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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쓰고 버리는 경제’를 버리자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쓰고 버리는 경제’를 버리자

    |본(독일) 류지영특파원|“어떻게 쓰레기를 하나도 안 만들어낼 수가 있죠? 독일 사람들은 무슨 마법 같은 것이라도 부릴 줄 아나요?” 생태연못을 갖춘 넓은 정원을 연상시키는 독일 본 소재 환경자연보호핵안전부. 사람이 살면서 쓰레기를 하나도 만들어내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할 뿐이었다. 독일은 2020년부터 가정과 기업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제로로 만들겠다는 ‘폐기물 제로’를 선언한 상태다. 기자를 안내하던 쓰레기 담당 바실리오스 카라베지리우스 박사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우린 마법사가 아닙니다. 사기꾼은 더더욱 아니고요. 그렇게 신기하시면 이 계획을 만드는 데 일조한 미하엘 에른스트 박사에게 직접 물어보시면 되잖아요?” ■ 음료병 부착 로고는 종이로 태울수 없으면 생화학 처리 “쓰레기 제로 선언의 정확한 의미는 ‘가정과 기업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약 4000만t) 중 지금처럼 매립지에 묻는 양을 2020년까지 제로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각종 법률과 제도, 기술적 장치 등을 완비하고 있습니다.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콜라 같은 청량음료까지 개인컵으로 받아 마셔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금보다 좀 더 많은 분리수거를 요구받겠지만 소비패턴 자체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아요.” 박사가 건네준 홍차 티백이 너무 우러나 떫은 맛이 나기 시작할 때쯤 쓰레기 제로 선언의 본격적인 설명이 이어졌다. ●2020년까지 가정과 기업 매립 쓰레기 ‘제로’ “쓰레기 제로 선언의 이행에는 크게 세 가지 원리가 적용됩니다. 첫번째는 ‘애초에 쓰레기를 만들지 말자.’는 것이죠. 가령 백화점 선물의 경우 지금도 포장재가 너무 많이 쓰입니다. 굳이 만들지 않아도 되는 쓰레기는 아예 만들지 못하게만 해도 쓰레기 양이 지금보다 20∼30%는 줄어듭니다.” “그래도 그 원칙만으로 쓰레기를 없애기란 불가능하지 않나요? 생활하면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쓰레기도 많은데….” 기자의 질문에 박사는 마치 질문을 기다렸다는 표정을 지었다. “맞습니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우유나 치즈 같은 제품을 포장하지 말고 팔라고 할 수는 없죠. 그래서 나온 두 번째 원칙이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지는 쓰레기는 최대한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설계하라.’는 것입니다. 콜라의 경우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제품 로고까지 병에 붙이지 말라고 할 수는 없죠. 대신 종이로 만든 로고를 병 표면에 붙이도록 하는 거죠. 가전제품도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회로설계와 제품 디자인을 만들면 되고요.” ●재활용되거나 태워지거나 사라지거나 “물론 그 정도까지만 해도 지금보다 쓰레기는 많이 줄겠지만 재활용 자체가 불가능한 쓰레기도 많습니다. 먹고 남은 음식 쓰레기도 그렇고요. 다른 사람이 사용해서는 안 되는 병원 물품은 어떻습니까?” “그래서 마지막 원칙은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는 환경친화적 방식으로 없애 버려라.’는 것입니다. 재활용이 불가능한 것 중 태울 수 있는 것들은 열병합발전소에서 태워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데 씁니다. 태우고 남은 재와 애초 태울 수 없는 쓰레기들은 박테리아나 세균을 이용한 생화학적 처리로 자연 분해되도록 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모든 쓰레기는 재활용되거나 태워지거나 사라집니다. 당연히 매립장도 필요없게 되죠.” “태울 경우 다이옥신 같은 유독성 물질이 배출되잖아요? 한국에서는 그것 때문에 말이 많습니다.” “이곳에서는 10년 전에 끝난 논란입니다. 다이옥신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 수 있는 필터 기술이 개발돼 있어 태워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적당한 쓰레기는 오히려 경제에 도움 계속된 에른스트 박사의 말은 기자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쓰레기를 부산물로만 여기는 우리와는 달리 ‘돈’이라는 개념으로 적극적으로 바라보고 있어서였다.“사실 쓰레기는 독일 경제에 큰 도움이 됩니다. 고도의 쓰레기처리 기술 덕분에 쓰레기처리 전문기업이 나타나면서 질 좋은 일자리가 생겨나고 세계시장에도 나설 수 있습니다. 귀중한 자원도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재활용할 수 있게 도와주고요.” 독일 최대 규모의 쓰레기처리 전문기업 레몬디스의 경우 전세계 25개국에서 1만 7000여명의 인력을 고용해 매년 2500만t의 쓰레기를 처리(연 매출 약 10조원)하는 세계적 기업이다. 쓰레기 전문기업은 논외로 하더라도 이제서야 쓰레기 에너지화 계획을 수립할 정도로 소극적인 우리로서는 독일이 그저 부러울 따름이었다. sdoh@seoul.co.kr ■ “경제성 따져 직접개발 나서야” ‘한국의 자원시장 공략’ 3인의 조언 |퍼스·시드니(호주) 오상도특파원|“중국은 블랙홀이죠. 철광, 유연탄 등을 수출하던 나라가 산업화되면서 거꾸로 싹쓸이하다시피 가져가는 것입니다.” 대한광업진흥공사 이무영 호주법인장은 한국기업의 대응전략으로 “무리한 확장보다 경제성에 입각한 전략적 접근”을 주문했다.1990년대 중반에야 호주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현재 마음놓고 투자할 ‘알짜’광산이 드문데다 3∼5년이면 수요가 안정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반면 공급은 계속 증가해 앞으로 상황을 가늠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포스코 호주지사의 우선문 지사장도 “20∼30년 전 한국이 일본처럼 호주에 투자할 수 없었던 경제 여건이 안타깝다.”면서 “광물 가격상승에 따른 압박을 이겨내려면 직접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호주정부 스테드먼 엘리스 산자부 차관은 “광물 자원은 어느 하나에 치중하기보다 고른 확보가 중요하다.”면서 “한국은 경쟁력을 갖춘 만큼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투자방식에 대한 조언도 일맥상통했다. 우 지사장은 “서호주 일대 다른 대규모 철광산 개발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늦었지만 이제라도 대형 광산의 직접 개발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자체 개발한 전세계 광산에서 10년 안에 전체 원료의 30%를 끌어올 계획이다. 이 법인장은 과거 민간기업 지원에 그쳤던 광진공이 최근 호주에서 직접 10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공격적 투자로 돌아섰다는 점을 강조했다. 광진공은 호주 와이옹 탄광 개발에 지분 82%를 확보했고, 국내 대기업이 포기한 스프링베일 광산을 인수해 매년 1000만달러에 가까운 순익도 올리고 있다. 그는 “이전보다 상황이 열악하고 투자환경도 안 좋지만 철광석은 꾸준히 투자해야 수익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호주는 기업 중심의 경제적 논리가 지배해 국가가 자원을 좌지우지하는 카자흐스탄이나 볼리비아와는 다르다. 정부가 개입할 자원외교의 여지는 적다.”고 충고했다. 엘리스 차관은 “지난해 10월 한국을 방문했다.”면서 “에너지 안보는 호주나 한국에 모두 중요한 문제로 천연가스 등 장기적인 개발사업에 한국이 함께할 여지가 많다.”고 조언했다.1990년대 중반에야 뒤늦게 호주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은 최근 철, 유연탄, 아연 등 4개 광종에 걸쳐 23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sdoh@seoul.co.kr
  • 인도가 식량부족국가 된 까닭은

