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비단
    2026-04-19
    검색기록 지우기
  • 싱글
    2026-04-19
    검색기록 지우기
  • 망가
    2026-04-19
    검색기록 지우기
  • 노고
    2026-04-19
    검색기록 지우기
  • 전기
    2026-04-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746
  • 서울시 선정 걷기좋은 코스 16선

    서울시 선정 걷기좋은 코스 16선

    떠들썩한 명절 분위기도 좋지만 텅빈 도심의 여유도 매력적이다. 어두컴컴한 극장가나 인파가 몰리는 놀이동산은 진부하다. 한적한 오솔길이나 호젓한 가로수 길에서 나만의 여유를 가져보자. 서울시가 최근 선정한 ‘2006 걷기 좋은 코스’ 16곳을 소개한다. 도심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숨은 보석 같은 산책 코스다. ●강남구 수서역∼세곡동 사거리 밤고갯길로 불리는 전원 내음이 물씬 풍기는 곳이다. 주말농장 덕에 가을 농촌풍경을 맛볼 수 있다. 수서역 6번 출구에서 세곡동 방면 내리막길이 좋다. 벼가 무르익은 황금빛 들녘은 평화롭기만 하다. 강변오솔길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뒤편에 있는 아파트숲 속의 오아시스다. 버스로 압구정2동사무소에서 내려 한양아파트와 현대아파트 사이 길로 들어서면 입구가 있다. 흙으로 된 길이 적막할 정도로 고요해 명상에 딱이다. 영동2교∼영동3교 양재천의 대표적인 걷기 코스다. 물내음과 시원한 바람이 인상적이다. 바닥이 우레탄으로 포장돼 오래 걸어도 발에 무리가 없다. ●강북구 번동 오동근린공원 산책로 나무 숲에 취할 수 있는 숨은 장소. 번2동 어린이집을 지나 꽃샘길을 따라가면 입구를 찾을 수 있다. 우거진 수풀은 산행을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지만, 반듯하게 닦아놓은 산책길 덕에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운이 좋으면 귀여운 다람쥐의 재롱도 볼 수 있다. ●금천구 금천 한내천 운동하기에 그만인 코스다. 시흥전철역 뒤쪽에서 기아대교까지 고가밑 1.8㎞ 구간에 마련된 휴식공간. 원래 찻길이었지만 차량을 통제하고 벤치 등 휴식시설과 운동시설을 설치했다. 자전거 도로가 따로 나 있어 안전하게 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도봉구 쌍문근린공원∼세심천약수터 쌍문동 선덕중학교 뒤쪽에 자리한 숲속 산책로다.성릉교회∼초안산 헬기장 역시 가벼운 등산로다. 경사가 완만해 가볍게 산행을 즐기기에 좋다.방학3동사무소∼어울교 ‘발바닥 공원’으로 불린다. 아파트촌 사이에 조성된 1.2㎞구간의 공원으로 자연생태학습장과 환경교실이 마련돼 있어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묘목전시장∼창골 인조잔디축구장 창1동에 위치한 이곳은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인조잔디 축구장과 테니스장이 들어섰고, 생태연못과 잔디광장 등은 앞으로 조성될 예정이다.노원교∼방학교 중랑천변의 산책코스다. 다진 흙길을 따라 조깅하기에 그만이다. ●은평구 비단동산∼시루뫼중턱 증산역 인근의 신사근린공원으로 주민들에게 비단동산으로 불린다. 배드민턴장, 자연학습장 등이 조성돼 있다. 녹번동 대림아파트∼거북약수터 급경사 구간이 있긴 하지만 빼곡하게 우거진 소나무에서 뿜어내는 솔잎향이 상쾌하다. 야트막하지만 정상에 오르면 주변 경관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노원구 노원구민체육관∼충숙근린공원 차도를 따라가는 코스지만 차량이 적은 연휴라면 추천할 만하다. 중간에 양지근린공원을 지나 충숙근린공원까지 가로수도 많고 공원의 정취도 한껏 느낄 수 있다.중계근린공원∼삿갓공원 역시 한가한 도심의 여유를 느끼기 좋다. ●구로구 개웅산근린공원 산책로 천왕역 근처 개웅산은 어르신들에게 인기좋은 등산코스. 등산로 주변에 체육시설도 다양하게 구비돼 있어 가볍게 운동하기에 제격이다.1시간 정도면 오르내릴 수 있다. ●동작구 동작고등학교∼까치산 산책로 목재계단이 조성돼 산책하기에 좋고 지난해 완공된 아치모양의 생태육교의 매력이 쏠쏠하다. 글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CEO칼럼] 한가위를 맞는 마음/ 김영수 신창건설 사장

