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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2.0시대] ‘사드 직격탄’ 롯데 등 촉각… 비관론 속 규제 완화 기대감도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18일 개막한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장에 상황이 급변하지는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중국 사업을 구상하는 데 이번 당대회의 향방이 중요한 방향타가 될 수 있는 까닭이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들은 저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발언이나 공산당 최고 권력기관인 정치국 상무위원 구성 여부 등 당대회 진행 상황을 주시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당대회는 중국의 정책 기조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이벤트인 만큼 이번에 시 주석이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에 따라 현지 사업에 대한 판단이 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곳이 롯데그룹이다. 사드 보복의 직격탄을 맞은 롯데는 최근 롯데마트의 현지 철수를 시작했지만 마트 외에 롯데호텔, 롯데백화점, 롯데케미칼 등 20여개 계열사가 진출해 있어 중국이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당대회의 내용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상황이 급반전되는 일은 없으리라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다만 당대회 직후에 현지의 기류가 변화하면 실질적인 규제나 경색된 분위기 등이 완화되리라는 기대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정치적 이슈가 해소되더라도 난관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한국 기업과의 교류를 최대한 회피했던 현지 기업들이 당대회 이후에는 다소 완화된 태도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국내 기업에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 백인은 우월한 인종인가? ...재조명 되는 극우 포퓰리즘

    : 백인은 우월한 인종인가? ...재조명 되는 극우 포퓰리즘

    “네덜란드 자유당(PVV)과 프랑스 국민전선(FN), 오스트리아 자유당의 약진에 이어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이제 독일에서 명실상부한 3당의 자리에 올랐다. 이는 우리가 이슬람 국가들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보여준 것이다.”(헤이르트 빌더르스 네덜란드 자유당 대표)“이번에 역사적 점수를 올린 동맹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브라보’를 보낸다. AfD는 유럽 사람들을 각성하는 새로운 상징이다.”(마리 르펜 프랑스 국민전선 대표) 독일의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총선에서 12.6%의 지지율을 확보하며 연방 하원의 제3당 자리를 꿰차자 유럽 각국의 극우 포퓰리스트들이 환호했다. 나치 정권의 역사적 과오 때문에 극우에 대한 경계심이 높은 독일에서 AfD의 약진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2015년 국경을 개방해 100만명이 넘는 중동권 난민과 이주자들을 받아들이기로 한 결정에 대한 반발이라는게 중론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민 정책과 사회 불평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 유럽내 정체성과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독일경제연구소 IFO의 클레멘스 푸에스트 소장은 “안보, 이민, 세계화 속에서 독일 경제 모델에 대한 회의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여기서 유럽의 ‘정체성’이란 결국 중세 십자군 전쟁 때부터 뿌리깊게 이어져온 문명의 충돌로 기독교 중심의 백인우월주의와 반(反)이슬람 정서로 대표된다. 미국도 지난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유혈 사태를 계기로 인종적 갈등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심하게 비난하지 말라고 조언한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해임됐지만 반(反)이민 국수주의를 내세운 ‘대안 우파’(알트 라이트·alternative right)가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대안 우파는 2008년 흑인인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 직후 보수 우파 철학자 폴 고트프리드가 미국에서 대안적인 우파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제시된 개념이다. 이는 워싱턴의 공화당 주류를 거부하고 백인 우월주의와 반(反)이슬람·반(反)유대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전통적 보수주의와 구별된다. 대표적인 대안 우파 활동가인 리처드 스펜서는 “흑인은 문명에 거의 아무런 이바지를 하지 않았다. 흑인 인종 학살을 고려해 볼 만하다. 미국은 백인의 나라”라고 주장해 지지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백인 우월주의를 지지하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정치적 도박에 가깝지만 사실 미국의 백인 우월주의는 뿌리가 깊다. 영국의 유전학자 프랜시스 골턴(1822~1911년)이 1865년 발표한 우생학은 미국에서 1880년대 새로운 과학으로 자리잡았다. 미국의 26대 대통령이던 시어도어 루스벨트(1901~1909년)도 유색 인종의 높은 출생률에 주목하면서 1913년 “우리는 좋은 형질을 가진 시민은 자신의 좋은 혈통을 후대에 남기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의무이며, 나쁜 형질을 가진 시민이 후손을 통해 나쁜 혈통을 이어가게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백인의 우월함을 강조했다. 서구 사회를 휩쓰는 백인 우월주의 열풍은 무엇보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침체한 경제와도 연관이 있다. 저성장과 양극화로 빈부 격차가 확대되면서 미국 백인 블루칼라 계층이 트럼프를 지지하고 영국 저소득층이 지난해 유럽연합(EU) 탈퇴와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과 같이 세계화에 대한 비관론이 과거 민족국가로 좋았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분석이다. 베를린 자유대학 존 F 케네디 연구소의 마누엘 펀케 연구원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1870년부터 2014년까지 역사상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극우 정당의 득표율이 약 30%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이는 유권자들이 소수자나 외국인에게 화살을 돌리는 모습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백인 우월주의는 서구 사회의 주류를 이루던 기독교 기반의 백인이 비주류로 밀려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 퓨리서치센터는 2015년 백인(히스패닉계 제외)이 전체 미국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2%로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지만 2065년이면 과반 이하인 46%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히스패닉은 14%에서 24%로, 흑인은 12%에서 14%, 아시아계는 6%에서 13%로 늘어나 ‘백인 국가’ 미국의 정체성이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종교적으로는 미국의 무슬림 인구가 현재는 1% 미만이지만 2050년에는 전체 인구의 2.1%로 늘어나 기독교(66%)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종교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밖에 퓨리서치센터는 프랑스의 무슬림 인구가 470만여명으로 이미 전체 인구의 7.5%를 넘어섰지만 2030년에는 686만여명(10.3%)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의 경우 2010년 무슬림 인구가 전체 인구의 5%인 411만여명이었으나 2030년에는 7.1% 수준인 554만여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영란법 1년...111명 수사에 7명 기소

     그렇다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으로 형사처벌된 사례가 있을까.  24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8일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 뒤 지난달까지 111명(동일인 중복 합산)이 수사를 받았고 이 가운데 7명(동일인 중복 합산)이 기소됐다. 현재까지 3명(구속 1명·불구속 2명)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정식재판에 넘겨졌다.  전체 피의자 가운데 71명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며 25명은 불기소 처분(혐의없음 3명·각하 22명)됐다. 지금까지 1심 판결이 선고된 피고인은 2명이다. 이에 대해 “대한민국에 만연했던 청탁 및 금품 거래 관행이 개선되고 있다”는 낙관론과 “우리 사회의 치부가 제대로 감시·고발되지 않고 있다”는 비관론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최근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2단독(재판장 이수웅)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국도로공사 간부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청탁금지법으로 형사처벌이 이뤄진 첫 사례다. A씨는 지난해 10월 자신의 사무실에서 알고 지내던 업체 대표로부터 현금 2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올해 5월 불구속 기소됐다. 재판부는 A씨가 법 위반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을 참작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A씨가 항소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다.  대전교도소 교도관 B씨는 투자사기 등으로 구속된 교육기업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의 편의를 봐 주다가 구속기소됐다. 그는 김 대표 아내와 통화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대신 전달해 준 대가로 자동차와 오피스텔, 월 1000만원 상당의 금품 등을 약속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초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돈봉투 만찬’과 관련,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김영란법 처벌 1호 검사’라는 불명예를 안고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전 지검장은 4월 21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 만찬에 동석한 법무부 검찰과장과 형사기획과장에게 각 100만원을 격려금으로 지급하고 1인당 9만 5000원의 식사를 제공했다. 두 사람에게 각각 109만 5000원의 금품 등을 건네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  반면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은 지위의 특수성 때문에 혐의를 피해갔다. 특수 활동비를 수사비로 지급한 것은 사용 용도를 벗어나지 않으므로 횡령죄나 예산 집행지침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일각에서는 합동감찰반이 ‘제 식구 봐주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내놓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美 완전 고용에도 저물가 “미스터리” 두 손 든 옐런

    “낮은 물가상승률은 미스터리다.” 지난달 기준 미국 실업률은 4.4%다. 실업률 5% 이하는 완전 고용 상태로 간주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신봉하는 ‘필립스 곡선’ 이론에 따르면 실업률이 떨어지면 임금이 오르고 물가도 올라야 한다. ●7월 1.7% 상승… 연준 기대에 못 미쳐 하지만 지난 7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 오르는 데 그쳤다. 연준이 기대하는 2%에 못 미쳤다. 물가 2%는 연준이 금리 인상의 전제조건으로 삼았던 기준이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옐런 의장은 21일 정례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낮은 건 원인을 알기 어렵다”며 “FOMC가 어떤 점을 원인으로 꼽는지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기자회견에선 “일시적 요인”이라고 잘라 말했으나 이번엔 한 걸음 물러선 모양새를 보였다. 이날 연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4%로 상향 조정했지만,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1.7%에서 1.5%로 낮췄다. 내년 물가 전망치도 2%에서 1.9%로 떨어뜨렸다. ●루비니 뉴욕대 교수 “공급 충격 때문” 물가상승률이 저조한 건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로존의 7월 물가상승률은 1.3%에 그쳐 역시 목표치 2%를 크게 밑돌았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을 1.9%에서 2.2%로 0.3% 포인트 상향 조정하면서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1.5%를 유지했다. 내년 물가 전망치는 1.3%에서 1.2%로 오히려 떨어뜨렸다. 이처럼 필립스 곡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원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미국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닥터 둠’이라는 별칭이 붙은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공급 충격’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기술 발달과 함께 중국 등 신흥국에서 생산된 상품이 지속적으로 공급돼 수요를 압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의 힘이 약화되면서 높은 고용률이 임금 상승과 연결되지 않아 인플레이션이 사라졌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뉴스 분석] ‘반쪽 제재’ 북핵 멈추기엔 한계 있다

