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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의 소리] 쓰레기 불법소각 화재위험/조현곤

    주민들이 주택과 마을 공터 등에서 무분별하게 쓰레기를 소각해 환경오염과 소방 및 행정력 낭비는 물론 화재의 위험성까지 안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예전 일부 변두리 주택가에서 있었던 쓰레기 불법소각이 이제는 쓰레기봉투 가격 인상으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빈번해지는 실정이다. 대낮에 건축자재, 폐비닐 등을 태워 시꺼먼 연기를 뿜어내는가 하면 밤 늦은 시간 옥상에서 몰래 쓰레기를 소각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같은 쓰레기 불법 소각을 화재로 오인하여 출동하는 사례가 많게는 하루에도 3∼4건이 넘는 경우도 있다. 바람에 불티가 날려 가연성 물질이나 주유소 등 위험물에 옮겨 붙기라도 하면 대형 화재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사고 예방을 위해 주민들이 각종 쓰레기 분리수거를 통해 최대한 자원을 재활용하고 나머지 쓰레기는 허가된 쓰레기 봉투에 담아 처리했으면 한다. 조현곤
  • 행복한 우리집…“홈파티 해봐요”

    행복한 우리집…“홈파티 해봐요”

    성냥팔이 소녀가 그토록 부러워한 것이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우아하게 춤추던 모습이었을까. 소녀가 본 것은 아빠 엄마와 함께 약간의 장식을 한 크리스마스 트리 옆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거워하는 가족의 모습이었다. 안팎으로 가라앉은 분위기지만 “파티는 무슨…”이라고 말한다면 마음은 더욱 쓸쓸해진다. 꼭 거창하지 않아도 좋다. 가족끼리, 마음맞는 친구들끼리 2004년을 보내며 작은 만남, 즐거운 잔치를 벌여보자.Let’s Party! 홈파티?!…. 이름 때문일까, 대부분의 주부들은 겁부터 낸다. 영화에 최면이 걸린 걸까, 로맨틱한 사교모임에 대한 환상탓일까? 서울 압구정동에서 노아홈쿠킹클라스를 운영하는 김은경씨는 “좋아하는 사람을 초대해 따끈한 밥 한 그릇에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면 이 또한 훌륭한 홈파티”라고 말했다. 김은경씨 가족은 이달 초 조촐한 가족 송년 파티를 가졌다. 쿠킹클라스를 운영하는 자신과 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하는 남편 최명수(42)씨는 연말이면 너무나 바쁘게 지내는 탓에 함께 식탁에 앉은 날이 거의 없단다. 그래서 조금은 이르게 가족 송년회의 날을 잡았다. 가족이라야 이들 부부와 두 아들 현식(중1), 동식(초등4년)으로 4식구다. 김은경씨가 자신의 집인 서울 압구정동 미성아파트에서 연 연말 가족 홈파티를 살짝 들여다봤다. 음식은 요리 선생인 김은경씨가 맡았다. 그는 전날 시장을 보고, 돼지고기를 사와 재웠다.“남편에겐요,1주일전부터 일찍 들어오라고 특별히 당부했습니다. 아이들에겐 저녁 학원을 하루 쉬도록 했고요.” 거의 매일 거래처 사람들을 만나는 남편, 학원에서 공부하는 아이들…. 식구가 고작 4명인 단출한 가족이지만 한자리에 모여 저녁 식사하기 쉽지 않았다. 요리 선생인 그도 음식 준비로 고민이 됐단다.“매일 보는 식구끼리의 파티지만 조금은 특별한 음식을 생각하다가 아이들과 남편이 즐기는 양식으로 준비했습니다.”고 털어놨다. 그가 준비한 음식은 브로콜리 수프와 크리스마스 샐러드, 베이컨을 입힌 로스트 포크 3가지 코스였다.“찬 겨울이어서 따뜻한 수프와 겨울 분위기의 샐러드, 그리고 고기를 준비했지요.”라고 말했다. 고기먹는 중간에 마실 입가심용 와인도 한 병 준비했다. 음식 이외도 준비한 것은 꼬마 양초와 테이블 러너, 그리고 몇가지 소품이었다. 그는 “작은 화분에 빨간 장미와 열매, 초록색 호랑가시를 엮어 장식소품을 만들지요. 연말에 어울리는 색깔이 따뜻한 느낌의 빨간색과 초록색이잖아요. 눈을 상징하는 흰색은 너무 많구요.”라고 설명했다.“음식을 덜어먹어야 하기 때문에 테이블 센터피스를 낮게 만들었어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식탁을 가로질러 편 테이블 러너는 1회용 종이로 된 것을 샀다.“연말 가족파티가 1년에 한 차례인데요, 내년에는 새로운 분위기를 내기 위해 한번 쓰고 버리는 것이 좋지요. 가격도 훨씬 싸고.”라며 종이 테이블 러너를 산 이유를 설명했다. 오후 6시30분.‘딩동’ 벨이 울리면서 남편이 들어왔다. 김씨는 식탁의 양초에 불을 붙였다. 허전한 것 같은 테이블세팅도 살아났다. 식탁 조명이 부족한 분위기를 돋워 안온하게 연출됐다. 조금 더 일찍 들어와 홈파티를 기대하던 아이들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식구들이 식탁에 앉자 김씨는 수프와 샐러드, 로스트 포크를 한꺼번에 차려 내왔다. 남편 최명수씨는 “평소 집에서 먹어보지 못한 음식들”이라며 눈이 휘둥그레졌다. 남편이 샐러드와 로스트 포크를 조심스레 잘라 애들 접시에 덜어줬다. 김은경씨도 부엌일을 하지 않고 가족 송년파티에 합류했다. 맛을 본 두 현식·동식군은 “우리 엄마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세워보였다. 부부는 와인으로 건배를 했다. 캐럴이 잔잔하게 깔렸다. 김은경씨 가족의 송년 파티는 이렇게 무르익어 갔다. 김은경씨는 “홈파티에서 어른들이 계실 경우 색다른 음식보다는 어른들이 즐기는 음식에서 조금만 변화를 주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그는 “어른들을 위한 음식으론 재료 고유의 맛이 나는 것을 선택하면 무난하다.”고 덧붙였다. 어른들이 안 계신 부부간의 파티 메뉴는 파격적인 음식으로 분위기를 바꿔보는 것도 감각적이라고 말했다. ■ 특별한 파티 테이블 ‘그때 그때 달라요~’ 올 겨울은 작은 소품이라도 직접 만들어 우리집만의 특별한 파티 테이블을 연출해보는 것도 좋겠다. 먼저 색상을 정하고 그릇과 소품을 매치시킨다. 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강렬한 느낌의 빨강과 초록, 고풍스럽고 세련된 느낌의 골드와 실버, 부드러운 파스텔 중 한가지를 메인 색상으로 선택하고 어울리는 초와 리본장식, 트리 등을 이용해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해보자. ■ 도움말 이지현 푸드스타일리스트(jihyun612@nate.com) ●style1 초록을 중심색으로 선택했다. 테이블을 초록 벨벳천으로 덮고 골드 라인이 들어간 식기와 별 장식으로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테이블을 연출했다. 나뭇가지를 엮어 끝부분에 금색구슬을 달아 테이블 중간을 장식했다. ●style2 빨강·초록을 기본으로 한 아이와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 테이블. 체크무늬의 화려한 테이블보에 예쁜 그림이 있는 그릇을 사용하고 눈송이로 이름표를 만들어 행복이 넘치는 가족의 분위기를 돋운다. ●style3 명랑하고 즐거운 분위기의 아이들을 위한 파티를 꾸몄다. 테이블보는 예쁜 색상의 비닐로 음식을 쏟아도 쉽게 닦을 수 있고, 테이블보와 보색의 플라스틱 제품 접시를 이용해 활기찬 느낌을 준다. 곳곳에 장난감을 두어 아기자기하면서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했다. ●style4 톤다운된 금색 테이블보로 차분한 분위기를 낸다. 쉽게 마련할 수 있는 음식과 질그릇들로 편하게 즐기는 연말파티 분위기를 연출한다. ■강추!! 파티 풀코스 요리 ●브로콜리 수프 재료 브로콜리 350g, 당근 ¼개, 셀러리 1대, 양파½개, 버터 1큰술, 닭육수·생크림 2컵씩, 우유 1컵 만드는 법(1)야채를 적당히 썰어 버터에 볶다 닭육수를 넣어 끓인다.(2)식혀서 믹서에 곱게 간다.(3)다시 끓이다가 우유를 넣고 마지막에 생크림을 넣어 끓여준다. ●크리스마스 샐러드 재료 샐러드 야채 적당량, 자몽·아보카도 1개씩, 오렌지 2개, 새우 5∼6마리, 올리브오일 6큰술, 레드와인식초 2큰술, 마늘 1작은술, 양겨자(디존머스터드) 1작은술, 후추 약간, 설탕·물 4큰술씩 만드는 법(1)야채는 깨끗이 씻어 손질하고 오렌지는 껍질을 벗겨 두고 자몽과 알맹이만 손질한다.(2)아보카도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3)새우는 끓는 물에 레몬즙을 넣어 데친 후 껍질을 벗겨 손질한다.(4)설탕물을 끓이다 (3)과 오렌지 껍질을 넣고 5분정도 끓인다. 판에 붙지 않게 펼쳐서 식힌다. ●베이컨을 입힌 돼지고기 재료 안심(돼지) 1㎏,고기 재울 소스(간장 ½컵, 우스터소스 2큰술, 씨겨자 3큰술, 파인애플주스 ½컵, 꿀 2큰술, 와인·마늘 2큰술씩, 넛맥(육두구) 1작은술)크랜베리소스(크랜베리소스 1컵, 포도주 2큰술, 설탕 1큰술, 레몬(1개))버터 약간, 베이컨 10장 만드는 법(1)고기 재울 소스 재료를 모두 섞은 다음 돼지고기를 8시간가량 잰다.(2)고기에 베이컨을 싼다.(3)포일에 싸서 오븐에서 200도 예열하여 1시간을 굽고, 포일을 벗겨 30분간 굽는다.(4)곁들일 소스 재료를 섞어 살짝 볶는다. 익은 돼지고기를 크랜베리소스와 함께 곁들여 낸다. ■이런 송년회 어때요 한해가 간다. 며칠 남지 않은 달력을 보면 마음은 더욱 분주해진다. 묵은 해를 보내는 마음이 아쉽다. 그래서 송년회를 계획하지만, 장소 찾기가 쉽지 않다. 접근성과 메뉴, 분위기 등 고려할 점이 많은 까닭이다. 서울신문 주말매거진 We팀이 연말 송년회하기 좋은 음식점을 골라봤다. ■ 품격있는 분위기 송년회 ●워킹온더클라우드(789-5904) 63빌딩의 59층에 위치한 이곳은 서울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보면서 한 해의 의미를 되새기는 최적의 장소다. 식사와 주류 공간이 구별돼 있다. 한 번에 색다른 분위기로 먹고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창가로 향한 연인석 의자가 높은 것이 특징. 메뉴는 안심 스테이크·바닷가재구이·달팽이 요리 등이 7만∼8만원. 와인바에는 프랑스·이탈리아·칠레·캘리포니아 와인 300여종을 갖추고 있다. 이밖에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 트레이드타워 52층 마르코폴로(559-7620)는 테이블이 창가에 바짝 붙어있어 식사 내내 창공에 뜬 느낌이다. 음식은 아시아와 지중해 요리를 낸다.6만∼8만원. 서울 삼청동 초입의 더레스토랑(735-8441)은 소스와 향을 중시하는 프랑스 요리와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리는 이탈리아 음식을 낸다. 코스도 있지만 원하는 대로 코스를 구성할 수도 있다. 저녁 세트는 5만 5000원부터. ■ 어른을 모시는 효도 송년회 ●필경재(445-2115) 서울 수서동의 이곳은 조선 성종때 건립돼 5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정부가 전통건조물 1호로 지정할 정도로 기품이 가득하다. 필경재는 ‘반드시 어른을 공경할 줄 아는 자세를 지니고 살라.’는 뜻이다. 음식은 임금께 올리던 수라상을 재연한 궁중요리를 내고 있다. 식사는 14가지 코스의 미정식(3만 5000원)부터 19가지의 수라정식(15만원)까지다. 자연의 멋을 즐기는 어른들을 모시기에 적당하다. 또 역삼동 차병원사거리옆 휴먼터치빌 2층의 한미리(569-7166)는 방짜 유기와 백자 그릇으로 궁중정찬을 낸다. 연회석은 6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2만 9000원부터. 신라호텔의 팔선(2230-3366)은 어른들이 즐기는 중식을 낸다. 상어지느러미·사슴힘줄·잉어부레 등을 넣은 불도장(6만원)과 술취한 새우요리(취하요리·7만원)도 인기다. 가족 3대가 함께할 땐 문정동 로데오거리 근처의 유빙(403-6400)도 추천할 만하다. 게 전문점으로 1㎏(왕게 10만원·대게 8만원)이면 두명이 적당하다. 네명이 1.8㎏를 골랐다면 18만원으로 다른 비용은 추가되지 않는다. ■ 왁자 경쾌한 회식 송년회 ●오크룸(317-3234) 밀레니엄 서울힐튼 로비층에 있으며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저녁에 바비큐 특히 샐러리맨들이 즐기는 삼겹살도 나온다. 오후 6시부턴 2만 4000원에 바비큐와 생맥주를 무제한 즐길 수 있다. 인도식 닭고기·독일식 소시지구이 등과 함께 과일·야채 샐러드가 준비돼 있다. 생맥주를 비롯해 각국의 맥주와 칵테일도 여러 종류가 나온다. 이와함께 대학로 이화4거리 홍대 디자인대학원건물 1층의 쟈르디노(741-1300)는 대학로의 명랑한 분위기속에서 여유와 실속을 챙길 수 있는 뷔페다. 저녁 5시30분부터 1만 6000원에 뷔페와 함께 생맥주와 탄산 음료를 무한정 제공한다. 학동사거리의 영동고교옆 무등산(518-4001)은 꽃등심이 그만이다. 불판에 올리기만 해도 젓가락과 소주잔이 분주하게 오가는 곳이다. 물냉면으로 마무리해도 좋다. ■알뜰 파티인테리어 비법 ‘창고를 뒤져 재활용하라.’ 디자이너 이광희씨가 연말연시와 크리스마스 파티 인테리어를 위해 들려준 조언은 다락방에서 먼지 쌓인 재고품을 활용하라는 것. 인테리어 유행은 때마다 바뀌니 옛날에 갖고 있던 물건을 조금씩 변신시키라는 것이다. ●무게있는 붉은색으로 통일 빨강과 초록의 조화는 크리스마스가 있는 연말 분위기를 한층 돋운다. 이씨가 올 연말파티를 위해 제안한 인테리어 테마도 ‘무게가 있는 붉은색’이다. 동대문시장에서 싸게 구입한 붉은 벨벳으로 커튼, 식탁 등을 바꾼다. 지난해에 사용했던 장식용 공을 붉은 벨벳으로 싼 뒤 초록 리본을 묶거나, 문방구에서 산 금색 은색 스프레이를 뿌려주는 것도 좋다. 재탄생한 공은 커튼에 달아주거나 식탁 위에 놓아두면 훌륭한 소품이 된다. 특별히 깃털이나 열매 등을 놓으면 따뜻하고 우아한 분위기도 낼 수 있다. 다채로운 비즈(beeds)도 평범한 소품을 화려하고 비싼 장식품으로 변모시키는 훌륭한 아이템. 집안에 있던 곰인형 등에 풀로 붙여주면 금세 빛나는 성탄 장식품으로 변신한다. ●향기·광섬유 트리 인기 저렴하게 구입한 트리 장식 하나로도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올해는 패브릭과 광섬유로 만든 제품이 인기. 특히 패브릭으로 만든 미니 트리(4800원)는 좋은 향기까지 뿜어낸다. 여러가지 오묘한 빛깔을 내는 광섬유 제품 역시 파티 분위기 내는 데 한몫한다. 대형 할인점에서 파는 광섬유 대형집(3만 9600원), 광섬유 미니장식 트리(7400원), 미니 솔침 광섬유 트리(5800원) 등으로 집안 분위기를 확 밝힐 수 있다. 글 WE팀 chuli@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5)구로시오난류와 나로도 삼치잡이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5)구로시오난류와 나로도 삼치잡이

