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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희경 기자의 출근하는 영장류] 적폐란 무엇인가

    [홍희경 기자의 출근하는 영장류] 적폐란 무엇인가

    촛불 1주년이다. 세상은 바뀌었다. 특히 적폐 청산의 결기는 달라진 세상을 웅변한다. 국정과제 1호인 적폐 청산 기세에 눌려 이제 나머지 국정과제가 무엇이었는지 가물가물하다. 적폐 청산 블랙홀 국면이다. 청산 성공을 바란다. 하지만 불길한 징조가 보인다. 쫓기듯 움직이는 보폭이 그렇다. 1호 과제를 완수해야 비로소 다음 99개 과제의 봉인을 뜯을 수 있다고 믿는 듯한 태도다. 선 적폐 청산, 후 국가전략 추진 기조인 셈이다. 북핵 위기니, 4차 산업혁명의 도래니 거창한 용어를 댈 필요도 없다. 미래 헤게모니의 일부라도 차지하려는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한 국면에 적시에 국가전략을 펴지 못한 국가는 도태되는 게 현실이다. 99개 과제를 마냥 후순위로 방치할 수 없다는 조바심 때문에 선결 과제인 적폐 청산은 조기 완수를 재촉받는 모습이다. 진짜 적폐가 무엇인지 숙의할 여유는 사라지고, 적폐 청산은 적폐세력 청산으로 축약된다. 만사를 특정 세력에 대한 유무죄 여부로 치환시키는 게 업무인 검찰이 키를 쥔 것도 적폐 청산을 적폐세력 청산으로 간소화시키는 데 일조했다. 세력 청산은 여론의 감정적 지지를 이끌기 좋은 소재다. 타인의 고통을 즐기는 은밀한 본성, 이른바 ‘쌤통 심리’ 때문이다. 언제부터 쌓였을지 모르는 악습의 양태와 원인을 분석해 제도적·문화적 정비책을 찾는 일이 지루한 반면, 벌을 받아 마땅한 나쁜 사람에게 당해도 싼 불행을 안겨 주는 일에 속이 시원해지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다만, 한 세력이 청산되는 것을 보며 쌤통이라고 호기를 부리는 것과 실제 내 처지가 나아지는 것은 별론이다. 적폐세력 청산이 적폐 청산의 완수는 아니며, 적폐세력이 사라진 세상에 대한 청사진을 스스로 그려 내야 한다. 세력 청산을 복수라고 제멋대로 바꿔 읽는 맞은편 세력과는 타협이 불가능하다는 것 역시 세력 청산이 지니는 한계다. 적폐 청산을 감행한 측과 적폐 청산의 대상이 대립하는 구도에서 적폐 청산을 위한 제도적 개선은 요원해진다. 일제 식민지 시절 일본인들이 조선인들에게 한심하다는 이미지를 덧씌워 ‘요보’라고 비하할 때, 그 말을 반복적으로 듣던 우리 민족이 스스로에 대한 연민과 혐오의 양가 감정에서 쉽게 헤어나오지 못했던 것처럼 비난전에 매몰되면 현실 문제 해결은 부차적인 일이 될 뿐이다. 요즘 청산 대상이 된 적폐세력은 형법상 죄를 범하기라도 했지만, 때로는 모두가 분담해야 할 책임을 떠미느라 특정 세력을 희생양 삼아 지목할 때도 있었다. 너도나도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청년들을 향해 ‘요즘 애들은 도전의식이 없어’라고 별 고민 없이 매도했던 게 그 예다. 같은 시대 장년층은 (퇴직에 다가서는 징후인) 승진을 더이상 바라지 않기 시작했고, 고수익 전문직들은 월급쟁이 자리를 마다하지 않는 등 전 세대가 모험형에서 안전형으로 인생관 대전환을 도모하고 있다는 점은 놓친 채 오직 청년들만 기이하다는 시선으로 바라봤었다. 문화가 아닌 세력에만 집중하다 보니, 미래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우리의 대답은 점점 더 군색해지고 있다. #식민지 트라우마 #쌤통의 심리학 saloo@seoul.co.kr
  • [홍희경 기자의 출근하는 영장류] 마르탱 게르의 귀향

