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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옷도 없이 투명비닐’ 우비 입고 환상적인 런웨이

    ‘속옷도 없이 투명비닐’ 우비 입고 환상적인 런웨이

    모델이 17일(현지시간) 일본에서 열린 ‘도쿄 패션위크 2017 봄/여름 콜렉션’ 오프닝 중 일본 뮤지션 요시키가 드럼을 연주하는 동안 그가 디자인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삼시세끼 이서진 에릭 윤균상, 득량도 삼형제 ‘카리스마 큰형x애교 막내’

    삼시세끼 이서진 에릭 윤균상, 득량도 삼형제 ‘카리스마 큰형x애교 막내’

    득량도 삼형제, 이서진-에릭-윤균상이 첫 방송부터 완벽한 조합을 이루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지난 14일(금) 밤 9시 15분에 자급자족 어부라이프 tvN ‘삼시세끼-어촌편3’가 첫 방송했다. 이날 첫 방송은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평균 시청률이 12.6%, 순간 최고 시청률이 14.5%를 기록하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남녀 10대부터 50대까지 모든 연령층에서도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폭 넓은 사랑을 받았다. tvN 채널의 타깃 시청층인 20~40대 남녀시청층에서도 평균 시청률이 7.5%, 순간 최고 시청률이 8.8%까지 치솟으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 유료플랫폼 / 전국 기준) 첫 방송에서는 ‘삼시세끼’ 3년차 맏형 이서진과 새 멤버 에릭, 윤균상이 전라남도 고흥군에 위치한 작은 섬 득량도로 향하는 설레는 시작이 그려졌다. 출발부터 특별했다. 어선 면허증 취득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성공하며 선장으로 거듭난 이서진은 두 동생을 ‘서지니호’에 태우고 배 운전을 직접 해 섬으로 향했다. 걱정과는 달리, 이서진은 안정적인 핸들링을 자랑하며 득량도를 향해 거침 없이 달리며 카리스마를 자랑했다. 만재도에 ‘차줌마’가 있었다면, 득량도엔 에릭이 든든한 요리사가 됐다. 비닐봉지를 활용해 수제비 반죽을 하고, 가위로 반죽을 떼어내는 등 귀찮음을 해결하기 위한 창의적인 방법들을 선보인 에릭은 ‘요리천재’라는 수식어를 얻기에 충분했다. 에릭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혼자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다가도 자신만의 노하우로 득량도에서의 첫 식사인 감자수제비를 뚝딱 만들어 냈다. 저녁식사에서도 그의 활약이 계속 됐다. 능숙한 솜씨로 게살을 발라내 게 된장찌개를 만들고, 갓 잡은 생선에 예쁘게 칼집을 내고 로즈마리도 얹어 근사한 보리멸구이를 만들어 냈다. 여기에 감자전, 달걀찜까지 더해 ‘득량도 한정식’을 근사하게 차려냈다. 에릭의 된장찌개에 이서진은 “이런 찌개는 처음이다 ‘삼시세끼’에서 먹은 찌개 중 제일 맛있다. 1등이다”라고 감탄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해맑은 막내 윤균상은 순수한 미소를 지닌 ‘질문봇’ 캐릭터였다. 형들을 졸졸 쫓아다니면서 궁금한 점들에 대해 쉴 새 없이 질문을 쏟아내 웃음을 유발했다. 낚시부터 요리까지 형들에게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열정적으로 행동하는 균상의 모습은 마치 회사 인턴 같이 의욕적이면서도 순수한 매력을 뽐냈다. 또 힘 센 막내 균상은 무거운 가마솥 나르기에 두각을 보이며 이서진에게 합격점을 받기도 했다. 윤균상은 특히 알고 보니 실제 고양이를 기르는 일명 ‘고양이 집사’로, 세끼 하우스에 자신의 고양이 ‘쿵이’와 ‘몽이’를 새 식구로 데려왔다. 첫 눈에 반해 심쿵하게 할 정도로 미모가 뛰어난 ‘쿵이’와 짜리몽땅한 다리가 매력포인트인 ‘몽이’가 시청자들은 물론, 다른 것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맏형 서진의 시선을 끌며 앞으로의 케미를 기대하게 했다. 한편 ‘삼시세끼’는 도시에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한 끼’를 낯설고 한적한 시골에서 가장 어렵게 해 보는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아름다운 시골 풍광을 배경으로 출연자들의 소박한 일상이 잔잔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며 힐링 예능으로 사랑 받고 있다. 이번 ‘어촌편3’는 만재도를 떠나 득량도에서 펼쳐지는 ‘어촌편’의 새 시리즈로, 매주 금요일 밤 9시 15분 tvN에서 방송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포토] 미니드레스와 비닐자켓

    [포토] 미니드레스와 비닐자켓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디자이너 율리아 폴리시척(Yuliya Polishchuk) 패션쇼에서 모델이 의상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新전원일기] 부부 인생에 구구절절 핀 구절초… 삶이 꽃같네

