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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잼 사이언스] 1%만이 가진 ‘살 찌지 않는 유전자’ 특징 찾았다

    [핵잼 사이언스] 1%만이 가진 ‘살 찌지 않는 유전자’ 특징 찾았다

    극소수의 사람만이 태생적으로 가진 ‘살이 찌지 않는 변이 유전자'가 발견됐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및 각국 전문가가 합류한 공동 연구진은 2000년부터 에스토니아에 거주하는 20~44세 국민 4만 7102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 참여자들의 유전자 특징 및 체중과 건강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 마른 사람들에게서만 나타나는 AKL 유전자의 특징을 확인했다. 이 변종 유전자는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 요소라는 단백질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쥐와 파리 등을 대상으로 AKL 유전자의 기능에 대해 실험했다. 쥐들에게 맥도날드 식단으로 알려진 고열량의 음식을 먹게 한 결과, 정상 쥐는 비만이 됐지만 AKL 유전자를 제거한 쥐는 마른 상태를 유지했다. 또 연구진은 체질량지수(BMI)가 18 미만인 사람들의 유전자 지도와 정상 체중인 사람들의 유전자 지도를 비교한 결과, 깡마른 체형의 사람들에게서는 AKL 유전자가 변이 됐거나 비활성화 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유전자 특징을 가진 사람은 전체 조사 대상 중 1%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이 유전자의 활동을 정지시키는 것이 비만을 치료하는 열쇠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연구에 참여한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의 조세프 페닝어 박사는 “누군가는 고지방의 음식을 먹어도 살이 찌지 않기 때문에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먹으면서도 건강한 신진대사를 유지한다. 많이 먹어고 운동을 덜해도 몸무게가 늘지 않는 것은 선천적인 유전자의 특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다수의 비만 관련 연구는 뚱뚱한 사람과 유전자 간의 상관관계를 찾기 위해 노력한 것이지만,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 이제는 날씬한 사람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 새로운 영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파리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에스토니아 한 국가가 아닌 여러 국가의 인종을 대상으로 하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생명과학분야의 최고 학술지 셀(Cell)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흡연·음주 등 국민 건강 지역 격차 커졌다

    흡연·음주 등 국민 건강 지역 격차 커졌다

    질본 ‘2019년 지역사회건강조사’2009년 서울과 전남의 남성 흡연율은 45.8%와 47.6%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2019년 32.2%와 40.2%로 격차가 10% 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다. 지난해 대전은 고위험 음주율이 11.2%인 반면 충북은 17.6%나 됐다. 2009년 두 지역의 고위험 음주율은 11.5%와 13.0%로 격차가 크지 않았다. 흡연뿐 아니라 음주·걷기·비만 등 건강 관련 지표에서 지역 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21일 발표한 ‘2019년 지역사회 건강조사’에 따르면 국민건강 측면에서 지역 간 균형발전 정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사회 건강조사는 전국 255개 시군구 보건소가 19세 이상 약 900명을 표본으로 추출해 건강 관련 실태를 조사한 자료로, 지역보건의료계획 시행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한다. 흡연율은 20.3%로 2019년 대비 1.4% 포인트 줄었다. 남성 흡연율은 전년보다 3.2% 포인트 감소한 37.4%였다. 다만 도시와 농촌 간 흡연율 격차가 매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음주율(월 1회 이상 음주)과 고위험 음주율(남성은 7잔, 여성은 5잔 이상 음주를 주 2회 이상)은 각각 59.9%와 14.1%로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지역 간 격차는 각각 26.1% 포인트와 19.0% 포인트로 확대됐다. 반면 걷기실천율과 건강생활실천율, 비만유병률은 지역 간 격차가 줄었지만 전반적인 지표는 나빠졌다. 걷기실천율(하루 30분 이상 주 5일 이상 걷기)은 40.4%로 전년보다 2.5% 포인트 낮아졌다. 지역 간 격차는 58.0% 포인트로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전년(70.4% 포인트)보다는 큰 폭 감소했다. 건강생활실천율(금연·절주·걷기)은 28.4%로 2019년 대비 2.3% 포인트 감소했다. 비만유병률(체질량지수 25㎏/㎡ 이상)은 34.6%로 전년보다 0.8% 포인트 높아졌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역 간 건강지표 격차를 해소하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흡연·음주·비만율 감소와 건강생활실천율 향상, 정신건강 및 심뇌혈관질환 관리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치매로 가는 길목 경도인지장애… 많이 읽고, 씹고, 걷는 ‘3多’ 하세요

    치매로 가는 길목 경도인지장애… 많이 읽고, 씹고, 걷는 ‘3多’ 하세요

    툭 하면 비밀번호를 잊어버린다. 비밀번호를 휴대전화 메모지에 적어 놓지만 적어 놨다는 사실조차 깜빡깜빡한다. 혹시 치매의 전조 증상이 아닌지 생각하면 우울해진다. 일상생활에서 한번쯤 겪어 봤음직한 일이다. 건망증과 경도인지장애, 치매에 대해 알아본다.건망증은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들을 기억해야 하지만 기억 용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치매는 어떤 기억을 영원히 상실하는 질환이지만, 건망증은 일시적으로 잊어버리는 노화현상으로 볼 수 있다. 우울증이나 불안 신경증, 불면증, 폐경 후 증후군 같은 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기억해야 할 일이 많고 걱정거리도 많은 중년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기억이란 정보를 받아들이면 그중에서 중요한 순서대로 입력해 뇌에 저장하는 과정이다. 집중력이 떨어져 정보를 선택적으로 집중하지 못해 건망증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에만 문제 발생 건망증은 병이 아니라는 점에서 경도인지장애와 구별된다. ‘잊어버리는 것을 내가 먼저 아느냐, 남이 먼저 아느냐’가 둘을 구분하는 데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내가 먼저 알면 건망증, 남이 먼저 이상하다고 생각하면 경도인지장애나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 예를 들면 친구와 만나기로 한 약속을 잊어버렸을 때 건망증은 ‘맞아, 미안해’라고 기억을 해낸다. 하지만 경도인지장애는 약속한 일 자체에 대한 기억을 상기시켜도 기억을 해내지 못한다. ‘우리가 약속 전화를 했다고?’라는 반응을 보인다. 실제 경도인지장애를 앓으면서도 건망증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건망증으로 불편을 겪는 50대 주부는 혹시하는 심정으로 병원을 찾았다. 최근 들어 종종 약속을 깜박하고 잊어버리거나 아파트 현관 비밀번호가 생각이 나지 않아 불편을 겪는다고 호소했다. 주변에서는 ‘단순한 건망증’이라고 위로했지만, 증세가 심해져 일상생활까지 불편해지자 겁이 났다고 했다. 병원 진단은 경도인지장애였다. 경도인지장애란 같은 연령대에 비해 인지기능, 그중에서도 특히 기억력이 떨어지는 특징을 보인다. 박정미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교수는 “건망증은 단순히 잊어버린 것이고 경도인지장애는 어떤 사건을 잊은 상황 자체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치매는 기억력 저하와 함께 심리행동 문제, 인격 변화 등의 증상을 동반하지만, 경도인지장애는 판단력, 지각능력, 추리능력, 일상생활 능력 등은 거의 변화가 없지만 기억력에만 문제가 생긴다. 흔히 ‘깜빡깜빡한다’라고 표현하는 건망증과는 다르다. 아직은 치매가 아니지만 정상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쯤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경도인지장애를 앓는 경우, 며칠 전에 들었던 얘기를 잊어버려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귀띔을 해주어도 알지 못하고 어떤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력이 나빠진다는 사실을 자신이 모르거나 부인하고, 시간이나 장소, 사람에 대한 기억이 흐려진다. 전화를 대신 받고도 그 내용을 전해 주지 않거나 돈 계산을 잘못해 거스름돈을 줄 때 실수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지난 5년 사이 2배 이상 늘었다. 2013년 8만 5140명에서 2017년 18만 1841명으로 증가했다. 2017년 기준으로 여성이 12만 4582명으로 남성보다 2배 정도 많았다. 박 교수는 “치매나 경도인지장애는 노화나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면서 “인구의 고령화가 빨라지고 경쟁사회에서의 스트레스가 많아지면서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치매나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경도인지장애나 치매는 그 자체가 특정 질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인지기능장애가 심한 경우가 치매라면, 경도인지장애는 인지 기능의 장애는 있지만 그 나이와 교육 수준에 맞는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에 큰 지장이 없는 정도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치매와 마찬가지로 경도인지장애도 많은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진찰과 검사가 필요하다. 자칫 경과가 나빠져 치매로 진행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치매는 특정 질병을 일컫는 말이 아니다. 뇌의 질환으로 생기는 만성 증후군 가운데 하나다. 기억력이나 사고력, 이해력, 학습·계산 능력, 언어 및 판단력 등을 포함하는 뇌 인지기능의 장애를 말한다. 근래 들어 치매를 앓는 연령층이 낮아져 ‘젊은 치매’라는 말도 나온다. 45세에서 65세 미만의 나이에 발생해 ‘초로기(중년) 치매’라고도 한다. 김희진 교수는 “젊은 나이에 발병한 원인에 대해 확실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치매 가족력, 중금속 등 각종 유해환경 노출, 나쁜 생활습관이 초로기 치매의 빈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디지털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생활 습관이나 각종 성인병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혈관성 치매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주로 발병하는 알츠하이머병과 달리 뇌혈관 질환이 누적돼 나타나는 증상이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질증, 심장병 환자나 흡연자, 비만인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습관적인 과음도 뇌세포를 파괴해 알코올성 치매를 일으킨다. 하루 술을 6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1.5배 증가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고혈압·당뇨 환자 혈관성 치매 ‘고위험’ 치매를 막기 위해서는 ‘3다(多) 3불(不)’ 예방법이 권장된다. 많이 읽고, 많이 씹고, 많이 걷는다. 하루 1시간 이상의 독서나 신문 읽기는 두뇌 회전에 도움이 된다. 글을 자주 쓰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편지에 구사된 단어가 다양하고 풍부할수록 치매가 적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많이 씹으면 뇌혈류를 증가시키고 인지 기능을 높여 준다. 혼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하루 30분 이상 ‘빠른 걷기’ 운동을 실천한다. 윤영철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알츠하이머병 치매는 뇌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신 건강 상태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알츠하이머병 치매의 절반 정도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고양시 새 청사 원당에… 균형 발전·예산 절감·사업 추진 유리”

    “고양시 새 청사 원당에… 균형 발전·예산 절감·사업 추진 유리”

