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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기업사정, 환부만 도려내 ‘하명수사’ 의심 벗어야

    검찰이 롯데그룹 비리 의혹에 대해 마침내 ‘메스’를 들이댔다. 서울중앙지검은 어제 전격적으로 특수4부와 첨단범죄수사1부 소속 검사와 수사관 250여명을 투입해 롯데그룹 본사와 계열사는 물론 신동빈 회장 자택과 창업자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롯데호텔 집무실 등에 대해 강도 높은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비자금 조성 및 제2롯데월드 인허가 과정의 비리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2롯데월드의 특혜성 인허가와 관련, 전임 이명박 정부의 핵심인사들까지 수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 전방위 사정(司正)으로 확대될 공산이 크다. 서초동발(發) 기업 사정은 두 달 전 4·13 총선 직후부터 조심스럽게 예상돼 왔다. 재계 순위 21위인 부영그룹과 이중근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 국세청 고발과는 별개로 검찰이 은밀하게 내사를 진행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롯데그룹 수사가 임박했다는 소문도 그즈음 나돌기 시작했다.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롯데그룹 수사까지 현실화된 것으로 볼 때 검찰이 작심한 듯 기업 사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D그룹의 비자금 의혹, 또 다른 D그룹의 해외 재산유출 의혹 등 추가적인 수사 대상 기업 명단과 구체적인 범죄 혐의도 검찰 안팎에서 나돈다고 한다. 물론 자유시장경제 원칙을 악용하고 비웃는 기업 비리에 대해서는 법의 잣대에 따라 엄중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롯데그룹은 볼썽사나운 형제 간 경영권 분쟁과 각종 특혜 의혹, 입점업체 상대 갑질 등으로 잡음이 그치지 않았던 만큼 검찰이 그동안 눈여겨봐 왔을 가능성이 크다. 만신창이 상태에서 천문학적인 혈세가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는 특히 엄정한 수사를 통해 잘잘못을 가려야만 한다. 검찰은 성역도 예외도 두지 말고 정치적 고려 또한 철저하게 배제한 채 오로지 비리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데에만 전력투구해야 할 것이다. 그렇잖아도 이번 기업 사정과 관련해 시중에서는 홍만표 변호사·진경준 검사장 파문으로 궁지에 몰린 검찰의 ‘물타기 수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임기 후반부 흐트러진 기강을 다잡기 위해 대기업들을 제물 삼아 본격적인 ‘사정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과 롯데그룹 특성상 이명박 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최종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고, 그런 점에서 하명 수사 의혹도 제기된다. 검찰은 이런 시중의 오해와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오로지 법의 잣대에 따라 엄정하게 환부만 도려내는 수사를 진행하기 바란다.
  • [사설] 20대 국회 특권 내려놓기 빈말로 끝나선 안 돼

    정세균 신임 국회의장이 그제 “(국회의원의) 특권을 과감히 내려놓겠다”고 했다.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직후의 취임 일성이었다. 공교롭게도 “새 의장이 원내외 인사들로 구성된 의원 ‘특권 내려놓기’ 위원회를 꾸리자”는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의 제안에 화답한 격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여당 몫으로 뽑힌 심재철 국회 부의장도 어제 방송에 나와 “불필요한 특권은 당연히 없어져야 한다”며 심기일전의 각오를 밝혔다. 이처럼 재청·삼청까지 나왔음에도 도무지 미덥지 않은 까닭이 뭐겠나. 역대 국회 초반 늘 나왔다가 흐지부지됐던 현상을 다시 보기 때문이다. 부디 이번엔 의원들이 특권 의식에서 벗어나 위민(爲民)을 앞세우는 새 국회상을 정립하기 바란다. 총선 표밭에서 90도로 허리를 굽히다가 배지를 단 뒤 180도 달라지는 선량들을 보며 국민들은 데자뷔를 갖게 된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는 의원들이 장외로 나가 입법 활동의 공백이 있어도 독재를 막는다는 명분이라도 있었다. 하지만 절차적 민주주의가 정착된 지금 개원이 늦어져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는 동료 의원의 주장에 “유치하다”는 선량들도 있으니 혀를 찰 일이다. 의식구조가 이렇게 뒤틀려 있으니 내놓는 법안마다 인기영합성 아니면 규제 일변도가 아니겠나. 그렇게 해서 나라 살림을 좀먹거나 민생 경제를 어렵게 해도 그 어떤 견제도 안 받는다. 심지어 19대 국회는 공직 부패를 막기 위한 김영란법의 규율 대상에서 의원들은 쏙 빼버렸다. 다른 공직자들이 소속기관 및 감사원 감사, 그리고 국정 감사 등 이중삼중의 감시를 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오죽하면 다음 선거만 없으면 의원은 신이 내린 직업이란 말을 듣겠나. 의원 배지를 달면 누리게 되는 특권이 20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선량들이 본연의 구실만 한다면 이 중 몇 가지는 국민들도 용인할 게다. 예컨대 민심 청취 무대인 지역구와 입법 산실인 국회를 오가는 데 KTX를 무료로 이용한다고 누가 굳이 토를 달겠나. 하지만 개명천지에 비리 의원들을 아직도 불체포 특권 뒤에 숨어 있게 할 것인가. 의원들의 ‘갑(甲)질’은 또 언제까지 용인해 할 건가. 어제 한 시민단체의 국회개혁 토론회에서 “국정감사권이 피감기관과 기업들을 정치적으로 길들이는 용도로 오·남용 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국감 때면 의원들의 출판기념회에서 돈 봉투를 든 기업인들이 긴 줄을 서는 게 익숙한 풍경 아닌가. 이런 타락상을 막기 위한 자정 노력이 늘 용두사미에 그친 게 문제다. 역대 최악이라는 19대 국회에서도 불체포 특권 폐지, 출판기념회 금지 등의 법안들이 제출됐으나 본회의 문턱에도 이르지 못했다. 이번에는 달라져야 한다. 마침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이 ‘불체포 특권 남용 방지법’을 발의했고 새누리당 심 국회 부의장이 ‘국회 무노동 무임금’ 법안을 다시 발의한다니 말이다. 현저한 비리를 저지르거나 불필요한 포퓰리즘 입법으로 예산을 탕진한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국민소환제도 검토할 만하다. 이런 의원 특권 내려놓기 움직임이 또다시 공염불로 끝난다면 국민들은 20대 국회에도 희망을 접을 것이다.
  • ‘언론인 퓰리처’의 두 얼굴

