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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금술 이야기/엘리슨 쿠더트 지음(화제의 책)

    ◎「중세의 마술」 연금술의 실체·역사 바로 알리기 연금술 하면 언뜻 돌이나 광물질을 금으로 바꾸는 중세의 마술을 떠올린다.그러나 사실은 연금술이 근대 화학을 발전시킨 토양이었고 당시에는 지극히 과학적인 영역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이 책은 중세 연금술사들의 일화와 이론을 통해 이처럼 어설픈 인상으로 잘못 알려진 연금술의 실체와 역사를 제대로 보여준다. 연금술은 물질을 섞고 끓여 금을 만드는 실험이 기본이지만 단순한 실험화학에 그치지 않는다.물질은 외부자극에 맞춰 변화,성장하는 것이라는 생명철학을 바탕으로 우주의 궁극적 물질을 구하는 종교적 태도를 비롯,건강·부·영생에 대한 인간의 소망을 담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비단 연금술만을 따로 떼어내지 않고 철학 종교 문학 미술 연극 등 중세의 문화사 전반을 연금술과의 연관아래 설명하고 있다.예를 들어 연금술사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 이론에서 물질의 성질을 배웠고 행성의 운행이 실험관 속의 금속에 영향을 미친다는 우주관을 믿었다. 합리주의가 몰고온 현대과학의 한계점에서 그간 오류로 치부돼온 연금술의 이같은 정신적인 면이 재평가돼야 한다는 것이 지은이의 주장이다. 민음사 박진희 옮김 8천원.
  • 아세안,베트남 가입 승인/각료회의 이어 지역안보포럼도 열어

    【반다르세리 베가완(브루나이) 로이터 연합】 아세안(동남아 국가연합)은 24일 브루나이에서 이 지역 국가들간의 협력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연례 각료회의를 개막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특히 인도차이나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67년 브루나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태국 등에 의해 구성된 아세안에 전쟁의 당사자였던 베트남이 가입하게 된다. 아세안의 전략적 중요성은 비단 베트남 가입뿐 아니라 아세안 각료회의에 이어 8월 1일 열리는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에서 다시 한번 확인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ARF에는 워런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을 비롯해 18개 아시아·태평양 지역국가의 외무장관들이 참석해 한반도 문제와 남사군도 영유권 분쟁등 지역 안보문제를 집중논의할 예정이다. 크리스토퍼 장관은 특히 지역포럼과 별도로 전기침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가질 예정인데 이번 회담은 대만문제 등을 둘러싸고 양국 관계가 급속히 악화된 이후 첫 고위급인사들간의 접촉이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되고 있다.
  • 통일독일 「민족동질화」 자신감 가득/「통독 5년」 현장 리포트

    ◎동독 9.5%성장… 후유증 급속 해소/“민족에너지 소모 막고 시장 창출” 공감 「독일 통일의 후유증은 지나치게 과장되었다」 평화문제연구소와 독일 한스자이델재단이 공동주최한 「95년 통독 현장연수」를 통해 독일 현지로부터 전해들은 증언을 토대로 한 기자 나름의 결론이다. 통독후 5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동·서독 양측 주민들 모두가 동질화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동서독 모두 활기 이는 비단 초현대적인 대도시 뮌헨이나 깔끔한 행정도시인 본에서 만난 베시(동독인들이 지칭하는 서독사람)들로부터만 감지할 수 있는 느낌이 아니었다.구동독지역인 작센주의 고색창연한 역사도시 드레스덴과 아직도 사회주의체제의 체취가 물씬 풍기는 켐니츠(옛 칼마르크스시)에서 오히려 통독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는 오시(동독주민)들의 활기찬 움직임을 더욱 진하게 실감할 수 있었다. 『통일 첫해인 지난 90년에는 작센주에서만 한달에 8천명의 인구가 서독지역으로 빠져나갔으나 94년에는 한해에 불과 4천5백명 정도로줄어들었습니다』 ○인구이동률 급감 작센주의 경제성 노정국장인 라이너 루브크씨는 통독의 경제적 후유증이 급속히 치유되는 과정을 이렇게 구체적 수치를 들어 설명했다.경제적 격차가 있는 한 인구이동이 당연히 이뤄진다는 철칙을 감안한다면 인구이동률의 감소는 작센주의 경제성장을 역설적으로 반영한다는 얘기다. 물론 아직도 구동독지역의 생활수준은 서독지역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1인당 소득이나 노동생산성 등 동독지역의 객관적 경제지표가 서독 수준과는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다. 드레스덴시의 경우 자동차 보유대수가 과거 서독수준인 인구 1천명당 5백대꼴로 늘어났다.하지만 구동독지역의 주요도시에 아직도 굴러다니고 있는 찌그러진 성냥갑처럼 생긴 동독제 「트라비」 자동차와 서독지역에서 흔해빠진 벤츠나 BMW 승용차가 동·서독인의 삶의 질의 차이를 극명하게 대변하고 있었다. 그러나 작센주 경제성에서 일하는 발터 오르트박사는 동·서독간의 경제적 격차는 예견됐던 것인 만큼 극복하기 어려운 후유증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통독 이후 연방정부의 동독지역에 대한 대대적 사회간접자본 투자와 역사상 유례없는 연 18%의 설비투자 증대로 작센주가 연평균 14%라는 엄청난 실질경제성장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동안 동독지역 전체도 연간 9.5%가 넘는 역동적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더욱이 경제수준이 낮은 동독지역에 대한 투자지출 및 사회보장 비용확대등 천문학적 통일비용 소요로 한 때 휘청거렸던 서독 경제도 최근 2.5% 전후의 선진국형 안정성장 기조를 되찾았다. 이 추세가 계속 유지되면 오는 2010년에는 동·서독 지역의 생활수준 격차도 완전 해소된다는 게 오르트씨의 낙관적인 전망이었다. 홍순영 주독대사도 비슷한 시각을 피력했다.『통독의 후유증은 처음부터 대단한게 아니었고,있다고 하더라도 독일은 이미 이를 극복한 바탕 위에서 EU(유럽연맹) 통합의 중심적 역할을 하는데 국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세부담 늘어 불만 물론 그렇다고 해서 토지등 재산환원 문제와 동·서독 주민들간의 정서적 단절감등 통일 후유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일례로 통일전 서독에서 3명의 봉급자가 1명의 연금생활자를 먹여 살려야 했으나 통독 이후 사회보장 비용의 증대로 2명당 1명꼴로 부담해야 할 몫이 커졌다고 한다.세금부담이 늘어난 만큼 일부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사회주의체제에서 좋든 나쁘든 국가가 정해주는 일자리가 보장됐던 동독인들에게 시장경제 체제에서 실업의 두려움을 감수하고 살아야 하는 것도 적잖은 심리적 고통일지도 모른다.그 결과 외국인을 경쟁상대로 여기고 폭력을 행사하는 등의 역기능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기자가 만난 대다수 오시와 베시들은 통일을 이같은 부작용을 감수하고라도 성취할 수 밖에 없었던 엄연한 현실로 인정하고 있었다.더욱이 독일사람들은 통일로 인한 비용도 있지만 새로운 시장의 창출과 냉전적 대결구도로 말미암은 민족 에너지의 소모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통일의 혜택을 만끽하는 듯한 느낌마저 받았다. 『통일로 향하는 기차가 플랫폼에 도착하면 빨리 올라타야 한다』드레스덴에서 만난 동독출신의 한 기자가 소개한헬무트 콜총리의 은유적 표현이다. ○모든 가능성 대비를 굳이 콜총리의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예기치 않은 통일의 기회가 마련된다면 어떠한 후유증을 감수하고라도 통일과업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일 것이다.엄청난 통일비용을 안을 수 밖에 없겠지만 미리부터 모든 가능성에 대비한다면 후유증은 최소화할 수 있다는 교훈을 통독현장은 가르쳐주고 있었다.
  • 2030년 지구촌/노령인구 12억 사회복지“위협”(현장 세계경제)

    ◎총인구 14%… 선진국도 연금 바닥/작년 파산선고… 지급액 20% 축소­이/은퇴연령 67세로 조정 “대책부심”­미/“정보산업 발달로 노령층 흡수” 낙관론도 대두 영국의 저명한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늙음」을 일컬어 『이도 눈도 입맛도 아무런 가진 것도 없이 병마에 시달리며 허송세월을 보내는 것』이라고 통탄한 바 있다. 노령화가 급진전중인 요즘 이처럼 비참한 말년을 보낼 것으로 믿는 현대인은 드물다.저축한 돈과 넉넉한 연금덕택에 여생을 안락하게 보낼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분위기다. 그러나 다가올 미래 사회가 이같은 기대치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지는 아무도 확신하지 못한다.생산성 향상에 따른 경제성장이 노령증가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충분히 소화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고 복지사회가 본격적인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견해도 만만치 않다.현재로선 그 전망이 비관쪽으로 기울고 있는 느낌이다. ○3%이상 성장해야 60세 이상의 노령인구는 한 세대 뒤인 2030년 총인구의 14%인 12억에 도달한다.서유럽은 19%(94년기준)에서 26%로 비율상승을 맞게 된다.아시아도 12%는 넘을 것이며 특히 중국은 21.9%에 이를 전망이다. 이같은 노령화사회를 부양하려면 최소한 3%이상의 경제성장은 매년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현재 최고의 「장수왕국」 일본의 경우 지속가능한 성장률이 2%남짓해 파산위기를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따라서 노령자는 복지사회를 날려버릴 「인구폭탄」에 비유된다.부양하기에 버거운 노령인구에 대한 생산활동인구의 부담을 빗댄 표현이다.연금에 은퇴소득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노령층의 증가는 재정압박,궁극적으로 납세자인 취업자에 대한 부담가중으로 나타난다. ○취업자들 부담 가중 이는 현행 연금제도가 취업자의 봉급에서 원천징수한 세금으로 연금을 조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이 방식은 노동력이 풍부할 때는 제기능을 발휘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점차 연금이 줄어드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영국의 경제전문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오늘날 유럽국가들은 연금제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이같은 위기는 비단 유럽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구 반대쪽의 아시아와 미국에서도 감지된다. 일부 미 경제학자들은 2030년이면 사회보장세가 빈 깡통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탈리아의 연금제도는 이미 파산선고를 받았다.연금적자가 이미 지난해 재정적자의 40%를 돌파,제도개선안이 마련됐을 정도다.수령액을 평균임금의 80%에서 60%로 축소한다는 게 골자다.연금제도 개선은 지난해 프랑스가 개인연금을 허용한 데 이어 이탈리아,스페인등 서유럽 국가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금저축을 노후밑천이 아니라 값싼 자산쯤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한 아시아도 위기를 맞기는 마찬가지다.일본,한국,대만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도 연금제의 전면적인 붕괴위기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주 저축률 높아 여유 다행히도 아시아국가의 경우 선진국과는 달리 저축률이 높아 극단적인 위기는 도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국가들은 연금 수혜시기를 늦추기 위해 은퇴연령을 연장하고 이탈리아처럼 연금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연금개선안을 짜고 있다.미국은 2025년이 되면 현행 65세인 은퇴연령을 67세로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가지 희망스런 소식은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정보서비스 산업의 발달이 노령층을 상당부분 흡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미국의 경우 65세 이상 은퇴자의 취업률이 12%에 이르러 전망은 밝은 편이지만 평균 10%이상의 실업률에 몸살을 앓고 있는 서유럽은 이런 정책에 기대를 걸지 않는다. 서유럽은 오히려 2조달러 규모의 연금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개인연금을 적극 육성해 자산을 극대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코트디부아르 「평화의 성당」(세계의 명소/걸작건축 감상:19)

