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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통령 헬기 발언에 누리꾼 들썩

     이명박 대통령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에게 “헬기를 타고 서울 근교의 상공을 둘러보라.”고 지시한 내용이 누리꾼들의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9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배석했던 두 장관을 지목하며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면 서울 근교의 그린벨트에는 비닐하우스만 가득 차 있다.”면서 “신도시를 먼 곳에 만들어 국토를 황폐화시킬 필요 없이 이런 곳을 개발하면 도로,학교 등 인프라를 새로 건설하지 않고도 인구를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민자사업 활성화 방안과 관련,”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면 1년 이상 걸리는 만큼 현재 시·도가 추진중인 사업을 파악해 신속히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시·도 부지사 회의를 소집하는 방안도 한번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오늘 회의에서 발상의 전환을 강력 주문했다.”면서 “민자사업 활성화 방안은 경제살리기,일자리창출을 위해 공공부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간부문 투자를 적극 유도하자는 취지로,도심 재건축 활성화 방안은 경기도 살리고 주택공급도 늘려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녀를 3명 이상 둔 다자녀 가구에는 주택분양에 우선권을 주고,분양가도 낮춰주고,임대주택도 우선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며 “출산율 저하가 국가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입체적인 출산장려 정책의 일환으로 이같은 대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오늘 지시사항은 부처 보고내용에는 없던 것으로,과거 최고경영자(CEO) 시절 경험을 한 수 가르쳐 준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지적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누리꾼 ‘csfabric2002’는 포털 야후 코리아에 올린 댓글에서 “갈수록 가관이다. 기막히게 단순한 사고수준에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고 꼬집었다.’tao2005’는 “아직도 집이 부족한가? 집을 살만한 돈이 없는 것이 문제지. 땅을 사랑(?)하는 많은 인간들이 집도 사랑(?)하셔서 항상 주거가 아닌 투기 수단으로 봐서 문제지. 이 나라를 온통 유령들만 들끊는 빈 집으로 채울려고 하는 거 같아 안타깝소.”라고 적었다.  이 외에도 “(이 대통령은)머리에 건설밖에 없네….정말 실망스럽다.”(pala1), “도시주변을 모두 개발해버리면 푸른 녹색사업은 어디서 할래?”(qjeka1) 등 부정적인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다자녀 가구에 주택분양 우선권 등 혜택을 주는 방안에 대해서도 “지금도 어느 정도 특혜를 주고 있는데 분양가 인하해준다고 자녀를 더 낳겠는가?참 한심하다.”(sehnpark), “요즘 같은 고물가·고교육비 세상에서 누가 자식를 그렇게 많이 낳겠나.근본적인 문제부터 고칠 생각은 안하고 아파트로 출산을 유도하려하다니….”(tlagksgma)와 같은 비판이 잇달았다.   간혹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날뛴다는 비아냥 수준의 댓글은 있었지만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정면으로 옹호하거나 찬동하는 글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흰색 어미 양이 검은색 새끼 낳아 화제

    흰색 어미 양이 검은색 새끼 낳아 화제

    강원 평창군 농촌체험마을인 의야지바람마을 양목장에서 흰색 어미 양이 검은색 새끼를 낳아 화제다. 3년생 어미 면양이 지난 19일 검은색 털을 가진 숫양을 낳자 마을 주민들은 마을에 좋은 일이 일어날 징조라며 반기고 있다. 검은색 새끼 양은 방한용 대형 비닐하우스에서 흰색 양 100여마리와 함께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지난해 흰색 양을 낳은 적이 있는 어미 양은 최근 같은 목장에 있는 흰색 양과 ‘합방’했지만 검은색 새끼를 낳았다. 이 목장에 있는 양은 비닐하우스 안에 있는 100여마리를 포함해 모두 300여 마리. 올들어 이곳에서 태어난 95마리를 포함해 300여마리 가운데 검은색 양은 이번에 태어난 새끼 양뿐이다. 주변 양목장에서도 검은색 양이 태어난 적이 한번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꽃사슴이 일명 알비노 현상 때문에 흰색 사슴을 낳았다는 소식은 간간이 전해진 적이 있지만 흰색 면양이 검은색 새끼를 낳았다는 것은 유례가 없는 희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염색체에 이상이 생겨 검은색 양이 태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은색 양을 직접 받아 낸 김천규(53)씨는 “10년 정도 양을 키웠는데 이렇게 검은색 털을 가진 양이 태어난 것은 처음 봤다.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평창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경남·강원 내륙에 야속한 단비

    13일 전국에 단비가 내렸다. 지난해 여름부터 지속된 가뭄으로 물기가 바짝 마른 대지를 적셨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극심한 가뭄으로 식수난을 겪고 있는 강원 남부 및 영·호남 일부 내륙 지역은 비가 스치고만 지나가 가뭄을 해소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이번 비가 그치고 나면 전국이 영하권의 쌀쌀한 날씨를 보이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기준으로 철원 41.5㎜, 동두천 35.5㎜, 문산 34.5㎜, 서울 34.5㎜ 등 수도권 및 강원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그러나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는 밀양·산청·거창 등 경남 내륙 지역은 7.5~33.5㎜, 태백·정선 등 강원 남부 지역은 0~16㎜, 신안·완도 등 전남 지역은 1.5~6㎜가량 내렸다. 경남·전남 내륙 지역은 지난해 7월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평균 강수량이 예년의 20~40% 수준으로 500~700㎜가 부족하고, 강원 남부 지역은 예년의 30~60%로, 350㎜가 모자라는 실정이다.한편 이날 전국 해안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바람이 불면서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이 무더기로 결항됐다. 또 선박 좌초와 정전, 비닐하우스 파손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전체 국내 항공편 290편 가운데 절반가량인 140여편이 운항되지 못했다. 오전 6시20분 김포발 제주행 KE1201편을 시작으로, 김포~제주 53편, 김포~부산 48편, 김포~울산 16편, 김포~여수 6편, 김포~포항 8편, 김포~무안 2편 등이 결항됐다. 또 제주 전 해상에는 풍랑경보가 내려져 제주와 육지를 잇는 6개 항로, 여객선 12척의 운항이 전면 통제됐다. 부산·인천·목포·여수 등에도 뱃길이 끊겼다. 제주에서는 순간 대풍속 26m의 강풍이 강타, 애월읍 새별오름 일대 들불축제 행사장에 설치했던 천막 40여채가 파손됐다. 풍류한마당, 횃불대행진 등의 프로그램이 취소됐다. 부산 앞바다에는 초속 14∼18m의 강풍과 3∼4m의 파도가 몰아쳤다. 오전 10시30분쯤 정박 중인 파나마선적 시멘트운반선 치어칸다호(4100t)가 좌초됐다. 전국종합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서울 세운상가·광명6동 철거 이후 떠나지 못하는 그들

    서울 세운상가·광명6동 철거 이후 떠나지 못하는 그들

    “우리가 떠나지 못하는 것은 갈 곳이 없고 살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철거로 지난해 11월 터전을 잃은 서울 종로3가 세운상가의 상가세입자들은 근처 대체상가인 세운스퀘어에서 망해가는 상점만 바라보고 있었다. 경기 광명6동 재개발지역 세입자들은 비닐하우스에서 한겨울을 나고 있었다. 세운상가에서 400m가량 떨어진 세운스퀘어에서 완구점을 운영하는 이모(47)씨는 지난해 11월 세운상가 4동 중 현대세운상가 1동의 철거가 시작되면서 서울시가 마련해 준 이 곳으로 이사왔다. 세운스퀘어는 유동인구가 거의 없어 오후 6시쯤이면 문을 닫는다. 6층 건물에 88개 상가가 옮겨왔지만 에스컬레이터도 가동되지 않는다. 2012년까지 영업하는 나머지 3개동도 철거된 것으로 잘못 알려져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다. ●옮긴 상가에선 두달에 고작 40만원 수입 이씨가 받은 이주보상금은 1500만원 남짓. 서울시는 이주비와 3개월치 수입만 보상했다. 이씨는 “밖에서 보면 상가인지도 모르는 곳에 우리를 보내고 녹지화 공사를 시작했다.”면서 “사람보다 무조건 개발이 우선이던 1970년대와 무엇이 다르냐.”고 말했다. 컴퓨터 가게를 운영하는 강정호(42)씨는 “이곳에 온 뒤 두달간 40만원 벌었다.”면서 “대학생 용돈도 안 되는 돈을 버는데 절망하지 않겠느냐.”고 호소했다. 상인 추모(57)씨는 “80년에 가게를 살 때 권리금과 보증금이 1억 4000만원이었는데 지난해 2000만원만 보상받았다.”면서 “시는 법대로 했다고 하니 힘없는 우리로서는 강경대응 말고 무슨 방법이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는 “세운상가 세입자들에게 향후 장지동 유통단지 상가를 분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가세입자들은 “장지동의 경우 7평 점포의 분양금이 2억 5000만~6억원에 이를 전망”이라면서 “우리에겐 ‘그림의 떡’일 뿐”이라고 말했다. 광명6동 재건축 사업으로 쫓겨난 박모(35)씨 등 철거민 8명은 4개월째 철거된 집 인근의 비닐하우스에서 생활하고 있다.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월세 세입자였던 이들은 임대아파트를 요구하면서 철거에 맞섰고, 재건축 조합은 소송으로 이들을 강제 퇴거시켰다. 그리고 변호사 비용이 들었다며 1인당 500만~1000만원에 이르는 월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았다. ●아이들 친척집… 아빠는 4개월째 비닐집 투쟁 세입자들은 한 집이 헐리면 아직 철거되지 않은 다른 집에서 생활하는 것을 반복하다 결국 지난해 10월 모두 쫓겨났다. 아침에는 동사무소 인근 수도에서 물을 받고, 전기장판 대신 담요를 두르고 잠을 잔다. 빨래는 동사무소 화장실에서 한다. 권모(57·여)씨는 지난 5일 고혈압 발작으로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지만 비닐하우스 생활을 그만둘 수 없다고 했다. 최모(44·여)씨는 “임대아파트가 없으면 어차피 갈 곳이 없다. 삶의 터전이 이곳인데 한푼도 없이 어디로 간단 말이냐.”고 되물었다. 글 사진 유대근 임주형 조은지기자 dynamic@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 가기] 선씨 종부 ‘350년 간장’ 인터넷에 팔았더니 무슨 일이 벌어졌나 뉴타운이 애물단지가 된 이유 “나도 힘깨나 썼지만 요즘같은 폭력 국회는…” 29년만에 벗은 ‘간첩 누명’
  • 전남산 아열대과일 머잖아 맛본다

