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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지 워싱턴 장군 구한 독립전쟁 영웅이 여자였을지 모른다고?

    조지 워싱턴 장군 구한 독립전쟁 영웅이 여자였을지 모른다고?

    미국 독립 전쟁 때 조지 워싱턴 장군의 목숨을 구한 전쟁 영웅이 사실은 여성이었거나 양성을 지닌 채 태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폴란드계 미국인 귀족 카시미르 풀라스키(폴란드 표기로는 카지미에슈 푸와스키)는 1777년 영국 군대와 맞붙은 워싱턴 장군 부대에 합류해 브랜디와인 전투 때 그의 목숨을 구한 것은 물론, 혁혁한 공을 세워 폴란드와 미국 모두에서 전쟁 영웅으로 존경받고 있다. 사실 그의 유해가 보관된 철제 관이 발견되고 그 안의 유해 두개골이 여자의 것이었음이 밝혀진 것이 20년 전의 일이었지만 그 유해가 정말로 풀라스키인지 입증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DNA 분석 결과 그 여성 두개골이 실제로 풀라스키임이 입증된 과정이 8일(이하 현지시간) 스미소니언 채널을 통해 방영되는 다큐멘터리 ‘미국의 숨겨진 얘기-그 장군이 여자였다고?’편을 통해 소개된다고 영국 BBC가 6일 전했다. 1745년 바르샤바에서 태어난 풀라스키는 어릴 적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았는데 10대 시절 이미 폴란드 독립을 위해 싸우다 러시아 제국의 검속을 피해 프랑스 파리로 달아났다. 그곳에서 미국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벤저민 프랭클린을 만나 미국 독립전쟁 참전을 권유받았다. 1777년 브랜디와인 전투 때 워싱턴 장군의 목숨을 구한 그는 장군과 병사들이 퇴각할 수 있는 루트를 찾아내는 공로도 세웠다. 하지만 조지아주 서배나 포위 때 부상당해 1779년에 34세로 짧은 삶을 마감했다. 그의 유해는 서배나에 있던 기념비 아래 철제 컨테이너에 담겨 있었는데 애리조나주립대(ASU)의 찰스 멉스 박사와 조지아 대학의 카렌 번스 박사가 함께 조사했다. 멉스 박사는 ASU 나우 인터뷰를 통해 “번스 박사가 와보라고 연락을 하면서 ‘와서 보고 비명 지르지 말라’고 얘기하더군요. 아주 조심스럽게 샅샅이 조사했다며 와서 함께 토론해보자고 하더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가서 보니 그녀가 무슨 얘기를 한건지 금방 알겠더라. 그 두개골은 틀림없이 여자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이 유해가 실제로 풀라스키 것이며, 다른 누군가의 것으로 바꿔치기한 것이 아니란 점을 입증해야 했다. 두개골의 상처를 살폈더니 말을 타다 전투 중 생겨난 것이 풀라스키의 부상 얘기와 일치했다. 그 다음으로 DNA가 딸들에게 내리 유전될 것으로 보고 풀라스키의 손녀들 것과 일치하는지 대조해봤다. 하지만 DNA 분석 기술이 발전되지 않아 어떤 결론도 낼 수 없었다. 해서 유해는 다시 기념비 아래 안장됐고 두 사람의 연구는 하나의 의견으로 분류됐다. 그런데 최근 다른 세 사람이 이 문제를 다시 들여다보고, 발전된 DNA 분석 기법 덕분에 두개골의 DNA가 풀라스키 후손들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1.7% 정도는 두 성을 모두 갖고 태어난다. 멉스 박사는 어릴 적부터 남자로 양육된 풀라스키가 자신이 여성이거나 양성이란 사실을 믿지 못하고 다만 “뭔가 잘못됐다”는 점만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시절로 돌아가도 그들은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모던 패밀리’ 이사강♥론, 입대 앞두고 2세 계획

    ‘모던 패밀리’ 이사강♥론, 입대 앞두고 2세 계획

    이사강, 론이 입대로 인한 강제 이별을 앞두고 임신 계획을 세운다. 5일 방송될 MBN ‘모던 패밀리’에는 이사강과 론이 입대 전 최대 고민인 임신 계획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것은 물론, 산전 건강검진을 통해 시한부 신혼생활을 알차게 쓰는 모습이 그려진다. 앞서 “사형제를 낳을 것”이라는 풍수지리 선생님의 예언을 듣고 싫지 않은 기색을 보였던 터. 7회 방송에서도 이사강과 론은 능이백숙 보양식 외식에 나선 뒤 자연스레 2세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론은 “아들 딸 골라 낳는 법을 인터넷으로 공부했다”면서 배란일을 계산한 관계법, 남자는 헐렁한 옷을 입는 것이 좋다는 팁 등을 아내에게 진지하게 전수한다. 이사강은 자신을 위해 백숙 살을 일일이 발라주는 자상한 남편을 보고는, “당신 닮은 아들을 낳고 싶다”며 달달한 키스와 스킨십을 이어간다. 하지만 두 사람의 임신 계획은 큰 변화에 부딪친다. 론이 3월 말 입대 영장을 받았다. 9일 입대를 하는 것. 마흔의 나이에 ‘곰신’이 되어 혼자 남겨질 이사강이 안쓰러운 론은 “(만약 지금 임신을 하면) 여자 혼자서 병원 다니고 힘들 텐데, 군 제대 몇 달 전에 임신을 하는 게 어떨까?”라고 변화된 마음을 털어놓는다. 입대를 앞두고 건강검진 센터를 방문한다. 서로의 건강을 체크하고 11세의 나이 차로 인해 임신 계획에 문제가 없는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것. 본격적인 산전 검진에 돌입한 론은 항문을 통한 전립선 초음파 검진 방법에 외마디 비명소리를 질러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나아가 이사강은 의사로부터 냉동 난자 시술을 추천받은 후 진지한 고민에 빠진다. 두 사람의 건강검진 결과를 비롯해, 입대를 앞두고 마지막 스튜디오 녹화에 참여한 론이 어떠한 소감을 남겼는지 본 방송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한편, MBN ‘모던 패밀리’는 5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겁에 질린 유기견이 구조자에게 보인 반응

    겁에 질린 유기견이 구조자에게 보인 반응

    차가운 눈 속에 버려진 강아지 한 마리가 겁에 질린 울부짖음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3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유기견 구조대로 활동 중인 도나 로치먼이 촬영한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에는 멍과 상처로 온몸이 뒤덮인 강아지 한 마리가 눈 덮인 기둥 옆에서 떨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도나는 “불쌍한 이 강아지는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면서 “강아지는 무서움에 벌벌 떨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영상 속 강아지는 도나가 구조를 위해 가까이 다가오자 겁에 질린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보통 개들의 울음소리와는 확연히 다른 비명소리에 가깝다. 개는 공포에 떨면서도 기력이 없는지 도망가지는 못한다. 도나가 개를 안심시키기 위해 ‘괜찮아’를 반복적으로 말하지만 개는 계속해서 울부짖으며 도나를 경계한다. 개에게 다가간 도나는 목줄을 개에게 조심스럽게 씌운다. 그제야 개는 벌떡 일어나 더 서럽게 울부짖는다. 하지만 이내 도나가 자신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걸 깨달은 개는 도나의 손길을 허락한다. 도나는 두려움과 안도감이 뒤섞인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개를 쓰다듬어주며 자신의 차로 데리고 간다. 도나는 “괜찮아. 우리는 너를 따뜻하게 대해줄 거야”라면서 “겁내지 말고 나와 함께 가자”고 개를 안심시킨다. 놀랍게도 개는 도나의 말을 알아들었다는 듯 꼬리를 흔들고 도나를 핥는다. 이후 개는 병원으로 옮겨져 검사를 받았고, 감염과 척추측만증 등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나는 “개는 생후 7개월 정도 됐고 매우 상냥한 성격”이라면서 “치료를 받은 후 새로운 가정에 입양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영상=Stray Rescue of St.Louis Official/유튜브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만취 벤츠, 어머니 앗아가” 음주운전 강력 처벌 청원 국민 22만명이 응답했다

    지난해 경인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딸이 가해자를 강력히 처벌해 달라며 제기한 청와대 국민청원에 22만명이 넘는 누리꾼이 동의했다. 지난 2월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어머니를 살해한 음주운전자에게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졌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22만 5638명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 답변 요건(30일간 20만명 이상 동의)을 갖췄다. 지난해 10월 3일 오전 2시 12분쯤 경인고속도로 부평나들목에서 임모(35)씨가 일으킨 8중 추돌 사고로 숨진 김모(55)씨의 딸이라고 밝힌 유모(31)씨는 청원 글에서 “만취 운전자가 몰던 벤츠 차량이 신호 대기 중이던 어머니 차량을 전속력으로 들이받았다”면서 “이 사고로 어머니는 가족의 아침 식사거리로 준비한 닭갈비 재료를 뒤집어쓴 채 비명 한번 지르지 못하고 사망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고(故) 윤창호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국을 울렸고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법이 제정되었지만 1심 법원은 가해자에게 징역 2년만을 선고했다”며 “가해자가 솜방망이 처벌조차 무겁다고 항소한 상황에서 더이상 상식적인 판결을 기대할 수 없어 국민 여러분의 도움을 간절히 요청드리고자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청원은 저의 어머니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어머니, 아버지, 나아가 국민 모두를 위한 것이다. 음주운전 사고는 본인의 주의만으로 피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음주운전 자체를 좌절시킬 무거운 형벌 체계가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창호(당시 22세)씨는 지난해 9월 부산 해운대에서 인도를 걷다가 만취운전자 차량에 치여 15m나 튕겨나가는 큰 사고를 당해 병원에서 46일 만에 숨졌다. 임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093% 상태에서 사고를 내 김씨를 그 자리에서 숨지게 하고 4명을 다치게 했다. 김씨는 해외 파견근무 중인 남편을 대신해 20년 가까이 보험사 영업사원으로 일하며 가장 역할을 했다. 김학준 기자 kimjk@seoul.co.kr
  • 온몸 난자당하면서도 “독립만세”… 익산 1만명 핏빛 저항 이끌다