    인도가 ‘식량의 블랙홀´로 변신했다. 구조적 식량 부족 속에 수입 확대의 악순환의 늪에 빠졌다.‘세계의 곡창(倉)´으로서 식량수출은커녕 올 들어 밀 수입만 700만t에 이르고 있다.2006년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밀을 다시 수입하기 시작한 뒤 수입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인도의 경작지 넓이는 161만㎢로 미국(176만㎢)에 이어 세계 2위. 그러나 60년대 중반 이후 비약적 농업혁명의 성과를 무색게 한 농업생산성 후퇴로 최근 허덕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 인터넷뉴스로 전했다. 상황이 다급해지자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최근 “식량 부족이라는 유령을 다시 한번 추방해야 한다.”며 제2의 녹색혁명을 들고 나왔다.1968년에서 98년 사이 인도 곡물 생산량은 곱절 이상 증가하는 등 녹색혁명의 성과를 구가했다. 그러다 80년대 이후 정부가 관개시설 확장 및 농가 자금 지원, 농업연구 등을 중단하는 등 농업에 대한 관심이 줄면서 녹색혁명은 잊혀져갔다.1980년대까지만 해도 관개용수 공급을 위한 전기 사용은 무료였다. 빈민층을 위한 비료지원도 이어졌다. 그러나 뉴델리 정책대안 센터에 따르면 정부의 농가지원은 녹색혁명기에 비해 3분의1 가까이 감소한 상황이다. 기후변화도 한몫 거들었다. 미 워싱턴에 있는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기후 변화로 인한 기온과 강우량 변화로 인도 농업 생산량이 2080년까지 3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인도 농민들은 극빈층인 소작농으로 전락했다. 가족농장 크기는 줄어들고 농가 부채 때문에 농민들은 줄줄이 자살했다. 농지는 개발업자들에게 팔려 산업용 건물 부지로 모습을 바꿨다. 현재 인도 농가의 40%만이 관개시설을 갖춘 실정이다. 세계은행(WB)은 인도 농민들이 받는 농산물 도매가격이 소비자가의 5분의1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인근 국가인 태국 농민들에 비해 열악한 수준이다. 여기에 급격한 인구증가는 11억 인구를 먹여 살려야 하는 인도의 식량부족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세계은행의 남아시아 농업프로그램 담당자인 아돌프 브리지는 “인도가 현재의 생산성 위기를 극복할 수만 있다면 중요한 세계 식량공급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인도가 식량을 계속 수입한다면 국제 시장가격에 큰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주말탐방] 미술관을 움직이는 ‘그녀’들…오해와 진실

    [주말탐방] 미술관을 움직이는 ‘그녀’들…오해와 진실

    대한민국에서 ‘오해’와 ‘진실’이 아주 복잡하게 얽혀 있는 직업 하나를 꼽아보자. 힌트. 누가 뭐래도 그들은 ‘미술관의 꽃’이다. 어지간히 눈치없는 사람도 이쯤하면 무릎을 치겠다. 그들의 이름인 즉 큐레이터(curator)이다. 큐레이터가 전시장의 마스코트라는 사실에 토를 달 사람은 없다. 까만 정장 차림으로 우아하게 눈인사를 보내오는 그들의 자태는 오가는 관람객들에겐 더러 ‘로망’으로 꽂힌다. 덮어놓고 환상부터 불러일으키는 주체란 대목에서 많은 이들에게 ‘미술’과 ‘큐레이터’는 동의어로 다가간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는 얘기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해가 많다. 무엇보다 그들 세계의 실상은 화려한 이미지와는 한참 거리가 멀다는 사실! 여차하면 (미술관)벽에 못질까지 해야 하는 게 그들의 역할이다. ●밥먹듯 밤샘… 기획력 못지않게 체력도 갖춰야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 수석 큐레이터 박윤정씨. 지난 17일 ‘프랑스 디자인의 오늘’전을 개막하기까지 근 열흘동안 그는 거의 초주검 상태로 살았다. 전시가 개막되고서도 며칠동안은 연일 야근을 했으니 제시간에 끼니를 챙겨먹는 건 사치. 이번 전시를 오픈하기까지는 첫 기획에서부터 꼬박 1년이 걸렸다. 전시에 참여한 프랑스 대표 디자이너 4인을 섭외하고 그들의 어떤 작품을 들여와야 하는지 선정하는 등의 업무가 모두 그의 책임 아래 진행됐음은 말할 것도 없다.“전시가 임박하면 밥먹듯 밤샘작업을 해야 하고, 급할 땐 벽에 못도 박아야 한다는 말이 빈소리가 아니다.”는 그는 “큐레이터가 기획력 못지 않게 갖춰야 할 덕목이 체력”이라고 말했다. 소소하게 오프닝 손님맞이에 필요한 음식을 준비하는 것까지 그의 몫일 때가 많다. 작품의 위치를 일일이 정하는 건 물론이고 작품 손상을 막기 위해 전시장의 조명과 온도, 습도까지도 신경써야 한다. 말 그대로 1인 10역.“백조 가면을 쓴 ‘노가다’”라는 우스갯말이 나올 만도 하다. 큐레이터란 미술관과 박물관의 소장품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는 물론, 전시를 기획하는 전문인력을 일컫는다. 국공립미술관에서 이들은 ‘학예사’라고도 불린다. 여기서 바로 짚고 넘어가야 할 일반적인 오류. 작품판매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상업화랑에는 큐레이터가 없다. 미술관이 아닌 상업화랑에서 작품 및 전시를 관리하는 이들은 엄밀히 ‘갤러리스트’라고 구분해서 불러야 맞다. 지금의 국내 상황에서 큐레이터에게 주어진 업무는 딱히 선을 긋기가 어려울 만큼 잡다하다. 전시의 전체 얼개를 잡는 기획업무는 기본. 도록 만들기, 작가 섭외, 작품 선정, 작품을 어디에 어떻게 거는지 전시장 세팅을 하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떠맡아야 한다. ●미술관에는 큐레이터만 산다? 미술관을 찾는 사람들의 열에 아홉이 갖고 있는 ‘중대한’ 편견. 미술관에 큐레이터 말고 또 다른 명함을 가진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미술이 소수계층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빠른 속도로 보통사람들의 관심권 안으로 들어온 최근 몇년새 미술관 사람들의 업무영역도 발빠르게 다양화, 세분화하고 있는 추세”라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말이다. 전시장을 움직이는 손은 알고보면 여럿이다. 우선, 에듀케이터. 전시의 교육적 기능을 전담하는, 미술관의 빼놓을 수 없는 전문인력이다. 전시의 전체 컨셉트를 잡아 기획하는 일이 큐레이터 몫이라면, 관람객들에게 전시 작품에 대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짜는 역할몫은 에듀케이터에게 있다. 미술관을 움직이는 손은 또 있다. 관람객 편에서 보자면 누구보다 살뜰히 피부에 와닿는 도움을 주는 현장가이드. 전시장 입구에서부터 동행하며 작품정보를 자세히 들려주는 주인공은 큐레이터가 아닌, 이름하여 ‘미술품 전문해설사’다. 이들이 국내 미술관에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한국사립미술관협회 박선민 사무장은 “기존의 ‘도슨트’가 무보수 자원봉사 개념이어서 전문성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사립미술관들이 이들을 채용키로 했다.”면서 “일반 관람객들이 거부감없이 미술관 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 하는 데는 이들의 역할이 결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자칭 미술팬이라면 한번쯤 도전해볼 만한 자리이기도 하다.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사업의 하나로 정부가 예산을 지원해주는 제도라는 사실. 특별한 자격증이 필요하진 않으므로 은퇴 교사나 예술학을 전공한 미술애호가라면 미술관 채용정보를 꼬박꼬박 챙겨볼 필요가 있다. ●왜 ‘그녀’들만? 까만 정장이 유니폼? 그래도 물음표가 찍히는 몇가지. 미술관을 지키는 사람들은 어째서 열에 아홉은 여자일까. 해답은 간단하다. 홍익대 예술학과, 동덕여대 큐레이터학과, 대구 가톨릭대 예술학과 등 큐레이터의 주요 산실들에 남자 예술학도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큐레이터 하면 떠오르는 빼놓을 수 없는 이미지가 또 까만 정장이다. 정장, 그것도 검은 색을 챙겨입어야 하는 규칙은 물론 없다.“전시를 ‘문화 서비스’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하는데다 무엇보다 전시장의 작품들을 돋보이게 하려면 근무자의 복장이 튀지 않아야 하는 데 암묵적 동의가 이뤄지기 때문”이라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세상을 통째로 미술에 감염시켜라” ‘갤러리 앤 더 시티’ 도시를 통째로 ‘미술관 블랙홀’ 속으로 풍덩 빠뜨리는 게 일상의 목표인 사람들.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는 세상을 미술에 감염(?)시키는 즐거움으로 사는 여자 넷이 날마다 뭉친다. 스물아홉 살 동갑내기인 황정인 수석 큐레이터와 우선미 큐레이터, 미술품 전문해설사 조영은씨. 그리고 한살아래인 에듀케이터 윤희은씨다. “전시 시작하기 보름 전쯤이면 몸이 열이라도 모자라요. 전시 인쇄물을 만들고, 편집 디자인도 최종 점검하고, 또 디스플레이할 작품도 들여와야 하거든요.” 황 큐레이터가 홍익대 예술학과와 대학원을 거쳐 지금의 미술관에 들어온 건 2003년.‘큐레이터 밥’을 먹은 지는 햇수로 5년째다. 서울시립미술관 교양강의를 나갈 정도로 야무진 그는 “조금씩 변화하는 작가들의 세계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감지할 수 있는 즐거움, 잠재력 큰 무명작가들을 발굴해내는 재미가 큐레이터라는 직업의 최고 매력”이라며 웃는다. 미술관의 자체 전시를 기획하는 그와 호흡을 맞추는 건 동갑내기인 우선미 큐레이터. 미술경영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예술학을 공부한 우씨는 외부 기관과 연계하는 공동전시 기획을 맡는다. 이처럼 사비나미술관은 국·공립 못지 않게 체계적 인력을 구성하고 있는 곳으로 몇손가락 안에 든다. 지난해 11월 국내 사립미술관으로는 처음으로 미술품 전문 해설사를 채용하기도 했다. 그렇게 전문해설사 1호가 된 조영은씨. 영국 버밍엄 인스티튜트 오브 아트&디자인에서 시각 디자인을 전공하고 미술디자인 역사를 더 공부했다.“국립현대미술관에서 도슨트로 몇달 일하면서 일반 관람객들의 미술 궁금증을 현장에서 풀어주는 작업이 기대 이상으로 매력있었다.”는 그는 자원봉사 개념의 도슨트가 꾸준히 재교육되는 제도가 아니라는 점이 내심 안타까웠다. 그런 차에 문제를 보완한 전문해설사를 뽑는다는 공고에 반색하며 지원서를 냈다. 하지만 현장의 그녀들 눈에 미술관으로 걸음한 관객들은 다 고울까. 솔직히 꼴불견도 있다. 국사 선생님이 되려 박물관 강좌를 듣다 미술관 쪽으로 관심을 돌렸다는 에듀케이터 윤희은씨.“미술에 대한 관심을 다양한 방식으로 끌어내기 위해 영어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전시장을 그저 영어학원쯤으로 인식하는 젊은 엄마들은 보기 딱하다.”고 털어놓는다. 예술의 향취를 발견하게 하는 공간이 아니라 미술관을 아이의 체험학습장 삼는 부모들의 태도는 달라져야 한다는 데 모두가 입을 모은다. 업무 영역은 제각각이지만 이들의 희망사항은 신기하게도 닮은꼴이다. 예산부족으로 지금의 미술관들이 엄두도 못내는 작업들을 10년쯤 뒤에는 꼭 해보는 거다.“지금으로선 큐레이터들에겐 전시 목록 말고는 남는 게 없어요. 땀흘려 기획한 전시를 국내용으로 그치지 않고 해외 교류전으로도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또 국내 작가들과 작품자료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연구소도 운영했으면 좋겠고….” 황 큐레이터의 욕심이 끝날 것 같지가 않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인권 블랙홀’ 폐쇄론 힘실린다

