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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7시간 공연…87세 배우의 대본…새까만 고민

    주말 7시간 공연…87세 배우의 대본…새까만 고민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아직 고장난 데가 없으니까 버티면 되지 않겠나 했는데, 막상 멍석 깔아 주면 신나고 기운이 나요. 그게 우리 작업이에요.” 천생 배우 이순재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원 캐스트로 ‘이순재의 리어왕’ 23회 공연을 마쳤다. 회당 3시간 20분, 주말엔 두 차례 ‘종일반’ 공연까지 했으니 하루에 7시간가량 무대에 섰다. 올해 87세인 그를 모두가 걱정했지만 이순재는 “나이는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공연은 ‘전석 매진’이라는 호응을 얻었고 24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8회 공연이 앙코르로 추가됐다. 리허설을 앞둔 그와 지난 22일 오후 분장실에서 만났다. “힘들 거란 각오는 했고 일단은 이걸 할 수 있었다는 게 정말 큰 보람이에요. 잘하고 못하고는 둘째 치고. 평생 해 온 생활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는 작업이었다 생각해요.” 작품 제목에 이름이 붙었다. “나 혼자 만드는 게 아닌데 거북스럽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스스로도 ‘필생의 작품’으로 꼽을 만큼 갈망하던 역할이었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떠올리면 젊었을 땐 역시 ‘햄릿’을 가장 하고 싶었지만 타이밍이 안 맞아 못 해 봤고, 중년에 ‘맥베스’, ‘오셀로’는 내가 장군 체형이 아니니까 다른 친구들이 했고. 결국 노년에 할 수 있는 건 리어왕밖에 없었다”며 언젠가부터 늘 ‘하고 싶은 작품’ 중 하나로 말하던 것이 관악극회 후배들, 예술의전당과 뜻이 맞아 공연이 이뤄졌다. “물론 좀 젊었을 때, 60~70세 때 하면 좋아요. 힘 있을 때. 그래도 지금이라도 기회가 닿았으니 모험을 해 보자 한 거죠.” 지난 8월 처음 읽기 시작해 매일 손에서 놓지 않는 대본은 이미 표지 글씨가 지워질 만큼 너덜너덜해졌고, 안에는 빽빽이 숨 고를 곳과 무대 동선, 해석 등의 메모가 가득찼다. 한 번에 너무 긴 대사가 많아 자다가도 외울 수 있을 만큼 입에 붙인다고 했다.“하고 싶고 해야겠다는 의지로 버티는 거지 체력 관리고 뭐고 특별한 건 없다”는 담담한 말속에 그가 무대와 함께한 65년 역사가 담겼다. “연극 시작한 지 20년 만에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연극으로 돈을 처음 받아 봤다”며 “집사람이 만두 가게도 했고 내가 장남인데 은행 다니는 동생에게 ‘여차하면 부모님을 네가 책임져야 한다’고 당부할 정도였다. 어디서 어떻게 죽었는지 모르는 선배들도 많았고”라면서도 연극은 꼭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고 거듭 설명했다. “직업이 아니라 예술을 만드는 길이었고 새로운 걸 창조하는 행위 자체가 생명력을 줬기 때문”이다. 문학성이 뛰어난 셰익스피어 대사를 원전 그대로 전달하는 작품이라 노배우가 전하는 일침이 더욱 마음을 울린다. 한때의 여의도 정치 경험도 리어왕을 다듬는 자산이 됐다. “제일 중요한 대목이 이거예요. ‘내가 그대들의 입장에 너무 무관심했구나. 부자들아, 가난한 자의 고통을 몸소 겪어 봐라. 넘치는 것들을 그대로 나누고 하늘의 정의를 시행하자.’ 여민동락, 리더는 백성들과 같이 즐기고 같이 울고 웃어야 하죠.” 그는 “배우나 정치나 마찬가지”, “한 명의 관객이라도 하늘같이 생각하고 겸손하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그들과 통해야 한다”란 말도 덧붙였다. “예술엔 끝이 없다. 다행히 고혈압이나 당뇨도 없고, 망가진 곳이 없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예술을 꿈꾸고 계획한다. 앙코르 8회 공연 사이엔 연극 ‘장수상회’ 부천 공연과 골프 예능 촬영까지 있다. 여전히 그는 늘 관객, 대중과 함께한다.
  • 가족·연인·친구… 영화 120편에 담긴 우리네 삶

    가족·연인·친구… 영화 120편에 담긴 우리네 삶

    한 해 독립영화를 조명하는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가 25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CGV아트하우스 압구정과 CGV 압구정에서 열린다. 여성 서사, 가족, 개인과 사회를 주제로 한 다양한 공모작은 1550편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 중 육상을 주제로 한 최승연 감독의 개막작 ‘스프린터’를 포함해 120편이 9일간 상영될 예정이다. 본선 장편 경쟁작 12편에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5관왕인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감독 김세인)와 3관왕 ‘그 겨울, 나는’(감독 오성호)이 포함됐다.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는 한집에 살고 있는 살갑지 않은 모녀의 다툼을 그렸다. ‘그 겨울, 나는’은 경찰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이 어머니의 빚 2000만원을 떠안게 되면서 여자친구와의 관계가 틀어지는 과정을 담았다. 김현정 감독의 ‘흐르다’는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을 겪게 된 취업준비생 딸과 아버지가 삶의 문제를 대면하는 과정을 묘사한다. 특별 초청 부문에서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 수상작인 이재은·임지선 감독의 ‘성적표의 김민영’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비프메세나상’을 받은 허철녕 감독의 다큐멘터리 ‘206: 사라지지 않는’ 등을 선보인다. ‘성적표의 김민영’은 대학에 가지 않고 알바를 하며 지내는 스무 살 정희가 대학에 다니는 친구 민영과 놀고 싶어 하면서 겪는 우정의 변화를 다뤘다. ‘206: 사라지지 않는’은 6·25전쟁 시기 민간인 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의 발굴 여정을 통해 역사의 비극을 조명했다. 배우들이 직접 감독을 맡은 작품도 눈에 띈다. 이주승은 단편영화 ‘돛대’를 통해 항상 계획을 세우지만 매번 실패하는 삶을 연출했다. 유태오는 자전적 장편 다큐멘터리 ‘로그 인 벨지움’으로 벨기에에서 코로나19로 자가 격리하는 과정을 기록으로 담았다. 이 밖에 해외 초청 부문에서는 칸영화제 각본상을 받은 일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 등을 상영한다.
  • ‘전석 매진’ 23회차 돌고 다시 앙코르 공연…이순재 “예술 향한 의지와 바람으로 버텨”

    ‘전석 매진’ 23회차 돌고 다시 앙코르 공연…이순재 “예술 향한 의지와 바람으로 버텨”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아직 고장난 데가 없으니까 버티면 되지 않겠나 했는데, 막상 멍석 깔아 주면 신나고 기운이 나요. 그게 우리 작업이에요.” 천생 배우 이순재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원 캐스트로 ‘이순재의 리어왕’ 23회 공연을 마쳤다. 회당 3시간 20분, 주말엔 두 차례 ‘종일반’ 공연까지 했으니 하루에 7시간가량 무대에 섰다. 올해 87세인 그를 모두가 걱정했지만 이순재는 “나이는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공연은 ‘전석 매진’의 호응을 얻었고 24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8회 공연이 앙코르로 추가됐다. 리허설을 앞둔 그와 지난 22일 오후 분장실에서 만났다.“힘들 거란 각오는 했고 일단은 이걸 할 수 있었다는 게 정말 큰 보람이에요. 잘하고 못하고는 둘째 치고. 평생 해 온 생활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는 작업이었다 생각해요.” 작품 제목에 이름이 붙었다. “나 혼자 만드는 게 아닌데 거북스럽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스스로도 ‘필생의 작품’으로 꼽을 만큼 갈망하던 역할이었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떠올리면 젊었을 땐 역시 ‘햄릿’을 가장 하고 싶었지만 타이밍이 안 맞아 못 해 봤고, 중년에 ‘맥베스’, ‘오셀로’는 내가 장군 체형이 아니니까 다른 친구들이 했고. 결국 노년에 할 수 있는 건 리어왕밖에 없었다”며 언젠가부터 늘 ‘하고 싶은 작품’ 중 하나로 말하던 것이 관악극회 후배들, 예술의전당과 뜻이 맞아 공연이 이뤄졌다. ‘말괄량이 길들이기’ 페트루키오, ‘맥베스’ 말콤, ‘로미오와 줄리엣’ 로렌스 신부 등을 1960년대 했다면서 당시 다른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이름과 극장을 줄줄 읊기도 했다.“물론 좀 젊었을 때, 60~70세 때 하면 좋아요. 힘 있을 때. 그래도 지금이라도 기회가 닿았으니 모험을 해 보자 한 거죠.” 지난 8월 처음 읽기 시작해 매일 손에서 놓지 않는 대본은 이미 표지 글씨가 지워질 만큼 너덜너덜해졌고, 안에는 빽빽이 숨 고를 곳과 무대 동선, 해석 등의 메모가 가득찼다. 한 번에 너무 긴 대사가 많아 자다가도 외울 수 있을 만큼 입에 붙인다고 했다.“하고 싶고 해야겠다는 의지로 버티는 거지 체력 관리고 뭐고 특별한 건 없다”는 담담한 말속에 그가 무대와 함께한 65년 역사가 담겼다. “연극 시작한 지 20년 만에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연극으로 돈을 처음 받아 봤다”며 “집사람이 만두 가게도 했고 내가 장남인데 은행 다니는 동생에게 ‘여차하면 부모님을 네가 책임져야 한다’고 당부할 정도였다. 어디서 어떻게 죽었는지 모르는 선배들도 많았고”라면서도 연극은 꼭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고 거듭 설명했다. “직업이 아니라 예술을 만드는 길이었고 새로운 걸 창조하는 행위 자체가 생명력을 줬기 때문”이다.문학성이 뛰어난 셰익스피어 대사를 원전 그대로 전달하는 작품이라 노배우가 전하는 일침이 더욱 마음을 울린다. 한때의 여의도 정치 경험도 리어왕을 다듬는 자산이 됐다. “제일 중요한 대목이 이거예요. ‘내가 그대들의 입장에 너무 무관심했구나. 부자들아, 가난한 자의 고통을 몸소 겪어 봐라. 넘치는 것들을 그대로 나누고 하늘의 정의를 시행하자.’ 여민동락, 리더는 백성들과 같이 즐기고 같이 울고 웃어야 하죠.” 그는 “배우나 정치나 마찬가지”, “한 명의 관객이라도 하늘같이 생각하고 겸손하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그들과 통해야 한다”란 말도 덧붙였다. “예술에는 끝과 완성이란 게 없다”며 “다행히 고혈압이나 당뇨도 없고, 망가진 곳이 없다”는 그는 앞으로도 새로운 연기와 다른 무대를 꿈꾸고 계획한다. 앙코르 8회 공연 사이엔 연극 ‘장수상회’ 부천 공연과 골프 예능 촬영까지 있다. 여전히 그는 늘 관객, 대중과 함께한다.
  • 서울독립영화제 25일 개막…우리의 삶 담긴 120편

