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비극
    2026-04-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881
  • “전쟁의 반대말은 어린이”…점옥이 눈에 담긴, 서럽도록 푸른 비극의 그날[이주의 어린이책]

    “전쟁의 반대말은 어린이”…점옥이 눈에 담긴, 서럽도록 푸른 비극의 그날[이주의 어린이책]

    점옥이 오승민 지음/문학과지성사/64쪽/1만 8000원 영문도 모를 일이었다. 시월의 그날, 암흑처럼 검은 큰 새가 날아와 까만 씨앗을 떨어뜨린다. 집과 밭에 빨갛고 노란 꽃들이 쿠궁쿵 대지를 뒤흔들며 피어나자 꽃밥을 나눠먹던 언니도, 꽃밥을 지키던 백구도 자취를 감춘다. 함께 소꿉을 놀던 오동나무 밑을 점옥이 혼자 우두커니 지킨다. ‘언니는 어디 있을까….’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사이 비와 바람이 점옥이 얼굴을 서서히 지운다. 헝겊 인형 점옥이의 눈에 비친 여순항쟁의 비극이다. 작가는 어른, 아이, 동물 할 것 없이 ‘파랑’이 묻은 생명을 무참히 앗아간 그 날의 참혹을 서럽도록 푸르고 아득해지도록 아픈 검은 색조의 그림에 켜켜이 재현해냈다.장면 장면마다 서사를 응축하고 있는 그림의 깊이와 아름다움도 빼어나지만 순진무구한 점옥이의 말투로 이야기를 이끄는 시적인 문장들은 감정선을 더 깊이 파고들며 잊혀진 기억을 현재로 불러들인다. 오지 않을 언니를 기다리는 시간이 더해질수록 점옥이는 지워지고 바스라져 간다. 하지만 점옥이가 느꼈을 슬픔과 통증은 서서히, 또렷이 배어들며 ‘잊지 말아야할 것’들을 되새기게 한다. 김지은 아동문학 평론가는 “작가는 어린이의 반대말은 전쟁이라고 말한다”며 “그림책 속의 푸른색이 겹겹이 서럽게 시려서 책을 읽고 나서는 눈물 없인 눈을 뜰 수 없었다”고 했다. 삶의 곡절과 인간 감정의 심연을 꿰뚫는 작가의 푸른색은 마지막 장면, 그 모든 비극을 지켜보며 우뚝 자란 오동나무 꽃의 보랏빛으로 영근다.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전개되는 전쟁의 한복판에도 생기과 희망의 보랏빛이 피어나길 바라는 염원처럼.
  • 김기현 당대표 사퇴 “총선 승리 절박”

    김기현 당대표 사퇴 “총선 승리 절박”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내년 4월 총선을 119일 앞둔 13일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이른바 ‘주류 희생’ 권고 이후 40일 만이고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의 한 축인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시사 이후 이틀 만이다. 핵심 친윤(친윤석열)에 이어 당대표까지 기득권 내려놓기에 동참하면서 국민의힘 내 ‘혁신 바람’이 거세질 전망이다. 김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많은 분께서 만류했지만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는 너무나 절박한 역사와 시대의 명령이기에 ‘행유부득 반구저기’(行有不得 反求諸己·일의 결과를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의 심정으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며 대표직 사퇴를 밝혔다. 지난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서울 6석’ 내부 총선 보고서 유출, 혁신위 ‘빈손 해산’ 등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3월 8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지 9개월 만이다. 김 대표는 “더이상 저의 거취 문제로 당이 분열돼서는 안 된다. 윤재옥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빠르게 안정시켜 후안무치한 민주당이 다시 의회 권력을 잡는 비극이 재연되지 않도록 견마지로(犬馬之勞·주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개와 말의 노력)를 다하겠다”며 “이제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당의 안정과 총선 승리를 위해 이바지하고자 한다”고 했다. 당은 일단 윤 원내대표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된다. 국민의힘은 김 대표 사퇴 후 혼란을 빠르게 잠재우고 총선 체제에 돌입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속도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원장으로는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나경원 전 의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이 오르내린다. 국민의힘은 14일 3선 이상 중진 의원 대상의 연석회의와 최고위원회의를 잇따라 열고 수습 방안을 논의한다. 당초 다음달쯤 거취 결단을 고민했던 김 대표는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서울 모처에서 숙고에 들어갔고 이날 이준석 전 대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무소속 의원 등을 만난 뒤 수 시간 만에 사퇴문을 올렸다. 다만 그는 총선 불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 인천의 비극…4승 하고도 ACL 16강 불발

    인천의 비극…4승 하고도 ACL 16강 불발

    창단 20년 만에 처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무대에 나선 인천 유나이티드가 조별리그에서 4승을 거두고도 16강행이 불발하는 불운을 겪었다. 인천은 13일 필리핀 마닐라 리잘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ACL 조별리그 G조 최종 6차전 카야FC와 원정 경기에서 박승호, 최우진, 김도혁의 연속골을 앞세워 3-1로 승리했다. 하지만 같은 시간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가 산둥 타이산(중국)을 3-0으로 꺾어 16강행이 꼬였다. 세 팀 모두 4승2패가 됐는데 동점자 간 골 득실에서 요코하마(+1)와 산둥(0)에 뒤진 인천(-1)은 조 3위로 밀려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카야는 6전 전패. 이번 ACL에서는 동아시아 지역 5개 조 1위 5개 팀에 더해 각 조 2위 팀 중 상위 3개 팀이 16강에 진출한다. 델브리지, 무고사, 신진호, 이명주 등 베테랑이 부상으로 이탈한 인천은 제르소와 에르난데스를 벤치에 앉히고 23세 천성훈, 22세 홍시후, 20세 박승호, 19세 최우진 등 젊은 피를 선발로 대거 투입했다. 인천은 전반 6분 김도혁이 하프라인에서 공을 탈취당하며 골키퍼와 일대일 위기를 허용했으나 김동헌이 다행히 선방해냈다. 위기에서 벗어난 인천은 6분 만에 선제골을 낚았다. 박승호가 상대 오른쪽 진영에서 문전을 향해 왼발 얼리 크로스를 올렸는데 상대 골키퍼 앞에서 공이 한 번 땅에 튀기더니 골문 왼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박승호에게 패스를 건넸던 홍시후는 얼떨결에 도움을 적립했다. 인천은 전반 25분 추가 골을 넣었다. 음포쿠가 뒷공간으로 넘겨준 공을 받은 최우진이 왼발로 골문을 열었다. 부심이 깃발을 들어 오프사이드 판정을 내렸으나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득점이 인정됐다. 인천은 후반 8분 추격을 허용했다. 카야의 코너킥을 김동헌이 제대로 펀칭하지 못한 뒤 음포쿠와의 공중 경합을 이겨낸 시모네 로타에게 헤더 득점을 내줬다. 인천은 제르소와 에르난데스, 박현빈을 투입해 고삐를 조였으나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하다가 교체 투입된 김준엽이 후반 추가시간 상대 핸드볼 반칙을 끌어내 확보한 페널티킥을 김도혁이 성공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인천은 올해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으나 끝내 16강에는 오르지 못해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K리그에서는 이날 안방에서 방콕 유나이티드(4승1무1패)를 3-2로 제압하고 4승2패로 F조 2위에 자리한 전북 현대와, 앞서 각각 J조 1위, I조 2위로 조별리그를 마무리한 포항 스틸러스(16점), 울산 현대(10점)까지 모두 세 팀이 16강에 올랐다. 전북과 울산은 H조 2위 멜버른 시티(호주·9점), J조 2위 우라와 레즈(일본·7점)에 앞서 16강 티켓을 움켜쥐었다. 홈앤어웨이로 치러지는 16강은 내년 2월 열린다. 대진 추첨은 오는 28일 예정됐다.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직 사퇴…“총선 승리 위해 책임 다하겠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직 사퇴…“총선 승리 위해 책임 다하겠다”