    ‘인권 블랙홀’ 폐쇄론 힘실린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12일(현지시간)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된 알 카에다 및 탈레반 무장세력 등 외국인 테러 혐의자 270명도 미 헌법이 보장한 인권을 누려야 한다고 판결했다. 즉 지금처럼 관타나모에 설치된 특별군사법정이 아닌 민간법정에서 재판받는 것을 가리킨다. 이에 따라 ‘인권 블랙홀’로 불리는 수용소 폐쇄론도 더욱 힘을 얻을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BBC 등 외신들은 이날 대법원 판사들이 5대4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번 판결은 수감자들이 미 행정부를 상대로 영장발부에 따라 인신구속 절차를 밟아달라며 재판을 신청해 이뤄졌다. 그러나 유럽 순방 중 이탈리아를 방문한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반대를 표시한 소수의견에 동의한다고 반발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대법원은 2004년과 2006년에도 쿠바 남동부 미 해군기지 관타나모 수용소에 갇힌 외국인 포로들이 혐의가 적용되지 않은 채 무기한 수용되는 데 대해 제동을 걸었다.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은 판결에 대해 “헌법과 법률은 피고들이 강압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도록 고안된 제도로, 특히 어떤 기이한 상황에서도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관타나모 수용소에 길게는 6년간 억류된 포로들은 합당한 처우를 해달라는 목청을 높이게 됐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부인함에 따라 즉각적인 조치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양당의 대선 후보들 견해도 엇갈렸다. 민주당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법치국가로서의 기틀을 다시 다잡는 데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반면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포로들은 불법적 전투원으로, 미국 시민도 아닌데 인신보호권을 보장할 필요는 없다.”며 부시에 동조했다. 그동안 관타나모 포로 수용소는 ‘물 고문(water boarding)’ 등 갖가지 신문기법이 자행돼 국제적으로 악명이 높았다. 특히 유엔과 유럽연합(EU)은 줄곧 폐쇄를 촉구해 왔다. 미국의 최대 동맹국인 영국마저 옛 소련의 강제 노동수용소 굴락(Gulag)에 빗대 비판하기도 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위안화 절상’ 두고 中·美 내주 또 격돌

    미국의 ‘창’과 중국의 ‘방패’가 다시 격돌한다. 다음주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열리는 미·중 ‘4차 경제전략 대화’의 ‘기싸움’이 벌써부터 뜨겁다.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의 압력 등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보호무역 분위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미국의 태도가 더 공세적으로 되고 있는 탓이다. 최대 쟁점은 위안화 절상 문제다. 블룸버그 통신은 10일(이하 현지시간)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이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강하게 요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폴슨은 이날 워싱턴의 카네기국제평화센터에서 “중국과의 통상관계에 깊이 개입하는 전략을 추구할 것이며 위안화 절상 속도를 높이도록 압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빠른 경제 성장에 걸맞은 균형잡힌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집요하게 요구해왔던 금융시장 개방 확대 문제도 다시 거론할 예정이다. 에너지 ‘블랙홀’ 중국이 연료보조금 지급으로 전세계 석유 대란을 부추긴 점도 바로잡겠다고 했다. 그러나 AP통신은 “폴슨의 이런 전략이 제대로 먹히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안화 절상은 해외 투기자본을 흡수해 바닥난 중국 증시 체력에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높은 탓도 있다. 금융시장 개방 확대 문제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엄청난 손실을 낸 월가의 ‘부실 금융 노하우’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면 미국도 할말이 없는 상황이다. 연료보조금 철폐도 당장은 쉽지 않다. 중국은 강진으로 인한 민심 동요를 우려해 연료 보조금을 확대했다.AP통신은 “미국의 의도와는 반대로 가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의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11일 기명 칼럼에서 “미국이 달러 약세를 용인해 그간 (중국의) 성장을 부추겨왔지만 더 이상 중국 등 아시아 교역국에게 이런 방침은 안 먹힐 것”이라고 지적했다.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1일 TV 하이라이트]

