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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인 브로커 강남팀·홍대팀, 오늘도 청춘의 지갑 노린다

    코인 브로커 강남팀·홍대팀, 오늘도 청춘의 지갑 노린다

    강남팀·홍대팀으로 불리는 숨은 기획자카톡·인스타 등 통해 20~30대에 접근 신규 코인 언급하며 수십배 수익 약속 15억 피해 A씨 “이름 바꿔 활발 영업”“자신들을 홍대팀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지역마다 강남팀, 강북팀도 따로 움직인다고 했어요.” 암호화폐 투자금 모집책으로 활동했던 A(33)씨는 2017년 그들을 처음 만나 1년여간 코인 사기 작업을 했다. 20~30대 남녀 각 2명으로 구성된 홍대팀은 A씨에게도 거래소 상장을 앞둔 신규 코인(암호화폐)을 대량 확보해 주겠다고 자신했다. ‘불장’(코인 시세 급등기)이 절정을 달리던 시점으로 최대 수십배 이상의 수익을 장담했다. 하지만 신규 코인은 약속한 물량의 4분의1밖에 받지 못했다. 지인들 돈까지 모아 홍대팀에 차용증 없이 넘긴 15억원은 휴지 조각이 됐다. A씨는 사기로 형사고소했지만 사건은 무혐의로 종결됐다. A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와 결별한 후 지금까지도 홍대팀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9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암호화폐 금융사기 사건에는 현재도 여러 개의 ‘홍대팀’이 활동하고 있다. 주 표적은 20~30대다. 업계에서는 이들을 ‘벤처캐피탈(VC)사’ 혹은 ‘총판’으로 부른다. 홍대팀, 강남팀은 VC끼리 부르는 명칭이다. VC들은 현재도 서울 강남 테헤란로와 홍대를 중심으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텔레그램, 인스타그램 등에서 2030을 코인판에 끌어모으는 역할을 한다. 현재 국내에서 거래되는 코인은 400여개로 난립 중이다. A씨가 계약서나 차용증 없이 15억원을 건넬 수 있었던 건 홍대팀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 때문이었다. A씨는 “불장기에 상장된 코인들마다 엄청난 수익이 발생한 데다 홍대팀과 작업하면서 이들에게서 수차례에 걸쳐 수억원 어치의 코인 수익을 나도 챙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2018년 비트코인을 필두로 암호화폐 시세가 폭락하면서 VC의 영업 양상도 바뀌었다. A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접촉이 체계화됐다고 말한다. 다단계 암호화폐 투자 업체인 ‘T사’의 VC들은 주로 텔레그램 방 운영자로 코인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청년들을 접촉한다.서울신문이 블록체인 보안전문업체 S2WLAB과 피해자들이 제보한 T사 관련자들의 전자지갑 주소 3개를 추적한 결과 투자금 일부가 국내 대형거래소에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지갑 3개의 거래는 2018년 7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발생했다. 3개 지갑에 이더리움(암호화폐)으로 분산된 거래자금 규모는 현 시세로 118억원어치였다. 그러나 VC들이 암호화폐를 현금화했는지의 여부는 거래소에서만 확인 가능하다. 한서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금융사기 피해자들의 투자 금액이 국내 거래소에 남아 있다면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판결 결과에 따라 일부라도 피해 금액을 환수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고수익 유혹에 전자지갑으로 코인 전송 “이거 다른 데 새나가면 우리 프로젝트 망하는건데, 진훈씨니까 믿고 알려 주는 거야. 절대 다른 곳에 이야기하면 안 돼.” 대기업 해외 영업직으로 일하다 지난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의 팀장으로 이직한 김진훈(38·가명)씨는 거래소의 공동대표였던 최모(30)씨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시세 조작을 준비 중인 신규 코인을 미리 구매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얘기였다. 김씨는 최씨가 말한 대로라면 최소 두 배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봤다. 김씨는 지난해 6월 1500만원어치의 이더리움 40개를 최씨가 알려준 전자지갑으로 전송했다. 그러나 김씨가 받은 코인은 상장 이후 폭락해 큰 손해만 봤다. 김씨는 “대표라는 사람이 설마 직원에게까지 사기를 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돈도 잃고 결국 직장도 퇴사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최씨는 업계에서 소문난 ‘VC’ 출신이다. 김씨는 최씨를 전적으로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최씨는 점심이나 저녁 식사로 인당 5만~10만원에 달하는 음식값을 척척 계산하면서 돈이 많다는 사실을 넌지시 노출했다. 김씨가 회식 자리에서 2차로 초대된 대표의 강남 아파트에는 명품백 10여개가 놓인 진열장이 있었다. 김씨는 “수천만원이 넘는 롤렉스 시계를 차고 고급차인 포르셰를 타고 다녔다”며 “지금 생각해 보면 무의식 중에 ‘너도 나처럼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 주려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세조작 투자는 피해 보상받기 어려워 대표 최씨는 그동안 암호화폐로 벌어들인 수익을 자랑하곤 했다. 김씨는 “정보만 있으면 대표처럼 큰돈을 벌 수 있다고 확신에 빠진 순간 최씨가 투자 정보를 흘렸다”고 말했다. 김씨는 대표가 한 말을 토씨 하나까지 기억한다. “나도 친구들도 수천만원씩 투자했어요. 오늘이 투자를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세요.” 김씨는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현재도 거래소 대표인 최씨에 대한 고소(사기 혐의)를 준비하고 있다. 김씨는 “사건 이후 만나게 된 피해자들이 모두 최씨로부터 ‘너에게만 주는 정보’라는 똑같은 말을 들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VC들의 먹잇감은 20~30대 젊은층이다. 오히려 암호화폐에 대한 지식 습득이 빠르고 그만큼 “나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강렬한 자신감과 자기 확신에 쉽게 빠지기 때문이다. VC들은 암호화폐 기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험, 고수익이라는 달콤한 미래를 앞세워 청년층을 현혹한다. 구태언 변호사는 “암호화폐 투자사나 거래소의 시세 조작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투자하는 것은 투기나 도박과 마찬가지”라며 “피해를 입어도 법적인 보상을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본 기획물은 한국 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암호화폐(가상자산)와 연관된 각종 범죄 및 피해자들을 다룬 ‘2020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리와 다단계 투자 사기, 자금세탁·증여, 다크웹 성착취물·마약 등 범죄와 관련된 암호화폐 은닉 수익 등에 관한 제보(tamsa@seoul.co.kr)를 부탁드립니다.
  • 청암대학 교수노조 “교육부는 청암학원 새 이사진 선임하면 절대 안돼”

    청암대학 교수노조 “교육부는 청암학원 새 이사진 선임하면 절대 안돼”

    “교육부는 대학 정상화를 위해 비교육적인 인사들의 임원취임 승인을 취소하라.” 청암대학교 교수노조와 순천시민단체연대 회원 50여명이 9일 청암대 건강복지관 2층 청암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법인 청암학원 이사의 합리적인 선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교수들은 “강명운 전 총장의 부당한 학사 개입을 방지하고, 불법적 이사회 운영을 주도한 이사장과 이사들의 임원취임승인이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교육부는 준법성과 교육철학이 내재된 이사회가 구성될 수 있도록 임원취임 승인에 신중해야한다”며 “범국민 서명운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교수노조는 “국고 배임죄로 1년 6월을 복역하고 지난해 3월 출소한 강 전 총장이 불법적인 학사개입 중지를 요구하는 일부 이사들에게 사임을 종용하면서 2019년 5월 이후 이사회가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수들은 “강 전 총장과 주변 사람들이 갖가지 편법을 동원해 불법·변칙적으로 이사회 운영을 획책함으로써 대학은 또다시 위기의 수렁에 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수노조는 “대학과 법인 운영의 정상화를 요구하며 이사장 측의 전횡을 견제해온 이사 3명의 임기가 내일(10일) 만료된다”며 “법인은 이 자리에 강 전 총장의 딸과 청암학원 이사장을 역임하면서 사위를 교수로 채용하려고 갖가지 비리를 획책한 사람을 임명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들로 이사회가 채워지면 강 전 총장 측이 이사회의 절대 다수를 장악해 총장 해임과 간부들에 대한 보복인사를 도모할 것임은 명약관화한 현실이 된다”고 했다. 시민단체들은 “교육부는 교육부 권고를 무시하고 편법적으로 이사회 운영을 획책해 온 책임을 물어 현 청암학원 이사장을 해임하고, 조속히 새로운 이사들을 선임해 청암대학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용태 청암대학 교수노조 지회장은 “이 순간에도 강 전 총장은 이사장과 측근 이사, 일부 보직 교직원을 통해 교직원들의 동태를 감시하고 학교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등 교육부 처분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또 다른 반칙들을 저지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소행 청암대학 교수협의회 의장은 “교육부는 학교법인 청암학원이 대학 발전에 일로 매진할 수 있는 이사회를 조속한 시일 내에 재구성할 수 있도록 강력한 행정지도를 펴야한다”고 요구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신라젠 10개월 수사했지만… 檢 “정·관계 로비 실체 없다”

    신라젠 10개월 수사했지만… 檢 “정·관계 로비 실체 없다”

