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비극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휴가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기립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중구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의료원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888
  • 공간에 가려진 인간들 잃어버린 이름을 찾다

    공간에 가려진 인간들 잃어버린 이름을 찾다

    구현우의 시 ‘오로지 혼자 어두운’에는 ‘누구와도 공유하지 않지만 나의 방은 한 명 이상의 외로움이 있다’는 구절이 있다. 방을 거쳐 갔던 수많은 이들의 외로움을 보듬는 문장이다. 그러나 시인의 도저한 마음과 달리, 대개 ‘내가 사는 방에 살았던 이들을 상상하는 일’은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무섭기도 하고 꺼림칙한 일에 가깝다.황여정 작가의 장편소설 ‘내 이름을 불러줘’에서 반만 철거된 건물 ‘우성빌딩’이 구심점이 된다. 2011년 반만 헐린 서울 서초동의 한 건물이 모티브가 됐다. 건물은 두 개의 지번을 가졌는데, 한쪽이 경매로 넘어간 땅에 포함되면서 반쪽이 됐다. 우성빌딩도 향후 개발을 둘러싼 건물주 형제의 갈등으로 절반이 철거됐다. 이 을씨년스러운 건물 3층에 사진관을 운영하던 고수림은 자신이 만든 간이 외벽을 뚫고 추락사한다. 그 즈음 건물에서 지박령의 존재를 감지했던 1층의 헌책방 주인 오탁조는 수림의 죽음이 혼령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수림의 딸 미래와 진실을 좇는다. 지박령의 정체를 찾는다는 서스펜스가 소설 전반에 흐르는 한편 이를 따라가다 보면 마주하는 것은 우성빌딩과 그 땅에 얽힌 역사다. 수림의 행적을 좇던 탁조와 미래는 이내 수림의 잘못으로 사망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모든 비극은 우성빌딩 부지가 재개발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소설은 태초부터 비극적이었던 우성빌딩의 역사를 짚으며, 자본의 논리에 포획된 땅과 그 위에 마련된 공간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 묻는다.자본 논리가 만들어낸 시스템에 관한 물음은 땅 외에 다른 쪽으로도 뻗어 간다. 우성빌딩 옥상에 잠시 머물게 된 이방인 빔 피셔 같은. 그는 헤어진 연인의 소원을 들어주려다 한국에까지 흘러 들어왔다. 가난, 장애와 온몸으로 부딪쳤던 그의 연인은 “말이 될 자격이 없는 말을 감당할 수 있는 건 시인과 혁명가뿐”(122쪽)이라던 냉정한 사람이었고, 그의 인생에 개입하려던 빔을 아버지는 단호하게 막아섰다. “어쩌면 운명이란 시스템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고 빔은 생각했다.(중략) 한 사람의 인생은 전적으로 그 사람의 의지와 선택에 달려 있다고 믿는 아버지에게는 두 번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빔은 그 순간 알아차렸다.”(130쪽) 강고한 사회 시스템 속에서 개인은 무력해 보일지언정, 소설은 연대의 끈을 놓지 않는다. 연인의 삶에 적극 개입하려는 빔이나, 지박령의 해원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탁조의 존재가 그렇다. 끝내 공간을 차지하지 못했거나 잃어버리더라도, 사람이 살았던 시간 자체는 부정될 수 없다는 언설은 인간 존엄을 상기시킨다. 장례지도사인 아들 풀잎은 탁조에게 이렇게 말한다. “공간이 없어진다고 시간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164쪽) 공교롭게도 그들 부자는 시간을 매만지는 직업을 갖고 있다. 비좁은 한국땅에서, 인간이 공간의 힘에 포섭된 지 오래다. 소설은 공간에 가려진 인간들의 이름을 호명하는 일에 주목한다. 소설 속 탁조와 미래의 행보는 구현우의 시에서 누구와도 공유하지 않던 외로움을 타인과 나누는 순간이기도 하다. 교과서적으로 착한 내용이지만, 도시개발 문제의 해법은 결국 인간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많은 책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사랑으로 보살폈는데…백사자들에게 살해당한 환경 운동가 

    사랑으로 보살폈는데…백사자들에게 살해당한 환경 운동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환경·동물 보호가로 활동하던 60대 남성이 보호하고 있던 암사자에게 물려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 해외 언론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인근에서 사자 여러 마리를 보호하는 사파리를 운영하던 웨스트 매튜슨(68)이 암컷 백사자에게 공격을 받았다. 암컷 백사자 두 마리는 평소 사망한 남성과 매우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사망한 남성은 이날 아침 평상시와 다름없이 사자들을 산책시키기 위해 우리 문을 열었다가 변을 당했다. 당시 무게 180㎏의 암사자 두 마리가 남편이 공격당하는 것을 본 매튜슨의 아내가 우리 안으로 뛰어들었지만 소용없었다. 매튜슨은 이미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쓰러진 상황이었다.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매튜슨을 공격한 암컷 백사자들은 2017년에도 방목장에서 탈출한 뒤 인근에서 일하던 한 남성을 물어 사망에 이르게 한 ‘전과’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망한 매튜슨은 생전 사자들과 포옹하고 입을 맞추는 등 각별한 관계를 이어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지 경찰은 우리 안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매튜슨을 발견하고는 곧장 구조했지만 이미 숨진 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위험한 동물과의 비극적인 사고를 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지에서 동물 사파리 등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한편 사망한 매튜슨의 며느리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부검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매우 우발적인 사고였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는 훌륭한 환경보호가를 잃었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비록 사자들에게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지만, 우리는 생전 매튜슨이 원했던 것처럼 끝까지 사자들을 보살피고 아낄 것”이라면서 “현재 암사자 두 마리는 안전한 곳에 머물고 있으며, 조만간 야생으로 돌려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코로나19 봉쇄 틈타…16살 조카 성폭행해 임신시킨 삼촌

    코로나19 봉쇄 틈타…16살 조카 성폭행해 임신시킨 삼촌

    미성년 조카를 상습 성폭행한 인면수심 삼촌이 체포됐다. 24일(현지시간) 인도 힌두스탄타임스는 마하라슈트라 푸네 지역에서 16세 조카를 성폭행해 임신에 이르게 한 35세 남성이 입건됐다고 전했다. 비극은 코로나19 봉쇄령과 함께 시작됐다. 경찰은 이동 제한령으로 발이 묶인 소녀는 학교 문제로 집에 가지 못하고 할머니댁에서 삼촌 부부와 함께 지내게 됐다. 그 사이 삼촌의 몹쓸짓이 시작됐다. 소녀의 어머니는 “다른 가족은 봉쇄령 직전 본거지로 돌아갔는데, 딸은 학교 문제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삼촌 부부와 할머니댁에 머물다 성폭행을 당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피해 사실은 소녀가 임신한 것이 드러나면서 밝혀졌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삼촌에게 상습 성폭행을 당한 소녀는 현재 임신 18주차다. 팬데믹 이후 봉쇄령이 내려진 각국에서 아동 성범죄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미 국가인 엘살바도르에서는 격리 기간이었던 4~6월 사이 10대 임신이 70% 이상 폭증했다. 이 기간 보고된 10~14세 임신 건수는 114건, 15~19세 임신 건수는 2746건으로 파악됐다. 평년 대비 각각 79.16%, 71.6% 증가한 숫자다. 현지 유력 일간지 디아리오 코-라티노는 15일 보도에서 “코로나19 봉쇄 기간 임신한 10대 대다수가 친족 간 성폭행으로 원치 않는 임신에 이르렀다”라고 지적했다. 또 보고되지 않은 피해 사례를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케냐도 마찬가지다. 24일 미국의소리(VOA))는 케냐 보건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팬데믹으로 학교가 문을 닫은 동안 미성년자 강간 및 성폭력 사례가 증가했으며 대부분 친족 범죄라고 보도했다. 영국도 다르지 않다. 25일 인디펜던트는 영국 아동학대방지학회(NSPCC) 자료를 인용해 코로나19 봉쇄 기간인 4~7월 사이 13~15세 아동 강간 및 성폭력이 이전보다 최대 8% 증가했다고 우려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美 동물원, 흑인을 원숭이와 전시 사과하는 데 114년 걸린 이유