    [뉴스 분석] ‘반쪽 제재’ 북핵 멈추기엔 한계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1일(현지시간) 가결한 새 대북 제재 결의안의 수위가 당초 미국의 초안보다 낮아지면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의 자금줄을 죄고 에너지 공급을 제한하는 등 역대 ‘최강’ 제재임은 분명하지만,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의심스러운 북한 선박을 단속할 때 무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이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제재 명단에 올리는 방안 등이 빠진 것이 핵심 이유로 꼽힌다. 북한 정권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됐던 전면적인 대북 원유 금수 조치도 전체 유류 공급의 30%만 차단하는 정도로 크게 완화됐다.뉴욕타임스(NYT)는 이 같은 결의안이 채택된 데 대해 “러시아와 중국의 힘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상임이사국인 영국 외교관들이 ‘유류 수출 전면 금지로 올겨울 얼어 죽은 북한 어린이들의 사진을 보게 될 것’으로 우려하며 ‘초안이 그대로 채택되면 서방은 집단 학살의 설계자(architects of a genocide)로 묘사될 것’이라고 했다”고도 소개했다. 북한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한대성 북한 제네바 대표부 대사는 12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사무국에서 열린 군축회의에서 “가장 강력한 용어로 단호히, 법적 근거가 없는 안보리 결의를 거부한다”며 “미국은 지금까지 겪었던 어떤 고통보다 큰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30%의 유류 공급 중단이 북한에 끼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북한은 현재 8개월~1년치 석유를 비축해 놨기 때문에 내년 봄까지 심각한 타격은 입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뤼디거 프랑크 오스트리아 빈 대학 교수는 “북한은 지하 저장시설에 비축유가 많고, 이걸로 자국 석유 수입 물량의 40%를 대체할 수 있다”며 “대북 석유 금수 조처는 실효 있는 해결책이 못 된다”고 주장했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는 최근 분석 보고서에서 “북한은 석탄액화연료로 원유를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원유 금수는 결과적으로 큰 영향력이 없다”고 진단했다. 반면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유류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10~20%만 감소해도 북한 체제가 움직이는 데 굉장한 압박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제재 결의안으로 북한 김정은 정권이 핵과 미사일 포기로 돌아설 것이라는 데는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경제에 상당한 부담은 되겠지만 북한이 숨을 못 쉬는 정도는 아니다”라며 “백기 투항할 정도는 절대 안 된다”고 평가했다. 북은 도발을 이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 외교가에서는 당초 ‘비관론’이 우세했다.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도 새로운 대북 제재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다”고 복수의 미 정부 관계자들은 NYT에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물밑 협상 과정에서 러시아는 ‘초안대로 대북 제재 결의가 채택되면 북한의 추가 핵실험 또는 미사일 시험발사 시 안보리에 남은 수단이 뭐가 있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유류 전면 통제는 “북한의 다음 도발을 위해 남겨 놓은 카드”라는 얘기다. 일부 전문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추가 도발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실거리 사격을 통해 ‘실체적 능력’을 보여 주려 할 것”이라며 북한 측이 도면을 공개한 ‘화성 13형’이나 ‘북극성 3형’의 발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사설] 군사회담 응답 없이 미사일 쏘려는 北

    정부가 27일로 연장한 남북 군사당국회담 제안에 대해 북한이 어제까지 어떠한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 정부는 정전협정 체결 64주년을 앞두고 지난 17일 남북 군사회담을 21일까지 열자고 제안했으나 북한의 응답이 없어 27일로 시한을 연장했다. 군사분계선에서 일체의 상호 적대행위를 중지하기 위한 회담 제안이었다. ‘최고 존엄’인 김정은을 건드린다며 대북 확성기 방송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북한이 받을 법한 제안이었으나, 회담 자체가 무산돼 유감스럽기 짝이 없다. 군사회담 시한을 연장하자 자유한국당 등 일각에서는 “북한에 끌려가는 것 아니냐”는 반대의 목소리도 높았다. 일리가 있는 반응이었다. 지난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미사일의 시험발사와 더불어 남한을 제치고 미국과 대화하려는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이 더욱 강화된 시점이었다. 그런 북한을 향한 정부의 대화 제의가 과연 의미 있겠는가 하는 비관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북한이 오늘 미사일을 발사할지도 모른다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한다. 미사일을 쏘아 올린다면, 북한 위협의 한편에서 긴장을 완화하자고 군사회담을 갖겠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국민 정서에도 맞지 않는다.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최후 승리의 7·27을 안아 오고야 말 것이다’라는 논설을 통해 미사일 발사를 암시했다. 미국과 필사적으로 대화를 하고자 하는 북한 지도부의 속내가 읽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북한 당국에 지적하고 싶은 것은 미국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북한은 거듭된 핵·미사일 실험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 지위를 얻고자 한다. 하지만 그런 북·미 대화가 남한을 제쳐 놓고 가능한지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수뇌부에 묻고 싶다. 지금까지 북의 통미봉남이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된 마당에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의 후속 조치일지라도 군사회담 제의는 당분간 자제해야 한다. 회담 제안을 던져 놓고 우리가 거둬들인 것은 아닌 만큼 북한의 태도를 살피고 호응이 있으면 우리가 손을 내미는 게 순서가 됐다. 북에도 마찬가지다. 남북 군사회담이 중단된 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준비가 덜 됐다면 남측 제의를 쉽사리 받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미사일 발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많은지는 의문이다. 남북 대화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문 대통령의 제의를 걷어찰 만큼 북한이 여유로운 사정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미국 트럼프 정권과의 대화 촉진을 위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압박 국면이 가속화한 지금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 후회할 일은 하지 않는 게 옳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측의 인도적인 대화 제의에는 반드시 응해야 할 것이다.
  • 최저임금 인상 ‘희망과 절망’

    최저임금 인상 ‘희망과 절망’

    “소비성향 높은 최저임금 계층… 소비활성화 기대” “오히려 일자리 줄어 내수 위축… 추가 대책 필요” 최저임금 16.4% 인상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내수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낙관론과 자영업에 재앙만 초래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교차한다.최저임금 인상을 지지하는 진영은 소득분배의 긍정적인 영향을 강조한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경제는 노동소득의 불평등 확대가 내수를 더욱 취약하게 만드는 구조”라면서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분배구조 개선이 노동생산성 증대와 사회통합 향상을 가져와 경제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영진 계명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아동수당, 생계급여, 기초연금 등 공적이전소득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총이냐 빵이냐, 삽이냐 빵이냐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 하는데 건설예산보다는 최저임금 인상과 그 후속 대책이 서민층을 위한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런 부작용을 더 걱정하는 부정적인 기류도 만만치 않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결국 최저임금 인상이 소비 활성화와 매출 증대,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로 얼마나 이어지느냐가 관건인데 지금까지 나온 정부 대책은 미진한 측면이 없지 않다”며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이 노동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들어 내수를 위축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김수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계층의 평균 소비성향이 높기 때문에 (우리 경제의 취약고리인) 소비 활성화에 플러스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 감소와 물가 상승이 나타날 우려는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실질구매력 기준 평균 최저임금은 5.8달러다. 미국 등 주요 선진 7개국의 평균 최저임금 7.1달러(1인당 국민총소득 3만 달러 달성 시점 기준)와 비교하면 81.7%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중소 자영업자들은 급격한 인상에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 중소기업·소상공인 사용자위원인 김문식, 김대준, 김영수, 박복규 위원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위원회를 탈퇴했다. 이들은 “합리적이고 균형감 없는 의사결정 구조를 지닌 최저임금위원회는 해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장은 “앞으로 편의점업계는 아르바이트생을 줄일 수밖에 없다”면서 “대통령 공약대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올라가면 정부 보전 비용이 더 늘어날 텐데 과연 지켜지겠는가”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정부는 이날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과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을 공동팀장으로 하는 최저임금 관련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전날 발표한 소상공인 지원 대책 등에 대해 논의했다. 주 3회 회의를 열어 최대한 빨리 세부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한여름 찬물도 없다” 인권 목마른 재소자