    ●영상앨범 산(KBS1 오전 7시) 경기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연인산은 매발톱, 현호색, 너도바람꽃 등 희귀 야생화와 철쭉 군락지로 유명하다. 또한 연인능선을 타고 정상에 올라 다시 명지산으로 이어지는 종주코스는 주변 산들의 웅장한 산세까지 볼 수 있어 더욱 인기있는 코스이다.70년대 우리나라에 요들을 알리고 붐을 일으킨 가수 김홍철과 동행한다.●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20분) 지난 2002년 9월,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에서 발견된 미라가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살아있는 것 같아 보이는 머리카락과 탄력있는 피부. 모든 것이 훌륭하게 보존되어 있는 이 미라가 주목받은 가장 큰 이유는 자궁 안에 있는 아기 때문이다. 첨단과학을 통해 복원된 440년 전 조선시대 엄마와 아기가 공개된다.●엄마가 뿔났다(KBS2 오후 7시55분) 친구들과 냉면을 먹으러 갔던 충복은 최영감이 여자친구를 소개시켜 주겠다고 하자 뿌리치고 나가버리지만 억지로 잡혀 들어와 자리하게 된다. 한편 상견례에서 돌아오는 길에 차가 주저앉자 영수가 차를 바꿔 주겠다고 하지만 일석은 할아버지 때부터 타온 차를 버린다는 건 할아버지를 버리는 것 같다며 싫다고 한다.●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1821년 창백한 얼굴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프랑스의 한 영웅. 그는 바로 프랑스의 위대한 통치자 나폴레옹이었다. 화려했던 생전의 삶과는 대조적으로 초라했던 그의 죽음. 아직도 그의 죽음을 둘러싼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데…. 과연 누가 왜 나폴레옹을 죽였는가?●굿모닝 세상은 지금(SBS 오전 7시35분) 자녀에게 기대지 않고 부부 둘이서 여생을 즐기는 실버세대, 통크족(Two Only No Kids). 꼭 경제적인 여유보다도 자녀에게 의존하지 않고, 부부가 노후 생활의 주역이 되는 심리적 독립도 중요하다. 여행, 레저 등을 즐기며 제2의 인생을 사는 노부부와 이들을 타깃으로 한 실버마케팅 열풍을 살펴본다.●행복합니다(SBS 오후 8시50분) 할머니가 손자며느리 서윤에게 안 여사와 시아버지 철곤의 결혼날짜를 음력 6월15일로 잡았으니 준수와 둘이서 준비를 하라고 하자, 준수는 아직 때가 아니라며 만류한다. 그러나 할머니는 이것저것 따져 미룬 게 20년이라면서 이번만은 미룰 수 없다고 서윤에게 타이르고, 서윤 역시 할머니 말에 동의한다.●희망풍경(EBS 오전 6시) 천재 드러머 김응윤씨는 1992년에서 2002년까지 10년간 국내 최고의 헤비메탈 밴드 ‘블랙홀’에서 드러머를 맡았던 정신지체 3급의 장애인이다. 블랙홀의 리더 주상균에게 스카우트되면서 10여년을 프로밴드에서 활동하게 됐다. 하지만 프로밴드의 날마다 이어지는 연습과 공연을 버텨내지 못하고 종적을 감추고 마는데….●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5시30분) 세계 패션계에 친환경 의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친환경 패션 붐은 환경오염 개선과 더불어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에도 영향을 준다. 각국의 기업과 환경단체들이 개발도상국의 유기농 목화생산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 그린 패션에 대해 알아본다.
  • [고유가쇼크 비상구 없나](중)상승 어디까지

    [고유가쇼크 비상구 없나](중)상승 어디까지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나들면서 3차 오일쇼크 논쟁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지금의 유가 급등세가 근본적인 공급 부족에 기인한 것인 만큼 3차 오일쇼크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힘을 얻는 양상이다.“수급 불안에 의한 첫 에너지 쇼크를 경험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하지만 달러 약세를 틈탄 투기세력의 기승이 국제유가 교란의 주범이라는 반론도 여전하다. 하반기 세계 경기가 둔화되면 투기요인이 빠질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유가 급등세가 진정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논쟁이 격화되면서 석유자원이 바닥을 드러낼 날이 머지않았다는 ‘피크 오일(Peak Oil)론’과 고갈론도 다시 꿈틀댄다. ●신중론·위기론 ‘팽팽´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을 때만 해도 투기세력에 의한 버블론이 우세했다. 하지만 지금은 양상이 사뭇 다르다. 2005년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를 족집게 예언했던 골드만삭스는 “늦어도 2년 안에 유가가 2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며 ‘슈퍼 스파이크론(유가 초강세)’을 다시 들고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인도 등 신흥 개발도상국의 석유 소비가 블랙홀처럼 늘어나는 반면 주요 산유국들의 정정 불안과 증산 여력 한계 등으로 공급은 달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4월 들어 달러화 약세가 진정됐음에도 국제유가가 계속 치솟는 점도 버블이 아님을 뒷받침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은 버블론을 고수한다. 유가 급등세의 40%는 투기요인이라는 주장이다. 헤지펀드 투자자 조지 소로스도 “지금의 유가는 거품”이라며 “달러화 약세에 따른 안전자산 확보 수요와 투기세력이 유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버블론을 주장하는 측은 “중국, 인도 등의 석유 수요가 늘어도 미국 등 선진국 경기가 하반기부터 둔화되면 (수요 감소로)투기요인이 약화될 것”이라고 낙관한다. 환율 변화에 따른 실질 구매력 증가도 3차 오일쇼크 가능성을 낮춘다고 지적한다. 2003년에는 유로화 가치가 달러화와 비슷했으나 지금은 60%가량 강세다. 달러화 표시 석유자산 구매력이 높아져 그만큼 유가 상승분을 흡수한다는 주장이다. ●석유고갈론도 고개 그렇다면 세계 석유자원은 얼마나 될까. 미국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는 4조 8200억배럴이라고 추산한다. 정확한 통계를 내기란 불가능하지만 전 세계에서 확인된 원유 매장량은 2006년 현재 1조 2000억배럴이다. 피크 오일론을 집요하게 제기하는 허버트학파(1956년 피크 오일 개념을 처음 도입한 미국의 지질학자 킹 허버트에서 따온 이름)는 현재 연간 생산량이 300억배럴인 점을 들어 앞으로 채굴 가능한 연수(가채연수)가 40년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확인 매장량 외에 기술 발달 등에 따른 추가 채굴과 아직 발견하지 못한 매장량까지 합하면 가채 매장량이 2조 6000억배럴이라고 제시한다. CERA는 이미 생산된 1조여배럴을 빼고도 아직 3조 7400억배럴이 남아 있다고 주장한다. 구자권 한국석유공사 해외조사팀장은 “누구도 석유고갈 시점을 점치기는 어렵지만 과거 수십년 동안 가채연수가 40년에 머물렀던 점은 곱씹어볼 문제”라며 “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심해저 등 오지 유전개발이 기술 및 장비 발달로 가능해졌고 오일샌드(Oil Sand) 등 비통상석유도 상업화 단계에 이르렀다.”고 상기시켰다. 이문배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시장분석실장은 “가격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는 이미 3차 오일쇼크 단계에 진입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 실장은 그러나 “우리 경제의 석유 의존도가 40%로 떨어지는 등 경제여건 변화까지 감안하면 두바이유 가격이 하반기에 배럴당 125∼130달러까지 가더라도 경제 전반에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도 “3차 오일쇼크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관측했다. 도이체방크는 3차 오일쇼크 잣대로 WTI 기준 배럴당 150달러를 제시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이승환 “한 시민으로 촛불시위에 나왔다”

    이승환 “한 시민으로 촛불시위에 나왔다”

    가수 이승환이 지난 17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문화제’에 깜짝 등장해 4만여 시민들과 뜻을 함께 했다. 당일 참가 여부를 모르고 있었던 주최 측마저 놀라게 한 이승환은 마이크를 움켜 쥔 채 “가수이기 전에 시민의 한 사람으로 여기까지 오게 됐다. 내 가족, 친구, 이웃이 걱정돼 무대에 섰다.”며 참여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이승환은 히트곡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을 부른 뒤 “제 조그마한 노랫소리가 여러분께 큰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해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이날은 이승환 외에도 가수 김장훈, 윤도현 밴드, 블랙홀, 트랜스 픽션, 배우 김부선 등 연예인들이 대거 참석해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록밴드 트랜스픽션은 “우리가 먹는 음식은 무엇인지 알고 안전한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영화 ‘즐거운 인생’의 OST ‘터질꺼야’ 를 불렀다. 또한 배우 김부선은 “한국 정부는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모르겠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미니 홈피를 통해 집회 참여 의사를 밝힌 가수 김장훈은 “걱정 했던 것과 달리 아름답게 행사가 진행돼 다행”이라며 “가수로서 노래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며 ‘소나기’와 ‘난 남자다’’, ‘사노라면’을 열창했다. 오후 7시부터 4시간이 넘게 진행된 집회에는 4만 여명의 촛불을 든 인파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지만 경찰과의 충돌 없이 평화적인 집회로 마무리 됐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 사진=조민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네이버 영업이익 1275억… 2위 다음의 15배↑

