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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가을날, 카리스마를 보았네/최창일 시인ㆍ현대시인협회 이사

    [열린세상] 가을날, 카리스마를 보았네/최창일 시인ㆍ현대시인협회 이사

    카리스마에 죽고 사는 사람이 있다. 역사적 영웅호걸들은 자신만의 카리스마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 역사를 멀리 올라가지 않아도 5공화국, 군사독재 시절 우리의 정치인들은 자신의 정치적 카리스마를 만들기에 혁명적이었다. 언론을 통폐합하기까지 카리스마를 만드는 데 사력을 다하였다. 물론 역사의 뒤안길은 오점이라 말하고 있다. 자신의 카리스마에 조금이라도 지장이 된다면 가차 없이 손질되었다. 제아무리 숙명적 동지라도 예외가 없었다. 대표적 희생자가 박정희 정권 시절 김형욱이다. 정권을 같이 만들었고 생사고락을 같이했던 중앙정보부장이었지만 정권의 카리스마에 누수 현상이 된다고 판단, 프랑스의 이름 모를 모퉁이에서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우린 지금 군사독재의 카리스마라는 절대 권위에 중독이 되어 있는지 모른다. 문단이 그렇다. 지금까지 누려온 기득권의 질서에 새로운 바람이 불라치면 여지없이 군사정권 시절의 카리스마라는 인위적 권위가 등장한다. 모든 것들이 자신의 눈앞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자신의 입김이 들어가야 직성이 풀린다. 이런 악성의 카리스마는 보이지 않는 음습한 곳에서 자란다. 가장 온유하고 따뜻한 언어 집합체이며 사람들 심성의 고향이요, 마음의 정원이 되는 게 문인들이다. 그러나 자신의 계보가 아니고 자신과 뜻이 다르면 법정으로 끌고 가는 완력이 등장한다. 가장 권위가 있고 대표성을 가진 한국펜클럽본부가, 한국문인협회가 불순한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선거 때가 되면 라이벌끼리 법정 투쟁을 부른다. 문인이 가져야 할 순수성을 저버리는 것이다. 이 몹쓸 병들은 모두가 과거 군사독재의 잔재가 가져온 결과다. 문단에서 제도권 안에 들라치면 기득권층에 신년 세배를 다녀야 한다. 이것들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게 아니라 인위적 카리스마 형성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마치 연희동, 동교동, 상도동에 신년이 되면 ‘몇 명의 하례객이 갔다네.’ 식의 언론 보도와 상통하는 것이다. 이런 관계는 비단 문단만이 아니다. 우린 지금 군사독재 마지막 세대들의 카리스마를 지켜보며 비웃고 있다. 그들은 시대가 변하고 비웃음의 진원지를 모른 채 두꺼운 갑옷을 입고 있다. 필자는 이와 반대되는 진정한 카리스마를 어느 가을날 보았다. 거기엔 미세한 바람도 없었다. 침을 삼키기도 두려운 정적만이 흐르고 있었다.11월1일은 시의 날이다.1982년 권일송 시인이 중심이 돼 제정한 날이다. 한국의 양대 시협인 한국시협과 한국현대시협이 주관이 되어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개최되는 날이다.500여명의 시인이 모이는 축제다. 아름다운 언어의 마술사들이 모이는 날이다.10여명의 시인들이 대표로 나와 시낭회를 곁들이는 순서도 있었다. 이날의 시 낭송회에는 김남조 시인도 중간쯤 들어 있었다. 김 시인은 건강이 좋지 않아 누군가의 부축을 받지 않으면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마침 취재 중인 언론사 기자의 부축으로 연단에 섰다. 건강의 부자연은 사람들의 연민과 동정을 사는 게 통념이다. 나아가 저런 건강을 가지고 꼭 대중 앞에 나와야 되는지 초라한 모습의 혀참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김남조 시인의 등장은 예외였다.500여 시인들은 보이지 않는 무형의 카리스마에 경직됐다. 호흡도 다듬지 못했다. 그의 낭송에 시인들의 눈과 귀는 따듯하고 우아한 카리스마에 흠벅 젖어 들고 말았다. 진정한 카리스마는 총도 아니었다. 권력도 아니었다. 그가 살아온 세월의 무게만큼이었다. 상대의 아름다움이 간직되었고 존경이 숨 쉬고 있었다. 그의 카리스마엔 호수가 깊을수록 높은 하늘을 껴안는다는 진리가 보였다. 코스모스 피는 가을, 우린 지금 가슴 깊이 와 닿는 진정한 카리스마의 또 다른 거인을 기다리고 있다. 최창일 시인 현대시인협회 이사
  • [주간HOT] 미국엔 오바마, 빙판엔 김연아

    ● ‘블랙 오바마’ 화이트하우스를 삼키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미국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의 대통령 당선 연설문 중 일부분입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오바마 후보는 제44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를 누르고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이로써 그는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 됐습니다. 백인이 기득권을 잡고 있던 미국 사회에 ‘새로운 충격’을 안기며 역사상 한 획을 그은 것입니다. 오바마는 후보 경선 때부터 줄곧 ‘우리는 할 수 있다’란 말을 내세웠습니다. 비단 미국 시민들에게만 와닿는 얘기는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경제가 어려워 지갑이 얇아져도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 ‘교과서 수정권고’ 전면거부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집필진이 ‘교과서 수정권고안’에 반발하며 “못 고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달 30일 한국근현대사 교과서(6종) 55곳(중복 내용 5곳 포함)에 대한 수정을 출판사와 집필진에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4일 집필자들은 “정권이 바뀌었다고 ‘좌편향’ 논란에 가세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교과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교과부는 이 문제에 대해 집필진과 토론 및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겠다는 입장입니다. 역사는 과연 어떻게 기록될까요? 또 오늘날 ‘교과서 수정을 둘러싼 잡음’이 미래에는 어떤 식으로 전해지게 될지도 궁금해집니다. ● 군 부대도 시찰하고 공연도 관람하는 김정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정한 모습’이 연이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는 5일 김 위원장이 군부대를 시찰했다며 관련 사진 29장을 공개했습니다. 이 사진에서 그는 건강이상설이 무색하게 박수를 치거나 자연스럽게 걸어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6일에는 김 위원장이 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측은 이 같은 보도를 통해 김 위원장의 건재를 증명하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도 ‘사진 조작설’등 의혹이 제기되며 수많은 말이 오가고 있습니다. 더 타임스 인터넷판은 “군인들의 다리 뒤에는 검은 선이 있지만 김 위원장 뒤편으로는 검은 선이 없다.”며 조작 가능성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는 말은 맞습니다. 하지만 조작된 기록이라면 어떨까요? ● 역시 우리 연아 김연아가 또 한 건 했습니다. 김연아는 지난 6일 베이징에서 벌어진 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3차 대회 ‘컵 오브 차이나’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63.64점으로 1위에 올랐습니다. 경제도 안 좋고 날씨도 추워지는 마당에 기댈 것은 ‘연아’ 뿐이군요. 8일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좋은 연기를 펼쳐 12월 고양시에서 열리는 파이널대회까지 진출하기를 바랍니다. ‘연아 파이팅!’ 글 /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설] 인류史에 새 장 연 美 흑인대통령 탄생