    [홍희경 기자의 출근하는 영장류] 마르탱 게르의 귀향

    신문에는 대체로 정제된 역사가 기록되지만, 살다보면 정제 전 불순물도 함께 보인다. 당대 업적·갈등에 대한 정제된 기록은 문서고에 스크랩된다. 불순물은 정돈되지 않은 상태다. 정제된 큰 역사에서 간과했지만 나만이 불순물을 눈치챌 때가 있다.불순물은 저마다의 작은 역사를 만드는 훌륭한 재료다. 16세기 이탈리아에서 ‘태초 세계는 치즈 같았고 그 속에서 나온 구더기는 천사’라고 주장하다 화형당한 메노키오라는 인물이 역사서 ‘치즈와 구더기’로 남아 있다. 같은 시기 프랑스 한 마을에서 실종됐던 마르탱 게르를 사칭하며 3년이나 가장 노릇을 하다 적발돼 교수형을 당한 사기꾼이 ‘마르탱 게르의 귀향’이란 역사서로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참여정부 초반 초년 기자로 출입한 법원은 역사적 사건들의 마무리를 관찰할 요충지였다. 당시 사법부는 학계에서 자정되지 못한 논문 조작, 정치권에서 매듭짓지 못한 행정수도 이전, 호주제 폐지까지를 전부 다뤘다. 문서고 속 신문은 이 때를 ‘정치의 사법화 시대’라고 기록했다. 만사가 사법화되면서 세상의 갈등이 양측 당사자의 입장으로 구조화해 대립하기 십상이란 느낌은 불순물로 남았다. 처음 불순물은 관찰에서 비롯됐다. 힘의 논리로 보면 누구 하나 부족하지 않은 두 당사자인 검찰과 경제 사범이 맞붙어 대립하면, 사건은 인수분해되고 형량은 ‘0’을 향해 수렴됐다. 역으로 세상에 자기 편이라곤 남지 않은 패륜범은 처벌 과정에서 정상참작이 더해지고 인권의식이 곱해져 피해자를 좌절시키기에 충분할 만큼의 선처를 받아 내기 일쑤였다. 재벌과 흉악범이란 양 극단에 이례적으로 관대한 처벌 양태를 이해하려면 ‘대등한 양쪽 당사자라는 인위적 구조를 먼저 설계하고, 양쪽 얘기를 견줘 판단하는 게 사법인가 보다’란 개똥철학을 보태야 했다. 풋내를 벗고 행정부를 출입했을 때 공익을 위해 다양한 주장이 모이는 공간에 닿았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 곳에서도 ‘정부 대 나머지 의견’이란 대립구도가 보였다. ‘나쁜 사람’이란 권력 한 마디에 동료가 축출되는 곳이라는, 국정농단 사태 이전엔 기록되지 않았던 상황이 여실히 드러난 뒤에야 ‘임기 중 무사고’가 왜 공무원의 철칙이 되는지 어렴풋이 알았다. 무사고일 수 있다면 윗선 결정을 따르거나 책임질 결정을 미룰 수밖에 없고, 그것이 정부를 공론의 장이 아닌 대립항의 한 축에 세움을 이해했다. 제법 머리가 굵은 뒤 정치권을 접했다. 원래 적시 입법을 통해 갈등을 해소하는 공간인 줄 알고 갔는데, 그런 장면을 본 기억은 거의 없다. ‘편을 갈라 상대를 폭격하는 게 정치’라는 경멸 섞인 지레짐작과 공식 기록 간 차이는 없었다. 불순물이 묻은 채 기자는 십여년 만에 사법부 출입으로 귀향했다. 지난주 퇴임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26일 취임한 김명수 대법원장도 “대립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세태를 탄식했다. 대립시킨 뒤 봉합하는 갈등 해소 방법을 최초로 알게 됐던 이곳에서 집단 논리에 싸여 상대편 얘기는 듣지 않고 비난전만 벌이는 지금을 바꿀 새 불순물의 단초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치즈와 구더기 #미성숙한 사람들의 사회
  • 북·중 관영매체 비난전 재개…“주권 시비말라”vs“中노력 왜곡”

    북·중 관영매체 비난전 재개…“주권 시비말라”vs“中노력 왜곡”

    북한과 중국의 관영매체들 간에 비난전이 재개됐다.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도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가 통과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대북 추가 독자제재 행정명령을 내린 상황에서 중국이 유엔 안보리 제재 이행에 들어가자 조선중앙통신 등이 선공했다. 이들 북한 관영매체는 22일 개인 필명의 ‘창피를 모르는 언론의 방자한 처사’라는 글로 중국을 겨냥해 “조선(북한)의 정당한 자위권 행사를 걸고든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제재압박 광증이 극도로 달한 때에 중국의 일부 언론들이 우리의 노선과 체제를 심히 헐뜯으며 위협해 나섰다”고 맹비난했다. 이 글은 구체적으로 인민일보·환구시보·인민망·환구망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일개 보도 매체로서 다른 주권국가의 노선을 공공연히 시비하며 푼수 없이 노는 것을 보면 지난 시기 독선과 편협으로 자국 인민들과 국제사회의 신뢰를 어지간히 잃은 것도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자극했다. 이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영문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는 24일 자국 한반도 전문가들을 인용해 반격했다. 정지융(鄭繼永) 푸단(復旦)대 한반도연구센터 주임교수는 글로벌타임스에 “조선중앙통신은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한 중국의 노력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북한의 핵 개발을 반대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 교수는 그러면서 “중국의 입장은 중국의 국익과 지역 안보를 위한 책임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대북 군사 공격을 중단시키고 대화 재개를 위한 중국의 노력을 북한이 완전히 무시했다. 중국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미국은 수차례 북한을 파괴했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북핵 프로그램 반대는 미국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공유하는 입장이며 중국과 러시아도 포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도 조선중앙통신의 중국 비판에 대해 “이는 매우 어리석은 짓이며 많은 중국인을 불쾌하게 만들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중국 온라인에서 북한에 대한 분노가 늘고 있다”면서 “중국인들이 북한을 더는 동정하지 않지 않는다면 중국 정부는 양국 건국자들에 의해 맺어진 양자 관계 유지에 필요한 여론의 기초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북한은 중국의 북한산 석탄수입 전면 중단 결정 이후인 지난 2월과 ‘한반도 위기설’이 나돈 4월에도 관영 매체를 통해 중국을 우회적으로 겨냥해 비판한 ‘정필’ 명의의 논평을 게재하면서 중국 매체들의 반격을 받은 바 있다. 4월 공방 당시에는 조선중앙통신 “남의 장단에 춤을 춘다”며 중국을 비난하자 인민일보 등이 ‘조선중앙통신사의 글에 대해 중국 관방은 계속 무시하라’는 제목의 사평(社評)으로 맞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취임 반년 만에 탄핵안 발의된 美대통령