    거취를 놓고 잠행 중이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대표직에서 전격 물러났다. 지난 3·8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직에 선출된 지 9개월 만이다. 김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부로 국민의힘 당대표직을 내려놓습니다”라며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를 도와주십시오”라고 적었다. 김 대표는 “지난 9개월 동안 대한민국 정상화와 국민의힘, 나아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라는 막중한 사명감을 안고 진심을 다해 일했지만 그 사명을 완수하지 못하고 소임을 내려놓게 되어 송구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이어 “많은 분들께서 만류하셨지만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는 너무나 절박한 역사와 시대의 명령”이라면서 “‘행유부득 반구저기’(行有不得反求諸己: 어떤 일의 결과를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고사성어)의 심정으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그는 “우리 당이 지금 처한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당대표인 저의 몫이며, 그에 따른 어떤 비판도 오롯이 저의 몫”이라며 “더이상 저의 거취 문제로 당이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윤재옥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빠르게 안정시켜, 민주당이 다시 의회 권력을 잡는 비극이 재연되지 않도록 저의 견마지로를 다하겠다”고 밝혔다.앞서 인요한 혁신위가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부터 총선 불출마나 험지 출마 등 희생의 자세를 보일 것’을 당 지도부에 요구하자 김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중진들은 거취 압박을 받았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김 대표를 향한 거취 압박이 더욱 커졌다. 이에 김 대표는 이틀째 공식 당무를 보지 않고 거취를 고심했다. 게다가 신당 창당을 언급해 온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날 “27일 탈당”을 공식화하기에 이르렀다.이러한 가운데 김 대표가 이 전 대표와 비공개로 만나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곧이어 김 대표는 대표직 사퇴를 발표했다. 이 전 대표는 김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 “탈당에 앞서 김 대표를 한번 만나겠다고 했고, 그 연장선에서 만난 것”이라며 “상황이 이렇게 돼 자연스럽게 김 대표 거취 관련 대화를 주로 나눴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김 대표가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 확실히 알게 됐고, 나름대로 조언도 드렸다”고 말했다. 김기현 대표 페이스북 글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저는 오늘부로 국민의힘 당대표직을 내려놓습니다. 지난 9개월 동안 켜켜이 쌓여온 신(新)적폐를 청산하고 대한민국의 정상화와 국민의힘, 나아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라는 막중한 사명감을 안고 진심을 다해 일했지만, 그 사명을 완수하지 못하고 소임을 내려놓게 되어 송구한 마음뿐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만류하셨지만,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국민의힘의 총선승리는 너무나 절박한 역사와 시대의 명령이기에 ‘행유부득 반구저기’(行有不得反求諸己: 어떤 일의 결과를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고사성어)의 심정으로 책임을 다하고자 합니다. 우리 당이 지금 처한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당대표인 저의 몫이며, 그에 따른 어떤 비판도 오롯이 저의 몫입니다. 더이상 저의 거취 문제로 당이 분열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 당 구성원 모두가 통합과 포용의 마음으로 자중자애하며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힘을 더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총선이 불과 119일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윤재옥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빠르게 안정시켜, 후안무치한 민주당이 다시 의회 권력을 잡는 비극이 재연되지 않도록 저의 견마지로를 다하겠습니다. 저도 이제 당원의 한사람으로서 우리 당의 안정과 총선승리를 위해 이바지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함께해 주신 국민과 당원, 언론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부디 우리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를 도와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속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대표직 사퇴

    [속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대표직 사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부로 국민의힘 당대표직을 내려놓습니다”라고 적었다. 김기현 대표 페이스북 글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저는 오늘부로 국민의힘 당대표직을 내려놓습니다. 지난 9개월 동안 켜켜이 쌓여온 신(新)적폐를 청산하고 대한민국의 정상화와 국민의힘, 나아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라는 막중한 사명감을 안고 진심을 다해 일했지만, 그 사명을 완수하지 못하고 소임을 내려놓게 되어 송구한 마음뿐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만류하셨지만,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국민의힘의 총선승리는 너무나 절박한 역사와 시대의 명령이기에 ‘행유부득 반구저기’(行有不得反求諸己: 어떤 일의 결과를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고사성어)의 심정으로 책임을 다하고자 합니다. 우리 당이 지금 처한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당대표인 저의 몫이며, 그에 따른 어떤 비판도 오롯이 저의 몫입니다. 더이상 저의 거취 문제로 당이 분열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 당 구성원 모두가 통합과 포용의 마음으로 자중자애하며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힘을 더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총선이 불과 119일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윤재옥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빠르게 안정시켜, 후안무치한 민주당이 다시 의회 권력을 잡는 비극이 재연되지 않도록 저의 견마지로를 다하겠습니다. 저도 이제 당원의 한사람으로서 우리 당의 안정과 총선승리를 위해 이바지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함께해 주신 국민과 당원, 언론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부디 우리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를 도와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천만 임박 영화 ‘서울의 봄’ 정치권 끌어들인 野, 왜

    천만 임박 영화 ‘서울의 봄’ 정치권 끌어들인 野, 왜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관객 1000만명 돌파를 향해 가고 있는 영화 ‘서울의 봄’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며 윤석열 정권 비판에 나섰다. 또 이를 다시 보수 진영에서 반박하며 영화의 정치화 바람이 다시 거세지는 모양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12 군사반란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13일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보수화 경향이 강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가 흥행을 주도하고 있는 게 참 흥미롭다”며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정권이 의외의 복병을 만난 듯하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하게 되면 정권에 커다란 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안 의원은 “최근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대통령실이나 정부여당·법무부 장관이 지금 침묵하고 있지 않나”라며 “이것 보고 반란군에 저항하지 않는 군인의 모습과 비슷해 보인다. 그런 얘기를 많이 한다”고 했다. 이어 “국민들이 전두광에 분노하는데 이것 역시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윤석열 정권과 여당의 모습과 겹친다는 관람평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 직원들이 단체 관람을 했으면 좋겠다고 권유하기도 했다.민주당이 영화 서울의 봄을 언급한 건 처음이 아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오전 페이스북에 “44년 전 오늘 독재의 군홧발이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짓밟았다”며 “사적 욕망의 권력 카르텔이 국민의 삶을 위협하지 않도록 비극의 역사를 마음에 새기겠다”고 썼다. 그러면서 “‘서울의 봄’이 저절로 오지 않았음을 똑똑히 기억하겠다. 역사의 퇴행을 막아내고 국민의 삶을 지키겠노라 다짐한다”라고도 밝혔다. 이에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의 글을 언급하면서 “영화를 영화로 보지 않고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정치선동”이라면서 “정치군인들의 핵심인 하나회를 청산하고 방산 비리를 척결한 것은 김영삼 대통령의 민주자유당이었다”고 강조했다. 야당이 서울의 봄을 집중적으로 언급하는 건 선거를 앞두고 지지자를 결집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2년 대선 때도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영화 ‘광해’를 본 뒤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이후 문 전 대통령은 “영화를 보면서 노무현 대통령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 성남시-법무부“성남시의료원에 법무병상 설치·운영”

    성남시-법무부“성남시의료원에 법무병상 설치·운영”

