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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 그 아슬아슬하고도 처절한 일상의 민낯

    결혼, 그 아슬아슬하고도 처절한 일상의 민낯

    롤러코스터를 탄 듯 하루도 안온하지 않고 지뢰밭을 걷는 듯 위기의 연속이다. 어떤 날은 ‘미친 여자와 결혼했다’는 공포가 잠식하고, 어떤 날은 ‘영혼의 짝’을 ‘잘못된 인연’으로 결론 내기도 한다. ‘일상의 철학자’ 알랭 드 보통(47)이 들여다본 결혼의 적나라한 민낯이다. 그의 새 소설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은행나무)에서 결혼은 이처럼 낙관보다 비관이 넘쳐 흐른다.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 ‘우리는 사랑일까’, ‘키스 앤 텔’ 등 연애 3부작 이후 21년 만에 쓴 소설은 작가가 결혼 이후 쓴 첫 소설이기도 하다. 그래선지 작가는 결혼이라는 ‘도박’에 나선 이후 진행되는 모든 사건들을 특유의 성찰과 위트를 첨가해 능숙하게 해설해 나간다. 주인공 라비와 커스틴의 시작은 상대에 대한 매혹과 열망으로 뭉친 ‘낭만주의’ 그 자체였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활시위가 당겨진 이후 두 사람 사이에는 서서히 균열이 일어난다. 잘 때 창문을 닫느냐 마느냐, 이케아에서 어떤 컵을 사느냐로 사활을 건 싸움을 시작한 부부는 육아에 매달리면서 섹스에 활기를 잃고 불륜까지 저지른다. 결혼 16년차, 신용카드 대금을 두고 말다툼을 벌이던 두 사람은 의자를 부수면서 부부 상담을 받기에 이른다. 보통은 소설과 에세이가 거듭 교차하는 특유의 화법으로 결혼 생활에 대한 예리하고도 위트 넘치는 통찰을 전한다. ‘대부분의 러브스토리를 기준으로 본다면 우리 자신의 실제 관계는 거의 다 하자가 있고 불만족스럽다’고 전제하는 그는 ‘가끔은 서로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고, 몇 번은 자기 자신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바로 러브스토리’라며 현실을 일깨운다. “사랑은 감정이라기보다 기술”이라며 “낭만주의를 박차고 나오라”는 그의 주문은 그런 현실에 땅을 디딘 만큼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이야기 사이 불쑥불쑥 등장하는 그의 잠언은 남편인 라비의 시선으로 쓰인 만큼 여성 독자들에겐 불편할 수도 있겠다. ‘사랑과 섹스의 분리가 친밀함이 만든 무거운 짐들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거나 ‘배우자에게 깊은 관심이 있기 때문에 불륜을 벌인다’는 식의 주장들이다. 결말은 오랜 시간 축적된 앙금과 부풀려진 균열을 급히 봉합하는 느낌이 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내는 일’이 또 결혼이 아니던가. 작품을 “낭만주의에서 현실주의로의 이행”이라고 압축하는 역자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이다. 보통에게 결혼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다면 카카오 하트펀딩을 찾으면 된다. 1일부터 열리는 하트펀딩 페이지(알랭 드 보통에게 ‘사랑 이후’를 묻다)에 질문을 남기면 작가가 이달과 다음달 두 차례 답을 건네줄 예정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짝퉁 팔아 돈 번 주제에…” 조롱받는 ‘中경제 아이콘’

    [world 특파원 블로그] “짝퉁 팔아 돈 번 주제에…” 조롱받는 ‘中경제 아이콘’

    “부자가 되고 싶은가. 그럼 작은 목표를 세워라. 이를테면 먼저 1억 위안(약 168억원)을 벌어 보라.” 중국 완다그룹 왕젠린(王健林·61) 회장의 이 한마디가 중국 청년들의 팍팍한 가슴을 후벼 파고 있다. 최근 토크쇼에 출연한 왕 회장의 의도는 청년층에게 희망의 기운을 불어 넣어 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막상 이들의 귀에는 ‘작은 목표, 1억 위안’만 들어왔다. 그의 재산은 341억 달러(약 38조원)로 세계 18위라고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평가했다. 동영상은 순식간에 퍼졌다. “돈은 만능(萬能)이 아니다. 완다(萬達)의 것이다”라는 조롱과 “비리로 사형유예를 선고받은 보시라이가 아니었으면 왕젠린도 없었다”는 음모가 줄을 이었다. 1일에는 마지못해 빈민구제 사업을 하는 왕젠린의 두 얼굴을 보여 주는 2014년 동영상도 나왔다. 완다그룹이 건설한 리조트가 있는 마을의 현장(읍장)이 “수익 일부를 기금화해 빈민구제 사업을 벌여 달라”고 요청하자 왕 회장은 “우리가 무슨 돈 찍어 내는 기계냐”며 핀잔을 줬다. 왕 회장은 마을 할머니에게 돈 봉투를 건네며 마치 할 일을 다한 듯한 포즈를 취했다. 왕 회장의 설화(舌禍)는 그와 중국 최대 부호 1위 자리를 다투는 마윈(馬雲·51) 알리바바 회장에게로 튀었다. 누리꾼들은 “중국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한 달에 3만~4만 위안(약 500만~670만원)을 버는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마윈의 동영상을 찾아냈다. “1000만 위안이 넘으면 어디에 투자할까 고민하느라 불편해지고 1억 위안이 넘으면 부담만 커진다”는 마윈의 말에 청년들은 분노했다. “마윈씨 제 월급에서 ‘0’을 하나 더 붙여야 3만 위안이 됩니다”, “짝퉁 팔아 돈 번 주제에 잘난 척은 이제 그만”이란 비난이 줄을 잇고 있다. 왕젠린·마윈 때리기가 지나치자 관영 언론이 근엄하게 나섰다. 신화통신은 “돈의 액수를 보지 말고 기업가의 원대한 포부를 보라”고 지적했고 펑파이는 “현실에 비관하지 말고 미래를 향해 전진하라”고 충고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쓰레기 같은 글”이라고 일갈했다. 왕젠린과 마윈이 누구인가. 콧대 높은 서방 기업을 잇따라 인수한 왕젠린은 굴기하는 중국 경제력의 표상이고, 전자상거래를 평정한 마윈은 혁신의 아이콘이다. 그들에 대한 찬사와 존경이 비난과 비아냥으로 변한 것은 곪아가는 중국 경제의 일면을 드러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알랭 드 보통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알랭 드 보통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롤러코스터를 탄 듯 하루도 안온하지 않고 지뢰밭을 걷는 듯 위기의 연속이다. 어떤 날은 ‘미친 여자와 결혼했다’는 공포가 영혼을 잠식하고, 어떤 날은 ‘영혼의 짝’을 ‘잘못된 인연’으로 결론내기도 한다. ‘일상의 철학자’ 알랭 드 보통(?사진?·47)이 들여다본 결혼의 적나라한 민낯이다.  그의 새 소설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은행나무)에서 결혼은 이처럼 낙관보다 비관이 넘쳐 흐른다.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 ‘우리는 사랑일까’, ‘키스 앤 텔’ 등 연애 3부작 이후 21년 만에 쓴 소설은 작가가 결혼 이후 쓴 첫 소설이기도 하다. 그래선지 작가는 결혼이라는 ‘도박’에 나선 이후 진행되는 모든 사건 다툼들을 특유의 성찰과 위트를 첨가해 능숙하게 해설해 나간다.  주인공 라비와 커스틴의 시작은 상대에 대한 매력과 열망으로 뭉친 ‘낭만주의’ 그 자체였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활시위가 당겨진 이후 두 사람 사이에는 서서히 균열이 일어난다. 잘 때 창문을 닫느냐 마느냐, 이케아에서 어떤 컵을 사느냐로 사활을 건 싸움을 시작한 부부는 육아에 매달리면서 섹스의 활기를 잃고 불륜까지 저지른다. 결혼 16년 차, 신용카드 대금을 두고 말다툼을 벌이던 두 사람은 의자를 부수면서 부부 상담을 받기에 이른다.  보통은 소설과 에세이가 거듭 교차하는 특유의 화법으로 결혼 생활에 대한 예리하고도 위트 넘치는 통찰을 전한다. ‘대부분의 러브스토리를 기준으로 본다면 우리 자신의 실제 관계는 거의 다 하자가 있고 불만족스럽다’고 전제하는 그는 ‘가끔은 서로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고, 몇 번은 자기 자신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바로 러브스토리’라며 현실을 일깨운다. ‘사랑은 감정이라기보다 기술’이라며 ‘낭만주의를 박차고 나오라’는 그의 주문은 그런 현실에 땅을 디딘 만큼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이야기 사이 불쑥불쑥 등장하는 그의 잠언은 남편인 라비의 시선으로 쓰인 만큼 여성 독자들에겐 불편할 수도 있겠다. ‘사랑과 섹스의 분리가 친밀함이 만든 무거운 짐들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거나 ‘배우자에게 깊은 관심이 있기 때문에 불륜을 벌인다’는 식의 주장들이다. 결말은 오랜 시간 축적된 앙금과 부풀려진 균열을 급히 봉합하는 느낌이 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내는 일’이 또 결혼이 아니던가. 때문에 작품을 “낭만주의에서 현실주의로의 이행”라고 압축하는 역자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에게 결혼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다면 카카오페이지를 찾으면 된다. 1일부터 카카오페이지에 질문을 남기면 보통이 이달과 다음 달 두 차례 답을 건네줄 예정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제1회 서울신문 정책포럼] “FTA 선점 효과 극대화… 美·中 샌드위치서 중재 역할 찾아야”