    미국인들이 결국 흑인을 그들의 대통령으로 뽑았다. 인종 장벽으로 대표되는 편견과 차별의식을 일거에 무너뜨린,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사건’을 만들어낸 것이다. 미국이 건국한 지 232년만에,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이 흑인노예 해방을 선언한 지 146년만의 일이다. 또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나에겐 꿈이 있다.”며 흑인의 민권을 만천하에 선포한 지 45년만의 일이기도 하다. 미국의 인구 구성상 흑인 비율이 13%에 불과한 현실에서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다는 사실은, 비단 미국사회가 진일보했다고 상찬하는 데서 그칠 일이 아니다. 우리는 미국이 흑인 대통령을 선택함으로써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평등을 구현하고 화해·융합의 정신을 지구촌에 더욱 널리 퍼뜨리는 큰 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한다. 따라서 미국민의 선택에 경의를 표한다. 아울러 새 역사의 장을 연 버락 오바마 당선인에게 축하를 보낸다.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선거에 뛰어든 지난 1년 전세계는 그에 주목했고 그에게 기대를 걸었다. 지난 7∼8월 영국 BBC 방송이 세계 22개국 국민 2만 2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17개국 국민이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보다 오바마 후보의 당선을 바랐다. 같은 시기에 나온 프랑스 내 여론조사에서도 프랑스 국민 80%가 그를 지지했다. 이 같은 결과는 일정부분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되기도 했겠지만, 그에 앞서 ‘새로운 시대’‘새로운 가치’에 대한 희구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라고 우리는 해석한다. 그래서 미국 대통령선거가 국경을 넘어 전세계적인 핫이슈로 떠오른 것이라 하겠다. 이제 세계는 미국 말고도 유럽연합(EU)과 중국 등이 한 축을 형성하는 다극화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그렇더라도 미국이 여전히 지구상의 최강대국이란 것 또한 변함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미국 대통령이 세계의 지도자로서 해야 할 일은 적지 않다. 이에 우리는 오바마 당선인에게 희망을 섞어 몇가지 주문을 하고자 한다. 첫째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시발돼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경제 위기를 주도적으로, 신속하게 해결하기를 기대한다. 오바마 당선인은 선거과정에서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한 것을 비롯해 다양한 경제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 공약들이 제대로 실천돼 미국 경기가 되살아나고 더불어 세계경제가 활력을 되찾기를 원하는 것은 만국 공동의 바람이리라 본다. 다만 미국이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는 데만 급급하지 않고 지구촌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현명한 선택을 해야 다른 나라들의 신뢰와 협조를 얻어 이 경제 위기를 조속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평화와 안정을 이루는 데도 오바마 당선인의 책임은 막대하다.‘9·11 테러’이후 부시 정부가 추진해 온 강경 대결구도는 이제 바뀌어야 할 때가 됐다. 이라크에 주둔 중인 미군의 조기 철수, 아프가니스탄 해법 등에서 우리는 오바마가 이끄는 새 정부가 부시 행정부와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리라 믿는다. 이와 함께 미국이 경제·군사적 위상에 걸맞은 수준으로 도덕성을 회복하는 일도 시급한 과제라 아니할 수 없다. 오바마 후보는 당선이 확정되자 첫 소감으로 “변화가 미국에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변화는 미국에만 필요한 게 아니다. 그가 추구하는 ‘변화’가 미국이외의 세계 각국에도 바람직한 형태로 불어오도록 오바마 당선인은 인류 상생의 구도를 마련해야 한다. 그 자신이 미국 사회의 마이너리티로서 대통령의 자리에 오른 것처럼 지구상에는 소외되고 편견에 시달리는 개인·민족·국가가 적잖게 남아 있다. 그들에게 던져준 희망이 꽃피울 수 있도록 적극 돕는 일도 오바마 당선인의 몫이다.
  • “소량 카페인도 저체중아 출산율 높여”

    “소량 카페인도 저체중아 출산율 높여”

    적은 양의 카페인이라도 임신을 한 여성이 섭취할 경우 저(低)체중아를 낳을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레스터 대학교와 리즈 대학교의 공동 연구팀은 “아기를 가진 여성이 카페인을 섭취할 경우 태아 발육을 저해해 저체저중아를 낳을 확률이 높아진다.”고 지난 4일(한국시간) 영국 메니컬 저널에서 밝혔다. 공동 연구진은 ‘카페인 섭취와 태아의 신진대사와의 관계’에 대해 밝히고자 이 같은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진은 지난 2003년 9월부터 2006년 7월까지 영국의 한 국립병원에 다니는 8주에서 12주 사이의 임산부 중 태아의 저체중 위험이 있는 여성들에게 카페인측정기구로 임신 전과 임신 후 4주 동안의 카페인 섭취량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비단 커피 뿐 아니라 소량의 카페인이 함유된 콜라, 홍차, 코코아 등 음료를 섭취한 임산부들의 태아의 체중의 눈에 띄게 낮았다. 레스터 대학교 저스틴 콘제 박사는 “임산부가 섭취한 소량의 카페인이 태아의 신진대사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카페인을 섭취한 산모의 아기들은 평균적으로 체중이 낮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하루 평균 카페인 100mg 정도를 섭취하는 임산부는 저체중아를 출산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20% 높으며 하루 100-199mg 섭취할 경우에는 50%까지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교수는 또 “어느 정도의 카페인이 태아에 무해한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 양으로도 태아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임산부는 카페인 섭취를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박용하ㆍ김민정, 금융계 영화 ‘작전’서 호흡

    박용하ㆍ김민정, 금융계 영화 ‘작전’서 호흡

    배우 박용하와 김민정이 국내 최초 금융계를 다룬 영화 ‘작전’을 통해 호흡을 맞춘다. SBS 드라마 ‘온에어’에서 까칠한 PD역으로 열연을 펼친 박용하는 영화에서 찌질한 인생을 한방에 갈아타기 위해 독기를 품고 수년간 독학으로 실력을 갖춘 배짱 있는 개인 투자자 강현수 역을 맡았다. 박용하는 강현수라는 캐릭터를 통해 대박을 꿈꾸는 평범한 소시민의 모습을 대변할 예정이다. 영화 ‘음란서생’, 드라마 ‘뉴하트’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한 김민정은 탈세를 원하는 졸부들과 비자금이 넘치는 정치인들 등 상류층의 자산 관리자인 작전의 자금줄 유서연 역을 맡았다. 김민정은 유서연을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는 냉철하고 능력 있는 새로운 여성 캐릭터를 보여줄 예정이다. 그밖에도 영화 ‘세븐 데이즈’에서 내공이 깊은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배우 박희순은 법보다는 주먹, 주먹보다는 돈이 앞서는 대한민국의 엄청난 경제적 진실을 깨달은 조폭 출신의 작전지휘관 황종구를 연기한다. 인기 뮤지컬 ‘쓰릴 미’, 드라마 ‘일지매’를 통해 이름을 알린 김무열은 증권 브로커이자 작전의 설계자 조민형 역을 맡았다. 한편 영화 ‘작전’은 현재까지 약 60% 촬영이 진행됐으며 2008년 상반기 최고 흥행작인 ‘추격작’를 제작한 영화사 비단길의 신작이다. 사진=영화사 비단길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인순이 “대중 가수에게도 문 열면 안되나요”

    “영화에 스크린 쿼터 제도가 있듯이, 공연장에도 1년에 일정 기간씩 대중가수에게 문을 열어주는 것은 어떨까요.” 가수 인순이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대관 심사에서 두번 연속 탈락한 것과 관련,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대중 가수를 외면하는 전문 공연장의 현실’이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제안했다. 인순이는 “예술의 전당 공연 꿈이 그렇게 못 이룰 꿈인가요?”라고 반문하며 “대관 심사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무리한 꿈이 아니라면 30년간 나를 사랑해준 팬들을 위해 그 무대에 당당히 서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인순이는 올해 3월 데뷔 30주년 기념 공연 ‘레전드’ 제작 발표회에서 “예술의 전당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모두 충족했음에도 공연을 거절당했다.”고 밝혀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이어 내년 10월 예정으로 다시 대관을 신청했다가 지난달 탈락 통보를 받았다. 인순이는 “공연장의 격에 맞도록 오케스트라와 뮤지컬 형식의 무대를 준비했다는 자료를 넣었는데도, 지난달 정확한 사유도 없이 ‘경합에 의한 탈락’이라고 적힌 팩스를 받았다.”며 “대관 심사의 원칙과 기준을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굳이 예술의 전당에 서려는 것은 조용필과 같은 수준이 되고 싶어서냐.”는 질문에는 “조용필 선배는 내 역할 모델이며, 솔직히 내 약력에 예술의 전당 공연을 추가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대한가수협회 송대관 회장, 한국연예제작자협회 안정대 회장 등이 참석해 인순이의 문제제기에 힘을 실었다. 송 회장은 “나 역시 두달 전에 내년 5월 예정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관 신청을 했다가 탈락했다.”며 “후배들은 이런 아픔과 허탈감을 느끼는 일이 없도록 꼭 문을 열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동료 대중음악인들도 “비단 예술의 전당과 인순이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고답적인 권위 의식을 버리고 대중 가수의 권익을 보호하자는 우리의 취지를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문화마당] 사립뮤지엄은 문화의 보고/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국민대 겸임교수

    [문화마당] 사립뮤지엄은 문화의 보고/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국민대 겸임교수