    전남산 아열대과일 머잖아 맛본다

    ‘망고,슈거애플,파파야,구아바,패션프루트,아보카도….’ 이름도 생소한 아열대 과일이 제철에 맛볼 수 있는 우리나라의 ‘산지 과일’로 바뀌고 있다.지구온난화에 따라 농작물의 재배한계선이 북상하면서 열대성 작물도 비닐하우스 설비 없이 재배할 수 있는 환경을 맞고 있다. ●양파·겨울 배추 등은 명성 퇴색 전남도 농업기술원은 최근 타이완에서 파파야·연무 등 아열대성 과일 6종류,60그루를 들여와 본격 시험재배에 들어갔다. 변만호 전남도 농기원 농업연구사는 28일 “열대성 과수가 내후년 봄쯤이면 꽃과 열매를 맺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우리나라 토양에서 생육 상태와 적응 과정을 집중 연구하면서 산지재배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농업기술원은 ‘온난화의 농업적 영향 분석과 대응기술개발 계획’과 ‘온난화 대응 신소득작물 개발 계획’을 마련하고,아열대 지역인 일본,타이완,중국 등지의 과수·채소·약용식물,향료 등 4종에 대한 재배 여건 탐색과 유전자원 수집에도 나섰다. 이에 따라 과수의 경우 체리,용과,아테모아,캔타로프,노니 등으로 시험재배를 확대하기로 했다.채소는 아티초크,열대 시금치,오크라,페피노,아스파라거스 등에 대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약용으로는 가거도 등 일부 남부지방에도 자생하고 있는 후박나무를 비롯해 아피오스,육계,백두구,전칠,방기 등을 신소득 작목으로 꼽았다.향료로 레몬그라스,올리브,유칼리,티트리,오레가노,바질에 대한 재배 연구에 착수했다. 또 전남이 주산지인 석류와 참다래,무화과,비파 등 아열대성 과일류는 재배 면적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무안·해남·진도가 주산지인 양파·겨울배추·대파 등도 꾸준한 기온 상승으로 재배지가 넓어지면서 특산품의 ‘주산지’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양파는 무안에서 해남∼강진∼고창까지 재배선이 올라갔으며,겨울철 생산되는 대파는 진도에서 신안∼영광,충청 일부 지역까지 재배지가 북상했다. ●다른 나라보다 더 빨리 기온 높아져 우리나라의 지난 100년간 기온상승은 세계 평균인 0.74도보다 2배가량 높은 1.5도를 기록하고 있다.이산화탄소 생성량도 세계 평균치의 1.4배인 379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라면 전남지역의 2040년 연평균 기온은 현재보다 2도 상승한 15도로 예측됐다.전남의 중부지역이 지금의 제주도와 비슷해진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과거 ‘사과=대구 근교’,‘한라봉=제주’라는 주산지 개념도 점차 깨지고 있다.추위에 약해 한강 이남에서만 주로 재배됐던 감나무가 경기도 파주에서도 재배가 가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후 조건에 까다로운 사과도 최근에는 강원도 원주와 영월 등 산지가 북쪽으로 올라갔다. 복숭아는 경산에서 춘천까지,한라봉은 제주에서 고흥으로 북상했다. 방극필 농업기술원 미래농업연구소장은 “내년에도 아열대성 과일 등을 추가로 들여오는 등 시험재배 종류와 수량을 늘릴 것”이라면서 “농촌진흥청 기후변화대응연구센터와 공동연구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Metro] 연말연시 화재 특별 경계근무

    서울시소방본부는 성탄절과 연말연시를 맞아 24일부터 2단계로 나눠 복합영화관,재래시장,판매시설 등에 대한 ‘화재 특별경계근무’를 실시한다.1단계는 이날부터 26일 오전 9시까지 3일간,2단계는 31일 오전 9시부터 내년 1월2일 오전 9시까지 3일간 각각 실시된다. 이에 따라 영화상영관·재래시장·판매시설·운수시설 등에 대한 단속과 순찰을 강화하고,노래방과 유흥주점 등 다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불법 비상구 사례 신고센터 운영 및 고발운동을 편다.화재예방 대상시설은 다중이용업소,비닐하우스 등 취약지역,영화상영관 등이다.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HAPPY KOREA] 태양열·지열로 농사 짓는 저탄소 녹색마을

