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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타이타닉호의 침몰/김욱동 서강대 교수· 문학비평가

    몇 해 전 할리우드 영화 ‘타이타닉’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이 영화가 그렇게 큰 인기를 끈 데에는 여러 까닭이 있을 터이지만 90여년 전에 실제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의 뼈대에 화려한 로맨스의 옷을 입힌 것도 한몫을 톡톡히 하였다.1912년 타이타닉 호를 완성한 영국은 그야말로 성취감에 도취되어 있었다. 그 이름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거인 장사 타이탄의 이름을 따서 타이타닉 호라고 붙였다. 이 배는 단순히 호화 대형 여객선의 의미를 떠나 지금까지 인류가 이룩한 과학과 기술의 승리요 개가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환희도 잠깐 4월14일 대서양에서 처녀 항해를 하던 타이타닉 호는 뉴펀들랜드 근처에서 거대한 빙산과 부딪쳐 그만 침몰하고 말았다.1500명이 넘는 승객이 사망한 이 사고는 인류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해양 참사로 기록되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재구성한 영화나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 환경 위기를 다룬 녹색 영화로 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다. 타이타닉 호는 다름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이며, 이 호화 여객선을 마침내 대서양에 가라앉게 만든 거대한 빙산은 바로 환경 오염이다. 배는 바다 속으로 깊이 가라앉고 있는데 배에 타고 있는 승객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온갖 맛있는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며 춤을 추고 사랑에 빠진다. 마찬가지로 지구는 지금 온갖 환경 오염으로 종말을 향하여 치닫고 있는데도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 환경 위기를 부르짖는 환경론자나 환경운동가는 종교적 열정에 들떠 있는 광신도의 혐의를 받기 일쑤이다. 이 영화의 맨 마지막 장면은 시사하는 바 자못 크다. 타이타닉 호는 선실은 물론이고 이제는 갑판 위에까지 물이 차기 시작한다. 배의 악단은 ‘내 주를 가까이 하려함은’으로 시작하는 찬송가를 연주한다. 그런데 물이 차는 바람에 악단은 연주를 도중에 그만두지 않을 수 없다. 환경 위기를 극복하는 데 종교도 큰 힘이 될 수 없음을 상징적으로 말해 주는 대목이다. 몇몇 학자들은 지구는 아직 자정능력이 있기 때문에 현재의 오염을 그렇게 두려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한다. 환경 위기에 따른 재앙을 부추기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환경 위기보다도 더 위험하다고 꾸짖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 인류가 맞부딪쳐 있는 환경 위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지구가 앞으로 50년을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줄잡아 2050년을 재앙의 해로 잡는 학자들이 적지 않다. 2050년이란 아마존 유역을 비롯한 지구상에 아직 남아 있는 열대 우림이 모두 파괴되는 시점이며, 석유나 석탄 같은 화석 연료가 완전히 고갈되는 시점이다. 바닷가의 개펄이 지구의 온갖 노폐물을 정화시키는 콩팥이라면, 열대 우림은 지구의 허파와 같은 구실을 한다. 더구나 열대 우림에는 아직도 인간이 알지 못하는 수만 가지 식물과 동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물창고이기도 하다. 또한 화석 연료가 완전히 고갈되고 나면 인류가 그동안 공들여 쌓아올린 문명의 탑은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리고 만다. 이 두 가지가 서로 맞물려 있어 2050년경에 지구는 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바다 속으로 점점 가라앉고 있는 이 지구라는 배를 건져내야 한다. 건져낼 수 없다면 가라앉는 속도라도 좀더 늦추어야 한다. 배가 떠 있는 동안 인류는 지혜를 한데 모아 어떻게 지구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스피노자는 일찍이 “비록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말하였지만 지구가 멸망하는데 사과나무를 심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사과나무를 심기 전에 사과나무가 자랄 수 있는 땅을 먼저 보살피는 것이 올바른 순서일 것이다. 김욱동 서강대 교수· 문학비평가
  • 지하상가 경기 ‘한겨울’… 끝없는 추락

    지하상가 경기 ‘한겨울’… 끝없는 추락

    국내 최대의 ‘지하조직’, 지하도 상가의 나락은 어디인가? 서울 및 수도권의 지하상가가 경기불황과 임대료 인상 등으로 인해 끝 모르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불황에 너나없다 지난 4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지하도 상가에서 안경점 ‘리갈안경’을 운영하는 서양평(45)씨의 어깨는 축처져 있었다.“안경점 운영 16년만에 이런 불경기는 처음”이라는 서씨는 “이 상태로 지속되면 종업원조차 해고해야 할 판”이라며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매출이 40%이상 감소했다.”는 서씨는 “한국 손님들에게 안경을 파는 것은 진작에 포기했다.”고 말했다. 대신 서씨는 일본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발행되는 관광가이드북에 광고를 게재해 근근이 버텨간다는 것이다. 같은 날 오후 3시 새서울 지하도 상가의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아 있었다. 예전에는 지하철 1∼2호선 시청역,2호선 을지로입구역 등과 연결돼 유동인구가 제법 많았지만 지난 5월 서울광장 옆에 횡단보도가 생기면서 유동인구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는 것이 상인들의 하소연이다. 새서울 지하도 상가 번영회장 김삼택(65)씨는 “사람은 지나가지도 않는데 임대료만 200% 올랐다.”며 “이명박 서울시장은 시청 바로 밑 지하상가는 안중에도 없을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나홀로 상가’는 초토화 이곳 상인들은 지난 9월 사무용 기기를 판매하던 상인A씨가 생계를 비관, 자살한 것으로 소문이 나자 서울시와 서울시시설관리공단을 성토하는 조문 형식의 글을 집단으로 가게에 붙이기도 했다. 유동인구가 많아 그나마 ‘선전’중이라는 강남역 지하도상가나 동대문 지하도상가 등도 전반적인 지하상가 침체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박경주(40·인형 도매상)씨는 “지나는 사람이 없어 가게까지 비게 된 신당·종로4가 지하도 상가보다 나은 것을 그나마 위안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강남역 지하도상가 김대웅(45)씨는 “그나마 다른 곳보다는 사정이 좋겠지만 이곳도 매출이 20∼30% 떨어진 상태”라며 “예년에 비해 권리금도 30∼40% 빠졌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상황이 가장 심각한 곳은 지하철역과 연결되지 못한 이른바 ‘나홀로 상가’. 유동인구를 상가로 유인할 요인이 적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방산 지하도 상가에서 기념품 도매상을 하고 있는 장화녀(63·여)씨는 “오전 7시에 문을 열어 오후 5시가 넘도록 개시도 못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지하상가는 ‘총체적 난국’ 이같이 지하도 상가가 극심한 침체의 늪으로 떨어지게 된 것은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관련이 깊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신창호 선임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경기가 가라앉은 것이지 지하도 상가만 어렵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지하도 상인들의 생각은 다르다. 방산 지하도 상가에서 도자기 도매상을 하는 강태근(60)씨는 “그나마 지상상권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우리보다 나을 것이라는 게 상인들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반박했다. 지하도 상가에 대해 행정당국이나 전문가 집단 누구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작정 오른 임대료도 문제다. 명동 지하도 상가 번영회장 조광철(60)씨는 “올해 우리 상가 임대료는 평균 252% 올랐다.”며 “상가 운영 실태에 대한 파악도 없이 무작정 지상부지 가격의 절반으로 임대료를 책정하는 것이 합리적인지를 묻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새서울·방산 지하도 상가처럼 지하도를 대체하는 횡단보도가 생겨 유동인구가 줄어들면 상가에 영향을 크게 미치게 된다. 품질·서비스 수준을 인근 백화점이나 대형매장 수준으로 높이지 못하고 유동인구에만 의존한 상인들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부평역 지하상가 유동인구 적극 흡수… 상인­市 손발 척척 인천 부평역 지하상가는 상가 보증금 수준이 서울 주요 상가보다 높게 형성돼 있을 만큼 잘 버텨내는 곳 중의 하나이다. 물론 매출이 20% 정도 주는 등 어려움을 겪기는 다른 지하상가와 매한가지이다. 국철과 인천지하철 1호선의 환승역인 부평역과 바로 맞닿아 있다. 또 부평역 지하상가를 중심으로 민자역사·대아·부평중앙·신부평로 지하상가 등 4개 상가가 연결돼있다. 직선거리만 600m, 총연장 약 2.5㎞에 점포수만 1300여개에 이른다. 상가로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셈이다. 부평역 지하상가는 상가를 중심으로 유동인구를 흡입할 수 있는 입지를 갖추고 있다. 환승역이라는 이점 이외에도 경기도·서울·공항 등으로 향하는 버스의 주요 승하차 지점인 관계로 인천에서는 유동인구가 가장 많다. 재래시장인 부평시장과도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다. 특히 지상에는 횡단보도가 없어 역을 이용하려면 상가를 지나야만 한다. 이 때문에 이 지역을 지나는 사람은 지상보다는 지하상가를 이용하게 된다. 또 다른 성공요인은 상인들과 시당국이 서로를 파트너로 인정한 것에 있다. 서울의 경우 민간이 지하도 상가를 건설하면 20년동안 무상사용한 뒤 이를 기부채납 형식으로 시에 반납한다. 이후 상인들은 서울시 시설관리공단과 직접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상가를 운영한다. 상가 개·보수는 전적으로 공단의 몫이지만 비용은 임대료 인상으로 전가됐다. 하지만 부평역 상가의 경우 기부채납 후 상인을 주축으로 한 관리법인인 부평역지하상가를 설립,65억원을 들여 상가 개·보수를 실시해 이 비용만큼 무상사용기간(11년 7개월)을 얻어냈다. 김세훈 회장은 “임대료나 관리비 인상폭이 합리적으로 결정됐다.”며 “무상사용기간이 지나도 재계약할 수 있는 근거가 조례에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및 각 지역에서 견학을 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식 관리부장은 “앞으로는 백화점 및 대형상가와 경쟁하기 위해 상가 차원에서 종업원 서비스 교육 등을 세워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외국 사례와 불황타개 대책 “우리도 상인들만큼이나 속이 타들어갑니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정국진 과장의 말이다. 나름대로 대안을 찾고 있지만 난국을 타개할 만한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공단은 지하도 상가 활성화 방안을 찾는 중이다. 최근 일부 상인들을 대상으로 상가 특성화에 대해 설문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내년까지는 상가별 특화전략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유동인구 유인방안을 찾기 위해 9∼10월에는 강남지역 상가에서 음악회 등 공연을 시범적으로 열기도 했다. 정과장은 “이번 공연의 반응이 좋은 것으로 나타나면 다른 상가에도 확대하고 공연을 상설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차별로 상가를 개·보수하고 지하철역이나 대형 백화점·시장 등과 연결하는 방안도 찾고 있다. 상인들의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해 서비스교육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일부 상인들과는 일본 등 해외 지하도 상가를 함께 시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방안에 대해 상인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임대료 인상문제를 비롯, 모든 사안에 대해 이미 상인들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A 지하상가의 한 상인은 “상가가 너무 어두워 조명을 좀 밝게 하자고 해도, 외부에 돋보이는 광고판을 붙이려 해도 규정을 들어 반대만 하니 누가 공단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상인들은 싱가포르, 일본 등에서는 지하도 상가가 지상에 뒤지지 않을 만큼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국토가 좁고 사계절 내내 무더운 싱가포르는 지하공간의 활용도가 높다. 특히 싱가포르의 ‘선택 시티몰’은 냉방시설이나 에스컬레이터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시청, 푸난 전자상가 등과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일본 오사카의 ‘크리스타 나가호리’·‘디아모르 오사카’ 등은 지역 관광명소로도 유명하다. 이들 상가는 안내표시가 4개 국어로 쓰여져있고 장애인용 음성신호기까지 갖출 정도다. 디아모르 오사카 상가의 경우는 명품을 주로 판매하는 대형점포들을 포진, 백화점과 경쟁하고 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논술이 술술]키워드/인간복제

