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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유시장 전문가 토론

    “하반기에도 고유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고유가의 부담은 세금 인하가 아닌 시장에서 흡수할 수 있도록 경제체질을 키워야 합니다. 멈추지 않고 있는 고유가 행진에 대한 전문가들의 해법이다. 10일 경기도 안양시 한국석유공사 회의실에서 열린 ‘국제석유시장 전문가 회의’ 토론 내용을 지상중계한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경제연구원 조성봉·삼성경제연구소 김현진·국제금융센터 김종만 연구위원,한국은행 신원섭 팀장,에너지경제연구원의 이복재,이문배 연구위원,한국석유공사 구자권 팀장,산업자원부 염명천 석유산업과장 등이 참석했다. ●중동 리스크 프리미엄 5∼7달러 구자권 팀장 국제유가 시장을 주도하는 미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 배럴당 40달러를 넘은 적은 81년과 90년 두차례 뿐이었다.지금은 연초에 전망했던 3가지 시나리오 중에 주변 조건이 가장 악화된 고유가 상황이다.주원인은 중동의 정정 불안이다.중동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5∼7달러다. 신원섭 팀장 하반기에도 어려울 것이다.가격은 현 수준(중동산 두바이유 32∼34달러)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중동의 테러 불안이 장기적으로 확산될 조짐이고 ‘블랙홀’인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도 변수다. 김종만 위원 석유 선물시장의 흐름을 보면 국제투기 세력의 기승도 유가를 크게 흔들고 있다.중국의 긴축 움직임이 다소 긍정적이긴 하지만 현재로선 중동 정세를 단정적으로 가늠하기 어렵다. 이문배 위원 두바이유는 34달러가 고점(高点)이다.주요 원유가 중에 안정적이던 중동산 두바이유가 지난 2월 말부터 WTI,북해산 브렌트유와 가격 차이를 꾸준히 좁히고 있는 것으로 봐서 중동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고유가보다 금융시장 패닉성 반응이 문제 염명천 과장 연초에 두바이유의 10일 평균가격이 29달러를 넘으면 안정화 조치에 착수하기로 했으나 지금은 32달러로 높였다.수급차질 없이 가격만 오르는 현상은 처음이다. 이복재 위원 정부가 꾸준히 해외자원개발에 참여해 비상시에는 이를 국내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잘 한 일이다. 고유가 문제를 정부가 가격 안정을 통해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에너지소비 절약을 통해 소비자가 극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성봉 위원 고유가도 문제지만 이에 대해 일부 금융시장 등이 ‘패닉’ 현상을 보이는 것도 문제다. 최근의 고유가는 실물 변수가 아니고 심리적 요인이 큰만큼 냉정하고 과학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정부의 과도한 사장개입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김현진 위원 중동발 고유가 현상인 만큼 전문가 회의에 중동문제 전문가도 참석해서 국가안보적 차원에서 원인과 대책을 찾아야 한다. 정리 김경운기자 kkwoon@˝
  • [각당 전략통에 듣는다] 자민련 김학원 선대위원장

    “이번 선거는 ‘부패 대(對) 반부패’ 구도가 되어야 합니다.” 자민련의 김학원 선대위원장이 밝히는 자민련 총선전략이다.그는 “돈 먹고 싸움하는 썩은 부패정치세력을 몰아낼 자격있는 정당은 자민련뿐”이라면서 “자민련을 원내교섭단체로 만들어주면 한나라당·열린우리당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향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대통령 후보를 내지 않아 그렇다는 게 아니라 다른 불법자금도 많았는데 자민련은 이런 불법자금으로 정치를 하지 않은 ‘늘푸른 정당’”이라며 “탄핵 대 반탄핵이라는 블랙홀에 빠져들면 안되고 부패 대 반부패로 심판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노동당보다 정당 지지도가 낮게 나오는 등 예사롭지 않은 정치상황 때문일까.마포당사 외벽에 내걸린 ‘다시 한강의 기적을 시작합시다.’라는 대형 플래카드와 당사 엘리베이터 안에 붙은 ‘사즉생의 각오로,한표 한표 모아’라는 구호를 바라보는 당직자들 눈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내각제 개헌을 핵심공약으로 내건 자민련은 이번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등록이 1차 목표다.김 위원장은 “총선에서 과반수 정당이 나올 가능성이 없다.”는 말로 필승결의를 다졌다.“한나라당은 지지도 하락으로 인한 분란에다 부패한 정당이라 어렵고,민주당은 지지도가 더 많이 빠졌지 않느냐.”면서 “열린우리당도 좌경·급진 이미지가 있어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열린우리당을 집중공격했다.“여당은 신행정수도 이전을 계기로 표에만 관심이 있을 뿐 실제 수도를 이전하려는 강한 의지는 자민련밖에 없다.”고 두 당을 대비시킨 뒤,“1년 내 입지를 선정한다고 밝혔으나 이를 올해 말까지로 늦추었고 대통령은 통일수도로 개성이나 판문점을 거론했지만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은 서울을 지적했다.”고 정부 내 혼란상도 꼬집었다. ‘보수당 이미지로 개혁열풍을 돌파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젊은 유권자들이 꼭 젊은 사람을 원하는 것은 아니며 경륜과 경험있는 사람들이 정치를 끌고 가는 게 중요하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주말 전국 “탄핵 찬·반”

    ‘탄핵무효 부패정치청산 범국민행동’은 20일 저녁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시민 13만여명(경찰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탄핵무효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100만인 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최대 인파가 모였다.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시청에 이르는 태평로의 10개 차로와 인도는 촛불을 든 참가자들로 빈 곳을 찾기 힘들었다.참가자 가운데는 젊은 연인이나 대학 동문단위 참가자가 많았고 아이들과 함께 도시락을 싸들고 일찌감치 행사장을 찾은 가족 참가자도 있었다.부산 태화백화점 앞,광주 금남로 등 전국 41개 도시에서도 같은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행사는 가수들의 노래공연 사이에 ‘탄핵무효’,‘민주수호’가 적힌 대형 천 날리기,촛불 파도타기 등 퍼포먼스를 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우리나라,손병휘 등 민중가수뿐 아니라 신해철,안치환,조PD,BMK,권진원,블랙홀,서문탁,정태춘·박은옥 부부 등 유명 가수도 출연했다.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간사대리인을 맡고 있는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4·15총선에서 서울 도봉을에 출마하는 유인태 전 청와대 정무수석,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나선 권오을 의원 등도 모습을 나타냈다.범국민행동은 21일에도 동화면세점 앞에서 시민과 학생 등 1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촛불집회를 열었다. ‘낡은정치 심판 총선운동본부’와 한총련,통일연대 등 10여개 단체 회원 1500여명도 21일 오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집회를 갖고 총선심판 시국결의대회를 갖고 탄핵무효화와 국회 해산을 촉구했다. 이에 맞서 북핵저지시민연대,반핵·반김 청년운동본부 등 보수우익단체들로 구성된 ‘대통령 노무현 탄핵지지 국민연대’는 이날 오후 동화면세점 앞에서 시민과 회원 1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탄핵지지 국민문화한마당’ 행사를 갖고 노무현 대통령 퇴진과 친북세력 척결을 요구했다.신해식 반핵반김 청년운동본부장은 “탄핵 반대 여론이 70%라고 하지만 방송과 언론의 여론조작에 넘어간 동정여론 때문”이라면서 “우리는 탄핵 반대여론보다 더 큰 국민적 여론을 이끌어내 대통령을 퇴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영 유지혜기자 sylee@seoul.co.kr˝
  • 20일 전국서 50만 촛불시위

    촛불시위에 대한 불법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20일 저녁 서울 부산 광주 등 전국 39개 도시에서 동시에 열린다. 탄핵무효 부패정치 청산을 위한 범국민행동은 19일 서울 안국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논란에도 불구하고 20일 오후 6시로 예정된 ‘탄핵무효 100만인 대회’를 예정대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범국민행동측은 이 대회가 서울 30만명 등 전국적으로 50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영화배우 권해효씨의 사회로 진행되는 서울 광화문 행사에는 손병휘·우리나라 등 민중가수뿐 아니라 신해철·블랙홀·안치환·조PD 등의 유명 대중가수도 다수 참여한다. 경찰은 광화문 집회에 지난 주말과 비슷한 10만명 정도가,또 지방도시에서는 모두 1만 4000명 정도가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경찰청 경비국 관계자는 “어린이와 노약자 등의 참가가 예상돼 평화적 집회가 유지되는 한 물리적 해산은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79개 중대 1만여명을 투입해 미 대사관과 언론사 등 주요시설 경비를 강화하기로 했다.특히 광화문 집회에 대비,세종로 로터리에서 공평로터리와 세종문화회관 뒤편,미 대사관에 이르는 지역에 3단계 차단선을 칠 예정이다.또 대학로 반전집회 참가자들이 행사 후 종로5가를 거쳐 촛불집회 행사장까지 행진하려는 계획과 관련,주요 교차로에 안내 입간판을 설치하고 교통경찰을 추가 배치해 교통정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이세영기자 sylee@˝
  • [위기의 원자재난] 목타는 中企

    지난달 26일 서울 역삼동에서 열린 한국단조공업협동조합 정기총회는 정부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29개 회원사 대표들은 빌릿(철근 반제품)값 폭등과 수급난으로 공장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라며 정부에 비상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A업체 대표는 “이대로 가다가는 다 죽을 것”이라며 “머리띠를 묶고 청와대나 산업자원부,포스코로 가서 투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B업체 대표는 “빌릿이 연간 1만 5000t 정도 필요한데도 지난해 6500t만 공급받았다.”면서 “버티는 것도 한계에 다다랐다.”고 호소했다. 원자재 수급난으로 공장 가동을 멈추는 중소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원자재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제품 납품가격이 제자리걸음에 그쳐 재정난에 시달리는 기업도 부지기수다.특히 원자재 부족과 채산성 악화로 부도를 내는 기업도 적지 않다. ●원자재 수급난에 허덕이는 중기 철근을 제조하는 단순압연 업체들은 빌릿 부족에 따른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제일제강이 조업을 중단한 데 이어 동양메이저 포항공장과 부국제강,한국선제 등도 일부 라인의 가동을 멈췄다.또 한국상업용조리기계공업협동조합은 원자재인 스테인리스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한 회원사가 전체(143개사)의 30%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올 들어 부도난 기업도 3곳이나 된다. 강정국 조합 이사장은 “원자재 비중이 제품가의 50%를 차지하는 조리기구는 자재 확보 여부에 생사가 갈린다.”면서 “원자재 부족이 더 심화되면 공장 가동 중단 사태가 모든 회원사로 번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최근 중소기업 15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중소기업경기전망’에 따르면 원자재 조달사정 전망지수는 76.6을 기록,2002년 4월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같은 원자재 수급 불균형은 ‘세계공장’ 역할을 하는 중국이 국제 원자재를 싹쓸이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중국은 지난해부터 내구소비재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설비·건설 투자가 급증하면서 원자재의 거의 모든 부문을 독식하는 ‘블랙홀’ 역할을 하고 있다. ●자금압박도 속출 중소기업을 괴롭히는 또 다른 문제는 원자재값 인상에 따른 자금 압박이다.원자재값 인상과 제품가 상승이 톱니바퀴처럼 이뤄져야 하지만 제품가격은 동결되고 있는 상황이다.고철과 비철 등 17개 국제원자재의 가중평균지수인 로이터상품지수는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 사이에 21.2%나 치솟았다.특히 동(銅)은 38.6%,알루미늄 13.5%,비철금속은 35.5% 뛰었다. 그러나 제품가격은 제자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주방기구업체인 C사는 조달청과 매일 제품가 인상을 둘러싸고 씨름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D업체도 대기업의 제품가 인상 거부로 하루하루가 힘든 지경이다.관계자는 “대기업들이 하청업체의 어려운 점을 감안해 도와줘야 하지만 실상은 중소기업들이 제품가를 인상해 주는 ‘역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대기업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했다. 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기업들도 쇄도하고 있다.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 4일간 원자재 애로에 따른 특별경영자금을 신청한 기업은 모두 68개 업체로 지원금 총액도 233억원에 이르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LCD이어 반도체도 중국으로…

