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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00원 왜 안 줘” 때리고 영상 찍고…친구 죽음 내몬 10대들

    “5000원 왜 안 줘” 때리고 영상 찍고…친구 죽음 내몬 10대들

    자신의 생일 때는 5000원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또래를 폭행하고 이를 촬영해 유포한 혐의를 받는 10대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피해자는 정신적 고통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 진재경)는 이날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고등학생 A군과 B군, C군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을 열고 A군에게 징역 장기 1년 6개월에 단기 1년, B군에게 징역 1년 2개월에 단기 10개월, C군에게 징역 1년 8개월에 단기 1년 2개월 각각 선고했다. 비극의 시작은 단돈 5000원 때문이었다. 세 피고인은 같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었고, 피해자 D군은 다른 고교 동갑내기로 서로 아는 사이였다. A군은 지난 2021년 10월 D군에게 생일 축하 명목으로 5000원을 줬다. 그러나 같은 달 11일 생일을 맞은 A군은 D군에게 “(생일 축하금으로) 5000원을 보내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이에 A군은 D군과 싸울 장소와 시간을 정해 사흘 뒤인 14일 놀이터에서 D군을 만나 수차례 폭행했다. B군은 두 사람이 싸우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했고 C군은 옆에서 싸움을 구경했다. C군은 A군에게 “싸워서라도 돈을 받아내라”며 부추겼고, D군에게 돈을 보내라며 ‘동영상을 다른 사람들에게 뿌리겠다’고 협박했다. D군은 이들에게 ‘촬영한 영상을 유포하지 말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이들은 이를 무시하고 영상을 타인에게 보냈다. D군은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검찰은 세 피고인이 공동으로 폭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폭행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1심은 이들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A군과 B군에게 각각 장기 2년, 단기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C군에게는 장기 2년 6개월에 단기 2년을 내렸다. 2심에서도 유죄 판단은 유지됐다. 다만 피고인들이 유족에게 공탁하고 일부 범행이 공소장 변경으로 철회된 점 등을 고려해 A군은 징역 장기 1년 6개월에 단기 1년, B군은 장기 1년 2개월에 단기 10개월, C군은 장기 2년에 단기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이들의 형량이 다소 낮아졌다. 그러나 지난 8월 31일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 심리로 열린 상고심에서 재판부는 B군과 C군의 공동폭행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원심 판결을 파기, 사건을 제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A군만 실제 폭행을 저질렀고 B군과 C군은 단지 폭행 장면을 지켜보거나 이를 동영상을 촬영한 것이므로 2인 이상이 실제 폭행을 해야 성립되는 공동폭행 혐의는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검찰은 파기환송심에서 공소장을 변경해 B군에 대해선 폭행방조 혐의를, C군에겐 폭행교사 혐의를 적용했다. 이날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잔인한 방법으로 피해자에게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가했다”며 “피해자는 폭행당한 사실보다 동영상 유포에 따른 모멸감과 수치심이 컸을 것이며, 결국 극단적 선택까지 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 사망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는 없지만 죽음에 이르기까지 겪었을 고통은 양형에 반영할 수 있다. 피해자 부모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그 심정이 충분히 이해된다”며 다만 피고인 측이 유족을 위해 공탁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 밀란 쿤데라, 움베르토 에코도 받은 상…한강, 佛 메디치 외국문학상 품다(종합)

    밀란 쿤데라, 움베르토 에코도 받은 상…한강, 佛 메디치 외국문학상 품다(종합)

    한강(53) 작가가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9일(현지시간) 올해의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품에 안았다. 메디치 문학상 심사위원단은 이날 프랑스 파리의 레스토랑 ‘메디테라네’에서 이런 내용의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상금은 1000유로(약 140만원)다. 소설가 이승우·황석영이 이 상의 후보에 오른 적은 있지만, 한국인으로는 첫 수상이다. 앞서 한강의 작품 ‘희랍어 시간’도 2017년 메디치 외국문학상 최종 후보에 오른 적 있다. 1958년 제정된 메디치상은 신선하고 실험적인 작품에 주어지는 젊은 문학상으로 공쿠르상, 르노도상, 페미나상과 함께 프랑스의 4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한강 작가가 수상한 메디치 외국문학상은 1970년 제정됐으며 밀란 쿤데라, 움베르토 에코, 폴 오스터, 오르한 파묵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역대 주요 수상자다.‘작별하지 않는다’는 한강 작가가 2016년 ‘채식주의자’로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이후 5년 만인 2021년 펴낸 장편소설이다. 제주 4·3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인간을 끝내 인간이게 하는 간절하고 지극한 사랑의 이야기를 특유의 유려하고 시적인 문장에 담았다. 한강 작가는 2년 전 작품 출간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이 소설은 4·3사건을 그린 소설이자 죽음에서 삶으로 건너가는 소설,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 모두에 해당되지만 그 중 하나를 고른다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와중에 씌어진 이 작품에 대해 “개인적 삶에 갇히지 않고 결국은 그 밖으로 뻗어 나가서 닿고 싶어하는 마음이 이 소설을 쓰는 데 영향을 줬다”고 토로했다. 책은 최경란·피에르 비지우의 번역으로 지난 8월 프랑스 대표 출판사 그라세에서 출간됐다. 프랑스어판 제목은 ‘불가능한 작별’(Impossibles adieux)이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지난 6일 결과가 발표된 페미나 외국문학상 최종 후보에도 오른 바 있다.
  • 한강 작가,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한강(53) 작가가 장편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9일(현지시간) 올해의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품에 안았다. 메디치 문학상 심사위원단은 이날 프랑스 파리의 레스토랑 ‘메디테라네’에서 이런 내용의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1958년 제정된 메디치상은 신선하고 실험적인 작품에 주어지는 젊은 문학상으로 공쿠르상, 르노도상, 페미나상과 함께 프랑스의 4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한강 작가가 수상한 메디치 외국문학상은 1970년 제정됐으며 밀란 쿤데라, 움베르토 에코, 폴 오스터, 오르한 파묵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과거 주요 수상자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지난 6일 결과가 발표된 페미나 외국문학상 최종 후보에도 오른 바 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한강 작가가 지난 2016년 ‘채식주의자’로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이후 5년 만인 2021년 펴낸 장편 소설이다. 제주 4·3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인간을 끝내 인간이게 하는 간절하고 지극한 사랑의 이야기를 특유의 유려하고 시적인 문장에 담았다. 한강 작가는 2년 전 작품 출간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이 소설은 4·3사건을 그린 소설이자, 죽음에서 삶으로 건너가는 소설,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 모두에 해당되지만 그중 하나를 고른다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와중에 쓰여진 소설에 대해 “개인적 삶에 갇히지 않고 결국은 그 밖으로 뻗어 나가서 닿고 싶어 하는 마음이 이 소설을 쓰는 데 영향을 줬다”고 토로했다. 책은 최경란·피에르 비지우의 번역으로 지난 8월 프랑스 대표 출판사 그라세에서 출간됐다. 프랑스어판 제목은 ‘불가능한 작별’(Impossibles adieux)이다.
  • 금천문화재단, 탈춤으로 만나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오셀로와 이아고’ 개최

    금천문화재단, 탈춤으로 만나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오셀로와 이아고’ 개최

    서울 금천문화재단이 오는 16일부터 사흘간 금나래아트홀 무대에 탈춤 극 ‘오셀로와 이아고’를 올린다. 오셀로와 이아고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를 재해석해 탈춤 극으로 표현한 공연이다. 고결하고 용맹한 장군 오셀로가 부하 이아고의 이간질로 자기 아내 데스데모나를 의심하고 살해하기까지 파국의 과정을 그린다. 인간의 허영과 불신, 질투와 욕망을 강렬하고 선명하게 묘사한 작품이라고 재단은 설명했다. 고전 희곡을 탈춤 극으로 각색한 점이 이번 공연의 특징이다. 한국 탈춤 고유의 해학과 넉살의 미학을 엿볼 수 있다. 고성오광대(허창열), 하회별신굿탈놀이(이주원), 강령탈춤(박인선)을 이수한 배우 3명이 연기를 맡아 춤사위를 통해 인간의 심리를 세심하게 표현한다. 음악 그룹 나무는 작곡과 연주를 맡아 작품의 완성도를 더했다. 이번 공연은 2023 공연예술 유통 협력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무장애(배리어 프리)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수어 통역사가 무대 위에 등장해 배우들의 움직임과 대사를 설명하고 무대에 문자 해설도 제공된다. 배우들의 음성은 물론 무대 위 연출 요소도 음성해설로 자세하게 안내해 극의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입장료는 전석 2만원이며 금천문화재단 홈페이지 또는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금나래아트홀의 하반기 기획공연을 관람한 이력이 있을 경우 유료 입장권과 예매 내역을 제시하면 특별할인(30%)이 적용된다.
  • [길섶에서] 첫눈 오는 날/서동철 논설위원