    인구 107만명의 경기 고양시가 현 청사와 가까운 곳에 40년 만에 새 청사를 짓기로 했다. 고양시는 지난해 3월 신청사 건립기금 적립을 위한 조례를 만들고 각계 인사로 입지선정위원회를 꾸려 10여 차례 논의를 거쳐 지난 8일 마침내 주교 제1공영주차장(원당)을 신청사 부지로 결정했다. 고양시 전체 균형 발전에 유리하고 토지매입비 등 부대비용이 비교적 적게 든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유력 후보지였던 대곡역세권은 교통 접근성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역세권 개발사업이 지난해 5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기준치 0.5보다 낮게 나오면서 탈락했다. 이를 두고 여야 시의원 31명 중 22명이 “그동안 과정은 요식행위에 불과했다”며 입지 선정 철회를 요구하는 반대성명을 내 논란이 일고 있다. 시청사 입지 선정은 고양시 균형발전을 좌우하고 향후 도시 성장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백년대계’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18일 이재준 고양시장을 만나 입지 선정 과정 및 배경에 대해 물었다.-새 시청사 건립 배경은. “현 시청사는 1983년 인구 20만명의 고양군 시절 지었다. 인구 107만 거대 도시로 성장하면서 사무 공간이 비좁아 40여개 부서가 청사 주변 7개 건물을 매입하거나 빌려 사용하면서 해마다 6억원 가까운 혈세를 지출하고 있다. 37년 전 지은 현 청사를 정밀안전진단했더니 본관·신관·제1별관이 즉시 보수보강이 필요한 C등급으로 판정됐다. 지난 4년 동안 보수보강에 27억여원을 들였지만 여전히 건축물 노후 문제가 해결 안 돼 매년 헛돈을 쓰고 있다. 새 청사 건립은 1999년 황교선 시장 때부터 추진해 온 더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 -부지 선정 결과 발표 전후 시의회가 반대했다. 소통 및 여론수렴 노력은 했나. “지난해 3월 신청사 건립기금 조례, 6월 신청사 입지선정위원회 조례를 의회가 심사해 통과시켰다. 시의회 상임위원장 중 덕양구, 일산동구, 일산서구 출신 한 분씩 추천받아 입지선정위에서 활동하시게 하는 등 시의회와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지난 4월 전화자동응답조사시스템(ARS)을 활용해 시민을 상대로 입지선정에 있어 중요한 선정기준 등 10개 문항에 대한 설문조사해 후보지 선정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도록 입지선정위에 제출했다. 입지 선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론의 분열 등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히 추진하면서 시의회와 시민 의견수렴에 나름대로 노력했다.”●시민 40% “예산 절감… 균형 발전 적합해야” -신청사 입지선정 기준은 무엇이며, 구체적 평가는 어떻게 이뤄졌나. “신청사 입지선정위 회의를 통해 접근성, 균형성, 상징성 및 역사성, 확장성 및 미래성, 경제성 및 실현성 등 5개 항목을 평가 기준으로 정했다. 신청사 건립 부지로 결정된 주교 제1공영주차장은 균형성과 상징성 및 역사성, 확장성, 경제성 등에서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 선정됐다. 지난달 16일부터 3일간 고양시민 1004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신청사를 건립할 때 가장 우선 고려해야 할 점으로 ‘저예산, 고효율의 실용적 건축물’(40.6%)을 꼽았다. 입지 선정 기준을 묻는 답변에서는 ‘균형발전’(40.2%)을 꼽았는데 주교 제1공영주차장 일원이 이 같은 시민들의 뜻에 가장 걸맞다고 판단했다.” -입지선정위 위원 구성은. “지난해 6월 제정한 ‘고양시 신청사 입지선정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라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공무원 4명, 교수 4명, 역사학자 1명, 고양도시관리공사 1명, 기업 및 민간단체 3명, 시의원 3명으로 구성했다. 지난 8일 입지 결정 전까지 매월 1회 회의를 가졌다.” -시의원 다수는 대곡역이 신청사 입지로 최적이라는데 주교 제1공영주차장이 선정된 것은 무엇 때문인가. “신청사 입지선정위에서는 고양시의 균형발전, 예산 절약 등 경제적인 측면, 청사 건립의 시급성을 감안한 실현 가능성을 따져 선정한 것으로 본다. 대곡역은 교통입지로서는 유리하지만, 진행 중인 대곡역세권개발사업이 계속 지연돼 시급한 청사 건립이 더 늦어질 수 있다. 또 역세권개발 이후 조성원가로 토지를 구입하더라도 최소 1500억원 이상의 예산이 추가로 든다. 그런 점을 위원회에서 감안한 것으로 안다. 현 청사가 있는 원당은 고양시 중앙이다. 기존 청사를 이전할 경우 이 지역 분들의 상실감도 있을 수 있다. 화정지구에는 어울림누리, 일산에는 아람누리도 있지만 원당에는 무엇이 있나. 시청사가 대곡역세권으로 간다고 해서 발전의 기폭제가 되진 않는다고 본다. 대곡은 국제업무지구, 장항은 국제무역 등 경제지구 개념이라면, 원당은 휴식과 여유가 있는 행정지구로 개발하는 게 적절하다.”●현 시청엔 산하기관 입주… 시청 별관으로 활용 -신청사 건립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2만 6000㎡ 이상 부지에 연면적 8만㎡ 규모로 건축하려는데 주차장 이외 토지 추가 구입비를 제외한 건축비만 2500억원 이상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500억원씩 적립해 현재 1000억원이 있다. 2023년 착공 때까지 추가 재원을 적립하고 부족한 것은 시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는 한도 안에서 일부 지방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청사 건립 때 반영해야 할 특색이 있다면. “새 고양시청사는 친환경적이고 시민들에게 항상 개방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지난 4월 구성한 ‘신청사 건립자문위원회’ 의견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을 수렴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고양시만의 특색 있는 청사 건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향후 ‘국제 설계공모’해 세계적인 명소로서의 상징적 건축물로 고양시청을 건립하겠다.” -지금의 시청 부지 활용계획은. “현 시청부지는 1961년 고인이 되신 박용관옹께서 희사하신 부지로, 그분의 고귀한 유지를 받들고 낙후한 원당의 활성화를 위해 주교동 공영주차장으로 시청이 이전하더라도 고양시 산하기관을 입주시켜 시청 별관으로서 청사의 기능을 계속 수행할 것이다. 일부는 공원·휴식·문화적 공간으로도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대곡역’에 자족 시설… 균형발전 핵심축으로 -대곡역세권 개발은 앞으로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복합환승센터와 연계한 첨단지식산업 등 자족기능 유치를 통해 지역균형발전의 핵심축으로 개발하겠다. 지난해 6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KDI 예비타당성 결과에 따라 사업참여를 포기해 공동사업시행자 재구성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후 기본구상 및 사업화 방안 수립 용역으로 주변 여건을 반영한 사업계획을 만들 예정이다. 창릉신도시 기능과의 중복을 피하는 등 자족시설용지로서 차별화 전략을 마련하겠다.” -신청사 건립 일정은. “오는 8월부터 타당성 조사와 투자심사를 거쳐 내년 국제 설계공모로 신청사 종합계획을 구체화할 것이다. 이어 기본 및 실시설계 후 2023년 착공해 2025년까지 완공할 목표를 갖고 있으며,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의회 및 시민과 함께 공감하며 추진할 것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고양시 새 청사 원당에 … 균형발전·예산절감·사업추진에 유리”

    “고양시 새 청사 원당에 … 균형발전·예산절감·사업추진에 유리”

    인구 107만명의 경기 고양시가 현 청사와 가까운 곳에 40년 만에 새 청사를 짓기로 했다. 고양시는 지난해 3월 신청사 건립기금 적립을 위한 조례를 만들고 각계 인사로 입지선정위원회를 꾸려 10여 차례 논의를 거쳐 지난 8일 마침내 주교 제1공영주차장(원당)을 신청사 부지로 결정했다. 고양시 전체 균형 발전에 유리하고 토지매입비 등 부대비용이 비교적 적게 든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유력 후보지였던 대곡역세권은 교통 접근성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역세권 개발사업이 지난해 5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기준치 0.5보다 낮게 나오면서 탈락했다. 이를 두고 여야 시의원 31명 중 22명이 “그동안 과정은 요식행위에 불과했다”며 입지 선정 철회를 요구하는 반대성명을 내 논란이 일고 있다. 시청사 입지 선정은 고양시 균형발전을 좌우하고 향후 도시 성장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백년대계’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18일 이재준 고양시장을 만나 입지 선정 과정 및 배경에 대해 물었다. -새 시청사 건립 배경은. “현 시청사는 1983년 인구 20만명의 고양군 시절 지었다. 인구 107만 거대 도시로 성장하면서 사무 공간이 비좁아 40여개 부서가 청사 주변 7개 건물을 매입하거나 빌려 사용하면서 해마다 6억원 가까운 혈세를 지출하고 있다. 37년 전 지은 현 청사를 정밀안전진단했더니 본관·신관·제1별관이 즉시 보수보강이 필요한 C등급으로 판정됐다. 지난 4년 동안 보수보강에 27억여원을 들였지만 여전히 건축물 노후 문제가 해결 안 돼 매년 헛돈을 쓰고 있다. 새 청사 건립은 1999년 황교선 시장 때부터 추진해 온 더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 -부지 선정 결과 발표 전후 시의회가 반대했다. 소통 및 여론수렴 노력은 했나. “지난해 3월 신청사 건립기금 조례, 6월 신청사 입지선정위원회 조례를 의회가 심사해 통과시켰다. 시의회 상임위원장 중 덕양구, 일산동구, 일산서구 출신 한 분씩 추천받아 입지선정위에서 활동하시게 하는 등 시의회와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지난 4월 전화자동응답조사시스템(ARS)을 활용해 시민을 상대로 입지선정에 있어 중요한 선정기준 등 10개 문항에 대한 설문조사해 후보지 선정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도록 입지선정위에 제출했다. 입지 선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론의 분열 등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히 추진하면서 시의회와 시민 의견수렴에 나름대로 노력했다.”-신청사 입지선정 기준은 무엇이며, 구체적 평가는 어떻게 이뤄졌나. “신청사 입지선정위 회의를 통해 접근성, 균형성, 상징성 및 역사성, 확장성 및 미래성, 경제성 및 실현성 등 5개 항목을 평가 기준으로 정했다. 신청사 건립 부지로 결정된 주교 제1공영주차장은 균형성과 상징성 및 역사성, 확장성, 경제성 등에서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 선정됐다. 지난달 16일부터 3일간 고양시민 1004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신청사를 건립할 때 가장 우선 고려해야 할 점으로 ‘저예산, 고효율의 실용적 건축물’(40.6%)을 꼽았다. 입지 선정 기준을 묻는 답변에서는 ‘균형발전’(40.2%)을 꼽았는데 주교 제1공영주차장 일원이 이 같은 시민들의 뜻에 가장 걸맞다고 판단했다.” -입지선정위 위원 구성은. “지난해 6월 제정한 ‘고양시 신청사 입지선정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라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공무원 4명, 교수 4명, 역사학자 1명, 고양도시관리공사 1명, 기업 및 민간단체 3명, 시의원 3명으로 구성했다. 지난 8일 입지 결정 전까지 매월 1회 회의를 가졌다.”-시의원 다수는 대곡역이 신청사 입지로 최적이라는데 주교 제1공영주차장이 선정된 것은 무엇 때문인가. “신청사 입지선정위에서는 고양시의 균형발전, 예산 절약 등 경제적인 측면, 청사 건립의 시급성을 감안한 실현 가능성을 따져 선정한 것으로 본다. 대곡역은 교통입지로서는 유리하지만, 진행 중인 대곡역세권개발사업이 계속 지연돼 시급한 청사 건립이 더 늦어질 수 있다. 또 역세권개발 이후 조성원가로 토지를 구입하더라도 최소 1500억원 이상의 예산이 추가로 든다. 그런 점을 위원회에서 감안한 것으로 안다. 현 청사가 있는 원당은 고양시 중앙이다. 기존 청사를 이전할 경우 이 지역 분들의 상실감도 있을 수 있다. 화정지구에는 어울림누리, 일산에는 아람누리도 있지만 원당에는 무엇이 있나. 시청사가 대곡역세권으로 간다고 해서 발전의 기폭제가 되진 않는다고 본다. 대곡은 국제업무지구, 장항은 국제무역 등 경제지구 개념이라면, 원당은 휴식과 여유가 있는 행정지구로 개발하는 게 적절하다.” -신청사 건립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2만 6000㎡ 이상 부지에 연면적 8만㎡ 규모로 건축하려는데 주차장 이외 토지 추가 구입비를 제외한 건축비만 2500억원 이상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500억원씩 적립해 현재 1000억원이 있다. 2023년 착공 때까지 추가 재원을 적립하고 부족한 것은 시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는 한도 안에서 일부 지방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청사 건립 때 반영해야 할 특색이 있다면. “새 고양시청사는 친환경적이고 시민들에게 항상 개방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지난 4월 구성한 ‘신청사 건립자문위원회’ 의견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을 수렴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고양시만의 특색 있는 청사 건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향후 ‘국제 설계공모’해 세계적인 명소로서의 상징적 건축물로 고양시청을 건립하겠다.”-지금의 시청 부지 활용계획은. “현 시청부지는 1961년 고인이 되신 박용관옹께서 희사하신 부지로, 그분의 고귀한 유지를 받들고 낙후한 원당의 활성화를 위해 주교동 공영주차장으로 시청이 이전하더라도 고양시 산하기관을 입주시켜 시청 별관으로서 청사의 기능을 계속 수행할 것이다. 일부는 공원·휴식·문화적 공간으로도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대곡역세권 개발은 앞으로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복합환승센터와 연계한 첨단지식산업 등 자족기능 유치를 통해 지역균형발전의 핵심축으로 개발하겠다. 지난해 6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KDI 예비타당성 결과에 따라 사업참여를 포기해 공동사업시행자 재구성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후 기본구상 및 사업화 방안 수립 용역으로 주변 여건을 반영한 사업계획을 만들 예정이다. 창릉신도시 기능과의 중복을 피하는 등 자족시설용지로서 차별화 전략을 마련하겠다.” -신청사 건립 일정은. “오는 8월부터 타당성 조사와 투자심사를 거쳐 내년 국제 설계공모로 신청사 종합계획을 구체화할 것이다. 이어 기본 및 실시설계 후 2023년 착공해 2025년까지 완공할 목표를 갖고 있으며,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의회 및 시민과 함께 공감하며 추진할 것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살 땐 두배 주고 팔 땐 반값에… 석연찮은 ‘위안부 쉼터’

