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비관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 해저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 계좌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 토지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 주민 참여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129
  • 생활고 40대 엄마, 딸과 자살기도 집 경매 날… 초등생 딸만 죽였다

    생활고를 비관한 40대 여성이 초등학생 딸을 목 졸라 살해했다. 11일 오전 3시 30분쯤 대구시 달성군 논공읍의 한 아파트에서 A(43)씨가 잠을 자던 딸(11·초등5)을 목 졸라 살해했다. A씨는 2년 전 달성공단 직원으로 일하던 남편이 갑자기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 딸과 단둘이 살아왔다. A씨 가족의 수입은 정부에서 기초생활수급대상자에게 지급되는 월 40만원이 전부였다. 여기에다 올 초 친하게 지내던 동네 언니가 갑자기 돈이 필요하다고 부탁하자 이를 뿌리치지 못하고 살고 있는 아파트를 담보로 1000만원 넘게 빌려 주었다. 이렇게 해서 쌓인 빚은 아파트 담보대출 2000만원을 비롯해 보험회사 대출금, 카드 연체금까지 모두 4000만원이 넘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A씨의 유일한 재산인 59.4㎡짜리 아파트는 은행에 의해 오래전에 경매에 넘어갔다. 대출금과 연체금을 갚으라는 보험회사와 카드사의 독촉도 빗발쳤다. 이런 와중에 A씨는 자신의 아파트가 11일 경매에 들어간다는 소식을 법원으로부터 받았다. 유일한 보금자리인 아파트가 경매에 부쳐지는 날 A씨는 딸과 동반자살을 기도했다. 안방에서 자고 있던 딸의 목을 스카프로 감아 살해했다. 뒤이어 자신도 죽기 위해 장롱 고리에 딸의 목을 졸랐던 스카프를 연결하고 목을 매달았다. 그러나 장롱 고리가 빠지면서 딸과 함께 죽겠다는 A씨의 생각은 실행되지 못했다. A씨는 세 시간 넘게 딸의 시신을 지켜보다 이날 오전 7시 50분 112에 전화해 “딸을 죽였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A씨 딸의 시신을 부검하기로 했으며,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A씨에 대해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데스크 시각] 패키지딜/이지운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패키지딜/이지운 정치부 차장

    요즘 국회에서는 “새해 예산안을 연내에 처리하지 못할 것 같다”는 전망들이 적지 않다. 국회를 오래 관찰해서 잘 안다고 할수록 비관적이다. 아무 일도 못하는 이른바 ‘식물 국회’에 대한 우려가 높다 보니 치고받더라도 뭔가를 하는 ‘동물 국회’가 차라리 더 나은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구체적인 논거가 있다기보다는 ‘감(感)이 그렇다’고들 한다. 국회야말로 극적인 반전을 일상에서 가장 빈번하게 구경할 수 있는 곳이라는 걸 모르지는 않을 이들이다. 언제라도 여야가 합의 문서를 들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날 가능성이 늘 남아있는 곳이 국회이다. 이들의 비관을 뒤따라가 보면 ‘정치권이 문제에 대한 자체 해결 능력을 상실했다’는 인식과 만나게 된다. 여든 야든 지금 핵심 전략은 ‘압박’인 듯 보인다. 다른 정치행위는 못 보여준 지 오래다. ‘이렇게 밀어붙이는데’나 ‘언제까지 가나 보자’는 압박이라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 이런 가운데서도 여야가 각각 이번 정기국회에 통과시킬 중점 법안을 수십 개씩 제시했는데, 현재로서는 도대체 통과하기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살벌하기 그지 없는 여야 간 분위기도 그렇지만 그 구체적 내용이 하늘땅 만큼이나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걱정스러운 눈초리로 이 상황을 보고 있는데 정치권은 이에 대해서는 별로 긴장하고 있지 않아 보인다. 믿는 구석이 뭐냐고 물어보니 ‘이렇게 계속 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 종합해 보면 ‘언젠가 뭔가 내놓을 것이고 그것으로 협상이 시작될 것’이란 얘기다. 이른바 ‘패키지딜’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여야가 어떤 방식으로든 ‘협상’을 하게 될 것이라니 반갑긴 한데, 뭘 어떻게 주고받을 것인가에 생각이 미치니 걱정이 앞서지 않을 수 없다. 객관적으로 보아 조정이 가능한 일 같으면 문제가 없는데, 사정은 그렇지 않다. 어느 한쪽이 반드시 하겠다고 내놓은 것을 다른 한쪽에서는 결사반대하고 있다. 여야는 민감한 쟁점에 대해서는 해당 상임위에 안건으로 올릴 엄두도 못 낸다. 각각의 문제에 대한 상대방의 태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게다. 여야가 지레 겁을 먹은 데에는 특정 정책을 한쪽에서는 선(善), 다른 쪽에서는 악(惡)에 가깝게 규정해 놓은 탓이 크다. 그리고는 서로 열심히 각자의 선전전을 해댄지라 뒤늦게 악과 타협하는 모습을 보이기를 꺼려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회 일각에서는 ‘현안을 상임위에 올려 논의부터 하겠다’는 것은 안 하겠다는 얘기나 같다고도 말한다. 차라리 빅딜로 거래한 뒤 우르르 한꺼번에 처리하는 게 낫다고 본다. 파행보다는 빅딜 거래가 좋다는 국민들도 적지 않다. ‘정치 행위’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러나 좀 더 바람이 있다면 이제는 정책이 결정되는 과정도 보고 싶다. 어느 당이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양보했는지도 알기 원한다. 그래야 정책에 대한 책임 소재도 드러날 수 있어서다. 이제는 ‘날치기’나 법안의 ‘육탄’ 통과도 사실상 불가능하고, 무한 반대 끝에 책임을 다른 쪽에 왕창 떠넘기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어느 법이 어떤 거래 끝에 어떻게 통과됐는지 의원도, 당도 모른 채 몇 년이 지나 정권이 바뀌고 “너희들도 그때 찬성하지 않았느냐”는 공방은 그만 봤으면 좋겠다. jj@seoul.co.kr
  • 기러기 아빠는 죽음마저 외로웠다

    가족을 미국에 보내고 4년간 홀로 살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50대 ‘기러기 아빠’의 사연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0일 인천 계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9시 43분쯤 인천시 계양구의 한 빌라에서 A(53)씨가 숨져 있는 것을 친구 B(54)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A씨가 최근 들어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는데 전화를 해봐도 휴대전화가 꺼져 있어 집에 가 봤더니 숨져 있었다”고 밝혔다. A씨는 2009년 고등학생이던 아들 둘이 엄마와 함께 유학을 위해 미국으로 간 이후 혼자 살며 외로움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남긴 유서에서는 “모든 분들한테 짐을 덜어 주고자 이 길을 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 】】(아들 이름) 끝까지 책임 못 져서 미안하다. 아빠처럼 살지 말고 열심히 살아라. 정말로 숨 막히는 세상이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어 “아빠는 몸 건강, 정신건강 모두 다 잃었다”고 고백했다. 전기기사인 A씨는 최근 일감이 많지 않은 탓에 실직을 반복해 형편이 넉넉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항공권 비용조차 마련하기 어려워 최근 4년간 가족을 한 번도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아들의 용돈 정도만 송금했고 유학 비용과 미국 체재비 대부분은 A씨의 아내가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며 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웃들은 A씨의 집 앞에 배달음식 그릇이 놓여 있을 때가 잦았다며 혼자서 밥도 제대로 해 먹지 못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발인은 이날 인천의 한 장례식장에서 열렸지만 형제·친척들만 참석하고 아내와 아들들은 참석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유족이 항공권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한 것 같다”며 “마지막까지 쓸쓸하게 생을 마무리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신병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50대 기러기 아빠 쓸쓸한 죽음 “나처럼 살지 말아라”

