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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댁이나 가지” 추석에 가족끼리…머리채 잡고 주먹질

    “시댁이나 가지” 추석에 가족끼리…머리채 잡고 주먹질

    비닐봉지로 얼굴 때리고 머리채 잡아“주먹으로 맞아” 경찰 신고…법정으로 추석 명절 가족 모임에서 벌어진 다툼이 손찌검으로 번져 형사처벌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추석 당일인 9월 1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추석을 맞아 친척 집을 방문한 A씨는 그곳에서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외숙모 B씨와 우연히 마주쳤다. B씨는 A씨에게 “시댁이나 가지 여기는 왜 오냐”고 핀잔을 줬다. A씨는 “자기네 집도 아니면서 난리다”라고 대꾸했다. 화가 난 B씨는 음식물이 든 비닐봉지로 A씨의 얼굴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았다. A씨도 외숙모인 B씨의 머리채를 함께 잡으면서 몸싸움이 시작됐다. 주변에 있던 다른 가족들이 말리려고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B씨의 딸까지 붙어 둘을 말리는 가운데 이 상황을 목격한 A씨의 아버지가 B씨 딸의 얼굴을 주먹으로 한 차례 때리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B씨의 딸이 “고모부에게 맞았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집안싸움에 연루된 이들은 경찰 조사를 받았다. A씨 부녀와 B씨 모두 벌금형으로 약식기소됐으나 A씨 부녀는 정식재판을 청구해 나란히 법정에 섰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용근 판사는 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아버지에게 벌금 70만원을, 폭행 혐의를 받은 A씨에게는 벌금 3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의 아버지에 대해 “처조카의 얼굴 부위를 주먹으로 때린 것은 죄질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면서도 “딸이 폭행당하는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의 상해도 매우 중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에게는 “친척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얼굴 부위를 구타당하고 머리채를 잡히는 충격적 경험을 하면서 우발적으로 상대방 머리채를 잡게 됐을 뿐”이라며 “당한 상해 정도보다 가한 폭행의 정도가 가벼운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한다”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수능날 밸브·망사마스크 착용 불가 … 책상에 차단막 설치

    수능날 밸브·망사마스크 착용 불가 … 책상에 차단막 설치

    오는 12월 3일 치러지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수험생들은 밸브마스크나 망사마스크 착용이 허용되지 않는다. 코로나19 증상이 없는 수험생은 ‘일반 마스크’ 착용도 가능하나 시험 당일 발열 등 증상이 있는 수험생들은 반드시 ‘KF80’ 이상의 보건마스크를 구비해야 한다.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 합동 수능 관리단은 16일 첫 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의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수능 시험장 방역 지침’을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수능 하루 전(12월 2일) 실시되는 예비소집에서 수험생들은 시험장 건물 안에 입장할 수 없다. 가급적 운동장이나 야외 등에서 안내사항을 전달하며 ‘드라이브 스루’ 등의 방식도 시행된다. 자가격리자 및 확진자는 수험생의 직계 가족이 수험표를 대리 수령하며, 직계 가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거나 자가격리 중인 경우 친인척이나 담임교사 등이 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증빙서류를 지참해 대리 수령한다. 수능 당일 오전 6시 30분부터 시험장 입장이 시작되며, 수험생은 손소독 뒤 체온 측정 등 증상 확인을 거쳐 무증상 수험생은 일반 시험실에, 유증상 수험생은 별도 시험실에 입실한다. 1차 체온 측정에서 37.5도 이상의 발열이 확인되면 2차 측정 장소로 이동해 2분간 안정을 취한 뒤 3분 간격으로 2회 체온 측정을 실시해 모두 37.5도를 넘을 경우 유증상자로 분류된다.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수험생 역시 2차 측정 장소에서 3∼5분 대기하면서 대기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증상을 보일 경우 유증상자로 분류된다. 무증상자로 분류됐던 수험생이 시험 도중 기침이나 발열 등 증상을 보이면 별도 시험실로 이동해 시험을 치른다. 평소 기초체온이 높거나 다른 질환으로 기침 증상이 있는 등의 경우 시험 전에 종합병원장 등의 의사 소견서를 받아 시험 당일 2차 측정 대기 장소에서 보건요원에게 제출하면 시험실 배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수능 관리단은 수험생의 증상 유무에 따라 착용 가능한 마스크를 규정했다. 무증상 수험생은 밸브형 마스크나 망사 마스크를 제외한 일반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다. 단 관리단은 KF80 이상의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장했다. 유증상 수험생 및 자가격리 수험생은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관리단은 KF94 이상의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장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시험장 입장이 불가능하며, 신분 확인 시에는 마스크를 잠시 내려야 한다. 수험생은 마스크의 분실 등에 대비해 여분의 마스크를 준비할 것이 권장되며, 시험장 도착 뒤 증상이 발견될 경우 시험장에서 보건용 마스크를 제공한다. 수험생들은 매 교시 시험실에 출입할 때마다 입구에 비치된 손소독제로 손소독을 실시한다. 휴식 시간마다 출입문과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실시한다. 점심 식사는 개인 도시락을 지참해 본인 자리에서 식사하며 여러 수험생들이 함께 식사할 수 없다. 유증상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르는 별도 시험장에서는 최대 4명이 넘지 않도록 배치된다. 학생 간 최소 2미터 이상 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경우 4명을 초과하는 것도 가능하다. 감독관 등 시험 종사자는 마스크와 일회용 장갑, 전신 보호복, 고글 등을 착용한다. 수험생이 작성한 답안지는 시험실 감독관이 별도의 답안지 회송용 비닐봉투에 담아 소독티슈로 닦고 건조한 뒤 복도 감독관에게 전달한다. 화장실은 1명씩 이용하며, 시험 종료 후 관할 보건소의 안내에 따라 선별 진료소 방문 등의 조치를 따라야 한다. 자가격리자 수험생들은 별도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른다. 자가격리 수험생들은 시험일 당일 외출 허가를 받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자차를 이용해 시험장으로 이동한다. 자차를 이용할 수 없을 경우 관리자가 동행하거나 전용차량 등을 통해 이동한다. 시험장 배치 인원과 화장실 이용 등은 유증상 수험생과 동일하며, 발열 등 증상이 심해 응시가 불가능한 수험생은 보건요원의 판단 하에 시험을 중단하고 보건소로 연계된다. 모든 수험생은 수능 후 14일간 발열 등 코로나19 증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증상이 발생하면 질병관리청 또는 보건소로 문의한다. 일부 수험생들이 우려를 표했던 책상 칸막이 설치는 “방역당국과 협의해 결정한 사항으로 불가피한 조� 굡箚� 교육부는 설명했다. 교육부는 “장시간 응시해야 하고 무증상 감염자가 응시할 가능성이 있으며, 점심시간에는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데다 수험생들 간 대화를 완전히 차단할 수 없는 등 비말 감염의 위험 요인이 많다”면서 “칸막이는 앞쪽에만 설치하며 하단으로 시험지가 통과할 수 있어 시험지를 양쪽으로 펼치거나 세로로 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칸막이가 떨어져 부상 등 불편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설치된 칸막이에 문제가 없도록 사전 검토과정을 통해 견고성을 검증했으며, 설치 후에도 이상 여부를 집중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추석 연휴기간 재활용폐기물 13.9% 증가

    추석 연휴기간 재활용폐기물 13.9% 증가

    추석 연휴기간 재활용 폐기물 수거량이 플라스틱의 경우 13.9%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연말까지 상황을 지켜본 뒤 필요시 긴급 대응하겠다고 16일 밝혔다. 환경부가 전국 154개 재활용 폐기물 민간선별장을 전수조사해 추석 연휴 수거·선별 상황을 분석한 결과, 연휴 전과 비교해 폐플라스틱류 반입량은 13.9% 늘었다. 반면 반출량은 6.9% 줄어 보관량은 8.1% 증가했다. 환경부는 향후 2~3주간 시차를 두고 선별장에서 재활용업체로 순차적인 물량 이동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현재 전국 민간선별장 보관량은 총 허용량 대비 35.9%, 재활용업체(비닐·플라스틱 기준)보관량은 총 허용량 대비 34.5%다. 재활용 폐기물량이 증가하긴 했으나 아직까지는 처리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을 넘진 않았다고 환경부는 밝혔다. 다만 수도권 등 재활용품 발생이 집중된 지역에서는 일부 선별장의 보관 가능량을 한시적으로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 환경부는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수거지연 상황 발생 여부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특이사항이 발생하면 즉시 수거·선별 업체를 연계하는 등 긴급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영기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추석연휴에 발생한 폐비닐과 폐플라스틱 등의 재활용폐기물이 이번주와 다음주 본격적으로 반입·선별되는데, 이 때가 수거 취약기”라고 설명했다. 한편 환경부는 국내 폐지가격 하락세가 계속되자 폐지의 재활용 수요처를 확대하기 위해 녹색제품 의무 구매 공공기관 범위에 ‘정부가 100% 출자한 기관’을 추가하기로 했다. ‘녹색제품 구매촉진에 관한 법률’시행령이 개정되면 한국교육방송공사(EBS) 등이 의무구매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재생용지를 의무 사용해야 한다. 아울러 환경부는 최근 선별장의 폐비닐 적체량을 해소하고자 공공기관에서 폐비닐로 만든 재활용제품을 더 사용하도록 수요 조사를 할 계획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PC방 ‘묻지마 흉기난동’ 20대 여성 4년刑…“나만큼 남도 불행해야”