    [제1회 서울신문 정책포럼] “FTA 선점 효과 극대화… 美·中 샌드위치서 중재 역할 찾아야”

    우리나라 수출이 지난해 1월부터 올 7월까지 19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전년 동월 대비 감소)을 이어 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기본적인 이유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가 체결했던 15건의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의 효과가 기대만큼 발휘되지 않은 데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각국은 지금 양자 FTA를 넘어 10여개 국가가 동시에 무역장벽을 허무는 이른바 ‘메가 FTA’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세계 무역의 지형도가 지금까지와 다른 형태로 그려지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우리가 발빠르게 추진해 온 양자 FTA의 선점 효과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신문은 현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3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메가 FTA 시대, 어떻게 해외시장을 뚫을까’라는 주제로 ‘제1회 서울신문 정책포럼’(후원 문화체육관광부)을 개최했다. 박태호(전 통상교섭본부장)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포럼의 좌장을 맡았고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본부장과 정인교 인하대 부총장이 주제 발표를 했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자유무역협정교섭관,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오일만 서울신문 논설위원이 토론 패널로 참석했다. 이날 토론의 핵심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메가 FTA’ 협상의 대표격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서 우리나라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가였다. 한국이 동참해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지만, 그 시점과 접근 방식을 놓고는 패널 간에 의견이 엇갈렸다. 오일만 위원은 “경제적으로 급성장한 중국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대응이 바로 TPP인데, 우리는 이를 미국의 패권 전략이라는 틀 속에서 복합적이고 다층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이 대선을 앞두고 TPP 비준안이 난항을 겪고 있지만 그들의 ‘아시아 회귀 전략’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대선 이후 TPP 비준안을 통과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인교 부총장은 “미국이 TPP를 발효시키는 것은 2019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면서 “TPP 가입은 공짜가 아닌 만큼 우리에게 남은 3~4년 정도의 시간을 활용해 충분한 전략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제시했다. 반면 정철 본부장은 “RCEP을 중국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TPP와 RECP 간의 대결 구도로들 많이 보는데, 그것은 올바른 접근법이 아니고 양자를 보완적 측면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명희 교섭관도 “(정부는) TPP와 RCEP을 미국과 중국 주도로 보는 것보다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의 FTA로 가기 위한 과정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는 TPP 12개국 가운데 7개국이 RCEP에도 동시에 참여하고 있는 데서 잘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토론의 좌장인 박태호 교수는 “메가 FTA 발효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제한 뒤 “섣부른 접근보다는 우리가 체결한 양자 FTA의 선점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자 FTA에 관해서는 우리가 일본과 중국, 대만 등 주변국에 비해 월등히 앞서 있다”며 “특히 세계 경제가 침체라고 하지만 연간 6% 이상 성장하는 중국 경제가 우리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중국과 맺은 FTA가 약한 수준이라고는 해도 이를 잘 활용해 현지 내수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가 FTA에서 미·중 갈등과 관련해 “윽박지르려는 미국과 개방을 안 하려는 중국의 입장을 중재하는 역할이 바로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소상공인의 대표로 나온 최승재 회장은 정부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정부가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FTA를 체결해 왔지만 그 과실은 대기업과 제조업체의 몫이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를테면 한·중 FTA 발효 이전에는 국내 주얼리 산업은 경쟁력이 있었고 고용도 많았다. 그러나 중국산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면서 기반 자체가 흔들렸다. FTA도 중요하지만 소상공인을 위한 안전 장치가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관세 장벽인 현지 인허가를 받는 어려움도 토로했다. 최 회장은 “국내에 해외 근로 연수생들이 대거 들어오는데 우리도 이에 대한 반대 급부로 그 나라들에 소상공인을 보내거나 인허가 절차를 쉽게 내줄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유 교섭관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부족한 부문이 많은 것 같다”며 “통관과 인증 등은 국가별 상황을 고려해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토론이 끝난 뒤 방청석에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FTA의 관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보호무역주의 등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들이 나왔다. 오 위원은 ‘중국의 사드 보복’ 가능성과 관련, “사드가 실제로 배치되기 전까지는 중국이 노골적으로 보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다만 중국인 감성에 미치는, 예컨대 한류산업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부총장은 “앞으로 미·중 간, 미·유럽연합(EU) 간 대립 구도에서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더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용어 클릭]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하나의 자유무역지대로 묶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 영문 머리글자를 따 TPP(Trans-Pacific Partnership)라고 부른다. 지난해 협상이 최종 타결됐고 미국, 일본, 호주 등 12개국이 참여한다. 협상은 완료됐고 각국의 의회 비준 단계가 남아 있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국과 한·중·일, 호주·뉴질랜드·인도 등 총 16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다자간 FTA다. 16개국 정상은 올해 RCEP를 타결하기로 했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해 난항을 겪고 있다.
  • [커버스토리] 자동폐기 굴욕 감액도 4차례…제헌국회부터 굴곡진 ‘추경史’

    [커버스토리] 자동폐기 굴욕 감액도 4차례…제헌국회부터 굴곡진 ‘추경史’