    LCD에 이어 반도체마저 중국으로 생산라인을 옮길 예정이다.중국의 ‘기술 블랙홀화’에 가속도가 붙게됐다. 하이닉스반도체는 20일 중국내 생산시설의 입지선정 작업이 최종 마무리 단계에 들어감에 따라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제품(200㎜ 웨이퍼)의 본격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중국공장은 미국 유진공장처럼 하이닉스가 100% 출자한다는 방침이지만 경우에 따라 중국자본과 제휴할 가능성도 있다.이천공장의 일부 라인도 중국으로 옮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내 반도체공장은 삼성전자가 지난 96년 쑤저우에 D램 등의 조립·검사라인을 설립했지만 웨이퍼 생산라인을 옮기는 것은 처음이다. 중국은 국력을 기울여 반도체 산업 육성에 애쓰고 있지만 현재 SMIC에서 16∼128메가급 D램을 생산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하지만 SMIC에 엘피다·인피니온 등 세계적 반도체업체들이 공정기술 등을 ‘수혈’하고 있고 난야·윈본드·프로모스·파워칩 등 타이완내 유력 반도체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가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하이닉스의 LCD부문을 인수한 중국의 비오이그룹은 베이징 개발단지내에 20만평 규모의 ‘비오이 디스플레이 테크놀로지 파크’를 조성하고 있다.현재 공사중인 5세대라인은 내년 1·4분기 양산이 가능하고 2007년쯤 6·7세대 라인을 조성할 계획이다. 비오이그룹은 LCD단지 인근에 국내 원자재 및 장비 업체 등 협력 업체들이 입주할 수 있도록 20만평의 부지를 별도로 조성하고 있어 관련 업체들의 ‘탈한국’이 러시를 이룰 전망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서울광장] 집토끼부터 잡아라/우득정 논설위원

    눈에 보이지 않는 산토끼를 쫓기보다는 집토끼를 지키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본다.새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있는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뜻이다. ‘냄비행정’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노무현 대통령이 연두 기자회견에서 “일자리야말로 최고의 복지이며,가장 효과적인 분배방식”이라고 신호탄을 쏘아올리자 각 부처가 앞다퉈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다.지난 1998년 외환위기 여파로 대량 실업이 발생하면서 김대중 대통령이 실업대책을 채근하자 각 부처가 경쟁적으로 펼쳤던 실업대책 짜내기 홍보전을 연상시킨다.과거 실업대책 때처럼 각 부처의 일자리 창출 대책이 `중복’ ‘재탕’ `남발’을 거듭하다 보니 혼란만 가중시키는 듯한 인상이다. 최근 노사정위원회나 열린우리당이 주최한 일자리 창출 관련 토론회에서 “이렇게 한다고 일자리가 생기느냐.”는 불만이 제기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정부가 쏟아낸 일자리 대책이 6년 전의 실업대책과 별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당장 일자리를 만들어내려면 재정을 통한 공급 확대방식이 가장 용이하다.굶주린 사람에게 한 술의 밥부터 주자는 식이다.하지만 과거 양적인 공급방식의 실업대책이 어떻게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했는지를 기억한다면 지금의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도 결과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당시 국민의 정부는 출범 첫해에 10조원을 실업대책에 쏟아붓는 등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을 투입했지만 임시직과 일용직 등 비정규직만 양산하는 결과를 낳았다. 따라서 노사정위 토론회에서 김성태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지적했듯이 눈에 보이지 않는 산토끼를 쫓기보다는 집토끼를 지키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본다.새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있는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뜻이다. 집토끼를 먼저 지켜야 할 이유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실업자 82만 5000명 가운데 75.9%인 62만 6000명이 지난 한해 동안 직장을 잃었다.직장인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52.9%가 45세 이전에,30%가 40세 이전에 직장을 떠날 것으로 보고 있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외환위기 이후 20대 실업률은 이전의 평균에 비해 1.3배 증가한 반면 30대는 1.9배,40대는 1.8배,50대는 2.2배나 늘었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산업공동화로 일자리 감소 위기를 겪었던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과는 달리 ‘세계 경제의 블랙홀’이라는 중국이 곁에 버티고 있다.게다가 중국 뒤에는 인구 10억명의 인도가 거대한 입을 벌리고 있다.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고난도의 복합방정식에서 해법을 찾으려 해선 안 된다.오히려 핵심과제에서 공통분모만 도출하면 쉽게 첫 단추를 꿸 수 있다.먼저 세계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우리의 산업구조를 어떻게 꾸려갈지 청사진부터 마련해야 한다.우리의 첨단 정보기술(IT)과 전통 제조업을 결합하는 방식이 생존 모델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일자리 창출도 여기에 맞춰야 한다. 노사관계에서도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조남홍 경총 부회장이 “기업은 천사도 악마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듯이 노조 역시 천사도 악마도 아니다.노사가 서로 상대를 악마로 규정하고 천사이기를 강요해서는 결코 협력적 노사관계를 이룰 수 없다.노사가 그 자체로서 상대의 존재를 인정해야만 대화와 협력이 가능한 것이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전에서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존 케리 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미국내 공장을 유지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은 물론,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응징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고용 없는 성장시대’에 참고할 만한 지도자의 인식이라고 판단된다. djwootk@˝
  • [씨줄날줄] 블랙홀 정당/강석진 논설위원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 보며 인간은 하늘의 말씀을 구하기도 하고,우주의 신비를 풀려고 애쓰기도 했다.예나 지금이나 변치 않는 ‘말씀’과 달리 우주에 대한 이해는 빠르게 변화 발전했다.20세기에만 해도 상대성이론,빅뱅(Big Bang)이론이 나왔고 블랙홀(Black Hole) 존재의 확인도 이뤄졌다. 블랙홀은 중력이 너무 커서 모든 물질,심지어 빛까지도 빨아들이는 천체다.블랙홀을 향해서 떨어진 물질은 높은 밀도로 압축되면서 그 물질의 특성을 잃고 만다.빛조차 탈출할 수 없기 때문에 보이지 않고,따라서 ‘블랙’이라는 말이 붙었다.블랙홀의 존재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나오면서 입증됐고 1976년 호킹 박사가 블랙홀도 소멸할 수 있다는 놀랄 만한 이론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총선을 앞두고 우리 사회의 별처럼 반짝이는 많은 인재들이 한 곳으로 쏠려들어가고 있다.정당 특히 여당이다.전직 인사는 물론 현직 장·차관,관료,경찰 간부,언론인,방송인,연예인,여성계 인사,판사,지방자치단체장,시민단체 간부에 `얼짱´까지 줄줄이 빨려 들어가고 있다.급기야는 현역군인 서열 1위이자,임기가 2년으로 규정돼 있으며,현 정부 들어서서 임명된 합참의장에게도 열린우리당의 중력이 미치기 시작했다는 보도다.무차별 영입으로 국정이 표류하고,공직사회가 동요한다는 지적도 많았지만 여당의 흡인력은 날이 갈수록 왕성해지고 있는 것이다. 블랙홀과 우리네 정당이 닮은 점.주변에 있는 것은 닥치는 대로 빨아들이고,웬만해서는 탈출하기 어려우며,그 안에 들어가면 특성이 없어진다.깨끗한 이거나 더러운 이거나,전문성이 있거나 없거나 비슷해지고 결국 대부분 거수기,돌격대 형으로 바뀐다.다른 점도 있다. 소멸하는 블랙홀은 엄청난 에너지라도 발산하지만 정당들은 보기 흉한 퇴물들만 양산해 왔다. 정당들의 영입 행태는 또 ‘1회용품’식이다.과거의 예를 보아 이들이 얼마나 제역할을 할지,4년 뒤 얼마나 살아남을지 우려스러운 게 사실이다.별은 제자리에 있을 때 아름답게 반짝이지,블랙홀에 들어가면 보이지조차 않는다.그래도 들어가겠다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늘 변치 않는 ‘말씀’처럼 초심을 잊지 말라고.언젠가 쓰고 버린 ‘1회용품’처럼 볼품없이 나뒹굴지 않으려면. 강석진 논설위원 sckang@˝
  • [열린세상] 노동문제의 해결 조건

    한국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경제문제이고,경제문제 해결의 관건은 노동문제에 있다.노동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는 한국의 경제성장 시계는 거꾸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노동문제가 지금처럼 지속된다면 국민소득 2만달러가 아니라 5000달러 국가로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사관계 불안으로 기업의 경쟁력은 날이 갈수록 저하되고 있고 일반 국민들은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청년들의 고통,언제 직장을 그만두어야 할지 모르는 샐러리맨들의 위기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또한 같은 일을 하면서 임금은 절반밖에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서러움,임금인상 요구마저 하기 어려운 하청중소기업 근로자들의 답답함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의 노동문제가 총체적 위기상황에 빠져있는데도 노사정의 대립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노동계는 파업으로 자신의 요구를 밀어붙이고 있고 악화되는 근로자들의 생활문제를 정부가 해결하라고 요구하면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정부는 노동문제를 금방 해결할 듯이 큰소리를 치고 있으나 실제 바뀌는 것은 없다.특히 정부의 오락가락한 태도는 오히려 노동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국내기업들은 국내투자를 멈추고 해외진출에 치중하고 있다.게다가 중국이 블랙홀처럼 한국경제를 빨아들이고 있다.대한민국의 산업기반이 붕괴되는 위기에 봉착할 수 있는 것이다.수년 내에 한국의 핵심 산업이 중국에 떠밀려 나가고 한국경제는 중국에 예속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는 단순한 기우만은 아니다.그뿐만 아니라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은 수많은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많은 국민도 변화하는 산업 환경과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노동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드는 문제는 노동문제를 해결할 주역인 노동계와 경영계뿐 아니라 정부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일반 국민들은 노동계에 대해서는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일부 근로자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비판을 하고 있고,경영계에 대해서는 불투명한 회계 관행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그리고 정부에 대해서는 무능하고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총체적 위기상황에 빠진 한국의 노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먼저 한국이 처해있는 노동문제의 실상과 원인을 냉정하게 진단해야 한다.그리고 진단 결과를 토대로 노사정은 물론 일반 국민들이 인식을 공유해야 할 것이다.또한 노동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서 노사정이 허심탄회한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어야 할 것이다. 사실 노동문제가 계속 악화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도 따지고 보면 문제에 대한 인식과 처방이 노사정 사이에 워낙 다른 데 있다고 할 수 있다.그뿐만 아니라 자신의 주장만 옳고 상대방의 주장은 틀리다는 식으로 임하다 보니 갈등만 확인할 뿐 대화다운 대화를 나누지 못했고 노사정위원회와 같은 대화기구도 공전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의 노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가 노동정책의 철학을 확립해야 한다.우선 노동문제를 정치적인 논리로 해결하려는 생각은 금물이다.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도를 밟아야 한다.이렇게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노사를 탓하기보다 정부는 스스로의 잘못을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정부가 노동문제의 악화를 방치하게 된 원인부터 알아야 할 것이다.실업문제가 사회적으로 불거지면 임기응변적인 대책을 만드는 데 급급하지 않았는지,근로복지문제에 대해서는 생색이나 내는 대책은 만들지 않았는지,불법적인 노사분쟁이 터져도 여론이나 살피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총체적 위기에 처해있는 노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범국가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대통령과 정부는 노동개혁과 정책을 독점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특히 입법권을 가지고 있는 국회는 제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현실과 괴리되어 있는 법제도가 많고,변화하는 노동환경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미비한 법제도도 많기 때문이다.이러한 법제도상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정책청문회 등을 활용하면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 교수 분쟁해결연구센터소장
  •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타원형 감옥의 외부-백민석 소설 목화밭 엽기전과 그 맥락

