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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이렇게 합격했다

    ■ “요점 밑줄쳐 복습때 집중공략” 작년 서울시 7급공채 수석합격 김성훈씨 2004년 서울시 7급 공채에서 수석의 영광을 안은 김성훈(30)씨는 처음부터 7급 공무원 준비를 한 것은 아니었다. 2002년 7월 행정고시 준비를 시작해 이듬해 1차 시험에 붙고 지난해 2차 시험을 봤지만, 생각보다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자 곧바로 7급 시험 준비에 들어갔다. 국어·경제학을 제외하면 나머지 과목은 행정고시와 겹쳐서 상대적으로 수월했기 때문이다. 남은 기간은 4개월. 시험이 코앞에 닥쳤지만 김씨는 오히려 느긋하게 마음을 가졌다. 새로운 책을 사서 공부하기보다는 그동안 들었던 학원 강의의 기억을 되살려 당시 공부했던 수험서를 봤다. 일주일에 한 과목씩 본다는 마음가짐으로 3번 이상 봤다. 막판에는 시간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굳이 강의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반면 국어·영어는 중앙부처의 시험에 비해 깊이 생각해서 답이 나오기보다는 아느냐, 모르느냐를 따지는 문제라는 결론을 내리고 매일매일 암기했다. 특히 국어는 ‘김재정’의 강의 테이프를 들었던 것이 도움이 됐다. 김씨는 짧은 기간 많은 양을 공부할 수 있었던 비결로 ‘줄을 잘 치는 것’을 꼽았다. 한권당 1000페이지가 족히 되는 책들을 나중에 복습할 경우 일일이 들여다보기는 어렵다. 자신이 공부한 흔적만 보고도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중요한 부분은 두꺼운 줄을 치는 등 빨리 훑어볼 때를 대비했다. 막판에는 수첩을 만들어 외워지지 않는 부분을 정리했다. “시험이 임박하면 굉장히 초조하고 누구라도 불안할 수밖에 없지만 나만은 시험에 합격할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던 게 큰 힘이 됐습니다. 실전에서 시간을 조절하고 문제가 안 풀릴 때 대처하는 방법 등을 연습하기 위해 모의고사를 2∼3번 치러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는 치밀한 사전준비를 당부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막판 집중 문제풀이 큰 도움” 작년 서울시 9급공채 수석합격 김경미씨 “막판에 집중적으로 문제풀이를 한 게 큰 도움이 됐어요.” 지난해 서울시 9급 공채에서 수석(가산점자 제외)을 차지한 김경미(27)씨는 대학 마지막 학기인 2003년 11월 9급 공채시험 준비를 시작했다. 2004년 2월까지는 학원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2개월 과정의 수업을 두번 반복해서 들었다. 수업이 끝난 뒤에도 학원 자습실에서 오후 10시까지 ‘그날 배운 것은 그날 소화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공부했다. 집에 도착해서는 EBS의 9급 시험 프로그램을 30분 정도 시청했다. 이후에는 학원을 다니지 않고 ‘혼자와의 싸움’을 시작했다. 오전 11시 전후 느즈막한 시간에 일어나 도서관에서는 오후 11시까지, 집에서는 다음날 새벽 2시까지 공부했다. 공부에 싫증이 나면 집에 일찍 가서 동영상 강의를 듣는 등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서 학습장소를 바꿨다. 시험을 한달가량 남겨두고는 학원에 다시 등록해 문제풀이반을 들었다. 모든 책을 한꺼번에 보는 게 아니라 모르는 부분이 나올 때마다 찾아서 반복학습 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다. 많이 틀리는 부분은 노트에 따로 정리해 짬짬이 들여다봤다. 문제집 답은 연습장에 따로 표시해놓고 같은 문제집을 반복적으로 풀었다. “주변에서 친구들이 하나둘씩 취업이 될 때 ‘나는 뭘 하고 있는 거지.’란 자괴감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이 합격할 때마다 ‘나도 열심히 하면 성공하겠지.’란 생각을 하며 제 자신을 다독였습니다.” 자신이 설정한 목표와 싸움에서 이겨 영광을 차지했다는 설명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열린세상] 독서의 계절에/이덕일 역사평론가

    그렇게 기승을 부리던 더위가 단 이틀 만에 풀이 꺾이는 것을 보고 자연의 법칙은 어김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실감했다. 그렇게 가을은 우리 곁에 다가왔다. 가을은 흔히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자 독서의 계절로 묘사된다. 실제로도 가을은 독서의 계절일까? 출판관계자들에 따르면 책이 가장 많이 읽히는 계절은 유감스럽게도 가을이 아니다. 거꾸로 가을은 책이 가장 안 팔리는 계절이란다. 책이 가장 많이 팔리는 계절은 의외로 여름이며 그 다음이 겨울이다. 가을은 봄과 함께 책이 가장 안 팔리는 계절이라는 것이다. 당나라의 시인 요합(姚合)은 ‘하늘이 서늘해지면 붓과 벼루를 가까이 해야 할 것을 깨닫는다(天寒筆硯淸).’고 말했지만 우리 사회는 하늘이 서늘해지면 놀러 다니기 바쁜 것인지. 한국처럼 책을 읽지 않는 나라를 찾기도 쉽지 않다. 경제선진국은 예외 없이 독서선진국이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의 지하철이나 공항대합실에서는 한 사람 건너 한 사람씩 책을 보고 있는 사실을 쉽게 목도할 수 있지만 한국의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을 꼽자면 한 손가락의 반 이상 남아도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우리 사회가 이만큼 발전한 것 자체가 독서의 힘이었다.‘문명의 충돌’을 쓴 새뮤얼 헌팅턴은 ‘문화가 중요하다(Culture Matters)’에서 한국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분석을 했다. 1960년대 초 한국과 가나의 경제 상황은 1인당 GNP가 60여달러로 서로 비슷했는데 30여년 후 한국은 크게 발전했으나 가나는 거의 그 상태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이유는 문화의 차이 때문이라는 해석인데 문화 중에서도 교육과 근면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의 뜨거운 교육열이 없었다면 한국의 경이적인 경제발전은 어려웠을 것이다. 학생을 독서인(讀書人)이라고도 불렀던 것은 시사점이 크다. 이런 점에서 현재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 교육이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양적 성장의 시기에는 주입식, 암기식 교육으로도 충분했지만 질적 성장이 요구되는 지금은 한계에 봉착한 것이다. 한국 사회가 2만∼3만달러 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창의적 교육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그 필수 전제는 창의적 독서이다. 논술 걱정을 하는 학생이나 부모를 흔히 만날 수 있지만 다양한 독서로 지식을 쌓으면 논술은 저절로 해결되는 것이다. 성공을 위해서도 독서는 필수적이다. 필자가 만나본 성공한 모든 사람들의 공통점은 다독가(多讀家)라는 점이다. 학벌이 좋다는 뜻이 아니다. 초등학교 졸업이 정규 학력의 전부인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여느 박사학위 소지자보다 박학할 수 있었던 비결 역시 독서이다. 성공한 사람일수록 바쁘기 마련이지만 예외없이 한가한 사람보다 책을 많이 읽는다. 독서가 성공의 비결임을 알기 때문이다. 사실 영감도 독서에서 나온다.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는 ‘미래기업(Managing for the future:1992)’에서 “오너 기업가에게 천재적인 영감이 있다는 사실은 신화에 불과하다. 나는 40년간 그들과 일을 했지만 천재적인 영감에 의존하는 오너 기업가는 역시 그것처럼 순식간에 사라졌다.”라고 갈파했다. 현실화시킬 수 있는 진정한 영감은 방대한 독서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통찰력의 다른 이름인 것이다. 독서는 또한 마음의 안식이기도 하다. 세상사에 치이고 상처받은 마음을 진정으로 위로받을 수 있는 최적의 치유제는 독서이다. 당나라 때 문인이었던 유우석(劉禹錫)은 ‘가을 밤 등잔 아래서 책을 읽는다(一盞秋燈夜讀書).’라고 말했다. 지금 당장 책을 펼쳐들자. 이덕일 역사평론가
  • 儒林(420)-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45)

    儒林(420)-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45)

    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45) 맹자가 말한 송나라 농부의 일화는 다음과 같이 이어지고 있다. “…하루 종일 논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 농부는 집안사람들에게 의기양양하게 이렇게 말했다. ‘오늘 나는 매우 피곤하다. 내가 모가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왔다.’ 이 말을 들은 농부의 아들은 깜짝 놀라 급히 논으로 달려가 보니 벼들은 이미 바싹 말라 죽어 있었다.” 맹자는 송나라의 농부에 관한 일화를 예로 들고 나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천하에는 벼 싹이 자라나도록 억지로 조장하지 않는 자가 적다. 유익함이 없다고 생각해서 (호연지기를)기르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는 자는 비유하자면 벼 씨를 뿌리고 김매지 않는 자이고,(호연지기를)억지로 조장하는 자는 벼 싹을 뽑아놓는 자이니, 이는 비단 유익하지 못한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해를 끼치는 것이 되는 것이다.” 맹자의 이 말에서 조장(助長)이란 고사성어가 나온 것. 문자대로 하면 ‘남을 돕는다.’는 뜻이지만 ‘억지로 힘을 가해 자라게 한다.’는 말로 겉으로는 도와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해를 입히는 행위를 비유하는 말이었던 것이다. 맹자의 이 말에서 ‘잊어버리지도 말고 억지로 조장하지도 말라.’는 뜻의 ‘물망불조장(勿忘不助長)’의 문장이 나온 것. 주자(朱子)는 맹자의 핵심철학인 ‘호연지기’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해설을 내리고 있다. “호연(浩然)이란 성대하게 유행하는 모양이다. 기란 바로 이른바 ‘몸에 가득 차 있다.’는 것으로서 원래는 스스로 호연하되 수양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부족하게 되는 것이다. 오직 맹자는 이것을 잘 길러 그 본래 상태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언(知言)을 하면 도의에 밝아서 천하의 일에 의심스러운 바가 없고, 기를 기르면 도의에 배합되어서 천하의 일에 두려운 바가 없으니, 이 때문에 큰일을 당하여도 ‘마음의 동요가 없게 되는 것(不動心)’이다.” 다산 정약용(丁若鏞)은 맹자의 호연지기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주석하고 있다. 참고로 그 내용을 소개한다. “본래 호연지기는 마구 생성시킬 수 없으며, 억지로 기를 수도 없는 것이다. 오직 도를 말미암아 의를 행하여 날로 쌓고, 달로 쌓으면 마음이 넓어지고 몸에 살이 쪄서 하늘을 우러러보고 땅을 굽어보아도 부끄러움이 없게 된다. 이에 빈천(貧賤)이 그 마음을 근심하지 못하게 하고, 위무(威武)로도 굴복시키지 못하여 기가 하늘과 땅에 가득차는 데까지 이르게 된다. 호연지기는 곧 호기(浩氣)를 기르는 오묘한 비결이다. 호연지기는 밖에서 닥쳐와서 취할 수 없는 것이다. 오직 내안의 도의(道義)가 쌓여서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이니, 이것이 본래의 법이다. 만일 일이 있을 때를 당하여 스스로 기필(期必)하여 호연지기를 바라려하면 이것은 이른바 알묘(苗)하는 격이다. 그러므로 맹자께서 경계하여 이르기를 ‘반드시 일이 있을 때에 미리 기필하는 바를 정하지 말고 다만 마음속으로 바르고 곧은 도리를 잊지 말고 절대로 자라기를 도와서 알묘의 병을 범하지 말라.’라고 하셨으니, 이것이 호기를 기르는 법이다. 아아, 뜻이 깊고도 묘하다. 몸소 행하고 마음으로 터득한 사람이 아니면 어찌 이런 경지에 이를 수 있겠는가.”
  • [코드로 읽는책] 우리는 실패에서 희망을 본다/오세훈 등 지음