    [CEO칼럼] 한가위를 맞는 마음/ 김영수 신창건설 사장

    우리 고유의 명절인 한가위가 다가왔다. 요즘에는 다소 달라진 듯도 하지만, 그래도 한가위 때면 떨어져 살던 가족이 함께 모여 음식을 만들고 정담을 나누며 조상의 은덕을 기리는 등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사람들은 고향에 내려가 가족이며 친지와 이웃을 만나게 될 설렘에 들뜨기도 한다. 아이들은 명절이 다가오면 옷이나 신발 등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즐거움에 잠을 설친다. 명절에 얽힌 추억들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추억들은 우리에게 공동체 문화를 다시 확인시켜 준다. 특히 한가위는 풍성한 수확의 계절에 맞춘 명절이어서 가족이나 친지들은 물론 이웃과도 음식을 나누는 풍습이 내려 왔다. 그래서 우리 옛 속담에도 ‘설에는 옷을 얻어 입고 한가위에는 먹을 것을 얻어 먹는다.’고 했다. 한가위에 뜨는 보름달도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보아야 더 밝고 크다고 한다. 이런 명절이 다가오면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으면서 선물 꾸러미라도 들고 가자면 보너스라도 듬뿍 쥐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만일 기업을 잘못 경영해서 직원들의 일자리를 잃게 하고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한다면 명절의 즐거움은 물론 공동체를 잃어버리게 하는 것과 다름없다. 우리 사회에는 전통적인 유교의 사상이 내려오고 있다. 유교사상의 기본 덕목은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이다. 이 다섯개의 덕목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는 곧 ‘덕(德)’이 아닐까 싶다. 덕이란 다른 사람을 포용하고 베풀 줄 아는 마음, 곧 여유의 의미가 담겨 있다. 가족이나 이웃 간에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는 것도 바로 여유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기업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일반 국민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거의 바닥을 헤매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양로원이나 고아원 등 어려운 이웃들을 찾는 발길도 예년 같지 않다고 한다. 자신의 처지가 어렵다 보니 남을 돌아볼 여유가 그만큼 줄어든 것일 게다. 얼마전 한 보도에 따르면 올해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고 한다. 서비스 수지의 적자폭이 특히 컸다고 한다. 국내에서 기업 활동에 어려움을 느껴 해외로 나가는 엑소더스 행렬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 특히 주택부문 경기도 침체돼 해외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많다. 기업하는 이들이 자꾸 해외로 빠져나간다면 일자리 등 국내에서 만들 수 있는 일감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국내 일감이 줄어들다 보면 그러잖아도 이웃 간의 따뜻한 정이 줄어들고 있는 세태가 더 삭막하게 변할지도 모를 일이다. 공동체 회복을 위해서도 경제회복이 필요한 소이(所以)다. 우리 속담에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상황이 어렵고 급하다고 해서 서두르다 보면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거기에서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를 찾을 수도 있다. 조선 순조때 김매순(金邁淳)이 쓴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 보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때만 같아라.’라는 말이 나온다. 한가위 때처럼 넉넉하고 여유있는 마음을 가지라는 뜻이다. 이는 비단 가족이나 이웃에게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영에도 필요한 말이 아닌가 싶다. 그것이 우리 기업문화와 공동체 문화를 한 차원 더 높일 수 있는 길이 되지 않을까. 김영수 신창건설 사장
  • [이슬람 문명과 도시] (19) 중세 문화중심지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이슬람 문명과 도시] (19) 중세 문화중심지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언제부터인가 이 곳을 찾을 때마다 아프라시압 언덕에 오르곤 한다. 아프라시압 언덕에서 시압강을 휘돌아 날아오는 바람을 맞으며 비비하눔 성원(모스크)이 있는 방향을 바라다본다. 저 푸른 빛의 돔은 중세 이슬람 문명의 정수를 보여주기에 손색이 없지 않은가. 해질 무렵의 검붉은 장관은 또 어떤가. 관광을 마치고 돌아서는 발걸음마저도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다. 지금 서 있는 바로 이 곳이 중앙아시아 이슬람 문화의 출발선이자 경계선인,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문화도시 사마르칸트다. 이 이름의 역사적 대가는 잔혹했지만 사마르칸트는 그 슬픈 역사를 두터운 황토 아래 묻어둔 채 넉넉한 문화적 향기만 내뿜고 있다. 사마르칸트(Samarkand)는 한때 우즈베키스탄의 수도였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다. 중세 아미르-티무르 제국의 정치행정수도이자 문화의 중심지로 번영을 누렸다. 고대에는 ‘마라칸다’로 불렸다. 중국은 ‘강국(康國)’이라 불렀다. 사마르칸트는 원래 ‘사람들이 만나는 장소’라는 뜻이다.‘사마르’는 산스크리트어이며,‘칸트’는 페르시아말로 도시를 뜻한다.9세기쯤 이슬람이 전파되기 전에는 ‘고대 동방의 에덴’이란 멋진 별칭을 갖고 있을 정도로 번영을 누렸다. 사마르칸트는 이슬람을 만나면서 중앙아시아 이슬람의 중심, 문화의 중심이 됐다. 중앙아시아의 문화는 언덕 위에서 이뤄졌다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아프라시압 언덕이 바로 도시문명 사마르칸트의 모든 것을 품고 있는 곳인 셈이다. 이처럼 사마르칸트는 그 옛날 찬란히 빛나는 소그디아나의 수도였기에 도시의 역사만큼이나 깊고 다양한 역사적 유물 유적을 갖고 있다. 아프라시압 언덕과 시압언덕 사이의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눈앞에 두고 있는 고고학연구소로 향했다. 고고학연구소는 아프라시압 언덕 남서쪽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고고학연구소의 압둘하미드 아나르바예프 부소장은 언제나 호기심 많은 소년처럼 나를 이리저리 안내해준다. 연구소가 지니고 있는 사마르칸트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마음을 아무 꺼릴 것 없이 보여주는, 그런 고고학자다. 본디 그는 페르가나 출신이다. 젊은 시절 구 소련 레닌그라드 대학에서 고고학을 공부하고, 사마르칸트 남동쪽으로 40여㎞ 떨어진 펜지켄트라는 도시에서 5년간 발굴작업에 참여하면서 사마르칸트와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설명을 듣고 있노라면 펜지켄트와 아프라시압에 있는 벽화들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압둘 하미드 부소장의 말에 따르면,1950년대 어느 날 한 목동이 이 곳을 우연히 발견하지 못했다면 아직까지도 아프라시압은 땅 속에 묻혀 찬란했던 ‘소그드 문화’가 알려지지 못했을 것이라 말했다.‘아프라시압(AФPACNAE)’이란 말의 어원은 페르시아의 전설적인 왕 ‘투란(Typah)’과 관련이 있다. 1965년이었다. 아프라시압 역사박물관에서, 지금까지도 너무 유명하고 큰 관심을 끌고 있는,7세기쯤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아프라시압 벽화’라 불리는 벽화를 처음 공개했다. 위 아래 길이만도 2m가 넘는 이 벽화는 우아한 이야기를 독창적인 제작 기법으로 담고 있다. 벽화는 소그드 사람들이 맞은 문화적 절정기가 그대로 반영돼 있다. 벽화 중앙부와 서쪽 벽에는 각국 사절들로부터 선물받은 각종 귀금속 등으로 장식한 예복을 갖춰 입은 통치자(혹은 신이라는 해석도 있다.)가 묘사돼 있다. 통치자에게 인사를 하러 온 각국 사절들은 온갖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그 중에는 비단옷을 입은 중국인, 긴 머리의 투르크인, 파미르 고원에서 온 유목민들이 눈에 띈다. 여기다 머리를 땋은 한인(韓人)의 모습이 보인다. 머나먼 중앙아시아 땅 한복판에서, 그것도 낯설기만 한 이슬람문명권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이다. 이 한인의 모습은 당시 고구려인을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활발한 대외관계를 알려 주는 중요한 유물이다. 그러나, 지금도 역사학이나 고고학을 전공하는 국내외 학자들에게는 미증유의 논쟁거리이기도 하다. 각국의 사절을 맞이하고 있는 소그드인의 모습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다. 정치적인 해석과 의례적인 해석이 대립하고 벽화에 묘사된 인물이 누구냐에 대해서도 온갖 의견들이 분출한다. 또, 벽화가 그려진 시기가 정말 7세기쯤이냐에서부터 화공이 굳이 벽화를 완성하지 않은 상태로 남겨 둔 것은 무슨 의미냐를 두고 학계는 수십가지의 의견을 제출해둔 상태다. 그래도 분명한 점은 고구려인의 복장을 한 사람이 두 명이나 그려져 있다는 사실이다. 머나먼 옛날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이 중앙아시아에까지 닿았을까. 그 사연은 모르지만, 어쨌거나 우리와 중앙아시아의 인연 혹은 운명적 만남에 대한 충분한 근거자료임에는 분명하다. 아프라시압 언덕에서 내려와 비비하눔 모스크로 걸어갔다. 언제나 시끌벅적하고 번잡한, 오늘도 내일도 번잡한 시압 바자르를 지나서니 당대 세계 최고의 문화적 성취를 보여주는 비비하눔 성원이 위용을 드러낸다. 사마르칸트에서 최고의 가치를 지닌 문화재를 꼽으라면 당연히 비비하눔 성원이다. 원래 이름은 아미르-티무르 성원이었다. 대제국을 건설하느라 바빴던 정복군주 아미르-티무르에게 왕비 비비하눔이 지어서 바쳤다는, 그런데 그 와중 건축사와 놀아난 게 들통나 처참하게 죽음을 당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그 뒤 티무르는 모든 여자들에게 얼굴을 가리도록 했는데 이게 바로 ‘부르카’의 시초다. 웅장한 피쉬탁 양식의 정문을 들어서자 바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중앙 성원의 화려함과 몇 그루의 뽕나무다. 정사각형의 비비하눔 정원에는 푸른 잔디가 깔려 있다. 직사각형의 성원 뜰에는 네 면의 가장자리에 걸쳐 미나레트가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높이 쳐든 듯 솟아 있다. 비비하눔 성원은 중앙아시아 이슬람 성원 건축양식의 전형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외벽에 구운 듯 입힌 푸른 타일은 건물 전체를 더욱 에메랄드 빛으로 빛나게 한다. 마치 태양빛 가운데서도 가장 형형하고 아름다운 푸른 빛이 내려앉아, 한 모금의 자주빛을 뿌리고 사뿐히 날아오르는 듯하다. 빛의 향연이다. 이 성스러운 광장 가운데에는 이슬람 문화에서 가장 고귀하다는 ‘오스만의 코란’이 놓여 있었다. 지금이야 주인 없는 돌 받침대만 덩그러니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러나 아직도 사람들은 오스만의 코란이 있던 돌자리를 신성불가침의 공간으로 여긴다. 양각과 음각으로 돌을 새기고 타일을 붙여서 구운 비비하눔의 건축양식은 다름 아닌 아프라시압의 정신이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야 결점투성이인 채로 마무리된 복구작업에도 비비하눔의 아름다움과 종교적 심성이 이 곳 사람들에게 남아있을 리 없다. 사마르칸트의 역사는 문명의 역사이자 이 곳에 사는 사람들 마음의 역사다.2007년이면 사마르칸트는 도시 창건 2800주년을 맞는다. 사마르칸트 곳곳에서 기념 행사가 열릴 것이라고 한다. 사마르칸트에서 다시 한번 이슬람 문화의 향기가 뿜어져 나오길 고대한다. 장 준 희 우즈베키스탄 국립동방학대학교수 이슬람문화硏 연구원
  • [녹색공간] 클레오파트라의 화장품/김판기 용인대 산업환경보건학 교수

