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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3년 1월 3일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3년 1월 3일

    쥐  36년생 : 도와줄 사람 나타난다. 48년생 : 뜻한바 반드시 이루어진다. 60년생 : 부부간에 사랑 확인하라  72년생 : 자식으로 인한 행복 있겠다. 84년생 : 신뢰 얻어 만사형통하는구나. 소 37년생 : 순리대로 행하면 행운 넘친다. 49년생 : 곤란한 일 생기겠으니 근신하라. 61년생 : 사람과의 관계를 조심하라. 73년생 : 오해나 구설수 조심하라. 85년생 : 바쁜 만큼 실익은 없구나. 호랑이 38년생 : 구두 약속은 믿지 말라. 50년생 : 어려움이 해결된다. 62년생 : 가정에 우울한 일 생길 수 있다. 74년생 : 움츠리지 말고 정정당당히 나서라. 86년생 : 너무 친절한 사람을 조심하라. 토끼 39년생 : 분위기에 동요되지 마라. 51년생 : 처음에는 흉하나 나중에 길하다. 63년생 : 가까운 사람을 경계하는 것이 좋다. 75년생 : 맘먹은 대로 되고 기쁨 크다  87년생 :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용 40년생 : 사람 사귀기에 성심성의 다하라. 52년생 : 여행이나 이동에 이득 있겠다. 64년생 : 먼 곳에서 연락이 있다. 76년생 : 주변 사람의 도움 크겠다. 88년생 : 경망스럽게 행동하지 마라 뱀 41년생 :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 53년생 : 사소한 말 한마디로 커다란 어려움 있겠다. 65년생 : 계획에 따라 일 처리한다. 77년생 : 걱정스러운 일 해결된다. 89년생 : 일을 추진하면 결과가 크겠다. 말 42년생 : 변동운이 좋으니 움직여라. 54년생 : 거래가 확실하니 수익이 좋다. 66년생 : 주변 사람에게 베풀어라. 78년생 :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 마라. 90년생 : 신체리듬을 잘 조절하라  양 43년생 : 생각했던 일들이 서서히 이루어진다. 55년생 : 일이 쉽게 이루어지는구나. 67년생 : 방법을 바꾸어 보는 것이 좋겠다. 79년생 : 모든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된다. 91년생 : 약속 미루어지거나 재물 나간다. 원숭이 44년생 : 재성이 붙으니 이득이 높다. 56년생 : 꾸미지 말고 현실에 충실 68년생 : 주위 사람을 가려 사귀어라. 80년생 : 정신없이 바쁜 하루가 되겠구나. 92년생 : 건강이나 사업에 어려움 따른다. 닭 45년생 : 후회의 기억은 사라지고 재충전의 기회가 온다. 57년생 : 좋은 운이 다가온다. 69년생 : 순탄한 하루이다. 81년생 : 일이 지연되나 해결된다. 93년생 : 노력의 대가를 받게 된다. 개 46년생 : 과욕을 부리다 큰 화 입겠다. 58년생 : 오후부터 서서히 좋아지겠다. 70년생 : 서서히 복이 찾아온다. 82년생 : 다툴 일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94년생 : 약간의 실수로 오해 사기 쉽다. 돼지 47년생 : 아랫사람으로부터 희망찬 소식 들려온다. 59년생 : 경사스러운 일 생기겠다. 71년생 : 일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마라. 83년생 : 문서로 득이 있겠구나. 95년생 : 비밀을 확실하게 지켜라.
  • 서지혜, 이혼남 소개한 홍수현에 분노

    서지혜, 이혼남 소개한 홍수현에 분노

    ‘빨간 풍선’ 서지혜가 가슴 속 깊이 내재돼 있던 독기와 욕망을 서서히 분출시키며 본격적인 흑화를 예고했다. 1일 방송된 TV조선(TV CHOSUN) 주말드라마 ‘빨간 풍선’(극본 문영남, 연출 진형욱) 6회는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시청률 7.0%를 기록, 분당 최고 시청률은 7.6%까지 치솟으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이날 방송된 6회에서는 조은강(서지혜 분)이 20년지기 한바다(홍수현 분)에 대한 오해와 오랫동안 마음에 품었던 고차원(이상우 분)에 대한 욕망이 쌓이면서 단 둘이 아슬아슬한 드라이브를 떠나는 모습이 담겼다. 조은강은 한바다가 사준 명품 옷과 구두로 치장하고 한바다의 사무실을 찾았고, 한바다는 시어머니 나공주(윤미라)를 만나 무슨 얘기를 나눴냐며 추궁했다. 나공주가 한바다의 남자에 관해 물었을 때 똑부러지게 말하지 않았던 조은강은 “절대 그런 적 없다고 잘라 말했어”라고 둘러댔고, 한바다는 기분 나빠하며 다음부터는 미리 말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은강아 그 얘긴 안했지?”라고 뭔가 있는 듯이 은밀하게 물었고, 조은강은 “안 했지. 쓸데없이 뭐하러”라고 답해 의문을 자아냈다. 이어 조은강과 한바다, 고차원은 고급 술집에서 권태기(설정환 분)와 파혼을 위로하는 술자리를 가졌고, 고차원은 조은강이 개를 무서워한다는 사소한 사실까지 기억하고 있는 모습으로 조은강을 놀라게 했다. 함께 술을 마시다 정신을 잃고 쓰러진 조은강은 고차원에게 업힌 채 한바다의 집까지 실려 갔고, 조은강을 침대에 눕힌 뒤 빨리 소개팅이라도 해줘야겠다는 한바다의 말에 고차원은 “바로 딴사람 만날 거 같진 않은데”라며 조은강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드러냈다. 그리고 두 사람이 대화하며 나간 뒤에야 조은강은 슬며시 눈을 뜨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특히 이른 새벽 일어난 조은강은 한바다와 고차원이 있는 안방 쪽을 한동안 바라보다 문을 나서는 모습으로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후 조은강은 한바다의 주선으로 마흔 한 살 괜찮은 조건이라는 남자를 소개받았고 소개남은 조은강에게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해 조은강을 설레게 했다. 하지만 조은강이 기분 좋게 약속 장소로 향하던 순간, 소개남이 열세 살 쌍둥이 딸이 있는 이혼남이라는 사실을 한바다에게 밝혔고, 조은강에게도 문자를 보냈다. 한바다도 알고 있냐는 조은강의 질문에 소개팅남이 ‘네’라고 답하자 조은강의 얼굴은 서늘하게 돌변했고, 더불어 조은강은 5년 전 다른 친구에게 의사를 소개시켜주던 한바다를 떠올리면서 허탈한 웃음과 함께 냉랭한 표정을 드리웠다. 얼마 뒤 조은강은 급하게 속초에 예물을 전달해야 된다는 한바다의 요청에 택시 기사인 아빠에게 전화를 걸려다 이내 기사님이 안 된다고 거짓으로 전했고, 조은강이 예상한대로 고차원이 속초에 함께 가기 위해 차를 몰고 달려왔다. 고차원을 만나기 전 빨간 풍선을 날리며 소원을 빈 조은강은 풍선에 대해 묻는 고차원에게 “풍선은 슬퍼요. 내 것 같은데 내 것이 아니에요. 이룰 수 없는 꿈처럼 안타까워요. 닿을 수 없는 사람처럼요”라며 마치 고차원에 대한 심경인 듯 쏟아냈다. 이어 “어쩌면, 가슴 속에 몰래 부풀려둔 비밀스런 욕망일지도 몰라요 풍선은”이라며 진심을 덧붙였다. 또한 조은강은 속초 갔다 오려면 복귀가 늦겠다고 걱정하는 고차원에게 “오늘 밤 못 올 수도 있죠”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던 터. 왠지 긴장하며 조은강을 바라보는 고차원과 살짝 미소 짓는 조은강 사이 아슬아슬한 엔딩이 심장 박동수를 높이면서 앞으로에 대한 귀추를 주목시켰다. ‘빨간 풍선’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10분 방송된다.
  • 전 부인 방에 몰래 감시카메라 설치한 40대 男 집행유예

    전 부인 방에 몰래 감시카메라 설치한 40대 男 집행유예

    전 부인의 방에 몰래 침입해 화재경보기 모형의 감시카메라를 설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40대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일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 이상오)는 전 부인의 거주지에 침입해 몰래 감시카메라를 설치한 혐의(주거침입,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기소된 A(43)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 25일부터 26일 사이 화재경보기 형태의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기 위해 전 부인 B(43)씨가 지내고 있는 경북 경산시 소재 친정집 아파트에 침입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이 카메라를 통해 피해자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통신비밀보호법위반)도 받았다. A씨가 설치한 몰래카메라는 정상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같은해 6~9월 B씨의 직장을 찾아가 피해자 B씨를 지켜보거나 집 앞에서 5시간 동안 기다리는 등 10차례에 걸쳐 스토킹한 혐의도 받는다. 피해자 B씨가 교제하고 있는 남성의 뒤를 밟은 후 부근에서 피해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B씨가 모텔에 투숙하는 것을 지켜보는 행위를 하는 등 반복적으로 스토킹 행위를 한 혐의도 있다. 공소사실 중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는 합의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 반의사 불벌죄에 의해 공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각 범행은 주거의 평온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각 침해하는 것으로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또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죄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또 범죄를 저질렀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소설, 시간을 저버리지 않는 -정지돈, 박솔뫼, 윤해서의 작품에 나타나는 시간관을 중심으로-/이근희 [서울신문 2023 신춘문예 - 평론]

