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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 차이나 리포트] 2010 중국인을 말한다 ④ 신농촌 건설사업

    [新 차이나 리포트] 2010 중국인을 말한다 ④ 신농촌 건설사업

    중국의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농촌에 거주하고 있다. 후진타오 지도부의 ‘신농촌 건설’ 추진으로 점차 많은 농민들이 개선된 환경에서 살고는 있지만 도농간 소득 격차가 계속 벌어지는 등 신농촌 건설은 미완의 과제다. 여전히 농촌 호적을 갖고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탈바꿈하고 있는 농촌에서, 혹은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는 중국인들을 만나봤다. 중국 톈진(天津)시 닝허(寧河)현에 사는 한춘펑(韓春風·50)은 들어서자마자 후텁지근함이 느껴지는 토마토 비닐하우스 안에서도 즐거운 표정이었다. 지난해 이 마을 1인당 연간 수입은 2만 2000위안, 우리 돈으로 400만원이 안 되는 돈이지만 2008년 이전의 8000위안에 비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났다. 2008년에는 올림픽 경기를 보기 위해 난생 처음 베이징에 갔고, 지난해에는 만리장성도 보고 왔다. 한씨가 사는 곳은 75가구 281명이 사는 작은 마을이다. 1980년대 약재를 키우고 가공하던 이곳은 2008년부터 신농촌 건설 운동을 시작하면서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고 있다. 저수지를 민물고기 양식장으로 만들어 2013년부터 마을 전체를 관광 지역으로 만드는 게 주민들의 목표다. 이 마을의 류쥔스(劉俊仕) 당서기는 “위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게 아니라 마을 사람들과 회의를 통해 결정해 나간다.”면서 “한달에 한번씩 하는 회의에 아이들을 포함해 180명 정도가 참석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산둥성 장추(章丘)시의 샹가오(向高)촌은 정부 차원에서 본격적인 신농촌 건설을 추진하기 이전인 1990년대부터 공장 유치를 통해 마을 소득을 높여왔다. 692가구 2558명이 살고 있으며 1인당 연평균 수입은 9600위안이다. 공장에서 일하는 주민들만 따지면 1인당 연평균 소득은 2만 6000위안에 달한다. 5층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민 쉬자오둥(徐兆東·47)은 “공장에 다니고 있지만 땅도 4무(畝·1무는 약 667㎡) 정도 있어서 농사도 짓고 있다.”면서 “아내와 함께 1년에 4만위안(720만원) 정도 번다.”고 설명했다. 이곳의 주택들은 90% 정도가 아파트나 새로 지은 일반 주택이고, 10% 정도만 옛날 시골집이다. 샹가오촌이 자랑하는 것은 어린이집. 20·30대 젊은층 자녀들에게 도시에 뒤지지 않는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150만위안을 투자해 만들었고, 이제는 인근 마을에서 찾아올 정도가 됐다. 4살짜리 아이를 이곳에 보내고 있는 궈루이훙(郭瑞紅·27)은 “7년 전 이곳에 시집 왔을 때와 비교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면서 “특히 어린이집은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2004년에는 50만위안을 투자해 컴퓨터실, 당구대, 영화 상영관 등이 마련된 문화 회관을 만들었다. 마을 한가운데 마련된 야외 무대에는 1년에 7~8회 공연이 열린다. 마을 당서기 겅광룽(耿廣榮)은 “수입이 높고 문화와 복지가 만족할 만한 수준이기 때문에 젊은이의 85%가 도시로 떠나지 않고 있다.”고 자랑했다. 자오리위안(趙立元) 장추시 부시장은 이 마을에 대해 “국가 정책과 주민들의 단합이 잘 조화된 곳”이라고 평가했다. 지난(濟南)시 53개 특색촌 가운데 한 곳인 아이자(艾家)촌은 벼, 보리 등 식량 작물은 전혀 기르지 않고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경제 작물만 재배하고 있다. 중국 농업부가 지정한 친환경 농업마을이다. 생태 농업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04년부터는 일반 가정에서는 물론 가로등까지 모두 태양 에너지를 이용하고 있다. 아이촨민(艾傳民·55) 마을 당서기는 이곳에서 생산한 부사 사과를 내와 껍질째 먹어 보라고 권했다. 그는 “한국의 한 성형외과 의사는 이곳에 땅을 빌려서 거기서 나는 농산물을 가져다 먹는다.”고 귀띔했다. 2003년 이후 수많은 상을 받은 신농촌 건설 ‘모범 사례’로 꼽히는 만큼 관광객도 제법 찾는다. 리펑(李風·31)은 6개월 전 관광객을 겨냥해 식당을 차렸고, 가오지순(高吉順·41)은 농가체험 프로그램인 팜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매년 300~500명 정도가 우리집을 찾는다.”면서 “1인당 30~50위안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단위당 소득이 높은 앵두를 키우고 있어서 연간 소득은 6만~8만위안 정도라고 했다. 가오씨처럼 팜스테이를 운영하는 집은 전체 110가구 가운데 15가구다. 아직 자동차를 갖고 있는 집은 많지 않다. 하지만 오토바이, 케이블 TV, 상수도 보급률은 100%이다. 가장이 40세 이하인 가구가 30% 정도로 최근 몇 년 간 대학교 진학 목적이 아닌 직장을 구하기 위해 마을을 떠난 경우는 딱 한 사람밖에 없다고 한다. 톈진·장추·지난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도시와 길] 서울 서래로·연변거리