    어느덧 개강한 지 4주가 되었다. 한가롭던 캠퍼스에 생기가 넘친다. 리모델링공사가 덜 끝난 우리 건물은 마무리공사 소리와 어우러져 소란스러운 하루를 보낸다. 큰 변화는 건물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것이다. 화장실의 진화는 남다르다. 센서가 부착돼 세련되게 변했으며 여자 화장실이 더 커졌다. 이미 평등은 주변에 자리잡고 있다. 취업의뢰서의 노골적인 선호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취업에서 자연스레 얻었던 남성 우선권은 사라지고 전전긍긍하는 남학생이 늘고 있다. 외국어 능력과 자격증 등과 함께 외모의 중요성이 그래서 강조되고 있는 것 같다. 비단 여학생뿐만 아니라 남학생도 외모에 대한 관심은 예외가 아니다. 이러한 외모에 대한 관심은 자기만족을 넘어 취업을 위한 생존의 차원이라는 점에서 비장하기까지 하다. 피부를 깨끗하게 한다는 화장품, 그리고 얼마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고급화장품인 줄만 알고 있었던 S화장품의 일부 제품에서 크롬과 네오디뮴이라는 중금속이 검출되었다는 서울신문 보도 (9월22일자)가 있었다. 중국에서의 검출 보도 이후 해당 제품을 주로 사용하는 우리나라, 중국 등 10여개국에서, 특히 하얗고 깨끗한 피부에 관심있는 아시아권 나라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유교의 영향으로 외형보다는 내면의 미를 강조하여 단정하고 깔끔한 몸가짐을 간직하려 하였다. 화려한 화장보다는 피부손질 위주의 단장을 주로 하였는데, 양반계급을 상징하는 하얀피부를 위하여 여성은 물론 남성도 분세수를 하였다 한다. 합성 화학물질이 없었던 옛날에 어떤 소재를 이용하여 화장품을 만들었을지 궁금한데, 주로 천연원료를 사용하였다. 금, 은, 옥, 돌, 나무, 흙, 화초 등을 다양하게 활용하여 색조화장, 눈썹화장, 기초화장, 세안 등에 이용하였다. 고려초기 교방의 기생은 백분, 납분, 연지, 향수를 사용하였다.1922년 박가분 발매를 시작으로 여성의 하얀얼굴 화장이 유행하였으나, 납성분 함유로 인한 물의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화장품의 기원은 종교·주술·의료의 목적으로 고대문명의 발생과 함께 시작되었다. 기원전 3000년전 이집트 티니스왕조시대 왕의 부장품에서 화장품이 발견되었고, 투탕가멘왕 무덤에서 향료병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클레오파트라 시대에 절정에 달한 화장은 로마시대에 궁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피부를 하얗게 하고 눈화장을 진하게 하는 화장법이 유행하였다. 이를 위하여 비소를 넣은 화장품이 사용되었다. 화장품의 중금속 문제는 비단 오늘날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하얀 얼굴을 위하여 비소나 납을 함유한 화장품을 만들고, 이로 인한 중독이 문제가 되었으니 말이다. 크롬이나 네오디뮴은 비소나 납처럼 특정 목적을 위하여 첨가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크롬은 안료, 착색제 등의 성분으로 사용하기도 하며 피부를 통하여 흡수되면 피부염, 피부궤양을 일으키고 점막을 헐게 한다. 또한 혈액을 타고 전신에 퍼져 여러 장기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데, 특히 6가 크롬은 발암성을 나타내는 유해 중금속이다. 네오디뮴은 건강영향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지만 높은 농도로 단기간 노출될 경우 피부자극, 눈자극, 설사, 간장 이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화장품관련 법규에서는 유해중금속으로 납, 비소, 수은 이외는 굳이 관리하여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도록 되어 있어, 여타 중금속의 함유 여부를 파악하기 쉽지 않게 되어 있다. 화장품에서 검출되었다는 크롬과 네오디뮴의 건강 영향은 화장품에 함유된 양과 화장품 사용량, 그리고 개인의 감수성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오늘날의 수많은 클레오파트라들에게 화장품에서 검출된 중금속은 위해성에 문제가 없다는 이모 교수의 주장이 옳은지, 발빠른 소비자의 판단이 옳은지 알려줘야 할 일이다. 김판기 용인대 산업환경보건학 교수
  • 진실이라는 이름의 폭력

    진실이라는 이름의 폭력

    글 오명근(희망법률사무소 변호사) 대기업에 다니던 A씨(34세)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진 글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익명으로 올라온 그 글에는 자신이 과거에 여러 여자와 문란한 관계를 맺었고 이로 인해 많은 여자들이 피해를 입었다…라는 악의에 찬 내용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니라 수십 개의 글이 한꺼번에 올라와 있었다.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누군가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 A씨에 대한 허위 사실을 수차례 올렸던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그 내용을 보고 흥분한 네티즌들이 A씨의 블로그에 몰려와 글을 올렸던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 일로 A씨는 약혼자의 집에 불려가 해명을 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고 파혼까지 염려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익명성을 담보로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의 사생활과 관련하여 허위적이고 악의적인 사실을 인터넷 게시판에 게시했던 네티즌들이 처벌 받았다는 뉴스를 접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비단 유명인뿐만 아니라 평범하게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도 사이버 상에서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는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인터넷의 신속성과 복제의 편이성 때문에 비록 한 사람이 특정한 공간에만 어느 개인에 대한 비방 글을 올렸다 하더라도 이는 쪽지나 메신저, 이메일 등을 통해 순식간에 알려지게 되어 당사자가 해명할 기회도 없이 ‘나쁜 사람’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이버 상의 명예훼손 문제는 꽤 심각하다. 명예훼손은 어떤 사실을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리는 ‘공연성’이 있어야 성립한다. 비록 한 사람에게만 알렸다고 하더라도 결국 이 사실이 입소문을 타 많은 사람 사람에게 알려진 경우에는 불특정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기에 명예훼손죄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명예훼손과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내용 중 하나는, 진실에 근거한 사실을 말하면 처벌을 받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진실을 있는 그대로 올렸을 뿐인데 그것이 왜 죄가 되느냐고 억울해 할 수도 있지만 비록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이 진실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널리 일부러 알리고 퍼뜨려야 할 이유는 없다. 특히나 명예와 직결된 사안에 대해서는 아무리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고 해도 공개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A씨의 경우 게시판에 글을 올린 이들을 고소하여 처벌받게 할 수 있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한번 훼손된 명예를 원래대로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명예훼손과 관련하여 또 하나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병원이나 상점 등 대중이 이용하는 시설의 경험담 등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릴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자칫하다가는 오히려 상대 측으로부터 고소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간혹 피해 사례가 발생한 경우 감정이 앞서다 보니 1:1 접촉을 통한 해결이나 법적 조치를 강구하기도 전에 무조건 인터넷에 올리고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적당한 방법이 아니다. 개인이 업체에 대하여 안 좋은 글을 올릴 때에는 ‘나는 이러 이러한 일을 겪었는데 다른 사람도 피해를 입을 수 있기에 이용할 때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기 바란다’ 식으로 내용으로 쓰고, 자신의 경험을 올리더라도 되도록이면 불필요한 감정적 글을 지양하고 타인에 대한 주의 환기 차원에서 올린 글임을 명시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결부되어 있거나 공익적 이유가 있는 경우, 선의의 피해자가 또 다시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는 공익적 이유가 인정된다면 명예훼손죄의 처벌이 면해질 수 있다. 사이버 명예훼손에는 즉각적인 삭제 조치 등 신속한 대처가 생명이다. 일단 신속하게 삭제 조치 등을 행한 후에도 상대방이 계속하여 명예훼손적인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지난해 9월 신설한 사이버 명예훼손 피해구제팀에 구제를 요청하면 된다. 월간<샘터>2006.09
  • 열대성 전염병 북상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열대성 전염병이 북반구 지역으로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고 뉴스위크 최신호(25일)가 진단했다. 올 여름 덴마크의 62세 노인은 발트해에서 낚시를 하다가 비브리오 패혈증을 일으키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에 감염됐다. 그는 팔 하나를 잘라내는 수술을 했지만 결국 1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숨졌다.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은 비교적 따뜻한 멕시코만 바다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멕시코만보다 훨씬 북쪽에 있는 발트해에서 1994년 여름에 이어 또다시 이 균이 검출돼 비상이 걸렸다. 최근 독일 연구팀의 조사 결과, 발트해 10곳 가운데 9곳 이상에서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 발견됐다. 토베 로에네 덴마크 보건의는 “미생물은 그리 영리하지 않다.”면서 “온도가 살 만하니까 번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열대성 조류가 나타나 해변을 폐쇄하는 일도 벌어졌다. 북서부 리비에라 해안에서 올여름 휴양객 100여명이 열대성 조류 ‘와편모조강’과 접촉한 뒤 발진과 설사 증세를 보였다. 비단 바다의 일만은 아니다. 북유럽에서 올여름 처음으로 소의 청설병(靑舌病)이 보고됐다. 청설병은 소의 혀가 검푸르게 변해 죽는 질병으로 농장과 동물원에서 다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따뜻한 지중해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물론 열대성 병원균의 북상이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단정짓기에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많은 과학자들이 점점 더 지구의 기온 상승이 이들 질병의 확산과 관련 있다고 믿기 시작했다. 하버드 의대 ‘건강과 지구환경 센터’의 폴 엡스타인 박사는 “1999년부터 북미 지역에서 말라리아와 뎅기열,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등 모기가 옮기는 전염병으로 700명이 넘게 숨졌다.”면서 “온난화가 열대성 질병을 퍼뜨리고 있다.”고 말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CEO칼럼] 친절왕 X-파일/석강 신세계 백화점부문 대표

