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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차이나반도 교육한류 현장을 가다

    인도차이나반도 교육한류 현장을 가다

    “카오리(한국사람), 최고예요!” 인도차이나 반도에 교육 한류(韓流) 열풍이 뜨겁게 일고 있다.인기 연예인을 중심으로 한 대중문화 한류가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배우자는 교육 한류로 이어지고 있다.그 중심은 라오스와 캄보디아의 교육 기반시설 지원 사업.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라오스 현지에 설립하고 있는 루앙프라방 국립대 건설 현장과 재작년 한국의 도움으로 문을 연 캄보디아 기술대를 다녀왔다. ●란상(Lan Xang)에 한국을 세운다. 지난 5일 오후 라오스 북부 중심 도시인 루앙프라방의 외곽 수파노봉 국립대. 우리나라 60년대 농업고등학교를 떠올리게 하는 소박한 단층 목조 건물에서는 세미나가 한창이었다. 오는 7월 ‘라오스 루앙프라방 국립대’로 다시 태어나는 이 대학 교수들에게 한국 교수들이 교육과정 운영 등 대학교육 시스템 전반을 설명하는 자리다. 대부분 학사 출신인 이 곳 교수들은 한국이 국립대를 세워준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면서도 표정만큼은 하나라도 더 배우겠다는 듯 진지했다. 우리나라가 이 곳에 국립대를 세우게 된 것은 2003년 라오스 정부가 한국에 지방 국립대 설립을 요청한 것이 계기가 됐다. 오움 생찬다봉(59) 라오스 교육부 기획협력국장은 “한국도 30∼40년 전만 해도 우리처럼 가난했지만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 선진국이 됐다. 이번 기회에 한국의 교육 노하우를 제대로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루앙프라방 지역은 중세 백만마리의 코끼리를 이끄는 찬란한 란상 왕국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지금은 라오스 초대 대통령의 이름을 딴 수파노봉 국립대만 초라하게 남아 있을 뿐이다. 게다가 교수가 부족하고 시설도 학생 수(2800여명)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다. 캄파이 시사반(54) 총장은 “라오스 북부에는 번듯한 교육시설이 없지만 정부 차원의 지원이 어려워 현대식 대학 설립은 이 지역 주민들의 숙원 사업이었다.”면서 “한국의 도움으로 라오스 최고의 교육시설을 갖추게 됐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번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교육시설은 물론 교육과정과 운영 등 교육 시스템 전반에 걸쳐 일괄적으로 노하우를 전수하는 턴키 방식으로 지원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한국과 라오스 교수들이 전공별로 정기적으로 교류, 구체적인 대학 운영 매뉴얼을 전수하고 있다. 수파노봉대 부근에 짓고 있는 새 캠퍼스에는 메콩강을 끼고 36만 6000평 부지에 본관과 강의실, 기숙사, 도서관 등 이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36개의 현대식 건물이 들어선다. 세계 인력자원(HR) 개발 거점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총괄 감리와 컨설팅을 맡고 있다. 또 포스코건설이 설계와 시공을, 포스데이터가 장비의 공급과 설치를 각각 책임지고 있다. 우송대를 중심으로 전주대와 강원대 등 5개 대학 등으로 구성된 시너지비전 컨소시엄은 교육과정을 개발한다. 전체 예산 가운데 80%에 이르는 2270만달러가 우리 정부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자금이다. ●캄보디아의 인재 ‘사관학교’를 꿈꾼다. 지난 9일 오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시내에서 차로 40분 걸리는 단꼬 지역. 이 곳에서는 한국의 교육수출 사업의 첫 번째 결실이 영글고 있었다. 우리 정부의 지원으로 2005년 문을 연 캄보디아 기술대학(NPIC)이 오는 9월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이들은 본인이 원할 경우 한국어 테스트를 거쳐 한국 내 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도 갖는다. 전공은 건축과 자동차정비, 조리, 관광, 정보기술(IT), 기계 등 6개.2년과 4년제 과정에 캄보디아 내 직업훈련원과 기업, 학교의 장·단기 기술 위탁교육도 이뤄지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 취업 희망자를 위한 한국어 강의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한국은 이 곳에서 단순히 기능대학 하나를 세워주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NPIC가 캄보디아 교육 시스템에 큰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시간만 채우는 과거 직업훈련 교육방식이 철저히 경쟁 체제로 바뀌었다. 좋은 성과를 내는 대학이나 훈련기관이 더 많은 지원을 받는다.NPIC 옆에 태국의 지원으로 이미 설립돼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던 직업훈련소도 최근 덩달아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이러다 보니 현직 노동직업훈련부 차관이 대학이사회 의장을 겸임할 정도로 캄보디아 정부의 관심도 각별하다. 픽 소폰(54) 차관은 “한국을 다녀온 뒤 충격을 받고 생각을 바꿨다.”면서 “단순히 시설만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을 배워 철저히 질 관리를 통해 필요한 인력을 키우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루앙프라방·비엔티안·프놈펜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교수제자만 10명 한국배우기 열광” “편하게 사는 것도 좋지만 마음이 평안한 것도 인생의 보람입니다.” 송융남(68) 전 강원대 농학과 교수는 라오스 수파노봉대 교수들 사이에서 스승으로 통한다. 현재 맡고 있는 루앙프라방 국립대 설립 사업에 교육과정 자문 역할 외에 교육 전반에 걸쳐 현지 교수들에게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부터는 매주 두세 차례씩 이른 아침 교수들에게 무료로 한국어도 가르치고 있다. 한국을 배우려는 교수들의 열망을 조금이라도 돕기 위해서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작은 강의지만 주제는 다양하다. 우리 말에서부터 문화, 전통, 유행 등 한국에 대한 크고 작은 모든 것들이 이 곳 교수들의 관심사다. 현재 그에게 한국어를 배우는 ‘교수 제자’만 10여명. 한국어를 가르쳐 달라는 교수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시작했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그 외에 두 명의 자원 봉사자들이 추가로 한국어 강의에 참여하고 있다. 송 전 교수는 “한국에 대해 하나라도 더 알고 싶어해 뭘 가르치더라도 스펀지처럼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송 전 교수가 이 곳에 온 것은 2005년 9월. 강원대 농학과에서 퇴직한 뒤 봉사의 삶을 위해 주저없이 라오스행을 결정했다. 평생 일궈온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지만 ‘이젠 베풀어야 할 때’라는 생각에 이 곳에서 여생을 보내기로 했다. 그는 현재 수파노봉 국립대 근처에서 최소한의 체재비만 받으며 작은 집을 빌려 부인과 함께 살고 있다. “비록 가난하지만 우리나라를 배우려는 이 곳 사람들의 열망만큼은 대단합니다. 한국에서 다양한 교육자들이 퇴직 후 이 곳에서 봉사의 여생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루앙프라방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교육노하우 전수 한국 알리기 첨병” 우리나라의 교육수출 사업이 라오스와 캄보디아 현지인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는 이유는 교육 시설은 물론, 교육과정과 학교 운영 등 교육 시스템 전반에 걸쳐 원스톱으로 세심한 자문을 해주기 때문이다. 이런 활동은 현지에 상주하는 컨설턴트가 있기에 가능했다. 주인공은 현지인들에게 ‘고민 해결사’로 통하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장지순(41) 박사. 교육수출 사업의 현지 컨설턴트 국내 1호다.2003년부터 5년째 이 곳에서 현지인들을 돕고 있는 장 박사는 “라오스와 캄보디아는 우리의 교육수출 사업의 블루오션이라고 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현지 컨설턴트의 역할은. -말 그대로 현지에서 자문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예전에는 건물만 지어주거나 시설만 설치해주는 데 그쳤지만 이 곳에서는 현지 컨설턴트가 직접 교육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단순한 성과 위주가 아니라 제대로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한국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이 대단한 것 같다. -라오스와 캄보디아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다른 나라와는 달리 우리나라에 상당한 동질 의식을 느끼고 있다.2차대전 당시 패전한 태국이 일본과 동질의식을 갖는 것처럼, 라오스와 캄보디아는 다른 나라의 식민 지배를 받은 경험이 있는데다 가난하게 살았던 경험이 있는 우리나라에 동류의식을 느낀다. ▶이번 사업의 의미는. -이 곳은 브릭스(BRICs)를 연결하는 축으로,2억 2000만명 이상의 시장 규모에 우리와 지리적으로도 가깝다. 특히 일반적인 원조 사업과는 달리 사후 관리에 초점을 맞춰 질을 관리해 주기 때문에 시장 개척은 물론 장기적으로 친한(親韓) 인사가 늘어난다는 점도 매력이다. 비엔티안·루앙프라방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몸은 멀어도 자나깨나 자식 걱정