    서울독립영화제 25일 개막…우리의 삶 담긴 120편

    한 해 독립영화를 조명하는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가 25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CGV아트하우스 압구정과 CGV 압구정에서 열린다. 여성 서사, 가족, 개인과 사회를 주제로 한 다양한 공모작은 1550편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갱신했다. 이중 육상을 주제로 한 최승연 감독의 개막작 ‘스프린터’를 포함해 120편이 9일간 상영될 예정이다.본선 장편 경쟁작 12편에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5관왕인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감독 김세인)와 3관왕 ‘그 겨울, 나는’(감독 오성호)이 포함됐다.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는 한집에 살고 있는 살갑지 않은 모녀의 다툼을 그렸다. ‘그 겨울, 나는’은 경찰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이 어머니의 빚 2000만원을 떠안게 되면서 여자친구와의 관계가 틀어지는 과정을 담았다. 김현정 감독의 ‘흐르다’는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을 겪게 된 취업준비생 딸과 아버지가 삶의 문제를 대면하는 과정을 묘사한다. 특별 초청 부문에서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 수상작인 이재은·임지선 감독의 ‘성적표의 김민영’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비프메세나상’을 받은 허철녕 감독의 다큐멘터리 ‘206: 사라지지 않는’ 등을 선보인다. ‘성적표의 김민영’은 대학에 가지 않고 알바를 하며 지내는 스무 살 정희가 대학에 다니는 친구 민영과 놀고 싶어하면서 겪는 우정의 변화를 다뤘다. ‘206: 사라지지 않는’은 6·25 전쟁 시기 민간인 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의 발굴 여정을 통해 역사의 비극을 조명했다.배우들이 직접 감독을 맡은 작품도 눈에 띈다. 이주승은 단편영화 ‘돛대’를 통해 항상 계획을 세우지만, 매번 실패하는 삶을 연출했다. 유태오는 자전적 장편 다큐멘터리 ‘로그 인 벨지움’으로 벨기에에서 코로나19로 자가 격리하는 과정을 기록으로 담았다. 이밖에 해외 초청 부문에서는 칸 영화제 각본상을 받은 일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 등을 상영한다.
  • 성탄 행렬 따르던 여덟 살 소년도 끝내, 위스콘신주 워커샤 비극

    성탄 행렬 따르던 여덟 살 소년도 끝내, 위스콘신주 워커샤 비극

    코로나19로 갑갑한 일상을 보내던 여덟 살 소년은 봉쇄 조치가 완화된 덕에 오랜만에 마을에서 개최하는 성탄 축하 행렬에 나섰다. 열두 살 형 터커의 손을 잡고 자신들이 속한 야구팀의 일원으로 행진했다. 그게 돌아올 수 없는 길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미국 위스콘신주 워커샤에 사는 잭슨 스파크스가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한 남성이 성탄 축하 행렬을 향해 돌진시킨 차량에 받혀 병원으로 옮겨져 그날 곧바로 뇌수술을 받았으나 23일 끝내 숨을 거뒀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희생자는 6명으로 늘었는데 스파크스가 가장 어린 희생자다. 모두 60명 이상이 다쳤다. 가족들은 함께 다친 형 터커는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희생자들은 버지니아 소렌슨(79), 리앤나 오웬(71), 제인 쿨리치, 태마라 두런드(이상 52), 빌헬름 호스펠(81)이다. 이 가운데 세 여성은 할머니 댄싱클럽 회원들로 행렬을 따라 춤추며 걷다 변을 당했다. 경찰은 부상자 중 18명은 어린이들이라고 밝혔다. 중환자도 여럿이라고 덧붙였다. 어처구니없는 범행을 저지른 대럴 브룩스(39)는 이날 처음으로 법정에 나서 인정심문을 받았는데 눈물을 떨궜다. 그에게는 의도적 살인 등 다섯 가지 혐의가 제기됐는데 검찰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보석 증거금은 이 주에서 뿐만아니라 네바다주에서도 그의 범죄 전력이 워낙 많아 500만 달러로 책정됐다. 경찰은 그가 의도적으로 군중 쪽으로 차량을 돌진시켰다고 봤다. 테러 의도는 아니었다. 가정폭력 혐의로 경찰에 쫓겨 달아나다 성탄 축하 행렬을 보고 화가 나 엑셀러레이터를 밟은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상황을 지켜봤다는 한 경관은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 “가능한 많은 사람을 칠려고 작정한 행동이었다”고 기재했다. 하지만 자살 방지 장구를 착용하고 법정에 들어선 브룩스는 행렬로 돌진해 길을 뚫으려 한 것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판사가 제기된 혐의 하나로도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고지하자 울먹였다.그는 범행 이틀 전에도 이달 초 가정폭력 시비 끝에 아이 엄마를 공격한 혐의로 보석금 1000달러를 부과받았다. 밀워키 카운티 지구 검찰의 존 크리스홈은 이 증거금이 부적절하게 낮다면 더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원인 그는 평소 보석 증거금을 낮게 책정해 범죄자가 자유로운 상태에서 자신을 변론할 기회를 갖는 것이 합리적이란 소신을 갖고 있었다. 이 재판에 앞서서도 그는 조카와 다른 이에게 총을 쏜 혐의로 보석 재판을 받고 있었다. 1997년 이후 범행 건수만 10건이었다. 브룩스가 축제 행렬을 덮치기 20분 전에 촬영된 동영상을 보면 그는 한 집주인에게 집안에 들어가 전화를 쓸 수 있느냐고 묻는 모습이 나온다. 그 주인은 샌드위치를 만들어주고 재킷을 빌려주는데 그는 그런 친절을 받고도 어처구니없는 참극을 일으켰다. 이웃들이 불편해 브룩스에게 떠나라고 요청한 뒤 신고했는데 경찰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참극을 막지 못했다고 NBC뉴스는 전했다. 한 살 아들과 함께 행렬에 참가했던 타일러 메드라노는 22일 희생자 추모 집회 도중 차량이 덮쳤을 때 몇m 떨어져 있어 변을 모면했다며 “사람들이 바로 내 앞에서 쓰러지고, 자동차 후드 위로 붕붕 날아가는 것을 목격했다. 평생 잊지 못할 이미지들”이라고 돌아봤다.
  • 미 배심원단, 4년 전 극우집회 연 단체들에 297억원 손해배상 명령