    IMF외환위기 이후 한동안 ‘실패학’이 유행했다. 실패했다고 낙담할 것이 아니라 실패로부터 뭔가 배우자는 것이다. 실패한 이유를 뒤집어 보면 성공의 길도 찾을 수 있다는 단순한 논리를 학문적으로 접근한 것. 과연 실패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대한민국 희망프로젝트 ‘우리는 실패에서 희망을 본다’(황금가지 펴냄)는 30∼40대 정치·외교·사회분야 전문가들이 선진국의 실패사례를 거울삼아 우리나라가 희망을 되찾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단지 학문적인 담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험으로부터 나온 생생한 이야기를 담았다. 오세훈 변호사를 비롯, 이영조·김호기·강원택·박철희·정종호·이남주·이재승 교수 등 유학시절 서로 다른 나라에 대한 관심을 가졌던 전문가들이 나라별 교훈과 해법을 한자리에 쏟아냈다. 필자들은 영국·프랑스·독일·중국·라틴아메리카·네덜란드·아일랜드·핀란드 등 우리보다 앞서 국가적 성공을 이뤘던 나라들의 실패를 극복하고 재도약한 비결을 소개한다. 물론 이들 국가가 처한 상황과 조건은 다르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 수준에서 정체돼 있는 우리나라가 이들을 반면교사로 삼기에 충분하다는 합의에서 출발한다. 선진국들은 왜 실패했고 어떻게 다시 일어났는가?영국은 무능한 정치권과 노조의 무책임함 등으로 인해 1970년대 이른바 ‘영국병’이라고 불리는 커다란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대처 총리의 집권으로 과감한 정치개혁이 이뤄지며 집단이기주의가 해소된다. 적시에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못한 일본 경제는 불황의 늪에 빠졌지만 고이즈미 정권의 구조개혁이 국민과 일체감을 형성, 빛을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프랑스 사회당의 실패, 독일의 경제위기, 중국의 문화대혁명, 라틴아메리카의 민중주의 실패, 아일랜드·네덜란드·핀란드의 성공 등을 통해 정치·사회적인 혼란과 경제위기 극복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강해질 수 있을까?필자들은 다른 나라의 위기극복 사례를 통해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6가지로 요약한다.▲경쟁의 활성화를 통한 겅쟁력 제고▲중견국으로서 당당한 자기 목소리를 내는 대외 전략▲소프트파워의 개발▲생산적 복지의 도입▲인권이 보장되는 사회▲현실적이고 체계적인 통일 대비 등이 그것이다. 필자들은 이념의 대립을 넘어 ‘실사구시’정신으로 장기적 국익을 위해 뜻을 모아야 한다며, 리더보다는 국민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오 변호사는 “젊은이들의 생각과 인생목표가 온통 안정된 직장과 아파트 평수 늘리기에 있는 나라에 희망은 없다.”면서 “우리 자손들이 살아가야 할 조국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자.”고 역설한다. 도태와 재도약의 갈림길에서 우리가 어느 길을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는 책.1만 5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책꽂이]

    ●악마의 사도(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이기적 유전자’란 책으로 유명해진 진화행물학자의 자전적 에세이. 이기적 유전자 등 중요한 생물학적 개념뿐만 아니라 종교의 해악을 폭로한 글,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 등 도킨스의 전체 면모를 알 수 있는 글들을 담았다.1만 4800원.●칭기즈칸, 제국을 달리다:유목민들과 함께 한 여행(스탠리 스튜어트 지음, 김선희 옮김, 물푸레 펴냄) 13세기 말 몽골을 방문했던 프란체스코 수도회의 윌리엄 수사의 행적을 추적하여 칭기즈칸의 땅 몽골을 횡단하는 여행기.1만 1500원.●나는 서브쓰리를 꿈꾼다(원희룡 지음, 꽃삽 펴냄) 운동권 출신 국회의원인 저자의 마라톤과 공부 이야기. 학력고사와 사법고시 전체 수석을 하게된 공부 비결과 함께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이내에 완주하는 서브쓰리를 향한 힘든 여정 이야기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1만원.●대한민국은 군대다(권인숙 지음, 청년사 펴냄) 여성학적 시각에서 우리사회의 군사주의와 남성성을 비판한다. 징병제, 양심적 병역거부, 학생운동의 군사문화 답습, 군대 내 남성간 성폭력 등의 문제들을 짚어보고 그 해법을 모색해 본다.1만 5000원.●현대과학의 6가지 쟁점(존L. 캐스티 지음, 김희봉·권기호 옮김, 지식의 풍경 펴냄) 생명의 기원, 사회 행물학, 언어 습득, 생각하는 기계, 외계 생명체의 답사, 양자적 실재 등 현대과학의 주요 쟁점들에 대한 연구 성과들을 다양한 사례를 겉들여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1만 5000원.●구수한 큰 맛(고유섭 지음, 진홍섭 엮음, 다할미디어 펴냄) 한국의 대표적 미술사학자이자 미학자인 우현 고유섭의 미술사 연구서. 제자인 진홍섭 연세대 석좌교수가 난해한 한문투의 글을 젊은 층이 읽기 쉽도록 한글투로 풀어 썼다.1만 5000원.●숲에서 길을 묻다(유영초 지음, 한얼미디어 펴냄) 숲과 문명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한 메시지를 전해준다. 숲 해설가인 저자는 우리 숲의 사계와 외국의 모범적인 숲 이야기와 함께 숲과 멀어져가는 도시문명에서 사람들이 자연의 언어를 잃어버리고 있다고 쓴소리를 한다.1만 2000원.●스크린과의 대화(유리 로트만·유리 치비얀 지음, 이현숙 옮김, 우물이 있는 집 펴냄) 영화언어를 이해하고 영화와 대화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 입문서. 영화 읽기의 알파벳을 제시하면서 영화 보기가 오락이나 휴식을 넘어선 진지한 지적 활동이라는 것을 일깨워준다.1만 2000원.
  • [데스크시각] ‘혁신’, 멀리 있지 않다/오풍연 공공정책부장

    지금 공직사회나 기업을 가릴 것 없이 ‘혁신’에 매달리고 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선진국의 공통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 길밖에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한눈을 팔거나 등한시하면 도태되기 십상이다. 그런 만큼 혁신을 위한 경쟁 또한 점점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그러한 조짐은 행정자치부 등 정부 부처내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혁신을 말하기는 쉽다. 먼저 공직사회를 들여다보자. 노무현 대통령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전수받아 각 부처 장관들도 혁신을 독려하고 있는 중이다.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보다 더하다. 따라서 현재 민간 부문이 공직사회를 앞서가고 있음은 물론이다. 올 초 기획예산처가 삼성인력개발원에서 과장급 이상 간부가 참석한 가운데 2박3일 동안 혁신연찬회를 가진 것도 ‘대기업 따라하기’의 하나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혁신은 실천이 문제다. 말처럼 쉽지 않은 탓이다. 아무리 의욕이 앞서도 실행을 하지 못하면 결과물을 도출해 낼 수 없다. 그렇다면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입안하고, 계획에 옮기는 것이 순서다. 천리길을 한걸음에 달려가려고 해서는 안 된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고 했다. 혁신을 통해 성공을 거둔 기업이나 경영자를 벤치마킹하면 된다. 그것이 지름길이다. “혁신활동이 성과를 거두자면 주변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일들부터 시작하는 게 효과적이다. 처음부터 지나치게 거대한 과제들을 혁신의 테마로 잡았다가 낭패를 겪게 되면 조직 전체가 혁신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다. 그래서 성공체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작은 일에서 성공체험을 한 사람들은 더 큰 일에 대해서도 긍정적이고 자신감이 넘친다. 혁신이 무거운 것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변화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혁신 전도사’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LG전자 김쌍수 부회장의 말이다.“혁신은 즐기는 것”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5%는 불가능해도 30%는 가능하다.”는 슬로건을 벽면에 달아두고 혁신활동을 펼치는 것도 이같은 김 부회장의 자신감에서 나오는 듯하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유대운 원장도 “5%를 개혁하는 것보다 50%,100%를 바꾸는 것이 더 쉽다.”고 말했다. 둘의 경우 실천이 전제되고 있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최근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혁신과정을 둘러본 이인섭 중소기업청 사무관의 체험기도 눈길을 끈다.“도요타의 철저한 ‘실천위주’ 혁신을 보며 우리 정부, 우리 기업의 진정한 혁신성공의 비결은 거창한 구호나 프로그램에 있지 않고 평범하면서도 일상적인 개선활동에 있음을 배웠다. 명백한 1등의 목표와 즉시 실행하는 자세, 그리고 이를 이끌어낼 최고 경영자의 의지가 없는 혁신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우리는 그동안 구호만 요란하게 외쳐오지 않았나 되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한때 세계 1위 철강업체에 올라 부러움을 샀던 포스코. 지금은 중국의 도전으로 이구택 회장이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그가 제시하는 난국 타개책도 실천을 수반하는 것들이다.“도전정신이 없다. 지금 잘 나간다고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 도요타에 도요타 웨이가 있다면 포스코에는 ‘포스코 웨이’가 있다.” 초일류 기업을 고수하기 위한 이 회장의 의중이 읽혀진다. 그런 점에서 정부 부처 가운데 맨 먼저 팀제를 도입한 행자부가 통합행정혁신시스템으로 가동중인 ‘하모니’도 평가할 만하다. 이 제도를 도입한 이후 실제 하는 일은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일하는 방식은 엄청나게 달라졌다고 한다. 우선 업무의 85%를 팀장이 처리할 만큼 권한이 막강해졌다. 장관은 2%만 처리하면 된다. 평균 9.3일 걸리던 민원처리 기간도 1.58일로 대폭 줄었다. 이 또한 실천이 따른 결과다. 그렇다. 혁신은 멀리 있지 않다. 버거운 대상도 아니다. 가까운 데서 찾아내 실천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오풍연 공공정책부장 poongynn@seoul.co.kr
  • “정책신뢰 심어준게 성공비결”

    “집단민원의 경우 들어줄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뚜렷이 인식시키고 한 발짝도 물러나지 말라.” 이명박 서울시장은 청계천 공사를 앞두고 직원들에게 이렇게 지시했다고 말한 적 있다.2003년 7월 청계고가도로 철거공사를 무난하게 시작한 뒤다. 민원인의 압박이 있어도 태도가 달라지지 않아야 공공분야에 대한 신뢰가 싹튼다는 얘기다.“공사 때문에 생계가 어렵게 됐다며 시장실을 찾아온 대표자에게 ‘손목에 찬 시계가 롤렉스 아니냐.’고 물었더니 꼼짝 못하더라.”는 말도 곁들였다. 서울시가 각종 역점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과의 갈등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보여 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은 25일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연세대 나태준(행정학) 교수와 시정연 송석휘 부연구위원이 각각 ‘청계천 복원사업 갈등관리 사례분석’과 ‘버스 개혁과 갈등관리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했다. 특히 나 교수는 “서울시 내부에서조차 청계천 복원공사가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반드시 실현한다는, 정책에 대한 신뢰를 심어줌으로써 외부로부터도 신뢰를 얻고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한 게 갈등관리 성공의 요인이었다.”고 풀이했다. 상인들이 집단으로 반발한 원인은 그동안 예견할 수 있는 정책이 이루어지지 않아 불안감을 자아냈기 때문이라는 이 시장의 말과 상통하는 대목이다. 나 교수는 청계천 복원사업의 협상 준비단계에서 서울시가 펼친 전략을 5가지로 분류해 눈길을 모았다. 상가 및 상인과 대표자들의 현황을 파악하는 지피지기 전략,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파악해 온건파를 통해 강경파를 설득하는 이원화 전략, 결집력이 약하고 불이익을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공략하는 메인파트너 채택 전략, 부정적 입장보다는 왜 해야만 하는지 시민들에게 알리는 홍보전, 상대방의 입장을 최대한 들어줘 인간적인 신뢰를 형성하는 역지사지 전략이다. 나 교수는 청계천 공사에 대해 “무엇보다 사후대책에 대한 확신감을 심어 주고, 확실한 명분을 대다수 시민들에게 인식시키며, 투명한 의사수렴이 이뤄져야 공공사업이 원만하게 추진된다는 점을 시사하는 사례”라고 설명했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50살까지 경기장서 뛰고싶다”