    살 땐 두배 주고 팔 땐 반값에… 석연찮은 ‘위안부 쉼터’

    마포 대신 안성서 시세 2배 이상 주고 매입 건물 중개 이규민 “가격은 파는 사람 마음” 업계 “건축비·매입가도 터무니없이 높아” 2012년 서울명성교회도 주택 지원 약속 이용수 할머니 의혹 제기 뒷날 매각 논란 윤 당선자 “돌아보니 부족한 부분 많아” 경기 안성시에 소재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자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 시절인 2013년 지인의 소개로 시세보다 4억원가량 비싸게 쉼터 건물을 구매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다 운영 및 매각 과정에서도 석연치 않은 점들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17일 정의연 등에 따르면 정대협은 2013년 한모씨로부터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에 있는 연면적 195.98㎡(약 59평), 대지면적 800㎡(242평)의 건물을 7억 5000만원에 구매했다. 인테리어 비용 1억원까지 총 8억 5000만원으로 쉼터를 마련했다. 이 건물 중개를 맡은 건 당시 안성신문 대표를 지내던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다. 윤 당선자는 이 당선자가 국회의원 후보자 사무실 개소식을 할 때 축하 영상을 보냈고, 이 당선자는 윤 당선자 남편인 김삼석 수원시민신문 대표와 경기지역언론인협회에서 함께 활동했다. 건물은 당시 안성신문 운영위원장을 맡은 김모 대표가 운영하는 금호스틸하우스가 지었고, 부지는 그의 부인 한모씨 소유였다. 김 대표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노후 거주 목적으로 고급형으로 지어 건설비만 3억 6000만원 가까이 썼다”면서 “매도가로 9억원을 생각했다가 좋은 일에 쓰인다고 해서 7억 5000만원에 팔았다”고 말했다. 다만 등기부등본상 한씨는 2007년 4월 해당 토지를 3525만원에 샀다. 부동산 업계는 건축비도, 쉼터 매입 가격도 터무니없이 높다고 지적했다. A부동산 개발사 관계자는 “2011년도면 재벌 회장님 집을 지어도 건축비가 3.3㎡당 400만원대면 충분했고, 수영장이 들어가는 서울 강남 고급 아파트 건축비도 450만원 미만이었다”며 “건축비를 3억원으로 잡아도 땅을 3.3㎡당 185만원에 샀다는 건데 안성에 그렇게 비싼 땅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토지 가격이 급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주택 가격은 많이 쳐 봐야 3억 5000만원을 넘기 어렵다는 뜻이다. 실제로 쉼터 인근에 있는 비슷한 크기의 주택들은 2억원 이하에 거래됐다. 거래를 주선한 이 당선자는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판 것에 대해 “파는 사람 마음이고 본인(김 대표)이 가격을 매겼다. 특수 자재를 써서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정의연은 “10억원 예산으로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인근에서 주택을 구입할 수 없었기에 강화도, 경기 용인·안성 등을 답사해 최종 후보지를 정했다”면서 “유사한 건축물의 매매 시세가 7억~9억원이었다”고 해명했다.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들이 찾기 어려운 안성시에 쉼터가 마련된 점도 납득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2년 8월 현대중공업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10억원을 기부하면 정대협은 당초 서울 마포구 성미산 인근에 쉼터를 마련할 계획이었다. 게다가 정대협은 2012년 1월 서울 명성교회로부터 15억원 상당의 주택을 지원받기로 한 터라 쉼터를 중복 조성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정의연은 지난달 23일 쉼터를 4억 2000만원에 매각했다. 매입가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헐값이다. 공교롭게도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연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이튿날이기도 하다. 정의연은 “2016년부터 매각을 추진했지만 주변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매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윤 당선자의 부친이 쉼터를 관리하면서 6년간 7000여만원을 받은 것도 논란이다. 윤 당선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부동산 차익이나 사익을 챙기려는 것은 아니었는데 돌아보니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고 해명했다. 서울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시민사회단체 “의료비만 폭등”… 원격의료 추진 중단 촉구

    코로나19 와중에 기획재정부가 원격의료 도입 군불을 때는 움직임을 보이자 시민사회단체가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건강과대안 등 5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코로나19 사회경제위기 대응 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원격의료 추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정부가 여러 차례 시범사업을 했지만 안전과 효과가 증명되지 않아 추진되지 못한 대표적인 의료영리화가 원격의료”라며 “원격의료 기기와 통신기업,대형병원의 돈벌이 숙원사업이지만 환자에게는 의료수준의 향상 없이 의료비만 폭등시킬 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현재 병·의원에서 하는 비대면 전화상담은 코로나19로 한시적·제한적으로 용인되고 있는 조치“라며 “비상 상황을 빌미로 원격의료를 제도화해 기업들의 숙원사업을 허용해주는 것은 ‘재난 자본주의’의 전형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방역 성공조차도 자신할 수 없는 이 시기에 원격의료와 의료영리화를 추진하겠다고 나서는 정부의 방향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됐다”라며 “의료영리화가 아니라 공공의료를 강화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지금은 감염경로를 파악할 수 없는 환자가 계속 나오는 등 위기상황”이라며 “정부가 원격의료를 이야기할 만큼 한가한 상황인가”라고 꼬집었다. 시민대책위는 “정부는 원격의료뿐 아니라 ‘디지털 뉴딜’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료정보 상업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업은 돈을 벌지 몰라도 개인은 온갖 인권침해와 차별을 겪을 수 있다”며 관련 논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하루 2~3잔 커피, 뱃살 빼준다

    [달콤한 사이언스] 하루 2~3잔 커피, 뱃살 빼준다

    식사를 마친 뒤 커피 한 잔은 당연한 코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커피 생산량은 700만t에 이르는 등 가장 많이 소비되는 음료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의대, 텍사스대 보건대, 미네아폴리스 아동병원, 요르단 요르단대학병원, 오스트리아 비엔나의대, 캐나다대 캘거리대 의대, 영국 앵글리아 러스킨대 공동연구팀은 하루 커피 2~3잔을 마시는 여성은 술을 마시지 않는 여성보다 체지방은 물론 복부지방도 낮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식품영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영양학 저널’ 1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활용해 하루 섭취한 커피의 양과 체지방지수(BMI)와 복부지방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20~44세 여성 중 하루 2~3잔 커피를 마신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4% 정도 복부지방과 체지방지수가 낮았다. 또 45~69세 여성들 중에서 하루 3~4잔의 커피를 마신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지방이 4.1% 적었다. 전체적으로 하루 2~3잔의 커피를 마시는 모든 여성들 사이에서 평균 체지방지수는 2.8%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의 경우 하루 2~3잔씩 마시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체지방지수는 1.3%, 복부지방은 1.8%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커피 속 카페인이 적은 디카페인 커피에서도 똑같은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커피 속 카페인 때문에 나타나는 영향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커피가 건강에 도움을 주는 여러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관절이 약해진다든지 뇌혈관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는데 이는 카페인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리 스미스 앵글리아 러스킨대 교수(공중보건학)는 “이번 연구는 카페인 이외에 커피 속 여러 성분들이 항비만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비만으로 인한 각종 만성질환도 커피를 마심으로써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곽병찬 칼럼] 정의당 주도의 교섭단체 구성, 고민하자

