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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에 피소 알린 의혹 남인순 의원 “무슨 일 있냐고만 물었다”

    박원순에 피소 알린 의혹 남인순 의원 “무슨 일 있냐고만 물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지난해 7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소사실을 유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피소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유출한 바 없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박 시장과 관련해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어본 사실이 있다며, 혼란을 야기한 데 대한 사과의 뜻을 전했다. 남 의원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 12월 30일 서울북부지검 발표 이후 제가 피소사실을 유출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며 “저는 피소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유출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지난해 7월 24일 최고위원회 공개회의를 통해 이 점을 밝힌 바 있고, 이와 관련해서 달라진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 발표자료에서도 ‘박원순 전 시장이 특보 갑(甲)을 통해 최초로 정보를 취득한 시점은 피해자의 고소장 접수 이전이고, 박 전 시장과 특보 갑은 고소 이후에도 고소 여부 및 구체적인 고소 내용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나와 있다”며 “제가 피소사실을 유출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다만 “저는 7월 8일 오전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전화로 ‘박원순 시장 관련 불미스러운 얘기가 도는 것 같은데 무슨 일 있느냐’라고 물어본 것”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이나 사건의 실체에 대해 전혀 들은 바가 없기에 이렇게 질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남 의원은 “피해자의 깊은 고통에 공감하며 위로 드리고, 일상이 회복되길 바란다”며 “이 일로 오랫동안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서울북부지검은 지난해 12월 30일 피소사실 유출 관련 수사 발표에서 민주당 국회의원의 개입 사실을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시장에 대한 고소장은 지난해 7월 8일 오후 4시40분쯤 서울지방경찰청에 접수됐으며, 하루 전인 7일 성추행 피해자의 변호인인 김재련 변호사의 지원요청으로 성폭력 관련 시민단체에 전해졌다. 이 시민단체 공동대표는 평소 친분이 있는 남 의원에게 이를 알렸고, 남 의원은 임순영 특보에게 이같은 사실을 전달했다. 임 특보로부터 고소가 예상된다는 소식을 들은 박 시장은 이튿날 오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검찰은 당시 “여성단체의 경우 공무원이 아니고 개인적으로 정보를 취득한 것이었고, 의원도 (임 특보가) 예전에 보좌관을 하면서 알던 사이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정보를 취득한 것이지 업무와 관련해서 얻은 비밀은 아니라고 봤다”고 불기소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그간 남 의원과 관련해 침묵해 왔으며, 국민의힘·정의당은 입장 표명을 촉구해 왔다. 황보승희·양금희·조명희·정경희 등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남 의원은 박 전 시장 고소 사실을 여성단체로부터 듣고 이를 서울시에 알린 장본인으로 밝혀졌는데, 청와대에도 알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정의당은 5일 “남 의원의 길어지는 침묵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임 서울시 젠더특보는 남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여성의원들이 지난 7월 사과 입장문을 발표할 때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으로 지칭하는데 남 의원이 큰 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김용민, 윤석열 질문 침묵하는 주진우에 “나꼼수를 거부한다”

    김용민, 윤석열 질문 침묵하는 주진우에 “나꼼수를 거부한다”

    시사평론가 김용민이 방송인 김어준, 주진우, 정봉주와 함께 팟캐스트 ‘나꼼수’(나는 꼼수다)로 불리는 것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김용민은 주진우에게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관계를 묻고 취재에 압력을 행사한 적이 있었는지 공개적으로 물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김용민은 2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저는 더이상 나꼼수 멤버가 아닙니다’라는 영상을 올렸다. 그는 2011년 4월 시작한 팟캐스트 방송을 언급하며 “나꼼수의 일원이었다는 건 정말 큰 선물이고 명예였다. 10년 뒤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김용민은 “나꼼수는 어느 누구에게든 질문을 던질 수 있었다. 4대강 6미터의 비밀은 무엇인지, 장자연 씨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사람들은 누구인지, 그리고 다스는 대체 누구의 것인지를 물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용민은 “얼마전 나꼼수 일원인 주진우 기자에게 질문을 던졌고, 기다렸다. 하지만 주진우 기자는 질문에 대한 답변과는 전혀 상관없이 마치 토라진 동생 달래듯 전화받아라 이런 말로 끝나는 참담한 영상을 올렸고 지금은 그마저도 지웠다”고 말했다.김용민은 “주진우 기자가 최근에는 김어준 정봉주와 긴밀히 식사했다며 ‘나꼼수 멤버의 관계는 여전히 돈독하고 나꼼수 갈라치기 따위는 통하지 않는다’는 방송을 올렸다. 나꼼수는 위대하니 누구도 나꼼수를 비난할 수 없다는 뉘앙스의 이야기도 했다. 참으로 부끄러운 장면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시 “이 기회에 저는 분명히 밝힌다. 제가 던진 질문을 넘어 자신을 믿고 지지한 상당수 시민의 질문에 대해 주진우 기자가 성실한 답변을 하지 않는 한, 또 뭉치는 한, 저는 나꼼수 멤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용민은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진행된 갈등 상황을 두고 주진우 기자가 윤 총장 입장에 섰다고 비판했다. 김용민은 “주 기자가 윤석열의 검찰과 어떤 관계인지 궁금하다. 윤석열과 관련한 선배 기자의 취재에 대해 주 기자가 왜 압력을 행사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1500년 버텨온 ‘동방의 금자탑’… 만년 굳센 고구려 축조기술