    PC방 ‘묻지마 흉기난동’ 20대 여성 4년刑…“나만큼 남도 불행해야”

    부산의 한 PC방에서 일면식도 없는 손님 등에게 흉기를 휘두른 20대 여성이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4단독 부동식 부장판사는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20)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7월 22일 오후 8시 30분쯤 집에서 술을 마신뒤 흉기를 갖고 부산 연제구 집 근처 지하 1층에 PC방으로 향했다. A씨는 PC방 흡연실에서 여성 손님 2명이 흡연실로 들어와 담배를 피우며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고 비닐봉지 안에 챙겨온 흉기로 한 여성 손님을 찌르고,말리던 옆에 있던 다른 여성 손님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이를 말리던 종업원에게도 흉기를 찔러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혔다. A씨는 피해 여성들과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으며 “내가 불행하니 남도 불행해져야 한다.”라는 생각에 빠져 묻지마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부 부장판사는 “피해자의 폐까지 손상될 정도로 피고인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피해자들이 입은 상해 및 후유장애 정도가 심하다”며 “하지만, 아무런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아 피고인에게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내가 불행하면 남도 불행해야”...‘PC방 흉기 난동’ 20대에 징역 4년

    “내가 불행하면 남도 불행해야”...‘PC방 흉기 난동’ 20대에 징역 4년

    부산의 한 PC방에서 일면식도 없는 손님 등에게 흉기를 휘두른 20대가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이 여성의 묻지마 난동으로 여성 손님 2명은 전치 1∼4주, 여종업원 1명은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다. 15일 부산지법 형사4단독 부동식 부장판사는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20)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월 22일 저녁 술에 취한 상태에서 “내가 불행하니 남도 불행해져야 한다”는 생각에 빠져 집 부엌에 있는 흉기를 챙겼다. 그는 오후 8시 30분쯤 부산 연제구 집 근처 지하 1층에 있는 한 PC방으로 향했다. A씨는 PC방 흡연실에서 여성 손님 2명이 흡연실로 들어와 담배를 피우며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고 비닐봉지 안에 챙겨온 흉기로 한 여성 손님을 찌르고, 말리던 옆에 있던 다른 여성 손님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이를 말리던 PC방 종업원도 흉기에 찔려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다. 사건 당시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피해 여성들과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부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우울증, 강박증을 호소하며 치료를 받았고, 범행 직전 술을 마신 사실은 인정되지만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심신미약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부 부장판사는 “피해자의 폐까지 손상될 정도로 피고인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피해자들이 입은 상해 및 후유장해 정도가 심하다”며 “하지만 아무런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아 피고인에게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병원 창 밖서 코로나 감염된 엄마 임종지킨 아들, 시신 훔쳐 직접 매장

    병원 창 밖서 코로나 감염된 엄마 임종지킨 아들, 시신 훔쳐 직접 매장

    매일 병원 배관을 타고 올라가 창밖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어머니를 지켜본 효심깊은 아들이 결국 사망한 모친의 시신을 훔쳐 직접 매장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NBC 뉴스 등 해외언론은 팔레스타인 웨스트뱅크 헤브론에 사는 지하드 알 수와이티(30)가 사망한 어머니의 시신을 훔쳐 매장했다고 보도했다. 전세계에 감동을 안긴 지하드의 사연은 지난 7월 해외언론 보도를 통해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당시 73세의 고령인 지하드의 모친은 백혈병으로 투병 도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병원 방침에 따라 입원한 어머니를 만날 수 없었던 지하드는 발을 동동구르다 매일 2층 병원의 배관을 타고 올라가 창문 밖으로 면회하는 모습이 공개돼 세상에 감동을 안겼다. 당시 병원 관계자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온종일 창밖에서 어머니를 들여다보곤 했다. 꼭 어머니가 잠드신 걸 확인한 후에야 집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지하드의 효심을 뒤로하고 모친은 지난 7월 17일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던 날에도 그는 배관을 타고 올라가 창문 너머로 어머니의 임종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드의 효도는 놀랍게도 모친이 사망한 후에도 이어졌다. 당국의 방침을 어기고 가족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모친의 시신을 훔쳐 흰 수의를 입혀 직접 매장한 것. 이슬람에서는 시신에 흰 수의를 입혀 가능한 한 빨리 매장하는 것이 전통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팔레스타인에서는 올해 초 부터 코로나19로 사망한 시신의 경우 씻기거나 수의를 입히는 과정없이 비닐봉지에 담아 매장하고 있다. 이에대해 지하드는 "어머니가 살아 생전에 내가 이 병으로 죽으면 비닐봉지에 담아 묻지 말아달라고 당부하셨다"면서 "내손으로 직접 무덤을 파서 어머니가 부탁한 대로 땅에 묻었다"고 털어놨다. 결과적으로 어머니의 마지막 바람을 이루어주기 위해 당국의 방침을 어기고 아들이 위험천만한 행동을 한 것으로 이에대한 찬반 의견도 갈린다. 한편에서는 아들의 지극한 효심을 칭송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무시했다는 주장이다. 이에대한 의견이 어떻게 갈리든 코로나19 팬데믹이 낳은 아들의 가슴아픈 효도인 셈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25년 형기 마쳤지만… 3년 보호감호에 또 묶였습니다”

    “25년 형기 마쳤지만… 3년 보호감호에 또 묶였습니다”

    “하찮은 죄인이었지만, 이제는 사회의 건강한 일원이 되고 싶습니다.” 강도상해 등으로 25년형을 선고받은 A씨는 2015년 형기를 모두 마쳤지만 바깥 세상으로 나오지 못했다. 7년간의 보호감호 집행이 남은 탓이었다. 피보호감호자는 일반 수형자와 달리 형을 이미 마친 사람으로 노동이나 작업이 강제가 아닌 ‘선택’ 사항이다. 그러나 2018년 가출소되기까지 3년간 경북북부제3교도소(구 청송교도소)에서 보호감호를 받은 A씨는 다른 수형자들과 마찬가지로 작업을 해야 했다. 하루 최대 20시간씩 비닐장갑을 포장했던 A씨는 “부당함을 알면서도 태어나 처음으로 사람답게 살고픈 간절함에 묵묵히 일했다”고 회고했다. 그럼에도 억울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던 A씨는 정부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A씨는 결국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13일 공익인권법센터 공감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A씨의 대리인단은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호감호제도의 근거가 되는 사회보호법 부칙조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사회보호법은 1980년 신군부가 삼청교육대를 해산하며 전과자를 사회에서 격리 수용하겠다는 목적으로 제정했으나, 2005년 ‘이중처벌’의 위헌성이 인정되며 폐지됐다. 그러나 법안 폐지 전 보호감호형을 선고받은 경우 계속 집행하도록 하는 부칙 조항을 통해 현재 16명이 보호감호 집행 중이고, 41명은 형기를 마치는 대로 감호 집행을 받게 된다. 헌재는 앞서 2015년 현행 보호감호제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적지 않은 수의 보호감호 대상자가 일시에 석방될 경우 초래될 사회적 혼란을 방지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이날 발언에 나선 이상현 변호사(사단법인 두루)는 “A씨의 사례만 보더라도 피보호감호자들은 수형자들과 다름없는 제약을 받는다는 사실이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장태환 경기도의원, 5분 자유발언 통해 정부와 경기도의 성공적인 그린 뉴딜 정책 추진 촉구

