 5606명(잠정 통계)으로 2014년 8223명에 비해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연도별로도 봐도 2015년 9508명에서 2016년 1만 959명, 2017년 1만 1086명, 2018년 1만 2821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주취폭력은 같은 기간 19%(12만 1603명→9만 8511명) 줄었고, 운전자 폭행은 20.7%(3405→2702명) 줄었다. 경찰이 분류하는 주요 생활폭력 가운데 주거침입만 유독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사회구조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1인 여성 가구는 범죄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형사정책연구원이 2017년 펴낸 ‘1인 가구의 범죄피해 관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 청년 1인 가구’는 남성에 비해 범죄 피해를 볼 가능성이 2.3배 높았다. 특히 주거침입 피해를 당할 가능성은 무려 11.2배 높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 1인 가구는 2018년 294만 2000명(전체 1인 가구 대비 50.3%)으로 2008년(167만 7000명)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주거침입 범죄는 데이트 폭력과 맞물리는 경향이 높다. 경찰청 관계자는 “여성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고, 사회적으로 데이트 폭력에 대한 처벌 인식이 뚜렷해지면서 주거침입에 대한 신고 건수도 늘고 있다”며 “피해 정도나 범행 동기, 재범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수사해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박원순 “서울 뚫리면 한국 뚫린다…신천지, 최고 현안”

    박원순 “서울 뚫리면 한국 뚫린다…신천지, 최고 현안”

    “전광훈, 온전한 정신인지 의심스럽다”“범투본 집회 해산할 수 있도록 할 것”박원순 서울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앞으로 일주일이 고비라고 말했다. 또 신천지 교인을 제대로 파악해서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것이 최고 현안이라고 꼽았다. 박 시장은 24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한 인터뷰에서 “앞으로 일주일이 코로나19 확산이냐 저지냐의 최대 고비”라며 “현재 서울에 중증 환자는 없다. 서울이 뚫리면 대한민국이 뚫린다”고 말했다. 도심 집회 금지 방침을 발표한 바 있는 그는 지난 22일과 전날 광화문광장 집회를 강행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 시장은 “전광훈 목사는 ‘코로나19에 걸려도 애국’이라고 했다는데 온전한 정신을 가졌는지 의심스럽다”며 “서울지방경찰청에 의뢰해서 아예 집회가 불가능하도록, 해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경유자 입국 금지는 반대 입장을 유지했다. 박 시장은 “감염병이 돌면 특정 집단·사회를 공격하고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흐름이 있다”며 “서울 메르스가 심각할 때 중국이 한국인 입국을 막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주요 원인으로 신천지예수교를 지목했다. 박 시장은 “신천지교가 전국적 확산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신천지 집회 참석자를 거쳐 수백 명이 감염됐다”며 “신천지가 협조하겠다고는 하나 거기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자신들이 피해자라는 신천지 측 주장에 대해서는 “지금 우리가 맞서는 것은 감염병이지 특정 종교가 아니다”라며 “신천지라서 폐쇄했다기보다 신천지가 진원지가 되고 있으므로 방역·폐쇄 등 행정조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앞서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도 인터뷰하면서 “신천지는 은밀하게 움직인다. 비밀 집회 장소가 더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신천지 교인을 제대로 파악해서 확산을 막는 것이 최고 현안”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청주시청 공무원, 코로나19 확진자 신상정보 유출 ‘자수’

    청주시청 공무원, 코로나19 확진자 신상정보 유출 ‘자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정보가 담긴 공문서 유출자가 밝혀졌다. 23일 청주시 등에 따르면 전날 코로나19 확진자 개인 신상정보가 담긴 내부 문서를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지인에게 유출한 청주시청 간부급 공무원 A씨가 경찰에 자수했다. 앞서 청주지역 주민들의 단체 카카오톡,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확산된 유출 문서에는 청주 확진자 부부의 이름과 나이, 직업 등 개인정보가 적혀있다.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이들의 동선과 방문 장소, 시간 등도 자세히 담겨있다. 이 문서는 이날 오전 한범덕 청주시장이 주재한 대책 회의의 비공개 자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자수함에 따라 관련 사건에 대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전했다. 공무원이 공무상 문서를 외부로 유출했을 때는 형법 127조(공무상 비밀의 누설)에 따라 2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하이바이, 마마!’ 첫방 김태희, 성숙해진 연기력의 비밀 “공감”

    하이바이, 마마!’ 첫방 김태희, 성숙해진 연기력의 비밀 “공감”

    배우 김태희가 tvN 새 토일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에서 애절한 모성애 연기로 첫방부터 깊은 여운을 남겼다. tvN 새 토일드라마 ‘‘하이바이,마마!’(연출 유제원, 극본 권혜주, 제작 스튜디오드래곤·엠아이, 이하 ‘하바마’)가 22일 첫 출발을 알렸다. 고스트 엄마가 된 김태희는 유쾌함과 진중함이 오가는 연기력으로 5년의 공백기가 무색할 만큼 높은 몰입도를 선사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태희는 5년 전 아이와 남편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난 귀신 차유리(김태희 분)로 컴백을 신고했다. 첫 방송에서는 차유리가 20대에 남편 조강화(이규형 분)을 만났던 순간부터 아이를 두고 세상을 떠나게 된 슬픈 서사가 그려지며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초반부터 김태희는 남편과의 첫 만남부터 눈을 뗄 수 없는 미모를 과시하며 보는 이들의 시선을 빼앗았다. 5년 만의 드라마 컴백에도 빛나는 비주얼은 물론, 이전보다 훨씬 깊어진 연기력으로 시간을 순삭하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딸의 모습이 더욱 보고 싶어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차유리의 애절함과 위기상황에도 도와줄 수 없어 괴로워하는 모습은 안방극장의 심금을 울렸다. 김태희는 딸을 앞에 두고 마치 실제 자신의 일인 듯 휘몰아치는 감정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앞서 김태희는 제작발표회에서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들 중 ‘하바마’ 속 차유리가 가장 자신과 가깝다고 밝혔다. 실제 두 아이의 엄마인 김태희는 “공감 포인트가 너무 많다. 대사 중에 걷는 것만, 뛰는 것만, 먹는 것만 보고 싶어서 떠나지 못한다는 엄마의 마음이 너무 절실하게 와 닿았다”고 전한 바 있다. 이날 방송 말미 차유리가 귀신에서 사람이 되자 시선이 모아졌다. 길을 걷다 남편과 눈이 마주친 차유리는 의아해했고, 이어 자신이 사람이 된 것을 알아챈 차유리와 그녀를 알아본 남편의 당혹스러운 표정이 연달아 펼쳐져 다음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이처럼 김태희는 5년 만의 복귀작에서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으로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가 하면, 혼란이 교차하는 인상적인 엔딩으로 다음 방송의 기대를 한껏 치솟게 했다. 딸 사랑이 가득한 모성애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김태희의 활약은 오늘(23일) 밤 9시에 방송되는 tvN 새 토일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메콩강의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느릿느릿… 저만치 행복이 보이네