    1500년 버텨온 ‘동방의 금자탑’… 만년 굳센 고구려 축조기술

    중국 지린성 지안시에 고구려 고분 유적1966년 1만1280기… 현재 6854기만 남아1~2세기 계장식·3세기 계단식 적석총 발전최종단계 모습 갖춘 ‘장군총’ 형식 완성北 “장수왕”… 南 “광개토왕” 묘주 이견200t 횡압 견딘 정교한 기술로 원형 유지적절한 거대함에 정교한 세부기법 백미중국 지린성 지안(集安)시는 고구려의 두 번째 수도 국내성이 있던 곳이다. 왕국의 수도는 성곽과 왕궁과 왕릉을 갖추어야 한다. 퉁고우(通溝)성이라 부르는 성곽이 바로 고구려 도성의 성곽이며, 시정부 청사 부근이 왕궁 터다. 그리고 십여기의 대형 왕릉이 산재하고, 그 최후의 완성작인 장군총이 우뚝 서 있다. ●국내성, 묘분총릉으로 남은 도성 첫 수도 졸본성은 현재 랴오닝성 환런(桓仁)현 오녀산성으로 비정한다. 고구려라는 이름은 ‘고구리’에서 왔고, ‘높은(高) 고을(구리)’이라는 뜻이다. 첫 수도의 지형이 곧 나라 이름이 됐다. 도시국가적 성격이 강했던 고대의 국(國)이란 도성을 뜻하는 한자이며, 국내(國內)란 ‘도성 안’이라는 의미의 땅 이름이다. 2대 유리왕이 서기 3년에 천도한 국내성은 20대 장수왕이 427년 평양으로 천도할 때까지 425년간 수도였다. 평양 천도 후에도 평양성, 한성(황해도 재령 비정)과 함께 고구려의 큰 중심 도시로 군사적·경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668년 연개소문의 장남 남생은 형제 간의 권력투쟁에 밀려 국내성에 은신했고 당나라에 부역해 고구려 멸망에 앞장섰다. 이후로는 중국계 왕조의 영토가 되어 한국사의 범위에서 사라졌다.현존하는 국내성 일대의 중요한 유적은 거의 흔적만 남은 국내성과 환도산성의 성곽, 광개토왕비, 그리고 수많은 고분들이다. 고구려 고분은 1966년 조사 때 1만 1280기였는데, 1997년 통계는 6854기뿐이니 최근까지도 참담할 정도로 멸실되어 왔다. 600여년간 조성했던 고분들이 1400년 동안 파괴의 역사를 겪어 남은 것이 이 정도로, 전성기에는 최소 2만기 이상의 방대한 유적이었을 것이다. 5세기까지는 봉분을 돌로 쌓은 적석총, 그 이후는 흙으로 쌓은 봉토분으로 조성됐다. 국내성 일대에 현존하는 적석총, 즉 돌무지 무덤은 1700여기이며 추정 왕릉들은 모두 적석총이다. 무용총, 각저총 등 벽화로 이름 높은 무덤들은 돌방을 흙으로 덮은 봉토분들이다. 고고학에서 묘란 크고 작은 모든 무덤이며, 분총릉은 왕릉급 대형 무덤을 뜻한다. 그 가운데 매장자가 확실한 것은 릉, 매장자는 모르나 특징적인 유물이 출토된 것은 총, 매장자도 모르고 특징물도 없는 것은 분이라 부른다. 국내성 일대 왕릉으로 추정되는 대형 무덤은 13기 정도인데 서대묘, 칠성산211호분, 장군총, 태왕릉 등으로 다양하고 혼란된 이름으로 불리게 된 까닭이다.크고 높은 왕릉을 만들기 위해 초기에 발달한 축조법은 계장(階墻)식이다. 급경사지에 기대어 높은 돌담을 쌓고, 점차 낮은 돌담을 덧붙여 쌓는 방법이다. 완공되면 마치 아랫단부터 쌓아 올린 피라미드와 같은 모습이 된다. 국내성 일대의 계장식 적석총은 1~2세기에 조성된 마선구 626호분, 칠성산 871호분 등이다. 3세기부터는 완만한 경사지나 평탄지에 아래부터 여러 석단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계단(階段)식 적석총이 나타난다. 그리고 최종 단계인 천추총, 태왕릉, 장군총에 이르러 그 형식을 완성했다. 이 세 무덤은 7~11단을 계단식으로 쌓았고, 중간 단에 돌방을 만들어 관을 안치했다. 또한 최상단 위에는 기와집을 세웠던 흔적이 있다. 계장식 적석총은 밑변 길이 40여m, 높이 5m 이상의 큰 규모였고, 장군총을 제외한 계단식은 더 커져 밑변 60여m, 높이 10m 이상이었다. 대부분 붕괴되어 돌무지 언덕과 같이 남았지만, 뛰어난 기법으로 쌓은 장군총만은 그 온전한 모습이 남아 ‘동방의 금자탑’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금자(金字)탑이란 피라미드의 한자어다.●장군총, 동방의 금자탑 ‘장군총의 묘주가 어느 왕인가?’는 뜨거운 논쟁거리다. 서쪽 1㎞에 떨어진 태왕릉이 광개토왕릉, 장군총은 장수왕릉이라는 추정이 중국과 북한의 주류 의견이다. 그러나 평양 천도 64년 후에 죽은 장수왕이 굳이 국내성에 묻힐 이유가 없다. 따라서 장군총은 광개토왕릉이고, 태왕릉은 그 아버지 고국양왕릉이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태왕이란 중국의 황제에 버금가는 고구려식 존호였고, 광개토왕뿐 아니라 고국원왕, 고국양왕도 태왕이라 불렀다. 밑면의 한 변 길이 31.6m, 높이 12.4m 규모다. 모두 7단을 쌓았고, 제4~5단에 석실을 만들어 묘실을 노출시켰다. 무덤의 표면은 잘 다듬은 사각형 큰 돌들을 쌓아 마감했다. 1100여개 마감돌 중 큰 것은 길이 5.7m, 너비 1.1m의 거석이다. 정방형 석실의 천장은 5평이 넘는 거대한 판석으로 덮었다. 제7단 위에 난간 구멍과 초석들이 있어 목조 기와집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파라오의 무덤이고, 중남미 마야의 피라미드는 제단이었다. 장군총을 비롯한 계단식 적석총 정상에 제사용 건물이 있었다면, 이집트와 마야의 기능을 합친 복합형 피라미드가 되는 셈이다. 장군총 뒤에는 2개의 작은 적석총 폐허가 나란히 남아 있다. 이른바 배장묘로 장군총 묘주와 밀접한 관계인의 무덤이라 보인다. 그 옆에 좁고 긴 돌무지 면이 있는데 제사를 지내던 제대로 추정한다. 제대를 가진 적석총이 대개 11기이고, 제대는 왕릉의 필수 요소였다. 무덤 주변으로 잔자갈을 넓게 깔아 묘역을 만들었고, 그 바깥으로 돌담을 둘러 묘역을 보호했다. 완성된 고구려의 왕릉을 그려 보자. 광활한 벌판에 능장을 둘러 독립된 묘역을 조성하고 배장묘와 제대를 부설한 뒤, 그 중심에 우뚝한 적석총이 산과 같이 모습을 드러낸다. 장군총이 아직도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비밀은 정교한 축조기술에 있다. 우선 지하를 깊고 넓게 판 뒤 돌들로 단단히 다져 기초층을 만들었다. 기초부 자연석의 형태에 맞추어 1층 기단석들을 깎는 그렝이 기법을 사용했다. 모든 마감석 상부 끝 모서리에 돌출된 돌턱을 만들어 윗돌이 밀려나는 걸 방지했다. 돌을 많이 쌓으면 수직압력뿐 아니라 옆으로 밀치는 횡압력이 발생한다. 이전의 거대 적석총들이 붕괴된 가장 큰 이유다. 그렝이질과 돌턱은 횡압을 견디는 견고한 장치다. 제1층 석단에는 거대한 호분석을 기대 놓았다. 한 변에 3개씩 모두 12개에 이르는 호분석은 무덤의 총체적 횡압을 견디는 버팀돌이다. 하나의 무게가 20t 정도이니 어림잡아 200여t의 횡압을 1500년 동안 버텨 온 것이다.●고구려의 미학, 거대함에서 적정함으로 장군총의 주인공으로 회자되는 광개토왕이나 장수왕은 고구려의 최전성기를 구가한 왕들이다. 그 이전의 고구려는 잦은 외침으로 수도까지 함락당할 정도로 국력이 충분치 않았다. 왕권과 국력으로만 따진다면 훨씬 더 거대한 왕릉을 만들 수 있었지만, 장군총은 오히려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직전의 태왕릉은 한 변이 66m, 장군총은 그 절반이다. 이전의 모든 거대 적석총은 무너졌지만 4분의1 면적으로 축소된 장군총은 무너지지 않았다. 앞서 말한 정교한 기술들도 이유지만, 무엇보다 규모를 축소해 돌의 총무게를 줄인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거대함 속에는 늘 붕괴의 위험이 도사리게 된다. 태왕릉에서 출토된 전돌에 이렇게 쓰여 있다. “태왕릉이 산악과 같이 안정되고 견고하길 소망합니다.” 천추총에서도 문자 전돌을 발견했다. “천추와 만년의 세월 동안 견고하기를.” 무너질 줄 알면서 왜 그리 거대하게 쌓았을까? 권력이 약하면 허장성세가 커지지만, 충분히 강해지면 안팎이 일치하는 균형을 잡게 된다. 이전의 적석총들이 지나치게 커서 축소된 것으로 보일 뿐, 장군총 역시 거대한 크기다. 오히려 적절한 거대함이라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그러면서도 정교한 세부 기법으로 충만하다. 아름다운 거인이며, 세련된 군왕이다. 장묘법은 가장 바뀌지 않는 풍습이어서 종족적·지역적 문화의 지표가 된다. 그러나 고구려의 묘제는 단순 돌무지무덤에서 출발해, 계장식 적석총으로, 그리고 거대한 계단식 적석총으로 변화를 거듭했다. 장군총은 거대 형태를 추구한 적석총의 완성작이자 최후작이다. 이후의 고분들은 묘실 안을 화려하게 장식한 봉토분으로 바뀐다. 이제 무덤은 겉보기 대상물이 아니라 내세의 행복을 위해 은밀하게 준비된 실내가 된다. 허장에서 내실로, 현실에서 이상으로, 거대함에서 적정함으로. 장군총은 그 역동적 변화의 씨방이었다. 또한 고구려 문화의 풍부함과 역동성을 상상해 볼 수 있도록 남겨진 화석이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비밀이지만… 숨기고 싶어도 숨길 수 없는 NC의 비밀

    비밀이지만… 숨기고 싶어도 숨길 수 없는 NC의 비밀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는 것이 있었다.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NC 다이노스가 17일부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고척스카이돔에 입성했다. 오랜만에 취재진과 만난 이동욱 NC 감독은 “마지막 경기를 하러 온 것 같다”는 말로 긴장감을 드러냈다. NC는 이번 시즌 5월 10~12일을 제외하면 내내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상대도 지난해 우승팀인 만큼 만만치 않다. 이 감독은 “두산이 6년 연속 올라오면서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16일 공식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리는 관계로 이 감독은 1차전 선발 등 전력과 관련해 말을 아꼈다. 쏟아지는 질문이 많아 이 감독은 난처해하면서도 숨길 수 없는 몇 가지 비밀은 실토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구창모의 상태도 숨길 수 없는 비밀 중 하나였다. 구창모는 7월까지 승승장구했지만 부상 이탈로 3달여 자리를 비웠고 지난달 겨우 복귀한 상태다. 이 감독은 “몸 상태는 던지는 데 전혀 지장 없다”며 “선발에 들어가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가장 민감함 4인 선발 로테이션이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이 감독은 에둘러 표현했다. 이미 구창모 선발 발언으로 외국인 원투펀치와 구창모까지 3선발이 밝혀진 상황. 이 감독은 “달라질 수 있다면 달라지고, 아니면 아니다”라며 정답을 말해줄 듯 말해주지 않는 말해준 것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김영규와 임정호, 손정욱의 활용법도 밝힘에 따라 3명의 투수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된 것도 본의 아니게 공개됐다. 원종현의 마무리 고정도 선언했다. 다만 좌타자가 많은 두산을 상대로 핵심 투수 중 하나가 될 임정호 활용법에 대해서는 “상황에 따라 쓸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미디어데이를 준비해야 하는 만큼 이 감독은 “미리 얘기해줄 수 있는 건 엔트리 숫자”라며 웃었다. ‘알테어는 8번으로 들어가느냐’는 질문에도 이 감독은 ‘8번 고정’이라는 확답 대신 “알테어가 1년 동안 계속 있던 자리가 있는데 보시던 모습대로 볼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웃으며 임하면서도 이 감독은 두산과의 승부에 대해서는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이 감독은 “배팅 못 쳐서 kt가 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두산이 잘 던진 부분도 있고, 세밀한 부분에서 승패 갈리지 않을까 한다”는 말로 명경기를 예고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애플 M1 프로세서 탑재 맥 시리즈 공개…애플의 노림수는?

    [고든 정의 TECH+] 애플 M1 프로세서 탑재 맥 시리즈 공개…애플의 노림수는?