    [新전원일기] 부부 인생에 구구절절 핀 구절초… 삶이 꽃같네

    계절이 깊어 간다. 하늘은 높고 푸르고, 들판은 황금빛 물결이다. 산야의 가을꽃들이 만개해 형형색색으로 물들어 간다. 가을꽃으로는 단연 노랗고 하얀 국화가 으뜸이다. 전국에서 국화꽃 축제 소식이 들려온다. 외래종에 밀려 우리의 토종 야생화들은 언제부터인가 보기 드물어졌는데, 일부러 옮겨 심어 가꾼 야생화 축제 소식도 반갑다. 멕시코가 원산지인 코스모스에 자리를 내주었던 우리 꽃 구절초도 산에서 내려와 길가까지 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강원도 홍천군 남면의 푸른 산자락을 병풍처럼 두르고 조성된 6000여평의 ‘구절초 피는 마을 하립골’에도 밤새 함박눈이 내려 쌓인 듯 하얀 구절초 꽃이 만개해 뒤덮였다. ‘꽃차 연구소’ 건물 뒤편에 자리한 야생화 정원의 꽃들도 선비정, 삿갓정 등 양끝으로 단아하게 서 있는 정자를 사이에 두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알록달록 피어난다. 정자에 올라앉아 달콤한 한과를 한입 깨물어 먹고 향긋하게 우린 차를 마시며, 끝도 없이 펼쳐진 하얀 구절초 밭을 내려다보고 산자락에 걸린 구름을 올려다본다. 꽃길 위로 쏟아지는 눈부신 햇살 따스하고, 부는 바람마다 꽃 내음이 실려 있다. 잠시 나를 잊고 세상 시름도 잊고, 먼 곳의 국도를 달리는 차들의 행렬이 가엾다. 저리 바삐 어디로들 달려가는 것일까. # 처음엔 한 귀퉁이에 심어… 틈틈이 야생화 공부 ‘구절초 피는 마을 하립골’의 용금옥(57·여) 대표와 신용성(59)씨 부부가 처음 이 터전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6년의 일이었다. 당시 부부는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중이었고, 인근 마을의 주민인 이모의 권유로 44번 국도에서 바로 보이는 삿갓봉 아래의 땅 1500평을 구입했다. 길도 없는 맹지였지만 살던 아파트를 팔아서라도 꼭 갖고 싶은 땅이었다. 어쩐지 놓치면 안 될 것만 같았던 그 간절한 바람. “그런데, 팔았던 아파트가 1년 만에 두 배로 뛰더라고요. 아깝기는 했지만 그래도 후회하지 않았어요. 그만큼 이 땅이 너무 좋았거든요.” 태어나서 자란 고장의 흙냄새와 풍광이 그리웠던 것이리라. 용 대표의 고향 역시 이곳 홍천이었다. 땅을 사 놓고 밭을 일구기 위해 주말마다 오르내렸다. 고된 직장 생활의 와중이었지만 힘든 줄도 몰랐다. 몇 년 뒤 바로 옆의 땅을 더 구입해 한 귀퉁이에 그 무렵부터 알아 가기 시작한 각종 야생화를 심었다. 2002년에는 지금 집터가 있는 땅을 구입하고, 2004년에 자그마한 농가 주택을 한 채 지었다. 길가에 있는 밭을 조금씩 구입하고, 전국에 흩어져 있는 인근 땅의 주인들을 찾아다니며 허락을 받아 길을 냈다. 그 길을 내는 과정만으로도 소설책으로 한 권이란다. 그때마다 비용은 적금을 찾기도 하고 대출을 받기도 하여 충당했다. # 퇴직 후 건국대 꽃차 소믈리에 과정 수료·자격증 처음에는 관상용으로만 심었던 구절초 군락이 점차 넓어지며 일대를 뒤덮었다. 보고만 말기에는 아까워 찾아보니 예로부터 약재로도 쓰이던 것이었다. 양이 두 번 겹친다는 중양절(重陽節), 음력 9월 9일에 그 꽃이 만개해 아홉 번 꺾는다는 구절초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어 위장병을 비롯해 월경 불순, 자궁 냉증 등의 부인병 약재로 널리 쓰여 왔다. 중금속이나 니코틴 등 몸의 독소를 배출시키고, 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씻어내 면역력을 높이고, 살균 작용도 해 기관지염과 감기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용 대표는 틈틈이 야생화 공부를 하며 꽃을 따서 차로 만들어 먹고, 비누로도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다. 써보니 좋아서 지인들에게 나눠주고, 더러 팔라는 사람들이 있어 약간의 비용만 받고 만들어주기도 했다. 이른 퇴직 후 본격적으로 꽃차 연구를 시작해 2012년 건국대에 꽃차 소믈리에 과정이 생겼을 때에는 1기로 수료하고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직접 가꾸는 야생화만 해도 30여종이 되었고, 뒷산에는 각종 야생화와 야생초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 딸·아들 이름서 한 자씩 따서 지은 ‘하립골’ ‘하립골’이라는 이름은 딸 제하씨와 아들 경립씨의 이름에서 한 자씩 따서 지은 것이라고 한다. 2012년 상표 등록을 하고 제조 허가를 받았다. 농협에서 30여년간 근무한 남편 신씨가 정년 퇴임하며, 용 대표가 혼자 하던 꽃차 연구소의 일이 급격히 커지기 시작했다. “사실 저는 이곳에 내려와 살 생각이 없었습니다. 내게는 따로 해야 할 일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작은 농가 주택이었던 것을 꽃차 공방으로 사용하기 위해 리모델링해 넓히고, 꽃차 체험 오시는 분들을 위해 묵을 방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해 한쪽에 미니 이층으로 별채를 짓게 되었는데, 이층을 서재로 주겠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에 혹해서는 그만….” 신씨는 2007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소설이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한 소설가다. 2015년 작품집 ‘거인의 내력’을 출간한 바 있다. 전업 작가로서 퇴직 이후의 삶을 나름 설계하고 있었으리라. “그런데 사실, 퇴직 후의 현실적인 문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더 안정적으로 작품을 쓰기 위해서라도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였죠. 그런데 새로 집을 짓고, 주변 정리를 하면서 정원을 꾸미고 하는 일들이 매일 시행착오였습니다. 농사고 집 짓는 일이고, 뭐 아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 구절초 밭도 야생화라고는 하지만, 자고 일어나면 그냥 다 풀밭이 되거든요. 매일 풀과의 전쟁이죠. 또 꽃을 수확해서 쪄서 말리는 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요. 깨끗이 씻어서 감초 우린 증기에 찌고, 먼지 앉지 말라고, 저기 보이는 저 대형 비닐하우스 안에서 하나하나 일일이 베 보자기에 펴서 말리고, 이 포장 디자인이며 아내가 직접 다 한 거랍니다. 일체의 공정이 다 수작업이에요. 아내에게 미안해 책상 앞에만 앉아 있을 수가 있어야죠. 그래서 돕다 보니… 사실, 일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 # 2013년 매출 2500만원… 작년엔 6000만원 ‘껑충’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얼굴 가득 뿌듯한 미소가 번진다. 이야기가 있는 마을, 구절초가 있는 마을 하립골을 지방의 작은 문학 공간으로도 꿈꾸는 그의 바람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너른 잔디 마당에서 음악이 있는 문학제를 개최하고, 달빛 아래 낭독회도 꿈꾼다. 작가들을 초청해 독자와의 만남도 갖고, 작은 독서 모임도 꾸릴 수 있으리라. 그리하여 꽃길 하나, 물길 하나, 물레방아 놓을 자리, 야생화 정원의 침목 하나, 주차장의 자갈 하나에도 그의 고민과 손길이 가지 않은 것이 없다. 그는 일주일에 두 번은 꼭 손의 흙을 털고 춘천으로 향한다. 현재 강원대에서 문예창작학으로 박사과정을 공부 중이기 때문이다. 현관 입구 쪽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도 낯선 차가 저 아래 꽃길 사이의 언덕을 올라온다. 지나다가 예쁜 정경에 반해 들어오게 됐다며 구경해도 좋으냐고 묻는다. 부부는 반갑게 일어나 맞으며 얼마든지 둘러보시라고 말한다. 사진기를 꺼내 든 일행이 저 아래 허리춤까지 올라오는 하얀 꽃길로 앞다투어 사라진다. 지난해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시행하는 공모전에 제출한 사업계획서가 채택돼 보조금 2500만원을 받았다. 대출금이 아니라 순수 지원금이었다. 건물 뒤편의 야산을 정리해 야생화 정원을 조성하고 정자를 세웠다. 홍천 농업기술센터에서도 포장재 등의 비용에 대한 보조금이 지원됐다. 지인들과 꽃차 협회 회원 등이 주로 방문해 체험하던 공방이 블러그(http://blog.naver.com/ssp154)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며 논산, 영월, 제주도 등지에서 단체로 벤치마킹을 왔다. 전국 각지의 박람회에서 초청장이 날아들었다. 올봄에는 미시령 꽃길 조성을 위해 속초시에서 구절초 싹을 대량으로 구매해 갔다. 경남 삼랑진에서도 강둑길 조성을 위해 구매해 가고, 마을 단위로 몇 십 박스씩 주문이 들어왔다. 가을이면 생화 판매가 급증한다. 겨울이면 대궁을 잘라 즙을 짜서 포장하고, 먹기 좋게 환으로 만들어 판다. 2013년 2500만원 정도 하던 매출이 2년 만인 지난해는 6000만원으로 뛰어올랐다. “박람회를 다녀 봐도 그렇고, 오시는 분들 말씀을 들어 봐도 그렇고, 여기 꽃이 유난히 품질이 좋더라고요. 선별해 채취를 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토양과 환경이 특별하기 때문인 듯해요. 워낙 청정 지역인데다, 보시다시피 하루 종일 햇빛이 너무 잘 들잖아요.” 농장 규모로는 얼마든지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 그러나 용 대표는 철저하게 수작업만을 고집한다. 신선한 최고의 품질로 본인이 직접 만드는 꽃차에 대한 자부심이기도 하고,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인 꽃차 시장에 대한 일종의 차별화 전력이기도 하다. “지금도 문의가 많이 들어와요. 건강에 대한 관심들도 커지고, 현재 커피 시장은 포화 상태잖아요. 그래서 커피 전문점 등에서 특히나 많이 들어오는데, 더욱 전문화되고 대중화되어갈 거라고 보고 있어요.” 거기에 야생화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며 봄이면 새싹 분양 문의가 폭주한다. 튼튼한 모체에서 생산된 싹이 어느 토양에나 잘 적응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난 2일에는 하립골 잔디 마당에서 딸 제하씨의 결혼식이 있었다. 사돈들이 중국에서 건너오고, 전국 각지의 친지들이 꽃놀이 삼아 하객으로 참석했다. 하얀 구절초 밭을 배경으로 전통 혼례를 올리고 피로연까지 모두 이곳에서 열었다. “10여 년 전부터 이곳을 가꿔 가며 꾼 꿈이 있었어요. 첫째는 하립골을 세상에 알리는 것, 둘째는 이곳에서 아이들의 야외결혼식을 하는 것, 셋째는 손녀, 손자들이 하얀 구절초 밭 사이를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는 것. 이미 두 가지를 이뤘네요.” 꽃과 문학과 자연과 함께 하는 인생의 제2막. 이 부부가 20여년 전 살던 아파트를 줄여 삿갓봉 아래 처음 이 터전을 마련하고, 차근차근 준비해 온 세월에 대한 결실일 것이다. 돌아오는 길, 한 아름 꺾어 온 가을의 향기가 차 안 가득 석양을 맞는다. ■글쓴이 - 소설가 서진연 200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2013년 ‘괴산’으로 EBS 라디오 문학상 수상. 저서로는 소설집 ‘붉은 나무젓가락’, 장편소설 ‘수목원’ 등이 있다.
  • 日아소산 폭발적 분화에 ‘대지진 공포’