    겨울바다가 따뜻하다. 해풍이 강해 체감온도는 낮아도 실온은 높다. 구로시오(黑潮)난류의 영향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아예 ‘흑조문화권’이란 문화권역을 설정하기도 했다. 가령, 북방한계선을 넘어서 평북 철산의 가도까지 동백이 자생하는 것은 이 난류 때문이다. 이 무렵 방어·삼치·참치 등이 남도의 바다를 찾는 것도 이 난류 영향이다. 삼치 하면 대개 ‘구이’를 생각한다. 점심시간, 도심의 뒷골목을 지나칠 때면 구수한 냄새가 잡아끈다. 구이용으로 쓰이는 길이 30㎝, 무게 800g 정도의 삼치는 현지에서 ‘고시’라 부르는 새끼들.“고시가 삼치 축에나 든다요?”라고들 한다. 일본 수출품이라 일본어인 ‘고시’가 일상어로 남아 있다. 이런 ‘고시’는 삼치로 쳐주지도 않는다. 적어도 삼치 반열에 끼려면 1㎏은 넘어야 한다. ●1㎏은 넘어야 삼치반열에 낀다니… 삼치를 찾아서 멀리 고흥의 나로도까지 내려갔다. 요새야 길이 좋아 어디든 어렵잖게 갈 수 있지만 나로도는 정말 멀다. 좀 돌아가는 길이지만 유장한 득량만을 보고 싶어 장흥쪽 수문리로 접어들었다. 보성 율포는 해수욕장으로 유명하지만 반지락회로도 익히 알려진 곳. 살짝 데쳐서 야채를 넣고 매운 양념으로 버무리는데 이 정도의 선도라면 맥주집의 통조림 골뱅이 정도는 완벽하게 제압할 수 있다. 득량만은 곳곳에 개막이그물이 들어차 흡사 개막이의 본향 같은 느낌이다. 나로도는 외나로도와 내나로도 2개의 섬이 모두 다리로 연륙됐다. 고흥 자체도 육지 남단에 고구마처럼 매달린 반도 지형인 데다 나로도는 그곳 읍내에서도 장장 1시간여 거리다. 다리가 없던 시절에는 완벽한 오지의 섬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나로도는 자신들만의 문화를 잘 간직하고 있다.‘나로도를 모르면 삼치도 모른다.’는 얘기가 나돌 법도 하다.‘모든 삼치는 나로도로 통한다.’고나 할까. 언뜻 이런 농담 같은 구호가 떠오른다.‘외국인은 참치, 우리는 삼치, 삼치는 나로도!’. 축정항, 일명 나로도항에서 봉래면 수산담당 김영우씨와 군청의 정상태씨를 만났다. 그들의 안내로 어판장에서 5㎏짜리 삼치부터 샀다. 가격은 ㎏당 1만원. 무게가 자그만치 5㎏인데도 ‘중치’란다. 큰 것은 10㎏도 넘는다니 뒷골목 구이집에서 굽던 삼치는 ‘삼치 반열’에 끼지도 못한다는 말을 이해하겠다. 삼치에 관한 기존 상식이 모두 깨진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어린 것들만 먹고 살아 왔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의 김진영 박사가 “키워서 먹어야 하는데 1년짜리들을 무턱 대고 잡아들인다.”고 개탄하지 않던가. 그중 맛있는 놈은 3∼5㎏짜리다. 모든 고기가 그렇듯 너무 크면 맛이 없다. 맛으로 보면 너무 크거나 작지 않은 중간치가 좋다. 어린 삼치는 ‘덜 여문 격’이라 비린내가 심하고 9월 중순 이후 10월 말까지 수확기에 잡힌 놈들이라야 살집이 딴딴하고 영양가도 차올라 맛있다. 나로도 사람들은 삼치구이를 잘 모른다.“이 비싼 고기를 어떻게 날름 구워 먹을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씨알이 아주 잔 놈들만 구워 반찬을 삼는다. 회를 먹어 보니 냉동 참치와 맛이 비슷하다. 삼치는 달리는 뱃전에서 미끼 없는 ‘공갈낚시’로도 연방 낚인다. 물위를 미끄러지는 낚시 미끼를 보고 달려들다가 잡히곤 한다. 채낚기는 주로 낮에 하고, 자망은 해질 녘에 놓았다 아침에 거둬들인다. 푸른 등을 가진 물고기가 모두 바다 윗부분에서 놀듯 삼치도 윗물 고기다. 햇빛을 듬뿍 받는 등 푸른 생선이 몸에 좋은 것은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다. 격은 낚시로 잡은 고기가 그물로 잡은 고기보다 위다. 그물에서 발버둥치다가 살이 뭉그러지기 때문에 그만큼 상품의 격이 떨어진다. 그래서 삼치 채낚기가 많다. 그러나 중국의 대형 쌍끌이어선이나 정치망에 잡힌 고기가 국내에 다량 유입되면서 이 삼치가 고작 냉동식품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냉장 기술의 발달은 보존이란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이 기술을 믿고 필요 이상으로 무한정 잡아들인다는 점에서는 반생태적이다. 냉동 기술의 발달이 거꾸로 인간의 욕심을 무한대로 극대화시켜 생태계를 얼어붙게 한 꼴이다. ●“외국인은 참치, 우리는 삼치, 삼치는 나로도” 활어가 아닌 다음에야 삼치 맛은 저장 기법이 좌우한다. 일단 잡은 삼치는 얼음에 묻는다. 그러나 냉동은 금물. 냉동하면 연한 살이 녹아내려 씹을 것이 없다. 층층이 얼음을 깔고 살이 다치지 않게 비닐을 깐 다음에 삼치를 한 겹 놓은 뒤 그 위에 다시 얼음을 까는 식이다. 삼치는 잡은 즉시 먹는 것보다 두어 시간 얼음에 재워 놓았다가 먹어야 시원한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활어가 아닌 선어여서 적당히 숙성시켜 먹어야 맛이 좋음을 나로도 사람들은 일찍부터 깨닫고 있는 셈이다. 지난 60∼75년 연간에 나로도는 ‘개도 돈을 물고 다닐 정도’로 흥청거렸다. 파시가 열려 엄청난 양의 삼치가 일본으로 팔려 나갔다. 삼치와 함께 대하, 중하, 서대 등도 덩달아 일본에 팔렸다. 이 어류는 파시가 막을 내린 뒤에도 부산을 거쳐 속속 일본으로 팔려 나갔고, 본토 사람들은 그 바람에 삼치를 맘껏 먹기 어려웠다. 그랬던 삼치의 수출길이 막히자 그제서야 사람들은 삼치에 맛을 들였다. 재미있는 것은 삼치회를 즐기는 이들은 대부분 보성 고흥 순천 여수 등 전남 동부권 사람들이라는 점. 서울에서도 주문이 밀리지만 주로 출향 인사들에 국한된다.“서울에 올라갈 게 없지요. 물량이 달리는 데다가 그쪽 사람들은 삼치회를 모르잖아요.” 그렇다. 서울 사람들이 아는 삼치는 오로지 ‘구이’뿐이다. 부산이나 인근 하동에서도 회는 즐기지 않는다. 그런데 제주에서는 서부두 횟집 등에서 심심찮게 삼치회를 맛볼 수 있다. 삼치의 문화권역이 지극히 토속적이며 남방적임을 확인시켜 주는 사례다. ●두어시간 얼음에 재웠다 먹어야 제맛 값도 애매하다. 많이 잡히면 떨어지고, 그렇지 않으면 금값이다. 명절 무렵, 출향 인사들이 귀향할 때면 집집마다 삼치를 준비한다. 적절하게 때를 맞춰 먹으려고 시간까지 맞춰 가며 냉장을 한다. 그래서 그때는 값이 뛴다. 광주에서는 아예 ‘차떼기’로 사들인다. “회는 살이 흐물거려 맛이 좀 그렇다.”고 했더니 “서울에서 먹던 딱딱한 ‘고시’에 익숙해서 그렇다.”는 핀잔이 돌아온다. 서울에 올라가는 새끼 삼치는 대부분 배를 가른 냉동 삼치인데, 냉장고에 오래 둬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딱딱해졌다는 것이다.“요것이 막 낸 것인디, 이것을 드시고 서울 가서 묵어 보믄 아마 돌 씹는 맛일 것이오.”한다. 같은 횟감이라도 가공처리 방식에 따라 전혀 맛이 달라질 수 있음을 금방 깨닫는다. 여기에서 횟감의 생명은 처리방식이란 배움을 얻는다. 먹다 남긴 회를 거둬 간 주인이 계란 풀어 옷을 입힌 튀김으로 튀겨 내놓는다. 생선전과 비슷하다. 배가 불러 젓가락을 들고 엉거주춤하자,“4명 가족이 오면 잘 먹는 사람들은 5㎏도 부족해요. 한 10㎏는 묵어야 삼치회 좀 묵었다고 할 정도니까요.” 삼치 맛을 아는 마니아들은 몇몇이서 두어 상자쯤 간단히 먹어 치운다고 한다. 일본인들은 삼치회를 보면 사족을 못쓸 정도로 선호도가 높다. 한국인들은 씹히는 맛이 강한 회를 즐기는 반면, 입에 넣으면 녹아내리는 맛이 드는 남방계 회는 덜 좋아하는 편이다. 어렸을 때의 식습관에 길들여진 까닭이다. 기름기가 거의 없어 참치에서 느껴지는 그런 느끼함이 없다. 살을 발라낸 뼈와 머리는 무를 숭숭 썰어 넣고 푹 끓여낸다. 일종의 어죽인데, 국물이 시원해 술안주 겸 식사 대용으로 그만이다. 삼치에 관한 한 나로도가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 인근 여수에서도 많이 잡히지만 제값을 받지 못한다. 아귀가 마산에 가야 제값을 받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같은 고흥땅에서도 녹동항에서는 제값을 못받는 대신 나로도 축항에서는 제 대접을 받는다. ●8월말부터 12월초까지 삼치잡이 절정기 삼치는 거문도와 나로도 사이가 주어장이다.7∼8월 중순까지는 대개 어린 새끼잡이다. 찬바람 부는 8월 말부터 12월 초까지가 삼치잡이 절정기. 인근 완도 청산도에서도 삼치가 많이 난다. 그러나 청산도 삼치도 반드시 나로도를 거쳐서 위판되므로 ‘모든 삼치는 결국 나로도로 통한다.’ 고흥의 주요 항구는 나로도항과 풍남항, 그리고 녹동항이다. 소록도가 지척인 녹동항은 아주 조그마한 어촌이었다. 반면 나로도항은 일제시대부터 어업전진기지였다. 나로도항은 수심이 7m나 돼 배가 드나들기에 별 장애가 없다. 어장이 발달할 수밖에 없다. 사실 오지의 섬에서 어로 아니면 해 먹을 것이 없었던 것도 이곳에서 어업이 발달한 이유가 된다. 이제 나로도는 우주항공센터로 발돋움하고 있다. 발사대는 물론이고 우주체험관이 생기면 관광객들이 떼지어 몰려들 것이다. 낙후되고 소외된 지역 발전에 이만한 희소식도 없다. 그러나 보상도 만만찮다. 발사 소음 때문에 사람은 물론 가축들도 섬을 떠나야 할 운명이다. 나로도의 본디 이름은 ‘나라의 섬’에서 비롯됐다. 흥양현(興陽縣)에 딸린 국영 목장이었다는 뜻인데, 다시금 ‘나라의 섬’이 되고 말 것이란 씁쓸함이 없지 않다. 나로도와 여수 화양면을 연결하는 연륙교도 착공됐다. 지도가 바뀔 판이다. 그러나 나로도 사람들의 삼치회 선호도는 바뀔 것 같지 않다. 오랜 역사문화성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작은 포구마다 각각 자랑하는 해산물이 있어 사랑받고 있으며, 나로도의 삼치문화도 이런 토속성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경기도나 충청도에서는 삼치 선호도가 낮다. 남방어류답게 남방에서 선호가 높다. 바로 구로시오난류가 배태한 보다 큰 차원의 난류문화권임에 틀림없다.
  • 명문대 망령에 망가진 인생

    명문대 망령에 망가진 인생

    명문대를 향한 빗나간 모정과 비뚤어진 진학욕심이 수험생의 인생을 망가뜨렸다. 이들로부터 의뢰를 받은 대리시험 응시자들도 별다른 죄의식 없이 돈을 벌기 위해 부정행위에 가담, 범죄를 낳았다. ●마비된 범죄의식에 2년째 대리시험 부탁 올해 수능에서 서울대 중퇴생 박모(28)씨에게 대리시험을 의뢰했다가 경찰에 적발된 차모(23)씨는 지난해 수능에서 자신을 ‘서울대 공대생’이라고 속이고 친구에게 대리시험을 부탁했던 인물. 수도권 A대학 03학번인 차씨는 지난해 11월 K대 한의대에 다니는 고교 동창생 신모(23)씨에게 대리시험을 부탁했다가 신씨가 시험 감독관에게 적발되는 바람에 사법처리돼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다. 경찰은 당시 “서울대 공대생인 친구 차씨가 한의대에 진학하고 싶다고 해 대신 시험을 치렀다.”는 신씨 진술을 그대로 발표했고 차씨 역시 조사과정에서 버젓이 경찰을 속였다. 이 사건은 당시 이공계 기피 현상과 관련해 “서울대 공대생마저 한의대로 가려 한다.”며 세간에 화제가 됐다. 올해에도 명문대에 가기 위해 대리시험을 의뢰한 차씨의 거짓말은 멈출 줄을 몰랐다. 차씨는 지난 8월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과외중계’라는 카페를 통해 만난 박씨에게 대리시험을 부탁했다. 차씨는 자신이 사는 동대문구 이문동 관할 교육청이 자신의 얼굴을 알아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친척이 사는 강남구 일원동을 주소지로 응시원서를 제출하고 박씨에게 줄 사례비를 마련하기 위해 중고자동차 매매센터를 운영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하기도 했다. ●범죄도 마다하지 않은 모정 “좋은 대학에 보내고 싶어 순간적으로 눈이 멀었습니다.”. 아들의 수능 대리시험을 의뢰했다가 경찰에 적발된 재수생 박모(21·부산시 남구)씨의 어머니 서모(48)씨는 뒤늦게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서씨가 대리시험이라는 방법을 이용한 것은 아들에 대한 유별난 사랑과 하나밖에 없는 자식에 대한 빗나간 모정에서 비롯됐다. 경남의 모 명문여고를 나온 서씨는 아들의 장래를 위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명문대에 보내야 한다는 ‘극성스러운 엄마’였다. 박씨는 중학교 졸업후 서울 강남의 모고교로 유학가 서울 모대학 호텔경영학과에 입학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1학기도 채우지 못하고 그만뒀다. 약대 진학을 목표로 재수를 하던 박씨는 성적이 신통치 않자 어머니와 함께 대리응시생을 구하기로 했다. 지난 2월 인터넷 과외 사이트에서 아르바이트 광고를 낸 부산 모대학 의예과 2학년 김모(22)씨가 눈에 들어왔다. 김씨를 만난 서씨는 수능점수가 좋으면 1000만원, 점수가 잘 안나와도 500만원을 주겠다며 대리응시를 부탁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김씨는 이들의 부탁을 승낙했다. 서씨 모자는 시험 당일 아침 김씨에게 응시원서와 함께 김씨의 사진을 얇게 오려붙이고 비닐랩을 씌워 전기다리미로 눌러 위조한 박씨의 주민등록증을 건네주는 등 치밀하게 사전준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DIY 김치! 따라해봐 김~치!

    DIY 김치! 따라해봐 김~치!