    [길섶에서] 첫눈 오는 날/서동철 논설위원

    11월 기온으로는 기상관측 이후 가장 높았다는 뉴스를 본 것이 엊그제 같은데 갑자기 찬바람이 분다. 아무리 기상이변이 일상화된 시대라고 해도 겨울이 오기는 오는 건가 보다. 조만간 눈도 내릴 것이다. 친구들이 만든 합창단이 부른 ‘첫눈 오는 날 만나자’는 노래를 며칠 전 우연히 들었다. 정호승의 시를 노래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2절은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로 시작한다. 그러고는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고 커플을 위한 찬가를 부른다. 가수 진성의 ‘안동역에서’도 첫눈 오는 날의 이야기다. 그런데 ‘바람에 날려 버린 허무한 맹세였나’라고 절규하는 서두부터가 비극적 분위기를 풍긴다.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한 사람 새벽부터 오는 눈이 무릎까지 덮는데…’로 이어지면 비오는 날 헤어진 커플도 첫눈 오는 날 헤어진 듯 공감하기 마련이다. 정호승 시처럼 만나도 ‘안동역에서’처럼 헤어지는 것이 인생일 것이다.
  • 졸리 “가자지구 거대 무덤”…“가본 적 없잖아” 맞선 이스라엘 대통령

    졸리 “가자지구 거대 무덤”…“가본 적 없잖아” 맞선 이스라엘 대통령

    졸리 “가자지구 큰 야외감옥” 발언이스라엘 대통령 “우리도 자위권 있다” 할리우드 스타 앤젤리나 졸리(48)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을 비판하자 이스라엘 대통령이 “이스라엘에도 자위권이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언론인 피어스 모건과의 인터뷰에서 “앤젤리나 졸리가 하는 말은 이스라엘 사람들의 어떠한 자위권도 인정하지 않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1일 졸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큰 폭발 피해를 본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의 사진을 올리며 “가자지구는 지난 20년 가까이 야외 감옥이었고 이제 거대한 무덤이 돼 가고 있다”고 적었다. 또 그는 “수백만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식량과 의약품, 인도주의적 원조를 빼앗긴 채 집단으로 처벌당하고 인간성을 말살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에 대해 헤르초그 대통령은 “(졸리가) 가자지구에 가서 현장의 실상을 본 적이 없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가자지구는 이스라엘로 인해 감옥이 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했기 때문에 감옥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헤르초그 대통령은 또 가자지구에 생존을 위협하는 인도주의적 위기는 없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가자 주민들은 전쟁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생존을 위협하는 인도주의적 위기는 없다”며 “이스라엘이 미국, 유엔, 다른 국가들과 함께 가자지구에 보내는 인도주의적 지원이 크게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자 주민들이 이동하면 우리가 이 테러 정권을 뿌리 뽑을 수 있다”며 “수많은 양의 탄약이 밀수된 이란의 테러 기지라는 것이 가자 주민들에게 닥친 비극”이라고 말했다. 헤르초그 대통령은 “이 전쟁의 결과로 가자 주민들은 평화로 향할 수 있는 다른 정권하에서 좋은 삶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졸리의 아버지인 할리우드 배우 존 보이트(84)도 졸리의 발언에 분노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딸의 발언에 실망했다면서 이스라엘이 자신들의 땅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무고한 아기, 어머니, 아버지, 조부모들에 대한 비인간적인 테러 공격을 받았다”고 했다. 졸리는 아버지의 발언에 반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젤렌스키와 대립’ 우크라 철의 장군, “수류탄 술잔”에 참모 잃었다 [월드뷰]

    ‘젤렌스키와 대립’ 우크라 철의 장군, “수류탄 술잔”에 참모 잃었다 [월드뷰]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의 최측근 참모의문의 수류탄 폭발로 사망…생일날 ‘전우’가 준 선물 발레리 잘루즈니(50)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의 최측근이 의문의 폭발 사고로 사망했다. 6일(현지시간)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 24tv와 수스필네 등 현지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잘루즈니 총사령관의 최측근인 겐나디 차스티야코우(39) 소령이 키이우주 차이키 마을 자택에서 수류탄 폭발로 숨졌다. 13살 아들은 얼굴에 열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은 숨진 차스티야코우 소령의 생일이었다.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 소식통은 그의 아내의 말을 인용, 차스티야코우 소령이 동료가 준 선물이라며 위스키 한 병과 “수류탄 술잔”이 든 상자를 집에 들고 왔고 친인척이 모인 자리에서 포장을 뜯던 중 폭발이 일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터진 수류탄은 실제 독일군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딜사의 DM51 수류탄으로 알려졌다.그러자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수류탄 취급 부주의로 인한 비극적 사고’라며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퍼뜨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호르 클리멘코 내무부 장관은 “1차 조사 결과, 사망한 차스티야코우 소령은 생일선물로 받은 상자에서 수류탄을 꺼내 아들에게 보여줬다. 수류탄은 신식 서구 모델이었다. 아들은 수류탄 안전핀을 돌렸고, 아들에게서 수류탄을 빼앗은 차스티야코우 소령이 안전핀을 뽑으면서 비극적 폭발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장관은 이어 “경찰은 차스티야코우 소령 자택에서 불발 수류탄 5개를 수거했으며, 그에게 수류탄을 선물한 동료 군인을 압수수색해 수류탄 2개를 추가로 압수했다”고 밝혔다. 또 익명의 내무부 관계자는 “아직 러시아와의 연관성은 찾지 못했다”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차스티야코우 소령에게 수류탄을 선물한 사람은 ‘티멘코 대령’으로 알려졌다. 그는 선물상자에 “이젠 웬만해선 놀라기 어려우니 수류탄과 좋은 위스키 한 병을 드린다”는 카드를 동봉했다. 하지만 숨진 차스티야코우 소령은 어쩐 일인지 이것을 수류탄 모형 술잔으로 생각했다고 현지언론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내 참모이자 절친한 친구인 차스티야코우 소령이 그의 생일에 사망했다”며 “정확한 사고 경위와 그 원인은 조사를 통해 정리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이번 사건은 공교롭게도 잘루즈니 총사령관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불협화음이 표면화한 직후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단순 사건이 아닌 ‘경고성 암살’일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군사학교 졸업 후 야전부대 경험이 있는 총사령관의 참모가 수류탄을 모형 술잔으로 오인한 점, 선물을 건넨 이가 군 ‘내부자’인 점, 여기에 현장에서 정체불명 주사기가 발견된 점 등을 근거로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잘루즈니, 이코노미스트 기고문서 “전쟁 교착”●젤렌스키 “무슨 소리” 잘루즈니 측근 해임●대선 앞두고 불협화음…“지도부 균열 표면화” 평가 앞서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지난 1일 이코노미스트 기고문에서 “반격 작전 이후 러시아의 방어선을 뚫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고, 현재까지 겨우 17㎞를 전진하는데 그쳤다. 나토의 전쟁 교리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또 “이제 전쟁은 정적이고 소모적으로 싸우는 ‘진지전’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움직이고 있다”며 1차대전 방식의 참호전으로 흐를 위험이 있음을 경고했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아울러 교착 상태가 러시아가 전력을 재정비하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고, 이는 새로운 장기전의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후 잘루즈니 총사령관을 필두로 한 군 지도부와 젤렌스키 행정부 사이의 갈등은 노골화했다. 이호르 조우크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차장은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잘루즈니 총사령관의 주장은 “침략자의 일을 덜어준 것”이라고 정면으로 비난했다. 이어 “서방 파트너들로부터 정말 교착 상태인가, 상부에 뭐라고 보고해야 하나 같은 전화를 받았다”며, 잘루즈니 총사령관의 발언은 서방 동맹국 사이에 “공황”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4일 직접 해명 연설을 통해 “시간이 흘렀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람들은 지쳤다.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것은 교착 상태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잘루즈니 총사령관의 ‘수족 자르기’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앞서 지난 3일 잘루즈니 총사령관의 핵심 참모 중 한 명인 특수작전부대 사령관 빅토르 코렌코 장군을 아무런 설명 없이 해임했다. 우메로우 장관은 “적들에게 우크라이나를 약화시킬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는 말 외에 명확한 해임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코렌코 장군은 크림반도에 주둔한 러시아 흑해함대 함정 및 기반시설, 러시아 본토 목표물 타격 등 후방 공격을 성공적으로 지휘한 인물이다. 미군 장성들은 코렌코 장군의 갑작스러운 해임에 놀라움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그의 해임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던 듯 승인을 거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군사적으로나 외교적으로나 전쟁 수행에 어려움이 많은 우크라이나에서 대통령과 총사령관 사이 ‘균열’이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또 전쟁 전략 및 지휘관 임명을 둘러싸고 대통령실과 총사령관 사이에 긴장이 존재한다는 추측은 벌써 1년 전부터 꾸준히 나왔지만, 양측의 불화가 이번처럼 공개적으로 불거진 적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철의 장군’ 잘루즈니 존재감…젤렌스키, 대항마 견제 시동●반격 실패, 부패 이슈로 젤렌스키 신뢰도 91% →76% 추락●불리한 여건 조성…젤렌스키 “선거할 때 아니다” 대선 연기 군인 집안에서 태어난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개전 후 국민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그를 ‘부서지지 않는 철의 장군’이라고 부르며, 아이들은 그의 이름을 자신의 게임 아이디로 쓴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의 인기는 외신도 주목했다. 지난해 패션잡지 보그 우크라이나판은 그를 ‘전설적 인물’로 묘사했고, 미 시사잡지 타임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명에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그를 선정했다. 이처럼 존재감이 확실한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중앙정부와 불협화음을 내는 사이, 비슷한 기간 젤렌스키 대통령과 그 행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추락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KIIS)가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13일까지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실시해 지난달 3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전 초기인 2022년 5월 91%였던 젤렌스키 대통령 신뢰도는 2023년 10월 76%로 감소했다. 중앙정부 및 의회 신뢰도도 각각 74%에서 39%, 58%에서 21%로 낮아졌다. 반격 실패와 각종 부정부패 이슈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우크라이나군 신뢰도는 94%(2022년 5월에는 98%)로,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무조건적이었다. 가뜩이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세계의 관심에서 빗겨난 상황에 대선을 앞두고 이런 조사 결과까지 나오니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치적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불리한 여건을 의식한 듯 젤렌스키 대통령은 내년 대선 연기 입장을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9년 3월 31일 임기 5년의 대통령에 당선돼 같은 해 5월 20일 취임했다. 우크라이나 헌법상 대통령 선거일은 임기 5년 차 3월의 마지막 일요일이다. 이 규정대로라면 내년 3월 31일 대통령 선거가 치러져야 한다. 미국 등 서방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통치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면서 예정대로 대선을 치르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계엄령을 연장하며 각급 선거를 유예하고 있다. 이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6일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동영상 연설을 통해 “나는 지금은 선거가 시의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모두는 많은 도전이 있는 전시 상황인 지금 경솔하게 선거 문제를 여론화하는 것이 아주 무책임하다는 것을 안다”면서 내년 대선 문제를 여론화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전쟁을 치르고 있는 비상 상황에서 내년 3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그는 “정치적으로 사회를 분열시키는 파도가 중단돼야 한다”면서 “모두 국방 문제에 집중해야 하고, 국가기관들이 다른 어떤 일에 에너지나 힘을 낭비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 대산문학상에 현기영·김기택·이양구 선정