    정부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지원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제출한 지 딱 한 달 만인 26일 국회에서 추경안 통과를 전제로 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이번 추경은 8월 임시국회 종료 전날인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예정이다. 정부는 헌정 사상 최초의 추경 무산을 피하게 됐다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엄밀히 봤을 때 설령 이번 추경이 무산됐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서울의 봄’과 광주민주화운동 등으로 숨 가빴던 1980년 정부가 10월 초 추경안을 제출했지만 전두환 군부가 이미 5월 20일에 군 병력을 동원해 10대 국회를 사실상 해산해 버린 상황이라 임기만료로 자동폐기되고 말았다. 그런데 똑같은 내용의 추경안이 자동폐기 바로 다음날인 10월 28일 다시 제출됐고, 전두환 군부의 국가보위입법회의(국보위)가 나흘 만에 이를 통과시켰다. 국가재정법은 ▲전쟁 ▲대규모 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경제협력 등으로 추경 편성의 조건을 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에 제출되기만 하면 여야 간의 정쟁으로 이어진다. 제헌국회에서도 그랬다. 우리나라 추경의 역사 속에 담긴 정치, 경제, 사회상을 살펴봤다. ●6·25전쟁 발발했던 1950년에는 총 7회 올해 추경안의 국회 통과가 늦어지면서 “정쟁에 민생이 파묻힌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런데 예산안, 추경안 등을 둘러싸고 국회에서 벌어지는 정쟁은 이미 제헌국회(1948~1950년) 때부터 치열했다. 또 정부수립 초창기 국내 상황의 혼란과 여러 행정기능 미비로 인해 예산 편성부터 지연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정부는 1949년과 1950년 회계연도가 시작된 뒤에야 예산안을 제출했고, 어쩔 수 없이 2년 연속으로 당장 급히 써야 할 돈을 가예산으로 편성·집행했다. 이후 본예산을 현재의 추경인 ‘추가예산’의 형식으로 국회에 제출했는데, 이마저도 당시 세수 및 세출 예측 능력의 부족으로 여러 차례의 추경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6·25전쟁이 일어난 1950년에는 모두 일곱 번의 추경이 이뤄졌다. 현재 기록이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추경은 1950년 3월 23일 국회에 긴급 동의 형식으로 상정된 ‘단기 4282년도 제3차 추가예산’이다. 당시 여당이었던 대한독립촉성국민회 소속 황호현 의원은 3차 추가예산을 재정경제위원회 심의를 생략하고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긴급 동의했다. 그는 “5월 총선거를 앞두고 의원 대다수가 시골로 내려갔기 때문에 본회의조차 정족수를 간신히 채운 상황”이라면서 “예산을 심사할 재정경제위원회 구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늘 하루에 심사를 끝내고 내일 통과시키자”고 주장했다. ●기록상 가장 오래된 추경 ‘1950년 3차 추가예산’ 그러자 야당인 한국민주당 서우석 의원이 “재경위 종합심사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에서 다루는 것이 도리어 시간을 더 끌게 된다”며 반발했다. 또 같은 당 김상순 의원은 “농림부의 예산 산출 인원수 계산이 기획처의 계산과 차이가 나는데, 확인해 보니 농림부가 틀렸다”면서 “이런 유사 사례가 많을 테니까 재경위에서 1차 심의만큼은 분명히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결국 당시 추경안은 야당의 주장대로 분과위원회를 거치고 3월 27일에 본회의를 통과했다. 야당이 빼도 박도 못하는 허점을 지적해 ‘현미경 심사’를 관철시켰던 것이다. 추경이라고 하면 보통 나랏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고, 태풍 등으로 무너진 도로·시설물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확충하는 것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씀씀이를 줄인 ‘감액 추경’도 네 번이나 된다. 6·25전쟁 발발 직후였던 1950년 7차 추경 때 정부는 세수와 세출 56억원을 줄였다. 전쟁으로 인해 세금을 걷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자연히 세수와 세출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1982년에는 추경에서 2643억원을 삭감했는데, 전년도에 국보위가 정부가 잘못 계산해 제출한 세입·세출을 제대로 심의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해 상반기까지 예상 경제성장률 전망치(8%) 달성이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실제 1982년의 실질경제성장률은 8.3%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기 직전이었던 1997년 10월, 그해 1차 추경에서 8722억원을 감액했다. 외환위기로 인한 경제환란이 그해 하반기부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기 시작했고, 자연히 세수에 펑크가 날 수밖에 없었다. 예상보다 덜 걷힌 세금은 1조 5909억원이었고, 전년도에 쓰지 않고 남았던 세계잉여금 7187억원을 이입해도 9000억원 가까운 수입과 지출을 줄여야 했다. 정부가 구제금융 지원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기 이전에 이미 감액 추경이 위기를 알리고 있었던 셈이다. ●외환위기 직후 1998년 1조 6985억 최대 감액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3월 1차 추경은 우리 역사에 가장 치욕적인 추경으로 기록되고 있다. ‘경제점령군’으로 들어온 IMF는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전년도에 정부가 짜고 국회가 통과시킨 예산에서 필요 없는 부분을 줄여 금융 구조조정 비용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인 1조 6985억원을 감액했다. 당시 실무 사무관으로 추경 작업에 참여했던 한 정부관계자는 “우리가 짠 예산을 다시 우리가 줄이면서 공무원 급여부터 삭감하는 것도 기분이 나빴는데, 계속해서 IMF의 눈치까지 봐야 했다”면서 “약간이나마 ‘망국(亡國) 관료’의 심정이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1998년 9월에는 세수를 메우기 위해 5조 4902억원을 보전하는 세입추경을 포함, 실업·경기대책 마련을 위한 12조 2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이 실시됐다. ●2002년 태풍 루사 피해때 제출 ~ 통과 ‘딱 3일’일반적으로 군부 독재 시절의 정부 추경안이 국회를 더 빨리 통과했던 것은 맞다. 하지만 헌정 사상 가장 빨리 국회를 통과한 것은 의외로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 태풍 ‘루사’ 피해 복구를 위한 4조 1000억원 규모의 추경이었다. 2002년 9월 10일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은 바로 그날 국회 재정경제위, 행정자치위, 운영위, 교육위에 회부됐고, 다음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어갔다. 그리고 약간의 수정을 거쳐 이틀 뒤인 9월 13일 본회의에 상정돼 바로 통과됐다. 2002년 DJ 정부의 마지막 해로 각종 특별검사와 게이트가 쏟아지기는 했지만, 태풍 루사로 인한 피해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또 그해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민심을 외면한 채 정쟁을 벌일 수는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이리역 폭발사고’ 재해 아닌 인재로 긴급 편성 가슴 아프면서도, 특이한 사연을 지닌 추경은 1977년 11월 2차 추경이었다. 행정부의 기틀이 어느 정도 잡히기 시작한 1960년대 이후의 추경은 주로 태풍과 오일쇼크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1977년 2차 추경은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人災) 때문에 긴급 편성됐다. 11월 11일 이리역에 서 있던 화약수송열차가 관리원의 부주의에 따른 화재로 폭발해 직경 16㎞ 이내의 집과 건물이 모두 파괴됐고, 58명이 사망하고 1400여명이 부상했다. 1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재산 피해는 당시 돈으로 100억원이 넘었다. 피해가 얼마나 컸던지 폭발 사고 뒤, 이리 시내 다방과 음식점에는 반창고로 얼굴이나 손등을 허옇게 바르고 나온 사람들로 넘쳐났다고 전해진다. 당시 정부는 사고 나흘 뒤인 11월 15일 사고 복구를 위한 5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열흘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물론 5억원으로는 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했고, 보상비를 노린 투기꾼들이 이리에 몰려들면서 민심마저 흉흉해졌다. 그런데 이 사고로 유명해진 인물이 있는데, 바로 ‘20세기 최고의 코미디언’ 이주일이다. 사고 당일 이리역에서 500m 떨어진 삼남극장에서 관객 600여명이 들어찬 가운데 인기가수 하춘화의 리사이틀이 열리고 있었고, 폭발사고로 극장 지붕이 내려앉고 의자가 뒤집혀 6명이 죽고 수십명이 다치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당시 무명 MC였던 이주일은 자신도 머리가 함몰돼 4개월 넘는 치료를 받아야 하는 중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쓰러져 있던 하춘화를 업고 극장 밖으로 나왔다. 이주일은 이 사건 이후 ‘의리의 사나이’로 불리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하춘화는 2007년 11월 열린 이리역 폭발사고 30주년 추모행사의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

