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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보는 선데이서울] ‘재혼전도사’ 된 ‘사극의 여왕’ 김영란

    [다시보는 선데이서울] ‘재혼전도사’ 된 ‘사극의 여왕’ 김영란

    [다시보는 선데이서울 - 표지모델편] 그녀가 1979년 8월 선데이서울 표지모델로 등장한 무렵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5회 아시아영화제에서 <물도리동>으로 사극부문 연기상을 받고 돌아온 직후였다. 인터뷰에서 그녀는 TV와 영화출연 스케줄이 꽉 짜여 3년째 피서다운 피서를 못했다며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MBC TV 일일연속극 <하얀 민들레>의 여주인공으로 출연하면서, 영화 <혼자 사는 여자>를 찍고 있었으며 CF 모델로서의 촬영도 줄을 잇고 있을 때였다. 비키니 차림으로 달력에 나타나 젊은이들의 가슴을 콩닥거리게 했던 섹시한 모델들이 요즘은 머리 염색약이나 관절염약 모델로 출연하니 세월이 많이 흘렀음을 실감하게 한다. 그녀는 1976년 TBC(동양방송) 공채 17기 탤런트로 데뷔했다. 대학 1학년시절 탤런트 시험에 응모해보라는 친구들의 권유로 장난삼아 응모했는데 덜컥 합격이 된 것이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시작된 그녀의 연예인 생활은 탤런트 보다는 영화배우로 먼저 뜨기 시작했다. 77년 영화 <처녀의 성> 주연을 맡아 영화평론가와 교수, 그리고 영화 저널리스트 등이 선정하는 영평상(현대영화비평가그룹상)과 대종상 영화제 신인여우상을 받으면서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그 후 7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까지 주로 멜로 영화의 주연을 맡으며 전성기를 누렸다. <아스팔트 위의 여자>(1978), <물도리동>, <독신녀>(79년) 등에 이어 80년에는 변장호 감독의 <미워도 다시 한 번 ’80>으로 흥행 1위의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안방극장의 인기 탤런트로 스타덤에 오른 것은 78년 MBC 드라마 <옥녀>를 통해서였다. 이 드라마를 시작으로 <안국동 아씨>, <새아씨>, <교동마님>을 비롯, 1996년에 출연한 <용의 눈물>까지 인기 사극에 자주 등장해 ‘사극 전문 탤런트’로 명성을 얻었다. “글쎄 그게 참 이상하네요. 제가 옛날사람 역할을 별로 잘 하지도 않는데 자꾸 방송국에서 맡겨요.” 79년 12월 <안국동 아씨>에서 혜경궁 홍씨로 출연하던 중, 다시 선데이서울 표지모델로 등장한 그녀는 스스로도 사극에 연달아 출연하는 이유를 궁금해 했다. 81년엔 MBC TV드라마 <교동마님>으로 백상예술대상 TV 여자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1983년부터 7년간 장기 방송된 대하사극 시리즈 <조선왕조 500년>에서도 거의 매 작품마다 왕비나 명문가의 안방마님으로 등장해 한동안 ‘왕비 배우’ 라는 별명이 따라다닐 정도였다. 2000년부터 한국전통문화연구원에서 주관하는 조선시대 궁중연회 재현 행사에도 중전 역을 가장 많이 해본 탤런트라는 이유로 잇달아 중전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한창 꽃피고 잘나가던 그녀는 83년 10월 사업가 출신의 곽모씨를 만나 결혼하고 연기생활을 계속했지만 4년 만에 파경을 맞게 된다. 종갓집 6남매 중 장남이었던 남편과, 1남 2녀 중 둘째로 사랑을 받기만하며 자란 그녀는 문화적 차이를 좁히기 어려웠던 것이다. 특히 잦은 제사와 수많은 친척들을 돌봐야하는 일은 드라마라면 모를까, 연기를 병행하는 신혼의 그녀에게는 벅찬 역할이었다. 그녀는 인생에서 첫 실패작이 된 이혼으로 큰 충격을 받았으나, 이를 계기로 ‘좋은 사람’을 찾기보다 ‘나와 잘 맞는 상대’를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1990년 사업가인 이영남씨를 만나 재혼하여 지금까지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다. 전 남편과의 사이에 낳은 딸은 미국 시애틀에서 대학에 다니고 있고, 현 남편과의 사이에 낳은 아들은 국제학교에 다니고 있다. 지난해 2월부터 재혼전문 결혼정보업체 ‘행복출발’의 사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성공적인 재혼으로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된 셈이다. 평소 재테크에 관심도 많아 <김영란의 주부 경제>, <알뜰 재테크> 등 경제와 관련한 TV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했고, 덕분에 탤런트로서는 경제지식도 많이 갖추고 있다. 지난 97년에 8개월 동안 ‘김영란의 재테크 강의’를 신문에 연재했고, 그 내용을 묶어 ‘탤런트 김영란의 주부경제학’이란 책을 내기도 했다. <하늘이시여>(2005), <그 여자의 선택>(2006)에 이어 최근 종영한 <문희> 등에 출연, 연기활동도 여전히 활발하게 하고 있다. 표지=통권 560호 (1979년 8월 19일) 박희석 전문위원 dr39306@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28일 TV 하이라이트]

    ●1대100(KBS2 오후 8시50분) 퀴즈쇼 ‘1대100’에 두 번째 5000만원의 주인공이 탄생했다. 행운의 사나이는 바로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에 근무하고 있는 이욱륜(38) 연구원. 이씨는 지난 8회 1인 출연자로 출연했던 적이 있다. 두번째로 도전한 이번 퀴즈대결에서 그는 차분하게 문제를 풀어나가 마침내 승리를 거뒀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천혜의 자연 경관과 아름다운 해변으로 ‘중동의 파리’라 불리는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쟁이 끝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총성이 그치지 않고 있어 베이루트를 찾는 관광객 발길이 뚝 그쳤다. 호텔 예약도 크게 감소해 아예 직원들에게 휴가를 준 호텔도 적지 않다.   ●EBS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 ‘시테솔레이의 유령’(EBS 밤 12시10분) 도미니카 공화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섬나라 아이티는 세상으로부터 고립되어 있다. 가난, 절망, 폭력이 난무하는 아이티에서도 가장 험악한 슬럼가인 시테솔레이의 전설적인 갱스터 래퍼의 음악은 가난에서 추출한 시(詩)다. 덴마크의 아스거 레트가 감독했다.   ●왕과 나(SBS 오후 9시55분) 처선은 도자소를 몰래 보다가 안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를 듣고는 놀라 도망치다가 자신의 뒷덜미를 잡는 개도치 때문에 비명을 지른다. 월화는 처선에게 도자소에는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한다. 한편 궁궐에서 세조는 자신이 폭군으로 기록될까 두렵다는 말과 함께 눈을 감고, 이어 예종이 왕으로 등극한다.   ●내곁에 있어(MBC 오전 7시50분) 용기는 지애와 만나기로 한 장소에 선희가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선희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선희는 지애를 만나기로 했다고 말하고, 둘은 지애가 중간에서 만나게 하려고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선희는 용기와 이야기를 나누다 용기가 오래 전에 약속했던 러시아 여행을 준비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TV책을 말하다(KBS1 밤 12시35분) 이번 주에는 세권의 책을 소개한다. 첫 번째 ‘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는 마음의 집착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기까지의 인간 내면을 보여준다. 제주설화를 바탕으로 한 ‘바리데기’에서는 주인공 ‘바리’를 통해 전 세계에 닥쳐 있는 문제를 볼 수 있다.‘위키노믹스’는 경제 구조에 대한 관찰을 시도하고 있다.
  • 돈 주고 몸도 준 자매의 살인 계획

