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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로의 아침] 믿음보다 의심이 중요한 이유

    [세종로의 아침] 믿음보다 의심이 중요한 이유

    믿음에서 시작되는 것들이 있다. 사랑이나 우정 같은 것 말이다. 의심에서 시작돼야 하는 것들도 있다. 정부 정책, 사회 시스템 등이 그렇다. 관광 분야로 시선을 좁혀 보자. 한국은 외국 관광객에게 친화적인가. 시민이 베푸는 친절 말고 사회 시스템도 그런가. 우리는 정말 선진적이라 할 디지털 관광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건가. 장황하게 서두를 끄집어낸 이유는 간명하다. 외국 관광객은 물론 내국인 관광객에게도 불편한 사례들이 자꾸 눈에 밟혀서다. 지난주 서울역에서 경험한 일이다. 짐을 맡기고 일을 보기 위해 ‘코인’ 로커를 찾았다. 우여곡절 끝에 지하철 1호선 서울역사 한켠에 있는 로커를 찾아갔다. 로커 앞엔 여행용 캐리어를 끌고 온 외국 여행객 여러 팀이 열심히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개중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되돌아가는 이도 있었다. 결과부터 말하면 짐을 보관하는 데 실패했다. 그 탓에 무거운 짐은 오전 내내 그야말로 짐이 됐다. 나만 그런가 싶어 유심히 보니, 로커의 문을 여는 이는 없었다. 다들 머리를 갸웃대며 하염없이 휴대전화만 두드리고 있을 뿐이다. 이 로커는 ‘코인 로커’가 아니다. 디지털로만 작동되는 최첨단 로커다. 이 로커를 이용하려면 우선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휴대전화에 깔아야 한다. 그런 뒤 다시 접속해 로그인에 필요한 각종 절차를 입력해야 잠금장치의 비밀번호를 받을 수 있다. 얼마나 많은 내외국인 관광객이 이 로커가 코인 로커가 아니란 걸 알고 있을까.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터넷을 위한 통신 환경은 과연 양호했을까. 옆에 동전교환기 하나 두고 앱을 이용할 사람은 앱을, 동전을 이용할 사람은 동전을 이용하게 했으면 어땠을까. 국내 물정에 어두운 외국인도,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내국인도 수월하게 이용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쯤 되면 누구를 위한 디지털이고 최첨단인지 의아해진다. 지방 출장을 다니다 보면 이런 사례들을 숱하게 만난다. 일전에 인터뷰한 일본 관광객도 비슷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외국 관광객들이 예약이나 결제 시 대부분 한국의 시스템을 사용해야 해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입으로는 공손하게 표현했지만, 표정에선 “당신네 나라 위해 돈을 쓰겠다는데 왜 이리 어렵고 까다롭게 만들어 놓은 거냐?”라는 힐난이 그대로 느껴졌다. 디지털 기반의 국내 여행업계에선 우리의 디지털 관광 인프라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이달 중순께 ‘로드 투 글로벌’이라는 세미나를 열었다. 국내 관광학계, 관광 분야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해 관광 스타트업의 성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외국 고객이 온라인 결제를 시도할 경우 공인인증, 주민등록번호 입력을 무한 반복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로 인해 결제 실패율이 높고 그만큼 이탈률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이나 지자체가 운영하는 관광 정보 데이터 등이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OTA)에는 개방돼 있으면서, 국내 스타트업에는 동등한 접근 기회조차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무수히 많은 불만과 지적이 쏟아졌다. 외국 관광객 대다수가 쓰는 구글맵의 국내 규제를 풀자는 것처럼 논의의 여지가 있는 제안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정책 담당자들이 귀담아들어야 할 내용들이었다. 선진적이란 건 인간적이란 말과 맥이 닿는다. 굳이 서구의 철학 사조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인간을 중심에 두는 관점은 늘 옳다. 관광 인프라는 단순하고 직관적이어야 한다. 사용자 중심적이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훌륭한 관광 인프라는 관광객에게만 유용한 게 아니다. 국민 모두가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다. 산업이 아닌 복지 차원에서 관광 인프라에 접근해야 할 이유다. 정책 담당자라면 부디 그러리라 예단하거나 믿지 말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없는가를 먼저 의심하고 살피시라. 손원천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 [기고] 세상에서 가장 효과적인 투자

    [기고] 세상에서 가장 효과적인 투자

    내 휴대전화 비밀번호는 한때 ‘1951’이었다. 내가 자란 아동양육시설의 설립 연도다. 1998년 보호아동으로 입소해 유년을 보냈고, 19세 이후 생활지도원(보육사)으로 2년간 일했다. 보건복지부 청년보좌역으로 보호아동 정책 자문을 맡고 있는 지금은 봉사자로 인연을 이어 가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시설에서 함께 지낸 친구 대부분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입소한 아이들이었다. 당시 정원은 80명을 웃돌아 방이 부족해 옹기종기 모여 잠을 청하곤 했다. 새로 들어온 친구가 조용히 눈물을 훔치는 모습에 모른 척 돌아누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2023년 생활지도원으로 근무하던 시기의 풍경은 사뭇 달랐다. 입소 아동이 크게 줄었고 대부분 부모 학대가 원인이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경계선지능 등 집단생활이 어려운 아이가 많아졌다. 스마트폰 보급은 아이들이 처지를 자각하게 했고, 세상과 어른을 바라보는 시선을 크게 바꿔 놓았다. 시설 환경도 변해 1~2인실에 각자 책상과 컴퓨터가 놓여 더는 TV나 컴퓨터를 두고 다투지 않아도 됐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아이들이 입소 과정에서 겪는 충격이다. 입소 사유와 상관없이 가정과의 분리는 어린아이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상처다. 문제는 그 시기에 꼭 필요한 조치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2019년 이후 보호대상아동에 대한 책임을 기초지자체가 지도록 하는 정책적 진전이 있었다. 그 결과 공적보호 시스템이 과거보다 체계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그러나 책임 지자체가 결정되기 전인 초기 단계엔 행정 공백으로 인해 심리·치료 지원이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지역에서 보호대상아동이 발생하면 입양, 가정위탁, 시설 보호 등 다양한 보호방식 중 어떤 것이 최선일지를 생각해야 한다. 가족의 주소지와 보호자원(시설, 위탁가정 등)의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호유형과 책임 지자체를 정한다. 하지만 이 결정까지 시간이 걸려 아동은 그동안 일시보호시설에 머문다. 내 경험을 말하자면 내가 속한 기초지자체에는 일시보호시설이 없었다. 이럴 경우 통상 해당 지역 내 정원이 남은 시설에서 아동이 임시로 보호된다. ‘임시보호’라는 말 그대로, 이 아이는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존재로 간주돼 최소한의 보호만 받는다. 즉, 일생에서 가장 큰 충격 직후 몇 달간 꼭 필요한 심리·치료 서비스를 제때, 제대로 받기 어렵다는 뜻이다. 게다가 보호자원이 제한적인 기초지자체에서는 중장기 보호조치를 마련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고, 이 과정에서 아동의 이익보다 행정 편의가 앞서는 일도 적지 않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복지부는 오는 7월부터 ‘아동초기보호체계 구축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광역시도 단위로 ‘지정 임시보호시설’을 의무화하고, 이 시설에서 보호 중인 아동에게 조기 검진과 심리·의료 등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기초지자체 간 보호자원 격차를 조정하는 행정 기능도 마련해 각 시군구가 광역 단위의 다양한 보호자원 가운데 아동에게 가장 적합한 보호유형을 신속히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보호체계 안팎을 오래 경험한 나로서는 이번 시범사업이 그 누구보다 반갑고 기대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제임스 헤크먼은 “생애 초기의 1달러 투자가 최대 300달러의 사회적 가치를 만든다”고 말했다. 부모와 헤어진 아동에게 제때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일은 그 무엇보다 값진 투자다. 시범사업이 2025년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대되길 바란다. 박정재 보건복지부 청년보좌역
  • 비·안개에 가리나 했더니…오롯이 드러난 시간의 깊이