    지난 10여 년 간 애플의 가장 큰 수익원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iOS 기기였습니다. 사람들의 관심 역시 모바일 기기에 집중되면서 맥(Mac)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어졌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모습입니다. 애플이 2006년부터 사용했던 인텔 CPU를 자체 개발한 ARM 기반 칩으로 교체한다는 폭탄 선언을 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루머로는 몇 년 전부터 나왔던 이야기인데, 막상 현실이 되니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것입니다. 애플 매킨토시는 1984년 첫 출시 때부터 10년 동안 모토로라 68000 계열 CPU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다가 1994년부터 IBM 파워PC(PowerPC) 계열로 갈아탔습니다. 당시만 해도 애플은 파워PC의 성능이 인텔 CPU보다 우수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애플은 2006년에 돌연 맥 CPU를 인텔 프로세서로 변경합니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IBM의 파워PC의 성능은 강력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고성능 PC와 서버를 목표로 개발되어 저전력 성능이 중요한 노트북에는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당시 인텔은 전력 대 성능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코어 듀오(Core Duo) 프로세서를 출시했습니다. 인텔 프로세서의 개선 방향은 스티브 잡스가 생각한 맥의 미래와 일치했습니다. 저전력 성능을 크게 강화한 인텔 프로세서 덕분에 애플은 맥북 에어처럼 획기적으로 얇고 가벼운 노트북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애플이 인텔 프로세서 대신 자체 프로세서를 사용할 것이라는 루머가 꾸준히 제기되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인텔 프로세서는 몇 년째 14nm 공정과 오래된 아키텍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애플의 A 시리즈 프로세서는 미세 공정과 아키텍처를 꾸준히 개량해 x86 CPU를 넘볼 수준까지 성능이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애플 자체 칩과 인텔 칩의 성능 차이가 별로 없다면 애플 입장에서는 굳이 x86과 ARM으로 생태계를 분리할 이유가 없습니다. 맥에 자체 프로세서를 탑재할 경우 비용 절감 효과는 물론이고 애플 생태계에 최적화된 커스텀 프로세서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결국 애플은 맥 제품군에 자체 프로세서를 탑재한다고 발표했고 그 결과물을 이제 공개했습니다. 애플 M1은 아이폰 12에 사용된 애플 A14 바이오닉 칩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고성능 파이어스톰 코어 4개와 고효율 아이스스톰 코어 4개로 구성된 8코어 프로세서입니다. A14와 비교하면 파이어스톰 코어 숫자가 2개에서 4개로 늘어났고 L2 캐쉬도 12MB로 50% 늘어났습니다. 더 많은 발열량을 허용할 수 있는 맥북과 맥 미니에 탑재하는 만큼 클럭도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GPU 역시 두 배 늘어난 8코어 GPU를 탑재해 스마트폰 가운데 최고 수준인 아이폰 12보다 성능이 훨씬 우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뉴럴 엔진은 16코어로 A14 바이오닉과 동일한데, 이 정도면 내장형 인공지능 가속기로 최상위급이기 때문에 굳이 더 늘릴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M1의 트랜지스터 집적도는 A14 바이오닉보다 42억 개 늘어난 160억 개에 달하지만, TSMC의 최신 5nm 공정을 사용해 다이 면적은 10nm 공정 인텔 아이스레이크 CPU보다 크게 늘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LPDDR4X 메모리 두 개를 옆에 붙여 놓은 통합 메모리 아키텍처 구조로 크기를 더 줄여 시스템을 매우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애플은 새로운 메모리 장착 방식이 전통적인 메모리 모듈보다 더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M1 칩을 탑재한 신형 맥북 에어가 인텔 CPU를 탑재한 전 세대 모델보다 CPU 성능은 3.5배, GPU 성능은 5배 뛰어나다는 주장은 좀 더 엄밀한 검증이 필요합니다. 맥북 에어에 사용된 코어 i7-1060NG7 프로세서(1.2-3.8GHz 쿼드코어 CPU + 아이리스 프로 그래픽)의 성능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코어 i7-1060NG7의 CPU 성능은 패스마크 (PassMark) 기준 6,234점으로 이보다 3배 이상 빠른 CPU는 노트북에서는 라이젠 7 4800H (8코어, 2.9-4.2GHz) 정도만 있을 뿐입니다. 솔직히 라이젠 7 4800H도 패스마크 기준 19,206점으로 3.5배가 안 됩니다. 인텔 CPU의 3.5배에 달하는 놀라운 성능의 비밀은 작은 숫자로 표시된 각주에 있습니다. 애플 공식 사이트에는 '배포 전 단계의 Final Cut Pro 10.5에서 4096x2160 해상도 및 초당 59.94 프레임의 4K Apple ProRes RAW 미디어로 구성된 55초 분량의 영상을 Apple ProRes 422로 인코딩 변환하여 테스트'한 결과라고 되어 있습니다. 쉽게 말해 CPU의 전반적인 성능이 아니라 M1에서 특별히 빠른 어플리케이션에서의 성능 비교입니다. 물론 GPU 역시 파이널 컷 프로에서의 비교 수치로 게임에서 평균 5배 빠르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M1의 성능이 인텔 CPU보다 낮다는 것은 아닙니다. IT 전문 사이트인 아난드텍에서는 A14 바이오닉 CPU의 싱글 코어 성능이 SPEC2006 종합 비교 결과 인텔 i9-10900K와 AMD 라이젠 9 5950X의 중간 정도라고 평가했습니다. 파이어스톰 코어의 성능이 최신 x86 코어와도 겨룰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출시 후 정확한 비교 벤치마크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노트북용으로 성능을 높인 M1의 종합 성능은 적어도 A14보다 우수할 것입니다. 하지만 성능보다 더 중요한 강점은 저전력입니다.애플은 A 시리즈 프로세서에서 저전력 기술을 갈고 닦았습니다. M1은 애플이 오랜 세월 연마한 전력 관리 기술과 TSMC의 최신 5nm 공정 덕분에 전력 대 성능비가 인텔 칩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애플은 10W 전력 소모에서 M1의 성능이 인텔 칩보다 2배 뛰어나거나 혹은 최고 성능에서 전력 소모량이 1/4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덕분에 신형 맥북 에어는 성능을 높이면서도 조용한 팬리스 디자인으로 돌아왔습니다. 배터리 용량 증가 없이도 배터리 사용 시간이 18시간까지 늘어난 것 역시 전기를 적게 먹는 M1 덕분입니다. 노트북에서 저소음, 저발열, 배터리 사용 시간이 중요한 점을 생각하면 저전력이 M1의 가장 큰 혁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M1을 탑재한 1세대 모델은 이전 모델과 외형상 차이가 없지만, 결국은 더 얇고 가벼운 맥 제품군이 나올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M1의 또 다른 장점은 애플 생태계의 통합입니다. 현재 애플 기기의 대부분은 자체 ARM 프로세서와 iOS 기반의 OS에서 돌아가고 있습니다. 맥만 x86 기반인데, 이것까지 자체 프로세서로 통합하면 애플 생태계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는 셈입니다. 개발자들이 모든 애플 기기에서 돌아갈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기 쉬워지고 프로세서 역시 애플 운영체제와 자주 쓰는 어플리케이션에 최적화해 성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여러 하드웨어와 OS에서 돌아가야 하는 x86 프로세서에서는 누릴 수 없는 이점입니다. 애플은 앞으로 2년간 하나씩 맥 제품군 전체를 ARM 기반 자체 프로세서로 변경할 계획입니다. 따라서 맥 프로 같은 고성능 PC를 위한 자체 프로세서 역시 준비 중일 것입니다. 어쩌면 아마존처럼 서버용으로 쓸 수 있는 고성능 ARM 프로세서를 선보일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ARM 기반 자체 프로세서를 사용하면 클라우드와 다른 인터넷 서비스까지 애플 맞춤형 하드웨어가 가능하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인텔 미세공정에 의존할 필요 없이 TSMC든 삼성이든 최신 미세공정을 입맛 대로 고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애플의 사업 모델을 따라 하는 기업이 늘어나게 되면 인텔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애플이 행보와 함께 고객을 잃게 된 인텔의 대응에도 눈길이 가는 이유입니다. 결국 인텔이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더 고성능 프로세서를 개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몇 년 후 인텔이 ARM 경쟁자를 따돌릴 수 있는 신제품을 들고나올지 아니면 시장에서 입지가 축소될지도 궁금해집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사설] 징역 17년 확정 MB, 대국민 사과로 참회해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법원에서 징역 17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어제 열린 상고심에서 재판부는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 8000여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항소심 직후 구속집행정지 결정으로 자택에서 생활해 온 이 전 대통령은 미결수에서 기결수 신분으로 바뀌어 월요일 수형시설에 재수감된다. 이 전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에 이어 헌정 사상 세 번째로 뇌물 등 혐의로 실형이 확정된 전직 대통령이 됐다. 개인적 치욕을 넘어 국민적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재판부는 1, 2심과 마찬가지로 이 전 대통령이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실소유주라고 인정했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했다는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본 것이다. 이로써 2007년 대선 국면에서 시작된 다스 실소유주 논란이 13년 만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다스와 무관하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해 온 이 전 대통령이 오히려 ‘새빨간 거짓말’을 한 셈이다. 표정 하나 안 바꾸며 온 국민을 기망해 온 그의 뻔뻔함이 가증스러울 따름이다. 국민이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만 사용하라고 부여한 무한권력을 개인적 치부와 이익을 위해 사용했다는 점도 용서받기 힘들다. 최근 작고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사면해 주는 대가로 다스의 미국 소송비를 삼성전자에 대납하게 한 사실이 1심부터 상고심까지 모두 인정된 것 아닌가. 여기에 공직 임명을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도 확정됐으니 두말할 여지가 없다. 이 전 대통령은 대법원 확정 판결에도 혐의를 부인하며 대국민 사과나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법치가 무너졌다며 적반하장과 같은 주장을 되풀이 했다. 나라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했는데 과연 그런 말을 할 자격이나 있는지 묻고 싶다. 이 전 대통령은 이제라도 겸허하게 자신의 범죄 행위를 반성하고, 진정으로 참회하길 바란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고 영원한 비밀은 존재하지 않는다. 2007년 대선서 당선후 특검까지 무력화시키며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사실을 13년간 감췄지만, 결국에는 드러나고야 만 것 아닌가. 정치권 일각에서는 벌써 사면 주장이 나오고 있다. 80세를 바라보는 고령의 처지에 장기간의 수감 생활은 너무 가혹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참회와 반성이 없는 한 선처와 용서는 있을 수 없다. 여전히 5·18 피해자들을 능욕하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례를 들 것까지도 없다. 이 전 대통령이 진정 용서를 원한다면 진정성 있는 대국민 사과와 참회가 선행돼야 한다.
  • 내 학생은 내가 지킨다… 괴물과 맞선 평범한 선생님의 ‘울림’

    내 학생은 내가 지킨다… 괴물과 맞선 평범한 선생님의 ‘울림’