    취임 반년 만에 탄핵안 발의된 美대통령

    美하원 트럼프 탄핵안 첫 발의…통과 가능성 낮지만 혼란 커져 ‘장남 이메일’ 백악관 네 탓 공방… 트럼프는 변호인 무능 질책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중지란에 빠졌다. ‘러시아 스캔들’ 의혹에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까지 휘말리면서 백악관은 네 탓 공방에 빠졌고, 의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됐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간의 일정으로 프랑스 파리 방문에 나서면서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가 백악관 주변에서 흘러나온다.워싱턴포스트(WP)는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이메일 공개 후 파장이 더 커지자 변호인단의 무능한 전략을 질책했고 백악관 내부에서는 트럼프 주니어의 정보 유출을 두고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들은 러시아 게이트와 관련한 내부 정보 유출 책임으로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의 경질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백악관에서 러시아 관련 뉴스를 놓고 불화가 커지고 있다’며 내부 난맥상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해 6월 러시아 변호사와 접촉했다는 뉴스가 불거지자 자신의 개인 변호사인 마크 카소위츠를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카소위츠 변호사 측은 러시아 측과 비밀리에 접촉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러시아 게이트의 몸통으로 떠오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귀를 막고 변호인단의 접근을 막고 있다고 불만을 쏟아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내부도 트럼프 주니어 관련 사흘 연속 정보 유출을 두고 서로 비난전을 벌이고 있으며 마이크 펜스 부통령조차 대변인을 통해 이번 일은 자신이 부통령에 지명되기 전에 발생한 것이라며 거리두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와 남편 쿠슈너 고문, 부인 멜라니아 등 가족 3인방은 잇따른 내부 정보 유출 책임으로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교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력히 건의하는 등 백악관이 혼돈에 빠졌다고 WP는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백악관은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다’면서 ‘새 건강보험과 감세, 세제 개혁, 그리고 많은 것에 치중하느라 TV 볼 시간도 없다’며 백악관의 분열설을 일축했다. 또 ‘내 아들 도널드는 어젯밤 훌륭한 일을 했다. 그는 공개적이고 투명했으며 결백하다. 이것은 정치역사상 최대의 ‘마녀사냥’이다. 슬프다’며 아들을 두둔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기독교방송네트워크(CBN)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7일 미·러 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매우 사이가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존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뜻도 명확히 했다. 이렇게 백악관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미 하원에서 발의됐다. 민주당의 브래드 셔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혐의를 들어 탄핵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취임 6개월도 안 된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로 탄핵 위기를 맞은 것이다. 정치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미 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 등은 탄핵에 적극적이 아니어서, 셔먼 의원의 탄핵안이 하원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후보자는 이날 상원 법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러시아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검이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다른 입장을 드러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北 “웜비어 성의껏 치료했다… 급사는 수수께끼”

    북한이 23일 자국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뒤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성의껏 치료했다며 “급사한 것은 수수께끼”라고 주장했다. 웜비어의 사망에 대해 북한 당국이 입장이 밝힌 건 처음이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우리는 그의 건강상태가 나빠진 것을 고려하여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그가 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성의껏 치료해 주었다”면서 “왐비어(웜비어)가 생명지표가 정상인 상태에서 미국으로 돌아간 후 1주일도 못 되어 급사한 것은 우리에게도 수수께끼”라고 밝혔다.  또 “왐비어는 우리에 대한 극도의 적대감과 거부감에 사로잡혀 우리와의 대화를 거부해 온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 정책의 희생자”라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그의 석방을 공식 요청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이러한 사실을 전면 왜곡하고 고의적으로 반(反)공화국 비난 소동을 일으키면서 감히 존엄 높은 우리 국가에 대한 보복과 압력을 떠드는 것이야말로 우리에 대한 정면도전이며 정치적 모략”이라면서 “명백히 하건대 이번 사건으로 인한 최대의 피해자는 우리”라고 억지를 부렸다.  북한은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공화국 비난전은 우리로 하여금 적에 대한 인도주의, 관대성은 금물이며 법의 날을 더욱 예리하게 벼려야 하겠다는 결심을 굳혀 주고 있다”면서 “미국은 저들의 경거망동이 초래할 후과에 대하여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13일 웜비어를 석방하면서 그가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이후 보툴리누스 식중독 증세를 보였고 수면제를 먹은 뒤 혼수상태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석방 엿새 만인 19일 웜비어가 사망하면서 북한 인권 문제가 급부상하고 미국 내 대북 감정이 극도로 악화됐지만 북한은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사망 나흘 만인 이날 ‘정치적 모략’이라며 책임 회피성 주장을 내놓은 것은 미·중이 대북 제재를 강화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중은 21일(현지시간) 외교안보대화에서 자국 기업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리스트에 오른 북한 기업과는 거래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합의하는 등 대북 제재 강도를 높이고 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북한 “웜비어 성의껏 치료했다…최대 피해자는 우리”

    북한 “웜비어 성의껏 치료했다…최대 피해자는 우리”

    북한은 23일 자국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뒤 사망한 오토 웜비어를 성의껏 치료했다며 “이번 사건으로 인한 최대의 피해자는 우리”라고 주장했다.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고 “우리는 그의 건강상태가 나빠진 것을 고려하여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그가 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성의껏 치료해 주었다”면서 “웜비어가 생명지표가 정상인 상태에서 미국으로 돌아간 후 1주일도 못되어 급사한 것은 우리에게도 수수께끼”라고 ㅁ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웜비어는 우리에 대한 극도의 적대감과 거부감에 사로잡혀 우리와의 대화를 거부해온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 정책의 희생자”라며 오바마 행정부 시기 미국 정부가 그의 석방 문제를 북한에 공식 요청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대변인은 “이러한 사실을 전면 왜곡하고 고의적으로 반(反)공화국 비난 소동을 일으키면서 감히 존엄 높은 우리 국가에 대한 보복과 압력을 떠드는 것이야말로 우리에 대한 정면도전이며 정치적모략”이라며 “명백히 하건대 이번 사건으로 인한 최대의 피해자는 우리”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미국에서 벌어지고있는 반공화국비난전은 우리로 하여금 적에 대한 인도주의, 관대성은 금물이며 법의 날을 더욱 예리하게 벼려야 하겠다는 결심을 굳혀주고 있다. 미국은 저들의 경거망동이 초래할 후과에 대하여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文·安, 계파 패권주의 정면 충돌… 洪·劉는 탈당·탄핵 비난전