    [도시와 길] 서울 서래로·연변거리

    ‘프티 프랑스 인 서울’(서울 속 작은 프랑스). 사람들은 언제부터인지 서울 서초구 반포4동 서래마을을 그렇게 부른다. 한국에 거주하는 프랑스인의 절반가량이 모여 사는 동네이기 때문이다. 서래마을은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논밭과 비닐하우스가 어우러진 시골 마을이었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뒤편에서 이수교를 지나 한강으로 흐르는 지천에서 ‘소래소래’ 하는 개울소리가 난다고 해서 ‘서래’라는 마을이름이 생겨났다는 얘기도 있고, 그렇지 않다는 설도 있다. 여하튼 80년대 중반 강남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논과 밭은 사라지고 대형 빌라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서울의 대표적인 부촌으로 탈바꿈했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서래마을은 또 한번 변신한다. 1985년에 지은 프랑스학교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프랑스인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지금은 한국 거주 프랑스인의 절반이 넘는 600여명이 이곳에 살고 있다. ‘프티 프랑스’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강남고속터미널 뒤편에서 방배중학교로 이어지는 서래로는 얼핏 지나치면 서울시내의 다른 골목과 다를 바 없지만 속살을 들여다 보면 프랑스를 찾지 않고도 프랑스인들의 생활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통로다. ●낡은 목욕탕·다방… 70년대와 현재가 공존 마을 곳곳을 찬찬히 둘러보면 ‘프티 프랑스’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Tour Du Vin’ ‘apres midi’ ‘gourmet de coffee’ ‘l’ecole douce’ 등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도 모를 프랑스어 간판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물론 한국 음식점과 중국음식점, 일식 주점 등도 거리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강남 개발이 본격화한 이후 사라졌을 거라고 생각했던 낡은 목욕탕과 동네 다방이 지금도 성업 중이다. 목 좋은 자리에 10평도 안돼 보이는 철물점과 잡화점도 보란 듯이 서 있다. 1970년대와 2010년이 공존하는 느낌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서래로가 프랑스풍의 와인과 커피, 스테이크와 빵을 손쉽게 맛볼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다. 이곳에서는 수백종의 와인을 백화점보다 10∼20%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어 구입할 수 없는 와인이 없을 정도다. 먼저 와인을 살 수도, 맛볼 수도 있는 ‘와인숍&바’로는 ‘투르드뱅’(Tour Du Vin, 02-533-1846)과 ‘비니위니’(Viniwini, 02-592-9035)를 꼽을 수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인 투르드뱅에서는 500여종의 와인을 소믈리에(Sommelier·와인전문가)의 추천을 받아 구입한 뒤 바에서 직접 시음할 수 있다. 비니위니는 300여종의 와인과 함께 100가지가 넘는 크라상과 델리 등을 갖추고 있어 출출함을 달래는 데 그만이다. 전문판매장인 ‘텐투텐’(Ten to Ten, 02-3477-0303)은 200여종의 와인과 40여종의 치즈, 냉동야채 등을 골고루 진열하고 있다. 단돈 몇 천원에서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다양한 와인이 갖춰져 있다. 특히 이들 와인숍에서는 주문배달도 가능하다. 커피를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다. 입맛이 까다롭지 않은 방문객이라면 대중적인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02-3482-8257)와 탐앤탐스(02-537-8780), 빈스빈스(02-596-9505), 카페베네(02-535-6231)를 찾으면 된다. 커피마니아라면 ‘데일리브라운’(02-536-6123)과 ‘압구정 볶는 커피’(02-537-0187)를 찾아가 보라. 스타벅스 맞은편의 ‘데일리브라운’과 얼마 전 문을 연 ‘압구정 볶는 커피’에서는 매장에서 직접 볶아 추출해낸 커피를 맛볼 수 있다. 핸드드립, 사이폰, 에스프레소 등 다양한 추출방식으로 50여종의 커피를 뽑아 고객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켜준다. 이 밖에도 우정빌딩에서 오른편으로 난 골목 안 쪽엔 오래된 ‘서래커피’(02-3478-0704)가 자리잡고 있다. 얼핏 다방을 연상시키는 고풍스러운 곳이다. 커피값도 착하기 이를 데 없다. 테이크아웃 2000원, 핸드드립 3000원이다. 커피를 직접 내려서 마실 수 있는 각종 핸드드립 기구들을 판매하는 곳도 있다. 프랑스학교 옆에 있는 ‘거멧드커피’(02-596-9335)다. 이곳은 아이들의 하교를 기다리는 프랑스 엄마들로 북적인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진 해피아워로 커피가 1900원이다. ●와인·커피·스테이크… 프랑스문화가 곳곳에 프랑스 정통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도 있다. 이곳 레스토랑들은 청담동의 대형 음식점들과 사뭇 다르다. 큰 매장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주방장과의 거리도 가깝다. ‘라 트루바이’(02-534-0255)에서는 프랑스 사람들과 함께 브런치를 먹을 수 있고, ‘라 싸브어’(02-591-6713)에선 입 안에서 살살 녹는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다. 한국 음식점들도 다양하다. 서래로 입구에 자리잡은 한정식집 ‘서래본가’(02-3477-9192)는 유럽 왕궁에서나 볼 수 있는 화려한 실내장식을 자랑한다. 가족 모임이나 회식에 안성맞춤이다. 서래로 안으로 들어서면 ‘담장 옆에 국화꽃’(02-517-1157)이라는 떡집이 있다. 파란 눈의 프랑스인들이 먹기 좋은 크기로 낱개 포장된 전통 떡을 먹는 모습도 서래마을에선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아무튼 서래로는 인사동 길이나 삼청동 길처럼 인파로 북적대지도 않고, 압구정 로데오길이나 홍대 앞 골목처럼 번화하지도 않다. 그다지 화려한 길은 아니지만 부촌의 품격과 프랑스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그런 길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의료진 과실로 모든걸 잃었다” 의료소비자들 권리찾기 나서

    2002년 3월20일 오전 2시26분. 강남구 세곡동 야산 아래 비닐하우스촌 근처에서 얼굴이 피와 흙 범벅이 된 채로 뒹굴고 있는 한 중년 남성이 발견됐다. 근처 병원으로 옮겨진 그는 물만 달라고 할 뿐 이름도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했다. 이에 의료진은 알코올 중독으로 판단, 수액만 놓고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병원으로 이송된 지 6시간 정도가 지난 오전 9시쯤에야 혈액검사가 이뤄졌지만, 불과 10여분 뒤 심폐정지 상태가 왔고 오전 10시50분 이 남성은 사망하고 말았다. 사인은 간 파열로 인한 복강내 출혈이었다. 취객으로 오인받아 제대로 된 의료 검사 한 번 받지 못하고 숨진 이 남성은 당시 49세였던 김모씨. 김씨는 전날 밤 집으로 돌아가던 중 퍽치기 일당을 만나 심하게 폭행당하고 지갑도 빼앗긴 채 인근 야산에 버려진 것이었다. 병을 고치러 간 병원에서 의료진의 과실로 김씨처럼 목숨을 잃거나 신체적·재산적 피해를 보는 일을 받아들일 사람은 없다. 전문의료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은 의료분쟁에서 ‘약자’ 입장일 수밖에 없지만,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종신고를 내고 며칠 뒤에야 김씨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된 김씨의 가족들은 당장 법원에 소송을 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김씨가 내원 당시에는 출혈량이 적어 즉각적인 조치를 필요로 하는 응급환자가 아니었다.”고 병원 손을 들어줬다. 김씨의 형 정규(78)씨는 증언해줄 의사를 찾아나섰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증언했다가는 왕따당한다.”는 답뿐이었다. 이에 미국에 있는 심장 전문의를 초청해 법정에 세웠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처럼 의식이 명료하지 않고 동행자도 없는 경우, 보다 광범위한 검사를 해서 장기내부 손상 등을 알아봤어야 하는데, 의료진이 이를 소홀히 해서 김씨가 사망했다.”며 원심을 뒤집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달 대법원에서도 이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소송을 제기한 지 8년 만이었다. 그 사이 가족들의 삶도 많이 바뀌었다. 의료진의 조치를 납득할 수 없었던 아들은 “아버지의 한을 풀겠다.”면서 생명과학에서 의과로 전공을 바꾸고 의학도의 길을 걷고 있다. 정규씨는 응급환자들을 돕기 위한 사단법인을 만들었다. 그는 “그저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정규씨를 비롯해 권리찾기에 나선 의료소비자들의 사연은 18일 오후 7시30분 케이블TV 채널인 STV의 ‘TV 쏙 서울신문’에서 방영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금호강 생태하천 이달말 첫 삽, 사북동~강 합류지점 41.4㎞