    [HAPPY KOREA] 태양열·지열로 농사 짓는 저탄소 녹색마을

    ‘저탄소 녹색성장´이 화두가 되고 있다.이는 온실가스와 환경오염을 줄이고,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하겠다는 뜻이다.표현 자체만 보면 실생활과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주위를 돌아보면 저탄소 녹색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나 지역자원이 산재돼 있다.태양,지열,바람,가축 분뇨 등을 활용해 이른바 ‘에너지 농사´를 짓고 있는 이웃들도 볼 수 있다.이들이 바로 저탄소 녹색성장의 기반을 다지는 초석이라고 할 수 있다. ■ 강원 화천 ‘하늘빛 호수마을’ 지열로 농가주택 냉·난방 상용화 농촌에서 에너지 문제가 심각한 원인 중 하나로 난방을 꼽을 수 있다.농촌이나 저소득층이 난방용으로 활용하는 등유는 도시나 중산층이 쓰는 도시가스보다 훨씬 비싸다.게다가 비싼 기름값 때문에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드넓은 농촌에 도시가스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북한강 상류에 자리잡은 강원 화천군 하남면 ‘하늘빛 호수마을’은 해법을 지열에서 찾고 있다.원리는 간단하다.땅 속은 연중 15℃ 정도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지하수를 끌어올려 30℃를 웃도는 여름철에는 지하수가 열을 빼앗고,영하 10~20℃까지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지하수에서 열을 얻는 방식이다. 현재 지열을 활용한 냉·난방 시스템은 대형 건물이나 축사·비닐하우스 등 농가시설에는 상용화됐지만,소규모 농가주택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또 태양광과 태양열은 각각 전기,온수를 만드는 데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때문에 화천처럼 겨울철에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추운 지역은 지열 냉·난방이 가장 적합하다는 것.화천군청 관계자는 “농촌의 경우 생계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난방비”라면서 “고령화와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에서 농가소득을 높이는 것 못지 않게,생계비용을 줄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화천군은 내년부터 15억원을 들여 하늘빛 호수마을 전체 240여가구 중 우선 50가구에 지열 냉·난방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보급한다는 계획이다.현재 30평짜리 농가주택은 난방(10월 중순~3월 중순)과 냉방(7월 중순~9월 중순) 비용으로만 연간 350만원 안팎을 지출하고 있다.하지만 지열 냉·난방 시스템을 도입하면 연간 37만~86만원으로 최대 10분의1 수준까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 경기 안성 ‘두리마을’ 버리는 폐식용유가 바이오디젤로 변신 ‘쓰다 버린 폐식용유가 자동차에 유용한 바이오디젤로 바뀐데요.’ 4400여명이 거주하는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이를 둘러싼 마을 주민 9000여명으로 이뤄진 경기 안성시 보개면·금광면 일대 ‘두리마을’은 지난해 한경대의 지원을 받아 13만㎡ 부지에 허브·유채 등을 심은 경관농장(플로랜드)을 조성했다.이어 지난 3월 경관농장 중앙에 문을 연 ‘커뮤니티센터’는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센터 1층에 들어서면 한 쪽에 놓인 요상하게 생긴 기계가 눈에 들어온다.이 기계가 바로 폐식용유를 바이오디젤로 전환하는 생산시설이다. 바이오디젤은 일반 경유보다 폭발력이 뛰어나고,이산화탄소 배출량도 20분의1 수준이다.이런 바이오디젤은 콩기름이나 유채기름,동물성지방 등에서 뽑아낸다.국내 업체들은 대부분 콩기름에서 바이오디젤을 생산하고 있다.하지만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콩 가격이 올라 바이오디젤 생산비도 뛰고 있다. 반면 이곳에서는 폐식용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있다.수거비를 포함한 생산비용은 ℓ당 1000원 안팎이다.다만 일반 식당에서 나오는 폐식용유는 불순물이 많아 재활용이 어렵고,대학 구내식당 등 대규모 급식시설에서 쓰인 폐식용유만 사용할 수 있어 아직은 생산량이 많은 것은 아니다.하지만 적어도 자원 재생 등에 대한 훌륭한 친환경 체험학습장이 되고 있다.지역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이 차츰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으로도 번지고 있다. 자신의 차에 바이오디젤을 넣는다는 한경대 산업협력단장 박장우(44) 교수는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남아 있지만 고유가는 물론,친환경 시대에 걸맞는 자원 재활용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 전남 장흥 ‘우산마을’ 지렁이 분변토로 고소득… 생태계 복원도 농약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농촌에서도 지렁이를 보는 것은 쉽지 않다.하지만 한반도 남단 끝자락에 자리잡은 전남 장흥군 장평면 ‘우산마을’ 주민들은 꼬물꼬물 움직이는 지렁이를 친환경 농법을 위한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지렁이를 브랜드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것. 마을 중심에 위치한 장평초교는 1990년대 초 폐교된 이후 방치되다가 지난 2005년 ‘지렁이 생태학습장’으로 탈바꿈했다.당시 군청이 부지를 매입한 뒤 ‘지렁이 박사’로 통하는 진병교씨에게 임대했다.지금은 연간 체험방문객만 5000여명에 이르고 있다.이에 진씨는 올 초 생태학습장에 대한 소유권 등을 주민들이 주축이 된 영농법인에 넘기고,‘월급 사장’ 역할을 맡고 있다. 주민들은 이처럼 참여의 길이 마련되자,다양한 연계사업도 추진하고 있다.장흥은 산지가 많아 전남·북을 통틀어 소를 가장 많이 사육한다.당연히 배설물 처리문제가 처치곤란한 상황이다.하지만 우분을 지렁이 배설물이 섞인 ‘분변토’로 만들면 폐기물이 친환경 유기 퇴비로 바뀔 수 있다.분변토는 흙에 섞여 있는 불필요한 유기물을 분해해 거름지게 하고,산소를 공급하며,보습성까지 높이는 역할을 한다. 주민들은 올 초 지렁이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분변토 생산을 위해 6600㎡의 부지를 확보했다.이는 연간 2000t의 우분으로 400t의 분변토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분변토 20㎏의 시세가 5000원∼1만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1억∼2억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지렁이 자체도 의학용 등으로 1㎏당 5000원~2만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여기에 자연생태계 복원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주민 김병선씨는 “마을 전체 농경지를 분변토를 활용하는 친환경 농업단지로 만들고,농산물에 대해서는 공동 생산·판매하는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경북 영덕 풍력발전단지 에너지 자립에 관광 부수입 ‘1석2조’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바닷가 야산을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24개의 바람개비를 떠올리게 한다.가까이 다가서면 이 바람개비는 3만㎡ 부지에 들어선 높이 80m 직경 82m의 거대한 풍력발전기로,바닷바람을 맞아 붕붕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다. 이곳은 연간 10만㎿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상업용 풍력발전단지이다.이는 연간 2만여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자,영덕군민들이 한 해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처럼 풍력발전은 화석연료를 대체할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풍력발전은 에너지 변환기술이다.발전설비의 날개가 바람에 의해 돌아가면서 운동에너지가 발생하고,운동에너지는 다시 발전기를 거치면서 전기에너지로 바뀌는 것이다.경제성까지 갖추고 있다. 특히 영덕군은 대게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지만,변변한 공장 하나 없다.이처럼 뭉칫돈이 들어올 곳이 없다보니 지방재정은 열악하다.하지만 무리하게 공장을 짓기보다 청정지역이라는 포장을 씌웠다.쓸모없는 돌맹이도 돌담으로 쌓아올리면 자원이 되듯,바람이 많은 지역 특성을 감안한 풍력설비를 갖춰 ‘에너지 자립’을 이뤄낸 것이다. 부수적인 효과도 얻고 있다.지난 2005년 4월부터 가동되기 시작한 풍력발전단지는 인근 해맞이공원과 더불어 이색 관광지라는 입소문이 차츰 번지면서 올 한 해 동안 이곳을 찾은 방문객만 무려 60만명이 넘는다.때문에 관광수익 증가는 물론,고용창출 효과도 내고 있다.또 발전단지의 상당 부분이 군유지인 탓에 임대료와 지원금 등의 명목으로 연간 1억원 가까이 수익도 얻고 있다. 영덕군청 관계자는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에는 풍력에너지를 주목할 수밖에 없고,대규모가 아니더라도 마을 단위 중·소형 설비를 갖추면 에너지 자립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금강 유역 정비할 때 이곳만은 보존해야

    금강 유역 정비할 때 이곳만은 보존해야

    ‘금강 정비시 보존이 필요하고 훼손이 우려되는 곳은 어디일까.’ 4대 강의 하나인 금강 곳곳에는 보존이 필요하고 민원 발생이 예상되는 지역이 널려 있다.사업착공 과정에서도 사사건건 지역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적잖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19일 충남도에 따르면 정부는 전북 장수에서 발원,대청댐을 거쳐 흐르고 있는 금강(396㎞) 가운데 대전 갑천과 합류하는 유성구 대동지점에서 충남 서천군 금강하구둑까지 126㎞를 집중적으로 정비한다. ●세계적 희귀새 검독수리 발견 충남 연기군 동면 합강리 미호천과 만나는 지점에는 100㎡ 안팎의 조그만 섬이 여러개 있다.대전환경운동연합 금강순례단은 지난해 이곳에서 황조롱이,소쩍새,노랑부리저어새,원앙,큰고니,말똥가리 등 천연기념물 및 멸종위기종이 관찰됐다는 보고서를 올해 초 발표했다. 이 단체 이경호 시민참여팀장은 “미호천에만 있는 물고기 미호종개가 살던 곳이고,세계적 희귀조류인 검독수리와 참수리도 발견될 정도로 생태계가 우수한 곳”이라면서 “금강에 갑문이나 보(洑)를 설치하면 수위가 높아져 이 섬들이 물속에 잠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주시 소학동 오야골 앞 금강에도 모래 섬들이 있다.황조롱이,말똥가리 등이 서식하고 있지만 수위가 높아지면 물속에 잠겨 이 서식처들도 온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산성 등 문화재·수박농 보호 절실 인근 석장리 구석기박물관과 백제 유적지 공산성은 500m와 1㎞ 이상 금강변에 걸쳐 있다.문화재보호구역이다.곰나루(웅진·熊津)도 있다.곰 전설이 깃든 백제 수도의 상징으로 주민들 애정이 깊다.부여에는 문화재가 널려 있다. 낙화암이 있는 부소산이 있고 맞은편에 왕릉사지가 있는 백제역사재현단지가 있다.각각 금강 본류인 백마강변을 1㎞ 안팎씩 점유하고 있다.부여 백제대교 아래 양쪽으로는 비닐하우스가 펼쳐진다.강 북쪽은 부여읍 군수리~현북리간 8㎞ 정도,남쪽은 장암면 석동리~세도면 가회리간 15㎞에 이른다.이곳에서는 500여 농민이 하우스를 짓고 수박과 토마토 등을 기르고 있다. 이들은 국유지인 이곳을 연간 ㎡당 140원의 임대료를 내고 땅을 빌려 농사를 짓고 있다.공주시 공산성 맞은편 금강변에도 국유지 임대농이 많이 있다.부여군 관계자는 “백마강에 토사가 많이 쌓여 준설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강변 양쪽 둔치 비닐하우스는 수박 주산지여서 농민들의 반발이 극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창오리 등 철새 50만마리 도래 논산시 강경 밑에서 금강하구둑까지는 갈대숲이 10㎞ 이상 군락을 이룬다.겨울철 50만마리의 철새가 찾는 도래지이다.여길욱 전 서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이곳은 지구상에서 가창오리가 가장 많이 찾는다.”면서 “잘못 정비하면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한다.”고 경고했다.특히 한산면 신성리 갈대밭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촬영지로 유명하다.여 전 사무국장은 “10만평에 이르던 갈대밭이 금강하구둑 때문에 수변이 좁아져 갈수록 육지화되고 있다.”면서 “둑이 생기면서 재첩도 사라졌다.”고 전했다.그는 정비보다 금강하구둑을 없애 바닷물과 왕래케 하면 수량이 늘어나고 준설효과도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물 순환 막는 금강하구둑 철거 마땅” 이완구 충남지사는 “금강하구둑이 물 순환을 막아 금강이 죽어가고 있는 만큼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하천환경정비 등 금강살리기 사업비로 정부 예산보다 4배 가까이 많은 6조 9000억원을 투입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스포츠 봉사단체 ‘함사모’ 회장 배구스타 장윤창