    0. ‘그림자 개’와 소설 ‘그림자 개’가 있다. 이 개는 “시간과 마음의 연결이 약해진 사람들”에게 나타나 산책을 가자고 요구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시간과의 관계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림자 개’가 누군가에게 나타난다는 것은 삶에 대한 일종의 경고 신호인 셈인데,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위험에 처했음을 깨닫지 못하고 이를 단지 희한하고 우스운 하나의 에피소드로 여겨 버린다. 따라서 그 경고 신호를 제대로 알아보기 위해서는 ‘그림자 개’의 특성을 파악해 두어야 하는데….(박솔뫼, ‘믿음의 개는 시간을 저버리지 않으며’, ‘문학과사회’ 2021년 가을호, 88쪽) 대뜸 이렇게 시작하는 박솔뫼의 소설 ‘믿음의 개는 시간을 저버리지 않으며’는 첫 페이지부터 독자에게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그래, ‘그림자 개’라는 것이 있다고 하자. 언뜻 그런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하고, 아무튼 이것은 허구의 이야기니까. 그런데 시간과 마음이 어떻게 연결된다는 거지? 그 연결이 약해지는 것이 왜 위험한 거지? 어쩌면 이와 같은 질문은 근대 이후의 많은 사람들에게는 잊힌, 혹은 불필요한 질문이 돼 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똑똑한 그들은 이렇게 반문할 것이다. 그 질문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느냐고. 어떤 성과나 효용이 발생하느냐고. 그런 것이 산출되지 않고 어떤 답도 도출해 낼 수 없다면 애초에 그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니냐고. 그러니 그에 대한 생각은 접어 두라고. 시간이니, 마음이니, 관계니, 믿음이니, 그런 것들에 대해 고민할 시간에 한 시간 더 일하거나 한 시간 더 잠을 자 두라고. 그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생산적이라고. 더이상 자신들이 지나온 과거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근대인은 ‘시간과 인간의 관계’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모호한 것 대신 명확하고 검증 가능한 ‘이성과 과학’을 손에 쥐고 더 나은 내일, ‘발전된 미래’로 나아가고자 한다. 그런데 이는 파멸의 길이기도 해서, 인간이 이성의 힘으로 이뤄 낸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도리어 인간을 파괴하는 전쟁과 야만의 시대를 불러오게 된다. 그럼에도 반성 없는 근대의 열차가 질주의 고삐를 멈추지 않던 20세기 초, 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갖고 있던 발터 베냐민은 근대의 ‘진보적 시간관’에 어떻게 대항할 것인지를 고민한다. 베냐민에 따르면 근대는 ‘과거→현재→미래’라는 삼분법적 시간관으로 작동되는 것으로, 최종 목적지인 미래를 위해 과거를 망각하고 현재를 폐기시킨다. 그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폭력으로 스러지고 잊힌 과거 속으로 들어가고자 한다. 이때 과거는 단순한 사실에 그치지 않고 현재에 의한 ‘기억의 형식’이 되며, 이는 과거가 현재의 기억을 통해 다시 살아날 수도 있음을 뜻한다. 이때 “균질하고 공허”하게 흘러가기만 하는 연속적·진보적 시간의 흐름을 폭파한 후 그 ‘정지의 상태’에서 스쳐 가는 찰나의 기억을 붙잡는 일이 중요한데, 왜냐하면 현재 우리가 인식하지 않는 “과거의 진정한 이미지”는 지금 “현재와 더불어”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의 ‘정지의 변증법’은 근대의 진보적 시간관이 토대를 두고 있는 계속해서 앞으로만 발전해 가는 변증법이 아니라 오히려 일단 멈춰야만 한다는 것, 그 정지의 순간에만 가능한 무엇이 있음을 역설한다. 그는 기존의 지배적인 시간의 “결을 거슬러 역사를 솔질”(이상 발터 베냐민,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최성만 옮김, 길, 2008, 331~345쪽 참조)해 새로운 서사를 (재)구성해 내고자 한다. 이런 점에서 자연의 시간은 서사적 방식으로 진술되는 한에서 인간의 시간이 되며, 이야기는 “시간 경험의 특징”을 그리는 한에서만 의미를 갖는다고 말한 폴 리쾨르의 말(폴 리쾨르, ‘시간과 이야기 1’, 김한식·이경래 옮김, 문학과지성사, 1999, 25쪽)은 베냐민의 역사철학적 사고와 근대 이후 서사의 주요 장르가 된 소설을 함께 생각해 보게 한다. 소설이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찰나라도 멈춰 세운 후 그 정지의 시간 속에서 잊힌 한 존재를 기억의 그물로 건져 낼 수만 있다면 이는 인간 삶의 새로운 서사-의미를 만들어 내는 일과 다르지 않다. 이처럼 인간이 시간과 맺는 관계를 생각해 보게 한다는 점에서 소설은 ‘그림자 개’와 닮아 보인다. 앞서 미처 살펴보지 못한 ‘그림자 개’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하나. 그림자 개는 그림자로 된 개다. 둘. 그림자 개는 산책을 한다. 셋. 그림자 개는 짖는다.”(‘믿음의 개는 시간을 저버리지 않으며’, 88~89쪽) 하나. 소설은 허구로 쓰인 글이다. 둘. 소설은 시간과 마음의 연결을 돕기 위해 이리저리 떠돈다. 셋. 소설은 짖는다. 이 ‘짖음’이 위험에 처한 상황을 알리는 다급한 신호라면 우리는 소설을 그저 상상력으로 지어낸 허구의 이야기로, 현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순진하고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가벼이 여기고 지나쳐 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시간을 다루는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내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바라보는 렌즈로서의 시간을 어떻게 구축하며 살아갈 것인지 묻고 따져 보는 실천이 된다. 여기 저마다의 방식으로 시간을 형상화하는 세 편의 ‘그림자 개’가 있다. 이 글은 그들과 함께 산책을 나서기 위한 하나의 시도가 될 것이다. 1. 소진됨으로써 발생하는 이미지 - 정지돈의 ‘모든 것은 영원했다’(정지돈, ‘모든 것은 영원했다’, 문학과지성사, 2020. 이하 인용할 경우 괄호 안에 쪽수만 표기) 1927년 하와이, 독립운동가이자 공산주의자인 ‘현앨리스’의 아들로 태어난 ‘정웰링턴’은 미국에서 의학을 공부하다 자신의 신념인 공산주의가 실현된 나라를 보기 위해 1948년 체코로 떠난다. 허나 공산주의 사회의 실상은 그가 그토록 꿈꿨던 이상과 달랐고, 정작 그 사회에서 그는 자신이 “열외자”(54쪽)라는 것을 깨달을 뿐이다. 그는 체코 시민권을 취득하기 위해 비밀경찰에 협조하지만 공산주의자로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정신적 고향으로 여겨 온 북한에서는 현앨리스를 비롯한 그의 지인들이 숙청당한다. 그는 미국과 체코, 북한 그 어느 어디에도 발붙이지 못한다. 1963년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나는 그의 모습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정웰링턴은 꿈을 꿨고 꿈을 기억하는 것이 오랜만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것은 아주 오래된 기억이었고 두 세계에 살고 있는 기분이었다. (…) 꿈속에서 정웰링턴은 두 번째 삶을 살았다. 또는 세 번째, 네 번째. 인간은 매일 꿈을 꾸지만 그것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 정웰링턴은 그 사실을 깨달은 이후 다시 잠들지 못했다.(7쪽) 인간은 매일 잠을 자고 꿈을 꾸지만 대부분 그 꿈을 기억하지 못한다. 허나 이날 그는 자신의 꿈을 기억해 낸다. 이후 다시는 잠들지 못할 정도로 큰 충격을 준 “오래된 기억”으로서의 꿈을. 오랫동안 잊고 있었으나 떠올린 순간 “인생 전체가 쏟아져 내리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꿈을. 그 꿈은 무엇이었을까? 지금까지 그는 무엇을 망각해 왔던 것일까? 근대는 위기의 시대라 할 수 있다. (…) 위기는 사실상 ‘위기’가 아니라 선택이라고. 고대 그리스에서 위기는 선택을 의미했다. 옳음과 그름, 구원 또는 심판, 삶 혹은 죽음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상황, 찬성이냐 반대냐를 요구하는 시대. 그게 바로 ‘위기’라네. (…) 재밌는 건 그럼에도 최근 지나온 10년을 프랑스혁명 이후 유일하게 위기가 없었던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는 거네.(97쪽) 근대 이후 빠르게 변모해 가는 세계에서 위기는 ‘일상적’인 것이 된다. 그럼에도 2차 대전 이후 냉전의 대립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 가던 지난 10년은 오히려 위기가 없었던 시대였다고 ‘이지’는 말한다. 정웰링턴은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 그동안 죽음의 위기를 수시로 겪어 온 자신과 가족, 동지들의 삶이 위기가 아니었다고? 그러나 어느 순간 그는 깨닫는다. 그들은 죽을 상황에 처하거나 심지어 죽었다고 하더라도 ‘위기’를 겪지는 않았다는 것을.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애초에 무언가를 택한다는 선택권 자체가 없었으니까. 그들은 선택을 내릴 권리 자체를 박탈당한 사람들, 처음부터 “예외적인 존재”(100쪽)였던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이들을 이렇게 배제한 것이 자본주의나 공산주의 둘 중의 하나가 아니라 두 체제 모두가 그렇게 했다는 것, 즉 두 체제 모두가 ‘근대의 쌍생아’로서 그들을 사회에 포섭하는 동시에 배제시켜 온 공모자라는 것이다. 예전에는 그렇게 믿었다. 공산주의는 국경과 인종, 성별과 나이를 뛰어넘는다. 자본주의는 반대다. 자본주의는 상이한 욕망과 능력을 먹이로 성장하고 국경과 인종, 성별과 나이를 나누고 계급을 형성한다. 그러나 이제 모든 게 변했고 그는 이러한 변화를 설명할 수 없었다. (…) 정웰링턴은 생각했고 책에 불을 붙였다. 바삭하게 굳은 ‘레탕모데른’은 잘 타올랐다.(8~9쪽) 1963년의 잠에서 깨어난 뒤 그가 깨달은 것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실상은 그리 다르지 않다는 점, 둘 다 최종 목적지를 ‘발전된 미래’에 두고 ‘진보적 시간관’이라는 동일한 연료로 달리는 기차였다는 뼈아픈 진실이었다. 이제 겉무늬만 다를 뿐 같은 목적지로 향하는 근대의 두 기관차 모두에 “비상 브레이크”(“마르크스는 혁명이 세계사의 기관차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쩌면 사정은 그와는 아주 다를지 모른다. 아마 혁명은 이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사람들이 잡아당기는 비상 브레이크일 것이다.”(‘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356쪽))를 걸기 위해 그는 이들이 공유한 시간관 자체와 맞서 싸워야 한다. 그가 ‘레탕모데른’(les temps modernes), 즉 ‘근대의 시간’이라는 잡지를 불태우는 것은 마땅한 수순으로 보인다. 1848년 7월 혁명 발발 당시 파리 곳곳의 여러 사람들이 “시계탑의 시계”를 향해 동시에 총을 쐈던 것처럼(위의 책, 346쪽) 근대 이후 ‘혁명’은 기존 시간관과의 투쟁에서 시작되는 것이리라. 그러나 거대한 근대의 시간에 맞서 “지연된 순간들”을 좋아하고 “목적지가 없”는 이동과 “결과가 없는”(102쪽) 실험을 추구하는 정웰링턴은 무력하게만 보인다. 차차 그는 사람들로부터 이해받지 못한 채 혼자가 돼 간다. 그에게 남은 대화 상대는 과거뿐인 듯하다. 윌리(정웰링턴의 애칭-필자)는 과거가 떠올랐다. 꿈을 기억한 이후 처음 체코에 온 시절이 반복해서 재생됐다. 시간은 기억 속에서 거리를 상실했고 종이를 반으로 접어 펜으로 구멍을 뚫은 것처럼 의식의 지평 위에 14년 전과 14년 후가 겹쳐졌다.(29쪽) 과거를 떠올리는 그에게 처음 체코에 도착했던 14년 전과 14년 후인 지금 현재는 “겹쳐”진다. 시간의 흐름을 건너뛰어 먼 과거의 특정 시기와 현재가 연결된다. 과거의 어떤 선택에 따라 그 이후의 삶은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었다. 체코 비밀경찰의 협조 요청을 단호히 거절했다면? 서둘러 미국으로 돌아갔다면? 북한으로 갔다면? 아니, 애초에 미국을 떠나지 않았다면? 꿈을 기억한 1963년의 그날 그가 꿈속에서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삶을 살았다는 것은 이러한 맥락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중 어떤 꿈도 그를 받아 주지 않았다면. 아무리 많은 삶이 가능했더라도 그것들이 모두 ‘진보의 꿈’으로 귀결될 뿐이었다면. 공간적으로도(“체코와 북한 모두에 거절당한 그는 미국으로 돌아가길 원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135쪽)), 시간적으로도(“정웰링턴의 문제는 자신이 어느 시간대에 존재하는지 모른다는 데 있었다.”(16쪽))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그는 혼란스러움 속에서 하나의 장르를 발명해 낸다. “침묵”(16쪽)이 바로 그것. 이는 소설 속의 그가 행하는 유일한 ‘선택’으로, 그는 더이상 말을 하지 않기를 선택한다. 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대해 “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허먼 멜빌, ‘허먼 멜빌’, 김훈 옮김, 현대문학, 2015, 22쪽)라며 ‘하지 않음’을 택하는 허먼 멜빌의 바틀비와 극 중간중간 긴 침묵에 골몰하는 사뮈엘 베케트의 인물들을 떠올리게 한다. 들뢰즈는 베케트의 텔레비전 단편극에 대한 글에서 “피로한 인간은 단지 실현을 소진했을 뿐이다. 반면 소진된 인간은 모든 가능한 것을 소진하는 자”라고 둘을 구분한다. 그러니까 ‘피로한 인간’은 오늘의 할 일을 마친 후 집에 돌아가며 피곤해하지만, 밤새 푹 자고 일어나면 내일 다시 일을 하며 무언가를 실현할 수 있다. 그러나 ‘소진된 인간’에게는 이 내일의 실현 가능성이 더이상 없다. 그는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 그 자체를 남김없이 불태워 버렸기에 오늘이든 내일이든 먼 훗날이든 더이상 어떤 것도 할 수 없다.