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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흥시 국·도비 327억원 추가 확보… 민선7기 현안사업 추진 탄력받는다

    시흥시 국·도비 327억원 추가 확보… 민선7기 현안사업 추진 탄력받는다

    경기 시흥시는 국가 특별교부세 86억원과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 241억원 등 총 327억원을 추가 확보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자금은 인구 50만명을 앞둔 시흥시 기반시설인 월곶·장곡·배곧 어울림센터 건립사업과 목감·배곧 도서관 건립사업, 생활안전 CCTV설치 등 38개 사업재원으로 쓰인다. 특별교부세)와 특별조정교부금은 시·군 현안사업 신청과 사업공모를 통해 지원받는 것이다. 시는 지난해 26개사업 139억원보다 12개사업 188억원을 더 확보해 모두 38개 사업에서 327억원을 확보했다. 특히 하반기 실시된 ‘경기 First 정책공모 최우수상’으로 경기 해양과학관 조성사업이 수상해 특별조정교부금 80억원이 추가됐다. 임병택 시장은 “앞으로도 정부·지역 의원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의존재원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시민의 눈높이에서 ’행복한 변화, 새로운 시흥‘ 을 체감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는 데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확보한 주요사업은 경기해양과학관 조성 80억원, 월곶동 어울림센터 32억원, 장곡동 어울림센터 25억원, 배곧도서관 건립 25억원, 비둘기공원, 산현공원, 젊음과 패기공원 내 물놀이 시설 설치 20억원, 생활안전 cctv설치 17억원, 배곧 어울림센터 15억원, 어울림 국민체육센터 건립 15억원, 안전한 밤거리 조성을 위한 노후가로등 정비 10억원, 미산동 마을자치 커뮤니티 건립 10억원, 정왕4호 체육공원 조성 10억원, 여우고개 보행로 조성 10억원 등이다. 시 관계자는 “민선7기 시작과 함께 다양한 투자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개편시 전략적으로 재정협력팀과 미래전략담당관을 신설했다”며 “이는 정부 및 지역의원들과 소통을 강화하는 등 의존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성과”라고 밝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미국 연준 FOMC 새로 합류할 멤버 4명 중 ‘매파’ 3명은 누구?

    미국 연준 FOMC 새로 합류할 멤버 4명 중 ‘매파’ 3명은 누구?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산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내년엔 매파(통화긴축 선호) 쪽으로 더 기울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FOMC에 새로 합류하는 인사들의 대부분이 현재의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지지하는 경향이 뚜렷한 까닭이다. FOMC의 구성원은 모두 12명이다. 이들 중 연준 이사진 7명과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당연직 인사다. 뉴욕 연방은행 총재가 당연직 부의장을 맡는다. 나머지 4명은 11명의 지역 연은 총재들이 해마다 돌아가면서 맡는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제임스 불러드(세인트루이스), 찰스 에번스(시카고), 에릭 로젠그렌(보스턴), 에스더 조지(캔자스시티) 등 4명의 연은 총재가 새로운 FOMC 멤버로 참가한다. 문제는 이들의 합류가 FOMC를 더욱 더 매파적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데 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4일(현지시간) “통화 팽창을 선호하는 불러드 총재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대체적으로 매파 성향”이라고 보도했다. ‘매파 중 매파’로 꼽히는 로젠그렌 총재는 수차례에 걸쳐 올해 4차례 금리 인상 및 내년의 추가 인상을 지지해 왔다. 에번스 총재는 지난 10월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내년 FOMC 역시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데 무게가 실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 이유다.다만 이들 모두 과거 경제 여건에 따라 통화정책 입장을 급격하게 변경한 바 있는 만큼 내년 FOMC 상황을 예단하긴 어렵다고 WSJ가 덧붙였다. 매파 성향과 비둘기파 성향이란 것이 불변적인 것이 아니라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팀 듀이 오리건주립대 경제학 교수는 “경제지표 변화 가능성이 내년 통화정책 방향을 좌지우지할 것”이라며 “특히 물가가 지속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인다면, 매파 성향의 인사들도 (통화완화 쪽으로)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봤다.연준은 앞서 지난 19일 이틀 간의 FOMC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내년에 2차례, 2020년에 1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특히 내년엔 당초 3차례 추가 인상이 예고됐지만 2차례로 하향조정되면서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신호를 주기도 했다.한편 올해 투표권을 행사해왔던 토머스 바킨(리치먼드), 라파엘 보스틱(애틀랜타), 로레타 메스터(클리블랜드), 메리 데일리(샌프란시스코) 등 4명의 연은 총재는 FOMC 멤버에서 제외되면서 통화정책 결정에서 빠지게 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금리 추가 인상] “내년 금리인상 2차례로 축소”… 美연준, 긴축 속도조절 나섰다

    [美금리 추가 인상] “내년 금리인상 2차례로 축소”… 美연준, 긴축 속도조절 나섰다

    양적 축소 기조 변화 없어 시장은 실망 WSJ “지표에만 의존해 쉽게 결정” 비판 日증시 폭락… 2017년 9월 이후 최저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19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또 인상했지만 내년 금리 인상 횟수는 3차례에서 2차례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압박에도 ‘매파’ 입장을 고수해 온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비둘기파’로 태도를 바꿨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연준이 금리 인상(긴축)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일부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백악관, 월가의 경고에도 이날 예정대로 금리를 올렸다. 올해만 네 번째 금리 인상이었다. 이날 연준 발표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내년 금리 인상 횟수를 3차례에서 2차례로 줄이고 2020년까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가겠다고 예고한 점이다. 내년 금리 인상 횟수를 올해의 절반으로 줄이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금융시장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수개월 전과 비교해 경기 둔화 조짐이 분명하다”면서 내년 추가 금리 인상 횟수를 제한할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금리 인상에다 연준이 기대만큼 덜 완화적이라며 실망을 드러냈다.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겠다고는 했으나 양적 축소 기조 변화는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표에만 의존해 쉬운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경제성장률, 실업률이 연준이 기대하는 대로 나온 데다가 불안한 면이 있던 주택, 신규 실업도 최근 개선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WSJ는 “연준 결정도 타당한 면이 있지만 글로벌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 아래이며 주가 하락과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차 축소)가 더 급격한 경기 둔화를 가리키는 점 등 금리 인상을 중단할 근거가 묵살됐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날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51.98포인트(1.49%) 하락한 2만 3323.6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9.20포인트(1.54%) 내린 2506.96에, 기술주 중심 나스닥지수는 147.08포인트(2.17%) 급락한 6636.83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일본 증시도 20일 폭락했다. 닛케이지수는 2만 392.58로 전일 종가보다 595.34포인트(2.84%) 하락해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올 들어 현재까지 가장 낮았던 지난 3월 기록(2만 617엔대)을 경신한 것으로, 2017년 9월 29일 이후 15개월 만에 최저치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커지는 도시·움츠러드는 자연 동식물 못 살면 사람도 못 산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커지는 도시·움츠러드는 자연 동식물 못 살면 사람도 못 산다

    ‘인류세(世)’라는 단어를 아시나요. 지질시대를 연대로 구분할 때 ‘세’라는 단어를 붙이는데 신생대 제4기인 홍적세, 신생대 마지막 시기인 충적세(현대)를 잇는 시대가 바로 인류세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20세기까지 이어진 충적세와는 전혀 다른 지질시대가 도래했다는 의미이지요. 18세기 시작된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류는 풍족하고 편리한 삶을 살게 됐지만 무분별한 자원의 남획과 이용으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지구온난화라는 만성질환과 맞닥뜨리게 됐습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이야기되기 시작한 인류세의 특징은 사람에 의한 생태환경 변화, 즉 자연 파괴입니다. 결국 이 때문에 인류 전체가 종말이라는 절벽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1월 12개국 28개 연구기관과 국제환경보호단체 ‘국제보전기구’가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은 사람 때문에 야생에 있는 고릴라, 침팬지, 보노보, 원숭이 등 영장류 300여종이 멸종위기에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2015년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는 2200년쯤이 되면 양서류 41%, 조류 13%, 포유류 25%가 멸종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습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사람을 포함한 지구 생물 75% 이상이 사라지는 ‘6번째 대멸종’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사람 때문에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는 우울한 연구결과가 하나 더 발표됐습니다. 영국 런던대, 임페리얼칼리지, 서섹스대, 런던 자연사박물관, 유엔 환경국제보전모니터링센터, 미국 콜로라도대 자연사박물관, 중국 국립농업대, 독일 통합생물다양성연구센터, 라이프치히대 공동연구진은 사람들이 경작지를 늘리고 도시를 확대시키면서 많은 곳에서 지역의 독특한 생물종들이 사라지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생물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사람 때문에 생물 다양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바이올로지’ 4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81개국 500명 이상 연구원들이 참여한 ‘변화하는 지구환경에서의 생태다양성 확인 프로젝트’(PREDICTS)에서 조사한 데이터를 활용해 인간이 농경지나 도시를 확장할 때 지역 고유의 동식물 변화를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약 2만종에 가까운 동식물들 가운데 사람들이 거주지를 확장할 때 함께 늘어나는 종은 극소수이며 특정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 생물종들은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연구를 주도한 팀 뉴볼드 영국 런던대 교수는 “사람들의 거주지가 늘어날수록 지역적 특색을 보여 주는 생물종들은 사라지고 도시의 비둘기, 농촌지역 집쥐처럼 흔히 볼 수 있는 종들로 대체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습니다. 생물 종다양성이 줄어들면 생태계 먹이피라미드가 무너지면서 인간의 거주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다양성이 왜 중요한가를 보여 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지구 생태계라는 큰 틀에서 보면 작은 영역을 차지하는 동식물이라도 생태계의 건강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입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길가에 아무렇게나 피어 있는 이름 모를 하찮은 풀꽃이라도 그것의 삶에는 ‘지구 생태계 유지’라는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edmondy@seoul.co.kr
  • 트럼프 “中, 미국차 40% 관세 없애기로”… 휴전 하루만에 中 압박