    [스포츠 라운지]스포츠 봉사단체 ‘함사모’ 회장 배구스타 장윤창

    “우리가 정성들여 만든 자장면을 장애인이나 노인들이 정말 맛있게 드실 때 보람을 느낍니다. ” 1999년 초 배구스타 장윤창(48·현 경기대 교수)과 마라토너 황영조,탁구여왕 현정화 등 왕년의 스포츠 스타들이 서울 강남구 세곡동 비닐하우스촌을 찾았다.장애아동들이 모여 사는 곳에 봉사활동을 나간 것.어림잡아 200여명 되는,몸이 불편한 아이들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장윤창 일행을 맞았다.가장 먹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구동성으로 “자장면~!”을 외쳤다.장윤창은 200그릇을 주문했다.“배달시간이 오래 걸려 불어터진 자장면을 너무 맛있게 먹는 장애 아동의 모습에 순간 뭉클해졌죠.” 그 다음날 장윤창 일행은 자장면 뽑는 기계까지 구입해 아예 자장면을 직접 만들어 봉사하기로 마음먹었다. ●유학 시절 한국에서 봉사활동 결심해 왕년의 배구스타 장윤창은 현재 스포츠스타 봉사단체 ‘함께하는사람들’(이하 함사모)의 회장이다.함사모는 98년 말 12명의 전·현직 스포츠 스타들이 모여 ‘국민에게서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자.’는 뜻으로 결성됐다.재활원,양로원,고아원,소년원 등에 매달 한 번씩 10년째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스타들이 손수 만드는 함사모의 ‘자장면 봉사’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장윤창은 무척 바쁜 연말을 보낸다.지난달 15일 홍은·홍제동 일대 홀로노인 300여명을 홍은종합복지관으로 초대,직접 만든 자장면을 대접했다.장윤창과 심권호(레슬링),황영조(마라톤),임오경(여자핸드볼) 등이 1000그릇을 손수 만들었다.이들은 홀로노인을 위해 연탄 1만장도 직접 날랐다.이틀 뒤인 17일 ‘소년소녀가장돕기’ 일일호프도 열었다.물론 수익금은 모두 그들을 돕는 데 사용됐다. 오는 14일에는 강동구 거여동의 한 재활원에서 장애인들에게 올해 마지막 자장면 봉사가 예정돼 있다.식사 후 잠실에서 프로농구를 관람하기로 했다. 그는 선수생활과 코치를 겸하던 고려증권팀의 쇠락에 대한 책임을 떠안고 90년대 중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발로 뛰어 설립한 봉사단체가 함사모다.“선수 생활 동안 오직 이기는 것만 생각하다가 유학시절 성공한 사람들이 사회에 봉사활동과 기부를 더 많이 하는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죠.” 장윤창은 황영조·현정화·서향순(양궁) 등에게 뜻을 밝혔고,이들은 “봉사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방법을 몰랐다.”며 흔쾌히 동참했다. ●황영조 · 현정화 등 왕년의 스타들 참여 그는 봉사활동 중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한번은 소년원에 갔는데 몸에 문신을 새긴 아이들이 있었죠.딱딱하게 대하던 아이들이 저와 황영조,현정화의 역경을 딛고 일어선 이야기를 듣더니 다들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태도가 달라지더라고요.” 아이들과 함께 운동을 하며 친해지는 시간도 가졌다.교도관들은 “아이들이 이렇게 순화되는 모습은 처음 봤다.”면서 고마워했단다.장윤창은 아이들에게서 ‘한순간의 실수로 소년원에 왔지만 앞으로 나가 열심히 살아가겠다.’는 내용의 편지도 받았다. 그가 함사모를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확고했다.“봉사활동에 절대 부담을 느껴서는 안 됩니다.내 생활에 충실하면서 남 돕는 일에 앞장서다 보니 10년째 이어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실천하는 봉사로 받은 사랑을 돌려주자.’는 게 함사모의 목표입니다.” 고교 2학년 때 최연소 국가대표,1978년 세계선수권에서 한국배구 최초 4강의 주역,전설의 명문팀 고려증권 창단멤버,국내 최초로 스파이크서브를 시도한 왕년의 스타.함사모 회장 장윤창의 화려했던 이력이다.그러나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뒤로 하고 봉사활동으로 ‘제2의 인생’을 사는 지금의 모습이 더 멋져 보이는 것은 왜일까. 글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언 손으로 굴까며 ‘태안의 봄’ 기다린다

    언 손으로 굴까며 ‘태안의 봄’ 기다린다

     “이거라도 까서 살아야지,어떻게 한데유.”  기름유출 사고 1년을 앞두고 지난 달 30일 찾은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2리.마을 주민 가재분(62)씨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이웃과 함께 인근 지역에서 사온 겉굴(굴 껍데기)을 벗기면서 재기 의지를 다지고 있었다.지난해 12월7일 사상 최악 기름유출사고의 직격탄을 맞았던 이 마을은 1년 가까이 이어진 절망적인 모습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다.하지만 스스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확연했다. ●이웃마을서 굴 사와 하루 7시간 작업  가씨는 “지난 10월 초 처음 굴을 깠다.”고 말했다.“하루 7시간 동안 까도 3만원밖에 못 벌지만 이것마저 없으면 뭘 먹고 산데유.” 사고 전에는 하루 30만원도 벌었다고 가씨는 귀띔했다.이 마을 10여개 비닐하우스에서는 주민들이 4~5명씩 모여 굴을 깠다.조새(굴을 까는 도구)로 굴껍데기 모서리를 힘차게 쪼았다.주민들은 차로 20~30분 거리로 사고 피해를 덜 본 이원면에서 겉굴을 사온다.마을 앞에 있던 굴양식장이 기름범벅으로 대부분 철거됐기 때문이다.지금도 갯벌에서 기름띠가 솟고 냄새가 나 굴양식은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이 마을 150가구 가운데 30여가구가 굴까기 작업을 한다.이것과 마을 뒤 해변 ‘테배’에서의 방제작업을 번갈아 하고 있는 것이다.방제작업은 인원이 61명으로 제한돼 있다.어선이 있는 주민들 중 10가구는 어획량이 예전 같지 않지만 꽃게잡이에 나서 생활비를 보태고 있다.  어촌계장 이충경(36)씨는 “가구당 소득이 사고 전보다 3분의 1로 줄어 근근이 살아가고 있지만 재기 의지는 강하다.”며 마을 분위기를 전했다.이씨는 겉굴을 트럭으로 사와 집집마다 날라주는 일을 하고 있다.이씨는 사고 직후인 지난 1월 갑상선에 걸렸다.그는 “신경을 많이 써서인지 예전에 전혀 앓아보지 못한 병을 얻었다.”면서 “약도 먹고 일도 해서인지 많이 좋아졌다.”고 웃었다.1.5t 경운기 한 대 분량에 18만원을 주고 겉굴을 사와 까면 좋은 것은 100㎏ 정도 알굴이 나온다.알굴은 ㎏당 7000원 정도로 1만 2000~1만 3000원인 다른 지역 굴에 비하면 제값을 못 받고 있다.하루 1만~2만원밖에 벌지 못하는 주민들도 많다. ●재기 분위기에 아이들 웃음 찾아  주민 이병석(68)씨는 “이원에서 좋은 굴을 보내지 않아 서산 상인들로부터 우리 마을에서 깐 알굴이 B급 취급을 당한다.”고 불만도 털어놓았다.깨끗하지 않아 지끔거리는 것도 불만이다.방제작업 반장을 맡고 있는 이씨는 작업이 끝나면 굴까기 작업장에 나온다.손수레로 ‘굴뻑´(알굴을 까낸 껍데기)을 실어다 버리고 굴 닦는 데 쓰는 바닷물을 양수기로 끌어다 주면서 굴 까는 마을 노인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소원초교 의항분교 이영직 교사는 “어른들이 열심히 일을 하면서 아이들도 차분해지고,얼굴이 밝아졌다.”고 말했다. 이병석씨는 “주민들이 (절망만 하지 않고) 서로 도우려는 연대의식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며 “조만간 방제작업이 끝나면 주민들이 보상만 쳐다보고 있지 않고 굴까기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농촌 진풍경 2題] 이파리만 먹는 무

    [농촌 진풍경 2題] 이파리만 먹는 무

     ‘무 뿌리는 밭에 버리고 이파리만 먹어요.’일명 ‘시래기용 무’다.뿌리는 작아서 안 뽑고 보통 30~40㎝,길게는 80㎝까지 자라는 이파리만 잘라 쓴다.흔히 보던 김장용 무는 뿌리를 잘라 김치로,이파리는 시래기로 먹는다.시래기는 추어탕,붕어찜을 할 때 들어간 무·배추 이파리를 말한다. ●영암서 처음 심어 호응  해마다 과잉재배로 논란을 빚는 무·배추의 대체작목으로 개발된 게 시래기용 무다.지난해 전남 영암군 일대에서 처음으로 심어 호응을 얻었다.올해 영암군에 심어진 시래기용 무 밭은 4만 9500㎡(1만 5000평)이다.  요즘 영암군 시종면 일대에서 이 무를 수확 중이다.무 밭에는 파랗게 물든 무청 부위를 싹둑 잘라낸 이파리만 무성하고 버려진 뿌리들이 나뒹군다.  3300㎡(1000평)에 시래기용 무를 심은 김길석(52·시종면 금지리)씨는 올해 600만원 벌이를 예상한다.3.3㎡(1평)당 6000~7000원꼴 수입이다.김씨의 옆밭인 일반 무는 올해 무·배추 값 폭락으로 같은 면적에 2000원에 간신히 밭떼기로 팔렸다고 한다. ●일반 무보다 수입 3배↑  그는 “시래기용 무는 이파리를 잘라 비닐하우스 안에서 줄에 매달아 말려야 하는 등 일손이 많이 들어 번거롭지만 수익이 좋다.”라고 말했다.광주시 서구 풍암동에서 붕어찜을 하는 김모(54)씨는 “시래기용 무의 이파리는 일반 무 이파리와는 달리 찜을 하면 사근사근하고 부드러워 제격”이라고 주장했다.날씨가 추워지면서 추어탕집에서도 시래기용 무 이파리를 찾는 전화가 온다고 전했다.시래기를 끓는 물에 조금 넣고 녹차처럼 마시면 입안이 개운하고 소화도 잘된다.  영암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무화과 年 2차례 수확 성공