    ◎3년만에 건립한 세계최대 성전/콘크리트 기둥·대리석을 조립식으로 축조/“영혼없는 건축”… 집권자의 과대망상적 산물/높이 170m 총33만 8천여명 동시 미사참여 가능 명지대학교 최재필 지금은 작고한 김환기 화백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라는 제목이 붙은 일련의 작품을 대할 때마다 그가 자신의 작품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는지에 대해 새삼 경탄을 하게 된다.김환기화백의 그림은 그저 조그만 네모와 그 속의 점들이 커다란 화폭을 가득 메우고 있을 뿐이다.이 그림을 처음 대하는 사람들은 『이거 뭐 이래? 애들 장난같잖아』하는 반응을 보일는지 모른다.아무런 뜻도 없는(다시 말해서 의미있는 형태가 아닌)그저 조그만 무늬의 반복은 시정 아낙네의 치마폭에 인쇄된 무늬와 무엇이 다를까 하고 느낄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김화백이 네모 하나하나,점 하나하나를 캔버스에 그리는 장면을 한번 생각해 보자.김화백은 노년이 되어 마지막으로 그 큰 캔버스에 네모 하나,점 하나를 찍으며 그간 그의 일생에서 스쳐지나갔던 무수한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렸을지도 모른다.만나서 좋았던 사람.이제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젊었을 시절 신세를 졌던 사람.김화백은 네모 하나 점 하나를 그려가며 이들과의 추억을 되살리며 미소를 짓기도 하고,눈물을 흘리기도 했으리라.밤이 새도록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작업을 하던 어느 날 새벽 그 넓은 캔버스에 이제는 더 채워넣을 공간이 남지 않았음을 발견했을 때,그는 그가 그동안 보냈던 삶의 전부가 이 한장의 캔버스에 녹아들어 있음을 확인하며 탈진한 그의 육체를 뛰어넘는 초월의 경지를 느꼈으리라. ○규모 웅장… 감동은 없어 바로 이런 것이 예술품의 가치가 된다.이러한 가치는 비단 미술품에 그치지 않는다.건축도 마찬가지다.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건축물도 이것이 땅 위에 굳건히 서게 되기까지 들어간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그것에 용해되어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유럽에는 대성당이 많다.로마 바티칸시의 성베드로 성당,파리의 노트르담사원,런던의 성바오로 성당 등.이들 성당 앞에 서면 그 웅대한 규모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석구석에까지 정열을 쏟아 만들어 놓은 세심한 장식 디자인에 우리는 신의 존재를 깨닫게 되고,신을 향한 인간의 경외감을 느끼게 된다.이들 건물을 짓는데 수백년이 걸렸다.중세의 장인들은 대를 이어가며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나갔다는 말이다.이들중 대부분은 살아있는 동안 완성된 건물을 보지도 못했다.그렇지만 이들은 벽돌 한장한장을 쌓아가며 스테인드글라스 한조각 한조각을 맞추어 나가며 자신의 삶을 반추하며 또 그것이 아름다웠든 그렇지 못했든지를 막론하고 그것을 신에게 바친다는 태도를 견지했을 것이며 자신이 마치지 못한 작업은 그의 아들에게,그의 후배들에게 물려주었던 것이다.그래서 수백년이 흐르면 비로소 그토록 아름답고 장엄한 성당이 완성되어 오늘의 우리에게 큰 감동을 주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날 이보다는 인내심이 부족한 시대에 살고 있다.바로 5년전,세계에서 가장 큰 성당이 단 3년만의 공사 끝에 건립되었다.더구나 이 성당은 본고장 유럽에 있지도 않다.「평화의 성모 마리아 성당」으로 이름지어진 이 건물은 서부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아이보리코스트)라는 나라의 야무스크로시에 세워진 것이다. 성당 중앙부의 돔은 지름이 90m에 이르며,꼭대기의 높이는 지상에서부터 1백70m니 우리나라 63빌딩보다 약간 낮은 정도다.그러나 파리의 노트르담 사원 몇개가 이 돔 안에 들어갈 수 있다.성당 내부 제단의 캐노피(차양)높이만도 9층 높이가 되며,10층 건물의 높이를 가진 창문을 장식하는 스테인드 글라스의 총면적은 2만3천평에 이른다.그뿐이랴.이 성당에는 좌석이 7천석이 있고,추가로 1만1천명이 서서 미사를 드릴 수 있다.게다가 대리석이 깔린 옥외광장은 32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하니 모두 총합 33만8천명이 동시에 미사에 참여할 수가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코트디부아르의 행정수도로 근래 새로이 개발된 야무스크로시의 총인구가 3만명을 넘지 못하고,그중에서도 카톨릭 신자는 4천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이렇듯 비현실적이다 못해 과대망상적으로 큰 성당을 지은 사람은 다름아닌 코트디부아르의 대통령인 펠릭스 우페이 바냐다.참고로그는 코트디부아르가 1960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할 때부터 이제껏 35년간 대통령을 해오고 있다. ○63빌딩보다 약간 낮아 우페이 바냐 대통령이 어린시절,그의 고향 야무스크로에는 성당이 없었기 때문에 영세를 받기 위해서 수십리 길을 걸어가야 했다고 한다.그로부터 80년이 지난 오늘 그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성당을 그의 고향에 가지고 있는 것이다.자신의 고향에 아름다운 성당을 갖고자 하는 개인적인 염원 자체야 높이 사 줄만 하지만,이러한 염원이 과대망상적인 사고로 귀결지어진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이 평화의 성모 마리아 성당은 위에서 언급한대로 3년만에 뚝딱 지어졌다.이 프로젝트의 책임자였던 피에르 카브렐리라는 건축가는 다음과 같이 회상을 하고 있다.처음 우페이 바냐 대통령에게 불려간 자리에서 대통령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원대한 꿈을 이야기했다.나는 요즈음 누가 이런 고전양식의 성당을 지으려고 할까하고 나 자신에게 반문해 보았다.그리고는 이 성당을 언제까지 완공해야 할는지 물어보았다.대통령은 바티칸의 교황이 4년만에 한번씩 아프리카를 방문하는데 그가 작년에 왔다고 말하면서 그렇다면 이제 다음번 방문까지 몇년이 남았는지를 나보고 계산해 보라고만 하였다. 이렇게 해서 세계 최대의 성당은 3년만에 지어지게 되었는데 이는 현대의 기술이 없었다면 아주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돌 하나하나를 깎고 기둥을 하나씩 만들어 지은 중세의 성당과는 달리 이 성당은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부재(공상에서 미리 만든 콘크리트 기둥이나 벽체 등)를 현장에서 대형 크레인을 써서 조립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다보니 김환기화백의 네모와 점에 녹아든 영혼,또는 중세 장인들의 수공예작품에 밴 종교적 열정을 여기에서는 느낄 수가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현 대통령의 업적” 과시 어느 후진국 장기 집권자의 개인적 욕구에서 시작되어 과대망상적으로 지어진,그러나 영혼이 없는 건축,이것이 이 세계최대 성당의 현주소다.우페이 바냐 대통령의 나이는 현재 90세가 넘었다.그가 대통령직에서 어떤 연유로든지 물러난 후에도 이 성당이 나름대로의 의미와 가치를 지닐지 우리는 예측할 수가 없다.후진국의 장기 집권자나 식민통치자들은 거개가 다 자신의 통치기간 중에 개인의 업적을 과시하려는 대형 구조물을 한 두개쯤은 지어놓게 마련이고,이들이 권력을 잃은 후에도 대부분의 이러한 건축물은 오래지 않아 장대한 기념식과 함께 허물어지거나,요행히 그렇지 않더라도 그 모습이 쇄락해지게 마련인 것을 우리는 멀고 가까운 사례를 통해 잘 알고 있다.올 8월이면 조선총독부 건물이 헐리게 된다.5공 시절 세워진 천안의 독립기념관의 그토록 장엄한 모습이 요즈음 그리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 쓸쓸한 퇴기의 모습으로 변해버렸다는 소식도 들려온다.국민의 성금(?)으로 시작된 평화의 댐 공사는 그래도 중간에 무산되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34년만에 처음으로 인구 1천만의 국제도시 서울에 민선시장이 선출되었다.포부도 크고 개인적인 신념도 가지고 있겠지만 세계최대의 무엇을 서울에 들여놓고자 무작정 밀어붙이는 일만은 삼갔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바람이다.
  • 건축주·건축사담합 “눈가림 감리”관행화(「삼풍」참사/감리 난맥상)

    ◎“안전보다 돈 우선”… 참사 불씨로/전문인력 적고 「서류감리」 예사/법위반 건축주 처벌 강화해야 『감리를 하면 뭐합니까.건축주 눈치보기도 바쁜데 이것 저것 따질 리 있겠습니까』최근 광주에서 건축현장소장을 지낸 금호건설 관계자의 얘기다.한마디로 민간공사의 감리는 「주먹구구식」이고,하나마나다. 건축기술에 대한 전문성도 떨어지거니와 설계와 감리를 동시에 의뢰하는 고객인 건축주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건축물의 「안전」보다 「돈」이 우선이다.이런 감리 아닌 감리관행이 1천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삼풍백화점 참사를 불렀다. 우리나라는 민간공사에 대한 감리를 법으로 정하고 있다.건축법은 연면적 5천㎡ 이상과 5층 이상이면서 연면적이 3천㎡가 넘는 건물은 「상주감리」를 받도록 돼 있다.감리자가 매일 공사현장에서 설계대로 공사가 진행되는지 살펴야 하는 것이다. 또 건축사법은 토목·전기·기계 등 부문별로 감리를 받도록 돼 있고 주택건설촉진법은 20가구 이상 집을 지을때 민간감리를 받도록 정했다.3백가구 이상의공동주택은 전문 감리업체에 의한 책임감리까지 규정하고 있다. 겉으로는 감리제도가 잘 정비돼 있다.그러나 감리를 건축주의 자율에 맡기다 보니 설계를 맡는 건축사가 감리를 겸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건축주의 입장에서는 설계를 의뢰하는 대가로 감리비용을 깎을 수 있고,약간의 편법을 바라는 심정으로 감리를 맡긴다.건축사도 감리를 설계의 「부대 서비스」 정도로 취급하는 게 고객관리 차원에서 유리하다고 본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건축주와 건축사간에 일종의 담합을 해 건축물의 안전도보다 비용을 아끼는 측면에서 감리가 진행될 수 밖에 없다. 이번 삼풍백화점의 경우도 상주감리를 받도록 돼 있으나 단 한차례의 감리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건축주와 건축사가 공공연히 부실감리를 묵인한 것으로 비단 삼풍에 국한되지 않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강남에서 건축사무소를 하는 임모씨는 『건축주들이 설계를 맡기면서 감리도 함께 의뢰한다』며 『그러나 감리비를 법정요율보다 낮게 요구하고 인원도 부족해 시공업체가 안내하는대로 현장을둘러보는 선에서 그치고 있다』고 털어놨다.시공업체도 서류상으로 감리받는 것을 관례로 여겨 철근이 제대로 박혔는지 확인하는 경우는 없다. 올들어 부실감리로 적발돼 행정처분을 받은 건축사가 4백30여명에 이른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삼성건설의 관계자는 『이 정도의 부실감리 적발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실제 민간공사 중 상당수의 편법은 묵인해주는게 관례』라고 밝혔다.그는 최근 『감리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고는 있으나 인원이나 기술부족 등의 문제로 여전히 겉치레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건설업계에서 감리를 설계와 시공의 「사생아」 정도로 보는 편견과 맥을 같이 한다.감리제도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설계사무소 (주)정임건축의 관계자는 『건축할 때는 시공과 설계를 우선으로 치며 감리는 부수적인 문제로 본다』며 『안전의식은 차치하고 감리비가 설계비와 맞먹을 만큼 중요한 수입원인데도 감리를 설계의 부차적 서비스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풍토때문인지 감리협회에 등록된 감리전문업체는 1백10여개사에 불구하고 토목·건축감리를 함께 하는 종합감리업체는 더더구나 50개사 뿐이다.대부분 건축사무소가 감리를 대행하고 있음을 이 숫치는 이야기한다. 동아건설 기획팀 관계자는 『감리자의 권한과 역할이 많이 넓어졌으나 공사현장에서의 성과는 대수롭지 않다』며 『정부차원에서 전문 감리자를 육성하고 시공업체의 관리자와 맞먹는 인원을 감리에 투입해야 한다』고 개선책을 제시했다.그는 건축 분야별로 감리기술자를 육성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건축주와 시공자의 안전의식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감리업계는 감리업계대로 『호텔·백화점 등 다중이 이용하는 민간시설에 대해서는 책임감리를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감리를 경시하는 건축주에게는 벌칙을 보다 강화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건설교통부도 민간공사에 대한 감리를 강화하고 감리 규정을 지키지 않는 건축주에게는 벌칙을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 “조순씨,차지철과 깊은 교분”/조후보 「전력」시비 2라운드