    네이버 영업이익 1275억… 2위 다음의 15배↑

    국내 인터넷포털 시장에서 ‘네이버’의 독주체제가 고착화된 가운데 2위 이하 사업자들과의 격차가 올들어 더욱 크게 벌어졌다.1차적으로는 ‘승자독식’(Winner Takes All)의 원칙이 지배하는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네이버가 탁월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압도한 결과다. 하지만 한쪽으로의 쏠림현상이 도에 지나쳐 장기적으로 국내 인터넷서비스 산업 기반 전체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올 1·4분기에 295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9% 늘었다. 업계 2위인 다음커뮤니케이션도 63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7% 증가했지만 NHN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지난해 1분기 3.6배였던 매출격차가 올해에는 4.6배가 됐다. ●시장점유율 76%… 메일·쇼핑등 쏠림현상 ‘가속´ 수익성 차이는 더욱 크다.NHN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275억원으로 전년보다 48.8% 늘어난 반면 다음은 87억원으로 오히려 11.2% 감소했다.NHN의 15분의1 수준이다. 국내 인터넷 이용자들이 네이버에 접속해 있는 시간은 하루 평균 42분37초에 이른다. 지난 3월 순위조사 기관 랭키닷컴이 파악한 결과다. 이를 기준으로 할 때 네이버의 시장 점유율은 76%에 이른다.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제조업·서비스업 등 국내 어떤 업계에도 이 만큼의 1위 점유율은 존재하지 않는다. 각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현대자동차와 SK텔레콤도 시장점유율이 각각 50% 수준이다. 검색, 뉴스, 메일, 블로그, 카페, 쇼핑 등 네이버로의 수렴성이 갈수록 확대돼온 결과다. 주변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을 연상시킨다. 업계는 지난해 처음 1조원을 넘어선 인터넷 광고시장이 2010년에는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그 수혜가 네이버, 그리고 네이버에 한참 뒤처지는 몇몇 포털사이트로 집중돼 중소 후발업체들이 한번 꽃을 피워볼 기회조차 갖지 못하게 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 8일 NHN 등의 불공정거래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대형 사업자들이 막강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하위 사업자들을 옥죄는 불공정 관행이 국내 인터넷 비즈니스에 일반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우려했다. ●국내 인터넷서비스산업 기반약화 우려 황용석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그동안 인터넷 사업체가 늘고 전체 시장규모도 커졌지만 선발 사업자들의 장벽 때문에 그에 걸맞게 시장과 서비스가 다양해지지는 못했다.”면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공유(共有)’를 통해 전체 시장을 키우려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PGA]‘우즈 대항마’ 가르시아, 3년만에 우승컵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자신의 전성기를 활짝 꽃피우기 시작할 무렵 세계 골프팬들의 또 다른 관심사는 ‘대항마’에 있었다. 수많은 선수들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은 건 세르히오 가르시아(28·스페인)였다.19세이던 1999년 프로에 데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바이런넬슨클래식에서 우즈와 우승을 다퉜고 이듬해엔 이벤트대회인 ‘빅혼의 결투’에서 우즈에 1홀차로 승리했던 터였다. 2001∼05년 유럽과 미국을 오가며 모두 16개의 우승컵을 수집했지만 그걸로 끝이었다.2005년 6월 PGA 투어 부즈앨런클래식을 끝으로 가르시아는 기나긴 우승 가뭄에 들어갔다. 정상에 오른 선수들의 필수 항목인 퍼트가 문제였다. 한 차례도 정상을 밟지 못한 메이저 문턱에서 번번이 넘어진 것도 퍼트 때문이었다. 그러나 PGA 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 마지막날 가르시아는 달랐다.3라운드까지 시도한 퍼트수는 96개에 달했지만 이날은 수차례의 파퍼트를 줄줄이 떨궈 흐름을 자신에게 돌린 뒤 결국 승부를 연장까지 몰고 갔다.‘작은 황제의 부활’을 알리는 서곡이었다. 가르시아가 12일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7220야드)에서 끝난 대회 마지막날 짜릿한 연장 역전극을 펼치며 3년 만에 투어 정상을 밟았다.43세의 베테랑 폴 고이도스(미국)와 5언더파 283타 동타를 이룬 뒤 승리를 거둔 건 ‘마의 블랙홀’로 불린 17번홀(파3). 대회 사상 21년 만에 열린 연장전. 또 연장 승부가 처음으로 펼쳐진 17번홀에서 고이도스는 티샷을 물에 빠뜨린 반면, 가르시아는 핀 1.2m 거리에 붙인 공을 2퍼트로 파 세이브, 지루했던 우승의 갈증을 풀어냈다. 가르시아는 “고이도스의 18번홀 보기가 내게는 행운이었다.”면서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우즈에게 감사한다.”는 익살도 잊지 않았다, 어니 엘스(남아공)가 1오버파 289타 공동 6위. 타이틀 방어에 나선 필 미켈슨(미국)은 합계 4오버파 292타로 공동 21위까지 밀려났고, 앤서니 김(23·나이키골프)은 공동 42위(7오버파 295타)로 대회를 마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앤서니 김, 3R서 7오버파

    ‘라이언’ 앤서니 김(23·나이키골프)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주 연속 우승의 야망이 ‘마의 블랙홀’에 빨려든 뒤 사라졌다. 앤서니 김은 11일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7220야드)에서 벌어진 PGA 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7오버파 79타로 무너져 공동 34위(3오버파 219타)로 밀려났다.2라운드까지 선두에 2타차 5위를 달려 강력한 우승 후보로 나섰던 앤서니 김은 7언더파 209타로 단독 1위로 올라선 폴 고이도스(미국)에 무려 10타차나 뒤져 사실상 우승권에서 탈락,2주 연속의 꿈도 날아갔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씨줄날줄] 두뇌유출 지수/구본영 논설위원

    대서양국가 아일랜드는 의외로 한국과 공통점이 많다. 국토가 북아일랜드와 분단돼 있는 데다 경제도 급성장했다. 무엇보다 ‘공룡 이웃’을 둔 게 공통점이다. 우리가 중국·일본을 옆에 둔 대가를 치렀듯이 아일랜드도 700년간이나 영국의 지배를 받았다. 그런 아일랜드의 최근 변화상은 상전벽해다. 아일랜드 문화의 상징인 선술집 ‘아이리시 펍(Irish pub)이 사라지고 있는 게 대표적. 외신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이런 선술집 1000여개가 문을 닫고 그 자리에 고급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고 있다. 급속한 경제성장 덕분이다. 하기야 지난 100년간 진짜 선진국에 진입한 나라는 일본·아일랜드밖에 없다지 않은가. 그러나 양국은 최근 인재 유치에 관한 한 다른 궤적을 그리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 따르면, 한국의 두뇌유출(Brain Drain) 지수는 1995년 7.53에서 2006년 4.91로 하락했다. 지수가 0이면 완전 두뇌유출을 뜻한다. 고급 인력에게 기회의 땅이었던 한국이 인재 유출국으로 바뀐 셈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아일랜드는 두뇌유출 지수가 2.62에서 8.14로 급반전했다. 인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된 것이다.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2005년 세계 11위에서 2007년 13위로 떨어졌다. 며칠 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분석해 내놓은 결과다. 우리가 두 단계 내려앉은 자리를 러시아와 인도가 차지했다. 근래 브레인 게인(Brain gain·두뇌 유입) 현상을 보이는 나라들이다. 구소련 붕괴 때 300만명의 인력 유출을 경험했던 러시아는 최근 IT분야의 임금이 뛰자 유턴 현상이 생기고 있다. 미국 실리콘 벨리로 떠났던 인도 인재들도 귀향 붐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인 대상의 한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8명이 ‘기회가 오면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응답했단다. 경제가 좋아지면 인재가 모여들기 마련이지만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를 따질 계제는 아닌 듯싶다. 고급 인력의 유출은 미래 성장동력의 잠식을 뜻한다. 이명박 정부는 국정목표인 선진국 진입을 위해 특단의 인재 유치 전략부터 마련해야 할 것 같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사모펀드 글로벌자금 빨아들인다