    ‘언론인 퓰리처’의 두 얼굴

    퓰리처/제임스 맥그래스 모리스 지음/추선영 옮김/시공사/968쪽/4만원 19세기 미국 언론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조지프 퓰리처(1847∼1911)에게는 ‘언론계의 독립투사’며 ‘민주주의적 정의의 수호자’라는 찬사가 붙는다. 하지만 일반인에겐 ‘퓰리처상’으로 익숙한 그 이름엔 찬란한 명성과 달리 ‘황색 언론(옐로 저널리즘)의 시조’란 불명예가 곁들여진다. 퓰리처는 어떤 사람일까. 이 책은 ‘권력의 감시자는 왜 눈먼 왕이 되었는가’라는 부제만큼이나 극적인 평전이다. 각종 기록을 바탕으로 퓰리처의 흔적들을 훑어 엮어낸 언론인, 사업가, 정치인으로서의 퓰리처가 색다르게 다가온다. 헝가리 태생의 유대인으로 미국에 귀화한 퓰리처는 탁월한 기자였다. 날카로운 폭로 기사로 권력자들과 부자들을 떨게 했고 그 기사로 인한 숱한 위협과 어려움에도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부패한 정치인과 부자의 부정 탓에 일반 대중과 가난한 사람들이 고통받는다는 사실에 분노해 잘못과 부정의 폭로를 무엇보다 큰 소명이라고 여겼다. 스무 살 때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독일어 신문 ‘베스틀리헤 포스트’ 기자가 된 게 언론계 활동의 시작이다. 성실하고 끈질긴 취재와 거침없는 비판 기사로 금세 유명해졌고 정치권에도 진출했다. 기자의 능력을 인정받은 퓰리처는 사업가로도 빼어난 수완을 발휘해 짧은 기간에 거대 신문사의 총수로 우뚝 섰다. 세인트루이스 지역 신문을 인수해 언론사 경영을 시작한 뒤 서른여섯에 ‘뉴욕 월드’를 인수하며 친동생이 운영하던 신문사 ‘뉴욕 모닝 저널’의 편집국장을 몰래 스카우트하기도 했다. ‘모호하거나 부정확한 기사는 죄악’이라고 천명했던 퓰리처는 뉴욕 월드 신문사의 간판을 ‘월드’로 바꿔 대통령 선거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거대권력으로 일궈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신문이었던 월드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신문을 찍어낼 종이를 만들기 위해 하룻밤 새에 2만 4200㎡의 가문비나무가 사라졌고 성서를 통째로 인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납 활자세트가 매일 새로 제작되었다. 대통령 후보 희망자라면 누구든 퓰리처에게 도움을 받아야 했다고 한다. 하지만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월드는 퓰리처가 그토록 배척했던 권력을 그대로 답습한다. ‘황색 언론’의 탄생도 그런 차원의 아이러니로 소개된다. 월드의 인기 만화캐릭터 ‘노란 아이’(yellow kid)를 놓고 경쟁지인 ‘뉴욕 저널’과 진흙탕 싸움을 벌인 게 ‘황색 언론’의 시작이다. 뉴욕 저널과 극심한 경쟁을 벌이면서 월드의 수준은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쿠바의 독립운동을 놓고 미국·스페인 전쟁을 부추기는 선정적 기사들을 쏟아낸 건 언론사 간 경쟁의 으뜸 폐해 사례로 회자된다. 특히 신문팔이 소년들의 생계를 위협한 신문사 간 담합을 주도한 일은 노년의 퓰리처를 가장 진흙탕에 빠뜨린 사건으로 기록된다. 퓰리처상을 놓고도 좋지 않은 후문이 전한다. 퓰리처가 자신의 부정, 비리를 무마하려 1903년 컬럼비아대에 저널리스트 교육을 위한 기금으로 2만 2000달러를 기증해 신문학부가 창설됐으며 퓰리처 사후 유언에 따라 퓰리처상이 제정됐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퓰리처의 일대기를 훑어낸 이 책은 흑과 백의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다. 61세부터 시력을 잃어 소리에 의존했던 퓰리처는 말년에 ‘자유호’를 타고 유람 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죽기 전 월드 신문사의 한 논설위원에게 털어놓았다는 속마음은 독자들에게 ‘언론인 퓰리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신께서는 ‘월드’를 위해 내 눈을 가져가신 게 틀림없네. 이제 나는 누구도 만날 수 없는 은둔자가 되었으니 말이지. 나는 눈먼 정의의 여신처럼 냉담하고 그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는 사람이 되었네. 친구도 하나 없어. 그러니 ‘월드’는 완전히 자유로운 언론이지 않겠나.”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대우조선 비리 열쇠 쥐고 사라진 남상태 ‘금고지기’

