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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미애, ‘윤석열 오른팔’ 한동훈 법무연수원 진천 발령…세 번째 인사(종합)

    추미애, ‘윤석열 오른팔’ 한동훈 법무연수원 진천 발령…세 번째 인사(종합)

    한동훈 “전례 없는 일이지만 인사 따를 것”올들어 세 번째 인사 발령 이례적법조계 일각 “인사 정당성 의심받을 만”한때 윤석열 검찰총장의 ‘오른팔’로 불렸던 한동훈 검사장이 14일 법무연수원 용인 분원에서 충북에 있는 진천 본원으로 전보 조처됐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로 근무지가 바뀌었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날 오후 한 검사장을 법무연수원 진천 본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냈다. 그는 지난 1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서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인사 발령났고, 6월 말에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으로 수사를 받게 되자 직무배제 차원에서 법무연수원 용인 분원으로 이동했다.법무부 “출퇴근 문제로 관행적 분원근무를 진천 본원으로 발령낸 것” 법무부 측은 “연구위원은 본래 진천 본원 소속이지만 이 가운데 일부가 출퇴근 문제로 용인 분원에서 근무해온 관행이 있었다”면서 한 검사장을 포함해 연구위원 3명에게 진천 본원으로 출근을 하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사자인 한 검사장은 “전례 없는 일이지만 인사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한 검사장의 전보 조처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갑자기 관행을 지적하면서 한 검사장을 진천으로 내려보낸 건 인사의 정당성을 의심받을 만한 처사”라고 말했다. 한 검사장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으로 수사를 받았지만, 검찰은 현재까지 공모관계를 밝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추미애 “한동훈, 억울하면 수사 협조해” 秋 “휴대전화 비번 안 알려주면 수사되겠나” 한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채널A 전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과 관련해 공범으로 수사를 받는 한 검사장에 대해 “스스로 억울함이 있으면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국감에서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관련 수사진행 상황을 묻자 “해당 지검에서 수사 중인 걸로 알고 있고 압수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몰라서 포렌식을 못 하는 상황”이라며 “그분의 신분이나 수사의 신뢰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할 때 수사에 협조하고 진상을 밝히는 게 본인의 명예를 위해 필요한 것 아닌가 한다”며 한 검사장을 압박했다. 추 장관은 전 의원이 “수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냐”고 묻자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으면 수사를 할 수 있겠는가”라며 한 검사장에게 수사 지연의 책임을 떠넘겼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대포통장 30만원에 삽니다”…400억대 보이스피싱 일당 등 22명 검거

    “대포통장 30만원에 삽니다”…400억대 보이스피싱 일당 등 22명 검거

    보이스피싱 피해금 400억원을 위안화로 환전해 중국에 송금한 일당과 대포통장 유통조직원 등 22명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경기 부천 소사경찰서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A(52·여)씨 등 중국 전화금융사기 조직 환전·송금 담당 일당 15명을 검거하고 이들 중 5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B(41·남)씨 등 대포통장 유통조직원 7명도 검거하고 이들 중 5명을 구속했다. A씨 등 15명은 2018년부터 최근까지 중국 전화금융사기 조직이 피해자들로부터 가로챈 400억원을 위안화로 환전해 조직에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중국 전화금융사기 조직 지시로 환전·송금을 담당했으며 수거,전달,인출,환전책 등 역할을 나눠 맡았다. 조직이 가로챈 피해금 400억원을 대포통장에 여러 차례 나눠 입금·이체해 경찰의 추적을 피한 뒤 현금으로 인출해 국내 환전소에서 위안화로 환전하고 중국에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환전소는 이들 일당으로부터 현금을 받은 뒤 중국 지사를 통해 같은 금액의 위안화를 전화금융사기 조직에 내주는 방식으로 피해금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일당의 범행에 가담한 B씨 등 7명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최근까지 대포통장 200개를 개설해 이들 일당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대포통장 1개당 30만원을 주고 조직원을 모집한 뒤 자신들 명의로 유령회사를 차리고 법인통장을 개설하는 수법으로 대포통장을 마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최근 4개월간 계좌 추적 등을 통해 A씨와 B씨 등 22명을 검거했으며 이 과정에서 전화금융사기 피해금 1억2000 여만원과 범행에 사용한 중국 은행용 일회용 비밀번호기기(OTP) 24개를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은 시민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저금리로 대환대출을 해 준다고 하거나 검찰을 사칭해 돈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며 “피해자들에게는 112로 전화하는 것을 막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게 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한동훈 검사장, ‘억울함 밝히고 싶다’며 국감 증언 자청”

    “한동훈 검사장, ‘억울함 밝히고 싶다’며 국감 증언 자청”

    野 “23일 방통위 종합감사 때 참고인 채택 요청”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한동훈 검사장이 직접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사실관계를 증언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한 검사장 본인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국회에서 진술할 의향이 있다고 전해왔다”며 그를 참고인으로 채택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의원은 “MBC와 KBS 검언유착 오보 사태, 피의사실 공표 의혹과 관련해 진술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며 “억울함을 밝히고 싶다고 본인이 자청했다”고 전했다. 이어 “오는 23일 방송통신위원회 등 종합감사 때 참고인으로 채택해 달라고 요청한다”며 “이것은 여야 간의 정쟁이 아니라, 오보와 관련한 실체적인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원욱 과방위원장은 “간사 협의에서 (참고인 채택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 국정감사에서 한 검사장에 대해 “스스로 억울함이 있으면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지검에서 수사 중인 걸로 알고 있고 압수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몰라서 포렌식을 못 하는 상황”이라며 “그분의 신분이나 수사의 신뢰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할 때 수사에 협조하고 진상을 밝히는 게 본인의 명예를 위해 필요한 것 아닌가 한다”라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故 구하라 자택서 귀중품 든 금고 도난… 면식범 소행 추정

    故 구하라 자택서 귀중품 든 금고 도난… 면식범 소행 추정

    지난해 세상을 떠난 가수 구하라씨의 자택에서 금고가 도난돼 경찰이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12일 경찰과 구씨의 오빠 구호인씨의 법률대리인 노종언 변호사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구씨가 숨진 뒤 비어 있던 자택에서 올해 1월 금고가 사라졌다는 진정을 지난 3월 접수해 내사를 진행 중이다. 용의자는 아직 특정되지 않았지만 면식범의 소행에 무게가 실린다. 폐쇄회로(CC)TV에 용의자가 구씨 자택의 비밀번호를 누르는 모습 등이 찍히고, 문이 열리지 않자 다른 방법으로 침입해 정확히 금고를 가져가는 모습 등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CCTV 보관 기관이 짧고, 자택 근처 블랙박스도 남아 있지 않다”면서도 “신속히 범인을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금고 안의 내용물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족 측은 금고 안에 귀중품이 들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추미애 “아들·보좌관 친해서 나 안 통해도 문의 가능”… 윤석열엔 경고(종합)

    추미애 “아들·보좌관 친해서 나 안 통해도 문의 가능”… 윤석열엔 경고(종합)