    전남 영암 등 서남해안 지역이 주산지인 무화과를 연간 2차례 수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전남도 농업기술원 과수연구소는 18일 ‘웰빙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무화과 2기작 기술개발에 성공, 농가 보급에 나섰다고 밝혔다. 농업기술원 연구팀은 비닐하우스 안에서 무화과를 재배해 지난 9월 중순 1차 수확을 마친 뒤 가지 자르기 작업을 통해 새로운 가지에서 열매를 맺는 데 성공했다. 여름철~가을철 수확이 끝난 뒤 다시 열매를 맺어 이듬해 3~5월 2차 수확이 가능해진다. 특히 봄철은 단경기라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재 영암군 삼호면 이모(44)씨가 무화과 2기작 재배기술을 이전받아 재배하고 있으며, 내년 봄 10a당 5000만원의 소득이 기대된다. 이는 2006년 기준 10a당 소득이 가장 높았던 시설오이가 1357만원, 무화과 관행 재배 335만원, 쌀 47만 9000원 등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 재배법은 겨울철 난방비가 많이 드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농업기술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열을 저장한 축열 물주머니와 지하수를 이용한 수막재배 방법 등을 통해 겨울밤 온도를 무화과 생육에 적합한 15~17도로 유지하는 방법도 고안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김성호 선임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29)꼰솔라따 선교수도회 강 디에고 신부

    [김성호 선임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29)꼰솔라따 선교수도회 강 디에고 신부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옥길동 644-2,‘위로의 샘터’는 독특한 공간이다. 천주교 꼰솔라따 선교수도회 공동체겸 종교간 대화의 장. 꼰솔라따 선교회 수도회 소속 외국인 신부 2명이 머물며 종교와 사상을 가리지 않는 대화와 사랑의 나눔을 실천해 뭇 종교인과 세상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강 디에고(52·본명 디에고 카촐라토) 신부는 이곳 공동체를 천주교에 국한하지 않는 열린 공간으로 이끌고 있는 주인이자 꼰솔라따 선교수도회 한국지부장을 맡고 있는 선교사. 한국에 나와 있는 꼰솔라따 선교사 10명의 대표이면서 요란하게 드러나지 않는 나눔과 배려의 선교를 몸으로 보여주는 맘씨 좋은 ‘이웃집 아저씨’이다. 산 밑 단층 건물 두 채가 고즈넉이 앉은 ‘위로의 샘터’의 문을 열자니 산 아래 병풍처럼 둘러선 울창한 나무들이 객을 맞는 인사라도 하듯 낙엽을 우수수 쏟아낸다. 한꺼번에 떨어지는 낙엽 소리가 영락없는 빗소리이다. 얼핏 보기에도 사람 좋은 이웃집 아저씨인 신부가 웃는 얼굴로 반색을 한다. 헐렁한 옷차림과 꾸밈 없는 얼굴빛이 흔히 마주치는 선교사의 행색과는 멀어 그냥 편하다. 에스프레소 커피 잔을 사이에 두고 앉아 인사를 나누자니 오랜만에 만나 묵은 얘기들을 털어놓는 친구처럼 다가온다. ●伊 본토인 꼰솔라따 선교수도회의 한국 개척자 처음 본 손님을 앞에 두고도 이어지는 격의 없는 몸 놀림과 말투. 무슨 말을 꺼내도 막힘 없이 척척 받아낸다. 몸에 밴 열린 신앙의 발로이려니 생각하니 선교사로 한국에 온 까닭이 궁금해진다.“아픈 사람은 누가 곁에 있어 말을 들어주기만 해도 위안이 되지요.” ‘하느님의 종’이 되기를 서원하고 한국을 택해 아픈 사람들과 살아가기를 올해로 20년째. 몸이 아프고 마음이 아픈 사람들에게 다가가 나누고 베푸는 이 푸른 눈의 사제가 한국에서 찾는 길은 과연 무엇일까. 뜬금없는 물음에 빙그레 웃더니 곁에 있던 성경을 집어 든다.‘온갖 무거운 짐과 우리를 얽어매는 죄를 벗어버리고 우리가 달려야 할 길을 꾸준히 달려갑시다.’(히브리서 12장) 성경 구절을 한자 한자 손으로 짚어내던 끝에 “지난 2004년 사제서품 25년인 은경식 때 택한 것”이라며 자신의 삶이라고 귀띔한다. 그가 꾸준히 달리고 달릴 길의 끝은 어디일까.“사람이 사는 이유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지요. 지금 제가 살아가는 길도 어찌 보면 사제서품을 받을 때의 다짐에서 많이 벗어나 있지요. 하지만 이 길도 하느님이 가리킨 손 끝에 있다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위로자이신 성모 마리아’라는 뜻을 품은 꼰솔라따 선교수도회는 1901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창설돼 주로 유럽과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에서 활동했던 외방선교회. 한국에는 1988년 이탈리아, 스페인, 브라질, 콜롬비아 출신 선교사 4명이 들어온 게 시작으로 그때 한국 땅을 밟은 초대 선교사 가운데 지금은 강 디에고 신부만 남아 있다. 베니스 북쪽, 인구 5000명의 작은 마을 출신인 디에고 카촐라토는 어릴 적부터 소신학교를 다니며 사제를 꿈꾸었다고 한다. 사제가 되고 싶어 런던 선교대학(MIL)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사제서품을 받아 콜롬비아와 스페인에서 성소자 교육 사목을 하다 한국에 꼰솔라따 선교수도회가 생기면서 곧바로 파견됐으니 꼰솔라따 수도회에선 한국 개척자인 셈이다. 인천 교구 소속으로 한국에 온 까닭에 처음 한국 생활은 인천 근처 역곡에서 시작했다. 전셋집에 다른 사제들과 함께 살면서 만석동 달동네 주민들을 찾아 만나기 시작했다. 철로 옆에 있다고 해서 ‘기찻길옆 공부방’이라 이름 지은 공부방에서 어린이들 공부를 가르치고 의지할 이 없는 노인들에겐 자식처럼 이야기를 들어주고 아픈 이들은 병원엘 데려가고…. 그렇게 2년여를 살다가 달동네가 재개발되는 바람에 떠날 때 아쉬워하는 주민들을 부둥켜안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위로의 샘터´는 주민·종교인들 간 소통의 장 만석동 달동네를 떠나 역곡 꼰솔라따 수도회 본부 생활을 하면서도 서울 양재동 비닐하우스촌에서 공부방을 운영하며 주민들과 부대끼며 살았다. 그러던 중 로마 본부의 부름을 받아 3년간 신학생 교육 일을 맡았지만 내내 한국의 일이 머릿속에 맴돌아 아주 불편했다. 당초 6년 동안 로마에 머물기로 예정됐지만 “한국에 돌아가겠다.”는 다짐이 강했던 때문인지 한국 지부로부터 ‘돌아오라’는 연락이 별안간 와 뛸 듯이 기뻤다고 한다. 2002년 한국에 다시 온 뒤 줄곧 이곳 ‘위로의 샘터’에 머물며 주민들끼리 어울리고 이웃 종교인들이 만나도록 주선하는 소통의 주인으로 살고 있다.‘위로자이신 성모마리아’. 꼰솔라따 수도회의 이름에서 ‘위로’를 따고 원래 집터에 샘이 있었다고 해서 붙인 게 ‘위로의 샘터’.“내가 있어 주민들이 위로를 받고 모든 종교인들이 함께 위로를 주고받을 수 있는 공간이란 소망을 담았어요.” 그 소망대로 인근 보광사며 온수역 근처 원각사, 개신교 교회들을 찾아 어울리다 보니 불교 신자와 개신교 신도들이 하나둘씩 ‘위로의 샘터’를 찾아들었고 지금은 교회, 성당, 사찰, 원불교 교당에서 이런저런 신행 모임을 갖는 명소가 되었다. 모임이 열릴 때마다 강 디에고 신부는 인기 있는 초대손님으로 동참한다. 지금은 뜸하지만 2년 전까지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의 예비 성직자 모임인 ‘평화고리’가 단골로 모였던 곳으로도 이름 높다. 한국 종교계에선 드문 종교간 대화에 앞장서다 보니 이름이 알려져 지금은 천주교 주교회의 종교간 대화위원회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 개신교, 천주교 신학자들의 소통을 주도하고 있으며 내년 1월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주간’의 주제문와 활동내용도 직접 정한 주인공이다. 강 디에고 신부가 택한 주제문은 기도주간 중 교황청을 통해 전 세계에서 공통으로 쓰게 된다. 지난 2월부터는 스님과 원불교 교무를 비롯, 수도생활을 하는 각 종교인들이 영적인 체험을 나눌 수 있는 모임을 이곳에서 주선하고 있다. ●“상대방 영적체험까지 나눌 때 종교간 대화 성숙” “한국에서도 종교간 대화에 관심이 늘고 있지만 대부분 형식적인 만남에 머물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진정한 대화는 종교계 대표들끼리 만나 그저 미소 짓고 헤어지는 게 아니라 밑바닥 신도들끼리 허물없이 어울리고 나누는 만남에서 시작돼야 합니다.” ‘위로의 샘터’에서 흔히 이루어지는 이웃 종교의 만남에서도 신자들 간의 두터운 벽을 여지없이 실감한다는 강 디에고 신부.“내가 체험하는 영적인 체험까지 다른 종교의 신앙인들과 나누고 소통할 때 종교간 대화는 성숙해진다.”고 거듭 말한다. “선교사로 가는 곳마다 가장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이 내 일”이라는 사제. 지난해 10월 동두천에도 작은 공동체를 마련, 외국인 근로자들이며 새터민들의 정착과 안정을 돕고 있다고 한다. “차오.” ‘위로의 샘터’를 나란히 나서던 신부가 외마디 인사말을 건넨다.‘잘 가라. 다시 만나자.’는 이탈리아 인사말. 덩달아 “차오.”로 인사를 돌려주자 빙그레 웃더니 한마디를 보탠다.‘나는 당신의 종입니다. 차오의 큰 뜻이지요. 진정으로 나를 낮출 때 모든 이들이 위로받고 더욱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요.”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강 디에고 신부는 ▲1956년 이탈리아 비아데네 출생 ▲1972년 꼰솔라따 선교수도회 입회 ▲1977년 런던선교대학(MIL) 졸업 ▲1979년 사제서품 ▲1979~1987년 콜롬비아, 스페인 사목 ▲1988년 한국 파견 ▲1992~1993년 인천 만석동 사목 ▲1993~1999년 역곡 꼰솔라따 선교수도회 본부 사목 ▲1999~2002년 로마 꼰솔라따 본부 근무 ▲2002년~‘위로의 쉼터’에서 종교간 대화 주도 ▲2007년 동두천 공동체 건립, 외국인 새터민 봉사
  • 경기도 “복지그물 틈새 메운다”