    ’기러기 아빠’로 4년간 혼자 생활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50대 남성의 유서가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10일 인천 계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9시 43분쯤 인천시 계양구의 한 빌라에서 A(53)씨가 숨져 있는 것을 친구 B(54)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A씨가 최근 들어 ‘죽고 싶다’라는 말을 자주 했는데 전화를 해봐도 휴대전화가 꺼져 있어 집에 가 봤더니 숨져 있었다”고 밝혔다. A씨는 2009년 고등학생이던 아들 둘이 엄마와 함께 유학생활을 위해 미국으로 간 이후 혼자 살며 외로움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책상에 남긴 유서에서 자신의 삶을 자책하며 아들에게는 자기처럼 살지 말라는 유언도 남겼다. A씨는 유서에 “모든 분들한테 짐을 덜고자 이 길을 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OO, XX(아들 이름) 끝까지 책임못져어서 미안하다. 아빠처럼 살지 말고 열심히 살아라. 정말로 숨 막히는 세상이다.”라고 적었다. 이어 “아빠는 몸 건강, 정신건강 모두 다 잃었다. 아무쪼록 모든 분께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전기기사인 A씨는 최근 일감이 많지 않은 탓에 실직을 반복해 형편이 넉넉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항공권 비용조차 마련하기 어려워 최근 4년간 가족을 한 번도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아들의 용돈 정도만 송금했고 유학 비용과 미국 체재비 대부분은 A씨의 아내가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며 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이웃들은 A씨의 집 앞에 배달음식 그릇이 놓여 있을 때가 잦았다며 혼자서 밥도 제대로 해 먹지 못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A씨에 대한 발인은 이날 인천의 한 장례식장에서 열렸지만 A씨의 형제·친척만 참석하고 A씨의 아내와 아들들은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A씨 유족이 항공권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한 것 같다”며 “마지막까지 쓸쓸하게 생을 마무리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신병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능 비관’ 여고생 헬륨가스 흡입 “먼저 가서 죄송”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고3 수험생이 8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전 9시 20분께 경기 안양시 한 아파트에서 A(18)양이 숨져 있는 것을 아버지(57)의 지인이 발견, 신고했다. 발견 당시 A양은 비닐봉지를 머리에 쓴 채 목에 줄을 감고 침대에 누워있었다. 주변에는 헬륨가스통이 발견됐다. 경찰은 A양이 비닐봉지 안으로 가스를 넣어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편지지 2장 분량의 유서에는 ‘먼저 가서 죄송하다. 19년 동안 과분한 사랑 감사드린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A양은 학교 성적이 상위권이었는데 수능 가채점 결과 평소보다 점수가 낮게 나와 스트레스가 심했던 것 같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유족진술 등으로 미뤄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40년 동거’ 여고 동창생들의 비극적인 죽음

    ‘40년 동거’ 여고 동창생들의 비극적인 죽음

    고등학교 졸업 이후 40년간 동거해온 여고 동창생 2명이 비극적으로 인생을 마감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전 6시 40분쯤 부산 북구 모 아파트 화단에서 A(62)씨가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는 것을 이 아파트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A씨는 이날 새벽 2시쯤 자신이 살던 아파트 옆 동 20층에 올라가 유서와 점퍼, 운동화를 남겨놓은 채 복도 창문을 열고 투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복도 계단에 남긴 유서에는 “장기를 기증해 주세요”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A씨는 결혼을 하지 않고 여고 동창생인 B(62)씨와 1970년대 초반부터 40년을 함께 살았다. 1990년대부터 북구 소재 이 아파트로 이사 온 둘은 주로 B씨가 회사생활 등을 하며 돈벌이를 했고 A씨는 살림살이를 했다. 그러던 중 지난 9월 B씨가 병원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암 말기 진단을 받았고, 이미 암세포가 온몸에 전이된 B씨는 손을 써볼 틈도 없이 10월 초 모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끝내 숨졌다. B씨를 간병하던 A씨는 병원비 등 경제적인 문제로 B씨 가족과 마찰을 빚었다. A씨가 간병과정에서 B씨 명의로 된 아파트와 보험금 상속인 명의를 자신으로 변경해달라고 요구해 갈등이 깊어졌다. 이후 A씨는 B씨와 함께 살던 아파트에서 돈이 될 만한 가치가 있는 물건을 모조리 챙긴 뒤 집을 나갔다. B씨 가족은 A씨가 B씨 명의 통장에서 주식배당금, 국민연금 등의 현금을 빼간 사실을 알고 A씨를 절도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하고 아파트 집열쇠도 바꿨다. 경찰은 A씨가 함께 살던 친구의 암 판정과 친구를 더이상 보지 못하게 된 상황 등 급변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채 자신의 처지를 비관,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 5년간 감사 소홀한 사이 ‘7년·4500억’ 부담 늘어났다

    서울시 5년간 감사 소홀한 사이 ‘7년·4500억’ 부담 늘어났다

    가락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은 착공 전 단계에서부터 부실덩어리였다. 29일 본지가 입수한 국토연구원의 연구용역 중간보고서는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은 ‘가락시장 시설 현대화 2단계 사업 설계 연구’ 보고서를 토대로 조사한 것이다. 당시 농촌경제연구원은 시설 현대화 사업 기본계획 최종안에서 추가 사업비가 4000억원, 사업 진행 단계도 3단계에서 8~9단계로 늘어난다고 보고했다. 국토연구원 중간보고서는 당초 예상했던 사업비(2010년 5차 조정)보다 최소 4500여억원, 공사 기간은 7년이 더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당연히 시민의 혈세만 낭비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설 현대화 사업비의 30%를 서울시가 부담해야 해 결국 시민의 부담으로 남는다. 이미 1단계 사업에만 5000억원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2단계, 3단계 사업 설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서울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는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용역을 통해 사업비와 공사 기간이 연장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시에 제출했다. 또 올해 초 설계 공모 단계에서 문제점이 있었다는 자체 감사 결과를 농수산식품공사 사이트에 게재했다. 하지만 시는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된 2009년부터 5년 동안 시설 현대화 사업에 대한 제대로 된 감사나 점검이 없었다. 인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앞세워 사업비만 1조원이 훌쩍 넘은 국책사업에 대해 내용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획재정부 총사업비 관리 지침 개정에 따라 예비조사 시 총사업비가 20% 이상 증가한 사업은 타당성 재검증 대상이 된다”며 “시설 현대화 사업 역시 사업비가 증가해 국토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맡긴 것이고, 새달에 실행 가능안이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수산식품공사와 시는 이달 말 국토연구원의 중간보고서에 대한 최종 점검 및 협의를 거쳐 다음 달 기획재정부, 농식품부 등에 추가 비용을 요청할 예정이다. 농수산식품공사는 “2005년 용역 당시에는 낡은 시설물을 부수고 새로 짓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현실이 반영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업의 기본계획부터 잘못 됐다는 방증이다. 2005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용역을 맡았던 당시에는 시설 현대화 사업의 타당성 부분에만 집중했다. 시설 현대화 사업이 농산물 공급이라는 시장의 기본적인 기능을 유지하면서 공사를 해야 한다는 점은 간과했다. 물가상승률 등 변수도 고려하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다. 농수산식품공사는 올해 초 현대화사업본부에 대한 자체 종합감사를 실시해 설계 전 사전조사 미흡, 하도급업체 관리 소홀, 설비관리 규정 위반 등을 적발했다. 또 250억원 규모의 전체 사업 설계권을 공모하면서 심사방식 공개 의무를 위반했다. 심사 또한 점수계산 방식이 아니라 심사위원 투표로 진행하고 1등 당선작 외 2등(우수작), 3등(가작)까지 낙찰자로 선정하는 등 지방계약법을 위반했다. 설계 과정도 부실했다. 1단계 시공 중 설계에 반영되지 않은 하수암거가 발견돼 공사비 2억 7000만원이 추가로 투입됐다. 설계 과정에서 공사부지 지하에 대한 조사가 부실하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농수산식품공사는 지난 6월 시공사를 검찰에 고발했으며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월세 보증금으로 대학 입학한 늦깎이 대학생 가정형편 비관 자살