    [논술이 술술]키워드/인간복제

    인간복제, 과학의 축복인가 아니면 재앙인가. 인간복제 이론에 따르면 처녀가 애를 낳을 수 있다. 성행위나 남성이 없어도 자녀를 가지는 것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세계 최초로 태어난 복제양 ‘돌리’역시 아빠는 없고 엄마만 둘이다.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주연한 할리우드 영화 ‘6번째 날’에서처럼 유전자가 동일한 복제인간이 함께 존재하는 날이 가까웠는지도 모른다. 복제인간의 탄생은 언제쯤 가능할까. 희귀·난치병 치료를 목적으로 진행되는 인간복제의 문제점과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인간의 비윤리성에 대한 논쟁의 종착점은 과연 어디일까. 최근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이 미국 연구팀과 공동으로 원숭이의 배아를 체세포복제 방식으로 복제하는 데 성공하면서 이 문제를 둘러싼 해묵은 논쟁이 또 다른 국면을 맞고 있다. 올 2월 체세포를 복제한 배아를 이용, 인간배아 줄기세포를 만들어 세계를 기절시킬 정도로 놀라게했던 황 교수팀은 자신의 연구성과를 인간과 같은 영장류인 원숭이에게 적용한 것이다. 그러나 복제배아를 대리모 원숭이의 자궁에 이식해 시도한 개체복제에는 실패했다. ●인간복제연구 어디까지 와있나 황 교수는 “동물의 경우 오랜 기간 축적된 기술에도 불구하고 복제에 성공하는 경우는 극히 낮고 복제로 태어난 동물의 절반 정도는 주요 장기에 결정적 이상을 안고 있다.”면서 “사람의 경우 수십만번의 실험을 거치면 복제가 가능할지 몰라도 현실적으로 수십만개의 난자를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해 인간복제 과정의 지난함을 인정했다. 우리나라에선 4년여에 걸친 논란 끝에 지난 1월29일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 공포돼 내년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간다. 외국의 경우에는 미국 등 40여개국이 생식용과 질병 치료용 등 모든 형태의 인간복제 금지를 주장하고 있다. 유엔도 최근 복제 전면금지안(코스타리카안)과 치료적 복제 허용안(벨기에 안)을 두고 격렬한 찬반 토론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용어 및 파생용어 따라잡기 인간복제는 체세포(생물체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중 난자·정자 등 생식세포 이외의 세포)복제, 줄기세포(신체 내에 있는 모든 조직을 만들어 내는 기본적인 구성요소로 뼈, 뇌, 근육, 피부 등 모든 신체기관으로 전환할 수 있는 만능세포)복제, 배아(정자와 난자가 수정된 후 조직·기관의 분화가 마무리 단계에 있는 세포)복제 등 복제방식에 따라 여러가지 용어로 달리 표현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인간복제란 용어속에 모든 것이 함축돼 있다. ‘돌리’는 1996년 체세포복제술에 의해 태어난 최초의 복제양. 이후 소, 쥐, 염소, 돼지, 고양이, 토끼가 각국에서 경쟁적으로 만들어졌다.‘테트라’는 배아분리 기술을 이용해 세계 처음으로 태어난 붉은털원숭이의 이름이다.‘이브’는 2002년 12월26일 클로네이드사가 발표한 사상 첫 복제인간의 이름으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지만 사기극으로 판명됐다. ●극과 극을 달리는 논쟁 논란은 생명, 혹은 인간에 관한 정의에서부터 시작된다. 배아를 인간 개체로 본다면 이를 임의로 만들거나 파괴하는 것 역시 용인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배아를 인간의 생명으로 보는 종교·윤리계와 단순한 세포덩어리로 봐야 한다는 과학계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있다. 종교계에서는 하느님의 형상을 지닌 인간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 실험하고 폐기한다는 것은 단순히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형상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출문제 및 예상논제 ▲‘어느 복제인간의 하루’라는 제목으로 일기를 써보라 ▲유전공학이 인류사회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설명하라 ▲인간복제를 둘러싼 논쟁중 낙관론과 비관론을 사례를 들어 설명하라 ▲인간복제에 대한 최근의 연구사항에 대해 구술하라 ▲서울대 황우석교수가 노벨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와 비판적인 입장을 제기하라 ▲인간복제에 반대하는 종교계 주장의 핵심은 무엇인가 ▲복제동물 돌리의 탄생과정을 설명하라 등이다. 노주석기자 joo@seoul.co.kr
  • [사설] 이제 은행권이 앞장설 때다