    “신의 가호가 있다면 50살까지 뛰고 싶다.” 현역 최고령 메이저리거 훌리오 프랑코(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24일로 47번째 생일을 맞았다. 여권상 나이가 47살일 뿐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중남미 출신선수들이 3∼4살가량 ‘눈속임’ 한다고 봤을 때 50살은 족히 됐을 것. 미니 미노소가 57세때인 1980년 3경기를 출장했지만, 은퇴한 지 10년을 넘기고 ‘깜짝출격’한 것으로 프랑코가 사실상 최고령 야수인 셈이다. 미국의 ESPN은 24일 ‘프랑코는 나이를 신경쓰지 않는다’는 기사를 통해 나이를 잊은 괴물같은 활약으로 ‘연구대상’인 그를 집중 조명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프랑코는 1982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데뷔해 타격왕과 올스타전 MVP를 거머쥐는 등 스타로 군림했다. 중간중간 슬럼프에 빠졌을 때마다 일본과 멕시코, 한국(2000년·삼성) 등을 떠돌기도 했지만 이내 오뚝이처럼 일어서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에서만 21시즌 동안 통산 2513안타와 170홈런 1150타점을 남겼다.올시즌 애틀랜타와 100만달러에 재계약을 따냈고,24일 현재 타율 .298에 9홈런 40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24일 이후 홈런을 추가할 땐 잭 퀸이 1930년 수립한 최고령 홈런(46세 357일)도 갈아치우게 된다. 183㎝,85㎏의 다소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현역 빅리거 가운데 가장 무거운 배트를 휘두르는 것으로도 유명한 프랑코의 몸은 의학적으로 경이 그 자체다.“신이 야구를 하라고 주신 몸이기 때문에 함부로 굴릴 수 없다.”며 술과 담배에 손을 대지 않는 것은 물론 ‘체력단련실의 귀신’이란 별명이 붙을 만큼 지독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질을 뽐낸다. 20∼30년 어린 선수들과 경쟁해 살아남을 수 있었던 또다른 비결은 그의 독특한 식습관. 프랑코는 아침에 계란 흰자 12개에 건포도나 딸기를 먹고 10시에 단백질 셰이크, 점심으론 스테이크나 생선, 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 밤 10시쯤 저녁을 먹는다. 새벽 3시에 일어나 단백질 셰이크를 마시는 것으로 6번째 식사를 끝낸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길섶에서] 물 공포증/육철수 논설위원

    어릴 적 공포의 경험은 평생 따라다니는 것 같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이웃 동네 아이 하나가 홍수에 휩쓸려 생명을 잃었다. 그 후로는 ‘물가에는 절대로 가면 안 된다.’는 것을 철칙처럼 마음에 담았다. 그래서 수영장엔 가본 적이 없고, 배를 타면 검푸른 바다가 무서워서 뱃전엔 아예 얼씬도 안 한다. 살아오면서 두려운 게 없었지만 물 공포증은 참으로 극복할 수 없는 난제다. 그런데 얼마 전 ‘어머니의 편지’(우장홍 엮음)란 책을 읽으면서 뒤늦게 한탄했다. 첫 편지 ‘용기 있는 첫 걸음이 만들어낸 기적’에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맨손으로 기어올라 기네스북에 오른 버슨 햄이란 ‘스파이더맨’을 소개하고 있다. 햄은 1층 베란다에 서 있기만 해도 무서워 벌벌 떨었던 심각한 고소공포증 환자였단다. 그런 그가 어떻게 400m가 넘는 초고층빌딩을 두려움을 잊고 오를 수 있었을까? 비결은 ‘한 발 한 발’이었다. 햄의 가족들은 그에게 불굴의 용기를 심어주려고 한 층, 한 층, 차례로 더 높이 올라가는 방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한 발 한 발 모아진 작은 행동이 기적을 낳았다는데, 나도 지금부터 수영이나 배워 물하고 친하게 지내볼까.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단순한’걸’이 아름답다