(질 들뢰즈, ‘소진된 인간’, 이정하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3, 23~24쪽 참조) 하와이에서 미국으로, 미국에서 체코로, 끊임없이 어떤 가능성을 따라 살아온 정웰링턴에게 이제 남은 것은 ‘소진된 가능성’뿐이다. 가능성을 탕진해 온 삶. 그의 “시계는 정지”(96쪽)한다. 윌리는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세계와 사람들은 혼란스럽다. 나는 가까운 시일 내에 죽을 것이고 사람들이 이를 자살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단어에 불과하고 나의 선택은 단어가 아니다. 그것은 언어와 숫자, 개념 따위로 수렴되지 않는 것이다.(132쪽) 삶이 정지하는 죽음의 순간 정웰링턴은 가능성 자체의 소진이 무엇인지,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외치는 진보의 폭력성이 무엇인지 드러낸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죽음을 자살이라 부를 것임을 알지만, 그것은 “단어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모든 가능한 것을 소진한 후 맞는 마지막 순간의 정지 속에서 그는 하나의 이미지를 그리는 중이다. 바로 “더이상 가능한 것은 없다”는 이미지.(위의 책, 44~45쪽 참조) ‘진보적 시간’이 주장하는 모든 허황된 것들을 끝장낸 후에야 비로소 발생할 이미지. “죽음과 혼돈의 순간”이 “생성과 창조의 순간”과 동시에 존재하는 “카오스모스의 시간”(위의 책, 119쪽), 그것은 결코 “언어와 숫자, 개념 따위로 수렴되지 않”을 것이다. 2. 끝나지 않는, 끝날 수 없는 산책 - 박솔뫼의 ‘미래 산책 연습’(박솔뫼, ‘미래 산책 연습’, 문학동네, 2021. 이하 인용할 경우 괄호 안에 쪽수만 표기) 1982년 3월 18일, 부산 중구 대청동 부산 미국문화원에 방화 사건이 발생한다. 사건을 일으킨 것은 당시 고신대 학생이었던 문부식, 김은숙 등으로, 그들은 1980년 5월 광주항쟁 때 자행된 군부의 학살을 비판하고, 또 이를 묵인하고 방조한 미국은 즉각 이 땅에서 물러갈 것을 요구했다. 그로부터 40여년이 흐른 2021년 박솔뫼는 이 사건을 소재로 한 ‘미래 산책 연습’을 발표한다. 그런데 작가는 같은 소재로 ‘매일 산책 연습’이라는 단편소설을 이미 쓴 적이 있었다. 그렇다면 의문이 생긴다. 작가는 한 번 다뤘던 소재를 왜 다시 써야만 했을까. 두 소설에서 소설을 쓰는 ‘나’의 서사는 거의 동일하다. 다만 차이점은 장편인 ‘미래 산책 연습’에는 ‘나’ 외에 ‘수미’의 서사가 추가된다는 점이다. 이때 두 서사가 지닌 시간축의 특징에 주목해야 한다. 즉, ①‘나’의 서사가 현재의 시점에서 80년대 과거를 돌아보는 회상의 형식이라면, ②수미의 서사는 80년대 과거로부터 현재로 다가오는 형식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간단히 내용을 살펴보면 ①‘나’는 부산의 목욕탕에서 우연히 만난 ‘최명환’과 친해지면서 그녀가 과거에 김은숙을 알았으며, 방화 사건 당일 우연히 김은숙을 목격했음을 듣게 된다. ②광주에 사는 학생인 수미는 감옥에서 출소한 친척 언니인 ‘조윤미’를 맞이하게 되는데, 서사가 진행되면서 밝혀지는 건 조윤미가 부산 미국문화원에 불을 지른 인물 중 한 명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①과 ②의 서사가 번갈아 가며 진행되는 이 장편소설에서 ①의 김은숙과 ②의 조윤미는 서서히 겹쳐지게 된다. 단편에서는 이름으로만 회상됐던 김은숙이 장편에서는 1980년대 당시를 살아가고 있는 인물인 조윤미로서 소설 속에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총 12개의 장으로 이뤄진 이 소설의 전체 구조도 주목을 요한다. 서사의 흐름을 따르자면 이 소설의 1장은 소설의 처음이 아니라 마지막에 놓여야 한다. 마지막인 12장은 어른이 된 수미가 아픈 윤미 언니를 배웅하며 끝나는데, 이를 이어받기라도 하듯 1장에서의 수미가 좀 전까지 같이 있었던 아픈 윤미 언니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12장 다음에 1장이 오는 것이 인과관계상 자연스럽다. 그러나 1장의 수미가 “그렇다면 어떻게 처음 언니와 만나게 되었는지를 써둬야겠다”(12쪽)고 마음먹은 뒤 써 내려간 것이 바로 다음 장에서부터 전개되는 이 소설의 내용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1장은 분명 이 소설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이처럼 이 소설은 연속적인 시간의 흐름을 따르지 않고, 과거로부터 다가오는 현재(②)와 현재에서 뒤돌아보는 과거(①)가 서로 물고 물리는 것을 전체적인 구조로 형상화하고 있다.1) 이제 소설의 형식에서 보이는 이러한 시간적 특성이 내용의 측면에서는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자. ‘김은숙-조윤미’는 1982년 당시 88올림픽 준비를 중단하라고 비판한 적이 있는데, ‘나’는 그가 ‘82년도에 생각한 88년도’와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88년도는 그 모습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겉으로는 ‘화합과 전진’이라는 올림픽 슬로건이 내세워졌지만, 실상 이면에서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은 집을 빼앗기고 사회에서 배제돼야만 했다. 국가는 이를 은폐한 채 “성공적인 88올림픽”(97쪽)을 홍보해 왔을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배제와 폭력은 그 후로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은, 아니 오히려 더 강화된 현상일지도 모르겠다. “어떤 사람들은 나라에서 쓸어 버려도 좋다”거나 “부족하고 모자라 보이는 사람들은 흐름에서 탈락되어 죽어 버려도 좋다”는 말, “손이 없는 자가 빵을 가지지 못하는 것은 안타깝지만 당연한 것이고 그래야만 한다”(148~149쪽)와 같은 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떠도는 것이 지금 이 사회의 모습 아닌가. 이러한 모습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어쩌면 거듭되는 기득권의 지배와 ‘경쟁에서의 승리’만을 향해 달려가는 이 흐름에 맞서기 위해서는, 민주화 운동 인사들이 고문당하는 소리를 “시간이 흐르는 것처럼”(193쪽) 지워 버리는 기차 소리에 맞서기 위해서는, 지금-현재에 하나의 “매듭을 지어 버리는 일”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미국이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는 미래를 연습하였을지는 알 수 없었다. 불을 붙인 이후의 시간을 미래라 생각하였을지도 알 수 없었다. 아마도 그들은 그런 미래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이 어땠을지는 알 수 없지만 끝을 내고 매듭을 지어 버리는 일, 다음을 생각하지 않는 일이 필요할 때가 있을지 모른다.(91~92쪽) ‘그런 미래’를 생각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하나의 사건을 일으킬 수 있었던 힘은 어디서 온 것일까? 1980년 광주에서 억울하게 죽어 간 자들의 목소리, 그 외에 다른 원천을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소설의 곳곳에서 수수께끼처럼 제시되는 대목들, “내가 갖고 싶은 미래가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아름다운 과거로 여겨”(18쪽)진다거나 “미래는 꼭 다음에 일어날 것이 아니고 과거는 꼭 지난 시간은 아니”(91쪽)라는 부분에 대한 해석도 가능하겠다. 즉,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미래는 ‘발전된 미래’라는 진보적 시간관으로서의 미래가 아니라 과거의 사람들이 꿈꿨던 미래, 그러나 실현되지 않은 것이기에 “슬픈 과거”(140쪽)인 미래, 그렇기에 지금 여기로 가져와야만 하는 미래-과거가 된다. 이때 우리는 ‘미래 기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보았던 사쿠라이 다이조의 연극 중에는 ‘미래 기억’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연극이 있었다. (…) 그러니까 다른 시간을 살 수 있었다. 미래를 살고 와야 할 것을 살아 낸다면 미래를 기억이 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153쪽) 현재의 내가 과거의 사람들을 기억하며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미래를 꿈꿀 때 미래는 꼭 다음에 오는 일이 아니고 과거 역시 그저 지나간 일이 아니게 된다. 이렇게 시간은 “뭉쳐지고 합해지고 늘어나고 누워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과거의 사람들이 꿈꾼 미래를 지금 여기서 기억하며 살아간다면. 따라서 ‘미래 기억’은 바라는 일이 아직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그 일이 실현될 오늘을 살아가는, 일종의 수행적인 행위가 된다. 1980년에 기억하는 2000년처럼. 1980년 겨울, 광주 전남 지역의 미술인들은 ‘2000년을 위한 파티’를 연다. ‘2000년’은 광주의 진실이 알려진 미래로, 당시에는 (그리고 지금도) 아직 오지 않은 “민주적인 미래”(193쪽)다. 그들은 미래에 대한 확실한 약속이 아니라 “과거의 완결되지 않은 사실”에 발을 딛고서 다른 “미래로의 문”(에밀 앙게른, ‘역사철학’, 유헌식 옮김, 민음사, 1997, 242쪽)이 열리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이 문 너머의 세계는 우리에게 예상 가능한 미래가 아니라 “새로운 미래”(153쪽)라는 점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흔히 과거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할 때 우리는 당시 그대로의 완벽한 복원을 바랄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거 그 자체의 완벽한 복원은 불가능함을, 과거를 예상하고 짐작하는 나의 생각이 “착각일 수 있음”(193쪽)을 인정할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나는 1980년 5월 27일 아침, 피가 강물처럼 흘렀다는 도청 앞의 “그 냄새와 공기와 광경을 모르고 모르고 모”(192쪽)르기에. 과거에 대한 ‘살아 있는 기억’을 지닌 역사적 사건의 당사자로부터, 그러한 기억을 지니지 않은 다음 세대를 위한 ‘역사적 기억’으로의 전환(박순석, ‘5,18과 도청’ 토론문, ‘5.18 41주년 기념 학술대회’, 5.18기념재단, 2021, 95~97쪽 참조)은 가능할까? 최명환은 ‘나’에게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고 앞으로 어떻게 살게 될 것인가”(14쪽)라고 묻는다.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묻는, 그래서 ‘미래 기억’적인 이 질문은 지금 우리 사회에 얼마나 유효할까. 과거를 현재로부터 가차 없이 떼어 내 버리는 ‘기억의 위기’인 이 시대에 대응해 예술은 기억을 위한 어떤 “새로운 형식을 창안”(알라이다 아스만, ‘기억의 공간’, 변학수·채연숙 옮김, 그린비, 2011, 16~26쪽 참조)해 낼 수 있을까? ‘미래 산책 연습’은 이에 대한 하나의 응답처럼 보인다. 소설에는 평범한 인물들의 일상적인 생활의 모습이 자주,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세세하게 묘사된다. 그리고 소설을 읽으며 독자는 자신도 모르는 새에 이 인물들을 따라 먹고 마시고 걷게 된다. 그 식당과 목욕탕과 빵집과 카페와 골목의 어디쯤에서, 소설 밖의 독자와 소설 안의 인물이 만난다. 그리하여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를 기억하는 ①과 과거의 시점에서 미래를 기억이 되게 살아가는 ②가 하루하루 서로 교차될 때 독자는 소설 속 인물들과 함께 과거와 현재를 오가게 된다. 물론 역사적 사건의 당사자가 아닌 우리가 나 스스로를 사건 당사자의 자리에 놓아 보는 것, 자신을 “한 사람의 시민”이나 “인류의 일원”으로 생각해 보는 것은 “드문 상태”(14~15쪽)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이 소설을 읽고 있을 때 우리는 그 상태가 된다. 과거와 현재의 사람들이 만났을 때 서로에게 할 수 있는 말이 아무것도 없을까? “그럴 수는 없”(112쪽)는 것이다. 과거 사람들이 바랐던 ‘미래’를, 그들에 대한 ‘생각하기’와 ‘쓰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미래 산책 연습’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아니, 끝날 수 없을 것이다. 3. 눈사람을 만드는 일 - 윤해서의 ‘0인칭의 자리’(윤해서, ‘0인칭의 자리’, 문학과지성사, 2019. 이하 인용할 경우 괄호 안에 쪽수만 표기) 앞의 두 소설에는 각각 ‘1960년대 체코의 정웰링턴’, ‘1980년대 부산의 김은숙’이라는 역사적 시공간의 인물이 제시돼 있었다. 그리고 그 맞은편에는 그 인물을 바라보는 현재 작가로서의 ‘나’가 있었다. 반면 이제 살펴보게 될 윤해서의 ‘0인칭의 자리’에는 이와 같은 역사적 배경이나 인물, 그리고 작가로서의 ‘나’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소설을 앞의 두 소설에 이어 놓아 보는 이유는 이 소설이 동시대를 역사적으로 사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의 두 소설이 과거와의 대화를 통해 동시대를 사유하고자 했다면 이 소설은 동시대를 사유하기 위해 동시대와의 대화를 시도하는 듯 보인다. 특정한 플롯이나 줄거리가 없어 보이는 이 소설은 그야말로 실험적이다. 소설 전체에 걸쳐 주인공이라 할 만한 인물이 등장하지 않으며 여러 인물들(혹은 공간들)은 *을 사이에 두고 매번 달라진다. 행갈이가 되어 마치 시처럼 보이는 이탤릭체의 대목들(대체로 현재형)이 정서체로 쓰인 인물들에 대한 객관적 묘사(대체로 과거형) 사이사이에 흩뿌려져 있다. 예컨대 소설의 첫 문장부터 15쪽까지가 이렇다. * 언제나 사람들은 어딘가에 앉아 있었을 것이고, 어쩌다 일어나 서둘러 걷거나 뛰었을 것이고, (…) * 사는 게 재밌네, 재미있어 사는 게. 그는 혼잣말을 했다. (…) * 화병의 목록은 꽃 이름만큼 많다. 현무암, 화강암, 석회암은 아니다. * 그녀는 6번 출구로 나왔다. 출구 앞에는 영종도에 들어설 오피스텔 분양 (…) * 큰눈물버섯이라는 버섯이 있다. 큰눈물버섯은 눈물버섯속이다. (…) * 그가 후원 입구에 도착했을 때 문화재해설사는 궁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었다. (…) 작가는 왜 이런 형식으로 글을 쓴 것일까? 