    美 동물원, 흑인을 원숭이와 전시 사과하는 데 114년 걸린 이유

    미국 뉴욕 브롱크스의 동물원에 원숭이처럼 전시된 사람이 있었다. 이름은 오타 벵가. 1904년에 지금은 콩고민주공화국이 된 옛 콩고에서 납치돼 미국으로 끌려가 원숭이 우리 안에서 원숭이들과 함께 눈요깃 거리가 됐다. 지금으로부터 불과 116년 전에 있었던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미국 언론인 파멜라 뉴커크가 끈질기게 그의 비극을 추적해 전 세계 언론에 부끄러운 얘기를 고발해 왔고 이제야 동물원 운영을 책임 진 야생보호재단(WCS)은 사과의 뜻을 밝혔다고 영국 BBC가 27일 전했다. 크리스티안 샘퍼 재단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WCS의 역사를 온전히 반영하고 기관 안에 인종차별이 끈질기게 자리했음을 토로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타 벵가가 처음으로 이곳 동물원에 전시됐던 바로 다음날인 1906년 9월 9일 유럽과 미국의 거의 모든 신문들이 이를 1면에 대서특필했던 일과 같은 달 28일 동물원에서 풀려날 때까지의 일을 상세히 기록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동물원 문서보관실에 보관돼 있던 편지에 따르면 동물원 관리들은 사람을 동물처럼 전시했다는 비판이 점증하자 오타 벵가가 사실은 동물원 직원이었다고 둘러대도록 직원들에게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엉터리 해명은 수십년 동안 계속됐다. 오타 벵가는 1904년 벨기에 국왕 레오폴드 2세의 콩고 유린에 가담했던 미국인 노예상 사뮈엘 베너에게 당시 벨기에령 콩고 땅에서 사로잡혔다. 당시 그의 나이는 12~13세 정도였다. 뉴올리언스까지 배에 태워져 끌려 왔으며 같은 해 말 세인트루이스 만국박람회에 다른 여덟 젊은이들과 함께 전시됐다. 박람회는 겨울까지 이어졌는데 이들에겐 적당한 옷가지나 처마도 제공되지 않았다. 1906년 브롱크스 동물원에 전시됐는데 구름처럼 인파를 불러모았다고 기록돼 있다. 기독교 목사들이 강력히 규탄해 풀려났으며 제임스 고든이란 흑인 목사가 뉴욕에서 운영하는 하워드 유새인종 고아원에 수용됐다. 1910년 1알 린치버그 신학대학과 버지니아주 흑인 전용 단과대학에서 공부했는데 늘 이웃 아이들에게 사냥이나 낚시하는 법을 일러주거나 고향에서 했던 모험을 얘기하곤 했다. 그는 나중에 향수병이 너무 심해져 1916년 3월 몰래 숨겨뒀던 권총으로 극단을 선택했다. 당시 그의 나이 불과 스물다섯이었다. 당시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오타 벵가가 전시된 것을 마치 레저 기사 쓰듯이 소개하고 원숭이처럼 전시했다는 지적은 직원으로 고용된 것을 모르고 한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매도했던 과거 기사가 잘못 됐다고 인정했다. 1906년 9월 9일 NYT 기사 제목은 ‘부시맨이 브롱크스 공원의 유인원들과 우리를 공유하고 있다’였다.베너의 손자가 1992년 책을 썼는데 어처구니없게도 베너와 오타 벵가가 우애를 나눴으며 사로잡혔을 때 격렬하게 저항했던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오타 벵가가 뉴욕 공연을 즐겼다는 식으로 적었다. 1세기 넘게 오타 벵가를 유린한 이들과 그 후손이 기록을 은폐하고 진실을 감추려 했음은 물론이다. 현재 브롱크스 동물원은 뉴커크가 2015년 쓴 책 ‘스펙타클, 오타 벵가의 놀라운 인생’이 인용한 편지 등을 디지털 자료로 만들어 일반도 볼 수 있다. 그의 책이 나온 뒤에도 5년 동안 동물원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과오를 인정하지 않았다. 지금은 공중에 공개되지 않는 건물 안에는 여전히 오타 벵가가 3주 이상 감금돼 있던 우리가 있다. 샘퍼 회장은 사과를 하면서 재단을 창립한 매디슨 그랜트와 헨리 페어필드 오스번에 책임을 돌렸다. 그랜트의 책 ‘위대한 인종으로 넘어감(The Passing of a Great Race)‘은 아돌프 히틀러가 극찬한 책이었다. 오스번은 1921년 세워진 미국 자연사박물관을 25년 동안 이끈 인물이다. 샘퍼는 이 동물원 초대 국장을 지낸 윌리엄 호너데이를 언급하지 않았는데 그는 오타 벵가의 우리를 지어주며 뒤에 뼈들을 장식해 식인종인 것처럼 꾸몄으며 “원숭이집에서 제일 좋은 방”을 차지했다고 말했던 인물이다. 기자는 이 긴 글을 옮기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엊그제 세 아들이 보는 앞에서 차문을 연 흑인 남성의 등에 총알을 일곱 발 쏜 백인 경찰이나, 자경단원을 하겠다고 집에서 30분 거리의 위스콘신주 커노샤에 달려가 자신에게 주먹질을 했다고 자동소총을 발사해 두 명을 숨지게 하고 한 명을 다치게 만든 17세 소년이나 116년 전 우리 안의 오타 벵가를 보고 손가락질하며 웃었던 백인들 사이에 과연 근본적으로 무엇이 달라졌을까?’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여기는 중국] 투신한 中 소녀와 이를 두 팔로 받아낸 아버지 모두 사망

    [여기는 중국] 투신한 中 소녀와 이를 두 팔로 받아낸 아버지 모두 사망

    아파트 25층에서 뛰어내린 소녀와, 아래층에서 딸을 받아 구하려던 아버지가 모두 숨지는 비극적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왕이신원’(网易新闻)은 22일 쓰촨성 루저우시 루현의 한 아파트에 사는 10대 소녀가 옥상에서 떨어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22일 오전 10시 30분쯤 루현의 한 아파트 25층 옥상에서 15세 증(曾)모양이 투신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아래층에서 딸이 구조되기를 기다리던 소녀의 아버지 증씨(42)는 투신한 딸을 구하려 팔을 뻗었다가 함께 세상을 떠났다. 소녀는 이날 피아노 과외 수업을 앞두고 연락이 두절됐다. 학생이 연락이 닿지 않자 과외선생이 부모에게 연락했고, 소녀를 찾아 동분서주하던 중 오빠가 여동생 미니홈피에서 수상한 글을 발견해 부모와 함께 경찰에 신고했다. 사고 직전 소녀는 중국판 미니홈피 '콩지엔'(空)에 옥상에 앉아 아래를 찍은 사진과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구조대가 급히 아파트 1층에 에어매트를 깔고 구조 작업을 펼쳤지만, 소녀는 매트에 공기가 차기도 전에 뛰어내리고 말았다. 아래층에서 그 장면을 본 아버지가 떨어지는 딸을 받으려 팔을 뻗었지만 딸에게 깔렸고 두 사람 모두 사망했다. 목격자는 “소녀가 옥상 난간에 위태롭게 서 있었다. 구조대가 도착해 에어매트를 깔고 있었는데 여자아이가 뛰어내렸다. 한 남자가 두 팔을 뻗어 받아주려다 같이 쓰러졌다”라고 설명했다. 사고 이후 현지에서는 숨진 소녀와 목숨을 바쳐 딸을 구하려 했던 아버지의 부성애를 기리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소녀가 원치 않는 과외 수업에 학업 스트레스를 받은 것 아니냐는 부정적 여론도 형성됐다. 이에 대해 소녀의 어머니는 딸이 생전에 우울증이 심했으며, 자해를 반복해 병원에 입원한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또 피아노는 딸이 자발적으로 배우고 싶다고 해서 과외를 붙여줬으며 피아노도 한 대 사주었다고 슬퍼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아빠가 경찰 총에 맞아 쓰러진 날, 아들 생일이었다”…美 흑인총격 증언

    “아빠가 경찰 총에 맞아 쓰러진 날, 아들 생일이었다”…美 흑인총격 증언

    미국에서 어린 세 자녀와 함께 있던 비무장 흑인 남성이 경찰 총에 맞아 중태에 빠진 가운데, 사건 당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지역 방송국 WISN은 하루 전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벌어진 제이컵 블레이크(29) 총격 사건과 관련한 이웃들의 증언을 전했다. 이날 방송에서 블레이크의 친구는 “그날은 블레이크 아들 생일이었다. 그가 경찰 총에 맞았을 때 아들 셋 모두 차 안에 있었다”고 밝혔다. 3살, 5살, 8살 난 블레이크의 아들 중 한 명은 자신의 생일에 아버지가 경찰 총에 맞는 걸 목격한 셈이다. 블레이크를 대변하고 있는 인권변호사 벤 크럼프는 “블레이크의 자녀 모두 영원히 트라우마로 고통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그렇다면 도대체 블레이크는 왜 아들 생일에, 그것도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 총에 맞아야 했을까. 당시 정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블레이크는 아이들이 탄 차량 쪽으로 걸어가다 경찰이 등 뒤에서 쏜 총에 맞아 쓰러졌다. 총성은 총 7발이 울렸다. 영상은 건너편에 사는 이웃이 촬영했다. 건넛집 남성은 WISN과의 단독인터뷰에서 “블레이크는 전혀 공격적이지 않았다. 경찰은 그가 체포에 저항했다고 말할지 모르겠으나 그는 경찰을 공격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블레이크에게 칼을 버리라고 말했는데, 나는 블레이크 손에서 칼 같은 건 보지 못했다. 그가 칼을 들고 경찰에게 다가간 것도 아니다. 그런데 경찰은 그의 셔츠를 잡아당기고 등 뒤에서 총을 쐈다. 이해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증언대로라면, 경찰은 비무장 상태로 아무런 공격적 행동도 하지 않은 블레이크를 향해 등 뒤에서 총을 7발이나 난사한 것이 된다. 블레이크의 친구는 “단계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지 않았나. 하다못해 테이저건을 쏠 수도 있었다. 블레이크는 누구에게도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현지 경찰은 ‘가정 문제’로 출동했다는 사실 외에 구체적 배경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조는 전원 휴직 상태로 조사 대기에 들어갔다. 사건 직후 블레이크는 경찰에 의해 즉시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중태다.조지 플로이드에 이어, 비무장 흑인이 경찰 총에 맞는 비극적 사건이 또다시 발생하자 거센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24일 밤 8시를 기해 통행금지령이 내려졌지만, 성난 시위대는 경찰서로 달려갔다.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경찰차를 부수고 케노샤 주정부 빌딩 창문을 깼다. 법원 근처에서는 화재가 일어나 인근 중고차 매장에 주차돼 있던 차량 수십 대가 전소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코로나19에 나란히… 아버지 떠난 63분 뒤 아들도 저하늘로