    온몸 난자당하면서도 “독립만세”… 익산 1만명 핏빛 저항 이끌다

    이틀 후면 ‘익산 4·4만세운동’ 100주년이 된다. 전북 익산 지역민들이 장터에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일제의 수탈을 규탄한 만세운동이다. 그 중심인물인 문용기 열사를 취재하러 익산을 찾았다. ‘익산4·4만세운동기념사업회’ 전영철 회장이 마중을 나왔다. 만세운동 현장에서는 100주년 행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만세운동의 전말에 대한 설명을 듣고 역사의 현장을 둘러보았다. 전 회장은 “문 열사와, 함께 순국한 다섯 분의 열사들은 긴 세월 묻혀 있었다”면서 “기념공원이나 기념관 하나도 없는 현실이 죄스럽고 부끄럽다”고 말했다.만세운동이 벌어졌던 솜리장터를 돌아보고 운동의 중심체 역할을 한 남전교회를 방문했다. 남전교회는 산이 보이지 않는 너른 들판 한가운데에 있었다. 박종규 장로는 “살아남은 주동자들도 일제의 탄압을 견딜 수 없어 만주 등지로 뿔뿔이 흩어져 최근 재판기록을 통해서야 김치옥 열사 등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했다. 차를 타고 왠지 쓸쓸한 겨울 벌판을 달리니 문 열사의 고향 마을인 관음마을이 나타났다. 열사의 생가는 사람이 살지 않는 듯 마치 폐가처럼 보였다. 생가임을 알려 주는 표지판도 없어 찾기가 쉽지 않았다.전북 지역에는 19세기 말부터 미국 남장로교에서 파견한 선교사들에 의해 일찍이 교회가 들어섰다. 남전교회는 1897년 문 열사의 고향 이웃마을인 익산 오산면 남전리에 미국인 선교사 전킨이 세운 교회다. 오산면의 위치는 익산 도심의 서쪽, 호남평야의 북쪽이며 아래로 만경강과 접해 있다. 기름진 옥답을 일제가 가만둘 리 없었다. 궁벽한 농촌이었던 익산을 일제는 신도시로 만들어 수탈 기지로 이용했다. 일본인들은 빼앗은 토지에 농장을 세워 한국인을 소작농으로 부리며 착취했다. 문 열사는 1878년 5월 19일 오산면 오산리에서 태어났다. 한학을 공부해 서당에서 훈장을 하던 열사의 인생에 전환점이 된 것은 기독교 귀의였다. 남전교회 평신도로 교회 일을 돕다 군산영명학교 보통과에 입학했다. 이때 나이가 24세였다. 훈장 경력을 인정받아 한문 교사를 겸했다. 30세 되던 해에는 목포 왓킨스 중학교에 진학해 늦깎이로 신학문을 공부했다. 열사는 이승만과 인연이 있다. 선생보다 세 살 위인 이승만은 미국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해 YMCA 활동을 하면서 지방 강연을 다녔는데 이때 열사와 만났다. 두 사람은 여관방에서 시국을 토론했으며 이승만의 강연에 열사는 찬조 연설을 했다고 한다. 이승만은 광복 후 익산으로 가서 열사를 찾았지만, 순국한 사실을 알고 몹시 애통해하면서 일필휘지로 순국열사비 비문을 썼다. 1911년 학교를 졸업한 열사는 상당한 영어 실력을 갖추게 됐다. 함경도 갑산의 미국인 금광에 취직해 통역사로 일한 것도 영어 실력 덕이었다. 열사는 8년 동안 근무하며 받은 적지 않은 보수를 만주와 상하이에서 활동하는 독립운동가들에게 보냈다. 금광에서 열사는 3·1만세운동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열사는 급히 고향으로 내려왔다. 독립운동을 돕던 그가 만세 시위를 주도적으로 모의한 것은 당연했다. 남전교회 집사 김치옥과 박성엽이 열사를 찾아왔다. 기다렸던 일이었다. 두 집사는 거사를 조직화하는 일을 맡았고 열사는 도남학교 학생 박영문, 젊은 교인들과 재학생들을 설득했다. 익산 인근의 교회에도 연락해 동참하겠다는 응낙을 받았다. 거사일은 솜리(이리·裡里) 장날인 4월 4일로 정했다. 사흘 밤낮을 뜬눈을 새우다시피 하며 수천 개의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만들었다. 드디어 1919년 4월 4일 오전. 남전교회에 교인과 마을 사람들 150여명이 모였다.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한 묶음씩 받아 여자들은 허리춤에, 남자들은 바짓가랑이 속에 숨기고 솜리장터로 향했다. 먼발치서 지켜보았던 아낙네는 뭉게구름이 들녘을 하얗게 뒤덮는 듯 시야에서 사라져 갔다고 증언했다. 몇 시간 후 정오. 장터 네거리에 빨간 글씨로 ‘조선독립만세’라고 쓴 깃발이 펄럭였다. 교회 교인들, 천도교 지도자, 민족운동지도자들도 참가했다. 도남학교 등 수백명의 어리고 젊은 학생들도 모여들었다. 이들은 모여든 장꾼들에게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나눠 주었다. 군중은 금세 1000여명으로 불어났다. 낮 12시 30분쯤. 흰색 두루마기를 걸친, 기골이 장대한 40대 남성이 군중 앞에 섰다. 문용기 열사였다. 오른손에 ‘조선독립만세’라고 쓴 깃발을 들고 있었다. 열사는 우렁찬 목소리로 연설하고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기 시작했다. “조선독립만세, 조선독립만세….” 군중은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께 목이 터져라 만세를 불렀다. 열사는 시위대를 이끌고 수탈의 핵심부 대교농장으로 향했다. 군중은 순식간에 1만여명으로 불어났다. 농장을 지키던 헌병대는 군중이 정문으로 접근하자 공포를 쏘았다. 급기야 맨손으로 만세를 부르던 군중을 향해 실탄 사격을 시작했다. 일본인 소방대와 농장원 수백명도 칼과 곤봉, 갈고리를 닥치는 대로 휘두르고 찍어댔다.군중은 일시 흩어지며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열사는 군중을 독려하며 더 큰 목소리로 만세를 불렀다. 이때 일본 헌병이 칼을 빼 들더니 태극기를 들고 있던 열사의 오른팔을 내리쳤다. 순간 비명을 질렀으나 열사는 왼팔로 태극기를 집어 들고 만세를 외쳤다. 그러자 헌병은 왼팔마저 자르고는 가슴과 복부를 찔러 열사를 숨지게 했다. “여러분 여러분, 나는 이 붉은 피로 우리 대한의 신정부를 음조(陰助)하여 여러분들이 대한의 신국민이 되게 하겠소”라고 힘겹게 외치고는 고개를 떨구었다. 열사의 나이 41세였다. 일제도 보고서에 “수모자(首謨者)의 1인이 절명에 이르기까지 만세를 창(唱)했다”고 적시했으니 그가 문 열사였다. 열사의 죽음을 목격한 지도자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시위대를 이끌었다. 도남학교 학생 박영문과 남전교회 청년 신도 장경춘이 총에 맞아 “억” 하면서 쓰러졌다. 54세로 춘포면의 어른이었던 ‘박참봉’ 박도현과 서정만도 총탄에 맞았다. 이충규도 순국했다. 20여명은 크게 다쳤고 39명이 체포됐다. 유족들은 일경이 방해하는 바람에 한밤중에 도둑처럼 시신을 거둬 거적에 말아 묻었다. 살아남은 주모자 가족들은 일경의 감시를 피해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며 유랑생활을 하다시피 했다.“나물 많이 캐 오세요.” 거사일 아침, 집을 나서는 노모와 아내에게 열사는 이런 마지막 말을 남겼다. 사망 소식을 들은 부인 최정자 여사는 남편의 시신을 거둬 뒷산에 묻었다. 피로 얼룩진 한복 저고리와 두루마기는 보관하고 있다가 해방 후 멍석에 펴 놓고 가족들과 예를 올리고 대성통곡했다. 열사가 최후의 순간에 입었던 이 혈의(血衣)는 며느리 정귀례 여사가 기증해 현재 독립기념관에 보관돼 있다. 그런데 옷소매가 잘린 흔적이 없다. 양팔이 잘렸다는 내용은 박은식의 ‘한국독립운동지혈사’에 들어 있다. 이에 대해 주명준 전주대 명예교수는 “이준 열사가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서 할복하여 내장을 꺼내어 던지고 순국했다는 말과 동일한 경우”라면서 “과장 어린 표현을 써서 민족감정을 불러일으켰으니 터무니없다고 나무랄 일은 아니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어쨌든 여러 군데를 난자당해 숨진 것은 분명하다. 김치옥, 박동근, 전창여, 강성원 등 주동자들은 목숨을 건졌지만 체포돼 재판을 받았다. 이들은 법정에서 “우리가 조선의 독립만세를 부른 것이 죄가 되는가”라고 부르짖었다. 김치옥은 잔인한 고문으로 사경에 이르자 석방됐지만, 후유증으로 정신이상을 일으키고 반신불수가 됐다고 한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동면 중인 곰 가족 살해하는 부자 밀렵꾼