    미 배심원단, 4년 전 극우집회 연 단체들에 297억원 손해배상 명령

    미국 버지니아주 법원 배심원단이 지난 2017년 8월 샬럿츠빌에서 극우 집회를 개최해 폭력 사태를 유발한 혐의로 극우단체 ‘유나이트 더 라이트(Unite the Right)’에게 징벌적 손해배상 등 2500만 달러(약 297억원)의 배상을 명령했다. 당시 한 네오나치주의자가 차를 몰아 반대 시위를 벌이던 이들의 행렬을 덮쳐 한 여성이 죽고 수십명이 다쳤다. 부상자 가운데 9명이 대회 주최측이 인종적 동기로 폭력사태를 야기하려는 음모를 꾸몄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배심원단은 유혈사태를 초래했다는 등 여섯 혐의 가운데 넷을 받아들였다. 배심원들은 이에 따라 12명의 피고인에게 징벌적 손해배상 50만 달러씩 모두 600만 달러를, 다섯 백인우월주의 집단에 100만 달러씩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명령했다. 아울러 두 원고에게 끼친 손해를 25만 달러씩 배상하고, 여러 원고에게 20만 달러씩을 손해배상하라고 명령했다. 나아가 사고 차량의 운전자에게 1200만 달러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했다. 판결문은 피고들이 “샬럿츠빌에 홀로코스트, 노예제, (공공장소에서의 흑백 차별을 제도화한) 짐 크로법, 파시즘의 망령을 덧씌웠다”면서 “뿐만아니라 그들은 반자동 총기와 권총, 마체테(정글을 탐험할 때 쓰이는 큰 칼), 채찍, 탄알, 방패, 토치(점화장치)도 가져왔다”고 돼 있다. 피고인 중에는 미국의 백인 우월주의와 극우 진영 스펙트럼에서 유명한 인물들이 포함돼 있다. 문제의 집회를 주도한 제이슨 케슬러와 ‘대안 우익(alt-right)’이란 개념을 만들어 이름을 알리고 당시 집회에서 연설도 한 리처드 스펜서, 문제의 집회가 논란이 된 뒤 유튜브에 동영상 ‘울부짖는 나치‘를 올려 유명해진 크리스토퍼 캔트웰 등이다. 이번 소송 판결은 남북전쟁 이후 노예의 굴레를 벗은 흑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1871년 제정된 법률에 의거해 이뤄졌다. 이 법은 평범한 시민이 민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믿어지는 누군가를 고발할 수 있도록 규정했는데 다만 원고가 피고들이 공모했음을 입증하도록 조건을 달았다. 이에 따라 원고측 변호인들은 피고들이 음모를 꾸몄음을 입증하기 위해 소셜미디어 게시물과 채팅 내용 등 5.3테라바이트의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문제의 집회는 샬럿츠빌 도심에 있는 남부의 옛 합중국 군대를 이끈 제임스 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려는 움직임에 맞불을 놓기 위해 시작됐다. 이 동상은 지난 9월에야 철거됐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양쪽 모두 아주 좋은 사람들”이라고 발언했다가 호된 역풍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는 또 네오 나치들이나 백인 우월주의자들도 “총체적으로 비난받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찬반 시위대가 격렬하게 충돌했고 이 와중에 제임스 알렉스 필즈가 몬 차량이 군중을 덮쳐 헤더 헤이어(32)를 숨지게 했다. 그는 2019년 6월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당시 살아남은 이들도 원고로 증언대에 섰는데 매리사 블레어는 “테러 현장을 방불케 했다. 어디에나 유혈이 낭자해 난 완전 겁에 질렸다”고 진술했다. 피고들은 폭력 사태와 자신들은 관련이 없으며 음모 따위는 없었다고 버텼다. 그들은 필즈란 인물을 몰랐으며 그가 차량을 몰아 군중에게 돌진할지 예측할 수 없었다는 진술로 일관했다. 또 자신들의 인종관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미국 수정헌법 1조에 의해 보호를 받으며 자위권을 행사했을 뿐이고, 경찰이 유혈 충돌을 막는 데 실패한 것이 오히려 비극을 불러들인 것이라고 적반하장을 했다. 그러나 대회 주최측의 몇몇은 폭력 사태를 예견하고 있었다고 법정에서 털어놓았다. 예를 들어 과격단체 경험이 있는 서맨서 프로엘릭은 반대 시위대를 제압하기 위해 차량을 이용하자는 아이디어가 집회 이전에 논의됐다고 증언했다. 원고측 변호인들은 이번 평결이 극렬한 시위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반겼다. 이번 소송을 지원한 시민단체 인티그리티 퍼스트 포 아메리카의 에이미 스피탈닉 사무총장은 지난달 BBC에 “이번 재판은 폭력 과격시위의 결과가 어떻게 돌아오는지를 명확히 보여줘 훨씬 큰 임팩트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연극도 OTT시대… ‘수어·감독판’ 옵션 골라 보기

    연극도 OTT시대… ‘수어·감독판’ 옵션 골라 보기

    “무대 오른쪽에서 웨이브 진 머리의 중세시대 복장을 한 몰리에르가 책상 앞에 앉아서 잉크에 꽂혀 있던 깃펜을 든다.” 무대 위 배우의 움직임이 생생한 목소리로 전달된다. 무대가 어떤 모양과 색으로 꾸며졌는지, 공간을 채우는 음악을 큰북과 작은북이 연주하고 있다는 것도 속도에 맞춰 알려 준다. 국립극단이 지난 1일부터 문을 연 온라인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스카팽’의 화면해설 버전이다.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과 용산구 백성희장민호극장, 소극장 판에 이은 국립극단의 네 번째 극장인 온라인극장에서는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스카팽’, ‘X의 비극’, ‘파우스트 엔딩’,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등 5개 작품이 공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스카팽’은 배리어프리 공연으로 수어통역과 화면해설 버전이 더해져 세 가지 옵션으로, ‘조씨고아…’는 장면 전환이 빠르고 배우들을 자주 클로즈업해서 보여 주는 다중시점과 연출 시점에서 무대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디렉터스컷 두 가지 버전으로 볼 수 있다. 김광보 예술감독은 “많은 예산과 인력이 필요해 매번 배리어프리 버전을 제공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온라인극장에서 보완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민간 극단이나 지역극장의 우수한 공연을 영상콘텐츠로 소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연극단체에서 자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로 작품을 상영하는 것은 국립극단이 처음이다. “공연은 라이브로 봐야 제맛”이라는 데는 창작진이나 관객들 모두 이견이 없지만 코로나19 이후 빨라진 온라인 공연에 대한 실험은 나름대로 호응을 얻고 있다. 국립극단이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선보인 ‘햄릿’은 4회 동안 7000명 가까이 봤다. 이 가운데 590명이 후원 관객이었다. 2회 온라인 공연한 ‘스카팽’도 2000여명(후원 관객 150명)이 봤다. 이번 온라인극장은 개관 일주일 만에 1000여명이 관람권을 구입해 공연을 봤다. 관람료는 작품당 9900원으로 첫 주만 6600원으로 할인했으나 이후에도 꾸준히 관객이 늘고 있다.
  • 디렉터스컷·배리어프리 버전…OTT로 다양하게 즐기는 연극

    디렉터스컷·배리어프리 버전…OTT로 다양하게 즐기는 연극

    “무대 오른쪽에서 웨이브 진 머리의 중세시대 복장을 한 몰리에르가 책상 앞에 앉아서 잉크에 꽂혀 있던 깃펜을 든다.”무대 위 배우의 움직임이 생생한 목소리로 전달된다. 무대가 어떤 모양과 색으로 꾸며졌는지, 공간을 채우는 음악을 큰북과 작은북이 연주하고 있다는 것도 속도에 맞춰 알려 준다. 국립극단이 지난 1일부터 문을 연 온라인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스카팽’의 화면해설 버전이다.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과 용산구 백성희장민호극장, 소극장 판에 이은 국립극단의 네 번째 극장인 온라인극장에서는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스카팽’, ‘X의 비극’, ‘파우스트 엔딩’,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등 5개 작품이 공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스카팽’은 배리어프리 공연으로 수어통역과 화면해설 버전이 더해져 세 가지 옵션으로, ‘조씨고아…’는 장면 전환이 빠르고 배우들을 자주 클로즈업해서 보여 주는 다중시점과 연출 시점에서 무대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디렉터스컷 두 가지 버전으로 볼 수 있다.김광보 예술감독은 “많은 예산과 인력이 필요해 매번 배리어프리 버전을 제공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온라인극장에서 보완할 수 있다”면서 “수도권 외 지역에서도 국립극단 공연을 소개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민간 극단이나 지역극장의 우수한 공연을 영상콘텐츠로 소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결제시스템 등을 갖춰 외국어 버전으로 공연 영상을 제공하는 방안도 내다볼 수 있다. 국내 연극단체에서 자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로 작품을 상영하는 것은 국립극단이 처음이다. “공연은 라이브로 봐야 제맛”이라는 데는 창작진이나 관객들 모두 이견이 없지만 코로나19 이후 빨라진 온라인 공연에 대한 실험은 나름대로 호응을 얻고 있다. 국립극단이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선보인 ‘햄릿’은 4회 동안 7000명 가까이 봤다. 이 가운데 590명이 유료 관객이었다. 2회 온라인 공연한 ‘스카팽’도 2000여명(유료 관객 150명)이 봤다. 이번 온라인극장은 개관 일주일 만에 1000여명이 관람권을 구입해 공연을 봤다. 관람료는 작품당 9900원으로 첫 주만 6600원으로 할인했으나 이후에도 꾸준히 관객이 늘고 있다. 관람료를 구매한 관객은 1명당 전자기기 3대를 등록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주일간 연극을 즐길 수 있다. 저작권 문제로 화면을 캡처하거나 녹화하는 시도가 이뤄질 경우엔 영상이 중단된다.
  • [나우뉴스] ‘50% 할인가’에 집 파는 부동산…사고 매물 전문업체