    몸은 멀어도 자나깨나 자식 걱정

    고향 가는 길은 항상 멉니다. 그리운 곳이라 더딘 걸음이 더 더딘 것 같지만, 반가운 사람들 생각에 귀향의 피로, 세상의 깊은 시름도 별것 아니라고 여겨질 것입니다. 부모님은 어떠십니까. 다들 건강하신가요. 자식들 생각으로야 부모님 건강이 항상 마음 쓰이지만 몸이 멀어 조석으로 살피거나 챙겨 드리지도 못합니다. 가끔 전화를 걸어도 언제나 ‘나는 괜찮다.’고만 하십니다. 그러나 험한 세파 속에서 자식들 오롯하게 키워낸 부모님들이 괜찮다고 하신 말씀은 십중팔구 마음에 없는 말일 것입니다. 나이 들면 이런 저런 병과 벗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섭리입니다. 젊어서는 자식 뒷바라지에 바빴고, 늙어서야 ‘자식들 앞세우고 사니 좀 편하겠지.’ 했지만 남은 것은 병뿐이지요.‘늙어서 자식들에게 짐은 되지 말아야 하는데….’라며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치매의 엄습은 누구도 피해 가지 못합니다. 자식들 키우느라 가슴 졸인 탓에 심장은 비닐봉지처럼 약해져 있고, 내 것으로 품고 산 것이 없어 내다 버린 것도 없는데 빈 자루처럼 바람 빠진 육신에 살거죽 주름은 깊어만 갑니다. 관절염이 깊은 뼈마디는 걸을 때마다 삐걱이고, 그런 일에 가슴 졸인 탓인지 똥오줌 누는 일까지도 예전 같지가 않습니다. 이래도 ‘나는 괜찮다.’는 부모님의 말씀을 그대로 믿고 싶어 하시겠습니까. 살다가 문득 ‘이 하찮은 자식의 어이없는 위선과 질정없는 변모에 그 늙어 쪼그라진 가슴은 또 얼마나 아프고 저렸을까.’ 생각하면 걷던 걸음 멈추고 우두망찰 먼바라기라도 하게 됩니다. 돌이켜보면 자식이 내놓고 부모 위할 기회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특히나 부모의 건강을 챙기는 일, 자식 아니면 아무도 해 줄 수 없습니다. 이번 설에는 ‘부모님 건강 챙기기’를 컨셉트로 삼아보면 어떨까요. 혹여 자식들에게 짐 될까봐 말 못하는 부모님 심정 한번쯤 미루어 짐작해 어디가 어떻게 편찮으신지 조근조근 묻고,“그러면 설 지나 한가할 때 병원 한번 모시겠습니다.”라고 허투루라도 약속 한번 하면 자식 때문에 오그라든 흉금의 응어리가 눈 녹듯 사그라지지 않을까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세상에 대단한 효도가 따로 있지 않으니까요. 고향과 그 고향의 부모님이 부쩍 가까이 있다는 생각 들지 않으십니까. 올 설에는 지나가는 말로 “건강은 좋으시지요?” 이런 상투적인 인사는 하지 마십시오. 대신 부모님 마주하고 성긴 치아라도 건드려보며 ‘늙음과 그 후의 고통’을 체험하는 기회로 삼는다면 나중에 부모를 먼 길 떠나보내는 마음이 조금은 편해질지도 모릅니다. 그럼 먼 고향 잘 다녀 오시기 바랍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부모님께 아름다운 실버를 “명절날, 부모님 뵐 때마다 건강 걱정을 하면서도 돌아서면 잊어버리지는 않습니까. 그렇다면 이번 설은 ‘개념’있는 명절로 만들어 보는 게 어떨까요. 주제는 ‘부모님 건강 챙기기’ 정도가 좋을 것 같습니다.” 건강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예방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건강증진’은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여러가지 건강 위험요인을 교정함으로써 질병을 예방해 개개인이 ‘최선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요. 특히 고령자는 건강에 위협이 되는 여러 위험인자에 노출된 기간이 길어 각종 질병을 가질 가능성이 높지만, 중요한 사실은 고령자도 얼마든지 질환을 미리 예방하거나 조기에 찾아내 건강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생활습관 교정으로 취약한 건강 챙기기 금연과 절주, 적절한 신체적 활동 및 운동, 충분한 영양 섭취 등 생활습관 교정은 젊은 사람보다 노인에게 더욱 중요하다. 그 만큼 건강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체중 관리 노인 비만은 관절염, 거동 장애, 폐기능 감퇴와 같은 육체적인 문제를 초래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가진 경우에는 무엇보다 점진적인 체중 감량이 필요하다. 체중 감량 상황도 잘 살펴야 한다. 특히 노쇠한 경우 비만보다 체중 감소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특별한 이유없이 6개월 내에 체중의 10% 이상이 감소한 경우에는 다른 질환이 진행 중이라는 신호일 가능성이 크므로 반드시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한다. ●운동 자신의 몸 상태에 적합한 운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면 건강에 대한 확신이 일상생활에서의 자신감으로 표출되는 것은 물론 수명도 연장된다. 특히 노년층의 경우 유산소운동 뿐 아니라 적절한 근력운동과 유연성운동, 균형운동 등을 적절히 하면 근력 감퇴나 노쇠로 인한 무기력증, 낙상에 따른 골절 등 여러 가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단, 심혈관계 또는 근골격계 질환이 있는 노약자가 자신의 몸에 적합하지 않은 운동을 무리하게 할 경우 자칫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으므로 미리 전문의와 상의해야 하며, 일상적인 운동이라면 자신의 최대 운동능력의 75% 정도로 강도와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흡연 고령의 노인이라도 금연에 의해 얻을 수 있는 건강상의 효과는 적지 않다. 노인 금연의 경우 금연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신체 보호효과가 증가하며, 특히 협심증,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중풍)으로 인한 사망률을 급격하게 감소시킨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평생 피운 담배인데….”라며 체념하기 보다는 이런 사실을 설명하고 금연하도록 하는 것이 노후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매우 중요하다. ●음주 미국의 경우 노인의 15% 정도가 일상적인 과음을 하고 있으며, 이는 노인에게 흔한 우울증과 고독감, 그리고 사회적인 지지 부족 등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은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노인의 경우 체내 수분량의 감소, 인지기능의 저하, 체온 및 혈당 조절능력 장애(노인은 저혈당이 쉽게 발생함) 등의 문제 때문에 과다한 알코올 섭취가 뜻밖의 문제로 이어지기 쉽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것보다는 소량씩 마시는 사람이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런 점을 감안, 무조건 술을 마시지 말게 하기보다는 적절한 음주량을 지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인의 적정 음주량은 성인의 절반 정도(알코올 25g·소주 3잔)이다. # 조기 선별진단으로 질병 예방 선별검사란 외견상 건강해 보이는 사람을 대상으로 검사, 진찰 등의 방법을 이용해 숨은 질환이나 이상을 찾아내는 것을 말한다. 노인의 경우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여러가지 질환의 발생 위험도 함께 증가하지만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뿐 아니라 비특이적인 증상, 이를 테면 체중감소, 무기력증, 식욕감퇴 등 일반적인 노화로 오해할 수 있는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노인들에게 흔한 질환에 대해서는 정기적인 검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 현명하다. ●심혈관계 질환 연령의 증가는 그 자체가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가 된다. 즉,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고혈압, 특히 수축기 혈압이 주로 상승하는가 하면 심부전, 관상동맥질환은 물론 뇌경색, 뇌출혈 등 뇌혈관질환이 많이 발생하므로 이들 질환의 위험인자를 동반하고 있는 경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고혈압과 고지혈증은 반드시 치료해야 하나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검사해야 한다. ●악성질환 고령일수록 악성 질환의 발생이 늘며, 특히 최근에는 특정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넘어서 우리나라의 가장 흔한 사망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질환은 예방도 중요하지만 조기 발견이 완치의 핵심이 된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적이며, 일단 병이 확인된 경우라면 동요하지 말고 의료진과 상의해 가장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악성 질환은 폐암 전립선암(남성) 유방암(여성) 대장암 등 각종 암을 들 수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김광일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노인의료센터) ■ 이런질환 꼭 살펴라 노인들에게 많은 백내장이나 요실금, 관절염 등은 유병률도 높을 뿐 아니라 ‘삶의 질’ 측면에서 일상적으로 미치는 영향도 큰 만큼 평소 유심히 살펴봐야 할 질환 들이다. ●백내장과 노안 평소 안경도 안 쓰던 부모님의 눈이 침침해 마당에 들어선 손주들의 얼굴도 못 알아 본다면 백내장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노안까지 있으면 바깥 세상이 온통 ‘흐릿하게’ 보인다. 백내장은 원래 투명한 수정체가 노화로 딱딱하게 경화되고 혼탁해진 상태를 말한다. 원래 까맣던 눈동자가 뿌연 수정체 때문에 허옇게 보여 붙은 이름이 백내장이다. 카메라의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 사물이 흐리게 보인다. 보통 노인성 백내장은 가까운 곳이 잘 보이지 않는 노안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가까운 곳을 볼 때는 수정체가 두꺼워져야 하는데, 나이가 들면 수정체의 두께를 조절하는 근육이 약해져 필요한 굴절각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백내장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뿌연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 수정체를 넣어줘야 한다. 지금까지는 먼 거리 시야 확보에만 초점을 맞춘 인공수정체를 사용해 노안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 후에도 돋보기를 써야 했다. 그러나 최근 개발된 ‘레스토(ReSTORE) 렌즈삽입술’은 근·원거리를 동시에 볼 수 있는 특수 렌즈를 삽입,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해결해 준다.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원장은 “레스토 렌즈삽입술은 비교적 안전하고, 수술시간도 5∼10분으로 짧아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해결하는 치료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요실금 노모가 외출을 꺼리거나 화장실을 유난히 자주 들락거린다면 한번쯤 요실금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여성의 40%가 경험할 정도로 흔하며, 주로 중년 이후의 여성에게 많다. 여성은 남성과 달리 분만, 폐경, 노화 등으로 골반 지지조직이나 방광이 약해져 요실금이 잘 나타난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 전기자극, 골반근육 운동 등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노화로 인한 요실금에는 테이프를 이용한 간단한 수술법이 널리 사용된다. 입원 기간도 1∼2일 정도로 짧고, 치료 후 곧바로 일상 생활을 할 수 있으며, 재발률도 낮다. 예방을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과 함께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게 좋다. 다리를 벌리고 항문을 5초간 조였다 푸는 운동을 계속하면 골반 근육이 단련돼 요실금 예방에 도움이 된다.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김장환 교수는 “요실금을 방치할 경우 외출을 꺼리는 것은 물론 대인관계를 회피, 나중에는 노인성 우울증 같은 정서적인 문제까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인성 치질 나이가 들면 항문의 기능도 약해져 노인과 치질은 떼려야 뗄 수 없게 된다. 항문 기능이 약해지면 배변이 고통스럽고, 배변 후에도 늘 뒤가 찜찜하며, 재채기만 해도 항문이 쉽게 빠져 나온다. 혹시 부모님이 어기적거리며 걷거나 자리에 앉을 때도 자세가 엉거주춤하며, 방석을 깔아야 앉을 수 있다면 치질일 가능성이 높다. 치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노인들은 내색도 못하고 무조건 참는 경우가 많다. 치질이 있으면 심리적으로도 위축되고, 자연스럽게 하체에 힘이 들어가는 활동을 피하게 된다. 그러나 노화로 인한 치질은 부끄러운 질환도 아니고, 치료도 쉽다. 경증은 약물치료도 가능하며, 수술도 부분 마취로 가능해 부담도 적은 편이다. 한솔병원 이동근 원장은 “부분 마취 후 늘어난 치핵을 세밀하게 자르고 봉합하는 수술은 시간도 20분 정도로 짧고, 입원 기간도 1∼2일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수술 후에는 매일 3∼4회 온수 좌욕을 해주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수술 일주일 후면 배변 시 통증이 완화되고, 배에 힘을 주는 운동 등 활발한 야외활동도 거뜬히 할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 참기 어려울 정도로 무릎이 아프고 쑤시는 퇴행성 관절염이지만 대다수 노인들은 늙으면 으레 생기는 질환으로 여긴다. 그러나 무릎이 아프면 활동범위가 좁아지고, 자세 불균형으로 다른 근골격계 질환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통증으로 걷기 어려울 정도면 치료 기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심하면 망가진 관절 대신 인공관절을 넣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따라서 노령자가 관절염 증상을 보이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게 좋다. 특히 최근에는 여성 노인질환으로 알려진 관절염이 남성에게서도 빈발하므로 부모를 모두 잘 살펴봐야 한다. 목동 힘찬병원 관절경센터 정광암 소장은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 당연히 오는 병이 아니라 치료해야 하고, 치료 되는 병”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박영순 아이러브안과 원장 김장환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 이동근 한솔병원장·정광암 목동 힘찬병원 관절경센터 소장 ■ 노인질환 체크포인트 10 다음의 증상이 있는 경우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특별한 이유없이 체중이 10% 이상 감소했다. -운동시 호흡곤란, 흉통,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운동 후 근육과 관절에 30분 이상 지속되는 통증이 있다. -흡연자에서 기침, 객담, 객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하루 음주량이 3잔 이상이며, 습관적으로 술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2회 이상 측정한 혈압의 평균치가 140/90㎜Hg 이상이다.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200㎎/㎗ 이상이다. -남성의 경우 소변 횟수가 증가하고, 잔뇨감이 있으며, 혈뇨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변비, 설사가 잦고, 대변의 색깔에 변화가 있다. -인플루엔자, 폐렴구군,B형 간염 예방접종을 실시하지 않았다. ■ 어르신 겨울나기 홈 스트레칭 노인들 겨울나기는 살얼음을 밟는 것처럼 조심해야 한다. 근력 감소가 심할 뿐더러 찬 바람이 혈관을 수축시켜 혈류량이 줄면 관절 부위의 근육과 인대가 뻣뻣하게 굳어 근골격의 퇴행을 가속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평소보다 활동량이 줄어 근력이 약해지는가 하면 풍(風)요통·한(寒)요통 등 계절성 척추질환도 흔하게 나타난다. 이런 노인들이 겨울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서는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실내에서 하루 세번, 각 3분씩 3세트로 짜여진 홈 스트레칭은 힘들이지 않고 관절질환 예방 효과를 볼 수 있어 노인들에게 권할 만하다. ●노인의 몸 65세 이상 노인들의 질환은 70% 이상이 근력과 관계된 관절염과 요통, 좌골통 등이다. 이 중 퇴행성 관절질환의 경우 40∼50대에 발병해 65세 이상은 80%,75세 이상은 95% 이상이 고통을 받는다. 특히 75세를 넘긴 고령자의 경우 30대에 비해 근육의 30∼40%가 감소하므로 운동을 통해 근력을 유지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허리 근력이 약해져 만성 허리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여기에다 노인들은 대부분 골밀도가 낮아 골절상이 뜻밖의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노인 홈 스트레칭 노인들의 근력을 키우고 퇴행성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면 근육의 탄성을 유지, 향상시키고, 관절과 근육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운동시설을 이용하기가 어렵고, 겨울철이라 외출도 쉽지 않다. 이런 노인들에게 집안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홈스트레칭은 큰 도움이 된다. 스트레칭이 특히 노인에게 좋은 것은 약한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근육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꾸준한 스트레칭 만으로도 기초대사량을 올리는 것은 물론 적지 않은 칼로리를 소모할 수도 있다. 스트레칭은 매회 3분 이상, 한 동작을 3번씩 반복하되, 하루에 3번 이상 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김기옥 자생한방병원 실버척추클리닉 원장 ■ 이것만 주의 하세요 1. 관절에 지나치게 체중이 실리거나 충격이 가해지면 안 된다. 자칫 인대나 근육 손상을 입을 수 있다. 2. 스트레칭은 수 차례로 나눠서 하는 것이 좋다. 젊은 층의 운동량이 100이라면 60∼70%가 적당하다. 3. 무리한 동작을 피해 몸을 편안히 놀릴 수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4. 자칫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는 기구를 이용하기보다 맨손운동이 좋다. 집안의 소품이나 가구 등을 의지해서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5. 피로감을 느끼거나 어지럼증 같은 증상이 느껴지면 운동을 중단했다가 증상이 사라지면 다시 시작한다. ■ 가족에게 “누구냐?” 묻거든 치매보다 일단 ‘섬망’ 의심을 최근 뇌혈관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김모(73)씨는 밤중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방문을 붙잡고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러다 스위치를 건드려 방에 불이라도 켜지면 불이 났다고 소동을 피우는가 하면 가족들에게 “누구냐?”고 묻기도 한다. 언뜻 보기에 치매라고 여기기 쉽지만 김씨가 진단받은 병명은 ‘섬망(Delirium)’이다. ●치매와 비슷 섬망은 일시적으로,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정신의 혼란 상태를 말한다. 치매증상을 유발하거나 치매와 비슷한 소견을 보이지만 치매와는 달라 완치도 가능하다. 섬망은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는 70세 이상 노인환자의 30%가 가질 정도로 흔하다. 김씨처럼 고령에 큰 수술을 하면 수술 후 신체리듬이 깨지고, 환경이 갑자기 변하기 때문에 앞의 사례와 같은 일시적 의식장애나 혼동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한다. 고령에 큰 수술을 받은 환자가 퇴원 후 평소와 달리 산만하거나,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고 느끼며, 시간과 장소를 인지하지 못하고 멍한 상태로 하늘을 쳐다보거나 소리를 치는 등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인다면 섬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전문의들은 “섬망 증세가 나타나면 집중력과 지각력에 장애가 와서 기억장애, 착각, 환각, 해석 착오, 불면증은 물론 악몽이나 가위눌림 현상 등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한다. ●다양한 원인 섬망은 전신 감염 때, 뇌에 산소공급이 잘 안 될 때, 혈액에 당분이 부족할 때, 간장·신장질환이 있을 때, 뇌세포의 각종 대사과정에 필요한 필수 비타민인 티아민이 부족할 때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한다. 알코올이나 약물에 중독됐거나, 금단현상이 나타날 때 순간적인 정신착란이 일어나는 것도 일종의 섬망이다. 증상은 치매와 비슷하나 치매와 달리 급성으로 발병하는 점이 다르다. 전문의들은 “치매는 후천적인 뇌세포 이상으로, 점차 진행하는 2종류 이상의 인지기능 장애가 의식 저하 없이 일어나며, 증상이 서서히 나타난다는 점에서 섬망과 구별된다.”고 설명한다. ●유발요인 치료가 중요 섬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의 리듬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 섬망으로 진단되면 일단 유발요인을 없애기 위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고, 일상생활과 수면 주기, 주변 환경을 적절히 조절해 줘야 한다. 병실에서는 주변 환경을 잘 정리정돈하고, 집에서 쓰던 낯익은 물건 한두 가지를 환자 주변에 갖다 둬서 정서적인 안정을 꾀하도록 해줘야 한다. 더러는 친근한 신체 접촉이나 환경 변화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된다. 평소 가까운 가족들이 자주 찾도록 하고, 이들이 환자와 대화는 물론 신체 접촉까지 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한 방법이다. 또 낮에는 방이나 병실을 밝게 해주고, 밤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물품을 치우는 등 편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서울시립 북부노인병원 정신과 신영민 원장은 “섬망은 치매와 다르지만 방치하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며 “유발 요인을 조기에 치료하면 1∼2주내에 완치되지만 치료시기를 놓쳐 치매가 동반된 경우나 뇌의 기질적 이상을 동반한 경우에는 오랜 기간 섬망 증상이 지속되거나 회복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신영민 서울시립 북부노인병원 정신과 원장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6) 경기도 여주 신륵사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6) 경기도 여주 신륵사

