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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보라 눈물, 깊은 구덩이에 다리 빠져 “너무 무서웠다”

    남보라 눈물, 깊은 구덩이에 다리 빠져 “너무 무서웠다”

    남보라가 ‘정글의 법칙’ 촬영 중 눈물을 보였다. 지난 29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in 멕시코’에서는 최현석, 남보라, 이승훈이 라칸돈 정글에서 열매 탐사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던 중 최현석이 브로멜리아 꽃대에 손가락을 찔리는 사고를 당했다. 제작진은 일단 돌아가서 팀 주치의에게 치료를 받을 것을 제안했고, 멤버들은 정글 하우스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렇게 정글하우스로 돌아가던 중 남보라가 비명을 질렀다. 가는 길에 있던 구덩이에 발이 빠진 것. 남보라는 놀란 마음에 눈물을 쏟았다. 남보라는 이후 인터뷰를 통해 “너무 놀랐다. 깊은 웅덩이에 발 한 쪽이 빠졌다. 웅덩이가 너무 깊어서 허벅지까지 들어가게 됐다. 한쪽 다리만 빠졌는데 제가 느끼는 공포는 제 온 몸을 빨아들이는 것 같았다.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사진=SBS ‘정글의 법칙’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조선 최대 필화사건 일으킨 소설 ‘설공찬전’ 쓴 채수의 정자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조선 최대 필화사건 일으킨 소설 ‘설공찬전’ 쓴 채수의 정자

    속리산에서 흘러내린 이안천이 내려다보이는 경북 상주의 기장리 언덕에는 쾌재정(快哉亭)이 있다. 조선 초기 문장가 나재(懶齋) 채수(蔡壽·1449~1515)가 벼슬길에서 물러난 뒤 부인 안동 권씨 고향에 정착해 지은 정자다. 상주와 점촌을 잇는 경북선 철도가 시내를 건너고 있어 급할 것 없이 달려가는 무궁화호 열차를 바라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채수라면 ‘설공찬전’(薛公瓚傳)이라는 소설을 써서 조선 최대의 필화 사건을 일으킨 인물이다. 쾌재정은 송나라 시인 소동파가 자주 찾았다는 중국 쉬저우(徐州)의 정자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채수와 쾌재정에 얽힌 이야기는 문장과 글씨에 두루 뛰어났던 남곤(1471∼1527)이 지은 나재 무덤 앞 신도비 비문에 보인다.‘병인년(1506년) 반정 때 공이 공신의 맹약에 참여해 관례에 따라 가정대부로 승진하고 인천군에 봉해졌다. 그런데 동료 벼슬아치들이 거의 다 세상을 떠나고 주변에 없는 것을 보고 탄식하여, 이내 가족을 데리고 남쪽으로 돌아가 아무런 욕심 없이 스스로 즐기며 살았다. 사는 집 남쪽에 뚝 끊긴 산봉우리가 흐르는 물가에 자리잡았는데, 그곳에 작은 정자를 지은 다음 편액을 쾌재(快哉)로 붙여 놓고 날마다 술을 마시고 시를 읊으면서 다시금 세상의 조그만 일도 마음에 두지 않은 채 여유롭게 노닐며 천수를 마쳤다’이렇듯 나재는 중종반정에 가담해 공신의 반열에 올랐지만 곧바로 낙향했다. 야사에는 여기에 얽힌 일화가 전한다. 반정을 주도한 박원종은 “오늘 일은 덕망 높은 선비로 무게 있는 인물이 없어서는 안 될 터이므로 채수를 청해 오라”고 했다. 누군가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자 박원종은 “오지 않으면 목이라도 취해 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채수의 사위 김감은 위협을 감지해 부인으로 하여금 장인을 만취토록 하여 대궐문 앞에 데려갔고, 나재는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거사에 이름을 올렸다. 나재는 쾌재정에서 글을 쓰곤 했다. ‘늙은 내 나이 예순일곱인데, 지난 일 생각하니 아득히 멀구나’로 시작하는 한시 ‘쾌재정’도 그렇게 태어났다. 나재가 역사에 깊은 흔적을 남긴 것도 쾌재정에서 지은 소설 ‘설공찬전’ 때문이다. 귀신이 주인공인 이 작품은 죽은 이의 혼령이 현실 세계에 나타나 저승 세계의 소식을 전한다는 이야기다.하지만 ‘설공찬전’은 한동안 제목만 남아 있는 소설이었다. 조정의 공론으로 ‘설공찬전’을 모두 거두어 불살랐기 때문이다. 1511년(중종 4년) 사헌부는 “‘설공찬전’은 화복(禍福)이 윤회(輪廻)한다는 논설로, 매우 요망한 것인데 안팎이 현혹되어 문자로 옮기거나 언어(諺語)로 번역하여 전파함으로써 민중을 미혹시킨다”며 채수를 탄핵했다. ‘언어’는 곧 한글이니 그만큼 인기가 높았다는 뜻이다. 사헌부는 ‘정도(正道)를 어지럽히고 인민을 선동한 율(律)’을 들어 채수를 교수(絞首)에 처해야 한다고 주청했다. 그런데 훗날 영의정을 지낸 만보당 김수동(1457~1512)의 변호가 흥미롭다. 그는 “형벌과 상은 중용을 지키도록 힘써야 한다”면서 “이 사람을 죽여야 한다면 ‘태평광기’나 ‘전등신화’를 지은 자들도 모조리 베어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태평광기’는 송나라 태종의 명으로 정통 역사책에 실리지 않은 기록과 소설을 500권에 모은 중국 역대 설화집이다. ‘전등신화’는 명나라 구우의 소설로 조선에서도 필독서가 됐다. 매월당 김시습이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금오신화’를 쓴 것으로 알려진다. 결국 “죄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죽이는 것은 지나치다’는 중종의 뜻에 따라 채수는 파직에 그쳤다.‘설공찬전’이 정치적 탄압을 받은 결정적 이유는 다음과 같은 내용 때문일 것이다. 설공찬이 전하는 저승 소식의 일부다. ‘이승에서 비명에 죽었어도 임금에게 충성하여 간하다가 죽은 사람이면 저승에서도 좋은 벼슬을 하고, 비록 여기서 임금을 했더라도 주전충 같은 반역자는 다 지옥에 들어가 있었다.’ 주전충(852~912)은 ‘황소의 난’이 일어났을 때 잔당을 평정해 실력자로 떠오른 뒤 당나라를 멸망시키고 양나라를 세운 인물이다. 중종 임금부터가 가습이 뜨끔했을 것이다. ‘설공찬전’이 다시 햇빛을 본 과정은 이렇다. 국사편찬위원회는 1996년 이복규 서경대 교수에게 이문건(1494~1567)이 지은 ‘묵재일기’의 내용을 살피고, 뒷장에 적힌 한글 기록도 검토해 달라고 의뢰한다. 이 교수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일부가 그동안 사라진 줄 알았던 ‘설공찬전’, 그것도 한글본이었기 때문이다. “언어(諺語)로 번역하여 전파함으로써 민중을 미혹시킨다”는 사헌부의 탄핵 내용 그대로였다. ‘셜공찬이’라는 한글 제목 아래 3472자가 남아 있었다. 필사를 도중에 중단해 전체 분량이 어느 정도인지는 짐작하기 어렵다. 이렇게 ‘설공찬전’은 허균의 ‘홍길동전’을 제치고 한글로 적힌 최초의 소설이 됐다. 쾌재정은 중부내륙고속도로 북상주 나들목에서 멀지 않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3번 국도를 타고 문경 방향으로 북상하다 이안교차로에서 왼쪽길로 접어들어야 한다.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을 수 없으니 ‘상주시 이안면 가장리 230-1’이라는 주소를 이용해 찾아가는 것을 권한다. 지금의 쾌재정은 18세기 중반 중건한 건물이다. 벌판 가운데 솟은 봉우리에 있으니 거칠 것 없는 시야를 자랑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무와 풀에 둘러싸여 주변 풍광을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이안천 건너에서 바라봐도 지붕의 모습만 어렴픗하다. 채수의 무덤은 쾌재정 남쪽의 공검면 율곡리에 있다. 포털사이트 지도에서 ‘나재채수신도비’를 치면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율곡리 길가에는 최근 것으로 보이는 신도비도 있다. 옛 신도비가 풍우에 시달려 비문을 읽을 수 없게 되자 1996년 후손들이 다시 세웠다고 한다. ‘셜공찬이’의 발굴이 계기가 됐음을 짐작케 한다. 북쪽 야산으로 난 좁은 길을 따라 들어가면 옛 신도비의 비각이 보인다. 비석은 당당한 모습이다. 상주에 남은 신도비로는 가장 오래된 것이라 한다. 인상적인 것은 신도비의 받침돌이다. 대개 거북이 모양인데, 독특하게도 사자다. 커다란 비석을 등에 이고 있는 사자의 모습은 귀엽기만 하다. 조금 더 올라가면 무덤이다. 채수의 위패를 모신 임호서원은 무덤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 너머 동쪽에 있다. 역시 ‘상주시 합창읍 신흥리 377’이라는 주소로 찾아가는 것이 좋다. 서원은 1693년 함창 서쪽 10리 입암산 아래 검암서원으로 출발했다. 1871년 대원군이 훼철한 것을 1988년 지금 자리에 다시 세웠다. 간소한 데다 연륜도 짧은 만큼 서원 특유의 분위기를 느끼기는 어렵다. 사당에는 경현사(景賢祠)라는 편액이 붙었다. ‘설공찬전’의 배경은 전북 순창이다. 학계는 나재가 순창 설씨 족보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과 허구의 인물을 섞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설공찬의 증조할아버지로 나오는 설위는 대사성을 지낸 세종시대 실존 인물이다. 하지만 설공찬이라는 이름은 족보에서 찾을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중종실록에는 채수에 대한 탄핵 과정에 검토관 황여헌의 “설공찬은 채수의 일가이니, 반드시 믿고 혹하여 지었을 것”이라는 발언이 실려 있다. 설공찬은 채수의 친척인 실존 인물이었고, 소설 또한 체험담에 근거했을 수 있다는 추정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순창군은 순창 설씨 집성촌이 있는 금과면에 ‘설공찬문학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글 사진 dcsuh@seoul.co.kr
  • 셀카 찍다 노숙자와 ‘연인샷’··· 황당한 순간