    돈 주고 몸도 준 자매의 살인 계획

    가정 주부인 미모의 자매가 살인을 기도했다.『우릴 못살게 구는 저 빚장이 여자를 죽여 달라』고 자객을 샀다. 그러나 자객의 칼질이 빗나가 실패로 돌아가자 처음 약속했던 10만원 사례(?)에 웃전으로 몸까지 주어가며 두번째는 엽총으로 쏴죽이려 했으니…. 화장품 장사를 하던 어느「어글리·시스터즈」의 청부살인(미수) 사건의 끔찍한 행각기-. 지난 10월20일 밤8시30분쯤 대구시 봉덕동 734의 15 아담한 한식집 마루를 막 내려 서려던 이집 안주인 장윤자(張潤子·27)여인은 괴한으로 돌변한 방문객의「재크·나이프」에 가슴을 맞고 외마디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졌다. 괴한은 심장으로 짐작된 곳에 또 한번, 그리고 배를 또 한번 이렇게 연거푸 세번을 찌르고 대문밖에서 망보던 또 한명의 자객과 함께 후닥닥 도망쳤다. 눈깜작할 사이였다. 곧 이웃 사람들이 놀라 뛰어왔으나 남은 것이라고는 선혈이 낭자한 현장뿐…. 이로부터 2시간쯤 지났을까. 시내 동구 상동에 있는 신명자(申明子)여인집 안방에서는 저주받을 남녀 일당의 축배(?)가 벌어졌다. 장여인에게 1백10만원을 빚진 신명희(申明姬·27·대구시 대명동), 신명자(24) 자매와 살인을 청부맡았던 주국명(朱國明·23·하수인), 정훈재(鄭勳在·22·망보기)등 4명이었다. 10만원의 사례에서 일부 잔금은 이튿날 거사결과가 확인되고 나서 주고 받기로 하고 이들은 헤어졌다. 그런데 악인들에게는 불행하게도 장여인은 죽지 않았다. 한달 치료가량의 상처만 입은 것이다. 『!』-. 자매는 당황했다. 주·정 하수인을 곧 호출했다. 장담과는 달리 낭패가 된 결과에 주·정은 동성로일대의 D다방 S다방으로 사흘동안이나 신자매에게 불려다니면서 호된 꾸중을 들었다. 이미 공모자가 된 그들 처지로는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던 10월24일 밤8시쯤 N다방에서 신명희의 똑같은 성화를 또한번 당하고 있던 주는 문득『큰누부요, 이번엔 틀림 없을테니 총만 얻어주이소』하고 엉뚱한 제의를 했다. 뜻밖의 살인실패에 당황…이번엔 엽총 훔쳐줬으나 주의 속셈은 구하기 힘든 총을 핑계삼아 적당한 시기에 손을 뗄 심산이었다. 그러나 한동안 궁리에 잠겨만 있던 신은 주의 속셈과는 달리 새로운 조건을 선뜻 받아주었다. 그녀의 머리에는 시숙이 가지고 있는 엽총이 떠올랐던 것이다. 두자매가 장여인을 죽이기로 모의한 것은 하수인의 첫 범행이 있기 4일전인 10월16일의 일. D백화점에서 화장품상 2년만에 다털어먹고 빚만 1백10만원을 걸머지고 갚을 수 없게 되자 하수인을 사서 돈준 사람을 없애기로 합의한 것-. 이때 공동투자를 한 언니와 동생이 진 빚은 본전만해도 6백만원. 이 돈을 도저히 갚을 수 없게 된 언니 신명희는 그중 장여인의 돈을 떼어먹기 위한 수단으로 장여인의 남편 남모씨(31)에게『사랑한다』는 편지를 여러번 부치기도 하고 다방으로 불러내어 은근히 동침하기를 비쳐 유혹하곤 했다. 그러나 번번이 실패. 오히려 남편에게 이 말을 전해들은 장여인의 빚독촉은 질투까지 곁들여 더욱 빗발치게 만든 결과만 냈다. 줄 돈은 없는데 유독 재촉이 불같은 장여인이 겁나 자매는 집에서 잠도 제대로 못자고 여인숙으로만 피해다닐만큼 궁지에 빠졌다. 그러다가 짜낸 것이 장여인만 없으면 친척들에게 진 빚 5백만원도 무난히 떼어먹고 배짱을 내밀 수 있다는 그녀들 나름의 살인하청 계산서-. 망설이는 하수인 못믿어 몸으로 마음잡아 두려고 하수인으로는 장사를 할 때 자연 얼굴을 익혔던 교동시장의 불량배 주와 정이 지목됐다. 그날(10월16일 하오2시)로 동생 신명자는 주등 2명을 대구역전 N다과「홀」에 불러 일금 10만원에 해치우기로 살인협상이 이뤄졌다. 국민학교도 제대로 못나온 주등은 일찍 소년원 신세를 지기도 했던 뜨내기 건달들. 감쪽같을 완전범죄의 기회만을 노렸다. 드디어 며칠 안가 장여인의 남편 남씨가 서울에 일보러간「찬스」가 왔다. D「데이」인 10월20일, 사건이 나기 바로 1시간전 두여인은 장여인집 근처 봉덕동 O약국 골목 어두운 길에서 선금3만원과 함께「재크·나이프」와 과도를 하수인에게 쥐어주었다. 그러나 일은 상처만내고 실패했다.악착같은 두자매는 그래도 집념을 못버렸다. N다방에서 주에게 약속한 엽총을 4일만인 10월28일 시내 서변동에 있는 그녀의 시숙집 어린애를 꾀어 빌어냈다. 그런데 엽총을 받아쥔 주의 표정은 어쩐지 굳어만 있었다. 『첫번째 일이 안되자 정(공범)이 장여인에게 귀뜀한 것같다』는 주의 말을 듣는 순간 그녀의 가슴은 덜컥 내려앉았다. 그의 말이 진짠지 가짠지를 가려내기 앞서 우선 주의 마음이라도 붙잡아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그밤으로 그녀는 주를 수성유원지 뒷산까지 유인해 자기를「큰누나」로 불렀던 연하의 공범자에게 몸을 주면서 또하나의 살인까지 명령했다. 즉『정이 배신할 것같으니 일이 끝나는대로 그마저 없애면 돈을 더주겠다』고. 몸으로 하수인의 마음을 다짐하는 수차의 간통까지 해가며 끈질기게 기도해온 이 살인 음모가 약 50일만에 들통난 것은 문제의 엽총 때문이었다. 엽총 잡히던 하수인걸려 처음엔 입을 다물었으나 (장여인의 피해를 경찰은 엉뚱한 강도살인 미수로보고 수사를 폈기때문에 이 음모는 묻힐 수밖에 없었던 것-) 받았던 선금이 떨어져 용돈이 아쉬웠던 주·정은 지난 12월초 맡아둔 엽총을 시내 북성로1가 모총포사에 잡히고 1만1천원을 빈 것이 덜미를 잡히는 계기가 됐다. 주인은 엽총에 비해 어울리지 않는 두 젊은이를 경찰에 고발했다. 바로 주·정은 절도혐의로 구속됐으나 며칠동안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러던 어느날 정의 누님(모여관종업원)이 면회를 왔다. 이 자리에서 정은 신자매에게서 아무 연락이 없는가를 물었다. 뒷일은 보아줄 것으로 믿었던 정은 배신의 분노를 느끼자 모든 전말을 털어놓고 말았다. 그때까지 시내 태평로 일대의 여인숙을 전전해 숨어다니던 미모의 악녀 자매의 손목에 마침내 쇠고랑은 채워졌다. 『남편을 도와 살림을 꾸리려던 것이 이 꼴이 됐다』고 두여인은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있는대로 털어먹고 호사를 했는지 몰라도 6백만원의 빚을 진 가정치고는 두집 모두 해놓은게 아무것도 없었다』는 수사관들의 뒷이야기. 가정주부인 두자매가 꾸민 이 엄청난 음모를 뒤늦게나마 눈치챘던 남편들은 그들이 붙잡히기 얼마전 먼저 이혼을 해버렸다. [선데이서울 70년 12월 27일호 제3권 52호 통권 제 117호]
  •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39) 동물원의 을지훈련(下)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39) 동물원의 을지훈련(下)