    경기도 여주에 있는 신륵사(神勒寺)는 드물게 강가에 세워진 절입니다. 일대 남한강의 풍경은 조선 세종시대의 문장가 김수온이 “여주는 낙토(樂土)인데 신륵사는 이 형승(形勝)의 복판”이라고 했을 만큼 환상적이지요. 하지만 지난해 7월 강원도 인제와 평창에 집중호우가 쏟아졌을 때 여강(驪江)이라고도 불리는 하류지역의 신륵사 주변은 범람위기를 맞았습니다. 백지화됐던 영월 동강댐 건설 계획이 다시 등장했을 만큼 위협은 심각했지요. 신륵사는 폭우가 내리면 언제든 물살에 휩쓸릴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위태로운 곳에 절을 지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리학자인 최창조 전 서울대 교수는 “신륵사는 한국 자생 풍수의 본질에 충실한 비보(裨補) 사찰”이라고 설명합니다. 비보란 글자 그대로 모자라는 것은 채우고, 병든 땅은 고쳐서 쓴다는 뜻입니다. 한국의 전통 풍수는 땅을 어머니처럼 여기며 모든 사람이 더불어 편안하게 살아가는 삶터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지요. 논리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위험천만한 곳에 자리잡고는 사랑으로 어루만져서 좋은 땅으로 가꾸어가는 것이 바로 비보라는 설명입니다. 이렇게 신륵사에는 남한강변에서 살아가는 중생들이 잦은 홍수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살펴 달라는 발원(發願)이 담겨 있습니다. 혹간 자비로 중생을 보듬어 주는 부처님의 가피력(加被力)이 미치지 못했을 때라도, 신륵사는 ‘여강의 홍수경보기’ 역할을 톡톡히 하지 않았을까요. 마을보다 먼저 급류가 차오르는 신륵사의 스님들은 비만 내리면 잠 못이루는 밤을 보냈을 것입니다. 신륵사에 높은 뜻이 담겨 있음은 절을 둘러싼 갖가지 전설에서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절 건너 마암(馬岩)에서 날뛰는 황룡마와 여룡마를 고려시대에 인당대사가 굴레를 씌워 다스려 신륵사로 이름지었다는 전설은 유명합니다. 날뛰는 누런말(黃龍馬)과 검은말(驪龍馬)이 장마철 급류를 상징한다면, 이것을 잠재울 신령스런 굴레(神勒)는 절을 지은 사람들의 염원이겠지요. 고려시대의 땅이름인 황려(黃驪), 조선시대 이후 여흥(驪興)과 여주(驪州)도 이 전설에서 비롯됐을 것입니다. 재미있는 얘기가 하나 더 있습니다. 고구려 때는 여주를 골내근(骨乃斤)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골내근을 굴레끈의 한문 음역으로 해석한 사람은 최완수 간송미술관 학예실장입니다. 굴레끈이란 다름아닌 륵(勒)이니, 신륵이라는 이름은 고구려 때부터 있었을 뿐 아니라 인당대사도 고려가 아닌 고구려 스님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보라는 개념으로 대표되는 한국 자생 풍수는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 초에 살았던 도선국사에서부터 본격화된 것으로 지리학계는 설명합니다. 그러나 삼국시대까지 올라갈 수 있는 신륵사에서도 자생 풍수는 이렇게 뚜렷한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땅과, 그 땅에 살아가는 사람에 애정을 가진 우리 자생 풍수의 실체를 확인하는 것은 신륵사에서 찾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Local] 의료 취약계층 무료 건강검진

    중랑구(구청장 문병권) 보건소에서 ‘의료취약 계층 무료 건강검진’을 진행한다. 의료취약계층 또는 65세 이상 주민, 외국인근로자, 장애인 등이 대상이다. 매일 오전 9시부터 11시30분까지 보건소 2층 건강증진센터에서 하며, 기본진료(혈압·체중·신장·비만도)을 비롯해 치과검진, 흉부 X-선 촬영, 병리검사(혈액검사·소변검사·생화학검사)등을 실시한다. 의료급여증(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사전예약·안내는 건강증진센터(490-3750)로 하면 된다.
  • [Local] 동대문구 22일 주민 무료 건강검진