    월세 보증금을 빼 대학에 다니던 20대 후반 늦깎이 대학생이 가정형편을 비관해 목을 매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지난 28일 오후 1시 30분쯤 부산 부산진구의 한 주택에서 대학생 김모(29)씨가 방 안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병원에 다녀온 김씨 어머니가 발견했다. 김씨 방에서는 “성공해서 가족들을 편하게 살게 해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합니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해 월세 보증금 500만원 중 300만원을 빼 부산의 한 대학 사회복지학과에 뒤늦게 입학해 공부해 왔으나 이달 초부터는 등교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방 2칸짜리 월셋집에서 어머니, 누나와 함께 생활해 왔고 회사에 다니는 누나가 가장 역할을 했지만 형편이 넉넉지 못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김씨 가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2) 경제전망 어떻게 볼 것인가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2) 경제전망 어떻게 볼 것인가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는 것만큼 어려우면서도 꼭 필요한 일은 없을 것이다. 미래의 거시경제 상황을 예측하는 경제 전망도 그렇다. 경제 전망은 정부의 예산 편성이나 노사 간 임금 협상에 중요한 기준을 제시할 뿐 아니라 주택 매매나 생산시설 투자 등의 경제적 의사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경제 전망을 발표하는 기관들은 전문인력 양성, 방대한 데이터망 구축 등을 통해 전망의 오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미래의 예측이 다 그렇듯이 전망은 틀리기 마련이다. 경제현상은 인간의 지적 능력으로 설명하기에는 지나치게 복잡하고 끊임없이 예기치 못한 사건들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일기예보도 정확한 예측이 가능한 것은 5일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년 후의 거시경제 상황을 예측하는 경제 전망은 사정이 더 어렵다. 경제 전망은 왜 틀리나. 최상의 경제분석 능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전망 오차는 발생한다. 가장 큰 이유는 경제현상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완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 전망의 기초를 제공하는 경제이론은 경제현상을 단순화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경제이론은 경제주체들이 모든 관련 정보를 충분히 숙지한 상태에서 합리적으로 경제 선택을 한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인간의 경제 선택이 때로는 기분에 좌우되거나 주도적 판단보다 남의 행동이나 의견에 영향을 받고 있음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인간의 경제 선택이 항상 합리적이지 않으며 경제 선택에 필요한 정보 취득이 상황 인식능력의 제약이나 정보의 비대칭성 등의 이유로 쉽지만은 않음을 의미한다. 단순화에 따른 이론과 현실 간 괴리는 평상시에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경제 불안이 높거나 경기국면이 전환되는 시기에는 예기치 못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경제 전망은 경제이론과 계량분석 기법의 발전에 힘입어 과학화되어 왔다. 그러나 인간의 경제행위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완전하지 않는 한 과학화만으로 경제 전망의 정도(精度)를 높일 수 없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경제 전망은 과학과 예술의 경계선에 서 있을 것이다. 따라서 경제 전망에는 경제모형도 필요하지만 훈련 받은 전문인력의 미래에 대한 통찰력이 필수 요소로 남을 것이다. 경제 전망 성과, 어떻게 평가할까? 전망의 오차가 불가피하더라도 전망기관의 역량이 높을수록 오차는 작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망기관의 성과를 평가하는 일반적 방법은 전망 오차가 일정기간 동안 평균적으로 어느 정도인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 기준은 정부의 예산 편성과 같이 경제성장률의 절대 수준이 중요한 경우에 적합하다. 경제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통화정책의 경우 전망 오차의 크기를 줄이는 것 못지않게 경기 흐름의 방향과 경기 변동의 일시성 여부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면 내년 경제성장률이 금년보다 높을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실제 성장률이 금년보다 낮아서는 안 될 것이다. 경기 흐름의 방향을 잘못 예측할 경우, 금리를 내려야 할 때 올리거나 올려야 할 때 내려 경기 변동이 심화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경기 변동의 일시성 여부에 대한 판단도 중요하다. 경기 변동의 원인이 일시적 요인에 있다면 정책대응을 하지 않는 것이 최상이다. 일시적 요인에 의한 경기 변동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안정될 수 있기 때문에 정책 대응을 통해 굳이 불필요한 경기 변동을 유발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중앙은행의 경제 전망 성과를 평가함에 있어 전망 오차가 기조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중앙은행의 경제 전망, 무엇을 볼 것인가? 경제 전망이라고 하면 흔히들 경제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과 같은 거시경제 지표에 대한 예측치를 떠올린다.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미래의 예측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전망기관의 불확실성에 대한 정보도 같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전망기관들은 경제 예측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제공한다. 예를 들어 경제성장률에 대한 예측치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예측모형에 설명변수로 들어가는 변수에 대한 가정이 필요하다. 가정은 한 가지일 수도, 여러 가지일 수도 있다. 최근에는 경제 전망에 내포된 불확실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본적 상황 외에 낙관적 상황과 비관적 상황을 반영하는 가정들을 상정하고 이에 대응하는 복수의 예측치를 구간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 과거 데이터를 통해 설명변수의 확률분포를 추정한 뒤 모형을 통해 전망 대상 변수의 예측치 확률분포를 구하고 이를 팬차트(fan-chart·그림) 형태의 그래프로 나타내기도 한다. 하나의 가정만 상정할 경우에도 경제 전망과 관련된 위험을 상방위험과 하방위험으로 나누어 수치 대신 정성적(定性的) 설명을 첨가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이런 형태의 정보 제공은 수요자, 특히 확률 분포에 대한 이해가 낮은 일반인에게는 복잡하게 느껴질 것이다. 외부 전문가에게 서비스를 의뢰할 때 간결하고 확신에 찬 자문을 기대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 전망의 목적이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는 데 있는 만큼 단순화를 통해 수요자에게 그릇된 확신을 심어주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경제불안이 가시지 않았거나 경기국면이 전환기에 있어 경기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일수록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 중앙은행의 경제 전망을 어떻게 봐야 하나. 중앙은행의 경제 전망은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수단이다. 통화정책인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조정은 소비지출이나 투자행위로 파급되기까지 1년 반 정도의 시차가 있다. 통화정책을 자동차 운전에 비교한다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은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것이고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은 가속페달을 밟는 것이다. 다만 통화정책이 자동차 운전과 다른 것은 실물경제에 파급되기까지 시차가 있다는 점이다. 이런 시차 때문에 중앙은행은 현재의 경제 상황보다 미래의 경제 상황을 기준으로 통화정책을 세운다. 즉, 중앙은행의 경제 전망은 통화정책의 나침반이다. 또 경제 전망과 통화정책 간 긴밀한 연계성을 대외에 알림으로써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을 경제주체들이 예견하도록 하는 기능을 한다. 경제 전망을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인식할 때 우리는 중앙은행의 경제 전망에 대한 또 다른 평가기준, 즉 통화정책이 일관되게 수행되었는지를 평가할 수 있게 된다.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됨에도 불구하고 왜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았을까? 어떤 불확실성이 중앙은행으로 하여금 기준금리 인상을 유보하도록 하였을까? 이러한 질문들은 중앙은행의 경제 전망을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인식하였을 때에만 가능하다. 이런 측면에서 중앙은행의 경제 전망을 바라본다면 경제 전망의 오차 그 자체보다는 전망에 내포된 경기의 기조적 흐름과 이를 둘러싼 불확실성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이다. 박진수 커뮤니케이션국 부국장·미 UC 샌타바버라 경제학 박사 [쏙쏙 경제용어] ■한국은행의 경제전망 1월, 4월, 7월, 10월 등 매년 4차례 발표된다.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실업률·고용률, 경상수지 등 주요 거시경제지표에 대해 최대 2년 후까지의 예측치들을 담고 있다. ■기준금리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의도를 전달하는 대표적인 지표로서 금융기관과 공개시장 조작이나 예금·대출거래를 할 때 기준이 되는 정책금리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매월 둘째주 목요일 회의를 열어 결정, 공표한다.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독립적인 정책기관으로서 책임성을 높이는 한편 통화정책 체계에 대한 이해를 높임으로써 정책의 유효성을 제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통화정책의 목표, 기준금리 결정 내용 및 배경 등이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을 이룬다. 주요 수단은 정책 결정 내용 공표, 총재의 기자간담회, 강연 및 연설, 경제전망, 통화신용 정책보고서 등이다.
  • [전문]이유린 “자살시도 발표 연극 홍보 아냐”…카톡 공개

