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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색공간] 평평한 논과 비탈진 밭

    올해 늦장마로 고추 농사를 파농하다시피 한 집이 우리 마을에서도 한둘이 아니다.물 빠짐이 좋지 않아 고추 뿌리가 물에 잠기면 어김없이 뿌리가 썩어버린다. 따라서 밭작물은 물 빠짐이 좋은 땅에 심어야 하는데 트랙터와 콤바인으론 밭 갈고 추수하기 편하게 한다고 이른바‘경지정리’라는 것을 해서 아예 못쓸 밭을 만들어버린 게 수두룩하다. 비탈진 밭을 평평하게 만들다 보면 높았던 곳에는 돌덩이 같은 생땅이 드러나고,낮았던 곳에는 겉흙만 잔뜩 모이게 되어 비만 한번 오면 진창이 되어버린다. 우리 동네에서 고추 농사를 아예 망쳐버린 집은 다 밭을 평탄하게 골라서 물이 빠질 자연스러운 비탈이 없어져버린 땅에 고추를 심었던 집이다.우리공동체 젊은 식구와 새벽에 논을 둘러보러 가는 길에 여기저기 말라죽은 고추를 보면서 논과 밭의 차이에 대해서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논은 평탄한 것을 으뜸으로 친다.물을 조금만 대도 온 논의 벼가 뿌리를 고루 적실 수 있어야 하고,물 위로 흙이 드러나는 곳이 없어야 풀이 자라지 못하기 때문이다.모를 내기 전에 가운데 갈아놓았던 논에 물을 대 흙이 물기를 흠뻑 머금어 곱게 부스러지기 좋게 한 뒤에 써레질을 해서 땅을 고르는데,이 써레질은 나이 들고 경험 많은 사람이 맡아서 한다.풋내기한테 써레질을 맡겼다가는 논 가운데 산과 계곡이 생겨 벼 뿌리를 말리거나 풀농사 짓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농작물의 성장 조건은 사람 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빚어냈기 때문에 논 농사는 밭 농사에 견주어 수월한 편이다. 그 대신에 논에는 벼만 자란다.추작으로 보리나 가을 감자,양파 따위를 심기도 하나 이 때는 골을 깊이 파서 물 빠짐을 좋게 하거나 비닐을 씌워 키워야 한다.이와는 달리 밭은 물 빠짐을 으뜸으로 친다.따라서 평평한 밭보다 자연스럽게 비탈진 밭이 더 좋은 밭이다.비탈지고 사래가 구불거리는 언덕밭은 거의 다 옛날에 괭이로 일군 것이어서 트랙터나 콤바인이 들어가기가 힘들다.비탈 밭을 갈다가 경운기도 곧잘 넘어가서 가끔 밭가는 사람 다리가 부러지는 일도 생긴다.사람 손으로 일구는 게 자연스럽다.사람 손이 타기 전에 간직한 자연스러움이 살아남아 있어서 밭에서는 논에서와는 달리 벼 한가지만 자라는 대신에 온갖 작물이 고루 잘 자랄 수 있다.밭이 네모 반듯하고 비탈 하나없이 고를 때에는 기계로 쉽게 농사지을 수 있겠다 싶어 탐내지 말고 먼저 물이 잘 빠지는지 살펴라. 자연스러움은 더불어 삶(공생)과 너도 살고 나도 사는 큰 살림(상생)의 으뜸 조건이다.인위적으로 특정한 생존 조건을 갖추어놓고 거기에 맞추어 살라고 하면,살아남은 생명체가 낱낱으로나 떼로나 두드러지게 줄어든다.우리나라 주곡 자급률이 해마다 떨어지는 상황에서 쌀은 그나마 남아돌고 잡곡은 5%도 자급이 안되어 앞으로 틀림없이 맞닥뜨리게 될 식량전쟁과 기근에서 참혹한 고통을 겪게 될 터인데도 자연스러운 삶이 무엇인지 모르는 위정자들과 관료들과 사이비 생명과학자들이 짜고들어 마치 기계화와 생명공학이 농촌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열쇠인 것처럼 떠들어대고 있으니,아,애닯다.이 철없는 생명체들은 비탈에 세울 수 없음이여! 이렇게 자탄을 하면서 올 봄에 못줄을 띄우고 손모를 꽂은 우리 논을 둘러보는데 논 가운데서 어정거리던 백조와 해오라기가 황급히 날아오른다.여덟해째 농약,제초제,화학비료를 뿌리지 않아 되살아난 논바닥에서 살고 있는 우렁이와 미꾸라지를 잡다가 인기척에 놀라 달아나는 것이리라. 윤구병 변산공동체학교 교장
  • “수마 또 할퀴나”경남 비상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제15호 태풍 ‘루사’가 한반도쪽으로 접근하면서 전국이 비상태세에 돌입했다.특히 최악의 수해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경남지역은 태풍의 진로권에 위치한 데다 낙동강 상류 안동·임하·합천·남강댐등이 방류를 시작함에 따라 다시 물난리를 겪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30일 기상대에 따르면 태풍 루사가 이날 오후 3시쯤 제주도 남동쪽 300㎞부근 해상으로 접근,영·호남지역을 31일 강타하고 경남지역에 최고 200㎜이상 폭우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낙동강 상류 4개 댐이 수위 조절을 위해 방류를 시작,하류지역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낙동강 상류 댐은 지난 29일 오후 7시부터 수위조절을 위해 댐별로 초당 260∼700t씩 모두 1660t을 방류하고 있다. 방류된 물은 비 피해가 한창일 다음달 2일쯤 하류지역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김해지역의 침수 및 물난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수재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경남도재해대책본부는 30일 중앙재해대책본부와 낙동강홍수통제소,수자원공사 등에 낙동강상류 댐의 방류계획을 재검토해 주도록 요청하는 한편 도내 모든 시·군 공무원들의 비상근무를 지시했다. 김해시는 지난번 수해 때 붕괴됐다가 응급복구된 화포천 제방을 중심으로 한림면 일대 취약지점에 대한 점검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물막이용 흙포대 등 수방자재를 한림면에 긴급배포하는 한편 배수장 가동상태도 점검,태풍 내습에 대비했다. 한림면 수해대책위원회도 침수주택의 붕괴를 우려,컨테이너 94개를 임대해 주민들을 이주시켰다. 수해대책위 유진환 위원장은 “농작물은 이미 포기했지만 침수주택은 바람이 강하게 불면 무너질 우려가 높다.”면서 “붕괴 우려 주택에 사는 주민들을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함안군은 지난번 집중호우 때 붕괴됐던 백산제의 응급 물막이공사를 마무리했고,주변에 높이 4.5m 길이 180m의 둑에 비닐을 씌우고 3만여개의 흙포대를 쌓았으며,백산·대송배수장의 배수기능도 점검,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합천군도 주민들이 원인 규명을 요구하며 응급복구를 반대해왔던 청덕면 광암제와 가현제에 대해 이날밤새 응급 물막이 공사를 실시,가까스로 마쳤다. 한편 통영해양경찰서도 이날 태풍 ‘루사’의 북상에 대비,선박들의 피항과 낚시객들의 철수에 나서는 등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해경은 이날 오전 10시 남해동부 먼바다에 태풍주의보가 발효되자 조업중인 어선 5000여척을 통영·사천·남해 등 가까운 항구에 피항토록 유도하고,갯바위 낚시객들을 철수시켰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 [녹색공간] ‘불특정 다수’ 이데올로기