    동대문구(구청장 홍사립) 22일 오전 10시∼오후 3시 이문체육문화센터에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을 실시한다. 주요 검진 내용은 당뇨·혈액·요당·혈압·초음파 검사 등이다. 체지방 검사를 통해 체내지방률, 비만도 등도 측정한다. 무료 검진에는 의료법인 참사랑병원의 전문의 3명과 간호사 4명이 참여한다. 오는 20일까지 센터 1층 접수처에 사전 등록을 해야 한다. 이문체육문화센터 963-0535.
  • 몸무게 122kg→71kg로 반토막 감량한 비결은

    몸무게 122kg→71kg로 반토막 감량한 비결은

    “내 몸무게를 10개월만에 51㎏이나 뺐습니다.” 중국 대륙에 한 초등학생이 10개월여만에 몸무게를 무려 50㎏ 이상 빼는데 성공,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동북부 지린(吉林)성 지린시 펑만(豊滿)구에 살고 있는 한 초등학생은 10개월 동안 몸무게를 50㎏ 이상 빼는데 성공함으로써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다고 성시만보(城市晩報)가 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10살의 둥둥(冬冬·가명)군.그는 지난해초 너무나 뚱뚱해 제대로 학교 생활을 하지 못해 학교를 그만둬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학교를 그만둔 지난해 3월 둥둥군은 키 134㎝에 몸무게가 무려 122㎏이나 됐다.그의 몸무게로만 따지면 미국 프로농구(NBA)에 맹활약하고 있는 중국 출신 야오밍(姚明·226㎝)보다 3㎏ 정도 가벼운 셈이다.키는 야오밍의 절반 밖에 안되는데…. 이같은 초비만 상태는 둥둥군의 생활에 커다란 불편을 초래했다.7층 건물을 걸어서 올라갈 경우 몸무게를 이기지 못해 숨을 헐떡거리다보니 30분 이상 걸렸다.옷을 갈아입을 때,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날 때,화장실에서 버지를 내리고 볼일을 볼 때에는 언제난 부모의 도움이 필요했다. 특히 몸무게가 너무 무거운 나머지 한번 넘어지기라도 하면 탁자,책상,의자 등 집안의 집기 등이 모조리 부서져 남아나질 않았다.그의 힘든 생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자연히 둥둥군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장기가 급속히 나빠지고 고혈압,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도 생겨 학교를 중퇴해야만 했다. “제발 저의 아들을 살려주세요.아들의 살을 빼지 못하면 생활할 수가 없습니다.” 이에 당황한 둥둥군의 부모는 도저히 아들이 살찌는 것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언론을 통해 사회 각계 인사에 대대적으로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이 사실을 가장 먼저 접한 창춘(長春)시내 캉다(康達)중의원은 곧바로 둥둥군의 부모에게 연락,그의 비만을 무료로 치료해주기로 결정했다. 캉다중의원의 도움으로 둥둥군은 지난해 4월 본격적인 살빼기(減肥) 작업에 들어갔다.중의약물요법·침구·안마 등 4가지 방법을 병행해 치료했다.캉다중의원 위수중(于樹忠) 주임은 “처음 살빼기 작업에 들어갔을 때 둥둥군은 움직이는 것을 너무나 싫어했다.”며 “둥둥군의 살빼기에 적극성을 띠도록 의사들은 ‘채찍과 당근’작전 병용했다.”고 털어놨다. 3단계로 실시된 둥둥군의 살빼기 작업은 10개월이 지난 6일 완전히 성공을 거뒀다.둥둥군의 몸무게는 51㎏이나 빠진 71㎏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이 덕분에 그의 몸무게는 같은 나이의 정상적인 어린이와 비슷한 수준에 근접한 것이다. 이에 따라 그날 오후 4시쯤 둥둥군은 활짝 웃는 얼굴로 퇴원했다.어머니를 만난 둥둥군은 “어머니,이제 집으로 돌아가 학교에 다시 갈 수 있게 됐다.”며 아직도 깍짓동만한 몸을 가냘픈 어머니의 품으로 날렸다. 퇴원하기 직전 위 주임은 “집에 가서도 이곳에서 하던 것처럼 규칙적인 운동,적당량의 식사 등 병원의 처방대로 반드시 견지해야만 한다.”고 당부한 뒤 “처방대로 계속하면 앞으로 3∼8㎏ 정도는 더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처방전 필요없는 다이어트약 나왔다

    처방전 필요없는 다이어트약 나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사상 처음으로 처방전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다이어트 약의 판매를 승인했다. 해당 제약사는 1년 내에 500만∼600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세계 다이어트 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욕타임스,AP통신 등은 7일 제약업체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개발한 ‘알리(Alli)’가 올해 여름부터 판매된다고 보도했다. 하루 3회 복용을 기준으로 가격은 2∼3달러 정도.FDA는 지난해 연방자문회의에서 알리에 대해 찬성 11, 반대 3으로 처방전이 필요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알리는 지방이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억제해 체중 증가를 막고 동시에 감량까지 가능하게 한다. GSK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알리 복용자의 28%가 6개월만에 체중의 5∼10%를 감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용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알리는 전체 지방의 30% 이하에 대해서만 감량 효과가 있다는 지적이다.GSK는 알리에 대한 교육용 웹사이트(myalli.com)를 개설, 남용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FDA 찰스 갠리 박사는 “알리는 저칼로리·저지방 음식을 먹고 운동 등 체중감량 노력을 병행할 때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비만 전문가인 아서 프랭크 박사는 “임상 결과 안전한 것으로 판명됐다.”면서도 체내에 흡수되지 않는 지방으로 인해 설사나 기름진 변이 나오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FDA가 다이어트 신약을 승인한 배경에는 미국인의 비만이 사회적 문제가 된 것도 한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성인의 31%인 6000만명이 비만 상태이며 64% 이상은 ‘과체중’으로 판정받고 있다. 1999년부터 미국에서 시판된 로슈사의 ‘제니칼’도 알리와 동일한 효과를 갖고 있지만 처방전이 필요해 대중화되지는 않았다. FDA는 현재 또다른 체중감량 신약에 대한 승인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약은 대뇌 식욕 중추를 조절하는 성분을 갖고 있지만 승인이 돼도 처방전이 필요하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속이 체한 듯 답답하세요? 협심증 여부 살펴보세요

    사람들은 속이 답답한 느낌이 들면 먼저 소화불량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의 중요한 증상일 수 있어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심장·혈관 전문병원인 세종병원이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협심증, 심근경색 등으로 이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심장질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흉통(55%)에 이어 체한 듯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호소한 경우가 무려 47%나 됐다. 이어 식은땀(27%), 호흡곤란(25%), 어지럼증(21%), 두통(16%) 등이었다. ‘체한 듯 가슴이 답답하다.’는 증상을 호소한 환자 중 ‘가슴이 답답함’만 느낀 환자는 21%였으며, 체한 증상과 흉통을 함께 느낀 환자는 42%, 체한 증상과 식은땀, 어지럼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동반된 환자는 37%였다. 조사 대상 환자들의 비만도를 보면 1단계 비만(BMI 25∼29.9) 34%,2단계 고도비만(BMI 30 이상) 6%로 전체의 40%가 비만이었으며, 비만 직전의 과체중도 23%에 달했다. 비만과 심장질환의 상관성을 입증해주는 대목이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열린세상] 쌀을 생각한다/최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필자가 강의하다 청중에게 불쑥 던지는 질문 중의 하나가 “쌀 관세율이 몇 퍼센트입니까?”이다. 정답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이다. 기습적인 질문이기도 하지만 바른 답이 금방 나오기 어려운 문제이다. 십여 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우루과이 라운드(UR) 협상에서 정한 국제무역 원칙이 ‘예외 없는 관세화’이다. 무역에서 수입 물량을 제한하던 관행을 모두 없애고 국내 값과 국제 값의 차이를 관세로 인정한 것이다. 관세는 일정한 기간에 걸쳐서 낮추기로 약속하였다. 우리나라의 쌀은 사력을 다한 협상 끝에 국제 사회에서 정치적인 민감성을 인정받아 관세화의 예외를 받았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인지라, 일정한 물량의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조건으로 10년 동안 예외를 받았던 것이다. 예외 상태를 연장할지 여부는 2004년에 다시 협상하고, 연장하게 되면 의무 수입량을 늘리기로 합의하였다. 2004년에 쌀의 관세화 유예 연장을 협상하였는데,10년 간 더 유예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조건은 의무수입량을 10년 사이에 두 배로 늘려 주고, 그동안 가공용으로만 사용하던 수입쌀의 일부는 밥쌀용으로 시판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2014년까지는 관세화가 늦춰졌고 관세율이 정해지지 않았다. 2015년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가? 관세화로 전환하고 관세율을 정해야 한다.2014년 연간 40만t에 달할 의무 수입량을 더 늘려 주고 30년 간 관세화를 유예하는 것은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2014년 전에 관세화하는 것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다. 이 경우 의무수입 물량은 증가를 멈춘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연구원의 식당에서 점심 식사하는 인원은 평균 150명 정도이다. 강의때 또 다른 질문은 “20㎏ 쌀 한 포대로 150명이 먹는다면 남겠습니까, 모자라겠습니까?”이다. 정답은 “2㎏ 남는다”이다. 성인은 한 끼에 평균 120g 먹으므로 150명은 18kg을 먹는다. 쌀은 20㎏에 4만원 정도이므로 1g 당 2원꼴이고 한끼 쌀값은 240원이다. 따라서 150명이 한 끼 먹는 쌀은 3만 6000원이다. 다시 질문한다.“쌀값이 쌉니까, 비쌉니까?” 청중은 “쌉니다.”라고 합창한다. 또 묻는다.“비슷한 쌀 20㎏이 베이징의 까르푸에서는 1만 5000원이고, 샌프란시스코 세이프웨이에서는 2만원인데, 그러면 쌉니까 비쌉니까?” 이쯤 되면 대개 혼란스러운 표정이 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사상 처음으로 80㎏ 아래로 떨어졌다. 한 사람이 하루에 216g, 공깃밥 두 그릇이 못되는 분량이다. 우리 국민의 쌀 소비량은 1979년에 136㎏으로 정점에 이른 뒤, 계속 줄고 있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쌀이 다이어트 식품으로 팔리는데, 우리는 쌀을 덜 먹고 다른 것을 많이 먹어서 비만과 성인병이 날로 늘어나지 않나 의심스럽다. 쌀 생산량은 별로 줄지 않는데, 의무수입량은 늘어나고 있다. 이런 마당에 소비량이 계속 줄면 재고량이 늘고 결국 시장가격이 낮아지게 된다. 시장가격 하락분의 일부는 재정에서 메워 주는 ‘쌀소득보전직불제’가 시행되고 있어 다행스럽지만, 이 몫은 납세자가 부담해야 한다. 쌀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면서 관세화 개방에 대비하는 것은 이 시대가 안고 있는 난제 중의 하나가 아닐 수 없다. 쌀에 대한 토론은 농가소득, 식량안보, 다원적 기능에다가 심지어는 문화와 역사까지 가세하여 감정적으로 흐르기 일쑤다. 그래도 쌀의 수요를 늘리고, 공급을 줄이며, 적정한 가격을 유지할 방안을 찾아야만 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독자들에게 질문을 드려야겠다.“아침밥 드셨습니까?” 최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 악덕 의·약사 ‘건강보험 빼먹기’