    강 경 석 1.기율과 충동의 사이 백민석의 소설들은 낯설다.그래서 그는 활동 초기부터 비상한 주목을 받아왔다.그러나 그런 만큼 오해와 풍문속에 내버려져 있기도 했다.그에 관한 논의들 대다수가 “긍정과 부정의 양 극단에 서”(하상일)있다는 지적은 여기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작가 백민석은 과장된 지지와 일방적 폄하 사이에서도 소설적 기율에 대한 자의식과 하위문화적 충동 간의 길항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어 문제적이다.이는 그의 소설을 전위주의(avant garde)나 키치적 신세대론으로 소급하게 만든 흔한 실마리이기도 했다.그러나 이 길항이 가지는 가시적 면모들은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그보다는 하위문화소들의 무잡한 전경화 뒤에 작가가 무엇을 배치해 놓았는가 하는 점이 더 중요하다.그는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이 90년대적 공통감각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 혹은 “억지로 깨워 불러들여”(261면)진 존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작가이다.그의 소설들이 가시적이고 합리적인 범주로의 손쉬운 편입을 수락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이들은버려지고 배제된 것들(abjection) 말하자면 “병원 수술실에서 나온 적출물더미”(74면)의 잡종교배를 통해 태어났다.하위문화적 기시감으로 얼룩진 “적출물더미”들이 작중현실을 대신하면서 이들을 단순한 상징이나 알레고리로 보이게끔 만들지만,백민석의 서사전략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바는 비유적 세계의 너머에 있다. 우리가 길어 올리고자 하는 주제들은 모두 그의 네 번째 장편 ‘목화밭 엽기전’(이하 엽기전)을 경유한다.‘헤이,우리 소풍 간다’(이하 헤이)로부터 본격화된 백민석의 소설 작업은 자못 활력적이었다.그리고 그 도정의 옥매듭을 이루는 작품이 바로 ‘엽기전’이다.이후 출간된 소설집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이하 장원)이나 장편 ‘러셔’도 이 텍스트의 장력 바깥은 아니다.‘엽기전’은 백민석의 성공과 실패를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창이다. 2-1.기생(寄生)과 평질변이의 공간들 벤야민은 카프카의 작품을 분석하면서 그것을 “멀리 떨어진 두 개의 초점이 있는 타원과 같다.”라고 썼다.이처럼 ‘엽기전’ 또한 두 개의 초점을지닌 타원 구조를 띠고 있다.그러나 카프카의 작품이 현대사회의 알레고리적 재현이라면 ‘엽기전’은 그 ‘재현’의 재현이다.은폐된 두 개의 초점을 설명하기 위해 우리는 적절한 축척의 개략도 한 장을 준비하기로 한다. 주인공 한창림은 대학 강사이다.그에게는 수학과외 교사를 하는 아내 박태자가 있다.과천에 살고 있는 이들은 비교적 분명한 사회적 신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괴한 작업에 몰두한다.그것은 미소년들을 자신들의 집 지하실로 납치해 스너프필름을 찍는 일이다.이는 시종 “흰 연기”(281면)에 비유되는 공포스러운 존재 “펫숍삼촌”의 사주에 의한 것이다.‘펫숍의 영어표기 pet에’는 ‘성애의 개념도 포함되어’ 있으며 거기에서는 “도착적인 냄새”(128면)가 난다고 설명되듯 그가 한창림 부부에게 돈을 지불한 뒤 얻는 것은 관음증적 쾌락이다.이야기는 박태자의 제자이기도 했던 소년 윤수영이 이들 부부에게 납치·살해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이 과정에서 주인공은 생면부지의 한 회계사를 양담배를 피운다는 이유로 폭행하게 되고,그 때문에 오장근 형사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일이 “질서에서 어긋나”(188면)자 펫숍삼촌은 박태자를 살해한다.한창림은 오장근과 펫숍삼촌에 대해 복수를 꿈꾸지만 결국 실패하고 체포된다.이 파국의 막바지를 가파르게 추락하면서 그는 “모자이크 처리가”(280면)된 “목화밭”을 발견한다. 물론 이상과 같은 개략도만으로 우리의 목적지가 금세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도착적 수사들을 일단 괄호치고 나면 텍스트는 의외로 쉽다.그것은 실존공간에 틈입한 우발적 폭력이 파국의 빌미로 된다는,매우 익숙한 플롯을 배면서사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같은 맥락에서 “햇빛 때문에” 한 아랍인을 살해했다는 뫼르쏘(‘이방인’) 이야기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한창림과 뫼르쏘가 행사한 폭력은 부조리한 ‘충동’에서 비롯된 것이다.“양담배”나 “햇빛”은 사후에 조작된 것일뿐 폭력의 본질적인 동기는 아니기 때문이다.요컨대 ‘엽기전’은 지식인 주인공의 지리멸렬한 일상이 폭력적 충동 앞에 느닷없이 노출된 상황과 이질적이고 도착적인 수사들의 짜깁기로 구성되어 있다.이 발견을 열쇠로 삼아 텍스트에 좀더 가까이 가 보자. 우선 제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전(傳)이라는 이름의 작품 형식표지 때문이다.이것은 한 인물의 인생유전을 시간의 흐름에 입각해 서술하는,동아시아 고전문학의 대표적 형식 중 하나이며 다양한 방식으로 현대적 굴절을 거듭해왔다.인물의 궤적을 다룬다는 측면에서 그것은 ‘박씨부인전’‘홍길동전’ 혹은 ‘라울전’(최인훈)‘유자약전’(이제하)과 같이 인물 지시와 이어지게 마련이었다.필경 전 형식을 새롭게 전유하면서 그 스타일이 고안되었을 ‘한씨연대기’(황석영)도 사례에 포함시킬 만할 것이다.그러나 엽기(獵奇)는 인물이 아니라 어떤 사태를 지시하는 말이다.그로테스크(grotesque)의 일본식 번역어일 가능성이 높은 이것은,최근 폭발적인 유행과 함께 하나의 문화적 화두가 되기도 했다.그러므로 ‘엽기전’은 엽기라는 문화적 표상들의 탄생과 성쇠를 기록한 형식이다.그러나 텍스트에 파종된 엽기들은 발생·성장·소멸이라는 시간적 체험과는 무관하게비선형(非線型)적으로 뒤엉켜있다.이런 측면은 자연스레 공간적 상상력을 유도한다.텍스트의 문면에 돋을새김 된 모티프들이 “동물원”“펫숍 건물”“지하작업실”“서울랜드”“목화밭”“과천” 등의 공간 표상들임은 시사적이다.지하분묘(grotta)의 벽에 표현된 반인반수의 기괴한 신체들로부터 파생,매스미디어적 운반을 거치면서 그로테스크는 엽기로 굴절되었거니와 엽기는 먼 기원에서부터 이미 공간 자질(지하분묘/일그러진 신체)을 보유했던 것이다.그런 면에서 ‘엽기전’의 전(傳)은 교란부호 내지 착란이다.그것은 엽기가 전(傳)이라는 선형(線型)적 시간에 뿌리내리면서 빚어진 형질변이의 결과여서,결국 의식의 ‘적출물더미 하치장’을 표상하는 공간 기호로 작동한다.이것의 대표적 작중 용례는 일상의 표면에 묻힌 한창림 부부의 “지하작업실”일 것이다.이곳에서는 마치 무의식 속에서나 벌어질 법한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있다. 설정 자체는 나체의 주술사가,흰 피부의 사내애와 벌이는,섹스의 향연이다.신께 제를 올리는 것이다.제물은 섹스이고,체액이고,신체이다.(212면) 재갈과 가죽 끈으로 포박당한 희생자는 끊임없는 린치의 반복앞에 저항할 힘조차 잃고 있다.한창림 부부는 카메라를 설치하고 상황을 연출하면서 마치 마계의 제사장처럼 행동한다.악마숭배의 제의적 모티프는 하위문화의 단골 레퍼토리이기도 하다.헤비메탈 밴드의 라이브 공연장은 가장 적절한 참조 대상이다.이들은 “무시무시한 대형 두개골 모형이 놓여 있고,사방에 스티로폼으로 만든 시체 조각 뼛조각들”(‘장원’146면)이 널린 무대에서 연주하곤 했다.그들은 관중을 향해 “날엉덩이”까지 흔들어대는 퍼포먼스를 서슴지 않는다.작가가 여기에 깊은 공감을 보이는 이유는 “모든 가식을 뚫고 자신과 현실을 직시하는 추잡한 날엉덩이의 미학”(‘장원’ 147면)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비교(秘敎)적 무대공간은 한창림의 지하작업실과 유사한 공간 자질을 갖는다.성스러운 신의 전당들이 지상으로부터 영원을 향한 상승 이미지라면,엽기전적 공간은 지하로 숨어든 하강 이미지이며,그것은 서구 고딕(Gothic)소설들이 공간적 배경으로 흔히 채용했던 폐쇄공간들(외딴 성,숲속의 저택 등)과도 통한다.한창림의 지하작업실이 “서울랜드와 동물원이 지어질 때 고립”(18면)되었다고 진술되면서부터 이들과 일정한 상호텍스트성을 획득하기 때문이다.실제로 ‘오트란토 성’(H 월폴) 같은 작품의 경우와 비교해 보면,지하실이나 비밀통로,폭력적인 남성형상 등의 모티프들이 두루 겹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엽기전’이 일반적인 공포물이나 고딕소설로 분류되는 것은 아니다.그것은 소재주의에 함몰된 비약이다.상호텍스트성이 아무런 매개도 없이 동질성으로 전화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이를 과장하다보면 최인훈의 ‘웃음소리’나 박인홍의 ‘벽 앞의 어둠’,또는 이승우의 몇몇 근작조차 고딕소설의 일종으로 배분해야 지 모른다. ‘오트란토 성’이 봉건 이념의 종식을 징후적으로 포착한 경우라면,‘엽기전’은 근대 자본주의의 세포단위인 부르주아 핵가족의 내파(內破)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내력부터 다르다.이 앞뒤 사이에 가로놓인 역사의 심연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인데,그렇다고 텍스트에 드러난 고딕적 요소를 일방적으로 부정할 수만은 없다.그것은 ‘신체 상해’의 문학적 상관물들이 동시대의 한국문학에서 적지 않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이것이 도시 체험의 축적에서 유래하는 일탈의 감각과 깊이 연루된 것이고 보면 우리 사회 일각에서 나타나는 포스트모던 징후의 하나로 간주해도 좋을 것이다.그런데 테리 이글턴 같은 경우는 여기서 더 나아가 포스트모던 자체를 오히려 “고딕의 뒤늦은 부흥”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그에 따르면 고딕이란,“편파적 시선에 의해 내던져진 괴기스러움의 그림자이며,허구 속에 안전하게 봉인된 팬터지이자 분노이기도 한,중간계급의 정치적 무의식”이다.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한국사회의 포스트모더니티를 과장하는 일도,서구적 맥락에서 고딕을 규정하는 일도 아니다.고딕환상물들이나 하위문화 양식들이 다양한 방향의 역사적 분절과 매체 전이를 경험하면서도 “중간계급의 정치적 무의식”이라는 기원적 동질성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앞에서 말한 ‘재현(가상)의 재현’이란 무엇이 될 수밖에 없고 또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더 중요하다.‘무의식”이라는 표현에서 예상되는 것처럼 하위문화적 충동의 1차적 재현이란 이미 “안전하게 봉인된” 저항에 불과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백민석이 수행하고 있는 ‘재현의 재현’ 전략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 것이다.버려지고 배제된 “적출물더미” 혹은 “쫓겨난 나쁜 냄새들의 익스트랙트들”(166면)은 “지하작업실”이나 “펫숍건물”에서 벌어지는 린치행위들(악마적 희생제의)과 함께 표면적으로는 위반의 정치학을 구사하면서도,내면적으로는 “사회체계”의 안전망 안에서 자기보존의 영속적 지위를 획득한 것들이다.그것은 또,하위문화 기제들의 비교(秘敎)적 무대공간과도 맥락을 같이 하는데,‘엽기전’은 이 점을 분명히 자각하고 있다.그리하여 텍스트는 반항의 에네르기를 통제하는 봉인,“과천의 위생 처리된 맨홀 뚜껑”을 해체하는 일대 모험을 감행한다.이때부터 텍스트 전개의 중심축은 지하작업실의 은폐된 사실들이 표층으로흘러넘치면서 발생하는,파국을 향해 이주한다.한창림이 지하작업실을 불태우는 장면(234면)은 그 전환점이다.이 상상적 봉인해체 작업을 통해 백민석은 중간계급의 이상(理想)이 얼마나 안일한 기초 위에 축조된 것인가를 묻는다.한창림은 이를 “몰락”(232면)이라고 말한다.이것은 그의 목소리를 빌려 미리 암시된 것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얼마나 세상의 위협적인 눈들로부터 폭넓게 노출되어 있는지 깨닫곤 놀랐다.사람들은 다만 망상증에 걸리지 않기 위해,자기가 안전하다고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 같았다.(68면) 첫 장편 ‘헤이’의 “퐁텐블로”나 ‘엽기전’의 “좋은 냄새가 나쁜 냄새들을 죄다 몰아낸 과천”은 중간계급의 이상(理想)을 외화시킨 인공낙원이다.그리고 이 공간들의 질서를 교란시키는 작업은,그 전제에서부터 “사회체계”의 기초를 탐색하는 작업과 함께 갈 수밖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그것은 ‘엽기전’의 전략을 논리적 비약에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럴 듯하다.이러한 종류의 탐색 작업은 늘 집 또는 가족의 문제와 관계 맺는다.근대문학의 전통이 끊임없이 물어왔고 또 동시대의 문학적 상상력들이 여전히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백민석 또한 가족이라는 공간에 대해 묻는다.그곳은 “우리의 지옥”(‘헤이’,244면)이다. 2-2.집의 포자(布子)들과 두 갈래의 초월 근대적 가족 이미지의 거처(topos)로 기능해온 ‘집’은 백민석에게 와서 다시 씌어진다.그는 가족 이념의 내파를 출산과 ‘배설의 이미지’를 오버랩시키는 실존주의 모티프를 통해 보여준다.임신 중인 박태자가 “가족 없이도(…)그럭저럭 결혼까지 하며 제법 꾸려져왔”(142면)던 자신의 삶을 강변하며 아버지의 방문을 거절하는 장면,그리고 화장실에서 사산(死産)하는 장면.이 두 장면의 연속배치는 결정적이다.자신의 기원을 부정하면서 재생산의 고리마저 끊어낸 ‘집’(또는 가족)이란 그 자체로 전복적인 하위문화 공간이자 “지옥”이다.이것은 매우 급진적인 강렬도에 의해 지탱되고 있어서 텍스트의 등장인물들은 아무도 이타카(Ithaca)의 회복을 욕망하지 않는다.이런 점에서 백민석의 인물들은 기억의 서사를 추구하는 윤대녕의 주인공들과 대조적이다.그곳에는 어떤 기억이나 회상도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부조리한 충동은 거의 언제나 우발적인,비가역적 동시성의 소산이기 때문이다.기억의 돌출은 기껏해야 한창림이 자기 어머니를 떠올릴 때처럼 파편적 이미지로 던져지거나(154면),박태자의 경우처럼 현실인지 꿈인지 모를 “암페타민의 환각”(99면)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것은 주인공들의 성격이나 행위가 작가의 궁극적 주제를 직접 매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이는 작가가 한창림과 박태자의 교차진술을 통해 작중 상황을 반복 객관화시키면서 더욱 뒷받침되고 있는 것이다.주인공의 욕망이 작가론의 직접적 상관물로 환원될 수 없다는,일견 단순한 사실이 지금껏 무시되면서 ‘엽기전’은 냉소나 허무주의적 저항담론의 일방통행로에 갇혀 버렸다.물론 ‘헤이’와 같은 초기작의 경우,하위-충동의 허무주의를 준거점으로 삼으면서 결국 세대론적 인정투쟁에 희생된 측면이 없지 않다.그러나 충동의 무정부적 방출을 일삼는 주인공이란 하나의 설정일 뿐이지 궁극은 아니다.이들을 다루는 작가의 시선은 마치 스크린 속에서 만난 괴기사건을 독자들에게 전달,‘재현의 재현’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하는 듯 담담하다.작중인물들에 대한 연민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근본적으로는 그 어느 누구에게도 우호적이지 않다.그러므로 허무주의적 세계관 또한 출발점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는다.‘헤이’ 이후 작가에게는 단 두 가지 길밖에 없었다.출발점의 진화를 위해 망설임없이 밀고나가는 길,그리고 부조리한 충동들의 존재근거를 되짚는 길이 그것이다.앞의 것은 “목화밭”으로 가는 길이고 뒤의 것은 ‘내가 사랑한 캔디’,‘불쌍한 꼬마 한스’,‘이 친구를 보라’로 이어지는 자전적 소설의 길이다.그것은 단지 선택의 문제이다.“목화밭”으로 가는 길 끝에서 한창림 부부가 몰락한다는 것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자칫 이 끔찍한 존재들의 실패담이 무책임한 냉소로 비칠 수 있겠지만,하위문화의 봉인된 저항이 늘 그런 것처럼 그들은 자신들의 태생적 한계에 의해 몰락하는 것뿐이다.그것은 기원 혹은 자신의 존재근거(집)를 스스로 거절하면서부터 이미 예정된 것이었다.백민석은 이것을 “괴물들”의 숙명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그러나 그렇다고 해서,‘숙명’이라는 말에 이미 전제된 것처럼,한창림 부부의 몰락은 단지 기성질서나 사회체계의 견고함을 인정하고 확인하는 충격적 절차에 불과하다고 말해도 되는 것일까.아니 좀더 일반론적으로 말해서,주인공의 몰락은 늘 체제에 대한 굴복을 뜻하고 마는가.우리는 그 반대의 사례들을 분명히 알고 있다.쥘리앙 쏘렐((적과 흑))의 몰락이 단지 타락한 욕망의 몰락일 뿐이며 이동혁((객지))의 실패가 영웅주의의 실패에 불과한 것처럼,한창림의 파멸은 가상의 식민지 위로 흘러넘친 그 무정부적 충동의 패배 이상은 아무것도 아니다.(엽기전)에서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결정적 토대는,기억의 환원작용을 철저히 단속하면서 “훗날,그의 기억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게끔”(234면) 집이라는 상징을 소각시켜 버린 데에 있다.그것은 다만 지하작업실의 끔찍한 린치와 패악들을 포장하는 초월적 가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위-충동의 공간으로 전락한 집(獵奇傳)은 단순한 상징이기를 멈추고 마치 암세포나 포자식물들이 그렇듯 확산 증식한다.지하작업실에서 “섹스”와 “신체”가 “제물”(212면)이 된다는 진술은 그래서 설명 가능해진다.근대적 주체 재생산의 전제가 되는 남녀간의 성적 교환을 악마적 제의로 탕진하면서,출산과 배설의 이미지를 등치시켰기 때문이다.이 공간이 지닌 능력은 통상적 상상을 넘는 것이어서,거의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에 필적한다.이 “지하작업실의 깜깜한 자궁”(91면)에서 길러져 나온 포자들이란 비정상적 과정을 통해 탄생한 비정상적 존재들이며 체계의 관리망 안에서 “도착적”으로 왜곡된 인공 “수컷성”의 담지자들이기도 하다.“학교 안의 새끼 수컷들”(69면)이나 “동물원의 독방에 갇힌 만드릴 육식원숭이”(175면),“정신병원의 조울증 환자들”(138면) 등은 바로 그 증식의 사례들이다.지하작업실의 포자들은 훈육시설 즉 사회체계의 관리 시스템에서 기생한다. 이것은 빅토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어두컴컴한 실험실이 괴물을 탄생시키는 하나의 자궁으로 기능한다는 지적(G 스피박)을 연상시킨다.그러나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1818년)이 여행(모험)의 구조를 통해 비정상적 존재(괴물)의 정신적 성숙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면,‘엽기전’에는 성숙 혹은 교양(Bildung)의 과정이 삭제되어 있다.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조화로운 가족서사에 대한 강렬한 향수(괴물은 빅토에게 아버지의 역할을 요구하지만 거부당한다)를 지닌 반면 후자는 가족서사 자체를 히스테리에 부쳐버린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이것은 전(傳)이라는 시간적 형식이 왜 엽기라는 그로테스크의 변종과 만나면서 공간화 되는지를 부연한다.가족은 주체의 인큐베이터이며 성숙이란 그 시간적 진화 과정이다.텍스트는 전통적인 소설의 중심축이라 할 성숙의 문제를 수락하지 않음으로써 시간성의 장력으로부터 이탈하려 한다.이 텍스트가 읽기의 습속에 저항하는 것은,한편으로 비선형적이고 공간적인 그래서 공시적 사유방식에 의해 지탱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서사의 절연과 접합된 공시적 사유방식은 의미심장하다.근대적가족 이미지가 학교나 군대와 같은 훈육시설들의 이미지와 함께 자본주의에 의해 수행되는 상징조작의 일환(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이었다는 성찰과 맞닿으면서,90년대에 등장한 이른바 신세대 작가들은 가족의 문제를 자신들의 중심 과제로 삼았던 것이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집단적 주제로부터 ‘엽기전’은 그러나 조금 더 전진해있거나 약간 비켜 서 있다. 약간의 비약이 허락된다면,분단 이후의 한국소설사는 가족의 균열을 중요한 축으로 설정해왔다고도 할 수 있다.이것은 주로 결손의 문제와 연루되어 있었으며 그중에서도 특히,이데올로기 갈등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이는 아비부재에 집중되어 있었다.이것은 김소진에 이르기까지 승계되었다.이 전통은 근원적 실향의식과 친족관계를 형성하면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발산해왔다.그러나 90년대의 풍속 주체들은 그것을 냉소와 조롱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린다.이들의 공과를 떠나서라도,가장 급진적인 작가로는 배수아가 적임일 것이다.그는 동요하는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 이미 파산선고를 내린 듯이,“어머니”를 새로운 해체대상으로 설정한다.그러므로 결손의 모티프를 구사하는 경우에도 그것은 아비부재가 아니라 어미부재로 나타난다.그러나 “어머니,나는 이제 죽을 때까지 어머니의 아이가 아니겠어요”(‘부주의한 사랑’)라고 외치는 배수아의 “아이들”마저도 기원에 대한 향수를 무의식적으로 드러낸다.강렬한 향수야말로 이 도저한 거부의 진정한 추동력인 셈이다.‘엽기전’을 동시대의 유사한 징후들 속에서도 분별하게 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텍스트는 가족서사의 부정적 연혁을 작성하면서도 기원에 대한 향수를 음각(陰刻)하고 마는 평균적 해체작업에 만족하지 못한다.그 거부의 의지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혹독한 양상을 띤다.텍스트는 가족서사에 대해 “너무나 흔해서 얘깃거리조차 안”(48면) 된다고 말하기를 서슴지 않는다.이미 논의한 바와 같이 주인공들의 이러한 진술 자체가 텍스트의 궁극적 주제로 환원되는 것은 아니다.이것은 잠정적으로 오이디푸스적 환원이라 부를 만한,근대적 가족제도의 구체적 질곡을 겨냥하는 것으로 보인다.작가는 이것을 요약하기 위해 “수컷성”이라는 특유의 조어를 반복 사용하고 있다. 그 외피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오이디푸스적 환원이란 심층에서 남성적 지배질서를 지속시키려는 “사회체계”의 작동 방식을 함축한다.‘아버지와 아들의 경쟁’으로 상징되는 오이디푸스적 세계 안에서 성숙이란 결국 남성적 성숙에 다름 아니며,이는 근대적 가족 제도를 경쟁 이데올로기의 기초로 삼는 자본의 요구이자 동력이기도 하다.텍스트의 전반에 걸쳐 반복되는 “수컷성”이란 “영역싸움”“패권주의”“위계질서” 등으로 예시되는데 이것들은 경쟁 구조의 자기보존 양식을 말하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이 질서에 붙들린 존재들은 어떠한 준거로도 윤리적 판단대상이 될 수 없다.이 세계에서는 선악의 이분 구도 따위가 처음부터 허락되지 않는다.충동적 가상들(수컷성)만이 거주하는 끔찍한 세계이기 때문이다.이는 전작(前作) ‘불쌍한 꼬마 한스’에서 오이디푸스적 성숙의 발생학을 탐사했던,백민석의 자연스러운 귀결이다.잘 알려져 있다시피 꼬마한스는 프로이트의 주력 개념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전형적 사례이다.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아버지에 대한 공포를 낳고,그것이 다시 말(言)에 대한 공포로 전이되어 꼬마 한스의 신경증을 구성한 것이다.백민석의 주인공들도 공포의 기척 앞에서 실어증을 경험하곤 한다. 한창림은 공포에 전율할 때마다 “누군가 입 속에 비닐 빵봉지를 쑤셔박아넣은 것”같다고 느낀다.이 공포감은 “사회체계”로부터 주어지는 것이다.이는 백민석의 끈질긴 문제의식 중 하나인데,표현의 추상성을 넘어 은연중 역사적 환기력을 구체적으로 회복한 경우는 그에게 ‘엽기전’이 처음일 것이다.그는 ‘엽기전’의 후기에서 다음과 같이 쓴 바 있다. 이 소설을 구상한 건 이곳 안양 평촌으로 이사오고 나서,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그게 94년이니까 벌써,칠 년 전의 일이다.(…) ‘뭔가 된’ 것은 그로부터 수년이 지난 97년의 일이다.그저 엮어 놓는 것만으로는 아무래도 부족함이 컸던 것이다. 97년은 국내 경제를 준 공황시대로 내몰았던 IMF 외환위기 사태 혹은 신자유주의의전경화가 본궤도에 오른 시점이다.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엽기전’은 자본주의 사회체계의 가공할 위력에 대한 충격적 확인을 내면화한,우리들의 보고서다.한창림 부부와 그 혈육들이 하나같이 실업자이거나 비정규직이라는 것과 “뷰티풀 피플”의 남편이 파산한 사업가로 등장하는 것은 흥미로운 예증이 된다.“퐁텐블로”나 “과천”이 보여주는 위장된 혹은 상상적 안온함은 생산자본이 투기자본에 압도된 ‘거품경제’ 만큼이나 “텅 빈”,그리고 아슬아슬한 것이다.그가 작중현실로 설정하고 있는 하위문화적 충동의 세계가 그러한 것처럼 그것은 파국의 예감을 이기지 못한다.작품 구상 단계의 모호함이 명료한 의지를 얻게 된 것도,무정부적 충동의 발산에 기울어 있던 작품세계가 일정한 전환점을 획득한 것도 모두 동시대 감각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엽기전’은 우리 시대의 집단신경증(부조리한 충동)이 자본주의의 세계적 관철 혹은 “수컷성”의 일방통행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암시적으로 보여준다.이는 백민석이 의도적으로 성숙의 문제를 삭제한 결과이다. 그런데 성숙의 문제를 괄호치는 것은 근본적으로 가능한 일인가.하위문화적 충동의 무잡한 전경화 뒤에는 이런 의문들이 도사리고 있다.성숙은 블랙홀의 심처와 같이 끊임없는 소환의 인력을 발산한다.성숙의 저 끝 간 곳은 초월의 영역일 것이며 이것은 텍스트 내부에서 두 갈래의 길을 연다.하나는 수컷성의 최상층을 차지하는 “펫숍삼촌”을 제거함으로써 빅 브라더(‘1984’)에 필적하는 질서의 지배자 혹은 신적인 관람자(펫숍은 모든 것을 알고,또 본다)가 되는 길이며,다른 하나는 무정부적 충동을 끝까지 밀고나가 죽음에 이르는 길이다.편의상 앞의 것을 상승초월,뒤의 것을 하강초월이라고 이름 붙여 본다면,텍스트는 이 두 개의 극점을 지닌 일종의 타원 구조를 갖고 있다.텍스트의 등장인물들은 모두,두 개의 극점이 발산하는 인력 사이에서 진동하는 존재들이다.이는 일반적인 성숙의 서사와 그 음각인 ‘프랑켄슈타인’류의 ‘하위-충동’ 서사를 양 극점으로 삼는 구조이기도 하다.앞에서 벤야민의 카프카론을 예시했던것도 이 때문이다. 하위문화적 충동의 포자들은 소설적 기율(또는 성숙의 플롯)에 기생하면서 ‘엽기전’이라는 변종을 만들어낸다.이 변종의 변종성은 텍스트 내부의 공간 배치,확산에 의해 이루어지며 두 갈래로 나뉘어 각각 상승초월과 하강초월의 공간으로 작동한다.이들의 공동 거처는 “제2정부종합청사”“서울랜드”,“동물원”이 있는 공간 과천으로 설정되어 있다.이곳은 “수도권에서 가장 살기 좋은 시로 뽑힌”(165면) 곳이며 그 이유는 “좋은 냄새가 나쁜 냄새들을 죄다 몰아”냈기 때문이다.이곳은 그러므로 엄연한 실재이기를 그치고 ‘헤이’의 “퐁텐블로”처럼 중간계급적 이상의 재현물로 전도된다.“냄새”나는 “적출물더미”들을 은폐하면서 보편적 행복을 가장하기 때문이다.여기서 “나쁜 냄새”란 “수컷성”의 기화작용 혹은 확산을 말하는 것이다.이데올로기의 상징 조작이 최고의 효율성을 발휘할 때 “살기 좋은” 계획도시 과천의 지하에서는 배제의 프로그램이 가동 중이었던 것이다. 이 배제의 희생물이 되지 않으려면 초월적 수컷이 되는 수밖에 없다.실제로 “펫숍삼촌”의 수컷성은 배제 프로그램(사회체계)을 넘어서 있다.“세상의 눈은 그걸 볼 수가 없”(125면)는 상승초월의 영역에 놓이는 것이다.“어디에도 없으면서 어디에나 있는”(117면) “펫숍 공간”은 삼촌이라는 이름의 친숙성과 결탁하면서,체계로부터 자유로워진다.그에 반해 한창림의 엽기전 공간은 “뷰티풀 피플(사업실패로 와해된 가족 형상)”과 함께 프로그램의 희생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다.그들의 충동은 태생적 한계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들은 그저 “쫓겨난 나쁜 냄새들의 익스트랙트”(166면)들이다.영역 싸움과 경쟁에서 밀려난 패배한 수컷들인 셈이다.‘엽기전’은 “흰 연기”(281면)로 표상되는 “펫숍삼촌”의 신적인 수컷성(상승초월)과 결국은 거름이 되고 말,야수의 수컷성(하강초월) 사이에서 전율하고 있는 텍스트다. 2-3.타원형 감옥에서 목화밭으로 ‘야수적 하강’과 ‘비교(秘敎)적 초월’의 두 갈래 길은 서로 다른 방향을 갖고 뻗어나가는 듯 보이지만 결국 동일한 장소-표면에서다시 만나기도 한다.그것은 타원 구조의 양 극점이 자신의 몸을 뒤틀어 다시 만나는 뫼비우스의 띠이다.그 장소란 린치의 장소-표면이다.거기에서는 감시와 처벌,혹은 임의적인 폭력이 끊임없이 미끄러진다.등장인물들의 모든 탈출 기도가 수포로 돌아가는 이유는 텍스트의 세계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벗어날 수 없는 순환의 세계이기 때문이다.마치 버튼만 누르면 언제라도 반복재생되는 스크린처럼,그들을 둘러싼 세계는 거대한 하나의 감옥이자 부서지지 않는 벽들이다. 작중 공간에서 가장 높은 위치인 펫숍공간은 가까이 다가가 “정체를 머릿속으로 짜맞춰보다가는,금세 덩치나 안전문이 떠올라 스스로 사고를 정지해버리”(123면)도록 만들면서 영역침범을 가로막는다.이것은 감시의 내면화라고 부를 만한 것이다.“태어나기 전의 공간”(122면)인 펫숍에 구체적 형상을 부여하는 것은 오로지 벽,“시멘트벽”이다.텍스트 내에서 하강의 경험적 한계인 한창림의 지하작업실 또한 피범벅의 벽들이다.거기서는 린치의 흔적이 끊임없이 번지고 미끄러지지만,벽면들에 안전하게 둘러싸인 채이다.그러므로 상승초월과 하강초월은 주인공들의 폭력적 도주를 이끄는 강한 유혹이자 인력의 중심이면서,동시에 막혀 있는 어떤 것이다.“사회체계”의 어두운 핵심으로 직핍하는 길은 아무 데도 없다.저항도 발악도 체계의 허가 범위 안에서 이루어질 뿐이다.이 출구 없음은 그들이 중심 혹은 주체가 아니라 ‘만들어진 존재’ 즉 “사회체계”로부터 호출받은 타자들이기 때문이다.그들은 한갓 게임속의 평면 캐릭터에 불과한 자신의 실존을 증언한다. 그도 아내도 이 사회에서,날 때부터 운명지어진 존재들이었다.(…)괴물스러운 위력이 얼마나 막강하든,바깥에 존재(타자성-필자)하는 한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가 없다…… 그래서 괴물은 장난감 수준으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잠들어 있던 괴물을 억지로 깨워 불러들여 놓곤,재미로 쫓아다니며 괴롭히고,종국엔 괴물이 왔던 곳,사회 체계의 바깥으로 다시 쫓아보내는 악취미의 희생물로 전락하는 것이다.(261면) 그들이 줄곧 “내면 없는” 존재로 진술되는 이유가 그것이다.그들은 오직 표면만을 가질 뿐이며 마치 “뷰티풀 피플” 공간에 진열된 “웃는 플라스틱”(인형)들처럼 속이 텅 빈 존재들이다.신체상해 혹은 “린치”는 텍스트의 시작점에서 끝점까지 수도 없이 자행된다.“텅 빈 목소리” 혹은 “사색하지 않는”과 같은 수사들이 끈덕지게 달라붙는 린치 장면들.‘엽기전’의 등장인물들에게 있어 내면이란 기껏해야 히스테리나 조울증·분노 등으로 표면화된다.신체는 하나의 표면이고 그 내부는 또 다른 해부학적 표면에 지나지 않는다는 참혹한 인식이 텍스트를 무심히 곁눈질하고 있을 뿐인 것이다.“이 피비린내 나는 일상 어디에도 사색이란 물건은 없다.”(134면) 이것은 상승초월과 하강초월이 막힘 혹은 “육중한 안전문”,“지표면”과 같은 일종의 벽면(표면)으로 제시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이것들은 끊임없는 표면들의 연속체로 구성되어 있다.“펫숍의 공간 구조는 자연스레,네 번째 공간,다섯 번째 공간,여섯 번째(…)갈수록 안전문은 육중해지고 접근 불가능해”(123면)지는 것이며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바닥없는 심연으로 사라지는” 것이다.그것은 그들이 스크린의 격자에 갇힌 디지털 화소조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견고한 감옥의 구조 안에서,한창림은 윤수영을 린치하고,펫숍삼촌은 한창림을 공포로 길들인다.여기서 초월의 전망은 ‘성숙한 깨달음’을 통해 생성되는 것도 아니고,절망적 추락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그것은 차라리 두 극단의 장력이 이루어내는 벡터 운동의 산물이다.실제의 공간 과천을 주무대로 배치하면서 실제의 실제성을 마음껏 왜곡하고 있는 ‘엽기전’은 표층 차원의 비현실성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현실주의의 산물이 된다.여기서의 현실은 고정된 무엇이 아니라,벡터운동이라고 했듯 생성과정 중인 어떤 것이다.그것은 근대적 가족이념의 이데올로기적 침윤 혹은 수컷성의 영역 분쟁으로 요약할 만한 자본주의 사회 시스템의 작동방식을 기괴하게 드러낸다.“현실을 직시하는 날엉덩이의 미학”은 여기서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텍스트는 현실을 괄호안에 묶는 팬터지도 아니고 은연중에 독단적 현실을 들이대고 마는 낡은사실주의도 아니다.텍스트는 생성과정 중인 현실 자체이며 끊임없이 포자 증식하는 전경화된 공간 표면들의 연쇄이다.이것이야말로 비가역적 동시성의 산물이다.이 찢어지지 않을 것 같은 혹은 “육중한 안전문” 같은 표면들은 박태자가 늘상 바라보는 “텔레비전 화면”이기도 하다.이 표면들의 연쇄는 단지 화소조합에 불과했던 한창림이 스스로를 해방시키려들면서 파국을 맞이한다.이때 자신의 근원적 종속성을 지각한,이 불길한 주연배우의 두 눈 앞에 “목화밭”이 출현한다.“목화밭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3부 제목) 한창림은 파국의 절정을 가파르게 추락하면서 마치 우연인 듯,이 거대한 감옥의 바깥을 본다.그것은 초월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표면들의 완고함 앞에서,마치 자유의 계시인 것처럼 나타난다.그것은 언어적 해석의 대상이 아니다.너무나 낯설어서 오히려 공포감을 일으키는 어떤 것이다.텍스트는 그것을 “목화밭”이라고 부르지만,이미 통상적 기호로는 지시할 수 없는 대상이다.마치 최초의 인간이 자신의 세계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떼듯,“목화밭”이라고 우연히 발음된 것뿐이다.그것은 숭고(崇高)한 대상이다.체계에 붙들린 어떤 의미도 허락하지 않은 채 그저 “거기 목화밭이 있었다.” 거기 목화밭이 있었다.(…) 그는 알 수 없었다.어째서 여기가 목화밭인가? 씨는 아직 뿌리지도 않았는데,언제부터 목화밭인가? 그는 볼 수도 없었다.둔덕 전체에 모자이크 처리가 돼 있었다.(…) 그는 목화밭이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다.그는 삽을 놓고,두 손을 들어 눈을 가린 다음 울기 시작했다.누군가 그의 입 속에 비닐 빵봉지를 쑤셔넣은 것 같았다.커다란 쇠뭉치를 그의 입에 처넣은 것 같았다.(280면) 파멸의 순간에 우발적으로 그리고 모호하게 던져진 ‘그것’은 그러나 ‘엽기전’을 허무주의로부터 구원하면서 동시에 미래로 운반해간다.이것은 획기적이다.백민석은 언어적으로 지시하지 않는다.다만 하나의 자족적인 사물을 생성시키고자 한다.그는 텍스트 위에 어쩌면 자기 자신과도 전혀 무관한 자유를 창조하려한 것이다.그러나 이것은 어느 누구의 승리도 견인하지 않는다.우리는 모두 참패한 것이다.작가도 독자도 또 그 사이의 주인공들도 이 무시무시한 자유의 숭고한 출현을 그저 흔적의 형태로 감지할 수 있을 뿐이다.그것은 “모자이크” 너머의 현실,진정한 현실이다.“목화밭”이라는 우발적이고도 가난한 기호가 ‘진짜 현실’의 숭고한 출현을 계시하고 있다.존재의 근본적 종속성을 깨닫는 순간 “아주 작은 한 구멍”으로 그것도 “모자이크”에 가려진 채로 그것은 나타났다.부서진 몸을 이끌고 나타난 벤야민의 “역사의 천사”처럼 자신의 가난함을 최대치로 드러내면서,이 타원형 감옥의 외부로부터 자유의 기억이 도래하는 것이다.그것은 “자유라는 이름의 형벌”(사르트르)일지도 모르지만,그 형벌은 해방의 약속과 함께 하는 형벌이다. 3.어쩌면 위험하기도 한 미래 이 스크린을 바라보는 우리들과 스크린 속의 괴물들은 서로를 되비추는 거울에 불과하다.‘엽기전’은 결국 한창림의 실패담이 우리 자신의 것일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어쩌면 우리들 관객조차도 스크린의 표면에 붙들린 디지털 화소조합에 불과할지도 모른다.“인간은 누구도 예외없이,아직 자기 자신이 되지 못했다”는 아도르노의 말처럼,우리는 하나이면서도 여럿인,전지구적 자본주의·수컷성의 경쟁 이념·패악의 은폐전략인 가족로망스·안전처리된 저항의 초월적 가상들에 중독된 채로,우리 자신의 근본적 존재구속성을 망각한 것인지 모른다.이 중독성은 그 바깥을 사유하지 못한다.‘엽기전’은 바로 이 가상의 세계에서 가상을 껴안으며,동시에 가상의 근본적 존재구속성을 뛰어넘으려는,우리들 모험의 기록이다.동시대의 소비적 재현들이 보여주는 무분별한 질주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청신하게 환기시키는 것,이 거대한 감옥에 길들지 않은 ‘고통스러운 자유의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것은 ‘엽기전’이 ‘재현의 재현’을 전략적 준거로 삼으면서 얻어진 결론이며,어떠한 질서에도 구속되지 않으려는 간고한 투쟁의 결실이다. 그러나 ‘목화밭 엽기전’이 도달한 자유의 가능성은 매우 아슬아슬한 역학 장(場) 속에 놓여 있다.그는 알레고리적 재현 전략이 갖고 있는 근본적 허무감과 형이상학적 환원주의를 힘들게 벗어나면서,90년대의 평균서사를 딛고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 중 하나를 열었다.그러나 또 다른의 수준의 위험 앞에 자신을 노출시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해체와 전도의 전략은 얼마든지 동어반복에 떨어질 수 있다.이제는 자신의 전제들조차 재구성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그가 출발한 전제들에 동의하지 않은 채로는 텍스트를 거의 읽을 수 없을 만큼 부자유스럽다.특히 그의 유난한 반인간주의가 그렇다.그가 그려내는 인간의 모습은 모두 알 수 없는 장력에 조종당하는 꼭두각시들이다.이것은 주체를 구조의 효과로 소급시키는,전형적인 구조주의식 사유법이다.반인간주의야말로 진정한 인간주의의 전제조건일 테지만,그것은 주장되고 선언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그것은 반인간주의가 지니는 미학주의적 성격 때문이다.계몽이성을 독단으로 몰아붙이면서,그 자리에 광기와 착란을 대신 들어앉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물론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서 숨쉬고 있는 n개의 가능성들을 하나하나 살려내는 가운데,그것은 소멸해갈 것이다.미래를준비할 시간은 아직 필요하지 않은가. 지면 관계상 당선자의 양해 아래 원고 일부를 줄였습니다. ■당선 소감 먼저 심사를 맡아주신 두 분 선생님께 감사드린다.그 분들은 내게 조그마한 오솔길 하나를 터 주셨다.다만 성실한 보행객이 되지 못할까 염려스러울 뿐이다.당선 소식을 접했을 때 당황했다.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세상을 보는 눈과 귀는 여태 어둡고 그것과 반드시 겹쳐져 있을 문학도,몸과 마음에서 아직 멀게만 느껴진다.그러나 이왕 엎질러진 물이니 헐거운 공부와 삶을 조금씩이라도 채워나가야 할 것이다.그것이 이 무책임을 모면하는 유일한 길이겠다. 이런 자리에서 문학에 관해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일은 내 깜냥도 깜냥이려니와 풋내기로서 주제넘은 짓이다.그러나 한 시대와 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역동적 협업으로서의 ‘문학’이라는,큰 그림 하나는 잊지 않으려고 한다.이 협동작업의 작은 일원으로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 돌이켜 보면 내게는 스승 아닌 분이 없다.은사님들은 물론이고 선후배 친구들,가족들까지도 모두 스승이었다.나는 그저 한 장의 백지가 된 것처럼 그들의 말없는 가르침에 어두운 귀를 기울였던 것뿐이다.그들의 빛나는 존재감이 나를 이리로 오게 했다.그래서 오늘의 이 고마운 자리는 영광이 아니라 갚지 못할 부채다.이 또한 잊지 않으려고 한다. 우선 고생하시는 부모님과 하나뿐인 내 여동생 경희에게 공을 돌린다.모자란 글줄이나마 더듬더듬 쓰는 법을 가르쳐준 인하대 국문과의 선생님들,선후배 동료 분들께는 소주라도 한 잔 올려야 할 것이다.학부 시절을 내내 함께 했던 청하 동인들에게는 무엇으로 보답해야 할지 아득하다.그리고 어려울 때마다 마음 뉠 곳을 마련해준 나의 든든한 후원자 금희에게는 사랑과 고마움을 함께 전해야 하리라. 약력 1975년 대구 출생. 인하대 국문과 대학원 재학 ■심사평 강정구씨의 ‘세상을 떠도는 목어들’은 차창룡의 시 세계를 풍자의 범주 안에 넣고 차창룡만의 특별한 풍자의 양식을 찾아내려고 애를 쓴 글이다.텍스트의 고유한 경험을 최대한 되살리는 방식으로 문학작품을 이해하는 것이 평론의 길이라면 강정구씨는 평론의 ABC를 안다고 할 수 있다.다만 문학의 고유한 경험은 무엇보다도 언어의 경험이지 주제의 그것이 아니다.주제를 가지고 경험의 세계를 휘젓다 보니 글이 겅중거리고 성길 수밖에 없다.김용하씨의 ‘비윤리적 세계의 재현과 윤리적 풍경의 기원’은 시적 직관을 통해 순간적으로 구현되는 창조적 공간으로서 시를 이해하고 그 창조적 공간에서만 가능한 인간 삶의 근원적인 조화의 경험을 읽겠다는 의욕이 두드러진 글이다.그러나 하나의 형식에 끈덕지게 매달렸다는 것이 개성의 표지가 될 수도 있지만,글을 도식적으로 만드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이원동씨의 ‘떠도는 가족,주변부 삶을 보듬는 결곡한 서사’는 공선옥의 소설을 길동무처럼 따라 읽으면서 공선옥 소설의 존재의의를 설득력있게 부각시킨 글이다.그럼으로써 이 글은 독자에게는 개안을,작가에게는 위안을,그리고 글쓴 이 자신에게는 텍스트와 더불어 살아보는 경험을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텍스트에 충실한 것이 얼마나 큰 미덕일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글이다. 강경석씨의 ‘타원형 감옥의 외부’는 백민석 소설의 그로테스크한 세계를 통해 현대 사회의 문제와 미학적 경험 사이의 상관관계를 폭넓게 조망한 글이다.생의 적출물의 의미,폭력적 충동의 존재 형식,고딕의 정치적 무의식,가족 이념의 내파,세계의 남성적 지배와 타원형 감옥 구조,디지털 화소조합으로서의 삶의 경험 등등 현대성의 핵심적인 주제들을 망라하는 한편 문학의 글쓰기가 그 주제들과 동일체를 이루면서 또한 해체·변형을 행하는 가운데 도출되는 미학적 경험의 굴곡을 잘 보여주고 있다.당선을 축하하며 정진을 바란다. 김인환 정과리
  • [폴리시 메이커]오상기 충남도 신행정수도지원단 기획홍보팀장