    우리 경제는 지금 내수 침체에 수출 둔화, 고유가 등 대외여건 악화 등으로 깊은 불황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경기동행 및 선행지수가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우려하던 ‘더블 딥’(이중침체)의 수렁으로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비관론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얼어붙은 기업의 투자 마인드를 되살리고 시중에 넘쳐나는 부동자금을 생산과 투자,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로 바꾸려면 은행권이 제몫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 지난 2002년 하반기 이후 우리 경제가 카드 빚의 덫에 걸려 활기를 잃기 시작하자 은행권은 앞다퉈 안정성 위주로 자금을 운용해왔다. 그 결과, 가계와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이 경색되면서 투자와 소비도 함께 위축되는 악순환을 되풀이했다. 시중자금이 원활하게 흐를 수 있도록 중계해야 할 은행권이 도리어 동맥경화증을 일으키도록 장애 구실을 한 것이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공공성 실종을 나무라고 나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1일 강정원 신임 국민은행장의 취임, 한미은행과 씨티은행 서울지점의 통합법인인 한국씨티은행의 출범이 움츠러들기만 했던 은행권의 영업형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는 새로운 경영 환경을 맞는 통합은행들의 영업전략 강화에 발맞춰 은행권이 대출 수요처를 적극 개발하는 등 경제 활성화에 불씨를 지펴주기를 당부한다. 그것이 국가경제도 살리면서 금융권도 사는 길이다. 금융권의 공익성과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국가적인 프로젝트를 선도할 수 있을 정도로 금융기법의 선진화에도 전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 남편·가족에 성매매 폭로 협박 선불금 받아낸 악덕업주 구속

    경기지방경찰청 여경기동수사대는 29일 해결사를 동원해 채무자를 협박, 돈을 받아낸 박모(45·여·성형외과 홍보실장)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구속하고 해결사 남모(39)씨를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달 15일 경기도 광주시 이모(29·여)씨의 집에 찾아가 남편 등 가족 앞에서 “다방에서 일할 때 빌린 돈 300만원을 내놓으라.”고 협박,200만원을 입금받는 등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26명을 협박,1700여만원을 받아낸 혐의다. 박씨는 또 남편 회사가 부도나 건물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부 이모(45)씨의 집 앞에 “×를 팔아먹고 사는 여자다.”는 내용의 허위전단을 붙여놓았으며 이것이 발단이 돼 남편을 비관자살하게 만든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지난 90년부터 10여년간 안산에서 직업소개소를 운영한 박씨는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이 업주로부터 선불금을 받도록 보증을 섰다가 잃은 돈을 받아내기 위해 채무자들의 직장과 집을 찾아 다니며 이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해결사 남씨는 회수금액의 30%를 받는 조건으로 박씨에게 돈을 빌린 성매매 여성을 찾아가 “안산지역 깡패인데 돈을 갚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박씨와 남씨의 협박에 못이겨 일본으로 도피성 출국까지 한 성매매 여성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출입국관리소 등을 통해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암울한 ‘경제성적표’

    암울한 ‘경제성적표’

    수출 증가세 둔화가 심상찮더니 그 사이에 산업생산 증가율이 한자릿수로 주저앉았다. 추석 특수에도 불구하고 도·소매 판매는 마이너스 탈출에 실패했다. 건설수주는 30% 가까이 급감해 경착륙을 뛰어넘어 ‘동체 착륙’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우리 경제의 미래와 현재를 말해주는 경기 선행·동행지수는 6개월 연속 동반 감소세다. 29일 받아든 우울한 ‘9월 경제성적표’다. 여기에 ‘세계의 공장’ 중국이 금리를 올렸고, 달러당 1100원대 돌파를 시도하는 원화환율 하락세가 위협적이다. 정부는 이날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한국판 뉴딜사업’을 일으키겠다며 맞불을 놨지만,2조원대로 쪼그라든 민간 건설발주액은 정부의 장담을 공허하게 만든다. 정치권의 대치로 행정수도 이전 대안도 헛돌고 있어 돌파구가 쉽게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내로라하는 국책 연구기관(KDI)이 “경제전망을 못하겠다.”며 손을 들만도 하다. ●‘민자 뉴딜’ 빨간불 건설수주액은 3조 9900억원으로 2002년 7월(3조 7658억원) 이후 2년여만에 처음 3조원대로 떨어졌다.1년전 같은 달에 비해 29.2%나 줄었다. 그나마 민간이 발주한 금액은 2조 4060억원(-36.3%)에 불과하다.6월(5조 850억원) 이후 한달에 약 1조원씩 줄어드는 추세다. 이미 공사에 착수한 건설 기성액(6조 3000억원)을 합쳐도 간신히 10조원을 넘는다.‘민자 고속도로’ 건설 등 민간자본을 유치해 뉴딜사업을 벌이겠다는 정부의 구상이 차질을 빚을 수 있는 대목이다. ●내수용 출하마저 마이너스 반도체(34.2%)·자동차(11.1%)·영상음향통신(11.6%) 등 수출 3총사는 1년전 같은 달과 비교해 두자릿수 생산 증가율을 이어가며 나름대로 선전했다. 그러나 자동차 생산이 한달새 반토막나는 등 전달과 비교하면 둔화세가 역력하다. 이 여파로 산업생산 증가율이 8개월만에 한자릿수(9.3%)로 내려앉았다. 제품 출하도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오롯이 수출의 힘이다. 내수용 출하는 올 1월(-3.1%) 이후 8개월만에 마이너스(0.6%)로 주저앉았다. 내수 침체의 깊은 골을 말해준다. 도매업(-0.4%)과 소매업(-2.0%) 매출도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추석이 낀 9월에는 나아질 것”이라던 통계청의 한달전 분석이 머쓱해졌다. 미세하나마 회복세를 보이던 설비투자도 5개월만에 다시 감소세(0.7%)로 돌아섰다. ●정부·통계청 “할말 없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지난 4월 이후 6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는 경기종합지수의 동반 마이너스 행진이다. 지금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에 비해 0.2포인트 감소했다. 경기전환 시점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도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줄곧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하강국면 진입’ 가능성을 애써 부인하던 정부와 통계 전문가들도 입을 닫았다. 통계청 신승우 산업동향과장은 “경기가 현재 하강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짤막하게 진단했다. 하강국면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비관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재정경제부 강호인 종합정책과장은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이라며 “정부의 건설경기 연착륙 방안 등이 효력을 내기 시작하면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애써 강조했다. ●“제대로된 뉴딜을” LG투자증권은 “수출 호조세가 내수로 이어질 것이라고 정부가 오판하는 바람에 경기부양의 타이밍을 놓쳤다.”면서 “성장동력 훼손 등 구조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만 불러일으킨 꼴”이라고 꼬집었다. 중국 금리인상·미국 달러화 약세 등 대외 변수가 산적한 만큼 정부와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 ‘수도이전 위헌파장’을 최소화하는 등 내부 불안요인을 줄여나가는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박사는 “정부가 만사를 제쳐놓고 경기부양에 그야말로 올인할 때”라면서 “재래시장 지원 등 복지 위주의 뉴딜보다는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사업으로 내용물을 짜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IMF “한국경제 내년초 회복” 낙관적 전망

    국제통화기금(IMF)이 28일 “한국경제가 내년초부터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불과 한달 전에 비관론을 펴며 우리나라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5.3%에서 4.0%로 1.3%포인트나 깎아내렸던 것과 대조된다. 경기 활성화 처방으로는 ‘재정 확대’와 ‘금리 인하’를 권유해, 야당의 감세 처방과 대립하고 있는 정부와 여당의 편을 들어주었다. 2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친 IMF 연례협의단은 이날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좋다.”면서 “내년초부터 한국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같은 회복세가 지속되려면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을 포함한 거시경제 측면의 경기부양책과 사회안전망 확충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IMF는 “한국경제가 경기호황과 급속한 신용증가 시기를 거친 뒤 지금 조정기를 겪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어려운 상황이 강조되기도 했지만 한국정부의 과단성 있는 정책과 한국경제의 잠재력이 드러나 한국의 장래를 낙관한다.”고 밝혔다. IMF는 지난달 29일 한국경제의 올해(5.5%→4.6%)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내렸었다. 특히 내년에는 잠재성장률 수준에도 못미칠 것으로 내다봤었다. 당시 보고서에서는 “가계빚 후유증 등으로 한국의 내수기반이 여전히 취약하다.”고 우려했었다. 재경부 관계자는 “IMF측은 경기 회복을 앞당기기 위한 재정 확대와 완화적 통화정책을 주문했으며 3분기 성장률이 발표된 뒤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전망도 수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IMF측에 우리 정부의 경기대응 노력과 배경설명을 충분히 전달한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中 탈북자 정책 급선회?