    [CEO칼럼] 친절왕 X-파일/석강 신세계 백화점부문 대표

    최근 국제화시대에 걸맞게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나가고 있다. 낯선 외국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언어의 장벽일 것이다. 그러나 높게만 보이는 언어의 장벽이 상대방을 배려하는 따뜻한 눈빛과 제스처만으로 눈 녹듯 사라지는 경우를 접할 때가 많다. 이렇듯 친절(親切)은 시공(時空)을 초월한 국제 공용어인 셈이다. 친절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람을 대하거나 보살피거나 가르쳐주거나 하는 태도가 정답거나 따뜻하거나 자세해서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상태에 있는 것. 또는 그러한 태도”라고 표현되어 있다. 친절에 관한 격언과 속담도 많은 편이다. 톨스토이는 ‘친절은 지나쳐도 좋다.’고 했으며 탈무드에서는 ‘똑똑하기보다는 친절한 편이 낫다.’고 했다. 친절은 예전부터 사람들의 일상을 기분좋게 하고 보람있게 만드는 중요한 덕목으로 자리잡아 왔다. 필자가 몸 담고 있는 백화점에서도 ‘친절’은 서비스인으로서 임직원들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덕목이다. 지난 1998년부터 매월 전 임직원 중에서 친절왕을 선발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00회를 기념해 과거 친절왕들을 분석한 ‘친절왕 X-파일’을 공개해 친절왕들의 숨은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친절왕 대부분은 형제가 많은 가정에서 자랐다. 맏이가 많았다. 친절왕들의 우수한 서비스 정신은 직업상 후천적 노력도 있겠지만 어려서부터의 환경적 요인과 습관요인도 무시할 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친절왕 대부분은 고객과의 관계뿐 아니라 평상시 대인 관계에서도 원만한 자질을 보여주었다. 구매를 하지 않는 고객을 대하는 데 있어서도 차별을 두지 않았다. 고객의 사소한 특징까지 기억하고 반겨주는 것을 단골 고객 만들기의 노하우로 손꼽았다. 하지만 그들이 밝히는 공통의 비결은 입가의 작은 미소, 상대방을 위한 세심한 배려 등 누구나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작은 것들이다. 복잡한 매뉴얼을 암기하거나 심오한 연구가 필요한 이성적 논리가 아닌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제도를 통해 평범한 사원에서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해가는 사례를 자주 접하고 있다. 안내데스크 사원에서 고객의 비서역할을 하는 컨시어지로, 여성복 판매 사원에서 사내 서비스 전문강사로 자리를 옮겨 전문성을 인정받게 된 많은 친절왕 출신 사원들을 보았다. 각기 맡은 업무에서 꿈의 씨앗을 열심히 가꾸어 나가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직장선배로서 흐뭇함을 감출 수 없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누구나 상대방에게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고, 상대의 마음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합니다. 고객을 대할 때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는 것이 제 친절의 작은 시작입니다.” 한 친절왕의 소감과 같이 친절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로잡는 과정이다. 아무리 사회가 발전해 모든 것이 시스템화되더라도 친절은 사람만이 표현할 수 있는 고유의 가치인 것이다. 기업의 관점에서도 구성원들의 친절서비스 의식이 상승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고 바람직한 현상이다. 단순히 상품의 판매를 넘어 감성과 즐거움의 포장을 더해 줄 수 있는 능력은 기업의 큰 경쟁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친절 바이러스’가 비단 기업뿐 아니라 사회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퍼지길 기대해 본다. 석강 신세계 백화점부문 대표
  • 경유차 배출가스 저감사업 ‘돈먹는 하마’ 되나

    경유차 배출가스 저감사업 ‘돈먹는 하마’ 되나

    인천에서 5t 경유차로 고철업을 하는 A씨는 지난해 말 정부 지원으로 700만원짜리 매연 저감장치를 달았다. 하지만 지금은 후회막급이다. 효과는커녕 부작용이 컸기 때문이다.A씨는 최근 환경부에 이렇게 항의했다.“저감장치를 달았지만 매연이 너무 나와서 뒤가 안 보인다. 뒤 차에 미안할 정도다. 시동을 끄고 2∼3분 기다렸다가 출발하면 조금 덜 나온다.(차량의)힘도 달리고 기름은 기름대로 많이 먹는데, 매연 저감장치가 하는 일이 뭔지 궁금할 따름이다.” ●환경부, 뒤늦게 사후관리 착수 이런 일이 비단 A씨만의 사례는 아니다. 환경부와 산하기관인 수도권대기환경청 그리고 시민단체 등엔 이런 불만과 민원이 오래 전부터 쏟아졌다. 정부가 자체 파악한 조사결과를 보면 불행하게도 이런 지적들은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책의 방점도 달라졌다. 그동안 사업 확대에만 치중해 오다 지난 7월부터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그렇더라도 이미 불거진 부작용들은 쉬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경유차 배출가스 저감사업의 종류는 네 가지다.▲3.5t 이상 경유차는 매연 여과장치(DPF) 부착 ▲그 미만일 때는 산화 촉매장치(DOC) 부착 ▲경유차를 LPG차로 개조 ▲조기 폐차시 지원 등이다. 대당 100만∼700만원씩인 장치를 부착하기 위해 지난해엔 1600억원가량 들었고, 올해 예산만 3600억원이다.2014년까지는 4조여원이 든다. 당초엔 경유차 가운데 정밀검사에 불합격했을 때만 개조 의무를 지웠지만 지금은 합격 차량도 소유주가 원하면 개조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올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저감장치 부착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환경부 내부문건과 회의록을 보면 이 사업이 자칫 ‘돈 먹는 하마’가 될 가능성마저 엿보인다. 부작용과 문제점이 한둘이 아니어서다. 현재의 정책을 고수할 경우 수도권 대기개선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회의감도 배어난다. 산화촉매장치(DOC)에 대한 불신감이 특히 부각됐다. 인하대 이대엽 교수팀이 환경부 연구용역을 받아 실태조사한 결과, 한 국내업체가 생산한 DOC 모델 부착 차량 15대 가운데 9대가 미세먼지 저감효율(25%)을 맞추지 못했다. 다른 국내 업체는 10대 중 6대가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외국업체 모델은 3대 중 2대였다. 환경부는 오는 11월 최종 연구보고서를 제출받을 예정이다. 저감사업의 실무주체인 수도권대기환경청은 당장 발 등에 불이 떨어졌다. 최근 환경부에 “DOC로는 미세먼지 저감 목표달성이 어렵다.(부착차량에 대한)3년 정밀검사 면제조항을 재검토해 매연배출 실태를 조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를 몇 차례 올리기도 했다. ●“성능미흡…현재론 어쩔 수 없다.” 환경부도 고민에 싸였다. 문제점을 인정하며 대책 마련에도 골몰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고효율·고성능 장치가 개발되면 해결될 것”이라는 정도뿐 뾰족한 대책은 수립하지 못한 상태다. 새로운 장치개발은 경유차 개선대책이 후반기로 접어든 2010년이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때까지는 DOC 장치의 성능문제와 매연저감 효과 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더라도 어쩔 도리가 없다는 얘기인 셈이다. 그러나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우선 당초 전망보다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난 DOC 사업에 애초 계획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옳은지의 문제다. 막대한 예산규모를 생각하면 사업 추진 주체인 환경부의 자체 판단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범 정부차원에서 이 사업의 추진 여부를 정밀 검토해야 할 사안이기도 하다. 더 큰 문제는 차량 소유주들의 반발과 이에 따른 분쟁 가능성이다. 장치 부착 후 3년 동안의 보증기간이 끝난 차량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차량 소유주와 제작사 중 누구에게, 얼마만큼 책임을 지울지 등이 관건이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내부문건에서 ‘저감장치를 부착한 차량의 보증기간(3년,16만㎞) 만료후 관리계획이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현재로선 ‘차량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소유주 책임’이라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분위기다. 추후 분쟁 가능성에 대비해 관련 법규에 이런 내용을 명문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금까지 유통된 DOC 장치의 성능저하(부착후에도 배출허용기준 미달 등)가 이미 확인된 상태여서 “보증기간 이후에도 장치 제작사나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반발이 예상된다. 환경부나 정부기관 사이트엔 벌써부터 항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그렇다고 이미 부착된 DOC 장치를 다시 떼내 성능이 우수한 장치로 교체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정부 관계자는 “DOC 대체장치가 2010년 이후에나 개발될 예정인데다, 그 이전에 개발돼도 새 장치로 바꿔달기는 여러 모로 어렵다.”고 지적했다.3.5t 이상 대형 경유차에 단 매연여과장치(DPF)의 연비가 확연히 떨어지는 것도 골칫거리다. 수도권대기환경청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A여객의 자체조사 결과, 시내버스는 장치 부착 전 하루 평균 118ℓ에서 부착 후 130ℓ로 12ℓ(9.2%)가 더 증가했다. 관련 법령엔 제작사들이 생산한 DPF 장치의 연비저하가 5% 이내여야 인증하도록 돼 있다. 환경부는 차량 소유주들이 연료비 증가를 이유로 저감장치 부착사업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현재 3년인 환경개선부담금 면제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절이 왜 저잣거리로 나왔을까