    코로나19에 나란히… 아버지 떠난 63분 뒤 아들도 저하늘로

    미국 로드 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근처 운소켓이란 도시에 살던 아버지와 아들이 코로나19에 감염돼 한 시간 간격으로 세상을 떠났다. 댄 레밀라드(43)는 로드 아일랜드 병원에 6주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무의식 상태였다. 의료진은 마지막을 준비하라고 했고 가족들은 화상회의 시스템 줌(Zoom)을 이용해 사랑하는 이들과 작별하는 시간을 갖도록 해 100명 가까이가 참여했다. 단 한 사람 아버지 론(72)이 함께 하지 못했다. 론은 얼마 떨어지지 않은 프로비던스 재향군인 메디컬센터에서 같은 감염병으로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지난 6월 28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2시 45분에 세상을 떠난 상태였다. 아들 댄은 오후 3시 48분에 눈을 감았다. 미국 일간 USA 투데이는 24일 코로나19 비극이 어떻게 레밀라드 가족을 집어삼켰는지 돌아봤다. 먼저 감염된 것은 댄이었다. 아내 리즈(41)가 요양병원에 간호조무사로 일하고 있었다. 팬데믹이 시작됐을 때 발을 다쳐 요양원에 출근하지 않던 그녀가 다시 출근한 것은 5월 초였다. 같은 달 4일 바이러스 검사를 받았는데 이틀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증상은 없었다. 집에서 격리됐는데 얼마 있다 만성피로, 콧물이 흐르고 냄새나 맛을 못 느끼는 증상이 시작됐다. 운소켓 수자원국에서 중장비를 운전하던 댄도 자가 격리돼 딴 방에서 지냈다. 같은 달 9일 댄이 가벼운 신열과 오한을 호소했고, 다음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여덟 살 딸 아바벨라도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증상이 없었다. 열일곱 살 아들 개빈만 음성 판정이 나왔다. 모두가 개빈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각자의 방에 격리됐다가 밖으로 나오면 마스크를 썼다. 처음에는 독감의 변종인 것처럼 보였는데 댄의 증상이 심해졌다. 확진 나흘 뒤 체온이 섭씨 40도까지 올랐다. 리즈가 타이레놀을 먹게 하고 냉찜질을 해줬더니 37.2도까지 떨어져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다음날 왼손이 조금씩 마비됐다. 의사는 혈전이 걱정된다며 병원에 입원하라고 권했다. 하지만 댄은 괜찮다고 했다. 체온이 다시 치솟아 죽 유지됐고,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 말 한마디를 내뱉지 못했다. 리즈가 응급실에 가보자고 했다. 댄이 준비하는 데만 한 시간이 걸렸다. 신발을 신고 너무 지쳐 누워야 할 정도였다. 병원 의료진은 입원해야 한다고 했다. 리즈는 마스크를 벗고 사랑한다고 말했고, 남편도 같은 말을 했다. 리즈는 견딜 만했다. 6주 만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녀는 코로나19가 꽤 끈질긴 질병이란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리즈는 요양병원에서 자신이 돌봤던 삼촌 비질리오 오르다오(79)가 지난 5월 얼마나 죽음을 쓸쓸히 맞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해서 댄이 외롭다고 느끼지 않게 해주고 싶었다. 입원 이틀 뒤에 야근 간호사가 줌 프로그램으로 댄이 리즈, 자녀들과 얘기를 나누게 했다. 산소 마스크를 쓰긴 했지만 댄은 괜찮아 보였다. 입 모양으로 “사랑해”라고 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음날에는 더 지쳐 보였다. 포르투갈 혈통답게 리즈가 장난 인사를 건네자 아니라고 고개를 내저으며 엄지를 들어보였다. 그것만으로 희망이 있구나 싶었다. 한데 사흘째에는 눈을 뜨기 어려워 했고, 호흡이 갈수록 좋지 않았다. 나흘째 인공호흡기를 찼다. 신장이 나빠져 인공투석을 했다. 한달 정도 의식 불명 상태에 있었다.6월 20일에야 댄 가족은 아버지 론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치매가 심해져 요양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론의 부인 다이앤은 주말마다 그를 집으로 데려와 가족들을 만나게 했는데 결국 감염됐다. 하지만 아들이 혼수 상태에 빠진 것과 달리 아버지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6월 18일에 의사들은 댄의 호흡기를 뗄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피력하면서도 일순간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아버지의 날인 같은 달 21일 댄은 CT 촬영을 했는데 모든 장기가 망가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호흡이 막혔고 심장이 멈췄다. 의료진이 심폐소생술을 12분 하자 심장이 다시 뛰었다. 간호사의 연락을 받고 아이들과 함께 남편의 얼굴을 몇 주 만에 봤는데 살이 엄청 빠져 있었다. 30분 정도 뒤에 아이들이 나가자 단둘이 병실에 남았다. 리즈는 남편 손을 잡고 “당신과 여기 있겠다”고 말했는데 온 몸이 튜브 등으로 연결된 남편은 말이 없었다. 다음날 간호사는 다이앤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의 상태를 알렸다. 론은 호흡 곤란에다 장기들이 망가지기 시작했다. 부자가 나란히 어찌될지 모르는 채 하루이틀 밤을 보냈다. 론은 아들의 상황을 아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남편이 아들과 함께가 아니라면 결코 세상을 등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며칠 뒤 댄의 의료진이 리즈를 불러 도저히 안되겠다고 했다. 그렇게 6월 28일 남편 병실에 들어가 리즈는 “안녕”이란 말 대신 “천국에서 다시 만나요”라고 말했다. 이어 남편 손을 잡고 마스크를 쓴 입을 그의 이마에 맞췄다. 다이앤은 남편이 감염되자 최악의 상황을 준비했지만 아들까지 잃을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운소켓의 집에서 줌으로 아들과 며느리의 작별 모습을 지켜봤다. 공교롭게도 이틀 전 아버지 부부는 49번째 결혼기념일을 지냈고, 또 그 이틀 전에는 아들 내외의 14번째 결혼기념일이었다. 다이앤은 “가슴이 찢어지는구나. 넌 엄마가 바랄 수 있는 최고의 아들이었다”고 말했다. 이때 다이앤의 전화가 울렸다. 받지 않았다. 그랬더니 옆에 있던 딸 신디에게 전화가 왔다. 론의 주치의였다. “이렇게 말하는 게 유감인데 아버지가 방금 운명하셨다”고 말했다. 신디는 줌에 모인 이들에게 알리고, 동생에게는 “아버지와 함께 가거라. 아버지가 널 기다리신다”고 말했다. 리즈는 지상의 아버지와 천상의 아버지가 댄과 함께 있다고 느꼈다. 리즈는 모두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병실에는 기계음만 들려왔다. 리즈는 준비가 됐으니 의료진에게 남편을 보내달라고 했다. 몇분 뒤 호흡기가 떼어졌다. 리즈는 남편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몇 분 뒤 사망 선고가 내려졌다. 모든 가족은 이제야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있게 됐다고 느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반성도 사과도 없는 ‘갑’… 동생 죽음 헛되지 않도록 더는 경비원 비극 없어야”

    “반성도 사과도 없는 ‘갑’… 동생 죽음 헛되지 않도록 더는 경비원 비극 없어야”

