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비리
    2025-12-29
    검색기록 지우기
  • 29일
    2025-12-29
    검색기록 지우기
  • 성천
    2025-12-29
    검색기록 지우기
  • 폭동
    2025-12-29
    검색기록 지우기
  • 철도
    2025-12-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4,744
  • [단독] 여론조사기관 88곳 중 30곳 아웃… “떴다방식 업체들 난립 해소 기대” [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리포트]

    [단독] 여론조사기관 88곳 중 30곳 아웃… “떴다방식 업체들 난립 해소 기대” [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리포트]

    충남·전남은 모두 등록 취소돼전문인력 평균 3.4명으로 늘어 오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선거 여론 조사 업체 중 3분의1 이상이 등록 취소된다. 중앙선관위 등록 업체만 공표용 선거 여론조사를 할 수 있다. 경선 비리가 끊이지 않으면서 거대 양당이 경선 여론조사를 수행하는 업체의 선정과 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중앙선관위의 여론조사 업체 규제 강화에 눈길이 쏠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는 8일 기준으로 전국 총 88개 등록업체 중 30곳(34.1%)에 대해 등록 취소를 예고했다. 향후 시도별 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관련 절차를 거쳐 등록 취소가 확정된다. 지역별로 보면 등록 여론조사 업체가 67개로 가장 많았던 서울에서 20곳이 취소되고, 충남(2곳)과 전남(1곳)은 모두 등록이 취소된다. 부산·광주·대전·강원·경북에는 등록 여론조사 업체가 각 1곳씩, 대구·경기·경남은 각 2곳씩 남는다. 6개월 전인 지난해 7월 말과 비교하면 90곳이었던 등록 여론조사 업체는 58곳으로 줄어든다. 반면 업체당 분석 전문 인력은 평균 1.7명에서 3.4명으로, 평균 직원 수는 20.6명에서 32.3명으로 늘어난다. 여심위는 부실 여론조사 업체 난립 우려에 따라 지난해 7월 31일 공직선거관리규칙을 개정해 업체마다 여론조사를 분석하는 전문 인력을 기존 ‘1명 이상’에서 ‘3명 이상’으로, 상근 직원 수는 기존 3명에서 5명으로 늘리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또 여론조사업체의 매출액 기준을 5000만원 이상에서 1억원 이상으로 바꿨다. 단 설립된 지 1년 미만인 경우에는 기존의 5000만원 이상을 적용한다. 이후 지난해 7월 기준 90개 등록 업체 중 58곳이 변경 등록(재등록)을 신청했고, 이 중 1곳은 신청이 반려됐다. 심사 시점에 상근 직원이 모두 3개월 이상 근무해야 한다는 조건을 채우지 못해서다. 이후 1개 업체가 신규로 등록하면서 이번 총선에서는 58개 여론조사 업체가 ‘공표용 여론조사’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등록 취소 대상인 30개 업체 가운데 17곳은 2017년 5월 선거 여론조사 기관 등록제 시행 이후 공표용 선거 여론조사 실적이 전혀 없었다. 2021년부터 선거 여론조사 실적이 전혀 없는 업체도 20곳이나 됐다. 조사도 안 하는 선거 여론조사 업체를 운영하면서 신뢰도 향상을 노리거나 다른 영업 활동에 이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들 30개 업체 중 자동응답전화(ARS)만을 운용하는 업체가 19개(63.3%)였고 전화면접조사시스템(CATI)만으로 운용하거나 ARS와 병행하는 업체가 11개(36.7%)였다. 강석봉 여심위 사무국장은 “이번 등록요건 강화를 계기로 ‘떴다방’식 선거여론조사기관의 난립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사기관의 전문성도 한층 강화돼 이번 국회의원선거에 관한 여론조사의 신뢰성과 객관성이 확보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돈 받은 것도 아니고 통화만 했을 뿐”… 만연한 경선 범법 불감증 [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리포트]

    “돈 받은 것도 아니고 통화만 했을 뿐”… 만연한 경선 범법 불감증 [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리포트]

    당내 경선 고질적 불법행위 기승 “마치 다단계 판매 같아요.” 국회의원 예비후보들이 당내 경선에서 이기려 조직을 만들어 활동하는 구조에 대해 정치권에서 나오는 얘기다. 후보가 당원 모집 하청을 지역구의 기초의원 등에게 부탁하면 이들은 유관기관이나 친척 등에게 재하청을 줘서 당원을 끌어모은다. 이 과정에서 당비 대납, 당원(국민의힘 책임당원·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 모두 참여하는 이중 투표, 금품 살포, 자리 약속 같은 고질적인 불법행위가 기승을 부린다.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정치인과 공모자의 범법행위에 대한 불감증, 제도권의 무관심 등을 이 같은 행태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로 꼽았다.문성호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의정활동에 문제를 일으키거나 부실하게 업무를 수행했더라도 소위 지역에서는 ‘터줏대감’ 역할을 하며 이른바 ‘꿀 지역구’에서 다선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여야를 막론하고 수도권 험지에서 도전하는 개혁 성향의 정치인들이 피해를 보는 구조로, 갈수록 정치가 양극단화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경선 비리에 참여한 이들의 ‘고작 나 하나뿐인데’라는 작은 불감증이 모여 정치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다단계 당원모집후보가 기초의원 등에게 부탁유관기관·지인들에게 재하청이중 투표·금품 등 불법 반복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미용실 원장도 “2022년 지방선거 경선 때 이중 투표를 해 봤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한 것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냐”며 “돈을 주고받은 것도 아니고 겨우 전화 한 번 한 게 뭐가 문제냐”고 되레 따졌다. 지난 21대 총선에 참여한 민주당의 한 권리당원도 “가까운 지인이 부탁하길래 당원 가입 원서를 작성했고 후보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지인이 시키는 대로 당원 투표에 참여했다”며 “이게 문제가 될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가성 없이 지인의 부탁을 들어줬다는 주장이지만, 이런 불감증을 기반으로 돈과 조직을 동원한 후보가 경선에서 이기는 구조가 공고해진다. 정치인들은 당원 수가 곧 득표수인 현재 양당의 치열한 경선 시스템에서는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다른 경선 후보는 당비 대납 같은 불법행위를 자행하는데 나만 멈추면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행위들은 엄연히 투명한 경선을 저해하는 것이며 불법이다. 국회의원 후보자는 통상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에서 1000~5000명의 당원을 신규로 모집한다. 국민의힘 텃밭인 영남, 민주당 우세 지역인 호남에서는 당원 모집 경쟁이 더 치열하다. 상대 경선 후보를 기죽이려 당원 숫자를 부풀려 소문내기도 한다. 지역 기초·광역 의원들이 최일선에서 가족·친지를 동원하고 노인회·향우회나 지역 당원·유지 등에게 ‘당원 모집 재하청’을 주곤 한다. #꿀 지역구의정활동 문제·부실 수행해도지역 ‘터줏대감’ 역할하며 다선수도권 험지 도전하면 피해 봐 한 정치권 인사는 “대부분의 국회의원이 이런 식으로 당원을 모집한다. 국회의원이 기초·광역 의원의 공천권을 쥐고 있는 한 이런 관행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인사는 “지역 어린이집 원장, 기관장, 센터장 등에게 당원 가입 원서를 수십장씩 던져 준 뒤 모집 실적이 좋으면 당선 뒤에 예산이나 인사 등으로 특혜를 주겠다고 약속한다”고 설명했다. #특혜 줄게기관에 가입서 수십장씩 줘모집 실적 좋으면 예산 약속2000표 확보하면 승기 잡아 거대 양당의 경선은 주로 당원 투표 50%와 일반 국민 대상의 자동응답전화(ARS) 여론조사 50%로 이뤄진다. 이 중 당원 투표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2000표 안팎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한 야권 인사는 “보통 한 지역구의 당원 수가 3만명 정도인데 이 중 투표권 있는 권리당원 규모는 2만명 정도”라며 “통상 투표율이 60%(1만 2000명)이니 2000명 정도가 확실히 내 표라면 이길 수 있다”고 전했다. 조직력이 떨어지는 정치 신인은 ‘가짜 주소’로 당원을 모아 문제가 되기도 한다. 한 정치권 인사는 “지난 총선 때 지역구에 도전하는 정치 신인이 당원 2000여명을 모집했는데 조사해 보니 그중 지역구에 살지 않는 사람이 1000명이나 됐다”며 “입당 원서를 쓸 때 주소란에 지역 내 아무 주소나 적어도 적발하기 쉽지 않아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 응답률 높이려 쓰는 ‘안심번호’… 되레 허위조사 참여 부추긴다 [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리포트]