    절이 왜 저잣거리로 나왔을까

    서울 은평구 갈현동 ‘역촌중앙시장’은 쌀집이며 방앗간, 채소가게, 어물전 등이 다닥다닥 들어서 있는 전형적인 재래시장. 그런데 이 시장 한쪽 3층짜리 건물 2층에는 ‘열린선원’이란 독특한 절집이 들어서 있다. 지난해 6월 태고종 사회부장 법현(48) 스님이 대중 속으로 파고드는 ‘저잣거리 포교’의 원력을 세워 문을 연 선원. 처음에는 시장 상인들 사이에 “절 집인지 뭔지 모르겠다.”는 말들이 무성했지만 차츰 입소문이 번지면서 신도 수가 200여명을 넘어섰다. ‘열린 절’로 통하는 이곳은 아무래도 보통 절집이나 선원과는 사뭇 다르다.60평짜리 법당과 공양간, 요사채를 합쳐 모두 100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지만 찾아드는 신도들의 절에 대한 애정과 신심은 예사롭지가 않다. ‘열린 선원’은 원래 조계종 적문 스님이 전통사찰음식문화연구소를 운영했던 자리. 적문 스님이 평택 수도사 주지로 옮기면서 법현 스님이 참선 포교당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그러면 법현 스님은 왜 이곳 저잣거리로 절을 들여왔을까. 선(禪)의 수행단계를 소를 찾는 것에 비유한 심우도(尋牛圖) 10단계 중 마지막인 입전수수(入廛垂手). 바로 시장거리에 들어가서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한다는 정신이다. 시장 상인들을 일일이 찾아가 전단과 책자들을 나눠주는 등 발품을 판 때문인지 지금은 시장 상인과 손님뿐만 아니라 멀리서도 찾아드는 신자가 늘고 있다. 지난해 선원 개원 때부터 매주 빠짐없이 선원을 찾고 있다는 김판수(67·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4동)씨는 “불교의 원 정신과는 한참 동떨어진 채 원형을 잃어가는 요즘 절집들과는 달리 우리 문화의 원형질을 순박하고 진솔하게 찾을 수 있는 분위기가 참신하다.”고 말했다.‘차례상에 술 대신 차 올리기 운동’이나 어린이 생태체험도 대중적인 인기를 더한 프로그램들이다. ‘열린 선원’이란 이름답게 선원의 운영은 비단 불교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인근 교회의 목사를 초청해 설교의 자리를 마련하기도 하고 법현 스님이 교회에 가서 설법을 하기도 한다.‘쉽고 유익하고 재미있는 불교’를 표방하는 선원답게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제대로 된 참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3∼6개월 과정의 불교아카데미 코스는 제법 엄격하다. 지금까지 4기에 걸친 아카데미를 거쳐 나간 신자만 해도 80여명. 참선도 간화선뿐만 아니라 묵조선이나 위파사나를 연결해 다양한 이론과 실제를 경험하도록 하고 있다. 법현 스님은 “일반인들에게 참선이 널리 번지고 있지만 어렵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며 “기본교리와 수행론을 터득한 뒤 참선을 하면 더욱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아카데미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스님 말마따나 선원은 3∼6개월 과정의 기본 교육을 거쳐 삼귀의와 오계를 받은 사람만 신도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우리의 불교 포교는 용어도 어렵고 친절하지 못한 측면이 많아 신자이면서도 불교를 잘 모르고 신앙을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법현 스님. 그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효과적인 수행을 통해 평화와 깨달음을 얻도록 돕는 선교방편연구소를 설립할 원력을 세워놓고 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기고] 한·미 FTA,내부협상의 구조를 만들자/ 곽재성 경희대 국제대학원 국제정치학 교수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3차 협상이 9일(현지시간) 4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협상은 양국이 각각의 양허안을 내놓고 본격적인 줄다리기를 벌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우리 정부는 218명에 이르는 사상 최대의 대표단을 파견해 협상을 벌였고,FTA를 반대하는 쪽도 현지까지 가서 반 FTA 활동을 폈다. 그런데 이번에도 협상 준비단계에서 고려되었어야 할 반대의 목소리가 길거리에서 크게 울리는 까닭은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FTA 추진에 있어 내부협상의 구조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FTA를 추진하기 위해 가장 먼저 뛰는 부문은 업계다. 섬유업계, 철강업계, 쌀 생산자협회 등 각종 이익단체는 철저한 사전조사를 실시한다. 상대국의 시장과 무역장벽은 물론 국내정책이 수출입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제반 사항을 면밀히 검토한 뒤 연방의원을 상대로 압력을 넣고 로비를 한다. 지역별·직능별로 대표성을 가진 의회는 대외무역에 관한 협상권을 갖고 있다. 다만 행정부의 무역대표부에 이를 위임해 타국과 협상하게 하고 나중에 일괄적으로 검토·비준한다. 이 과정에서 업계-의회-행정부-무역대표부는 긴밀하게 상호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미국은 업계의 요구가 의회를 거쳐 협상테이블에 이르는 구조를 갖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내부협상의 선순환 구조이다. 반대파가 굳이 거리에 나설 이유가 없는 것이다. 미국은 이런 틀에 기초해 통상전략을 수립하고 대외협상에 임한다. 미국이 협상을 잘하는 것은 경제력이나 군사력의 우위 때문이라기보다는 이런 내부협상의 구조가 제도화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선 내부협상 구조가 왜 세워지지 않는 것일까? FTA 반대는 거리투쟁으로만 가능한 것인가? 그 해답은 국회의 무능과 업계의 침묵으로 요약할 수 있다. 국회가 국민의 목소리를 수렴하는 헌법기관이긴 하지만,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구조가 아니어서 민간의 애로나 요구사항에 대한 수렴이 어렵다. 대외협상 권한도 행정부가 갖고 있어 FTA협상에 끼어들 여지도 없다. 산업이나 통상에 전문성을 가진 의원도 손꼽을 정도이다. 여론의 따가운 시선에 떠밀려 만든 국회 FTA특위도 별다른 활약을 못 하는 것 같다. 심지어 협상이 무사히 마무리된다고 해도 차기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회비준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은 업계에서 찾아야 할 듯하다. 우리 업계는 개방이란 외부적 충격의 파고를 정면으로 넘으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이를 피하려는 데 많은 힘을 쏟아왔다. 전통적으로 정부와 업계가 수직적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업계가 정부를 움직여 원활한 사업환경을 조성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그보다는 새로운 환경에 사업의 방향성을 맞추려는 노력을 더 많이 한다. 업계의 이런 행태가 우리 경제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키운 밑거름이 되긴 했지만 대외무역의 내부협상 구조 정립에는 별 도움이 못 됐다. 타국과의 FTA에 대한 업계의 요구가 다양하거나 정교하지 않으니 우리는 협상테이블에서 위축될 수밖에 없고, 내부협상의 틀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우왕좌왕하는 것이다. 개방의 충격을 피하기 위해 업종 전환이나 기술개발, 적극적인 해외투자도 중요하지만 FTA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 점에서 피해를 줄이는 방향이든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이든 업계와 국회, 행정부 간의 상호작용을 장려하면서 FTA협상의 큰 자산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의원 23인이 제기한 권한쟁의 심판소송은 국회가 내세운 고도의 협상전략이 아니라면 그만두었으면 한다.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희박하지만, 타국과 이미 시작한 협상의 국내적 절차에 대해 위헌결정이 난다면 우리는 협상을 그만두어야 하고 전대미문의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것이다. 도대체 어느나라 국회의원들인지 모르겠다. 곽재성 경희대 국제대학원 국제정치학 교수
  • 美, 작통권 이양전 3년 합동연습 제안