    악덕 의·약사 ‘건강보험 빼먹기’

    경기도에 있는 A의원 원장은 자기 친·인척과 직원들이 진료를 받은 것처럼 거짓 자료를 꾸며 2004년 9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4938차례에 걸쳐 5000여만원을 건강보험공단에서 타냈다.A의원과 같은 건물에 있는 B약국은 A의원의 처방전에 맞춰 약을 내준 것으로 조작, 건보공단으로부터 1억여원을 받아냈다. 이런 식으로 부당하게 건강보험 급여를 타냈다가 적발된 요양기관(병·의원, 약국)이 지난해 628곳에 달했다고 보건복지부가 1일 밝혔다. 적발된 기관 수는 전년(688곳)에 비해 줄었지만 규모가 대형화하면서 적발금액은 88억원에서 140억원으로 59%가 늘었다. 하지만 이는 부당청구가 의심되는 851곳에 대해서만 실시한 현장조사 결과이기 때문에 실제 소리없이 새나간 건강보험 급여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적발유형은 본인부담금을 지나치게 많이 받은 경우가 37.1%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급여산정 기준 위반(24.5%) ▲입원·내원 일수 부풀리기(22.7%) ▲비급여 진료 후 급여 청구(6.3%) 등의 순이었다. 어떤 한의원 원장은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단순 비만진료를 한 뒤 환자로부터 20만원을 다 받아놓고 건보공단에는 ‘부종’을 진료했다며 9000여원을 받아냈다.40개월 동안 비슷한 수법으로 941건,3200만원을 챙겼다. 한 정신과 의사는 2004년 2월에 환자를 한 번 진료하고 세 번 진료를 한 것으로 속여 1만여원을 건보공단에 청구하는 등 3년 동안 1억 2000만원을 타냈다. 지난해 부당청구로 행정처분을 받은 요양기관은 813곳(과거 적발사례 포함)이었다.297곳이 10일∼1년 업무정지를 당했다.232곳에는 과징금(부당이득의 4∼5배) 부과,284곳에는 부당이득 환수 조치가 취해졌다. 복지부는 허위 청구 의료기관의 실명을 공개하는 등 올해부터 감독과 제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악덕 병·의원과 약국에 대해서는 행정조치 외에도 형법상 사기죄로 직접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현재는 지역보건소들이 형사고발을 하고 있으나 지난해 전체 13건에 그치는 등 강력한 제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일부 병·의원과 약국의 허위 청구가 점차 지능화되고 있다.”면서 “허위 부당청구에 대해 과징금을 획일적으로 부과해 오던 것을 고쳐 허위 부당청구의 정도를 고려해 탄력적으로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자체 정화를 위해 부당행위의 정도가 심하면 협회 회원 자격을 박탈하고 있으나 의사면허와는 상관이 없기 때문에 효율적인 제재 수단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유진그룹, 물류사업 진출

    유경선(52) 유진그룹 회장이 레미콘 사업과 금융업에 이어 이번엔 택배 사업에 진출한다. 건설, 금융, 물류사업부문을 갖춘 중견그룹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유진그룹은 택배 회사인 로젠을 인수하고 물류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1일 밝혔다. 시멘트 부문 계열사인 기초소재가 최근 로젠사의 지분 80%(156만주)를 300억원에 인수하고 이달 중순 이후 계열사로 편입시킨다. 유진그룹이 물류부문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 데에는 시멘트-레미콘-건설-물류에 이르는 수직 계열화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유진그룹에서 운용하는 전국 35개 레미콘 사업장 중 수도권 중심으로 유휴 부지가 적지 않아 이를 물류 기지로 사용,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유진그룹은 자사의 물류비만 연 5000억원 이상이어서 오래전부터 물류 진출을 고심해 왔다. 관계자는 이어 “이번 인수·합병에 따라 추후의 대한통운 매각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로젠은 1999년 케이지비택배로 출발해 국제물류(로젠글로벌), 포장이사(로젠이사)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는 업계 5∼6위권 물류 전문 업체다. 전국에 129개 지점과 2500여개의 영업소를 보유하고 있다.2005년 로젠으로 사명을 바꿨으며, 지난해에 1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편 유진은 지난해 서울증권을 인수키로 했다. 현재 12.7%인 서울증권 지분을 상반기 중 25%로 늘릴 계획이다. 서울증권과 로젠에 대한 인수가 마무리되면 유진그룹은 자산 1조 5000억원, 총 매출 1조 3000억원의 중견 그룹으로 도약한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고양 아람누리’ 친환경 공연장 모델로

    ‘고양 아람누리’ 친환경 공연장 모델로

    건축비만 1500억원이 들어간 첨단 예술공연장 ‘고양 아람누리’에는 친환경 설계가 곳곳에 숨어 있다. 일반 관객의 눈엔 잘 띄지 않지만 자연친화적 시설을 구석구석 갖춰 ‘친환경 예술공연장 모델’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열(地熱) 이용한 냉·난방 공연장중 첫 도입 고양 아람누리는 ‘국내 최고의 문화예술 공간’을 표방하며 지난주 준공됐다. 현재 내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고양 일산신도시 도심인 지하철 3호선 정발산역과 곧바로 연결되고, 정발산을 배후로 도시와 환경을 잇는 입지여건을 갖췄다. 자연친화형 설계로 예술공연장은 외관부터 돋보인다. 시유지에 1500억원을 들여 51개월의 공사 끝에 준공된 아람누리는 냉·난방에 지열시스템을 이용한다. 지하 250m의 지열을 이용해 자연친화적이고 에너지 절약형 냉·난방 시스템을 갖췄다. 지하 250m의 지하수는 연중 섭씨 12도로 수온이 일정하다. 이를 파이프를 통해 지상으로 끌어올리면 지열에 의해 18∼20도로 높아져 여름엔 냉방, 겨울엔 난방효과를 얻게 된다. 국내 유수의 예술공연장중 처음으로 시설됐다. 저렴한 심야전기(오후 10시∼다음날 오전 8시)를 이용,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주간(오전 8시∼오후 10시)에 이용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여름철 전력수요 피크 때 전체 냉장용 전력수요의 45%, 평소엔 90% 이상 충당한다. 심야전기는 신기술은 아니지만 국내 대형 공연장에선 처음 도입됐다. ●건물 외벽등 방부제 처리 안한 목재 사용 외벽에 시공된 친환경 소재도 눈여겨볼 만하다. 건물 자체는 철골구조에 콘크리트로 시공됐지만 인체에 유해한 방부제 처리를 하지 않은 호주산 천연 자라목과 미려한 동판, 알루미늄판 등으로 마무리해 주변 경관과 어울리고 보는 이들에게 편안함을 준다. ●‘하수 모아 정수 뒤 재사용´ 중수시스템 도입 건물내 세면기·샤워실 등에서 나오는 물을 완벽하게 정수, 화장실·조경수용과 분수용으로 재순환시키는 중수(重水)시스템도 가동한다. 아람누리는 지하철과 붙어있어 소음을 막기 위해 지하철 역과 공연장 사이에 땅을 파 500여평의 광장(해받이터)을 만들었다. 광장을 만드는 데는 진동을 허공으로 분산하는 ‘선큰(Sunken)공법’을 채택했다. 얼핏 단순한 광장처럼 보이지만 지하철 진동이 공연장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한 배려가 숨어있다. 광장 주변엔 아케이드를 배치, 관객의 편익과 공연장 수익공간으로 활용한다. 관객들을 위해 건물 현관 출입문과 내부 극장 출입문 사이 바닥엔 열선을 깔았다. 또 지하철역∼공연장, 지하주차장∼공연장으로 이르는 통로엔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해 편리한 동선구조를 갖췄다. 공연을 앞두고 출연자들의 긴장을 늦춰주기 위해 통상 사방이 막혀 있는 기존 분장실과 달리 정발산이 보이도록 커다란 창문을 달아 산에서 내려오는 시원한 바람을 쏘이고 바깥도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아람누리는 대지 1만 6000평에 객석 1887석의 대극장(아람극장),1449석의 콘서트홀(바람피리음악당),281석∼300석의 가변형극장(실험극장) 등을 갖췄다. 오는 5월 개관공연을 목표로 음향·전기·조명 등 무대기술장비 시운전과 함께 시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도토리뉴스] 성인 여성 88% “내 몸매 만족못해”

    건강 관련 잡지 GH매거진과 리서치 전문기관 엠브레인은 국내 성인 남녀 1045명을 조사한 결과, 남성의 72.2%, 여성의 88.6%가 ‘몸매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했다고 31일 밝혔다. 만족하지 않는 이유로는 남성의 74.4%, 여성은 45.8%가 ‘복부 비만’을 꼽았다. 여성들이 원하는 몸무게는 45∼50㎏(44.7%)이 가장 많았다. 한국 여성의 표준 몸무게는 54.8㎏이다.
  • 뱃살 우리구가 빼드립니다

    ‘비만 NO, 몸짱 OK.’ 서울 25개 자치구가 시민을 위한 ‘몸짱 만들기’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 동대문구는 최근 겨울방학을 맞아 ‘어린이 비만교실’을 연다. 초등학교 4∼6학년 과체중 및 비만 아동들을 대상으로 다음달 1일부터 4주 동안 비만교실을 진행한다. 동작구는 오는 4월에 ‘비만탈출 1080’을 시작한다.20∼60세 동작 구민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6개월 건강검진, 비만도 측정, 운동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또 ‘걷기 동아리’ 활동으로 비만 탈출뿐 아니라 이웃간의 친목도 도모한다.3월에 신청서(선착순 200명)를 받는다. 서대문구는 3∼11월 ‘어린이 종합운동교실’을 연다. 다음달에 참가 희망학교를 접수한다. 주 3회 학교운동장에서 댄스, 스트레칭 등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용산구는 ‘직장인 비만도 측정사업’을 연중 실시하고 있다.100인 이상인 희망 사업장에서 실시하며, 비만도 측정과 영양 상담 등 바쁜 직장인들의 건강 검진과 비만 탈출을 돕는다. 이밖에 성동구는 ‘어린이 비만관리 프로그램(학기중)’을, 광진구는 ‘초등학생 튼튼히 교실(7∼8월)’을, 양천구 보건소는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비만 클리닉(3∼11월)’ 등을 준비하고 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화가 남궁문의 섬진강 자전거 하이킹

