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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검찰과의 질긴 악연

    23일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검찰의 ‘악연’은 노 전 대통령이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 전 대통령은 81년 사회과학 서적을 읽은 혐의로 대학생 20여명이 기소된 ‘부림사건’을 맡아 검찰에 맞섰다. 87년에는 대우조선 노동자가 시위 도중 사망한 사건에 연루됐다가 제3자개입 혐의로 구속수감됐다. 당시 검찰은 그를 구속하기 위해 하룻밤새 3번이나 판사들 집을 찾아다니며 영장 청구를 시도했고, 이를 전해들은 노 전 대통령은 검찰에 대한 불신을 키우게 된 것으로 알려진다. 대통령이 된 뒤에도 악연의 끈은 끊어지지 않았다. 참여정부 출범 직후 2003년 3월 인사 쇄신을 통한 검찰 개혁을 내세워 판사 출신의 강금실 전 장관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한 데 대해 평검사들이 조직적으로 반발했다. 이에 노 전 대통령은 직접 나서 ‘검사와의 대화’를 갖고 평검사들과 생중계 토론을 벌였다. 당시 “대통령도 취임 전 부산 동부지청장에게 청탁전화를 한 적 있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죠.”라고 맞받아쳐 화제를 모았다. 이듬해 3월 검찰이 고(故)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에게서 인사청탁 대가로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형 건평씨를 불구속기소하자 기자회견을 열어 남 전 사장을 비판했고, 결국 남 전 사장은 한강에 투신자살했다. 남 전 사장의 유족은 최근 검찰에 노 전 대통령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다음 검찰의 칼끝은 본인을 직접 향해 왔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 뒤 ‘e지원 서버(옛 청와대 온라인업무관리시스템)’를 봉하마을에 구축하고 임의로 기록물을 가져간 데 대해 검찰이 지난해 8월부터 수사에 착수한 것. 기록물 유출 혐의가 있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검찰이 방문조사 카드를 꺼내자 노 전 대통령은 곧바로 “혐의가 있다면 내가 자진출석해 조사받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이후 노 전 대통령쪽과 의견을 조율하는 데 상당 시간을 소요했고, 세종증권 매각비리 사건이 터져 건평씨가 구속되면서 수사는 사실상 중단됐다. 악연의 끝은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을 구속한 ‘박연차 게이트’로 마무리됐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검찰에 소환돼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 딸 정연씨가 박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는지 등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유지혜 김민희기자 wisepen@seoul.co.kr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청문회스타… 대통령… 투신… 풍운의 정치역정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청문회스타… 대통령… 투신… 풍운의 정치역정