    대산문학상에 현기영·김기택·이양구 선정

    제31회 대산문학상 수상자로 소설가 현기영(82), 시인 김기택(66), 극작가 이양구(49), 번역가 마티아스 아우구스틴(55)·박경희(54)가 각각 선정됐다. 대산문화재단은 6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기영의 대하소설 ‘제주도우다’, 김기택의 시집 ‘낫이라는 칼’, 이양구의 희곡 ‘당선자 없음’, 천명관 장편소설 ‘고래’의 독일어판 등 네 작품을 올해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현 작가는 “제주도의 아름다움과 참혹한 비극을 껴안고 지금까지 왔다. 제주도에 포박된 인생이라 늦도록 제주도에 관한 얘기를 썼는데 그 점을 좋게 봐준 것 같아 고맙다”고 말했다.
  • 사랑한다는 말, 그 한마디에 걸린 22년 2개월

    사랑한다는 말, 그 한마디에 걸린 22년 2개월

    헤어져야 할 것을 알면서도, 그게 마지막일 줄 알면서도 애써 모른 척 아무렇지 않게 사랑하는 감정을 지켜야 할 때가 있다. 그렇게라도 마음을 꾸미면 예고된 이별이 찾아오지 않을 것이란 희망 같은 것이 남아 있어서일까. 마지막은 늘 마지막인지 모르게 찾아와 뒤늦게 두고두고 후회를 남기곤 한다. 지난 5일 초연의 막을 내린 뮤지컬 ‘22년 2개월’은 우리나라 독립운동가 중 최장기간 옥살이를 했던 박열(1902~1974)과 그의 일본인 아내 가네코 후미코(1903~1926)의 신념과 가슴 아픈 사랑을 다룬 이야기다. 22년 2개월은 박열의 복역 기간이자 그가 아내를 다시 만나 사랑한다는 말을 꺼내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이 작품은 일본 천왕을 암살하려 한다는 명분으로 옥에 갇힌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사진 한 장에서 출발했다. 평온한 표정으로 턱을 괴고 의자에 앉은 박열과 그에게 기대어 책을 읽는 가네코 후미코의 사진이었다. 이 사진은 실제로 일본 내에서 큰 파문을 일으켜 1927년 당시 일본 와카츠키 레이지로 내각총사퇴를 부를 정도였다. 극작 및 작곡을 맡은 다미로 작가 겸 음악감독은 “만약 30분이 남았고 연인이자 동지였던 이와 뭘 하고 싶냐고 질문했을 때 책 한 권을 들고 있는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모습은 제게 비현실적이었다. 이 작품의 궁금증이 거기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22년 2개월’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극적인 상상력을 발휘한 작품이다. 시인이자 조선의 독립운동가였던 박열과 그가 쓴 한 편의 시를 읽고 사랑하게 된 후 그의 신념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진 가네코 후미코, 그 둘의 무죄를 끝까지 외쳤던 일본인 변호사 호세 다츠지, 이들의 사랑을 인정하며 사진을 찍어준 일본인 검사 다테마스 가이세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독립운동에 치열했던 젊은이들의 열정은 다른 작품에서도 많이 소비됐기에 이 작품이라고 특별한 것은 없다. 그러나 국적을 뛰어넘은 두 사람의 절절한 사랑이 관객들의 마음을 한없이 먹먹하게 한다. 특히 옥중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에서 관객들의 눈물이 마를 새가 없다. 서로에게 닥쳐올 비극적 운명 앞에서도 이후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그 순간의 감정에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다가올 이별 앞에서도 신념을 지켜가며 무덤덤하게 서로에게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모습은 어떤 절개가 느껴질 정도다.가네코 후미코는 1926년 사망한다. 사랑한다고 차마 말하지 못했던 박열은 복역을 마치고 사랑하는 이의 무덤 앞에 절규하며 그제야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 다정한 한마디를 꺼내기까지 22년 2개월이나 걸렸다는 사실은 주변의 소중한 사람을 생각나게 하며 더 깊은 울림을 전한다. 다미로 작가는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 둘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라며 “옥중 수기를 읽고 이들도 독립운동가 이전에 21살, 22살의 청년들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제작사 아떼오드는 “매 순간 뜨거운 무대를 선사해 주신 모든 배우 및 스태프분들과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이야기가 주는 벅찬 감동을 함께 느껴주신 모든 관객분들께 감사드린다”는 폐막 소감을 전했다.
  • [최보기의 책보기] 대단히 ‘미량스러운’ 미량의 시를 읽다