    이창하 개인 비리로 ‘수박 겉핥기’ 종결 檢 “加 추방 불응 후 잠적… 송환 노력”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연일 압수물 분석과 참고인 조사를 벌이며 대우조선해양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분식회계와 경영진 개인 비리 전반을 살펴보는 만큼 이번엔 전임 사장들의 비자금 조성 의혹도 밝혀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검찰은 이번 수사의 핵심 인물인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비자금 조성 단서를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남 전 사장의 비자금 조성 및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이미 2009년에도 검찰 수사가 진행됐다. 당시 연루된 주요 인물로 수사선상에 오른 사람은 이창하 전무와 그의 친형 이모씨다. 이창하씨는 배임수재 혐의로 체포됐다. 납품업체 선정 과정에 편의를 봐주겠다며 하도급업체 대표 등에게서 11억원을 받은 혐의다. 그의 형은 이창하씨와 하도급업체를 연결해 주는 브로커이자 남 전 사장의 비자금 관리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수사는 깊이 들어가지 못했다. 이창하씨는 입을 다물었고 그의 형은 캐나다로 도주했다. 검찰은 결국 이창하씨 개인 비리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그때 사건을 지휘했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 김기동 특별수사단장이다. 본격적인 대우조선해양 수사가 다시 시작되면서 남 전 사장 비자금 조성 의혹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이창하씨 형이 국내로 송환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법무부는 현재 캐나다 당국과의 공조로 그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월 이씨의 신병을 넘겨받을 예정이었으나 이씨는 캐나다 정부의 추방명령에 불응하고 공항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대로 잠적한 뒤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법무부 관계자는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세한 얘기를 할 순 없지만 아직 이씨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면서 “캐나다 정부에 협조 요청을 한 상태이고 동원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통해 최대한 빠른 송환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아직 남 전 사장의 비자금 조성과 이씨 형제의 연관성은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한 상태다. 이씨가 국내에 송환돼 남 전 사장에 대해 입을 열면 비자금 조성 의혹을 규명하는 중요한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사 출신의 원로 변호사는 “과거 대우조선해양 수사들은 ‘수박 겉핥기’에 그쳤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제기된 의혹들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면서 “단 한 명의 관련자라도 이번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확인하지 않겠다는 안일한 태도로 접근해선 안 되고, 검찰의 명예를 걸고 ‘실패하면 안 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의 ‘정관계 연루 의혹’ 파문을 점화한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방안과 관련해 당국 등이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면서 “지원 규모와 분담 방안 등은 관계기관 간 협의 조정을 통해 이뤄진 사항”이라고 말을 바꿨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더민주, 군형법 개정안 발의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정책위의장이 방위산업 비리 척결을 위해 제20대 국회 더민주 정책위원회 제1호 법안으로 군형법 개정안과 방위사업법 개정안을 10일 발의했다.<서울신문 2016년 6월 6일자 5면> 이들 두 개정안은 군용물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자가 뇌물 등의 비리를 저지른 경우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군용물 범죄에 대해 가중처벌을 하는 내용이 골자다. 변 의장은 “이는 일반 이적죄보다 엄벌하는 조치이며 7년 이상의 징역형은 집행유예가 불가능한 중형”이라고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주력 사업 모두 휘청… ‘위기의 롯데’

    주력 사업 모두 휘청… ‘위기의 롯데’

    호텔롯데 새달 상장 자체가 어려울 듯 잠실 롯데면세점도 재승인 ‘안갯속’롯데월드타워 연말 완공 차질 불가피 “조용할 만 하면 하나씩 터지고….” 검찰의 대규모 압수수색을 본 롯데그룹 직원들의 허탈함이다. 검찰이 압수수색을 실시한 10일 롯데 계열사 곳곳에서는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침울한 표정으로 취재진들을 지켜봤다. 검찰의 압수수색이 대규모로 이뤄지면서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우선 다음달로 연기된 호텔롯데 상장 자체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는 일반공모의 20%(957만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하는 등 상장을 준비해 왔다. 검찰 수사 결과 호텔롯데의 회계와 재무제표에 문제가 발견된다면 상장은 무기 연기될 수밖에 없다.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금융위원회에 최근 수년간의 결산 재무제표 등을 포함한 증권 신고서를 제출한다. 그런데 제출 서류가 사실과 다르다면 금융감독당국은 기업공개(IPO)를 제지할 수밖에 없다. 이달 말로 사업이 끝나는 잠실 롯데면세점(월드타워점)도 안갯속이다. 연매출 5000억원인 잠실점은 지난해 11월 면세점 사업권을 잃었다. 지난 4월 말 관세청의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방침 확정으로 오는 11월에 재승인을 받을 희망이 한때 생겼지만 물거품이 될 공산이 커졌다. 롯데면세점 운영사인 호텔롯데의 분식회계 논란도 있지만 네이처리퍼블릭의 면세점 로비 의혹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면세점 특허 심사 기준 가운데 기업이익 사회 환원, 상생협력 노력 등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연말 롯데월드타워 완공을 진두지휘할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은 현재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사태다. 롯데마트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팔았던 자체브랜드(PB) 가습기 살균제가 41명(사망 16명)의 피해자를 내면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데 당시 영업본부장이 노 사장이다. 12월 말 완공 전까지 각종 인허가와 사용 승인 등 행정 절차가 필요하다. 노 대표의 공백으로 의사 결정이 늦어지면 완공 시점도 지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타워 완공 시점에 맞춰 진행되는 석촌호수 음악분수 조성 공사, 송파구 일대 교통 개선 사업 등도 속도를 내기 어려워졌다. 오는 9월부터 6개월간 황금시간대에 방송을 할 수 없는 롯데홈쇼핑은 올해 적자가 예상된다. 롯데홈쇼핑은 납품 비리와 갑질 논란으로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5년이 아닌 3년 재승인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6개월 황금시간대(오전·오후 8∼11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중징계였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60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롯데 비자금 수사] 대우조선 이어 롯데까지 ‘전방위 司正’… 부영·동부도 수사 앞둬

    朴대통령 연초 적폐·부패 척결 주문 검찰 ‘대검중수부 형태’ 특수단 구성 집권 4년차 ‘레임덕’ 차단 의도 분석 검찰이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롯데그룹까지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이며 재계에 대한 전방위 사정(司正)의 칼을 뽑아 들었다. ‘정운호 게이트’에 따라 법조계 전체는 물론 검찰 내부까지 본격적인 수사를 앞두고 있다. 정권 후반기를 맞아 사정의 고삐를 바짝 죄는 양상이다. 여소야대 정국 등에 따른 임기 후반의 권력누수(레임덕)를 막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1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롯데그룹 본사와 주요 계열사 등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 특수수사를 맡는 3차장 산하 특수4부(부장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 등 2개 부서가 이례적으로 동시에 움직였다. 검찰 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지난 8일 대우조선해양과 산업은행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지 이틀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구명로비’ 사건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최근 정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로비 의혹’과 관련해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 대한 수사를 벌이는 등 수사 범위와 대상을 넓혀 왔다. 이 밖에도 부영그룹, 동부그룹 등도 수사를 앞두고 있다. 4·13 총선과 관련된 수사도 청 단위로 진행 중이다. 검찰은 전방위 수사를 진행하는 데 대해 “(롯데 등에 대해) 더이상 수사를 늦추면 성공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살펴보는 의혹도 여러 갈래다. 기업 경영진의 개인 비리부터 정·관계 연루 의혹, 법조계 브로커 문제, 전관예우 등까지 전방위로 수사를 넓히고 있다. 이에 대해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사실상 정권 핵심부와의 교감 아래 사정의 고삐를 조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정·관계로까지 수사 범위가 확대될 정도의 사건인 경우 청와대와의 교감 내지 협의 없이 검찰이 독자적으로 판을 벌리기가 쉽지는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첫 국무회의에서 “적폐나 부패를 척결해야 한다. 각 부처는 부정부패 척결에 매진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의 이 발언 직후 검찰은 곧바로 대검 중앙수사부를 부활시킨 형태의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을 꾸렸다. 검찰의 대대적인 사정 활동은 결과적으로 집권 4년차 박근혜 정부의 레임덕을 최소화 내지 지연시키는 효과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4·13 총선 이후 여소야대의 국회가 꾸려지고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도가 하락한 상황에서 검찰의 ‘부패와의 전쟁’은 국면 전환의 효과와 함께 임기 후반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을 유지시키는 데 효과적 수단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롯데 비자금 수사] 재계 “연초 돌던 司正 명단 현실화” 초긴장