    국민의당 신용현(55) 의원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을 지낸 과학자 출신으로 비례대표 1번을 받아 20대 국회에 입성했다. 신 의원은 “이제까지 과학 기술 분야는 전문가들의 영역이라고 봤지만 앞으로는 국정운영의 핵심 어젠다가 될 것”이라면서 “과학 기술인들의 현장 목소리를 정치권에 적극적으로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0대 총선 전부터 일주일에 1~2회씩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 함께 정책별 이슈를 스터디하는 등 안 대표와도 가깝게 지내고 있다. Q. 정치를 왜 선택했나. A. 과학기술계를 대변할 누군가가 필요했다. 국민의당이 과학기술인을 비례대표 1, 2번에 전면 배치한 것을 보고 구색 맞추기가 아니라고 느꼈다. 과학기술분야 발전에 의지가 있다는 것을 확인해 결심하게 됐다. Q. ‘과학자 여성 국회의원’으로서 추진하고 싶은 정책은. A. 이공계 학생 연구원 처우개선. 학생 신분의 연구원들은 연구실에서 근로자처럼 일해도 학생이기에 산업재해보상 보험 등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일단은 정부출연연구소 학생 연구원부터 시작해 안전 사각지대에 있는 연구원들의 처우를 개선하도록 하겠다. 조만간 관련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일하는 워킹맘에도 관심이 많다. 최근 ‘출산휴가 120일 확대법’, ‘임산부 해고금지법’을 발의했다. Q.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4차 산업혁명 포럼’ 공동대표다. 4차 산업혁명이란. A. 개개인 맞춤형으로의 변화. 이제까지는 ‘누가 기술이 좋나’, ‘누가 상품을 잘 만드느냐’가 중요했다. 앞으로는 가상화 기술 등을 통해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보며 내가 원하는 것을 각자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 결국 ‘누가 개개인의 욕구를 잘 충족시킬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안 전 상임공동대표가 교육혁명, 과학기술혁명, 창업혁명 등을 강조한 배경도 이런 시대적 변화를 염두해 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정책과 대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Q. 안 전 상임공동대표와 정기적으로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안 전 대표에 대한 평가는. A. 내공이 깊다. 스터디 모임에서 보면 과학분야 전문가인 내가 보기에도 질문이 상당히 구체적이다. 실현성을 염두해 둔 질문이 많다. 국회 미래 일자리와 교육 포럼도 안 전 대표의 제안으로 시작된 것이다. 현재는 많은 그룹의 전문가들 얘기를 듣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런 의제들과 제안을 공약으로 발전시킬 생각을 하고 있다. Q. 국민의당 최근 지지율 저조하다. A. 비관할 것은 아니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들이 국민의당을 지지한 것은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라 잘하라고 표를 준 것이다. 우리에게 표를 준 국민들은 굉장히 까다로운 지지자다. 우리가 조금만 잘못하면 다른 당으로 갈 수 있다. 이슈에 대한 안테나를 세우고 충실히 정책과 대안을 내고 이런 것들이 쌓이다 보면 지지율은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프로필 ▲1961년 서울 출생 ▲연세대 물리학 석사 ▲충남대 물리학 박사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회장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
  • “사는 게 힘들다”···승용차서 남성 3명 유서 남기고 숨진 채 발견

    “사는 게 힘들다”···승용차서 남성 3명 유서 남기고 숨진 채 발견

    30~40대 남성 3명이 자신의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로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낮 2시 15분쯤 충북 옥천군 옥천읍의 도롯가에 세워진 카스타 승용차에서 A(32)씨 등 30~40대 남성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인근에서 공공근로 사업을 하던 노동자들이 발견했다. 자동차 뒷좌석에서는 휴대용 가스레인지와 타다 남은 연탄 등이 발견됐다. “사는 게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도 있었다. 경찰은 현재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개미는 맛도 못 보는 ‘그림의 떡’ 삼성전자

    개미는 맛도 못 보는 ‘그림의 떡’ 삼성전자

    코스피 시총 7.2% 올랐지만 삼성 빼면 2.8% 상승 그쳐 “살 물건 없는 쇼핑몰 신세” 회사원 김종욱(43)씨는 코스피가 연일 오르고 있다는 소식이 영 마뜩잖다. 인덱스펀드에 다달이 돈을 넣고 있으니 주가 상승이 와 닿아야 하는데 계좌에 찍히는 수익금은 기대 이하다. 김씨는 “개별 종목에 투자해 손실을 보고 있다는 주변 사람들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요즘 같은 때엔 삼성전자 주식에 직접 투자할 걸 그랬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22일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169만 20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장중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후 누적된 상승 피로감에 하락으로 돌아서 전날보다 1만원(0.6%) 하락한 166만 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는 ‘나홀로 상승’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정보기술(IT)·모바일(IM) 부문과 반도체, 소비자가전(CE) 등 모든 영역에서 낸 탄탄한 실적에 최근 출시된 ‘갤럭시 노트7’ 기대감이 더해지며 연초 이후 주가가 38%나 올랐다. 국내 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역사적인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코스피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 효과를 걷어 내면 ‘빛 좋은 개살구’라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피의 전체 시가총액은 올해 초 1214조 5000억원 수준에서 22일 1302조원으로 7.2% 불어났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빼면 같은 기간 시총은 2.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코스피 상승폭의 절반 이상은 오롯이 삼성전자가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코스피 상승은 ‘개미’들에게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소폭 하락하며 쉬어 간 이날 코스피에서는 896개 종목 중 647개가 하락했다. 오른 종목은 187개에 그쳤다.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을 살펴보면 요즘 주식시장의 쏠림현상이 더 뚜렷해진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최근 4주간 코스피 시장에서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은 한 주에 평균 17개로 전체 종목 중 1.8%에 그쳤다. 이는 2005년 대세 상승 초입기의 10%대나 지난해 단기 상승 구간의 5%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수는 오르고 있지만 주식으로 돈을 벌고 있다는 투자자를 보기 어려운 이유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의 매수 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고객예탁금은 23조원대로 전년 대비 2조원 이상 늘어나는 등 자금 동향은 나쁘지 않다”면서도 “지금 우리 증시는 지갑에 돈이 있어도 사고 싶은 물건이 없는 쇼핑몰과 같다”고 비유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삼성전자와 함께 ‘박스피’(상자에 갇힌 코스피) 돌파를 이끌 실적주에 베팅하는 것이 유효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에는 여전히 국내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자리잡고 있지만 지난해 기업들의 실적은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2011년 수준을 회복했고 올해는 기록 경신이 예상된다”며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국내 증시의 낮은 평가가치(밸류에이션) 등이 맞물려 완만한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발렌시아CF, 장비관리인에게 특별한 은퇴식 선물