    [나우뉴스] ‘50% 할인가’에 집 파는 부동산…사고 매물 전문업체

    일본에는 시세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 가격에 나온 집만 거래하는 부동산이 소개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소개한 이곳은 빈집 물건을 중개하는 전용 사이트인 M사가 운영하는 부동산이다. 이 부동산 업체는 비극적인 사건이나 피할 수 없었던 사고가 발생한 일명 ‘사고 재산’으로 알려진 주택만 전문적으로 거래한다. 일본 현지법에 따르면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을 판매하는 매도인은 해당 물건에서 살인사건이나 고독사 등의 사건이 발생했을 시 반드시 이를 신고해야 하는 법적인 의무를 가지고 있다. 팔려고 내놓은 주택에서 끔찍하고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부동산 가격은 곤두박질치기 마련이다. 실제로 부동산 업체 측에 따르면 ‘자연사’가 발생한 주택 가격은 최대 20%까지 떨어지고, 살인 사건이 발생한 주택의 가격은 주변 시세의 절반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부동산은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사실들을 꼼꼼하게 알린 매물 목록을 공개하고 있다. 각 목록에서는 물건에서 발생한 사건·사고 유형의 심각도에 따라 별 등급을 매긴다. 예컨대 비교적 단순한 사건·사고가 발생한 주택에는 별 2개, 살인이 발생한 주택에는 별 6~7개가 붙는 형식이다. 간사이 북서부에 위치한 효고현에서 나온 주택의 매매가는 1399만 엔(한화 약 1억 4620만 원)이다. 해당 주택에서는 고독사 한 지 72시간 이상이 지난 노인의 시신이 발견됐었다. 규슈 북서부에 있는 시가현의 또 다른 주택은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6만 5000엔(한화 약 68만 원)에 임대가 가능하다. 과거 이 주택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2019년에 설립된 이 부동산 업체는 고독사나 사고사, 자살이나 살인 사건 등이 발생한 이후에 현장을 말끔하게 청소하는 ‘특수 청소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특수 화학약품과 장비 등을 동원해 사건‧사고가 발생한 현장을 원래 상태로 복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부동산 측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성명에서 “일명 ‘사고 재산’을 되살려 가치있는 부동산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면서 “사고가 발생한 부동산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특별 청소와 개조, 보수 등을 거쳐 매각에 이르는 전 과정을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말 안 들어?” 세 살배기 때려 죽인 30대 계모 긴급체포… “사형하라” [이슈픽]

    “말 안 들어?” 세 살배기 때려 죽인 30대 계모 긴급체포… “사형하라” [이슈픽]

    3살 아이 몸서 멍·찰과상 다수 발견경찰, 부검으로 정확한 사인 규명 예정6년 동안 217명 아동학대로 사망5년간 아동학대 사례건수 2.6배 급증네티즌 “잔인·무지” “살인죄 적용해야” 분노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3세 아이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30대 의붓어머니가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지난해 10월 입양된 지 8개월 간 양부모의 잔혹한 폭행으로 온몸이 골절과 멍투성이로 숨진 16개월 입양아 정인양 사건, 같은 해 6월 친부 동거녀로부터 좁디좁은 여행 가방에 갇힌 채 7시간 동안 숨조차 제대로 못 쉬고 죽어간 9살 남아 사건.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있는데도 방치 속에 죽어간 수많은 아이들의 비극으로 뜨거웠던 사회적 논란이 무색하게 아동을 향한 학대범죄는 지금도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다. 대낮에 아이 때려 죽인 계모친부가 119에 신고 2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33)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전날 오후 2시 30분쯤 서울 강동구 천호동 자택에서 의붓아들 B(3)군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의붓아들인 B군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당시 119가 아닌 B군의 친부에게 상황을 알렸고 B군 친부는 119에 신고했다.B군은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같은 날 오후 8시 30분쯤 숨졌다. 조사 결과 B군의 몸에는 멍, 찰과상 등 다수의 외상이 있었으며 경찰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밝혀낼 예정이다. B군과 관련해 이전에 경찰에 학대의심신고가 들어온 적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 이후 구속 영장 신청이나 죄명 변경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분노한 여론 “말 안 들을 수도 있지!”“아이가 당한대로 똑같이 때려죽여야” 네티즌들은 “3살 아이가 못 알아들을 수도 있지 잔인하다”, “부모 자격이 없다”, “아이가 물건이냐. 3살은 떼를 쓸 수도 있고 고집도 생길 시기인데 무지하다”, “사형시켰으면 좋겠다”, “가엾은 아이가 당한대로 똑같이 때려죽여야 한다” 등등 분노의 반응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아동학대 치사죄를 폐지해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면서 “아동은 엄연한 인격을 지닌 한 명의 인간인데 살인죄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입양돼 죽고 가방에 갇혀 죽여도변하지 않는 아동학대 잔인한 세상아동학대 2년마다 1만명씩 급증 부모에게 학대를 당하는 피해사례는 해마다 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죽는 아동의 수는 6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했다. 보건복지부의 ‘2020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 학대로 신고된 피해건수는 3만 905건으로 5년 만에 3배가량 급증했다. 2015년 1만 1715건이었던 학대 피해 사례수는 2016년 1만 8700건, 2017년 2만 22367건으로 2년 만에 2만건을 넘어섰고 2018년 2만 4604건, 2019년 3만건(3만 45건)을 넘겼다. 그러나 아동학대 관련 예산은 같은 기간 2015년 252억원에서 2020년 297억원으로 18% 증가했다.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으로 학교를 제대로 나가지 못했던 지난해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43명으로 2014년(14명)보다 3배 늘었다. 2014년부터 6년 동안 217명의 아동이 아동학대로 채 피어보지도 못한 채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최근 ‘대한민국 아동학대, 8년의 기록’이란 사례집을 펴낸 세이브더칠드런은 “2013년 울주에서 아동학대 사망사건이 발생한 이후 아동학대를 멈추기 위한 노력이 8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아동이 학대로 사망하는 일은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면서 “아이들이 보냈던 신호들, 우리가 놓친 기회들, 여전히 드러나지 않은 사각지대를 마주하는 것에서부터 우리는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 [여기는 일본] ‘50% 할인가’에 집 파는 부동산…사고 매물 전문업체