    셀카 찍다 노숙자와 ‘연인샷’··· 황당한 순간

    지난 20일 이탈리아 로마 ‘천사의 성’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타젤로성(Castel Sant‘ Angelo). 한 여성 여행객이 셀카봉으로 자신의 멋진 모습을 담아내려다 ’소름끼치게‘ 생긴 거리 노숙자에게 봉변 당한 모습을 23일 유튜브 채널 바이럴호그(ViralHog)가 소개했다. 영상 속엔 선글라스를 쓴 한 여성이 산타젤로성을 배경으로 자신의 모습을 영상에 담고 있다. 순간, 오랫 동안 씻지않은 듯 보이는 때묻은 손이 여성 뒷쪽에서 갑자기 나타나더니 여성의 허리부분을 만지려 한다. 여성이 카메라를 자신의 얼굴 쪽으로 향하게하자 정체를 드러낸 덥수룩한 콧수염의 노숙자가 자신의 볼을 여성 얼굴에 비비는 모습까지, 누가보더라도 다정한 ’연인샷‘이 잡히는 순간이다. 아니나 다를까 여성은 기겁하고 비명을 지르며 영상은 끝이 난다. 영상을 찍은 이 여성은 “산타젤로성에서 한 남성이 피아노를 치고 있었고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며 “순간 한 남성의 손이 자신을 뒤에서 안고 얼굴을 비비려고 했다”고 말했다. 주위에 여성의 동료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진 않았지만 건장한 남성들과 함께 했었더라면 정신나간 이 로마 노숙인, 더 큰 봉변을 당했음이 틀림없다.사진 영상=ViralHog/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서커스 공연 중 관람객 공격하는 타조

    서커스 공연 중 관람객 공격하는 타조

    서커스를 구경하던 관람객들이 타조의 공격을 받는 사고가 러시아에서 발생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러시아 카잔의 한 서커스장에서 공연하던 타조가 관객들을 공격하는 영상을 기사와 함께 보도했다. 영상에는 서커스 무대에서 조련사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타조 한 마리의 모습이 담겨 있다. 울음소리를 내는 타조를 뒤쫓는 그의 모습에 관객들의 웃음이 터져 나온다. 하지만 웃음도 잠시. 타조가 서커스 무대를 점프해 뛰어넘어 객석으로 달려들었고 이에 놀란 관객 중 일부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 도망쳤고 주변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타조의 공격에 두 명의 어린아이와 아이를 안고 있던 남성이 출구 쪽으로 도망치는 모습도 이어졌고 조련사는 관객들을 진정시킨 뒤, 타조를 무대로 불러들이며 상황은 끝이 났다. 장내 아나운서는 스피커 방송을 통해 “여러분들, 제발 침착하십시오. 저는 주인으로서 우리 서커스를 대신해서 사과드립니다. 질문이 있을 경우, 쇼가 끝나면 기다리고 있겠습니다”라는 안내멘트로 사과를 대신했다. 이번 타조의 공격으로 관객들의 부상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고 서커스 측은 공식적인 논평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러시아의 스포츠 수도로 알려진 카잔은 2018년 FIFA 월드컵 개최 도시 중 하나다.Ostrich attack people in circus, Kazan, Russia pic.twitter.com/k4e5R7HzJA— English Russia (@EnglishRussia1) 2018년 6월 24일사진·영상= CEN / English Russia Twitter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씨줄날줄] JP의 묘비명/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JP의 묘비명/황수정 논설위원