    비·안개에 가리나 했더니…오롯이 드러난 시간의 깊이

    고흥 최남단 바위 절벽 ‘금강죽봉’출입이 통제돼 쉽게 못 보는 풍경300살 ‘훌쩍’ 금탑사 비자림 걷고나로도 해안도로 따라 달려가면나로우주센터와 우주과학관까지분청문화박물관도 필수로 들러야비와 안개. 여행의 난적이다. 정 없이 내리는 비, 시야를 가리는 안개. 하나도 버거운데 둘이 동시에 들이닥치면 ‘대략 난감’이다. 이번 전남 고흥 여정이 그랬다. ‘폭망’의 검은 기운이 드리워질 무렵, “기분 나쁜 일이 생기면 ‘연기법’을 떠올리라”는 말이 ‘떠올랐’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 스님이 종종 쓰는 표현이다. ‘연기법’은 불교의 정수를 담은 단어다. 극단적으로 축약하면 ‘이것이 있으면 그것도 있고, 이것이 생기면 그것도 생긴다’는 뜻이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한다. 경망스럽게 입에 올릴 표현은 아니지만 이를 ‘우수마발적 관점’에서 해석하면 이렇다. ‘고락 불변의 법칙’. 고락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 질량 보존의 법칙처럼 말이다. 그러니 이 괴로움 너머엔 즐거움이 있을지도 모른다. 극단의 아름다움은 대개 극단적 환경에서 잉태되지 않던가. 비와 안개가 선사하는 근사한 풍경과 마주하게 될지 누가 알겠나. 먼저 금강죽봉 이야기부터 하려 한다. 알면서도 말 못 했던 비경. 여전히 사람의 발걸음은 통제되고 있지만 이런 곳이 있다는 것만은 알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떤 방식으로든 개방돼야 한다는 바람도 물론 있고. 금강죽봉은 고흥 최남단의 섬 지죽도 끝자락에 있는 바위 절벽이다. 국가유산청 누리집에선 이를 “지죽도 남쪽 해안의 주상절리로, 높이가 100m에 달해 웅장하며,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특히 흰색의 응회암에 발달한 주상절리로 다른 지역의 주상절리와 차별성을 가짐. 바다에서 바라볼 때 높이 솟아오른 바위가 매우 아름다우며 금강죽봉에서 다도해를 조망하는 경관은 주변의 해안 절벽과 함께 아름다운 모습을 보임”이라 소개하고 있다. 딱 그대로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말도 못 하게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는 것. 개방감과 전율이 그만이다. 주상절리 꼭대기의 평탄한 공간이 바다 쪽으로 확 열린 덕이다. 2021년 국가유산청(당시 문화재청)은 금강죽봉을 대한민국 명승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다도해국립공원사무소는 금강죽봉 일대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그러니까 ‘명승’이란 각별한 지위를 얻었으면서도 사실상 ‘비법정 탐방로’여서 들어가 볼 수 없는 묘한 상황이 연출된 거다. 한 국적 항공사의 광고 영상에 등장할 정도로 유명했으나 정작 탐방로는 없었던 충북 충주 월악산국립공원의 악어봉과 비슷한 사례다. 고흥군에서 법정 탐방로를 조성해 달라며 지속적으로 다도해국립공원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다. 금강죽봉에 법정 탐방로가 나지 않은 건 위험해서다. 금강죽봉의 주상절리는 기반이 응회암이다. 제주, 강원 철원 등에서 보던 거뭇한 현무암 주상절리와 달리 흰빛이다. 절리 부분의 강도도 상대적으로 약하다. 언제, 어느 부분이 잘려 떨어질지 알 수 없다. 사실 금강죽봉은 예전부터 사람들이 알음알음 찾던 곳이다. 한데 ‘위험한 사진 놀이터’라는 게 문제였다. 소셜미디어(SNS)에 스릴 넘치는 사진을 올리려는 이들 사이에 금강죽봉의 일부인 송곳바위에 올라 사진을 찍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고 급기야 심각한 인명 사고로 이어졌다. 이후 출입 통제가 한층 강화된 상황이다. 이제 비와 안개가 전한 고흥의 풍경을 말할 차례다. 같은 풍경이라도 비와 안개가 촉촉이 감싸고 있을 때면 전혀 다른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숲이 그렇다. 맑은 날에 견줘 한결 웅숭깊다. 고흥에 아름다운 비자나무 숲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이파리 모양이 아닐 비(非) 자를 닮았다는 나무. 비자나무로 만든 바둑판에 돌을 놓으면 그때마다 향기가 올라온다지. 과장 섞인 표현이겠지만 나무의 향이 그만큼 짙다는 뜻일 터다. 금탑사 뒤란에 오래 묵은 비자나무 숲이 있다. 비가 듣는 날, 비자나무 숲은 어떤 풍경과 향기를 선사할까. 포두면 봉림리에서 금탑사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곧 숲길이 이어진다. 푸조나무, 굴참나무 등 늙은 나무들이 짙은 초록빛 숲 그늘을 펼쳐 내고 있다. ‘나대던’ 심장이 금세 잠잠해질 만큼 깊고 서늘한 자태다. 금탑사는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 도량이다. 그네들의 꼼꼼한 손길이 닿았을 장독대와 담장이 정갈한 자태로 객을 맞고 있다. 금탑사 비자나무 숲은 천연기념물이다. 3300여그루에 달하는 비자나무들이 절집 들머리와 주변을 빼곡하게 감쌌다. 금탑사 비자나무는 1700년대쯤부터 식재된 것으로 추정된다. 수령 300년을 훌쩍 넘긴 나무들은 높이가 9~14m, 둘레가 1m가 넘는 거목으로 자랐다. 그중 웅숭깊은 풍경을 선사하는 건 절집 뒤란의 숲이다. 수백년은 족히 넘었을 늙은 동백과 비자나무가 어우러져 있다. 한국, 일본 등에 자생하는 비자나무는 여느 산에서 볼 수 있는 흔한 나무가 아니다. 난대성 수종이라서다. 남도, 그것도 절집 주변에 많다. 비자나무 이파리는 바늘잎이다. 납작하고 날카롭다. 외모와 달리 성질은 느긋한 편. 나무 둘레가 한 뼘 정도 되려면 무려 100년을 기다려야 한단다. 비자나무 숲 주변으로 푸른 기운이 둘러친 듯하다. 비와 안개 덕에 더 신비롭다. 둘레가 어린아이 몸통만 한 저 비자나무들은 얼마나 많은 비밀을 품고 있을까. 고흥 끝자락, 나로도의 해안가를 따라 드라이브에 나선다. 비 오는 날 차분하게 돌아보는 남도 바다의 자태는 정말 아름답다. 나로도는 내, 외나로도로 나뉜다. 우리가 우주 시대의 문을 활짝 연 뒤 외나로도로 가는 발길은 꾸준히 늘었다. 그 끝자락에 우주센터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한데 내나로도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한적하다. 특히 섭정삼거리에서 국립청소년우주센터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가 빼어나다. 외나로도의 끝은 나로우주센터다. 나로호와 누리호가 발사된 곳. 누구나 실제 로켓 발사장을 보고 싶어 하지만 평소엔 볼 수 없다. 이른 봄, 고흥우주항공축제가 열리는 기간에 잠깐 공개되는데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구름처럼 몰려든다고 한다. 아쉬움은 우주과학관이 대신한다. 돔영상관에선 우주를 테마로 한 영상물이 180도 대형 스크린에 펼쳐진다. 하루 3~5차례 상영된다. 1, 2층은 상설전시관이다. 우주 탄생을 형상화한 ‘호버만의 구’ 등 볼거리가 많다. 야외에는 실물 크기로 만든 나로호와 과학 로켓 모형이 있다. 금세 하늘로 날아오를 듯한 자세가 당당하다. 여수와 경계를 이룬 영남면 쪽도 드라이브하기 좋은 길이 많다. 우미산 중턱의 도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바다가 눈부시다. 절반은 하늘, 또 절반은 은빛 갯벌이다. 이 도로 중간쯤에 작약꽃밭이 있다. 고흥 안에 경관을 위해 조성한 작약꽃밭이 몇 곳 있는데 그중 가장 규모가 크다. 무엇보다 배경이 예쁘다. 멀리 여수 낭도 등 다도해의 섬들이 점점이 흩뿌려져 있다. 앵글만 잘 잡으면 곳곳이 ‘인생샷’ 자리다. 우미산 아래는 용암마을이다. 저 유명한 영남 용바위(고흥 8경)를 품었다. 고흥분청문화박물관은 필수 방문 코스다. “가까이 뜯어보는 아름다움보다 좀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아름다움을, 당장에서 느끼는 아름다움보다는 돌아서서 느끼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미술사학자 혜곡 최순우(1916~1984)가 저서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에서 밝힌 ‘분청사기의 멋’이다. 이 분청사기의 모든 것을 낱낱이 엿볼 수 있는 공간이 고흥분청문화박물관이다. 분청사기는 분장회청사기(粉粧灰靑沙器)의 약칭이다. 회색이나 회흑색 태토(胎土·도자기를 만드는 흙)에 하얀 흙으로 분장한 자기를 이른다. 분청사기는 고려청자와 조선백자를 잇는 연결고리다. 시대로는 조선 전기에 해당한다. 분청문화박물관이 ‘가락진 멋과 싱싱한 아름다움, 분청사기’를 주제로 국보순회전 특별전을 열고 있다. 국보급 분청사기 가운데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들을 오는 8월 10일까지 선보인다.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된 분청사기도 만날 수 있다. 문화관 뒤엔 수도암이란 절집이 있다. 문화관 앞에 전시된 조각상의 모티브가 된 뱀 전설이 깃든 곳이다. 1㎞ 정도 산길을 올라야 하는데 승용차로 2~3분이면 닿는다. 천등산 일대의 철쭉공원은 이맘때 꼭 찾길 권한다. 진홍빛 철쭉꽃이 산 사면 전체를 붉게 물들인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철쭉공원까지 임도가 나 있다. 드문드문 비포장 구간이 있긴 하지만 승용차도 너끈히 오를 수 있다. 이번 여정에서 만난 독특한 식당 한 곳 덧붙이자. 풍양면의 죽시식당이다. 한정식 백반집인데 민물장어가 장기다. 소금구이처럼 슴슴하게 내는데 푸짐한 살점과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다. 반찬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린다. 다소 짜다는 평가가 있는 편. 속을 하나하나 발라낸 뒤 조린 멸치조림은 개별 ‘요리’라 해도 좋을 정도로 맛깔스럽다.
  • 늙음에 이르러 生의 근원을 탐구하다