    ◎차씨 전비서/“TV토론 거부는 「과거」은폐 의도”­민자/“허위사실 유포… 구시대 악습 재연”­민주 여야는 투표일을 하루 앞둔 26일에도 민주당 조순 서울시장후보의 전력을 놓고 치열한 설전을 계속했다.민주당은 이날 민자당의 박범진 대변인과 이신범 부대변인,무소속 박찬종후보의 이상용 대변인을 검찰에 고발했고 민자당과 박후보측은 『충분한 자료를 갖고 있다』며 공세의 수위를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3공 때 차지철 청와대경호실장의 비서관을 지낸 H씨는 이날 『조순씨는 차실장과 가까운 관계였고 국기하강식 때 참석한 것도 우연이 아니었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민자당은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이날도 박범진 대변인 김정숙 부대변인등이 나서 조순 서울시장후보의 전력을 계속 거론하며 민주당측의 고발조치를 비난했다. 박범진 대변인은 『민주당은 조후보의 전력과 정직성에 문제를 제기한 우리당 대변인단을 고발하겠다고 했으나 선거가 끝나면 곧 취하할 것』이라면서 『이는 투표일을 앞두고 급한 불을 끄자는 책략일 뿐이며 재판을 하게 되면 조후보의 부끄러운 과거가 낱낱이 밝혀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박대변인은 또 『조후보가 자신의 과거문제에 정직하지 못한 데 대해 괴로워하고 있다고 듣고 있다』면서 『정직하지 못한 거짓말쟁이에게 서울시 살림을 맡겨서는 안된다』고 역공을 가했다. 박대변인은 이날 저녁으로 예정됐던 SBS­TV 토론을 조후보가 거부한 것에 대해 『이는 서울시민의 마지막 판단기회를 가로막는 비겁한 행위』라면서 『그것은 최근 6·25당시 강릉상고 교사시절의 공산주의 활동과 유신독재 정권과의 유착관계등 자신의 부끄러운 전력이 폭로되어 추궁을 받을 것이 두려워 이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숙 부대변인도 『조후보는 유신독재 시절 차지철 경호실장에게 접근하는 등 유신권력에 아첨했고,좌에서 우까지 권력지향으로 일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김대중 이사장은 박찬종후보등 다른 후보의 흠을 잡기에 앞서 자기가 영입한 조후보의 전력부터 바로 알아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이날도 조순후보에 대한 전력시비와 관련,대대적인 반격을 가했다.이미 예고한 대로 민자당의 박대변인과 이부대변인을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이날 서울지검에 고발했다.반박의 목소리도 잇따랐다. 민주당은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끝까지 문제삼겠다는 자세다.더이상 용공음해로 피해를 입지 않겠다고 강조한다. 당사자인 조후보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완전한 허위사실을 갖고 유인물과 사진까지 배포하는 등 과거 수십년간의 나쁜 수법이 다시 등장했다』고 목청을 돋운 뒤 『여당이 아직까지 이런 수법을 사용,선거에 영향을 미치려한다는 것에 연민의 정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조후보측은 또 조후보를 『인민공화국에 충성한 사람』이라고 비난한 무소속 박찬종후보의 이상용 대변인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3공 때 차지철 경호실장의 비서관이었던 H씨(53)는 이날 『30경비단의 국기하강식은 우연히 들렀다 참석할 수 있는 행사가 아니다』라면서 『당시 조후보는 차실장의 초청으로 7∼8명의 교수와 함께 참석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후보등 교수들은 차실장이 국회 외무위원장이던 시절부터 교분을 갖고 있던 사이』라고 전하고 『차실장은 가끔씩 이들 교수들을 초청해 점심이나 저녁을 같이 하며 교분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후보가 TV토론에서 왜 차실장과 교분이 있었던 일을 수치스럽게 감추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시 매주 금요일의 국기하강식에는 국무위원들이 한번 참석했고 스틸웰 주한유엔군사령, 조교수등 자문교수단, 박찬종의원도 참석했다』고 전했다.
  • 바람몰이 외면하는 유권자/전주 임송학 기자(표밭에서)

    초반부터 열전을 치러 온 전북지역의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여야권을 막론하고 허탈한 기색이 역력하다. 새벽부터 한 밤까지 표밭을 누비지만 표가 뚜렷하게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지지해 줄 것 같지만,뒤돌아서면 「내 표」로 확신이 안 서는 분위기에 후보들은 맥이 빠진다.비단 전북만의 현상은 아닌 것 같다. 이에 대해 각 후보 진영은 선거 분위기가 차분했기 때문이라고 하기도 하고 이른바 「바람몰이」 선거가 사라졌다고도 풀이한다. 전주 도심의 한 대형 음식점 주인은 『대목을 노렸지만 요즘은 오히려 평소보다 손님이 적다』고 푸념했다. 투표일을 사흘 앞 둔 24일 기자실을 찾은 조남조 전북도지사는 『당초 과열 및 혼탁한 선거 분위기를 크게 우려했으나,의외로 조용하다』고 평가했다.김대중 아·태재단 이사장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곳이지만 그의 유세가 지난간 후에도 차분함은 여전하다. 불법과 탈법을 엄격히 제한한 통합선거법의 공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한 사람이 열 도둑을 못 지킨다고 했다.후보자는 물론 유권자들이 「주지도 받지도말자」는 규칙을 잘 지켰다는 분석이 가능하고,이는 선거풍토가 제대로 자리잡는 징표라고 봐도 괜찮을 것 같다. 어느 새 두터워진 중산층은 후보자들이 열변을 토하는 정치 쟁점에 사뭇 냉정하다.이른바 「바람몰이」 선거가 맥을 못 출만큼 유권자의 의식이라고 총칭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자리를 잡아가는 현상이다. 불법선거 운동을 감시해 온 「전북시민 운동연합」 전봉호 상임대표(41·변호사)는 『무관심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그보다는 유권자들이 후보의 공약과 공약의 실현 가능성 등을 검토해,내심으로는 지지자를 정해 놓고 후보자들의 바람몰이에 반응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속단은 이르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통합선거법이 제시한 건전한 선거 문화 정착에 큰 디딤돌을 놓은 것만은 분명하다.
  • 전망·대책(대북 쌀 지원)

    ◎인도적 배려… 북 화해 자세 유도/남북관계 전반에 긍정적 변화 예상/요구전량 제공… 일 등거리외교 견제 대북 쌀지원 성사가 초읽기에 들어감으로써 향후 남북관계 전반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북경에서 열리고 있는 남북당국자간 비공개 쌀회담은 금명간 긍정적인 방향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양측이 그간 대한무역진흥공사와 삼천리총회사를 통한 준당국접촉에서 쌀의 인도시기와 양에 대해서 거의 의견접근을 해놓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북한의 식량난이 주민소요를 우려할 만큼 절박한 상황이라는 점도 성사가능성을 높게 해준다.특히 북한은 오는 7월8일 김일성 사망1주기 이후 예상되는 김정일의 「대관식」을 위한 최소한의 무대장치를 마련한다는 차원에서도 남한쌀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물론 이번 회담에서 당장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포괄적인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요컨대 이번 북경회담에서는 ▲우성호 선원 석방문제 ▲경수로부지조사단 파견문제 등 다른 현안도 자연스레 거론은 되겠으나 구체적인 합의는 대북 쌀지원문제에 국한될 것이리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북경대좌는 요식절차이상의 큰 의미를 지닌다.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예비접촉이후 1년만의 첫 공식대좌인데다 합의의 모양새는 향후 남북관계의 기상도를 좌우할 터이기 때문이다. 우리측이 회담대표로 남북기본합의서 틀안에 있는 경제공동위 남측위원장인 이석채 재경원차관을 선택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을 통해 즉각 남북대화와 관계개선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낙관할 수만은 없는 형편이다.회담대표로 차관급이긴 하나 공식당국인지에 대해 다소간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전금철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내보낸데서 알 수 있듯이 북한의 당국배제전략이 아직 불식되지 않고 있는 탓이다. 이는 북한이 일본등 제3국과 민간단체로부터 곡물을 제공받기 위한 여건조성용으로 마지 못해 이번 회담에 임하고 있다는 관측과도 무관치 않다.즉 이번 회담이 북한에 국제적 구호를 받기 위한 징검다리만 놓아준채 남북대화분위기 마련에는 별다른 기여를 못하고 일과성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우려이다. 실제로 일본 연립내각 일각에서는 북한과의 수교협상을 위한 정지작업으로 30만t정도의 재고미를 북측에 제공할 복안을 갖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우리측으로선 남북관계의 장기 교착국면을 타개하고 쌀카드로 남북 등거리외교를 펼치려는 일본 정계 일각의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해서도 어차피 얼마간의 모험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측이 북한이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쌀 15만t을 전량지원하되 이를 단계적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은 북한을 남북간 화해협력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유인책이라고 볼 수 있다. ◎남북한 쌀 협상/두대표는 누구/남측 이석채 재정경제원차관/84년 수해때 북한쌀 수용 기여 북경 남북 쌀회담의 우리측 대표인 이석채 재정경제원차관(50)은 능변에 설득력이 강하다.해박한 경제지식과 지금도 삼국지를 줄줄 외우는 기억력을 자랑한다.북한의 전금철이 고도로 훈련된 회담꾼이라면 그는 천재형 경제전문가다. 한이헌 경제수석비서관과 함께 행정고시 7회출신.경제기획원출신으로 5공시절 청와대에서 전두환 전대통령의 총애아래 실세 경제비서관을 지냈고 6공 들어서도 사회간접자본(SOC)투자기획단 부단장과 예산실장을 지냈다.문민정부 들어서도 예산실장 자리를 고수하다 농림수산부차관을 거쳐 초대 재정경제원차관으로 복귀했다.84년9월 우리나라에서 수해가 났을 때 전두환전대통령을 설득해 북한이 제공하는 쌀을 받기로 결정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남북 쌀문제와는 인연이 있는 셈이다. 이번 남북 쌀회담에 우리측 대표로 낙점된 것은 농림수산부차관으로서의 경험과 이런 인연,재경원차관이 남북경제 공동위원회의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다는 점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된 결과다.그의 탁월한 대인설득력도 고려되었음직하다. ◎남북한 쌀 협상/두대표는 누구/북측 전금철 아태평화위부위장/대남접촉 20여년… 협상 전문가 북경 남북 쌀협상의 북한측 대표인 전금철(60)은 지난 72년 남북조절위 북측 대변인을 맡는 등 20여년간 각종 남북대화에 참여해 온 협상전문가. 현재 김용순이 위원장인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부위원장을 겸하고 있다.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북한의 관영매체들이 보도할 때 정무원 부부장보다 먼저 호명하는 것으로 미루어 최소한 차관급 이상의 지위로 추정되고 있다. 92년말 연형묵 총리의 해임 직후부터 2년간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춰 한때 숙청설이 나돌았으나 「평양축전」을 앞둔 올해 3월 다시 전면에 등장했다.85년과 88년 남북국회회담 예비접촉단장을 맡은데 이어 지난 90년 범민족대회준비단장으로 임명돼 이 대회를 사실상 주도. 노동당에서 대남사업 전담부서인 통일전선부 부부장직을 같이 맡고 있는 그는 남북대화석상에서 비교적 억지 주장이 적은 인물로 손꼽힌다.지난 47년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정치경제학박사 학위를 받는 등 이론과 실무를 겸한 치밀한 성격의 대남 전략가로 알려져 있다. □남북 쌀관련 일지 ▲59년9월=북,사라호태풍 이재민에 쌀3만섬 등 제공용의 표명 ▲62년1월=북,풍랑만난 남한 어민에 쌀 등 지원 제의 ▲67년1월=김일성 매년 쌀2백만섬,전력10억 KWH 등 대남 제공 용의 밝힘 ▲77년1월=남,인도주의적 입장에서 대북 식량제공 용의표명 ▲84년9월=북적,쌀 5만섬 등 대남 수재물자 제공 ▲90년7월=「사랑의 쌀」8백t(1만가마)북한 반출 ▲91년4월=남 천지무역상사와 북 금강산국제무역개발회사 쌀 직교역 합의 ▲95년3월7일=김영삼 대통령,베를린 외교3단체 연설중 대북곡물제공 용의표명 ▲95년5월15일=김영삼 대통령,IPI서울총회 개회연설중 곡물지원 용의표명 ▲95년5월25일=북 이성록 국제무역촉진위원장,일본방문중 남한쌀 수용의사 표명 ▲95년5월26일=나웅배 부총리,조건없는 곡물지원 제안 ▲95년6월6일=송영대 통일원차관,북측에 공식적 회신촉구 ▲95년6월12일=김영삼 대통령 재차 조건없는 쌀제공의사 발표 ▲95년6월17일=남북차관급 쌀회담 북경개최
  • 「경수로 협상타결」 의미와 과제/한승주 전외무장관 특별인터뷰