    단순한’걸’이 아름답다

    2005년 여름은 화려함이 극에 달한 계절이었다. 주름 리본 레이스 등 온갖 장식을 단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색 패션이 거리를 누비고 다녔다. 많은 패션 전문가들은 “올 여름 패션은 더 이상 화려해질 수 없는 정점의 것”이라고 표현했고, 많은 이들은 “패션에 소심했던 나조차도 핫핑크나 라임그린이 아니면 손이 가지 않았다.”며 스스로의 변신을 놀라워했다. 올 가을 패션은 클럽에서 정신없이 춤을 추고 잠시 휴식을 취하려는 여인으로 정의할 수 있겠다. 눈앞에 현란하고 발랄한 스타일에 이제는 지쳤는지 차분하면서 우아한 이미지가 진가를 발휘한다. 파리, 밀라노, 뉴욕 컬렉션에서 프라다, 루이 뷔통,YSL(이브 생 로랑) 등이 패션쇼에서 선보였듯이 검정, 회색 등을 중심으로 한 미니멀리즘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꽃, 잎사귀 모양의 고급스러운 자수, 황금·크리스털이나 부분 모피 장식 등으로 화려한 기운은 살짝 남겼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올 가을 女心은 안나 카레리나처럼 ●열정의 폭발, 러시안 스타일 올해 상반기부터 강세를 보인 에스닉 무드는 가을을 앞두고 동유럽 지역으로 관심을 돌렸다. 특히 감춰둔 열정을 폭발하고 있는 러시아를 패션 곳곳에 담았다. 러시안 스타일의 문양과 벨벳, 모피 장식 등으로 우아하면서 개성있는 가을 여인으로 변신시킨다. 황금빛의 정교한 자수나 크리스털 디테일 등으로 귀족적인 느낌을 표현해 톤다운된 미니멀리즘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양털이나 여우털 등을 모자나 신발, 가방, 소매끝 등 곳곳에 사용해 풍성하고 우아한 느낌을 더욱 강조한다. 올 시즌 유행에 따라 귀족적인 러시안 스타일을 연출할 때는 가슴선이 위로 올라온 엠파이어 라인의 벨벳 원피스에 자카드 재킷을 활용한다. 러시아 전통적인 문양이나 러시아 캐릭터 티셔츠에 자수가 들어간 티어드 스커트를 매치하고 화려한 액세서리로 마무리하면 고급스러운 빈티지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올 가을, 세계를 입는다 개성지향적인 패션 트렌드가 더욱 강세를 보임에 따라 각각의 문화에서 특색있는 모티브를 차용해 다양하게 전개하기도 한다. 러시아를 비롯해 영국, 집시 풍의 다양한 아이템을 섞어 멋지게 연출한 스타일도 사랑받는다. 특히 영국풍의 브리티시 체크와 보헤미안의 페이즐리 문양을 재킷, 바지, 치마 등에 다양하게 활용했다. 스코틀랜드의 작은 도시에서 이름을 딴 페이즐리는 실크와 새틴 블라우스 또는 스커트에 주로 사용돼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들 페이즐리 패턴의 아이템을 겹쳐 입어 보헤미안의 자유를 표현하기도 한다. 컬러는 블랙과 브라운이 주류. 블랙은 가죽, 새틴, 실크, 벨벳 등에서 소재 특유의 광택감으로 다양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브리티시 체크 또는 보헤미안 룩에서 주로 나타나는 브라운은 가을의 풍요로운 색감을 전한다. 지난해 유행했던 보라색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어두운 색조로 깊이 있게 전개된다. ■ 도움말 닥스 유영주 디자인실장·베스띠벨리 박성희 디자인실장·쿠아 문미영 디자인실장·조이너스 전미향 디자인실장·구호 정구호 상무 ●김동수 패션제안 40~60대 가을패션 “당당하게 뽐내세요” 40대 후반의 나이에도 뱃살 하나 없이 깔끔한 몸매 라인을 유지하면서 패션모델이자 패션 컨설턴트 김동수(이오디김동수 대표)씨. 최근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열린 명사초청 강좌에서 그는 “내 몸에 붙어 있는 살을 부끄러워하며 펑퍼짐한 옷만 입지 말고 당당하게 멋진 스타일을 만들어 보자.”며 객석에 앉은 40∼60대에게 용기있는 패션 연출을 제안했다. “(날씬한 몸매를 가진) 극소수의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스타일에 현혹되면 안된다. 평소에 원하던, 또 내게 맞는 스타일을 찾아 두려워하지 말고 멋진 모습을 연출하면 된다.”고 멋내기 비결을 소개했다. 40∼60대를 위한 김동수씨의 올 가을 패션 제안, 더 깊이 들어 보자. ●멋을 부리는 데 두려워하지 말자 40∼60대라고 못입을 옷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긴 치마 위에 세련된 디자인의 청재킷을 입거나, 청바지 위에 유행하는 트위드 재킷을 입어 젊은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트렌치코트는 가을에 가장 무난하게 입을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이다. 이 안에 화사한 색상의 블라우스는 입으면 전체적인 분위기가 살아난다. 빨강, 자주, 분홍 등은 화려한 분위기를 내는데 가장 적절한 색상이다. 하지만 즐겨입지 않았다면 너무 튀어서 거부감이 느껴진다면 포인트 색상으로 활용한다. 예를 들어 빨간색 상의라면 하의는 검은색과 같이 어두운 색상을 입고, 하의가 자주색이라면 상의를 톤다운된 재킷을 입는 식이다. ●소품 활용을 많이 하자 모던한 것뿐만 아니라 여러 디테일(세부 장식)을 많이 활용한 것도 사용해 본다.‘로맨틱’한, 여성스러운 연출이 올 가을 트렌드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둡다면 화려한 색상의 가방이나 구두, 숄 등으로 멋진 연출을 할 수 있다. 특히 숄은 청바지나 니트 위에 살짝 걸쳐만 주어도 분위기를 고급스럽게 만든다. 단순한 디자인의 구두에 보석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화려한 포인트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 커다란 목걸이나 코르사주를 이용해 세련된 스타일을 표현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사용하는 장갑으로도 멋스러운 연출이 가능하다.(자신은 10가지 다른 색의 장갑을 구입했다고 자랑) 실내에 들어선 뒤 날렵한 디자인과 화사한 색상의 장갑을 우아하게 벗는 것만으로 시선을 집중시키기 충분하다. ●갖출 것은 갖추자 속옷은 속에 감추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옷을 입을 때 라인으로 드러날 수도 있는 것이 속옷이다. 또 나이 먹은 것이 확 티나는 것이 처진 엉덩이와 눌린 살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뒷모습이다. 팬티 라인을 언제나 신경쓰고, 스커트 중심선이 돌아가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엉덩이가 붙는 옷을 입었을 때는 티(T)팬티를 입어도 좋다.(이것은 젊은 여성에게도 해당된다.) 혹 불편할까봐 못입는 경우라면 자기 치수보다 하나 크게 입으면 된다. 또 하나. 빨간립스틱을 하나쯤 갖자. 나이가 있다고 우아하게 연한 베이지나 핑크를 고수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더 아파 보이기만 한다. 빨간립스틱으로 얼굴에 생기를 불어넣어 보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패션 다이어리 캉골 9월9일 8시 3번째 런칭기념 파티를 진행한다. 서울 청담동 클럽 ‘어바웃(ABOUT)’에서 열리는 파티의 주제는 ‘럭셔리 힙합’. 파티 티켓은 구매고객과 마니아 중심으로 홈페이지(www.platformshop.co.kr)에서 판매할 예정이다.(02)742-4628(교환 5). 코데즈컴바인 스타일리시하고 개성이 강한 21∼25세의 남성을 타깃으로 한 ‘코데즈컴바인 포맨’을 런칭했다. 실용적이고 감각적인 캐주얼 스타일. 카멜·베이지·스톤·브라운·디프퍼플 등 다양한 컬러를 겹쳐 입는 레이어드로 코디하면 더욱 세련된 멋을 풍긴다. 코트는 17만∼23만원선, 점퍼·재킷은 13만∼18만원선, 셔츠 5만∼8만원선, 바지 8만∼11만원선 등. 에뛰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화장품 컨셉트 매장인 ‘에뛰드 하우스’를 개장한다.‘달콤한 상상의 집’을 주제로, 공주의 방을 연상시키는 아늑한 인테리어와 구석구석 예쁜 소품으로 꾸며 소공녀 세라, 빨강머리 앤 등 귀여운 상상을 충족시켜 준다. 침실·욕실·옷방·아틀리에 등으로 구성된 매장을 따라 다양한 상품을 접할 수 있다. 더베이직 하우스 31일까지 베이직하우스와 마인드브릿지 전 구매고객에게 무료 인화권 20매를 증정한다. 가을 신상품을 구매하고 즐거운 휴가의 추억을 담은 사진을 인화할 수 있는 기회다. 디시인사이드 포토(www.dcinsidephoto.com) 페이지에 인화를 원하는 사진을 올린 후 구매시 제공받은 쿠폰의 시리얼 번호를 입력, 인화 버튼을 클릭하기만 하면 된다. DHC코리아 31일까지 홈페이지에서 ‘재이의 다이어리 플래쉬 애니메이션’ 이벤트를 연다. 애니메이션을 감상하고 쿠폰을 출력해 가까운 매장을 방문하면 스킨푸드의 베스트 아이템인 블랙 슈가 마스크, 라이스 마스크, 허브 샐러드 에센스, 허브 샐러드 크림 등 4종 샘플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www.theskinfood.com), 080-012-7878. 31일까지 ‘바캉스애프터 케어전’을 펼친다. 바캉스 후 피부관리를 위한 필수 아이템으로 브라이트닝 효과가 뛰어난 아세로라 시리즈, 아이케어, 각질 및 진정 화장수 등을 2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홈페이지에서 피부 타입별 케어팁도 배울 수 있다.(www.dhckorea.com), 080-7575-333.
  • [22일 TV 하이라이트]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기초적인 신체발달과 언어발달이 된 만 3세 이후 아이들은 또래에게 관심을 보이며 놀이도 다양해진다. 아이의 인지와 사회성,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놀이는 무엇이고, 어떤 놀잇감과 놀이환경을 제공해야 하는지, 이 시기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문제행동을 놀이를 통해 치료할 수 있는 비결 등을 알아본다. ●사이언스+(YTN 오후 1시25분) 우리 바다의 개발 가능성을 새롭게 열어준 통영 바다목장. 바다목장이란 바다 공간을 체계적으로 이용, 관리해 자연산 수산자원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1998년부터 본격적인 바다목장 조성 사업이 시작되면서 첫 번째로 지정된 통영. 지금은 바다목장의 완전한 모습을 거의 갖춰가고 있다. ●자매바다(MBC 오전 9시) 순영은 한빈에게 인철을 새사람을 만들어놓겠다며 자신을 믿어달라고 호소하고, 한빈과 명진은 알겠다고 한다. 한편, 월반시험이 시작되고 춘희와 연신은 2인용 책상에 같이 앉아서 시험을 본다. 시험이 끝난 후 정희와 춘희는 만두집에 가고, 춘희는 연신이 부스럭거리는 바람에 정신집중이 안 됐었다고 한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5분) 출입국 관리소 직원이 위장 결혼한 사람들을 추적하다가 망원경으로 남의 집을 들여다 봤을 경우에 죄가 성립되는지 알아본다. 동업자에게 10억원을 빌린 후에 회사가 부도난 남편이 남은 집을 아내에게 넘겨주고 이혼했다. 동업자가 위장 이혼이라고 주장할 때 아내는 소유권을 유지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6시 내고향(KBS1 오후 6시) 사라져가는 전통, 삼베 길쌈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남 고성군 오동리. 예부터 시집와서 삼을 못 짜면 며느리로 인정을 받지 못했을 만큼 삼베 길쌈의 작업을 중요하게 여겨 온 오동마을, 그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 베틀이나 물레 등 옛 삼베 도구를 지금도 사용하는 오동마을의 전통을 찾아가본다.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시15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코리아 돌풍을 일으킨 작은 거인 장정.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내공으로 메이저 대회 데뷔 6년 만에 이룬 생애 첫 우승,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아마추어 시절과 달리 프로 데뷔 후 스폰서 없이 치러내야 했던 선수 생활 등을 살펴본다.
  • [토요일 아침에]행복하게 부자로 사는 법/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많은 사람들이 돈만 있으면 행복할 것으로 생각한다. 원하는 것을 모두 돈으로 얻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두들 백만장자를 꿈꾸며, 백만장자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이 있다고 믿는다. 로또복권이 그것이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집단최면 현상, 로또신드롬, 대박신드롬이 이래서 생겼다. 사실 로또복권의 당첨 확률은 814만분의1이다. 골프에서 홀인원 할 확률은 2만분의1, 자동차 사고로 사망할 확률은 3만분의1, 화재로 사망할 확률은 40만분의1, 벼락을 맞아 사망할 확률은 50만분의1이다. 로또복권 당첨이 벼락을 맞아 사망하기보다 16배나 어렵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대박의 환상에 젖어 이 가게 저 가게를 기웃거리며 복권을 산다. 그러나 거액의 복권 당첨자들은 대부분 평탄치 못한 삶을 살고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과정이 배제된 결과는 정상적인 삶의 코드를 망가뜨린다. 그 결과 ‘어플루엔자(affluenza)’라는 신종 바이러스에 걸린다. 어플루언스(affluence)와 인플루엔자(influenza)의 합성어인 ‘어플루엔자 신드롬’은 주식, 부동산, 복권으로 갑작스레 큰돈을 번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갑자기 돈이 많아지니까 그동안 추구해 왔던 삶의 목적이 없어졌다. 당연히 일상생활이 무료해지고 이를 달래기 위해 쾌락을 추구한다. 소문난 레스토랑에서 맛난 음식을 먹고, 새 아파트, 새 차를 구입하고, 명품으로 치장한다. 그런데도 별로 신바람이 나지 않는다. 마음 속 깊은 어딘가 구멍이 뚫린 듯 허전하다. 1998년 봄, 미국의 한 평범한 자동차 수리공이 복권에 당첨됐다. 당첨금이 무려 2071만달러였다. 젊은이는 당첨금을 받자마자 자기가 일하던 자동차 판매 회사의 경영권을 샀다. 모든 불행이 끝나고 행복이 시작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방만한 경영으로 1년도 못 돼 회사의 문을 닫았다. 부부 사이에도 금이 갔다.69만달러를 주고 이혼했다. 남은 돈으로 쉽게 재혼했지만 위자료만 물고 또 갈라섰다. 새로 시작한 중고차 사업이 어려워지자 고리사채를 썼고,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해 급기야 파산 신고를 했다. 가난하지만 오순도순 정을 나누며 살던 어촌 마을에 소송바람이 불었다. 대도시를 연결하는 대교가 건설되고 고속도로가 연장 개통된다는 소식에 폭등한 땅값 때문이다. 그렇게나 화목했던 마을이 소유권 이전등기 말소 청구소송으로 들끓고 있다. 명절을 맞아 외지에 나간 형제들이 모이면 다음날 장남을 제외한 나머지 형제들이 모두 법원을 찾는다는 말까지 나돈다고 한다. 70대 할머니가 한강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60억대 재산을 가진 부자였지만 남편과 10여년 전부터 별거하며 강남의 고급 아파트에서 가정부와 함께 지내왔다. 두 딸과 아들이 있지만 재산 상속 문제로 이들 사이에 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세상살이가 재미 없었다. 너무 외로웠다. 한평생 돈벌이에 세월을 흘렸지만 수십억원의 재산이 오히려 불화의 씨가 되었다. 행복하게 해 줄 것으로 믿었던 그 엄청난 재물이 결국 천하와도 바꿀 수 없는 귀한 한 생명을 앗아간 셈이다. 역사에 나오는 인물 가운데 가장 많은 재물과 명성과 향락을 누렸던 솔로몬이 내린 인생의 결론은 ‘허무’와 ‘헛됨’이었다. 말년에 그가 깨달은 바는 사람이 최고의 부귀, 영화, 권세, 지혜를 가질지라도 하나님 없는 인생은 허무하다는 것, 하나님을 믿고 섬기는 것이 진정한 부자로 사는 비결이요, 참된 복이라는 것이었다. 솔로몬은 이런 깨달음이 없기에 한평생 돈만 좇느라 피폐한 삶을 사는 오늘 우리에게 정말 행복하게 부자로 사는 법을 가르쳐 준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어늘… 지혜를 얻는 것이 은을 얻는 것보다 낫고 그 이익이 정금보다 나음이니라.” “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화목하는 것이 육선이 집에 가득하고 다투는 것보다 나으니라.” 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 [책꽂이]

    |실용경제| ●미래를 움직이는 경영전략(브라이언 트레이시 지음, 김동수 옮김, 황금부엉이 펴냄) 경영 컨설턴트의 최신 경영전략 지침서. 기획, 인사, 마케팅, 세일즈 등 파트별로 새로운 환경에서 성공적으로 기업을 경영하기 위한 21가지 성공전략을 담고 있다.1만2000원. ●대박기업 대박가게(허중희 지음, 황금물고기 펴냄) 창업 성공기. 불황에도 잘 나가는 8개의 음식점과 6개의 기업체가 소개된다. 비결은 선한 마음, 열정, 배짱, 우직함에 있다고 저자는 강조.9800원. ●다섯 평의 기적(정남구 지음, 리더스 북 펴냄) 자연과 한통속이 되어 살아가는 도시 농부 이야기. 주말농장에서 고구마를 심고, 콩 싹을 틔우기 위해 노력하는 도시인의 체험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진정한 기쁨을 보여준다.1만 2000원.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사이토 다카시 지음, 황혜숙 옮김, 루비박스 펴냄) 글 잘 쓰는 방법이 적힌 책.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저자는 화제가 된 문학작품을 분석, 문체와 구성력을 향상시키는 비결을 제시한다.9500원. |유아·아동| ●이와사키 치히로의 자연의 아이들(전4권)(다치하라 에리카 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백승인 옮김, 달리 펴냄) ‘창가의 토토’로 친숙한 세계적 일본 화가의 생전 그림에다 사계를 테마로 글을 붙였다. 각 계절의 서정이, 수채화와 수묵화의 느낌이 한데 어우러진 따뜻한 그림과 잘 어울렸다.3세 이상. 각권 1만원. ●해리와 공룡친구들의 시계놀이(이안 와이브라우 글, 에이드리언 레이놀즈 그림, 김문정 옮김, 대교베텔스만 펴냄) 바닷가로 소풍을 떠난 꼬마와 공룡 친구들의 이야기. 시간의 기본개념, 시계 보는 법을 알려준다.3∼5세.1만 1000원. |초등·청소년| ●아빠와 함께(리광푸 글, 정승희 그림, 심봉희 옮김, 웅진주니어 펴냄) 초등 5학년 모범생 주인공. 늘 바쁘기만 하던 아빠가 어쩐지 가족여행을 자주 데려가서 신이 났는데, 그것이 시한부 생명을 선고받은 아빠의 마지막 선물이었다니…. 삶과 죽음, 가족의 문제를 생각하게 하는 사려깊은 동화. 초등생.7500원. ●해상시계, 바닷길의 비밀을 풀다(존 대시 글, 두숀 페트리치 그림, 장석봉 옮김, 사계절 펴냄) 지금은 하찮은 생활용품인 시계가 한때 세계사를 바꿔놓을 만큼의 획기적 발명품이었다? 18세기 유럽, 잇따른 해상사고를 막기 위해 등장한 해상시계 이야기를 통해 당시 유럽의 생활사까지 엿볼 수 있다. 초등고학년.9800원.
  • 낭만·추억등 명동엔 多있다