    응답률 높이려 쓰는 ‘안심번호’… 되레 허위조사 참여 부추긴다 [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리포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지방선거 등의 경선에서 사용하는 자동응답전화(ARS) ‘안심번호’가 응답률을 높이려는 목적과 별도로 허위 조사 참여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당은 총선·지방선거를 향한 경선에서 당원(국민의힘 책임당원·민주당 권리당원) 투표 50%와 일반 국민 ARS 여론조사 50%의 결과를 취합한다. 이 중 일반 국민 ARS 여론조사는 3개 통신사(SKT·KT·LG유플러스)에서 받은 ‘안심번호’로 진행한다. ●개인정보 노출 안 되게 가상 번호로 변환 안심번호는 이용자의 실제 휴대전화번호가 노출되지 않도록 가상의 번호로 변환한 것이다. 통상 ‘010’으로 시작하는 11자리 휴대전화번호를 ‘050’으로 시작하는 11~12자리로 변환해 제공하며 여론조사 업체가 이 안심번호로 ARS를 하면 휴대전화의 원래 소유주가 받는다. 안심번호는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응답률을 높이려 사용한다. 하지만 경선 비리 의혹이 불거져도 여론조사 참가자가 해당 지역구의 거주민인지를 확인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안심번호는 휴대전화 요금의 ‘청구서 발행지’가 근거인데 이용자는 통신사 고객센터 애플리케이션으로 3분도 안 돼 허위 주소지로 바꿀 수 있다. 안심번호 덕에 해당 지역구에 살지 않아도 주소지를 바꿔 경선에 참여할 수 있고, 사후에 걸릴 염려도 없는 셈이다. ●지역구 거주민인지 확인 못 해 사후 처벌 염려도 없어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은 수사 권한이 없어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없고 당 차원에서 경선 조작 문제를 들여다보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업계 관계자는 “특정 지역 응답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지나치게 높을 경우 데이터를 다시 들여다본다”고 말했다.
  • [단독] 신학림-김만배 “회사 내 자료 폐기하라” 녹취록 나왔다…檢, 자필 노트 3권도 확보

    [단독] 신학림-김만배 “회사 내 자료 폐기하라” 녹취록 나왔다…檢, 자필 노트 3권도 확보

    ‘대선 개입 여론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신학림(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씨가 김만배(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씨에게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한) 회사 내 자료 등을 폐기하라”고 조언한 취지의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8일 파악됐다. 이 녹취록은 이른바 ‘신학림-김만배 허위 인터뷰’ 이틀 뒤인 2021년 9월 17일 두 사람이 추가로 가진 만남에서 녹음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런 녹취 내용이 신씨와 김씨가 ‘윤석열 커피’ 의혹 프레임을 짜기 위해 모의한 정황 증거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신씨가 김씨로부터 제안받은 ‘100억원 출연 언론재단’ 이사장직을 수행하기 위해 경영방식과 조직도 등을 자필로 정리한 노트 3권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이 확보한 ‘2021년 9월 17일 녹취록’에는 신씨가 경기 성남 판교역 근처에서 김씨와 만나 언론 대응 및 추후 수사 대응과 관련해 조언한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가 김씨에게 “화천대유에서 언론 대응을 할 사람을 한 사람으로 통일하고, 회사 내 CD 등 관련 자료는 모두 폐기하라”고 말한 내용 등이 담겼다고 한다. 두 사람은 2021년 9월 15일 ‘허위 인터뷰’를 진행한 이후 17일과 19일에도 추가 만남<서울신문 2023년 10월 23일자 1면>을 가진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검찰은 이들이 ‘대장동 의혹 몸통’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서 윤 대통령으로 돌리고, 추후 수사가 들어올 경우에 대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들의 만남 이후 심종진 화천대유 공동대표가 대장동 관련 언론 대응을 담당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심 대표를 불러 “김씨의 지시에 따라 허위 사실까지도 기자들에게 말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천화동인 7호 실소유주 배성준씨도 불러 “김씨가 신씨를 만난 후 ‘대장동 의혹 물길을 국민의힘 게이트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 신씨 노트 3권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노트는 신씨가 미팅 내용을 정리하거나 본인 생각을 정리하던 용도로 쓰던 것인데, 김씨로부터 100억원을 출연받아 언론재단을 설립하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고 한다. 또 언론재단을 김씨가 소유하고 경영은 신씨가 한다는 내용, 신씨가 직접 그린 언론재단 예상 조직도 등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 측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대장동 의혹이 불거졌을 때 기자 선배로서 언론 대응 방향을 조언한 것”이라며 “김씨도 당시 ‘선배 그 정도는 저도 다 알아요’라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언론재단과 관련해선 “김씨가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수익이 크게 늘면서 공익재단을 만들어 기부하자는 뜻이 있었고, 일부 언론 행태를 비판하는 그런 활동을 하자는 취지 정도였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김씨가 언론재단을 만들어 대장동 개발사업에 직·간접적으로 도움받으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의심하고 있다. 김씨가 이런 계획이 실현되지 않자 대장동 개발사업에 유리한 여론을 만들기 위한 허위 인터뷰를 공모했을 가능성도 따져보고 있다.
  • 인재 채용 투명하고 공정하게… 도봉구, 고용감찰관 5명 신규 위촉

    인재 채용 투명하고 공정하게… 도봉구, 고용감찰관 5명 신규 위촉

    서울 도봉구는 투명한 인력 채용 문화를 지키기 위해 올해 고용 감찰관 5명을 새로 위촉했다고 8일 밝혔다. 구는 2019년 전국 최초로 공공 기관의 인력 채용 과정에 참관해 비리를 막는 고용감찰관 제도를 도입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고용 감찰관이 채용 과정에 303회 참관했고 총 355명의 인재를 공정하게 채용했다고 구는 전했다. 이번에 새로 위촉된 고용 감찰관은 내년 12월 31일까지 2년간 도봉구 전 부서와 산하 기관의 채용 과정에 참여해 서류 전형·면접 등 전 과정을 지켜본다. 이들은 서류·면접 심사 위원이 채용 계획에 따라 적정하게 구성됐는지, 채용 공고가 관계 규정을 준수했는지, 채용 계획·채용 공고 사항대로 이행하는 지 등을 감시한다. 다양한 사항을 확인 후 결과 보고서를 구 감사담당관에 제출한다. 또한 인력 채용과 관련한 제도를 개선해야 할 경우 이를 구청장에게 권고하고 채용 과정에서 비위가 발생했을 때 감사를 요구하게 된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전국 최초로 도입한 고용감찰관 제도가 채용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용감찰관 제도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인재 채용 문화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 “尹대통령 거부권 행사 직권 남용 소지”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 “尹대통령 거부권 행사 직권 남용 소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8일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 직권남용에도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 전 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이해충돌방지법은 사적 이해관계자에 대한 관련자 직무 관련 개입을 금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해충돌방지법 주무부처(권익위)의 (전임) 기관장으로서 이 법에 대해서 누구보다 전문성을 가지고 실제로 법을 운용해 온 당사자 입장에서 이 부분은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소지가 높아 권한쟁의 심판이 인용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한쟁의심판이란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간 권한 다툼이 있을 때 헌법재판소에 판단을 구하는 제도다. 여권 일각에서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측근 비리 의혹 특검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언급하자 그는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 자신과 가족의 사적 이해관계 위치에서 이해충돌이 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며 “측근은 해당 사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치테러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전 전 위원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피습을 두고 “수사 당국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본질을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를 들면 초기에 ‘이재명 대표의 상태가 경상이다, 단순한 열상이다’ 이런 식의 얘기가 있었고 그것 때문에 많은 혼란이 야기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당적에 관한 주장이라든지 ‘단독 소행이고 공범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보도가 있었는데, 수사 당국에서 누설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전 전 위원장은 “이건 사실상 실패한 살인 행위”라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위기, 국가적 위기 상황을 초래했을 수도 있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재발방지를 위해서도 철저한 진상규명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대병원에 있던 이 대표가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것에 대해서는 “일반인이라도 의학적으로 매우 위중한 응급 상황이었다”며 “가족들의 입장이나 의학적 판단, 응급 상황에 대한 소방당국과 의료당국의 판단이 우선시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 [사설] 野 총선용 특검 노이즈마케팅, 당장 접어라