    ◎“시간은 우리편… 중장기적 대처 긴요/「부대급부」 얻으려 평양이 양보한 부분 더 많아/대 미·일 관계개선·경제혜택 노려 「어려운 결단」/미·북 연락사무소 개설·연료봉 관리등 진전있을것 지난해 10월21일 제네바합의 이후 약 8개월만인 지난 13일 경수로협상이 타결됨으로써 북한핵문제 해결의 물꼬가 트였다.앞으로 어떤 식으로든 남북대화가 재개될 것이고 미국과 북한,일본과 북한간의 관계개선 또한 활발하게 추진될 전망이다.14일 문민정부 첫 외무부장관으로서 북한핵문제를 주도적으로 다루었던 한승주고려대교수를 만나 경수로협상 타결 의미와 우리 정부의 향후 과제등에 관해 들어보았다. ­우선 경수로협상 타결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내려주시지요. ▲이번 콸라룸푸르합의는 지난해 10월 제네바합의 이행을 위한 하나의 진전입니다.제네바합의를 넓은 안목으로 볼 때 북한은 결국 한국형 경수로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우리 입장에서도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고 한반도정세의 위기를 해소하며 북한의 핵개발가능성을 제거한다는 의미에서 이번 콸라룸푸르합의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콸라룸푸르 공동발표문에 「한국형」이라고 명기하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린다는 시각이 있는데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제네바합의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북한은 아주 어려운 결심을 했습니다.북한은 그들의 체면을 살리고 또 기술자와 건설요원등 많은 사람의 왕래로 인한 체제 위험등 여러 부담을 감수하고 결심을 내린 것입니다.경수로 자체보다 경수로 해결에서 오는 부수적 효과에 더 관심을 가졌기 때문입니다.북한은 미국 일본과의 관계개선에서 오는 경제적 혜택에 관심이 있었습니다.이를 위해서는 경수로협상을 타결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형을 수용해야만 했습니다.경수로 자체를 받지 않겠다면 몰라도 받는다면 한국형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협상의 결과로 보아 더 이상 확실할 수 없습니다.명기하는 편이 더 나을 수 있겠지만 「한국표준형」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으면서도 확실하게 한국형을 보장하고 있습니다.문제의 핵심을 보고 또 넓게 볼때는 한국형을 명기하고 명기하지 않고에 대한 논란은 에너지의 소모를 초래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동발표문에는 「미국이 주접촉원 역할을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이같은 표현이 한국의 중심적 역할이 실종된 것이라고 파악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북한은 여러 이유에서 미국과 협상하겠다고 나섰습니다.그 가운데 중요한 하나는 한국과 대화할 자신이 없다는 겁니다.또 한국과는 몇십년 동안 적대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미국의 보장을 받지 않는한 한국이 경수로협상을 그들에 대한 압력수단으로 활용하지나 않을까 하는 의심을 가졌기 때문입니다.미국 입장에서는 미국이 맡아서 추진하는 것이 그들의 이익에 합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중요한 점은 미국이 우리 이익을 도외시하면서 추진할 여건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체제위협등 부담 감수 ­부대시설 제공이 북한을 협상타결 쪽으로 유인했다고 보지는 않습니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북한이 양보한 부분이 더 많습니다.북한이 노리는 것은 경수로 자체보다 합의함으로써 오는 부대시설 아닌 부대급부입니다.합의하지 않으면 대체에너지를 받지 못하고 미국 일본과 관계개선도 못합니다.북한은 부대시설 자체가 아닌 합의에서 오는 경제적 혜택에 관심을 더 기울였습니다.경제적 지원을 받는 일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북한이 양보했다고 보아야 합니다. ­미국과 북한간의 연락사무소 개설은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보십니까. ▲제네바합의는 일괄 합의입니다.북한핵 동결,미국과 북한간의 관계 개선,남북대화 재개,북한에 있는 폐연료봉 처리문제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이런 문제들이 순조롭게 이행되는 것과 보조를 같이 해 진행되는 것이 제네바합의의 내용이자 정신입니다.6월중 연료봉 관리문제에 관한 진전이 좀 있을 것입니다.제일 문제가 되는 것이 남북대화인데 연락사무소 개설은 다른 문제가 다 해결되면 남북대화와 병행해 추진될 것 같습니다. ­북한은 경수로협상이 타결된 직후 남북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는데요. ▲북한은 한국형 불가 입장을 포기했습니다.김계관도 「경수로의 노형 결정을 KEDO에 맡긴다」고 했습니다.북한이 이처럼 명백하게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북한은 자기들이 양보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나타내야 하기 때문에 그같은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한국형을 수락해야 하는데도 급한 나머지 모든 것을 수용했다는 인상을 주기 싫어서 그러는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남북대화는 사실상 미국과 북한간의 연락사무소 개설 뒤에나 비로소 가능한 것 아닙니까. ▲질적 양적 측면이 있습니다.어떤 수준의 대화가 이루어지고 내용이 좀 있어야 하지 않느냐 하는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어느 정도의 대화는 연락사무소 개설 전에라도 있을 수 있고 또 있어야 제네바합의에 부합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번 콸라룸푸르합의에 따른 일본의 득실을 계산한다면 어떻습니까. ▲북한핵문제가 난관을 거듭하고 있는 동안 일본은 안보·정치·외교면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설혹 경수로와 관련해 그들에게 비용 분담이 많이 돌아가더라도 합의를 환영할 수 밖에 없는 입장입니다.또 합의됨으로써 북한에 쌀을 지원할 수 있는 여건이 좀더 성숙된다든지 하는 면에서도 일본에게는 아주 잘 된 일입니다. ­일본이 느끼고 있었던 부담이란 어떤 것들을 말하는 겁니까.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면 일본으로서는 곤란합니다.전쟁이 실제로 일어나면 제일 큰 피해자는 우리이지만 일본에도 피해가 돌아갑니다.북한에 대한 제재를 추진하게 됐을 때 미국과 한국으로부터 더 많은 요구와 압력을 받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일본으로서는 큰 부담입니다. ○사실상 「한국형」 보장 ­장관으로 계실 때 「채찍」보다는 「당근」을 선호하는 쪽이었다고 생각됩니다.그런 입장이 이번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상당히 기여했다고 보는 평가가 많습니다.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국내외 사정이 많이 바뀌어 살아남기 위해서는 핵문제에 대해 합의를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그렇다면 북한의 핵카드라는 것은 사실상 꺼내놓은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종종 국제정치를 포커게임에 비교하지만 포커게임은 그야말로 「제로 섬」게임입니다.다 얻지 못하면 다 잃게 되는 것이지요.그러나 이번 협상은 그렇지 않습니다.양쪽이 얻었지요.당근은 채찍을 사용하기 이전에 「말을 잘 들으면 이런 것이 있다」고 보여주는 것입니다.「당근」은 보여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지요. ○재임중 어려움도 많아 ­정부가 앞으로 북한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십니까. ▲정부는 쌀문제도 그렇고 경수로도 그렇고 북한이 협조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하면 도와주겠다는 생각을 해왔고 그런 의사를 표명해 왔습니다.경수로 합의를 보았다는 사실은 합의문 자체보다 경수로 추진을 위해서는 대화하지 않을 수 없는 여건이 조성되었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문구도 중요하지만 어떤 상황이 전개되느냐 하는 것이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대화와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제네바합의에서 이번 콸라룸푸르합의까지 어려웠던 일이 있다면 어떤 것을 꼽으실 수 있습니까. ▲제네바합의에 대한 우리 정부의 수용문제라든지 정부내의 합의를 도출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장관으로 재직할 때 「학자출신이라 너무 약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었습니다.여기에 대해 항변하실 만도 한데요. ▲제가 약한 사람이었다면 2년동안 일관성있는 입장을 취하기 어려웠을 겁니다.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저를 꺾지 못했기 때문에 일관성있는 입장이 가능했습니다.약한 사람이라면 대세를 따라가면 편했겠지요. ­장관 재임시의 외교력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과대평가입니다.국제관계도 그렇고 남북관계도 그렇고 대세라고 할까 역사의 흐름이 있다면 어느 개인이 될 것을 안되게 하기는 쉬워도 안될 것을 되게 하기는 어렵습니다.제가 역할한 것이 있다면 될 것을 되게 하는데 조금 기여했다고 보면 됩니다. ­앞으로 우리 정부에 주어진 과제로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현명한 정책이나 유능한 지도력을 발휘해 진전되는 상황을 우리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하고 전개되는 상황에 있어 적응하는 일 뿐아니라 리드할 수 있어야 합니다.이는 비단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식인을 포함해 여론을 형성하는 사람들이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앞을 내다보면서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시간은 우리 편입니다.자신감을 가지고 포괄적이고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대처하면 우리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협상 타결이 북한의 개방을 얼마나 촉진할 것으로 보십니까. ▲북한의 개방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부분적으로 한국기업인이 나진 선봉 평양 남포를 방문하고 있습니다.북한은 인식의 한계는 물론 있겠지만 자기들의 살 길을 찾기 위해 개방을 한 것입니다.남북관계 개선과 통일기반 조성을 위해서는 북한을 고립시키고 북한의 약화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개방을 통한 체제변화를 기다리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 중국의 개입(6·25내막/모스크바 새 증언:13)