    메콩강의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느릿느릿… 저만치 행복이 보이네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 라오스까지 가려고 해” “자,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단 말인가? 좋은 질문이다. 아마도. 하지만 내게는 아직 대답할 말이 없다. 왜냐하면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 지금 라오스까지 가려는 것이니까. 여행이란 본래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무라카미 하루키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중에서●인구 700만 작은 도시, 여행자 거리를 노닐다 여기는 루앙프라방 남칸강변에 자리한 부라사리 헤리테지 리조트다. 나무로 지어진 아주 심플한 2층 건물인데 간판이 아니라면 아무도 리조트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할 것 같다. 실내는 인도차이나의 여느 리조트처럼 천장이 높고 커다란 팬이 돌아가며 열기를 식혀 준다. 방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넓은 침대는 ‘여기 있는 동안에는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그저 푹 쉬어’라고 말해 주는 것 같다. 강 쪽으로 나 있는 커다란 창문으로 열대의 환한 햇살이 폭포처럼 쏟아진다. 부라사리 리조트에서 묵은 사흘 동안 가장 많이 애용한 공간은 발코니다. 아침에는 이 발코니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주황색 승복을 입은 어린 노비스(수행자)들이 양산을 쓰고 걸어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저녁에는 얼음이 든 비어라오(라오스 스타일이다)를 마시며 무라카미 하루키의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를 읽곤 했다. 그러는 사이 강은 붉게 물들었고 그 풍경을 바라보며 나는 “인생의 미스터리니 다음번 빅뱅이니 알 게 뭐냐, 그냥 내버려두면 그만이지” 같은 문장에 밑줄을 긋곤 했다. “강 앞에서, 특히 강 위에서 우리 여행자는 그저 그곳을 스쳐 지나가는 환영 같은 존재에 불과하다. 우리는 이곳에 와서 구경만 하고 다시 떠나간다. 단지 그뿐이다. 미세하게 긁힌 자국 하나 이곳에 남기지 못한다. 보트를 타고 강 상류로 거슬러 오르노라면 그런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부라사리 리조트에서 5분만 올라가면 여행자 거리에 닿는다. 시엥통 사원에서 조마 베이커리까지 약 2㎞에 이르는 왕복 2차선 도로가 여행자 거리다. 게스트 하우스와 카페,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 길거리 음식을 파는 포장마차 등이 늘어서 있다. 아침이면 리조트에서 슬리퍼를 신고 어슬렁거리며 걸어나와 여행자 거리를 산책하곤 했는데, 사실 그것 말고는 딱히 할 만한 일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5년 전 루앙프라방 사진 작업 때문에 이곳에 50일 정도 머문 적이 있었는데, 동네가 너무 작다 보니 보름 정도 머무르자 생일이나 장례식 등 각종 경조사에 초대받는 일까지 생겼다. 사실 라오스 자체가 아주 작다. 남북한을 합친 것과 비슷한 면적에 인구는 700만명밖에 되지 않는다. 수도는 비엔티안(현지발음으로는 ‘위양찬’)이지만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루앙프라방이다. 루앙프라방을 30분만 걸어 보면 이 도시가 얼마나 다정하고 사랑스러운지 알 수 있다. 프랑스 식민지풍의 건물과 라오스 전통양식의 집, 사원들이 어울린 작은 도시는 승려와 아이들, 어슬렁대는 배낭여행자들로 한가롭다. 이들이 만들어 내는 자유로움과 순진함, 종교적인 경건함으로 가득차 있다. 유네스코는 1995년 루앙프라방 지역 전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했다.●가장 아름다운 시엥통 사원, 여유를 만끽하다 라오스는 전체 인구의 95%가 불교도인 불교국가다. 루앙프라방을 걷다 보면 한쪽 어깨를 내놓은 채 주홍색 장삼을 입고 다니는 소년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승려는 아니고 수행자다. 일종의 견습 승려인 셈인데 라오스 남자들은 과거에는 의무적으로 3개월에서 1년 동안 사원에 들어가 수행했다고 한다. 지금은 다소 간소화해 약 3~6개월 정도 사원에 머물며 불교 경전을 공부한다. 사원은 교육기관 역할도 한다. 교육시설과 교사가 부족한 라오스에서 학식이 높은 계층인 승려들은 선생님으로 부족함이 없다. 사원 옆에 초등학교가 바로 붙어 있는 곳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루앙프라방에는 약 50여개 주요 사원이 있는데, 이 중에서도 시엥통 사원(왓 시엥통)이 가장 아름다운 사원으로 꼽힌다. 라오스 전통 양식으로 건축돼 세 겹 지붕이 지면 가까이까지 내려온 것이 특징이다. ‘황금도시의 사원’이라는 별칭에서 알 수 있듯 크고 작은 사원 건물 내외부에는 화려한 황금 장식과 각종 보석 장식이 새겨져 있다. 하지만 이 사원은 우리나라나 중국 또는 태국의 사원이 보여 주는 종교적인 경건함이나 장엄함은 없다. 날씨 탓일까, 이런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지만 어딘가 모르게 나른한 분위기가 절 전체를 감싸고 있다. 거리에서 여행자의 옆을 무심히 스쳐가는 노비스와 비슷하다. 무라카미 하루키 역시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에서 “라오스의 사원에서는 ‘위에서 내려오는 압도적인 힘’ 같은 것이 엿보이지 않는다”고 했다.●승려들의 ‘탁밧’ 행렬, 라오스의 아침을 깨우다 새벽 5시 30분. 프런트 직원이 문을 두드린다. 아침에 탁밧 행렬을 보기 위해 모닝콜을 부탁했는데, 이렇게 직접 와서 깨워 준다. 문을 열고 나가 보니 발코니 테이블에 커피도 가져다 놓았다. 이러니 어떻게 루앙프라방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루앙프라방에서 가장 큰 볼거리는 탁밧이다. 우리말로 ‘탁발’이라는 스님들의 아침 공양의식이다. 전 세계에서 오직 루앙프라방에서만 볼 수 있다. 라오스의 수도인 비엔티안에서도 볼 수 있지만 1년에 한두 번 정도다. 루앙프라방에서는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새벽 탁밧 행렬이 이어진다. 루앙프라방 각 사원의 승려들 수백명이 마을을 돌며 아침거리를 공양하는데 장엄한 이 행렬은 보는 이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 해가 뜨는 시간에 맞춰 사원에서 북이 울리면 탁밧이 시작된다. 대략 새벽 여섯 시쯤이다. 이 시간이면 골목마다 사람들(주로 여자)이 자리를 깔고 무릎을 꿇은 채 스님들을 기다린다. 길 저편에서 붉은 가사를 입은 맨발의 스님들이 바리때를 메고 독경을 읊조리며 천천히 걸어온다. 사람들은 준비해 온 찰밥(카오니아오)을 조금씩 떼어 스님들에게 공양하는데 이 찰밥과 음식을 준비하고 몸을 정갈하게 하려면 새벽 5시엔 일어나야 한다. 관광객들도 참여할 수 있다. 소수민족들이 공양 물품을 관광객들에게 파는데, 찹쌀밥 외에 바나나며 과자 등도 있다. 이웃나라인 태국인들은 돈을 봉투에 넣어 주기도 한다. 탁밧 행렬에는 300~500명 승려들이 참여한다. 루앙프라방에는 사원만 80개이고, 스님은 1000여명이 있다. 이 지역 스님 절반 정도가 탁밧에 참여하는 셈이다. 가장 나이가 많은 승려들이 앞장서고 서열에 따라 승려들이 한 줄로 서서 큰스님의 뒤를 따른다. 승려들은 시주들 앞을 지나가며 바리때 뚜껑만 반쯤 연다. 그러면 시주들은 미리 준비한 음식물 등을 스님들의 바리때 속에 넣는다. 탁밧 행렬을 지켜보며 흥미로웠던 점은 승려들이 밥과 반찬으로 가득찬 바리때를 처리하는 방법이다. 루앙프라방의 승려들은 아침과 점심 두 끼밖에 먹지 않는다. 먹는 양도 적어 바리때에 담긴 음식이 남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 음식을 어떻게 처리할까? 아침 탁밧 행렬에 공양을 하기 위해 나온 주민들 끝에는 걸인들이 자리잡고 있다. 대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나 백발이 희끗희끗한 노인도 섞여 있다. 