    23일 오전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줄곧 우리 사회의 주류와 다투는 비주류의 삶을 살았다. 상업고등학교 출신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해 인권 변호사로 활동한 것을 시작으로 대통령 임기 중에도 노 전 대통령은 수많은 성역과 금기에 맞서 고군분투했다. 그가 불러 일으킨 ‘노풍(風)’은 주류 사회에 불어 닥친 비주류의 ‘반란의 바람’과도 같았다. 노 전 대통령은 1946년 8월6일 아버지 노판석(사망)씨와 어머니 이순례(사망)씨 사이에서 3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형제 자매로는 큰형 영현(사망)씨와 둘째형 건평(67·구속)씨, 누나 명자(81)·영옥(71)씨가 있다. 김해 진영읍에서 10리 정도 떨어진 산골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진영 대창초등학교(1959년)와 진영중학교(1963년), 부산상업고등학교(1966년)를 각각 졸업했다. ●고졸로 사시 합격… ‘인권 변호사’로 전형적인 서민 가정에서 자란 노 전 대통령은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1968년 3월 육군 현역으로 입대해 당시 강원 원주에 있던 육군 1군사령부에서 부관부 행정병으로 복무했다. 만기 제대 후 노 전 대통령은 같은 고향 출신인 부인 권양숙(62)여사와 1973년 1월 결혼해 아들 건호(36)·딸 정연(34)씨를 낳았다. 부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권 여사는 할아버지의 병 문안차 고향에 갔다가 군에서 막 제대한 노 전 대통령을 다시 만나 연인이 됐다. 노 전 대통령은 고졸 출신에게 사법시험 응시 자격을 주는 ‘사법 및 행정요원 예비시험’을 통과한 뒤 두차례 낙방 끝에 1975년 제17회 사법시험에 유일한 고졸 출신으로 합격했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1977년 대전지방법원에서 판사로 부임했지만 7개월 만에 그만두고 부산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 “적성에 맞지 않아서”라는 이유였다. ‘변호사 노무현’은 곧 ‘인권 변호사’로 인식된다. 1981년 5공 정권이 사회과학 서적을 읽은 혐의로 대학생 20명 남짓을 기소한, 민주화 세력에 대한 용공조작 사건인 ‘부림사건’을 변론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에도 학생과 노동자 등이 연루된 사건을 도맡아 변호하면서 ‘인권 변호사’로 알려지게 됐다. 노 전 대통령은 1988년 13대 총선 당시 부산에서 통일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정치인 노무현’의 인생은 한마디로 ‘풍운아’라고 요약할 수 있다. ‘좋은 때를 타고 활동하여 세상에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그대로 적용된다. 1988년 국회 입성도 김영삼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의 재야인사 영입 사례로 이뤄졌다. 그는 국회 5공 청문회에서 “전두환 살인마”를 외치며 전두환 전 대통령을 향해 의원 명패를 집어 던지며 ‘청문회 스타’로 부각됐다. 1990년 3당 합당 때는 ‘역사적 반역’이라며 합류를 거부했다가 ‘삼수’의 시련을 겪었다. 1992년 총선 실패, 1995년 부산시장 도전 실패, 1996년 서울 종로 패배의 쓰라린 경험이었다. 계속되는 패배로 정치권의 야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는 1997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국민회의에 입당, 김대중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새로운 기회를 잡는다. 당시 민주당 잔류파와 함께 결성한 국민통합추진회의가 ‘3김 청산과 세대교체’를 내건 이인제 후보 지지 등으로 의견이 갈릴 때 “시대의 과제는 정권교체”라고 주장했다. 이어 1998년 7월 종로 보궐선거에서 6년 만에 원내 재입성에 성공했으나 2000년 16대 총선에서 종로를 마다하고 부산에 자원 등판했다가 쓴 맛을 보게 된다. ●‘노사모’ 바람 일으켜 대통령 당선 2000년 해양수산부 장관 발탁은 새로운 전기로 작용했다. 대권 도전의 중요한 발판이기도 했다. “정치인 집단을 조직화하고 세력으로 엮어 이끌어 나가는 조직적 리더십을 한 차례도 실험해 보지 않았다.”고 스스로 고백했듯, 약점을 보완하는 기간이었다. 2001년 3월 장관직을 떠난 뒤 노 전 대통령은 본격적인 대선 후보경선 준비에 나선다. 변변한 조직도 없었지만 국민참여 경선에 힘입어 ‘이인제 대세론’을 극복했다. 몇 차례 말 실수로 ‘불안하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지지도 하락을 겪었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 4강 열기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던 국민통합21의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해 다시 힘을 얻었다.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소액기부를 유도하기 위해 나눠 준 ‘희망돼지 저금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투표 하루 전날 정 후보의 일방적인 지지철회로 후보 단일화는 깨졌지만 그는 ‘노사모’ 등 팬클럽의 지지를 얻어 대권을 쥐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대통령 노무현’의 행보 역시 순탄치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중 선거법 중립 의무 위반, 국정·경제 파탄, 측근 비리 등의 이유로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었다. 16대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2004년 3월12일부터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기각한 5월14일까지 63일동안 대통령 직무가 정지됐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역풍을 불러 일으켜 제3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국회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며 한나라당의 의회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노 전 대통령의 재임기간을 떠받친 것은 ‘충돌’과 ‘도전’이었다. ‘도덕성’은 힘의 근원이었다. 가난하고 어려웠던 성장기와 자수성가형 인생 스토리는 ‘못 가진 자’에 위안을 주며 정치적 자산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중 측근인 안희정·최도술 씨 등 386세력이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옥고를 치르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형 건평씨를 둘러싸고 2003년 1월 인사개입설을 시작으로 재임 기간 내내 친인척 비리 의혹이 불거졌지만 노 전 대통령은 그때마다 ‘도덕성’을 방패막이로 내세웠다. 그러나 그 방패막이로는 오래 버티기 힘들었다. 지난해 12월 건평씨가 세종캐피탈 대표 홍기옥(59·구속)씨에게서 ‘농협중앙회가 세종증권을 인수하도록 정대근 농협 회장에게 청탁해 달라.’는 명목으로 29억 6300만원을 받아 구속 수감됐다. ●수뢰혐의로 수사받자 비극적 최후 이어 노 전 대통령이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에 권 여사가 박 회장의 돈을 받아 썼다는 글을 올린 이후 권 여사와 아들 건호씨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고, 노 전 대통령 자신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되는 불명예를 남겼다. ‘노무현만은 다를 것이다.’고 평가했던 많은 국민에게는 실망을 안겨줬다. 굴곡 많던 정치인생을 버티게 했던 유일한 자산을 잃게 된 셈이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은 “구 시대의 막내가 되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노 전 대통령 서거, 역사의 불행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는 너무나 애석하고 비통한 일이다. 있을 수 없고 믿어지지도 않는 일이다. 놀랍다는 말 외에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보는 마음을 어떻게 달리 표현할까. 더구나 노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 뒤 봉화산을 등산하다 바위 아래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퇴임한 지 1년 3개월만에 접한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온 국민은 충격에 빠졌다. 노 전 대통령 서거는 국민 모두의 슬픔이자 역사의 불행이다. 63세를 일기로 서거한 노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한 단계 성숙시켰다. 빈농의 아들에서, 노동현장의 민주투사, 인권변호사, 국회의원을 거쳐 대통령을 지낸 파란만장한 인생을 보냈다. 소외받는 노동자와 학생의 편에 서서 군사정권에 항거한 인권변호사였고, 민주투사였다. 초선의원이던 1988년 5공 청문회에서 자신의 명패를 던졌던 청문회 스타였지만 고향인 부산에서 야당 후보 출마를 고집해 ‘바보 노무현’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가 대통령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승부사적인 기질과 도덕성 때문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국회의 탄핵 소추를 당하는 고난도 겪었다. 그런 노 전 대통령은 퇴임 1년 2개월여 만인 지난달 부터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600여만달러를 받은 의혹이 제기돼 검찰 수사를 받아 왔다. 부인과 아들·딸이 모두 비리 연루의혹으로 수사대상이 되었다. 특히 미국 뉴욕 아파트 구입 의혹이 최근에 새롭게 제기되면서 노 전 대통령이 받았을 심적 고통은 상당했을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가 진행되던 중 자신의 홈페이지에 “제가 이미 인정한 사실만으로 저는 도덕적 명분을 잃었다.”면서 “더 이상 노무현은 여러분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 없다.”고 했다. 도덕성을 최대의 장점이자 상징으로 자부하던 노 전 대통령은 이미지 실추가 인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남긴 유서에서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화장해라.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라고 했다. 도덕성 추락과 자신에게 쏟아지는 곱지 않은 눈길과 손가락질로 인해 받았을 인간적인 고뇌와 심정이 전해진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받은 심적 고통을 아무리 백번 이해하더라도 우리 사회의 원로이자 전직 대통령으로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점에는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퇴임 후 농촌으로 돌아가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삶을 살겠다던 꿈을 이루지 못한 점도 아쉽다. 전직 대통령이 대통령 재직시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은 우리 정치사의 비극이다. 전직 대통령들은 수난과 비운의 역사에 허덕였고, 비리와 부패의 쳇바퀴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전직 대통령 두 명은 사형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가 사면됐고, 다른 전직 대통령들도 아들이 구속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종결을 선언함으로써 노 전 대통령의 혐의와 의혹은 영구미제로 남게 됐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보면서 전직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거나 구속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우리 국민들이 할 일이라고 본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 행여 우리 사회가 겪을지도 모를 분열과 반목을 우리는 경계한다. 우리 사회와 온 국민은 노 전 대통령을 떠나보내는 데 하나가 돼야 할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고 헐뜯고 악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범정부적이고 사회와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가운데 노 전 대통령 장례가 치러져야 한다. 정부는 이미 노 전 대통령 장례절차 협의 등에 들어갔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 장례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 한 치의 어긋남이 없도록 정중하게 치러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깊은 조의를 표하며, 유가족에게는 깊은 위로를 전한다. 전직 대통령이 재임 시절 비리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불행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전직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슬픔과 아픔도 다시는 없어야 할 것이다.
  • 검찰 조사 이후 자살 빈번…국가 배상안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23일 개인 비리와 관련된 검찰 조사 끝에 투신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검찰의 조사를 받다 끝내 죽음을 택한 저명 인사들의 사례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검찰의 조사를 받다 자살해 국민들에게 가장 충격을 준 사건은 2003년 8월 4일 현대 비자금 사건으로 대검 중수부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온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서울 계동 집무실에서 투신한 일이다. 정몽헌 회장의 죽음 이후 “전화번호부처럼 두꺼운 책으로 머리를 맞기도 하는 등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인격적 모멸감을 느겼다.”는 고인의 발언이 측근을 통해 언급되기도 했으나 검찰은 예의를 다해 수사했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었다. 검찰 수사의 주요 조사자인 유명 인사가 자살한 첫 사례는 ‘정현준 게이트’를 규명할 핵심 인물로 기대를 모았지만 2000년 10월 서울 관악구 봉천동 여관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 장래찬 당시 금융감독원 국장이다. 또 2004년 2월에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수감 중이던 안상영 전 부산시장이 ‘사회적인 수모를 모두 감내하기가 어렵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안 전 시장 사망 한 달여 만인 2004년 3월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에게 인사청탁 대가로 3000만원을 건넨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이 한강에 투신해 숨졌다. 남 전 사장의 죽음 이후 “인사 청탁을 하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말해 자살 계기를 제공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기도 했다. 남 전 사장이 숨진 지 한달 보름만인 2004년 4월 29일, 국민건강보험공단 비리 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박태영 전남지사도 한강에 투신 자살했다. 또 2004년 6월 4일 한강에 투신자살한 이준원 파주시장도 주변 인물들이 뇌물을 받은 혐의와 관련해 연루 여부에 대해 검찰의 내사를 받고 있었다. 2005년 11월에는 불법도청 관련 검찰수사를 받아오던 이수일 전 국정원 차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08년 10월 10일에는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수사 대상에 올랐던 김영철 전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이 목숨을 끊었다. 검찰은 주요 피의자가 목숨을 끊는 경우에 기소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하지 않는다.검찰은 ”수사에서 당한 모욕 때문보다 확대 진행되는 수사에 압박을 느꼈기 때문은 아닌가 추측한다.”는 식으로 해명해왔다. 검찰 수사 도중 사망하더라도 국가는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 대법원은 2006년 12월 “수갑을 차지 않고 자유롭게 조사를 받던 피의자가 창문을 통해 뛰어내려 사망한 경우 국가는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노무현 소환 이후] 전경환에서 ‘봉하대군’까지 주변 유혹에 무너진 패밀리