    흔히 환경파괴는 ‘불특정 다수에 의해’ 저질러지며,그 피해도 불특정 다수에게 미친다고 한다.일견 타당한 것 같지만 과연 그런가? 우선 불특정 다수에 의해 저질러지는가? 많은 사람이 잘 썩지도 않는 비닐 따위를 버리고 무분별하게 난방을 하여 환경을 오염시키므로 환경파괴는 개개인의 책임이라는 주장이 있다.환경문제 해결에서 우리 자신이 주인이어야 한다는 뜻이라면 받아들일 면도 있다.하지만 그렇게만 생각하면 우리 모두가 잘못을 저지르고 있으니 결국 아무에게도 특별한 잘못이 없다거나,개개인에게 문제가 있으니 개인적인 각성을 통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등 잘못된 결론에 이르게 된다. 모두가 환경파괴에 관여한다 하더라도 그 정도와 동기는 같지 않다.한 개인이 버리는 오염물질과 산업체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의 양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으며 질적으로도 차이가 크다.그러면 산업체의 오염물질 배출은 누구의 책임인가? 그것은 산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아니라 오염 방지시설을 하지않거나 가동하지 않는 기업주의 책임이다.노동자들은 환경오염의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이다.소비자의 책임은 어떤가? 자동차 운행시의 대기오염은 소비자인 운전자의 탓으로 보일지 모르나 무(저)공해 엔진과 연료 대신 공해유발 엔진과 연료를 공급하는 기업과 그 규제에 태만한 정부에 책임이 있다.요컨대 환경오염은 겉보기에는 소비를 통해 모든 사람이 관여하는 것 같지만,사실은 생산과 공급을 관장하는 기업주와 규제에 소홀한 정부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 환경파괴의 피해는 불특정 다수에게 돌아가는가? 예컨대 대기오염의 피해를 받을 사람이 갑인지,을인지 지목할 수 있을까? 그것은 불가능하며 그런 점에서 ‘불특정’개념이 성립하고 그 피해가 한두 사람에 그치지 않으므로‘다수’라는 용어를 쓴다.그러면 피해자는 확률에 의해 정해지는 ‘재수없는’사람인가? 불특정 다수 개념에는 그러한 함정이 있다.환경오염의 피해자는 누구인가? 그것은 사회경제적·생물학적 약자들이다.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환경성 질병도 공격인자(오염물질)와 방어인자(저항력) 사이의 균형이 깨어질 때 생긴다.오염에 많이 노출될수록,저항력이 낮을수록 병에 걸릴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사회경제적 상류층과 하류층은 거주 장소가 사뭇 다르며 그것은 생활환경이 다르다는 것을 뜻한다.하류층은 오염물질이 많이 배출되는 지대에 사는 반면 상류층은 오염이 덜한 지역에 산다.즉 공격인자의 강도가 계층에 따라 같지 않다.환경오염에 대한 대처 능력에도 차이가 있다.수질이 나쁠 때 상류층은 정수기를 이용하거나 생수를 마시는 등의 대처를 하지만,하류층은 나쁜 물이라도 어쩔 수 없이 마셔야 한다.이렇듯 사회경제적 약자는 오염물질에 노출되는 정도가 심하며 대처할 방법도 적다.환경오염에 대한 저항력은 어떠한가.하류층은 주거환경도 불량하고 영양상태도 나쁘며 과도한 노동을 하고의료에 대한 접근도마저 낮아 질병을 앓는 경우가 많아 저항력이 떨어진 상태이다.어린이와 노인이 특히 그러하다.이렇듯 오염물질에 많이 노출되고 저항력이 약한 사회경제적·생물학적 약자에게 환경성 질병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요컨대 환경오염은,원인은 주로 사회경제적 강자에 의해 마련되며 피해는 약자에게 집중되는 매우 불평등한 속성을 지니고 있다.그러한 점은 국가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이러한 본질적인 특성을 ‘불특정’이데올로기는 의도적으로 은폐한다. 황상익 서울대 의대 교수
  • [강남특구 대해부] (1)어떤 곳인가