    노무현 재단·유시민 관련 혐의 못 찾아바이오기업 신라젠의 전현직 임원들이 연루된 비리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일각에서 제기된 신라젠 관련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 “수사 과정에서 실체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노무현재단이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과 관련된 혐의를 찾지 못했다는 뜻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서정식)는 8일 ‘신라젠 사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8월 신라젠의 ‘임상시험 실패’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 약 10개월 만이다. 검찰은 문은상(55·구속 기소) 대표와 이용한(56) 전 대표, 곽병학(56) 전 감사, 신모(49) 전무이사 등 4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신 전무는 펙사벡의 임상시험 결과가 좋지 않다는 미공개 정보를 듣고 신라젠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 64억원 상당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로 기소됐다. 반면 문 대표와 이 전 대표, 곽 전 감사의 경우 이들의 주식 매각 시기(2017년 12월~2018년 1월)와 임상시험 관련 악재성 미공개 정보가 생성된 시점(지난해 3월) 등에 비추어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신라젠 대주주였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가 유 이사장 등 현 여권 인사를 대상으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과 관련해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신라젠 금융 계좌를 추적했지만 유 이사장, 노무현재단 등과 관련한 계좌 흐름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정·관계 로비와 관련한 구체적인 단서가 발견되지 않아 이철 전 대표도 조사하지 않았다”면서 “상장 과정에서 범죄로 볼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검찰 “신라젠 정·관계 로비 의혹 실체 없다” 결론

    검찰 “신라젠 정·관계 로비 의혹 실체 없다” 결론

    문은상(55·구속기소) 대표 등 신라젠 전·현직 임원들이 연루된 비리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일각에서 제기된 신라젠 관련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 “수사 과정에서 실체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서정식)는 8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 브리핑실에서 ‘신라젠 사건’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신라젠 사건은 항암바이러스 ‘펙사벡’ 개발을 시도한 바이오기업 신라젠의 임원들이 ‘임상 시험 실패’라는 회사 내부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대량의 주식을 매각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건으로, 지난해 8월 첩보를 금융위원회가 검찰에 수사의뢰를 하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신라젠의 문 대표와 이용한(56) 전 대표, 곽병학(56) 전 감사, 신모(49) 전무이사 등 4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문 대표와 이 전 대표, 곽 전 감사 등 3명은 2014년 2월 말 미국 제약회사 제네렉스를 인수하는데 사용하겠다며 주주들로부터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결의를 받은 후,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350억원 규모의 신라젠 BW를 인수하는 ‘자금 돌리기’ 방식으로 자기 자본 없이 신라젠 BW를 취득해 1918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기소됐다. 이 페이퍼컴퍼니의 실사주 조모씨는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됐다.검찰은 당시 불법적인 BW 발행 구조를 설계하고 위 페이퍼컴퍼니에 자금 350억원을 빌려줬던 DB금융투자(옛 동부증권) 부사장과 상무보 등 2명도 같은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제도권 금융사가 자본시장 질서를 준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불법적인 발행 구조를 설계·제안했다”면서 “금융시장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신 전무이사는 펙사벡의 임상 시험 결과가 좋지 않다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신라젠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 64억원 상당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기소됐다. 그러나 검찰은 문 대표와 이 전 대표, 곽 전 감사에게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의 주식 매각 시기는 2017년 12월~2018년 1월이고, 펙사벡 임상 시험 관련 악재성 미공개 정보가 생성된 시점은 지난해 3월”이라면서 “주식 매각 시기와 미공개 정보 생성 시점 등에 비추어 이들의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가 지난 2013~2014년 약 450억원을 신라젠에 투자했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015년 부산대에서 열린 신라젠 항암 기술 설명회에 참석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일각에서 신라젠을 둘러싼 정·관계 로비 의혹이 제기됐다. 신라젠이 2016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되는 과정에서 이철 전 대표가 현 여권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상장 과정에서 범죄로 볼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신라젠 금융계좌를 추적했지만 유시민 이사장과 노무현재단 등과 관련한 계좌 흐름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정·관계 로비와 관련한 구체적인 단서가 발견되지 않아 이철 전 대표 등도 조사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검찰은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신라젠 사건과 관련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을 고발한 사건을 수사할 예정이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신라젠이 임상 시험 실패를 사전에 알고도 정부로부터 보조금 92억원을 받았다며 최 전 부총리와 임 전 위원장 등을 국고손실 등의 혐의로 지난달 14일 검찰에 고발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멈추지 않는 아베 지지율 추락…요미우리 등 여론조사 줄줄이 하락

    멈추지 않는 아베 지지율 추락…요미우리 등 여론조사 줄줄이 하락

    코로나19 부실 대응과 검찰청법 개악 시도 등이 맞물리면서 초래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지지율 하락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12년 12월 두번째 집권 이후 최악의 지지율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달 5∼7일 실시해 8일 공개한 6월 정기 여론조사에서 아베 정권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38%로, 지난달 조사 때의 49%에 비해 11%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는 안보법제 개편 추진으로 여론이 악화됐던 2015년 7월과 동일한 수치로, 아베 총리가 재집권에 성공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아베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 비율은 9%포인트 상승한 51%였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사람이 지지하는 사람보다 많아진 것은 지난 2월에 이어 넉달 만이다. 같은 날 요미우리신문이 발표한 6월치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정권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0%로 지난달 조사에 비해 2%포인트 하락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0%로 전월 대비 2%포인트 상승했다. 아베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 비율이 50% 이상이 된 것은 모리토모학원 비리와 공문서 조작 사건이 터졌던 2018년 4월(53%)에 이어 2년 2개월 만이다. 아베 정권은 지난달 29∼31일 실시된 교도통신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 39.45%로, 2018년 5월(38.9%) 이후 2년 만에 40%선 붕괴를 경험한 바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아베 끝없는 추락…지지율 재집권 후 ‘최저’

    아베 끝없는 추락…지지율 재집권 후 ‘최저’

    아베 내각 지지율, 11%P 하락한 38%“지지하지 않는다”가 51%로 더 높아2012년 12월 아베 재집권 후 가장 악화일본 유권자들, 경제·코로나 대책에 불만 일본 아베 신조 내각의 지지율이 아베 총리 재집권 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민영방송 TV도쿄가 5~7일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고 밝힌 이들은 응답자의 38%였다. 지난달 8~10일 조사한 것보다 11% 포인트 하락했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응답자 비율은 9% 포인트 상승한 51%였다. 내각 비판 여론이 지지 여론보다 많아진 것은 지난 2월에 이어 약 4개월 만이다. 이번 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안보 법제 개편 추진으로 여론이 악화한 2015년 7월(38%)과 같다. 이는 2012년 12월 아베 총리 재집권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고령 유권자 사이에서 비판 여론이 두드러졌다. 60대 응답자는 66%가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이들 중 30%가 ‘지도력 부재’를 이유로 꼽았다. 아베 총리의 지도력이 없다는 반응은 지난달(35%)보다는 줄었으나 지난 1~3월 조사에서 10%대였던 것에 비하면 여전히 많다.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이 계속해서 유권자의 불만을 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모든 주민에게 1인당 10만엔(약 111만원)을 지급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3%가 ‘늦다’고 반응했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우선적으로 나서야 할 과제가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의료체제 정비를 꼽은 이들이 33%로 가장 많았고 검사 체제 확충이 22%로 뒤를 이었다.요미우리신문이 5~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40%로 지난달 8~10일 조사 때보다 2% 포인트 떨어졌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 포인트 상승해 50%를 기록했다. 요미우리 조사에서 아베 내각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절반을 넘은 것은 사학재단 비리 의혹으로 정국이 들끓던 2018년 4월 조사(53%)에 이어 2년 2개월 만이다. 일본 정부의 경제 대책에 불만을 느낀다는 응답은 64%로 만족한다는 반응(27%)의 두 배를 넘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단독] 거래도 출금도 막혔다… 수천억 삼킨 ‘좀비 코인’

    [단독] 거래도 출금도 막혔다… 수천억 삼킨 ‘좀비 코인’