    유명인들의 묘지명은 두고두고 회자된다.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영국 극작가 버나드 쇼의 저작을 한 권도 읽지 않았더라도 사람들은 그의 묘비명만은 기억한다. 한 줄의 묘비명으로 작품 세계를 새삼 궁금하게 이끄는 작가도 있다. 독설과 풍자의 미국 여성 작가 도로시 파커가 그렇다. 뒤통수를 탁 치는 묘비명 “먼지를 일으켜 죄송합니다”의 주인공. 이 괴짜 묘비명이 아니었다면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염문을 뿌리며 불꽃처럼 살다 간 바다 건너 작가를 국내 팬들은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촌철살인의 서양 묘비문과는 다르게 우리에게는 개인적 삶을 응축한 묘지명(墓誌銘)이 많다. 묘지명이란 망자의 생전 행적을 기록한 글로, 대개 돌에 새겨 함께 묻었다. 조선 영·정조 때에는 미리 자신의 묘지명을 짓는 작업이 지식인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했다. 일명 ‘자찬(自撰) 묘지명’. 다산 정약용의 것은 그의 삶을 통째로 반추해 볼 수 있는 고백서이자 역사적 재료로서도 압권이다. 18년 유배를 마친 뒤 환갑연에 자신의 행적을 독백 형식으로 정리한 묘지명에 다산은 집 뒤 정남향 언덕에 무덤을 어떻게 만들라는 유언까지 살뜰히 담았다. 자찬 묘지명만 유행한 게 아니다. 당대 문필가들이 직접 지은 가족 묘지명은 빼어난 산문의 가치를 자랑한다. 연암 박지원이 요절한 누님의 상여를 차마 떠나보내지 못해 읊은 묘지명은 조선 산문의 백미로 꼽힌다. 둘째가라면 서러운 문장가 이덕무가 “300자도 안 되는 글에 수천 글자의 문장 기세가 엿보인다”며 그 묘지명을 붓으로 베껴 쓴 이야기는 유명하다. 내로라하는 문장가에게는 묘지명 ‘대필’ 주문도 쇄도했다. 30대 후반 이름값을 드날리던 추사 김정희에게 묘지명을 받겠다고 장안의 세도가는 물론 청나라 서예계가 들썩거렸다. 지난 23일 타계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손수 묘비명을 남겼다. 맹자의 ‘무항산이무항심’(無恒産而無恒心·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가질 수 없다)을 인용한 121자의 글에는 회고와 반성이 함께 깃들었다. 그의 일생 궤적을 놓고 공과를 평가하는 목소리는 엇갈린다. 그럼에도 지금 분명해진 한 가지. 깊은 시선과 반성으로 92년 생애를 스스로 묘비명에 응축해 후대의 평가를 자청할 수 있는 품격의 정객이었다는 사실이다. 방대한 독서로 ‘르네상스 교양인’이라 불리던 고인의 별칭이 벌써 아련하다. 책꽂이에 거미줄 칠 것 같은 ‘막말’ 정치인들만은 JP의 묘비명을 밑줄 쳐 외웠으면 한다.
  • 생리대 속 살아있는 거미의 충격적 모습

    생리대 속 살아있는 거미의 충격적 모습

    ‘가장 깨끗해야 할 곳에 가장 믿기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23일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은 여성 생리대 제품 속에 살아 꿈틀거리고 있는 거미의 충격적인 모습을 전했다. 영상 속, 생리대 아랫부분이 뭔가 수상하다. 불량 제품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더 놀랍다. 연필 끝으로 솜이 동그랗게 모여 있는 곳을 천천히 들추어 내자 뭔가 움직인다. 살아있다. 이미 이 부분에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영상 말미에 움직이는 주인공이 ‘거미’ 라는 걸 확인하는 순간, 이 제품을 누군가 착용했다면 질러댔을 ‘비명’소리에 섬뜩하고 무섭기까지 하다. 영상만으론 어느 나라에서 생산한 어떤 제품인지 명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사람이 먹는 것과 생리대처럼 청결과 위생이 최우선 돼야할 부분에 있어선 어떤 나라도, 어떤 회사도 용납될 순 없는 터. 따라서 어느 곳에서 만든 제품인지 철저하게 확인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온 힘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사진 영상=BTMG/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김종필, 국립묘지 묻히기 싫다며 생전에 써 놓은 자신의 묘비명

    김종필, 국립묘지 묻히기 싫다며 생전에 써 놓은 자신의 묘비명

    23일 92세 일기로 별세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생전에 자신의 묘비에 새길 글을 미리 써 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광덕 전 한국일보 정치부장은 이날 YTN과의 인터뷰에서 김종필 전 총리의 생전 묘비명(墓碑銘)과 관련된 일화를 전했다. 김광덕 전 부장은 민주자유당(민자당),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시절 김종필 전 총리를 취재했다. 김광덕 전 부장은 “(김종필 전 총리의) 부인 박영옥 여사가 2015년에 돌아가셨다. 그때 돌아가신 이후에 (김 전 총리는 자신의) 묘비명을 미리 썼다”며 “원래 전 국무총리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국립묘지에 안장되는데 본인은 국립묘지에 가지 않고 마누라와 같은 자리에 누워야겠다. 이런 표현을 썼다”고 말했다. 앞서 동아일보는 2015년 3월 “JP가 미리 써놓은 자기 묘비명”이라는 제목으로 김종필 전 총리의 묘비명 내용을 보도했다. JP는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이름 영어 이니셜로 애칭이기도 하다. 그의 묘비명 대부분은 한자어와 고사성어로 구성돼 있다.이를 한글로 풀면 다음과 같다 “한 점 허물없는 생각을 평생 삶의 지표로 삼았으며, 나라 다스림 그 마음의 뿌리를 ‘무항산이며 무항심’에 박고 몸 바쳤거늘, 나이 90에 이르러 되돌아보니 제대로 이룬 것 없음에 절로 한숨 짓는데, 숱은 질문에 그저 웃음으로 대답하던 사람, 한 평생 반려자인 고마운 아내와 이곳에 누웠노라”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온몸으로 태클 걸어서 절도 용의자 잡은 시민

    온몸으로 태클 걸어서 절도 용의자 잡은 시민

    한 용감한 시민이 절도 용의자와 몸싸움을 벌여 도망가려던 그를 붙잡는데 성공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는 지난 20일 오후 잉글랜드 북서부 맨체스터시 번화가에서 일반 시민이 몸을 날려 절도 용의자인 43세 남성을 단번에 제압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후 1시 30분 쯤 신원을 밝히지 않은 여성이 마트 밖 현금 자동인출기에서 인출한 현금 170파운드(약 25만원)를 도난당했다. 여성의 비명소리를 들은 한 남성이 용의자를 전속력으로 쫓았고, 다른 사람들도 ‘멈춰라, 도둑!’이라 소리 지르며 그 뒤를 따라 달렸다. 얼마 못가 범인은 자신을 따라온 남성에게 꼼짝없이 제압당해 길바닥에 쓰러졌다. 그리고 시민들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할때까지 그를 붙들고 있었다. 한 구경꾼은 “용의자와 남성의 몸싸움은 마치 한편의 레슬링을 보는 것 같았다. 용의자는 약간의 몸부림을 쳤지만 자신을 붙잡고 있는 사람들의 적수가 못됐다”며 “경찰관 부족으로 시민들이 범인을 체포하는 일이 일반화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그레이터 맨체스터 경찰은 성명을 통해 “맨체스터시티센터 마켓 스트리트에서 절도범이 나타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서 붙잡힌 용의자를 구속해 현재 조사 중이며 여성은 빼앗긴 돈을 돌려 받았다”고 전했다. 사진=데일리스타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여기는 중국] 불타는 아파트에서 합심해 소녀 2명 구한 이웃들