    동면 중인 곰 가족 살해하는 부자 밀렵꾼

    미국 동물 보호단체인 휴먼 소사이어티 오브 유나이트 스테이츠는 나무 굴 속에서 동면중인 어미 흑곰 한 마리와 새끼 두 마리를 무자비하게 총으로 쏴 죽인 한 부자(父子) 밀렵꾼 모습을 공개해 많은 네티즌들이 공분하고 있다. 물론 이들의 행위는 불법적일 뿐 아니라, 그 밀렵 행위에 있어서 매우 잔인하고 충격적이다. 지난해 4월 미국 알래스카주 알래스카만에 위치한 에스더섬의 흑곰 생태 연구용으로 설치된 폐쇄회로(CC)TV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힌 현장 모습을 지난 29일 ‘더 선‘, ‘라이브릭’ 등 여러 외신이 전했다. 영상은 앤드류 레너(41)와 그의 아들 오웬(18)이 상의를 탈의한 채 스키를 타고 곰이 동면해 있는 나무굴 입구에 도착하는 걸로 시작한다. 주위를 살핀 후,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아버지 앤드류는 어미곰을 향해 정조준한 후 총을 발사한다. 그 후 이들은 나무 입구 가까이 접근해 비명을 질러대는 새끼 곰의 절규를 외면한 채 다시 한번 방아쇠를 당긴다. 발사 후, 살아있는 다른 새끼 곰이 비명을 질러대자 또다시 총을 발사하고 만다. 이렇게 어미 곰 한 마리와 새끼 곰 두 마리가 이 부자의 잔인함에 처참히 희생됐다. 사격을 모두 마친 아버지 앤드류가 “곰이 쓰러졌다”고 말하자 아들은 “너희들은 결코 우리 인간들과 함께 할 수 없다”며 “우리는 너희 곰들을 죽이기 위해 어디라도 갈 거다”라고 말한다. 정말 그 아비에 그 아들이다. 그들은 죽은 어미 곰을 굴 속에서 꺼낸 후, 하이파이브까지 한다. 평화롭게 살아가던 곰 가족을 너무나 쉽게 죽인 후, 자연스럽게 사진포즈까지 취하며 곰 가죽을 벗겨 봉투에 담는 모습에선 말 문이 막힌다. 그리곤 태연하게 현장을 떠난다.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불법 밀렵 이틀 후, 다시 이곳을 찾아 나무굴 속에서 죽은 새끼 시체를 꺼내 봉투에 담아 유기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행위를 아들과 함께 한 아버지의 행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자신이 가르친 잔인함이 아들에게 그대로 학습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걸까. 아니면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이미 양심의 가책이 파기되버린 걸까. 아직 십 대 나이인 아들에게 이런 끔찍한 일들을 서슴없이 ‘체험’시킨 아버지의 행위는 강력하게 처벌해야 마땅할 듯하다. 결국 이들은 지난 1월 곰 가족을 죽인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재판 결과 아버지 앤드류는 징역 5개월에 집행유예 2개월, 벌금 3,200여만 원을 받았고 아들은 집행유예와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 아버지 앤드류는 10년, 아들 오웬은 2년 간의 사냥 면허 또한 취소됐다. 아무 죄 없는 세 마리 곰의 생명을 잔인하게 앗아간 대가치곤 한 없이 가벼운 형량 아닐까.사진 영상=Black & White TV 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전남 나주에서 발견된 안중근 숭모비 광주 공원에 재배치하나

    25년 전 사라진 후 행방이 묘연했던 ‘전국 제1호 안중근 의사 숭모비’가 전남 나주에서 발견되면서 제자리로 복원하자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29일 안중근 의사 숭모비 재건립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995년 이후 사라졌던 안중근 숭모비가 최근 전남 나주의 한 농부에 의해 발견됐다. 광주시와 추진위는 공동으로 현 소유자로부터 기증 절차를 밟고 재건립에 나서기로 했다. 광주시와 추진위는 향후 시민공청회 등을 거쳐 복원 장소와 시기·방법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추진위 등은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일인 10월26일에 맞춰 애초 숭모비가 있었던 광주공원 일대에 복원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숭모비는 광복 후 전국 최초로 광주에 세워졌다는 역사적 가치가 있다. 추진위는 그런만큼 숭모비가 항구적으로 유지·관리되고 교육시설로 활용될 수 있도록 국립나주박물관 등 문화재 관련 시설의 연계 전시 등을 추진키로했다. 또 국가보훈처의 협조를 받아 숭모비가 국가현충시설로 지정될 수 있도록 힘쓰기로 했다. 이번에 발견된 안 의사 숭모비는 해방 이후 전국에서 처음인 1961년 광주 남구 광주공원에 세워졌다가 1987년 현재의 광주 중외공원(북구) 자리로 옮겨졌지만 1995년 돌연 사라졌다. 안 의사 동상 제막 당시 숭모비 좌대를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비석이 감쪽같이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영원히 사라질 뻔했던 숭모비를 다시 찾은 것은 나주에서 농사를 짓는 이모(47)씨의 공이 컸다. 이씨는 3년 전 고향인 나주 다시면에 주택을 신축하던 중 조경석이 필요해 금천면의 한 석재상을 찾았다. 이씨는 돌무더기에 가려진 채 일부 모습을 드러낸 비석에서 한문 전서체로 ‘안중근’이라고 새겨진 이름을 발견했다. 순간 예사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이내 발길을 돌렸다. 이후 3년이 훌쩍 지나갔다. 비석을 기억 속에서 잊고 있던 이씨는 지난달 25일 식사를 하기 위해 찾은 나주의 한 식당에서 ‘사라진 안중근 의사 숭모비를 찾는다’는 신문기사를 접하게 된다. 이씨는 순간 3년 전 봤던 비석이 안 의사 숭모비일 것으로 확신하고 다시 나주 금천면의 석재상을 찾아갔다. 비석에 ‘大韓義士 安公重根 崇慕碑’(대한의사 안공중근 숭모비)라는 비명을 확인한 이씨는 안 의사 숭모비가 확실하다고 생각을 굳혔다. 이씨는 최근 자비 600만원을 들여 숭모비를 매입해 자택 앞마당에 포장을 씌워 보관 중이다. 그는 숭모비가 원래 있던 자리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광주시에 기증의사를 밝혔고, 이후 광주시는 진품 여부를 확인한 뒤 기증 방식과 절차를 논의 중이다. 이 숭모비는 검은 색이 맴도는 국내산 오석(烏石)으로 제작됐다. 규격은 높이 2m70㎝(아홉자), 가로 길이·두께 각각 90㎝(석자) 크기로 확인됐다. 광주시는 안중근 의사 기념사회회 등과 논의를 거쳐 공주공원 옛 자리에 숭모비를 재 배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서울광장] 토착왜구가 애국자로 둔갑한 현대사의 비극/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토착왜구가 애국자로 둔갑한 현대사의 비극/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역사란 민족의 정체성을 이어 주는 뿌리다. 과거의 역사는 현재의 우리를 만들고, 과거와 현재가 모여 미래의 역사를 창조해 나가는 이치다. 단채 신채호의 말처럼 역사는 민족의 혼이자 뿌리인 까닭에 왜곡된 역사는 국가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친일파’들이 자행한 근현대사의 역사 왜곡이다. 변신에 능하고 대세의 움직임에 민감한 이들 친일파는 해방 후 반공투사로 둔갑해 독립운동가들과 민족주의자들을 ‘빨갱이’로 탄압했다. 당시 해방 공간에서 숨죽이던 친일파들은 남한 사회에 몰아친 ‘빨갱이 타도’ 분위기에 편승해 출세 가도를 달렸다. 대표적인 예가 의열단을 이끌었던 약산 김원봉과 일제 악질 고등계 형사 노덕술의 사례다. 일제시대 친일파들의 민족 반역 행위를 조사·처벌하기 위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가 강제 해산된 이후 친일파들의 행동은 더욱 노골화됐다. 독립투사들이 치를 떨었던 노덕술은 당시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3개의 무공훈장을 받으며 완벽한 애국자로 둔갑했다. 이 즈음 해방 공간에서 몽양 여운형과 함께 좌우합작 운동에 앞장섰던 김원봉이 거꾸로 친일파들에게 조사를 받는 어쩌구니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임시정부에서 활약했던 정정화 여사의 ‘정강일기’에 당시 상황이 자세히 묘사돼 있다. “평생 조국 광복에 헌신했고 의열단의 의백이었던 그가 악질 왜경 출신자에게 조사를 받고 고문을 당했다. 약산은 사흘을 꼬박 울면서 ‘해방된 조국에서 왜놈 등살에 언제 죽을지 모른다’고 한탄을 했다.” 독립운동가 시절 단 한번도 잡히지 않았던 항일운동의 거두가 해방 후 악질 친일 경찰 출신에게 빨갱이로 몰려 고문을 당했다는 것 자체가 역사의 비극이다. 17세 여학생 유관순을 고문해 죽였던 정춘양(총독부 하급관리)이 해방 이후에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악질 친일파들을 모아 반공투사·애국자로 세탁해 준 인물이 바로 이승만이다. 역사의 비극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관동군 헌병교습소 출신인 김창룡을 보자. 만주국 헌병보조원 시절 만주 항일 조직 체포에 혁혁한 공을 세워 헌병 오장으로 특진했다. 해방 후 고향(함경남도 영흥)에서 일제에 협력한 전범(戰犯)으로 체포돼 사형 선고를 받았지만 이송 도중 탈출해 남한으로 온다. 공산주의 척결에 공을 세운 그는 이승만의 ‘양자’로 권력을 전횡하다가 1956년 군 반대파의 손에 처단되지만 장례식은 최초의 국군장으로 치러질 정도로 애국지사 대접을 받았다. 이승만이 직접 묘주명(墓主名)이 됐고, 묘비명은 친일 역사학자의 거두였던 이병도가 썼다. 이병도는 당시 묘비에 “아! 이런 변이 있을까. 나라의 큰 손실이구나. … 그 혼은 기리(길이) 호국의 신이 될 것”이라고 기술했다. 대표적인 식민사관론자인 이병도가 반공투사로 변신한 친일파 김창룡의 묘비명을 썼다는 것은 반공을 호신술로 삼은 친일파들의 변신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탐사보도 전문지인 뉴스타파에 따르면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훈장과 포장을 받은 친일 인사는 총 222명에 달한다. 일제강점기 친일에 앞장섰던 인물들이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반공’을 내세워 훈장도 받고 애국자로 둔갑한 것이다. 친일파라는 말은 원래 1894년 갑오개혁 당시 일본이 만든 용어이고, 당시 조선에서는 토왜(土倭·토착왜구)라는 말이 널리 통용됐다. ‘친일파’는 사리사욕을 위해 일제 침략에 협조했거나 일제를 등에 업고 동족들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국권 탈환을 위한 독립운동을 방해한 자들을 총칭하는 말이다. 21세기 글로벌 시대 친일파 청산이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일각의 주장도 있지만, 상황을 피상적으로 바라보는 단견에 가깝다.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친일파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것과 아직도 그 후손들이 여전히 주류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매국과 편법으로 쌓아 올린 부와 권력이 2대, 3대로 이어진 상황에서 사회 정의를 확립하고 민족 통합을 이룩하는 가치관 확립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박근혜·이명박 정권을 거치면서 공동체 존립의 대원칙인 ‘공정과 정의’가 무력화된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일본 아베 정권의 군국주의를 지지하면서 한반도 냉전 해체를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청산되지 못한 친일파의 뿌리가 21세기 극우보수 세력의 온상이 됐다는 것 자체가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다. oilman@seoul.co.kr
  • ‘나혼자산다’ 성훈, 이번엔 필라테스 도전 ‘고생길 예고’