    전날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10일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이 집행되자 재계는 사정 정국이 조성돼 기업 대표들이 줄줄이 서초동에 소환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전·현직 검사장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검찰을 향한 비판을 희석시키기 위해 대기업을 희생양으로 택한 게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나왔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위법한 부분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검찰 수사로 인해 기업 사정 정국이 조성되고, 경제 전반이 위축되는 상황이 야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롯데가 추진하던 새 사업의 성장동력이 훼손되지 않을지 우려된다”면서 “당장 롯데그룹이 지배구조 개혁의 첫 단추로 내세웠던 호텔롯데의 상반기 중 상장도 어려워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연초부터 롯데를 비롯해 사정 대상으로 거론된 기업들의 명단이 나돌았는데 점차 현실화하는 분위기”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형제간 경영권 다툼이 있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롯데가) 내부 단속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 “내부 관리와 소통을 강화하고, 경영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재계 내 퍼지고 있다”고 롯데와 선을 긋는 반응도 나왔다. 검찰의 수사 의도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최근 홍만표 변호사와 진경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비위 혐의가 밝혀지며 검찰을 향한 비난이 높아지자 검찰이 기업 수사로 관심을 돌리려 한다는 의심이 반영된 주장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롯데 비자금 수사] 제2롯데·면세점 특혜 의혹… 총수 일가 넘어 MB정부 겨누나

    [롯데 비자금 수사] 제2롯데·면세점 특혜 의혹… 총수 일가 넘어 MB정부 겨누나

    계열사 간 수상한 자금 흐름 포착 오너 일가 비자금 조성 개입 수사 10일 검찰의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 수사는 신격호(94) 총괄회장, 신동빈(61) 회장 등을 비롯한 총수일가를 정조준하고 있다. 압수수색 대상만 봐도 신 회장의 서울 평창동 자택과 집무실, 신 총괄회장의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집무실 등 검찰이 오너가(家)들의 의혹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와 한국 롯데그룹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 중간 지주회사 격인 롯데쇼핑 등 롯데그룹 3대 축이 모두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 수사를 어느 정도 감지했던 롯데 측도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 등 예상 외로 압수수색 규모가 커 당황했다는 후문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수개월에 걸친 계좌추적을 통해 호텔롯데에서 계열사들로 이어지는 수상한 자금 흐름을 상당수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 기록을 고의로 장부에 적지 않아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도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주말 동안 압수물 분석을 통해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한 비자금 조성 수법과 규모를 특정하고, 이 과정에서 오너 일가가 개입됐는지, 비자금 일부가 오너 일가에게 흘러 들어갔는지 등 그룹의 경영상 비리 전반에 걸쳐 살펴볼 방침이다. 이후 검찰은 ‘제2롯데월드’ 건설 및 인허가 과정에서 제기된 정치권 대상 각종 로비 의혹으로도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삼 정부 때부터 추진된 제2롯데월드 사업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군 당국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가 이명박(MB) 정부 들어 급물살을 탔다. 특히, 롯데가 제2롯데월드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MB 정부 핵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로비를 벌여 2011년 성남 공군기지 항공기 활주로 각도를 3도 변경하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있다. 사실 롯데는 MB 정부(2008~2012년) 시절 46개였던 계열사가 79개로, 자산 총액은 49조 2000억원에서 95조 8000억원으로 각각 2배 가까이 증가했다. MB 정부 실세들과도 밀접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롯데호텔 31층 로열스위트룸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인선작업을 벌인 곳으로, 당시 ‘작은 청와대’로 불리기도 했다. 제2롯데월드 인허가 당시 호텔롯데 사장으로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장경작(73) 전 사장을 앉히는 등 정권 ‘코드’에도 충실히 맞춰 왔다는 후문이다. 검찰은 롯데의 면세점사업 특혜 논란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는 2010년 또 다른 면세사업자 AK글로벌의 지분 81%를 인수하면서 전체 시장 점유율의 절반을 넘는 독과점적 지위를 갖게 됐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승인해 줬고, 관세청은 면세사업권 승계를 허가했다. 공정위가 독과점으로 인한 경쟁 제한을 이유로 호텔신라의 파라다이스 면세점 인수를 승인하지 않았던 것과는 달랐다. 2009년 9월 맥주 등 주류 제조업 면허허가 시설기준이 대폭 완화됐는데, 당시 국내 맥주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던 롯데그룹을 위한 특혜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종국엔 MB 정권 핵심 인사들이 이번 수사의 타깃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은 이 외에도 총수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이 일본으로 흘러 들어가는 ‘국부 유출’ 논란 등도 살펴볼 계획이다. 롯데그룹 전체 매출의 95% 정도가 한국에서 발생하지만 지주회사인 호텔롯데의 지분을 99% 보유한 광윤사, L투자회사 등으로 배당금 등 국부가 흘러 들어간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1~15년 광윤사 등 일본에 있는 대주주들에게 현금 배당된 금액만 1204억원에 달한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제2의 정운호게이트’ 막고자···변협, 대법관 출신 변호사 수임내역 조사착수