    화가 남궁문의 섬진강 자전거 하이킹

    남들처럼 승용차가 있기를 하나, 그렇다고 여기저기 비싼 교통비를 들여가며 여행할 돈이 있기를 하나…. 에이, 자전거라도 타고 떠나 볼까? 나의 ‘자전거 여행’은 그런 생각에서 시작됐다. 사실,‘여행’이란 개념도 없었다. 그저 운동 삼아 날마다 동네 한 바퀴를 도는 것으로 자전거를 타던 나는, 여행을 떠난다는 거창한(?) 뜻도 없었다. 물론 그 전에도 그런 생각을 안 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자전거를 타고 이 동네(서울 태릉 주변)를 벗어나 국도를 거쳐 나가는 일이 선뜻 내키지 않았고, 도로를 질주하는 차들 때문에 겁도 많이 났다. 서울을 벗어난 장거리 여행을 떠나려면, 자전거의 성능도 문제였고 경제적으로도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내가 지금 타는 자전거는, 한 친구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녹슬고 있다며 나에게 떠맡기듯 가져온 것인데다가, 특히 기어가 힘을 못 받아 오르막길에선 체인이 벗겨지는 소리가 틱, 칙! 들리면서 이따금 벗겨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지금 새로운 좋은 자전거를 구입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니니, 일단 자전거포에 가서 점검을 하고 이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내가 어차피 사이클 선수도 아닌데 굳이 속력을 낼 것도 없고, 천천히 조심스럽게 달리다 보면 어디든 못 가겠는가 하는 배짱도 생겼다. 그리고 국도가 위험하다면, 그보다 좁은 마을 소로 등을 타고 다녀도 될 것이었다. 어디든 길은 길과 연결되었을 테니, 아무래도 내 스스로 몸을 조금 더 놀리면 고생이야 되겠지만, 그래도 못 갈 곳이 없을 것 같다는 용기도 생겼다. 그리고 또 하나, 잠자는 일이 걱정이었다. 무엇보다도 돈이 문제였다. 하루 나들이라면 모를까, 며칠씩 나가 있게 된다면 가난한 화가인 나에겐 그 숙박비만도 결코 무시 못할 테니…. 그러던 중 인터넷 카페를 돌아다니다가 얻은 정보, 찜질방에 가서 자는 것이었다. 사실, 나는 그 때까지 찜질방에서 자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낯설기도 하고 또 그런 곳에 가서 잠을 잘 수 있는가 하는 것도 의문이었지만, 이미 힘들게 결정된 ‘떠나고 싶은 마음’을 가라앉힐 수는 없었다. 그런 다음 겁없이(?) 자전거로 떠났는데, 인터넷 카페에서 읽었던, 처음으로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던 한 네티즌의 표현대로, 나 역시 처음 떠났다가(2박 3일간) 돌아오면서 정말 죽는 줄 알았다. 이때가 2005년 9월초였다. 그렇게 시작된 ‘자전거 나들이’는 이제, 우리나라의 많은 곳을 싸돌아다닌 정말 ‘전문 자전거 여행’이 되어버린 것이다. artistdaiary@hanmil.net # 한적한 861번 지방도로 빙판길 겨울 섬진강은 듣기만 해도 설렌다. 그러니까 작년 이맘때였다. 점심을 먹고 우두커니 앉아 있다가 친구 K한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요즘엔 그림도 잘 풀리지 않아서, 오늘 친구를 만나면 오랜만에 저녁을 같이 하면서 술이라도 한 잔 할 생각이었다. 그런 기대를 걸고, 한 시간 동안 세 번의 전화를 걸었는데도 계속 전화를 받지 않았다. 짜증이 났다. 오늘은 친구를 만나지 말라는 건가? 그렇담, 오늘 오후엔 뭘 한다지? 그러다가 에이, 오늘 떠나 버릴까? 순간적으로 내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자전거는 지금, 전북 남원에 있다. 지난 번 자전거 여행은 남원에서 끝을 냈고, 거기 직장이 있는 친구 숙소에 자전거를 맡기고 돌아왔기 때문이다. 문득 남원에서 구례를 거쳐, 섬진강변을 따라 매화마을인 광양을 지나는 여정이 머릿속을 차지했다. 그래서 남원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자전거 여행을 하고 싶다고 했더니, 이 눈 속에 어딜 가려느냐고 펄쩍 뛴다. 걱정하지 말아. 춥다고 못 떠난다면, 언제 떠나겠어? 곧바로 남원으로 향했다. 조금은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그래야만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걱정스러운 표정의 친구를 뒤로 하고 자전거를 끌고 친구 숙소를 나섰다. 쨍하게 햇살이 돋는 맑고 깨끗한 겨울 아침이었다. 그만큼 공기도 찼다. 도로에는 일부 눈이 녹은 곳도 있었지만 응달쪽엔 그저께 내린 눈이 남아 빙판길도 있었다. 모처럼 타는 겨울 자전거이기도 했거니와, 위험스러운 눈길로 가는 행로라 조심스럽게 페달을 밟아야만 했다. 구례읍에서 나는 섬진강의 서쪽 길로 방향을 틀었다. 아무래도 섬진강을 경계로 하동으로 가는 동쪽 길(19번국도)엔 눈이 녹았을 것이었다. 그렇지만 내가 서쪽 길(861번 지방도)을 택한 것은 차량의 통행이 적어 한적할 것이고, 그만큼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가 있을 것이란 계산에서였다. 물론 섬진강을 끼고 양쪽엔 도로가 있고, 그 옆으론 상당히 높은 산들이 있기 때문에 서쪽은 빙판길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적한 길을 택했다. 예측이 맞아 서쪽 길은 군데군데 빙판길로 이어졌고 길을 달리면서 눈으로 보기에도 강 건너 하동 가는 길은 따스해 보여 평화로웠으나 차량 통행은 훨씬 많았다. # 응달길 바닥에서 꽈당! 그렇게 섬진강변을 따라 내려가는데 사진에라도 담고 싶은 지리산 풍경들을 자꾸만 지나치고 있었다. 경치 때문에 자주 멈춰 사진을 찍기에는 빙판길 자체가 매우 위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눈이 녹은 길에서는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 지리산 쪽 풍경을 감상하면서 또 응달을 만나면 정신을 집중해서 바닥에 온통 신경을 써야만 했다. 물론 몇 차례 자전거를 세우고 지리산 쪽 풍경을 사진에 담기도 했다. 날씨가 춥긴 했지만 다행히 구름 한 점 없는 맑고 깨끗한 날씨이기도 해서, 한적한 겨울날을 즐기며 자전거를 달리는 맛도 썩 좋았다. 아무래도 겨울이라 응달을 지날 때는 코가 찡하도록 공기가 찼지만, 햇볕이 있는 곳을 지날 때는 아늑한 따사로움도 느껴졌다. 이게 바로 자전거 여행의 장점이기도 하다. 눈에 쌓인 풍경도 아름답겠지만, 이 길은 명산 ‘지리산’을 끼고 부드럽게 흐르는 ‘섬진강’도 함께 하기 때문에 철마다 다른 아름다움이 있을 것이었다. 길은 빙판과 녹은 길로 반복되어 나타났다. 그런 모든 현상이 다 햇볕에 의한 것이라, 자전거로 달리면서도 태양의 힘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도 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를 달렸을까. 사진을 찍느라, 그리고 아무래도 빙판길이라 씽씽 달릴 수가 없어서 생각보다 많은 거리를 지나온 건 아니었다. 그래도 섬진강을 따라 내려가는 길은, 자전거로 달리기에 그리 멀다고 볼 수만 없을 거리였다. 그 길을 만끽하며 가능하면 느긋하게 가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한 응달 길로 접어들었는데, 어? 어, 어! 꽈당! 길바닥 한 가운데에 나동그라지고 말았다. 아무 정신이 없었다. 반사적으로 길 양편을 살펴 보니, 다행히 다른 차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순간적으로도, 아, 교통사고라는 게 이런 식으로 일어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자전거가 미끄러지며 빙판길에 떨어지는 순간 짚었던 왼쪽 손목이 찡!하게 울려왔다. 자전거 바퀴에 꼬였던 다리를 풀고 겨우 일어서서 길 가에 자전거를 세우고 옷에 가득한 눈을 털어냈다. 아니, 이게 무슨 꼴이람. 만약에 누군가 이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봤다면? 그런 생각도 들었다. 일어나 한 쪽 다리를 절면서, 자전거를 끌고 천천히 강변도로를 따라 내려갔다. # 나룻배 사라진 강에 아치형 ‘화개교´ 다시 양지쪽으로 나오니,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이제야 ‘휴’ 하는 한숨이 나왔다. 자전거를 이리저리 살펴 보니 별 이상은 없어 보였다. 다만, 땅에 떨어지며 짚었던 왼쪽 손목이 약간 시큰거리긴 했다. 쌓인 눈의 모습이 줄어드는 남쪽으로 향한 길을 타고 내려가는데, 저 멀리에 아치 형 구조물이 눈에 들어 왔다. 최근에 건설된 화개교였다. 강 건너에는 ‘화개 장터’가 있는 곳.10여 년 전에 그 곳에 갔을 땐, 저 다리는 없었고 강 건너까진 양 편에 매달아 놓은 밧줄을 잡고 다니는 나룻배가 오가던 정겹던 곳이었다. 다시 자전거에 올라 천천히 페달을 돌리며, 화개교를 지나 남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오른 편으로 마을이 보이고 저 멀리 산 아래엔 아마득한 산촌 하나가 있는 것 같았다. 갑자기 그 마을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핸들을 오른 쪽으로 꺾었다. 오르막길이다 보니, 얼마 가지 못해서 바로 자전거에서 내려 자전거를 끌고 올라야만 했다. # 씽씽 내려오는 길 싱겁고 짧기만 화개교 부근은 산과 물의 골이 깊어서인지 바람의 통로처럼 어디서 불어오는지 방향도 모를 센 바람이 불고 있었다. 갑자기 춥다는 생각이 들어 모자를 뒤집어 썼다. 그렇게 두어 굽이를 돌며 오르다 보니, 하얀 눈에 쌓인 마을이 보였다. 조금 전에 길바닥에 넘어진 기억에, 그 마을에 오르는 걸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그 길은 경사가 급한 오르막길이었다. 자전거를 다시 돌렸다. 오르막길을 오르다 방향을 돌려 내려가는 건 순간이었다. 하기야, 자전거는 늘 이렇지. 힘들게 힘들게 오르막길을 오른 뒤, 씽씽 내려오는 시간은 왜 그리 싱겁고 짧기만 한지. 어쩌면 우리네 인생의 모습일지도 몰랐다.‘고진감래(苦盡甘來)’라고는 하지만, 우리가 고통을 동반한 힘든 노력을 해도, 그에 합당한(?) ‘행복’은 왜 이리 항상 짧게만 느껴지는지. 내리막길 찬바람에 얼굴이 얼얼했다. 문득, 따뜻한 아랫목이 그리웠다. 겨울에 혼자 떠나는 자전거 여행인데 그런 편안함을 찾아온 건 아니었지…. 그런데 왜 이렇게 남들이 말리는 여행을 죽자사자 하겠다며 나서는지 모르겠다. 글쎄, 나에게도 그 건 영원한 수수께끼다. 이런 여행은, 아니 내가 이미 해왔던 여행들은, 어쩌면 내 운명에 이미 기록돼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앞으로 할 여행도 이미 정해져 있는 건 아닐까? # 제멋대로 생긴 강기슭엔 살얼음만 길은 강을 따라가기 때문에 완만한 내리막이라서 힘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햇살이 따스해서, 봄길 같기도 했다. 비단결처럼 부드럽고 평화롭게 보이는 섬진강도, 이 추위에는 얼음을 얼리지 않을 수 없나 보았다. 강가에는 군데군데 얼음이 얼어 있어서, 겨울의 을씨년스러움도 드러내고 있었다. 그래도 저 비단결 같은 강물 양편에 넓고 좁은 제멋대로 생긴 모래사장을 끼고 있는 섬진강 풍경들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저 아무도 없는 모래사장에 내려가 보리라. 차가 아닌 자전거 여행이기에 내키면 언제든 갈 수 있는 것이니까. 유심히 길을 살피며 페달을 밟다가 강으로 내려가는 통로가 보이는 곳을 발견하고는 자전거를 멈췄다. 그 통로 주변엔 매화나무로 보이는 나무들이 많았는데, 아직은 겨울눈을 빼꼼하게 내 놓고 있었다. 여기에 매화가 피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질 텐데…. 모래사장은 원시의 모습 같았다. 사람의 발자국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그 건, 겨우 내내 추워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을 수도 있고, 어쩌면 바람에 모래들이 날려서 사람들의 발자국을 지워 버렸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나에겐 원시의 모습으로 보일 뿐이었다. 게다가 흐르는 강물 때문에 하동 쪽 도로로 달리는 많은 차량들과도 격리된 상태여서, 어쩌면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모래밭으로 보였다. # 발자국까지 남겨놓기 아까운 모래사장 모래사장은 너무 곱고 깨끗해서, 내 발자국을 남겨 놓기도 조금은 죄스러운 기분이었다. 굳이 그렇다고 발자국이 안 남을 것도 아닌데, 까치발을 하고는 조심스럽게 모래사장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조금 도톰하게 올라 있는 모래 언덕에 앉아 보았다. 아무도 없는 호젓함이 나를 감쌌다. 이 세상엔 나 혼자 있는 것 같았다. 이른 오후의 햇살은 아직 따스했고, 살기마저 느끼도록 새파란 하늘 아래론 머지않아 다가올 봄을 실음직한 맑은 바람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봄이 되면 이 강가엔 매화가 만발하리라. 그래, 매화가 필 때 다시 오리라. 다시 오고 말리라. 너무나 맑고 깨끗한 하늘과 바람이 있는 강변에서, 나는, 하모니카라도 부르지 않을 수 없었다. # 여행정보 주변 가볼 만한 곳=구례 화엄사, 천은사, 연곡사 산수유 축제, 하동 쌍계사, 평사리(‘토지’ 배경) 매화 축제, 광양 매화마을 매화축제. 먹거리로는 섬진강 재첩국, 섬진강 참게장, 참게 매운탕, 매실 장아찌 등이 유명하다. ▲그가 지나온 길 1983년 홍익대 미술대 서양화과 졸업,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 회화과 박사과정 수료(93년), 멕시코 국립조형예술대학 벽화과정 수료(97년), 도보여행 ‘산티아고 가는 길 (2001년 여름 첫번 째)’‘산티아고 가는 길(2004년, 겨울 두번 째)’‘외출금지 전’(일민미술관) 외 개인전 8회, 주요저서=멕시코 벽화운동(2000·시공사), 아름다운 고행, 산티아고 가는 길(2002·예담)
  • 대장암=‘서양 암’? 이건 아니잖아