    ‘나혼자산다’ 성훈, 이번엔 필라테스 도전 ‘고생길 예고’

    ‘나혼자산다’ 성훈이 필라테스에 도전한다. 오는 29일 방송되는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서는 성훈이 망가진 몸을 되돌리기 위해 필라테스의 세계로 입성, 자기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넣는 도전 정신의 끝(?)을 보여준다. 지난 방송에서 성훈은 진정한 고수들만이 뛰어든다는 철인 3종 경기를 치르며 한계에 부딪혔다. 그러나 그 전부터 틀어진 골반과 휘어진 척추, 상한 무릎 관절로 고생을 했던 성훈은 건강상의 총체적 난국을 바로 잡기 위해 필라테스에 도전해 ‘나 혼자 산다’의 진정한 챌린저로 거듭날 예정이다. 막상 수업에 돌입한 성훈은 동작 하나하나에 비명을 금치 못할 뿐 아니라 강사의 AI급 빠른 수업 진행을 따라가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해 심상치 않은 고생길이 펼쳐질 것을 예감케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원한 라이벌인 호랑이 관장님 양치승까지 수업에 가세, 힘겨워하는 성훈의 모습에 신난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고. 하지만 성훈을 약올리기 위해 직접 기구 위에 오른 관장님 마저 고통에 몸부림쳐 시청자들의 폭풍 웃음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한편, MBC ‘나혼자산다’는 오는 29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英 맹견, 여아 공격해 중상입혀…견주 “우리 개는 안물어요”

    英 맹견, 여아 공격해 중상입혀…견주 “우리 개는 안물어요”

    영국에서 맹견 한 마리가 아이를 습격한 사고로 재판에 넘겨진 개 주인에게 최근 집행유예 판결과 평생 개 사육 금지 명령이 내려졌다고 미러닷컴과 메트로 등 현지매체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랭커셔주 프레스턴에 사는 당시 만 4세 여자아이 틸리 베이지(5)는 밖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근처에 사는 돈 홀트(41)의 반려견으로 맹견으로 유명한 핏불테리어 시저(12)에게 습격당해 크게 다쳤다. 아이는 이 사고로 왼쪽 눈 누소관(눈물관)이 파열됐고 눈 주위와 두상 부분에도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며 심지어 두개골 일부가 골절되기도 했다. 당시 아이의 비명을 듣고 개의 공격을 중간에 막은 워런 하드필드(31)는 “개는 아이를 마치 인형처럼 물고 흔들었다”면서 “아이는 피투성이가 돼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이 사고로 누구보다 큰 충격을 받은 아이아머니 린 베이지(31)는 처음에 피투성이가 된 딸을 보고 그림물감을 뒤집어쓴 것이라고 착각했다. 하지만 이내 많은 양의 피라는 것을 알고 두려워 몸을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아이는 심각한 부상으로 무려 9시간 동안 응급 수술을 받았다. 그 후에도 두 차례 더 큰 수술을 받았으며 앞으로도 몇 차례 더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병원 측은 설명한다. 하지만 아이는 몸에 생긴 상처 이상으로 마음도 크게 다친 모양이다. 아이어머니가 “딸은 늘 명랑한 아이였지만 사고 이후 자신감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또한 어머니는 “개 주인은 딸이나 우리 가족에게 어떤 사과도 하지 않았다. 한 마디라도 했으면 재판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그런데 개 주인은 오히려 딸이 잘못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개 주인은 사고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내 개는 아이를 물지 않았다. 아이가 너무 가까이 다가온 것이 나쁜 것이지 개는 단지 아이를 잡으려고 발톱으로 긁은 것일 뿐”이라면서 “아이의 두개골 골절은 넘어지면서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개 때문이 아니다. 아이가 잘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를 본 많은 사람은 개 주인을 비난했고 심지어 일부 네티즌은 개 주인에게 협박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프레스턴 지방법원에서 열린 이 재판에서 개 주인의 변호인은 “의뢰인은 반성하고 있다”고 대변했다. 하지만 법정에서도 개 주인은 피해자나 그 가족에게 사과의 말 한 마디도 없이 피해자를 비난하는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사이먼 뉴얼 판사는 “피해자의 상처는 개가 발톱으로 할퀸다고 해서 생기는 수준이 아니다. 피고인은 사과도 없이 오로지 피해자의 책임이라고 무책임하게 변명만 하고 있다”면서 “대부분 아이는 개를 보면 만지고 놀고 싶은 생각을 먼저 할 만큼 순진무구한데 맹견에 관한 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아이가 개에게 물리는 경우가 있으므로 아이와 개를 놔두는 것이 아니라 주인이 옆에서 지켜야 했다”고 질책했다. 결과적으로 개 주인은 징역 3개월과 집행유예 18개월 판결을 받아 실형은 면했다. 하지만 무급 노동 140시간, 평생 개 사육 금지 명령이 내려졌다. 덧붙여 아이를 공격한 개에 대해서는 판사가 안락사 처분을 명령했다. 아이어머니는 언론을 통해 이번 재판 결과와 함께 딸이 개에게 습격당한 직후의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맹견을 키우는 사람들 역시 개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끊임없는 비명으로 고통 주는 좀비들… 우리 곁에 있었네

    끊임없는 비명으로 고통 주는 좀비들… 우리 곁에 있었네

    영화와 드라마 등 대중문화의 소재로 인기를 끌고 있는 좀비물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극단 ‘고래’의 ‘비명자들 1’이다. 끊임없는 비명으로 주변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물리적 충격을 가하는 상대에게 같은 강도의 고통을 되돌려주는 비명자들.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퍼져 나가는 ‘비명자들’은 어디서 온 것일까. 지난 22일부터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개막한 ‘비명자들 1’은 비명자의 탄생 배경을 그린 작품이다. ‘비명자들’ 3부작 가운데 2017~2018년 먼저 무대에 올랐던 ‘비명자들 2’의 프리퀄에 해당한다. 연극은 아프가니스탄 미군 캠프의 파병 군인들이 무대에 오르며 시작한다. 무고한 희생자들이 살해당하는 현장을 목격한 기업가 2세 출신의 파병 군인 ‘요한’은 그날부터 아무런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한국으로 돌아와 ‘비명자’를 처단하며 이야기의 긴장감이 더욱 고조된다. 작품 속 비명자가 좀비를 형상화했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대중문화의 좀비물이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것처럼 이 작품 역시 비명자들의 정체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현재 모습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비정규직 문제, 세월호 참사, 정치권의 정쟁과 이념 대립 등 너무 많은 것을 담았다는 느낌도 들지만, 빠른 전개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연출 등은 이를 상쇄한다. 고통을 춤으로 표현한 박이표 안무가의 에너지 넘치는 안무와 박석주 음악감독이 준비한 연주팀의 라이브 음악은 무대를 풍성하면서도 깊이 있게 만든다. ‘비명자들 1’은 ‘2018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내년 예정된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인 ‘비명자들 3’는 비무장지대(DMZ)를 배경으로 그 경계 위에 살고 있는 비명자 마을의 이야기를 준비 중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끊임없는 비명으로 고통 주는 좀비들...우리 곁에 있었네