    단계축소·전면철폐 언급 없어 불분명 FT “90일동안 합의점 찾기 험로 예고” 美정가 “제조 2025 포기 때까지 보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 40% 관세에 대한 인하·철폐를 약속했다”고 공개했다. 미·중 양국이 각각 내놓은 성명에는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내용으로, 앞으로 90일간 재개될 무역협상의 험로가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줄이고 없애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현재 관세는 40%라고 설명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무역전쟁 상대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90일 휴전’에 합의하면서 챙긴 선물 중 하나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조치로 테슬라 등 미국에서 생산한 차를 중국에 수출하는 업체가 혜택을 입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이 관세율을 단계적으로 축소할 것인지, 아니면 전면 철폐한다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앞서 중국은 지난 7월 미국 이외 국가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15%로 인하한 뒤 미국산 자동차만 관세율을 40%로 대폭 높였다. 관세 폭탄을 날린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도 아닌 트위터에서 시 주석과의 합의를 공개한 건 협상 상대인 중국에 대한 압박 조치로 풀이된다. 이는 앞으로 미·중이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매우 지난하고 마찰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방증이 된다. 일단 90일이라는 짧은 기간 양국이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획기적 조치뿐 아니라 지식재산권·기술이전·사이버보안 등 실타래처럼 꼬인 문제에 합의안을 도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미·중 무역전쟁이 최악의 국면은 피했지만 앞으로 갈등이 재현될 소지는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이번 무역전쟁의 근본 원인은 미국을 추월하려는 중국의 ‘제조 2025’ 전략”이라면서 “미국은 중국이 2025를 포기할 때까지 보복에 나설 것이고, 시 주석은 ‘2025’라는 중국의 미래 전략을 쉽게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바로 이 지점에서 생기는 미·중 간 갈등은 합의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어느 한쪽이 포기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융 베이징대 교수도 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중국의 ‘제조 2025’의 포기 등 경제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G20에서 이뤄진 외교의 승리’라는 기사에서 이번 미·중 담판 결과를 백악관의 초강경 무역 매파에 대한 비둘기파의 승리라고 해석했다. 악시오스는 “비둘기파가 한 점을 득점했다”면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승리’이자 ‘무역 매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의 ‘패배’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생태 돋보기] 새들이 갈 곳을 만들자/정길상 국립생태원 생태기반연구실장

    [생태 돋보기] 새들이 갈 곳을 만들자/정길상 국립생태원 생태기반연구실장

    겨울은 생물들에게 혹독한 계절이다. 먹이를 찾기도, 쉴 곳을 찾기도 쉽지 않다. 몇몇 생물은 ‘동면’이라는 기막힌 생리적 장치가 진화해 날이 따뜻해질 때까지 대사율을 극히 낮춰 겨울을 난다. 새 중에는 북중미 서부산의 쏙독새 일종만 동면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대개 철을 따라 이동하며 지낸다. 도요류나 기러기처럼 바닷가 또는 농경지에 가야 볼 수 있거나 비둘기처럼 도심에 많이 보이는 새, 숲이 많은 산에 가야 볼 수 있는 새 등 그 살아가는 곳 또한 다양하다.우리나라에서 소음과 분뇨로 민원의 대상이 된 백로류는 유럽에서 약 100년 전 모자 장식으로 쓰기 위해 수천만 마리가 무분별하게 포획돼 흔하지 않은 새가 됐다. 한국, 일본, 중국 등에서 흔하던 따오기는 인간을 두려워하지 않은 ‘죄 아닌 죄’로 잡아먹히는 등 멸종 직전까지 갔다가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인기 있는 여가 활동 중 하나가 등산이다. 전 국토의 70%가 산인데, 산에 길이 나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깨끗하고 경치가 좋은 곳엔 여지없이 사람들의 발길이 닿는다. 새 생명이 태어나는 봄과 결실을 맺는 가을은 더욱 심하다. 그곳에 살던 생물은 어디 갔을까. 아무도 살지 않았을까. 가끔은 박새나 곤줄박이처럼 사람에게 다가와 먹이를 얻어먹는 놈들이 있지만 대개 숨는다. 숲속에 길을 내는 것이 새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숲에 길을 내는 것 자체가 서식처를 교란하는 것이지만, 더 큰 문제는 사람들의 출입이라고 한다. 숲에 사는 새들은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것에 절대 익숙해지지 않는다. 동물도 마찬가지다. 자연환경 보전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국립공원 내 출입금지 구역을 늘리고 휴식년 제도 도입 등을 통한 생태계 훼손 예방과 서식지 단절에 대한 복원 노력 등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법적인 구속력보다 자발적 노력의 결과가 더 클 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 우리나라도 붉은불개미와 붉은배과부거미 등 외래 독충에 대해 유해성 문제로 유입을 차단하는 데 비상이 걸렸다. 자연계에서 진정한 독충 역할을 하는 생물은 무엇일까. 막을 수 없는 생물이 있을까. 문제를 내기도 전에 정답은 정해져 있다. 이를 오답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 그 능력을 발휘할 때다.
  • 돌아온 사냥 시즌, 농가 시름 탕… 탕!

    돌아온 사냥 시즌, 농가 시름 탕… 탕!

    멧돼지·고라니 등 16종 포획 가능 야생동물 많은 강원·경남북 눈독 농작물 피해 방지·지역 활성화 기대 “탕! 탕! 탕!”전국의 내로라하는 엽사들을 유혹하는 수렵철이 돌아왔다. 오는 20일 수렵 개시일을 앞두고 엽사들은 군침을 흘리며 사냥개들과 몸 풀기가 한창이다. 12일 환경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내년 2월까지 3개월여 동안 전국 23개 시·군에 대해 수렵장 개장을 허가했다. 지역별로는 ▲강원도 6곳 ▲경북도 5곳 ▲경남도 4곳 ▲충북도 3곳 ▲전북도 3곳 ▲충남도 1곳 ▲제주시 1곳 등이다. 전국 수렵 면적은 모두 1만 2034㎢이며, 허용 인원은 8871명이다. 이번에 포획 가능한 조수는 멧돼지, 고라니, 수꿩, 까치 등 16종이다. 조수별로는 오리류가 44만 7915마리로 가장 많다. 참새 44만 3336마리, 까마귀류 19만 9981마리, 멧비둘기 7만 4933마리, 까치 3만 9845마리, 청솔모 1만 9700마리, 수꿩 1만 9527마리 등이다. 특히 엽사들에게 ‘월척’으로 통하는 멧돼지와 고라니는 각 3만 8736마리, 5만 3036마리다.이 같은 포획량은 국립생물자원관과 지방환경청 소속 야생동물전문조사위원들이 전국 405곳의 조사구역(1만 2310㏊)에서 매월 1회 실시하는 야생동물 서식밀도와 분포 조사를 근거로 승인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엽사들이 눈독을 잔뜩 들이는 지역은 경남북과 강원 지역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지역보다 높은 산지가 많아 멧돼지와 꿩이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의 ‘2017년 야생동물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경북의 경우 멧돼지 서식밀도가 100㏊당 7.4마리로 가장 높다. 이어 경남 7.1마리, 강원 6.5마리다. 경남은 같은 면적당 꿩이 15.7마리로 가장 많고 강원 6.5마리, 경북 3.5마리다. 특히 농작물 피해와 도심 출몰 등으로 우려를 낳는 멧돼지는 수렵과 포획 노력에도 지속해서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 100㏊당 3.5마리에서 지난해 5.6마리로 늘었다. 멧돼지 다음으로 농작물 피해가 큰 고라니도 1986년 4.9마리에서 지난해 8.3마리로 나타났다. 전북 지역에서 수렵장이 운영될 남원·진안·순창 등 3곳은 오리류 사냥이 재미있을 것 같다. 다목적댐인 용담댐과 인접해 특히 오리류가 많기로 소문나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순환 수렵장 운영은 야생 조수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예방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라며 “외지 수렵인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적잖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양 등 멸종위기 야생 조수를 불법으로 잡다 적발되면 최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다른 야생동물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날아가다 포탄 맞은 ‘억세게 운 없는’ 비둘기

