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등 생체인식기술 실생활 활용 어디까지 왔나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에 다니는 A씨.출근길에 아내의 생일이 생각나자 곧바로 핸드폰의 인터넷쇼핑 및 뱅킹 서비스를 통해 선물을 고른 뒤 신용카드로 지불한다.소요시간은 3분 남짓.핸드폰에 부착된 ‘지문인식용 반도체칩’에 손가락만 갖다대면 계좌번호나 비밀번호를 누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회사에 도착하자 무인 ‘홍채(虹彩)인식기’가 그를 맞이한다.눈을 잠깐 갖다대자 소리없이 문이 열린다.3층 연구실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e-메일을 ‘듣는다’.음성합성기술을 이용한 e-메일 서비스가 도착한 메일을 자상하게 읽어주기 때문이다.이어 컴퓨터와 연결된 인터넷폰에 주식정보를 비롯,최신 뉴스와 관련된 ‘키워드’를 말하자 원하는 신문기사 등 자료가 화면에등장한다….
영화속의 이야기가 아니다.첨단 생체인식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음성이나 지문,홍채,망막인식을 이용한 각종 보안상품 및 첨단 기술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음성기술의 발달은 음성을 통한 인간과 기계의 ‘커뮤니케이션’에 기본을두고 있다.즉 PC의 보편화에 따라 신호와 정보처리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음성을 직접적인 정보의 교환수단으로 사용하게된 것이다.
음성기술은 크게 음성인식(ASR)기술과 음성합성(TTS)기술로 나뉜다.ASR은전화나 마이크 등을 통해 전달된 음성의 특징을 분석한 뒤 가장 근접한 결과를 찾아내는 첨단 소프트웨어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원래 보안시스템의 일종으로 개발됐지만 최근 인터넷 등과 결합,키보드나 마우스 대신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TTS는 컴퓨터가 이해한 텍스트를 사람의 목소리로 처리해주는기술로서 e-메일이나 뉴스정보를 읽어주는 서비스에 적용된다.
지문 및 홍채인식기술은 주로 보안시스템 분야에 적용된다.지문인식은 지문의 땀샘을 추출하는 등 생체측정기술을 이용한 ‘지문인식용 칩’을 통해 신원 확인이 필요한 휴대폰이나 마우스,잠금장치 등에 사용된다.
최근 상용화를 시작한 홍채인식기술은 사람마다 고유한 눈동자의 홍채 패턴을 구별해 신분을 증명하는 시스템.건물의 출입이용을 통제하는 용도로 각광받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한발앞선 지문인식 기술.
지문인식기술의 상용화는 보안 솔루션,소프트웨어 업체 등 기술력있는 벤처기업들이 앞장서고 있다.
올해들어 10여개의 벤처기업이 앞다퉈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으며,최근에는휴대폰 업체, 보안장비업체 등과 활발한 기술제휴 및 공동개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지문인증 휴대전화인 ‘패스바이오폰’을 개발한 생체인증 보안솔루션벤처기업인 패스21㈜은 신세기통신과 제휴를 맺고,9월부터 휴대폰을 통한 전자상거래 및 신용카드 시범서비스에 들어가기로 했다.내년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10년간 지문인식기술을 연구해온 패스21은 비씨·삼성카드를 비롯,평화은행 삼성전자 등과 제휴,지문인증 휴대폰 서비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최근 신한은행 반포터미널 지점에 ‘대여금고용 지문인식시스템’을제공,고객들이 열쇠없이 지문만으로 대여금고를 이용하게 됐다.
지문인증 보안업체인 보고테크㈜는 4∼5년간의 연구끝에 최근 지문인식 광마우스의 상용화에 성공했다.지문인식을 적용한 건물의 출입통제 시스템과아파트 현관문의 보안시스템도 상용화해 수출에 나섰다.전자상거래 솔루션업체인 커머스엔닷컴은 최근 디지털 지문인식을 통한 인터넷 지불솔루션인 ‘바이오텝스’를 개발,외국에서 투자제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컴퓨터 보안업체인 버디테크도 지문인식 잠금장치 시스템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고,보안장비업체인 니트젠은 최근 개발한 지문인식 마우스와 햄스터 등 보안제품을 세계적인 금융회사인 ING에 수출,미국 유럽 등 해외법인 은행에서 사용될예정이다.
김미경기자.
*'음성인식' 상용화 경쟁.
음성인식 기술을 응용한 각종 상품과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관련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업계에 따르면 국내 음성시장 규모만 올해 4,000억원이 넘을것으로 보인다.
한국통신은 최근 보이스웹 제공업체인 ㈜넷더스 등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오는 9월부터 음성인식 정보서비스인 ‘보이스포탈’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전화를 통해 필요한 정보의 키워드를 말하면 인터넷상에서 다시음성으로 정보를 들을 수 있다.음성인식기술의 상용화는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벤처1호인 SL2㈜가세계 최고 수준의 음성제반기술 개발에 성공하면서 더욱 앞당겨졌다.최고 10만 단어까지 음성인식처리가 가능해져 리모콘이나 마우스 대신 음성만으로 TV는 물론 주식거래 정보검색 e-메일 채팅 등 모든 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할 수있게 된 것이다.
SL2 관계자는 “음성인식 서비스를 통해 여러가지 일을 한꺼번에 할 수 있어 작업의 효율성이 증대될 것”이라면서 “TV나 인터넷 통신 등이 고급화될수록 음성인식 기술도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인식 기술 전문 벤처기업인 ㈜보이스텍은 지난 1년간 개발해온 음성합성·압축기술을 바탕으로 음성 게시판,e-메일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있다.
이밖에 음성언어기술 전문업체인 L&H코리아는 최근 데이콤과 음성인식 서버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엘테크놀로지는 고음질의 인식기술을 개발,기계제어 및 장애인 업무보조 등 상용화에 들어갔다.㈜보이스웨어도 우수한 음성기술로 e-메일 서비스 및 전자상거래,화자(話者)인증 등에 활용되고 있다.
김미경기자.
*보안컨설팅 전문업체 코코넛.
‘2초 이내에 당신이 누구인지 알아낼 수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테헤란밸리에 위치한 보안컨설팅 전문업체 코코넛㈜은지난 3월 사무실을 옮기면서 회사 현관에 2,000만원짜리 홍채인식기를 설치했다.완벽한 보안 이외에 첨단 보안회사라는 이미지를 위해서다.
인식기에 눈을 갖다댄 뒤 현관문이 열리기 까지는 1∼2초.현재 직원들은 물론 청소하는 아줌마까지 인식기에 등록돼 있다.코코넛 관계자는 “지문인식보다 정확할 뿐더러 고객이나 협력업체에 ‘보안회사’라는 이미지를 심어줄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현재 국내에는 LG전자가 유일하게 홍채인식기를 생산하고 있다.지난 98년부터 미국 아이리스스캔사와 제휴를 통해 홍채인식 시스템을 개발해온 LG전자는 최근까지 신원정보기술,육군본부전산소 등에 30여대를 공급했다.
홍채인식기술은 지문인식의 판단근거 30가지에 비해 9배나 많은 266가지의판단근거를 가지고 있어 완벽한 보안출입 통제가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LG전자 관계자는 “홍채인식은 비접촉방식으로 사용시 거부감이 없어 다수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공장소 및 아파트,병원,관공서 등에 공급을 확대할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