    [전문]이유린 “자살시도 발표 연극 홍보 아냐”…카톡 공개

    [전문]이유린 “자살시도 발표 연극 홍보 아냐”…카톡 공개    성인연극에 출연하며 실제정사논란을 불러왔던 연극 배우 이유린이 자살시도 논란과 관련해 연극홍보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유린은 21일 자신의 블로그에 공식 입장과 전 남자친구의 글과 자신의 글이 남겨진 카카오톡을 공개했다.    이유린은 ”제가 자살시도와 관련하여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게 됐는데, 연극 홍보를 위해서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홍보성 아니다”라면서 “거리에서 노숙을 했던 것도 사실이고, 나에게 ‘창X’라고 발언 했던 그 남자는 좀 오래전 헤어진 사람이고, 나를 내쫒았던 사람은 다른 사람이다. 기사로 보면 한 사람이 그런 걸로 보일 수 있겠지만, 여러 사람을 만났었고 그 중에 몇몇 사람이 나를 아프게 했던 것이다”라고 적었다.    한편 전날 성인연극 ‘비뇨기과 미쓰리’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유린이 성인연극 출연 뒤 실연의 상처에 자살 시도를 했다”고 밝혔다. ‘비뇨기과 미쓰리’측은 “이유린이 사귀던 남자가 이유린이 성인연극에 출연하며 번 돈을 가로채고 그에게 알몸 연기를 그만둘 것을 강요했다. 이유린은 실연을 당한 채 노숙 생활을 하는 처지로 전락한 뒤 이를 비관해 자살을 시도했다”고 주장, 충격을 줬다.    <이유린 입장 전문>    제가 자살 시도와 관련하여 실검(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게 되었는데 자살시도와 관련해서 연극홍보 기사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홍보성 아닙니다. 거리에서 노숙했던 것도 사실이구요. 저에게 창X라고 발언했던 그 남자는 좀 오래전 헤어진 사람이고 저를 내쫓았던 사람은 다른 사람입니다. 기사에는 한 사람이 그런 걸로 보일 수 있겠지만 여러 사람을 만났고 그중에 몇몇 사람이 저를 아프게 했던 것이구요.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차로 돌아본 일본 남쪽의 가장 작은 섬 ‘시코쿠’

    기차로 돌아본 일본 남쪽의 가장 작은 섬 ‘시코쿠’