    7억 쏟아 20만원 남은 전직 교사 암호화폐 지식 없이 투자 시작한 60대 지인 끌어들여 月 200만원 ‘홍보 수익’ “불안했지만 ‘연예인 인증샷’ 등에 안심”코인 폭락→ 다른 코인 투자 피해 반복 “피해자이면서 가해자라서 소송 꺼려” 다단계 코인 사기 피해자 김모(55)씨는 지난해 1월 딸의 옛 담임교사인 박모(63)씨 앞에서 손목을 자해했다. 오래전 이혼 후 경남의 한 중소도시에서 홀로 딸을 키우며 마련한 아파트 담보 대출금 4000만원을 코인 투자로 날린 후였다.  김씨는 투자을 권유했던 박씨가 보상하지 않으면 분신하겠다고 했다. 퇴직교사인 박씨 역시 막다른 상황에 내몰렸다. 그도 트레이드코인클럽(TCC)이 발행한 암호화폐 ‘티코인’에 쏟아부은 1억원을 모두 잃었다. 자신의 투자금뿐 아니라 함께 투자했던 지인들의 원성이 쏟아지자 박씨는 “나도 다 접고 싶다”는 심경을 내비쳤다.  박씨와 김씨, 두 사람의 인연을 악연으로 바꾼 건 코인 투자였다. 이들의 코인 투자 과정에서 지난 3년간 휩쓸고 간 암호화폐 대박 신화의 이면을 엿볼 수 있다. 코인 사기 피해자들 대부분이 두 사람처럼 노후 불안감이 짙은 ‘베이비 붐’ 세대다. 이들은 암호화폐·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사기꾼들의 먹잇감이 된다. 현재 TCC 피해자 집단 소송 참여자 107명에 대한 조사에서도 5060세대가 55명(51%)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퇴직 후 당뇨를 앓아 써 주는 곳도 없고 돈을 더 벌 방법도 마땅치 않은데 코인만이 살길로 보였다.” 박씨는 딱 이런 마음이었다. 그의 투자는 백숙이나 먹자던 친분 깊은 지인의 소개로 시작됐다.  “코인이란 게 있는데 지금 1만원 넘지만 조만간 30만원까지 오를거야. 나만 믿고 사 봐.” 지인의 호언장담 사이로 비트코인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TV 뉴스가 박씨의 귓가에 환청처럼 맴돌았다.  박씨는 처음에는 부인 몰래 코인을 사들였다. 1개 가격이 1만 3000원. 박씨는 지인들을 하위 투자자로 끌어들이면서 매달 200만원 안팎을 수익금으로 받았다. 2018년 1월부터는 임대료 60만원짜리 사무실을 빌려 본격적으로 하위 투자자들을 모았다. 어린이집 원장이었던 부인도 이즈음 합류했다. 박씨가 굴린 지인들의 투자금은 6억원 규모로 불었다. 그의 TCC 암호화폐 지갑 속 코인은 지인들을 대신해 관리하는 코인 6만개를 합쳐 17만개에 달했다. 상위 사업자들은 그가 불안감을 토로할 때마다 고급 호텔에서의 사업설명회나 유명 연예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을 보여 줬다. 이를 사업 순항의 증거로 활용한 셈이다.  꽃길만 걸을 듯했던 그의 행보는 개당 1만 3000원에 매입한 코인이 하루아침에 4분의1인 3000원으로 폭락하면서 끝났다. 10년 이상 인연을 맺어 온 지인들의 원망 어린 얼굴부터 먼저 떠올랐다. 그중 교사 시절 애제자의 어머니가 바로 김씨였다. 박씨는 “말년에 돈도 잃고 사람도 잃어 막막하다. 집 앞 다리만 보면 극단적인 충동을 느끼게 된다”고 토로했다. 그와 지인들이 투자한 코인은 망가졌지만 상위 사업자들은 그새 다른 코인(H3)으로 갈아타 또 투자자들을 꾀었다. 티코인 1개와 새로 만든 코인 8개를 교환해 준다는 뻔한 사기 행각에도 출금이 막힌 하위 투자자들이 벌떼처럼 몰렸다. 하지만 새로운 코인조차 200원에서 400원으로 두 배가 뛰었다가 한순간 20원으로 곤두박질쳤다. 박씨 등 피해자들은 그렇게 두 번 울었다.  박씨는 상위 사업자들을 상대로 한 피해자모임의 고소마저 포기한 상황이다. 1인당 부담해야 할 소송 비용 20만원조차 부담스럽게 됐다. 그의 암호화폐 계정에는 TCC 투자로 얻은 티코인 17만개가 출금이 막힌 채 쌓여 있다. 그는 “전 재산과 맞바꾼 코인인데 17만개를 다 팔아도 소송비 20만원도 못 건지는 게 어이없다”면서 허탈해했다. 그 와중에 10만원을 입금하지 않으면 코인 17만개 계정이 사라진다는 경고 공지까지 떴다. 사기꾼들은 살던 아파트까지 처분하고도 2억원 넘게 빚을 떠안은 박씨의 영혼까지 탈탈 털었다.  다단계 코인 사기의 끝은 절망적이다. TCC 국내 1호 사업자에게 아파트·토지 담보 대출, 카드론 등으로 투자한 돈 3억원을 사기당했다는 김모(38)씨는 “월 이자만 300만원을 떠안고 있는데 다 포기하고 싶다”고 울먹였다. 강모(49·여)씨는 암 진단으로 받은 보험금 1150만원을 날려 치료마저 막막하다. 권유안 서울시 민생사법경찰 방문판매수사팀 수사관은 “다단계 사기의 특징 중 하나가 잘 아는 지인끼리 투자 소개를 주고받아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경우가 많아 신고나 소송에도 적극 나서지 못한다”고 말했다.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의 손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노년을 극심하게 방황하며 보낸다. 고교 동창 소개로 코인에 투자했던 7000만원 중 단돈 10원도 회수하지 못한 요양사 한모(52)씨는 울화증으로 얼굴에 열꽃이 피고 공황장애도 앓고 있다. “다른 코인은 위험하지만 내가 상위 투자자들과 친분이 있어서 문제가 없다”고 소개했던 둘도 없던 친구는 연락조차 끊겼다. 한씨는 원금이라도 회복하겠다며 돈을 빌려 다시 코인을 사는 지인과 피해자끼리 서로를 등치는 ‘폭탄 돌리기’를 목격하며 절망했다. 권단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는 “비트코인 투기 광풍 이후 무법지대를 악용한 사기 범죄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암호화폐 사기로 목숨을 끊는 이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더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본 기획물은 한국 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암호화폐(가상자산)와 연관된 각종 범죄 및 피해자들을 다룬 ‘2020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리와 다단계 투자 사기, 자금세탁·증여, 다크웹 성착취물·마약 등 범죄와 관련된 암호화폐 은닉 수익 등에 관한 제보(tamsa@seoul.co.kr)를 부탁드립니다.
  • [단독] 돈도 사람도 잃었다… 절망이 된 ‘코인의 욕망’

    [단독] 돈도 사람도 잃었다… 절망이 된 ‘코인의 욕망’

    “돈을 벌고 싶으십니까? 이 코인에 투자하세요. 여러분은 벼락부자가 될 준비가 끝났습니다.” 이달 초 서울의 한 대형 호텔에서 열린 신규 암호화폐(가상자산) 투자설명회 무대에 선 강연자가 대박을 장담하자 관중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터졌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이날 설명회는 300명 넘게 몰려 성황을 이뤘다.국내 암호화폐 거래는 2013년 7월 첫 거래소인 코빗이 설립되면서 시작됐다. 동시에 국내 다단계 유사수신 업계에서 암호화폐는 새로운 상품으로 각광받으며 등장했다. 국내 첫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김현수 서울 방배경찰서 지능수사팀장은 7일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산업적 성격과 별개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다단계 업체들의 주도로 다양한 투자 상품으로 확산됐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다단계 투자는 사기와 사업 사이에서 불안한 줄타기를 하며 세력을 넓히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투자는 초창기의 채굴기 투자 방식에서 암호화폐공개(ICO) 투자를 거쳐 ‘증권형 토큰 공개’(STO)로 진화했다. 최근에는 상장 초기 구매한 코인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까지 출현했다. 국내의 암호화폐 관련 다단계 사업들은 금융 피라미드 사기 범죄와 유사해 논란이 된다. 투자 수익이 하위 투자자에서 꼭짓점인 상위 사업자에게로 수렴되는 구조 때문이다. 특히 암호화폐 가치가 하락한 이후부터 사기 피해도 급증했다. 채굴기 사업은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업체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이었다. 2014년 9월 설립된 비트클럽네트워크는 채굴기 투자자에게 채굴로 확보한 코인을 수익으로 지급하고, 그 일부는 상위 투자자·채굴업체와 나누는 방식을 도입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암호화폐 채굴업체 A사의 국내 1호 투자자 B(47·여)씨가 이 사업을 국내에 들여온 장본인으로 꼽힌다. B씨가 미국 본사를 소개하거나 일부 투자자를 대리해 투자금을 전달하면 본사는 채굴된 코인을 수익으로 투자자에게 분배했다. 서울신문과 만난 B씨는 “당시 500만원 투자자에게는 2018년까지 최대 20개의 비트코인이 지급됐다”고 주장했다. 2018년 1월 당시 비트코인 시세는 최대 2500여만원이었다. B씨 주장대로 투자자들이 받은 코인을 최고점에 팔았다면 4년 동안 최대 100배 수익률을 올린 셈이다. 하지만 A사 역시 2017년 이후 참여한 투자자들은 투자 원금을 회수하지 못한 채 손해를 입었다. B씨는 “전체 투자자의 15% 정도만 손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A사 이후 국내 채굴 업체 규모는 크게 늘었다. 하지만 암호화폐 채굴량과 가격 상승폭이 줄면서 수익률은 현저히 낮아졌다. 2017년 12월 2700억원대의 암호화폐(이더리움) 채굴기 투자 사기로 처음 알려진 마이닝맥스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투자자 1만 8000여명에게서 2700억원을 받았다. 투자사 대표는 회사 자금 46억여원을 유용한 혐의(횡령)로 이듬해 5월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받았다. 마이닝맥스 사건을 기점으로 다단계 투자 방식도 ICO로 무게중심이 옮겨졌다. 신규 코인 발행을 이유로 투자자를 모은 뒤 해당 코인을 거래소에 상장해 수익을 분배한다. 하지만 코인 개발이 불발되거나 단기 수익만 노린 불량 코인 등도 난무했다. 2018년 4월 침몰 러시아 함선인 ‘돈스코이호’를 인양하겠다며 암호화폐 신일골드코인(SGC)을 발행했던 ‘신일그룹’과 ‘신일그룹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일 국제거래소 전 대표 유모(66)씨는 지난 4월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ICO 방식에 이어 증권형 토큰인 STO형 투자 피해도 나타났다. STO는 암호화폐의 일종인 토큰을 부동산이나 채권 등 회사의 실물자산과 연동해 발행하는 것이다. 일종의 주식처럼 실물자산과 연동돼 있기 때문에 사기나 범죄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홍보한다. 지난해 STO 투자자들을 모집한 T사는 현재 사기 혐의로 고소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T사는 증권형 토큰 상장 명목으로 받은 투자금 5억 7000만원에 대한 수익금을 지급하지 않아 피소됐다.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 김형중 교수는 “증권형 토큰은 ICO와 달리 실물자산과 연계된 증권으로 취급돼 자본시장법의 규제를 받는다”면서 “지금 국내에서 진행되는 대부분의 STO는 공모가 아닌 개인들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사모 방식인데,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인원수 제한 등 엄격한 규제가 이뤄진다. 이런 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STO는 모두 불법”이라고 단언했다. 올해 들어 상장된 코인에 대한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도 등장했다. 해외에 기반을 둔 신규 코인이 많다. 초기에 코인을 구매하면 이후 발생하는 코인을 계속 이자로 지급하는 새로운 투자 기법으로 투자자들을 모집 중이다. 김대규 온세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일부 합법적으로 이뤄지는 암호화폐 투자도 있지만 무작정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식의 사업은 사기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그동안 실제 제품 판매에 주력해 온 다단계 업체 상당수가 대거 코인으로 업종 전환을 한 상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본 기획물은 한국 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암호화폐(가상자산)와 연관된 각종 범죄 및 피해자들을 다룬 ‘2020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리와 다단계 투자 사기, 자금세탁·증여, 다크웹 성착취물·마약 등 범죄와 관련된 암호화폐 은닉 수익 등에 관한 제보(tamsa@seoul.co.kr)를 부탁드립니다.
  • [단독] 거래도 출금도 막혔다… 수천억 삼킨 ‘좀비 코인’

