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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레저 단신]

    [여행·레저 단신]

    ●육군 지상군 페스티벌 개최 국민과 육군이 참여하는 최대 규모의 병영축제인 ‘지상군 페스티벌 2006’이 18일부터 22일까지 계룡대에서 열린다. 실제 육군의 훈련장을 누비는 병영훈련 체험, 양양이 가득한 병영식사, 각종 무기와 장비를 탑승·조작할 수 있는 지상무기 전시회 등이 관심을 끈다. 특히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헌병, 의장, 군악 및 고공, 태권도 시범이 펼쳐진다. 관람객 중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 강자를 뽑는 ‘육군 기네스’와 외줄타기, 암벽오르기 등 다양한 병영체험 이벤트가 마련돼 있다. 또 지성, 윤계상, 박광현, 홍경인, 문희준 등 연예병사 팬사인회가 매일 열리며 21일에는 연예인 야구단 ‘조마조마’의 친선경기와 팬사인회가 열린다. 아울러 ‘건강 수호천사’에서는 혈압, 비만도 측정, 심폐소생술, 금연 클리닉을 통해 전문의료 지식을 배울 수 있다. 행사참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 홈페이지(www.army.mil.kr/festival06)를 이용하면 된다.
  • 비 10개국 월드투어 ‘출정식’

    비 10개국 월드투어 ‘출정식’

    ‘월드스타’로 발돋움하는 비의 월드투어 프리미어에 세계의 눈이 집중되고 있다.13일 오후 8시부터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비 월드투어 프리미어 관람을 위해 해외팬들은 물론, 공연 판권을 확보하려는 프로모터들이 대거 입국했다. 비의 월드투어를 주관하는 스타엠의 한 관계자는 “서울 광장동 의 한 호텔에 단체 관람객 1000명이 투숙한 것을 비롯, 공식 프로그램을 통해 입국한 팬과 개인적으로 공연을 보기 위해 입국한 팬들로 서울시내 주요 호텔 객실이 동이 난 상태.”라고 밝혔다.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역시 경제적 파급효과다. 스타엠 관계자는 이번 월드투어의 예상매출액이 티켓판매액 560억원, 공연판권 200억원 등 10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기대를 반영하듯 프리미어 공연에 쏠린 해외 프로모터들의 관심과 경쟁은 더없이 치열했다. 일본을 비롯한 홍콩, 중국 등 아시아 투어지역 10개국의 프로모터 300여명이 입국해 공연을 관람하기도 했다. 공연 판권을 따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비는 1시간여에 걸쳐 펼쳐진 공연에서 비주얼 아트를 이용한 다양한 영상기법을 활용해 기존 히트곡과 4집 수록곡, 앵콜송 등 모두 10곡을 선보였다. 무대장치 등 제작비만도 1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공연. 노래 한 곡당 1억원의 비용이 든 셈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역시 잠실벌을 압도한 비의 현란한 춤솜씨. 특유의 남성미 넘치는 안무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이번 공연에는 특별히 초청된 장애우 200여명을 비롯해 4만여명의 팬들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美인구 3억 축복? 재앙?

    美인구 3억 축복? 재앙?

    미국 인구가 3억명에 다다랐다.1967년의 2억명에서 40년도 안 돼 1억명이 늘어난 것이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11일 미국의 인구가 이날이나 12일쯤 3억명을 넘어선다고 보도했다. 정확히 어느 시각에, 어느 곳에서 돌파했는지는 알 수 없다. 갓난아기 울음일 수도, 어디선가 국경을 넘어 온 이민자일 수도 있다. ●여성 경제활동 증가 두드러져 이로써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1억명이 늘어난 나라요, 가장 활발한 경제를 유지하는 나라라고 신문은 전했다. 경제대국 1위, 인구대국 3위의 비결은 지속적인 이민자 유입이다. 연간 인구 증가폭(0.9∼1%)의 3분의1이 이민자로 대부분 불법이다. 출산율도 가구당 2명이 넘는다. 저출산, 고령화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이나 러시아는 부러울 따름이다. 비영리단체인 미 환경인구센터의 책임자 빅토리아 마크햄은 “미국은 인구가 증가하는 유일한 선진국”이라며 “역시 인구가 많은 중국이나 인도가 모범을 삼을 만하다.”고 말했다. 인구가 1억명 느는 사이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여성의 경제활동이다. 미국의 일하는 여성 비율은 1967년 41%에서 현재 59%로 증가했다. 여성의 연평균 소득 역시 1만 1367달러에서 2만 3546달러로 늘어나 남성의 증가폭(2만 9589달러→3만 4926달러)을 웃돌았다. 남성 대비 여성 소득 비율이 38%에서 67%로 올라간 것이다. ●지구촌 자원 싹쓸이하는 공룡 하지만 거대한 인구의 나라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모델’이라는 지적도 있다. 물부족과 넘치는 쓰레기, 무분별한 어획, 교통혼잡 등 엄청난 소비와 환경 파괴가 결국엔 삶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란 우려다. 오늘날 베이비붐 세대의 미국인은 보다 큰 집과 큰 차를 원한다. 해마다 햄버거 580억개를 먹어치우고 비만 인구가 5400만명, 비만으로 인한 자살자 30만명이다. 기름 먹는 하마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는 사람도 2400만명에 이른다. 지구촌의 자원을 싹쓸이하는 공룡이라는 눈초리도 받는다. 세계 인구의 5%를 차지하지만 에너지는 23%, 종이는 28%를 소비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8%로 지구온난화의 최대 주범이다. 특히 경제번영의 그늘에는 양극화가 자리한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전했다.70년대 이후 저소득·중산층의 실질 소득은 떨어진 반면 상위 20%의 소득만 급증했다. 인종별로도 백인의 빈곤율은 8.3%, 흑인 24.9%로 격차가 크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이승남 원장의 헬스 클리닉] ‘여성’ 보살피기

    여성의 생식기에 해당하는 부분은 난소, 나팔관, 자궁, 질, 회음부가 속한다. 남성보다 몇 배나 많은 질병이 잘 발생한다. 가장 흔한 것 중의 하나가 생리불순인데 이것은 필자가 25년전에 의사생활을 시작할 때보다 몇배나 많이 증가했다. 그 이유는 스트레스의 증가, 불규칙한 수면 습관, 야행성 체질, 잘못된 다이어트 방법 등이 주원인이다. 난소는 난자를 생성하는 공장인 셈이다. 배란기가 되면 다발적으로 여러 개의 낭포가 생기면서 난자를 만드는데, 이 중에서 한 개만이 생리와 관계돼 난소밖으로 나오고 나머지 낭포는 자연스럽게 소멸된다. 이 중에서 소멸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있거나 크기가 더 커지면 난소에 낭종을 형성하게 된다. 대개는 별 증상이나 통증이 없지만, 간혹 낭포가 파열돼 피가 나게 되면 아랫배에 통증을 일으킬 수 있고, 나팔관이 꼬여서 혈류가 막히게 되면 심한 복통과 쇼크도 나타나게 된다. 난소암은 나이가 들수록 잘 생기지만 가끔은 젊은 여성도 생긴다. 필자의 병원에 온 난소암 환자는 나이가 26세인 종합병원 간호사이다. 월경불순으로 호르몬제를 1년 이상 복용하다가 난소암이 생긴 경우이다. 따라서 호르몬제를 복용할 때에는 유방암뿐만 아니라 난소암도 자주 검사하는 것이 현명하다. 나팔관은 염증에 의해서 잘 막힐 수 있어 이것이 난자의 이동을 막아서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자궁외 임신도 나팔관에서 잘 일어나며, 자궁외 임신으로 인해 나팔관이 파열하게 되면 다량의 출혈과 함께 심한 복통이 동반된다. 생리를 했더라도 그 양이 적으면서 이러한 증상이 있을 때에는 꼭 의심해야 한다. 자궁본체는 암보다는 양성 종양인 자궁근종이나 선종이 잘 생기며, 비만한 경우 더 잘 생길 수 있다. 크기가 아주 크거나, 생리통이 심한 경우, 생리양이 많은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폐경이 되면 대개 자연스럽게 소멸된다. 흔히 자궁암이라고 부르는 것은 자궁경부암(자궁입구)이다. 부부관계부터 출혈이 있을 경우에 의심해야 하고,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암이기 때문에 1년에 한번만 정기적으로 검사해도 잘 발견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파필로마 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 세포진 검사시 같이 시행할 수 있으며, 파필로마 바이러스는 브로콜리를 꾸준히 복용하면 어느 정도 암으로의 진행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 [Seoul In] 중구 출산장려 종합건강검진 서비스

    중구(구청장 정동일) 출산 장려를 위해 다자녀 아기와 엄마를 대상으로 13일부터 12월10일까지 종합건강검진 서비스를 실시한다. 퇴계로4가에 있는 제일병원의 협조를 받아 실시하는 이 서비스는 유아를 대상으로 신체계측, 비만측정, 호흡기·순환기·B형간염검사 등이다. 대상은 구민 중 2004년 1월1일∼12월31일 사이에 출생한 세자녀 이상을 둔 가정이다. 문의 2250-4451.
  • [지금 光州에선] “신도심 개발로 인구유출” 경계 조정 줄다리기