    발렌시아CF, 장비관리인에게 특별한 은퇴식 선물

    스페인 프로축구 1부 리그(프리메라리가) 명문 구단인 발렌시아 CF가 55년간 구단을 위해 일한 장비관리인을 위해 특별한 은퇴식을 치렀다. 발렌시아 CF는 지난 13일(현지시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홈구장인 캄프 데 메스타야(Camp de Mestalla)에서 이날 열린 구단 장비관리인 베르나르도 에스파나(Bernardo Espanaㆍ78)의 은퇴식 영상을 공개했다. 베르나르도는 1961년부터 55년간 발렌시아 CF의 장비관리인으로 선수들의 유니폼과 축구화를 세탁하는 일을 해왔다. 발렌시아 CF는 그의 이러한 노고에 감사하고자 발렌시아의 마지막 프리시즌 경기가 열리는 날 5만여 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를 은퇴식을 열었다. 베르나르도가 구장 안으로 들어오자 5만여 명의 관중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과 함께 커다란 함성으로 그를 환영했다. 선수단 역시 그를 안으며 맞아줬고, 구단 관계자들은 베르나르도에게 헹가래로 고마움을 표현했다. 한편 발렌시아 CF는 행사가 끝나고 공식 트위터 계정에 다음과 같은 글로 장비관리인 베르나르도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신화, 전설, 잊을 수 없는 인물, 역사에 남을 사나이” 사진·영상=발렌시아CF/트위터,유튜브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철학 VS 철학(강신주 지음, 오월의봄 펴냄) ‘거리의 철학자’인 저자가 동서양 철학 사상을 망라해 엮은 2010년 책을 대폭 개정한 완전판이다. 저자는 동양 철학사나 서양 철학사가 아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철학사를 정리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100명 넘는 동서양 철학자들을 2명씩 짝지어 이들의 사상을 소개한다. 칸트와 니체에게 ‘물자체는 존재하는가’라고 묻고 맹자와 순자에게는 ‘인간성은 선한가’라는 질문을 던져 철학의 핵심 쟁점을 둘러싼 다양한 사유를 되짚는 방식이다. 초판에 10쌍의 철학자를 추가해 모두 66가지 주제를 다룬다. 주제마다 철학사의 관련 쟁점들을 보충 설명하는 ‘고찰’ 항목을 추가했다. 새로 쓴 원고가 3000여장에 달한다. 1492쪽. 5만 4000원. 빈곤의 문제(J A 흡슨 지음, 김정우 옮김, 레디셋고 펴냄) 1990년대에 레닌과 함께 ‘잉여자본의 국외투자가 제국주의의 식민지 점령을 초래한다’는 ‘흡슨-레닌 테제’로 널리 알려진 저자는 산업혁명 이후 빈곤과 실업이 만연한 상황을 목도한다. 그는 당시의 경제학이 시장의 조화로운 작동을 맹신할 뿐 공황이 불러온 과잉생산과 기업 도산, 실업에 관해 아무런 설명을 못 하는 것에 의문을 품었다. 그는 기존 경제학의 전제를 전면 부정하는, 당시로서는 매우 급진적인 ‘저소비이론’을 주장했다. 저소비이론과 제국주의론의 사회경제학자인 홉슨은 빈곤에 대해 개인의 게으름과 같은 윤리적 영역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한다. 343쪽. 1만 5000원. 자본주의 5.0(조동성과 자본주의 5.0연구회 지음, 위클리비즈북스 펴냄) 저자들은 ‘클러스터’에 기반한 공유가치 창출을 새로운 자본주의 모델의 핵심으로 꼽는다.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의 정의에 따르면 클러스터는 ‘관련성 있는 기업들의 지역적 밀집’이다. 클러스터에 속한 기업들은 자사의 이익과 직결되지 않더라도 동료 기업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새로운 자본주의 모델은 개인 이익과 공동·사회 이익을 함께 추구한다. 책은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가 2013년 제자들과 함께 꾸린 ‘자본주의 5.0 연구회’의 결과물이다. 자본주의 5.0의 주체는 ‘자율적 공동 목적 추구’, ‘규모의 경제’ 등 두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조 교수는 설명한다. 288쪽. 1만 5000원. 일상적이지만 절대적인 예술 속 수학지식 100(존 D 배로 지음, 강석기 옮김, 동아엠앤비 펴냄) 케임브리지대 수리과학 교수인 저자가 수학과 예술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펼쳐 낸다. 예를 들면 발레리나는 어떻게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지, 왜 샤워를 할 때 가수처럼 노래를 잘 부르는지 등 예술 속 수학지식 100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일상의 다양한 경험을 수학의 관점에서 해석한 책으로 주목받아 온 저자는 음악과 미술뿐 아니라 문학, 발레, 요리, 보석, 마술, 국기 디자인, 토목 공사 등 폭넓은 영역에서 수학지식을 풀어낸다. 인문학을 아우르는 명쾌한 수학지식은 수학에 관심 없던 독자들까지 그의 이야기 세계로 끌어들인다. 368쪽. 1만 6000원. 파이널 인벤션(제임스 배럿 지음, 정지훈 옮김, 동아시아 펴냄) 인공지능으로 인한 인류의 비관적인 미래에 가장 많이 인용되는 책이다. 저자는 2045년 초인공지능(ASI)이 실현될 것이며 ASI는 인류를 멸망으로 이끌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의 생각은 극단적인 미래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장치 개발을 외면하고 있는 현실에 기인한다. 이미 인류는 통제할 수 없는 사이버 범죄에 취약한 상황이며 훨씬 더 지능적인 인공지능은 더 통제하기 어렵다고 예측한다. 기술을 가진 기업들의 비윤리성을 낱낱이 고발하면서 인공지능이 가진 상업적 가치가 얼마나 위험한지, 자기 인식을 하며 자가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설득력 있게 경고하고 있다. 448쪽. 1만 8000원.
  • [세종로의 아침] ‘필부의 복수’와 ‘시정잡배의 복수’ /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필부의 복수’와 ‘시정잡배의 복수’ /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중국 원나라 때 기군상(紀君祥)이 쓴 희곡 ‘조씨고아’(趙氏孤兒)는 중국을 대표하는 문화 스테디셀러다. ‘복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이 희곡은 2013년 개봉된 영화 ‘천하영웅’과 TV 드라마 ‘조씨고아’, 지난해 국내 연극상을 휩쓴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2500여년 전인 춘추시대 진(晋)나라 때 간신 도안고(屠岸賈)와 현신 조순(趙盾)에 관한 비극적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의 줄거리는 이렇다. ‘도안고는 권력을 오로지하기 위해 영공(靈公)의 총애를 받던 정적 조순을 모함해 그와 가문을 멸족했다. 이때 태어난 그의 손자 조무(趙武)의 존재를 알게 된 도안고는 그마저 죽이려고 한다. 하지만 조씨 집안의 식객 떠돌이 의원 정영(程?)이 친아들을 희생시키고 천신만고 끝에 조무를 구해 낸다. 다 자라 멸문의 진상을 알게 된 조무는 마침내 도안고를 죽여 집안의 원수를 갚는다.’ ‘좌전’ ‘국어’ ‘사기’에 기록된 역사적 사건에 허구를 적당히 뒤섞어 사실인 양 버무려 놓은 작품이다. 중국처럼 복수가 일상화한 나라도 없다. 중국인을 사로잡고 있는 진융(金庸)의 ‘소오강호’와 ‘의천도룡기’, 하이옌(海宴)의 ‘랑야방’ 등 무협소설은 강호의 은원을 중심으로 복수의 혼을 불어넣는다. 이를 소재로 반복 리메이크해 드라마로 연일 쏟아내는 TV 채널은 복수의 칼을 벼리게 한다. ‘역사책의 전범’으로 불리는 사기마저 정당성 여부를 떠나 자신을 총애하는 사람을 위해, 사사로운 정에 얽매여 남의 부탁으로 복수에 나서는 ‘필부의 의(義)’를 보여 주는 5명의 자객을 영웅으로 묘사해 복수의 길로 인도한다. ‘와신상담’(臥薪嘗膽), ‘절치부심’(切齒腐心), ‘도광양회’(韜光養晦), ‘굴묘편시’(掘墓鞭尸), ‘이혈세혈’(以血洗血), ‘칠신탄탄’(漆身?炭)의 고사성어는 복수를 지선(至善)으로 미혹한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군자보구, 십년불만’(君子報仇, 十年不晩)이라는 성어를 널리 전파한 사마천은 이를 통해 ‘군자는 10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리더라도 꼭 복수를 해야 한다’는 의미를 극대화해 복수의 화신으로 이끈다. 현대 중국인들도 걸핏하면 복수의 칼을 뽑아 든다. 힘센 미국에 대해서는 비위가 상하더라도 으름장만 놓고 끝내지만 만만한 상대에게는 가차 없이 실력을 행사했다. 2000년 중국 마늘에 관세를 올린 데 대해 한국산 핸드폰을, 2010년 일본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해에서 중국 어선 선장을 체포한 데 대해 희토류를,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에게 노벨평화상을 준 노르웨이에 대해 연어 수입을 금지해 항복을 받아 냈다. 사드 배치에는 관영 언론들을 앞세워 ‘한국 때리기’에 골몰하고 비관세 장벽을 동원해 무역 보복에 나서는 것도 모자라 한국 배우의 팬 사인회를 취소하고 구멍가게 오퍼상에게까지 사사건건 시비를 걸어 괴롭히는 쪼잔한 보복도 서슴지 않는다. 옛날에는 그래도 ‘의’를 앞세운 필부들의 복수라고 봐줄 만하지만, 오늘날에는 성에 차지 않는다고 상부터 걷어차 버리는 시정잡배의 복수를 남발하는 탓에 눈 뜨고 보기가 역겨워진다. 중국이 이런 치졸한 행태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중국몽’(中國夢), 곧 중화민족의 부흥은 한낱 꿈일 뿐이다. khkim@seoul.co.kr
  • 3개 부처 개각…朴대통령, 우병우·외교안보라인 신임 재확인