    4대강 살리기 사업과 연계해 추진되는 대구 금호강 생태하천 조성사업이 이달 말 시작된다. 16일 대구시에 따르면 25일쯤 시공업체를 최종 선정한 뒤 착공계 접수와 공정계획 수립 등 공사를 본격화한다. 사업은 대구 동구 사북동 시 경계에서 대구 달성군 다사읍 낙동강·금호강 합류지점까지 41.4㎞ 구간에서 시행된다. 하천부지 등에 대한 보상은 공사발주와 동시에 시작될 예정이다. 모두 2582억원이 투입돼 2011년 8월 열리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전 완공이 목표다. 금호강 노곡교 인근 하중도(하천 가운데 있는 섬)에 생태테마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 섬은 부지 면적이 22만㎡이며 길이가 1.1㎞,폭이 260m에 이른다. 시는 조만간 이 섬을 사들여 비닐하우스 경작지대를 완전히 철거한 뒤 노곡 하중도를 연결하는 다리를 놓고 우선적으로 생태공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또 강변을 따라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 정규 마라톤 코스 길이의 조깅로 등이 만들어지며 강을 따라 18개 지구로 나눠 지역별로 특색있는 친수공간이 조성된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데스크 시각]M형과 Y의 좌절/김성곤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M형과 Y의 좌절/김성곤 정책뉴스부장

    40여년 전쯤 농업고등학교를 나와 파인애플을 재배하며 선진 영농의 꿈을 키우던 M형. 당시만 해도 생소하던 대형 철제 비닐하우스를 세우는 등 새로운 시설원예농법을 펼치던 그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그는 내가 대학에 들어갈 때쯤엔 부모님이 물려주신 재산을 다 날리고 소작만 겨우 면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초등학교 같은 반 친구로 이웃동네 부잣집 막내아들 Y. 농고를 나와 도시생활 끝에 1980년대 초 꿈을 안고 귀농해 시설원예를 시작했다. 막내아들이 자신의 뒤를 이어 농사를 짓겠다는 말에 그의 부친은 너른 들을 물려줬다. 친구는 그 논에 쌀농사 대신 화훼와 딸기, 그리고 때가 되면 배추와 무를 심었다. 그 역시 지금 빚더미에 올라앉아 마지막 남은 한 필지 논을 붙잡고 원예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른 봄 배추를 심었지만 때가 맞지 않아 인건비도 건지지 못하게 되자 동네 사람들에게 그냥 뽑아가라고 했다. 하지만 수십년 동안 그의 노력과 실패, 추락을 지켜본 이웃들은 그 논만 보면 속이 상한다며 배추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얼마 전 서울에 올라오셨던 어머니가 전한 내 친구 Y의 얘기이다. 농촌에서 무엇인가 이뤄보려고 하다가 실패한 이들은 M형과 Y 외에도 많다. 이들은 모두 당시 공공부문의 조력을 받았다. 성공신화를 만들어 이를 확산시키기 위해 정부는 적극적인 협조와 지도도 아끼지 않았다. 1990년대 초 우루과이라운드 타결을 전후한 시점부터 세 차례에 걸친 농업대책으로 200조원가량이 농업부문에 투자됐다고 한다. 지금도 농촌과 지역을 살리기 위한 수많은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 농촌, 지역의 여건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물론 성공한 농업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또 새로운 공동체 문화를 창출한 곳도 있다. 하지만 그 수는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면 정부의 조언과 방침을 따랐던 많은 이들이 좌초하고, 농어촌 공동체가 해체 수순을 밟는 이유는 무엇일까. 상대적으로 도시로 떠난 이들은 여유 있는 삶을 사는 역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농촌 인구는 311만 7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6.4%에 불과하다. 국내총생산(GDP)에서 농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1995년 5.5%에서 2%대로 떨어졌다. 2, 3차 산업의 발전으로 농업 분야의 비중이 줄어든 점을 감안해도 우리의 농업과 지역 활성화 정책이 실패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때마침 행정안전부가 ‘자립형 지역공동체 발전사업’을 올해부터 벌인다고 한다. 개인 단위가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할 수 있는 사업을 제안하고 있다. 주민 스스로 지역단위로 공동체 자립구조를 만들어 사업을 펼친다. 물론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지원도 제한적이다. 녹색길이라든가 슬로공동체, 어메니티(amenity) 자원 개발, 로컬푸드사업, 농촌 내 사회적 기업 육성, 저탄소 녹색마을 등이 대표적인 사업유형이다. 일단 과거의 방식과는 다른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시대적 요구인 녹색을 지향한다는 점과 자립형 사업이라는 점도 바람직해 보인다. 하지만 너무 완벽하고 화려해 보인다는 점이 뭔가 아쉬움을 남긴다. 선진국이나 일부 지역에서 성공한 것들만 모아놓았기 때문일까? 기왕 새로운 방식으로 지역공동체의 활성화 사업을 추진한다면 성공모델로 삼은 일본의 유후인이나 이탈리아의 투스카니, 제주도 올레길 등의 성공뿐 아니라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시행착오와 실패한 도시에 대한 깊은 관심과 성찰이 있었으면 한다. 아울러 재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해 부처 간 중복투자 요인이 없는지도 철저히 따져봤으면 한다. 그래서 자립형 지역공동체 발전사업이 성공으로 이어져 제2, 제3의 M형과 Y를 낳지 않았으면 하는 게 기자의 진정한 바람이다. sunggone@seoul.co.kr
  • [한반도 이상저온] “배꽃 못피우고… 애호박 생산량 격감”

    [한반도 이상저온] “배꽃 못피우고… 애호박 생산량 격감”