    경기 성남시와 법무부는 13일 오후 3시 성남시청에서, ‘수용자 의료처우 개선 및 공공보건의료서비스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번 협약은 성남시의료원 등 공공보건의료 인프라를 활용해 교정시설 내 수용자에 대한 치료 지원 등 치료연계 시스템을 마련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상동기 등 강력범죄 예방과 피해 회복 강화를 위해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신상진 성남시장, 이진찬 성남시 부시장, 안태영 성남시의료원장 권한대행, 신용해 법무부 교정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법무부는 수용자의 의료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법무부 수용시설 의료체계 개선 TF(팀장 : 정책기획단장)’를 운영하면서, 의무관 처우 개선, 외부병원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의 정보 연계 등 다양한 개선 방안을 마련해 왔다. 협약에 따라 성남시와 시의료원, 법무부는 ▲교정시설 내 중증 정신질환 수용자의 입원 치료를 위한 공공의료기관 내 법무병상 설치와 운영 ▲ 수용자에 대한 공공의료기관 진료 지원 등 치료 연계 시스템 구축 등에 협력한다. 또 ▲법정신의학 분야 의료인력 충원 협력체계 구축 ▲이상 동기 범죄 등 강력범죄 피해 회복 및 지역사회 공공안전 관련 정보 공유 등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성남시와 업무 협약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정신질환 수용자에 대한 치료체계 개선의 일환으로 시행했다. 특히, 이번 업무 협약을 통해 전문 인프라를 갖춘 성남시의료원 내에 정신질환 수용자 치료를 위한 법무부 입원 병상이 설치되면 적시에 제대로 된 정신질환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어 출소 후 재범 방지 및 사회 안전에 기여할 수 있고, 공공보건의료서비스의 확대에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성남시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최초로 ‘성남시 이상동기 등 강력범죄 피해자 의료비 지원 조례’를 제정(’23.12.11.공포)하고 피해자 지원·보호 정책을 담당하는 법무부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이상동기 범죄 예방과 피해회복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수용자들의 정신질환 문제를 교정시설 수감 기간 동안 적절하게 치료하는 것은 그 개인을 넘어 궁극적으로 사회를 보호하는 길이 될 것이고, 물리적으로 격리된 수감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치료를 하는 것이 효과와 비용 면에서도 매우 좋은 대책이 될 수 있다”면서 “공공의료원 내 법무병상 설치 등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한 이번 업무협약을 추진해 주신 신상진 성남시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법무부에서는 무엇보다 수용자 계호에 만전을 기할 것임을 약속드린다”라고 말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흉기 난동 같은 비극적 사고 예방과 사후관리를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에 법무부와 협약을 맺게 되어 의미가 남다르다”면서 “성남시는 선도적으로 공공안전 확보 및 지역사회 공공보건 의료서비스를 더욱 확대할 수 있게 됐고, 공공의료 인프라를 활용하여 정신질환 수용자 치료에 일조함으로써 지역사회가 더 안전하고 시민들의 일상이 보장될 수 있도록 노력해 가겠다”라고 말했다.
  • 與 ‘이태원 특별법’ 발의…“유가족 지원·추모사업 실질적 지원 강화”

    與 ‘이태원 특별법’ 발의…“유가족 지원·추모사업 실질적 지원 강화”

    국민의힘이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지원책을 담은 ‘10·29 이태원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만희 사무총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태원 참사는 다시 발생해서는 안 될 비극이고 아직 우리 사회에 큰 상처로 남아 있다”면서 “어제(11일) 10·29 이태원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특별법에는 국무총리 소속으로 피해 지원 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참사 당일 구조·수습 활동으로 신체·경제적 피해를 입은 사람과 영업 활동 제한으로 피해를 본 이태원 상인들에 대한 보상을 심의·의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효율적 추모 사업을 위한 ‘희생자 추모 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두기로 했다. 이 사무총장은 특별법안의 필요성에 대해 짚었다. 그는 “희생자에 대한 추모는 물론 고통받고 있는 유가족과 부상자들에 대한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꼭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번 특별법에 재발 방지와 유가족 지원, 추모 사업 등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무총장은 참사의 정쟁화는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야당은 진상규명에만 초점을 맞춘 대규모 특조위 발족 등을 중심으로 한 특별법 통과를 주장하고 있다”면서 “세월호 사례에서 이미 경험했듯이 참사를 이용한 불필요한 정쟁이 유발되고 많은 소모적 논쟁이 있었지만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 내용들은 없다. 이제는 참사를 정쟁화하자는 기도는 멈춰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사무총장은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서 배상책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만 더욱 신속한 배상 관련 업무가 이루어지도록 배상금 관련 근거 조항을 포함하기도 했다”면서 “희생자, 피해자분들에 대한 실질적 지원과 공동체 회복을 위해서 특별법 통과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이재명 “‘서울의 봄’ 저절로 오지 않아…역사 퇴행 막겠다”

    이재명 “‘서울의 봄’ 저절로 오지 않아…역사 퇴행 막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영화 ‘서울의 봄’의 역사적 무대이자 1979년 12·12 군사 반란이 발생한 날인 12일 “피로 쟁취한 민주주의가 무너지지 않도록, 사적 욕망의 권력 카르텔이 국민의 삶을 위협하지 않도록 비극의 역사를 마음에 새기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의 봄’이 저절로 오지 않았음을 똑똑히 기억하겠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 대표는 “우리 자랑스러운 민주주의 역사는 순풍에 돛을 단 유람선처럼 오지 않았다”며 “어느 곳 하나 성한 데 없는 상처투성이 모습으로 수많은 주권자의 피를 먹으며 자라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44년 전 오늘 독재의 군홧발이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짓밟았다. 나라를 지켜야 할 총칼로 국민에게 부여된 권력을 찬탈했다”며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절망적인 후퇴를 반복하는 것 같아도 역사는 늘 전진한다”며 “결국 민주주의를 쟁취한 국민의 발자취 앞에서, 군사 반란을 막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참된 군인들의 영령 앞에서 역사의 퇴행을 막아내고 국민의 삶을 지키겠노라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 “최악의 정부 물려받았다”…양 극단 ‘기대와 우려’ 교차 속 밀레이 아르헨 대통령 취임

    “최악의 정부 물려받았다”…양 극단 ‘기대와 우려’ 교차 속 밀레이 아르헨 대통령 취임

    출발부터 시끌…친족 공직임명 배제 규정 고쳐 여동생 비서실장 앉혀 “베를린 장벽 붕괴가 비극적 시대의 종말을 알렸던 것처럼, 이번 대선은 우리 아르헨티나 역사의 전환점이었다.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로 이끌기 위해 이를 악물고 온힘을 다해 싸우겠다.” 하비에르 밀레이(53) 아르헨티나 신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 연방국회에서 열린 취임식 선서에서 이렇게 각오를 다지며 임기 4년의 출발을 알렸다. 취임식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45)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가브리엘 보리치(57) 칠레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68) 전 브라질 대통령도 참석했다. 한국에선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이 경축 특사로 자리를 함께했다. 퇴임하는 알베르토 페르난데스(64) 대통령으로부터 어깨띠를 넘겨받은 뒤 취임선서를 마친 그는 곧장 의회 앞 광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1983년 민주화 이후 관례로 통하던 대국민 메시지는 없었다. 연단에 오른 그는 “수십년에 걸친 실패와 내분, 무의미한 분쟁을 묻어버리고 폐허처럼 변한 사랑하는 조국을 다시 일으켜세워야 한다”며 개혁을 거듭 강조했다. 또 “전임 정부로부터 역사상 가장 나쁜 유산을 넘겨받았다”며 “이젠 연간 1만 5000%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을 겪을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순간 술렁이는 청중을 향해 그는 “국내총생산(GDP) 5%에 달하는 공공부문 재정 조정을 비롯해 강력한 경제난 극복 정책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비바 라 리베르타드, 카라호”(자유 만세, 빌어먹을)이라는 특유의 구호를 3번 외치며 시민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리베르타드는 극우파인 그의 소속 정당(자유전진당) 약칭이기도 하다. 자유주의 경제학자로 ‘남미판 트럼프’라는 별명을 단 밀레이 대통령은 2년 전 연방하원 진출과 더불어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정치 신인이어서 세계적인 눈길을 끌고 있다. 중앙은행 폐지, 달러 통화 채택 등 과격한 공약을 쏟아냈지만 초기 내각은 온건파 위주로 꾸렸다. 대표적 인물이 ‘달러화 도입’에 비판적인 루이스 카푸토(58) 경제장관 내정자와 에밀리오 오캄포(60) 중앙은행 총재 내정자다. 취임식 행사엔 ‘정권 실세’로 꼽히는 대통령 여동생 카리나 밀레이(51)와 1기 내각 9개 부처 장관 및 참모진도 등장했다. 취임식 후 마요대로를 따라 카퍼레이드를 한 밀레이 대통령은 대통령궁(카사 로사다)에 첫발을 들였고 그의 곁에 카리나가 함께 했다. 취임 행사 직후 밀레이 대통령은 정부 부처 장관을 비공개로 임명했고, 특히 여동생 카리나를 비서실장에 전격 임명했다. 현지 매체들은 “일정공지 없이, 언론에 공개하지도 않은 채 장관 임명식을 진행한 건 전례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일간 클라린은 “배우자를 포함한 친족을 대통령실과 부처를 포함한 공직에 들일 수는 없다는 기존 규정을 대통령실에서 폐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지 언론조차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밀레이 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고 연대와 지지 의사를 전했다.
  • [특파원 칼럼] 유족이 하나둘 사라져 간다/김진아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유족이 하나둘 사라져 간다/김진아 도쿄 특파원