    낭만·추억등 명동엔 多있다

    1950년대 명동은 서울 최고의 멋쟁이들이 모여드는 낭만의 거리였다. 동시대 예술가들이 모여 커피향에 취해 시를 읊은 문화의 거리이기도 했다.60·70년대 명동은 통기타 가수들이 노래하고 DJ들이 음악을 들려주던 청춘의 거리였다. 오늘날 명동은 하루가 지나면 간판이 바뀌는 소비의 거리가 됐다. 반면 수십년이 지나도 단골이 있는 상점이나 연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장소도 적지 않다. 골목골목마다 깃든 ‘명동의 추억’을 찾아 떠나보자. 글 사진 이두걸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지만 반대로 외국 음식 전문점들도 군데군데 있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색다른 정취를 느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콴챈루(중국 대사관 거리)에는 중국 물품이나 잡지를 파는 서점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일제시대부터 운영된 음식점들도 있어 서울의 ‘작은 중국’으로 불릴 만하다. 중국전통과자를 파는 도향촌(776-5671)은 해바라기씨·잣·호두가 들어간 십월전병을 개당 3000원, 대추·팥이 들어간 장원병은 개당 1500원에 판다. 원하는 재료를 말하면 직접 과자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산동교자(778-4150)는 쫄깃쫄깃한 만두피에 중국부추가 들어간 물만두(4000원)와 오향장육(1만 8000원)이 유명하다.3대째 운영하는 취천루(776-9358)는 다른 메뉴 없이 오직 만두만 팔 정도로 만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고기만두 4500원. 일품향(753-6928)의 굴짬뽕은 얼큰하면서도 진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TAJ 60년대 최고의 경양식집으로 손꼽히던 ‘코스모폴리탄’자리에 들어선 인도음식전문점. 조미료를 포함한 식재료 전반을 인도에서 직접 공수해올 뿐만 아니라 인도 출신의 조리사들이 현지 조리기구인 탄두, 멧돌을 이용해 요리한다. 식사후 입냄새를 제거해 주는 아니스와 인도산 슈거를 섞어 먹는 것도 재미있다. 치킨커리·인디언브레드가 함께 나오는 점심메뉴는 1만원. 전통카레는 각각 1만 5000∼2만원선.(776-0677) ●신정 40여년 이상 운영한 징기스칸 요리 전문점. 주인이 직접 목장을 경영하면서 고기를 공급하기 때문에 신선한 육질을 자랑하는 게 특징이다. 과거 명동이 금융 중심가였던 만큼 금융인들이 여전히 많이 찾는다. 독특한 스타일로 오리구이를 개발해 노린내를 없애고 담백한 맛을 살렸다. 가격대는 비교적 높다. 국수전골 1만 3000원, 오리구이 4만 4000원.(776-0338) ●아오자이(AODAI)베트남 전통의상을 가리키는 아오자이는 맛이 담백하면서 시원해 숙취해소에도 좋다. 주인이 직접 미국에서 베트남 요리 전문가에게 전수받았다. 베트남 쌀국수·볶음밥·닭고기 석쇠구이가 함께 제공되는 세트메뉴는 1만 2000원으로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디저트로 제공되는 베트남 커피는 일반 커피와 비교하는 재미도 있다.(754-1919). ■ 짠돌이 데이트족의 천국 쇼핑의 천국으로 알려진 명동이라지만 쇼핑과 무관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들도 많다. 특히 짠돌이 데이트족들에게 적합한 장소들을 추천한다. 유네스코 건물 2층에 있는 미지센터(서울청소년문화교류센터·755-1024)는 국내·외 최신잡지·간행물, 세계 문화를 탐구하는 책이 갖춰졌다. 인터넷이나 DVD자료, 음악감상, 보드게임 등도 즐길 수 있어 복합문화공간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같은 건물 옥상인 12층 작은누리(755-1105)에 들어서면 야생덤불숲, 풀꽃동산, 연못 등이 어우러진 마당이 펼쳐진다. 중국대사관에서 덕수궁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생태공원이다. 남산에서 날아온 새들도 볼 수 있다. 평일 오전 10시∼오후 4시에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2호선 을지로입구역에서 이어지면서 웅진 건물 지하 1층에 있는 서점 리브로(757-8100)는 혼잡하지 않아 약속장소로 알맞다. 레코드점과 문구점도 있다. 아바타 지하 1층·1층에 위치한 인테리어 전문점 코즈니(3783-5069)는 아기자기한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공주침대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 디카족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지하서점에서는 최신 잡지들을 앉아서 볼 수 있다. 명동성당(774-1784) 뒤편의 작은 정원에는 벤치가 있다. 평온한 분위기에서 울창한 나무를 바라보며 자판기 커피를 뽑아먹는 것도 좋다. 성당 입구 화장실은 가게 등에 딸린 화장실과 달리 볼일이 급할 때 눈치보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곳이기도 하다. 디 아모레 스타(709-6361)에서는 태평양의 기초·색조제품·매니큐어 등을 무료로 써볼 수 있으며 4층에서는 부정기적으로 전시회가 열린다. 대한음악사(776-0577)는 40여년째 명동을 지키고 있는 클래식 음악 전문 서점. 다섯평 남짓한 매장 벽에 악보가 빼곡이 쌓여 있다. 독일, 오스트리아 등 외국 악보는 물론 재즈, 팝 등 다양한 장르의 악보를 갖추고 있다. 이곳에 없는 악보는 국내에서 구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명동 섬 ‘섬’이라는 술집 이름은 보통명사다. 신촌, 인사동 등에도 있지만 주인은 다 다르다. 하지만 90년대 이전 대학가의 낭만이 넘치는 카페라는 점에서는 쌍둥이다.10평도 못 되는 2층 규모라 좁은 편. 그러나 맥주를 기울이며 옛 노래들을 듣고 있노라면 낯선 이들도 어느새 술친구가 된다. 기타와 전자피아노도 갖추고 있어 주인 아저씨와 ‘선수’ 손님들의 즉흥 연주와 빼어난 노래도 운 좋으면 만날 수 있다.‘공식적’인 영업시간은 오후 7시부터 오전 2시까지.756-0582. ●데바수스 2003년에 생긴 독일전통 맥주집이다. 라거 맥주인 헬레스, 밀맥주인 바이젠, 흑맥주인 둥클레스 모두 500㏄가 6000원으로 조금 비싸지만 매장에서 직접 제조한 독일식 맥주를 맛볼 수 있다. 독일식 특선 수제 소시지와 감자, 양배추 절임 등이 곁들인 모듬소시지(2만5000원)도 일품이다. 해산물 볶음밥, 마늘안심스테이크 등 식사도 할 수 있다.3783-4568,4321. ●명동골뱅이 40년 전통의 골뱅이 전문점. 이름 그대로 대구포와 오이, 양파, 대파를 넣고 고춧가루로 양념한 쫄깃쫄깃한 골뱅이무침이 ‘대표 선수’다. 늦은 오후부터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빈다. 푸짐하고 담백한 계란말이도 요기와 술안주로 제격이다. 골뱅이 1만 5000원, 계란말이 1만원. 생맥주 500㏄ 3000원이다.778-1659. ●할머니국수집 외 식당 외관은 여느 분식집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국수맛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비결은 질 좋은 멸치를 푹 끓여낸 뒤 고추장 양념을 한 국물맛에 있다.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일반 국수보다 두꺼운 면발에서 쫄깃쫄깃한 맛이 더욱 살아난다. 할머니국수 2500원, 두부국수 3000원.778-2705. 명동막국수와 할렐루야칼국수에서도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면요리를 즐길 수 있다. ●명동교자 칼국수 하나로 명성을 얻었다. 일본 등에도 널리 소개되면서 외국인이 내국인보다 더 많을 때도 있다. 담백한 면발에 걸쭉한 육수, 그리고 고소한 만두가 하나로 어우러져 진한 맛을 낸다. 시원한 맛의 바지락칼국수와는 다른 면에서 일가를 이뤘다. 마늘이 듬뿍 들어간 김치도 일품. 밥도 공짜로 준다. 만두도 웬만한 전문집보다 낫다. 가격은 모두 6000원.776-3424. ●고궁 비빔밥이 유명한 전주전통음식점. 쇠고기 사골 육수로 만든 밥에 육회, 은행, 잣, 호두, 육회, 애호박나물, 시금치, 도라지 등이 맛깔스럽게 얹혀 나온다. 모든 재료를 매일 전주에서 직접 들여와 신선하다. 놋그릇에 나와 식사를 끝낼 때까지 따뜻한 비빔밥을 먹을 수 있다. 일본인 관광객들이 유난히 많이 찾는 게 특징. 전주비빔밥 7000원·녹두빈대떡 1만 3000원.776-3211. ●평래옥 평안도에서 내려왔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명동 중앙극장 맞은편 1·2층에서 영업하고 있는 냉면집이다. 이 집은 특이하게도 닭국물로 육수를 우려낸다. 주 요리도 초계탕이다. 삶은 뒤 시원하게 식힌 닭살과 메밀향 강한 국수, 그리고 계란, 오이, 배 등을 육수에 내온 보양식이다. 하나를 시켜 둘이 먹을 수 있다. 녹두빈대떡도 웬만한 집보다 낫다. 가격은 초계탕이 1만3000원. 녹두빈대떡은 6000원. 꿩냉면과 육계장 등 식사류가 5000원대로 명성에 비해 가벼운 편이다.2267-5892. ●금강섞어찌개 시원하면서도 얼큰한 찌개를 내오는 것으로 명성을 얻었다.70년대 찾았던 손님들이 자녀들과 함께 찾을 정도로 한결같은 맛을 내고 있다. 간판 메뉴는 섞어찌개. 오징어, 돼지고기와 함께 고추, 배추 등을 넣고 보글보글 끓는 모습만 봐도 군침이 가득 돈다. 부대찌개, 곱창전골, 해물전골 등도 인기를 끈다. 라면 등 사리도 넣을 수 있다. 찌개는 5500원, 전골은 7000원 선.778-6625. ●명동돈가스 1983년 문을 열었다. 호텔 돈가스보다 훨씬 맛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20년이 넘게 유명 인사부터 10대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바삭바삭한 튀김 옷에 두꺼운 육질이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우리 입맛에 맞는 소스와 아삭한 야채 맛도 빼놓을 수 없다. 추천 메뉴는 돈가스 살 속에 피자치즈와 피망, 양파 등의 야채를 듬뿍 넣은 코돈부루. 가격은 6500원∼1만2000원까지 다양하다.776-5300. ●따로집 30여년 된 명동의 명물 해장국집이다.24시간 이상 푹 고아낸 사골 국물에 고추장으로 양념을 해 시원하면서도 얼큰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거기다 소고기와 선지, 콩나물 등이 푸짐하게 들어가 6000원의 가격이 아깝지 않다. 모듬전, 고추전 등을 안주 삼아 소주 한잔 걸쳐도 그만이다.755-2455. ■ ‘돌고래 2004’ 사장 신경무씨 70년대까지만 해도 명동은 문학과 음악과 술이 넘쳐흐르는 ‘문화의 거리’였다. 그 중심에는 쉘부르 등과 함께 시대를 풍미하던 음악다방 ‘돌고래’가 있었다. 돌고래는 ‘명동백작’ 소설가 이봉구씨의 단골 ‘은성주점’ 자리에 둥지를 텄다. 청춘들은 이종환씨 등 당대 최고의 DJ가 들려주던 음악으로 시대의 아픔을 달랬다. 전축의 보급에 따라 자취를 감추었던 돌고래는 지난해 12월 다시 문을 열었다. 그 이름은 ‘돌고래 2004’. 중앙대 록그룹 블루드래곤 보컬리스트 출신인 사장 신경무(35)씨가 명동에서 유일하게 밴드의 라이브 연주가 가능한 카페로 다시 꾸몄다. 신씨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사원이다. 일종의 ‘투잡족’인 셈이다. 업무 스트레스를 노래로 풀다가 음악인의 꿈인 라이브 카페를 아예 차렸다. 이곳의 주된 레퍼토리는 올드팝이다. 그러나 화요일은 모던록, 수요일은 퓨전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밴드가 출연한다. 신씨도 자주 직접 기타를 잡고 무대에 오른다. 웬만한 곡은 다 소화하는 ‘준프로’다. 오후에는 그날 볶은 원두커피도 3000원에 내온다.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을 어색해하는 30·40대 손님들을 위한 배려다. 대학 동아리 후배들이 연주는 물론 서빙까지 도맡는다. 넘치지 않으면서도 섬세한 서비스가 가능한 이유다. 맥주는 4000원선. 안주는 1만 5000원∼2만원선이다. 번잡한 분위기를 피하기 위해 저렴한 생맥주는 내놓지 않는다. 신씨는 “낭만이 살아 숨쉬던 명동에서 음악의 숨결을 다시 불어넣는 공간으로 돌고래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777-0440.
  • 서울 신촌 ‘화가마’