승려들은 바리때에 담긴 음식을 이들에게 나눠준다. 걸인들 역시 당연한 듯 승려들이 나눠주는 음식을 받는다.●독특한 먹거리, 佛·伊·泰 맛에 흠뻑 탁밧 행렬을 본 후 리조트로 돌아와 아침을 먹는다. 라오스는 프랑스 식민지를 거쳤던 까닭에 빵문화가 발달해 있다. 바게트와 크루아상을 많이 먹는다.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하고 부드럽게 구워진 크루아상이 루앙프라방의 아침을 흡족하게 만들어 준다. 이 리조트에서는 매일 오전 열한 시에 쿠킹 클래스를 진행한다. 라오스인들이 즐겨 먹는 탐막훙(파파야 샐러드)이며 핑파(생선구이), 핑카이(닭구이), 카오피약(쌀국수) 같은 음식들을 만들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루앙프라방은 다양한 라오스 음식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고수가 많이 들어가는 것이 특징인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고수를 빼 달라고 하면 된다. 고수를 빼면 맵고 짠맛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은근히 맞다.여행자 거리에는 프랑스, 이탈리아, 태국식당이 즐비하다. 현지인에겐 비싼 편이지만 외국인이라면 그리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서양 음식값은 한국에서 먹는 가격의 반도 안 된다. 라오스 음식은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이웃나라인 태국과 베트남,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 특히 태국과 그 맛이 비슷하다. 시장 한 켠에서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 등 다양한 바비큐 구이를 먹을 수 있다. 특히 메콩강에서 잡은 생선 바비큐는 소금만 치고 불에 구웠을 뿐인데 향긋한 맛이 난다. 삼겹살 비슷한 음식도 먹을 수 있다. 한국식 불판을 이용한 돼지고기 구이를 라오스에서는 ‘신닷’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베트남전에 참전한 한국군인들이 전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 식민지 시대의 유산인 카오지도 별미다. 바게트 빵을 갈라 여러 가지 재료를 꽉 채운 것으로 유명한 가게에는 사람들이 하루 종일 진을 친다. 라오스 맥주인 비어라오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맛에서 뒤지지 않는다. 라오스에 살다 간 사람들에게 라오스의 추억을 물으면 단연 비어라오를 꼽는다. 해질녘 메콩강변에 앉아 비어라오를 마시며 담소하는 시간은 행복 그 자체다.●다양한 볼거리, 매력이 철철 루앙프라방에는 불교문화 유적지만 있는 것이 아니다. 푸시탑은 배낭여행자들이 노을을 보기 위해 즐겨 찾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루앙프라방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328개 계단이 놓인 푸시탑을 오르면 시내 전경이 한눈에 잡힌다.쾅시 폭포는 신나는 루앙프라방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시내에서 20여㎞ 떨어진 쾅시산에 있다. 오래된 거목으로 뒤덮인 울창한 숲을 지나면 비밀의 풍경처럼 폭포가 드러난다. 여행자들은 폭포 아래의 연못과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긴다. 특히 폭포 주변의 나무에 만들어놓은 다이빙대에서 젊은이들은 연거푸 물속으로 뛰어든다. 모험과 스릴을 좋아하는 젊은 여행자들이 특히 열광한다. 열대 몬순 기후지역인 라오스의 사람들은 낮보다 밤에 더 활기차다. 이런 모습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 야시장이다. 야시장은 어스름이 거리에 깔릴 무렵 시사방봉 거리에 열린다. 낮 동안 산속에 있던 소수민족들은 여행자들에게 팔 기념품을 보따리에 싸서 하나둘 거리로 나온다. 10분 전만 해도 툭툭과 오토바이가 요란하게 지나다니던 거리가 어느 새 기념품을 팔기 위해 좌판을 벌여 놓은 상인들로 가득 찬다. 라오스 전통 문양을 새겨 놓은 옷감과 지갑, 종이로 만든 실내등, 촉감 좋은 실크 스카프, 맥주 상표를 그려 넣은 갖가지 색깔의 티셔츠, 나무로 만든 코끼리 조각, 직접 재배한 차 등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침시장도 가 볼 만하다. 탁밧 행렬을 본 후 가 보는 것이 좋다. 강변의 포티사랏 거리와 푸와오 거리의 교차점에 있다. 시장은 우리네 재래시장의 모습과 비슷하다. 좌판을 깔고 앉은 사람들이 인근에서 생산된 과일, 채소, 육류, 생필품들을 판다. 우체국 북쪽의 메콩강변에도 열대과일상과 야채가게가 몰려 있다. ●벌써 그리운, 조용한 땅 라오스에서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식민지 시대에 한 프랑스인은 유명한 말을 남겼다. “베트남 사람들은 벼를 심고, 캄보디아 사람들은 벼가 자라는 것을 보며, 라오스 사람들은 벼 익는 소리를 듣는다.” 라오스는 베트남과 같은 어수선함을 떠나 조용히 관조하며 살기에 적당한 땅이라는 뜻일 것이다. 루앙프라방에서 머무는 동안 나는 새벽의 탁밧 행렬을 지켜보았고, 폭포로 가 다이빙을 했고 거리를 어슬렁거렸고 리조트에서 마사지를 받으며 잠이 들곤 했다. 저녁이면 리조트 발코니에 앉아 얼음이 든 맥주잔을 달그락거리며 노을 지는 강을 질리도록 바라보았는데,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나는 모르겠다, 하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놀았다. 루앙프라방에서는 내가 그렇게 시간을 낭비한다고 해도 비난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게다가 난 며칠 정도는 신나게 놀 수 있는 자격은 갖추고 있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으니까. 그렇게 서울로 돌아오는 날, 루앙프라방 공항을 이륙해 베트남 하노이로 향하는 프로펠러 비행기 안에서 나는 다시 라오스가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만간 다시 와야겠다고 결심했다. 지금까지 라오스를 일곱 번이나 찾았다. 도대체 왜 그렇게 라오스에 자주 가냐고 묻는 이들을 위해 ‘라오스에 도대체 뭐가 있는데요?’에서 답을 찾아 두었다. 하루키 영감은 이렇게 말했다. “자,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단 말인가? 좋은 질문이다. 아마도. 하지만 내게는 아직 대답할 말이 없다. 왜냐하면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 지금 라오스까지 가려는 것이니까. 여행이란 본래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 여행수첩 베트남 하노이 경유, 11월부터 이듬해 4월 여행하기 좋아 베트남항공을 이용, 베트남 하노이를 경유해 루앙프라방으로 들어간다. 인천~하노이는 매일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인천~하노이 4시간 30분, 하노이~루앙프라방 1시간 20분. 시차는 한국보다 2시간 늦다. 통화는 킵(kip)을 사용한다. 태국 바트와 미국 달러도 일상 통화처럼 사용한다. 메인 스트리트와 루앙프라방 전역에 저렴한 게스트하우스와 호텔, 리조트가 많이 있다. 게스트하우스는 10~30 달러. 리조트는 90~150 달러 수준이다. 라오스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건기인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를 가장 여행하기 좋은 때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시기에 가장 많은 여행자들이 찾기 때문에 그만큼 숙박료와 물가가 올라간다. 오토바이를 렌트해 여행하는 여행자들이 많다. 8만킵(1만 2000원) 정도면 하루 종일 대여할 수 있다. 기름값은 1만킵(1500원) 정도가 든다. 루앙프라방과 비엔티안 등 인근 도시로 나가는 미니 버스가 많아 이동에 별 불편함이 없다.
  • “코로나19 생물학 무기 아니다”… 전세계 과학자 음모론 규탄