    ‘제2의 정운호게이트’ 막고자···변협, 대법관 출신 변호사 수임내역 조사착수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가 대법관 출신 변호사들이 수임한 사건을 전수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정운호(51·수감 중)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둘러싼 법조 비리 의혹으로 불거진 법조계의 전관예우를 근절하기 위한 조치다. 대한변협은 최근 10년 안에 개업한 대법관 출신 변호사 15명의 최근 3년 동안의 수임 내역을 제출해줄 것을 법조윤리협의회에 요청했다고 10일 밝혔다. 대한변협은 자료가 확보되면 이들 변호사가 현직 법조인들과의 연고(緣故)관계를 내세워 사건을 수임했는지 여부를 조사한 뒤 수임 내역을 공개할 예정이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수임 내역 공개는) 전관예우 실태를 알리고 전관 출신 변호사들이 스스로 자제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전관비리 근절을 위한 강력한 대책으로 구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조윤리협의회는 변호사의 부당한 사건 수임과 법조 브로커의 비리를 감시하기 위한 기구로 법원, 검찰, 변호사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법조윤리협의회는 이르면 다음 주 전원회의를 소집해 대한변협으로의 자료 제공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檢, 대우조선 부실경영 책임자 법정에 세워야

    검찰이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경영 전반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수사의 핵심은 분식회계와 경영진의 비리, 정·관계 비호 세력 등의 의혹을 있는 그대로 철저하게 파헤치는 데 있다.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이 맡은 이유다. 검찰은 그제 대우조선 서울본사와 경남 거제조선소뿐만 아니라 KDB 산업은행 본점, 안진회계법인 등을 압수수색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 등의 개입 여부도 확인하겠다는 의도에서다. 대우조선과 산업은행의 비리 은폐 정황도 이미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은 2013년과 2014년 각각 4400여억원, 4700여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 들어 2013년부터 2년간 누적 적자가 2조 6000억원이라고 정정 고시하더니 지난해까지 합쳐 5조 3000억원을 손실 처리했다. 손실을 숨기기 위해 기업과 회계법인이 한통속이 돼 분식회계를 일삼다 들통날 처지에 이르자 고해성사한 격이다. 사실 부채비율이 7300%인 부실회사라면 시장논리상 하루도 버티기 어렵다. 그러나 이런 회사에 지난해 12월 4조 2000억원의 공적 자금이 투입됐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이자 채권자인 산업은행과 정부 당국에 부실의 책임을 묻는 까닭이다. 산업은행과 정부가 대우조선의 사정을 몰랐을 리 없다. 대우조선에는 산업은행과 정치권 출신 인사들이 줄줄이 포진해 있었던 터다.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은 최근 “산업은행은 들러리 역할만 했다”며 자금 지원의 책임을 청와대와 정부 당국에 돌렸다. 자신의 책임을 피하려는 면피성 발언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황당한 소설이라고만 치부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천문학적인 공적자금 지원은 은행장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왜 그런 정책 결정 등이 내려졌는가다. 대규모 실업 등에 따른 정무적 판단이 개입됐을 여지가 없지 않다. 그렇다면 그 이후 결과가 경영개선 등 회생의 길에 들어섰어야 했다. 대우조선에는 지금까지 투입된 6조 5000억원도 모자라 앞으로도 엄청난 규모의 혈세를 또 쏟아부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대규모 감원 등 뒷북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 검찰은 헛돈만 쓰게 하고 회사를 말아먹은 부실 경영과 관련된 책임자를 낱낱이 가려내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야당의 주장대로 부실 수사라는 오명 속에 진상 규명을 위한 청문회로 갈 수밖에 없다.
  • 대우조선-산은-회계법인 ‘부실 커넥션’

    대우조선-산은-회계법인 ‘부실 커넥션’

    검찰이 대우조선해양의 수조원대 분식회계 의혹에 산업은행과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깊숙이 관여한 정황을 잡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남상태(66·2006~2012년 재직), 고재호(61·2012~2015년 재직) 두 전직 사장 시절 경영진 내부 비리 의혹과 함께 수사가 양방향으로 진행되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9일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전날 대우조선 등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분식회계 수법과 규모, 책임자 등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분식회계를 통해 매출 등 경영 실적을 뻥튀기해 많게는 수십조원대의 은행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산은이나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들이 묵인 또는 관여했는지, 혹은 이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했는지 등으로 수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대우조선의 분식회계 정황은 기존에 흑자로 공시한 영업실적에서 2조 4000억원 정도의 손실을 뒤늦게 반영했던 2013~2014년에 국한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경쟁사들이 대규모 손실을 본 것과 달리 대우조선이 9000억원대 흑자를 볼 수 있었던 ‘비법’은 ‘미청구 공사대금’의 대폭 증가였다. 미청구 공사 대금은 ‘발주처에서 받아야 하지만 아직 청구하지 않은 돈’이라는 뜻이다. 손실을 매출로 둔갑하게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우조선과 규모가 비슷한 삼성중공업의 경우 유동자산 대비 미청구 공사 비중은 2010년 34.5%에서 2014년 51.7%로 꾸준히 상승한다. 하지만 대우조선은 남 전 사장이 재임하던 2010년 62.8%, 2011년 56.3%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고 전 사장이 취임한 2012년 41.4%로 급락한 뒤 다시 2014년 60.5%로 치솟는다. 해당 기간 경기 침체로 미청구 공사 비중이 늘어나는 게 불가피했지만 대우조선처럼 과도하게 높은 것도, 그리고 새 경영진 교체 시기에 비중이 요동치는 데 대해 ‘비정상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우조선에서 분식회계가 상당 기간 지속됐고, 신임 사장이 취임하면 전임의 부실을 털기 위해 미청구 공사 비중을 낮췄다가 다시 자신의 실적을 높이기 위해 비중을 높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의혹에 대해 대주주인 산은은 경영평가보고서를 통해 이렇다 할 책임 추궁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평가는 대우조선이 2011년 400억원 가까운 손실을 떠안으며 접은 오만 선상호텔 사업이 진행되던 때 시작됐다. 하지만 보고서에는 “통합적인 관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리스크에 사전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등의 형식적인 평가가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산은이 막대한 대우조선의 경영 부실을 눈감아준 게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 전날 특수단이 대우조선 본사 등과 함께 산은 간부 출신의 전임 대우조선 최고재무책임자(CFO) 2명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수단의 전직 경영진의 부실 경영 행위 관련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우조선 감사위원회가 검찰 진정을 통해 제기한 ▲삼우중공업 지분 고가 매입 ▲선상호텔 프로젝트 사업 관련 이사회 허위 보고 및 측근 일감 몰아주기 ▲당산동 빌딩 사업 관련 공사대금 부풀리기 ▲부산국제물류 관련 웃돈 운송계약 체결 ▲자항선 해상운송 위탁사업 등 총 5개 사업의 의사결정 과정 등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위원회는 이들 사업을 통해 회사가 800억여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서울포토]서울메트로 본사 압수수색

    [서울포토]서울메트로 본사 압수수색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업체 직원 사망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9일 지하철 운영기관인 서울메트로와 이 기관 출신 메피아(메트로+마피아)의 비리 등 구조적 문제점을 밝히기 위해서 압수수색 중인 서울 서초동 서울메트로 본사로 경찰들이 압수물품을 담을 박스를 들고 들어가고 있다. 2016. 6. 9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도대체 얼마나 많은 뇌물을 받아먹었래?”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도대체 얼마나 많은 뇌물을 받아먹었래?”