    “해저에 매몰된 상태인 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유골이 매몰된 위치, 깊이 등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유골을 발굴하는 것은 어렵다.”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이 지난 1일 ‘조세이탄광 수몰 사고’와 관련해 희생자들의 유골 발굴 요청에 대해 서면 답변한 내용이다. 일본 정부가 나설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이처럼 돌려 말했다. 조세이탄광 수몰 사고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과 관련된 또 다른 아픈 역사다. 하지만 대중에게 잘 알려진 참사는 아니다. 1942년 2월 3일 야마구치현 우베시 해안에서 약 1㎞ 떨어진 해저 지하 갱도가 무너지면서 조선인 136명과 일본인 47명 등 모두 183명이 수몰됐다. 당시 조세이탄광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갱도 안에서 바닷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고 할 정도로 예견된 사고였다. 하지만 일제는 태평양전쟁 군수물자 확보를 위한 탄광 가동에만 급급했다. 수많은 목숨이 바닷속에 가라앉았지만 8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진상 규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심지어 자국민까지 사망한 사고임에도 일본 정부는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가 나서 진상 규명을 해야 하는 또 다른 비극으로는 ‘우키시마호 사건’이 있다. 이 사건은 1945년 8월 22일 일본이 패망한 뒤 강제동원된 조선인 노동자들을 태운 배가 애초 목적지인 부산 대신 마이즈루항으로 향하면서 발생했다. 그리고 같은 달 24일 갑자기 폭발해 수많은 이들이 세상을 떠났다. 일본은 당시 공식 발표에서 승선자 3725명, 사망자 524명, 실종자 수천 명이라고 했다. 하지만 생존자 목격담에 따르면 8000명 이상이 배에 있었다고 한다. 왜 우키시마호가 부산으로 가지 않았는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이 사건들 모두 진상 규명이 요구되지만 일본 정부는 그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두 참사의 유족들은 고인의 유골이나마 수습해 고향에 안치한 뒤 넋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하지만 그 유족들조차 나이를 먹고 하나둘씩 사라져 가고 있다. 일본에서 과거사와 관련된 취재 현장을 갈 때마다 깨닫는 점은 피해자도, 유족도, 이를 돕고 있는 일본 시민단체 관계자 모두 나이를 먹었다는 점이다. 지난 8일 일본 중의원 제1의원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던 ‘조세이탄광 유골 발굴 조사를 요구하는 한국 유족의 기억을 듣는 모임’을 찾았을 때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시간이 없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발표 현장에서 젊은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 오랫동안 애써 온 ‘조세이탄광 수몰 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의 이노우에 요코 공동대표는 “1991년부터 모임을 결성해 유골 발굴을 위해 노력해 왔는데 여기에 애써 왔던 분들도, 한국 유족들도 나이를 먹어 세상을 떠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일 관계가 좋아진 것과 별개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시간은 피해자 편이 아닌 것처럼 속절없이 흐른다. 정부의 존재 이유를 묻고 싶다. 유족들이 원통하게 눈을 감지 않을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 일본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 日 환멸·조선 흠모에 투항한 왜군 장수… 능숙한 조총·화포술로 전공[서동철의 임진왜란 열전]

    日 환멸·조선 흠모에 투항한 왜군 장수… 능숙한 조총·화포술로 전공[서동철의 임진왜란 열전]