    내년이면 국내에 동물원이 생긴 지 한세기를 맞는다. 돌아보면 사연없는 곳이 어디 있겠냐만은 우리나라 동물원 동물들에게는 두 차례의 큰 수난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요즘 진행중인 ‘을지훈련(8월20∼24일)’이 현실화됐던 때다. ●광복 못 본 맹수 21종 38마리… 독약 먹여 패전의 기운이 일본에 짙게 드리운 1945년 7월25일. 당시 창경원 동물원 회계과장 사토(佐藤明道)는 전 직원을 모아 놓고 “오늘밤 사람을 해칠 만한 동물은 모두 죽여야 한다.”고 명령을 내린다. 그는 “미군 폭격으로 동물들이 우리를 뛰쳐나와 사람을 해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조치”라며 “지령이 도쿄로부터 떨어졌다.”는 말도 덧붙였다. 기사(당시 사육사)들에겐 ‘동물들의 먹이에 몰래 넣어두라.’며 이름모를 극약이 배부됐다. 그날 코끼리, 사자, 호랑이, 뱀, 악어 등은 그렇게 최후를 맞았다. 이날 밤 창경원 일대에서는 비명을 토해내는 맹수들의 울부짖음이 하늘을 찔렀다고 한다. 직원들도 땅을 치며 울었다고 회고한다. 1993년에 발간된 ‘한국동물원 80년사’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독살을 당한 동물은 21종 38마리. 하지만 태평양 전쟁 초기부터 일제는 동물 수를 줄여 나갔다. 심지어 전시 동물을 다른 동물의 먹잇감으로 쓰도록 했다.80년사를 정리한 오창영(80·전 서울대공원 동물부장)씨는 “태평양전쟁 후 일제가 인위적으로 줄인 동물 수는 모두 150여마리 정도”라면서 “당시 일본은 사육사보다는 징용군이, 우리 쇠창살보다는 무기로 쓸 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학살 이후 정확히 20일후 광복을 맞았다. 며칠만 버텼더라도 무고한 생명들이 죽어나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몰살 불러온 1·4후퇴 광복을 맞은 동물 수는 281마리다. 대부분 사슴, 원숭이, 조류 등으로 이미 동물원이라 이름 붙이기도 민망한 정도다. 그럭저럭 동물원이 안정을 찾았지만 다시 한국전쟁이 찾아왔다. 전쟁이 터진 후 사흘만인 1950년 6월28일 인민군은 미아리고개를 넘어 창경원 앞을 통해 서울로 들어왔다. 경황이 없던 탓에 사육사들이 남아준 것은 동물들의 입장에서 보면 다행이었다. 돌봐줄 사육사도 있었고, 적어도 동물은 이데올로기 문제에 있어 자유로웠다. 그 후 9월 서울이 수복됐고 인민군은 북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이듬해 1·4후퇴 때는 상황은 딴판이었다. 중공군까지 물밀듯이 내려온다는 소식에 남았던 사육사들도 모두 짐을 쌌다. 재수복후 창경원 동물원은 참담했다. 당시 사육사 박영달씨는 이렇게 회고했다.“동물사는 모두 열려있었지만 살아 움직이는 동물들은 새 한마리 보이지 않았다. 낙타, 사슴, 얼룩말은 도살이 된 듯 머리통만 남아있었고, 여우나 너구리, 오소리, 삵 등은 굴과 돌 틈에 끼어 죽어있었다.…(중략)모두 그렇게 굶어죽고 얼어 죽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열린세상] ‘광주 모독’은 끝나지 않았다/김정란 상지대 교수·시인

    [열린세상] ‘광주 모독’은 끝나지 않았다/김정란 상지대 교수·시인

    그해 봄, 나는 아주 이상한 경험을 했다. 어느 날인가, 잠자리에 들었을 때, 어디선가 저벅저벅 군홧발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이게 뭐지? 가만히 누워 귀를 기울였다. 나는 겁에 잔뜩 질려 있었다. 너무나 겁이 나서 이불을 꼭 움켜잡고, 누운 채 눈을 내리깔고, 숨 죽이고 있었다. 환청은 점점 더 커져서 현실처럼 생생해졌다. 그리고 이윽고 방안 가득히 시커먼 군홧발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그것들은 방안을 헤집고 돌아다녔다. 내가 덮은 이불까지 올라와 마구 짓밟고 돌아다녔다. 환상은 조금 뒤 사라졌다. 그러나 너무나 생생했다. 나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이게 뭐지? 이게 뭐야? 하면서 혼자서 오랫동안 고통스러워했다. 그리고 그해 5월, 이상한 소문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신문과 방송은 어떤 진실도 전해주지 않았다. 광주에서 ‘빨갱이’의 사주를 받아 날뛰는 ‘폭도’들을 우리의 씩씩한 계엄군이 진압해 질서를 되찾았다는 것이 그들이 전해준 소식이었다. 그러나 진실은 서서히 터져나왔다. 끔찍하고 무서운 소식들이 들려왔다. 모두들 겁에 질렸다. 그리고 나는 내가 본 환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차렸다. 내 방에까지 소식을 전한 것은 어느 죽어가던 억울한 영혼들이었을까? 군홧발에 밟혀 짓이겨진 어떤 육체가 그 비명을, 한 무능력한 시인의 영혼에게 전달한 것일까? 광주는 내 시의 원체험 같은 것이다. 내가 본 환상이 광주에 관한 소문을 듣기 전인지 후인지도 분명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전이라고 내 기억은 말하지만, 어쩌면 후인지도 모른다. 의식에 분명하게 남은 것은, 그 환상을 본 것이 꿈에서가 아니라, 의식이 뚜렷한 상태에서였다는 것, 그리고 광주에 관해 접한 모든 공식정보가 거짓이라는 것을 내가 매우 육체적인 방식으로 확신했다는 것, 그리고 그 확신이 개인적으로는 그 환상을 매개로 했다는 것, 그뿐이다. 무려 27년이 지나서야 이제 겨우 광주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가 만들어졌다.‘화려한 휴가’에서 주인공인 택시기사(김상경 분)는 단지 “우리는 폭도가 아니다.”라는 말 한마디를 하기 위해 죽어 간다. 잘 연출된 장면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이해한다. 그 장면이 과장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런저런 정치적 부비트랩을 아슬아슬하게 피해서 겨우 감독이 건져낸 비정치적인 대사 한마디, 그 한마디에 결국 영화의 모든 메시지가 집중될 수밖에 없었고, 그리고 그 집중이 그 장면을 미적으로 불균형하게 과장된 것으로 만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사실, 나는 좀 더 본격적인 진실 접근을 원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폭력 장면이 실제로 광주에서 저질러진 폭력에 비해 지극히 순화된 양상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사건의 역사적 의미, 그리고 그 일을 저지르고 권력을 잡은 자가 지금도 버젓이 살아 영화를 누리고, 그 세력의 당사자들이 아직도 우리 사회의 막강한 파워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 광주의 의미를 폄하하는 논리가 얼마나 가짜 논리인지 하는 것들을 다루어주기를 바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화려한 휴가’를 만들어 준 분들에게 마음 깊이 감사한다. 광주에서 ‘폭도’의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죽어간 이들을 이 영화가 많이 진혼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영화 ‘화려한 휴가´가 택한 접근 방식 덕택에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 세대가 이 참혹한 역사적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진실에 접근하는 실마리를 제공한 것, 그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최상의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 영화를 보면서 결국 나는 입술을 깨물며 통곡하고 말았다. 참을 수 없는 회한과 고통이 핏줄을 떨게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대체 어디에? 아직도 해명되지 않은 피들은 대지 위에서 울부짖는데, 아직도 그 사건으로 권력을 찬탈한 세력은 막강하기 짝이 없다. 광주의 모독은 끝나지 않았다. 광주는 지금도 모독당하고 있다. 김정란 상지대 교수·시인
  • [강유정의 영화 in] 관타나모로 가는 길