    늙음에 이르러 生의 근원을 탐구하다

    ‘암캐’ 눈으로 生의 이치 그려 내고생명 잉태하는 모체, 집요한 탐구늙음 문제 직시하는 ‘글 쓰는 여성’“이젠 끝까지 가 보는 글쓰기 해요” 늙음에 이르러 삶의 정체를 캐묻는다. 늙었다는 건 그만큼 생(生)을 오래 쥐고 있었다는 것. 그럼에도 생의 비밀은 좀체 풀리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그것으로부터 더 멀어질 뿐이다. 과작의 노(老)작가가 그 비밀에 다가가고자 펜을 들었다. 소설에서 그는 암캐가 돼 보기도, 죽은 어머니의 얼굴을 가만히 떠올려 보기도 한다. 소설가 오정희(78)의 신작 단편집 ‘봄날의 이야기’에 실린 세 편의 작품은 생명의 기원으로서의 모성, 나아가 그 생명을 잉태하는 모체(母體)를 향한 집요한 탐구처럼 읽힌다. 계절이 마침내 여름으로 접어든 듯한 5월의 끝자락. 기기묘묘한 ‘봄날’의 이야기가 당도했다. “그가 다가와 엉덩이에 코를 대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등에 올라탔다. 더없는 다정함으로 목덜미를 지그시 물며 온 힘을 다해 앞다리로 내 아랫배를 조였다. … 그의 몸에서는 그가 달려온 모든 길과 물과 비와 바람과 햇빛이, 그것들의 기억이, 오직 살고자 하는 아름다운 본능과 생의 무위한, 지금 이 순간의 기쁨만이 숨쉬고 있다. 그의 애탐, 갈구와 갈망이, 안타까운 헐떡임이 내 안의 가장 깊은 곳, 어둡고 따뜻한 곳으로 온 힘을 다해 들어온다.”(‘봄날의 이야기’ 부분·49쪽) 표제작 ‘봄날의 이야기’의 화자는 암캐다. 개의 암컷을 뜻할 뿐인 암캐라는 말은 어째서 이토록 어감이 사나운가. 여기에는 어쩌면 인간 남성 주체의 시선이, 주체 이외 모든 걸 타자화했던 역사가 담겨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암캐를 화자로 내세우는 걸 넘어 작가는 말 그대로 암캐가 되기로 한다. 암캐로서 세계를 마주하고 그것의 눈에만 포착되는 슬픔을 그려 낸다. 생리(生理)는 생의 이치. 소설엔 생리적인 것이 가득하다. 눈물을 흘리고 오줌을 누며 마지막에는 교미도 한다. 점잖은 독서가가 읽기에는 다소 머쓱한가. 하지만 생명의 비밀은 여기에 있다. 천박하다면 천박하고, 숭고하다면 숭고하다. “어머니의 피가 엉겨 나의 근원이 되고 그 자궁 안에 깃들어 온전한 생명체가 되었다는 것, 어머니의 몸속 좁고 어두운 산도를 단단히 움츠린 몸으로 빙글빙글 돌아 세상으로 나왔다는 것이 … 일찍이 한 몸이었던 존재가 이제 늙은 여자, 늙어 가는 여자로 마주 앉아 옛일을 이야기한다는 그러한 이치가 새삼 신비롭고 깊은 슬픔을 느끼게도 했다.”(‘나무 심는 날’ 부분·107쪽) ‘보배’와 ‘나무 심는 날’에서 오정희는 늙음의 문제를 직시하고 있다. ‘나무 심는 날’의 화자는 글 쓰는 여성이다. 그는 어느 날 거울을 보고 차츰 늙어 가는 자신에게서 죽은 어머니의 얼굴을 발견한다. 한 생명을 잉태했던 탄탄한 몸은 어느새 늙고 결국엔 한 줌의 재로 사라진다. 덧없는 삶에서 글을 쓰는 일이란 무엇일까. 이런 질문을 던지는 ‘나무 심는 날’의 화자는 마치 오정희 본인인 것 같기도 하다. “모든 삶의 순간은 미스터리다. 타인의 삶 속으로 들어가 그가 되어 살아보는 것, 그것은 가면에의 욕망일까, 자기 실종의 욕망일까.”(‘나무 심는 날’ 부분·83쪽) 1968년 일간지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뒤 올해로 57년이 됐다. ‘불의 강’, ‘유년의 뜰’, ‘불꽃놀이’를 비롯한 섬세하고도 아름다운 작품들은 하나하나 한국문학의 보물이다. 이상문학상, 오영수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받았다. 대면 인터뷰는 고사하겠다는 오정희에게 그래도 문자메시지를 남겼다. ‘늙음과 글쓰기, 늙음과 문학의 관계가 무엇인지’ 물었다. 오정희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그는 “너무 어려운 질문”이라며 이렇게 답했다. “젊을 땐 폭죽이 터지는 듯한 감각을 가지고 글을 썼죠. 삶의 팽팽한 긴장으로 작품을 썼고, 때때로는 ‘글을 위한 글’을 쓸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늙음의 글쓰기는 거기서부터 자유로워지더군요. 어디서 멈추지 않고 그야말로 갈 수 있는 곳, 끝까지 가 보는 글쓰기. 왜인지 폭풍의 한가운데 서 있는 오래된 나무가 떠오르기도 하고요.”
  •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2명, 美 워싱턴DC서 총격 사망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2명, 美 워싱턴DC서 총격 사망

    ‘미국의 심장’으로 통하는 수도 워싱턴DC 한복판에서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두 명이 총격을 받아 숨지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작전을 확대하는 가운데 발생한 사건으로, 미국·이스라엘 정부는 ‘반유대주의 테러’에 대한 강력한 응징을 천명했다. 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밤 엑스(X)에 “워싱턴DC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두 명이 워싱턴DC의 ‘캐피털 유대인 박물관’ 근처에서 사망했다”며 “타락한 범인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총격은 이날 오후 9시쯤 발생했다. 패멀라 스미스 워싱턴DC 경찰서장은 사건 발생 직후 기자회견에서 “‘팔레스타인 해방’을 외친 용의자를 체포해 구금 중”이라며 “용의자는 시카고 출신인 30세 남성 엘리아스 로드리게스이고 단독 범행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범행 직전 유대인 박물관 밖을 서성이는 모습이 목격됐고, 네 명을 향해 권총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총격 직후 박물관으로 들어갔으며 경비원들에게 뛰어가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이 도착하자 그는 “내가 그랬다. 내가 가자지구를 위해 저질렀다”며 “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인 야론 리친스키와 사라 린 밀그림은 현장에서 숨졌다. 이들은 곧 약혼할 사이였으며, 미국유대인위원회(AJC)가 박물관에서 주최한 ‘젊은 외교관 리셉션’ 행사에 참석한 뒤 나오다가 변을 당했다. AJC는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반유대주의에 맞서는 단체다. 예히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피해자 남성이 다음주 예루살렘에서 청혼하기 위해 최근 반지를 구입했다”고 전했다. 박물관은 백악관에서 동쪽으로 불과 약 2㎞ 떨어진 곳이며 차량으로 9분 거리인 지역이다. 연방대법원과 의회 의사당, 연방수사국(FBI) 등의 주요 기관도 인근에 있다. 미국에서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알려진 워싱턴DC에서 총격 사건이 잇따르면서 치안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 9일에는 백악관 외곽 검문소 인근에서 무장한 남성이 비밀경호국(SS) 요원에게 사살됐다. 지난 2월 3일에도 백악관으로부터 세 블록 떨어진 쇼핑몰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남성 한 명이 크게 다쳤다. 캐시 파텔 FBI 국장은 “총격 사건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며 “(워싱턴DC 경찰과) 협력해 사건에 대응하고 자세한 경위를 파악하는 동안 피해자와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전했다. FBI는 이번 사건이 ‘증오 범죄’로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반유대주의에 기반한 이 끔찍한 살인 사건은 지금 당장 종식돼야 한다”면서 “증오와 급진주의는 미국에 설 자리가 없다”고 단언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에 대한 거친 선동과 반유대주의의 끔찍한 결과”라며 전 세계 공관에 보안 강화를 지시했다. 팸 본디 미 법무장관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규탄 성명을 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대학 캠퍼스와 대사관 앞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반대하는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워싱턴DC의 이스라엘 대사관에 시위가 집중됐다고 전했다.
  • ‘최진실 딸’ 최준희, 루푸스병 투병 시절 공개…“폭식으로 얼굴 무너져”