    날아가다 포탄 맞은 ‘억세게 운 없는’ 비둘기

    공중을 날아 대포 앞에 오는 바로 그 순간, 발사된 포탄에 맞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지난 2일(현지시간) 몰타(Malta) 공화국의 한 기념식 행사 중 극히 희박한 확률의 주인공 모습을 뉴스플레어, 라이브릭 등 여러 외신이 소개했다. 그 비운의 주인공은 기념식 주위에 있었던 비둘기 한 마리다. 영상 속, 예포가 곧 발사되려고 한다. 순간 어디선가 비둘기 한 마리가 대포 입구까지 날라오더니 대포 발사와 함께 연기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이다. 어지간히 운 없는 이 비둘기.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장소‘에 있던 탓이다. 하지만 이 비둘기의 생명엔 큰 지장은 없을 듯 하다. 몰타 공화국이 19세기 이후로 예포에 실탄을 장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비둘기 큰 소리에 크게 놀랐음은 확실해 보인다. 이 영상은 신혼여행으로 이곳을 찾은 칼 올리버(Karl Oliver)라는 남성이 자신의 약혼녀와 예포대를 찾았고 이 모습을 영상으로 담을 수 있었다.사진 영상=Ngô Thành Viet/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월드 Zoom in] 美, 스텝 꼬이는 이란 원유수출 ‘제로’ 전략

    [월드 Zoom in] 美, 스텝 꼬이는 이란 원유수출 ‘제로’ 전략

    中·터키 등 원유수입 중단 요구 거센 반발 “인도는 제재 예외국으로 인정 美와 합의”오는 5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미국의 이란 원유 전면 금수 조치를 앞두고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는 원유 공급의 급감으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 등 전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란과 원유를 거래하는 기업 등에 대한 예외 없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강행을 예고했고, 이란은 ‘미국의 제재 위협이 두렵지 않다’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여기에 중국과 인도, 터키 등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할 수 없다고 반기를 들면서 미국의 이란 원유 수출 ‘제로’(0) 전략의 스텝이 꼬이고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31일 “이란산 원유수입 상위 5개국 중 중국과 인도, 터키 등 3개국이 미국의 이란 원유 수입 전면 중단 요구에 반발하고 있다”면서 “강경했던 도널드 트럼프 정부도 이란산 석유 수입의 일부를 인정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된 기류를 반영하듯 대이란 강경파인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미국은 이란에 원유 수출 제재와 함께 최대의 압박을 가하기를 원하지만 석유에 의존하는 우방과 동맹국들에 해를 끼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정부는 지리적으로 이란과 가까운 일부 나라 등 여러 국가가 이란 원유 수입을 즉각 ‘0’으로까지 가게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이 주축인 강경파와 세계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유가 급등을 예방하기 위해 균형을 잡으려는 국무부의 비둘기파가 이란 원유의 전면 금수 조치를 두고 첨예하게 부딪쳤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 터키의 반대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힌 볼턴 보좌관 등 강경파가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평가된다. CNBC는 투자은행과 국제에너지기구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이란산 원유 하루 평균 판매량은 170만~190만 배럴로 분석했다. 이는 올 6월 270만 배럴보다 80만 배럴 정도가 감소한 규모지만, 아예 ‘0’으로 만들고자 하는 미국의 목표와는 한참 동떨어진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중국과 인도, 터키 등은 미국의 대이란 2차 제재가 발효되더라도 계속 수입할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달 이란산 원유를 하루 평균 45만여 배럴을 수입했고, 인도는 60여만 배럴을 사들였다. 따라서 트럼프 정부는 현실을 감안해 사우디와 러시아 등이 내년에 원유 증산에 나설 때까지 이란산 석유 수입국의 제한적 예외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 등은 1일 “인도가 제재 예외국으로 인정받기로 미국과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인도는 제한적이나마 5일 이후에도 미국의 제재 대상인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있게 됐다. 인도 일간 이코노믹타임스는 “인도는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3분의1 정도 줄일 것”이라며 “내년 3월까지 한 달에 125만t(하루 평균 약 29만 배럴)을 계속 수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1억 2000만년 전 조류의 ‘폐 화석’ 발견…모세혈관까지 완벽

    1억 2000만년 전 조류의 ‘폐 화석’ 발견…모세혈관까지 완벽

    1억 2000만년 전 지구에 서식했던 고대 조류의 폐(肺) 화석이 발견됐다. 고대 동물의 장기 화석이 발견되는 일은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 등이 19일 보도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소속 척추동물 고생물학 및 고인류학연구소 연구진에 따르면 산둥-톈위 자연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이 화석은 1억 2000만 년 전 살았던 조류(학명 Archaeorhynchus spathula)의 것으로, 현존하는 비둘기와 몸집이 비슷하고 이빨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해당 화석을 정밀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화석 주인의 깃털과 골격뿐만 아니라 폐와 같은 장기까지 매우 완벽하게 보존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1억 2000만년 전 고대 조류의 폐는 현존하는 조류의 폐와 그 구조가 매우 유사하며, 이는 해당 고대 조류가 들숨과 날숨 때 모두 산소를 흡수하는 ‘한 방향 호흡’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을 포함한 대다수의 동물은 들숨 때 공기가 기도를 통해 들어와 혈액에 산소를 전하는 동시에 이산화탄소를 거두어들이고, 이 이산화탄소는 날숨과 함께 배출된다. 하지만 새들은 숨을 들이쉴 때와 내쉴 때 모두 폐에서 산소가 교환되는 특수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산소가 희박한 고공을 날거나 산소 소비가 많은 비행을 하는 조류와 같은 동물에게서 발달한 효율적인 호흡 방식 및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1억 2000만 년 전 조류의 폐 화석 조직을 분석한 결과 모세혈관과 유사한 구조가 확인됐으며, 이를 통해 산소를 흡수해 조류의 활발한 이동을 도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조류의 비행은 신체적으로 매우 까다로운 활동이기 때문에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폐 구조가) 당시 조류의 비행을 도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동물의 폐 화석은 초기 백악기 포유류인 스피놀레스테스 세나스로수스(Spinolestes xenarthrosus)의 것이지만, 여기에는 모세혈관과 같은 미세한 기관은 남아있지 않았다. 연구진은 “폐는 다른 장기에 비해 혈액이 풍부하고 철분 함량이 높기 때문에 화석화 되는데 유리하다”면서 “이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동물의 폐 기관 화석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미국 뉴멕시코주(州) 앨버키키에서 열린 ‘척추고생물학회’(SVP·Society of Vertebrate Paleontology) 연례회의에서 발표됐으며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실릴 예정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볼거리 가득한 진짜 역사체험 김포 ‘월곶 저잣거리 역사장터’ 열린다

    볼거리 가득한 진짜 역사체험 김포 ‘월곶 저잣거리 역사장터’ 열린다

    조선말에서 근대기 조강포구 저잣거리 풍경 재현행사가 경기 김포시 월곶면 군하리 일대에서 펼쳐진다. 20일 김포문화재단에 따르면 군하리 일대는 조강을 비롯해 애기봉과 문수산성 등 김포의 주요 역사자원을 간직하고 있는 유서깊은 마을이다. 김포의 대표 역사마을인 월곶면 중에서도 관아마을 전통과 5일장 전통을 간직한 군하리 마을에서 오는 28일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최된다. 군하리는 통진향교와 통진이청 등 전통 건축물과 옛 길들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군하리 마을만의 역사적인 특색을 살린 ‘스토리형 역사체험 행사’를 열어 월곶만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월곶 역사장터 주요행사로 장터마당(저잣거리)에서는 먹거리장터와 나눔장터, 직거래장터가 벌어진다. 특히 공연마당에서는 풍물공연과 남사당 줄타기 공연을 비롯해 인기 개그맨 권재관과 오나미가 출연하는 ‘비둘기 마술단’을 선보인다. 버스킹과 사또퀴즈 한마당도 마련됐다 체험마당에서는 천연염색과 한지등 만들기, 단청그리기 등 프로그램이 선착순 무료로 운영된다. 행사장 일대는 역사자원 스토리를 입힌 체험형 역사문화행사와 조선시대 관아마을과 장터를 그대로 재현한 공간·거리 연출, 미션코스를 따라 탐방객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체험형 문화행사로 꾸며진다. 먼저 월곶과 군하리 역사체험 행사로, 조강포구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번성했던 월곶면 군하리 장터(옛 통진장터)를 스토리텔링하고 옛 모습을 복원한다. 또 문수산성과 조강포구, 통진이청, 통진향교 등 역사자원을 간직한 월곶면·군하리 장점을 살린 역사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 일대에 조선말기~근대기 저잣거리를 재현해 초가주막과 판잣집, 청사초롱, 평상, 멍석 등으로 꾸며놓는다. 월곶주민들의 농악과 줄타기·풍물이 이어지고 전통의상 코스프레행사가 진행된다. 장터 판매자들은 조선시대 평민복착용으로 변신한다. ‘조강따라 역사따라’ 월곶 역사탐방은 분진중학생과 통진중학생 40명이 월곶 주요 역사문화자원을 버스 및 도보로 다니는 프로그램이다. 지역 중학생들이 직접 문화해설사로도 활동한다. 조강리~용강리~보구곶리~군하리~조강포구~매화미르마을~유도~보구곶미술관~3·1만세운동유적비 코스로 진행된다. ‘암행어사 출두요’ 군하마을 탐방행사는 당일 오후 1~5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군하리 마을을 도보로 탐방하며 미션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으로 9종류의 퀴즈와 체험미션이 주어진다. 완료하면 기념품을 지급한다. 통진현감부사선정비~월곶생활문화센터~통진이청~월곶쌀롱~통진향교코스로 이뤄진다. 이밖에 50여점 월곶의 옛 사진전도 마련된다. 월곶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김포 역사캐릭터 그리기 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주민이 참여하고 만드는 월곶 최초의 이번 문화행사는 민관합동추진단을 구성해 월곶 역사문화 홍보리플렛과 홍보영상을 제작해 널리 알린다는 계획이다. 월곶면 애기봉로7번길 일대는 행사당일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된다. 이번 역사체험행사는 과거 김포경제와 문화를 선도했던 월곶 군하리의 역사문화적인 가치를 알리고 지역특화 콘텐츠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세한 사항은 문화재단 문화유산팀(031-996-7383)으로 문의하면 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교황 “만나 뵙게 돼 반갑습니다, 대통령님”…文 “저는 티모테오 세례명의 가톨릭 신자”