    서울 신촌 ‘화가마’

    매캐한 연기를 맡지 않고 옷에 냄새가 배는 일 없이 기름기 없는 삼겹살구이를 먹을 수 있다면…. 서울 신촌 명물거리의 ‘화가마’는 냄새, 연기, 기름이 없는 ‘3무(無)철학’을 지향하는 새로운 개념의 구이음식 전문점이다. 불을 지피는 가마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곳에서는 터널식 가마기계를 이용해 각종 구이음식을 만든다. 음식이 구워져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길어야 1분 30초. 최고 900도에 이르는 불가마에서 음식이 익혀져 나오는 동안 연기까지 완전히 연소된다. 때문에 냄새가 몸에 배지 않는다. 뜨거운 가마에서 기름기를 쫙 빼 음식 맛도 담백하다. 그러나 분위기만 좋고 음식 맛이 신통치 않다면 차라리 그 반대 경우만도 못한 것.‘화가마’의 음식은 다행히 누구에게 추천해도 책을 잡히지는 않는다. 삼겹살가마구이, 목살가마구이, 메로가마구이, 야채구이, 가마밥 등 구이요리와 홍갈비찜, 홍해산물찜 등 찜요리가 주 메뉴. 홍초불닭으로 잘 알려진 (주)홍초원에서 운영하는 ‘화가마’의 비결은 역시 매운 맛이다. 한국의 매운 맛을 세계적인 상품으로 만든다는 게 모토다. 경기도 이천에 소스공장을 직접 차려 매콤한 소스를 대고 있다. 청양고추·꿀 등 소스에 들어가는 재료가 30가지에 이른다는 게 조리 관계자의 설명. 생삼겹이나 생목살구이도 시켜 먹을 수 있다. 고기는 국내산 냉장육을 사용해 육질이 살아 있고 육즙이 많아 팍팍하지 않고 부드럽다. ‘화가마’의 또다른 승부처는 야채구이와 가마밥이다. 야채구이는 다양한 계절 야채와 토마토·바나나·귤 등 과일을 기름기 없이 가마에 구워내 야채 본연의 맛을 살린 웰빙 요리. 또 가마밥은 가마로 지어 한층 고슬고슬한 밥에 치즈·새우·홍합 등 다양한 토핑을 곁들인 퓨전 볶음밥이다.‘밥안주’로 삼아도 괜찮다. ‘화가마’ 한 가운데에는 샐러드 바가 있어 매일 아침 배달되는 신선한 야채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값은 2000원 별도). 세련된 분위기의 깔끔하고 매운 맛을 지향하는 ‘화가마’는 신촌점을 시작으로 전국에 40∼50개의 매장을 둔다는 계획이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32)남사고와 ‘정감록’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32)남사고와 ‘정감록’