    [단독] 거래도 출금도 막혔다… 수천억 삼킨 ‘좀비 코인’

    7억 쏟아 20만원 남은 퇴직 교사다단계 코인 사기 피해자 김모(55)씨는 지난해 1월 딸의 옛 담임교사인 박모(63)씨 앞에서 손목을 자해했다. 오래전 이혼 후 경남의 한 중소도시에서 홀로 딸을 키우며 마련한 아파트 담보 대출금 4000만원을 코인 투자로 날린 후였다. 김씨는 투자을 권유했던 박씨가 보상하지 않으면 분신하겠다고 했다. 퇴직교사인 박씨 역시 막다른 상황에 내몰렸다. 그도 트레이드코인클럽(TCC)이 발행한 암호화폐 ‘티코인’에 쏟아부은 1억원을 모두 잃었다. 자신의 투자금뿐 아니라 함께 투자했던 지인들의 원성이 쏟아지자 박씨는 “나도 다 접고 싶다”는 심경을 내비쳤다. 박씨와 김씨, 두 사람의 인연을 악연으로 바꾼 건 코인 투자였다. 이들의 코인 투자 과정에서 지난 3년간 휩쓸고 간 암호화폐 대박 신화의 이면을 엿볼 수 있다. 코인 사기 피해자들 대부분이 두 사람처럼 노후 불안감이 짙은 ‘베이비 붐’ 세대다. 이들은 암호화폐·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사기꾼들의 먹잇감이 된다. 현재 TCC 피해자 집단 소송 참여자 107명에 대한 조사에서도 5060세대가 55명(51%)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퇴직 후 당뇨를 앓아 써 주는 곳도 없고 돈을 더 벌 방법도 마땅치 않은데 코인만이 살길로 보였다.” 박씨는 딱 이런 마음이었다. 그의 투자는 백숙이나 먹자던 친분 깊은 지인의 소개로 시작됐다. “코인이란 게 있는데 지금 1만원 넘지만 조만간 30만원까지 오를거야. 나만 믿고 사 봐.” 지인의 호언장담 사이로 비트코인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TV 뉴스가 박씨의 귓가에 환청처럼 맴돌았다. 박씨는 처음에는 부인 몰래 코인을 사들였다. 1개 가격이 1만 3000원. 박씨는 지인들을 하위 투자자로 끌어들이면서 매달 200만원 안팎을 수익금으로 받았다. 2018년 1월부터는 임대료 60만원짜리 사무실을 빌려 본격적으로 하위 투자자들을 모았다. 어린이집 원장이었던 부인도 이즈음 합류했다. 박씨가 굴린 지인들의 투자금은 6억원 규모로 불었다. 그의 TCC 암호화폐 지갑 속 코인은 지인들을 대신해 관리하는 코인 6만개를 합쳐 17만개에 달했다. 상위 사업자들은 그가 불안감을 토로할 때마다 고급 호텔에서의 사업설명회나 유명 연예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을 보여 줬다. 이를 사업 순항의 증거로 활용한 셈이다.꽃길만 걸을 듯했던 그의 행보는 개당 1만 3000원에 매입한 코인이 하루아침에 4분의1인 3000원으로 폭락하면서 끝났다. 10년 이상 인연을 맺어 온 지인들의 원망 어린 얼굴부터 먼저 떠올랐다. 그중 교사 시절 애제자의 어머니가 바로 김씨였다. 박씨는 “말년에 돈도 잃고 사람도 잃어 막막하다. 집 앞 다리만 보면 극단적인 충동을 느끼게 된다”고 토로했다. 그와 지인들이 투자한 코인은 망가졌지만 상위 사업자들은 그새 다른 코인(H3)으로 갈아타 또 투자자들을 꾀었다. 티코인 1개와 새로 만든 코인 8개를 교환해 준다는 뻔한 사기 행각에도 출금이 막힌 하위 투자자들이 벌떼처럼 몰렸다. 하지만 새로운 코인조차 200원에서 400원으로 두 배가 뛰었다가 한순간 20원으로 곤두박질쳤다. 박씨 등 피해자들은 그렇게 두 번 울었다. 박씨는 상위 사업자들을 상대로 한 피해자모임의 고소마저 포기한 상황이다. 1인당 부담해야 할 소송 비용 20만원조차 부담스럽게 됐다. 그의 암호화폐 계정에는 TCC 투자로 얻은 티코인 17만개가 출금이 막힌 채 쌓여 있다. 그는 “전 재산과 맞바꾼 코인인데 17만개를 다 팔아도 소송비 20만원도 못 건지는 게 어이없다”면서 허탈해했다. 그 와중에 10만원을 입금하지 않으면 코인 17만개 계정이 사라진다는 경고 공지까지 떴다. 사기꾼들은 살던 아파트까지 처분하고도 2억원 넘게 빚을 떠안은 박씨의 영혼까지 탈탈 털었다.다단계 코인 사기의 끝은 절망적이다. TCC 국내 1호 사업자에게 아파트·토지 담보 대출, 카드론 등으로 투자한 돈 3억원을 사기당했다는 김모(38)씨는 “월 이자만 300만원을 떠안고 있는데 다 포기하고 싶다”고 울먹였다. 강모(49·여)씨는 암 진단으로 받은 보험금 1150만원을 날려 치료마저 막막하다. 권유안 서울시 민생사법경찰 방문판매수사팀 수사관은 “다단계 사기의 특징 중 하나가 잘 아는 지인끼리 투자 소개를 주고받아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경우가 많아 신고나 소송에도 적극 나서지 못한다”고 말했다.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의 손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노년을 극심하게 방황하며 보낸다. 고교 동창 소개로 코인에 투자했던 7000만원 중 단돈 10원도 회수하지 못한 요양사 한모(52)씨는 울화증으로 얼굴에 열꽃이 피고 공황장애도 앓고 있다. 한씨는 원금이라도 회복하겠다며 돈을 빌려 다시 코인을 사는 지인과 피해자끼리 서로를 등치는 ‘폭탄 돌리기’를 목격하며 절망했다. 권단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는“암호화폐 사기로 목숨을 끊는 이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더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본 기획물은 한국 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암호화폐(가상자산)와 연관된 각종 범죄 및 피해자들을 다룬 ‘2020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리와 다단계 투자 사기, 자금세탁·증여, 다크웹 성착취물·마약 등 범죄와 관련된 암호화폐 은닉 수익 등에 관한 제보(tamsa@seoul.co.kr)를 부탁드립니다.
  • [단독] “돈 잃고 사람 잃어 인생 포기” 암호화폐 대박 신화의 그림자