    ‘최진실 딸’ 최준희, 루푸스병 투병 시절 공개…“폭식으로 얼굴 무너져”

    故 최진실 딸이자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인 최준희가 과거에 루푸스병을 앓았던 당시 모습을 공개했다. 22일 최준희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자신이 루푸스병을 앓던 당시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루프스 자가면역질환으로 스테로이드 고용량 복용하면서 하루에 다섯 끼씩 먹는 건 기본이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밤에 병원 소등하면 몰래 편의점 내려가서 컵라면 6개, 삼각김밥, 과자, 젤리,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 혼자 먹방 유튜버 찍듯이 미친 듯이 주워 먹던 시절이 있었다”라며 “간호사 선생님이 ‘편의점 절대 가지 마세요’ 했는데, 그 말을 들을 정신도 체력도 없었다. 몸은 점점 커지고 얼굴은 무너지고 진짜 바닥을 뚫고 내려가고 있었다”고 전했다. 최준희는 “50kg을 감량하고 41kg까지 내려왔다. 이 과정에서 피부도 같이 깨끗해졌다. 거울 보면서 ‘어? 나 좀 괜찮은데?’라는 말이 나오더라”라며 “내가 나를 다시 사랑하게 된 변화다. 혼자 거울 볼 때도 만족하는 요즘이다. 체중 감량은 진짜 ‘인생 리셋’ 급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최준희는 16살 시절 자가 면역 질환인 루푸스병으로 투병했었다는 사실을 고백한 바 있다. 2023년 KBS1 ‘생로병사의 비밀-류마티스 질환과 싸우는 청춘’ 특집에 출연해서 루푸스병이 재발해 병원에 다니는 근황을 공개하기도 했다. 루푸스병은 주로 가임기 여성을 비롯해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얼굴에 나비 모양의 붉은 반점이 나타나 마치 늑대에게 물린 것처럼 보여 늑대를 의미하는 라틴어 ‘루푸스(Lupus)’라고 불린다. 루푸스병에 걸리면 면역 체계가 이상을 일으키면서 신체에 있는 세포, 조직, 장기 등을 이물질로 인식해 자기 신체를 공격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루푸스병은 현재로서 완치가 불가능해 난치성 질환으로 분류된다. 발병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근본적인 치료법도 아직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루푸스병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관해기(무증상기)가 있다. 이 시기엔 최소한의 약재를 복용하면서 일상생활에 큰 지장 없이 생활할 수 있다. 관해 상태가 되기 위해서는 첫 발병 당시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면역을 억제하는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를 통해 치료하는 방식이 현재로서는 가장 일반적이다.
  • “도시개발사업 도와줄게”…대가 요구한 전 포항시 공무원 실형

    “도시개발사업 도와줄게”…대가 요구한 전 포항시 공무원 실형

    도시개발사업 승인을 돕는 대가로 뇌물을 요구한 전 경북 포항시 공무원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22일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1부(부장 박광선)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공무상비밀누설,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퇴직 공무원 A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포항시 간부 공무원으로 재직 중이던 2021년 도시개발사업 시행사 관계자에게 “도시개발사업 관련 행정 사무 처리를 도와주겠다”며 그 대가로 사업지구 내 포함된 자신의 땅을 매입해 달라고 요구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도시개발사업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다른 부서 공무원을 상대로 사업계획 승인에 대한 내부 진행 정보를 취득한 뒤 시행사 관계자에게 전달해 직무상 비밀을 누설하고, 도시개발사업 진행 중 발생한 민사소송이나 형사소송을 중재한다는 명목으로 약 1억원의 금품을 요구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리사욕을 위해 동료나 후배 공무원들에게 접촉해 직무상 비밀을 취득 후 누설설했고, 포항시의 공정성을 크게 훼손했다”며 “알선행위 대가로 요구한 뇌물도 결과적으로는 제공받지 못한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검찰 “SK하이닉스 前직원, 中 이직하려 5900장 촬영·유출”

    검찰 “SK하이닉스 前직원, 中 이직하려 5900장 촬영·유출”

    SK하이닉스 전 직원이 중국 경쟁사로 이직하려고 기술·영업 자료 등을 몰래 찍어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그가 찍은 자료의 양이 5900장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부장 안동건)는 중국 화웨이의 자회사로 이직하려던 SK하이닉스의 CIS(CMOS Image Sensor) 관련 첨단기술과 영업비밀을 유출한 직원 A씨를 구속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이러한 정황을 적시했다. 이미지 센서란 전자장치에서 카메라의 필름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CMOS 이미지 센서는 집적도가 높고 전력 소비량이 적어 배터리 수명이 중요한 스마트 기기에 널리 쓰인다.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2016년부터 SK하이닉스에 일하다 2018년 1월부터 2022년 9월 말까지 SK하이닉스의 중국 판매법인 사무소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하면서 고객 지원 업무를 담당했다. 검찰은 A씨가 2022년 2월쯤 화웨이의 자회사로 이직하기로 마음 먹은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SK하이닉스 문서공유시스템에 접속해 CIS 기술과 관련된 영업비밀 자료 총 20장을 출력해 유출한 것을 시작으로 3월까지 총 8차례에 걸쳐 CIS 기술과 관련한 영업비밀 자료 8개 총 186장을 몰래 출력해 무단 유출했다. 또 SK하이닉스의 업무용 노트북을 재택근무지로 반출한 뒤 첨단기술인 ‘하이브리드본딩’ 기술자료가 포함된 자료 77장을 자신의 아이패드로 촬영한 것을 비롯해 사진 파일 총 5900장 분량의 자료를 무단 유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화웨이 자회사에 지원했으나 바람과 달리 이직이 보류됐다. 그러자 같은 해 8월 SK하이닉스의 또 다른 경쟁사로 이직하기 위해 이력서를 보내고, 해당 회사의 팀장 등에게 SK하이닉스의 영업비밀을 누설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SK하이닉스의 기술자료 사진을 찍으면서 일부는 회사 로고 등을 삭제해 유출이 금지된 자료라는 사실을 은폐한 정황도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 7일 A씨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 2명 당선시킨 ‘킹메이커’ 정체…MBC 女아나운서였다

    2명 당선시킨 ‘킹메이커’ 정체…MBC 女아나운서였다

    MBC 앵커 출신 백지연이 컨설팅 회사를 차린 뒤 ‘킹메이커’로 활약했다고 밝혔다. 백지연은 21일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이 같은 일화를 전했다. 그는 먼저 MBC에 입사했을 때를 떠올리며 “그때는 ‘어디 여자가 감히’, ‘암탉이 울면 망한다’(고 생각하던) 때였다”며 “사내 오디션에서 1등을 했다. 대학교 졸업하고 3개월 만에 앵커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수습사원일 때 회사에서 ‘여성 앵커를 투입하자’고 해 사내 오디션을 했다. 저는 수습사원이라 자격이 없는데 선배 앵커들 할 때 견학 차 참석을 했다가 1등을 했다”며 “회사에서 ‘수습이 어떻게 1등을 하냐, 말도 안 된다’고 해서 무효로 하고 다시 오디션을 했는데 또 (제가) 1등을 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최초, 최연소, 최장수 ‘뉴스데스크’ 앵커로 활약한 백지연은 MBC 퇴사 후에는 재야의 킹메이커로 활약했다고 한다. 그는 “MBC를 그만둔 뒤 여러 제의가 왔는데 그중 하나가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였다”며 “제가 그 제의를 거절하고 제 이름으로 컨설팅 사무실을 차렸다. 세계 3대 컨설팅 회사에서도 저한테 컨설팅 의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주자들에게(도) 컨설팅 제의가 왔다”며 “‘정치 캠프에는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 나는 절대 정치하지 않는다. 오직 비즈니스로만 하겠다’고 해서 비밀 유지 조항 사인하고 여러 명을 맡았다. 누군지는 절대 밝힐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쪽저쪽(보수·진보)에서 한 명씩 당선됐다”며 “공교롭게도 이쪽에서도 한 번, 저쪽에선 한 번 (당선이) 됐다”고 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 “당신의 ‘공통령’에 투표하세요”…대전서 열리는 ‘덕후들의 박람회’