    [노무현 소환 이후] 전경환에서 ‘봉하대군’까지 주변 유혹에 무너진 패밀리

    록펠러 가문 출신으로 뉴욕 주지사를 네 번 연임했던 넬슨 록펠러는 대통령 후보로 나설 때마다 예비선거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미국인들은 그의 능력을 인정하면서도 양손에 권력과 부를 쥔 강력한 군주의 탄생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4선 대통령이었던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퇴임할 때 자신이 갖고 있던 재산과 자료를 모두 국가에 헌납했다. 국민의 세금으로 이룬 결과물이었기 때문이다. 각각 미국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인식과 미국 대통령들이 퇴임 후에도 국민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이유를 보여주는 사례다. ●권력 ‘줄대기’ 통로 인식 반면 우리나라는 초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현 이명박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가족이나 친·인척 비리가 없었던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대통령의 권위에 기댄 ‘호가호위’형 비리 형태였다. 정권 말기가 되면 비리 정도가 더욱 심해지는 것도 공통적인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가족 및 친·인척 비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를 유교 문화에서 찾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가족’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 ‘줄을 대기 위한’ 주변 사람들의 유혹(?)에 말려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반대로 대통령의 가족과 친·인척들이 남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보상까지 얻기를 바라는 한 악순환의 고리는 절대 끊어지지 않는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전 가족이 비리에 엮이다시피 했다. 맏형 기환씨는 노량진 수산시장 운영권 교체에 개입한 혐의로, 동생 경환씨는 새마을운동본부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각각 구속됐다. 사촌형 순환씨와 사촌동생 우환씨, 처남 이창석씨 역시 구속됐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동서인 금진호 전 상공부 장관은 비자금 수수 및 관리 혐의로, 사촌처남인 박철언 전 의원은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각각 구속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는 기업인들로부터 32억원을 받아 1997년에 1차 구속됐고, 불법 장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004년 다시 구속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세 아들인 홍일, 홍업, 홍걸씨는 모두 게이트에 연루되거나 로비 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전임자들의 불행한 역사를 지켜본 노무현 전 대통령은 친·인척 관리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형 건평씨와 조카사위 연철호씨, 아들 건호씨가 차례로 검찰 조사를 받았고 부인 권양숙 여사와 본인도 심판대에 오르는 처지가 됐다. 이명박 대통령만 해도 사촌처형 김옥희씨가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 청탁과 관련해 30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집권 첫해부터 골머리를 앓았다. 대통령 지근거리에 있는 사람들의 권력 남용과 비리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제도적 장치가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은 그래서 나온다. ●외부 감시 시스템 강화해야 정대화 상지대 인문사회학과 교수는 “대통령이 아무리 청렴성과 공평성을 갖췄다고 해도 주변 사람들이 인식이 부족하면 비리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청와대 내부에서 스스로 감독하도록 돼 있는 가족 감시 시스템을 좀더 강화된 제도로 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연 유대근기자 oscal@seoul.co.kr
  • [盧 전대통령 소환] “盧 정치인생 최대 타격… 한국 정경유착 되풀이”

    │도쿄 박홍기·베이징 박홍환·미국 김균미특파원│세계 외신들은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외신들은 역대 한국 대통령 중에서 가장 청렴했던 이미지의 노 전 대통령이 비리 의혹에 휩싸인 것에 초점을 맞추며 이번 소환 과정을 서울발 기사로 시시각각으로 타전했다. 특히 30여개 외신들은 경남 봉하마을과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국내 언론들과 치열한 취재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AP통신은 이번 검찰 소환이 노 전 대통령의 정치 인생에 가장 큰 타격을 줬다고 30일 보도했다. 또 봉하마을 사저를 나서며 “국민 여러분께 면목없다. 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하다.”고 말했던 그의 얼굴에 감정이 교차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노 전 대통령의 혐의를 상세히 소개하며 인권운동가이자 개혁적 이미지의 과거 정치경력을 함께 보도했다. 또 역대 한국 대통령들도 비리에 연루된 것에 사과한 적은 있었지만 이것이 혐의 인정을 의미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뉴욕타임스는 노 전 대통령이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그의 사과는 친인척 비리로 얼룩졌지만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던 한국 정치인의 전형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역대 한국 대통령들의 비리 사건을 일일이 나열하며 이번 사건을 한국의 정경유착 관행이 되풀이된 또 하나의 사례로 소개했다. 일본 언론들은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를 돼지인플루엔자에 버금하는 주요 뉴스로 다뤘다. NHK는 노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에서 출발, 대검찰청 청사에 도착한 장면 등을 자세히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소환과 관련,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에 이은 세번째 전직 대통령의 소환”이라며 정치적 영향을 고려, 혐의가 드러나더라도 구속할지 여부는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재직 당시 자질에 대한 비판은 있었지만 금전적으로는 청렴했다고 생각했던 국민들 사이에 실망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조사 사실을 국제면 주요 기사로 배치했다. 특히 남방일보(南方日報)는 ‘한국 노무현 전 대통령, 알고 보니 부패관리’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의혹을 상세히 보도했다. ccto@seoul.co.kr
  • [사설] 노 전 대통령 소환, 오욕의 역사 끊어내라

    전직 대통령이 수뢰혐의로 검찰에 불려가는 참담한 역사가 14년 만에 재연됐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씨나 그 유산을 이어받은 노태우씨에 견주는 것 자체가 부끄러워야 할, 새 시대를 염원했던 민주개혁세력이 잉태한 참여정부의 수장이 치욕의 역사에 합류했다. 선진국 모임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20개국(G20)의 당당한 일원이며, 민주화 시대를 넘어 선진한국을 부르짖는 우리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개탄스러운 일이다.노무현씨의 검찰 출두로 우리는 지난 30년 이 나라를 이끈 다섯 정권 모두가 부패와 비리의 굴레에서 허우적댄 부끄러운 역사를 이어가게 됐다. 전두환·노태우씨는 재임 중 수천억원대의 부정한 돈을 빼돌려 영어(囹圄)의 신세로 전락했고, 김영삼·김대중씨는 재임 중 권력형 비리에 연루된 자식들로 인해 고개를 떨궈야 했다. 어느 정권보다 돈에 있어서 깨끗하다고 자처했고, 국민들도 그리 믿었던 노 전 대통령마저 사법처리의 문 앞에 서 있다.검찰에 당부한다. 그 어떤 정치적 계산이나 타협이 없이 오로지 법의 이름으로 이번 사건을 매듭지어야 한다. 노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 측근, 지인들의 비리를 한 점 남김없이 조사해 밝히고, 죄질의 무게에 따라 사법처리의 향배를 결정해야 한다. 노 전 대통령 구속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어떤 정치적 고려도 있어서는 안 된다. 검찰이 정치상황을 살피는 순간부터 검찰은 정치검찰이 되고, 검찰수사는 정치보복이 된다. 살아 있는 권력에도 사정의 날을 준열히 세워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박연차 게이트는 노무현씨가 종착점이 아니다. 현 정권 주변인사들의 비리도 밝혀내고 단죄해야 한다. 그래야 부끄러운 권력비리의 역사를 끝낼 날이 온다.정치권에 당부한다. 벌써부터 보·혁 두 진영은 노 전 대통령 사법처리를 놓고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향후 노 전 대통령 재판과정에서 벌어질 사회 분열의 틈바구니에서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유혹을 버려야 한다. 어떻게 부끄러운 권력부패의 역사를 끝낼 것인지, 그 제도적 방안은 무엇이며 어디부터 손을 댈 것인지 여야는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
  • [열린세상] 비리의 악순환, 교육으로 끊어야/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비리의 악순환, 교육으로 끊어야/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횡령한 청와대 예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퇴임 후에 대비한 것이었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 일가와 측근이 저지른 잘못된 돈 거래가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다. 설마 집권 내내 깨끗한 정치를 외쳤던 이들이 그럴 수 있을까 싶었다. 설사 검은 돈 거래가 있었던들 과거 정권들이 저지른 잘못에 비하면 눈감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라 믿고 싶었다. 그 실체가 무엇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으나 자신들의 잘못을 덮으려 거짓 해명을 했다는 사실은 참기 어렵다. 마지막 순간까지 노무현 정권의 도덕성을 믿고 싶었던 이들의 희망을 처참히 짓밟아 버린 행위라 여겨진다.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모든 전임 대통령이나 그 가족 혹은 측근들이 비리에 연루되어 처벌받았다. 부끄러운 역사의 연속이었다. 노 전 대통령의 재임 시 언행을 지켜보며 이제는 불행한 역사의 고리를 끊을 때가 된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그 믿음은 결국 배신과 좌절로 다가왔다. 아직까지 우리에게 깨끗한 전임 대통령은 과한 욕심인 것일까. 정치권 일부에서 정치자금법 개정 논의가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 2004년에 만든 정치개혁법이 현실과 동떨어지고 지나치게 엄격하여 한국적 정치상황에서는 결국 범법행위를 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기부문화가 조성되지 않은 현실에서 제도적으로도 정치자금 투입구를 막아버리니 결국은 법을 어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엄격한 규제가 깨끗한 정치를 만든 것이 아니라, 누구나 법을 지키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 버렸다. 정치자금법은 현실에 맞게 완화하는 것이 맞다. 그렇지만 불행한 역사의 고리를 끊기는 법제도만으로 충분치 않다. 결국은 사람과 그들이 만드는 문화의 문제이다. 옳고 그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잘못된 유혹은 과감히 떨쳐버릴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도덕적이고 자기를 성찰할 수 있는 사람을 기르기에 대단히 열악한 상황이다. 도덕과 성찰보다는 경쟁과 생존의 논리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고등학교까지는 입시지옥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다. 대학에 들어오면 그보다 더 험난한 취업경쟁이 학생들의 숨통을 조인다.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으니 과정보다는 결과가 더 중요하다. 불행한 역사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은 결국 교육이다. 엄격한 규제와 처벌이 아니라 도덕과 성찰을 가르치는 교육이 깨끗한 정치,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이다. 모든 것이 입시를 위해 존재하는 고등학교까지의 교육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적어도 대학 교육만은 바뀌어야 한다. 대학 교육의 주안점을 교양인 만들기에 둘 것인지, 전문가 양성에 맞출 것인지 고민하여야 한다. 현재 기업들은 대학에 대해 이율배반적 요구를 하고 있다. 대학에서 전문적이고 실용적인 인재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고 비판하면서도 한편에서 기업은 통찰력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원한다고 한다. 냉정히 생각해 보면 실용적 전문성은 현장에서 얼마든지 기를 수 있다. 그러나 통찰력과 창의력의 근간을 형성할 인문적 교양은 반드시 그 이전에 확립되어야 한다. 결국 대학은 문학과 역사, 그리고 철학의 학문적 기반 위에 진정한 교양을 갖춘 인간을 양성해야 한다. 실용 학문에 밀려 이제는 낡고 쓸모없는 학문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인문학이 개인이나 사회가 가치를 판단하고 그 판단에 따라 행동하도록 일깨워 줄 것이기 때문이다. 쓰레기가 버려진 담벼락에는 더 많은 쓰레기가 쌓인다. 하지만 그곳에 작은 꽃밭을 일구면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지 못한다. 강력한 경고문을 부착하고 CCTV를 통해 감시를 강화하기보다 스스로 가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줄, 메마른 우리 사회에 작은 꽃밭 역할을 할 진정한 교육에 희망을 걸어 본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노 前대통령 30일 소환] 세번째 국가원수 소환 다른점