    용틀임하는 사모펀드의 기세가 무섭다. 사모펀드들은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세계은행 산하기구인 국제금융공사(IFC) 등 국제 금융기구들의 공적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지구촌 금융시장의 ‘블랙홀’이 되고 있는 셈이다. 2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ADB의 사모펀드 투자는 2003년 이후 크게 늘어나 현재 40여개 펀드에 지분을 갖고 있다. 주식투자 자금 13억달러(약 1조 2954억원) 가운데 6억 5000만달러를 사모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투자액의 절반 이상이 고도성장을 질주하는 아시아 신형 엔진인 중국과 인도에 투자됐다. ADB 내부에서 ‘묻지마 투자’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사모펀드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IFC도 150개 사모펀드에 총 15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사모펀드들은 막강한 자금력으로 바탕으로 세계 인수합병(M&A)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실제로 칼라일, 블랙스톤 등 미국 11대 메이저 사모펀드는 경쟁을 피하고 공동으로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M&A시장을 호령하고 있다. 괄목할 성장세를 보이며 봄날을 맞고 있는 사모펀드업계는 앞으로도 성장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2012년엔 총자산규모가 1조 4000억∼2조 6000억달러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케네스 루이스 최고경영자는 “대형 M&A 등 사모펀드업계의 계약이 약화되지 않는 한 수년간 시장 확대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제금융시장의 경쟁 심화로 수익률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높은 수익을 좇는 사모펀드의 인기가 높다.”고 분석했다. 임병철 신한FSB연구소장도 “지난 30년 동안 사모펀드의 수익률은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기 때문에 자금운영자에게 매우 매력적인 펀드”라며 “시장규모는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사모펀드 소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주식, 채권, 부동산, 부실채권, 기업경영권 등에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한다. 헤지펀드와 PEF(Private Equity Fund)로 나눠지며 KKR, 뉴브리지캐피털, 트라신다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미국 2위의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의 공동설립자 피터 피터슨과 스티브 슈워츠먼은 지난해 기업공개로 25억 5720만달러의 대박을 맞았다.
  • [부고]‘블랙홀’ 용어 지어낸 美물리학자 휠러 사망

    [부고]‘블랙홀’ 용어 지어낸 美물리학자 휠러 사망

    ‘블랙홀’이란 용어를 처음 쓴 미국의 물리학자 존 A 휠러가 13일(이하 현지시간) 숨졌다.97세. 그의 딸 앨리슨은 14일 뉴욕타임스(NYT)에 “아버지가 뉴저지 하이츠타운 집에서 13일 아침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앨버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뒷받침하는, 가장 뛰어난 물리학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휠러는 다우주론(우주는 하나가 아니라, 무한히 존재한다는 가설)을 내세운 독창적 이론가로 잘 알려졌다.1939년 덴마크 출신의 닐스 보어(1885∼1962)와 함께 핵분열 이론을 만들기도 했다. 특히 그는 미 항공우주국(NASA) 토론회에서 이전 반세기 동안 ‘깜깜한 별’ ‘동결된 별’(Frozen Star)로 불리던 천체에 대해 블랙홀이라는 용어를 등장시켜 눈길을 끌었으며, 이는 오늘날 우주뿐 아니라 각 부문에서 인용되고 있다. 이런저런 비유로 물리학을 명쾌하게 설명해 유명해진 그에게는 ‘시인을 위한 물리학자’라는 별칭이 따라다녔다. 21세 때 프린스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따낸 휠러는 27세였던 1938년 이 대학의 교수가 되면서 아인슈타인과 양자물리학 논쟁을 벌일 정도로 일찌감치 명성을 쌓았다. 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우주철학자인 맥스 테그마크 교수는 “나에게 휠러 박사는 마지막 남은 신화적 존재였으며,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물리학의 슈퍼영웅이었다.”고 기렸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경찰 지구대는 초동수사 ‘블랙홀’

    흉기를 든 용의자 이씨와 초등학교 3학년 강모(10)양. 무차별로 폭행하고 억지로 끌고가려는 모습. 지난 26일 고양시 대화동 S아파트 폐쇄회로(CC)TV에 찍힌 장면이다. 누가 봐도 명백한 초등생 납치미수사건이지만 출동한 일산서 대화지구대 경찰 2명은 ‘취객이 어린이를 때린 단순폭행 사건’으로 보고했다. 강력팀이 맡아야 할 사건은 폭력팀에 배정됐고, 수사는 4일 뒤에야 시작됐다. 꼭 한 달 전인 2월26일. 서울 창전동 K아파트에 마포서 서강지구대 경찰 2명이 김연숙(45·여)씨 등 네 모녀가 8일째 모습을 감춘 현장을 찾았다. 유리와 전등갓이 깨져 있고 핏자국도 있었지만 이들은 “어디갔지, 여행갔나.”라며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수사는 6일 뒤 시작됐다. 이번에도 역시 총체적 부실 수사의 발단은 ‘경찰의 촉수(觸手)’인 지구대에서 시작됐다. 모든 112 범죄신고는 전국 각지의 지구대로 퍼진다. 국민은 지구대를 언제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수사기관’으로 인식하지만, 정작 경찰관들은 지구대를 한 동안 쉬었다가는 곳으로 여길 뿐이다. 현행 지구대 체제는 파출소 3∼5곳에 분산돼 있는 경찰력을 지구대로 집중시켜 날로 횡포화·광역화되는 범죄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2003년 10월 출범했다. 하지만 경찰 지구대와 수사팀은 따로 놀았다. 한진희 서울경찰청장은 “국민은 수사 형사나 지구대 직원이나 똑같은 경찰로 보는데 지구대와 경찰서는 유기적이지 못해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경찰은 2005년 수사 형사는 수사 부서에서만 일하게 하는 동시에 그에 걸맞은 수당과 승진을 보장하는 수사경과제를 도입했다. 기피 부서로 전락한 수사부서를 ‘경찰의 꽃’으로 다시 일으키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수사 일선에서 멀어진 경찰들만 지구대로 가게 되는 부작용이 나왔다. 강력 범죄 실적 평가에서도 지구대 경찰은 빠졌다. 일선서의 한 강력팀 형사는 “초동수사에서 성과를 내도 지구대원에게 돌아가는 게 없으니 대충 사실관계만 파악해 경찰서 형사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책임을 떠넘기기 일쑤다. 지구대는 편하게 쉬다 오는 곳이라는 인식만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발생 사건을 두려워하는 관행과 상관에 대한 보고를 부담스러워하는 안이한 태도도 문제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최근 법무부장관이 ‘범죄 검거율이 떨어져 치안이 문제’라고 발언했는데, 실적·통계 위주로 치안을 평가하는 정부의 인식이 일선 경찰에게 범죄 발생 자체를 두려워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지구대 경찰이 출동·구호·보고·감식 등 현장 매뉴얼대로만 움직이도록 수뇌부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남대 경찰행정학과 이창무 교수는 “경찰 수뇌부는 조직 추스르기는 뒷전이고 ‘체포전담반’을 운영하는 등 정치권에 잘 보이기 위한 집회 대책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NASA, 최대크기의 은하 사진 공개

    NASA, 최대크기의 은하 사진 공개

    최근 NASA(미국 우주항공국)는 허블우주망원경에 의해 포착된 보다 선명한 화상의 은하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공개된 은하 사진은 우주 최대 크기의 은하들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솜브레로 은하(Sombrero Galaxy M104). 지금까지 공개된 역대 솜브레로 은하 사진들 중 가장 세밀하고 선명하다는 평을 얻고있다. NASA는 업그레이드 된 기술력으로 허블 우주망원경 기록보관소에 있는 화상 데이터를 재가공했으며 그 결과 희뿌옇게만 보여왔던 은하의 중심부가 보다 뚜렷하고 환해졌다. 따라서 솜브레로 은하 중심부 초대형 질량의 블랙홀과 빠른 속도로 운동하는 중심부근의 별들을 관찰하는데 있어 보다 유용한 데이터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지구에서 약 28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솜브레로 은하는 처녀자리 은하 남단에 위치한 최대 크기의 은하 중 하나로 직경 약 5만 광년의 크기를 가졌다. 은하 주변의 고리는 빛을 차단할 수 있는 먼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볼록하게 나온 중심부와 주변의 고리가 멕시코 모자인 ‘솜브레로’ 처럼 생겨 솜브레로 은하라는 이름이 붙었다. 사진=apod.nasa.gov(사진 위는 이번에 공개된 솜브레로 은하·아래는 지난 2003년에 공개된 은하의 모습)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새로운 지구를 위한 에너지 디자인/바츨라프 스밀 지음

