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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현욱 경기도의원 “보건정책, 얼마 썼느냐보다 도민이 얼마나 건강해졌느냐가 기준”

    우현욱 경기도의원 “보건정책, 얼마 썼느냐보다 도민이 얼마나 건강해졌느냐가 기준”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우현욱 의원(더불어민주당, 용인10)이 도내 보건의료 사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우 의원은 지난 21일 보건건강국·경기도의료원·보건환경연구원 업무보고에서 보건의료 사업 평가가 단순 예산 집행률이 아닌, 도민이 체감하는 실제 건강 개선 성과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했다. 우 의원은 보건건강국을 상대로 “경기도는 인구가 계속 늘고 출산율과 노인 인구 변화로 연령 구조도 바뀌고 있는 만큼, 보건 서비스와 예산·사업 계획도 그 변화에 발맞춰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어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 등을 예로 들며 “사업을 모니터링할 때 도민들이 실제로 얼마나 건강해졌는지 피드백을 받아 데이터베이스로 축적하고 활용해야 한다”며 “얼마나 예산을 투입했고 얼마나 지원했느냐보다, 도민들이 얼마나 건강해졌느냐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계획하고 실천해 달라”고 강조했다. 경기도의료원 업무보고에서는 공공의료 신뢰도 문제를 짚었다. 우 의원은 올해 5월 실시된 공공보건의료 도민 인식조사에서 신뢰한다는 응답이 82%로 나타난 점을 언급하며 “뒤집어 보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18%라는 뜻으로, 의료 서비스 신뢰도는 90% 이상이 돼야 한다”며 개선 방안을 물었다. 이어 우 의원은 응급의료 체계 강화를 강력히 촉구했다. 우 의원은 응급실을 찾아 헤매다 골든타임을 놓치는 비극이 반복되면서 응급의료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인식조사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예산을 확대해야 할 분야’ 1위로 응급의료 체계 구축이 선정된 점을 들며 관련 대책 마련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우 의원은 “도민들이 응급 상황에서 망설임 없이 공공의료 병원을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며 “적자가 나더라도 투자가 필요한 영역인 만큼,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공공의료가 더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 보건환경연구원 업무보고에서 우 의원은 말라리아 매개 모기 감시 지점이 모두 경기 북부에 집중된 점을 지적하고, 남부 지역 감시 현황을 확인했다. 우 의원은 “경기 남부도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감시 사각지대가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사설] 지역·필수 의료 개혁, ‘5극 3특’ 성공의 필요충분조건

    [사설] 지역·필수 의료 개혁, ‘5극 3특’ 성공의 필요충분조건

    최근 전북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을 홀로 지켰던 교수가 주 90시간 근무, 50시간 연속 당직 등 과중한 업무로 사직을 결정하면서 지역·필수의료의 위태로운 실상이 재조명됐다. 지역에 거주하는 임신부가 응급수술 병원을 찾지 못해 태아를 잃는 비극도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지역·필수의료 강화 대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현장의 체감도는 여전히 낮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에서 주재한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서 국가 책임을 강조한 것은 바람직한 현실 인식이다. 간담회의 표어인 ‘어디 살든 제대로 치료받는 모두의 의료보장’은 국민이 마땅히 누려야 할 기본 권리다. 하지만 현실은 지역 의료공백, 필수의료 붕괴, 수도권 대형 병원 쏠림 등 양극화가 극심하다. 정부는 ‘5극 3특’을 앞세워 지방 주도 성장과 국토균형 발전에 힘쓰지만, 의료 기반 없이는 사상누각이다. 의료는 지역 정주 여건과 직결되는 핵심 기반시설이다. 지역·필수의료의 구조적 취약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작업이 발등의 불인 까닭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추진 전략’ 역시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에 방점을 찍고 있다. 내년 1조 2000억원 규모의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를 신설해 수도권에서 멀수록, 공공성이 높을수록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건강보험에는 연간 4000억원 규모의 지역수가를 도입해 인구감소지역 종합병원의 입원료와 진찰료를 5% 가산하고, 비수도권 수술과 고위험 분만 등 필수의료에는 최대 100%까지 추가 보상을 적용한다. 중증응급의료센터를 2030년까지 60여곳 확충하고 분만 취약지 산모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변호사 시절 의료소송 경험을 언급하며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응급·분만 등 필수의료 분야에 최대 18억원의 손해배상을 지원할 계획이다. 중과실이 아닌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에는 형 감면과 기소 제한도 검토하고 있다. 의료진이 법적 부담 없이 진료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만 필수의료 인력난은 완화될 수 있다. 의료진 처우 개선과 함께 의사 인력의 안정적인 확충도 중요하다. 내년도 입시부터 시행되는 지역의사제가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세밀한 실행이 뒷받침돼야 한다. 의무복무에 그치지 않고 장기 정착을 유도하는 것이 관건이다. 지역·필수의료의 혁신이 체감 가능한 변화로 이어질 때 균형발전도 실질적인 동력을 얻을 것이다.
  • 이철형 경기도의원 “선감학원 피해자 지원과 역사문화공간 조성 차질 없이 추진해야”

    이철형 경기도의원 “선감학원 피해자 지원과 역사문화공간 조성 차질 없이 추진해야”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 이철형 의원(더불어민주당, 안산8)이 지난 21일 제392회 임시회 인권담당관 업무보고에 참석해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 지원 및 역사 보존 사업을 점검했다. 이날 이 의원은 피해 지원 제도의 적정성을 살피는 한편, 미발굴 피해자 구제 대책과 옛터 역사문화공간 조성 사업의 추진 현황을 면밀히 짚었다. 이 의원은 피해자에게 지급되는 월 20만원의 생활안정지원금과 500만원의 위로금을 언급하며 “피해자들이 오랜 기간 겪어온 고통과 현재의 생활 여건을 고려할 때 지원 수준이 충분한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 확인되지 않은 피해자가 지원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경기도 차원의 적극적인 피해자 발굴 노력을 주문했다. 이에 인권담당관은 “경기도 차원에서도 미확인 피해자를 추가로 찾아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국회에 관련 특별법이 계류 중인 만큼, 법이 제정되면 국가 차원의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필요한 준비도 병행하겠다”고 답변했다. 또한 이 의원은 선감학원 옛터 역사문화공간과 박물관 건립에 약 4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사업비가 예상되는 점을 확인하고, 주민들에게 사업의 필요성과 추진 방향을 충분히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인권담당관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결정 이후 국비 매칭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사업이 가시화되는 단계에서 주민 홍보를 강화하고,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생활체육 및 지역사회 현장을 누비며 ‘실천정치’를 펼쳐온 이 의원은 선감학원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비극이 아닌, 국가와 지자체가 공동으로 책임을 완수해야 할 잔혹한 역사적 과제라고 정의했다. 이어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 지원과 명예회복은 물론, 역사문화공간 조성까지 단 하나의 차질도 없이 완수되도록 끝까지 챙기겠다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 26세 연상 매니저와 결혼한 여가수…러브스토리에 “상상할 수 없는 일”

    26세 연상 매니저와 결혼한 여가수…러브스토리에 “상상할 수 없는 일”