    [지금 光州에선] “신도심 개발로 인구유출” 경계 조정 줄다리기

    요즘 어느 대도시나 구(舊) 도심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주민들이 보다 쾌적한 삶터를 찾아 외곽행 ‘엑소더스’ 행렬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도심은 활력을 잃고, 공동화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해당 자치구는 재개발을 통해 인구 유출을 막으려 하지만 쉽지가 않다. 상권 활성화와 거주민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를 제시해도 ‘대세’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다. 광주광역시 동구처럼 대도시의 ‘中區’(중심구)라는 자치구가 생존을 위해 ‘몸부림’을 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치구만의 노력으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상급 광역자치단체의 ‘거중 조정’이 필수적이다. ●광주시의 경계조정 실패 광주시는 지난 2001년 구(區)간 경계조정에 나섰다. 자치구간 불균형 해소와 행정의 효율화를 이룬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불균형은 상무·풍암·문흥·금호지구 등 외곽에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지면서 심화됐다. 시는 당시 ▲동구와 남구 통합 및 북구 분할 ▲북구와 서구의 일부를 동구와 남구에 각각 편입 ▲북구의 풍향동, 두암1·2·3동을 동구로 편입 ▲북구의 풍향·중흥동 일부까지를 동구로, 북구의 동림동 일부를 서구에 편입하는 4개 조정안을 마련했다. 이 같은 방안이 발표되자 구역을 ‘빼앗기는’ 자치구가 크게 반발했다. 주민들도 주소 변화와 행정구역 이동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기에 시·구의원과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마저 선거조직 와해 등을 우려해 반대에 가세했다. 당시 민선시장도 이듬해 예정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민간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사안에는 소극적이었다. 이 같은 이유로 자치구간 경계조정 문제는 유야무야됐고, 관련용역비만 날린 채 지금껏 답보 상태이다. ●날로 작아지는 동구 그러는 사이 중심구인 동구는 날로 왜소화됐다. 최근 전남도청이 이전하면서 금남로·충장로 일대의 공동화가 계속되고 있다. 인구는 1992년 17만 2000여명에서 10년 만인 2002년 11만 7000여명으로 확 줄었다. 올 9월 말 현재 11만 1682명으로 한달에 평균 200∼300명이 도심을 떠나고 있다. 신도심 개발이 한창인 서구와 광산구는 올 현재 각각 31만여명으로 5년 전보다 8만∼13만여명이 늘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동구의 자체수입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105.9%로 5개 자치구 중 최하위권에 머문다. 또한 인구 15만명이 무너지면서 지방자치법상 부구청장 직급이 서기관급(4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의회사무국도 내년 하반기부터 의원 정족수 10명 미달(9명)로 과(課) 단위로 격하된다. ●전체가 안되면 우리라도 동구는 ‘구세(區勢)’를 회복하기 위해 그동안 중단된 ‘구 경계조정’이란 칼을 다시 빼들었다. 방관만 하다가는 존립기반마저 흔들릴 것이란 위기의식 때문이다. 동구는 최근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동구 경계조정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경계선 다시 긋기 작업에 착수했다. 편입대상 지역은 북구 풍향동과 두암3동이다. 이곳은 지난 1980년 북구 개청 당시 동구에서 편입된 지역이다. 지금도 공통학군으로 남아 있으며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는 ‘한뿌리’이다. 동구는 이같은 이유를 들어 주민 설득작업을 펴고 있다. 해당지역 주민 3만 2000여명을 끌어들이면 14만여명을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인구수에 따라 배정되는 교부금과 각종 세수증대도 무시할 수 없다. 동구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들 지역에 대한 편입을 마무리짓기로 하고 주민 지원대책을 마련했다. 대책에는 초현대식 국민체육센터, 주민건강증진센터(보건지소) 건립과 주거환경개선, 경로당 증축 등이 포함돼 있다. 양회주 부구청장은 “해당지역 자치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동구 편입시 생활개선 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홍보하며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반응 엇갈려 박모(39·북구 풍향동)씨는 “동구가 도서관 등 각종 편익시설을 확충해주면 주소가 바뀌는 불편쯤은 참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찬성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민은 냉담한 반응이다. 이모(59·회사원·풍향동)씨는 “행정구역이 바뀐들 생활에 무슨 변화가 있겠느냐.”며 “재정이 취약한 동구로 편입될 경우 세금을 많이 내야 할지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모(45·자영업·두암3동)씨는 “그동안 사업을 하면서 북구를 관할하는 관청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어 왔다.”며 “경계 조정으로 이런 인적 네트워크가 붕괴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은 눈치보기 익명을 요구한 북구의 한 지방의원은 “광주시 전체를 봐서는 당연히 북구의 일부가 동구에 편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곳에 지역구를 둔 한 구의원은 “주민이 반대하니까 반대할 수밖에 없다.”며 “정치인이라면 개인적으로 편입을 찬성한다 할지라도 이를 드러내 놓고 얘기하긴 쉽지 않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에 반해 동구 지방의원들은 개인적 연고를 내세워 북구지역 주민 설득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손재홍 (동구2)시의원은 최근 임시회 발언을 통해 “동구의 공무원 1인당 주민수는 189명인 데 비해 북구는 507명에 이른다.”며 “경계 조정을 통해 청소·방역·사회복지 등의 행정서비스 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적 해법 마련돼야 동구의 쇠락은 행정구역에 국한된 문제만이 아니다. 현행 국회의원 선거법상 인구가 10만 5000명 이하이면 지역구 의원 숫자가 1명 줄어든다. 인구 하한선이 무너질 경우 동구 선거구는 인접 남구와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 동구 11만여명과 남구 21만여명을 합하면 30만명이 넘어 현재로선 국회의원 숫자가 줄지 않는다. 그러나 동구와 남구의 인구는 5년 전에 비해 각각 2만∼4만명이 감소했다.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통합선거구 인구가 30만명 이하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최근 민주당 시당 모임에서 “자치구 경계조정을 위해 해당지역 시·구의원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시장도 여·야를 떠나 지역 국회의원 숫자가 감소하면 타·시도와의 경쟁에서 불리할 것이란 생각이다. 조용진 시 자치행정국장은 “절차상 주민 찬성과 구 및 시의회의 동의가 선결돼야 행정자치부에 경계조정 승인을 요청할 수 있다.”며 “시 차원에서도 자치구가 바뀌는 지역주민을 위한 각종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추이가 주목된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유명구 광주동구청장 “경계조정은 더이상 우리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유태명 광주시 동구청장은 1일 “지역균형 발전과 행정서비스 질의 향상 등을 위해 구간 경계조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민들의 반대를 의식한 듯 “북구의 일부가 동구에 편입되더라도 해당주민의 지방세 부담은 전혀 늘지 않으며, 전화·자동차 번호도 변경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구청장은 지역정치의 판도 변화와 관련,“북구지역 구의원 1명이 감소할 뿐 국회의원과 시의원 정수에는 변동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기초수급자 수만 보더라도 동구가 5183명인 데 반해 북구는 2만 1301명,5개 구 평균은 1만 979명에 이른다.”며 “우리구에 편입될 경우 사회복지·환경 등 보다 나은 공공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편입대상 지역에 수영장·헬스장·실내체육관 등을 건립해 주민들이 이를 맘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재개발 등 도시환경 정비사업도 우선 추진키로 했다. 그는 “경계조정은 행정과 지역정치권 등 모두가 뜻을 모아야 앞당겨질 수 있다.”며 광주시와 지방의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송광운 광주북구청장 “자치구간 경계조정은 시 전체 발전과 주민생활 편의 등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봅니다.” 송광운 광주시 북구청장은 “경계조정은 시가 밑그림을 그리고, 이를 토대로 5개 구 전체를 총괄 조정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동구가 이를 독자적으로 추진할 경우에도 나서서 반대할 입장은 못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편입대상 지역주민의 뜻에 따라 경계조정 여부가 결정돼야 한다.”며 “성공 여부는 동구의 노력에 달렸다.”고 말했다. 보다 구체적으론 동구가 스스로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해당지역 주민을 설득하고, 동의를 얻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해당지역 주민들은 주소지 변경 등에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구의원 등 지역 정치권과도 긴밀히 협의해 추진해야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지금 光州에선] “신도심 개발로 인구유출” 경계 조정 줄다리기