만약 작가가 “어떤 한계”에 의해 그렇게 쓸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모든 것은 영원했다’, 150쪽) 이런 기법으로 소설을 쓰도록 만든 그 한계는 무엇이었을까? 계속 변화하고 움직이는 현재, 좀처럼 파악되지 않는 그 현재의 수많은 삶들, 바로 이를 포착해 드러내야 한다는 것, 이것이 윤해서가 직면한 어떤 한계가 아니었을까. 마치 한글 문서창의 커서가 깜빡이며 “살았다, 죽었다, 살았다, 사라졌다”(85쪽)를, 어둠 속의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며 “반짝, 어둠”(67쪽)을 반복하듯, 매순간 ‘있다-없다’를 반복하는 이 현재를 도대체 어떻게 붙잡아 그려 낼 것인가. 이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소설은 위와 같은 형식을 취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즉, 논리적인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는 정서체(과거형)의 대목 사이사이로, 갑자기 나타나 서사-시간의 흐름을 끊어 버리는 이탤릭체(현재형)의 대목을 등장시켜, 끊임없이 교차되는 시간의 움직임을 매순간 형상화해 내고 있는 것이다. 한편 내용적으로 ‘미래 산책 연습’에서 얼핏 보였던 동시대 사회의 모습은 이 소설에서 더욱 전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사람을 넘어뜨려 죽이고도 태연해하고(18쪽), ‘만남의 광장’이라는 식당에서 마주 앉아 밥을 먹지만 상대가 누구인지는 아무도 모른 채 자기 식사에만 골몰하고(157쪽), PC방에 앉아 무기를 고른 후 각자의 전장에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죽인다(169쪽). 사람들은 하루하루가 피곤하고, 오직 돈과 휴식만을 원할 뿐 어떤 것도 바라지 않는다(61~63쪽). 이러한 사회의 모습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현상인 것만 같고, 우리에게 자연스럽게 여겨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동시대의 사회적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이 소설의 또 다른 몇몇 대목은 그 자연스러워 보이는 모습들이 실은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을, 이 사회가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를 암시한다. 한 공장에서 비슷한 시기에 집단적으로 백혈병 진단을 받았음에도 어떠한 진상 규명이나 보상도 없이 해고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를 지켜보며 45일째 단식 투쟁을 하다 공장 옥상에서 투신하는 사람이 있다(52~53쪽). 과거에 자신들이 행한 잘못이 명백함에도 죽어도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일본대사관 앞에는 지금도 소녀상이 있다(117~118쪽). 자신들이 타고 있는 배가 어디로 가는 중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 두려움에 떨면서도 믿고 의지할 것이 없어 서로의 작은 손만을 잡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132~135쪽). 단지 소설 속 이야기로만 읽기 어려운 이 대목들은 결코 자연스러워지지 않는다. * 어떤 시간도 공평하게 간다. 시간이 흐른다는 것을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 (…) 시간이 무섭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가만히 있는 것들을 자라게 하고, 썩게 하고, 기어이 사라지게 하는. 황홀한 삶을.(199~200쪽)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의 한 화자는 “감자에 싹이 나고, 물 밖의 고기가 썩고, 방충망에 뿌옇게 먼지가 낀다”는 일상적인 생활의 모습에 “비는 내리다 그치고 / 더위가 가고 추위가 온다”는 자연적 흐름을 더해 가며 섭리 같은 시간을 말한다. 그저 가만히 있는 존재들을 “자라게 하고, 썩게 하고, / 기어이 사라지게 하는” 공평무사한 자연의 시간을. 그런데 화자는 이 시간을 무섭다고 여긴 “적이 있다”고, 마치 지나간 일처럼 얘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의 화자는 시간의 또 다른 면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무언가를 사라지게 할 수도 있지만 또한 무언가를 탄생시킬 수도 있는, “가능한 것이 사라지게 하는 바로 그 순간에 가능한 것을 창조”(54쪽)할 수도 있는 시간. 이제 200쪽에 이르는 이 소설에서 무심히 세 번 내리는 눈(雪)을 살펴볼 때가 된 것 같다. * 눈이 내린다. 눈이 내려 쌓인다. 쉼 없이 쏟아지는 눈송이들. 골목, 골목에. 모든 기억의 눈꺼풀 위에. 잠잠하라. 잠잠하라.(20쪽) * 눈은 내려 쌓이고, 아무도 밟는 사람이 없어서 발자국 하나 없이 끝내 하얗고.(88쪽) * 죽을 때 죽더라도. 어느 때나 눈사람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눈은 그저 내리고, 어디에나 똑같이 내려 쌓이는데. 눈을 뭉쳐 눈사람을 만드는 건 사람의 일. 눈사람은 누군가의 기억 같아. (…) (174~175쪽) 시간이 공평히 흘러가 모든 존재하는 것들을 사라지게 하듯, 눈 역시 “그저 내리고, 어디에나 똑같이 내려 쌓”이면서 땅 위의 존재들을 하얗게 지울 수 있다. 시간은 흐르면서, 눈은 쌓이면서 여기 존재하던 무언가가 더이상 여기 있을 수 없게 한다. 그곳은 새하얀 무(無)가 된다. 그러나 시간이 무언가를 사라지게 하면서 동시에 무언가를 태어나게도 하듯, 눈 역시 그럴 수 있다. 단, 하나의 조건이 충족됐을 때. 즉, 우리가 “눈을 뭉쳐 눈사람을 만”드는,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사람의 일”을 수행할 때. 한 사람을 기억하며 만들어 가는 눈사람은, “모든 눈꺼풀의 기억 위에” 쏟아지면서 “잠잠하라”고, 이제 그만 잊으라고 명령하는 ‘눈-시간’에 저항하는 일이 된다. 어쩌면 이때, “기둥도 뿌리도 없이, 잎도 열매도 없이”(200쪽) 이 지상 위를 떠도는 이들도 저 눈사람 위에서 잠시 쉬어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계절의 끝에, 아이들의 침대 맡에, 깊은 꿈속”(175쪽) 곳곳에 눈사람이 놓여 있듯, 이 소설의 곳곳에는 누군가를 간절히 기억하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은 이 땅에 없는 사람을 향해 “하늘에도 지도가 있습니까?”라고 묻는 사람(118~119쪽), 낚시터에 나란히 앉아 주말마다 이곳에 앉아 있던 한 남자를 기다리는 엄마와 딸(179쪽), 멍하니 수평선을 바라보다 문득 바다 위에 앉아 있는 한 사람을 보게 되는 그녀(20~21쪽) 등. 이들은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고 깊은 고통과 상심을 겪고 있으면서도, 그럼에도 그 한 사람을 끈질기게 기억하고 바라보고 있다. 문득 떠오르는 소설 앞부분의 한 대목. 화병의 목록은 꽃 이름만큼 많다. 현무암, 화강암, 석회암은 아니다.(9쪽) 화병의 목록이 꽃 이름만큼 많다는 것은 어떤 뜻일까. 국화꽃, 진달래꽃, 봉숭아꽃, 목련꽃, 벚꽃 등 각각의 꽃에는 저마다 그에 맞춤한 꽃병이 있다는 말일까. 그래서 화병이 저마다의 이름을 가진다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들은 더이상 “현무암, 화강암, 석회암” 같은 보편적인 명사에 속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현무암일 뿐인 평범한 돌이 어떤 특정한 꽃을 담아내는 순간 고유한 이름을 가진 화병이 된다. 여기서 ‘화병’을 기억되는 사람으로, ‘꽃’을 기억하는 사람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이때 기억되는 사람은 기억하는 사람만큼 생겨나게 된다. 과거 속에서 이름을 잃은 채 무명(無名)의 상태로 떠돌던 이들을 누군가 기억하는 순간, 그들은 자신의 고유한 이름을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과거의 누군가를 기억하는 사람은 그를 기억하는 동시에 그 자신 또한 상대방에 의해 고유한 존재로, ‘이 화병’에 담긴 ‘이 꽃’이 된다. 이처럼 이 둘은 따로 떨어져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있을 때 자신 역시 존재할 수 있는, 서로가 서로를 구성하는 관계가 된다. 마치 한국어에서 “자음과 모음”이 합해져야 하나의 글자가 되는 것처럼. 아이와 부모가 서로를 존재케 하는 것처럼(186쪽). ‘0인칭의 자리’는 더이상 과거를 기억하지 않고 어떤 미래도 떠올리지 않는, 단절된 현재만을 살아가는 동시대를 어두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또한 이 소설은 공허하게 흐르는 시간과 무심히 내리는 눈을 거슬러, 그것을 뭉쳐 눈사람을 만들 수도 있다고, 지금도 어딘가에는 눈사람이 놓여 있지 않느냐고 우리를 조용히 일깨운다. 그러므로 폐허 속 잔해들을 그러모아 새로운 무언가를 (재)구성하는 것은 ‘역사의 천사’뿐 아니라 “미약한 메시아적 힘”(‘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332쪽)을 지닌 바로 우리, 인간의 몫이기도 할 것이라고. * ‘0인칭의 자리’에는 한 아들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책장을 정리하다 ‘수학’이라는 책을 펼쳐 보는 대목이 있다. “378쪽. 거기에 유일한 밑줄. 존재성 증명은 정의되는 성질을 가진 물체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밝히는 과정이다.” 이어지는 설명에 따르면 이렇다. 존재성 증명에는 ‘구성적 증명’과 ‘비구성적 증명’ 두 가지가 있는데, ‘구성적 증명’은 명확한 숫자로 답이 존재한다. 1+1=2처럼. 그런데 방정식의 답을 찾지 못하더라도 답이 존재하기는 한다는 것, 바로 그 사실을 밝히는 증명도 있다. 명확한 숫자로서의 답은 제시하지 못하지만 어쨌든 무언가 “존재하기는 한다”고, 답으로서의 무언가가 “있기는 하다”(109~110쪽)고 증명하는 것이 바로 ‘비구성적 증명’이다. 아들은 궁금하다. 아버지가 밝히고 싶었던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어쩌면 앞에서 살펴본 세 편의 소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시간을 다루는 와중에 이 ‘비구성적 증명’을 해 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정웰링턴을 기억하냐는 ‘나’의 물음에 ‘야넥’은 그의 죽음이 자살인 건지, 그의 목소리나 성격이 어떠했는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그렇지만 당신이 물으니까 병원 담벼락 안쪽 “그곳에 남자가 있었다”(‘모든 것은 영원했다’, 200쪽)는 것만은 기억이 난다고 말한다. 1980년 5월 광주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부산의 김은숙과 동지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를 고민하던 ‘나’는 그들이 생각한 것은 “그들 자신이 광주에 있었다면”이라는 가정이 아니라 “그때 그곳에 누군가 있었다”(‘미래 산책 연습’, 92쪽)는 과거의 사실 그 자체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릴 적 카메라 렌즈로 바라본 어머니의 눈빛, 그때까지 자신이 알던 어머니의 눈빛과는 전혀 다른 그 눈빛은 카메라도 아니고 카메라 너머의 자신도 아닌 어떤 것을 보고 있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이후 수많은 사람들의 눈빛을 찍어 왔다는 한 사진가. 그러나 그 어머니의 눈빛은 “그날 그 자리, 거기 없던 어떤 것”(‘0인칭의 자리’, 30쪽)이었음을 이제는 안다는 그의 고백은 이렇게 바꿔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신이 없는 모든 곳에 당신이 있어.”(위의 책, 150쪽) 그러므로 위 소설들의 끝에서, 우리는 뜻하지 않은 하나의 초상(肖像)과 마주하게 된다. 깊은 밤, 책상 앞에 앉아 잊힌 존재에 대한 자료를 읽고 그를 상상하며 글을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는 어떤 사람의 수그러진 뒷모습을. 여기서 우리는 80년대에 태어난 이 젊은 세 작가가 왜 2020년을 전후로 이 작품들을 써야만 했는지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글쓰기는 지금 이 시대의 시간관-과거는 하루 빨리 잊을수록 좋고, 미래는 상상하지 않는 편이 현명하며, 그저 하루하루의 현재만 생존하라고 명하는-에 대한 하나의 투쟁이자 경고 신호로서, 지금 여기에 도착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때, 작가 개인의 글쓰기는 그를 뛰어넘어 이 시대의 공동체를 위한 글쓰기가 된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서로 교차하는 곳에, 희미하게 명멸(明滅)하고 있는 한 존재가 있다. 지금-여기에는 없지만 그때-그곳에는 있었던 누군가를 증명해 내는 일은, 내일-저곳을 이미 기억해 내어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일과 같다. 그리하여 만약 소설이 지금-여기에 그들을, 그때-그곳에 우리를 데려다 놓을 수 있는 것이라면, ‘그림자 개’의 특성을 하나 더 추가해 볼 수도 있겠다. 넷. 그림자 개는 그림자 개가 되기 전의 개가 지금도 여전히 존재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개다. ‘그림자 개’의 다른 이름이 ‘믿음의 개’인 이유도 여기에 있을 터. 비록 그것이 한낱 그림자에 그친다고 하더라도 ‘그림자 개’-소설은 끝내 시간을, 그 속의 한 존재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므로. ——————————————————————————————————————————— 1) 그리고 이는 ‘모든 것은 영원했다’에도 적용될 수 있다. 정웰링턴이 자신의 꿈을 기억하는 소설의 첫 페이지는 1963년으로, 서사의 흐름상 그의 유언이 등장하는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와 연결된다. 또 작가로 추정되는 ‘나’가 등장하는 마지막 장의 시간대를 이 책의 출판 연도인 2020년으로 생각해 본다면 1960년대의 과거(정웰링턴)와 2020년의 현재(‘나)가 마주 보는 형식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코로나 시대 얼굴 맞대는 공기놀이, 긴장과 유쾌함 한가득