    따끈한 흰 쌀밥에 갓 버무린 김치를 쭉 찢어 올려 먹는 그맛. 밥도둑이 따로 없지요. 생각만 해도 군침이 넘어갑니다. 최근 김치를 담가 먹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가히 김치 담그기 붐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젊은 주부들의 새로운 트렌드라지요. 맛있는 배추를 골라 손수 담그는 김치가 바로 웰빙이니까요. 집집마다 보급된 김치냉장고 덕분에 김치를 보관하기도 훨씬 쉬워졌지요. 더욱이 ‘슬로푸드’ 김치 맛은 우리만 아는 것이 아니랍니다. 일본이나 중국, 유럽 등에서도 우리의 김치는 인기짱이라고 합니다. 아직 김치웰빙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면 간편하게 맛있게 김치담그는 비결을 공개합니다. ■ 강추!! 웰빙김치 담그기 비법 요즘 한창 뜨는 직종인 푸드스타일리스트 지망생 조종숙(24)·유주현(24)씨가 김치 완전 정복에 나섰다. 이들이 한 수 가르침을 요청하며 찾은 곳은 푸드앤컬쳐코리아 대표 김수진씨. 우리의 음식문화를 수년째 널리 보급하는 ‘음식 고수(高手)’다. 두사람이 찾은 지난달 말, 공교롭게도 인도네시아 관광객 30여명이 김치 담그기를 배우고 있었다. 김씨는 “김치가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는 방증이지요.”라고 기뻐했다. 주현씨는 “선생님, 푸드스타일리스트가 되고 싶은데요, 김치 담그는 법을 제대로 배우고 싶어 찾았습니다.”라며 인사를 갈음했다. 곁에 있던 종숙씨도 “요즘엔 젊은 주부들도 김치를 많이 담가 먹는 것 같아요.”라고 거들었다. 김씨는 “잘 왔어요, 김치를 모르면 우리 음식을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이지요. 음식을 모르면 멋진 스타일링이 나올 수 없잖아요.”라며 이들에게 앞치마를 건넸다. 그리면서 “음식을 모르는 얼치기 스타일리스트도 많은데….”라며 말끝을 살짝 흐렸다. 앞치마를 두른 종숙·주현씨의 폼은 새내기 주부처럼 그럴듯하다. 주방이 낯선 탓인지 뭘 해야 할지 몰라 어리둥절한 모습이다. “먼저, 배추를 잘라 소금물에 절여요. 배추 한통(2㎏)에 물은 5ℓ, 소금은 1컵(150g) 비율로 넣으면 돼요. 배추 반통에 소금 한컵을 켜켜이 뿌려줍니다.” 김치 강습이 시작됐다. “선생님, 김치가 빨리 시는데 늦출 수 있는 비방이 없을까요?”해마다 어머니가 담는 김장을 어깨 너머로 보아왔다는 종숙씨의 성급한 질문이다. “난요, 김치 양념을 하면서 소주를 좀 넣어요. 배추 한통에 소주 반잔 정도로. 그러면 알코올이 숙성을 좀 늦추지요.”자신의 30년 김치 내공 비방을 털어놨다. 김씨는 “여러분이 온다고 해서 배추를 이렇게 절여 두었어요.”라며 “건져 물기를 빼둬야 양념이 잘 된다.”고 설명했다. 아파트에선 배추를 절일 공간이 부족하면 비닐봉투에 소금물을 담아 배추를 절여도 좋다고 제안했다. 야채 가게에서 절인 배추를 팔기도 한단다. “잘 봐요, 절인 배추를 왼손에 들고 배추 겉잎부터 한장씩 넘기면서 골고루 양념을 묻혀 넣어야 해요. 그래서 김치는 보기보단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이라고 하죠.”절인 배추에 양념을 버무려 넣던 김씨는 유산균이 풍부한 ‘김치가 건강한 치아를 만든다.’는 다소 이색적인 김치 건강론을 들고나왔다. 자신의 치아가 약했던 김씨는 딸에게 어릴 때부터 김치를 씻어 먹이거나, 볶음 김치를 먹이는 등 때마다 김치를 끊이질 않고 먹였단다.“그래서인지 우리 딸은 저와는 달리 건강하고 예쁜 치아를 가지게 됐지요.”라며 딸자랑 섞인 김치 예찬론을 폈다. “마무리도 중요하지요. 김치 양념이 끝나면 배추잎 3장을 남기고 배추 끝을 감싸 여며주세요. 남은 배추잎 한장은 왼쪽으로, 다른 한장은 오른쪽으로 감싸고, 가운데 한장으로 양념이 풀어지지 않게 잘 여밉니다. 이것도 많이 해봐야 맵시납니다.” “자, 아∼하고 김치 맛을 한번 보세요.”라는 김씨의 말에 종숙·주현씨는 입을 동그랗게 벌리고 받아 먹었다. 종숙씨는 “배추가 부드럽게 숨이 죽었고, 너무 맛있어요.”라고 답했다. 주현씨는 “따끈한 쌀밥에 올려 먹으면 꿀맛이겠어요.”라며 군침을 삼켰다. 배추김치 담그기에 자신감이 뻗친 이들,“엄마, 이번엔 제가 김장 한 번 해볼게요.”라고 입을 모았다. 글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싱싱김치 e렇게 맛있게 직접 김치를 담가먹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한 이들을 위해 인터넷에서 맛있는 김치를 찾아냈다. ●묵은김치 전문백화점(www.gimchi.co.kr) 6개월∼3년 숙성한 묵은 김치를 국내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이다. 삼겹살 구이·김치찌개·삼합·횟집용 등 4가지 종류의 묵은 김치를 270여t 보유하고 있다. 신김치와 묵은김치 구별법은 군내없이 하얗고 시기만 하거나 배추는 아삭한데 맛은 시면 신김치라고 한다. 묵은 김치는 경기도의 저온창고에서 보관하며 10㎏당 4만∼4만5000원에 판매한다. ●옥션(www.auction.co.kr)의 파워셀러 산들바람 전북 무주 안성면에서 김치를 만들어 옥션과 고기집 ‘돈야(322-9199)’에 공급중이다. 돈야는 서울 홍대·대학로·강서·관악점과 부산 반여동·수영점이 있다. ●다음쇼핑 디앤샵(dnshop.daum.net)의 태백 고랭지 청정김치 900여개에 이르는 상품평의 대부분이 칭찬일 정도로 시원하고 아삭한 맛을 인정받고 있다. 값도 10㎏에 2만48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하다. 고랭지 배추답게 배추 자체의 맛이 뛰어나고, 특히 개운한 맛이 일품이란 평이 많다. 배송기간은 3일 정도. ■ 따라하면 나도 김치짱 재료 배추 5포기(약 10㎏), 굵은 소금 15컵, 물 25ℓ 양념(무 5㎏, 갓·쪽파 150g씩, 마늘 500g, 양파 250g, 생강 100g, 새우젓·멸치액젓 5컵씩, 소주·설탕·고운 소금 2.5컵씩, 고춧가루 15컵 만드는 법 (1)배추는 깨끗이 씻어 밑둥을 잘라 내고 반으로 가른다.¼조각보다 반으로 가르는 것이 공기 접촉을 줄여 좋다.(2)물 25ℓ에 굵은 소금 5컵을 넣어 녹인다.(3)(2)에 배추를 넣었다 꺼내 굵은 소금을 위쪽을 중심으로 배춧잎 사이사이에 뿌린다.(4)5시간 정도 절인 후에 위아래를 바꾸어 놓고 5시간 정도를 더 절인다.(5)절인 배추는 깨끗이 씻어 배추 위쪽을 돌려 담아 물기를 한시간 정도 빼준다.(6)무는 채썬다.(7)갓·쪽파는 5㎝길이로 썬다.(8)양파·마늘·생강·새우젓은 멸치액젓과 소주를 넣어 간다.(9)(8)의 재료에 무채·고춧가루·고운 소금을 넣어 속을 만든 다음 썰어 놓은 갓과 쪽파를 넣어 살살 버무린다.(:)물기를 뺀 배추에 (9)의 양념을 배춧잎 사이사이에 넣어 준비해 둔 김치통에 차곡차곡 담아 우거지로 덮은 다음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뚜껑을 꼭 덮는다. ■ 갈비랑 국도 끓여먹고 바로바로 무쳐먹고 김장김치는 2∼7일 기다렸다 먹는 것이 보통. 여름에는 반나절, 봄·가을에는 2∼3일 상온에 두면 젖산이 생겨 약간 부글거리기 시작한다. 이때 김치냉장고나 냉장고에 넣었다 기호에 따라 알맞게 익힌 뒤 꺼내먹게 된다. 푸드채널 ‘테이스트 유어 라이프’의 진행자 김은경씨가 김장처럼 기다릴 필요없이 즉석에서 바로 먹는 생김치와 배추 속대 갈빗국 만드는 법을 제공했다. ●배추 속대 갈비국·즉석 생김치 재료 양지머리 300g, 물 7컵, 갈비 1근, 갈비가 잠길 분량의 물, 무 한토막. 갈비양념(포도주 1큰술, 국간장 1작은술, 진간장 1작은술, 소금 약간)배추속대 10장, 된장 2큰술, 고춧가루 1큰술, 다진마늘 1작은술, 대파 반대, 청량고추 1개. 만드는 법 (1)양지머리는 덩어리를 준비하여 물 7컵을 넣고 약한 불에서 은근하게 끓여 육수를 낸다.(2)갈비는 기름기를 제거하고 갈비양념을 넣어 무르게 끓여 삶는다.(3)양지머리 육수에 된장과 고춧가루를 풀어 넣고 배추속대를 손으로 쭉쭉 찢어 넣어 한소끔 끓인 뒤 불을 줄여 뭉근하게 끓인다. 갈비와 대파, 청량고추를 넣어 한소끔 끓여낸다.(4)국물낸 양지머리도 길이를 찢어 다진마늘과 참기름에 버무려 위에 얹어낸다. ■ 김치 좀 하는 식당 김치의 유산균이 건강에 좋다면, 묵은 김치는 ‘보약’이다. 단 신김치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3∼5년씩 땅속에 묵혀둔 김치가 입맛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김치가 맛있기로 유명한 식당을 소개한다. 삼김과 오모가리 김치찌개는 메뉴판닷컴이 추천한 곳이다. ●신일(739-5548) 김치독을 전북 순창의 땅 속에 묻어두고 3년 반된 김치를 택배로 배달시켜 내놓는다. 깊은 맛이 일품이다. 김치뿐 아니라 4년된 장아찌와 재래식 된장, 고추장 등이 입맛을 찾아준다. 인사동의 가정집 같은 분위기도 편안한 식사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저녁메뉴로 한우불고기 정식(8000원), 된장찌개 정식(6000원) 등이 있어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다. 된장, 고추장, 밑반찬을 손님들에게 조금씩 팔기도 한다. 된장 1㎏이 1만원,5년 묵은김치가 2만원. 인사동 대로변에서 인사아트프라자 옆골목으로 100m쯤 들어가면 오른편에 있다. ●삼김 강남점(599-9071) ‘삼김’이란 삼겹살과 김치를 합한 말.6개월 숙성시킨 김치를 삼겹살에 싸먹는 서민적인 맛이 불황에 인기를 끌고 있다. 명동본점에서 시작,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지금은 35개의 지점을 열였다. 강남점은 2호선 강남역 근처 교보빌딩 뒤편 먹자골목에 있다. ●오모가리 김치찌개(2203-0067) 오모가리는 뚝배기의 전주지방 사투리다.3년 숙성된 김치와 두텁게 썬 돼지고기를 넣어서 만든 김치찌개가 일품이다. 김치찌개(5000원), 김치전(5000원), 수육(1만원). 보너스로 누룽지와 숭늉도 제공한다.2호선 잠실역 부근. 분당 정자역 근처에도 오모리찌개(031-718-0068)란 지점이 있다. ●부산 금오횟집(051-702-9911) 부산의 3대 횟집을 꼽을 때 첫손가락에 오르는 곳이다. 해운대구 중2동 청사포 달맞이 고개에 위치했다. 낮에는 언덕에 있는 횟집에서 청사포 바다가 한눈에 굽어보인다. 식당 주인이 인근 미포의 땅에 묻어둔 3년된 김치를 회와 함께 제공한다.
  • 숲이 위험하다…참나무 시들음병에 신음

    숲이 위험하다…참나무 시들음병에 신음

    ‘우리 숲이 위험하다.’ 산과 들에 흔한, 익숙하고 친근한 나무-참나무와 소나무가 속절없이 쓰러지고 있다. 우리나라 활엽수와 침엽수의 얼굴 격인 이들 나무가 병해충의 습격으로 집단고사하면서 심각한 생존위협에 맞닥뜨린 것이다. 국토의 65%가 산림인 우리나라에서 참나무류는 전체 산림면적의 28%를, 소나무는 25% 남짓 차지한다. 우리 숲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게다가 둘은 우리 정서에 더없이 가까운 존재가 아니던가. 특히 참나무시들음병은 올해 첫 발견돼 경종을 울리고 있다. ●올가을 첫 발생… 정체 못밝혀 참나무는 여태껏 병이라곤 몰랐다. 이런저런 병에 한번쯤 시달려 온 다른 나무와는 딴판인, 건강미의 상징이었다.“굳세고 튼실해 ‘병해충의 무풍지대’로 불릴 정도”(국립산림과학원 이승규 박사)였다. 그런 참나무가 목숨을 건 생존게임에 들어간 사실이 올 가을 처음 발견됐다.‘참나무시들음병’이란 이름이 붙여지고 ‘광릉긴나무좀’이란 벌레가 매개충으로 파악됐을 뿐, 병원균의 정체는 아직 베일에 가려 있다. 이를테면 참나무가 ‘보이지 않는 적’과의 힘든 싸움에 들어간 셈이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의 이배재는 대표적인 전쟁터다.8730여 그루가 시들음병에 걸린 사실이 최근 확인됐다. 이중 313그루는 벌써 말라 죽었고 나머지도 언제 고사할지 모르는 상태다. 중원구청 환경위생과 유원상 계장은 “나무에 귀를 대면 벌레들이 나무 속을 갉아 먹는 소리가 ‘사각사각’ 하고 들린다.23년 동안 숲을 지켰는데 참나무가 이러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병든 참나무의 모습은 참혹했다. 이쑤시개가 쉽게 꼽힐 정도의 구멍이 수백∼수천개씩 빼곡히 나 있다. 긴나무좀이 나무를 파먹고 들어가 나무 속에 병원균을 퍼뜨린 흔적이다. 고갯마루에 오르니 직경 60㎝가 넘는 신갈나무 둥치가 썰렁한 모습으로 눈에 들어온다. 그 옆으론 나무줄기와 가지들이 1m 길이로 토막 나 흰 비닐에 싸여 있다. 다른 나무에 병이 옮지 않도록 고사목의 매개충과 병원균을 훈증(燻蒸) 방식으로 살균처리한 ‘참나무 무덤’이다. 유 계장은 “20일 동안 인부 30명을 불러 겨우 140그루를 베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잘라내야 할지 큰 일”이라고 혀를 찼다. ●전국 18개시군 동시발생 확산 참나무시들음병은 올 가을 광범위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남양주 등 경기도 동북부 15개 시·군과 강원도 철원·화천군과 전라북도 무주군 등이다.“한계령까지 번졌다.”는 목격담도 들려온다. 그럼에도 정확한 피해규모뿐 아니라 병원균의 정체, 전염 경로, 감염에서 고사에 이르는 시간 등 모든 것이 아직은 오리무중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피해가 급증한 일본의 참나무시들음병과 유사증세를 보이나, 신갈나무에 피해가 집중되는 등 차이점도 여럿이다. 그래서 산림당국은 여느 병해충과는 다른 ‘신종 토착병’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산림과학원 신상철 산림병해충과장은 “우리 생태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참나무가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최대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 소나무의 위기는 그 강도나 시급성에서 참나무보다 더욱 심각하다. 참나무병이 잠재적 위험상태라면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특히 올해는 ‘금세기 안에 우리 소나무가 종언(終焉)을 고할 것’이라는 예측에 부쩍 힘이 실린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만큼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올들어 고성·제주등 5곳서 신규발생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첫 발생한 ‘소나무재선충병’은 솔수염하늘소가 재선충(材線蟲)이라는 병원균을 옮기면서 생겨난 병이다. 일본에서 원숭이를 들여올 때 그 우리에 쓰인 소나무가 감염된 게 화근이었다. 이후 16년동안 꾸준히 확산되긴 했지만, 부산·경남지역을 중심으로 일정한 범위에서 움직여 온 데다 소나무의 고사목 숫자도 예측가능한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확연히 다르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우선 여느 해와 달리 신규 피해지가 여러 곳에서 발생했다. 고성·하동·창녕군 등 경남지역 3개 군에서 추가 발생한 데 이어 경북 포항과 바다 건너 제주도까지 세를 넓혔다. 부산 기장군과 경남 사천시 등 기존 발생지역에서 피해가 급증한 현상도 빼놓을 수 없다. 산림과학원 산림해충연구실의 정영진 연구관의 진단은 충격적이다.“최근 3년째 매년 11만∼16만 그루가 피해를 입었으나 올해는 기장군에서만 최대 20만그루로 추정되는 등 피해 소나무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정확한 규모는 내년 봄까지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올 가을 이후부터 내년 3∼4월까지 전국적으로 50만그루 이상 피해를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 재선충병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후 16년동안 죽어간 소나무가 모두 56만여 그루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전개 양상은 가히 ‘파괴적’이라 할만하다. ●매년 11만~16만그루 피해…올들어 급증 이에 따라 정부도 ‘극약처방’을 준비하고 있다. 인근에 사적지인 경주가 있고, 위로는 금강송 군락지로 유명한 울진을 둔 경북 포항지역이 대상이다. 빠르면 이번주부터 소나무재선충 피해가 극심한 지역(16㏊)안에 있는 모든 나무를 베어내 소각하거나, 분쇄하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지역안의 소나무 고사목이 2000여그루인데 벌목되는 나무는 1만 7000여그루 정도다. 소나무든 아니든, 병에 걸렸든 아니든 구애받지 않고 나무란 나무는 모조리 베어내 더이상의 감염을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극약처방’ ‘최후의 수단’ 등 얘기가 분분한데, 그렇더라도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소나무재선충을 7년 넘게 추적, 연구해 온 정영진 연구관은 “울진·영덕 등 백두대간으로 옮겨붙을 경우엔 그야말로 끝장이기 때문에 더이상의 북상은 막아야 한다.”면서도 “재선충병의 확산은 감염된 소나무를 외부로 유출하는 인위적 요인이 대부분이라 개벌(皆伐)을 하더라도 완전한 해결책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파악된 감염경로가 사찰 개축용이나 음식점·찜질방·제재소에 땔감 등 용도로 들여온 소나무가 주 원인이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번주 포항 1만7000여그루 벌목 이 때문에 홋카이도를 제외한 전역에서 소나무가 사실상 전멸되다시피한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감염목의 유통을 막는 현실적인 통제장치를 마련하고, 피해지역을 ‘재난지역’으로 지정,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박은호 박승기기자 unopark@seoul.co.kr
  • 꼬깃꼬깃 몇천원 종묘 미니식당들