    文·安, 계파 패권주의 정면 충돌… 洪·劉는 탈당·탄핵 비난전

    安 “계파 패권주의가 마지막 적폐”… 文 “국민의당 ‘安의 당’과 마찬가지” 사드 배치·당내 통합문제 등 격론… 5인 모두 “소통 확대로 국민 통합” 2일 마지막 토론회에서 맞붙은 대선 후보들은 ‘국민통합 방안’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를 주제로 공방을 주고받았다.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사드 배치 비용을 청구해오지 않았느냐”면서 “국회에서 이 문제를 따져봐야 하지 않느냐”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물었다. 홍 후보는 “좌파 정권이 들어오면 한·미 동맹을 깰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홍준표 정권이 되면 칼빈슨호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해서 (문제를) 싹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공통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이유로 사드 비용을 언급한 것이라고 했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절차적 정당성도 없는 사드 배치는 이제 대한민국 안보가 아니라 국민의 짐이 됐다”며 사드 배치를 찬성하는 후보들을 모두 비판했다. 안 후보가 문 후보를 향해 “계파 패권주의가 가장 마지막 남은 적폐”라면서 친문 패권주의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안 후보도 국민의당이 안 후보의 당이나 마찬가지인데 계파 패권주의를 말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안 후보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 등 문 후보를 돕던 전직 대표들이 전부 국민의당과 함께하고 있다”고 했고, 문 후보는 “당을 깬 것은 바로 안 후보”라고 맞받아쳤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입장을 묻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에게 홍 후보는 “유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으면서도 싹 배신하고 탄핵에 찬성했잖느냐”면서 “어제 바른정당 의원들 만나보니 유 후보가 덕이 없다고 하더라. 당 단속이나 잘해라. 대구에 가보면 유 후보는 배신자로 돼 있어서 앞으로 정치하기 어렵다”며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유 후보는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신임을 배반했다고 박 전 대통령을 탄핵한 것인데 승복하지 않는 것인가”를 거듭 물었고 홍 후보는 “잘못된 판결”이라고 대답했다. 심 후보는 “철새는 많이 봤지만 자기 당 후보 지지율이 낮다고 도주하는 건 처음”이라며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을 격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유 후보, 힘내시라”고 다독였다. 유 후보는 “힘들고 어렵고 외롭지만 실망하지 않는다”면서 “팍팍한 삶을 살아가시는 국민들을 위해 정치해야 하는 신념을 갖고 있고, 정말 따뜻하고 깨끗한 개혁 보수의 길을 가보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 3가지를 밝히라는 공통 질문에 대해 5명의 후보들은 모두 언론과의 자유로운 접촉을 늘리겠다고 입을 모았다. 문 후보는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어 국민과 함께 출퇴근하고 일상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분기별 한 번씩 청와대에서 국정 브리핑을 갖고 기자들과 ‘프리토킹’하며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했다. 안 후보도 “가장 기자회견을 많이 한 대통령이 되겠다”며 위원회를 활성화하겠다고 말했고, 유 후보는 특히 갈등 현장을 찾아가 당사자들을 만나고 “재벌·대기업 사람들 만나지 않고 중소기업, 창업·벤처하는 사람들 많이 만나겠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매주 TV 생중계로 기자들과 소통하고 연 200억원의 대통령 특수활동비를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김영우 “인명진-서청원 국회의장직 뒷거래 진상 밝혀야”

    김영우 “인명진-서청원 국회의장직 뒷거래 진상 밝혀야”

    새누리당의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 의원의 서로를 향한 비난전이 계속되고 있다. 인 위원장의 ‘친박 인적 청산론’에 반발하고 있는 서 의원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통해 “인 위원장이 국회의장직을 약속하며 탈당을 요구했다”고까지 주장했다. 서로 설전을 주고 받는 상황에서 서 의원으로부터 ‘이면 계약’ 의혹이 제기되자 개혁보수신당(가칭)의 김영우 의원이 “(이면 계햑 의혹에 대한)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6일 국회에서 열린 개혁보수신당 창당준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의원은 “서청원 의원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마치 국회의장직을 놓고 두 분간 비밀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마치 뒷거래가 있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갖게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국회의장직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모인 입법부의 수장 자리”라면서 “그런 국회의장직을 놓고 은밀한 밀약이 있었다고 하면 그건 정말 온 국민을 크게 속이는 아주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순실 사태’가 뒷거래하고 속이고 은폐하는 것 때문에 비롯된 일”이라면서 “이런 짝퉁·위장개혁을 보면서 ‘새누리당판 최순실 사태’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이건 단순히 서 의원과 인 위원장 간의 문제가 아니고 보수를 걱정하는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며 제기된 의혹에 대한 진상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인 위원장은 공식 취임 하루 만인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과거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면, 청산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사람에 대해 그렇다”면서 친박계 핵심 인사를 겨냥해 “다음달 6일까지 자진 탈당하라”고 말했다. 그러자 서 의원은 지난 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 위원장은 무법적이고 불법적인 일을 벌이며 당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인 위원장의 불법적 행태에 대한 당원 동지의 불만을 외면할 수 없었다. 저는 인 위원장이 주인 행세를 하는 한 당을 외면하고 떠날 수 없다”고 맞섰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인명진·서청원 ‘강대강’… 수렁 빠진 새누리

    인명진·서청원 ‘강대강’… 수렁 빠진 새누리

    새누리당 인명진(왼쪽) 비상대책위원장과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서청원(오른쪽) 의원의 비난전은 5일에도 계속됐다. 인 위원장은 이날 “새누리당이 정치하는 곳인 줄 알았는데 와서 보니까 성직자를 구하는 교회더라”며 전날 서 의원의 발언을 비꼬았다. 그는 “이 당은 서청원 집사님이 계신 교회다. 그래서 비대위원장을 성직자로 구했더라”며 “나는 교회를 은퇴했고, 은퇴한 목사는 교회를 다시 가면 안 되니까 내가 (새누리당에) 잘못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서 의원도 경기도당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성직자는 사람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죽음을 강요하는 성직자는 대한민국에 단 한 분밖에 없다”며 인 위원장을 겨냥했다. 이어 “어떻게 성직자가 의원 보고 할복하란 얘기를 하느냐. 8선인 나를 보고 썩은 종양이라고 할 수 있느냐”면서 “거짓말하는 정치인이 싫어서 성직자를 모셨는데 이런 막말을 하니 잘못 모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인 위원장이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친박 핵심들을 ‘악성 종양’에 비유하며 “할복하라”는 거친 표현으로 이들의 탈당을 촉구하자, 서 의원은 4일 기자회견을 열어 “거짓말쟁이 성직자는 당을 떠나라”고 응수했다. ‘친박 청산’ 내홍으로 새누리당은 깊은 수렁에 빠졌다. 인 위원장은 서 의원과 최경환·윤상현 의원까지 3명만 탈당하면 인적 청산을 마무리할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이 물러서지 않고 있어 최소한 8일까지는 강대강 대치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재선 의원은 “74명의 초·재선 의원 사이에선 서 의원의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 위원장의 인적 청산 방침에는 동의하지만 추진 방법에는 다소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당의 어른들이 꼴사납게 싸우는 모습을 보니 이러려고 이 당에 남았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새누리당 재창당태스크포스(TF)는 당명 개정을 포함한 당 쇄신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인적·정책·기구 쇄신을 3대 과제로 선정했으며, 재창당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이만희 “박헌영과 연락한 적 없다…고영태에 법적 대응”