    [사설] 野 총선용 특검 노이즈마케팅, 당장 접어라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대장동 50억클럽 의혹 사건 특검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 요구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다고 한다. 황당하고도 후안무치한 입법권 남용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헌법과 관계 법률이라는 법적 토대 위에 법안의 타당성 등에 대한 국가적 판단을 담아 취하는 합법적 행정행위다. 거부권 행사에 이견이 있다면 국회는 헌법에 따라 재의결 절차를 밟아 처리하면 그만인 일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재의결 절차는 뒤로 미룬 채 거부권 행사가 부당하다며 헌재의 심판부터 받겠다고 한다. 이해충돌 운운하고 있으니 자신들이 떠받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11월 측근비리 특검법을 거부했던 일을 기억에서 까맣게 지운 듯하다. 대통령실은 앞서 두 특검법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제시한 바 있다. 대통령 부인 흠집 내기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 방탄을 위한 것이고 이중 수사인 데다 특검 임명 과정에서 여당을 배제하는 등 내용과 절차의 상당 부분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타당한 지적이라 보지만 백번 양보해 이견이 있다면 9일 본회의에서 재의결을 추진하면 될 일이다. 이를 헌재 심판 이후로 늦추겠다는 건 최대한 ‘김건희 특검법’ 논란을 4월 총선까지 끌고 가 정치적 이득을 취하겠다는 정략일 뿐이다. 향후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들의 반발표를 긁어모으겠다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여권을 혼란에 빠뜨려 선거 동력을 떨어뜨리겠다는 계산인 것이다. 노골적인 노이즈마케팅이다. 4년 전 민주당에 과반 의석을 안겨 준 민심은 이렇듯 입법 권력을 남용하라는 뜻이 아니다. 유권자의 심판을 자초하지 말기 바란다.
  • [데스크 시각] ‘철강왕’의 자존심/주현진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철강왕’의 자존심/주현진 산업부장

    “우리 선조들의 피값인 대일청구권자금으로 건설하는 제철소다. 실패하면 민족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니 우향우하여 영일만에 빠져 죽어 속죄해야 한다.” 세계 최고의 ‘철강왕’ 박태준(1927∼2011) 포스코 명예회장이 남긴 말이다. 포스코 전신인 포항제철의 포항 1기 설비 건립이 한창 추진되던 1970년 황량한 영일만 모래벌판에 전 사원을 모아 놓고 첫 삽을 뜨면서 했다는 이 말에는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철보다 강한 포스코의 ‘제철보국’ 철학이 오롯이 담겨 있다. 1973년 국내 최초의 용광로가 쇳물을 뿜으며 가동된 이래 단 한 번의 적자 없이 매해 성장한 포스코는 박 명예회장이 퇴임하던 1992년 이미 세계 초일류 제철 맹주로 자리매김했다. 이렇듯 기술도 자본도 없는 아시아 변방 황무지에서 금빛 철강신화를 쓴 철강왕이었지만 태생이 공기업인 탓에 ‘관치 리스크’를 피하지는 못했다. 실제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포스코 회장 잔혹사는 박 명예회장 시절부터 시작됐다. 박 명예회장은 1992년 10월 문민정부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당선 2개월 직전 사퇴했는데, 당시 내각제를 대통령선거 공약으로 요구하다가 미래 권력인 김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게 화근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명예회장의 뒤를 이은 황경로 회장은 거래처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추징금 9200만원을 선고받았다. 3대 회장인 정명식 회장도 1년 만에 사임했다. 4대인 김만제 회장은 김영삼 정권 4년간 포스코 회장직을 유지했지만 김대중 정권 출범 직후 물러났다. 이듬해인 1999년 2월 포스코 회장 재임 기간 업무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포스코는 2000년 완전 민영화 이후에도 새 정권 출범과 함께 회장들이 각종 비리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뒤 스스로 물러나는 스캔들이 반복됐다. 5대 유상부 회장(최규선 게이트), 6대 이구택 회장(세무조사 무마 청탁), 7대 정준양 회장(비리·비자금 의혹), 8대 권오준 회장(최순실 게이트) 등 모두 수사 대상으로 거론된 뒤 ‘셀프 연임’한 두 번째 임기를 마치지 못한 채 하차했다. 최근 최정우 회장이 정권 교체 이후 두 번째 임기를 처음으로 완주하는 포스코 회장을 넘어 추가 셀프 연임으로 3연임 도전까지 나설 것 같은 인상을 줬으나 역시 무산됐다. 포스코의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 의사를 밝히자 6일 만에 모든 것을 없던 일로 하고 재임 완주에 만족하기로 했다. 다만 회장 선임을 둘러싼 진통은 최 회장이 물러난다고 쉽게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그와 가까운 후보가 선임될 경우 셀프 연임 시도의 연장으로 인식돼 지난해 KT 사태 때처럼 후보추천위원인 사외이사들까지 거의 전부 바뀌는 일이 재연될 수 있다. 문제는 포스코가 정권 입김이든 셀프 연임이든 줄곧 내부 인사를 회장으로 선임함으로써 포스코인의 자존심을 지켜 왔는데 이번에는 녹록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역대 9명의 포스코 회장 중 외부 출신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임명한 경제부총리 출신의 김만제 회장이 유일한데 이는 당시 ‘박태준 왕국’에서 ‘박태준 지우기’를 위한 극약 처방으로 나온 카드다. 요즘처럼 본인 의사와 상관없는 외부 인사 이름이 차기 회장으로 유력하다고 거론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포스코가 정치적으로 흔들린 적도 있지만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포스코인들의 저력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차전지 등 미래 산업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이익의 65% 이상이 여전히 철강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철강 비전문가가 신사업 확대를 명분으로 수장이 된다면 포스코인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차기 회장도 포스코의 DNA인 우향우 정신으로 무장한 철강 전문가로 선임되길 바란다.
  • [단독] 총선 앞두고 부실 여론조사기관 3분의 1 이상 사라진다

    [단독] 총선 앞두고 부실 여론조사기관 3분의 1 이상 사라진다

    오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선거 여론 조사 업체 중 3분의 1 이상이 등록 취소된다. 중앙선관위 등록 업체만 공표용 선거 여론조사를 할 수 있다. 끊이지 않는 경선 비리로 거대 양당이 경선 여론조사를 수행하는 업체의 선정과 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중앙선관위의 여론조사 업체 규제 강화에 눈길이 쏠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는 7일 기준으로 전국의 총 88개 등록업체 중 30곳(34.1%)에 대해 등록 취소를 예고했다. 향후 각 시·도별 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관련 절차를 거쳐 등록 취소가 확정된다. 지역별로 보면 등록 여론조사 업체가 67개로 가장 많았던 서울에서 20곳이 취소되고, 충남(2곳)과 전남(1곳)은 모두 등록이 취소된다. 부산·광주·대전·강원·경북에는 등록 여론조사 업체가 각 1곳씩, 대구·경기·경남은 각 2곳씩 남는다. 6개월 전인 지난해 7월 말과 비교하면 90개였던 등록 여론조사 업체는 58곳으로 줄어든다. 반면 업체당 분석 전문인력은 평균 1.7명에서 3.4명으로, 평균 직원수는 20.6명에서 32.3명으로 늘어난다. 여심위는 부실 여론조사 업체의 난립 우려에 따라 지난해 7월 31일 공직선거관리규칙을 개정해 업체마다 여론조사를 분석하는 전문인력을 기존 ‘1명 이상’에서 ‘3명 이상’으로, 상근 직원수는 기존 3명에서 5명으로 늘리도록 규제를 강화했다.이후 지난해 7월 기준 90개 등록 업체 중 58곳이 변경 등록(재등록)을 신청했고, 이 중 1곳은 신청이 반려됐다. 심사 시점에 상근 직원이 모두 3개월 이상 근무해야 한다는 조건을 채우지 못해서다. 이후 1개 업체가 신규로 등록하면서 이번 총선에선 58개 여론조사 업체가 ‘공표용 여론조사’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이외 등록 취소된 30개 업체 가운데 17개 업체는 2017년 5월 선거 여론조사 기관 등록제 시행 이후 공표용 선거 여론조사 실적이 전혀 없었다. 2021년부터 선거 여론조사 실적이 전혀 없는 업체도 20곳이나 됐다. 조사도 안 하는 선거 여론조사 업체를 운영하면서 신뢰도 향상을 노리거나 다른 영업 활동에 이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강석봉 여심위 사무국장은 “이번 등록요건 강화를 계기로 ‘떴다방’식 선거 여론조사 업체의 난립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새 법원행정처장에 천대엽 대법관 임명