    美, 작통권 이양전 3년 합동연습 제안

    미국은 한국군의 전시(戰時)작전통제권 환수에 앞서 준비단계로 ‘3개년 합동군사연습’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일종의 ‘OJT’(on the job training:업무숙달 훈련) 성격이다. 합동참모본부는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최근 한국군의 작통권 단독행사에 앞서 단계별 합동군사연습 방안을 제의했다.”며 “작통권 환수시기를 포함한 3개년 단계별 합동훈련”이라고 밝혔다. 합참은 “작통권 환수연도로부터 2년 전에는 한·미 합동으로 훈련을 하고,1년 전에는 한국군이 주도하고 미군이 지원하는 훈련을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환수연도는 작통권을 단독행사하는 시기인 만큼 한국군이 정보·작전·감시·정찰 등 모든 분야에서 독자적으로 훈련을 하고 미국은 옵서버 자격으로 참관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벨 사령관은 전날 한 토론회에서 “지금부터 3년간에 걸친 활발하고 조직적인 군사연습 등을 통해 작통권 이양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해,2009년 이양을 목표로 당장 3단계 연습에 돌입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물론 이 3단계 훈련은 을지포커스렌즈(UFL)연습이나 전시증원(RSOI)연습 등 기존의 합동군사훈련과는 별도의 개념이다. 합참 관계자는 “3개년 합동군사연습은 한국군의 작통권 단독행사 능력을 측정하는 훈련”이라면서 “훈련과정에서 부족한 점이 드러나면 미측이 이를 집중 지원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Seoul in] 비단산 자연학습장으로 오세요

    은평구(구청장 노재동) 4일 신사동 98의50호 일대 775평 부지에 비단산(신사근린공원) 자연학습장을 조성, 주민에게 개방했다. 자연학습장은 비단산 내에 위치한 신사·서신초등학교 및 인근 학교에서 자연 학습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과서에 수록된 나무와 식물 위주로 조성했다. 자연학습장에는 산사나무, 황벽나무 등 향토수목 21종 257그루와 섬초롱꽃, 하늘나리, 작약 등 약용·식용식물 82종 8700포기를 심었다. 전산공보과 350-3343.
  • 北, 동·서해안에 고속도·철도 추진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북한이 중국 투자 유치를 위해 동해안과 서해안에 고속도로 및 철도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북한 무역2성 동북아2국의 중국 동북3성 무역 담당자인 전현정 주임이 4일 밝혔다. 전 주임은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에서 진행중인 ‘제2회 동북아투자무역박람회’에 참석, 이같이 말하고 “현재 조선은 양측 간의 교통부문 건설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중국측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지린성은 중앙 정부의 정책에 따라 ‘북한-랴오닝성 압록강 다리 건설’ 등을 추진하고 있어 북한이 동·서해안 도로와 철도를 건설한다면, 중국의 계획대로 북한-중국간 도로 등이 일체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린성은 현재 북한 나선시 원정리∼나진항 구간 67㎞의 비포장 도로를 중국의 2급도로 기준으로 확장·포장해 훈춘(琿春)시와 연결시키고, 나진항 3호부두의 사용권과 4호부두의 건설 및 경영권을 확보한 상태다. 동시에 나진항의 물류구역 건설에도 합의, 이를 적극 추진중이다.앞서 북한과 랴오닝성은 압록강 하구에 있는 북한 소유의 면적 64㎢짜리 비단섬을 중간에 두고 신의주시 남부 용천군과 단둥(丹東) 서남쪽에 있는 둥강(東港)을 연결하는 자동차 전용 교량 건설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진다.jj@seoul.co.kr
  • [CEO칼럼] 기업환경 변화와 감성경영/김영수 신창건설 사장

    [CEO칼럼] 기업환경 변화와 감성경영/김영수 신창건설 사장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선선해 졌다. 전국 곳곳을 수해로 물들인 폭우가 그치는가 싶더니 한낮의 폭염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듯 열대야까지 몰고온 여름 기운도 처서를 지나면서 서서히 수그러들고 있다. 제아무리 기승을 부리는 날씨도 계절의 변화 앞에서는 어쩌지 못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세상도 늘 한 곳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계속 변한다. 산업혁명과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급격히 발전해온 기술은 이제 정보통신과 정보기술(IT)의 혁명으로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맞고 있다.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그의 부인이자 역시 미래학자인 하이디 토플러와 함께 최근 ‘부의 미래(Revolutionary Wealth)’라는 신간을 내놓았다. 책의 원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토플러는 미래의 부는 대변혁을 몰고올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그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지식의 세 요소에 의해 미래의 부가 창출될 것이라고 예견한다. 그는 특히 미래의 새로운 지식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무용지식(obsoledge)’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의 많은 부분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진실에서 멀어져 결국 소용없는 지식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시간과 관련해 앨빈 토플러는 현재 세계가 직면한 변화의 위기는 ‘속도의 충돌’ 때문이라고 갈파하고 있다. 기업들은 ‘시속 100마일의 속도’로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고 있지만, 사회제도나 정책은 이에 따르지 못한다는 것이다. 공간적인 측면에서는 21세기의 부는 지식혁명이라는 ‘제4의 물결’과 함께 그 흐름이 아시아로 옮기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비단 토플러의 예견이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는 급격한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특히 정보산업과 IT 기술의 발달은 우리의 생활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국가나 기업환경 또한 마찬가지다. 이미 세계의 기업들은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치열한 정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가나 기업의 입장에서 잠시도 한눈을 팔기 어려운 시대가 온 셈이다. 앨빈 토플러의 지적처럼 이런 기업의 변화 노력에 비해 정부의 정책은 오히려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소비자들의 욕구를 반영하기 위해 기업들은 요즘 ‘감성 경영’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감성 경영은 기업에 또 다른 혁신과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감성이란 이성과는 대비되는 개념이다. 이성을 능력과 기술로 표현할 수 있다면 감성은 어려운 상황을 견디면서 남을 이해하고 함께 팀을 이루어 목표를 이루어가는 역량이다. 미국의 교육심리학자인 대니얼 골맨은 수백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업무에서의 성공요소 중 지능지수(IQ)는 20%, 감성지수(EQ)가 80%라 한다.EQ란 곧 감성 역량을 의미한다. 이처럼 감성의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과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기업 경영자들도 생산성과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감성을 기업 경영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이미 몇몇 대기업도 감성 경영의 일환으로 직원들을 대상으로 문화 체험을 벌이는가 하면 문화 공간을 조성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감성 경영의 핵심은 남을 이해하고 따뜻하게 배려해 함께 팀워크를 이루는 일이다. 앨빈 토플러가 얘기한 미래의 ‘새로운 지식’ 역시 문화와 감성을 바탕에 둔 지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김영수 신창건설 사장
  • 파브르 곤충기1/장 앙리 파브르 지음