    “죽어도 어느 정도지…. 할 수 없어 다 갈아엎어 버렸어요.” 29일 전북 고창 부안면 봉암리에서 12년째 복분자 농사를 지어온 김춘옥(59)씨. 갈아엎은 복분자밭을 보면서 한숨만 내쉬었다. 3만 3000㎡에 복분자 나무를 심어 애지중지 가꾸며 생활하던 김씨는 이상저온에 아예 올해 복분자 농사의 꿈을 접었다. “지난겨울 기온이 유난히 떨어지면서 복분자 나무가 말라 죽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래도 봄이 돌아와 따뜻해지면 새잎이 돋아날 것으로 믿고 기다렸지요. 그런데 3~4월에도 정상 기온이 돌아오지 않아 80%가 말라 죽고 말았어요.” ●고창복분자 900㏊ 이상 고사 살아남은 복분자 나무도 생육상태가 좋지 않다. 5월 일기도 그리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고창 복분자 농가는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9개 주류공장과 48개 음료·한과 가공업체들도 복분자 공급이 안되면 제품 생산이 끊겨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국내 최대 배 산지인 전남 나주. 배밭 주인들의 한숨 소리로 땅이 꺼질 정도다. 봉황면 철천리 정형기(52)씨 부부는 배나무에 콩알만 하게 열리기 시작한 어린 과일을 바라보며 “올해 배농사는 끝났다.”며 한숨을 몰아쉰다. 정씨의 배밭은 3만 5000여㎡. 과일이 열리기도 전에 꽃이 떨어지더니 그나마 열린 과일도 다 얼어 버렸다. 그는 “올봄 유난히 잦은 비와 저온으로 배꽃 피는 시기가 예년보다 1주일가량 늦은 4월15~20일 사이였다.”며 “그나마도 꽃망울을 터뜨리기 바로 직전인 13일엔 진눈깨비가 내렸고, 최근엔 서리마저 쏟아져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부인은 “날씨가 확 풀리지 않으면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설채소 피해도 심각하다. 충북 청원 옥산면에서 1만㎡의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고 있는 정환창(49)씨는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다. 일조량이 부족해 애지중지 키운 애호박 생산량이 지난해의 절반도 안 되기 때문이다. 정씨의 비닐하우스 호박 넝쿨에는 애호박이 주렁주렁 달렸다. 멀리서는 멀쩡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크기가 천차만별이다. 사람 팔뚝만 한 것에서부터 손가락 굵기만 한 것까지 제각각이다. ●일조량 줄어 시설채소도 피해 커 절반 이상이 상품가치가 없어 내다 팔 수 없는 것들이다. 햇빛을 제대로 쬐지 못해 광합성 작용이 부족해서다. 정씨는 “3월에 멀쩡했던 날이 4, 5일에 불과하고 4월에는 이틀에 한 번꼴로 비가 오거나 구름이 껴 호박이 크지 않았다.”며 “20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데 이렇게 힘든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고창 임송학·나주 최치봉 청원 남인우기자 shlim@seoul.co.kr
  • 줄줄 새는 4대강 보상금

    4대강 사업 보상과 관련해 낙동강변 모래 땅에 불법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거나 가짜 경작사실 확인서를 내는 방법으로 10여억원의 보상금을 타낸 30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불법시설 단속 유령 인력을 내세워 임금을 가로챈 공무원도 있었다. 경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7일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김해시 한림면 일대 낙동강 하천부지 등에서 거액의 허위 보상금을 타낸 혐의로 박모(48)씨 등 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또 한국농어촌공사 김해지사 박모(54) 소장 등 2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특히 4대강 보상업무를 맡고 있는 김해시청 공무원 김모(37)씨는 보상금을 노린 불법시설물을 단속할 순찰요원 2명을 채용한 것처럼 꾸미고 하천순찰 가짜 일지를 만들어 임금 5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구속영장이 신청된 박씨 등 8명은 낙동강살리기 사업 15공구인 김해시 한림면 시산리 낙동강변 모래 땅에 지난해 7월부터 10월 사이 쇠파이프만 꽂거나 비닐을 둘러 치는 방법으로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경작한 것처럼 속여 김해시로부터 6억 3000여만원의 보상금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4대강 보상금 14억 꿀꺽…가짜 비닐하우스 설치 28명 덜미

    가짜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4대강 사업’ 보상금을 타낸 주민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남 밀양경찰서는 18일 ‘4대강 살리기 사업’ 보상지역인 밀양시 하남읍 명례리 해동마을 앞 낙동강 하천부지 등에서 비닐하우스 이전비용 명목으로 허위 보상금을 타낸 혐의로 주민 28명을 붙잡아 유모(39)씨를 구속하고 민모(46)씨 등 8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유씨는 실제 농사를 짓지도 않으면서 다른 사람 농경지를 빌려 비닐하우스용 철재를 꽂는 방법으로 비닐하우스 20동을 만들어 5000여만원의 보상금을 부정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28명이 타낸 불법 보상금은 모두 14억 2400만원이다. 밀양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도시와 길] (11) 서울 압구정·문정동 로데오거리