    얼마 전 사립미술관을 설립하려고 준비 중인 한 컬렉터가 내게 이렇게 질문한 적이 있다. 연간 수억 혹은 십수억원이 적자인 사립미술관을 사람들이 굳이 설립하고 운영하는 까닭은 대체 무엇인가. 물론 그는 사립미술관이 돈 먹는 하마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안타까운 나머지 내게 하소연하는 말이었다. 비단 그이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은 사립미술관 관계자에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인데도 사립미술관을 굳이 설립, 운영하는 동기가 무엇인지 묻곤 한다. 각 사립미술관마다 편차가 있겠으나 나는 미술관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가장 중요한 동기는 미술품의 수집과 보존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긴 사립미술관 설립자들이 공익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을 갖지 않았다면 미술품을 수집하고, 전시하고, 도록을 발간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미술품을 보존하는 등의 힘든 일을 자청할 수 있었을까. 사립뮤지엄들의 미술품 수집과 보존이 국가적인 기여를 한다는 점은 이번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이 배포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전체 국보 309점 중 무려 86점이 사립미술관, 박물관,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보급 문화재 27%가 국가기관이 아닌 민간이 소장하고 있다는 뜻인데 소중한 문화유산을 소유한 개인 역시 사립미술관, 박물관과 관련된 사람들이었다. 예를 들면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은 조선 실경산수화의 대가 정선의 인왕재색도, 신라의 금동미륵반가사유상 등 국보급 미술품 25점, 간송미술관 설립자 전형필의 장남 전성우 화백은 신윤복의 혜원풍속도, 훈민정음, 청자상감운학문매병 등 12점, 성보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호림박물관은 분청사기박지연어문병 등 국보 8점을 소장하고 있다. 흔히 문화계에서 삼성의 리움, 호암미술관, 간송미술관, 호림박물관을 가리켜 국내 사립미술관, 박물관을 대표하는 3대 뮤지엄, 혹은 사립뮤지엄의 자존심으로 부르는데 그만큼 빼어난 미술품을 많이 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립뮤지엄들이 국보급 문화재를 수집하고 보존하고 있기에 대중은 문화유산을 감상하고, 미술전문가들은 미술품을 연구할 수 있다. 이는 곧 애국하는 일에 비유할 수 있겠다. 만일 간송미술관의 설립자 전형필이 국보급 문화재를 수집하고 보존하지 않았다고 가정해 보자. 과연 소중한 문화유산이 해외로 유출되는 불행한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까. 최근 혜원 신윤복의 일생을 담은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수많은 관객들이 간송미술관에 몰려드는 것도 바로 미술관이 원작을 소장하고 있어서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미술관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소중한 문화유산을 사립뮤지엄들이 수집하고 소장한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로 사립미술관, 박물관은 문화유산의 사회환원을 몸소 실천하는 민간문화대사라는 명백한 증거가 되었으니 말이다. 따라서 국내 민간자본으로 세계적인 규모의 사립뮤지엄들이 설립되고 운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사회분위기가 절실하다. 특히 정부에서 사립뮤지엄들이 국제적인 미술관, 박물관에 버금가는 위상을 갖출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배려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국민들은 굳이 해외로 나가지 않더라도 문화선진국 뮤지엄에서나 볼 수 있는 유명미술품을 감상하는 안복을 누리고, 미래의 국보급 미술품들은 밀실로 숨거나 국외로 유출되는 불행을 겪지 않아도 되니 그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자, 사립미술관, 박물관들이 소장품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기도록, 사명감을 갖도록 우리 박수를 쳐주자. 문화를 함께 나누는 삶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몸소 느끼도록 해주자.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국민대 겸임교수
  • 淸 황실 보물 71점 첫 한국 나들이

    淸 황실 보물 71점 첫 한국 나들이

    중국 청나라 황실의 보물들이 국내 처음으로 선보인다. 중국 동북부 랴오닝성의 청나라 초기 황도(皇都)였던 선양(瀋陽)의 고궁박물원이 소장한 청 황실의 각종 보물 71점이 한국 나들이에 나선 것이다. 경기도박물관(관장 김재열)은 25일부터 내년 2월1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선양 고궁박물원 소장 청 황실 보물’ 특별전을 연다. 내년 5월에는 선양의 한국주간을 맞아 이곳 고궁박물원에서 경기도박물관 소장 유물 특별전도 열릴 예정이다. 경기도박물관 학예연구사 심영신씨는 “청 도자기나 서화가 국내에 소개되기는 했으나 청나라 황실에서 사용한 일상용품이 대규모로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 품목은 청을 건국한 태조 누르하치와 태종 홍타이지(皇太極) 시대에 제작된 초기 유물, 청나라 경제와 문화가 세계 최고 수준의 전성기를 구가한 강희제·옹정제·건륭제의 이른바 ‘강건성세(康乾盛世)’시대에 제작된 보물들이 대부분이다. 전시품들은 청 황실 도자기 6점을 비롯한 명·청대 서화, 청 황실 일상용품, 무기류와 장비, 황실 복식, 황실 식기 등 각각 6개 주제별로 나뉜다. 도자기는 모두 청대 장시성(江西省) 경덕진에서 구워낸 진품들이다. 경덕진은 청 황실에서 사용할 자기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던 관요(官窯)로, 이곳에서 생산된 자기들은 화려하고 정교한 것이 특징.‘옹정 연꽃 무늬 백자 옥호춘병’ 과 ‘건륭 팔괘무늬 청자병’ 등이 대표적인 유물들이다. 서화로는 심주(沈周)의 ‘추범도(秋泛圖)’ 등 명대 중기 오파(吳派)와 중국 국가지정 1급 유물인 왕휘의 ‘추림서옥도(秋林書屋圖)’ 등 청대 초기 정통파, 국가지정 1급유물인 화암의 ‘만학송풍도(萬壑松風圖)’ 등 청대 중기 강남 지역에서 활동했던 개성파의 작품을 망라했다. 국가지정 1급 유물인 ‘청 태종 홍타이지의 시호 도장’‘한어·만주어·몽골어 글자가 새겨진 용무늬 인신패(印信牌)’ ‘용무늬 의자’ 등 섬세함과 화려함을 자랑하는 청 황실의 각종 용품 등이 선보인다. 북방 유목 민족인 만주족의 특성을 보여주는 무기류는 ‘건륭제의 칼’ 등이 전시되며, 황실 복식은 황제의 용무늬 평상복인 ‘황색단용문상복포(黃色團龍紋常服袍)’ 등과 복식에 달았던 여러 장신구도 함께 출품된다. 황실 식기류로는 ‘건륭 연꽃무늬 법랑 화로’ ‘건륭 국화꽃 모양 합(盒)’ 등이 나온다. 이 전시회에서는 베이징 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청 황실 최고급 장황 10여점이 선보인다. 서른살 때 평상복 차림을 한 강희제 초상을 3가지 비단으로 두른 족자인 ‘강희편복사자상’(康熙便服寫字像)과 청년 시절 강희제가 군복 차림의 위엄 있는 모습을 담은 ‘강희융장상’(康熙戎裝像), 건륭제의 서화 두루마리와 이를 보관하기 위한 3단 서랍상자인 ‘어필서화권축책·합’(御筆書畵卷軸冊·盒)’ 등이 눈길을 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길섶에서] 수의(壽衣)/오풍연논설위원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영원히 살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을 묻어주고 나서 남의 손에 묻힌다. 그는 또 다른 사람에 의해 같은 방식으로 영면한다. 인간사가 얼마나 덧없고 보람없는가. 슬퍼할 필요는 없다. 모두가 똑같은 삶을 살기에. 좋은 옷을 입고 영원한 잠자리에 든다. 이름하여 수의(壽衣)다. 세제지구(歲製之具)라고도 한다. 남자는 21가지, 여자는 20가지를 갖춰 입는다. 이 옷은 주로 윤달에 마련들 한다. 양반집에서는 비단, 일반집에서는 명주로 만들었단다. 요즘은 삼베를 소재로 한다. 그 중에서도 경북 안동포가 제일 유명하다. 때문인지 가격도 부담스럽다. 죽어서까지 빈부차를 느껴야 하는 삶이 서글프다. 수의는 생전에 준비한다. 본인들이 직접 주문하는 경우도 많다. 미리 만들어 놓으면 장수한다는 속설도 있다. 얼마 전 형제들과 안동엘 다녀왔다. 아는 분의 소개로 어머님 수의를 정성스레 맞췄다. 물론 투병중인 어머니는 모르신다. 당신이 원치 않아서다. 속설이 맞았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겠다. 오풍연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오래 오래 입자” 의류별 보관법