    괴상하고도 귀여운 젤리의 습격보건교사가 위기 속 고교생 구해영웅 서사 ‘프리퀄’ 개념으로 제작 개연성 부족한 듯한 전개 불친절감독 “다음 시즌에서 ‘밑밥’ 거둬” 제작 결정부터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안은영)이 지난달 25일 공개 후 꾸준히 화제다.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넷플릭스 순위 지표인 ‘오늘의 한국 톱10 콘텐츠’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안은영’은 2015년 나온 정세랑 작가의 동명 장편 소설이 원작이다. 정 작가가 직접 대본을 쓰고 영화 ‘비밀은 없다’, ‘미쓰 홍당무’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선보인 이경미 감독이 처음 드라마에 도전했다. 드라마는 소설 에피소드 일부를 모두 6회에 녹였다. 미지의 젤리로 고등학교에서 미스터리한 일들이 일어나고, 젤리를 보는 능력을 가진 안은영은 퇴마사처럼 이를 무찌른다. 학교 설립자 손자인 한문교사 홍인표(남주혁 분)는 배터리처럼 에너지를 줘 안은영을 돕는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소설 속 젤리 모습을 구현하는 일이었다. 이 감독은 지난 5일 화상인터뷰에서 “젤리가 튀어나오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가장 좋아하는데 이 장면을 꼭 영상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매 회 두꺼비, 옴, 해파리, 하트 등 괴상하고 귀여운 젤리들이 쏟아진다. 원작의 독특한 설정을 영상으로 보는 재미를 주는 부분이다. 혐오스러움과 귀여움의 경계에 있는 느낌을 주기 위해 슬라임 몬스터, ‘포켓몬스터’ 등 젤리형 몬스터와 자연 속 생물들을 참고했다. 젤리를 잡아먹는 소리는 미더덕과 포도알 씹는 소리를 조합해 탄생했다. 왕따, 동성커플 등 학교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개성 있는 학생 캐릭터들도 녹였다. 거대한 두꺼비 젤리를 쓰러뜨리고 진심으로 학생들을 구하는 안은영은 우리 곁의 평범한 영웅을 떠오르게 한다. 일찌감치 안은영으로 추천받았던 배우 정유미도 명랑함과 비장함을 동시에 소화해 낸다. 이 감독은 “소설에 여성 히어로물로 가져갈 여지가 있어서 히어로의 프리퀄(앞선 사건을 담은 속편) 개념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며 “여기에 맞춰서 하나의 성장드라마로 에피소드를 재구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후속 시즌을 고려해 판을 키우다 보니 불친절하다는 평도 많다. 스토리 곳곳에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과 설정을 해소하지 않고 넘어간다는 것이다. 지하실을 열면 학교가 왜 무너지는지, 드라마에서 추가된 ‘안전한 행복’이라는 단체는 왜 학교를 접수하려 하는지 등 물음표를 남긴다. 이 감독은 “만화적인 이야기와 설정으로 뻔뻔하게 가면서, ‘그랬다 치고’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가는 전개로 가져갔다”며 “다음 시즌에서 ‘밑밥’이 거둬지면 이러한 의문은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무지개칼 휘두르며 젤리 잡는 안은영…“영웅의 탄생으로 해석했죠”

    무지개칼 휘두르며 젤리 잡는 안은영…“영웅의 탄생으로 해석했죠”

    제작 결정부터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안은영)이 지난달 25일 공개 후 꾸준히 화제다.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갈리지만, 넷플릭스 순위 지표인 ‘오늘의 한국 톱10 콘텐츠’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안은영’은 2015년 나온 정세랑 작가의 동명 장편 소설이 원작이다. 정 작가가 직접 대본을 쓰고 영화 ‘비밀은 없다’, ‘미쓰 홍당무’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선보인 이경미 감독이 처음 드라마에 도전했다. 드라마는 소설 에피소드 일부를 모두 6회에 녹였다. 미지의 젤리로 고등학교에서 미스터리한 일들이 일어나고, 젤리를 보는 능력을 가진 안은영은 퇴마사처럼 이를 무찌른다. 학교 설립자 손자인 한문교사 홍인표(남주혁 분)는 배터리처럼 에너지를 줘 안은영을 돕는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소설 속 젤리 모습을 구현하는 일이었다. 이 감독은 지난 5일 화상인터뷰에서 “젤리가 튀어나오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가장 좋아하는데 이 장면을 꼭 영상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매 회 두꺼비, 옴, 해파리, 하트 등 괴상하고 귀여운 젤리들이 쏟아진다. 원작의 독특한 설정을 영상으로 보는 재미를 주는 부분이다. 혐오스러움과 귀여움의 경계에 있는 느낌을 주기 위해 슬라임 몬스터, ‘포켓몬스터’ 등 젤리형 몬스터와 자연 속 생물들을 참고했다. 젤리를 잡아먹는 소리는 미더덕과 포도알 씹는 소리를 조합해 탄생했다. 왕따, 동성커플 등 학교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개성 있는 학생 캐릭터들도 녹였다. 거대한 두꺼비 젤리를 쓰러뜨리고 진심으로 학생들을 구하는 안은영은 우리 곁의 평범한 영웅을 떠오르게 한다. 일찌감치 안은영으로 추천받았던 배우 정유미도 명랑함과 비장함을 동시에 소화해 낸다. 이 감독은 “소설에 여성 히어로물로 가져갈 여지가 있어서 히어로의 프리퀄(앞선 사건을 담은 속편) 개념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며 “여기에 맞춰서 하나의 성장드라마로 에피소드를 재구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후속 시즌을 고려해 판을 키우다 보니 불친절하다는 평도 많다. 스토리 곳곳에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과 설정을 해소하지 않고 넘어간다는 것이다. 지하실을 열면 학교가 왜 무너지는지, 드라마에서 추가된 ‘안전한 행복’이라는 단체는 왜 학교를 접수하려 하는지 등 물음표를 남긴다. 이 감독은 “만화적인 이야기와 설정으로 뻔뻔하게 가면서, ‘그랬다 치고’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가는 전개로 가져갔다”며 “다음 시즌에서 ‘밑밥’이 거둬지면 이러한 의문은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감히 이별 통보해?” 남친은 전 여친의 ‘구글계정’ 열었다[이슈픽]

    “감히 이별 통보해?” 남친은 전 여친의 ‘구글계정’ 열었다[이슈픽]

    동기화된 연락처로 지인에 ‘무차별 폭로’ 윤상호씨(가명)는 지난 2월 모르는 연락처로 뜬금없는 문자를 받았다. 지인인 김지수씨(30·가명)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김씨의 외도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최근 4~5개월 동안 김씨와 사랑을 나누었다’고 자신을 소개한 남성은 “김씨에 대해 궁금한 게 있으면 ‘친추’(친구추가)를 한 뒤 물어보라. 알고 있는 것을 전부 말하겠다”는 취지 문자를 보내왔다. 이성훈씨(37·가명)는 김씨가 “(외도)그만두자”며 이별을 통보하자 이 같은 문자를 무차별로 김씨 지인들에게 보냈다. 이씨는 이후 김씨에게 “(나눈 대화 등) 캡처 원본 등이 담긴 USB를 싹 다 넘길테니 그걸 사가라”면서 “복구하는 데 500(만원)이 들었으니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 또 “넌 내 옆에서 떠날 수가 없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모든 걸 하겠어. 대기하고 내가 오라고 하면 와야 돼”라고 김씨를 겁박하기도 했다. 이런 문자는 김씨 아버지에게도 전송됐다. 김씨의 전 내연남은 “사위가 담배 안 피우는 줄 아시죠? 엄청난 꼴초입니다”고 문자를 보냈다. 견딜 수 없던 김씨는 뒤늦게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 결과 이씨는 김씨가 온라인 게임 편의 등을 위해 알려준 구글 계정에 접속해 동기화돼 저장상태인 김씨 지인의 연락처 등을 취득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박성규 부장판사는 협박, 공갈미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 침해 등) 등 혐의를 받는 이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200시간의 사회봉사도 함께 명령했다. 구글 계정에 개인정보가 어디까지 있길래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구글 계정만 알면 연령대와 성별, 관심사와 취미는 물론 가계수입 정도, 주택 소유 유무, 결혼 여부 등 민감한 내용까지 알아맞힌 내용이 나온다. “만 25~34세, 개·고양이 좋아하는 기혼 여성” 구글 계정에 다나와 구글 계정과 핸드폰을 연동해 놓으면 내 핸드폰에 있는 사진, 전화번호부 등을 볼 수 있다. 또 구글 창에 본인이 자주 쓰는 타 사이트 아이디를 치면 내가 과거에 접속했던 사이트가 뜨기도 한다. 특히 구글 계정엔 나의 기본 신상이 뜨는데, 이는 누구나 자신의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구글 또는 유튜브 창에서 계정>계정관리>데이터 및 맞춤설정 관리로 들어간 다음 ‘광고 설정으로 이동’ 링크를 클릭하면 된다. 구글 계정에는 구글의 인공지능이 맞춤 광고 서비스를 위해 당신의 신상을 추정한 결과다.검색, 광고 클릭, 유튜브 시청, 구매 기록, 매장 방문, 위치 이동 등 우리의 거의 모든 활동이 인공지능의 원료다. 구글은 “로그인된 상태로 활동한 내역이 이러한 카테고리에 속한다고 밝힌 다른 사람과 비슷하기 때문에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해당 카테고리에 속하는 무수한 이용자들과 비슷한 행동 패턴을 보이면 해당 범주에 포함돼 맞춤 광고에 노출된다는 얘기다. 광고주는 누구에게 광고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인공지능이 해당 분야에 관심 있을 만한 사람을 알아서 찾아낸다. 이용자가 많을수록, 이용자 데이터가 많이 수집될수록 추정값은 정확해진다. 이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양’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필요가 있다. “나는 네가 지난여름에 한 말을 알고 있다” 이처럼 어마어마한 양의 개인정보가 잘 관리되고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더 큰 문제는 글로벌 정보통신(IT) 업체들의 개인의 통신비밀 침해 역시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음성 명령 수행 소프트웨어인 ‘시리(Siri)’, ‘구글 어시스턴트’는 사용자들의 음성을 녹취해오다, 문제가 불거지자 중단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지난 2019년 4월에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세계 전역에서 수천 명의 계약직 인력을 동원해, 쌍방향 인공지능 스피커 ‘알렉사’의 사용자 음성 명령을 녹취해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명분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성능 개선이었다.또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페이스북에 개인정보 보호 위반 실태를 조사해 사상 최대인 50억달러(약 5조9000억원)의 벌금을 매기고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고객 사생활 보호 준수 여부를 보고하도록 하는 합의안을 승인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이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 쪽의 정치 컨설턴트였던 영국 데이터 분석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최대 8700만명의 이용자 개인정보를 유출한 데 대한 규제다. 페이스북이 이용자 음성을 녹취해 광고주들에게 제공하거나 맞춤형 뉴스피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의혹은 당시에도 불거졌지만, 회사 쪽은 이를 완강히 부인한 바 있다. 페이스북은 “당신이 다른 사람들과 메시지나 통신을 주고받을 때, 당신이 제공하는 콘텐츠, 통신, 기타 정보를 수집할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제 비밀은 없다. 내가 어느 장소를 주로 가고, 무슨 일을 하고, 어떤 말을 하는지 내 스마트폰은 다 알고 있다. 앞서 김지수씨 사례처럼 이를 악용하는 사건도 늘고 있다. 비밀은 없는 만큼 개인정보 관리도 그만큼 중요할 때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해양패권 놓고 칼 벼리는 美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해양패권 놓고 칼 벼리는 美中