    [지금 光州에선] “신도심 개발로 인구유출” 경계 조정 줄다리기

    요즘 어느 대도시나 구(舊) 도심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주민들이 보다 쾌적한 삶터를 찾아 외곽행 ‘엑소더스’ 행렬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도심은 활력을 잃고, 공동화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해당 자치구는 재개발을 통해 인구 유출을 막으려 하지만 쉽지가 않다. 상권 활성화와 거주민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를 제시해도 ‘대세’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다. 광주광역시 동구처럼 대도시의 ‘中區’(중심구)라는 자치구가 생존을 위해 ‘몸부림’을 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치구만의 노력으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상급 광역자치단체의 ‘거중 조정’이 필수적이다. ●광주시의 경계조정 실패 광주시는 지난 2001년 구(區)간 경계조정에 나섰다. 자치구간 불균형 해소와 행정의 효율화를 이룬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불균형은 상무·풍암·문흥·금호지구 등 외곽에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지면서 심화됐다. 시는 당시 ▲동구와 남구 통합 및 북구 분할 ▲북구와 서구의 일부를 동구와 남구에 각각 편입 ▲북구의 풍향동, 두암1·2·3동을 동구로 편입 ▲북구의 풍향·중흥동 일부까지를 동구로, 북구의 동림동 일부를 서구에 편입하는 4개 조정안을 마련했다. 이 같은 방안이 발표되자 구역을 ‘빼앗기는’ 자치구가 크게 반발했다. 주민들도 주소 변화와 행정구역 이동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기에 시·구의원과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마저 선거조직 와해 등을 우려해 반대에 가세했다. 당시 민선시장도 이듬해 예정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민간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사안에는 소극적이었다. 이 같은 이유로 자치구간 경계조정 문제는 유야무야됐고, 관련용역비만 날린 채 지금껏 답보 상태이다. ●날로 작아지는 동구 그러는 사이 중심구인 동구는 날로 왜소화됐다. 최근 전남도청이 이전하면서 금남로·충장로 일대의 공동화가 계속되고 있다. 인구는 1992년 17만 2000여명에서 10년 만인 2002년 11만 7000여명으로 확 줄었다. 올 9월 말 현재 11만 1682명으로 한달에 평균 200∼300명이 도심을 떠나고 있다. 신도심 개발이 한창인 서구와 광산구는 올 현재 각각 31만여명으로 5년 전보다 8만∼13만여명이 늘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동구의 자체수입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105.9%로 5개 자치구 중 최하위권에 머문다. 또한 인구 15만명이 무너지면서 지방자치법상 부구청장 직급이 서기관급(4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의회사무국도 내년 하반기부터 의원 정족수 10명 미달(9명)로 과(課) 단위로 격하된다. ●전체가 안되면 우리라도 동구는 ‘구세(區勢)’를 회복하기 위해 그동안 중단된 ‘구 경계조정’이란 칼을 다시 빼들었다. 방관만 하다가는 존립기반마저 흔들릴 것이란 위기의식 때문이다. 동구는 최근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동구 경계조정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경계선 다시 긋기 작업에 착수했다. 편입대상 지역은 북구 풍향동과 두암3동이다. 이곳은 지난 1980년 북구 개청 당시 동구에서 편입된 지역이다. 지금도 공통학군으로 남아 있으며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는 ‘한뿌리’이다. 동구는 이같은 이유를 들어 주민 설득작업을 펴고 있다. 해당지역 주민 3만 2000여명을 끌어들이면 14만여명을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인구수에 따라 배정되는 교부금과 각종 세수증대도 무시할 수 없다. 동구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들 지역에 대한 편입을 마무리짓기로 하고 주민 지원대책을 마련했다. 대책에는 초현대식 국민체육센터, 주민건강증진센터(보건지소) 건립과 주거환경개선, 경로당 증축 등이 포함돼 있다. 양회주 부구청장은 “해당지역 자치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동구 편입시 생활개선 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홍보하며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반응 엇갈려 박모(39·북구 풍향동)씨는 “동구가 도서관 등 각종 편익시설을 확충해주면 주소가 바뀌는 불편쯤은 참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찬성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민은 냉담한 반응이다. 이모(59·회사원·풍향동)씨는 “행정구역이 바뀐들 생활에 무슨 변화가 있겠느냐.”며 “재정이 취약한 동구로 편입될 경우 세금을 많이 내야 할지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모(45·자영업·두암3동)씨는 “그동안 사업을 하면서 북구를 관할하는 관청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어 왔다.”며 “경계 조정으로 이런 인적 네트워크가 붕괴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은 눈치보기 익명을 요구한 북구의 한 지방의원은 “광주시 전체를 봐서는 당연히 북구의 일부가 동구에 편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곳에 지역구를 둔 한 구의원은 “주민이 반대하니까 반대할 수밖에 없다.”며 “정치인이라면 개인적으로 편입을 찬성한다 할지라도 이를 드러내 놓고 얘기하긴 쉽지 않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에 반해 동구 지방의원들은 개인적 연고를 내세워 북구지역 주민 설득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손재홍 (동구2)시의원은 최근 임시회 발언을 통해 “동구의 공무원 1인당 주민수는 189명인 데 비해 북구는 507명에 이른다.”며 “경계 조정을 통해 청소·방역·사회복지 등의 행정서비스 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적 해법 마련돼야 동구의 쇠락은 행정구역에 국한된 문제만이 아니다. 현행 국회의원 선거법상 인구가 10만 5000명 이하이면 지역구 의원 숫자가 1명 줄어든다. 인구 하한선이 무너질 경우 동구 선거구는 인접 남구와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 동구 11만여명과 남구 21만여명을 합하면 30만명이 넘어 현재로선 국회의원 숫자가 줄지 않는다. 그러나 동구와 남구의 인구는 5년 전에 비해 각각 2만∼4만명이 감소했다.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통합선거구 인구가 30만명 이하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최근 민주당 시당 모임에서 “자치구 경계조정을 위해 해당지역 시·구의원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시장도 여·야를 떠나 지역 국회의원 숫자가 감소하면 타·시도와의 경쟁에서 불리할 것이란 생각이다. 조용진 시 자치행정국장은 “절차상 주민 찬성과 구 및 시의회의 동의가 선결돼야 행정자치부에 경계조정 승인을 요청할 수 있다.”며 “시 차원에서도 자치구가 바뀌는 지역주민을 위한 각종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추이가 주목된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유태명 광주동구청장 “시 전체 균형발전 위해 시급” “경계조정은 더이상 우리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유태명 광주시 동구청장은 1일 “지역균형 발전과 행정서비스 질의 향상 등을 위해 구간 경계조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민들의 반대를 의식한 듯 “북구의 일부가 동구에 편입되더라도 해당주민의 지방세 부담은 전혀 늘지 않으며, 전화·자동차 번호도 변경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구청장은 지역정치의 판도 변화와 관련,“북구지역 구의원 1명이 감소할 뿐 국회의원과 시의원 정수에는 변동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기초수급자 수만 보더라도 동구가 5183명인 데 반해 북구는 2만 1301명,5개 구 평균은 1만 979명에 이른다.”며 “우리구에 편입될 경우 사회복지·환경 등 보다 나은 공공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편입대상 지역에 수영장·헬스장·실내체육관 등을 건립해 주민들이 이를 맘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재개발 등 도시환경 정비사업도 우선 추진키로 했다. 그는 “경계조정은 행정과 지역정치권 등 모두가 뜻을 모아야 앞당겨질 수 있다.”며 광주시와 지방의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송광운 광주북구청장 “지역주민 뜻에 따라 편입결정” “자치구간 경계조정은 시 전체 발전과 주민생활 편의 등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봅니다.” 송광운 광주시 북구청장은 “경계조정은 시가 밑그림을 그리고, 이를 토대로 5개 구 전체를 총괄 조정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동구가 이를 독자적으로 추진할 경우에도 나서서 반대할 입장은 못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편입대상 지역주민의 뜻에 따라 경계조정 여부가 결정돼야 한다.”며 “성공 여부는 동구의 노력에 달렸다.”고 말했다. 보다 구체적으론 동구가 스스로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해당지역 주민을 설득하고, 동의를 얻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해당지역 주민들은 주소지 변경 등에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구의원 등 지역 정치권과도 긴밀히 협의해 추진해야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현천 스님의 아헹가 정통요가] ‘추석 통증’ 어느새 스르르~

    [현천 스님의 아헹가 정통요가] ‘추석 통증’ 어느새 스르르~

    #1 추석 음식을 장만하느라 어깨, 팔, 다리, 무릎, 발의 통증이 동반된다. 이를 위한 비라아사나. 1. 마루에 무릎을 꿇는다. 무릎을 붙이고, 발을 약 45cm가량 벌린다. 2. 엉덩이를 마루에 닿게 하고 몸은 발 위에 놓지 않는다. 엉덩이를 마루 위에 내려놓지 못하거나 무릎 통증이나 골반이 굳어 있는 사람은 엉덩이 아래에 담요를 놓는다. 3. 등을 꼿꼿이 세운 다음, 손가락 깍지 끼고 팔을 머리 위로 곧게 뻗어서 손바닥은 위로 향한다. 호흡을 깊게 하면서 1분 정도 이 자세를 유지한다. 4. 숨을 내쉬며 손가락 깍지를 풀고, 손바닥을 발바닥 위에 놓고, 위의 2번 자세로 돌아간다. ☆효과=이 자세는 어깨, 목, 고관절, 다리, 무릎, 샅의 뻣뻣함을 없앤다. 팔꿈치와 손가락의 통증을 완화시키며 발의 혈액순환을 개선시킨다. 등의 통증을 경감시킨다. 서서 오래 있었을 때 다리의 피로를 푸는 자세로 특히 유익하다. #2 오랜 시간 동안 앉아 있을 때 유익한 받다코나아사나. 1. 다리를 앞쪽으로 뻗고 마루에 앉은 다음, 무릎을 굽혀서 발을 몸 쪽으로 가져간다. 두발의 발바닥과 발뒤꿈치를 서로 붙이고, 발가락에 가까운 부분의 두 발을 잡고 발뒤꿈치를 회음부 쪽으로 가져간다. 2. 척추를 바르게 세운 다음, 숨을 내쉬며 몸통을 앞으로 굽혀 머리, 코를 마루에 닿게 한다. 정상 호흡을 하며 30초∼1분 동안 이 자세를 유지한다. 3. 숨을 들이마시며, 몸통을 올려서 위의 1번 자세로 돌아간다. ☆효과=골반, 복부, 등은 혈액의 충분한 공급으로 자극 받게 된다. 좌골 신경통을 치료해 주고, 전립선 및 고환의 통증과 뻐근함을 없애주며 정맥의 흐름이 자유롭게 된다. 특히 자궁 및 부인과 질환에 유익하다. #3 척추와 무릎에 활기를 가져다 주는 파스치모타나아사나. 1. 다리를 앞쪽으로 뻗고 마루에 앉는다. 무릎 위에 베개를 얹고 등을 꼿꼿이 세운다음, 양 팔을 베개 위에 걸친다. 2. 숨을 들이마시며 척추를 완전히 신장시킨다. 숨을 내쉬며 넓적 다리 뒤 근육을 팽팽히 해서 몸 전체를 앞으로 밀며 이마를 베개 위에 닿게 한다. 이때, 무릎 관절에서 다리의 뒷부분들이 마루에 닿도록 한다. 호흡을 고르게 하며 1∼5 분 정도 이 자세를 유지한다. 3. 숨을 들이마시며 머리를 들어 올리고 긴장을 푼다. ☆효과=오금을 풀어 주며, 골반으로의 더 많은 힘이 가해지며 보다 많은 산소를 지닌 혈액이 공급된다. 신장기능을 강화하므로 남성에게 특히 유익한 자세이다. 머리가 복잡하거나 혼란스러울 때 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4 어깨와 허리 통증을 경감시키는 고개 들은 타나아사나. 1. 싱크대, 의자 혹은 벽면에 두 손을 얹고 두 발을 나란히 어깨너비만큼 벌린다. 2. 숨을 내쉬며 몸통을 바닥과 수평 되게, 두 다리는 바닥과 수직으로 하고 두 팔을 쭉 뻗는다. 허리는 오목하게 하고 머리는 정면을 향한다. ☆효과=어깨와 허리 통증을 경감시켜 주고 다리의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도와준다. 디스크 예방과 치료에 가장 좋은 자세이다. #5 등의 통증에 좋은 할라아사나. 1. 누운 자세를 유지하되, 담요는 어깨를 포함해서 등 아래 놓고 팔은 아래로 쭉 뻗으며 손바닥은 바닥에 밀착시킨다. 2. 숨을 내쉬며 엉덩이를 바닥에서 떼고 천천히 엉덩이를 들어 올려 두 발을 의자 위에 놓는다. 이때, 양 손은 깍지 끼고 두 발과 무릎을 함께 붙이며 완전히 편 상태에서 정상 호흡을 하면서 1분 정도 자세를 유지한다. ☆효과=척추의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며 이는 등의 통증을 덜어준다. 손의 경련을 다스려 주며 어깨와 팔꿈치의 경직을 완화시켜 준다.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자세이다. 혈압도 안정시킨다. *요가 보조 기구(큰 베개, 벨트 등)는 대구 아헹가 요가 선원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자료제공:대구 아헹가 요가 선원 (053)753-1737 www.iyengar.co.kr 아사나:김교영
  • [책이야기] 목소리의 무늬