    ‘파브르 곤충기’는 흔히 ‘곤충학의 성경’,‘문학적 고전’이란 찬사가 붙는 책이다. 수많은 곤충들이 꿈틀거리는 듯한 생생한 관찰 기록에 더해 개인적 의견과 사색을 담은 추억의 에세이가 다채롭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10권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곤충기 첫 권이 출판된 것은 장 앙리 파브르가 56세 때인 1879년. 이후 그는 30년 동안의 산고 끝에 필생의 역작을 완결 짓는다. 책의 명성이 워낙 대단하다 보니,‘곤충학자’ 하면 누구나 파브르를 연상할 정도다. 그럼에도 내용이 너무 방대해선지 대부분 특정 부분만 발췌한 번역본이나 요약본, 그림책, 만화책의 형태로 출판됐을 뿐, 제대로 된 완역본은 거의 나오지 못했다. 이런 실정에서 도서출판 현암사가 파브르 완역출판에 나선 것은 파브르의 진면목을 알고 싶은 이들에게 더없는 희소식이다. 파브르가 학위를 받은 프랑스 몽펠리에 2대학에서 곤충학 박사학위를 받은 김진일 성신여대 교수가 번역작업을 맡은 것도 믿음직하다. 이번에 나온 첫 권 ‘파브르 곤충기 1’은 소똥구리 경단 만들기에 관한 연구와 여러 종의 사냥벌에 대한 습성과 본능을 연구한 내용을 담고 있다. 땅 위의 똥쓰레기를 말끔히 청소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청소부 딱정벌레, 소똥 밑에 굴을 파고 들어갈 뿐 경단을 굴리는 일은 없는 뿔소똥구리, 비단벌레 사냥꾼인 노래기벌, 뀌뚜라미 사냥꾼 노랑조롱박벌, 파리 사냥꾼 코벌 등등. 마치 곤충의 세계에 들어가 체험하는 듯한 생생함이 느껴진다. 여기에 단순한 관찰을 넘어 그 과정에서 겪은 수많은 애환을 풀어냄으로써 흥미로움을 불어넣고 있다. 소똥구리 실험때 옆집에서 똥을 얻으려다 오해받은 이야기, 코벌을 관찰하다 의심이 강한 경찰에게 추궁당하던 사연, 외진 산길에서 하루종일 홍배조롱박벌을 관찰하다 아낙네들에게 손가락질 당하던 모습 등은 연구자로서의 부단한 노력과 끈기에 대한 감동과 함께 즐거운 웃음을 자아낸다. 생태 사진작가 이원규의 생생한 동식물 사진과 만화가 정수일의 일러스트를 재미있는 글이 지나가는 길목마다 배치, 비주얼함에 익숙한 요즘 독자들에게 한결 편안하게 읽혀질 듯하다.1만 95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우전시스텍에 55억 지원”

    “우전시스텍에 55억 지원”

    노무현 대통령의 조카 지원씨가 이사로 있던 우전시스텍에 대한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지원금이 55억 5300만원에 이른다고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이 21일 주장했다. 이는 사행성 오락게임 ‘바다이야기’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당초 알려진 20억원보다 35억 5300만원이 많은 규모다. 김 의원은 이날 중기공단 자료를 인용해 “구조개선사업자금 2차례 17억 3300만원, 중소기업벤처자금 3억원 경영안정지원자금 5억원과 함께 ABS(자산유동화채권) 발행지원 30억을 추가 지원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어 “우전시스텍이라는 특정업체에 여러 가지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중복 대출해 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로 국회 차원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은 ‘바다이야기’ 등에 사용된 경품용 상품권에 여권 실세가 개입됐다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성인 오락게임업자 두사람간 대화내용으로 된 녹취록에는 여권 실세 2명의 실명이 거명되는 대화 내용이 담겨져 있다. 녹취록에는 “내가 볼 때는 심의는 위에서 결정해. 위에서 내주느냐, 안내주느냐 그 파워게임이야. 이거 상품권 ○○○이 하고 △△△이 하는 거 알지. 상품권 뒤에서”라고 적혀 있다. 여기서 거론된 두 사람은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여권 실세다. 또 “그 배경이 누구냐고? 정치자금 아니야? 거기하고 다 연관이 돼 있더라고. 이 사회가 그래서…”. 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 녹취록은 게임업자간에 분쟁이 발생하자 지난 4월 한 사람이 상대방과의 대화내용을 녹취한 것으로 검찰에도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측은 “게임물 등급 결정이 정상적인 심의 방식으로 결정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사행성 오락게임의 등급심사 보류를 3차례 요청했다가 거부당한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의 주장에 대해 당시 장관이던 열린우리당 정동채 의원은 기자들에게 “맞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보류 요청 대상을 ‘바다이야기’로 해석한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유 전 차관이 바다 이야기로 잘라서 말한 것 아니다. 사행성산업 심의를 재고해 달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의원은 그러나 자신의 발언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자 “등급 분류제도 개선책 마련을 요청했다는 요지로 유 전 차관의 얘기가 맞다고 한 것이지 그 발언에 바다이야기를 포함한 것은 아니다.”고 한발 뺐다. 한편 한나라당 김희정 의원은 “문화관광부가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실무준비단장인 총괄기획단장에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장현철씨를 기용했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이에 장씨는 “실무단 내 총괄기획 담당으로 게임물 심의와는 관계가 없다. 계약직이어서 게임물등급위가 출범해도 안 갈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차라리 韓·美 경제통합을?

    1970년대 네덜란드 미헬스 감독이 창시한 토털사커.‘전원공격, 전원수비’로 요약되는 이 작전은 선수들에게 한 몸처럼 움직일 것을 주문한다. 넓은 그라운드를 10명의 선수가 한 몸처럼 휘저으려면 강한 체력, 빠른 스피드, 멀티 플레이 능력이 필수다. 히딩크는 이 기준으로 대표팀을 구성,2002년 월드컵 4강신화를 이룩했다. 이 교훈은 비단 축구뿐일까. “미드필드를 생략한 ‘뻥축구’로 세계 최강팀과 경기하다보면 자연히 축구를 잘 하리라는 게 (한·미FTA에 대한) 지금 외교부의 주장이다.”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녹색평론사 펴냄)에서 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이 정부를 비판하는 지점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는 한마디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같은 우량기업을 전방 공격수로 넣어두고 한번의 패스로 골을 넣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면 덩달아 수비수들의 개인기도 발전한다는 얘기다. 물론 ‘의외의 일격’에 당황한 상대팀이 무너질 수도 있다. 그러나 확률적으로 보자면, 전방 공격수에게 공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애꿎은 수비진들만 이리저리 휘둘리다 팀 전체가 무너질 가능성이 더 높다. 우 실장은 도요타 자동차를 예로 든다. 회장부터 “우리가 독자적으로 한 건 사이드미러 자동조절기 밖에 없다.”고 하는 도요타인데 왜 세계최고인가. 바로 ‘네트워크효과’다. 부품생산중소기업부터 도요타까지 탄탄한 네트워크가 강력한 미드필더 역할을 해서다. 그런 면에서 한·미FTA는 완전히 거꾸로다. 더구나 ‘이기면 기분좋고, 지면 마음상하는 데 그치는’ 축구처럼 한나라의 경제를 다룰 수는 없다. 우 실장이 내놓는 역설적인 제안도 흥미롭다. 그럴 바에야 ‘완전한 경제통합’을 하자는 것.‘완전한’이란 노동시장도 통합하자는 뜻이다. 될대로 되라고 하는 말이 아니다. 유럽연합(EU)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비교해보면, 노동시장까지 통합한 EU는 한 나라의 경제가 불안해지면 곧 다른 나라의 경제까지 불안해지는 구조다. 그래서 공생할 수밖에 없는 게 EU다. 그러나 노동시장만 분리해둔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에는 불법체류자를 막기 위한 철책과 군인이 있을 뿐이다.EU에는 서로 가입하겠다고 아우성이지만,NAFTA를 두고는 온갖 논란이 불거지는 이유다. 물론 이 주장에도 맹점은 있다. 저 멀리 태평양 건너 사는,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미국이 받아줄지 미지수다.1만원.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시간 거스르는 작업… 풀 만드는 데만 15년”

    “시간 거스르는 작업… 풀 만드는 데만 15년”