    이만희 “박헌영과 연락한 적 없다…고영태에 법적 대응”

    이만희 새누리당 의원은 17일 ‘청문회 위증’ 의혹과 관련해 “위증교사와 관련된 내용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글을 통해 “지금 이 시간까지 박헌영 증인을 만나거나 전화통화조차도 한 사실이 없다. 박헌영 증인과 사전에 입을 맞추거나 태블릿 PC에 대해 고영태씨가 들고 다녔다거나 고영태씨의 것으로 박헌영에게 위증을 하라고 지시하거나 교사한 사실은 더더욱 없다”며 “고영태씨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17일 오전 보도된 고영태(40)씨와 <월간중앙>과의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 13일 <월간중앙>에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이 새누리당의 한 의원과 사전에 입을 맞추고 (지난 15일 열린) 4차 청문회에서 위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이 박 전 과장에게 “최씨와 일하며 태블릿PC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으면 “(최씨가 아닌) 고씨가 들고 다니는 것을 봤다. 한번은 태블릿PC 충전기를 구해 오라고도 했다”는 이야기로 진행될 것이라 게 고씨의 주장이었다. 그런데 이틀 후인 15일 청문회에서 이만희 새누리당 의원과 박 전 과장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고씨가 사전에 예고한 내용이 대부분 그대로 재연됐다. 이 의원의 질문에 박 전 과장은 “태블릿을 고영태씨가 들고 다녔고, 저한테 충전기를 사 오라고 시켰다”고 답했다. 이 일로 이 의원이 ‘최순실 태블릿PC’와 관련해 박 전 과장에게 위증하도록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태블릿PC에 대해 질의를 하면 수많은 욕설문자와 비난전화가 쏟아지지만 태블릿PC는 비선실세 최순실이 국가 기밀 외교문서까지 받아보며 국정을 농락했다는 실체적 증거로서 매우 중요한 증거물”이라며 “국조위원으로서 PC의 실제 소유자와 입수경로에 대한 명확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질문 경위를 밝혔다. 이어 “더블루케이에서 근무한 류모씨, 고영태씨 펜싱 선배인 정모씨 등이 고영태씨의 청문회를 지켜보면서 위증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제보를 결심했다”며 “그래서 그동안 태블릿PC에 관심을 갖고 질의한 본 의원에게 연락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제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해서 관계자인 박헌영 증인에게 사실 확인을 위한 질의를 한 것”이라며 “오히려 태블릿PC에 관해서는 이후 다른 의원님과의 질의응답에서 사실관계가 더 구체화 됐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선후보 국가기밀 브리핑 앞두고 비난전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로 각각 결정된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조만간 국가정보국(DNI)으로부터 국제정세 등에 대한 브리핑을 받는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를 두고 두 후보 측은 서로 상대가 민감한 기밀정보를 브리핑받을 자격이 없다고 비난하고 있다. 제임스 클래퍼 DNI 국장은 “양당의 대선 후보가 모두 결정된 만큼 조만간 전통에 따라 양당 후보들은 브리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후보가 정보기관으로부터 브리핑을 받는 전통은 해리 트루먼 대통령 시절부터 생겼으며 양당의 정·부통령 후보가 대상이다.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을 관할하는 DNI는 클린턴과 트럼프에게 현재 국제사회의 핵심 현안과 국외 파병 미군의 상황, 동맹국과 적대국의 동향 등을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 DNI가 보고하는 내용은 연례 의회보고와 비슷한 ‘정세 개론’ 정도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1급 비밀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대선 후보에 대한 브리핑은 그동안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올해의 경우 ‘이메일 스캔들’과 ‘거친 입’으로 서로가 국가기밀 취급에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는 국무장관 재직시절 클린턴이 사설 이메일 서버를 이용해 공무를 처리한 이메일 스캔들을 물고 늘어지고 있다. 반면 힐러리는 트럼프가 러시아에 대해 ‘클린턴의 삭제된 이메일을 찾아내기 바란다’고 한 발언을 겨냥해 DNI 브리핑이 유출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클래퍼 국장은 정치적 논란을 의식한 듯 “브리핑은 후보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내가 개인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日참의원 선거 공시도 전에 ‘과열’