    이웃간의 정이 아직까지는 죽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발생했다. 20일 홍콩 일간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이웃들이 합심해 불타는 건물 내부에 갇힌 두 명의 어린 소녀들을 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중국 저장성 후저우시의 한 아파트 2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건물 안에서 비명소리가 터져나왔고 이웃들은 여자 아이 두명이 미쳐 빠져나오지 못했음을 목격했다. 곧바로 7명의 이웃들이 불길에 휩싸인 아파트 아래에 모였고, 일렬로 줄을 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열을 지은 사람들은 발코니로 올라가 아이들을 아파트 아래 안전한 장소로 대피시켰다. 이웃 장 팽은 “어린 아이들이 걱정돼 소방관들이 도착할 때까지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이웃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한 팀이 되서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 모두들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주민의 신고를 받고 도착한 소방관들은 연기가 자욱한 발코니에 서서 화재를 진압했다.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경찰은 이를 수사 중이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이명희 ‘충격과 공포’의 갑질 영상 또…“잡아 죽여버릴 거니까”

    이명희 ‘충격과 공포’의 갑질 영상 또…“잡아 죽여버릴 거니까”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아내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69)로 추정되는 인물의 폭행 영상이 추가로 공개됐다. YTN은 20일 이 전 이사장의 수행기사 A씨로부터 입수한 영상을 공개하며 이 전 이사장이 수행기사에게 매일같이 욕설과 폭행을 일삼았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매체가 공개한 영상에는 이 전 이사장으로 보이는 인물이 고급스러운 대리석 바닥이 보이는 곳에서 수행기사를 향해 일정을 확인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영상 속에 등장하는 이 전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안국동 지압에서 나 오늘 지압 몇 시 갈 수 있는지 제대로 이 개XX야 전화해서 제대로 말해”라고 말했다. 또 수행기사가 개인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과 관련해 “개인 전화? 부숴버려? 왜 개인 전화 왜 일할 때 올라올 때 개인 전화 들고 와? 왜 개인 전화 놓고 XX이야 일할 때”라고 했다. 이 밖에도 수행 기사의 넥타이를 두고 “(중요한 행사) 없는데 왜 넥타이 매고 XX이야. 왜 넥타이. 아침 일할 때 넥타이 풀러” “너 어디다가! XXXX 또 오늘 사람 한 번 쳐봐 잡아 죽여 버릴 거니까” 등 대화 사이사이 욕설이 등장한다. 이후 비명소리가 들리더니 폭행을 당하는 듯 영상이 흔들린다. 매체는 20분 가까이 녹화된 이 영상에서 욕설과 고성이 50차례 넘게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영상을 공개한 A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폭행은 가끔 언제 하루에 한 번이 될 수도 있고, 이틀에 한 번이 될 수 있고 그런 정도”라며 얼굴에 침을 뱉기도 하고, 아랫사람들은 아예 사람대접을 받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아랫사람들은 아예 사람대접을 받기 어려웠다고 털어놓은 A씨는 이 이사장이 높은 사람이 있는 자리에선 항상 격조 높은 모습을 보였다며 분노조절장애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폭포 사진 찍으려다 절벽에서 추락한 남성

    폭포 사진 찍으려다 절벽에서 추락한 남성

    인도에서 한 남성이 좀 더 멋진 각도에서 폭포를 찍으려다가 추락했다. 18일 인도 타임즈는 카르나타카(Karnataka)주 벨가움(Belagavi)의 유명 관광지인 고카크(Gokak) 폭포에서 35살 남성이 50m 아래로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남성은 좀 더 멋진 폭포 사진을 남기기 위해 절벽 아래로 내려갔고, 친구들 역시 그를 말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사고 순간은 현장에서 상황을 가까이서 지켜본 시민들에 의해 영상으로 고스란히 남았다. 영상에는 한 남성이 폭포 절벽을 타고 내려가는 모습이 담겼다. 남성은 가파른 절벽을 온몸으로 매달려 조심조심 내려간다. 하지만 이내 손이 미끄러지며 절벽 아래로 떨어졌고, 지켜보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는 것으로 영상은 끝난다. 사고 순간을 지켜본 한 목격자는 “사람들이 그에게 내려가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그는 듣지 않았다”면서 “그의 친구들은 오히려 그에게 포즈를 바꾸라고 재촉까지 했다”고 전했다. 지역 당국은 남성의 시신을 찾고 있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한편 인도의 고카크 폭포는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자살 장소로도 악명이 높다. 지난 5년 동안, 19명이 고카크 폭포에서 자살이나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Caters Clips/유튜브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소화기 가동·손님 구출 버스·택시도 환자 이송… ‘군산 참사’ 줄인 주민들

    전북 군산에서 일어난 어처구니없는 방화에 큰 참사를 기록할 뻔했으나, 불행 중 다행으로 주민들의 신속한 대응 덕분에 최악을 모면했다. 지난 17일 오후 9시 53분쯤 군산시 장미동 1층 라이브카페에서 화재가 발생하자마자 임기영(69·경암동)씨 등 인근 주민 10여명은 소방차 도착을 기다리지 않고 직접 소화기를 가동했으며, 차량용 철제 리프트로 막혀 있던 비상구를 발견하고는 힘을 모아 밀쳐내며 열어 연기 속에 갇힌 손님들을 구출했다. 상인들은 비상구 앞 카센터 적치물을 치우고 넘어진 부상자들을 구조했다. 한 시민은 정신을 잃은 환자를 업고 50m가량을 달려 눕히고 숨을 쉬도록 했다. 특히 소방당국의 손이 모자라 많은 인원을 한번에 병원으로 옮기지 못하자 지나가던 택시와 버스를 세웠고, 기사들의 적극적인 협조에 힘입어 군산의료원과 동군산병원으로 옮겨 소중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화재 발단은 외상 술값이었다. 돈을 갚으려고 전날 오후 3시쯤 주점을 찾아간 이모(55)씨는 “20만원을 달라”는 주인의 말에 “10만원인데 왜 그러냐”며 화를 내고 돌아왔다. 그리고 사고 당일 오후 2시쯤 다시 찾아가 “주점에 불을 질러 버리겠다”고 협박하다 받아들이지 않자 8시쯤 인화물질을 담은 20ℓ들이 기름통을 들고 나타나 기다리다가 일을 저질렀다. 3명이 숨지고 30명이 부상했다. 5명은 중상이어서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당시 카페에서는 개야도 주민 등 40여명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불은 삽시간에 소파와 테이블을 태우고 무대 중앙으로 번졌다. 면적 238㎡의 카페 내부는 메케한 연기와 유독가스로 가득 차 앞을 분간할 수 없는 상태로 변했다. 소규모 카페여서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니고 소화기 3개가 비치돼 있었지만 당황한 손님들이 사용하지 못했다. 목격자들은 “갑자기 ‘펑’ 소리가 나면서 입구에서 시뻘건 불길이 치솟고 손님들이 춤을 추던 무대가 순식간에 연기로 뒤덮였다”고 말했다. 불길에 놀란 손님들은 무대 바로 옆 비상구로 몰렸다. 그러나 비상구와 연결된 카센터에서 문 바깥쪽에 적치물을 쌓아 놓아 피해를 키웠다. 문이 열리지 않자 서로 먼저 빠져나오려던 손님들은 비명을 지르며 넘어지고 몸이 엉겨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연기에 질식한 일부 손님은 무대 주변에 쓰러지기도 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3시간 30분 만에 현장으로부터 500m 떨어진 중동 선배 집에 숨어 있던 이씨를 긴급체포했다. 이씨는 배와 등에 화상을 입었다. 10여년 전 뇌졸중 치료 경력을 지닌 이씨는 평소에도 술을 마시면 주사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병력이나 방화 전과는 없고 결혼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펑’소리 후 연기·불길 휩싸여…군산화재 현장 보니