    꼬깃꼬깃 몇천원 종묘 미니식당들

    미국작가 데이비드 샐린저의 자전적 장편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은 이제 막 소년기에서 청년기로 넘어가는 주인공 홀든 콜필드를 통해 사회의 거짓이나 위선이 어떻게 한 젊은 영혼을 소외시키고 끝내 파멸로 몰아가는가를 진지하게 묻고 있다.1980년 비틀스의 멤버 존 레넌을 암살한 마크 체프먼의 손에 들려 있었던 ‘호밀밭의 파수꾼’은, 그의 암살 동기가 바로 거짓과 위선에 대한 콜필드의 절규 때문이라는 증언으로 인해 더욱 유명해지고 급기야 영미 문화권에 ‘콜필드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노인들만의 놀이터로 변한 종묘공원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하고 뉴욕의 밤거리를 방황하던 주인공 홀든은 무심코 택시운전수에게 센트럴 파크의 연못에서 살고 있는 오리들에 대해 묻는다.“겨울이 되어 연못에 얼음이 얼면 오리들은 어디로 가는지 혹시 알고 계세요?”. 어쩌면 홀든으로서는 자신을 뉴욕이라는 연못에서는 더 이상 살 수 없는 한 마리 오리로 여겼는지도 모른다. 이제 막 초겨울의 을씨년스러운 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한 종묘공원에 들어서서, 추위에 그대로 노출된 채 여기저기 삼삼오오 떼를 지어 웅숭그리고 있는 70,80대의 노인들을 바라보자, 나는 어쩔 수 없이 홀든의 질문을 기억에 떠올렸다. 그리고 덧붙였다. “겨울이 깊어지고 종묘공원에 추위가 몰려오면 노인들은 어디로 갈까?” 애오라지 노인들만이 모여 노인들만의 놀이터로 변한 종묘공원은 얼핏 훔쳐보면 그다지 보기에 좋은 정경은 아니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려도 몸을 가려줄 만한 변변한 지붕 하나 없는 노천의 벤치에서 어떤 이들은 바둑이나 장기판에 여념이 없고, 어떤 이들은 시국에 대한 이야기로 목청을 높이고, 어떤 이들은 맨땅에 주저앉아 소주나 막걸리를 마시고, 어떤 이들은 낡은 노래방 기기의 노랫가락에 맞추어 한껏 몸을 흔들어대며 막춤에 몰두해 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떤 이들은 눈에 뜨이게 남루한 행색으로 아예 맨땅에 몸을 웅숭그린 채 대낮부터 죽음처럼 혼곤한 잠에 빠져 있기도 하다. 우연히 종묘공원에 들른 젊은이들이나 아직 노인 축에 끼어들기에는 어정쩡한 40,50대의 중년들은 노인들의 여러 모습에 흡사 못 볼 것이라도 본 양, 서둘러 얼굴을 돌리며 발걸음을 빨리 한다. 그런가 하면 아예 눈살을 찌푸리며 도전적인 기세로 노인들을 휘둘러보는 이도 없지 않다. 노인들의 여러 모습 중에 어느 하나도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그 중에서도 젊은이들일수록 혐오의 기색마저 숨기지 않는다. 사회며 가정 어디에서도 소외되어 마침내 종묘공원 이외에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노인들의 집단이 젊은이들로서는 어쩐지 무익하게 여겨지는 느낌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는 10년 20년 후가 아니라 벌써부터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듯이 고령화 시대의 노인문제가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바로 우리 자신의 문제가 되어 있는 것이다. 종묘공원에 와서 한 나절만 노인들과 함께 시간을 지낸다면, 비록 젊은 청춘의 나이일지라도, 그대는 이미 노인들이 겪어내는 저 막막한 황혼의 시간이 검붉은 노을처럼 그대의 가슴에 무겁게 덮쳐오는 것을 절감할 터이다.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잉여의 시간? 나이 60을 넘어서 70,80을 넘기고 자칫하면 90에서 100까지 넘겨야 하는 저 캄캄하고 무료하며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잉여의 시간. 그리하여 벌건 백주대낮부터 종묘공원을 찾아 바둑이나 장기, 혹은 소주 한 잔이며 낡은 유행가 가락에 맞추어 몸을 흔들게 하는 잉여의 시간. 이 잉여의 시간은 정말로 그렇듯 어둡고 부정적인 의미밖에 없을까. 시인이며 구도자이기도 한 유도혁은 일찍이 ‘하느님 비오는 날에’라는 시에서 하느님을 전혀 뜻밖의 모습으로 묘사했다. 구주죽이 내리는 비/비닐우산으루 가리우고/골목길을 지나시는 하느님. 빗물에 젖은 바짓가락처럼/썰렁한 어깨./슬그머니 들어오시어/따끈한 시래기국, 막걸리잔으루/목이나 축이구 가셨으면…. 시인 유도혁의 눈에 비친 하느님은 저 높은 천상의 어디에선가 우리를 굽어보며 지고지순한 은총을 베푸는 하느님이 아니라, 오히려 가난한 시인이 시래기국에 막걸리 한 사발이라도 대접해야 할 춥고 배고픈 하느님이다. 그리고 시적 정경으로 보아 하느님은 결코 젊은 나이가 아니며 오히려 노인에 가깝다. ●얻어 마신 술기운으로 막춤도 춰보고… 비단 유도혁이 묘사한 하느님이 아니더라도, 계룡산이며 지리산 혹은 히말라야의 깊은 곳에서 마음공부를 하는 이들 중에서는 이 시대의 하느님은 저마다 거지며 지체부자유자의 행색으로 세상의 낮은 데를 두루두루 돌아다니며 온몸으로 세상의 악기(惡氣)를 빨아들이고 있다고 믿는 이들이 드물지 않다. 그런 하느님은 어쩔 수 없이 일상의 우리가 그토록 혐오해 마지않는 소외된 인생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70,80년대 종로 5가 기독교 회관에서는 매주 금요기도회가 열리고는 했다. 이 금요기도회에는 바로 군사정권에 맞서 싸우다가 감옥에 끌려간 소위 양심수들을 위한 기도회였다. 그리고 기도회 석상에서 겁 없는 목사들은 감히 목소리를 높여 부르짖고는 했다.“여러분, 지금 우리나라에 하느님이 와계십니다. 불의한 권력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이 땅의 모든 소외된 민중들이 바로 하느님인 것입니다.” 어떤가, 이런 식의 낮은 하느님이라면 어렵사리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오늘 종묘공원에 삼삼오오 떼를 지어 웅숭그리고 있는 이들이 다름 아닌 다중의 하느님이 아니랴. 아침 일찍부터 삼양동이나 상계동, 혹은 천호동이나 구로동에서 무료 전철이며 버스를 타고 나와서 12시가 되면 무슨 종교기관에서 나누어주는 무료급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하느님. 바둑을 두는 이들에게 바둑 훈수를 하고, 장기훈수도 하고, 우국지사의 시국에 대한 열변에는 이따금씩 고개도 끄덕이는 하느님. 어쩌다 마음씨 좋은 이웃을 만나면 돼지머리고기 한 점에 소주 한 잔을 얻어 마시고, 그 기운으로 다른 이들의 노랫소리에 맞추어 몸을 흔들며 막춤을 추는 하느님. 이윽고 황혼의 시간이 되어 종묘공원에도 땅거미가 스며들면 저마다 뿔뿔이 흩어져가는 일행들의 꽁무니를 따라 어디론가 종적을 감추는 하느님. 마음공부를 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주장한다. 새로운 개벽이야말로 물질개벽이 아닌 정신개벽이며 그 개벽의 요체는 바로 무소유(無所有)라고. 무소유야말로 자본주의가 과학과 더불어 이루어낸 물질개벽의 악기를 몰아낼 유일한 힘이라고. 그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세상살이에 더 이상 욕심내어 아등바등할 것도 없고 세상살이에 더 이상 더하거나 뺄 것도 없이, 이제는 다만 한 끼니의 무료급식과 한 잔의 소주, 혹은 부침개 한 점에 배를 채우고 낡은 노래방 기기의 가락에 따라 막춤을 추는 종묘공원 노인들의 저 잉여의 시간 속에도, 무소유가 새로운 정신개벽의 힘으로서 푸르게 싹트고 있는지도 모른다. ●뒷골목엔 없는게 없는 색다른 먹을거리 그대가 종묘공원에서 어느 새 노인들과 정이 들었다면 그대는 우선 저녁 어스름이 시작되는 무렵에 종로 3가 보도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포장마차로 가라. 거기에는 역시 노인들을 상대로한 온갖 먹을거리들이 흔히 생각하는 상식적인 포장마차보다 화려하고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3마리에 5000원하는 메추리,2마리에 5000원하는 꽁치,2마리에 1000원하는 양미리 외에도 장어·곰장어·꼬막·전어·곱창·생굴·부침개·돼비불고기·허파볶음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대가 아무 먹을거리나 고른들 5000원에서 1만원 사이다. 종묘공원 매표소 왼쪽 일대에는 수구레라는 약간 색다른 먹을거리를 파는 종로수구레, 미니식당, 대명식당 등을 만날 수 있다. 소껍질로 만든 수구레(3000원)를 위시해서 닭발·돼지껍질·북어찜·두부김치·생선구이·오징이볶음·순두부술국·순대술국·소내장술국·넙치찜·모듬전·해물탕·생선매운탕·닭도리탕·감자탕 등 없는 것이 없다. 가격 또한 비싸지 않아 3000원,5000원에서 1만원 안팎인데,1만원짜리는 서너 사람이 먹을 양으로 충분하다. 이밖에도 파고다공원으로 가면, 공원 담벼락을 밖에서 따라 도는 뒤편에 역시 노인들을 상대로 하는 식당들이 몇 군데 있다. 풍년집, 신토불이식당, 초원식당 등이 그곳인데, 먹을거리가 저마다 약간씩 다르다. 이를테면 풍년집은 3000원짜리 홍어찜에 홍어회·계란탕·삶은 오징어·생굴·순두부·조기·동태찌개 등이 3000원에서 5000원 사이이다. 신토불이식당은 2000원짜리 황태해장국·콩비지·소뼈선지해장국에 2500원짜리 닭육개장 등이 있고, 초원식당은 우거지국이 1500원에, 닭 반 마리 2500원, 고등어자반 2000원, 계란말이 2000원, 묵무침 2000원, 계란프라이 1000원, 알배추 1000원 등이다. ■ 온몸으로 무소유 실감 만일 그대가 종묘공원 어디에고 널려있는 저 많은 잉여의 시간들 속에서 무소유를 온몸으로 실감하고 싶거든, 주차장 사무소 옆에 숨어있는 천막집으로 가라. 주로 노인들만이 이용하는 천막집에서 1500원짜리 소주나 막걸리에 3000원짜리 돼지머리고기나 2000원짜리 부침개 한 접시를 사들고 주변의 맨땅에 퍼질러 앉아라. 그리고 아무 노인이라도 붙들고 소주 한 잔에 돼지머리고기 한 점을 권해라. 비단 그대가 아니라도 일대를 둘러보면 결코 혼자서 아구아구 먹고 마시는 노인들은 없다. 마침내 술병이 비거든 가까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춤판에 그대 또한 서슴없이 끼어들어라. 젊은 그대가 끼어든들 노인들 중의 누구 하나 흘겨보거나 시비하지 않을 터이다. 그렇게 끼어들어 즐기는 틈틈이 옆에 있는 노인들의 표정을 훔쳐보아라. 저마다 흥에 겨워 눈에 초점마저 사라진 신명의 노인들은 이미 조금 전까지 그대가 상식으로 알던 저 잉여시간 속의 노인들이 아니다. 세상살이에 더 이상 더하거나 뺄 것도 없이, 세상살이의 시시비비는 훌쩍 벗어나 애오라지 낡은 노랫가락 하나에 인생 전체를 실은 채 흔들거리는 신명의 노인들. 그 노인들이야말로 다름 아닌 무소유 자체이다. 어떤가, 무소유를 온몸으로 실감한 그대 또한 이미 무소유하지 않으랴.
  • 토종 웰빙을 찾아서 울산 부추!

    토종 웰빙을 찾아서 울산 부추!