    아들이 직접 군에 전화 못한 이유에 “졸병이 상관에 전화걸기 쉽지 않았을 것”윤석열-방상훈 만남에 “윤리강령 위반”“검언유착으로 무리한 기소 만들어낸다”조국 동생 1심 일부 무죄에 “반드시 검찰개혁”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아들 서모(27)씨의 군 복무 특혜 휴가 의혹과 관련해 “아들이 보좌관과 10년 정도 알던 사이로 같이 선거운동도 한 관계라 친밀하다”면서 “저를 통하지 않고도 ‘문의를 좀 해 주세요’라고 할 수 있는 사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비밀회동을 했다는 여당의 질문에는 “검사윤리강령 위반 문제가 될 수 있다.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통역병 선발 의혹에는 “역차별 있었다고 짐작” 추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이렇게 설명했다. 추 장관은 ‘왜 아들이 직접 지원장교에게 전화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졸병 입장에서는 군부대 상관에게 쉽게 전화가 걸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추 장관은 아들의 평창 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청탁 의혹에 대해서는 “제비뽑기로 안 된 것에 청탁이 끼어들 계제가 어디 있느냐. 저는 역차별도 있었다고 짐작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고소·고발 사건의 배당 등 자세한 자료를 요구하는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의 요구에는 “저라고 특별히 더 과하게 조롱받아야 할 이유는 없지 않느냐”라며 거부했다.秋 “윤석열-방상훈 ‘비밀회동’ 부적절” “검찰, 언론 유착이 기소에 큰 영향 미쳐” 추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비밀회동을 했다는 의혹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의 질의에는 “검사장이 해당 검찰청에서 수사 중인 사건 관계인을 사적으로 접근했다면 검사윤리강령 위반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부적절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시민단체의 감찰 요청에 대한 결정 여부를 묻는 말에는 “아직 없다”며 “지적을 참고해서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추 장관은 윤 총장 취임 후 검찰 개혁의 성과를 묻는 송기헌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개혁으로 열심히 가는 중인데 조직 내에선 과거 인지수사 부서 중심으로 조직적 반발이 잠복해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검찰과 언론의 유착 의혹에 관한 지적에도 “언론과의 유착이 기소 판단을 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고, 무리한 기소를 언론을 통해 만들어가고 있다”며 “지속적인 개혁방안을 찾아 언론 유착을 통한 잘못된 수사오류가 생기지 않게 하겠다”고 했다.秋, 윤석열 아내·장모 의혹에 “신속·엄정 수사할 것” 조수진 “답은 김종민 과거 질의에 있다”윤석열 의혹 민주당 태도변화 꼬집어 추 장관은 윤 총장의 아내·장모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도 강한 수사 의지를 내보였다. 추 장관은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관련 의혹들을 거론하며 수사 조치를 언급하자 “향후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면서 “많은 부분은 이미 고발장이 접수돼 있다”고 강조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법무검찰 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김 의원은 윤 총장 아내가 운영하는 전시 기획사의 협찬사가 급증한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가담한 의혹, 장모의 잔고증명서 위조 의혹 등을 나열하면서 “공정하게 제대로 수사하도록 조치해달라”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윤 총장을 겨냥해 “사상 최악의 검찰총장”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답은 김종민 의원의 과거 질의 내용에 있다”는 글을 올려 민주당의 태도 변화를 꼬집었다. 앞서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7월 윤 총장의 인사청문회 당시 야당의 관련 의혹제기에 반박하면서 윤 총장을 엄호했었다. 송기헌 “조국 동생 조권 상당 부분 무죄”추미애 “검찰에 대한 신뢰 깨는 사건들” 송 의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권씨가 최근 1심에서 혐의 상당 부분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은 사실을 거론하며 “검찰이 기소하겠다는 생각으로 기소를 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비판하자 추 장관은 “검찰에 대한 국민 신뢰를 깨고 있는 사건들”이라며 “검찰 개혁의 목표를 분명히 하고 반드시 개혁해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송 의원은 또 “검찰이 기소권과 수사권을 자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추 장관의 아들 군복무 특혜휴가 의혹 사건이 8개월 만에 처리된 점도 지적했다. 이에 추 장관은 “캐비닛에 사건을 넣어두고 숙성시킨 다음에 적당한 때에 꺼내쓰면서 검찰 개혁을 좌초시키는 일은 반드시 고쳐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秋 “한동훈, 억울하면 수사 협조해”“한동훈 비밀번호 몰라 포렌식 못해” 추 장관은 채널A 전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과 관련해 공범으로 수사를 받는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 “스스로 억울함이 있으면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관련 수사진행 상황을 묻자 “해당 지검에서 수사 중인 걸로 알고 있고 압수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몰라서 포렌식을 못 하는 상황”이라면서 “그분의 신분이나 수사의 신뢰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할 때 수사에 협조하고 진상을 밝히는 게 본인의 명예를 위해 필요한 것 아닌가 한다”라고 밝혔다. 추 장관은 전 의원이 “수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냐”고 묻자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으면 수사를 할 수 있겠는가”라며 한 검사장에게 수사 지연의 책임을 떠넘겼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故구하라 개인금고 도난…면식범 소행 가능성 제기

    故구하라 개인금고 도난…면식범 소행 가능성 제기

    지난해 세상을 떠난 가수 구하라씨의 자택에서 금고가 도난돼 경찰이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12일 경찰과 구씨의 오빠 구호인씨의 법률대리인 노종언 변호사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구씨가 숨진 뒤 비어 있던 자택에서 올해 1월 금고가 사라졌다는 진정을 지난 3월 접수해 내사를 진행 중이다. 용의자는 아직 특정되지 않았지만 면식범의 소행에 무게가 실린다. 폐쇄회로(CC)TV에 용의자가 구씨 자택의 비밀번호를 누르는 모습 등이 찍히고, 문이 열리지 않자 다른 방법으로 침입해 정확히 금고를 가져가는 모습 등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노 변호사는 “CCTV가 어두워 용의자의 키가 175㎝ 정도라고 확인될 뿐 특정하지는 못 했다”고 말했다. 다만 시간이 흐른 뒤 진정이 접수된 만큼 경찰은 용의자 동선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CCTV 보관 기관이 짧고, 자택 근처 블랙박스도 남아 있지 않다”면서도 “신속히 범인을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금고 안의 내용물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족 측은 금고 안에 귀중품이 들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故 구하라 자택에 절도범 침입, 금고 도난... “지난 5월 신고”

    故 구하라 자택에 절도범 침입, 금고 도난... “지난 5월 신고”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구하라의 자택에 금고가 도난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2일 디스패치의 보도에 따르면, 걸그룹 카라 멤버 출신 고(故) 구하라의 자택에서 금고가 도난됐다. 구하라의 친오빠인 구호인 씨는 이 사실을 알고 지난 5월 경찰에 사건을 접수했다. 해당 금고는 지난 1월쯤 없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 등에 따르면, 모자를 쓴 한 남성이 자택 마당으로 향해 집 비밀번호를 입력하려다 실패하는 등 집 안으로 들어가려는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구하라 측 관계자는 “일단 경찰에 신고는 접수된 상태”라면서도 “용의자가 특정되지 않아 수사에 애를 먹는 것 같다”라고 설명하고 “금고에 무엇이 들어있는 지도 확인이 되지 않은 상태”라고 답했다.“자택은 고인이 생전에 가장 최근까지 함께 지내고 있던 지인에 의해 관리되고 있던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하라는 지난 2019년 11월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발달장애인 신체 사진 유포 협박해 돈 갈취 ‘악질범’ 기승