    항왜(降倭)란 글자 그대로 투항한 왜인을 가리킨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 귀순한 항왜는 1만명 이상으로 알려진다. 숫자의 근거가 된 것은 1597년 5월 18일자 선조실록의 ‘원수 권율이 적정을 자세히 보고하다’라는 제목의 글이다. 부산포의 왜인 가운데 사정을 알 만한 사람을 찾아 은냥을 주고 정세를 은밀히 물었더니 ‘일본에서 꺼리는 것은 항복한 왜인이다. 이미 1만에 이르는데, 일본의 용병술을 모두 털어놓았을 것이다. 조선에서 산성을 쌓고 있는 것도 역시 이 왜인들의 지휘일 것’이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왜인은 ‘조선이 항왜를 발탁하기로 했다는 것은 이미 일본에서도 자세히 알고 있다. 조선이 후대하고 죽이지 않는다면 어찌 우리들뿐이겠는가. 우리를 인솔해 가라’고 했다는 내용이다.사야가(沙也加) 김충선(金忠善·1571~ 1642)은 항왜의 대표적 인물이다. ‘1592년 4월 13일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가토 기요마사가 이끈 왜군 제2진의 선봉장으로 부산포에 상륙했지만 싸움도 하기 전에 경상좌병사 박진에 귀순했다’고 후손들이 편찬한 ‘모하당문집’에 적혀 있다. 모하당(慕夏堂)은 김충선의 아호다. 조총과 화포를 능숙하게 다루고 화약제조법도 잘 알고 있었으니 사야가는 조선에서 쓰임새가 컸다. 선조는 그에게 김해 김씨 성과 충선이라는 이름을 내렸다. 선조는 오늘날의 대구시 달성군 우록동 일대 땅도 김충선에게 하사했으니 후손들이 지금껏 대대로 이곳에서 살아오고 있다.지금 우록동에는 김충선을 기리는 녹동서원(鹿洞書院)과 그의 무덤이 있다. 서원 곁에는 2012년 세워진 달성 한일우호관이 여행객을 반긴다. 마을 이름은 우미산 아래 소 굴레 모양이라 우륵(牛勒)이라 했던 것을 김충선이 사슴과 벗하는 마을이라는 우록(友鹿)으로 고쳤다고 한다. 김충선은 ‘산중에 은거하는 사람은 대개 사슴을 벗하며 한가로움을 탐한다. 우록은 내가 평생을 산중에 숨어서 살고자 하는 뜻과 부합한다. 여기 한 칸 띠 집을 지어 자손에게 남기니 이곳이 바로 내가 원하는 땅’이라고 녹촌지(鹿村誌)에 적었다. 김충선과 관련된 기록을 모은 ‘모하당문집’은 6대손 김한조가 1798년 초간하고 그의 동생 김한보가 1842년 개수했다. 사야가의 투항 과정은 문집에 실려 있는 김충선의 큰아들 김경원이 1675년(숙종 원년) 썼다는 행록(行錄)에 비교적 자세히 적혀 있다. ‘임진년 가토 기요마사가 군사를 일으켜 조선을 정벌했다. 가토는 담용절륜하고 기개가 뛰어난 공을 우선봉장으로서 뽑았으니 불과 22세였다. 4월 13일 바다를 건너와 조선의 문물을 보자 일본과는 달리 전란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조선 사람은 누구나 예법과 질서, 의관문물을 갖추고 있었는데 평소에 듣던 것과 같았다. 그날로 사야가는 한 차례 접전도 없이 본도 병마절도사 박진에게 강화서를 보낸 후 조선군과 함께 일본군과 싸워 공을 세웠다.’ ‘모하당문집’은 사야가가 부산에 상륙한 이후 4월 17일 효유서(曉諭書)로 조선에 침략할 뜻이 없음을 밝혔고 4월 20일에는 경상좌도병마절도사 박진에게 강화서(講和書)를 보내 3000명의 군사와 귀순했다고 적었다. 그런데 개전 직후 밀양부사로 작원관 전투를 이끌었던 박진은 5월이 돼서야 경상좌도병마사에 올랐으니 ‘4월 20일’이나 ‘박진에게’라는 표현 가운데 하나는 착오라고 봐야 할 것 같다. ‘3000’이라는 숫자가 상식을 뛰어넘는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서울대 사범대가 편찬한 중학교 도덕교과서(1998)는 ‘며칠 밤을 고민하던 끝에, 사야가는 자신을 따르는 군사 500여명을 이끌고 귀순해 왔다’고 적었다.김충선은 한일 두 나라 학자들이 모두 와카야마현 기슈의 사이가 집단(雜賀衆)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한다. 사이가 집단은 일본 전국시대 최강의 철포(鐵砲), 곧 조총 용병 집단이었다고 한다. 사야가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패배하고 보복을 피해 지금의 구마모토 지역인 히고로 도망한 집단의 일원이라 보는 것이다. 사이가 집단을 이끈 스즈키 마고이치는 조총의 연속발사 전법을 창안한 인물로 알려진다. 조선인들에게 ‘사이가’는 ‘사야가’에 가깝게 들렸고, 이름을 대신해 한자로 이렇게 썼다는 것이다. 김충선이 사이가 집단의 일원이었다면 히데요시 치하에서의 입지는 불안정했을 것이다. 일본 작가 시바 료타로는 1971년 ‘길을 걷다-한국기행’에서 우록리를 다뤘다. 작가는 ‘일본의 오랜 내전 규칙에 의하면 항복한 자는 어제까지 적군이었던 아군 편에서 어제까지의 우군을 향해 화살을 쏜다. 사야가도 그런 점에서 조금도 고민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니 사야가가 조선에 투항한 즉시 일본군을 상대로 전공을 세우고, 이후 조선 조정으로부터 관직과 이름을 하사받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을 것이라고 적었다. 일본은 1449~1473년 무로마치 막부의 8대 쇼군 아시카가 요시마사가 다스렸다. 후계자가 없어 동생 요시미에게 쇼군의 자리를 물려받도록 했지만, 뜻밖에 이듬해 아들 요시히사가 태어난다. 한 발도 양보할 수 없었던 양쪽은 11년 동안 처절하게 싸우니 ‘오닌의 난’이다. 막부와 쇼군의 권위가 크게 추락하면서 군소 세력까지 저마다 주도권을 잡겠다고 나서 100년 이상 싸움이 그치지 않는 전국시대가 개막한다. 이렇게 되자 막부와 연합정권을 이뤘던 각 지역의 지배자 슈고 다이묘는 몰락하고 센가쿠 다이묘가 득세한다.1543년 포르투갈 선박이 가져온 조총의 대량 보급과 전술 개발로 전쟁의 양상을 바꾼 인물이 센고쿠 다이묘의 하나인 오다 노부나가다. 1582년 오다 노부나가가 피살되자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손잡고 1590년 일본을 통일한 인물이 도요토미 히데요시다. 이런 상황이었으니 일본인들에게 ‘지켜야 할 국가’란 존재하지 않았다. 항왜의 반대편에 침략자에게 협력한 순왜(順倭)가 있다. 조선 같은 신분사회에서 주인의 소유물인 노비계층에 국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왜군은 점령지에서 관직을 나눠 주는 등 이들을 회유하는 데 힘썼다. 물론 노비만 순왜가 된 것은 아니었다. 전쟁을 틈타 이익을 얻으려는 자들도 있었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에게 김충선은 매우 껄끄러운 존재였던 것 같다. 통감부에 협력하며 경성신문을 발행한 아오야기 쓰나타로는 1910년 ‘세상에 배움이 얕은 역사가가 있어 사야가의 황당무계한 큰소리에 현혹돼 당당하게 기요마사 선봉의 부장이라고 하거나 혹은 일본무인이라고 결단하는 자에 이르러서는 그 난폭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남해안의 왜구와 조선인 사이 잡혼에서 태어난 혼혈아 가운데 일본의 사정에 조금 밝은 자가 거짓으로 일본무장이라 칭하여 조선군에 투항한 것이라는 주장도 이어졌다. 일본에서 사야가의 존재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자리잡은 데는 시바 료타로의 한국 여행기에 이어 역사학자 기타지마 만지의 연구서를 바탕으로 NHK가 제작해 1992년 TV로 방영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이 또 하나의 역할을 했다고 한다. 기타지마는 일본이 패전한 이유의 하나로 히데요시군의 도주와 조선으로의 투항을 들었다. 일본 국내의 반발을 무릅쓰고 출병을 강행한 데다 군역이 기한 없이 길어져 군대 전체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는데, 전황마저 악화되자 견디지 못한 병사들이 일본으로 도주하거나 조선에 투항하는 사태가 빚어졌고, 그렇게 조선에 넘어간 사람의 하나가 사야가였다는 것이다. 이제 우록동은 수학여행단을 비롯해 일본인들이 즐겨 찾는 여행지가 됐다. 김충선은 이괄의 난과 병자호란 때도 전공을 세워 ‘임갑병 3난의 공신’으로도 불린다. 이괄의 난이 일어난 1624년은 갑자년이다. 이때 김충선은 반란군의 부장(副將)인 항왜 서아지(徐牙之)를 벤 공으로 사패지를 받았지만, 사양하고 수어청의 둔전으로 삼게 했다. 이괄의 난 초기에는 항왜가 선두에서 싸운 반란군이 관군에 연승하며 도성까지 진격하기도 했다. 항왜와 항왜가 이국땅에서 맞서 싸워야 하는 현실이 당사자들에게는 엄청난 비극이었을 것이다. 사패지 반납의 이면에도 이런 복잡한 심경이 뒤얽히지 않았을까 싶다.
  • 우크라·가자서 ‘늑대의 아이들’ 되살아나다