    [곽병찬 칼럼] 정의당 주도의 교섭단체 구성, 고민하자

    더불어민주당 압승 후 한 달이 지났다. 환호와 영광은 여기까지다. 우려의 목소리가 이미 나오고 있다. 몰표를 준 지지자는 물론이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다. 선거 직후 이해찬 대표가 ‘전철’을 상기하자는 취지의 서한을 보낸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의석 숫자는 압도적이지만,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누구도 자신할 수 없다. 당장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부터 난기류다. 여당은 국회의 생산성과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법제사법위원회와 예산결산위원회 위원장을 가지려 한다. 독주의 욕심보다는 지지자의 요청 탓이 클 것이다. 그들은 더 확실하고 신속한 제도개혁을 바란다. 민주당은 이제 ‘숫자가 적어서’라는 핑계를 댈 수도 없다. 하지만 원 구성만 해도 1당 단독으로 할 수는 없다. 숫자만으로는 야당의 벽을 넘기 힘들다. 1990년 3당 합당으로 ‘남녀를 바꾸는 것 말고는 다 할 수 있는’(김대중 전 대통령) 민자당이 탄생했다. 그러나 민자당은 70석에 불과한 평민당에 밀려 그렇게 꺼리던 지방자치제 부활을 허용했다.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단독 과반수를 확보했지만, 한나라당의 끈질긴 ‘투쟁’에 막혀 우왕좌왕하다가 분열 속에서 자멸했다. 앞으로 양당 구도 속에서 국회의 극한 대치와 비효율은 불 보듯 하다. 20대 국회가 그나마 최악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중간지대의 존재 때문이었다. 미래통합당은 정부 여당의 국정운영에 사생결단 딴지를 걸었다. 국민과 국가가 나락에 떨어져도 현 정권이 실패해야 자신들이 성공한다고 믿는 것 같았다. 그런 벽에 구멍을 뚫은 것이 바로 제3, 제4 교섭단체였다. 이들은 ‘민주당의 1~3중대’라는 매도까지 들으면서도, 20대 국회의 동반 몰락을 막았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통합당의 위성정당 창당에 맞서 비슷한 정당을 창당했다. 명분을 앞세우다 1당마저 내줄 순 없는 것 아니냐는 불가피론에 적잖은 이들이 수긍했다. 그러나 결과만을 놓고 보면, 민주당은 지지자의 의식과 의지에 무지했다. 원칙을 지켜 정치개혁시민연합에 힘을 보탰다면 이른바 개혁 진영의 외연은 훨씬 더 확장됐고, 함께 개혁을 이끌 중간세력은 국회에 더 견고한 교두보를 확보했을 것이다. 민주당은 뒤늦게 원칙과 명분을 앞세운다. 통합당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별도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지원하더라도, 더불어시민당을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미래한국당이 안철수의 국민의당과 결합해 독립성과 독자성을 분식한다면, 상임위원장 배분과 국고 지원에서의 혜택은 물론 양당의 민주당에 대한 견제력은 더욱더 커질 것이다. 민주당의 철 지난 명분 타령에 지지자의 꿈은 현실에서 더욱더 멀어지고 있다. 21대 총선에 적용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소수정당에도 득표수에 비례해 일정 수준의 대표권을 보장한다. 다양한 국민의 뜻을 대변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거대 양당은 위성정당을 창당해 비례대표마저 거의 독식했다. 중간지대는 사라졌고, 선거제 개혁을 지지했던 국민의 뜻은 배반당했다. 책임은 선거법 개정을 관철했던 민주당에 더 있다. 이제라도 민주당은 개정 선거법의 가치를 인위적으로라도 실현해, 잘못을 시정해야 한다. 민주당은 지금도 비만이다. 몸집을 더 불릴 게 아니라 소수정당이 국회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내도록 해야 한다. 시민당이 정의당이나 열린민주당 등 다른 개혁적 소수정당과 연합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도록 해야 한다. 새 교섭단체의 주도권은 물론 ‘정상 정당’인 정의당에 주어져야 한다. 정의당이 위성정당 창당이 구체화하는 상황에서도 고립주의를 선택한 것은 대중정당으로서 반성해야 한다. 그러나 정강정책이나 공약도 없이 앉아서 떡고물만 취한 정당과는 정체성이나 도덕성에서 비교할 수 없다. 위장 교섭단체 논란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결과로 국민의 평가를 받으면 된다. 민주당은 사실 ‘잡탕’이다. 통합당 소속 못지않은 당선자도 있고, 민중당 성향의 당선자도 있다. ‘탄돌이’(17대 민주당 당선자)에 이어 ‘코돌이’(21대 민주당 당선자)의 우려가 나오는 것은 그 때문이다. 매머드처럼 굼뜬 민주당으로선 견인할 집단이 절실하다. ‘민심조변석’(民心早變夕)이라고 했다. 민심은 실망하면 바로 돌아선다. ‘군자표변’(君子豹變)의 자세를 마음에 새겨야 한다. 신속하게 허물을 고치고, 올바로 행해야 한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덥다고 청량음료 매일 마시면 심혈관질환 발병률 높아져요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덥다고 청량음료 매일 마시면 심혈관질환 발병률 높아져요

    5월 시작과 함께 때 이른 무더위가 시작됐습니다. 미국 해양대기관리청(NOAA), 영국 기상청 등은 올해가 1880년 현대적인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더운 해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습니다. 지금까지 역대 가장 더웠던 해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태평양 수온이 높았던 2016년입니다. 올해는 매우 이례적이게도 엘니뇨 영향을 받지 않는 상태에서 폭염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것을 보면 지구온난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여름철 폭염 여부는 장마 지속 기간과 북태평양 해수 온도 등에 좌우되는 만큼 현재로서 무더위를 전망하는 것은 의미 없을 수 있습니다. 날씨가 더워지면 에어컨과 시원한 청량음료를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덥다고 음료수를 즐겨마시다간 심혈관질환을 앓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대(UCSD) 의대, 샌디에고주립대 보건대, 시티오브호프 의료센터, 애리조나주립대 보건대 공동연구팀은 하루에 설탕이 포함된 가당음료 한 캔이나 한 병 이상 마시는 여성은 그러지 않는 여성보다 심혈관질환을 앓게 될 확률이 최대 42%나 높다는 연구 결과를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미국심장학회지’ 5월 13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청량음료, 가당 생수나 차, 100% 과일주스가 아닌 가당 과일음료, 스포츠 음료를 설탕 포함 음료로 구분했습니다. 연구팀은 ‘캘리포니아 교사 연구’(CTS)라는 대규모 건강조사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CTS는 캘리포니아주 보건부에서 13만 3479명의 전현직 공립학교 교직원을 대상으로 암 발병률을 파악하기 위해 1995년 시작한 대규모 장기 역학조사입니다. 연구팀은 조사 시작 당시 심장병, 뇌졸중, 당뇨병을 앓았던 경험이 없는 10만 6178명을 선정해 매일 마시는 음료의 종류 및 양과 심혈관 질환 발병 여부를 추적 조사했습니다. 분석 결과 매일 설탕이 첨가된 과일음료를 한 캔씩 마시는 여성은 그러지 않는 여성에 비해 심혈관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42%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콜라 같은 청량음료나 가당 생수나 차, 스포츠 음료를 매일 마시는 여성도 그러지 않는 사람들보다 심혈관질환을 앓게 될 확률이 23%나 높아진다고 합니다. 단 음료를 많이 마시는 여성은 체지방지수(BMI)가 정상보다 높고 채소나 과일, 견과류 등 음식 섭취량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가당 음료는 혈중 포도당 수치를 빠르게 높이고 식욕을 과도하게 증가시켜 쉽게 비만으로 이어지도록 한다고 합니다. 혈당이 높아지면 인슐린 저항성과 체내 염증 지수가 높아져 동맥경화, 심장마비, 협심증,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을 앓기 쉽게 만들기도 하지요. 설탕 대신 칼로리가 낮은 인공감미료가 포함된 음료가 가당 음료의 대안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인공감미료는 유익한 장내 미생물의 구성과 숫자를 줄이는 등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습니다. 그 때문에 연구팀은 설탕, 인공감미료, 칼로리가 진짜 ‘0’인 물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건강한 음료라고 추천했습니다. 실내 온도를 낮춰 주는 에어컨은 침방울을 멀리까지 이동시킬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의 또 다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폭염 여부를 떠나 덥고 습한 계절 여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무더위와 코로나19라는 강적과 싸워야 할 올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때가 될 것 같습니다. edmondy@seoul.co.kr
  • 가족력 무시 못하는 당뇨… 식습관 바꿔 체중 줄여라