    日아소산 폭발적 분화에 ‘대지진 공포’

    연기 상공 1만 1000m 치솟고 화산재는 300㎞ 밖에서도 발견 또 발생 우려에 경계령 3단계로 日전문가 “韓 경상도와 가까워 경주 지진과 연관성도 조사 중” 한반도와 가까운 일본 규슈의 아소산(1592m)이 36년 만에 용암을 쏟아내며 큰 폭발을 일으켰다. 9일 이틀째 화산 활동을 이어 가면서 일본 남부 지역을 흔들어대고 있다. 이번 아소산은 화구(火口)가 폭발하면서 용암 분출을 동반한 강력한 화산 분화였다. 폭발 당시 분화구에서 튀어나온 직경 7㎝ 크기의 화산 자갈은 북동쪽으로 4㎞ 떨어진 지역에까지 날아갔다. 분화로 인한 연기인 분연은 상공 1만 1000m까지 올라가 하늘을 뒤덮었다. 화산재는 분화구에서 300㎞ 이상 떨어진 시코쿠 지역 가가와현 다카마쓰시에서도 확인됐다. 그러나 분화로 의한 부상자 등 인명 피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일본 기상청은 9일 전날 발생한 것과 비슷한 규모의 ‘폭발적 분화’가 또 발생할 우려가 높다면서 아소산의 분화 경계 레벨을 종래의 화구 주변 규제에서 3단계로 높이고 전면 입산을 금지시켰다. 기상청은 “화구 주변에서 화산성 미동(微動)의 진폭이 크게 확인되고 있고, 화산 가스인 이산화유황 배출량이 매우 많아 분화가 또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용암을 뿜어낸 나카다케 제1분화구에서 반경 2㎞ 범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화산 자갈이나 화쇄류(火碎流)가 날라올 수 있다는 경계령도 떨어졌다. 아소산에서 바람이 부는 쪽의 주민들에 대해서는 화산재 및 작은 화산 자갈에 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일본 기상당국과 전문가들은 지난 4월 중순 발생한 구마모토 연쇄 강진과 이번 분화가 연관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4월 구마모토 지진이 규슈지역에서는 근대에 들어서 가장 큰 규모였고, 36년 만의 아소산의 ‘폭발적 분화’ 등은 일본 남부의 지각판과 화산대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아소산도 구마모토 현에 위치해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 지역이 한반도의 경상도 지역과 매우 가깝다는 점에서 지난달 경주 등에서 발생한 연쇄 지진과도 무관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고 연관성을 찾고 있다. 이 지역 화산대의 활성화가 한반도 지진대와 연관이 있는지, 혹은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최근 지진대가 활성화되는 상황에서 아소산의 폭발적 분화가 대지진을 알리는 전조는 아닌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수도 도쿄에서 규슈 일대의 남해지역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직하지진이다. 아베 신조 정부는 남해 트라브(심해 해구)지역에서 규모 9의 거대 지진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준비해 오고 있다. 이 경우 사상자 32만 3000명, 건물 238만여동 파괴 등 도시 기능이 마비될 것으로 보고 대대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 일본정부지진조사위원회가 향후 30년 내에 남해 트라브로 인한 진도 ‘6약’ 이상의 지진 발생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도쿄는 47%, 시즈오카 68%, 지바 85%, 요코하마 81% 등으로 나타났다. 한편 아소시에서는 이번 분화로 인한 화산 자갈이 대거 날아왔고, 화산에서 6~7㎞ 떨어진 이치노미야마치의 주택이나 비닐하우스에서도 화산 자갈 등이 날아와 지붕 등이 파손되는 피해가 잇따랐다. 구마모토현의 4개 지자체에서는 지난 8일 2만 9000가구가 한때 정전됐다. 화산재로 인해 JR호히센 철도의 일부 구간 운행이 중단됐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부실

    산림청의 소나무재선충병 완전 방제가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2년 이후 266만여개에 이르는 재선충병 피해 고사목의 훈증 더미 관리가 부실해 방제 효과에 의문이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경기 방제지역에서 훈증 처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피복제에 필수표기사항을 표기하지 않거나 피복제가 찢어져 피해 고사목이 노출된 사례를 다수 발견했다고 밝혔다. 훈증은 재선충병에 걸린 피해 고사목을 1m 안팎의 크기로 잘라 쌓은 뒤 내부에 약제를 넣고 비닐 피복제로 밀봉해 솔수염하늘소·북방수염하늘소와 같은 매개충을 없애는 방제 방식이다. 완전 살충을 위해 6개월 후 제거하도록 돼 있다. 방제지침에는 일련번호·작업일·작업자·처리약량 등을 기록해야 하지만 방제현장에서는 제대로 실천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후관리도 부실해 피복제가 찢어지거나 훼손된 곳도 많았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올해도 ‘30t 쓰레기 폭탄’ 맞은 불꽃축제