    우리나라 초창기 프로야구를 호령한 박철순씨가 최근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 예전에는 ‘서양 암’이라고 여겼던 대장암이 최근 들어 부쩍 늘었다. 서구식 식생활 등의 영향 탓이다. 대장암 발병률은 1995년 대비 2002년에 남성은 184%, 여성은 164%로 증가했다. 갈수록 발병률이 급증하는 대장암, 알면 이길 수 있다.# 대장과 직장 대장은 소장에서 필요한 영양분을 흡수하고 남은 찌꺼기에서 수분만을 흡수, 체외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대장과 소장 사이에는 회맹판이라고 하는 일종의 밸브가 있어 소장에서 대장으로 내용물을 보낼 때 열리며, 대장은 충수(맹장), 상행결장, 횡행결장, 하행결장,S자결장, 직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직장은 대장의 일부분으로, 대변을 저장했다가 항문을 통해 배출한다. 따라서 직장암도 크게는 대장암에 포함된다. 대장암은 대장 내에서 악성 세포가 계속 증식하는 질환으로, 대부분 처음에는 작은 양성 종양인 선종에서 시작해 크기가 커지면서 악성인 대장암으로 발전한다.# 어떤 사람이 걸리는가 50세 이상이면 누구나 대장암에 걸릴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특히 다음과 같은 사람들은 임상적으로 가능성이 높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과거에 대장의 선종, 대장암, 염증성 장질환 등을 앓았던 사람 ▲가족 중에 대장암이나 대장 선종 환자가 있는 사람 ▲가족 중에 대장용종증 환자가 있는 사람 ▲지방 섭취가 많고, 섬유질 섭취가 적은 사람 ▲과거에 유방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을 앓았던 사람# 대장 용종 용종이란 장의 점막 표면보다 돌출된 모든 종괴(혹)를 말하며, 대장 용종은 종양성과 비종양성으로 나눈다. 비종양성은 대부분 대장암과 관련이 없으나 종양성은 양성 종양, 즉 선종으로, 시간이 지나면 악성 종양, 즉 대장암으로 진행한다. 이 종양성 용종은 모양과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크기를 기준으로 보면 1㎝보다 작은 경우에는 암세포가 들어 있을 확률이 1% 정도지만 2㎝ 이상이면 암세포가 들어 있을 확률이 10∼40%나 된다. 종양성 용종은 직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40세 이상의 수검자 중 20% 이상이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용종 발견과 처리 대변 잠혈반응검사와 직장경검사, 대장내시경 검사 등으로 대장암이나 대장암의 전구 병변인 용종(선종)을 확인한 경우라도 용종의 종류에 따라 대응법이 달라진다. 증식성은 암으로 진행하지 않으므로 별도의 검사나 치료가 필요없지만 종양성이라면 내시경을 통해 전체 대장을 관찰한 뒤 치료 계획을 짜는데, 이 경우 용종 제거가 우선이다. 과거에는 개복수술이 필요했으나 지금은 내시경을 통해 간단히 제거할 수 있다. 이렇게 제거된 용종은 체외로 꺼내 암으로의 진행 여부를 가리는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검사 결과 암이 용종의 겉(점막층)에만 있으면 추가 수술이 필요없지만 깊은 점막하층까지 침범했으면 추가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이럴 땐 대장암 의심해야 대장암은 다양한 증상을 보이나 특징적인 증상은 없으며, 거의 증상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평소와 달리 변비나 설사가 상당 기간 계속될 때 ▲배가 자주 아플 때 ▲대변의 굵기가 가늘어질 때 ▲대변에 피가 묻거나 섞여 나올 때 ▲대변을 본 이후 잔변감이 있을 때는 ▲나이가 40세 이상 등이면 대장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런 증상은 대장, 직장 또는 항문의 다른 질환에서도 보이므로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암은 체중 감소, 식욕 감퇴, 원인 불명의 피로감과 빈혈을 보이나 증상의 종류와 정도는 매우 다양하다. 예를 들면 직장암은 대변에 피가 묻어 나오는 경우가 흔하고, 좌측 대장암은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올 수 있으며, 우측 대장암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출혈이 계속돼 빈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치료 대장·직장암 전 단계인 용종이나 용종 수준의 초기 대장·직장암은 대장내시경으로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그 단계를 넘어선 경우라면 수술이 완치를 위한 유일한 치료법이다. 수술방법은 부위와 진행 정도에 따라 완치를 목표로 하는 근치적 절제와 증상의 호전을 목표로 하는 고식적 절제로 나누는데, 이는 암의 위치와 직장벽의 침윤 정도, 임파선 전이 여부, 환자의 전신 상태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 예방의 중요성과 예방법 대장암은 서구에서 가장 흔한 악성 종양으로,50세인 사람이 80세까지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5%나 된다. 여기에다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치료 시기를 놓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생활의 서구화 등으로 대장암 발병 빈도가 급증,2001년 현재 남자는 전체 암의 10.5%로 4위, 여자는 10.5%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장암을 예방하는 방법에는 발병을 억제하는 1차적 예방과 병변을 조기에 발견하여 효과적인 치료를 시행하는 2차적 예방이 있다.1차적 예방은 생활습관을 바꿈으로써 가능하고,2차적 예방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이룰 수 있다. 일반적인 예방법은 다음과 같다.▲동물성 단백질과 지방 섭취를 줄인다.▲과일, 채소 등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자주, 많이 먹는다.▲충분한 양의 칼슘을 섭취한다.▲비만 환자는 체중을 조절한다.▲적당한 운동을 한다.▲과음을 피하고 금연한다.■ 도움말 : 전호경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외과 교수.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특별하區 ★나區] 캠퍼스 분위기 물씬 ‘실버들의 아지트’