    “당신의 ‘공통령’에 투표하세요”…대전서 열리는 ‘덕후들의 박람회’

    6월 1일 ‘세계 공룡의 날’을 맞아 공룡덕후박람회가 열린다. 지난 20일 국립중앙과학관은 오는 31일부터 이틀간 공룡덕후박람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행사는 ‘공룡 대통령(공통령) 선거’와 ‘공룡덕후 올림피아드’, 공룡 주제 작품을 전시하는 ‘디노홀 초대전’ 등으로 구성됐다. 행사는 전부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공룡 12종 중 대표를 뽑는 ‘제1대 공룡 대통령 선거’는 대전 유성구 중앙과학관 미래기술관에서 치러진다. 공통령 선거 결과는 행사 마지막 날 현장 개표를 통해 공개된다. 후보로는 발톱당의 벨로키랍토르, 공룡보안전선당의 티라노사우루스 등이 있다. 다음 달 1일 오후 1시에 열리는 ‘공룡덕후 올림피아드’에서는 OX 퀴즈와 골든벨을 통해 공룡 지식 최강자를 가려낸다. 중앙과학관 자연사관 내 디노홀에는 고생물 화가 오다 타카시, 고생물 3차원 복원모형 전문가 김진겸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아울러 공룡 아이템 벼룩시장, 쥐라기 페인팅, 공룡 무드등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공룡 아빠’로 알려진 이융남 전 서울대 교수는 오는 31일 오후 1시 ‘오지에서의 공룡 탐사’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권석민 중앙과학관 관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는 더 많은 작가와 기업이 참가했다”며 “시민 과학자가 주역이 되는 과학문화 행사를 통해 더 많은 국민과 함께하는 과학관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중앙과학관은 공룡박람회 외에도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오는 24~25일에는 ‘매쓰 임파서블(Math Impossible): 수학적 혼란을 해결하라’ 행사를 진행한다. 중앙과학관 일대에 숨겨진 수학 미션을 해결하고 비밀코드를 찾으면 기념품이 제공된다. 올해 처음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우주항공의 날(5월 27일)’을 기념하기 위해 오는 24일에는 ‘비상한 비상’ 행사가 열린다. 우주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다양한 강연 및 체험에 참여할 수 있다.
  • 인도 여행 유튜버, 파키스탄 간첩 혐의 체포…“조회수에 눈 멀어”

    인도 여행 유튜버, 파키스탄 간첩 혐의 체포…“조회수에 눈 멀어”

    인도의 한 여행 유튜버가 파키스탄을 위해 간첩 활동을 벌인 혐의로 체포됐다고 미국 CNN 방송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 국가경찰국(IPS)은 지난 18일 북부 하리아나주 출신의 인플루언서 조티 말호트라가 파키스탄에 민감한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IPS는 말호트라가 파키스탄 정보기관 요원과 접촉해 간첩으로 육성됐다면서 이달 초 인도와 파키스탄 간 군사적 분쟁이 벌어진 사이에도 그가 파키스탄 요원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주장했다. 샤산크 쿠마르 사완 IPS 국장은 말호트라에 대해 여행 유튜버였다면서 “그가 조회수와 팔로워 수, 화제성 콘텐츠를 추구하다 함정에 빠진 사실이 심문을 통해 드러났다”고 말했다. 사완 국장은 또 말호트라가 파키스탄 측 후원을 받아 그 나라에 여러 차례 다녀왔다면서 그가 파키스탄 요원과 접촉했던 다른 유튜버들과도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인도 경찰 당국은 말호트라가 국가의 민감한 국방 및 군사 정보에는 직접 접근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유튜버가 간첩 혐의로 체포된 이 사건은 최근 인도와 파키스탄이 수십 년 만에 가장 격렬한 군사적 분쟁을 벌여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 지 며칠 만에 발생한 것이어서 폭발적인 관심을 불렀다. 말호트라는 구독자가 약 40만 명인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여행 영상을 올려 왔다. 지난 3월 영상에는 그가 파키스탄을 여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 나라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전통 시장을 둘러보고 이슬람교도가 대다수이긴 하나 가장 큰 힌두교 사원을 방문하는 콘텐츠도 있다. 자신을 ‘유목 생활하는 방랑자’라고 소개하는 그의 채널에는 인도네시아 발리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 해외 여행지를 방문하는 영상도 게시돼 있다. 인도 경찰 당국은 말호트라가 수사관에게 진술한 소득과 여행 이력이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그의 재정적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사건은 인도인이 파키스탄을 대신해 간첩 활동을 했다는 의심을 받는 여러 사례 중 하나다. 인도 펀자브주 경찰은 19일 성명을 통해 현지 남성 두 명이 파키스탄에 민감한 군사 정보를 유출해 체포했다면서 이들은 인도의 파키스탄 군사 작전과 관련한 기밀을 적국에 공유한 혐의를 받으며 여기에는 군의 이동과 펀자브, 히마찰프라데시, 인도령 카슈미르의 전략적 위치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이들 남성이 적국을 지원하면 처벌할 수 있는 법을 위반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무상 비밀업수법으로도 알려진 이 법으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종신형에 처할 수도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최근 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서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관광객 학살 사건으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됐다. 이에 인도는 이 공격의 배후로 파키스탄을 지목하고 파키스탄 내 테러 시설을 없애겠다며 대규모 군사 작전을 시작했고 파키스탄도 이에 맞섰다. 이에 양국은 나흘 동안 미사일과 드론, 대포 공격을 주고받았고 사상자 수십 명을 낸 후 지난 10일에서야 휴전에 합의했다. 그 후 인도와 파키스탄은 모두 승리를 주장했으며 이 분쟁의 격렬한 여파로 양측 언론의 보도는 민족주의적 비난과 과장된 표현으로 가득 찼다.
  • “조회수 추구하다 함정 빠져” 파키스탄 다녀온 인도 유튜버, 간첩 혐의로 체포

    “조회수 추구하다 함정 빠져” 파키스탄 다녀온 인도 유튜버, 간첩 혐의로 체포

    인도의 한 여행 유튜버가 파키스탄을 위해 간첩 활동을 벌인 혐의로 체포됐다고 미국 CNN 방송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 국가경찰국(IPS)은 지난 18일 북부 하리아나주 출신의 인플루언서 조티 말호트라가 파키스탄에 민감한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IPS는 말호트라가 파키스탄 정보기관 요원과 접촉해 간첩으로 육성됐다면서 이달 초 인도와 파키스탄 간 군사적 분쟁이 벌어진 사이에도 그가 파키스탄 요원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주장했다. 샤산크 쿠마르 사완 IPS 국장은 말호트라에 대해 여행 유튜버였다면서 “그가 조회수와 팔로워 수, 화제성 콘텐츠를 추구하다 함정에 빠진 사실이 심문을 통해 드러났다”고 말했다. 사완 국장은 또 말호트라가 파키스탄 측 후원을 받아 그 나라에 여러 차례 다녀왔다면서 그가 파키스탄 요원과 접촉했던 다른 유튜버들과도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인도 경찰 당국은 말호트라가 국가의 민감한 국방 및 군사 정보에는 직접 접근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유튜버가 간첩 혐의로 체포된 이 사건은 최근 인도와 파키스탄이 수십 년 만에 가장 격렬한 군사적 분쟁을 벌여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 지 며칠 만에 발생한 것이어서 폭발적인 관심을 불렀다. 말호트라는 구독자가 약 40만 명인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여행 영상을 올려 왔다. 지난 3월 영상에는 그가 파키스탄을 여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 나라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전통 시장을 둘러보고 이슬람교도가 대다수이긴 하나 가장 큰 힌두교 사원을 방문하는 콘텐츠도 있다. 자신을 ‘유목 생활하는 방랑자’라고 소개하는 그의 채널에는 인도네시아 발리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 해외 여행지를 방문하는 영상도 게시돼 있다. 인도 경찰 당국은 말호트라가 수사관에게 진술한 소득과 여행 이력이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그의 재정적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사건은 인도인이 파키스탄을 대신해 간첩 활동을 했다는 의심을 받는 여러 사례 중 하나다. 인도 펀자브주 경찰은 19일 성명을 통해 현지 남성 두 명이 파키스탄에 민감한 군사 정보를 유출해 체포했다면서 이들은 인도의 파키스탄 군사 작전과 관련한 기밀을 적국에 공유한 혐의를 받으며 여기에는 군의 이동과 펀자브, 히마찰프라데시, 인도령 카슈미르의 전략적 위치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이들 남성이 적국을 지원하면 처벌할 수 있는 법을 위반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무상 비밀업수법으로도 알려진 이 법으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종신형에 처할 수도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최근 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서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관광객 학살 사건으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됐다. 이에 인도는 이 공격의 배후로 파키스탄을 지목하고 파키스탄 내 테러 시설을 없애겠다며 대규모 군사 작전을 시작했고 파키스탄도 이에 맞섰다. 이에 양국은 나흘 동안 미사일과 드론, 대포 공격을 주고받았고 사상자 수십 명을 낸 후 지난 10일에서야 휴전에 합의했다. 그 후 인도와 파키스탄은 모두 승리를 주장했으며 이 분쟁의 격렬한 여파로 양측 언론의 보도는 민족주의적 비난과 과장된 표현으로 가득 찼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사건’ 20대 가해자, 항소심도 징역 12년