    [최보기의 책보기] 대단히 ‘미량스러운’ 미량의 시를 읽다

    1950년대 신춘문예 당선작 중 박봉우 시인(1934~1990)의 <휴전선>이란 ‘전설’이 있다. ‘산과 산이 마주 향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향한 항시 어두움 속에서/ 꼭 한번은 천동 같은 화산이 일어날 것을 알면서 요런 자세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 … … 아무런 죄도 없이 피어난 꽃은 시방의 자리에서/ 얼마나 더 살아야 하는가. 아름다운 길은 이뿐인가.’ 물었다. 아름다운 길, 시란 아름다움만 추적해도 시간이 부족한데 비극의 휴전선을 써야 하는 시인은 가슴이 아린다. 지난달 김영숙 미술평론가의 『처음 만나는 7일의 미술수업』을 소개할 때 시인 존 키츠의 “아름다움은 진리이고, 진리는 아름다움이다. 이것이 우리가 알아야만 할 모든 것이다.”라는 명제와 함께 저자 김영숙의 “화가의 그림에는 개인, 사회, 역사에 쌓인 사고와 철학이 들어 있다. 그림이나 조각을 본다는 것은 그것들에 대한 맹렬한 추적”이라는 해설도 인용했다. 화가를 시인으로 바꿔보자. ‘시인의 시에는 개인, 사회, 역사에 쌓인 사고와 철학이 들어 있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그것들에 대한 맹렬한 추적’이라 해도 들어맞는 것은 ‘시가 예술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20세기 전후 실존주의를 대표하는 독일 철학자 하이데거는 “예술은 개념적 언어가 포착하지 못한 궁극에 다가갈 수 있는 문, 시는 예술의 본질이다. 시의 힘은 전혀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 시는 시인의 삶, 존재가 고스란히 담긴 집. 시인은 인간과 존재 사이에서 존재의 소리를 듣고 그 울림을 전하는 역할. 인간의 소명은 ‘시인으로서 지상에 거주하는 것’이다. 세상을 시인의 눈으로 보고, 시인의 피부로 느끼고, 시인의 언어로 표현하면서 살 때 비로소 인간 존재의 본질에 맞게 사는 것”이라고 했다는 것 아니겠는가! 김미량 시집 『신의 무릎에 앉은 기억이 있다』는 등단 14년 만에 내는 첫 시집이다. ‘열두 살이 되었을 때/ 나는 신의 무릎에 앉을 수 있었다’는 시인은 ‘신의 부탁으로/ 사람들에게 꽃을 알리러 왔다’고 한다. 시인의 이름이 시에 녹아든 「미량」에서 시작해 「다시, 미량」으로 돌아오는 시인은 ‘어젯밤 꿈에/ 신의 무릎에 앉아 그날처럼 제비꽃 오백 장을 접었다/ 아무도 믿지 않는 전생은/ 믿거나 말거나 다 끝난 이야기/… … 꽃과 나와/ 신의 거리가 분간되지 않는다’며 신의 무릎을 파고든다. 시인의 시계(詩界)가 대단히 ‘미량스러운’ 것은 달아실이 ‘시를 짓는 시민(詩民)과 시를 읽는 시민(詩民)의 마음을 함께 헤아리’는 출판사이기 때문이리라.
  • 종영 19년 ‘프렌즈’ 한 해 수입 200억원대…매슈 페리 유산 어떻게?

    종영 19년 ‘프렌즈’ 한 해 수입 200억원대…매슈 페리 유산 어떻게?

    지난달 비극적으로 54세 삶을 끝낸 할리우드 배우 매슈 페리가 대표작 ‘프렌즈’ 수입으로만 한 해에 200억원이 넘는 돈을 벌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따라 결혼하지 않아 배우자도 자녀도 없는 그의 유산 향배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페리가 시트콤 ‘프렌즈’의 TV 재방송과 스트리밍 플랫폼 재상영으로 연간 벌어들인 수입은 2000만 달러(약 26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종영된 지 20년이 다 돼 가는 이 시리즈의 배급권을 소유한 워너브러더스 측은 재상영으로 배우들에게 지급한 분배금에 관해 확인해 주거나 논평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CNBC는 전했다. 미국 NBC 방송에서 1994년부터 2004년까지 방영된 ‘프렌즈’는 뉴욕에 사는 여섯 젊은 남녀의 사랑과 우정을 코믹하게 그린 작품으로, 미국에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고, 지금까지도 미국의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인기 콘텐츠 순위에 올라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프렌즈’가 2020년 5월 HBO 맥스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출시된 이후 매주 최고 시청 콘텐츠 10위 안에 들었다고 이 회사 대변인의 설명을 인용해 전했다. ‘프렌즈’의 스트리밍 권리는 넷플릭스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갖고 있었으나 그 뒤 HBO 맥스로 넘어갔다. 이 시리즈는 미국에서 현재 100여개의 지역 TV 방송 채널을 통해 방영되고 있으며, 특히 TBS와 니켈로디언 케이블 네트워크에서는 일주일에 140회까지 방영된다고 NYT는 전했다. CNBC는 재무·신탁 전문가들의 설명을 인용해 페리의 막대한 ‘프렌즈’ 재상영 수입이 캘리포니아주 상속법에 따라 유족인 부모가 상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으로는 페리가 생전에 자신의 유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결정해 놓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오랫동안 알코올·약물 중독과 싸웠던 페리는 한때 로스앤젤레스(LA) 서쪽 말리부 해변 저택에 금주 시설을 열어 운영한 적이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장례식이 열린 날, 고인의 이름을 딴 중독자 지원을 위한 재단이 발족됐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페리는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내가 죽으면 사람들이 ‘프렌즈’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나는 배우로서 탄탄한 작품을 했다는 것이 기쁘지만, 내가 죽었을 때 이른바 내 유산 중에 내가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노력한 일들보다 훨씬 뒤에 ‘프렌즈’가 열거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프렌즈’에서 챈들러 빙이란 캐릭터를 연기해 사랑받은 그는 지난달 28일 LA 자택 욕조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부검을 진행했으나 사인을 단정할 수 없었고, 독극물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3일 그의 장례식이 LA 할리우드 근처에 있는 ‘포레스트 론 메모리얼 파크’에서 열렸다고 연예매체 피플 등이 전했다. 장례식에는 ‘프렌즈’에 출연한 배우 제니퍼 애니스턴과 코트니 콕스, 리사 커드로, 매트 르블랑, 데이비드 슈위머가 모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에는 캐리 피셔, 폴 워커, 스탠 로렐 같은 배우들의 무덤이 자리하고 있다. 워너 브러더스 스튜디오와 가까운 지리적 여건 때문이다.
  • ‘해리포터’ 촬영 중 사고로 하반신 마비…래드클리프 눈물

    ‘해리포터’ 촬영 중 사고로 하반신 마비…래드클리프 눈물

    영국 출시 배우 다니엘 래드클리프(34)가 자신을 ‘해리포터’ 역으로 날아오를 수 있도록 도와준 남자를 돕는다. 최근 HBO는 ‘해리포터’ 촬영 중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래드클리프의 스턴트맨인 데이비드 홈즈에 관한 다큐멘터리 ‘데이비드 홈즈: 살아남은 소년’의 예고편을 공개했다. 이 작품을 래드클리프가 직접 제작한 것. 제목은 ‘해리 포터’ 속 해리의 별명인 ‘살아남은 소년’에서 착안했다. 홈즈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스턴트 작업을 시작했을 때 10대 체조 선수였다. 그는 2001년부터 ‘해리 포터’ 작업에 임하며 래드클리프의 대역을 맡아왔지만 2010년 ‘죽음의 성물: 파트 1’ 촬영 당시 현장 사고로 인해 하반신 마비가 됐다. 촬영 전 리허설에서 고강도 와이어에 매달린 채 벽에 부딪혀 목이 부러지고 척추가 손상되는 사고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고편은 사고 이후 휠체어를 사용해 온 홈즈가 스턴트 연기자로 일했던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또 체조 선수로서의 그의 기술과 그와 다른 스턴트 연기자들이 ‘해리 포터’ 출연진 및 제작진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담겨 있다.어린 시절 처음 만나 유대감과 우정을 쌓아 온 홈즈와 래드클리프의 인터뷰, 홈즈의 스턴트 작업기, 그리고 사고 이후 그가 삶을 어떻게 재건하며 빛을 찾았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홈즈는 부상 후 “가장 어두운 곳에서도 빛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래드클리프는 인터뷰에서 “이 끔찍한 일이 데이비드에게 일어났지만 그의 삶이 비극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리고 말했다. 그러면서 홈즈가 주변 사람들에게 미친 긍정적인 영향력과 그의 특별한 회복력에 찬사를 보냈다. 래드클리프는 약 10년 동안 자신의 대역으로 활약한 홈즈가 할 수 없이 하차한 이후에도 그와의 끈끈한 우정을 이어왔다. 두 사람은 함께 할리우드 전역의 스턴트 배우들과의 인터뷰를 담은 팟캐스트를 운영하기도 했다. 래드클리프와 홈즈는 둘 다 이 다큐멘터리의 총괄 프로듀서이며 ‘해리 포터’ 시리즈의 스태프로 일했던 영화 제작자 댄 하틀리가 연출을 맡았다. 4년의 제작 과정을 거쳤으며 오는 15일 HBO에서 첫 공개된다.
  • 아랍 “당장 휴전” 美 “하마스 돕는 일” 튀르키예 “이스라엘 전범 제소”