    장태환 경기도의원, 5분 자유발언 통해 정부와 경기도의 성공적인 그린 뉴딜 정책 추진 촉구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장태환 의원(더불어민주당·의왕2)은 13일 제347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정부와 경기도의 ‘성공적인 그린 뉴딜 정책 추진’을 촉구했다. 장태환 의원은 “지난 7월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그린뉴딜 정책은 유례없는 코로나19 감염병의 확산, 각종 수해 등 급격한 기후변화, 경제적 불평등, 일자리 감소 등의 해결을 위해 반드시 성공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이라며 5분 자유발언의 취지를 설명했다. 덧붙여 정부의 성공적 그린뉴딜 추진을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 형성이 이뤄져야 하며, 노동자·청년·여성 등 소수자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는 상향식 추진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정부뿐만 아니라 “경기도가 코로나19 극복과 4차 산업혁명시대를 위해 2022년까지 5조 3842억원을 투자해 ‘디지털, 그린, 휴면뉴딜’ 정책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경기도가 성공적인 그린뉴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관’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의체를 구성해 ‘공공 그린 뉴딜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하며, 탄소 감축, 건물 에너지 등급 기준 도입, 친환경 에너지 전환, 녹색 교통 인프라 확대, 생활 폐기물 감축 및 자원순환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장 의원은 우리나라에서 플라스틱을 포함해 재활용으로 버려지는 쓰레기 중 30~40% 정도만 재활용되고 있다며, 선진국들은 이미 1990년대부터 재활용 비율을 높이기 위해 포장재질·구조개선 등의 연구를 벌여 현실을 개선해 나가고 있으며, 케냐는 지난해 8월부터 비닐봉지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우리나라 전체가 불가능하다면 경기도만이라도 이와 같은 폐기물 감소 및 자원순환을 위해 강력한 제도를 마련해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끝으로, 장 의원은 “17세 소녀 스웨덴 출신의 활동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유엔 연설 중 ‘미래 세대의 꿈을 앗아가지 말라’고 한 따가운 질책을 함께 기억하자”며 정부와 경기도의 성공적인 그린뉴딜 정책 추진을 강력히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날’이라 말하고 생리로 쓴다? 금기시된 ‘생리권’ 색으로 깨다

    ‘그날’이라 말하고 생리로 쓴다? 금기시된 ‘생리권’ 색으로 깨다

    여성가족부 주관하는 생리대 지원사업생리용품 대신 ‘보건위생용품’이라 지칭‘생리’ 감춰야 하는 사회 분위기가 원인청소년 생리대 지원 집행률 68% 그쳐여성단체 “모든 10대에 보편 지원해야”해마다 유행할 색상을 내놓는 것으로 유명한 세계 최대 색채연구소 팬톤이 지난달 말 새로운 빨간색을 발표했다. 대담하고 선명한 이 색상의 이름은 여성의 월경을 뜻하는 ‘피리어드’(period·생리)였다. 스웨덴 월경용품 회사인 인티미나와 합작해 월경 색을 만든 팬톤은 성별을 불문하고 생리에 대해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서양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생리는 공론의 장에서 입에 올리기 어려운 일종의 금기다. 영어권에서도 생리는 에둘러 특정 기간을 의미하는 ‘피리어드’라는 단어를 썼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까지 생리를 생리라 부르지 못하고 ‘그날’, ‘대자연’, ‘마법’ 등으로 얘기하는 데 익숙하다. 생리대를 빌릴 때도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게 몰래 주고받고, 구입한 생리대를 비닐봉지 대신 불투명한 종이봉투에 보이지 않게 담아 준다. 정부조차 예산 집행 사업에 생리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 우회적으로 표현한다. 여성가족부가 주관하는 생리대 지원 사업의 명칭은 ‘청소년 건강지원’이다. 생리대는 ‘보건위생물품’이란 모호한 단어로 둔갑했다. 지난달 1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결산심사에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사업을 두고 “‘생리용품’이라는 말 대신 ‘보건위생물품’으로 지칭한 것은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소년에게 생리대를 지원하는 근거법인 청소년복지지원법에서도 생리대는 ‘보건위생에 필수적인 물품’으로 기재돼 있다. 생리를 감춰야 할 일로 치부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생리대 지원이 필요한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생리대 지원 복지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6년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운동화 깔창을 이용한다는 여성 청소년의 사연이 알려진 이후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에 대한 생리대 지원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러나 지난해 여가부 결산 결과 청소년 생리대 지원사업의 집행률은 67.6%에 그쳤다. 여성단체들은 생리대 지원이 저소득층에게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현행 방식에서 보편 복지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민지 여성환경연대 팀장은 “사회적 낙인 효과를 우려하거나 제도에 대해 인지를 못하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예상보다 적은 숫자의 청소년들이 생리대 지원을 신청하고 있다”면서 “이를 개선하려면 모든 청소년에게 생리대를 보편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조례를 개정해 관내 모든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생리대 보편 지원을 추진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서울, 경기, 광주 3개 광역지자체와 11개 기초자치단체뿐이다.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생리를 숨겨야 하는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여성들이 생리를 부끄러워하지 말고, ‘생리권’에 대해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팬톤 신상색은 ‘월경 빨강’…“마법, 대자연 대신 생리권 말하자”

    팬톤 신상색은 ‘월경 빨강’…“마법, 대자연 대신 생리권 말하자”

    해마다 유행할 색상을 내놓는 것으로 유명한 세계 최대 색채연구소 팬톤이 지난달 말 새로운 빨간색을 발표했다. 대담하고 선명한 이 색상의 이름은 여성의 월경을 뜻하는 ‘피리어드’(period·생리)였다. 스웨덴 월경용품 회사인 인티미나와 합작해 월경 색을 만든 팬톤은 성별을 불문하고 생리에 대해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서양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생리는 공론의 장에서 입에 올리기 어려운 일종의 금기다. 영어권에서도 생리는 에둘러 특정 기간을 의미하는 ‘피리어드’라는 단어를 썼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까지 생리를 생리라 부르지 못하고 ‘그날’, ‘대자연’, ‘마법’ 등으로 얘기하는 데 익숙하다. 생리대를 빌릴 때도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게 몰래 주고받고, 구입한 생리대를 비닐봉지 대신 불투명한 종이봉투에 보이지 않게 담아 준다. 정부조차 예산 집행 사업에 생리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 우회적으로 표현한다. 여성가족부가 주관하는 생리대 지원 사업의 명칭은 ‘청소년 건강지원’이다. 생리대는 ‘보건위생물품’이란 모호한 단어로 둔갑했다. 지난달 1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결산심사에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사업을 두고 “‘생리용품’이라는 말 대신 ‘보건위생물품’으로 지칭한 것은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소년에게 생리대를 지원하는 근거법인 청소년복지지원법에서도 생리대는 ‘보건위생에 필수적인 물품’으로 기재돼 있다. 생리를 감춰야 할 일로 치부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생리대 지원이 필요한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생리대 지원 복지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6년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운동화 깔창을 이용한다는 여성 청소년의 사연이 알려진 이후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에 대한 생리대 지원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러나 지난해 여가부 결산 결과 청소년 생리대 지원사업의 집행률은 67.6%에 그쳤다. 여성단체들은 생리대 지원이 저소득층에게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현행 방식에서 보편 복지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민지 여성환경연대 팀장은 “사회적 낙인 효과를 우려하거나 제도에 대해 인지를 못하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예상보다 적은 숫자의 청소년들이 생리대 지원을 신청하고 있다”면서 “이를 개선하려면 모든 청소년에게 생리대를 보편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조례를 개정해 관내 모든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생리대 보편 지원을 추진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서울, 경기, 광주 3개 광역지자체와 11개 기초자치단체뿐이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생리를 숨겨야 하는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여성들이 생리를 부끄러워하지 말고, ‘생리권’에 대해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온라인 쇼핑하듯… 10대까지 손대는 마약 거래