    가족력 무시 못하는 당뇨… 식습관 바꿔 체중 줄여라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12일 0시 기준 258명으로 늘었다. 거의 모든 사망자에게 기저질환이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기저질환이자 많은 사람이 유전이 결정적이어서 걸려도 어쩔 수 없는 병으로 잘못 알고 있는 당뇨병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살펴본다. 당뇨병 관리는 마라톤과 같다. 선두에 있다가도 방심하면 하위권으로 밀려나는 마라톤처럼 당뇨병 예방과 관리는 생활습관을 꾸준히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당뇨병이란. “우리 몸이 섭취한 탄수화물은 포도당으로 변한 다음 혈액으로 흡수된다. 포도당은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도록 한다. 그리고 우리 몸은 이 인슐린을 통해 포도당을 이용한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인슐린이 모자라거나 성능이 떨어지게 되면 혈액에 흡수된 포도당은 이용되지 못하고 혈액 속에 쌓여 소변으로 넘쳐 나오게 된다. 이렇게 소변으로 포도당이 넘쳐 나오는 병적인 상태를 ‘당뇨병’이라고 부른다.” -당뇨병은 나이 들면 걸리는 병인가. “대한당뇨병학회의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약 23%가 당뇨병을 앓고 있다. 노인 당뇨병이 증가하는 이유는 연령이 높아지면서 체지방은 증가하지만 반대로 근육량과 신체 활동량은 감소하기 때문이다. 노화에 따른 동반 질환과 이로 인한 각종 약제의 복용도 원인이 된다.” -가족력이 중요한 요소일까. “가족력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특히 제2형 당뇨병, 즉 성인 당뇨병과 더 연관이 높다. 부모가 모두 제2형 당뇨병인 경우 자녀에게서 제2형 당뇨병이 발병할 가능성은 30% 정도, 부모 중 한 사람만 제2형 당뇨병인 경우 자녀에게 제2형 당뇨병이 발병할 가능성은 15% 정도다. 하지만 가족 중에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제2형 당뇨병이 발병되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가족 중에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없다고 해서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만큼 제2형 당뇨병 발병에 환경적 요인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당뇨병 발생 위험에 인종적 혹은 지역적 차이가 있나. “미국에 거주하는 백인과 아시아인의 인슐린 분비 능력을 비교한 연구를 보면 아시아인이 백인에 비해 인슐린 분비 능력이 낮다. 우리 몸 안의 인슐린 기능이 떨어지면서 제2형 당뇨병의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는데 이를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한다. 우리 몸은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했을 때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이 오르는 것을 막으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인슐린 분비 능력이 떨어져 당뇨병이 발생하게 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본과 중국 등의 아시아인은 백인에 비해 인슐린 분비 능력이 낮기 때문에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했을 때 서양인과 비교해 더 쉽게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한다.” -비만과 당뇨병은 어떤 관계인가. “가족력을 탓하기 전에 체중 관리가 먼저다. 체내 지방이 과도하게 늘어나면 근육과 간에 작용하는 인슐린의 효과가 떨어진다. 즉 체내에 인슐린이 있더라도 근육과 간에서의 인슐린 저항성 때문에 인슐린 작용으로 감소해야 될 혈액 내 혈당은 떨어지지 않은 채 고혈당으로 유지되고 오히려 인슐린 농도만 높아지게 된다. 쉽게 말해 우리 몸에서 나올 수 있는 인슐린은 일정한데 늘어난 지방 및 근육과 간에서의 인슐린 저항성 때문에 췌장에서는 과도하게 인슐린을 내보내느라 몸의 대사 기능이 빨리 지치고 인슐린 기능이 떨어지면서 당뇨병이 발병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대부분이 비만으로 인슐린 저항성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비만 아동 증가가 향후 심각한 국민 건강 문제가 될 수도 있을까. “질병은 단순한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과자, 거기다 고칼로리와 고콜레스테롤에 과도한 염분까지 합쳐진 식문화에 포위돼 있다. 문화 자체가 이렇다 보니 개개인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금연정책을 펴듯이 건강한 식문화를 유도하고 규제해야만 당뇨병을 예방하고 줄일 수 있다.” -당뇨병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무엇인가. “예전에는 물을 많이 마시고, 음식을 많이 먹고, 소변을 자주 보면 당뇨병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 당뇨병이 상당히 진행된 뒤 나타나는 증상이다.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을 진단받을 당시에 특별한 증상이 없으며, 본인이 당뇨병인지 모르고 지내는 경우도 있다. 그런 이유로 당뇨병은 공복에 혈당이 130㎎/dL 이상 또는 식후 2시간 혈당이 200㎎/dL 이상인 상태가 2번 이상 측정되는 것을 판단 기준으로 한다.” -당뇨병 환자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게 합병증이다. “당뇨병은 합병증이 무서운 병이다. 혈당이 올라가면 혈관을 망가뜨리는 동맥경화증이 오고, 어느 장기에 오는지에 따라 전신에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즉 당뇨병은 ‘혈관병’이라 할 수 있다. 모든 합병증은 순서가 있는 것은 아니며, 한번 생긴 합병증은 다시 정상으로 되돌릴 수 없다.” -당뇨병에 좋다는 건강보조식품에 솔깃해하는 환자가 많다. “동충하초가 좋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많다. 물론 효과가 없는 건 아니겠지만 대부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안전성과 기능성을 인정받지 않은 제품이라 효과와 부작용을 알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전문의와 상담하며 약물치료를 받고, 꾸준한 운동과 식습관 개선 등을 실천하는 것이 검증되지 않은 것들에 의존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가 좋고 부작용도 없다.” -당뇨병의 치료 방법에는 무엇이 있나. “제1형 당뇨병의 경우 반드시 인슐린 주사 치료를 해야 한다. 제2형 당뇨병은 식사요법이나 운동요법으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을 때 약물요법을 시작한다. 약물요법을 시작하더라도 반드시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생활습관만 바꿔도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을까. “맞다. 핀란드에서 당뇨병 전 단계(내당능장애)인 사람을 대상으로 5% 이상의 체중 감량, 전체 식사량의 30% 이하로 지방 섭취, 1000㎈당 섬유소 15g 이상 섭취, 매일 30분 이상의 중증도 운동을 목표로 실천한 결과 당뇨병의 발생이 50% 이상 감소했고 목표를 모두 달성한 사람에게서는 당뇨병이 발생하지 않았다. 따라서 좋은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한다면 당뇨병을 비롯한 여러 대사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도움말 주신 분들 박정환 한양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이병완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전숙 경희의료원 내분비내과 교수, 최성희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 숨진 경비원에 “머슴”…수술비 협박 의혹까지

    숨진 경비원에 “머슴”…수술비 협박 의혹까지

    아파트 경비원 숨진 채 발견, 극단적 선택‘폭행 의혹’ 입주민, 숨진 경비원에게 “머슴”시민들 추모 “수사 철저히 해야 해”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경비원 극단적 선택 사건’과 관련해,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입주민이 피해자에게 모욕적 언사를 했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숨진 경비원 A씨가 입주민 B씨에게 받은 문자메시지를 12일 YTN이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메시지는 지난 4일 오후 전송된 것으로 B씨는 A씨를 ‘머슴’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B씨는 메시지에서 자신의 일방적 폭행이 아닌, 쌍방폭행이라고 주장하면서 A씨가 자신을 밀어 다쳤다고 했다. “수술비만 2000만 원이 넘고 장애인 등록을 해야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B씨는 쌍방폭행의 근거로 목 디스크를 앓고 있다는 ‘후유장애 진단서’ 두 가지를 제출했다고 한다. YTN은 “사고 발생 장소, 일시, 내용이 다 지워져 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교통사고’라는 말이 보였다. 또 다른 진단서에도 목 부상이 ‘지난해 교통사고 이후’라고 적혀 있고, 상대방이 밀어 넘어진 뒤 통증이 심해졌다는 내용도 있다”고 전했다. 진단서 발행일은 지난 4일로, A씨가 B씨로부터 코뼈가 부러질 정도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날의 다음 날이다. 폭행 이후 목격자 입주민은 온라인에 “고성이 들려 아파트 주차장으로 가보니 경비아저씨는 다친 코를 감싸 쥐고 있었고, 상대방은 아저씨에게 맞았다며 어깨를 쥐고 있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바 있다. A씨는 B씨가 보낸 진단서들을 본 뒤 주변에 “억울하다, 도와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입주민으로부터 폭행당한 후 극단적 선택 11일 서울 강북경찰서는 서울시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50대 남성 A씨가 지난 10일 오전 2시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A씨는 이 아파트 입주민 B씨로부터 폭행당한 이후 억울함을 호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달 21일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 이중 주차된 차량을 옮기려고 했다가 B씨와 시비가 붙었고, A씨는 경찰에 B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했다. 경찰은 A씨가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점 등을 봐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모욕 혐의로 고소한 B씨에 대한 조사를 마쳤지만 A씨가 사망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최선을의 말랑경제] ‘어른이’들을 위한 돈 모으는 습관

    [최선을의 말랑경제] ‘어른이’들을 위한 돈 모으는 습관

    “올해 우리 아이 어린이날 선물은 삼성전자 주식이 어떨까?” 최근 어린이날을 맞아 자녀에게 장난감 대신 ‘특별한 선물’을 주려는 젊은 부모들이 늘었다. 주식을 사주거나 자녀 이름으로 적금 통장을 만들어 어릴 때부터 경제관념과 저축 습관을 키우겠다는 시도다. 하지만 지금의 2030세대는 어릴 때 장난감 대신 금융 상품을 선물로 받아 본 경험이 많지 않을 것이다. 이렇다 보니 다 큰 직장인이 돼서도 돈을 어떻게 모아야 할지, 어떤 상품에 가입해야 할지 도통 모르겠다는 ‘어른이’(어른+어린이)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이들은 목돈 굴리기에 앞서 어린이들처럼 저축하는 습관을 먼저 키우는 게 좋다. 우선 돈을 벌기 시작하면 적은 금액이라도 꾸준히 모으는 게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첫 시작은 정기적금과 정기예금, 적립식 펀드 등을 권한다. 적금은 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낮지만 원금손실 위험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반면 적립식 펀드는 적금보다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원금손실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지금 당장 모을 수 있는 돈이 많지 않다면 ‘짠테크’(짜다+재테크)부터 시작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거창한 재테크는 아니지만 말 그대로 돈 모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최근 모바일 금융 활성화로 돼지 저금통이 아닌 휴대전화로도 쉽고 재미있게 저금할 수 있게 됐다. 1000원 이하 푼돈이라 하더라도 일단 모으고 보는 게 재테크의 출발이다. 대표적인 짠테크 상품으로는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출시한 ‘26주 적금’과 ‘저금통’이 있다. 26주 적금은 매주 납입 금액을 최초 가입금액만큼 늘려 가는 상품이다. 1000원 상품의 경우 첫 주 1000원, 2주차 2000원, 3주차 3000원을 각각 모은다. 저축 규모를 조금씩 늘려 돈 모으는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카카오뱅크 저금통을 개설하고 ‘동전 모으기’를 선택하면 입출금통장에 있는 1000원 미만의 잔돈이 매일 자동으로 저축된다. 잔돈만 저금하니까 부담스럽지 않고, 매번 신경 쓰지 않아도 쉽게 돈을 모을 수 있다. 한 달에 한 번 매달 5일에만 ‘엿보기’ 기능으로 총 저축한 금액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재미를 더했다. 우리은행은 ‘위비 짠테크 적금’을 판매 중이다. 하루 생활비 목표금액을 설정한 뒤 매일 실제 쓴 돈을 입력하면 아낀 생활비만큼 저금할 수 있는 상품이다. 금융플랫폼 토스는 토스카드로 결제 후 남은 잔돈을 알아서 모아주는 ‘잔돈 저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커피 한 잔에 4300원을 썼다면 700원이 자동 저축된다. 소비와 저축을 결합한 새로운 저금 방식이다. 짠테크 상품으로 모으는 금액이 소소해 보일 수 있지만, 금융이 낯선 ‘어른이’들이 우선 돈 모으는 재미를 알아가는 것만 해도 큰 이득이 될 수 있다. csunell@seoul.co.kr
  • 멈춰선 숲, 숨이 되다… 버려진 길, 쉼이 되다