    새 법원행정처장에 천대엽 대법관 임명

    조희대 대법원장이 신임 법원행정처장으로 천대엽(60·사법연수원 21기) 대법관을 임명했다. 대법원은 5일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의 후임으로 천 대법관을 오는 15일자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장은 법원 조직과 인사·예산 등 사법행정을 총괄하는 핵심 보직으로, 처장을 맡은 동안에는 재판에 참여하지 않고 대법관·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등에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다. 대법원은 천 대법관이 해박한 법률지식과 뛰어난 균형감각으로 존경과 신망을 받고 있다며, 합리적 사법제도를 구현하고 국민 신뢰를 높이는데 헌신적인 노력을 해나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부산 출신으로 사법연수원을 21기로 수료한 천 대법관은 판사 임용 뒤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등 주요 보직을 거쳐 2021년 5월 문재인 정부에서 대법관에 올랐다. 대법관 재임 중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씨의 자녀 입시비리 재판 주심을 맡아 징역 4년 형을 확정했다.
  • 尹, ‘쌍특검법’ 거부권 행사…與 “헌법 권한” 野 “국민과 대결”

    尹, ‘쌍특검법’ 거부권 행사…與 “헌법 권한” 野 “국민과 대결”

    여야는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강하게 맞붙었다. 여당은 김건희 특검법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특검법이라 명명하고 악법이라 규정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결을 선택했다”며 강하게 몰아붙였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스스로 무너뜨린 공정과 상식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한 것”이라며 “가족 비리 방탄을 위해 거부권을 남용한 최초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대통령은 결국 본인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국민과의 대결을 선택한 것”이라며 “역대 어느 대통령도 자신이나 자신의 가족과 관련된 특검 검찰수사를 거부한 적은 없었다. 국민을 버리고 가족을 선택했다”라고 거듭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은 물론 국민에게도 매우 불행한 일”이라며 “국민 상식은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으라는 것이고 누구도 법 앞에 예외 없이 적용하라는 것이다. 대통령이라도 또 대통령의 가족이라도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거부권 행사로 모든 상황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며 “어쩌면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대한 국민의 심판과 저항은 이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신당 창당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거부권은 방탄권이 아니다”라며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건희 특검은 아내를 버릴 수 없어서 그런 것이라고 하지만 50억 클럽의 특검에까지 거부권을 쓰는 이유가 무엇인가. 왜 정부가 50억 클럽의 실드(방어)를 치는 것이냐”고 재차 지적했다.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헌법적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고 옹호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특검법과 50억 클럽 특검법은 독소조항이 포함된 악법”이라면서 “대통령의 재의요구는 당연히 필요한 헌법적 권한”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수석대변인은 “거대 야당의 술수에 맞선 정당한 처사이자, 정치적 혼란을 멈춰 세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야당을 향해서는 “본회의 의결을 폭거 속에 처리한 것도 모자라 법안의 정부 이송 절차마저도 정략적으로 이용했다”면서 “민주당은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것이라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이는 오로지 재표결을 지연시키기 위한 수가 뻔히 보이는 꼼수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박 수석대변인은 오는 9일 본회의에서 특검법과 관련한 재표결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적 혼란을 멈추고 거대 야당의 횡포를 막기 위해서 반드시 9일 본회의에서 재표결해야 한다”면서 “야당이 그 시기를 미루려 할수록 특검법안이 총선 직전 민심 교란용 전략이자, 정략적 산물임을 자인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尹, ‘쌍특검법’ 거부권 행사…“총선용 여론조작 목적”

    尹, ‘쌍특검법’ 거부권 행사…“총선용 여론조작 목적”

    임시국무회의서 재의요구안 의결 후 재가이관섭 실장 “인권 등 헌법 가치 보호 책무”제2부속실 설치 “국민 원하면 검토”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들 법안이 지난해 12월 28일 거대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8일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소집된 임시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쌍특검법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 이에 따라 이들 법안은 다시 국회로 돌려보내지게 됐다.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국민을 위해 시급한 법안 처리는 미루면서 민생과 무관한 두 가지 특검 법안을 여야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 실장은 이들 특검법에 대해 “총선용 여론 조작을 목적으로 만들어져 많은 문제점이 있다”며 “국무회의 심의 결과 다수당의 횡포를 막기 위해 항상 여야 합의로 처리해 오던 헌법 관례를 무시했고, 재판 중인 사건 관련자들을 이중으로 과잉 수사해 인권이 유린되며, 총선 기간에 친야 성향의 특검의 허위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은 헌법과 법치주의의 수호자로서 인권 보호 등 헌법 가치를 보호하고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따라서 이러한 원칙에 반하는 특검 법안에 대해서는 재의 요구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또 “만약에 이러한 입법이 잘못된 선례로 남는다면 인권과 헌법 가치는 다수당의 전횡에 의해 언제든지 위협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밖에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김건희 여사 관련 업무를 전달하는 제2부속실 설치와 관련, “대통령이 선거 기간 공약으로 설치하지 않겠다고 해서 지금까지 하지 않은 것인데, 국민 대다수가 설치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면 검토하겠다”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놨다. 윤 대통령 취임 후 거부권 행사는 양곡관리법, 간호법 제정안, 노란봉투법 및 방송 3법 등에 이어 네번째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후 여야는 곧바로 부딪쳤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통령의 재의요구는 당연히 필요한 헌법적 권한”이라며 “거대 야당의 술수에 맞선 정당한 처사이자, 정치적 혼란을 멈춰 세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스스로 무너뜨린 공정과 상식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한 것”이라며 “가족 비리 방탄을 위해 거부권을 남용한 최초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 ‘이문옥 밝은사회상’ 보도 부문에, 본지 곽진웅·박상연·박기석 기자

    ‘이문옥 밝은사회상’ 보도 부문에, 본지 곽진웅·박상연·박기석 기자

    시민단체 내부제보실천운동은 ‘2023 이문옥 밝은사회상’ 보도부문 수상자로 서울신문 곽진웅·박상연·박기석 기자를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세 기자는 ‘직장비리 신고했더니 괴롭힘 가해자가 됐다’<서울신문 2023년 12월 14일자 1·8면> 기사에서 공익신고자 인터뷰 등을 통해 그들이 겪는 고통을 심도 있게 보도했다. 또 우리 사회가 공익신고 활성화를 독려하면서도 신고자 보호에는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공익신고자에게 불이익을 줄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이 단체는 “대중의 관심을 받기 어려운 사례를 발굴해 적극 보도했다”며 “공익제보 내용은 물론 비상식적인 조직의 대응을 상세히 기사화해 공익제보가 사회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제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익신고자에 대한 조직의 대응이 부당함을 주장해 이들이 지속적으로 버티고 싸울 수 있는 희망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 상은 재벌 부동산 투기에 대한 감사원 감사 비리를 폭로한 이문옥 전 감사관의 뜻을 기려 사회의 부정부패를 용기 있게 고발한 내부제보자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취지로 2017년 제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13일 서울 중구 내부제보실천운동 사무실에서 열린다.
  • [단독]경선 사범 66% 선거권 박탈… “선관위 수사권 부여 등 제도화해야”[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리포트]