    끊임없는 비명으로 고통 주는 좀비들...우리 곁에 있었네

    ‘비명자들 3부작’ 중 두번째 무대비정규직·세월호 등 사회상 반영 영화와 드라마 등 대중문화의 소재로 인기를 끌고 있는 좀비물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극단 ‘고래‘의 ‘비명자들 1’이다. 끊임없는 비명으로 주변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물리적 충격을 가하는 상대에게 같은 강도의 고통을 되돌려주는 비명자들.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퍼져 나가는 ‘비명자들’은 어디서 온 것일까. 22일부터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개막한 ‘비명자들 1’은 비명자의 탄생 배경을 그린 작품이다. ‘비명자들’ 3부작 가운데 2017~2018년 먼저 무대에 올랐던 ‘비명자들 2’의 프리퀄에 해당한다. 연극은 아프가니스탄 미군 캠프의 파병 군인들이 무대에 오르며 시작한다. 무고한 희생자들이 살해당하는 현장을 목격한 기업가 2세 출신의 파병 군인 ‘요한’은 그날부터 아무런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한국으로 돌아와 ‘비명자’를 처단하며 이야기의 긴장감이 더욱 고조된다. 작품 속 비명자가 좀비를 형상화했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대중문화의 좀비물이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것처럼 이 작품 역시 비명자들의 정체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현재 모습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비정규직 문제, 세월호 참사, 정치권의 정쟁과 이념 대립 등 너무 많은 것을 담았다는 느낌도 들지만, 빠른 전개와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연출 등은 이를 상쇄한다. 고통을 춤으로 표현한 박이표 안무가의 에너지 넘치는 안무와 박석주 음악감독이 준비한 연주팀의 라이브 음악은 무대를 풍성하면서도 깊이 있게 만든다. ‘비명자들 1’은 ‘2018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내년 예정된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인 ‘비명자들 3’는 비무장지대(DMZ)를 배경으로 그 경계 위에 살고 있는 비명자 마을의 이야기를 준비 중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오빠들 뮤비 속 그 장소로… 방탄 순례단

    오빠들 뮤비 속 그 장소로… 방탄 순례단

    방탄소년단(BTS)은 단순한 인기 아이돌 그룹을 넘어서 어느덧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됐다. 그들이 음악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전 세계에 산재한 팬들에게 위안을 주고 삶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 ‘아이돌’을 통해 한복과 탈춤 등 한국 전통문화를 알리기도 했던 방탄소년단은 그간 뮤직비디오 등 촬영지로 국내의 숨겨진 장소를 발굴해 오기도 했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촬영지를 공식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지만 사진 한 장, 영상 한 컷도 허투루 지나치지 않는 국내외 팬들의 ‘성지순례’가 이어진 것은 당연하다. 방탄소년단의 흔적이 스민 대표적인 촬영지를 돌아봤다. 지도에서 양주, 강릉, 제천, 청주, 부안 등 다섯 곳을 선으로 이어 보니 숫자 7 모양이 나온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크게 틀고 이 ‘BTS 로드’를 따라 여행길에 올랐다.●‘봄날’ 뮤비 첫 장면 그대로… 양주 일영역 ‘봄날’ 뮤직비디오 첫 장면의 눈이 내리는 간이역. 뷔가 플랫폼 아래로 내려오더니 몸을 웅크려 철길에 가만히 귀를 기울인다. 멀리서 봄을 싣고 달려올 기차를 기다리는 듯하다. ‘BTS 로드’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서울 근교의 일영역이었다. ‘아미’라면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 촬영장소로 가장 먼저 떠올릴 곳이다. 경기 양주 장흥면에 위치한 이곳은 서울교외선상에 놓인 기차역으로 벽제역과 장흥역 사이에 있다. 1961년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했다가 2004년 여객열차의 운행이 중지됐다. 이름 없는 수많은 간이역 중 하나였지만 2017년 방탄소년단 ‘봄날’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지금은 사시사철 팬들의 발길이 이어진다.일영역에 도착하자 안쪽에서 휴대전화로 재생한 듯한 ‘봄날’ 음악과 함께 밝은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친구 세 명이 다양한 포즈를 지으며 사진을 찍어 주고 있었다. 그들의 손에 들린 ‘타타’(뷔가 만든 캐릭터) 인형과 ‘아미밤’ 덕분에 한눈에도 팬임을 알 수 있었다. 3년 전부터 방탄소년단 팬이 된 서은지(34)씨는 “뮤직비디오를 감명 깊게 봐서 오게 됐다. 팬들에게는 뜻깊은 장소”라며 웃었다. 팬이 아니라도 작은 간이역의 소박한 분위기를 느끼며 예쁜 사진 한 장 남기기에 손색없는 곳이다.일영역에서 차로 10분쯤 떨어진 장흥조각공원을 함께 둘러봐도 좋다. 형형색색 개성을 뽐내는 40여점의 조각들 사이로 쉬엄쉬엄 걷기 좋은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공원 내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에서는 제4회 뉴드로잉 프로젝트가 열리고 있다. 화가 장욱진의 예술정신을 재해석한 신진작가 80명의 작품 155점을 1층 전시실에서 볼 수 있다. 2층 상설전에서는 독창적인 조형세계로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장욱진 삶과 예술세계를 엿볼 수 있다. ●‘유 네버 워크 얼론’ 커버 속 버스정류장 재현… 주문진해변 ‘봄날’의 여운을 마저 느끼기 위해 다음 목적지 강원 강릉으로 이동한다. 서울양양고속도로로 한참을 달리다 양양에서 남쪽으로 꺾어진다. 동해고속도로를 타고 강릉 방향으로 조금 더 달리다 도착한 곳은 주문진해변이다. 1.5㎞ 해변이 길게 이어진 이곳은 강릉 최북단 해변이다. 주문리와 향호리에 걸쳐 있어 북쪽 일부를 향호해변으로 따로 부르기도 한다. 방탄소년단은 타이틀곡 ‘봄날’이 들어 있는 ‘유 네버 워크 얼론’ 앨범 재킷 촬영을 이곳에서 진행했다. 해변 주차장 근처에 ‘BTS 앨범재킷 촬영장소’라는 안내만이 큼직하게 서 있다. 강릉시는 지난해 해수욕장 개장에 앞서 방탄소년단 앨범 사진 속 버스정류장을 설치했다. 국내외에서 찾아온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음은 물론이다. 애써 찾아온 해변에 파도치는 바다와 백사장만 있었다면 괜스레 허무했겠지만, 똑같이 재현된 포토존 앞에 서자 사진 속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맑은 바다에 높게 일렁이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해변을 거닐다 주문진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수산시장 입구에 이르자 여유로운 해변과 대비되는 활기가 끼쳐온다. 대로변 양옆으로 늘어선 건어물 가게에서는 상인들이 쥐포, 황태채 등을 권하며 손님들을 부른다. 멸치, 홍합, 조갯살부터 큼직한 가오리까지 다양한 생선과 해산물이 바싹 말라 있다. 안쪽 좁다란 골목으로 들어서자 현대화되지 않은 진짜 전통시장이다. 복어, 오징어, 대게, 전복을 비롯해 온갖 종류의 수산물이 싱싱하다.●강릉까지 왔는데… 오죽헌·공방마을·카페거리는 들러야 강릉 시내 쪽으로 이동해 강릉의 역사를 대표하는 오죽헌에 들렀다. 5000원권 지폐의 인물 율곡 이이와 5만원권을 장식하는 그의 어머니 신사임당이 태어난 집으로 조선 중종 때 건축됐다. 사랑채 툇마루 기둥에는 추사 김정희의 글씨기 새겨져 있다. 몽룡실이라고 이름 붙은 별당 건물의 방 한 칸은 신사임당이 이이를 낳은 곳이다. 신사임당 영정이 모셔져 있다. 너른 마당에는 율곡송, 율곡매, 사임당 배롱나무 등이 수호목 역할을 하며 수백년간 자리를 지키는 등 재미난 이야깃거리가 가득하다. 오죽헌 옆 율곡기념관에서는 신사임당의 초충도 등 전시물을 감상할 수 있다. 오죽헌에서 나와 바로 앞 예술창작인촌(공방마을)을 둘러본다. 아기자기한 공예품을 파는 가게와 예쁜 카페들이 모인 곳인다. 가게 수는 많지 않아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지만 저마다 개성 있는 모습으로 여행객의 발걸음을 잡는다. 언제부턴가 ‘커피의 도시’로 불리게 된 강릉에는 곳곳에 커피향 가득한 멋진 카페가 많다. 골목골목에서 나만의 ‘인생 카페’를 발견할지도 모른다.●‘영 포에버’ 속 질주 장면 배경 모산비행장 아쉬운 발걸음으로 강릉을 뒤로하고 충북 제천으로 떠난다. 방탄소년단이 지나온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려 한다. 방탄소년단이 최근까지 이어온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직전 ‘윙스’ 이야기가 양주 일영역과 강릉 주문진해변 등에 걸쳐 있었다면 이제부터는 그보다 앞선 ‘화양연화’ 시리즈의 무대들을 둘러볼 차례다.제천 모산비행장은 제천 시가지 북쪽 끝에 자리 잡은 면적 18만여㎡의 시설로 육군 5019부대가 관리한다. 동서 정방향으로 뻗은 활주로는 약 1.1㎞ 길이로 곧게 뻗어 있다. 군사시설로 건설됐고 전투기가 뜨고 내렸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관제탑 없이 활주로 부지만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와 쉬어갈 수 있는 시민들의 휴식처로 쓰이고 있다. 비행장 한 편에 인공구조물 설치 금지, 폐기물·쓰레기통 무단 방치를 금지하고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경고 안내판이 서 있을 뿐이다. 다만 군사시설이라 내비게이션에서 ‘모산비행장’으로는 검색되지 않고 위성지도에는 논밭으로만 표시된다. ‘의림지동주민센터’로 검색해서 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활주로에 들어서자 ‘에필로그 : 영 포에버’ 뮤직비디오를 통해 익숙한 풍광이 펼쳐진다. 꿈을 가두는 철조망 미로를 헤치고 빠져나온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이곳에서 ‘넘어져 다치고 아파도/ 끝없이 달리네 꿈을 향해’라고 노래하며 힘차게 질주했다. 넓은 비행장 하늘 한복판에는 마침 뮤직비디오에서처럼 수백 마리의 새들이 무리지어 날아다닌다. 서쪽으로 저무는 저녁 해는 키의 세 배가 넘는 긴 그림자를 드리운다. 청춘의 상처를 보듬는 방탄소년단의 노랫말이 머리에 스치며 어딘가 애달픈 정취를 자아낸다. 시민들은 한가로운 오후 한때를 보낸다. 동네 어르신들이 조금 빠른 걸음으로 활주로 주변을 돌며 운동하고, 개를 끌고 산책 나온 사람들도 보인다. 자전거를 탄 초등학생 아이들은 함박웃음을 머금고 활주로를 내달린다. 아빠는 어린 아들의 손에 드론 조종기를 쥐어 준다.●3분 거리 의림지·의림지파크랜드 들러 보기 모산비행장에서 차로 3분이면 닿을 거리에 제천 대표 관광명소인 의림지가 있다. 걸어서도 20여분이면 갈 수 있다. 의림지는 둘레 18㎞, 수심 8~13m의 저수지로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함께 삼한시대부터 있었던, 가장 오래된 저수지 중 하나로 통한다. 신라 진흥왕 때 우륵이 개울물을 막아 둑을 쌓았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오리들이 잔물결을 내며 조용히 떠다니는 의림지 맞은편에서 방탄소년단의 ‘아이 니드 유’ 등 신나는 노래들이 시끌벅적하게 들려온다. 의림지파크랜드 바이킹에서 나오는 소리다. 교복 차림의 학생들이 두 팔을 하늘로 쭉 뻗어 만세를 부르고 즐거운 비명을 연신 내지른다. 1998년 개장한 놀이공원은 허름한 외관으로 마치 시곗바늘이 그 시절에 그대로 멈춰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범퍼카, 회전목마, 디스코팡팡 등을 즐기다 보면 어느덧 행복한 추억 속으로 빠져든다.●‘낫 투데이’ 청주연초제조창 복합단지로 탈바꿈 청주로 발걸음을 옮긴다. 평택제천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를 차례로 갈아타고 2시간쯤 달려 옛 청주연초제조창에 다다른다. ‘유 네버 워크 얼론’ 수록곡 ‘낫 투데이’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주차장과 건물 옥상이 이곳 연초제조창이다. 다만 낡은 옛 건물은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비즈니스 복합단지로 탈바꿈하기 위해 한창 공사 중이다. 방탄소년단의 흔적을 직접 볼 수 없어 아쉽지만 바로 옆에 지난해 말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헛걸음은 아니다. 옛 청주연초제조창은 1946년 경성 전매국 청주연초공장으로 개설된 뒤 58년간 담배를 생산했다. 이후 14년간 방치되다 공장 일부가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연면적 1만 9855㎡, 지상 5층 규모로 건립된 미술관은 수장공간 10개, 보존과학공간 15개를 구비하고 있다. 이곳의 독특한 점은 기존 미술관에서 작품을 보관하는 역할만 했던 수장고를 일부 개방해 관람객들이 수장된 상태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미술관들이 대개 백화점에 가지런히 전시된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면 이곳은 대형 창고형 매장에서 쇼핑하듯 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을 준다.5층 기획전시실에서는 개관특별전 ‘별 헤는 날:나와 당신의 이야기’가 열리고 있다. 국내 유명작가 15명의 작품 23점으로 구성돼 있는데 그중 15분짜리 싱글채널 비디오 ‘정상에 선 사나이’는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품은 1977년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에 등정한 산악인 고상돈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당시엔 전문 산악인이라는 직업이 없었기 때문에 고상돈은 이곳 연초제조창에서 일하며 등산활동을 이어 갔다. 영상은 일제의 담배 전매제도 도입, 국내 첫 양담배 생산, 직지심경 등 여러 이야기를 거미줄처럼 엮어낸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네 번째 분관인 청주관은 현재 기획전시실을 포함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미술관에서 도보로 20분가량 떨어진 수암골에서는 보다 소박한 미술 이야기가 이어진다. 청주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산동네 골목 곳곳에 벽화가 그려지면서 방문객이 늘었다. ‘제빵왕 김탁구’, ‘영광의 제인’ 등 여러 드라마의 주요 무대로 각광받았고 특색 있는 카페들이 하나둘 들어섰다.●‘세이브 미’ 뮤비 배경 포토존 마련된 새만금홍보관 이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는 전북 부안 새만금홍보관이다. 방탄소년단의 현란한 칼군무가 원테이크 기법으로 그려져 강한 인상을 남기는 ‘세이브 미’ 뮤직비디오가 새만금에서 촬영됐다. 홍보관 마당에는 이곳을 찾아오는 팬들을 위한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포토존 뒤편 울타리에는 멤버들의 이름과 ‘방탄 보라해’ 등 메시지가 빼곡히 적힌 리본이 줄줄이 매달려 있어 이미 많은 팬들이 다녀갔음을 알려 준다.부안에서 시간이 허락한다면 부안영상테마파크에 들러 봐도 좋겠다. 수많은 영화, 드라마가 촬영됐는데 최근작으로는 ‘물괴’, ‘왕이 된 남자’, ‘백일의 낭군님’ 등이 있다. 4만 6000여㎡ 넓은 부지에는 경복궁·창덕궁 등 왕궁부터 기와촌, 평민촌, 공예촌, 저잣거리, 방목장 등 다양한 장소가 조성돼 있다. 성곽을 따라 걸으며 조선시대 한양에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한 기분이 든다. 글 사진 양주·강릉·제천·청주·부안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봄방학 너무 좋아!’ 비키니 입고 깃대 오른 여성의 최후