    [여기는 일본] ‘50% 할인가’에 집 파는 부동산…사고 매물 전문업체

    일본에는 시세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 가격에 나온 집만 거래하는 부동산이 소개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소개한 이곳은 빈집 물건을 중개하는 전용 사이트인 M사가 운영하는 부동산이다. 이 부동산 업체는 비극적인 사건이나 피할 수 없었던 사고가 발생한 일명 ‘사고 재산’으로 알려진 주택만 전문적으로 거래한다. 일본 현지법에 따르면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을 판매하는 매도인은 해당 물건에서 살인사건이나 고독사 등의 사건이 발생했을 시 반드시 이를 신고해야 하는 법적인 의무를 가지고 있다. 팔려고 내놓은 주택에서 끔찍하고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부동산 가격은 곤두박질치기 마련이다. 실제로 부동산 업체 측에 따르면 ‘자연사’가 발생한 주택 가격은 최대 20%까지 떨어지고, 살인 사건이 발생한 주택의 가격은 주변 시세의 절반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부동산은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사실들을 꼼꼼하게 알린 매물 목록을 공개하고 있다. 각 목록에서는 물건에서 발생한 사건·사고 유형의 심각도에 따라 별 등급을 매긴다. 예컨대 비교적 단순한 사건·사고가 발생한 주택에는 별 2개, 살인이 발생한 주택에는 별 6~7개가 붙는 형식이다. 간사이 북서부에 위치한 효고현에서 나온 주택의 매매가는 1399만 엔(한화 약 1억 4620만 원)이다. 해당 주택에서는 고독사 한 지 72시간 이상이 지난 노인의 시신이 발견됐었다. 규슈 북서부에 있는 시가현의 또 다른 주택은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6만 5000엔(한화 약 68만 원)에 임대가 가능하다. 과거 이 주택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2019년에 설립된 이 부동산 업체는 고독사나 사고사, 자살이나 살인 사건 등이 발생한 이후에 현장을 말끔하게 청소하는 ‘특수 청소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특수 화학약품과 장비 등을 동원해 사건‧사고가 발생한 현장을 원래 상태로 복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부동산 측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성명에서 “일명 ‘사고 재산’을 되살려 가치있는 부동산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면서 “사고가 발생한 부동산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특별 청소와 개조, 보수 등을 거쳐 매각에 이르는 전 과정을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반사회적 태도” 검찰, 항소심도 실형 구형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반사회적 태도” 검찰, 항소심도 실형 구형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유출한 시험 답안을 미리 보고 내신시험을 치른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3부(이관형 최병률 원정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씨의 쌍둥이 딸(20) 2명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피고인들에게 각각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법의 엄정함 보여야 쌍둥이 남은 인생 바로잡을 것”검찰은 “피고인들이 혐의에 죄증이 명백한데도 범행을 부인하는 것을 넘어 법과 사회 질서를 부정하는 반사회적 태도를 보였다”면서 “개전의 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이 어린 10대 학생들에게 이런 모습을 갖게 했는지 생각해봤다”면서 “성공지상주의와 결과지상주의가 지배하고 뉘우침과 고백이 없는 사회와 어른들이 이런 비극을 만든 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법의 엄정함을 보여주는 것이 앞으로 살아갈 인생이 많이 남은 피고인들에게 반성의 기회를 주고 마음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호인 “의심만 존재할 뿐 증거 없다”반면 쌍둥이 자매의 변호인은 1심과 마찬가지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의심만 존재할 뿐 의심이 증거에 의해 입증되는 것은 없다”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또 압수수색 과정에서 경찰관이 영장에 압수대상으로 기재되지 않은 성적통지표를 압수했고, 자매의 휴대전화를 본인들 동의 없이 아버지 현씨에게서 압수하는 등 위법한 수사가 이뤄졌다는 논리를 폈다. 쌍둥이 자매 중 언니는 앞선 두 차례의 공판에 이어 이날도 건강상 이유를 들어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고, 재판부는 동생과 변호인들만 출석한 채 재판을 진행했다. 시험지에 풀이과정 없고, 잘못 출제된 문제 정정 전 정답쌍둥이 자매는 숙명여고 1학년이던 2017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다음해 1학기 기말고사까지 다섯 차례 시험에서 같은 학교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빼돌린 답안을 미리 보고 시험을 치러 학교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됐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8월 쌍둥이 자매에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24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들과 변호인들의 주장은 합리적인 의문이라기보다는 추상적인 가능성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유죄 판단의 구체적 근거로는 ▲중상위권이었던 자매의 성적이 1년여 만에 급상승해 나란히 전교 1등을 한 점 ▲그럼에도 모의고사 등의 성적은 비교적 낮았던 점 ▲답안을 유출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다수의 정황이 드러난 점 등이 제시됐다.자매는 시험지 한쪽에 작은 글씨로 모든 문제의 정답을 적어뒀고, 교사의 실수로 정답이 정정된 대부분의 문제에서 정정 전 정답을 써냈다가 오답 처리되는 등 답안 유출 정황이 다수 있었다. 동생의 경우 화학시험에서 일반적인 풀이 과정으로는 나올 수 없는 답을 전교생 중 유일하게 써 냈는데, 이는 화학 교사가 잘못 기재했던 정답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밖에도 주관식 정답인 영어 문장을 미리 인터넷에 검색해본 기록이 남아 있거나, 풀이 과정 없이는 답을 찾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문제조차 시험지에 풀이 과정이 쓰여 있지 않은 점도 답안 유출 정황으로 인정됐다. 이 같은 내용은 앞서 유죄를 선고받은 현씨의 재판에서도 인정된 바 있다. 아버지 현씨는 업무방해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이 확정됐다. 동생, 울먹이며 최후진술 “선입견 때문에 3년 5개월 허비”이날 쌍둥이 중 언니는 출석하지 않고 동생만 출석했다. 지난 9월과 10월에도 언니는 불출석해 이날 재판은 그대로 진행됐다. 동생은 최후진술에서 “선입견 몇 가지만 해소됐으면 이렇게까지 3년 5개월이라는 많은 시간이 허비됐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면서 “검찰이 학교 전체 폐쇄회로(CC)TV를 확보하고도 일부만 발췌해 주장의 근거로 삼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전체 영상이 남아 있었으면 간단하게 해소될 수 있는 의혹들이었다”고 울먹였다. 이어 “다음에라도 이런 식의 억울한 일을 겪는 사람들을 반드시 도와줘야겠다, 어떤 일이 있어도 말을 끝까지 듣고 가벼이 여기지 않고 반드시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아버지 사건과 1심에서 일반인들조차 놀랄 정도로 허술한 부분이 있어 이번 판결에서만큼은 법적 절차가 잘 지켜졌는지를 확인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21일 선고를 진행하기로 했다. 쌍둥이 자매 중 1명, 기자에 ‘손가락 욕’쌍둥이 자매 중 1명은 지난 4월 14일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며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재판을 마친 뒤에도 “갑자기 달려들어 무례하게 물어보는 걸 직업정신이라고 할 수 있느냐”며 ‘훈계’를 늘어놓고는 재차 취재진을 향해 손가락 욕을 했다. 변호인은 “기자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글로 사과했지만, 또다른 글에선 “경찰 수사 발표가 얼마나 허술했는지 언론은 아직 모르나보다”라면서 “(언론이) 듣지 않을 건데 왜 묻냐고 (자매가) 되묻는 것이 잘못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 [2030 세대] 에티오피아는 1년째 전쟁 중/임명묵 작가

    [2030 세대] 에티오피아는 1년째 전쟁 중/임명묵 작가

    커피의 발상지인 에티오피아에서 1년 동안 포화(砲火) 소리가 그칠 새 없이 울려 퍼지고 있다. 북부의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과 정부군 사이에서 벌어진 내전 때문이다. 내전의 원인은 에티오피아의 복잡한 종족 지형 위에서 형성된 정치적 주도권 갈등에 있다. TPLF를 이루는 티그라이인은 에티오피아 공산 정권을 몰아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걸출한 게릴라 지휘관이었던 TPLF의 지도자 멜레스 제나위는 이후 막강하고 효율적인 개발 독재자로 변신했다. 멜레스는 2012년 사망할 때까지 강력한 카리스마와 리더십으로 국가를 안정화하고 에티오피아 발전의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20년이 넘는 독재와 인구의 5%밖에 안 되는 티그라이인이 권력을 독식하는 구조는 에티오피아 정치에 깊은 그림자를 남겼다. 이후 TPLF는 2018년 에티오피아의 다수 민족인 암하라인과 오로모인의 지지를 받는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에게 정권을 넘겨주게 된다. 민주화를 이루고 인접국 에리트레아와 평화 협정까지 체결한 아비 총리는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하며 위신을 드높였다. 문제는 그 이후에 터졌다. 에리트레아와 평화협정을 추진하고, 그 이전까지 티그라이인이 주도하던 권력을 다수 민족으로부터 끌어오는 과정에서 TPLF가 격렬히 저항했기 때문이다. 마침내 폭발한 TPLF는 티그라이주에서 연방 정부의 총선 연기 결정에 불복하고 독자적인 선거를 감행했고, 2020년 11월 에티오피아 정부군이 투입되면서 내전이 시작됐다. 그런데 전쟁 1년을 거치면서 상황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총인구의 5%에 불과한 TPLF가 정부군 공세를 견뎌내고, 반격에 나서면서 수도인 아디스아바바를 위협하고 있다. 30년 전 공산 정권의 공격을 버텨내고 수도로 진격했던 상황이 재현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TPLF가 다시 아디스아바바를 점령했을 때, 상황이 당시처럼 빠르게 안정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선, 지금 정부는 다수 민족의 지지를 받은 민선이어서 폭압적이었던 당시 공산 정권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정통성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기나긴 티그라이인 집권기와 최근의 내전을 거치며 민족 감정은 더욱 악화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쟁에서 이기더라도 티그라이인들이 주도하는 새 질서가 빠르게 안착할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수도를 장악하면서 전쟁이 제2의 국면으로 접어들어 더욱 큰 수렁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이 지역에서 에티오피아가 갖는 위상을 생각할 때, 급변하는 전황에 관심을 더 기울일 필요가 있다. 각자의 입장이 너무 확고하기에 에티오피아 위기에 국제 사회가 도울 수 있는 여지는 많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최소한 인도적 비극에 한해서만큼은 한국도 적극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에티오피아가 6ㆍ25전쟁 때 칵뉴 부대를 파병해 우리를 도와준 ‘은인의 나라’였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맛의 바탕을 깔아 주는 마법, 스톡의 세계/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맛의 바탕을 깔아 주는 마법, 스톡의 세계/셰프 겸 칼럼니스트