    온라인 쇼핑하듯… 10대까지 손대는 마약 거래

    #1. 지난달 14일 오후 5시 40분쯤 부산 해운대에서 두 차례 뺑소니 사고 후 교차로에서 7중 추돌사고를 낸 포르쉐 차량 운전자가 대마초를 피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사고로 7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형 피해가 발생했다. #2.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이 지난 2~6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대마초를 구해 흡입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3. 직장인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자신의 집과 차 안에서 총 일곱 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했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연기를 흡입하거나 맥주 등 음료에 타 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필로폰을 비닐팩에 담아 자신의 차량 트렁크에 보관하기도 했다.연예인과 운동선수, 재벌 등의 특정 범죄로 인식됐던 마약이 일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국경뿐 아니라 시중에서의 마약류 적발도 증가하는 추세다. 해외 직구 활성화로 국제우편과 특송화물을 통한 자가 소비용 밀반입 시도가 늘면서 비상이 걸렸다. 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해 접근할 수 있는 ‘다크웹’과 같은 온라인에서 구매가 가능해지는 등 마약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엑스터시(MDMA)와 2016년 이후 국내에서 확인된 LSD(혀에 붙이는 종이 형태 마약) 등 젊은층을 겨냥한 마약도 등장했다. 마약은 중독성·습관성뿐 아니라 폭력과 성범죄 등 각종 강력 범죄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성을 더한다. ‘마약 청정국’ 한국에 대한 평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구 10만명당 마약류 사범이 20명 이하일 때 마약 청정국으로 분류하는데 우리나라는 인구 5000만명으로 계산할 때 1만명이 기준이다. 2007년 1만 649명으로 처음 1만명을 넘은 뒤 2009년(1만 1875명), 2015년(1만 1916명)에도 넘은 적이 있다. 지난해에는 1만 6044명으로 2018년(1만 2613명) 대비 27.2%나 증가했다. 청정국이 새로운 마약 수요처 ‘타깃’이 되고 있는 것이다.●국경에서 마약류 적발 4년 새 8배 증가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적발 건수는 661건에 총중량 412㎏, 금액으로 환산하면 8733억원에 달했다. 2016년(50㎏, 887억원) 대비 4년 새 압수량은 8배, 금액은 10배 증가한 규모다. 마약류 밀수 동향이 예사롭지 않다. 전문가들은 마약류는 중량이 아니라 ‘돈 되는’ 마약이 무엇인가를 파악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반출 국가와 운반자 분석은 필수적이다. 최근 세관이 주목하는 마약은 메트암페타민(필로폰)이다. 필로폰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고 중독성이 강한 합성마약이다. 화학원료를 혼합해 제조하기에 단속이 어렵고 공급처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지난해 385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116.8㎏이 적발됐다. 규모로는 2018년(222.9㎏)에 이어 두 번째이고, 2년 연속 100㎏ 이상이 적발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필로폰 1㎏은 3만 3000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데, 지난해 사상 최대인 22건이 적발됐다. 최근 3년간 1㎏ 이상 밀수 적발은 2017년 4건, 2018년 16건으로 대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건강보조제로 둔갑시켜 밀반입 시도 밀수 수법을 보면 해외 여행객이 몸이나 화물에 은닉한 전통적인 사례가 79.5%(92.7㎏)를 차지했다. 국제우편(17.4㎏), 특송화물(6.4㎏) 등이 뒤를 이었다. 반출 국가는 말레이시아(68.2㎏), 미국(13.7㎏), 태국(11.5㎏), 라오스(7.6㎏), 캄보디아(6.4㎏) 등으로 동남아시아 ‘골든 트라이앵글’ 주변국이 80.2%(93.6㎏)를 차지했다. 지난해 10월 17일 김해공항에서는 베트남에서 입국한 여행자의 오리털 점퍼에 숨긴 필로폰 4.35㎏이 적발됐다. 올해 6월 30일 인천공항 국제우편물류센터에서는 태국산 건강보조제 속에서 필로폰 1940g이 발견되기도 했다. 7월 인천공항 페더럴익스프레스 검사장에서는 캄보디아에서 들어온 고무재질 원형판에 은닉한 필로폰 10㎏이 세관 검사에서 확인됐다. 해외 직구 등 편리해진 무역환경을 악용해 국제우편과 특송화물을 이용한 개인소비용 소량 밀반입도 급증하고 있다. 관세청 국제조사팀 현삼공 사무관은 “올 들어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여행객이 줄고 검사가 강화되면서 대규모 밀수는 즐었다”면서도 “국제우편과 특송을 통한 대마와 임시마약류 등의 밀반입이 증가하면서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작년 10대 마약사범 239명 마약이 소리 없이 일상을 파고들고 있다. SNS와 다크웹 등 추적이 어려운 온라인에서 은밀하게 거래되면서 직장인과 학생 등 일반 국민들이 마약에 노출돼 있다. 10대 청소년 마약사범도 급증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법무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세관을 제외하고 국내에서 압수된 필로폰이 16.714㎏으로 나타났다. 1회 투약량이 0.03g임을 고려하면 55만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다. 대마초는 42.768㎏을 압수했다. 김 의원은 “마약 유입의 최전선에 있는 관세청이 적극적으로 단속해야 국내 유통 마약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검거된 마약사범은 7038명으로 2015년 한 해 적발자(7302명)에 육박했다. 이 중 19.2%(1352명)가 인터넷에서 마약을 거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에서 대마를 재배하거나 외국에서 마약류를 밀반입한 후 다크웹에서 거래한 마약사범이 395명이나 됐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가 발간한 ‘2020년 세계 마약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하면서 다크웹 마약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심각한 문제는 청소년 마약사범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탄희 민주당 의원이 최근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5~2019년) 10·20대 마약류 사범이 2.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19세 미만 청소년 마약사범은 전년(143명) 대비 67.1% 증가한 239명에 달했다. 2017년(119명)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마약 접촉이 쉬워지면서 마약 사범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는 ‘경고’가 예사롭지 않다. 경찰과 세관의 마약류 담당자들은 “마약류 사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면서 “고무줄 처벌에 중범죄라는 인식이 약해지면서 향정신성의약품과 대마 등의 접촉을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경향이 확산되는 것이 위험 신호”라고 밝혔다. 한국 내 외국인 마약사범도 2016년 이후 평균 600명대에서 지난해 1000명을 넘어섰다. 필로폰과 효과가 유사하나 가격이 낮은 ‘야바’가 외국인 근로자 사이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지만 점조직인 데다 불법체류자가 많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권역별 전문팀 신설… 다크웹 집중단속도 정부는 국내 마약류 사범 및 대마 등 불법 마약류 증가에 따라 유통망을 차단하는 등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인터넷 마약류 불법 유통 단속을 위한 조직과 인력 확대를 비롯해 권역별 전문수사팀을 신설해 촘촘한 관리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인터넷 뒤에 숨겨진 ‘어둠의 공간’인 다크웹과 가상통화를 악용한 마약류 거래 등에 대해 집중 단속에 나선다. 또 신종 마약류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분석·탐색 역량도 강화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최근 국감 자료에 따르면 프로포폴·졸피뎀 등 마약류 의약품을 과다 처방해 보건 당국으로부터 적발된 병원이 2015년 27곳, 2016년 20곳, 2017년 27곳, 2018년 16곳에서 2019년 68곳으로 급증했다. 2018년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 구축돼 과다 처방이나 의료 쇼핑을 살펴볼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구입 경로의 다양화에 따라 정부의 마약류 대책도 예방 및 유통 경로를 사전 차단할 수 있는 조치가 강화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단독] 매일 괴성 지르는 아들에게 ‘아빌리파이’ 밖에 줄 수 없었다