    멈춰선 숲, 숨이 되다… 버려진 길, 쉼이 되다

    멀찌감치 떨어져 티어가르텐을 품다… 호수 위 나뭇잎 소리에 취해 노를 젓다… 신선한 공기 한 줌·따스한 햇살에 감사할 줄이야… 새로운 일상과 삶을 통해 새로운 자아를 찾으려는 시도일까요. 요즘 외지에서 살아 보기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서울신문은 뒤늦게 만난 ‘뜻밖의’ 연인을 따라 독일 베를린으로 건너간 이동미 여행작가와 함께 ‘베를리너로 살기’를 연재합니다. 베를린은 살아 보기 좋은 도시입니다. 물가가 싸고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 수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넘어온 젊은이들이 베를린에 모여 사는 이유일 겁니다. 흔히 뉴욕이 미국이 아니듯 베를린은 독일이 아니라고들 하지요. 이 작가는 앞으로 3주에 한 번씩 베를린에서 이웃 도시와 이웃 나라를 오가며 새로운 일상과 영감을 전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갈 수 있는 곳이 공원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게 공원이라서 또 얼마나 다행인지. 베를리너들의 유별난 사랑을 받는 공원으로 가 봤다. 모두가 그곳에서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록다운(제재) 두 달째. 독일 베를린은 3월 초 한 유명 클럽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다. 한국이 신천지가 문제였다면, 베를린은 테크노 문화의 성지답게 클럽이 진원지가 됐다. 가장 먼저 폐쇄 조치를 당한 곳도 바와 클럽이었다. 지난 두 달 동안 생필품을 사야 하는 슈퍼마켓과 약국만 갈 수 있었다. 프랑스 파리는 외출을 하려면 허가증을 받아야 하고, 조깅도 한 시간 내로 제한한다고 들었다. 그에 비하면 베를린은 유럽에서 상황이 나은 편이다. 조깅은 원하는 만큼 할 수 있고 한집에 사는 사람이 아니어도 1.5m 간격을 유지하면 지인 한 명과 함께 걷거나 공원 벤치에 앉을 수 있다(3인 이상은 금지). 이런 방침도 초반엔 혼선이 많았다. 공원 벤치에 앉는 건 괜찮지만 앉아서 맥주를 마시는 건 안 되고, 공원을 걷는 건 괜찮지만 잔디밭에 앉을 수는 없었다. 일주일쯤 뒤엔 방침이 또 바뀌었다. 잔디에 혼자 혹은 가족 단위로 앉는 게 가능해졌다. 단 사람들과의 거리를 5m 간격으로 유지해야 한다. 사람들은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 각자의 방법으로 이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다. 이렇게라도 밖에 나갈 수 있고 신선한 공기와 햇살을 쬘 수 있는 것이 다행일 따름이다. 베를린에 사는 사람들은 큰 불만 없이 시의 방침을 잘 따랐다. 최근 메르켈 총리는 정부의 방침에 적극 따라준 시민들에게 감사의 연설을 하기도 했다. 의료시설의 부족난을 겪지 않고 낮은 곡선 만들기에 성공한 독일은 최근 록다운 체제에서 조금씩 완화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달 22일부터는 작은 숍들이 문을 열기 시작했고 한 달 동안 완전히 영업을 중단했던 레스토랑도 지금은 배달과 픽업 서비스를 하고 있다. 사람들의 이동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버스와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에서는 마스크 쓰는 것이 규제화됐다. 그래도 불필요한 이동을 삼가고 되도록이면 집에 있어야 하는 건 똑같다. 이런 와중에 날씨는 눈치도 없이 왜 이렇게 좋은지. 4월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화창한 날씨가 한 달 내내 계속됐다. 날이 좋아서 공원으로 매일 출근 중이다. 갈 수 있는 곳이 공원밖에 없지만 그게 공원이라서 또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베를리너들의 극진한 공원 사랑을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다. 공원뿐 아니라 강, 호수, 숲에 대한 애착이 유별나다. 비만 오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갈 데라곤 공원밖에 없는 것처럼 항상 나와 앉아 있다. 맥주 한 병 들고 혹은 와인을 나눠 마시며 기나긴 오후를 베를리너답게 보낸다. 며칠 전 박물관 섬 근처의 대형 아시아 마켓에 한국 식재료를 사러 갔다가 잠시 주변을 산책했다. 상업시설이 몰려 있는 번화가는 문 닫은 빌딩들로 삭막했다.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으니 더 그랬다. 하지만 베를리너 돔 앞으로 걸어가니 넓은 잔디밭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이 명소가 건너다보이는 몽비주 공원에도 사람이 많았다. 한국의 TV 프로그램 ‘비긴 어게인’의 베를린 편에 버스킹 장소로 나왔던 곳이다. 여름에는 모래사장이 깔린 비치 바가 들어서고, 웃통 벗고 일광욕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늘 관광객이 많아서 공원이라기보단 내겐 한강 잔디밭 같은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숲을 방불케 하는 큰 나무와 자연으로 둘러싸인 베를린의 진짜 공원을 만나면 그 매력에 곧 빠져들게 된다.●베를린의 녹색 심장, 티어가르텐 베를린에는 크고 작은 공원이 2500개 있다. 베를린을 처음 오는 여행자라면 도시 중심부에 있는 티어가르텐을 가장 먼저 들르게 될 것이다. 미국 뉴욕에 센트럴파크가 있듯이 베를린에는 티어가르텐 공원이 있다.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됐다.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공원 크기만 63만여평에 달한다. 공원 한가운데에 있는 전승기념탑 꼭대기에 올라가면 거대한 브로콜리처럼 뻗어 있는 티어가르텐의 방대한 숲을 볼 수 있다. 도시는 그 평평한 숲 너머에서 경계를 이룬다. 이 전승기념탑을 중심으로 동쪽 끝으로 가면 브란덴부르크 문이, 서쪽 끝으로 가면 샤를로텐부르크궁이 나온다. 북쪽에는 대통령 관저인 벨뷔궁전이 있고 남쪽으로 가면 동물원과 포츠다머 플라츠로 갈라진다. 베를린의 중요한 랜드마크가 모두 티어가르텐과 만나고 있는 것이다. 한번 걷기 시작하면 2시간은 거뜬히 걸린다. 많은 조각상과 작은 연못들, 잘 정돈된 잔디가 펼쳐지는가 하면 거대한 나무기둥이 도열한 길을 설레는 마음으로 걸을 수 있다. 공원 안에서 유난히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곳도 있다. 배를 탈 수 있는 호수와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비어가든, ‘카페 노이암제’이다. 여름이면 이 비어가든에는 거의 빈자리가 없다. 호수에서는 배도 빌려 탈 수 있다. 베를린에 사는 한 친구는 한국에서 친구들이 올 때마다 무조건 이곳으로 데려와 노를 젓게 한다. 베를린 초보 여행자들은 처음엔 어디로 배를 몰아야 할지 갈팡질팡하지만 양팔 뻐근하게 노를 젓다 보면 티어가르텐 호수의 매력에 끌려들어 간다. “베를린에서 어디가 가장 좋았어?” 물으면 의외로 친구들은 이 호수에서 나뭇잎 소리를 듣고 노 젓던 시간을 고백한다. 바쁜 일상을 잊고 초록에 둘러싸여 있던, 그 평화로운 시간에 모두가 위로받고 갔다. 몇 해 전 취재차 베를린에 왔을 땐 티어가르텐 바로 옆에 있는 호텔에서 묵었다. 최고급 빈티지 가구와 디자인으로 꾸며진 다스 스투에 호텔이다. 베를린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부티크 호텔로 꼽히는 그곳에서 제일 인기 있는 방은 동물원이 보이는 방이다. 내 방에선 기린이 보였다. 사람들은 동물이 보이는 전망을 갖기 위해 기꺼이 돈을 더 지불한다. 그러곤 깨닫겠지. 막상 발코니에 앉으면 동물원에서 풍겨 나오는 똥 냄새 때문에 10분도 앉아 있기 힘들다는 걸. 하지만 피곤한 불평 대신 모두가 웃어넘길 수 있다. 호텔에서 가장 좋았던 건 일어나자마자 티어가르텐 공원으로 들어가 걸었던 이른 아침이다. 고요하고 신비로운 아침 햇살에 한참을 걷고 또 걸었다. 티어가르텐에 산다는 야생 여우를 만날 것 같은, 그런 아침이었다. “알렉산더 플라츠에 여우가 나타났대.” 며칠 전 아침 신문을 읽던 남자친구가 말했다. 도로에 차가 사라지고 사람들이 집에 갇히자 베를린에선 야생 여우들이 거리를 돌아다녔다. 사실 베를린의 공원에는 여우와 멧돼지, 토끼 등 꽤 많은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다. 한밤중에 클러버들이 동네 거리에서 여우를 마주쳤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크로이츠베르크에 사는 한 남자는 동네 이웃처럼 종종 마주치는 여우가 있는데, 전에는 멀리 피해서 돌아가던 그 여우가 요즘은 그냥 자기 앞을 가로질러 간다는 내용으로 신문 인터뷰를 했다. 코로나 시대에 인간들이 사라지자 텅 빈 도시를 되찾은 건 야생 동물이었다.●무너진 베를린 장벽 아래 생긴 마우어파크 티어가르텐과 함께 베를린에서 유명한 또 하나의 공원은 마우어파크다. 여행자에게는 베를린에서 가장 큰 벼룩시장이 열리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규모도 크지만 단순하게 중고 물건만 사고파는 게 아니라 많은 거리 공연과 버스킹이 펼쳐지고 다양한 먹거리 포장마차가 생겨 즐겁다. ‘가라오케 쇼’라고 부르는 노래공연 대회도 유명하다. 원형의 야외무대에서 저마다 노래자랑을 하는 건데, 베를린 특유의 자유로움과 사람들을 구경할 수 있다. 일요일의 축제장 같은 이 벼룩시장도 지금은 두 달째 열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마우어 장벽에 새로운 그래피티를 그리는 아티스트들은 여전히 열심이다. 빠른 주기로 작가들이 그림을 지우고 덧그리기 때문에 이곳의 그래피티는 유독 오래가지 못한다. 하지만 화장지를 들고 있는 골룸 그림만은 코로나 시간과 함께 아직 남아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코로나 시대가 끝나면 젊은 아티스트들은 이 벽에 무엇을 제일 먼저 그리게 될까. 28년 동안 베를린 장벽이 세워져 있었고 장벽이 무너진 후에도 한동안 버려져 있던 이곳은 1994년에 시민들의 공원으로 완성됐다. 남아 있는 장벽 아래의 넓은 언덕 기슭에는 이제 사람들이 앉아 해를 쬔다. 젊은 가족이 많이 사는 프란즐러베르크 동네의 친근한 공원답게 작은 동물 농장과 놀이터, 아이들과 즐길 수 있는 인공 암벽 등도 있다.●버려진 폐공항을 그대로, 템펠호프 공원 “어라? 이곳이 공원이라고?” 별다른 정보 없이 템펠호프 공원에 도착한다면 이런 생각을 먼저 하게 될 것이다. 베를린에서 가장 공원 같지 않은 공원, 어쩌면 가장 아름답지 않은 공원에 꼽힐 이곳은 그러나 베를린 시민들이 함께 힘을 합쳐 지켜낸, 가장 베를린스러운 공원이기도 하다. 템펠호프는 2008년까지 군용 공항으로 쓰이다가 2010년 시민들의 공원으로 개방됐다. 베를린시에서 대규모 주택단지로 만들려고 했지만 시민의 반대로 이루지 못했다.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초기 정책과 달리 실제 계획안에는 적정 주택이 터무니없이 적었고, 책정된 임대료도 평균보다 높았다. 시민들은 적극적인 투표로 정부 개발을 무산시키고 공원으로 지켰다. 공원이 됐다고 해서 새로 만들거나 고친 것도 없었다. 활주로도 기존 공항의 것 그대로이고 관제탑 같은 건물도 그대로 남았다. 360도로 탁 트인 사방으로는 높은 건물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빌딩숲으로 둘러싸인 서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광경이라 더 낯설고 광활하다. 시민들은 이 활주로에서 자전거도 타고, 카이트서핑도 하고, 풀숲에 들어가 명상도 한다. 이 못생긴 공원이 매력적인 건 특별한 건축 시도나 디자인 없이도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공원으로서의 역할을 온전히 다하고 있다는 것. 개발하지 않고 남겨둔 곳, 템펠호프는 결국 세상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공원이 됐다.●노이쾰른의 숨어 있는 귀족 정원, 쾨너파크 베를린의 홍대 같은 동네인 크로이츠베르크에서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노이쾰른이 나온다. 가난한 아티스트들이 집값 싼 동네를 찾아 처음 미테에서 크로이츠베르크로, 크로이츠베르크에서 더 밀려난 곳이 노이쾰른이다. 베를린 중심지보다 치안이 안 좋다고는 해도, 노이쾰른만큼 요즘 베를린을 잘 보여주는 핫한 동네도 없다. 가난한 예술가들이 주체 못 하는 끼를 발산하고, 숨은 클럽과 바가 모여 있으며, 온갖 그래피티와 자유로움이 넘쳐난다. 이런 거침없는 동네 분위기와는 달리 노이쾰른 땅 7m 아래에는 시간을 초월한 궁전식 공원이 숨어 있다. 베를린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공원이라 불리는, 쾨너파크다. 노이쾰른에 살지 않는 이상 현지인도 잘 모르는 이 땅 밑 공원에는 프랑스에 있어야 할 것 같은 아름다운 조각상들과 분수대, 잘 가꾼 잔디밭이 펼쳐져 있다. 공원이 되기 오래전 이 지하는 커다란 자갈 구덩이 밭이었다. 당시 땅의 주인이었던 프란츠 쾨너가 자신의 성을 후대 공원 이름에 넣는 것을 조건으로 시에 넘겨주었고, 당대의 유명 건축가가 네오 바로크 건축 양식으로 이곳을 완성했다. 공원으로 내려가면 삼면이 거대한 옹벽으로 돼 있어 비밀스러운 느낌이 드는 동시에 베르사유궁의 미니 정원을 걷는 듯한 우아함도 느낄 수 있다. 베를린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원은 샤를로텐부르크성 앞에 있지만, 노이쾰른의 이 느닷없는 지하 정원에서 훨씬 더 신화적이고 은밀한 시간을 만나게 된다. 사람들은 오늘도 가까운 공원에 나와 앉아 있다. 베를린의 공원에서만큼은 코로나19로 닫혀버린 일상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 dongmi01@gmail.com
  • 용산에 호텔·쇼핑몰·국제 전시시설… 국제업무지구 개발 기지개