    [단독]경선 사범 66% 선거권 박탈… “선관위 수사권 부여 등 제도화해야”[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리포트]

    #여론조사·경선 조작 최다‘경선=당선’ 지역구 반복될 가능성부정 경선 운동·금품선거 뒤이어#엄벌 척도 벌금 ‘100만원’선거권 제한되고 당선돼도 무효비리 재발 막을 근본적 대책 필요 경선 사범 셋 중 둘 이상은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 또는 징역형을 선고받아 선거권을 박탈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법원의 판결은 경선 비리에 꽤 엄격한 것이다. ‘일벌백계’를 통해 경선 범죄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준다. 다만 법원행은 사후약방문 성격이어서 선제적인 예방을 위해선 정치·사회적 합의를 통한 제도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서울신문은 1일 대법원 판결문 열람시스템에서 2022년 1월 1일부터 지난해 12월 25일까지 ‘선거’와 ‘경선’을 검색어로 입력해 경선 범죄 관련 판결문 94개를 추려 전수 분석했다. 기소된 205명 중 유죄 선고를 받은 피고인 192명의 경선 범죄(총 276건)를 유형별로 보면 (국민)여론조사·경선(당원) 투표 조작이 63건으로 가장 많았다. 최근 2년간의 경선 범죄 대부분이 2022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만큼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경선 승리가 곧 ‘본선 당선’인 지역구에선 불법과 편법 행위가 반복될 수 있다. 법원은 다른 지역 거주자에게 휴대전화 요금 청구지를 옮겨 일반 국민 대상의 자동응답전화(ARS) 여론조사에 참여하게 하거나 당적과 성별, 나이를 속여 응답하게 하는 행위 등을 ‘조작’으로 규정했다. 이런 조작 행위는 작은 선거구에서 더 문제가 된다. 전주지법 남원지원은 지난해 1월 판결에서 ‘선거인 수가 적은 지방에서는 이런 행위가 여론조사 응답률을 비정상적으로 높이기 때문에 의도적인 조작이라고 의심할 만하다’고 판단했다. 부정 경선 운동은 56건, 금품선거는 55건으로 뒤를 이었다. 경선 운동이 금지된 공무원이 특정 후보자를 위해 경선 투표권을 갖는 권리당원을 모집하며 불법 경선 운동을 하거나 권리당원으로 가입하는 대신 당비를 대납해 주겠다며 금품을 제공해 처벌받은 사례가 많았다. 경선 범죄로 재판에 넘겨진 205명 가운데 벌금 100만원 이상 또는 징역형을 받은 사람은 136명으로 약 66.3%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 95명(46.3%), 벌금 100만원 미만 53명(25.9%), 징역형의 집행유예 26명(12.7%), 실형 15명(7.3%)이었다. 선고유예 3명, 무죄·면소 13명이었다. 법원은 ‘벌금 100만원 이상’을 엄중한 처벌의 척도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 또는 징역형을 받을 경우 선거권이 제한되며 당선되더라도 무효가 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3월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지 않은 휴대전화 번호로 선거 운동용 문자메시지를 대량 발송해 공직선거법 등을 위반한 예비 후보자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치 활동 이력이 짧지 않아 법령을 알고 있는 위치에 있었고 선관위가 경고했음에도 재차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고인의 준법 의식을 고려하면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형을 선고함이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판결문에는 경선 비리에 대해 “정당민주주의를 크게 훼손시킨다는 점에서 엄한 처벌을 요한다”는 문구가 있었다. 경선이 민주주의의 근간임을 인정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선거 때마다 광범위하게 벌어지는 경선 비리를 막으려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무엇보다 법적 근거를 통해 ‘걸리면 죽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더욱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수사권을 부여하는 제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野, ARS로 권리당원 투표·여론 조사 50%씩[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리포트]

    22대 총선이 9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공천관리위원장을 임명하고 공천 심사를 위한 첫발을 뗐다. 공관위는 총선과 지방선거를 다루는데 둘의 진행 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당헌에 따르면 공관위는 총선 후보자나 지방선거 후보자를 심사해 2명 이상을 경선 후보로 선정할 수 있고 경선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서울의 한 지역구에 예비후보가 4명 등록했다면 공관위 심사 결과에 따라 2명이 맞붙을 수 있고 4명이 한꺼번에 경쟁을 벌일 수도 있다. 다만 민주당 관계자는 “후보자가 2명인데 경쟁력 등에서 차이가 크면 그 이유를 명시해 단수 후보로 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청년 본인 득표수의 25% 가산 경선 방식은 ‘국민참여경선’으로 진행된다. 우선 자동응답전화(ARS)를 이용한 권리당원 선거인단 투표(권리당원 투표) 결과를 50%, 이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ARS를 통한 여론조사(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50% 반영한다. 권리당원은 선거일로부터 1년 이내에 6번 이상 당비를 낸 당원이다. 경선에서 여성 후보자, 청년 후보자(선거일 기준 만 45세 이하의 청년)의 경우 본인이 얻은 득표수(득표율)의 10~25%가 가산된다. 또 청년·여성 후보자와 정치 신인이 경쟁한다면 정치 신인의 가산점은 당헌에 따른 20%가 아닌 10%로 제한해 청년·여성 후보자를 우대한다. ●학폭 이력자 10% 감산 새롭게 추가 반면 ▲선출직 공직자가 경선 참여를 위해 임기를 4분의3 이상 마치지 않는 경우 ▲경선 불복 경력자, 탈당 경력자, 제명 처분을 받은 징계 경력자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 하위 20% 해당자 등은 점수를 깎는다. 이번 총선에선 학교폭력 이력자(10% 감산)가 새롭게 포함됐다. 이 외에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천 비리와 경선 부정이 확인되면 그 행위자에 대해 후보자 자격과 당원 자격을 박탈하고 반드시 형사고발해야 한다.
  • [단독]6개월짜리 당원 급구… 月1000원 당비 내주며 ‘덩치 불리기’[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리포트]