    코로나 시대 얼굴 맞대는 공기놀이, 긴장과 유쾌함 한가득

    올해 투고된 175편 중 최종 논의에 오른 작품은 4편이었다. 서울신문 신춘문예 응모작 수준이 높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곤 했는데 올해는 경쟁이 더 치열했다. 당선작은 한 편이지만 여기 언급된 작품은 그에 못지않은 매력이 있었다. 지역아동센터, 그룹홈과 같은 보호 양육시설이 생겨났지만 작가들의 시선은 주로 학교나 가정에 머물렀다. ‘엄마의 비밀’과 ‘와글와글 시장’은 이를 넘어 새로운 공동체 속 아이들에게 돋보기를 댄 작품이라는 점에서 반가웠다. 섣불리 아이들 삶에 개입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살아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생생히 그린 점도 돋보였다. 다만 결말의 힘이 약했다. 작품에 메시지가 직접 드러나선 안 되지만, 메시지가 없어도 곤란하다. ‘딱 3분 레인지’는 재기 넘치는 작품이다. 속물적 가치로 아이를 유혹하는 전자레인지 요정과 이에 넘어가지 않는 아이의 대화가 웃음과 깨달음을 자아낸다. 다만 그릇된 가치와 맞서는 아이가 너무 조숙하고 상대방의 속셈을 다 간파하는 것이 아쉽다. ‘바보 이반’ 이야기처럼 무언가를 잘 모를 때 사물을 더 투명하게 볼 수 있으며 이렇게 생긴 지혜가 아이의 지혜이며 동화의 가치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공기의 전설’은 공깃돌 놀이만으로도 긴장감 넘치는 서사를 그려 낼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아이들의 놀이는 점점 사이버화하고, 코로나19는 여기에 기름을 부어 버렸다. 사이버 공간은 익명성과 비대면성으로 인해 절제되지 않은 언어폭력이 난무하기 쉽다. 아이들 놀이의 핵심은 경쟁과 싸움이 아니라 협력과 배려인데 본말이 전도된 셈이다. 그래서 이 작품이 보여 준 유쾌한 대면 놀이의 복원은 소망스럽다. 단단한 문장, 기승전결이 꽉 짜인 구성, 편견 없는 성역할에 대한 통찰 등 이 작품이 당선작이 돼야 할 까닭은 너무나 많았다. 당선을 축하드린다.
  • [나우뉴스] 외계인 침공?…中서도 목격담 쏟아진 한국 우주발사체 시험 비행

    [나우뉴스] 외계인 침공?…中서도 목격담 쏟아진 한국 우주발사체 시험 비행

    중국 동북 지역인 랴오닝성(省), 지린성 등지에서도 한국이 쏘아 올린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시험 비행 장면이 포착됐다. 일부는 이를 미확인 비행물체(UFO)로 여기는 등 혼돈이 잇따랐다. 중국 매체 왕이신원 등은 “지난 30일 중국 다수의 지역에서 촬영한 영상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미확인 비행 물체가 촬영, 공개됐다”고 31일 집중 보도했다. 소셜미디어와 현지 매체를 통해 공개된 영상 속에는 신원을 알 수 없는 광선이 빠른 속도로 이동, 이를 목격한 주민들의 놀라움이 이어졌다. 한 목격자는 “신비한 광선이 검은 저녁 하늘을 아래서부터 위로 향해 이동하는 장면은 매우 아름다웠다”면서 “수많은 동북지역 주민들이 경이로운 장면을 보고 외계에서 온 생명체를 태운 외계 우주선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특히 우주선이 뿜어내는 광선의 움직임이 매우 규칙적이었기 때문에 외계 생명체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이 같은 목격담과 비행 물체를 촬영한 영상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논란이 계속되자 현지 매체들은 중국 동북 지역을 중심으로 목격된 발사체의 정체에 대해 “지난 30일 한국 국방부가 개발, 발사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로 확인됐다”면서 “발사체 시험이 예고 없이 진행되면서 UFO로 오인한 주민들의 제보가 쏟아졌다. 일부 주민들은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하고 있다는 소문을 믿으면서 공포에 떨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쏘아 올린 비행 물체의 정체에 대해 “모든 국가가 비행 물체 기술에 대해서는 국가 비밀로 하고 있는 탓에 알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면서도 “한국의 비행 물체가 중국의 우주 산업을 앞서 나갈 가능성은 적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 증거로 현지 매체들은 ‘한국이 올해 말 겨우 성공한 고체 연료를 활용한 발사체 실험은 중국이 지난 2015년 11월 이미 첫 비행에 성공한 기술이었다’면서 중국의 앞선 기술에 집중해 보도했다. 한편, 국방부는 3월 추진시험 성공 이어 9개월 만인 지난 30일 고체추진 우주발사체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고체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추진기관은 소형위성 또는 다수의 초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우주발사체에 사용된다. 액체연료 추진기관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간단한 구조여서 대량 생산도 쉽다. 또 액체 연료와 달리 사전에 주입할 수 있어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임지연 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비밀경찰서’ 의혹 중식당 대표 “반체제 인사 탄압·강제 송환 아냐”

    ‘비밀경찰서’ 의혹 중식당 대표 “반체제 인사 탄압·강제 송환 아냐”