    팝의 황금기를 이끈 전설적인 두 디바의 극적인 삶과 숨겨진 이야기가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21일 방송되는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셀럽병사의 비밀’에서는 같은 시대를 풍미했으나 전혀 다른 궤적을 그렸던 세기의 디바 휘트니 휴스턴과 셀린 디온의 삶과 음악 인생을 집중 조명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26세의 나이 차를 뛰어넘어 평생의 동반자가 된 셀린 디온과 매니저 르네 앙젤릴의 영화 같은 러브스토리가 다뤄진다. 과거 셀린 디온의 천재적인 음색을 알아본 르네 앙젤릴은 12살 소녀 셀린 디온을 발굴해 세계적인 팝 스타로 키워냈다. 그의 노래를 처음 들은 직후 자신의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 첫 데뷔 앨범을 제작할 정도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오랜 세월 프로듀서와 아티스트로서 신뢰를 쌓아온 두 사람은 결국 연인으로 발전해 26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했다. 이 같은 영화 같은 로맨스에 대해 소유는 “매니저와 사랑에 빠지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르네 앙젤릴은 생전 셀린 디온의 가장 강력한 조력자이자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셀린 디온 역시 남편에 대한 깊은 존경과 애정을 공공연히 드러내며 깊은 유대감을 과시해 왔다. 그러나 셀린 디온은 남편 르네 앙젤릴이 인후암 투병 생활을 시작하자 자신의 무대와 모든 공연 일정을 과감히 취소한 채 남편의 간호와 치료에 온 삶을 헌신했다. 2016년 남편을 떠나보낸 그는 설상가상으로 온몸의 근육이 점차 굳어가는 희귀 질환인 강직인간증후군을 진단받으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향한 그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그는 “뛰지 못하면 걸을 것이고, 걷지 못하면 기어서라도 무대에 오르겠다”라는 불굴의 의지를 세상에 선언했고, 혹독한 재활 과정을 거쳐 마침내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식 무대에 당당히 서며 전 세계 팬들에게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반면 또 다른 전설 휘트니 휴스턴의 삶은 안타까운 비극으로 조명된다. 영화 ‘보디가드’의 초대박 성공으로 세계적인 정점에 올랐던 휘트니 휴스턴은 남편 바비 브라운의 계속되는 외도와 가정폭력으로 인해 힘겨운 결혼 생활을 보냈다. 친아버지가 딸을 상대로 1억 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하는 등 골치 아픈 가족 갈등까지 겹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결국 삶의 고비마다 마약에 의존하게 된 그는 2012년 그래미 시상식을 단 하루 앞두고 호텔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안겼다. 두 디바의 삶을 조명한 ‘셀럽병사의 비밀’은 21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
  • 물에 빠진 사람 구하려다 남녀 5명 숨진 채 발견… 美오하이오 강물의 비극

    물에 빠진 사람 구하려다 남녀 5명 숨진 채 발견… 美오하이오 강물의 비극

    도로 뛰어다닌 10세 아이 도움 요청에 신고사망자 중 부부 두 쌍…아이들 아동기관 보호 미국 중서부 오하이오주에서 강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려다 최초 사고자를 포함해 성인 총 5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오하이오주 델라웨어 카운티 보안관실은 전날 주내 한 강에서 물에 빠진 수영객을 구하려고 여러 명이 물에 들어갔다가 총 5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사고는 일요일이던 전날 콜럼버스시 외곽 파월에 있는 사이오토강의 한 지점에서 발생했다. 당시 이곳에 모여 있던 한 무리의 사람들 중 한 명이 수영을 하러 강에 들어갔다가 허우적댔고, 이를 보고 구조하려 뛰어든 다른 사람들도 차례로 물살에 휩쓸렸다. 인근 댐에 설치된 미국 지질조사국 수위 측정기에는 해당 강물의 수위가 높고 유속이 빨랐던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사고 당일 사이오토강의 유속은 평상시의 2배 이상이었다. 이날 사고는 한 어린아이가 도로에서 “가족이 강에 있다”며 도움을 요청하면서 뛰어다니는 것을 근처를 지나던 한 운전자가 발견하고 신고하면서 911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는 강물에서 여성 2명을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추가 수색을 이어가던 구조대는 이튿날 남성 3명의 시신을 추가로 발견했다. 파악된 사망자들 중에는 부부 두 쌍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안관실은 도움을 요청했던 10세 아이와 또 다른 아이 등 총 2명이 아동복지서비스 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 트럼프 개입에 엉망진창으로 끝난 월드컵…2030년은 달라질까

    트럼프 개입에 엉망진창으로 끝난 월드컵…2030년은 달라질까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이 스페인의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가운데 역대 가장 많은 정치·상업적 논란이 뒤따른 대회로 남게 됐다. 축구 본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역대급 월드컵으로 호평받은 4년 전 카타르월드컵과는 전혀 다른 평판이 나온다. 이번 대회는 개막 전부터 미국이 얽힌 문제로 파행을 겪었다. 미국이 지난 2월 이란을 공격하면서 다수의 국가가 A매치 일정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당장 월드컵 결승에서 맞붙은 스페인과 아르헨티나만 하더라도 지난 3월 예정됐던 평가전이 중동 정세 악화로 취소됐다. 이번 결승전이 역대급으로 지루한 경기였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두 팀이 진작 맞붙었다면 경기 양상이 달라졌을 수도 있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정치와 전쟁의 틈바구니에 놓인 이란 대표팀 선수들은 최대 피해자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전쟁을 선포하면서 선수들은 비자 발급 문제와 이동 제한 등으로 미국에서 경기를 치르되 멕시코에서 출퇴근하는 불편을 겪었다. 선수단 일부 스태프에 대한 비자 발급도 거부돼 완전체 전력을 갖출 수 없었고 결국 이란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FIFA에 압력을 넣으면서 ‘특혜 논란’도 불거졌다. 미국 공격수 폴라린 발로군은 조별리그에서 퇴장당해 16강 결장이 예정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재검토를 요청한 뒤 출전 정지가 유예됐다. FIFA는 징계위원회의 독립적 판단이라고 설명했지만 트럼프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상업주의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개최국 미국의 스포츠 비즈니스 모델이 월드컵에도 강하게 반영되면서 경기별 티켓 가격은 수요에 따라 크게 변동하는 ‘다이내믹 프라이싱’ 방식이 적용됐다. 그러나 이는 암표 거래를 부추기는 기폭제가 됐고 일부 경기의 입장권 가격 또한 급등하면서 기회의 불평등을 낳았다. 한국이 조별리그를 펼쳤던 멕시코 현지에서는 축구를 사랑하는 멕시코인들이 가격 때문에 자국 경기를 경기장에서 못 보는 비극도 발생했다. 경기 운영 방식 역시 논란의 대상이었다. 축구를 4쿼터 스포츠로 만든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선수 보호를 명목으로 내세워 상업성을 키운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내 방송 중계를 맡은 JTBC와 KBS 역시 중계 도중 “물 마시고 오자”고 말하더니 중계를 끊고 광고를 내보내는 데 동참했다. TV로만 지켜보는 팬들은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벤치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FIFA 글로벌 축구 개발 책임자로 있는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은 이에 대해 “이 휴식 시간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월드컵이 끝난 뒤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할 것”이라며 재검토를 암시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이 제도를 유럽 대회에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승 시상식에서도 잡음은 이어졌다. 스페인 선수들이 우승 세리머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눈치 없이 비켜주지 않으면서 선수들과 트럼프 대통령이 함께 있는 사진이 남았다. 팬들의 분노가 거세자 스페인 왕립 축구 연맹은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트럼프 대통령이 나오지 않은 시상식 사진과 영상을 올렸다. 이번 월드컵은 카보베르데, 노르웨이 등 깜짝 선전한 국가들이 대단한 서사를 쓰며 많은 팬을 감동시킨 월드컵으로 남았지만 역대급으로 논란이 시끌시끌했던 대회이기도 했다. 우승국 스페인이 개최국으로 포함된 2030년 월드컵은 미국의 영향력을 덜 받을 수 있는 만큼 다시 축구 본연의 매력을 살리는 대회로 돌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더러움, 돌연변이, 인간…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일까”

    “더러움, 돌연변이, 인간…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일까”