    “한여름 찬물도 없다” 인권 목마른 재소자

    수용률 증가세… 신설 지지부진‘거실에 8명, 선풍기 2대로는 역부족이다.’ ‘열대야에도 새벽엔 선풍기를 끈다.’ ‘얼음과 찬물을 지급받고 싶다.’ 한림대 산학협력단(연구책임 주영수 의대 교수)이 최근 펴낸 ‘2016년 구금시설 건강권 실태조사’ 보고서에 드러난 교도소·구치소 수용자들의 목소리다. 국가인권위원회 의뢰로 진행한 실태 조사를 통해 산학협력단은 구금시설의 적정인원 초과(과밀) 수용 행태와 시설 내 냉방·급수 부실 문제가 맞물려 수용자들이 건강에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법무부는 교정본부 산하에 ‘과밀수용 대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데 이어 최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도 이 문제를 주요 의제로 보고했다. 하지만 단기간에 과밀화 문제 해결을 기대하기엔 암초가 많다는 비관론도 나왔다. 교정시설 과밀화 문제는 박근혜 정부 때 유독 심각해졌다. 2012년 99.6%였던 수용률(수용정원 대비 일일 평균 수용인원)은 2013년 104.9%, 2014년 108.0%, 2015년 115.6%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는 122.5%로 높아졌다. 이는 확정 판결을 받기 전인 미결 수용자가 사상 최초로 2만명을 넘은 반면 형 집행 전 풀려난 인원은 2011년 7065명에서 2015년 5480명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현재 대구·원주 교도소 이전, 속초 교도소·거창 구치소 신설 등을 진행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이어 전국 10여곳에 교도소·구치소를 추가로 세우면 10년 뒤쯤 교정시설에 적정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는게 ‘청사진’이다. 문제는 실행 여부다. 교정시설을 혐오시설로 보고 반발하는 ‘님비’(NIMBY) 여론을 설득해 내야 한다. 거창구치소만 해도 부지 예정지 주민들이 반발하며 신축 작업이 지지부진하다. 주변 인구가 적은 섬 지역에 교도소를 짓는 대안은 면회객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이유 때문에 실현이 어렵다. 역으로 시설을 늘리는 대신 가석방 인원과 불구속 재판을 늘려 수용자를 줄이자는 제안도 나오는데, 국민 정서에 부합할지가 관건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퍼블릭 IN 블로그] 조직 신설과 이관 사이… 떠나느냐 남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가겠다고 할 수도 그렇다고 (나만)남게 해달라고 할 수도 없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첫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에 상정된 가운데 조직개편에 따라 다른 부처로 이관되는 부서 근무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현 조직과 인원을 그대로 이관한다는 원론적인 방침을 내놓은 가운데 부처·개인 사정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 통과 전이라 부처 간 공식 협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상황에서 당사자들의 속앓이가 심각하다. # 국회 통과 전… 부처·개인 간 희비 엇갈려 중소벤처기업부가 신설되면 산업통상자원부의 중소·벤처 관련 및 연구개발 등의 업무가 이관되고, 중소기업청의 중견기업국은 산업부로 넘어가게 된다. 이관 규모는 중기부가 산업부에서 3과 29명을 넘겨받고, 1국(중견기업국) 2과 13명을 이관하는 규모다. 양 기관은 2013년 산업자원부의 중견기업국이 중기청으로 이관된 전례를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산자부에서 1국 3과 24명이 중기청으로 넘어온 바 있다. 중기청은 2013년 당시 산자부에서 옮겨온 공무원 중 복귀 희망자와 업무 연계 차원에서 필수 담당자를 보낸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과장급 2명이 중기청에서 근무 중이다. 또 필수자 가운데 일정기간 근무 후 복귀를 희망할 경우 우선적으로 전입을 받아주거나 교류·파견 형태로 내보내는 방안도 논의가능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기청 관계자는 “조직개편안이 확정되고 인사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논의될 사안이라 조심스럽다”면서도 “중견기업 업무를 산업부에서 수행했기에 이질감이 없는 데다 양 기관 간 공통점도 커 발전적인 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관 업무 담당자들은 다른 부처로 옮기는 것에 대해 난색을 표한다. 특히 중기청 공무원들은 ‘큰집’인 산업부로 들어갈 경우 이방인으로 전락할 것이 뻔하다는 점에서 업무만 넘겨주길 희망한다. 생활·근무 환경 등의 변화에 대한 부담과 중기청 경력마저 사라질 수밖에 없다. 한 공무원은 “원해서 이 업무를 맡은 게 아니고 명령에 의해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며 “부처를 옮기는 것은 개인에게 중대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옮기면 이방인 전락… 업무만 넘겨주길 희망 수자원 업무를 이관받는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는 사정이 좀더 복잡하다. 국토부는 이관 부서 및 인원을 최소화하려는 반면 환경부는 계획대로 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직개편에 따라 환경부로 이관되는 부서는 수자원정책국과 5과, 4개 홍수통제소, 5개 국토관리청의 하천국 등으로 인원이 130여명에 달한다. 환경부는 내부적으로 대체할 수 없는 신규 업무라는 점에서 ‘연착륙’을 위해서는 차질 없이 이관돼야 한다는 논리다. 국토부는 2013년 해양수산부 신설로 해양 관련 업무를 이관한 것과 같이 희망자를 선발하고 대체 불가능한 업무는 그대로 옮긴 바 있다. 전혀 낯선 부처로의 이전에 지원자가 있겠느냐는 예상이 무색하게 환경부행에 희망자가 몰릴 것이라는 비관론(?)이 대두된다. 국토부 내부적으로 수자원 업무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받았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이에 따라 수자원 경험자 사이에서 ‘기회’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관계자는 “새로 정책을 추진하는 환경부에서 제대로, 공정하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시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성공하려면/전상현 국민대 건축학과 교수