    “지금까지 중국의 태도와 입장으로 보면 비관적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 당국에 전격 연행된 탈북자 65명의 한국행이 어려울 것이라며 27일 이렇게 말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6일 베이징 외곽에 있는 탈북자들의 집단 은신처를 급습, 한국행을 계획하던 탈북 추정자 65명과 이들을 지원하던 탈북자 지원단체 소속 한국인 2명을 전격 연행했다. 중국 정부는 그간 자국내 외국 공관 및 학교에 진입한 탈북자의 경우 한국 정부의 요청이 있을 때 대부분 한국행에 동의해 왔다. 그러나 공관 진입에 이르지 못한 탈북자는 북한 주민일 뿐 한국 정부와는 무관하다는 게 중국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이들의 처리문제를 가부간에 확인해 준 적이 없었다. 따라서 이들은 북송(北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로, 정부는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자유 의사에 따라 처리해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 함께 연행된 한국인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2명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선처를 요청할 계획이다.‘이번 경우는 새로운 케이스로, 사실관계를 최종 확인해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는 현재 탈북자에 대한 중국의 정책이 선회했다고 공식 판단하고 있지는 않다. 장치웨 중국 외무성 대변인이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공관 및 국제학교 탈북자 진입에 우려를 표명하고 원칙을 강조한 것도 탈북자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2000년 이후 중국이 견지해온 태도와 기본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시각이다. 또 중국 당국은 지난 4년간 탈북 브로커 등에 대한 단속과 함께 NGO에도 중국 국내법을 준수해줄 것을 당부해달라는 요청도 꾸준히 해왔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먼저 나서서 단속을 벌여 탈북자를 색출해낸 경우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져 있으나 공개되지 않았을 뿐, 예전에도 있지 않았나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도리어 미국의 북한인권법 발효를 계기로 용기를 얻은 NGO의 행동이 과감해지면서 이런 상황이 야기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를 역으로 보면 중국 정부가 이번 사례를 시범 케이스로 삼으려 했다는 관측도 설득력이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일을 계기로 브로커나 NGO들이 다시 소규모 전략으로 되돌아갈 여지도 많아 보인다. 정부는 ‘중국은 여전히 중앙 통제가 가능한 사회주의 국가로 우리 NGO가 경각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스태그플레이션 논란…헷갈리는 경기전망

    스태그플레이션 논란…헷갈리는 경기전망

    우리 경제에 대한 향후 전망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어려운 사정이 당장 빠르게 호전되기 힘들다는 데에는 의견이 모아지지만 중장기적으로 어떤 모양새를 그려가게 될지에 대해서는 낙관과 비관이 엇갈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거시경제 움직임과 무관할 수 없는 개별기업 실적에 대해서도 전망이 중구난방이다. ●KDI “침체요인과 회복요인 혼재”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현재 우리경제에는 경기둔화 요인과 경기회복 요인이 복잡하게 혼재돼 있다고 26일 밝혔다. 수출과 건설투자쪽은 적신호지만, 설비투자와 소비쪽에서는 청신호도 나타나고 있어 전망이 매우 어렵다는 얘기다. KDI는 이날 발표한 월간경제동향을 통해 “지난해 하반기 이후의 폭발적인 수출수요 급증세는 당분간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내수 중에도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둔화세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설비투자는 반등하는 모습이며 가계신용의 조정(신용불량 문제의 완화)이 상당히 진행돼 온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민간소비가 점진적으로 정상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스태그플레이션 논란 재연 이런 가운데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교보증권 주이환 수석연구원은 “현 상황은 스태그플레이션의 초기단계”라면서 “정부가 경기부양 의지를 갖고는 있지만 물가상승이 우려돼 부양책을 쓰는 데 제약을 받고 있는 것이 그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당국이 콜금리 목표를 더 내리거나 본원 통화량을 늘리지 못하고 있는 게 단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금융연구원 박종규 거시금융팀장은 “지금의 물가상승은 유가와 원자재가격 상승이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을 말할 단계가 전혀 아니다.”면서 “수출은 세계경제의 둔화로 내년에 증가세가 다소 약해지겠지만 내수는 가계부채의 부담이 줄면서 되살아나고, 국제유가와 원자재값도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가 “내년초 650” vs “1000 이상” 주가 전망에서도 낙관과 비관이 엇갈린다. 교보증권 임송학 리서치센터장은 “증시는 경제지표의 악화가 본격화하는 다음 달부터 하락세를 타서 내년 초 종합주가지수 65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의 주가상승은 일시적인 반등일 뿐 상승세 반전으로 볼 수 없으며 내년 2·4분기 이후에나 바닥을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의 하락세는 지수 800포인트 전후로 멈추고 연말까지 800∼9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한 뒤 내년에 다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도 “내수가 내년 1분기 이후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면 지수 1000포인트 이상으로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기업실적 전망도 제각각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에 거시지표를 예측하기 힘들어지면서 개별기업의 실적에 대한 분석도 각양각색이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전망이 엇갈리는 대표적인 기업. 대우증권은 “반도체 D램 고정거래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업계의 재고가 감소해 메모리 반도체는 내년 상반기까지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견조한 성장세를 예상했다. 그러나 하나증권은 “수요와 공급 측면의 악재로 앞으로 D램 가격 약세가 불가피하다.”며 올 4분기 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또 교보증권은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내년 2분기부터 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라며 ‘매수’ 의견을 유지한 반면 대우증권은 현대산업개발의 취약한 불경기 대응능력, 주택·민간 건축의 마진 축소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안철수연구소에 대해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안철수연구소가 올 4분기에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며, 이런 성장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했지만 현대증권은 “외형 성장이 정체돼 매출·수익 모두 약해질 것”이라며 적정주가를 2만 500원에서 1만 6700원으로 크게 낮췄다. 김태균 박지윤기자 windsea@seoul.co.kr
  • [사설] ‘아름다운 철도원’이 보여준 희망

    ‘아름다운 철도원’ 김행균씨가 마라톤 대회에 나가 5㎞를 완주하는 놀라운 일을 해냈다. 두 다리 모두 의족을 한 성치 않은 몸으로 정상인과 다름없이 의연하게 뛰는 모습에서 우리는 큰 감동을 느꼈다. 지난해 7월 철길에 떨어진 어린이를 구하려다 다리를 다쳤을 때 국민들은 얼마나 안타까워했던가. 오뚝이처럼 일어서 마라톤 완주에 성공한 그에게 국민들은 또 한번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보통 사람도 힘든 장거리 달리기를,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기어코 해낸 그는 불가능한 일은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우쳐 준다.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실의에 빠진 국민들은 그의 꿋꿋한 자세에서 용기를 얻는다. 오늘도 많은 실업자나 신용불량자, 빈곤을 겪고 있는 어려운 이웃들이 좌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을 것이다. 침체의 늪에 빠진 우리 경제가 가까운 시간 안에 회복되리라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힘들다고 느낄 때 김행균씨의 불굴의 의지를 배우자. 그의 해맑은 미소를 보자. 우리는 너무 쉽게 좌절한다. 지금보다 더한 어려움이 닥쳤을 때도 인내와 투지로 이겨냈던 우리들 아닌가. 극복해야 한다. 아무리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비관은 금물이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희망을 갖고 현실을 헤쳐 나가야 한다. 김씨가 우리들에게 보여준 것은 바로 그런 것들이다. 김씨는 가족들의 성원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아내 배해순씨는 김씨 곁에서 조언을 하고 보조를 맞춰 주며 함께 달렸다. 김씨가 보여준 것 중에서도 가장 소중한 것은 희망이다. 희망이 없다면 세상은 더 이상 살 가치가 없을 것이다.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겠다는 김씨의 각오 속에도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 한국경제 ‘조로’ 7가지 증세