    [단독] “돈 잃고 사람 잃어 인생 포기” 암호화폐 대박 신화의 그림자

    코인 사기로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리는 피해자들표적이 된 기술 취약 중장년층 “노후 막막” 울상사기 판치는 코인 시장 관리·감독 절실다단계 코인 사기 피해자 김모(55)씨는 지난해 1월 딸의 옛 담임교사인 박모(63)씨 앞에서 손목을 자해했다. 오래 전 이혼 후 경남의 한 중소도시에서 홀로 딸을 키우며 마련한 아파트 담보 대출금 4000만원을 코인 투자로 날린 후였다. 김씨는 투자를 권유했던 박씨가 보상하지 않으면 분신하겠다고 했다. 퇴직교사인 박씨 역시 막다른 상황에 내몰렸다. 그도 ‘인공지능(AI)이 코인을 사고 팔아 투자금을 불려준다’는 암호화폐 다단계 투자업체 트레이드코인클럽(TCC)과 이 업체에서 발행한 암호화폐 ‘티코인’에 쏟아부은 1억원을 모두 잃었다. 자신의 투자금 뿐 아니라 함께 투자했던 지인들의 원성이 쏟아지자 박씨는 “나도 다 접고 싶다”는 심경을 내비쳤다. 박씨와 김씨, 두 사람의 인연을 악연으로 바꾼 건 코인 투자였다. 이들의 코인 투자 과정에서 지난 3년간 휩쓸고 간 암호화폐 대박 신화의 이면을 엿볼 수 있다. 코인 사기 피해자들 대부분 두 사람처럼 노후 불안감이 짙은 ‘베이비 붐’ 세대들이다. 하지만 암호화폐·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도는 낮아 사기꾼들의 표적이 된다. “퇴직 후 당뇨를 앓아 써주는 곳도 없고 돈을 더 벌 방법도마땅치 않은 데 코인만이 살 길로 보였다.” 박씨는 딱 이런 마음이었다. 그의 투자는 백숙이나 먹자던 친분 깊은 지인의 소개로 시작됐다. “코인이란 게 있는 데 지금 1만원 넘지만 조만간 30만원까지 오를거야. 나만 믿고 사봐.” 지인의 호언장담 사이로 비트코인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TV 뉴스가 박씨의 귓가에 환청처럼 맴돌았다. 박씨는 처음에는 부인 몰래 코인을 사들였다. 1개 가격이 1만 3000원. 박씨는 지인들을 하위 투자자로 끌어들이면서 매달 200만원 안팎을 수익금으로 받았다. 2018년 1월부터는 임대료 60만원짜리 사무실을 빌려 본격적으로 하위 투자자들을 모았다. 어린이집 원장이었던 부인도 이즈음 합류했다. 박씨가 굴린 지인들의 투자금은 6억원 규모로 불었다. 그의 TCC 암호화폐 지갑 속 코인은 지인들을 대신해 관리하는 코인 6만개를 합쳐 17만개에 달했다. 상위 사업자들은 그가 불안감을 토로할 때마다 고급 호텔에서의 사업설명회나 유명 연예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을 보여줬다. 이를 사업 순항의 증거로 활용한 셈이다. 꽃길만 걸을 듯 했던 그의 행보는 개당 1만 3000원에 매입한 코인이 하루 아침에 4분의 1인 3000원으로 폭락하면서 끝났다. 10년 이상 인연을 맺어온 지인들의 원망어린 얼굴부터 먼저 떠올랐다. 그 중 교사 시절 애제자의 어머니가 바로 김씨였다. 박씨는 “말년에 돈도 잃고 사람도 잃어 막막하다. 집 앞 다리만 보면 극단적인 충동을 느끼게 된다”고 토로했다. 그와 지인들이 투자한 코인은 망가졌지만 일부 상위 사업자들은 그새 다른 코인(H3)으로 넘어가 또 투자자들을 꾀었다. 티코인 1개와 새로 만든 코인 8개를 교환해준다는 뻔한 사기 행각에도 출금이 막힌 하위 투자자들이 벌떼처럼 몰렸다. 하지만 새로운 코인조차 200원에서 400원으로 두 배가 뛰었다가 한순간 20원으로 곤두박질쳤다. 박씨 등 피해자들은 그렇게 두 번 울었다.‘TCC 사건’ 피해자모임 대표 김희수(40)씨는 현재 집단 고소를 준비 중이다. 개인 피해자들이 전국 각국에서 진정을 넣어 개별 수사가 진행 중이만 집단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다. 집단 소송의 대리인인 최우석 변호사는 “TCC가 트레이딩 시스템의 핵심으로 앞세운 AI를 직접 본 사람이 없어 사업의 실체성이 없는 폰지 사기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폰지 사기란, 하위 사업자의 돈으로 상위 사업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말한다. 이어 최 변호사는 “TCC는 국내에 다단계 법인으로 등록도 하지 않았다”면서 “방문판매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Top 20’ 상위 사업자로 알려진 이들은 피해자들의 호소를 외면하는 모양새다. 피해자들에 의해 가해자로 지목된 정모(41)씨는 “나도 투자를 했다가 피해를 본 금액이 있어 상위사업자라 칭하면 곤란하다”면서 “회사쪽 사람이 아니라서 본사와도 연락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책임을 회피했다. 박씨는 상위 사업자들을 상대로 한 피해자모임의 고소마저 포기한 상황이다. 1인당 부담해야 할 소송 비용 20만원조차 부담스럽게 됐다. 그의 암호화폐 계정에는 TCC 투자로 얻은 티코인 17만개가 출금이 막힌 채 쌓여 있다. 그는 “전재산과 맞바꾼 코인인데 17만개를 다 팔아도 소송비 20만원도 못 건지는게 어이없다”면서 허탈해했다. 그 와중에 10만원을 입금하지 않으면 코인 17만개 계정이 사라진다는 경고 공지까지 떴다. 사기꾼들은 살던 아파트까지 처분하고도 2억 넘게 빚을 떠안은 박씨의 영혼까지 탈탈 털었다. 다단계 코인 사기의 끝은 절망적이다. TCC 국내 1호 사업자에게 아파트·토지 담보 대출, 카드론 등으로 투자한 돈 3억을 사기 당했다는 김모(38)씨는 “월 이자만 300만원을 떠안고 있는 데 다 포기하고 싶다”고 울먹였다. 강모(49·여)씨는 암 진단으로 받은 보험금 1150만원을 날려 치료마저 막막하다. 권유안 서울시 민생사법경찰 방문판매수사팀 수사관은 “다단계 사기의 특징 중 하나가 잘 아는 지인끼리 투자 소개를 주고받아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경우가 많아 신고나 소송에도 적극 나서지 못한다”고 말했다.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의 손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노년을 극심하게 방황하며 보낸다. 고교 동창 소개로 코인에 투자했던 7000만원 중 단돈 10원도 회수하지 못한 요양사 한모(52)씨는 울화증으로 얼굴에 열꽃이 피고 공황장애도 앓고 있다. “다른 코인은 위험하지만 내가 상위 투자자들과 친분이 있어서 문제가 없다”고 소개했던 둘도 없던 친구는 연락조차 끊겼다. 한씨는 원금이라도 회복하겠다며 돈을 빌려 다시 코인을 사는 지인과 피해자끼리 서로를 등치는 ‘폭탄 돌리기’를 목격하며 절망했다. 권단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는 “비트코인 투기 광풍 이후 정부가 암호화폐를 무시하는 정책 기조를 지속하면서 무법지대를 활용한 사기 범죄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변호사는 “암호화폐 사기로 목숨을 끓는 이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되며 제도권 안에서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본 기획물은 한국 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암호화폐(가상자산)와 연관된 각종 범죄 및 피해자들을 다룬 ‘2020 암호화폐 범죄 추적기’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리와 다단계 투자 사기, 자금세탁·증여, 다크웹 성착취물·마약 등 범죄와 관련된 암호화폐 은닉 수익 등에 관한 제보(tamsa@seoul.co.kr)를 받습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단독]진화하는 코인 투자 사기…“벼락부자 될 준비 되셨습니까”

    [단독]진화하는 코인 투자 사기…“벼락부자 될 준비 되셨습니까”

    “2012년 전후 다단계 업계 통해 암호화폐 국내 첫 유입”암호화폐 투자, 사기와 사업 사이 불안한 줄타기마이닝맥스, 돈스코이호 인양 ‘신일골드코인’ 등 실형선고“암호화폐 큰돈 유혹, 사기 가능성 농후” “돈을 벌고 싶으십니까? 이 코인에 투자 하세요. 여러분은 벼락부자가 될 준비가 끝났습니다.” 이달 초 서울의 한 대형 호텔에서 열린 신규 암호화폐(가상자산) 투자설명회 무대에 선 강연자가 대박을 장담하자 관중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터졌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이날 설명회에는 300명이 넘게 몰려 성황을 이뤘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는 2013년 7월 첫 거래소인 코빗이 설립되면서 시작됐다. 동시에 국내 다단계 유사수신 업계에서 암호화폐는 새로운 상품으로 각광받으며 등장했다. 국내 첫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김현수 서울 방배경찰서 지능수사팀장은 7일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산업적 성격과 별개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다단계 업체들의 주도로 다양한 투자 상품으로 확산됐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다단계 투자는 사기와 사업 사이에서 불안한 줄타기를 하며 세력을 넓히고 있다.국내 암호화폐 투자는 진화를 거듭했다. 초창기의 채굴기 투자 방식은 ICO(암호화폐 공개) 전의 다단계 투자를 거쳐 ‘증권형 토큰’ 투자인 STO(증권형토큰공개)로 바톤을 넘겼다가 최근에는 상장 초기 구매한 코인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도 출현했다. 암호화폐 다단계 사업은 금융 피라미드 사기 범죄와 유사하다. 상위 투자자가 수익을 올리고, 하위 투자자는 잃는 구조다. 암호화폐 투자 수익이 아래 단계에서 꼭지점인 최상위 사업자에게로 수렴되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가치가 폭등한 2017년까지는 수익이 발생했지만 가치가 하락하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사기 피해가 급증했다. 다단계의 원형인 채굴기 사업은 암호화폐 채굴업체의 지분을 확보하는 수법이었다. 2014년 9월 설립된 A사는 채굴기 투자자에게 채굴로 확보한 코인으로 수익으로 지급하고, 그 일부는 상위 투자자·채굴업체와 나누는 방식을 도입했다. A사의 국내 1호 투자자 B(47·여)씨가 이 사업을 국내에 들여온 장본인으로 꼽힌다. 그는 미국 본사를 소개하거나 일부 투자자를 대리해 투자금을 전달하고 본사는 채굴된 코인을 수익으로 투자자에게 분배했다. 서울신문과 만난 B씨는 “당시 500만원 투자자에게는 2018년까지 최대 20개의 비트코인이 지급됐다”고 주장했다. 2018년 1월 당시 비트코인 시세는 최대 2500여만원이었다. B씨 주장대로 투자자들이 받은 코인을 최고점에 팔았다면 4년 동안 최대 100배 수익률을 올린 셈이다. 하지만 A사 역시 2017년 이후 참여한 투자자들은 투자 원금을 회수하지 못한채 손해를 입었다. B씨는 “전체 투자자의 15% 정도만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A사 이후 국내 채굴업체 규모는 크게 늘었다. 하지만 암호화폐 채굴량과 가격 상승폭이 줄면서 수익률은 현저히 낮아졌다. 2017년 12월 2700억원대의 암호화폐(이더리움) 채굴기 투자 사기로 처음 알려진 마이닝맥스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투자자 1만 8000여명에게서 2700억원을 받았다. 투자사 대표는 회사 자금 46억여원을 유용한 혐의(횡령)로 이듬해 5월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받았다. 마이닝맥스 사건을 기점으로 다단계 투자 방식도 ICO로 무게 중심이 옮겨졌다. 신규 코인 발행을 이유로 투자자를 모은 뒤, 해당 코인을 거래소에 상장해 수익을 분배한다. 하지만 코인 개발이 불발되거나 단기 수익만 노린 불량 코인 등도 난무했다. 2018년 4월 침몰 러시아 함선인 ‘돈스코이호’를 인양하겠다며 암호화폐 신일골드코인(SGC)을 발행했던 ‘신일그룹’과 ‘신일그룹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일 국제거래소 전 대표 유모(66)씨는 지난 4월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ICO 방식에 이어 증권형토큰인 STO형 투자 피해도 나타났다. STO는 암호화폐의 일종인 토큰을 부동산이나 채권 등 회사의 실물자산과 연동해 발행하는 것이다. 일종의 주식처럼 실물자산과 연동돼 있기 때문에 사기나 범죄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홍보한다. 지난해 STO 투자자들을 모집한 T사는 현재 사기 혐의로 고소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T사는 증권형 토큰 상장 명목으로 받은 투자금 5억 7000만원에 대한 수익금을 지급하지 않아 피소됐다.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 김형중 교수는 “증권형 토큰은 ICO와 달리 실물자산과 연계된 증권으로 취급돼 자본시장법의 규제를 받는다”면서 “지금 국내에서 진행되는 대부분의 STO는 공모가 아닌 개인들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사모 방식인데,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인원수 제한 등 엄격한 규제가 이뤄진다. 이런 기준을 준수하진 않은 STO는 모두 불법”이라고 단언했다. 올해 들어 상장된 코인에 대한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도 등장했다. 해외에 기반을 둔 신규 코인이 많다. 초기에 코인을 구매하면 이후 발생하는 코인을 계속 이자로 지급하는 새로운 투자 기법으로 투자자들을 모집 중이다. 김대규 온세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일부 합법적으로 이뤄지는 암호화폐 투자도 있지만 무작정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식의 사업은 사기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그동안 실제 제품 판매에 주력해온 다단계 업체 상당수가 대거 코인으로 업종 전환을 한 상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본 기획물은 한국 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암호화폐(가상자산)와 연관된 각종 범죄 및 피해자들을 다룬 ‘2020 암호화폐 범죄 추적기’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리와 다단계 투자 사기, 자금세탁·증여, 다크웹 성착취물·마약 등 범죄와 관련된 암호화폐 은닉 수익 등에 관한 제보(tamsa@seoul.co.kr)를 부탁드립니다.
  • [법서라] 바짝 벼린 검찰의 창과 이재용의 비브라늄 방패