    부추는 힘을 돋우고 몸을 튼튼하게 하는 강장(强壯)효과가 뛰어난 채소로 알려져 있다.“첫물 정구지는 아들에게도 주지 않고 신랑에게만 준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정구지는 부추를 일컫는 경상도 사투리. 전라도 지방에서는 솔·소풀, 충청도에서는 졸, 제주도에서는 쇠우리라고 부르는 등 지역마다 이름이 다양하다. 농촌진흥청 생활연구소 자료 등에 따르면 부추는 카로틴과 비타민 B1·B2·C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비타민의 보고로 불린다. 단백질·당류를 비롯해 칼륨·칼슘 등 무기질도 풍부하다. 이처럼 각종 영양소가 고루 많은 데다 강한 항균작용이 있어 겨울철에 감기를 예방하고 원기를 회복하는 데 좋은 채소로 꼽힌다. 부추에 멸치젓국을 넣고 담근 부추김치는 배추김치보다 항암효과가 뛰어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항암작용을 하는 엽록소가 많기 때문으로 갓 담근 것일수록 효과가 좋다고 한다. 부추즙은 만성 위장병에 좋으며 부추를 넣은 된장국은 음식물을 먹고 체해 설사를 할 때 먹으면 그만이고, 부추 재첩국은 숙취에 아주 좋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 부추로 담근 술을 매일 적당량 꾸준하게 마시는 것도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추의 독특한 향은 황함유 화합물질 때문에 나는 것으로 육류의 냄새를 없애는 작용을 한다. 고깃집에 부추가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부추를 게으름뱅이 풀, 양기초로 부르기도 한다.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일은 하지 않고 색만 밝힌다고 해서 붙여진 것으로 전해진다. 불교와 도가에서는 성욕을 높인다고 해서 염교(달래)·파·마늘·생강과 함께 금하는 오신채(五辛菜) 가운데 하나다. 한방에서는 부추는 열이 많은 채소라서 열이 많은 체질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부추는 한번 심으면 여러해에 걸쳐 수확하는 다년생 초본이다. 겨울에는 비닐하우스에서 키우기 때문에 일년 내내 생산된다. 보통 11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수확하는 비닐하우스 부추는 단일지역으로 전국 최대 산지인 울산에서 생산되는 상품을 최고로 친다. 울산지역의 비닐하우스 부추 재배는 포항에서 비닐하우스 부추를 재배하던 한 농가가 98년 울산으로 옮겨오면서 비롯됐다. 그뒤 해마다 재배 농가와 면적이 늘어나 올해는 중구·북구·울주군 지역에서 100여농가,100여㏊에 이른다. 지난 겨울에는 2600여t의 부추를 생산해 70여억원의 높은 소득을 올려 울산의 고소득 농업이 됐다. 특히 울산지역은 비닐하우스에서 겨울 부추를 재배하기에 기후·토지 조건이 알맞다. 다른 지역보다 겨울철 기온이 평균 1도쯤 높아 보온이 유리한 데다 태화강과 동천강을 끼고 있는 재배단지 토질은 물빠짐이 좋고 영양분이 풍부한 사질양토다. 부드럽고 색깔·맛·향이 좋은 최상품의 울산 부추를 생산하는 비결인 것이다. 울산에서 생산되는 부추는 산전부추·큰애기황토부추·섬바위부추 등의 상표로 지역농협을 통해 전량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으로 출하돼 수도권지역에서 소비된다. 올겨울 울산 부추는 지난 7일부터 가락동 시장으로 출하를 시작했다. 울산 병영농협 차동률(46) 과장은 “울산의 겨울부추는 서울에서도 품질을 인정해 가락동 시장에서 가격을 최고로 받고 있으며, 지난해 가락동 시장서 유통된 부추 물량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글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마니아] 북아트(Book art)란

    [마니아] 북아트(Book art)란

    북아트란 작가가 내용부터 편집, 제작까지 맡아 책을 매체로 자신의 생각을 담아내는 시각예술이다. 한 사람이 직접 쓴 글과 그림을 묶어 책을 만든다는 의미에서 ‘일인(一人)출판’이라고도 부른다. 종이뿐만 아니라 천, 나뭇잎, 비닐 등 모든 소재가 책의 재료가 될 수 있다. 북아티스트 김나래(34·여)씨는 “북아트의 시초는 중세 서양에서 제작된 ‘필사본’”이며 “서양에서는 1970년대부터 북아트가 활성화돼 예술의 한 분야로 자리잡았다.”고 소개했다. 북아트의 대표적인 행사로는 영국에서 열리는 ‘런던 북아트페어’. 런던 북아트페어에서는 몇 만원부터 몇 천만원에 이르는 책이 매년 1만여권 전시, 거래되고 있다. 국내에는 90년대 말 소개돼 2∼3년 전부터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북아트전시회가 열렸다. 지난 달 국내외 400여명의 작가가 참여한 가운데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1회 ‘서울세계북아트전’이 개최되면서 국내에서도 북아트의 시대가 개막됐다. 특히 내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도서전 중 하나인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에 우리 나라가 ‘주빈국’으로 참여하게돼, 국내 작가들의 북아트 작품이 전세계 책 애호가들에게 본격적으로 선보이게 될 예정이다. 매년 10월 독일에서 열리는 ‘프랑크푸르트 북페어’는 2004년 기준 110여개국이 참여했을 정도로 규모가 큰 도서전이며, 올해 우리나라는 15명의 작가들이 만든 북아트 작품 20여점을 출품했었다. 대한출판협회 국제팀 이주용(30)씨는 “매년 한 국가 또는 여러 개의 국가 연합이 주빈국으로 선정되는데,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인도,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주빈국으로 선정된 것”이라며 “‘한국관’에서 다양한 문화행사를 여는 한편 북아트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어서,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책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낡은모습 확 바꿔… 인심은 여전히 넉넉”

    서울 중구 방산종합시장 등 새단장한 재래시장들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이달 중 리모델링을 마치는 재래시장은 모두 7곳이다. 각종 인쇄물, 벽지, 바닥재, 비닐류를 판매하는 대표적인 재래시장중 한곳인 방산시장은 환경개선 사업을 마치고 12일 준공식을 가졌다. 1976년 지어진 방산시장은 최근 상가건물 노후화와 경기불황으로 침체의 길을 걸어왔다. 중구는 지난 6월부터 11억 3600만원의 예산을 들여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엘리베이터 3대를 새로 설치하거나 화장실 8곳을 개보수하는 등 환경개선 사업을 벌였다. 을지로 6가의 의류판매 전문 통일시장도 냉난방기와 소방설비 등 보수공사를 마치고 15일 개장할 계획이다. 중구 남창동 5번지 일대에 있는 삼익패션타운은 페인트칠과 간판 교체작업 등을 마치고 16일 다시 문을 연다. 이밖에 오는 24일에는 중랑구 중화동에 위치한 동부 골목시장이 특화거리를 조성하고 간판 정비를 새로 해 준공식을 갖는다. 동부 골목시장에는 19억 6000만원이 투입돼 그림이 있는 타일 바닥을 만들고 공중선 지중화 사업도 함께 벌였다. 같은 날 문을 여는 중랑구 중랑교종합상가는 15억 6000만원을 들여 이용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냉난방시설을 설치하고 전기를 증설했다. 순대, 닭발 등 부산물 판매로 유명한 중구 황학동 중앙시장도 15억여원의 사업비로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물기 축축했던 바닥을 정비하는 등 현대화사업을 거쳐 30일 재개장한다. 서울시와 각 자치구는 2002년 8월 양천구 월정로 골목시장을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28개 재래시장에 대해 환경개선사업을 벌였다. 서울에는 모두 160개 재래시장이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서울신문 제정 24회 농어촌 청소년대상

    올해로 24회를 맞는 농어촌청소년대상 농업부문 대상 수상자에 노형수(28·전남 장흥군 관산읍)씨가 선정됐다. 수산부문 대상은 이대우(30·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읍)씨에게 돌아갔다. 농어촌청소년대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김성수 서울대 교수)는 10일 농업·수산부문 대상을 비롯한 특별상 및 본상, 공로상 수상자 19명을 선정, 발표했다. 농어촌청소년대상은 농어촌 후계자를 발굴, 육성하기 위해 서울신문사가 1980년 제정한 상으로 농림부, 해양수산부, 농촌진흥청, 농협중앙회, 한국마사회가 후원하고 있다. 수상자는 현장 실사를 통해 엄선됐다. 수상자에게는 대통령, 국무총리, 농림·해양수산부 장관, 농촌진흥청장, 농협중앙회장의 표창과 한국마사회가 협찬한 상금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12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수상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농업부문 ▲대상 노형수 ▲특별상 이인섭(28·강원도 양양군 손양면) ▲본상 김영규(26·충북 보은군 삼승면) 안상기(34·경남 김해시 장유면) 서기석(26·전북 김제시 성덕면) 송승현(30·제주 북제주군 조천읍) 임은영(24·경북 영덕군 창수면) 원영수(29·경기도 평택시 도일동) 안보경(34·제주 북제주군 조천읍) 이윤교(35·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김원삼(28·광주시 남구 구소동) ▲공로상 조정주(37·경기도 농업기술원) ●수산부문 ▲대상 이대우 ▲특별상 김현철(30·전남 여수시 화정면) ▲본상 곽영기(35·경남 사천시 마도동) 정병철(28·울산시 동구 주전동) 황재덕(30·전남 신안군 장산면) 김경택(33·제주 북제주군 애월읍) ▲공로상 오몽룡(57·전남 목포수산청) ■ 대상 ●수산 이대우씨 “동해안 일대에 첨단 어류 양식장 벨트를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동해안은 서해나 남해와 달리 조류가 세고 파도가 높은 편이라 양식이 거의 불가능한 지역이다. 그러나 이씨는 특허 양식법을 개발해 주문진 앞바다에서 성공적으로 전복, 가리비, 다시마 양식을 하고 있다. 아버지와 함께 운영하는 양식장의 연간 수입이 10억원에 이른다. 육지에서만 가능한 전복 양식이 이씨가 개발한 ‘수심조절식 양식기’를 이용하면 바다에서도 할 수 있다. 바다에서 하면 양식장 부지매입비와 전기료 등이 들지 않으면서도 신선한 상품 전복을 양식할 수 있다. 가리비의 폐사율을 획기적으로 낮춘 ‘중간양성기’도 그의 작품이다. 다시마 양식법도 개선해 질좋은 다시마를 전복의 먹이로 활용하고 있다. 공학도도 아닌 이씨가 특허기기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적극성 때문이다. 그는 양식장 근처에 있는 수산연구소를 찾아가 시험양식장을 돌봐주면서 박사급 연구원들과 안면을 익혔다. 이씨는 “연구원들에게 궁금한 점을 수시로 물어보고 그들이 하는 일을 유심히 관찰하니까 어려운 문제도 술술 풀렸다.”면서 웃었다. 이씨는 “어업이 3D업종이어서 모두들 피하고 있으나 조금만 연구하면 손쉽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요즘은 동해안의 양식법을 개발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그는 양식에 관해선 벤처기업인이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농업 노형수씨“깨끗한 환경에서 소가 잘 먹도록 돌보면 누구나 건강한 한우를 키울 수 있습니다.” 노씨는 28살의 젊은 나이에 우량 한우 100여마리를 키우는 농장 주인. 그는 번식우 위주의 축산경영을 통해 연간 2억 2000만원의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지붕이 열리고 닫히는 대규모 현대식 사육장과 왕겨를 활용한 분뇨처리 시설, 자동 온도조절 장치, 혈통우 컴퓨터 관리 등을 통해 친환경 번식우 사육을 실천한다. 겸손하지만 배짱도 있는 젊은이다.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축산농인 아버지로부터 쌈짓돈을 받아 독립했다. 별탈 없이 작은 농장을 운영하다 외환위기를 맞았다. 축산농들이 잇따라 쓰러지면서 소시장에는 송아지들이 한마리에 35만원씩 헐값에 쏟아져 나왔다. 남들은 축사를 줄이느라 허둥댈 때 그는 3000만원의 농협대출을 받아 송아지 60마리를 사들였다. 불과 2년뒤 소값은 다시 폭등했고, 그는 축사를 개선할 수 있는 거금을 쥘 수가 있었다. 노씨는 “요즘 고유가 때문에 사료값이 두배나 뛰었고, 불경기로 인해 쇠고기 소비도 늘지 않아 걱정이지만 이럴 때가 기회라는 믿음을 다시 한번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7년째 무연고 묘와 보훈대상자 묘를 1000여기나 돌보고 있다. 장흥군 4-H 농악단도 이끈다. 봉사활동은 좋은 환경에서 소를 돌보는 일처럼 실천할수록 힘이 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특별상 ●수산 김현철씨 어류 양식에 대한 신기술과 지식을 익혀 이를 주변에 전파, 어촌계의 소득증대에 기여했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양식법 연구를 통해 농어와 참돔 가두리 양식에 몰두, 연간 2억∼3억원의 소득을 올린다. 어촌계의 소득도 23억원에 이르고 있다. 바다 환경을 오염시키는 생사료(잡어 찌꺼기, 동물 분뇨 등)는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정부가 권장하는 친환경 배합사료를 사용하고, 이를 이웃에도 권유해 배합사료 직불제 혜택을 받도록 했다.‘119명예 구급선’을 운영하면서 해난 환자 구조에도 기여했다. 마을 노인회관의 운영책임도 맡고 있다. ●농업 이인섭씨 수탁(受託)영농과 특용작물 재배 등 정부의 영농 방침을 잘 실천해 고소득을 올리는 쌀 전업농. 한국농업전문학교를 나와 수탁농지를 포함, 논 4만평을 경작하면서 농한기에는 영지·느타리 등 버섯 300평을 재배해 연간 1억 5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건조기 2대를 갖추고 벼 육묘장 300평을 운영하며 브랜드 쌀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고철·농약병 모으기, 꽃길 조성, 독거노인 밑반찬 전달, 낙산해수욕장 청소 등 봉사 활동도 열심히 한다. 이같은 성실함에 반한 아테네올림픽 핸드볼 국가대표 이공주 선수가 그의 약혼녀다. ■ 공로상 ●수산 오몽룡씨 목포수산청 어촌지도관으로 수산물 품종개량과 보급에 앞장섰다. 김, 톳, 다시마, 매생이, 전복, 굴, 숭어 등의 양식법을 개선해 어업인의 소득증대에 기여했다. 특히 신안군 해안에 방치된 폐염전 1000㏊를 대하 양식장으로 개발, 연간 1400여t의 대하를 생산하고 있다. 어촌계 어업인들은 이를 통해 연간 170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주 소득원인 김의 소비촉진을 위해 ‘완도김 옛 명성 되찾기’운동을 펼치고 해남 김을 브랜화했다. 해남, 완도, 장흥 등 어촌지도소 3곳을 개설했다. 어병진료센터를 이동식으로 운영, 어업활동에 보탬을 주고 있다. ●농업 조정주씨 경기도 농업기술원 지방농촌지도사로 미래농촌의 주역인 청소년 육성에 기여했다.4-H조직 308개,9812명을 지원했다. 신지식 4-H대상 제도를 신설해 특작, 채소, 화훼·과수, 축산, 학생 등 5개 분야의 우수 회원들을 포상했다. 농촌청소년 정보화사랑방 사업도 적극 추진,3억 6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22개소를 개설했다.‘우리도의 자기모습 만들기’ 운동을 추진, 청소년들에게 전통민속 문화의식을 일깨웠다.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농산물을 생산한다는 취지에서 연간 30명씩,150여명의 농업인을 외국에 연수하도록 했다. ■ 본상 ●수산 곽영기씨 경남 사천시 저도의 어촌계 총무를 맡아 어촌계의 소득증대에 도움을 준 어업인 후계자. 낚시터 조성, 관리선 운영, 바지락 종패 살포, 어장기반 조성 등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2001년 5억 4000만원에 불과했던 어촌계 소득을 17억원으로 끌어 올렸다. 본인도 근해어업을 통해 연간 1억 5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농업 임은영씨 아이디어 재배법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미혼여성 과수농. 맥반석 광맥을 활용한 고품질 복숭아 농장 9000평, 사과된장 특허제조법을 사용하는 사과 농장 1500평, 배 농장 4500평을 운영해 연간 1억원의 소득을 올린다. 경사지인 과수원의 과수 생산물과 퇴비를 운반하기 위해 모노레일도 갖췄다. 태풍 루사의 피해 복구가 끝나지 않았으나 헌혈봉사 등에도 적극적이다. ●농업 안보경씨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나 아버지의 뒤를 이어 복합영농으로 성공했다. 한우 130마리, 녹용사슴 35마리를 기른다.7000평 규모의 농장에서 감귤 및 콩을 재배, 연간 1억 4000만원의 수익을 올린다. 겨울에도 방목을 해 사료값을 절감한다. 지육우 작목반에서 최신 축산기술을 공유하고 있다. ●농업 이윤교씨 도심에서 측량 보조기사로 일하다 고향으로 돌아와 유기농으로 성공했다. 상추, 치커리 등을 유기농 재배법으로 재배한다. 재배 면적은 4000평으로, 연간 52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유기농을 하는 아버지도 이씨의 도움으로 연간 1억 3200만원을 번다.2002년 유기재배에 대한 정부 인증을 받아 상추 등을 할인점에 직접 납품하고 있다. ●농업 김원삼씨 홀몸인 노모의 농사를 도와 자립기반을 일군 시설채소 전문가. 풋고추, 애호박, 양채류 등 시설채소 2000평과 논·밭 5000평을 경작, 연간 7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윤작을 통해 채소류 가격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했다. 도로 주변에 무궁화와 코스모스 등을 심었고, 폐비닐 수거에도 앞장섰다. 고령농업인 일손 돕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수산 정병철씨 성실한 어업경영으로 소득을 높이고, 솔선수범으로 주변의 신망이 두터운 어업인 후계자. 울산 주전 어촌계로부터 정치어업 지인망 2㏊와 건망 1㏊를 지원받아 연간 1억원의 소득을 올린다. 해마다 적조가 발생하면 본인 소유 어선을 이용, 황토를 살포하고 주변의 적조예찰도 돕는다. 매월 해안가 청소를 주도하며, 수시로 경로잔치를 열고 있다. ●수산 황재덕씨 어업인 정보화교육(36일)을 이수한 뒤 어촌계에 정보사랑방을 개설했다. 김 양식을 하면서 무기산을 사용하지 않고 고품질의 김을 생산해 연간 3억 2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전복 가두리양식 면허도 취득, 주변 어업인들에게 새로운 소득품종의 보급에도 앞장섰다. 중국동포 여성과 어촌 남성 맛선보기 등을 주관,10쌍의 국제결혼을 성사시켰다. ●수산 김경택씨 넙치 양식을 하면서 성장이 부진한 것은 과감하게 도태시키는 방법으로 고품질의 어류생산을 실천했다. 어시장에서 넙치 가격이 떨어졌음에도 연간 소득을 2억 2000만원으로 끌어올렸다. 양식법을 주변 양식장에 전파하는 등 이웃의 소득증대를 위해서도 힘썼다. 양식장 홈페이지를 제작, 도시 소비자에게 신선한 어류를 공급한다. ●농업 원영수씨 땅값 상승으로 토지를 구입하는데 어려움을 겪자 수탁경영으로 규모화를 실천한 쌀 전업농. 논 3만평과 밭 2000평에서 기계화 경작을 해 연간 1억 2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포클레인, 트랙터, 콤바인 등을 동원, 영농회원을 위해 일손돕기를 하면서 영농기계화 교육도 한다. 동네 배수로와 논둑, 도로 정비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농업 송승현씨 감귤을 친환경 유기농법을 통해 성공적으로 재배했다. 그린그라스 초생재배, 저농약 시험생산과 함께 오갈피 실생묘도 생산한다. 한우 사육에서 발생한 퇴비를 감귤원에 순환농법으로 활용했다. 감귤농사(4800평)와 한우사육(25마리)으로 연간 7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요양원과 아가방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독거노인의 방도배 등을 도왔다. ●농업 안상기씨 액체종균배양기 등을 활용, 팽이버섯과 새송이버섯을 재배한다. 버섯 재배 면적은 210평이다. 종자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바이오필름 포장재를 이용해 상품성을 높이는 등 연간 1억 3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종균생산 기술을 이웃에 보급하고, 상품성이 낮은 버섯은 노인들에게 제공했다. 당산나무 공원을 앞장서 조성했다. ●농업 서기석씨 영농의 기계화와 규모화를 실천해 2만 5000평 규모의 벼농사를 하는 쌀 전업농. 경쟁력 확보 노력을 통해 쌀 가격이 80㎏ 한 가마에 15만원까지 떨어져도 연간 소득 8000만원을 유지할 수 있다. 전북도 4-H연합회 회장인 그는 노약자 농가에 농기계 봉사활동도 한다. ●농업 김영규씨 부부 농업인으로 둘 다 한국농업전문학교를 졸업했다. 학교에서 배운 농토 배양과 어린 모 재배 기술을 실천해 논 4만평에서 벼를 재배한다.1000평 규모의 밭에서 더덕도 경작, 연간 8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보은군 4-H연합회 수석부회장을 맡으며 찰옥수수 종자보급, 보훈농가 일손돕기, 우리 농산물 직거래 등을 한다.
  • 10살 어려보이게 ‘촉촉한 손’ 가꾸기