    가혹한 역사는 인간을 우연적 존재로 만들어 버린다. 역사란 인간이 밟아온 인간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때론 역사가 더 힘이 세다. 때로 역사는 마음대로 사람들을 끌고 가 인생의 지침을 돌려놓는다. 잔혹하다. 우리를 관통하는 ‘역사의 힘’ 앞에서 사람들은 속수무책 나약해진다. 그 지침을 다시 돌려 놓을 수 있는 것도 인간이지만 역사로 인해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는 것도 인간이다. 마이클 위터바텀의 영화 ‘관타나모로 가는 길’은 지금, 이곳 지구상 가장 뜨거운 격전지인 아프가니스탄을 조감하고 있다. 영국에서 공부 중인 파키스탄 청년 네 명은 우연히 아프가니스탄에 가게 된다.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했던 이들이 호기심으로 아프가니스탄행에 나서게 된 것이다. 시작은 호기심이었지만 전쟁의 광기에 휩싸인 세상은 그들은 그냥 두지 않는다. 그들은 단지 인종적 유사성 하나만으로 오사마 빈 라덴을 추종하는 알카에다로 지목된다. 그리고 그 이후 그들의 삶은 완전히 다른 길로 가고 만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인물들은 영어가 희망이 되리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것은 더욱더 신랄한 고문의 빌미로 전도된다. 자백을 하는 순간까지 계속될 것처럼 심문은 계속된다. 미군은 비디오 화면이나 사진에서 비슷한 얼굴을 찾아내 저 사람이 당신이 아니냐고 밀어붙인다. 아니라는 부정은 의미없는 비명으로 전락한다. 자신을 증명하려 아무리 애써봐도 소용이 없다. 미군에게 붙잡혀 하루 5분의 산책시간만을 허용받은 채 지낸 시간은 자그만치 2년이다.2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들은 천천히 소진되어 간다.‘인 디스 월드’로 우리에게 알려진 마이클 윈터바텀은 격전지의 상황을 리얼하게 전하기 위해 다큐멘터리 형식을 선택했다. 아프간과 파키스탄, 이란 등지에서 촬영된 화면은 실제 장면과 섞여 긴장감을 높여 준다. 세미 다큐멘터리임에도 불구하고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고 얼굴을 가린 채 웅크린 그들을 보면 그 답답한 현실이 바로 전달되는 듯하다. 정말 갑갑한 것은 그들이 아무런 혐의 없이 잡혔던 2년이 영화적 설정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엄연한 현실로 여전히 ‘그들’이 거기에 존재한다. 이는 수용소를 벗어난 다른 아프가니스탄에도 존재하는 사실이다. 그곳은 그렇게 점차 지옥으로 변해가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상 그들의 삶이 우리와 동떨어져 있는 것만은 아니다. 한때 우리의 과거도 역사로 인해 우연적 존재로 전락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전쟁이 그랬고 광주항쟁이 그랬다. 우연히 1980년 5월18일 광주에 있었다면 그에게는 지울 수 없는 화인이 남게 된다. 어쩌다 우연히 1987년 6월9일 신촌에 있었다면 지독한 최루가스와 함께 쓰러진 한 남자를 모른다 말할 수 없게 된다. 그렇게 지독한 역사는 개인의 삶과 추억을 허용하지 않는다. 언제나 전쟁 중인 이 세계, 암담한 현실을 목도하는 작품이 바로 ‘관타나모로 가는 길’이다. 영화평론가
  • 오! 株여 등록금 날리고 대출금 날리고…개미들의 비명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증시 폭락의 후유증이 심각하다. 대출로 주식투자에 뛰어들었던 직장인과 등록금을 투자했던 대학생 등 ‘개미투자자’들이 원금 손실로 전전긍긍하는가 하면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에 손을 댔다가 거액을 잃은 이들도 속출하고 있다. 이런 폭락장세를 빗댄 ‘쌀국장 중계’,‘도시락 폭탄’ 등 냉소적인 신조어도 등장하고 있다.●“자살막아라” 경찰 한강 경계강화 소문 17일 인터넷 증권 사이트 게시판 등에는 2000포인트를 넘어선 주가가 최근 일주일 새 300포인트 이상 떨어지자 개미 투자자들의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에 글을 올린 한 대학생 투자자는 “등록금 납부일까지 몇 주간 기일이 남아 등록금 450만원으로 중견기업 A사에 투자했다 일주일도 안 돼 30% 넘는 손실을 입었다.”면서 “지금 주식을 팔아도 등록금이 100만원 넘게 모자란 상황이라 휴학을 고려하고 있다.”고 토로했다.인터넷 주식정보 사이트 토론방에 글을 올린 한 직장인 투자자는 “선물·옵션에 투자했다 16일 증시 폭락으로 5700만원의 손실을 봤다.”며 허탈한 심정으로 자신의 선물·옵션 거래내역을 올리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지난 6월 선물·옵션 투자 실패로 14억원의 빚을 지고 자살한 재야고수 ‘시골국수’(필명)가 유언으로 남긴 ‘(선물·옵션 등)파생 상품은 사기판이자 개미들의 무덤’이라는 말이 다시금 생각난다.”면서 “이번 폭락으로 ‘제2의 시골국수’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3년차 전업투자자 김모(37)씨는 “현재 투자자들 사이에서 다음주부터 펀드 환매가 시작된다는 등의 각종 루머가 횡행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무리하게 빚을 내 투자했거나 파생상품에 투자한 이들의 자살이 잇따를 것을 우려해 경찰이 한강 다리 주변 경계를 강화했다는 루머까지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폭락 빗댄 `쌀국장 중계´ 등 신조어 등장 한 주식사이트 주식갤러리에는 17일 새벽 미국 다우존스 지수가 300포인트 넘게 떨어지며 1만 2600선마저 붕괴되자 “쌀국장이 -2% 넘게 굴착 중이다.” “쌀국장 오늘도 또 떡실신했다.”는 등의 게시글을 올리며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쌀국장’이란 최근 폭락의 원인이 미국 증시에 있는 만큼 미국을 일부러 한자어 ‘미(美)’를 ‘미(米·쌀미)’로 고쳐 ‘쌀(米)국(國)장(증시)’으로 부른다. 또 ‘도시락 폭탄’은 최근 증시가 점심시간인 12∼1시 사이에 외국인 선물 매도가 몰려 급락하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졌다.‘굴착중’이라는 말은 땅을 파듯 떨어진다는 뜻이며,‘떡실신’도 떡이 되도록 기절(실신)했다는 인터넷 신조어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임성용 첫 시집 ‘하늘공장’ 출간

    산업재해를 정면으로 직시한 시집 ‘하늘공장’(삶이보이는창)이 나왔다.2002년 제11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한 임성용(43) 시인의 첫 시집이다. 서울 구로공단과 경기 안산공단에서 노동자로 일한 시인은 노동현장에서 벌어지는 산재의 실상을 펄떡이는 언어로 형상화했다. “그는 장화를 벗으려고 했다 / 비명소리보다 먼저 복숭아뼈가 신음을 토하고 / 으드득, 무릎뼈가 튀어올랐다.”(‘발’)거나 “뼈가 웃는다 / 살점 뚫고 / 허옇게 드러난 뼈가 / 그다지 허망하지 않게 / 넌지시 웃는다.”(‘웃는 뼈’) 등의 서술은 노동자의 육신에 새겨지는 산재의 흉포함을 고발한다. 임성용은 ‘시인의 말’에서 “함께 땀 흘려 일하고, 함께 분배하고자 했던 생산공동체의 꿈은 처음부터 불량덩어리였던가.”라고 물으면서도 “그러나 나는 사람 사는 세상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믿는다.”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 성동구 혁신아이디어 1659건 ‘봇물’

    성동구 혁신아이디어 1659건 ‘봇물’

    ‘서울숲에 노약자, 장애인을 위한 순환열차를 설치하자.’‘택배서비스를 모든 민원으로 확대하자.’ 성동구가 직원들이 쏟아내는 아이디어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3일 성동구에 따르면 올들어 7월 말 현재 구의 지식관리시스템인 ‘상상뱅크’에 380건, 혁신활동방인 ‘혁신방’에 1279건 등 모두 1659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이는 지난달부터 ‘1직원 1제안’,‘1팀 1혁신과제’ 운동 등을 펼치고 있는데다가 평소 직원들의 혁신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5∼8급 직원으로 구성된 ‘혁신패널단’과 2년 미만의 젊은 직원으로 구성된 ‘미니스탭’ 등으로 이뤄진 ‘창의혁신선도그룹’(54명)은 이같은 아이디어 생산의 핵심이다. 창의혁신선도그룹은 그동안 아이디어 제안, 핵심과제 선정,2006년 구정혁신활동 평가, 혁신비전, 슬로건,e포스터 공모 우수작 선정 등에 참여했다. 지난달엔 기업의 혁신활동을 배우기 위해 포스코를 찾기도 했다. 성동구의 창의혁신 아이디어는 양뿐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인정을 받는다. 종이 없는 단체회의나 여권 등에 한정됐던 택배서비스를 모든 민원에 확대한 것도 창의 아이디어의 산물이다. 성동구 관계자는 “직원들의 창의 활동을 돕기 위해 활발한 토론문화를 조성하고, 기업 등을 찾아가 배우는 기회도 자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말레이시아, ‘태형’ 하는 동영상 공개 논란