    3개 부처 개각…朴대통령, 우병우·외교안보라인 신임 재확인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문화체육관광부 등 3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한 가운데 이번 개각의 최대 수혜자가 우병우 민정수석과 외교안보라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朴대통령, 우병우 신임 유지…靑, 교체관측에 일관된 선긋기 = 이번 개각은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된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정치권 일각에선 우 수석 교체 여부에 관심을 기울였다. 하지만, 청와대 참모들은 개각 발표 이전부터 일관되게 “우 수석 의혹은 사실로 입증된 것이 없다. 개각과 우 수석 문제를 연결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유지해왔고, 실제로 이번 개각에서 우 수석 거취에 대한 발표는 전혀 없었다. 따라서 이번 개각을 통해 우 수석에 대한 박 대통령의 신임이 재차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남 부동산 매매 의혹을 시작으로 각종 의혹 보도가 이어지면서 우 수석이 민정수석으로 인사검증 업무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청와대는 “우 수석은 이번 인사검증 업무도 정상적으로 수행했다”면서 우 수석 거취에 별다른 변화 기류가 없음을 시사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우 수석 관련 논란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신임 경찰청장에 이철성 차장을 내정하는 인사도 단행한 바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특별감찰관의 감찰 결과가 우 수석 거취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청와대 참모들 사이에선 그런 관측에 대해서도 선을 긋는 기류가 분명히 존재한다. 우 수석에 대한 박 대통령의 신임이 재확인됨에 따라 우 수석에 대한 언론의 의혹 보도를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보는 기존 청와대 분위기도 변화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 한 참모는 “우 수석이 현재 업무를 수행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고, 본인이 맡은 바 역할에 계속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그런 기조에서 바뀐 것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 윤병세, 오(五)병세 되나…미래·노동ㆍ법무 장관 유임 =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를 둘러싼 대내외적인 갈등이 계속되고 동북아 정세 유동성이 심화되면서 이번 개각을 앞두고 외교안보 라인 교체 여부도 큰 관심을 끌었다. 특히 박근혜 정부 원년멤버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경우 여권 일각에서 교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과 함께 후보군까지 거론됐다. 장수 장관을 바꿔 분위기를 일신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8·16 개각을 통해 원년멤버인 윤성규 환경부 장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교체됐으나 윤병세 장관은 유임됐다. 이에 따라 윤 장관은 내각의 유일한 원년멤버 장관으로 남게 됐다. 윤 장관이 이번 개각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현재의 외교 기조를 변경할 이유가 없다는 박 대통령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전날 광복절 경축사에서 “우리의 운명이 강대국의 역학 관계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피해 의식과 비관적 사고를 떨쳐내야 한다”면서 능동적·적극적 외교 자세를 주문했다. 또 1년 반 정도 남은 박 대통령의 임기를 고려할 때 박근혜 정부 5년 동안 외교수장 자리를 지켜 이른바 ‘오(五)병세’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울러 여권 일각의 전망 또는 야권의 교체 요구와는 달리 미래창조과학부와 법무ㆍ노동부 장관도 유임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해당 부처 장관이 내부 기강을 다잡고 국정과제를 안정적으로 수행해달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 청와대 원년 비서관으로 3인방만 남아 = 이번 개각으로 정황근 농축산식품비서관이 농촌진흥청장으로 이동함에 따라 청와대 원년 비서관은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부속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 등 이른바 박 대통령 측근 비서관 3인방만 남게 됐다. 앞서 박 대통령의 측근 중 한 명으로 원년멤버인 조인근 연설기록비서관은 지난달 사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북핵 내려놓고 통일로 가는 기회의 창 열어야

    어제는 제71주년 광복절이었다. 일제에 빼앗겼던 국권을 되찾은 지 어언 71년이 됐지만, 아직 우리가 갈 길은 멀어 보인다.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환경이 광복의 감격을 누렸던 당시와 별반 다르지 않게 엄혹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남북 간 분단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한 광복은 미완성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도 어제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 측에 “한반도 통일시대를 여는 데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을 법하다. 우리는 북한 당국이 민족의 공멸을 초래할 핵·미사일 개발을 멈추고 통일로 가는 기회의 창을 함께 열어젖히길 간곡히 권고한다. 그 길이 남북으로 흩어진 한민족이 광복의 기쁨을 온전하게 누릴 수 있는 지름길인 까닭이다. 대한제국이 국권을 상실한 근인(根因)이 뭐겠나. 세계 열강이 이 땅에서 각축전을 펴는 동안 국력을 키울 생각은 않고 외세에 기대 생존을 도모하려 했기 때문이다.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4대 강국이 한반도 안팎에서 대치 중인 지금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자명하다. 박 대통령의 말마따나 강대국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는 비관적 사고부터 떨쳐 내야 한다. 미국과 중·러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우리의 선택을 강요하고 있는 데다 국수주의로 치닫고 있는 아베 내각이 이끄는 일본은 우리 국회의원들의 독도 방문에까지 시비를 걸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의 주체적 사고와 국가적 역량의 결집이 절실한 시점이다. 누란(卵)의 위기에서 친일·친중·친러 등으로 우리끼리 편을 나눠 싸우던 구한말의 행태를 답습해서는 안 될 말이다. 더욱이 한민족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남북 분단의 장기화만큼 불행한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광복 후 최빈국에서 출발해 현재 경제 규모 세계 11위인 중견국으로 우뚝 섰다. 남북 간 소모전이 발목을 잡지 않았다면 벌써 선진국 대열에 올랐을지도 모를 일이다. 반면 우리의 반쪽인 북한의 보통 주민들은 아직도 하루 끼니를 걱정할 정도가 아닌가. 북한 주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제2의 광복’이 통일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게다. 그런 맥락에서 어제 경축사에서 박 대통령의 중층적 대북 제안이 주목된다. 즉 북한 정권에는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촉구하고 최고위층이 아닌 간부와 주민들에게는 “차별 없이 대우받고 행복을 추구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통일 국가의 미래상을 밝힌 대목이다. 북한 지도부에 대화를 통해 통일의 길로 나설 기회를 주되 김정은 정권이 끝내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정권과 주민을 분리해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신호다. 이는 우리로선 바라진 않지만 결단해야 할 상황에선 피할 수 없는 고육책일 게다. 김정은 정권이 동족의 선의를 무시하면서 핵 개발을 고집함으로써 국내외적 고립을 자초해 자멸의 길을 걷지 않기를 거듭 당부한다.
  • [광복절 경축사] 中 사드 압박 겨냥 “강대국이 운명결정 비관적 사고 떨쳐내야”

    [광복절 경축사] 中 사드 압박 겨냥 “강대국이 운명결정 비관적 사고 떨쳐내야”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을 보면서 새삼 국민적 자신감에 대해 숙고하게 됐음을 15일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여지없이 드러냈다. ‘할 수 있다’(4회), ‘자신감’(4회), ‘자긍심’(1회) 등 자신감과 관련한 단어를 모두 9차례나 구사하며 연설의 거의 절반가량을 이 부분에 할애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의 운명이 강대국들의 역학관계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피해의식과 비관적 사고를 떨쳐내야 한다”면서 “우리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번영의 주역이라는 책임감을 갖고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능동적이고 호혜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드 배치는 북한의 무모한 도발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선택한 자위권적 조치”라고 덧붙였다. 이는 사드 배치를 우리의 자위적 방어조치로 보기보다는 미·중 간 헤게모니 싸움에서 우리가 어느 한편을 드는 쪽으로 해석하는 국내 일각의 시각을 피해의식으로 규정하면서 우리 스스로 우리의 운명을 개척한다는 자주(自主)의식을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광복 71년 만에 우리의 국력은 눈부시게 성장한 반면 우리의 자존감은 71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지적했다고도 볼 수 있다. 실제 박 대통령은 “반세기 전 1인당 국민소득 67달러의 최빈국에서 지금은 경제 규모 세계 11위, 수출 규모 6위의 국가로 발전했고, 올해까지 3년 연속 혁신지수 세계 1위 국가로 평가받고 있으며, 국가 신용등급은 프랑스, 영국과 같은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면서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저력이자 자랑스러운 현주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을 향해서도 우리가 한반도의 주역으로서 나라를 지키는 차원에서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니 간섭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은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에 대한 자부심, 한류 문화 등의 구체적 사례를 열거하면서 “언제부터인지 우리 내부에서는 대한민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잘못된 풍조와 우리의 위대한 현대사를 부정하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우리나라를 살기 힘든 곳으로 비하하는 신조어들이 확산되고 있다”며 ‘헬 조선’이라는 유행어를 반박했다. 이어 “자기비하와 비관, 불신과 증오는 결코 변화와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없다”면서 “할 수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을 갖고 함께 가는 공동체 의식으로 노력하면 우리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워메, 새누리가 변했네