     “상관융칭(上官永淸·53·여) 진상(晋商)은행 전 회장은 은행 명의로 동호회 등을 설립해 사적으로 사용하는 불법 이익을 취득했을 뿐 아니라 12개 기업에 각각 3420만 위안씩 모두 3억 9000만 위안(약 687억원)을 걷어 비행기를 공무용으로 외국에서 구입하게 한 뒤 실제로는 개인용으로 사용했다. 그녀는 그 대가로 이들 기업의 뒤를 봐주고 막대한 혜택을 제공했다. 지난해 7월 압수수색 당시 상관 전 회장의 집에는 기업들로부터 뇌물로 받은 중국 건국 50주년 기념 50위안짜리 지폐를 넣은 상자가 무려 70개나 발견됐다. 기업에 대출해주면서 정해진 이자 외에 추가로 2%를 ‘고문료’ 명목으로 받아 자신이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의 통장에 입금하는 방법으로 돈을 챙겼다. 그녀는 장기간 한국에서 직접 공수한 우유를 마시는 호화 사치 생활을 누렸다.” 중국 북부 탄광이 밀집한 산간오지 산시(山西)성을 쥐락펴락하던 ‘여걸’ 부패상의 한 단면이다.  중국 산시성 관리 5000여 명이 기율위반을 고백하고 2만여 명이 받은 뇌물을 자진반납해 화제다.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감찰부에 따르면 왕루린(王儒林) 산시성 당서기는 지난 7일 산시성에서 5646명이 자신의 기율위반에 대해 고해성사했으며 촌지(寸志) 형식의 ‘홍바오(紅包)’를 받은 2만여명은 1억 7000만 위안을 자진 반납했다고 밝혔다. 왕 서기는 이어 “석탄 개발 비리 등으로 산시성 및 성 산하 공무원들이 줄줄이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는 바람에 산시성에서만 비어 있는 자리가 300개가 넘는다”고 털어놨다.  산시성 관리들의 뇌물 자진반납 ‘사건’은 산시성 기율위가 지난해 축의금이나 촌지 등 형식의 부정한 돈이나 선물을 반납하는 이른바 염정(廉政)계좌와 창고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부패 방지를 위한 경각심을 높이고 부패관리들에게 자기구제를 위한 통로 역할을 제시하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수동적으로 받은 뇌물을 자진 신고해 자신을 스스로 구제하라는 뜻이다. 왕 서기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당의 관대한 처벌을 구하는 사람은 선처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끝까지 척결할 것”이라면서 “이런 제도 운영으로 반부패 정풍운동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산시성은 석탄 경기가 살아있을 수년 전까지 전국의 돈이 집중될 정도로 활기를 띠었지만, 최근에는 경기 부진과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반부패 정풍운동으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 특히 산시성에서는 단순 뇌물수수액만으로 중국 신기록을 세울 만한 일도 벌어졌다. 장중성(張中生) 뤼량(呂梁)시 전 부시장의 뇌물수수 금액이 산시성내 9개 현(縣) 전체 재정 수입을 합친 것보다 많은 까닭이다. 왕 서기는 “상관 전 회장 외에 다른 한 부성장(장 전 부시장 지칭)은 성내 9개 현(縣) 전체 재정 수입을 합친 것(6억 700만 위안)보다 더 많은 6억 4400만 위안을 뇌물로 받아 흥청망청 써버렸다”고 개탄했다. 가난하고 편벽한 산시성 뤼량시가 탄광 업계가 급속도로 발전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풍부한 석탄 매장량을 바탕으로 유명한 ‘탄광도시’로 거듭난 덕분이다.  그러나 벼락부자가 된 탄광주들은 사업 확장과 이권 보호를 위해 넘쳐나는 돈을 관리들에게 뇌물로 주면서 이 도시는 비리의 도시로 추락했다. 도시가 석탄생산으로 급속도로 발전했던 2003년부터 탄광기업을 담당했던 장 전 부시장은 ‘뤼량의 대부’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이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비리를 저질렀다. 그의 누적 재산은 100억 위안(1조 759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주하이(珠海) 등에 부동산을 여러 채 소유하고 지역마다 정부(情婦)를 두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도 모자라 1998년 그의 아들이 대학입시 시험을 볼 때 감독 교사를 매수해 그의 아들이 부정행위를 돕도록 했다. 그의 아들은 현(縣) 장원 자격으로 베이징의 유명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반부패 사령탑인 왕치산(王岐山) 당 중앙기율검사위 서기는 산시성을 겨냥해 “조직적인 부패 사건의 교훈은 매우 크다”면서 “이 때문에 치르게 될 대가가 결코 헛돼서는 안 된다”며 반성과 개선을 촉구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대우조선·산은 압수수색… 檢, 정경유착 정조준