    文 “2014년 방한 때 약자 위로·희망 줘” 교황 “미사 때 위안부 할머니 맨 앞줄에” 38분간 비공개 단독 면담…파격 예우 교황, 퇴장하며 “평화 위해 기도하겠다” “저는 대통령으로서 교황청을 방문했지만, 티모테오라는 세례명을 가진 가톨릭 신자이기도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자마자 첫인사로 자신이 가톨릭 신자임을 먼저 밝히며 가톨릭과의 개인적인 인연을 강조했다. 교황은 “환영합니다. 만나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대통령님”이라고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과 교황의 대화는 악수하는 동안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文 “한반도평화 미사 배려 감사” 이날 면담은 교황의 공식 집무실인 바티칸 교황궁에서 38분간의 비공개 단독 면담을 포함해 총 55분간 이뤄졌다. 지난해 교황청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포함해 정상 대부분의 교황 면담 시간이 30분 정도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전에 “문 대통령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한반도 평화 특별 미사’를 집전하고 문 대통령이 연설한 데 이어 파격 예우가 이어진 셈이다. 문 대통령은 “어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하게 해 주신 배려에 감사드린다”고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거듭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또 “2014년 (교황이) 한국을 방문해 세월호 유가족과 위안부 할머니, 꽃동네 주민 등 우리 사회 약자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고 했고, 교황은 “당시 한국에서 미사를 집전할 때 위안부 할머니들이 맨 앞줄에 앉아 있었다”고 회고했다. 비공개 단독 면담은 이날 낮 12시 10분부터 시작해 12시 48분까지 개인 알현 방식으로 진행됐다. 개인 알현은 일종의 ‘고해성사’와 같아 배석자 없이 단둘이 만나는 게 특징이다. 대화 내용은 비밀에 부쳐지며 기록해서도 안 된다. 통역도 교황청이 지정한다. 그러나 청와대는 교황청과 협의를 거쳐 면담 주요 내용을 공개하기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의 통역은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에 파견돼 근무하고 있는 대전교구 소속 한현택(36) 신부가 맡았다. ●文 통역, 대전교구 한현택 신부가 맡아 문 대통령은 면담을 마친 뒤 선물로 준비한 최종태 조각가의 예수님 얼굴상과 성모마리아상을 전달하며 “평화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교황은 답례로 올리브 가지와 자신의 책 등을 선물했다. 교황은 올리브 가지에 대해 “로마의 예술가가 평화의 염원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수행원들에게도 비둘기 모형과 묵주를 축복해 선물했다. 교황은 퇴장하며 “대통령님과 평화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교황님은 가톨릭의 스승일 뿐 아니라 인류의 스승”이라고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이것이 정녕 가을인가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이것이 정녕 가을인가

    창밖을 내다보니 비가 주룩주룩 쏟아지는데 비둘기 세 마리가 전깃줄 위에 앉아 있었다. 어쩐지 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비둘기들이 에워싸고 따라다니는 바람에 이웃 눈이 무서워서 낮에는 편히 집을 나서지 못한 지 꽤 됐는데 말이다. 새끼를 둥지에 두고들 나왔나. 머릿수건 푹 눌러쓰고 젖은 장바닥을 지키는 아주머니들 같았다.궂은 날씨에도 비둘기들이 먹이를 구하려 동동거리는 건 곧 더 궂은 날씨가 온다는 예보다. 아니나 달라, 냉기가 옷 속을 파고드는 게 이건 숫제 겨울이다. 하긴 이맘때 비는 한번 올 때마다 우리를 한 발 한 발 추위로 몰아가지. 벌써! 무섭다. 올해는 모기들도 망했다. 그 열화를 견디고 비로소 살 만한데 겨울 날씨라니. 어젯밤 고양이밥 셔틀에는 도저히 찬물을 가지고 나갈 수 없어서 물을 데웠다. 겨울에는 뜨거운 물을 따로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짐이 더 무거워진다. 중간에 보충할 데가 마땅치 않았는데, 지난겨울에는 아는 카페에서 흔쾌히 제공해 줘 다행이었다. 겨울 점퍼를 꺼내려고 옷장을 열었다가 검은색 공단 바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저런 멋쟁이 옷을 입은 게 얼마나 오래전이던가. 맞기나 맞을까. 행복하지 않은 사람답게 울퉁불퉁 살이 쪄버렸으니. 좀 할랑한 바지였으니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젠 어색해서 못 입을 것 같다. 집에서라도 입어 버릇하면 모를까. 내 존재에 낯설어진 것들. 야들야들 보드레하고 화사한 스커트와 원피스들. 그리고 향수와 보석. 내가 좋아했던 것들. 지난 한글날 밤에 후배 시인 정은숙을 만났다. 그의 시를 못 본 지 오래됐다. 이젠 시 안 쓰나? 얼굴 한 번 보기 힘들 정도로 출판에 쏟는 지극한 열정을 미루어 보건데, 달리 열정을 남기기 힘들긴 하겠다. 나는 달랑 새로 낸 책 한 권을 건넸는데, 그는 늘 그랬듯 이번에도 선물을 한 보따리 가져왔다.―내가 선물 좋아하는 티를 너무 내고 사나 보다.선물 중에 불가리 장미향수도 있었다. 이삿날 잃어버린 친구의 고양이를 찾는 데 눈 하나라도 잠깐 보태자고 경기도에 다녀오기도 해서 특히 더 피곤하고 꾀죄죄한 몰골이었는데, 향수를 보자마자 손목을 걷어붙이고 칙 뿌렸다. 고양이 캔 비린내에 쩐 몸에 장미향수라. 그래도 아, 좋은 냄새! 정은숙은 내가 좋아하는 걸 어떻게 이리 잘 아는지. 향수 잊고 산 지 오래라서 집에도 향수가 많이 남아 있지만, 이 향수 먼저 쓰리라. 겨울이 가기 전에 다 쓰리라. 성냥팔이 소녀가 성냥 한 알을 그을 때마다 피어난 환상 같은 불가리 장미향수 냄새. 헤어질 때 정은숙 표정이 어둡고 지쳐 보여서 마음에 걸렸다. 내 행복하지 않음에 그가 감염된 게 아닐까. 그렇지 않기를! 전에는 아니었으나 지금은 익숙해진 것들. 대표적인 게 목도리다. 목에 뭔가를 두르면 숨 막힐 듯 답답해서 목도리나 스카프나 내게는 무용지물이었다. 한겨울에도 목을 훤히 내놓고 다녔다. 그런데 어젯밤에는 목도리를 찾아서 단단히 싸맸다. 감기 기운이 가시지 않아서 병이 깊어질까 봐 겁이 더럭 난 것이다. 서글프지만 이제 병드는 게 무섭다. 아, 무섭다는 말을 벌써 몇 번이나 하지? 무섭긴 뭐가 무서워!? 씩씩하게 살자! 내가 시를 변변히 쓴다면 아무것도 무섭지 않을 텐데. 내 안에 힘이 그득 고일 텐데. 시만이 내 삶을 정당하게 하리라. 한 친구가 어렵사리 충고했다. 시 쓰기에 시간과 힘을 모으라고. 늘 폭삭 지친 채 마감에 쫓기며 시를 쓰니까 쓰나 마나 한 시를 쓰게 되는 거 아니냐고. 뼈저린 말이었다. 시인 조은도 나만큼이나, 어쩌면 이래저래 나보다 더 힘들게 지낸다. 그래도 유머 감각이 살아 있는 게 용하다. 얼마 전 책 낸 걸 축하하는 자리에서도 웃겼다. 머리숱이 적은 걸 한탄하는 친구에게 조은이 간곡한 목소리로 말했다. “선배, 그래도 세상 여자의 1퍼센트는 대머리를 좋아한단다.” 흐흐, 위로하는 거냐, 약 올리는 거냐? 어쨌든 가을이다. 정녕 가을이다. 겨울 또한 머지않겠지만, 아직은 가을이다. 은아, 우리 좋은 시 쓰자! 세상 목숨 달린 것들이 우리를 불행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하더라도, 거기에 지지 말자. 가여운 존재들을 위해서라도 이기자!
  • 김정숙 여사, 빌린 샤넬 입고 마크롱 여사 만난 이유