    이분법적 사고가 부른 혐오·차별코로나 때 느낀 감정 영상에 표현“죽을 때까지 영화를 만들고 싶어” 거대한 장벽으로 둘러싸인 가까운 미래의 통일 대한민국. 유전자 변이로 독성 물질을 분비하는 지느러미가 척추에 달린 돌연변이 인간 ‘오메가’들이 생겨난다. 인간들은 오메가를 감시하고 노동력을 착취한다. 눈치가 빠른 이들은 바로 알아챌 것이다. 오메가가 노예, 장애인, 외국인 등 혐오와 차별의 대상들에 대한 은유라는 것을. 저예산 SF 영화 ‘지느러미’는 그래서 묵직하게 다가온다. 오는 22일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에무시네마에서 서울신문과 최근 만난 박세영(30) 감독은 “코로나19 때 느꼈던 공포에서 영화가 출발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인간의 감시에서 벗어나 탈출한 한 오메가(고우)와 그를 뒤쫓는 신입 공무원 수진(김푸름), 오메가임을 숨기고 살아가는 낚시터 직원 미아(연예지)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속 배경인 통일 한국은 디스토피아적 분위기가 물씬 난다. 좁고 더러운 뒷골목, 삭막한 아스팔트 건물은 붉은 톤으로 그려 냈다. 여기에 오색 빛의 실내 낚시터를 강렬하게 대비시켰다. “나가는 것도 두렵고, 친구도 만나고 싶지 않았다. 강렬한 경험이었다”고 밝힌 박 감독은 “코로나19 때 느낀 감정의 색깔은 어땠는지 돌이켜보고 영상 후반 작업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통제된 사회의 모습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떠올리게 한다. 바다가 오염되고 깨끗한 물이 부족한 사회다. 사람들은 씻지 못해 꾀죄죄하다. 도시 곳곳 모니터와 TV 화면에 ‘더러운 얼굴은 애국의 상징입니다’라는 문구가 연신 흘러나온다. 이런 사회에서 서로를 쫓고 의심하던 영화 속 인물들의 잘못된 판단은 끝내 비극으로 치닫는다. 영화는 오메가가 정말로 인간에게 해로운 존재인가에 대해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관객들이 진실이 뭐고 거짓이 무엇인지 모르게 하고 싶었다”고 밝힌 박 감독은 “더러운 것에 대한 강박이 이분법적 사고를 불러오고, 결국 돌연변이가 태어난다. 따지고 보면 인간은 모두가 돌연변이가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이번 영화는 박 감독 첫 장편 영화 ‘다섯 번째 흉추’(2022)에 이은 두 번째 장편이다. 첫 장편은 연인이 사랑을 나누던 매트리스에서 생겨난 곰팡이가 중고 거래로 여러 곳을 돌며 인간들의 감정을 먹고 하나의 생명체로 태어나는 내용을 초현실적으로 그렸다. 괴이하기 이를 데 없는 상상력, 특유의 미장센으로 박 감독에게 ‘한국의 차세대 시네아스트(영화 창작자)’라는 명칭이 붙었다. ‘지느러미’도 외국에서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제78회 로카르노영화제 신인 감독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한국 개봉 이후 유럽, 북미, 아시아, 중동 및 북아프리카 등에서 순차 개봉한다. 주목받는 신예지만 영화를 찍는 일이 여전히 쉽지 않다. 실력을 완전히 인정받았다고 보기 어렵고, 지원금도 넉넉하지 않다. “죽을 때까지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박 감독은 그래서 열심히 뛴다. 지난 4년 동안 단편과 장편 합해 모두 6편을 찍었다. 새 영화 ‘누가 내 십자가를 훔쳤어’도 촬영을 마치고 편집에 들어갔다. “도벽이 있는 한 인물이 십자가를 훔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라고 귀띔한 그는 “이번 영화는 유일하게 인간이 주인공”이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 채해병 3주기 맞아 與 추모 물결…“법적 단죄·재발 방지 대책 마련해야”

    채해병 3주기 맞아 與 추모 물결…“법적 단죄·재발 방지 대책 마련해야”

    채수근 해병 순직 3주기인 19일을 맞이해 여권에서 추모의 메시지와 함께 “법적 단죄, 재발 대책 마련으로 권력에 의한 외압을 단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채해병 순직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국가가 책임을 다하지 못한 비극”이라며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사건 이후 제기된 진상 은폐와 수사 외압 의혹이다. 진실마저 권력에 의해 가려지는 일이 없도록하겠다”고 했다. 이어 “희생을 잊지 않겠다.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을 국정운영 최우선 책무로 여기겠다”고 했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전날 국립대전현충원 안에 있는 채해병 묘소를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고귀한 희생 위에 선 나라, 영령들의 뜻을 이어 지켜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김 전 총리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전 부주의로 젊은 생명이 무너지고 정의가 무너지고 국가 기강까지 무너진 아픈 시기를 겪었다”며 “당사자들의 아픔을 잊지 않고 깊이 새기자는 마음에서 참배했다”고 밝혔다. 추미애 경기지사는 이날 소셜미디어(SNS)에서 “채해병의 빈자리를 슬픔으로만 남겨두지 않겠다.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세우며, 또 다른 채해병을 막는 힘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한달여 수사 기간 동안 채해병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에 종합특검이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내년 4주기에는 더 많은 진실이 밝혀지도록 국회도 지혜를 모으겠다”고 했다.
  • 오세훈 “정부, 증시 투전판 만들고 빚탕감 생색…개미 자산 공중분해”

    오세훈 “정부, 증시 투전판 만들고 빚탕감 생색…개미 자산 공중분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내 증시의 심각한 변동성을 초래한 레버리지 파생상품 문제와 함께 이재명 대통령이 주문한 ‘적극적 빚 탕감’ 정책 등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17일 페이스북에 ‘청년들에게 태업 권하는 정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재명 정부가 청년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있다. 성실히 일할수록 손해라는 것”이라며 “성실하게 빚을 갚은 청년만 바보가 되는 사회”라고 했다. 그는 “올해 코스피 사이드카가 37회 발동돼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전체 기록 26회를 이미 넘어섰다”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파생상품의 위험성을 알고도 승인하고, 개미들의 자산이 공중분해 될 때까지 수수방관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월급을 모아 집을 사는 사다리가 끊어진 사회에서 자본시장은 청년들이 계층 이동을 꿈꿀 수 있는 마지막 보루였지만, 그 보루가 지금 잔인한 덫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러서야 정부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본 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올리는 뒷북 대책을 내놨다”며 “진작에 걸어 잠갔어야 할 빗장을 청년들이 파산의 벼랑 끝으로 다 내몰린 뒤에야 허겁지겁 고치는 처사”라고 평가했다. 또 “이 와중에 이재명 대통령은 장기 연체 채무 탕감을 재차 주장하며, 도덕적 해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쏘아붙였다”며 “한쪽에서는 청년을 투전판으로 내몰고, 다른 쪽에서는 빚 탕감으로 생색을 낸다”고 적었다. 이어 “자본시장의 비극은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옮겨붙는 도미노 폭탄이 되고 있다”며 “투전판이 무너진 대가가 결국 집값 폭등으로 이어져, 청년들의 주거 안정마저 통째로 파탄 내는 잔인한 결과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오 시장은 “청년들의 건전한 자산 형성 기회를 앗아가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며 “위험 파생상품 승인 과정에 대한 전면적인 감사가 필요하다. 자본시장의 건강성을 회복할 근본적인 처방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벼랑 끝에 선 청년들의 무너진 자산 사다리를 다시 복원하고 공정한 세상을 만드는 일에 서울시가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 [이혜정의 글로벌 퍼스펙티브] 호르무즈와 미국의 세 가지 자업자득

    [이혜정의 글로벌 퍼스펙티브] 호르무즈와 미국의 세 가지 자업자득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막혔다. 해협의 봉쇄는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공에 대한 이란의 대응으로 시작되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3월 중순 이래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민간 시설과 문명 자체를 파괴하겠다고 협박하다가 4월 초 잠정 휴전에 합의했고 이후 첫 협상이 결렬되자 이란을 대상으로 하는 역봉쇄를 단행했다. 양국은 지난달 휴전을 60일 연장하는 양해각서(MOU)에 합의하며 해협의 봉쇄를 풀었다. 하지만 해협 자유 통행과 이란의 통제권에 관한 5항의 합의는 모호했다. 이란은 자신들의 승인 없이 오만 쪽 항로로 통행하는 선박들을 공격했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도 이란을 공격했다. 최근 이란은 미국의 역내 개입이 중단될 때까지 해협 봉쇄를 재개한다고 밝혔고, 트럼프 행정부도 의회에 전쟁 재개를 통보하고 해협 재봉쇄를 단행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또 그 ‘전략적’ 의미는 무엇인가. 세 가지 실패, 미국의 ‘자업자득’을 지적할 수 있겠다. 첫째, 트럼프의 전략 부재다. 트럼프는 침공 이후의 전후 처리, 미국 정보 당국이 경고한 이란의 걸프 지역 미군 기지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에 대한 대응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 이란의 강경파가 협상파를 압박해서 MOU를 파기하고 있다는 해석은 이란이 일관되게 전면적인 종전, 경제적 보상과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주장해 온 사실을 간과하고 이란 핵합의 폐기와 침공으로 협상파의 입지를 약화시킨 미국의 책임을 희석시킨다. 트럼프는 해협 재봉쇄 발표 이후에도 선적 화물 가치의 20%를 통행료로 받겠다고 하다가 이를 걸프 국가들의 투자로 대체하겠다고 하루 만에 번복했다. 트럼프는 협상의 달인도 아니고 일부러 미친 척하는 치밀한 전략가도 아니다. 전략의 부재를 상습적인 공갈 협박과 임기응변으로 감추고 있을 뿐이다. 둘째, 미국의 독점적 경제 제재 체제의 붕괴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테러 집단의 자금줄을 봉쇄하는 데서 시작해서 경제적 상호의존을 독점적으로 무기화해 왔다. 달러 결제 시스템을 이용해 이란, 북한, 러시아 등을 고립시킨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쿠바와 베네수엘라 등에 대해서는 군사력을 동원하는 경제적 봉쇄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이란이 역사적으로 시도한 적이 없다는 의미에서는 미국의 침공이 강요한, 그리고 미국의 물리적 경제 봉쇄를 ‘미러링’한 생존의 치국술이다. 셋째, 이란을 신정체제의 테러 국가로만 간주해 국제정치 행위 주체로서 이란의 전략적 합리성을 부정하는, 미국과 서구 전반의 ‘이란 예외주의’의 실패로 볼 수 있다. 최근 오만 외교부 장관이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 기고문에서 강조했듯이 미국의 이란 침공은 이스라엘의 위협은 간과하고 이란을 지역의 실존적 위협이자 봉쇄의 대상으로만 간주해 온 역사적 실패의 결과이고 국제법적 정당성을 전혀 갖추지 못한 ‘비극’이다. 이혜정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 네이버 인기 웹툰 ‘재혼 황후’ 두 번째 OST ‘프롬 더 데이’ 공개