    ‘펑’소리 후 연기·불길 휩싸여…군산화재 현장 보니

    10만원의 술값 외상 시비가 방화로 이어져 33명의 사상자를 내는 참사가 발생했다. 17일 오후 9시 53분쯤 전북 군산시 장미동 1층 라이브카페에서 화재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30명이 부상했다. 이중 5명은 중상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술값 외상 시비를 하다 격분한 이모(55)씨가 미리 준비한 휘발류를 카페 입구에 붓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당시 카페에선 개야도 주민 등 40여명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불은 삽시간에 소파와 테이블을 태우고 무대 중앙으로 번졌다. 면적 238㎡의 카페 내부는 매캐한 연기와 유독가스로 가득 차 앞을 분간할 수 없는 상태로 변했다. 목격자들은 “갑자기 ‘펑’ 소리가 나면서 입구에서 시뻘건 불길이 치솟고 손님들이 춤을 추던 무대가 순신각에 연기로 뒤덮였다”고 말했다. 불길에 놀란 손님들은 무대 바로 옆 비상구로 몰렸다. 서로 먼저 빠져나오려던 손님들은 비명을 지르며 넘어지고 몸이 서로 엉겨붙었다. 연기에 질식한 일부 손님은 무대 주변에 쓰러지기도 했다. 대부분의 손님들은 옆문을 통해 빠져나왔지만 미처 피하지 못한 장모(44)씨 등 3명이 숨지고 온몸에 화상을 입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무대와 비상구 주변에서 부상자 대부분을 구조했다. 소방당국은 거리가 불과 5m밖에 되지 않는 이곳에 사상자 대부분이 쓰러져 있었다고 밝혔다.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무대 주변에서 춤을 추던 손님들이 한꺼번에 비상구로 빠져나가려다 연기를 들이마시면서 쓰러진 것으로 보인다”며 “카페가 지하였다면 수십명의 사망자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경찰은 사건 발생 3시간 30분 만에 화재 현장에서 500m 떨어진 중동 선배 집에 숨어있던 방화 용의자 이씨를 긴급체포했다. 배와 등에 화상을 입은 이씨는 “외상값이 10만원인데 주점 주인이 20만원을 요구했다. 화가 나서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경찰은 “용의자도 화상 치료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치료가 끝나는 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해 방화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서울광장] ‘알바 낭인’, 어느 집 귀한 새끼들/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알바 낭인’, 어느 집 귀한 새끼들/황수정 논설위원

    이야기가 좀 길다. 지인의 아들은 대학에 합격하자마자 작년 겨울 알바를 시작했다. 숯불에 고기를 얹어 잘라 주는 일이었다. 등록금에 얼마라도 보태겠다기에 기특했던 엄마 마음은 잠시. 숯불 냄새에 온몸이 장아찌가 돼 들어오는 아들을 보며 날마다 짠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난 올 초. 밤 11시가 넘어 들어온 아들은 손도 씻지 않고 밥부터 찾았다. 심야 밥상을 차리며 엄마는 설마 했다. 고깃집 알바가 밥을 못 얻어먹었을 리가.고깃집 알바는 밥을 얻어먹지 못했다. 손님이 미어터져 짬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최저임금이 뛰어오르자 사장님은 달라졌다. 밥때가 되면 선걸음에 밥 한술은 뜨게 내놓던 김치찌개 냄비마저 치워 버렸다. 알바생 둘은 정리됐고, 겨우 살아남은 둘은 사장님의 밥을 더는 먹지 못했다. “배가 고파 손님이 남긴 삼겹살을 몰래 집어 먹었다”고 아들이 한마디 던진 밤. 엄마는 눈물이 핑 돌고, 꼭지가 팽 돌았다. “천하에 야박한 인간, 망해 버려라!” 엄마의 저주가 통했던 걸까. 고깃집은 지난달 문을 닫았다. 그런데 모르겠다.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인 것인지, 그 반대인지. 온 가족 일손이 동원되던 고깃집은 과연 최저임금이 갑자기 올라서 폐점하고 말았는지. 이야말로 을(乙)들의 전쟁이다. 을들은 최저임금 논쟁을 고상하게 입으로 주고받을 겨를이 없다. 자영업자와 알바 사이의 생존 샅바싸움은 신속하고 비정하다. 이웃집 아버지와 이웃집 아들딸의 밥벌이 줄다리기. 민망해서 오래 뜯어볼 일이 못 된다.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를 통과했다. 생계형 알바들은 숨을 죽이고 있다. 앞으로는 상여금, 식비, 교통비가 최저임금에 포함된다. 올해 최저시급 7530원이 너무 많았다는 비판에다, 내후년까지는 1만원으로 올려 주겠다는 대통령의 약속도 있으니, 이번에는 사용자들 쪽에 유리하도록 계산법을 손봐 준 셈이다. 알바들에게 상여금이야 어차피 딴 나라 이야기. 사업주들은 식대를 따로 못 주면 끼니라도 신경썼지만, 이마저 합법적으로 생략될 게 빤하다. 끼니를 건너뛰는 조건으로 시급을 더 얹어 받는 ‘꿀알바’가 부쩍 늘 수는 있다. 청년 일자리를 걱정하는 정책의 이론적 선의는 현실에서 굴절되고 있다. 지난달 청년실업률은 10.5%로 역대 최대치였다. 지방직 공무원시험을 그때 치러 청년 응시자들이 대거 실업자로 분류된 탓이라고 정부는 또 친절하게 해설했다. 번번이 한 발을 빼는 이런 태도가 지금 가장 답답한 문제다. 청년 일자리의 씨가 마른 것은 변명의 여지 없게 모두 피부로 통감하는 현실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는 청와대의 해명 한마디가 말꼬리 태풍을 불렀다. 맥락이 같은 문제다. 현실을 교감하지 못하면 정책의 선의는 외면당한다. 청와대 참모들과 경제 관료들은 구름방석에서 내려와 봐야 한다. 몫을 더 챙겨 주겠다는데, 그 현장에서 되레 비명이 터진다. 이론으로 설명이 안 되는 상황이라면 직관이라도 동원해야 한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부터 자정 넘어 야행(夜行) 하루만 나와 보시라. 우리 동네 24시간 편의점은 인건비가 무서워 새벽 1시면 문을 닫는다. 다른 편의점에서는 여학생 알바가 혼자 낑낑대며 셔터를 내린다. 알바 정글의 생태계 근황은 어디까지들 아시는가. 주 52시간 근무로 투잡을 뛰려는 직장인이 가세해 알바계 진입은 취업만큼 힘들어졌다. 인맥으로 물려받지 않고서 이력서로는 어림없다. 고교생 알바들은 방학 때 대학생 알바들이 스펙 쌓기 여행이라도 떠나주기를 목을 빼고 기다린다. 일자리가 귀해지니 근무지는 자꾸 더 멀어진다. 교외에 일자리를 얻은 알바생들은 벌써 걱정이 태산이다. 주 52시간 근무제로 버스가 일찍 끊기면 새벽에 쪽잠은 어디서 자야 하나. “이혼한 부부가 망하면 알바 천국으로.” 무개념 정치인의 망언 ‘이부망천’을 알바생들은 그새 이렇게 바꿔서 자조한다. 알바 낭인들이 제 발목을 자꾸 얼음장 냉소에 담그고 있다. 모두 어느 집의 금쪽같은 새끼들이다. sjh@seoul.co.kr
  • 후진 차량 온 몸으로 막아 아이들 생명 구한 공무원