    [시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성공하려면/전상현 국민대 건축학과 교수

    이 땅에서 부동산에 대한 믿음은 종교만큼이나 깨기 어렵다. 이는 지난 몇 년간의 주택시장만 보더라도 쉽게 증명된다. 주택시장에 대한 비관론적 전망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아파트 청약에 열을 올렸다. 떴다방 야시장이 성황을 이룬 이유다. 덕분에 가계 저축률은 바닥을 헤매고 가계 부채는 1300조원을 넘어섰다. 이러한 굳건한 믿음은 어떻게 유지되는 걸까. 크게 세 가지로 설명이 가능하다. 첫째, 주택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의 논리상 주택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었다. 둘째, 정부와 기득권 언론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0년이 그랬다. 리먼 위기 이후 정부는 세금을 깎아 주고 대출 규제를 풀어 주면서 집을 사라고 부추겼고 기득권 언론은 늘 집값이 심상치 않다고 부채질했다. 환상의 복식조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거권 보장에 대한 정책적 의지가 약했다. 유럽같이 임대료와 임대 기간을 규제하는 장치도 없었고 강제 철거에 대한 법적 보호 역시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주거권 보장 정책이라고는 공공임대주택 공급뿐이었다. 하지만 장기 거주용 공공임대주택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한마디로 내 집을 내 힘으로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믿음은 앞으로도 유지될 것인가. 앞서 이야기한 세 가지 설명을 빌려 예측해 보자. 첫째, 주택보급률은 곧 안정권에 들어설 것이며 주택시장은 생산인구 감소로 수요 위주의 시장으로 재편될 것이다. 주택 가격이 오르기 힘든 기본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둘째, 정부가 더이상 빚내서 집 사라고 부추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가계 부채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를 결정한 이유다. 그리고 기득권 언론의 찌라시 같은 부동산 기사도 힘을 잃어 갈 것이다. 국민들이 눈치챘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보수 매체들이 호가가 아닌 진짜 집값으로 기사를 쓰겠다고 한 이유다. 마지막으로 사유재산권에 밀린 주거권의 지위가 높아질 것이다. 시대적 요구 사항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더불어 전·월세 상한제와 임대계약 갱신 청구권 도입을 검토하는 이유다. 종합해 보면 장기적으로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당장 집값이 내려갈지는 미지수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인 데다 6·19 부동산 대책마저 미온적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큰 이 시점에서 투기 수요에 확실한 메시지를 주지 못한 이번 대책은 그래서 아쉽다. 집값이 더 올라가면 나중에 그만큼 더 큰 충격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은 좀더 단호했어야 한다. 분양권 전매 제한과 LTV, DTI 강화를 선별적으로 적용할 것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대 적용했어야 한다. 과거 반복됐던 풍선 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투기 세력에게 단호하면서도 확실한 메시지를 보냈어야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가 만들어 놓은 투기 수요부터 제거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집값이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투기 수요 제거로 내려가는 집값이라면 그게 정상 가격이기 때문이다. 시장을 정상으로 돌리는 일이야말로 정부가 해야 하는 중요한 일 중의 하나다. 물론 문재인 정부 역시 주택 가격 하락에 대한 부담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향후 국정 운영을 고려할 때 집 가진 중장년층의 지지율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악착같이 빚을 내서 집을 산 이들은 집값이 떨어지면 쉽게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주택 가격의 하락 압력이 커지는 이 시점에서 적극적인 선제 조취는 선택 사항이 아니다. 억울하겠지만 그것이야말로 문재인 정부의 운명이 아닐 수 없다.
  • [세종로의 아침] 이형택의 분유값 넉살, 그 후 10년/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이형택의 분유값 넉살, 그 후 10년/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이제 아이가 둘로 늘었으니까 분유값을 벌기 위해서라도 더욱 열심히 뛰어야죠. 허허허∼.” 10년을 훌쩍 넘긴 2007년 9월 초 일이다. 갓 태어난 둘째 아이를 제대로 안아 보지도 못한 채 이형택은 US오픈 테니스대회를 치르러 미국 뉴욕으로 떠났다. 강원도 횡성 출신인 그는 당시 테니스에서는 ‘환갑’이라고 부르던 서른을 1년이나 넘긴 나이였다. 지금은 일본의 니시코리 게이가 세계랭킹 9위로 아시아 톱랭커에 올라 있지만 당시에는 이형택이 ‘아시아에서 가장 테니스를 잘 치는 선수’였다. 그는 2000년 한창 팔팔하던 25세에 US오픈 16강을 차지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세계에 알렸다. 그리고 7년 만에 메이저 대회 16강을 또 일궈 냈다. 뒤늦은 ‘서른 잔치’는 현재 세계랭킹 1위 앤디 머리(영국)에게 3-1승을 거두면서 절정을 이룬 것이다. 사실 이형택의 최고 시즌은 바로 2007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US오픈 16강은 물론이고 앞서 또 다른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에서 32강, 일반 투어대회에서도 8강에 네 차례나 올랐다. 국내 테니스 인프라가 미흡하던 당시 상황으로 볼 때 이형택은 그야말로 ‘유아독존’이었다. 그러나 2년 뒤 이형택은 코트를 떠났고 그의 ‘분유값 엄살’도 다시는 들을 수 없었다. 이형택이 떠난 한국 남자 테니스 코트는 오랜 시간 먼지만 날렸지만 정현이라는 걸출한 청년이 그 자리를 메웠다. 테니스 팬들은 지난 2일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메이저 대회 3회전 무대를 밟은 정현의 모습에서 이형택의 ‘분신’을 봤다. 한국 테니스로서도 무려 10년 만에 맞은 경사였다. 프랑스오픈은 4개 메이저 대회 가운데 유일하게 ‘앙투카’라고 불리는 클레이(흙바닥) 코트에서 펼쳐진다. 공의 반발력이 작아 보다 왕성한 체력이 필수적이고 무명의 선수가 상위 시드의 스타급들을 끌어내리는 이변도 가장 많이 일어난다. 러시아의 미녀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는 자신의 첫 메이저 우승을 윔블던에서 일궜지만 대놓고 “프랑스오픈 우승이 나의 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클레이코트에서 32강을 일궜다고 정현이 이형택을 능가한다고 단언할 수 없다. 서브가 눈에 띄게 좋아졌고, 백핸드의 완성도는 물론 풋워크 등 전체적인 기량이 급성장했지만, 포핸드 스트로크는 정상을 노리기엔 아직 미흡하다는 게 중평이다. 이형택 역시 프랑스오픈에서 두 차례나 32강이 겨루는 3회전에 오른 적이 있는 터라 보다 냉정한 평가를 하기에는 다소 이르다. 이제 눈은 윔블던으로 쏠린다. 잔디코트에서 펼쳐지는 시즌 세 번째 대회다. 정현은 2013년 주니어 남자단식 준우승이라는 좋은 기억을 이곳에 새겼다. 프랑스오픈까지 ‘클레이 시즌’에 보여 준 기량이 잔디 코트에서는 통하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론도 숨어 있지만 윔블던에서도 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 준다면 정현은 이제 선배 이형택을 확실하게 능가한다는 걸 보여 줄 수 있다. 이형택의 ‘분유값 엄살’보다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버전의 넉살도 그때는 들을 수 있다. cbk91065@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中 ‘빚 폭탄’ 째깍째깍… 금융위기 이후 100%P 치솟아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中 ‘빚 폭탄’ 째깍째깍… 금융위기 이후 100%P 치솟아

    중국 동부 산둥(山東)성의 대표 기업인 치싱(齊星)그룹이 3월 말 과도한 채무 부담을 끝내 견디지 못하고 전면 생산 중단에 들어갔다. 산둥성 북부 빈저우(濱州)시 쩌우핑(鄒平)현에 위치한 치싱그룹은 알루미늄 강관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쩌우핑알루미늄 등 1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 그룹으로 신소재와 금융, 부동산 관련 사업도 벌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총자산은 176억 위안(약 2조 9000억원)으로 이 중 부채가 총자산의 56%인 100억 위안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싱그룹은 보유 부동산 평가액이 14억 위안에 그쳐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79억 위안의 부채를 갚을 능력이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치싱그룹이 최종 부도 처리될 경우 그룹에 1억 위안 이상 대출을 해준 33개 금융기관의 연쇄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궈신(國信)증권은 치싱그룹에 7억 3000만 위안을 빌려준 최대 채권자로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파산 위기 기업들… 금융기관 연쇄 피해 불가피 중국에 부채 위기 불안감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올 들어서도 부채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등 중국의 총부채 규모가 지난 몇 년 새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서다. 2일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기업·정부(금융부문 제외) 부채비율은 265%로 추산된다. 지난해 말 256%와 비교하면 불과 6개월도 안 돼 무려 9% 포인트나 급증한 것이다. 총부채의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중국 경제에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다. 중국 총부채비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만 하더라도 140∼150% 선을 유지했지만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불어나며 무려 100% 포인트나 치솟았다. 해마다 GDP의 10% 이상 증가한 셈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 국가신용등급을 28년 만에 끌어내리며 불어나는 부채를 막지 못한다면 신용등급 추가 강등을 경고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무디스는 앞서 지난달 24일 부채가 늘어나고 성장률이 둔화해 재무건전성이 약화하고 있다며 신용등급을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일어난 1989년 이후 처음으로 한 단계 강등(Aa3→A1)했다. 윌리엄 애덤스 PNC그룹 선임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의 총부채비율이 경제성장 속도보다 빨랐다”며 “지난 1분기에도 중국 부채 조달은 12%나 증가하며 명목 GDP가 성장한 것만큼 늘었다. 이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中 부채 위기 부추기는 ‘그림자 금융’ 중국 부채 위기는 ‘그림자금융’(은행과 비슷한 기능을 하면서도 은행과 같은 엄격한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기관)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세계은행(WB)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대표적인 그림자금융인 중국 지방정부 산하 금융기구(LGFV)가 2015~2016년 사이에 빠른 속도로 부채를 늘려 왔다. 지방정부들은 1994년 이후 공식적으로 빚을 내는 것이 불가능해진 뒤 지방정부 명의로 LGFV를 설립해 편법으로 돈을 빌려 왔다. 지방정부들이 그림자금융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것을 10년이나 지나 뒤늦게 알아챈 중앙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지방채 발행을 허가해 이들의 자금운용을 ‘양지’로 끌어냈다. 그러면서 지난해 11월부터 2015년 이후 발행된 LGFV 채권을 지방정부 채무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노력에도 아랑곳없이 해당 부채 증가율은 2014년 22%에서 2015년 25%로 높아졌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22%에 이른다. WB는 “LGFV 부채가 공공지출과 투자에서 막대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지방정부와 점점 복잡하게 엮이면서 분리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쉬중(徐忠) 인민은행 금융시장사 부사장(副司長)도 중국 정부부채 비율이 LGFV 등 통계에서 벗어난 빚을 더할 경우 GDP 대비 60%가 넘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당국의 공식 발표는 2015년 기준 44.4%이다. 중국 총부채에서 기업부채의 비중이 170%에 이를 정도로 많다는 것도 문제다. 선진국(평균 89%)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세계 1위에 올라 있다. IIF는 10년간 중국 기업들이 대규모 빚을 내면서 특히 국유기업들의 과잉 공급을 불러왔다고 밝혔다. 이들 중 일부가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국유기업에서 국유은행으로 자금 압박이 확산되면서 궁극적으로 정부부채 폭증을 불러올 수 있다. 중국의 지난해 말 현재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37%(중앙정부 16%, 지방정부 21%)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다. 그렇지만 정부부채 비율은 2018년 40%, 2020년 45%로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IIF가 예측했다. 기업부채의 급증은 중국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 둔화에 대응해 투자를 확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기업 투자 중심의 대규모 경기부양 탓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8~2011년 총고정자본투자는 연평균 20.2%나 늘어났다. 중국 정부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4조 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게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부채가 급증하면서 중국이 장기적 저성장에 빠지거나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처럼 금융위기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8월 연례보고서에서 중국이 조속히 기업부채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권고한 바 있다. ●진화 나선 中 정부 “금융위기 와도 끄떡없다” 부채 위기론이 확산되자 중국 정부는 진화에 나섰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중국 정부와 가계 부문의 부채 수준은 낮다며 우발 채무와 지방정부 자금조달 플랫폼에 있는 부채를 포함한다고 하더라도 정부부채 비율은 40% 안팎이어서 국제 경계선인 60%를 크게 밑도는 만큼 일본(200%)이나 미국(120%) 등 주요 경제국들의 부채 수준에 훨씬 못 미친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중국 가계부문의 부채율도 40%로 80%에 가까운 미국보다 훨씬 낮은 수준인 데다 세계 1위인 중국 외환보유고가 3조 달러를 넘는 덕분에 금융위기가 오더라도 끄떡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무디스는 중국의 구조개혁조치가 역부족이라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부채를 막지 못한다면 추가 신용등급 강등도 가능하다고 맞받아쳤다. 뉴욕타임스(NYT)도 부채를 지렛대로 빠른 성장을 했던 중국 경제가 이제 빚으로 위협받고 있다며 “무디스가 경고를 울렸다”고 위기론을 부채질했다. 중국 정부가 제조업과 금융시장을 키우기 위해 중국 지방정부와 국유기업들은 계속해 빚을 늘린 결과 당국은 이제 성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경제의 거품을 빼고 정상화시켜야 하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이 문제를 놓고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공산당이 중국 경제의 고질적 병폐인 만성적인 부채 중독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낙관론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부채로 결국 중국 경제가 무너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중국 경제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탄탄한데도 홍콩 증시 대표지수인 항성(恒生)지수의 변동성이 커진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FT는 중국에서 최근 들어 ▲은행 간 단기자금시장의 금리가 치솟고, ▲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늘어나며 ▲부동산시장이 냉각되고 자금 사정이 나빠지고 있는 까닭에 중국의 ‘하늘이 무너질지도 모른다’고 보는 이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시장의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김&장 시대] “재벌 개혁, 공정위 아닌 범정부적 추진을”