    [도시와 길] (11) 서울 압구정·문정동 로데오거리

    10년을 넘지 못하는 것은 권력만이 아니다. 상권도 마찬가지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송파구 문정동의 ‘로데오 거리’는 90년대 전국구 상권을 형성했던 양대 산맥이다. 하지만 지금은 수많은 아류에 밀려 주눅 든 느낌이다. 썩어도 준치라 했다. 변화의 기운이 다시금 꿈틀거리고 있다. ●압구정엔 보세의류·개인브랜드점 속속 들어서 압구정동에 로데오 거리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중반부터다. 압구정로 한양1차아파트 맞은편 ‘ㄴ’자형 거리 440m(압구정로 남35길, 선릉로 서14길) 구간에 고급 의류·잡화매장이 들어서면서 패션의 중심가로 자리매김했다. 외국계 브랜드가 국내에서 성공 여부를 가늠하기 위한 파일럿(시험) 매장이 잇따라 들어섰다. 이어 80년대 후반~90년대 중반 ‘오렌지족’이라고 불리는 부유층 자녀들이 이 거리를 활보하면서 신세대 문화를 주도하는 젊은이들의 주요 활동무대가 됐다. 이른바 ‘잘나가는’ 상점의 바로미터가 되는 권리금은 66㎡(20평) 남짓한 게 3억~4억원까지 치솟았다. 연예인 등 유명 인사가 거리에 자주 나타나자, 이런 사람을 구경하기 위한 또 다른 사람들이 몰리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 다른 지역보다 3~5배 비싼 커피값을 투정하는 건 촌스러운 행동으로 치부됐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수난은 시작됐다. 명품 거리의 이미지는 바로 이웃해 있는 청담동에 내줬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상복합촌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을 가로지르는 ‘노천 카페거리’가 ‘청자동’(청담동+정자동)으로 불리는 데도 쓴 입맛만 다셔야 했다. 이국적인 거리 풍경 역시 신사동 가로수길에 뒤처졌고, 문전성시를 이뤘던 젊은이들도 신촌 등지의 대학가로 빠져나갔다. 전국구 상권이 지역 상권으로 뒤바뀐 것이다. 임성진 압구정 로데오거리 상인연합회장은 “현재 1000여개 상점이 있지만, 메인 거리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권리금이 한푼도 없는 곳도 수두룩하다.”면서 “하지만 대중성 확보를 통해 다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명품점을 보세 옷가게와 개인 브랜드 숍들이 대체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다음달부터는 주말에 차 없는 거리로 만들고 장터를 정기적으로 여는 ‘선데이 뷰티 마켓’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강남구도 측면 지원에 나섰다. 2008년 이 일대를 정부로부터 ‘패션 특구’로 지정받아 대대적인 거리 개선 사업을 벌였다. 임 회장은 “옛 로데오 거리의 황금기를 다시 맞이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마케팅과 홍보 활동도 펼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문정동 인근에 법조단지 조성… 복합상권 도약꿈 로데오 거리가 압구정동처럼 고급 이미지로만 덧칠된 것은 아니다. 명품점 대신 상설 할인매장이 거리를 채우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초반 서울 송파구 문정동 로데오 거리가 계기가 됐다. 900여m 구간 거리 양쪽에 유명 브랜드의 재고품을 모아 파는 할인매장이 빼곡히 들어차면서 주머니가 가벼운 10대 등이 즐겨 찾는 곳이 됐다. 때문에 문정동 로데오 거리는 압구정동이 아닌 ‘뒷구정동’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로데오 거리라는 이름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쓴 원조가 압구정동이라면, 90년대 중반 이후 로데오 거리 조성 바람을 일으킨 원조는 문정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 할인매장에서 올리던 매출 규모는 웬만한 중소기업보다 나았다. 90년대 중·후반 100여개 매장에서 올린 월매출이 300억원을 웃돌 정도였다. 당시만 해도 끊임없이 밀려드는 손님 때문에 점포 문을 잠그고 입장을 통제하는 일도 빚어졌다. 이에 따라 2002년에는 거리 정식 명칭이 아예 로데오 거리로 바뀌었고, 로데오 거리에서 곁가지처럼 뻗어나온 문정동길 400여m 구간에도 상점들이 들어서 지금은 이곳에서 팔려나가는 유명 브랜드만 250여개에 이른다. 이종덕 문정동로데오진흥사업협동조합 회장은 “90년대까지만 해도 주말이면 10만명 정도가 몰렸지만, 지금은 여러 지역에 유사 거리가 생기면서 방문객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라면서 “최고 30억원까지 뛰었던 상점 권리금도 현재 10억원 수준으로 내려갔다.”며 씁쓸해 했다. 문정동 로데오 거리는 이제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다. 다음달 말이면 지하철로 한 정거장 떨어진 장지동 가든파이브에 뉴코아 아웃렛이 입주할 예정이다.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송파대로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위치한 비닐하우스촌 54만 8000㎡ 일대가 2012년까지 법조·업무단지로 탈바꿈한다. 이 경우 기존 주말 상권이라는 제약에서 벗어나 복합 상권으로 거듭날 수 있다. 이 회장은 “주변 환경 변화에 맞춰 지역 상권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로데오거리 몇 군데? 서울만 10여곳·전국엔 100여곳 우후죽순 ‘로데오 거리’라는 명칭이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지 채 30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등장하는 철수와 영희처럼 흔한 이름으로 자리매김했다. 서울에만 10여곳, 전국적으로 100곳에 육박하는 거리가 이 이름을 내걸고 있다. 이처럼 전국 방방곳곳에 우후죽순처럼 생긴 로데오 거리가 대한민국 거리 문화의 현주소를 대변하고 있다. 로데오는 길들여지지 않은 말이나 소를 타고 굴복시키거나 버티는 경기를 일컫는다. 미국 서부시대 카우보이들이 솜씨를 겨룬 데서 유래했다. 로데오 경기가 시작된 시기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1887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처음 입장료를 받고 경기가 이뤄졌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젊은층 사이에서도 로데오가 인기를 끌었고, 때문에 경기장 주변에는 이들을 겨냥한 상설 할인매장도 등장해 거리를 형성했다. 또 50~60년대까지만 해도 말이 지나던 길에 불과했던 미국 LA 서쪽 베벌리힐스의 ‘로데오 드라이브’는 70년대부터 최고급 명품점이 즐비한 세계적인 패션거리로 우뚝 섰다. 우리나라에는 로데오의 ‘경기’는 빠지고 ‘거리’만 유입됐다. 80년대 중반 명품 이미지를 내세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90년대 초반 저렴함을 강조한 송파구 문정동이 대표적이다. 이어 문정동을 본뜬 은평구 갈현·대조동 연신내 로데오, 양천구 목동 로데오, 도봉구 창동 로데오 등이 줄줄이 생겨났다. 이때부터 로데오 거리는 보통명사처럼 통용되기 시작했다.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잠시 주춤하던 로데오 바람은 2000년대 들어 다시 들불처럼 번져나갔다. 이렇듯 서울에서 시작된 로데오 거리 문화는 일산·분당·인천·안산·수원·부천 등 수도권을 넘어 부산·대구·대전·춘천 등 전국으로 확산됐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로데오거리 열풍 왜? 소비자·의류업체·지자체·부동산업자 윈윈 로데오 거리 열풍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부동산 개발업자와 상점 주인, 의류업체, 소비자, 지방자치단체 등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구조다. 초기 자생적으로 생겨난 로데오 거리와 달리 부동산 개발업자는 새로운 로데오 거리, 즉 상권을 만들면 개발 이익을 챙길 수 있다. 기존 로데오 거리에서 재미를 본 상인들도 새로운 로데오 거리에 발빠르게 투자하면 권리금이라는 부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의류업체 입장에서는 애물단지 재고품을 효과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로데오 거리의 한 상인은 “여러 로데오 거리에 다수의 상점이나 건물을 갖고 있는 이른바 ‘로데오 재벌’도 적지 않다.”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이익이 발생하면 점포를 정리한 뒤 다른 곳으로 떠나는 구조”라고 귀띔했다. 소비자들은 유명 브랜드 제품을 20~80%의 할인가격에 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한 거리에서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둘러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지자체는 로데오 거리를 유치하면 세수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때문에 일부 지자체는 로데오 거리를 ‘걷고 싶은 거리’로 지정하거나 거리 축제를 지원하는 등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전국적으로 획일화된 로데오 거리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제기된다. 또 다른 상인은 “로데오 거리가 지나치게 상업적으로만 발달하고 소비를 부추기는 경향이 커 지역 고유의 특색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상권이 체계적으로 개발되지 않아 새로운 거리 문화를 만들어 내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전남 농산물 기상이변 피해 속출