    발달장애인 신체 사진 유포 협박해 돈 갈취 ‘악질범’ 기승

    지난 3월 중증 지적장애인 안모씨는 연애 등을 목적으로 하는 한 채팅 애플리케이션에 가입해 A씨를 알게 됐다. 그리고 둘은 카카오톡으로 옮겨 대화를 이어 갔다. 그러자 A씨는 안씨에게 성관계 얘기를 꺼내며 먼저 벗은 몸 사진을 안씨에게 보냈다. 그리고 안씨에게 신체 사진을 촬영해 자신에게 보내줄 것을 요구했다. 안씨는 이를 의심 없이 받아들였고 자신의 벗은 몸을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A씨에게 보냈다. 그러자 A씨는 본색을 드러냈다. 안씨에게 돈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3만원을 요구하더니 그다음엔 10만원을 보내라고 했다. 안씨가 이를 거절하자 A씨는 안씨가 전송한 신체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겁을 먹은 안씨는 A씨에게 자신의 통장 계좌번호와 카드번호 및 각각의 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등 일체의 개인정보를 알렸다. 안씨는 또 은행 2곳에서 총 1400만원을 대출해 전달했다. 이후 A씨는 안씨에게 자신과의 카톡 대화 내용을 삭제하도록 강요했다. 범행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안씨는 자신의 피해 사실을 친구에게 알린 뒤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A씨는 경찰에 형사입건돼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안씨는 “대출금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라고 했다. ●작년 발달장애인 학대 사례 680건 지적·자폐성 장애인인 발달장애인을 노리는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장애인 학대 사례 가운데 10건 중 7건은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벌어지고 있다. 발달장애인들이 의사 결정 등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피해를 당하고 있더라도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범행 대상으로 쉽게 노출되고 있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등록장애인은 261만 8918명이며 이 중 발달장애인은 24만 1614명으로 전체 등록장애인의 9.2%를 차지한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2018년 처음 발간한 ‘장애인 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장애인 학대 의심 사례(1835건) 중 학대로 판정된 사례는 889건이다. 이 중 발달장애인 학대 사례가 70.4%(626건)를 차지할 만큼 가장 많았다. 장애인복지법은 장애인에 대한 신체적·정신적·정서적·언어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 경제적 착취, 유기 또는 방임을 장애인 학대로 정의하고 이를 범죄로 규정한다. 장애인 학대 사건은 지난해 더욱 늘었다. 지난해 장애인 학대 현황 보고서를 보면 전국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접수한 학대 의심 사례(1923건) 중 945건이 학대 사례로 판정됐다. 물론 이 가운데 발달장애인 학대 사례는 72.0%(680건)였다. 발달장애인 학대 사례만 놓고 봐도 지난해 발생 건수(680건)는 2018년 발생 건수(626건)와 비교해 8.6% 늘었다. 학대 유형별로 보면 지난해 기준 여러 학대가 동시에 일어나는 중복 학대(244건·25.8%) 다음으로 경제적 착취(231건·24.4%)가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일선에서도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경제적 학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앞선 안씨의 피해 사례처럼 가해자가 피해 장애인에게 신체 사진을 요구하여 명의 도용 등의 방법으로 돈을 갈취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채팅 앱 통해 접근해 신체 사진 요구 중증 지적장애인 김모씨는 지난해 5월 같은 복지관을 다니며 알게 된 송모씨로부터 B씨와의 채팅을 권유받았다. 앞선 사례의 안씨처럼 김씨도 친밀감을 형성한 B씨의 요구에 따라 자신의 신체 사진을 B씨에게 전송했다. 이후 B씨는 김씨의 신체 사진을 유포할 것처럼 김씨에게 겁을 주면서 80만원을 송금하라고 했다. 혼란에 빠진 김씨는 송씨에게 도움을 청했고, 송씨는 김씨에게 광주시로 가서 돈을 벌자고 말했다. 그런데 김씨는 광주에 가서 또 다른 범죄 피해를 당했다. 송씨는 김씨에게 두 명의 협박범을 소개하며 ‘말을 듣지 않으면 장기를 팔 것이다’라는 식으로 김씨를 협박했다. 협박범들은 김씨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여관에만 머무르게 해 김씨를 사실상 감금했다. 또 김씨를 데리고 다니면서 김씨 명의로 고가의 휴대전화 4대를 개통했다. 김씨는 나중에 경찰에 의해 발견돼 가까스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지만 피해는 끝나지 않았다. 김씨의 명의로 개통된 휴대전화의 미납부 할부금 약 800만원을 김씨가 내야 할 판이다. 그러나 김씨는 현재 직업이 없고, 가해자들은 자취를 감췄다. 김씨를 대리해 통신사 2곳을 상대로 법원에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을 청구한 유창진 변호사(법무법인 명천)는 “각 계약서는 김씨의 관여 없이 협박에 의해 무단으로 작성됐을 가능성이 높다. 김씨는 혼자 계약서를 쓴 적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면서 “그럼에도 통신사들은 각 계약의 유효함을 근거로 김씨에게 채무 변제를 독촉하고 있고, 일부 채무에 대해 추심업체에 넘겨 채무 독촉을 반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발달장애인은 의사소통이나 판단 또는 의사결정에 어려움이 있어 피해를 입고 있음에도 그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한다. 가족이나 또래 친구, 교사 등 주변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경험으로 인해 상대방이 관심을 보이면 그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채 친밀한 관계로 생각하는 경향이 높고, 문제 제기를 했다가 주변 사람을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피해 사실을 침묵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18년 12월 발간한 ‘장애인 범죄피해 실태와 대책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보면 장애인 피해 범죄 1302건 중 재산범죄가 차지하는 비율은 14.4%(187건)였다. 성폭력범죄(615건·47.2%), 폭력범죄(301건·23.1%)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특히 재산범죄 중 사기(145건·77.5%) 유형이 가장 높았다. 아울러 재산범죄는 상습적이었다. 강력범죄와 성폭력범죄, 폭력범죄 등은 피해 경험이 1회인 경우가 가장 많았으나 노동력 착취와 재산범죄는 ‘5회 이상’인 경우가 최다일 정도로 상습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강원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권정책국장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이른바 ‘염전노예 사건’ 피해자들도 대부분 명의 도용 피해를 경험했다”면서 “지적장애인들을 유인해 염전주에게 알선한 직업소개소가 피해자들에게 신분증을 맡기라고 한 다음 피해자들 명의로 통장을 여러 개 개설해 나중에 피해자들이 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가 된 일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채무불이행자가 되면 일자리를 구해도 임금이 모두 압류될 수밖에 없다. ●장애인 전담경찰관 제도 유명무실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경제적 학대를 막으려면 금융기관 종사자를 장애인 학대 신고의무 대상자에 추가해야 한다는 방안도 거론된다. 김 국장은 “미국 등 해외에서는 장애인 통장에 있는 돈 전액이 인출되거나 타인 계좌로 이체되는 등 장애인 계좌 내역에 갑작스러운 변동이 생기는 경우를 학대 징후로 보고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장애인 사용 계좌에서 이런 의심스러운 거래 행위가 발견됐을 때 금융기관 종사자가 수사기관 또는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신고하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수사기관의 전문성 강화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형사정책원구원 연구진은 “발달장애인 전담경찰관 제도가 운영 중이기는 하나 실제 전담경찰관에게 장애인 사건이 배정되는 예는 많지 않고, 전담경찰관이 잦은 보직 변경으로 전문성을 쌓을 시간도 없이 교체되는 경우가 많아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면서 “장애인을 조사한 경험이 부족한 수사관이 배정되는 경우 장애인과 수사관 모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훈련을 받은 수사관이 장애인 조사를 담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수사기관 내에도 장애인 전담부서를 신설해 효과적인 조사와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 “몰래 빼도 엄만 몰라”… 할머니 통장은 가족의 ATM이었다