    “동생은 법 없이도 살 사람이었어요. 워낙 착한데 겁도 많아 그 높은 데서 떨어질 거라고는 꿈에도 상상을 못 했어요. 얼마나 짓밟혔으면, 얼마나 무서웠으면 그랬을까요. ‘갑’이라는 사람들은 이번 일로 그러면 안 된다는 걸 뼈저리게 느껴야 합니다.” 지난 5월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 최희석(59)씨가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주민 심모(49)씨의 폭언과 폭행 등 갑질에 시달리다가 결국 삶을 마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국민이 분노했다. 주민들은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기렸고, “갑질 없는 곳에서 평안하세요” 등 추모의 메시지가 분향소를 가득 메웠다. 최씨는 그렇게 떠났지만 세상엔 숙제가 남았다. 갑질 없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그의 형 최희철(가명)씨는 ‘경비가 맞고 억울한 일을 당해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해 달라’는 동생의 마지막 부탁에 난생처음 언론 앞에 나섰다. 최씨는 동생의 노제를 치른 지 딱 3개월 만인 지난 14일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슬픔에만 잠겨 있을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최씨의 요구에 따라 익명으로 진행됐다. “큰형, 나 경비원 일 한번 해 보려고.” 최씨는 2년 전 동생의 말이 또렷이 기억난다고 했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며 두 딸을 키웠던 동생은 나이가 들어 공사장 일이 힘에 부친다고 말했다. 충남 당진에서 태어난 형제는 40여년의 서울살이를 함께 하며 자주 왕래한 덕에 우애가 남달랐다. 최씨는 “주민들도 잘해 주고 일이 보람 있다”는 동생의 말에 안심했다.“동생이 원체 착실해요. 아파트에서 담배꽁초며 쓰레기며 기가 막히게 쓸고 닦고 성실하게 근무하니까 주민들도 다들 좋아했어요. 한번은 내가 ‘경비 일이 뭐가 그렇게 보람 있냐’고 물었더니 동생이 ‘살면서 이렇게 대우받지 못했는데 주민들이 잘해 주니까 참 좋다’며 ‘여기가 천국’이라고 하더라고요.” 최씨는 동생에게 닥칠 일을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가 천국이라고 했던 일터가 어느 순간 지옥으로 변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뿐이다. 동생은 지난 4월 아파트 단지 내 이중주차가 된 심씨의 차를 밀었다는 이유로 심씨로부터 구타를 당했다. “(그만두라고 했는데도) 안 그만뒀으니 산으로 가서 나한테 100대 맞아라”, “아는 동생들을 시켜 쥐도 새도 모르게 산에 묻어 버리겠다”, “네가 죽거나 내가 죽어야 이 싸움이 끝난다”는 심씨의 말에 동생은 극심한 공포에 사로잡혔다. “코뼈가 부러진 날(4월 27일)부터 동생이 완전히 불안증에 걸린 거예요. 하루에 두 번씩 우리 집에 와서 ‘나 좀 살려 달라’고 하고 밥을 줘도 ‘죽을 것 같다’면서 못 먹고. 두 발짝 걷고 나서 뒤를 돌아보고, 혹시 누가 자기를 쫓아올까 봐. 그래도 돈은 벌어야 하니까 약을 먹으면서 일을 계속 나갔어요.”결국 동생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숨지기 일주일 전 일이다. 다행히 아파트 주민이 뛰어내리려는 동생을 보고 말렸다. 주민들은 “경비 아저씨가 열심히 근무해 왔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며 대책 회의에 나섰다. 최씨의 형도 변호사를 구해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이미 깊은 시름에 빠진 동생의 마음을 달래진 못했다. 최씨는 심씨의 행태를 ‘천인공노할 폭거’였다고 표현했다. 그 무렵 심씨는 오히려 동생이 자신을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코뼈를 부러뜨린 것이 자신이 아니라 친형인 최씨라고도 했다. 동생이 병원에 입원 중일 때도 “2000만원을 준비하라”는 협박 문자를 보내며 압박했다. “사람이 사람을 그렇게까지 괴롭힐 수 있나 싶더라고요. 내가 가서 아무리 얘기해도 동생이 이미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가 없는 공황 상태였어요. ‘아무도 날 도와줄 수 없고 저 사람은 아무도 못 말린다’는 좌절에 빠져 버린 거죠. 동생의 죽음을 막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까워요.” 불편한 몸을 이끌고 병원을 빠져나온 동생은 지난 5월 10일 새벽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급하게 휘갈겨 쓴 유서 몇 장이 현장에 남아 있었다. 평소 끔찍이 사랑한 두 딸에게도 제대로 된 편지를 남기지 못했다. 가족들에겐 믿을 수 없는 죽음이었다. 다음날인 11일 최씨는 동생과 함께 변호사를 만나기로 약속을 잡아 둔 상태였다. 최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경비 일을 시작할 때 2~3년만 있다가 시골로 가서 같이 살자고 이야기를 해 뒀거든요. 땅도 집도 다 사 놨어요. 동생이 노동도 잘하고 집도 잘 고치니까 같이 늙어 가면서 재밌게 살자고 했는데….” 최씨는 이후 심씨의 재판을 지키고 있다. 심씨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감금·상해 등 7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빠르게 결론 날 것이라 생각했지만 재판은 2개월이 지나도 제자리걸음이다. 심씨 측 사선변호인과 국선변호인이 연달아 사임했기 때문이다. “재판이 계속 연기되니까 실망스럽죠. 국선까지 사퇴하고, 이런 재판은 없는 것 같아요. 사건이 마무리돼야 우리 가족들도 모든 걸 잊고 일상에 복귀할 수 있을 텐데요.” 지난 21일 열린 재판도 “변호인이 선임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진술 기록을 열람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또다시 연기됐다. 민사재판도 진행 중이다. 1심은 지난 12일 심씨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유족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심씨가 소송에 응하지 않아 유족들은 무변론으로 승소했다. 하지만 지난 21일 심씨가 항소하면서 긴 싸움에 들어가게 됐다. “동생이 떠나고 우리는 계속 사과를 기다렸어요. 심씨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죄했다면 용서할 수도 있었어요. 기회를 줘도 나 몰라라 하는 걸 이해할 수가 없어요. 이제 국민도 다 알잖아요. 그런데도 인정조차 안 하고 버티니 가슴이 아프죠.” 이 사건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인 ‘갑질’ 문제를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르게 했다. 민주노총과 진보정당 등 1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한 ‘최희석 경비노동자 추모모임’은 이 사건을 ‘사회적 타살’로 규정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씨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동생의 산업재해를 인정받기 위해 근로복지공단을 찾아 설득하고, 정치권에도 관련 법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의 애끓는 목소리가 닿았는지 한 여당 의원이 이달 초 경비원에 대한 갑질을 막기 위한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경비원이 부당한 업무 지시를 거부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명문화하고, 경비원의 처우를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최씨는 “동생 사건이 묻히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언론에서도 끝까지 관심을 가져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이 언제냐’는 물음에 최씨가 답했다. “심씨의 재판을 떠나 우리 사회에서 갑질이 없어질 때까지요. 지금 이 순간에도 갑질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아요. 자기가 필요해서 고용해 놓고 너는 을이니까 무시해도 된다면서 짓밟으면 되나요.” 얼마 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계속되는 아파트 경비원 갑질 폭행을 멈출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경기 평택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의 폭행에 시달리던 경비원이 퇴사했다는 내용과 함께 폭행 장면을 담은 폐쇄회로(CC)TV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더는 제2, 제3의 최희석이 나오지 않았으면 합니다.” 동생을 먼저 보낸 형의 바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도 을들의 고통은 이어지고 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미국은 변곡점에 있다”...바이든, 위기의 美 구할 수 있을까

    “미국은 변곡점에 있다”...바이든, 위기의 美 구할 수 있을까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날인 20일(현지시간) 대통령 후보직 수락연설과 함께 조 바이든은 11월 대선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다. 29세 때인 1972년 델라웨어주 연방 상원의원에 최연소로 당선된 후 48년 만에, 대선 출마 의사를 처음 밝혔던 1987년 이후 33년 만에 마침내 대망을 꿈꾸게 된 것이다. ●“미국의 위기 구할 마지막 기회” 바이든 후보가 이날 연설에서 강조한 메시지는 미국의 위기와 위기 이전으로의 복귀였다. 이날 화상으로 생중계된 후보직 수락연설에서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의 4년을 ‘어둠’으로 규정하고 너무 많은 분열과 분노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이 변곡점에 있다”며 이번 대선이 미국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강조했다. 25분여간 진행된 이날 바이든의 연설로 나흘간의 전당대회 동안 계속됐던 반(反) 트럼프 전선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책임을 지지 않고, 남탓을 하고 독재자 비위를 맞추고 증오와 분열의 불씨를 부채질한다”고 성토했다. 바이든은 코로나19 책임론도 잊지 않았다. 그는 “그가 재선되면 더 많은 감염과 사망이 있을 것이고, 더 많은 가게가 문을 닫을 것”이라며 “노동자 가족은 살아가기 위해 몸부림치고 가장 부유한 1%는 새로운 세금 혜택으로 수백억달러를 받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당선되면 취임 첫날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국가전략을 이행하고 마스크 착용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아들의 죽음...비극적 개인사도 주목 이번 전당대회가 바이든의 개인사에 초점을 맞춘 점도 주목된다. 마지막 수락연설은 바이든의 자녀인 헌터·애슐리 바이든이 직접 화상을 통해 아버지를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소개하며 시작됐고, 특히 사망한 장남 보 바이든이 생전에 유세장에서 아버지를 소개하는 장면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바이든은 1970년대초 첫 부인과 어린 딸을 교통사고로 잃었고, 2015년에는 아들 보를 뇌암으로 먼저 떠나 보낸 개인사를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개인적인 비극을 극복하는 과정이기도 했던 바이든의 정치인생을 통해 분열의 리더십으로 상처받은 미국민들에게 아픔을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는 이날 가족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보는 더는 우리 곁에 있지 않지만 매일 내게 영감을 준다”고 했다.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앞서고 있는 바이든이지만, 70여일 남은 대선까지 판세는 얼마든지 출렁일 수 있다. 일단 중도층까지 포용할 수 있는 그의 정치적 스펙트럼은 강점으로 평가된다. 스윙스테이트(경합주)로 꼽히는 러스트벨트(쇠락한 제조업지대) 가운데 하나인 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난 그는 경합주 등에서 트럼프에 앞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고, 이는 최근 이들 지역의 앞선 여론조사로도 확인된다. 더불어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하며 여성·유색인종 계층에서의 표심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하지만 지나치게 안정지향적이고, 77세의 고령으로 구세대적인 이미지는 약점으로 꼽힌다. 그를 ‘졸린 조’라고 부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네거티브 캠페인도 바로 이같은 약점을 노린 것이기도 하다. 이날 연설은 이같은 약점을 어느정도 상쇄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앤서니 저커 BBC 북미 특파원은 이날 연설을 미 29대 대통령 워런 하딩이 1차세계 대전 이후 ‘정상으로의 복귀’를 선거캠페인으로 내놨던 것에 비유하며 “이날 연설은 바이든의 (트럼프 이전인) ‘정상으로의 복귀’ 연설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그의 연설은 힘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사설] 5·18 사과, 동참 이어지고 냉소는 없어야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그제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아 무릎 꿇고 사과했다. 그는 “광주에서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그것을 부정하고 훼손하는 일부의 어긋난 발언과 행동에 저희 당이 엄중한 회초리를 들지 못했다”며 울먹였다. 속마음이나 정치적 계산이 어떤지에 상관없이 김 위원장의 이 사과는 그 자체로 높이 평가할 만하다. 구원투수 격인 비대위원장이긴 하지만 보수정당 대표가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해 이처럼 진지하게 사과한 건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통합당 계열 보수정당 정치인들은 사법부가 5·18과 관련해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비롯한 신군부 인사들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음에도 ‘북한군 개입설’ 같은 유언비어를 공공연히 퍼트리고 유공자들을 모욕하는 등 대한민국 법질서를 농락했다. 김순례 전 의원 등이 “종북좌파” 운운하는 망언을 하고 당은 그에 대해 솜방망이 징계를 내림으로써 국민을 우롱한 게 불과 1년여 전의 일이다. 그런 야만적 과거에 비춰 보면 김 위원장의 사과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여야는 정파를 떠나 진지하게 평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데도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 등이 김 위원장의 사과를 ‘신파극’이니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 흉내 내기’니 등의 표현으로 냉소한 것은 유감이다. 물론 오랫동안 보수정당이 5·18에 대해 가한 모욕의 기억 때문에 선뜻 믿지 못하는 건 이해가 간다. 하지만 무릎까지 꿇고 사과한 것을 쇼라고 일축하는 것은 국민 눈에 협량해 보인다. 잘한 것은 잘했다고 다독여야 더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김 위원장 스스로 “이제야 (사과와 반성의) 첫걸음을 뗐다”고 인정한 만큼 민주당은 김 위원장이 넘어지지 않도록 손을 잡아주는 아량이 필요하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정치적 쇼라는 의심을 불식시키고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5·18 역사왜곡처벌법 제정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을 적극 이끌어야 한다. 아울러 통합당 의원들도 김 위원장에 이어 연쇄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히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그동안 5·18을 지역감정 자극에 이용한다는 의심을 받았던 영남권 의원들이 앞장선다면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절대로 피해야 할 일은 민주당 일각의 비판을 맞받아치면서 싸우는 것이다. 통합당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정 의원을 향해 “반성하라고 해서 무릎 꿇고 참회했더니… 민주당이 겁나긴 겁나는 모양”이라고 힐난했는데, 이런 식의 대응은 김 위원장의 진지한 사과를 정쟁의 소재로 격하시키는 것이다.
  • 해리스 “우린 변곡점에 서 있어… 트럼프 리더십은 실패했다”