    네이버 인기 웹툰 ‘재혼 황후’ 두 번째 OST ‘프롬 더 데이’ 공개

    글로벌 누적 조회수 27억 회를 넘긴 네이버 웹툰 인기작 ‘재혼 황후’의 두 번째 OST가 16일 공개됐다. ‘재혼 황후’ OST 파트2 ‘프롬 더 데이(From The Day)’는 사랑이라 믿었던 맹세가 무너진 순간부터 타인의 선택에 머물지 않고 스스로 운명을 써 내려가려는 주인공, 나비에 엘리 트로비의 결심을 그렸다.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는 곡은 점층적으로 고조되는 감정선을 따라 웅장한 현악기와 힘찬 드럼 사운드로 확장하며 비극적인 서사 속에서도 끝내 무너지지 않는 인물의 내면을 표출한다. 걸그룹 프로미스나인의 리드보컬 출신 이서연(Y:SY)은 섬세하고 단단한 목소리로 드라마틱 팝 발라드 ‘프롬 더 데이’의 감성을 더욱 끌어올린다. ‘니가 날 버린 날부터 내 운명을 써 내려가’라는 메시지는 ‘재혼 황후’의 핵심 정서인 상처, 결단, 재탄생의 순간을 확장하며 몰입감을 한층 끌어올린다. ‘재혼 황후’는 동대제국의 완벽한 황후였던 나비에가 남편의 배신과 이혼 요구 앞에서 스스로의 삶을 다시 선택하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판타지다. 2018년 11월부터 연재된 동명 웹소설(알파타르트 글)을 원작으로, 이듬해 10월부터 네이버 웹툰(각색 히어리, 작화 숨풀)으로 플랫폼을 옮겨 지난 1월 1일 시즌4가 완결됐다. 신민아·주지훈·이종석·이세영 주연의 드라마 ‘재혼 황후’는 올 하반기에 디즈니+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원작의 서사와 캐릭터 감정선이 맞물린 ‘프롬 더 데이’는 애독자에게는 깊은 감정의 여운을, 새롭게 곡을 접하는 이들에게는 한 편의 드라마를 선사한다.
  • 총성을 멈춘 축구공, 전쟁을 부른 축구공 [한ZOOM]

    총성을 멈춘 축구공, 전쟁을 부른 축구공 [한ZOOM]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4년 크리스마스 이브 서부 전선. 독일군 참호에서 크리스마스 캐럴 ‘고요한 밤’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영국군 병사들은 전투 의지를 꺾으려는 계략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잠시 뒤 독일군이 참호를 넘어 비무장 구역으로 걸어오는 것을 보자, 영국군도 총을 내려놓고 참호 밖으로 나왔다. 조금 전까지 서로 총을 겨누던 두 나라 병사들은 담배와 음식을 나누고, 전사자들을 함께 묻었다. 그리고 누군가 축구공을 꺼냈다. 거짓말 같은 이 이야기는 ‘크리스마스 휴전’(Christmas Truce)으로 기록된 실제 사건이다. 이날의 공놀이가 정식 축구 경기였는지에 대해서는 역사학자들 사이에서 지금도 논쟁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정식 경기였든 간단한 공차기였든, 적군의 얼굴을 마주하고 함께 공을 찬 그 순간, 서로에게 방아쇠를 당기기는 어려워졌다. 이 사실을 뒤늦게 보고받은 군 지휘부는 즉각 재발 방지 명령을 내렸다. 명분도 이유도 없이 잔인하기만 한 전쟁 기계가, 공 하나에 멈춰 선 것이다. ●1969년 축구 경기 때문에 발생한 전쟁 그런데 이번에는 축구가 전쟁을 부른 사건이 일어났다. 1969년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가 ‘멕시코 월드컵’ 지역 예선을 치르던 중이었다. 1차전은 온두라스의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열렸다. 온두라스 응원단은 엘살바도르 선수단이 묵고 있는 호텔 앞에서 밤새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잠을 설치게 만들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 엘살바도르 대표팀은 다음 날 경기에서 1대0으로 패배했다. 패배 소식이 전해지자 엘살바도르의 18세 소녀 ‘아멜리아 볼라뇨스’가 아버지가 갖고 있던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엘살바도르 언론은 “조국의 수치를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었던 소녀가 목숨을 던졌다”며 이 비극을 민족주의의 불씨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소녀의 장례식은 국가장 수준으로 치러졌고, 대통령과 국가대표 선수단 전원이 운구 행렬을 따랐다. 엘살바도르 국민 전체가 걷잡을 수 없는 분노와 복수심에 휩싸였다. 2차전은 엘살바도르의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열렸다. 이번엔 엘살바도르 측이 보복에 나섰다. 온두라스 선수단에게 마찬가지로 밤새 잠을 못 자게 했고, 경기장에는 온두라스 국기 대신 찢어진 낡은 천 조각을 달았다. 예상대로 엘살바도르가 3대0으로 승리했다. 양국 응원단은 경기장 안팎에서 난투극과 폭동을 벌였고, 자국으로 돌아간 온두라스인들은 자국 내 엘살바도르 이민자들을 습격해 약탈과 살인을 저질렀다. 양국 간의 감정은 파국으로 치달았고, 국교 단절을 거쳐 결국 1969년 7월 14일 엘살바도르 국군이 온두라스 국경을 넘었다. 역사는 이 전쟁을 ‘축구 전쟁’(Soccer War)으로 기록하고 있다. 5일 100시간 동안 벌어진 이 전쟁으로 약 4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그 상당수는 무고한 민간인이었다. 양국은 전쟁으로 인한 경제 붕괴로 수십 년간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전쟁 발발 11년 만인 1980년에야 평화조약을 체결하고 정식으로 국교를 재개했다. 물론 축구가 전쟁의 원인은 아니었다. 이미 오랫동안 양국의 관계는 곪아 있었다. 1869년부터 국경 분쟁이 계속되었고, 온두라스가 자국에 정착한 엘살바도르 농민 30만 명을 추방하자 양국 감정은 폭발 직전이었다. 축구는 그 화약에 불을 당긴 성냥개비였을 뿐이다. ●2002년 대한민국의 붉은 물결 2002년 6월 수백만 명이 붉은 옷을 입고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폴란드, 미국,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차례로 꺾으며 아시아 최초로 4강 신화를 써 내려갔다. 거리를 가득 채운 사람들은 서로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외환위기의 아픔이 채 가시지 않았던 그때, 대한민국을 가득 채운 붉은 물결은 단순한 응원이 아니었다. “우리도 해낼 수 있다”는 자존감의 집단적 폭발이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보여준 것은 단순한 열기가 아니었다. 어느 경기에서도 상대팀을 비방하거나 위협하는 응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독일과의 준결승전에서 패배했지만 붉은악마는 자발적으로 독일 응원단을 조직해 결승전에서 독일을 응원했다. 튀르키예와의 3위 결정전에서는 ‘형제의 나라’를 강조하며 패배 후에도 튀르키예 대표팀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국가기록원은 당시의 뜨거웠던 연대를 공식 기록을 통해 “온 국민이 하나 되어 붉은 옷을 입고 거리를 가득 메운 채 성숙한 응원 문화를 보여주었으며, 이는 한국 사회의 역동성과 민주적 공동체 의식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이렇게 평가했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그 세대가 표현의 도구로 삼은 것은 새로운 무언가가 아닌, 익숙한 국호 ‘대한민국’과 태극기였을 뿐이다. 오랫동안 신성함의 대상이자 엄숙함의 상징이었던 그것을 이들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배타성 없이 유쾌하게 소화해냈다. ●축구 덕분에 전쟁이 줄었다는 주장 크리스마스 휴전, 축구 전쟁, 그리고 2002년 대한민국까지. 이 세 장면을 나란히 놓고 보면 스포츠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정치학에서는 “스포츠가 전쟁을 줄인다”는 주장이 있다. 스포츠 교류가 많은 국가들 사이에는 무력 충돌이 줄어든다는 통계적 연구 결과에 근거한 주장이다. 스포츠 경기를 통해 적국의 국민을 ‘적’(敵)이 아닌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고, 그 인식이 지도자들의 전쟁 결정을 억제한다는 논리다. 크리스마스 휴전에서도 서로의 얼굴을 보고 함께 공을 찬 순간, 방아쇠를 당기기가 어려워졌다. 물론 1969년 축구 전쟁은 이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축구가 오히려 쌓인 적대감을 한꺼번에 폭발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집단적 열광 속에서 민족주의는 강화되고, 패배의 분노는 이성을 마비시킨다. 국경 장벽과 이민자 문제, 보호무역 갈등이 첨예하게 얽혀 있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세 나라가 공동 개최하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동안 세 나라의 팬들은 총칼 대신 잔디밭 위를 굴러가는 같은 공을 바라볼 것이다. 그 공이 평화의 씨앗이 될지, 새로운 갈등의 촉매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그 결과가 공을 차는 선수가 아니라, 그 공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 ‘죽음의 옷’ 짓는 그녀… 엘리자벳 비극을 되살리다