    [단독] 매일 괴성 지르는 아들에게 ‘아빌리파이’ 밖에 줄 수 없었다

    코로나19 자가격리 9일차인 지난달 9일 발달장애인 이윤호(22)씨는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밥을 먹다 돌연 엉엉 울었다. 답답한 듯 가슴 부위를 주먹으로 때리던 윤호씨는 어머니 김남연(53)씨에게 “미안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 표현을 ‘아프다, 봐 달라’는 의미로 해석했다. 사회적 연령 1세 10개월인 윤호씨는 ‘미안해’라는 반향어(주변 사람의 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현상)로 모든 의사소통을 한다. 김씨는 아들의 ‘미안해’를 상황이나 맥락에 따라 달리 해석한다. 윤호씨의 도전적 행동은 격리 기간에 비례해 점점 과격해졌지만 어머니가 할 수 있는 건 ‘아빌리파이’(정신신경용제)를 먹이는 것뿐이었다. 김씨는 “자가격리 기간 중 외부의 도움과 관심이 간절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지난 9월 1일 시작된 모자의 11일간 자가격리 일상을 매일 오후 7시 전화 인터뷰해 어머니의 시선으로 재구성했다.자가격리 1일차 윤호가 특수학교에서 밀접접촉자가 돼 코로나19 검사를 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윤호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 혹시 아이가 검사에 저항할까 봐 주변 사람들이 어르고 붙잡아 겨우 검사를 마쳤다. 감염을 막기 위해 집안 문마다 비닐막을 쳤다. 윤호만 양성이면 어쩌지. 낯선 곳에 혼자 입원하면 난동을 부릴 텐데. 감염되더라도 내 발로 같이 병원에 들어가야 하나 걱정하다가 밤을 지새웠다. 자가격리 2일차 다행히도 윤호와 나 둘 다 음성이었다. 그러나 자가격리는 이제 시작이다. 아이는 아침부터 학교에 가자고 성화다. 외출복을 입겠다고 옷을 꺼내 드는 아이와 두 시간 넘게 실랑이를 했다. 윤호는 벌써부터 답답한지 가슴을 세게 친다. 아이가 ‘미안해’(아파)라고 해 가슴을 보니 멍이 들었다. 잠들 때까지 칭얼댄다. 자가격리 3일차 윤호의 밤낮이 뒤바뀌고 생활도 뒤죽박죽됐다. 오전 3시에 깨 몇 시간 동안 소리를 질러 댄다. 이웃에서 항의할까 봐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겨우 잠들었던 윤호가 오전 6시부터 밖으로 나가자고 보챘다. 살이 더 찔까 봐 간식으로 달랠 수도 없다. 격리가 시작된 이후 윤호는 하루 4끼를 먹는다. 이미 몸무게가 95㎏을 넘었다.자가격리 4일차 윤호가 종일 집안을 서성인다. 말할 수 있는 단어도, 할 수 있는 놀이도 없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는 게 유일한 활동이다. 점심을 먹은 지 1시간도 안 돼 다시 밥을 달라고 조르다가 자기 몸을 막 때렸다. 아빌리파이를 먹여 진정시킨 뒤 윤호가 좋아하는 뽀로로 동요를 들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 내 삶은 아예 없어졌다. 자가격리 6일차 아이의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졌다. 오전 5시부터 “나가”라며 종일 소리를 지르다가 저녁 무렵엔 무기력하게 바뀌었다. 이럴 때 갑자기 공격적인 행동이 나타나기 때문에 덜컥 겁이 났다. 자가격리 전에는 도전적 행동이 나올 경우 집 밖으로 피신했다가 집에 설치한 폐쇄회로(CC)TV를 보고 윤호의 화가 가라앉으면 들어왔지만 지금은 도망 나갈 수도 없다. 자가격리 기간이 길어지면서 윤호는 수십 번씩 자기 배를 꼬집고 양쪽 옆구리와 허벅지를 때렸다. 긁어 댄 발등은 이미 피투성이다. 자가격리 7일차 윤호가 1분에 한 번꼴로 집 밖으로 나가자고 괴성을 질러 댔다. 나도 지칠 대로 지쳤다. 자가격리 7일 만에 성동 정신건강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윤호 상태에 대해 조언해 주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실망감만 들었다. 의례적인 자가격리 확인 전화였다. 전화를 건 센터 관계자는 자신은 발달장애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했다.자가격리 8일차 종일 “나가”만 반복하는 아이에게 “안 된다”고 단호히 말하자 그때부터 본인 피부를 짝짝 소리 나게 때리기 시작했다. 집안에 울리는 그 소리가 너무 스트레스다. 진정제를 평소보다 일찍 먹이고 잠잠해지기를 기다렸다. 자가격리 9일차 윤호가 눈뜨자마자 자해를 시작하더니 그 좋아하는 밥을 먹다가도 큰 소리로 운다. 이러다 폭력적 행동을 할까 봐 잔뜩 긴장했다. 윤호가 흥분한 채 내 손을 잡는 건 도전적 행동의 징조다. 나도 “엄마 손 잡는 거 아니야”라고 크게 소리를 지르며 신경을 곤두세웠다. 누구라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조언을 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전화 걸 곳이 없다. 자가격리 10일차 코로나19 재검사를 받았다. 자가격리 후 첫 외출이지만 윤호는 보건소에서 난동을 부렸다. 주변 남자들이 제압했다. 윤호는 검사 뒤에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지 뛰어다녔다. 집에 오자마자 윤호가 내 등을 할퀴어 피멍이 들었다. 자가격리 11일차 오전 9시 윤호가 코로나19 음성 결과를 통보받았다. 드디어 낮 12시부터 격리가 해제됐다. 마음 편하게 처음으로 둘이서 동네를 산책했다. 마트에 가서 아이가 좋아하는 돈가스와 만두를 잔뜩 샀다. 끔찍한 상상이지만 만약 내가 자가격리가 되면 윤호가 어떻게 될지 불안해진다. 자가격리 이후 거리두기 2.5단계가 끝나고 오랜만에 등교한 첫날부터 윤호는 선생님을 꼬집고 주변 애들을 때렸다. 자가격리 중 심해진 윤호의 도전적인 행동이 점점 악화돼 걱정스럽다. 활동지원사는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된다며 막 자가격리가 끝난 우리 집에 방문하는 것을 거절했다. 오늘도 홀로 돌봐야 한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단독] 매일 괴성 지르는 아들에게 ‘아빌리파이’밖에 줄 수 없었다

    [단독] 매일 괴성 지르는 아들에게 ‘아빌리파이’밖에 줄 수 없었다

    코로나19 자가격리 9일차인 지난달 9일 발달장애인 이윤호(22)씨는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밥을 먹다 돌연 엉엉 울었다. 답답한 듯 가슴 부위를 주먹으로 때리던 이씨는 어머니 김남연(53)씨에게 “미안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 표현을 ‘아프다, 봐 달라’는 의미로 해석했다. 사회적 연령 1세 10개월인 이씨는 ‘미안해’라는 반향어(주변 사람의 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현상)로 모든 의사소통을 한다. 김씨는 아들의 ‘미안해’를 상황이나 맥락에 따라 달리 해석한다. 이씨의 도전적 행동은 격리 기간에 비례해 점점 과격해졌지만 어머니가 할 수 있는 건 ‘아빌리파이’(향정신성 약)를 먹이는 것뿐이었다. 김씨는 “자가격리 기간 중 외부의 도움과 관심이 간절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지난 9월 1일 시작된 모자의 11일간 자가격리 일상을 매일 오후 7시 전화 인터뷰해 어머니의 시선으로 재구성했다.자가격리 1일차 윤호가 특수학교에서 밀접접촉자가 돼 코로나19 검사를 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윤호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 혹시 아이가 검사에 저항할까 봐 주변 사람들이 어르고 붙잡아 겨우 검사를 마쳤다. 감염을 막기 위해 집안 문마다 비닐막을 쳤다. 윤호만 양성이면 어쩌지. 낯선 곳에 혼자 입원하면 난동을 부릴 텐데. 감염되더라도 내 발로 같이 병원에 들어가야 하나 걱정하다가 밤을 지새웠다. 자가격리 2일차 다행히도 윤호와 나 둘 다 음성이었다. 그러나 자가격리는 이제 시작이다. 아이는 아침부터 학교에 가자고 성화다. 외출복을 입겠다고 옷을 꺼내 드는 아이와 두 시간 넘게 실랑이를 했다. 윤호는 벌써부터 답답한지 가슴을 세게 친다. 아이가 ‘미안해’(아파)라고 해 가슴을 보니 멍이 들었다. 잠들 때까지 칭얼댄다. 자가격리 3일차 윤호의 밤낮이 뒤바뀌고 생활도 뒤죽박죽됐다. 오전 3시에 깨 몇 시간 동안 소리를 질러 댄다. 이웃에서 항의할까 봐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겨우 잠든 윤호가 오전 6시부터 밖으로 나가자고 보챘다. 살이 더 찔까 봐 간식으로 달랠 수도 없다. 격리가 시작된 이후 윤호는 하루 4끼를 먹는다. 이미 몸무게가 95㎏을 넘었다.자가격리 4일차 윤호가 종일 집안을 서성인다. 말할 수 있는 단어도, 할 수 있는 놀이도 없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는 게 유일한 활동이다. 점심을 먹은 지 1시간도 안 돼 다시 밥을 달라고 조르다가 자기 몸을 막 때렸다. 아빌리파이를 먹여 진정시킨 뒤 윤호가 좋아하는 뽀로로 동요를 들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 내 삶은 아예 없어졌다. 자가격리 5일차 자해나 타해를 할 때 덜 다치게 하려고 매일 아침 윤호의 손톱을 확인한다. 집안을 배회하던 아이가 화장실에서 물장난을 해 물바다가 됐다. 오늘도 배변 뒤에 제대로 닦지 못해 여러 번 몸을 씻겼다. 격리 중에 속옷만 하루에 10번은 갈아입는다. 자가격리 6일차 아이의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졌다. 오전 5시부터 “나가”라며 종일 소리를 지르다가 저녁 무렵엔 무기력하게 바뀌었다. 이럴 때 갑자기 공격적인 행동이 나타나기 때문에 덜컥 겁이 났다. 자가격리 전에는 도전적 행동이 나올 경우 집 밖으로 피신했다가 집에 설치한 폐쇄회로(CC)TV를 보고 윤호의 화가 가라앉으면 들어왔지만 지금은 도망 나갈 수도 없다. 자가격리 기간이 길어지면서 윤호는 수십 번씩 자기 배를 꼬집고 양쪽 옆구리와 허벅지를 때렸다. 긁어 댄 발등은 이미 피투성이다.자가격리 7일차 윤호가 1분에 한 번꼴로 집 밖으로 나가자고 괴성을 질러 댔다. 나도 지칠 대로 지쳤다. 자가격리 7일 만에 성동 정신건강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윤호 상태에 대해 조언해 주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실망감만 들었다. 의례적인 자가격리 확인 전화였다. 전화를 건 센터 관계자는 자신은 발달장애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했다. 자가격리 8일차 종일 “나가”만 반복하는 아이에게 “안 된다”고 단호히 말하자 그때부터 본인 피부를 짝짝 소리 나게 때리기 시작했다. 집안에 울리는 그 소리가 너무 스트레스다. 진정제를 평소보다 일찍 먹이고 잠잠해지기를 기다렸다. 자가격리 9일차 윤호가 1분에 한 번꼴로 집 밖으로 나가자고 괴성을 질러 댔다. 나도 지칠 대로 지쳤다. 자가격리 7일 만에 성동 정신건강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윤호 상태에 대해 조언해 주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실망감만 들었다. 의례적인 자가격리 확인 전화였다. 전화를 건 센터 관계자는 자신은 발달장애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했다. 자가격리 10일차 코로나19 재검사를 받았다. 자가격리 후 첫 외출이지만 윤호는 보건소에서 난동을 부렸다. 주변 남자들이 제압했다. 윤호는 검사 뒤에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지 뛰어다녔다. 집에 오자마자 윤호가 내 등을 할퀴어 피멍이 들었다. 자가격리 11일차 오전 9시 윤호가 코로나19 음성 결과를 통보받았다. 드디어 낮 12시부터 격리가 해제됐다. 마음 편하게 처음으로 둘이서 동네를 산책했다. 마트에 가서 아이가 좋아하는 돈가스와 만두를 잔뜩 샀다. 끔찍한 상상이지만 만약 내가 자가격리가 되면 윤호가 어떻게 될지 불안해진다. 자가격리 이후 거리두기 2.5단계가 끝나고 오랜만에 등교한 첫날부터 윤호는 선생님을 꼬집고 주변 애들을 때렸다. 자가격리 중 심해진 윤호의 도전적인 행동이 점점 악화돼 걱정스럽다. 활동지원사는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된다며 막 자가격리가 끝난 우리 집에 방문하는 것을 거절했다. 오늘도 홀로 돌봐야 한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여기는 중국] 관람객이 던진 비닐봉지 먹는 동물원 코끼리(영상)