    니트는 보풀이 생기지 않게 보관하는 것이 관건. 집에서 손세탁시 마지막 헹굴 때 레몬즙을 조금 넣으면 보풀이 이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니트를 말릴 때 깨끗한 타월을 이용해 두들겨 물기를 뺀 후 그늘에 말린다. 니트 보관시 늘어지지 않도록 옷걸이보다 종이를 끼워 개어 놓거나 반으로 접어 옷걸이에 걸쳐서 보관한다. 가죽 제품은 적당히 영양 공급을 해주어야 신축성이나 내구성을 유지할 수 있다. 가죽 전용 클리너나 올리브 기름을 이용해 닦아주면 오염이 제거되고 윤기가 살아난다. 가죽 옷끼리 보관할 때 한꺼번에 여러 벌 걸어두면 벌레가 생길 수 있으므로 충분한 공간을 주는 것이 좋다. 오리털 점퍼는 드라이보다 손빨래를 권한다. 드라이클리닝을 하면 오리털의 유지방이 빠져 털이 부스러질 우려가 있다. 물빨래 후에는 건조 과정이 중요하다. 말리는 동안 충분히 두들겨 줘야 공기층이 복원돼 보온성이 유지된다. 모피는 전문 세탁 업체에 맡기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하지만 평소의 손질도 그만큼 중요하다. 오염돼 부분 세탁을 할 경우 꼭 짠 물수건으로 털을 잡듯이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닦은 다음 마른 수건으로 손질한다. 무스탕과 스웨이드 제품은 드라이클리닝을 자주 하면 지방이 빠져 원형 보존이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 깨끗하게 입고 수시로 환기를 시켜 주는 것이 가장 좋다. 얼룩이 졌을 때는 고무 지우개나 우유를 묻힌 거즈로 닦아낸다. 때가 심한 목 둘레나 소맷부리는 거즈에 알코올을 묻혀 닦으면 효과가 있다. 한복은 옷걸이에 걸어두는 것보다 창호지에 싸서 눕혀 놓으면 구김이 적고 원래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 습기가 없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하는 것은 기본. 습기는 보통 아래쪽부터 차기 때문에 옷을 보관할 때는 습기에 강한 무명, 합성섬유를 제일 아래에, 모직 섬유나 비단을 중간에 넣고 견직물은 맨 위에 올려야 손상을 줄일 수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도움말:크린토피아
  • 네팔 3세 소녀, 여신 ‘쿠마리’로 선출

    네팔 3세 소녀, 여신 ‘쿠마리’로 선출

    네팔의 3세 소녀가 새로운 ‘쿠마리’(살아있는 여신)로 뽑혔다. BBC 등 해외언론들은 마타니 샤캬(Matani Shakya)라는 이름의 소녀가 지난 7일 카트만두의 사원에서 사제들에게 둘러싸여 쿠마리로서의 삶을 받아들이는 의식을 치렀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마타니는 붉은 비단을 두르고 붉은 꽃으로 머리를 치장한 차림으로 의식에 임했으며 이 자리에는 바란 야다브 네팔 대통령도 참석했다. 새로운 쿠마리가 된 마타니는 앞으로 부모님과 떨어져 사원에서 생활하면서 현지인들로부터 여신 탈레주(Taleju)의 현생으로 모셔지게 된다. 딸을 사원으로 보낸 마타니의 아버지 쁘라탑 만 샤카는 “슬프지만 우리 딸이 살아있는 여신이 됐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처녀’라는 뜻의 쿠마리는 석가모니의 샤카 성을 가진 여자아이들 중 선정된다. 머리카락과 눈동자가 검고 몸에 흉터가 없는 등 32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해야 하며 대게 3세에서 6세 사이에 의식을 치른 뒤 쿠마리로서의 삶을 시작한다. 이들 쿠마리들은 피를 불결하게 여기는 힌두 전통에 따라 상처가 나거나 초경을 겪으면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한편 개인의 종교적 신념을 주장할 수 없는 소녀들을 쿠마리로 택하는 것이 아동 인권 유린이라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쿠마리들은 어릴 때 사회와 격리된 영향으로 사임 뒤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BBC 보도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연금이 노후 책임지는 시대 지났다”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연금이 노후 책임지는 시대 지났다”

    |도쿄 박상숙·류지영특파원| “어느 나라든 국민연금은 저성장·고령화라는 구조적 문제에 부딪혀 시간이 갈수록 부실해질 수밖에 없어요. 현재의 세대간 부양 방식을 버리지 않는 한 연금제도는 아무리 개혁해도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국가가 제공하는 연금으로 노후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일본 도쿄 지요다구 기오이초 뉴오타니호텔 뒤쪽에 자리잡은 사와카미 본사.‘일본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투자 대가 사와카미 아스토(61) 회장은 평소 지론인 ‘연금개혁´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사와카미 회장은 1999년 업계 최초로 광고, 수수료, 편법투자를 없앤 ‘3무(3無)펀드’를 출시해 금융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가난한 소액 투자자의 재산 형성에 기여한다.’는 경영 이념을 지키기 위해 우리 돈으로 1조원이 넘는 기관 투자자의 펀드 운용 제안을 거절한 일화도 유명하다. 그가 운용하는 사와카미 펀드는 설립 10년째인 올해 자산이 2500억엔(약 2조 7500억원)으로 성장해 설립 당시에 비해 90배 가까이 성장했다. ●“낸 만큼만 받아야 미래세대 부담없어” “연금이 인구 구성이나 노령화 등에 영향받지 않고 지속가능하게 운영되려면 자신의 연금을 스스로 책임지는 ‘확정기여형’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차라리 지금의 공적 연금제도를 과감히 버리고 노인 한 사람 당 매달 10만엔씩 노령층의 기초생활비만을 국가 예산으로 책임지는 것도 생각해볼 만합니다. 지원비 대부분이 생활비로 쓰일 것이므로 국내경기 진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방과 산간벽지 생활자에게 기초생활비에 인센티브를 지원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그는 평소 강연이나 저서 등을 통해 지금의 세대간 부양 방식의 공적 연금 대신 국가가 예산으로 기초 생활비만 보장하고 나머지는 개인이 기업연금 등 확정기여형 상품을 통해 이를 보완하도록 하는 방안을 주장해 왔다. 일본과 비슷한 연금 운용구조를 가진 우리로서도 한번쯤 고민해 봐야 할 대목이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각국은 연금 문제로 더 큰 골치를 앓게 될 것입니다. 연금이 개인의 노후를 전적으로 책임질 수 있던 시대는 지나갔어요. 자신의 연금을 스스로 구축해 이를 보완해야 합니다.” ●근본적인 연금수술 불가피 이러한 연금 고갈 우려는 비단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20~30년 전만 해도 연금제도는 복지국가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쉽게 손댈 수 없는 ‘뜨거운 감자’가 돼버렸다. 평균수명 증가와 출산율 하락으로 인해 ‘덜 내고 더 받는’ 현행 방식으로는 더이상 유지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독일 등 일부 나라들은 연금이 바닥나 나머지를 세금으로 충당하면서 애를 먹고 있다. 이 때문에 여러 나라들이 부랴부랴 연금 개혁에 나서고 있지만 사회적 갈등만 부추기다 실패하거나 개혁에 성공해도 국민적 반감을 극복하지 못해 정권이 붕괴되는 일도 다반사다. 1998년 지속가능한 연금개혁을 일궈냈다고 평가받는 스웨덴 역시 집권당이 1985년부터 시작된 개혁안 논의를 주도하다 1990년대 초 총선에서 참패해 정권이 무너지기도 했다. 때문에 각국은 개혁에 앞서 적극적 자산운용을 통해 연금고갈 시점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2000억달러(약 240조원)가 넘는 자산을 보유한 미국 최대 연금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캘퍼스)의 주식 투자비중은 지난해 말 56%에 달한다. 최근 주식투자 실패에 대한 비난을 무릅쓰고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비중을 40%까지 늘리려고 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현재 총자산이 23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수익률을 매년 0.5% 정도만 높여도 기금고갈 시점을 5년 이상 늦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lex@seoul,co.kr ●사와카미 아스토는 누구? 일본의 대표적 펀드 투자자인 사와카미 아스토는 1970년부터 애널리스트로 금융업에서 일했다.1979년부터 17년간 스위스 픽테트 은행 일본 대표를 역임한 뒤,1999년 일본 최초의 독립 투자신탁회사인 ‘사와카미투신’을 설립했다. 그가 만든 장기투자용 투자상품 ‘사와카미 펀드’는 특정 자본의 간섭을 받지 않기 위해 일체 판촉이나 영업 없이 소액 투자자에게만 판매된다. 그는 특히 개인의 사회적 책임 투자를 강조하기로 유명하다. 자신이 살고 싶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 회사에 투자할수록 그런 기업이 사회에 보다 많은 기여를 하게 돼 사회가 건강해지고 개인 역시 부(富)를 축적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칠레, 연금 민영화… 수익률 12% 펀드 구성 칠레의 경우 1981년 세계 최초로 국민연금을 민영화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근로자가 민간 연금운용회사를 골라 월 급여의 10∼20%를 내면 운용사가 이를 모아 펀드 형태로 굴리게 된다. 근로자는 이렇게 불린 자금을 노후에 연금 형태로 돌려받는다. 지난 25년간 칠레의 연금 수익률은 평균 12%에 달해 근로자들은 매달 최종 급여의 70∼80%까지 돌려받고 있다. 현재 칠레식 연금개혁을 추진하거나 고려 중인 국가는 미국·일본을 포함해 40여개국에 달한다. 네덜란드는 노인연금과 직장연금, 그리고 개인연금의 독특한 3중 구조를 갖추고 있다. 노인연금의 경우 최소 임금의 70%를 국가가 보장하며,65세 이상의 노인은 누구나 혜택을 받는다. 직장연금은 직장인들이 자율적으로 가입하며 노인연금의 보조적 성격을 갖는다. 기업과 근로자 간의 납부비율은 8대2가 일반적이지만 일부 대기업은 회사가 보험료 전액을 내기도 한다. 현재 직장인의 90% 이상이 가입돼 있다. 개인연금은 앞서 두 연금에 대한 보완적 성격을 띠며 주로 개인사업자들이 민간 보험회사를 통해 가입한다. 싱가포르는 모든 종류의 연금이 중앙연금기금(CPF)으로 일원화돼 주택, 의료, 노후 등을 포괄적으로 보장하는 거대 사회안전망 역할을 한다.CPF는 개인계좌 방식의 연금제도로 급여의 20%를 근로자가,10∼16%를 기업이 부담해 적립한다. 각자 원금과 기금운용에 따른 이자수익이 지급돼 개인이 기여한 만큼 보장받는다. 정부가 최소 연간 2.5%의 이자수익을 보장하며, 개인은 CPF 자금을 통해 주택 마련, 의료보험, 노후보장 등의 용도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일정 한도 안에서 인출도 가능하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이도운차장·박상숙·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파리 이종수특파원, 국제부 박홍환차장·안동환·이재연기자
  • 정치ㆍ경제ㆍ사회에 불어닥친 ‘최진실 후폭풍’