    해리스 “우린 변곡점에 서 있어… 트럼프 리더십은 실패했다”

    여성 참정권 100주년 맞아 ‘역사적 지명’펠로시·워런 등 찬조 연설 ‘여성들의 무대’해리스 “인종차별주의에는 백신이 없어미래 위해 우리를 함께 모을 대통령 필요” 힐러리 “트럼프가 못 훔칠 압도적 숫자를”“우리는 변곡점에 와 있습니다. 끊임없는 혼란은 우리를 표류하게 하고 무능은 우리를 두렵게 하며 냉담함은 우리를 외롭게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더 잘할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민주당 화상 전당대회 사흘째인 19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미국 역사상 첫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카멀라 해리스(55) 상원의원은 성장 배경과 가정사를 이야기할 때 한없이 부드러운 면모를 보였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심판을 호소할 땐 ‘여전사’라는 별칭만큼이나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수락 연설을 위해 취재진이 띄엄띄엄 앉은 썰렁한 행사장 연단에 섰지만 승리를 향한 열정만은 뜨거웠다. 그는 “트럼프의 리더십 실패가 생명과 생계를 희생시켰다. 우리의 비극을 정치적 무기로 삼는 대통령”이라고 트럼프에게 직격을 가한 뒤 “(조) 바이든 후보는 우리의 도전을 목표로 바꾸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의 반이민, 백인 우월주의 성향을 부각하기 위해 이민자의 후손이라는 점을 당당히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특히 암 치료의 꿈을 이루려 19세에 인도에서 건너온 어머니의 가르침은 인종차별 철폐 등 사회적 정의로움에 대한 인식을 갖게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5살 때 어머니는 자메이카계 흑인인 아버지와 이혼했지만 (나를) 강한 흑인 여성으로 키웠고, 인도 유산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했다”며 “가족을 가장 우선시하되 다른 이들의 투쟁에 귀를 열고 동정할 줄 알라고 가르쳤다”고 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혐오증이 심화되는 것에 대해 “바이러스는 눈이 없지만 우리가 서로 어떻게 보고 대하는지 정확히 안다”며 “인종차별주의에는 백신이 없다. 우리는 그 일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가 원하는 미래를 달성하기 위해 흑인, 백인, 라티노, 아시아계, 원주민, 우리를 함께 모을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바이든에 대한 지지를 재차 호소했다. 11월 3일 대선에서 당선된다면 헌정 사상 첫 여성 부통령이 되는 그의 지명에 대해 미 언론들은 일제히 “역사적”이라고 평가했다. 해리스 후보도 연설 첫머리에서 “이 자리에 선 것은 앞선 세대의 헌신에 대한 증거”라며 여성 참정권을 명문화한 수정헌법 19조가 비준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라고 말했다. 이런 의미 부여에 맞게 이날 전대는 여성의 무대였다. 2016년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경선 경쟁자였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과거 총기 난사 사건을 딛고 기적적으로 살아난 개브리엘 기퍼즈 전 연방 하원의원 등이 찬조 연설자로 출동했다. 힐러리 전 장관은 “바이든과 해리스는 300만표를 더 얻고도 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가 몰래 가져가거나 훔칠 수 없는 압도적인 숫자가 필요하다”며 “(4년 전처럼) 또 한번 후회하는 선거가 돼선 안 된다. 우리 삶과 생계가 걸린 것처럼 투표하라”고 독려했다. 지난 대선 때 자신이 전국 득표수에서 282만표 앞서고도 주요 경합주를 내주는 바람에 승자독식 방식에 따라 선거인단 수에서 74표 뒤져 분루를 삼켰던 전례를 상기시킨 것이다. 수락 연설 뒤 화상으로 시민들의 축하를 받은 해리스 후보는 무대에 오른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 바이든 후보 부부와 함께 이들의 환호에 답했다. 사상 첫 ‘세컨드 젠틀맨’을 예약한 엠호프는 부인의 선거운동 지원을 위해 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20일 바이든 후보의 수락 연설을 끝으로 나흘간의 전대 일정을 마무리한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서울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광주 끌어안은 김종인… 5·18묘역서 무릎 꿇고 “죄송하다” 눈물

    광주 끌어안은 김종인… 5·18묘역서 무릎 꿇고 “죄송하다” 눈물

    “5월 정신 훼손에 당이 회초리 못 들어국보위 참여도 부끄럽고 또 죄송하다전 국민 포용하는 정당 기틀 확립할 것” 5·18 단체와 만남서 “특별법 통과 노력”민주 “5·18 특별법 당론 채택하라” 냉소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광주를 찾아 무릎을 꿇고 눈물을 삼켰다. 통합당 계열 보수정당이 5·18 민주화운동의 정당성을 부정하고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에 대해 사죄하면서다. 김 위원장은 국립5·18민주묘지 방명록에 “5·18 정신을 받들어 민주주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은 뒤 ‘민주의 문’ 앞에서 사과문을 낭독했다. 김 위원장은 “광주에서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부정하고 5월 정신을 훼손하는 일부 사람의 어긋난 발언과 행동에 엄중한 회초리를 들지 못했다”면서 “그동안 잘못된 언행에 당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진실한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다. 과거 신군부가 설치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재무분과 위원으로 참여했던 것에 대해선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부끄럽고, 부끄럽고,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벌써 100번 사과하고 반성했어야 마땅한데 이제야 첫걸음을 떼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였고, 원고를 든 손이 떨리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추모탑에 헌화하고 15초가량 무릎을 꿇고 묵념했다. 보수정당 대표가 추모탑 앞에서 무릎을 꿇은 것은 처음이라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김 위원장은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5·18로 호남 민심이 통합당에 소원했는데, 과거 편협한 생각을 버리고 전 국민을 포용하는 정당으로의 기틀을 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 차원에서 5·18 유공자 연금 지급 법안을 준비하는 것과 관련, ‘당내 반대를 어떻게 뚫고 나갈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충분히 해소될 수 있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5·18 단체 대표 8명과 만찬을 겸한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5·18 3법(5·18 역사왜곡처벌법, 공법단체설립법, 민주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대해 “민주당과 함께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 의제로는 코로나19 극복 방안을 꼽았다. 김 위원장은 “당면 현안은 코로나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것”이라며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난다는 건 국민들이 가장 아파하는 걸 해결한다는 명분이 있을 때 의미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냉소적 반응을 내놨다. 허윤정 대변인은 “전광훈발 코로나 재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는 이때, 광주 방문이 화제 전환용으로 비치는 것이 오해인가”라며 “무릎 꿇는 대신 5·18특별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울먹이는 대신 진상 규명에 힘써 달라”고 촉구했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종인은 국보위 부역자”라며 “독일 빌리 브란트 총리의 ‘무릎 사과’를 흉내 낸 것”이라고 적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5·18민주묘지에 무릎 꿇은 김종인… 與 “쇼에 불과”