    워메, 새누리가 변했네

    ‘영남당’ 최고위 회의에서 호남 억양… ‘봉숭아학당’ 차단 공개발언도 없애 野3당 대표에 선배 예우 90도 인사… 비서실장엔 윤영석 의원 임명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연일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사흘 만에 새누리당 곳곳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다. 지도부 회의에서 마이크를 통해 들려오는 유일한 목소리는 바로 전라도 억양과 사투리다. 영남을 기반으로 했던 새누리당의 지도부 회의에서 첫 발언으로 호남 억양이 들려온 것은 처음이다. 이 대표는 순서대로 돌아가며 모두발언을 했던 관행을 깨고 회의를 비공개로 바꿨다. ‘투 톱’인 정진석 원내대표조차 공개 발언권이 없다. ‘봉숭아 학당’을 막자는 취지이지만 지도부의 언로(言路)를 아예 차단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따른다. 이 대표는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것들이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직 인사도 현 체제로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밝혔고, 의원총회에 앞서 원외당협위원장 회의를 먼저 열어 당 발전에 대한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당직에서도 배려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무처 당직자 월례조회에서는 “아우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길을 터 주겠다고도 약속했다. 12일까지 사흘 동안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해 야3당 대표들을 모두 만났고 모두 ‘선배’로 깍듯이 예우했다. 먼저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고 손발을 가지런히 모아 앉은 뒤 두 손은 무릎 위에 놓았다. 광나는 구두 대신 발이 편한 컴포트화를 신었다.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을 때는 “몇 가지 말씀을 올리고 싶습니다”라면서 할 말은 다 하는 화법도 화제가 됐다. 이 대표는 “앞으로 자주 연락드리겠다고 했고 대통령도 알았다고 기꺼이 답변하셨다”, “(회동을) 수시로 할 것이고 사안이 있으면 언제든지 면담을 신청해서 만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스스로 ‘수평적’ 당 운영과 당·청 관계를 언급했지만 사실상 참모진의 화법에 가깝다. 따라서 박 대통령과 이 대표의 관계를 두고 새로운 ‘밀월 관계’라는 기대와 함께 “결국은 주종 관계 아니겠느냐”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이 대표는 당 대표이지 대통령의 비서가 아니다. 이런 식이라면 결국 ‘박근혜 총재 시대’를 열어 정치발전의 퇴행이 불을 보듯 온다”면서 “비공개 회의도 좋지만 대통령께 직언을 해야 대통령도 성공하고 이 대표도 성공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이 대표는 12일 비서실장에 윤영석(경남 양산갑) 의원을, 비서실 부실장에 서울 노원을 당협위원장인 홍범식 변호사를 각각 임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힐러리-트럼프, 경쟁하듯 연일 보호무역 역설…TPP 물건너가나

    오바마, 대선후 레임덕회기때 TPP처리 나설듯…공화 입장이 관건 미국 민주, 공화 양당의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경쟁이라도 하듯 연일 보호무역에 관한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두 사람의 보호무역 기조는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발언의 강도가 세지고 있어 점점 집권 후 발언 번복을 하기가 쉽지 않은 형국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특히 보호무역 기조는 이번 대선의 핵심 승부처로 떠오른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중서부의 제조업 지대)의 백인 노동자 표심을 겨냥한 것이어서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두 후보의 보호무역 색채는 더욱 짙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둘 중 누가 다음 미국의 대통령이 되더라도 한미 간은 물론 미국과 다른 나라들과의 전방위 통상마찰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클린턴은 이날 미시간 주(州) 디트로이트 외곽의 워렌 유세에서 자신의 경제공약을 발표하면서 미국과 일본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천명했다. 클린턴은 특히 “TPP를 포함해 우리의 일자리를 죽이고 임금을 억제하는 어떤 무역협정도 중단할 것이다. 나는 지금 그것(TPP)을 반대하고 있고 선거가 끝난 뒤에도 반대할 것이며, 대통령으로서도 반대할 것”이라고 말해 TPP 지지로의 선회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했다. 클린턴은 또 환율조작, 지적재산권 절도행위 등을 거론하면서 “대통령이 되면 무역검찰관을 임명하고, 관련 법 집행 관리 숫자를 3배로 늘리며, 규칙을 위반하는 국가에 대한 맞춤형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등 불공정 무역관행 차단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는 지난 8일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 연설에서 TPP와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미국이 그동안 맺은 각종 FTA를 ‘클린턴 때리기’의 소재로 활용하면서 보호무역 기조를 역설했다. 트럼프는 “클린턴은 이 도시와 이 나라의 일자리와 부를 빼앗아간 무역협정들을 지지했다.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서명한 나프타를 지지했고,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도 지지했다”면서 “또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무역협정을 지지했고, TPP도 지지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구체적으로 한미FTA를 콕 찍어 “많은 미국인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준 ‘깨진 약속’(broken promise)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까지 주장했다. 현재까지 드러난 발언만 놓고 보면 클린턴보다는 트럼프가 훨씬 더 강경하다. 클린턴이 TPP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도 기존에 체결된 FTA와 관련해서는 명시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데 반해, 트럼프는 TPP 탈퇴, 나프타 폐기, 한미FTA 재협상 주장 등을 서슴없이 내뱉고 있다. 이런 가운데 두 사람의 의견이 일치하는 TPP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워싱턴 일각에서는 TPP 조기 발효가 이미 물 건넌 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TPP가 무산될 경우 향후 미국의 아시아·태평양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아·태지역 최대 경제통합체인 TPP는 미국 입장에서는 단순한 무역협정을 넘어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응하는 성격을 띠는 등 역내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신(新) 외교·안보 틀’로서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의 핵심축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TPP 창설 멤버가 아닌 우리 정부는 현재 추가 가입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상태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야당인 공화당의 도움을 얻어 TPP 협정을 타결할 때만 해도 미 의회의 비준 전망 속에 최대 ‘메가 FTA’ 탄생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됐으나, 대선이 다가올수록 의회의 조기 비준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클린턴, 트럼프 두 후보의 강경 반대 입장만 보면 TPP는 이미 ‘죽은 카드’가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이 11월 대선 이후 ‘레임덕 회기’에 TPP 처리를 시도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마저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내부적으로 오는 9∼10월께 TPP 이행법안을 공개한 이후 레임덕 회기에 비준 절차를 밟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관적 전망과 달리 레임덕 회기에 TPP가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트럼프와 달리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공화당 지도부와 손잡고 ‘클린턴 정부’든 ‘트럼프 정부’든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 레임덕 회기에 TPP를 처리하는 시나리오다. 이 시나리오는 공화당 지도부의 협조가 있어야 가능하며, 따라서 대선과 연방 상·하원 선거 이후 공화당 지도부의 입장에 따라 TPP의 운명도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TPP에 찬성했던 공화당 지도부 상당수도 지금은 선거를 의식해 TPP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연합뉴스
  • ‘홍채 인식’ 모바일 뱅킹… 폰, 살아있네