    미국과 중국 간 ‘해상전력 싸움’이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이 세 번째 항공모함을 조기 진수할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이 중국을 정조준해 ‘게임 체인저’를 표방한 첨단 해군력 증강계획을 발표하며 맞받아쳤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16일 캘리포니아주 랜드연구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중국의 해상 도전에 맞서기 위해 미 해군력을 무인·자율 함정과 잠수함, 항공기로 보강하는 야심찬 ‘퓨처 포워드’(Future Forward·미래로 향해) 계획을 발표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에스퍼 장관은 “미 해군력을 보강하기 위해 함대의 함정을 기존 293척에서 355척으로 대폭 확대하는 ’게임체인저‘ 계획을 마련했다”며 “미래 함대는 공중과 해상, 수중에서의 치명적인 효과(공격력)를 투사하기 위한 능력 측면에서 균형을 더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미 해군력 증강에는 소형 수상함과 잠수함 증강, 선택적으로 유인 또는 무인·자율이 가능한 수상 겸용 잠수정, 다양한 항공모함 탑재용 항공기 등이 추가될 것이라고 AFP는 전했다. 이번 계획은 함대가 고강도 전투에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고 전력 투사나 원거리 정밀타격 능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에스퍼 장관은 설명했다. 대표적 예로 ‘새로운 유도미사일 프리깃(소형 구축함) 프로그램’이라며 “이는 분산전을 수행하기 위해 치명성과 생존성 등의 능력을 보강한 함정을 제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스퍼 장관은 ‘시 헌터’(Sea Hunter)라는 드론을 시험 중이라며 40m 길이의 이 드론은 한번 출격하면 두 달 이상 해상에서 적 잠수함을 자율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미래 함대는 무인시스템이 치명적인 화력을 내뿜고 기뢰를 뿌리는 것에서부터 보급 수행과 적에 대한 정찰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투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며 “우리가 향후 수년, 수십 년 후에 해상전을 어떻게 수행할지에 있어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AFP는 미 해군력 증강계획에 대해 “지금부터 오는 2045년까지 수백억 달러 규모의 미 해군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며 “주적으로 인식되는 중국 해군력에 맞서 우위를 유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앞서 14일 건조 중인 3번째 항공모함인 ‘003형’이 이르면 연말에 진수할 전망이라고 관영 언론들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Global Times), 군사 전문지 병공과기(兵工科技) 등은 중국이 2018년 11월부터 상하이 창싱다오(長興島) 장난(江南)조선소에서 제작 중인 003형 항모가 이르면 올해 연말에 진수할 가능성이 있으며 늦어도 2021년 초까지는 건조가 끝날 것이라고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전했다. 이들 매체는 “003형 항모는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건조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지만 6월부터 선체블럭 조립에 들어가 이미 기본 선형을 완성할 정도로 건조 작업이 급속히 진척됐다”며 “첨단 기법인 대형블럭 조립방식으로 공정 기간을 대폭 단축한 003 항모는 11~12월쯤 완성해 연말 진수하고서 이어 내외장 공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중국의 세 번째 항모가 될 003형은 전체 길이(전장)가 320m로 추정된다. 중국이 순수하게 독자 개발한 첫 국산 항모이자 두번째 항모인 002형 산둥함(305m)보다도 길고 폭도 미국 신형 제럴드 포드급 핵항모보다 넓다. 추정 만재 배수량은 8만t으로 러시아에서 도입한 첫 번째 항모 랴오닝(遼寧)함(5만 9439t)과 그와 비슷한 산둥함보다 크다. 젠(殲·J)-15전투기 등 30여대의 각종 함재기를 탑재한다. 랴오닝함은 2012년 실전 배치돼 6년 간 운항한 뒤 2018년 7월 랴오닝성 다롄(大連) 조선소에서 보수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12월 실전에 배치된 산둥함은 중국 조선소가 항모 건조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진행하면서 기술과 노하우를 축척한 것에 나름 의미가 있지만, 성능이 우크라이나에서 고철용으로 들여와 개보수해 취역시킨 001형 랴오닝함을 약간 업그레이드한 수준에 불과하다. 003형 항모의 가장 큰 특징은 함재기를 효율적으로 띄울 수 있는 첨단 전자식 캐터펄트(Catapult·사출기)를 처음으로 장착한 것이다. 항모는 좁은 갑판 위에서 항공기를 띄우기 위해 항공기의 추력을 더해주는 새총 원리의 이륙 보조장비인 캐퍼펄트를 쓴다. 함재기가 갑판 밖으로 거의 내던져지듯 속도를 붙일 수 있는 비밀은 바로 ‘캐터펄트 덕분이다. 캐터펄트는 본래 고대 전투에서 적에게 돌을 날리기 위한 ‘투석기’를 뜻한다. 탄성이 좋은 나무와 끈을 이용해 돌을 성벽이나 적진을 향해 던지던 도구가 현대전에 와서는 항모에 탑재된 함재기를 힘껏 밀어 이륙을 도와주는 장비로 의미가 달라진 셈이다. 함재기 동체에 가려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사실 함재기들은 이 장치에 몸을 싣고 강하게 등이 떠밀리듯 항모를 이륙하는 것이다. 항모는 전장이 300m가 넘지만 실제로 함재기 활주를 위해 사용하는 공간은 극히 제한적이다. 갑판 위에서는 다른 함재기와 각종 전투 장비, 인력들을 동시에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좁은 곳에서 바다로 떨어지지 않고 이륙을 하려면 캐터펄트가 반드시 필요하다. 첨단 캐터펄트 기종은 대략 90m의 길이가 주어지면 36t짜리 함재기를 이륙시킬 수 있다. 완전히 멈춰 있는 함재기를 단 몇 초 만에 시속 260㎞로 가속해 이륙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캐터펄트가 없다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미국은 첨단 항모 제럴드 R 포드에만 전자기식 캐터펄트를 채택하고 있다. 만약 중국의 구상이 현실화한다면 적어도 캐터펄트에 있어선 미국과 같은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현재 실전배치 중인 랴오닝함과 산둥함은 모두 선수가 치솟은 갑판에서 함재기를 발진하는 ‘스키점프’식을 도입했다. 때문에 항모에서 함재기를 단시간에 대량으로 이륙시키는데 제약이 많은 탓에 운용 효율성은 미국 항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진다. 003형 항모가 캐터펄트를 탑재할 경우 최신예 조기경보기 쿵징(空警) 600까지 실어 실제 작전에 투입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영국 군사전문지 제인 디펜스 위클리는 중국 003형 항모 배수량이 8만 5000t에 이르며 48대의 젠(殲)-15 함재기, 쿵징-600 조기경보기, 대잠 헬기와 수송헬기 등 60~70대 이상을 탑재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40대 정도 탑재 가능한 산둥함이나 30대를 탑재가능한 랴오닝호 2척의 함재기 탑재량을 크게 넘어설 전망이다. 중국은 특히 두 번째 중국산 항모 003형 외에도 세 번째 중국 자체기술 항모 004형을 조기에 건조해 최소한 4척으로 3개 항모전단을 꾸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7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상하이 장난조선소에서 조립이 진행 중인 항공모함과 별도로 새 ‘자매함’의 용골 설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동물의 척추와 같은 용골이 설치되는 것은 중국의 004형 항모가 본격적인 건조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중국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오는 2028년까지 미국과 바다 위에서 대등한 경쟁을 위해 원자력(핵)추진 항모를 포함해 6척 이상의 항모, 이지스급 함정 30여척, 원자력추진 잠수함 22척을 확보할 청사진도 마련했다. 다만 현재 건조 중인 중국의 세 번째, 네 번째 항모는 아직 미국처럼 원자력추진 장치를 갖추지는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군사 평론가 량궈량(梁國樑)은 “원자력추진 항모는 아마도 다롄조선소에서 건조될 것으로 보이는 중국의 다섯 번째 항모에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씨줄날줄] 증폭되는 거짓말/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증폭되는 거짓말/전경하 논설위원

    국내에 ‘살림의 여왕’으로 알려진 마사 스튜어트는 2004년에 5개월 감옥살이를 했다. 주식을 판 이유에 대해 연방검찰에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생명공학회사 임클론이 개발한 항암제가 2001년 12월 미 식품의약국(FDA)의 인가를 받지 못했는데 이 정보가 공개되기 며칠 전 스튜어트는 주식 브로커의 전화를 받고 임클론 주식을 팔았다. 검찰 조사에서 내부거래 혐의는 벗었지만 주식 매각 사유에 대해 거짓말(허위 진술)을 했고, 조사를 방해(사법 방해)했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1999년 상장 당시 시가총액 18억 달러였던 미디어그룹 마사스튜어트리빙옴니미디어는 유죄 판결 난 날 시가총액이 1억 달러 사라졌다. 당시 미국 언론들은 스튜어트가 주식을 미리 팔아 줄인 손실액이 5만 달러 정도였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면 감옥살이까지 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분석했다. 살다 보면 종종 거짓말을 한다. 사실을 말해 서로가 불편해질 것 같으면 알면서도 넘어간다. 하지만 지금 상황만 잘 넘기면 될 거라는 그릇된 판단에 공권력에 한 거짓말은 대가가 크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경제수석인 조원동 전 수석은 2016년 음주운전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가 정식 재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서울 이태원 클럽에 갔다가 코로나19에 걸렸는데 직업과 동선에 대해 거짓말을 한 인천 학원강사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확진된 9일 사실을 말했다면 방역당국은 바로 학원생 등 접촉자를 찾아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교회 신도와 학원 수강생 등 1700명이 진단검사를 받아야 하고, 3차 감염을 우려하는 상황은 거짓말이 시작이었다. 왜 거짓말을 했을까. 인천 보건당국은 이 강사가 대학 4학년생인데 학점이 모자라 졸업을 못했고 편법으로 학원에서 강의해 동선과 직업을 속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학원법에 따르면 전문대 졸업 이상의 학력이면 학원강사가 될 수 있는데 무엇이 문제였을까. 인천시는 강사를 감염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올 2월 개정된 감염법에 따라 거짓 진술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된다. 감염이 확인된 9일부터 경찰의 동선 추적으로 사실이 확인된 12일까지 인천시가 방역활동을 못하게 막은 셈이니 공무집행방해도 적용될 수 있다. 처벌 전력은 본인 이력에 남아 졸업 이후 취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감염시킨 학생들에 대한 죄책감도 느끼지 않을까.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 자꾸 거짓말을 하다 거짓말에 잡아먹힌 상황을 보는 듯하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는 사실을 온 사회가 아프게 지켜보고 있다. lark3@seoul.co.kr
  • [이동구 칼럼] 잃어버린 미소 찾기