    ‘거제 교제폭력 사망사건’ 20대 가해자, 항소심도 징역 12년

    헤어진 여자친구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 형사1부(부장 민달기)는 21일 상해치사, 스토킹(과잉접근행동), 주거침입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과 피고인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에서 형을 적정하게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른바 데이트 폭력은 엄중한 처벌로 경각심이 필요하고 A씨는 유족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있고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는지도 다소 의문”이라며 “다만 폭행 중 B씨 얼굴이 부어오르자 B씨 모친에게 연락했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A 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한 바 있다. 이른바 ‘거제 교제폭력 사망사건’이라 불리는 이 사건 피고인인 A씨는 지난해 4월 1일 오전 8시쯤 경남 거제시 한 원룸에서 전 여자친구인 20대 B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B씨가 전날 만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러한 짓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A씨는 미리 알고 있던 원룸 비밀번호를 누르고 B씨 집으로 들어갔다. 자고 있던 B씨는 무방비 상태에서 폭행당했다. B씨는 외상성 경막하출혈 등으로 전치 6주 진단을 받고 거제 한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패혈증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같은 달 10일 숨졌다. A씨는 2022년 4월쯤 고등학교 동창인 B씨와 교제를 시작한 후 여러 차례 폭력을 일삼았다. 사건 직전 B씨와 헤어진 후에도 14차례에 걸쳐 B씨에게 전화를 걸었고 B씨가 받지 않자 주거지에도 찾아갔다. 애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B씨 사망 원인이 폭행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구두 소견을 냈었다. 이 때문에 긴급 체포됐던 A씨는 9시간 만에 풀려나기도 했다. 이후 경찰은 국과수에 조직 검사 등 정밀 검사를 의뢰했고 국과수는 “B씨가 머리 손상에 의한 합병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부검 결과와 주치의 소견을 토대로 B씨가 머리 손상에 의한 전신 염증 반응 증후군으로 숨진 것으로 판단, 폭행과 사망 사이 인과 관계가 성립된다고 봤다. 그러면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건장한 성인 남성인 피고인은 잠을 자고 막 깨어난 피해자 목을 누르거나 주먹으로 때리는 등의 수법으로 상해를 가했고, 결국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당시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살인죄로 기소된 것이 아니고 교제를 중단하려는 피해자에게 보복할 목적을 갖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A씨가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법정에서 자기 행동을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었다. 이후 검찰과 A씨 측은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모두 항소해 항소심이 진행됐다. 지난달 30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1심과 같은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A씨 측은 “병원의 사실조회 회신에서 B씨가 사망 당일 급속도로 폐렴과 패혈증 등이 진행되는 상황을 병원도 예견할 수 없었다고 한 만큼 상해치사죄 죄책을 물을 수 있는지 법리 검토를 부탁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양측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1심 판결을 유지했다. 피해자 유족 측은 그동안 기자회견, 국민청원, 탄원서 제출, 1인 시위 등으로 가해자 엄벌과 교제폭력처벌법 제정을 촉구해 왔다. ‘판사에게 잘못을 빌면 감형해주는 반성문 감형 제도 폐지’와 살인죄 적용·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했을지라도 살인죄에 준하는 처벌이 내려지길 바라기도 했다.
  • “부산 북항 재개발 돕겠다” 알선수재 혐의 국토부 공무원 ‘징역 4년’

    “부산 북항 재개발 돕겠다” 알선수재 혐의 국토부 공무원 ‘징역 4년’

    부산항 북항 재개발사업을 도와주겠다며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수천만 원대 금전적 이익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토교통부 공무원이 징역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김병만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국토부 공무원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4595만원을 추징 명령했다. A씨는 부산항 북항 재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해양수산부 공무원 B씨와 친분을 이용해 재개발 사업 부지 취득을 도와주겠다며 이른바 ‘활동비’ 명목으로 C씨에게서 카드를 건네받아 사용하는 등 총 4595만원 상당의 금전적 이익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청렴성과 도덕성을 유지해야 할 공무원 신분임에도 단순 알선을 넘어 사업 주체에 가까운 행위까지 나아가 공무원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대범함까지 보인 점 등에 비추면 무거운 죄책에 상응한 엄한 처벌을 해야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의 제3자뇌물취득·뇌물약속·뇌물수수·공무상비밀누설·수뢰후부정처사 혐의는 무죄로 봤다. B씨와 C씨에 대해서는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 하나금융파인드 등 GA 2곳 ‘해킹’… 고객·직원 1107명 개인정보 유출

    지난달 해킹 사고가 발생한 법인보험대리점(GA) 유퍼스트와 하나금융파인드에서 1000명이 넘는 고객 및 임직원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GA 2곳에서 발생한 시스템 해킹 사고 조사 결과 고객 548명, 임직원 및 설계사 559명 등 총 1107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 업체별로는 유퍼스트에서 908명, 하나손해보험 자회사인 하나금융파인드에서 199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유퍼스트의 경우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등과 함께 고객들이 가입한 보험계약의 종류, 보험사 증권번호 등의 거래·신용 정보도 함께 빠져나갔다. 이번 해킹 사고는 국가정보원이 지난달 신원 미상의 해커가 다크 웹에서 GA의 개인정보를 탈취·공개하려는 정황을 포착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GA의 보험 영업을 지원하는 정보기술(IT)업체 개발자가 이미지 공유 사이트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악성 코드 링크를 클릭했고 PC가 감염되며 해킹으로 이어졌다. 해당 PC에는 유퍼스트와 하나금융파인드를 포함해 총 14개 GA의 웹 서버 접근 URL과 관리자 ID·비밀번호 등이 저장돼 있었다. 금감원은 유퍼스트와 하나금융파인드 이외 GA 12곳의 해킹 피해 여부를 점검한 결과 1곳에서 개인정보 유출 정황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12개사 점검 결과로는 유출량이 매우 적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실태 파악을 위해 추가 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정보가 유출된 GA에 관련 법령에 따라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고객에게 신속히 개별 통지하도록 하고 유출 정보를 악용한 2차 피해 예방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 ‘장수 걸그룹’도 위기 있었나…사나 “모모와 가려고 했다” 충격 고백

    ‘장수 걸그룹’도 위기 있었나…사나 “모모와 가려고 했다” 충격 고백

    그룹 트와이스 사나가 데뷔를 포기할 뻔한 과거를 고백해 눈길을 끈다. 20일 방송되는 SBS ‘틈만 나면,’에서는 트와이스 지효, 사나가 ‘틈친구’로 출격하며 복작복작한 행운을 선사한다. 사나는 데뷔 전 트와이스 사나가 되지 못할 뻔했던 일화를 고백한다. 17세라는 어린 나이에 타국에서 아이돌 생활을 시작해 13년이 넘은 한국살이를 돌아보던 중 “어렸을 때 새벽 무렵에 몰래 집에 돌아갈까 생각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사나는 “어떻게 캐리어를 가져가면 현관문 소리가 안 들리고 나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여권이 회사에 있어서 그걸 가져오려면 회사를 몰래 잠입해야 했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며 야심 찬 상상 속의 가출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공개해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면서 “당시에 모모랑 같이 가려고 했다”며 비밀 동지까지 실토해 9명의 트와이스 멤버가 사나와 모모의 가출로 7명이 될 뻔한 아찔한 과거를 추억한다. 또한 사나는 오사카 출신 다운 예능감으로 방송인 유재석, 배우 유연석을 쥐락펴락한다. 유연석이 “오사카 사람이면 리액션 좋지 않나”라며 “‘빵’ 하면 으악 해주는 영상을 봤다”고 궁금증을 드러냈다. 이어 사나는 “저도 어릴 땐 했었다”며 “근데 한국에서 소문이 너무 많이 퍼져서 ‘나는 그중 한 명이 되지 않겠다’고 결심해서 이제 안 죽어요”라고 단호하게 말해 폭소를 유발한다. 이후 사나는 게임에 들어서자 사나는 ‘양념게장’ 한 마디로 과거 전설로 불리는 ‘치즈김밥’ 사진에 이은 또 하나의 밈 탄생을 예고한다. 이어 첫 번째 게임이 끝난 후에 “(게임이) 쫄리네요(쪼들리네요) 많이”라며 진심이 담긴 말을 내뱉어 유재석의 배꼽을 잡게 했다는 후문이다.
  • “우리 ‘말 못하는 비밀’ 있어요”…엄지원, 박병은 앞에서 깜짝 발언