    수십억원대의 초호화 아파트,큰 손,부동산 투기,명품,극도의 향락산업,8학군,고액과외….특별한 땅 ‘강남’으로 상징되는 용어들이다.가뜩이나 비싼 강남의 집값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가파르게 상승한다.투기꾼들이 발호하는 탓인지,교육여건이 좋아서 사람들이 마구 몰리기 때문인지 원인 분석도 엇갈린다.그래서 대책에 대한 접근도 주택구입자금 출처 조사에서부터 고교 평준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온다.도시개발 및 주거환경과 교육·부동산 등의 측면에서 강남특구를 4회에 걸쳐 대해부하면서 문제점을 도출하고 대책을 모색해 본다. ■뭔가 특별한 곳… 서울속 ‘서울' 한강 남쪽에 위치한 서울시내 자치구는 11개구다.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강남’은 위치보다 ‘특별하다.’는 경제·문화적 의미로 더 많이 통용된다.돈을 물쓰듯 할 수 있는 부자와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모여 사는 곳이란 이미지가 더 강하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강남권’은 강남·서초·송파구를 지칭하고,때때로 양천구를 포함한다.‘강남특별구’로 더욱 좁혀 불리기도 한다.강남구를 중심으로 ‘강남’이 과연 어떤 곳인지 살펴본다. ●지역특성= 바둑판 모양의 잘 발달된 도로망과 특화된 거리를 갖췄다.무역센터,공항터미널과 아셈센터가 위치한 테헤란로 주변에서는 기존 무역·금융에 더해 벤처·첨단산업이 번성한다.압구정·청담동 지역은 패션·예술·영상·애니메이션·유통,삼성·논현동 일대는 화랑·도예·가구업종 등으로 특화돼 있다.최근에는 포이동 일대가 벤처기업단지로 급부상하는 등 권역별로 균형있게 발전하고 있다. ●인구 및 주민성향= 주민등록인구는 19만 2975가구 55만 2113명(2001년 기준)으로 서울시 전체 인구의 5.32%다.20∼60세 주민의 90% 이상이 대졸 이상 고학력이고 대다수가 아파트,고급빌라 등 공동주택에 살며 풍족한 소비생활을 즐긴다.여기에는 국회의원,기업가,장·차관 이상 고위공직자,재벌총수 등 우리사회의 지도층인사가 대거 포함돼 있다. ●과연 특별한 곳인가= 도로망은 알려진 대로 시원시원하게 잘 갖춰져 있다.도로 면적은 541만여㎡로 최고를 자랑한다. 주택 종류별로 단독주택이5015동으로 서울에서 가장 적은 데 반해 아파트는 9만 5809호로 노원구(11만 3677호)에 이어 두번째,다가구주택은 9482동으로 1위다.하지만 가격은 강북지역과 평균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특히 10억원 이상의 고가주택 70% 정도가 이곳에 집중된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분석한다. 의료기관은 무려 1174개가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2위인 동대문구(625개)의 2배에 가깝다.종합·일반병원은 4개,12개씩으로 다른 지역과 비슷하나 개인병원은 596개나 된다.수치상 비교는 어렵지만 진료수준,서비스 등 질적 만족도에서는 몇 곱절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치원과 각급학교는 인구수에 비례해 비슷하고,사설학원 수도 1706개로 강동교육청 산하의 1775개보다 오히려 적어 소문과 달리 수치상으론 다른 지역에 비해 특이한 게 없다.족집게 강사 등 질적 측면의 막연한 우월성을 믿으며 ‘고액과외’ ‘8학군’ 등의 문화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각종 생활편의시설은 소문만큼 잘 갖춰져 있다.대형 백화점과 쇼핑센터는 4개,3개로가장 많다.금융기관은 292개로 서초구(184) 등지보다 훨씬 많다. 강남구에 등록된 업체는 모두 5만 1649개소에 49만 6000여명이 종사한다.경제유동인구는 40여만명에 달한다.건설업과 도·소매업이 각각 2357개소 5만3527명,1만 5010개소 11만 9677명으로 주종을 이룬다.숙박·음식점도 8406곳이나 돼 ‘강남’의 소비문화를 이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개발 약사 불과 30∼40년 전만 해도 강남은 사람들이 살기 꺼려하던 경기도의 작은 면에 불과했다.채소밭과 양계장이 드문드문 생겨나면서 서울에 농산물을 공급하는 근교농업지 구실을 하던 강촌마을이었다. 1963년 행정구역 확대에 따라 서울시에 편입되면서 도시화의 대열에 합류했다.당시 인구는 1만 2700여명,면적은 43㎢에 불과했다.이후 68년부터 82년까지 진행된 영동제1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이 강남 형성의 시발점이 됐다.경부고속도로 건설에 의해 배후도시 건설이 필요했고,강북지역의 급속한 도시 팽창에 따른 새로운 택지개발이 요구됐다. 강남 개발의 결정타는 72년 정부의 ‘특별지구 개발촉진에관한 임시 조치법’ 제정.강남을 비롯한 대도시 주변지역 개발을 위해 부동산 투기 억제세,영업세,등록세 등을 면제시켜준 것.이 때부터 강남에 재력가의 돈과 투기꾼이 몰리면서 이른바 ‘땅투기’ ‘큰손’ 등의 용어가 생겨나는 등 급속한 변화의 궤도에 오른다.73년 11월 청담동과 삼성동 개발의 견인차가 된 영동대교가 개통되고 75년에는 인구 26만 1700여명,면적 139.20㎢의 강남구청이 신설된다.이듬해 개포·압구정·청담·도곡지구가 아파트지구로 결정고시되면서 대단위 아파트 건설의 선봉이 됐고 개발과 팽창이 급속도로 이뤄진다.88∼91년 개포지구의 확장과 수서개발로 인구 55만여명을 넘기며 21세기의 세계화된 도시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이동구기자 ■'부의 대명사' 청담·압구정동/ 빌라 한채 수십억… 부촌 즐비 22일 서울 강남구에서도 최고급 주택가로 알려진 삼성1동 경기고 주변 H빌라.지난 80년대 초 분양된 30여채의 고급 주택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대지 150평에 건물 면적 65평 정도인 이 빌라 한채 값은 17억∼22억원.10억원을 훌쩍 넘어버린 아파트 값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일반인들은 평생 꿈도 꾸지 못할 ‘저택’이다.최근 들어선 몇몇 집의 ‘청동 지붕’ 값만 1억원이 넘는다.강남구에 대한 질시와 비난이 쏟아질 때마다 많은 강남 주민들은 “사정도 제대로 모르고 일부 부자 주민들의 생활이 전부인 것처럼 매도한다.”며 불쾌해한다.하지만 강남구에 유난히 부촌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80년대 부의 대명사였던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물론 청담·논현동 일대 고급 주택가는 테헤란로 주변 빌딩과 함께 강남의 번영을 상징한다.부동산 업자들은 고급 주택가를 말할 때 장영자씨 집 주변,이명박 서울시장 집 일대등으로 표현했다. 청담동에 ‘패션,유행 1번지’자리를 내줬다고는 하지만 압구정동의 위용도 여전하다.최근에는 압구정로,선릉로,언주로 주변에 들어선 100여개의 성형외과 덕분에 제2의 중흥기를 맞고 있다.대한성형외과개원의협의회 회원 600여명 중 346명이 서울에 있고,이중 절반 가량이 강남구에 있다.1회 50만원이 넘는다는 ‘보톡스 주사’ 열풍 때문에 더욱 바빠졌다. 2000년 말 국세청이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로데오 거리의 풍경은 가관이었다.300만∼1000만원짜리 핸드백을 수도 없이 팔아 치운 의류점 사장은 3년간 무려 52억원의 소득을 탈루했다.청담동 명품가의 의류점 가운데는 쇼윈도가 없는 가게가 종종 눈에 띈다.압구정동을 ‘일반인’에게 내준 명품족들의 허전함을 ‘아는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채워주는 셈이다. 반면 강남이 실제 이상으로 부풀려졌다는 견해도 있다.박춘남(朴春南) 압구정1동장은 “부유층,유명인사 등이 많다 보니 다른 지역 주민보다 다소 폐쇄적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동사무소에서 실시하는 저렴한 컴퓨터교육 참가율이 다른 동보다 높은 것에서 나타나듯 겉보기 보다는 평범한 면도 많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강남의 그늘 '구룡마을'/ 아직도 1000만원대 판잣집 “집이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서울에서 1000만원으로 집 구할 데는 여기밖에 없어요.” 행정구역상으로 강남구 관내지만 스스로 강남주민으로 불리길 꺼리는 개포2동 구룡마을 8지구 정모(58·여)씨는 22일 최근 강남 아파트 값을 둘러싼 세간의 관심에 대해 “남의 일”이라고 일축했다. 지난 88년 동대문구 제기동에서 이곳으로 ‘쫓겨 온’정씨는 1500만원짜리 12평 판잣집에 산다.물론 땅을 살 수 있는 건 아니고 건물만 구입한 것이다. 아내는 식당으로,남편은 날품을 팔러 나간 이날 오후 구룡마을은 막걸리 잔을 기울이는 노인들과 흙바닥을 뒹구는 아이들이 지키고 있었다.판자와 건축용 보온 덮개를 얼기설기 엮어 만든 초라한 집과 여기저기 세워진 자가용이묘한 대조를 이뤘다.주민들은 “제법 고급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면서 “그 사람들 때문에 우리가 오해를 받는 것 아니냐.”며 억울해 했다. 실제로 강남구청도 구룡마을 주민 상당수를 향후 개발이익을 노린 ‘위장극빈자’로 보고 있다.지난해와 올 봄 두 차례에 걸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대대적으로 조사한 결과 149가구 259명만 대상자로 선정된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현재 강남구 관내에서 비닐하우스나 판잣집에 사는 주민은 2664가구 5810명. 강남구 주민등록증을 받고 싶었던 구룡마을 주민들은 올초 강남구를 상대로 낸 ‘주민등록 전입신고 거부 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이겼지만 구가 곧바로 항소하는 바람에 현재 2심을 기다리고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인천항 휴대품 반입규정 강화

    인천세관은 보따리상을 통한 농산물 등 과다반입을 막기 위해 14일부터 인천항 입항 국제여객선 휴대품 반입규정을 대폭 강화한다. 우선 농·축·수산물 반입시 기탁화물을 통한 반입과 카트를 이용한 휴대반입을 합쳐 50㎏까지 허용하던 것을 기탁화물 반입 방식으로만 50㎏까지 허용키로 했다. 기탁화물 방식을 이용하지 않고 가방에 농·축·수산물을 담아 들어올 경우 검색대 X-선 검사단계에서 반송처리하게 된다.또 담배와 양주는 면세점이 제공하는 투명 비닐봉투에 담아오는 것만을 대상으로 담배 10갑,양주 1병까지만 허용키로 하고 가방안에 담배와 양주를 담아 반입할 경우에는 역시 X-선 검사단계에서 반송처리한다. 초과 반입하려다 세관에 유치되는 담배와 양주에 대해서 소정의 보관료만 받던 종전과 달리 담배 1갑당 200원,양주 1병당 5000원(3일 보관 기준)의 유치경비료를 별도로 부과한다. 인천 김학준기자
  • 낙동강 중·하류 범람위기, 곳곳 물난리…남부 오늘도 큰비