    정치ㆍ경제ㆍ사회에 불어닥친 ‘최진실 후폭풍’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국 최고의 여배우’ 최진실의 사망 소식이 국민 전체를 망연자실하게 만들었다. 사채설 괴소문으로 괴로워하던 故 최진실은 극도의 우울증을 견뎌내지 못하고 2일 결국 자살을 택했다. 88년 ‘CF 퀸’으로 전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스무살 최진실은 ‘청춘스타’를 거쳐 ‘드라마 퀸’으로 거듭나며 약 20여년간 대중들에게 진한 감동을 안기다 마흔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국민 배우’였던 그를 잃은 여파는 비단 연예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일명 ‘최진실 효과’로이어지고 있는 후폭풍은 그의 생전 명성을 입증해 주듯 정치, 경제, 사회 등 다방면에 걸쳐 여러가지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 정치 - ‘최진실법(法)’ 논란 한나라당은 3일 “최진실의 자살로 인터넷의 악성 댓글 문화의 폐해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고 강조하며 “사이버모욕죄 및 인터넷 실명제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은 “고인의 이름을 옮긴 법률 명칭은 오히려 최진실씨 모독법으로 와해 될 수 있다.”고 반박하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법이 될 것”이라고 맞섰다. 정치권 뿐만이 아니라 네티즌 사이에서도 ‘최진실법’ 도입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네티즌들은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를 막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과 “자유 침해 법이 될 것”이라는 의견 차를 보이며 찬반 논쟁에 가세하고 있다. 정신적 공황상태의 비극적 결말인 자살.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방침으로 ‘복지정책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보건복지가족부가 3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국내 자살자 수는 2000년 6437명에서 2007년 1만2174명으로 연평균 13%씩 늘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하루 평균 자살자는 34명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국내 사망원인 1위인 암, 2위 뇌혈관질환, 3위는 심장질환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국내 자살률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0개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살은 더이상 개인만의 비극이 아닌 사회적 현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뜻을 모으며 “이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들의 정신적 풍요흫 위한 복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 경제 - 허무주의, 의욕저하로 인해 경제적 활기 잃을까 우려 ”대스타도 죽는데…” ’인생무상’에 빠진 침체된 사회적 분위기가 경제적 활력 마저 앗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직 경제적 후폭풍까지 운운하기는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이미 2일 故 최진실의 자살 소식이 전해진 뒤 비슷한 방법으로 목숨을 끊은 사례가 전국 내 두 건이나 발생했다. 2일 최진실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전남 해남군과 강원 강릉시에서 각각 50대 ,30대 여성이 최진실과 비슷한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한 사실이 보도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최진실의 자살이 일명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 유명인을 따라 유행처럼 번지는 모방자살 현상)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각 경제지에서는 지난 달 故 안재환 사건에 이어 잇따라 보도되고 있는 공인들의 자살 소식이 어느정도의 우울증을 앓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허무주의를 안겨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이러한 허망감이 의욕 저하로 이어질 경우 일시적인 경제적 공황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 사회 - 연예계를 보는 또 다른 시선 최진실의 빈소를 찾아 ‘연예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속내를 밝힌 동료들은 “모든 것이 부질없는 인기 탓”이라며 “연예인 대부분이 극심한 우울증을 안고 살아간다.”고 토로했다. 안재환과 최진실, 두 스타를 잃은 연예계는 이제 더이상 화려한 곳으로 미화되길 원치 않고 있다. 대중들은 그들의 빈틈 없는 모습 뒤에 숨겨진 인간적 고뇌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고, 연예인이기에 피할 수 없었던 고인들의 숙명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최고의 여배우에게도 말 못할 외로움이 있었음을 알았으며 단란한 가정의 모습을 비치던 유쾌한 부부에게도 그 모든 행복을 포기할 만큼의 두려움이 있었다. 한 달새 두 동료를 잃고 침통한 분위기에 빠진 연예계는 당분간 후유증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故 안재환, 최진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이들이 마지막 유언을 통해 시사하려 했던 메시지가 연예계를 비롯해 정치, 경제, 사회의 모든 면에 부디 긍정적 영향을 끼치기만을 바랄 뿐이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멜라민 공포 확산] 中언론 “멜라민 사료 보편화”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사료업계에서 멜라민과 같은 첨가물을 넣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다.” 중국의 농업전문 사이트 농보왕(農博網)이 2일 이같이 주장하고 나섰다. 당장 당국의 사료에 대한 전면조사에서 멜라민이 무더기로 검출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중국 농업부는 지난달 22일 각종 사료에 공업용 멜라민이 함유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전국의 사료업체를 대상으로 멜라민 함유 여부 조사에 들어갔다. 앞서 홍콩의 문회보(文匯報)는 소·돼지·닭은 물론 물고기의 사료에도 멜라민이 들어간다는 것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보도했다. 농보왕은 “질소 함유량이 67%에 이르는 멜라민은 금지 첨가물이지만 소량의 비단백 질소가 소 등 반추동물의 영양공급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사육농가 사이에 알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관·언 공동으로 멜라민 파문의 조기 진화를 시도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신화통신은 중국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성인용 분유에 함유된 멜라민은 극히 소량이기 때문에 체내에 머무르지 않고 자연적으로 배출되므로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국제적으로 중국산 식료품에 대한 신뢰도는 날로 떨어지는 양상이다. 캐나다 식품당국은 ‘중국 롯데’ 상표가 붙은 유명 제품인 ‘코알라 행진’ 과자류의 리콜을 결정했다. 현재 중국산 유제품에 대한 수입금지 및 제한조치가 내려진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50개국을 넘어섰다. 한국과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유럽연합(EU) 27개국에 이어 최근에는 러시아까지 중국산 유제품에 전면 수입금지 조치를 내렸다. 네덜란드도 중국산 과자에서 다소 높은 멜라민이 검출됐다며 회수에 들어갔다. 수입 금지조치가 이미 내려진 상태에서도 멜라민이 함유된 식품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에서 지난달 중국산 ‘화이트래빗’ 사탕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데 이어 이번에는 코네티컷 주에서 판매된 사탕에서도 멜라민이 나왔다. 일본에서도 중국산 냉동 과자 일부에서 멜라민이 또 검출됐다. jj@seoul.co.kr
  • [‘최진실 자살’ 충격] 연예인들 루머→악플→인기추락 불안감 시달려