    [여기는 중국] 관람객이 던진 비닐봉지 먹는 동물원 코끼리(영상)

    관람객이 무분별하게 버린 쓰레기 비닐봉지를 먹이로 착각하고 먹는 중국의 한 동물원 코끼리의 모습이 공개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쿤밍텔레비전 등 현지 지역 언론의 9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남서부 쿤밍시에 있는 쿤밍 동물원을 찾은 한 관람객은 동물원에서 서식하는 코끼리 한 마리가 사과를 담았던 비닐봉지를 입에 물고 있는 모습을 담은 뒤 이를 촬영했다. 당시 코끼리 우리 앞에는 ‘먹이를 주지 마세요’라는 푯말이 버젓이 걸려있었지만, 일부 몰지각한 관람객이 코끼리에게 사과를 담은 비닐봉지를 통째로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에서는 이를 본 또 다른 관람객이 “(누군가가)사과와 함께 비닐봉지까지 던졌다. 코끼리가 먹으면 문제가 생길 것 같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포함돼 있다.영상을 공개한 관람객은 “코끼리는 비닐봉지 안에 든 사과를 먹기 위해 봉지까지 먹어치웠다. 처음에는 비닐을 벗겨내고 사과만 꺼내 먹을 줄 알았는데, 결국 비닐봉지까지 다 먹어버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관람객들로부터 이 사실을 전해들은 동물원 측은 코끼리의 상태를 확인한 뒤 곧바로 조치를 취했다. 동물원 관계자는 “코끼리는 일반 동물보다 위와 내장이 더 큰 것이 사실이지만 실수로 먹은 무언가가 문제가 될 수는 있다”면서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곧바로 다음 식사에 소화약을 추가했다. 대부분의 경우는 하루가 지난 뒤 정상적으로 배설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일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동물원 내 경비원을 추가 배정하고 순찰을 강화했다”면서 “다만 우리는 행정기관이 아니며 실제로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긴 어렵기 때문에 문제의 관광객들에게 경고를 주는 것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길섶에서] 난(蘭) 화분/임병선 논설위원

    출근하니 누군가 내 책상을 매만진 것 같다. 석 달쯤 전에 선물받은 난(蘭) 화분 아래 비닐 포장지가 받쳐져 있고 화분에서 새나온 물이 얼마간 고여 있었다. 늘 내 자리를 살펴 주시는 아주머니가 시들해지는 난초가 안쓰러워 성정(性情)이 메마르고 게으른 날 대신해 물을 주고 책상이 젖을까 봐 섬세한 배려까지 한 듯했다. 그 마음이 통했는지 난초 줄기에 생기가 돋아 보이고 꽃에도 화사한 기운이 감돈다. 늘 고마움을 표시해야겠다고 마음먹지만 그러지 못했던 터다. 코로나19 와중에 고생하는 택배 노동자와 라이더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데 기회가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에어컨 바람을 싫어해 아파트 창문을 열어두고 지낸 한여름, 오토바이 굉음에 짜증이 밀려올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마음 바쁜 라이더들은 시간을 조금이나마 줄이려고 시동을 걸어 놓은 채 아파트 안으로 뛰어들곤 했다. 광장에 남은 굉음이 상당했다. 냉장 장치를 가동해야 하는 택배 차량이 시동을 끄지 않아 내는 소음도 만만찮았다. 그때마다 8월에 쓴 칼럼의 한 대목을 떠올렸다. ‘방역과 성공적 대처에 간접적으로 힘을 보탠 택배나 음식 배송업체 종사자들에게 제대로 고마움을 표시하지 않는다.’ 둘러보면 고마운 이들, 참 많다. bsnim@seoul.co.kr
  • 중랑구의회, 음식물쓰레기 중간집하장·자원재활용 선별센터서 현장밀착형 의정활동

    중랑구의회, 음식물쓰레기 중간집하장·자원재활용 선별센터서 현장밀착형 의정활동

    서울시 중랑구의회(의장 은승희)는 지난 6일 음식물쓰레기 중간집하장과 중랑 자원재활용 선별센터를 찾아 시설 운영 현황을 확인하고 현장 근무자의 애로 사항과 주민 민원을 청취했다. 이번 방문은 제8대 후반기 중랑구의회가 출범하며 계획한 ‘현장 방문 정례화’의 일환으로 지난 9월 초 용마터널 방문에 이어 두 번째다. 먼저 면목5동에 위치한 음식물쓰레기 중간집하장을 방문한 의원들은 실무 담당자와 함께 현장 곳곳을 둘려보며 시설 운영 실태를 살폈다. 특히 올해 9월 1일부터 중랑구 전 지역의 음식물류 폐기물이 처리업체로 직송됨에 따라 기존 집하 시설의 활용 계획과 주변 환경 개선 현황에 의원들의 관심이 집중됐고, 민의를 대변하는 기관으로서 중간집하장 운영에 관한 바람직한 대안 제시를 위해 다각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어 중랑구의회는 망우본동 소재의 중랑 자원재활용 선별센터를 찾아 시설 운영 현황을 보고받고 재활용폐기물 선별 과정을 살폈다. 의원들은 올해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비닐·플라스틱 등 재활용폐기물의 양이 급증한 상황에 주목하며 이에 대한 대비책과 제약 사항 등에 대해 관련 공무원과 심도 깊게 논의했다. 또 센터 직원의 휴식 시간 보장 여부와 휴게실 내 냉난방기 시설, 샤워실 등을 확인하며 안전한 근무 환경에 대한 관심도 아끼지 않았다. 이날 현장 방문을 마친 중랑구의회 의원들은 “오늘 방문한 두 곳은 주민 생활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악취·미관 등의 이유로 주민의 민원 또한 잦은 곳”이라며 “현장 중심의 의정 활동을 통해 민의가 반영된 합리적인 대안을 집행부에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장에 함께한 은승희 의장은 “책임 있는 의정 활동을 위해서는 현장을 살펴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하며, “앞으로도 의원들과 함께 현장밀착형 의정활동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늘의 서울 톡]