    ‘죽음의 옷’ 짓는 그녀… 엘리자벳 비극을 되살리다

    뮤지컬과의 만남英서 ‘오페라의 유령’에 빠져 입문 “감동 주는 그런 옷 만들고 싶었다”2012년 ‘엘리자벳’ 초연부터 맡아‘엘리자벳’은 어떤 옷을 입나여성 의상 한 세트만 10가지 넘어깃털 100개로 만든 날개 두 달 제작고딕 장엄함과 절제된 세련미 섞어 인터뷰 내내 그의 손은 쉬지 않고 날개 표본과 디자인화를 매만졌다. “이런 디테일은 다 손작업이거든요. 바느질을 한 땀 한 땀. 이 ‘한 땀’이라는 말의 무게가 지금은 더 무거워졌어요. 수십 년 경력을 가진 봉제 장인들은 이제 80대에 가까워졌고, 오래 함께한 분들도 병원을 찾는 일이 잦아졌어요.” 한정임 의상 디자이너는 그 무거워진 한 땀들을 모아 새로운 의상을 짓고 있다. 오는 8월 16일 서울 블루스퀘어 우리은행홀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엘리자벳’은 출연진부터 무대, 의상까지 많은 변화를 준 새 프로덕션이다. 2012년 국내 초연부터 의상을 책임져온 한 디자이너는 그때 자신이 만든 옷들을 허물고 ‘죽음과 삶’이라는 새로운 콘셉트에 맞춰 의상을 하나하나 다시 만들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토드’(죽음)가 있다. 오스트리아 황후 엘리자벳을 조명한 이 작품에서 토드는 자유를 갈망하는 엘리자벳의 주변을 맴돌며 죽음으로 유혹한다. 한 디자이너에게 토드는 단순히 저승사자가 아니다. 엘리자벳이 ‘항상 마주하는’ 존재이자 답답한 황실에서 멀어지고자 하는 ‘내면의 모습’이다. 죽음의 존재감을 또렷이 하기 위해 예전의 로맨틱한 결은 걷어내고 어둡고 장엄한 고딕 스타일과 절제된 세련미를 섞었다. 반짝이는 회색이던 코트는 블랙 톤으로 어둠의 세계를 강조하고, 얇고 비치는 원단인 오간디에 어두운 색을 그러데이션해 깃털을 만들었다. 무대 곳곳을 장식한 합스부르크 독수리 날개 조형물과 맞물리는 장치다. 제각각 다른 천과 모양, 장식을 한 깃털 100여개가 모여야 하나의 날개가 완성된다. 날개의 부피와 무게를 실험하는 데만 두 달이 들었다. 엘리자벳을 암살하고 극을 이끄는 해설자 루케니는 “현실과 비현실의 중간에 놓인 인물”, 삶과 죽음 어느 쪽에도 온전히 속하지 않는 경계인이다. 실제로 체포됐을 때 입었던 줄무늬 재킷을 루케니에게 주요 의상으로 입혔지만 이번에는 가죽 소재로 거친 면모를 살렸다. ‘키치’ 장면에서는 표면 질감을 살린 자카드에 블루와 퍼플로 의상을 빚어냈다. 토드(카이·서경수·고은성)와 루케니(박은태·강홍석·노윤)는 배우별 체형과 스타일에 따라 셔츠 깃과 앞섶 노출, 바지통을 달리했다. “루케니만의 독립적인 색을 줘서 엘리자벳, 토드가 각자 콘셉트가 명확해지게 했다”는 설명이다. 물량도 상당하다. 여성 의상 한 세트는 속바지부터 페티코트, 드레스, 모자와 신발까지 10가지가 넘고, 엘리자벳 역(린아·이지혜·이지수)은 15~16벌을 갈아입는다. 페티코트조차 시대별 버슬 변화에 맞춰 6종을 직접 짓는다. 페티코트가 좌우하는 실루엣의 변화가 곧 황후의 일대기이기 때문이다. 타인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황후 장면이 인형극으로 바뀌면서 의상도 종이 인형처럼 2D로 제작했다. 새로 추가된 것까지 전체 의상 소품이 1000개가 훌쩍 넘는다. 지난해부터 머릿속에서 시작돼, 올해 1월부터 디자인을 주고받으며 구체화했다. 배우들에게 의상을 입히기까지 1년 이상 공을 들이는 것은 그가 무대에 뛰어든 이유이자 관객에 대한 책임감이다. 일본 문화패션대학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고, 입사 2년 반 만에 브랜드 수석 디자이너에 올랐던 그는 디자인이 아니라 매출에 치이는 삶에 신물을 느끼며 사표를 내고 영국으로 떠났다. 그곳에서 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인생을 바꿨다. 공연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관객들을 보며 “작품을 보고 감동받고 눈물을 흘리게 하는 이 힘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끼며 “저 무대의 옷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2008년 뮤지컬 ‘실연남녀’의 무대 의상을 시작해 ‘모차르트!’, ‘레베카’, ‘프랑켄슈타인’, ‘마타하리’, ‘몬테크리스토’, ‘벤허’까지, 뮤지컬 시장에서 ‘잘나간다’는 작품은 대부분 그의 옷을 입었다. 시스템을 갖춘 산업이 인공지능(AI)으로 더 빨라지지만 한 디자이너는 여전히 손수 염색을 하고 도안과 문양을 직접 그린다. 봉제 장인들은 점점 줄어들고, 젊은 세대는 이 ‘중노동’판에 진입하지 않아 시간이 갈수록 작업이 힘들어지지만 퀄리티를 내려놓지는 못한다. “엘리자벳이 해왔던 게 있고 관객이 기대하는 게 있잖아요. 그걸 무시하면 배신하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내가 손을 요만큼만 대고 빼면 관객이 바로 알아요. 그게 나의 책임감인데, 그 책임감이 계속 목을 조여 오는 거예요.” 그렇게 들어선 세계를 그는 ‘늪’이라 불렀다. “하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음악이 나오면 가슴이 뛰어서 놓질 못한다”며 웃었다. 정성을 쏟은 만큼 작품이 끝나면 가슴에 큰 구멍이 난다. 그 구멍을 메우려 시작한 유화로 그는 무대에 오르지 않는 백스테이지를 그린다. 의상을 짓기까지 고되고 공연 중엔 마음을 졸이고 종연하면 허탈한 삶을 이야기하며 그는 “생명이 줄어든다”고 했다. 그러다 좋은 피팅을 마친 날의 기분을 이렇게 표현했다. “배우한테 입혔는데 너무 예쁘고 너무 잘 맞으면, ‘야, 오늘 생명이 늘었다’ 느껴요.” 죽음의 옷을 짓는 사람은, 그렇게 매일 조금씩 생명을 늘려가며 8월의 막이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 “더 안전한 내일로”...오송 지하차도 참사 3주기 추모식