    중부지역에 집중호우를 뿌린 강수대가 9일 남하하면서 남부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부산 영도에는 9일 기상관측 사상 최고치인 460.5㎜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영도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는 이날 새벽 시간당 30∼50㎜의 폭발적인 국지성 호우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남서쪽에서 계속 공급되는 수증기 때문에 9일 밤부터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또다시 최고 150㎜ 이상의 국지성 호우가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10일까지 서울·경기·강원 영서·북한지역에는 10∼40㎜,충청·강원 영동에는 20∼60㎜의 비가 더 오겠다. 부산 북구 구포동·화명동 일대 비닐하우스와 김해평야의 농경지가 물에 잠기는 등 낙동강 중·하류 경상도 지역 곳곳에서 물난리를 겪었다.특히 만조가 겹치면서 수위가 계속 높아져 오후 10시30분 현재 낙동강 진동·삼랑진·구포지점의 수위는 위험수위에 육박하고 있다. 이날 오전 3시30분쯤 합천군 청덕면 유천리 유천마을 낙동강 둑 10여m가 붕괴되고 지난 8일 밤 10시30분쯤 합천군 청덕면 가현리 가현마을 앞 황강 수위가 높아지면서개축중이던 양수장 20여m가 붕괴돼 농경지 수백㏊가 침수됐다.경남 통영군 등 해안지역에는 바닷물 높이가 최고조에 이르는 백중사리가 겹쳐 일부 해안도로가 침수됐다. 이날 오전 3시쯤 부산 강서구 눌차동 강모(46)씨 집 뒤쪽 높이 3m의 축대와 영도구조양맨션 뒤쪽 담벼락이 무너지는 등 부산지역 10여곳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해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대구와 경북에서도 주택 51가구가 붕괴됐다. 또 여수·포항 등 남부지역에서는 모두 53편의 항공기가 결항됐다.이번 비는 중부지역에서는 11일 오전까지 이어지다 개겠으나 남부지역에서는 12일 오전까지 계속되겠다. 윤창수기자 geo@
  • 여의도여고 모녀 봉사활동 현장/ “어머니와 함께 봉사하며 삶 배워요”

    “다른 사람을 위해 조금만 시간을 내 봉사하면 결국 내가 행복해져요.”지난 5일,서울 여의도여고 학생들은 보충수업이 끝난 낮 12시30분부터 한시간동안 한강둔치에서 쓰레기를 주웠다.지난 3일 오후,여의도역에서 ‘지하철 질서지키기’ 계몽활동을 한지 이틀만에 나선 봉사활동이지만 학생 70여명이 참여했다.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학생봉사활동 학부모지도단’ 어머니들도 15명이나 참여했다. 무거운 가방을 맨 아이들은 안쓰러워보이기도 했지만 비닐봉투와 나무젓가락을 들고 둔치를 누비는 발걸음은 가벼웠다.금세 봉투를 가득 채우고는 어머니들에게 새 봉투를 받아 쓰레기를 주워 담으며 땀을 뻘뻘 흘렸다. “오늘로 몇 시간째 봉사했어요?”방학 과제로 부담스럽게 생각하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넌지시 물어보았다.그러자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모르겠어요.저희는 시간에 신경 안써요.한 100시간은 넘었겠지만….”3학년 권혜진양은 “난 많이 한 축에도 못든다.”고 쑥스러워했다. 같은 학년 우선혜양은 300시간을 넘긴 봉사왕이다.‘단 하루라도 봉사하지 않으면 몸살이 난다.’는 학생이다.“저는 디자이너가 목표예요.봉사는 제가 좋아서 한 일인데 봉사활동 점수로 대학을 택하려고 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괜히 제가 찾아갔던 시립아동병원의 꼬마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라고 웃었다. “새벽 한강둔치 청소는 봉사활동이라기보다 아침운동으로 제격”이라는 1학년 박지민양,“집에서는 해본적도 없지만 봉사활동하다 ‘설겆이 박사’가됐다.”는 같은 학년 남궁민영양의 얼굴이 해맑다. 여의도여고 학생들이 가장 감동받은 곳은 충북 음성 꽃동네봉사.“올해는 지난해와 다른 병동이 배당됐어요.하루 일을 마치고 지난해 만나뵈었던 할아버지들을 만나러 들렀더니 그렇게 반가워하셨거든요.자주 가지 못하는 게 죄송했어요.”아나운서가 꿈이라는 2학년 이세라양은 “웬만큼 말솜씨는 있는 편인데도 봉사하는 기쁨을 말로는 표현하지 못하겠다.”고 웃었다. 학교 봉사활동에 대해 인성교육과 공동체 의식 육성이라는 교육적 목적은 퇴색했다는 비난이 있지만 여의도여고 학생들이 참뜻을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들이 주축이 된 학부모지도단의 역할이 컸다.2000년부터 학교에서는 60명으로 구성된 학부모지도단을 운영,학교와 학부모,지역사회의 ‘삼위일체’ 지원방식의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학교에서는 지정 과제로 학년 초에 자원봉사자 기초교육과 선진시민의식 교육을 한데 이어 학생들에게 거리질서 캠페인을 하고 여의도공원이나 한강둔치 등에서 환경정화 운동을 펼치도록 했다.그리고 소감문을 쓰도록 해 봉사활동을 되새기고 반성하도록 했다.또 선택과제로 매월 서너개의 활동 영역을 정해두고 희망자에 한해 봉사를 하도록 했다. 고아원,정신지체 부자유자 시설,노인복지시설을 방문해 봉사하는 것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은 처음에는 ‘시키니까 한다.’는 것이었다.그러나 봉사를 하면서 전에 몰랐던 인정과 보람을 느껴 학생들은 자신들을 기다릴 고아원생이나 노인들의 ‘눈빛이 생각나’ 스스로 다시 찾아 봉사한다고 했다. 입시준비에 바쁜 3학년도 봉사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은 여느 학교와 다른점이다.어머니봉사단장 권영자(46)씨는 “봉사활동 후 공부하면 머리가 맑아져서 더 잘 된다.”며 3학년 학생들을 봉사 현장으로 이끌고 있다.이혜경(41)씨는 “‘공주처럼’ 자라서 어려운 사람들의 사정을 잘 모르는 아이들을 다른 엄마들도 함께 봉사하며 행동으로 가르치니 아이들이 달라졌다.”고 말했다.이용자(44)씨는 “입시준비에 짜증내던 아이가 봉사활동을 한 뒤 짜증을 내지 않는다.”고 했다.점수를 따기 위해 하는 학생 봉사활동 제도는 문제가 많다고 하지만 이 학교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다르다.“보람을 느끼면하지 말라고 해도 봉사활동이 하고 싶어진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여의도여고처럼 학부모 봉사활동지도단이 결성된 곳은 서울시내에만 152개교에 이른다.그러나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부모들의 역할은 미흡한 것으로 알려져있다.여의도여고 정재량 교장은 “부모들이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아이들에게 서로 돕는 삶의 자세를 키워줄 수 있다.”고 말했다. 허남주기자 yukyung@ ■현황과 문제점/ 자원봉사 할곳 전국 1400여곳 뿐 봉사활동은 입시위주의 교육에 대한 대안이자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의 하나로 지난 96년 도입됐다. 건전한 인격 형성에 도움을 주고,공동체 의식을 키울 뿐 아니라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고 진로를 선택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교육효과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그러나 봉사활동을 할 곳을 찾기도 어렵고,일에 서투른 아이들을 귀찮아하는 곳도 적지 않다.그러다보니 중·고생봉사활동 평가제가 겉돌고 허위 확인서를 제출하는 등의 부작용도 커져 아이들에게 편법만을 가르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 봉사활동 얼마나 해야하나?=고입 내신성적에 8%를 반영하거나,대학입시에서도 대학별로 선발 자료로 쓰며 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것은 봉사활동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부담을 준다는 것이 학생들과 학부모의 일반적인 반응이다. 제7차 교육과정은 봉사활동을 정규 수업시간에 편성,1년에 10시간 이상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봉사활동은 고입 내신성적에도 반영된다.중3의 경우 봉사활동 점수가 연간 15시간 이상은 8점,10∼14시간은 7점,10시간 미만은 6점이다.중학교 1·2학년은 연간 18시간은 8점,15∼17시간은 7점,15시간미만을 6점으로 하고 있다.고교생은 연간 20시간 이상하도록 권장하고 있으며 봉사활동 점수를 반영하는 대학도 많다. ◆ 자원봉사활동 어디서 하나?=자원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곳에 대한 정보는 청소년자원봉사센터나 시·도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얻을 수 있다.서울시도 홈페이지를 통해 수시로 청소년에게 봉사활동을 할수 있는 곳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전국적으로 1400여곳에 불과한 것은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일할 손을 구하는 곳과 봉사활동할 곳을 찾는 아이들을 쉽게 연결해줄 수 있는 기구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민간기구로 봉사활동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 미국의 ‘촛불재단’이 한예가 될 것이다. ◆ 학부모가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라=16개 시·도 청소년자원봉사센터를 다녀간 학생 숫자가 한해 53만명에 이르고,이들 중 71%가 어른이 돼서도 봉사할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설문조사로 미뤄보면 봉사활동의 교육적 효과를 폄하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서울시교육청 이준순 장학사는 “완전한 자발성과 지속성을 갖추지 못한 학생들의 봉사활동은 ‘봉사학습’으로 이해돼야한다.”고 지적,현재 152개교에나 창단되어 있는 학부모봉사활동지도단이 활성화된다면 봉사활동의 교육적 효과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학생들이 궂은일을 꺼리고 쉬운 일만 찾고,‘시간 때우기’식 봉사활동을 해 교육효과가 흐려지는 것을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풀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허남주기자
  • 여의도 윤중로 왕벚나무 생육촉진 영양제 공급