    ‘봄방학 너무 좋아!’ 비키니 입고 깃대 오른 여성의 최후

    봄방학을 맞은 한 학생이 해변의 높은 깃대에 올랐다가 떨어지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19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0일 미국 텍사스 캐머런카운티의 사우스 파드레 아일랜드 해변에서 촬영된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에는 헤일리 호프겐이라는 여성이 비키니를 입고 깃대 꼭대기에 오르는 모습이 담겼다. 헤일리는 군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깃대를 오른다. 하지만 헤일리가 깃대 정상에 오른 지 몇 초 후, 깃대는 바람에 의해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어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깃대가 쓰러졌고, 헤일리는 해변으로 곤두박질한다. 순식간에 벌어진 사고에 지켜보던 사람들은 비명을 지른다. 헤일리는 “장대의 높이는 약 1.5m였다”면서 “땅에 떨어졌지만 오히려 ‘다시 열심히 올라가 보자’고 주변 사람들을 독려했다”고 덧붙였다. 헤일리는 깃대에서 떨어지며 약간의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영상은 소셜미디어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고 헤일리에게 ‘깃대녀’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다. 사진·영상=케이터스 클립스/유튜브 영상부 seoultv@seoul.co.kr
  • 아우슈비츠 기념관 “수많은 이들이 스러진 레일 위에서 균형잡기 사진 웬말”

    아우슈비츠 기념관 “수많은 이들이 스러진 레일 위에서 균형잡기 사진 웬말”

    독일 나치가 죽음의 수용소로 이용했던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를 보존하는 아우슈비츠 기념관이 수용소로 들어오는 철로 위에 올라가 몸의 균형을 잡으며 사진을 촬영하는 관광객들에게 희생자들을 제발 존중해 그러지 말라고 당부했다. 기념관은 19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에 관광객들의 사진들과 함께 글을 올려 “수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 간 역사적 상징인 이곳보다 평균대 위에서 걷는 방법을 익힐 만한 더 좋은 장소가 널려 있다”고 지적했다고 영국 BBC가 20일 전했다. 나치는 이곳에서 100만명 가까운 유대인과 주로 폴란드인 등 수만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글이 게재되자 기념관의 메시지를 지지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프란세스카란 이용자는 “아주 필요한 글이다. 우리의 사진 찍는 습관은 스스로 어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름 휴가에 찾게 되면 기념관의 사진 촬영 정책을 따르도록 명심하겠다. 여러분이 계속 해왔던 꼭 필요한 일에 감사드린다.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면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적었다. 모란 블라이스는 “수많은 무고한 이들이 살해당한 그곳을 사람들이 사진 촬영 장소로나 기억하고 환하게 웃으며 셀피를 찍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2014년 브리애나 미첼이란 10대 소녀가 아우슈비츠를 배경으로 환하게 웃으며 셀피를 찍은 것이 온라인에서 격렬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나중에 그녀는 휴대전화를 통해 살해 위협까지 받았다. 2017년에도 샤하크 샤피라란 이스라엘계 독일 작가가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에서 촬영한 12장의 셀피 사진 뒷배경을 아우슈비츠의 조형물이나 사진 뒷배경으로 바꿔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유대인 밀랍인형 앞에서 손가락 제스처를 하는 사진이나 묘비명 위를 뛰어다니고, 저글링 묘기 등을 하는 사진과 합성하기도 했다. 샤피라는 “사람들이 정말로 하고 있는 일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기 위해” 이런 일을 했다고 둘러대 더 호된 질타를 받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김금숙의 만화경] 죽고 싶어도 죽지 마