    “행정수도 이전만이 수도권과 지방을 모두 살리는 길입니다.” 오상기(吳相基·55·서기관) 충남도 신행정수도지원단 기획홍보팀장은 “서울과 지방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행정수도 이전”이라면서 “그래야만 서울의 경쟁력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신행정수도지원단은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건교부 신행정수도 건설추진지원단의 후보지 실사작업을 돕고 있다.자료를 제공하고 현장안내 및 장단점을 설명하고 있다.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지원활동도 하고 있다. 오 팀장은 “정부에서는 수도권 집중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공장총량제,과밀부담금부과 등 수도권 억제정책을 펴고 지방대 육성,낙후지역 개발 등 지방살리기 정책을 벌였으나 백약이 무효였다.”면서 “2023년 수도권에 50% 이상의 인구가 집중돼 그 부작용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으로 집중되면서 지방은 ‘공동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급인력이 떠나고 공장도 인력구하기가 힘들어 옮기고 있다.교육도 양과 질에서 갈수록 낙후되고 있다. 오 팀장은 “‘행정수도 이전’은 1971년 김대중 당시 신민당 대통령 후보가 공약으로 제시한 이래 77년 박정희 대통령,87년 전두환 대통령 등 30년 전부터 나온 얘기”라고 상기시켰다. 행정수도 이전시 충청권에 ‘블랙홀’이 만들어진다는 주장에 대해 그는 “정부 245개 공공기관 중 160∼170개 정도만 신행정수도로 오고 나머지는 다른 지방에 분산되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고 단언했다.그는 신행정수도연구단이 최근 밝힌 연구결과를 근거로 행정수도 이전시 수도권은 170만명이 감소하지만 충청권은 65만명,영남권과 호남권도 오히려 72만명,34만명이 각각 늘어난다고 반박했다. 45조원이 든다는 설에 대해서도 주택,상업시설 등 민자 34조원에 정부는 청사신축 등에 11조원만 부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이는 수도권 과밀현상 완화를 위해 2030년까지 50조원 이상을 들여 5개 신도시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훨씬 적다고 했다.오 팀장은 “남하할 북한주민 700만명 가운데 500만명이 수도권에 정착할 것으로 예상되는 통일 이후를 위해서도 행정수도 이전은 바람직하다.”며 “이전이 무산된 뒤 충청권 주민들이 허탈감에 빠지면서 정치를 불신,국정 혼란을 불러오거나 수도권 주민과의 갈등도 우려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대한포럼] 신용불량, 그들이 몰려온다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최근 “LG카드로 촉발된 한국 금융 혼란의 상당 부분은 젊은 세대에게 책임이 있다.”면서 “이들은 대출금을 어떻게 갚을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소비했다.”고 꼬집었다.뉴욕타임스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채무자들이 정치세력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정치권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아시아 최고를 기록했으나 지금은 그때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면서 한국의 고도 성장은 카드로 지은 사상누각이라고 폄하했다.블룸버그 통신도 신용카드는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이라면서 지금 한국은 IMF 구제금융을 받았을 때와 유사하다고 경고했다. LG카드 사태 이후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카드사태가 젊은층의 신용불량자를 양산시킬 것이라는 전망에서다.노무현 정부 탄생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20대가 무분별한 소비로 대거 신용불량자로 전락함에 따라 경제 회복에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정치권에 대해서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도덕적 해이에 빠졌다는 것이다. 외신들의 이러한 지적은 수치에서도 확인된다.지난 10월 말 현재 신용불량자는 360만명이며,이중 카드관련 신용불량자는 63.5%인 228만명에 이른다.20대 신용불량자는 19.7%인 71만명이다.1년 사이에 무려 44.4%나 증가했다.경제 능력이 없음에도 휴대전화 사용을 남발하거나 유흥비로 흥청망청 쓴 결과다. 문제는 신용불량자 급증세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데 있다.지금도 연체 3개월 미만인 잠재 신용불량자가 108만명에 달한다.또 신용카드 4개 이상을 사용하는 다중카드 이용자 988만명 가운데 10∼15%인 98만∼147만명이 이 카드에서 현금서비스를 받아 저 카드를 막는 ‘돌려막기족’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카드사들은 최근 현금서비스 한도를 40% 이상 줄였다.신용불량 등록시점이 연체 3개월 후인 점을 감안하면 내년 3월이면 전체 신용불량자는 400만∼4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게다가 정부 일각에서는 공과금 체납자도 신용불량자로 등록해야 한다는 논의도 있다고 한다. 신용불량자 급증의 이면에는 정부와 정치권,금융회사들이 신용불량자 구제에 나서면서 확산되기 시작한 ‘배째라족’들이 도사리고 있다.대부분 젊은층이다.이들은 버티다 보면 농가부채 탕감과 같은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일부 정치권에서 내년 총선을 의식해 빚 탕감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으니 이들이 큰소리 치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이들의 도덕적 해이는 현재 인터넷상에 난립하고 있는 ‘배째라족’ 동우회 카페 270여개에 오르내리는 글에서도 여실히 확인된다. 신용불량자 급증은 우리 경제 회복에 크나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올 3·4분기 내수의 성장기여율이 마이너스 30.9%로 추락할 정도로 수출로 일군 과실을 갉아먹는 블랙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신용불량자를 양산하는 현행 등록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섣부른 신용 사면은 신용 붕괴라는 더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신용 원시사회로 퇴화할 수 있는 것이다.특히 성실하게 빚을 갚는 사람들이 손해를 보게 해선안 된다. 신용불량자 해결에는 왕도가 없다.고통스럽더라도 정공법으로 풀어야 한다.신용불량자들이 스스로 땀 흘려 빚을 갚도록 해야 한다.특히 젊은층에게는 무분별한 소비가 얼마나 가혹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그것이 우리의 미래도 살리고 신용사회도 지키는 길이다. 우 득 정 논설위원 djwootk@
  • [폴리시 메이커]임종순 경기 경제투자관리실장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한 ‘국가균형발전특별법안’ 제정 문제를 놓고 정부와 경기도간의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정부는 지역간 발전의 기회균등을 꾀하려하지만 경기도는 수도권을 역차별하는 조항이 들어있다며 대체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임종순(46) 경제투자관리실장은 경제에 있어서 ‘평준화 해제,입시 부활론자’라고 할 수 있다. “경기도는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으로 국민소득 2만달러 도약을 위한 디딤돌이 되어야 합니다.그러나 정부의 법안을 보면 경기도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마저 빼앗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임실장은 “국가의 우선 목표는 국민들이 편안하고 잘살게 하는 것인 만큼 이를 먼저 달성한 뒤 지역간 불균형 해소에 나서도 늦지 않다.”며 “그럼에도 정부는 현재의 생존과 미래에 대한 가치를 희생하면서까지 형평성을 고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그는 또 “정부의 법안은 수도권을 지방에서 제외시키는 등 수도권과 지방을 획일적으로 양분하고 있어 결국 수도권·비수도권의 2분법적 구조를 고착화시키게 된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최근 국내 기업체들이 중국으로 블랙홀처럼 빨려들어 가고 있습니다.토지를 무상 공급하고 임금도 국내 절반 수준밖에 안되는데 어느 기업이 국내에 남아 있겠습니까.” 임실장은 “지금 세계는 무한경쟁시대에 접어들었고 이웃 중국은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국내의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동북아 경제중심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상생의 전략은 무엇인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중앙정부의 수도권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정부만을 탓할 수는 없다.”며 “경제와 민생을 책임진다는 자세로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고충해결 옴부즈맨 제도 및 공장건축총량사전 예고제운영,도시형 공장 지방세 지원 등 ‘기업하기 좋은 여건만들기 사업’이 바로 그것이다.특히 불필요한 행정규제로 인해 기업들이 불이익이 당하는 일이 없도록 민원감사의 방향을 기업인의 입장으로 바꿨다고 강조했다. 용산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임실장은 행정고시 24회로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거쳐 국무조정실 심사평가 1심의관실과 규제개혁 1심의실 등 국무조정실에서 주로 근무한 경제통이다.지난 5월 경기도로 자리를 옮겼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길섶에서] 한국의 나이