    후진 차량 온 몸으로 막아 아이들 생명 구한 공무원

    아파트 입구에서 후진 차량하던 SUV승용차를 온 몸으로 막아 아이들 생명을 구한 공무원이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전남 진도군청에서 근무하는 황창연(50) 주무관은 지난달 28일 오후 6시 30분쯤 진도읍 한 아파트 입구를 지나다 경사로에서 돌진하듯 굴러가는 차량을 발견했다. 내리막길에 아이들을 태운 차량이 서서히 후진하기 시작하더니 왕복 2차로 도로를 향해 빠른 속도로 40여m가량 굴러 내려갔다. 차량 안에는 학원 수업을 마친 초등학생 아이들 6명이 타고 있었다. 갑작스레 일어난 일이어서 아이들과 주위에 있던 학부모들도 깜짝 놀라 “도와주세요. 살려 달라”고 비명을 지르고 발만 동동거리고 있었다. 마침 퇴근해 승용차를 타고 지나가던 황씨는 아이들이 차 안에서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보고 급히 차를 멈추고 곧바로 SUV승용차에 뛰어 들어갔다. 운전석 문을 열고 한발은 차량 밖에 걸치고 다른 한발을 집어넣어 중립(N) 에 있던 기어를 주차(P)로 급히 바꿨다. 차가 갑작스레 멈추자 황씨는 3~4m 밖으로 튕겨져 나가는 충격을 입었다. 황씨는 차량을 막아서면서 허리뼈 3개가 주저않고, 갈비뼈 등을 크게 다쳐 전치 12주의 진단을 받고 목포에 있는 대형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이 길은 117세대 400여명이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 앞으로 정문 70m 아래에 군도 9호선이 바로 인접해 있어 퇴근시 차량 통행이 빈번한 도로다. 황씨가 아니었으면 자칫 아이들이 탄 차량으로 인해 2차, 3차의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할 뻔했다. 학원 차량 운전자는 아이들을 차량에서 내려 주다 기어와 제동장치를 허술하게 해놓은 사실을 모른 채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진술했다. 황씨는 “짧은 순간 저 차가 도로를 향해 돌진하면 아이들이 큰일 나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무사해 다행이다”고 말했다. 21년째 공직생활을 해오고 있는 황씨는 “젊은 시절부터 수년동안 수영으로 몸을 단련해 운동신경이 뛰어난 것 같다”고 웃음을 보였다. 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데스크 시각] 현장과 통계, 그리고 헛발질/전경하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현장과 통계, 그리고 헛발질/전경하 경제부장

    한 전직 경제부처 장관은 금융 관련 공무원들이 주식 투자를 하도록 하면 어떻겠냐고 한 모임에서 운을 뗐다. 물론 신고를 제대로 하고 문제가 생겼을 경우 정직 등 중징계를 내리는 조건이다. 의외의 생각이라 까닭을 물어보니, 주식투자를 안 해 봤으니 관련 대책이 헛발질을 한다고 했다.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올랐고 근무시간을 대폭 줄여야 하는 상황이 다가오면서 기업, 특히 중소기업은 비명이다. 하지만 공무원들은 현장에서 잘 적응해 갈 거라 믿는다. 아니 믿고 싶어 한다. 지난 주말 만난 한 대기업 계열사 사장은 기업들에게 상황을 물어보면 조금이라도 알 텐데 왜 그리 정부가 헛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단다. 한 중견 프랜차이즈 업계 사장은 지난해 겨울부터 툭하면 퇴근 시간을 훌쩍 넘겨 회의를 했다. 매장 인력 운영이 최대 난관이란다. 2016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9%다. 그런데 그해 소득 하위 20%(1분위) 소득은 2015년보다 5.6% 줄었다. 2016년을 3개월씩 끊어서 봐도 1분위 소득은 4개 분기 모두 1년 전보다 줄었다. 2017년에도 1분위의 2개 분기 소득이 줄었다. 줄어든 소득에서 또 줄어들었다. 소득 분배 악화는 2016년부터 시작된 셈이다. 지난해 10월부터 5인 미만 사업장의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줄어들고 있다. 최저임금이 오르기 전에 미리 인력을 조정한 것이다. 시간제나 임시직으로 일할 가능성이 높은 근로자외가구의 올 1분기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10.1% 줄었다. 2015년에도 5인 미만 사업장의 취업자 수가 일년 내내 줄었다. 그리고 2016년 소득분배가 악화됐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소득 분배를 개선하는 정책은 예기치 않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정부도 그래서 일자리안정자금을 투입했을 거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생각이었을 텐데 최저임금 인상의 목표를 곰곰이 생각해 봤다면 근로장려세제(EITC)를 확대개편하는 것이 맞다. ‘임금’은 기업 등에 고용돼 일하는 사람에게 주는 것이니 근로계층을 위한 기존 복지 수단을 활용하면 될 일이다. 일자리안정자금 홍보하라고 공무원을, 신청하라고 가뜩이나 힘든 소상공인들을 괴롭히지 않고 말이다. ‘한시’라는 꼬리표를 달고 출범한 일자리안정자금을 EITC로 바꿔 가는 과정도 쉽지 않을 거다. 정부 대책은 가끔 이렇게 예기치 못한 결과를 낳고 쓸데없는 일을 한다. 정책이라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대책이건 기구건 만들 궁리를 하지 말고 없앨 궁리만 했으면 좋겠다. 기획재정부가 혁신성장본부를 꾸렸다. 인력 충원이나 조직 신설이 없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 약속을 지키고 규제를 없애는 데 매진해야 한다. 불평등을 연구해 온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저서 ‘불평등의 대가’에서 ‘창의적인 기업가는 세계 어디에나 있다. 이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결실로 만들어 시장에 상품으로 내놓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바로 정부’라고 썼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그는 불평등의 해결 방법 중 하나를 혁신에서 찾았다. 이제 최저임금 인상은 진보와 보수의 색채까지 더해져 정치적 문제가 됐다. 6·13 지방선거가 끝나고, 북ㆍ미 정상회담의 열기가 가라앉으면 꾹꾹 눌러 왔던 경제정책에 대한 다른 이견들이 수면 위로 떠오를 거다. 진영을 진보와 보수보다는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로 바꿔야 한다. 소득만으로는 구분할 수 없는 전자는 사회보험료 지원 등 공공지출에 부정적이다. 그들에게 필요 없으니까. 통계와 정책에는 꼼꼼한 사용설명서를 붙여야 한다. 통계와 정책도 의약품처럼 오남용되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lark3@seoul.co.kr
  • ‘아시아의 제네바’ 싱가포르, 주가 상승·특수 즐거운 비명