    “더 안전한 내일로”...오송 지하차도 참사 3주기 추모식

    14명이 숨진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3주기 추모식이 15일 오후 7시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이번 추모식은 행정안전부와 충북도, 청주시, 유가족·생존자 협의회 등이 공동 주관한 첫 추모식이다. 1·2주기 추모식은 유가족·생존자 협의회와 시민단체 등이 추모식을 주관하고 충북도 등이 무대 설치 등을 지원해왔다. 이날 추모식은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을 시작으로 추모사와 추모 발언, 추모 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성환 청와대 경청통합수석이 대독한 추모사를 통해 “이 비극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희생자 한 분 한 분을 오래도록 기억하며, 기억을 책임으로 이어갈 것을 굳게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신용한 충북지사는 추모사를 통해 “오송 참사는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재난 대비와 대응 체계 부족이 초래한 인재였다”면서 “오늘 추모식은 기억과 애도를 넘어 더 안전한 내일을 만들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밝혔다. 이어 “희생자들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는 추모 공간 조성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며 “유가족 여러분과 소통해 슬픔을 함께 나누고 마음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장섭 청주시장은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을 시정의 가장 중요한 책임으로 삼겠다”며 “오송 참사를 기억하고 잊지 않겠다”고 했다. 충북도립교향악단과 4.16 재단 합창단은 추모 공연을 통해 유가족과 희생자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추모식에 앞서 참석자들은 청주시청 임시청사에 마련된 시민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2023년 7월 15일 오전 8시 40분쯤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발생했다.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유입된 물로 당시 지하차도를 지나던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되고 14명이 숨졌다. 검찰은 오송 참사와 관련해 공무원 등 45명을 기소했다.
  • 죽은 자가 마지막까지 쥐고 있던 것 [으른들의 미술사]

    죽은 자가 마지막까지 쥐고 있던 것 [으른들의 미술사]

    ●혁명가의 손 ‘마라의 죽음’은 1793년 프랑스 혁명기 화가 자크 루이 다비드(1748~1825)가 혁명 지도자 장 폴 마라의 죽음을 기리며 제작한 작품이다. 작품은 마라가 욕조에서 암살된 직후의 장면을 보여준다. 마라는 왜 목욕 중에 살해당하 것일까. 마라는 평소 피부 질환으로 치료를 겸해 목욕 중이었다. 젊은 여성 샤를로트 코르데는 마라가 반길 반혁명주의자들에 관한 정보를 가져왔다고 둘러대 집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마라의 비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샤를로트는 품 안에 숨겨온 칼을 꺼내 들었다. 일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화면에는 욕조, 나무 상자와 편지, 깃펜 등이 함께 배치돼 그의 생전 생활 모습을 나타낸다. 또한 손잡이가 있는 칼도 배치되어 있어 그의 사망 원인을 직접 드러내고 있다. 한 인간의 죽음에서 가장 늦게까지 생의 흔적을 붙들고 있는 것은 얼굴이 아니라 손이다. 욕조에 기댄 몸은 이미 힘을 잃었지만, 왼손은 한 장의 쪽지를 쥐고 있고 아래로 늘어진 오른손은 여전히 펜을 쥐고 있다. 축 늘어진 마라의 팔은 피에타 속 그리스도의 팔을 연상시킨다. 두 작품 모두 힘없이 떨어진 팔을 통해 죽음 이후의 정적과 숭고함을 강조한다. 다비드는 마라를 단순한 희생자가 아니라, 혁명을 위해 헌신한 순교자처럼 보이도록 했다. ●쥐고 있는 쪽지의 의미 마라의 손에 들린 쪽지는 단순한 소품이 아니다. 실제로 마라는 암살 직전까지 시민들의 청원과 편지를 읽고 답하는 일을 이어갔다. 다비드는 이 기록을 바탕으로, 그가 마지막 순간에도 공적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음을 강조한다. 다비드는 그가 현장을 방문했을 때 본 소품을 기억해냈고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지워버렸다.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상상으로 그려 넣었다. 간이 책상에는 실제 살인 현장에는 없었던 상상의 소품들이 놓여 있다. 쪽지와 지폐였다. 쪽지에는 “조국을 지키다 죽은 한 남자의 남겨진 아이들과 아내에게 전해달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이 내용은 완전한 허구로서 마라가 죽음 직전까지 국민만을 생각하고 있었음을 알리는 장치였다. 마라의 마지막 무대는 이렇게 있어야 할 것과 없어야 할 것 그리고 있었으면 하는 것들이 섞여 있다. ●기록하는 몸으로서의 손 마라의 죽음에서 마라의 왼손은 쪽지를 단단히 쥔 채 멈춰 있다. 여기서 손은 단순히 편지를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혁명의 이상을 끝까지 붙잡고 있는 상징으로 작동한다. 또한 힘없이 떨어진 듯 보이지만, 그 손이 쥐고 있는 깃펜은 오히려 더욱 단단하다. 다비드는 “나는 내 친구 마라가 국민을 위해 글을 쓰고 있는 모습으로 보여주기를 바랐다”고 말한 바 있다. 다비드는 마라의 죽음을 비극적 사건으로만 처리하지 않고, 그를 ‘행동하는 존재’로 남겨뒀다. 죽음 이후에도 마라의 손은 말을 멈추지 않는다. 그는 피부 질환으로 욕조에 몸을 담근 상태에서도 시민들의 청원을 읽고, 깃펜으로 답을 적는 일을 이어가던 인물이었다. 화면에는 글쓰기를 암시하는 도구가 함께 놓여 있고 여전히 오른손으로 깃펜을 들고 있어 뭔가를 기록하려 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행위는 칼날과 함께 중단되었다. 깃펜을 쥔 채 멈춘 손은 끝내 완성되지 못한 문장을 품고, 여전히 다음 말을 기다리는 듯 남아 있다. 미켈란젤로 조각에서 이상화된 손이 신체의 균형을 위한 요소였다면, 이 작품에서의 손은 이야기의 핵심이다. 쪽지와 깃펜을 쥔 채 멈춰버린 손은 글쓰기와 기록의 행위를 중단된 상태로 남긴다. 이는 곧 미완의 문장, 계속되어야 할 역사로 읽힌다. 결국 이 그림에서 가장 강하게 살아 있는 것은 얼굴이 아니라, 여전히 의미를 붙들고 있는 손이다.
  • 국민의힘 “檢 보완수사권 존치·중수청 1년 유예”…‘범죄피해 보호 3법’ 당론 발의