    [이동구 칼럼] 잃어버린 미소 찾기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면서 세계인들이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져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고 이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가족과 동료, 이웃이 어느 날 갑자기 자가격리자가 되고 확진자, 희생자가 되는 상황을 지켜봐야 하니 두렵지 않을 수 없다. 또 감염 예방을 위해 각국이 펼치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일상에 큰 불편을 주고 있을 뿐 아니라 멀어진 인간관계로 정신건강마저 위협받고 있다. 이런 상황이 언제 끝날지도 예측이 안 되니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이 생겨나지 않을 수 없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에 더해 실직과 생활고 등 앞으로 닥칠 경제적인 어려움에는 더 큰 고통과 두려움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1930년대의 세계적인 대공황이나 2차 세계대전에 버금가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은 공포심마저 자아낸다. 세계인의 얼굴에서 웃음과 미소가 사라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웃을 수 있다는 것은 동물과 구분되는 인간의 여러 특징 중 하나다. 웃음을 통해 기쁨을 표현하기도 하고 상대방에게 긍정과 부정의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부정적인 신호는 비웃음뿐, 모든 웃음은 기쁨과 즐거움, 긍정의 신호로 통한다. 소리 없이 웃는 미소는 간혹 더 큰 의미와 감동을 전하기도 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모나리자’는 눈썹이 없다는 것 외에도 미소와 색감 등으로 많은 신비로움을 준다. 모나리자의 미소는 왼쪽 입술은 일자로 다물고 있는데 반해 오른쪽 입술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웃는 입 모양을 하고 있다. 무표정한 듯하면서 순간적으로 웃는 표정으로 보인다. 모나리자 미소의 비밀은 절묘하게 그려진 입술 모양에만 있지 않다. 어두운 듯 침침한 모나리자 주변의 색감 등으로 어느 순간, 어떤 사람에게는 섬뜩하고 무서운 느낌을 주기도 한다. 불가에서 미소는 깨달음의 의미로 통한다. 석가가 영취산에서 연꽃 한 송이를 들어 보이자 마하가섭이란 제자만이 그 뜻을 깨닫고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연꽃은 탁한 연못에서 피어나는데 꽃은 아름답고 깨끗하다. 즉 혼탁하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인간이 깨달음을 얻어 부처의 경지에 오르게 된다는 진리를 마하가섭은 깨달았고, 석가는 불교의 진리를 전했다. 오직 미소로서 깨달음을 전하고 알아챈 것이다. 바로 염화미소(拈華微笑)의 일화이다. 우리에겐 어떤 미소가 있을까. ‘백제인의 미소’로 알려진 충남 서산의 마애여래삼존상(국보 제84호)과 얼굴무늬 수막새에 남아 있는 ‘신라의 미소’가 있다. 마애삼존불은 이웃집 아저씨처럼 지극히 친근한 불상의 얼굴과 더불어 햇빛에 따라 바뀌는 본존불과 좌우 협시불의 미소는 천오백년의 긴 시간을 건너뛰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백제인들의 소탈한 미소를 보여 주는 듯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8년 11월 기와로는 처음 국가지정문화재가 된 국립경주박물관의 ‘얼굴무늬 수막새’는 동그란 얼굴에 두 눈과 오뚝한 코, 도드라지는 볼, 웃음기 띤 입이 인상적이다. 최근 윤병렬 홍익대 교수가 얼굴무늬 수막새를 “기존의 방식을 완전히 뒤집는 기상천외한 벽사(요사스러운 귀신을 물리침) 방식”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사악한 악귀를 쫓아내기 위해 사납고 험상궂은 모습을 한 게 아니라 소박하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한껏 담아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특히 윤 교수는 “이 미소에는 적대 행위를 하지 않고 오히려 환대하겠다는 따뜻함이 함축돼 있다”고 평가했다. ‘신라의 미소’는 역병이나 귀신을 쫓아내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니 흥미롭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백신과 치료약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언제쯤이 될지 불투명하다. 미중은 서로 상대방 탓을 하고 있다. 올겨울 다시 유행할 수도 있고, 퇴치까지는 앞으로 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암울한 예측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반드시 극복되고 우리는 잃어버린 웃음과 미소를 다시 찾게 될 것이다. 전염병이나 요사스런 귀신마저도 웃음으로 이겨낸 신라인의 미소처럼, 세계인들도 여유로운 미소로 코로나 퇴치에 합심했으면 한다. 온 나라들이 힘을 모아 코로나19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바로 잃어버린 미소를 찾는 묘약이 될 것이다. 바이러스도 티없이 밝게 웃는 사람을 공격하지는 못하리라 믿고 싶은 시절이다. yidonggu@seoul.co.kr
  • WHO, 트럼프 주장에 반박 “미국에 감춘 것 없어”

    WHO, 트럼프 주장에 반박 “미국에 감춘 것 없어”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와 관련해 “미국에 감춘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WHO는 개방돼 있으며 아무것도 감추지 않아”트럼프 비판 간접 반박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WP는 전날 WHO에 파견된 미국 전문가들이 지난해 말부터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본국에 실시간으로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는 WHO가 코로나19 확산 초기 중국의 편을 드느라 사태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WP의 보도를 확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을 간접적으로 반박한 것. 그는 “WHO와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관계는 오래됐다”면서 “우리는 함께 협력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CDC 직원들이 WHO에 있다는 점은 우리가 미국이 원하는 정보로부터 감춘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라면서 “WHO는 개방돼 있으며 아무것도 감추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CDC뿐 아니라 모든 나라가 같은 메시지를 즉시 받는다. 그것이 (질병 통제를) 빨리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면서 “그것은 우리가 원하는 것”이라며 “비밀은 위험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생명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봉쇄 조치 완화, 전염병 끝 아냐” 강조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많은 국가가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완화하기 시작한 것에 대해 “봉쇄 완화가 전염병의 끝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전염병의 종식을 위해 개인과 지역 사회, 정부가 바이러스를 억제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면서 “각국은 (바이러스의) 발견과 검사, 격리, 치료, 추적 등이 가능하도록 보장해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WHO는 의료 시스템이 취약한 국가 지원을 위해 3천만 개의 진단 검사 키트를 주문했으며, 5월까지 수술용 마스크 1억8천만 개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황교안 항의한 기표소, 박근혜 정부 법무부 장관 재직 때 도입

    황교안 항의한 기표소, 박근혜 정부 법무부 장관 재직 때 도입

    서울 종로에 출마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가 15일 투표를 하던 중 기표소에 가림막이 없다고 항의한 것과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이 “2014년부터 도입한 시스템”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황교안 후보는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맡고 있었다. 황교안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동 동성고등학교에 마련된 제3투표소에서 부인 최지영씨와 함께 투표했다. 황교안 후보는 투표소를 나와 기자들에게 “제 기표가 공개될 수 있는 상황에서 투표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투표가 거의 반공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드는 상황이었다“며 ”위치에 따라서는 투표 관리하는 직원들이 (투표자가) 어디를 찍는지를 볼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것은 정말 심각한 부정선거의 의혹이 아닐까 생각한다. 돌아가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면서 ”좀 더 검토해 보겠지만 공개 투표가 이뤄졌다면 이것은 명백한 부정선거다. 고의에 의한 것인지, 실수에 의한 것인지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투표소 측은 황교안 후보의 이의제기 직후 가림막을 내리고 기표소를 비스듬히 돌려 기표소 안이 보이지 않도록 조치했다. 투표소 내 기표대에 가림막이 없고, 선관위 관계자가 기표대 안을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이 황교안 후보의 주장이었다.신형 기표대는 뒷면 가림막이 없는 대신 비밀투표를 보장할 수 있도록 측면 방향으로 설치돼 있다. 가림막 없는 기표대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입됐다. 황교안 후보는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 중이었다. 당시 중앙선관위는 신형 기표대 도입에 대해 “썬거인의 투표 비밀은 보장하되 투표소 분위기를 보다 쾌적하게 개선하고 선거인이 기표소를 이용할 때 가림막을 들어 올려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기표소 내에서 투표 인증사진을 찍는 행위 등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황교안 후보의 의혹 제기에 선관위 관계자는 ”2014년 6.4 지방선거부터 가림막이 없는 신형 기표대를 사용해 왔다“며 ”이는 당시 여야에게 동의를 받은 사항“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10시 15분 현재 개표가 65.7% 완료된 서울 종로에서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득표율 58.2%로 당선이 확실시됐다. 황교안 후보는 40.3%를 득표 중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젊은 평론가의 시선, 문학을 둘러싼 시간을 보다