    일본 열도를 이루는 4개 섬 중 남쪽의 가장 작은 섬 시코쿠(四國). 도쿠시마, 가가와, 에히메, 고치 등 네 개의 현으로 구성됐지요.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진 시코쿠를 기차를 타고 돌아봤습니다. 4개의 현은 따뜻하고 호탕하며 편안하고 생기 넘치는 미인의 모습과 닮아 있었습니다.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도 함께 담아 왔습니다. >>가가와현 여정의 들머리는 가가와현. 전통과 현대가 잘 어우러져 ‘따도녀’(따뜻한 도시 여자)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다. 시내 다카마쓰역에서 특급 시만토 3호 기차를 타고 40여분 걸려 고토히라역에 도착했다. ‘우동현’이라 불릴 만큼 사누키 우동이 유명한 곳이다. 직접 발로 밟아 반죽을 쫄깃하게 만든 뒤 시식까지 해볼 수 있는 우동학교가 이곳에 있다. 손수 만든 면발을 즉석에서 끓여 먹는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즐비한 우동집과 상점을 지나면 고토히라궁이 나온다. 약 3000년 전에 지어진 일본의 대표적 신사 중 하나다. 고토히라궁에 오르는 1368개 계단 가운데 맨 뒤쪽의 본궁에 가려면 계단 785개를 올라야 한다. 원래 786개였는데 ‘786’이 일본어로 ‘곤하다’는 뜻의 ‘나야무’와 발음이 유사하다 해서 하나를 줄였다고 한다. 현 내 또 하나의 명소가 리스린공원이다.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공원은 모두 6개의 작은 정원으로 이뤄졌다. 야구장 3개 면적에 달할 만큼 넓다. 적송과 흑송을 비롯해 사각 병풍처럼 주위를 둘러싼 소나무 하코마쓰, 학 모양의 나무와 거북 모양 암석이 어우러진 쓰루가메 소나무 등이 눈길을 끈다. 공원에서 가장 높은 히라이호에서 나무와 정자, 물이 어우러진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고치현 고치현은 여장부의 모습이 절로 떠오르는 곳이다. 고치역에서 ‘호빵맨’ 열차를 타고 한 시간쯤 달려 구보카와역에 도착해 가이요도 호비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폐교 건물을 피규어(모형 장난감) 박물관으로 만든 곳이다. 온갖 프라모델과 피규어가 호비관에 모여 있다. 박물관을 오가는 길 옆으로는 시만토강이 흐른다. 고치현에서 가장 긴 196㎞의 S자형 강으로 단연 으뜸가는 경관을 자랑한다. 강 위로는 ‘침파교’란 다리가 놓여 있다. 한데 다리에 난간이 없다. 현지 관계자는 “비가 오면 순식간에 강물이 불어나는데, 이때 떠내려가는 나무에 다리가 파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쓰이가와역에서 호비관을 본뜬 하비 트레인을 탔다. 기차는 달랑 1량이 전부다. 객차 안팎엔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고 내부에 아기자기한 피규어가 전시돼 눈길을 끈다. 고치현은 시코쿠 안에서도 가장 더운 지역이다. 분지와 바다를 모두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지형의 영향인지 고치현 여성들은 대부분 여장부 기질이 다분하다. 직경 50㎝쯤 되는 큰 접시에 음식을 푸짐하게 차려 두루 나눠 먹는데, 여성들도 남성들과 똑같이 술을 마시고 즐기기 위해서라고 한다. >>에히메현 마음 한 자락 내려놓고 쉬어 갈 수 있는 곳, 에히메현은 참한 숙녀의 이미지였다. 현 내 도고온천은 3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황실의 온천으로 유명하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실제 모델이 된 곳이기도 하다. 내부엔 일왕이 온천을 이용했던 흔적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온천수의 효용이야 두말하면 잔소리일 터. 온천 주변에는 도고 기야만 유리미술관, 대북 공연 같은 볼거리는 물론 족욕탕도 곳곳에 마련돼 있다. 도고온천역에서 장난감 같은 ‘봇찬열차’를 타고 마쓰야마역으로 갔다. 이름의 유래가 된 소설 ‘봇찬’의 지은이 나쓰메 소세키가 ‘성냥갑 같은 기차’라고 표현해 유명세를 얻었다. 증기기관차 형태를 한 채 도심을 달리는 기차는 봇찬열차 한 대뿐이다. 마쓰야마성은 전망대로 손색없는 곳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산 중턱까지 오른 뒤 30분 정도 걸어가면 만날 수 있다. 마쓰야마성에 서면 시가지가 한눈에 담긴다. 희미하지만 멀리 바다 건너 히로시마까지 보인다. >>도쿠시마현 스릴 넘치는 체험 프로그램이 많았던 도쿠시마현은 활력 넘치는 민낯 소녀 같았다. 오보케역에서 20분쯤 걸으면 오보케협곡을 만난다. 암석이 강물에 침식되면서 ‘V’자 형태의 협곡을 이룬 곳이다. 유람선을 타고 협곡을 둘러보는 동안 오랜 인고의 시간이 만들어낸 기이한 암벽 등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마주할 수 있다. 이웃한 이야협곡의 자태도 빼어나다. 협곡을 오가려면 넝쿨다리 ‘가즈라바시’를 건너야 한다. 이리저리 흔들거리는 다리를 건너다 발 아래 계곡을 보면 모골이 송연해질 만큼 아찔하다. 800년 전 두 무사가 싸우다 진 쪽이 도망치면서 상대방이 쫓아오지 못하도록 다리를 잘라버린 게 이 다리의 시작이라고 전해진다. 구불구불한 S자 협곡길을 오르다 보면 200m 높이에 세운 오줌 누는 아이 조각상과 만난다. 예전엔 담력 테스트를 하던 곳이다. 이만한 높이에서 겁 없이 ‘볼일’을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담력도 인정하는 게 마땅할 터다. 이야협곡에서 오보케역까지는 택시를 이용하는 게 효율적이다. 2시간 정도 가는 데 9360엔(약 10만 1100원)쯤 나온다. 오보케역에선 기차가 한 시간에 한 대씩 정차한다. 도쿠시마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나루토해협의 소용돌이다. 이를 ‘우즈시오’라 부르는데, 조수간만의 차로 인해 생기는 현상이다. 최대 직경 20m에 달하는 큰 소용돌이도 생긴다고 한다. 크고 작은 소용돌이가 눈앞에서 끊임없이 생기고 사라지는 것이 그저 놀랍고 신기하다. 보는 이들마다 굉장하다는 뜻의 “스고이”를 연신 외쳐댔다. 초승달과 보름달이 뜨는 시기에 우즈시오를 가장 잘 볼 수 있다. 매일 두 번 우즈시오와 마주할 수 있는데 시간대는 매일 다르다. 유람선을 타고 바다에서 직접 볼 수 있고 45m 전망대에서 내려다볼 수도 있다. 도쿠시마 특유의 ‘아와오도리’춤도 이채롭다. 400년째 전해져 오는 전통 춤으로 등불을 들고 일정한 동작을 반복하며 흥을 돋운다. 매년 8월이면 한 달 내내 이 춤을 추는 축제가 열릴 만큼 이 지역의 춤에 대한 열정이 뜨겁다. 글 사진 시코쿠(일본) 한세원 기자 won@seoul.co.kr [여행수첩] →올 시코쿠 레일 패스(JR시코쿠 shikoku-railroad.com)는 총연장 1100㎞에 이르는 시코쿠 내 모든 철도를 탈 수 있는 외국인 여행자 전용 티켓이다. 2일 6300엔, 3일 7200엔, 4일 7900엔, 5일 9700엔(이상 어린이는 반값) 등 총 4종으로 구성됐다. 현지 관광안내소는 물론 국내에서도 살 수 있다. 지정석과 자유석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일본의 기차는 중간 정차역에서 객차를 분리해 동과 서로 갈라져 운행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효율적으로 운행하는 방법의 하나지만 초행길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시코쿠는 남쪽에 위치해 따뜻한 편이다. 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일은 드물다. 같은 시기 한국에서보다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서도 좋다. →현마다 로컬 푸드로 차린 제철 밥상(보통 정식 1200엔)을 먹어 보길 권한다. 또한 가가와현의 우동, 고치현의 고기만두, 에히메의 남도식 도미덮밥, 도쿠시마의 고구마와 닭다리 요리도 별미다. →아시아나 항공이 인천에서 다카마쓰까지 매주 화·목·일요일 출발한다. 귀국편은 화·금·일요일에 있다. 비행 시간은 1시간 30분. →브라이트 스푼(www.japaninside.co.kr)에서 시코쿠 관련 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02)755-1266.
  • ‘투신 시도’ 20대女, 소방관과 부딪혀 목숨 건져

    부산의 한 아파트 11층에서 투신한 20대 여성이 구조에 나선 소방관과 부딪힌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소방관도 다행히 큰 부상을 당하지는 않았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15일 오전 3시 30분쯤 119에 부산 부산진구 모 아파트 11층 베란다에서 A(28·여)씨가 투신하려 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부산진소방서 김모(40) 소방장 등은 A씨가 베란다 난간에 매달려 있는 것을 발견하고 에어 매트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A씨는 결국 오전 4시 10분쯤 뛰어내렸고 밑에서 작업 중이던 김 소방장의 등에 부딪힌 뒤 바닥으로 떨어졌다. A씨는 충격이 완화된 덕분에 손과 다리에 골절상만 입었을 뿐 목숨을 건졌다. 김 소방장도 등과 무릎에 타박상과 찰과상을 입었지만 큰 부상은 없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친구 B(28·여)씨 일행과 술을 마시다가 혼자 집으로 가 자살소동을 벌였다. B씨는 A씨가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자 전화를 걸어 집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B씨가 A씨의 집으로 찾아갔지만 A씨는 문을 잠근 채 “뛰어내리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최근 남자친구와 헤어진 것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동산·주택시장 5대 쟁점 전문가들에게 들어보니