    [노 前대통령 30일 소환] 세번째 국가원수 소환 다른점

    노무현 전 대통령은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국가원수로는 세 번째로 검찰에 소환된다. 앞서 소환된 두 전직 대통령은 결국 수의(囚衣)를 입은 모습을 국민 앞에 드러냈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5년 10월 당시 민주당 박계동 의원의 ‘4000억 비자금 폭로’를 계기로 11월1일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검찰(서울지검 특수부)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은 곧바로 2400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의 소환에 앞서 검찰은 이번에 한 것과 마찬가지로 미리 서면질의서를 보냈으며, 노 전 대통령측은 소환 전 비자금 조성 내역과 사용처 등이 담긴 소명자료를 제출했었다. 전 전 대통령은 그해 12월 1980년 군사쿠데타 관련자를 단죄해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이 확산되면서 ‘12·12 쿠데타 및 5·18 민주화운동 특별법’이 만들어지자 군형법상 반란수괴 혐의 등으로 검찰 소환 통보를 받았다. 그는 서울 연희동 집 앞에서 “종결된 사안에 대한 수사는 진상규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필요에 따른 것”이라는 ‘골목길 성명’을 낸 뒤 특별수사본부의 출석 요구를 거부하고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갔다. 이에 검찰은 법원으로부터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전씨를 강제로 데려왔고, 조사는 검찰청사가 아닌 서울구치소에서 주로 이뤄졌다. 전 전 대통령도 노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구속기소됐다. 30일 소환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포괄적 뇌물죄’로 대검에서 조사받는다. 포괄적 뇌물죄는 직무범위가 넓은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에게 주로 적용된다. 전·노 전 대통령도 이 혐의로 1997년 대법원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이 확정됐다. 그러나 뇌물의 액수와 성격 등을 감안하면 노 전 대통령과 두 전직 대통령을 동일선상에 놓고 생각할 수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60억원 안팎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노 전 대통령에 비해 각각 2100억원과 2400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전·노 전 대통령은 액수면에서 차원이 다르다. 또 두 전직 대통령은 ‘과거사 청산’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따른 수사였지만 노 전 대통령의 경우 일가 및 측근의 비리 연루 의혹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조기숙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2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의) 생계형 범죄를 (두 전직 대통령 등) 조직적 범죄를 진두지휘한 사람과 같이 보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시론] 하인은 주인만큼만 정직하다/이창원 한성대 행정학 교수

    [시론] 하인은 주인만큼만 정직하다/이창원 한성대 행정학 교수

    나라 전체가 각종 리스트에 시끄럽다. 현직 대통령의 친구, 전 정권의 장·차관, 전·현 정권의 청와대 수석비서관, 여야 국회의원, 공기업 사장, 판검사·경찰 고위 간부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이제는 전직 대통령 본인과 그 가족까지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제 일반 시민들은 웬만한 인사의 연루소식에는 놀라지도 않는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요즘 언론을 장식하는 이들 모두 대한민국에서 힘깨나 썼거나 쓰고 있는 소위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다. 이러한 사회지도층이라는 분들의 부패가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부패한 고위관료는 부하의 부패에 관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결국 사회지도층의 부패는 사회적 부패 만연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에서 공직자 비리는 적발되고도 처벌받을 가능성이 낮은데 그 이유는 고위 관료들이 부하직원의 비리행위에 대해 관대한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공직사회의 인정주의적 정(情)의 논리는 잘잘못을 따지는 것을 싫어한다. 가부장적 관료조직의 장은 부하들의 잘못도 자신의 책임으로 생각해 관대한 처벌을 원하고 “고위관료가 하위관료보다 더욱 부패했다.”는 것이 우리 한국인들의 일반적 인식이므로 “더 부패한 자가 덜 부패한 자를 원칙대로 엄격하게 처리할 수 없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우리나라는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예외 없이 제일성으로 내거는 것이 바로 부정부패의 척결이었지만 대통령이나 정부조직 최고위층 인사들 스스로가 부하들(정치인 및 행정관료)의 충성심을 담보로 이들의 부패행위를 문제시하지 않아 부패가 더욱 조장됐다. 이러한 경우 관료조직에서 인정을 받고 빠른 승진을 하려면 능력보다는 상관에게 얼마나 맹목적 충성을 하느냐가 더욱 중요한 것이다. 앞으로 고위 공직자들의 부패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맹목적 충성으로 인한 부패를 발각할 확률을 높이고 적발된 부패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처벌의 강도를 강화하는 방법 이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 그리고 고위공직자의 부패를 적발할 확률을 높이는 방법에는 플리바겐 제도(plea bargain·사전형량조정제도)의 전면적 도입과 내부비리제보를 용이하게 하고 제보자를 철저하게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통령과 공공조직의 최고 관리층이 내부비리 제보자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보일수록 공공조직의 보복은 약하므로 정당한 내부비리 제보자에 대해 대통령과 공공조직이 지원적 입장을 취할 때 내부비리제보의 가능성은 높아지고 결국 부패를 적발할 확률도 높아진다. 이명박 정부의 화두는 ‘경제회생’임을 대한민국 국민이면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런데 부정부패의 추방은 경제성장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국가의 청렴도와 경제성장률은 밀접한 정(正)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고위공직자들에게 알려드린다. 여러분들의 부하가 각종 비리에 연루되는 것을 원치 않는가? 그렇다면 꼭 드릴 말씀이 있다. 서양의 속담이지만, “하인은 꼭 주인만큼만 정직하다.”와 “생선은 머리부터 썩는다.”는 것이다. 우리 속담으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것이다. 이것만 명심해도 5년이란 정권 교체 주기와 맞물려 거듭되는 ‘리스트’ 파동에서 4년 뒤 당신만큼은 안전할 것이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 교수
  • [김형준의 정치비평] 노무현의 눈물 Ⅱ