    [김금숙의 만화경] 죽고 싶어도 죽지 마

    그날 아침에도 그는 철물점 앞을 지났다. 철물점 아줌마는 “어느 ‘개저씨’ 짓이냐”며 한 손으로는 수도 호스를 잡고 물을 뿌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빗자루를 들고 가게 앞 주홍색 토사물을 신경질적으로 쓸고 있었다. 40대 중반의 그는 모른 척 지나가려다가 열 살 더 먹은 철물점 아줌마의 눈과 딱 마주쳤다. 순간 어정쩡하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빵집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문방구 아저씨는 그날 아침도 어김없이 9시 반에 출근했다. 가게 셔터를 올리고 문을 연 후 불을 켰다. 실내에 들여다 놓은 진열대를 가게 앞에 차례로 꺼내고 덮어 놓은 비닐을 걷은 후 진열대에 쌓인 먼지들을 털개로 탁탁 털어 냈다. 문방구 앞 빵집 안에는 빵집 남자가 새로 온 아르바이트생을 가르치는 듯 이리저리 손짓을 하고 바지런히 왔다 갔다 했다. 오후 2시가 다 돼 구둣방 아저씨는 점심으로 바지락 칼국수를 시켰다. 빵집 남자도 늦은 점심으로 순댓국을 먹으려고 빵집을 나서다가 바지락 칼국수를 먹는 구둣방 아저씨를 보고 같은 것을 시켜 먹어야겠다며 다시 빵집으로 들어갔다. 오후 4시 구둣방 아저씨 옆에서 붕어빵을 파는 아저씨가 포장마차를 잠시 아줌마에게 맡기고 담배를 한 대 태우려고 라이터를 찾았지만, 어디에 흘렸는지 보이지 않았다. 담배 한 가치를 입에 물고 주머니를 열심히 뒤지고 있는데 빵집 남자가 다가와 라이터를 켰다. 담배를 피우는 동안 특별한 대화는 없었고, 그저 “아이고 이 놈의 미세먼지! 이게 다 중국 때문이에요”라고 한마디 했다. 오후 5시 바지락 칼국수집 아저씨는 잔뜩 밀린 설거지를 끝내고 바람을 쐬러 밖으로 나왔다. 빵집 남자도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 오면서 그와 마주쳐 10분 정도 서서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칼국수집 아저씨는 워낙 일상적인 말이어서 어떤 대화를 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5시 20분 빵집 앞에서 노점상을 하는 할머니는 빵집 주인이 핸드폰을 받는 모습을 보았다. 전화를 받는 얼굴 표정이 그리 좋아 보이진 않았다. 마침 손님이 와서 상추를 팔고 새로운 상추를 꺼냈을 때 그는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오후 6시 반 빵집 근처에 도착한 빵집 남자의 딸은 아빠에게 전화를 했다. 며칠 전 별거 중인 엄마와 아빠가 다투었다. 빵집 딸은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말이 적은 아빠가 걱정됐다. 가게 문을 밀고 들어갔을 때까지도 빵집 남자는 딸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딸은 아르바이트생에게 아빠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아르바이트생은 지하에 내려간 지 한참 됐다고 대답했다. 그날 처음 빵집에서 일을 시작한 아르바이트생은 아빠를 부르며 계단을 내려간 빵집 딸의 비명을 듣고 아래로 달려 내려갔다. 119에 전화를 한 건 아르바이트생이었다. 곧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119가 도착했고 순식간에 동네 사람들이 빵집을 둘러싸고 모여들었다. 빵집 남자가 죽고 이틀 후 파리 출장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불 꺼진 빵집을 보았다. 5년째 이 동네에 살면서 단 한 번도 문 닫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파리 출장 가던 아침 짐가방을 끌고 공항으로 가던 길에 빵집에 들렀었다. 아르바이트생에게 카푸치노를 시켰는데, 빵집 남자가 오더니 직접 커피를 내리고 우유 거품을 만들어 시나브로 가루까지 톡톡 뿌린 뒤 카푸치노를 건넸다. 내가 기억하는 그의 마지막 모습이다. 카푸치노를 건네던 그의 모습이 자꾸 눈에 밟혔다. 오래전 친구 두 명도 자살을 했다. 충격과 슬픔으로 한동안 잠을 설쳤었다. 빵집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얼마 후 새 단장을 했다. 이제 그 남자의 자리에 낯선 여자가 서 있다. 그가 죽고 한 달 후 빵집은 다시 손님으로 가득하다. 빵이 맛있다고 금세 소문도 났다. 다시는 못 들어갈 것 같았던 빵집 문을 열고 카운터로 다가간다. 두근두근 내 심장 박동 소리에 내가 놀란다. 카푸치노를 시키고 황금색으로 잘 구어진 마들렌 하나를 고른다. 주홍빛 립스틱의 새 주인이 미소를 지으며 내게 커피를 건넨다. 빵집 문을 열고 거리로 나온다. 사람을 지난다. 혹시 저 사람들 중 그처럼 벼랑 끝에 서 있는 이 있을 텐데. 우리는 모른다. 하늘을 쳐다본다. 미세먼지로 매일이 뿌옇다. 그래도 살아 숨 쉬는 이 순간 아낌없이 행복하자.
  • “왜 맨발로 다녀!” 여객기 내 만취 남성들 간 유혈 난투극

    “왜 맨발로 다녀!” 여객기 내 만취 남성들 간 유혈 난투극

    영국 글래스고 프레스트윅 공항에서 스페인 테네리페 수르 공항으로 향하던 여객기에서 난투극이 벌어져 승객 두 명이 구금됐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만취한 남성 두 명이 아일랜드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 여객기에서 주먹을 휘두르며 몸싸움을 벌여 승객들이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고 보도했다. 싸움은 지난 16일 한 여성 승객이 맨발로 기내를 돌아다니면서 시작됐다. 당시 장면을 촬영해 SNS에 공유한 승객 벤 워드로프는 “한 여성 승객이 맨발로 화장실을 들락거리자 만취한 한 남자가 그녀에게 비난을 퍼부었다”고 설명했다. 벤에 따르면 만취한 남성이 여성에게 소리를 지르자 여성의 남자친구가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개입했고 싸움이 시작됐다.비행기가 착륙할 때쯤 싸움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고 서로에게 주먹을 휘두르던 두 남성은 급기야 한 쪽이 다른 한 쪽의 코를 깨물면서 피를 보고야 말았다. 벤이 공유한 영상에는 여성 승무원이 치고받는 남성 승객을 떼어놓으려 애쓰는 모습과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 담겨 있다. 누군가는 남자들이 나서서 싸움을 말려달라고 외치고 있다. 두 남성은 승무원과 승객들이 떼어놓기 전까지 싸움을 지속했고 코를 물린 한 사람은 얼굴에서 피가 흘렀다. 목격자들은 이들의 유혈 난투극이 짐칸까지 피가 튈 정도로 격렬했다고 전했다.벤은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 승무원이 남성 승객 사이에서 싸움을 말리려 애썼다. 싸움이 난 사람들 앞에는 어린 소년과 그 가족이 앉아 있었고 모두들 두려움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항공사 측의 신고로 두 남성 승객은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체포된 상태다. 라이언에어 여객기에서는 한달 전에도 기내에서 만취한 남성 사이에 난투극이 벌어져 비행기가 회항하는 일이 있었다. 당시 술 취한 남성이 여성 승객에게 접근하면서 벌어진 싸움은 승무원이 제지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다른 승객들이 말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글래스고 프레스윅에서 스페인 말라가로 향하던 비행기는 마드리드로 우회했다. 한편 스페인 테네리페 경찰은 이번 난투극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탑승객과 승무원을 포함한 항공기의 안전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면서 “우리는 기내 난동을 심각하게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서울광장] ‘밥’보다 주먹, 김경수 구하기/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밥’보다 주먹, 김경수 구하기/황수정 논설위원