    ‘아시아의 제네바’ 싱가포르, 주가 상승·특수 즐거운 비명

    리셴룽 “비용 161억 기꺼이 지출” 국가 브랜딩·경제적 효과 수십배 ST지수 호텔·운송 일제히 올라 로켓맨·엘 트럼포 타코 매진 행렬 트럼프-김치 나르시막도 인기6·12 북·미 정상회담의 가장 큰 수혜자로 싱가포르가 떠오르고 있다. 세계 각국의 기자 3000여명과 북·미 관계자 수천명이 몰리면서 경제적 이득뿐 아니라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연달아 만나면서 ‘국제 중재자’로 떠올랐다.싱가포르 언론 채널뉴스아시아는 11일 “(북·미 정상회담은) 세상에 싱가포르를 선보일, 값을 매길 수 없는 소중한 기회”라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이날 싱가포르가 북·미 정상회담으로 ‘아시아의 제네바’로 거듭났으며, 앞으로 아시아와 세계를 연결하는 다리가 될 수 있다고 평했다. 싱가포르는 2000만 싱가포르달러(약 161억원)에 달하는 북·미 정상회담 개최 비용을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리셴룽 총리는 전날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싱가포르의 명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기꺼이 지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하루의 회담을 위해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지만, 국가 브랜딩뿐 아니라 경제적 효과가 정상회담 비용의 수십 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 개최 비용으로 추산한 2000만 싱가포르달러는 싱가포르가 매년 개최하는 경주용 자동차 포뮬러원(F1) 대회 개최 비용 1억 5000만 싱가포르달러의 7분의1 수준으로 알려졌다. 또 북·미 정상회담 여파로 싱가포르 FTSE스트레이츠타임스지수가 이날 호텔과 음식료, 운송 업종 중심으로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숙박 중인 샹그릴라호텔과 싱가포르항공은 1% 가까이 올랐고,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센토사섬에서 카지노를 운영 중인 겐팅그룹은 1.6% 급등했다. 싱가포르 경제계 관계자는 “북·미 정상회담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몰리면서 관광 산업뿐 아니라 각종 소비재 산업에까지 긍정적인 여파가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미 정상회담이 싱가포르 발전의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싱가포르 상권도 북·미 정상회담 특수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정상회담 기간 항공권은 대부분 매진됐다. 호텔 또한 변두리를 빼고는 거의 빈방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CNBC에 따르면 현지 유명 멕시칸 식당 ‘루차 로코’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뜻하는 ‘엘 트럼포’와 ‘로켓맨’이라는 이름의 타코를 출시해 지난주부터 연일 매진 행렬을 기록 중이다. 말레이시아 전통 음식 ‘나시르막’에 미국산 소고기와 한국 김치를 더한 ‘트럼프-김치 나시르막’, 미국 아이스티에 한국 유자차를 접목한 ‘서밋 아이스티’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싱가포르 조폐국이 발행한 북·미 정상회담 기념 메달은 순금을 포함한 것이 1000싱가포르달러(약 80만원), 순은을 포함한 것이 100싱가포르달러로 비싼 편이지만 2만여개가 모두 팔려 추가 제작에 들어갔다. 싱가포르는 동남아의 작은 도시국가로, 전체 국토 면적(719㎢)이 서울(605.6㎢)의 1.2배 정도다. 인구는 지난해 기준 561만명이다. 미국과 긴밀한 동맹국이자 북한과 비즈니스를 벌이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로, 수도 한복판에는 북한대사관도 있다. 이와 함께 싱가포르 기업은 북한과 합작으로 회사도 설립하고, 평양 등 세 곳에 패스트푸드점까지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단독] 톱 모델 만들어줄 테니 안아 볼까?…그날 S양은 평생 꿈마저 짓밟혔다

    [단독] 톱 모델 만들어줄 테니 안아 볼까?…그날 S양은 평생 꿈마저 짓밟혔다

    최근 피팅 모델 양예원씨가 과거 ‘비공개 촬영회’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사진 촬영을 빙자해 벌어지는 모델계의 성범죄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신인 모델들에게 접근해 노출을 강요하고, 성적 수치심을 안겨 주는 촬영을 일삼는 사진작가들의 행태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촬영 사진을 멋대로 편집해 무단으로 유출하는 등 2차 범죄도 늘고 있다. 모델을 꿈꿨던 동갑내기 안지은(24·여·가명), 신유라(24·여·가명)씨 역시 사진 촬영에 나섰다가 성추행을 당했다. 이들은 어쩌다 피해를 입게 됐을까. 조심했다면 범죄를 막을 수 있었을까. 두 사람의 심층 인터뷰를 내러티브 리포트 형태로 재구성해 모델과 사진계에 만연한 성범죄 실태를 짚어 봤다.“돈 많이 주니까 알면서도 한 것 아냐?” 지난달 양예원씨의 성추행 피해 폭로 기사에 달린 댓글을 읽던 안지은씨는 절망했다. “스스로를 지키지 못한 여성도 책임이 있다”는 대목에서는 날카로운 송곳에 찔린 듯 가슴이 아팠다. 2년간 신경 안정제와 수면제, 우울증 약까지 복용하며 잊으려 노력했던 그때의 기억이 스멀스멀 기어나왔다. 안씨는 몸서리쳤다. ‘결국 내 탓일까….’ 사실 그때도 이런 시선이 무서워 가족에게조차 털어놓지 못했다. ●지울 수 없는 기억… 우울증 약에 의존 2년 ‘자괴감’ 2014년 4월. 피팅 모델이 돼 처음 카메라 앞에 서기 전날 안씨는 부푼 꿈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드디어 혼자 힘으로 모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이다. 곧 패션쇼 런웨이에 설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어릴 적부터 모델이 꿈이었지만 정작 정보가 많지 않았다. 주변에선 비교적 쉽게 모델 일을 경험할 수 있는 “쇼핑몰 피팅모델부터 해보라”고 권했다. 구인·구직사이트인 ‘알바몬’에 글을 올렸고 한 사진작가로부터 “스튜디오에서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자”는 쪽지가 왔다. ‘같이 여행을 가면 5만원을 주겠다’는 등 별의별 쪽지들로 마음이 상했던 터라 진지하게 촬영 얘기를 하는 게 반가웠다. 스튜디오 촬영이라는 점에도 믿음이 갔다. 첫 촬영날, 서울 성동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사진작가는 안씨에게 갈아입고 나오라며 짧은 원피스와 함께 티팬티를 건넸다. 안씨는 당혹감으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지만 애써 태연한 척 웃으면서 “원피스 촬영인데 이건(티팬티) 안 입어도 되죠?”라고 물었다. 그가 짜증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원피스 라인에 굴곡지잖아. 모델들은 다 그렇게 입으니까 빨리 입고 나와요.” 첫 촬영의 긴장감과 어색함 때문에 혹여 촬영을 망칠까 봐 안씨는 사진작가가 요구하는 포즈에 열심히 응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카메라 셔터가 터졌다. 1~2m 간격을 두고 사진을 찍던 작가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치마 속으로 손과 카메라가 쑤욱 들어왔다. 깜짝 놀란 안씨는 비명을 지르며 스튜디오를 뛰쳐나왔다. ‘재수가 없었던 거야’라고 수백 번을 되뇌었다. 꿈을 포기하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조심하고 검증된 곳에서 촬영을 하면 괜찮을 거라고 스스로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연예인 프로필을 촬영한다고 광고하던 유명 스튜디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촬영 콘셉트를 상의하러 만난 자리에서 스튜디오 실장은 “난 전문 모델보다 이렇게 귀여운 애들이 좋더라. 한번 안아 봐도 되겠니” 등의 성희롱과 성추행을 서슴지 않았다. 이후 만난 사진작가들도 “톱모델로 키워 줄 테니 가슴을 만져 봐도 되냐”는 등 짐승 같은 본색을 드러내기 일쑤였다. 물론 건전한 촬영장도 있었다. 그렇다고 촬영 과정이 괜찮다고 해서 문제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한 번은 인터넷으로 자신이 모델로 나온 사진들을 보다가 소리를 지를 뻔했다. 자신과 상의 없이 사진 일부분을 조작해 외설적으로 보이게끔 했던 것이다. 곧바로 업체에 전화해 따졌지만 그쪽에서는 외려 “계약서 쓰지 않았느냐. 계약을 취소하고 싶으면 손해배상하라”며 큰소리쳤다. 소송까지 갔지만 계약서를 제대로 보지 않고 사인해 불리하다는 변호사의 말과 소송비 부담 때문에 결국 철회했다.●유명 스튜디오도 성희롱·성추행 서슴지 않아 돌이켜 보면 그때 발을 뺐어야 했다. 하지만 오랜 꿈을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 시행착오를 겪었으니 이젠 잘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얼마 뒤 유명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피팅모델 제안을 받게 됐다. 촬영장엔 항상 여성 스태프들이 동행했고, 촬영도 깔끔하게 진행돼 안심됐다. 정식 계약을 맺고부터는 자신감도 생겼다. 그렇게 한 달쯤 지났을 때 호텔 촬영이 있었다. 종종 있던 호텔 촬영이라 아무런 의심 없이 방으로 들어가 촬영팀을 기다렸다. 그때 쇼핑몰 사장이 방으로 들어왔다. 잠시 주춤하는 사이 방문이 잠겼고, 사장이 안씨의 몸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악몽 같은 일이 벌어졌다. 다음날 신고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함께 촬영을 다니던 스태프들이 쉬쉬하는 걸 보고는 단념했다. 아무도 내 편이 돼 줄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부모님이 알게 되면 받을 충격과 소송비, 사회적 수치심까지 혼자 감당할 자신도 없었다. 그렇게 2년 만에 안씨는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악몽 같은 일이 비단 안씨에게만 일어난 것일까. 지난 8일 어렵게 기자와 만난 안씨는 “지금도 사진 촬영을 가장한 성범죄가 아무런 죄의식 없이 반복된다”고 증언했다. 그는 “처음부터 성범죄를 예상하고 촬영장에 가는 사람은 없다. 모델 지망생들은 스튜디오나 작가를 믿고 도전장을 내미는 수밖에 없다. 혼자 힘으로 꿈을 이루려고 노력한 죄밖에 없는데, 그들은 우리가 어리고 법률적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악용해 교묘하게 범죄를 저지른다”고 말했다. ●특정 부위만 외설적 편집… 가해자 처벌도 거의 없어 예술을 핑계 삼아 포르노 촬영을 강요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피해자들은 상대가 사진작가라는 권위를 내세워 밀어붙이면 모델은 거부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입을 모은다. 2년 전 아마추어 모델로 나섰던 대학생 신유라씨는 이런 이유로 1년 반 만에 모델 일을 그만뒀다. 예술 사진에 관심이 많았던 신씨는 순수하게 사진만 남기려는 목적으로 돈도 받지 않고 촬영에 응했지만 외설적인 장면 연출을 강요하는 작가들 때문에 도망치듯 사진계를 떠났다. 귀여운 모습을 보여 주자던 한 작가는 촬영이 끝날 무렵 생크림을 신씨의 얼굴에 바르더니 이를 정액처럼 묘사해 촬영했다. 신씨가 항의하자 작가는 “예술적 감각이 없다”며 오히려 화를 냈다. 여성의 신체를 예술적으로 보여 주자며 촬영을 제안한 한 유명 작가는 소품이랍시고 자위 도구와 가학적인 성기구를 들고 나와서는 예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다들 이렇게 촬영한다”면서 “여성이 기쁨을 느끼고 흥분을 느낄 때 나오는 신체적 반응을 담아야 한다”며 신씨의 몸을 더듬기도 했다. 다리나 입술 등 특정 신체 부위만 외설적으로 편집된 적도 있었다. 신씨는 “모델 사이에서는 어떤 작가를 조심하라는 얘기가 종종 나오지만 대부분 비공개로 촬영이 진행되는 데다 피해자들도 대개는 어린 대학생들이어서 가해자들이 처벌받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면서 “예술이든 아니든 원치 않는 촬영을 강요하는 것은 분명히 폭력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日 신칸센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 1명 사망, 2명 중상