    부동산·주택시장 5대 쟁점 전문가들에게 들어보니

    최근 주택시장에서 아파트값 거품 제거, 전세시장 붕괴 등과 같은 논점이 부각되고 있다. 주택시장 전환기에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단순 수요·공급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주택시장의 특성 때문에 그동안 믿었던 ‘정설’이 깨지기도 한다. 주택시장의 5대 논점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아파트값 거품 제거? - 수도권 집값 올해 말부터 하락세 진정 아파트값의 거품이 상당 부분 제거됐다는 주장에 의견이 엇갈린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서울 아파트값의 거품이 최근 거의 제거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주택순환국면 이론’으로 볼 때 가격은 하락하나 거래량이 증가하는 ‘제5국면’ 양상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이어 연말에는 거래가 증가하고 가격도 더 떨어지지 않는 ‘6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가격이 오르고 거래도 증가하는 ‘1국면’으로 진입하는 시기와 가격 상승폭에 대해서는 변수가 많다고 진단했다. 김리영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같은 입장을 취했다. 김 연구원은 수도권 집값이 소득 수준보다 높은 편이지만, 추가 하락폭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 총량은 충분하지만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의 주택은 부족한 상태라서 거품을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근거를 들어 그는 수도권 집값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정도에는 하락세가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 원활하게 추진되고 경제 여건이 개선된다면, 내년 상반기에는 가격 하락세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해광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최근 주택시장 움직임으로 보아 아파트값 거품이 거의 빠졌다고 확언했다. 이 회장은 수도권 아파트값은 거의 바닥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며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거래가 부쩍 증가한 곳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장희순 강원대 교수는 의견을 달리했다. 장 교수는 거품의 실체를 우선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아파트값 거품이 단순히 시장의 수요·공급 과정에서 끼었다고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분양가격 산정 단계에서 거품 수준의 시장 가격이 포함됐기 때문에 아파트값의 거품 논쟁은 의미가 없다고 보았다. 아파트 분양가격이 원가 개념이 아닌 주변 시세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분양가격 산정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다. 시세를 기준으로 분양가를 산정하고, 이 가격이 시장 가격으로 굳어진 뒤 또 다른 아파트 분양가 산정의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는 구조에서는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셋값 매매가 올릴까 - 정책 불확실성 여전… 구매 제한적 전셋값이 상승하면 매매가를 끌어올린다는 일반적인 주장에는 전문가들 모두 동의하지 않았다. 최근 전세가 비율이 높은 것은 인정하지만 시장 여건이 다르다는 것이다. 장희순 교수는 전셋값 고공행진이 무조건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말했다. 전셋값 비율이 과도하게 높은 수준에서 금융완화 조치는 잠재적 구매수요를 자극해 주택 구매를 선택하게 할 수 있지만, 가격 상승 기대감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구매수요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선덕 소장은 서울 아파트 전셋값 비율은 60% 정도로 외환위기 이후 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하던 2001년 6월(64%)보다 낮아 전셋값이 매매가 상승을 견인하는 데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고 판단했다. 전셋값만 상승하고 매매가는 하락 또는 보합세를 보이는 ‘전세 선행기’는 대개 3~4년을 주기로 일어난다. 하지만 집값에 거품이 많이 형성됐을 때는 전세 선행기가 길게 나타난다고 그는 내다봤다. 김리영 연구원도 부정적으로 봤다. 우선 정부가 시장 정상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법률 개정안 통과 여부에 따라 시장이 출렁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정책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충분한 구매력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회복 이후 소비자의 소득이 증가해도 주택 구매에 적극 가담하는 수요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해광 회장도 전셋값이 매매가격 상승을 밀어낸다는 주장에는 주저했다. 그는 전셋값 고공행진이 계속되고는 있지만 부동산 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지배적이라서 전세수요를 매매수요로 전환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보았다. ■전세수요가 매매로? - 특정계층 위한 금융완화… 수요 한정 장 교수는 전세수요의 매매수요로의 전환은 금융완화 조치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고 30~40대 거주안정지향층에 한정된 것이라고 보았다. 매매수요 전환의 한계 요인으로 우선 고용불안을 들었다. 고용안정은 더 나은 집으로 이사하는 ‘주거 필터링’을 이끌지만 현재 노동시장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주택 구매력과 계층의 한정성도 꼽았다. 특정 계층에 한정된 금융완화 조치로는 수요 발생이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또 주택수요자의 성향이 소유이익보다는 이용이익을 중시하는 형태로 변하고 있는 사회상을 지적했다.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굳이 주택을 살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도 본격적인 매매수요 전환이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각종 정책이 본격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법률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국회 통과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또 매수에 참여하는 수요층, 즉 지원받을 수 있는 실수요자와 대출을 받아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실수요자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경제여건 개선으로 소비자의 구매력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거나 실제 소득이 증가해야 매매 전환이 이뤄지는데, 변화 폭을 과거 수준만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 회장도 ‘8·28대책’ 발표 이후 주택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전셋값 상승에 따른 실수요자의 움직임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분명히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전셋값 계속 오르나 - ‘깡통 전세’ 우려… 폭등현상 없을 듯 장 교수는 전셋값 수준이 정점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전셋값이 계속 오르면 전세 수요의 외연적 확산을 초래해 또 다른 주택 문제를 양산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전셋값이 조금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상승세는 이전보다 약해지고 올 하반기부터 전세 강세가 주춤해지면서 상승폭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았다. 전세수요를 감당하기에 충분치는 않지만 하반기부터 입주물량이 증가하고, 정책적 효과로 전세 가구가 어느 정도 매매로 돌아서 전셋값 상승을 저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전·월세시장 역시 정책이 얼마나 적기에 이행될 수 있을지, 국회 통과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회장은 현재 전셋값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더 오를 수는 있겠지만,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더 이상의 폭등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전세시장 붕괴? - 집값 상승 불투명… 월세 전환 가속화 전세의 월세 전환 현상이 대세라는 데는 모두 동감했다. 또 당장 붕괴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장 교수는 전세시장 붕괴는 계속 진행형이라고 답했다. 전세를 놓아 거둬들였던 임대 수익이 급격히 하락함에 따른 대체 수단으로 월세를 선택하는 ‘주택자본주의 사회’로 진입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월세 수익이 기존 전세 수익보다 크다면 월세로의 전환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도 월세시장이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았다. 다만 당분간 월세 가구의 증가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는 전세시장이 붕괴되기 위해서는 자본이득(매매차익)이 거의 0(제로)에 가까이 되거나, 집값이 떨어져 전셋값과 매매가격 간의 차이가 거의 없을 정도가 돼야 한다고 보았다. 일부 지역·평형에서 전셋값 상승으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전반적인 상황으로 굳어지기는 어렵고, 설령 붕괴된다고 해도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다.이 회장도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집값 상승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고 은행 금리가 낮기 때문에 전세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고 반전세나 월세의 증가세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았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위클리 포커스] 이란, 15일 스위스 제네바서 ‘P5+1’과 핵 협상 재개… 이번엔 진전 있을까

    [위클리 포커스] 이란, 15일 스위스 제네바서 ‘P5+1’과 핵 협상 재개… 이번엔 진전 있을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로 구성된 ‘P5+1’과 이란이 1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핵 협상을 재개한다. 지난해 4월부터 다섯 차례 회동에도 난항을 거듭해 온 핵 협상이 이번에는 보다 실질적 성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 해결 과정에서 러시아에 주도권을 뺏긴 미국이 이란과의 핵 협상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 2기 최대 외교 목표로 꼽고 있기 때문에 협상에서 의미 있는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국회의장은 13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협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볼 이유가 없다”며 “이란은 매우 실질적 논의가 이뤄지길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측 협상 대표단 일원인 압바스 아락치 외무차관은 이날 국영방송에서 “우리는 우라늄 농축 양과 농도 수준, 방법 등을 놓고 협상할 것”이라며 “다만 농축우라늄의 국외 반출 문제는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협상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란이 P5+1이 요구해 온 농축우라늄 국외 반출 문제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P5+1은 그동안 이란에 20% 수준의 우라늄 농축 중단과 포르도 지하 우라늄 농축시설 가동 중단, 기존에 생산된 농축우라늄 국외 반출 등을 요구해 왔다. 반면 지난 10여년간 우라늄 농축 권리를 주장해 온 이란은 핵시설 폐기에 앞서 서방국들이 우선적으로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지난 8월 하산 로하니 대통령 취임 후 이란은 이전과 달리 유화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무장관 교체에 이어 지난달 24일 제68차 유엔총회에서는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부인하며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강조했으며, 결국 27일 오바마 대통령과 로하니 대통령의 역사적 전화 통화가 이뤄졌다. 일각에서는 국제사회의 대이란 경제제재로 세계 2위 석유 생산국이던 이란이 국제사회 고립은 물론 통화 가치 하락으로 경제난을 겪게 되면서 경제 위기의 일시적 타개책으로 서방에 유화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로하니 대통령은 집권 전부터 경제를 살리고자 국제사회에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며 핵 문제 해결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 그가 핵을 버리고 경제 개선을 선택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美 첫 여성 경제대통령은 ‘날카로운 비둘기’