    목소리의 무늬 버스에서 내릴 준비를 하며 출입문 옆에 달린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대면서 보니 18시 40분이었다. 내 뒤에 바투 누군가도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댔다. 얼핏 초록색 스웨터가 삐져나온 누르스름한 외투 소매가 보였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막창 맛있더라. 나 막창 처음 먹어봤거든. 막창이라는 게 그렇게 맛있는 건지 몰랐어. 구워서 먹었는데 정말 맛있더라. 등갈비랑 막창 시켰거든. 처음에는 등갈비만 시켰었는데 은영 씨가 그러더라. 저번에 두 분이 오셨을 때 등갈비 2인분 시켰었잖아요. 야, 다 기억하더라!” 이십 대 초반 남자의 목소리였다. 우직하고 굵은 목소리로 그는 막창과 은영 씨 얘기를 순정하게도 했는데, 뒷얘기가 궁금했지만 아쉽게도 버스는 어느덧 정류장에 섰고 문이 열렸다. 서대문 경찰청 앞이었다. 바람은 차가웠고 날은 어두웠다. 나는 서대문 사거리를 향해 걸었고 그는 어느 쪽으로 갔는지 모르겠다. 그의 통화 내용이 들린 처음에는, 젊은 놈이 무슨 식충이같이 먹는 얘기를 저렇게 열성적으로 하나 한심했는데 곧 우습고도 애틋하고 풋풋하게 느껴졌다. 술도 아니고 담배도 아니고, 그렇다고 순대나 떡볶이도 아닌 바로 막창에, 그 건강한 성년의 음식에 이제 막 맛을 들이고 저렇게 감동하는구나! 나도 막창에 막 연정이 생기려 했다. 나는 그가 호감과 존중심에 차서 은영 씨를 은영 씨라고 부르는 게 좋았다. 제 돈으로 식당을 드나들게 된 지 얼마 안 된 듯한 그가 그 어린 신사의 마음과 언행을 길이 변치 않았으면 싶었다.
  • “충주 길섶 사과 익으니 빨간 사랑향기 풍겨요”

    “충주 길섶 사과 익으니 빨간 사랑향기 풍겨요”

    ‘충주에는 가로수에도 사과가 주렁주렁…, 그 사과는 누가 먹을까.’ 요즘 충북 충주시로 진입하는 길에는 사과나무 가로수가 늘어서 농익은 사과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채 빨간 자태를 선보이고 있다. 시는 최근 이곳에서 70여상자의 사과를 수확했다. 시는 이를 충북사과원협에서 세척과정을 거쳐 저온 저장창고에 보관했다가 오는 27일 승덕재활원, 나눔의 집, 성심맹아원 등 27개 사회복지시설에 기증할 예정이다. 사과에 스테이지를 붙인 뒤 익어가면서 새겨지도록 한 ‘충주사랑’ ‘평화’ 등의 문자를 통해 이웃사랑의 마음도 전달한다. 이번에 수확한 사과는 조생종인 홍로이다. 홍옥과 후지사과는 아직 따지 않았다. 시는 해마다 3종의 가로수에서 20㎏짜리 400여상자의 사과를 수확, 복지시설에 무료로 보내고 있다. 충주의 사과나무길은 그야말로 명소이다. 서울에서 들어오는 달천로터리에서 건국대와 충주역 쪽에 총 2.9㎞(양쪽 5.8㎞)길이로 1000여그루가 심어져 있다. 충주시 이상덕 농정기획계장은 19일 “면적으로 따지면 8000평에 이르는 것으로 도로변에 심어져 먼지는 과수원 사과보다 더 많이 묻었지만 오염이 되지 않아 세척을 하면 먹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고 맛도 기가 막히다.”고 자랑했다. 시는 지난 1997년 ‘충주사과’를 널리 알리기 위해 처음 사과나무를 가로수로 심었다.2000년부터는 5곳에 원두막을 세워 ‘사과도둑’을 막고 있다.8월 중순부터 10월 말까지 15명의 순찰원이 24시간 3교대로 지키기도 한다. 처음에는 시민들이 나무에 가족이름을 달고 한 그루씩 관리케 했으나 ‘소유욕’이 강해 남아나는 사과가 없자 장애우들에게 맡겼다. 사과나무 지킴이 송기성(56)씨는 “장애인이라 아파트 경비직도 얻기 어려운데 이런 자리를 줘 고맙다.”며 “사과나무도 지키고 시민들과 얘기하면서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을에는 한 임산부가 “너무 먹고 싶다.”고 해 시장실에 연락, 맘껏 따먹게 한 일도 있다. 사과서리를 하다 들킨 학생들에게는 사과 한 상자를 따줬던 일도 있다. 송씨는 “사과를 몰래 따 배낭에 숨기거나 차를 대놓고 따서 달아나는 일도 가끔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일당 3만 5000원을 받고 충주시 홍보와 길 안내, 청소도 겸하고 있다. 탐스러운 사과는 홍보대사 역도 톡톡히 해낸다. 차를 타고 지나던 외지인이 잠깐 내려 사진을 찍거나 “이거, 진짜야 가짜야.”고 하면서 만지고 가는 등 홍보효과를 거두고 있다. 한창희 충주시장은 홍보효과가 크자 지난해 4월 서울 청계천 하류 고산자교 길에 ‘충주 사과나무길’을 만들기도 했다. 가로에 설치돼 있는 원두막도 아침 저녁으로 운동이나 산책을 나온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인기다. 시는 이달 말 열리는 충주무술대회에 참가하는 외국인들에게 사과나무 가로수에서 홍옥을 따게 하는 체험행사도 열 참이다. 정작 사과나무 관리는 쉽지 않다. 동절기에는 전지와 퇴비 주기를 하고 꽃과 과일 솎아주기, 농약주기, 봉지 씌우기 등 일손이 많이 가는 편이다. 관리비만도 연간 5000만원 이상이 들어간다. 최재응 사과연구계장은 “처음에 사과나무 가로수를 반대하던 지역 교수들도 지금은 ‘잘했다.’고 대부분 좋아하지만 관리가 쉽지 않아 사과나무길을 더 이상 확대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이기철 기자의 쇼핑 트렌드] ‘결혼의 계절’ 달라진 풍속도

    [이기철 기자의 쇼핑 트렌드] ‘결혼의 계절’ 달라진 풍속도

    올해 유난히 결혼이 많다. 입춘이 두번 든 쌍춘년(雙春年)인 까닭이다. 쌍춘년에 결혼하면 부부가 평생 금실 좋게 잘 산다는 속설이 있다. 통계청은 올해 모두 30만쌍이 결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결혼시장도 덩달아 함박웃음이다. 결혼 관련 시장 규모는 연간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평소 감히 생각지도 못했던 거액을 과감히 쓰기 때문이다. 요즘은 결혼하는 신랑·신부 모두 직장에 다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들은 바쁜 직장 일을 제쳐두고 결혼 준비만 전념할 수가 없다. # 바쁜 예비 부부의 ‘천사 같은 존재’ 웨딩 플래너 이럴 때 나타난 구세주가 바로 웨딩 플래너이다. 결혼식장 예약부터 예복, 화장, 사진촬영, 신혼여행, 신혼살림 준비물까지 다양하게 취향에 맞게 준비해준다. 일정도 관리하고 필요 이상으로 비용이 지출되지 않도록 다양한 정보를 수집, 제공해준다. 단순히 결혼식을 진행하는 차원을 넘어 한 부부가 탄생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담당한다. 지난달 26일 결혼한 김진경(28·여)씨는 결혼 직전 직장을 옮겨 결혼 준비를 일일이 하기가 어려웠다. 부모·친구들도 모두 직장인이라 부탁할 수가 없었다. 웨딩 플래너에 의뢰하니 사진, 미용실, 예식장, 혼수까지 모두 척척 해결해주었다. 김씨는 “마음에 들지 않는 상품을 웨딩 플래너가 반품하거나 환불하는 등 해결사 역할을 해 줬다.”며 “사진 촬영과 드레스 선택 등 결혼식을 마칠 때까지 항상 같이 있으면서 챙겨줘 친구보다 더 든든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 자매 웨딩플래너가 말하는 3대 트렌드 자매 웨딩 플래너로 주목받는 차세영(30)·명희(28) 마리에 실장으로부터 결혼 트렌드를 들어봤다. 언니 차세영 실장은 “요즘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호화롭게 하거나 아니면 아주 실용적으로 한다.”며 말머리를 열었다. # 결혼은 럭셔리하거나 아주 실용으로 새침해 보이는 동생 차명희 실장은 “고급 호텔이나 해외에서의 채플(교회) 웨딩은 물론 해외 명품 브랜드를 위주로 최고급의 혼수, 나만의 맞춤 청첩장 등 럭셔리한 결혼도 많다.”고 말했다. 차세영씨는 “실용적인 커플들은 시계나 반지 같은 예물·예단 등을 거부하고, 현금을 들고 신혼생활을 시작한다.”며 “현금을 바탕으로 하루빨리 내집마련을 통해 생활기반을 다지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들은 “과거 ‘있는 집’은 주위의 눈치를 살펴 눈높이를 낮춰 보통 수준으로 맞췄는데 이젠 굳이 눈치를 보려고 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 떠들썩한 결혼은 No, 우리만의 결혼 소규모 결혼식이 많아졌다는 점도 이들 자매의 공통 의견이다. 차세영씨는 “호텔 등에서 열리는 소규모 결혼식에는 초대 리스트에 오른 하객만 참석이 가능하다.”며 “주로 가까운 가족과 친구 위주로 초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신혼 부부들은 주로 외국 생활을 오래한 고학력에 전문직 종사자들이란 게 이들의 귀띔이다. 그러면서 ‘그들만의 결혼’을 위한 다양한 장소를 줄줄이 꿰고 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로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작은 파티 풍은 서울 평창동 아트 브라이덜, 전통 혼례는 삼청각, 영화에서와 같은 채플 웨딩은 제주 하얏트 리젠시호텔에서 가능하다며 예를 들었다. # 오붓한 첫날 밤은 시내 호텔에서 짓궂은 장난이 가득한 피로연도 사라지는 추세다. 대신 결혼식 후 시내 호텔에서 1박을 하며 피로를 풀고 신혼여행을 다음날 떠나는 신혼부부가 많아졌다. 어찌보면 특급호텔에서의 첫날밤이 진정한 허니문인 셈이다. 특급 호텔들은 신혼부부를 다양한 방법으로 유혹하고 있다. 와인과 과일 선물을 비롯해 풍선과 장미꽃을 장식해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선물부터 면세점 쇼핑, 결혼 1주년 챙기기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chuli@seoul.co.kr ■ 유통업체 “결혼상담 백화점서 하세요” ‘혼수시장을 잡아라!.’ 연간 15조원에 이르는 혼수시장을 잡기 위해 유통업체가 뛰어들었다. 백화점들이 웨딩플래너 등 전문 상담요원을 채용해 웨딩센터를 두는 등 예비 신혼부부 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웨딩센터를 국내 최초인 2004년 8월 압구정점에 설치한 이후 롯데와 신세계, 갤러리아백화점 등도 잇따라 마련했다. 김정윤 롯데 웨딩센터 매니저는 “웨딩 행사가 전에는 봄·가을에만 진행하던 백화점의 1회성 이벤트였으나 올해에는 1년 내내 상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유통업체들이 혼수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신혼부부들이 결혼해 살면서 필요한 물건을 다시 사러 오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유통업체들은 혼수를 산 예비 부부들에게 일정 금액을 적립, 재구매를 하게 하는 ‘웨딩 마일리지’ 제도를 공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진아 신세계 웨딩 매니저는 “웨딩 마일리지 적립금 사용기한을 다른 적립금보다 긴 6개월까지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마케팅팀 최광보씨는 “외부의 웨딩 플래너는 영리 목적인 반면 백화점의 경우 상담이 무료인 고객서비스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또 외부 웨딩 플래너는 드레스와 턱시도, 사진촬영과 화장, 신혼여행, 한복과 예물을 알선하는 정도이지만 백화점은 가구·가전·예단·예복까지 100% 다한다. 신세계는 본점 12층에서 웨딩 살롱을 설치했다. 강남점은 14일까지 ‘LG전자 혼수 가전 특가 기획전’을, 영등포점도 14일까지 ‘레체퍼니처 혼수기획전’을 각각 연다. 또 9월 말까지 웨딩 마일리지 적립행사를 계속한다. 갤러리아백화점은 다음달 말까지 자사 웨딩 카드 소지 고객을 대상으로 ‘웨딩 스페셜 세일 쿠폰’을 발송한다. 상품을 살 때 갤러리아 웨딩 카드를 제시하면 참여 브랜드별로 5∼3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다이아몬드에 올인할까 결혼 트렌드가 변화면서 예물도 많이 바뀌고 있다. 불과 몇년 전 예물을 준비할 때에는 다이아몬드와 루비, 순금 3세트가 기본이었다. 동시에 예물 세트가 많으면 ‘시집 잘 간다.’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실용화 바람이 강한 최근에는 부부가 반지로 다이아몬드 커플링을 고급스럽게 사는 경향이 강하다. 국내 대표적인 브랜드인 삼신다이아몬드의 이정은 팀장은 “세팅의 완성도와 디자인의 질이 좋은 1캐럿(0.2g) 다이아몬드 제품이 인기”라고 말했다. 다이아몬드는 캐럿 다이아몬드 광산이 고갈되는데다 희소성 때문에 ‘미래의 투자’ 대상으로도 매력적이다. 결혼 생활 5년 뒤,10년 뒤에도 가치가 계속될 수 있다. 실제로 2000년 3500만원이었던 최고 품질 2캐럿짜리 다이아몬드는 2006년 8월에는 6670여만원이다. 삼신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를 구입한 사람으로부터 시세의 80%에 되사고 있다. ■ 향기 나는 조명 달아볼까 신혼 집에서 조명은 분위기를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소홀하게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감각적인 공간을 위해서는 조명도 잘 생각할 필요가 있다. 흔하지 않은 디자인의 특별한 조명을 가지고 연출하고 싶다면 향기조명제품을 이용해보면 어떨까. 꽃모양의, 섬세하게 제작된 외관도 눈길을 끌지만 조명이 향기까지 뿜어낸다는 사실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톡톡 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나 때론 분위기를 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안성맞춤. 건강까지 생각하는 조명도 있다. 미미라이팅의 내추럴시스템조명 시리즈 중 건강제품 ‘심플 UV’는 오염도 감지 센서가 달려 있다. 오염된 공기를 빨아들여 살균조명으로 살균한다. 또 바이오세라믹 입자가 조명기구에 내장돼 있어 공기탈취의 기능도 한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98년 노벨 생리의학상 페리드 뮤라드 인터뷰