    국민의힘 “檢 보완수사권 존치·중수청 1년 유예”…‘범죄피해 보호 3법’ 당론 발의

    국민의힘이 15일 범죄 피해자 보호를 명분으로 한 형사소송법·중대범죄수사청법·공소청법 개정안을 소속 의원 110명 전원 명의로 당론 발의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유지하고 중수청·공소청 출범을 1년 유예하는 내용 등이 핵심이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곽규택 의원은 이날 국회 의안과에 개정안을 제출한 뒤 기자들과 만나 “범죄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기 위한 법안”이라며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최근의 비극적인 사례를 막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검사의 보완수사는 존치하는 것으로 했다”며 “그 수사의 범위를 경찰이 송치한 범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송부한 범죄, 수사기관 공무원의 관련 범죄에 대해서는 검사가 보완수사를 할 수 있도록 명시하는 규정을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곽 의원은 “경찰이 독단적으로 사건을 종결하는 부분에 대한 견제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 송치 대상에는 ▲불송치 사건에 대한 고소인·고발인의 이의신청이 있는 경우 ▲검사의 직권 재수사 요청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 ▲수사 과정에 대한 시정조치 요구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등이 포함됐다. 곽 의원은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과 같이 중대 범죄에 있어서는 검사가 사법경찰관 수사 개시 시점부터 관여할 수 있도록 수사 개시 시점부터 사법경찰관이 수사 개시를 통보하고 검사와 협력하도록 하는 규정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검사의 공소취소 권한 규정을 삭제하고, 오는 10월 2일 시행 예정인 중수청법·공소청법은 개청 준비 등을 고려해 시행 시기를 1년 연기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김승수 원내운영수석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사회적 약자와 흉악범죄 피해자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민주당이 정략적 이유로 무조건 폐지하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 때론, 꺾이는 마음이 세상을 바꿀지니 [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때론, 꺾이는 마음이 세상을 바꿀지니 [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하나의 세계관을 깨부순 ‘지동설’그 진리를 자각하기까지의 비극당당한 순교냐, 비굴한 타협이냐‘회전’에 남겨진 상상의 혁명보다물리학의 미래 증명한 갈릴레이비겁하지만 확실한 혁명인 이유 “만약 우리가 ‘알고 싶어 하는 것을 향한 진화’ 대신 ‘알고 있는 것으로부터의 진화’로 대치할 수 있다면 다수의 혼란스러운 문제들이 사라져 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토머스 쿤, ‘과학혁명의 구조’ 중에서) 지식에도 관성이 있다. 어쩌면 그것은 물리적인 힘의 관성보다 훨씬 강할지도 모른다. 지식에는 인간의 신념이 끼어들기 때문이다. 토머스 쿤이 1962년 발표한 ‘과학혁명의 구조’는 시대의 지배적 지식인 패러다임이 어떻게 새로운 지식에 자리를 내어주는지 그 ‘혁명’의 과정을 고찰한 현대 과학철학의 고전이다. 쿤이 비판하는 지점은 분명하다. 그동안 인간은 지식과 진리가 인간의 복리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인간이 만물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 있는가? 진리에는 목적이 없다. ‘인간적인 목적’이 없다고 하는 것이 조금 더 정확할 것이다. 진리는 그저 그곳에, 그렇게 존재할 뿐이다. 지식을 통해 진리로 나아가고자 하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저 거기에 있는 그대로 탐구하는 일뿐이다. 밤하늘의 별이 움직이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하늘이 움직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땅이 운동하기 때문일까. 오늘날에는 일견 쓸데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이 질문은 한때 인간의 운명과 세계의 존재 목적을 가르는 결정적인 질문이었다. 우주의 중심에 지구를 놓았던 천동설에서 지구 역시 운동하는 행성 가운데 하나라는 지동설로 넘어오기까지 인간은, 그간 당연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수많은 지식을 포기해야 했다. 잘못된 전제 위에 쌓인 지식에는 열망과 집착이 더해지고 그것을 부수는 일은 하나의 세계를 부수는 일과 같다. 과감하게 그 일에 도전했던 이들을 다룬 이야기 두 편을 이 자리에서 만나도록 할 것이다. 일본 만화가 우오토의 작품 ‘지.—지구의 운동에 대하여’와 독일 극작가이자 시인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희곡 ‘갈릴레이의 생애’다. “2000년 전, 아테네의 한 노인이 독배를 들이켜며 벌어진 참사에서 지금의 철학이 탄생했다. 1500년 전, 한 젊은이가 십자가에 못 박혀 겪은 비애가 지금의 교회를 만들었다. 인간은 비극을 거름 삼아 때때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낸다. 순간의 위로 따위로는 현실을 바꿀 수 없어.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난 번뇌와 응축된 좌절, 네가 느끼는 절망은 희망으로 바뀔 수 있어. 그런데도 너희는 절망을 외면하고 누군가가 보장해 준 사후의 삶을 믿으며 살아가지. 그런 이들에게 희망이 머무를 곳은 없어.”(‘지.’ 중에서) 한 이단자가 사형장으로 끌려가고 있다. 죽으러 가는 길인데도 그의 표정은 의연하다 못해 여유가 넘친다. 그는 자신을 호송하던 용병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관계에 대해 역설한다. 순간의 위로가 희망을 줄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비극으로 가득한 세계에서 희망은 그 세계를 깨부수는 더 큰 비극으로부터 나온다. 희망은 비극을 당당히 마주하고 고뇌에 빠져본 자만이 맛볼 수 있는 달콤한 열매다. 우오토의 작품은 신앙만이 유일한 진리로 여겨졌던 암흑의 시대였던 유럽 중세에서 성경적 진리와 배치되는 지동설이 어떻게 탄압받았으며, 그럼에도 어떻게 꿋꿋하게 이어졌는지 만화적 상상으로 그려낸다. 천동설은 관측의 한계라기보다는 신념의 과잉이자 용기의 부족이었다. 태양이 지구를 도는 게 아니라 지구가 태양을 도는 것이라는 숱한 관측 증거에도 인간 스스로 폐쇄적 지식 안에 자신을 가둬버렸기 때문이다. 천동설 위에서도 지식은 정교하게 쌓여간다. 쿤의 말을 빌리면 천동설은 ‘알고 싶어 하는 것을 향한 진화’였고 지동설은 ‘알고 있는 것으로부터의 진화’였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사실은 비극적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진리는 인간의 열망과는 무관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비극 속에서 희망이 피어난다. 교회만 다니면 죽어서 천국 간다는 안락한 위안을 거부했을 때, 우리는 새로운 인식에 도달할 수 있다. 바로 지금 우리가 발을 딛고 선 여기가 천국만큼 아름다운 곳이라는 사실이다. 만화는 처참하게 죽음을 맞는 가운데서도 끝끝내 진리를 붙들었던 이들의 의지가 결국 폴란드의 한 남자, 알베르트 브루제프스키에게 이어진다고 상상한다. 폴란드의 천문학자였던 그는 바로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의 스승이었고, 코페르니쿠스는 훗날 논문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를 발표한다. 그 덕에 오늘날 우리는 ‘회전’(Revolution)이라는 단어를 ‘혁명’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세상은 과연 이렇게 바뀌는 것일까? 보이지 않는 영웅들의 죽음이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만화적 상상이 아닐까? 시간이 지나고 우리는 조금 더 ‘현실적인’ 영웅을 만난다. 갈릴레오 갈릴레이다. “장애물이 있다면 점과 점을 잇는 최단거리는 곡선일 수 있다네.”(브레히트, ‘갈릴레이의 생애’ 중에서) 브레히트는 ‘비겁한 천재’의 초상을 그려낸다. 여러 증거를 토대로 갈릴레이는 지동설을 신봉하지만, 결국 이것으로 종교재판을 받는다. 1633년 그는 재판에서 결국 자신의 주장을 철회한다. 이후 그가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말했다고 하는데, 물론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갈릴레이는 그저 죽음이 두려웠던 나약한 인간에 불과했다. 하지만 역사는 그를 비겁자라고 평가하지 않는다. 당당하게 죽는 것만이 그의 사명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실 감각 없는 자존심은 공명심에 불과하다. 점과 점을 잇는 최단거리는 분명 직선이다. 하지만 현실은 수학에서 상상하는 것처럼 완벽하지 않다. 불완전한 세계에서는 오히려 곡선이 점과 점을 잇는 최단거리다. 살아남은 갈릴레이는 1638년 ‘새로운 두 과학’을 출간하기에 이른다. 이 책은 아이작 뉴턴 등에 의해 확립된 고전 역학의 기초가 된 물리학의 정전이다. 현실주의자는 이렇게 세상을 바꾼다. 비굴하지만, 조금 더 확실하게.
  • 비참한 어둠 속에도 ‘미세한 밝음’은 있으니까