    [법서라] 바짝 벼린 검찰의 창과 이재용의 비브라늄 방패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 이야기를 풀어 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할 수만 있다면 서초동 쇠톱으로 인사 발령장을 5등분 해 파쇄하고 싶습니다.” 서초동 예술의전당을 출입처 삼아 오가면서도 이웃한 검찰청·법원 쪽은 쳐다도 보지 않고 다녔습니다. 그러나 슬픈 예감은 수학 공식처럼 틀리는 법이 없었고, 불의(?)의 인사는 공연을 담당하던 문화부 기자를 다시 잿빛 가득한 검찰청 기자실로 소환했습니다. 약 5년 만에 돌아온 이 ‘개미지옥’ 같은 출입처는 역시 현안을 찬찬히 뜯어볼 사치는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흔히 ‘삼바 사건’으로 부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 이야기입니다. ●검찰, 4일 오전 이재용 부회장 영장 청구 사회부 법조팀으로 인사발령 이틀째인 지난 4일 오전 11시 50분. 점심 자리로 향하던 길에 한 통의 문자 메시지 알림이 울렸습니다. 삼바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핵심 임원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는 전날 언론이 “이 부회장 측이 검찰의 수사 타당성을 민간 법률전문가들의 판단을 받고 싶다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쏟아낸 직후 나온 소식이라 곧 ‘삼성과 검찰의 심리전’, ‘삼성의 승부수에 검찰의 결정구’ 등의 구도로 묘사되기 시작했습니다. 분식회계와 시세조정, 콜옵션 등의 복잡한 개념이 얽힌 범죄 혐의 설명에 앞서 이번 사건의 흐름을 이해하려면 우선 이 부회장이 검찰에 신청한 ‘수사심의위원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의 수사 필요성 및 결과의 적법성 등을 검찰이 아닌 민간 법률전문가들이 심의하는 제도로, 문무일 검찰총장 때인 2018년 검찰개혁의 한 방안으로 도입됐습니다. 수사와 기소의 독점적 권한을 가진 검찰이 아닌 민간의 시각을 반영해 주요 사건을 더욱 투명하게 처리하고 검찰을 향한 국민 신뢰를 높인다는 게 이 제도의 도입 취지입니다.애초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의혹은 완강히 부인하며 ‘적법한 범위 내의 경영적 판단’을 주장해온 이 부회장으로서는 검찰의 기소 기류가 고조되는 시점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제도인 셈입니다. 자신과 삼성 측의 경영적 판단을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기소로 기울고 있는 검찰의 시각에서 벗어나 250명의 민간 위원 중 무작위로 뽑히는 15명의 심의위원에게 이번 수사와 기소 등의 적법성 판단을 받겠다는 게 이 부회장 측의 요구입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일 검찰에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고, 이런 사실은 하루가 지난 3일 검찰 출입 기자들과 삼성 그룹사 출입 기자들에게 알려졌습니다. 여기서 또 하루가 지난 4일 검찰은 법원에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합니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과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변경 과정에서 이 부회장과 최 전 부회장, 김 전 사장이 이 부회장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게 검찰의 시각입니다. 검찰은 세 사람에게 자본시장법 위반과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했고, 김 전 사장에게는 위증 혐의도 추가했습니다. 앞서 김 전 사장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제일모직의 제안으로 추진됐고, 이 부회장의 승계와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이재용 측 “수사심의위 무력화” 반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당장 입장문을 내고 반발했습니다. “수사가 사실상 종결된 시점에서 이 부회장 등은 검찰이 구성하고 있는 범죄 혐의를 도저히 수긍할 수 없었다. 수사심의위 절차를 통해 사건 관계인의 억울한 이야기를 한번 들어주고, 위원들의 충분한 검토와 그 결정에 따라 사건을 처분했다면 국민들도 검찰의 결정을 더 신뢰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삼성 측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검찰이 스스로 개혁을 위해 도입한 수사심의위 제도를 구속영장 청구를 통해 져버렸다는 비난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런 지적을 ‘억측’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검찰 측 취재를 종합하면 수사팀은 지난달 29일까지 두 차례의 이 부회장 소환조사에서 주요 내부 진술과 물증에도 이 부회장이 혐의를 부인하자 이후 회유 등을 통한 진술 오염(번복)과 증거인멸 우려 등을 이유로 구속을 통한 신병확보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 역시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에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 재가가 났고, 수사팀은 3일 오전 대검 반부패부를 통해 정식 통보를 받고 법원에 청구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입니다. 즉 수사심의위 소집 무산을 위한 ‘반격’이 아니라 수사팀의 호흡에 따른 영장청구라는 것입니다.결국 이 부회장과 삼성의 운명은 다시 법정으로 넘어갔습니다. 사건 기소에 앞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그간 소문만 무성했던 이 부회장의 ‘방패’도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수면 위로 드러난 이 부회장의 ‘비브라늄 방패’ 이 부회장의 호화 변호인단 중에서도 특히 김기동(사법연수원 21기)·이동열(22기)·최윤수(22기) 세 변호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세 사람 모두 정계와 재계 수사에 특화된 검찰 특수부 조직을 이끌었던 ‘특수통’ 검사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김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 1·3부장과 원전비리 수사단장,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장,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 등을 거쳤습니다. 이 변호사는 대검 중수부 첨단범죄수사과장과 중앙지검 특수1부장, 중앙지검 특수부 등을 총괄하는 3차장을 지냈습니다. 최 변호사 역시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과 중앙지검 3차장, 국가정보원 2차장 등을 역임했습니다.여기에 대검 중수부장 출신 최재경(17기) 변호사도 지난 4월 삼성전자 법률 고문으로 합류하면서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 조직에서도 굵직한 사건만 전담해온 ‘수사의 달인’들이 이제는 현직 정예 수사팀에 맞서 의뢰인을 보호하는 상황입니다. 변호인들의 화려한 경력 덕분에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을 두고 ‘비브라늄 방패’라는 비유까지 나옵니다. 비브라늄은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 나오는 가상의 물질로 외부 충격을 흡수하면서 더욱 강해지는 물질을 의미합니다. 재계 서열 1위 삼성의 이 부회장답게 최강의 변호인단을 꾸렸고, 검찰 역시 변호인단의 방어 논리를 깨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입니다. 그럼에도 검찰의 기세는 흔들림이 없어 보입니다. 1년 7개월가량 이재용과 삼성이라는 거물을 상대로 수사하면서 범죄 혐의를 입증할 증거와 진술을 탄탄히 쌓았고, 기소를 두고도 수사팀은 물론 최상층부인 윤 검찰총장까지 반대의견 없이 똘똘 뭉쳐 있기 때문입니다. 현직 최고 수사력을 자랑하는 검사들이 대거 투입된 점 역시 자신감의 원천입니다. 2006년 대검 중수부 현대차 비자금 사건,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등을 수사했던 이복현(32기) 부장검사가 수사팀을 이끌고 국정농단 사건 특검팀에서 삼성 합병 관련 의혹을 팠던 김영철(33기) 부장검사가 수사팀에 합류했습니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건 초기부터 수사를 맡아온 최재훈(35기) 부부장 검사도 힘을 더하고 있습니다. 수사팀과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1차전을 벌입니다.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수사팀은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구속 수사 필요성과 함께 그간 수집한 증거 일부를 공개하게 됩니다. 변호인단 역시 풍부한 기업수사 경험을 바탕으로 예측 가능한 검찰 측의 공격과 이를 무력화할 법적 논리를 하나하나 직조하고 있습니다. 이 부회장과 삼성 측의 운명을 가를 법원 판단은 이르면 이날 밤늦게 나올 예정입니다. 구속과 기각 중 어떤 결정이 나오든 검찰과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중 한쪽이 입을 후폭풍은 클 전망입니다. 마치 마블 영화 속에서 토르의 망치로 캡틴 로저스의 방패를 때렸을 때처럼 말입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포토] ‘담담하게’ 조국, 법정으로