    중국의 미래를 빛나게 하기 위해 동시에 타오르는 두 개의 불꽃이 있다고 한다.상하이와 홍콩을 이르는 말이다.요즘 세계의 초일류 기업과 거대 자본,최첨단 기술자들이 블랙홀에 빨려들 듯 상하이로 몰려가고 있다.최근 홍콩을 방문한 한정(韓正)상하이 시장은 상하이와 홍콩을 각각 ‘무럭무럭 자라나는 15살의 청소년’과 ‘혈기방장한 25살의 청년’에 비유했다.그들의 자신만만함에 자꾸만 주눅이 든다. 그렇다면 한국은 지금 몇 살쯤 될까.한창 일할 나이인 30대나 40대보다는 기력이 떨어지고 성인병이 걱정되는 50대가 연상돼 뒷맛이 참으로 씁쓸하다. 동북아 시대의 새 아침을 여는 샛별이 한국일 것이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북아 경제중심국가’를 향한 꿈도 가졌었다.그러나 빛의 속도로 질주하는 중국 경제와,탈한국 러시에 시달리는 한국 경제의 상반된 두 모습이 그런 생각을 뒤바꿔 놓았다.그래서 요즘은 한국이 동북아 경제중심국가에 가까이 있는 국가임을 절감하게 된다. 염주영 논설위원
  • 가수 윤복희 2년만에 ‘여러분~’/26·27일 이정식과 함께 콘서트