    [김형준의 정치비평] 노무현의 눈물 Ⅱ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 비서관이 ‘검은 뭉칫돈’ 계좌를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 수수’ 의혹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 3억원뿐만 아니라 기업인들로부터 수수한 10억여원대 규모의 비자금을 차명 계좌로 운용한 혐의로 영장이 재청구됐다. 이에 따라 권양숙 여사가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박 회장한테서 3억원을 빌렸다는 진술은 거짓으로 밝혀졌다. 아무리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힌다고 해도 노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의혹은 황당하고 믿기 어려운 사건임에 틀림없다. 물론 이번 사건이 죽은 권력에 대한 정치보복인지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 사건인지는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충격적이다. 그 이유는 노 전 대통령이 “반칙과 특권이 없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국민에게 약속한 것과는 정반대의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모두 6편의 TV광고를 제작해 방영했다. 지금 다시 봐도 가슴이 뭉클하고 진한 감동을 주는 수작들이었다. 당시 최고의 화제를 모았던 ‘노무현의 눈물’편에서는 “아이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대한민국. 네 이웃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는 대한민국. 노무현의 눈물 한 방울이 대한민국을 바꿉니다. 두 번 생각하면 노무현이 보입니다.”라는 영상을 내보냈다. 유권자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이어진 ‘상록수’편에서는 “국민이 대통령입니다. 제가 검은 돈이 없어 선거를 못할 때 돼지 저금통을 보내 주신 분도 국민 여러분이었습니다. 국민에게만 빚진 대통령, 노무현. 국민 여러분만을 위해 일하겠습니다.”라며 부패 척결을 약속했다. 특히, 대선 하루 전날 방영된 ‘편지’편에서는 “정치가 썩었다고 고개를 돌리지 마세요. 낡은 정치를 새로운 정치로 바꾸는 힘은 국민 여러분께 있습니다.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하셨다면 우리 아이들이 커서 살아가야 할 세상을 그려보세요. 행복한 변화가 시작됩니다.”라는 멘트로 새로운 대한민국의 포부를 당당히 밝혔다. 만약 노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검은 돈을 수수한 것으로 판결이 나면, 이는 국가에 더 나아가 진보 세력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다. 노무현의 비리 한 건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더러운 대한민국’으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부끄러운 대한민국’으로 바꿀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국가브랜드란 한 국가에 대한 호감도·신뢰도 등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2008년에 발표된 ‘안홀트(Anholt) 국가브랜드 지수’ 순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 브랜드 가치는 세계 13위 경제 규모에 비해 크게 취약한 실정으로 33위를 차지하면서 GDP 대비 30% 미만으로 저평가되었다. 국가브랜드는 정부, 국민, 이민, 투자, 관광, 수출, 문화 등의 요인에 의해 평가받지만 전직 대통령이 부패 사건에 연루되어 법의 심판을 받는다면 국가브랜드는 급격하게 떨어질 뿐만 아니라 그동안 우리 국민들이 공들여 쌓아올린 ‘민주주의 성공국가’라는 이미지도 크게 훼손될 것이다. 또한 이번 사건으로 기존의 진보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나쁘게 변할지도 모른다. 지난 2007년 5월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가 실시한 국민 이념조사 결과 진보는 개혁(23.0%), 진취(16.8%), 발전(15.7%) 등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선점한 반면, 보수는 정체(20.1%), 수구(10.4%), 뒤처짐(5.3%)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높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진보는 무능하고 부패하며, 심지어 교활하기까지 하다는 나쁜 이미지로 변할지 모른다는 점에서 애석한 일이다. 이 시점에서 노 전 대통령에게 광고의 형식을 빌려 감히 진언하고자 한다. “국민이 심판자입니다. 노무현의 참회 눈물 한 방울이 대한민국을 바꿉니다. 두 번 생각하면 정직이 보입니다. 진실한 변화가 시작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 정직이 국민에 대한 최상의 예우입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서장이상 고위직 밀착감시

    국세청이 비리 근절을 위해 암행감찰반을 가동한다. 금품을 제공한 납세자 등도 형사고발 등 강력 제재한다. 경기 침체기에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다음달 영세납세자 지원단도 발족, 무료 자문서비스를 제공한다. 국세청은 20일 서장급 이상 고위직과 조사분야 직원의 비리를 밀착 감시하는 ‘비위정보수집 전담팀’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종로구 수송동 본청에서 허병익 청장 직무대행 주재로 열린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공표한 내용이다. 전담팀은 17명으로 구성되며 다음달부터 활동에 들어간다. 금품 수수 사실이 확인되면 즉각 중징계와 형사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소액이라도 금품수수에 연루된 직원은 조사분야 업무에서 배제시키기로 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김법무 “권여사 신분 변할 수 있어”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김법무 “권여사 신분 변할 수 있어”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에서는 ‘박연차 수사’가 도마에 올랐다. 대통령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과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 여권과 그 주변 인사들을 수사할 것을 촉구하는 야당 의원들이 김경한 법무부 장관과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 우윤근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비리가 있으면 수사해야겠지만 이 사건의 발단은 박연차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라면서 “그럼에도 검찰은 의혹이 제기된 천 회장이나 이 의원에 대해서는 조사도 하지 않고 죄가 없다고 한다.”고 따졌다.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은 “추부길 전 비서관이 이 의원과 정두언 의원에게 전화를 했다고 하고 이 의원은 ‘통화한 적 없다.’고 말하는 등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전 정권 형님은 구속하고 현 정권 형님은 조사도 안 하느냐.”고 꼬집었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한상률 전 국세청장과 관련해 일부 언론에서는 한 전 청장의 미국행이 ‘기획 출국’이라고 지적할 정도로 현 정권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 만큼 한 전 청장과 천 회장 모두 소환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은 “제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이 의원이 촛불 시위 관련자와 한나라당 친박 의원들의 정치 자금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한 전 청장에게 박연차 관계 회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라고 했고 그 결과가 이 대통령에게 직보됐다.”면서 “그런데 그림 로비 사건으로 한 전 청장이 물러났고 미국으로 갔는데 왜 불러 조사하지 않느냐. 유권 무죄, 무권 유죄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이상득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정치공세다. 그렇게 할 이유도 없고 그럴 권한도 없다.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답변에 나선 김 장관은 “검찰이 (노 전 대통령 연루 의혹에 대해) 최대한 증거를 수집해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이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는 것과 관련, “한창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가장 중심에 있는 분이 그런 태도를 표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과 검찰의 주장이 엇갈리는 것에 대해서는 “그 부분은 수사 결과로 밝혀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또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이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가 검찰 조사에서 돈을 받았다고 했는데 왜 참고인 자격이냐.”고 묻자 “조사 당시에는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것이나 경우에 따라 신분은 변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박 회장에 대한 구명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이 의원과 관련해서는 “현재 자료를 가지고는 이 의원을 부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추 전 비서관이 ‘2억원을 받아 이렇게 썼고, 이 의원이 거절해 아무런 진행이 안 됐다.’고 명백히 이야기하는 마당에 대통령 형님이라고 해서 불러 조사하라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추 전 비서관의 부탁으로 국세청 조사에 영향을 미쳤다면 몰라도 오로지 전화했다는 것만으로 무슨 의혹이 되느냐.”면서 “로비로 인해 세무조사가 방해를 받았다는 증거도 없다. 무엇을 더 조사하란 것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천 회장을 소환할지에 대해 “의혹이 있는 부분은 수사해서 밝혀야 한다. 출국금지는 그런 필요성도 있다는 취지가 아니겠느냐.”고 언급했다. 그러자 조 의원은 “우리는 다 의혹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김 장관만 모르고 있다. 왜 자꾸 해명을 대신 해주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盧해명 여야 반응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잇따라 해명 글을 올리자 여야 지도부도 말을 쏟아 내고 있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노 전 대통령을 일제히 비판했고, 민주당은 ‘참담한 심경’을 토로하면서도 ‘진실 규명’을 강조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S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노 전 대통령이 100만 달러는 부인에게, 500만 달러는 아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미루는 것은 구차한 변명”이라면서 “아버지를 보고 돈을 준 것이지, 부인이나 아들을 보고 줬겠냐.”라고 반문했다. “가장인 아버지가 포괄적 책임이 있다.”고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번 사건은 가족이 연루된 총체적 비리”라고 규정하고, “노 전 대통령이 당당해졌으면 좋겠다.”고 압박했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세무조사 로비 의혹을 거론하며 여권과 검찰을 겨냥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그것은 최근의 일이고, 그 전에는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권력형 비리’”라면서 “세무조사 로비만 한정해서 수사를 하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맞불을 놓았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가세했다. 이 총재는 이날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남자가 왜 자꾸 안에다 책임을 미루는가. 전직 대통령답지 않다.”고 쏘아붙였다. 이 총재는 이어 “‘이것은 내가 한 게 아니고 집에서 한 것’이라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면서 “법적인 문제를 떠나 도덕적 문제로 표적이 됐고, 그 문제가 국민적 관심과 비판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언급을 삼가던 민주당 정세균 대표도 이날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한 심경을 금할 수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정 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까지의 진행상황만 보더라도 참으로 민망하고 국민 여러분께 어떻게 상황을 설명할지 참담한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정 대표는 “지금 검찰 수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입에 의해 진행되고 있어 현재 진상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인지 그야말로 초등단계”라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모든 것이 법과 제도에 의해 제대로 밝혀지고 그래서 국민이 진실을 알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노영민 당 대변인도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가 “검찰 수사를 통해 확인될 것이며, 진실을 토대로 법적·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조선일보 ‘장자연 연루설 명예훼손’ 의원 2명 고소