    [단독] “몰래 빼도 엄만 몰라”… 할머니 통장은 가족의 ATM이었다

    노인이 평생 모은 노후자금은 당장 한 푼이 급한 가족들에게는 그저 ‘눈먼 돈’이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뽑듯 노인 통장의 돈을 빼 쓴다. 노인 피해자들은 아들과 딸, 동생, 왕래가 없던 친척이 자신의 돈을 빼돌렸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도 모른 척하거나 따지지 않았다. 수억원을 몰래 인출해도, 자신의 명의로 대출을 받아도, 기초생활수급비를 가져가도, 품 안의 자식이었고 늙은이를 돌봐주는 고마운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금융자산을 착취당한 노인들이 피해 사실을 신고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신문은 전국의 노인보호전문기관, 한국후견협회, 신용회복위원회, 전국노인복지단체협의회, 경기도 학대피해장애인쉼터 등 관계기관의 협조와 법원 판결문을 통해 경제적 착취를 당한 노인 13명의 사연을 살펴봤다. 피해자와 관계자 요청에 따라 모두 가명 처리했다.“딸이 돈을 다 가져가 버려서 전기요금도 못 냈다고 하시더라고요.” 복지시설 ‘평화의집’ 대표인 안정자(61·여)씨는 7개월 전 세상을 떠난 최순영(89) 할머니의 퀭한 얼굴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최씨는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의 쪽방에서 20년 넘게 혼자 살았다. 매달 기초생활수급비와 기초노령연금으로 나오는 60만원 남짓한 돈은 유일한 수입이었다. 쪽방 월세 10만원을 내고도 남는 돈이 조금 있었지만 최씨는 평화의집에서 끼니를 해결했다. 연탄이나 화장지 같은 생필품도 이곳에서 받아 썼다. 기초생활수급비와 기초노령연금이 나오는 월말이면 최씨의 딸이 어김없이 찾아와 엄마 돈을 가져갔기 때문이다. 안씨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 돈을 딸에게 줄 수밖에 없는 할머니 속은 얼마나 타들어 갔겠어요? 그런데도 한 달에 한 번 딸 얼굴 보는 걸 좋아했어요.” 최씨는 딸 이야기를 웬만해선 입에 담지 않았다. 사정을 알게 된 안 대표가 경찰에 신고하거나 딸이랑 인연을 끊거나 여하튼 무슨 수를 내자고 했다. 하지만 최씨는 “어떻게 자식을 신고하느냐. 덜 먹고 덜 입더라도 줘야지”라며 오히려 타박했다. 모성애를 악용한 딸의 착취는 10년 가까이 계속됐다. 최씨가 남긴 유일한 유산인 쪽방 보증금 100만원도 딸이 차지했다. 최씨는 숨을 거둘 때까지 어느 곳에도 착취 사실을 알리거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노인의 주머닛돈을 탐하는 손길은 이처럼 무자비하다. 황혼의 궁색한 사정 따윈 헤아리지 않는다. 노인보호전문기관 상담사들은 7일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고령층뿐 아니라 기초생활수급자 같은 저소득층도 경제적 학대 피해를 겪는다”며 “재산 규모보다 노인의 인지 능력이나 사회적 고립 정도 등에 따라 학대 가능성이 커진다”고 증언했다. 노인 대상 경제 착취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현금·신용카드 등을 강제로 가로채 사용하는 유형 ▲동의를 받지 않은 예금 인출과 부동산 명의 이전·대출 등 법적 권리를 침해하는 유형 ▲감정에 호소해 노인 스스로 경제적 지원을 유도하는 유형이다. 노인은 죽어서도 착취당한다. 자녀에게 법적 재산권을 침해당한 김미자(82·여)씨 부부가 대표 사례다. 서울 강남 노른자 땅에 건물을 두고 남 부럽지 않게 살던 김씨는 2015년 남편과 사별했다. 김씨 아들은 사망 신고를 미루고 아버지 통장의 현금 29억원을 자신의 통장으로 송금했다. 자녀라도 부모가 사망한 이후 돈을 인출하려면 상속 증명 자료를 금융사에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서류상 아직 살아 있었기에 은행에서도 문제 삼지 않았다. 아들은 아버지의 유산을 가로채는 데서 만족하지 않았다. 2016년에는 어머니 김씨의 도장을 마음대로 가져다가 허위 상속재산분할협의서를 만들었다. 어머니의 부동산, 예금 등을 동생과 나눠 가지려고 했다. 김씨는 2017년 숨질 때까지 두 아들이 재산을 빼돌렸다는 사실을 몰랐다. 어머니가 떠난 뒤 유산을 정리하던 다른 자녀가 신고해 사건은 세상에 알려졌다. 자녀의 착취를 참지 못해 법정으로 가는 사례도 종종 있다. 정연득(78·여)씨는 남편이 유산으로 남긴 부동산 매매대금 중 자신의 몫을 돌려달라며 막내아들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냈다. 남편은 부동산 지분을 정씨와 막내아들에게 절반씩 남겼지만 아들이 이를 판 돈 17억원을 몽땅 챙겼기 때문이다. 법원은 “피고(아들)가 권한 없이 늙은 어머니의 통장에서 임의로 돈을 이체해 이를 취했다”며 정씨 손을 들어줬다.경제적 착취는 보통 판단력이 흐려질 때 당하기 쉽지만 멀쩡한 부모를 치매 환자로 몰아 돈을 가로채려는 자녀도 있다. 한상영(75)씨는 재혼한 뒤 자신을 치매라고 손가락질하는 딸과 싸우고 있다. 딸은 노인보호전문기관과 경찰에 ‘아버지가 치매 증상을 보이는데도 새 부인이 방치한다’며 수차례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노인보호전문기관과 경찰이 확인한 결과 한씨의 인지 능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수도권에 수십억원대 부동산을 가진 한씨는 돈이 화근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는 노인보호전문기관과의 상담에서 “딸이 재산을 노골적으로 탐내 경제 지원을 끊었더니 그때부터 치매에 걸렸다며 민원을 넣고 다닌다”고 했다. 노후자금은 아들, 딸만 탐하는 게 아니다. 성년후견 전문가인 배광열 변호사는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고향 동생’이라며 치매 노인에게 접근해 집에 얹혀살면서 기초생활수급비와 각종 지원금을 조금씩 가져다 쓰는 사건도 있었다”고 했다. 김완기(88)씨도 명절에나 가끔 봤던 먼 친척인 김우영(45)씨를 2014년 양자로 들였다가 수억원을 빼앗겼다. 우영씨는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던 완기씨를 꾀여 양자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듬해인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우영씨가 양아버지 통장에서 빼간 돈은 7억원이었다. 금융거래를 수상히 여긴 은행 직원의 신고로 우영씨는 2018년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완기씨는 이미 세상을 떠난 이후였다. 노인이 노인의 등을 치는 일도 있다. 임영춘(87)씨는 10년 넘게 왕래 없던 친구 부부에게 500만원을 빼앗겼다. 친구인 유석진(86)씨와 그의 아내(72)는 2018년 임씨가 치매를 앓는다는 사실을 알고 접근했다. 임씨 집을 자주 찾으며 친분을 쌓았다. 그해 6월 유씨 부부는 임씨에게 “돈을 조금만 대주면 우리 가게의 빚을 청산한 뒤 당신과 함께 살며 병간호를 해주겠다”며 통장 비밀번호를 알아갔다. 하지만 두 차례에 걸쳐 500만원을 빼갔을 뿐 이후 임씨의 삶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노인에게 허락받지 않고 마음대로 통장의 돈을 찾아가는 게 가장 흔한 사례”라고 전했다. 노인들이 경제적 착취에 맞설 ‘법적 카드’가 없는 건 아니다. 타인이 현금·신용카드 등을 강제로 가져가 쓰거나 본인 동의 없이 예금을 인출하고 부동산 명의 이전, 대출 등을 했다면 노인복지법 위반이나 사기 등의 혐의로 상대방을 신고할 수 있다. 또 민사소송을 통해 부당이득금반환이나 손해배상 청구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감정에 호소해 노인이 스스로 돈을 꺼내 주도록 유도하는 교묘한 착취에는 손 쓸 방도가 없다. 처벌도 어렵고 노인 스스로도 굳이 피해 사실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소송하거나 경찰에 신고하는 일이 워낙 드물다 보니 가족이 아닌 사람이 경제적 착취 피해 사실을 알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실제 서울신문이 인터뷰한 피해 노인들은 “자녀가 착취했다”는 표현 자체를 매우 불쾌해했다. 사업에 실패한 아들을 위해 지난 2월 자신 명의로 2000만원을 대출해 준 최정규(67)씨는 “착취가 아니라 내 의지로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0년부터 6년간 잔뜩 쌓인 빚 탓에 개인워크아웃 제도를 통해 채무조정을 해 겨우 부채를 털었지만 아들을 위해 다시 2000만원을 대출받았다. 빚에 치인 삶을 다신 살고 싶지 않다고 다짐했지만 저축은행, 카드사의 추심 압박에 시달리는 아들을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최씨는 “아들이 통사정해 돈을 꿔서라도 줘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했다. 벌이가 없던 최씨가 2000만원을 갚기는 애초 불가능했고 꼬박꼬박 불어나는 이자 탓에 빚은 계속 늘어났다. 최씨는 경비 일을 시작하며 개인워크아웃을 다시 신청했다. 자신의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거나 필요한 물품을 결제해주는 방식으로 딸에게 지원을 해주던 박명숙(69·여)씨도 “딸이 너무 딱해서 그런 것이지 누가 시켜서 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해부터 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경제 지원을 하던 박씨는 1년 6개월 만에 5000만원의 빚이 생겼다. 박씨는 최근 채무조정 상담을 받고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사정이 나아지면 갚겠다”던 딸 부부의 약속은 아직 지켜지지 않았다. 특별취재팀 ikik@seoul.co.kr 특별취재팀유대근·홍인기·나상현·윤연정 기자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 제시하는 행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여자친구 집에 허락 없이 들락날락해도 무죄… “고의 아냐”