    경기도 “복지그물 틈새 메운다”

    경기도가 서민 생활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층 가정에 연탄구입비를 지원하고 노숙자 지원대책을 추진하는 등 10개 분야 16개 주제의 민생경제 안정대책을 마련했다고 7일 밝혔다. 이에따라 기초생활수급 가정과 차상위계층 등 8600여 가구에 가구당 3만 8000원씩 모두 3억 2000여만원의 연탄구입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저소득층 맞벌이 가정 자녀의 보육지원 차원에서 지난 9월부터 20개 초등학교에 설치한 ‘꿈나무 안심학교’를 내년 30개교로 확대한다. 특히 내년에는 200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위기가정 무한 돌봄 사업’을 확대 시행한다. 이 사업은 현재 운영 중인 기초생활보장, 한시적 생계구호, 긴급복지 지원 등 기존 제도로 보호받을 수 없는 틈새계층을 위해 마련됐다. 지원대상은 주 소득자가 사망하거나 가출·행방불명,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부상 등으로 생계가 곤란한 가정, 화재 등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가정이다. 지난 6월 365명에서 지난달 393명으로 증가하는 등 갈수록 늘고 있는 노숙인의 보호를 위해 쉼터와 보호소를 14곳에 설치, 노숙인의 자활도 지원하기로 했다. 2850㏊의 화훼용 비닐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농가에 대해 국·도비 70억원으로 난방비를 지원하고, 아울러 농업용 전기 요금을 현재 ㎾당 45원에서 24원으로 내려줄 것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또 공공기관 발주 건설공사의 공사비를 시공사가 아닌 하청업체에 직접 지급하기로 했다. 미분양 아파트 등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 도 차원의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노인을 위한 일자리를 올해 1만 5400여개에서 내년에 1만 9200여개로 3800개(24.7%) 늘리기로 했다. 24개 시·군에 설치한 실버인력뱅크를 내년 31개 전 시·군으로 확대하고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사업단을 결성, 운영하는 ‘시니어클럽’도 9개에서 13개로 늘리고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농작물도 희망도 잃는다

    농작물도 희망도 잃는다

    강원 철원에서 고추농사(330㎡)를 짓는 김모(61·여) 씨는 최근 애써 수확한 고추를 몽땅 도둑 맞았다.1년동안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자식처럼 정성껏 키운 고추였다. 김씨는 “말린 고추가 밤 사이에 감쪽같이 사라져 더이상 농사 짓기가 겁난다.”며 울먹였다. 올해 고추농사가 흉년인 탓에 수확량은 예년에 훨씬 못 미친 90㎏에 불과했으나 비료값 등 빚을 갚아야 할 소중한 재산이었기에 안타까움을 더했다. 가을걷이가 끝나가는 농촌에 농산물 절도사건이 크게 증가해 농심을 울리고 있다. 경제 사정으로 생계형 범죄까지 농촌을 파고 들고 있다. ●“팔아서 빚 갚을 작물인데” 울먹 농민들은 비료값 폭등과 농산물 가격 폭락에다, 애써 수확한 농산물마저 도둑맞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 15일 원주경찰서는 상습적으로 농작물을 훔친 박모(51)씨와 김모(47)씨 형제 등 3명을 붙잡았다. 이들은 지난 달 17일 원주시 호저면 무장리의 윤모(56)씨 비닐하우스에 들어가 보관 중이던 고추 6포대를 훔치는 등 최근까지 원주, 횡성, 평창, 충북 제천 등의 농촌마을을 돌며 20차례에 걸쳐 고추 280㎏(1000만원 상당)을 훔쳤다. ●비료값 폭등·농작물값 폭락 겹쳐 휘청 경찰 조사 결과 대리운전 업체에서 함께 일하던 이들은 생활고에 시달리자 승합차를 이용해 관리가 소홀한 농촌 등 지역을 돌며 범행을 저질렀다. 지난 4월에는 정선군 북면 구절리 최모(68)씨가 5년 동안 애써 기른 황기 130여 뿌리를 도둑 맞았다가 순찰에 나선 경찰의 도움으로 하루 만에 되찾았다. 수확하지 않은 배추와 무도 밭에서 도둑 맞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평창군 대관령면에서 배추농사를 짓는 김재범(57)씨는 “최근 차량을 동원한 전문 농산물 절도범들에게 애써 가꾼 배추와 무를 한 트럭가량 도둑 맞았다.”며 “인가에서 멀리 떨어진 밭이어서 항상 지킬 수도 없어 고민이다.”고 허탈해 했다. ●강원, 절도 건수 해마다 급증 강원도내 농산물 절도사건은 지난 2004년 37건에 그쳤지만 ▲2005년 50건 ▲2006년 75건 ▲2007년 102건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올 들어서도 지난 8월말까지 75건이 발생하는 등 농작물 절도범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충남 논산경찰서는 지난 19일 김모(48·무직)씨 등 2명을 절도 등 혐의로 구속했다. 김씨 등은 3일 오전 3시쯤 논산에서 백모(33)씨가 1t 화물트럭에 열쇠를 꽂아둔 채 귀가한 틈을 타 백씨 정미소에서 40㎏짜리 찰벼 와 일반벼 각각 15포대와 40포대(시가 290만원)를 트럭에 실어 훔치는 등 전북과 충남을 돌며 총 1000만원 상당의 농산물을 훔쳤다. 충북 영동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장모(54)씨를 절도 혐의로 입건했다. 장씨는 농산물회사 경비로 일하면서 최근 3개월간 회사 공장 기름통의 호스 밸브를 열어 자신의 화물차 등에 시가 60만원 상당의 경유 400ℓ를 옮겨실어 훔친 혐의다. ●야간 이용·기동성 갖춰 속수무책 절도범들이 야간을 이용해 인적이 드문 농촌의 허술한 보관시설을 노리고 있어 농민들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차량 등을 이용해 기동성까지 갖춰 검거와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원도 농정담당 관계자는 “경찰에서 단속을 하고 있기 때문에 행정차원의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도 “인적이 드문 농촌의 농산물 절도범을 일일이 단속하기에 한계가 있어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농민들은 “일부 지역 주민들은 농작물을 집안에 보관하는가 하면 청년들을 중심으로 순찰조를 편성해 마을 방범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농촌 일손에 한계가 있어 어려움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춘천 조한종·대전 이천열기자 bell21@seoul.co.kr
  • [2009년 예산·기금 편성안] 장기실업자 월 100만원內 생계비 지원