    올해도 ‘30t 쓰레기 폭탄’ 맞은 불꽃축제

    “불꽃축제를 하고 나면 청소 인원을 2배 이상 늘려도 12시간은 치워야 합니다. 쓰레기는 널브러져 있는데 신기하게 쓰레기통은 얼마 차지 않아요. 놀고 난 자리에 두고 가면 당연히 치울 거라고 생각하는 거겠죠.” 9일 오전 5시 30분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만난 환경미화원 박영길(69)씨는 기온이 8도까지 떨어진 쌀쌀한 날씨에도 맨손으로 쓰레기를 치우고 있었다. “어제저녁부터 쌀쌀해져서 그런지 컵라면 쓰레기가 많네요. 계속 치우다 보면 언젠가 끝이 나지 않겠어요.” 그는 애써 웃음을 지었다. 오전 6시, 한강공원에 새벽 운동을 나온 시민들도 당황한 표정이었다. 검은 비닐봉지 수십개가 바람에 날려 굴러다니고, 잔디밭에는 먹다 남은 맥주 페트병, 피자박스, 일회용 젓가락 등이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었다. 내용물이 그대로 남은 라면 용기와 치킨박스, 사람들에게 밟혔는지 짓뭉개져 형체를 알 수 없는 음식물, 잔디에 뿌려진 음료수 때문에 퀴퀴한 냄새가 바람에 실려 돌아다녔다. 전날 오후 7시부터 1시 30분가량 열린 불꽃축제에는 100만명이 몰렸다. ‘쓰레기 되가져가기’ 클린캠페인이 열렸고, 행사를 주최한 한화에서도 자원봉사단을 꾸렸지만 공원에 버려지는 양심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아침 운동을 하러 나온 김모(42)씨는 혀를 차며 “불꽃놀이 사진이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수없이 올라왔던데 그보다 쓰레기를 다시 가져가는 모습을 인증샷으로 올리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하룻밤에 이렇게 많이 먹고 또 그걸 이렇게 막 버릴 수 있다니 놀랍죠. 이런 사달이 날 줄 알고 대형 쓰레기망을 54개나 설치했는데 소용이 없네요. 숨바꼭질하듯 화단 여기저기를 샅샅이 뒤져 쓰레기를 찾아내는 수밖에요.” 미화원 김필성(66)씨가 손으로 화단 잡목 사이에 숨겨 놓듯 버린 음료수 캔과 치킨 다리를 꺼내며 말했다. 특히 담배꽁초는 사람들의 발에 밟혀 흙 속에 박혀 있는 경우가 많아 찾기조차 쉽지 않았다. 김씨는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집게차로 한꺼번에 집어낼 수 있도록 한군데에 모아 놓기라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부분은 쓰레기가 곳곳에 널려 있어 환경미화원들이 하나하나 허리를 굽혀 손으로 집어내야 했다. 화장실 변기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많았다. 박모(54·여)씨는 악취를 견디다 못해 마스크를 썼다. “남들에겐 축제지만, 우리는 두세 배로 일하는 날이에요. 평소 주말엔 화장실 하나에 100ℓ 쓰레기봉투 2~3개면 되는데 오늘은 7개를 쓰네요.” 이날 여의도와 이촌지구 청소에는 30명의 기존 환경미화원뿐 아니라 다른 지구에서 근무하는 미화원 50명까지 동원됐다. 집게차도 1대에서 3대로 늘렸지만 ‘원효대교 남단~국회의사당’ 구간을 청소하는 데만 12시간이 넘게 걸렸다. 통상 30명이 9시간이면 마치는 일인 것을 감안하면 노동력과 시간이 3~4배는 더 투입된 셈이다. 이날 미화원들이 수거한 쓰레기는 30t으로 평소 주말(10t)의 3배였다. “청소를 다 한 게 아니라 이제 시작이에요. 재활용센터에서 음식물, 재활용, 일반 쓰레기로 일일이 분리해야 합니다. 최소 3~4일은 걸리죠. 누군가는 깨끗하게 하는 일을 해야 하지만 시민들도 조금만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환경미화원 장모(58·여)씨가 말했다. 글 사진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버려진 가압장은 예술 싹트는 창작놀이터

    버려진 가압장은 예술 싹트는 창작놀이터

    수돗물이 넘실댔던 공간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푸른 가을 하늘처럼 환하게 번진다. 물이 가득 고여 있던 물탱크는 이제 한 줄기 빛으로 시인의 영혼을 되살린다. 이름만으로도 서늘한 먹먹함을 안겨 주는 ‘서시’(序詩)의 주인공 윤동주의 부활이다. 24년간 수돗물을 저장하다 2003년 폐쇄된 김포가압장이 8일 ‘서서울 예술교육센터’로 새롭게 문을 연다. 서울 시민들에게 맑은 수돗물을 공급하고자 만들어진 가압장과 취수장이 폐기됐다가 영혼에 압력을 더하는 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영혼에 힘주는 공간은 옛 형태를 그대로 살려 작가와 어린이의 상상력을 북돋운다. 문화와 예술이 도시의 버려진 공간을 되살리는 것은 공식 또는 클리셰가 돼 버렸다. 8~9일 개관축제를 여는 서서울 예술교육센터는 13년간 버려진 공간이었다. 원래는 양천구와 강서구에 수도를 공급하던 김포가압장이었다. 하지만 영등포정수장이 역할을 대신하면서 약 5000㎡에 이르는 거대한 야외 물탱크는 아이들의 창작 놀이터이자 미술 공간으로 변신했다. ●아이들 예술 체험공간 서서울 예술교육센터 서서울 예술교육센터가 들어선 양천구 신월동은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한 목동이 바로 옆이다. 게다가 김포공항을 오가며 항상 낮게 나는 비행기의 거대한 소음이 마음을 불안하게 만든다. 서서울 교육센터였던 김포가압장보다 먼저 1959년 들어섰던 김포정수장은 지난 2009년 서서울 호수공원으로 변신했다. 서서울 호수공원은 지역 주민에게는 지긋지긋할 수도 있는 비행기 소음을 분수의 신호로 이용했다. 비행기 소리가 나면 물이 솟구치는 분수를 설치해 소음에 지친 주민들의 마음에 사이다를 들이켠 듯 청량감을 안겨 준다. “교실에서 그림을 그리다 바깥에 나와서 맘 놓고 미술 활동을 하니깐 더 재미있고 실감나요.” 야외 저수장이었던 곳에서 테이프를 대형 비닐에 붙여 물개 모양을 만들던 최영제(10)군은 씩 웃어 보였다. 서서울 예술교육센터의 예술체험 프로그램 ‘공간과 친해지기’다. 개관축제 가운데 하나인 ‘예술놀이터’ 체험으로 공간에서 느낀 감상을 테이프와 끈으로 투명 비닐에 표현했다. 거대한 물탱크였던 공간에서 바닷속 세상을 연상한 아이들은 물개와 물고기가 함께 노는 그림의 비닐로 벽을 장식했다. 버려진 타일과 깨진 접시를 이어 붙이는 ‘타일 모자이크’, 바닥에 설치된 캔버스에 누워 몸의 선을 따라 그린 뒤 자유롭게 내용을 채우는 ‘내 몸 사용설명서’, 다양한 바닥놀이, 목탄을 사용해서 온몸으로 그림 그리기 등 여러 개관 체험행사가 마련되어 있다. 서울시는 가압장을 예술교육센터로 바꾸면서 인위적인 개조나 허물기는 최소화해 기존의 가압장 형태를 그대로 유지했다. 특히 야외 대형 수조는 빈 공간 그대로 남겨 아이들 스스로 공간을 활용해 나가도록 했다. 센터 운영을 맡은 서울문화재단은 아이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진행하는 예술가들이 상주하도록 해 서남권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10년 전부터 어린이를 위한 예술가 교사를 선발해서 운영한 임미혜 서울문화재단 본부장은 “처음에는 보따리장수처럼 교육청을 돌아다니며 예술 교육을 해드리겠다고 했지만, 이제는 교육청이 먼저 우리를 찾는다”고 소개했다. 올해만도 서울시내 600여개 초등학교의 절반에 가까운 307개 학교에서 47명의 예술가 교사들이 예술수업을 진행한다. 예술수업은 국어, 과학, 수학 등 모든 교과목에서 가능하다. 예를 들어 시를 배우는 국어 시간에는 무용을 전공한 예술가 교사가 몸짓으로 언어를 표현해 시를 이해하는 예술수업을 한다. 예술가 교사들의 전공이 미술, 음악, 무용 등 다양하기 때문에 모든 예술 장르를 활용한 수업이 가능하다. ●종로 청운 수도 가압장 윤동주 문학관으로 변신 도심에서 쫓겨난 관광버스가 줄줄이 사탕처럼 늘어선 창의문로를 오르다 보면 인왕산이 눈에 들어온다. 조선 후기의 천재 화가 겸재 정선이 그린 ‘인왕제색도’처럼 말 그대로 그림 같은 바위산 아래 ‘영혼의 가압장’이 있다. 버려진 청운 수도 가압장을 그대로 살려서 만든 윤동주문학관은 마치 마크 로스코의 그림이 걸린 성당과 같은 종교적 체험을 선사한다. 미국 휴스턴에 있는 로스코 성당에 걸린 거대한 단색화 앞에서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윤동주의 생애를 한 편의 영상으로 보여 주는 물탱크 속에서 사람들은 로스코의 추상화보다 더 영혼을 울리는 숭고한 시인의 삶에 눈물을 떨어뜨리게 된다. 2013년 종로구는 아파트를 철거한 자리 옆에 남아 있던 가압장과 물탱크에 윤동주문학관을 세웠다. 1969년 세워진 청운아파트 229가구를 2005년 철거해 청운공원을 조성했다. 90㎡ 규모의 청운동 수도 가압장과 물탱크도 이미 2008년에 쓸모가 없어졌다. 가압장은 인왕산 자락 고지대에 수돗물을 공급하려고 펌프로 압력을 가하던 곳이다. 시인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 문과 재학 시절 거의 매일 아침 친구 정병욱과 함께 인왕산을 오르며 시심을 닦았다. 당시 시인은 종로구 누상동 9에 있던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하숙했다. 시인의 대표작으로 사랑받는 ‘별 헤는 밤’, ‘자화상’, ‘쉽게 씌어진 詩’ 등이 종로에서 하숙하던 시절에 쓰였다. 윤동주문학관은 시인이 살았던 당시와 그의 시 세계를 세심하게 복원해 냈다. 언덕길에 있는 하얀색 작은 건물인 문학관 안에는 우물이 하나 있다. 시인의 고향이자 무덤이 있는 용정에서 가져온 나무 우물은 시 ‘자화상’을 이미지화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란 시의 한 대목을 그대로 전시실에서 살려 냈다. 가압장 뒤편에서 발견된 깊이 5.9m에 이르는 두 개의 물탱크는 영상 전시실로 바뀌었다. 소학교 어린이들이 썼을 법한 작은 나무의자에 옹색하게 엉덩이를 지탱하면 시인의 생애를 담은 영상이 물탱크 벽면에서 상영된다. 물탱크는 윤동주가 운명했던 후쿠오카 형무소의 감방과 차가운 복도를 연상케 한다. 약해지는 물살에 압력을 가해 다시 힘차게 흐르게 하는 가압장은 영혼에 힘을 주는 곳으로 되살아났다. 주차도 할 수 없고, 버스만이 유일한 교통편인 작은 공간을 개관 4년 만에 42만명이 찾았다. 문학관을 운영하는 종로문화재단 관계자는 “지방에서 수학여행을 오기도 하고 자유학기제가 시행되면서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윤동주문학관과 연계하여 청운공원에 조성된 시인의 언덕에서는 서울 시내에서 흔치 않은 전망을 즐길 수 있다. 한옥으로 지은 청운문학도서관은 시인의 언덕 바로 아래에 있어 문학관에서 남은 잔상을 도서관에서 이어 가도 좋다. ●구의 취수장은 작년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로 “공을 돌리는 저글링은 어려웠는데 말 대신 몸으로 동작을 표현하는 마임은 재미있었어요.” 지난 여름방학 때 서커스 광대학교에서 배운 마임 동작을 석 달 가까이 지나서도 여전히 기억해 내는 김윤준(9)군이다. 아이들이 어릿광대의 빨간 코를 달고 서커스를 배웠던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는 1976년부터 서울시의 원수(源水) 정수장 역할을 해 온 구의취수장이었다. 물이 가득 찼던 공간은 긴 리본을 매달고 공중곡예를 연습하거나 높이 공을 띄워 올려 저글링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2015년 개관한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는 서커스 전문가 양성과 거리예술 창작을 지원한다. 서울문화재단은 2008년부터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맡아 모두 11곳의 버려진 공간을 문화공간으로 살려 냈다. 즐거운 일을 찾아 서울문화재단의 새 대표가 된 주철환씨는 즐거움을 사냥했던 예능 프로그램 PD 출신이다. 그는 “버려진 공간을 즐거움으로 채우는 것은 문화예술의 장기(長技)”라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비닐하우스도 농심도 ‘다시 세우기’