    여자친구 집에 허락 없이 들락날락해도 무죄… “고의 아냐”

    여성 “출입 허락 안했는데 주거지 무단 침입”‘집주인 의사 반해 감행시 주거침입’ 대법 판례 여자친구가 해외에 나가고 없는 집에 동의도 없이 수차례 들어간 남성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여성은 해외에 있는 동안 집 출입을 허락하지 않았고 비밀번호를 알려준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주거침입의 고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6단독 김용찬 판사는 약 한 달간 교제해온 여자친구의 집에 수차례 출입해 주거침입 혐의를 받고 있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여자친구 B씨와 결혼을 전제로 만나오던 중, 지난해 5월 중순쯤 B씨가 해외로 출국한 사이 B씨는 모르게 B씨의 집에 총 8차례 출입했다. 같은 해 6월 A씨는 해외에 있는 B씨와 연락을 주고받다 다퉜고 둘의 사이는 틀어졌다. B씨는 A씨와 헤어진 뒤 “출국 기간 집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주거지에 무단으로 침입했다”는 이유로 A씨를 고소했다. B씨는 A씨가 집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직접 알려준 게 아니라 함께 집에 들어갈 때 뒤에서 보고 알아낸 것”이라고 주장했다.여성 “출국 기간 집 사용 거절했다”판사 “관계 악화 뒤 문제제기, 묵시적 허락”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출입행위가 B씨의 추정적 의사에 반한다거나 당시 A씨에게 주거침입의 고의가 있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타인의 집에 들어가는 행위는 집주인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 의사에 반함에도 감행됐을 경우 주거침입죄로 인정된다. 재판부는 B씨가 헤어지기 전에 이미 A씨의 출입을 알고 있었음에도 관계가 악화한 뒤에야 문제 삼은 점, 평소 A씨의 출입을 묵시적으로 허락했다는 점 등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B씨가 “출국 기간 집에서 그림 그리는 것을 허락해 달라고 했으나 거절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출입 일체를 금지한 것이라 단정하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건조하고 딱딱…지문 확인 못 해” 친형이 발급한 동생 주민등록증

    “건조하고 딱딱…지문 확인 못 해” 친형이 발급한 동생 주민등록증

    10년간 연락 끊고 살았던 친형 소행 주민센터에서 동생 명의로 두 차례나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은 형이 적발됐다. 형은 은행에서 동생인 척 위장해 현금까지 인출했다. 지난달 부산에 사는 50대 A씨는 은행으로부터 ‘통장 분실신고 해제 안내’, ‘인감 분실신고 해제 안내’ 문자를 받았다. A씨는 은행에 직접 방문해 경위를 확인했다. 알고 보니 A씨 계좌에서 돈이 인출됐고, 출금한 사람은 10여 년간 연락을 끊고 살았던 친형 B씨였다. B씨는 지난달 18일 부산진구 한 주민센터에서 자신의 사진을 넣어 동생 A씨 명의의 새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았다. 이후 새 주민등록증으로 A씨 계좌에서 300여만원을 출금했다. 주민등록증으로 신분이 확인되면 계좌 비밀번호 변경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A씨가 은행에 관련 내용을 알렸고, 다행히 B씨로부터 300만원을 되찾을 수 있었다. 사건이 일단락됐다고 안심하던 찰나, B씨는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B씨는 동래구에 있는 주민센터에 가서 동생 A씨 명의로 다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았다. 이후 B씨는 은행 두 곳에 방문해 180만원가량 현금을 인출했다. 지금까지 A씨는 이 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부산진구에 있는 해당 주민센터 측은 당시 B씨의 손가락이 건조하고 딱딱해 지문 인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본인 확인을 위해 진행한 군번 등 개인 인적사항 질문에서 B씨가 빠짐없이 대답했다고 해명했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전산상 등록된 증명사진 역시 동생인 A씨의 15년 전 사진으로 형제인 B씨와 닮아 본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직원이 민원대에 혼자 있거나 바쁠 때 계속 찾아와 소리를 지르며 자신이 맞는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은행 측 “신분증으로 본인이 확인되면 비밀번호 변경 가능” 은행 관계자는 “임시 주민등록증에 B씨 사진이 있었기 때문에 의심할 만한 부분이 없었다”라며 “심지어 임시 주민등록증이라 담당 기관에 연락해 신분증 위조 여부도 재차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B씨에게 당한 해당 주민센터는 주민등록법 위반죄로 B씨를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A씨 역시 형 B씨를 상대로 경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또 문제의 은행에 대해서도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은 상황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엄마, 추석에 못 가는데 용돈 좀…” ‘이동 최소화’에 문자 사기 조심