    새로운 지구를 위한 에너지 디자인/바츨라프 스밀 지음

    명제 하나, 에너지는 전쟁이다! 화석 에너지 보유국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전 지구적 화약고가 됐고, 국가간 에너지 확보 노력은 첩보전이자 전면전 양상을 띠고 있다.1970년 이후 거듭돼 온 중동전쟁,80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91년 걸프전,2003년 이라크전 등은 현대 문명을 탄생시킨 석유가 ‘문명의 파괴자’가 된 현실을 보여준다. 명제 둘, 에너지는 패권이다! 연료와 전력이 끊이지 않아야 굴러가는 고(高)소비형 사회는 막대한 에너지를 국가와 개인이 맞물려 돌리는 권력의 톱니바퀴 틈마다 윤활유로 뿌려댔다. 미국 부시가(家)와 에너지기업 및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밀월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석유를 무기화해 서구 선진국과 생존게임을 벌이고 있고,‘배고픈 블랙홀’ 중국과 인도는 경제대국 꿈을 향해 에너지 확보 전쟁의 한복판에서 무한질주를 하고 있다. ●에너지 사용패턴 허와실 분석 문명이란 반쪽의 얼굴과 전쟁과 패권이란 또 다른 반쪽의 얼굴.‘새로운 지구를 위한 에너지 디자인’(바츨라프 스밀 지음, 허은녕 등 옮김, 창비 펴냄)은 에너지의 ‘아수라’(만화영화 ‘마징가제트’에 나오는 두 얼굴의 백작)적 얼굴을 탐색하며 지난 1세기 동안 전 세계가 그려온 에너지 그랜드 디자인(에너지 사용 패턴과 에너지 선택과정)의 허실을 분석한다. 책 전반을 관통하는 시각은 비관론이다. 세계 각국은 에너지 디자인을 통해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왔지만 결과는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는 인식이다. 학자로서의 전 생애를 에너지 연구에 바친 저자 바츨라프 스밀(캐나다 매니토바대 환경학부 특훈교수)은 풍부한 실증자료를 바탕으로 에너지 예측이 어떻게 어긋났는지,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과학적 노력들이 어떻게 실패했는지 하나하나 드러낸다. 대개 비슷하고 뻔한 결론(근본적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을 향해 달리는 에너지·환경·생태 관련 서적의 논지는 ‘그래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부각되지만, 저자는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를 정치·경제·환경·식량·인구 문제를 망라한 방대한 학제연구로 설득하고 있다. 에너지와 환경위기를 다룬 고만고만한 책들 속에서 이 책이 돋보이는 이유다. 저자는 “과거 100년 이상에 걸친 에너지 문제 관련 예측들은 몇 가지 유명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모두 명백한 실패의 기록”이라고 단언한다.‘비례 함수’라고 굳건히 믿어져온 에너지 사용량과 경제발전 수준은 어떤 계량적 비례관계도 나타내지 않았고,1차 에너지 총공급과 국내총생산 사이에도 규범적 결론을 도출할 수 없었으며, 삶의 질을 담보하려면 어느 정도의 에너지가 필요한지도 확인된 바 없다는 것이다. 실패한 예측들도 제시했다. 마오쩌둥 당시보다 개혁·개방을 택한 덩샤오핑 시대에 중국 경제의 에너지 집약도가 높아질 것이라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약 40% 감소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의 에너지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 점쳤지만 결과는 예상치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전력기구와 연료기관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연구는 발전을 거듭했지만 에너지 소비량이 동반 감소하지 않았음은 명백한 수치로 입증됐다. ● “에너지 디자인 새 대안 필요” 저자는 “거듭된 실패는 근본적인 새 출발을 요청한다.”고 말한다.▲수력, 바이오매스, 풍력, 태양열·광, 수소, 원자력 등 비화석 에너지로의 전이 ▲낮은 에너지 효율과 밀도를 높이기 위한 집중 및 저장 기술 개발 등의 기술적 대안도 제시한다. 반면 저자의 핵심 메시지는 의외로 단순하다. 에너지와 관련한 지배적 관습과 태도의 변화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현재 또는 미래의 에너지 전환 비용을 정량화하는 방법은 아무리 세심하게 고안해도 한계가 있다.”면서 ‘도덕적 각성’을 주문한다.“고소득 국가에서 미래의 에너지 사용 행태를 결정하는 것이 도덕의 문제이지 기술이나 경제의 문제가 아니란 사실”을 각종 연구가 증명했다는 것이다.▲고소득 국가는 1인당 에너지 사용량 최소 25∼30% 감소 ▲소비수준을 한 세대 전으로 되돌려 환경파괴 축소 ▲소비의 세계적 평등성 증가 등 도덕적 실천 방식도 내놓는다. 허무한 듯한 결론이 거의 유일한 대안일 수밖에 없을 만큼 현실전망은 밝지 않다. 하여 결론적 명제, 에너지는 도덕이다! 3만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밀가루값 또 인상 ‘초읽기’

    장바구니 물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밀가루값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관련 업계는 폭등하는 국제 곡물가 추이를 지켜 보면서 언제, 어느 정도 올릴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11일 A사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폭등하기 시작한 밀 가격이 이달들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뛰고 있다.”면서 “긴축경영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인상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국제 평균 밀 가격(해상운임이 제외된 순수 밀값)은 지난해 9월부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1월 t당 200달러이던 밀값은 9월 390달러로 배 가까이 뛰었다.12월엔 550달러, 올 2월엔 600달러로 뜀박질을 계속했다. B사 관계자는 “1분기까지 강보합세를 유지하다 미국의 밀이 수확되는 오는 5월부터는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으나 지금은 전망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현재의 시장은 아무도 경험해 보지 못한 예측 불허의 시장”이라고 말했다. 밀의 재고량이 바닥 수준인 상황에서 중국, 인도 등이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데다 투기펀드까지 개입해 밀값이 비정상적으로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밀가루 제조사들은 주요 고객인 과자·빵·라면 생산업체와 협의 시점을 저울질하는 등 사실상 인상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한 관계자는 “물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숙고하고 있지만 인상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밝혔다. 한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2월 밀가루 제품가격을 24∼34% 인상했었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2008 글로벌 이슈] (10) 신흥시장, 세계경제침체 구할까

    [2008 글로벌 이슈] (10) 신흥시장, 세계경제침체 구할까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이 지구촌 경제에서 차지하는 몫은 올해 더욱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신흥시장은 침체된 선진국 시장을 대체하며 올해에도 세계경제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신흥시장은 이미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사태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씨티그룹 등 세계적 금융기업들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지난 9일 2008년 ‘세계경제 전망’보고서를 통해 “신흥시장이 세계경제 침체를 흡수하고 경기둔화를 완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경제는 3.6% 성장한 것으로 추정됐다. 올 세계경제는 지난해보다 다소 둔화된 3.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성장률은 2.0%, 유럽연합(EU)은 2.1%로 점쳐졌다. 반면 신흥시장은 7.1∼7.4%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신흥시장 가운데 친디아(중국+인도)가 가장 주목을 끌고 있다. 세계경제의 신형 엔진으로 투자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지난 6년간 평균 9% 성장을 달성했다. 올 성장률도 최소 7.8%로 예상된다. 인도는 내수 기반이 탄탄해 서브프라임사태 등 외부변수에 따른 충격이 크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인도 증시도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하반기 세계적인 조정국면 속에서도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률을 안겼다. 중국은 욱일승천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2005년부터 3년간 11%대의 경제성장을 달성했다. 특히 세계무역기구(WTO) 가입후 중국의 무역성장 속도는 세계 평균의 3배나 됐다. 올해도 10.8%의 성장이 예상된다. 중국은 정부정책의 일관성, 높은 제조업 경쟁력, 정부의 물가관리 능력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러시아는 경제성장의 고공행진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7.6%에 달했다. 올해도 최소한 6.5%의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보인다. 고유가에 따른 넘치는 오일머니를 성장엔진으로 9년째 플러스 성장을 하고 있다. 중남미 최대 경제대국인 브라질은 올 경제성장률이 4.5%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대출 증가, 내수시장 강화, 고용 확대 등에 힘입어서다. 원자재 가격의 급등은 브라질 경제의 성장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브라질 경제가 앞으로 3년간은 4∼5%의 실질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흥시장의 이같은 성장세는 서브프라임 사태의 완충 역할을 하며 장기적으로 미국발 글로벌 악재를 해결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新 인디아 리포트] (5) 인도공략 한국인 3인 릴레이인터뷰