    김정숙 여사, 빌린 샤넬 입고 마크롱 여사 만난 이유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프랑스를 국빈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가 명품 브랜드 샤넬 재킷을 입고 15일(현지시각)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 루브르박물관을 둘러봤다. 흰색과 검정색이 섞인 트위드 재킷을 입은 김 여사는 비둘기색 원피스 차림의 마크롱 여사와 팔짱을 끼고 다정한 모습으로 박물관 구석구석을 돌아봤다. 김 여사가 입은 재킷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 샤넬이 한국에서 개최한 2015~2016 크루즈 컬렉션에 소개된 작품이다. 재킷은 검정 배경에 ‘한국’, ‘서울’, ‘코코’, ‘샤넬’, ‘마드모아젤’ 등 한글을 흰색으로 짜넣은 원단을 사용했다.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당시 컬렉션을 선보이면서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글자”라고 칭찬한 것으로 알려졌다.김 여사는 이번 국빈방문에서 마크롱 대통령 부부의 환대에 감사함을 표현하고자 한국과 프랑스의 우정을 상징하는 샤넬의 한글 트위드 재킷을 빌렸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김 여사는 마크롱 여사에게 “한국과 프랑스가 함께할 수 있는 미래와 현재가 무엇인지 생각했다”고 말하면서 “이 옷을 봐 주세요”라며 재킷을 가리켰다. 마크롱 여사는 “정말 아름답다”고 화답했다. 김 여사와 마크롱 여사는 루브르박물관에서 1시간 30분 동안 문화재를 관람했다. 김 여사는 이날 루브르박물관 입구인 유리 피라미드 앞에서 기다리던 마크롱 여사를 만나 박물관에 입장해 ‘모나리자’, ‘루이 14세 초상’을 비롯해 왕조 시절의 왕관과 보석 등 박물관의 주요 소장품을 관람했다.김 여사는 마크롱 여사를 만나 “함부르크에서 만난 후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고 말했고 마크롱 여사는 “오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화답했다. 김 여사와 마크롱 여사는 특히, 전통 한지를 활용해 복원한 18세기의 고가구인 바이에른 왕국 막시밀리안 2세의 책상과 관련해 대화를 나눴다. 루브르박물관은 지난해 6월 전주 한지를 이용해 막시밀리안 2세의 책상을 복원한 바 있다. 김 여사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루브르박물관이 문화재 복원에 우리의 전통 한지를 활용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김 여사는 “한지는 나뭇결을 찢어서 떠서 종이처럼 만드는데, 섬유질을 가지고 있어 견고하고 어디에나 잘 어울린다”면서 “그 어려운 것을 찾아 복원하셨다니 정성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독일 가구가 프랑스에 있고 한국의 한지로 이를 복원했으니 3개국 작품이다”라고 말해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김 여사는 마크롱 여사와 루브르박물관 관계자에게 한지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앞으로도 한지를 활용한 문화재 복원 사례가 늘어나기를 희망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김 여사와 마크롱 여사는 ‘아폴론 갤러리’에 도착해 루이 14세와 왕비가 실제로 사용한 왕관 등을 둘러보고 ‘모나리자’도 관람했다. 김 여사는 관람 후 귀빈실에서 마크롱 여사와 별도로 환담했다. 마크롱 여사는 남북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문 대통령의 행보를 언급하면서 평화의 길을 걷는 한국에 대해 응원과 격려의 말을 했다고 고민정 부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밝혔다. 두 여사는 또 여성들의 경력단절, 보육, 고령화로 인한 노인 요양 등 여성들에게 부과된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깜짝 성사된 김정은과 폼페이오의 ‘스테이크 오찬’ 어땠나(영상)

    깜짝 성사된 김정은과 폼페이오의 ‘스테이크 오찬’ 어땠나(영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7일 점심을 함께 했다. 북측 관리들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일정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을 4차례 방문하면서 김 위원장을 만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오찬을 같이 한 것은 처음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 대해 “진전을 이뤄가고 있다”고 평가한 만큼 예정에 없던 두 사람의 업무 오찬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CBS와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과 3시간 30분 동안 얼굴을 마주했다. 이날 오전 일본 도쿄를 떠나 평양에 도착한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과 2시간 가량 면담했다. 이후 북한이 국빈을 맞는 장소로 쓰이는 백화원 영빈관에서 1시간 30분 동안 점심을 먹었다.CBS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오찬 장소인 영빈관 로비에서 전용차를 타고 도착한 김 위원장을 맞이했다. 김 위원장은 “처음 이야기를 나눈 뒤에 오늘 같이 식사까지 하면서 한 번 대화를 하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좋은 기회인 것 같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장관께선 4번째 우리나라 방문이니까 다른 사람보다 낯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이었고 폼페이오 장관은 “감사하다”고 답했다. 식사가 마련된 오찬장까지 나란히 걸은 두 사람은 취재를 위해 대기 중이던 많은 카메라 앞에서 웃음을 터뜨렸다. 김 위원장이 “카메라가 너무 많다”고 했고, 폼페이오 장관은 “당신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화면에 잡힌 벽에 걸린 시계는 오후 12시 4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오찬은 원형테이블에 차려졌다. 한 가운데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흰 비둘기떼 조각품이 꽃장식과 함께 놓여 있었다.오찬에는 북측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미국 측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안미션센터장이 참석했다. AP통신은 이날 오찬이 푸아그라(거위간 요리), 소라 수프, 스테이크, 송이버섯 구이, 초콜릿 케이크에 레드와인과 소주를 곁들인 5단계 코스였다고 전했다. 나비넥타이를 맨 남자 종업원들이 접대를 맡았다. 자리에 앉은 김 위원장은 “오늘은 양국의 좋은 미래를 약속하는 매우 좋은 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전에 좋은 만남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안부를 전한다. 우리는 아주 성공적인 오전을 보냈다. 정말 감사드리고 점심에서 우리가 보낼 시간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임명된 지 2주 만인 지난 3월 말에서 4월 초 극비리에 북한을 방문했다. 2000년 빌 클린턴 행정부 메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방북 이후 미국 고위급 인사가 북한을 찾은 것은 18년 만이었다.폼페이오 장관은 약 한달 뒤인 지난 5월 9일 두 번째로 평양을 찾았다. 역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 의제 등을 확정하는 동시에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을 본국에 데려가기 위해서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1, 2차 방북에서 모두 김 위원장을 만났다. 3차 방북은 지난 7월 6일 1박 2일 일정으로 이뤄졌으나 김 위원장과의 만남은 불발됐다. 이날 210분간 마라톤 면담을 한 폼페이오 장관과 김정은 위원장이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는지는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았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북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방북을 마치고 오산 미군기지를 통해 한국에 도착한 직후인 오후 5시 20분쯤 트위터에 김 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평양을 잘 방문해 김 위원장과 만났다”며 “우리는 (올해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합의에 대해 계속 진전을 이뤄가고 있다”고 말했다.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과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종전선언이나 대북 제재 완화 등 미국 측이 취할 상응 조치,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 등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 사람의 협상이 세부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았을 가능성은 있다. 미국과의 실무협상 수석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러시아 출장으로 자리를 비웠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폼페이오 장관과 사절단으로 방북에 동행한 한 미국 관리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지난번보다 좋았지만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문에서는 지난 방문과 달리 김 위원장을 만난 것을 포함해 몇몇 진전을 이뤘지만 추가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이 관리 발언의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화장 안 한 청초한 여인처럼… 두고 볼수록 빠져드는 핀란드 헬싱키