    요리하는 일은 화려해 보이지만 실상은 반대인 경우가 많다. 조리 과정을 100으로 본다면 주문을 받고 음식을 조리해 접시에 담는 일은 10에서 많아야 20에 불과하다. 나머지 80~90은 무엇이냐고 요리사에게 묻는다면 십중팔구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프렙(preparation의 약어)과 청소.” 청소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고, 재료를 손질하고 조리 직전까지 준비하는 과정인 프렙이야말로 가장 기본이자 좋은 요리의 뼈대가 되는 중요한 작업이다.채소를 다듬고, 고기를 자르고, 소스를 만드는 일은 모두 프렙 과정에 있다. 이 중 하나도 하찮은 일이란 없다. 그중에서도 육수인 스톡을 만드는 일은 더없이 특별하다. 서양요리에서 맛의 밑바탕을 깔아 주는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스톡이기 때문이다. 기초공사를 위해 땅을 세심하게 다지듯, 맑고 섬세한 스톡을 잘 만들면 결과물의 질이 달라진다. 식당에서 먹는 음식의 맛과 집에서 만든 음식의 맛이 다른 결정적인 차이가 바로 스톡의 사용 유무다. 스톡은 보통 고기를 물에 넣고 오래 끓여 우려낸 육수라고 생각하면 쉽다. 닭이나 돼지, 소 등이 사용되고 주로 구이용으로 쓰이는 등심이나 안심 등 값비싼 인기 부위가 아닌 저렴한 비선호 부위나 뼈, 연골 같은 부속물을 재료로 쓴다. 여기에 향미를 더하기 위해 양파나 당근, 셀러리, 허브 등을 넣기도 하는데 양파와 당근은 스톡에 은은한 단맛을, 셀러리와 허브는 향을 불어넣어 주는 역할을 한다. 취향이나 목적에 따라 후추, 정향 등 향신료를 첨가하기도 한다. 스톡의 목적은 재료에서 맛과 향을 우려내는 것이다. 주재료와 부재료를 함께 넣고 끓여 고기에서는 육즙과 감칠맛을, 뼈나 연골에서는 젤라틴을 뽑아낸다. 젤라틴 성분은 스톡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액체에 젤라틴이 함유되면 점도가 높아지는데 단순히 흐르는 액체가 되는 게 아니라 입안에 넣었을 때 끈적하게 달라붙는 느낌을 주는 형태가 되기 때문이다. 풍미가 입안을 가득 채우는 작용을 해 한층 대상을 맛있게 느끼도록 만든다.국물 문화에 익숙한 우리는 육수를 오래 끓일수록 좋다고 믿는 경향이 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육즙이나 젤라틴은 재료에 따라 일정 시간과 온도 이상이 되면 추출이 멈추기 때문이다. 보통 생선은 한 시간 미만, 닭은 두세 시간, 소는 하루 정도 소요된다. 이 시간이 지나면 더이상 맛 성분은 추출되지 않는다. 다만 계속 끓이면 물이 증발하면서 스톡의 농도가 짙어질 뿐이다. 농축된 소스를 만들 것이 아니라면 오래 끓일 필요는 없다. 스톡은 그 자체로 다양한 요리에 사용된다. 가장 먼저 친숙한 파스타를 만들 때도 단순히 면수만 넣는 것보다 상황에 맞는 스톡을 사용하면 파스타의 풍미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 스톡에 재료를 넣고 한소끔 끓여 익히면 간단한 국물요리가 완성된다. 흔히 접하는 크림소스도 스톡이 들어가야 훨씬 깊고 풍부한 맛을 내는 소스로 변모한다. 전문적인 레스토랑이 아니더라도 집에서도 손쉽게 스톡을 만들 수 있다. 보통 재료의 1~2배 되는 찬물을 넣고 천천히 가열해 물과 재료를 합한 무게의 절반 정도 될 때까지 끓이면 완성이다. 기다릴 여유가 없다면 압력솥을 이용해 20~30분 안에 육수를 뽑아낼 수도 있다. 한국 사람들은 국물이 뽀얗고 걸쭉할수록 맛과 영양이 풍부해진다고 여기지만 서양에서는 맑고 투명한 스톡을 제일로 친다. 여기서 비극이 발생하는데 육수를 맑게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기를 넣고 끓이면 회색의 칙칙한 단백질 입자들이 둥둥 떠다니게 되는데 이걸 제거해야 맑고 투명한 스톡이 완성된다.고전 요리사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스톡을 투명하게 하는 데 집착했다. 스톡이 끓는 불 옆에서 뚫어져라 살펴보며 부유물을 일일이 건져 내기도 하고, 재료를 한 번 데쳐서 단백질이 덜 응고되게 하는 방법도 있었다. 달걀 흰자를 스톡에 풀어 단백질 응고 과정에서 부유물과 결합한 흰자를 걷어냄으로써 부유물을 제거하는 방식도 사용됐다. 이렇게 맑은 스톡을 이용해 만드는 수프가 바로 ‘콩소메’다. 여러 번 입자를 거르고 새로 고기와 채소를 넣어 맛을 계속해서 더해 주는 게 묘미다. 고기로 만든 스톡을 원래 부피의 10분의1로 줄이면 ‘글라스 드 비앙’, 줄여서 고기 글라스가 되는데 스톡과 글라스의 중간 상태를 ‘데미글라스’라고 한다. 고기 요리의 풍미를 폭발적으로 증진시키는 소스다. 콩소메 수프와 고기 글라스는 만드는 데 손이 많이 가지만 그만큼 최고의 맛을 추구하는 프랑스 요리의 진면모를 보여 주는 아이콘이기도 하다.
  • 연상호 감독의 새 디스토피아 ‘지옥’…“신념들이 충돌하는 우리 사회 표현”

    연상호 감독의 새 디스토피아 ‘지옥’…“신념들이 충돌하는 우리 사회 표현”

    어느 날 갑자기 검은 연기를 닮은 ‘천사’가 나타나 “넌 3일 후 지옥으로 갈 것”이라고 고지한다면, 예정된 시각 지옥의 사자들이 나타나 고지받은 자를 잔인하게 태워 죽이고 심지어 그 장면이 실시간 중계된다면 인간들은 어떻게 대응할까.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꾸준히 선보여 온 연상호 감독의 또 다른 세계가 열린다. 19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옥’은 직설적인 제목만큼이나 강렬하고 잔혹하면서도 강한 흡인력을 가졌다.‘지옥’은 연 감독이 집필하고 최규석 작가가 그린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6부작 시리즈다. 연 감독이 직접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이야기는 지옥에서 온 사자들에게 지옥행 선고를 받은 사람들이 사망하는 불가사의에서 시작한다. 정진수(유아인)가 만든 종교단체 ‘새진리회’는 모든 게 신의 뜻이라고 주장하며 불안과 혼란을 이용해 세를 키운다. 그들을 추종하는 광신도 집단 ‘화살촉’은 법 위에 군림하며 직접 죄인들을 처단한다.눈앞에서 사람이 몇 초 만에 재로 변하는 모습을 본 대중들은 공포와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인간으로서의 자율성과 의지도 잃어 간다. 그러나 변호사 민혜진(김현주)은 낙인찍힌 ‘죄인’들을 숨겨 주며 새진리회에 맞선다. 여기에 범죄로 가족을 잃은 경찰 진경훈(양익준)과 가족이 고지를 받으면서 사건에 휘말리는 방송사 PD 배영재(박정민)가 뒤얽힌다. 영화 ‘부산행’, ‘반도’ 등에서 재앙에 맞서는 인간들을 그렸던 연 감독은 ‘지옥’에서 이를 다시 밀고 나간다. 지옥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현실이 지옥임을 보여 준다. 법은 무능하고 폭력이 난무하며, 타인의 비극은 미디어와 가진 자들에 의해 소비된다. 누가 죄인인지도 모호하다. 연 감독은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극단적 상황 안에서 여러 인간들의 모습을 계속 보여 줄 수 있는 세계관이라 애정을 갖고 있다”면서 “신념들이 충돌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에 대해 생각하고 여러 이야기를 나누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아인은 연 감독이 애초에 그를 염두에 두고 인물을 구상했을 정도로 교주 역할에 어울린다. 김현주, 양익준과 4부 이후를 이끄는 박정민, 원진아 등의 주연은 물론 김신록 등 고지받은 자를 맡은 조연들의 연기도 안정적이다. 앞서 토론토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됐고 ‘오징어 게임’의 뒤를 이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도 나온다. 6회 마지막 장면은 시즌2의 가능성을 강하게 암시한다. 박정민은 “모든 사람이 다 느낄 법한 공포와 혼란이라 해외에서 더 재밌게 봐 주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 팝페라 테너 임형주 5년 만의 앨범… “‘잃어버린 시간’ 통해 앞으로 나아가길”

    팝페라 테너 임형주 5년 만의 앨범… “‘잃어버린 시간’ 통해 앞으로 나아가길”

    팝페라 테너 임형주(35)가 5년 만에 팝페라 정규 7집 앨범 ‘로스트 인 타임(Lost In Time·잃어버린 시간 속으로)’을 17일 발매했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자선독창회도 열었다. 새 앨범을 통해 임형주는 지금의 코로나19 어려움을 계기로 100여년 전 일제강점기 시절 선조들의 나라 잃은 설움부터 6·25 전쟁으로 분단된 한민족의 비극과 깊은 슬픔 등 고난과 역경의 시간들을 돌아봤다. 역사 속에서 소중한 일상의 시간을 잃어버렸던 그 시간들을 꿋꿋하게 이겨낸 한민족의 근성과 DNA를 그 시절 노래로 표현하며 지금의 우리를 위로하고 달랜다는 뜻을 담았다. ‘독립군 애국가‘ 리마스터링 버전을 오프닝곡으로 두고 그가 조직위원회 홍보대사로 활동했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의 KBSn 공식 캠페인송이었던 ‘저 벽을 넘어서’를 담았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와 ‘시그널’, ‘슬기로운 의사생활’, ‘결혼작사 이혼작곡’, 영화 ‘파파로티’ 등의 음악감독으로 활약한 이상훈이 작곡하고 임형주가 직접 작사한 창작 팝페라 발라드 ‘산정호수의 밤’도 대표 타이틀곡 중 하나다. 앨범에는 또 설문조사에서 ‘군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군가’로 뽑히기도 했던 ‘푸른 소나무’와 통일을 기원하는 노래 ‘우리의 소원’도 그의 섬세한 목소리로 담았다. ‘우리의 소원’은 북한이주민 가정의 청소년 대안학교인 하늘꿈학교 재학생들로 꾸린 하늘꿈학교 합주단이 반주했고 임형주가 설립한 대안유아교육기관 소르고의 어린이 합창단이 코러스로 참여했다. 이 밖에 ‘사의 찬미’, ‘희망가‘, ‘서른 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등 서정적인 감동을 주는 노래들이 수록됐다. 보너스 트랙으로 유튜브 구독자 32만명을 보유한 앙상블 ‘레이어스 클래식’과 지난해 8월 15일 광복절 기념 테마송으로 함께했던 ‘아리랑’도 만날 수 있다. ‘봉선화’, ‘천 개의 바람이 되어’ 등 그의 목소리와 잘 어울리는 대표곡들도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선보인다. 임형주는 “앨범 속 노래들이 마치 우리에게 ‘우리는 과거에서 지혜를 얻고 현재의 경험으로 미래를 계획해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프랑스가 내게로 왔다