    “야생동물 유전자 구성 바이러스 결론 국제사회 협력 훼손… 공포·편견 조장” 中, 비판 기사 쓴 WSJ 특파원 3명 추방 美, 中언론인 5명 활동제한 맞불 분석도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를 둘러싼 온갖 음모론이 종지부를 찍게 될까. 바이러스의 발원지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화난 수산물도매시장이 아닌 생물학 연구소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 유명 과학자들이 이를 강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과 호주 등 전 세계 과학자 27명은 19일(현지시간) 세계적 의학저널 ‘랜싯’에 공동 성명을 내고 “코로나19가 자연에서 유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모든 음모론을 비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코로나19의 유전자 구성을 분석한 결과 여느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야생동물에서 나온 것으로 결론 났다”면서 “코로나19에 대한 투명한 정보가 일부 잘못된 소문 때문에 위협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과학자들은 “이런 음모론은 바이러스와 싸우는 국제사회의 협력을 훼손하고 공포와 편견을 조장한다”면서 “우리는 과학적 증거를 앞세우고 잘못된 정보와 추측에 맞서자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촉구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소셜미디어상에는 ‘코로나19는 중국 정부가 생물학 무기로 개발하던 바이러스다’, ‘연구소에서 비밀리에 배양하다가 실수로 유출됐다’ 등 음모론이 상당하다. 워싱턴타임스는 코로나19가 중국과학원 우한병독연구소(WIV)에서 퍼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반중 성향 화교매체 신탕런도 “(우한의 또 다른 연구소인) 중국과학원 우한국가생물안전실험실(NBL)에서 세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의혹을 내놨다. 중국 화난이공대 연구진은 정보 공유 사이트 ‘리서치게이트’에 “코로나19가 화난시장에서 280m 떨어진 우한질병통제센터(WCDC)에서 유출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사실상 우한에 있는 모든 연구시설이 ‘조리돌림’당하는 상황이다. 특히 미 공화당 소속 톰 코튼 상원의원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한시장에서 수㎞ 떨어진 ‘생물안전 4급(P4) 실험실’(NBL 추정)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다는 가설을 거듭 제기해 논란이 됐다. 미국을 중심으로 음모론이 퍼지는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의 코로나 대응 미숙을 저격하는 칼럼을 게재, 양국 간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19일 지난 3일 ‘중국은 아시아의 병자’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은 WSJ에 반발해 베이징 특파원 3명을 추방한다고 밝혔다. 칼럼이 빌미지만 미국이 전날 신화통신 등 5개 중국 관영 언론매체에 대한 자국 내 활동 제한을 발표한 데 따른 ‘맞불’ 조치라는 해석도 나왔다. WSJ 발행인 윌리엄 루이스는 중국 외교부에 재고를 요청했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WSJ 기자 3명에 대한 추방 조치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 국가와 민족을 모욕하는 글을 쓰고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사과도 하지 않는 행위가 미국이 말하는 언론의 자유인가”라고 반박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하이바이 마마’ 김태희, 가시밭길 예고 ‘180도 달라진 얼굴’