    13일 전남 담양군 봉산면 와우리 들녘. 딸기 주산지인 이 마을 주민들이 비닐하우스 속에서 출하기를 맞은 딸기를 따내며 근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최근 계속된 비와 이상 저온으로 열매가 튼실하지 못한 데다 병충해마저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3000여㎡ 남짓한 비닐하우스에 딸기를 재배한 김상철(48)씨는 “잦은 눈·비와 일조량 부족으로 착과율이 크게 떨어진 데다 잿빛곰팡이병까지 발생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올해는 20~30% 수확량 감소가 예상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딸기뿐만 아니라 복분자, 토마토, 멜론, 오이 등 대부분의 시설하우스 재배 작물이 초봄 일조량 부족 등으로 개화기 때 수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기형 열매가 속출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13일 전남도에 따르면 기상이변으로 관내 시설작물 재배면적 1556㏊의 32%가량이 병해충과 수확량 감소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도는 이에 따라 농림식품부에 이번 피해를 자연재해로 인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작물별로는 딸기가 345㏊에서 잿빛곰팡이병 발생 등으로 생산량이 떨어지고 토마토는 325㏊에서 열과(터짐현상) 및 부패과가 발생했다. 이밖에 애호박은 119㏊, 파프리카 46㏊, 화훼류 53㏊ 등에서 저온성 병해 발생으로 수확량 감소 피해가 나타났다. 정도별로는 30~50% 피해가 887㏊(57%)로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는 나주가 241㏊, 광양 177㏊, 장성 158㏊, 보성 134㏊, 순천 128㏊, 곡성 109㏊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들 작물 피해의 복구비는 25억7400만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전북 고창의 특산품인 복분자도 최근의 이상 기온으로 2380㏊ 가운데 69.3%인 1651㏊가 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963㏊의 작물은 착과를 기대하기 힘들 정도로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피해를 입은 1700여 농가들은 대부분 정부의 농산물 재해보상 대상에서 제외돼 어려움이 예상된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댐으론 한계… 숲 가꿔 홍수 막아야”

    “댐으론 한계… 숲 가꿔 홍수 막아야”

    “산과 물을 다스리는 치산치수(治山治水)를 국가가 우선 정책으로 삼아 추진해야 합니다.” 경남 거창군 북상면 산수리 덕유산 자락 260㏊(80여만평)의 넓은 산에 40년 넘게 산림자원을 가꾸고 있는 산림 전문경영인 류형열(71·북상임업 대표)씨는 “산림 가꾸기는 정부가 관심을 갖고 정책적으로 추진해야 결실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류씨는 “최근 들어 이상기후로 폭우와 폭설이 수시로 쏟아지는 상황에서는 댐 건설 등으로 물을 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산을 잘 가꾸어 수령 수십년에 이르는 숲이 조성되면 홍수와 가뭄이 자연적으로 관리된다.”고 말했다. 류씨는 우리나라에서 최대 규모의 사유림을 갖고 복합임업을 경영하는 스타 독림가(篤林家)로 꼽힌다. 산이 좋아 학창시절부터 등산을 즐겼던 그는 회사생활을 하던 1968년부터 거창군에 위치한 덕유산 자락에 산을 사 모았다. 류씨는 자신의 봉급과 공무원이었던 부인의 봉급을 보태 모은 돈으로 몇년에 걸쳐 지금의 산림을 마련하고 장기적인 영림계획을 세워 산 가꾸기를 했다. 산림 전문 경영을 위해 1993년 도시생활을 접고 아예 덕유산 자락으로 입산했다. 40여년에 걸친 끈기있는 투자와 각고의 노력 끝에 류씨의 산림은 잣나무가 우거지고 각종 임산물이 나는 보물산으로 바뀌었다. 산 곳곳에는 고사리와 두릅을 비롯한 자연산 임산물 단지가 조성돼 있다. 표고버섯을 생산하는 21동의 비닐하우스시설과 잣 공장에서는 최고 품질의 상품이 생산된다. 류씨는 현재 잣·표고버섯·두릅 등 각종 임산물을 생산해 한해 3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류씨는 “개인이 대규모 산림을 가꾸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면서 특히“일을 할 사람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걱정했다. 거창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식물도 공장생산 시대로

    식물도 공장생산 시대로

    상추, 인삼 등 식물도 공장에서 생산하는 시대가 열렸다. 전북 전주시는 29일 햇볕 대신 발광다이오드(LED) 빛을 쪼여 야채와 식물을 재배하는 ‘미래형 식물 공장’을 선보였다. 송천동 농수산물시장 관리동 지하 1층에 마련된 이곳은 전주생물소재연구소(소장 권태호 박사)가 연구 결과를 상용화하기 위해 만든 도심형 식물공장이다. 221㎡의 부지에 132㎡의 생산공간을 갖췄다. 이 공장에서는 철제와 플라스틱 선반에서 상추, 치커리, 인삼 등 11종의 식물이 시험재배되고 있다. 흙과 햇볕이 없이 인공양액과 인공광원을 활용해 식물을 재배 하는 첨단 시스템을 갖췄다. 특히 이 공장은 식물별로 광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광파장을 맞춰 주기 때문에 작물의 생육과 영양성분이 뛰어나 상용화될 경우 식물재배에 일대 혁명을 가져 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주생물소재연구소가 2008년부터 적색과 파랑색 LED 빛을 식물별로 적합한 비율로 쪼여 재배한 결과 생육속도가 일반 토양보다 2~3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C, E 등의 함유량도 2~3배 높았다. 인삼의 경우 사포닌 함량이 잎은 10배, 뿌리는 3배가 많이 함유된 것으로 분석됐다. 식물공장은 무농약 재배가 가능하다.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최적의 내부 환경을 제공하고 병해충 침입을 원천적으로 차단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단식 재배로 재배면적을 극대화하면 좁은 공장 내에서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 전주생물소재연구소 관계자는 “LED 식물공장은 인위적인 환경을 조성해 고품질 야채를 연중 생산함으로써 시설농업의 고도화를 가능하게 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식물공장은 용도 폐기된 터널이나 폐교 시설을 재활용할 수 있어 토양·시설·수경재배에 비해 다양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용화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우선 초기 투자비용이 비닐하우스보다 15~20배 많이 들어간다. 대량 생산시설을 갖추고 상용화 해도 비닐하우스의 3배가량 투자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LED 빛의 색깔이 아직은 자연광과 같은 다양한 색깔을 낼 수 없어 재배 가능한 식물의 종류가 제한적인 것도 풀어야 할 과제다. 한편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식물공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고 일본에서는 이미 상업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길 잃은 소식/문흥원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길 잃은 소식/문흥원