    “야당의 야합, 공산당과의 연대” vs “아베노믹스의 실패와 무리한 안보법제 강행.” 자민당과 민진당 등 일본 여야의 선거전이 선거 공시를 열흘 가까이 남겨둔 13일 상황에서 벌써부터 달아올랐다. 다음달 10일 치러질 참의원 선거에서 어젠다를 선점하고 상대방에 대해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위해서다. 공시일은 오는 22일이다. 단 한 명의 당선자를 뽑는 1인 선거구의 경우, 자민·민진 양당 대표들이 선거구를 순회하면서 서로에게 한 방씩을 먹이는 치고받기를 시작했다. 여야 맞대결로 이번 선거의 승패를 결정지을 격전지인 탓이다. 민진·공산 등 야 4당이 32개 ‘1인 선거구’ 전체에서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자 급해진 아베 신조 총리가 이를 물고 늘어졌다. 아베는 공산당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반감을 활용하려고 집중 공략 중이다. 그는 지난 주말 마츠야마시 연설 등에서 “야당 통일 후보라고 해도 결국 공산당과 민진당의 통합 후보”라면서 “정책 차이를 미뤄 둔 야합”이라고 야당 통합에 붉은 딱지를 붙였다. 이어 안보 법안과 관련, “공산당은 민진당과 함께 이를 폐지하겠다고 한다”며 “폐지하면 일본을 지키고, 평화를 유지해 온 미·일 동맹은 근저에서부터 뒤집힌다”고 안보 불안감을 부채질했다. 아베 총리는 야마나시, 야마가타, 나라, 미에, 에히메, 나가노 등 소선거구를 연달아 방문, 안정과 발전을 위해선 여당을 찍으라고 독려 중이다. 또 “아베노믹스는 아직 도중에 있다”면서 “도약을 할 시기에 다시 4년 전으로 되돌아가게 해서는 안 된다”고 표심에 읍소하고 있다. 반면 오카다 가쓰야 민진당 대표 등은 11일 사가현 연설 등을 통해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개헌안 발의에 필요한) 3분의2 의석을 얻으면 개헌은 정해져 있다”고 말하면서 여당을 견제했다. 또 소비세율 인상 재연기는 아베노믹스의 실패에 의한 것이라면서 헌법 개정 저지와 안보 관련 법의 폐지 등을 호소하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中 제재 동참에 뿔난 北 “혈맹 버렸다”

    3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2270호 채택이 한 달이 된 가운데 그간 북·중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올 초 북한의 4차 핵실험 전부터 이미 냉랭했던 양측은 중국이 전면적인 제재에 나서고 북한이 이에 대한 비난전을 이어 가며 ‘파탄 직전’으로 내몰리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2일 안보리 결의를 비난하는 논평에서 “일부 대국이 미국의 협박, 요구에 굴복해 피로 맺어진 우호 관계를 서슴없이 버렸다”고 지적했다. 중국을 직접 거명하진 않았지만 과거 ‘혈맹관계’였던 중국이 제재에 나서자 당 기관지를 동원해 불편한 감정을 표현한 것이다. 앞서 일본 언론들은 “북한 조선노동당은 중국의 압박 책동을 핵폭풍으로 쳐부수자는 내부 문서를 만들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2013년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등극 이후 북·중 관계는 3차 북핵 실험 및 친중파 장성택 처형 등으로 계속 삐걱거렸다. 지난해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에 류윈산(劉雲山)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방북하며 잠시 해빙을 맞는 듯했지만 이후 모란봉악단 공연 취소, 올해 핵실험 등으로 북·중 관계는 급격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여기다 중국이 고강도 제재 결의에 동의하고 직접 전면적 이행에까지 나서며 양측의 갈등이 더없이 커진 것이다. 그럼에도 외교가에서는 북·중이 서로 완전히 등을 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다. 제재 국면에서 갈등이 더 커졌다고 해도 여전히 국제정치의 전략적 차원에서는 서로를 완전히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이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평화협정·비핵화 병행 주장을 내놓은 것도 대북 레버리지를 회복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센터장은 “5월 노동당 대회를 계기로 중국 주요 인사가 방북을 해서 뭔가 대화의 물꼬가 트인다면 일정한 진전이 있을 수 있지만 반대로 북한이 추가 핵실험 등에 나설 경우 북·중 관계 개선은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압도적 1위’ 트럼프 3연승… 슈퍼 화요일 앞두고 전국구 흥행