    한국경제 ‘조로’ 7가지 증세

    한국경제가 ‘조로증(早老症)’에 빠져 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1일 내놓은 ‘한국경제의 조로화를 나타내는 7가지 현상’ 보고서에서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경제 체질이 허약해지면서 곳곳에 조로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수출 호조와 증시 활황 등 긍정적인 요인이 적지 않아 반전의 기회가 조만간 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조로증 징후의 7가지 현상 보고서는 우선 ‘짧아진 호황, 길어진 불황’을 조로증의 첫번째 현상으로 꼽았다. 우리 경제의 최근 경기 확장기는 24개월로 과거보다 10개월가량 짧아진 반면 경기 수축기는 35개월로 예전보다 16개월이나 길어졌다는 것이다. 소비와 투자, 수출이 과거처럼 선순환 관계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제구조라는 점에서 ‘저성장의 장기화’로 연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성장률이 2년 연속 세계 평균치를 밑돌 가능성이 제시됐다.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세계평균 5%)은 4%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이럴 경우 1972년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세계 경제성장률을 밑돌게 된다. 또 취업구조의 급속한 고령화가 조로증 징후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최근 취업구조가 고령화하면서 제조업의 생산주축이 1993년 30대에서 10년 만에 40대로 전환됐다. 현재 추세라면 근로자 평균연령은 36.3세에서 2020년에는 40.1세로 높아져 세계 최고령 국가인 일본(2002년 40.7세)에 육박할 전망이다. 통화유통속도의 감소도 우려할 만한 징후로 제시됐다. 자금 흐름을 나타내는 ‘통화유통 속도’는 1996년 1.10에서 지난해 0.81로 둔화됐다. 이와 함께 투자 답보도 꼽혔다. 설비투자 총액은 1996년 77조 8000억원에서 2003년에는 71조 4000억원으로 6조 4000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일류상품 품목이 10년 연속 감소하는 것도 한국 경제를 ‘겉늙게’ 만드는 요인의 하나로 지목됐다. 우리나라의 세계일류상품(세계시장 점유율 1위) 품목 수는 1994년 이후 10년간 35.4% 줄어, 지난해 53개에 불과했다.1994년 383개에서 2001년 753개로 급증한 중국의 14분의 1에 불과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식시장의 새로운 ‘블루칩’ 부재가 제시됐다.10월 현재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을 12개 업종별 1순위 업체로 분류한 결과,12개 주요 업종 가운데 화학(LG화학)과 건설(삼성물산)을 제외한 10개 업종은 1995년 말과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관적인 상황 아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성장동력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에는 일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술혁신의 영향으로 기업의 생산 효율성이 점차 개선되는 만큼 경제 조로화 현상에 너무 민감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의 ‘카드 사태’와 건설경기 침체가 체감경기 악화로 이어져 조로화가 부풀려진 측면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전무는 “우리 정부가 90년대 일본과 달리 금리와 재정 부문에서 취할 수 있는 ‘치료 무기’가 많다.”면서 “시장 원칙을 고수하고 기업가 정신을 고양할 수 있는 정책을 편다면 내년에는 회복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정부의 10대 성장산업 육성과 서비스업 활성화가 이뤄진다면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한·일 FTA 피해 대비 특별법 필요”

    재계가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국내 기업 보호를 위해 ‘무역조정지원 특별법’을 제정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대한상의·무역협회·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 경제4단체는 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가진 ‘제3차 FTA민간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일본과 FTA를 체결하면 자동차·전자·기계 등 제조업과 일부 서비스업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기업과 근로자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전경련 현명관 부회장은 “정부의 동시다발적 FTA 추진정책에 맞춰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설치, 부품 소재산업 육성과 취약산업 구조조정, 불공정수입에 대한 무역구제제도 보완, 통관절차 개선을 비롯한 관세제도 정비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역협회 박부규 지역연구팀장은 “일본의 각종 비관세장벽으로 시장접근이 제한돼 FTA의 실질적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면서 “관세인하만으로는 국내 업체의 일본시장 진출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의 비관세장벽은 제도적인 것보다 특유의 유통구조, 상관행 등 비제도적인 부분에서 비롯된 것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건설시장의 담합관행, 각종 조합 등 민간단체의 자체적 인증제도 등을 대표적인 비관세장벽으로 꼽았다. 산업연구원 김도훈 국제산업협력실장은 양국 FTA가 체결되면 일본산 자동차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고 자동차 부품분야의 직접투자가 제약될 수 있다면서 ‘한·일 자동차산업협력위원회’를 설치해 양국이 상생할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건승기자 ksp@seoul.co.kr
  • [우리동네 이야기]마포구 공덕동

    [우리동네 이야기]마포구 공덕동

    서울 마포구 공덕 제1동, 공덕 제2동 그리고 신공덕동 등을 일컬어 공덕동(孔德洞)이라 한다. 한자 이름만 보면 ‘공자’와 관련이 있는 동네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공자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공덕’은 한자 ‘孔德’의 의미보다 우리말의 ‘큰 더기’혹은 ‘큰 언덕’을 음차한 것이다. 즉 공덕동 일대가 애오개에서 만리재를 거쳐 사창고개까지 비교적 높은 지역의 평평한 곳이기 때문에 ‘언덕’혹은 ‘덕’‘더기’ 등을 붙여 ‘큰 언덕’’큰 더기’로 불린 것. 그러다가 한자음이 비슷한 ‘공덕’으로 옮겨지게 된 것이다. 공덕동에는 지하철 5·6호선 공덕역이 있고 주변에 5호선 애오개역과 2호선 아현역 등이 위치하고 있다. 또 사통팔달로 통하는 공덕로터리도 있어 이곳은 마포구에서도 교통의 요지로 꼽히고 있다. 특히 여의도나 서울 도심으로의 진출이 쉬워 서울에서 처음으로 사무실과 주거용 혼합건물인 오피스텔이 등장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서울시가 야심차게 전개하고 있는 뉴타운 건설 사업의 ‘선두주자’로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마포구 ‘아현뉴타운’사업지구에 직접 포함된 공덕 제2동은 물론 인근 공덕 제1동이나 신공덕 등도 개발 이익이 기대되는 곳이다. 현재 서울지검서부지청과 서울지법서부지원이 있는 공덕동 105번지 일대는 원래 마포형무소 자리다.1949년 반민특위에 체포된 춘원 이광수가 이곳에서 복역하며 ‘나의 고백’이라는 친일행위 변명서를 작성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공덕동 370번지에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는 국가가 인정하는 모든 종류의 자격증에 대해 자격검정의 집행, 시험문제출제·관리, 자격취득자 자격증 교부 및 사후관리 업무 등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미용을 비롯, 조리사, 피아노 조율사, 보석 감정사, 항공정비관리기능사 등 자격증을 따려는 사람들은 반드시 이곳을 거쳐야 한다. 이외에도 공덕동에는 언론사로서 한겨레신문사가 위치해 있고 마포구청 여권과도 최근 신설돼 주민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한편 몇 년 전 텔레비전 이동통신 광고에 등장해 창가로 고개를 내밀고 머리 위로 손을 빙빙 돌리며 “나도 잘 몰러.”한 마디로 CF스타 반열에 오른 김상경(61)씨도 이곳 공덕동 출신 스타다. 그는 이곳에서 20년째 ‘공주상회’라는 과일가게를 운영해 오고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류머티즘은 여자를 좋아해