    내년부터 장애·빈곤 아동, 여성, 저소득 학생, 소상공인, 청년실업자, 다문화가정·외국인 등 사회적 약자와 취약 계층에 대한 정부 지원이 늘어난다. ●장애아 등 취약계층 18세 미만의 언어·청각·자폐·지적장애 아동은 정부가 주 8회, 매월 20만원씩 지급하는 바우처를 통해 언어·미술·음악 등 재활치료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전국 가구 평균 소득 50% 이하 계층에 국한된다.65세 이상 노인의 70%는 기초노령연금을 올해보다 3.6% 더 많이 받는다. ●빈곤·성폭력 피해 아동 12세 미만 아동은 민간 병원과 의원에서 B형 간염·BCG·일본뇌염 등 8종의 필수예방접종을 지금의 3분의1 가격에 맞을 수 있다. 성폭력 피해를 입은 13세 미만 아동이 의료·법률·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해바라기 아동센터’도 기존 4곳에서 10곳으로 늘어난다. ●여성 보육 차상위 계층 이하 여성이 첫 돌이 지나지 않은 아이를 보육시설 대신 부모 또는 친척의 도움을 받아 양육할 경우 매월 10만원씩의 ‘자가양육비’를 지원받는다. 농어촌 거주자는 보육시설로 개조한 마을회관에서 파견 보육교사에게 아이를 맡기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빈곤 학생 및 청년 실업자 차상위 계층 이하 전체 중·고교생 38만 6000명은 학교운영지원비 전액을 올해 2학기부터 지원 받는다. 취업하지 못한 청년층은 ‘청년인턴제’ 시행에 따라 정부 또는 산하기관에 최소 6개월 이상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취업에 필요한 경력을 쌓을 수 있다. 인턴기간 6개월과 정규직으로 전환한 뒤 6개월 동안 민간 기업이 지급하는 임금의 절반을 정부가 대신 부담한다. ●소상공인·중소기업인 우수하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준비자라면 내년부터 도입되는 ‘아이디어상업화센터’의 문을 두드려 볼 만하다. 일정 기준의 평가 절차를 거친 뒤 상품화·자금조달·마케팅 등에 필요한 자금을 일괄 지원받을 수 있다.263개의 업체(업체당 3500만원)가 대상이다. 모두 100억원이 지원된다. ●농어업인 농어업인들은 비료 및 사료 구입비용을 지원받는다. 화학비료의 경우 지난 6월 가격인상에 따른 농가추가부담액 가운데 40%를 정부가 보조한다. 축산 및 양식어가는 배합사료 구매자금을 저리(1%)에 융자받을 수 있다. 비닐하우스 등 시설원예 농가가 에너지 절약형 시설이나 장비를 설치하면 소요 비용의 80%를 정부가 부담한다. ●비정규직·장기실업자·결혼이민자 장기실업자나 비정규직 등 취약근로자가 2개월 이상 직업훈련에 참가하면 월 100만원 이내(실업자 600만원, 비정규직 300만원) 생계비를 ‘이율 3.4%,1년 거치 3년 상환’ 조건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결혼이민자에 대한 한국어 교육 및 자녀 양육 상담서비스가 1만 6000여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그린벨트 해제 308㎢ 확정] 경기 하남·성남 등 가능성 큰 곳

    정부는 그린벨트 해제 면적과 함께 가이드라인도 정했다. 그린벨트가 해제되려면 3가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 환경 등급, 기반시설 유무, 개발면적 등이 맞아야 풀린다. 환경영향평가는 3∼5등급에 해당하는 곳으로 한정했다. 이미 불법 훼손돼 그린벨트로서 더 이상 가치가 없는 곳이다. 비닐하우스·불법 공장들이 마구 들어선 곳이 해당된다. 또 기존 시가지·공단·항만 등과 가깝고 간선도로·철도 등 주요 기반시설을 갖춘 지역이라야 한다. 택지개발 비용과 기반시설 확충 비용을 아껴야 분양가를 낮춰 서민 주택인 보금자리주택을 원활하게 지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보금자리주택을 짓는 데 연간 12조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작은 규모로 쪼개지 않고 가능한 한 20만㎡ 이상으로 개발키로 한 것은 마구잡이 개발을 막아보려는 취지에서다. 단지 형태로 개발해야 기반시설도 갖출 수 있고 민간 아파트도 섞어 지어 사회적 혼합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기준을 적용할 때 수도권에서는 경기 과천·하남·성남·의왕·고양·광명시 등이 우선 해제 유망지역으로 꼽힌다. 과천은 그린벨트 규모가 30여㎢인 데다 비닐하우스 등이 많이 들어서 있어 보전가치가 낮고 기반시설도 잘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남·성남·의왕·고양시도 서울과 가깝고 도시기반시설을 잘 갖춘 지역으로 꼽힌다. 서울에서는 강남구와 은평구 등의 그린벨트가 해제될 가능성이 높다. 강남구와 은평구의 경우 면적이 넓지는 않지만 인근 지역과 연계 가능성이 높다. 지역 현안사업이 물려 있는 곳도 우선 해제대상이다. 부산 신항만 건설 주변 지역과 경남 진해 산업단지 인근지역 등이 해제우선 지역으로 거론된다. 그린벨트에서 풀리지 않고 남는 곳은 엄격하게 관리된다. 대규모 환경훼손이 따르는 곳이나 기준 표고 70m 이상인 지역, 녹지축이 단절되는 지역, 도시간 연담화가 우려되는 곳은 풀지 않기로 했다. 수질보전지역, 홍수 등 재해위험지역, 공항주변 등 도시개발 억제지역도 해제하지 않고 엄격하게 관리키로 했다. 존치지역은 각종 공공시설의 범위를 도로·철도와 같은 통과 시설과 열린 공간 확보에 지장이 없는 옥외체육시설, 주민생활과 직접 관련 시설 등으로만 한정키로 했다. 공공시설 건설을 이유로 무분별하게 그린벨트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정부는 훼손부담금 감면제도를 폐지하고 훼손부담금액을 대폭 인상할 방침이다. 땅값이 낮아 훼손에 따른 부담이 적어 쉽게 시설물을 설치·훼손하려는 욕구를 막기 위해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그린벨트 해제 308㎢ 확정] 투기·환경훼손·무차별 개발 우려 현실로…

    [그린벨트 해제 308㎢ 확정] 투기·환경훼손·무차별 개발 우려 현실로…

    그린벨트 해제 방침은 주택용지와 산업용지를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부동산 투기, 환경훼손, 무분별한 도시 확산 부작용도 우려돼 해제 과정에서 갈등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택지 확보 위한 궁여지책 권도엽 국토해양부 1차관은 30일 “그린벨트가 도시의 무분별한 확산을 방지하고 도시 녹지공간 확보에 기여했지만, 도시용지의 원활한 공급과 도시의 정상적인 발전을 막고 있다.”며 해제 추진 이유를 밝혔다. 앞으로 10년간 500만가구를 공급키로 한 ‘9·19 부동산대책’을 차질없이 실천하기 위해서는 도시 주변 그린벨트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 주변 그린벨트를 풀지 않고는 정부가 야심을 갖고 밀어붙이는 도시 근교 서민주택(보금자리주택) 공급 약속을 지킬 수 없다는 절박함도 들어 있다. 실제로 해제예정 물량 중 80㎢를 서민주택용지로 활용해 40만가구를 지을 계획이다. 해제 이후 개발규제도 풀어 수도권 주택공급은 한결 쉬워질 전망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역점 추진 사업인 산업·국제물류·연구단지 조성 요구를 받아주기 위해서라도 그린벨트 해제는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특히 도시 용지난을 겪는 수도권과 부산, 울산지역의 산업용지 공급난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린벨트가 해제되면 부산신항 배후 첨단국제산업물류단지 조성사업, 울산 환동해권 원천소재산업 복합클러스터·태양광 모듈화 산업단지·저탄소 녹색성장 연구벨트 구축사업 등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녹지보전·개발이익 환수장치 마련돼야 긍정적인 효과도 있겠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잠잠해진 땅값 상승이 재연될 우려가 짙다. 그동안 그린벨트는 도시 확산과 무분별한 개발로 땅값이 오르는 충격을 흡수하는 안전판 역할을 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린벨트가 대규모로 풀리면 해제 지역은 물론 주변 지역 땅값도 덩달아 오르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보상을 많이 받기 위해 그린벨트에 비닐하우스 등 불법 건축물이 속속 들어서는 사태도 불보듯 뻔하다. 환경·시민단체의 반발 수위가 높아져 자칫 소모적인 국력 낭비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환경·시민단체는 대대적인 해제 저지 운동을 벌일 태세다. 그린벨트를 잘 보존하는 지역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법을 어긴 주민과 지역은 높은 보상가를 받고 개발제한이 풀려 자칫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우려도 있다. 허재완 중앙대 도시지역계획과 교수는 “택지 확보 차원에서 그린벨트 해제는 필요하지만 녹지보전 대책과 개발이익 환수장치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GMO, 볼로그 “적극 확대해야” 윤석원 “최후수단 삼자”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GMO, 볼로그 “적극 확대해야” 윤석원 “최후수단 삼자”