    [포토] ‘담담하게’ 조국, 법정으로

    가족 비리와 감찰 무마 의혹 사건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책꽂이]

    [책꽂이]

    카프카식 이별(김경미 지음, 문학판 펴냄) KBS 1FM 라디오 ‘김미숙의 가정음악’의 작가인 시인이 매일 오프닝 때 띄웠던 시편을 모았다. 고통의 시간에 대한 재현과 치유의 기록이자 지상의 존재자를 향한 지극한 슬픔, 앞으로 살날에 대한 실존적 의지를 담았다. 작품의 배경과 시작(詩作)의 마음을 담은 글을 함께 실어 이해를 돕는다. 280쪽. 1만 4000원.하틀랜드(세라 스마시 지음, 홍한별 옮김, 반비 펴냄) 미국 시골의 백인 빈곤 여성의 삶을 조명한 저작. 미국 중서부의 캔자스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저자는 현재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펠로 교수로 사회경제적 이슈에 대한 글을 기고한다. 그는 책을 통해 가장 부유한 국가에서 가장 가난하게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을 증언했다. 424쪽. 1만 8000원.미국 함정(프레데리크 피에루치·마티유 아롬 지음, 정혜연 옮김, 올림 펴냄) 타국의 개인과 기업을 공격하는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을 해부했다. 거래에 달러가 사용되거나 미국 내 서버가 있는 이메일을 이용한 정황이 나타나면 해외부패방지법을 근거로 국적 불문 피의자를 구속한다. 이 법으로 2년의 수감, 3년의 보석을 겪은 프레데리크 피에루치는 이를 세계 경제를 장악하기 위한 미국의 약탈이라고 말한다. 424쪽. 1만 9800원.붓다 평전(백금남 지음, 무한 펴냄) ‘석가모니’ 고타마 붓다의 생애를 그린 평전. ‘관상’, ‘궁합’, ‘명당’ 등 역학 3부작을 펴냈던 소설가인 저자가 붓다의 모습을 찾아 대승·소승불교, 남방·북방불교 등의 원전과 경을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불교는 천상이 아닌 진흙 바닥에 있는 종교다. 736쪽. 2만 7000원.스타인웨이 만들기(제임스 배런 지음, 이석호 옮김, 프란츠 펴냄) 명품 피아노로 불리는 스타인웨이의 제작 과정을 11개월 동안 관찰했다. 가구 제작자를 꿈꾸던 독일 청년이 미국으로 건너가 피아노 제작에 나선 사연, 30여년간 같은 일을 한 전임자의 일을 도제식으로 물려받아 수작업으로 만드는 공정 등을 생생하게 복원했다. 436쪽. 2만 2000원.신문기자(모치즈키 이소코 지음, 임경택 옮김, 동아시아 펴냄) 배우 심은경이 열연한 영화 ‘신문기자’의 실제 모델이 쓴 자전적 에세이. 도쿄신문 기자인 저자는 자민당의 정치자금 스캔들부터 가케학원 사학비리를 취재하며 아베 정권의 민낯을 드러냈다. 20년차 사회부 기자, 10년차 워킹맘으로서의 애환과 고뇌도 함께 담겼다. 236쪽. 1만 2500원.
  • 최순실 “조국 ‘모르쇠’ 보니 못 버틴 내가 답답”

    최순실 “조국 ‘모르쇠’ 보니 못 버틴 내가 답답”

    회고록 출간… “朴대통령 보좌 위해 이혼 朴 정치 입문 달성군 보궐선거부터 도와 특검서 ‘비협조땐 삼족 멸할 것’ 언어폭력”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출간을 앞둔 회고록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입시비리 의혹 등에 대해 ‘국정 장악’이라며 맹비난했다. 전남편인 정윤회씨와 이혼한 이유, 검찰 수사에서 겪은 일 등도 풀어놨다. 4일 법조계와 출판업계 등에 따르면 최씨는 이달 중 출간되는 회고록 ‘나는 누구인가’에서 자신이 결백하다는 주장을 거듭했다. 부제는 ‘최서원 옥중 회오기(悔悟記)’다. 최씨는 회고록에서 “지금 (구치소) 밖에서는 법무부 장관 후보 조국의 끝없는 거짓말, 딸과 관련한 불법적인 것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이건 국정 농단을 넘어 국정 장악이다. 나는 왜 그렇게 버티질 못하고, 왜 딸이 그렇게 당하고 쇠고랑까지 차면서 침묵하고 있었는지 가슴이 터질 것 같다”고 썼다. 최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보좌하려고 남편 정씨와 이혼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내가 권력이나 명예를 좇는 사람이었다면 어떻게든 한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나는 가족도 없는 그분의 허전한 옆자리를 채워 드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정 실장(정윤회)은 아버지(최태민 목사)와 박 대통령에 엮여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을 극도로 꺼려 나에게 제발 박 대통령 곁을 떠나라고 권유했다”면서 “그래서 나는 결국 그를 최태민의 사위에서 놓아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과 특검이 수사 과정에서 회유·협박·폭언을 했다고도 주장했다. 최씨는 “2016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특검에서 있었던 실랑이는 한마디로 언어폭력의 극치였다”며 “특별수사팀장인 S 검사의 ‘삼족을 멸하겠다’는 그 말은 아직도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내 가슴을 찢어놓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한 1998년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 때부터 박 전 대통령을 도왔다고 밝혔다. 다만 자신이 최태민의 딸로 알려져 있기에 전면에 직접 나설 수는 없었다며 “그저 박근혜 대통령의 일을 도와주고 싶었을 뿐이었다. ‘비선 실세’는 누가 만들어 낸 이야기인지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지겠지만 정말 가소롭다. 이제는 지겹고 그만 벗어나고 싶다”고 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나눔의 집 후원자들, 후원금 반환 소송···“할머니 위해 재기부할 것”

    나눔의 집 후원자들, 후원금 반환 소송···“할머니 위해 재기부할 것”

    소송인단 23명 중 19명 ‘2030’ 청년들‘먹방’ 기부한 유튜버, 성범죄 피해 합의금 기부한 대학생···총 5074만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거주시설인 나눔의 집이 각종 운영 비리 의혹에 휩싸이면서 후원자들이 그동한 기부한 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위안부 할머니 기부금 및 후원금 반환소송 대책모임’(대책모임)은 4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눔의 집을 상대로 후원금 반환을 청구하는 소장을 제출했다. 소송에 참여한 23명 중 19명이 20~30대의 젊은 후원자로, 청구금액은 약 5074만원이다. 김영호 대책모임 대표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소중히 돌보는 안식처인 줄로만 알았던 나눔의 집은 법인 계좌에 후원금으로 쌓여있는 보유금만 72억원에 이르는데도 불구하고 할머니들의 치료는커녕 기본적인 식사조차 부실하게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년간의 후원금의 사용처를 명확하게 확인하고 후원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된 후원금은 반환받아 본래의 목적에 맞게 사용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 후원자의 권리이자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소송을 맡은 김기윤 변호사는 이날 ‘후원행위 취소에 의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 및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를 청구 원인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소송인단 중에서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낸 유튜버 허민수(40)씨는 지난 1월부터 11차례에 걸쳐 약 2116만원을 나눔의 집에 기부했다. 역사학을 전공한 그는 나눔의 집 근처 중국집에서 ‘짜장면 먹방’을 하고 역사관을 소개하는 내용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조회수 900만회를 기록했다. 허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믿고 기부를 한 건데 회계 내역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운영자가 ‘할머니 다 돌아가시면 호텔식 요양원을 짓겠다’고 한 것을 보고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이어 “후원금을 돌려받게 됐을 때 나눔의 집이 정상화가 되어 있다면 다시 기부를 할 것이고 아니라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다른 기부처를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책모임은 소송에서 승소해 후원금을 돌려받을 경우 후원자 각자의 뜻에 따라 사용처를 결정할 예정이다. 성추행 피해 소송을 통해 가해자로부터 받은 조정합의금 900만원을 나눔의 집에 기부했던 대학생 강민서(25)씨는 이날 “후원금을 돌려받으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직접 드리거나 할머니께서 원하시는 복지서비스 등을 구매해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모임은 지난달 27일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소송인단을 모집했다. 향후 소송인단이 더 모집되는 대로 나눔의 집에 대한 추가 소송과 정의기억연대·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한 후원금 반환 소송을 이어갈 계획이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인천대 총장 선거 내홍 격화 … 졸업생들도 이사회 사퇴 등 요구