    “내년 봄 화려한 자태를 뽐내기 위해 영양제를 공급받고 있습니다.” 영등포구(구청장 김용일)가 여의도 윤중로 왕벚나무의 생육 촉진을 위해 수목 영양제를 공급하고 있다. 여의도 윤중로변 7㎞에 늘어선 1440여그루의 왕벚나무는 봄만 되면 화려한 자태로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왔다. 하지만 수령이 30년을 넘은 데다 자동차 매연 등 각종 도시공해와 병충해에 시달리며 빨리 낙엽이 지는 등 생육 상태가 좋지 않다. 이에 따라 구는 지난 6월 말부터 나무 1그루당 18ℓ짜리 비닐주머니에 영양제(BS-GREEN)를 탄 물을 파이프를 통해 나무의 뿌리에 공급하고 있다. 이 영양제는 보통 4∼5일 지속적으로 공급되는데 현재 모든 나무에 한번씩 영양제를 공급했다. 구는 8월말까지 모두 3차례에 걸쳐 영양제를 투여할 예정이다. 구는 지난해까지 링거를 벚나무에 주입했으나 올해는 특히 뿌리의 허약함을 보충하기 위해 병충해와 오염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수목 영양제로 대체했다. 조덕현기자
  • 日 역발상 상품 ‘불티’

    (도쿄 황성기특파원) 차가운 카레,차가운 어묵,차가운 라면…. 무더운 여름 일본에서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는 상품군이다.키워드는 ‘차가워도 맛있는 음식.’ “카레는 뜨거운 음식”이라든지 “차가운 어묵은 맛이 없다.”는 기존 관념을 180도 뒤집었다.뜨거워야 제 맛이 나는 음식을 더운 여름 차갑게 해서 먹을 수 없을까 하는 발상에서 나온 재치 넘친 개발품이다. 오쓰카(大塚)식품이 내놓은 ‘차가운 카레’는 시원한 음식의 대표적인 상품이다.지난해 여름 도쿄를 중심으로 한 간토(關東)지방 등에 한정판매했으나 올해에는 일본 전국으로 판매를 확대했다. 비닐팩에 포장된 카레(1팩에 170엔)를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한 뒤 뜨거운 밥에 뿌려 먹어야 가장 맛있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 회사 소비자실 히라가와(平川)는 “일본 음식 중에서 차갑게 해서 먹는 게 많은데 차가운 카레는 만들 수 없느냐는 사장의 제안이 있어 4년 전 개발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발에 어려움은 있었다.밀가루로 끈기를 붙인 뜨거운 카레를 차갑게 하면 먹는감촉이 나빠졌고 동물성 유지를 쓴 기존 카레는 굳어졌다. 그는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밀가루를 일절 쓰지 않고 야채나 과일을 졸인 양념을 써 끈기를 냈으며 동물성 기름 대신 식물성 기름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사람의 혀는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둔감해지는 점을 감안해 차가운 카레라고 하더라도 맛이 오래 남도록 향료를 뜨거운 카레보다 1.5배가량 더 넣었다.“처음부터 계산한 일이 아닌데도 밀가루와 동물성 기름을 쓰지 않은 결과 저 칼로리 음식이 된 것은 즐거운 계산착오”라고 히라가와는 덧붙였다. 지난해 250만개를 팔았던 오쓰카는 올해는 갑절 늘어난 500만개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인들이 겨울에 즐겨 먹는 ‘오차즈케(조미한 김,연어가루 등을 밥에 뿌리고 물에 말아 먹는 음식)’도 차가운 상품으로 등장했다.나가다니엔(永谷園)이 내놓은 ‘차가운 오차즈케.’이 회사 홍보실의 고가와(小川)는 “오차즈케를 먹는 새로운 방법이 없을까하는 조사를 해 본 결과 차가운 물을 부어 먹는 사람들이 뜻밖에 많은데 착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여름에 어떻게 뜨거운 상품을 팔 수 있을까가 고민이었다.”면서“슈퍼 등에서 시식회를 할 때 차가운 오차즈케에 김치를 얹었더니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고 덧붙였다.지난 6월 말부터 TV 광고를 내보내면서 한달 매상고가 1.5배 늘어날 만큼 호평이다. 닛싱(日淸)식품은 최근 라면 가게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차가운 라면’에 착안,라면 시리즈 상품인 ‘면의 달인’에 차가운 라면을 추가시켰다.한 회사는 차갑게 해서 먹는 ‘차가운 어묵’도 신상품으로 내놓았다. ‘차가운 식품’은 식품회사의 전유물만이 아니다.백화점이나 슈퍼,편의점등에서도 ‘차가워도 맛있다’는 개념을 살린 반찬이나 도시락을 잇달아 판매하고 있다. marry01@
  • [우리區 청사진] 김용일 영등포구청장/“영등포시장 지하상가문제 해결”

    “초등학생의 심정으로 차근차근 배우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김용일(金容一·65) 영등포구청장은 요즘 밤잠을 설친다. 기업체를 운영하다 구청에 들어와 행정을 배우는 중인데다 잇단 태풍과 장마로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김 구청장은 얼마전 비가 쏟아지는 소리에 놀라 밤잠을 깼다.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혼자 택시를 타고 지역을 순회하기 시작했다.혹시 침수되는 곳이 없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다. 신길동에 이르러 보니 도로변에 설치된 빗물받이에 비닐장판이 덮여 있었다.빗물이 그대로 주택가로 흘러들고 있었다.그는 빗속으로 달려가 비닐장판을 걷어내기 시작했다.바쁘게 일하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동장이 달려왔다.빗속에서 구청장이 일을 하는 것을 본 주민이 동장에게 전화를 했단다.2시간동안 택시요금만 3만 3000원이 나왔단다.구청 직원이 전하는 김 구청장의 최근일화다. 이처럼 강한 의욕을 보이는 그는 스스로를 초보 행정가라고 말하지만 3대때 서울시의원을 지내 행정에 밝다.하지만 직접 구청장 자리에 앉아보니 업무가 녹록치않은 것이 사실이란다. 그는 세부적인 행정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구정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과거 시의원을 지낸 경험에다 기업체를 운영한 탓에 ‘경영 마인드’나 조직관리 등은 탁월하기 때문이다. “지난 선거때 다른 후보를 지지했어도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맡은 바 직무에 충실해 주길 바랄 뿐입니다.하지만 비리를 저지르는 직원과는 결코 함께 일할 수 없습니다.” 그는 전직 구청장 2명이 연이어 비리에 연루된 사실을 상기시키며 ‘클린행정’을 거듭 강조했다.자신이 비리 등 구태를 타파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힘주어 말했다.가족 등 구청장의 주변임을 내세워 청탁을 해도 절대 받아들여서는 안되며 만일 청탁을 들어준 사실이 발각되면 공복을 벗어야 할 것이라고 단호히 말한다. “주민 불편 사항이 많습니다.서두르지 않고 반드시 해결하겠습니다.” 김 구청장은 시급히 해결해야할 불편 사항으로 영등포시장 지하상가가 도중에 끊긴 것을 꼽는다.서울시와 긴밀히 협의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영등포가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의외로 낙후된 곳이 많다고 진단했다.21세기에 걸맞은 종합적인 장기발전계획을 세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건설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기술자이며 경영자다.일반 행정보다는 건설 등 사업성 부문에 있어서는 어느 구청장보다 강점을 지녔다.그는 자신의 장점을 살려 획기적인 사업을 펼치겠다는 구상이다. 조덕현기자 hyoun@
  • 준비된 휴가 ‘기쁨 2배’, 꼭 필요한 바캉스용품