    98년 노벨 생리의학상 페리드 뮤라드 인터뷰

    1998년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페리드 뮤라드(69·휴스턴 텍사스대 교수) 박사가 연세대의 연세노벨포럼(11∼12일) 참석차 한국에 왔다. 비아그라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산화질소 연구로 유명하지만 아직도 두번째 노벨상을 겨냥해 연구하고 있다는 그를 만나 생명공학의 미래와 과학교육에 관해 들어보았다. ▶의사이면서도 기초과학자로서 정진하여 노벨상을 받았다. 가난한 환경에서도 연구자의 길을 선택한 이유는. -파트타임 의사로 일하기도 했지만 과학연구는 보다 도전적이고 흥미진진하며 보상이 크다. 의사는 환자 몇명을 구할 수 있지만 과학자는 국가, 세계, 인류에 더 큰 규모로 기여할 수 있다. 나는 수백만명의 사람에게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학생들이 과학을 싫어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어떻게 우수한 학생들을 과학의 세계로 끌어들일 수 있을까. -좋은 교사, 흥미를 유발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 과학이 얼마나 재미있고, 훌륭한 일인지 학생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면 왜 이를 기피하겠는가. 교사는 학생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항상 좋은 답변자가 돼 주어야 한다. ▶한국은 국가적 지원을 받고 있는 과학고등학교 학생들 중 상당수가 의과대학에 진학하여 우려를 사고 있다. 과학에 재능있는 학생들이 모험보다는 안정된 직업을 선택하는 현상을 어떻게 보나. -의과대학에 가는 것은 좋은 일 아닌가. 의학공부를 하다 보면 과학에 흥미를 갖게 마련 아닌가. 보다 나은 진단, 보다 나은 치료를 하려면 보다 기초적인 원리를 연구해야 문제해결을 할 수 있다. 의학공부 배경을 갖고 생명과학 분야로 진출하면 훨씬 좋은 연구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력 선택 과정은 매우 경직돼 있다. 의과대학의 기초과학 연구수준도 높지 않은 편이다. 박사께서 밟으신 MD-PhD(의사-이학박사) 복수학위과정을 국내에도 도입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는 미국의 독특한 제도다. 나의 은사인 얼 서덜랜드 교수가 1957년 클리블랜드의 웨스턴 리저브 대학에서 처음 도입했다. 나는 정부로부터 전학년 학비면제에 연간 2000달러씩 잡비도 받았다. 지금은 이 제도가 보편화됐다. 미국 최고의 의사, 미국 최고의 과학자는 의학과 기초과학을 동시에 전공한 사람들 중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진로를 결정하기는 어렵다. 다양한 경험을 하여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좋다. ▶한국은 IT분야를 이을 경제성장 동력으로서 생명공학을 염두에 두고 국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세계 1위국가인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미국의 생명공학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1940년대 이후 50∼60년 동안 끈질기게 교육, 연구,MD-PhD 과정 등에 투자해 나온 결과다. 생명공학 연구에 지름길이란 없다. 짧은 시간에 결과를 얻으려다간 큰 실수를 하게 마련이다. 한국은 이미 경험을 하지 않았나. ▶그래도 수많은 경쟁국가들 속에서 이기려면 전략이 필요할 것 같은데.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끊임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정부, 대학, 기업이 해야 할 역할 중 한 가지라도 빠진다면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미국은 GNP의 1∼2%를 연구개발에 투자한다. 중국도 비슷하다. 이들은 4∼5년 내 이를 6%까지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싱가포르, 스칸디나비아 국가도 교육과 연구에 성공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이들 국가들의 장래가 밝다고 본다. ▶황우석 교수의 논문조작 사건은 국내외 과학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줄기세포 연구의 미래를 어떻게 보는가. -줄기세포와 복제 연구는 여전히 중요하다. 아직은 극히 초기 연구단계라 실용화 연구까지는 10년,15년 이상이 걸리겠지만 예상되는 혜택은 엄청나다. 조직대체용 세포생성, 유전자치료 벡터효과, 약물전달 체계 기여 등 의학적 응용 외에도 생물공정, 농작물과 가축 등 식량난 해결에도 잠재력이 크다. 과학 연구기회는 제공돼야 한다. ▶줄기세포와 유전공학의 윤리적 문제와 환경파괴 등의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과학의 세계는 모르는 게 너무 많아 항상 논쟁이 뒤따른다. 이럴 때 정부관리가 혼자 하는 정책 결정은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 적이 많았다. 정부와 과학자, 사회가 협력하여 일정한 규칙을 만들어내면 된다. 유전자치료의 경우 너무 앞서나가 문제를 일으켰다. 환자들에게 치명적 손상을 일으킨 사례가 많았다. 기본 시스템을 이해한 후 응용했어야 했다. ▶단도직입적으로 인간복제가 언제 이뤄질 것으로 보는가. -절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과학적으로 이의 실현에는 너무나 많은 장애가 있다. 이탈리아 등지에서 인간복제를 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지만 이는 모두 거짓말이다.. ▶황우석 박사는 최근 개인연구소를 차려 연구를 재개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 과학계가 그를 다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최소한 산업계 수준에서는 일할 수 있지 않을까. -가능성은 전혀 없다. 그런 과학자는 발본색원해야 한다. 이미 부정으로 낙인찍힌 그를 어떤 생명공학 업체가 고용하겠는가. 소비자가 그가 만든 약을 믿고 쓸 것이라고 기대할 기업이 있을까. 미국에서는 그런 부정을 저지른 과학자가 다시 활동하는 일은 없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투명성, 정직성, 진실성을 확보해야 한다. 사실 과학계뿐만 아니라 언론, 기업, 정부 등 어느 조직에도 부정사건은 있다. 대부분은 정직한데 몇 명이 문제를 일으킨다. 그러나 도덕적 가치가 특히 중시되는 분야에서 이런 부정은 절대 용납돼서는 안될 것이다. ▶당신은 대학교수, 기업체 부회장, 생명공학기업 창업을 거쳐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는 다양한 직장 경험을 했다. 이들 중 연구개발에 있어 가장 경쟁력 있는 기관은 어느 곳이었는가. -개인적으로는 대학에서의 자유를 가장 좋아한다. 대학에서는 연구비만 확보되면 어떤 연구를 하든지 아무도 간섭하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정부와 기업, 대학은 기본적으로 각자의 고유 역할이 있다. 각자 역할에 충실하며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학에서는 새로운 연구를 하면서도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당장은 큰 그림을 그릴 수 없을 때가 많다. 그러나 일단 방향이 잡히기만 하면 놀라운 결과가 쏟아져 나오고 흥미는 극대화된다. 때로는 여기까지 5∼6년이 소요되기도 하는데 나의 노벨상 수상 업적인 산화질소 연구가 그랬다. 기업은 이렇게 대학연구실에서 만들어낸 기술과 정보를 응용하여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개발연구를 하는 것이다. 정부는 교육과 연구 지원을 하면 된다. ▶당신은 69세 나이에도 여러 직책을 갖고 활동한다. 과학자로서 은퇴적령기는 언제인가. -나는 생의 마지막까지 연구할 것이다. 지금도 10∼15명의 연구팀을 이끌고 줄기세포, 암 치료에 쓸 약품 개발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나는 두번째 노벨상에 도전하고 있다. 앞서도 5명이 2개의 노벨상을 받았다. yshin@seoul.co.kr ■ 뮤라드박사는 누구 페리드 뮤라드 박사는 자수성가형 과학자. 밤잠을 자지 않고 겹치기 일을 하며 학위과정을 마쳤고, 특이한 직장경험을 했다. ●성장 알바니아 이민 2세로 인디애나주 휘팅이란 도시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때부터 부모의 식당에서 설거지나 식사주문, 카운터 일을 봤다. 손님들의 주문액수를 암산하여 계산서와 맞춰보는 게임으로 지루함을 달랬다. 부모는 교육을 강조했고 자식들도 부모처럼 중노동을 하지 않으려면 상당수준의 교육을 받아야 함을 알았다.8학년 때 수업시간에 장래 희망 세 가지로 의사, 교사, 약사를 써냈는데 결과적으로 그는 이 세 가지를 동시에 이루었다. ●교육 전액 장학금으로 대학과정을 마친 뒤 웨스턴 리저브 대학의 의학박사-이학박사 복수학위프로그램에 지원,2개 학위를 취득했다. 이때 만난 얼 서덜랜드 교수와 시어돌 롤 교수는 멘토로서 과학에 있어 스승의 중요함을 일깨워줬다. 세포간 신호전달체계를 연구하면서도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 임상의학 과정을 모두 밟았다. 다섯 자녀 등 가족 부양을 위해 주2회 산부인과 분만실에서 밤샘 일을 하기도 했지만 일을 마치면 실험실로 직행했다. 어려운 문제를 풀고, 새로운 원리를 알아내는 데 희열을 느꼈고 무조건 노력했다. ●직업 미 국립보건원(NIH) 심장연구소에 임상연구원으로 커리어를 시작해 33세 때 버지니아 주립대 조교수로 스카우트됐다. 스탠퍼드 대학 시절까지 18년간 대학교수로 일했다. 애보트사 부회장 겸 연구소장으로 기업 경험을 한 후에는 직접 생명공학 회사를 창립하기도 했다. 1997년 텍사스 휴스턴 대학에 개설된 생물·약리학·생화학 통합 기초과학부와 의과대 임상약리학부의 겸임부장으로 대학에 돌아옴으로써 자신의 커리어 주기를 ‘완성’했다고 말한다.“대학의 자유와 지성, 젊음이 좋다.”는 그는 120여명의 제자를 키웠다. ●연구업적 세포들 사이의 의사소통방법을 연구하던 중 산화질소의 신호전달 역할을 밝혀 1998년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니트로글리세린은 100년 넘게 협심증 치료제로 쓰였으나 작용기전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뮤라드 박사는 니트로글리세린의 혈관 이완효과가 이로부터 유리된 산화질소의 효소 활성화 작용 때문일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이를 입증했다. 이는 공동수상자인 퍼고트 박사와 이그나로 박사의 연구 성과와 합쳐져 비아그라 개발의 이론적 근거가 됐다. 그러나 산화질소의 역할은 고혈압, 선천성 심장병, 동맥경화증 등 심혈관계통 질병에 국한되지 않는다. 뮤라드 박사는 세포이식, 위장운동, 줄기세포 증식 및 분화, 유전자 조절, 상처치료, 암 등 다양한 활용분야를 예상하며 현재도 응용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이 분야는 연구논문은 7만 7000여건, 관련 업체가 30여개에 이를 만큼 각광을 받고 있다. 신연숙 문화담당 대기자 yshin@seoul.co.kr
  • [지금 대전청사에선] 중기청 남다른 혁신