    우크라·가자서 ‘늑대의 아이들’ 되살아나다

    “원고를 처음 읽은 밤, 소설의 장면들이 꿈에 나타나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비몽사몽 다음날 출근하자마자 한국어판 제안서를 넣었다. 지구 반대편에서 있었던 잊혀 가는 비극적인 이야기를 우리가 알았으면 했다. 기억은 힘이 세니까. 그리고 기억은 다짐이니까.” 리투아니아에서 국민 작가로 불리는 알비다스 슐레피카스의 ‘늑대의 그림자 속에서’(사진)를 한국어로 펴낸 출판사 양철북의 조재은 대표가 기자에게 보낸 이메일 일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어느덧 1년 10개월째, 얼마 전부터는 이스라엘과 하마스도 양보 없는 싸움을 이어 가고 있다. 전쟁이라는 단어가 익숙해지고 있는 요즘 리투아니아의 역사소설이 우리에게 주는 울림은 적지 않다.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해 지난 6~7일 방한한 슐레피카스는 다시금 전쟁 상태에 돌입한 인류를 향해 “과거의 실수에서 배우는 것이 하나도 없다”며 비판의 날을 세우면서도 “개인이 바꿀 수 있는 게 없더라도 우리 서로가 평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설은 리투아니아에서도 점점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져 가는 ‘늑대의 아이들’ 이야기를 다룬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44년 소련군이 리투아니아와 폴란드의 국경 지역인 동프로이센을 점령했는데, 당시 독일인들을 닥치는 대로 죽이면서 1만명에 이르는 고아가 생겨났다. 국경을 넘나들며 먹을거리를 구걸하던 이 늑대의 아이들 실화를 작가가 15년에 걸쳐 꼼꼼히 취재해 써냈다.책의 리투아니아어 원제는 ‘내 이름은 마리톄’다. “독일인은 어른이고 아이고 다 죽이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소련군에게서 살아남기 위해 독일인 소녀 레나타가 ‘마리톄’라는 리투아니아식 이름으로 살면서 겪었던 일들이 시적인 문장과 함께 암울하고도 위태롭게 펼쳐진다. 슐레피카스는 “수차례 사실을 확인했고 복수의 증인이 없다면 쓰는 걸 자제할 정도로 확실한 사건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라면서도 “이 책은 문학인 만큼 제가 과거에 겪었던 배고픔 등의 경험과 감정도 충실히 활용했다”고 말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2019년 이 책을 그해 최고의 역사소설로 꼽으며 “역사 속에서 잊힌 비극을 흔들림 없이 묘사하는 이 소설을 잊을 수가 없다”고 평했다. 조 대표는 “늑대의 아이들을 기억하는 것이 비참한 시간을 살아 낸 사람들에 대한 기억이고 연대라고 생각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나는 전쟁이 지금 내가 겪는 일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나를 질책하는 마음으로 책을 펴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도 이데올로기 차이로 가족이 서로에게 총구를 겨눴던 역사가 있다”며 “이런 슬픔을 나누는 것으로도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 영화 ‘오펜하이머’ 일본 개봉 앞두고 네티즌 반응 극과 극 [시네마랑]

    영화 ‘오펜하이머’ 일본 개봉 앞두고 네티즌 반응 극과 극 [시네마랑]

    ‘원자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국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일생을 다룬 영화 ‘오펜하이머’가 일본에서 뒤늦게 개봉한다. 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배급사 비터스엔드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 ‘오펜하이머’의 2024년 일본 개봉을 결정했다”며 “영화가 일본인들에게 매우 중요하고 특별한 의미를 갖기에 다양한 논의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개봉 날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오펜하이머’는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핵폭탄 개발 ‘맨해튼 프로젝트’를 이끈 물리학자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1904~1967)의 일대기를 다뤘다. 지난 7월 개봉해 1조2000억원 이상의 수입을 내며 실존 인물을 그린 전기물 중 역대 수익 1위를 기록했다. ‘오펜하이머’가 일본에서 개봉할 수 없었던 이유최초이자 유일한 ‘핵무기 실전 투입’으로 수십만명의 민간인이 희생됐던 일본에선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를 담은 ‘오펜하이머’ 개봉을 꺼려왔다.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우라늄 핵폭탄 ‘리틀 보이’가 투하돼 14만명이 사망, 9일에는 나가사키에 플루토늄 원자폭탄 ‘팻 맨’이 떨어져 7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20만명 이상이 사망한 비극적인 사건인 만큼 일본에선 히로시마·나가사키 원자폭탄을 소재로 삼는 것에 여전히 민감하다. 지난 8월 일본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퍼진 ‘#노 바벤하이머(No Barbenheimer)’ 해시태그 운동을 보면 알 수 있다. 같은 날 개봉했지만, 분위기가 극명하게 대비되는 ‘오펜하이머’와 ‘바비’를 엮은 이미지가 유행하며 ‘바벤하이머(바비+오펜하이머)’ 밈(meme·온라인상의 유행어나 인기 콘텐츠)이 탄생했다. 밈이 인기를 얻으며 영화 수익으로 이어지자 ‘바비’의 제작사 워너브라더스는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바벤하이머 유행에 동조하는 게시글을 올렸다.이에 일본 네티즌들은 “바비를 보이콧하자”며 거세게 반발했다. ‘바벤하이머’ 밈이 히로시마·나가사키 원자폭탄 피해를 희화화한다는 것이다. 워너브라더스 일본 지사까지 나서 미국 본사에 항의하자 결국 워너브라더스 본사도 “바벤하이머 밈에 동조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비판을 수용하고 사과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자 미국 영화 제작사 유니버설 픽처스의 일본 배급을 도맡아 온 영화사 ‘도호(東宝)’마저 ‘오펜하이머’를 외면했다. ‘오펜하이머’ 수급한 비터스엔드 배급사, 어떤 곳?‘오펜하이머’의 일본 극장 개봉을 추진한 ‘비터스엔드’는 7일 현지 언론을 통해 ‘오펜하이머’의 2024년 일본 개봉을 발표하며 “많은 논란과 반발이 있었지만 오랜 논의 끝에 배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비터스엔드 측은 ‘오펜하이머’를 “세계의 운명을 손에 쥐고 있는 동시에 세상을 파괴할 수도 있는 위기에 직면한 한 남자의 알 수 없는 삶을 그린 스펙터클한 실화 드라마”라고 소개하며 반드시 극장의 대형 스크린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한 이유로 “전통적인 스토리텔링을 뛰어넘는 독특한 영화적 체험”을 꼽기도 했다. 비터스엔드는 1994년 4월에 설립된 작은 규모의 영화배급사다. 한가지 특징을 꼽으라면 일본 현지에서 반발이 심한 영화도 망설임 없이 수급하는 뚝심 있는 배급사라는 것.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포로가 된 미군의 비극적 이야기를 담은 ‘언브로큰’(2014)은 당시 일본군의 포로 학대 장면이 나온다는 점에서 ‘반일영화’로 찍혔다. 일부 네티즌들은 ‘일본을 모욕하는 영화’라며 개봉 저지 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때 ‘언브로큰’의 배급을 맡은 곳도 비터스엔드다. 당시 비터스엔드 측은 일본 현지 언론에 “‘언브로큰’은 전쟁이라는 엄혹한 상황에 놓인 한 인간을 그린 영화”라면서 “일본 관객도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배급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비터스엔드는 영화 ‘기생충’의 일본 배급을 맡아 한국에 알려지기도 했다. 극과 극으로 갈린 일본 반응일본 네티즌 사이에서는 “드디어 볼 수 있어 기대된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전쟁범죄를 다룬 영화”라는 비판적인 반응이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 ‘오펜하이머’ 개봉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친 한 일본 네티즌은 “미국 젊은 세대는 원폭 투하에 대개 비판적인데 일본인들은 그 사실조차 외면한다”면서 “원자폭탄 개발자의 관점에서 원폭 투하 과정을 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네티즌은 “그 비극에 대해 서양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썼다.반면 “원폭 개발은 전쟁범죄가 아니지만 ‘원폭을 민간인을 학살에 사용한 것’은 명확한 전쟁범죄. ‘오펜하이머’는 미국이 ‘개발해 버렸다’라며 자기 연민을 보이는 영화다”, “오펜하이머가 핵무기 개발 참가에 대한 후회는 했어도 핵무기로 인해 사망한 사람들에게 사과 한마디 없었다는 것이 유감스럽다. 영화에선 이걸 어떻게 다뤘는지 모르겠다” 등의 비판적인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 美대학서 ‘구직 실패’ 교수가 대낮 총기난사…4명 사상