    바람에 실려 와 잠자리 머물다 간 싸리나무 가지에 햇살 오롯이 앉다, 떠났던 잠자리 다시 돌아 와 눈 앞 푸른 공간에 몸통을 밀어 넣을 때 날개에 반짝이는 오후 이 시각에도 인공부화되는 봄 병아리와 비닐하우스에서 자라는 가을 딸기 몸속에 스며 있는 유전형질의 거미줄 코드를 모두 뽑아든 채 철 잃은 소식이 신문지 위에 투욱 툭 떨어진다 흔한 고요, 햇살 느릿느릿 가을 오솔길도 이미 길 잃은 소식이다
  • 잦은 눈·비에 시설농가 희비교차

    # “한창 딸기 수확 시기인데, 일조량 부족으로 2~3일 걸러서 한 번씩 땁니다. 수확량이 30%가량 줄었을 뿐 아니라 시기도 늦어져 한꺼번에 출하되면 반값도 못 받을 것 같아 걱정입니다.”(최모씨·60·경북 고령) # “한파로 꽃눈이 50%가량 얼어 죽어 지난해보다 수확량이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동해 특약에 가입했지만, 농작물재해보험금조차 받을 수 없어 답답합니다. 정부의 도움이 유일한 희망입니다.”(박모씨·58·강원 원주) 최근 잦은 눈·비와 저온으로 농작물 피해를 입은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수확량이 떨어지고 난방비 걱정이 태산이다. 반면 충분한 수량을 확보, 예년과 같은 봄철 가뭄 걱정에서는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25일 전국 지자체와 기상청에 따르면 올 들어 3월 중순까지 전국의 평균 강수량은 218㎜로 평년(79㎜)보다 3배 가까이 많아 습해로 이어지고 있다. 비나 눈이 내린 날도 지난해보다 10일 이상 늘어난 30여일로 일조시간은 평년보다 1일 평균 5시간이나 부족했다. ●悲 경북도의 경우 올 들어 현재까지 평균 강수량(142.7㎜)은 평년 100.6㎜에 비해 크게 늘어났을 뿐 아니라 지난해 73.2㎜의 배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성주와 고령, 칠곡, 상주 등에서 참외와 딸기 등 시설작물을 재배하는 9133㏊ 가운데 90.4%인 8260㏊가 저온 또는 일조량 부족의 피해를 입었다. 전국 최대의 시설 수박단지가 몰려 있는 함안군에서는 올해 수박농사를 거의 포기한 상태다. 1800여농가가 1100㏊에 걸쳐 4~5월에 출하되는 수박을 재배하는 이 지역에서는 평년에 비해 2∼3월의 일조량이 100시간 이상 부족해 곰팡이성 병해 등이 잇따라 발생, 착과율이 떨어지고 수정이 안 돼 작물을 걷어내고 있는 상황이다. 또 원주지역 복숭아 나무 중 50% 이상이 폭설과 한파로 동해를 입어 고사위기에 처했고 춘천과 홍천, 횡성 등에서도 꽃눈이 어는 피해가 나타났다. 이와 함께 예년에 비해 2~3월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시설재배농가의 기름 사용량이 지난해보다 40%가량 늘어나면서 난방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일부 시설농가는 재배를 포기하기도 했다. 광주에서 비닐하우스에 한라봉을 재배하는 최모씨는 수확량 감소와 난방비 부담 증가로 대체 작물 파종을 결심했다. ●喜 반면 울산시는 잦은 비로 충분한 수량을 확보하면서 낙동강의 물을 끌어와 사용하지 않으면서 27억원가량의 원수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식수원인 회야댐은 자체 수원 부족으로 매년 낙동강 물을 끌어와 사용하면서 물값으로 연 평균 100억원가량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잦은 비로 낙동강 물을 이용하지 않으면서 올 상반기 27억원 정도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들어 현재까지 울산지역의 강수량은 305㎜로 지난해 같은 기간(150㎜)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 이 덕분에 현재 회야댐 저수량은 1746만㎥로 유효저수량 1771만㎥의 99%가량에 이른다. 상수도사업본부는 현재의 저수량을 고려할 때 올 상반기 동안 낙동강의 원수를 사용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낙동강 원수 1854만 4000㎥(물값 67억 3100만원)를 사용했지만 올 1~2월에는 원수비용으로 40억 2200만원만 지급, 27억 900만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환경플러스] 22일부터 봄맞이 전국토 대청소

    정부는 22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를 ‘새봄맞이 국토 대청소 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적으로 각종 쓰레기 수거활동을 벌인다고 밝혔다. 이 기간에는 지방자치단체별 도로·하천·관광지·등산로·낚시터 등에 방치되고 있는 쓰레기를 집중 수거한다. 환경부는 오는 26일 금강살리기 공사가 진행되는 부여군 자왕리에서 국토 대청소 행사를 갖는다. 이 행사에는 금강유역환경청과 부여군, 대전지방국토관리청, 한국환경공단, 지역주민 등 600명이 참가해 비닐하우스 등 영농폐자재와 하천변 쓰레기를 수거해 처리할 계획이다. 쓰레기 불법투기 방지와 재활용품 분리수거,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등의 홍보활동도 펼친다. .
  • 전국 밤새 ‘큰 눈’… 출근대란 우려

    전국 밤새 ‘큰 눈’… 출근대란 우려

    때늦은 눈바람에 전국이 몸살을 앓았다. 9일 오후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강한 바람과 함께 눈과 진눈깨비가 몰아치고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10일 아침 일부 지역에서는 출근대란이 우려된다. 강원 영동·산간 지역에 대설경보가 나흘째 이어진 것을 비롯해 경북 북동 내륙지역에도 대설경보가 발령됐다. 이날 오후 6시부터는 전북 내륙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것을 시작으로 오후 9시 이후에는 서울 등 수도권을 포함해 강원 영서, 충북, 대전, 충남 대부분, 전북과 전남 일부, 제주 등으로 대설주의보 지역이 점차 늘어났다. 상대적으로 따뜻한 남부 일부 지역에만 비가 내렸다. 모든 바다에는 풍랑주의보가 내려졌고 수도권 서부, 충남 서해안, 전남 서해안, 제주, 울릉도·독도 등에는 강풍주의보도 발령됐다. ☞ “봄 맞나?” 전국 곳곳 눈 속 천태만상 기상청은 강원 영동·산간지역과 경북 북동 산간 지역에는 10일까지 10~30㎝의 눈이 더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또 전국이 영하권으로 떨어져 출근길 빙판과의 싸움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울지역이 영하 3도로 떨어지는 등 10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밤사이 쌓인 눈이 도로에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안전 운행 등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농사철을 앞두고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 관리에도 유념해 줄 것을 당부했다. 10일까지 예상되는 적설량은 서울·경기·충청 5~15㎝, 전라·경남내륙·서해 5도 3~10㎝, 강원·경북·제주 산간이 10~40㎝에 이른다. 이번 눈은 10일 낮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그치겠지만 강원 영동 지방 등에서는 늦은 오후까지 눈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이후 이틀에 한 번꼴로 눈이 내린 영동 산간 지역은 누적 적설량이 60㎝가 넘었고, 9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대관령의 누적 적설량은 72.4㎝를 기록했다. 하지만 기상청은 3월 들어 갑작스레 눈이 내리는 이번 현상이 이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날 내린 눈은 북서쪽 상공에서 영하 40도의 매우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진 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눈과 함께 강한 바람이 몰아친 것도 이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록을 살펴보면 3월 초순에 전국적으로 눈이 내리는 경우가 제법 있어 지금까지는 이례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대기 불안정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지만 강풍을 동반하는 악천후이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서울·경기 10일까지 최고 10㎝ 눈