    젊은 평론가의 시선, 문학을 둘러싼 시간을 보다

    작품 안팎 시간의 상호작용 주목 ‘맘충’의 페미니즘적 재현 비교도지금 이 시대를 문학 안팎으로 새롭게 조명하는 비평집이 출간됐다. 2012년 ‘세계의 문학’ 평론 부문으로 등단한 허희(35)의 ‘시차의 영도’(민음사)다.처음으로 펴내는 비평집에서 젊은 평론가가 주목한 것은 ‘시간’이다. 작품이 탄생한 당대의 시간, 당대에서 문학이 포착해 낸 시간, 작품을 읽은 뒤 독자가 생성해 낸 시간 등 텍스트 안팎에 놓인 시간들과의 상호작용에 주목했다. 가령 소설 ‘82년생 김지영’과 느닷없이 자식을 잃은 엄마의 이야기인 영화 ‘비밀은 없다’(2015)를 중첩시켜 ‘맘충’이라는 소재의 페미니즘적 재현을 살펴보는 식이다. ‘조남주 작가가 ‘82년생 김지영’을 통해 “엄마는 맘충이 아니다!”라고 항변한다면, 이경미 감독은 영화에서 “엄마가 맘충이면 어때?”라고 반문한다’(39쪽)는 게 평론가의 분석이다. 그 이유는 영화 속 캐릭터 연홍이 행한 복수극은 ‘그녀가 뒤늦게 끌어낸 모성의 위력이 아니었다면 해낼 수 없는 것’(43쪽)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 시대를 그대로 보여 주거나 과거에 대한 향수를 통해 현재를 비춘 김사과·윤이형·박민규·김중혁의 소설, ‘전통’과 ‘현대’라는 키워드로 김언, 박소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아이들을 화자로 한 ‘엄마, 나야’와 같은 시를 돌아본다. ‘문학은 그 자체로 가치 있지 않다. 이것이 그 자체로 가치 있는 인간과 다른 점이다.’(5쪽) 문학 비평서치고는 도발적인 책머리다. 평론가는 최근 몇 년 새 문단을 휩쓴 ‘미투’와 표절 논란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한다. ‘문학을 한다는 것은 문학작품을 읽고 쓴다는 것뿐 아니라, 자기가 지향하는 문학적 삶을 살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중략) 만약 그런 것이 문학(적 삶)이라고 한다면, 문학 따위 할 필요 없다.’(25쪽)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단독] 서울 25개 구청, 교부세 수백억씩 받았다?

    [단독] 서울 25개 구청, 교부세 수백억씩 받았다?

    행안부, 공동과세 2조원 ‘뒤죽박죽’ 관리 2년간 통계 입력 오류… 원인 아직 못 찾아지방재정을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 중인 손모씨는 행정안전부가 관리하는 지방재정포털 ‘지방재정365’에서 지방재정 관련 데이터를 살펴보다가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을 목격했다. 2011년과 2012년에 서울시 25개 자치구가 정부로부터 보통교부세를 수백억원씩 받은 것으로 돼 있었다. 총액은 2011년 8359억원, 2012년 8393억원으로 모두 1조 6752억원이나 되는 규모였다. 서울시가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는다는 것은 지방재정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상식 중에서도 상식이기 때문에 손씨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행안부가 황당한 착오로 인해 2조원 가까운 통계 입력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4일 드러났다. 당초 “지방재정365에 보니 서울시가 보통교부세를 받은 걸로 돼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럴 리가 있느냐.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던 행안부는 지방재정365에서 관련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는 “이해할 수 없다”며 원인 파악에 들어갔다. 비밀은 이틀이 지나서야 풀렸다. 행안부 관계자는 “확인 결과 (지적한 보통교부세는) 서울시 25개 자치구가 서울시로부터 받은 재산세 공동과세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에서는 강남·강북 균형발전을 위해 2008년부터 각 자치구에서 거둔 재산세의 절반을 자치구별로 균등배분하는 재산세 공동과세를 시행했다. 행안부는 2010년까지는 재산세 공동과세를 지방세입 항목에 입력하다가 무슨 이유에선지 2011년과 2012년에만 보통교부세 항목에 입력했다. 재산세 공동과세를 보통교부세로 입력한 것은 단순한 행정 착오에 그치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지방재정 전문가는 “재산세 공동과세는 서울시 자체 세입으로 ‘자주재원’이지만 보통교부세는 중앙정부로부터 받는 ‘이전재원’”이라면서 “정부가 지방재정 실태를 잘못 파악해 정책의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방재정365 데이터를 인용한 연구 보고서나 논문 모두 1조원에 가까운 데이터 오류가 발생했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행안부 측은 서울신문의 지적에 “2013년부터는 재산세 공동과세 부분을 다시 지방세입 항목으로 바꿨다. 입력 오류는 2011년과 2012년에만 해당된다”고 해명한 뒤 “지방재정365의 해당 항목에 각주 표시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행안부는 왜 2011년과 2012년에 입력 오류가 발생했는지에 대한 원인은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단독] 행안부의 황당한 통계 오류...서울시 보통교부세 25개 구청 배분 잘못 입력

    [단독] 행안부의 황당한 통계 오류...서울시 보통교부세 25개 구청 배분 잘못 입력

    지방재정을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 중인 손모씨는 행정안전부가 관리하는 지방재정포털 ‘지방재정365’에서 지방재정 관련 데이터를 살펴보다가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을 목격했다. 2011년과 2012년에 서울시 25개 자치구가 정부로부터 보통교부세를 수백억원씩 받은 걸로 돼 있었다. 총액은 2011년 8359억원, 2012년 8393억원으로 모두 1조 6752억원이나 되는 규모였다. 서울시가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는다는 것은 지방재정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상식 중에서도 상식이기 때문에 손씨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행안부가 황당한 착오로 인해 2조원 가까운 통계 입력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4일 드러났다. 당초 “지방재정365에 보니 서울시가 보통교부세를 받은 걸로 돼 있다”는 질문에 “그럴 리가 있느냐.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던 행안부는 지방재정365에서 관련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는 “이해할 수 없다”며 원인 파악에 들어갔다. 비밀은 이틀이 지나서야 풀렸다.  행안부 관계자는 “확인 결과, 서울시 25개 자치구가 서울시로부터 받은 재산세 공동과세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에서는 강남·강북 균형발전을 위해 2008년부터 각 자치구에서 거둔 재산세의 절반을 자치구별로 균등배분하는 재산세 공동과세를 시행했다. 행안부는 2010년까지는 재산세 공동과세를 지방세입 항목에 입력하다가 무슨 이유에선지 2011년과 2012년에만 보통교부세 항목에 입력했다. 재산세 공동과세를 보통교부세로 입력한 것은 단순한 행정 착오에 그치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지방재정 전문가는 “재산세 공동과세는 서울시 자체세입으로 ‘자주재원’이지만 보통교부세는 중앙정부로부터 받는 ‘이전재원’이다”면서 “정부가 지방재정 실태를 잘못 파악해 정책의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방재정365 데이터를 인용한 연구보고서나 논문 모두 1조원에 가까운 데이터 오류가 발생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행안부에선 “2013년부터는 재산세 공동과세 부분을 다시 지방세입 항목으로 바꿨다. 입력오류는 2011년과 2012년에만 해당된다”면서 “지방재정365의 해당 항목에 각주 표시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행안부는 왜 2011년과 2012년에 입력오류가 발생했는지 원인은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불편한 진실·민감한 사회문제 터치… 흥행 넘어 공감대까지 얻다