    美대학서 ‘구직 실패’ 교수가 대낮 총기난사…4명 사상

    네바다대 현장서 용의자 사살AP “최근 구직 실패한 교수”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에 있는 네바다대학교 라스베이거스(UNLV)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3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용의자는 경찰과 총격전 끝에 현장에서 숨졌다. AP통신은 숨진 용의자가 해당 대학에 취업하려다가 실패한 교수라고 보도했다. 이날 오전 11시 45분쯤 경영대학이 있는 프랭크 앤드 에스텔라 빌딩 내 빔홀(BEH)에서 총격 신고가 접수됐다. 학생회관에서 총격이 발생했다는 추가 신고도 들어왔다. UNLV 경찰서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총격은 건물 4층에서 시작됐으며, 용의자는 이후 몇 개 층을 올라간 뒤 사살됐다. 한 지역 보안관은 사건 당시 학생들이 건물 밖에 모여 식사나 게임을 하고 있었다며 “범인을 사살하지 않았다면 많은 사람이 더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당국은 용의자는 물론 사망자 등 피해자 신원, 총기, 범행 동기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AP는 숨진 용의자가 최근 UNLV에 지원했고, 노스캐롤라이나주 소재 이스트캐롤라이나대학(ECU)에 근무한 적이 있는 교수라고 전했다. CNN 방송도 용의자가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주에 연고가 있는 67세 교수라고 보도했다. 해당 학교경찰은 총에 맞은 4명 이외에 또다른 4명이 공황발작 증세를 보여 병원에 옮겨졌고, 캠퍼스 수색 중 경찰관 2명도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학교 측은 같은날 오전 11시 54분쯤 온라인에 “대학 경찰이 BEH에서 총격 신고를 받고 대응하고 있다.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라”고 공지했다. 대피 명령은 7시간여 만인 오후 7시 30분쯤 해제됐다. 이 대학 교수 빈센트 페레즈는 “7∼8발 정도 총소리가 연달아 크게 들렸다”며 “총성을 듣자마자 건물 안으로 다시 뛰어 들어갔다. 실제 총격 사건이며 캠퍼스에 총격범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저널리즘을 전공하는 매슈 펠센펠드(21)는 본인을 포함한 12명이 학생회관 인근 건물 출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쳐 막았다고 전했다. 키버니 마틴 교수는 학생 수십 명과 건물 밖으로 뛰쳐나가 학생들을 차에 태우고 캠퍼스를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오는 8일까지 모든 수업을 취소했다. 키스 휫필드 총장은 성명에서 “가늠할 수 없는 사건으로 캠퍼스가 충격에 빠졌다”며 “우리가 잃은 이들과 부상당한 사람들을 영원히 기억하고 기릴 것”이라고 말했다. 캐럴린 굿맨 라스베이거스 시장은 X(엑스·옛 트위터)에서 “비극적이고 가슴아픈 소식”이라며 “사법당국이 대응하는 동안 캠퍼스의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애도했다. 이 대학에는 학부생 약 2만 5000명, 대학원생 약 8000명이 재학 중이다. 캠퍼스는 2017년 10월 60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하는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호텔에서 약 3마일(4.8㎞) 떨어져 있다. 미 연방항공국(FAA)은 사건 수습을 위해 캠퍼스에서 약 2마일(3.2㎞) 거리인 해리리드 국제공항에 들어오는 모든 항공기의 지상운항을 중단했다.
  • 정신질환 환자들과 함께한 尹 
“정신건강, 개인의 문제 아니다”

    정신질환 환자들과 함께한 尹 “정신건강, 개인의 문제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정신건강정책 비전선포대회를 주재하며 국가 차원에서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지난 8월 국무회의에서 정신건강 종합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던 윤 대통령은 “정부가 예방·치료·회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의 지원 체계를 재설계해 정신건강 정책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꿔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이제 국민의 정신건강을 위해 국가가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하며 개인의 정신건강 문제를 겉으로 드러내기를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관련 논의가 그동안 보건의료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었다는 문제의식를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1·2차 세계대전의 후유증과 급속한 산업 성장으로 인한 정신질환 문제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인 문제로 접근했다”며 정신건강정책을 입원 중심에서 예방·재활·사회 복귀로 확대했던 미국 케네디 정부의 사례를 직접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정신건강 문제는 재정 투자에 따른 효과가 크다며 “특히 저출산 시대에 국민의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해 개인 역량과 삶의 질을 높일 때 국가 성장을 견인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장인은 회사에서, 학생은 학교에서, 지역사회에서도 쉽게 전문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일상적인 마음 돌봄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내년에는 우선 8만명, 제 임기 내에 100만명에게 전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초기 질환을 조기 발견하고, 치료로 즉각 연계시킬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밝힌 주요 대책 가운데 하나인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신설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위원회를 중심으로 세부 정책을 가다듬어 내년 봄까지 국민들께 제대로 보고드릴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당정 주요 인사와 관련 전문가, 유관기관 관계자뿐 아니라 실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참석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정신질환자는 배척할 대상이 아닌 동료 시민”이라며 “정책을 개선해 정신질환으로 일어나는 사회적 비극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백석예술대학교 실용댄스학부, 대중성과 예술성 모두 잡은 공연 펼쳐

    백석예술대학교 실용댄스학부, 대중성과 예술성 모두 잡은 공연 펼쳐

    백석예술대학교(총장 윤미란) 실용댄스학부(학부장 문병순)가 지난달 11월 다양한 댄스 작품을 제작해 공연했다고 알렸다.최근 종영한 Mnet 스트릿우먼파이터2에서 활약한 이민아(21학번)와 박혜림(22학번)이 백석예대 실용댄스학부 출신 및 소속이며 그 외에도 국내 스트릿댄스씬에서 활약하는 핫한 댄서들이 대거 재학 중이다.출중한 실력을 겸비한 댄스 전공 학생들에게 백석예술대학교는 춤의 기능적인 측면과 공연 활동에 필요한 교육을 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제작실습’ 작품 제작 수업이 있다. 특히 이번 2학년 졸업공연에는 백석예대 실용댄스학부 초빙교수인 팝핀현준의 연출 지도하에 ‘호두까기 인형’ 공연을 스트릿댄스 버젼으로 선보였다. ‘호두까기 인형’은 ‘잠자는 숲속의 미녀’, ‘백조의 호수’ 와 함께 발레 3대 걸작으로 불리는 작품으로 연말이면 크리스마스 캐롤과 함께 생각나는 공연이다.팝핀현준과 숏폼 영상으로 유명한 실용댄스학부장 문병순 교수의 디제잉과 토크박스로 캐롤을 연주하여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자아냈으며, 토카토카댄스와 슬릭백을 시작으로 다양한 스트릿댄스를 선보이며 오프닝 무대를 열었다. ‘호두까기 인형’ 작품 외에 ‘삶’, ‘POTENTIAL’, ‘DRAMA’라는 대 주제 안에서 다양한 작품을 옴니버스 형태로 공연했다. 또한 1학년 정기공연으로 문병순 교수의 연출 지도하에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리어왕’을 댄스극으로 무대 형상화해 공연했으며 ‘SPACE’, ‘CONTACT’ 등 다양한 주제로 무대를 꾸몄다.백석예술대학교 실용댄스학부장 문병순 교수는 “이번 공연은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잡기 위해 연출에 노력을 가했다”라며 특히 “팝핀현준 교수님과 함께 무대를 꾸밀 수 있어 영광이고, 학부생들이 앞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활동하는데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스트릿댄스 버전의 ‘호두까기 인형’과 ‘리어왕’ 제작을 말미암아 앞으로 백석예술대학교 실용댄스학부의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겸비한 공연에 귀추가 주목된다.
  •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성공에도 긴장 못 놓는 軍…“북 도발 가능성 예의주시”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성공에도 긴장 못 놓는 軍…“북 도발 가능성 예의주시”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에 이어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시험발사까지 성공한 가운데 또다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군 당국이 긴장을 놓지 못하고 있다. 실제 북한은 지난해말 우주발사체 시험발사 때도 우리나라와 갈등을 빚자 또다시 탄도미사일 발사로 대응했던 전례가 있다. 우리 군은 지난 4일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의 3차 시험발사를 겸해 실시한 민간 소형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이틀 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해 우주궤도에 안착시켰다. 이에 더해 내년 4월 이후에는 후속 정찰위성도 차례로 발사할 전망이다. 계획대로라면 북한 전역을 30분 단위로 감시·정찰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북한은 4일 조선중앙통신에 실린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대변인 명의 담화에서 불만을 드러냈다.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미국은 우리의 위성 발사가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위협’이 된다고 강변하면서도 대한민국 족속들의 위성 발사는 ‘국제법 준수’ 측면에서 성격이 다르다고 뻔뻔스럽게 놀아대고 있다”며 이를 “이중 기준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담화는 “같은 위성 발사를 두고도 하나는 자주적인 주권국가인 공화국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예속적이고 친미적인 대한민국의 것이라는 이유로 적법성 여부가 판별되는 오늘의 비극적인 상황”이라면서 “미국식 강도적 논리가 묵인되고 허용된다면 세계의 평화와 안정은 돌이킬 수 없는 엄중한 위험에 노출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보 분야 관계자들은 북한이 잇따라 우리 장부의 9·19군사합의 일부 효력정지 조치와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발사를 문제 삼는 것이 단거리탄도미사일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위협을 위한 명분 쌓기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해 북측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 프랑스 검찰 “독일 관광객 살해한 용의자, IS에 충성 맹세”