    동작, 착한가격업소 홍보·소모품 지원 동작구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착한가격업소 지원에 나선다. 동작구는 지난해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착한가격업소를 72곳을 선정했다. 구는 경제 위기에도 저렴한 가격과 좋은 서비스로 물가 안정에 기여하는 착한가격업소를 대상으로 홍보와 소모품을 지원한다. 이달부터 두 달간 마을버스 7대 외부에 착한가격업소 광고를 한다. 업소별 50만원 범위 안에서 소모품도 지원한다. 외식업은 종량제봉투와 고무장갑, 미용업은 수건과 장갑, 세탁업은 옷걸이와 비닐커버 등 특성에 맞춘 소모품을 신청하면 된다. 금천, 홀몸 어르신 무료 세탁 시범운영 금천구는 금천지역자활센터에서 저소득 홀몸 어르신 대상 무료 세탁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 금천지역자활센터는 8월부터 ‘크린팩토리’ 자활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어르신의 주거와 위생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세탁물을 수거한 뒤 세탁한 후 배송해 준다. 구는 서울시, 서울도시주택공사와 협업해 도입한 홀몸 어르신 맞춤형 공공원룸주택 ‘보린주택’ 거주자를 대상으로 무료 서비스를 실시한다. 내년부터는 복지관, 노인복지센터 등 복지기관과 협의해 정식으로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강동, 청년 실직수당 11일까지 접수 강동구는 아르바이트에 종사하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청년 실직자 100명에게 ‘실업청년 디딤돌 수당’을 지원한다. 구는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거나 실직했는데도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청년을 위해 대책을 마련했다. 지원 대상은 강동구에 거주하는 19세부터 39세까지 청년 실직자로 최소 1개월 이상 시간제·단기근로·아르바이트로 근무하다가 비자발적으로 실직한 주민이다. 11일까지 신청을 받아 100명에게 최대 3개월간 월 50만원씩 지역화폐인 강동빗살머니로 지급한다. 관악, 지자체 생산성 대상 행안부장관상 관악구가 올해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대상’에서 우수 사례 분야 우수상(행안부장관상)을 받았다. 이 상은 주민 삶의 질과 공공서비스 향상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노력과 역량을 생산성 관점에서 평가하는 상이다. 173개 지자체 총 419건의 정책 중 최종 12곳이 선정됐다. 구는 ‘역량 있는 시민·공동체’ 분야에서 어린이식당인 ‘행복한 마마식당’으로 1위를 차치했다. 이 식당은 국내 최초 자원 봉사를 매개로 마을이 어린이의 저녁 밥상을 지원하는 식당으로, 식사뿐 아니라 놀이, 체험 등이 이뤄지는 복합 공간이다. 도봉, 태양광에너지 체험 초등생 모집 도봉구는 ‘찾아가는 태양광에너지 체험교육’에 참여할 지역 내 초등학교 4~6학년을 오는 30일까지 선착순 모집한다. 교육은 이론 교육과 체험 교육으로 구성된다. 이론 교육에서는 태양광에너지 개념 및 미래의 에너지 생활에 대해 배운다. 체험 교육은 태양광 자동차를 조립해 휴대전화로 무선 조정하며 태양 전지의 작동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활동이다. 체험교육은 조별 4~5명 소그룹으로 진행된다. 희망 학교는 신청 서식을 작성해 공문 또는 담당자 이메일(hyeonok700@dobong.go.kr)로 제출하면 된다. 마포, 돌봄취약계층 추석음식 나눔 마포구는 추석 연휴 기간 노인·장애인 등 스스로 일상생활이 힘든 돌봄취약계층 주민들이 따뜻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추석 음식을 지원했다. 이는 올해 추석 명절이 5일간 이어지고 코로나19로 인해 가족 간 왕래도 어려워짐에 따라 명절에 홀로 식사 준비를 하기가 막막한 취약계층 가구의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구는 식사 메뉴를 잡채, 전, 송편, 식혜 등 다양한 명절 음식으로 구성했으며 이용자 상황에 맞춰 2식 또는 4식을 제공했다.
  • 밀린 임금 때문에 한국 못 떠나는 이주노동자…그 검사는 무얼 했나요

    밀린 임금 때문에 한국 못 떠나는 이주노동자…그 검사는 무얼 했나요

    “근로계약서에서 정한대로 근무시간을 잘 지켜주세요. 일한 시간만큼 최저임금을 정확하게 계산해서 주세요. 미얀마에 보내겠다고 자꾸 협박하지 마세요.” (미얀마 출신 농업 노동자 ㄱ씨) 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는 19만 9400여명. 정부는 이주노동자도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는다고 강조하지만, 실제 현실에선 언어 장벽과 불안정한 지위, 이방인에 대한 차별적 시선 때문에 임금이 밀리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문제 제기하기 쉽지 않다. 용기 내 형사·민사상 대응에 나서도 이들이 마주한 현실은 차갑기만 하다. ●이주노동자 임금체불 수사의 ‘구멍’ 이주노동자 임금체불 사건을 다뤄본 시민단체나 변호사들은 “수사기관에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기본적인 수사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보통 특별사법경찰인 고용노동지청 근로감독관이 기소·불기소 의견을 내면 수사검사도 수일 내에 그대로 사건을 처리한다는 것이다. 해마다 이주노동자 임금체불 신고액이 700~900억을 넘나들 정도로 문제가 심각한데 근로감독관 수는 적다 보니 애초에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질 수 없는 구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도 포천의 한 농장에서 2년간 하루 10시간씩 일하다 갑자기 해고된 캄보디아 출신 따임피 사건도 그랬다. 농장주는 근로계약서에 적힌 ‘8시간 근무’만큼 임금을 지급했고, 휴일은 한 달에 이틀뿐이었다. 체불된 임금을 계산하니 1300만원이 넘었다. 따임피는 농장주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소했지만 지난 6월 불기소 처분됐다. 고용노동부 의정부지청에서 “수기로 작성한 출퇴근 기록부 일부 내용이 부정확하다”는 등 이유로 불기소 의견을 낸 직후 검찰도 별다른 보강 수사 없이 사건을 끝냈다. 이에 반발한 따임피 측 변호인이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지만 지난 8월 거절됐다. 변호인이 작성한 신청서에는 ‘따임피가 매일 벽걸이 달력과 노트에 적은 근무시간이 실제 근로시간을 확인할 유일한 증거인 상황에서 ▲연필로 지우고 다시 기재한 흔적이 있다거나 ▲출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 촬영 시간은 7시 20분인데 일지에는 7시 10분으로 적혔다는 이유로 기록 전체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건 부당하다’는 지적이 담겼다. ‘따임피는 한국어로 소통이 불가능해 통역 조사가 진행됐는데 전체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한마디 한마디 진술 변화에 집중해 부당하게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은 끝내 고려되지 않았다.●이주노동자 임금체불 재판의 ‘구멍’ 사업주가 형사재판을 받게 되더라도 공판검사의 무성의한 태도에 이주노동자들이 실망하는 경우도 있다. 캄보디아 출신 노동자 씨우미(가명)를 4년간 고용했던 경기도 여주의 농장주 김모씨는 2600만원 상당의 임금을 체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씨우미는 겨울을 제외하고 매일 10시간씩 일했는데 임금은 8시간 근무한 만큼만 주었기 때문이다. 재판 과정에서 김씨는 매달 숙식 비용으로 30~35만원씩 씨우미의 임금에서 공제한 것이기 때문에 밀린 임금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24일 수원지법 여주지원 XXX호. 김씨 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 ㄴ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공판조서에 따르면 ㄴ씨는 “증인을 비롯한 농장 근로자들에게 오버타임으로 일한 급여 부분은 그때그때 현금으로 지급했다고 하는데 맞느냐”는 김씨 측 변호인의 질문에 “일주일에 한 번씩 현금으로 받았다”고 답했다. 씨우미의 말과 달리 김씨가 초과근무 임금을 제대로 지급해왔다고 주장한 것이다. 공소사실에 반하는 증언이 나왔는데도 이날 공판검사는 증인에게 반대신문을 하지 않았다. 같은 날 같은 법원 또다른 재판. 경기도 이천의 한 농장주 신모씨의 임금체불 사건에서도 공교롭게 농장에서 일하는 한국인 직원 ㄷ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신씨는 이주노동자 2명에게 2700만원 상당의 임금을 미지급하고, 이들이 불만을 표하자 돌연 해고하면서 해고예고수당을 주지 않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ㄷ씨는 이날 “고소인들이 자발적으로 그만뒀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해고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증언이었지만, 이번에도 공판검사는 아무런 질문을 하지 않았다.●언어 장벽·불안정한 지위…“이주노동자 특수성 고려해야” 씨우미의 고용주 김씨는 지난달 23일 임금 미지급 혐의가 일부 인정돼 벌금 400만원이 선고됐다. 신씨에게는 임금 미지급 혐의에 대해 무죄, 해고예고수당 미지급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벌금 100만원형이 나왔다. 특히 신씨의 임금체불이 인정되지 않은 데에는 근로계약서의 역할이 컸다. 고소인들은 2015~2018년 근무했는데 최초 계약서에는 숙식 공제에 관한 내용이 없었지만 2017년 4월 재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30만원 숙소비를 노동자가 부담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비닐하우스를 개조한 열악한 숙소였지만, 2017년 4월 이후뿐만 아니라 이전에도 노동자들이 초과근무한 만큼의 임금을 숙소비로 공제해왔다는 신씨 측 주장을 재판부는 받아들였다. 두 사건을 대리한 원곡법률사무소의 최정규 변호사는 “(근로계약서 재작성시)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어가 서툴기 때문에 충분한 설명 없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고 중간에 싸인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대법원 판례에서 노동자의 동의를 얻으면 제한적으로 임금 상계(공제)를 허용하고 있지만 애초 고용주와 대등한 지위일 수 없는 이주노동자의 경우 상계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주노동자들은 불안정한 지위 탓에 피해 회복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금체불 중재 절차를 밟고 있는 이주노동자가 기존 고용허가제로 얻은 체류자격이 만류될 경우 법무부는 대개 기타(G-1) 비자를 발급한다. 임시체류만 가능할뿐 노동 활동은 제한된다. 최 변호사는 “법무부 출입국에서는 계속 이주노동자들에게 재판을 한국 변호사에게 맡기고 본국으로 돌아가라고 한다”면서 “민사소송으로 확정판결이 나더라도 고용주가 ‘배째라’ 식으로 나오면 실제 체불된 임금을 돌려받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당한 노동처우를 문제 삼았다가 오히려 일자리만 잃고 쫓겨나는 걸 각오해야 하는 현실에서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무기력을 학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가장 허름한 가게의 구세주한테 수도공사를 배우다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가장 허름한 가게의 구세주한테 수도공사를 배우다