    [김&장 시대] “재벌 개혁, 공정위 아닌 범정부적 추진을”

    “재벌 개혁은 다시 오지 않을 역사적인 기회다.” “재벌 개혁하려다 경제 위축되면 나라 전체가 손해다.”문재인 정부가 재벌 개혁의 ‘칼’을 빼들 것으로 보이자 학계가 둘로 갈라졌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우리나라만의 재벌 제도에 대해 “이제는 털고 가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뭣이 중한 줄 모른다”면서 “노동 개혁 등 구조 개혁부터 하지 않으면 이 나라는 희망이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모두 교수 출신이지만, 동종 업계에 종사하는 교수들의 평가도 극명하게 나뉜다. “재야에 있을 때보다는 합리적인 선에서 정책을 집행할 것”이란 옹호론자도 있지만, “칼잡이가 드디어 칼을 집어 들었다”면서 무리수를 둘까 걱정된다는 비관론자도 있다. 분명한 점은 견제되지 않은 권력은 화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25일 “문재인 정부가 역사적인 재벌 개혁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면서 “재벌과 타협하는 순간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교수는 “경제력 집중 문제를 해결하려면 소유·지배 구조에 대한 개혁이 불가피하다”면서 “공정위가 아닌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해야 된다”고 말했다. 오동윤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재벌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라면서 “오죽하면 외신에서 한국 대기업을 ‘재벌’(Chaebol)이라고 표현하겠는가”라며 재벌 개혁에 한 표를 던졌다. 재벌 기업이 승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내부거래를 하는 건 원천 금지를 해야 한다는 게 오 교수의 생각이다. 다만 재벌과 ‘착한 대기업’은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건 여전히 대기업이기 때문에 재벌적 속성은 이 기회에 뿌리 뽑되 착한 대기업에 대해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들의 내부거래 문제에 대해 다른 주장을 내놓는다. 최 교수는 “요즘 4대 그룹은 이사회 산하에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해 시스템적으로 막고 있다”면서 “4대 그룹을 콕 집어 들여다보겠다고 하는 건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격”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4대 그룹 외 기업들을 향해 사외이사 전열을 정비하고 이사회를 활성화시키도록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재벌 개혁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무리수를 두지 말라는 조언도 이어진다. 송원근 경남과학기술대 경제학과 교수는 “법을 바꾸지 않고 할 수 있는 것부터 시도해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면서 “상법 개정 등을 밀어붙이려면 야당 의원들의 동의가 필요한데 과연 가능할지 현재로선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상조 후보자가 확대 의사를 밝힌 ‘집단소송제’(기업 부당행위로 인한 특정 피해자가 소송에서 이기면 나머지 피해자도 배상받는 제도) 등에 대해서는 “주주권의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면서도 “과연 그렇게 주주들이 감시를 하면 재벌 구조가 바뀔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근로자 대표 사외이사 제도 등 노동권 강화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는 주장도 곁들였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더불어성장은 교과서에도 없는 개념으로 길 없는 길을 가는 격”이라면서 “결과를 예단하긴 어렵지만 경제 활성화, 구조개혁 등 시급한 과제를 제쳐 둘 만큼 필요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윈텔동맹’ PC시대 폐막… ‘모바일 삼성’ 패권교체

    ‘윈텔동맹’ PC시대 폐막… ‘모바일 삼성’ 패권교체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부동의 1위’인 인텔을 24년 만에 제친다면 반도체 역사를 새로 쓰게 되는 획기적 사건으로 평가할 만하다. PC 시대를 지나 본격적인 모바일 시대를 맞아 반도체 산업의 패권이 교체됐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인텔이 PC용 프로세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며 전 세계 반도체 시장 1위 자리를 지켜 왔지만, 2007년 모바일 시대가 열리면서 메모리 반도체에 주력해 온 삼성전자가 인텔의 아성을 무너뜨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인텔은 1971년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출시하고 1993년 펜티엄 프로세서를 출시하며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해 왔다. PC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와 인텔 프로세서가 결합한 ‘윈텔 동맹’은 인텔이 PC 시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의 자리를 수성하게 했다. 그러나 2007년 아이폰이 출시되고 모바일 시대가 열리면서 스마트폰용 메모리 반도체를 앞세운 삼성전자가 인텔을 바짝 추격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메모리 반도체 ‘슈퍼 호황’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앞다퉈 대용량의 D램을 탑재하고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스마트카 산업이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에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고, 덩달아 가격도 크게 오르면서 이 분야 세계 1위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4조 9500억원, 지난 1분기에는 6조 3100억원으로 연이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이 같은 메모리 반도체의 슈퍼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지만,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IHS와 가트너는 적어도 내년까지는 수요 우위와 가격강세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2분기에는 7조원, 하반기에는 8조원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0년 이후 다른 기업들이 인텔과의 격차를 2% 포인트까지 좁힌 사례가 있어 당장 2분기 양사의 순위 역전을 예단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앞으로 최소 1~2년 동안은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호황이 예상되는 만큼 당장 올해가 아니더라도 늦어도 내년에는 삼성전자의 1위 등극을 점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의 ‘선전’을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중국 반도체 업계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며 격차 좁히기에 나선 데다 인텔도 올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1분기 실적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중국 업체들이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대한 진입을 과감하게 시도하고 있다”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D램과 낸드, 컨트롤러 및 솔루션 기술 등이 중요해지고 있어 기술 장벽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슈퍼 호황’의 수혜를 국내 기업만 누리는 것은 아닌 만큼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해수부 “세월호 무게는 1만 6000톤” 이송장치 추가해 육상운송 추진

    해수부 “세월호 무게는 1만 6000톤” 이송장치 추가해 육상운송 추진

    해양수산부가 세월호의 무게가 1만 6000t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이에 맞게 이송장치를 추가해 본격적인 육상 운송을 추진한다. 해수부는 6일 “특수이동장비 모듈 트랜스포터(Module transporter: MT) 480대로 세월호를 드는 테스트를 한 결과 선체의 무게가 1만 6000t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세월호를 안정적으로 들어 옮기려면 MT 120대를 추가하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는 이날 오후 바로 MT 120대 물량 확보에 들어갔다. MT 한 대가 지탱할 수 있는 최대 무게는 40t이다. 그러나 해수부는 MT가 단순히 세월호를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운송까지 해야 한다는 점에서 MT가 부담하는 하중을 28.5t으로 맞추기로 했다. 선체 무게가 1만 6000t이니 MT 120대를 더 넣어 기존에 동원된 480대까지 합해 600대까지 늘리면 1만 7000t까지 안정적으로 운송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지금까지 세월호 선체의 무게 추정치가 계속 바뀌는 바람에 준비 작업이 순탄하지 않았다. 당초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가 추산한 세월호의 무게는 1만 3462t이었다. 그러나 최근 세월호 배수작업을 위해 천공을 하고 진흙이 예상보다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1130t 더 무거운 1만 4592t으로 정정했다. 이는 선체의 구조와 화물량, 선체 내부에 유입된 바닷물과 펄의 양 등을 추론하며 계산한 수치이기에 정확할 수 없었으나, 새로 추산된 1만 6000t이라는 수치는 직접 MT로 선체를 들어올리며 측정한 값이기에 기존 추정치보다 훨씬 신뢰할 수 있는 수치다. 당초 MT 480대가 80대씩 6줄의 직사각형 대열을 형성하고서 세월호를 운송할 계획이었다. 상하이샐비지는 MT 추가분 120대를 세월호의 옆면으로 더 넣어 선체의 무게를 분산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설계에 들어갔다. 앞서 해수부는 세월호 선체를 떠받치고 있는 리프팅빔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했으나 MT 추가분 120대는 리프팅빔 없이 투입된다. 해수부는 세월호 선체 이송을 위해 이날 새벽부터 MT로 선체를 드는 테스트에 들어갔으나 첫 시도에서 선체 일부를 10㎝가량 들어올리고 선수와 선미 객실 쪽은 들지 못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운송 작업에 대한 비관론이 제기된 바 있다. 해수부는 2차 테스트를 진행하며 MT가 세월호의 밑면에 골고루 힘을 줄 수 있도록 높이와 좌우 방향을 조정하는 작업을 벌였다. 해수부 관계자는 “상하이샐비지와 영국의 운송 전문업체 ALE 등이 검토한 결과 MT 120대를 추가하면 충분히 세월호 선체를 들어 이동할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온 것”이라며 “MT 추가는 선체 이동을 위한 ‘액션 플랜’ 차원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7일 오전 10시 브리핑에서 자세한 이송 계획을 밝힐 계획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슈틸리케호 ‘삼각파도’ 넘어라