    류머티즘은 여자를 좋아해

    우리나라의 류머티즘성관절염 환자 대부분은 관절이 손상된 후에야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대한류마티스연구회(회장 이수곤)가 지난 6월부터 4개월 동안 전국 30개 병원의 류마티스내과 내원환자 284명(남자 53명, 여자 2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 류머티즘성관절염 환자의 경향조사’에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실시된 이번 조사 결과 환자의 40%가 X-레이 상 관절이 손상된 후에 병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나 조기진단 및 조기치료의 중요성이 제기됐다. 또 처음 증세를 느낀 후 진단 때까지의 기간은 X-레이 상 관절 손상이 있었던 환자들이 12개월로 그렇지 않은 환자의 5개월과 큰 차이를 보였다. 진단이 늦은 환자들은 ‘류머티즘성 관절염인줄 몰랐다’,‘여러가지 방법을 써도 효과가 없어 병원을 찾았다’거나 ‘류마티스내과가 따로 있는 걸 몰랐다’고 응답해 질환 정보가 매우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별로는 여자가 남자보다 훨씬 늦게 병원을 찾았다. 환자의 남녀 비율은 여자가 80%로 남자의 4배에 달했으며, 여자환자 중 폐경 전 환자는 52%였고 이 중 27%는 20∼30대로 갈수록 젊은 층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었다. 환자들이 겪는 최초 증상은 ‘관절이 아프고 붓는다.’(70%),‘아침에 관절이 뻣뻣해지는 조조강직 증세가 나타났다.’(19%) 등이 대부분이었다. 또 환자의 88%는 병원 치료 전에 한방요법(31%)과 물리요법(23%) 등 대체요법으로 치료했다고 답했다. 날씨와 류머티즘성관절염의 상관성 조사에서는 환자의 55%가 ‘비가 오거나 흐릴 때 증세가 심했다’고 답했으며, 가장 통증이 심한 때로는 ‘습한 날’과 ‘비오는 날’을 들었다. 날씨와 증세는 관련이 없었다는 환자는 전체의 29%였으며, 여자가 남자보다 궂은 날씨를 예감하는 확률이 높았다. 이수곤 회장은 “많은 환자들이 민간요법 등 속설에 의존해 치료 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류머티즘성관절염은 일찍 치료할수록 경과가 좋으므로 의심되는 증세가 나타날 때는 지체없이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 ’민간요법’ 쓰는새 염증만 퍼진다 “고양이 300마리를 고아 먹었다.”,“원숭이 골을 먹었다.”,“전신의 관절에 3년 동안 쑥뜸을 했다.” 대한류마티스연구회가 최근 전국 류머티스내과 전문의 1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환자에게 바란다’는 주제의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황당한 류머티즘성관절염 치료법들이다. 지난달 1∼18일 사이에 실시된 이번 조사 결과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관절염에 대해 오해와 편견을 갖고 있었으며, 이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쳐 치료에 방해를 받거나 경제적, 정신적으로 적잖은 부담을 진 사람이 많았다. 전문의들은 일반인이 류머티즘성관절염에 대해 가진 대표적인 오해 3가지로 ‘류머티즘 인자가 양성이면 류머티즘성관절염이다.’,‘류머티즘성관절염 약을 먹으면 위를 버린다’,‘류머티즘성관절염은 치료약은 없다.’를 들었다. 또 ‘류머티즘성관절염을 완치 또는 치료할 수 있는가.’,‘치료는 언제까지 해야 하는가.’,‘양약과 한약을 같이 먹으면 안 되는가.’를 환자들이 의사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으로 들었다. 전문의들은 또 류머티즘성관절염 대한 비관적 사고와 편견, 항류머티즘 약제의 부작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한약, 봉독요법, 건강식품 등에 대한 맹목적 신뢰가 치료를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의사들은 진료실에서 류머티스내과를 방문하기 전에 조랑말 뼈, 말고기, 지네, 한센씨병 치료약 등을 구해 복용한 사례가 많았으며, 정체불명의 약을 먹었다가 중독상태까지 경험한 환자도 있었다고 밝혔다. 류머티즘성관절염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얇은 활액막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질환으로, 관절이 붓고 통증이 점차 심해지며 관절의 운동범위가 제한을 받는다. 이 상태에서 방치하면 염증으로 관절 연골과 뼈가 파괴돼 활동에 심각한 제약을 받는 질환이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통증의 두려움을 입증하듯 대다수 전문의들이 류머티즘성관절염 환자들이 겪는 가장 큰 고통은 통증이라고 답했다. 다음으로는 직장생활을 포함한 사회활동의 제한이었고, 이어 장기적인 약물 복용에 따른 부작용과 이에 따른 진료비 및 약값 등 의료비가 뒤를 이었다. 전문의들은 환자의 가장 중요한 생활습관으로 약제의 규칙적인 복용과 운동을 들었다. 적절한 운동은 관절을 지지하고 있는 근육과 인대를 강화해 관절의 기능 손실을 최소화하기 때문이다. 전문의들은 또 환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로 ‘치료에 신념을 가져라.’를 가장 먼저 들었다. 또 ‘내가 싫다면 다른 의사에게 가서라도 치료는 꼭 받아라.’,‘스스로 자신의 병에 대해 공부하라.’,‘질병에 대해 상식적, 합리적인 이해를 가져라.’,‘한약 및 대체·민간요법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라.’ 등도 포함됐다. 이들은 이와 함께 신약에 대해 폭넓게 보험급여 기준을 인정하는 것은 물론 보험급여일수 제한 폐지, 본인부담금 20% 산정, 치료수가의 현실화 등을 시급한 의료정책으로 들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어린남매 살해뒤 자살기도…모진 母情

    14일 오후 2시30분쯤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모 아파트 김모(37)씨 집 안방에서 김씨의 딸(4)과 아들(2)이 숨지고 아내 이모(35)씨가 손목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김씨가 발견,119에 신고했다. 이씨는 원광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다. 김씨는 경찰에서 “집에 와보니 안방 문이 잠겨 있어 베란다 창문을 통해 안방으로 들어갔는데 아이들이 죽어 있었고, 아내도 바닥에 쓰러져 피를 많이 흘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방 안에는 극약봉지와 주사기 2대가 놓여 있었으며 ‘살기 힘들다. 죽으면 애들하고 같이 화장해 달라.’는 내용의 유서가 화장대 위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숨진 아이들의 팔에 주사 자국이 2곳씩 남아 있고, 이씨의 팔에도 주사 자국 3곳이 있는 점 등으로 미뤄 이씨가 아이들과 자신에게 극약을 주사한 뒤 손목 동맥을 절단해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씨가 근위축증(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시어머니를 간병하고 어린 아이들을 키우면서 많이 힘들어 했다는 가족들의 말에 따라 가사문제를 비관해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 중이다. 군포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국내외 예측기관마다 성장률전망 ‘오르락 내리락’

    국내외 예측기관마다 성장률전망 ‘오르락 내리락’

    정부는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깎아내린 국제통화기금(IMF)에 최근 정중하지만 강도높게 이견을 전달했다. 시각이 다른 결정적 변수는 ‘소비’다.IMF 등이 소비 부진을 들어 내년도 성장세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과 달리, 정부는 민간소비가 내년에 4%가량 증가하면서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가 예측기관에 따라 3∼6%대까지 편차가 큰 것도 이처럼 소비 진단이 달라서다. 또하나의 핵심관건인 ‘건설경기’에 대해서는 정부든 민간기관이든 나쁘다는 데 별 이견이 없다. ●소비 4% 증가 현실성 있나 내년도 민간소비 증가율을 가장 비관적으로 본 기관은 골드만삭스와 LG경제연구원(각 2.0%). 가장 후하게 본 기관(글로벌 인사이트,6.9%)과의 차이가 무려 세 배 이상이다. 대개는 2∼3% 증가를 점쳤다. 반면 재정경제부는 내년도 세수(稅收)를 추계하면서 민간소비가 3.8% 늘 것으로 전망했다. 이헌재 부총리는 소비 회복을 낙관하는 근거로 “오랫동안 소비를 짓눌러온 가계빚과 신용불량자 문제가 조정국면에 들어섰고, 내수와의 핵심 연결고리인 건설경기가 연착륙하면서 고용을 창출할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아울러 빚까지 내가며 늘리기로 한 ‘재정지출 확대정책’이 소비를 0.4∼0.5%포인트 끌어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소비가 4% 이상 늘면서 내수가 살아난다는 것이다. 이 부총리가 “내년에 경제지표는 나빠도 체감경기는 좋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비전망이 빗나가면 무슨 일이… 재경부는 지난해 이맘때쯤 올해 세수를 짜면서 민간소비 증가율을 4.0%로 예측했다. 결과는 참담. 아직 몇 달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민간연구소(-0.2%)와 재경부(0.5%) 추산을 감안할 때, 사실상 제로 상태다. 이 때문에 올해 세수는 1조원 가까이 ‘펑크’날 것이 확실시 된다. 정부는 들어올 돈(세수)을 토대로 쓸 돈(예산)을 배분하기 때문에 ‘소비 오진’은 국가경제 운용에 큰 부담을 야기한다. 그도 그럴 것이 민간소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0%나 된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가계빚이 조정국면에 들어선 것은 맞지만 정부가 한 가지를 간과했다.”면서 “2002년에 폭증한 3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올 하반기부터 내년에 걸쳐 집중적으로 돌아온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빚을 갚느라 소비할 여력은 여전히 없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구상중인 대규모 건설프로젝트도 소비를 반짝 끌어올릴 수는 있어도 재정 건전성 부담 때문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삼성·현대경제연구소도 고용 부진과 정부정책의 불확실성 등을 들어 내년에도 본격적인 소비 회복은 어렵다고 고개를 저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예산처 ‘삼성硏 경제전망치’ 반박