    중국이 반체제 인사를 자국으로 송환하기 위해 한국에 개설한 비밀경찰서로 지목된 서울 송파구 소재 중식당 대표가 31일 진상규명 설명회를 열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서울 송파구 소재 중식당 ‘동방명주’ 대표 왕하이쥔(王海軍·44)씨는 이날 오후 이 식당에서 ‘비밀경찰서 진상규명 설명회’를 열고 동방명주는 중국 당국이 한국에 개설한 비밀경찰서가 아니라고 강하게 항변했다. 또 해당 업체 등이 정식 계약을 맺고 적법하게 운영됐으며 자신의 활동은 한중 우호 증진과 재한 중국인을 위한 인도적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왕 대표는 이틀 전 첫 기자회견서 자신을 동방명주 ‘실질 지배인’이자 서울 화조센터(OCSC) 주임, HG문화미디어 대표, 한화(韓華) 중국 평화통일 촉진 연합총회 주임 등으로 소개했다. 그는 우선 비밀경찰서와의 연결고리라는 의혹이 제기됐던 OCSC에 대해 “질병 등 돌발적 상황으로 죽거나 다친 중국인이 귀국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단체”라고 주장했다. 이런 이유로 귀국을 도운 중국인은 10여명이라고 밝혔다. 왕 대표는 “중국 유학생이 길에서 정신질환 문제가 발생했는데 서울 강서경찰서과 OCSC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한 적도 있었다”며 반체제 인사 탄압과 강제 송환 등 비밀경찰 활동을 하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인 송환 이유와 경위, 이후 행선지 등은 명확히 밝히지 않았으며, 추후 자료에 담아 배포하겠다고 전했다. 법무부와 경찰청 직원들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었던 OCSC의 ‘일일 영사관 행사’에 대해선 “한국의 법원과 경찰청 등과 연계해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행사”라며 “코로나19 여파로 최근 3년 동안 개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OCSC가 실질적으로 영사 업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영사관의 활동을 연계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할 뿐 아무런 권한이 없다”며 “중국 교민이 한국 사회에 좀 더 빨리 적응하기 위해 돕는 일을 한다”고 설명했다. OCSC가 중국 국무원화교판공실의 지원을 받아 설립됐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중국) 국민이 해외로 나갈 때 판공실의 덕에 경영을 더 순조롭게 할 수 있다”며 “(판공실은) 금전적 지원이 아니라 여러 학습 기회 등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동방명주 영업 중단은 안전 문제”“비밀경찰 논란 ‘친미 세력’이 조종” 왕 대표는 중식당 동방명주와 관련된 의혹들에 대해서도 장시간 적극 해명했다. 2017년 2월 첫 계약 후 같은 해 10월, 2020년 7월 두 차례 추가 계약으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해당 식당이 중국 국무원이 최초로 허가한 ‘해외 중식 번영 기지’라는 의혹에 대해선 “맞다”고 인정했다. 그는 “해외 중식 번영 기지는 중국의 8대 외교 프로젝트의 하나로 동방명주가 첫 번째로 선정돼 지원받았다”며 “다만 자금 지원은 전혀 없었고 주로 기술 지원을 위한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받았다”고 주장했다. 2023년 1월 1일부터 영업을 중단하기로 한 것도 비밀경찰 논란 때문이 아니라 식당이 들어선 선박 안전 문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식당은 한강 위에 떠 있는 수상 구조다. 자신이 대표로 있는 HG문화미디어에 대해선 ‘한강’의 영문 첫 글자를 따 2012년 설립한 문화미디어 매체라고 소개했다. 국회 앞 건물에 입주한 이 업체는 국내 첩보를 입수해 중국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라는 의혹을 받는다. 왕 대표는 “HG문화미디어 뉴스 보도와 토크쇼, 교육 프로 등을 제작해 생중계나 녹화방송으로 한국 소식을 중국에 전하고 있다”며 “CCTV 등에 영상을 제공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국 내 중국인과 화교 사회에서 구성된 단체의 조직도를 도표로 그려 설명했다.중국 정부의 특혜로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의 한국채널 독점 광고 대리 협력파트너로 선정됐다는 의혹에 대해선 “한국 회사와 3억원씩 부담해 총 6억원으로 낙찰을 받은 것”이라며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해 1년 만에 정리했다”고 해명했다. 약 3시간 30여분 동안 비밀경찰서 의혹 관련 해명을 한 왕 대표는 “(이번 논란은) 친미세력이 조종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한국과 중국이 그동안 쌓아 온 우정을 갈라놓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 등 한국의 방첩 당국에 의한 수사도 받고 있지 않다”며 “모든 진상을 밝힐 수 있으니 찾아와라. 비밀경찰 문제는 한국 국민이 판단할 문제”라고 전했다.
  • 베네딕토 16세 선종...오는 5일 프란치스코 교황 집전해 장례

    베네딕토 16세 선종...오는 5일 프란치스코 교황 집전해 장례

     근대 역사 들어 처음으로 현직 교황이 전임 교황의 장례 미사를 주례한다. 교황청은 지난해 마지막 날(현지시간) 95세를 일기로 선종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오는 5일 장례 미사를 프란치스코 현 교황이 손수 주례한다고 밝혔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특별 브리핑을 통해 “내년 1월 5일 오전 9시 30분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장례 미사가 열릴 예정”이라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장례 미사를 주례한다”고 말했다. 장례 미사 뒤 베네딕토 16세의 관은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묘지로 운구돼 안장된다고 브루니 대변인은 전했다. 이곳에는 역대 교황 90명 이상이 안치돼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베네딕토 16세는 2020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선종 시 전임자인 요한 바오로 2세가 안치됐던 묘역에서 영면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곳은 2011년 요한 바오로 2세의 시복과 함께 그의 시신이 같은 지하 묘지의 위층으로 이장해 현재는 비어 있다.  최근 건강이 급격히 악화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이날 오전 9시 34분 바티칸에서 95세로 선종했다. 브루니 대변인은 베네딕토 16세의 생전 뜻에 따라 장례 미사는 “엄숙하지만 간단하게 치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교황청은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시신을 2일 오전 9시부터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 사흘 동안 공개 안치해 신자들이 마지막 경의를 바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때까지 베네딕토 16세의 시신은 그가 교황직 사임 이후 지내온 바티칸의 한 수도원에 안치된다. 이 기간 이 수도원을 공식 방문하거나 이곳에서 공개 기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현직 교황 선종 시에는 자세한 장례 절차가 규정돼 있지만, 전직 교황 선종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 종신직으로 굳어진 교황 직을 후임자에게 물려주고 물러난 일자체가 598년 만의 일이었기 때문이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재임 8년 만인 2013년 2월 고령으로 인해 교황직을 더는 수행할 수 없게 됐다며 사임했다. 그레고리오 12세가 1415년 스스로 물러난 것이 마지막 사례였다. 베네딕토 16세는 교황 직에서 물러난 후 ‘명예 교황(Pope Emeritus)’ 호칭을 받아 교황 시절 이름을 그대로 쓰고 교황의 전통적인 흰색 수단을 계속 착용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재임 중이기에 현직 교황 선종 시 규정된 장례 의전은 상당 부분 생략될 전망이다. 우선 새 교황을 뽑기 위한 추기경단 비밀회의 ‘콘클라베’를 할 필요가 없다. ‘어부의 반지’로 불리는 교황의 인장반지를 파기하는 절차도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베네딕토 16세는 교황 직에서 사임한 뒤 인장반지를 다시 사용할 수 없도록 ‘X’자를 반지에 새겨 넣었다.  역대 교황의 장례 미사에는 각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교황청은 이탈리아와 독일 대표단만 장례 미사에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독일은 베네딕토 16세의 모국으로, 로이터는 교황청이 차분하고 절제된 장례 미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미얀마 민주화 상징’ 아웅산 수치 최종 33년형 받아

    ‘미얀마 민주화 상징’ 아웅산 수치 최종 33년형 받아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77) 전 국가고문의 최종 형량이 33년으로 결정됐다. 미얀마 군정 법원은 30일(현지시간) 수치 전 고문의 헬리콥터 임대 및 사용 관련 혐의 등 5건에 대해 모두 유죄로 인정, 7년 형을 선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수치 전 고문은 지난해 2월 군부 쿠데타로 정권을 뺏긴 뒤 군부에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으며 코로나19 공공안전 규칙 위반부터 무전기 수입, 공무상 비밀법 위반 등 14가지 혐의로 이미 26년 형을 선고 받았다. 이날 7년 형을 추가한 판결로 수치 전 고문에 대한 모든 재판 절차는 마무리됐다. 그는 현재 미얀마 수도 네피도 교도소 독방에 수감 중이다. 올해로 77세인 나이를 감안하면 남은 여생을 감옥에서 보낼 가능성이 커졌다. 수치 전 고문은 그간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수치 전 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재작년 11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으나 지난해 2월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 정권을 빼앗겼다. 군부는 수치 전 고문 제거에 나서는 동시에 저항하는 시민들을 유혈진압해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미얀마 군부의 폭력 종식과 수치 전 고문 등 모든 정치범 석방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미얀마 군정 외교부는 “결의안은 미얀마 재정에 간섭하는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사태가 장기화하며 시위가 잦아들고 군부 무력 진압에 시민 저항을 주도할 세력이 거의 전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 한가인, “김장만 500포기” 극한 시집살이에 경악

    한가인, “김장만 500포기” 극한 시집살이에 경악

    ‘손 없는 날’ 한가인이 50대 의뢰인의 사연에 놀라움을 드러낸다. 30일 방송되는 JTBC ‘손 없는 날’ 6회에서는 롤러코스터처럼 파란만장한 인생을 겪은 50대 의뢰인의 부산 이주를 응원하기 위해 나선 신동엽, 한가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주인공인 임채비씨는 최근 자녀들을 모두 분가시키고, 인생 2막을 위해 서울시 은평구에서 부산으로 이사를 떠나게 됐다. 무엇보다 의뢰인은 ‘신데렐라’ ‘빌리 엘리어트’ ‘오즈의 마법사’ 등 소설책 속에서나 만날 법한 드라마틱한 사건들을 실제로 모두 겪은 파란만장한 인생 1막을 보냈다는 사실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에 평온한 인생 2막을 위해 홀로 부산행을 택한 의뢰인과의 만남이 더욱 궁금해진다. 녹화 당시 신동엽과 한가인은 의뢰인이 꺼내 놓는 사연 하나하나에 떡 벌어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의뢰인은 스물두 살 나이에 극한의 시집살이를 겪었다면서 “김장만 500포기를 했다”고 밝혔고, 한가인은 “시댁에서 식당을 하셨냐”며 놀라워했다. 또한 캐나다 이민 생활 중 100년 만에 발생한 토네이도에 집이 반 토막 나는 날벼락을 경험했다는 의뢰인의 이야기에 신동엽은 “진짜 파란만장한 인생”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 뿐만 아니라 이날 의뢰인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가인은 왈칵 눈물을 쏟으며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비밀을 털어놓기도 했다. 과연 한가인을 눈물짓게 만든 의뢰인의 사연은 무엇일지, 또한 한가인이 꺼내 놓을 비밀 이야기는 무엇일지 본 방송이 더욱 궁금해진다. ‘손 없는 날’은 매주 금요일 오후 8시50분 방송된다.
  • ‘명예 교황‘ 선종하면 의전은? 전례 없어 고심 깊어지는 교황청