    용산에 호텔·쇼핑몰·국제 전시시설… 국제업무지구 개발 기지개

    정부가 6일 서울 도심 유휴부지 18곳을 개발해 주택 1만 5000여 가구를 공급하기로 함에 따라 대상 지역에 관심이 쏠린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8000가구가 들어서는 용산역 철도 정비창 부지로 서울 한복판에 ‘미니 신도시’ 하나가 들어서는 셈이다. 국토교통부는 우선 용산구 한강로 3가의 용산역 정비창 부지를 포함한 한국철도(코레일) 보유 부지를 활용하기로 했다. 용산역 정비창 부지는 인근 한강변 서부이촌동 일대와 함께 2010년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지에 포함됐던 곳이다. 사업비만 30조원으로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렸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13년 사업이 좌초됐다. 지난해 코레일이 사업 좌초의 책임을 묻는 소송전에 이기면서 정비창 부지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난 터였다. 용산역 정비창 부지에 공급되는 주택 8000가구는 일부 오피스텔을 제외하면 대부분 아파트로 구성될 전망이다. 정부가 2018년 과천에 7000가구를 공급하는 택지를 조성한다고 밝힌 것과 견줘 보면 미니 신도시급 규모다. 8000가구 중 5000~6000가구는 민간·공공 분양으로, 2000여 가구는 행복주택이나 공공임대로 공급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이와 함께 당초 국제업무지구로 계획했던 호텔과 쇼핑몰 등 상업·업무 시설과 국제 전시시설도 들어온다. 용산 정비창 도시개발사업은 내년 말 구역 지정을 마치고 2023년 말 사업 승인에 들어갈 예정이다.국토부는 공공청사나 군 유휴부지 등도 활용한다. 서울 신당동 중구청사 부지(500가구), 흑석동 유수지(210가구), 오류동 기숙사(210가구) 등이 있다. 대치동 코원에너지(149가구), 역삼동 스포월드(185가구) 부지 등 강남의 일부 사유지도 개발된다. 소유자가 용도 지역 변경 혜택을 얻는 대신 공공주택을 지어 기부채납할 예정이다. 이 밖에 방이2동 주민센터(138가구), 창신1동 주민센터(208가구) 등에선 낡은 공공시설을 재건축하면서 공공주택을 함께 짓는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최선을의 말랑경제] ‘어른이’들을 위한 돈 모으는 습관

    [최선을의 말랑경제] ‘어른이’들을 위한 돈 모으는 습관

    자녀에게 주식·통장 선물하는 부모 늘어 “올해 우리 아이 어린이날 선물은 삼성전자 주식이 어떨까?” 최근 어린이날을 맞아 자녀에게 장난감 대신 ‘특별한 선물’을 주려는 젊은 부모들이 늘었다. 주식을 사주거나 자녀 이름으로 적금 통장을 만들어 어릴 때부터 경제관념과 저축 습관을 키우겠다는 시도다. 하지만 지금의 2030세대는 어릴 때 장난감 대신 금융 상품을 선물로 받아본 경험이 많지 않을 것이다. 이렇다 보니 다 큰 직장인이 되어서도 돈을 어떻게 모아야 할지, 어떤 상품에 가입해야 할지 도통 모르겠다는 ‘어른이’(어른+어린이)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이들은 목돈 굴리기에 앞서 어린이들처럼 저축하는 습관을 먼저 키우는 게 좋다. 사회 초년생은 적금·적립식 펀드부터 도전 우선 돈을 벌기 시작하면 적은 금액이라도 꾸준히 모으는 게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첫 시작은 정기적금과 정기예금, 적립식 펀드 등을 권한다. 적금은 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낮지만 원금손실 위험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반면 적립식 펀드는 적금보다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원금손실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지금 당장 모을 수 있는 돈이 많지 않다면 ‘짠테크’(짜다+재테크)부터 시작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거창한 재테크는 아니지만 말 그대로 돈 모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최근 모바일 금융 활성화로 돼지 저금통이 아닌 휴대전화로도 쉽고 재미있게 저금할 수 있게 됐다. 1000원 이하 푼돈이라 하더라도 일단 모으고 보는 게 재테크의 출발이다.휴대전화로 재밌게 모으는 ‘짠테크’ 상품도 대표적인 짠테크 상품으로는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출시한 ‘26주 적금’과 ‘저금통’이 있다. 26주 적금은 매주 납입 금액을 최초 가입금액만큼 늘려가는 상품이다. 1000원 상품의 경우 첫 주 1000원, 2주차 2000원, 3주차 3000원을 각각 모은다. 저축 규모를 조금씩 늘려 돈 모으는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카카오뱅크 저금통을 개설하고 ‘동전 모으기’를 선택하면 입출금통장에 있는 1000원 미만의 잔돈이 매일 자동으로 저축된다. 잔돈만 저금하니까 부담스럽지 않고, 매번 신경 쓰지 않아도 쉽게 돈을 모을 수 있다. 한 달에 한 번 매달 5일에만 ‘엿보기’ 기능으로 총 저축한 금액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재미를 더했다. 우리은행은 ‘위비 짠테크 적금’을 판매 중이다. 하루 생활비 목표금액을 설정한 뒤 매일 실제 쓴 돈을 입력하면 아낀 생활비만큼 저금할 수 있는 상품이다. 금융플랫폼 토스는 토스카드로 결제 후 남은 잔돈을 알아서 모아주는 ‘잔돈 저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커피 한 잔에 4300원을 썼다면 700원이 자동 저축된다. 소비와 저축을 결합한 새로운 저금 방식이다. 짠테크 상품으로 모으는 금액이 소소해 보일 수 있지만, 금융이 낯선 ‘어른이’들이 우선 돈 모으는 재미를 알아가는 것만 해도 큰 이득이 될 수 있다.
  • ‘콜록콜록’ 안 멎나요? 집콕 대신 걷고 뛰고, 털 달린 동물 멀리하세요