    ‘하이바이 마마’ 김태희, 가시밭길 예고 ‘180도 달라진 얼굴’

    ‘하이바이, 마마’ 고스트 엄마 김태희의 이승 라이프가 시작부터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오는 22일 방송되는 tvN 새 토일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연출 유제원, 극본 권혜주, 제작 스튜디오드래곤·엠아이, 이하 ‘하바마’) 측은 첫 방송을 단 이틀 앞둔 20일 ‘고스트 엄마’ 차유리(김태희 분)의 비밀스러운 대면을 포착했다. 세상 밝고 사랑스러웠던 차유리의 날 선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사건을 예감케 한다. ‘하바마’는 사고로 가족의 곁을 떠나게 된 차유리가 사별의 아픔을 딛고 새 인생을 시작한 남편 조강화(이규형 분)와 딸아이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고스트 엄마의 49일 리얼 환생 스토리를 그린다. 김태희가 ‘공감캐(공감캐릭터)’를 입고 5년 만에 컴백하고, ‘믿보배’ 이규형, 고보결의 조합으로 뜨거운 화제를 불러 모았다. ‘오 나의 귀신님’, ‘내일 그대와’ 등에서 감각적인 연출력을 선보인 유제원 감독과 ‘고백부부’를 통해 유쾌함 속에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을 짚어낸 권혜주 작가가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은다. 공개된 사진 속 심상치 않은 차유리의 분위기가 궁금증을 자극한다. 5년 차 귀신답지 않게 늘 밝고 유쾌한 에너지로 이승을 누비던 차유리는 180도 달라진 얼굴이다. 언제나처럼 딸 조서우(서우진 분)를 지켜보던 차유리는 집에서 의문의 존재(이중옥 분)와 마주한다. 그가 전해오는 비밀스러운 이야기에 깜짝 놀란 차유리는 돌연 심각해진다. 웃음기마저 사라진 차유리의 무거운 눈빛에서 위험 신호가 감지된다. 해맑은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보는 듯한 조서우의 호기심 어린 모습도 흥미롭다. ‘고스트 엄마’ 차유리와 딸 조서우에게 벌어질 비밀스러운 사건은 무엇일지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아이 한 번 안아보지 못한 아픔에 이승을 떠나지 못한 ‘고스트 엄마’ 차유리가 49일 동안 받아야 할 환생 재판을 뜻밖에도 이승에서 받게 되면서 예측 불가의 환생 라이프가 시작된다. 그저 딸 곁에 있고 싶었을 뿐인 차유리였지만, 갑자기 사람이 되면서 이승과 저승이 모두 발칵 뒤집히게 된다. 특히, 차유리와 이별의 아픔을 딛고 새 인생을 시작한 조강화, 그의 빈자리를 채운 두 번째 가족 오민정(고보결 분) 그리고 딸 조서우에게도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벌어지게 될 전망. ‘49일 안에 원래 자리를 찾으면 영원히 살 수 있다’는 기막힌 미션을 받고 강제 소환된 고스트 엄마 차유리.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사건의 연속에서 ‘기간제 사람’이 된 차유리가 49일 안에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그리고 이들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하바마’ 제작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차유리의 환생이 빚어낼 놀라운 기적이 때로는 뭉클하고, 때로는 유쾌한 웃음으로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린다. 이승은 물론 저승까지 발칵 뒤집어놓은 차유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이승 라이프를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tvN 새 토일드라마 ‘하이바이, 마마!’는 오는 22일 밤 9시 첫 방송 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아하! 우주] 금성 하늘에 ‘낙하산’ 띄운다…지옥같은 환경의 비밀은?