    불편한 진실·민감한 사회문제 터치… 흥행 넘어 공감대까지 얻다

    21세기 한국영화의 특징은 ‘1000만 영화’로 상징되는 산업의 양적 측면으로만 분석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2010년대 한국영화는 정치사회적 이슈들을 적극적으로 다루거나 현실 정치 속으로 과감히 개입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향은 상업영화를 제작하는 메이저 산업을 기준으로 그 안과 밖,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주류 산업 내에서 ‘사회·현실 비판’ 테마는 작품성뿐만 아니라 흥행적 차원을 만족시키는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했다. 또한 대규모 제작비를 들이는 상업영화가 아닌 ‘다양성영화’ 지형에서도 한국 현대사와 현재 사회를 돌아보고 각성하게 하는 영화들이 등장했다. 한국사회의 정치 상황을 외면하지 않는 창작자들의 과감한 태도는 21세기 한국영화의 저력을 살피는 데 반드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사회를 반영하고 법안 결정에 영향 주고 한국영화는 흥행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 신드롬을 일으키며 정치적 현상으로 발전하기도 하고 한국사회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거나 정치적인 색채를 띤 영화들이 관객의 주목을 받기도 한다. 특히 2011~2012년은 민감한 사회문제를 다룬 영화들이 대중적으로 큰 호응을 얻으며 사회고발과 국민 참여를 독려하는 성격의 영화 흐름을 이끌어 냈다. 장애인 교육시설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의 실체를 파헤친 ‘도가니’(황동혁·2011)와 실제 교수와 판사의 ‘석궁사건’을 다뤄 2012년 초 34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부러진 화살’(정지영·2012)이 대표적이다. 특히 ‘도가니’는 2011년 가을 460만 관객을 동원하며 전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 냈고, 덕분에 실제 사건의 재조사를 요구하는 여론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급격히 퍼져 나가게 된다. 결국 해당 학교의 법인 허가가 취소되기에 이르렀고 같은 해 아동·장애인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른바 ‘도가니법’이 국회에서 통과하는 데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기존 언론 보도가 해내지 못한 것을 결국 영화 한 편이 이뤄 낸 케이스로 기록된다.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2012년에는 한국 현대사에 직접적으로 발언하는 영화들이 등장했다.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5·18광주민주화운동의 희생자 자녀들이 규합해 주범인 전직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시도를 그린 ‘26년’(조근현·2012), 작고한 정치인 김근태의 고문 사건을 다룬 ‘남영동1985’(정지영·2012) 같은 영화들이 대선 정국과 맞물려 이슈를 끌어내기도 했다. ●사회비판 영화들의 흥행성 ‘도가니’와 ‘부러진 화살’은 ‘사회참여’나 ‘불편한 진실’을 다룬 영화들이 흥행에서 성공하지 못한다는 기존의 공식을 깨뜨렸고 이는 2013년 ‘변호인’(양우석)을 통해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완성된다. 상업영화가 추구해야 할 미덕을 지켜 나가며 정치적으로 발언했고 영화 자체를 넘어 한국사회가 처한 상황과 시대 분위기 속에서 대중들과 소통한 것이다. 또한 ‘부러진 화살’에 ‘국민배우’ 안성기가 등장한 것처럼, 이 영화는 배우 송강호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분해 대중적 설득력을 배가했다. 최종 1130만 관객의 선택을 받게 된다. 바로 전해에는, 사극이지만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으로 화제가 된 ‘광해, 왕이 된 남자’(추창민·2012)가 1230만 관객을 동원했다. 또한 사회고발 성격의 주제를 장르영화의 틀에서 영리하게 녹여 낸 ‘더 테러 라이브’(김병우), 실화인 아동 성폭행 사건을 다룬 ‘소원’(이준익)도 2013년에 주목받은 작품들이다. 대기업 반도체회사의 산재로 딸을 잃은 아버지의 투쟁을 그린 ‘또 하나의 약속’(김태윤·2013), 용산 참사를 모티브로 한 ‘소수의견’(김성제·2013)도 정치적으로 순탄치 않았던 제작과 배급 과정 끝에 각각 2014년과 2015년에 관객들과 만날 수 있었다. 사회고발성 영화는 대중적 장르영화의 틀과 결합해 관객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검사와 경찰 조직 그리고 스폰서 기업과의 유착 비리를 고발한 ‘부당거래’(류승완·2010), 현실의 ‘막장’ 재벌 3세들의 작태를 픽션으로 다뤄 관객의 분노와 카타르시스를 영화적 동력으로 삼은 ‘베테랑’(류승완·2014), 정치권력과 거대 언론의 결탁을 고발한 ‘내부자들’(우민호·2015), 한국사회의 적폐라 할 정치검찰의 타락상을 우회적으로 묘사한 ‘더 킹’(한재림·2016)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2015년 개봉한 ‘베테랑’은 1340만 관객을 동원하며 그해 한국영화 흥행 1위를, ‘내부자들’은 감독판 관객을 합쳐 910만 이상 관객을 동원하며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정치·자본 권력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한국 현대사에 대한 창작자들의 세련된 발언과 관객과의 공감대 형성은, 2017년 ‘택시운전사’(장훈)와 ‘1987’(장준환)에서 만개했다. 전자는 송강호의 뛰어난 연기를 바탕으로 5·18민주화운동을 장르적으로 해석했고 후자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시작으로 6월항쟁까지 대한민국 현대사의 분수령이 된 1987년을 속도감 있게 묘사해 냈다. 각각 1200만, 700만 이상 관객의 지지를 받았다. 2010년대 한국영화의 흥미로운 특징 중 하나는 2013년 ‘변호인’, 2014년 ‘명량’(김한민)·‘국제시장’(윤제균), 2015년 ‘암살’(최동훈)·‘베테랑’ 등 1000만 관객 영화들이 정치성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일정 부분 계몽적인 화법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현대 한국사회의 보수와 진보, 각 진영 논리로도 읽을 수 있다. 유신독재 시대를 관통하는 한 노동자 아버지의 일생을 그려 1420만 관객을 동원하고 보수 진영에 의해 정치적으로도 활용된 ‘국제시장’(윤제균·2014), 국책은행이 메인 투자자로 나서 제작하고 애국주의 화법과 마케팅으로 600만 관객을 동원한 우파 프로파간다 영화 ‘연평해전’(김학순·2015)은 보수 진영의 이데올로기가 투영된 영화로 기록할 수 있다. ●주목받고 기대되는 여성주의 시선의 영화들 최근 한국영화계는 여성주의 시선을 담지한 여성 창작자들의 영화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산업 내부의 진지한 고민 역시 필요한 상황이다. 2018년 ‘한국영화 성인지(性認知) 통계’를 보면 순제작비 30억원 이상의 상업영화에서 여성 감독 비중이 아직도 10편(13%)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영화진흥위원회·‘한국영화산업 결산’ 참조). 2014년은 두 편의 ‘여성영화’가 돋보인 해다. 학대를 당하는 어린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본 ‘도희야’(정주리), 대형마트 계약직 여성 직원들의 부당한 해고와 투쟁을 그린 ‘카트’(부지영)가 여성 감독의 시선으로 현실비판 영화의 흐름을 이어 갔다. 2016년에는 그해 문화계의 화두였던 ‘여성주의’가 한국영화에서도 부각됐다.여성 주인공을 이야기의 전면에 내세운 ‘아가씨’(박찬욱), ‘굿바이 싱글’(김태곤), ‘덕혜옹주’(허진호)가 관객들의 선택을 받았고 여성 감독의 작품 ‘우리들’(윤가은), ‘비밀은 없다’(이경미), ‘미씽: 사라진 여자’(이언희)가 비평적으로 좋은 성과를 얻었다. 최근에도 임순례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2018)가 흥행·비평 양면에서 특별한 성과를 거뒀고 독립영화 ‘벌새’(김보라·2018)는 올해 국내외 30개 이상 영화제에서 연이어 수상하며 화제를 낳았다.조남주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82년생 김지영’(김도영·2019)도 한국사회의 젠더(사회문화적 성별) 감수성을 일깨우며 소설에서 시작된 이슈를 확장시켰다. 올해 ‘생일’(이종언), ‘우리집’(윤가은)까지 여성 창작자들의 활약이 돋보인 덕분에 앞으로의 한국영화가 더 기대된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故 김주혁 오늘(30일) 2주기 ‘그리운 배우’ [SSEN이슈]

    故 김주혁 오늘(30일) 2주기 ‘그리운 배우’ [SSEN이슈]

    배우 故 김주혁이 오늘(30일) 2주기를 맞았다. 김주혁은 지난 2017년 10월 30일 벤츠 SUV 차량을 운전하다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의 한 아파트 정문 부근에서 그랜저 차량을 추돌한 뒤 전복되는 사고를 냈다. 김주혁은 건국대학교병원으로 후송된 후 심폐소생이 시행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이날 오후 6시 30분께 사망 판정을 받았다. 갑작스런 비보에 연예계는 슬픔에 잠겼다. 특히 고인의 사망 원인이 끝내 밝혀지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했다. 블랙박스 등을 정밀 분석하고 국과수 부검이 실시됐으나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 한편, 고 김주혁은 1998년 SBS 8기 공채 탤런트에 합격한 후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SBS 드라마 ‘흐린 날에 쓴 편지’ ‘카이스트’ MBC ‘사랑은 아무나 하나’ SBS ‘라이벌’ ‘흐르는 강물처럼’ ‘프라하의 연인’ ‘떼루아’ MBC ‘무신’ ‘구암 허준’ 등에 출연했따. 또한 영화 ‘세이 예스’ ‘YMCA 야구단’ ‘싱글즈’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청연’ ‘광식이 동생 광태’ ‘사랑따윈 필요없어’ ‘아내가 결혼했다’ ‘방자전’ ‘적과의 동침’ ‘투혼’ ‘커플즈’ ‘나의 절친 악당들’ ‘뷰티 인사이드’ ‘좋아해줘’ ‘비밀은 없다’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공조’ ‘석조저택 살인사건’ 등 장르를 불문하며 맹활약했다. 사고 전 출연한 tvN 드라마 ‘아르곤’에서 정직한 보도를 추구하는 팩트 제일주의자 앵커 김백진 역을 완벽히 소화해 시청자로부터 호평 받았다. 또한 지난 27일 열린 제1회 서울어워즈에서 ‘공조’로 남자조연상을 수상, 데뷔 이래 첫 영화상을 받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진행된 제55회 대종상 영화제에서는 유작인 ‘독전’으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바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씨줄날줄] ‘그놈’은 잡아야 한다/이동구 논설위원

    [씨줄날줄] ‘그놈’은 잡아야 한다/이동구 논설위원

    30여년 전 온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를 교도소에서 찾아냈다. 강간과 살인 범죄로 무기수로 복역 중인 50대는 3건의 살인 증거품에서 ‘DNA 대조’를 통해 특정됐다. 그가 진범으로 밝혀진다고 해도 공소시효가 끝나 더이상 처벌을 할 수 없다. 이 사건 용의자는 1986년 9월 15일부터 1991년 4월 3일까지 경기 화성시 태안읍 일대에서 10명의 부녀자를 강간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2003년 ‘살인의 추억’이란 제목의 영화로 만들어져 젊은 세대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희대의 미제 살인 사건이다. 추가 단죄는 어렵더라도 진범 여부가 빨리 밝혀져야 하는데, 1차 조사에서 용의자가 관련 범행을 부인했단다. 미국판 화성 연쇄살인 사건으로 알려졌던 일명 ‘골든 스테이트 킬러’(조지프 제임스 드앤젤로)는 첫 범죄 후 42년 만인 지난해 4월 경찰에 체포돼 법의 심판을 받고 있다. 그는 1976년부터 1986년까지 10년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 일대에서 45명을 강간하고 12건의 살인을 저질렀으나 무려 40여년간 잡히지 않았다. 피해 여성의 연령은 13세부터 41세까지로 화성 연쇄살인의 피해자들과 비슷한데 전직 경찰관이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러나 그도 역시 DNA 대조라는 과학적 수사 기법에 결국 덜미가 잡혔다. 장기 미제 사건은 부지기수다.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사건들만 수십건에 달한다. 우리 국민이 기억하는 대표적인 미제 사건으로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 암매장 사건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놀이터에서 사라진 이형호군 실종 사건 등이 꼽힌다. 이 사건들은 화성 연쇄살인 사건과 함께 3대 미제 사건으로 불린다. 이 중 이형호군 실종 사건은 ‘그놈 목소리’ 등 영화와 TV 프로그램 등을 통해 20여년 동안 수차례 재조명되고 전 국민들을 대상으로 용의자 제보 등 공개 수사를 진행했지만, 여전히 ‘그놈’은 잡지 못하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오늘(20일) 오후 대구 달서구 와룡산 세방골 개구리소년 유골 발견 현장을 방문해 약식 추모제를 올리고, 본격적인 수사 재개 여부와 사건 해결 의지 등을 유족 등에게 전한다고 한다. 개구리소년 실종 암매장 사건은 1991년 3월 26일 대구 달서구 성서초교에 다니던 5명의 어린이들이 도롱뇽 알을 찾으러 집 뒤쪽의 와룡산에 올라간 후 2002년 와룡산 세방골에서 모두 백골로 발견된 사건이다. 국내 단일 실종 사건으로는 최대 규모인 연 35만명의 수색 인력을 풀었지만 진범과 실종 경위를 지금까지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경찰 수장이 처음으로 사건 현장을 방문한다니, “세상에 비밀은 없고, 완전범죄는 없다”는 말을 믿을 수 있게 해 줬으면 한다. yidongg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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