    연말까지 체중 10% 감량, 하프마라톤 완주,6개월 금연…. 헬스클럽의 홍보 현수막이 아니다. 중소기업청 공무원들의 ‘혁신 체험 도전과제’들이다. 부담스럽던 직무 위주의 ‘혁신’이 옷을 갈아입었다. 뜻을 같이하는 직원들이 힘을 합쳐 목표를 이루겠다고 나선 것이다. 비만의 위협에서 벗어나 자신 있는 삶을 살겠다며 감량에 도전한 11명의 ‘환생팀’은 11∼14층인 사무실을 걸어서 오르내린다. 지난 5월 이들의 평균 체중은 78.4㎏이었으나 현재는 76㎏. 연말까지 10% 감량이라는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서울청에서 부산청까지 600㎞ 자전거 완주에 도전한 ‘자사단’(자전거에 중소기업 사랑을 싣고 국토종단)은 하루 100㎞씩 6일에 주파한다는 계획이다. 남자 셋, 여자 둘로 구성된 자사단은 10월14일 결전의 날을 앞두고 대전과 청남대 사이 100㎞ 왕복구간에서 맹연습을 하고 있다. 퇴직자를 포함한 8명으로 구성된 부산청의 ‘뜀사랑’은 11월19일 마라톤 하프코스 완주에 도전한다. 전원이 2시간10분 이내에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이 목표. 강원청 여성 공무원 5명은 한 사람이 1개 이상의 자격증을 따겠다고 나섰다. 청소년심리상담사와 한지·풍선놀이지도사 등 자녀교육이나 취미와 연계된 자격증에 도전한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순천시 호수없는 호수공원

    전남 순천시 조례동 호수공원이 당초 약속보다 절반 규모로 줄면서 시민들이 반발하고 있다.11일 순천시와 시민단체에 따르면 시는 논란을 거듭해 온 조례동 호수공원을 호수를 뺀 야산 2만여평으로 확정, 다음달 중순쯤 공사에 들어간다. 시는 보상비 103억원 이외에 2억원으로 야산에 산책로(1㎞)를 만들고 저수지에는 수위 조절용 수문을 새로 설치한다. 시는 103억원을 확보해 호수 옆 야산 2만 7000여평에 대한 보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시는 민선 3기때 호수를 모두 매입해 보존하고 호수공원을 5만여평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했었다. 관계자는 “원래 사들이려던 농촌공사 소유 호수 2만 5000여평은 매입비만 70여억원에 달해 1단계 사업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업성을 판단해 2009년부터 2015년까지 2단계로 호수공원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순천 동부지역사회연구소’ 서희원(변호사) 소장은 “순천시가 2005∼2008년까지 호수공원을 만들기로 발표했다가 2015년으로 미뤄 사업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시가 야산에 대해 보상을 할 게 아니라 호수지역을 먼저 하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시민들도 조례 저수지를 빼고 야산만 사들여 만들려는 호수공원이 휴식공간으로 제기능을 다할지 의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순천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12일 TV 하이라이트]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5분) 중남미에서 가장 작은 엘살바도르. 동서로 길게 뻗은 태평양 연안에 연중 300일 이상 높은 파도로 인해 세계의 서퍼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서핑의 낙원이란 소문이 퍼지면서 엘살바도르에선 지난 3년간 서핑관련 산업 매출이 5배나 늘었다. 정부도 스포츠관광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 액세서리 하나로 스타일을 살린다. 내 패션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가을 액세서리 코디법. 세련된 분위기를 더해주는 가을 유행 액세서리부터 분위기와 기분에 맞춰 활용하는 센스 만점 액세서리 코디 법까지. 은공예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가을 멋쟁이가 되는 지름길도 배워본다. ●TV 종합병원(SBS 오후 7시5분) 출연자의 자녀와 김종민의 손 엑스선 사진을 통해 연령별 뼈 성장 상태를 알아보고 성장에 가장 중요한 성장판의 모습도 비교해 본다. 또 한국 최고의 한의대 교수 총 5명으로 구성된 ‘슈퍼닥터군단’이 출연하여 3주간 차례로 ‘아토피’‘비만’등을 한의학적으로 진단하고 처방도 한다. ●있을 때 잘해(MBC 오전 7시50분) 환은 무작정 정화를 이끌고 강변의 어느 한적한 곳으로 간다. 서로 아무 말 없이 가던중 정화는 동규에게서 뺨 맞은 사연을 묻는다. 환은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해주며 자신의 억울함을 진심으로 호소한다. 한편, 은수는 순애를 위해 회사 물류창고에서 공짜로 얻어온 옷 등을 가지고 온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성황리에 판촉 행사를 마치고 레스토랑에서 근사한 식사까지 한 세 자매. 이렇게 여유를 부리는 것은 바쁜 우미씨를 대신해 아이들을 돌봐주시는 친정어머니가 있기에 가능하다. 한편 신제품 개발에 여념이 없는 떡집의 하루는 바쁘기만 하다. 그러나 자매들은 특별히 시간을 내어 여름휴가를 떠난다. ●생로병사의 비밀<죽음에의 초대, 중년뱃살>(KBS1 오후 10시) 21세기형 초강력 전염병으로 불리는 비만. 특히 중년의 뱃살은 당뇨, 고혈압에서 암까지 각종 생활습관병을 유발한다고 한다. 나잇살은 왜 붙는가?피하기 힘든 나잇살. 중년 복부비만의 심각성과 그 원인을 분석하고 건강한 삶을 위한 ‘최상의 뱃살 탈출법’을 찾아본다.
  • “한국산 잣 먹으면 군살이 쪽쪽”

    ‘한국소나무(Korean pine·학명 파이너스 코라이엔시스)’로 알려진 한국산 잣나무가 비만 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비만전문가 데니스 브루너 연구팀은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 열린 노화방지회의에서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 전했다. 연구팀은 잣을 먹은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을 비교한 결과 잣을 먹은 여성들의 체중 감소 현상이 나타났고 만복감도 더 오래 지속된다는 점을 발견했다.잣에서 추출한 피놀산이라는 물질이 식욕을 저하시키는 효능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잣을 복용한 여성들의 경우 식욕억제 호르몬인 콜레시스토키닌과 글루카곤류 등의 분비량이 각각 65%와 25% 증가한 것과 관련 있다는 주장이다. 브루너는 비만으로 야기되는 건강·의료비가 매년 1170억달러에 달하는 등 비만 해결을 위한 각종 신약이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주말탐방] 국세청 기술연구소 짝퉁양주 분석팀