    [아하! 우주] 금성 하늘에 ‘낙하산’ 띄운다…지옥같은 환경의 비밀은?

    금성은 지구와 여러모로 닮은 행성이다. 태양계 두 번째와 세 번째 행성으로 공전 궤도도 인접했고 크기도 비슷하다. 하지만 표면 환경은 극단적으로 다르다. 지구는 생명체가 살기에 적당한 압력과 온도를 지닌 물의 행성이지만, 금성은 표면 기압이 지구에 100배에 가깝고 표면 온도는 납이 녹을 정도로 뜨겁다. 과학자들은 이런 극단적인 차이를 만든 이유가 무엇인지 연구해왔다. 하지만 금성의 두꺼운 대기와 고온 고압의 표면 환경 때문에 탐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예를 들어 미 항공우주국(NASA)은 화성에 이미 4대의 로버를 보냈고 추가로 하나 더 발사하기 위해 준비 중이지만, 금성 로버는 기초 연구만 진행했을 뿐이다. 금성 표면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로버를 개발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도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NASA는 태양계 탐사 프로그램인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에 4개의 새로운 연구 제안을 추가했다. 이 가운데 금성 탐사 임무는 '다빈치 플러스'(DAVINCI+·Deep Atmosphere Venus Investigation of Noble gases, Chemistry, and Imaging Plus)와 '베리타스'(VERITAS·Venus Emissivity, Radio Science, InSAR, Topography, and Spectroscopy) 두 가지다. 전자는 낙하산을 타고 탐사선을 내려보내 금성 대기와 표면을 조사하는 것이고 후자는 금성 위성 궤도에서 레이더를 이용해서 표면 지형을 조사하는 것이다. NASA의 금성 대기 및 표면 탐사는 의외로 오래된 일로 1978년의 파이오니어 비너스 2호가 마지막이다. 이후 탐사선들은 위성 궤도에서 금성을 관측했고 고온 고압 대기를 직접 들어가지는 않았다. 다빈치 플러스는 63분 간 낙하산으로 내려가면서 금성 대기 구성 물질, 압력, 온도 등 상세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그리고 낙하 도중에 금성 표면의 상세한 이미지를 찍어 지구로 전송한다. 참고로 가장 최근에 금성에 착륙한 탐사선은 1985년에 착륙한 구소련의 베가 2호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지구 이웃 행성임에도 불구하고 금성 대기 및 표면에 대한 연구 데이터는 한참 오래된 것뿐이다. 최신 관측 장비를 지닌 다빈치 플러스는 매우 상세한 데이터와 사진을 전송해 금성에 대한 지식을 한 차원 끌어올릴 수 있다. 다빈치 플러스는 NASA 고다드 우주 비행 센터가 계획을 주도하고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9개월 간 300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아 타당성 및 탐사 개념을 검토한다. 이후 검토를 거친 후 실제 진행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다빈치 플러스는 이전에 제안된 풍선 형태 탐사선이나 로버 형태 탐사선처럼 참신하지만, 개발이 어려운 프로젝트가 아니라 낙하산으로 탐사선을 내려보내는 비교적 간단한 임무다. 그런 만큼 채택 가능성은 이전에 제안된 프로젝트에 비해 높아 보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사설] 사법농단 판사의 때이른 재판 복귀, 면죄부 주나

    대법원이 그제 사법행정권 남용 및 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기소된 판사들을 다음달 재판업무에 복귀시키기로 결정했다. ‘사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판사는 8명으로, 이 중 3명은 1심이 진행 중이다. 4명은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지만 검찰이 항소할 예정이다. 나머지 1명은 본인 희망으로 사법연구 기간이 연장됐으니 재판배제에서 모두 벗어난 셈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해 “피고인으로 형사재판을 받게 되는 법관이 재판 업무를 수행하는 것 자체만으로 국민들의 사법신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들을 재판에서 배제했다. 당시와 바뀐 게 없는데 재판에 복귀한다니 기가 막힌다. 최근 나온 1심 판결은 법원 내부징계와 법관 탄핵의 필요성만 드러냈다.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명예훼손 재판에 개입하는 등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아 온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해 재판부는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라고 명시했다. 판사가 연루된 사건의 구속영장 내용을 유출한 혐의를 받은 신광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3명에 대해서는 “관행”이라는 잣대가 적용됐다. 위헌이어도 잘못된 관행이어도 무죄라는 1심 재판부의 판결은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다. ‘재판의 독립성’ 훼손이 확인됐는데 무죄라는 1심 판결대로라면 사법신뢰는 요원하다. 법원은 ‘사법농단 판사’를 서면으로 재판하는 비대면 재판부에 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대면이건 비대면이건 ‘사법농단 판사’의 판결을 어느 국민이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겠나. 사법농단 피고인 판사들의 재판 복귀는 대법원이 최종판결을 내기 전에 면죄부를 준 것이다. 게다가 진행 중인 1심에도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법원이 스스로 재판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포기한다면 판결에 대한 국민의 승복은 불가하다. 사법농단 판사의 재판 복귀는 철회돼야 한다.
  • 生의 막바지에서 민족 문화의 시작을 고민하다

