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비 부당청구 실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수진내역을 통해 밝혀낸 요양기관의 부정행위 확인율 10.3%는 충격적이다.전국의 요양기관 10곳중1곳이 급여청구에 있어 부정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 보험가입자의 수진자 진료내역 통보를 통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곳중 1곳은 부정= 공단은 수진자로부터 부정혐의가 있다고 신고된 요양기관에 대해 부정행위 확인작업을 거쳤다.전체 요양기관중 10.3%가 부정을 저질렀다고 시인한 것이다.
부정행위를 유형별로 보면 지난 5월 한달동안 ‘유령환자만들기’가 3,560건이나 돼 전체의 54.8%를 차지했다.이는지난해 같은 기간 3만8,549건(91.6%)에 비해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진료내역 부풀리기’는 1,999건(30.8%)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30건(5.8%)에 비해 급증,요양기관의 부정행위가 원시적 방법에서 탈피,지능적이고 치밀해졌다는 것을알 수 있다.
■포괄수가분야 고액 부정 많아= 공단의 확인 결과 5월 부정청구 고액신고 10건중 안과의 포괄수가 청구가 9건을 차지했다.
전주 J안과의원은 김모씨를 백내장수술후 당일귀가시킨 뒤 4일 동안 입원한 것처럼 속여 행위별수가인 50만4,000원 대신 185만8,080원을 청구했다.또 경기 S안과병원은 비급여인라식수술에 대해 92만9,040원의 급여비를 청구하기도 했다.
■자진신고도 늘어= 수진자 진료내역 통보제가 실시되자 일선 요양기관의 부정행위 자진신고도 늘고 있다.부정행위 자진신고는 지난 1,2월 0건과 16건에 불과했지만 수진자 통보가시범실시된 3월 2,169건으로 급증한 뒤 본격 실시된 4월 7,731건으로 늘어났다.올 들어 자진신고를 유형별로 보면 이중청구가 88%로 가장 많았으며 타보험 중복청구가 0.9%로 그다음이었다.
■심사강화로 연 1조원 재정 절감= 공단은 수진내역 통보 등을 통해 연간 1조원에 이르는 건강보험재정이 절약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실제로 예년의 3∼6월 청구경향을 감안,급여청구액이 5∼8% 증가 추세를 보여야 하지만 올 들어서는 3월 이후 오히려 감소하거나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어 청구액이 둔화추세를 보이고 있다.5월 청구액은 예년 추정액 1조3,166억원에 비해 977억원이 둔화된 1조2,189억원에 그쳤다.6월 역시 청구액이 1조2,307억원으로 청구둔화액이 1,105억원에 달했다.
공단 관계자는 “이러한 둔화추세라면 예년에 비해 연간 1조원에 이르는 급여청구가 감소,그만큼 건강보험재정의 적자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