    “엄마, 추석에 못 가는데 용돈 좀…” ‘이동 최소화’에 문자 사기 조심

    소액 결제 유도하는 스미싱 등 유의해야택배 배송 확인 유도 문자도 대표적 수법코로나19의 가을 유행 분수령이 될 추석 연휴(9월 30~10월 4일) 동안 고향이나 친지 방문을 가급적 자제해달라고 정부가 요청한 가운데 가족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3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계좌이체형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는 올해 1~8월 187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7%나 줄었다. 하지만 명절이 되면 활개치는 스미싱(문자 사기)이 올해도 빈번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미싱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휴대전화를 해킹한 뒤 금융·개인 정보 탈취하는 수법이다. 올해 8월까지 적발 건수는 18만 5369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70만 783건)과 비교해 4.7배 늘었다. 명절 기간 가장 흔한 스미싱 수법은 ‘추석 택배 배송을 확인하라’며 클릭을 유도해 금융·개인정보를 빼가는 방식이다. 또 올해는 코로나19 관련 긴급재난지원 및 결제 등을 사칭한 문자사기도 많았다. 올해는 정부의 ‘명절 이동 최소화’ 권고에 따라 가족·친지를 만나지 않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가족 사칭형 문자 사기’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있다. ●아들·딸이 문자로 소액 결제 등 요구하면 직접 통화해봐야 “엄마, 나 딸이야… 온라인으로 급하게 결제해야 하는데 핸드폰을 잃어버려서…엄마 폰으로 결제 한번만 해주라.” 금융위가 밝힌 대표적인 가족 사칭 스미싱 문자다. 딸이나 아들을 사칭해 온라인 소액 결제, 회원 인증 등에 도움이 필요하다며 접근한다. 온라인 결제, 회원 인증 등을 위해서는 피해자 주민등록증 사본과 신용카드 번호, 비밀번호 등이 필요하다며 개인·신용 정보를 요구한다. 또 결제가 잘 안 된다며 피해자 휴대전화로 직접 처리를 하기 위해 원격조종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문자 사기임을 눈치채지 못하면 개인 정보는 사기범에게 모두 넘어가버린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녀에게서 의심스러운 문자가 왔다면 직접 통화해 본인이 보낸 게 맞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보이스피싱과 스미싱 등을 막기 위한 예방 서비스도 소개했다. 대표적인 예방책으로는 지연인출·이체제도, 지연이체서비스, 입금계좌지정 서비스 등이 있다. 특히 전 금융권이 도입한 지연인출·이체제도는 100만원 넘는 현금이 송금 또는 이체된 뒤 해당 통장에서 누군가 자동화기기를 통해 출금·이체하려고 하면 이를 30분간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금융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스미싱에 더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한 노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추석 스미싱 예방과 대처법을 담은 웹툰을 27일부터 금융위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또 금융위는 특히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조속히 마무리해 보이스피싱 경고 문자를 재난 문자를 발송하는 방식처럼 보낼 계획이다. 새로운 피싱 기업들이 생길 때마다 국민이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문자를 보낸다는 취지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해임 위기’ 구본환 인천공항 사장 “국토부, 불법 침입 가택수색”

    ‘해임 위기’ 구본환 인천공항 사장 “국토부, 불법 침입 가택수색”

    국토교통부 감사 결과 부적절한 처신이 드러나 해임 위기에 놓인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감사 자체가 부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국토부 감사관실이 자신의 동의 없이 사택에 침입해 가택을 수색했다며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국토부는 구 사장에 대한 해임을 절차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구 사장은 지난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소속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일각에서 지적하듯이 토사구팽이라면 어느 누가 몸을 던져 일을 하겠는가”라며 해임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구 사장은 25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같은 주장을 펼쳤다.대통령 재가 떨어지면 최종 해임 공운위는 논의 끝에 구 사장 해임 건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구 사장의 해임 건의안을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대통령 재가가 떨어지면 해임이 최종 결정된다. 구 사장은 지난해 10월 2일 국정감사에서 태풍 대비를 이유로 국감장을 떠났으나 자택 근처인 경기 안양 인덕원의 고깃집에서 법인카드를 쓴 사실 등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국토부는 최근 감사에서 구 사장이 국감 당시 일정을 국회에 허위로 보고하는 등 비위 사실이 확인됐다며 지난 7일 공운위에 해임 건의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구 사장은 공운위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당시 인천공항이 태풍 영향권을 벗어난 상황이어서 위기 대응 매뉴얼 등 규정을 위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국토부 감사관, 사택 냉장식품 유통기한까지 확인” 법인카드 사용에 대해서는 “지인과 저녁식사를 하던 도중 비서실장으로부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기관장) 소재 파악 움직임이 있으니 영종도 사택에서 대기하는 것이 좋겠다는 건의를 받고 지인의 양해를 구해 이동했다“며 “지인에게 복귀 여부가 불확실하니 법인카드로 음식값을 내도록 부탁했다”고 해명했다. 법인카드 사용은 검토 결과 법률적, 회계적으로 문제가 없었지만 오해를 불식하려 법인카드 결제를 이틀 뒤 취소하고 현금으로 지불했다는 게 구 사장의 설명이다. 구 사장은 국토부가 감사과정에서 불법적인 가택 수색까지 벌였다고 주장했다. 구 사장은 “국토부 감사관실은 지난 6월 25일 사택관리인을 앞세워 아파트 비밀번호를 알아내고 동의 없이 들어간 후에 거실, 냉장고 등을 확인했다”면서 “특히 냉장고를 열어서 내부와 내용물의 유통기한 등을 일일이 확인하고 아파트 공동현관과 사택 내부 현관을 사진촬영했다”고 말했다.구 사장은 “인권과 정의, 공정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에 정면 역행하는 반정부적, 반사회적, 반인권적 범죄행위”라며 “적정한 시기에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고소를 검토하고 국가인권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 국회에 재발방지와 제도 개선을 위한 청원 제기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부처가 임기가 보장된 공공기관장의 해임을 추진하는 것이 매우 드문 사례라는 점에서 구 사장의 해임을 두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해 이른바 ‘인국공 사태’를 초래한 책임을 구 사장에게 떠넘기고 ‘꼬리 자르기’ 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가는 곳마다 그놈 꽃다발… 생명까지 위협하는 강력범죄다”