    生의 막바지에서 민족 문화의 시작을 고민하다

    “생과 죽음이 등을 마주 댄 부조리한 삶. 이것이 내 평생의 화두였으며, 생의 막바지에 이르러 죽음 아닌 탄생의 이야기를 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올해 여든여덟. 그의 말마따나 ‘생의 막바지´에 있는 한국의 지성 이어령 박사의 책이 새로 나왔다. 신간 ‘너 어디에서 왔니´(파람북)는 그의 삶의 대미를 장식할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첫 번째 책이다. 주제는 ‘탄생’으로, 문화 유전자가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을 지배하는 비밀을 담고 있다는 내용이다. 저자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사실에 질문을 던지고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고, 동서양을 누비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다니며 답을 찾아낸다. 예컨대 태명에 관해 설명할 때, 과거 태명 ‘개똥이’와 요즘 태명 ‘쑥쑥이’ 등을 비교한다. 태명은 한국에만 있는 풍습인지 궁금증이 생긴 저자는 인터넷을 검색해 영국에서 거주하는 주부의 블로그에서 이야기를 가져오기도 한다. 서양 문화권에는 원래 태명이 없었지만, 초음파 촬영 기술이 발전하면서 ‘요다’나 ‘타이거’와 같은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 것으로 추측하기도 한다. 태중 아이를 한 살로 보는 우리식 관점을 통해 우리가 태아에 유독 관심이 많고, 태명에도 집착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한국인 특유의 ‘연결’을 강조한다. 아기를 안고 자며, 포대기로 업고 다니는 등 최대한 엄마와 밀착함으로써 엄마 배 속의 환경과 일체가 되려 하는 것이라는 주장으로 이어진다.‘굶는 건 참아도 궁금한 건 못 참는다´는 저자는 자신을 ‘21세기의 패관(稗官)’이라 자청한다. 술청과 저잣거리, 사랑방을 드나들며 이야기 꾸러미를 기록으로 챙겨온 조선시대 패관처럼 온갖 텍스트와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를 채록해 재구성했다. ‘꼬부랑 할머니’ 동요를 시작으로 모두 12개 고개를 넘으며 이야기판이 벌어진다. ‘태명 고개’를 시작으로 ‘배내 고개’, ‘출산 고개’, ‘삼신 고개’, ‘기저귀 고개’, ‘어부바 고개’, ‘옹알이 고개’, ‘돌잡이 고개’, ‘세 살 고개’, ‘나들이 고개’, ‘호미 고개’, ‘이야기 고개’마다 3~5개 이야기(꼬부랑길), 모두 53개의 꼬부랑길로 구성했다. 첫 저서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를 시작으로 지난 60년 동안 무려 100여권의 저서를 냈지만, 이번 책은 특히 힘들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지난 10년 동안 무리한 집필로 머리 수술을 받았고, 암 선고를 받은 뒤 두 차례 큰 수술을 겪은 후 나온 산고의 결과다. 한편, 저자는 후속으로 ‘알파고와 함께 춤을’, ‘젓가락의 문화 유전자’, ‘회색의 교실’(가제)을 올해 안에 출간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차명계좌로 컨설팅료 수십억 꿀꺽…138명 ‘스카이캐슬 탈세’ 세무조사

    차명계좌로 컨설팅료 수십억 꿀꺽…138명 ‘스카이캐슬 탈세’ 세무조사

    다수의 SKY(서울·고려·연세대) 합격생을 배출했다는 입소문을 타고 강남 일대에서 유명해진 입시전문 컨설턴트 A씨는 평소 개인 블로그의 비밀 댓글을 통해 소그룹 회원을 모집했다. 입금 선착순으로 회원들을 모집한 A씨는 개별적으로 통보한 비밀 장소에서 강좌당 약 500만원 이상의 컨설팅을 진행했고, 학생이 목표 대학에 합격하면 성공 보수를 추가로 받았다. 하지만 A씨는 컨설팅료 등을 회사 관계자 수십명의 차명 계좌로 받았고 수십억원에 달하는 전체 수입 금액도 신고하지 않았다. A씨는 탈루한 소득을 이용해 배우자 명의로 20억원 상당의 강남 아파트를 취득한 혐의도 받고 있다. 국세청은 18일 드라마 ‘스카이 캐슬’을 방불케 하는 고액 입시 컨설턴트와 학원 스타 강사, 고위공직자 출신의 변호사를 포함해 불공정 탈세 혐의 사업자 138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고액 수강료로 부모의 재력에 따른 교육 불평등을 조장하며 세금을 탈루한 입시컨설팅 업체 관계자, 학원 스타 강사가 35명이다. 고위공직자로 퇴직한 뒤 고액의 수입을 올리면서 세 부담을 회피하는 변호사·세무사 등도 28명이나 됐다. 전직 고위공무원 출신 변호사 B씨는 고액 대형사건을 수임하면서 성공 보수금을 포함한 수임료가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자 세금을 탈루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지인 변호사를 대표로 한 사무실을 설립해 수입액을 그쪽으로 분산해 100억원 이상 수입을 누락했다. 또 사무장 이름으로 유령 컨설팅 업체를 설립해 허위로 수십억원의 비용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소득을 축소 신고했다. 이 과정에서 성공 보수금을 절반으로 축소하는 이중계약서를 작성하고 세무조사를 대비해 수수료 정산 서류도 허위로 작성했다. 국세청은 B씨에게 100억원이 넘는 소득세를 추징하고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밖에 의약외품 도매업자 C씨는 차명계좌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수입액을 누락해 왔으며, 최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사주 일가 명의의 위장업체를 통해 원가가 10억원(1개당 400원)인 마스크 230만개를 매점매석했다. C씨는 이후 차명계좌를 이용해 현금 거래를 조건으로 마스크 1개당 1300원(정상판매가 700원)씩에 비싸게 되팔아 13억원가량의 폭리를 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긴급 이슈냐, 방산 외교냐… 임종석 예정에 없던 UAE 방문 왜