    프랑스가 내게로 왔다

    예술적 완성도가 뛰어난 프랑스 유명 영화를 일반 개봉작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7000~1만원에 볼 기회가 마련됐다. ●5개 도시 14개 극장서 30~50% 저렴하게 상영 주한프랑스대사관과 영화수입배급사협회는 오는 21일까지 서울, 인천, 경기 파주, 대전, 광주 등 5개 도시에서 ‘프랑스 영화주간 2021’을 개최한다. 서울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KU시네마테크, 씨네큐브, 파주 헤이리 시네마, 인천 영화공간 주안, 광주 광주극장, 대전 아트시네마 등 14개 극장에서 40여편이 스크린에 걸린다. 관람료는 극장에 따라 7000~1만원으로 다른데 일반 관람료(1만 3000~1만 4000원)보다 30~50%가량 저렴한 편이다.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의 ‘아멜리에’(2001)나 셀린 시아마 감독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2019)같이 잘 알려진 작품뿐 아니라 에마뉘엘 무레 감독의 ‘러브 어페어: 우리가 말하는 것, 우리가 하는 것’(2020), 시아마 감독의 ‘쁘띠 마망’(2021) 같은 최신작까지 망라됐다.●명작부터 ‘쁘띠 마망’ ‘썸머 85’ 등 최신작까지 ‘러브 어페어…’는 수많은 사랑의 단면을 펼쳐내며 사랑의 본질을 묻는 작품이다. 소설가를 꿈꾸는 청년 막심(닐스 슈나이더)이 사촌형의 여자친구 다프네(카멜리아 조르다나)에게 자신의 복잡한 연애 이야기를 들려주고, 다프네도 남몰래 간직했던 연애담을 털어놓는다. 프랑스 영화 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가 2020년 최고의 영화 10편 중 하나로 꼽은 작품이다.‘쁘띠 마망’은 여덟 살 소녀가 엄마의 고향 집에 머무르면서 자신을 닮은 또래 친구를 만나 마법 같은 시간을 보내는 내용을 그렸다. 딸이 어린 시절의 엄마를 만난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모성의 연대를 조명했다.프랑수아 오종 감독이 연출한 ‘썸머 85’(2020)도 상영한다. 1985년 프랑스 해변을 배경으로 한 성장 드라마이자 퀴어(성소수자) 영화로 바다에 빠진 16세 소년 알렉스(펠릭스 르페브르)를 다비드(뱅자맹 부아쟁)가 구해 준 것을 계기로 이들이 나눈 뜨거운 첫사랑과 비극적 이별을 다뤘다. 오종 감독의 2016년 작품으로, 상실을 경험한 독일 여자와 비밀을 간직한 프랑스 남자의 거짓과 진실, 용서와 사랑 사이에서의 갈등을 그린 ‘프란츠’도 만날 수 있다. 이 밖에도 발레리 돈젤리 감독의 코미디 영화 ‘노트르담’(2019), 자크 오디아드 감독의 음악 영화 ‘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2016), 파스칼 쾨노 감독의 음악 다큐멘터리 ‘쉐이프 오브 뮤직: 알렉상드르 데스플라’(2020) 등 다양한 작품을 즐길 수 있다. 제사한 사항은 공식 홈페이지(www.cinemafrancais.kr)에서 확인.
  • ‘이순재의 리어왕’ 추가 앙코르 공연…다음달 5일까지 8회차 추가

    ‘이순재의 리어왕’ 추가 앙코르 공연…다음달 5일까지 8회차 추가

    데뷔 65주년을 맞은 배우 이순재의 연기로 더욱 관심을 모은 연극 ‘이순재의 리어왕: KING LEAR’가 특별 앙코르 공연으로 회차를 더 늘렸다. 관악극회는 오는 21일 폐막 예정이었던 ‘리어왕’에 대한 많은 관객들의 요청에 따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3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8회차를 더 늘려 공연한다고 15일 알렸다. ‘리어왕’은 영국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희곡으로 삶의 비극과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아름다운 시적 표현으로 담아낸 걸작이다. 오만함과 분노에 눈이 가려져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지 못한 연로한 왕의 어리석음이 초래한 갈등과 혼란을 다루며 권력 앞에 가린 진실의 가치를 조명하고 나아가 인간 본연의 냉혹함과 인생의 본질을 성찰하게 한다. 단독 캐스트로 지난달 30일부터 리어왕을 연기해 온 이순재가 65년 연기인생을 무대에서 쏟아내듯 열의를 다하며 매 회차 매진이 될 만큼 관객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다. 앙코르 회차에서도 이순재는 리어왕을 혼자 연기한다. 리어의 첫째딸인 고너릴 역에는 기존 지주연 배우에 더해 김선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가 오랜만에 무대에 오른다. 둘째딸 리건 역은 서송희 배우가 단독으로 출연하고 셋째딸인 코딜리아와 광대 역은 박보현 배우가 맡는다. 글로스터 백작 역은 배우 최종률, 그의 적자인 에드가 역은 배우 권해성, 박재민이 맡고 서자인 에드먼드 역은 배우 박영주가 연기한다. 리어의 충신인 켄트 백작 역은 계속 배우 박용수가, 고너릴의 집사인 오스왈드 역은 배우 김인수, 임대일이 연기한다. 또한 리어의 첫째 딸 고너릴 남편인 올바니 공작 역은 배우 최기창과 유태웅, 둘째 딸 리건의 남편인 콘월 공작 역은 배우 염인섭이 맡아 연기한다. 이 외 배우 이석우, 이현석, 김보람, 이솔우, 한상길, 백경준 배우에 추가로 길지혁, 태윤, 양동근, 고용석 등이 합류하게 된다.
  • 잊혀진 책도 살리는 ‘스크린셀러’

    잊혀진 책도 살리는 ‘스크린셀러’

    최근 개봉하는 영화의 원작이거나 영화가 원작이 된 소설이 잇달아 번역 출간됐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SF영화 ‘듄’의 흥행에 힘입어 원작도 베스트셀러에 진입하는 등 ‘스크린셀러’ 효과를 겨냥한 작품들도 주목된다.민음사는 최근 미국 작가 토머스 새비지(1915~2003)의 1967년 소설 ‘파워 오브 도그’를 펴냈다. 동명의 영화가 다음달 1일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를 통해 본격 공개된다. 이 책은 오랜 세월 잊혔다가 2001년 ‘브로크백 마운틴’의 저자 애니 프루의 해설이 실린 판본으로 다시 출간되면서 재조명됐다. ‘파워 오브 도그’는 20세기 초 미국 서부 몬태나주에서 목장을 경영하는 독신 형제에게 한 여자가 아들을 데리고 나타난 뒤 벌어지는 서늘한 복수극을 그렸다. 이 소설은 1960년대 문학에선 드물었던 동성애에 대한 억압과 혐오를 다뤘다는 점에서 시대를 앞선 작품으로 평가됐다. 영화 ‘피아노’로 유명한 제인 캠피언 감독이 심리 서스펜스물로 연출해 올해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감독상)을 받았다.다음달 개봉을 앞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리메이크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동명 소설은 다니비앤비에서 출간됐다. 미국 작가 어빙 슐먼(1913~1995)이 쓴 이 소설은 1957년 초연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와 이를 바탕으로 로버트 와이즈 감독이 만든 1961년 동명 영화가 원작이다. 1950년대 뉴욕 웨스트사이드의 두 10대 갱단이 거리 주도권을 다투는 과정에서 상대 조직 수장의 여동생과 비극적 사랑에 빠진 청년의 모습을 그렸다. 영화 ‘이유 없는 반항’의 각본가로 잘 알려진 슐먼은 젊은이들의 사랑과 비극을 통해 차별 없는 화해의 메시지를 전했고, 스필버그 감독은 기존 작품들을 재구성해 자신의 첫 뮤지컬 영화를 제작했다.앞서 문학동네는 지난 10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레베카 홀 감독의 영화 ‘패싱’의 원작 소설을 펴냈다. 미국 흑인 여성 작가 넬라 라슨(1891~1964)의 책은 1920년대 뉴욕 할렘을 배경으로 백인과 흑인 사회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밝은 피부색을 지닌 흑백 혼혈 여성들을 통해 인종주의를 복합적으로 꼬집었다. 영화 완성 전 선제적으로 책을 내는 사례도 있다. 자유의길은 지난 6월 영화 제작이 결정된 산드로 베로네시(62) 작가의 신간 ‘허밍버드’를 번역 출간했다. 40대 안과 전문의 마르코 카레라가 상실과 고통으로 가득한 세상을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인간에 대한 순수한 믿음과 희망을 전한다. 이탈리아 최고문학상 ‘스트레가상’을 받은 작가의 전작 ‘조용한 혼돈’ 영화 제작에 참여한 난니 모레티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영화와 연계된 소설의 스크린셀러 효과는 지난 2월 출간된 프랭크 허버트 작가의 소설 ‘듄’(황금가지)에서 입증됐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개봉한 영화 ‘듄’이 100만 관객을 돌파하자 소설의 10월 판매량도 전달보다 706.8%나 증가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위드 코로나’로 영화관 규제가 풀리고 넷플릭스가 보편화하면서 출판업계의 편승 심리도 확대됐다”며 “잘 알려진 작가의 작품이 아니면 독자들이 책을 사야 할 이유를 못 느끼기 때문에 스크린셀러의 중요성은 점점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73년 만에 명예회복… 여순사건 유족에겐 시간이 없다”