    “우리 ‘말 못하는 비밀’ 있어요”…엄지원, 박병은 앞에서 깜짝 발언

    배우 엄지원(47)이 동료 배우 박병은(47)과의 사이에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다고 발언했다. 지난 19일 공개된 유튜브 웹 예능 ‘짠한형’ 93회에는 엄지원과 박병은, 배우 조보아(33)가 초대 손님으로 나왔다. 이들은 넷플릭스 드라마 ‘탄금’을 홍보하고자 이날 영상에 출연했다. 영상에서 출연자들은 함께 샴페인을 마시며 분위기를 즐겼다. 특히 엄지원은 술이 올라 평소보다 밝게 웃는 모습을 보였다. 진행자 신동엽은 “(영상) 업로드하기 직전에 소속사 통해 전화해서 편집해달라고 하지 말라”며 엄지원을 향해 “지금 이 매력적인 모습이 (영상에)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엄지원은 박병은을 가리키더니 돌연 “우리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는데”라고 말했다. 박병은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의 행동을 지켜보던 신동엽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신동엽은 “작품을 하다 보면 그런 감정이 생길 수 있다”며 “나는 이런 걸 파고드는 진행 스타일을 경멸한다. 존중해 주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서로 응원하면서 헤어졌을 것 아니냐. 괜찮다”고 웃으며 상황을 정리했다. 조용히 있던 박병은은 엄지원에게 “나중에 아무 일도 없었다고 자막이 나갈 것이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엄지원과 박병은은 이날 영상에서 ‘비밀’의 내용에 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영상이 업로드된 뒤 엄지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만취…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남겨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들이 출연하는 ‘탄금’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그려진 멜로 사극 드라마다. 지난 16일 넷플릭스에 최초 공개됐다.
  • “로버트 회원님, 교황이셨어요?”…헬스장 발칵 뒤집힌 비밀

    “로버트 회원님, 교황이셨어요?”…헬스장 발칵 뒤집힌 비밀

    바티칸 시국 인근 헬스장에서 2년간 평범한 회원으로 운동 지도를 받았던 인물이, 다름 아닌 새 교황 레오 14세로 밝혀져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탈리아 공영방송 Rai는 18일(현지시간) 헬스장 트레이너 발레리오 마셀라(26)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마셀라는 TV 화면에 등장한 레오 14세의 모습에 “처음에는 그저 닮은 사람인 줄 알았다”며 당시의 놀라움을 생생하게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주 2~3회 헬스장을 방문, 운동복 차림으로 꾸준히 운동을 즐겼으며, 헬스장에는 ‘로버트’라는 이름으로 등록했다. 조용하고 차분한 그의 모습에 헬스장 직원들은 그를 교수나 학자 정도로 추측했을 뿐, 차기 교황이라는 사실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마셀라는 “헬스장에서 지금의 레오 14세(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몰랐다”고 강조하며, 심지어 그를 직접 지도했던 자신조차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교황에게 직업을 문의했을 때 “매우 바쁘다”는 간결한 답변만을 들었을 뿐이었다고 회상했다. 마셀라는 레오 14세에 대해 “항상 친절했고,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낸 적이 없었다. 정말로 차분하고 균형 잡힌 분이었다”고 기억했다. 특히 그의 뛰어난 체력 상태에 대해서는 “그 나이에 비해 정말 탁월했다”며 “운동을 꾸준히 해온 사람의 전형적인 몸 상태였고 근육량, 골밀도, 체지방 비율이 매우 이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헬스장 대표 알레산드로 탐볼라니 또한 가톨릭 통신사 CNA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알고 지내던 ‘좋은 분’이 새 교황으로 선출된 사실에 깊은 감회를 표했다. 그는 “기쁨이 두 배, 아니 세 배로 컸다”며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애도 기간을 마친 뒤 새 교황을 맞이하게 된 기쁨도 컸지만, 그분이 우리가 이미 알고 지내던 분이라는 사실이 더욱 반가웠다”고 말했다. 미국 시카고 출신으로 가톨릭 역사상 첫 미국인 교황인 레오 14세는 테니스와 야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세계 랭킹 1위 테니스 선수 얀니크 신네르와 만나 라켓을 선물 받기도 했으며, 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다. 더불어 첫 공식 미사에서 애플워치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돼 이목을 집중시키도 했다.
  • “사이버 해킹 시 국민에게 위험 알리는 문자 경보 체계 갖춰야”[최광숙의 Inside]

    “사이버 해킹 시 국민에게 위험 알리는 문자 경보 체계 갖춰야”[최광숙의 Inside]