    “비둘기의 예측력이 매보다 훨씬 정확하다.” 미국의 첫 여성 ‘경제대통령’ 재닛 옐런(67)에 대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평가다. 1946년 뉴욕 브루클린의 유대인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난 옐런은 어려서부터 자타가 공인한 똑똑한 학생이었다. 포트해밀턴 고등학교에 재학시절 영문학 최우수상, 수학 최우수상, 과학 최우수상 등 상이란 상은 모두 싹쓸이했다. 1971년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하버드대에서 조교수를 지낸 옐런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RB) 이코노미스트로 일하던 1977년 같은 연준에서 일하던 지금의 남편 조지 애커로프를 만나 결혼했다.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교수인 남편 애커로프는 ‘정보비대칭이론’으로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으며, 아들 로버트 애커로프도 영국 워릭대에서 경제학 조교수로 재직 중인 ‘경제학 가족’이다. 옐런이 벤 버냉키 의장의 후임으로 최종 임명되면 연준 최초의 여성 의장이 탄생하게 되는 것과 동시에 부의장에서 의장으로 ‘승진’하는 첫 사례가 된다. 미국 연방정부 일시 폐쇄(셧다운)와 채무 불이행(디폴트) 위기로 금융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옐런의 등장은 ‘낭보’로 받아들여졌다. 디폴트 위기로 급락하던 뉴욕 증시는 9일(현지시간) 반등하며 출발했다. 향후 금융정책의 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현재 미 경제는 셧다운과 부채 한도 증액 협상 결렬 우려 뿐 아니라 내년 초로 예상되고 있는 연준의 양적완화(채권 매입 프로그램) 축소라는 불확실성에도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점진적 이행’을 주문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정책 기조를 그대로 물려받을 수 있는 후임자가 낙점됐다는 것 자체로도 시장참여자들의 불안거리를 덜어줬다는 평가다. 특히 옐런의 예측력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WSJ는 지난 7월 자체 분석을 토대로 옐런이 연준의 정책 결정자 가운데 가장 정확하게 경제 동향을 예측했다고 평가했다. 2007년 12월 연준 회의록을 보면 대다수 이사는 경기후퇴(리세션)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옐런은 “신용경색 심화와 경기후퇴의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비관론을 내놨고 다음 해 세계 경제는 금융위기를 맞았다. 투자운용사 ‘컴버랜드 어드바이저스’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데이비드 코톡은 “옐런은 (특출한 예측력을 바탕으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정책을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것 이외에는 어떠한 일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연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WSJ는 버냉키 의장이 내년 1월 퇴임하기 전에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하더라도 옐런이 2월 취임한 뒤 속도를 다시 조절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옐런의 과거 발언 등을 감안하면 출구전략을 아주 신중하게 구사할 것이란 설명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美 국가부도는 피할 듯

    미국 연방정부 일시폐쇄(셧다운)에 따라 고조되던 국가부도(디폴트) 우려가 상당부분 가셨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의회가 연방정부 부채상한을 높일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일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국가부채 상한을 증액해 디폴트 사태를 막기로 결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AP통신 인터뷰에서 오는 17일로 예상되는 정부부채 한도 초과 이전에 의회가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면서, 디폴트 사태를 막기 위한 특별조치는 필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디폴트 상황까지 갈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면서 “베이너 하원의장도 디폴트는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이런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셧다운에 따른 인력 부족으로 미 정보기관이 북한 관련 정보를 처리하거나 탄도미사일 동향을 감시하는 데 지장을 받고 있다고 미 공영 라디오 방송 NPR이 이날 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일부 정보기관들이 테러나 핵 비확산 등 주요한 몇몇 사안들에만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실정이어서 북한과 관련해 나오는 정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셧다운 5일째인 이날 폴리티코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여야 정치권이 막후에서 협상과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접점이 모색될지 주목된다. 존 매케인, 수전 콜린스, 롭 포트먼 등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민주당 중진의원들과 셧다운 중단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전날 민주당 상원의원들과 잇따라 만나 대책을 논의했다는 콜린스 의원은 “내가 만난 대다수 의원은 셧다운이 가능하면 빨리 중단돼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최근 여야 간 이민개혁정책 협상을 주도했던 척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도 공화당 의원들과 만났다고 밝힌 뒤 “아주 보수적인 공화당 의원들조차도 정부가 다시 문을 열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하원에서도 찰리 덴트(공화), 론 카인드(민주) 의원 등이 비공식 회동을 잇따라 갖고 셧다운 중단을 위한 중재안을 마련하면서 동료 의원들의 지지서명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런 물밑 협상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과 베이너 하원의장은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단시일 내 타결이 이뤄지기는 힘들다는 비관론도 여전하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50대男, “가스마셔 자살하겠다”며 가스밸브 열어 놓고…

    인천 부평구 한 아파트에서 50대 남성이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에 따르면 A(53)씨는 이날 오후 1시 43분쯤 인천 부평구의 한 아파트 방안 전등 갓에 목을 맨 채 숨진 채 발견됐다. 이혼한 전 아내 B(52)씨가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아파트에는 A씨만 있었으며 신병을 비관하는 내용이 담긴 유서가 발견됐다. 앞서 A씨는 오전 11시쯤 B씨에게 만나주지 않으면 가스밸브를 열어놓고 자살하겠다고 휴대전화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 B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주변에 가스 냄새가 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 도시가스를 차단하고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가스가 다 빠진 것을 확인한 경찰과 소방관들은 아파트에 진입했으나 A씨는 이미 숨진 뒤였다. 경찰은 A씨가 그동안 전 아내 B씨에게 생계급여를 주지 않는다며 이 아파트 현관문, 유리창 등을 부순 혐의로 체포영장을 받아 체포할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총체적 위기에 빠진 재계] 무너진 대기업 신화