    “73년 만에 명예회복… 여순사건 유족에겐 시간이 없다”

    “죄 없는 민간인이 국가 권력의 폭력 속에 억울하게 잡혀가 스러졌다는 것이 여순사건이 빚은 비극의 본질입니다. 이제라도 나라가 진심 어린 사과로 유족의 한을 풀어 주고 이들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합니다.” 비극의 고통은 깊고 길었다. 1948년 벌어진 여수·순천 10·19사건은 김규찬(72)씨가 평생 짊어져 온 아픔이자 벗어나고픈 굴레의 시작이었다. 철도승무원이었던 아버지 김영기(당시 23세)씨는 여순사건 당시 반란군을 열차에 태웠다는 이유로 내란죄에 몰려 정부 진압군에 체포됐다. 그는 체포 후 불과 한 달 만에 광주호남계엄지구사령부 고등군법회의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최종심에서는 무기징역으로 감형됐지만 결국 마포형무소(지금의 안양교도소)에 수감됐다가 6·25전쟁이 발발하면서 행방불명됐다. 그로부터 73년이 흐른 지난 6월 24일,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형사1부(부장 송백현)는 유족 김씨 측의 청구로 열린 재심 재판에서 김영기씨의 내란, 국권문란, 포고령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재심청구인과 유족이 오늘 이 자리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고 그 과정이 고됐을지는 감히 상상하기 어렵다”며 “사법부를 비롯한 국가는 이 사건을 통해 불법적인 폭력을 방관하거나 자행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서울 동대문구 자택에서 만난 김씨는 “평생의 설움과 고통은 그 무엇으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이번 판결로 조금이나마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한 것 같아 마음의 짐을 덜었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하루아침에 풍비박산 난 집안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 19일 여수·순천 지역에서 주둔하고 있던 국방경비대 제14연대 소속 군인들이 제주 4·3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하면서 일으킨 반란을 정부군이 진압하며 벌어진 사건이다. 당시 진압 과정에서 이 지역에 거주하던 민간인까지 무차별적으로 희생되면서 수많은 피해자를 낳았다. 김씨의 가족도 예외는 아니었다. 경북 상주 출신인 김영기씨는 여순사건에 휘말리기 전까지 순천역 열차 차장으로 근무하며 아내, 그리고 네 살배기 딸과 함께 덕암리 철도관사에서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살던 젊은 가장이었다. 아내는 아들 김씨를 임신한 상태였다. 김영기씨가 탄 열차는 전북 익산에서 출발해 순천역에서 정차하던 중 지역 일대를 장악한 14연대의 요구에 객실을 내줬다. 일반 시민도 탄 정기 운행 열차였지만 총부리를 들이미는 군인 앞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튿날 아침 그는 관사로 쳐들어온 진압군에게 ‘반란군과 공모해 부역했다´는 내란죄 혐의로 체포됐다.김씨는 “어릴 적 어머니는 아버지가 군인들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열차 운행만 했을 뿐인데 영장이나 다른 법적 절차 없이 막무가내로 끌려갔다며 밤마다 우시곤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어머니가 돌이 지난 저를 업고 마포형무소로 아버지를 찾아 면회를 갔는데 아버지 다리가 고문으로 죄다 뒤틀려 찢어진 살 사이로 하얀 무릎뼈와 정강이뼈가 드러날 정도로 심하게 다친 상태였다더라”며 눈물을 지었다. ‘곧 나갈 테니 집안 장롱에 남겨둔 돈을 얼마간 생계비로 하며 기다리라’던 아버지는 그 길로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가장이 사라진 김씨 가족은 철도관사에서 쫓겨났다. 어머니는 매일 경찰서로 끌려가 모진 신문을 받으며 곤욕을 치르다 순천을 떠나 대구에서 멸치 행상을 하며 생활했다. 5살 된 누이는 괴질로 세상을 떴다. 가난에 학교도 제대로 다니기 힘들었던 김씨는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어머니의 행상을 도와야 했다. ●철도공사 다니며 아버지에 관한 기록 모아 다행히 친척의 도움으로 고교를 겨우 졸업한 김씨는 전교 1등도 할 만큼 공부를 잘했지만 ‘반란자의 자식´이라는 그림자가 늘 따라다녔다. 공군사관학교를 지원해 1차 적성검사와 2차 신체검사, 3차 필기검사까지 통과했지만 신원조회에서 걸렸다. 좌절한 김씨의 눈에 들어온 것이 철도학교 홍보 전단이었다. 국비로 교재와 옷, 장학금까지 준다는 말에 끌려 그대로 철도학교에 입학했다. 철도공무원이 되려면 연좌제 해결이 먼저였다. 행방불명된 지 20년이 된 아버지의 사망신고를 하고 호적에서 스스로를 파낸 뒤에야 여순사건의 그림자를 일부나마 벗을 수 있었다. 1971년 철도청을 거쳐 1982년 서울도시철도공사 지하철 계획요원으로 옮긴 그는 2008년 도시철도공사 임원으로 퇴직할 때까지 38년을 철도공사에 몸담으면서 틈틈이 아버지의 흔적을 좇았다. 아버지가 탔던 서울~여수 전라선 노선을 탈 때면 아버지를 알던 동료 철도공무원을 찾아 증언을 듣고 기록을 모았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법원에 재심을 청구하기까지는 망설임의 연속이었다. 공직에 있는 동안 재판에 나섰다가 행여나 자식에게까지도 불이익이 미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군사정권과 산업화 시기는 진상 규명은커녕 억울함을 하소연하기도 어려운 때였다. 그는 “운명처럼 아버지를 따라 열차 승무원의 길을 걷게 됐지만 한번 불이익을 겪기 시작하니 언제라도 또 그런 일을 겪을까 노심초사하며 살게 됐다”고 회고했다. ●아버지 옛 동료가 당시 상황 증언 ‘운명이려니´ 하고 잊고 지냈던 아버지의 재심 문제는 사회 분위기가 바뀌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2001년 여순사건유족연합회가 출범하고 2009년 1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여순사건 당시 민간인 438명이 군경에게 집단 사살당했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유족연합회에 있으면서 우연히 방송을 통해 알게 된 아버지의 옛 동료는 당시 그가 어떻게 경찰에 끌려갔는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군법회의에서 아버지가 무죄를 항변했음에도 확인 절차 없이 판결이 내려졌다는 사실도 증언해 줬다. 아버지의 동료인 철도 기관사 장환봉(당시 29세)씨 유족이 재심을 진행 중인 것도 알게 됐다. 김씨는 “장씨 재판에도 증인으로 나서며 검찰 자료를 통해 진압군에 끌려간 철도원이 66명에 이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철도업에 있으면서 알게 된 정보를 토대로 아버지를 비롯한 철도원들의 무죄를 입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21일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1부(부장 김정아)가 장씨의 재심에서 내린 무죄 선고는 한 줄기 빛이었다. 그 길로 국가기록원을 두 달간 뒤져 아버지와 관련한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순천역 사무소 직원 명부에서 아버지의 이름을 찾고 본적과 철도관사 주소 등을 대조해 퍼즐 조각을 맞췄다. ●유족 나이 들고 이미 돌아가신 분 많아 그렇게 지난해 5월 12일 법원에 청구한 재심은 8개월 만인 지난 1월 29일 재심 개시 결정을 받았다. 올 5월 첫 공판을 거쳐 마침내 법원은 6월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첫 공판에서 “내란, 국권문란, 포고령 위반 등 범죄사실을 입증할 증거나 자료가 없다”며 무죄를 구형했다. 김씨는 “판결을 듣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며 “아버지의 불명예를 내가 70여년이 지나 노인이 다 돼서야 죽기 전에 씻고 갈 수 있어 너무 감사하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판결 5일 뒤인 지난 6월 29일에는 진상 규명과 희생자 지원을 위한 여순사건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씨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유족 대부분이 나이 들고 이미 돌아가신 분들도 적지 않아요. 너무 늦기 전에 국가가 희생자와 유족을 위로하고 적극적으로 피해 구제에 나서야 합니다. 유족들에게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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