    [단독]6개월짜리 당원 급구… 月1000원 당비 내주며 ‘덩치 불리기’[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리포트]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경선 비리와 관련해 정치권에선 결국 돈과 조직을 갖춘 사람이 이기는 ‘공정하지 못한 경쟁’이라고 입을 모아 비판했다. 어떤 경우에도 이중투표 같은 불법행위를 다른 이에게 누설하지 않을 공모자들을 모아, 얼마나 큰 ‘경선 조직’을 꾸리느냐에 따라 승리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경선 경쟁자를 자진 포기시키려 취임 후 자리를 제안한다는 의혹도 나왔다.정치권에 따르면 총선이든 지방선거든 본격적인 경선 준비는 ‘입당원서 뿌리기’로 시작된다고 한다. 30년째 더불어민주당 당원이라는 50대 B씨는 “우선 경선 후보자의 지인 등에게 입당원서를 수십 장씩 전달하면 이를 받은 사람이 주변에 알음알음 권리당원을 구한다”며 “시골 마을이라 좁고 정도 많고 하니까, 또 사실 지인이 후보 간에 겹치니까 한 사람이 민주당 입당원서를 각기 다른 후보에게 모두 써 주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입당원서 뿌리기경선 직전에 반짝 ‘입당 러시’허위주소 쓰고 6개월 후 탈당 후보 입장에서는 일정 규모의 지지 세력만 채우면 되니 이런 상황을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경선 직전 6개월만 ‘반짝 당원’으로 활동하고 곧바로 탈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남 영암시장에서 만난 70대 C씨는 “부탁을 받아 6개월만 당비를 내고 경선 투표를 한 뒤 곧바로 탈당했다”고 말했다. 당이 실시하는 ‘권리당원 선거인단 투표’(경선 50% 반영)에 참여하려면 월 1000원씩 6개월간 당비를 내야 하는데, 이는 대납으로 이어진다. B씨는 “당비를 매달 대신 내주거나 그냥 1년치인 1만 2000원을 개인적으로 건네기도 한다”고 했다. 또 지난달 5일 만난 영암군에 사는 민주당 권리당원 70대 A씨는 “실제 내가 어디 사느냐는 권리당원 모집 때 상관이 없었다”며 “목포에 살면서 영암에 있는 중공업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은데 자신이 출근하는 공장 주소로 등록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A씨는 민주당 대의원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권리당원을 모집하고 자동응답전화(ARS)를 통한 ‘국민 여론조사’가 시작되면 이른바 조직이 힘을 발휘한다. 영암군에 사는 40대 C씨는 “젊은이들 위주로 동원돼 연령별 여론조사의 현황을 빠르게 공유한다”며 “일례로 국민 여론조사에서 ‘20대’를 선택했는데 이미 조사가 종료됐다면 조직원들에게 30대, 40대, 50대로 응답하라고 알려 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이를 허위로 응답해도 조사업체 측이 확인을 못 하는 것 같더라”고 했다. #투표시스템 허점ARS론 허위 여부 확인 못 해타인이 대신 응답하는 사례도 아예 경쟁 후보에게 향후 좋은 자리를 약속하고 자진 퇴진을 유도했다는 의혹도 있다. 국민의힘 소속 홍남표 경남 창원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당내 경쟁 후보를 매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경쟁 후보가 홍 시장이 당선 후 특정 자리를 주겠다고 약속하고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검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 장유진) 심리로 열린 1심 결심 공판에서 “홍 시장은 당내 경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인사에게 경제특보 자리를 주겠다고 약속했으며 이 제안의 승낙을 받아들이는 불법을 저질렀다”며 징역 8개월을 구형했다. 홍 시장 측은 “그는 입후보 의사가 없었던 인물로, 거짓과 증거 조작으로 이뤄진 사건”이라는 입장이다. 1심 선고는 다음달 6일 예정돼 있다. #사전 ‘자리’ 약속경쟁 후보에게 “한자리 줄게”사퇴 종용한 후엔 안면몰수 현지에서는 홍 시장 측 조직과 경쟁 후보자 측 조직의 반목이 깊은 상태다. 지역의 한 50대 당원은 “정치판에선 선거 땐 마치 혈육처럼 행동하다가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외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창원지역민주인사모임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2022년 11월 재판에 넘겨진 홍 시장 관련 사건의 1심 공판이 1년 이상 진행된 것에 대해 창원지법 앞에서 신속한 재판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 [단독]비리 얼룩진 경선…마을이 두쪽 났다[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리포트]

    [단독]비리 얼룩진 경선…마을이 두쪽 났다[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리포트]

    오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의 예비 후보자들은 곧 전초전 격인 경선 전쟁에 돌입한다. 이들의 텃밭인 영호남 등에선 경선 승리가 사실상 ‘금배지’를 뜻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이길 수만 있다면 온갖 불법과 편법 행위에도 거리낌이 없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이러한 이유로 경선 비리가 적지 않았다. 서울신문이 키워드 검색으로 지난 2년간 전국 법원의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경선 비리로 205명이 기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관할하는 총선과 달리 각 당이 책임지는 경선에선 돈과 사조직이 큰 위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이를 견제하고 제재할 제도적 장치는 유명무실하다. 서울신문은 당원과 국민이 참여하는 ‘열린 경선’을 더욱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 각 당의 관심과 선관위의 제도적 뒷받침을 촉구한다. 4회에 걸친 특별기획을 통해 열린 경선을 방해하는 이들과 그 실태를 고발하고 해법을 제시한다.“경선 비리 의혹으로 동네방네 시끄러웠당께. 지금 군수 지지자들은 챙피한 것도 모르고 편 가르고, 헐뜯고 그랬제.”(전남 영암군 삼호읍 40대 주민) “오오미. 나대는 건 전임 군수 사람들이 더했제. 뭐땀시 젊고 일 잘하는 지금 군수를 물고 늘어지는지 모르겠구먼.”(영암군 영암읍 50대 주민) 지난달 4일 찾은 전남 영암군은 더불어민주당의 2022년 지방선거 경선 시비로 영암읍과 삼호읍 주민 간 ‘동서 갈등’이 지속돼 반목이 심각한 상태였다. 영암읍 주민 지지가 우세한 민주당 우승희 군수가 경선 비리 의혹으로 법정에 서면서 생긴 일이다. 상당수 삼호읍 주민들은 해당 경선에서 떨어진 전동평 전 군수를 지지했다고 한다. 우 군수는 자신을 지지하는 권리당원들에게 경선 여론조사에 참여할 때 당원과 일반 국민으로 중복 응답하게 하거나 타지인에게 주소지를 허위로 바꾼 뒤 영암군의 여론조사에 참여하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40대 사업가는 지방선거를 11개월 앞둔 2021년 7월 당원 모집을 요청받았다. 그는 “종종 연락하던 분이 당원 가입서를 주면서 당원을 좀 모아 달라고 해 가족과 지인 등을 동원해 10명을 가입시켰다”며 “일부는 당비 내기를 부담스러워한다고 전했더니 그쪽에서 ‘걱정하지 마라.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소위 ‘불법 당비 대납’이다. 실제 그의 휴대전화에는 당비 대납에 대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경선 여론조사에 참여하는 권리당원이 되려면 최소 6개월 동안 월 1000원씩 내야 하는데 이를 대신 내준 것이다. 이 사업가는 지방선거를 2개월 앞둔 2022년 4월에는 역시 선거법 위반인 ‘이중투표’를 권유하는 연락도 받았다고 했다. 민주당 경선은 ‘권리당원 선거인단 투표’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자동응답전화(ARS) 여론조사’(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50%씩 반영하는데, 한 사람이 각각 권리당원과 일반 국민으로 두 번 투표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경선 비리 의혹 재판이 이어지면서 ‘저 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자식들이 뭘 하는지도 다 안다’는 마을 주민끼리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삼호읍 주민들은 우 군수가 집권한 후 영암읍보다 마을사업 진행이 더디고 길거리 조경도 상대적으로 뒤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반면 영암읍의 한 주민은 “조선소가 있는 삼호읍이 영암읍보다 훨씬 발전했는데, 영암읍이 특혜를 받았다고 하니 황당하다”며 “흠집 내기”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은 “동네가 좁아 누가 누굴 지지하는지 뻔한데, 탈락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이라고 낙인찍히면 찬밥신세”라며 “식당 하나를 들어가려 해도 눈치가 보인다”고 했다. 경선 시비는 정당을 가리지 않고 전국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경남 거제시도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생한 국민의힘 경선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박종우 거제시장의 소셜미디어(SNS) 홍보 담당 직원은 2021년 7월부터 3개월여간 거제시가 지역구인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실 소속 비서에게 입당원서와 당원 명부 제공 등을 대가로 1300만원대의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통상 모든 정당에서 당원 명부는 당내 경선에서 큰 위력을 갖는다. 일반 시민 여론조사와 당원 선거인단 여론조사의 결과를 합쳐 경선 결과를 정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수의 지지 당원을 확보하는 게 유리하다. 거제시에 거주하는 당원 김모씨는 “지방으로 갈수록 당원 분포의 폭이 그리 넓지 않아 특정 연령대나 특정 지역에 몰려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지역에서 당원 명부를 미리 확보한다는 건 상당한 이점”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1심 재판에서 선거법상 매수와 이해유도죄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신문이 2022~2023년 2년간 전국 법원의 확정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총 205명이 경선 관련 범죄로 기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13명(무죄·면소)을 제외한 192명(93.7%)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들의 범죄를 유형별(일부 중복)로 분석한 결과 ▲여론조사·경선투표 조작(63건) ▲부정경선운동(56건) ▲금품 선거(55건) ▲허위사실 공표(31건) 순으로 많았다.
  • [단독]“혼외자 있다” “전처 가정폭력”… 아니면 말고식 흑색선전 남발[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리포트]

    [단독]“혼외자 있다” “전처 가정폭력”… 아니면 말고식 흑색선전 남발[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리포트]