    화장 안 한 청초한 여인처럼… 두고 볼수록 빠져드는 핀란드 헬싱키

    “핀란드의 갈매기는 덩치가 매우 크다.” 영화 ‘카모메 식당’(일본·2006년)은 이런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영화 속 주인공 사치에 혹은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가 핀란드 헬싱키에서 느낀 첫 번째 강렬한 인상이 이 덩치 큰 갈매기였음을 직접 가보니 실감할 수 있었다. 부산 갈매기보다 육중하고 서울 비둘기보다 사람 무서운 줄 모르는 핀란드 갈매기들은 헬싱키 시청 앞 항구 부근을 종일 어슬렁거린다. 가까이 다가가도 꿈쩍 않다가 손을 뻗을라치면 그제야 저만치 날아가 다시 어기적댄다. 퉁명스러운 표정이지만 왠지 모르게 친근하다. 핀란드 갈매기들이 터줏대감처럼 자리 잡고 있는 카우파토리(시장광장)에서 헬싱키 여행은 시작된다. 헬싱키 여행자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카우파토리는 날이 밝은 뒤인 오전 8시쯤이면 이미 분주하다. 카우파토리 노천시장의 손님 맞을 채비를 막 끝낸 가게들 사이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아진다. 바다 바로 앞 선창가에 줄지어 있는 간이음식점에서는 핀란드인들의 영양간식인 생선튀김 무이쿠를 맛볼 수 있다. 핀란드의 특산물인 산딸기 등 온갖 종류의 베리류 과일과 야생버섯이 즐비하다. 그 밖에 싱싱한 채소·과일 등이 판매된다. 한편에는 옷이나 관광기념품을 파는 가게도 늘어서 있다.카우파토리 뒤편으로 길게 뻗은 하늘색 건물은 헬싱키 시청이다. 정면에 휘날리는 국기나 건물 규모에 비해 화려한 멋은 적지만 그런 특징이 헬싱키 전체의 인상을 함축하고 있다. 헬싱키는 1550년 스웨덴의 구스타프 1세가 핀란드만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에스토니아의 탈린을 견제하려고 세운 도시라고 한다. 그러나 본격적인 발전은 하지 못하다 19세기에 러시아에 점령된 뒤 핀란드의 중심 도시가 됐다. 스웨덴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행정 중심을 기존 투르쿠에서 서쪽으로 150㎞ 떨어진 헬싱키로 옮겼기 때문이다.시청 뒤로 접어들면 원로원 광장이 펼쳐지고 순백의 자태를 뽐내는 헬싱키 대성당이 높은 계단 위에서 광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금빛 십자가와 별 모양 무늬로 장식된 초록색 돔형 지붕을 빼놓고는 전체가 하얀 외벽인 대성당은 19세기에 지어진 신고전주의 양식 건물이다. 유럽의 어느 도시에나 중심에 대성당이 있지만 헬싱키 대성당은 최대한 화려하고 웅장하게 지어진 여느 대성당들과 다르다. 내부 역시 약간의 금으로 장식된 제단 주변을 제외하면 별다른 장식이 없다. 입장객을 압도하는 대신 정갈한 분위기가 감돈다. 바다에서 헬싱키 항구 쪽을 바라보면 헬싱키 대성당과 대비되는 붉은 벽돌 건물이 우스펜스키 성당이다.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가장 큰 러시아정교회 성당인 이곳은 내부 역시 헬싱키 대성당과는 정반대다. 우스펜스키 성당이 있는 언덕 아래 부두에는 요트가 줄지어 정박해 있다. 날씨가 좋다면 그 앞에 줄지어 있는 바와 카페의 테라스 자리에서 청초한 헬싱키의 풍경을 하염없이 바라봐도 좋겠다. 헬싱키 앞바다에 떠 있는 해상 요새 수오멘린나로 가는 여객선도 카우파토리에서 출발한다. 수오멘린나 왕복권이나 다른 섬들을 함께 둘러보는 투어 코스로 다녀올 수도 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15분가량 배를 타면 6개의 섬을 연결해 만든 요새가 나타난다. 러시아의 침략을 막기 위해 스웨덴이 쌓은 요새인데 완성된 지 얼마 안 돼 러시아에 함락된다. 1917년 핀란드가 러시아로부터 독립해 처음 나라를 세운 뒤에야 ‘핀란드의 요새’라는 뜻인 수오멘린나로 불리게 된다. 섬 전체를 둘러싼 견고한 성곽과 참호 등 옛 군사 시설을 통해 강대국들 틈에 끼어 험난한 세월을 이어온 핀란드의 역사를 느낄 수 있다. 머리를 비우고 가볍게 산책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헬싱키는 여행객을 단번에 사로잡을 도시는 아니다. 화려한 왕궁도 없고 수백 년 역사를 자랑하는 유적도 드물다. 시내 중심 대로변조차도 차분하게 느껴지는 도시를 걷다 보면 경적을 울리는 대신 옛 돌길을 따라 자박자박 굴러가는 자동차 소리에조차 어느덧 마음이 기운다. 글 사진 헬싱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여행수첩 →핀란드 국영 항공사 핀에어가 인천~헬싱키 구간을 주7회 운항한다. 헬싱키는 러시아를 제외한 유럽에서 한국과 가장 가까운 수도로 동서양을 잇는 관문이다. 산타마을이나 오로라를 보기 위해 북쪽 지방인 라플란드로 가거나 이웃 나라 등 유럽 여행 경유지로 거쳐 갈 때 헬싱키를 둘러봐도 좋다. 바다로는 실야라인 크루즈선이 헬싱키와 스웨덴 스톡홀름, 에스토니아 탈린을 잇는다. →북유럽 디자인에서 핀란드도 빠지지 않는다. 노르웨이에 ‘스토케’, 스웨덴에 ‘이케아’가 있다면 핀란드를 대표하는 디자인 브랜드로는 의류 중심의 ‘마리메코’와 유리제품 전문 ‘이탈라’ 등이 있다. 헬싱키 디자인 구역에 산재한 수많은 디자인숍에서도 단순하고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된 멋을 지닌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헬싱키 디자인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헬싱키 디자인박물관도 들러 보자. →수오멘린나를 다녀올 생각이라면 1일 교통권을 사는 게 경제적일 수 있다. 수오멘린나 왕복권에 약간의 금액을 추가하면 전차·버스 등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 박물관·주요 관광지 등 입장까지 자유로운 ‘헬싱키 카드’도 있다.
  • 친구, 찬란한 골목으로 데려다줄게