    가수 윤복희(사진)가 26·27일 이틀동안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모처럼 단독 콘서트를 연다.지난 2001년 무대인생 50년을 기념한 공연 ‘꾼’ 이후 2년 만이다. 그는 5세때부터 마이크를 잡고 50년이 넘도록 가수,영화배우,뮤지컬 배우 등 다방면으로 활동해온 한국 대중문화의 산증인. 이번 무대는 정상의 재즈 색소폰 연주자 이정식이 함께 한다.1960∼70년대의 올드팝송과 우리의 전통가락,‘여러분’ 등 그의 히트곡 등을 재즈로 독특하게 재해석해 들려줄 예정이다.‘빠담빠담’‘피터팬’‘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 수많은 뮤지컬 출연작들의 삽입곡 가운데 특히 인기가 많았던 곡들을 다시 불러 뮤지컬 여배우로서의 면모도 보여준다. 정상급 메탈밴드 블랙홀과 함께 꾸미는 록무대로 콘서트를 마무리할 예정. 특유의 허스키하면서 폭발적인 음색과 강렬한 록 사운드가 어우러진 무대가 짜릿한 전율을 선사할 것같다.공연 수익금은 모두 결식아동,북한 어린이,이라크 난민을 돕는 데 쓰인다.1588-9088. 황수정기자
  • 가을밤 별의 비밀 캐봐요/마포구 무료천체강좌 참가자 모집