    “가는 곳마다 그놈 꽃다발… 생명까지 위협하는 강력범죄다”

    살인미수 40% 범행 전 스토킹 이뤄지고‘지속적 괴롭힘’ 매달 300건 처벌받지만입법 미비로 ‘솜방망이 처벌’만 반복돼피해자, 가해자와 완벽히 분리·보호해야“어떤 사람이 내가 가는 곳마다 집이든 직장이든 꽃바구니를 갖다 놔요. 그게 누군가한테는 두려울 수 있거든요.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고 있는데 ‘보내는 건 칼이 아니라 꽃’이라고 주장한다면, 여기서 꽃이 중요한가요, 두려움이 중요한가요?” ‘1세대 프로파일러’ 이수정(56)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스토킹 행위를 두고 가해자의 ‘지속적 괴롭힘’보다 피해자의 ‘합리적 두려움’에 시선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범죄를 막을 입법을 위해서라면 당을 가릴 이유가 없다”며 지난 7월부터 국민의힘 성폭력 대책 특별위원회에 참여해 23일 특위 ‘1호 법안’인 스토킹처벌법 발의를 주도한 이 교수를 만나 스토킹 범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교수는 지금껏 스토커들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이유로 입법의 미비를 꼽았다. “스토킹을 제대로 처벌할 법이 없으니 공식적인 통계조차 없고 범죄의 심각성을 알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그나마 경찰청에서 경범죄처벌법상 ‘지속적 괴롭힘’에 대한 처벌 건수가 매달 평균 300건 안팎으로 조사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훨씬 많은 스토킹 범죄가 행해지고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지적이다. 실제로 이 교수가 2017~2019년 친밀한 파트너 간 살인 또는 살인미수 사건의 1심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약 40%에서 범행 전 스토킹이 이뤄졌다. 이 교수는 “스토킹은 끝내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는 강력범죄로 가는 한 단계이자 ‘예비죄’에 해당한다”며 “단순히 꽃다발을 주는 구애 행위나 성희롱 정도로 취급하지 말고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토킹 문제를 다룰 때 피해자 중심적인 시각의 중요성도 대두됐다. “법안에서 스토킹을 규정할 때 가해자가 ‘지속적 괴롭힘’의 의지가 있었는지가 아니라 피해자의 ‘합리적 두려움’을 기준으로 삼아야 실제 강력범죄가 일어나기 전까지의 행위에 대해 ‘괴롭힐 의도가 없었다’며 법망을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새벽 귀가하던 여성을 집까지 뒤쫓아가 비밀번호를 눌러 가며 들어가려 했던 이른바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을 예로 들었다. 피고인 조모(31)씨는 실제 강간 시도까진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1·2심에서 강간미수는 무죄로 판단됐다. 주거침입 혐의로만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조씨는 지난 5월 28일 석방됐다. 이 교수는 스토커들에 대해선 “편집성 성격장애 등 하나에만 집착하며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지 못하는 특성이 많다”면서 “피해자들에게 일방적인 관계를 요구하고, 이를 거절하면 괴롭힘이 장기간 이어지며 회복 불가능한 인명피해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들을 무조건 가해자로부터 분리시키는 게 중요하다”면서 “접근금지 명령을 내리거나 전자발찌·손목밴드 등 위치추적장치를 붙여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특위의 스토킹처벌법에는 피해자 긴급보호조치 제도를 도입하고 위반 시 형사처벌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 교수는 “야당도 최근 젠더 문제에 적극 나서고 있어 이번에는 여야가 힘을 모아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화재경보기 모양 몰카” 강남 아파트 노린 빈집털이 일당

    “화재경보기 모양 몰카” 강남 아파트 노린 빈집털이 일당

    현관 앞 몰카로 비밀번호 알아내법원, 3명 모두에게 실형 선고 서울 강남구 고급 아파트 등을 노려 현관 앞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출입문 비밀번호를 알아내 빈집털이를 시도한 일당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특수절도미수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34)씨와 B(38)씨에게 각각 징역 1년 4개월과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C(41)씨는 누범 기간에 또다시 범죄를 저질러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A씨 등은 지난 4월 인터넷 카페에서 서로 알게 된 뒤 서울에서 함께 생활하며 범행을 하기로 모의했다. 이들은 서울 강남구 등에 있는 고급 아파트 중 1층 공동현관이 열려있고 복도에 몰래카메라 설치가 쉬운 아파트를 골라 범행을 하기로 계획했다. 이들은 화재경보기 모양의 몰래카메라를 사들여 아파트 복도 천장 등에 설치해 의심을 피했고, 녹화된 화면을 통해 피해자들의 현관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이런 방법으로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6차례에 걸쳐 범행을 계획했지만, 실제 범행에서는 집 안에서 금품을 발견하지 못했거나 집 안에 있던 피해자에게 발각돼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와 별도로 지난 1월 광주광역시의 한 주택을 털어 70여만원의 현금을 훔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 수법이 계획적, 조직적이어서 사회적 위험성이 크고, 그 범행 횟수도 많다. 피고인들은 모두 유사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다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들이 범행을 시인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절도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생활비 마련 등을 위한 생계형 범죄로 볼 여지가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KB국민은행, 지문·얼굴 등 간편접속 ‘KB모바일인증서’

    KB국민은행, 지문·얼굴 등 간편접속 ‘KB모바일인증서’

    KB국민은행이 개발한 ‘KB모바일인증서’가 500만명 가까운 이용자 수를 달성하면서 공인인증서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모바일인증서만 있으면 비대면으로 모든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KB모바일인증서’ 가입자가 465만명을 돌파했다고 21일 밝혔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7월 KB모바일인증서를 선보였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러한 추세라면 연내 1000만명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은행권 공동 인증서비스인 ‘뱅크사인’ 가입자가 약 30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10배나 많은 수치다. KB모바일인증서 암호는 10자리 이상을 넘어가지 않고 지문이나 페이스 인증 등을 통해 간편하게 접속할 수 있다. 일회용 비밀번호(OTP)나 보안카드 없이 금융 거래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유효기간이 없어 주기적으로 갱신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다만 비대면 금융거래의 안전성을 위해 1년 동안 거래하지 않았다면 재발급을 받아야 한다. KB모바일인증서는 국내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도 보안 기술을 적용했다. ‘신뢰 실행 환경’(TEE)이라는 독립된 보안영역에 인증서를 자동 저장해 보안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또한 KB모바일인증서 활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모바일뱅킹과 인터넷뱅킹에 모두 연동시켰다. KB금융그룹의 KB손해보험, KB생명보험, KB저축은행, KB증권, KB국민카드 등 5개 계열사 애플리케이션(앱)에서도 KB모바일인증서 로그인이 가능하도록 했다. KB국민은행은 향후 정부24, 국세청 등 전자정부 서비스와 기타 공공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이용자 편의를 증대시킬 예정이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하나은행, 얼굴 대면 1초 만에 로그인 ‘뉴 하나원큐’

    하나은행, 얼굴 대면 1초 만에 로그인 ‘뉴 하나원큐’