    비닐하우스도 농심도 ‘다시 세우기’

    7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 대룡마을에서 부산농협 임직원과 ‘고향을 생각하는 주부들의 모임’ 회원들이 태풍 ‘차바’ 피해를 입은 딸기재배 비닐하우스를 복구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 [별별영상] 고양이 머리에 비닐봉지 걷어준 개

    [별별영상] 고양이 머리에 비닐봉지 걷어준 개

    누가 개와 고양이를 상극이라 했던가요? 머리에 비닐봉지가 씌워져 한참을 아등바등하는 고양이를 도와준 개가 화제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고양이 전문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이 이른바 ‘움짤’로 불리는 GIF 파일을 제작돼 최근 공유되고 있는 건데요. 이 영상에는 비닐봉지를 머리에 뒤집어쓴 길고양이가 뒷걸음을 치며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한참을 답답해하던 고양이가 자포자기 상태에 빠진 바로 그때, 어디선가 슈퍼맨처럼 등장한 개 한 마리가 비닐봉지를 걷어내 주고는 자리를 뜹니다. 고양이는 상황파악이 안 되는 듯 두리번거리는데요. 해당 영상은 6일 현재 41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 중입니다. 사진·영상=Cat Videos/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ICT, 농부가 되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휴가지에서도 농사… 습도 조절까지 척척”

    [ICT, 농부가 되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휴가지에서도 농사… 습도 조절까지 척척”