    ‘콜록콜록’ 안 멎나요? 집콕 대신 걷고 뛰고, 털 달린 동물 멀리하세요

    코로나19 확산 이후 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다. 폐 질환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고위험군에 포함된다. 폐와 기관지의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 꼽힌다. 폐암만큼 치명적이지만 상대적으로 관심은 낮은 편이다. COPD에 대한 궁금증과 예방 수칙, 치료 방법 등을 문답 형식으로 풀어 본다.Q. 얼마나 심각한 질병인가. A.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5대 만성병 가운데 하나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사망자가 많은 질환으로 꼽힌다. 향후 2030년에는 네 번째, 2050년에는 세계 첫 번째 사망 질환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에서도 사망 원인 7위로 교통사고(10위)보다 높다. 특히 대기 오염과 고령화의 영향으로 환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천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41만여명에 이르지만 COPD의 경우 19만여명에 그쳤다. 실제 국내 환자는 300만명 정도로 예상되지만, 관심 부족 등으로 진단율은 2.8%에 그친다. 과거에는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이 으레 걸리는 병 정도로 치부했고, 신약 개발이나 연구도 활발하지 않았다. 사망률은 꾸준히 상승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Q. 어떤 질병이며 왜 생기는가. A. 기관지나 폐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고 이로 인해 폐조직이 파괴되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장기간에 걸쳐 기도(호흡 시 공기가 폐로 전달되는 통로)가 좁아지면서 만성적인 기침이나 가래,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고 폐활량이 감소한다. 기도는 정상적으로 숨을 들이쉴 때 넓어지고 내쉴 때는 좁아진다. 하지만 COPD 환자는 숨을 내쉴 때 기도가 심하게 좁아져 호흡이 힘들어지고 숨이 차는 현상이 나타난다. 가장 큰 원인으로 흡연을 들 수 있다. 실제 환자의 70~80%가 흡연자이거나 과거 흡연 경력이 있었다. 대기오염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미세먼지도 원인으로 입증됐다. 저개발 국가에서는 조리나 난방에 쓰는 연료에서 발생하는 연기도 원인으로 꼽힌다. 출생 시 저체중 혹은 유년기 폐성장 장애, 반복적인 호흡기 감염 등도 발병 위험을 높인다. Q. 흡연과의 상관성은 어느 정도인가. A. COPD는 폐기종과 만성기관지염으로 분류된다. 담배에 포함된 여러 가지 독성물질에 의해 폐포가 파괴되는 것이 폐기종이다. 폐기종이 진행된 환자는 심한 호흡곤란을 호소한다. 담배 연기의 만성적인 자극에 의해 기관지에 염증이 발생해 기침과 가래가 3개월 이상 나타나고 2년 이상 이 같은 증상이 지속되면 만성기관지염으로 불린다. 실제로 대부분의 COPD 환자에게서는 폐기종과 만성기관지염의 특징이 함께 나타난다. 특히 남아 있는 폐기능이 일반인보다 빠른 속도로 감소한다. 올해가 지난해보다 더 힘들고, 내년은 올해보다 더 괴로워진다. 이를 막으려면 흡연자는 당장 담배를 끊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금연에 성공한 환자는 적절한 치료에 따라 호흡곤란이나 만성기침 같은 증상을 줄일 수 있다. 다만 흡연 기간 중에 이미 감소된 폐활량과 흡연에 의해 파괴된 폐조직은 회복할 수 없다. 조금이라도 일찍 담배를 끊어야 한다. Q. 우리나라의 환자는 어느 정도 되는가. A. 우리나라의 COPD 환자는 전체 인구의 5~10% 정도로 추정된다. 10명이나 20명 가운데 한 명이라는 얘기로 상당히 환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중년 이상에서 생기는 병이라 40세 이상만을 놓고 보면 유병률은 더욱 증가한다. 2001년에는 45세 이상의 17%, 2008년에는 40세 이상 남성의 19.4%, 여성의 7.9%에서 발생했다. 다만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적절한 관리 여부에 따라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Q. COPD와 천식의 차이는. A. 천식은 알레르기가 주된 원인이고 증상이 계절 환경에 따라 변화가 심하지만, COPD는 흡연이 주원인이고 호흡곤란의 증상이 꾸준히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유사한 점은 만성적으로 기침과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Q. 만성적인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 요인은. A. 무엇보다 비만은 천식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비만한 사람은 천식을 치료할 때 약물이 잘 반응하지 않는다. 집먼지진드기나 곰팡이, 애완동물의 털과 비듬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기관지와 폐 건강에 위협이 된다. 따뜻하고 습한 실내 환경, 카펫과 천으로 된 소파, 침구류 등에서는 집먼지진드기가 잘 번식한다. 조리할 때 나오는 가스나 연기 등은 기관지를 자극하고 폐에 염증을 일으켜 폐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실외 대기오염과 황사를 주의하고 먼지가 많이 날리는 작업 공간에서는 환기 시설과 검증된 마스크 착용이 필수적이다.Q. 예방이나 치료 방법은. A. 우선 예방접종이 중요하다. 독감이 COPD의 주요한 악화 요인이기 때문에 매년 10~11월 독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폐렴 또한 COPD 악화와 그로 인한 입원의 주요 원인이 되기 때문에 폐렴구균 예방접종도 도움이 된다. 특히 호흡재활 운동이 중요하다. 힘이 든다 싶을 정도의 걷기나 뛰기 운동을 가능하면 하루나 이틀에 한 차례라도 꾸준히 해야 한다. 자칫 움직이면 숨이 차서 운동을 하지 않게 되고 근력이 약해지면 더 운동을 못 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처음에는 힘들어도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 가면 2~3개월 후에는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면 호흡곤란 현상이 개선되고 운동 능력도 향상된다. 치료 약제로는 주로 흡입제를 사용한다.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흡입제가 잘 듣지 않으면 먹는 약이 권고된다. 주사용 약은 응급실에 갈 정도로 심한 환자에게 주로 사용한다. Q. 어떤 증상이 있을 때 병원을 찾아야 하나. A. 38.3도 이상의 고열이 나타날 때, 혈담이나 객혈이 생길 때는 병원을 찾는 게 좋다. 가벼운 운동에도 진한 가래가 계속 나오거나, 치료 중인데도 가래 현상이 계속될 때, 호흡곤란과 함께 정신이 몽롱해지거나 맥박이 지나치게 빠르다고 느낄 때도 반드시 병원을 찾는다. 입술이나 손발이 차가워지면서 푸른색으로 변하지 않는지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Q. 일상생활에서 권장하는 폐 건강 관리수칙은. A. 우선 집안에서 카펫, 천소파, 커튼 등을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게 도움이 된다. 가능하면 실내 온도와 습도를 낮추도록 한다. 베개와 침구 등은 매주 뜨거운 물에 세탁하는 게 좋다. 천으로 된 완구는 침실에 두지 않도록 한다. 털이 있는 애완동물은 가급적 기르지 말고, 꽃가루가 많이 날릴 때는 창문을 닫고 외출을 삼간다. 작업장에서는 환기시설을 충분히 갖추고 반드시 개인보호장치를 사용한다. 조리시설이 있는 곳은 항상 환기가 잘 되도록 관리해야 한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도움말 주신 분들 한양대병원 호흡기내과 김상헌 교수,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정지예 교수,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김재열·박인원 교수,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김이형 교수,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세원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윤호일 교수
  • “문정권 과하다”…태영호·지성호 옹호나선 홍준표

    “문정권 과하다”…태영호·지성호 옹호나선 홍준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신변이상설을 제기했다가 여권으로부터 몰매를 맞고 있는 태영호, 지성호 미래통합당 당선인을 옹호하고 나섰다. 홍 전 대표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암흑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태영호, 지성호 당선인이 상식적인 추론을 했다는 이유로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그만 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은 신변 이상설이 터졌을때 주변인들에게 중국·북한 국경지대에 중국군의 움직임이 있는지 여부, 평양 시내에 비상조치가 취해 졌는지 여부, 한국 국가정보원의 움직임이 있는지 여부를 살피라고 말하곤 한다”며 “위 세가지가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면 가짜 뉴스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태영호, 지성호 탈북 국회의원 당선자들은 극히 이례적인 사태에 대해서 충분히 그런 예측을 할 수도 있었을 터인데 그걸 두고 문정권이 지나치게 몰아 부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 전 대표는 “대북정보를 장악하고 있는 문 정권도 처음에는 당황했고 미국조차도 갈팡질팡 하지 않았던가”라며 두 탈북민 국회의원 당선자를 지나치게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태 당선인은 CNN과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못 걷는 상태(가 아닌가 의심된다)”고 의문을 제기했고 지 당선인은 한 걸음 더 아나가 “99% 사망이 확실하다”란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지난 1일 공개활동에 나서자 태 당선인은 이날 사과문을 발표했고, 청와대는 이들에 대해 대북관련 언급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한편 김정은 신변이상설을 외신으로는 처음으로 보도한 CNN은 정정보도 없이 김 위원장이 지난 1일 평양 인근인 순천린(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2일 보도했다. CNN은 그러나 북한이 내놓은 사진 또는 동영상의 진위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기사를 마무리했다. CNN은 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북한의 차기 지도자가 될 가능성을 집중 조명했다. 3일(현지시간) 보도한 ‘김여정의 정치적 부상이 북한에서 여성으로 사는 것에 대해 말해주는 것과 말해주지 않는 것’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김 위원장의 불가사의한 부재는 북한의 미래 계획에 관한 중요한 질문들을 떠오르게 했다”고 지적했다. “비만이고 담배를 자주 피우며 술도 많이 마시는”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의 후계 구도를 파고들어 김 위원장의 자녀들이 승계하기 전에 무슨 일이 생긴다면 김 제1부부장이 가장 유력한 후계자라고 분석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사설] 5월 본회의서 민생법안 처리해 유종의 미 거둬야

    20대 국회의 임기가 오는 29일 끝난다. 20대 국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도입과 같은 국가의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큰일을 해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전례 없는 일을 처리하기도 했다. 다만 국회선진화법에 따른 패스트트랙(신속법안처리) 제도를 실행하는 등으로 여야가 극한 대치를 보여 ‘동물 국회’라는 평가를 받았다. 법안 처리도 국회에 제출된 2만 4073건 가운데 36.6%인 8819건에 불과해 생산성에서 19대 국회 42.3%에 비해 5.7% 포인트 낮다.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될 법안이 1만 5254건이다.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과 소득세법 개정안을 비롯한 12·16 부동산 대책 관련 법안, 공수처 설치를 위한 후속 법안, 세무사법과 교원노조법 등 헌법불합치 법안, 온종일돌봄특별법 등의 주요 법안이 국회의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런 이유로 20대 국회가 오는 8일 마지막 본회의를 열어 남은 민생법안을 처리할 것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5월은 20대 국회가 해체하고 21대 국회가 구성되는 ‘교체기’이기 때문에 본회의를 열기 힘들다는 지적들도 있지만, 이대로 20대 국회가 끝난다면 ‘역시 최악의 국회’라고 비판하지 않을 국민이 어디 있겠나. 현재 걸림돌은 미래통합당이 8일 본회의를 거부하는 것이다. 통합당은 4·15 총선에서 180석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이 8일 ‘국민발안제도 개헌안’ 의결 절차를 처리한 뒤 21대 국회에서의 개헌동력을 확보하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어제 “국민발안 개헌안은 헌정 자체를 뒤집으려는 불순한 의도를 가진 것으로, 민주노총을 동원해 ‘노동자공화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발안 개헌안’은 여야 의원 148명이 지난 3월 제출한 법안으로 국민을 헌법 개정안 발의 주체로 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개헌 추진을 지도부 내에서 검토한 적 없다”고 밝혔고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도 “전혀 개헌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한 만큼 개헌을 우려해 국회 본회의를 열지 않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는 7일 민주당에서, 8일 통합당에서 새로 원내대표가 선출된다. 양당의 새 원내지도부들은 꼭 8일이 아니더라도, 5월 마지막 국회 본회의를 열어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한다. 5월에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고 세비만 받는다면, 국민의 눈총을 어떻게 견딜 것인가. 민주당과 통합당은 민생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5월에 국회 본회의를 여는 걸로 빠른 시일 내 합의하길 바란다.
  • [자치광장] 등교 개학, 철저한 대비만이 답이다/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

    [자치광장] 등교 개학, 철저한 대비만이 답이다/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경제, 문화 등 우리 사회 전반이 큰 난관에 부딪혔다. 무엇보다 초·중·고교의 등교 개학이 두 달 가까이 연기되면서 집 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과 이들을 돌보는 부모들의 고민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얼마 전부터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지만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학습과제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등 곳곳에서 문제점들이 나타난다. 등교 개학을 계속 늦추는 것은 낮은 학습효과 등 지속적인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정세균 국무총리가 개학 시기와 방법을 5월 초에는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교육부에 검토를 요청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일 것이다. 현시점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등교 개학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우리보다 먼저 등교 개학을 시작한 다른 나라의 경험을 살펴야 한다. 예컨대 성공적인 등교 개학으로 평가받는 대만의 경우 학생들 사이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학교별 등굣길 동선을 여러 가지로 분리하고 학생들의 체온을 철저히 측정했다. 또 교실의 책상 간격을 넓히고 칸막이도 설치했다. 덕분에 대만은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와중에도 등교 수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수업 방식도 점검해야 한다. 교사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을 할 것인지, 수업을 진행할 때 교사와 학생들의 거리는 어느 정도로 유지해야 하는지, 체육 활동은 어떻게 실시할 것인지, 학생들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할 것인지 등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거쳐 표준 매뉴얼을 작성·배포해야 일선 교사와 학교들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각 지자체의 경우에는 관할 교육청과의 체계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각종 방역 지원에 힘쓰고 자칫 부족해질 수 있는 마스크, 손소독제 등 방역물품 공급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실제로 동대문구는 지난달 초 관내 유치원, 초·중·고교에 면 마스크 3만 4740개와 안전필터 34만 7400개를 선제적으로 지원했다. 이 밖에도 구는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인력과 행정력을 총동원해 코로나19의 지역 확산을 차단하고 등교 개학이 안전하게 진행되도록 지원할 것이다. 역경 속에서도 코로나19의 대규모 확산을 저지한 경험이 있는 우리나라인 만큼 등교 개학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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