    아랍 “당장 휴전” 美 “하마스 돕는 일” 튀르키예 “이스라엘 전범 제소”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스라엘에 이어 아랍 국가 요인들과 만났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과 관련한 입장 차를 거푸 확인했다. 이스라엘에 인도적 목적의 일시적 교전 중단을 제안했다가 거부당한 데 이어 아랍국가들과도 휴전에 대한 견해가 엇갈리면서 사태 악화를 막으려는 미국의 노력은 난관에 봉착했다. 블링컨 장관은 4일(현지시간) 요르단 암만에서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이집트 외무장관,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사무총장 등과 회의를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반적 의미의 휴전에는 반대한다는 미국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휴전은 하마스가 전열을 정비해 10월 7일에 했던 일(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 및 민간인 1400여명 살해)을 반복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이 지금 우리의 견해”라고 밝혔다. 반면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은 아랍 국가들이 즉각적인 휴전을 원한다면서 “(중동) 지역 전체가 적대감의 바다에 가라앉고 있으며, 그것은 다음 세대에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블링컨 장관과 별도로 만난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임시 총리도 가자지구 휴전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은 특히 가자지구에서의 민간인 인명 피해와 관련, 이스라엘이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국제법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도 “이스라엘은 민간인 희생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미인 ‘must’를 써가며 이스라엘을 강하게 압박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인도적 교전 중단이 가자지구의 민간인을 보호하고, 구호 물자가 가자지구로 전달되게 하고, 현지의 외국인이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하는데 “중대한 메커니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무력충돌 발발 후 세 번째 이스라엘 방문 때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 석방을 위한 인도적 교전 중단을 공식 제안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인질 석방이 포함되지 않은 일시적 휴전안은 거부한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이 이스라엘에 민간인 희생 방지를 강한 어조로 촉구한 것은 인도적 교전 중단 방안이 이스라엘에 의해 거부당한 마당에 가자지구 민간인 인명피해가 커지는데 대해 미국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 일로 평가된다. 전날 이스라엘을 찾았던 블링컨 장관은 요르단을 거쳐 5∼6일 튀르키예를 방문할 예정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맹비난하며 그를 전쟁범죄로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튀르키예는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고 밝혔다. 아나돌루 통신과 일간 후리예트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튀르크어사용국기구(OTS) 정상회의 참석 후 귀국길 전용기에서 취재진에게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시민의 지지를 잃고 있으며, 종교적 수사를 통해 학살에 대한 지지를 얻고자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의 인권 침해와 전쟁범죄를 국제형사재판소(ICC)로 가져가는 계획을 지지한다”며 “우리 외무부가 이 작업을 이끌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이스라엘과의 관계 단절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며 “국제 외교에서 완전히 관계를 끊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튀르키예 국가정보국(MIT)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등과 대화를 이어오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튀르키예 외무부는 “이스라엘이 민간인에 대해 공격을 지속하는 데 따른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비극, 휴전 및 끊임없는 인도주의적 지원 제공에 대한 거부 등으로 인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튀르키예 대통령이 테러 조직 하마스 편에 서는 또 다른 조치를 했다”고 비난했다고 하레츠는 전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하마스는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르는, 팔레스타인 주민의 진정한 적”이라며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했다. 앞서 요르단, 바레인 등이 이번 충돌 발발 이후 주이스라엘 대사를 소환했다. 남미에서도 칠레와 온두라스가 대사를 불러 들였으며, 볼리비아는 단교를 선언했다. 한편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이슬람협력기구(OIC) 정상회의가 가자지구 휴전 문제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에브라힘 라히시 이란 대통령이 이달 말 튀르키예를 방문한다며 “유혈사태를 멈추기 위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구가 멸망하는 슬픈 그날엔… ‘당신에게 닿는 길’

    지구가 멸망하는 슬픈 그날엔… ‘당신에게 닿는 길’

    최근 몇 년간 자연재해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반지하 방이 물에 잠겼고, 지하 주차장에 들어갔던 사람들이 갇혔고, 터널에 들어간 차들이 끝내 나오지 못했다.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비극은 사회에 큰 상처를 남겼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책임을 묻는 목소리는 날이 서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따져보면 기후위기를 마주하게 된다. 예상 밖의 집중 호우, 예기치 못한 태풍 등 과거엔 어쩌다 한번 발생했던 일이 이제는 연례행사가 됐다. 환경 파괴는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재해는 계속 이어질지 모른다. 그러다 어느 날 종말이 찾아올지도. 지난달 29일 막을 내린 국립극단 ‘당신에게 닿는 길’은 이런 현실과 미래를 그린 작품이다. 기후위기로 지구의 종말이 오는 2043년 인류 마지막 날을 담아냈다. 지난해 국립극단 ‘창작공감: 연출’을 통해 ‘기후위기와 예술’을 주제로 1년여에 걸쳐 개발한 연극으로 2023 오늘의 극작가상을 받은 한민규가 극작과 연출을 맡았다. 객석을 양쪽으로 놓은 좁고 긴 무대 가운데 배우들이 등장한다. ‘당신에게 닿는 길’은 작가가 기후 위기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시작한다. 작가는 높아진 해수면 때문에 가라앉는 섬마을과 자신의 상황을 알리며 도움을 요청하는 이안과 인터넷으로 소통한다. 처음부터 어떤 이야기인지 명확하게 제시한 덕에 관객들은 기후 위기에 대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2023년을 기준으로 80년 후에 있어야 할 지구 온도 5℃ 상승이 20년 만인 2043년에 찾아오자 모든 것이 폐허가 된다. 작가와 기후 재난으로 난민이 된 사람들은 폐허 속에서 살아남은 극장에서 연극을 올린다. 멸망을 앞둔 상황에서도 기득권은 ‘지구 종말 대피소’에서 안전을 보장받고 나머지 사람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생을 견디는 이야기는 진짜로 지구의 멸망이 찾아올 때 있을 법한 일이라는 점에서 섬뜩하고 절망적이기까지 하다. 폭풍우와 빗소리, 재난 현장의 소리 등 위기감을 극대화하는 다양한 소리와 무대 양쪽 벽에 투사되는 영상은 입체감과 현실감을 높인다. 작품 제목의 ‘당신’은 지구를 의미하는데 뒤늦게서야 당신에 대해 후회하는 대사가 관객들에게 지금 우리가 지구를 위해 해야 할 일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명확한 대사와 억지로 비틀지 않고 정직하게 전달하는 이야기가 기후위기를 제대로 감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연극 한 편이 당장의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당신에게 닿는 길’은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연극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 작품이다. 한민규 연출이 “기후 위기에 대해 아직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로 풀어가고 싶었다”고 말한 대로 ‘당신에게 닿는 길’은 무감각해진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일깨우게 했다.
  • “엄마가 가정폭력父 눈앞에서 살해”…유명 여배우의 고백