    한번은 영조 임금이 대신들에게 “도대체 남사고가 누구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살아생전 그는 미관말직에 종사한 하급관리에 불과했다. 하지만 사후 200여년 뒤 조정에서 그 학식과 인품을 둘러싼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큰 인물이었다. 격암(格菴) 남사고(南師古·1509∼1571)는 선조 초기 천문 교수로 발탁됐다. 보통 천문을 비롯한 잡학(雜學)의 교수는 중인 출신이 많았다. 하지만 남사고의 경우는 달랐다. 그는 유학자이면서도 당대 최고의 천문지리가로 평가를 받았다.‘정감록’의 핵심개념인 이른바 십승지설(十勝地·최고의 피란지에 관한 주장)도 그 한 뿌리가 남사고에 닿아 있다. 남사고는 예언서의 저자로도 알려져 있다. 그가 지었다는 ‘남사고비결’이란 책이 18세기 이후 크게 유행했다. 구한말엔 ‘격암유록’이란 예언서도 추가로 발굴됐다. 남사고처럼 이름난 예언가는 역사에 드물다. 그런 비상한 재주에도 불구하고 실상 그는 늘 곤궁했고 박복했다. 몸에 병이 많아 늘 죽음과 직면할 정도로 큰 고통을 겪었고, 한겨울엔 몸에 걸칠 외출복이 없어 친구 집에 문상조차 못 갔다. 너무도 불우했던 남사고는 굽이굽이 용틀임하며 달려가는 산줄기를 그리워했고, 밤하늘 별자리를 바라보며 외로운 마음을 달랬을 것이다. ●남사고와 불영사 남사고는 경북 울진 출신이다. 그는 어렸을 때 자주 불영사(不影寺)를 찾아갔다. 이 절은 산자수명하여 부처를 비춘다는 불영계곡 안에 있다. 전설에 따르면, 소년 남사고는 절간에서 한 노승을 만났는데 그는 소년이 남다른 인물이 될 줄로 짐작해 3권의 비결을 내주었다. 천편(天編)은 별자리의 운행과 그 운세 등 천문에 관한 모든 사항을 항목별로 적어 놓았다. 지편(地編)은 산천의 지세와 명당 등 풍수를 자세히 논한 것이었다. 마지막 인편(人編)은 한번만 사람 얼굴을 쳐다보면 그 명운(命運)을 알아맞히는 방법을 기록한 비밀스러운 책이었다. 노승은 이 책들을 건네주며 신신당부했다. 아무쪼록 덕을 쌓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이야기였다. 그 뒤 어느 날 노승은 남사고의 공부를 점검하러 집으로 찾아갔다. 당연히 제1권인 천편부터 차례로 공부하고 있으리라 짐작했으나, 남사고는 인편에 실린 각종 비술에 빠진 나머지 천편은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었다. 노승은 남사고가 비결을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쓸까 염려한 나머지 남사고의 집에 불을 질러 책을 모두 태워 버렸다. 그러고는 불영사를 떠나 어디론가 사라졌다. ●남사고의 지리 공부 졸지에 비결을 빼앗긴 남사고는 새 각오로 삼천리강산을 두루 유람하였다. 그제야 지리 공부의 요체를 파악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명당을 얻더라도 결국 덕을 많이 쌓는 사람만이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진리를 깨쳤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남사고가 아버지 무덤을 아홉 차례나 이장했다는 전설이 남아 있다. 그는 지리를 완전히 터득한 고수였던 지라 가장 좋은 자리를 택해 아버지의 묘를 썼다. 그런데 써놓고 보면 더 좋은 자리가 문득 눈에 띄곤 해 옮겨 쓰기를 되풀이하였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비룡승천(飛龍昇天·용이 하늘로 날아가는 모양)형의 명당을 얻어 다시 이장을 하였다. 그때 지나가던 한 술사가 이런 노래를 불렀다. “구천십장(九遷十葬·아홉 번 묘를 옮겨 열번 장사를 지냄) 남사고야, 비룡승천을 좋아 마라. 고사괘수(枯蛇掛樹·말라 죽은 뱀을 나뭇가지에 걸친 모양)가 아닌가?” 남사고는 깜짝 놀라 산세를 다시 살폈다. 죽은 용이 분명했다. 그 술사를 만나 한 수 배우려 했으나 이미 자취를 감춘 다음이었다. 생각 끝에 남사고는 지각유주(地各有主)라, 명당도 저마다 임자가 따로 있어 인력으로 바꿀 도리가 없다는 깨침을 얻었다. 그는 별로 하자가 없어 보이는 평범한 묘 자리를 구해 아버지의 유해를 평안히 모셨다. 요컨대 사리사욕에 사로잡히면 눈이 멀어 명당을 제대로 알아볼 수 없고, 설사 요행히 명당을 차지하더라도 발복(發福·복이 나타남)은 불가하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남사고의 실패를 약간 달리 해석한다. 조상이 지은 죄가 워낙 많아 남사고가 일껏 명당을 잡더라도 쓸모없게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이른바 구천통곡(九遷痛哭·아홉 번 옮기고 통곡함)을 통해 남사고는 덕을 쌓는 것이 최우선이란 고승의 가르침을 확인했다 한다. 앞의 이야기는 한낱 설화에 불과하지만 지관 남사고의 면모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남사고의 명예언 지리 공부를 마친 남사고는 서울에 놀러 갔다. 그는 권판서를 비롯해 당대의 석학들과 두루 사귀었다. 그는 이미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터득했기 때문에 서울 친구들에게 몇 가지 예언을 들려주었다. 첫째, 곧 조정에 당파가 생겨날 테니 조심하란 것이었다. 둘째, 왜적이 난리를 일으키는데 만일 용(辰) 해에 전쟁이 일어나면 나라를 구할 수 있으나 뱀(巳) 해에 전란이 시작되면 나라는 영영 망하고 만다. 셋째, 지금 사직동을 둘러보니 왕기(王氣)가 서려 있어 거기서 임금이 나올 것이다. 넷째, 태릉이 들어설 곳을 가리키며 장차 태산에 봉해진다고 하였다. 첫째 예언은 선조 8년(1575)부터 동인과 서인의 분당이 일어나 사실로 입증됐다. 둘째 예언 역시 용 해인 임진년(선조 25)에 왜적이 쳐들어와 꼭 맞아떨어졌다. 셋째도 사직동에 살던 선조가 뜻밖에 대통을 이어 1567년 등극함으로써 적중했고, 넷째는 명종의 모후(母后)인 문정왕후가 죽은 뒤 태릉에 묻혀 기정사실이 됐다. 이처럼 남사고의 예언 능력은 신기에 가까웠다. 그러다 보니 많은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한번은 그가 하늘 별자리를 유심히 바라보았더니 자미성(紫微星·어진 사람의 운명을 관장하는 별)이 빛을 잃어버리는 참이었다. 아마 자기가 죽을 날이 다 된 모양이라며 남사고는 서울을 떠나 귀향길을 서둘렀다. 죽어도 집에 가서 죽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도중에 남명 조식이 숨을 거두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다시 하늘을 바라보니 자미성은 회복세에 있었다. 그제야 남사고는 자미성의 변화가 남명의 죽음을 예고했다는 점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그는 끊임없이 수련을 쌓았고 그 결과 자신이 죽을 날을 알아 맞힐 정도가 됐다. 천문 교수 임기가 끝나갈 무렵이었다. 하늘에는 태사성(太史星·천문 담당 벼슬을 상징하는 별)이 희미해지고 있었다. 이 현상을 목격한 남사고의 상관은 자기가 세상 떠날 날이 되었다고 지레 짐작해, 동료들을 모아놓고 작별인사를 고했다. 그러자 남사고는 크게 웃으며 “죽을 사람은 따로 있다.”고 말했다. 며칠 뒤 남사고는 태연한 표정으로 세상을 떠났다. ●남사고와 퇴계 이황의 만남 남사고는 도술에도 능했다 하는데 흥미로운 설화가 전한다. 그가 당대 최고의 성리학자 퇴계 이황을 방문했을 때였다. 마침 점심식사 시간이었다. 퇴계 집안은 검약하기 그지없어 밥상에는 보리밥과 고추장밖에 다른 반찬이 없었다. 남사고는 도술을 부려 잉어회를 만들었다. 그러자 퇴계는 손사래를 치며 남의 잉어를 빼앗아 먹을 수 없다며 한 점도 먹지 않았다. 설화 속의 퇴계는 실상 남사고보다 예언과 도술에 능통하다. 귀신에게 홀린 제자를 구해 주기도 하고,9대 자손에게 닥칠 위기를 미리 예견한다. 퇴계는 일찍이 여우의 구슬을 삼킨 적이 있어 축지법도 쓸 줄 알았다고 한다. 설화의 세계에서 보는 퇴계는 만능인간, 초월적 존재다. 이는 물론 역사적 사실과 완전히 다르다. 민중은 조선 최고의 성리학자가 자기들의 편에 서서 따뜻한 보호자가 되기를 바랐기 때문에 퇴계를 만능의 인간으로 형상화했다. 남사고가 밥상에 올린 잉어회를 퇴계가 거절했다는 이야기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민중은 물론 남사고와 같은 예언가를 기꺼이 믿고 의지한다. 하지만 학덕이 높은 퇴계에게는 그 이상을 요구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남사고가 익힌 지리와 천문이 한낱 기술이라면, 퇴계의 학문은 그보다 한 차원 더 높은 삶의 구원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민중의 인식을 본다. ●십승지는 남사고의 작품인가 그렇다 해도 많은 사람들은 남사고의 특별한 지식과 능력에 희망을 걸고 있었다.‘정감록’의 중심개념인 십승지설이 ‘남사고산수십승보길지지(南師古山水十勝保吉之地)’에서 발견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민중은 남사고 같은 예언가라면 당연히 훌륭한 피란지를 점지해 줄 수 있다고 믿었다. ‘남사고’는 ‘정감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여러 산들 중에서 소백산(小白山)이 으뜸이요, 지리산(智異山)이 다음이다.”라고 했듯, 길지는 주로 소백산에서 지리산에 이르는 백두대간의 큰 마디에 몰려 있다. 이를 지역별로 나눠 보면 경상도가 4개, 전라도 3개, 충청도 2개, 강원도 1개다. ‘남사고’의 이런 길지는 ‘정감록’외 다른 예언서에 나오는 한국 최고의 길지들과 대동소이하다.‘정감록’에 언급된 길지를 출현 빈도순으로 정리해보면, 경북 풍기, 충남 공주, 경남 가야산이 각 10회로 으뜸이다. 다음은 경북 안동으로 9회이며, 경북 예천과 전북 운봉은 각 7회, 태백산·소백산 및 충북 보은은 6회, 경북 개령·봉화, 강원 영월, 충청 단양, 전북 무주 및 부안이 각 5회로 각기 정상급 길지로 손꼽힐 만하다. 그밖에 충북 진천도 4회나 된다. 십승지를 비롯한 전국의 주요 길지는 해안선이나 큰길에서 떨어진 곳에 있다. 길지를 선정하게 된 이유가 전쟁, 전염병 및 흉년의 세 가지 피해(三災)를 벗어나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해안지방은 고려 말부터 조선 초까지 왜구의 침입이 잦았던 데다 조선후기엔 이양선의 출몰이 잦았고, 임진왜란이나 정묘호란 때 외적은 큰길을 따라 진군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대로변과 해안은 길지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흉년이 들지 않는 장소를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참 어려웠다. 그런데 최고의 길지 가운데는 전북 부안처럼 해안 고을도 있었다. 부안이 십승지로 부각된 것은 물론 다른 이유에서였다. 신라 말 민중적 미륵불교를 창시한 진표 스님이 미륵보살로부터 간자(簡子)를 받은 곳이 바로 부안이었다. 그때 이후 부안은 세상을 구할 진인이 출현할 땅으로 민중의 가슴속에 길이 기억됐다. 공주는 충청감영(忠淸監營)의 소재지로 조선시대엔 가장 큰 대로변에 위치했다. 그럼에도 계룡산이란 풍수상의 일대명산을 거느리고 있어, 길지 중의 길지로 손꼽혔다.‘정감록’은 계룡산 사상 즉 진인이 계룡산에 도읍해 새 세상을 연다는 예언이 핵심이다. 따라서 공주를 빼놓은 길지란 상상조차 불가능했다. 이쯤에서 한 가지 중요한 문제가 제기된다. 위에서 열거한 여러 길지들, 특히 그 대표가 되는 십승지는 과연 남사고가 창안했을까? 이중환의 ‘택리지’를 보면 남사고가 전국을 유람하며 길지를 점지한 것은 사실이었다. 남사고는 전국의 지세를 하나의 유기체로 파악했다.‘산수비경’에서 “한반도는 백두산 호랑이가 앞발로 만주 땅을 할퀴는 형상이다. 백두산은 호랑이 코, 호미곶은 호랑이 꼬리에 해당한다.”고 했다. 경북 포항의 영일만 동쪽에 있는 호미곶은 우리나라의 동쪽 끝 땅이다. 우리 땅을 용맹스러운 호랑이로 보고 그 꼬리라는 뜻에서 호미(虎尾)라 부른 남사고였다. 그는 전국의 여러 명당 가운데서도 유독 소백산을 중시했다.“이 산은 사람을 살리는 산(活人山)이다.”라고 말할 정도였다.‘남사고’를 보면, 소백산 주변에 십승지의 상당수가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다. 이런 점에서 십승지설은 남사고의 뜻을 상당부분 반영한 것으로 믿어도 좋겠다. 그런데 사실 조선시대의 지관(地官)들은 누구나 전국의 길지를 논했다. 그들에겐 공통된 의견도 있었다. 태백산 이남에 길지가 많다는 것인데, 특히 소백산, 작성상(황장산), 주흘산, 희양산, 청화산, 속리산, 황악산, 덕유산,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남쪽 구간에 명당이 많다 했다. 십승지를 비롯한 전국의 길지는 남사고 한 사람이 모두 찾아낸 것은 아니었다. 남사고는 선배 지관들이 앞서 제기한 논의를 일단 종합했던 것이다. 이것이 다시 후배들에게 이어지면서 길지에 관한 논의는 더욱 풍부해졌다.‘남사고’는 한 사람의 단독 저술로 간주되기 곤란하다. 그것은 18∼19세기 조선의 지관들이 선배들의 다양한 의견을 참작해 만든 공동저작이었다. 그런 과정에서 후배들은 전설적인 지관이며 명예언가인 남사고의 이름을 빌렸던 것이다. ‘남사고비결’도 여러 번 다시 쓰였다 영조 9년(1733)에 적발된 ‘정감록’ 사건엔 ‘남사고비결’이 등장한다. 무신년에는 피가 흘러 내(川)를 이룬다는 등 흉흉한 내용이 나와 있었다(실록·영조 9년8월18일 병인). 마침 영조 4년(1728) 무신년에 대규모 반란이 일어나 남부지방을 휩쓸었던 터여서 조정은 이 ‘비결’의 등장에 경악했다. 이 ‘비결’과 제목이 똑같은 예언서는 현재도 남아 있다. 당연히 ‘정감록’에 포함돼 있다. 그러면 현존하는 ‘비결’은 영조 때 발각된 것과 같은 내용의 예언서일까? “무신·기유(戊申己酉)년: 제갈량(諸葛亮·제갈공명)이 이미 죽었으니 어느 성 한쪽 금성(錦城)이 피폐하도다. 경시(更始·개혁의 시작)는 자리를 긁고 범증(范增)은 등창이 나는구나.”라고 하였다. 책사(策士)로 유명한 제갈공명과 범증이 이미 죽거나 병들었다 했다. 나라에는 제대로 일을 도모할 만한 신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 판국이라 개혁은 제자리를 맴돈다고 했다. 그렇다면 전쟁 또는 반란을 예언했다는 영조 때의 ‘비결’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비록 예언서의 명칭은 ‘남사고비결’이라 했지만 알고 보니 그 내용은 전혀 달랐다. 세상은 날로 바뀌기 마련이다. 따라서 후배 술사들은 새로운 내용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들은 새 예언서가 이미 알려진 예언서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다. 때로 새 술도 헌 부대에 넣으면 값비싼 명품으로 둔갑된다. 이것이 시장의 논리다. ●남사고의 ‘격암유록’과 신종교 남사고는 예언계 최고의 브랜드였고, 그래서 끊임없이 이용됐다.19세기 말엔 ‘격암유록’이란 낯선 예언서가 등장했다.‘정감록’을 상당부분 모방하고, 그 무렵에 태동하고 있던 신종교의 선교에 도움이 될 내용을 덧붙인 것이었다.‘격암유록’은 뒷날 증산교의 종교적 입지를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 일부 기독교 계통의 신종교 단체는 남사고가 지었다는 ‘궁을가’를 기꺼이 인용한다. 이 역시 위작(僞作)임에 분명하다. 그럼에도 그들은 “궁궁을을”에 전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궁궁”도 십자가,“을을” 역시 십자가라는 것이다. 역사상 남사고는 궁핍한 예언가였다. 하지만 후세의 사람들 중엔 그 이름을 팔아 기름진 음식과 호사를 누리려는 이들이 적지 않다. 민중이 남사고에게 걸었던 희망은 결코 그런 것이 아니었을 텐데 말이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할리우드 스타들의 몸매 관리

    날씬하고 탄탄한 몸매로 주위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는 할리우드 스타들. 도대체 그들은 어떤 방법으로 몸매를 유지할까? 케이블·위성채널 온스타일은 유명 할리우드 스타들의 다이어트 성공기와 몸매관리 비결을 알려주는 ‘스타 슬림다운 시크릿’을 18일 오전 10시10분 방송한다.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의 식이요법을 비롯, 르네 젤위거, 샤를리즈 테론, 러셀 크로 등의 다이어트 비결을 볼 수 있다. 데미 무어의 각선미,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멋진 배, 우마 서먼의 팔근육 비결도 알려준다. 캐서린 제타 존스, 줄리아 로버츠의 출산후 완벽한 몸매관리에 대한 궁금증도 풀어준다.
  • 2년만에 컴백한 류시원