    말레이시아, ‘태형’ 하는 동영상 공개 논란

    ‘인권유린’ vs ‘범죄예방’ 최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youtube.com)에 가혹한 채찍질에 고통스러워하는 재소자들의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도마위에 오른 문제의 장면은 말레이시아의 한 지방감옥에서 벌어지는 체벌 장면. 30초 길이의 이 동영상에는 마약거래범으로 추정되는 한 재소자가 견고한 나무틀로 짜여진 고정대에 묶여 거침없이 이어지는 채찍질을 참아내는 장면이 생생히 실려있다. 또 이 영상물에는 이를 악문채 내지르는 재소자의 비명과 선혈이 낭자한 엉덩이의 상처부분이 여과없이 찍혀있어 보는이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 이같은 처벌이 가능한 것은 말레이시아에서는 ‘태형’이 적법한 구형제도이기 때문. 말레이시아에서는 마약거래범과 성폭행범과 같은 범죄자들이 태형으로 다스려지고 있어 많은 인권운동가들이 철폐를 요구하는 등 끊임없는 논란을 낳고 있다. 이 동영상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진 말레이시아의 변호사협회측은 “이 끔찍한 태형제도 폐지 운동의 일환으로 동영상을 공개했다.”며 “태형이야 말로 정말로 비인간적이며 품위를 떨어뜨리는 짓”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후 아 키오우(Fu Ah Kiow)내무부장관은 “이 영상물은 “일반 시민들을 위한 교육용 영상물로 태형이 얼마나 끔찍한 형벌인지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그다지 큰 일이 아니다.”라고 태형제도를 옹호했다. 한편 이를 지켜본 네티즌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네티즌 ‘Raymond A Johnson’은 “태형제도 때문에 영국보다 말레이시아의 밤거리가 훨씬 안전할 것”이라고 비꼬았으며 ‘Susan K’는 “역겹다. 정말로 비인간적인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네티즌 ‘Gw, Orpington’은 “마약거래범 한 사람 때문에 100명이 죽는다.”며 옹호했으며 ‘Bob Edwards’는 “형벌이 두려우면 범죄 행위를 저지르지 않으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달았다.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폭염에 에어컨 날개 달다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시작되면서 에어컨 판매에 날개가 달렸다. 수박 등 여름식품 매출도 급상승세다. 31일 전자·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하루 평균 에어컨 판매대수가 지난 27일 2만대를 넘어섰다. 지난 주 하루평균 판매대수는 1만 3000대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하루 판매량(약 3000대)보다 훨씬 많다. 폭염경보가 발령된 남부지방 일부 매장에서는 품귀 현상마저 나타나는 조짐이다. 삼성디지털플라자 부산지점의 한 관계자는 “물량을 충분히 확보해 뒀는데도 최근 재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다.”면서 “기상청의 폭염 특보 발령 이후 본사에 추가 물량을 요청했지만 제때 배송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여름 정기휴가를 오는 15일 이후로 미루고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통상 8월로 접어들면서 에어컨 생산물량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것에 비춰보면 이례적이다. 행복한 비명을 지르기는 LG전자도 마찬가지다. 관계자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에어컨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면서 “지난해보다 예약판매 시기를 앞당겼는데도 수요가 계속 늘어 관련 사업부는 휴가도 반납하고 8월 중순까지 라인을 꾸준히 돌려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전국 매장의 지난주(23∼29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에어컨 매출은 전주보다 373%나 늘었다. 같은기간 선풍기 매출은 전주보다 168% 늘었다. 수박과 빙과류 매출은 전주보다 각각 53%와 31% 늘었다. 물놀이용품과 수영복 매출은 전주보다 각각 85%와 27% 늘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검은고양이 네로』부른 박혜령(朴慧鈴)어린이

    『검은고양이 네로』부른 박혜령(朴慧鈴)어린이

    「이탈리아」의 「칸조네」한국판 『검은 고양이 네로』가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며 「베스트·셀러」로 등장. 홍현걸(洪鉉杰) 역사·편곡에 5살짜리 박혜령양이 부른 이 노래가 의외의 좋은 반응을 불러 일으키자 몇몇 「레코드」사에서는 뒤쫓아 『검은 고양이-』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는가 하면 이를 복사한 도용판까지 등장하고 있는 판국이다. 맨처음 「디스크」를 낸 지구(地球)는 판을 찍기가 무섭게 팔려 『동백아가씨』이후의 경기라고 즐거운 비명을 올리고 있다. 정확한 숫자는 밝히지 않고 있으나 발매 2주만에 1만장 정도는 팔렸을 거라는 추측. 『유아(幼兒)를 상품화시켰다』는 비난(?)이 없지도 않으나 『아이들도 좋아하고 어른들은 귀엽게 받아들여 화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 이 노래의 역사(譯詞) 편곡 그리고 박양을 「픽·업」한 작곡가 홍현걸씨의 말이다. 지구「레코드」사쪽은 『검은 고양이 네로』복사판이란 것을 내세울 뚜렷한 증거물은 입수하지 못했으나 「크리스머스·카드」형식으로 「레코드」에 복사된 『검은 고양이 네로』의 「소니·시트」 가 대학가 주변에서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는 것. 『검은 고양이 네로』는 서울뿐만이 아니고 차차 지방 도시에 까지도 파급되면서 「붐」을 일으키고 있다. 그래서 최근 계속 「슬럼프」상태였던 지구「레코드」를 돈방석위에 올려놓게 되었다고. [선데이서울 70년 12월 6일호 제3권 50호 통권 제 114호]
  • [깔깔깔]

    ●악어먹이 한 농부가 자신의 소유인 농장안에 있는 호수로 수영을 하러 가면서 오는 길에 나무 열매를 따오려고 양동이를 하나 들고 갔다. 호수 가까이에 이르니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조금 더 가보니 아가씨들이 수영을 하고 있었다. 농부가 가까이 온 것을 본 여자들이 소리를 질렀다. “가까이 오지 마세요. 얼른 가버리지 않으면 안 나갈 거예요.” “알았습니다. 난 숨어서 보기를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고는 양동이를 높이 들어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난 이 호수에 있는 악어에게 먹이를 주러 왔거든요.” 그러자 여자들은 비명을 지르며 뭍으로 도망쳐 나오기 시작했다.●취중미인 여자가 경찰에게 달려가 말했다. “어떤 남자가 자꾸 따라오면서 말을 걸려고 해요. 술에 취한 것 같아요.” 그러자 경찰이 여자를 자세히 살펴보며 하는 말, “그 사람 술에 취한 게 틀림없군요.”
  • 공포 이상의 공포가 당신을 옥죈다