    지난달 20일 찾은 전남 화순군 도곡면의 파프리카 농장은 네덜란드 첨단 유리온실의 축소판 같았다. 보통 네덜란드 온실 한 개의 규모가 10㏊(약 3만평)에 이르는 데 비해 이 농장 온실의 크기는 1.3㏊(약 4000평)지만, 6m 높이의 유리벽이 농장을 둘러싸고 있고 온실 앞 컨테이너 건물 안에 첨단 환경제어시설이 구비돼 있는 모습은 네덜란드 스마트팜 못지않았다. 축구장 두 개를 합친 넓이였지만 일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온실 앞 컨테이너 안에 첨단 환경제어시설 온실 앞에 마련된 사무실에 들어가야 사람을 구경할 수 있었다. 캐주얼한 옷차림의 농장주 정흥기(37) 대표가 큰 모니터 두 대를 들여다보며 적정 온도와 습도, 영양분 공급량 등을 설정하고 있었다. 농장 운영이 정보통신기술(ICT)과 접목된 까닭이다. 한낮에 온실 온도가 치솟으면 지붕 위 차양이 드리워지고 분무기에서 안개 같은 작은 물방울이 뿌려지면서 온도를 떨어트린다. 또한 유리지붕이 개방돼 온실 내 온도를 유지하고 환기를 시키는데 비가 올 경우 자동으로 지붕이 폐쇄된다. 영양분이 섞인 물(양액)은 온실 내 온습도와 계절 및 시간대에 따라 다르게 설정된 양과 농도로 파프리카 뿌리에 공급된다. 정 대표는 농장에 설치된 컴퓨터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온실 환경을 제어했으며,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통해 온실 내외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며 농장 상황을 확인했다. 정 대표는 “일반 비닐하우스를 운영하신 아버지께서는 여름철에 비가 올까 봐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옆 동네도 가지 못 하셨다”며 “하지만 나는 인터넷만 연결되면 언제 어디서든지 농장을 관리할 수 있기에 1주일간 아이들을 데리고 멀리 휴가를 떠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 등으로 온실 환경·농장 상황 확인 이 농장은 정 대표를 포함해 6명이 관리하고 있었다. 이 농장에서는 파프리카 순을 치고 작물을 수확하는 데만 주로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들만으로도 1년 중 9개월간 쉼 없이 돌아가는 농장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정 대표의 설명이다. 나머지 3개월은 파종하고 줄기를 길러내기 위해 수확을 잠시 멈춘다. 귀농 이전에는 회사에 다녔다는 정 대표는 2014년 농업에 대한 아무런 지식과 노하우 없이 귀향해 파프리카 재배에 나섰다. 농사 초보였던 그는 자동화 설비를 적극 활용하고 농사 노하우를 부지런히 익혀 적용하면서 초기부터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농사 첫해인 2014년 초부터 다음해 초까지 1년간 파프리카를 평당 70㎏ 수확했는데 이는 한국 평균 수확량인 평당 약 50㎏보다 높은 수준이다. 정 대표는 “재배 환경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비교적 넓은 재배 지역을 적은 노동력으로 관리해 어느 정도 수익을 거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 대표는 네덜란드의 스마트팜과 비교했을 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온실을 설립할 때 네덜란드 업체 프리바의 스마트팜 설비를 도입했지만 이 설비를 제대로 다루는 데 2년이 걸렸다고 고백했다. 프리바 등 네덜란드 업체의 설비는 복잡한 만큼 값을 정교하게 조정할 수 있어 온실 환경을 재배에 최적인 상태에 정확히 맞출 수 있지만 한국 업체의 설비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정 대표의 평가다. 그는 한 달에 두 번 농장을 방문해 설비 이용 방법과 농장 운영 노하우를 가르쳐 주는 사설 컨설팅 업체를 고용해 도움을 받고 있다. ●‘정교한’ 네덜란드 설비 다루는 데만 ‘2년’ 농사 노하우와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점도 정 대표가 어려움을 겪는 요인 중 하나다. 한국은 특히 스마트팜 도입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기존에 농사를 오랜 기간 지었던 사람이더라도 스마트팜 운영에 미숙할 수밖에 없다. 현재 ICT가 접목된 자동화 설비는 사람이 설정한 값대로 재배 환경을 유지하는 역할만 한다. 축적된 노하우와 데이터를 통해 재배에 최적인 값을 찾아내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이에 정 대표는 자신의 온실에서 온습도, 영양분 공급량 등 재배 환경에 따라 파프리카의 생장 속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데이터를 모으고 있으나 데이터 수집 장비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데이터 수집 역부족… 정부의 투자 절실” 투자비가 너무 많이 들어 스마트팜 설비를 더 도입하지 못하는 것도 정 대표의 고민거리다. 정 대표는 최근 파프리카가 심어져 있는 라인을 따라 자동으로 움직이는 적외선 카메라를 설치하고 싶어한다. 이 카메라로 24시간 원격으로 작물의 생장 정도, 병충해 감염 여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정 대표는 지난해 파프리카를 고사시키는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가 온실 내부에 전염되는 것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해 전년 대비 수확량이 57%로 급감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정 대표는 “온실 초기 투자금 40억원 중 82%를 설비를 담보로 대출받고 나머지는 자부담한 상황에서 추가 설비를 들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정 대표는 소규모 영농이 절대 다수인 우리나라 현실에서 스마트팜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농가가 이러한 스마트팜 운영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농사를 지을 의지와 자질이 있는 젊은 사람을 엄선해서 그들에게 확실히 투자한다면 스마트팜 보급이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재정이 열악한 농촌 지역의 지방자치단체 대신 중앙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그는 스마트팜의 운영비를 낮출 수 있는 지열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중앙정부가 전체 비용의 일부를 지원해 주는 대신 지자체가 나머지를 댈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지자체는 그 돈조차 지불할 여력이 없어 건설 프로젝트가 무산되기 일쑤라고 지적했다. 화순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ICT, 농부가 되다] ‘모바일 제어’ 기술 개발은 완료… 식물 생장 예측하는 연구 매진

    [ICT, 농부가 되다] ‘모바일 제어’ 기술 개발은 완료… 식물 생장 예측하는 연구 매진

    정부는 외국의 선진 스마트팜 기술을 그대로 수입 적용하거나 단순 모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실정에 맞는 저비용 고성능 한국형 스마트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체 시설 원예의 2.4%만 보급… 총수입은 31% 증가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국내 시설원예 분야 스마트팜 관련 기업은 65개(외국계 12개 포함), 축산 부문은 71개(외국계 20곳 포함)라고 5일 밝혔다. 지난해까지 국내 농가 시설 원예 재배지 1258㏊(12.58㎢)에 스마트팜이 보급됐지만 이는 전체 시설원예 5만 3000여㏊의 2.4%에 불과하다. 농촌진흥청은 내년까지 시설 원예 스마트팜 면적을 4000㏊(40㎢)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농진청은 지난 3월 스마트팜 도입 농가에 대한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결과 도입 전에 비해 평균적으로 생산량은 25% 증가했고 고용 노동비는 10% 절감돼 농가 총수입이 31% 늘어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의 시설원예는 네덜란드식 유리 온실과 달리 대부분 저렴한 비닐하우스에서 이뤄진다. 농진청은 이를 감안해 올해까지 비닐하우스 내 온도, 습도, 일사량 등을 수집하는 센서 13종과 제어기 9종의 규격을 통일시키는 작업에 집중했다. 이는 기존에 보급된 정보통신기술(ICT) 기기들이 업체마다 규격이 달라 호환성이 떨어졌고 스마트팜 농가의 통합 관리 및 유지 보수, 빠른 보급도 어려웠다는 평가에 따른 조치다. ●“2020년대엔 로봇 등 활용한 무인자동화시스템 기대” 농진청은 각종 센서와 제어 기기를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로 제어하는 1세대 스마트팜 모델 개발은 완료했다고 자평한다. 이어 식물의 생육시기별 환경 요인(온도, 빛, 이산화탄소 농도)의 변화에 따른 생장을 예측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2세대 스마트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우선 국내 생산액이 1조원에 달하는 토마토를 기본 모델로 설정하고 2018년까지 토마토에 필요한 스마트팜 생육모델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축산 부문에서는 돈사(돼지우리) 열환경 측정 장치를 개발하는 한편 가축 생체 정보기반 돈사 정밀관리 프로그램 개발도 완료했다. 윤남규 농촌진흥청 연구운영과 연구사는 “2020년대에 로봇 등을 활용한 무인자동화시스템을 갖춘 3세대 스마트팜 모델이 완성되면 비닐하우스 중심의 저비용 고성능 한국형 스마트팜의 해외 수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울포토] 태풍 차바 강타…뒤집힌 비닐하우스

    [서울포토] 태풍 차바 강타…뒤집힌 비닐하우스

    제18호 태풍 차바가 5일 제주도에 직접 영향을 주면서 제주 곳곳에 피해가 속출했다. 국민안전처가 5일 오전 6시 기준으로 집계한 잠정 피해 상황에 따르면 제주시 노영동 공사장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6가구 8명이 일시 대피 중이다. 폭우와 강풍으로 제주 산방산 부근 국도가 통제됐으며, 항공편은 제주발 17편과 충주·대구에서 제주로 가는 2편이 결항했다. 이밖에 제주와 전남의 유치원,초·중·고교 등 76개교에서 등하교 시간을 조정했으며 부산은 892개교가 휴업을 결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대륙급 쓰레기… ‘이화원 쿤밍호’ 하루 1.2톤 수거