    도심속 주민자치센터에서 가을 하늘의 별을 관찰한다. 마포구(구청장 박홍섭) 아현3동사무소는 다음달 1일부터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에 ‘어린이 우주과학 여행’ 강좌를 개설하고 오는 30일까지 참가자를 선착순 모집한다.3개월 과정으로 ▲밤하늘과 친구하기 ▲길잡이별을 따라 찾는 별자리 ▲혜성과 별똥별의 비밀 ▲블랙홀 여행 등 매주마다 12개의 서로 다른 주제별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강의는 ‘현암 I별학교’에서 진행되는 데 전임강사와 멀티미디어 영상자료 등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 별자리에 얽힌 전설 등 궁금증을 해결해주기에 충분하다.특히 강의실 옥상에는 천체망원경까지 갖추고 있어 도시 어린이들이 밤 하늘 별자리를 보며 상상력을 키우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모집인원은 15명이며 수강료는 없다.393-1911. 이동구기자
  • 中 외자유치 ‘지존’ 넘본다

    중국이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외국인 직접투자(FDI) 최대 유치국으로 부상한 데 이어 90년 이후 누적액에서도 미국을 급속히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가 다음 달 4일 세계투자보고서(WIR) 발표를 앞두고 공개한 외국인직접투자(FDI) 현황에 따르면 중국 FDI 누적액은 90년 250억달러(17위)에서 지난해 4480억달러(4위)로 급격하게 늘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6일 보도했다. 특히 홍콩의 4330억달러를 합칠 경우 범중국의 FDI 누적액은 8810억달러로 세계 최대의 FDI 누적액을 자랑하는 미국의 1조 3510억달러에 이어 2위에 해당된다. 이처럼 중국이 전세계 FDI의 ‘블랙홀’로 떠오르면서 한국과 홍콩,대만은 FDI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UNCTAD에 따르면 2002년 아시아의 59개 국가·지역 경제 가운데 31곳에서 외국인 투자의 순유입액이 감소했으나 중국은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낮은 노동비용,규제완화에 힘입어 13%의 증가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과 홍콩,대만의 지난해 FDI 순유입액은 각각 44%와 42%,65%가 줄어들었다. 중국은 지난해에만 값싼 노동력과 고도의 경제성장률,시장규제 철폐 등에 힘업어 527억달러의 FDI를 유치했다. 반면 미국의 FDI 순유입 규모는 최근 몇년째 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980억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신문은 전세계 외국인 직접투자가 1980년과 2002년 사이 10배 이상인 7조 1000억달러로 급증했으며,이는 다국적기업이 자사 제품의 생산과 분배시스템을 전세계 곳곳으로 확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FDI 유출입 규모는 최근 2년 동안 급격하게 줄었으며 올해에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개발도상국 가운데 중국 다음으로 외국인 직접 투자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브라질로 1990년 370억달러(14위)에서 2002년까지의 누적 FDI가 2360억달러로 증가,8위로 껑충 뛰었다.멕시코는 2002년까지 누적 FDI가 1540억달러로 13위였다. 동유럽 국가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그리 활발하지 않았으며, 그나마도 폴란드(27위)와 체코 헝가리 등 유럽연합(EU) 가입 후보국들에 집중됐다. UNCTAD는 상위 10개국이 전체 외국인 직접투자액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반면 최빈국 49개국의 외국인 직접투자 누적액은 2%에 불과해 외국인 직접투자의 불균형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의 경우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외국인 직접투자 누계는 신고기준으로 846억달러였다.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는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91억달러로 전년보다 19%나 줄었다. 김균미기자 kmkim@
  • [사설] ‘노조 경영 참여’ 부작용 없게

    현대자동차 임단협 협상이 어제 부분파업 돌입 42일만에 노사합의로 타결됐다.3000여개에 이르는 하청·협력업체를 비롯해 우리경제 전반에 심대한 타격을 입힌 파업이 노사자율에 의해 타결된 점은 일단 평가할 만하다.특히 정부가 정한 긴급조정권 발동 시한 하루전에 극적으로 타결됨으로써 ‘대화와 타협’이라는 노사관계의 기본틀이 유지될 수 있었던 점은 다행이다. 그러나 이번 노사합의가 노조의 경영참여를 일정부분 인정하는 등 문제점을 노정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마냥 잘된 것으로 평가할 수만은 없다.현대차 노사는 수요·판매 부진을 이유로 노사공동위원회 의결없이 국내 생산공장을 축소 또는 폐쇄하지 못하며,사업확장과 공장 이전시에는 90일 전에 노조에 알리도록 합의했다.이 규정에 따르면 현대차가 추진·검토중인 해외 현지공장 설립이나 인원 조정을 할 때 노조의 동의 없이는 어렵게 됐다.물론 노조가 무조건 반대할 것이라는 전제부터 성급한 것이긴 하나,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처할 경영 유연성이 떨어질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지금우리경제는 생활고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자살이 잇따르는 등 불황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가뜩이나 중국이 외국기업들에 대한 투자유치 ‘블랙홀’로 급부상하면서 간신히 수출로 연명하고 있는 우리의 이익이 갈수록 줄어드는 판이다. 그러나 ‘노사 동반자관계’가 시대정신이라는 점에서 노조의 경영참여를 외면하긴 어렵다고 본다.노조의 경영참여는 궁극적으로 노사 신뢰와 협력을 전제로 한다.불필요한 ‘도미노 현상’으로 국가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현대차 노사가 노력해줄 것을 당부한다.그 첫걸음은 총 3조 6000억원대의 파업 피해를 생산성 향상으로 조속히 복구하는 것이다.
  • [LOOK 아시아]韓 IT-물류 · 中 제조업 · 日 금융 / 한·중·일 분점체제로 공존해야