    “엄마가 가정폭력父 눈앞에서 살해”…유명 여배우의 고백

    할리우드 배우 샤를리즈 테론(48)이 어머니가 아버지를 살해했던 비극적인 과거를 고백했다. 지난 2일(현지 시간) 샤를리즈 테론은 ‘타운 앤 컨트리’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엄마가 배우인 아버지 찰스 테론을 총으로 쏴 살해한 그날 밤 이후 여전히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샤를리즈 테론에 따르면 그의 아버지는 끔찍한 가정 폭력의 가해자이자 알코올중독자였다. 아버지의 사망은 샤를리즈 테론이 15살이던 때에 일어났다.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 인근의 자택에 아버지가 들이닥쳐 침실 문을 향해 여러 차례 총을 쐈고, 반대편에 있던 어머니가 총에 맞았다. 이후 어머니는 자신의 권총을 들고 테론이 보는 앞에서 남편을 살해했다. 이는 정당방위였기 때문에 샤를리즈의 어머니는 기소되지 않았다. 샤를리즈 테론은 아버지에 대해 “그는 매우 아픈 사람이었고 평생 알코올 중독자였다”라며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우리 가족은 그 상황에 갇혀 있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알코올중독자와 함께 사는 일상에서의 폭력은 어느 날 밤에 일어난 한 번의 사건이 아니다. 평생을 함께하며 몸에 박혀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후 샤를리즈 테론은 평생을 여성에 대한 폭력과 맞서 싸우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가족 간의 총격 사건이 어떻게 인생을 바꿨느냐는 질문에 “나는 ‘간단한 상관관계’라고 부르고 싶다”라며 “하지만 인생은 단 하룻밤의 트라우마를 겪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일이 있든 없든 남아공과 전 세계에서 성별에 기반한 폭력은 매우 일상적인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 [열린세상] ‘희생양 만들기’ 정책, 이젠 바꾸자/이종수 연세대 행정대학원장

    [열린세상] ‘희생양 만들기’ 정책, 이젠 바꾸자/이종수 연세대 행정대학원장

    인류의 역사, 심지어 신화 속에 ‘희생양 만들기’의 비극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 철학적 해석을 제시한 사람은 프랑스 사학자 르네 지라르였다. 인간들은 사회에 위험이 닥칠 때 특정 집단에 책임을 뒤집어씌워 희생시킴으로써 갈등을 해소하고 질서를 회복시켜 왔다. 제물로 선택되는 대상은 늘 약자 집단이었다. 보복할 능력조차 없는 약자를 희생시켜 정치적 제물로 삼고, 때로 신성한 제의로 신화화하기도 했다. 지라르가 분석했던 신화들은 공통적으로 가해자의 입장에서 희생양 만들기를 서술하는 구조였다. 하나의 예외가 성경이었다. 처절하게 죽임당한 예수의 이야기를 희생자의 입장에서 기록하고 저주와 폭력의 집단적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서사 구조였다. 지라르에게 성경은 거대한 러브 스토리였다. 나는 요즘 지역개발로 갈등이 벌어지는 전국의 현장을 방문하며 사례 연구를 하는 동안 지라르의 희생양 만들기가 자꾸 떠오른다. 고대의 신화와 암흑의 역사에 나올 비극이 21세기 한국의 개발 현장 곳곳에서 관찰되고 있다. 소수의 약자 집단을 희생양 삼아 개발 정책의 사업이익을 남기고 다수가 손뼉치는 현상 말이다. 일각에서는 이 현상을 ‘님비’라는 용어로 은폐한다. 지역개발을 둘러싼 갈등의 현장에서 희생양 만들기에 저항하는 약자들의 외침을 한낱 님비로 묘사하는 것은 행정의 ‘ㅎ’ 자도 모르는 학자이거나 민초들의 삶에 연민조차 느낄 줄 모르는 가짜 공무원의 호도일 뿐이다. 나의 사례 연구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 님비는 없었다. 지역이기주의로 지칭되는 대부분의 갈등은 유사한 구조를 내포한다. A라는 지역에 군청이 혐오시설을 만들기로 하면 주민들이 극심한 고통 속에 투쟁에 나선다. 생업에 지장을 받고, 스트레스로 우울증 약을 먹으며, 일부는 경찰서에 불려 가기도 한다. 이 투쟁을 거쳐 B라는 지역으로 혐오시설이 변경돼 현장에 가 보면 공통적으로 이런 생각이 든다. 왜 군청은 당초 B에 혐오시설을 설치해야 옳았을 것을 A라는 지역으로 결정해 고통을 야기했을까. 무지와 부패 외에는 달리 상상할 어휘가 없다. 지난 10월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형 로펌을 상대로 주민들이 투쟁해 이긴 강원 평창군 거문리 사례를 보자. 평화롭게 주민들이 살아가는 동네였고, 강원도와 평창군의 시니어 낙원 프로그램에 의지해 인구가 유입되는 중이었다. 갑자기 마을 뒷산에 초대형 풍력발전기 9대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주민들이 접하고 투쟁에 나섰다. 산업부의 불법한 허가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주민들이 행정심판위원회에 심판을 청구한 뒤 7개월의 투쟁 끝에 승리했다. 주민들은 마치 ‘희생양 만들기’의 올가미를 빠져나온 기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에는 풍력단지를 만들 때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거리 규정 자체가 없다. 지역의 찬반을 결정할 민주적 절차와 원칙도 없다. 일부 주민을 희생시켜 풍력단지를 만들 만반의 여건을 정부가 완비해 주고 있는 셈이다. 그 결과 많은 갈등 현장에서 풍력기로부터 멀리 떨어져 피해를 받지 않는 주민들은 일부 심각한 피해 주민들을 희생양 삼아 찬성표를 던지기 일쑤다. 사업자가 동네 단위로 던지는 지원금은 공공성을 객관적으로 검토할 기회를 박탈하고 피해 주민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을 길을 봉쇄하는 방식으로 은밀하게 오간다. 희생양을 만드는 집단적 의사결정을 유도하는 매표 행위로 사법부가 판단을 내려 줘야 시정될 듯하다.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소수를 희생시켜 이익을 남기고 정책을 밀어붙이는 집단적 폭력을 우리는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가. 희생자의 외침을 님비로 매도하며 정책을 강행하는 과정을 정상적 업무 추진의 일부로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희생양 만들기’에 의존하는 정책들을 이제는 바꾸자. 그것은 미개한 폭력일 뿐이다.
  • 낯선 세계로 떠나는 모험…그 끝에서 발견한 진짜 나

    낯선 세계로 떠나는 모험…그 끝에서 발견한 진짜 나

    미국 사회에서 뿌리내리지 못하고 부유하는 한국인 2세 이민자 이야기(영원한 이방인), 가해자인 일본인 군의관의 시점에서 다룬 위안부의 실태(척하는 삶), 한국전쟁의 참혹을 온몸으로 겪어 낸 인물들의 비극(생존자)…. 이처럼 한국의 극적인 근현대사와 이를 통과해 온 인물들, 이민자 이야기를 사실주의적으로 직조해 온 이창래(58) 작가. 그가 ‘Z세대’를 주인공으로 한 성장기란 이색적인 서사로 돌아왔다. 2014년 ‘만조의 바다 위에서’ 이후 9년 만에 펴낸 ‘타국에서의 일 년’이다. 프린스턴대 문예창작과 교수이기도 한 그는 작가 생활 30여년간 발표한 작품이 6편일 정도로 문장을 공들여 엮어 가는 과작 작가다. 하지만 데뷔작인 ‘영원한 이방인’부터 펜·헤밍웨이상 등 6개 문학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완성도 높은 서사, 시적 문장 등으로 작품마다 호평을 얻으며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거론돼 왔다.동시대 청년을 내세운 이번 소설은 “넷플릭스 프로그램 같은 자극적 전개를 소설에서 활용하면 어떤 효과가 나는지 실험해 본 것”이란 평을 받을 정도로 때론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현란한 설정, 감각적인 묘사와 문장들이 두드러진다. 김연수 작가가 “이창래는 지금까지 자신이 쌓아 온 모든 규칙을 무너뜨리는 듯하다”고 한 이유다. 한국인의 피가 12.5분의1의 비율로 섞인, 그래서 거의 백인에 가까운 20대 청년 틸러 바드먼은 미국 대학 도시 던바에서 별다른 애착 없이 살아가고 있다. 이는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부재, ‘추상적’이랄 정도로 일정한 벽이 느껴지는 아버지와의 유대에 기인한다. 그런 그에게 아르바이트를 하다 만난 중국계 미국인 사업가 퐁은 투자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한다. 틸러는 ‘대안적 아버지’ 같은 그에게 이끌려 하와이를 거쳐 중국 선전, 마카오, 홍콩 등 아시아 주요 도시를 아우르는 모험에 나선다. 현실에선 소속감을 갖지 못하고 낯선 세계에는 기꺼이 자신을 던지는 틸러가 느끼는 날것 그대로의 감정과 혼란, 경험들은 이창래의 유려한 문장을 타고 읽는 이에게 그대로 접속된다. ‘나는 바다에 붙어 조류에 휩쓸리는 단 하나의 조개였다. 고립되었다가 물에 잠겼다가 거친 파도에 두들겨 맞았다가를 번갈아 겪다가 떨어지면 떨어지는 것이다. 상관없었다. 나는 온전히 보고 듣고 느끼고 맛보았다.’(603쪽) “문학은 우리가 삶의 순간이나 의미, 모든 감정을 다 포착할 수 없기 때문에 존재한다”고 말한 작가답게, 소설에선 삶과 인간의 본질에 대한 그의 투명하고 예리한 통찰을 곳곳에서 건져 올릴 수 있다. ‘나는 이렇게 존재하는 동안 무언가가 차오르는 것인지 저물어 가는 것인지는 그저 추정할 수밖에 없으며 어쩔 수 없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아름다움을 기념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517쪽) 예측 불가능한 굴곡을 겪고 의지하는 이를 잃을 뻔한 위기에도 틸러의 서사에는 비관보다 낙관이 더 우세하다. 기대 속 종착지에 도달하지 못할지라도 나아간다는 것 자체가 숭고하다는 것. 어떤 경험은 통과했을 때 한 뼘 더 자라난 나를 마주할 수 있다는 것. 세상에서 나의 자리를 정하기 위해 분투하는 오늘의 청년들 그리고 우리 모두의 성장기 아닐까.
  • 계곡이 빚은 옥빛 절경… 비극도 비껴가다