    ‘압도적 1위’ 트럼프 3연승… 슈퍼 화요일 앞두고 전국구 흥행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파죽의 3연승으로 경선 초반을 압도했다. 23일(현지시간) 열린 네바다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트럼프가 1위를 차지하면서 북동부(뉴햄프셔)와 남부(사우스캐롤라이나)에 이어 서부(네바다)에서도 저력을 보였다. 트럼프가 전국적인 경쟁력을 입증함에 따라 11개 주의 경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슈퍼 화요일(3월 1일)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다. 트럼프는 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45.9%를 득표하며 마코 루비오(23.9%)와 테드 크루즈(21.4%)를 여유 있게 앞질렀다. 트럼프는 네바다에 배정된 30명의 대의원 중 득표율에 비례해 최소 12명을 확보했으며, 루비오와 크루즈는 각각 최소 5명을 얻었다. 나머지 8명의 대의원은 배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이날까지 트럼프는 최소 79명의 대의원을 얻어 2위 크루즈(최소 16명)를 크게 따돌렸다. 트럼프는 코커스 종료 1시간 뒤 승리를 선언하며 “놀라운 경선이 두 달간 펼쳐질 것”이라면서 “솔직히 말하면 우리는 두 달도 필요 없을지 모른다”며 남은 경선에서 압승을 거둬 조기에 후보 지명을 확정 짓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트럼프의 승리 배경에는 미국 유권자들 사이에 만연한 기존 정치권에 대한 혐오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AP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네바다 코커스에 참가한 유권자의 60%가 연방정부에 분노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가량이 트럼프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대통령이 기존 정치권에 속하지 않은 ‘아웃사이더’가 돼야 한다는 의견은 유권자의 60%에 달했다. 트럼프의 반이민 노선도 네바다에서 승리를 이끈 원동력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네바다주에서 최근 라틴계 인구가 급증하면서 백인 노동자 계층 사이에 반이민 정서가 높아졌고,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고 멕시코 국경에 벽을 쌓겠다’는 트럼프의 정책이 이들에게 반향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네바다주 전체 인구에서 라틴계가 차지하는 비율은 27%에 달하지만, 이날 네바다 코커스에 참가한 유권자 중 8%만이 라틴계였고 85%가 백인이었다. 다만 코커스에 참가한 라틴계 집단에서도 트럼프가 쿠바 이민자 출신인 루비오와 크루즈를 꺾고 지지율 1위를 차지하면서, 라틴계가 밀집한 서부 및 남부 주에서 승기를 잡는다는 두 후보의 전략에 제동이 걸렸다. 네바다 코커스는 공화당 전체 대의원의 3.3%만 선출하지만 서부에서 치러지는 첫 경선지이기에 서부 지역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는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이어 네바다에서도 압승하면서 전국적으로 경선이 치러지는 슈퍼 화요일과 미니 슈퍼 화요일(3월 15일)에도 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트럼프는 이날 17~29세를 제외한 모든 연령, 성별, 인종에서 1위를 기록해 전 계층의 고른 지지를 받고 있음을 보여줬다.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여온 루비오와 크루즈는 이날 경선에서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해 ‘트럼프 대항마’ 결정은 슈퍼 화요일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앞서 트럼프의 대세론을 꺾기 위해서는 루비오와 크루즈 중 1명은 경선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화당 내에서 힘을 얻고 있었다. 이에 두 후보는 네바다 코커스를 앞두고 서로에 대한 비난전의 수위를 높이며 확고한 2위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벌여왔다. 이날 경선 결과가 드러나자마자 크루즈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자 슈퍼 화요일에 경선이 치러지는 텍사스로 향했으며, 전날 루비오는 다음달 8일 경선이 열리는 미네소타와 미시간으로 이동해 다음 경선 선거전에 돌입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北 “통일 외교는 역겨운 구걸질”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외교’를 직접 겨냥해 연일 비난전을 펴고 있다. 향후 당국 회담에서 이를 문제 삼아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압박 카드로 사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北 ‘통일 외교 = 남측의 흡수통일’ 강한 반발 북한은 지난 12일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외교’에 대해 “체제통일 계책에 대한 외세의 승낙을 받자는 역겨운 구걸질”이라며 날을 세웠다. 노동신문은 이날 실린 ‘불신과 대결을 조장하는 통일외교 놀음’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최근 남조선 당국이 그 무슨 통일외교에 대해 떠들면서 외세와의 공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이같이 비난했다. 북한은 그동안 정부의 ‘통일 외교’를 남측의 ‘흡수통일’이라고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해 왔다. 지난 10일 우리민족끼리가 ‘북남합의가 빛을 보자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과 남의 각계각층이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 만나 동포애의 정도 나누고 이해를 증진시켜 나간다면 자연히 신뢰가 두터워지게 된다”고 대화 공세를 한 뒤 불과 이틀 만에 또다시 비난전에 나선 것이다. 앞서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3일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내용을 문제 삼으며 “해외 행각에 나선 남조선 집권자가 우리를 심히 모욕하는 극히 무엄하고 초보적인 정치적 지각도 없는 궤변을 늘어놓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이 대남 비난전과 대화 공세를 반복하는 이면에는 향후 당국 회담에서 이를 문제 삼으며 회담 의제화를 시도해 자신이 원하는 금강산 관광, 5·24 조치 해제 등 남북 경협과 맞바꾸려는 속내가 담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북회담에 참여했던 한 정부 관계자는 “대남 비난의 저의는 향후 당국 회담을 위한 포석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북한이 이를 의제화할 경우 대화는 공전을 거듭하게 되며 이렇게 되면 남측은 정치적 결단을 통해 무엇과 맞바꿔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무진 북한대학교대학원 교수도 “북한이 대남 비난과 대화 공세를 거듭하는 것은 당국 회담 전 우위를 점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며 “손해 볼 것 없는 북한으로서는 중단된 남북 경협을 대가로 받아 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北 의제화하면 남측 정치적 결단 필요” 북한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에는 내부에서 갖은 명목의 조달을 통해 이를 만회하려고 하지만 그만큼 주민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中·日, 겉으론 비난전 물밑으론 유화책

    중국과 일본이 비난과 성명전 등 상호 견제 수위를 높이면서도 정상회담 개최 등 하반기 외교현안을 위한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두 나라는 지난 21일 일본 방위백서 공개에 이어 중국의 동중국해 가스전 건설을 놓고 상호 비난 성명을 내는 등 신경전을 한 단계 높였다. 일본은 22일 동중국해 양국 중간선 지역에 중국이 새로 건설하는 가스전 관련 12개 시설 사진을 외무성 홈페이지에 전격 공개했다. 그러나 23일 도쿄의 외교소식통들은 두 나라가 올 8월 초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발표할 전후 70주년 담화(아베 담화)와 9월 중·일 정상회담을 둘러싼 물밑 조율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측이 오는 9월 시진핑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을 의식, 일본 측에 역사인식에 대한 요구수준을 누그러뜨리면서 유화정책을 펴고 있다. 일본 역시 중국과의 갈등을 고조시킬 생각은 없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가스전 관련 시설이 군사용도로 쓰일 수 있는 등 중국의 위협을 강조해 견제하면서 집단 자위권 법안의 당위성을 역설하려는 국내 정치용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이 9월 아베 총리가 중국을 방문, 정상회담을 하려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기로 약속하는 등 3가지 조건을 제시했다는 마이니치신문의 보도 역시 중국도 일본에 대해 유화정책을 쓰는 등 대화를 우선하고 있다는 분석을 뒷받침한다.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지난 16일 베이징에서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보국장과 만난 자리에서 이 조건과 함께 ▲국교정상화 당시 중·일공동성명(1972년), 중·일 평화우호조약(1978년) 등 4대 정치문서를 준수 ▲무라야마담화 계승 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진의 파악부터”… 정부, 北 대화 제의에 신중