    친구, 찬란한 골목으로 데려다줄게

    세상의 모든 색을 품은 ‘에티오피아 하라르’ 통째로 오려내 오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골목을 몇 군데 알고 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에 자리한 모디카는 옛 중세 유럽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다. 새벽이면 이 골목에 성당의 종소리가 가득 울려퍼지고 비둘기가 떼 지어 난다. 페루 쿠스코의 새벽 골목은 신비로움 그 자체다. 안개 가득한 잉카시대의 좁은 골목 사이로 페루 전통 옷을 입은 여인들이 걸어다닌다. 붉은 승복을 입은 수도자들로 붐비는 루앙프라방의 골목과 노란색 트램이 댕댕거리며 달리는 포르투갈 리스본의 골목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한때 세상의 모든 골목을 여행해 보겠다는 열망을 품고 쏘다닌 적이 있었다. 아마도 모든 여행자에게 골목은 호기심의 자극제이자 영감의 원천일 것이다.‘오려내 오고 싶은 골목’ 리스트에 최근에 다녀온 에티오피아 하라르가 더해졌다. 에티오피아 동부에 자리한 이 도시는 지금까지 다녀 본 골목 가운데 가장 찬란했고 눈부셨다. 세상의 모든 색을 그 골목에서 만났다. ●소말리아계 인구 비율이 높은 하라르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디레다와까지 비행기로 한 시간, 디레다와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정도를 가면 하라르에 닿는다. 도시에 들어서면서 지금까지 보아 왔던 에티오피아와는 약간 다른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상자 같은 직사각형의 건물들과 화려한 문양의 첨탑, 벽과 처마에 새겨진 섬세한 문양은 아디스아바바에서 시작해 곤다르, 랄리벨라, 진카, 아바르민치, 하와사, 짐마, 봉가 등 지금까지 여행했던 에티오피아의 다른 도시에서는 보지 못했던 풍경이었다. 사람들의 생김새도 약간 달랐다. 팔다리가 늘씬한 9등신의 모델 몸매는 여전했지만 이목구비가 더 또렷했다. 눈은 더 깊었고 코는 한층 오똑했다. “하라르는 이슬람 도시야. 주민들도 암하라족 이외에 소말리아계 사람들도 많아.” 에티오피아 여행 내내 함께했던 가이드 데스가 설명해 주었다.●주민 90% 무슬림… 이슬람 ‘제4의 성지’ 주민의 90%가 무슬림인 하라르는 기독교 국가인 에티오피아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10세기에 지어진 3개의 성전을 비롯해 82개의 모스크가 있어 이슬람교의 ‘제4의 성지’로도 여겨진다. 길을 걷는 여성들 대부분은 히잡을 두르고 있고 남자들은 투피(무슬림 남성이 착용하는 모자)를 쓰고 있다. 하라르는 성곽도시로도 불린다. 13세기 하라르의 통치자 누르 이븐 무자히드(?~1567)는 오로모 부족과 기독교 세력으로부터 이 도시를 방어하기 위해 총길이 3334m의 성곽을 건설했다. 16세기에 이르러 완성된 이 성곽의 높이는 약 3.6m에 이른다. ‘주골’이라고 불리는 이 성곽 안에 오직 하라르에서만 볼 수 있는 집들과 골목이 있다. 성곽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5개의 성문을 통과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견고한 이 성곽 때문에 하라르는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를 가진 도시국가로 발달했고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아프리카와 중동, 인도의 중계무역지로 번성했다. 그리고 1887년 메넬리크 2세 황제에 의해 에티오피아 영토로 통합되고 1902년 아디스아바바와 지부티를 연결하는 철도가 인근 도시인 디레다와를 지나가게 되면서 급격히 쇠퇴하게 된다.●30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주골’ 풍경 이런 표현은 좀 진부하지만 성곽 안으로 들어서면 정말 시간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시계의 태엽을 300년 전쯤으로 되돌린 것 같다. 성문 하나를 지나왔을 뿐인데 나는 나귀를 타고 히잡을 쓴 이슬람 여인이 돌아다니는 푸른색 골목의 한가운데 서 있는 것이다. 카메라를 목에 걸고 나이키 에어맥스를 신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사방을 둘러보고 있는 시간여행자의 정신을 깨우는 것은 가이드 데스의 목소리다. “이봐, 초이. 정신 차려.” 그가 내 옆구리를 툭툭 친다. “일단 시장으로 가 보자구.” “와우.” 시장 입구부터 말문이 막혔다. 붉은색, 초록색, 푸른색, 주황색 등등 화려한 원색의 옷을 입은 여인들이 갖가지 향신료와 야채를 파는 좌판을 펼쳐 놓고 있다. 그 앞을 같은 화려한 색상의 옷을 입은 여인들이 지나간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여행지에 가면 그 도시를 반드시 달린다고 하는데, 나는 여행지에 가면 반드시 그곳의 시장에 간다. 그래야만 그 도시를 완결했다는 느낌이 든다. 어쨌든 그렇다. “데스, 사진 찍어도 될까? 이 사람들 사진 찍히는 거 싫어하지 않아?”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며 내가 묻자 데스가 대답했다. “괜찮아. 내가 알기론 전 세계 포토그래퍼들이 이곳에 사진 찍기 위해 온다더군. 뭐 한두 컷 찍는 거야 괜찮지 않을까?”●기꺼이 포즈 취해 준 하라르 사람들 예전엔 숨어서라도 어떻게든 사진을 찍곤 했지만, 이십 년 가까이 여행을 해 온 지금은 억지를 부려 가며 찍지 않는다. ‘못 찍으면 그뿐이지’ 하는 마음가짐으로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 피사체의 마음과 자존심을 상하게 하면서까지 사진을 찍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내 여행이 다른 이들의 삶을 방해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하라르 사람들은 우호적이었다. 카메라를 들고 조용히 그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미소를 지어 주었다. 찍어도 된다는 뜻이었다. 어떤 여인들은 일부러 포즈를 취해 주기도 했고 어떤 아이는 햇빛이 드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 주기도 했다. 자, 찍어 봐 하는 눈빛이었다. 나는 그들 앞에서 가만히 셔터를 눌렀다. 시장을 나와 골목을 걸었다. 세상의 여느 골목이 다 그렇듯, 하라르의 골목에서도 아이들이 동양의 여행자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봐 주었다. 초록색으로 칠해진 어느 골목에서는 아이들이 친구들을 데리고 나와 렌즈 앞에서 장난스런 포즈를 취해 주었다. 분홍색으로 칠해진 골목의 어느 구멍가게 앞에서는 졸업식을 마친 소년의 사진을 찍어주고는 초콜릿을 얻어먹기도 했고, 푸른색으로 칠해진 어느 길거리 옷 수선 가게 앞에서는 마을 주민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런 모습을 데스는 몇 발짝 떨어져 물끄러미 바라보곤 했다. 세상에는 하라르의 역사를 궁금해하는 인간이 있는가 하면, 골목에서 웃고 떠들며 사진이나 찍으며 여행하는 인간도 있는 법이지.●파란색 택시·흰색 지붕… 이슬람 영향 그래도 취재는 해야지 하는 생각에 몇 가지 질문을 하기도 했다. “데스, 왜 이곳의 택시들은 다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고 지붕만 흰색이지?” 이런 뜬금없는 질문을 받은 데스는 “좋은 질문”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곳의 이슬람 사원과 집들이 파란색과 흰색으로 칠해져 있기 때문이지. 그 색깔에 맞춘다고 택시도 그렇게 칠한 거야.” 하라르는 150년 전까지 이슬람교도가 아닌 외국인에게는 출입이 허용되지 않았다. 이교도가 성곽 안으로 들어오면 도시가 멸망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1855년 영국군 장교 리처드 버튼이 이 도시에서 살아나간 최초의 외부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라 커피와 그 외 커피로 구분하는 곳 “이봐 초이, 커피 한 잔 해야지.” 데스가 말했다. 맞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로 알고 있는 ‘에티오피아 하라’가 바로 이곳에서 생산된다. “한국의 커피 전문가들은 풍부한 과일맛과 달콤함, 그리고 거친 흙맛의 조화가 하라만이 갖고 있는 특징이라고 하는데…, 데스 맞아?” 하고 물으니 데스가 대답했다. “그건 모르겠고, 아무튼 맛있어.” 데스의 설명에 따르면 이곳 하라르 사람들은 세상의 커피를 하라와 그 외의 커피로 구분한다고 한다. 그만큼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는 뜻일 것이다. 아 참, 데스에게 한국에서는 하라 원두 100g이 9000~1만원에 팔린다고 하니 “오 마이 갓”을 세 번이나 연발했다. 하지만 하라르 시장에선 상상도 못할 싼값에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려드린다. 프랑스의 천재 시인 랭보도 이곳 하라르에 왔다. “시인이 되기 위해 가능한 한 방탕하게 살겠다”고 선언했던 그는 동물가죽 무역상으로 이곳에 도착해 무기거래상으로 직업을 바꿔 가며 11년 동안 머물렀다. 그가 판 무기는 1896년 에티오피아가 아드와 전투에서 이탈리아군을 물리치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물론 그의 무역 목록에는 커피도 들어 있었고 자신의 커피 가든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말도 않고, 생각도 하지 않으리. 그러나 끝없는 사랑이 영혼 속에 솟아나리라. 나는 가리라, 멀리, 저 멀리, 보헤미안처럼, 여인을 데려가듯 행복하게, 자연 속으로…”(랭보의 ‘감각’ 중에서) 랭보의 시를 읊조리며 커피를 마시는 하라르의 저녁. 이런 풍경, 이런 경험들이 사실 아무 쓸모가 없을 수도 있다. 결국 희미한 기억이 되었다가 마침내는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행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인생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지금 즐거운 것이 나중에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되겠냐마는 그래도 지금 즐겁지 않으면 또 무슨 소용이 있을까. ‘거기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하고 누군가 물을 때마다 ‘일단 가 보세요. 거기엔 거기만의 즐거움이 있으니까요’ 하고 대답하는 이유다. 글 사진 최갑수 (여행작가)■여행수첩 →에티오피아 항공은 인천~아디스아바바 직항을 주 4회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0시간 30분. 아디스아바바에서 디레다와까지 국내선을 이용한다. →통화는 비르. 1비르는 약 40원. 달러로 바꿔 가서 호텔이나 ATM 기계에서 환전해야 한다. →커피를 좋아한다면 원두를 잔뜩 사오는 것도 좋다. 원두 250g이 3000원 정도. 하라르 시장에서는 더 싸게 살 수 있다. 볶지 않은 생두는 더 싸다. →에티오피아의 전통 음식은 인제라다. 커다란 부침개처럼 생겼는데, 수건처럼 돌돌 말린 인제라를 펼쳐 놓고 조금씩 뜯어 매콤한 고기인 ‘와트’와 소스를 곁들여 먹는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의 주식인 ‘테프’라는 곡식으로 만드는데, 발효를 시키기 때문에 시큼한 맛을 낸다. 세인트 조지, 하베샤 등 로컬 맥주도 맛있다. 에티오피아 식당 어딜 가나 피자와 파스타를 먹을 수 있다. 에티오피아 사람들도 거의 주식처럼 먹는다. 이탈리아와 전쟁을 치르면서 자연스럽게 이탈리아 음식이 전해진 것이다. 하지만 맛은 이탈리아와는 약간 다르다. 한국에서 맛보던 피자와 파스타를 기대하지는 말 것. 에티오피안 스타일 이탈리안 푸드라고 보면 된다.
  • 은평구, 이야기 속으로 걷는 여행...건강도 챙기고 인문지식도 넓힌다