    ‘온 다방 여자를 다 만났다.’ ‘내연녀와의 사이에 혼외자를 두고 있다.’ 서울신문이 분석한 ‘2022~2023년 전국 법원의 판결문’에는 경선 비리와 관련해 상대 후보에 대한 이런 허위 비방 내용이 여럿 명시돼 있었다. 2022년 6월 지방선거 관련 경선에서는 한 소상공인이 지지 후보를 위해 고객 개인정보를 멋대로 이용해 유세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허위 경력이 담긴 명함을 현금과 함께 건네거나 정치적 중립의무를 지닌 공무원이 현직 단체장을 위해 권리당원을 모집한 사례도 있었다. 이 기간 경선 관련 범죄 중 94건의 선고(확정)가 전국의 법원에서 내려졌고, 유죄 선고를 받은 사람만 192명이었다. 지역별로는 경선 승리가 곧 본선 당선인 더불어민주당의 호남 지역과 국민의힘의 대구경북(TK)·부산경남(PK) 등에서 상대적으로 빈번하게 나타났다.#범죄의 천태만상조작·개인정보 이용·뇌물수수2년 동안 유죄 선고 192명 달해 경남의 한 지역에서는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선 후보자의 선거사무실에서 정책 자문을 담당한 이들이 상대 후보자의 사생활을 허위로 녹음한 파일을 제작해 이를 기자와 주민들에게 전송했다. 이들은 상대 후보자가 이혼을 했다는 점에 착안해 그의 전처와 친분이 있는 여성에게 허위 녹음을 부탁했다. 이 여성은 통화에서 ‘가정폭력을 행사해 전처가 며칠 동안 숨어 있었다’, ‘온 다방 여자를 다 만났다’는 등 상대 후보자에 대한 사생활을 거짓으로 말했고 이는 휴대전화 앱을 통해 녹음됐다. 또 해당 녹음파일 중 상대 후보자의 부정적 사생활만 편집한 후 텔레그램과 카카오톡을 통해 신문기자 2명과 선거구민 여러 명에게 전송했다. 결국 이들은 각각 벌금 200만~300만원을 선고받았다. #도 넘은 여론전비방 목적 거짓 녹음파일 제작가짜뉴스 유포·허위 기사 보도 대구 경선에서는 한 인터넷신문 기자가 지지하는 후보의 경선 경쟁자를 낙선시킬 목적으로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예비후보가 도청 재직 당시 홍보비를 부당하게 지출한 혐의로 경찰 소환 조사 중’이라는 허위 사실을 담은 기사를 게재했다.기자는 “허위 사실을 공표한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니고 당내 경선에서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내 경선에서 허위 사실 공표를 금지하는 취지는 경선 중 올바른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규제함으로써 당내 경선의 공정을 보장하고 궁극적으로는 본선거의 공정성을 담보하려는 것”이라며 “피고인이 공표한 허위 사실 내용은 주민들이 경선 후보자를 선택할 때 중요 판단 기준이 되는 사항으로 이를 통해 예비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심어 줘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선거용 문자폭탄고객들에게 후보자 홍보 문자개인정보법 위반한 소상공인 강원에서 안경점을 운영하던 한 점주는 2022년 자신이 지지하는 군수 경선 후보자를 돕기 위해 고객들이 주문서 등에 기재한 인적 사항을 이용하기로 했다. 고객 정보를 관리하는 프로그램에 저장된 고객 7000여명 중 5343명에게 국민 여론조사에서 투표를 독려하는 문자를 발송했다. 이 점주는 “○○정당 군수 후보 ○○○다. 우리의 오늘과 내일을 위한 군수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의 희망과 행복한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 후보만이 나와 우리의 꿈과 희망을 만들 수 있다”고 보냈다. 현행법상 후보자 또는 예비후보자가 아닌 사람은 자동으로 여러 사람에게 도달하는 방식으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게 금지돼 있다. 또 메시지에 이름을 포함해 신분을 표시하는 것도 금지된다. 공직선거법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점주는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다. #현금 살포 공세허위 경력 적은 명함과 돈 전달정치자금법 위반 벌금형 선고 전남에선 2022년 군의원으로 출마하려던 후보자가 경선을 앞두고 주민에게 허위 경력이 기재된 명함과 함께 5만원권을 접어 건넸다가 적발됐다. 이 후보자는 ‘현 국회의원 특별보좌관’이 아님에도 허위 경력이 기재된 명함을 선거구 3000여명에게 문자메시지로 전송하는가 하면 주민에게 명함과 함께 10만~20만원을 줬다. 결국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지사님 3선 돕기현직 도지사 당내 경선 앞두고당원 모집한 공무원 자격정지 도 사업비를 지원받는 한 센터의 수장으로 일하던 중 도청 내 센터관리 부서 계약직 팀장으로 임용된 한 공무원은 2022년 지방선거 당내 경선을 앞두고 권리당원을 모집하다 적발됐다. 현행법상 공무원은 지위를 이용해 경선운동을 할 수 없고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나 반대를 위해 정당에 가입하도록 권유하면 안 된다. 그럼에도 이 공무원은 자신의 직속 부하나 지역 체육계 인사에게 “도지사가 3선에 출마할지 모르니 준비해 놓자”며 권리당원 모집을 부탁했다. 이런 요청을 받은 다른 공무원들은 자신의 배우자 등에게 “나는 공무원 신분이라 당원을 모집하면 안 되지만 팀장이 부탁해 어쩔 수 없이 해 줘야 할 것 같다”며 권리당원을 모으기도 했다. 이런 방식으로 1000여명으로부터 입당원서를 받은 이 공무원은 자신이 일했던 센터에 당원 관리체계를 만들어 여론조사나 경선 절차 등에서 도지사를 지지할 수 있도록 독려하게 했다. 이 공무원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과 자격정지 2년을 선고받았다. #조직적 투표 조작휴대전화 52대 동원 중복투표노인층 상대로 대리 투표 자행 전북 장수군에서는 전현직 군수의 측근, 친인척, 지지자들이 2022년 민주당 군수 후보 경선에서 조직적으로 여론조사와 경선투표를 조작하려다 처벌받았다. 당시 경선에 출마한 최훈식 군수의 후원회 회계 책임자 등은 지인들에게 휴대전화 요금 청구지를 장수군으로 바꾸게 하고, ‘권리당원 선거인단 투표’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자동응답전화(ARS) 여론조사’(국민 여론조사)에서 최 군수를 지지하게 했다.또 권리당원들에게 일반 국민 대상의 ARS 여론조사를 할 때 “권리당원이 아니다”라고 거짓 응답하게 해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 이중으로 참여하도록 했다. 경선에서 배제됐던 장영수 전 군수의 동생도 경선에서 형과 적대적인 후보를 낙선시키고 최 후보에게 힘을 실어 주려 비슷한 범행을 저질렀다. 지인 명의로 휴대전화를 52대나 개통해 권리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에 중복으로 투표하기도 했다. 최 군수는 경선에서 승리했지만 이런 부정투표 사실이 확인되면서 재경선이 실시됐다. 검찰은 이후 국민 여론조사 조작 등에 가담한 36명을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월 이들 모두에게 징역형에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의 유죄를 선고했고, 2심 재판부도 같은 해 5월 이러한 결정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선거인 수가 전국적으로 봐도 매우 적은 선거구의 특성을 교묘히 이용해 국민 여론조사 조작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심지어 당내 경선 결과까지 조작하려 시도한 범행”이라고 규정했다. 다만 검찰은 최 군수와 장 전 군수의 경우 이 사건에 개입했다고 볼 구체적 증거나 진술을 확보하지 못해 기소하지 못했다. 경선투표에 주로 이용되는 휴대전화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이 투표 결과 조작에 악용되는 사례도 있었다.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북의 한 군에서 특정 후보자를 군수 후보 경선에 당선시키고자 했던 지지자들은 79세 노인에게 모바일 투표를 하게 했다. 이 노인이 모바일 투표 화면에 접속하지 못하자 한 지지자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노인의 투표 화면에 접속해 멋대로 지지하는 후보자에게 투표했다. 이들은 ARS를 통한 국민 여론조사에서 성별과 나이를 거짓 응답하도록 해 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 했고 선거인을 매수하고자 금품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들을 포함해 금품을 수수한 사람들까지 총 8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 이어 2심 재판부도 징역 1년 2개월을 비롯해 범행 정도에 따라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했다. 특별기획팀 정치부=이경주·이민영·하종훈·명희진·이범수·손지은·김가현·황인주·김주환·조중헌 기자 사회부=박기석·백서연 기자
  • [단독] 경선사범 66% 선거권 박탈…판결문 94개 분석 [열린경선과그적들-총선리포트]