    예산처 ‘삼성硏 경제전망치’ 반박

    삼성경제연구소가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물가상승에 대한 부담없이 달성 가능한 최대 성장률)을 4%로 전망한 것과 관련,김병일 기획예산처 장관이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전망한 것”이라며 공박하고 나섰다.정부가 최근 국가재정운용계획(2004∼2008년)을 확정하면서 잠재성장률을 5%대로 잡은 데 대해 ‘장밋빛 전망’이란 비판이 이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성장률 전망 논란’에서 더이상 밀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혀진다. 김 장관은 13일 “잠재성장률 전망치는 추계 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지난달 삼성연구소가 잠재성장률을 4%로 발표한 것은 지나치게 비관적인 전망”이라고 밝혔다.“(정부가)잠재성장률을 5%대로 추정한 것은 주요 기관들의 낙관적 전망(5%대 중반)과 비관적 전망(4%대)의 중간 수준을 택한 것”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지나치게 비관적’이라는 비판의 근거도 댔다.김 장관은 “삼성연구소는 노동·자본 등 ‘요소투입 성장’과 시스템 선진화나 자원배분의 효율성 등 ‘총요소생산성 기여도’가 각각 2%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면서 “그러나 총요소생산성은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는데 이것을 일시에 3%대에서 2%로 떨어진다고 본 것은 지나쳤다.”고 말했다.그러면서 “한국은행이나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은 총요소생산성이 오히려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김 장관은 또 “생산성 증가에 중점을 두어 미래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경쟁적 시장의 구축과 시장개혁 등을 통해 경제시스템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황혼자살’ 하루10명꼴

    고령화로 인한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불행한 노년’을 자살로 마감하는 노인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경찰청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1세 이상 노인 자살자 수는 3653명에 달해 3년 전인 2000년 2329명에 비해 무려 56.8%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같은 기간 전체 자살자 수는 1만 1794명에서 1만 3005명으로 10.3% 늘어나는 데 그친 것에 비하면 노인 자살자 증가율은 전체 자살자 증가율의 무려 5.6배에 이른다. 특히 전체인구 4729만 2000여명에서 차지하는 60세 이상 노인이 12.3%인 589만 9000여명에 지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황혼자살’의 실태는 심각한 수준이다.노인 전체인구 중 자살자 비율은 10만명당 62명으로 10만명당 27명인 전체 자살자 비율의 2.3배에 달하고 있다.또 하루 10명의 노인이 ‘자살’을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노인 자살자가 급증하면서 전체 자살자에서 노인의 비중도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이다.2000년에는 노인 자살자가 전체 자살자의 19.7%를 차지했으나,지난해에는 그 비율이 28.0%에 달해 ‘자살자 4명 가운데 1명 이상’이 61세 이상 노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쓸쓸한 노년을 비관해 자살을 택하는 노인들 가운데에는 할머니보다는 할아버지의 비율이 훨씬 높았다.지난해 61세 이상 ‘황혼자살자’ 중 여성은 1193건 32.7%를 기록한 반면 남성자살은 2460건으로 2배 이상 많은 67.3%를 기록했다.노인들이 자살을 택하는 이유로는 ‘신세비관’이 가장 많은 43.9%를 차지했고 ‘병고’가 36.4%를 차지했다.그 뒤로 ‘치매 등 정신이상’이 4.0% ‘빈곤’ 3.7%,‘가정불화’ 3.3%의 순이었다.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박승희 교수는 “노인복지에 대해 ‘경제적 지원’만을 강조하는 단기적인 처방만으로는 불행한 사태를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노인자살은 핵가족 문제와 노인들이 처한 개인적 상실감,경제적 어려움까지 얽힌 현대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이 일으킨 문제”라면서 “무너진 가족제도의 개선에서부터 노인들의 경제적,심리적 요인까지 총체적으로 치료하지 않는다면 황혼자살의 악순환을 끊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부시 재선-철강…케리 당선-섬유·IT 유리

    부시 재선-철강…케리 당선-섬유·IT 유리

    미국 대선(11월2일)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공화당의 부시와 민주당의 케리 대통령 후보의 당락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부시의 재선은 대미 수출과 통상 부문에서,케리의 당선은 대북 관계와 유가하락 측면에서 우리 경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국내 업종별로는 철강과 건설이 ‘부시의 수혜 업종’으로,섬유와 정보기술(IT)은 케리 당선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2일 내놓은 ‘미 대선에 따른 영향과 대응과제’ 보고서에서 부시와 케리의 주요 대선 정책을 비교한 결과,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이같이 밝혔다. ●‘부시>통상·수출,케리>대북·유가’ 통상 부문에서는 부시의 당선이 우리에게 유리하다는 해석이다.부시는 ‘자유무역 확산’을,케리 후보는 ‘공정무역의 실현과 자국산업 보호’를 주장하고 있어 케리가 당선되면 대미 통상마찰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도 지난 3월 발표한 ‘미국 대선,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나’라는 보고서에서 “케리가 부시보다 통상압력 강화를 더욱 공개적으로 언급한 만큼 관세 인상과 보복 조치가 더 많아질 것”이라며 “특히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환경과 노동 문제에 민감한 점을 고려하면 이 부문을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외교정책은 케리의 당선이 우리 경제에 보다 긍정적이다.대북 정책과 이라크 문제 등에서 부시보다 케리가 유연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부시는 ‘6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과 상황에 따라서는 ‘미국의 독자해결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케리는 ‘양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과 ‘국제사회의 협조와 동의’를 중요시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케리가 차기 대통령이 되면 한반도 긴장 완화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위험) 감소로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도 상승과 국제유가의 하향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시와 케리의 재정·조세 정책의 차이도 우리 경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부시(2009년까지)와 케리(2008년까지) 모두 재정적자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했지만 해법은 상이하다.부시는 기존 감세정책으로 경기 상승세를 지속시키면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케리는 부유층에 대한 감세 철폐와 엄격한 지출,세수관리로 재정적자를 축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정책의 차이는 단기적으로 미국 실물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부시의 경기 부양책은 미국의 경기 상승세를 지속시킬 수 있지만 케리의 정책은 상대적으로 미국 경기를 둔화시킬 수 있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을 축소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케리 정부가 들어서면 초반부터 긴축정책에 나설 것”이라면서 “이럴 경우 미국 경제는 내년부터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 업종별 명암 교차 보고서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업종별 희비도 엇갈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부시의 재선은 철강과 해외건설이,케리가 차기 대통령이 되면 섬유와 반도체 등 IT업종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철강은 친(親)철강 성향의 부시가 재선에 성공하면 현재 호황을 맞은 미국내 철강경기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대미 수출 호조와 통상마찰의 소강 상태도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됐다.해외건설도 부시의 당선이 긍정적이다.수주물량 대부분이 중동의 산유국에서 나오는 만큼 다른 업종과 달리 고유가의 지속이 오히려 이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사 위기에 직면한 섬유업종은 유가 하락을 기대할 수 있는 케리의 당선이 유리하다는 평이다.또 반도체 등 IT업종도 친(親)IT 성향을 보이는 케리가 집권하면 미국내 IT경기 활황에 따른 수출 증가와 이에 따른 국내 IT경기의 활성화가 기대된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부시와 케리 가운데 누가 당선되더라도 당분간은 수급 불균형과 중동정세 불안에 따른 고유가 지속,미국의 통상압력이 지금보다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미국의 경기 상황과 이에 따른 수출환경 변화를 감안한 업종별 지원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37)한-중 경협 상생의 길