    한번 훼손되면 시간을 돌이키지 않는 한 어쩔 도리가 없는 것들이 있다. 오랜 세월 내려온 문화재가 대표적이다. 무형문화재 배첩장 기능보유자 김표영(80)씨는 그런 면에서 어쩌면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는 사람이다. ●폭풍 속 보물 구조작업 “여기 곡성 도림사인디요, 큰 일이 나 부렀소. 어르신이 후딱 쫌 내려오셔야 쓰겄는디요.” 지난달 10일 태풍 ‘에위니아’가 남부지역을 마구 할퀴던 날 밤, 김씨는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폭풍으로 산사태가 나면서 전남 곡성군 월봉리 도림사에 소장돼 있던 보물 1341호 괘불탱(대형 탱화)이 훼손됐다는 것이었다. 이 괘불탱은 1683년에 만들어진 조선 중기 대표적인 불화로 2002년 보물로 지정됐다. 급하게 도구를 챙긴 김씨는 11t 트럭에 몸을 싣고 밤새 곡성으로 내달렸다. 상황은 최악이었다. 괘불을 두루마리 상태로 보관하고 있던 7m 길이 나무함은 두 동강이 났고, 그 위에 쌓인 2m 높이의 흙더미에 깔려 삼베로 된 괘불은 흙탕물에 벌겋게 젖어 있었다. 수백년 된 그림은 물이 몇방울만 스며도 때가 얼룩으로 번져 금세 망가지고 만다.“거기에서 조금만 더 지체하면 염료가 번지고 곰팡이까지 슬어 돌이킬 수 없게 될 판이었어.” 그는 그림을 급히 비닐로 싼 뒤 경기도 일산 자신의 지류문화재보존연구원으로 옮겼다. 며칠간의 밤샘 응급처치를 거쳐 괘불은 생사(生死)의 고비를 간신히 넘길 수 있었다. 1978년 이후 그의 손을 거쳐 복원된 국보와 보물, 지방문화재 등은 얼추 160여건이 넘는다. 한 질에 몇 십권씩 하는 고서적을 합치면 그 수는 이루 셀 수 없을만큼 늘어난다. 특히 괘불탱은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다. 배첩(褙貼)이란 글씨나 그림에 종이·비단 등을 붙여 족자·액자·병풍 등을 만들어 아름다움과 보존성을 높여주는 전통적인 서화 처리기법이다. 흔히 ‘표구(表具)’로 알고 있지만 이는 일본에서 온 개념이다. 도림사 괘불은 아직 본격적인 보수와 보존처리를 남겨놓고 있다. 정부는 다음달 최종 보수·보존처리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복원에 1년은 기본 김씨는 복원에 최소 1년이 걸릴 것으로 봤다. 시간을 거스르는 일인 문화재 복원작업은 절대로 서둘러서는 안된다. 수백년 된 종이나 삼베는 잘못 건드리면 바로 바스러져 버린다. 말라있는 염료가 약한 바람에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작업 중에는 숨도 크게 쉴 수 없다. “시간을 거스르는 작업이야. 핀셋 한번, 붓 한 번 잘못 놀리면 그 문화재는 영영 사라지는 거야. 그래서 국보급은 밀가루풀 하나 만드는 데도 15년이 걸려.1㎠짜리 새끼손톱만한 종이를 떼어내는 데 만 하루반(36시간)이 걸린 적도 있지. 일본에서는 국보 배첩 하나를 하는 데 7∼10년을 잡기도 한다더라고.” 복원작업은 오물제거→해체→박락지 접착→구배접지 제거→초배 작업→화심 정리→액자 등 틀 구성→비단 붙이기→훈증 순으로 이뤄진다.100년 된 삼베가 떨어져 나간 곳은 똑같은 천을 구해야 한다. 천의 두께는 물론 부드러움이 틀려도 덧댄 부분이 도드라지거나 휘거나 색이 변한다. 염료도 옛날 그대로여야 한다. 건조시키는 데에는 몇달이 걸린다. “1980년이었을거야. 보물 613호 신숙주 영정이 종가에서 사라졌는데 며칠 만에 엉망으로 접힌 채 발견됐어. 팔려다 힘드니까 접어서 버린 거지.500년 지난 삼베천을 이리저리 접었으니 남아 났겠나. 그게 우리의 현실이야.” 글 사진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어린이책꽃이]

    ●도서관에 개구리를 데려갔어요(에릭 킴멜 글, 블랜치 심스 그림,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펴냄) 개구리, 암탉, 펠리컨, 비단구렁이 등 도서관에 데려간 각양각색의 동물들이 벌이는 유쾌한 해프닝.“∼를 도서관에 데려갔어요.”란 문장이 반복되는 사이사이로 도서관에서 지켜야할 예절들이 의미심장하게 드러난다.5세 이상.8800원.●빌헬름 텔(프리드리히 실러 원작, 클라우스 엔지카트 그림, 강혜경 옮김, 마루벌 펴냄) 독일 국민시인이자 천재 극작가 실러의 고전주의 희곡. 스위스에 전해내려 오는 명사수 빌헬름 텔 이야기를 빌려 자유와 정의, 조국의 소중함을 깨우칠 수 있을 듯.7세 이상.1만 3000원.●돌이 아직 새였을 때(마르야레나 렘브케 지음, 김영진 옮김, 시공사 펴냄) 돌이 한때 새였을 거라고 믿는 아이 페카. 기형아로 태어났지만 페카의 머리 속에는 주변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엉뚱한 발상들로 가득한데…. 가족의 사랑, 삶에 대한 책임감 등 굵직굵직한 메시지가 매달린 소설. 청소년.7500원.
  • 儒林(667)-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13)

    儒林(667)-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13)

    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13) ‘성학십도’를 받쳐 올리면서 퇴계의 차문은 이렇게 시작된다. “판중추부사(判中樞府事) 신 이황은 삼가 재배하고 아룁니다. 신이 가만히 살펴보니 도(道)는 형상이 없고 하늘은 말이 없습니다. 하도낙서(河圖洛書)가 나오매 성인이 그것을 근거로 괘효(卦爻)를 지은 뒤 그 도가 비로소 천하에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그 도는 넓고 넓으니 어디서부터 착수하여야 하며 옛 교훈(古訓)은 천만가지가 되니 어디서부터 따라 들어가야 하겠습니까. 성학(聖學)에는 큰 실마리가 있고 심법(心法)에는 지극한 요령이 있습니다. 이것을 드러내어 도(圖)를 만들고 이것을 지적하여 설(說)을 만들어 사람에게 ‘도에 들어가는 문(入道之文)’과 ‘덕을 쌓는 기틀(積德之基)’을 보여주는 것은 역시 후현(後賢)들이 부득이 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더욱이 임금된 분의 한 마음(一心)은 온갖 정무(萬幾)가 나오게 되는 자리이며, 온갖 책임(百責)이 모이는 자리이며, 또한 뭇 욕심이 갈마들며 침범하고, 뭇 간사함이 갈마들며 침해하는 것입니다. 그 마음이 만일 조금이라도 태만하고 소홀히 하여지면서 방종하여 간다면 마치 산이 무너지고 바다가 들끓는 것 같아서 그 누구도 그것을 막아낼 수 없는 것입니다.…(후략)…” 퇴계가 ‘성학십도’를 지어 올리면서 17살의 어린 선조에게 ‘내성외왕(內聖外王)’의 조건을 갖추는 ‘제왕학(帝王學)’의 길을 가르치려는 충정에서 그러한 서문을 지어 올렸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는 명문인 것이다. 차문에 나오는 ‘하도낙서(河圖洛書)’란 복희씨 때 황하에서 길이 8척이 넘는 용마(龍馬)가 등에 지고 나왔다는 그림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는 주역 팔괘의 근원이 되었으며, 또한 낙서는 낙수(洛水)에서 나온 신구(神龜)의 등에 있었다는 글로 이는 모두 주역의 근거가 되었음을 가리키는 말이었던 것이다. 그뿐인가. 퇴계의 ‘성학십도’는 비단 선조만을 위한 제왕학이 아니라 인간이면 누구나 성리학을 통해 ‘천도와 심성에 근거하여 대륜(大倫)을 밝히고 덕업(德業)에 힘쓰며 또한 일상생활에 힘쓰고 경외(敬畏)의 태도를 높인다.’면 반드시 성인이 될 수 있음을 설법하는 퇴계 최후의 역작이기도 하였던 것이다. 그중 제1도인 ‘태극도설(太極圖說)’에 대해 퇴계 스스로 지은 해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무극이면서 태극이다.(無極而太極) 태극이 동(動)하여 양(陽)을 낳는데, 동(動)의 상태가 지극하면 정(靜)하여지고, 정하여지면 음(陰)을 낳는다. 정의 상태가 지극하면 다시 동하게 된다. 한번 동하고 한번 정하는 것이 서로 뿌리가 되어 음으로 나누어지고 양으로 나뉘어 양의(兩儀:음양의 별칭)가 맞선다. 양이 변하고 음이 합하여 수(水), 화(火), 목(木), 금(金), 토(土) 등의 오행을 낳는데, 이 다섯 가지 기(五氣)가 점차로 퍼져 네 계절이 돌아가게 된다. 오행(五行)은 하나의 음양이고 음양은 하나의 태극이며 태극은 본래 무극(無極)인 것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