    계곡이 빚은 옥빛 절경… 비극도 비껴가다

    일본 세토 내해를 사이로 에히메현과 마주 보고 있는 곳이 히로시마현이다. 원폭의 그늘만 지우면 바다와 산으로 둘러싸여 어느 지역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 자연경관을 가진 곳이다. 일본에서도 종전의 여행 패턴에서 벗어나 다양한 매력이 있는 소도시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 늘었다고 한다. 우리 식으로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이른바 ‘소확행’이 인기라는 말로 대신해도 될 듯하다. 히로시마는 그 단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여행지 중 하나다.일본 특별 명승(1925년 10월 8일), 일본 100경, 삼림욕의 숲 100선, 일본 단풍명소 100선, 가이드 블루(프랑스어 여행 안내서)의 별점 3개. 모두 한 장소를 상찬하는 표현이다. 히로시마현 서북부의 산단쿄(三段狹·삼단협)가 그곳이다. 한데 히로시마 여행 안내서에선 산단쿄의 이름을 찾기 어렵다. 등장하는 책자가 있다 해도 끝자락에 한 줄 걸치는 정도가 전부다. 산단쿄를 알게 된 과정이 ‘웃프’다. 히로시마 공항에 도착해 짐을 기다리는 동안 벽면의 TV를 통해 히로시마 홍보 영상이 잠깐 나왔다. 마침 그 영상에 산단쿄가 포함돼 있었다. 한데 영상에선 명소라 해 놓고 정작 가이드북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이해 불가의 현실이 꼭 눈에 담아야겠다는 욕망에 불을 지폈다.●16㎞ 이어지는 절경 ‘산단쿄 협곡’ 결론부터 말해 산단쿄는 가벼운 트레킹을 즐기면서 깊은 휴양림에 온 듯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코스의 높낮이 차가 덜한 편이어서 오가기가 쉽고, 단풍나무 등 활엽수가 많아 성하의 초록과 만추의 붉은빛을 만날 수 있다. 선 굵은 암릉과 깊은 소가 어우러지는 풍경도 흔하다. 히로시마 도심에서 렌터카로 불과 40~50분 거리에 있다는 것도 놀랍다. 산이 높으면 계곡도 깊은 법. 산단쿄는 해발 1200m를 넘나드는 산자락 사이로 시바키강이 흐르며 빚어낸 협곡이다. 소수력발전 시설을 조성할 만큼 맑고 풍성한 계곡물이 협곡을 따라 흐르며 곳곳에 절경을 빚어 놓았다. 그 길이가 무려 16㎞에 달한다. 오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덕에 내밀한 느낌이 더하다. 관광객이라면 산단쿄 입구에서 구로부치(黑淵)까지만 다녀오길 권한다. 왕복 2시간 정도 거리인데 어지간한 볼거리는 죄다 눈에 담을 수 있다. 구로부치는 직벽으로 둘러싸인 에메랄드빛의 못이다. 깊은 곳의 물색이 검다 해서 ‘검을 흑’(黑) 자를 쓴다. 구로부치에선 줄배를 띄워 풍경을 감상하는 게 별미인데, 아쉽게도 이번 여정에선 경험할 수 없었다. 사공이 비 오는 날 술추렴이라도 하는지, 선착장 문을 닫아걸었기 때문이다.●갯벌에 세워진 ‘이쓰쿠시마 신사’ 산단쿄가 자연경관에서 가장 앞줄에 선다면 인문 경관으로는 미야지마섬의 이쓰쿠시마(嚴島) 신사가 단연 으뜸이다. ‘일본 3경(景)’ 중의 하나로, 산단쿄와 달리 어느 안내서에건 빠지는 경우가 없다. 이쓰쿠시마 신사는 바다에 인접한 갯벌에 세워졌다. 들물 때면 절집 회랑 하단이 물에 잠긴다. 가장 인상적인 건 바다에 뜬 붉은 도리이(鳥居)다. 높이가 얼추 17m에 달한다. 녹나무 노거수의 둥치를 베 그대로 기둥으로 썼다고 한다. 이쓰쿠시마 신사는 1996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먹거리로 히로시마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것도 재밌다. 우선 오코노미야키. 히로시마의 솔 푸드다. 이른바 ‘원조’를 주장하는 오사카의 오코노미야키와 쌍벽을 이룬다. 일본 사람들은 히로시마풍의 오코노미야키를 간단하게 ‘히로시마야키’라 부르기도 한다. 오사카로 대표되는 간사이 스타일이 모든 재료를 반죽처럼 버무려 지져 낸다면 히로시마풍은 햄버거처럼 하나하나 식재료 층을 만든다는 게 다르다. 우리 식으로는 ‘달고 짠 부침개’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오코노미야키는 패전 후 히로시마가 다시 일어서는 데 큰 도움을 준 음식이다. 그러니 히로시마에서 오코노미야키를 먹는다는 건 역사를 엿본다는 것과 의미가 통한다. 히로시마풍의 오코노미야키는 밀가루 반죽을 넓게 편 다음 양배추를 수북하게 쌓고 그 위에 숙주와 돼지고기, 소바(혹은 우동) 등을 넣고 지진다. 부침개나 피자 등이 얄팍한 것에 견줘 히로시마야키는 풍성한 볼륨을 자랑한다. 이는 당시 굶주림에 지졌던 히로시마 사람들의 애환을 함께 담았기 때문일 것이다.우리 부침개처럼 식재료에 따라 다양한 변주가 가능한 이 요리는 히로시마 전역에서 만나 볼 수 있다. 그중 잘 알려진 몇몇 식당은 줄 서서 기다려도 맛보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인기다. 관광객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오코노미무라’다. 4층 건물을 통틀어 오코노미야키 식당만 운영되고 있는 곳으로, 히로시마 필수 방문 코스라 할 만하다. 히로시마에는 두 가지 스타일의 라멘이 있다. ‘오노미치(尾道) 라멘’과 ‘히로시마 라멘’이다. 각각의 도시 이름을 딴 두 라멘 모두 소유(간장) 계열로 분류된다. ‘히로시마 라멘’도 고정 팬이 많지만 현을 대표하는 라멘을 꼽으라면 역시 ‘오노미치 라멘’이다. 2차 대전 중 조선소에 동원된 화교들이 먹기 시작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국물은 맑은데 세아부라(지방) 등이 떠 있어 진한 느낌을 준다. 그렇다고 무겁거나 느끼하지는 않고 짜면서 가볍다. 미슐랭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쓰타후지, 슈카엔(朱華園) 등이 맛집으로 꼽힌다. 두 집 모두 30~40분 대기가 기본일 정도로 인기다.●다크투어리즘 명소 원폭돔·평화공원 자, 이제 불편해 미뤄 뒀던 단어와 마주할 순간이다. ‘원폭’ 말이다. 히로시마는 원자폭탄이 투하되는 인류 최악의 비극을 경험한 도시다. 역사적 재난의 공간도 시간이 흐르면 명소로 변한다. 히로시마는 곳곳이 다크투어리즘 명소다.핵심은 시내 중심부의 평화기념공원이다. 이 일대를 정의하는 키워드는 ‘평화’다. 방문객이 접근하는 도로와 다리부터, 탑, 종 등 온갖 조형물들에 ‘평화’의 이름을 붙였다. 한국인 관광객이 불편해하는 건 바로 이 대목이다. 히로시마에서의 평화는 원인에 대한 반응으로 나온 일종의 결과물이다. 그런데 평화공원 어디를 돌아봐도 원인에 대한 서사는 빈약하다. 결과로서의 피해만 있고, 책임의식이 수반되는 원인은 증발된 거다. 원인 없이 아프기만 하다는 건데, 이를 세계 어느 누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평화공원은 면적이 12만 2100㎡(약 3만 7000평) 정도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원폭돔, 평화기념관과 자료관, 희생자위령비(한국인 희생자 위령비는 공원 한편에 따로 조성돼 있다) 등으로 구성됐다. 공원 외부로는 노면전차가 오가는데 이 중 3대는 실제 원폭 피해를 입은 피폭 전차라고 한다. 원폭돔 맞은편은 오리즈루(종이학) 타워다. 원폭돔과 평화공원, 그 너머 히로시마 시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야경을 보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많다. ■취재협조 히로시마공항진흥협의회 ●여행수첩 -히로시마 시내 원폭돔 앞에서 미야지마까지 유람선이 운항한다. 아침 8시 30분부터 한 시간에 두 대꼴이다. 마지막 배는 오후 5시 35분. 미야지마까지 45분 소요된다. 어른 4000엔, 어린이 2000엔(이상 왕복). -히로시마 특산품인 굴 구이, 붕장어를 얹은 덮밥(아나고메시), 단풍 모양의 달달한 간식인 모미지 만주 등은 미야지마섬 입구의 상점가(오모테산도)에서 맛볼 수 있다. -인천∼히로시마 직항 항공편은 제주항공이 유일하다. 화, 목, 토요일 주 3회 운항한다. 오전 출발이라 시간대도 좋다.
  • 곤혹스런 바이든 “모두가 비극”…블링컨, 민간인 피해 최소화 요구할 듯