    은평구, 이야기 속으로 걷는 여행...건강도 챙기고 인문지식도 넓힌다

    유독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여름을 딛고 산들바람이 발길에 설렘을 불어넣는 가을이 왔다. 때맞춰 내가 사는 동네 구석구석에 깃든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들으며 걷는 여행길이 펼쳐진다.은평구가 ‘2018 은평구민 걷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이야기 속으로 걷는 여행’이 오는 11월 29일부터 시작된다. 구민들이 건강도 챙기고 사는 동네에 대한 인문학 지식도 넓힐 수 있는 유용한 프로그램이다. 걷기는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다. 운영 코스는 ?신과 함께 ?황금사원을 찾아서 ?웰컴 투 산골 ?성북동 비둘기 등으로 짜여져 매 회차마다 다른 여정과 색다른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특히 ‘도시해설가의 이야기’ 코너에서는 문인의 발자취, 도시재생의 롤모델인 산새마을의 유래, 숲속 상사화와 편백숲 길 등 잘 알지 못했던 동네의 역사·문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참가비는 무료로, 은평구 보건소 체력측정실(351-8626)로 신청하면 된다. 김미경 구청장은 “구민들이 즐겁게 걷기에 참여할 수 있게 걷기 코스와 이야기를 개발해 풍성하고 알찬 길 따라 발길 따라 ‘이야기 속으로 걷는여행’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김금숙의 만화경] 나를 지키며 가족을 사랑하는 법

    [김금숙의 만화경] 나를 지키며 가족을 사랑하는 법

    J는 파리 유학 시절 알게 된 친구다. 열 살이 넘어 프랑스 남부에 입양됐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어느 날 치즈와 베이컨을 아침으로 먹어야 했다. 음식을 남김없이 먹지 않으면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하게 했던 새 부모님은 사회봉사 차원에서 그를 입양했다.어릴 적 한국에서 J의 생활은 부유했다. 아빠는 1970년대 파리 유학파였다. 하지만 사고로 돌아가시고 그의 운명이 바뀌었다. 엄마가 사업을 시작했고 친할머니가 그를 돌봤다. 남편 없이 대한민국에서 자식을 책임지기가 버거웠을까. 프랑스라면 좋은 교육환경에서 잘 자라리라. 유학 보내는 마음으로 아들을 보냈다고 낳은 엄마는 생각했었단다. 20대 초 내가 그를 만났을 때 그는 파리의 한 건물 꼭대기층에 살고 있었다. 세 평도 안 되는 그의 방에 나와 친구 한 명을 초대했다. 우리는 그런 방을 하녀방이라고 불렀다. 집주인들은 작은 다락을 대충 수리해서 세를 놓았다. 보증인도 없는 우리의 형편을 이용해 월세를 터무니없이 요구했고, 그나마 그런 방이라도 얻을 수 있음에 감지덕지했다. 만일 어둠의 신이 우리의 젊음과 부유함을 흥정했다면 당장 그러자고 했을 것이다. 그 공간에서 J는 우리가 불편할까봐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을 썼고, 나는 그가 조금이라도 나의 눈빛이나 언행에 상처를 입을까봐 숨 쉬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다. 민낯을 보여 주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했을 터다. 유학 초기 시절 친하다고 믿었던 친구는 없이 사는 내 모습에 혐오하는 눈빛으로 나에게서 멀어졌다. 그로 인해 상처를 입었고 진정성이 통하지 않는 세상을 억울해하며 고독하고 추운 겨울을 오랫동안 견뎌야 했다. J가 부엌도 없는 방에서 스파게티를 해주었을 때 마음으로 울었다. 꿈이 있었나 싶을 만큼 앞이 보이지 않던 암담한 현실이었지만 비둘기가 행인의 머리 위에 똥 싸는 모습만 봐도 자지러지게 웃던 젊은 날들이었다.J는 결국 생활고로 전공인 색소폰을 포기하고 유명한 클래식 악단에 공연 기획자로 취직했다. 몇 년 후 입양인에게 가족을 찾아 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가족과도 상봉했다. 당시 그는 하녀방을 떠나 부엌과 화장실, 거실과 방 하나 있는 집을 얻어 살았다. 여자 친구도 있었다. 파리, 그의 집에서 여럿이 모여 가족을 되찾는 영상을 보았다. 할머니와 재회하는 모습은 아직도 가슴이 먹먹해 온다. 할머니는 그의 한국 이름을 애타게 불렀다. 그도 할머니를 부르며 작고 왜소해진 그녀를 향해 달렸다. 다른 말은 기억 못 해도 할머니라는 단어는 기억하고 있었다. 꽤 자라서 입양이 되었기에 한국말을 쓰고 읽을 줄 알았으나 입양된 이후 모든 것을 지워야 했다. 당시 지방 도시에서 한국인을 만날 기회는 거의 없었고 만나도 피했을 것이다.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가 음식이, 문화가 다른 곳에서 적응하려 모든 것을 지우고 새로 입력하는 끔찍하고 아픈 생존의 노력을 해야 했을 것이다. 그런 그가 할머니를 다시 만났을 때 얼마나 모국어로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하지만 다른 한국말은 기억해 내지 못했다. J는 현재 파리 근교에 있는 정원이 있는 예쁜 집에서 두 아이와 부인과 살고 있다. 한국 엄마를 보기 위해 서울에 온 그가 우리 집에 들렀다. 저녁을 먹으며 그는 길러 준 부모는 더는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 J의 사람됨을 알기에 결심까지 많은 고민과 고뇌가 있었으리라 추측한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함과 깊은 상처가 있었으리라. 만화책 한 권이 생각난다. 벨기에로 입양된 자신의 이야기를 한 전정식 작가의 ‘피부색=꿀색’이다. 애니메이션으로도 나왔는데, 개인적으로는 애니메이션이 더 감동적이었다. 때론 멀리 도망가고 싶고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도 또 그리운 것이 가족이다. ‘가족인데 뭐 어때?’ 하며 아무 때나 어디서나 맘대로 그의 삶을 침범하는 것은 나의 이기주의다. 시대의 변화와 함께 1인 가족과 더이상 부모, 형제조차 찾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곧 대한민국의 큰 명절 추석이다. 바로 앞에 펼쳐진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을 응시하며 묻는다. 나를 지키며 가족을 사랑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 [그때의 사회면] ‘돼지우리’ 같았던 삼등열차/손성진 논설고문

    [그때의 사회면] ‘돼지우리’ 같았던 삼등열차/손성진 논설고문

    담배만큼 열차 이름의 변천사도 복잡하다. 1974년까지는 운행 구간과 등급에 따라 별도의 열차 이름을 붙였다. 가령 서울~부산 구간 특급열차는 ‘맹호호’, 서울~광주는 ‘백마호’, 서울~목포는 ‘태극호’였다. 1977년부터 1983년까지는 운행 구간과 상관없이 등급만으로 ‘새마을호, 우등, 특급, 보급, 보통’으로 구분했다가 ‘새마을호, 무궁화호, 통일호, 비둘기호’(1984~2004)로 바뀌었다.“삼등 삼등 완행열차 기차를 타고~” ‘고래사냥’이란 가요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가사에 나오는 삼등열차는 운행 구간에 있는 모든 역에 정차하는 완행열차(비둘기호)를 가리킨다. 1980년대 이후에는 완행열차도 좋아졌지만 1970년대 이전에는 엉금엉금 기어가는 속도는 둘째치고 시설이 형편없었다. 냉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아 승객들은 여름, 겨울이면 땀을 뻘뻘 흘리거나 오돌오돌 떨며 열차를 타고 가야 했다. 창문도 깨어진 채로 운행해 승객들의 원성을 샀다. 모든 것이 부족한 시절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열차 안의 유리창이 깨어진 것만 해도 서른 개가 넘고 의자 90%가량이 찢어져 솜이나 지푸라기가 볼품 사납게 꾸역꾸역 내밀었고 … 돼지우리인지 분간을 못 할 지경이다.”(경향신문 1958년 11월 21일자) ‘고색창연한 증기기관차’가 끌었던 완행열차가 연착을 밥 먹듯이 해도 “이유는 왜 묻느냐”고 되레 쏘아붙이는 등 역무원들의 태도는 승객들을 무시하며 고압적이었다. 공안원이 있건 없건 콩나물시루 같은 객차 안에는 소매치기, 잡상인, 야바위꾼, 심지어 강도까지 설쳐 거액을 도난당하거나 잃기 일쑤였다(동아일보 1966년 8월 16일자). 차량이 노후한 탓에 충돌, 추돌 사고보다 더 황당한 사고도 있었다. 전라선 오르막길을 운행하던 열차의 기관차와 객차 사이의 연결기가 파손돼 승객을 태운 객차가 7.7㎞나 후진해 두개 역을 거꾸로 돌아간 사고다(경향신문 1962년 12월 11일). 그런데 1960년대까지 특급열차 객실은 일등, 이등, 삼등칸으로 구분돼 있었다. 삼등칸은 1969년에 대부분 없어졌다. 폐지 직전 서울~부산 삼등칸 요금은 925원으로 이등칸의 절반이었다. 삼등칸은 완행 객차를 이어 붙인 것으로 말끔한 일·이등칸과 내부 시설이 달랐다. 심지어 비가 새는 객차도 있었다. 1963년 1월 서울발 부산행 삼등칸 승객들은 객차 스팀 고장으로 밤새 벌벌 떨다 못해 이등칸으로 옮겨 가서 승무원들에게 격렬하게 항의했다(동아일보 1963년 1월 22일자). 느리고 지저분했던 완행열차 비둘기호도 2000년 11월 운행을 멈추었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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