    공포 이상의 공포가 당신을 옥죈다

    1942년 일제치하 경성의 한 서양식 병원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일들을 담은 공포물 ‘기담’과 수술 중 각성이란 생소한 소재로 눈길을 끄는 미스터리 스릴러 ‘리턴’. 불볕더위를 식혀줄 ‘섬뜩한’ 영화 두 편이 여름 극장가를 찾는다. 새달 한 주 상관으로 선보일 이 영화들은 사뭇 닮은 꼴이어서 눈길을 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병원이 배경이고, 주인공도 각각 4명으로 똑같다. 두 영화 모두 신인 감독들의 데뷔작이지만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공포·스릴러물의 홍수 속에 제대로 된 영화에 목마른 마니아들의 갈증을 풀어줄 만하다. ●따스함 뒤에 오는 섬뜩함 ‘기담’은 고급스럽다. 온몸의 솜털이 쭈뼛 일어나고 ‘악’소리 나도록 무섭지만 지금껏 보지 못한 빼어난 영상미를 보여준다. ‘기담’은 을씨년스럽지 않다. 주요 배경이 되는 ‘안생병원’의 분위기는 너무나 아늑하다. 화면은 밝고 따스한 색채로 넘쳐나고 의상에서 소품에 이르기까지 고급스럽고 고풍스러운 느낌이 배어나온다. 이 의도된 따스함은 공포의 체감지수를 높이는데 단단히 한몫 한다. 아름다움이 짙어질수록, 화려함이 만발할수록 비명과 전율의 강도도 더욱 세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영화는 3개의 기이한 에피소드를 차례로 풀어 놓는다. 고아인 자신을 돌봐준 안생병원의 원장 딸과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의대생 정남(진구)은 아름다운 여고생 시체에 홀려 매일밤 시체실을 찾는다. 어릴 적에 다쳐 다리를 저는 정신과 의사 수인(이동규)은 교통사고에서 홀로 살아남은 뒤 악몽에 시달리는 소녀 아사코에게 동병상련을 느낀다. 병원 주변에서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가운데 외과의사 동원(김태우)은 밤마다 사라지는 아내 인영(김보경)에게 그림자가 없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는다. 지독한 사랑에서 비롯된 공포를 주제로, 인물과 이야기가 교직되기는 하지만 전체를 아우르는 큰 기둥 줄기는 없다.3색 공포를 맛보게 한다는 점에서 흠이 아니라 장점이다. 환상과 현실, 과거와 현재가 나눠졌다 포개지기를 거듭하는 전개 방식은 복잡하기는 하나 아드레날린을 지속적으로 샘솟게 하는 요소다. 이 영화로 감독 데뷔하는 ‘정가형제’(정범식, 정식)의 신선하고 세련된 연출력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만하다. 특히 정남의 결혼 생활을 미닫이 문을 이용해 압축적으로 풀어놓는 장면은 압권이다.3개의 이야기 중 가장 무서운 것을 꼽으라면 단연 아사코의 악몽이 펼쳐지는 두 번째 에피소드다. 올들어 나온 공포영화를 모두 합쳐도 상대가 안될 정도로 메가톤급이다.8월 1일 개봉,15세 관람가 ●나도 어쩌면…현실적 공포 수술대 위에 당신이 누워 있다. 의사들이 메스로 당신의 배를 가르고 전기톱으로 뼈를 절단한다. 그 순간 당신이 마취에서 깨어났다. 깨어 있지만 몸은 마비돼 당신의 고통을 알릴 수 없는 상태.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리턴’은 그 말 못할 고통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아이가 연쇄 살인범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다. 아무리 귀신과 원혼이 날뛰어도 그 속내를 알 수 없는 인간이 제일 무서운 법.9살 나상우는 수술 중 각성을 경험한다. 이후 잔혹하고 이상한 행동을 일삼던 아이는 마침내 자신을 수술한 의사의 딸을 죽이게 되고 가족들은 상우를 데리고 돌연 자취를 감춘다. 그로부터 25년 뒤. 외과의사 재우(김명민)는 어릴 적 친구 욱환(유진상)의 갑작스러운 방문을 받는다. 의료 사고 때문에 협박에 시달리는 재우는 동료인 마취과 의사 석호(정유석), 정신과 의사 치환(김태우)과 수술과 관련해 마찰을 빚는다. 그의 주변에서 의문의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아내 희진(김유미)까지 희생당하자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나상우가 있다는 걸 깨닫고 그를 찾아 나선다. 역시 신인인 이규만 감독은 4명에게 공평하게 의혹의 시선을 분산시키면서 이야기를 쫀쫀하게 짜내는 예사롭지 않은 솜씨를 보여준다. 캐릭터 묘사도 자연스럽다. ‘사이코패스임’을 누가 봐도 알 수 있게 그린 ‘검은집’의 전철을 밟지 않아 관객들로 하여금 제법 ‘머리 굴리는 맛’을 느끼게 한다. 여기다 영리하게도 끝까지 진짜 범인을 잘 숨겨 놓는다. 모처럼 반전의 묘미를 주는 스릴러다. 하지만 풀어놓은 보따리를 수습하느라 후반들어 구구절절 설명이 나오고 그 탓에 속도감이 떨어지는 것은 좀 아쉽다. 영화에서 가장 무서운 장면을 꼽으라면 단연 수술 도중의 각성을 묘사한 부분이다. 가위, 메스, 석션 등 의료 도구가 빚어내는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수술 장면 위로 깔리는 고통스러운 울부짖음은 귀를 막고 눈을 질끈 감게 만든다.8월 9일 개봉,18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23일 TV 하이라이트]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45분) ‘소나무 작가’로 잘 알려진 중견작가 배병우. 영국의 팝 가수 엘튼 존이 그의 소나무 사진을 구입하는 등 세계 미술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그의 작품세계를 만나본다.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담은 카메라 인생 40년,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전국을 누비고 있는 배병우가 오늘의 초대손님이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개방적인 문화 때문에 전세계 동성애자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도시라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미용실이나 애견숍 등 동성애자를 위한 다양한 공간이 있는 시내 한복판에 게이 웨딩숍이 열렸다. 특별한 결혼 예복을 원하는 남성들이 주 고객이다. 예복뿐 아니라 신발, 보석, 액세서리도 준비돼 있다.   ●다큐 인(EBS 오후 9시20븐) 시원한 워터파크에 그가 떴다. 유창한 일본어로 한 무리의 일본인 관광객들의 휴식 시간을 지휘하는 클럽메이트 박건영.3개 국어를 능통하게 구사하는 그는 한국인인지, 일본인인지, 괌 현지인인지 구분하기 힘든 국적불명의 사나이로 관광객 설문 조사 때마다 1등을 차지하는 최고의 인기 클럽메이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0분) 아내 모르게 불륜을 저지르고 있던 남자가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는 아내가 친정어머니 병간호로 집을 비운 사이 내연녀를 집으로 들였다. 바로 그때 아내가 집으로 돌아오는 바람에 남자는 불륜사실을 모두 들키고 말았다. 여자는 남편의 내연녀로부터 가정파탄에 대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   ●내곁에 있어(MBC 오전 7시50분) 술에 취한 동건은 길바닥에 그냥 누워버리고, 지애는 은주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은주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배달오토바이 한 대가 누워있는 동건의 팔 쪽으로 돌진힌다. 지애가 놀라 비명을 지르는 사이, 은주는 몸을 날려 동건을 보호한다. 그 사고로 동건은 다리를 다치고, 은주는 팔을 다치게 된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얇은 껍질, 수분 가득한 단맛의 과즙, 단단한 씨를 가진 과일들이 있다. 바로 핵과류. 핵과류란 복숭아, 자두, 살구, 매실, 대추 등 단단한 씨앗을 가진 과일들을 말한다. 비타민 C와 무기질이 풍부해 성인병 예방과 노화방지 등 다양한 효능을 지니고 있다. 여름철에 맛있는 핵과류에 대해서 알아본다.
  • 또 테러?… 가슴 쓸어내린 美

    |워싱턴 이도운특파원|18일(현지시간) 저녁 뉴욕시는 테러 공포에 빠졌다. 맨해튼 중심가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한 탓이다. 테러 공격에 전전긍긍하던 뉴욕과 미국 전체는 테러 가능성 여부를 둘러싸고 한동안 긴장에 휩싸였다. 사고는 이날 저녁 6시쯤 맨해튼 41번가와 렉싱턴 애비뉴의 그랜드 센트럴역 근처에서 발생했다. 폭발의 원인은 지하에 매설된 스팀 파이프가 터진 것으로 경찰에 의해 밝혀졌다.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은 “사회기반시설 노후의 문제였을 뿐”이라면서 “테러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최소한 1명이 숨지고 30명 이상이 부상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서는 거대한 폭발음이 났으며, 이어 흰 연기가 주변 건물을 완전히 뒤덮었다. 또 스팀과 함께 진흙덩이, 아스팔트 등이 함께 튀어올라 주변 지역을 온통 흑갈색으로 물들였다. 이 때문에 인근 그랜드 센트럴 역과 하얏트 호텔 등 주변 건물에서 주민들이 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대피 도중 많은 이들이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고 눈물을 흘리는 등 맨해튼이 일순간 ‘패닉’ 상태에 빠졌다고 CNN은 전했다. 사고 현장에 있었던 아다오라 우다지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폭발 당시 지진이 일어난 듯 흔들렸고 순식간에 수백명의 주민이 거리로 뛰쳐나오면서 지역 전체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인근 지역을 지나는 지하철 운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맨해튼의 상업 및 주거용 건물의 난방 및 냉방용으로 사용되는 스팀 파이프를 관리하는 콘에디슨 회사는 1924년에 매설된 스팀 파이프에 찬물이 섞여 들어가면서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dawn@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복거일이 본 ‘10년뒤 한국’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복거일이 본 ‘10년뒤 한국’