    [총체적 위기에 빠진 재계] 무너진 대기업 신화

    재계가 뒤숭숭하다. 웅진과 STX에 이어 동양까지 최근 1년 사이 대기업집단 3곳이 무너졌다. 3사 모두 한때 30대 그룹의 위치를 점하며 탄탄한 기업이라는 평을 들었던 회사였지만 한결같이 유동성 위기라는 직격탄을 피해 가지는 못했다. 지난해 9월 웅진그룹이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하자 시장은 동요했다. 회사채 시장에서 A등급 평가를 놓치지 않았던 회사가 하루아침에 부도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사실은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불과 6개월 후인 4월에는 STX조선해양의 자율협약 신청과 6월 STX팬오션 법정관리 신청으로 STX그룹 부실이 드러났다. 다시 5개월이 못 돼 동양그룹의 법정관리 소식이 이어졌다. 부실 기업으로 전락한 3곳 모두 시장에서는 비교적 단단하다는 평을 받아 온 곳이었다. 이른바 ‘대마불사’라는 판단에서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벌여 온 곳이었다. 웅진그룹과 STX그룹은 불투명한 시장 상황에서 무리하게 사업 확장을 이어 간 것이 부실을 키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웅진그룹은 웅진에너지 설립(2006년), 극동건설 인수(2007년), 웅진폴리실리콘 설립(2008년) 등 공격적인 사업 확장 과정에서 유동성 문제가 대두됐다. STX그룹은 2007년 이후 중국 다롄 조선기지 건설과 아커야즈(현 STX유럽) 인수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간 건이 잘나가던 기업의 발목을 잡았다. 물론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 해운과 건설 부문의 회사들은 예외 없이 불황을 겪게 된 것도 배경이다. 동양그룹은 취약한 지배구조 속 금융 부문의 무리한 사업이 수익과 재무구조를 약화시키는 원인이 됐다. 한국신용평가는 “동양증권을 지배하기에는 자금력이 부족한 그룹이 무리하게 지배력을 확대하려다 보니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됐다”면서 “순환출자는 겉으로는 재무구조를 좋게 보이게 하지만 실제는 나아지는 것 없이 다른 계열사로 부실만 전이되는 특성이 있다”고 밝혔다. 자본주의 안에서 개별 기업의 흥망성쇠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대기업들의 몰락이 한국 경제 전반을 뒤흔들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련의 상황이 금융권이나 회사채 시장에 신용경색을 가져온다면 경기회복에 빨간불이 들어오는 것은 물론 결과적으로 부실이 다른 기업에도 전이되는 상황까지 불러올 수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긴장하는 것은 전도유망하던 그룹 3개가 문을 닫는다는 현실보다 자칫 우량기업까지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미래”라면서 “벌써 기업의 돈줄인 회사채 시장이 심하게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감독 기관과 신용평가회사의 경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도 우려되는 바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동양그룹은 금융권의 부채비율 등 기존의 건전성 잣대로만 보면 재무제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고 말하기 어려웠던 기업 중 하나”라면서 “개별 기업의 신용을 측정하는 데 회사채를 포함해 더 다각적인 잣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 준 사례로 본다”고 말했다. 증권가 일부에선 ‘이어지는 대기업의 몰락은 예고편일 뿐’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동부, 현대, 코오롱 등 최근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업체 리스트도 돈다. 올해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등장한다. 전 수석연구원은 “현재 일부 기업의 위기상황은 예견됐던 점도 있다”면서 “너무 비관적인 전망 역시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공화 강경파 의료개혁 반기 vs 오바마는 협상 거부… 끝내 ‘파국’

    공화 강경파 의료개혁 반기 vs 오바마는 협상 거부… 끝내 ‘파국’

    미국 정치권이 30일(현지시간) 예산안 처리 실패로 연방정부 폐쇄를 초래한 것은 곪을 대로 곪은 미국 정치의 난맥상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CNN의 영국인 앵커인 피어스 모건은 “위대한 나라 미국이 어떻게 이렇게 됐느냐”고 개탄했다.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이 의료보험 개혁(오바마케어) 예산을 뺀 예산안을 처리해서 상원에 보내면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은 오바마케어 예산을 넣은 예산안을 처리해 다시 하원에 보냈다. 이런 식으로 지난달 20일부터 양측은 유치한 핑퐁게임을 각각 3차례씩이나 반복했다. 2010년 중간선거에서 티파티(보수주의 유권자 운동) 돌풍에 힘입어 의회에 입성한 강성 공화당 의원들이 당내 여론을 주도하면서 미국 정치는 비타협적 극한 정쟁으로 내몰렸다. 예산안 처리, 재정적자 감축, 국가부채 상한 인상 등을 둘러싼 정쟁은 ‘연례행사’가 됐고 단기 미봉책으로 근근이 파국을 피해왔다. 하지만 이번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시종일관 강경한 자세로 협상을 거부함에 따라 정부 폐쇄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해 ‘리스크’가 줄어든 데다 자신의 핵심 치적인 오바마케어를 사수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애초부터 타협의 여지를 좁혔다<서울신문 9월28일자 참조>. 공화당 역시 오바마케어에 대한 강경파 의원들의 반대가 워낙 심한 상황이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극명하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접점을 찾기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비판 여론 때문에 양측이 곧 타협할 것이라는 낙관론 속에서도 예상보다 폐쇄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비관론이 적지 않은 이유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내년 중간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정부 폐쇄를 일부러 유도하는 승부수를 띄웠다는 음모론도 나돌고 있다. 실제 1995년 빌 클린턴 정권과 공화당의 대립으로 21일간 정부 폐쇄가 이어졌고 이에 따른 역풍으로 이듬해 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한 전례가 있다. 한편 이번 정부 폐쇄가 당장 한국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국무부는 이날 “비자 발급 업무를 정상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관 또는 농산물·식품 검역에도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주미대사관은 전망했다. 다만 미국 내 유명 국립공원이 폐쇄됨에 따라 관광업계가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교포들의 영주권 또는 시민권 발급 업무가 지연될 수도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월드뉴스 Why] 풀릴 듯 풀리지 않는 美·이란 관계 왜

    [월드뉴스 Why] 풀릴 듯 풀리지 않는 美·이란 관계 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면서 오랜 앙숙이던 양국이 대화에 나설지 주목된다. 조만간 이란이 핵시설 일부 가동을 중단하는 대가로 미국에 경제 제재 해제를 요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관계 개선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CNN 등에 따르면 제이 카니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의 비공식 회동 가능성을 열어뒀고,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제68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찾은 로하니 대통령도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핵 문제) 상황을 진전시킬 유일한 방법은 협상에 3~6개월의 시간표를 설정해 마무리 짓는 것”이라면서 “짧아질수록 모두에게 이득”이라고 답했다. 1979년 이란 혁명 이래 첨예하게 대치해 온 양국 정상이 유엔총회에서 만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지만, 두 나라 모두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를 통한 외교적 타결’에 나설 것이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과거 행정부들과 달리 ‘대화 모드’를 강조하는 것은 이란이 핵물질을 실제 무기로 만드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올해 상반기에 핵무기화가 가능한 20% 농축 우라늄 240㎏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이란 핵시설에 대한 단독 공습도 불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 정도 분량이면 추가 농축 과정을 거쳐 곧바로 무기(90% 농축)에 탑재할 수 있다. 다만 이란이 핵물질을 확보했다 해도 핵실험을 거쳐 실전에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무기를 경량화하는 데는 최소 5~6년 더 걸린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란은 아직 핵실험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이란 역시 붕괴 직전인 자국 경제를 개선하기 위해 미국과의 대화가 절실하다. 이란은 세계적 산유국임에도 2011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6816달러(세계은행 기준)에 불과하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경제 제재로 초(超)인플레이션과 만성적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독일 슈피겔은 이란이 테헤란 남부 포르도 지역의 우라늄 농축시설에 대한 가동 중단을 제안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신들의 핵 시설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경제 제재를 풀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이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이란에 여전히 강경파가 득세하고 있어 핵개발 프로그램 전체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 제재 완화의 키를 쥔 미 의회를 설득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미 의회 의원 상당수는 여야를 막론하고 노골적인 친이스라엘 성향을 보이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