    ‘명예 교황‘ 선종하면 의전은? 전례 없어 고심 깊어지는 교황청

    어쩌면 우리 생애에 생존하는 교황이 선종한 교황의 매장을 돕는 초유의 일을 목격할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온다. 2013년 스스로 교황 직위를 내려놓은 베네딕토 16세(95)의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황청이 ‘명예교황(Pope Emeritus)’의 선종에 어울리는 의전을 고심하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30일 보도했다. 독일 출신으로 본명이 요제프 라칭거인 베네딕토 16세는 2005년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제265대 교황에 올랐으나, 8년 만에 고령 등을 이유로 자진 퇴위했다. 교황이 스스로 물러난 것은 1415년 그레고리오 12세 이후 598년 만의 일이었다. 그 뒤 베네딕토 16세는 명예교황으로 불리며 프란치스코 현 교황과 함께 바티칸시국 안 마터르 에클레시아에(Mater Ecclesiae) 수도원에 머물러 왔다. 교황청은 통상 교황이 선종하면 각국 정상에 비공식적으로 관련 사실을 알린 뒤 라디오 방송으로 이를 공식 발표해 왔다. 교황 유고시 교황 직책을 대신하는 교황 궁무처장(Camerlengo)이 작은 은망치로 고인의 이마를 세번 두드리고 이름을 부르면서 교황의 선종을 공식 확인하고, ‘어부의 반지’로 불리는 교황의 인장반지를 파기하는 절차도 있다. 그 뒤 교황 궁무처장의 지휘 아래 장례식을 진행하고 새 교황을 뽑기 위한 추기경단 비밀회의 ‘콘클라베’를 준비한다. 하지만 명예 교황이 선종하면 이런 절차 가운데 상당수가 적용되지 않을 전망이다. 전례가 없는 점도 교황청의 고민을 깊게 하는데 현직 교황 선종에 대비해 만든 의전을 명예교황에게 그대로 적용해도 좋은지 누구도 명확하게 말하지 못한다.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이나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돼 온 장례식도 추기경단 단장이 아닌 프란시스코 교황이 직접 주관할 수 있다고 BBC는 내다봤다. 가톨릭 역사학자 존 맥그리비는 “생존한 교황이 선종한 교황의 매장을 돕는 것은 여태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베네딕토 16세가 재임 중 퇴위한 첫 교황은 아니지만 과거 사례를 참고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레고리오 12세의 퇴위는 아비뇽 유수(유폐)를 계기로 두 명의 교황이 양립했던 ‘서방교회의 대분열’을 종식하기 위한 결단의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참고할 대목이 없다고 BBC는 지적했다. 교황청은 베네딕토 16세 선종 시 의전 절차와 관련해 구체적인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이 문제 전문가인 마시모 프랑코는 BBC 인터뷰를 통해 “(모든 절차가) 처음부터 다시 쓰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딕토 16세가 선종할 경우 전임 교황들과 마찬가지로 성 바오로 대성당 지하에 안장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각국 지도자가 참석하는 국장으로 장례식이 진행될 수도 있다고 BBC는 예상했다.
  • [사설] 中 비밀경찰서 운영 의혹 실체 철저히 가려야

    [사설] 中 비밀경찰서 운영 의혹 실체 철저히 가려야

    중국이 해외에서 운영하는 비밀경찰서의 국내 거점으로 의심받는 서울 잠실의 한 중식당 대표가 어제 기자회견을 자청해 “정상적인 영업장소”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이 음식점은 스페인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가 한국 등 최소 53개국에서 102곳의 중국 비밀경찰서가 운영되고 있다고 밝힌 뒤로 당국이 실태 조사에 착수하면서 가장 유력한 거점으로 지목된 곳이다. 랴오닝성 출신 만주족으로 2000년대부터 한국에서 음식점, 여행사 등을 운영한 이 식당 대표 왕모씨는 재한 중국인단체 회장과 문화콘텐츠업체 대표, 중국 국무원 화교판공실이 해외 설립을 장려하는 비영리단체 해외중국서비스센터(OCSC) 주임을 맡고 있다. OCSC는 세이프가드 디펜더스가 비밀경찰서와 밀접하게 연결된 곳으로 파악한 기관이다. 매년 수억원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기간 내내 영업을 계속해 오던 이 식당은 비밀경찰서 논란이 제기되자 임시휴무에 들어가는 등 미심쩍은 구석이 한둘이 아니다. 그런데도 왕씨는 구체적인 해명 없이 “31일에 입장권 3만원을 받는 설명회를 열겠다”는 궤변을 늘어놨다. 중국 외교부는 “한국 내 해외 경찰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으나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순 없다. 이미 네덜란드와 아일랜드는 자국에 설치된 중국 비밀경찰서에 대해 폐쇄 명령을 내렸고, 일본 정부는 도쿄 등에 2개의 비밀경찰서가 개설된 것을 확인했다. 중국은 비밀경찰서를 통해 자국민을 감시하고 탄압하며 심지어 반체제 인사 강제송환을 벌이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중국이 우리나라에서도 비밀경찰서를 설치해 운영한 게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주권 침해다. 당국은 이 식당의 정체를 철저히 가려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 [단독] 中 비밀경찰 의혹 단체 행사에 법무부·경찰 알고갔나

    [단독] 中 비밀경찰 의혹 단체 행사에 법무부·경찰 알고갔나

    중국이 운영하는 해외 ‘비밀경찰서’라는 의혹이 불거진 ‘오버시스 차이니스 서비스 센터’(OCSC·화조중심(華助中心))가 국내에서 연 ‘일일영사관’ 행사에 경찰청과 법무부 직원들이 수차례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비밀경찰서로 지목된 서울의 한 중식당 주인 왕하이쥔(44) 대표가 센터장을 맡고 있는 서울 OCSC는 2017년부터 코로나19 확산 전까지 일일영사관 행사를 진행했다. 2017년 5월과 12월에는 A업체에서, 2018년 10월에는 비밀경찰서 의혹을 받는 중식당에서 진행했다. 세 번의 행사에는 주한중국대사관 영사부 직원뿐 아니라 우리 경찰청과 법무부 관계자도 참석했다. 경찰청, 법무부 직원들은 이 자리에서 생활안전, 출입국 등에 관해 중국 교민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OCSC는 2014년부터 중국 국무원 화교판공실이 해외 거주 중국인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을 장려하는 비영리단체다. 서울에선 2016년 정식 운영을 시작했다. 비밀경찰서 의혹을 제기한 국제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일부 OCSC가 중국의 비밀경찰서와 주소지가 같다. 비밀경찰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일일영사관 행사에 수차례 참석한 경찰청과 법무부가 OCSC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었는지 등에 대해선 따져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주한중국대사관 관계자는 “OCSC와 대사관은 전혀 다른 조직”이라면서 “일일영사관 행사를 잘 알지 못하지만 교민 단체라도 영사 업무가 아닌 자원봉사 활동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왕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비밀경찰서 관련 보도가 있기 전까지 식당은 정상적인 영업장소였다”며 관련 의혹을 사실상 부인했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중국 언론 보도 등을 근거로 장쑤성 난퉁시 공안이 한국에 비밀경찰서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는데, 난퉁시 공안국이 현지 교민을 ‘연락관’으로 채용한 정황도 드러났다. 난퉁시 인민대표대회가 비준한 지난해 1월 ‘국민 경제와 사회발전 장기 목표’에서 “일본, 한국, 유럽 등과의 교류를 확대한다”면서 “경찰과 화교 연락 체계를 최적화하겠다”고 언급했다. 난퉁시 공안국은 같은 해 11월 홈페이지에 “미얀마, 우루과이, 한국 등 3개 해외 센터에 새로 고용한 경찰·교민(警僑) 연락관에 증서를 지급했다”고 올렸다.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중국대사관 관계자는 “난퉁시에 확인한 바로는 (연락관을 채용해 영사 활동을 한) 그런 경우는 없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 [단독]中 ‘비밀경찰서’ 의혹 OCSC, 경찰청·법무부 불러 ‘일일영사관’ 열었다

    [단독]中 ‘비밀경찰서’ 의혹 OCSC, 경찰청·법무부 불러 ‘일일영사관’ 열었다

    중국이 운영하는 해외 ‘비밀 경찰서’라는 의혹이 불거진 ‘오버시즈 차이니즈 서비스 센터’(OCSC·화조중심)가 국내에서 연 ‘일일영사관’ 행사에 경찰청과 법무부 직원들이 수 차례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비밀 경찰서로 지목된 서울의 한 중식당 주인 왕하이쥔(44) 대표가 센터장을 맡고 있는 서울 OCSC는 2017년부터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까지 ‘일일영사관’ 행사를 진행했다. 2017년 5월과 12월에는 A업체에서, 2018년 10월에는 비밀경찰서 의혹을 받는 중식당에서 ‘일일영사관’을 진행했다. 이렇게 세 번의 행사에는 주한중국대사관 영사부 직원뿐 아니라 우리 경찰청과 법무부 관계자도 참석했다. 경찰청, 법무부 직원들은 이 자리에서 생활안전, 출입국 등에 관해 중국 교민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OCSC는 2014년부터 중국 국무원 화교판공실이 해외에 거주하는 중국인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을 장려하는 비영리단체다. 서울에선 2016년부터 정식 운영을 시작했다. 비밀 경찰서 의혹을 제기한 국제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일부 OCSC가 중국의 비밀 경찰서와 주소지가 같다”면서 “비밀 경찰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일일영사관 행사에 수차례 참석한 경찰청과 법무부가 OCSC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었는지 등에 대해선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주한중국대사관 관계자는 “OCSC와 대사관은 전혀 다른 조직”이라면서 “일일영사관 행사를 잘 알지 못하지만 교민단체라도 영사 업무가 아닌 자원봉사 활동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왕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비밀 경찰서 관련 보도가 있기 전까지 식당은 정상적인 영업 장소였다”며 관련 의혹을 사실상 부인했다. 세이프가드 디펜더는 중국 언론 보도 등을 근거로 장쑤성 난퉁시 공안이 한국에 비밀 경찰서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는데, 난퉁시 공안국이 현지 교민을 ‘연락관’으로 채용한 정황도 드러났다. 난퉁시 인민대표대회가 비준한 지난해 1월 ‘국민 경제와 사회발전 장기 목표’에서 “일본, 한국, 유럽 등과 교류를 확대한다”면서 “경찰과 화교 연락 체계를 최적화하겠다”고 언급했다. 난퉁시 공안국은 같은 해 11월 홈페이지에서 “미얀마, 우루과이, 한국 등 3개 해외 센터에 새로 고용한 경찰·교민(警侨) 연락관에 증서를 지급했다”고 올렸다.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중국대사관 관계자는 “난퉁시에 확인한 바로는 (연락관을 채용해 영사 활동을 한) 그런 경우는 없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 “언론의 자유” 주장…‘한동훈 주거침입 혐의’ 더탐사 구속심사

    “언론의 자유” 주장…‘한동훈 주거침입 혐의’ 더탐사 구속심사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자택을 침입한 혐의를 받는 유튜브 매체 ‘시민언론 더탐사’의 강진구 대표가 29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자리를 통해 “언론의 자유 등에 대해 소명하겠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김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쯤부터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혐의를 받는 강 대표 등 더탐사 취재진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강 대표는 심사에 앞서 이날 오후 2시 25분쯤 검은색 외투와 바지 차림으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강 대표는 “지난 8월 말부터 퇴근길 한 장관의 관용차량을 추적한 부분과 자택 방문 취재에 대해 스토킹으로 수사하고 있는데, 검찰의 영장 청구서를 보면 두 활동이 취재활동이란 점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취재활동 일환임을 입증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한 장관 자택 방문은 보복범죄가 아니라 압수수색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기 위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스토킹 사건 수사 과정에서 휴대전화에 비밀번호를 걸어 경찰에 임의제출한 점에 대해서는 “휴대전화 안에는 취재원과 관련된 기밀이 있는데, 휴대전화를 넘겨주는 것 자체가 취재 윤리를 저버리는 것이다”라며 “증거인멸이 아닌 취재원 보호를 위해서다”라고 했다. 그는 “경찰이 기자 개인별로 아파트 입주자 명부, 등록 차량, 차량 출입기록 등을 2~6차례 불법 수집하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더탐사 관계자들은 앞서 지난달 27일 한 장관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한 아파트의 현관문 앞까지 한 장관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찾아간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그들은 “취재를 하려고 이곳에 섰다”며 “강제 수사권은 없지만 일요일에 경찰 수사관들이 기습적으로 압수수색한 기자들의 마음이 어떤 건지 한 장관도 공감해보라는 차원에서 취재해보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자택 현관 앞에서 호출벨을 누르고 한 장관 이름을 부르거나 택배 상자를 살펴보기도 했다. 당시 상황은 이들의 유튜브 채널로 실시간 중계됐고, 한 장관 측은 주거침입 혐의로 관계자 5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앞서 이달 7일 경기 남양주시에 있는 더탐사 사무실과 강진구 대표 주거지 등지를, 23일에는 강 대표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후 지난 26일 강 대표와 소속 직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서울중앙지검은 다음날인 27일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법원은 한 장관 주거지 앞에서 진행한 더탐사의 유튜브 생중계는 스토킹에 해당한다고 보고 강 대표에게 주거지 접근 금지를 명령했다.
  • [속보] 中 비밀경찰서 지목된 중식당 “법적 책임 묻겠다”