    [‘최진실 자살’ 충격] 연예인들 루머→악플→인기추락 불안감 시달려

    최진실씨의 자살은 ‘경쟁 이데올로기’와 같은 병리현상으로 인한 ‘사회적 자살’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최씨가 그간 직면해야 했던 연예계 환경이나 정제되지 않은 인터넷 문화 등이 자살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지탄의 대상´ 됐을땐 심리적 충격 엄청나 조흥식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최근 자살 급증의 원인을 ‘경쟁’으로 인해 발생되는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설명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도태된 사람들은 극단적인 상황을 상상하게 된다는 것이다. 비단 경쟁에서 살아 남았다 할지라도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한 ‘또 다른 경쟁’이 기다리고 있어 현대인의 숨통은 더욱 조여들 수밖에 없다. 조 교수는 “최씨의 자살을 비롯해 최고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자살이 경쟁에서 도태된 ‘패배자’의 전유물이 아니라 오히려 성과를 이룬 ‘승리자’에게도 심각한 심리적 압박감과 불안감을 남기고 있다.”고 밝혔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연예인들은 이런 ‘치열한 경쟁’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다는 분석이다. 이영식 중앙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연예인의 경우 오히려 최고의 위치에 있을 때 루머 등으로 인기가 급락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항상 긴장하며 살아가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문화로 인해 연예인들의 심리적 부담도 더욱 커졌다. 최씨도 최근 고(故) 안재환씨에게 사채를 빌려 줬다는 인터넷 루머로 마음고생을 했다. 홍진표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교수는 “연예인의 사생활이 온라인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현실과 악플로 인한 정신적 충격 등으로 연예인의 심리적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도 유명인처럼…” 베르테르 효과 우려 홍 교수는 “거물급 연예인인 최씨 자살의 파급효과가 굉장히 클 것”이라면서 “베르테르 효과(모방 자살)가 실제 발생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평소 최씨가 브라운관에서 밝은 이미지를 보였기 때문에 대중의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베르테르 효과는 연예인 자살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나오는 단골 메뉴다. 김희주 한국자살예방협회 사무국장은 “2005년 자살한 배우 고(故) 이은주씨의 경우나 연예인 자살 뒤 자살 건수가 늘어난다는 검찰청의 통계에서 보듯 베르테르 효과의 영향은 의외로 크다.”면서 “모방 자살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씨의 자살 방식에 대해 언론이 상세히 묘사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연예인 자살을 막기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연예인들은 사회적 시선 때문에 쉽게 정신과를 찾아 상담할 수 없다.”면서 “유럽처럼 정신과를 찾아가지 않더라도 정신상담을 받을 수 있는 상담가(카운슬러)나 치료사(세라피스트)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강섭 강북삼성병원 교수도 “연예인과 같이 사회적으로 자살 고위험군 혹은 취약군에 속해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원 황비웅기자 leekw@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글로벌 위기의 해석과 뉴스 보도/전범수 한양대 신방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글로벌 위기의 해석과 뉴스 보도/전범수 한양대 신방과 교수

    위기는 두가지 방식으로 재구성될 수 있다. 위기가 뚜렷하게 존재하지 않는데도 당장에 위기가 닥쳐오는 것처럼 과잉반응을 보이는 것이나 위기가 이미 다가오고 있음에도 그 위기를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는 상황이 가능하다. 두가지 모두 현실 상황을 잘못 판단하고 있는 만큼 그 결과는 심각해질 수 있다. 잘못된 위기 인식은 부정확한 정보와 분석의 오류에 근거해 있으며 이를 통해 루머가 양산될 수 있고 그 결과로 국민들의 심리적 불안은 가중될 수 있다. 그 한 예로 최근 9월 국내 금융위기설이 등장하면서 주요 정책 담당자나 언론들은 이런저런 정보들을 포괄적으로 수집, 판단하여 경제 위기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을 내놓았다. 따라서 9월 초만 하더라도 국내 금융위기가 과장되었다는 주장이 등장하기도 했던 반면 여러 가지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대립하기도 했다. 문제는 신문들도 이번 금융위기가 발생하는 원인이나 진행되는 패턴을 정확하게 설명하기보다는 국내 금융시장에 위기가 있을 것이라거나 없을 것이라는 등의 이분법적 보도가 더 많았다는 점이다. 이는 독자들의 혼란만을 가중시킬 뿐이었다. 다른 대부분의 신문과 마찬가지로 서울신문 역시 이번 9월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해서는 뉴스 보도가 다소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다. 서울신문은 9월3일자 기사에서 해외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인해 한국 금융위기 가능성이 발생하고 있으며 보다 본질적 문제는 정부의 신뢰부족이라는 진단을 제시하고 있다.9월9일자 기사에서는 이번 금융위기가 일시적 위기인지 상시적 위기인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지만 그럼에도 금융위기는 계속 반복될 수 있다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미국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기 시작하던 9월17일부터는 서울신문에서도 글로벌 금융 패닉 현상에 대한 기사 건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이 시기부터 대부분의 기사는 미국 금융시장의 위기와 그 여파를 다루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금융위기에 대한 서울신문의 보도는 외부 금융 및 경제 전문가들의 단편적인 이해를 요약, 정리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미국 금융위기가 국내 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비교적 제한적일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 반면 부동산이나 실물 경제에는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기사와 같이 동일한 쟁점에 대해 서로 다른 해석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게다가 9월27일자 기사부터는 국내 외환 시장의 달러 고갈 현상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바라보는 초점이 바뀌기도 했다. 글로벌 위기는 비단 이번 금융위기와 같이 경제적 쟁점으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환경 문제를 포함해 식량, 자원, 인권, 문화 등에 이르기까지 거의 대부분의 영역에서 새로운 국제적 갈등이나 위기는 반복될 것이다. 글로벌 위기를 초래하는 이유들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위기를 해결하는 방식은 보다 객관적인 해석에 근거해 빠르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 위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위기는 반복될 수 있으며 그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다. 신문을 포함한 뉴스 미디어들 역시 글로벌 사회가 야기하는 다양한 쟁점들의 본질을 보다 치밀하고 역사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이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회의 변화를 제대로 해석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요 글로벌 쟁점별로 체계적인 뉴스를 구성하기 위해 상시적인 TF를 구성하거나 해외 주요 전문가 및 뉴스원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이제는 신문들의 글로벌 위기에 대한 취재 시스템도 효율성과 전문성 측면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할 시점이다. 전범수 한양대 신방과 교수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38) 맑은 강에 배를 띄우고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38) 맑은 강에 배를 띄우고