    남상태·고재호 등 비리 포착 일각 “구조조정 반발 무마 의도” 대형 비리사건을 겨냥해 꾸려진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출범 5개월 만에 ‘첫 칼’을 빼 들었다. 대상은 경영 부실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7조원 이상의 ‘혈세’가 투입된 대우조선에서 대규모 부실과 은폐가 발생한 만큼 이를 양산한 과거 경영진과 정경유착 관행에 ‘메스’를 들이댄 셈이다. 대우조선에 대한 구조조정을 ‘지원사격’하는 의도도 엿보인다. 검찰 특수단은 8일 서울 중구 소재 대우조선 본사와 경남 거제시 옥포조선소 등 10여곳에 검사와 수사관 150여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대우조선의 대주주로 경영에 관여한 산업은행과 회계감사를 맡은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 관계자는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에서 분식회계 및 경영진 비리 등이 다수 발견됐다”며 “수사 대상의 규모나 성격으로 볼 때 전국 단위의 부정부패 사건에 해당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이 받는 혐의는 크게 분식회계 의혹과 경영진 비리, 두 가지다. 검찰은 대우조선이 2013년과 2014년에 2조원 정도의 손실을 축소 은폐하고, 이 과정에서 산은과 안진 측이 ‘공모’한 단서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남상태(66), 고재호(61)씨 등 대우조선 전임 사장들이 부실을 유발했을 뿐 아니라 경영 비리를 저지르고도 이를 숨긴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다. 대우조선에 대한 검찰 수사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천문학적 부실을 양산한 원인으로 경제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에 의해 대우조선이 운영되고 공적자금 등이 지원되는 ‘정경유착’ 구조가 자리잡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수사는 대우조선을 넘어 대주주인 산은과 금융감독당국, 대우조선의 부실 경영을 방조한 정·관계 인사 등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상 기업이 더 늘어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대우조선 등 조선업체들의 구조조정 계획과 수사가 맞물린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 감축 등에 대한 반발 여론 등을 무마하는 효과가 작지 않기 때문이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정운호 게이트’와 ‘진경준 검사장 주식 대박’ 등 검찰 내부의 각종 비리 의혹을 덮겠다는 검찰의 ‘이해관계’도 엿보인다”면서 “다만 적당한 선에서 수사가 그친다면 검찰 등이 오히려 역풍에 휩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 후] “관피아 척결” 대구시, 퇴직 공무원 채용기업 입찰 제한

    대구시가 8일 시내버스 유개승강장(덮개가 있는 승강장) 위탁관리업체 선정 비리 의혹과 관련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최근 전 시 고위 공무원이 부회장과 사장으로 근무하는 업체가 위탁관리업체로 선정돼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앞으로 대구시의 관급 공사 입찰에 참여하는 모든 업체는 반드시 ‘3년 이내 퇴직 공무원 채용 현황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퇴직 공무원이 재직 중인 업체가 협상 적격자로 선정되면 감사부서가 입찰 절차 공정성을 재심사하는 이중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이와 함께 대구시와 구·군 공무원을 평가위원에서 배제하고 중앙부처와 다른 시·도 공무원 등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인사들로 구성할 방침이다. 제안서평가위원회에는 시민단체 또는 언론 등에서 1명 이상 참여토록 했다. 평가 자료에 특정인을 알 수 있는 내용 등을 기재하지 못하도록 해 주관 평가로 인한 문제를 사전에 막기로 했다. 여기에다 이해관계가 있는 퇴직 공무원의 청사 출입을 제한하고 공무원 면담을 금지하는 조항도 행동강령에 신설했다. 시는 이 같은 대책과 함께 부서 과장 등 관련 공무원들을 보직 해임하고 엄중히 징계하기로 했다. 이번에 선정된 업체와의 사업 계약을 해지하고 관리를 대구시설관리공단에 위탁하기로 했다. 김승수 행정부시장은 “시내버스 유개승강장 위탁 공모 과정에서 불공정 시비를 일으킨 점을 사과한다”며 “이번에 마련한 특단의 대책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대우조선·산은 압수수색] 검찰發 ‘사정 신호탄’ 터졌나… 떨고 있는 재계

    검찰총장 직속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며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4월 총선 이후 묵직하게 나돌던 검찰발 재계 사정설이 막을 올린 것이라는 관측까지 더해져 재계 분위기는 뒤숭숭하기만 하다. 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특별수사단은 대우조선해양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상당 기간 내사를 진행하며 적절한 ‘타이밍’을 살펴 왔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의 대상과 범위, 내용은 이미 정해져 있던 것들”이라면서 “당초 올 상반기에 시작하려 했으나 선거와 경기 침체, 구조조정 등으로 자칫 부정적 여론이 생길 수 있어 시기를 미룬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가 경제와 국민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기업 수사는 ‘시기’를 중요하게 봐 왔다. 검찰은 2010년 이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이재현 CJ 회장 등 재계 오너들을 겨냥해 대대적인 수사를 펼쳤다. 이후 정부는 한동안 경제활성화를 외치며 규제 완화 등 ‘친(親)기업 정책’을 펼쳐 왔다. 그러나 또 한번 기업 비리 척결의 칼을 뽑아들 때가 무르익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에도 쟁쟁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사건들이 걸려 있다. 중앙지검 특수4부에선 ‘효성가(家) 형제의 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조현문(47) 전 효성 부사장이 형인 조현준(48) 효성 사장 등 그룹 임원들을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이다. 고발사항이 30여가지에 달해 검찰도 점차 수사의 속도와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특수1부는 ‘부영그룹 탈세’ 의혹 사건을 배당받았다. 이중근(74) 부영그룹 회장은 수십억원대 조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이 회장과 부영주택 법인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공정거래조세조사부에선 지난달부터 김준기(72) 동부그룹 회장의 ‘주식 불공정 거래 의혹’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김 회장이 2014년 동부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을 앞둔 시점에서 미공개 정보로 주식을 처분, 수억원의 손실을 회피했다며 수사를 의뢰했다. 이들 수사의 향배는 아직 미지수다. 법조계 안팎에선 대우조선해양 수사의 강도가 재계 사정의 강도를 가늠할 시험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대우조선·산은 압수수색] ‘부실경영 비호 의혹’ 산은·정책당국 전방위 수사할 듯