    하나은행이 최근 출시한 ‘뉴 하나원큐’가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뉴 하나원큐는 하나은행이 국내 은행권 최초로 얼굴인증을 도입한 모바일 금융 플랫폼이다. 하나은행은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 일회용 비밀번호(OTP)가 없어도 얼굴인증만으로 1초 만에 간단하게 로그인한 뒤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21일 밝혔다. 뉴 하나원큐는 하나은행을 비롯한 하나금융그룹 관계사들의 금융 서비스를 모두 제공한다. 로그인 한 번으로 여러 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SSO(Single Sign On) 방식을 적용해 로그인을 한 번만 하면 주식거래, 보험 진단, 카드 거래 등 다양한 서비스를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다. 기존 계좌이체와 해외송금, 오픈뱅킹을 통한 다른 은행 송금뿐 아니라 차용증 송금, 내 마음 송금, 글로벌 페이 송금 등 맞춤형 송금도 할 수 있다. 차용증 송금은 모바일뱅킹으로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려줄 때 자금 이체와 동시에 온라인 차용증을 발급하는 서비스다. 내 마음 송금은 생일, 경조사 등 특별한 날 자금 이체와 함께 메시지 카드를 카카오톡과 문자메시지로 전달하는 서비스다. 글로벌페이 송금은 수취인 은행명·계좌번호·주소가 없어도 성명과 페이팔(PayPal) 아이디(ID)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해외 송금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또래 고객들과 자산 비교, 세금우대 한도와 사용 현황 확인, 소비 패턴 분석을 통해 자산·세금·지출 관리도 할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언택트 시대 가장 최적화된 비대면 금융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별 통보에 화나서...” 여자친구 살해한 20대에 징역 30년

    “이별 통보에 화나서...” 여자친구 살해한 20대에 징역 30년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살인을 저지른 20대가 징역 30년 형을 선고받았다. 16일 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1부(김소영 부장판사)는 살인 및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27·무직)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5월 30일 오후 11시 20분쯤 지난해 6월부터 사귄 B(29)씨로부터 휴대전화 메신저로 이별 통보를 받고 화가 나 곧바로 B씨의 집으로 갔다. 그는 미리 알고 있던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 안으로 들어가 잠시 뒤 귀가한 B씨에게 대화를 요구했으나 잘되지 않자 이튿날인 31일 0시 55분쯤 집에 있던 흉기로 B씨를 세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안방에서 잠을 자다가 두 사람의 다투는 소리에 거실로 나온 B씨의 아버지(61)의 가슴 부위를 흉기로 한 차례 찔러 다치게 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 B씨가 자신과 결별하려 한다는 이유로 흉기로 살해해 고귀한 생명을 빼앗았다”며 “흉기에 찔린 B씨의 아버지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으나 대장 일부를 절제해 현재까지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 범행의 잔혹성과 중대성에 더해, 연인을 자신의 소유물로 착각한 나머지 이별 통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연인을 살해하는 범죄가 너무나 자주 발생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참담한 현실을 고려할 때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현행법상 경범죄…‘지속적 괴롭힘’으로 강력범죄 비극 되풀이

    현행법상 경범죄…‘지속적 괴롭힘’으로 강력범죄 비극 되풀이

    현행법상 스토킹 행위는 ‘경범죄’에 불과하다. ‘지속적 괴롭힘’으로 분류돼 ‘음주소란’이나 ‘무임승차 및 무전취식’ 등과 같은 1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 과료에 처해지도록 규정되면서 시행령에 따라 주로 8만원의 벌금을 내게 된다. 스토킹 과정에서 협박, 주거침입, 폭행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면 해당 죄명으로 처벌을 받을 수는 있지만 스토킹 자체를 엄벌할 수 있는 별도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 스토커들의 ‘지속적 괴롭힘’은 말 그대로 지속적이었다. 14일 서울신문이 지난 3년 3개월간 법원에서 확정된 스토킹 관련 사건을 분석한 결과 총 56건의 가해자 중 23명이 이전에도 스토킹 행위로 처벌이나 제재를 받았던 전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같은 피해자에 대해서 수년간 스토킹을 했고, 피해자가 다른 경우에는 수법이 비슷했다. 당장은 직접적인 위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스토킹 행위가 상대를 향한 왜곡된 집착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범 위험성이 높고 언제든 더 심각한 강력범죄로 발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옷을 사러 갔다가 주인이 마음에 든다며 1년 가까이 수시로 찾아가 기웃거리고 음식을 사가는 등 스토킹한 강준석(가명)씨는 2018년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통고 처분을 세 차례나 받고도 또 다시 피해자의 가게를 찾아가 소란을 피워 3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헤어지자는 여자친구를 협박하며 스토킹한 이철호(가명)씨는 2017년 1월 내려진 법원의 접근금지명령을 1년간 32차례나 무시했다. 피해자는 집과 직장을 모두 옮기고 자살충동에 시달릴 만큼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우연히 피해자의 현관 비밀번호를 알아내 들어가 명품가방을 들고 나와 절도와 주거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영진(가명)씨는 이전에도 피해자 주변 인물들에 대해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벌금형을 받았거나 상담을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스토커들은 피해자들이 거절하고 도망칠수록 더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갈수록 폭력적으로 변했다. 2016년 가락동 스토킹 살인사건이나 지난해 안인득 사건 등과 같이 피해자가 스토커의 손에 목숨을 잃는 사건들은 반복되던 ‘지속적 괴롭힘’을 끊어내지 못한 잔혹한 결말이었다. 주거침입강간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김철수(가명)씨는 처음에는 전 여자친구였던 피해자의 집에 몰래 들어가는 걸 반복했다. 다시는 찾아오지 않겠다는 각서도 썼지만, 김씨는 또 몰래 들어가 자고 있던 피해자를 성폭행했다. 과거 다른 여성들을 스토킹했다가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벌금을 냈던 장호민(가명)씨는 2018년 5월 스토킹하던 필라테스 강사에게 만남을 거절당하자 학원에 염산 3통을 들고 찾아가 회원들에게 “다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아랫집 비번 ‘1234’ 눌러 침입, 나체로 맥주 마신 20대 회사원

    아랫집 비번 ‘1234’ 눌러 침입, 나체로 맥주 마신 20대 회사원

    자신이 살던 원룸 아래층에 몰래 들어가 맥주를 마시고 나체로 음란행위를 하던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20대 남성 A씨를 주거침입 등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8월 말부터 최근까지 부산 남구의 한 원룸 2층에 살면서 1층에 있는 남성 B씨 집에 수시로 드나든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B씨가 외출한 사이 출입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안으로 들어가 냉장고에 있던 캔맥주 등을 꺼내 마시는가 하면 방 안팎에서 나체 상태로 음란 행위를 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 5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원룸 내부를 돌아다니다 우연히 B씨 집 현관문의 비밀번호가 ‘1234’라는 사실을 알아내 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냉장고 속 맥주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원룸 폐쇄회로(CC)TV를 살펴 B씨의 침입 사실을 알아냈다. 이후 비밀번호를 바꿨지만, 며칠 뒤 A씨는 한밤중에 다시 비밀번호를 누르며 침입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평범한 회사원인 A씨는 ‘나체 상태로 복도를 돌아다니자 묘한 기분을 느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며 “주거침입, 절도, 공연음란 혐의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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