    10살 어려보이게 ‘촉촉한 손’ 가꾸기

    날씨가 건조해진다고 얼굴만 관리하는가. 손은 어쩌라고. 사람의 나이는 얼굴뿐만 아니라 손에서도 드러난다. 하루에도 몇번씩 씻어 수분과 영양분이 쉽게 손실되고 피부가 얇아 노화도 빨리 진행되기 때문. 얼굴만큼 관심을 갖지도 않아 관리까지 소홀하다. 손 피부가 늙어버리는 것은 한순간이다. ●손관리의 처음은 청결 유지와 보습 예쁜 손을 만들어 주는 기초는 얼굴과 마찬가지로 클렌징이다. 순한 비누로 충분히 거품을 낸 뒤 손가락을 하나하나 문지른다. 뜨거운 물을 사용하면 피지분비도 안 되는 손이 더욱 건조해지므로 적당한 온도에서 손을 닦아야 한다. 비누칠을 할 때 손가락 두번째 관절을 엄지 손가락으로 원을 그리듯 문질러 주고 손가락 사이사이 급소를 차례로 눌러주면 혈행도 좋아진다. 이지함화장품 김영선 대표는 “전문 핸드크림을 이용하거나 크림과 에센스, 또는 아로마 오일을 한두 방울 넣어 이용하면 손에 충분한 보습을 줄 수 있다. 요즘 많이 생긴 핸드케어나 풋케어 전문점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런 제품 어때요 전문 핸드케어 제품은 일반 얼굴용에 비해 보습성분이 풍부한 데다 피부표면에 잘 흡수되는 게 특징. 최근에는 주름개선과 노화방지 효과를 가진 기능성 제품도 나와 선택의 폭이 넓다. 이플립 모이스처 리치 핸드에센스(60㎖·7000원선)는 백년초·치마버섯 등의 추출물이 함유돼 피부를 탄력있게 가꾸고, 거친 손을 빨리 효과적으로 회복시켜준다. 밀착감이 높아 미끌거림이 적다. 생리활성물질인 우레아를 함유한 마몽드 핸드에센스(125㎖·5000원선)는 장시간 촉촉함이 유지된다. 랄프로렌 로맨스 센슈어스 핸드크림(100㎖·4만원선)은 비타민D 판테놀이 들어있어 바르는 즉시 빠르게 피부 깊숙이 스며들어 손은 물론 손톱까지 보호하는 게 특징. 아베다 핸드 릴리프(125㎖·3만 5000원선)는 보습 보호막을 형성해 자외선, 공해로부터 손을 보호한다. 오휘 뷰티풀 핸드로션(55㎖·3만 2000원선)은 식물성 폴리페놀과 콜레스테롤 등이 들어있어 손등의 주름 개선 및 피부탄력회복에 효과가 있다. ●이렇게 손질해요 1. 손톱깎이로 손톱 가운데를 자르면 세로무늬가 생기는 등 손톱에 큰 무리를 준다. 따라서 파일로 원하는 길이, 모양대로 만들어준다. 단 손톱에도 결이 있으므로 파일은 한방향으로만 사용해 정리해 준다. 2.손톱 위로 자라는 살(큐티클)이나 주위에 하얗게 일어나는 부분은 전문가가 아니라면 되도록 자르지 않는 게 좋다.큐티클은 따뜻한 물에 3~5분 정도 담가 불린 다음 전용 오일을 발라 스틱으로 밀어넣어 주면 된다. 3.각질제거는 자주해 줄 필요는 없지만 부드러운 손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손을 관리할 때 각질게거전용 크림으로 마사지를 해주면된다. 마사지 후에는 뜨거운 수건으로 닦아낸다.수분크림을 바른 다음 보온장갑을 낀다. 4.손톱에 숨구멍(?)이 있다는 잘못된 상식으로 매니큐어 칠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있다. 손톱이 자라나오는 부분에 0.1㎜ 정도 여유만 두면 된다. 매니큐어가 손톱에 착색되는 것을 막기 위해 꼭 베이스 코트를 바른다. ■집에서 손 질해요 네일숍에 정기적으로 가서 손관리를 받지 못하더라도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다. 손에 영양크림을 듬뿍 바르고 랩이나 비닐장갑으로 감싼 후 스팀타월을 덮어주는 것 외에도 여러 방법들이 있다. 비싼 제품은 필요없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재료들로 올겨울 뽀송뽀송한 손을 뽐내보자. ■ 도움말 한국네일협회 최경희 회장 ●각질 제거엔 설탕이 최고 손이 아니더라도 일단 피부에 때미는 수건이 치명적이라는 것은 상식. 그렇다면 손의 각질은 어떻게 제거하는 것이 좋을까. 정답은 설탕에 있다. 일단 설탕에 베이비 오일이나 아로마 오일을 섞어 스크럽 제품처럼 손등을 살살 문질러 준 다음 닦아낸다. 그 다음 핸드크림을 바르고 따뜻한 수건으로 감싸고 5분 정도 두면 된다. ●손에도 팩을∼ 보습과 영양을 목적으로 한다면 얼굴에 팩을 할 때 손에도 같이 해주면 좋다. 재료를 넉넉히 준비해 얼굴에 바른 후 남은 것은 손에 발라주고 비닐장갑을 끼고 있으면 된다. 손만을 위한 팩에는 살구씨가루와 달걀이면 OK. 살구씨 가루와 달걀노른자를 걸쭉하게 섞어 손에 발라 주고 10∼15분 후에 씻어낸다. ●쌀뜨물과 우유로 하얀손 만들기 누구나 부드러우면서도 하얀 손을 꿈꾼다. 쌀뜨물과 우유는 미백효과가 탁월해 뽀얀 손을 만드는 재료들이다. 세면대에 쌀뜨물을 2분의1 정도 채우고 베이비오일을 두세방울 넣어 잘 섞은 후 손 전체를 부드럽게 마사지하듯 씻어낸다. 이때 쌀뜨물은 따뜻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차가운 물은 손을 더 거칠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뜻한 물에 우유를 반 팩 정도 섞어 사용해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글 최여경 나길회기자 kid@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세계적 안무가 굿판서 놀다

    세계적 안무가 굿판서 놀다

    지난 4일 경남 통영의 한 바닷가 마을에서 굿판이 펼쳐졌다. 해란마을에서 낚시터를 하는 주인이 장사가 잘 안 되자 액을 털어내고, 재수가 붙게 해달라고 마련한 자리였다. 남해안 별신굿의 일종인 수륙새남굿을 제대로 격식을 갖춰 하기는 30년만의 일이어서 굿을 주재하는 무당들도, 구경하러 나온 마을 주민들도 들뜬 표정이었다. 해질 무렵, 길놀이로 막을 연 굿은 대나무 가지로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부정굿부터 용왕에게 음식을 바치는 용왕굿, 제석굿을 거쳐 종이로 만든 용선(龍船)을 쓰고 춤을 추는 용선춤까지 3시간 넘게 진행됐다. 굿이 진행되는 동안 동네 아낙네들은 부침개를 만들어 돌렸고, 흥이 오른 구경꾼들은 덩실덩실 춤을 췄다. 이 굿판 한가운데 현대무용의 거장 피나 바우슈(사진 왼쪽·64)와 그의 무용단 일행이 있었다. 처음엔 머뭇머뭇 구경만 하던 이들은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나 굿에 동참했다. 무녀가 대뜸 명태로 엉덩이를 때리자 깜짝 놀란 표정을 짓다가 ‘많이 맞을수록 복이 들어온다.’는 설명에 박장대소를 터뜨리며 기꺼이 몸을 엎드리기도 했다. 춤을 청하는 무녀의 손길에 당황해하던 피나 바우슈도 어느새 ‘관광버스춤’을 추는 할머니들 틈에서 어깨를 들썩였다. 용왕에게 바치는 고기를 직접 낚기도 한 그는 “잊지 못한 경험을 하게 돼 정말 감사한다. 마음 속에 많은 기쁨을 담아간다.”고 말했다.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안무가 피나 바우슈와 단원들이 지금 한국 곳곳을 ‘경험’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내한해 오는 12일까지 서울과 지방을 돌며 한국의 이미지를 차곡차곡 모으는 중이다. 이날 통영 별신굿 구경도 그런 답사 코스의 하나. 이들이 보름간 보고, 듣고, 느낀 모든 것들은 하나로 모아져 내년 6월 서울에서 세계 초연된다. 무용과 연극을 결합한 ‘탄츠테아터’(무용극)의 선구자인 피나 바우슈는 1979년 ‘봄의 제전’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었고,2000년과 2003년 ‘카네이션’과 ‘마주르카 포고’로 20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LG아트센터의 의뢰로 제작되는 한국 소재의 신작은 86년 이탈리아 로마의 이미지를 담은 ‘빅토르’를 시작으로 피나 바우슈가 진행 중인 ‘세계 국가·도시 시리즈’의 열세번째 작품.97년 ‘윈도 워셔’(홍콩),98년 ‘마주르카 포고’(포르투갈)에 이어 지난 7월에는 일본을 소재로 한 ‘천지’를 공연했다. 피나 바우슈는 이번 신작 구상 여행에 대해 “보름이란 기간이 한국을 알기에 충분하지는 않지만 최대한 많은 경험을 얻어 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피나 바우슈와 14명의 단원, 그리고 의상·조명·음악 디자이너 등은 경복궁과 청계산, 압구정동과 인사동, 부산 자갈치시장과 전남 곡성의 김장독굿 등을 돌아봤다. 봉은사 예불과 충현교회의 주일 예배에도 참석했고, 비닐하우스촌과 타워팰리스, 미아리고개 점집과 코엑스몰 등 전통과 현대를 두루 둘러봤다. 답사 뒤에는 매일 4∼5시간의 리허설을 통해 작품의 단초들을 하나씩 걸러내는 중이다. 그는 “지금은 다양한 경험들이 우리 안에 들어오도록 문을 활짝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아주 사소한 경험이라도 그 안에서 새로운 것들이 발견되면 우리만의 방식으로 형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제게 만남을 의미합니다. 공연을 통해서 관객에게 나를 보여주고, 또 관객으로부터 느낌을 받지요. 매 공연마다 관객과 대화를 나눈다고 생각합니다.” 열린 눈과 마음으로 한국을 꼼꼼이 담는 중인 피나 바우슈와 단원들이 7개월 뒤 한국 관객들에게 어떤 ‘대화’를 청할지 기다려진다. 통영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한달에 열흘 일” 희망 버린 인력시장 르포