    조선일보가 탤런트 장자연 씨 자살 사건과 관련해 ‘장자연 리스트’에 조선일보 고위 임원이 포함돼 있다며 실명을 공개한 민주당 이종걸 의원과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10일 고소했다고 동아일보가 13일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자사 임원이 장 씨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단정한 글을 오랫동안 게시한 인터넷매체 ‘서프라이즈’의 신상철 대표도 함께 고소했다. 조선일보는 고소장에서 “회사 임원이 장 씨 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는데 국회 대정부 질문 등에서 관련이 있는 것처럼 실명을 공개해 회사와 임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고 장자연씨가 남긴 문건에 조선일보 고위임원을 모셨다는 내용이 있다.”며 해당 인물의 성을 밝혔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9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장 씨 사건과 관련해 조선일보 임원의 실명을 여러 차례 거론했다. 이에 대해 이종걸 의원은 11일 성명을 내고 “국회의원에게 헌법상 면책특권을 준 것은 권력의 비리와 부정부패를 자유롭게 폭로하고 비판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조선일보는 대한민국 헌법마저도 조롱하며 협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아주경제는 13일 고 장자연씨 사건에 현직 시중은행장이 깊숙이 연루됐다고 보도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고 장자연씨의 전 소속사 김성훈 대표가 장자연씨를 데리고 나온 자리에 언론사 대표와 재정경제부 핵심 국장 출신인 P씨가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P씨는 공직에서 물러난 뒤 펀드회사를 설립해 운영해왔다. 사정당국 고위 관계자는 “모 시중은행 A행장이 김성훈 대표에게 부당 대출을 지시하는 등 수년간 유착 관계를 맺어왔다는 제보를 받고 내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A행장은 수석부행장에게 ’김씨 회사에 적극 지원할 것’을 지시했고, 부행장은 김씨 회사의 담보능력과 신용도를 넘어서는 총 27억원을 대출해줬다는 것이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김대중 고문 “조선일보 사람들의 인내심 한계”