    [대우조선·산은 압수수색] ‘부실경영 비호 의혹’ 산은·정책당국 전방위 수사할 듯

    ‘190억 손실’ 남상태 前사장 등 수조원 분식회계 ‘고의성’ 판단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8일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한 것은 표면적으로는 최근 제기된 수조원대 분식회계 의혹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역대 경영진의 부실 경영과 비리, 그리고 이를 감싼 정·관계의 유착 고리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수단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지난해 거액의 부실이 갑자기 외부에서 드러났고 이에 대해 분식회계 의혹이 현재까지 제기되고 있다”면서 “자체적으로 분식회계와 경영진의 비리와 관련된 첩보를 수집, 분석하는 등 그동안 내사를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은 모그룹이었던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2000년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당시 2조 9000억원의 공적자금을 받아 기사회생했다. 지금까지 공적자금과 국책은행 자금 등으로 투입된 ‘혈세’가 7조원 정도에 달한다. 하지만 회사 경영은 갈수록 나빠졌다. 부채비율은 2011년 말 270%에서 지난해 말 7309%까지 치솟았다. 최근 3년간 누적 적자는 4조 4585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단기 실적과 연임에 급급한 경영진이 대규모 부실을 숨겼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대우조선은 2013년 4409억원, 2014년 471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새 사장이 취임하면서 ‘최근 3년간 5조 5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고 이 중 2조원 정도는 2013~2014년에 재무에 반영됐어야 할 영업적자’라고 밝혔다. 이처럼 누적된 손실이 한꺼번에 반영되는 ‘회계 절벽’이 발생한 배경에는 대우조선과 대우조선 지분 49.7%를 보유한 대주주인 산은, 외부감사업체인 딜로이트안진이 합작한 고의적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게 특수단의 판단이다. 이에 대한 책임자를 가려내는 것이 이번 수사의 1차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수단은 올 1월부터 5개월간의 내사를 통해 남상태(66·2006년 3월~2012년 3월 재임), 고재호(61·2012년 3월~지난해 5월 재임) 전 사장 등 전 경영진의 비리 혐의를 상당 부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두 전임 사장을 출국 금지 조치했다. 아울러 이날 남 전 사장의 비자금 조성 등 의혹에 연루된 부산국제물류 등 대주주 정모씨, 이모 디에스온 대표, 정모 전 삼우중공업 사장 등을 출국 금지하고 이들의 회사를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단은 특히 남 전 사장과 관련해 제기된 비리 의혹에 주목하고 있다. 2010년 4월과 2011년 7월 대우조선이 삼우정공으로부터 삼우중공업의 주식을 두 차례에 걸쳐 매입하는데, 두 번째 매입 때 최초 매입가의 3배에 이르는 주당 1만 5855원에 사들여 회사에 190억여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의혹이 제기돼 있다. 2010년 남 전 사장 주도로 수백억원대의 오만 선상호텔 사업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적법한 이사회 승인을 거치지 않은 혐의 등도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 전 사장은 또 2007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복합건물을 200억원 이하 규모로 쪼개 사들이면서 이사회 결의를 피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다양한 형태로 대학 동창 등 지인 소유 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도 제기돼 있다. 옛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후신’인 특수단의 첫 타깃이 된 만큼 수사 범위가 단순히 회사 비리 쪽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검찰 안팎에서는 오래전부터 대우조선이 장기간 부실을 감추고 대표이사가 연임하는 과정에서 금융감독 당국과 여당 등 정·관계 쪽과 유착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따라서 검찰 수사는 대주주인 산은, 공적자금 및 국책은행 자금 투입을 결정한 정책 당국, 연임 결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정·관계 인사 등을 대상으로 뻗어 나갈 가능성이 있다. 특수단은 대우조선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산은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시켰다. 산은은 경영 관리 및 재무 감사 등의 목적으로 산은 출신 재무최고책임자(CFO)를 대우조선에 파견 근무하도록 하고 있어 재무·경영상 문제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특수단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산은 측의 묵인 내지 공모가 있었는지, 이 과정에 금융계, 정·관계 고위 인사가 개입한 게 아닌지를 단계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보도 이후]대구시 시내버스 승강장 비리의혹 재발방지대책 마련

    대구시가 8일 시내버스 유개승강장(덮개가 있는 승강장) 위탁관리 업체 선정 비리의혹(서울신문 6월 3일자 14면)과 관련,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최근 전 시 고위공무원이 부회장과 사장으로 근무하는 업체가 위탁관리업체로 선정돼 비리의혹이 제기됐다. 앞으로 대구시의 관급공사 입찰에 참여하는 모든 업체는 반드시 ‘3년 이내 퇴직공무원 채용 현황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퇴직공무원이 재직 중인 업체가 협상 적격자로 선정되면 감사부서가 입찰 절차 공정성을 재심사하는 이중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이와 함께 대구시와 구·군 공무원을 평가위원에서 배제하고 중앙부처와 다른 시·도 공무원 등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인사들로 구성할 방침이다. 제안서평가위원회에는 시민단체 또는 언론 등에서 1명 이상 참여토록 했다. 평가 자료에 특정인을 알 수 있는 내용 등을 기재하지 못하도록 해 주관 평가로 인한 문제를 사전에 막기로 했다. 여기에다 이해관계가 있는 퇴직 공무원의 청사 출입을 제한하고 공무원 면담을 금지하는 조항도 행동강령에 신설했다. 시는 이 같은 대책과 함께 부서 과장을 등 관련 공무원들을 보직 해임하고 엄중히 징계하기로 했다. 이번에 선정된 업체와의 사업 계약을 해지하고 관리를 대구시설관리공단에 위탁하기로 했다. 김승수 행정부시장은 “시내버스 유개승강장 위탁공모 과정에서 불공정 시비를 일으킨 점을 사과한다”며 “이번에 마련한 특단의 대책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檢 부패범죄특수단, 산업은행도 압수수색···대우조선 비리 규명 착수

    檢 부패범죄특수단, 산업은행도 압수수색···대우조선 비리 규명 착수

    전국 단위의 부패·비리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올 1월 출범한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특수단)의 첫 타깃은 대우조선해양이다. 검찰은 대우조선해양 본사와 더불어 산업은행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8일 오전 8시 서울 중구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 본사와 경남 거제시에 있는 옥포조선소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또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산업은행과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을 포함해 동시다발적으로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전직 경양진 일부의 자택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을 압수수색한 이유로 검찰 관계자는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됐고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최대 주주로서 경영에 관여하는 등 사실상 공기업처럼 운영되는 대우조선해양에서 분식회계 및 경영진 비리 등 수사 단서가 다수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일단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및 부실경영 의혹 수사에 집중할 방침이지만 추가로 확보되는 단서에 따라 새로운 방향의 수사를 벌일 가능성도 있다. 재무 위기를 개선하기 위해 산업은행의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이 금융당국이나 채권은행, 정·관계에 부당한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단서가 나올 경우 수사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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