    日 신칸센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 1명 사망, 2명 중상

    일본이 세계에 자랑하는 신칸센에서 주말 야간에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10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9시 50분께 가나가와현 신요코하마역과 오다와라역 사이를 주행하던 도카이도 신칸센 ‘노조미 265호’ 12호차에서 한 남성 승객이 갑자기 다른 승객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로 인해 남녀 승객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목 등에 상처를 입은 30대 남성 1명은 숨졌다. 20대 여성 2명은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신칸센은 오다와라역에서 임시 정차했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객실에서 고지마 이치로(22) 용의자를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했다. 고지마 용의자는 “짜증이 나서 그랬다”며 “(범행 상대로) 누구라도 좋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용의자가 복수의 흉기를 소지했다는 점에서 계획적으로 범행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사건이 일어난 객실 승객들은 “조용하던 객실에서 갑자기 비명이 들리면서 패닉 상태가 됐다”, “나도 당할 수 있다는 공포감에 앞쪽 객실로 달렸다”고 말했다. 승객들이 피신하자 상황을 모르던 다른 객실에서도 소동이 이어졌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객실 안내방송이 늦어 위기관리가 미흡했다는 승객 지적도 나왔다고 NHK는 전했다. 도쿄발 신오사카행이었던 이 신칸센에는 당시 총 880여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긴급시 누르는 ‘비상버튼’이 눌러진 상태여서 긴급정차한 뒤 오다와라역으로 이동했다. 해당 구간에서는 사건 처리를 위해 3시간 정도 신칸센 운행이 중단됐다. 신칸센에서는 2015년 방화사건 등으로 이전에도 사상자가 발생한 적이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일본 신문들은 이번 사건을 10일자 1면에 비중 있게 보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기 탄 차량 ‘쾅쾅쾅’ 고의추돌 운전자 “기억 안나”

    아기 탄 차량 ‘쾅쾅쾅’ 고의추돌 운전자 “기억 안나”

    만취 상태로 신호대기 중인 차량을 들이받고선 이에 항의하자 고의로 3번 더 들이받은 가해 차량 운전자가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음주운전, 사고 후 미조치, 특수재물손괴, 특수상해, 도주치상, 운전자 폭행 등 6가지 혐의로 최모(5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8일 밝혔다. 최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8시쯤 부산 동래구 온천동 미남로터리 인근 도로에서 만취한 채로 1톤 트럭을 운전하다가 신호대기 중인 승용차를 추돌했다. 당시 피해 차량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항의하자 최씨는 만 1~2세 자녀와 피해 운전자 부인이 타고 있던 차량을 고의로 3번 더 들이받았다.이후 경찰이 오자 500여m를 도주하다가 다른 차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추돌사고에 앞서 대리운전 기사를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이 현장에서 측정한 최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06%로 만취 상태였다. 당시 상황이 녹화된 피해 차량 내 블랙박스에는 고의 추돌 및 도주 상황과 함께 차에 타고 있는 피해자 부인과 자녀들의 비명과 울음소리가 고스란히 담겼고, 이 영상이 인터넷 상에 확산되면서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최씨는 2번의 피의자 조사에서 “직장 동료와 술을 마시던 중 나온 것까진 기억나는데, 그 이후로는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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