    조선일보가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해 이 회사 고위 임원의 실명을 거론한 두 명의 국회의원을 고소한 데 이어 13일자 김대중 고문 칼럼에서 언론들의 신중한 실명 공개를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조선일보가 이중잣대를 구사한다는 해당 의원의 반발도 만만찮다. 김대중 고문은 ‘조선일보의 명예와 도덕성의 문제’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장자연 문건이라는 것에는 아무런 정황이나 구체성 없이 조선일보의 한 고위인사가 온당치 않은 일에 연루된 것처럼 기술돼 있다.”고 밝힌 뒤 “그동안 조선일보에 악의적인 일부 인터넷 매체들이 호재를 만난 듯 이런저런 흠집내기에 몰두했어도 조선일보는 사필귀정을 믿으며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게 한 달이 넘으니 조선일보 사람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온 것 같다.”며 “문제의 인사뿐 아니라 조선일보 기자 전체 사이에 그 모함의 상대가 누구든 가차없이 대결하겠다는 의지가 생겨나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글 말미에서 김 고문은 “이종걸 의원과 이정희 의원이 교묘한 말장난으로 조선일보와 실명을 거론해 이 사건에 얽어매려 했지만,만일에 그들이 어느 문건에서 또는 어느 매체에 의해 어느 누구와 어디서 어떤 일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명백히 규명될 때까지 우리 모두는 실명 보도를 자제하는 언론풍토를 만들어 가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이런 김 고문의 주문은 조선일보가 지난 1월31일에 어느 언론사보다 먼저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면서 밝혔던 태도와 배치된다는 시빗거리를 낳고 있다.현행법에 따르면 모든 이들은 재판을 통해 형을 확정받기 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받고 있다.따라서 실명 및 얼굴 공개는 피의자의 인권 보호차원에서 자제되고 있는 상황이다.하지만 조선일보는 “반(反)인륜범죄자들의 얼굴은 마땅히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며 강호순의 신상을 공개했었다.   조선일보는 지난 10일 민주당 이종걸·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하면서 고소장에 “이종걸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본사 특정 임원이 장씨 사건에 연루된 것처럼 언급했고,이정희 의원은 MBC- TV ‘100분 토론’에서 임원 실명을 수차례 언급해 조선일보와 해당 임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적시했다.또 인터넷 매체 ‘서프라이즈’가 자사 임원이 장자연 사건과 관련됐다고 단정한 게시글을 오랜 시간 노출,네티즌들에게 열람하게 했다면서 이 매체 신모 대표도 같은 혐의로 고소했다.  두 의원은 면책특권 안에서 이뤄진 합법적인 발언이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종걸 의원은 11일 성명을 발표,”조선일보가 자사의 사익을 보호하기 위해 언론권력을 함부로 행사하는 것에 안타까움을 넘어 측은하기까지 하다.”면서 “평소에는 국민의 알 권리를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우며 실명 거론을 개의치 않았던 언론사가 이제는 자사에 불리하다는 이유로 명예훼손 운운하며 국민의 알 권리를 은폐하는 행태에 대다수 국민들은 어처구니없어 한다.”고 반박했다.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국회의원들에게 면책특권을 부여함으로써 권력의 비리와 부정부패를 자유롭게 폭로·비판할 수 있도록 했다.”며 “그러나 조선일보는 헌법마저 조롱하고 협박하고 있다.조선일보가 헌법 위에,국민 위에 군림하는 불가침의 성역인가.”라고 항변했다.  이정희 의원도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나는 입다물라는 으름장에 오그라들지 않았을 뿐 명예훼손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한 뒤 “왜 당사자가 직접 고소하지 않고 별도의 법인격을 지닌 조선일보가 나서는가.”라고 따졌다.또 “언급된 당사자는 국내 최고의 언론 권력자로서 공인이고,이미 장씨 유족들로부터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소된 상태”라면서 “못 밝힐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서프라이즈 역시 “조선일보의 명예훼손 주장이 국민의 알 권리에 상충되는 것은 물론 과거 조선일보가 보여온 행태와 견줘도 후안무치한 행위”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두 의원과 신 대표에 대해 민사소송까지 제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고,이들 역시 맞대응하겠다고 밝혀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다음은 김대중 고문의 칼럼 전문    조선일보의 명예와 도덕성의 문제  어느 분야에서 사회적 책임을 수행할 위치에 있는 인사가 그 직책과 영향력을 이용해 그 영향력 앞에 무력한 사람을 농락했다면 그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다. 엄중한 벌을 받거나 사안의 정도에 따라 그 사회로부터 매장당하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그 반대로 그런 위치에 있다는 것을 기화로 전혀 근거없는 모략과 모함을 당해야 한다면 그것 또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지난 3월 7일 자살한 탤런트 장자연씨의 이른바 ‘문건’의 경우가 그렇다. 그 문건이라는 것에는 아무런 정황이나 구체성 없이 조선일보의 한 고위인사가 온당치 않은 일에 연루된 것처럼 기술돼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심각한 일이었다. 그것은 단지 그 특정인사의 문제로 끝날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와 더불어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조선일보 전체 기자와 직원들의 도덕성과 명예에 관한 문제이고 더 나아가 조선일보라는 신문 그 자체의 존재가치에 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뛰어난 능력을 가진 대한민국의 경찰이 빠른 시일 안에 사실 여부를 명쾌히 가려줄 것으로 기대했다. 사회적 책임이 있는 그만큼 그의 명예를 지켜주는 책임도 당국에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조선일보에 악의적인 일부 인터넷 매체들이 호재를 만난 듯 이런저런 흠집내기에 몰두했어도 조선일보는 사필귀정을 믿으며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장씨 자살에는 여전히 많은 의문이 남아 있었다. 그 문건이 과연 장씨 자신의 의지에 의해 쓰인 것인지, 아니면 누구의 사주를 받고 썼다가 그것이 유포되면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이 두려운 나머지 자살로 도피한 것인지, 그 배후는 누군지 등등 의문점이 수두룩했다.  그런데 한 달이 넘도록 경찰은 무엇 하나 밝혀낸 것이 없다. 텔레비전에 보면 거의 매일 경찰의 강력계장인가 하는 사람이 나와 같은 내용을 중언부언하다가 들어가고 매체들은 알아맞히기 게임이라도 하듯 ‘조선일보 인사’의 주변을 맴도는 기사를 계속해서 반복한 것이 전부라면 전부다. 참다 못했는지 야당의원들이 하나 둘씩 ‘면책특권’ 뒤에 숨어서 확인도 안된, 근거없는 말들을 뱉어내고 매체들은 이들의 발언을 기다렸다는 듯이 지면과 방송에 옮기는, 짜고 치는 듯한 게임이 연출되기 시작했다. 조선일보 입장에서 보면 경찰도, 어느 의미에서는 정권도 이 ‘장자연 사건’의 진행을 즐기고 있는 듯했다. 그래서 당국의 무능과 무력, 또는 관음증(?)이 사태의 ‘주연’ 같고, 일부 ‘안티 조선’의 조바심이 ‘조연’처럼 보였다.  그러는 동안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와 ‘조선일보 인사’에 관한 루머는 퍼질 대로 퍼졌다. 심지어 미국의 교포 방송이 불어 대서 미국으로부터 “정말이냐?”고 문의전화가 왔다. 조선일보 기자들끼리도 계면쩍어하고, 친구 친척들까지 물어온다. 정말 걱정(?)하는 사람도 있고 고소해하는 사람도 있고 재미있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한 달이 넘으니 조선일보 사람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온 것 같다. 문제의 인사뿐 아니라 조선일보 기자 전체 사이에 그 모함의 상대가 누구든 가차없이 대결하겠다는 의지가 생겨나고 있다. 어떤 정책이나 이념에 관한 문제라면 조선일보가 반드시 옳다는 아집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서도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지만 조선일보와 조선일보 사람들의 인격을 모독하고 명예를 짓밟는 저열한 모략에는 물러설 수 없다는, 그런 인식 말이다. 조선일보의 누구든 장자연 사건에 연루된 것이 사실로 입증된다면 조선일보 차원에서도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고 그 상황에서는 조선일보 측의 결백을 믿어온 임직원부터도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터무니없는 모함과 모략, 그리고 그에 편승한 권력적 게임의 소산으로 밝혀지면 그것을 주도하거나 옮기거나 음해한 측 역시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야 공평하다.  언론은 이 사건을 겪으면서 한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그것은 근거없는 ‘리스트’로 인해, 입증되지 않는 어느 ‘주장’만으로 많은 사람을 괴롭히지는 않았는지 언론 종사자 스스로 반성하고 더는 그런 추정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의 이종걸 의원과 민노당의 이정희 의원이 교묘한 말장난으로 조선일보와 실명을 거론해 이 사건에 얽어매려 했지만, 만일에 그들이 어느 문건에서, 또는 어느 매체에 의해 어느 누구와 어디서 어떤 일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명백히 규명될 때까지 우리 모두는 실명 보도를 자제하는 언론풍토를 만들어 가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서울광장] 참 비겁한 ‘집사람’ 탓하기/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참 비겁한 ‘집사람’ 탓하기/함혜리 논설위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검은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수뢰 혐의 등으로 전직 대통령과 측근들이 사법처리되는 것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하지만 대선후보 시절부터 깨끗한 정치를 내세우며 과거 정치와의 차별화를 시도했고,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도 누차 청렴과 도덕성을 강조해 왔던 터라 그가 박연차 리스트에 연루됐다는 사실은 온 국민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노 전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서 금품 수수사실을 스스로 시인함으로써 ‘노무현다운’ 면모를 재차 과시했다. 가족 문제로 측근 인사들이 줄줄이 구속된 데 대한 자책감의 발로일 수도 있고, 검찰의 수사망이 봉하마을 문턱까지 좁혀지자 스스로 시인하는 길을 택함으로써 도덕적 비난을 비켜가려 했다는 분석이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이 박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아 쓴 당사자로 부인 권양숙 여사를 내세운 점은 아무래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7일 자신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올린 사과문에서 “저의 집에서 부탁해 그 돈을 받아 사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돈이 필요했던 것은 ‘미처 갚지 못한 빚’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가 이런 애매한 표현들을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은 이런 게 아니었을까 싶다. ‘세상물정 모르는 집사람이 답답한 마음에 그만 실수를 저질렀는데 나는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니 낸들 어쩌겠느냐?’ 이 대목에서 노 전 대통령이 ‘집(사람)’을 내세운 이유가 무엇이었을지 대충 감이 잡힌다. 법조인 출신인 노 전 대통령은 치밀한 법률적 검토와 계산 아래 단어 하나하나에 방점을 찍었다. 핵심은 권 여사와 박 회장 사이에 돈거래가 이뤄질 당시 자신은 이를 몰랐다는 것이다. 정말로 몰랐다면 특별히 죄를 묻기 어렵다. 권 여사를 내세운 이유는 이 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대통령 부인이 공무원 신분이 아니어서 뇌물죄 적용 또한 쉽지 않다. 집사람을 등장시킴으로써 특정한 청탁이 전제되지 않은 돈이라는 점을 은연중에 부각시킬 수 있다. 아무리 그래도 집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은 너무 비겁한 처사다. 인정에 호소해 권력형 비리를 합리화하려는 의도라는 것이 너무 확연하니 하는 말이다. 대통령까지 지낸 사람이 잘못을 저질러 놓고는 부인 핑계를 대는 것은 두고두고 웃음거리가 될 일이다. 권 여사를 두둔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모든 것을 자신이 부덕한 탓으로 돌리고 국민 앞에 사과하는 것이 더 올바른 처신이라고 본다. 그것이 가장을 믿고 따르는 것을 미덕으로 삼고 사는 ‘집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노 전 대통령의 해명은 여러 가지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2007년 6월 박 회장의 자금관리인이 정상문 당시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100달러 다발 100개가 담긴 돈 가방을 전달했고, 정 전 비서관은 곧바로 관저로 찾아가 이를 ‘최종 수령자’에게 넘겼다고 한다.10억원이 넘는 거액이 오갔는데 그것을 몰랐을 리 없다. 또 노 전 대통령은 사과문에서 조카사위 연철호가 박 회장으로부터 500만달러를 받은 것은 자신과 무관하다고 했지만 아들 건호씨가 연루됐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비리의 몸통이 노 전 대통령 자신임이 밝혀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노 전 대통령은 부인의 치마폭에서 나와 모든 것을 국민 앞에 정직하게 밝히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경실련 허술한 ‘뇌물 통계’’받아쓴’ 언론도 문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발표해 언론에 일제히 보도된 역대 정권별 뇌물사건 통계 분석이 너무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경실련 통계가 언론매체에 보도된 사건만을 집계한 뒤 이를 자의적으로 비교한 것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실련은 지난 9일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재임 중 적발된 뇌물 사건을 분석한 결과,참여정부 재임기간에 적발된 뇌물 액수가 121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이어 문민정부가 421억원,국민의 정부가 282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고 덧붙였다.  경실련은 또 참여정부와 문민정부때 적발된 뇌물수수 비리 건수는 각각 266건과 267건으로 비슷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주고받은 액수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경실련은 통계분석의 기초 자료로 한국언론재단의 통합뉴스데이터베이스(KINDS)를 활용했으며 검찰과 경찰이 사법처리해 언론에 보도된 사건을 수집했다고 밝혔다.하지만 언론에 보도된 사건만으로 뇌물의 규모나 건수를 집계하는 것은 통계학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경실련은 KINDS 자료를 바탕으로 참여정부 재임기간 적발된 뇌물 사건(사법처리 기준)이 266건이라고 발표했지만 대검찰청 범죄분석자료에 따르면 공무원 수뢰사건은 2006년 367건,2007년 368건 등이 발생했다.또 수뢰 혐의로 기소된 공무원은 2007년에만 449명이었고 이 가운데 140명이 구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실련은 ‘국민의 정부’ 시절인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뇌물 수뢰자가 95명이라고 밝혔지만,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 수뢰 혐의로 구속된 공무원은 경실련 발표의 7배에 달하는 69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경실련 통계가 정확하지 않은 것은 KINDS가 뇌물 사건을 정확히 집계한 것이 아니라 언론에 보도된 것만을 모은 데 그치기 때문이다.언론매체들은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을 각자의 기준과 판단에 따라 골라서 기사화하기 때문에 이를 통계의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  또 KINDS에 모든 언론사의 기사가 등록되는 것도 아닐 뿐더러 기사화의 기준도 제각각이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경실련은 또 뇌물 액수가 보도되지 않은 사건들은 100만원으로 일괄 처리하고,한 사건에 여러가지 부패 유형이 나오는 경우 뇌물 액수 가운데 가장 큰 것만으로 처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근거가 너무 빈약했다는 반박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전직 대통령이 연루된 뇌물 사건으로 떠들썩한 분위기에 편승해 경실련이 이슈를 만들어 내기 위해 허술한 분석자료를 내놓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경실련 윤순철 시민감시국장은 “분석 자료 수집에 한계가 있었던 점은 인정한다.”면서 “시민단체에서 부패의 실상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언론 보도 외에는 마땅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경실련 발표를 일제히 보도한 언론도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경실련 자료가 전직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된 시점에 나와 시의성이 있지만,신뢰성이 떨어지는 통계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 것은 더욱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언론들은 이날 ‘참여정부 뇌물 적발액 최대’ ‘참여정부의 비도덕성’ ‘참여정부 알고보니 부패정부’ 라는 식의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자극적인 표현에 혹해 통계 보도의 가장 기본인 통계의 신뢰성 검토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그래서 나온다.  윤 국장도 “발표 당시에도 참여정부 때 뇌물 사건이 가장 많았다고 파악된 것은 당시 사법당국의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된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면서 “참여정부가 가장 부패한 정부라는 식의 보도는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잇단 악재’ 위기의 민주 지도부 교체·조기전대론