    그림(1)은 신윤복의 ‘뱃놀이’다. 그림을 보자. 먼저 눈길이 가는 것은 세 명의 젊은 여자다. 얼굴이 모두 약간 통통하고 미인들이다. 남자를 따라 나온 것을 보아 기생들이다. 맨 오른쪽 기생부터 꼼꼼히 살펴보자. 약간 누른 빛깔의 비단 저고리를 입고 있는 여자는 생황 불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생황 부는 것을 거의 볼 수 없다. 필자는 중국 항주의 관광지에서 생황 부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맑은 소리가 꽤나 괜찮았다. 생황 부는 여인 왼쪽에 담뱃대를 물고 서 있는 여자는 삼회장을 제대로 차려 입은 젊은 기생이다. 옆에 도포를 차려 입은 사내가 어깨에 손을 올리고 진지한 얼굴로 말을 건네고 있다. 그 옆에 흰 옷을 입고 젓대를 불고 있는 사람은, 상투를 아직 틀지 않고 있는 총각이다. 이 총각이 젓대를 부는 데도 내력이 있다. ●생황 부는 기생에 젓대 부는 악노까지 에디슨이 축음기를 발명하기 전 소리의 복제는 불가능하였다. 따라서 음악은 생음악이다. 궁정에서 기생과 악공을 기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양반이나 종실(宗室)로서 음악을 애호하는 사람은 자신의 집에 있는 계집종과 남자종에게 노래와 악기 연주를 배우게 하여 듣고 싶을 때 그들에게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하게 하였다. 이처럼 노래를 가르친 계집종을 성비(聲婢)라 하고, 악기 연주를 가르친 남자종을 악노(樂奴)라고 한다. 그림(1)의 젓대를 불고 있는 총각 역시 그림에 등장하는 세 양반 집 중 어느 한 집의 악노일 것이다. 그림의 왼편 아래쪽에는 젊은 기생이 뱃전에 약간 엎드려 강물에 손을 씻고 있고, 그 옆에 잘생긴 젊은이가 오른팔로 턱을 괴고 기생을 바라보고 있다. 강바람 시원하겠다, 어여쁜 아가씨 있겠다, 무엇이 부러울까? 맨 왼쪽의 맨상투 바람의 사내는 사공이다. 이 사람은 배를 부리기 위해 동원된 사람이니, 풍류를 즐기는 것과는 상관이 없다. 자, 기생 셋, 양반 셋이다. 차려 입은 것은 모두 색깔 있는 비단이니, 어지간히 사는 집의 양반이다. 그런데 신윤복은 이 그림에 묘한 장난을 쳐 놓았다. 갓을 젖혀 쓰고 서서 먼 곳을 바라보는 사내를 보자. 다른 두 사내는 기생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속삭이는가 하면, 또 나란히 앉아 얼굴을 빤히 보고 있는데, 이 사내는 왜 먼 곳을 하염없이 바라보고만 있는가. 원래 이 뱃놀이는 기생 셋, 남자 셋이 나온 것이다. 짝을 짓는다면, 이 사내의 짝은 배의 맨 오른쪽에서 생황을 부는 기생이다. 그런데 왜 멍한 표정으로 먼 데를 바라보고 있는가? 사내의 옷을 자세히 보자. 겨드랑이 아래 띠를 띠고 있는데, 흰 띠다. 석주선은 ‘한국복식사’에서 도포에 대해 해설하면서 “상을 입으면 누구나 백색 세조대(細條帶·가느다란 띠)를 띤다.”고 밝히고 있다. 누구의 상인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이 양반은 상중에 있는 것이다. 이것이 기생과 즐기지 못하고 먼 산을 바라보고 있는 이유가 아닌가 한다. ●백성들에게 횃불까지 밝히게 한 평양감사 뱃놀이 그림(2)는 김홍도가 그렸다고 전해지는 ‘평양감사 뱃놀이’다. 장소는 당연히 대동강이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지 않은가? 강가에 백성들이 줄을 지어 서 있고, 또 모두 횃불을 하나씩 들고 있다. 강물 위에도 무언가에 불을 붙여 띄워 놓았다. 밤인 것이다. 밤에 평양 백성들을 죄다 동원하여 평양감사가 뱃놀이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평양감사(평안감사, 곧 평안도관찰사)는 그림 중앙의 지붕이 있는 배를 타고 있다. 표범 가죽을 깔고서 점잖게 앉았는데, 옆에 인뒤웅이 둘이 있다. 하나는 평안도 관찰사의 것이고, 하나는 평안도 절도사의 것으로 보인다. 평양감사가 탄 배 뒤에는 차일을 친 배가 따르고 있는데, 살펴보면 기생을 잔뜩 싣고 있다. 밤에 평양 백성은 물론 기생과 관속을 총동원하였으니, 어지간히 세력이 있었나 보다. 뱃놀이는 옛사람의 놀이 중 가장 신나고 즐거운 놀이였던 것으로 보인다.19세기 중반에 쓰인 ‘한양가’는 서울의 풍물을 열거하는데, 그 중에는 서울 사람들이 즐겼던 각종 놀이도 있다. 직접 읽어 보자.“남북촌 한량들이 각색 놀음 장할시고, 선비의 시축놀음, 한량의 성청놀음/공물방 선유놀음, 포교의 세찬놀음/각사 서리 수유놀음, 각집 겸종 화류놀음/장안의 편사놀음 장안의 호걸놀음/재상의 분부놀음 백성의 중포놀음/각색 놀음 벌어지니 방방곡곡 놀이철다.” 별별 놀음이 다 나오지만, 여기서는 해설할 겨를이 없다. 생략해 두자. 중요한 것은 ‘공물방 선유놀음’이다. 공물방이란 백성들이 호조에 바치는 공물을 대신 바치고 대가를 백성에게서 받아내던 상인조합이다. 아마도 이 공물방에서 뱃놀이를 주로 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뱃놀이가 꼭 공물방에서만 하는 것은 아니다.1778년 윤6월13일 정조는 법을 맡은 관청에서 궁녀들의 놀이판을 벌이지 못하도록 엄격히 금하라고 명령한다.‘정조실록’의 해당 부분을 보자. 대저 명색이 궁녀라고 하면서 기생을 끼고 풍악을 잡히고, 액예(掖隸)와 궁노(宮奴)를 많이 데리고서 혹은 꽃놀이라 하고 혹은 뱃놀이라 하면서 조금도 거리낌 없이 놀러 다니는 행차가 길에 끊이지 않는다. 심지어 재상들의 강가에 있는 정자와 교외의 별장까지 억지로 들어가서 놀기까지 한다. 궁녀들까지 별감(액예)과 궁중의 노비들을 거느리고 꽃놀이 뱃놀이를 즐겼던 것이니, 뱃놀이가 어지간히 재미있었던 모양이다. ●기생 환심 사기 위한 뱃놀이에 가산까지 탕진 배를 마련해 강에 배를 띄우고 노는 것이야 돈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그 실례를 한번 찾아보자.‘게우사’란 국문소설이 있는데, 주인공의 이름이 무숙이다. 무숙이는 서울 기방에 새로 나타난 예쁜 기생 의양이에게 홀딱 반한 나머지 의양이의 환심을 사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벌이는데, 그 일이란 게 다른 것이 아니고 ‘돈주정’이다. 곧 돈을 물 쓰듯 펑펑 쓰는 것이다.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환심을 사는 방법으로 가장 유력한 것이 돈 쓰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것은 동서고금을 통해 변함없는 진리다. 무숙이는 별별 돈주정을 다 하지만, 가장 압권인 것은 선유놀음을 하면서 돈을 쓴 것이다. 의양이에게 “선유놀음 할 터니 귀경을 하소.” 하고는 먼저 뱃놀이용 배를 만든다. 어디 직접 읽어 보자.“미친 광인 무숙이가 선유기계 차릴 적에, 한강 사공 뚝섬 사공 하인 시켜 급히 불러 유선 둘을 무어내되 광(廣)은 잔뜩 삼십 발이고, 장(長)은 오십 발씩 무어내되 물 한 점 들지 않게 민파같이 잘 무으리. 매 일 명씩 천 냥씩 내어 준다. 양 섬 사공 돈을 타서 주야 재촉 배를 무고……” 모르는 말이 있지만 생략하자. 하지만 ‘무어내되’‘무으리’‘무고’ 등의 말은 설명이 필요하다. 곧 배를 만든다는 말인데, 기본형은 ‘뭇다’이다.‘뭇다’는 조각을 모아 잇는다는 뜻이다. 조선(造船)을 토박이말로 하면 ‘배무이’다. 어쨌거나 무숙이는 돈을 엄청나게 쏟아 부어 넓이 30발, 길이 50발짜리 유람선을 두 척이나 만든다. 자, 이제 유람선이 완성되었다. 그저 배에 오르면 그만인가. 아니다. 배에 술과 안주를 잔뜩 싣는 것은 물론이고, 자기의 호사스런 뱃놀이를 자랑할 친구도 불러야 한다. 하지만 결정적인 것이 남았다. 아무리 술과 친구가 있어도 무언가 모자란다. 즉 흥을 돋울 연예인이 필요한 것이다. 무숙이는 평소 아는 삼남의 제일가는 광대, 산대도감의 포수와 총융청 공인, 각 지방의 거사 명창 사당패를 부른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당시 민중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았던 판소리 광대를 모두 부른다. 판소리에 흥미 있어 하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우춘대·하은담·김성옥·고수관·권삼득·모흥갑·송흥록·주덕기 등 명창 중의 명창 22명을 불렀다. 이건 물론 과장이지만, 뱃놀이가 얼마나 신나는 놀이였던가를 여기서 충분히 짐작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요즘은 이런 뱃놀이가 없다. 한강 유람선이 뱃놀이가 될 것인데, 강바람을 한번 쐬면 시원하기야 하겠지만, 아파트로 둘러싸인 한강이 어디 한강인가. 강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좋을지 모르겠지만, 유유자적 배를 타고 바라보던 옛 강의 풍경은 어디서 보상을 받을 것인가. 서글프구나! 아참, 무숙이는 어떻게 되었냐고? 재산을 다 날리고 알거지가 되고 말았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문화마당] ‘소나기’ 초본(初本)과 소나기마을/김종회 경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문화마당] ‘소나기’ 초본(初本)과 소나기마을/김종회 경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필자가 대학에서 한국 현대문학, 특히 소설 과목들을 맡고 있는 까닭으로, 적잖은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한다.“황순원의 ‘소나기’는 그 주제가 무엇인가요, 소년과 소녀의 순수한 사랑인가요?” 필자는 이에 대한 대답을 미리 준비해야 했다.“우리가 차마 사랑이라고 부르기에도 조심스러운 소년과 소녀의 순수한 심정적 교감이지요.”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우리들 모두가 ‘소나기’를 읽으며 말과 글을 배웠고 그 소설의 청신한 감동이 연륜을 더할수록 아련하고 애틋한 이미지로 우리에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별다른 이의 없이 이 소설에 ‘국민단편’이란 이름을 부여하고 있다. 이와 같은 문학작품을 갖고 있다는 것은 비단 작가의 영예일 뿐만 아니라, 우리 문학사에도 하나의 소중한 자산이다. 일찍이 작가 황순원 선생의 훈도 아래 문학을 익힌 필자는, 당신께서 ‘소나기’를 아끼는 작품으로 생각하되 대표작으로 내세우지는 않았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도쿄 유학 시절 젊은 나이에 시를 쓰기 시작해, 단편소설과 장편소설의 창작을 거쳐 다시 시와 함축적인 단편소설의 세계로 돌아간 선생은, 그 작품들의 대표성을 ‘일월’이나 ‘움직이는 성’ 같은 장편에 두었었다. 그러나 광복과 전쟁의 격동기를 거치던 그 시기,1953년에 발표된 단편 ‘소나기’ ‘학’ 등의 작품은, 단편소설에서 장편소설로 넘어가던 무렵으로 작가의 단편 창작 기량이 천장을 치던 때에 생산되었다. 그냥 ‘소나기’요, 무심코 ‘학’이 아니라는 말이다. 일생을 문학 이외의 다른 곳에 뜻을 두지 않고 한 마리 학처럼 고고하게 살다 간 선생의 문학에는 ‘노년의 문학’이란 꼬리표가 붙는다. 이는 ‘단순히 노년기 작가의 작품’이 아니라 ‘노년에 이르도록 지속적으로 작품을 쓴 작가의 세계에서 발견되는 원숙한 분위기의 문학’이라는 뜻이다. 일제 말기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순수문학을 지킨 거목이요 작가의 인품이 작품 속에 투영되어 작가정신의 사표로 불리는 선생의 문학이, 우리 문학사에 의미 깊고 돌올(突兀)한 봉우리를 이룩한 것은, 곧 문학에 대한 처음의 그 순수한 열정을 끝까지 변절 없이 지킨 결과였다. 이 범박한 초발심(初發心)의 이치를 알면서도 그것을 삶 가운데서 실천하는 일은 어찌 그리도 어려운지 모르겠다. 그 황순원 선생과 소설 ‘소나기’를 기리는 한국 최대, 아니 세계 최대의 문학 테마 타운이 경기 양평군 서종면 수능리에 들어선다. 황순원문학촌-양평소나기마을이 그것이다.2만 5000평 야산에 3층 규모의 문학관이 건립되는데,‘소나기’를 비롯한 작품세계와 작가의 생애, 유품을 한눈에 볼 수 있고 광활한 야외에 소설 장면들을 상징하는 문학공원이 만들어진다. 내년 3월 개관을 앞두고 그간 5년에 걸쳐 황순원문학제가 개최되기도 했다. 근자에 ‘소나기’의 ‘원작’이라 할 만한, 다른 지면에 발표된 작품이 발굴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소나기’는 1953년 5월 ‘신문학’에 발표되었는데, 그보다 앞선 초본(初本)으로 보이는 ‘소녀’가 같은 해 11월 ‘협동’에 발표된 것이 발견된 것이다. 종전(終戰) 전후의 복잡하던 시기에 먼저 원고를 준 잡지가 발간 가능성이 없어 보이자 수정본을 다른 잡지에 준 것인데, 그 나중 잡지가 먼저 발간된 것으로 보인다. 황순원 선생은 판을 달리할 때마다 문장 하나하나를 다시 읽으며 고친 분으로 유명하다. 그 수정본에서 결미 네 문장을 버림으로써, 단편소설로서 여백의 아름다움을 빛내는 ‘소나기’의 대단원이 형성된 셈이다. 온 생애를 걸고 성의와 진심을 다해 작품을 쓰고 그 어휘와 문장마다 혼을 불어넣은 작가정신! 뜬세상의 덧없는 모습들 앞에서, 새삼 큰 스승의 얼굴이 그리워 눈시울이 뜨겁다. 김종회 경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 [인사]