    긴급 이슈냐, 방산 외교냐… 임종석 예정에 없던 UAE 방문 왜

    더불어민주당의 거듭된 구애에도 총선 출마와 공동 선대위원장직을 고사하고 있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8일 아랍에미리트(UAE) 특임 외교특별보좌관 자격으로 UAE 방문길에 올랐다. 외교부는 “임 특보를 단장으로 하는 대통령 특사단이 18~20일 UAE를 방문한다”면서 “수교 40주년을 맞는 올해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강화하기 위해 정치·외교·경제·국방 등 다방면에 걸친 실질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왕세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 등 고위 관계자들을 만날 계획이다. 방문 주목적은 방산 분야 협력으로 알려졌으며, 특사단에도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방부, 방위사업청 실무자들이 포함됐다. 임 전 실장은 지난해 11월 “제도권 정치를 떠나 통일운동에 매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에도 민주당 내 차출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UAE행에 나서자 한·UAE 간 급박한 이슈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더구나 이번 UAE 방문은 예정에 없던 것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여권 관계자는 “UAE는 외교에 있어서 개인 간 신뢰와 관계를 중시하는데, 임 전 실장과 칼둔 청장이 그런 관계”라면서 “양국 관계를 업그레이드하고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 확대를 돕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앞서 임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 UAE가 반발한다는 말이 나오던 2017년 말 최악으로 치닫던 한·UAE 관계 복원을 위해 비밀리에 UAE를 방문한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와 더불어 중동의 핵심파트너인 UAE 외교의 전면에 나섰다. 이후 칼둔 행정청장이 2018년 1월 방한해 문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한국과 UAE 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2009년 12월 UAE의 첫 원전인 바라카 원전을 수주해 완공했고, 최근 사용 허가를 받아 곧 시운전에 들어간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대통령 특사단장 임종석, UAE와 2박 3일 ‘방산 외교’

    대통령 특사단장 임종석, UAE와 2박 3일 ‘방산 외교’

    더불어민주당의 거듭된 구애에도 총선 출마와 공동 선대위원장직을 고사하고 있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8일 아랍에미리트(UAE) 특임 외교특별보좌관 자격으로 UAE 방문길에 올랐다. 외교부는 “임 특보를 단장으로 하는 대통령 특사단이 18~20일 UAE를 방문한다”면서 “수교 40주년을 맞는 올해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강화하기 위해 정치·외교·경제·국방 등 다방면에 걸친 실질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왕세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 등 고위 관계자들을 만날 계획이다. 방문 주목적은 방산 분야 협력으로 알려졌으며, 특사단에도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방부, 방위사업청 실무자들이 포함됐다. 임 전 실장은 지난해 11월 “제도권 정치를 떠나 통일운동에 매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에도 민주당 내 차출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UAE행에 나서자 한·UAE 간 급박한 이슈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더구나 이번 UAE 방문은 예정에 없던 것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여권 관계자는 “UAE는 외교에 있어서 개인 간 신뢰와 관계를 중시하는데, 임 전 실장과 칼둔 청장이 그런 관계”라면서 “양국 관계를 업그레이드하고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 확대를 돕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앞서 임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 UAE가 반발한다는 말이 나오던 2017년 말 최악으로 치닫던 한·UAE 관계 복원을 위해 비밀리에 UAE를 방문한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와 더불어 중동의 핵심파트너인 UAE 외교의 전면에 나섰다. 이후 칼둔 행정청장이 2018년 1월 방한해 문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한국과 UAE 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2009년 12월 UAE의 첫 원전인 바라카 원전을 수주해 완공했고, 최근 사용 허가를 받아 곧 시운전에 들어간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기생충이 ‘민사라 칸나’ 표절” 인도 영화 제작자 주장 ‘파문’

    “기생충이 ‘민사라 칸나’ 표절” 인도 영화 제작자 주장 ‘파문’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에 오르며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한 인도 영화 제작자가 자신의 영화를 표절했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18일 ‘기생충’의 배급사 CJ ENM 측은 “‘기생충’ 표절을 주장하는 인도 영화 제작사 측에서 어떤 연락도 받은 것이 없다. 배급사와 제작사 쪽으로 아무런 이야기가 온 것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17일 인도 매체 인디아 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인도 영화 제작자 PL 테나판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자신의 영화를 표절했다고 주장하며, 소송 준비 소식을 알렸다. PL 테나판은 ‘기생충’이 자신이 제작한 1999년 작품인 ‘민사라 칸나(Minsara Kanna)’와 유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사라 칸나’는 사랑하는 여성을 보기 위해 이 부유한 여성의 가정에 운전사로 들어가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주인공의 가족도 이 가정에 하인과 요리사로 들어가 신분을 비밀로 유지하고 일한다. PL 테나판은 “‘기생충’이 우리 영화 플롯을 가져갔다. 우리 영화가 ‘기생충’에 영감을 줬다”며 “국제변호사를 선임해 고소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사라 칸나’를 연출한 라비쿠마르 감독은 “이 논쟁이 영화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가져올 것”이라며 “아직 영화를 못 봤지만 ‘민사라 칸나’가 영감을 준 ‘기생충’이 오스카를 수상해서 기쁘다. 표절 소송은 제작자에게 달려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PL 테나판의 난데없는 표절 시비에 인도는 물론 전 세계 관객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PL 테나판의 ‘기생충’ 표절 주장은 ‘오스카 효과’의 최정점에 있는 ‘기생충’의 후광을 받고자 펼치는 억지 주장이라는 게 대부분의 반응이다. 현지 매체조차 이 같은 주장을 황당하게 보고 있다. 한 인도 매체는 “‘기생충’은 계급에 대한 이야기와 사회적 차별을 담은 블랙 코미디로, 플롯을 보면 비슷해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매우 다르다. 영화의 내용과 미학적 측면에서도 완전히 차별화 된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한 인도 평론가 또한 SNS를 통해 “가족이 다른 가족의 집에 위장해 들어가는 것은 스토리가 아니라 이야기의 트로프(문채)다. 트로이 목마 트로프라고 부를 수 있다”면서 이같은 설정은 고대에서부터 전해내려온 이야기라고 일침했다. 한편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의 가족이 글로벌 IT기업 CEO 박사장(이선균 분)의 집으로 들어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해 5월 국내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국내를 비롯 세계 영화제를 휩쓸었다. 지난 9일(현지시각)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작품상,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 각본상 등 4관왕을 차지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