    5·18민주묘지에 무릎 꿇은 김종인… 與 “쇼에 불과”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광주를 찾아 무릎을 꿇고 눈물을 삼켰다.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과거 보수정당이 정당성을 부정하고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에 대해 사죄하면서다. 김 위원장은 이날 광주 도착 직후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다. 그는 방명록에 “5·18 민주화 정신을 받들어 민주주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은 뒤 직접 작성한 사과문을 ‘민주의 문’ 앞에서 낭독했다. 김 위원장은 “광주에서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그것을 부정하고 5월 정신을 훼손하는 일부 사람들의 어긋난 발언과 행동에 저희 당이 엄중한 회초리를 들지 못했다”면서 “그동안 잘못된 언행에 당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진실한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다.자신이 과거 신군부가 설치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재무분과 위원으로 참여했던 것에 대해선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부끄럽고, 부끄럽고,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벌써 100번 사과하고 반성했어야 마땅한데 이제야 그 첫걸음을 떼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사과문을 읽으면서 감정이 북받친 듯 수차례 울먹였고, 원고를 든 손이 떨리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추모탑에 헌화하고 15초가량 무릎을 꿇고 묵념했다. 보수정당 대표가 추모탑 앞에서 무릎을 꿇은 것은 처음이라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김 위원장은 참배 후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5·18로 인해 호남 민심이 통합당에 소원했는데, 과거 편협한 생각을 버리고 전 국민을 포용하는 정당으로의 기틀을 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 차원에서 5·18 유공자 연금 지급 법안을 준비하는 것과 관련해 ‘당내 반대 의견을 어떻게 뚫고 나갈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충분히 해소될 수 있다”고 답했다. 최근 청와대가 제안한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 의제로는 코로나19 극복방안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당면 현안은 코로나바이러스 문제를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하느냐다”라면서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난다는 건 국민들이 가장 아파하는 걸 해결한다는 명분이 있을 때 의미 있다”고 강조했다.김 위원장은 광주소상공인연합회 간담회에 참석하며 빽빽한 광주 일정을 이어갔다. 그는 간담회 인사말에서 “코로나 상황에서 정부가 엄청나게 많은 돈을 푼 것 같은데 그 돈 행방이 어디로 갔는지 경제 활성화엔 별로 효력을 보이지 못 하는것 같다”면서 정부의 코로나 대응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떤 방향으로 정부나 정치권이 지원해주면 소상공인 형편이 나아질 수 있겠다는 말씀을 기탄없이 해주면 정책위 활동 등을 통해 문제 해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시청에서 이용섭 광주시장과 가진 간담회에서도 통합당의 진정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시장은 광주시청을 찾은 김 위원장에게 “통합당 지도부가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한 것은 제가 알기로 처음이고, 광주시청을 방문한 것도 전례없는 일”이라며 “그런데 김 위원장이 5월 영령들과 광주 시민들에게 사죄까지 해서 우리를 뭉클하게 만들었다”고 인사를 건넸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그동안에 민족 화합이나 국민 화합 등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실질적으로 진전된 마음을 보이지 않았다”며 “5·18 관련해서 당에서 진정성을 보여주고 역사적 사실은 역사적 사실 그대로 인정하고, 모든 국민의 화합을 도모함으로써 우리 당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는 각오로 광주를 방문했다”며 진정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사죄를 두고 냉소적 반응을 내놨다. 허윤정 대변인은 “전광훈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는 이때, 광주 방문이 화제 전환용으로 비쳐지는 것이 오해인가”라며 “무릎 꿇는 대신 5·18특별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울먹이는 대신 진상규명에 힘써 달라”고 촉구했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종인은 광주 학살 비극의 씨앗이었던 전두환의 국보위에 참여한 부역자”라며 “독일 빌리 브란트 총리의 ‘무릎 사과’를 흉내 낸 것”이라고 적었다. 이원욱 의원도 “입은 닫은 채 무릎만 꿇는다면 그것이 반성인가”라며 “미래를 향한 다짐과 실천이 없는 무릎꿇기는 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통합당에서는 김 위원장이 실천한 당의 변화를 환영하는 목소리가 표출됐다. 그간 김 위원장을 향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장제원 의원은 “고(故) 김영삼 대통령이 ‘역사바로세우기’를 통해 계승하고자 했던 5·18 정신이 그동안 당의 몇몇 인사들에 의해 훼손돼 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당을 대표하는 분이 현지로 내려가 공식 사과하고 5·18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다짐한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정청래, 광주서 사죄한 김종인에 “역사 훔치지마라”

    정청래, 광주서 사죄한 김종인에 “역사 훔치지마라”

    정청래, “김종인과 빌리 브란트 총리 비교 불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19일 이날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 5·18 묘역에서 무릎꿇고 사죄한 것은 ‘역사 훔치기’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종인의 빌리 브란트 사과 흉내 내기는 어디서 많이 본 연출 장면”이라며 “그가 독일에서 공부했으니 빌리 브란트 수상의 ‘무릎 사과’를 어깨너머로 보았을 것이며 빌리 브란트를 흉내 냈다”고 주장했다. 서독의 빌리 브란트 총리는 폴란드 바르샤바의 게토 봉기 기념비 앞에서 독일의 유대인 학살에 대해 참회했다. 정 의원은 빌리 브란트의 참회와 동방정책은 독일 통일의 첫걸음이 됐고 동서냉전 해체를 알리는 서막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래통합당 김종인의 무릎 사과를 빌리 브란트와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격이 안 맞을 수는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 의원은 김 비대위원장은 잘 알다시피 광주학살의 비극의 씨앗이었던 전두환의 국보위에 참여한 인물로 ‘전두환 부역자’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진정 자신의 잘못을 알았다면 전두환의 민정당에도 몸담지 말아야 했고 노태우 정권에도 참여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온갖 누릴 것은 다 누리고 이제 와서 새삼 이 무슨 신파극인가?”라고 김 비대위원장의 사과를 폄하했다. 미통당 의원, “역사와의 화해가 시작됐다” 또 김 비대위원장의 무릎 사과는 어불성설이라며 “전두환의 후신인 미통당이 정권을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광주 영령들의 소망과는 반대로 가겠다는 다짐이라고 해석했다. 정 의원은 “김 위원장이 민주당 비대위원장일 때도 국보위 전력에 대해 사과를 한 적이 있다. 이당 저당에 옮겨 다니며 하는 사과는 다른 색깔의 사과인가?”라고 반문하며 “미통당의 표 구걸 신파극이 적어도 광주시민들에게는 안 통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편 조수진 미래통합당 의원은 김 위원장의 광주 방문에 대해 “여름이 오기 전부터 김 대표는 광복절 무렵 광주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고, 며칠 광주에서 묵으며 5·18 단체 등 여러분을 만나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겠다고 했는데 당일치기 일정으로 바뀐 것은 순전히 코로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역사와의 화해가 시작됐다.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국민통합’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가슴이 뛴다”고 김 위원장의 행보에 대한 기대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5·18묘역에서 발표한 사과문에서 “너무 늦게 찾아왔다. 백번이라도 사과하고 반성했어야 마땅한데 이제야 첫걸음을 뗐다. 작은 걸음이라도 나아가는 게 안 나아가는 것보다 낫다는 빌리 브란트의 충고를 기억한다”며 이번 사과가 빌리 브란트의 여정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임을 암시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광주 찾아 울먹이며 사죄한 김종인 “너무 늦게 찾아”

    광주 찾아 울먹이며 사죄한 김종인 “너무 늦게 찾아”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무릎을 꿇고 울먹이며 사죄했다.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에 나선 김 위원장은 방명록에 ‘5·18 민주화 정신을 받들어 민주주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김 위원장은 감정이 다소 격앙된 듯 울먹이는 목소리로 “호남의 오랜 슬픔과 좌절을 쉽게 어루만질 수 없다는 것을 안다”며 “광주 시민 앞에 이렇게 용서를 구한다.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너무 늦게 찾아왔다. 백번이라도 사과하고 반성했어야 마땅한데 이제야 첫걸음을 뗐다. 작은 걸음이라도 나아가는 게 안 나아가는 것보다 낫다는 빌리 브란트의 충고를 기억한다”며 “5·18 묘역에 잠든 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께 깊은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다. 빌리 브란트는 1971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며 독일 통일 전 서독일의 총리를 지낸 반나치 운동가다. 김 위원장은 “1980년 5월 17일 저는 대학연구실에 있었지만 시위를 중단할 것이라는 방송을 듣고 강연에 열중했다”며 “광주에서 발포가 있었고,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얼마간 시간이 지난 뒤에 알게 됐다. 알고도 침묵하거나 눈을 감은 행위, 적극적으로 항변하지 않은 소극성은 잘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광주에서 그런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그것을 부정하고 5월 정신을 훼손하는 일부 사람들의 어긋난 행동에 우리 당은 엄정한 회초리를 들었다”며 “일부 정치인들까지 편승하는 태도는 표현의 자유란 명목으로 엄연한 역사적 사실까지 부정할 수 없다. 그동안 잘못된 언행에 당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주장했다.김 위원장은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뤘다. 2차 대전 이후 식민지 해방국 중 제국주의 국가와 대등하게 어깨를 견주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며 “세계 어느나 국민보다 성실하게 노력하고 정의롭게 행동한 국민의 땀과 눈물의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과거 신군부가 설치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에 재무분과 위원으로 참여했던 것에 대해 “그동안 여러 번 용서를 구했지만, 결과적으로 상심에 빠진 광주시민과 군사정권에 반대한 국민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면서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사과 발언을 하는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였고, 원고를 든 손이 떨리는 모습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후 추모탑에 헌화하고 15초가량 무릎 꿇고 묵념했으며 윤상원·박기순 열사 묘역과 행방불명자 묘역에 헌화했다. 김 위원장의 사과 발언에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학생들은 “통합당 망언 의원부터 제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소리쳤다. 그는 이어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국민 통합, 모두 함께 미래로’를 주제로 한 기자회견에서 “미래통합당이 전국 정당으로 나아가기 위해 5·18 가족과 영령들에 사죄하고 5·18망언과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겠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 대해서는 “결론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는 게 성숙됐을 적에 만남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회동 의제로는 “당면한 현안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어떻게 슬기롭게 잘 극복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다만 “야당 대표와 대통령이 만나는 것은 국민이 가장 관심 있고 아픈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명분이 있을 때 의미가 있다”면서 “형식적으로 모양만 갖추는 만남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영국 부모, 아들 살해한 사형수 둘 종신형 감형한 태국 국왕에 “감사”