    경찰청 △서울청 101경비단장 채한철△대구청 차장 박수현 식품의약품안전청 ◇일반직 고위공무원△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장병원△식품안전국 유해물질관리단장 최석영◇승진△부이사관 김형중△서기관 최성출 안재용△기술서기관 고송부◇연구직 과장급△국립독성과학원 연구지원과장 최승덕△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운영지원〃 이광순△〃 식품안전관리〃 우기봉△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운영지원〃 장종훈△〃 식품안전관리〃 이건호△부산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시험분석센터장 이선희△영양기능식품국 영양평가과장 김소희△의약품안전국 의약품평가부 의약품기준〃 최보경△〃 〃 항생항암의약품〃 서경원△〃 〃 기관계용의약품〃 최돈웅△〃 〃 생물학적동등성평가〃 정수연△국립독성과학원 독성연구부 일반독성〃 한순영△〃 〃 생식독성〃 채갑용△〃 위해평가연구부 내분비장애평가〃 강태석 한국전기연구원 △선임연구본부장 김호용△시험·인증〃 김용주△전력연구단장 박경엽△융합기술연구〃 허영△전기기기평가부장 박성균△전기기기평가부 대전력평가2실장 박병락△R&DB정책〃 이홍식 한국공항공사 △인사총무팀장 박해연△대구지사장 노창승△울산〃 성종석△노무복지팀장 조수행 한국기계연구원 △선임연구본부장 金晥斗 경희의료원 (행정처) △행정처장 박수영△운영지원본부장 최덕원△인력관리〃 강근영△고객지원〃 이용희(의대부속병원)△동서건강증진센터 업무지원팀장 김기덕(동서협진센터)△경영기획팀장 김한지(의과학연구원)△연구지원팀장 김영일(교류홍보실)△교류홍보실장 구재현△홍보팀장 정용엽(질평가관리실)△질평가관리실장 김혜숙(의료정보센터)△의료정보센터 차장 최승완(약제본부)△약제본부장 김남재(간호본부)△간호본부장 심상숙 새마을금고연합회 △감독이사 金恒培 국민은행 △KB국민은행연구소장 김재열
  • [열린세상] 국민 품위 없이 국가 브랜드 없다/김무곤 동국대 신방과 교수

    [열린세상] 국민 품위 없이 국가 브랜드 없다/김무곤 동국대 신방과 교수

    베이징올림픽에서 나타난 ‘혐한(嫌韓)’ 기운은 우리에게 큰 우려를 안겨주었다. 많은 언론과 전문가들이 이 현상의 원인을 분석해 내놓았다. 우선, 한국에서 일어난 성화봉송 반대 움직임이 혐한 무드에 불을 지른 가장 큰 원인이라는 의견이 있다. 또 인터넷에 뿌려진 한국에 관한 허위 정보가 주범이라는 분석, 경제발전으로 인해 한껏 북돋워진 중국인의 민족주의가 경쟁자인 한국을 적대적으로 여기게 했다는 주장도 있다. 모두 일리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설들은 혐한의 원인을 정치적인 이유에서 찾거나, 중국 내부의 문제로 돌리고 있다는 점에서 안이한 구석이 있다. 만약 혐한 현상이 일어나는 곳이 중국뿐이라면 그러한 해석에 고개를 끄덕이고 말겠지만, 사태는 그렇게 간단치 않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서도, 몽골에서도, 또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에서도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감정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모양이다. 따라서 우리가 미움 받는 이유를 굳이 외부에서 찾으려 노력할 일이 아니라, 작심하고 우리 눈의 대들보부터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 지난 여름휴가 때 동남아의 리조트에서 그렇게 잘해주던 종업원들이 필자가 한국인임을 알게 된 직후부터 입가에 띠었던 웃음을 싹 없애고 갑자기 차갑게 구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었지만 호텔방이나 식당에서 보이는 한국 관광객들의 언행은 추태를 넘어서 만행(蠻行)의 경지에 이르러 있었다. 호텔 룸에서 김치·고추장에 라면 끓여 먹고 뒤처리 않기, 프런트에 여러 명이 둘러서서 큰 소리로 “빨리 빨리”를 외쳐서 공포분위기 조성하기, 격식 있는 레스토랑에 야구모자 쓰고 핫팬츠에 민소매 셔츠 입고 들어오기, 아이들이 소리 지르며 뛰어다녀도 제재하지 않기,‘거리의 여자’ 동행입실을 막는 종업원에게 욕하기 등등. 판소리 흥부전의 놀부 어린 시절 이야기와도 같은 망나니짓이 일부 한국인 관광객에 의해 자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외국인에 대한 기본적 매너 부재(不在)는 비단 외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아시아인 근로자나 유학생들에 대한 일부 한국인들의 무례는 보통 사람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의 몇몇 아시아인 유학생들의 증언에 따르면, 물건을 사려고 상점에 가면 대뜸 반말로 “야. 만지지 말고 저리가!”라고 고함치는 경험을 당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고 한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일부 한국인의 이런 작태는 가장 가까운 친구들을 가장 큰 적으로 만드는 참으로 우둔한 매국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국가브랜드위원회 설치 계획을 밝혔다. 국가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일이 중요한 과제라는 데 공감한다. 낮은 국가 이미지 때문에 기업은 좋은 물건을 만들고도 제값을 못 받고, 국민은 외국에서 많은 돈을 지불하고도 인간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국가브랜드 평가기관 안홀크-GMI가 발표한 한국의 국가브랜드 가치는 국내총생산의 37%에 불과해 일본의 224%에 비하면 참담한 수준이다. 국가 순위로는 39개국 중 32위다. 저평가된 국가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국가 이미지를 시정하려는 국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광고나 홍보, 이미지 조작만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밑바닥에 떨어져 있는 한국의 국가브랜드를 높이기 위한 해법은 방법론이 아니라 내용에서, 나라 밖이 아니라 나라 안에서 먼저 찾아야 할 것이다. 국민의 품위를 높이지 않고 국가의 이미지가 높아질 리가 없다. 그러므로 지금 한국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은 ‘영어몰입교육’이 아니라 ‘예절 몰입교육’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이제 곧 설치될 국가브랜드위원회는 바로 이런 점을 유념해서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김무곤 동국대 신방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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