    ‘홍채 인식’ 모바일 뱅킹… 폰, 살아있네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 때까지만 해도 “스마트폰에 더이상 큰 기술 혁신은 어렵다”는 비관론이 팽배했다. 그러나 최근 베일을 벗는 스마트폰 신제품과 관련 기술을 살펴보면 혁신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오는 하반기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을 필두로 애플과 LG전자의 스마트폰 대전(大戰)이 펼쳐지는 가운데 진화한 스마트폰 기술들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에 홍채 인식 기능을 활용해 모바일 뱅킹 서비스 등 보안성을 높인 핀테크 기술을 선보인다. 홍채는 사람의 눈에서 동공과 흰자위 사이에 존재하는 부분으로, 266개의 고유 패턴이 존재해 지금까지 개발된 생채 인식 기술 중 가장 보안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홍채 인식에 기반한 본인인증 솔루션 ‘삼성패스’를 갤럭시노트7에 담았다. 갤럭시노트7 이용자는 모바일 간편결제 ‘삼성페이’를 사용할 때 홍채 인식으로 본인인증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 등을 홍채 인식으로 대체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19일부터 갤럭시노트7의 홍채 인식 기능을 활용한 모바일 뱅킹 서비스가 시작된다. 1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KEB하나은행이 삼성패스를 이용한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선보인다. 우리은행은 공인인증서의 비밀번호와 보안카드 입력 단계를 홍채 인식으로 대체하고 KEB 하나은행은 공인인증서를 홍채 인증으로 완전히 대체하는 ‘셀카 뱅킹’ 서비스를 내놓는다. 신한은행은 홍채 인식을 통한 간편 로그인 서비스를 먼저 출시한다. 또 물속에서도 S펜으로 필기할 수 있는 강력한 방수·방진 기능과 S펜을 활용한 즉시 번역 기능 등도 주목받고 있다. 혁신은 내년 ‘아이폰8’에서나 있을 것이라 점쳐졌던 아이폰도 올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애플이 다음달 ‘아이폰7’을 공개하는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8일(현지시간) 아이폰7의 홈버튼이 손가락의 압력을 감지하는 형태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아이폰은 홈버튼을 손가락으로 꾹 누르는 방식으로 작동했지만 아이폰7의 홈버튼에는 압력 센서가 탑재돼 손가락을 갖다 대면 그 압력의 세기를 감지해 작동하는 ‘햅틱’(촉각 인식) 기능을 갖춘다는 추측이다. 아이폰6부터 시작된 4.7인치와 5.5인치 두 가지 크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안테나 라인과 이어폰을 꽂는 단자가 사라진다. 7.3㎜였던 아이폰6s보다 두께를 1㎜ 정도 줄이는 건 방수 기능을 추가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도입한 듀얼 카메라를 애플 역시 아이폰7에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다음달 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7일 서울에서 공개하는 ‘LG V20’은 실감나는 멀티미디어 기능이 담긴다. 특히 전작 ‘V10’에서 강조됐던 사운드 성능이 강화된다. 11일 LG전자에 따르면 V20에는 고성능 오디오 칩셋 제조사인 ESS사의 32비트 하이파이 쿼드 DAC(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을 탑재한다. V10에 탑재된 싱글 DAC보다 더 성능이 높아 ‘오디오 뺨치는 스마트폰’이 될 전망이다. DAC은 디지털 신호를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해 주는 장치로, 음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는데 DAC이 4개인 쿼드 DAC은 싱글 DAC보다 잡음을 50% 줄여 준다. LG전자는 “유선 헤드폰을 사용하면 라이브 공연을 듣는 것처럼 깨끗하고 풍부한 음질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밖에 V10에 도입한 세컨드 스크린과 전면 듀얼 카메라, 전문가 모드 동영상 촬영 기능 등이 어떻게 V20에 담길지도 관심거리다. 또 신규 스마트폰 중 최초로 구글의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7.0 누가(Nougat)’가 탑재된다. ‘누가’는 올해 3월 구글 개발자 프리뷰에서 공개된 운영체제로, 문자메시지의 알림창에서 바로 답장을 보내는 기능과 창을 분할해 쓰면서 오갈 수 있는 멀티태스킹 기능 등이 담겼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생활고 비관 교도소 갈래” 여관에 불 지른 40대

    생활고를 비관해 교도소에 가겠다며 머물던 여관에 불을 지른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김모(48)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1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7시 50분쯤 부산 북구 구포의 한 여관에서 자신이 투숙한 방 침대 시트에 라이터로 불을 붙인 혐의를 받고 있다. 불은 3분여 만에 방안 침대를 모두 태운 뒤 여관 주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에 의해 진화됐다. 불을 지른뒤 김씨는 곧바로 인근 구포역 철도경찰센터를 찾아가 범행을 자수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젊은 시절부터 절도 등으로 여러 차례 교도소를 들락거렸다. 지난해 5월 출소 후 보호관찰을 받으며 여관 등지에서 생활하던 중 “마음을 잡고 돈을 벌어보려고 했는데 직업도 구해지지 않고,돈벌이도 없어 교도소에 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정신질환 50대 남녀 아파트서 투신

    28일 오전 5시쯤 전북 전주시 한 아파트 14층에서 김모(50)씨와 이모(52·여)씨가 떨어져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주민들이 아파트 1층 바닥에 이들이 나란히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119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정신분열증, 이씨는 조울증을 앓고 있다 신변을 비관해 아파트에서 몸을 던졌다. 이들이 투신한 아파트는 김씨 명의로 임대해 이들이 이전에 함께 살던 곳이었다. 이들은 수년 전 완주군의 한 정신병원에서 만나 서로 의지하며 함께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수차례 지병으로 입·퇴원을 반복한 이들은 지난 25일 오후 10시쯤도 목숨을 끊으려고 약물을 복용했다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정신병을 앓다가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며 “목격자와 유가족을 상대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거세지는 보호무역… 범정부 대응체계로 뚫는다

    거세지는 보호무역… 범정부 대응체계로 뚫는다

    사드·브렉시트 겹쳐 압박 심화 정부, 비관세장벽 담당자 지정… 종합상사 부활·中企 판로 개척 “(세계 각국에서)재정·통화 정책을 써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니까 보호무역주의 회귀 움직임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자유무역을 기치로 한 미국 공화당조차 정강에 보호무역주의가 들어갈 정도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27일 국회 경제재정연구포럼 강연) 각국에 보호무역의 빗장이 한층 강화되면서 가뜩이나 활력을 잃은 우리나라 수출에 또 다른 위협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한국산 제품에 잇따라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것을 비롯해 인증·통관 등 까다로운 비관세장벽을 더욱 높이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각국 무역정책의 보수화 흐름을, 현실화 여부가 불투명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과 달리 ‘현실화된 위협’으로 보고 다각도의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0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에서 생산해 수출한 드럼세탁기에 최고 111%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21일에는 자동차 도금강판에 최고 4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고 다음날에는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냉연강판에 최고 65%의 반덤핑 관세를 매겼다. 멕시코도 한국산 페로망간에 36%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반덤핑 관세에 더해 비관세장벽까지 동원해 우리나라 수출기업을 옥죄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대중 수출을 기록한 한국산 분유에 예고 없이 지난 2월 ‘조제분유 표기사항’ 의무를 강화해 수출에 제동을 걸었다. 그 결과로 상반기 대중 분유 수출이 8% 정도 감소했다. 최근에는 막걸리에 단맛을 내는 아스파탐 첨가를 금지하는 위생기준을 갑자기 바꿔 수출물량을 대거 반품시키기도 했다. 중국은 10년 만에 수출에 성공한 삼계탕뿐만 아니라 김치, 화장품, 가공식품 등에 대해서도 까다로운 자국 위생 검역기준을 들이대며 통관을 지연시켰다. 현재까지 우리 기업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는 30개국 총 185건에 이른다. 수입규제(반덤핑, 상계관세, 세이프가드)는 2011년 9건, 2012년 19건, 2013년 21건, 2014년 26건, 2015년 31건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22건으로 2013년 전체 건수를 넘어섰다. 인도(32건)를 비롯해 미국(23건), 중국·브라질·터키(11건) 순으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규제가 심했다. 이런 가운데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질서 주도권 경쟁 속에 브렉시트,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등이 겹치면서 우리나라의 대외 통상 여건이 한층 악화되고 있다.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철강의 경우 글로벌 공급 과잉의 영향으로 추가 제소가 나올 수 있다”면서 “인증·통관에 대한 비관세 장벽도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부처별로 비관세장벽 담당관을 지정해 진행 상황을 상시 점검하고 기업 컨설팅을 해 주는 등 보호무역주의와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범부처 차원의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민간의 대응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해외규제 맞춤형 제품 연구개발과 인증·지식재산권 컨설팅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수출 증대를 위해 2009년 폐지했던 종합무역상사 지정제도를 부활시키기로 했다. 중소기업 위주인 전문 무역상사의 한계를 뛰어넘어 인적·물적 네트워크망이 좋은 대기업 위주의 종합무역상사를 통해 중소기업의 수출 판로를 개척하겠다는 것이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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