    21세기 세계경제 질서가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2001년 말 WTO(세계무역기구) 다자간무역체제에서의 규범 협상인 도하개발어젠다(DDA)가 출범하면서 해외직접투자(FDI)시대가 본격 도래하고,금융의 세계화·지역주의의 대두가 시대적 조류가 되고 있다.이런 가운데 동북아에도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는 새로운 경제질서 구축을 위한 한국·중국·일본 등 3국간의 치열한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다. 2001년 WTO 가입을 계기로 급부상하는 중국의 실체와 이를 둘러싼 한국·일본 등 3국간의 구도를 어떻게 재정립해야 할 것인가가 최대의 화두다.‘세계의 공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중국의 양면성과 한·일의 미묘한 입장 등을 조명해 본다. ●두 얼굴의 중국 독일에 본부를 두고 있는 세계적 투자은행인 도이치뱅크는 얼마전 ‘중국-세계경제의 지형을 바꾸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향후 10년간 매년 7%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며,이럴 경우 2017년에는 GDP(국내총생산) 기준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두번째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외국인 투자와 민간부문의 성장,각종 제도 개혁이 성장엔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지난해 미국 CIA(중앙정보국)가 발표한 ‘글로벌 트렌드 2015’에서도 중국이 앞으로 연간 7%의 성장률을 유지한다면 2015년에는 구매력평가 기준으로 GDP 수준이 미국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반영하듯,중국은 지난해 527억달러의 FDI를 유치,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FDI 유치국으로 떠올랐다. 개방화 정책으로 제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중국은 한국과 일본을 추월해 세계 최대의 가전 생산국으로 발돋움했다.2001년부터는 일본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두번째 무역상대국으로 올라섰다.하지만 외형적인 성장 뒤에는 ‘중국 거품론’‘중국 붕괴론’이 도사리고 있다.WTO 가입 이후 관세인하로 농산물이 대량 유입될 경우,우리 농민들이 엄청난 타격을 입는다.또 13만개 국영기업의 방대한 과잉인력,금융기관의 부실,지역간 경제격차 심화,실업인구의 지속적인 증가 등이 중국경제의 도약을 가로막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불안한 한·일 경제적인 측면에서 중국에 대한 일본의 인식은 극단적이다.‘중국 붕괴론’에서 ‘중국 위협론’까지 제기됐다.1990년대 이전에는 사회주의 블록이 무너지면서 붕괴론이 득세했다.그러다 90년대 이후에는 위협론에 무게가 실려왔다.중국 국력의 비약적인 증대로,장기적으로 아시아 각국간 ‘힘의 균형’에 변화가 생길 것을 우려한 안보 측면도 위협론에 힘을 싣고 있다. 중국 제품의 일본시장 점유율은 90년에는 4.9%에 그쳤으나 2001년에는 3배가 넘는 16%로 높아졌다.중국의 WTO 가입 이후 1만여개의 일본계 기업이 중국으로 진출하거나 이전해 산업공동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발전단계 측면에서 중국과 일본은 대략 40년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들어 ‘중국 위협론’이 맞지 않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경쟁관계보다는 보완관계라는 주장에 근거해 ‘중국 리스크론’도 제기된다. 우리나라는 ‘중국 블랙홀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낙관론이 아직은 우세하다.인천대 한광수 교수는 “중국의 부상으로 한국 경제가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장기적으로 흡수돼 가는추세(중국 블랙홀론)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도 “중국의 외형성장을 의식한 미국이 한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우리 경제는 미국 경제와 중국 경제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기회도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유럽도 촉각 미국과 유럽은 중국의 대내외 경제실적과 성장잠재력으로 볼때 멀지않은 장래에 중국이 자신들과 함께 세계 3대 강국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중국 경제의 발전은 동아시아 경제의 결속을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특히 선진국들은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EU(유럽연합) 등 세계 경제의 통합 추세로 공급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세계 공장화’는 IT(정보기술)산업을 중심으로 급속한 기술진보 및 미국경제의 침체 등과 맞물려 향후 세계경제의 디플레이션화를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언론들도 지난해 연말 중국의 저가(低價)수출이 세계경제의 디플레이션 현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지난 세기 미국의 공업화가 세계경제에 미친 영향과 비슷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분점(分占)체제만이 살길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한·중·일 3국이 세계경제의 중심이 되면서 각자 살아남기 위해서는 동북아 허브(중심)의 분점체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중국은 제조업(산업)공장으로,한국은 물류 및 IT 중심으로,일본은 도쿄를 중심으로 한 금융·레저 중심으로 역할 분담이 이뤄질 경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재정경제부 홍영만 금융협력과장은 “산업 스펙트럼의 다양화를 통해 협력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정동 연구위원은 “북한이 동북아 지역내 정치·군사적 긴장을 야기시켜 동북아 경제협력의 결정적 장애요인으로 남아 있다.”면서 “일·러간 북방도서문제,일본의 과거사 문제,중국대륙과 타이완간 관계 개선 등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병철 기자 bcjoo@ ■동아시아 ‘역내 채권시장' 추진 세계경제 질서 재편을 계기로 동아시아에서는 한국·중국·일본을 중심으로 한 ‘금융의 블록화’가 본격 추진되고 있다.1997년 동아시아의 금융위기가 직접적인 계기가 되면서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 동아시아 ‘역내 채권시장’을 만들자는 것이다.내년초 동아시아 역내 국가들의 회사채나 국채를 모아 자산담보부증권(ABS)을 발행하자는 것이 골자다.서로 힘을 모아 각국이 금융위기에 처할 때,역내 자본을 활용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도다. 이를 위해 아시아지역 10개국과 한·중·일로 구성된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이 주축이 돼 올초부터 본격 논의에 들어갔다.구체적인 발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2월말 일본 도쿄에서 재무차관회의를 가진데 이어 이달에는 재무장관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정부는 우선 우리나라에 ABS를 발행할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하고 각국의 중소기업 회사채를 인수,정부와 신용보증회사의 신용보증을 받아 ABS를 발행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주병철기자
  • [LOOK 아시아]1부 新 장보고 루트 르포 (16)중국전문가 서면 인터뷰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10년전 한·중 수교 당시 꿈틀거리던 중국 대륙의 잠재력에 쏠렸던 단편적 관심은 중국의 잠재력이 현실화되면서 전면 재조정을 요구받고 있다.수교 10주년을 맞은 한·중 양국 관계는 ‘동반자’에서 ‘무서운 경쟁자’로 재정립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활동중인 각계 전문가들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한국과 중국이 동북아 경제,나아가 글로벌화한 경제 패러다임에서 윈·윈전략을 짤 수 있는 협력관계를 모색해봤다.중국 전문가들은 “산업 구조조정을 통한 보완관계가 구축되지 않으면 양국 모두 엄청난 마이너스”라며 “기업들은 세계경제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정부는 국가적 차원의 종합적인 중국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면 인터뷰에는 조환복(趙煥復) 주중 한국대사관 경제공사,박윤식(朴允植) 주중 한인상공인회 회장,노용악(盧庸岳) LG중국본부 회장,박진형(朴晋亨)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베이징관장,김철환(金哲煥)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장등이 참여했다. 한·중 양국의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경제 구도에서의 윈·윈전략은 -조환복 주중 경제공사 앞으로 최소 10년간 중국경제의 화두는 개혁·개방의 심화와 산업 구조조정이다.산업 구조조정에 도움이 되는 외국기업의 진출은 최대한 지원한다는 중국 정부의 방침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박윤식 주중 한인상공인회 회장 덧붙인다면 단순한 생산기지나 시장으로서의 중국을 넘어 연구개발(R&D)과 산업적 차원의 노동분화,나아가 제3국 공동진출 등의 관계 설정도 바람직하다. -노용악 LG중국본부 회장 향후 양국간 경제협력은 교역량보다 교역의 질을 높여야 한다.정보기술(IT)산업에서의 협력증대나 기초기술 공동개발 등 미래 지향적 협력사업이 많아진다면 양국은 아시아·태평양 경제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무서운 속도로 따라붙는 중국의 현재 기술개발 현황과 미래 전망은 -박진형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베이징관장 20여년의 개혁·개방 경험이 축적된 중국의 산업발전은 단계적 과정을 무시한 ‘도약’이특징이다.2010년이면 중국의 반도체 기술은 한국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높고 조선,건설,비금속,제약,바이오 분야를 제외한 전 분야에서 4∼5년내에 한국을 추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 회장 기술력을 이미 검증받았고 중국 기업들은 물량 공세에서 벗어나 품질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10년이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다. -조 공사 중국은 자체 기술역량을 빠르게 축적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한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로부터의 기술이전에도 매우 적극적이다. 이에 대한 우리의 대처는 -박 관장 양국간의 기술격차는 향후 우리의 지속적인 R&D 투자와 합리적인 산업 구조조정 여하에 의해 결정된다.부품소재 등 핵심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산업구조를 전환하는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 -조 공사 우리 스스로 부가가치가 높은 기술에서 계속 우위를 견지할 수 있도록 R&D 역량을 배가하는 방법 밖에 없다. 타이완과 일본에서는 중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으로 산업공동화(空洞化)에 대한 우려가 높다.이런 전철을 밟지 않고 국내 산업을 육성할 전략은 -김철환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장 비교 우위에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산업내 무역을 활성화한다면 한국내 제조업 공동화 우려는 낮아질 것으로 생각한다.한·중 양국을 단일 경제권으로 생각하고 최적의 조합을 만들면 보다 경쟁력이 높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조 공사 적극적인 차원에서 보면 한국 기업들의 산업 구조조정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적지 않다.중소 기업의 중국 진출을 우리 산업구조가 보다 고도화하고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좋은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정부가 추진하는 동북아 경제중심 전략과도 맥이 닿는다. -박 회장 연구개발을 통해 최첨단 고부가가치 제품은 한국에서 생산하고 일반제품은 중국으로 이전하는 산업적 차원의 노동분화가 필요하다. -노 회장 국내 공장의 중국 이전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기업들이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차별화 요소를 갖춘다면 ‘세계의 공장’ 중국을 활용한 국가적 윈·윈 전략을 실현할 수 있다.이것이 국내 산업고도화로 이어지면 중국진출을 통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중국 전략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는데 -조 공사 우리는 중국과의 경제·통상 협력관계를 보다 호혜적 차원에서 중장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양국 협력관계가 상호 산업구조조정의 촉진을 통해 선순환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김 지부장 그동안 중국과의 협력은 한국이 중국을 이용하는 측면이 강했다.이제는 호혜적으로 무역관계를 발전시키는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해야한다.중국과 한국의 기업들이 동시에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동북아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모색하고 미래 산업에 대한 공동연구 등을 적극 검토할 시기다. -노 회장 중국의 고성장에 불안감을 느끼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글로벌 환경 속에서 최적의 동반자라고 인식하고 중국에 대한 투자와 기술이전을 기피해서는 안된다.한국 경제는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연구·개발해 중국에 줄 수 있는 것은 과감히 주고 우리는 첨단기술 개발로 따라오는속도보다 더 빨리 달아나면 된다. oilman@ ■한류 전분야로 확산 무궁한 잠재력 활용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을 강타하고 있는 한류(韓流)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경제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류는 더 이상 중국의 대중 문화에 국한되지 않고 태권도와 음식,정보기술(IT) 및 문화기술(CT),자동차,패션 등 모든 분야로 확대되는 추세다.문화가 국가 이미지로 직결,한국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유재기(柳在沂·55) 주중 한국대사관 문화관은 “중국인들이 선망하는 한류는 이제 문화 상품으로 부가가치가 높아져 중국 대륙을 파고들고 있다.”고 최근 한류의 변화상을 소개했다. 유 문화관은 구체적인 예로 한류를 활용한 마케팅을 들었다.중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고있는 연예인 안재욱이나 전지현 등을 내세운 광고 전략이다. 그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안재욱을 모델로 내세워 중국 PC용 모니터 시장 점유율 1위(25%)를 차지했다.”고 전했다.베트남의 경우 LG의 ‘드봉’ 화장품이 한류 이미지를 활용,랑콤 등 해외 유명제품들을 제치고 3년째 브랜드 인지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유 문화관은 “한류 현상은 중국 이외에도 베트남과 홍콩,타이완,러시아 등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며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도 최근 들어 ‘문화 상품’쪽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유 문화관은 “지난해 11월 당대회 이후부터 문화산업 지원 육성을 비롯해 다양한 문화 정책을 수립,시행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곽복선 코트라 청두관장 |청두 오일만특파원|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날로 높아지면서 중국 경제는 우리 경제의 기술과 자본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비유된다. 20여년 가까이 중국경제 현장에서 활동한 곽복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청두(成都) 무역관장은 “산업 공동화 위기에 처한 타이완 경제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제품별 경쟁력을 종합분석한 대중 전략지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 전략지도란 무엇인가 -우선 우리 제품 하나 하나의 경쟁력과 경쟁력의 지속성에 대한 검토 작업이 필요하다.이러한 작업은 국가의 전체적인 산업구조 개선 전략이라는 거시적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동안 연구기관들 중심으로 거시적 차원에서 한국의 산업경쟁력에 대한 연구는 이뤄져 왔지만 수만개 개별품목에 대한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연구는 거의 없었다.개별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과 그 제품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 진출 전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전략지도를 작성한 뒤에는 어떻게 하나 -국내와 중국현장 실사 위주의 정밀조사를 통해 품목별 중국내 경쟁력과 기술이전 가능성,제조분야 국내 유지 가능성 등을 분석하고,이를 근거로 품목별로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2차 작업은 정부와 산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바로 넘겨줘야 할 분야 ▲기술력을 일정 기간 보유하고 있을 수 있는 분야 ▲핵심기술로 상당 기간 절대적으로 외국에 넘겨서는 안되는 기술분야 등으로 구분하는 것이다.이를 토대로 전체적인 우리의 산업 및 품목별 경쟁력 지도를 다시 짜야 한다. 효율적인 대중국 투자 전략은 -기술력을 확보한 기업에 대한 해외마케팅 지원,기술개발 인력에 대한 장려와 책임시스템 운영,핵심부품 개발 생산업체에 대한 지원 등이 강화돼야 한다.단기적인 이익만 보고 행해지는 무차별적인 기술이전은 효과적으로 막는 동시에 기술이전이 일정 기간 제한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이를 보완해줄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 공동 진출의 이점은 -각 조합이나 관련 단체에서 품목별 기업 협의체를 구성해 공동 대응하는 것이 요구된다.이전의 반도체 수출과 관련된 협의회처럼 동일 품목간 협의체를 구성,공동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상호 이익이 될 수 있는 전략중 하나다. 이제는 중소기업 단독으로 중국시장을 공략하기보다 동종 업종간 횡적연합을 통한 공동 공략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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