    ◎모택동,전쟁초기부터 중국군 파병 준비/미군 38선돌파 대비 목단지역에 병력 12만 집결/소에 “공중호위” 지원요청… 스탈린 “즉각제공” 통보 모택동은 전쟁준비단계에서부터 김일성의 남침계획을 적극 지지했고 나아가 필요시 중국군을 직접 파병하겠다는 약속을 수차에 걸쳐 한바 있다.그러나 모택동은 김일성이 전쟁계획을 구체화시키면서 스탈린을 주의논 상대로 삼은데 대해 매우 섭섭한 감정을 가졌음을 알수 있다.이런 양상은 결국 모택동으로 하여금 중국군 파병을 여러 차례 거부하게 만든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쟁초기부터 중국이 한 역할을 살펴보자.전쟁발발 직후인 50년 7월 1일 북경주재 로신 소련대사는 스탈린 앞으로 다음과 같이 중국정부의 분위기를 보고했다.(로신이 스탈린에게 보낸 전문)『…중략…미국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남조선 괴뢰들은 완전한 패배를 겪고 있음.남조선당국은 미국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렸음.트루먼이 조선에 대한 군사개입을 명령한 것은 심사숙고해 내린 결정이라기 보다는 좌절감의 표시임.극동에서 패배를 경험한미국은 유럽뿐 아니라 중근동에서 마저 자신의 입지가 흔들리는 데 우려를 표하기 시작했음.이런 점으로 미루어 미국은 소련이 이끄는 평화·민주진영과의 대규모 군사대결을 벌일 태세가 안돼있음을 알 수 있음』 ○김·스탈린 밀착에 불만 이튿날인 7월 2일 주은래는 로신 대사를 불러 한국전에 대한 중국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로신대사는 면담직후 곧바로 이를 전문으로 보고했다.(로신의 본부보고.전문번호N1112­1126)『중국정부는 미국이 막강한 일본점령군 12만중 6만명을 한국에 투입할 수 있다고 보고 있음.이들은 부산,마산,목포에 상륙한 다음 철도를 이용,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음.따라서 인민군은 남진을 서둘러 이들 항구를 점령해야함. 모택동은 서울을 사수하기 위해 인천(제물포)지역에 강력한 방어선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믿음.본대사는 주은래에게 일본군이 개입을 준비중이라는 게 사실이냐고 물었음.중국은 그런 정보를 갖고있지 않다고 답했음.주은래는 또한 만약 미군이 38도선을 넘을 경우 중국인민해방군이 조선군인으로 변장해의용군으로 전쟁에 참전할 것이라고 말했음.이를 위해 중국지도부는 이미 목단 지역에 3개군,총12만 병력을 집결시켰다고 밝혔음.주은래는 소련공군이 이 병력을 위해 공중호위를 제공할수 있는지 물었음. 주은래는 한국전 상황에 언급하며 북조선이 미국의 군사개입 가능성을 과소평가했다고 강조했음.모택동이 49년 5월부터 개전당시까지 줄곧 이 점을 지적했는데 북조선이 이를 무시했다고 함』 한편 이 전문을 본 스탈린은 7월 5일 중국이 한국전에 병력을 파병할 경우 이들을 위해 공중지원을 제공하겠다는 답신을 보냈다.(스탈린이 주은래앞으로 보낸 전문.N3172)스탈린은 주은래에게 『귀측이 적군이 38도선을 넘을 경우 의용군으로 북조선에 투입시키기 위해 9개 중국군 사단을 중·조 국경에 즉각 집결시킨 것은 올바른 판단으로 생각됨.우리는 이 병력들에 공중지원을 제공키 위해 노력하겠음』이라고 밝혔다. 7월8일 스탈린은 모택동 앞으로 전문을 보내 평양에 중국대표부를 설치해달라는 김일성의 뜻을 대신 전달했다.(전문번호N3231).스탈린은 『조선동지들이 조선에 아직 중국대표부가 없다고 불평함.제반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고 통신을 원할히 하기 위해 중국대표부를 조속히 파견해줄 것을 희망함』이라고 밝혔다. 7월13일 스탈린은 로신대사에게 전문을 보내 중국군 9개 사단의 국경집결문제에 대해 재차 문의하고 소련공군 지원의사를 거듭 밝혔다.(전문번호N3805).『소련대사앞.다음의 전문을 주은래와 모택동에게 전달할 것. …중략…우리는 귀하가 9개 중국군사단을 조선과의 국경에 배치키로 결정했는지 모르고 있음.배치키로 했다면 우리는 제트전투기 1개사단,1백24대를 이 병력의 공중지원을 위해 보낼 준비가 돼있음.우리는 2∼3개월간 소련조종사들로 하여금 중국군 조종사들을 훈련시킬 계획임.그 다음 모든 장비를 귀측 조종사들에게 넘기겠음.상해주둔 항공사단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취하겠음』 ○부산 등 항구점령 촉구 중국군 참전시 소련기의 공중지원뿐 아니라 중국군 조종사들의 훈련 및 공군장비 일체를 공급키로 약속한 것이다. 한편 로신 대사는 7월 13일 본국으로 보낸 정보보고를통해 당시 영국대사관의 브라이언 참사관이 한국전쟁에 대해 말한 견해를 보고했다.브라이언 참사관은 한국전쟁이 미국과 소련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합작으로 일으켰다는 황당무계한 분석을 한 것으로 이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브라이언 참사관이 『중국이 대만을 점령해 강대국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소련과 미국이 연합해 한국전을 일으켰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이 보고서는 적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모택동은 전쟁초기부터 미군의 본격개입과 그에 대비한 중공군의 참전을 심각하게 고려하기 시작했다.후일 형식적으로는 스탈린이 김일성의 요청을 받고 모택동을 설득,중국군의 한국전 참전이 이루어졌지만 실제로 모택동은 전쟁초기부터 스스로 중국군 파병에 대한 결심을 하고 그에 따른 준비를 진행시켰던 것이다. 8월19일 모택동은 소련과학아카데미 회원인 유딘과 장시간에 걸친 면담을 가졌다.유딘은 공식적인 방문목적이 모택동의 이론서를 집필하기 위한 준비라고 밝혔지만 사실은 스탈린의 지시를 받고 모택동의 의중을 탐지키 위한 것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유딘은 후일 중국대사를 지냈다.로신대사는 두사람의 대화내용을 이튿날인 8월 20일 스탈린 앞으로 보고했다. 『한국전상황에 대해 모택동은 2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했음.(1)미군이 지금같은 전력으로 계속 전쟁에 임할 경우 그들은 조만간 남조선에서 밀려나 다시는 남조선문제에 개입하지 못할 것이다.물론 모택동은 이를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라고 강조했음. (2)미국이 한국전에서 승리하려면 최소한 30∼40개 사단이 필요함.그럴 경우 북조선군은 자기들 힘만으로는 현재의 전황을 지속시킬 수 없고 중국의 지원이 필요함.중국이 지원하면 미군 30∼40개 사단은 「분쇄할 수 있다」고 모택동은 말했음.그러면 3차세계대전은 뒤로 미루어지고 소련,중국 모두에게 유리한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모는 강조했음. 모택동은 이와함께 미국이 한국전에 개입한 것에 대해 국제적으로 비난선전을 강화할 것을 주장했음』 ○미 참전 비난선전 강화 8월 29일 모택동은 유딘을 위해 만찬을 베풀었다.이 만찬석상에서 모는 한국전에 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혔다.(소련대사관이 스탈린앞으로 보낸 전문.8월 28일) 『모택동은 최근 상황에 비추어 미국이 남조선파병 병력을 크게 증가시키기로 결정한 것같다고 말했음.모는 따라서 8월 19일 유딘과 면담시 언급한 시나리오중 두번째 시나리오의 실현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음.미국은 이미 중·조국경지역을 공습,중국에 도발하고 있다고 모는 강조했음』 모택동은 8월과 9월 두차례에 걸쳐 북한대표단을 접견하고 그들과 한국전 상황에 대해 협의했다.여기서도 모는 한국전이 기본적으로 두가지 방향으로 전개될 것임을 전제,이에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9월 2일 주은래는 로신대사를 불러 모택동과 북조선대표단과의 회담내용을 설명했다.다음은 9월 3일 로신대사가 스탈린 앞으로 보고한 전문. 『모택동은 두가지 시나리오를 이야기했음.최상의 시나리오인 첫번째는 인민군이 미군을 패배시켜 몽땅 바다로 쓸어내는 것임.두번째는 장기전으로 가는 것임.이 경우 미국은 대구∼부산을 사수하기위해 총력전을 펼 것임.이렇게 되면 그들은 인민군 주력을 이곳에 묶고 상륙작전을 비롯해 다른 여러 지역에서 자유롭게 작전을 벌일수 있게 됨. ○김일성에 장기전 권유 모택동은 북조선대표단에게 이 두번째 유형에 대비,전력을 모으고 제물포∼서울,진남포∼평양지역의 경계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라고 주문했음.모는 이와함께 적군과 중국인민군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북조선군은 전략상 실책을 범했다고 지적했음.즉 작전의 목적을 적의 전력을 궤멸하는 데 두는 대신 전력을 전전선에 공평하게 배치,적을 밀어내고 영토를 점령하는 데 두었다는 것임.그리하여 적이 쉽게 이를 간파,반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임. 덕분에 미군은 쉽게 후퇴,대구∼부산지역에 확고한 방어선을 구축했음.모택동은 인민군을 전전선에 배치하지 말고 필요하다면 신속한 후퇴도 생각해야한다고 강조했음.아울러 새전선으로 전력을 이동시키는 문제도 고려하자고 주문했음.결론적으로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음』 모택동은 미군의 대응이 심상치 않음을 간파,북한측에게 장기전에 대비할 것을 권유한 것이다.그러나 김일성은 이를 심각히 받아들이지않고 기존의 전면공세를 계속했다.그러던 차에 9월 15일 연합군의 인천상륙작전이 감행돼 전황을 결정적으로 뒤바꾸어놓은 것이다. ◎새로 밝혀진 사실/“중국군 조종사 훈련·장비양도 약속”/스탈린,중국참전 유도 끈질긴 노력 우리는 이번 회를 통해 전쟁이 모스크바­북경­평양의 긴밀한 협의하에 치러졌으며 그 협의의 중심축은 모스크바­평양,모스크바­북경의두 채널이었지 북경과 평양간에는 이에 준하는 협의가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북한에 중국대표부를 설치해달라는 북한측의 의사도 스탈린을 통해서 중국에 전달될 정도였다. 중국측은 이에대해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었음이 이번 자료에 밝혀져 있다. 다음 회에 보듯이 인천상륙작전조차 중국은 보도를 통해서 알 정도였다. 또한 중국의 참전의사가,50년 10월 참전 직전의 혼선과는 달리 전쟁 초기에는 의외로 확고하였으며,그것은 소련측의 확실한 공군지원의사로 인해 가능하였음이 밝혀져 있다. 스탈린은 처음부터 중국군참전시 공중 지원에 대해 분명하게 지원할 것임을 수차례 걸쳐 확인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자료에서 볼 수 있듯이 스탈린은 소련공군의 지원확인에 앞서 중국군의 조·중국경 집결문제에 대해 거듭 확인하고 있었다. 이것은 중국의 참전의사가 어느 정도인자,실제로 병력을 국경지역에 이동시켜 놓았는지 확인하기 위한 스탈린식 조심성의 표현이었다. 스탈린이 『2∼3개월간 소련조종사들로 하여금 중국군 조종사들을 훈련시킬 것』이라든가 『그 다음에는 모든 장비를 중국에 넘겨주겠다』고 약속하고 있는 내용은 이번 자료에는 처음으로 밝혀진 사실들인데 이는 자신들은 참전치 않으면서 중국측으로 하여금 참전케하려는 그의 끈질긴 노력이었다. 또한 최초의 전쟁결정에서 처럼 그는 가장 깊숙이 개입하였으면서도 끝까지 소련을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으려했음을 알 수 있다.
  • “안녕” 케이프타운(작가 김주영 아프리카기행:14·끝)