    요양원은 ‘현대적’이었다.‘로즈 가든’이라 쓰인 간판부터 산뜻했고, 널찍한 정원의 잔디는 잘 가꿔져 있었다. 담장을 덮은 덩굴장미도 이름 값을 했다. 휴대 전화가 울렸다. 구보 여사는 급히 가방에서 전화를 꺼내들었다. “여보세요?” “누나? 나 원영이야.” “응, 요양원에 방금 도착했다.” 그녀는 애써 쾌활한 목소리를 냈다. “그래? 엄마 어떠셔?” 목소리에 물기가 어려 있었다. “뭐, 내내… 요양원에 들어가신다는 것도 모르시니…” 그녀는 말끝을 흐렸다. 동생이 한숨을 쉬었다.“알았어. 누나, 그럼 수고해.” “그래, 알았다. 들어가라.” 로비로 들어서자,‘현대적’이라는 느낌이 한결 짙어졌다. 밖에서 보기보다는 널찍한 느낌이 들었고, 무엇보다도 밝고 환했다. 시설들과 장치들이 모두 새로 들여와서 손때가 묻을 새가 없었던 것처럼 보였는데도, 딱딱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코에 닿는 공기에 옅게 섞인 소독제 냄새를 빼놓으면, 노인 요양 시설임을 일깨워줄 것은 없었다. 구보 여사는 현관 옆에 놓인 큰 화분의 동백을 조심스럽게 만졌다. 살아있는 나무임을 확인하고서, 그녀는 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 그 한숨과 함께 그녀 가슴에 묵직하게 고였던 죄의식이 밖으로 나간 듯, 문득 가슴이 가벼워졌다. ‘십년 동안에 많이 변했구나.’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녀는 큰어머니가 요양원에 들어가던 때를 떠올렸다. 휴전선 가까운 작은 도시에 있던 그 요양원은 정말로 초라했었다. 좁고 어둑했고 더러웠다. 창문을 막은 쇠창살이 가슴을 답답하게 했다. 텁텁한 실내엔 오줌 냄새가 어렸다.‘실버 파라다이스’라는 이름이 초라함을 오히려 도드라지게 했다. 그 초라한 시설을 둘러보는 그녀 가슴에 죄의식이 고였다. 따지고 보면, 그녀가 미안해할 까닭은 없었다. 큰어머니는 자식들이 여럿이었고 효자, 효부 소리를 들을 처지는 아니었지만, 아들 셋과 며느리들이 사이 좋게 돌아가면서 어머니를 모셨다. 그러나 치매 증세가 심해지자, 번갈아 모시기가 어려워졌고, 가족회의 끝에 치매 환자들을 수용하는 요양 시설에 들어가시도록 한 터였다. 그래도 그 시설의 초라함이 마음에 아프게 닿아서, 그녀는 눈시울이 따가웠고 속으로 변명 아닌 변명을 찾았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으니… 이젠 이런 시설도 현대적이 되는 것이 당연하지.’ 동백 잎새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으면서, 그녀는 고마운 마음으로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 저기 있네, 접수대.” 진이가 한쪽의 접수대를 가리켰다. “응, 그렇구나.” 휠체어를 앞세운 딸을 따라, 그녀는 접수대로 향했다. 어머니는 휠체어에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무슨 까닭인지, 어머니는 휠체어에 앉으면, 유난히 조용했다. 입원 수속은 이내 끝났다. 어저께 남동생 내외가 미리 수속을 밟은 것이었다. “여기 서명해주세요.” 환자와 보호자의 신원을 확인하자, 연분홍 가운을 입은 간호사가 서류를 앞으로 내밀었다. 서류 위에 놓인 검정 볼펜을 집어들면서, 그녀는 문득 목이 메었다.‘이제 내가 엄마를, 날 낳아 길러준 엄마를, 남에게 맡기는구나. 자신을 위해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하는 엄마를 남에게’ 그녀가 서명을 하자, 간호원이 능숙한 솜씨로 휠체어를 밀면서 앞장을 섰다. 그 사소한 동작이 그녀 가슴에 뜻밖에도 아프게 닿았다. 이미 어머니는 가족의 품을 떠나 남에게, 아무런 혈연이 없는 사람들에게, 넘겨진 것이었다. “여깁니다,” 열쇠를 꺼내 들고 병실 번호를 다시 확인하면서, 간호원이 직업적으로 밝은 목소리를 냈다. “네” 진이가 따라서 밝은 목소리를 내고서 휠체어에 조상(彫像)처럼 조용히 앉은 제 외할머니에게 말을 걸었다,“할머니, 여기가 할머니 방이래요.” 뜻밖에도 어머니가 진이 쪽으로 고개를 조금 돌렸다. 아직 병들지 않은 뇌의 부분이 외손녀 목소리에 담긴 무엇에 반응한 모양이었다. 그녀가 숨을 멈추고 기다렸으나, 어머니의 반응은 더 나오지 않았다. 병실은 꽤 넓었다. 그리고 건물의 다른 부분들처럼 ‘현대적’이었다. 어지간한 호텔처럼 잘 꾸며져서, 구보 여사는 다시 안도의 한숨을 조용히 쉬었다. 간호사는 방 한구석으로 다가가더니 무슨 기계를 조작하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구보 여사는 그것이 ‘간호 로봇’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치매 환자들을 돌보는 일은 대부분 간호 로봇이 맡았다는 얘기는 이미 들어서 아는 터였다. 그녀는 목을 빼어 간호사가 조작하는 로봇을 살폈다. 언뜻 보면, 사람과 비슷했다. 사람처럼 두 발로 걷고 두 팔로 일을 하도록 되어 있었다. 얼굴도 사람처럼 보이도록 애쓴 듯했다. 그동안 로봇이 많이 발전되고 보급되어서, 로봇이 있는 병실은 그리 낯선 풍경은 아니었다. 준비가 되었는지, 로봇이 휠체어 앞으로 다가섰다. 그리고 잠시 휠체어에 탄 사람을 살피더니, 뜻밖에도 보드라운 여자 목소리로 말했다,“환자 이명인, 각인 과정 시작.” “환자의 모습을 각인하는 겁니다. 환자의 모습을 마음에 새기는 거죠.” 웃음 띤 얼굴로 간호원이 친절하게 설명했다.“저렇게 각인을 해야, 로봇이 환자를 잘 돌보아 줄 수 있습니다.” “로봇이 정말로 환자를 잘 돌보아주나요?” 이런 일에 대해선 잘 모르는 보통 시민 구보 여사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요,” 간호사는 이내 대꾸했다. 그리고 밝은 웃음을 얼굴에 올렸다.“사람보다 나아요.” 간호사의 얘기가 믿어지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무어라 할 수도 없어서, 구보 여사는 어정쩡한 웃음으로 대꾸했다. “네에” “사람은 치매에 걸리신 분들을 돌보기가 어려워요. 지치니까요.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일은 복잡한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잖아요? 하지만 하루 스물 네 시간 환자 뒷바라지하려면, 지치죠. 그래서 ‘치매 환자에겐 효자 없다.’는 얘기가 있잖아요?” 구보 여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그랬다. “로봇은 지치지 않거든요. 묵묵히 같은 동작을 되풀이하죠. 환자가 계속 방을 어지럽혀도, 불평하지 않고 계속 치우죠. 잠도 안 자고.” “월급을 달라고도 하지 않고요.” 진이가 날름 끼어들었다. 웃음이 터졌다. “그렇죠. 그래서 의료 비용이 얼마나 절감되었다고요. 전에는 치매 환자 한 사람에 들어가는 비용이 말도 못하게 많았어요. 요새는 로봇 유지비밖에 들지 않아요.” “저 로봇 가슴에 있는 건 이름인가요?” 로봇을 유심히 살피면서, 진이가 물었다. “네. 저 로봇은 ‘로빈’이라고 하죠.” 로봇이 주의를 끄는 소리를 내더니,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환자 이명인, 각인 과정 완료.” “이제부터 ‘로빈’이 환자분을 돌보아줄 겁니다. 보호자께선 안심하시고 돌아가셔도 됩니다.” 간호사의 얘기가 직업적으로 들려서, 구보 여사는 슬픔이 울컥 솟구쳤다. 그녀는 어머니에게 다가서서 뒤에서 조심스럽게 안았다. 그리고 귀에 대고 속삭였다.“엄마, 나 지금 가는데… 자주 찾아올게.” 절절한 마음이 담겼지만, 그녀 목소리는 그녀 귀에도 어쩐지 공허하게 들렸다. 어머니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할머니, 저 갈게요. 안녕히 계세요.” 진이는 쾌활하게 말하고 고개를 까딱했다. 이어 로봇에게로 말을 건넸다.“우리 할머니 잘 돌보아 주세요.” “알겠습니다. 정성껏 모시겠습니다.” 로봇이 머뭇거림 없이 매끄럽게 대꾸했다. 이번에는 진이도 좀 놀란 듯했다. 그녀를 바라보던 간호사가 득의의 웃음을 머금었다. “이제 제가 이명진 씨에게 ‘잠자는 미녀’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보호자들께서도 들어주시면, 저로선 기쁨이겠습니다.” ●복거일은 1946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났다. 기업은행과 한국과학연구원 선박연구소 등의 직장생활을 거쳐 87년 가상역사소설 ‘비명(碑銘)을 찾아서’로 등단했다. 시인이자 사회평론가이기도 한 그는 현재 뉴라이트재단 기관지 ‘시대정신’ 편집위원 등 보수논객으로 활동하며 활발한 논쟁적 글쓰기 작업을 벌여오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보수적 문화예술인들의 모임인 문화미래포럼 대표를 맡고 있다. 대표작으로 ‘비명을 찾아서’ ‘역사 속의 나그네’ ‘그라운드 제로’ 등의 소설과 ‘五丈原의 가을’ ‘나이 들어가는 아내를 위한 자장가’ 등의 시,‘현실과 지향’ ‘국제어 시대의 민족어’ 등의 평론집이 있다.
  • 정다연 ‘몸짱 다이어트’ 日베스트셀러 1위