    9일 전국적으로 비 또는 눈이 내리다 밤사이 기온이 떨어지면서 눈으로 바뀌어 다음날 출근길 교통 불편이 예상된다. 8일 대설특보가 내려진 강원 영동지역은 10일까지 최고 50㎝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9일 일본 남쪽 해상의 저기압에서 형성된 기압골의 영향으로 전국이 흐리고 비 또는 눈이 올 것으로 보인다. 최저기온은 영하 1도~영상 4도, 최고기온은 영상 1~8도가 예상된다. 대부분 지역에서 비나 진눈깨비가 내리겠지만, 기온이 낮은 중부 내륙지방을 중심으로 다소 많은 눈이 쌓이는 곳이 있겠다. 10일까지 예상 적설량은 서울·경기·충청남북 5~10㎝, 경북 내륙·경북 남부 동해안 5~20㎝, 전라남북·경남 1~5㎝로 예보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9일 오후부터 비가 눈으로 바뀌면서 전국적으로 제법 많은 눈이 쌓일 것으로 보여 10일 아침 출근길 교통안전에 주의해야 한다.”면서 “폭설이 계속되는 영동지방은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 피해가 없도록 대비하고, 교통안전에도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2월 자랑스러운 中企人’ 김덕현씨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는 2월의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으로 김덕현(64) ㈜대륙 대표이사를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김 대표는 1977년 회사를 설립한 뒤 배선용 차단기 핵심 부품인 오일 대시 포트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등 기술개발에 주력해 왔다. 특히 비닐하우스 시설물 안전점검 같은 사회봉사에도 활발한 활동을 보여왔다.
  • 남양주서 軍헬기 추락 2명 사망

    남양주서 軍헬기 추락 2명 사망

    3일 저녁 8시30분 경기 남양주시 일패동 농가 비닐하우스 단지에 육군 109 항공대 소속 군용헬기(500MD) 1대가 야간 훈련비행 도중 추락했다. 헬기에 타고 있던 박정찬(45) 준위와 양성운(32) 준위 등 2명은 사고 직후 구리 한양대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으나 모두 사망했다. 헬기에 추가 탑승자는 없었으며, 추락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날 강원도 평창군 선자령에 추락한 F-5 전투기 2대에는 블랙박스 대신 음성녹음 방식의 기록장치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록장치는 블랙박스와는 달리 외부 충격에 약해 회수하더라도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한 결정적 정보를 얻기 어려울 전망이다. 공군은 3일 사고현장에서 기체 잔해 회수작업을 했다. 아울러 이날 대북 경계를 위한 초계비행 외에 모든 전투기의 비행을 일시 중단했다. 추락한 F-5의 조종사인 오충현 중령과 어민혁 대위, 최보람 중위의 영결식은 강릉기지에서 부대장으로 치러진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원지동 서울추모공원 10년만에 첫삽

    원지동 서울추모공원 10년만에 첫삽

    25일 오전. 서울 양재동 양곡유통센터 뒤쪽 비포장도로를 따라 수백m를 들어가자 널따란 공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공터 주변으로 드문드문 채소 재배용 대형 비닐하우스와 연탄이 눈에 띄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비닐하우스는 봄이 되면 완전히 철거될 것”이라며 “얼마 남지 않은 주변 주민들과도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고 설명했다. 공터에서는 터파기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공사가 마무리되는 2012년이면 이곳에는 화장로 11기를 갖춘 대형 화장장과 가족공원이 들어선다. 2014년에는 국립의료원이 완공될 예정이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의 최대 숙원사업이었던 추모공원 건립이 결실을 맺게 됐다.”고 밝혔다. 주민들의 건립반대소송으로 부지선정 이후 9년여를 끌어온 화장시설인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이 25일 착공식을 가졌다. 추모공원이 완공되면 서울시는 벽제승화원과 함께 화장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가 제2화장장 건설을 공식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1998년부터다. 당시 시는 20기의 화장로와 5만위의 봉안시설을 갖춘 화장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하고 2001년 7월 원지동 일대를 후보지로 확정했다. 1997년 서울시민 화장률이 30%를 넘어서면서 급증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벽제승화원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서울시민 화장률은 2000년 48.4%, 2005년 64.9%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80.4%, 2020년에는 91.7%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대표적인 혐오시설인 화장장이 지역에 설치된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2001년 12월 법적 공방이 시작됐다. 2007년 4월에야 대법원에서 원고 패소 판결이 확정됐다. 공사가 지연되는 9년여 동안 시는 430회에 걸쳐 공식적인 주민대화를 시도했고 150여회의 관계부처 협의를 진행했다. 신면호 시 복지국장은 “국립의료원을 유치하고 화장로를 11기로 줄이는 등 끊임없는 설득작업을 펼쳤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협의가 모두 완료된 것은 아니다. 일부 주민들은 내곡지구 보금자리주택 입주권을 요구하며 철거에 불응하고 있고, 주변 지역에서도 보상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남아 있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달라 협상이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시는 가능한 한 올 상반기에 관련 민원을 모두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한송이 꽃’을 형상화한 추모공원은 산속 지하에 철저히 숨겨진 형태로 건설된다. 설계도상으로는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이지만 지하 20m까지 땅을 파고 들어가 외부에서는 완전히 지하 건물이 된다. 부지 전체가 3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데다 나머지 한쪽 면에는 종합의료시설이 들어선다. 출입도로도 터널로 연결해 장례행렬이 외부에 보이지 않도록 했다. 화장장은 친환경 신공법이 대거 적용됐다. 소각로는 매연이나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이 배출되지 않는 완전연소가 이뤄지게끔 화염이 4차례 순환 연소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배출가스의 양은 국가 기준의 10분의1 수준으로 줄였다. 화장장 시설의 냉난방은 소각로에서 나오는 폐열과 지열발전기를 통해 100% 자체 충당하고 건물의 조명을 위해 자연광 활용을 극대화했다. 시 관계자는 “일단 2020년까지의 수요는 해결이 됐지만 승화원과 추모공원의 화장로 34기를 모두 빠듯하게 운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향후 제3화장장 논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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