    ◎“대자연은 관광자원” 원주민 인식 높아져/금렵지에 살며 생태계·환경보호 한몫/관광객 여행가이드맡아 수입도 올려/공원마다 백인물결… 흑인 아픔 덜날은 언제… 유럽인들이 케이프타운에 정착하게 된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들이 겪었던 우연한 해난사고의 결과였다.그것은 1647년의 일로 거슬로 올라간다.그때 동양과의 무역이 한창 절정에 이르렀을 때 동양에서 사들인 비단과 일용품을 잔뜩 실은 네덜란드의 상선 한 척이 대서양을 횡단하다가 풍랑을 만나 난파할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그러나 악전고투로 풍랑을 헤치고 아프리카 남부의 한 반도에 지친 몸으로 상륙하게 되었다.배를 잃은 그들은 그 해변에 캠프를 차리고 견디다가 이듬해에 지나갈 무역선단의 구조를 기다려 보기로 하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않아 그들은 자신들이 캠프를 친 그 땅도 두고온 고향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발견했다.여러가지 식물과 채소를 기를수 있었고 정기적으로 캠프촌 이웃을 지나가는 유목민들에게서 거의 공짜라해도 무방할 헐값으로 소나 말을 사들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이듬해 그들이 예견하고 있었던 대로 해역을 지나가던 상선단에 의해 구조되었다. 고국으로 돌아온 그들은 자신들이 머물렀던 아프리카 땅에 대한 온갖 정보를 정부에 보고하였다.네덜란드의 동양주식회사는 얀반 피이크 선장을 보내어 그들이 갖고 온 정보에 대한 진실성을 조사하기로 하였다. ○풍랑만나 아주와 인연 1652년,케이프반도에 도착한 얀반 피이크는 난파선의 선원들이 보고한 정보에 거젓이 없다는 것을 밝혀냈다.뒤이어 동양주식회사에서 파견되어 온 사람들은 케이프반도에 새로운 기지를 건설하게 되었다.그들이 기지를 건설하면서 맨 먼저 착수한 일은 반도 앞의 해역을 지나가는 상선들에게 신선한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채소를 재배하는 일이었다. 당시 네덜란드의 동양주식회사에서 일궈놓은 채소밭의 흔적은 아직도 케이프타운 교외에 남아있다.많은 수효는 아니지만 수세기가 지난 지금에도 야생화된 배나무들에 열매가 맺고 있다. 그로써 오랜시간 동안의 항해에 지친 선원들은 케이프반도에서 닻을 내리고 정박해서 신선한채소와 과일 그리고 물을 공급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이 반도에 생겨난 도시는 바다의 선술집(Tavern of the Sea)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1665년부터 1679년까지 15년에 가까운 세월에 걸쳐 벽돌을 쌓아 지은 희망성(Castle of Good Hope)은 아직도 희망봉 뒤편에 건재한다. 케이프타운에는 에드워드 시대와 빅토리아 시대의 건출물들도 잘 보존되어 있고 작품성이 뛰어난 전형적인 네덜란드 건축물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바다의 선술집” 별명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가장 큰 관광자원은 물론 아프리카의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막대한 야생의 동식물들이다.이스턴 트랜스바알과 나탈지역은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관광지이다.그러나 많은 야생동물들이 사냥꾼과 농부둘,유목부족들에게 살육되거나 마땅한 서식지를 잃고 지금은 보호지역에서만 서식하고 있다. 야생동물 보호지역 중에 가장 규모가 크고 유명한 곳은 크루거 국립공원(Kruger National Park)으로 아프리카에선 가장 큰 야생동물원이다.남아공화국의 야생자원에 대한 관광화 작업은 매우 계획적이고 세심해서 우리가 보았던 물개섬 하나에도 하루종일 관광객을 실은 배가 작은 섬을 들락거렸다.물개들에 먹이를 제공해서 그 섬을 떠나지 않고 머물도록 한 것이다. 세계의 다른 어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도 산업화와 문명화의 무대 뒤에 생태계의 파괴가 자행되어 왔다.그러나 오늘날에는 무엇을 우선순위로 해야 하는 가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서 생태계와 환경을 보호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다. 이와함께 국가의 정책을 결정하고 수행해 나가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도 야생의 자연을 보호함으로써 그것을 관광자원화 하는 것이 더욱 경제적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아프리카의 원주민들도 이제는 야생을 보호하고 관광자원화 하려는 추세에 편승해서 자신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무엇인가를 눈뜨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다. ○선술집에 흑인만 북쩍 나탈주의 금렵지인 핀다 금렵지(Phinda Reserve)가 그 좋은 예로써 그 지역에 살던 원주민들은 주거지를 백인들에게 내주고 옮겨가는 대신 그 지역에 그대로 눌러살면서 야생환경을 보호하는데 협조하고 관광수입의 일부를 나누어 받는다.관광객들은 관광객들대로 손쉽게 여행가이드를 구할 수 있고 또한 원주민들이 살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어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래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2만여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는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가족들 중에서 혹은 공원길에 만날 수 있었던 사람들중에 흑인들의 얼굴은 찾아볼 수 없어 이 나라의 아픔이 어디에 있는가를 가리키고 있었다.케이프타운에 살고 있는 흑인들은 낮에는 시가지 한가운데 있는 회사나 혹은 해변의 대저택에서 일하다가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 교외에 있는 자신들의 거주지로 돌아가게 된다.그러나 그 주거지의 형편은 낮에 일하던 집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모습을 하고 있다. 우리 일행은 케이프타운의 저녁거리를 구경하고 선술집이 있으면 한번 들어가 오랜 여독을 풀어볼까 하고 밤거리를 나섰다.대로를 따라 보석가게를 여러번 지나서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선술집 골목으로 들어섰을 때 우리는 문득 한가로운 저녁거리를 구경하겠다고 나선 것이 만용이었다는 것을 느꼈다.그들 선술집은 흑인들의 거리나 마찬가지였고 그들은 낯선 동양인들을 보자 야유를 하거나 혹은 접근해서 무엇을 얻어내려는 심산인 것 같았다.우리는 당초의 소박했던 계획을 깨끗이 단념하고 희미한 불빛들이 명멸하는 그 선술집 골목을 벗어나야 했다.그러한 괴리는 언제 메워질 수 있을까.아프리카를 떠나면서 그러한 질문이 뇌리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 한통농성대응 법대로 하라(사설)

    정부는 한국통신사태 관련기관 비상대책회의에서 이번 사태를 사회안정과 국가법질서확립차원에서 다루기로 했다.이는 정부가 한국통신 노조간부들의 불법농성행위와 노조원들의 준법을 내세운 「태업행위」를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노사간의 협상은 어디까지나 관련법의 테두리안에서 자율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소망스럽다.그렇지 않고 사업장안에서의 「준법투쟁」을 빙자한 불법행위나 사업장을 벗어난 농성행위 등은 법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특히 한국통신은 공익기관으로 노동쟁의조정법에 따라 파업이나 「태업」 등은 엄연히 불법행위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사협상에서 그같은 불법행위가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는 것은 과거에 불법분규를 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리하지 않은데 있다.노사분규가 일단 수습되면 분규중에 있었던 불법행위에 대해서 사법처리를 하지 않고 관용을 베푸는 것이 관행화되어 왔다.이같은 잘못된 관행이 근로자나 사용자의 불법행위를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것이다. 또 노조간부들이 사업장을 벗어나 성당이나 사찰에 들어가 농성을 하면 법집행을 미루었다.이런 잘못된 관행이 성당이나 사찰을 마치 「치외법권지대」로 여기게끔 만들었고 공권력행사의 지연은 불법행위나 불법분규를 장기화시키는 요인이 되어 왔다.이번 한국통신 노조간부들이 14일째 명동성당과 조계사에서 불법농성을 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한국통신노조의 불법쟁의행위를 계기로 노사를 불문하고 불법을 저지른 측은 법대로 엄중하게 다스리는 것을 관행화해야 할 것이다.비단 노사분규로 인한 불법행위뿐만 아니라 모든 불법행위는 엄정하게 처리하는 것이 사회의 안정과 국가의 기강을 확립하기 위해서 절실히 필요하다. 또한 법집행에 성역이 있어서는 안된다.국가 공권력행사가 성당이나 사찰 등 특정지역에서는 불가능한 것처럼 여겨지는 잘못된 관행도 이번 기회에 불식되어야 한다.성당이나 사찰은 결코 「치외법권지대」가 아니다.
  • 박수근의 주인공들(송정숙 칼럼)

    박수근의 주인공들에게는 친화력이 있다.가로로 반듯하게 그려진 아낙네들의 임질하기에 알맞은 머리선,팔뚝이 완강하고 발디딤이 당당한 참기름장수,빨래터에서 빨래하고 맷돌을 돌리며 일하는 아낙들의 그 강건한 몸짓의 선들은 우리네 어머니들의 모성애를 함축하고 있다. 저만한 아기를 등에 매달고 땅거미가 지기 시작한 저녁나절 누군가를 기다리며 하염없이 서있는 무명치마에 검정고무신 신은 조그마한 소녀.박수근의 또하나의 주인공인 이「아기업은 소녀」는 우리에게 가슴을 휘돌아가는 아릿한 바람소리를 듣게 한다.과꽃 함께 심던 누님처럼 그리워지는 곤군한 소녀들.그들 모두가 이제는 초로에 들어섰을 것이다.소용돌이치는 변혁기를 거쳐 지금쯤 재테크로 돈을 벌어 미국유학에서 PHD나 MBA를 딴 아들 딸도 두었을 것이고 부유한 노년을 맞기도 했을 것이다. 작고한지 30주기를 기념하여 서울 사간동 현대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박수근전에서는 우리의 『그 때 그 시절』과 만나게 된다.그 그림속에 동면하듯이 담겨있는 「우리」는 소박하고 무심하고 무공해하다.측은하고 서럽기도 하지만 그립고 정겹기도 하다. 살아있는 동안에는 사람들이 아는 척을 하지 않아 서럽게 살다간 화가 박수근은 그 설움의 파편들을 차곡차곡 담가 두었다.그것이 발효되어 향기높은 물질을 만들었고 오늘 우리가 이렇게 맡을 수 있게 한 것이다.가족을 건사하기에 실팍하고 성실하게 긴장한 아낙네의 팔뚝,고난의 그림자를 뚜벅뚜벅 밟으며 묵묵하게 일하는 가장들의 모습,응석도 모르고 분홍빛 꿈 같은 것이 이 세상에 있다는 일에도 길들여지지 않았지만 배고파 칭얼거리는 어린 동생을 업어기른 착한 효녀들,그들은 모두 우리의 고난기를 견뎌온 진실한 주인공들이다.우리가 겪어온 고난이 수치와 회한만이지 않게 하는 예술을,그 고난의 삶에서 그는 어떻게 이리 선연히 표현할 수 있었을까. 산 동안의 부당한 설움을 보상이라도 받듯 죽은 이후에 화려하게 부상한 그의 그림속 주인공들은 오직 한가지 옷만 입고 있다.한결 같은 무명옷이다.화학섬유와는 견줄 수 없는 따뜻하고 소박한 무공해옷이다. 미망인이 된 그의 아내가전해주던 일화 한토막이 있다.화가는 서울 종로통에 있는 고급 주단집 쇼윈도에서 아름다운 비단 한복감을 보아두었다.벼르고 별러 아내의 생일에 맞춰 그옷감을 사러 갔더니 누군가 벌써 사가버린 뒤였다.울면서 돌아와 아내에게 그것을「고백」한 남편을 혼자된 아내는 두고두고 못 잊어했다.아침 끼니를 아꼈다가 남편에게 점심을 먹이는 아내를 붙들고 주루룩 눈물을 흘리곤 하던 그는 『얼마 못살고 가려고 그랬는지 유난히 잘 울었던 사람』이었다고 한다.50밖에 못살고 떠났다. 본격적인 그림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한 그가 우리의 짧은 근대 미술사를 탄탄하게 대표하는 화가로 성장한 것은 그가 지닌 재능의 천부성을 뜻하기도 한다.그러나 그런 재능이 흔히 갖기쉬운 비극적인 괴팍성이나 비정상함을 그는 보이지않는다.마른 붓으로 거칠게 그린 위에 부분적으로 덧칠을 하는 그의 마티에르 방식은 작품에 깊게 깊게 여러 층의 세계를 새겼다.그래서 그의 작품에서는 들여다 볼 때마다 속에서 새로운 그림이 돋아난다.고목속에서 파란 잎사귀도 나오고 농악패들에게서 상모며 꽹과리도 나온다.아무 것도 없어보이는 들판에서 파란 풀도 돋고 행상의 함지에서 새빨간 사과가,누이등에 업힌 아기에게서 호두만한 주먹이 발갛게 드러나기도 한다. 생전에 그 흔한 개인전도 한번 열어보지 못했던 그는 아틀리에는 말고라도 이젤도 제대로 갖지 못했었다고 전해진다.그래도 그의 「속이 깊은 그림」들은 완벽하고 성숙한 기법으로 압도한다. 우리의 그 많은 곤궁속에서 진주 같은 아름다움의 서정들을 찾아 술을 담가놓은 그의 그림들이,물자가 흔해서 황폐해진 오늘의 우리를 이렇게 위로할 수 있는 것은 그래도 그 시절의 우리에게는 소박한 삶이 있고 진실한 가정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가난하지만 품위가 있었던 시절에 대한 자부심있는 그리움이다.박수근의 주인공들은 그러한 「우리들」이다. 눈밝은 외국 사람들은 벌써부터 그를 발견했고 그래서 국제 경매에서도 내정가를 웃도는 값에 팔리기도 한다.멀잖아서 파리의 인상파 미술관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기 위해 교섭이 올 것으로 예측도 되고 있다.그를 지녔다는일이 우리에게는 너무 고맙다.
  • 감숙성의 유치정책(중국내륙 한국투자 부른다:1)