    정다연 ‘몸짱 다이어트’ 日베스트셀러 1위

    정다연씨의 ‘몸짱 다이어트’(일본제목: モムチャンダイエット)가 일본 최대 온라인 서적사이트인 ‘아마존재팬(www.amazon.co.jp)에서 전체 판매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인이 쓴 책이 일본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것은 처음으로 일본의 유명 심리학자인 이시이 히로유키가 쓴 ‘꿈과 목표를 실현하는 7가지 심리테라피’, 타나카 유쿠코가 저술한 ‘경락마사지’와 같은 실용서적들을 밀어냈다. 이 책을 출간한 일본최대의 출판사인 고단샤(講談社) 서적판매부 오노(大野)씨는 “현재까지 총 7쇄까지 발행됐으며 이달안으로 5만부 이상 판매될 것”이라며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이같은 인기 요인에 대해 오노씨는 “간단한 운동만으로도 살을 뺄수 있다는 정다연씨의 비법이 일본인에게 어필한 것 같다.” 며 “입소문을 통해 퍼지다 방송출연으로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정다연씨의 서적은 일본 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앞으로 더욱 많이 팔릴것”이라고 단언했다. 한편 정씨는 지난 8일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도쿄국제북페어’(Tokyo International Book Fair)에 참석해 ‘몸짱 다이어트’ 토크쇼를 여는 등 인기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 나우뉴스 주미옥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18일간 물과 음식도 없이…” 태평양 건넌 고양이

    “18일간 물과 음식도 없이…” 태평양 건넌 고양이

    18일동안 물과 음식도 없이 컨테이너 상자에 갇혀 태평양을 건넌 고양이가 있어 화제다. 미국의 CBS방송은 지난 4일 “고양이 ‘스파이스’가 컨테이너에 갇혀 하와이에서 캘리포니아까지 18일간 배로 이동했다.”며 “고양이 특유의 호기심에 목숨을 잃을 뻔 했다.”고 보도했다. 고양이 스파이스가 컨테이너에 갇힌 것은 지난달 15일. 하와이에 사는 주인 에스카밀라가 컨테이너에 가재도구를 옮기는 동안 호기심을 주체 못하고 이곳에 숨어버린 것. 이를 알지 못한 주인은 컨테이너를 닫고 캘리포니아로 떠나는 배로 선적했다. 이후 고양이의 실종을 알게 된 주인은 스파이스가 어디서 비명횡사한 것으로 생각해 심각한 우울증세에 빠졌다. 그러나 고양이 스파이스는 이 컨테이너의 목적지인 샌버너디노(캘리포니아주 남부) 에스카밀라의 부모 집에서 발견됐다 . 에스카밀라의 아버지 에드워드는 “컨테이너 문을 열자마자 가재도구 뒤에 몸을 웅크리고 있는 스파이스를 발견했다.”고 놀라워 했다. 즉시 수의사에게 스파이스를 데려가 진찰을 받은 결과 놀랍게도 고양이의 건강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에스카밀라는 “옛날 속담에 고양이 목숨이 9개라는데 스파이스도 그런 것 같다.”고 기뻐했다. 사진=CBS 뉴스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내 애완견을 감히~” 中농민, 개를 물어죽여

    중국에서 사람이 개를 물어 죽인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의 연조도시보(燕趙都市報)는 4일 허베이(河北)성의 한 농촌에서 농민이 자신이 키우던 애완견을 공격하는 개를 물어 죽인 황당한 사건을 소개했다. 성이 겅(耿)씨로 알려진 이 사건의 주인공은 지난달 27일 밤 수박 밭을 지키다 갑자기 자신이 키우던 애완견의 비명에 가까운 울음소리를 듣게 됐다. 소리가 난 곳으로 달려가 보니 자신의 애완견이 어디선가 불쑥 나타난 몸집이 큰 야생 개에 눌린 채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손전등 외 아무런 무기도 없었던 겅씨는 급한 대로 밭에 있는 수박을 집어 던져 공격을 가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자 위험을 무릅쓰고 바로 개에게 덤벼 들었다. 왼손으로 앞다리를 제압하고 오른손 주먹으로 머리를 집중 타격했지만 결국 날카로운 개의 이빨에 양팔을 물려 수세에 몰리고 말았다. 하지만 겅씨는 굴하지 않고 사력을 다해 머리로 개의 목을 들이 받은 뒤 입으로 목덜미를 물어 최후의 일격을 가했다. 마침내 겅씨와 뒤엉켜 사투를 벌이던 야생 개는 10여 분 뒤 축 늘어지고 말았다. 겅씨도 목숨을 걸고 자신의 애완견을 지켜내는 데 성공했지만 개에게 물린 양팔은 뼈가 드러나 보일 정도로 중상을 입었다. 그는 이날 사건 이후 입을 굳게 다물었지만 이 소식은 촌민을 통해 퍼져 나가다 마침내 기자의 귀에까지 흘러 들어갔다. 이 희한한 사건에 취재기자도 처음에는 의심을 가졌지만 사건 당시 현장에 남아있던 혈투의 흔적과 죽은 개의 목덜미에서 상처를 확인한 뒤에는 사실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연합뉴스@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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