    슈틸리케호 ‘삼각파도’ 넘어라

    시리아 밀집 수비 깰 ‘전술’ 안 보여… 우즈베크·시리아 승점 1~2 차 ‘추격’ 카타르·우즈베크전 ‘원정’ 부담 넘어야… 남은 4경기 사활 건 ‘승점 지키기’ 싸움 ‘슈틸리케호’가 전술 부재와 경기력·정신력 실종이라는 ‘삼각 파도’를 만났다. 이대로라면 당장 사흘 뒤인 오는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시리아와의 7차전마저 장담할 수 없다는 비관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2년 181일 ‘최장수 사령탑’ 슈틸리케 최대 위기 2014년 9월 24일 공식 임기를 시작한 울리 슈틸리케(63) 감독은 24일로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의 대표팀 최장수 사령탑 기록을 하루 경신(2년 181일)하고도 최대 위기에 놓였다. 9차례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두드리다 아시아 최종예선 중국전에서 0-1 패를 당한 한국(3승1무2패·승점10)은 시리아(2승2무2패·승점8)에 역시 0-1로 ‘충격패’한 우즈베키스탄(3승3패·승점 9) 덕에 이란(4승2무·승점 14)에 이어 가까스로 A조 2위를 지켰다. 최종예선 4경기를 남기고 승점 차가 4로 벌어진 선두 이란을 따라잡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결국, 2위 수성으로 목표를 바꿀 수밖에 없다. 자칫 3위로 떨어진다면 조 3위끼리의 플레이오프(PO)에 이어 대륙별 PO라는 고단한 일정을 치러야 한다. 현재 조 2위이지만 결코 자리를 장담할 수 없다. 3위 우즈베키스탄과 4위 시리아가 승점 1~2 차로 턱밑까지 쫓아온 터여서 얼마든 뒤집힐 수 있는 숨가쁜 상황이다. 남은 4경기에서 뼈를 깎는 치열한 심정으로 ‘승점 지키기’ 싸움을 펼쳐야 할 이유다.●‘침대축구’시리아전 손흥민 출전·지동원 결장 시리아는 ‘도깨비 팀’으로 불릴 만큼 난적이다. 다행히 홈 경기인 데다 우리가 전력상 우세임은 뻔하지만 늘 시리아에 말렸다. 지난해 9월 말레이시아 세렘반에서 열린 2차전 원정에서 대표팀은 무더운 날씨와 엉망인 그라운드, 시리아의 극심한 ‘침대축구’에 시달리다 비겼다. 특히 ‘벌떼 수비에 이은 역습’이라는 뻔한 전술을 들고 나섰던 시리아에 알고도 당했다. 더욱이 중국전대로라면 상대의 밀집수비를 깰 확실한 전술도 보이지 않는다. 경고 누적으로 중국전에서 벤치만 데웠던 손흥민(토트넘)의 출전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번엔 또 다른 공격 카드인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의 경고 누적에 따른 결장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더욱이 한국은 시리아전 이후 나머지 3경기 가운데 두 차례 원정에 나선다. 8차전 상대는 A조 ‘꼴찌’ 카타르(1승1무4패·승점 4)이지만 중동 원정이라는 변수에다 홈에서 치르는 9차전마저 이란을 상대한다. 최종전인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한 발이라도 삐끗하면 9회 연속 본선 진출은 물거품으로 돌아갈 절박한 상황이다. 따라서 시리아전 ‘필승’이 당장 지상과제로 떠올랐다. 주장 기성용(28·스완지시티)은 중국전 뒤 기자들과 만나 “누가 들어가든 운동장에서 다 쏟아내지 못하면, 대표선수로서 큰 문제”라면서 “선수와 모든 코치진이 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월드컵에 나갈 수 없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난처해진 대표팀은 중국전 뒤 곧바로 비행기에 올라 24일 새벽 5시 30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선수들은 개인 보따리만 휴대하고 짐은 스태프에게 맡긴 채 서둘러 경기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로 이동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女, 자신 과소평가 경향…남녀 임금불평등 원인 (연구)

    女, 자신 과소평가 경향…남녀 임금불평등 원인 (연구)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남녀간 임금 격차가 가장 크다. 사회적 성차별이나 구조적 차별 등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개인의 성역할에 대한 뿌리 깊은 인식을 주목한 연구가 진행돼 ‘또다른 성차별의 결과’라는 사회적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여성 스스로 잠재적인 수입에 대해 부정적 관점을 지니면 임금 인상과 승진 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즉, 비관론이 남녀 임금 격차를 벌려놓는다는 의미다. 영국 배스대학에서 시행한 이 연구는 여성이 기대수익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반해, 남성들은 대개 반대 성향을 보인다는 점을 밝혀냈다. 남성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반면, 여성은 자신의 능력에 대한 회의가 더 많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실직상태나 유급직인 사람을 모두 포함해 개인의 기대급여를 알아보기 위해 ‘영국 가구 패널 조사’(he British household Panel Survey)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여성이 더 낮은 기대치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남성은 자신의 기대치와 필적하지 않을 경우, 불만족을 느끼는 경향이 많았다. 이에 따라 결과적으로 더 나은 보수와 성취를 추구하며 이직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진들은 여성들 사이에 팽배한 비관론이 더 나은 직급과 급여를 저해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영경제학의 크리스 도슨 부교수는 "임금 면에서 여성의 낮은 기대감이 비관적 관점에 의해 촉발된 것이라면, 그들은 계속해서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고 임금 불평등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것이다. 그것은 남녀임금 격차를 다루는 정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기에 직장에서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활발하게 만들기 위한 더 나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여성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 시행 없이도 임금격차를 좁히지 못할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재인식할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임금격차의 복잡한 본질에 새로운 정보를 주었다. 나아가 낮은 임금을 받음에도 남성 근로자보다 직장에 만족하는 ‘여성근로자의 역설적인 상황’을 해결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영대학 학장이자 교수인 베로니까 홉 헤일리는 "직장에서 성별관계에 따른 무의식적인 편견이 내재되어 있지만, 새로운 연구는 여성이 만든 무의식적인 비관론과 수동적인 역할이 임금격차나 승진 기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다. 그렇기에 여성들에게 용기를 주어 자신의 가치를 인지하고 한 단계 진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결국 여성 인재를 육성해야 할 책임은 고용주와 정책 입안자들에게 있다. 그래야 남녀임금격차를 줄이는 계획이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포토리아(© naka)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시론] 소비 심리를 되살리려면/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시론] 소비 심리를 되살리려면/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민간 소비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 소비가 감소하면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고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소비 심리를 회복시키기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먼저 신성장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미래가 불확실하고 불안하면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우리 경제는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보호무역과 환율조작국 지정 압력으로 수출이 줄 것으로 전망되며 대내적으로도 주력 산업의 중국 이전으로 제조업 공동화가 우려되면서 청년 실업이 크게 늘고 있다. 여기에 정치적인 불안정까지 가세하면서 우리 경제는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팽배해 있다. 소비 심리를 좋게 하려면 중국의 추격에도 앞으로 우리 경제가 양극화 없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신성장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 경제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 주어야 소비 심리가 회복될 수 있다. 노후 소득에 대한 불안감을 줄일 수 있도록 연금제도를 확충해야 한다.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수명은 길어지고 있는데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퇴직 연령은 빨라지고 있다. 여기에 연금과 복지 체제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아 국민 대부분은 노후 소득이 준비돼 있지 않다. 노후 생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연금과 복지 체제를 보완하고 확충해 노후 소득에 대한 불안감을 줄여 주어야 한다. 복지를 확충하면서 동시에 연금 가입자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를 늘려 직장인 대부분이 연금에 가입하도록 해야 한다. 기업의 기술력을 높여 일자리를 늘리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격차를 줄여야 한다. 비록 연금과 복지 체제가 충분히 구축돼 있지 않더라도 일자리만 있다면 노후 소득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 정부 부문에서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투자를 늘려 일자리를 만들도록 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그동안 기업이 투자하지 않은 주된 원인이 정부 규제와 노동시장의 경직성에 있다고 판단해 각종 대책을 시행해 왔다. 그러나 기업의 기술력 부족 또한 기업 투자가 늘어나지 않는 중요한 원인이다. 정부와 기업은 신산업에 대한 기술력을 높일 수 있도록 교육 체제를 개편하고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또한 일자리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은 물론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 일자리가 늘어나도록 해야 한다. 주거비와 교육비 지출을 줄여서 소비 여력을 만들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 아무리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소득이 늘어나도 주거비와 교육비 그리고 생활물가가 높으면 필수적 생활비 지출이 늘어나면서 소비 여력이 줄어들게 된다.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려면 종전과 같이 주택만 공급하고 도심으로 들어오는 교통 체계는 마련해 주지 않는 주택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 선진국과 같이 주택과 급행 지하철을 결합, 공급해 부심에서 도심으로 출근하기가 쉽게 만들어 주택 가격을 안정시켜야 한다. 또한 공교육을 정상화시켜 사교육비 지출을 줄이고 유통 구조를 개선해 외국보다 월등히 비싼 제품 가격을 낮추어 국내 소비가 늘어나도록 해야 한다. 아무리 임금과 소득을 높여 주어도 국내에서 소비하지 않으면 내수는 늘어날 수 없으며 일자리는 창출될 수 없다. 국내 일자리의 70%가 서비스업에서 만들어지고 서비스업은 대부분 내수산업이라는 점 때문에 정부와 정치권은 내수 부양을 중요시한다. 최근 정부도 소비를 늘리기 위해 내수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금요일 조기 퇴근으로 여가를 늘리고 고속철 요금 인하로 국내 관광 지출도 늘어나게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단기 대책도 필요하지만 소비가 늘어나지 않는 구조적 원인을 개선하는 대책 또한 중요하다. 앞으로 고령화가 진전될수록 우리 소비와 내수는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정치권은 소비 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좀더 근본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이대론 10년내 0%대 성장… 과감한 정책·기업투자 유도 절실”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이대론 10년내 0%대 성장… 과감한 정책·기업투자 유도 절실”