    ◎5년간 토지 무료제공·소득세 감면/석유·비철금속 풍부… 개방정책 3년째/옛 실크로드… 돈황 등 문화유적도 많아/“과다 물류비용이 문제… 내수시장 노릴만” 중국이 내륙지방의 개발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중앙정부와 각 내륙지방의 성들은 외국인의 투자유치를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김상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20여명의 경제사절단은 지난 8일부터 20일까지 중국의 감숙성 사천성 호남성 등 중국 내륙의 성을 방문,투자여건을 점검했다. 중국 내륙지방의 투자여건 및 경제상황 등을 몇 차례에 나눠 엮는다. 감숙성은 중국 서북부에 있는 역사깊은 성이다.옛날 실크로드(비단길)로 유명한 돈황이 이곳에 있다.대상들이 낙타를 타고 비단을 나르던 주요 통로였다.사막으로 둘러싸인 황량한 이곳이 옛날에 번성했다는 말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이다. 8천여년 전의 문화유물이 있는 유서깊은 곳.황하문명이 꽃핀 고장.감숙성은 이처럼 한때 잘 나가던 곳이지만 근대화 개발에서는 소외됐다.내륙 깊은 곳에 있는 지리적 결함 탓이다. 2백34만㎾의 수력발전소가 있지만 우선 물·전기 사정부터가 좋지 않았다.돈황에서 가장 좋은 호텔이라는 돈황빈관도 샤워하기에 충분할 정도는 아니다. 전력사정은 더 심하다.돈황빈관에서는 하루에 서너 차례 전기가 나갔다.엘리베이터에 갇혔던 경우도 있었다.감숙성의 성도인 난주의 난강피혁공사에서는 일요일인 지난 14일 근무를 하고 있었다.평일의 전력난 탓이다. 조선족 부모를 둔 난주대의 김경교수는 『중국 서쪽 끝에 있기 때문에 조선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이곳에 투자하려는 기업인은 조선족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곳 노동자들의 월 평균 임금은 약 4백(4만원)∼5백위안(5만원)으로,연안지방의 절반수준이다.저임금이 최대 메리트다.과학기술 연구소는 2백여곳.31만여명의 과학자와 기술자가 있어 중국내의 중간수준이다. 그러나 자원은 풍부한 편이다.니켈·구리·아연·안티몬·코발트를 비롯한 비철금속 10개 종류의 생산량은 중국 내 1위다.옥문유전은 중국 최대로 꼽힌다.야금 방직 기계제조 건재료 등도 풍부하다. 성내에 뻗어있는 철로 길이는 3천4백㎞.용해 포란 난청 난신선 등의 철로는 감숙성의 성도인 난주를 지나며 연운항으로부터 난주를 통해 러시아로 뻗는 철로도 있다.북경 상해 남경 광주 해구 복주 계림 곤명 성도 중경 서안 정주 등 20여 도시를 연결하는 국내 항공편이 있으며 국제선으로는 홍콩까지 가는 게 유일하다.도로의 길이는 4만㎞라고 감숙성의 자료는 밝히고 있다. 이곳 개방정책은 지난 92년 7월부터 본격화됐다.연안지방에서 외국인 투자자에게 주는 토지이용 메리트와 세금혜택보다 나은 투자 유인책을 채택했다. 지방에서 공장을 지으면 건설 후 5년까지는 토지사용료가 면제된다.외국인이 감숙성에 투자한 뒤 이윤을 얻은 시점부터 2년간은 소득세를 면제하고 3∼5년간은 50%를 감면해준다. 외국인 투자기업이 1달러를 수출하면,0.05위안(약 5원)을 보조금으로 주기로 한 것이 감숙성의 특색.내륙지방이므로 수출할 때에 물류비용이 많이 드는 점을 고려한 정책이다. 9차 5개년 계획(96∼2000년)동안 석유화학과 전자공업,면방직공업,기계공업 등에집중 투자할 계획이다.장오락 성장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철도 도로 공항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대 대성산업사장은 『물류비용이 엄청나 수출하는 업종이 진출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감숙성에서 도로나 철도 등을 이용해 연안지방의 항구로 나르려면 10일이나 걸리는 등 물류비용이 엄청나기 때문이다.따라서 수출보다는 내수를 보고 진출하는 게 낫지만 문제는 감숙성의 내수시장 전망이다.
  • “후유증 없는 공명선거 실현”/선관위 홍성은 선거관리실장

    ◎계도→단속→고발로 활동 단계별 강화/선거관련 행정업무 축소… 감시활동 총력 『후유증을 남기지 않는 공명선거가 되도록 철저한 예방·감시활동에 온 힘을 쏟겠습니다』 중앙선관위에서 4대지방선거의 실무준비를 책임지고 있는 홍성은 선거관리실장은 21일 『이제 경기를 치르기 위한 기본준비는 완료된 상태』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사상 처음 치르는 4대 동시선거의 방대한 규모와 새 선거법의 생소함을 들어 공명선거가 과연 되겠느냐는 우려도 적지 않은데. ▲지난해 3월 마련된 공직선거및 선거부정방지법이 부정선거를 막기 위한 철저한 수단들을 마련했고 국민의식의 향상에 따라 감시수준도 높아졌다.선관위도 지난해 10월부터 선거관리준비단을 가동해 준비해왔다.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했나. ▲전산화,표준화로 행정적,사무적 업무를 대폭 줄임으로써 후보자들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고 탈법행위감시에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했다.후보자와 유권자에게 새 선거법을 숙지시키기 위해 3천번이 넘는 공개강연과 유인물·방송등을 통한 홍보작업에도 힘을 기울여왔다. ­불법선거운동에 대한 단속방향은.단속능력은 확보돼있나. ▲중요한 것은 단속보다 예방과 감시다.병도 예방이 최선이듯 선거후유증으로 국력의 낭비가 없도록 대비하는게 최선이다.선관위가 지난해 3월 새 선거법이 마련되자마자 구청장등의 직무를 빙자한 사전선거운동에 대해 주의조치를 내리는등 지금까지 4백32건에 대해 고발·수사의뢰등의 조치를 내린 것은 이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불법행위가 한꺼번에 저질러지더라도 감시활동에는 문제가 없는가. ▲선관위의 단속활동은 시기별로 그 강도를 높여가도록 체계적으로 짜여 있다.지난해 3월부터 12월18일까지 1단계에서는 각급 위원회의 모든 임직원으로 감시단속반을 편성,계도에 치중했다.그 뒤부터 이달말까지로 돼있는 2단계에서는 공익근무요원을 조기에 지원받아가며 기부행위금지조항에 걸리는 선심성 금품,향응제공 등의 단속에 주력하고 있다.다음달 1일부터 선거일까지의 3단계에서는 투표구위원까지로 확대된 특별단속반을 가동,불법사례는 수사기관에 고발 또는 수사의뢰하는 것을 원칙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게다가 언론과 국민의 감시수준이 어느때보다 높아 법망을 빠져나가는 후보자나 불공정단속 시비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선관위의 철저한 단속이 선거법이 허용한 선거운동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약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선관위가 가장 고심하는 대목이다.그러나 새 선거법은 돈안드는 선거를 위해 선거비용을 대폭 제한하고 국가·자치단체의 비용부담범위를 크게 늘려 놓았다.반면 선거운동방법은 일부 허용이 아니라 일부 금지로 개방했다.돈을 써서 당선되겠다는 생각만 버리면 얼마든지 자유롭고 공정하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고 선관위와 실랑이를 벌일 필요도 없을 것이다.
  • WTO시대의 애국/장정행 편집부국장(서울광장)