    [新 인디아 리포트] (5) 인도공략 한국인 3인 릴레이인터뷰

    인도 경제가 무섭게 뛰고 있다. 제2의 중국으로 불리며 세계 소프트웨어산업의 블랙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11억 인도 시장의 구매력도 무궁무진해 세계 주요 기업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교포 중소기업사장으로부터 인도 정보기술(IT) 수준을, 코트라 뭄바이 무역관장을 통해 인도시장 진출시 주의점을, 그리고 LG전자 인도법인장으로부터 성공전략을 각각 들어봤다. ■브랜드 파워 1위 LG 비법은 |뉴델리(인도) 최종찬특파원|“LG의 성공비결은 현지경영과 강력한 인프라 구축, 성과급 제도입니다.” 뉴델리 인근 LG전자 노이다공장 신문범(54) 인도법인장(부사장)은 자신있게 말했다. ●강력한 인프라 구축이 경쟁력 신 부사장은 “현지인 책임경영을 위해 한국인 직원은 직급은 있으나 직책이 없다. 브리핑도 현지인이 하도록 한다. 성과급도 0∼1700%로 차등화해 상벌제도를 엄격하게 실시하고 있다.”면서 “본부장 자리도 5년 내 인도인이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무직원이 생산직원의 가정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들어줌으로써 사무직과 생산직이 감정적 유대를 이루고 있다.”면서 “가족적인 분위기 때문에 이 회사엔 10년째 노조가 없다.”고 덧붙였다. 분위기가 좋아 다른 회사에 갔다가 다시 온 직원도 적지 않다. 지난해 입사한 아디티 마줌다르는 “친구들이 무척 부러워한다.”고 말했다.6만 2000평 규모의 부지에서 TV, 냉장고 등 12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이 공장의 직원은 1626명이다. 이중 한국인 직원은 20명이다. 신 부사장은 일본·중국과의 경쟁에도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일본 기업이 다시 들어와도 몇 년 동안은 물류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브랜드파워가 없기 때문에 큰 위협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족적 분위기로 10년째 무노조 또한 “중국 기업도 사회주의 경영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다.”면서 “한 제품만 잘하지 전제품을 골고루 잘하지는 못한다. 경영난을 겪고 있으며 일부는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인도 내에서 가전제품의 브랜드 파워는 LG가 단연 1위다.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취지로 현재 이 공장은 3Q운동과 555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3Q운동·555캠페인도 주효 3Q운동은 환경, 거래, 공정의 품질을 높이는 것이다.555는 수익, 시장점유율, 브랜드의 품질을 5%씩 향상시키는 것이다. 직원 모두가 똘똘 뭉쳐서 일하니 성과도 좋다. 신 부사장은 “연매출은 23억∼24억달러이고 수익은 5%대다. 세계 78개법인 중 인도법인의 매출액은 3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인도 업계 최초로 ‘No Gift’운동을 벌이고 있다. 디왈리 같은 명절때 제품 하나를 사면 다른 제품을 하나 더 주곤 했는데 이번 디왈리부터 다른 상품을 주지 않기로 했다. 신 부사장은 “우려와 달리 매출액은 줄지 않고 브랜드 이미지는 좋아졌다.”고 자평했다. 물류인프라가 경쟁기업의 2배라고 말하는 신 부사장은 “LG 브랜드를 인도에서 신뢰의 아이콘으로 만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siinjc@seoul.co.kr ■교포 정현경 사장이 본 IT시장 |방갈로르(인도) 최종찬특파원|“중국이 세계 하드웨어의 공장이라면 인도는 세계 소프트웨어의 공장입니다.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보다 부가가치가 3배나 높습니다. 인도가 중국을 추월할 날도 머지않았습니다.” 교민 IT중소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방갈로르에 진출한 정현경(42) 세미링크사장은 인도 IT산업의 잠재력을 무한대라고 평가했다. 시내 업무단지에 자리한 회사는 30평 규모로 1100달러의 월세를 내고 있다. 지난 2006년 자본금 6000만원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지난해까지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에는 매출이 크게 늘어 수지를 맞추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감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직원 12명은 모두 현지인이다. 다른 회사와 달리 6개월간 제품에 대해 애프터서비스(AS)를 해준다. 정 사장은 인도 IT가 강한 이유에 대해 “인건비가 싸고 영어능력이 우수한 인력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전문인력을 쓰기 위해 세계 500대 기업의 70%가 방갈로르에 지사를 두고 있다. 삼성과 LG 등 한국의 대기업들도 인도 업체에 아웃소싱을 하고 있다.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삼성은 2000명,LG는 600명의 현지 인력을 두고 있다. 정 사장은 “인포시스가 미국이 요구하는 제품을 주문한 대로 찍어내는 하청형이라면 위프로는 새로운 완제품을 만들어내는 창조형”이라며 “인도 IT는 자체 브랜드는 아직 없지만 내공이 깊어 미래가 밝으며 현재의 인포시스형에서 위프로형으로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인도 IT의 미래에 대해 “지금 갓난아이들이 늙어 죽을 때까지 걱정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광정보통신에 들어가는 칩을 주로 생산하는 정 사장은 “아직은 주요 고객이 한국 기업들”이라며 “일이 재미있어 하루 12시간을 일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러면서도 “인도에서 포기하는 법을 배웠다.”며 “천국 같은 지옥이 캐나다라면 지옥 같은 천국이 한국이고 지옥 같은 생지옥은 인도”라며 현지생활의 어러움을 토로했다. 1993년부터 14년간 5번 이직한 경험이 있는 정 사장은 “한국인들은 응용력이 좋고 시장에 빨리 적응하며 밤샘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일하지만 빨리 늙는다.”고 덧붙였다. 일렉트로닉시티를 구로공단으로, 화이트필드를 가산디지털단지로 비유하는 정 사장은 “한국 중소기업들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국제 분업을 이해하고 영어가 가능한 소프트웨어 개발 엔지니어와 마케팅 인력이 풍부한 인도를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siinjc@seoul.co.kr ■한상곤 뭄바이 무역관장의 투자 제언 |뭄바이(인도) 최종찬특파원|“투자 리스크를 면밀히 조사하고 적절한 투자입지를 골라야 하며 합작투자보다는 단독투자가 유리합니다. 고관세와 물류난을 고려해 현지조달 및 내수시장을 타깃으로 해야 하며 저임금의 노동 집약산업은 배제해야 합니다.” 뭄바이 나리만 포인트에 위치한 코트라 무역관 한상곤(50) 관장은 한국기업이 인도 시장에 진출할 때 4가지 점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관장은 먼저 인도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예를 들어 설명했다.“미 과학자의 12%, 항공우주국(NASA) 과학자의 36%가 인도인이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사 종업원의 34%,IBM 종업원의 28%가 인도인이다. 세계 12개 다이아몬드 중 11개가 인도에서 가공되고 있다.” 한 관장은 인도 경제의 강점으로 자유로운 영어구사, 풍부한 인력 및 자원, 기초과학과 IT산업 발달, 탄탄한 내수 소비경제, 민주적 제도 등을 꼽았다. 반면 약점으로 전력, 도로 등 인프라 부족, 행정의 비효율, 제조업 취약, 종교 갈등 등을 들었다. 한 관장에 따르면 인도 경제는 2003년부터 고성장권에 진입했다. 연평균 8%대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인도가 경제개혁을 지속하면 10%대의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인도경제의 아킬레스건이다. 이를 막기 위해 인도는 고금리정책과 루피화 강세정책을 펴고 있다. 인도 무선전화 가입자는 지난해 9월 현재 2억 5000만명에 이른다. 매달 800만명이 새로 가입하고 있으며 2010년엔 가입자가 5억명으로 전망되고 있다. 2050년 인도가 세계 1위의 인구대국이 될 것이라는 한 관장은 “인도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며 “지난해 한해만 157억달러였고 올해는 240억달러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 관장은 “뭄바이 땅값은 장난이 아니다.”라며 “공급이 30년째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수요가 넘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사무실 임대료는 천정부지로 뛰어 미국 뉴욕보다 비싸다. 실제로 45평 크기의 코트라 뭄바이사무소는 매달 1만 3000달러를 낸다. 올 초 재연장할 때 임대료가 2.5배 뛰었다. 그것도 3년치를 선불로 냈다고 한다. 한 관장은 “일본은 인도시장을 잡기 위해 총리가 기업인 200명을 데리고 와 인도 인프라개발에 5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면서 “한국도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iinj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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