    프랑스 검찰 “독일 관광객 살해한 용의자, IS에 충성 맹세”

    프랑스 파리 에펠탑 근처에서 2일(현지시간) 밤 흉기를 휘둘러 독일인 관광객을 사망케 한 20대 프랑스 남성이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 프랑수아 리카르 대테러 검찰 검사는 3일 저녁 기자회견을 열어 “용의자가 범행 전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 계정에 동영상을 올렸으며, 이 영상에서 IS에 충성을 맹세했다”고 말했다. 리카르 검사에 따르면 용의자인 아르망(26)은 이 영상에서 아랍어로 자신을 IS의 전사라고 소개하며, 아프리카와 이라크, 시리아, 예멘, 파키스탄 등에서 활동하는 지하디스트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계정은 10월 초 개설됐으며, 가자지구의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전반에 관한 많은 글이 게시돼 있었다고 한다. 아르망은 이란인 부모에게서 태어났지만, 그의 부모는 이슬람교를 믿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르망은 18세가 되던 2015년 이슬람교로 개종한 뒤 빠르게 지하드 이데올로기에 빠져들었고, 특히 IS가 유포한 동영상과 선전 문서를 광범위하게 접한 것으로 보인다고 리카르 검사는 설명했다. 리카르 검사는 아울러 아르망이 그 동안 프랑스에서 벌어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용의자들과 SNS에서 일부 교류를 하긴 했지만, 이들의 범행과는 연관이 없었다고 말했다. 아르망은 그러나 2016년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의 IS에 합류하기로 하고 실제 테러 계획을 세웠으며, 이 일로 5년 징역형을 선고받아 4년을 복역했다. 리카르 검사는 아르망이 2020년 3월 석방된 뒤 올해 4월 26일까지 보호 관찰 대상이었으며, 이 과정에 정신과 치료도 병행했다고 설명했다. 리카르 검사는 아르망의 모친이 지난 10월 말 아들의 행동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으나, 당시 그를 새로 기소할 혐의가 발견되지 않아 별다른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던 아르망은 결국 전날 밤 파리 15구 에펠탑 인근에서 필리핀과 독일 이중 국적의 관광객(23)을 둔기로 두 차례 가격하고, 흉기로 네 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경찰을 피해 달아나던 길에도 행인 두 명에게 둔기를 휘둘러 다치게 했다. 다행히 이들의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수사 당국은 아르망의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확인하기 위해 그의 가족 3명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이번 흉기 사건의 배경이 이슬람 극단주의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프랑스 내 이슬람위원회는 성명을 내 “극우 단체는 이 비극적인 사건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무슬림 공동체를 낙인찍는 데 악용할 것”이라며 프랑스 내 무슬림 사회에 각별히 경계해달라고 당부했다. 자국민이 사망한 독일 정부는 이번 사건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X에 “이번 일에 충격받았다”면서 “우리가 증오와 테러에 단호히 반대하는 이유가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적었다.
  • 층간소음 피해망상…위층 부부·그 부모까지 찔렀다 [사건파일]

    층간소음 피해망상…위층 부부·그 부모까지 찔렀다 [사건파일]

    2021년 9월 27일 오전 0시 33분. 전남 여수의 한 아파트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일용직 일을 하며 이 아파트에 혼자 살던 A(35)씨는 6개월 동안 600여종의 흉기를 검색한 뒤 등산용 칼과 정글도를 구입, 사건 당일 위층에 살고 있던 B씨 부부에게 “만나자, 내려오라”라고 하고 잔혹하게 살해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 대원들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을 정도로 사건 현장은 매우 참혹했다. 이를 목격한 B씨 부모 역시 수차례 찔렸고 고통 속에서 112에 신고했다. 피해자의 자녀는 다른 방안에 숨어 화를 면했다. 숨진 B씨 부부는 여수 시내에서 치킨집을 운영해 온 부부로, 오후 10시쯤 매장영업을 마치고 귀가했고 가게 일을 마칠 때까지 외조부와 외조모는 초·중등 자매를 돌봐 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자신의 모친에게 전화를 걸어 범행 사실을 알렸고, 모친의 자수 권유를 받고 112에 전화를 걸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피해자 부모들만 겨우 목숨을 건졌다. A씨는 일가족을 잔혹하게 살해한 이유가 층간소음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이들이 의도적으로 소음을 발생시키는 것이라고 의심했고, 피해자들이 자신을 감시하며 괴롭힌다고 생각하는 망상을 했다. 이웃들 역시 “할아버지, 할머니가 엄청 신경 쓰고 소음을 관리한다” “A씨가 층간소음으로 위층을 죽이겠다고 했다”라고 증언했다. 피해자 지인도 “바닥에 매트도 다 깔아져 있었다. 샤워만 해도 난리를 쳤다. 아이들도 둘 다 10대라 집에서 뛰어놀 나이가 아니고 조용히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고 증언했다.층간소음 망상에 일가족 비극 실제로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에 물체를 두드리거나 음량을 높인 TV 소리 등을 녹음한 다음 ‘위층 소음’이라는 제목의 파일을 만들어 모친에게 전송하고, “윗집 사람들을 쪼개버리고 싶다”고 말하는 등 피해자들에 대한 극도의 분노감과 증오심을 쌓아왔다. 반복되는 항의에 피해자들은 “우리 집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발생하는 소음이니 너무 우리 집에만 뭐라고 하지 말아달라”며 양해를 구했고, 불안감을 느껴 사설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기도 했다. 2022년 4월 27일. A씨에게 사형이 구형됐다. 검사는 “치밀하게 범행 계획을 세웠으며 범행 과정에서 한치의 망설임도 없었다”면서 “살해당한 장면을 목격한 피해자 부모는 회복하기 어려운 깊은 상처를 입었으며, 피해자의 아이들은 참혹한 현실을 깨닫게 될 때 더 큰 충격을 받은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1심 재판부는 사형 대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A씨는 심신장애와 자수에 따른 형량 감경을 이유로 들어 항소했고, 검사는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양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무기징역형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20년 명령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각 범행의 수법이 매우 잔혹하고 범행 결과가 참혹하다. A씨는 피해망상에 가까운 의식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B씨 부부는 극도의 공포와 고통 속에서 허망하게 생을 마감했고, 부모는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지만 자신의 딸이 눈 앞에서 살해당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면서 “B씨의 자녀들은 두 부모를 잃었다. 이들이 입었을 고통과 충격, 겪게 될 정신적 트라우마 등은 섣불리 가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해 재범을 방지하고, 기간 없는 수감생활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깨닫게 하며, 피해자와 유족에게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함이 마땅하다”며 “사형은 궁극의 형벌이다. A씨는 범행 당시 심신미약의 상태로 보이지 않지만 피해망상과 환청 등이 하나의 요인이 됐을 가능성은 있어 보이는 점과 사형의 특수성과 엄격성 등을 다소나마 참작해 형을 정한다”고 판결했다.#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