    “한달에 열흘 일” 희망 버린 인력시장 르포

    ‘불만, 배회, 아우성’-새벽 인력시장의 우울한 풍경이다.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새벽 인력시장에는 더욱 냉기가 흐른다. 경기침체와 계절적 요인으로 줄어든 일자리. 이마저도 외국인 근로자들이 절반 정도 빼앗아갔다. 새벽 인력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삶의 희망을 찾아볼 수 없다. 서울의 대표적인 구로구 가리봉 2동 남구로역 주변, 중구 북창동(구 서울시경 인근 골목), 경기도 성남 복정역 등 ‘새벽 인력시장’ 3곳을 찾았다. #불만 오전 5시. 구로구 가리봉 2동 남구로역 주변 로터리. 인근 도로는 일용근로자들이 타고온 자동차와 이들을 공사장으로 실어나를 차량들이 도로 양측으로 길게 늘어서 있다.200명이 넘는 사람들은 인력개발사무소에서 걸려올 전화를 기다린다. 목수일을 하는 정영철(45·가명)씨는 인터뷰 요청을 거부하다 마지못해 응했다. 그는 “한달에 보름정도 일하면 많이 한다.”면서 “생활이 안 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건설 현장에 가보면 중국동포가 절반을 차지한다.”면서 “중국 동포들은 싼 값에도 일을 해 인건비가 줄고 일거리도 줄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대학교 다니는 아들이 있다는 정씨는 “시계를 들여다보며 6시가 넘으면 일자리가 없다.”며 “오늘도 공칠 것 같다.”고 초조해 했다. 목수·철공 등 기술이 있는 일용근로자의 하루 일당은 11만∼12만원. 인력소개소를 이용할 경우 수수료 10%를 빼고, 교통비 4000∼5000원을 공제하고 나면 8만∼9만원을 손에 쥔다. 그나마 이들은 나은 편이다.6시30분. 서울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남부인력 개발 사무실안에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일용잡부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하루 5만∼6만원을 받는다. 이 곳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안병연(49)씨는 “사흘전에 등록하고 나서 오늘 새벽 4시30분에 나왔다.”며 얼굴을 떨궜다. 일감도 크게 줄었다. 남부인력 기공담당 김동현 부장은 “일거리가 지난해와 비교해 30% 이상 줄었다.”면서 “평소에는 450명 정도 소개를 했는데 오늘을 380명가량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사무실을 나서자 로터리에는 아직도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 50대다. 김모(50·이름 밝히기를 거부)씨는 “한달에 열흘 남짓 일하며, 하루 4만원가량 손에 넣는다.”고 한숨을 쉬었다. 남부인력 김부장은 “사람이 넘치는 상황에서 쉰 살이 넘는 인력을 업주에게 소개시켜 줄 수 없다.”면서 “며칠동안 사무실에 나오다가 안 보이면 가슴이 아프지만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배회 오전 7시30분. 북창동 골목에는 중화요리 주방장과 보조원 200여명이 서성이고 있다. 많게는 300∼400명까지 모인다. 이 곳에서 만난 지한영(50·가명)씨는 “일용직을 구하는 사람들보다는 월급제를 구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하루 5∼10명이 일자리를 찾는다.”면서 “아무런 대책이 없어 쪽방이나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동료들이 90%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6개월동안 이곳에 나와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일자리를 구해도 주인의 주문을 만족시키지 못해 오래 일을 못하고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김모(45·이름 밝히기를 거부)씨도 “명절(추석) 이후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면서 “음식을 못하지만 말을 잘듣는 중국 교포들이 일자리를 빼앗아갔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하루 일자리를 찾는 사람은 10∼20명에 그치고 있다. 그것도 아름아름 휴대전화로 연락을 받고 일자리로 떠난다. 일손을 구하는 사장님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아우성 성남 복정역 새벽 인력시장은 아귀다툼이다. 사람들은 차만 왔다 하면 우르르 몰려든다. 아우성은 먼저 차를 잡아 타고 밥벌이를 떠나기 위한 전주곡이다. “아줌마들끼리 일자리 트럭에 서로 앉으려고 하루에 한번씩은 머리채를 잡거나 드잡이를 해요.” 경기도 성남 복정역 사거리의 인력시장에서 21세 때부터 10년 넘게 일했다는 이상규씨의 말이다. 지난 3일 인력시장에 모인 30여명 가운데 차를 타고 일터로 떠난 이는 5명도 채 되지 않았다. 그만큼 일자리가 없다. 복정 인력시장은 새벽 3시30분부터 시작된다. 비닐하우스에서 하루 2만∼3만원의 일당을 받고 일하는 할머니들은 1000원씩 택시비를 갹출해 모인다. 지난해는 5만원씩 하던 일당이 올 들어 30% 넘게 떨어졌다. 풀뽑기, 나무심기, 보도블록 포장 등 각종 잡역을 하는 아주머니들은 오전 9∼10시까지 찬바람에 떨며 일할 사람 태워갈 자동차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남성들은 오후 1시까지 길가에서 서성인다. 처녀때부터 인력시장에서 일했다는 문영희(57)씨는 “딸이 넷인데 걔들이 벌어봤자 지들 쓰기도 바뻐. 이렇게 일이 없어서야 세금내기도 벅차.”라고 말한 뒤 “차만 왔다 하면 뛰어가기 바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력사무소도 여러군데 가입했지만 한달 회비 5만∼8만원에 일당 10%를 떼이는 것이 부담스러워 결국 매일 거리로 나오고 있다.”고 했다. 성남시청 관계자는 “봄에는 150명씩 모였으나 일감도 없고, 날씨도 추워져 30여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적대감을 보였다.6년째 인력시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최춘호(57)씨는 “건설 현장은 우리의 마지막 보루”라며 “멋 모르고 인력시장에 나왔다 쫓겨간 중국 동포도 있다.”고 소개했다. 강동형 윤창수기자 yunbin@seoul.co.kr
  • [오늘의 눈] 대구 쓰레기대란의 교훈/황경근 사회교육부 기자

    대구시내의 쓰레기 대란이 8일만에 일단락됐다. 달성군 다사읍 방촌리 쓰레기매립장 확장 및 사용기간 연장을 철회하라는 인근 주민들의 주장에 대구시가 이달 말까지 시간을 달라고 요청, 주민들이 동의하면서 쓰레기 반입이 재개됐다. 설마했던 쓰레기 대란이 벌어지자 대구시내 곳곳에는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불황에 시달리는 재래시장은 쓰레기 더미에서 풍기는 악취에다 침출수가 도로 바닥에 넘쳐나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어지기도 했다. 이번 쓰레기 대란은 지난 2002년 현 쓰레기매립장의 규모를 확장하고 사용기간도 연장키로 결정한 대구시가 그동안 인근 주민들의 불편해소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것이 원인을 제공했다. 지난 2년간 허송세월한 대구시는 시민들의 비난에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번 쓰레기 대란과 관련해 대구시만 탓할 게 아니라 시민들도 결코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대구 쓰레기매립장의 쓰레기 내용물을 조사한 결과, 반입 쓰레기의 30%가 종이와 비닐 등 재활용 가능 자원이었고 20% 정도는 음식물쓰레기로 조사됐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시작한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 매립장에 반입되는 쓰레기의 절반 정도가 재활용이 가능하다.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아 매립장의 수명을 그만큼 단축시켜 버렸고, 새로운 매립장이 또 필요하게 된 것이다. 어느 누가 자신의 동네에 쓰레기매립장이 들어서는 것을 반기겠는가. 쓰레기문제 해결의 지름길은 먼저 쓰레기 배출량을 줄여나가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는 시민들의 몫이다. 아울러 자치단체도 매립장 확보에만 열을 올릴 게 아니라 다양한 쓰레기 감량대책에도 눈을 돌려야만 한다. 매립장 인근 주민들의 집단민원은 끊이질 않는데다 대구시가 당장 쓰레기매립장 확장에 1000억원을 쏟아 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황경근 사회교육부 기자 kkhwang@seoul.co.kr
  • [산하기관 탐방] 고양선인장시험장

    [산하기관 탐방] 고양선인장시험장

    “세계 유일의 선인장시험장 이라고요. 선인장의 나라 멕시코에도 이런 전문시험장은 없습니다.” 경기도농업기술원 산하 고양선인장시험장(장장 김순제 연구관·47)은 접목선인장 세계 최대 수출국인 우리나라 선인장 산업의 중심이다.7명의 연구직을 포함한 11명의 직원이 국제 소비자 기호에 맞는 다양한 신품종개발과 재배법, 생산비 절감과 품질고급화를 통한 마케팅까지 맡고 있다. 국내 최대로 선인장의 땅 미국 애리조나 인디언부터 중국·터키·대만·인도 등 외국과 국내 화훼농, 화훼 전공 대학생과 일반인 등이 연간 1만명 이상이 견학과 관람을 위해 찾아온다. 1995년 국내 최대의 화훼고장인 고양시 일산구 덕이동 6400여평에 문을 열었으며 종묘배양실 등 연구·관리동 550평과 유리온실 450평, 비닐하우스 1500평을 갖췄다. 지금까지 비모란·산취·소정 등 30개의 신품종을 개발, 매년 2만여주를 농가에 보급했다. 지난 2002년에는 세계 최초로 가시가 부드러워 만져도 상처가 나지 않는 ‘순정’을 육성해 냈다. 또 시장 확대를 위해 꽃이 많이 피고 향기가 나는 다화성·방향성 선인장 로비비아(Lobivia) 품종을 개발했다. 시험장 연구진의 노력으로 선인장 상품화 재배역사가 30년에 불과한 우리나라는 기술과 물량면에서 세계 최선진국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국내 선인장 농가는 지주목인 삼각주 선인장에 비모란을 합체시킨 접목 선인장 408만달러어치를 네덜란드·미국·캐나다·호주·독일·대만 등 19개국에 수출했다. 이는 세계 물동량의 70% 이상, 우리나라 화훼 전체 수출액의 11%에 달한다. 특히 선인장은 막대한 로열티나 수입원가를 부담해야 하는 장미나 백합 등 구근류에 비해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돼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 시험장 포장엔 350여종 1만여주의 다양한 선인장이 연구용으로 재배된다. 그중엔 몸체가 원형이 아닌 원통형이나 장갑형을 이루거나 녹색에 황금색이 섞인 특이한 색채를 갖춘 것, 가시가 없고 마약성분이 함유된 로포포라(Lophophora) 등 희귀·돌연변이 선인장들도 있다. 선인장시험장은 ‘부르는 게 값’인 돌연변이 선인장의 증식을 위해 경희대 생명공학연구팀에 용역을 의뢰해 놓고 있다. 연중 무휴로 개인과 단체 무료관람이 가능하고 단체의 경우 연구원의 현장 설명도 들을 수 있다.(031)229-6171∼8. 글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바다로 가자 - 통영 굴맛 보이소

    바다로 가자 - 통영 굴맛 보이소

    굴 맛이 꿀맛이다.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굴이 많이 생산되고, 이때 나는 굴을 최고로 친다.‘바다의 우유’라는 별명처럼 굴은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다. 인류가 굴을 먹기 시작한 역사는 길다. 우리나라 선사시대 조개무덤에서도 굴 껍데기가 발견됐으며, 고대 중국, 그리스·로마시대에도 굴을 먹었다 한다. 굴은 소화가 잘 되고 칼슘 흡수가 매우 빨라 노약자나 어린이에게 권장된다. 굴에는 글리코겐과 아연도 많이 들어있다. 글리코겐은 에너지 원천으로, 아연은 성호르몬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서양인들은 굴을 ‘사랑의 음식’으로 생각해왔다. 굴 맛을 따라, 바다의 향을 따라 갔다. ■ 굴따러 가세 꿀따러 가세 제23호 태풍 도카게가 일본에 상륙했던 19일, 통영 앞바다는 엷은 안개에 덮여있었다. 취재차 동승한 굴수협의 양식지도선이 통영운하를 빠져나가자 바로 한 폭의 그림이 펼쳐졌다. 옥빛 바다, 올망졸망한 해안, 곳곳에 솟아있는 섬들, 항로 양쪽으로 사열하듯 늘어선 흰색 띔개들이 바로 한 폭의 수채화가 됐다. 선장 이형근씨는 “저게 모두 굴을 양식하는 밭”이라고 말했다.“이곳은 한려수도의 핵심으로 아름다우면서도 깨끗하다.”며 “까다롭기로 소문난 식품의약품청(FDA)도 남해안 굴은 인정해 미국이 수입해간다.”고 연방 자랑한다. 1시간만에 도착한 도산면 읍도와 연도 사이 해역. 작업중이던 일성호로 옮겼다. 일성호 선장 이순간(48)씨가 굴뗏목(바지선)에 굴을 올리면서 흰색 스티로폼 띔개를 풀어 올렸다. 동료 최성환(56)씨는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오르는 굴줄에 달린 1m가량의 컬렉터를 군데군데 잘랐다. 굴이 달린 컬렉터는 커다란 통에 담겼다. 이씨의 굴양식장은 7㏊(2만 1175평). 모두 50줄이며 한 줄은 길이가 200m다. 이렇게 끌어올려 하루 작업하는 분량은 100m란다. 통영의 굴 양식장은 1388㏊에 이른다. 굴은 다시 아주머니들이 굴껍데기 까는 곳, 박신양에서 하나하나 굴칼로 까고 있었다. 통영시내엔 이렇게 굴을 까는 박신양이 270여곳이다.(박신양? 이곳 사람들이 굴을 까는 장소를 일컫는 박신양은 탤런트 박신양과는 전혀 상관없는 곳이다.) 깐 굴은 바닷물을 끌어 올려 씻어 자개미(굴 껍데기 부스러기)를 건져낸다. 그다음 알굴(깐굴)을 10㎏ 단위로 투명한 비닐 봉지에 포장한다. 포장된 알굴은 매일 오후 5시쯤이면 동호항 굴수협 공판장으로 모인다. 경매에 부치기 위해서다. 하지만 경매 전에 굴수협소속 연구실의 안삼환 연구원 등 2명의 검사를 거쳐야 한다. 안 연구원은 “산도와 병원균이 있는지 여부를 검사해 이상이 나오면 폐기 처분한다.”고 말했다. 날 것으로도 먹기 때문에 굴의 신선도는 엄격하게 검사해야 한다. 안 연구원은 “사람들이 서해안의 투석식 굴을 자연산이라 해 선호하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라며 “남해안에서는 줄에 붙여 굴을 키우고, 서해안에서는 돌에 붙여 키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굴은 종묘 채집부터 수확할 때까지 바다의 플랑크톤을 먹고 스스로 자라기 때문에 모두 자연산”이라며 “서해안 돌굴은 만조시에만 바다에 잠겨 플랑크톤을 섭취해 크기가 작지만 남해안 굴은 성장기간 내내 바닷물에 잠겨 플랑크톤 섭취량이 많아 알이 굵고 통통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의 검사가 끝나자 빨간 모자를 쓴 경매인 20여명이 모였다. 우리가 보기엔 똑같은 굴이지만 가격은 달랐다. 한 경매인은 “굴 경매만 20년이 넘는데 척 보면 좋은 굴인지 금방 안다.”고 말했다. 경매가 끝난 굴들은 어디론가 실려갔다. 성삼만(51)굴수협 유통판매과장은 “굴을 훈제해 면실유에 절이는 통조림이 가장 많다.”며 “통조림 대부분은 미국과 유럽으로 수출된다.”고 말했다. 국내의 백화점과 할인점 등에도 통영의 알굴은 들어간다. ■ 골라골라 싱싱굴 굴은 특별히 신선도를 보고 골라야 하는 식품이다. 육질이 부드럽고 영양이 많아 쉽게 변질되기 때문이다. 포장된 굴을 직접 만져보지 못하는 탓에 빛깔로 판별해야 한다. 밝고 선명하고 유백색이며 광택이 있는 굴이 좋다. 알굴은 오돌토돌하고 탄력있는 것을 고르면 된다. 요즘엔 굴이 나지 않는 한여름에도 먹을 수 있다. 겨울철의 알굴을 개체별로 급속 냉동하는 까닭이다. 따라서 영어로 ‘R’자가 들어가지 않는 달(5∼8월)에는 굴을 먹지 말라는 서양 격언도 옛말이 됐다. ● 도움말 및 구매문의 굴수협(055-645-4511) ■ 문복선씨와 굴 요리조리 ●향토음식 연구가 문복선씨는 ‘굴요리 원조이자 전도사’로 통한다. 장어 요리집을 운영하던 그는 지난 93년 굴수협의 요청으로 굴요리를 개발, 무전동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굴요리 전문점 굴 향토집(055-645-4808)으로 재단장했다. 또 통영지역의 집집마다 전해오던 굴조리법도 모았고,“일본 조리책을 참고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새 굴메뉴도 많이 개발했다.”고 자랑했다. 일본 음식박람회까지 진출한 굴 향토집은 2002년 통영 최초의 향토음식점으로 지정됐다. ●굴밥 재료 굴 150g, 쌀 3컵, 당근·완두 30g씩, 표고버섯 4장, 청주 1큰술, 멸치 국물 3컵,양념장(다진 파 2큰술, 간장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통깨·참기름 (½)작은술씩) 조리법 (1) 쌀은 깨끗이 씻어 물에 담가 30분정도 불려 물기없이 건져 놓는다.(2) 굴은 딱지가 없도록 소금물에 씻어 물기를 빼둔다.(3) 당근은 완두 크기로 썰고, 표고버섯은 불려 꼭지를 따고 굵게 채 쳐 놓는다.(4) 솥에 굴과 청주를 넣어 굴이 익으면 쌀·당근·완두·표고버섯·간장·멸치 국물을 넣어 밥을 짓는다.(5) 간장·파·마늘·통깨·참기름을 넣어 혼합해 양념장과 함께 낸다. ●굴구이 재료 굴 300g, 식용유 적당량,양념장(진간장 2큰술, 참기름 1작은술, 레몬 (½)개, 참깨 적당량) 조리법 (1) 굴은 자개미가 없도록 엷은 소금물에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둔다.(2)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른 다음 중불에서 (1)의 굴을 뒤집어가며 노릇하게 익혀낸다.(3) 양념장의 재료를 고루 섞은 다음 참깨를 뿌린다.(4) (2)의 익힌 굴과 함께 별도의 작은 그릇에 (3)을 담아낸다. ●굴회 재료 굴 600g, 대파 1뿌리, 무 1토막, 레몬 1개,초고추장(고추장 3큰술, 식초·레몬즙·다진 마늘 각 1큰술, 생강즙 1작은술, 물엿 2큰술) 조리법 (1) 굴은 자개미가 없도록 소금물에 씻는다.(2) 대파는 가늘게 채썰어 냉수에 담가서 싱싱해지면 건져 놓는다.(3) 무는 얇게 돌려 깎아서 가늘게 썰어 냉수에 담가 싱싱해지면 건져 놓는다.(4) 레몬은 반으로 갈라서 엎어놓고 반달모양으로 썰어 놓는다.(5) 고추장·식초·레몬즙·마늘·생강·물엿을 섞어 초고추장을 만든다.(6) 그릇에 위의 재료를 예쁘게 담고 가운데에 초고추장을 담아 놓고 얼음을 얹어 차게 만든다. ●굴죽 재료 쌀 1컵, 굴 30알, 물 9컵, 참기름 1작은술, 마늘 4쪽, 소금 약간, 다진 파·다진 당근 1큰술씩, 깨 약간 재료 (1) 쌀은 깨끗이 씻어 불려 건져 놓고 굴은 옅은 소금물에 씻어서 건져 놓는다.(2) 마늘을 도톰하게 저며 참기름으로 볶다가 불린 쌀을 넣어 투명해질 때까지 볶는다.(3) (2)에 물을 넣고 약한 불에서 쌀알이 퍼질때까지 서서히 끓인다.(4) 쌀알이 다 퍼지면 다진 파와 다진 당근을 굴과 함께 넣고 한소끔 더 끓인 뒤 소금으로 간을 한다.(5) 그릇에 (4)를 붓고 깨를 솔솔 뿌려낸다. ●굴전 재료 굴 300g, 다진 당근·다진 부추 1큰술씩, 달걀 2개, 밀가루 (½)컵, 맛소금 1작은술, 참기름 (⅓)컵, 양념장 2큰술 조리법 (1) 굴은 자개미(껍데기 부스러기)가 없도록 소금물에 씻어 물기를 빼둔다.(2) 달걀은 풀어 소금을 넣고 저어 놓는다.(3) (1)의 굴에 맛소금을 뿌린 다음, 참기름을 표면에 묻힌다.(4) 밀가루와 달걀에 다진 당근·부추를 넣고 섞는다.(5) (3)의 굴 2개를 (4)에 흠뻑 묻혀 반달모양을 만들어 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에 지져낸다. 글 통영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통영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깔깔깔]