    [주말탐방] 국세청 기술연구소 짝퉁양주 분석팀

    “친구들이 근무시간에도 술을 마시냐고 물어보는데 실험 대상 술에는 일절 입도 안대요.” 국세청 기술연구소 ‘가짜양주 전담 분석팀’에 근무하는 이창수(46) 김용준(42) 문선희(31·여) 설관수(29) 세무연구관은 가짜 양주를 판독하는 ‘판관 포청천’들이다. ●가짜양주 발본색원, 우리 손에 지난 2000년부터 슈퍼프리미엄급 위스키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가짜양주를 제조해 유통시키거나 유흥주점에서 취객을 상대로 가짜양주를 판매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국세청 기술연구소는 2004년부터 전담분석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세무연구관은 국내·외 양주 분석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것은 물론 축적된 자료를 토대로 가짜양주를 판별하는 일을 맡고 있다. 지난 8월말까지 가짜양주로 의심되는 270여건의 신고건수 중 27건을 가짜양주로 판별해 냈다. 가짜 술을 귀신같이 가려내는 이들은 주위 사람들로부터 ‘주당(酒黨)’일 것이라는 오해를 받지만 실제 술 실력은 평균 소주 1병 정도.‘홍일점’인 문 연구관은 소주 3잔 정도 마시면 인사불성이 될 정도라고 한다. 술 연구가 직업이다 보니 술에 얽힌 일화들도 많다. 이 연구관은 “친구나 친척들이 연구소에서 술에 관한 연구를 한다면 무척 신기한 눈으로 바라본다.”면서 “외부 사람들이 연구소를 방문할 때마다 술에 둘러싸여 있는 우리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낮에는 양주, 밤에는 소주 가짜 양주 판별에 베테랑인 김 연구관은 연구소 문을 나서면 소주 애호가로 변신한다. 그는 “양주가 워낙 비싸서 내 돈내고 마시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서 “낮에는 양주와 씨름하지만 저녁에는 소주를 마시며 하루의 피로를 푼다.”며 웃는다. 대학에서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연구소에 지원했다는 문 연구관은 “처음에는 하루종일 술을 다룬다는게 낯설었지만 이제는 술을 담담한 눈으로 바라보게 됐다.”고 소개했다. 연구원들은 잘못 알고 있는 술 지식도 바로 잡았다. 설 연구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과음한 이튿날 머리가 띵하고 아프면 가짜 양주를 마신 것으로 의심한다.”면서 “실제로 가짜양주는 현재 유통량의 1%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즉 가짜 술을 마셨다기보다는 그날의 몸 컨디션에 따라 심한 두통을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김 연구원은 알코올이 비만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생각도 틀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만의 원인은 과식과 운동 부족”이라면서 “알코올 자체로는 체내에 축적성이 없지만 음주를 하면서 음식을 많이 먹게 되고, 알코올과 음식물로부터 신체에 필요 이상으로 칼로리를 공급하기 때문에 살이 찌는데 간접 원인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2004년부터 가짜양주 신고제가 시행된 뒤 신고에 얽힌 웃지 못할 해프닝도 종종 생긴다. 올해초 한 50대 남성이 외국에서 마시던 로열 살루트와 밸런타인 30년산의 맛과 국내 한 업소에서 판매되던 똑같은 브랜드의 양주 맛이 다르다며 가짜 양주라고 신고해 왔다. 연구원들은 분석 결과 국내 업소에서 판매한 양주도 진품임을 확인해 주자 연구원들이 제시한 분석데이터를 못 믿겠다며 항의하는 소동도 있었다. ●32명의 연구원, 술의 안전관리와 세원관리 맡아 기술연구소는 가짜 술 판독은 물론 술의 품질관리를 비롯해 안전관리, 세원관리를 맡고 있다. 총 32명의 연구원들이 근무하며 전국 1300여곳에 있는 술 제조 공장의 품질관리와 영세 취약업체에 대한 제조 기술도 지도한다. 한국전쟁 이후 제조된 3000여점의 각종 술을 보관하고 있고 주류 관련 특허만 해도 32건을 보유중이다. 이에 따라 연구소에는 주량에 상관없이 술 전문가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지난 75년부터 31년째 재직중인 조성오 총무과장은 연구소의 산 증인. 그는 주류 전문잡지에 술 관련 글을 연재할 정도로 이 분야에는 정통하다. 김 과장은 “최근에는 대량생산이 가능한 창고에서 정교하고 치밀한 방법으로 가짜양주를 제조하는 등 갈수록 수법이 지능화되는 추세”라면서 “고객이 직접 캡실을 제거하고 캡을 열어 냄새를 맡아 정품과 비교해 보는 것이 위조주를 식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가짜양주 신고포상금은 가짜양주 제조사에 대한 신고는 1000만원, 가짜양주 중간 유통업자에 대한 신고는 500만원, 가짜양주 판매 유흥업소에 대한 신고는 100만원이다. 신고 접수처는 국세청 홈페이지(www.nts.go.kr)의 소비자감시고발센터나 지방국세청 및 세무서 신고 코너에서 접수한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9·11테러 5주기 끝나지 않은 악몽] (1) 상처 여전한 뉴욕

    쌍둥이 빌딩 대신 휑한 하늘… 이정표 잃은 뉴욕 사람들 간혹 길을 헤맨다… 그라운드 제로 현장엔 프리덤타워가 들어선다지만… 한쪽선 아직도 유해를 찾으려는 가족들… 죽음의 냄새… 월스트리트, 그 풍요에 머물던 이들 하나 둘 떠나고 주택용 빌딩으로 소리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 전쟁의 끝은 어디인가.3000여명이 불과 2∼3시간의 테러 공격으로 무참히 스러진 9·11 이후 5년이 흘렀지만 테러 종식을 명분으로 내건 전쟁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아프가니스탄·이라크에서 들려오는 얘기는 답답하기만 하고 유럽과 중동에서의 테러 위협도 여전하다. 근본적으로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는 9·11 이후 5년을 4회에 걸쳐 살펴본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뉴욕 맨해튼의 소호 지하철 역을 빠져나온 패트리샤 켈리는 오늘도 무심코 남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지난 2000년 콜로라도주에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뉴욕의 마케팅 회사에 취직하면서 맨해튼으로 이주해온 켈리. 그녀는 처음 맨해튼에 정착할 때부터 남쪽 다운타운에 높이 솟아오른 세계무역센터(WTC)를 이정표로 삼았다. 맨해튼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WTC 위치만 확인하면 그녀가 있는 지점의 동서남북이 명확해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듬해 9월11일 알 카에다가 조종한 뉴욕 테러가 발생하면서 켈리는 이정표를 잃게 됐다.5년의 세월이 흘렀고 이곳 지리도 손금처럼 익숙해졌지만 켈리는 지금도 길을 걷다가 습관처럼 남쪽을 돌아본다. 그러나 WTC가 서있던 7번가 쪽에는 높다란 쌍둥이 빌딩 대신 휑한 하늘만 보인다. 그럴 때마다 팔·다리 하나가 없거나, 이가 하나 빠져버린 느낌이 든다고 켈리는 말했다. 그날의 충격과 상처는 뉴요커뿐만 아니라 모든 미국인의 가슴에 깊이 남아 있다. 이슬람 저항세력인 알 카에다의 테러에 의해 WTC 쌍둥이 빌딩이 무너진 자리에선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속살을 드러내듯 땅이 파헤쳐진 현장 모습은 5년 전의 생채기가 여전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미국인들이 ‘그라운드 제로’라 부르는 이 현장에는 새로운 빌딩 ‘프리덤 타워’를 세우기 위한 기초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사장 바로 옆에 위치한 지하철역 ‘패스 스테이션’으로 들어가면 공사 현장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땅 위에 콘크리트 구조물들이 세워졌고 각종 장비를 실은 트럭들이 오가고 있다. 그러나 언뜻 보기에 공사 현장은 활기가 없다. 아직 대부분의 공사가 20여m 지하에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하에서의 기반 공사 작업은 새벽 1시에 시작돼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하루 빨리 붕괴된 WTC의 상흔을 없애고 프리덤 타워를 올리기 위해 공사를 서두르는 것이다.77층으로 설계된 프리덤 타워 건설에는 20억달러(약 2조원)가 소요된다. 프리덤 타워 주변에는 9·11기념공원과 공연장, 프리덤 센터 등이 함께 들어선다. 공사 현장의 감독관인 브라이언 라이언. 건설회사 중견 간부였던 그는 9·11 당시 뉴욕의 소방관이었던 동생 마이클을 잃었다. WTC 남쪽 빌딩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던 마이클은 건물이 붕괴되면서 실종됐다. 시신마저 끝내 찾을 수 없었고 그가 쓰던 장비만이 형에게로 돌아왔다. 브라이언은 그 충격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그라운드 제로에서 동생의 유해 찾기에 몰두했다. 그러다가 결국 프리덤 타워 건설에 참가하기로 결심했다. 브라이언은 “동생을 묻은 이곳을 재건하기 위해 힘을 보태는 것이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곳에서 일하면서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도 이따금 희생자 유해 일부나 유물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무역센터가 자리잡았던 월스트리트는 9·11 이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세계 금융의 중심지이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떠나는 금융사와 금융인들이 늘고 있다. 근처의 업무용 빌딩들은 주택으로 변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를 떠나는 회사들이 늘어나면서 임대료 수입도 줄어 주거용으로 구입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는 이들조차 이 지역에서 살기를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뭔가 ‘죽음의 냄새’가 난다는 이유에서다. 9·11은 미국인들이 개인의 삶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뉴욕 데일리 뉴스의 사진기자였던 데이비드 핸드처는 9·11때 납치된 여객기가 세계무역센터 빌딩과 충돌하는 장면을 가장 생생하게 사진에 담은 언론인 가운데 하나였다. 그는 비행기가 충돌하면서 벌어진 아비규환을 현장에서 카메라에 담다가 빌딩이 붕괴될 때 매몰됐고 소방관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핸드처는 그날 이후 신문사를 위해 사건 현장의 사진을 찍는 일을 접었다. 사진은 ‘먹고 살기 위해’ 꼭 필요할 때만 촬영한다. 그것도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사진이라는 조건을 달고 있다. 핸드처는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사고 이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뉴욕에 살고 있거나, 그날의 사건을 직접 경험했거나,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모두 침대 밑에 귀신들을 묻어두고 살아가고 있다.”면서 “이따금 그 귀신들이 침대를 뛰쳐나와 우리를 조롱하고 물어뜯는다.”고 말했다. 핸드처는 “그러면 어쩔 수 없이 귀신들과 놀아줘야 하며 이를 극복하고 일상으로 되돌아오는 데는 다시 많은 시간과 고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운트 시나이 의학센터가 2002년 7월부터 2004년 4월까지 WTC 현장 정리작업에 참여한 근로자와 자원봉사자 9500명를 조사한 결과, 이 중 70% 정도가 9·11 이후 호홉기 질환을 갖거나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뉴욕 타임스가 6일 전했다. 더욱 무섭고 슬픈 것은 9·11 테러로 인한 상처가 어린이들에게도 깊이 스며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시 현장을 목격했거나 TV를 시청했던 어린이들이 미술 시간에 비행기가 건물로 돌진, 충돌하거나 오사마 빈 라덴이 WTC를 통째로 집어삼키는 모습을 그린다고 한다. 심리학자인 로빈 굿맨은 “집짓기 장난감인 레고로 높은 건물을 만든 다음에 갑자기 충격을 줘서 무너뜨리는 장난을 하는 아이도 있다.”면서 “이같은 행위를 반복하는 어린이는 트라우마(정신적인 외상)가 남아 있는 것이므로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 현상금 239억원 걸린 빈 라덴 못잡나 안잡나 9·11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침공 직후부터 그의 체포에 나섰지만 못 잡는지, 안 잡는지 의문만 쌓이고 있다. 빈 라덴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지대에 숨어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미 CNN은 파키스탄 북부 산악지대 치트랄이 유력하다고 지난달 23일 보도했다.2003년 공개된 비디오에서 그의 뒤에 비친 나무가 이 지역 고유종이라는 것이다. 어디 있는지 안다고 곧바로 잡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지형이 험준한 데다 정보도 완벽히 차단돼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들은 철저히 인편으로만 소통한다. 미 제10 산악사단 조지 윌리엄스 하사관은 “산 속에서 마치 유령을 쫓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지금은 해체된 미 중앙정보국(CIA) 빈 라덴 체포 전담반 책임자였던 마이클 셰우어는 “그가 외부와 접촉하는 망이 있으며 원하면 갈 수 있는 장소도 있다.”고 말했다. 은신처를 제집 드나들듯 하는 ‘이슬람 영웅’을 신고할 사람도 없다. 자칫 죽음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현상금 2500만달러(약 239억원)는 그림의 떡이다. 그를 잡을 기회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번번이 목전에서 놓쳤다. 지난 1월 알카에다 2인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가 폭격으로 숨졌을 때 그도 현장에서 불과 몇㎞ 떨어진 곳에 있었다고 주민들은 증언했다.2001년에도 아프간 토라보라산에서 붙잡힐 뻔했다. 동영상이 공개된 것은 2004년 10월이 마지막이었지만 녹음 테이프는 올해만 벌써 5차례나 나왔다. 물론 그가 더이상 테러를 지휘할 수 없을 만큼 고립돼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메시지만으로도 위력을 발휘하는 ‘카에디즘의 교주’는 이제 잡히더라도 후폭풍이 우려된다. 때문에 미국이 잡을 의지가 있느냐는 의문이 뒤따른다. 사담 후세인만 잡으면 끝날 것 같던 이라크 상황을 볼 때 그의 체포보다는 지역 안정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현재 아프간 미군 2만명 중 절반이 7만여㎞의 국경지대에서 탈레반 잔당을 쫓기에도 힘이 달린다. 파키스탄도 체념한 듯하다. 미 ABC 방송과 5일(현지시간) 인터뷰한 한 관리는 “그가 만약 파키스탄에 있다 해도 말썽만 일으키지 않으면 굳이 잡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키스탄군이 탈레반과 평화협정을 맺고 북부 와지리스탄에서 철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킨텍스 확장사업 난항