    中, 대륙급 쓰레기… ‘이화원 쿤밍호’ 하루 1.2톤 수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중국 4대 명원(名园) 중 하나인 이허위안(颐和园)의 쿤밍호(昆明湖)가 국경절 연휴기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허위안은 공휴일이면 수십 만 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인기 관광명소다. 특히 이허위안의 3/4을 차지하는 쿤밍호(昆明湖)는 2㎢의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명,청시대 시인들이 쿤밍호의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묘사한 그림과 시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처럼 아름다운 쿤밍호에서 국경절 연휴 이틀간(1일~2일) 하루 평균 1.2톤 규모의 쓰레기가 수거됐다고 법제만보(法制晚报)는 전했다. 쿤밍호에는 매일 크고 작은 배 300여 척이 관광객들을 태우고 유람한다. 관광객들이 많아질수록 이곳 청소부들의 업무량 또한 만만치 않다. 2일 하루 이허위안을 찾은 관광객 수는 12만 명에 달했다. 8명의 쿤밍호 청소부들은 근무시간을 8시간 30분에서 10시간30분으로 늘렸다. 호수 경관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3㎡ 규모의 작은 배에 올라 노를 저으며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호수에 버려진 쓰레기 대부분은 비닐봉지, 음료캔, 병 등의 생활 쓰레기들이다. 일부 관광객은 휴대폰을 호수에 빠뜨려 청소부들이 옷을 벗고 물 속에 들어가 휴대폰을 건져오기도 한다. 더러는 호수에 빠진 관광객을 구출하기도 한다. 또한 음료병을 호수에 던지는 관광객들에게는 위험성을 알리고,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설파하기도 한다. 이곳의 청소부들은 청소 이외에, ‘인양꾼’이자, ‘응급 구조대원’의 ‘1인3역’을 수행하고 있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뽀로로, 타요, 피카츄 사지 마세요. 그냥 바꿔쓰세요”

     ‘뽀로로, 타요, 포켓몬스터, 곰디’  쑥 커버린 아이들은 항상 새로운 장난감을 찾는다. 버리자니 아깝고 새 것을 사자니 더 아까운 엄마들을 위한 희소식이 생겼다. 장난감을 나누는 축제가 11월 5일 열리기 때문이다. 따로 구매할 필요없이 쓰던 장난감을 바꿔쓰는 자리다.  서울시는 시민청에서 장난감을 판매하고 교환하는 장난감 나눔축제를 한다고 3일 밝혔다.  4일부터 한달간 집에서 쓰던 장난감을 내고 쿠폰을 받은 뒤 행사 당일 쿠폰으로 다른 장난감을 가져올 수 있다.  사전교환 장난감은 판매 가격, 물품상태, 작동여부 등에 따라 4등급으로 분류해 쿠폰을 준다.  사전교환은 을지로입구역에 있는 서울시 녹색장난감도서관에서 한다.  교환 물품은 깨끗이 씻어 투명 비닐에 개별 포장한 뒤 가져오면 된다.  단 책, 봉제인형, 증정용 장난감, 고장났거나 부서진 장난감, 유모차, 카시트, 흔들의자, 치발기·젖병·딸랑이·옷은 받지 않는다.  터닝메카드, 카봇 등으로 인기가 높은 손오공부터 아카데미과학, 원더키드, 바니랜드, 짐보리샵, 마더케이, 아이비스, 삼진인터내셔날, 케이키즈, 나이스토이, 엠티코리아, sba애니센터, 대한스포츠태킹협회 등 13개 업체가 장난감을 기부한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육아종합지원센터 홈페이지(http://seoul.childcare.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서울시육아종합지원센터 (02-772-9814~8), 녹색장난감도서관 (02-753-0222)으로도 문의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생명의 窓] 최고의 의원은 주방에 있다/고진하 시인

    [생명의 窓] 최고의 의원은 주방에 있다/고진하 시인

    때아닌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여름날 강원도 깊은 오지에 있는 장애인공동체를 방문했다. 나지막하게 지어진 돌집 지붕에서는 손수 담근 된장을 익히는 수십 개의 항아리가 쏟아져 내리는 빗물을 받으며 번들거렸다. 집 앞의 넓은 텃밭에는 채소를 기르는 비닐하우스가 서 있고, 텃밭 가장자리에는 꽃사슴을 기르는 우리와 양봉 통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의지할 데 없는 노인들과 지체장애인들이 모여 사는 그 공동체를 섬기는 분은 나이 든 목사님으로 음식을 통한 민간요법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햇볕에 잔뜩 그을린 그분의 얼굴빛이며 옷차림에서 시골 농부의 체취가 흠씬 묻어났다. 그분의 안내로 따라간 식당 출입구에는 ‘간편한 삶’이란 글귀가 단긴 편액이 걸려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투박한 통나무 식탁 위에는 푸른 산야채와 된장국과 현미 잡곡밥이 기다리고 있었다. 청정한 농작물로 차려 낸 음식은 미각을 자극하기 위해 온갖 양념으로 버무린 그런 요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 풋풋하고 향기로운 먹거리는 우리의 식탐을 자극했다. 하지만 나는 싱싱한 산야채로 쌈을 싸 먹으면서 솟구치는 식탐을 자제했다. 소박한 밥상, 하늘과 땅과 사람의 수고가 어우러져 공들여 빚어진 밥상 앞에서는 왠지 그래야 할 것만 같았다. 밥을 다 먹고 났는데도 입안 가득 산야채의 향이 고여 있었다. 빈 그릇을 부엌으로 가져가는데, 부엌 입구 벽의 ‘밥’에 대해 마음에 새겨야 할 기도문 족자가 눈길을 끌었다. “이 밥이 우리에게 먹혀 생명을 살리듯/우리도 세상의 밥이 되어 세상을 살리게 하소서./ 한 방울의 물에도 천지의 조화가 스며 있고/한 톨의 곡식에도 만인의 땀이 담겨 있으니,/감사한 맘으로 먹게 하시고/가난한 이웃을 기억하여 식탐 말게 하소서./천천히 꼭꼭 씹어서 공손히 삼키겠나이다.” 그 글귀에는 밥을 ‘하늘’로 여기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렇다. 왜 밥이 하늘이 아니겠는가. 사람이 목숨 줄을 놓으면 곡기를 끊었다고 하지 않던가.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이렇듯 밥을 공경하는 마음이 있던가. 공경이란 문자 그대로 웃어른이나 하늘을 모시는 극진한 마음이다. 과연 우리가 밥을 제대로 모셔 왔던가. 양생법을 가르치는 중국의 의학서인 ‘황제내경’에서도 “음식은 곧 하늘”이라고 했고, “최고의 의원은 주방에 있다”고 했다. 즉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하고 병들었을 때 필요한 약이 곧 우리가 음식을 만들어 먹는 주방에 있다는 것. 병이 들면 병원을 먼저 찾기 일쑤지만, 우리는 주방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을 돌아보아야 한다. 제철 음식을 먹고 있는지, 식탐만 자극하는 음식을 먹고 있진 않은지, 그 음식이 나를 살리는 약선(藥膳·약이 되는 음식)인지. 그래서 시인 정현종은 음식을 만드는 공간인 주방을 “이타의 샘이여,/사람 살리는 자리 거기이니/몸을 드높이는 노동/보이는 세계를 위한 성단(聖壇)”(부엌을 기리는 노래)이라고 노래했을까. 음식 노동에 종사하는 이를 ‘부엌데기’로 폄하하는 세상에 부엌을 ‘보이는 세계를 위한 성단’이라니. 이 시를 곱씹다 보면 그 오지 장애인공동체의 풋풋한 식탁이 떠오르고, 늘 삼시 세 끼 챙겨 먹는 삼식이(!)인 나를 위해 정갈하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 주방에서 종종걸음을 치는 아내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렇구나, 나를 살리는 하느님이 어디 먼 곳에 계시지 않고 바로 우리 집 주방에 계시는구나.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저녁 운동장/송경동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저녁 운동장/송경동