    정부가 북한의 대화 제의에 고심을 거듭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18일 “북한의 대화 제의를 덥석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지금은 대화를 제의했지만 북한이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모르는 상태다. 진의 파악이 먼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북한이 ‘정부성명’ 발표, 불법입국한 남한 주민 송환 등 대화 제스처를 보냈다고 해서 가볍게 움직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북측의 대화 제의를 굳이 좋은 뜻으로 해석하면 ‘윙크’를 한 정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지난 15일 ‘정부성명’에서 “당국 간 대화와 협상을 개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뒤 우리 주민 2명을 송환한 것을 두고 북한의 대화공세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한·미 군사훈련 중단, 5·24조치 해제 등을 내세운 상태다. 이는 남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지난 17일 “(북측의 대화 제의가)여전히 여러 가지 전제 조건을 붙이고 있는 점은 아쉽다”고 발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밖에도 남북 간 실제 대화까지는 여러 불씨가 남아 있다. 일단 이달 내 북한이 강력 반발하는 유엔 북한인권사무소가 서울에 개소되고 오는 8월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군사연습이 시작되면 북한은 언제 대화 제의를 했냐 싶게 비난전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도 “남북 관계도 흐름이라는 것이 있는데 현재 대결 모드에서 급하게 대화 모드로 바뀌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그리스 중앙은행 “디폴트 발생하면 EU 탈퇴”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이 서로 맹비난하는 가운데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이 임박했다는 분위기다. 17일 그리스 중앙은행은 디폴트가 발생하면 그리스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그렉시트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아테네에서 베르너 파이만 오스트리아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채권단이 요구하는 연금 삭감안에 합의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하고 “유럽의 정치 지도자들이 계속 고집한다면 그 대가를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주 협상 타결 기대감이 높았으나 지난 14일 실무 협상 이후 그리스와 유로존 채권단의 관계는 악화일로다. 협상 후 치프라스 총리는 TV 연설에서 “전기, 의약품에 부가가치세 증세를 요구하는 등 채권단이 내놓은 추가 연금 개혁 및 증세 요구는 그리스 국민들에게 굴욕감을 주려는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치프라스 총리가 유권자를 호도하고 있고, 채권단은 의약품 부가세 인상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비난전이 이어지면서 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재개될 유로존 외무장관회의에서의 협상 타결 기대감도 사그라지고 있다. 특히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17일 의회에 나와 협상 타결을 위한 준비가 없다며 합의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3~24일 EU 정상회의마저 성과를 내지 못하면 이달 중 그리스의 디폴트가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은 술렁였다. 앞서 16일 그리스 채권 신용부도 스와프(CDS) 1년물 프리미엄은 연초에 비해 456% 치솟았다. ‘그리스 국가 부도’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셈이다. 그리스 증시는 3거래일 동안 13% 폭락했다. CNN머니는 바클레이즈 여신담당 지거 파텔의 말을 인용해 “그리스의 디폴트 확률이 75~80%에 이른다는 월가 의견이 증시와 CDS 프리미엄에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그리스는 이달 말까지 16억 유로(약 2조원)를 국제통화기금(IMF)에 갚아야 한다. 다음달에도 국제채권단에 35억 유로를 상환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800억 유로 규모로 가동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긴급유동성지원프로그램(ELA)이 유일한 자금 창구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정치권 메르스 사태 초당적 대처, 행동으로 보여라

    여야 수뇌부가 어제 메르스 확산 방지와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 초당적 협력에 합의하고 사태 조기 종결을 위해 ‘국회 메르스 대책 특별위원회’를 조속히 설치하기로 했다. 그동안 메르스 발생 초기부터 정쟁적 차원으로 접근하면서 모래알처럼 흩어져 비난전에 열을 올렸던 정치권이 뒤늦게나마 국가적 재난 사태 해결을 위해 손을 잡은 것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다행스런 일이다. 여야는 정부의 초기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토대로 신종 감염병에 대한 검역 조치 강화, 대응 매뉴얼 개선, 지원방안 마련 등을 위한 제도개선 관련 법안들을 6월 임시국회에서 최우선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민이 알아야 할 정보를 신속히 공개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위기경보 수준의 격상을 적극 검토하고 격리시설의 조속한 확보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또 메르스 확산 사태로 피해가 발생한 평택 등에 대한 별도의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실크로드 경제 2015 등 국제행사들이 차질 없이 개최되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모두 국민의 불안을 덜고 사태 해결을 위해 시의적절한 일들이다. 정치권의 초당적 합의가 일시적 말의 성찬으로 끝나지 않고 법 개정과 예산 지원으로 실천되기를 기대한다. 메르스 사태로 어수선한 가운데 오늘부터 6월 임시국회가 한 달간 일정으로 열린다. 당장 메르스 사태와 국회법 개정안 위헌 논란,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 등 현안이 쌓여 있다. 메르스 사태 확산과 관련해 정부의 미숙한 방역 체계와 초기 대응의 문제점 등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정치·이념·종교 편향성과 황 후보자와 그 아들의 병역 특혜, 변호사 시절 고액 수임료 의혹 등을 제기하며 검증의 칼날을 갈고 있다. 국회에서 낮잠 자고 있는 서비스산업 규제 완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나 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일명 크라우드펀딩법) 등도 모두 시급한 사안이다. 대승적 차원에서 처리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가적인 비상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책임 문제는 사태를 해결한 뒤 추궁해도 늦지 않다. 여야 모두 국가적 재난인 메르스가 완전 퇴치될 때까지 정쟁을 중단하고 계파·정파적 이익에서 벗어난, 성숙한 정치 의식을 실천하기를 바란다.
  • 北 “이산가족 상봉 원하면 5·24조치 해제해야”

    北 “이산가족 상봉 원하면 5·24조치 해제해야”

    북한이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납북자 관련 발언을 문제 삼으며 비난전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산가족 상봉을 원하면 5·24조치부터 해제해야 한다고 요구해 당국 간 대화 재개를 위한 여지도 남겨 뒀다.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5일 ‘누가 천륜을 어기고 있는가’라는 논평에서 홍 장관이 최근 납북자 가족을 만나 ‘북한이 천륜을 어겼다’고 말한 데 대해 “천륜에 대해 말한다면 바로 우리가 괴뢰당국에 해야 할 말”이라고 주장했다. 사이트는 “탈북자 대다수가 자기 의사에 반해 괴뢰에게 납치돼 강제로 남조선에 끌려간 사람들”이라며 “남한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에 관심이 있다면 북남 사이의 일체 접촉과 교류를 가로막고 있는 5·24조치부터 해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달 30일에도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를 통해 “납북자 가족이라는 사람을 제 소굴로 끌어들인 홍용표는 납북자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노력이니 하며 감히 그 누가 천륜을 어기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우리를 악랄하게 헐뜯어 댔다”고 지적했다. 홍 장관은 지난달 9일 납북자 가족과 만나 “북한이 납북자 문제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천륜을 어기는 행동을 하고 있지만 북한에 납북자 문제,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요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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