    4·29 재·보선을 앞두고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어깨가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이르면 10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지고, 당내 지지 기반인 386 출신에 대한 검찰 수사가 워낙 거세 힘겨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급기야 일부에선 조기 전당대회 개최까지 거론하며 정 대표의 입지를 흔들고 있다. 당내 비주류 연합인 민주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종걸 의원은 9일 “재·보선 승리를 위해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천 갈등이 지도부 책임론으로 비화한 양상이다. 정 전 장관의 한 측근은 “선관위 후보 등록이 14일 시작되고, 공천을 확정하는 당무위원회가 10일 열리는 등 물리적 일정을 고려하면 정 전 장관이 이르면 10일 여의도 당사 등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재·보선 공천 작업으로 촉발된 당내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인천 부평을 재선거에 홍영표(52) 예비후보를 전략 공천하기로 했지만, 갈등의 진앙지인 전주 덕진과 완산갑에 대해선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나마 부평을도 진보진영 연대의 균열이라는 갈등의 소지를 안게 됐다. 홍 후보는 GM대우의 전신인 대우차에 생산직으로 입사한 뒤 노동운동을 했으며, 참여정부 당시 국무총리 시민사회비서관과 재정경제부 산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대책본부장 등을 지냈다. 당초 부평을 재선거에서 연대를 모색하던 민주노동당은 홍 후보의 한·미 FTA 국내대책본부장 이력을 문제 삼고 있다. 민노당 박승흡 대변인은 “홍 후보가 서민경제 파탄을 부른 한·미 FTA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민노당이 부평을 현지의 GM대우 노조와 연계해 낙선 운동을 벌일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전주 덕진 예비후보들의 반발도 거세다. 민주당이 무소속 출마가 확실시되는 정 전 장관의 대항마로 대북 전문가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를 내정한 데 따른 것이다. 재·보선에 명운을 건 정 대표로선 ‘산 넘어 산’이다. 정 대표는 “난 매사에 조급해하지 않는 성격”이라면서 “당을 위해서 하는 일인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고, 모든 책임은 대표인 내가 지고 갈 것”이라며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비리 연루 의혹으로 정국 주도권을 잃고 있는 마당에 당 안팎의 분란까지 떠안고 있는 정 대표가 특유의 미소를 되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홍성규 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노무현 자금수수 파장] 한나라 “숨은 뜻 있을 것”… 민주 “무관” 선긋기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낭하는 가운데 8일 여야는 사태 추이에 따른 파장을 점치며 복잡한 셈법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당혹감 속에서도 노 전 대통령과의 선긋기에 나서며 현 정부 실세의 연루 의혹을 겨냥해 역공을 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성수대교가 무너지는 충격과 자괴감을 느꼈다.”면서 “검찰은 한 점 의혹 없는 수사를 통해 국민에게 진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영길 최고위원은 “재임기간 돈을 받은 경위와 그 성격에 대해 진위를 밝혀야 한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정중한 사과가 필요하며 살아 있는 권력이든 죽어 있는 권력이든 성역 없는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원하지 않는 역사가 반복돼 국민들이 걱정이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공천 파동에 노 전 대통령 사건까지 겹쳐 4·29 재·보선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위기감도 엿보였다. 한 당직자는 “한나라당이 ‘차떼기 정당’이라는 오명을 씻는 데 3년이 걸렸다.”면서 “우리는 어찌될지 걱정”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386 출신 관계자는 “권양숙 여사가 받은 것이라고 한 노 전 대통령의 사과문을 보고 화가 났다.”면서 “자기 혼자 살려고 한 거 아니냐. 정말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당직자는 “외형상으로 노 전 대통령과 민주당은 관계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해체와 민주당 창당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과의 ‘호적’은 정리됐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면서도 노 전 대통령의 사과에 의구심을 보였다. 윤상현 대변인은 “청렴과 도덕성을 전유물로 자랑하며 행세해 온 노 전 대통령 주변세력의 유창한 거짓과 화려한 가식에 배신감을 지울 수 없다.”고 논평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언급을 자제하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노 전 대통령의 사과에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도 보냈다.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권 여사를 내세워 대통령 부부를 함께 조사할 수 있겠냐는 부담을 주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면서 “대통령 부부가 함께 조사를 받게 된다는 점으로 동정심을 유발하려 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 고위 당직자는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을 보고 권 여사에게 돈을 주었다는 사실은 세상 사람이 다 안다.”면서 “아내의 치마폭 뒤에 숨으려는 아주 비열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이번 사건의 줄기는 박 회장과 추부길 전 비서관 등이 관여된 게이트인데 요즘엔 가지가 번져서 노무현 정권의 비리 조사로 흘러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다시 줄기로 돌아가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면서 “‘박연차 사건’이 터지기 전에 출국한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불러들여야 하고, 추 전 비서관과 함께 대책회의를 한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도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 시사주간지는 이번 사건이 지난 대선 직후, ‘물러나는’ 노무현 정권과 ‘들어서는’ 이명박 정권 간의 ‘BBK 사건과 노무현 정권 비리조사의 빅딜’에서 시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응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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