    [단독] 경선사범 66% 선거권 박탈…판결문 94개 분석 [열린경선과그적들-총선리포트]

    여론조사·경선 조작 최다엄벌척도는 벌금 100만원 경선 사범 셋 중 둘 이상은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 또는 징역형을 선고받아 선거권을 박탈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법원의 판결은 경선 비리에 꽤 엄격한 것이다. ‘일벌백계’를 통해 경선 범죄를 근절하는 의지를 보여 준다. 다만 법원행은 사후약방문 성격이어서 선제적인 예방을 위해선 정치·사회적 합의를 통한 제도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신문은 1일 대법원 판결문 열람시스템에서 2022년 1월 1일부터 지난해 12월 25일까지 ‘선거’와 ‘경선’을 검색어로 입력해 경선 범죄 관련 판결문 94개를 추려 전수 분석했다. 기소된 205명 중 유죄 선고를 받은 피고인 192명의 경선 범죄(총 276건)를 유형별로 보면, (국민)여론조사·경선(당원) 투표 조작이 63건으로 가장 많았다. 법원은 다른 지역 거주자에게 휴대전화 요금 청구지를 옮겨 일반 국민 대상의 자동응답전화(ARS) 여론조사에 참여하게 하거나 당적과 성별, 나이를 속여 응답하게 하는 행위 등을 ‘조작’으로 규정했다. 이런 조작 행위는 작은 선거구 단위로 진행되는 지방선거뿐 아니라 총선에서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주지법 남원지원은 지난해 1월 판결에서 ‘선거인 수가 적은 지방에서는 이런 행위가 여론조사 응답률을 비정상적으로 높이기 때문에 의도적인 조작이라고 의심할 만하다’고 판단했다. 부정 경선 운동은 56건, 금품선거는 55건으로 뒤를 이었다. 경선 운동이 금지된 공무원이 특정 후보자를 위해 경선 투표권을 갖는 권리당원을 모집하며 불법 경선 운동을 하거나, 권리당원으로 가입하는 대신 당비를 대납해주겠다며 금품을 제공해 처벌받은 사례가 많았다. 경선 범죄로 재판에 넘겨진 205명 가운데 벌금 100만원 이상 또는 징역형을 처벌받은 사람은 136명으로 약 66.3%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 95명(46.3%), 벌금 100만원 미만 53명(25.9%), 징역형의 집행유예 26명(12.7%), 실형 15명(7.3%)이었다. 선고유예 3명, 무죄·면소 13명이었다. 법원은 ‘벌금 100만원 이상’을 엄중한 처벌의 척도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 또는 징역형을 받을 경우 선거권이 제한되며, 당선되더라도 무효가 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3월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지 않은 휴대전화 번호로 선거 운동용 문자메시지를 대량 발송해 공직선거법 등을 위반한 예비 후보자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치 활동한 이력이 짧지 않아 법령을 알고 있는 위치에 있었고, 선관위가 경고했음에도 재차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고인의 준법 의식을 고려하면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형을 선고함이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판결문에는 경선 비리에 대해 “정당민주주의를 크게 훼손시킨다는 점에서 엄한 처벌을 요한다”는 문구가 있었다. 경선이 민주주의의 근간임을 인정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선거 때마다 광범위하게 벌어지는 경선 비리를 막으려면 보다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무엇보다 법적 근거를 통해 ‘걸리면 죽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더욱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수사권을 부여하는 제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단독] 경선 승리 법칙 보니…6개월짜리 당원 급구·月 1000원 당비 내주며 ‘덩치 불리기’ [열린경선과그적들-총선리포트]

    [단독] 경선 승리 법칙 보니…6개월짜리 당원 급구·月 1000원 당비 내주며 ‘덩치 불리기’ [열린경선과그적들-총선리포트]

    #입당원서 뿌리기경선 직전에 반짝 입당러시허위 주소 쓰고 6개월후 탈당#투표 시스템 허점ARS론 허위 응답 확인 못해타인이 대신 응답하는 사례도#사전 ‘자리’ 약속경쟁후보에게 “한자리줄게”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경선 비리와 관련해 정치권에선 결국 돈과 조직을 갖춘 사람이 이기는 ‘공정하지 못한 경쟁’이라고 입을 모아 비판했다. 어떤 경우에도 이중투표 같은 불법행위를 다른 이에게 누설하지 않을 공모자들을 모아, 얼마나 큰 ‘경선 조직’을 꾸리느냐에 따라 승리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경선 경쟁자를 자진 포기시키려 취임 후 자리를 제안한다는 의혹도 나왔다. 정치권에 따르면 총선이든 지방선거든 본격적인 경선 준비는 ‘입당원서 뿌리기’로 시작된다고 한다. 30년째 민주당 당원이라는 50대 B씨는 “우선 경선 후보자의 지인 등에게 입당원서를 수십 장씩 전달하면 이를 받은 사람이 주변에 알음알음 권리당원을 구한다”며 “시골 마을이라 좁고 정도 많고 하니까, 또 사실 지인이 후보 간에 겹치니까, 한 사람이 민주당 입당원서를 각기 다른 후보에게 모두 써 주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후보 입장에서는 일정 규모의 지지 세력만 채우면 되니 이런 상황을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경선 직전 6개월만 ‘반짝 당원’으로 활동하고 곧바로 탈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영암시장에서 만난 70대 C씨는 “부탁을 받아 6개월만 당비를 내고 경선 투표를 한 뒤 곧바로 탈당했다”고 말했다. 당이 실시하는 ‘권리당원 선거인단 투표’(경선 50% 반영)에 참여하려면 월 1000원씩 6개월간 당비를 내야 하는데, 이는 대납으로 이어진다. B씨는 “당비를 매달 대신 내주거나 그냥 1년치인 1만 2000원을 개인적으로 건네기도 한다”고 했다. 또 지난달 5일 만난 전남 영암군에 사는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70대 A씨는 “실제 내가 어디 사느냐는 권리당원 모집 때 상관이 없었다”며 “목포에 살면서 영암에 있는 중공업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은데 자신이 출근하는 공장 주소로 등록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A씨는 민주당 대의원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권리당원을 모집하고 자동응답전화(ARS)를 통한 ‘국민 여론조사’가 시작되면 이른바 조직이 힘을 발휘한다. 영암군에 사는 40대 C씨는 “젊은이들 위주로 동원돼 연령별 여론조사의 현황을 빠르게 공유한다”며 “일례로 국민 여론조사에서 ‘20대’를 선택했는데 이미 조사가 종료됐다면 조직원들에게 30대, 40대, 50대로 응답하라고 알려 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이를 허위로 응답해도 조사업체 측이 확인을 못 하는 것 같더라”고 했다. 아예 경쟁 후보에게 향후 좋은 자리를 약속하고 자진 퇴진을 유도했다는 의혹도 있다. 국민의힘 소속 홍남표 경남 창원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당내 경쟁 후보를 매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경쟁 후보가 홍 시장이 당선 후 특정 자리를 주겠다고 약속하고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검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 장유진) 심리로 열린 1심 결심 공판에서 “홍 시장은 당내 경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인사에게 경제특보 자리를 주겠다고 약속했으며 이 제안의 승낙을 받아들이는 불법을 저질렀다”며 징역 8개월을 구형했다. 홍 시장 측은 “그는 입후보 의사가 없었던 인물로, 거짓과 증거 조작으로 이뤄진 사건”이라는 입장이다. 1심 선고는 다음달 6일 예정돼 있다. 현지에서는 홍 시장 측 조직과 경쟁 후보자 측 조직의 반목이 깊은 상태다. 지역의 한 50대 당원은 “정치판에선 선거 땐 마치 혈육처럼 행동하다가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외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창원지역민주인사모임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2022년 11월 재판에 넘겨진 홍 시장 관련 사건의 1심 공판이 1년 이상 진행된 것에 대해 창원지법 앞에서 신속한 재판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