    킨텍스 확장사업 난항

    ‘동양최대 국제전시장의 꿈은 언제 이뤄지나.’ 경기도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킨텍스·KINTEX) 2단계 확장사업이 힘든 항해를 하고 있다. 사업의 첫 단추인 토지보상이 행정처리 절차지연으로 늦어진데다, 고양시가 사업비로 충당하려던 1단계 지원시설부지 매각대금도 제때 걷히지 않고 있다. 당초 계획보다 3년이상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예산 1조원 고양시, 추가부담 최고 8000억 버거워 지난해 고양시 일산구 대화동에 지원시설부지를 합쳐 총 22만 5000평에 전시공간 1만 7000평으로 출범한 킨텍스는 2010년까지 추가로 22만 8000평에 3만 7000평의 전시공간을 확대, 첨단 운영시스템과 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규모는 중국의 상하이 푸둥전시장(6만 500평)에 조금 못 미치지만 질적으로는 ‘동양 최고, 세계 유수’를 지향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개발구역 지정·고시 등 행정절차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토지보상이 미뤄졌다. 여기에 차이나타운과 호텔 등 8만 4000평 규모(공원제외)의 8개부문 사업자 지정이 늦어지면서 2단계 사업비 조달이 차질을 빚었다. 대형할인매장과 영화관 등으로 구성된 상업시설Ⅰ만 내년 상반기 착공예정이다. 상업시설Ⅱ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업체가 자금조달계획을 제시하지 못해 지위를 잃었다. 차이나타운도 부지 매입대금 337억원을 내지 못해 계약해지 통보를 받고 법원에 지급기일 연장을 신청했다.2004∼2005년 사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호텔·수족관·스포츠몰 등도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킨텍스는 부지 매입과 조성은 고양시가 책임지고 건축비는 고양시와 경기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3자가 분담한다. 고양시는 1단계 때 이미 토지매입비 3335억원, 부지조성비 620억원, 기반시설비 1727억원과 건축비 2315억원 중 781억원 등 6470억여원을 출연했다. 고양시는 2단계에 투자될 토지매입과 부지조성비 3040억원에 건축비 분담금을 합쳐 3700억∼80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1500억원의 지방채 발행을 승인받았다. ●기채 1500억중 500억만 확보… 금융권 대출도 추진 시는 킨텍스 2단계가 2013년에는 완공되도록 내년 상반기까지 보상을 끝낼 방침이다. 그러나 재정경제부가 올해 승인한 지방채 6000억원 중 5500억원이 이미 다른 시·도에 배정돼 500억원만 확보,2200억원에 이르는 보상비에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시간도 시의 편이 아니다. 공공사업에 한해 부동산양도소득세를 기준시가로 적용하는 조세특례법 적용기간이 연말이면 종료돼 내년부터는 토지주들이 실거래가로 세금을 내야 한다.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시는 킨텍스에 출연하는 재원은 고양시 도시경제의 자족도시 구현을 위한 기반형성비로 감수할 만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부족한 보상재원 1000억원은 금융권에서 단기(1년)로 융자받아 연말까지 보상을 마칠 방침이다. 하지만 경상비를 포함해 시 예산 규모가 1조 600억원(올해 기준)에 불과해 심한 재정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시민단체 고양 예산감시네트워크 김인숙 공동대표는 “시는 이미 부담한 사업비만으로도 재정운영에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정부나 광역단체가 고양시 몫으로 돼 있는 사업비를 분담토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승진·연수… 경찰 출산장려 우대책 찬반 논란

    승진·연수… 경찰 출산장려 우대책 찬반 논란

    “자식 많이 낳은 게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은 몰랐네요.” 지난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빠져나오는 충남 금산경찰서 박재명(41) 경사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막 오사카·교토 등 4박5일간 일본문화 탐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3남 2녀의 아버지인 그는 경찰생활 12년 만에 모범경찰관에 뽑혀 해외 탐방 기회를 잡았다.5남매의 아버지란 점도 적잖이 기여했다. 경찰청이 처음으로 3자녀 이상 직원에게 가산점을 줬기 때문이다. 경찰청이 3자녀 이상을 둔 직원들을 상대로 복지·인사 등에서 다양한 우대책을 마련해 본격적인 시행에 나서고 있다. 단일 기관으로서 가장 많은 공무원을 거느린 경찰의 다출산 장려책이 어떤 효과를 거둘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연수부터 승진에 장학금까지 다양 지난 5월 경찰청은 “정부의 출산 장려책에 맞춰 3인 이상 다자녀 경찰관에게 복지 및 인사상 혜택을 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출산·입양·혼인 등을 통해 3자녀 이상을 두고 있는 경찰직·일반직·기능직 공무원으로 대상자는 전체 9만 9300명(지난해 말) 중 8400여명(8.5%)이다. 다자녀 가구 우대는 수치로 드러난다. 올해 해외탐방자 130명 중 27.7%인 36명이 박 경사처럼 자녀를 3명 이상 둔 사람들이었다. 전체 다자녀 경찰 비율(8.5%)의 3배 이상이다. 엘리트코스로 알려진 해외주재관 선발에서도 올 하반기에는 다자녀 경찰이 14.3%를 차지했다. 가점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연수자 선발에서도 가점을 받은 다자녀 경찰의 비율이 높았다. 경찰청은 앞으로 경위 이하 시·도간 인사교류(연 2회), 본청 및 지방청간 전·출입 때 다자녀 직원에게 우선권을 줄 계획이다. 퇴직 후 경찰공제회 취업 때 면접심사(10%), 맞춤형 복지제도의 개인포인트 중 부양가족 점수 등에서도 가점을 주기로 했다. 공무원 아파트(총 1839가구) 입주자 선정 때, 국비지원 대학원 입학자 선발 때에도 우선권을 갖게 되며 경찰병원을 이용할 때에는 특별할인을 받는다. 유치원 교육비 지원도 검토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특별히 관련 예산이 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이디어를 짜내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고 말했다. ●환영과 반대 엇갈리는 가운데 실효성 의문 일선 경찰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자녀를 여럿 낳아 키우는 게 쉬운 일이 아닌 만큼 어떤 형태로든 보상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자녀가 많고 적음으로 경찰관의 인사·복지가 결정돼선 곤란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결혼 3년차로 아들 하나를 둔 김모(32) 경위는 더 큰 혜택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그 정도 혜택을 보자고 아이를 더 낳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획기적인 우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능직 공무원 이모(28)씨는 “공무원 아파트 임대나 육아지원 등이 좋은 제도라고는 생각하지만 교육비 등 전반적인 여건을 고려할 때 아이를 더 낳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모(36) 경장은 “성과가 있을지 불투명한 정책이 쓸데 없는 특혜 시비만 낳고 있다. 특히 인사상 혜택까지 주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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