    놓을 곳이 없어 세탁기를 살까 말까 망설이다 3년이 흘렀다. 세면실에 쪼그리고 앉아 빨래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허리도 아팠다. 주부습진도 생겼다. 문인화 전시회를 하여 돈이 좀 생길 때는 많은 빨래를 세탁소에 맡겼다. 돈이 푹푹 줄었다. 소형 세탁기를 사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러고도 다시 1년이 흘렀다. 쌓여 있는 빨래를 볼 때마다 스트레스였다. 그러던 어느 날 인터넷을 뒤지다가 정말 원하는 만큼 작고 싼 세탁기를 발견했다. 14만원에 설치까지. 무작정 주문했다. 3일째 설치 기사가 소형 세탁기를 들고 방문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드디어 주부습진에서 해방되는구나. 뭉게뭉게 꿈을 피우며 설치 기사에게 아양을 떠는데, 세면실 수도꼭지에는 설치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수도공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수도공사? 수도공사까지? 아이고, 그러면 가외로 10만원이 더 들게 생겼다. 포기했다. 세탁기 돌려보내고, 좀 과장하면 식음을 전폐하고 앓아누웠다. 세탁기와 쌓여 있는 빨래가 번갈아 가며 눈에 어른거렸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철물점, 수도설비, 싱크대, 전기, 배수 어쩌고 하는 가게들이 네 개나 줄줄이 붙은 데를 발견했다. 무단히 가게마다 들어갔다. 세탁기를 놓으려는데 수도공사를 해줄 수 있는지, 얼마를 받는지 등을 물어보았다. 번듯하고 깔끔하고 있어 보이는 가게 주인들은 다들 시큰둥했다. 신의 도움인가? 마지막에 들른 제일 허름한 가게, ‘철물 샷시 부속 대광사’라고 적힌 가게에서 구세주를 만났다. 둥글고 큰 주먹코에 덧니, 깊은 눈, 팔자 눈썹의 호인이었다. 춥춥하고 어두운 가게에서 동굴곰처럼 천천히 걸어 나오셨다. 구세주께서는 내게 부속품을 사서 직접 설치하라며 실물 수도 파이프로 상세하게 두 번 세 번 설명하셨다. 1만 2000원어치 팔려고 30분도 넘는 설명. 미안했지만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하자 무작정 해 보라며, 혼자 해 보다가 안 되면 반납하라고까지 하셨다. 설치 기사를 부르면 출장비 기술비 해서 10만원은 받을 텐데 그런 돈 쓰지 말고 직접 해 보라고 웃으며 자꾸 권하셨다. 그림까지 그려 가며 설치법을 알려 주셨다. 1만 2000원어치 부속품을 샀다. 작은 가방에 부속품들을 넣고 서너 시간 헤매고 돌아다니며 술을 마셨다. 만취 상태로 서식지에 돌아와 낑낑대며 이른바 대수도공사(?)를 해 보았다. 세면대 아래쪽에 붙은 수도 파이프 나사를 서너 번 풀고 다시 조였다. 흰 비닐 테이프를 감고 나사를 끼워 조이라고 하는 걸 깜박하고 그냥 나사를 조였다가 다시 했다. 물이 새어 나사를 풀고 흰 테이프를 다시 더 감고 다시 또 하고 또 하고, 결국 두어 시간 만에 아, 세면대 아래 새로운 수도꼭지가 생겼다. 설치해 주지 않고 판매만 하는 더 싼 소형 세탁기를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고난과 역경의 사흘이 지나고 마침내 소형 세탁기를 제대로 들여놓았다. 온종일 세 번, 재미있는 빨래를 했다. 세탁기 속으로 물이 펑펑 쏟아지며 잘 돌아갔다. 빨래는 무척 재미있는 일이 됐다. 오래 처박아 둔 옷도 꺼내어 세탁기를 돌려 본다. 잘 돌아간다. 탈수까지 되어 팽팽하고 쫀득해진 빨래들이 나온다. “하하하하, 나 세탁기 있는 남자야.” 이제 세탁기도 있고 하니 속옷을 석 달 열흘 입지 않고 이삼일 정도만 입어야겠다. 하도 기분이 좋아 따스한 음료수 두 병을 사서 구세주 예수님께 갖다 드렸다. 인사를 드리니 대번 알아보시고는 “성공했지요?” 하고 물어보신다. 성공했다고 말씀드리며 감사하다고 거듭 인사를 드린다. 구세주는 말씀하신다. “그 봐요, 뭐든 하려고 하면 다 되는 거지요.” 가장 허름한 철물점에 내려오신 구세주 예수님은 오늘도 씩씩 웃으시며 ‘조금만 남는 장사’를 하고 계셨다.
  • [단독] 추석 이후 더 쌓일텐데… 언택트시대 일회용품 처리 한계 달했다

    [단독] 추석 이후 더 쌓일텐데… 언택트시대 일회용품 처리 한계 달했다

    서울 재활용품 반입량 1년 새 12% 증가수도권 매립지 58곳 중 10곳 이미 포화 라벨 제거 등 분리배출 안 된 폐기물수거업체는 수익성 낮다며 안 가져가“분리수거 날이 되면 플라스틱은 (대형 포대로) 2개 정도 차는데 요즘엔 코로나19 때문에 3개가 넘어요.” 29일 서울 양천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경비원 A씨는 공공비축미용 대형 포대에 가득 담긴 플라스틱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A씨는 “추석이 지나면 지금보다 재활용품 배출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 동작구 한 아파트 단지 쓰레기 배출장은 수거한 지 3시간 만에 플라스틱을 배출하는 대형 포대 절반이 찼다. 라벨지를 떼지 않은 페트병, 세척하지 않아 빨갛게 물든 컵라면 용기처럼 재활용되지 않는 쓰레기도 마구잡이로 섞여 있었다. 이 아파트 단지 경비원 B씨는 “요즘 쓰레기 수거업체가 분리배출을 제대로 하지 않은 쓰레기는 안 가져간다고 말을 하는 통에 머리가 아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로 배달, 택배 등 언택트 소비가 늘면서 일회용품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평소보다 물류배송량이 30%가량 늘어나는 추석까지 앞두고 있어 한계에 다다른 재활용 쓰레기 처리 능력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시내 공공수거 재활용품 반입량은 총 21만 8315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만 5266t)보다 12% 증가했다. 자치구별 증가량을 살펴보면 ▲강동구(29%) ▲강남구(28%) ▲송파구(25%) ▲마포구(22%) ▲구로구(22%) 순으로 늘었다. 재활용품 발생량은 전국적으로도 증가 추세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폐비닐과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1.1%, 15.6% 증가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가정에서 플라스틱, 폐비닐 등을 제대로 분리해 내놓지 않으면 쓰레기 분류처리장에서 시간과 인건비가 더 들기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진다. 업체들이 분리수거 안 된 재활용품을 수거하지 않으려는 이유다. 코로나19로 식품 배송 물량이 증가하면서 많이 배출되는 보냉팩과 씻지 않은 일회용품, 작은 플라스틱, 과일을 감싸는 스티로폼 포장재 등은 재활용이 안 되지만 분리배출 대상으로 쉽게 착각하는 품목들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재활용 시장과 처리 능력이 머지않아 한계에 이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코로나19로 재활용품 공급은 증가하고, 저유가로 새 플라스틱이 싼값에 나오니 재활용 수요가 떨어지면서 재활용품 시장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라스틱의 종류인 페트(PET)의 단가는 지난해 ㎏당 850원에서 올해 7월 593원으로, 폴리에틸렌(PE)은 974원에서 766원으로 각각 30%, 21%가량 급락했다. 재활용품이 시장에서 팔리지 않으면 소각장이나 매립지로 가야 하는데, 지난달 기준 수도권 매립지에 생활폐기물을 반입하는 지방자치단체 58곳 중 10곳의 반입총량이 초과했다. 이 속도라면 연말쯤 반입 지자체의 64%인 37곳이 수도권 매립지로 쓰레기를 보낼 수 없는 반입정지 상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어려우면 분리 배출이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재활용 업계의 가장 큰 부담은 재활용할 수 없는 일회용품이 섞여 들어와 이를 걸러내는 작업”이라면서 “재활용 시장을 유지하려면 분리 배출을 정확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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