    검정 비닐봉지처럼 아이들이 이리저리 날린다 하루의 마지막 볕을 배급 받으러 나온 노인들도 어슬렁거린다 패딱지를 잃고 울던 아이가 제 엄마에게 질질 끌려간다 신작로에서 정복 차림의 어둠이 저벅저벅 걸어들어온다 침침해진 아이들 눈이 땅 쪽으로 더 기울어진다 그때마다 운동장에 조그만 무덤이 하나씩 새로 돋아난다 껴안아주고 싶지만 내 안엔 더 큰 어둠이 웅크리고 산다 밤하늘에 흰 핀을 꽂고 문상 나온 별들 슬픈 일을 겪은 이의 눈에는 세상 모든 것이 슬퍼 보이기 마련입니다. 시를 쓸 때 시인도 아마 그러했을 것입니다. 그런 마음이었기에 아이들이 ‘이리저리 날리’고 노인들이 ‘어슬렁거’리는 모습이 시인의 눈에 담겼을 것입니다. 활기로 가득했을 법한 ‘운동장’에 ‘정복 차림의 어둠’이 걸어들어오면서 시인은 ‘무덤’이라 부를 만한 적막을 맞이하게 됩니다. 시의 줄기를 타고 흐르던 안타까움의 감정은 ‘껴안아주고 싶지만/내 안엔 더 큰 어둠이 웅크리고 산다’라는 진술에 이르러 극대화됩니다. 내가 가진 어둠이 커서 상대의 어둠을 밝혀 주지 못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저녁이 밤으로 넘어가면서 시인의 슬픔을 위로하듯 그리고 지상의 아픔들을 토닥이듯 하늘에 별이 뜹니다. 물론 그리 환하지도 않은 작은 별빛으로 ‘저녁 운동장’의 어둠을 밝힐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별빛은 슬퍼하고 있는 이의 눈으로 들어가 빛나기에는 충분한 것입니다. 예고 없이 슬픈 일이 생기는 우리의 삶. 슬픔에 빠진 상대를 만났을 때 그를 슬픔에서 빠져나오게 직접 돕는 일은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와 함께 어떤 일을 슬퍼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박준 시인
  • “수소 활용 첨단 철강고로 2023년 개발”

    “수소 활용 첨단 철강고로 2023년 개발”

    車·항공기 경량소재 R&D에 1조 투입 후판·TPA 설비 감축… 강관분야 재편 화학 R&D 비중 2020년 2%→5% 확대 업계 “중소·중견업체 구체 지원책 빠져” 철강·석유화학의 구조조정 청사진이 제시됐지만 이를 실현할 당근책과 채찍이 빠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경쟁력을 갖춘 제품과 설비를 키우고, 품질·가격 면에서 뒤처지는 분야를 과감히 합치거나 공급을 줄일 방침이다. 또 친환경 고부가가치 제품의 연구·개발(R&D)에 투자를 집중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철강·석유화학 업계는 “구구절절 옳은 소리”라면서도 “중소·중견업체를 위한 구체적인 지원안이 빠져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30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5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철강·석유화학 산업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철강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중심으로 친환경 첨단 고로 개발을 추진한다. 철강석을 녹여 쇳물을 뽑을 때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하면 온실가스를 15% 줄일 수 있다. 민관은 내년부터 ‘수소환원제철공법’ 개발에 착수해 2023년 이후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미래자동차와 항공기에 쓰일 초경량 철강제품과 타이타늄 등 경량소재 R&D에 1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반면 선박 원자재로 공급되는 후판은 자발적인 설비 감축을 유도한다. 중소사업자 130여곳이 난립한 강관 분야는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을 활용한 업체 간 인수·합병(M&A)이 추진된다. 석유화학 분야는 납사분해설비(NCC)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과 운영 효율이 유지되도록 M&A를 통해 규모의 대형화를 추진한다. 정부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페트병 재료 테레프탈산(TPA)과 장난감용 저가 플라스틱인 폴리스티렌(PS)의 경우 업계가 스스로 설비 규모를 줄이고, 합성고무와 폴리염화비닐(PVC) 등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전환을 지원한다. 또 부가가치가 높은 고기능성 소재인 첨단 정밀화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화학 R&D 비중을 현재 2%에서 2020년까지 5%로 높이기로 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고강도 플라스틱(PPS) 개발 등에 3000억원을 투입할 것”이라며 “사업 재편을 적극 중재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방안에 대해 철강업계 관계자는 “교과서적으로는 맞는 말”이라면서도 “기술력이 뛰어난 선두 기업은 정부의 구조조정안을 따를 수 있겠지만, 경쟁력이 약화된 중소 철강업체들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말잔치”라고 꼬집었다. 화학업계 반응도 비슷했다. A사 관계자는 “대형 화학사의 경우 기술력과 자본 등을 갖춘 종합 화학사로서 내부 구조조정이 가능하다”면서도 “중견 화학사들을 위해 정부가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조선·해운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민간 컨설팅 결과 등이 나오는 대로 다음달 발표할 예정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서울시의회 박기열의원 신남성초등학교서 감사패 받아

    서울시의회 박기열의원 신남성초등학교서 감사패 받아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박기열 시의원(더불어민주당. 동작3)은 9월 29일(목) 오전 9시 신남성초등학교 학부모회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문예성 신남성초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박기열 의원은 신남성초등학교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교 및 통학로 개선을 위해 학교후문 공사에 필요한 서울시교육청 예산 1억2천8백4십2만5천원을 확보하여 현재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2015년도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예산심의 과정에서 신남성초등학교에 필요한 예산확보를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로 별관 옥상방수(7천4백8십8만원), 본관 비닐계 바닥개선(8천5백2십만원) 총 2억8천8백만원을 확보하여 학교시설개선 및 교육환경개선 등을 위해 힘써온 공로를 인정받아 감사패를 수여 받은 것이다. 박 의원은 “최근 학교후문 개선 공사가 시작된 후에도 폭이 좁아 학생들이 통학하는데 지장이 많다는 학교와 학부모들의 의견을 청취하였고, 동작관악교육지원청에 의뢰하여 후문 양쪽 기둥의 간격을 넓히는 설계변경을 통해 재시공하는 것으로 민원을 해결한 일이 기억에 남는다”며 “앞으로도 예산확보 뿐만 아니라 마지막까지 책임시공을 지켜보면서 학생들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박기열 의원은 “신남성초등학교의 축제인 운동회날 감사패를 받아 더욱 의미가 깊지만 신남성초등학교에 실내체육관이 없어 우천 시에 체육활동이 제한적이고 입학식, 졸업식 등 큰 행사들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신남성초교의 가장 큰 숙원사업인 실내체육관 건립도 학교와 학부모들과의 협의를 통해 하루 빨리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낙동강서 발견된 어린이, 실종된 류정민군으로 판명

    지난 28일 낙동강에서 수습한 시신이 유전자(DNA) 분석 결과 ‘대구 일가족 변사 사건’의 실종자 류정민(11)군이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류군의 아버지 유전자 시료와 대조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30일 밝혔다.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29일 사인을 알 수 없고 외력에 의한 외상은 없으며, 부패 등으로 강물이 몸 안에 들어간 상태여서 부검만으로는 익사 소견을 내기 어렵다고 1차 소견을 제시했다. 경찰은 “정밀 검사가 끝나고 류군 최종 사인이 나오기까지는 한 달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류군이 어떻게 강에 빠진 것인지 규명하려고 숨진 어머니 조모(52)씨와 마지막으로 행적이 드러난 대구 팔달교 주변 CCTV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또 집 주변 주민, 류군 학교 관계자 등을 추가로 탐문해 이들의 사망과 관련한 배경이 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류군은 지난 15일 오후 어머니 조씨와 함께 수성구 범물동 집을 나선 뒤 13일만에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낙동강 사문진교 하류 2㎞ 지점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류군 어머니는 지난 20일 이곳에서 상류로 10㎞ 떨어진 경북 고령군 성산면 고령대교 부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1일에는 류군 집 베란다 붙박이장에서 누나(26)가 이불과 비닐에 싸인 백골 시신으로 나오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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