    [차이나 리포트 2004] (37)한-중 경협 상생의 길

    한국 경제는 연륜은 있지만 규모가 작다.이에 비해 중국은 경험은 짧지만 초대형 경제로의 면모를 갖춰 가고 있다.이 두 나라 경제의 상생구조가 앞으로도 지속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까지는 잘해 왔지만 앞으로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역설적이지만 중국시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버려야 한다.올 8월까지 한국의 중국(홍콩 포함)시장에 대한 수출 집중도는 27.6%로 미국·일본 등 전통 수출시장을 크게 앞서고 있다.한국은 중국이라는 중저가 제품시장을 얻는 대신 고가의 첨단제품 위주로 구성돼 있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시장을 잃어가고 있다.이는 우리 수출제품의 기술집약도 약화를 의미하며,기업 차원에서는 제품혁신과 기술개발의 유인체계가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그만큼 중국의 추격에 취약해진 셈이다.중국과의 기술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선 경쟁력 있는 새로운 제품이 지속적으로 창출될 수 있는 유인체제가 마련돼야 한다.즉 주력 수출시장이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중심으로 다시 전환돼야만 한다. 대중국 수출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13억 인구라는 거대시장의 가능성만 보고 불확실한 미래를 담보로 거의 원가에 내다 파는 방식은 더이상 지속되기 어렵다.삼성이 중국 등에서 추진했던 휴대전화의 고가 판매전략은 좋은 예다.지금도 중국 휴대전화 판매장에서 중국 소비자들은 세계 유명 상표보다도 20∼30% 비싼 우리 제품을 기꺼이 산다.대중국 수출의 부가가치 중심으로의 전환은 국가 위험도 관리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특정 국가에 대한 수출 집중도가 25%가 넘어간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중소기업이 대기업과 동일한 영역에서 경쟁해서 살아남기는 힘들다.중소기업 특유의 강점을 바탕으로 대기업의 약점을 파고들어 생존공간을 확보해야 한다.한·중간에는 1인당 국민소득 격차가 무려 12배나 난다.제조원가에서 한국은 중국과 경쟁할 수 없다.중국이 제조하기 어려운 분야를 특화해 한국의 생존 공간으로 확보해 나가야 한다.중국이 경제발전 과정상 다음 단계에 필요한 제품들이 무엇인지를 사전에 파악해 대비해야 한다.보다 정교한 중국경제 연구체제가 필요하며,우리 기업이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국가적 차원의 네트워크도 구축돼야 한다. 한·중 수교 12년을 돌이켜보면 한국은 중국의 경제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지난 1992년의 한·중 수교는 양국 경제의 상생에,특히 중국의 경제발전에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대외적으로 천안문사태로 인해 국제적 고립에 처해 있던 중국이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한국과의 수교가 결정적인 계기였다.당시 관망세를 보였던 일본과 타이완 기업들이 한국의 중국시장 선점을 우려해 대중국 투자를 본격화했기 때문이다.한·중 수교가 중국의 외자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성장전략에 단초를 제공한 것이다. 이후 중국의 고도성장은 1997년 외환위기를 맞은 한국이 이를 조기 극복하는 데 1등공신의 역할로 보답한다.중국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등장하면서 한국의 무역수지 구조는 만성적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중국이 의류·가전산업 등에서 세계의 공장과 수출기지로 부상하면서 부품과 원부자재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다.외자기업 중심의 조립가공형 수출구조로 인해 철강,석유화학,반도체 및 전자부품 등을 중심으로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수교 후 11년간 연평균 26.5%씩 증가했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증가율은 중국의 수출변화율과 거의 일치한다.또한 한국은 중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노동집약적 공정을 중국에 이전하고 본국 기업을 지식기반 공정에 특화함으로써 기업 구조조정에 좋은 기회로 활용했다. 과거 한·중 경제협력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양국간의 경제적 격차에 따른 보완성이 한·중간에 상생을 가능케 한 바탕이었다는 점이다.최근 중국의 산업화가 가속화하고 수출이 늘어나면서 양국간 협력영역은 축소되고 경쟁영역이 확대되고 있다.중국경제와의 상생 가능성이 그만큼 불확실해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중국 경제와의 상생구조를 유지하고 중국의 성장을 우리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안목에서의 전략과 체계적인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mhlee@kiet.re.kr ■ 미래 전략산업 ‘격돌’ 불가피 중국을 바라보는 우리 업체들의 시각이 심상치 않다.KOTRA가 중국 현지 우리 투자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조사대상의 58%가 경쟁자로 중국 업체들을 지적했고,53%는 중국기업들과의 기술격차가 없다고 응답했다.그러나 기술수준을 중심으로 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산업분류 방식에 따라 지난 7년간 한·중간 산업과 수출구조 변화추이를 살펴보면,한·중 간에는 아직도 상당한 격차가 있다. 1995∼2002년 양국 산업구조의 기술 고도화 추이를 살펴보자.그림에서 보듯,중국의 경우 저위 및 중저위 대 중고위 및 지식기반 제조업의 비율이 이 기간에 67대33에서 63대37로 4%포인트 증가했다.한국도 이 기간에 55대45에서 51대49로 4%포인트 증가했다.중국의 추격만큼 한국도 달아난 것이다.2002년 중국의 산업구조는 1995년의 한국수준에 못 미친다.산업 전체로 보면 한·중 간에는 여전히 상당한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 그러나 산업구조의 고도화 과정은 두 나라가 다른 양상을 보인다.한국은 저위 기술산업에서부터 지식기반 제조업까지 순차적으로 계단식 형태의 발전을 해 온 반면,중국은 동시다발적 엘리베이터식 형태의 기술발전 양태를 나타내고 있다.중국은 노동집약적인 저위 기술산업을 제외하고 모든 산업에서 동시다발적인 발전이 진행되고 있다.세계 2∼3위의 중국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거의 모든 영역에서 두 나라가 경쟁구도로 진입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양국이 추구하는 미래 전략산업이 거의 일치한다는 점이다.이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차세대 성장동력산업군과 중국 정부가 발표한 국가산업기술정책을 비교해 보면 확연해진다. 두 나라 모두 자동차·기계·조선·철강 등 전통제조업의 기술혁신을 통한 고부가가치화와 정보통신,환경,에너지,항공우주,생명공학 등 미래 유망분야의 산업화와 수출화를 추구하고 있다.이는 향후 발전의 원동력이 될 미래산업 분야에서 한국과 중국의 충돌을 예고하는 것이다. 양국간의 수출구조 변화추이를 살펴보면 이같은 예고는 더욱 분명해진다.수출산업에서 중국의 추격은 상당히 빠르다.중국의 저위 기술 및 중저위 기술산업 대 중고위 및 지식기반 제조업의 수출비중은 1995년 70대30에서 2003년 50대50으로 8년 만에 20%포인트나 개선됐다. 한국은 이 기간에 42대58에서 30대70으로 변화해 12%포인트가 개선되는 데 그쳤다.중국이 한국보다 무려 8%포인트나 기술고도화 속도가 빠르다.중국의 수출구조 역시 산업구조와 마찬가지로 정보기술(IT) 제품을 중심으로 건너뛰기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중국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산업과 수출구조 고도화를 달성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그러나 아직까지 양국간 격차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이같은 결과를 종합해 보면 중국 경제에 대한 지나친 낙관도,비관도 모두 경계해야 한다.중국경제에 대한 실상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베이징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mhlee@kie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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