    박근혜 사면론이 나온다. 천하의 명의(名醫) 화타와 편작을 모셔와도 못 살릴 줄 알았다. 전당대회에서 탄핵 정당성을 따질 때만도 자유한국당은 “덜 맞았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런 당의 수뇌부가 이제 대놓고 “사면” 운운한다. 누울 자리 보고 다리를 뻗는다. 지리멸렬에 퇴행으로 맷집 하나는 두둑한 한국당이다. 탄핵 2년 만에 겁없이 금기어를 봉인 해제한 배짱에는 근거가 보인다. 그들에게는 비빌 언덕이 있다. 청와대와 집권당의 ‘따로 또 같이’ 자책골 퍼레이드다. 청와대와 여당이 무슨 계산을 어찌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것이 ‘김경수 파동’이다. 드루킹 댓글 사건으로 법정 구속된 김 경남지사는 항소심에서 보석을 청구했다. 이를 놓고 여야는 또 드잡이를 한다. 도정(道政)을 위해서건, 개인 사유에서건 보석 신청은 김 지사의 자유다. 문제는 하나뿐인 집권당이 어째서 경남지사 한 사람의 전위부대를 이토록 과감하고 맹렬하게 자처하는가 하는 대목이다. 김 지사의 보석 신청 날짜를 맨 먼저 알려 준 것은 경남도청이 아니다. 이해찬 대표다. 1심 유죄 판결이 나자마자 당 지도부는 열일 제쳐 놓고 경남도청으로 내려가 궐기대회를 해 줬다. 전무후무할 집권당 차원의 판결문 분석 간담회도 보여 줬다. 2심 재판에서 불붙은 김경수 논쟁은 법치의 근간을 바닥까지 짓뭉개고 있다. 국민소득 3만 달러의 법률국가에서 일어날 유형의 일이라고 믿기 어렵다. 이쪽에서는 “2심 재판장도 적폐라서 (김 지사에게) 유죄 판결을 또 내릴 것”이라고 한다. 저쪽에서는 “주심 판사가 좌파여서 이번에는 무죄일 것”이라고 한다. 온 국민이 판사가 됐다. 양쪽 다 자신들 뜻과 다른 판결이 나오면 불복운동을 하겠다고 부르르 떨고 있다. 엎친 데 덮쳤다. 대법원은 김 지사를 1심에서 유죄 판결한 성창호 판사를 재판 업무에서 배제했다. 성 판사가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기소됐기 때문이라는데, ‘국민 판사’들은 다시 해석이 분분하다. 김 지사를 최종 판결까지 도정에서 배제하지 않아야 하는 논리라면 성 판사의 인사 조치도 부당하다는 시중 반박이 기다렸다는 듯 드세다. 이러니 민간의 소소한 재판정들은 어떻겠나. “저 판사도 고무줄 판사” 소리가 예사로 나온다. 법보다 주먹이 한참 가까워졌다. 국민을 편 갈라 무법천지 미개 시민으로 내모는 이 싸움판은 대체 근원이 뭔가. 김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아픈 손가락, 차기 대선 주자라는 이유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상황이다. 정권 창출의 정당성이 근본적으로 훼손될 수 있는 중대 사안이라는 것도 이쯤 되면 배부른 이유다. 왜 아닌가. 적폐 판사들을 추려낸 것 말고 사법부 개혁은 구성원들의 ‘공수’만 바뀐 모양새다. 대법원 판결쯤은 손바닥 뒤집히듯 한다. 민생 현장의 법 인식은 너덜너덜 고무줄이다. 조국 민정수석이 사법개혁의 화룡점정으로 밀어붙이는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로 불똥은 튄다. 쌍수 들어 환영했던 사람들이 과연 공수처가 순기능을 할지 회의를 품기 시작했다. 도 넘은 사법부 흔들기 속에 시작도 하기 전에 김이 새는 것이다. 이 치명상들과 맞바꾸는 김 지사 구하기는 그렇다면 넘치는 ‘경남 사랑’인가. 낯 간지러운 말은 하지도 말자. 지방이 전부 나쁜 상황들이지만, 창원 지역은 특히나 쑥대밭이다. 다음달 보궐선거 격전이 벌어질 창원은 정부의 주요 정책에 직격탄을 연발로 맞아 거의 뇌사 상태다. 국내 최대 민간 원전업체인 두산중공업과 협력사만 300여곳이 몰려 있다. 탈원전 정책에 비명이 나지 않을 재간이 없다. 어제 만난 사람한테서는 “줄도산에 생산 부품들이 야적장에서 고철 더미로 직행한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서울 집값 잡겠다는 부동산 대책에 집값은 집값대로 어느 도시보다 고약하게 내려앉았다. 내일 당장 정책들이 뒤집히면 모를까, 김 지사 한 사람이 돌아간다고 해결될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김경수 철도’(남부내륙고속철도)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았을 때 이런 유행어가 돌았다고 한다. “김 지사, 철도는 잘 쓸꾸마.” 편치 않은 민심의 압축판 아니겠나. 눈치가 있으면 절에서 젓갈을 얻어 먹는다. 집권당이 ‘김경수의 경남’이 진심 걱정된다면 도청에 우 몰려갈 일이 아니다. 계급장 떼고 민생 현장을 반나절만 잠행이라도 하는 게 순서다. 실익 없는 무법천지를 원하는 민심은 없다. 힘 가진 쪽이 제 마음 편하자고 민심을 어지럽히는 것은 오만이다. “이게 나라냐”가 “이건 나라냐”로 바뀌고 있다. 무서운 이야기다. sjh@seoul.co.kr
  • 4살아이 팔 물어 절단한 개, 안락사 막아달라…美 청원 논란

    4살아이 팔 물어 절단한 개, 안락사 막아달라…美 청원 논란

    최근 미국에서 한 남자아이가 개에게 팔을 물어뜯기는 끔찍한 사고로 장애를 안게 된 가운데 개 주인과 그 친구들은 개의 안락사를 막기 위해 온라인 청원 운동을 벌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미 폭스뉴스 등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안타까운 사고는 지난 3일(현지시간) 유타주(州) 데이비스 카운티 레이턴 시에서 일어났다.이날 오후 4살짜리 남아는 옆집 마당에 있던 개들과 놀고 싶다는 생각에 자택 뒤뜰에서 울타리 밑으로 옆집 쪽으로 양말을 낀 오른손을 집어넣었다. 그런데 ‘폴라’와 ‘베어’라는 이름의 두 시베리안 허스키 중 잿빛 털을 지닌 베어가 아이의 팔을 물고늘어진 것이다. 심지어 아이는 팔이 울타리에 걸려 제때 뺄 수 없었으며 팔을 빼려고 할수록 개는 더욱더 세게 아이의 팔을 물어뜯었다. 결국 아이는 오른손 전체와 팔 일부를 잃고 말았다. 당시 집 안에 있던 아이아버지는 아들의 비명을 듣고 재빨리 뛰어나왔지만, 이미 사고는 벌어진 상태였다. 그는 피가 철철 흐르는 아들을 보고 크게 충격 받았지만 살려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아들의 팔을 필사적으로 지혈했으며 911에 신고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에 따라 사고 현장에는 금세 경찰과 소방관 등 구급대원 10여 명이 출동했다. 아이의 팔은 어느 정도 지혈이 된 상태였기에 이들은 아이의 절단된 팔을 찾는 데 주력했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이에 대해 한 경찰 관계자는 “개들이 먹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손과 5~7.6㎝가량의 팔을 잃은 아이는 구급 헬리콥터를 타고 솔트레이크시티에 있는 한 병원으로 옮겨졌고 응급 봉합 수술을 받았다. 현재 아이는 다행히 안정을 되찾았으며 가족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한 수사관은 “아이는 헬기 안에서도 울음소리 하나 내지 않았다”면서 “참을성이 매우 많은 아이였다”고 말했다. 사고 후 개 두 마리는 데이비스 카운티 동물관리국 검역소에 격리됐으며 광견병 검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사고 배경을 포함해 아이를 공격한 개가 다른 사람들에게 위협이 되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어 결과에 따라서는 개들을 주인에게 돌려보낼지 아니면 완전히 격리할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락사 처분은 법원의 명령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그런데 개 주인의 한 친구인 제시카 누스는 사고 다음 날 온라인 청원 사이트 케어투페티션(Care2 petition)에 페이지를 만들고 개의 안락사를 막아달라는 글을 올린 것이었다. 그녀는 “어제 내 가장 친한 친구의 개가 불행한 사고에 휘말렸다. 허스키 베어는 울타리 밑으로 양말을 낀 채 뻗은 아이의 팔을 장난감으로 착각해 격렬하게 물어뜯었다”면서 “베어는 울타리 너머에 있는 아이 모습은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고는 양측에 있어 비극이다. 친구가 기르는 개 두 마리는 지금 데이비스카운티 동물관리국에 격리돼 있고 이대로는 두 마리 모두 안락사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면서 “우연히 벌어진 이 사고 탓에 개들이 그런 처분을 받는 것은 너무나 불공평하다”고 덧붙였다. 개 주인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폴라와 베어는 순종적인 개로 공격성을 보인 적이 한 번도 없으며 사람을 덮친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하며 자신도 이번 사고로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것을 강조했다.현재 수사는 진행되고 있어 이들 개에 관한 처분이 어떻게 내려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100만 명 서명을 목표로 한 이 청원 사이트에는 현재 20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폴라와 베어의 안락사를 반대한다고 서명했다. 또한 개 주인 측은 소송비를 충당하기 위해 5000달러(약 567만원)를 목표로 고펀드미 사이트에 페이지를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남편 자살현장 목격한 아내도 심장마비로 숨져

    남편 자살현장 목격한 아내도 심장마비로 숨져

    스스로 목숨을 끊은 남편을 목격하고 쓰러진 아내마저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11일 영동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10시 50분쯤 영동군 용산면의 한 가정집 1층 창고에서 A(74)씨와 부인 B(66)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함께 사는 며느리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이들 부부는 이날 저녁을 먹으며 말다툼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는 A씨가 마신 것으로 추정되는 극약이 발견됐다. 며느리는 경찰에서 “2층 집에 있다가 1층 창고로 내려간 시아버지가 오지않아 시어머니가 창고로 찾으러 갔는데 시어머니 비명이 들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고, 이 모습을 본 부인이 심장마비로 쓰러지면서 두 사람 모두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동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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