    2년만에 컴백한 류시원

    류·시·원. 부드러운 미소의 그가 돌아왔다. 그것도 멋지고 능력있는 ‘외교관’으로 말이다. 오는 22일 첫 방영되는 KBS2 미니시리즈 ‘웨딩’(오수연 극본·정해룡 연출)의 주인공 ‘한승우’역을 맡았다. 한승우는 ‘잘 나가는’ 외교부장관 비서. 일본 한류(韓流) 열풍의 주역인 그가 안방 드라마장에 복귀하는 것은 미니시리즈 ‘그녀는 짱’ 이후 거의 2년만이다. 서울 강남의 한 촬영장을 찾았을 때 그의 상대역 ‘세나’를 맡은 장나라는 촬영 중이었다. 뒤늦게 나타난 류시원은 다소 촌스러운 머리에 격식을 너무(?) 갖춘 줄무늬 양복 차림이었다. 다소 소심한 ‘범생이’같은 느낌. 주인공들의 데이트 장면 등 촬영장에서도 짧은 치마에 한껏 멋을 부린 장나라에 비해 항상 단정한 양복을 입어야 해 연신 땀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세나는 사랑스러운 여자” “승우는 중심이 있고 상대방을 잘 배려하는 성격입니다. 기존 캐릭터와 크게 다르지 않더라도 더욱 성숙한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랜만에 하는 연기라 설레기도 하고요.”맞선을 통해 만난 철없는 부잣집 딸 세나와 좌충우돌 사랑하는 과정을 그린다. 결국 결혼에 골인하지만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순정파’이기도 하다. 하지만 투정만 부리는 세나를 결코 미워할 수 없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할 수 밖에 없다고. 연기를 한 지 벌써 11년째다. 그런데도 소속사 없이 혼자 뛴다. 드라마 선택의 첫째 기준은 당연 좋은 대본이다.“영화 얘기가 오가던 중 ‘웨딩’이 들어왔어요.1회분만 읽어도 상대역인 세나를 사랑할 것 같은 좋은 느낌이 들었어요. 승우라는 역할은 튀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힘있고 단단해 드라마의 중심을 잡는 것 같아요. 연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멋진 작품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섰습니다.” ‘가을동화’‘겨울연가’의 오수연 작가가 그려낸 로맨스가 마음에 쏙든 모양이다. 게다가 처음 드라마를 함께 찍는 장나라와 첫날부터 말을 놓고 편하게 촬영하고 있다고 한껏 자랑한다. ●“그래도 중매는 어색해…” ‘중매로 만나 멋지게 결혼한 그들은 과연 행복할까?’라는 게 이 드라마가 던지는 질문이다. 특히 성격과 배경 그 어느하나 비슷한 것이 없는 커플이라면?“글쎄요…. 비슷한 사람들끼리는 처음엔 잘 어울리지만 어려운 점도 있어요. 이번 주인공들은 여건이 너무 다르지만 만나서 결혼하고 화합해 하나가 되면서 사랑이 더 커지고 진정한 사랑의 결실을 거두게 됩니다. 힘든 사랑을 이루는 만큼 의미도 크지요.” 그러나 중매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개인적으로 중매결혼보다 연애결혼이 좋아요. 약속된 만남은 제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선보는 거 이해는 가지만 저는 중매결혼은 안 할겁니다. 이번 드라마에서 승우와 세나가 초반에 결혼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맞선을 봐서 일찍 결혼하지만 애인같은 사이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려고요.(웃음)” ●“한국 팬들에게 더욱 사랑받고 싶다.” 일본에서 앨범을 3장이나 내고 콘서트에 드라마, 요리책·DVD 발매 등 왕성한 활동을 벌였지만 정작 그의 일본활동은 많이 알려져있지 않다. 소위 ‘언론플레이’를 하지 않았기 때문.“철저히 일본 방식과 스타일에 따라 일했습니다. 현지 소속사와 계약하고,3장 앨범 모두 일본어로 발매했어요. 한국에서의 대규모 팬미팅 등 수익성에 치중하기보다는 신인같은 마음으로 활동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던 같아요.”일본 활동을 접고 한국 드라마로 돌아온 이유는 무엇일까?“한류로 인기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 팬들에게 사랑받는 것이 더욱 중요해요. 한국 팬들과 함께 하는 것이 더욱 행복하거든요. 성숙된 모습의 ‘연기자 류시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내년에는 좋은 영화도 하려고요.”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독자의 공감을 얻어라/최광범 한국언론재단 미디어진흥팀장

    신문의 뉴스가치를 단순화하면 두 가지로 대별된다. 공익적 가치와 ‘상품으로서의 기사’가 독자의 눈을 사로잡을 것인가 하는 점이 그것이다. 신문독자는 TV시청자들보다는 고학력 식자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사실은, 신문독자가 공익적 의제에 대해 더 높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광고수익이 신문사의 경영을 좌지우지하는 우리의 언론현실에서 기사의 공익성만을 고집할 수는 없다.‘상품으로서의 기사’만을 추구할 수도 없다. 선정주의를 추종하는 신문으로 낙인찍혀 언론의 생명인 권위와 신뢰를 희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공익적이면서 재미있는 기사를 많이 만들어 낼 수만 있다면 최상이다. 인터넷이나 전파매체 같은 이종매체는 차치하고라도 종합일간지간의 경쟁이 치열한 마당에 이런 기사를 발굴하기가 말처럼 용이한 작업은 아니다. 그래서 신문에 조언을 하는 전문가들은 ‘특화’라는 막연한 말만 되뇐다. 필자 또한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최근 서울신문 기사를 보면 이런 지적의 구체적 실례를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신문에는 기사 첫머리에 표시가 있는 ‘Only & Online’이 있다. 서울신문 단독보도이거나 홈페이지에 추가 정보가 있는 기사다. 이 기사에 대한 독자 반응을 검증해 보면 될 것이다.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궁금증이 풀린다. 왼쪽 상단의 ‘Only & Online’코너를 클릭하면 그 이슈에 관련된 기사가 망라돼 있어 배경 및 진행과정을 이해하는 데 그만이다. 또 그 아래 ‘많이 본 뉴스’코너에는 독자의 사랑을 받는 기사리스트가 배열돼 있다. 이들 중에는 서울신문의 강점이라고 독자들 사이에 각인된 고시·취업 및 행정기사와 ‘Only & Online’기사가 상위권을 차지한다. 최근 많이 본 뉴스의 1,2위를 차지했던,11일자 13면의 “7급 지원 10명중 6명 ‘시험포기’”와 5면의 “자치단체장 98% 공무원의 정년 단일화 찬성” 기사는 서울 신문만 보도한 기사였다. 이런 기사들은 다른 경쟁사들이나 신문의 라이벌로 부상한 포털사이트 뉴스난과는 확연한 차이가 나타난다. 이 정도면 편집국 구성원들간의 지면제작에 관한 합의의 논거로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필자의 이 같은 견해가 맞는다면, 어떤 점이 보강되어야 하느냐만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언론 매체를 교차소유할 수 없는 우리와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플로리다주 중부에 있는 탐파트리뷴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TV방송과 인터넷 편집국, 종이신문 편집국 기자들의 경계를 파괴해버렸다(미디어 월드와이드 2000년 6월호). 이처럼 서울신문도 인터넷기사와 지면기사의 경계를 허물어 공유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했으면 한다. 최근 뉴욕타임스가 온·오프라인 뉴스룸 통합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주 한국언론재단을 방문한 미국의 미디어기술 연구기업인 Ifra의 랜디 코빙턴 뉴스플렉스 국장도 온·오프라인의 통합 필요성을 역설했다. 물론 종합일간지가 특화된 기사만을 찾다가 시의성 있는 기사를 놓칠 수는 없다. 하지만 지나간 뉴스를 가지고도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 12일자 경제면에 실린 “재계의 ‘우울한 여름’”은 그 전형이라 할 수 있겠다. 형제간 다툼으로 내홍을 빚고 있는 두산그룹,X파일 소용돌이의 중심에 있는 삼성, 중소기업협동조합이사장 입건문제, 전경련 강신우 회장의 동아제약 세무조사 등은 개별적으로 발생한 사안이지만, 이를 종합해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이 기사는 다음날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경제면 두 번째 중요기사로 받아 보도했다. 단순한 속보성 특종에 비견할 수 없는 의미 있는 기사였다. 혹시 다른 분야에서도 이처럼 경쟁지를 선도할 수 있는 기사의 발굴 여지가 없는지 조금 더 고민하는 신문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쟁지를 선도하는 비결은 ‘독자의 공감’이다.
  • 1년간 중국활동 접고 ‘웨딩’ 주역맡은 장나라

    1년간 중국활동 접고 ‘웨딩’ 주역맡은 장나라

    “부잣집 딸 역할은 처음이라 떨리네요. 철부지 공주가 사랑을 통해 조금씩 성숙해가는 모습을 지켜봐주세요.” 흰색 하이힐에 몸에 붙는 하얀 원피스, 화려한 액세서리. 왕성한 중국 활동을 뒤로 하고 1년여 만에 안방극장을 찾아온 장나라(24)가 몰라보게 변했다.‘명랑소녀성공기’의 ‘차양순’,‘내 사랑 팥쥐’의 ‘양송이’,‘오!해피데이’의 ‘미스 공’까지 넉넉지 못한 집안의 억척스러운 캐릭터에서 벗어나 럭셔리한 공주로 변신했다. 오는 22일부터 방영되는 KBS2TV 새 월화 미니시리즈 ‘웨딩’(극본 오수연·연출 정해룡)에서 그는 부잣집 외동딸 ‘세나’로 등장한다. 서울 강남의 한 촬영장에서 만난 그는 얌전하고 성숙한, 그래서 완벽해보이는 아가씨 모습 자체였다.“세나는 착하고 깜찍하고 남부러울 것 없는 부잣집 공주님이에요. 철이 없다는 것 빼고는 모든 게 완벽하죠.”진정한 사랑을 해보지 못한 것도 흠이라면 흠일까? 결국 중매로 만난 ‘승우’(류시원 분)와 결혼하지만 너무 다른 성격과 배경 탓에 결혼생활은 평탄하지 않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진정한 사랑에 눈을 뜨면서 조금씩 철이 든다. 로맨스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연애가 아닌 중매를 통해 ‘밋밋한’ 결혼을 한다는 설정도 재미있다. 드라마속 결혼과 사랑에 대해 그는 “(다른 로맨스 드라마들처럼)사건이 있는 드라마가 아니라서 조용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시간을 갖고 보면 사랑의 섬세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매결혼에 대해서는 “어렸을 때는 이상했는데 지금은 나름대로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다.”면서 “너무 조건만 보고 만나는 것이 아니라면 사람을 만나는 좋은 방법일 수 있고, 결혼해서 서로를 알아가는 것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랜 만에 연기자로 모습을 드러낸 장나라. 그는 “4집 앨범을 내고 국내에서 거의 활동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는데 좋은 드라마를 만나 기쁘다.”며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지난 10개월간 중국에서의 활동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중국어 앨범 발매를 통한 가수활동뿐 아니라 드라마 ‘띠아오만(말괄량이) 공주’ 출연 등을 통해 인기몰이를 했다. 지난 7월 중국 ‘아시아·태평양 뮤직어워드’에서는 3관왕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중국에서의 인기비결에 대해 그는 “외모상 많이 예쁘다기보다 이웃집 누나나 딸처럼 평범하고 편안하다고 봐주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한국 연예인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이 한류(韓流) 드라마와 한국 연예인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점수를 많이 얻었다며 겸손해 했다. 그런 그에게도 한류에 대한 아쉬운 점이 있었다.“한류가 한 방향으로만 흘러 밖으로만 나가는 것 같아요. 드라마와 노래 등에서 양쪽의 활발한 교류가 이뤄진다면 한류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시각도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3개월간 ‘세나’로 살면서 좌충우돌 연애담과 결혼일기를 공개할 예정인 그는 ‘웨딩’ 촬영이 끝난 뒤 다시 중국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2번째 중국어 앨범의 한국·중국 동시 발매와 사극 드라마 출연 등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마 더욱 바빠지겠죠?”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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