    해킹도 초기 대응이 중요 SKT 해킹, 1차 조사 때보다 더 심각두 달 넘게 해킹·피해범위 오리무중피해자 집단소송·번호 이동 위약금회사 귀책사유 입증·약관 따져봐야 보안도 필수 인프라로 정착을 생성형 AI 활용한 해킹 급증하는데 기업·사회의 보안 의식은 ‘제자리’통신·포털사 국가보안시설급 지정대량 개인정보 보유 땐 의무 투자를사이버사고 대응 정부 역할은초연결 시스템 멈추면 전체가 마비북한·중국 해커 공격 위험성도 큰데부처별 대응 체계 나뉘어져 비효율보안 총괄 ‘사이버안전청’ 설립 필요 국내 최대 통신사인 SK텔레콤(SKT)의 해킹 사건은 우리나라 역대 최악의 사이버보안 침해 사고다. 발생한 지 두 달이 넘었지만 아직도 정확한 해킹 경위와 피해 범위는 오리무중이다. 디지털보안에 대한 대응 태세를 근본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정보통신법학회장인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난 13일 만나 사이버보안 강화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 교수는 “점차 고도화되고 있는 해킹 사고가 급증하는데도 보안 의식이 약해 보안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SKT 해킹 사건을 조사 중인 민관합동조사단의 2차 중간조사 결과가 발표된 19일 추가로 전화 인터뷰를 했다. ●SKT 해킹 ‘복제폰 피해’ 가능성은 낮아 -이번 조사 결과가 1차 발표보다 상황이 더 심각한 것 같다. “이번 2차 조사에서는 최초로 고객 단말기에 부여되는 고객단말식별정보(IMEI)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IMEI가 유출됐다 하더라도 비정상인증차단시스템(FDS) 등의 시스템을 통해 실제 복제폰 피해는 차단할 수 있다. 정부도 삼성·애플 등 제조사는 15자리 IMEI값 단독으로는 단말기 복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악성코드에 감염된 일부 서버에 담긴 이름 등 중요 개인정보의 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데. “금융사고 등이 발생하려면 은행 거래 관련 공인인증서 일회용비밀번호(OTP), 개인 비밀번호까지 알아야 한다.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므로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피해자들의 집단소송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보 유출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대해서는 위자료 배상이 가능하다. 단 회사의 법 위반 등 귀책사유가 입증돼야 한다. 보통 피해자가 이를 입증해야 하는데 개인정보보호법은 회사가 귀책사유 없음을 입증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이 점에서는 입증이 쉬울 수 있다. 또한 징벌적 손해배상 요구도 높은데 회사의 고의나 중과실이 있는 경우 손해액의 5배까지 배상이 가능한 징벌적 손해배상이 도입돼 있다.” -다른 통신사로의 번호 이동에 대한 위약금 면제 이슈도 논란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으로 번호 이동을 한다면 응당 위약금을 면제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약관을 따져 보면 법리상 위약금 면제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정부도 4군데 로펌에서 의견을 받아 놓고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T 약관 때문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건가. “약관상 위약금이 면제되는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해 해지할 경우’란 계약의 온전한 이행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 즉 약관에 따른 이동통신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하고 그 원인이 회사에게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하지만 통신서비스가 중단되지 않았고 회사의 과실이나 법 위반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서 위약금 면제가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해킹 사건이 발행한 지 두 달이 넘도록 사고 원인을 찾지 못한 게 더 심각한 문제 아닌가. “2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3년 전 해킹이 시작됐고 약 2700만건의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아직 해커가 경제적 이익을 노린 것인지, 정치적 목적인지는 알 수 없다. 민관합동조사단이 오는 6월 말쯤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해킹 사고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아니지만 스미싱 피해가 우려된다는데. “이용자 혼란을 악용한 스미싱 등의 피해 발생이 우려된다. 예컨대 예약한 유심 재고가 확보됐다며 교체를 위해 개인정보를 입력하라는 스미싱 사례가 실제로 확인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서도 해킹 사고를 악용해 소비자원을 사칭하는 스미싱·피싱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당분간 이러한 메시지에 주의해야 한다. 의심스러운 문자의 링크는 절대 눌러서는 안 된다.” ●기업들 정보보호 투자, IT 대비 6% 불과 -SKT는 가입자가 가장 많은데 보안 투자는 경쟁회사에 비해 적은데. “국내 기업들의 정보보호 투자 비율은 전체 정보기술(IT) 투자 대비 평균 6%에 불과하다. 미국·유럽의 평균 투자 비율(25%)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SKT의 지난해 정보보호 분야 투자 금액은 본사(600억원), 자회사 SK브로드밴드(267억원) 등 총 867억원으로, 경쟁사인 KT(1218억원), LGU+(631억원)에 비해 적었다. 다량의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을 수 있는 영세업체의 경우 보안 투자 여력이 없는 만큼 정부가 기술적·경제적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해킹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해 정부가 나서야 하지 않을까. “산불 등 자연재해 발생 시 정부는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안내 및 경보 문자를 보낸다. 국민 대다수가 가입한 이동통신사 해킹 사고 등도 즉시 경보를 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다. 산불 피해 방지 문자처럼 사이버 침해 사고 시 국민에게 직접적으로 위험성과 대응 방안을 알리는 경보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SKT는 6개월 전 정부의 보안인증심사(ISMS)를 받았다고 하는데. “인증 심사 기준 설정 당시보다 고도화된 사이버 침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대기업은 인증 기준에 없더라도 수시로 고도화되는 해킹에 대응하는 보안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이 제도가 보안 강화에 걸림돌이 되는 측면도 있다. 또한 통신업에 특화된 정보보호 체계를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사이버 범죄에 악용되고 있는데. “생성형 AI의 출현으로 비전문가에 의한 사이버 공격도 훨씬 쉬워졌다. 챗GPT를 활용해 악성 도구를 개발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생성형 AI가 자연스러운 언어 능력을 가지면서 피싱 메일이 증가할 수 있다. 또 생성형 AI는 코딩 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 지식이 부족한 공격자도 랜섬웨어 같은 악성코드 생성, 웹페이지 공격 수단 검색, 취약점 분석, 공격 스크립트 생성 등을 통해 해킹 공격을 할 수 있다.” -반대로 생성형 AI로 사이버보안 대응력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AI 기반 보안 관제 등 AI 기술을 이용해 사이버보안을 강화할 수 있다. 사람이 하루에 수백만건에 달하는 보안 위협을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한데, AI는 보안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위협 요인을 찾아내 위협 원인과 추후 공격 양상, 그리고 잠재적인 공격자 등을 식별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 -우리 사회의 보안 의식이 약한 것 같다. “사이버보안에 안전지대는 없다. 이번 SKT의 정보 유출 같은 사고뿐만 아니라 스미싱, 가족·친구와 똑같은 목소리로 속이는 딥보이스피싱 등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 해커들은 경제적 이익 등을 목적으로 생성형 AI 등을 활용해 보안 방어 체계를 뚫으려고 전력투구하는데 우리 기업에서는 보안을 비용으로만 보고 투자하지 않으려고 한다. 사이버보안이 기업과 사회 전반에 내재된 필수적인 인프라·문화로 정착돼야 한다.” ●인터넷 강국, 스미싱 등 위협에 더 노출 -보안 사고는 이제 개인을 넘어 사회를 위협하는 단계에 왔다. “디지털 사회는 네트워크와 통신, 사이버 공간에 기반한 초연결 구조 위에 작동하는데 이 시스템이 멈추는 순간 사회 시스템 전반이 마비될 수 있다. 통신사, 포털사, 전력·에너지 기업 등은 국가보안시설에 준하는 보안관리 체계(주요 정보통신기반 보호시설)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량의 개인정보를 보유한 대기업에 대해서는 전체 IT투자 대비 정보보호 투자액의 하한선을 가이드로 마련할 필요도 있다.” -정부의 사이버 사고 대응 체계는. “국정원과 행정안전부가 공공부분 사이버보안,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민간부분 사이버보안,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공공·민간 해킹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시 조사·제재, 경찰이 사이버 범죄 수사 등을 담당하고 있다.” -여러 부처로 나뉘어 있는 대응 체계의 문제점은 없나. “다층적인 시스템으로 인해 비효율적인 중복 조사·수사, 인력의 전문성 부족, 상시적인 보안·안전 정책 부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사이버보안 이슈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정부 조직이 필요하다. 차기 정부는 ‘사이버안전청’(가칭)을 설립해 사이버보안 기술·정책 개발, 사이버 침해 및 개인정보 유출 조사·제재를 총괄하는 전문기관 역할을 맡겼으면 한다.” -사이버보안을 담당하는 정부 조직까지 필요한 이유는. “우리나라는 인터넷 강국으로, 다른 나라보다 초연결 네트워크 사회다. 스미싱, 딥보이스 등의 위협에 더 노출돼 있다. 특히 북한과 중국의 해커 공격을 받을 수 있다. 안보 차원에서도 이런 취약성을 강화해야 한다.” ■ 이성엽 교수는 고려대 법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미국 미네소타대 로스쿨을 졸업한 후 미국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고, 서울대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35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정보통신부, 김앤장 등 민관분야에서 두루 경험을 쌓아 현장과 실무도 밝다. 한국정보통신법학회장, 한국데이터법정책학회장을 맡고 있고 국가데이터정책위원, 개인정보위 규제심사위원장으로 활동하는 ICT 분야 권위자이다. 최광숙 대기자
  • “10살 딸과 성행위한 아빠, 옹호한 엄마” 자녀 음란물 제작 대가족에 태국 ‘발칵’

    “10살 딸과 성행위한 아빠, 옹호한 엄마” 자녀 음란물 제작 대가족에 태국 ‘발칵’

    “자녀 9명 중 6명 외설적 콘텐츠 관여”당국, 미성년 자녀 5명 보호시설로 이송영상 구매자 모은 큰딸, 혐의 일부 인정 태국의 한 부부가 미성년자인 자녀들을 출연시킨 음란물을 제작·판매해왔다는 폭로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 더타이거 등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11명의 대가족이 연루된 근친상간 및 미성년자 음란물 제작 의혹은 지난 10일 태국의 한 비영리단체인 펜능재단이 공개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34세인 아내와 공원관리원으로 일하고 있는 남편은 자녀들과 함께 외설적인 콘텐츠를 제작해왔으며, 이를 비밀스러운 온라인 그룹 채팅방을 통해 판매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는 성행위를 하는 영상도 있었으며, 심지어 10세 딸과 아버지의 유사성행위 장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부부는 2~21세 사이 자녀 9명을 두고 있는데 이 가운데 2세, 7세 11세 자녀를 제외한 6명이 모두 외설적인 콘텐츠 제작에 관여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 측의 신고를 접수한 지역당국은 태국 펫차분주(州)에 거주하는 이들 가족의 집을 찾아갔을 때 아내는 관계자들을 막아서며 무단침입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영상 제작에 관련된 18세 미만 자녀 5명을 임시보호시설로 이송했고, 이들에게 성적 학대 징후가 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영상 구매자들을 모집했다는 의혹을 받는 큰딸은 경찰 조사에서 처음엔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증거가 제시되자 자백했다. 다만 그는 어린아이들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부 중 남편은 문제의 영상들이 모두 인공지능(AI)으로 조작됐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수사당국은 이들 가족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영상 자료를 토대로 기소를 검토하고 있다. 아우찰라 찰라요나윈 탐마삿대 교수는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대부분 18세 미만이기 때문에 법은 ​​이를 범죄로 간주해야 한다”며 “자녀를 이용한 음란물 제작 사건에 정부 개입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방콕포스트에 말했다. 그는 이어 “많은 가정이 빈곤과 실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일부 부모들이 성매매를 수입원으로 여기는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아동 음란물 확산을 막는 예방 조치가 없다면 태국에서 유사한 사건이 더 많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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