    “산도 좋고 물도 좋아라,떠나는 여행길에서….” 여름은 산과 바다의 유혹에 시달리는 계절.불볕 더위를 피해 피서지로 향하는 이들의 마음은 들뜨기 마련이다.하지만 떠날 때 떠나더라도 바캉스용품을 제대로 갖춰 가야 뒤늦게 피서지에서 후회하지 않게 된다. ◆최신 유행 수영복으로 시선 압도 비키니는 올 여름에도 강세가 예상된다.또 캐주얼 감각이 돋보이는 탑과 팬츠도 올 여름 피서지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캐주얼 스타일의 수영복은 극심한 노출을 피하면서도 섹시함을 강조할 수 있다.수영복 소재로는 특수 제작된 자외선 투과원단과 나일론에 비닐코팅을 입힌 광택소재,패션성을 강조하는 니트나 레이스 등이 눈길을 끈다. 수영복을 고를 때는 무엇보다 유행에 맞는 세련된 디자인과 자신의 체형을 감안해야 한다.허리가 굵은 사람은 허리 양 옆 부분을 다른색으로 처리해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는 제품이 좋다.엉덩이가 큰 사람은 랩 스커트가 달린 수영복이 적합하다.가슴이 풍만한 사람은 진한 색상의 심플한 디자인을,빈약한 사람은 가슴 부분이2가지 이상의 색상이나 무늬가 그려진 제품을 입는게 좋다. ◆톡톡 튀는 이색 상품 눈길 개성을 강조한 바캉스용품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보온·보냉기능을 갖춘 패션가방 ‘쿨러백’(6만 8000원)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전통의상인‘바틱비치웨어세트’(6만 4000원),설치·해체가 편리한 ‘솔베이 원터치 텐트’(19만 9000원)를 선보였다.또 코오롱스포츠가 개발한 ‘에어컨텐트’(7∼8인용 기준 44만∼49만원),리복이 선보인 휴대용 운동화 ‘트래블 트레이너’(7만 9000원)도 눈길을 모은다. 이밖에 특수 섬유소재를 사용해 물 속에서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아쿠아슈즈’(나이키 4만 9000원,휠라 5만원)와 냉·온장 기능을 갖춘 자동차용 냉·온장고(8만 9000∼24만 8000원)도 관심을 끈다. ◆어디서 구입해야 실속있나. 백화점은 대부분 오는 21일까지 여름 바겐세일을 한다.이 기간에 바캉스용품을 구입하면 평소보다 20∼30% 싸게 살 수 있다. 백화점 세일을 놓친 고객은 백화점에 이어 할인행사에 나서는 대형 할인점이나 서울 남대문·동대문·명동 쇼핑몰을 이용하면 된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21일까지 서울 본점이 ‘여름 수영복 페스티벌’,잠실점 ‘여름 패션잡화 3·5·7만원 균일가전', 경기 안양점 ‘비치 액세서리 특집전’,부평점은 ‘텐트·바캉스용품전’특별행사를 연다.신세계백화점은 19∼21일 ‘여름 바겐세일 막판 3일장’을 열고 각종 바캉스용품을 저렴하게판다. 갤러리아 백화점도 같은 기간에 10만원 이상 구매고객 가운데 선착순 200명을 뽑아 각종 바캉스용품을 준다.삼성플라자 분당점은 21일까지 코오롱스포츠·프로스펙스 텐트를 비롯해 다양한 바캉스용품을 선보인다. 전광삼기자 hisam@
  • 유해화학물질 年3만t 배출

    환경부는 17일 국내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화학물질의 배출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 2000년 한해 동안 64종,3만t의 유해 화학물질이 대기나 하천,토양등으로 배출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들 화학물질의 30% 정도가 발암물질과 내분비계 장애물질 등으로 나타나 화학물질의 엄격한 배출규제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64종의 화학물질 가운데 국제암 연구소가 지정한 발암물질은 벤젠과 염화비닐 등 5종(2500t)으로 전체의 8.3%,발암성 우려 물질은 9종(2300t)으로 7.6%,발암 가능성 물질은 17종(3400t)으로 11.1%를 차지하는 등 전체의 27%가 암을 유발하거나 유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분비계 장애물질도 디프탈레이트 등 5종(636t)으로 전체의 2.1%를 차지,인체에 치명적인 이들 유해물질의 규제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배출된 화학물질을 종류별로 보면 톨루엔(6200t),자일렌(3700t),아연화합물(2600t) 등이며 전체 배출량의 78.8%가 대기로 배출됐다. 배출량이 많은 지역은 경북과 울산,전남 등의 순이며공단별 배출량은 포항공단,여천공단,울산석유공단 등의 순이다. 업종별로는 화학(34.1%)과 1차금속(26.2%) 등 2개 업종이 전체 유해물질의 60%를 배출했으며 이는 조사대상 업체수가 다른 업종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유진상기자 jsr@
  • 위변조 방지 면허증 오늘부터 발급키로

    경찰청은 약품 등으로 쉽게 위·변조를 하지 못하도록 특수처리된 운전면허증을 15일부터 전국 운전면허시험장에서 발급한다고 14일 밝혔다.이는 현행 운전면허증이 아세톤 등 유기용제와 지갑 속의 비닐 가소제(可塑劑)에 의해 성명과 사진 등 기재사항이 쉽게 지워지는 등 위·변조가 많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경찰은 우선 15일 서울 서부·강서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새 면허증을 발급한 뒤 다음달 14일까지 단계적으로 전국 모든 운전면허시험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자연 훼손된 기존 면허증은 별도 수수료 부담없이 새 면허증으로 재발급해 준다. 조현석기자 hyun68@
  • [新농정 현장을 가다] (8)여주 벧엘농장 박웅호씨/메추리알 4억어치 팔아 年 1억 수익