    인천대 총장 선거 내홍 격화 … 졸업생들도 이사회 사퇴 등 요구

    국립 인천대학교 이사회가 이찬근 무역학부 교수를 제3대 총장 최종 후보로 결정한 것과 관련, 일부 교수들에 이어 졸업생 일부도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자신들을 ‘인천대를 사랑하는 졸업생 일동’이라 밝힌 인천대 졸업동문들은 3일 이사회의 전원 사퇴와 총장 선임 즉각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학교 구성원들이 민주적 투표를 통해 선출한 결과(후보)를 무시하고 9명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독단적으로 총장을 선임한 것은 ‘사학비리 인천대’로 돌아가려는 만행”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장 선임 즉각 철회, 이사회 전원 사퇴, 총장 직선제 실시, 정부의 총장 임명 보류를 요구했다. ‘인천대를 사랑하는 졸업생 일동’ 관계자는 “총동문회나 총학생회 등의 공식기구에서도 내부 논의 등 절차를 거쳐 성명서가 발표될 것으로 안다”면서 “우리는 빠른 입장 발표를 위해 토목공학과 등 15개 학과 이상 졸업생들에게 온라인 동의서를 받아 성명서를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인천대 학생·조교·교직원·교수·동문 대표 등 1700여명은 총장 추천위원회 주관 아래 투표를 통해 5명의 후보 중 최계운(1위), 박인호(2위), 이찬근(3위) 등 3명의 후보를 선출해 이사회에 추천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특별한 설명없이 이례적으로 3위로 추천된 이찬근 교수를 총장 후보로 선임해 지난 1일 공식 발표했다. 이사회가 3위로 추천된 이 교수를 최종 총장 후보로 선임한 것과 관련 인천대 관계자는 “이사회 결정은 법 절차나 규정에는 문제가 없으며, 이사회 운영내용은 비공개라 자세한 경위를 알 수 없다”고 밝혔다.이 교수는 1994년부터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로 재직했으며 2017년 3∼12월 인천대 부총장을 지냈다. 인천대 부임 전에는 삼성그룹, 맥킨지(다국적 컨설팅 회사)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인천대 이사회가 앞으로 이 교수를 교육부 장관에게 임용 제청하면 대통령은 4년 임기의 차기 총장을 최종 임명하게 된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이재용이 불러낸 ‘수사심의위’는 어떤 곳?…과거 사건 살펴보니

    이재용이 불러낸 ‘수사심의위’는 어떤 곳?…과거 사건 살펴보니

    ‘삼성 불법승계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일 “기소의 타당성을 판단해달라”며 소집을 요청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위원장 양창수 전 대법관)는 어떤 곳일까.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사심의위는 ‘정치 검찰’의 오명을 씻고 검찰 수사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2018년 1월 대검찰청에 설치한 자문기구다. 외부 사법 전문가 250명으로 구성된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이목이 집중된 중요 사건에 대한 수사와 기소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 수사심의위가 개최되면 250명의 위원 중 무작위 추첨을 통해 뽑힌 15명이 수사 계속 여부, 구속영장 청구·재청장 여부, 기소 여부에 대한 심의에 들어간다. 지난 1월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기소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 갈등이 고조되자 법무부에서 “수사심의위를 비롯한 외부 위원회를 적극 활용해 합리적인 사건처리가 이뤄지도록 해달라”고 당부하는 공문을 전국 66개 검찰청에 보내기도 했다.●안태근 사건 “구속 기소하라”…수사 동력 역할도 출범 이후 2년 5개월 동안 수사심의위가 다룬 사건은 총 8건이다. 특히 2018년 4월 안태근 전 검찰국장의 직권남용 사건에서 구속기소를 결정하면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2018년 1월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안 전 국장의 성추행 및 인사보복 의혹이 불거졌지만 검찰 내부 조사단의 수사는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문 전 총장이 이 사건을 수사심의위에 회부하고 수사심의위가 기소 의견을 내면서 안 전 국장은 재판에 넘겨졌다. 울산 경찰과 검찰의 갈등을 빚은 ‘피의사실 공표 사건’에서도 수사심의위의 결정이 파장을 일으켰다. 울산지검은 지난해 6월 울산지방경찰청이 “약사 면허증을 위조해 약사 행세를 한 남성을 구속했다”며 낸 보도자료를 문제삼으며 경찰관 2명을 피의사실 공표죄로 입건했다. 이에 경찰이 반발하면서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수사심의위가 “(이 사건의) 수사를 계속 하라”는 의견을 내면서 오히려 검찰이 수사 동력을 얻게 됐다.●김학의 사건 땐 소집 NO…강제성은 없어 부실 수사 논란을 빚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심의위의 점검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실제로 수사심의위가 열리지는 않았다. 지난해 3월 김학의 사건 검찰 수사단이 꾸려지고 나서 문 전 총장이 “향후 수사심의위원회의 외부 점검을 받는다는 각오로 사건의 실체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던 터라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8년 5월 강원랜드 수사 외압 사건 때는 수사팀이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당시 수사팀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를 방해한 검찰 간부들에 대한 기소 여부를 놓고 문 전 총장과 갈등을 빚었다. 문 전 총장은 수사심의위 소집 대신 법리 검토를 위한 전문자문단을 꾸리도록 했다. 이후 자문단에서 “수사 외압은 없었다”고 판단해 불기소 의견을 냈고 이 사건은 2018년 10월 무혐의 처분됐다. 수사심의위에서 결정한 내용이 강제성을 갖는 건 아니다. 수사심의위 운영지침은 “주임검사는 현안위원회의 심의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수사와 기소에 독립된 권한을 가진 검사는 수사심의위 권고와는 다른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금태섭 경고에 민주당 내부분열?…김남국 “금태섭 표리부동”

    금태섭 경고에 민주당 내부분열?…김남국 “금태섭 표리부동”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였던 강서갑에 출마하려다 안산시 단원구을에서 당선된 김남국 의원이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금 의원을 강단있는 정치인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금 전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표결 기권을 이유로 경고란 징계를 받자 유감을 밝히며 “2006년 한겨레신문에 기고했다가 검찰총장으로부터 경고를 받았고 14년 만에 소속정당으로부터 비슷한 일로 경고 처분을 받으니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태섭, 박용진처럼 소신있는 초선이 되겠다”고 한 김 의원의 발언을 겨냥해 조국 사태, 윤미향 사태 등에 대해서 당 지도부는 함구령을 내리고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이 가장 관심 있는 문제에 대해서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것은 정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금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소신 정치를 하고 싶으면 윤미향 의원에 대한 의견을 밝히라는 압박을 하는 것을 보면 많이 안타깝다”고 반박했다. 또 금 전 의원이 ‘공수처(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처) 반대’, ‘조국 임명 반대’를 소신이라고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만큼 ‘공수처 찬성’, ‘조국 임명 찬성’ 주장도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미향 의원 사태에 대해 개인 의견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당론을 따르는 것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에둘러 펼친 것이다. 김 의원은 또 “내 말만 소신이라고 계속 고집하고, 남의 말은 선거 못 치른다고 틀어막는 표리부동한 모습을 성찰해 봤으면 한다”며 “‘당론이 지켜져야 한다’는 근거로 금 전 의원에 대한 경미한 징계를 한 것보다 금 전 의원이 선거를 치르며 ‘조국 프레임’으로 안 된다는 논리로 분위기를 만들어서 다른 말 못하게 틀어막고, 경선 못 치르게 한 것이 100배는 더 폭력적이고 비민주적”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최고위원은 이날 “금태섭 전 의원 징계 사유는 헌법 가치를 따르는 국회법과 충돌할 여지가 있다”며 당 윤리심판원은 금 전 의원의 재심 청구 결정 때 헌법적 차원의 깊은 숙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최고위원은 “금 전 의원에 대한 징계는 정당 민주주의에서 국회의원의 직무상 양심을 어디까지 허용할지를 보여주는 헌법상 문제”라고 덧붙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스위스, 중요 현안 국민투표… 권력 남용·과잉 대표 견제

    英, 비리·범죄 의원 대상 ‘국민소환’ 도입 美, 여론 부정확성 해소 ‘공론조사’ 시행 선거를 통해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대의 민주주의를 택하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들도 권력 남용과 과잉 대표 등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국민들이 직접 입법에 관여할 수 있는 요소들을 부분 채택하고 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스위스는 법령 공포 100일 이내에 5만명 이상이 서명하면 연방법, 의회 결정, 국제조약 등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할 수 있다. 2017년 9월에는 노령연금 개혁법안이, 2018년 3월에는 라디오·TV 수신료 폐지안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됐다. 스위스는 국가적 사안뿐만 아니라 지역 현안도 주민 직접투표를 통해 결정한다. 예컨대 취리히주는 600만 스위스프랑(약 76억 4000만원) 이상의 세금을 지출해야 할 경우 3000명 이상이 서명하면 주민투표를 시행한다. 국회의원에게 위임했던 권한을 국민이 거둬들일 수 있는 국민소환제는 대의제의 한계를 보완하는 대표적인 장치다. 21대 국회에서도 ‘일하는 국회법’의 일환으로 소환제가 거론되고 있다. 영국은 2015년 국민소환법을 제정하고, 심각한 비리나 범죄 혐의가 입증된 하원의원에 대해 적용하도록 했다. 시민들의 참여를 확대하되 여론의 부정확성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미국식 공론조사가 있다. 시민 가운데 대표자를 선정한 뒤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학습하고, 여러 차례의 토론과 숙의 과정을 거친 후 결론을 도출하는 식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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