    “2%대 성장률에 호들갑 떨 일이 아니다. 이대로 놔두면 10년 안에 0%대로 간다.” 저성장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우리 경제가 내년에도 2%대 성장에 그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자 “희망이 안 보인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통화 당국 수장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내년 성장률이 2.8% 아래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위기론에 불을 지폈다. 미국 금리 인상,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중 간의 갈등 격화로 대외 여건이 불리해진 상황에서 국내 정치 위기까지 맞물려 경제성장 동력이 사라진 한국호(號)는 이대로 침몰하는 것일까. 서울신문은 한국의 대표 경제학자 3인(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경제학 석좌교수,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조장옥 한국경제학회장·서강대 경제학부 교수)을 인터뷰하고 국제 미아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우리 경제·산업의 해법을 찾아봤다. ●신뢰 회복·시스템 복구·체질 개선 필요 →현재 한국 경제를 진단한다면. -손성원 교수: 한국 경제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고령화·저출산(Demographics),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ion), 가계부채(Debt) 등 3D가 발목을 잡고 있고, 정치적 위기에 미국 보호무역주의의 가속화로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접어들었다. 특히 신뢰 부족이 문제다.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어떠한 정책도 효과를 내지 못한다. -이근 교수: 작금의 현실은 시장 실패, 정부 실패가 아닌 시스템 실패다. 정부, 기업 등 경제 주체의 상호 작용이 안 되고 있고, 금융·교육 시스템도 작동되지 않고 있다.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메커니즘 자체가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조장옥 교수: 단기 불황에 장기 불황까지 겹치면서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 단기 불황은 해결할 수 있지만 장기 불황은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지 않으면 극복할 수 없다. 4대 개혁(공공·금융·노동·교육)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처참해진다. →정부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내년 2월까지 추경 편성도 적극 검토한다고 했다. -손 교수: 내년 성장률은 2~2.5% 수준에 머물 것이다. 잠재성장률(2.5~3%)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과감한 정책 집행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정부 부채 비율이 높지 않아 추가 예산을 편성해도 문제 될 것 없다. 다만 재정정책만으로는 어렵다. 재정정책보다 효과가 빠른 통화정책을 함께 써야 한다.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우리도 올려야 하는가. 과감하게 내려라. 금리 낮추면 신뢰 올라간다. 그러면 소비와 투자가 늘고 결과적으로 고용 창출로 이어져 경제가 살아난다. -이 교수: 재정정책, 통화정책 등 총수요 관리 정책으로 시스템 실패를 복구할 수 없다. 총수요 정책은 경제가 온탕, 냉탕을 왔다 갔다 하는 걸 줄이는 방식이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기보다 기업 스스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메커니즘을 만들어 줘야 한다. 벤처기업이 상장할 때 경영권 공격을 받지 않도록 차등의결권을 허용해 주거나, 기업들의 장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주식장기보유제(2년 이상 투자자에게 추가 배당 등 인센티브 제공)를 도입하면 된다. -조 교수: 재정정책은 ‘크게 하거나 안 하거나’ 둘 중 하나여야 한다. 찔끔 하면 사람들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 만약 추경을 편성한다면 국내총생산(GDP)의 5~10% 수준에 이를 정도로 대규모로 하라. 일본 정부가 1990년대 초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 지출을 늘렸지만 소규모로 하면서 효과는 못 보고, 국가 빚(GDP의 약 250%)만 왕창 늘렸다. 만약 일시에 GDP의 250%를 풀었다면 어땠을까. 하루아침에 불황에서 빠져나왔을 것이다. 경제는 곧 심리다. →현재로선 과감한 정책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은데. -조 교수: 그럴 바엔 아예 안 하는 게 낫다. 차라리 여력을 쌓아 뒀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해라. 단순히 소비를 진작시키는 정부 지출은 비생산적이다. 성장률 0.1~0.2% 포인트 올리려고 국민 세금을 낭비해선 안 된다. 정부 돈은 장기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연구개발(R&D)이나 인재 양성(대학 교육) 등에 쓰여야 한다. -손 교수: 벤 버냉키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양적완화를 세 차례 했는데, 첫 번째 양적완화만 제대로 효과를 봤다. 당시 미국 국민들이 기대를 못 하고 있다가 깜짝 놀랐다. 다시 말해 ‘깜짝 팩터’가 신뢰를 올린 것이다. ●통화정책으로 가계빚 조절 ‘틀린 생각’ →1300조 가계부채가 뜨거운 감자다. 이 때문에 금리를 낮추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손 교수: 통화정책과 가계부채는 별개로 봐야 한다. 통화정책으로 가계부채를 컨트롤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됐다. 통화정책은 거시경제 전체를 보고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사용해야 한다. 미국은 가계부채가 문제 됐을 때 규제를 강화하는 식으로 대응했다. 10년 전 은행장(LA한미은행)을 할 때 미국 정부는 상업 부동산 융자를 은행 자본금의 200% 이상 올리지 못하게 했다. 만약 정부 지시를 어기면 지점을 더 못 열게 하거나 인수합병(M&A)에 제동을 걸겠다고 했기 때문에 당시 은행들은 따를 수밖에 없었다. -이 교수: 경기 불황 때문에 금리를 낮춰야 하는 압력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미국이 금리를 계속 올리면 금리 격차로 자금이 미국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 정책 딜레마다. 완전 자본이동 체제에서는 필연적이다. 이 경우 자본 이동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면 된다. 2010~2011년 정부가 도입한 ‘거시건전성 3종 세트’(선물환 포지션 규제, 외환건전성 부담금,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를 역으로 이용해 보자. 당시 급격한 자본 유입을 막기 위해 외국인 채권 투자에 세금을 높였다면 이제는 자금을 빠져나가지 않도록 세 부담을 줄여 주면 된다. →대외 여건이 악화돼 정부 정책 수단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손 교수: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앞으로 더 거세질 것이다. 그러면 전자,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업종의 수출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강달러가 유지되면 대미 수출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다른 나라 환율은 원화 대비 오르지 않았다. 글로벌 교역 규모가 줄어들면 산업 피해는 불가피하다. -이 교수: 미국의 신고립주의가 시작됐다.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된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한국이 유탄을 맞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자유무역협정(FTA)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미국, 유럽, 중국, 인도 등 세계 각국과 활발하게 FTA를 맺은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특히 중국과의 개방 수위를 높이자. 한·중 간 수출 구조가 중간재에서 최종재로 바뀌고 있다. 최종재는 한·중 FTA를 강화한다고 해서 피해 보는 상품이 아니다. 따라서 한·중 FTA의 비관세 장벽을 제거하는 노력을 해야 할 때다. →내년에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은 많지 않다. 투자가 위축되면 저성장이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 -이 교수: 과거 우리가 고성장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불황기에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재벌식 구조의 강점이기도 했다. 불황기에는 모든 비용이 싸지고, 일부 경쟁 기업도 고꾸라진다. 이때 과감히 투자해 시장을 흔들어 놓아야 한다. 그런데 요즘 기업들은 선진국 기업들이 불황기 투자를 하지 않아 실패를 했던 길을 그대로 답습하는 경향이 있다. 성공 공식을 잊으면 안 된다. 불황기가 기회의 창이다. -조 교수: 정치권이 불확실성과 경직성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정치권이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니 기업들이 뭘 할 수 있겠나. 기업이 투자를 늘리려면 정부도 가부장적인 자세를 버려야 한다. 지금은 1970년대 조선, 철강 산업을 일으킬 때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우리 경제 발전 단계로 볼 때 정부는 빠지는 게 좋다. ●4차 산업혁명 못 올라타면 후진국 전락 →4차 산업혁명이 전 세계 화두다. 우리 기업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손 교수: 한국은 경제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4차 산업혁명에 올라타지 못하면 다시 후진국이 될 수 있다. 그만큼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기술 혁신이 매일같이 일어나기 때문에 정부가 탑다운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기업들도 제품 개발, 디자인, 마케팅 등 전 과정에서 소비자를 끌어들여야 한다. 소비자들이 가진 정보가 워낙 많기 때문에 투명성이 굉장히 중요해진다. -이 교수: 4차 산업혁명은 센서→사물인터넷→빅데이터→맞춤형 제품 생산(또는 인공지능)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로 요약되는데, 한국은 반도체(센서), 이동통신(사물인터넷), 부품·소재 기술 등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해볼 만하다. 다만 과감하게 베팅할 줄 아는 투자 마인드가 부족하다. 기술이 없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규제를 개선하고 장기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내년이 마지막 기회다. 글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사진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알파고·최순실 게이트에 ‘충격’…박인비·진종오에 ‘환호’