    WTO(세계무역기구)체제의 출범으로 거의 모든 시장이 개방됐는데도 최근들어 미국의 대한통상압력이 또다시 가중되고 있다.자몽의 통관지연문제로 이미 WTO에 제소까지한 미국은 우리나라에 대한 통상압력의 고삐를 늦추지않고 계속하여 육류 및 육가공제품등 식품전반에 걸쳐 총공세를 취하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이번 마찰의 발단은 비교적 사소한 일들이었다.미국서 들어온 자몽이 통관지연으로 썩었다는 미국의 주장과 이미 썩은 것이 들어왔다는 우리측이 맞선 것이다.컨테이너 3대분 4만여달러어치에 불과한 이 문제를 가지고 연간 4백억달러 규모인 한미교역이 WTO제소라는 최악의 사태까지 가지않아도 좋을법한데 미국측은 비단 이번 경우 뿐 아니라 한국측이 올해들어 갑자기 농산물의 잔류농약검사항목을 늘려 통관을 고의로 지연시키고 있다고 흥분하고 있다.냉동식품에 유통기한을 정해 기한이 지났다고 폐기처분을 하는가하면 초콜릿 하나 하나에 제품표시를 하도록 하고 팝콘용 옥수수에 대장균이 있다고 통관을 시켜주지 않는 등 온갖 규제를 다하고있다며 분개하고 있다. 미국측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우리측은 그렇지않다고 반박하고 있다.그리고 그 반박이 우리로서는 대부분 옳은 것 같다.미국이 우리를 만만하게 보고 너무 심하게 군다는 생각마저 들게 만든다.그러나 설령 우리 주장이 모두 옳다고 한들 어떻게 하랴.이미 WTO에 제소된 이상 거기에 대응하는데 상당한 비용과 노력을 들여야할 것이며 미국의 흥분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또 다른 몇가지를 양보하지 않을 수 없는 딱한 입장에 처해 있다. 대미 무역흑자가 계속 늘어나 미국이 한국에 대해 무차별 시장개방압력을 가하고 있던 10여년전의 일이다.통상담당 고위공무원이 개방과 관련해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사정기관에 끌려가 큰 곤욕을 치렀다.해마다 한번씩 열리는 재외공관장회의차 귀국한 대사들을 상대로 통상현안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당시 미국이 집요하게 매달렸던 양담배시장개방요구에 따른 고충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여러 대사님들이 앞장서 양담배를 피워야 될지도 모르겠다』고 한 말이 화근이었다.개방압력의 심각성을 강조하는가벼운 농담조로 한 말에 애국심이 넘치는 어떤 대사 한분이 흥분하여 높은 분에게 거두절미하고 『대사들에게까지 양담배를 피우라고 하는 비애국적인 형편없는 고급공무원이 있더라』고 일러바쳤던 것이다.이 공무원은 며칠동안 뒷조사를 당하고 옷까지 벗을 뻔 했다가 모두가 인정하는 성실성과 능력 때문에 가까스로 살아났다. WTO체제의 출범으로 이미 예상되었던 일이지만 이제는 외국산 상품들이 마구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양담배 정도가 아니라 먹는 것 입는 것에 호화사치품과 대학까지 밀려들고 있는 판이다.몇명의 장관까지 바꾸어가며 생명선처럼 지키려했던 우리의 쌀시장마저 열려 오는 8∼9월이면 외국쌀이 첫 선을 보인다. 상품은 물론 자본이나 서비스등 모든 분야의 국가간 거래에는 그야말로 국경이 없어진 셈이다.수입금지나 높은 관세와 같은 제도적인 규제는 이제 불가능하다.양담배 피우는 사람을 범법자로 다루었던 시대는 이미 옛날이다.봇물처럼 밀려들어오는 외국산으로부터 국내시장을 보호해보려는 충정은 이해가 되지만 이번 자몽이나 초콜릿의 경우처럼 더 큰 손해만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대사님과 같은 고전적인 애국심으로는 국내시장을 지킬 수 없다. WTO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질 좋은 상품을 생산하고 경쟁력있는 서비스로 외국산을 이겨내는 길밖에 없다.그리고 소비자들이 외국산이면 무엇이든 좋다는 인식이나 외국산은 무조건 쓰지않는 것이 애국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품질과 가격에 따라 상품을 선택하는 현명한 소비의식을 가져야한다.이같은 보이지 않는 장벽들이야말로 제도적인 규제보다 더 효과적이며 우리 시장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다.총리가 외국상품을 사라고 쇼를 해도 무역흑자는 자꾸 늘기만하는 일본이 좋은 예이다. WTO시대나 세계화시대에는 애국하는 방법도 달라야 한다.
  • 소주업계/일서 한판 승부/진로 79년 진출후 판매량 해마다 급증

    ◎보해·무학·경월 가세… 시장확보전 치열 「이제는 일본에서­」. 수도권 시장을 중심으로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국내 소주사들이 경쟁 무대를 일본열도로 옮겼다.앞다투어 일본시장 공략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93년까지만 해도 일본에 소주를 수출한 회사는 진로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보해가 나섰고 올 들어 경월·무학·금복주까지 가세했다.우리 소주가 비교적 일본 애주가들의 입맛에 맞다.품질 면에서도 일본소주에 앞서 있고 엔고의 영향으로 수출전망이 밝다.현재의 수출가격도 국내 출고가보다 높다.7백㎖ 기준으로 1달러 선.국내 시판가보다 40∼60원 가량 더 받는다. 지난 79년부터 수출에 나선 진로가 선두 주자이다.진로는 지난해보다 37.5%가 늘어난 2천2백만달러어치를 수출,일본 소주시장의 점유율을 올해 6%까지 올릴 계획이다.일본시장에 참여한 88개 소주업체 중 5위가 목표다.지난해에는 6위. 국내에서 시판되는 소주를 그대로 수출한다.지난해까지 일본소주와 비슷한 맛의 수출용 제품을 따로 만들었다.판매전략을 공격적으로 바꾼 것이다.1·4분기 동안 5백29만2천달러어치를 팔았다. 지난해 4월 「비단」이란 브랜드로 일본 시장에 진출한 보해는 관동 지방에서만 1백70만달러어치를 팔았다.올해는 목표를 2배가 넘는 3백50만달러로 잡았다. 무학은 일본 수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지난 3월 올해 5백만달러어치의 수출 계약을 맺어 개가를 올렸다.내달부터 선적한다.단숨에 일본 수출 2위업체로 올라설 전망이다.경월도 「그린」을 대표 상품으로 역시 처녀 수출에 나선다.1백60만달러어치를 팔 계획이다.6월에 1차분 80만달러어치를 일본에 보낸다. 금복주는 연간 80만달러어치를 수출해,일본에서 자리를 잡은 경주 법주의 시장을 기반으로 판매망을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 한국성장모델의 개도국 이전(최택만 경제평론)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경제를 「개도국 성장의 모델」로 평가한 보고서를 내놓았다.IMF는 지난 23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이례적으로 한국경제와 브라질경제를 비교한 특집을 통해 『한국은 국민들의 높은 저축률과 정부의 정책선택의 성공으로 가장 모범적인 경제발전을 이루었다』고 격찬했다. IMF 보고서는 전망의 정확도가 높고 세계각국이 정책수립에 중요자료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경제에 대한 평가는 평가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또 이 보고서는 최근 몇년동안 우리경제에 대한 외국언론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완전히 뒤집고 있어 각별한 관심을 갖게한다.더구나 IMF는 한국과 브라질 경제를 연대별로 비교분석하고 있어 신뢰도를 더해 주고 있다.이 보고서는 60년대와 70년대까지 두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거의 비슷했고 70년대 중반까지 수출신장률도 동일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80년대 들어 한국경제가 브라질경제를 크게 앞서기 시작,10여년이 지난 지금은 한국 경제성장률이 브라질보다 두배가량 높다고 밝혔다.IMF는 한국경제의 성공은 70년대말의 제2차 오일쇼크 때 강력한 안정화정책을 추진하면서 과감한 산업구조조정과 개방화를 추구한 데 있다고 분석했다.반면에 브라질은 팽창정책을 추진,살인적인 인플레를 초래했고 마침내는 인플레와 경기침체가 병진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겪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지난 77년 미국의 뉴스위크지가 『한국사람들이 달려 온다』(The Koreans are coming)는 특집기사를 통해서 『이 세상에서 제일 부지런한 사람은 일본인인데 이들을 오히려 게으르게 보이게끔 할 수 있는 국민은 한국인』이라면서 우리국민의 근면성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지난 86년에는 영국의 이코너미스트지가 『오는 2032년에는 한국인의 1인당 국민소득이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87년이후 노사분규가 격렬해지자 89년 워싱턴 포스트지는 『한국인들이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 것 같다』고 보도한 것을 비롯해서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프랑스의 피가로,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세계 유수신문들이 한국경제가 선진국병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다행하게도 지난 92년 세계은행(IBRD)은 한국경제가 선진국경제권으로 이행과정에서 과소비와 경기과열 등 성장통(성장통·Growing Pains)을 앓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IBRD가 우리경제가 선진국 병에 걸린 것이 아니고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분석한 데 이어 IMF가 한국경제를 개도국 성장의 모델로 평가함으로써 외국언론의 보도는 사시적 시각임이 확인된 것이다.이들 국제기구의 평가를 계기로 국내 경제연구기관이나 학계가 스스로 「한국형성장모델」을 정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국제기구의 평가에는 유교문화권의 교육열,국민들의 근면성,가정 및 직장에 대한 충실성,자기계발에 대한 높은 가치 부여 등 경제주체들에 대한 분석이 결여되기 쉽다. 따라서 한국 경제를 오늘의 위치에 올려 놓은 경제주체인 정부·기업·가계 등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분석을 통해서 「한국형성장모델」을 개발하여 개도국에 전수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서두를 때가 되었다고 본다.우리는 일본이 부머랭효과를 경계하고 있기 때문에 그 나라로 부터 경제개발모델과 주요기술을 제대로 전수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개도국에 성장모델을 이전하는 데 인색해서는 안된다.IMF가 한국경제를 「개도국 성장의 모델」로 평가한 뒤 개도국들의 한국경제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한국이 검증을 거친 경제개발플랜은 물론 기술 등을 개도국에 이전한다면 전수 받은 국가는 경제발전을 앞당길 수 있게 될 것이다.개도국은 이른바 후발효과를 얻을 수 있다.개도국에 대한 지원은 한국의 국가이미지를 높여 우리의 당면과제인 선진국경제권으로의 진입을 앞당기고 개도국의 성장과 발전에도 결정적인 전기를 제공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본다.
  • “과적차량 단속 특단조치 마련”/이 총리(국무회의:25일)

    ◎21세기위 명칭변경문제는 의결 보류 최병렬 서울시장은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많이 하는 편.주로 서울시와 관련된 것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단 서울시에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다.따라서 최시장의 의견은 곧잘 다른 국무위원들의 지지를 받는다.25일 국무회의에서도 최시장은 제일 많이 제안을 했다.최시장은 과적 차량으로 인한 한강다리의 문제점을 경고했고 서울시의 전기요금 부담을 덜어줄 것을 요청했다. ○…최 시장은 과적 차량의 한강다리 통과가 다시 문제가 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얼마전 32t 이하만 통과할 수 있는 잠실대교를,석재를 실은 70.5t 무게의 화물차가 지나가다 적발됐고 87t이나 나가는 대형 크레인도 다리를 통과한 적이 있다』고 사례를 적시. 최 시장은 『이렇게 되면 현재 실시하고 있는 18개 한강다리의 보수공사가 물거품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한 뒤 『과적 차량 가운데는 미리 「선발대」를 보내 감시원의 동태를 살핀 뒤 감시가 허술한 틈을 타 몰래 다리를 통과하는 사례도 있다』면서 39개의 감시초소도 무용지물이라고 개탄. 이에 대해 이홍구 총리는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조만간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어 범정부적인 특단의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언급. ○…최 시장은 이날 회의에서 의결된 전기요금 개정안과 관련,『현재 서울시내 가로 등의 조도를 도쿄와 뉴욕과 같은 30룩스로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개정된 전기요금이 적용되면 서울시가 9.8%의 인상 부담을 안게 된다』면서 서울시를 적용대상에서 빼 줄 것을 요청. 그러나 박재윤 통상산업부장관은 『서울시의 사정은 이해하지만 지난 여름 전력예비율이 2.8%까지 떨어진 적이 있어 곤란하다』면서 『오는 98년까지는 전력예비율이 6∼7%까지 떨어지지 않도록 할 계획이니 그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도리어 사정. ○…이날 회의에서는 21세기위원회의 새로운 명칭인 국가정책자문위원회가 표현상 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와 21세기위원회 명칭변경 문제는 의결이 보류되기도. ▲전문건설공제조합법(개) ▲유통단지개발촉진법(제) ▲먹는 물 관리법 시행령(제) ▲사내근로복지기금법 시행령(개) ▲방사성폐기물관리사업 추진위원회 규정(개) ▲재정경제원과 그 소속기관 직제(개) ▲외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개) ▲건설교통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개) ▲노동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개) ▲전기요금 개정안 ▲95년도 산업재해보상보험기금운용계획안 ▲영예수여안(경로효친 유공자 등) ▲영예수여안(국악발전 유공자) ▲정부인사발령안(정태익 주이집트대사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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