    요즘 들어 자꾸만 노년이 기다려진다. 어이없는 소리로 들리겠지만 정말 그렇다. 되돌릴 수 없는 청춘의 한 때를 그리워하는 대신 앞으로 다가올 제2의 황금기를 멋지게 설계했기 때문이다. 송파구 삼전동의 송파노인종합복지관에 첫발을 내디딘 그 순간부터 난 은발의 멋진 신사를 동경하게 됐다. 노인들의 사랑방을 예상했던 내게 시끌벅적 활기 넘치는 복지관의 모습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깔끔한 강의실에서는 다양한 강좌가 진행되고, 각종 스터디 그룹과 동아리 회원들이 복도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유창한 회화실력을 뽐내는 외국어교실 수강생들, 춤 삼매경에 푹 빠진 춤사랑동아리 회원들, 어르신 컴퓨터 경진대회를 대비해 막바지 연습에 들어간 컴퓨터교실 멤버들…. 대학 캠퍼스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던 모습이었다. 특히 3층 홀에 놓인 당구대를 사이에 두고 큐를 잡고 빙 둘러선 60∼70대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은 무척이나 신기한 모습이었다. 포켓볼을 가르치는 강사 역시 75세의 할아버지였으니…. 젊은 시절 미8군에서 군복무를 하며 배운 포켓볼로 지금은 멋진 노년을 보낸다는 할아버지 강사님의 시원스러운 샷에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깊게 패인 주름살만 아니라면 누가 그들을 노인이라 부를까. 현재 송파노인종합복지관에서 운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은 스포츠댄스·차밍디스코 등 건강프로그램과 컴퓨터·외국어·문학 등 교양프로그램, 판소리·클래식기타 등 총 82개다. 여기에 영화상영·문화공연·동아리축제 등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각종 문화 행사는 복지관 어르신들은 물론 지역주민들에게도 큰 인기다. 5000∼1만원의 재료비가 드는 심화학습반을 제외하고는 전 강좌가 무료이다.65세 이상이라는 연령 조건과 점심값, 차비만 있으면 이곳에서 하루 종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은퇴 후 자원봉사로 참여한 강사들도 많아 가르치고 배우는 이들 모두가 친구다. 그야말로 이곳은 ‘실버들의 아지트’다. 늙으면 그 어떤 것보다 사람이 그리워진다는데, 대문만 열면 수많은 친구와 신나는 하루가 기다리는 이곳이 있으니 나는 이미 즐거운 노후를 보낼 최고의 공간을 확보한 셈이다. 내가 꿈꾸는 실버 라이프(silver life). 그 날이 있기에 나는 오늘도 노년을 기다린다.
  • 학교급식 ‘트랜스지방 남용’ 징계

    올 신학기부터 급식을 제공하는 초·중·고등학교에서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트랜스 지방 등 유지류와 염분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다가 적발되면 관련자들에게 과태료와 징계 처분이 내려진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9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학교 급식법 시행 규칙과 시행령 개정안이 20일부터 발효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트랜스지방을 지나치게 사용한 반찬류가 전체 열량 가운데 15∼30%를 넘어설 경우 영양사 등 관련 공무원에게는 과태료 또는 징계 처분이 내려진다. 또 가능한 식자재는 국내산 위주로 사용하도록 하고, 어린이 비만 해소를 위해서 학년별, 성별 열량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했다. 끼니당 열량을 남학생 기준으로 초등교 1∼3학년 534㎉,4∼6학년 634㎉, 중학교 800㎉, 고교 900㎉, 여학생은 초등교 1∼3학년 500㎉,4∼6학년 567㎉, 중학교 667㎉, 고교 667㎉ 등이다. 교육당국은 정기점검을 통해 영양관리 기준을 어긴 학교가 적발되면 일단 시정명령을 내리고 그래도 개선되지 않으면 100만원의 과태료를 급식업체 등에 부과한다. 위반 횟수가 2회,3회 이상이면 과태료 액수를 각각 300만원,500만원으로 올리게 된다. 직무태만이나 과실 등에 의해 영양관리 기준을 어기는 영양사 등 관련 공무원에게는 징계조치가 내려진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관련기사 16면
  • 스키장 에티켓 사라진 슬로프

    스키장 에티켓 사라진 슬로프

    올해 약 800만명 이상이 스키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스키장 안전사고가 해마다 급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키·스노보드 인구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스티켓(스키장 에티켓)’을 저버린 음주 스키와 안전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위험천만한 질주가 원인으로 꼽힌다. ●사고 4배, 보험금 지급 6배 급증 18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01∼2002년 시즌 410건이던 스키장 사고 건수가 2005∼2006년 시즌에는 1756건으로 4.3배 증가했다. 이 기간 사고로 인한 보험금지급은 1억 7346만원에서 11억 3398만원으로 6.5배 늘었다. 이는 보험금이 지급된 큰 사고 건수만 집계된 것으로 가벼운 안전사고 등을 합치면 스키장 사고는 매년 1만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3일 전북의 한 스키장에서 스노보드를 타던 윤모(17)군이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스노보드를 처음 타본 초보자였지만 안전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초 경기도의 한 스키장에서 야간 스키를 타던 임모(24·여·회사원)는 술에 취한 스키어에 들이받혀 척추를 크게 다쳤다. 가해자는 임씨가 정신을 잃은 틈을 타 도망쳐 버려 병원비도 고스란히 자신이 부담해야 했다. ●‘스티켓’ 사라진 위험한 슬로프 스노보터 상당수가 창피하다는 생각에 스트레칭을 거르거나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겉멋’이 대형사고로 이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스노보드 강사인 정승혁(36)씨는 “강습을 통해 기본 실력과 함께 스티켓을 배우지 않은 채 무작정 슬로프에 나온 사람들의 사고가 많다.”면서 “이는 무면허 운전자가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스키는 1년 이내 초보자 중 30% 이상이 부상을 경험하고, 스노보드는 50% 이상이 부상을 당한다는 지적이다. 스노보드가 스키보다 더 위험하다.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스키 사고 건수는 2001∼2002년 시즌 114건에서 2004∼2005년 시즌 325건으로 2.8배 늘었으나 같은 기간 스노보드 사고는 26건에서 143건으로 무려 5.5배나 증가했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유재철 교수팀에 따르면 스노보드가 스키보다 골절사고 발생 위험이 1.6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스노보드 이용자는 1000명당 3.4명, 스키는 3.0명 꼴로 다쳤다. ●보호장비 착용하면 사고 절반 이하로 줄어 궁윤배 세란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제대로 된 강습없이 무작정 ‘부딪치고 넘어져야 빨리 탈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이 부상을 부른다.”면서 “초보자들은 심한 부상이 많아 다리는 물론 목, 손목 등의 골절과 인대 손상뿐 아니라 뇌진탕까지 입는 경우가 흔하다.”고 지적했다. 은승표 코리아정형외과 원장은 “국내 스키장은 슬로프 밀도가 워낙 높아 사고의 대부분이 충돌사고”라면서 “스키나 스노보드를 탈 때 손목이나 무릎보호대 등 각종 장비만 갖춰도 사고를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 건강짱] 인체의 단백질 공급원 ‘쇠고기’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 건강짱] 인체의 단백질 공급원 ‘쇠고기’

    최근 ‘음식과 건강’이라는 주제가 화두가 되면서, 몸에 좋은 음식을 제대로 먹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과도하게 섭취하면 온갖 성인병의 위험도를 높이고, 암의 발생이 늘며 비만해질 수 있다는 이유로 꺼려지는 음식인 육류. 과연 나쁘기만 한 것일까?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성분 중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는 5대 영양소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무기질, 비타민 중에서 특히 생명유지와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소이고 에너지 공급의 근원이 되는 것이 단백질이다. 단백질의 공급원 중 대표적인 것이 육류이고 그 외에도 생선, 달걀, 유제품, 콩, 대두식품, 곡류 등이 있다. 흔히 식물성 단백질이 동물성 단백질보다 좋다고 생각하지만, 두부에 들어 있는 단백질은 100g 당 2∼8g인 데 비해 육류의 단백질은 100g 당 20g이 되므로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의 양인 60∼70g을 식물성 단백질로만 채우기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또한 육류의 단백질은 식물성 단백질에 비해 우수하다. 따라서 동물성과 식물성을 1대 1정도의 비율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육류는 단백질 원으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방분과 각종 무기물로서 칼슘, 나트륨, 마그네슘, 철, 크롬, 인 등을 공급한다. 육류에 들어있는 콜레스테롤은 고칼로리이고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지만 몸 전체 세포막의 주성분이 되는 중요한 영양소이며 부신피질 호르몬과 각종 성 호르몬의 원료가 되는 영양소이다. 과도해서도 문제가 생기지만 부족하면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육류 중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이 소고기일 것이다. 소고기는 세분하면 120여가지나 되는 부위로 나눌 수 있다 한다. 이러한 부위들은 각각 육질과 부드러움이 달라서 요리마다 다르게 이용된다. 보통 스테이크 등 직화 구이로 먹는 것은 등심이나 안심을, 얇게 구워먹거나 고급 불고기 감으로 먹는 것은 채끝을 이용하고 장조림이나 육포처럼 기름기 적고 단단한 육질이 필요한 요리는 우둔살을 쓴다. 우리 조상들은 고기 자체의 맛을 살리는 방법을 잘 알았는데, 숯불에 고기를 굽다가 눈 속에 던져 온도 차에 의해 육즙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은 뒤 다시 살짝 데워 먹는다거나 채소와 국물을 풍성하게 넣고 육수와 함께 즐기는 육수불고기, 불판에 직접 익혀먹는 직화구이 등이 그것이다. 서양에서도 마찬가지로 불에 구워먹는 방법이 바로 스테이크이다. 육류는 함께 들어 있는 지방과 칼로리 때문에 가급적 칼로리를 높이지 않는 조리법을 쓰는 것이 좋은데 굽고 찌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볼 수 있다. 겨울에는 체력 및 면역력 유지를 위해 단백질과 지방 섭취를 다소 늘리는 것이 유리하며, 이를 위해 육류 섭취를 평소보다 약간 늘리는 것도 좋다. 다만 이것은 평소에 적당한 정도의 육류를 먹는 사람에게 해당되는 사항이며, 육류 섭취가 과도한 사람은 생선이나 콩, 섬유질 등의 섭취를 늘리고 육류 섭취는 적정한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 필자는 소고기를 먹는 방법으로 양념 없이 굽는 것을 가장 선호하는데, 양식당에 간다면 스테이크, 고기집에 간다면 숯불구이를 가장 즐긴다. 서울 방배역 1번 출구에 위치한 ‘무등산화로불고기’는 필자가 단골로 다니는 곳이다. 정직한 식재료를 고집하는 사장님은 전남 함평에서 공수하는 한우만을 사용하는데, 참숯에 석쇠를 올리고 구워먹는 꽃등심의 맛이 일품인 곳이다. 한우 꽃등심이지만 가격은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함께 내오는 반찬들도 맛있는데 특히 직접 띄운 청국장은 맛도 좋지만 양도 어느 곳보다 넉넉하다. 오후 4시까지는 갈비탕을 판매하는데 두툼한 살이 붙은 갈비들이 푸짐하게 들어 있다. 한우등심을 얇게 저며 굽기 직전에 양념 소스에 버무려 숯불에 구워내는 숯불불고기도 별미이다.(02)525-6500 꽃등심 1인분(150g) 3만 3000원, 양념갈비 1인분(350g) 2만 9000원, 무등산숯불불고기 2만 5000원. 영업시간 오전 9시30분∼오후 10시. 여성전문병원 ‘한송이 W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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