    영국 부모, 아들 살해한 사형수 둘 종신형 감형한 태국 국왕에 “감사”

    대단한 부모들이다. 2014년 9월 여자친구와 함께 배낭여행으로 태국을 찾은 아들 데이비드 밀러(당시 24)가 무참히 살해되는 비극을 맛본 이언과 수 밀러 부부다. 영국 저지 출신으로 토목환경공학과 대학원생이던 데이비드는 노퍼크 출신으로 에섹스 대학에 다니던 한나 위더리지(23)와 함께 휴양지로 유명한 코 타오 섬을 찾았다가 해변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미얀마 노동자 출신 남성들인 자우 린과 와이 피요(윈 자우 툰)가 위더리지를 강간하고 둘 다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에게는 이듬해 12월 사형이 선고됐다. 2017년 항소심과 지난해 대법원에서도 원심은 유지됐다. 여느 피해자 부모와 달리 밀러 부부는 오래 전부터 이들의 사형 집행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여왔다. 이미 두 범인이 강간과 살해 혐의를 인정하고 용서를 빌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들이 유죄를 인정함으로써 은전이 가능해졌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이 지난달 28일 자신의 68번째 생일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이 나라의 모든 사형수들의 사면 여부를 검토해 두 사람을 종신형으로 감경했다고 왕실이 지난 14일 뒤늦게 밝혔다. 이언과 수는 이에 16일 성명을 내 “국왕 폐하가 우리 아들 데이비드의 살인범들에게 은전을 베푼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고 BBC가 전했다. 이어 소셜미디어 활동가들이 여론에 변화를 일으키려 했던 일이 마침내 태국 법원까지 바뀌게 해 혼란스러운 시기를 끝낼 수 있게 됐다며 “모든 순간 아들이 그립다. 딸을 끔찍하게 잃은 위더리지 가족과 늘 마음을 함께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들 두 살인범들이 다른 가족들에게 해를 끼칠 수 없는 감옥에서 오래오래 시간을 보내며 자신들의 행동이 가져온 결과들을 돌아보길 바란다”고 말했다.일부에서는 두 미얀마 청년들이 함정에 걸려든 것이며 고문에 의해 허위 자백을 한 것이라고 했다. 국왕이 이렇게 은전을 베푼 배경에는 한달 가까이 이어진 반정부 집회가 있지 않나 짐작해볼 수 있다. 하지만 국왕의 이번 칙령으로 구체적으로 몇 명의 사형수들이 사면, 감경 등의 은전을 입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야후 뉴스 UK는 17일 전했다. 태국에서는 지난달 18일부터 반정부 집회가 재개됐다. 의회 해산 및 새 총선 실시, 군부가 제정한 헌법 개정, 반정부 인사 탄압 중지 등의 요구를 내건 반정부 집회는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여러 지역에서 계속되다가 16일에는 방콕 도심 민주기념비 앞에 약 2만명이 모여 진행됐다. 일부 언론은 2014년 쿠데타 이후 최대 반정부 집회라고 전했다. 18일 일간 방콕포스트와 온라인 매체 네이션 등에 따르면 전날 태국 각 지역에서 학생들이 세 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6년 전 민주화 운동 세력의 상징적인 행동을 따라 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나 사진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번져나갔다. 사진과 영상에는 해시태그 ‘# 독재에 반대한다’가 달려 있다고 방콕포스트는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민주주의는 ‘투쟁·통합’ 두 얼굴 가진 야누스의 정치

    민주주의는 ‘투쟁·통합’ 두 얼굴 가진 야누스의 정치

    이변이 발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침체의 늪에 빠졌던 미래통합당의 정당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질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공고한 대세론을 유지하던 이낙연 전 총리의 지지율을 앞섰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처음으로 40% 이하로 떨어졌다. 이 상황을 호사다마(好事多魔)로 해석해야 할까? 이 상황은 민주당이 넉 달 전 4·15 총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둔 것과 대비되고 두 달 전 60~70%대를 유지하던 대통령의 지지율과도 대비된다. 민주당, 대통령, 이낙연 전 총리의 지지율이 한배를 탄 양상이다. 총선 후 오거돈 사건, 박원순 사건, 윤미향 사건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문제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이 강력한 것인가, 아니면 정당체제가 취약한 것인가?● 한국, 해방 후 75년간 투쟁 일변도 정치 지속 프랑스가 낳은 20세기의 실천적 석학 모리스 뒤베르제가 창안한 이론에 ‘뒤베르제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정당정치에서 소선거구제는 양당제에 가깝고 비례대표제는 다당제에 가깝다는 법칙이다. 현실정치에 잘 맞아떨어지는 말이다. 그러나 소선거구 양당제 정치나 비례대표 다당제 정치의 어느 쪽이 정치 안정에 더 기여하는지에 대해서는 만족할 만한 설명이 없다. 정당정치는 시민혁명 이후 유럽에서 먼저 발달해 근대의 정치 발전과 정치적 안정화에 기여했다. 봉건제가 무너지고 근대가 시작되던 혁명기에 폭발적으로 분출하는 이해관계의 갈등을 조절하는 데 정당과 의회와 선거라는 기제가 유용하게 작용했다. 정당은 좌파와 우파, 자본가와 노동자, 지역과 종교, 언어와 문화를 대표했고 정당정치는 이들 간의 차이를 조절하는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사회통합과 정치 발전에 기여했다. 이것이 오늘날 유럽 정치의 모습이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이에 비견되는 근대정치의 유산을 만들지 못했다. 유럽이 봉건제의 모순을 산업혁명과 시민혁명으로 해결하면서 근대를 열어 나갈 때 조선은 왕조체제의 내적 모순으로 자멸하면서 결국 일본에 의한 식민지 근대를 강요당했다. 우리에게서 근대는 굴절이자 몰락이었다. 우리는 식민지 근대 위에 해방 후 미국식 현대가 수입돼 중첩되는 제3세계의 보편적 과정을 거쳤는데, 여기에 분단과 전쟁이라는 예외적 사건이 부가되면서 한국 정치의 특수성이 만들어졌다. 그 후 해방 75년이 분단 75년이 됐다. 우리는 해방이 곧 분단인 비극의 시대를 살고 있다. 해방 정국은 근대에서 현대로의 과도기였고 한국전쟁은 그 과도기 정치의 결정판이었다. 한반도는 동포와 형제를 절대 악으로 간주하는 절멸의 정치를 구사했다. 절멸의 정치가 남한에서는 우편향의 극단적 이념 대결로 나타났다. 이념 대결은 군사독재를 낳고 군사독재는 지역 대결을 낳았으며, 부조리와 몰상식과 폭력을 낳았다. 이것이 얼마 전까지 보았던 한국 정치의 원형이다. ● 의회는 투쟁에 대한 ‘백신’ 역할 하는 장치 1987년 6월항쟁은 몰상식한 한국 정치를 혁명적으로 바꾸어 버린 대사건이다. 이 사건의 여파가 노태우 정부의 자유화, 김영삼 정부의 탈군사화, 김대중 정부의 재벌개혁, 노무현 정부의 탈권위주의화로 이어졌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출범으로 역사적 반동화가 시도됐지만 반동의 물결이 6월항쟁의 벽을 넘지는 못했고, 다시 문재인 정부가 등장하면서 원상회복됐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문제가 있다. 역사적 탈군사화로 독재가 몰락하고 극단적 이념 대결의 시대가 퇴조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치는 여전히 분단에 기초한 우편향적 이념 구조와 내면화된 지역 대결 구조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 구조는 한반도에서 분단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분단국가의 유전자와도 같은 것이다. 그저 분단 구조 위에서 국내외 정세의 영향을 받아 남북 대결과 이념 대결의 강도가 달라지는 정도에 따라 정치적 대결의 양상이 달라지는 정도의 부수적인 변화가 있을 뿐이다. 이것이 한국 정치의 기본틀이다. 한국 정치에 작용하는 최근의 대표적인 국내외 정세는 밖으로는 미중 대결이고 안으로는 대통령 탄핵이다. 미중 대결은 과거의 미소 대결처럼 한국 정치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절대 변수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외생 변수의 특성상 미중 대결이 아직은 한국 정치에 직접 작용하지 않고 다만 미래의 파급력을 미루어 유추할 뿐이다. 반대로 내적 변수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상황은 최근 3년간 우리 정치에 직접 작용하고 있다. 이것을 탄핵정치 혹은 탄핵의 후폭풍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인데 대결정치, 막말정치, 장외정치 등 최근 보았던 동물국회와 식물국회는 탄핵정치의 생생한 사례들이다. 이것은 보수도 아니고 실용도 아닌, 이념도 없고 철학도 없이 그저 편협한 지역주의에 근거한 극우 화풀이 정치 그 자체였다. 탄핵을 인정하지도 않고 탄핵에 반성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미래통합당의 정당 지지율이 올랐다. 오비이락 격으로 몇 가지 정책에서 진보에 버금가는 정책적 선회를 감행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의 정책적 선회가 어떻게 될지 쉽사리 결론을 전망하기는 어렵지만 미래통합당이 탄핵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고 우리 정치가 탄핵정치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기에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싶다. 정당 지지율 1위 정당이 앞장서서 동식물 국회를 만들지는 못할 것 아닌가. 뒤베르제는 서구 민주주의를 야누스의 두 얼굴에 빗대서 투쟁과 통합의 정치로 설명했다. 투쟁이 없는 통합은 사기성이 짙다. 반대로 통합 없는 투쟁 일변도의 정치는 자기 파괴적이다. 인간사회에서 이익이 대립하는 한 갈등과 투쟁은 불가피하겠지만 시대와 상황에 따라 갈등의 방식과 투쟁의 장소는 선택할 수 있다. 적벽에서 칼로 싸울 것인지 여의도에서 말로 싸울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에서 역사적 진보의 결정적인 증거는 칼을 말로 바꾸고 폭탄을 투표용지로 바꾼 후 의회라 불리는 유연한 상설 전쟁터를 설치해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코로나에 백신이 있는 것처럼 의회는 투쟁에 대한 백신 역할을 하는 장치인데 이 속에서는 투쟁과 통합이 일거에 이루어진다. 중세가 저물어 가면서 신에 대해서 인간이 주목받고 속박에 대해서 자유가 부각되던 인류사 격동의 시절에 뒤베르제가 자유에 대한 논란을 “한 사람의 자유는 다른 사람의 자유가 시작되는 바로 그 지점에서 끝난다”는 말로 정리했다. 뒤베르제의 자유론은 그보다 200년 앞선 계몽주의 시대의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승계한 것인데, 유럽에 비해 자유를 위한 투쟁의 경험이 제한적인 우리로서는 깊이 경청할 만하다. 특히 절대자유를 방종으로 경계하는 제한자유론이 절대권력의 등장을 몰락의 서막으로 간주해 차단하고자 한 제한권력론에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 분단·반공 기억 넘어 ‘통합’의 정치 시도 기대 우리는 해방 후 75년 동안 투쟁 일변도의 정치를 했다. 우리 정치사의 투쟁은 남북 대결의 연장이었고 미소 냉전의 그림자였다. 그 와중에도 통합의 정치가 시도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냉전과 분단과 지역주의가 넘사벽이었고 몰상식과 부조리가 장애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화도 있었다. 미소 냉전구조가 사라졌고 남북 관계도 예전과 다르다. 무엇보다도 우리 스스로도 많이 변했다. 이런 상황에서 분단과 반공과 과거의 기억에 기대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마침 미래통합당의 정당지지율이 크게 오르고 당의 정강정책에도 커다란 변화가 예고되는 상황이니 이참에 투쟁 일변도의 정치가 투쟁과 통합의 두 얼굴의 정치로 바뀌기를 기대해 본다. 신화 속의 비판적 야누스가 우리 정치에는 희망일 수도 있겠다. 상지대 총장
  • [In&Out]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의미와 과제/손병돈 평택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In&Out]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의미와 과제/손병돈 평택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2014년), 성북동 네 모녀 자살사건(2019년), 탈북 모자 아사사건(2019년). 모두 국가로부터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해 빈곤이 죽음의 중심에 자리했던 사건들이다. 지금도 빈곤으로 인해 스스로 생을 포기하는 사람들에 관한 기사가 끊이지 않는다. 이러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빈곤한 삶을 이어 가지만 복지제도로부터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원인으로 계속 지적돼 온 것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 기준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대상자를 선정하는 기준 중 하나가 부양의무자 기준인데, 부모나 자식 등 부양능력이 있는 부양의무자가 있으면 당사자가 아무리 빈곤할지라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 의료급여를 받지 못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러한 비수급 빈곤층이 2018년 기준 73만명에 달한다. 비수급 빈곤층은 국민기초생활보장 급여를 받는 사람들보다 생활형편이 더 어렵다. 비수급 빈곤층의 월평균 소득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급여를 받고 있는 사람들보다 13만~33만원 정도 적으며 월평균 가계지출 역시 약 13만원 낮다. 다행스럽게 정부는 지난달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2022년까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10일 발표한 ‘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서도 2021년에는 노인과 한부모가정 대상으로, 2022년에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생계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한다는 계획을 담았다.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 생명을 포기하는 비극적인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제도개혁이 마침내 이루어진 것이다. 비로소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빈곤해서 어찌할 수 없는 국민들이 마지막으로 찾아가 의지할 수 있는 진정한 최후의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위상을 갖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급여에는 여전히 부양의무자 기준이 남아 있다는 건 유감스럽다. 의료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가 재정부담이 상당하다는 점, 국민건강보험을 포함한 전체 의료보장체계의 개혁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논의돼야 하는 사항이라는 점을 정부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하더라도 빈곤으로 인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생존을 위협받는 빈곤한 사람들의 현실이 무엇보다도 절박한 문제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정부의 결정은 아쉽다. 건강이 좋지 않아 힘든 삶을 살아가는 빈곤한 사람들 중 부양의무자가 있으면 아파도 의료비 부담으로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의료급여를 포함한 의료보장제도의 신속한 개혁이 절실하다.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더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
  • 나체 남성이 멧돼지 쫓던 베를린 공원에 저격수 배치한다는데