    곤혹스런 바이든 “모두가 비극”…블링컨, 민간인 피해 최소화 요구할 듯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자발리아 난민촌 공습에 대한 유엔과 유럽연합(EU) 등의 비판에 곤혹스러운 듯 언급을 피하며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강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노스필드에서 가진 선거유세에서 “미국은 가자의 무고한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인도주의 지원을 제공할 것이며 그들은 정말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스라엘이 테러에서 자국민을 보호할 권리와 책임이 있다는 점을 계속 확인할 것이며 이스라엘은 이를 민간인 보호를 우선하는 국제 인도주의 법과 일관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난민촌 공습이나 특정 사건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며, 부모를 잃은 팔레스타인 아이와 하마스에 살해된 이스라엘 가족 등 무고하게 생명을 잃은 모두가 “비극”이라고 밝혔다. 앞서 브리핑을 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미국이 난민촌 공습과 관련해 이스라엘에 우려를 표명했느냐는 질문에 “개별 사건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게 조심스럽다”고 말을 아낀 뒤 “우리는 난민촌이 어느 정도로 타격을 입었는지 등 난민촌 공습에 대한 세부 내용을 아직 수집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그는 미국이 가자지구 밖에 팔레스타인인 영구 정착지를 마련하는 방안을 지지한다는 언론 보도가 있지만 그것은 미국의 정책이 아니라며 “우리는 가자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번 분쟁이 끝난 뒤에도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계속 통치하도록 둘 수는 없다면서 “우리는 역내 파트너들과 함께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가자의 거버넌스 형태를 모색하고 있으며 그게 무엇이든 하마스가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3일 이스라엘을 다시 찾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무력충돌 와중에 민간인 희생을 최소화할 필요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국무부가 밝혔다. 매슈 밀러 대변인은 1일 언론 브리핑에서 블링컨 장관이 3일 이스라엘과 요르단을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이 국제법에 따라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를 지지하고, 민간인 사망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주의를 다할 필요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밀러 대변인은 전했다. 그는 또 가자지구의 민간인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밀러 대변인은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에 이은 방문지인 요르단에서도 민간인 생명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또 민간인들을 향한 인도적 지원을 양적으로 늘리고, 또한 지속적으로 제공하도록 촉진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서도 언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끝난 뒤 현재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지구의 통치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다. 밀러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이 중동 지역 파트너 국가들과 지속가능한 중동 평화를 위한 조건을 논의할 것이며, 여기에는 팔레스타인 국가건설 방안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또 미국이 팔레스타인 통치 모델과 관련해 원칙으로 삼고 있는 것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국가로 존재하는 ‘2개의 국가’ 해법과 함께, 하마스의 가자지구 통치 불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 불가 등이라고 소개했다. 미국 내, 특히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 중에서, 확고히 이스라엘의 편에 선 바이든 행정부에 등을 돌리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양상이 여론조사에서 확인되고 있다. 그런 만큼 블링컨 장관은 민간인 희생 줄이기를 강조하면서 이스라엘 측에 군사작전의 궁극적 목표와 ‘출구전략’을 집중적으로 질문할 것이라는 게 관측통들의 예상이다. 결국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 측과 이번 전쟁이 장기적인 소모전 양상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고, 이란과 헤즈볼라(레바논의 무장 단체) 등이 개입할 시간과 명분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튀르키예 아나돌루 통신은 자국 외교 소식통을 인용, “블링컨 장관이 오는 5일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를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와 스푸트니크 통신도 튀르키예 외교 관계자를 인용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을 직접 만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중재자’로 활약한 튀르키예가 이번 사태에서 적극적으로 팔레스타인 지지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의 ‘맹방’ 미국과 어떤 논의를 할지 주목된다. 최근 이란과 카타르 등과 활발히 소통 중인 튀르키예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을 비판하며 이 지역 분쟁 종식 방안으로 주변국이 참여하는 ‘다자 평화보증’ 구상을 제안한 바 있다.
  • “잊히지 않았으면”…서이초 교사 일기, 노래로 만든 교사들

    “잊히지 않았으면”…서이초 교사 일기, 노래로 만든 교사들

    “숨이 막히고 눈물이 흘러, 시들어가는 게. 마치 나 같아.(중략) 무지개 되어, 미소 지어 줘.” 지난 7월 악성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교육활동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의 일기가 노래로 태어났다. 1일 ‘전국교사일동’에 따르면 서이초 교사에 대한 추모곡 ‘시간 속 유영’이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2년 전에 서이초 교사와 함께 기간제 교사를 했던 초등교사 4명이 작사·작곡, 가창 등 창작 과정에 참여해 추모곡이 탄생했다. 곡을 만든 교사들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이초 교사가 잊혀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노래를 만들면 오래 기억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간제 시절 친분을 쌓은 이들은 각자 다른 지역에서 임용이 된 이후에도 친분을 이어 갔다. 지난 여름방학에 “꼭 만나자”고 약속했지만 예상하지 못한 비극이 찾아왔다. 음원의 프로듀싱을 총괄한 교사는 “선하고 항상 제일 열심이던 그녀에게 힘든 점이 있었던 걸 몰랐다”며 “어떤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았는지 잊고 싶지 않아서 일기 내용을 가사에 넣었다”고 했다. 2년차였던 서이초 교사의 생전 일기와 업무일지에는 ‘다 버거워지고 놓고 싶다’, ‘숨이 막혔다’는 심정과 교직 생활의 고충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세상을 떠난 다른 교사들을 애도하고, 유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위로하는 메시지도 가사에 담았다. 가창과 함께 음원 발매에 필요한 그림과 이미지도 만들었다. 교사 4명 외에도 음원의 취지를 들은 주변 사람들이 도움을 줬다. ‘시간 속 유영’은 오는 23일 서이초 교사의 생일 선물의 의미도 있다. 경찰 수사에서 학부모 ‘갑질 의혹’에 혐의가 없다는 결정이 나오는 것을 보고 발매를 서둘렀다고 한다. 가창에 참여한 교사는 “사망 3개월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반드시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교사들은 음원 수익금을 모두 유가족 협회에 기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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