    “앞으로 농사를 지어보려고 하는데요,어떤 작목이 가장 좋을까요.” 박웅호(朴雄虎·38·경기 여주군 대신면 상구리 벧엘농장)씨는 하루에도 몇번씩 이런 전화를 받는다.그의 경험담을 들으려는 사람들의 문의전화다.‘성공한 귀농(歸農)으로서의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이다. 박씨는 흔치 않은 해외 선교사 출신 귀농이다.지난 97년 아프리카 수단에서 7년간 선교사 활동을 한 뒤 귀국,그해 12월 여주에 메추리농장을 차렸다. “막연하게 귀농을 한다는 생각만 갖고 한국에 들어왔지만 뭘 해야 좋을지 막막하더군요.사방에 수소문한 끝에 메추리 농사가 비교적 쉽고,소득도 안정적이라는 말을 듣게 됐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전에는 발 한번 들인 적 없었던 여주땅에 둥지를 틀었다.고향은 강원도 원통이지만 메추리알 생산이나 유통을 고려할 때 수도권으로 생활여건이 좋은 여주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재래식 비닐하우스 사육장에 3만마리를 들였다.그로부터 4년 8개월여가 지난 현재 박씨의 농장은 메추리 10만마리에 연간 매출액 4억원 규모로 성장했다.매출액 가운데 1억원 이상은 순수익이다. 박씨는 지난 4월 1500평 규모의 현대식 사육장을 지었다.온도·습도 조절부터 사료공급,분뇨처리까지 자동 처리되는 최신 시설이다.그는 메추리들에게 알칼리성 음이온 육각수를 먹이고 있다.덕분에 메추리의 병균 저항력과 사료흡수력이 획기적으로 높아졌다.전에는 사료를 100g 주면 메추리들이 45∼60g정도만 소화흡수시켰지만 지금은 70∼85g 수준에 이른다.사료값이 크게 줄어든 것은 물론이다.비타민과 조단백질을 강화한 특수사료를 먹인 덕분에 알의 크기와 산란율도 매우 높다.앞으로 사육규모를 20만마리로 늘리고,메추리알을 가공해 수출까지 해볼 계획이다. “메추리알은 식용란 가운데 유일한 알칼리성 식품입니다.비타민 등 영양소가 계란에 비해 월등히 높아 노약자나 어린이의 허약체질 개선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시장을 넓히기 위해 훈제,장조림,피자맛 등 다양한 메추리알 가공식품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박씨는 귀농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업종 선택이라고 했다.충분한 시장조사와 전문가들의 자문은 기본이고,먼저 농촌에 정착한 ‘귀농 선배’들의 경험담을 듣는 것도 필수라고 강조했다.“평생 그 일을 할 것이라는 각오와 가족 및 주변사람들의 적극적인 지지도 없어서는 안되지요.저처럼 낯선 곳에 정착하는 경우라면 지역사회에 최대한 빨리 동화하는 것도 무척 중요합니다.”(031)881-0661. 김태균기자 windsea@
  • 뉴스라인/ 수산물 리콜제 15일부터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은 15일부터 일반 소비자들이 부패,변질된 수산물을 구입했을 경우 교환해주거나 전액 환불해주는 수산물 리콜제를 실시한다.리콜을 받으려면 판매 업소의 영수증과 시장 로고가 찍힌 비닐백이 있어야 하고,구입 후 24시간 이내에 업소를 직접 찾아가야 한다.
  • [씨줄날줄] 라마순

    전국에 비상이 걸렸다.태풍이 올라 온다고 한다.올들어 다섯번째 생긴 라마순(RAMMASUN)이다.요놈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이다.하기 좋은 말로 초대형이다.최대 풍속이 44m,그러니까 시속 158㎞에 이른다.시속 61㎞가 넘으면 어른들이 제대로 걷지를 못하고,100㎞면 작은 집들은 부서지기 시작한다니 가히 살인적이다.영향권이 반경 700㎞에 달한다고 한다.한반도는 어림잡아 남북으로 1000㎞,동서로 250㎞쯤 된다.한반도에 먹구름을 씌우고 폭우를 쏟아 부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번 태풍은 이름부터 좀 무시무시하다.라마순은 태국의 신화에 나오는 ‘천둥의 신’이다.얼굴과 상반신은 사람이지만 몸은 거대한 동물 모양을 한 괴물로 손에는 다이아몬드 도끼를 들고 있다고 한다.번개가 치고 천둥이 일어나는 원리를 설명하는 데는 멕카라(MEKHALA)라는 여신이 등장한다.바다를수호하는,말하자면 용왕쯤 되는 멕카라는 맑은 수정으로 된 공(球)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라마순은 멕카라의 공이 탐이 나 틈만 나면 다이아몬드 도끼로 수정 공을 내리친다는 것이다.다이아몬드와 수정이 부딪히며 번개를 만들고 쩌렁쩌렁한 울림은 천둥이 된다고 한다.라마순은 연약한 여신의 수정 공을억지로 차지하려는 성품으로 보아 무지막지한 것 같다. 태국의 선조들도 천둥이 어지간히 무서웠나 보다.비바람을 몰고 오는 천둥이 두려워 신으로 승격시켜 놓고도 속내로는 야속하고 얄미웠기에 사람 모양의 괴물로 묘사했을 것이다.자연의 원리를 몰랐던 사람들에겐 천둥은 확실히 두려움의 대상이었다.북미 대륙에 살았던 인디언들은 큼직한 강 자체가 폭포를 이루면서 쏟아 내는 엄청난 굉음을 천둥 소리라는 의미로 나이애가라라고 했다지 않는가.하기야 천둥은 지금도 경계하며 대비하지 않으면 제물을 삼키는 괴물이 될 것이다. 우리는 해마다 태풍이 내습할 줄 뻔히 알면서도 당한다.지난해인가는 엉뚱하게 서울에서 대로변 신호등 누전으로 길 가던 시민들이 어이없게 그만 목숨을 잃었다.하수구를 비닐 조각들이 막아 물이 차오르며 빚어진 참사였다.천둥 두려운 줄을 몰랐다.폭우가 쏟아진다는데도 대로변 하수구조차 치우지 않았다.올해는 지방 선거가 있었다.적지 않은 자치단체장이 바뀌었다.가는 사람이 태풍을 제대로 챙겼는지 모르겠다.신관은 혹시 공무원 인사에나 매달려 있지나 않는지 모르겠다.이번 태풍은 비껴 갈 테지만 라마순이 멕카라 수정 공을 아예 넘보지 못하도록 꼭꼭 단속하고 볼 일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新농정 현장을 가다] (7)완주 화훼농 이기성씨

    ***유색 칼라꽃 국내보급 선구자 “남보다 앞서가야 한다는 말이 기업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요.농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북 완주군 봉동읍 구미리 서두마을 이기성(李起成·46)씨는 국내 유색(有色) 칼라(Calla)꽃의 선구자로 불린다.흰색 외에 빨강,핑크,노랑,황금,아이보리 등 화려한 색깔의 유색 칼라를 국내에 보급한 주역으로 꼽힌다.칼라꽃이외에 프리지아·백합·리아트리스 등을 합해 이씨가 지난해 올린 매출액은 3억여원에 이른다. 그의 성공비결을 말할 때 주위 사람들은 ‘도전정신’을 첫머리에 올린다.그만큼 고생도 많았다.대학에서 원예학을 전공하고,남의 밑에서 일을 배우다 86년 첫 꿈을 펼쳤다.정부에서 1억 2000만원을 빌려 3000평 규모의 현대식 비닐하우스 화훼단지를 차렸다.그러나 그해에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다.수확 한번 못해 보고 그의 하우스단지는 폭삭 주저앉고 말았다.가까스로 300평을 건진 그는 이때부터 백색 칼라에 주력했다.많은 소득을 올리면서 농장은이내 번창해갔다. 하지만 국내에 백색 칼라 재배가 늘면서 가격이 떨어지는 등 점차 상황이 나빠졌다. 이에 이씨는 96년 뉴질랜드·덴마크·네덜란드에서 유색 칼라 종자를 사들였다.그때까지 국내에서 거의 시도된 적이 없는 작목이었다.때문에 백색 칼라로 얻은 자신감만으로는 제대로 키워낼 수 없었다.백색 칼라와 달리 유색칼라는 물·온도 등 환경이 조금이라도 맞지 않으면 줄기가 썩거나 꽃이 맺히지 않았다.도움 받을만한 책이나 전문가는 국내에 전무했다.외국의 교본도 국내 토질과 기후에는 맞지 않았다.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꽃밭을 수백번 갈아엎는 우여곡절 끝에 99년부터 꽃들이 제대로 자라주기 시작했다. 현재 종자에서 꽃이 피기까지의 성공확률은 90%대.유색 칼라의 개화 성공률은 외국에서도 80%정도면 최고로 친다.재배초기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알뿌리 형태의 종자도 이제 수요량의 40%를 자급하고 있어 원가부담도 크게 줄었다.지난해에는 7만송이를 일본에 수출했다. 이씨는 “절화(꺾거나 따낸 꽃)가 아닌 화분 형태의 유색 칼라를 대량생산해 아름다운 꽃을 도시민들이 쉽게 접할수 있게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그의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문의 (063)261-6526. ◇칼라= 아프리카 원산의 고급화훼. 길다란 꽃대 끝에 커다란 꽃잎이 노란 암술꽃을 둘러싸면서 탐스럽게 핀다.청초하고 고상한 기품을 지닌 꽃으로 인식돼 관상용과 꽃꽂이용으로 인기가높다. 완주 김태균기자 windsea@
  • 부방위 고발 3명 무혐의 처분