    나체 남성이 멧돼지 쫓던 베를린 공원에 저격수 배치한다는데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한 공원에 나타나 나체로 일광욕을 즐기던 남성에게 쫓겨 달아나 세계인들을 웃게 만들었던 야생 멧돼지 암컷이 어쩌면 비극적인 최후를 맞을 수도 있겠다. 베를린 당국이 시민의 안전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훈련된 저격수들을 배치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5일 전했다. 그루네발트 숲 관리국의 카티아 캄머는 전날 현지 RBB 텔레비전 인터뷰를 통해 “멧돼지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날은 무척 덥고 온몸이 털로 뒤덮여 있어 늪이나 호수로 향하기 마련”이라며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호수 근처에 안전을 확보하려면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어차피 멧돼지 개체가 너무 늘어 당국은 사냥꾼들을 고용해 개체 수 조절을 하고 있는연장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문제의 멧돼지 가족에 대한 추적을 시작했으며 다행히 이들이 다른 심각한 사고를 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디펜던트 기사의 전체 흐름을 보면 사살할 수도 있지만 약간은 부러 부풀려 전달하는 뉘앙스다. 사람을 공격하거나 하는 위급한 상황에 대비하겠다는 쪽에 더욱 가까워 보인다. 사람들에게 조심하자는 메시지도 전하면서 말이다. 최근의 멧돼지가 관련된 불상사로는 2012년 베를린 근교 샬로텐부르크의 경찰관 등 네 명이 몸무게가 120㎏ 나가는 멧돼지 공격을 받아 다친 일이 있었다. 독일에는 원래 나체로 지낼 수 있는 해변과 공원들이 있다.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뜻을 담은 ‘Freikrperkultur(자유로운 몸 문화, FKK)’ 구호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열흘 전 베를린의 일광욕 명소인 토이펠스제 공원에서 한 남성이 선베드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는데 멧돼지 어미와 두 마리 새끼가 접근했다. 다른 이들의 짐에서 피자를 찾아내 먹어치운 뒤였다. 멧돼지 암컷은 이 남성이 선베드 아래 놔둔 노란색 비닐 봉지를 입에 물고 달아났다. 인명구조원으로도 일하는 여배우 아델레 란다우어는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멧돼지네가 디저트가 필요해 봉지를 입에 문 것이라고 생각했다. 뒤늦게 멧돼지 가족의 약탈을 알아챈 남성이 잠시 어리둥절해 하더니 쫓기 시작했다. 봉지 안에는 디저트가 아니라 그의 노트북 컴퓨터와 옷가지가 들어 있었다. 그는 열심히 뒤쫓았다. 나체란 사실을 잊은 것처럼 집중하는 모습이어서 탄성이 나올 정도였다고 했다. 그는 결국 멧돼지네에게서 노트북을 찾아와 돌아왔다. 많은 일광욕객들이 박수로 축하를 보낸 것은 물론이다. 놀라운 것은 그녀가 촬영한 사진을 그에게 보여주고 소셜미디어에 공개해도 되겠느냐고 양해를 구했는데 그가 한껏 웃어대고는 그렇게 하라고 허락하더라는 것이다. 해서 란다우어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글을 올려 이 즐거운 소동을 공유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기차 다가오는데…선로 갇힌 휠체어 탄 노인 향해 뛰어든 경찰 (영상)

    기차 다가오는데…선로 갇힌 휠체어 탄 노인 향해 뛰어든 경찰 (영상)

    휠체어에 탄 노인이 기차 선로 위에 꼼짝없이 묶인 사이 다가오는 기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구조한 경찰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미국 캘리포니아 세크라멘토 인근 로디 경찰서 소속인 에리카 우레아의 믿기힘든 구조 소식을 보도했다.사건이 벌어진 것은 지난 12일 아침. 이날 순찰 중이던 우레아 경관은 철도 건널목을 지나던 중 휠체어를 탄 한 노인이 꼼짝없이 기차 선로에 갇혀있는 것을 목격했다. 그때 인근에서 기차가 경적을 울리며 달려오기 시작했고 이에 우레아 경관은 순식간에 순찰차에서 뛰쳐나와 노인에게 뛰어갔다. 여성 경관인 우레아는 있는 힘을 다해 노인을 휠체어에게 끌어내렸고 그 순간 열차는 옆을 순식간에 지나쳤다. 마치 영화 속 장면을 방불케하는 이 장면은 우레아 경찰의 바디캠에 그대로 녹화됐으며 실제 화면에서도 당시 상황이 얼마나 위험하고 긴박했는지가 고스란히 담겼다. 보도에 따르면 큰 사고를 당할 뻔한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노인은 다리 부상을 입었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으며 왜 당시 홀로 기차 선로에 갇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로디 경찰서는 "우레아 경관은 시민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었으며 이 행동으로 비극을 막았다"면서 "그의 영웅적인 행동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