    1. 곡물난 왜 시작됐을까 ▶곡물가격이 급등하고, 제3세계에서 굶어 죽는 사람이 속출하는 등 식량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식량위기의 원인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노먼 볼로그 박사 곡물가격이 폭등하는 것은 맞지만 식량이 부족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란 점을 우선 말하고 싶다. 인류는 모두 함께 먹고살 만큼의 식량을 생산하고 있다. 단지 분배면에서 문제가 있을 뿐이다. 중국과 인도에서 동물 단백질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식량가격을 올리는 주된 요인 가운데 하나다. 육류 소비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옥수수와 밀이 동물사료로 많이 소비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윤석원 교수 전 세계 곡물재고는 5년 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최대 농산물 수출국인 미국에서 매년 5000만t 이상의 옥수수가 바이오에탄올로 전환되고 있다. 당연히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로 인한 수확량 저하도 심각한 문제다. 현재는 수확량 저하가 1∼2%선이지만 5%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상황이 심각해진다. 국제시장에 돌아다니는 곡물거래량이 생산량의 5% 수준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1960년대 후 식량위기를 해결한 것으로 평가받은 1세대 ‘녹색혁명’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녹색혁명은 그 수명이 다한 것인가. 볼로그 박사 70년대 이후 농작물 생산성은 극대화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제3세계는 좋은 종자, 적절한 비료, 최고의 농약을 통한 질병 관리 등 기술적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 일부 국가에서는 여러 이해관계 탓에 적절한 농경법이 도입되지 않았다. 결국 녹색혁명은 선진국의 경우에는 끝난 것이 맞지만 수많은 개도국에서는 아직도 유효하다. 윤 교수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곡물을 균등하게 나누면 전 인류가 하루에 3000㎉씩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생산과 공급은 선진국에 집중돼 있다. 녹색혁명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갈 길이 멀다. 또 비닐하우스와 온실 등으로 대표되는 ‘백색혁명’의 경우에도 제3세계에는 거의 도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제2의 녹색혁명을 얘기하기에 앞서 우선 가지고 있는 기술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2. 장·단기적 대안은 무엇 ▶식량위기의 대안으로 유전자변형작물(GMO)을 포함해 수직농경, 채식론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단기적, 중장기적 관점에서 식량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볼로그 박사 기술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단기적으로는 현재 안전성이 검증된 GMO를 확대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토양비옥도의 증진과 파종밀도의 개선을 위한 첨단 농경법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윤 교수 한국 농업에는 도시자본이 들어오지 않는다. 삼성이나 현대가 기업농을 한국에서 한다고 승산이 있겠는가. 단기적으로는 농토가 사라지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매년 자연적인 개발로 인해 사라지는 농토가 1만∼2만㏊에 달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린벨트나 농토규제 등을 풀면서 과도하게 없어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선진국형 농업으로 가야 한다. 벤처농업, 기능성농업, 기술농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국민소득이 3만∼4만달러가 되면 농업이 필요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 세계 어느 선진국도 농업을 포기한 나라는 없다.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GMO는 식량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볼로그 박사 GMO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은 과학적 사실을 뛰어넘어 공포를 확산시키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GMO의 생산성이 지금까지의 어떤 육종기술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이다. 또 대부분의 곡물이 스스로 질소와 인, 기타 식물 영양소를 함유하기 위해 유전자 변형을 시도하고 있다는 증거도 있다.GMO는 이같은 식물의 진화를 인간의 힘으로 도와주는 수준으로 이해해야 한다. 바이오기술과 첨단 재배법은 다른 수단들과 병행할 때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어떤 새 기술 하나만의 힘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윤 교수 과학적 문제는 제쳐두더라도 한국에서의 GMO 문제는 국민들의 인식을 감안해 접근해야 한다. 광우병 사태를 통해 볼 수 있듯이 한국민들의 안전성에 대한 인식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섣부르게 과학적인 판단만으로 접근하면 국민들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면 맞춰주는 것이 바람직하다.GMO는 마지막 수단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다. 최대한 ‘비(Non)-GMO’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3. 한국농업 어디로 가야 하나 ▶한국은 쌀을 중심으로 한 농업의 근간을 강조하면서도 식량 자급률은 30%를 밑돌고 있다. 이는 외부변화에 극도로 취약하다는 것을 뜻하는데, 이러한 식량수급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볼로그 박사 한국은 필리핀, 인도 같은 나라들에게도 배울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이들은 신기술에 대한 저항감이 낮은 편이다. 또 해외식량기지를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등 21세기형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또 자국 농민들의 생산에 필요한 부분을 보조할 수 있는 제도도 갖고 있다. 파키스탄 등 일부 제3세계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윤 교수 일본은 한국과 같이 전 세계 선진국 중 유일하게 식량자급률이 100%에 미치지 못하는 나라다. 따라서 일본의 사례에서 한국이 나가야 할 길을 찾을 수 있다. 한국은 식량자급률이 26% 수준인데 채소나 과일은 자급하고 있다. 문제는 곡물인데, 오직 쌀만이 아직까지 100%를 넘는다. 이는 수많은 국제 협상에서 다른 부분을 손해보면서라도 지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80만∼95만㏊ 정도는 무조건 지켜야 한다. 일본의 경우 쌀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면서 일부 논을 놀리는 대신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무리를 해서라도 농업의 근간을 지키는 것이 식량문제 해결의 첫 번째 열쇠다. ▶해외식량기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해외식량기지는 일본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성공할 수 있는 명확한 모델이 없다.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윤 교수 해외식량기지의 경우에는 절대 정부가 나서면 안 된다. 이명박 정부가 해외식량기지를 언급한 이후에 러시아 땅값이 폭등하고 있는데, 결국에는 식량기지 개척을 노리는 식품기업들에는 역효과만 될 뿐이다. 해외식량기지의 성공을 위해서는 재배주체와 유통 및 가공업체, 식품수요업체가 한 그룹을 짓는 것이 바람직하다.CJ나 풀무원 같은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농협 같은 준정부기관이 지원하는 형태가 좋을 것 같다. 일본의 경우 해외식량기지 자체에 있어서는 성공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미쓰이나 미쓰비시 같은 업체들이 유통 및 가공 수단을 장악하고 있다. 이는 결국에는 수입중단 조치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정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녹색혁명의 아버지’ 노먼 볼로그 박사 노먼 볼로그(94) 박사는 ‘녹색혁명의 아버지’로 불리는 세계 최고의 식량·농업 분야 석학이다. 미국 미네소타대를 졸업한 뒤 듀폰과 록펠러재단에서 육종 연구를 했다.1950년대 중반 병충해에 강하고 수확량이 많은 밀 ‘소노라’를 개발해 멕시코·파키스탄·인도 등에 보급, 개도국의 식량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했다. 이 공로로 1970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노벨위원회는 그가 전세계 10억명 이상의 생명을 구한 것으로 평가했다.90세가 넘은 지금도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제3세계 빈곤국의 식량증산 방안을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식량은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들이 가져야 할 도덕상의 권리’라는 철학으로 유명하다. ■ ‘한국 농촌개혁 선두주자’ 윤석원 중앙대 교수 윤석원(56)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정통 농업경제학자로 한국 농촌문제·농촌개혁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중앙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시피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농림부 양곡유통위원회 위원, 중대 산업과학대 학장 등을 역임했다. 경실련 농업개혁위원장, 한국농업경제학회장을 맡고 있다. 국제경제학, 산업연관론, 환경 및 농업경제학을 넘나들며 정부의 농업 관련 정책과 대외협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여러차례 맡았다. 식량주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학자로 쌀개방 반대에 적극적으로 앞장서 왔다. 최근에는 해외 식량기지와 새만금 농지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해외 농업 선진사례를 벤치마킹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 靑·政 “종부세·그린벨트 역풍 막아라”

    청와대와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그린벨트 일부 해제 방침을 놓고 정치권의 역풍이 거세지자 서둘러 방어선 구축에 나섰다. 야당은 물론 한나라당 안에서도 종부세 완화에 대한 반론이 나오는 등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23일에만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청와대 핵심 관계자 등이 앞다퉈 나서 당위론을 폈다. 종부세 논란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는 조세 정의와 형평성을 방패로 꺼내들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예결특위에 참석,“종부세는 조세원칙에도, 세계 추세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종부세 완화가 강남 부유층에만 혜택을 준다.”는 민주당 양승조 의원의 지적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 한 명이라도 능력을 넘어서거나 순리와 원칙에 맞지 않는 세금을 내선 안 된다. 과도한 세금은 어느 지역에 살든 조정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양 의원이 “종부세가 과격하고 부당하다는 뜻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고, 양 의원이 이를 ‘강부자(강남 부동산 부자) 내각의 인식’이라고 지적하자 “중산층, 서민에게는 대못을 박으면 안 되고 고소득층에게는 대못을 박아도 괜찮은 것이냐.”고 받아쳤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종부세를 ‘징벌적 과세’로 규정했다.“형평에 어긋나는 징벌적 과세는 곤란하다.”며 “집밖에 가진 게 없는 분한테 감당할 수 없는 세금을 물리는 것은 사회복지 차원에서도 문제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린벨트 해제 논란에 대해서도 청와대와 정부는 “부동산 투기 광풍이 일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오전 국무회의에서 그린벨트 일부 해제 방침을 보고하면서 “지방은 미분양 아파트가 있으나 수도권은 10년간 매년 50만가구가 필요한데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그린벨트 해제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이어 “이번에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2∼3년 뒤에는 공급부족으로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부동산값 안정을 위한 공급임을 주장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그린벨트 해제가 생태계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있으나 무차별적으로 해소하겠다는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확히 말하면 그린벨트가 아니라 ‘창고벨트’‘비닐하우스 벨트’처럼 그린벨트의 의미를 상실한 지역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라며 “인프라가 다 갖춰진 지역을 잘 이용하면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보다 효용성이 더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택지를 개발해 나무와 숲을 조성하는 것이 그린벨트 본래 의미를 살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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