    [속보] 中 비밀경찰서 지목된 중식당 “법적 책임 묻겠다”

    중국이 반체제 인사를 자국으로 송환하기 위해 한국에 개설한 비밀경찰서로 지목된 서울의 한 중식당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을 부인했다. 대표인 왕하이쥔(王海軍)씨는 29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자신의 중식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밀 경찰서 보도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 정상적인 영업장소였으나 해당 사건 이후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공식 발표 이후에는 직무, (이름) 초성 등은 사용이 가능하다. 단 개인정보에 한해”라며 “오늘 발표 이전에 내 개인정보나 가족 정보, 초성을 공개한 언론사와 개인에게 공식적으로 모든 법적 책임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악의적 언론사가 정말 나를 화나게 했다. (나는) 대한민국에 20년 가까이 거주하고 있었다”며 “도대체 의도하는 바가 무엇이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 中 비밀경찰서 논란에…정진석 “미인계로 접근했다는 의혹”

    中 비밀경찰서 논란에…정진석 “미인계로 접근했다는 의혹”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한국 내 중국의 비밀경찰서 운영 의혹과 관련해 “중국 당국이 사실관계를 성의 있게 확인해서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소상히 설명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국제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지난달 중국이 한국을 포함한 53국에서 102개 이상의 비밀 경찰서를 운영하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의 한 중식당이 거점으로 지목됐다. 중국의 한국 내 비밀경찰서 운영이 사실이라면 타국에서의 활동에 관한 관행이나 국제규범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 주재국의 승인 없이 공식 외교공관이 아닌 장소에서 영사 업무를 하는 경우 ‘영사 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에 어긋난다. 정진석 위원장은 “외국 정부 기관이 대한민국 안에서 활동하려면 우리 법령과 국제 규범을 준수해야 한다. 만일 그런 의혹이 사실이었다면 당연히 사과와 재발방지대책 마련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한중수교 30주년이 되는해”라며 “중국은 우리나라 제1교역국이고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파트너다. 2023년 새해에는 한중양국 신뢰관계가 더 굳건히 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새로운 의혹도 제기했다. 정 위원장은 “중국 당국이 우리 정부 주요 인사에 대해 미인계를 동원해 접근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면서 “주한 중국대사 부부가 2017년 한 광역단체장을 충청도의 한 콘도에서 만났을 때 중국대사 부부와 동행했던 중국여성이 그 광역단체장에게 은밀한 만남을 시도했다는 의혹”이라고 말했다. 이어 “첩보영화에서만 보던 일이 현실에서 벌어진 것”이라며 “상호 신뢰를 저해하는 일은 삼가야 마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中 비밀경찰’ 의심 식당 입장 중국이 해외에서 활동하는 반체제 인사를 탄압하려고 외국에서 ‘비밀 경찰서’를 운영한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내 거점으로 지목된 중식당 대표는 29일 의혹을 직접 해명하기로 했다. 이 식당은 28일 오전 외부 전광판에 “진실을 위한 중대 발표한다.진심을 은폐하는 추악한 세력을 폭로한다”는 메시지를 띄웠다. 식당 측은 전광판을 통해 식당 앞에서 대표 A씨의 ‘대외 개인공식발표’를 한다고 전했다. 대표 A씨는 재한 중국인단체 임원도 맡고 있는 인물이다. 식당 측은 “부패 기업이 돈으로 여론을 통제하고 한국 국민을 희롱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치를 조종하여 한중 우호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식당 종업원들과 가족 모두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어 경찰 보호를 간곡히 요청합니다!”라는 메시지를 한국어와 중국어로 번갈아 내보내고 있다. 식당 측이 언급한 ‘추악한 세력’, ‘부패 기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식당 관계자는 “발표 전까지 기다려달라”고만 답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A씨가 운영하는 중식당은 비밀경찰서 논란과 무관한 곳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외교부는 한국 내 비밀 경찰서 운영과 관련한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 차은우 소속사 ‘중국 비밀경찰’ 연루 의혹에 “현재 아무 관련 없다“

    차은우 소속사 ‘중국 비밀경찰’ 연루 의혹에 “현재 아무 관련 없다“

    배우 차은우 소속사 판타지오가 ‘중국 비밀경찰’ 논란과 관련 있다는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판타지오는 29일 “현재 중국 비밀경찰과 아무런 관련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앞서 서울 강남의 한 중식당이 중국 비밀경찰 거점으로 지목됐다. 그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차은우가 속해 있는 판타지오와 연관성이 있다고 주목했다. 해당 중식당 실소유주가 HG문화미디어를 운영하는 중국 국적의 왕 씨인데, 판타지오가 이 회사에 소속된 배 씨를 과거 사외이사로 선임했기 때문이다. 판타지오 관계자는 “배 씨는 중국 대표가 있을 당시 사외이사로 선임된 것”이라며 “해임된 것인지, 사직한 것인지 확인할 수 없지만 현재의 판타지오는 당시의 경영진이 모두 정리되고 인수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의 경영진과 직원들은 배 씨의 존재를 알지도 못하고 있다. 현재 판타지오는 해당 의혹과 전혀 관련 없다”고 강조했다. 2020년 판타지오는 최대 주주인 골드파이낸스 코리아가 주식과 경영권을 지엔씨파트너스에 매각했다. 이로써 판타지오의 주인은 4년 만에 중국에서 한국 업체로 돌아왔다. 이날 중식당 측은 외부 전광판을 이용해 “진실을 위한 중대 발표를 한다. 진심을 은폐하는 추악한 세력을 폭로한다”라는 메시지를 띄웠다.
  • “영상 속 여자, 너지?”…뒷조사 남편, 처벌 가능성은

    “영상 속 여자, 너지?”…뒷조사 남편, 처벌 가능성은

    신혼의 달콤함을 즐겨야 할 결혼 6개월 차의 A씨는 최근 남편과의 이혼을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남편이 내민 음란 동영상 때문이다. 지난 28일 YTN 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양담소)에 따르면 이 영상 때문에 A씨 부부는 매일매일이 전쟁이다. 화질도 흐릿하고 소리만 들리는 짧은 영상이었는데, 남편이 영상 속 출연자를 A씨로 의심했기 때문이다. 억울한 A씨가 극구 부인했지만 남편은 지인들에게 아내의 과거를 캐묻고 다녔다. 또 A씨의 물건과 메일 등을 샅샅이 뒤졌다. 결국 A씨는 남편과의 이혼을 결심했다. 혼인신고를 아직 하지 않았다고 밝힌 A씨는 “남편네 집이 워낙 바라는 게 많아서 결혼할 때 예물로 들어간 돈만 2억이 된다. 남편이 일찍 분양받은 아파트 하나 있다고 예물, 외제 자동차, 고가의 시계, 결혼식 비용 등을 거의 저희집에서 했다”면서 “자동차는 남편이 지금 타고 다니는데, 전부 돌려받고 싶다”고 했다. 또 A씨는 남편의 의심으로 괴롭힘 당한 시간들도 보상받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제 이메일과 휴대폰은 물론 SNS까지 비밀번호까지 바꿔가며 몰래 보는 남편의 행동도 따끔하게 법적으로 따져보고 싶다”며 조언을 구했다. ● 이유 없이 상대 배우자 의심…이혼사유 백수현 변호사는 A씨 남편을 두고 ‘의처증’을 의심했다. 의처증 또는 의부증으로 알려진 부정망상은, 부인 또는 남편이 상대방의 정조를 의심하는 망상성 장애다. 백 변호사는 YTN ‘양담소’를 통해 “배우자가 정당한 이유도 없이 상대 배우자의 정조를 의심하고 병적으로 집착해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경우, 당연히 이혼사유가 되고 위자료 청구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A씨 부부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였기 때문에 당사자 간 합의나 일방 통보만으로도 관계가 해소될 수 있다고 했다. 2억원 상당의 예물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백 변호사는 “사실혼관계가 언제 파탄된 걸로 보는지 시기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백 변호사는 “법원은 부부공동체로서 의미 있는 혼인생활을 했다고 인정할 수 없을 만큼 단기간에 파탄된 경우에는 파탄 책임이 있는 쪽에 위자료를 지급하도록 한다”며 “이와 별개로 결혼식 등 혼인생활을 위하여 불필요하게 지출한 비용 상당을 배상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예물이나 예복 같은 경우는 혼인 불성립에 준해서 제공자에게 반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즉, A씨가 예물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법원에 단기간 파탄을 인정받고, 파탄의 책임이 없다는 부분을 잘 입증해야 한다. ● 휴대전화·SNS 염탐한 남편, 처벌은? 백 변호사는 “남편이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풀고 들어가서 보는 행위는 형법상 비밀침해죄 혹은 정보통신망법상 비밀침해죄 등에 해당하는 범죄”라면서 “(이와 관련된) 위자료는 당연히 인정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남편의 그와 같은 행위로 비밀이 침해되었다고 보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 형사 고소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중국 비밀경찰 거점’ 지목 식당 대표 “29일 중대발표”(종합)

    ‘중국 비밀경찰 거점’ 지목 식당 대표 “29일 중대발표”(종합)

    중국의 국내 비밀 경찰 거점으로 지목된 중식당의 대표가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을 직접 해명하기로 했다. 또 ‘직원 모두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한강공원의 유선장에서 영업 중인 한 중식당은 28일 식당 외부 전광판에 “진실을 위한 중대 발표를 한다. 진실을 은폐하는 추악한 세력을 폭로한다”는 메시지를 띄웠다. 식당 측은 전광판을 통해 29일 오후 2시 30분 식당 앞에서 대표 W씨의 ‘대외 개인공식발표’를 한다고 공지했다. W씨는 재한 중국인단체 임원도 맡고 있는 인물이다. 식당 측은 “부패 기업이 돈으로 여론을 통제하고 한국 국민을 희롱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치를 조종하여 한중 우호를 파괴하고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띄웠다. W씨는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과 경기 부천에서 본토 중국요리 전문점을 운영한 뒤 여행업, 실내 인테리어 공사, 신문·영상 제작 등 미디어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 중식당은 2020년 12월 W씨가 운영하는 미디어그룹의 본사의 주소인 국회 앞 대로에 있는 건물 9층에 있는 HG문화미디어의 지점으로 등록됐다. 앞서 이 식당은 국내 중국 비밀 경찰 거점으로 지목을 받자 이달까지만 영업을 한다고 했다. 1월 한 달 동안 인테리어 공사를 위해 임시 휴무에 들어간다고 밝힌 뒤 이날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 식당은 2017년 12월 설립해 이듬해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2018년 한해 영업손실 2억 3000만원을 기록했고 2019년에는 6억 8600만원으로 영업손실이 커졌다. 2019년 기준 부채(13억 1900만원)가 자산(5억 5900만원)의 두배를 넘은 자본잠식 상태였으나 현재까지도 운영 중이다. 기존에 유선장을 소유하던 S사가 경영난에 빠지면서 지난해 6월 경매를 통해 유선장 소유주가 S사에서 M사로 바뀌었다. 바뀐 M사가 중식당의 임대차 계약 관계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명도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중국이 한국을 포함한 세계 53개국에서 반체제 인사 등을 관리하는 비밀 경찰서를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지난 23일 대변인 명의로 입장을 통해 “해외 경찰서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며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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