    알파고·최순실 게이트에 ‘충격’…박인비·진종오에 ‘환호’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열린 2016년엔 그 어느 때보다 굵직한 뉴스가 많았다. 남미대륙에서 처음 열린 리우올림픽에서 ‘골프 여제’ 박인비가 116년 만에 부활한 여자골프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태극 궁사’들이 올림픽 최초로 전 종목 석권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와 인류 대표 이세돌 9단의 세기의 대국은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통합은 한국 스포츠의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프로야구는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8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 등 스포츠계의 각종 이권 사업에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체육계도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를 피해 가지는 못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① 최순실, 김종 前 차관 앞세워 스포츠계 농단 ‘국정농단’을 주도한 최순실씨의 마수가 스포츠계를 흔들었다. 최씨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앞세워 각종 스포츠계 이권 사업에 개입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여겼다는 의혹이 곳곳에서 쏟아졌고, 최씨가 자신의 이권 사업에 비협조적이었던 조양호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자리에서 끌어내린 정황도 드러났다. 또 승마 선수인 자신의 딸 정유라씨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판정상 특혜를 받는 데 관여하고, 정씨의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해 ‘특혜 지원’을 추진했다는 의혹까지 받았다. ② 인공지능 알파고·인간 최고수 이세돌의 대국 지난 3월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가 바둑 인간 최고수 이세돌 9단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경우의 수가 무한대에 가까운 바둑에 인공지능이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지난 3월 9~15일 서울에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가 열리면서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렸다. 이세돌 9단이 완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알파고가 1~3국에서 내리 승리를 거뒀다. 인간이 인공지능 앞에 무기력하게 주저앉고 있다는 비관론과 공포심이 퍼져 나갔다. 그러나 이세돌 9단은 포기하지 않고 마침내 제4국에서 경이로운 1승을 따내며 많은 사람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③ 박인비 116년 만에 올림픽 골프 금메달 지난 8월 리우올림픽 여자골프에서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는 112년 만에, 여자는 116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복귀한 대회였다. 박인비는 최종합계 16언더파를 기록해 은메달을 딴 리디아 고(뉴질랜드)에 5타 앞섰다. 특히 박인비는 왼손 엄지 부상으로 7월 초까지만 해도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했고,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웠지만 보란 듯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박인비는 4개 메이저 골프 대회 우승(커리어 그랜드슬램)과 명예의 전당 입회에 이어 최초의 ‘골든 그랜드슬램’이라는 새로운 골프사까지 썼다. ④ ‘태극 궁사’ 올림픽 최초 남녀 전 종목 석권 ‘태극 궁사’가 리우올림픽 양궁 경기에서 올림픽 사상 최초로 양궁에 걸린 메달 4개(남녀 개인전과 단체전)를 모두 싹쓸이했다. 한국 양궁은 1988년 서울,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 2012년 런던올림픽 등에서 금메달 3개씩을 따냈지만 전 종목 석권은 처음이다. 1990년대생 ‘김우진-구본찬-이승윤’이 남자 단체전에서 8년 만에 금메달을 땄고, ‘기보배-최미선-장혜진’이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단체전 8연패의 위업을 이뤘다. 여자 개인전에서는 장혜진이, 남자 개인전에서는 구본찬이 금메달을 획득해 전 종목 석권 목표에 마침표를 찍었다. ⑤ 사격 진종오, 올림픽 권총 50m 3연패 ‘사격 황제’ 진종오(37·kt)가 리우올림픽에서 남자 50m 권총 정상에 오르며 사격 역사를 새로 썼다. 진종오는 2008년 베이징과 2012년 런던에 이어 올림픽 사격 사상 최초로 단일 종목 3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올림픽에서만 금메달 4개와 은메달 2개를 따낸 진종오는 양궁의 김수녕(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과 함께 최다 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러나 국제사격연맹(ISSF)이 남자 50m 권총 등 남자 종목 3개를 폐지하고 혼성 종목 3개를 신설하는 내용의 2020 도쿄올림픽 종목 개편안을 마련해 올림픽 4연패 목표가 물거품이 될 상황에 부닥쳤다. ⑥ 프로야구 두산, 21년 만에 통합우승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 2연패 및 1995년 이후 21년 만의 정규시즌·포스트시즌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두산은 NC 다이노스를 맞아 7전 4승제의 한국시리즈를 4경기 만에 끝냈다. 앞서 정규시즌에서는 ‘판타스틱4’로 불리는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22승)-마이클 보우덴(18승)-장원준(15승)-유희관(15승)’이 무려 70승을 합작했다. 두산은 KBO리그 최초로 한 시즌 15승 이상 투수 4명을 배출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정규시즌을 93승1무50패(승률 .650)로 마쳐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승도 기록했다. ⑦ 프로야구, 프로스포츠 첫 800만 관중 돌파 올해로 출범 35년째를 맞은 프로야구가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800만 관중 시대’를 활짝 열었다. KBO에 따르면 지난 9월 29일 올 시즌 누적 관중 수가 802만 5223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736만 530명을 불러 모았던 프로야구가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국내 4대 프로스포츠 가운데 처음으로 관중 800만명을 돌파한 것이다. 대구 라이온즈파크와 고척스카이돔 등 올해 개장한 신축 구장 효과와 구단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800만 관중 시대’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프로야구 승부조작과 불법 도박 등이 드러나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⑧ 전북 10년 만에 아시아클럽 축구 정상 탈환 프로축구 전북 현대가 10년 만에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전북은 11월 19일 전주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 알아인과의 1차전에서 2-1로 승리한 데 이어 같은 달 26일 원정 2차전에선 1-1 무승부를 기록해 우승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2006년에 이어 전북에서 2번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2003년 시작된 이 대회에서 두 번 우승을 차지한 지도자는 최 감독이 처음이다. 전북은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각 대륙 우승 클럽이 겨루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해 5위를 차지했다. ⑨ 엘리트체육·생활체육 통합…대한체육회 출범 엘리트체육을 담당하던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을 다루던 국민생활체육회가 지난 3월 하나로 통합됐다. 두 단체 통합은 1991년 국민생활체육회 창립 이후 25년 만의 일이었다. 양 단체가 통합한 것은 체육 단체를 하나로 묶어 효율성을 높이고 체육 발전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대한체육회’로 명칭을 정한 통합체육회는 4월 초에 출범식을 열고 한국 스포츠의 새로운 출발을 알렸으며, 지난 10월 후보 5명이 출마한 통합체육회장 선거에서는 이기흥 전 대한수영연맹 회장이 초대 통합체육회장에 당선돼 2021년 2월까지 한국 체육을 이끄는 책무를 맡았다. ⑩ 평창올림픽 테스트이벤트…개막 카운트다운 2018년 2월 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이 ‘테스트이벤트’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분위기 조성에 들어갔다. 개막에 앞서 대회 시설과 운영을 점검하는 테스트이벤트는 지난달 25일 열린 2016~17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빅에어 월드컵과 지난 18일 끝난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월드컵 4차 대회를 포함해 내년 4월까지 15개 세부종목에서 26개 대회가 펼쳐진다. 대회에는 전 세계 90여개국에서 선수와 임원 5500여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테스트이벤트를 통해 평창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준비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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