    서울지검 특수1부(부장 朴榮琯)는 27일 부패방지위원회가 금품수수 등 혐의로 고발한 전직 검찰 최고위 간부 K씨와 현직 검찰 간부 L씨,헌법기관 장관급 공직자 I씨 등 3명에 대해 모두 무혐의 결정을 내리고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 검찰은 이같은 결과를 이날 부방위에 통보했다. 이에 대해 부방위는 서울고법에 재정신청을 한다는 방침이어서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검찰은 L씨의 지인 Y씨로부터 L씨에 대한 인사청탁 명목으로 3000만원짜리 고급카펫을 받은 혐의로 고발된 K씨는 ▲카펫을 전달받은 다음날 비닐 포장도 뜯지 않고 곧바로 돌려보냈고 ▲L씨 인사청탁 명목이 아니라 사업가 H씨가 K씨의 공직 취임 축하용으로 Y씨를 통해 보낸 것이며 ▲3000만원이 아니라 200만원대의 중국산인 사실이 확인돼 범죄 혐의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L씨가 Y씨로부터 고급 의류를 무상 제공받았다는 등의 진정 내용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돼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신농정 현장을 가다] (4)’양잠박사’ 서산 장성욱씨

    “물려받은 기술에만 의존한다면 발전은 결코 없습니다.어떻게 해야 같은 노동으로 더 높은 소득을 올릴지 연구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그게 바로 우리 농업의 미래를 찾는 일 아니겠습니까.” 충남 서산양잠농업협동조합 장성욱(張星昱·54·서산시 해미면 기지리) 조합장은 마을에서 ‘박사님’ 소리를 듣는다.누에와 뽕에 대해서라면 책을 수십권이라도 쓸 수 있다는 30년 양잠 경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박사님’이 붙은 진짜 이유는 늘 연구하는 그의 자세에 있다. 장씨는 뽕밭 8000평과 비닐하우스형 잠실(蠶室·길이 30m 넓이 50평) 8개동에서 연간 1.2t(냉동건조 기준)의 누에가공품 ‘황잠’(皇蠶)을 생산,1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누에분말이 사람의 혈당을 내리는 데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요즘 제품을 없어서 못팔 정도다. 그의 농장에서는 알에서 부화해 온전한 성충이 되는 누에의 비율이 90%대에 이른다.1년동안 부화시키는 500만개의 알 중 450만개 이상이 끝까지 성충으로 자란다.다른 농장의 성공률(70∼80%)에 비해 월등히 높은 이유는 온도·부화시기 등을 정확하게 맞춰주는 노하우에서 비롯된다. 매년 5월18일∼6월18일과 8월18일∼9월18일 등 1년에 두 번 누에를 기르는 그에게 지금이야말로 연중 가장 바쁜 시기다.하지만 농장 일손은 장씨 부부를 포함,8명이 고작이다.다른 곳의 절반 정도.이게 다 그의 다양한 발명품 덕이다. 대표작은 스스로 ‘급상대차’라고 이름붙인 뽕잎 공급장치.대형 선반에 롤러바퀴를 부착해 레일형태의 궤도를 따라 쉽게 움직이도록 한 장치다.3년 전 이 장치를 만들기까지만 해도 누에한테 뽕을 먹이려면 일일이 손으로 잎을 따서 하루 2∼3차례 공급해야 했다.이 발명품 덕분에 과거 4∼5명이 매달려야 했던 이 일을 장씨는 혼자서 하고 있다.제작비용으로 대당 10만원이 들었지만 이로인한 인건비 절감은 한해 수백만원에 이른다. 지난해 봄에는 전국 양잠농가 중 처음으로 액체질소가스 처리장을 농장에 설치했다.그가 농촌진흥청과 함께 개발한 이 장치는 영하 180도의 냉각질소를 순식간에 분사,누에성충을 죽이는 장치.이 과정을 거치면 누에속 혈당강하 성분이 고스란히 유지돼 고급제품을 만들 수 있다.죽은 누에는 냉동건조시킨 뒤 분쇄기와 알약형태가 공장치를 거쳐 정제(錠劑)로 만든다.장씨는 황제가 먹는 누에라는 뜻에서 이 제품의 상표를 ‘황잠’으로 지었다. 그는 “지금은 일일이 손으로 낫질을 해서 뽕나무를 베어내고 있지만 올 연말이면 기계를 이용해 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올 것”이라면서 기계설계도가 촘촘하게 그려진 노트를 펴보였다.최근에는 오디(뽕나무 열매) 수확량이 많은 신품종 뽕나무를 100그루 들여왔다.오디의 노화방지 효능이 입증되고 있어 새로운 소득원이 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장씨의 농장에는 전국 각지의 양잠농들이 심심찮게 찾아온다.자신의 노하우를 여러 사람에게 알려 국내 양잠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그가 농장을 완전개방 했기 때문이다.견학문의 (041)688-5652. 김태균기자 windsea@
  • [굄돌] 밤을 빼앗긴 생명

    집을 나섰습니다.여행은,떠나는 것이 아니라 먼 옛적 우리가 떠나온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인류의 옛 조상이 그러했듯이 우리들도 원래는 모두가 자연에서 태어난 네 발 가진 야성의 동물이었습니다.그러나,너무 오랫동안 자연을 떠나 인위적인 환경과 도시적 삶에 젖어버렸기 때문에 자연으로 가는 길이 마치 낯선 곳을 찾아가는 것처럼 느껴질 뿐이지요. 생태기행은 우리들 마음 깊은 자리에 잠들어 있는 야성(野性)을 일깨워 우리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는 자연에로의 여행입니다.완행열차에서 내린 충청도 어느 소읍.바꿔타야 할 막차는 놓쳐 버렸지만,시골 저녁길을 걷는 즐거움을 얻었습니다. 그러나,찾아가야 할 바다마을까지 삼십리길이 안타깝게도 포장되어 있었습니다.포장도로는 비포장 흙길보다 걷는 데 더 힘이 듭니다.포장도로는 자동차와 같은 기계의 길일 뿐,사람의 길로 만든 게 아닙니다. 우리들의 발바닥 구조부터가 그렇지요.발은 본래부터 포장도로가 아니라 비포장길에 맞게 조물주가 설계해 내놓은 것입니다. 얼핏 보면 편리해 보이지만,우리 몸뚱아리 요소요소가 그 기계적인 편리에 맞추기 위해 얼마나 곳곳에서 속앓이를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한쪽이 편리해지면 어느 한쪽은 불편해지는 것이 우주의 법칙입니다.도로 옆 들판은 상추를 키우는 비닐하우스들로 온통 뒤덮여 있습니다.해가 저물자,이윽고 농부들이 들판의 상추 비닐하우스를 돌아다니며 전등을 켜기 시작합니다.밤새도록 켜놓을 전등입니다. 요즘 들녘은 전에 보지 못했던 희한한 불야성이 펼쳐집니다.상추 농사는 꽃이 피면 끝장입니다.꽃이 피면 상추잎이 더 이상 자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등불을 켜놓으면 상추들은 낮인 줄 알고 쉬지 않고 자랍니다.그래서 농부들은 더 많은 상추잎을 따기 위해 상추가 꽃을 피우지 못하도록 밤새껏 하우스 안에 불을 켜두는 것입니다.모든 생명들은 밤이 있어야 합니다.어두운 밤을 지나온 것만이 참생명입니다.하지만,시중에 나온 상추나 깻잎들은 그렇게 잠 한숨 자지 못하고 웃자란,가여운 반생명들이지요.그런데도 사람들은 그저 겉모양만 보고 싱싱하다고 합니다.과학영농,인간들의 또다른 교활입니다.깊어가는 시골의 밤,들길을 걸으며 상추들의 길고 힘겨운 불면(不眠)의 밤을 생각합니다.밤을 빼앗긴 생명들을 위해 오늘 이 한밤은 함께 뜬눈으로 걸어가려고 합니다. 김재일/ 두레생명문화硏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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