    ●야구 경기장에 소주 싸가는 법 *(소주를 가득 담은) 아기인형을 아내의 등에 업혀서 들어간다. * 바싹 마른 수건에 소주를 적셔서 몇 장 들고 간다. 세 병쯤 적시면 최소한 한 병 분량은 나온다. * 전광판 밑은 한적하므로 미리 한명이 올라가고 긴 끈을 경기장 밖으로 내린다. 그 끈에 소주와 안주를 달아매 들여온다. * 두꺼운 책 속을 파내고 그 안에 소주팩을 넣는다. * 찜질팩 속을 다 들어내고 비닐에 소주를 넣는다. ●지킬 것은 지킨다 한 스포츠 방송국에서 리포터가 얼마전 프로 농구 스타와 결혼한 여성과 인터뷰를 했다. “농구 스타와 결혼하셨는데 신혼재미가 어떠세요?” “내 속을 누가 알겠어요?” 농구 스타 아내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농구선수 아니랄까 봐 밤에도 꼭 24초룰을 지킨다니까요.”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33) 태안반도 전통소금 자염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33) 태안반도 전통소금 자염

    눈만 뜨면 물가가 오른다고 해도 소금값만큼은 요지부동이다. 엄청 싸다. 오히려 갈수록 떨어진다. 한 자루에 잘 받아야 6000∼7000원. 불과 수십년 전만 해도 소금 한 말에 쌀 한가마니값이었으니 그런 금값이 없었다. 조선시대에도 쌀과 더불어 현금에 버금할 만큼 귀했다. 오죽하면 고대 중국은 물론이고 그리이스·로마에서도 국가전매품이었을까. 우리도 예외가 아니어서 1960년대 들어서야 전매제가 폐지되었다. 그만큼 소금이 귀했다는 증거. 왜 이토록 소금이 귀했을까. 두 말할 것도 없이 전통적 생산법으로는 수요를 따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이래로 중국 소금이 밀려오면서 기존 소금시장 가격은 완전히 파괴되었다. 지금은 소금 1가마가 쌀 한 말값이나 될까. 소금값이 값이랄 것조차 없게 되자 세인들의 소금에 관한 인식도 ‘우습다’로 변하였다. 물과 더불어 인간의 몸에 가장 필수적인 소금이 푸대접을 받기는 아마도 단군 이래 처음이리라. ●1세기 전에는 염전 상상도 못해 예나 지금이나 소금은 바닷물을 말려서 얻는다. 문제는 그 ‘말리는 기술력’이 시대마다 달랐다는 데 있다. 염전은 적어도 1세기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풍경.1세기를 넘지 못하는 천일염 그 자체가 ‘근대의 풍경’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교과서에 천편일률적으로 천일염만 등장시키는 것은 잘못이다. 전통적으로 바닷물을 끓여서 만드는 화염(火鹽), 혹은 자염(煮鹽)이라 부르는 제염법이 있었다. 전통시대의 제염법은 흡사 서양 중세의 연금술사들이 천년의 명약을 빚어내는 노고에 버금간다. 요즈음처럼 비가 적을 뿐더러 곡식을 여물게 하는 햇볕 따가운 천고마비의 계절에는 소금도 잘 익어간다. 태안반도 낭금리에서는 해마다 ‘자염축제’가 열려 산교육 현장으로도 안성맞춤이다. 문광부와 문화원총연합회의 ‘역사문화마을’로도 지정된 행사이다. 우리사회의 해양에 관한 인식이 터무니없어 그렇지 사실은 국가문화재급에 속하는 무형의 유산이 아닐 수 없다. 우리사회의 해양문화에 관한 눈높이가 고작 이 정도인 것을 어쩌랴! 소금을 끓이는 ‘집’을 염벗이라 부른다. 짚으로 둘러싼 간이건물인 염벗은 물이 들이치지 않는 비교적 높은 곳에 지었다. 자염 만드는 첫째일은 통자락 설치다. 깔대기 모양의 웅덩이를 파고서 말뚝을 박아 간통을 만든다. 간통 주위는 짚으로 둘러싸고 개흙을 발라둔다. ●개흙 고울수록 소금가루 많이 묻어 통자락이 완성되면 함토작업이다. 소 목에 써레를 얹어 통자락 주위의 갯벌을 모판 갈듯이 써레질한다. 이런 작업이 이루어지려면 바닷물이 밀려들지 않는 조금 물때라야 안전하다. 소가 갯벌을 갈아서 소금을 만든다면 대부분이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모내기철에 써레로 논을 고르고 나무판으로 번지질을 하여 논바닥을 편편하게 하는 원리가 적용된다. 이 번지판에 해당하는 덩이판에 사람이 올라타서 사람의 무게로 써레질한 개흙을 잘게 부순다. 흙이 고울수록 소금가루가 많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일주일여의 조금 물때에 바짝 마른 개흙가루를 가래질하여 웅덩이를 가득 채운다. 이윽고 사리 물때가 되면 이곳에도 바닷물이 밀려든다. 평균 염도 3.7%의 바닷물이 웅덩이를 가득 채운 소금기 엉긴 개흙과 섞이면 놀랍게도 무려 30∼37%로 염도가 높아진 진한 소금물이 통자락으로 스며들게 된다. 이러기를 또다시 일주일여, 사리 물때가 끝날 때쯤이면 통자락 안에는 짜디짠 ‘함수’가 가득 찬다. 소금의 원재료가 완성되는 순간이다. 매우 단순한 것 같아도 선조들의 과학적인 지혜가 듬뿍 담겨 있어 민속지식의 총아로 손꼽을 만하다. 이제부터 자염 만들기 제2라운드. 비중계라 부르는 현대적인 염도측정계가 없었던 옛적에는 송진을 대추 모양으로 뭉쳐서 만든 대름을 함수에 담가서 ‘곧바로 솟구치면 높은 염도요, 천천히 뜨면 낮은 염도로 판정하였다. 비중을 판단하는 전통방식인데, 이 역시 대단히 과학적이다. 그 다음부터의 작업은 일사천리. 한 방울의 함수라도 유실되지 않도록 바가지 구멍을 작게 판 ‘털이’를 이용해 소금물을 통에 옮겨 담는다. 이 통을 염벗까지 져나르는 일꾼을 ‘간쟁이’라고 부르는데, 아마도 자염 만드는 과정 중 가장 힘든 역할이 아닐까. 오죽하면 ‘간쟁이 똥은 개도 안 먹는다.’고 했을까. 그 무거운 간수를 연신 져날라 염벗에 걸어놓은 가마솥에 붓는데, 매번 100㎏ 정도는 나른다. 이어 ‘염한이’라 부르는 사람이 땔감을 마련하고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데, 밤잠을 떨치고 장작 여덟짐은 태워야 소금이 된다. 이처럼 힘들고 복잡한 공정을 거치다가 만에 하나 비라도 내리면 만사휴의다. 자염 재현을 책임지고 있는 ‘소금 굽는 사람들’의 정낙추 대표는 그런 상황이면 시쳇말로 “말짱 도루묵이지유.”라며 웃는다. 웅덩이를 파 써레질을 해대고, 다시 흙을 채우는 모든 공정이 헛일이 되니, 자염 얻기는 오로지 ‘하늘에 달린 일’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소금값이 금값일 밖에! 모든 일에는 물주가 있기 마련이어서 자염 작업 때도 ‘벗주’로 불리는 자금주가 뒷돈을 모두 댄다. 거대한 가마솥과 장작을 장만하고, 일꾼의 밥값도 댄다. 그렇게 구워낸 소금의 4할을 벗주가 챙기고, 나머지를 염한이와 간쟁이가 나눠 먹는다. 그래봐야 염한이와 간쟁이는 가난을 면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한국전쟁 당시만 해도 이런 전통제염법이 남아 있었다. 태안반도 모항의 경우에도 통삼벗, 홀무리벗, 하운리벗, 송현리벗 등 여러 염벗이 존재했었다. 평생 동안 염업에만 종사해온 정낙칠(67)씨의 증언에 따르면 그가 14세 나던 해에도 전통 소금을 보았다고 기억하고 있다. 역산하면 50년쯤 전까지 이런 전통제염법이 남아 있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지금의 자염축제는 그 50년의 단절을 극복하려는 해양문화사적 의미를 지닌 셈이다. ●고품질의 소금 사용한 강경 새우젓 유명 천일염이 처음 만들어지자 사람들은 이를 ‘왜염’이라 불렀다. 전래 소금과 외부의 기술을 구분하여 부른 말이다. 소금은 배에 실려서 그대로 군산이나 강경, 인천 등지로 팔려나갔다. 강경의 새우젓이 유명한 이유는 이같은 고품질의 소금 공급이 원활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렇다면 이같은 전통소금은 기존 천일염과 무엇이 다를까. 전통소금 부흥운동에 열정을 쏟고 있는 정우영 태안문화원장은 맛부터 다르다고 말한다.“같은 김치를 절여도 김치맛이 완연히 다르지요.” 실제로 소금을 찍어서 맛을 보니 짠맛의 격조가 다르다. 맛만 다른 게 아니다. 전통소금은 단순히 탄산나트륨만 함유한 게 아니라 풍부한 아미노산까지 함유하고 있다. 또 입자도 고와 불순물이 전혀 없는 백색의 고운 결정체가 분말가루처럼 묻어난다. 사람들의 소금에 관한 인식이 너무도 무지해 안타깝다. 아닌 말로 ‘국민건강’ 측면에서도 걱정스러운 일이다. 소금이면 다같은 소금이 아니다. 천일염만 해도 격이 층층이다.1907년에 천일염이 중국에서 처음 도입되었을 때, 염판 바닥은 개흙을 다진 토판이었다. 토판은 햇볕 반사율이 약해 생산량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 소금색깔도 거무튀튀해 어지간히 애쓰지 않고는 하얀 결정의 소금을 얻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 염판에 옹기 파편이 깔리면서 소금의 생산량과 질이 진일보한다. 토판보다 반사율이 좋아 생산량이 증가되고 때깔도 달라진 것. 이후 염판용 타일이 보급되면서 염전에는 흡사 목욕탕처럼 타일이 깔렸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근자까지 가장 위력적인 방편은 역시 옹기편이었다. 그러던 것이 어느새 비닐장판 염판으로 바뀌었다. 비닐장판은 표면이 고르고 틈새가 없어 한결 하얗고 깨끗한 소금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장판의 반사율이 뛰어나 생산량도 높다. 문제는 그렇듯 쉽게 결정되는 소금은 질적으로 상당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빨리 한 밥이 설익는 격이다. 게다가 질이 형편없이 떨어지는 중국소금을 들여와 우리의 염판에 잠시 깐 뒤 이를 되걷어 한국산으로 둔갑시킨 뒤 파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으니 이래저래 소금조차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되고말았다. 소금이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가는 새삼 재론이 필요없다. 웰빙을 논하면서 온갖 건강식품을 권장하는 시대이지만 정작 ‘건강소금’에 관한 관심은 보이지 않는다. 같은 천일염이라고 해도 염판에서 나온 햇소금을 그대로 써서는 안된다. 예로부터 ‘소금과 장은 묵을수록 좋다’하였듯, 장을 빚을 때는 반드시 묵은 소금을 썼다. 독에 소금을 수년씩 보관하면 밑바닥에 불그레한 물이 고이는데, 이 물이 바로 소금의 원재료가 되는 간수다. 이 간수를 빼내야 소금의 쓴 맛이 없어진다. 사정이 이런데도 간수를 빼지 않아 쓰디쓴 소금을 ‘멋모르고’ 먹고 있으니, 우리의 소금에 대한 지식이 고작 이 정도에 불과한 것이다. ●자염은 소금 문화의 마지막 자존심 자염을 문화상품으로 개발할 수는 있어도 어차피 대량생산이 불가능해 무작정 전통소금만을 고집할 수도 없다. 그러나 적어도 태안 낭금리의 자염 재현사업은 우리가 어떻게 바다를 이용해야 하는가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모범사례로 기려야 한다. 자연은 말한다. 천천히, 천천히 이용하라고.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아껴서 쓰라고. 물쓰듯 물을 쓰다가 물을 사먹는 시대가 되었다.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 가듯, 소금값이 떨어지면서 ‘소금쟁이’들이 사라졌다. 전통 소금을 만들던 장인들이 사라진 무대에 남은 것은 오로지 대량생산 체제뿐이다. 무조건 ‘주어진 소금’만을 먹어야 하는 시대, 소금조차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런 점에서, 자염은 우리가 그동안 잃어버렸던 소금문화의 마지막 자존심이 아닐까. 세상의 소금이 되기를 희구하기 전에 소금다운 소금부터 되찾을 일이다.
  • “조합청산 딛고 2년내 정상화” 유근만 신교하농협 조합장

    “조합청산 딛고 2년내 정상화” 유근만 신교하농협 조합장

    “새출발이 이처럼 힘든 줄 몰랐습니다. 다시는 제2, 제3의 교하농협이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농협이 문을 닫으면 가장 고통받는 건 농민조합원들이니까요.” 농협중앙회 회원조합 가입이 결정된 신교하농협의 유근만(64) 조합장은 “농협간 온라인 전산망을 조속히 회복한 후 곧바로 영업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2년 안에 조합운영을 본궤도에 올려 ‘농민을 위한 농협’의 참모습을 보일 자신이 있습니다.” 유 조합장은 그동안 전 교하농협 직원과 노조가 날마다 ‘위장해산 취소와 복직’을 요구하며 사무실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와중에서도 당면한 농자재 공급과 추곡수매 업무를 이웃 농협에 의뢰하러 다니느라 동분서주했다.“신교하농협의 개혁 정관에 대한 전국 각지 농협의 벤치마킹 요청도 줄을 이었지만 회원조합 가입 전이라 솔직한 입장을 표명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유 조합장은 회원조합 가입 여부 결정에 고심하는 중앙회의 입장을 고려, 전국의 조합장들에게 교하농협 해산에 유감을 표시하는 서신을 띄웠고 교하농협 청산 후 배당금을 신교하농협에 출자하겠다는 대의원 총회의 결의문을 중앙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파주 교하 동패리 태생으로 평생을 쌀농사와 비닐하우스, 양돈 등으로 농민의 길을 걸어온 유 조합장은 지난 93년부터 3년간 교하농협의 감사를 역임했다. 교하농협 해산과 신교하농협의 설립 와중에서 원만한 성품과 전문성을 인정한 조합원들로부터 4년 임기의 단임 초대 조합장에 추대됐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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