    비참한 어둠 속에도 ‘미세한 밝음’은 있으니까

    삶은 누군가에게 더없이 비정한 것이기도 하다. 온갖 이해할 수 없는 우연이 빚은 이 비참함의 향연을 우리는 무엇으로 살아내야 할까. 소설가 황시운(50)의 신작 장편 ‘환한 어둠’(마이디어북스)은 소설의 제목처럼, 생의 비극적 아이러니를 독자에게 상기시킨다. 학원 강사로 일하다 어느 날 갑자기 소설에 매료돼 무작정 쓰기 시작했다. 200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제4회 창비장편소설상까지 받으며 이야기꾼으로서 창창한 삶이 열리는 듯했다. 2011년 갑작스러운 추락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후유증으로 신경병증성 통증도 앓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이 찾아든다. 15년 만의 장편 ‘환한 어둠’으로 돌아온 황시운을 13일 만났다. “15년이나 흐른 줄 몰랐어요. 내가 어딘가에 쓸모가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과 내가 아직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감각이 피어났죠.” 다치기 전과 후 소설을 대하는 태도는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사고 전 황시운에게 소설은 무료한 일상에서 탈출하는 수단이었다. 소설을 쓸 때마다, 소설을 읽을 때마다 특별하고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렇게 8년을 매달려 소설가가 됐다. 절실하진 않았다. 재미없으면 언제든 그만두면 되니까. 다치고 나서는 달라졌다. “지방에서 응급 처치한 뒤 서울로 이송됐을 때 엄마를 만나서 ‘다쳐서 죄송해요’라고 말했어요. 그다음 바로 이렇게 덧붙였죠. ‘손은 안 다쳤으니 소설은 쓸 수 있겠어요.’ 그렇게 소설은 ‘반드시 써야 하는 것’이 됐어요.” ‘환한 어둠’은 각자의 비참함을 견뎌내고 있는 한 가족의 이야기다. 가족과 함께 간 물놀이에서 사고로 전신이 마비된 중학생 우정희는 황시운의 고통스러운 삶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환한 어둠’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으니까. 하지만 우리 삶도 그렇다. 상상하지 못했던 어둠이 닥쳐 완전히 망가진 인생에도 아주 작은 ‘밝음’은 있다. “통증을 느낄 때 머릿속에서 영상이 만들어져요. 고어 영화에 나오는 잔혹한 장면 있잖아요. 살의 껍질을 벗겨서 사포로 문지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벌이 가득 들어있는 통에 갇혀서 쏘이는 것 같을 때도 있고요. 제게는 일상이긴 한데, 그렇다고 통증이 익숙해지지는 않아요.” 작품 속 우정희가 느끼는 통증 묘사가 꽤 적나라하다. 삶 자체가 통증인 사람만이 써낼 수 있는 문장과 함께 독자는 잠시나마 고통에 동참한다. 우리가 통증을 느끼는 이유는 분명하다. 위험한 상황에서 도망치기 위해서다. 하지만 황시운은 그럴 수 없다. 어쩌면 소설은, 작가가 현실에서 도피할 수 없는 작가가 기어이 찾아낸 ‘도망칠 구석’일지도 모른다. “돌봄이 필요한 사람과 그 부담을 안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쓸 겁니다. 이런 삶도 세상에 있다고 알릴 거예요. 다만 몇 명이라도 읽고, 세상이 지금보다 나아지기를 기대하면서요.”
  • “관객들 ‘곡성’처럼 결말 놓고 토론하길”

    “관객들 ‘곡성’처럼 결말 놓고 토론하길”

    “질문하거나 답을 주는 영화 아냐관객 입장서 종결할 권한 드릴 것” “‘호프’는 관객에게 질문하거나 답을 주는 영화가 아닙니다.” 나홍진(52) 감독을 대표하는 단어로 ‘퍼스펙티브’(관점)를 꼽을 수 있다. 나 감독이 자기 영화를 설명할 때마다 실제로 즐겨 쓰는 단어이기도 하다. 관점이 다르기에 때론 거칠고, 불친절하며, 그렇기에 논란을 부른다. 피해자가 아닌 사이코패스의 관점에서 본 첫 장편 ‘추격자’(2008), 밑바닥 인생들의 탐욕을 폭력적으로 그려낸 ‘황해’(2010), 자녀가 귀신 들린 뒤 누굴 믿어야 할지 끝없이 의심하게 만드는 오컬트 ‘곡성’(2016)이 그랬다. 10년 만에 돌아온 신작 ‘호프’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개봉을 앞두고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나 감독은 “사이코패스의 관점에서 탐구하다 급기야 ‘곡성’에서 초자연적인 곳까지 나아갔다”면서 “이를 더 심화시키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새로운 장르와 퍼스펙티브를 좇고 또 좇다 보니 어느새 우주까지 생각이 도달해 외계인이 나오게 됐다”고 웃었다. ‘호프’는 초반에 시작한 액션이 후반까지 맹렬하게 관객을 몰아붙인다. 영화 막바지에 가서야 외계인의 대사를 통해 사건의 경위를 알려준다. 관객은 고작 몇 줄의 대사로 전체 맥락을 풀어내야 한다. “영화 초반 관객들은 범석의 시점을 따라가며 낄낄거리며 즐길 겁니다. 여기에 외계인 해부 장면, 그리고 목수 양배(음문석)의 별 의도 없는 실수에서 이번 일이 시작했다는 데에 일말의 죄책감을 느끼게 됩니다. 기존 영화대로라면 여기서부터 퍼스펙티브가 외계인에게 가야 하지만 의도적으로 영화 끝까지 성기의 액션을 보여주면서 인간 쪽에 그대로 두었습니다. 끝까지 몰아붙이면 관객은 어떻게 바라볼까 궁금했습니다.” ‘호프’는 ‘희망’의 이야기일까, 아니면 ‘절망’을 비꼰 감독의 반어법적인 의도가 담긴 것일까. 특히 외계인들의 대사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라는 신약 히브리서 구절이 알쏭달쏭하기만 한다. “간절한 희망이 있어야 믿음이 되고 결국 확신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결말은 ‘세상의 모든 비극’일 것이고, 그런 절망의 상황에서 희망이 살아났으면 좋겠다는, 일종의 동화 같은 이야기랄까요.” 이번 영화 역시 ‘곡성’처럼 많은 이들이 결말에 관해 이야기하고 토론할 것이 뻔하다. 나 감독은 “그랬으면 좋겠다”며 속셈을 숨기지 않았다. “결말을 명확하게 만들어 괜한 오해를 만들거나 관객의 부정을 받기가 싫습니다. 관객들이 스스로 정성스럽게 고민하시고, 자기만의 입장에서, 자기만의 이해의 영역에서 영화를 종결지을 수 있는 권한을 드리고 싶습니다.”
  • ‘개방적 연애’ 합의 후 노숙인男과 동거 시작한 여친…끔찍한 최후 맞았다

    ‘개방적 연애’ 합의 후 노숙인男과 동거 시작한 여친…끔찍한 최후 맞았다

    ‘오픈 릴레이션십’(open relationship)에 동의했던 20대 미국 남성이 질투심을 이기지 못하고 여자친구와 그의 새로운 연인을 총으로 쏴 살해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12일(현지시간) 미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샌디에이고 카운티 검찰은 미 해군 부사관인 여자친구와 그의 연인을 살해한 혐의로 라이언 웨슬리 프로핏(27)을 구속 기소했다. 프로핏은 캘리포니아주의 한 군인 주택 단지 내 자택에서 여자친구인 코트니 챈들러(28)와 니콜라스 맥클루어(27)를 총격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프로핏은 앞서 챈들러와 오픈 릴레이션십에 합의했으나, 챈들러가 노숙인 출신의 맥클루어를 집으로 들여와 함께 생활하자 심한 질투심을 느껴온 것으로 드러났다. ‘폴리아모리’(polyamory·다자간 연애)의 상위 개념에 해당하는 오픈 릴레이션십은 애인이나 배우자가 있으나, 상호 합의에 따라 다른 사람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형태의 관계를 뜻한다. 사건 당일 프로핏은 미리 총기에 총알을 장전해 숨긴 채 두 사람을 찾아가 대치했다. 위협을 느낀 챈들러가 친구에게 “남자친구가 총을 가지고 있다”는 문자를 보낸 직후 몸싸움이 벌어졌다. 맥클루어가 프로핏에게 돌진하자 프로핏은 그에게 3발의 총격을 가한 뒤, 이어 챈들러에게도 총구를 돌려 살해했다. 범행 직후 프로핏은 직접 경찰에 전화해 “연인 간의 다툼이 있었다”고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아파트 계단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던 그를 체포했다. 숨진 챈들러는 미 해군 소속으로 파견 근무 중이었으며, 오는 24일 29번째 생일을 앞두고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켄터키주 출신의 맥클루어는 자동차 정비 수업을 들으며 자립을 준비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첫 재판에서 프로핏은 자신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보석 없는 구금을 명령했다. 샌디에이고 카운티 보안관실은 자세한 범행 경위를 계속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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